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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한경제공동체」 형성의 초석 놓다

    ◎직교역 계약체결의 의미와 배경/북한의 물자·식량난 급속 악화 반영/“이념보다 실리”… 대남전략 궤도수정 남북 상사간에 체결된 이번 물자교역은 88년 10월 「대북교역문화개방조치」 이후 첫번째로 성사된 남북한간의 직교역으로 앞으로 남북간 경제교류의 새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천지무역상사 유상렬 회장과 금강산국제무역개발회사 박경윤 총사장은 계약내용을 쌍방 물자의 선적전 공개해도 좋다고 합의함으로써 이번 계약의 정치적 상징성을 더욱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다시 말해 북한은 이번 교역을 계기로 모든 남북관계 추진에 있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왔던 「정치적 명분」을 후퇴시키는 반면 「경제적 실리」를 앞세울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 조치로 풀이해볼 수 있다. 사실 북한은 지난 88년 이후,특히 올해 들어 중국 일본 홍콩 등 제3국의 상사를 통한 남한과의 간접 교역량을 크게 늘려왔으면서도 남북간의 물자직교역이 곧 남한정부 실체인정으로 이어진다는 정치적 이유 때문에 한사코 직교역의 추진을 거부해왔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우리의 개신교계가 「사랑의 쌀 나누기운동」의 일환으로 8백t의 쌀을 북한에 전달한 사실이 지난 연말 국내 언론에 보도되자 이를 반환하겠다고 반발한 일도 있었다. 또 현재 진행중인 모든 간접교역에 있어서도 「비공개」 「비보도」를 원칙으로 내세워왔다. 따라서 북한이 천지무역상사측이 요구한 교역내용의 성사 전 공개를 수용하면서까지 남북간 직교역에 응한 것은 경제적 측면에서의 적극적인 남북교류협력 추진에 동의했음은 물론 북한 당국자들의 대남관,대남전략이 전향적인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더욱이 북한이 최근 들어 크게 악화된 경제사정으로 남북 경제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남북간의 경제교류가 북한 사회개방에 미치는 영향과 기존 대남전략과의 연계문제 등으로 남북교역의 공식화를 꺼려왔음에 비추어볼 때 이번 조치는 북한의 식량사정 및 경제난이 이미 위험수위에 올랐음을 대변하는 동시에 최근 무르익고 있는 남북간 체육 문화 학술교류의 활성화와 함께 남북간 보완관계에 있는 쌍방 물자교류의 폭발적인 신장을 예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직교역에 응하게 된 주요 동기는 바로 북한의 다급한 식량 사정. 북한은 올해 들어 연형묵 총리의 동남아 3개국 순방을 통해 식량구매외교를 펼쳐 올해 안에 50만t의 태국산 쌀을 도입키로 하는 등 앞으로 2∼3년내에 모두 1백만t의 쌀을 태국으로부터 구입키로 했으며 이의 결제를 위해 중국으로부터 1억5천만달러의 식량구입용 차관을 얻어놓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북한측은 지난해 12월부터 올초까지 중국 및 홍콩 프랑스 등 제3국 중개상을 통해 국내 4개 상사에 모두 43만5천t의 쌀 t당 1백50∼2백75달러 가격으로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 남북간 현재의 물자교역방식은 북한당국의 경직된 자세,간접교역으로 인한 추가운임부담,중개상에 의한 면세폭 만큼의 가격상승 요인을 비롯해 하자발생시 국제장치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이번에 튼 직교역 물꼬는 이런 문제점들을 일시에 제거한 셈이다.또한 이같은 물자교역의 확대는 또 남북당국간의 통상 통신 통행협정의 체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성급한 기대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정부당국자는 『현재 8천만달러를 넘고 있는 남북간 교역량이 올해말까지 북한의 연간 대외교역량 4억달러의 15분의1 수준인 3억달러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남북간의 경제교류는 남북관계 발전의 실질적 기초가 되며 더 나아가 남북관계 개선과 상부상조하는 생활공동체 형성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직교역은 지난해 7월27일 「사랑의 쌀」을 북한에 전달하는 실무책임을 맡았던 천지무역상사 유상렬 회장(62·한국기독교 남북교류추진협의회 회장)과 이를 인수했던 금강산국제무역개발회사 박경윤 총사장(55·여·재미교포)에 의해 지난해 8월부터 추진됐다. 유 회장과 박 총사장은 「사랑의 쌀」 인수인계를 계기로 얼굴을 익힌 후 같은 해 8월 하순 일본 도쿄에서 접촉,남북 직교역문제를 협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두 사람은 중국 북경에서 금강산국제무역개발회사의사장을 맡고 있는 북한의 직교역문제 실력자인 북한인 박종근씨를 합류시켜 일을 추진해왔다. 유 회장과 박 총사장은 3월18일 도쿄에서 만날 남북 물자직교역의 원칙에 합의한 후 같은 달 29일 우리 쌀과 북한의 시멘트·무연탄을 직교역키로 최종 합의한 것이다. ◎남북한 물자교역 현황/88년 후 8천8백만불 간접거래/반입액수 코일·아연·무연탄순 남북한간의 물자교역은 지난 88년 10월의 「남북 물자교역 문호개방조치」가 발표됨으로써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88년 분단 이후 최초로 4개 상사 16개 품목 1백3만9천달러어치의 북한물자 반입이 정식 승인됐다. 이어 89년 6월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지침제정」,이에 이은 90년 8월1일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시행 등으로 남북 물자교역은 간접교역이나마 꾸준히 늘어났다. 89년에 57건 53개 품목 2천2백23만5천달러어치의 북한물자 반입과 1개 품목 6만9천달러어치의 국내물자 반출이,90년에 76건 89개 품목 2천87만9천달러어치의 반입과 4건 4개 품목 4백73만1천달러어치의반출이 각각 승인됐다. 88년 10월에서 지난 3월말까지 반입승인된 북한물자의 총규모는 모두 1백88건 2백4개 품목 7천3백65만3천달러,반출은 9건 15개 품목 1천4백99만2천달러였다. 이 중 계약이 실현돼 실제 국내에 반입된 북한물자는 약 3천5백만달러 수준에 이르며 반출은 7백20만1천달러였다. 현재까지 국내 반입이 승인된 북한물자들은 주로 1차 산품인데 가장 많이 들여온 품목은 열연코일(1천47만1천달러)이며 다음은 아연괴(9백35만8천달러) 무연탄 철강재 시멘트 감자 냉동명태 전기동 등의 순. 주요 반입품목의 하나인 무연탄은 89년 2월 효성물산이 처음으로 승인받아 반입했다가 계약한 내용과 달리 값싼 분탄으로 밝혀져 남북교역의 열기를 식히기도 했으나 올해 들어 반입이 재개됐다. 럭키금성상사와 쌍용·삼성이 각 3만t,2만t,2만t(t당 가격 40달러)씩 지난 1월 반입승인을 받아 이 중 럭키금성상사가 계약한 3만t 중 2만t이 지난달 17일 목포항에 들어왔다. 이 무연탄은 열량이 ㎏당 5천㎈ 이상,수분함유 7% 이하,유황성분 1% 미만의 고품질 분탄인 것으로 확인돼 국내 업계의 북한산 무연탄 반입열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지금까지의 승인액은 5백74만달러. 냉동명태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모두 1만5백t(3백42만5천3백달러)이 승인됐으며 이 중 3천5백12t이 통관됐다. 생사는 9개 업체에서 모두 1만7천1백96㎏(64만9천9백36달러)의 반입을 승인받았는데 반입분은 전량 수출용 비단직조에 사용되고 있다. 이 밖에 감자 4백2만1천달러어치와 냉동오징어·건오징어·냉동홍어·한약재 등이 1천t에서 1백t 사이에서 반입승인을 받았다. 반출품목 중 가장 많이 통관된 물자는 직물류로 모두 3백1만달러어치가 북한에 팔렸다. 다음으로 양말직조기(2백18만8천달러),가전제품(44만달러),담배필터(8만3천달러),잠바(6만9천달러) 등이 북한에 인도됐다. 남북간의 물자교역은 이번 직교역을 제외하고도 올해 들어 큰 폭으로 늘어났는데 올 1·4분기중 반입승인물량은 모두 2천9백10만5천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 수치는 지난해 1년치 2천87만9천달러에 비해서도 1.5배나 늘어난 양이다. 반출승인액도 같은 기간중 모두 1천19만2천달러로 지난해 연간 승인액 4백73만1천달러를 이미 2배 이상 넘어섰다.
  • 유엔가입을 「분단고리」 푸는 전기로/정종욱 서울대 교수·국제정치

    학(서울시론) 북한의 변화속도 촉진할지도 정부가 드디어 금년중에 유엔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천명했다. 오는 9월에 개막되는 제46차 총회에 대한민국의 가입신청을 하겠다는 점을 며칠 전에 정부의 공식각서를 통해 확인했다. 정부로서는 이 각서를 안보리에 제출함으로써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신청을 했으니까 가입에 성공해야 할 입장을 만들었다. 이왕에 칼을 뽑았으니까 목적을 관철시켜야지 그렇지 못하면 망신만 당하게 된다. 그 동안 칼을 뽑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비추어왔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소문이 미리 났기 때문에 소문이 사실과 다를 경우 정부가 안아야 할 부담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외교에서는 불확실의 미덕이라는 게 있다. 태도를 미리 밝혀버리면 거기에 묶여버리게 되어 신축성을 잃게 된다. 상대가 나의 카드를 읽는 정도가 아니라 나의 카드를 이미 보여줘버렸으니까 교섭에서 불리한 입장에 빠질 수밖에 없다. 외교관들이 신중하다 못 해 답답할 정도로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취하는 것은 이 같은 불확실의 미덕이 몸에 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유엔가입 신청이 설이 아닌 사실로 굳혀지니까 소련의 외무차관인가 누군가 하는 사람이 딴소리하기 시작하는 것도 이런 의미에서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30억달러라는 큰 대가를 치르면서 국교를 정상화했는데 이제 와서는 남북한 동시가입이 바람직하다는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 소련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갖고 있는 거부권의 값을 올려보겠다는 속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것이지만 우리로서는 참을 수밖에 없다. 소련이 지금 와서 거부권이야 행사하지 않겠지만 절차상 문제를 내세워 토의 자체를 연기시킬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잘해 주었지만 소련의 무조건 지지를 확실한 것으로 계산할 수는 없다는 게 국제사회의 현실이자 외교의 비정한 논리인 것이다. 소련으로서는 불확실의 미덕을 발휘함으로써 우리측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를 확보하려는 게 당연한 계산일 수밖에 없으며,우리가 지금 와서 이를 원망한다면 국제정치의 생리를 모르는 것일 뿐이다. 중국의 경우는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다. 불확실의 미덕이 아니라 무확실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려 할 것이 분명하다. 가입이 성공할 경우에도 국내적으로 부담은 여전히 남을 것이다. 분단의 고착이니 하는 비난을 완전히 잠재우기는 어렵다. 특히 탁구단일팀이 구성되는 등 남북관계가 개선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입이나 가입신청이 직면할 부담은 크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왕에 가입신청의 의지를 분명히했으니까 이를 관철시켜야 한다. 부담이 없을 수야 없지만 장기적 시각에서 보면 이러한 부담은 분단의 고통을 덜기 위한 불가피한 대가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한반도에서는 외교와 통일의 모순관계가 존재해왔었다. 외교분야에서의 성공이나 개가가 통일분야에서는 오히려 부담이 되고 실패로 인식되는 이상한 현상이 지속되어온 것이다. 이것은 두말 할 것도 없이 분단 때문에 생긴 역설이었다. 말로는 공존이니 평화니 통일이니 하면서 실제로는 상대를 제압하고 압도하려는 전략들을 쉴새없이 만들어내고 추진해온 게 사실이다. 남북한의 외교는 상대의 약점을 역이용하는 것이고,통일의 길은 더불어 사는 진정한 공존의 모색이 아니라 내가 상대를 흡수하는,먹고 먹히는 과정으로 인식되었다. 북한의 경우 남한을 먹어 삼키는 통일전략을 추구하는 일관된 집념은 놀라울 정도였다. 말로는 연방이니 뭐니 하는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는 한반도 전역을 「주체의 땅」으로 만들려 온갖 노력을 경주해왔었다. 이러한 노력이 대외적으로 가장 첨예하게 나타난 곳이 바로 유엔이었다. 남한정부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 유엔이었으며 한국전쟁 때 남한을 구하고 북의 통일노력을 방해한 것도 유엔이었다. 남한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도 유엔군의 모자를 쓰고 있었으며 판문점의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도 유엔군 사령관이 임명한 사람이었다. 분단 이후 반세기에 가까운 긴 세월 동안 북한 외교의 목표는 그래서 언제나 유엔 주위를 맴돌았다. 남한이 쓰고 있는 유엔의 모자를 벗기고 그 다음에 남한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려 했었다. 미군이 철수하면 남한의 정통성 없는 정부는 모래성처럼 쉽게 무너지고 그 자리에 통일의 기적이 실현될 것이라는 희망을 북한은 사실 한 순간도 완전히 포기한 적이 없었다. 남한은 남한대로 이에 맞서 유엔에서의 기득권을 지키고 보다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려 했었다. 명분과 현실의 싸움을 남북이 모두 계속해온 것이다. 서로 하나의 조국,하나의 민족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도 속으로는 국제사회에서 보다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려는 노력을 경주해온 것이다. 이번에 한국이 유엔가입을 결행하기로 한 것은 이러한 지난날 남북한이 벌여온 유엔 외교의 자취에 비추어보면 명분의 세계를 현실의 세계로 한 걸음 접근시키는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이 지구상에서 90개국 이상이 남북한과 동시 수교하는 마당에 하나의 한국을 고집하면서 교차승인이 마치 반민족적 행위인 것처럼 매도하는 비현실적 태도가 시정되지 않고서는 한반도에서 진정한 평화공존과 통일의 가능성은 없을 수밖에 없다. 분단의 고리를 풀기 위해서는 분단의 현실을 받아들여야지 분단 이전의 통일한국을 아무리 갈망해보았자 분단의 실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우리는 그 동안 너무 오랫동안 자기최면술에 걸려 그 속에서 안주해왔다는 자괴의 감을 감출 수 없다. 외교와 통일이 같은 궤도를 가기 위해서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남북문제를 분단상황에서 풀어나가야 한다. 유엔가입이 바고 그러한 분단상황을 풀어가는 현실적 인식이 자리잡는 계기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선가입이 실현되면 북한도 현실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변화의 속도를 빨리 할 것이고 북한을 의식해서,그리고 북한을 핑계대면서 현실 밖의 세계에 머물러온 중국의 대한 자세도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이왕 신청한 것이니까 가입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3·26」표의 흐름과 그 파동

    ◎여,정국 주도 자신감… 야,애써 의미 축소/“호남 교두보 확보”… 잔치 분위기/민자/“황무지 강원·충청 진출”로 자위/평민 기초의회 선거가 사실상 여권의 「압승」으로 끝난 가운데 여야의 정치권은 향후 정국주도권 확보를 위해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의 및 파장분석에 골몰하고 있다. 여야는 외형적으로는 이번 기초의회 선거는 정당의 참여가 배제됐기 때문에 정국향방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공언하고 있으나 사실상 정당의 입김이 적잖게 작용한데다 88년 13대 총선이후 치러진 전국 규모의 첫 선거란 점에서 선거 결과를 내각제개헌 등 권력구조 문제 및 향후 대권구도와 연계한 성급한 추측마저 나돌고 있다. ○…민자당은 당초 예상대로 여야 당적 후보가 과반수선(49.8%)을 확보한데다 우려했던 서울 등 수도권에서 펑민당을 압도적으로 제압하자 마치 「잔치집」같은 분위기. 또한 비록 기대치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으나 호남권에서 여당의 「교두부」를 확보한데다 전남·북의 분리현상을 가시화 시켰다는 측면에서 크게 만족하는 모습. 이같은 선거결과를 광역의회 선거로 연결시킨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민자당은 성습하게 자축무드에 빠질 경우 4·26 총선에서 겪은 여권의 참패를 다시 되풀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표정관리를 위해 「금소령」을 내렸다』(박희태총장,장경우부총장)는 등 딴청을 피며 애써 선거결과에 무관심을 가장. 그러한 가운데 당내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로 평민당의 「지역당」한계가 더욱 극명하게 입증된 만큼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내각제 개헌에 대한 반대강도가 한결 누그러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대두. 그런가하면 민주계측에서는 『지자제 시대가 개막됨으로써 위로부터 통치하는 「행정시대」는 끝나고 아래로부터 정책이 결정되는 「정치시대」가 도래했다』면서 『체육관에서 만세삼창을 부르던 관행은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는 만큼 아래로부터 지지받는 인물이 대권주자로 나설 수 밖에 없다』며 지자제실시를 김영삼대표의 「대권주자 필연성」으로 연계시켜 해석 그러나 민정·공화계에서는 김대표으이 아성인 부산지역에서 무소속 후보가 민자당적 후보를 숫적인 면에서 압도한 점을 들어 『과거 김대표의 지지표가 여권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여전히 표류하고 있는 사실이 입증 됐다』면서 김대표의 지지반이 「와해」된 것으로 분석. 이같은 엇갈린 분석속에 이번 기초의회의 선거 결과는 결국 6공에 대한 「중간평가」로 간주돼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대두하고 있으며 노태우대통령의 구상대로 향후정국이 주도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분위기. ○…평민당은 이번 기초의회 의원 선거를 당세확장의 호기로 간주,1천5백여명의 지원후보를 내는 등 정당대결로 몰고가기 위해 전력투구했으나 승부처로 여겼던 수도권에서 조차「야대시·군·구의회」를 단 한곳도 만들지 못하자 실망스런 표정. 평민당은 특히 김대중총재의 차기 대권 경쟁을 앞두고 전국적인 교두보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으나,선거결과가 여전히 호남강제·비호남권 절대 약세로 지역젖 편차가 뚜렷하게 노정되자 당 안팎에서는 김총재가 대권 전략을 상당부분 수정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 그러나평민당측은 ▲여권의 기습선거 강행으로 인물·자금 등에서 준비미흡 ▲정당참여 배제로 아 성향유권자의 투표율 저하 등을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패배」의 의미를 축소평가하면서 정당 추천제로 실시될 광역의회 선거에서 여권에 대한 유권자의 견제심리를 유발,상황 반전을 꾀할 태세. 따라서 이번 선거결과를 놓고 김총재가 내각제에 신축성을 보이는 등 대권 전략에 근본적인 궤도 수정을 할 것이라는 민자당내 민정·공화계 일각의 「희망적인」분석은 여전히 시기상조인듯 오히려 평민당은 경기·충청·강원 등 취약지역인 중부권에도 숫자는 미미하지만 시·도의회마다 1∼2명씩의 당선자를 낸 것을 민자·평민 양당구도 정착의 청신호로 자위하고 있어 중진회담·4월 임시국회 등에서 수서문제·환경오염 분위기를 고조시켜 이를 광역의회 선거전에 연결시킨다는 속셈. 농번기를 피한 6월말 선거가 명분·실리 양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평민당은 여야 헙상에서 이를 관철시킨다는 입장이지만 여권의 5월기습 실시에 대비,신민당(가칭)준비위측과의 통합·수도권지역 조직책교체 등 내부전열부터 조기에 가다듬는다는 복안. 김봉호과를 토대로 차기 공천권을 행사하겠다는 김총재의 의중을 흘려 주목.
  • “인력수급도 지자제시대에 걸맞게”/대기업,「내고장사람」 충원 급증

    ◎“이직률 낮아 고용효과 높이는데 도움”/일부기업,새사원의 30% 뽑기도/고졸직원은 모두 현지출신 채용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대기업의 지방사업체와 공장 등에서 현지주민을 채용하는 일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이미 2∼3년전부터 지방자치시대에 대비,서울에 있던 본사를 지방으로 옮기거나 지방영업소 및 지점을 독립법인인 지사로 승격시키는 한편 지방의 전문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오고 있다. 특히 재벌기업들은 올해 신규사원 채용때 지방에 본사를 둔 계열사나 지사·공장에 독자적인 인사권을 주어 현지채용을 늘리고 그룹차원의 공개채용때도 지방대학과 전문대 출신의 비유를 크게 늘리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의 지방이전과 사원 현지채용이 늘어나면 지방의 유휴인력을 활용,고용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지방재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는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등의 부수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현지채용제도를 가장 먼저 본격적으로 채택한 기업은 대우그룹으로 지난해 현지채용결과가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는 분석에 따라 올해엔 전 계열사가 현지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그룹은 지난해 10월 경남 거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우조선이 경남·부산지역의 대학에 추천을 의뢰,6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았고 주식회사 대우의 부산공장도 20명이 대졸사업을 현지채용했다. 대우측은 당초 서울에서 뽑은 사원들 가운데 지방으로 내려간 사원의 이직률이 80%에까지 이르자 자구책으로 현지채용방식을 실시했다가 예상밖으로 이직률이 낮아지고 고용이 안정되는 등의 성과를 거두었었다. 이에따라 대우측은 서울에서의 공개채용과 함께 부산·광주·구미·정주·창원 등 지방계열사와 공장의 현지채용을 적극적으로 늘려나간다는 인사방침을 세우고 오는 4월 구체적인 채용규모를 확정짓기로 했다. 현대그룹 또한 지난해 울산·창원에 본사를 둔 현대자동차와 현대정공이 울산을 비롯,경남지역 대학졸업자를 신입사원 총원이 10% 남짓 뽑은데 이어 올해에도 연고지별로 지방대출신의 채용비율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코오롱그룹은 사원채용방식을 아예 2원화해 대졸자 공개채용때는 지방대출신이나 지역연고자를 우대하고 있으며 전문대나 고졸 사원은 각 지방 사업장에서 자체적으로 모두 현지채용하고 있다. 구미·울산 등에 공장을 둔 코오롱엔지니어링과 코오롱정보통신 등의 계열사는 기술직 핵심인원 가운데 일부를 현지 대학출신으로 뽑는 등 지난해 신입사원 4백여명의 30%가 현지에서 직접 뽑거나 서울에서 뽑은 지방대출신이다. 이밖에 삼성·럭키금성·쌍용·효성 등 아직까지는 현지채용에 비교적 소극적인 기업들도 기초 광역의회의원선거가 끝나는 것을 대비,각 기업별로 지방 독립법인을 설립하는 등 지방화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현지채용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 부시의 「4대구상」 어떤 내용인가

    ◎이스라엘­「팔」 생존 바탕,중동평화 구축/미 해군 상주… 「공동안보체제」 창설/지역안정 돕게 경제개발 적극 참여/화학무기 확산 저지… 「제2의 후세인」 불허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6일밤 지난 40여년간 가장 인기 높은 대통령으로서 미 의회와 국민앞에 서서 『침략은 격퇴됐으며 전쟁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부시 대통령은 대이라크전의 승리를 자축하는 정치적 행사인 상하양원 합동회의연설을 통해 『미군은 명예와 용기를 갖고 싸웠다』고 찬양하고 『아랍­이스라엘분쟁은 이제 종식시킬 때가 왔다』고 천명했다. 총 9백50단어에 달하는 부시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33차례의 박수가 터져 나오는 등 의사당내는 환호의 열기로 가득했다. 이날 워싱턴 포스트 ABC뉴스가 발표한 공동여론조사에 의하면 부시에 대한 미 국민의 지지도는 걸프전 종전과 더불어 90%로 치솟았다. 이는 2차대전 직후 87%로 지금까지 최고를 기록했던 해리 트루먼대통령의 인기도를 능가하는 것이다. 부시의 이번 연설은 대이라크전을 승리로 이끈 부시의 리더십을 기리기위해 의회가 마련한 것이다. 토머스 폴리 하원의장은 『부시대통령은 미국을 단결시켜 결정적 승리를 거두게 했다』고 칭송하며 『이 역사적 노력의 선봉에 섰던 그의 지도력에 대해 경의와 축하를 표하기 위해』 연설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하원은 5일 미군들의 용기와 부시대통령의 『결단의 지도력,적확한 판단,적절한 결정』을 찬양하는 결의안을 410대 8로 채택했다. 당초 전쟁에 비판적이었던 민주당의원들도 이날 연설에 전원이 참석,부시에게 경의를 표했으며 대통령 연설후의 상례적인 반박연설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앨버트 고어 상원의원은 연설에 앞서 『공화당은 전쟁의 이득을 독점하기 위해 민주당이 전쟁에 반대한 양 유권자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부시대통령에게 『공화당의 정치적 장난을 중단시키라』고 촉구했다. 이날 연설에서 부시대통령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략은 법의 지배와 침략 반대 위에 세워진 새로운 세계 질서에 대한 첫 테스트였으며 미국인은 이 시험에 통과했다고 강조한 후 자신의 중동평화 4대 구상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첫째,중동의 공동안보체제 창설이다. 부시는 미국과 사담 후세인에 반대한 연합국들이 걸프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지키기 위한 군사력을 제공할 것이나 미국은 지상군을 주둔시키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공군과 지상군이 참가하는 합동군사훈련 등을 통해 이 안보체제에 참여하는 한편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해군력을 계속 이 지역에 유지할 것이다. 둘째,대량파괴 무기 및 운반용 미사일의 확산 통제다. 부시는 이라크에 대해선 특별 감시가 요청된다고 말하고 이라크의 재무장에 반대했다. 미국은 중동에서 미사일과 화학·핵무기 등의 추가 확산을 제한하는 계획을 수립·추진할 방침이다. 셋째,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외교적 탐색이다. 부시는 『중동의 평화조정엔 타협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면서 유엔안보리 결의안 제242호 338호,그리고 영토존중 원칙에 기초하여 중동의 포괄적인 평화를 주장하는 미국정책을 거듭 천명했다. 그는 어떠한 해결책도 이스라엘의안보와 실체를 인정해야 하며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적법한 정치적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에 이스라엘은 이같은 방식을 거부했다. 부시의 중동평화 구상은 이 지역에서 두 궤도의 전략,즉 이스라엘과 개별 아랍국가간의 관계개선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분쟁의 전반적 해결 노력을 동시 추구해야 한다는 신념을 반영한 것이다. 넷째,중동의 평화와 발전을 위한 경제개발이다. 연설에서 부시가 철수 미군병사를 태운 첫 비행기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으로 향해 이륙했다고 발표하자 장내에선 우뢰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부시는 미군의 전반적인 철수 시간표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귀환 미군 환영행사를 독립기념일인 오는 7월4일 대대적으로 개최할 계획을 예고함으로써 주력부대의 철수·귀국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군의 본격적인 대규모 철수는 연합국과 이라크 사이에 영구 휴전협정이 체결된 뒤에 시작될 계획이다. 펜타곤 관리들은 걸프지역 파병 미군 53만7천명의 전면 철수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부시대통령은 걸프전 승리에서 얻은 새로운 정치적 힘을 국내문제 해결에 쏟을 것이다. 연설에서 그는 우선 경제부터 활성화 시키겠다고 다짐했다.
  • 소,완제품보다 원료·부품 더 요구/모스크바 실무회담 이모저모

    ◎최대 쟁점은 「수출창구 지정」… 논쟁끝에 “추후재론”/“알짜” 현금차관 10억불중 5억불은 상반기 제공 국내 기업들이 올해안에 8억달러 상당의 한국산 원료와 소비재 34개 품목을 소련에 제공하기로 함으로써 빠르면 4월부터 모두 30억달러에 이르는 대소 차관공여가 시작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치열한 수주경쟁에 들어갔으나 한소 양국간에는 아직 수출입 창구도 확정되지 않는 등 경협이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난점이 없지않은 실정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일까지 모스크바에서 열린 이번 한소 실무회담에서 한국이 소련에 제공키로 한 원료 및 소비재 교육 품목은 가전제품·섬유류·생활필수품 등 완제품이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고 화학원료 및 부품이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 당초 지난해 소련측이 제시한 69개 품목은 주로 비누·치약 등 생필품과 냉장고·TV 등 가전제품,의류 등 섬유제품이 주류를 이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교역품목을 보면 화학원료가 10개로 가장 많고 컬러TV 제조용 자재,섬유가 공재,VTR,전자레인지 제조용 등 부품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소련측은 단순 소비재외에 원료와 부품을 들여다 자체노동력과 기술력을 통해 이들 상품을 직접 생산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한소 실무회담에서 양측이 가장 애를 먹은 것은 한국상품의 수출 창구지정 문제. 우리측은 소련측이 싼가격으로 많은 물량을 제공받기 위해 선정과정에서 한국기업체끼리의 경쟁을 유발할 공산이 크다고 보고 한국상품의 수출창구를 정부가 지정하겠다고 한반면 소련측은 차관제공이 상업적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명분으로 이에 강력히 반대,서로의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이틀 동안이나 논쟁을 벌였다는 것. 그러나 서로의 입장이 끝내 좁혀지지 않아 양국정부가 계약체결전에 다시 긴밀하게 협조한다는 선에서 어정쩡하게 합의한 채 추후 재론키로 결론. 정부는 국내 종합상사를 축으로 수출창구를 지원함으로써 소련의 수입업체가 우리 업체들과 직접 접촉,발생할지도 모르는 품질과 납기상 문제를 사전 방지하자는 취지였으나 소련측은 한국정부가 자연스런 경쟁을막아 오히려 고가 수출을 유도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분석. ○…정부가 소련에 제공하기로 한 30억달러의 차관은 ▲전대차관 15억달러 ▲연불수출자금 5억달러 ▲현금차관(뱅크론) 10억달러로 돼 있는데 이번에 전대 차관을 활용,올해안에 1차로 8억달러 상당의 소비재를 제공하고 나머지 7억달러는 92.93년에 나눠서 제공한다는 것. 대소연불 수출자금 5억달러는 92.93년에 15개 한국산 설비를 구입하는 데 사용키로 했다. 또 소련으로서는 가장 「알짜돈」인 현금차관 10억달러 가운데 5억달러는 올 상반기에 줄 방침인데 국내은행이 일시에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경우 가산금리가 더욱 오르는 등 부작용이 우려돼 은행들이 정부보유 외환을 빌려 이를 대소 차관자금으로 쓰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대소 전대 차관은 크게 볼때 우리 돈을 갖다가 우리 물건을 사게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에 소련측으로부터 떼이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장사」라는 평가도 많다. 그러나 소련의 정정자체가 워낙 불안한데다 최근 정치·경제적인보수회귀 움직임으로 소련이 남미제국과 같은 악성 부실채권국으로 전락하게 될 경우가 문제다. 이에 대해 박용도 상공부차관 등 대소교섭 실무대표들은 『소련경제가 다시 위기에 처한 것은 사실이나 현지방문 결과 우리업체끼리 덤핑판매를 하는 등 과당경쟁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소련측으로부터 받았다』면서 이번 소련 전대차관 제공을 국내업계를 활성화시키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 한진 조선업계 「다크호스」로/코리아타고마 인수이후의 판도

    ◎부산(조공)·울산(동해)이어 마산에 도크 확보/함정건조 기술축적… 소형정으로 승부/노사분규·일감수주등이 정상화 선결과제로 주로 군용 함정만을 건조해 온 코리아타코마사가 한진중공업에 흡수,합병된다. 지난 1월하순 조중훈 한진그룹회장이 법정관리를 받고있는 코리아타코마를 전격 방문,인수작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던 코리아타코마 인수문제는 한진측이 오는 9일까지 인수계약을 매듭짓고 15일까지 인수팀을 파견키로 함으로써 처리 문제가 미침내 확정됐다. 한진그룹이 코리아타코마를 인수키로 함에 따라 한진 중공업은 과거 조선공사가 운영하던 부산조선소와 울산조선소(구 동해조선)이외에 새로이 마산조선소(코리아타코마)를 갖게 돼 현대중공업을 비롯,대우조선·삼성중공업 등 국내 3대 대형 조선소보다는 아직 규모가 작으나 앞으로 조선업계에서는 당초 한진그룹이 코라아타코바의 인수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한진그룹이 돌연 타코마조선소를 인수하게 된 것은 정부당국의 강력한 권유 때문이라는게 중론이다. 정부측이 한진그룹을 인수자로 지목한 배경에는 타코마사와 한진계열사인 한진중공업이 모두 소형함정을 건조해 온 공통점이 있다. 한진그룹이 타코마사를 인수할 경우 부산의 한진중공업에 건조하는 소형함정까지 마산의 타코마사로 옮겨 이곳에서 방산물량을 중점 건조할 수 있고 타코마사를 조기에 정상화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조공을 인수한지 겨우 1년반만에 경영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한진그룹의 경영수완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경영악화와 일감부족,노사분규 등으로 회생불능 상태에 있던 조공을 조선업경험이 전혀 없던 한진이 나서서 정상상태로 회복시킨 것을 최대한 참착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회장의 타코마사 방문이래 최종 인수결정을 내리기까지 한진그룹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실무진들은 타코마사의 일감을 확보할 전망이 극히 불투명한 것을 난점으로 꼽았다. 회사를 인수할 경우 연간 5백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려야 하는데 현상태에서는 2백억원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여기에 타코마사의 노조가 이제까지 마창노조를 이끌면서 전노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강성노조라는 점이 지적됐다. 이 때문에 한진그룹은 인수결정 막바지까지 ▲정부의 방산물량확보 ▲타코마사 이전용 부지 마련을 위한 충무지역 해안 매립 허가 발급 ▲노조의 전노협·마창 노련탈퇴등 「걸림돌」 제거를 요구 하는 등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노련 탈퇴 등의 요구에 반발하면서 해고자 복직·징계해제 등을 요구할 기세다. 국산 함정을 건조하는 대명사이었던 타코마사가 새주인을 맞게 됐지만 경영 정상화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분리실시」궤도 진입한 「지자제열차」/3월 「기초」선거…여야 입장

    ◎“정당간여 줄일수 있어 유리하다” 판단/여/“「수서파문」 확산 막자”… 마지못해 응할듯/야 민자당이 지방의회선거를 3월말 기초,5·6월 광역으로 분리 실시하려는 방침을 굳히고 있는 가운데 야당측은 5·6월 동시선거 주장으로 맞서 여야간 지자제 공방전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민자당은 지자제 정국돌입으로 수서파문을 묻어버리려하고 있고 평민당측도 수서늪으로부터의 탈출을 내심 희망하는 눈치여서 앞으로 정치권의 관심은 지자제문제로 모아질 것 같다. ○…민자당은 27일 소속의원과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지방의회선거시기 및 방법에 대한 당내 여론을 수렴한데 이어 곧 고위당정회의를 열어 지자제실시에 대한 입장을 확정지을 예정. 그러나 당지도부는 이미 3월말 기초의회선거,5·6월 광역의회선거라는 정치일정을 확정지은 듯한 분위기이며 소속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 토론이나 앙케트 조사결과는 당지도부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요식절차라는 느낌. 이날 토론에서 박태권·이성호·이웅희의원과 원외의 정시채 지구당위원장등은 『3월에 정당공천이 배제된 기초선거를 공명정대하게 치러 대국민 약속을 이행한 뒤 4월 임시국회에서 개혁입법·국회법 등을 개정,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광역선거는 추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 특히 이웅희의원은 『3월에 기초의회선거만 하고 나머지 광역의회나 자치단체장 선거는 3∼4년 정도의 간격을 두고 점진적으로 실시하자』고 말했고 일부 참석자들도 이에 호응,정당공천이 허용된 광역의회선거에 대한 여권 일각의 거부감을 표출. 반면 유기수의원은 『시기와 관계없이 광역·기초는 동시선거로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고 최재욱의원은 『3월에 기초선거를 치른다면 수서문제가 주요 이슈로 등장할 우려가 있으므로 5·6월로 넘겨 분리실시하자』고 주장했으나 3월 기초선거실시라는 대세를 돌리기에는 역부족. 이날 참석한 1백81명의 소속의원 및 지구당위원장들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72%인 1백30명이 3월말 기초선거를 우선 실시하고 5·6월 이후 광역선거를 치르자는 입장을 밝혀 분리선거가 대세임을 다시 입증. 민자당 지도부가 3월말기초선거 우선 실시방침을 굳히고 있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정부의 선거관리 어려움을 들고 있으나 실제로는 수서에 쏠린 일반의 관심을 돌려 보겠다는 목적과 함께 선거전략상 여권에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이란 분석. 우선 기초선거는 정당공천이 배제된 만큼 승패에 대한 부담이 적고 당선이 유력시되는 인사들이 대부분 지역유지로서 여권 성향이라는게 민자당측이 기초선거 조기실시를 추진하는 주된 요인. 또 기초선거에서 여권 인사가 대거 당선될 경우 이들 세를 바탕으로 다음의 광역선거에서의 승리도 담보받을 수 있으며 여권 불모지인 호남 교두보진출도 가능할 수 있다는게 여권의 기대. 분리선거의 경우 기초선거에 대한 정당간여폭을 줄여 야당붐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도 여권이 동시선거 실시를 주저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관측. 기초선거를 조기실시할때 수서문제가 주된 이슈로 부각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으나 읍·면·동 단위 선거전에서는 정치보다는 지역문제가 이슈로 등장하리라는 판단. 구체 시기는 선거공고기간 18일을 감안할때 3월 27,28일쯤이 유력. 광역의회의 경우 기초의회선거 결과에 따라 그 실시시기 및 방법이 크게 영향 받을 것이란 예상. ○…평민·민주당 등 야권은 외부적으로는 여권의 지방의회 분리실시 방침에 대해 『약속위반이며 수서파문을 잠재우려는 얄팍한 속셈』이라고 강력히 비난. 하지만 평민당측도 수서문제가 더 확산되면 자신들에게도 이로울게 없다는 판단이며 여권이 3월말 기초의회선거를 강행하면 마지못해 따라갈 것이란게 일반적인 예상. 평민당이 끝내 3월말 기초선거에 동의치 않고 선거거부 등의 공세로 나올 때는 선거실시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으나 그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전망. 3월말 기초의회선거가 실시된다면 평민당은 분리실시의 책임을 민자당측에 전적으로 전가하면서 수서의혹을 둘러싼 대여공세를 강화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인 인물·자금문제의 만회를 시도하리란 관측.
  • UR협상 26일 본격재개/1백8국 무역위 열려

    ◎보험등 15개 부분 의제 잠정합의 【제네바 AP 로이터연합】 우루과이라운드 세계무역협상이 지난해 12월 이 협상을 교착상태에 빠뜨린 농업보조금 문제에 조속히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 가운데 20일 제네바에서 재개되었다. 30여개국 대표관리들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을 주관하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사무총장 아루투르 둔켈의 농업부문 협상방안을 승인했다. 농업부문 협상자들은 둔켈 사무총장과 15분동안 회담하고 절차상 문제를 논의한 끝에 앞으로 있을 회담의 잠정의제에 합의했다. 재개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본격적 회담은 둔켈 GATT 총장이 농업외의 다른 14개 부문의 협상에 관해 각국 대표들과 협의를 한후 26일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을 감독하는 1백8개국 무역협상위원회의 회의를 소집하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GATT의 한 직원이 말했다. 그는 『법률적으로 말해 무역협상위원회가 열리는 26일 이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완전히 본궤도에 복귀한 시점이 되지만 정치적으로는 협상이 20일 다시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의제는 섬유무역,은행업·보험과 같은 서비스,시장개방 등 모두 15개 부문에 걸쳐있다.
  • 오늘 임시 국무회의/「수서이후」 국정쇄신 방안등 논의

    ◎노 대통령 주재 노태우 대통령은 20일 상오 청와대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수서사건 이후의 국정운영방안 등을 논의한다. 노대통령은 18일 일부개각에 이어 소집되는 이날 임시 국무회의에서 올해들어 국회상공위 뇌물외유사건,수서사건 등으로 국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점을 지적,정부개편을 계기로 국정을 정상궤도에 올려 경제문제 등 시급한 현안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할 것으로 보인다. 노대통령은 특히 수서사건에서 드러난 사회지도층의 비리·탈법 등 도덕성 실추에 유감을 표하고 정부의 공신력을 회복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노대통령은 또 이번 정부개편이 수서사건에 대한 인책 뿐만 아니라 걸프전 사태여파 등 예상되는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것임을 명심,사전대비를 철저히 해 물가안정 등 각종 경제시책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을 지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 “경제성장보다 안정궤도 진입 역점”/최각규 신임부총리 회견

    ◎물가·개방압력등 난국 극복에 최선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돼 어깨가 무겁습니다. 과거에도 정부에서 봉직한 경험이 있습니다만 이번이 정부에서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열과 성을 다할 생각입니다』 18일 하오 「수서파문」 수습책의 일환으로 단행된 개각에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 장관에 발탁된 최각규 민자당 정책위의장은 이같이 취임소감을 밝히면서 자신의 발탁소식을 개각발표 1시간30분전에 통보받을 정도로 자신도 놀란 「의외의 인선」이라고 말했다. 최신임부총리는 『대외적으로는 개방압력이 가속화되고 대내적으로는 물가문제를 비롯한 어려운 문제가 산적한 이때에 중책을 어떻게 감당해 낼지 걱정이 앞선다』면서 『그러나 과거의 행정경험과 정치 일선에서 느낀 체험을 토대로 난국을 극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경제정책 방향은. 『과거의 경제시책을 두고 형평·분배위주 혹은 성장위주라는 지적이 있었으나 본인들의 생각이라기 보다는 언론에서 편의적으로 붙인 말이라고 생각한다. 안정과 성장,그리고 국제수지는 결코 택일적인 것이 아니라고 보지만 최근의 경제여건을 볼 때 경제안정이 우선시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의 삼각관계에 있는 이 세가지를 조화속에 추구해야 할 정책과제라는 것이 나의 평소 생각이다』 ­농촌문제 해결방안은. 『우리의 농업문제는 농업 자체가 지닌 특수성 때문에 비농업부문과 상대적으로 균형에 문제가 있다. 특히 최근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추곡문제 등으로 농업문제가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정치권에서 먼저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생각한다. 이런 인식을 가지고 농촌문제는 중장기적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바뀌어야 할 경제정책이 있다면. 『이승윤 전 부총리가 어려운 시기에 잘 대처해 나왔다고 보기 때문에 전임자의 잘된 일을 차질없이 이어갈 생각이다. 그리고 경제정책은 실질 내용과는 달리 투영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서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5개월 동안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면서 경제전반에 걸친 문제들을 다루어 왔기 때문에 생소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밝힌 최부총리는 지난 56년 행정고시로 관계에 발을 디딘 이래 경제기획원과 재무부의 요직을 거쳤으며 75년부터 79년까지 농수산부장관과 상공부장관,그리고 6공들어 공화당 사무총장·민자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다. 부인 조은희여사(53)와 1남2녀. ◇최부총리 약력(58·강릉) ▲서울대 정치학과 졸 ▲재무부차관 ▲경제기획원 차관 ▲농수산부·상공부장관 ▲13대 국회의원 ▲공화당 사무총장 ▲민자당 정책위의장
  • 「수서특혜」 수사·특감현장 이모저모

    ◎주택조합장 속속 소환… “실마리 풀릴 것”/한보직원,회장실 막고 보도진 밀어내/“차관 곧 소환설” 보도에 건설부 뒤숭숭 ○질문에 동문서답 ▷대검◁ ○…주말인 9일 주택조합장 8명에 대한 첫 소환조사가 시작되면서 그동안 관련자료 수집에 힘을 기울여 오던 검찰수사가 본궤도에 올라 아연 활기. 이날 상오11시쯤 한국감정원 주택조합장 최재곤씨(37)를 선두로 조합장들은 잇따라 중구 서소문동 대검청사에 출두. 검찰 관계자는 『이들에 대한 소환조사는 이번 사건의 가장 기초적인 수사이며 사건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상당한 결과가 나오리라는 기대. 그러나 철야수사 과정에서 자정쯤 몇차례 큰 소리가 밖으로 들리는 것으로 미뤄 한때 수사가 잘 되지않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또 12층 중앙수사부 2·3·4과장실 주변은 철제통로문을 모두 걸어 잠그고 감시요원을 배치해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으나 하오10시30분쯤 조합원 4명이 돌아가고 이어 최명부 중수부장과 제갈융우 1과장이 귀가한 뒤에는 출입문 1개를 열어놓는 여유를 보이기도. 정구영 검찰총장은 이날 상오 이례적으로 대검찰청 9층 최명부 중앙수사 부장실에 들어 앞으로의 수사계획에 대한 보고를 들은 뒤 『이번 사건은 국민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만큼 수사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각별히 지시했다. 정총장은 이어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제 남은 것은 어느선까지 처리하느냐가 중요한 대목』이라고 짤막하게 답변. 이번 사건 수사의 지휘관인 최부장은 이번 사건수사 속보가 연일 신문의 1면 머리기사로 보도되는데 대해 사건의 중요도를 인식하면서도 『언론이 너무 앞서갈 뿐더러 틀린 부분이 많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 ○박 시장,정상근무 ▷서울시◁ ○…서울시 특별감사 4일째인 9일 감사반은 전날과 다름없이 상오8시30분부터 문서조사 및 현장조사에 들어가 하오11시쯤 마쳤다. 시의 한 관계자는 이날 감사반이 감사원의 중간발표가 있는 뒤라서인지는 몰라도 감사를 마무리짓기 위해 조급히 서두르는 것 같다고 감사분위기를 설명. 이 관계자는또 『일요일인 10일에도 감사를 계속해 빠르면 12일쯤 감사를 마감할 것같다』고 전망. ○…박세직 서울시장은 이날도 전날처럼 출근길에 한남동 소재 한강관리사업소에 들러 업무보고를 받은뒤 상오10시쯤 청사에 도착,정상집무. 박시장이 전날인 8일 시장경질설 등이 나도는 가운데 시간부직원 등과 함께 난지도 쓰레기처리장 등을 시찰하며 평소업무를 수행하자 시직원들은 『착잡한 심정을 달래기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나름대로 해석하기도. ○…서울시 직원들은 이번 수서 사건으로 지칠대로 지쳐있는 모습. 직원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2주일간 감사원 정기감사와 임시국회·감사원 특별감사 등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연일 심야근무를 하게되자 『낮에는 졸리고 밤에는 잠이 안온다』며 하소연. ○“결백” 호소문 뿌려 ▷한보◁ ○…한보그룹 정태수회장은 9일 하오4시10분쯤 검은 코트에 회색 목도리를 두르고 승용차편으로 회사에 도착,곧바로 회장실로 들어갔다. 정회장은 자신과 한보주택 강병수사장에 대한 검찰의 소환방침과 관련,사장단 등 간부들과 대책을 논의한 뒤 직원들이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들을 밀치는 사이 회사를 빠져 나갔다. 한편 본사 3층 강당에서 사흘째 농성을 벌이던 부산과 강원도 태백시의 계열사 직원 등 4백여명은 이날 자정을 기해 농성을 풀고 10일 상오 각기 회사로 돌아간 뒤 11일부터 정상근무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에 앞서 한보직원 가운데 2백여명은 9일 상오6시부터 서울시내 을지로·덕수궁앞·광화문 등에서 한보그룹의 결백을 주장하는 호소문 5천여장을 나눠주기도 했다. ○“소신에 변함 없다” ▷건설부◁ ○…지난 7일 이동성 주택국장과 윤유학 전 택지개발과장(현 수도관리과장)이 감사원으로 불려가 철야조사를 받은데 이어 9일에도 주택국 직원들이 일부 남아 감사에 대기. 건설부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에 건설부가 간여한 것은 조합택지 특별공급과 관련된 법리해석 뿐이어서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담담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김대영차관을 비롯,이국장·윤과장이 곧 소환돼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보도가 있자 건설부 쪽에 수사가 확대되지 않을까우려하는 분위기. 한편 당사자인 이국장은 감사원 『건설부의 유권해석이 잘못됐다』고 발표한데 대해 문제가 된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의 법리해석에 대한 자신의 소신엔 지금도 변함이 없으며 이번 사건에 조금의 의혹도 없다고 결백을 주장.
  • 잇단 비리회오리… 정치권,공멸 우려/지자제선거 연기합의의 배경

    ◎“뇌물외유·「수서」로 위기” 공동인식/「선거악재」 작용,시간벌기 관측도 정치권이 당초 3월중 치르기로 거듭 약속했던 지방의회 선거가 최근 국회 상공위의 「뇌물외유」 사건과 수서택지 특혜분양의혹 사건의 격랑에 떠밀려 6월로 연기될 전망이어서 여야 모두가 궤도수정 및 전략 재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정치권이 1월 임시국회의 최대 역점사업으로 꼽았던 개혁입법 처리마저 실패한 상황에서 국민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지자제 선거를 연기키로 「막후흥정」중인 이면에는 현상태에서 지자제 선거에 돌입하는 것은 곧 기존 정치권의 궤멸을 초래할 수 있다는 공통된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즉 정치권의 도덕성을 송두리째 허물어뜨리고 있는 「뇌물외유」 「수서특혜」 사건의 와중에서 지자제 선거가 실시된다면 지역색이 비교적 배제된 수도권에서는 정치권에 대한 역풍이 몰아쳐 현재 제3당인 민주당이나 무소속이 의외로 득세하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데 민자당과 평민당의 계산이 일치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더구나 민자·평민 양측이 지자제 선거의 사활을 걸고 있는 수도권에서 이같은 의외의 「변수」가 돌발할 경우 기존 정치권에 대한 재편 또는 물갈이를 요구하는 「새로운 목소리」가 대두될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민자·평민이 그려온 차기대권 구도마저 수정하거나 폐기해야할 극한 상황마저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때문에 일단 시간을 벌면서 돌풍이 잠들기를 기다리자는 식의 공통분모를 모색하기 위해 기존방침을 선회키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자당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고수해온 지자제 조기실시 방침의 변경에 따른 여론의 저항을 최소화 하는 방책으로 평민당측이 주장해온 5,6월 선거실시 요구를 뒤늦게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지자제선거 연기에 따른 막바지 손익계산에 골몰하고 있는 느낌이다. 민자당은 아직 3월 기초의회선거,6월 광역의회선거,혹은 6월 기초·광역의회 동시선거 등 두가지 방안을 놓고 내부 의견조정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5월 실시문제는 5·17,5·18이 걸림돌이라는 이유로 점차 6월 동시선거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애초부터 5·6월 선거 실시원칙을 고수했던 평민당측은 자신의 명분을 고수했다는 측면외에 선거가 연기되도록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계산에서 지자제선거 연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번 지자제 선거에서 평민당측이 민자당의 압승 못지않게 경계하고 있는 민주당의 세력확장을 봉쇄하려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팽배한 현재의 여론흐름을 일단 벗어나야 하며 전국적인 조직정비를 위해 물리적인 시간확보가 절실한게 평민당의 입장이다. 이처럼 정치권에 몰아치는 돌풍을 피한다는데는 오월동주격으로 민자·평민의 이해가 일치하고 있다. 그렇지만 동시·분리선거 등 지자제실시 방법에 따른 지자제선거법 개정문제에 대해서는 여야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는데다 지자제 선거실시 연기는 평민당의 정국 운영전략에 휘말려 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여야내 일부 반발도 만만치 않아 앞으로 지자제선거 시기와 방법이 최종 확정되기까지 적잖은 진통이 뒤따를 조짐이다.
  • 이란 대통령,후세인에 모종메시지(걸프전쟁현장)

    ◎미군,교신 끊겨 카프지 전투서 혼란/“미 전투기 오폭으로 해병 11명 사망” ○…알리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이란 대통령은 「걸프전의 가능한 해결 방안들」에 관한 한 메시지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이란관영 IRNA 통신이 2일 보도했다. 그러나 IRNA 통신은 이란에 대피했던 이라크 군용기 송환을 위해 이란을 방문했던 사둔 하마디 이라크 부총리가 이날 이라크로 돌아갈때 전달된 이 메시지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명령체계에도 문제점 ○…걸프전 개시 첫주에 미군의관들이 아무런 군사호위도 없이 전투부대보다도 훨씬 더 전방에 배치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고 한 미 보병장교가 공개. 미 보병 1사단 701의료 보급대대의 빌 부캐넌 소령은 『우리는 당시 이라크 전선으로부터 32㎞ 떨어진 중립지대에 배치됐었는데 나중에 우리가 최전방에 있는 부대라는 사실을 전달받고는 의사들이 부랴부랴 참호를 파고 병사들을 전투위치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일부 의사들은 기갑부대가 도착하기까지 1주일간 그 전선에 머물렀는데 한 군의관은 이같은 해프닝이 명령의 혼란으로 인한 실수인 것 같다고 풀이. ○…카프지 전투에서는 통신상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예를들어 카프지 시내로 투입됐던 미 해병 척후대원들은 다른 해병대원들하고만 교신이 가능했으며 따라서 공격목표 및 이라크군 거점 등과 같은 중요한 정보들을 여러 경로를 돌아서 본부에 전할 수밖에 없었다. 전장 밖에서도 상당한 혼란이 있었다. 카프지 전투 개시가 보도됐을때 미군 당국은 미 해병이 지원포격을 가하는 것 외에 이번 전투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후 미군측은 발표 내용을 약간 수정,미 해병은 지상 전투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으나 전투를 지원할 수 있는 지역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첫 실종 미 여군은 20세 ○…미 국방부는 지난 1일 이번주초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국경지대에서 수송임무를 수행하다 『사막폭풍』작전 개시 이래 최초로 실종된 미 여군의 신원이 육군 특기병 멜리사 닐리양(20)이라고 확인. 닐리양은 지난 88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육군에 입대,텍사주주 포트 블리스에 본부를 둔 미 70보급대대 233수송중대에 근무하다 지난해 10월 사우디로 파견됐으며 아직 미혼. 한편 미시건주 뉴에이고에 살고 있는 그녀의 양친은 『처음에는 실종된 그 여군이 우리 외동딸이 아닐 것으로 생각했으나 막상 한 장교로부터 딸의 실종 사실을 통보받고 보니 최악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다』라며 비통해했다. ○“1천5백명 이상 숨져” ○…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 북부 카프지 전투에서 1천5백명 이상의 전사자를 냈으며 또한 거의 같은 수의 군인들이 행방불명되는 손실을 입었다고 소련의 독립적인 인테르팍스 통신이 1일 보도. 이 통신은 소련 군부의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이라크가 치열했던 카프지 전투에서 이같은 엄청난 인명 손실을 입었으며 따라서 이라크의 이번 공격은 아무런 효과도 없었던 것으로 전했다. 소련 군부와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는 이 통신은 한 국사 전문가가 이라크군의 공격에 대해 『선전을 위한 미친 짓』이라고 묘사한 것으로 전했다. ○이라크 탱크포신 부족 ○…이라크주재 소련대사관에 근무했던 한 관리는 경제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군이 소련제 탱크로 구성된 기갑부대에 사용할 여분의 포신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경제주간 메가로폴리스 익스프레스지 최근호에서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로 이라크는 탱크용 포신과 다른 예비부속품을 구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련제 탱크의 포신들은 포탄을 1백발 발사한 후에는 닳아 버리기 때문에 교체해야하나 이라크에는 여분의 포신이 없다』고 말했다. ○첨단 미사일 개발 박차 ○…걸프전으로 이스라엘의 첨단 방공미사일체제 개발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증폭됐다고 미 국방부의 한 관리가 2일 말했다. 미 전략방위구상(SDI) 프로그램의 대변인 마이크 도블 소령은 이날 이스라엘 라디오방송과의 회견을 통해 『중동에서의 사건들은 탄도탄 요격미사일 개발의 중요성을 분명하게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스라엘 항공기 제조업계가 개발중에 있는 애로 지대공요격 미사일은 중거리탄도 미사일을 최고도 궤도에서 파괴하도록 고안된 것인데 미 정부는SDI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 미사일의 개발에 소요되는 거의 모든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이란­이라크­알제리 대표 긴급회동/요르단의 영국계 은행에 폭탄테러/걸프전 2일 상황 ▷상오0시52분◁ 이라크군,카프지시에서 철수한 뒤 전쟁의 주도권을 잡았다고 발표. 한편 다국적군은 3백명의 이라크병사를 사살하고 5백명을 생포했다고 주장. ▷상오1시15분◁ 요르단 암만의 영국계 은행지사에 수류탄 한발이 터져 차량 한대 파손. ▷상오2시13분◁ 소 인테르팍스통신,카프지 전투에서 이라크 병사 1천5백명 사망하고 같은수가 실종했다고 보도. ▷상오11시30분◁ 다국적군 대변인,지난 3일동안 이라크군이 5차례에 걸쳐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했으나 이라크군이 사우디에 대한 대규모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는 조짐은 없다고 밝힘. ▷하오3시10분◁ 이란은 알리 아크바르 하세미 라프산자니 이란 대통령이 이라크·알제리·예멘 대표들과 각각 회담을 갖고 걸프전쟁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 ▷하오8시20분◁ 다국적군,또다시 바스라항 맹폭.
  • 「3의원 회기후 구속」 선회 안팎

    ◎「뇌물외유」 정치권 충격 최소화/강행땐 표이탈등 부작용 우려/행정부 정치권 무한대결 배제/여권 국회상공위원 「뇌물외유」 사건은 정부·여당이 임시국회 회기종료후 구속집행으로 방침을 정함으로써 회기중 체포동의안 처리라는 정치적 폭발물의 뇌관은 일단 제거되었다. 이같은 「회기후 구속」 방침은 현행범이 아닌한 회기중인 의원의 입법활동을 최대로 보장한다는 헌법정신을 존중한다는 명분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여권 내부적으로는 체포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부작용과 사법절차 진행의 지연에 따른 여론의 눈총을 면밀히 저울질한끝에 내린 결론으로 분석된다. ○…뇌물외유 파문과 관련,이번주초 3명의 관련의원들을 구속할 방침이던 여권이 임시국회 회기이후 구속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이에대한 논란이 빚어질 경우 정치권과 정부와의 마찰을 초래,지도층에 대한 사회기강을 확립하겠다는 당초의 정부의지가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소지가 높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 사실 정부측이 그동안의 관례를지적하며 정치적 해결의사를 피력해온 정치권의 「외압」을 애써 외면하면서 해당의원들에 대한 철야수사를 마친 26일 상오까지만해도 회기내 구속영장 청구를 기정사실화해 놓고 이를 위한 법률적용 문제 등 실무적인 마무리 검토작업을 해왔다. 그러나 이날 하오 민자당측의 요청으로 삼청동안가에서 소집된 긴급 당정회의에서 민자당측이 회기중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경우 사안의 성격상 여당의원들을 일사불란하게 지휘할 수 없어 자칫 의외의 표결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고민을 강력하게 제기,결국 구속은 하되 회기이후로 한다는 방향으로 궤도를 수정. 민자당측은 이날 회의에서 이번 사건이 국회내의 잘못된 관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지적,제도보완 및 개선책에 대한 논의없이 사법적 처리를 먼저 내세울 경우 체포동의안 처리과정에서 상당수의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회기이후 구속방침을 결정하면서 사법절차 진행의 지연에 대한 국민감정이 악화될 우려가 높은만큼 정부의 엄단의지에는 추호의 변함이 없다는 점을 주초에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를 통해 천명키로 결정. 이번 중간 발표에서는 그동안 수사내용과 앞으로의 보강수사방향 등에 대해서도 언급,이번 수사를 매듭짓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것임을 국민들에게 알릴 예정이라고 한 참석자가 전언. ○…이번 사건과 관련한 파장이 정치권에 대한 골깊은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정치권이 회기후 구속의지를 강력하게 비춘 것은 체포동의안이 회기내에 제출될 경우 표결결과에 관계없이 정치권 전체가 엄청난 파문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는 나름대로의 판단 때문이다. 특히 동의안이 가결되더라도 민자당내에서 상당수의 이탈표가 발생할 경우 민자당 지도부는 어떤 형태로 든 책임을 질수밖에 없어 이 과정에서 당내갈등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또 이번 임시국회가 개혁입법논의 및 민생법안심의를 막 시작하려는 시점에서 체포동의안 파고에 휩싸일 경우 개혁입법안 마무리가 사실상 물건너 가는 것은 물론 야권의 외유관련비리 진상조사,국정조사요구,행정부에 대한 감정적인공격 등으로 정치권과 정부의 무한대결 양상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체포동의안 제출→처리에 따른 이같은 부작용을 심각히 고려하지 않을수 없지만 「회기후 구속」이라는 사법절차 진행의 지연에 따른 국민의 따가운 눈총도 무시할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예체능계 대학교수의 비리수사 등 사회지도급 인사에 대한 전면수사 등으로 사회전반에 대한 사회기강확립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점 등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회기중 구속」과 「회기후 구속」에 따른 정치권의 부작용,여론의 질타가능성 등을 놓고 종합적으로 손익계산서를 따져본 결과 후자를 택한 것으로 볼수 있다. 또 어느면에서는 여권내부의 「공안강경파」(청와대·안기부)와 「민자당 온건파」가 서로 명분(구속의 엄단조치)과 실리(안정된 원운영)를 타협한 산물이라고도 할수 있다. ○…평민당 수뇌부는 상공위 외유 스캔들과 관련,정부측이 이재근의원 등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내지 않고 회기후 구속방침으로 선회했다는 심증을 굳히고 파문이 더이상 확산되지 않도록「집안단속」에 부심하는 한편 시간이 흐르면서 비등하고 있는 여론이 가라앉기를 기대. 평민당은 이 문제와 관련,28일 상오 총재단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향후대책을 논의할 예정인데 권노갑 총재특보와 이위원장 등의 변호인을 맡고 있는 이상수 인권위원장은 27일 『여권이 회기내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지 않기로 한 것은 확실한 것 같다』고 나름대로의 「감」을 전달. 평민당은 특히 이날 고위 당직자를 통해 『이재근의원 등의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유사한 행위를 한 나머지 사람들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검찰측이 강경일변도로 나올 경우 여타 상임위의 유사 사건으로 「확전」하는 강경 대응방침을 흘리기도 했으나 뇌물성 외유파문 확대재생산→정치권에 대한 불신 심화→정치판 「물갈이론」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은근히 우려. 김총재의 한 측근은 이와 관련,『이위원장이 지난번 기자회견 때처럼 공연한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않고 사태를 감수해 자제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이위원장의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인 점이 변수다』고 말해 이위원장의 단선적 대응으로 인한 듯하지 아니한 「확전」 가능성을 염려. 김영배총무는 26일 밤늦게 이재근위원장 집을 방문했는데 위로를 겸해 「자제」를 요청했다는 관측들.
  • 자기부상열차/현대서도 개발

    현대정공이 궤도 위를 일정한 높이로 떠서 달리는 자기부상 열차의 개발에 성공했다. 이 자기부상 차량은 길이 3.8m,너비 1.5m,높이 1.9m,중량 1.4t으로 궤도 위의 부상 높이는 6㎜이다. 최고 속도는 시간당 50㎞로 승차정원은 8명. 오는 31일 시승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열차는 궤도와 차체 밑에 각각 부착된 전자석이 서로 밀어내는 성질을 이용,차체가 궤도 위를 떠서 달릴 수 있다.
  • “건초속 바늘찾기”/스커드발사대 사냥

    ◎참호·계곡에 은폐… 위성탐색도 “별무성과” 스커드미사일 발사대 탐색작전이 걸프전 다국적군의 최대 목표가 되고 있다. 연일 이스라엘과 사우디로 날아오는 이라크의 소제 스커드미사일을 그대로 두고는 전쟁의 진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스커드미사일 발사대가 작고 간단할뿐만 아니라 기동성마저 뛰어나 최첨단 첩보위성을 통해서도 발사대 탐지에 한계가 있다는데 다국적군 지휘부의 고민이 있다. 그야말로 「건초더미속에서 바늘찾기」 만큼이나 어렵다. 전쟁전 이라크에는 3백∼1천기의 스커드미사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돼 왔다. 이동식 미사일발사대는 20기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라크군은 이들 이동식 미사일발사대를 이용해 간단없이 스커드미사일을 날려보냄으로써 다국적군의 대대적인 파상공습을 비웃고 있다. 스커드미사일 발사대는 6대의 트럭으로 이루어져 3∼6시간의 단시간에 걸친 조립과 정보입력을 통해 미사일을 날려보낸다. 평시에는 사막의 위장된 참호나 다리밑·도랑·참호속에 은폐돼 있어수많은 첩보위성의 정찰활동을 무위로 돌려버리고 있다. 다국적군은 조기경보기(AWACS),특수레이더가 장착된 USTR­1 스파이항공기 등 무려 10여종이 넘는 정찰항공기를 스커드미사일 발사대 탐색작업에 투입시키고 있지만 성과는 별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들 이동식발사대는 조립시에 한대의 트럭으로 보이는가하면 발사직전 풍속측정을 위해 띄우는 풍선을 다국적군 교란용으로 활용,때때로 「격동격서」 전술을 사용하기도 해 다국적군을 난처하게 만든다. 은폐된 미사일 발사대를 찾아내는 최상의 방법은 구름층은 물론 사막의 지하 수피트까지 투시할 수 있는 라크로스 위성의 활용. 그러나 궤도를 도는 라크로스는 단 1대뿐이고 며칠에 한번씩 중동상공을 통과해 효과기대가 어렵다. 그 다음의 차선책은 레이더와 함께 항공기 조종사들이 육안으로 확인,판단하는 것. 지난 금요일 수대의 이동식 스커드발사대를 다국적군이 파괴할 수 있었던 것도 A­10기의 조종사가 육안으로 움직이는 트럭들을 미사일 발사대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 스텔스기 첫 실전… 페만은 첨단무기 전시장

    ◎“탱크킬러” 아파치 헬기 미사일 16기 장착/12개 군사위성 이용… 이라크군 통신 교란/미국/1백52㎜ 자주포 분당 4발 화학탄 발사/이라크 페르시아만에서 전쟁이 터질 경우 미국과 이라크는 각자 보유하고 있는 신무기를 총동원해 속전속결을 노릴 것이 분명하다. 양측이 동원할 주요 무기의 종류와 성능을 살펴본다. ▷미국◁ ▲M1A1 에이브럼스 탱크=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최강의 장갑전차인 이 탱크는 지휘관·포병·장전병·운전병 등 4인승으로 최고시속은 80㎞. 이 탱크에 실려있는 주요무기는 1백20㎜ 활강포 1문,12.7㎜ 기관포 1문,7.62㎜ 기관포 2문 등이며 고성능 폭약을 장전한 활강포탄 40발,12.7㎜ 기관포용 포탄 1천발,7.6㎜ 기관포탄 1만1천4백발을 적재하고 있다. 레이저 거리측정 장치와 야간투시 장치가 돼 있는 이 탱크는 움직이면서 목표물을 향해 포탄을 발사할 수 있다. 에이브럼스 탱크는 또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하고 있는 승무원들에게 맑은 공기를 공급하는 NBC(핵무기·생물무기·화학무기) 종합방호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AH64A 아파치 헬리콥터=「탱크 킬러」로 알려진 미군의 공격용 헬리콥터로 조종사와 부조종사를 태우고 최대시속 3백7㎞로 비행할 수 있다. 주력무기는 레이저 유도체제를 사용,한번에 적의 탱크들을 파괴하도록 설계된 「헬파이어(지옥불)」 미사일이다. 1회 출격에 헬파이어 미사일 16발을 실을 수 있다. 이밖에 1천2백발의 탄환을 장전할 수 있는 30㎜ 「체인 건」도 갖추고 있다. ▲F117A 스텔스전폭기=레이다망을 피할 수 있어 미국이 기습적으로 공중폭격을 할 경우 선두주자로 나설 항공기이다. 특수재질과 각이진 동체설계 등으로 레이다에 탐지되지 않기 때문에 전쟁 초기의 기습공격에 앞장서 적의 레이다기지를 초토화 시킨다. 현재 사우디에 40여대가 배치돼 있다. ▲패트리엇 대공 미사일=적의 공중공격으로부터 미 지상군을 방어하는 무기. 이 미사일은 이동식으로 고성능 폭약의 파쇄성 탄두를 장착,적의 항공기와 로켓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B­52G 「스트래토포트레스」=항속거리 1만2천㎞ 이상이며 2만7천2백72㎏의 재래식 폭탄,공대지 미사일,또는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적재할 수 있다. 또 후면 포탑에는 12.7㎜ 기관포 4문이 탑재돼 있다. 최고 고도 1만3천9백53m,최대 시속 9백52㎞로 비행할 수 있다. ▲A­6 「인트루더」 폭격기=미해군 항공모함의 주력 폭격기. 2인승인 이 항공기는 주야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폭격기. 이 폭격기는 내륙의 목표물을 폭격하고 미사일로 함정을 공격하며 지상군 작전을 위한 지원폭격을 하는데 사용된다. 항속거리는 1천7백23㎞이며 최대 시속은 1천36㎞이다. ▲항모 시오더 루스벨트호=CVN­71로 불리는 루스벨트는 미 해군의 최신 전면작전용 핵추진 항공모함. 승무원수는 약 6천3백명이며 약 86대의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탑재하고 있다. 루스벨트호가 거느리는 함대는 통상 「이지스」 미사일 순양함,구축함,프리깃함,잠수함 등 5∼9척의 함정으로 이루어진다. ▲인공위성탐지=페만상공에 떠있는 12개의 인공위성을 이용,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사령부와 야전지휘관들의 교신을 포함해 이라크·쿠웨이트내의 모든 통신을 가로채 영국 첼튼함에 자리잡은 「미궁」이라는 이름의 통신본부로 전달,이를 분석해 워싱턴의 국가안보국,페만의 노먼 스워츠코프 사령관으로 보낸다. 또 사우디에 배치된 13대의 조기공중경보기(AWACS)가 고공 9천3백m에 24시간 머무르면서 공중·지상의 모든 이동물체를 탐지하면서 F16 등 작전중인 전투기를 공격목표에 인도한다. ▷이라크◁ ▲T­72탱크=소련제인 이라크군 최강의 장갑전차이나 그 기술은 20년이나 된 구식이다. 이 탱크에는 1백25㎜ 활강포 1문과 7.62㎜ 및 12.7㎜ 기관포 각 1문이 장치돼 있다. 3인승의 이 탱크는 최고시속 80㎞로 달릴 수 있다. ▲1백52㎜ 자주포=궤도차에 탑재된 이 자주포는 1분에 최고 4발의 화학탄을 발사할 수 있다. 재래식 포탄은 최대 유효사거리가 2만3천8백92m이나 로켓의 지원을 받으면 사정을 3만7천80m로 늘릴 수 있다. ▲대공 미사일=이라크군은 대공방위 무기로 3종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트랙터에 탑재된 SA­3 「고아」 미사일은 최대사거리가 28.8㎞이며 무게 60㎏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SA­6 초음속 「게인풀」 미사일은 최고 60㎞ 고도의 항공기도 공격할 수 있다. 손으로 휴대하는 SA­7 「그레일」 미사일의 최대 유효사거리는 10㎞이다. ▲미그29기=이 전천후 전투기는 지상목표물을 공격하는데도 사용되며 6기의 중거리 레이다 유도 공대공 미사일이나 근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갖추고 있다. 지상목표물에 대해서는 폭탄·로켓탄·30㎜ 포탄을 사용할 수 있다. ▲생화학무기=이라크는 탄저열·소시지중독·전염병·콜레라 등을 일으키는 세균에 근거한 생물 무기를 개발중인 것으로 믿어지며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화학무기중에는 겨자탄·포스겐(독)가스·트라이코테신·독극물·신경무기 등이 포함돼 있을지 모른다. 이들 화학무기는 주로 폭탄형식을 취하지만 미사일이나 포탄 또는 분무 방식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 미,대한 무역 보복 경고/무역 대표부 간부

    ◎“슈퍼 301조 적용 검토”/외제차 구매 세무조사 않기로/정부 【워싱턴=김호준특파원】 한국은 과소비 억제라는 구실의 수입 반대운동과 농산물교역 자유화에 반대하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전략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제2의 일본으로 지목돼 올해 미국으로부터 점증하는 통상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미 무역대표부의 샌드라 크리스토프 아태담당 보좌관이 9일 말했다. 크리스토프 보좌관은 이날 한국 특파원들과의 회견에서 『지난해 한국 등의 반대로 결렬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올해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할 경우 미 의회내에서 보호무역주의의 목소리가 높아져 불공정 무역국가에 대해 무차별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는 「슈퍼 301조」가 부활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미 행정부가 한국에 대한 통상보복에 관해 언급한 적은 없으나 만일 관계법에 따라 보복이 현실화한다면 한국의 주요 대미 수출품인 VCR 등의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이 주된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독존」 버리고 「타협」 익혀야/새해 대담

    ◎우리 정치문화 선진화의 길은 어디에/이기 집착은 갈등 조장,파국만 초래/보스 중심의 「사랑방정당」 사라져야/위정자 선택·감시는 국민의 몫… 지자제 선거 공명해야 제구실 기대/이용필 진덕규 ▲이용필교수=오늘의 한국 정치현실은 건국후 6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지난 42년간 5∼6차례 헌정중단을 겪었던 우리 헌정사의 명암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여야 정치갈등이 심화되는 반면 현안문제는 타협이 안되고 이것이 다시 정치갈등을 증폭시켜 그 결과 헌정 중단이라는 파국을 자주 겪어온 것이 우리 헌정사의 두드러진 특징이었습니다. 그러나 5공이후 6공화국에 들어서면서 이같은 정치갈등이 지나치게 심화돼 공존의 여지조차 없어지면 곤란하다는 인식이 여야 지도자간에 고조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컨대 지난 여름 야당의 의원직 사퇴도 상호 파국은 피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3∼4개월의 국회공전은 있었지만 국회 복귀로 종결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의 민주주의가 장구한 세월을 통해다듬어져 온데 비해 우리는 민주화를 위한 「학습과정」 자체가 짧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 지도자들의 정치기술이 미숙한데다 명분에만 집착,실리를 놓쳐 파국을 초래하곤 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중산층이나 지식층의 정치감각이 크게 세련되는 등 우리 국민의 정치의식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사실입니다. 정치적 갈등을 포함해 사회 각 부문의 갈등 팽배로 지난봄 한때 「총체적 위기」라고 할 정도의 위기국면을 맞았으나 이를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그에 힘입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권력은 공유” 인식을 정치 지도자들도 이같은 국민의식 수준에 맞춰 동시적이든 계기적이든 권력을 공유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생각이 바뀌어야 하고 이는 지도자간 신뢰구축이 선행돼야 가능하다고 하겠습니다. ▲진덕규교수=해방이후 40여년간의 정치사를 되돌아보면 정권장악에서 집권기를 거쳐 붕괴,몰락에 이르기까지 일정한 유형을 답습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권의 획득 및 고착화 과정에서 상당한 분파성과특정영역에 대한 인사치중 현상이 나타나 일반 국민들의 정치욕구와는 간격이 생기고 국민불만이 누적됨에 따라 권력구조는 더욱 경직화하고 소수 집중화돼 왔습니다. 국민들의 정치체제 변혁요구가 강해지고 마침내 시민저항이나 쿠데타 등에 의해 정권이 붕괴되면 다시 소수세력이 국민합의를 무시한 채 정권을 장악하는 식으로 정치변동의 단순반복적 성격이었지요. 이로써 이른바 6월 민주항쟁을 계기로 국민들의 직접선거에 의해 탄생된 6공화국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그 후의 정치과정은 국민의식과 괴리를 보여 총체적 위기의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욕구를 수용하고 부응하는 정치라기 보다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 채 지체 내지 유예시킴에 따라 정치혼란이 사회 각 부문의 혼란으로 이어져 파국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교수=우리 정치가 이처럼 답보상태에 있는 요인을 3∼4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주된 요인으로는 고도의 산업화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은 심화·증폭되는데 비해 이를 수렴·해소시키는 제도권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광주 민주화운동의 해결이 지연되었다든가 최근 안면도 핵처리시설 문제로 말미암은 주민들의 과격시위운동이 좋은 예입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 사전에 행정적·정책적 수단으로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같은 갈등을 초래한 것은 우리 정치체제의 관리능력의 부족이라고 봐도 좋을 것입니다. 우리 정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두번째 요인으로는 정당정치·의회정치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5공에서 6공으로 넘어오면서 체제변화는 아니지만 평화적 정권교체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우리 헌정사에서 획기적 경험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6·29로 6공의 정통성 문제가 해결돼 부분적으로 민주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한편 완전한 민주화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정당간 정권교체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또 근자에 진보세력이 정당 간판을 달고 제도권으로 들어와 다행이지만 아직 제도권·비제도권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 자체가 의회정치를 마비시키는 요인입니다. 대중사회에서 정당정치를 확립하려면 당내 민주주의가 선행돼야 하고 당내 민주주의는 정당의 보스가 일방적 공천권 행사 등 전권을 갖는데서 벗어나 중간보스제가 정착돼야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로버트 달이 말한 권력정치의 다원화가 이뤄져야 정권교체시 등 변혁기에 힘의 공백도 메울수 있는 겁니다. 즉 정권교체기의 레임덕 현상이랄까,권력의 누수를 줄여 정권교체를 스무스하게 해주는 중간보스제를 통한 권력의 다원화가 이뤄져야 하는데도 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이를 소홀히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가 그나마 현상유지라도 하고 있는 것은 조금 전에도 얘기했듯이 저변이 넓어진 중산층과 지식층이 정치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국민의견 수렴 미흡 ▲진교수=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을 5가지 정도의 영역을 중심으로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정치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이념만 자유민주주의 민족주의 정의사회구현일 뿐 현실성이 결여돼 있어요. 추상적인 논의에 머물다 보니 정치목표나 이데올로기가 없는 사회로 떠돌고 있는 셈이지요. 정치 엘리트의 성격면에서는 보스의 자의성에 의해 충원되는 직업정치인들이 모든 영역을 다 지배하려다 보니 한계를 느끼게 되고 정치엘리트와 국민들간의 의식이나 능력 격차가 없어지거나 역전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선진국에서는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최소한 일정 영역의 전문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정치 제도화에 있어서도 국민정당 대중정당 민중정당이나 압력단체를 기간 조직으로 하는 정당이 없고 보스중심의 사랑방정당으로서 특정인의 권력창출기능만 하고 있는 현실이지요. 의회도 국민 다수의 의견마저 반영하지 못한 채 요식절차의 기능만 수행할 뿐이어서 의회와 사회의 괴리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정치 과정으로서의 선거는 국민들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합치는 축제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나 우리의 현실은 서로의 위치만 확인하는 분열 전주곡으로서 국민 의사와 관계없는 특정 지도자의 정당성만 부여해주는 역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치문화를 살펴볼 때 중산층,특히 지식인들이 이제까지 보여준 태도는 비판을 전제로 논리성과 윤리성을 확보하면서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논리나 대안없는 비판절대주의나 맹목적 지지일변도였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누적되면서 총체적으로 급격히 부각된 것이 최근 1∼2년의 정치현상입니다. 이러한 문제의 개선여부는 우리의 자구노력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젠 「삶의 질」 향상 ▲이교수=20세기 후반기 들어 선진민주주의 국가부터 통치력의 한계가 노출되기 시작하고 있어요. 인간이 갖고 있는 자원은 제한된데 비해 인구는 엄청나게 증가돼 갈등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이같은 흐름은 우리 정치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습니다. 즉 정치체제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시간이 갈수록 누적되고 있는데 반해 관리능력은 이에 못미치고 있지요. 예컨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무역마찰 등 우리 정치체제에 누적되는 중압감(정치적 스트레스)은 국민 대다수의 협조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여서 졸속으로 결정된다면 체제관리에 굉장한 문제를 초래하게됩니다. 또 우리 정치에 있어서 봄만 되면 과거 춘궁기나 풍토병처럼 위기가 오는 것에 대한 심각한 진단이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우리 정치가 갖고 있는 정치과정상 일종의 간헐적 스트레스에 대해 집권층이나 야당세력이 충분히 인식을 않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진교수=통치능력의 위기문제가 심각합니다. 우리 사회의 40대 이상에게는 좋든 나쁘든 자기귀속 이데올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공중분해돼 이념공백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40대 미만은 상업주의적 자본주의 문화의 침투로 인해 감각세대로 돌변,인내라는 고전적 의미의 가치관 붕괴를 초래했지요. 국민들의 정치적 요구도 크게 달라져서 부당한 간섭을 배제하려는 예전의 「삶의 영역보장」 단계에서 「삶의 질 고양」 및 정치요구 차원으로 높아졌습니다. 평등의식과 열정적 참여의지를 바탕으로 한 대등한 정치참여 요구에 대해 기존의 제도와 정치권 및 권력구조로 대응,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국민 욕구수준을 정치권력 구조가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지요. 때문에 정치영역이 의사당에서 거리로 옮겨가고 있으며 비제도권의 존재는 곧 제도권의 통치능력 한계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정치는 마냥 표류하는데 가까스로 이 사회를 지켜가는 힘은 정치 이외의 다른 영역에서 나오지 않나 하는 느낌입니다. ▲이교수=우리 정치가 표류하고 있는 것은 의회가 국민대표적 기능이나 정책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방금 지적하신 바처럼 삶의 질을 높이는 것과 동떨어진 권력 헤게모니 쟁탈 내지는 갈등조장으로 끝나고 있지요. ○개혁만이 안정도모 자유민주주의의 강점은 선거제도와 시장경제 원리가 적절하게 결합이 돼야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여야 지도자들은 개인의 집권과 당리당략에만 집착하다 보니 선거와 시장경제 원리의 조합이라는 효용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민주화가 꾸준히 지속돼 더 나은 삶의 질을 유도할 수 있는 정치의 장이 마련돼야 합니다. 앞으로 지자제가 실시되면 또 한번의 소란과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과정은어쩔 수 없이 한번은 겪어야 하겠지만 자제제 선거에 있어서도 정권적·당략적 입장에 집착하다 보면 우리 민주주의의 장래는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합니다. ▲진교수=개혁이 없으면 정치는 오히려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개혁이 정치안정을 가져오고 안정이 있어야 국가가 발전할 수 있지요. 그러나 6공화국은 안정면에서 한계에 와있고 개혁은 더디며 발전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정치가와 국민들 사이의 의사합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3당 통합만 해도 특정 정치권력의 재창조가 아니라 국가 정치발전을 위한 신사고의 소산이라고 당사자들이 주장했던 기억이 나는데 얼마후 내각책임제개헌 합의각서가 있느니,차기 대권주자가 누구라느니 하는 등 국민의사와 관계없는 권력거래로 비침에 따라 국민들의 정치환멸만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지자제 문제만 해도 바람직하고 합리적인 제도를 논의하기 보다는 당리당략에 이용하려다보니 국민과 자꾸 멀어지게 되는것이지요. 정치가들만의 게임으로는 미래가 밝아질 수 없습니다. 정치 지도자를 불신하는 국민감정은 요즘의 윤리·도덕적 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양보하면 서로 이득 ▲이교수=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정치 지도자간의 신뢰구축이 전제돼야 합니다. 정치 지도자들이 피차 조금씩 양보하면 서로 큰 이득을 볼 수 있는데도 상호 양보를 안해 똑같이 손해를 보는 「죄수들의 딜레마」와 같은 상태로 빠져들고 있어요. 정치가 불안하니 경제가 제대로 뻗어나갈 수 없고,노사문제가 확산되고 각종 부조리 등 사회악이 독버섯처럼 돋아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정치공백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하루 속히 정당정치가 궤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우리 정치 지도자들이 더욱 노력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또 브란트 전 서독총리가 지적했듯이 민주주의가 곧 방종이라는 생각으로 흐르거나 개인이 너무 자기 이익추구에만 급급하다 보면 민주주의는 파국을 맞게 되고 「독재의 바다」가 생기게 마련이지요. ▲진교수=대처 영국총리에도전했던 해즐타인의 경우와 바웬사 폴란드 대통령의 등장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큽니다. 해즐타인은 50대에 총리가 되기로 목표를 정한 야심가입니다. 어려서부터 총리당선을 목표로 잡는다는 것이 얼마나 치졸한 얘기입니까. 국민의 인정과 지지를 받아야만 대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목표를 미리 정하고 이 목표달성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고방식이 우리 정치 지도자들의 모습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바웬사가 노조지도자로서 폴란드 민주화에 기여한 것은 인정하지만 바웬사의 영역은 거기서 끝나야 합니다. 정치 지도자의 전문영역이 따로 있기 때문이지요. 바웬사의 정치권력 욕심이 폴란드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줄지 의문입니다. 우리 정치 지도자들도 이제는 인내와 관용과 타협의 길을 열어야 합니다. 과거 우리 정치체제는 이전의 권력구조를 희생으로 삼지 않은 경우가 없었습니다. 이 사실은 우리가 인내와 관용을 갖고 하나의 장에서 역량을 경주해 협의하고 경쟁하기 보다는 분열과 소수화의 길을 걸어왔다는 얘기고 이것이 바로 우리 정치사회의 해결과제입니다. ▲이교수=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가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를 못하고 2차 투표에 나서려다 결국 포기한 결정은 참으로 슬기롭게 여겨졌습니다. 바웬사의 경우도 사회주의 체제속에서 노동운동을 활성화시켜 오늘의 폴란드 민주화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역할은 그것으로 끝났으면 좋았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어쨌든 우리 사회에서도 대처의 경우처럼 참신한 쇼크가 있어야 더 밝은 정치를 기약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의 하나는 정치 지도자들이 게임의 룰도 안 지키면서 나 아니면 안된다는 유아독존식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가오는 21세기에는 있을 수 없는 일로 여야 지도자들의 인식의 전환이 절실한 때입니다. ▲진교수=범국민적인 인식의 전환이 가장 절실한 시점이 바로 올해지요. 올 봄에 지자제 선거가 실시되고 연말부터 총선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6공화국 중반기로서 레임덕 현상이 불가피하고 무정부주의에 가까운자기규제결핍 상황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여건은 우리 정치를 매우 걱정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국민과 정치가의 의식과 실천의 대전환이 중요한 겁니다. 국민은 인식전환이 가능한 정치 지도자를 선별하고 감시해야 하고 정치 지도자는 국민선도 책임을 져야합니다. 6공화국이 추진해온 북방정책의 결과로 우리 사회가 이념공백을 자초한 것 또한 사실이지요. 지하철 구내에서는 『공산주의자나 간첩신고는 안기부에』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는데 남북한 총리회담과 문화·체육교류 관계로 서울에 우글우글한 「공산주의자」는 왜 신고대상이 안되는지에 대한 논리적 설득작업이 생략됐기 때문에 이데올로기의 공백이 생겨난 것입니다. ○대안있는 비판 중요 사회지도급 인사들도 정치 지도자를 비판하기는 하지만 이데올로기 문제가 심각했을 때 관념이 아닌 현실을 연구한 학자가 몇이나 되며 언론은 상업주의에 치우치지 않고 국민의 알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을 다했습니까. 종교는 기복 종교로서가 아니라 국민의 정신적 가치확립을 위해 얼마나 매진했을까요. 우리 사회의 기성제도 정치가 한계에 다다름에 따라 시민운동에 기대를 걸게됩니다. 정당차원과는 달리 직업 및 이익·사회단체가 활성화돼야 합니다. 차기 대권주자를 밀실에서 뽑고 또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의식에 제약이 가해져야 합니다. 지도자는 국민이 선출하는 것이지 밀실에서 뽑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선거가 선동정치의 포로가 되어서는 안되고 올바른 국민의사를 반영하는 수단이 돼야하며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대안있는 비판이 중요합니다. ▲이교수=우리 민족은 맨 주먹으로 이만큼이나마 경제적 성장을 이룬 것만 보더라도 뛰어난 민족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 국민이 이같은 훌륭한 자질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트는 것이야말로 우리 지도자들의 소임입니다. 이같은 맥락에서 정치 지도자들이야말로 앞서 말한대로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기 희생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해 정치인들이 씨는 뿌리되 수확은 다른 사람이 거둘수도 있다는 식으로 신사고를 해야만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단군 이래 처음 맞이한 성장의 호기에서 아르헨티나처럼 하루 아침에 주저앉지 않으려면 그만큼 정치 지도자들의 자기 희생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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