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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 “음원 파일 공개하자” vs 민주 “연금공약 파기부터 따지자”

    ‘사초(史草) 실종’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심화되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의 ‘음원 공개’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검찰은 앞서 봉하 ‘이지원’(e知園)에서 찾은 회의록과 삭제한 것을 복구한 원본 회의록 간에 ‘의미 있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삭제된 회의록이 초안이라 쓸모가 없어 지웠다’는 노무현재단 측의 주장과 ‘회의록은 있고 NLL(서해 북방한계선) 포기 발언은 없다’는 문재인 민주당 의원의 말은 두 번 듣기 민망한 궤변이자 말 바꾸기”라면서 “봉하 이지원에서 삭제된 회의록과 발견된 회의록의 차이점을 파악하기 위해 (국가정보원이 갖고 있는) 음원 파일 공개를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이어 “민주당이 우선 열람을 요구하는 국회 운영위 소회의실에 보관 중인 정상회담 전후 자료도 국정원 회의록 및 음원 등과 함께 비교해 가며 열람하자”고 거듭 제안하는 한편 “회의록 생성, 관리, 이관에 관련된 인사들은 어떤 부분이 역사에 알려지는 게 두려워 통째로 회의록을 지웠는지 답변하라”며 공세를 펼쳤다. 새누리당 정보위 소속 의원들은 음원 공개에 있어 당 지도부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새누리당 단독으로 열람을 강행할 뜻도 일부 내비쳤다. 서상기 정보위원장은 “여야 공동으로 NLL 수호 공동 선언을 하든지, 아니면 국정원 음원과 이지원 삭제 원본 등을 비교해 논란을 끝내자”고 주장했다. 국정원의 회의록과 음원은 대통령기록물이 아닌 공공기록물이기 때문에 여야 합의가 없어도 공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런 새누리당의 제안에 대응하지 말 것을 의원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음원 공개 요구를 기초연금 공약 ‘파기’로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것을 만회하기 위한 정치적 공세로 봤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한편 국정감사에 집중하며 현 정쟁 국면의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모습이다.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대국민 공약을 뒤엎은 정부와 이를 옹호하는 새누리당의 문제점을 국회에서 따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들도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이후 논란이 더 확대되는 것을 최대한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범계 의원은 “우려먹을 만큼 우려먹은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박 의원은 “논란의 핵심은 NLL 포기 발언이 있었는지인데, 이미 공개된 회의록을 통해 그런 발언이 없었다는 것이 확인됐는데도 새누리당이 계속 (국정원 회의록을) 공개하자고 주장한다”면서 “이미 국회에 제출돼 있는 나머지 정상회담 전후 자료 열람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고 맞받았다. 한편, 국회 일정상 대정부질문이 다음 달 중순에야 실시되는 만큼 사초 실종 논란은 지금부터 한 달 이상 지속되며 장기화될 조짐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北, 이산가족마저 대남전략 볼모 삼을건가

    모레로 예정됐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북측의 일방적 연기 통보로 무산됐다. 60여년을 기다려 이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부모·형제와의 재회를 가슴 설레며 기다리던 남북 이산가족들에게 더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저들의 반인륜적 횡포에 말문이 막힌다. 모처럼 온가족이 한데 모여 단란한 시간을 보내던 추석 연휴 기간 북은 우리의 뒤통수를 쳤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측 정부가 남북대화를 동족대결에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이산가족 상봉 연기와 다음 달 2일의 금강산 관광 관련 실무회담 연기를 통보했다. 북은 연기 사유로 우리 정부의 ‘행태’를 지목했다. 남북관계 성과에 대해 우리 정부가 ‘원칙 있는 대북정책의 결실’ 운운하며 떠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금강산 관광에 대해서도 ‘돈줄’을 들먹이며 자신들을 중상했다고 했다. 이석기 내란음모 의혹 사건도 끄집어냈다. “북남 사이의 화해와 통일을 주장하는 모든 진보인사들을 ‘용공’, ‘종북’으로 몰아 탄압하는 ‘마녀사냥극’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상투적 비난도 빼놓지 않았다. 새삼 반박할 가치조차 못 느끼게 하는 궤변들이다. 이런저런 구실을 갖다 붙였으나 북의 행태는 한마디로 대내외 전략에 있어서 우위를 점하려는 잔꾀에 불과하다. 안으로는 금강산 관광 재개 관련 실무회담에서 보다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려는 계산과 함께 이석기 사태에 따른 남한 내 종북세력의 급속한 위축을 막아보려는 심산이 엿보인다. 밖으로는 남북 간 긴장을 다시 고조시킴으로써 자신들과의 대화에 소극적인 미국을 끌어당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할 것이다. 최근 김계관 북 외무성 제1부상이 북핵 6자회담 10주년을 맞아 중국을 방문해 북핵 회담 재개를 미국 등에 촉구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점 등이 배경의 하나가 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혈육 상봉이라는 인도적 사안마저 대외전략의 볼모로 삼고 있는 셈이다. 통일부에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해 놓은 사람 가운데 생존자는 7만 2491명이다. 이미 5만 6000여명은 세상을 떴고, 남은 이들도 절반이 80세 이상이다. 기다릴 시간도, 힘도 없다. 북이 지금과 같은 비인도적 행태를 되풀이하는 한 남북 간 신뢰는 요원하다. 국제적 고립도 벗을 수 없다. 개성공단 정상화로 마련된 대화의 흐름을 깨선 안 된다. 북은 즉각 이산가족 상봉 연기 조치를 거둬들여야 한다.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내성 임소에서 말래 접소로 돌아온 정한조는 다시 도회를 열었다. 접소의 동무들이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발의한 단초에 대해서 소상하게 의견을 나눌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접장으로서 부리를 헐어 논의의 축을 잡아줄 필요는 있었다. “안동 부중의 주선으로 장물이긴 하나 거관을 한 푼도 축냄이 없이 고스란히 넘겨받은 것은 하늘이 돕지 않았다면 언감생심 넘보지 못할 일이었네. 그러나 이 돈과 패물은 오늘 여기에 앉아 있는 어느 누구의 소유도 아니란 것을 명심해야만 이 거관을 의롭게 쓸 수 있는 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야. 혹은 이 장물을 공평하게 나눠 갖자는 의견들이 있을 수 있고, 흥부장과 내성장에 더 큰 어물 도가를 열거나 염전이나 고포의 곽전을 더 사들여 이문을 노리자는 말이 있을 수 있겠지 혹은 좀 더 두고 생각해보자고 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이 돈과 패물을 오래 간직하다보면 얼마 가지 못해서 이로 말미암아 환난을 겪게 될 것이야. 욕심이 생겨난다는 뜻일 테지. 곽전과 염전을 사들인다 하여도 종국에 가서는 네 것과 내 것을 따지게 될 것이야. 그러한즉슨 이 돈이 하루라도 빨리 우리 안중에서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 우리 접소와 임소가 그동안 숱한 곡경을 치르고 풍진을 겪으면서도 거두어온 정리를 상하지 않고 의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일 것이야.” 정한조의 말이 끝나자, 평소에는 말이 없던 최상주가 말했다. “염전을 사든 곽전을 사든 우리 동무들 공동의 이름으로 사들여 관리한다면 큰 말썽은 없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이름을 걸고 재산을 사들여 화식하게 되면 필경 네 것과 내 것의 경계를 따지게 될 것이고 그러다보면 필경 반목이 일어나 서로 의심하게 되고, 밸이 틀리는 일이 자주 일어나서 헐뜯고 두 눈을 부릅떠 드잡이하며 능멸이 낭자할 것이오. 재물을 사더라도 최상주, 장안동과 같이 별호를 적바림 하여 사들인다면 우리가 곡기를 놓고 저승으로 가더라도 뒤탈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 대부분이 엄지머리로 장가를 들지 못해서 후손이 없지만, 일가친척은 있지 않겠습니까. 본명으로 재물을 얻고 화식한다면 우리가 저승살이를 간 이후에도 일가친척이 나서서 네 것이다 내 것이다 하는 반목과 곡경을 겪지 않을 터이지요.” 그렇게 말한 것은 도감으로 발탁된 천봉삼이었다. 그 말에 모두 솔깃해서인지 좌석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박원산이 추임새를 주었다. “도감께서 한 말이 그중 귀에 솔깃합니다.” 결국 어떤 재산을 사들이든 우선 별호를 적바림하여 나중에 어느 누구라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도록 장치를 하자는 데 우선 결의를 보았다. “그런데 이 돈과 패물이 지금 우리 접소에서 같이 기거하는 20여 명 아녀자들의 소유도 된다는 것입니다. 이 돈이 장물이란 이름으로 둔갑하기 전까지 한때는 이들의 공동 소유라 했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 재물을 우리가 거두기 전까지는 이들도 이 장물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 않았소.” “아니…… 도감 어른, 이 차판에 긁어 부스럼이 아닙니까?” “그 말도 일리가 있네. 그들이 내 것이라고 복장 지르고 나온다면 달래기가 수월찮을걸.” 권영동이 되받았다. “궤변이지요. 접장 어른이 슬하에 거두기 전까지는 저들은 소굴에 있던 적당이 아니었습니까.” “그것도 일리가 있네.” “일리가 있다니요?” “골자를 알고 보면, 그들도 적당이기 전에 자기 농토도 없어 유리걸식하던 농투성이들이었고, 우리처럼 사고무친한 노닥다리 세궁민이었고, 겨울이면 곁불 쬐고, 여름이면 남의 집 처마 밑에 떨고 서서 소나기를 피하던 적당의 차인꾼이 아니었나. 곡기를 끊고 죽어도 먼가래 쳐줄 사람조차 없는 딱하고 부질없는 처지들이 아닌가. 세상으로부터 외대를 당하며 장가처도 없이 부평초처럼 떠도는 우리 신세와 별반 틀리지 않은데, 역성들지 못할망정 우리가 방안에 앉아 그들을 허물 잡으면 날벼락 맞을 것이야.” “설마하니 장물을 그들에게 넘기자는 말씀은 아니겠지요.” “저들에게도 살길을 터주고 사람됨의 명분을 안기자는 얘기일세.”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앉아 곰방대만 태우던 천봉삼이 가로막고 나섰다. “감히 시생이 한말씀 올리겠습니다. 모두 행낭 쌈지에 꿍쳐 놓은 밑천들 내놓으시지요. 100냥도 좋고 10냥도 좋고 1000냥도 좋습니다. 그 모은 돈을 되돌려받은 장물까지 섞어 중두리 속에 넣고 서너 번만 굴리면, 돈의 출처도, 장물이나 장물 아닌 것도, 네 돈 내 돈의 구분도 없어집니다. 그 돈을 챙겨 지금까지 둘러보고 점지해둔 생달과 오동나무골의 토지를 우리의 본명 아닌 별호나 익명으로 양안(量案)에 올립시다. 그처럼 여축 없이 결박을 해두면 투식(偸食)*을 일삼는 이서배들도 트집 잡아서 화속(火贖)*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수하에 거느린 식솔들로 하여금 농사를 짓고 살 수 있도록 주선하는 게 적선하는 일일뿐더러 명분도 주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처자식이 있습니까, 안부를 주고받는 일가친척이 있습니까, 재산을 물려줄 후손이 있습니까. 행담 짜던 늙은이는 죽을 때도 입에 댓잎을 물고 숨을 거둔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역시 열명길에 오를 때까지 십이령 고개를 소금 짐을 지며 오르내려야할 것입니다. 그래야 살맛이 나니까요. 사고무친한 우리가 열명길에 오르게 되면, 도조로 농사지어 먹고살게 된 저들이 우리 장례를 떡 벌어지게 치러줄 것이고, 기일이 되면 여축 없이 제사를 지내줄 것입니다. 아니면 우리의 영혼이 도솔천을 건너지 못하고 십수 년을 두고 구천에 떠도는 서러운 신세될 것 아니겠습니까.” *투식:공금이나 골곡을 도둑질함. *화속:대장에 오르지 않은 토지에 세금을 물리는 일.
  • [국정원 국조 청문회] 청문회장 ‘말의 전쟁’

    여야는 16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시작부터 ‘말(言)의 전쟁’을 벌였다. 민주당 소속인 신기남 위원장이 모두 발언에서 “이번 사건은 헌정 질서 파괴 행위이며, 검찰 수사에서 증인(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직권을 남용해 선거에 불법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김 전 청장의 유죄를 기정사실화하자, 새누리당 국정조사 특위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민주당은 입만 열면 인권, 인권하며 무죄추정 원칙을 주장하더니 이번에는 유죄추정 원칙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민주당 특위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김 전 청장이 증인 선서를 거부한 것에 대해 새누리당 의원들이 “권리 행사”라며 고개를 끄덕이자 “새누리당은 국선 변호사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이 “정 의원 궤변 좀 그만해요”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선서 거부는 위증하겠다는 것이다.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증인에게 선서 거부권이 있으니 그냥 진행하자”고 하자, 새누리당 권 의원은 “처음으로 바른 소리 하네”라고 말했다. 김 전 청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일선 경찰관이 쓴 편지 내용을 보도한 한겨레신문 기사를 봤느냐”는 질문에 “한겨레신문은 보지 않는다”라고 말해 좌중을 당황케 했다. “디지털 분석 관련 외압을 지시했느냐”는 질문에 김 전 청장은 “컴맹 수준”이라며 부정했다. 오후에 출석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했느냐”는 질문에 “민주당에서도 알 것”이라며 자신했다. “구치소 생활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나. 정권이 바뀌고 토사구팽당해 박근혜 정부에 서운한 감정은 없나”라는 물음에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청문회 막바지에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의 증인 채택을 요구하고 나서자 새누리당 권 의원은 “민주당이 또 깽판 치고 나갈 생각만 하는지 받을 수 없는 주장만 계속한다”고 공격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8년간 친딸 성폭행 목사의 궤변 “사랑해서…”

    8년간 친딸 성폭행 목사의 궤변 “사랑해서…”

    장장 8년 동안 친딸을 성폭행한 목사에게 중벌이 내려졌다. 아르헨티나 지방 미시오네 주의 포사다스 법원이 41세 목사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고 현지 언론이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목사는 미시오네스 주의 성폭행범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평생 성폭행범의 낙인이 찍혀 살게 됐다. 문제의 목사는 교회를 담임하고 기독교 라디오방송까지 운영하는 등 겉으로 보기엔 신실한 종교지도자였지만 가정에선 짐승이었다. 친딸을 13살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 딸은 올해 21살이 됐다.성폭행한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딸에게 폭력을 휘두르기까지 했다. 그의 부인은 법정에서 “남편이 집에서 딸을 자주 때렸다”고 폭로했다. 목사는 범행사실이 새어나기 않도록 딸의 외출을 금지하고 휴대폰이나 컴퓨터의 사용도 금지했다. 하지만 목사는 괴변을 늘어놓으면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딸과 나는 서로 사랑하고 있었다. 연인의 관계였다”면서 “딸도 나에게 흠뻑 빠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아버지가 친딸을 성폭행한 것도 모자라 비상식적인 주장까지 하고 있어 죄질이 매우 흉악하다”면서 중형을 선고했다.찰은 재판에서 징역 25년을 구형했었다. 한편 사건은 아버지의 성폭행을 견디다 못한 딸이 엄마에게 피해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마는 딸을 데리고 곧장 경찰서를 찾아가 사건을 신고했다. 사진=인포바에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원판’ 불출석하자 16일 출석 동행명령장 발부… 일단 파국은 막아

    ‘원판’ 불출석하자 16일 출석 동행명령장 발부… 일단 파국은 막아

    국회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16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상대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국정조사 특위는 14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이날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은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에 대해 16일 오전 10시 청문회 출석을 요구하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기로 의결했다. 표결에서 민주당 특위위원들은 9명 전원 동행명령장 발부에 찬성한 반면 새누리당 위원들은 5명이 반대하고 2명은 기권, 2명은 회의에 불참했다. 기권 등의 소극적인 방법으로 사실상 민주당 주장을 새누리당이 받아들인 것이다. 파행은 가까스로 막았지만 여야는 이날 증인 없는 국회 청문회장에서 두 증인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 및 재소환 날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여야가 합의한 대로 즉시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16일에 두 증인을 불러 독립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은 증인 출석을 위해 무슨 노력을 했나”라고 비판했다. 반면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불출석 시 무조건적으로 동행명령장을 발부하자는 데 합의하지 않았다”면서 “지난 7일 여야 간사 합의 사항에 ‘미합의 또는 미출석한 증인에 대해 21일 청문회를 실시한다’고 돼 있다”고 반박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새누리당이 21일 청문회에 두 증인을 못 나오게 하기 위해 강력한 스크럼을 짰다”고 주장했고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민주당은 늘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한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 뒤 “수준이 낮다”고 말한 박 의원에 대해 “당신은 법조인이지만 궤변론자야”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또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은 “민주당은 장외투쟁 동력을 얻기 위해 판을 깨자고 하고 있다. 16일에 판을 깬 뒤 이를 17일 집회에 이용하려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같은 공방 속에 국정조사가 파행 위기로 치닫자 여야는 오후에 다시 회의를 열어 두 증인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의결했다. 하지만 16일 청문회의 순항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 전 청장 측 유승남 변호사는 “오늘 청문회는 법원 공판준비기일 출석으로 나가지 못한 것”이라며 16일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원 전 청장 측 이기배 변호사는 “21일 나가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16일 청문회에 대해) 갑자기 소식을 들어 당황스럽다”면서 “16일 오전에야 출석 의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데스크 시각] 공복의 책임/김성수 정책뉴스 부장

    [데스크 시각] 공복의 책임/김성수 정책뉴스 부장

    “네티즌이 제일 빠르고, 그다음이 언론, 맨 마지막에 마지못해 나서는 게 공무원이더라고요. 밖에선 몰랐는데 안에서 보니까 보이더라고요. 공무원은 문제가 생기기 전에는 절대로 먼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게….”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된 한 후배가 일본발(發) 방사능 ‘괴담’이 터진 뒤 관련 공무원들의 대처를 보고 이런 촌평을 해 줬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미 7월 들어 일본 방사능 괴담은 서울 강남의 아줌마들을 비롯해 네티즌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다. 언론에도 한두 줄씩 나왔다. 관련 부처도 이런 상황은 전부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다 지난달 말쯤부터 언론에 집중 보도되자 그제서야 부랴부랴 한밤중에 ‘설명자료’를 만들어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굳이 ‘괴담’을 먼저 알려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지 않으려 했다는 변명도 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그보다는 골치 아픈 문제를 먼저 꺼내서 책임질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가 다분해 보였다는 게 그 후배의 설명이다. 더구나 일본의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물이 유출됐다는 팩트까지 인정했다. 괴담이 100% 괴담만이 아님은 입증됐다. 그런데도 이후 열린 국무총리 주재의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괴담 유출자를 색출해 엄벌하라는 데 방점을 둔 것은 핵심을 한참 빗나간 조치다. 먹거리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퍼져 있고, 그에 부합하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면 정확한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이 대책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 ‘괴담 처벌’ 운운은 국민을 겁박하는 것처럼 보인다. 무책임하다는 느낌도 든다. 이런 식이 반복되면 정권 초 한껏 목청을 높여 공무원 개혁을 외쳤다가 임기 말에 가서는 흐지부지 끝나 버렸던 역대 정권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정권이 바뀌면서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꾸는 ‘정치공무원’들의 창궐을 보는 것도 곤혹스럽다. 세 번의 결과가 모두 다르게 나온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결과는 일반인의 눈으로 봐도 정상이 아니다. ‘정치감사’다. 오죽하면 여당 지도부에서까지 “감사원을 감사(監査)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을까. 헌법상 명백한 독립기관의 수장이 자신의 유임 사실을 외부에 자랑하고 다니는 정치적인 행보를 한 것부터가 문제다. 녹조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전 정권이 추진한 4대강 사업 탓으로 일찌감치 책임을 돌린 환경부 장관의 국무회의 발언에서도 현 정부의 부담을 덜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엿보인다. 원인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 낙동강 녹조를 그대로 두라고 지시했다는 장관의 발언을 보면 국민에게 안전한 식수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는 방기했다. 중산층 월급쟁이만 때려잡는 ‘증세’안을 내놓고도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올리지 않았으니 증세가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놓던 관료들 역시 우리 국민의 민도(民度)를 바닥 수준으로 보고 있었던 건 아닐까. 공복(公僕)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심부름꾼이다. 국익과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 책임감은 기본이다. ‘조삼모사’(朝三暮四) 식으로 국민을 속이거나, 무소신으로 권력에만 주파수를 맞추는 무책임한 관료들은 솎아 내야 한다. 잘못을 고칠 시간은 충분하다. 박근혜 정부는 임기 60개월 중 이제 10분의1이 지났을 뿐이다. sskim@seoul.co.kr
  • ‘혐한 발언’ 오선화 입국 거부에 日관방장관 “유감”…적반하장?

    ‘혐한 발언’ 오선화 입국 거부에 日관방장관 “유감”…적반하장?

    혐한 발언으로 빈축을 사고 있는 오선화(57·일본명 고젠카)에 대한 입국 거부 조치가 내려지자 일본 관방장관이 유감을 표시했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에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정부가 오씨의 사상과 신념 때문에 입국을 허가하지 않았다면 이는 일본 국민에 대한 조치로 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선화는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했으나 우리 정부의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하고 돌아갔다. 오선화는 일본에 귀화한 한국인으로 그 동안 일본 극우세력과 함께 손 잡고 반한 활동에 앞장서 왔다. 2005년 3월에는 일제 식민통치가 조선 경제와 교육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내용의 책을 출간하고 최근에는 한자를 폐지하고 한글 전용 정책을 펴서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황당한 궤변을 펼치기도 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적반하장도 유분수”, “정당한 비판이면 모르겠지만 근거 없는 궤변만 늘어놓는 사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주 “회의록 안 보냈어도 통치행위” 與 “명백한 범죄행위에 민망한 궤변”

    새누리당이 25일 ‘사초(史草) 증발’ 사태에 대해 ‘단독 검찰 고발’ 카드로 선제 대응에 나섰다. 민주당이 내세웠던 특검 요구는 수용하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검찰 고발에 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기록물로 (국가기록원에) 보내지 않았다고 해도 범죄행위가 아닌 통치행위”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날 민주당은 지도부와 친노무현, 비노무현계 사이에 회의록 사태 관련 해법을 놓고 불협화음이 불거졌다. 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배재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의 검찰 고발에 대해 “참여정부 인사, 최종적으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을 욕보이기 위해 정치검찰을 동원하고 싶은 것 같다”면서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기록물로 보내지 않았다고 해도 그것은 범죄행위가 아닌 통치행위“라고 주장했다. 대통령기록물 관리 체계를 직접 세운 노 전 대통령이 임의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대통령기록물에서 누락했을 가능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이런 행위의 정당성을 변호하는 논평이어서 당내에서도 즉각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터져나왔다. 배 대변인이 브리핑 말미에 “노 전 대통령이 (회의록) 삭제를 지시했을 리 만무하다”고 덧붙이긴 했지만 소용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명백한 범죄행위를 두고 통치행위라고 하는 것 자체가 하늘이 놀라고 땅이 혀를 찰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홍지만 원내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들어주기 민망할 정도로 억지스럽고 낯부끄러운 궤변”이라면서 “관련 기록물을 분명히 넘겨줬다고 했던 민주당이 ‘사초 실종’이라는 어마어마한 사건 앞에서 또다시 말바꾸기 시동을 걸었다”고 반격했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대화록 실종 경위를 새누리당이 예단하지 말라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출구전략을 놓고서도 지도부는 좌충우돌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문제의 본질인 (NLL 포기발언 여부) 진실 규명을 위해 국회 의결대로 정상회담 사전·사후 문서 등 부속문서 열람을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노무현계 조경태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책임론을 들고나왔다. 새누리당은 이날 예상보다 빨리 단독 검찰 고발 결정을 내렸다. 민주당 역시 검찰수사 원칙에 공감한 만큼 두 달 가까이 끌어온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 회의록 증발 사태를 하루빨리 털고 가자는 계산으로 보인다. 단독 고발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보다 출구전략을 통해 민생정치로 돌아가자는 요구가 훨씬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문서를 폐기했는지 절도했는지 팩트(사실)에 관한 수사인데 도둑질한 것도 여야 합의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웃으며 남편 살인청부하는 ‘무서운 마누라’ 충격

    웃으며 남편 살인청부하는 ‘무서운 마누라’ 충격

    남편을 죽여 달라고 살인청부하는 부인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부인은 실실 웃으면서 킬러와 살해 계획을 모의하고 악수까지 해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최근 미국 미시간주(州) 머스키건 검찰은 남편 살인청부 혐의로 기소된 줄리아 메르펠드(21)가 범행을 모의하는 영상을 현지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지난 4월 촬영된 이 영상에는 메르펠드와 킬러로 위장한 경찰이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눈 내용이 담겨있다. 메르펠드는 영상에서 집 구조등이 담긴 메모와 남편(27)의 사진을 킬러에서 건네면서 차분히 살해 대상을 설명했다. 특히 그녀가 밝힌 살해 동기는 황당하다. 이혼하는 것 보다 살해하는 것이 쉽다는 것. 메르펠드는 “오랜시간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아 살해할 생각을 해왔다.” 면서 “남편이 죽게되면 그가 이혼으로 마음 아파하지 않아도 된다” 며 궤변을 늘어 놓았다. 메르펠드는 또한 남편이 죽으면 40만 달러(약 4억 5000만원)의 생명 보험료를 받을 것이며 살해 비용으로 5만 달러(약 5700만원)를 주겠다고 킬러에게 약속했다. 이외에는 그녀는 남편 살해 방법을 상세히 주문했으며 행운을 빈다는 말(Good luck to you)을 끝으로 킬러와 헤어졌다.   그녀의 파렴치한 행각은 사전에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직장동료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이 킬러로 위장해 살인청부 현장을 녹화한 후 메르펠드를 체포한 것. 현지언론에 따르면 메르펠드의 재판은 이달 말 열릴 예정으로 최소 6년형이 주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국정원 國調 특위 첫 회의부터 충돌

    국정원 國調 특위 첫 회의부터 충돌

    여야가 2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 첫 회의가 열리자마자 충돌하며 45일간의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초반 샅바싸움이 국정조사의 흐름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새누리당 의원들이 민주당 일부 의원의 특위 위원 자격을 문제 삼으면서 싸움에 불이 붙었다. 새누리당 김태흠·이장우 의원이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태에서 인권침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민주당 김현·진선미 의원을 겨냥해 “제척 사유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있어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시작부터 파행이 빚어졌다. 이철우 의원도 “여기 들어올 자격이 없는 분이 들어왔다”고 항의했다. “새누리당의 증인 출석 요구 대상인 이 두 의원이 국정조사 위원으로 참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정회하는 동안 여야 의원들은 일단 위원장, 여야 간사 선임 안건과 국정조사 실시계획서는 채택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고 40분 만에 회의가 속개됐다. 그러나 안건 처리가 끝나자마자 여야는 다시 으르렁대기 시작했다. 의사진행 발언에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피고발인 신분의 김·진 의원은 수사 및 재판 결과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도 “두 분이 자진해 물러나는 것이 원만한 국정조사 진행에 도움을 준다”고 가세했다. 이에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조사 대상에 포함된 ‘비밀누설 의혹’ 부분을 들어 “(회의록 내용을 폭로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도 제척 사유에 해당하며, 국정원 출신 이철우, 경찰 출신 윤재옥 의원도 여기에 해당한다”며 맞불을 놓았다. 이에 권 의원은 “이 사건과 관련도 없는 위원들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것은 궤변”이라고 받아쳤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동료 의원 앞에서 인간적 도리가 아니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는데, 고소고발당했다고 다 피의자가 되느냐”면서 “조사 범위가 4개인데, 이해당사자가 되는 분야에서 김·진 의원이 말을 하지 않으면 문제 없다”고 반박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정전 60년, 北은 핵 내려놓고 평화 택하라

    사흘 앞으로 다가온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동북아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한·미·일 3국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 등을 통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기본 원칙과 다각도의 공조 방안을 논의하고 나섰다. 이에 북한 역시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가 기자회견을 갖는 등 한·중 정상회담 이후 펼쳐질 대화 모드에서의 입지 확보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반도 주변국들의 발빠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한·중 정상회담 이후 북핵 대화, 그리고 남북 간 대화가 본궤도에 오를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북이 실질적인 대화 의지를 내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제 유엔에서의 기자회견에서도 북은 “미국의 핵 위협이 없어져야 비핵화 대화가 가능하다”며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미국을 향해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면서 예의 주한미군 철수, 한·미연합사 해체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우리에게는 “남측이 특정인을 회담 조건으로 내세워 남북 대화를 막고 있다”는 등의 궤변으로 책임을 떠넘겼다. 내일 남북은 6·25전쟁 발발 63주년을 맞는다. 한달 뒤면 정전협정을 체결한 지도 60년이 된다. 반세기를 훌쩍 넘기며 제 길을 걸어오는 동안 남과 북은 동족이란 것 말고는 무엇 하나 공유하기 힘든 간극을 사이에 두게 됐다. 교역규모 세계 8위, 국내총생산(GDP) 세계 15위의 경제 강국으로 올라선 우리와 올 유엔보고서에 아시아·태평양 57개국 중 최빈국으로 선정된 북한의 경제력 차이는 더 이상 비교가 무의미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산가족들이 부모형제의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는 동안 남북 양측은 전쟁을 겪지 않은 전후 세대가 어느덧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언어와 문화의 이질감 또한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60갑자를 반목과 대립으로 보낸 남과 북은 이제 분단사를 새로 쓸 시점에 섰다. 가던 길을 멈추고, 서로를 마주 보고, 간극을 좁혀야 한다. 정전체제를 항구적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한 실질적 노력을 펼쳐나가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 북의 핵 포기가 그 첫걸음일 것이다. 북 지도부는 핵이 자신들의 안위를 보장해주는 방패막이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아니, 핵이야말로 북을 고립시키고 경제를 도탄으로 몰아넣어 자신들의 체제를 무너뜨리는 요소임을 깨달아야 한다. 2005년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이 마련한 9·19공동성명의 틀로 다시 들어와야 한다. 스스로 약속한 핵 폐기-경제 지원-평화체제 구축의 수순을 이행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고 체제 안정을 도모하는 길이다. 정부도 북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전향적 노력을 이어가기 바란다.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보다 진전된 메시지를 북에 보내길 기대한다.
  • [오늘의 눈] 대형 로펌과 법치주의/김학준 메트로부 차장

    [오늘의 눈] 대형 로펌과 법치주의/김학준 메트로부 차장

    ‘유전무죄, 무전유죄’ 1988년 교도소 탈주범 지강헌이 서울 북가좌동에서 인질극을 벌이던 중 기자들에게 외쳐 유명해진 말이다. 하지만 한번쯤이라도 송사 때문에 허리가 휘는 일을 겪은 사람이라면 한낱 범죄자의 궤변이라고 치부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민망한 얘기지만 한때 ‘변호사는 허가 받은 도둑’이라는 말도 유행했다. 법 운용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어느 정도인지를 느낄 수 있다. 사회가 진화하고 사법시스템이 보완되면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모순이 조금 줄어드는 것 같더니 대형 로펌의 등장으로 다시 이 말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분쟁이 발생했을 때 대형 로펌을 등에 업은 대기업을 이기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는 것은 법조계의 상식이다. 그만큼 로펌은 상대에게는 두려운 존재다. 요즘 ‘갑의 횡포’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결국 이들을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은 로펌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로펌은 이미 법조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평가되고,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운영 행태도 마피아 식 냄새를 풍긴다. 수임료와 매출액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곳은 별로 없다. 그러면서도 현직 법조인과 학맥·인맥을 통해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에는 수완이 보통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법 논리 못지않게 학맥·인맥을 통한 로비가 작용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로펌이 고위 판검사 출신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로펌에서 1∼2년만 일해도 수억원이 보장되니 한때 기개 있던 판검사도 로펌의 손짓을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는 성적이 좋은 사법연수원생을 입도선매하기도 한다. 로펌은 고위 행정 공직자 출신을 영입하는 데에도 공을 들인다. 말로는 경험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결국 로비를 위해 바지사장을 고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로펌이 인수합병·지식재산권·국제중재 등 미개척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이들은 소송에서 이기기 위해 법·정의를 실현하기보다는 고객에게 유리한 환경과 논리를 만들어 내는 ‘법 기술자’다. 물론 그것이 변호사의 의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법 해석이 왜곡되고 있다. 로펌의 보호를 받는 기업의 수백억∼수천억원대 횡령·사기·탈세가 잡범만도 못한 처벌을 받는다. 의뢰인의 범죄와 거짓말을 알면서도 법의 맹점을 이용해 소송에서 이기는 행위는 엄연히 따지면 범죄다. 대형 로펌은 변호사업계의 균형도 무너뜨리고 있다. 사무실 임대료조차 내지 못하는 변호사들이 상당수 있는 반면 로펌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대형 사건 수임을 도맡아 하고 있다. 변호사제도가 돈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이고 반대의 계층은 결과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사회 시스템으로 작용한다면 사설 변호인을 없애고 국선 변호인제를 전면 도입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법과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선과 악을 바꿀 수도 있는 여의봉을 휘두른다면 사법체계 근간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kimhj@seoul.co.kr
  • [위기의 한국사 교육] 中, 우리 고대사 중국사로 둔갑 시도…日, 軍위안부 등 침략사실 부정 ‘혈안’

    [위기의 한국사 교육] 中, 우리 고대사 중국사로 둔갑 시도…日, 軍위안부 등 침략사실 부정 ‘혈안’

    #사례1 지난해 7월 중국 지린성 지안(集安)시에서 1600년 전인 광개토대왕 시기에 제작돼 고구려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비석이 발견됐다. 하지만 중국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이 비석에 나오지도 않은 내용인 ‘중국 고대종족의 하나인 고이(高夷)족이 고구려인의 기원’이라고 명시해 고구려가 중국에 속한다고 강변했다. #사례2 지난 3월 31일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 일본 우익단체 회원 200여명이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상징인 욱일승천기와 ‘조선인 위안부는 거짓이다’, ‘불령 조선인은 다케시마(독도)를 반환하라’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 같은 사례는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 행태와 그릇된 역사인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중국은 주로 고구려와 고조선을 비롯한 우리 고대사를, 일본은 최근의 우경화 추세와 맞물려 침략과 관련한 근현대사를 왜곡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고구려를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폄하해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동북공정’ 사업은 2007년 공식적으로 종료됐지만 그 영향은 현재진행형이다. 중국은 교과서에 기원전 3세기 진(秦)나라가 쌓은 장성(長城) 동쪽 끝이 현재 북한의 평양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본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당나라에서 인쇄돼 신라에 전래됐다고 기술하고 있다. 중국학계를 중심으로 고조선의 성격을 재조명해 이를 중국사의 일부로 간주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특히 신석기·청동기 시대 우리 민족의 활동 무대였던 중국 만주 남서쪽의 랴오허(遼河)지역을 중국 문명의 원류로 부각시키기도 한다. 고광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12일 “중국은 조선족 등 소수 민족의 정치적 분열과 혼란을 막기 위해 내부적으로 이 같은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면서 “우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동북지역의 역사문화 관광지를 꾸준히 개발해 고구려 역사를 중국사로 홍보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역사왜곡 대상은 주로 종군위안부와 독도 영유권, 식민지배 등이다. 일본 정치권의 망언 수위도 심각하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4월 국회에서 “침략에 대한 정의는 국제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며 역사적 사실 자체를 부정했다.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도 “위안부는 어쩔 수 없는 필요한 제도”라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일본 우익의 그릇된 역사인식은 교과서 기술에서도 드러난다. 특히 1993년 고노 관방장관의 담화 이후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서 확대되던 위안부 관련 기술이 우익의 비판으로 2001년도 중학교 교과서 검정부터 점차 삭제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지난해 검정을 통과한 일본 실교출판의 역사교과서는 ‘위안부로 전장에 내보낸 사람도 적지 않았다’라는 문구를 ‘위안부로 전장에 내보낸 사람도 있었다’로 바꿨다. 김민규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일본의 우경화는 20여년간의 경기 침체와 중국의 급부상에 따른 대응 심리로, 여기에 일본 제국 시절에 대한 향수가 겹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6~7월 한계시점 임박… 개성공단 자연사?

    개성공단을 둘러싼 남북 간 기싸움이 재점화되면서 개성공단 정상화의 실낱같은 가능성마저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현재 상태로 6~7월을 넘기면 설비 고장과 거래처 이탈로 공단 기능을 상실하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남북은 티격태격 공방전만 벌이는 상황이다. 정부는 북한이 우리 측의 개성공단 실무회담 제의를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하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자 16일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폄훼하지 말라”고 맞받아쳤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막대한 피해와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북한의 부당한 통행 제한 조치와 근로자 철수 때문”이라면서 “입주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북한은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자 북한은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개성공단 사태를 촉발시킨 주범들의 파렴치한 궤변”이라며 대변인 브리핑을 즉각 비난했다. “대결 광기를 고취하는 한 개성공단 문제는 언제 가도 해결될 수 없다”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또 이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대답’이란 제목의 북측 입장을 담은 문서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팩스로 보냈다. 입주기업을 움직여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남북이 강대강 대결을 벌이는 이상 공단 폐쇄 쪽으로 떠밀려 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국면 전환의 모멘텀을 이끌어낼 수도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언론사 정치부장들과의 만찬에서 “획기적 (대북)제안으로 성공한 적이 있느냐”고 선을 그은 터라 진전된 메시지가 나오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윤창중 옹호’ 변희재 “尹, 미시USA 친노종북세력에 당했다” 궤변

    ‘윤창중 옹호’ 변희재 “尹, 미시USA 친노종북세력에 당했다” 궤변

    변희재 주간미디어워치 대표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연일 옹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윤 전 대변인이 미시유에스에이(Missy UAS)의 친노종북 세력에게 당한 듯하다”면서 “교묘하고 계획적으로 거짓선동 한판 벌였다”고 주장하며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변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윤 전 대변인이 ”이남기 홍보수석이 귀국을 종용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직속 상관인 이 수석이 미국을 떠나라고 명령하지 않았다면 대체 누구의 명령을 받고 떠났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미국 공식 일정 중에 청와대 대변인에게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위치는 대통령과 비서실장, 홍보수석 이 셋인데 홍보수석이 안 했다면 허태열 비서실장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 홍보수석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윤 전 대변인을 옹호한 것이다. 변 대표는 이어 “청와대의 일처리를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미국 경찰조차도 워낙 경미한 사건이라 적극 수사를 안 하는 건이라면 현지에서 가이드와 윤 전 대변인을 불러 대질해 오해를 풀어서 해결해야지 대변인을 귀국시키니 일이 천배만배 커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한국과 달리 여성이 ‘나 당했다’고 해서 처벌하는 나라가 아니다”라며 “다인종 국가라서, 인종 간의 성추행 문제를 잘못 풀면 대란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과학적·객관적 수사를 통해 진실을 가린다”고 설명했다. 변 대표는 특히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이 가장 먼저 불거진 미국 내 한인 생활정보 사이트인 ‘미시USA(www.missyusa.com)’에 대해 “단지 윤 전 대변인에 붙인 인턴 하나가 아니라 미시USA에 ‘윤창중이 강간했다’고 떠들고 다닌 애도 주미 대사관 인턴”이라며 “대체 주미 대사관은 친노종북 선동 사이트 미시USA 출신들만 인턴으로 뽑아 청와대에 붙여주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미유녀(미시USA에 처음 글을 올린 회원)’가 경찰에 신고하기 전인 오전에 청와대에서 상황을 파악했다”며 “”럼 미유녀와 윤창중을 불러서 오해를 풀고 경찰 신고를 막았어야지, 윤창중에게 도망가라 그랬으니, 당연히 일이 일파만파 커진 것이다. 누가 책임질 건가”라고 물었다. 변 대표는 또 “윤창중 대변인, 조국을 위해 나가 싸우는 전사를 보호해 주기는커녕 기회는 왔다며, 오히려 내쳐버리는 청와대에서 잘 나왔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이후에도 계속 “미유녀, 경찰 신고에서 호텔 바가 아닌 호텔룸이라고 신고했네요”라는 등 처음 윤 전 대변인 관련 글을 올린 회원이 그를 모함하기 위해 역할을 바꿔가며 제보를 한 것 같다는 식의 주장을 이어갔다. 변 대표의 트위터를 접한 미시USA 회원들을 비롯한 네티즌들은 “’미씨’가 순식간에 친노종북세력이 되다니 어이없다”, “여기서 갑자기 종북이 왜 나오냐”는 등의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오늘의 눈] 서해5도민에게 배워라/김학준 메트로부 차장급

    [오늘의 눈] 서해5도민에게 배워라/김학준 메트로부 차장급

    북한의 도발로 위기감이 고조될 때마다 우리나라 최북단 백령도나 연평도를 찾는 보도진들이 접하는 것은 언론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다. 자신들은 불안해하지도 않고, 불안하다고 기자들에게 말한 적이 없는데도 막상 방송이나 신문을 보면 주민들이 불안에 떠는 것처럼 대대적으로 보도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 지역에는 기자를 믿지 못할 존재처럼 여기는 정서가 형성돼 있다. 부당한 취급이라고 탓할 일만은 아니다. 자업자득이다. 기자들이 “분위기가 평상시 같으면 기사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민 실정을 과장 보도한 측면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뻔한 얘기는 의미가 없다”는 데스크의 종용을 의식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그러다 보니 서해5도발 기사는 실제 사정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았다. 10년이 넘게 되풀이돼 온 일이다. 이런 원죄(?)가 있어서인지 백령·연평도에서 주민들을 인터뷰하기란 쉽지 않다. 운 좋게 한 기자가 인터뷰에 응하는 주민을 만나면 다른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들기도 한다. 하지만 원하는 대답 대신 ‘평소와 다름없다’는 답변이 돌아오기 일쑤다. 제1, 2연평해전, 대청해전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연평도 피격 당시에는 주민들이 많이 놀라기는 했지만 전원이 다시 돌아와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주민들은 알고 있다. 현재 북한이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섬 주민들이 진짜 걱정하는 것은 생계와 자식 학비를 대는 일이다. 한 주민은 “설사 전쟁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불안·초조에 젖어 있는 사람들이 이길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굳이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처하는 당국의 태도가 과연 적절한가 하는 의문이 들어서다. 북한이 위협의 강도를 높일 때마다 한마디도 지지 않고 말폭탄으로 대응하고 있다. 오죽하면 ‘치킨게임’이라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거친 말이 연쇄 반응하면서 오가다 보면 행동으로 옮겨질 수도 있다. 말에는 최면적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로 압박하는 상대에게 일일이 대꾸하는 것은 또 다른 억지의 빌미가 된다. 때로는 무시하는 게 오히려 상대의 처신을 어렵게 한다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체제 간에도 적용될 수 있다. 차분하고 냉정하게 대처해 손해를 보는 일은 좀처럼 없다. 북한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약자로 비춰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국방력은 약하지 않고 국제정세도 우리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계속되는 전쟁 위협에도 주말 나들이객이 줄을 잇고 사재기가 일어나지 않는 등 국민 대다수가 동요하지 않는 것을 두고 안보불감증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평소 무책임하게 ‘전쟁 불사론’을 외쳐온 보수주의자들의 궤변이다. 6·25전쟁에서 활약한 백선엽 장군은 “실제 전쟁터에서 용감한 병사는 평소 용감한 척 떠들어대던 병사가 아니라 말 없던 병사들이었다”고 말했다. 당국자들에게 권한다. 서해5도민을 위로한답시고 가서 말의 성찬을 늘어놓고 사진이나 찍지 말고 그들의 배짱부터 배워라. kimhj@seoul.co.kr
  • “朴대통령 檢개혁 이행 의지 의문”…민주, 채동욱 총장 임명 강한 불만

    민주통합당은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채동욱 서울고검장을 내정한 데 대해 “대통령의 검찰 개혁 약속과 이행 의지에 대해 깊은 의문을 표시한다”면서 강도 높은 인사청문회를 예고했다. 김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채 후보자는 2010년 ‘스폰서 검사’ 사건과 관련해 진상조사단 단장을 맡아서 사건을 축소, 은폐했던 사람”이라며 “검은 커넥션을 감춘 인물을 검찰 개혁의 중심이 되어야 할 검찰총장으로 지명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안배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김정현 부대변인은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채 후보자에 대해 지역을 고려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한 것은 궤변과 변명에 불과하다”면서 “지역 안배가 없으면 없는 것이지 무슨 호남을 들먹거리는가”라고 되물었다. 앞서 윤 대변인은 채 후보자의 인선 배경에 대해 서울 출생이지만 선산이 전북 군산시에 있다면서 ‘호남 고려’ 인선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또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임명에 대한 반대도 분명히 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안보 위기 상황에서 장성들이 골프를 치는 등 골프장 벙커에 빠진 군기를 세우려 ‘골프장 김병관’을 보내느냐”면서 “박 대통령은 ‘읍참병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훈 비대위원은 “현 후보자는 무소신, 무능력, 무책임, 무리더십의 ‘4무(無)’후보”라고 밝혔다. 대형 로펌 변호사 시절 대기업 변론 활동을 한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해 김영주 간사 등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9명은 성명을 내고 “한 후보자는 20년 넘게 대기업의 편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을 상대로 소송을 대리해 온 기업 전문 변호사”라며 “재벌과 대기업의 불법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공정위의 수장에 걸맞은 전문성을 가졌다고 판단한 이번 인사는 매우 잘못된 것”이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인사청문회 결과와 상관없이 박 대통령이 장관 임명을 강행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왔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할 수 있지만 청문회법의 기본은 보고서가 채택돼야 임명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통상교섭권, 산업통상자원부 이관 이렇게 생각한다

    통상교섭권, 산업통상자원부 이관 이렇게 생각한다

    외교통상부의 통상 기능을 지식경제부로 이전해 산업통상자원부로 개편하는 문제를 놓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외교부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이 지난 4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서 “통산 분리는 헌법 골간을 흔드는 것”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자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궤변이며 부처이기주의, 대통령 권한 침해”라며 강도 높게 공개 비판했다. 이에 따라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 국회의 합의 여부가 한층 주목되고 있다. 또 학자 및 이익단체 사이에서도 현행처럼 ‘통상과 외교를 한데 묶어 놓아야 한다’는 쪽과 시대의 변화에 맞춰 ‘통상을 산업과 연계시켜야 한다’는 쪽으로 나뉘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리전’ 양상이다. 찬반 논쟁이 뜨거운 양쪽의 주장을 들어본다. ■ “산업형 통상조직으로 변화 필요” 김창봉 통상정보학회장 (중앙대 교수) - 이래서 찬성 폐어(Lung fish)라는 물고기가 있다. 삼엽충과 같은 시대인 4억만년 전 고생대부터 살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물고기다. 폐어가 오랜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이름에 비밀이 있다. 아가미 외에도 육지생물과 같이 폐가 있어 물이 없는 환경에서도 땅속으로 들어가 2~3년은 살 수 있어서다. 스스로를 변화시켜 무수한 환경 변화에도 생존해 온 것이다. 얼마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타결,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등 세계 경제의 자유화·개방화 추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외교통상부로 일원화했던 통상업무를 15년 만에 산업·무역·투자 주관부처인 지식경제부로 이관해 산업통상자원부로 개편하는 것이다. 시대적인 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대외환경은 그동안 세계경제를 선도하던 선진경제권이 저성장에 직면하면서 성장의 축이 신흥경제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보호무역주의 조짐도 표면화되고, 통상의 쟁점은 관세에서 특허와 표준, 기술장벽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 산업정책과 연계한 통상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산업형 통상조직이 가동되면 여러 가지 이점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통상정책 수립에서 통상협상, 활용 및 대책까지 일원화돼 추진된다는 점이다. 정책의 공급자인 정부 입장에서는 통상정책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고, 정책 수요자인 기업 입장에서는 통상의 전 과정에 대해 정부와 보다 긴밀한 교류가 가능하다. 이해당사자의 입장이 실시간으로 반영되고 통상분쟁 등 기업 애로도 보다 효율적으로 해소될 수 있는 것이다. 산업형 통상조직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통상협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까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상품 중심의 FTA였다면 앞으로는 우리 산업의 특성을 바탕으로 대상국에 특화된 맞춤형 FTA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 주요 통상 대상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서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국 및 자원부국으로 옮겨 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과 자원부국은 전통적인 방식의 FTA보다는 투자진출과 산업협력, 기술협력 등 산업적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통상정책 추진을 원하고 있다. 그동안 산업 및 자원 협력관계를 꾸준히 구축해 온 부처가 통상을 맡게 되면 양자가 어우러져 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최근의 무역환경을 볼 때도 산업형 통상조직의 필요성은 크다. 무역은 자국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전 세계에 수출입하는 전통적인 무역구조에서 벗어나 세계 각지로부터 소싱과 공급을 동시에 하는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은 생산과 판매시설을 전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는 등 글로벌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 이러한 무역 환경 변화에 통상정책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업을 속속들이 이해하고 산업계와 끊임없이 소통하는 조직이 통상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출이 국내 총생산의 57%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에 있어 통상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지난 15년간의 통상은 그 나름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으나 시대의 변화에 맞춰 통상정책도 변화를 꾀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현재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퇴화하고 멸종한다는 것을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 ■ “통상은 외교… 국익 실현이 우선” 이호철 국제정치학회장 (인천대 교수) - 이래서 반대 21세기 국제관계에서는 ‘영토’보다는 ‘영역’이 더 중요하다. 우리의 경제와 문화, 과학, 기술이 전 세계로 진출해 영역을 확장하는 일은 세계와 우리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다.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해외개발원조(ODA)와 공공외교를 제대로 추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외교다. 이른바 ‘21세기 코리아 모델’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안은 과학기술·정보통신·해양수산 분야의 중요성을 반영해 21세기 코리아 모델의 성장기반을 재확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부처들을 신설하거나 복원하기 위한 조정에서 중대한 문제가 간과된 것으로 보인다. 조직개편의 최고 원칙은 부처 간 이해의 조정이 아니라 국익의 실현이어야 한다. 징벌적 차원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외교에서 통상을 떼어내, 기능의 일부를 미래창조과학부에 내주게 된 지식경제부에 얹어 산업통상자원부로 변경하자는 안이 과연 변화된 21세기 국제환경에서 국익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실현이라는 원칙을 철저하게 반영한 것인지 의문이다. 몇 가지 이유에서 그렇다. 첫째, 통상(通商)은 외교다. 통상은 국가 간 상(商)을 통(通)하게 하는 제도와 절차의 수립과 변경에 관련된 일이다. 한·미 FTA, 한·중 FTA를 교섭하고 타결하는 일은 양국 간 기업들의 무역과 관련되는 제도와 절차를 세우는 것이다. 둘째, 통상이 산업자원의 일이라면, 농림축산·해양수산·과학기술 등 다른 부처들의 통상관련 업무는 어디서 누가 맡아 해야 하는가. 정부 부처의 다양한 통상관련 사안들이 경제부총리 혹은 국무회의를 통해 우선순위와 정책방향이 결정되면, 외교통상부는 전 세계 최전방에서 흔들림 없이 실현하는 일을 맡아야 한다. 통상교섭의 대외창구는 단일화돼야 하고 외교부에 통상교섭본부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익의 효과적인 실현이라는 원칙에서다. 셋째, 경제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빈발할 수밖에 없는 통상분쟁의 효과적인 해결이라는 차원에서도 외교부의 통상교섭본부 체제가 마땅하다. 통상분쟁의 해결이란 결국 국제규범과 절차에 따라 국익을 최대한 실현하는 일이다. 넷째, 많은 외교적 의제들이 상호 연계돼 있다. 안보와 통상이, 국방과 과학기술이 연계되기도 한다. 연계 사안들은 특정 부처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국익의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해양수산은 21세기 코리아 모델의 새로운 성장기반이 될 것이다. 그러나 외교에서 통상을 분리하는 일은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대외 이익의 실현이라는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개편안이 법률로 확정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중대한 간과는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 외교통상부의 부처 이익이 아니라 국익의 관점에서다. 외교통상부도 자성해야 한다. 21세기 국제관계에서 나라 ‘안’과 ‘밖’의 일은 밀접하게 연계된다. 나라 밖의 통상교섭이 나라 안의 다양한 이해관계와 연계돼 동시에 진행되기 마련이다. 통상교섭본부가 설치된 지난 15년간 외교통상부가 나라 안의 다양한 이해관계의 갈등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을 갖고 필요한 설득의 작업을 수행해 왔는지, 소위 ‘내교’(內交)에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여론의 질타로부터 비교적 멀리서 엘리트주의와 순혈주의에 안주해 왔던 것은 아닌지 자성해야 한다.
  • 김성환 “통상기능 이전, 헌법 흔들어” 진영 “부처 이기… 대통령 권한 침해”

    김성환 “통상기능 이전, 헌법 흔들어” 진영 “부처 이기… 대통령 권한 침해”

    새 정부 정부조직개편안의 최대 쟁점인 외교통상부의 통상기능 이전 문제를 놓고 4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외교통상부가 정면 충돌했다. 김성환(왼쪽) 외교통상부 장관은 4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 조직법 개편안과 정부대표 및 특별사절 임명 및 권한에 대한 법률 개정안은 헌법 골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외교부는 외통위에 제출한 법률 개정안 검토의견서에서도 “헌법상 국가대표권 및 조약체결·비준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며 정부조직법에 따라 이 권한은 외교부 장관이 행사하고 있다”면서 “통상교섭에 대해 외교부 장관이 아닌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를 행사하는 것은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국가대표권, 조약체결권의 골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부처 이기주의가 아닌 37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물러나는 사람이 국익을 위하는 입장에서 하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영(오른쪽)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삼청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으로서 브리핑을 갖고 “하나의 궤변이며 부처 이기주의”라고 정면 비판했다. 진 부위원장은 “외교부 장관이 정부 대표가 되는 것은 헌법상 권한이 아니라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을 법률에 의해 위임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이번에 법률에 의해 산업통상부 장관에게 위임한 것”이라며 “외교부가 당연히 헌법상 권한을 가지고 있고 정부조직법 개정안처럼 바꾸면 헌법을 흔드는 것처럼 얘기한 것이 헌법을 왜곡하고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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