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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약사법 개정반대 의원 명단 공개하자

    감기약·소화제 등 가정상비약을 약국이 아닌 슈퍼나 편의점 등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에 상정됐다. 지난해 7월 29일 개정안이 입법예고된 지 6개월여 만이다. 국회는 그동안 국민의 편익보다는 안전성을 앞세워 약사의 입장만 두둔해 왔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대한의사협회 등을 중심으로 약사법 개정 압박이 가해지고 ‘공천배제 운동’ 등 실력행사에 돌입할 조짐을 보이자 마지못해 상임위 전체회의에 올리는 시늉을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제 상임위에서도 국민의 건강권을 걱정하는 듯한 발언이 쏟아졌지만 속내는 여전히 약사 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약사회는 국민 건강이 위협받고 의료비 지출이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의약품 유통시장의 확대는 병원 등 다른 의료분야의 민영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서비스산업 선진화 정책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연계시키기도 한다. 한마디로 궤변이다. 의약품 안전성에 관한 한 유일한 전문가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가정상비약의 안전성을 담보하고 있지 않은가. 대다수의 국민은 휴일과 심야시간에 상비약 수준의 감기약조차 살 수 없는 현실에 분노하고 있다. 약사들이 국민의 불편을 덜어주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면 약국외 판매 논의가 힘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약사들의 자업자득이다. 우리는 20년 가까이 끌어온 약국 외 가정상비약 판매 문제를 국민의 편에서 풀 것을 촉구해 왔다. 노골적으로 약사들의 편을 들며 90%에 가까운 국민의 약사법 개정 찬성 의견을 무시하는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이번 총선에서 표로 심판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가정상비약시민연대’는 개정안 반대 국회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 운동에 이어 오늘 반대의원의 명단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5만명의 약사회가 강한지, 말 없는 절대 다수의 국민이 무서운지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만 이익단체에 휘둘려 혈세를 낭비하고 법을 왜곡하는 국회의원들의 나쁜 버릇을 바로잡을 수 있다. 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독점판매권을 고수하려는 약사들의 직역이기주의도 허물 수 있다. 국민은 지금 의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
  • [사설] 약사편만 드는 의원들 총선서 심판해야

    국민은 안중(眼中)에도 없고 약사 눈치만 보는 국회의원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들을 선량(選良)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감기약·해열제 등 가정상비약의 편의점 판매를 위한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는 것은 약사들의 반발도 반발이지만, 약사 눈치를 보는 의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대한약사회 기관지인 ‘약사공론’에 따르면 올들어 지역별로 열린 약사회 분회에 참석해 약사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사표시를 한 의원들이 많다. 국민 편익 증진에는 관심이 없고 약사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약사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것이다. 지난달 12일 약사회 서울 동대문분회 총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홍준표 전 대표는 “약을 약국 밖에서 판매토록 하는 것은 반대”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같은 달 14일 경기 수원시분회에서 “2월 임시국회에서 약사법 상정을 반드시 막겠다.”고 공언했다. 한나라당 강승규·권영세·이재오·이주영·장광근·정몽준 의원, 민주통합당 김성순·원혜영·이미경·전병헌·정세균 의원, 통합진보당 권영길 의원도 약사 모임에서 우호적인 발언을 했다고 한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소위 보수와 진보를 가릴 것 없이, 초선·중진 가릴 것이 없이 약사회를 대변하는 듯한 의원들이 많다. 의원들이 약사 모임을 찾아 지지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약사들의 표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약사회는 전국 16개 시·도 지부 산하에 228개 분회를 두고 있다. 약사 면허소지자 6만여명 중 3만여명이 회원이다. 정부는 가정상비약을 편의점에서 판매하기 위해 국회에 약사법 개정안을 제출했으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상정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것을 추진했으나 사실상 어려워졌다. 늦은 밤이나 새벽, 휴일에 문을 여는 약국이 없어 감기약과 해열제를 살 수 없었던 경험은 누구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의원들은 궤변을 늘어놓으며 약사편만 들고 있다. 의원들이 약사의 눈치를 보느라 국민을 무시한다면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약사법 개정을 반대하는 의원을 꼭 기억해 총선에서 심판해야 한다.
  • 생물 진화에 담긴 51가지 수수께끼

    ‘육류 소비는 기후온난화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축산은 많은 사료 곡물을 소비하고, 배설물로 환경을 오염시킨다. 소 한 마리가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하루 280ℓ에 이른다. 그런고로 인간은 육식보다는 채식을 해야한다.’ 채식주의자의 논리이거나 환경론자의 당위성이다. 인류는 본래 채식생활을 했기 때문에, 채식이 문제없다고도 한다. 하지만 인류를 비로소 만물의 영장으로 만든 뇌의 활동을 생각하면 채식만으론 부족하다. 성인 뇌는 1300~1600㎤ 크기로, 몸 전체의 2%뿐이지만 에너지 소모는 20%에 달한다. 원활한 작용을 위해서는 단백질과 지방 보충이 필수다. 만약 먹이 종류를 식물성에서 동물성으로 전환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인류는 유인원으로 남았을지 모른다. 독일의 진화생물학자인 요제프 H 라이히홀프는 기존 환경운동가의 기준으로 볼 때 궤변론자에 가깝다. 이런 논조뿐만 아니라 앞서 베스트셀러가 된 책 ‘지난 1000년간의 간추린 자연사’를 봐도 그렇다. “과거 온난기에 매우 다양한 종이 출현했고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기 때문에 기후온난화는 재앙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펴면서 환경운동가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그의 신작 ‘자연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박병화 옮김, 이랑 펴냄)에는 온갖 ‘왜’를 던지며 진화에 담긴 수수께끼를 풀어낸다. 다시 ‘뇌’를 얘기해보자. 출산이 그토록 고통스러운 것은 인간의 뇌가 지나치게 큰 탓이다. 인간의 아기가 출생 직후 유인원 새끼보다 능력이 탁월하지 않다면 차라리 출산이 쉽도록 태어날 때 머리 크기를 줄이고 성장하면서 커지는 편이 더 실용적인 진화였을 수 있다. 하지만 생후 몇년 사이에 지금의 크기가 되기에는 성장이나 에너지 소비 능력상 무리다. 그럼 아이를 낳는 골반뼈를 좀 더 키우는 것은 어떤가. 이 경우에는 직립 보행이 힘들어진다. 서서 걸을 때 내부기관에 압력이 가해져 임신할 경우 태아가 골반 바닥을 내리 누르고 심하면 탈장 현상까지 일어날 수 있다. 고통스러운 출산은 직립보행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저자는 책에서 이런 인간의 진화를 포함해 51가지 질문을 던지고 대답한다. 새 깃털의 기능에 이어, 공작의 화려한 깃털이 생존과 번식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한다. 뻐꾸기가 점점 줄어드는 이유를 대고, 과연 인류의 책임인지도 묻고, 도시가 진정 동물에게 위협적인 곳인지까지 이야기한다. 이 많은 질문들 사이에 묘한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책 곳곳에 환경을 지배하려는 인간의 오만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는 것을 보면, 궤변론자가 아닌 다른 의미의 환경보호론자라고 할 만하다. 1만 5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죽은 사람 살린다” 모친 무덤 훼손한 청년

    신비한 능력을 보여주겠다면서 황당한 짓을 한 남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과테말라의 한 청년이 모친의 무덤을 파고 시신을 파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사건은 과테말라 수도로부터 260km 떨어진 아시탈 공동묘지에서 발생했다. 요나스라는 이름의 청년이 3년 전 사망한 모친의 무덤을 파고 시신을 꺼내 불을 지르려 했다. 공동묘지에 있던 사람들이 청년의 황당한 행동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긴급 출동해 공동묘지 안에서 유골에 불을 붙이려 한 청년을 체포했다. 청년은 경찰조사에서 “신이 나에게 특별한 능력을 줬다. 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라면서 어머니를 부활시키라고 하셨다.”고 궤변을 늘어놨다. 그는 “보라색 옷을 입은 신의 사자들로부터 죽은 사람을 살리는 특별한 능력을 받았다.”면서 “시신에 불을 붙이면 부활의 기적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그러나 시신에 불을 붙일 기회를 주는 대신 청년에게 정신검사를 받게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곽노현 징역4년 구형

    검찰이 후보자 매수 혐의로 기소된 곽노현(57) 서울시교육감에 대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형두)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7억원이라는 거금으로 후보자를 매수하려고 하고 2억원을 제공한 점을 볼 때 사안이 중대하다.”면서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수도 서울의 교육수장으로서 현학적 궤변으로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처벌을 면하려고 하는 점 등을 볼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또 곽 교육감으로부터 돈과 직위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명기(53) 서울교대 교수에 대해서는 징역 3년에 추징금 2억원을, 돈을 전달한 강경선(58)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이에 곽 교육감 측 변호인은 “2억원은 사퇴의 대가나 사전 합의의 이행 차원에서 지급된 것이 아니라 친밀한 사이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행해진 선의의 긴급 부조였을 뿐이며 대가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발언대] 윤봉길 의사 의거는 전투행위다/윤주 매헌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연구위원

    [발언대] 윤봉길 의사 의거는 전투행위다/윤주 매헌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연구위원

    오늘은 윤봉길 의사의 순국일이다. 일부 사람들이 윤 의사의 의거 성격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김선동 의원은 지난 11월 말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행한 최루탄 폭력을 윤 의사의 의거에 비유하는가 하면, 심지어 인터넷 포털 일각에서는 윤 의사의 의거를 테러 운운하고 있다. 윤 의사의 의거는 테러가 아니고 침략전쟁에 맞서 싸운 전투행위이다. 테러는 폭력을 써서 적을 위협하거나 공포에 빠뜨리게 하는 행위이고, 전쟁은 국가와 국가 사이의 무력에 의한 투쟁이다. 행위 주최가 국가 사이의 무력투쟁이면 전쟁이고, 개인이 적 또는 적대 기관에 가한 폭력행위는 테러이다. 윤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 중국을 침략한 일제가 개최한 전승기념식 이동사령부를 기습 공격하여 침략군 대장 시라카와 등 전쟁범죄자 수괴를 섬멸했다. 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창설한 특공대 한인 애국단원이 정부의 승인 및 작전에 따라 일본군 사령부를 공격해 세계를 놀라게 한 전과(戰果)를 올린 반침략전쟁이다. 일본 육군성이 1932년 9월에 작성한 ‘상하이 천장절 폭탄 흉변사건’이란 문서에 ‘천장절 및 전승기념식장’을 전장(戰場)으로 규정했고, 또한 시라카와 대장이 공무수행 중 사망한 것이 아니라 상하이 전장 훙커우공원에서 전투 중 전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리고 일제는 윤 의사를 대한민국 임시정부 특공대원으로 간주해 군인으로 다루어 비공개 군사재판에서 단심으로 형을 확정한 다음 군 형무소에 가뒀다가 군부대 영내에서 총살형을 집행했다. 이처럼 일제도 윤 의사의 의거를 대한민국 임시정부 군인이 기습 공격한 전투행위로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 우리는 윤 의사 의거를 테러로 격하시키는 궤변을 삼가고 장제스(蔣介石) 총통의 말처럼 중국 30만 대군이 해내지 못한 전과를 이룩한 전투행위로 평가하여야 한다. 19일 오전 11시 효창공원 윤봉길 의사 묘전에서 거행되는 ‘윤봉길 의사 순국 제79주기 추모식’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으면 좋겠다.
  • [李대통령 ‘FTA설득’ 국회 방문] 두마음 野… “진정성 없다” “믿고 비준하자”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국회를 방문해 여야 대표를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관련, “국회가 비준 동의한 뒤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정부에 재협상하도록 권고해 주면 3개월 내 재협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미국에 책임지고 요구하겠다.”고 제안한 데 대해 민주당은 강경파와 협상파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회동에서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한·미 FTA에서 최소한 ISD 조항은 폐지돼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뜻”이라면서 “다만 대통령의 새로운 제안이 있었기 때문에 이 제안을 당내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16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의견 조율을 해서 당론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동영 최고위원 등 FTA 결사저지를 외쳐온 강경파 진영은 극렬히 반발했다. 지난달 여야 원내대표가 서명한 가합의안과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가합의안은 합의 다음 날인 31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폐기됐다. 정 최고위원은 회동 직후 손 대표가 있는 당 대표실로 달려가 “전혀 새롭지 않은 안이다. 여기서 흔들리면 죽는다.”며 야권통합과 함께 ‘선 ISD 폐기’를 거듭 강조했다. 이에 손 대표도 “당론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현 상황을 모면하려는 것일 뿐 진정성이 없다.”면서 “비준 뒤에 재협상 안 하겠다고 하면 그만 아니냐. 야당을 농락한 것이며 절대 받아서는 안 된다.”고 반대했다. 반면 김성곤 의원 등 ‘선 비준, 후 ISD 폐지’ 절충안을 내세운 당내 협상파들은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책임지고 재협상을 하겠다고 분명히 말했으니 믿어보고 여야가 비준 뒤 재협상 촉구안을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고 찬성했다. 이런 움직임을 감지한 강경파 의원들은 공개 의총을 주장하고 나섰다. 당론을 흔들 만한 제안이라면 숨지 말고 협상파의 입장을 떳떳이 밝히라는 것이다. 한편 비준을 결사 반대해 온 민주노동당은 “무책임한 궤변이고 대국민 꼼수”라며 민주당이 제의를 수용하면 야권 공조를 파기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민주당을 강도높게 압박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제안을 받으면 공조 파기는 확실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대통령의 말은 한·미 FTA란 자기 성취는 이루고 향후 벌어질 일은 다음 대통령에게 전가하겠다는 무책임한 말”이라면서 “FTA에 문제가 있다면 비준 전에 즉각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2조 수익 내면서 남는게 없다는 ‘카드사의 궤변’

    2조 수익 내면서 남는게 없다는 ‘카드사의 궤변’

    카드 수수료 논란에 카드업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카드사 사장들이 우회적으로 수수료 인하에 대해 비판한 데다가 내부에서는 카드 업계의 급변하는 환경을 적용하지 않은 통계들이 부당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 여당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1.5% 일원화 법안 추진은 포퓰리즘이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카드업계가 서민의 불합리한 부담에 대해 여전히 눈을 감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제는 금융당국이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가 그간 경쟁제한적 행위가 있는지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신문은 20일 금융감독원 통계정보시스템을 이용해 BC·신한·삼성·현대·롯데카드 등 5개사가 2003년부터 지난 2분기까지 가맹점 수수료 수익을 분석했다. 2003년 1분기 카드대란 무렵에 3328억원에 불과했던 5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2006년 4분기(1조 3385억원)에 1조원을 넘어섰다. 이어 지난해 3분기에 1조 7000억원을 넘어서 2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KB국민카드가 전업카드사에 포함됐기 때문에 수익이 늘었을 뿐이라는 카드업계의 주장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지난 19일 트위터에서 “우유 판매(신용 판매)는 적자라 소를 사고 파는 일(카드 대출)이 주업이 됐는데 소 장사로 돈을 버니 우유값을 낮추란다.”고 말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줄어드는 것처럼 말한 것과도 차이가 있다. 대형마트 등은 1.5%의 가맹점 수수료에도 이윤이 남지만 중소가맹점은 적자라고 항변하고 있는 것도 카드업계의 수익 우선 논리를 대변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중소가맹점 기준을 연매출 1억 2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했는데 그래봤자 순이익이 2000만원인 가게들이다.”면서 “카드사가 수익이 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소상인들은 연매출 2억원의 기준을 두고 “연 이익 2000만원보다 적어야 중소가맹점으로 수수료 인하 혜택을 본다니 기가 찬다.”고 황당해한다. KB국민카드 최기의 사장이 19일 페이스북에 “수수료 인하가 고객 혜택 축소로 가는 시한폭탄으로 보인다.”고 발언한 것 역시 마케팅 비용을 고객에게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카드 포인트 등 카드소비자의 혜택은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카드업계가 출혈경쟁을 벌인 결과다. BC·신한·삼성·현대·롯데카드의 지난 2분기 카드 모집비용은 1334억 7300만원으로 2003년 이래 최고치였다. 카드업계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한 관계자는 “신용카드는 포화시장으로 어떤 형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체크카드의 경우 자금 조달비용이 없어 이윤이 나기 때문에 사내에서 이 시장만은 지키려고 한다.”고 전했다. 올 상반기 체크카드 이용건수는 전체의 21.9%에 이른다. 카드업계의 반발에 대해 국회는 11월 중 청문회나 공청회를 열고 그간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부과 행태에 대해 철저히 규명한다는 입장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당국이 조용히 카드회사의 팔을 비틀어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는 것은 근본책이 아니다.”면서 공정위가 가맹점 수수료에 대해 시장지배력 남용에 의한 가격 차별인지, 불공정한 담합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그에 응당한 처벌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잔존 친일파 한국을 위협한다

    한·일 과거사 청산은 가해자 일본의 반성과 그에 따른 보상·배상의 요구가 주를 이룬다. 침탈과 유린의 죄가에 대한 물음이고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다. 그런 청산 요구의 한켠에는 늘 ‘그러면 우리는?’이라는 자문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부터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과거의 아픔과 잘못에 대한 자책인 것이다. 물론 그 자책은 여전히 사회 구석구석에 스며 있는 친일파의 건재와 후유증 때문이다. ‘친일파는 살아 있다’(정운현 지음·책보세 펴냄)는 정색하고 친일파의 문제를 파헤친 책이다. 저자는 언론사에서 20여년간 근무하다가 2005년 출범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사무처장을 3년간 맡았던 언론인 출신. 줄곧 친일 문제 연구에 천착하며 ‘친일파’ ‘창씨개명’ ‘증언 반민특위’ ‘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 ‘반민특위 재판기록’ 같은 친일 관련 저작을 세상에 발표해 온 친일 문제 전문가로 유명하다. ●친일청산 실패 후 활개치는 친일파 고발 새 책 ‘친일파’는 정씨가 지금까지 발표해 온 친일 관련 책들의 종합 편이다. 친일파가 생겨난 배경과 친일 행적이 낳은 해악, 그리고 여전히 떳떳하게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친일의 잔재들을 날 선 글로 낱낱이 해부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생소한 이야기가 아닌 춘원 이광수와 평론가 김문집의 창씨개명을 둘러싼 변절을 비롯해 신사참배에 앞장서거나 방조했던 종교계, 그리고 일제에 조력하거나 등에 얹혀 몸집과 세력을 키웠던 기업인들…. 물론 그 많은 친일의 등장과 활보를 가능하게 했던 바탕은 위정자들이다. 세상의 변화에 가파르게 몸을 돌려 타협하고 살아남은 그 사람들을 정씨는 서슴없이 ‘민족반역자’로 부른다. ●“일제통치를 축복이라는 사람 한둘이 아냐” 책은 단순히 친일파를 까발리거나 색출해 열거하는 고발의 측면에 머물지 않는다. 책 제목 그대로 해방 후 친일의 단죄와 처벌에 실패했던 ‘반민특위’의 좌절 이후 그 잔존 세력들의 부활과 기세등등한 활보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특유의 꼿꼿한 필치로 풀어 나갔다. “한국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중근 의사와 일평생을 독립 투쟁에 바친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라고 궤변을 늘어놓는 자가 버젓이 행세하고 대학교수 가운데는 ‘일제 통치는 축복이었다’고 해괴한 주장을 늘어놓는 자가 한둘이 아니다. 명색이 지식인이라는 자들이 이러할진대 하물며 장삼이사는 어떠하겠는가.” 서문에서 밝힌 저자의 변이다. 해방 직후 친일파를 청산한 중국과 북한, 또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나치 협력자를 처단한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이런 문제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없다는 저자는 그래서 대한민국을 ‘친일공화국’이라고 말한다. 1만 9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사설] 아직도 국감을 권력과시 場으로 삼는가

    대한민국 국회의 국감 풍경은 시대가 변해도 변함이 없다. 그제 우리는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또 한편의 부끄러운, 아니 서글픈 코미디를 목도했다. 대권주자 반열에 이름을 올린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중인환시리에 진행되는 신성한 국감 현장에서 그런 반말짓거리를 서슴없이 해댔을까. 정 의원은 이날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시기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며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쥐잡듯 몰아세웠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2∼3배 되는 회의를 총선 직전에 하겠다는 거야? 이 자리에서 무슨 궤변을 늘어놓는 거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봉건시대 주인도 머슴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진 않는다. 정 의원은 5년 전 국감에서도 상임위 수석전문위원에게 “너” 운운한 전비(前非)가 있다. 지식경제부 국정감사에선 국감의 주객이 전도되는 ‘드문’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력 예비율 조작은 지경부와 전력거래소가 모두 알고 있는 불법적 관행”이라는 민주당 강창일 의원의 지적에 대해 최중경 지경부 장관이 “책임질 수 있느냐.”고 발끈하면서 정회 소동을 빚은 것이다. 최 장관으로서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설령 지나친 추궁이라도 ‘정전대란’에 총체적 책임이 있는 장관이 국감장에서 그렇게 따지듯 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안철수 현상’의 여진이 왜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참회록을 써도 모자랄 판에 여전히 군림하고, 호통치고, 유세 떠는 구태를 버리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국감문화는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국감장은 국정을 감시·비판하는 곳이지, 누구 힘이 더 센가 자랑하는 권력의 경연장이 아니다. 자신이 존경받으려면 남부터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이든 국무위원이든 좀 더 진지하게 국감에 임하기 바란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 [국정감사] 與는 반말, 野는 호통… 혼쭐 난 金외교

    [국정감사] 與는 반말, 野는 호통… 혼쭐 난 金외교

    19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통상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한 김성환 장관이 여야 의원들에게 ‘혼쭐’이 났다. 지난 16일 상정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둘러싼 논란을 비롯해 각종 현안에 대한 외교적 대처가 미흡했다는 질타가 이어졌고, 김 장관은 고성에 반말까지 들으며 연신 진땀을 뺐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한·미, 한·유럽연합(EU) FTA 비준안 번역 오류에 대해 “외교부의 무능을 국제사회에 공개한 것”이라면서 빠른 사후조치를 촉구했다. 김 장관은 고개를 낮추며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김 장관에게 화를 내다가 반말조로 질의를 이어가 논란을 빚었다. 정 전 대표는 내년 3월 우리나라에서 열릴 예정인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해 “이런 행사를 왜 총선 전에 여느냐. 공연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 장관이 “외교문제는 국내정치와 연계시키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하자 정 전 대표가 갑자기 “그게 무슨 궤변이야.”라면서 반말로 짜증을 냈다. 그러면서 “그게 상식에 맞아?”, “국내 정치와 상관없다는 게 자랑이 아니야. 미국이 만약 중요한 선거가 있다면 그랬겠어.”라면서 “(김성환) 장관 같은 사람이 장관을 하니까 외교부가 문제없이 잘되는지….”라고 몰아붙였다. 정 전 대표는 오후 추가질의 때 “거친 표현으로 결례를 해서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뒤늦게 사과했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최근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 언급된 외교부 안모 국장에 대해 “매국노”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자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 등이 이에 맞서 즉각 반발해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소동이 빚어지면서 국감이 정회되는 등 파행을 빚기도 했다. 그는 심지어 “장관이 대학졸업하고 외교부에 있은 지 오래됐는데 이건 초등학생의 상식에도 안 맞는 것 아니냐.”, “(김성환) 장관 같은 사람이 장관을 하니까 외교부가 문제가 없이 잘 되는지...”라고 꼬집으면서 “대통령을 만나 얘기하라”고 조언했다. 정 의원의 반말조 발언은 보좌관이 질의도중 쪽지를 건넨 뒤 다소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여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정 의원의 이 같은 국감태도를 두고 일각에선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보이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정부와 각을 세워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시대 초월한 설득의 예술

    우리 앞에 첩첩산중처럼 놓여져 있는 난관과 현실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 강한 힘으로 우리를 누르려고 눈을 부릅뜨고 다가오는 힘센 자들과 ‘탐욕스러운 폭군들’을 어떻게 대응하고 설득시켜, 우리의 자존을 지켜 나갈 수 있을까. 중국 전국시대 고전 귀곡자(鬼谷子)에서 저자는 그 답을 찾았다. ‘귀곡자 교양강의’(심의용 지음, 돌베개펴냄)는 주역을 전공한 고전학자인 저자가 귀곡자의 원래 뜻과 가르침이 무엇인지를 현대적인 상황과 철학 지식을 바탕으로 풀이해 놓은 저작이다. 저자는 낙관도 비관도 않는 객관적이고 치밀한 현실 인식이 귀곡자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하면서 왜 이 책이 고대 중국 외교관들에게 교과서가 될 수 있었는지를 살폈다. 또 “현실 지형과 객관적 조건을 냉정하고 면밀하게 파악하고 그곳에 잠재된 가능성을 창출해 낼 수 있는 현실 전략의 구사”가 귀곡자가 우리에게 전하려 하는 가르침의 요체라고 강조한다. 현실 상황을 파악하고 역동적 평형을 유지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유연한 실천 능력을 통해 ‘현대의 전국시대’를 사는 독자들이 살아남고, 자존을 지키라고 충고한다. 역대 중국 유학자들은 귀곡자를 소인배와 음모의 책, 권모술수의 궤변으로 폄하했다. 그러나 저자는 귀곡자를 재해석했고, 그를 종횡가의 비조 자리로 복귀시켰다. 또 유가에 의해 저평가된 종횡가들이 당시 정치에서 뛰어난 현실 감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했음을 조명했다. 그들이 주관적 도덕성에 집착하거나 신분 질서에 얽매이지 않고, 엄격한 분석과 사고로 현실 개혁과 진보를 이룬 행동하는 집단이라고 평했다. 전쟁에서도 금도와 규칙을 지키고 존중했던 춘추시대에서 생존만이 중요한 아비규환의 전국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을 지켜봤던 귀곡자의 원저자(책의 이름과 같은 귀곡자)는 급변하는 상황속에서, 자신(나라)을 지키는 길이 상대방의 마음을 흔쾌히 움직일 수 있는 설득과 유세의 힘이라고 봤다. 그리고 내면을 드러내는 통로인 입을 통해 정보와 사실을 부각시키고 은폐하는 방법으로 전략적 주도권을 잡고, 쟁점을 통합하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정보를 모으고 파악하고, 상대 의도를 어루만지면서 마음 속의 생각을 이끌어 내라고 조언한다. 드러냄과 감춤, 열림과 닫힘의 예술인 폐합술을 통해 상대방을 움직이고, 틈새를 통해 감춰진 잠재성을 읽고, 그 위험을 통제하고 잠재성을 실현시키라고 조언한다. “틈새는 기회고, 위험의 감수이며,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려는 정치적 도전”이라고 말한다. 1만 2000원.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다문화 갈등 해소 대안 적극 제시를”

    “다문화 갈등 해소 대안 적극 제시를”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31일 제46차 회의를 열어 다문화 및 사회 갈등에 대한 보도 내용을 평가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위원들은 서울신문이 최근 다문화 사회를 겨냥한 노르웨이 테러 사건과 영국의 폭동을 심층적이고 다양하게 보도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고 평가했다. 위원들은 이어 국내 외국인 집단 거주지를 깊이 있게 취재해 다문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 제시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일부 위원들은 공공외교 시리즈와 시내버스 100년 변천사 등을 의미와 재미를 더해주는 기획 기사로 꼽기도 했다. ●“유럽 다문화정책 실패 심층보도를” 권성자(책 만들며 크는 학교 대표) 위원은 “유럽 다문화정책의 실패 원인을 다각도로 심층 보도해 줄 것”을 주문하고 “특히 서울 이태원과 동대문, 경기 안산 등 외국인 집단 거주 공간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살펴 비전과 대책을 세우도록 촉구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팀장) 위원은 “다문화 정책은 통일 이후의 정책과 맞물린다.”면서 “탈북자라는 용어보다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중립적인 용어의 선택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경호(행정안전부 윤리복무관) 위원은 “일회성, 단기적 접근보다 제도, 예산까지 종합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면서 “국내 외국인 명예기자를 활용하면 다문화 현상을 심도 있게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청수(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위원은 “주민의 5%가 외국인인 지자체 15곳, 1만명 이상의 외국인이 거주하는 지자체 34곳 등의 사례를 제시한 다문화 분석은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하고 해당 지자체들의 대책도 보도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형진(변호사) 위원은 “서울신문이 영국 폭동과 관련, 소셜네트워크가 폭동의 파수꾼이자 선동 역할을 했다고 구체적으로 분석했을 뿐 아니라 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현 총리의 폭동 원인에 대한 시각을 대비시켜 독자들의 판단을 도왔다.”고 평가했다. 이문형(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실장) 위원은 “다민족 갈등이 크게 노출되지 않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우리 다문화 문제를 짚어보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공공외교 시리즈는 재미있는 기획” 고진광(인간성회복추진협의회 대표) 위원은 대구국제육상경기 보도와 관련, “선수촌 객실과 자원봉사자 부족 등의 문제를 과감하게 지적한 점이 돋보였다.”고 짚었다. 표정의(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 위원은 극우 일본 의원들의 공항 농성에 대해 “생떼, 궤변, 망동 등의 용어를 써가며 많은 지면을 할애한 자체가 일본 의원들의 ‘쇼’에 부응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반전의 기회… 한나라 ‘곽노현 때리기’

    반전의 기회… 한나라 ‘곽노현 때리기’

    한나라당은 29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대대적인 사퇴 공세를 펼쳤다. 곽노현 교육감을 ‘부패 교육감’으로 몰아붙이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한 기선 제압에 나섰다. 보궐선거 구도를 무상급식 논란에서 벗어나 야권 후보의 비리, 야권 후보 단일화의 비리로 몰아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홍준표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곽 교육감이 어제 빠져나갈 수는 없다는 판단 아래 2억원을 줬다고 사실상 자복을 했다.”면서 “부패에 연루됐다는 자체만으로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홍 대표는 이어 보복·표적 수사라는 야권의 주장과 관련, “곽 교육감에 대한 수사는 진보 진영 내부 분열로 인한 제보로 수사에 들어간 지 꽤 오래됐고, 그동안 자금 추적을 통해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들었다.”며 “곽 교육감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서울시 교육관계자나 학부모들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도 “후보 단일화 과정에 뒷거래가 있었다면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엄히 다스려져야 한다.”면서 “깨끗한 교육감이라는 이미지로 일해 왔던 곽 교육감은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당장 물러나는 것이 그나마 국민의 동정을 받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곽 교육감은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어떤 명분도 남아 있지 않은 데도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면서 “사퇴함으로써 서울시민들과 학생들에게 마지막 예의를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원희룡 최고위원도 “‘선의에 입각한 돈이었다’는 곽 교육감의 발언에 실망과 놀라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중 잣대의 구차한 변명으로 법의 잣대를 농락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기고] “한자 우리 글로 인정해야”-‘국어기본법 흔들지 말라’에 대한 반박/구창서 전국한자교육추진 총연합회 지도위원

    [기고] “한자 우리 글로 인정해야”-‘국어기본법 흔들지 말라’에 대한 반박/구창서 전국한자교육추진 총연합회 지도위원

    국어기본법 제14조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괄호 안에 한자 또는 다른 외국 글자로 쓸 수 있다.’라는 조문에서 ‘…한자 또는 다른 외국 글자로 쓸 수 있다.’는 조문대로라면 한자가 외국 글자인가. 국어기본법은 한자를 국자로 인정하지 않는 원천적 모순을 갖고 있다. 영어나 중국어 등이 외국 글자이지 한자는 2000년 이상 사용해온 우리 글이다. 서울신문 8월 12일 자 30면 기고란에 실린 구법회 전 연수중 교장의 기고문 중 첫째,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한자어는 이미 한글화되어 한자로 쓰지 않아도 그 뜻을 알 수 있고 더 어려운 한자어는 국어사전을 찾는 것이 빠르며 배우기가 어려워 시간과 경제성에서 이득이 없다는 말은 참으로 답답하다 못해 한심하기 짝이 없는 무책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경제·검찰·문화·철학·학문 같은 한자어는 한글로 표기해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한글 전용을 해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한 국자가 많이 있는 것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자를 알면서 한글로 쓰인 한자어를 읽어 보면 금방 이해가 되지만 한자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한글로 쓰인 뜻을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려운 한자어를 국어사전에서 찾는 것이 빠르다고 하였는데, 물론 공부하는 학생들은 국어사전을 찾아 보고 그 뜻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일반 국민이 평소 국어사전을 거의 소지하고 있지 않은 현실에서 그 뜻을 어떻게 국어사전을 찾아 보고 알 수 있을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한자는 배우기가 어려워 시간과 경제성에서 이득이 없다는 것은 한자에 대한 무지 때문으로 궤변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 어린아이의 나이가 12세 전인 초등학교나, 초등학교보다 유치원·유아원에서 한자를 가르치면 소리글자인 한글이나 영어보다 뜻글자인 한자를 그림으로 인식하여 더 쉽게 배우고 오래 기억할 수 있으니 성인이 되어 모르는 한자어를 일일이 국어사전을 찾아 보는 우(愚)를 범하는 것보다 얼마나 경제적인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셋째, 한자어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동음이의어가 구별이 안 되면 말과 글에서 앞뒤의 문맥을 보아 구별할 수 있다는 주장은 신속성이라는 경쟁력이 절대로 요구되는 현대를 살아가는 지성인으로서의 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넷째, 중국의 임어당 박사가 한자를 동이족이 만들었다는 주장을 믿고 한자는 국자이니 의무교육과정에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초등학생에게 한자의 짐을 지우는 것은 가혹한 일로서 한자 사교육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커서 중·고교에서 가르치는 상용한자 1800자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국어생활의 가장 근간이 되는 국어기본법이 개정되는 것은 당연하다. 즉, 김광림 의원 대표(총 111명 의원)발의안인 국어기본법 제14조 ‘공공기관 등이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되 한자어의 경우에는 한자를 쓸 수 있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외국어를 쓸 수 있다.’라는 조문으로 차제에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
  • [기고] 국어기본법 흔들지 말라/구법회 한글학회 정회원·전 연수중 교장

    [기고] 국어기본법 흔들지 말라/구법회 한글학회 정회원·전 연수중 교장

    공문서에 한자를 혼용하자는 내용의 국어기본법 일부 개정안이 비슷한 내용으로 국회에 두 건이나 발의되어, 지난 제헌절을 맞아 한글단체들이 성명을 냈다. 현행 국어기본법 14조는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괄호 안에 한자 또는 다른 외국 글자를 쓸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이것을 김광림 의원 대표 발의안(111명)에는 ‘……한글로 작성하되 한자어의 경우에는 한자를 쓸 수 있다.’라고 했고, 이강래 의원 등의 발의안(22명)은 ‘한자를 오른쪽 괄호 속에 병기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하여 한자어에 한자를 함께 적도록 하는 강제성을 띠고 있다. 이 두 법안의 공통 핵심은 공문서에 한글과 한자를 혼용 또는 함께 적자는 것이다. 이 두 개정안은 온 국민이 오랜 세월 동안 함께 쓰고 지키고 가꾸어 온 우리 말글을 뿌리째 흔들겠다는 심각한 사안이다. 이들 개정안의 제안 이유를 보면 우리말의 70%가 한자어로 되어 있고, 그중 동음이의어가 90% 이상이어서 한자로 쓰지 않으면 의미 구별이 안 되며, 한자는 국자(우리나라 글자)이므로 의무교육과정에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 등이다. 우리말의 70%가 한자어로 되어 있다는 말은 일제강점기 때 국어말살정책에 따라 만든 ‘조선어사전’(1920)에 바탕을 둔 것이고, ‘표준국어대사전’(1999)에는 한자어가 57.3%를 차지하고 있다. 사전의 올림말에 한자어의 비율이나 수효가 많은 것은 이제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한자어는 이미 한글화되어 한자로 쓰지 않아도 그 뜻을 알기 때문이다. ‘학교’를 한글로 써도 한글을 깨우친 어린이라면 그 뜻을 알게 되며, ‘경제, 검찰, 문화, 철학, 학문 …’ 따위의 한자어를 한자로 쓴다고 해서 그 뜻을 빨리 알아차리는 것도 아니다. 더 어려운 한자어는 국어사전을 찾는 것이 빠르며, 배우기가 어려워 시간과 경제성에서 이득이 없다. 한자어 중 동음이의어가 90% 이상이어서 한자로 쓰지 않으면 구별이 되지 않는다는 말도 궤변이다. ‘정당(政黨)과 정당(正當)’, ‘공기(工期)와 공기(空器), 공기(空氣)’, ‘하수(下水)와 하수(下手)’ 등 일상생활에서 쓰는 동음이의어들은 말과 글에서 앞뒤의 문맥을 보고 구별할 수 있다. 한자가 국자이니 의무교육과정에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에 불과하다. 이것도 국한혼용론자들이 주장하는 내용과 똑같은 말인데, 한자가 국자라고 하는 것은 중국의 임어당이 한자를 동이족(동쪽 오랑캐)이 만들었다고 말했다는 것을 믿고 하는 말이다. 의무교육과정에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은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한자의 짐을 지우는 가혹한 일이다. 현재 상용한자는 중·고교에서 가르치는 1800자로 충분하며 초등학교부터 한자를 가르치면 한자 사교육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다. 공교육에서 한자교육은 현재 상태로 충분하다. 공문서에 한자를 섞어 쓰도록 하겠다는 위 두 개정안은 국민의 알 권리를 제한하고 공무원의 업무를 과중시키는 개악 안이다. ‘국어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모두 철회해야 마땅하다.
  • “근거없이 왜 막나” 생떼 쓰다 비빔밥 시켜먹고 김쇼핑

    “근거없이 왜 막나” 생떼 쓰다 비빔밥 시켜먹고 김쇼핑

    울릉도 방문을 강행하려던 일본 자민당 의원 3명의 행동은 막무가내였다. 김포공항에 도착, 입국 금지 조치 9시간 만에 돌아갈 때까지 “한국에서 법적 근거도 없이 입국을 막는다.”며 궤변을 늘어놓고 생떼를 썼다. 일본 자민당 중의원 신도 요시타카, 이나다 도모미와 참의원 사토 마사히사는 1일 오전 11시 10분쯤 입국 금지 방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보란 듯이 입국장에 들어섰다. 보좌진과 일본 취재진 등 10여명이 뒤따랐다. 오전 10시 59분 일본 아나(ANA)항공 1161편을 타고 왔다. 이들은 곧바로 입국심사대로 가려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제지와 함께 입국 재심사무실로 안내됐다. 신도 의원은 도착 직후 “독도는 일본 영토”라면서 “양국 간의 견해차가 있어 입장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며 억지 논리를 폈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입국심사대 밖 재심사무실에 머물렀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입국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오전 11시 50분, 관리사무소는 이들에게 입국이 금지됐음을 통보했다. 동시에 아나항공 측에도 송환지시서를 교부했다. 신도 의원은 “테러리스트도 아닌데 입국 금지는 부당하다.”면서 “양국 간의 외교적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으며 반발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한·일 관계와 함께 의원 신분인 점을 고려해 자발적인 출국을 유도했다. 이들이 신분을 내세워 강하게 나올수록 관리사무소 측은 조심스럽게 대응했다. 낮 12시 40분, 당초 이들이 타고 돌아갈 비행기가 출발했다. 이들은 “한국 외교부의 공식적인 답변을 원한다.”며 계속해서 재심사무실에서 버텼다. 오후 4시 20분, 또다시 일본행 항공편을 타지 않았다. 급기야 오후 6시쯤 일본 대사관이 직접 설득에 나서자 오후 7시쯤 일본행을 결정했다. 무토 마사토시 일본 대사는 “오후 7시까지 오후 8시 10분 마지막 비행기를 탈지를 결정해 달라. 타지 않는다면 이후 상황에 대해 대사관은 책임질 수 없다.”고 압박했다. 관리사무소도 “8시 10분에 떠나지 않으면 송환대기실로 장소를 이동시킬 것”이라면서 “밤에 중국 불법체류자와 함께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알렸다. 이들은 오후 7시 출입국관리소장과의 면담을 신청, “조건 없이 귀국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신도 의원은 “다시 방한하겠다.”며 자신의 의도가 관철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오후 8시 10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들 3명 모두 입국시도 3시간여만인 오후 2시쯤 주변의 눈총도 의식하지 않은 채 점심으로 비빔밥을 직접 선택, 공항 내 식당에서 배달시켜 먹었다. 또 출국을 앞두고선 한 의원은 보좌관에게 “미리 나가 한국 김 한 박스를 사서 비행기에 타고 있으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9시간 동안 벌어진 일본 극우의원들의 추태 드라마는 끝났다. 한편 김포공항 입국장 주변에서는 이들의 입국을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독도지킴이 범국민연합운동본부’ 소속 회원 700여명은 오전 10시부터 일본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참가자 300여명은 집회를 마친 뒤 공항 입국장 앞까지 들어가 시위를 벌였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

    누군가에게 그들은 알록달록 그림이 가득한 옛날 책에 불과했다. 그래서 오랜 시간 그냥 도서관 한편에 놓인 채 잊혀져 있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그들은 민족문화의 정수였다. 수백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조상들의 삶과 생활을 알 수 있는 역사의 기록이었다. 그들이 145년의 세월을 건너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왔다. 프랑스 파리국립도서관에 있던 외규장각 도서들이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그들은 이제 옛 사람의 후손들에 의해 다시금 숨결을 되찾고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30여년에 걸친 우리의 노력이 비로소 결실을 맺었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세지도 못할 만큼 많은 우리의 유산들이 외국에서 이 땅을 그리워하고 있다. 서울신문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을 축하하는 연회장으로 달려갔다. 그 자리에는 전 세계의 유명한 ‘약탈(掠奪) 문화재’도 모습을 나타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들과 같은 신세였던 외규장각 도서를 부러워하면서…. 그들이 저마다 고향을 향한 ‘수구초심’(首丘初心)을 얘기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덕분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대여’(貸與)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는 게 아쉽지만, 저와 제 가족은 다시는 이 땅을 떠나지 않을 겁니다.” 휘경원(徽慶園) 원소도감의궤(園所都鑑儀軌)가 건배사를 시작하자, 참석자들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1993년 휘경원 의궤가 홀로 파리 국립도서관을 떠나 한국으로 갈 때 다들 그 뒷모습을 보며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그후로 18년. 휘경원 의궤의 뒤를 이어 자신들도 금의환향한 것이 스스로 믿기지 않는 그들이었다. 1866년 강화도를 떠난 지 무려 145년 만이다. 휘경원 의궤가 파티장을 둘러본 후 다시 말을 이으려는 찰나, 문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문이 열리자 일단의 무리들이 들어왔다. 어디선가 떨어져 나온 듯한 조각 뭉치부터 미라 머리까지 괴기스럽기 그지없었다. 표정에는 부러움이 가득했다. 조각상이 대표로 말을 꺼냈다. ●엘긴 마블 축하드립니다. 한국 국민들의 승리라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는 조선왕실의궤처럼 다른 나라에 무참히 끌려간 인류의 유산들입니다. 세계 최고의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매일 얼굴을 팔면서 살고 있지만, 한순간도 고향을 잊어본 적이 없죠.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하는 설움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의궤가 너무 부럽고 해서 함께 찾아왔습니다. ●휘경원 의궤 감사합니다. 우선 이쪽으로 앉으시죠. 여기 계신 손님들이 잘 모르실 수도 있어 간략하게들 자리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엘긴 마블 안녕하세요. 전 그리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 장식입니다. 기원전 440년 무렵에 만들어졌고, 인물 360여명과 말 219마리로 구성돼 있어요. 제 치욕스러운 이름은 영국 외교관인 엘긴 브루스에서 비롯됐습니다. 19세기 초 터키의 그리스 지배 당시에 저희를 몽땅 긁어모아서 영국으로 옮겨왔죠. 대수집가로 추앙받는 경우도 있던데, 정말 어이없는 일이죠. 저희 가족은 ‘파르테논 마블스’로 불려야 마땅합니다. 성스러운 신전의 장식물을 떼어 와 감상하려 한 약탈자의 이름을 붙이다니요. 아마 가능하기만 했다면 파르테논 신전을 통째로 가져오고도 남았을 테죠. 현재 저희 가족은 대부분 대영박물관에 있고, 일부는 루브르박물관에도 있습니다. ●휘경원 의궤 파르테논 마블님은 문화재 반환운동의 대부로 유명하시죠. ●파르테논 마블 가만있자…, 그게 1960년대였을 거예요. 런던을 무대로 영화를 촬영하던 여배우 멜리나 메르쿠리가 저희가 대영박물관에 있는 걸 보고 통곡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메르쿠리는 1981년 문화부 장관이 되면서 정부와 전 국민을 상대로 반환운동을 벌였고, 1994년 세상을 뜰 때까지 한시도 운동을 쉬지 않았어요. 지금도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크로폴리스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은 메르쿠리 이름으로 된 호소문을 받게 됩니다. ●휘경원 의궤 그리스에도 우리나라 박병선 박사 같은 분이 계셨군요. 그 얘기는 조금 있다가 더 듣기로 하고, 그 옆에 계신 분도 역시 영국에서 오셨죠? ●로제타스톤 안녕하세요. 전 기원전 196년에 만들어진 프톨레마이오스왕의 공덕비입니다. 1799년 나폴레옹 원정군이 로제타(현재의 라시드) 마을에서 요새를 쌓다가 발견했죠. 뭐 신기한 돌이다 싶어 슬쩍 프랑스로 가져오려고 했는데, 2년 뒤 영국군과의 전투에서 프랑스가 패하면서 영국 소유가 됐죠. 이 전투에서 프랑스가 이겼으면 아마 지금 제 거처는 대영박물관이 아니라 루브르박물관이 됐을 겁니다. 전 세계 교과서에 제 이름이 나오지 않는 곳이 없을 테지만, 전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독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어요. 수천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존재라고 할까요. 이집트 상형문자, 민용(民用)문자, 그리스어 등 세 가지로 쓰여 있어 상형문자 읽는 방법을 현대에 전달했죠. 물론 제 고향인 이집트에서는 절 돌려 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벨리스크 여기서 오랜 친구 로제타스톤을 만나니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전 고대 이집트 왕조 때 태양신의 상징으로 세워진 기념비입니다. 보통 신전 앞에 쌍으로 있고 수십개가 만들어졌는데, 지금 고향에 있는 애들은 6개에 불과하고 외국에 더 많아요. 뉴욕, 파리, 런던에 하나씩 있고 이탈리아에는 무려 16개나 있습니다. 오벨리스크를 무슨 열강의 상징쯤으로 여긴 때문이겠죠. 심지어 뉴욕과 런던의 오벨리스크는 원래 ‘클레오파트라의 바늘’이라는 이름으로 투트모세 3세가 만든 한 쌍입니다. 파리 콩코드 광장의 오벨리스크는 이집트 룩소르에 있는 람세스 2세 오벨리스크의 나머지 한쪽이고요. 게다가 더 놀라운 건 하나의 돌로 만들어진 우리가 운반을 위해 다 쪼개졌다는 거죠. 상처 입고 신음하는데 보기만 좋으면 다인가요. ●휘경원 의궤 뒤쪽에 계신 아리따운 여자분과 용맹한 전사님은 누구시죠? ●네페르티티 흉상 저 역시 고대 이집트 출신이에요. 이집트 최고의 미녀로 클레오파트라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으로 알려진 네페르티티 왕비의 모습을 하고 있죠. 1912년 독일오리엔트협회 조사단이 공방터에서 발견해 지금은 베를린 국립미술관에 있습니다. 말이 조사단이지 마구잡이로 파헤쳐서 가지고 오면 그만인 시절이었죠. 이집트 최고 미녀의 조각이자 최고의 조각상으로 평가받는 저를 정작 이집트의 후손들은 볼 수 없는 셈이죠. ●토이 모코 전 집으로 돌아갈 날을 받아놓고 기다리고 있는 뉴질랜드의 토이 모코입니다. 마오리족 전사가 전투에서 사망하면 정신을 기리기 위해 문신을 새겨 머리를 보관하던 전통에서 비롯된 일종의 미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세기 중반에 유럽에서 소장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아예 마오리 전사에게 문신을 새긴 후 목을 자르는 일까지 벌어졌죠. 그 당시 500여개가 해외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1992년부터 뉴질랜드 정부가 저희를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 지금까지 300여개가 돌아갔습니다. 그나마 고향에 돌아가기 쉬운 건 아마 저희는 문화재라기보다는 개인의 수집에서 비롯된 기념물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겠죠. ●휘경원 의궤 저희가 돌아오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죠. 누구보다 재불 사학자인 박병선 박사의 역할이 컸습니다. 1979년 파리국립도서관에서 저희들을 찾아냈고, 이를 고국에 알렸죠. 프랑스 내 지식인층에 약탈문화재의 고국 반환을 주장하면서 30년 넘게 외롭게 싸워오고 계십니다. 여러분들 역시 고국에서 수많은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데,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가 뭐죠? ●오벨리스크 자랑스러운 그들의 박물관이 약탈문화재로 가득차 있다는 점 때문이겠죠. 그들은 조상들의 유산을 돌려 달라는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있습니다. 루브르의 이집트 천궁도를 비롯한 이집트 유물들도 대부분 도굴된 물건이지요. 마치 장물(贓物)을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꼴입니다. 우리 오벨리스크를 가장 많이 소유한 이탈리아는 정작 우리 요구는 무시하면서 자기네 로마 유적은 돌려달라고 떠들고 있어요. 역지사지라는 말도 모르나봐요. 심지어 약탈국 정치인들은 대놓고 “하나둘씩 돌려주다 보면 루브르나 대영박물관은 텅 비게 될 것”이라고 떠들기까지 합니다. 남의 나라 문화재를 강제로 뺏거나 훔쳐다 놓고 그게 할 소리입니까. ●로제타스톤 맞습니다. 관람객들은 마땅히 우리의 단순한 역사적 가치 이외에 언제 어떻게 훔쳐서 이 나라에 왔고, 그 나라에서 돌려 달라는 운동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는 사실, 또 전 국민들의 소망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알 권리가 있습니다. 제가 이집트에서 만들어졌고 이집트 상형문자의 역사를 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사실이지, 대영박물관에 있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중요하지는 않잖아요. ●휘경원 의궤 뭐 사실 그렇습니다. 유명하면 포기하기 더 힘들겠죠. 만약 저희 의궤들이 프랑스인들이 보기에 로제타스톤이나 오벨리스크처럼 중요하고 자랑스럽게 여겼다면 돌아오지 못했을 수도 있겠네요. ●네페르티티 흉상 프랑스나 영국 정부가 항상 말하죠. 우리가 문화재 보존에 대해 최고의 노하우를 갖고 있고, 돌려받을 국가를 믿기 힘들다고 말입니다. ●파르테논 마블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자 핑계일 뿐입니다. 반환운동이 시작된 후 그리스 정부는 아테네에 영국 박물관 분관을 지어 저희를 전시하자고 영국에 제안했고, 그 전시실은 실제로 대영박물관에 견줘 손색 없이 지어졌죠. 하지만 영국 정부는 아직까지 외면하고 있습니다. 하나둘씩 돌려주는 선례를 만들다 보면, 아직 먹고사느라 조상의 문화에 관심이 적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남미 국가들이 나중에 떼로 달려들 것이 겁나기 때문이겠죠. ●휘경원 의궤 박 박사가 저희를 찾아냈을 때 저희는 폐지 더미 속에 묻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죠. 보관과 연구능력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한문을 읽고 조선의 문화를 이해조차 못하는 사람들이 저희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겠습니까. 실제로 145년 동안 프랑스 사람들은 저희의 0.1%조차도 파악하지 못했고, 분류조차 못했으니까요. 오늘 이 자리에 걸음해 주신 각국의 약탈 문화재 여러분. 우리 의궤의 반환 축하 역시 이른 감이 있습니다. 한국 역시 아직까지 18개국에 7만여점에 가까운 조상의 문화재가 외국을 떠돌고 있습니다. 문화재가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있는 소망이 실현되는 날. 다시 한번 진정한 축하의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약탈 그 역사와 진실(샤론 왁스먼·오성환/ 까치) 위대한 유산 74434(위대한유산 제작팀/ 지식의숲) 조선을 죽이다(혜문/ 동국대출판부) 오벨리스크(권염흠/ 스틸로그라프) 미학 오디세이 (진중권/ 휴머니스트) 클레오파트라의 바늘 (김경임/ 홍익출판사)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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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비리 지방의원 싸고 도는 민주당 公黨 맞나

    민주당의 윤리불감증이 도를 넘고 있다. 주민센터 여직원 행패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성남시 의회 이숙정 의원 제명징계안을 저지한 민주당이 또 터무니없는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보여 국민을 절망케 하고 있다. 스카프 ‘절도’ 혐의를 받고 있는 민주당 소속 용인시 의회 한은실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가 민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용인시 의회는 한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 그제 2차 의장단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민주당 의원 4명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지방자치를 파탄 지경에 몰아넣고도 시의회 명의의 변변한 사과성명 하나 내놓지 못하는 게 지금 민주당의 현주소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에게 묻는다. 시민을 대표하는 공인으로서 지방의원이 어떤 일을 하는 자리인지 알고는 있는가. ‘잡범 은닉당’이라는 소리까지 듣는 민주당에 대한 최소한의 자정 의지라도 있는가. 민주당의 한 인사는 “연락을 늦게 받아 참석하지 못했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지난주 열린 한 의원 징계 관련 의장단 회의에도 불참한 터다. 일부 시의원들의 잇단 저질 행태에 대해 민주당은 중앙당 차원의 사과와 함께 손학규 대표까지 나서 엄중 대처를 주문했다. 그러나 말뿐이다. 민주당은 언제까지 폭언과 폭행, 심지어 절도 혐의 의원까지 감싸고 도는 이중적 태도를 보일 것인가. 지방정치가 중앙정치를 넘보거나 들러리 역을 자청한다면 풀뿌리 민주주의의 미래는 없다. 중앙당이 윤리위원회를 열어 소명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니 그 후에 조치를 취해도 된다는 발상은 안이하다. 더 이상의 정치 불신을 막기 위해서라도 문제 의원들을 신속히 징계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비리 의원은 물론 그들을 감싸기에 급급한 민주당 인사들 또한 주민소환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 이제라도 제1야당 민주당은 공당(公黨)으로서 최소한의 격을 회복하기 바란다.
  • MBC ‘나는 가수다’ 김영희PD 경질

    MBC ‘나는 가수다’ 김영희PD 경질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의 김영희 PD가 교체됐다. 이소라 등 출연 가수들은 김 PD의 복귀를 촉구하고 나섰다. MBC는 23일 “‘나는 가수다’의 김영희 PD를 교체한다.”면서 “녹화 현장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한 가운데 출연진과 제작진이 합의해서 규칙을 변경했다고 하더라도, ‘7위 득표자 탈락’은 시청자와의 약속이었다.”며 교체 사유를 밝혔다. 안우정 예능국장에 대해서는 지휘 책임을 물어 구두 경고했다. MBC 측은 “한 번의 예외는 두 번, 세 번의 예외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인 ‘원칙’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청자들이 ‘나는 가수다’에 보여준 엄청난 관심에 감사드린다.”면서 “시청자의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여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보답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이소라, 김건모, 윤도현, 백지영, 김범수, 박정현, 정엽 등 출연가수 7명의 매니저들은 이날 경기 일산에서 긴급회의를 가진 뒤 제작진에게 “김 PD의 복귀를 원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현재로서는 김 PD의 복귀가 힘들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는 가수다’는 지난 20일 방송에서 7명의 가수에게 ‘80년대 명곡 다시 부르기’ 과제를 부여했다. 청중 평가단(500명) 투표를 거쳐 꼴찌가 된 가수는 탈락시키고 다른 가수를 투입하는 방식이다. 서바이벌 체제로 양질의 공연을 유도해 세대를 초월하는 음악 본연의 감동을 선사하겠다는 게 제작진이 밝힌 기획의도다. 하지만 ‘국민가수’ 김건모가 탈락 위기에 처하면서 사단이 벌어졌다. MC를 겸한 이소라는 울먹이며 녹화를 거부했고, 개그맨 김제동은 구제를 요청했다.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던 김 PD는 “당사자만 받아들인다면 재도전의 기회를 주겠다.”며 선택권을 김건모에게 넘겼고, 김건모는 이를 받아들였다. 대중에게 인정받은 당대 명가수들의 순위를 매긴다는 이 프로그램의 ‘발상’은 처음부터 논란이 되었지만, 1~2회에서 가수들의 소름 돋는 열창으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불편하지만, 궁금하다는 심리가 더 컸기 때문. 그러나 김건모가 꼴찌가 된 뒤 제작진은 “원래 취지는 서바이벌이 아니라 가수들의 가장 좋은 무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고, 언론과 네티즌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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