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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민적 관심사된 김형욱 사건

    한 시사주간지는 최신호에서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실종사건과 관련, 김씨가 중정 특수공작조에 피랍돼 프랑스 파리 인근 양계장에서 분쇄기로 살해됐다는 충격적인 증언을 보도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최대 의문사건으로 꼽혔던 김씨 실종사건에 대해 센강에 익사처리됐다거나 서울로 납치돼 차지철 당시 경호실장에게 살해됐다는 소문은 있었으나 양계장 분쇄기에 의한 살해 주장은 처음 나온 것이다. 시사주간지는 상황 묘사가 치밀한 점을 들어 사실임을 확신하고 있으나 아직은 신빙성이 있는 하나의 가설 정도로 분류돼야 할 것 같다. 국가정보원이 우선적으로 규명해야 할 7건의 과거사 가운데 김씨 실종사건도 포함된 만큼 조만간 사건의 실체가 가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씨는 회고록을 통해 박 정권의 치부인 ‘김대중 납치사건’이나 ‘인혁당사건’을 폭로하려다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과거사의 진실 규명을 위해서도 김씨의 실종 및 사망과정은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양계장 분쇄기 살해를 증언한 특수공작원의 주장처럼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면 관련자들의 증언을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이에 앞서 관련자들의 자발적인 양심 고백은 역사에 대한 책무라고 본다. 잘못된 과거사를 규명하고 바로잡는 일은 후손들의 의무다. 그래야만 미래도 제 궤도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과거를 규명하는 데 ‘편향성’이나 ‘선정성’이 개입돼선 안 된다.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정치권이나 시민단체 등의 공방에 상관없이 오로지 진실만 추구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국민들은 한 점 의문이 없는 진실을 바라고 있다.
  • [마니아] ‘퇴마’를 즐기는 사람들

    [마니아] ‘퇴마’를 즐기는 사람들

    “빈 사무실에서 두런거리는 사람 소리가 나고, 전원 코드가 빠져 있는 컴퓨터에서 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회사 사장은 ‘직원들이 지어낸 얘기라고 내치다가 직접 겪고 나서야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사장은 어느 날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 혼자 지켜보기로 했다. 그는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이상한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다가가 보니 아무도 없었다. 소리도 갑자기 멈췄고….’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현장에 가서 살펴보니 제법 많은 귀신들이 있었다. 한결같이 자살한 귀신들이었다. 사장에게 그대로 이야기했더니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한때 화제를 불러모은 영화 ‘자귀모’를 편집한 사무실이 바로 그곳이라는 것이다. 자살한 귀신들은 영화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그 사무실로 모여든 것이었다. ‘자귀모’ 편집작업이 한창이던 1999년 7월 밤에는 귀신이 목격되기도 했다. 감독 옆에 모르는 사람이 앉아서 영화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당시에는 서로 누군가의 지인이겠거니 하고 넘어갔지만 결국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망자의 넋이 떠돈다? 혼령들의 세계를 믿는 모임이 있다. 이른바 ‘귀신 마니아’들이다. 이들은 죽은 이의 혼령이, 상대방의 염(念)을 건드려 각종 이변을 일으킨다고 믿는다. 지난해 10월 말에 생긴 ‘퇴마사 김영기 팬클럽’에는 회원 760여명이 가입해 있다. 인간의 정령(精靈)을 파헤치려는 모임을 수소문한 끝에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지난 10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퇴마(退魔)를 연구하는 이동욱(27·경북 경산시 사동·자영업)씨를 만났다. 동아리 일로 올라왔다는 이씨는 “모태신앙으로 어릴 적부터 교회에 다니다가 말로만 듣던 빙의(憑依·다른 정신세계의 영향을 받아 평소와 완전히 딴판으로 행동하게 되는 것)를 뜻밖에 접한 뒤 2000년부터 혼령의 세계를 파고들게 됐다.”고 귀띔했다. 그는 “지금도 특정 종교에 매달리지 않고 교회만 아니라 불교 사찰 등 다른 종파의 사람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고 애쓴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아는 사람이 어느 날 느닷없이 부들부들 떨면서 전혀 다른 사람처럼 행동해 놀랐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제 정신으로 돌아와 “제발 살려달라.”며 매달리더라고 했다. 의학적으로는 ‘다중 인격체 현상’이라고 하는데 이 때부터 퇴마에 관심을 갖고 서적을 읽거나 종교인 등을 찾아다니며 연구를 거듭했다고 설명한다. 회원들은 지난 2002년 6월 월드컵 때 떠들썩하게 했던 여중생 사건에 대해서도 이같이 말하고 있다. “미군 장갑차에 깔려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신효순·심미선양이 하늘나라로 올라가지 못한 채 떠돌고 있다. 이들이 미군과의 전쟁에 나섰다. 1주기를 앞두고 미군 장갑차 사고가 잇따른 게 그 증거다. 지난 2003년 6월4일 오전 3시30분쯤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 농로에서 식현리 쪽으로 가던 미 2사단 소속 브래들리 장갑차가 2m 아래 논바닥으로 굴러 운전자 맬스 카스틸로(18·여) 일병이 숨졌다. 여중생 참사 지점에서 10여㎞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일 뿐 아니라 사고 차량도 당시 장갑차와 같은 기종이다. 이에 앞서 같은 해 4월엔 포천군 영중면 영평리 미 2사단 종합훈련장에서 궤도차량과 전술차량이 정면으로 부딪쳐 미군 2명이 숨지고, 일곱 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앙갚음’을 예고하며 이씨는 “죽음의 세계로 넘어가지 않고 떠도는 넋들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일정한 절차에 따른 제사, 다시 말해 천도의식를 올려야 한다.”고 거들었다. 자신은 지금까지 귀신이 산다는 흉가를 20여곳 찾아갔다고 한다. 실례로 충북 제천시 봉양읍 무도2리에 있는 ‘늘봄갈비’터를 들었다. 지상 3층에 연면적 90여평인 이 집은 지어진 지 10여년 됐으나 4년 전 주인이 부채문제로 잠적한 뒤 유리창이 깨진 채 흉물로 방치돼 있다. 귀신이 산다는 소문도 나돌아 허물지도 못하고 손을 못쓰는 운명인 것이다. 지난해엔 이 집에서 잠을 잔 트럭운전사가 여자 귀신을 보고 혼비백산해 도망쳤다는 말까지 퍼지면서 스님과 신부 등이 방문하기도 했으며 방송사들이 촬영에 나서기도 했다. 이씨는 “이곳이 풍수지리학으로 살펴봤을 때 산신(山神)들의 거주지인데 다른 사람들이 침입해 일련의 사건이 일어난 것”이라고 일러줬다. 경북 경산시 대학촌 인근에 있는 코발트 광산에서는 6·25전쟁 때 3500여명이 떼죽음을 당했는데,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혼령이 많단다. 그러나 ‘도깨비터’로도 불리는 흉가의 기운을 누르기만 하면 오히려 좋은 기회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그는 열을 올렸다.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청진리와 영덕군 장사리 사이에 있는 2층 양옥에는 한 부부가 수년째 살고 있다는 점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과연 여중생의 넋이 어떻게 장갑차와 같은 엄청난 무게의 장비를 움직였을까 하는 의문이 자연스레 뒤따른다. 퇴마(退魔) 동호인들은 “귀신들이 탱크나 차량을 직접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면서 “탱크나 차량을 움직이는 사람에게 순간적으로 졸음이 쏟아지게 하거나, 딴 생각을 불어넣어 착오를 일으킬 경우 사고는 순식간에 벌어지게 된다.”고 귀띔한다. ●어떻게 주문을 욀까? 강신구(26) 서울지역장은 “처음에는 무섭게만 여겨지다가 분명 비상한 무엇이 있다고 생각돼 2003년 6월 회원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매월 첫째주 토요일 지역별 정기모임에서 귀신이 출몰한다는 곳을 찾아다니는 ‘흉가체험’ 등 별난 행사를 벌인다. 이럴 때면 회원이라고 하더라도 빙의를 경험하는 경우가 이따금 나타난다고 입을 모은다. 퇴마사들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고대 종교 등을 넘나들며 수행한 결과를 통해 귀신을 내쫓는다고 한다. 예컨대 ‘옴 아모카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로 시작하는 ‘광명진언’과 중국 당나라 삼장법사가 지었다는 ‘천지팔양신주경’(天地八陽神呪經)이란 게 있다. 신통력을 지니려면 수행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씨는 “귀신이라는 것도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띄지 않기 때문에 무서운 것도 아니다.”면서 “따라서 공포란 것에 압도될 경우 그 노예가 돼 뜻밖의 현상을 겪는다.”는 교훈을 들려줬다. 인간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미신뿐 아니라 각종 점괘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태도는 거꾸로 말해 다른 정신세계의 지배를 받게 되는 폐단을 불러온다고 말했다. 따라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러시아 ‘타로카드’ 등에 부작용도 많다는 점을 빼놓지 않고 지적했다. 퇴마 동호회에 한 줄기 희망이라도 걸고 싶은 마음인지는 몰라도 회원 가운데에는 알만한 정치인 등 유명인사도 더러 있다고 알려줬다. 그러나 ‘퇴마사’란 자신을 뛰어넘는 정신세계의 개척자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동호회를 매개로 각종 직업군이 몰려들어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마음을 모으는 ‘상호부조’에 자부심이 있다고 그는 활짝 웃었다. 또 다른 회원 한정규(28)씨는 “퇴마란 자신의 정신세계를 넓혀 귀신의 힘을 억누른다는 점에서, 다른 신의 힘을 빌려 악귀를 물리치는 무속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 이사때도 ‘혼령’ 살펴라 이사철이 다가왔다. 퇴마 전문가들은 이사를 할 때에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필수 체크리스트’를 제시하고 있다.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일은 그리 만만치 않은 변화를 요구하며, 이사할 집이 자신과 잘 맞는지와 풍수지리적으로 기운은 좋은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인의 경우 영적인 부분까지 살피는 것은 쉽지 않다. 퇴마사들의 입을 빌려 간단하게 정리하면 줄거리는 이런 것이다. (1)이사할 집에 5분 이상 앉아 있어 보라.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몸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고,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면 잡령이 있다는 증거다. (2)화초나 동물이 잘 자라고 있는가를 살펴보라. 잡령이 집안에 머물면 화초나 동물이 잘 자라지 못한다. (3)부적이 많이 붙어 있는 집은 피하라. 필요 이상으로 덕지덕지 붙어 있을 경우 무엇인가 문제라는 증거다. (4)집주인이 자주 바뀌는지를 알아보라. 살기 좋은 집이라면 그리 자주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5)집에 환자가 없나 따져보라. 병약자가 있으면 잡령의 출입이 잦은 것이며, 따라서 집안 분위기가 우울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부실 털고 ‘클린 컴퍼니’로

    부실 털고 ‘클린 컴퍼니’로

    ‘돌아온 탕아’ 한때 분식회계로 고개를 숙였던 ‘상사 2인방’이 ‘클린 컴퍼니’로 거듭나고 있다. 수출 선봉장이라는 상사맨의 자존심마저 버리고 지난 3년간 생존을 위해 ‘올인’한 결과, 이제는 경영 정상화(워크아웃 졸업)의 문턱까지 이르렀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자본금 6158억원, 자본 총계 6498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를 완전히 벗어났다.2003년 4월 자본잠식을 이유로 관리종목으로 편입된 지 2년만이다. 현대종합상사도 지난해 영업이익 251억원을 기록,4년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워크아웃 졸업 가시권 SK네트웍스의 ‘턴 어라운드’는 그룹의 존재가 큰 힘이 됐다. 또 고수익 사업구조와 적극적인 마케팅, 강력한 구조조정 등이 더해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SK네트웍스는 2003년 3·4분기부터 지난해 4·4분기까지 6분기 연속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경영 실적은 매출 13조 6148억원, 경상이익 4212억원을 달성, 지난해 대비 각각 7.6%,466% 급증했다. 이익과 자산매각 대금은 국내 3385억원, 해외 2억 7000만달러의 채권 상환으로 이어졌으며, 담보물도 100% 회수했다.C등급으로 급락했던 신용등급도 무려 8단계를 뛰어올라 BB+를 확보했다. 자신감 회복은 해외 진출로 이어지고 있다.SK네트웍스는 상반기에 자동차 경정비점인 ‘스피드메이트’ 1호점을 중국에 개설할 계획이다. 또 중국 광둥성에 ‘산업용 연료유(Fuel Oil) 2차 가공공장’ 설립 프로젝트에 지분 참여를 검토 중이다. 관계자는 “2007년 달성키로 약속한 자구계획을 불과 1년만에 80%가량 달성하면서 조기졸업을 위한 요건을 갖춰가고 있다.”면서 “올해는 미래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돈되는 것은 다한다.” ‘무일푼’으로 그룹에서 분리된 현대종합상사는 수출과 내수를 가리지 않고 신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상사는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1만∼2만t급의 중소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중국의 ‘링산조선소’를 인수했다. 또 유럽에서 임가공 형태로 PDP TV와 LCD TV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배당수익이 245억원에 달한 해외 자원개발 사업도 확실한 수익 창구로 정착되고 있다. 내수에서는 외식·패션·리모델링 등 3대 의식주 사업이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다. 수출 첨병이 ‘먹을거리 장사’에 나선다는 일부의 비판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 모델로 구축했다는 평이다. 현대상사는 이런 신사업 덕분에 지난해 매출 1조 7962억원, 영업이익 2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753억원에서 흑자로 반전됐다. 특히 2003년 65%에 달했던 자본잠식률이 35%로 떨어져 지난 1일 관리종목에서 탈피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2006독일월드컵] ‘원정 징크스’ 무조건 깬다

    ‘더 이상의 원정징크스는 없다.’ 월드컵축구 독일행을 향한 대장정의 반환점을 막 돌아나온 본프레레호가 오는 6월 원정 2연전에 나선다.6월3일 오후 10시 타슈켄트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이어 9일 새벽 2시45분에는 쿠웨이트시티에서 쿠웨이트와 각각 어웨이 경기를 치르는 것. 한국은 유독 원정경기에 약한 면을 보이고 있어 낙승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 이미 치른 3경기에서도 홈경기는 두번 모두 쉽게 이겼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원정경기에서는 힘 한번 못써보고 완패를 당했다. 하지만 이제 탄력을 받기 시작한 만큼 본프레레호는 원정 두 경기에서 독일행 티켓을 확실하게 챙겨두고,8월17일 서울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불러들여 부담없이 ‘복수혈전’을 벌인다는 복안이다. 그러려면 먼저 갖게 될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챙겨야 한다. 우즈베키스탄도 지난달 30일 경기에서 부상으로 빠졌던 베테랑 게임메이커 미르잘랄 카시모프(35)를 투입하는 등 배수진을 진 총력전을 예고했다.6월이 그리 덥지 않아 날씨는 큰 부담이 되지 않지만, 울퉁불퉁한 것으로 알려진 그라운드 컨디션은 경기력에 또다른 악재가 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98프랑스월드컵예선전 때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원정경기 성적이 더 좋았다는 점.97년 9월 서울에서 벌어진 홈경기는 2-1로 승리를 거둔 반면 한달 뒤 우즈베키스탄으로 날아가서 가진 원정경기에서는 최용수의 두골을 앞세워 5-1로 크게 이겼다. 그러나 엿새뒤 벌어지는 쿠웨이트전은 힘겨울 전망이다. 원정 기간이 길어지면서 체력이 처질 수밖에 없고, 섭씨 30도를 크게 웃도는 폭염과도 싸워야 하기 때문.82년 스페인월드컵 예선전으로 치러진 81년 4월 원정경기에서 0-2로 패하는 등 지금껏 쿠웨이트에서 가진 4차례의 A매치에서 1승1무2패의 열세를 보인 것도 불안한 대목이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아시안컵에서 4-0으로 대승을 거뒀고, 지난 설에도 안방에서 2-0으로 꺾는 등 최근 쿠웨이트를 연파해 자신감은 넘친다. 한국대표팀은 5월말 재소집될 예정이다. 그때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수비불안을 해소할 새 얼굴을 K-리그에서 찾아내고, 날씨와 텃세 등을 뛰어넘을 원정 필승전략도 세워둬야 한다. 본 궤도에 오른 본프레레호가 6월 원정경기서 독일행 티켓을 확실히 움켜쥘지 주목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남북 경협’ 가짜 판친다

    ‘남북 경협’ 가짜 판친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남북 협력사업의 승인을 받기 위해 통일부에 제출하는 경협 합의서나 계약서에 북측 대표자의 사인을 위조한 가짜 합의서가 난무하고 있다. 일부 악덕 대북사업가들은 통일부가 계약서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검증 시스템이 없다는 점을 악용, 가짜 합의서를 내세워 남북협력사업 승인을 받아낸 뒤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 대북 투자자금을 모집하고 있거나 주가 조작에 이용해 일반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대남 경협 창구인 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고위관계자는 30일 “통일부에서 최근 진위 여부 확인을 요청한 계약서 사본을 팩스로 받아 조사한 결과 30여건 가운데 절반 가량이 북측 대표의 사인이 위조된 가짜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와 합의도 하지 않은 사업이 남한에서는 남북경협 사업으로 둔갑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큰 틀에서 남북 경협의 신뢰성에 손상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교하게 위조된 합의서에는 북한산 농수산물과 관련된 ‘독점 수출권 취득’ 등이 포함돼 있고, 북한 내 공단 및 임가공 단지 건설 등 대규모 프로젝트 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 합의서의 유통 구조는 복잡하다.A사의 경우 북한산 바지락의 남한 내 반입을 시도하면서 관세 면제를 위해 가짜 계약서와 원산지 증명서를 위조했다. 이 회사는 조선족 브로커나 화교(華僑·북한 거주 중국인)들을 앞세워 북측 업자와 계약을 맺고 북한산 바지락을 우선 중국으로 반출했다. 하지만 북한산 제품의 남한 반입을 위해선 통일부의 사업승인이 필요하고, 북측 역시 대남 창구인 민경련으로부터 원산지 증명을 받아야 한다. 한 북한 소식통은 “중국의 옌지(延吉), 선양(瀋陽), 단둥(丹東) 등에서 건당 수천달러에서 많으면 3만∼5만달러의 돈을 받고 위조 브로커들이 개입, 가짜 합의서와 가짜 원산지 증명서가 거래된다.”고 지적했다. 북한산 농수산물과 광산물의 ‘독점 수출권 취득’을 둘러싼 경협 사기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브로커들이 북한 권력자와의 친분을 앞세워 독점권을 받아주겠다는 명목으로 남한 기업가에게 접근, 착수금과 사업비 명목으로 돈을 가로채는 수법이다. 또다른 북한 소식통은 “지난 19일 철수한 민경련 베이징 사무소의 허수림 대표 등 대남 경협 실력자들의 위조 사인이 든 합의서가 건네지고 남측 사업가는 이를 진짜로 알고 통일부에 사업승인을 신청했다가 뒤늦게 가짜로 판명된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사업에 앞서 북한 고위층의 환심을 얻기 위해 식량 등 구호품을 먼저 기증해야 한다는 브로커의 말만 믿고 수천달러의 착수금을 줬다가 사업도 시작하기 전에 사기를 당한 경우도 있었다. 진짜 합의서가 체결된 남북경협 사업들도 남측 사업가들의 돈벌이에 악용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통일부의 허술한 경협 사업 승인도 사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최근 북측은 남측의 계약 불이행 등으로 지지부진한 대남 경협사업의 일제 정비에 착수했다.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민경련 산하 광명성 총회사의 여서현 총사장이 베이징과 단둥 등을 방문해 경협 실태 조사를 했으며, 새로운 사업자를 물색하거나 사업성이 없을 경우 아예 폐쇄키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시적인 첫 조치로 여 총사장은 지난 21일 남한의 I업체에 계약 해지 통보를 하고 남한의 알티즌 하이텍(대표 곽병현)으로 사업 주체를 교체했다. 광명성 총회사에 따르면 I업체는 2001년 8월 통일부로부터 남북협력사업 승인까지 받고 평양 낙랑지구 승리 3동에 8만㎡ 규모의 ‘고려정보기술센터’를 건립키로 합의했지만 초기 3개동의 건물을 짓다가 중단하는 등 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측은 I업체와의 합의에 따라 섬유와 IT, 전자, 기계, 소프트웨어,3D 애니메이션, 디자인 등 12개 분야에서의 합작 사업을 위해 200여명을 선발했고 공단 부지의 기초공사에 착수하는 등 2년간 준비작업을 해왔다는 후문이다. 평양 내 남북합작 대학설립 프로젝트 등 일부 대형 경협 사업들도 합의와 달리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경협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통일부가 북측의 책임있는 경협창구와 협력 체제를 구축, 합의서 진위 여부는 물론 사업 승인까지 책임있는 검증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oilman@seoul.co.kr
  • [김영만칼럼] ‘놀토’에서 읽는 주5일제 대란

    [김영만칼럼] ‘놀토’에서 읽는 주5일제 대란

    지난 주말, 초·중·고교의 첫 ‘놀토’(노는 토요일)위력은 대단했다. 서울신문 유지혜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앞 주말에 비해 서울 롯데월드에는 두배, 국립민속박물관에는 2.5배나 입장객이 폭증했다. 용인 에버랜드는 4만여명을 예상했었는데 5만명이 넘게 몰렸다 한다. 같은날 나길회기자는 박물관이나 놀이시설의 입장료가 부담이 돼 학교근처를 배회하는 서민가계 어린이들의 이야기로 놀토의 그림자를 그렸다. 지난 주말은 오는 7월 공공부문 합류로 본궤도에 오를 주5일제 주말의 명암을 예행연습한 날이었던 셈이다. 후년 7월이면 주5일제가 100인미만 사업장으로 확대돼 국민 대부분이 매주 연휴를 갖게 된다. 국민들의 생활리듬이 혁명적으로 바뀌는 시점이지만, 도시를 떠나기 어려운 서민을 위한 연휴대책은 많지 않다. 서민의 접근이 쉬운 대규모 휴식공간은 서울의 경우 1984년 개장된 서울대공원,4년뒤 마무리된 한강둔치외에는 17년간 추가확대가 없었다. 굳이 찾는다면 난지도 부근 개발, 과천삼림욕장 개장, 올해 35만평의 뚝섬 시민의 숲이 새로 개장된다. 그러나 이정도 공간으로는 2∼3배 늘어날 여가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매주 오는 연휴도 갈 곳이 없다면 삶의 질을 높이는 기회가 아니다. 오히려 빈부격차를 확대체감하는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놀토에 갈 곳이 없는 아이들에겐 부모들이 주5일 근무로 자신들과 연휴를 함께 보내게 되더라도 별반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이 주4일제를 실시했더니 오히려 이혼율이 늘어났었다는 보고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민가정에선 휴일증가가 가족구성원들간의 갈등을 증폭시키거나 아이들이 사회의 불평등구조를 심화학습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어 보인다. 그동안의 국민여가대책은 여름 휴가철에 대비해 국립공원을 보존하고, 해수욕장을 개발하는 정도다. 자동차와 여가시간이 늘어 도로가 막히면 도로를 늘리고, 더 나아가 골프장을 확대했다. 모두가 국민이라기보다 중산층이상을 위한 대책이다. 대도시를 탈출해 다른 지역이나 국립공원을 찾아 여가를 보내는 것 역시 차 없는 사람에겐 TV속의 풍경화일 뿐이다. 서울의 총가구 370만중 절반가까이는 여전히 이동수단이 대중교통뿐이다. 서울밖으로 나가는 게 꼭 즐거울 리 없는 사람들이다. 자가용 없는 500만 서울시민을 위한 체계적인 ‘연휴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다른 대도시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서울은 서쪽을 제외한 세방향이 산으로 높고 넓게 둘러쳐져 있다. 산을 종으로 오르내리는 등산로만 있는 북한산이나 도봉산, 관악산, 청계산, 검단산 등에 산을 횡으로 한바퀴 도는 산책로나 트레킹코스를 만드는 것을 검토해봐야 한다. 자연 파괴 없이 시민들이 취사할 수 있고, 그래서 부담 없이 하루를 보낼 공간확보도 검토해야 한다. 이런식으로 한다면 서울근교에만 남녀노소가 함께 여가를 보낼 수백, 수천㎞의 산책로와 여가공간 제공이 가능할 것이다. 교통·상수도대책 등을 지자체와 정부가 공동으로 협의하듯 주5일제 여가대책도 공동으로 다뤄야 할 중요한 정책목표가 됐다. 수도권 시민 모두가 매주 연휴를 다른 지방에서 보내야 한다면 가계부 주름은 물론, 폭증할 연휴 교통량 해결을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 것이다. 비전문가가 계산해도 골프장 몇개를 건설할 자금, 약간의 4차선 도로를 새로 만들 자금이면 서울근교에 수백㎞의 산책로를 간단히 만들 수 있다. 서울을 둘러싼 산들을 휴식공간으로 개발해주는 것은 가계와 국가 모두에 이익이다. 또 부모의 수입과 상관 없이, 아이들은 고궁이나 박물관에 대한 공평한 접근기회를 가져야 한다. 서민들의 연휴대책을 돕는 것은 국민 행복지수를 높이는 좋은 투자다. 논설실장 sangchon@seoul.co.kr
  • 부의 탄생/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부의 탄생/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개인이든, 국가든 현대사회에서 ‘부’(富)는 거의 ‘진리’에 가깝다. 잘라 말해서 나라의 목표는 부국(富國)이요, 개인의 목표는 부자(富者)라고 해도 크게 지나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부’의 정체를 아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특히 국가의 부는 개인의 부보다 여러 요인이 훨씬 복합적으로 작용해 축적되는 것이기에 더욱 그 실체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남미와 남아시아 국가들은 왜 그렇게 가난을 벗지 못할까? 남유럽보다 북유럽 국가들이 잘 사는 원인은 무엇일까? 1500년대만 해도 가장 부유했던 이탈리아의 1인당 GDP가 최빈국의 1인당 GDP의 3배에 불과했는데 21세기엔 미국의 1인당 GDP가 최빈국의 15배에 달하는 이유는 무얼까? 비교적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던 나라들이 근대에 들어오면서 어떻게 부국과 빈국으로 극명하게 갈리게 됐을까? ●국부형성의 4요소는 재산권·과학적 합리주의·자본시장·빠른수송 ‘부의 탄생’(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김현구 옮김, 시아출판사 펴냄)이 밝히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같은 주제들이다. 저자는 근대 이후 급격히 부가 축적된 나라들과 끝내 그 부를 향한 궤도에 이르지 못한 나라들에 대해 역사적·경제적으로 고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부를 쌓을 수 있는 요소를 도출해낸다. 그것은 바로 노동의 대가를 국가나 범죄자에게 몰수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재산권’, 기술적 진보의 바탕이 되는 과학적 합리주의, 재화와 서비스를 대량생산하기 위한 자본시장, 빠르고 효율적인 통신과 수송 등 네가지다. 이 요소들은 16세기 처음으로 네덜란드에서 동시에 나타났고, 영어권에선 1820년께 비로소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이것들이 지구상 다른 곳으로 확산돼 나갔다. 이 네가지 요소중 하나라도 빠지면 경제적 진보가 위태로워져 국부라는 테이블은 쓰러지고 말았다. 18세기 네덜란드는 영국의 해상봉쇄로 인해, 공산권에선 재산권 결여 때문에, 중동 국가들은 자본시장과 서구적 합리성 부재로 인해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 더 비극적인 것은 아프리카의 경우 이 네가지 모두를 전혀 확보하지 못한 국가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몇 개의 나라들을 대표적으로 선별하여 부국과 빈국들이 생겨나는 과정을 탐구한다. 먼저 근대의 부가 어떻게 가장 먼저 네덜란드와 잉글랜드 두 나라에서 탄생했는지 검토한다. 네덜란드는 이미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3세기나 앞선 1500년에 잉글랜드나 이탈리아보다 1인당 GDP가 두배에 달할 정도로 부유했다. 이는 그로부터 3세기 후 잉글랜드에서 일어난 폭발적 성장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당시로선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대부분의 영국인들과 함께 부러워할 정도로 큰 것이었다. ●근대사회 富는 네덜란드·잉글랜드부터 출발 네덜란드는 1500년 이후 주변 나라들에 비해 주민들이 강건한 재산권을 누리고 있었으며, 종교개혁을 통해 교회의 도그마로부터 해방돼 종교로 인한 분열을 피할 수 있었고, 낮은 이자율과 강력한 투자자 보호 덕분에 자본시장이 활성화돼 있었던 것이다. 잉글랜드가 산업혁명 이후 급성장한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그 이전에 가장 민주적인 의회제도가 정착돼 있었고, 이는 금융시장을 안정·발전시켰다. 분업화에 따른 전문화도 상당히 진전돼 있었다. 이같은 상태에서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촉발된 산업혁명은 성장의 불꽃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네덜란드와 잉글랜드에서 움튼 번영은 곧 서유럽의 나머지 나라들과 동아시아로 확산되었다. 프랑스는 잉글랜드와의 근접성과 혁명 이후 개혁 덕택에 이웃을 가장 근접하게 추격했다. 앙시앙레짐 하의 비효율적 제도가 깨지면서 번영의 걸림돌이었던 통행세가 일소됐고, 소작농의 토지 소유권이 확인됨으로써 부의 씨앗이 뿌려졌던 것이다. 반면 16∼17세기 합스부르크 제국을 이루며 부유하고 강력한 나라로 부상했던 스페인은 영국과는 정반대되는 재정적·제도적 구조에 의해 쇠퇴의 운명을 맞는다. 종교적 이유로 경제의 주력이었던 유대인과 무어인을 내쫓았고, 프랑스·잉글랜드·네덜란드와의 전쟁을 벌이며 국력을 소진했다. 중남미에 대한 무자비한 정복을 통해 금과 은 약탈로 구멍을 메워나갔으나, 금과 은이 고갈되자 스페인 사회는 산업 및 상업적 본능이 결핍된 상태를 드러냈다.16세기 스페인과 오늘의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사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재미있는 것은 식민지 나라들의 빈부의 엇갈림이다. 영국의 식민지로 출발한 미국과 캐나다는 영국이 이룩한 부의 네가지 요소를 그대로 옮겨다가 발전시켰고, 스페인이 정복했던 중남미의 국가들은 정복자의 구태적 제도를 답습함으로써 남미와 북미의 빈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말았다. ●英식민지 美·캐나다 부자로 …중남미는 정복자 스페인 구태 답습 우리나라와 인접한 일본이 부를 축적해 가는 과정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임진왜란 이후 이어진 도쿠가와 막부체제는 재산권을 박탈하고, 효율적인 자본시장 발전을 가로막는 등 200여년간 경제 번영으로 가는 네가지 요소를 질식시켰다. 결국 유능한 일단의 사무라이들이 막부정권을 타도하고 메이지 정부를 세웠으며, 이후 개혁은 마치 면도날이 실크 천을 찢듯이 봉건적 일본을 해체시켰다. 번영을 위한 네가지 요인을 철저한 방식으로 도입함으로써 기적적인 경제번영을 이루어냈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한 나라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이 전쟁·문화·정치의 부침이 아니라 경제적 동인이라는 점이다. 역사적 시공간에서 경제적 번영이 일어나는 원인과 과정을 검토하다 보면, 몇년째 안개 속을 헤매는 우리 경제가 가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그 윤곽이나마 잡히지 않을까? 2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사설] 정부 주도 信不者대책 마지막돼야

    정부가 어제 생계형 신용불량자(신불자)와 채권추심전문회사(SPC) 설립을 통해 일반 신불자를 구제하는 내용의 신불자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대책이 제대로 추진된다면 지난해 말 361만명에 이르는 신불자 중 140만명가량이 신불자의 낙인에서 벗어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 배드뱅크, 개인워크아웃, 개인회생제 등 각종 신불자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자활능력을 상실한 계층에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던 게 사실이다. 신불자는 줄이지 못한 채 도덕적 해이 논란만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방치됐던 이들에게 삶의 활로를 터주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물론 이번 대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대상자들의 자활의지, 지속적인 소득이 보장되는 안정된 일감 확보,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동참 등 선행조건도 적지 않다. 언제까지 정부가 금융기관에 부담을 떠넘기는 식의 신불자대책을 쏟아낼 것이냐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의 당면 과제인 빈부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동반성장의 궤도에 들어서려면 절망 속에 방치된 영세 신불자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이는 정부와 금융기관이 추구해야 할 ‘공익가치’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번이 신불자를 위한 마지막 대책이 돼야 한다고 본다. 시장의 흐름과 역행하는 대책은 항상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부터 영세민들이 자활할 수 있게 국가경제 전체를 살리는 쪽으로 정책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 “교육콘텐츠 통한 DMB사업 발전 자신”권영만 신임 EBS사장

    “교육콘텐츠 통한 DMB사업 발전 자신”권영만 신임 EBS사장

    “SBS가 탈락하면 시청자들의 불이익은 덜 하지만,EBS가 탈락하면 시청자들에게는 엄청난 손해입니다. 국가 미래를 위해서도 EBS가 반드시 선정돼야 합니다.” 권영만(46) 신임 EBS 사장이 이달 말 결정나는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DMB 사업에 대한 강한 열의와 함께 경쟁 방송사에 대한 공세적 논리를 피력했다. 현재 DMB 사업자 선정 지상파 방송군의 경우 지상파 방송 4개사가 3장의 티켓을 놓고 경합하는 구도. 전문가들은 KBS와 MBC가 하나씩 차지할 것이 확실시되고, 나머지 하나를 놓고 SBS와 EBS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권 사장은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취임후 첫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번 DMB 사업자 선정에서 사회 통합과 국가발전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지 EBS가 포함돼야 한다.”면서 “만일 제외된다면 국민에게 물어봐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라며 EBS의 사업자 선정 당위성을 강조했다. 권 사장은 이어 DMB 사업자 선정을 신도시 건설에 비유하면서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데 ‘단란 주점’을 앞세우고 가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돈은 안되지만 서점이나 도서관 같은 ‘퍼블릭 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시청률은 낮겠지만 EBS의 콘텐츠를 통해 대학생과 수험생, 교사 등 40만∼50만명의 필수 이용자가 혜택을 볼 것으로 보여 초기 지상파 DMB의 보급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EBS 사상 처음으로 40대 사장으로 뽑힌 권 사장은 “방송계, 시대의 변화가 나를 이 자리에 앉혔다.”고 취임 소감을 밝히면서 “그동안 EBS를 둘러싼 담장을 낮추고 변화와 경쟁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고석만 전임 사장의 잔여 임기(1년 4개월) 동안 큰 변화보다 내실 챙기기에 우선적인 가치를 두겠다고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다큐페스티벌’,‘EBS SPACE’,‘TV 문화사 시리즈’ 등은 기존과 같이 적극적 지원으로 추진해 나가고, 수능강의 2차연도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는 한편 ‘E-DEW(EBS Digital Edu-World)’ 5개년 계획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자금시장에도 ‘봄기운’

    자금시장에도 ‘봄기운’

    한동안 불안했던 자금시장이 안정화 궤도에 접어들고 있다. 급등락을 보였던 장기채권 금리가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금리 거품’이 꺼지고 있다.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도 크게 완화됐으며, 일부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에 나설 움직임이다. 그러나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활동은 아직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 ●장기금리 거품 빠졌다 올들어 한때 4%대 중반까지 치솟았던 지표금리(국고채 3년물 수익률)는 지난 17일(3.97%) 3%대에 진입했다.18일에는 3.94%로 더 떨어졌다. 금리 일일 변동폭도 이달 들어 과거 평균 수준인 0.03%포인트로 축소됐다. 시장이 불안했던 올 1월과 2월에는 각각 0.06%포인트와 0.07%포인트에 달했다. 장기금리의 하락은 최근 들어 채권물량 공급이 많지 않은 데다 정책당국의 저금리 기조유지 언급 등으로 시장이 진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세가 주춤해진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환율이 계속해서 떨어지면 정부가 환율방어용 달러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외환시장안정용국채(환시채)를 추가 발행할 가능성이 높아져 금리가 올라가기 쉽다. 한국은행 정희식 금융통화팀장은 “콜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이 없다는 심리가 확산된 가운데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인식이 겹치면서 그동안 금리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시장이 냉정을 찾으면서 금리가 안정적인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자금쏠림 현상도 주춤…기업의 확신이 관건 장기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쏠렸던 자금 이동도 주춤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채권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금액이 4조 5000억원이었으나, 이달 들어 14일까지 이탈금액은 1조 8000억원으로 기세가 꺾였다. 시장이 안정돼 가고는 있지만 자금이 실물부문으로 움직일 조짐은 좀체 보이지 않는다. 기업들이 투자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들어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금리상승 때문에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규모를 줄이거나 기존 회사채를 갚아 1조 5000억원의 순상환을 기록했었다. 한은 김재천 조사국장은 “자금의 선순환구조가 정착되려면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을 풀거나, 은행권으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를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이런 조짐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소음기준 초과 알고도 개통

    터널을 주행하는 일부 고속철 차량내 소음이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나타났다. 감사원은 고속철도 운영 및 관리실태에 대해 감사한 결과, 지난 2003년 11월 고속철 시험운행시 터널구간에서 일부 차량내 소음이 기준치인 73㏈보다 최대 3.5㏈ 초과하는 것으로 측정됐는 데도 아무런 대책없이 개통됐다고 17일 밝혔다. 감사원은 이같은 터널구간의 차량내 소음이 콘크리트 슬래브 궤도구조인 길이 5㎞ 이상의 터널에서 두드러졌으며, 경북 김천 황학터널의 경우 최대 80.1㏈까지 계측됐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오는 2010년 준공예정인 경부고속철 2단계 구간은 전체의 58%에 달하는 구간이 심한 소음을 유발하는 콘크리트 슬래브 구조로 건설될 예정이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고속철 기존선의 곡선부에서 제동을 걸 경우, 차체를 지지하는 하부 프레임인 대차(臺車) 부분에서 국제 기준을 3배 이상 초과하는 횡진동(차량이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차량 및 신호설비 고장, 바퀴의 이상 마모현상 등이 발생하고 있는 데도 프랑스 알스톰사와 한국철도공사간 하자 범위에 대한 이견 때문에 공사측이 지난해 4월 개통 후 5개월간 하자보수를 요청한 708건중 68.2%인 483건이 알스톰사에 의해 거절당한 사실도 드러났다. 같은 기간 차량고장 등에 따른 운행지연으로 총 3만 304명의 승객에게 환불 개념으로 되돌려준 금액은 3억여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감사원은 이밖에 철도공사가 차량 유지보수에 사용되는 예비보수품에 대해 중장기 수급계획을 마련하지 않아 318개 품목은 재고 수량이 없었으며, 개통 뒤 5개월 동안 차량정비시 부품이 부족해 67회에 걸쳐 다른 차량의 부품을 떼어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딥 임팩트’땐 한국 위험도 높다

    지구와 지구접근천체(NEO·Near Earth Objects)가 충돌하는 ‘딥 임팩트’가 벌어질 경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위험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엔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위원회’(COPUOS) 회의에서 영국 러더퍼드애플턴 연구소의 리처드 크라우더 박사가 ‘NEO 충돌 위험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고 한국천문연구원 한원용 우주과학연구부장이 16일 밝혔다. ●한국,‘딥 임팩트’ 위험도 OECD국 10위권 크라우더 박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면적과 인구,NEO의 크기 및 분포, 충돌 확률 등을 기초로 지구와 NEO 충돌에 따른 사회적 위험률을 예측했다. 그 결과 한국은 미국, 일본 등과 함께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특히 NEO가 육지에 떨어졌을 경우 한국은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등과 함께 사회적 위험률이 ‘국가관용한계’(재난 발생시 국가기능 유지 여부의 경계선)를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국토 면적이 넓지는 않지만 인구밀도가 높아 영국 및 프랑스와 비슷한 수준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NEO가 바다에 떨어지면 한국은 노르웨이, 스웨덴 등과 함께 10위권 이내로 분류됐다. 호주, 캐나다, 미국 등은 최고의 위험국가군으로 꼽혔다. 크라우더 박사는 보고서에서 “각국 정부는 국가관용한계와 자연재해 발생 비율을 고려해 NEO 육상 낙하에 따른 사회적 위험률을 비교·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인접국가간 협력을 통해 NEO 재난의 특성을 파악하는 한편 더욱 정밀한 분석방법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자원과 예산을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충돌 에너지는 무한대 대부분의 작은 운석은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순식간에 타버려 밤하늘을 수놓는 별똥별이 된다. 별똥별이 빛을 발하는 높이는 100∼200㎞, 빛이 사라지는 높이는 70∼90㎞ 정도이다. 그러나 지름이 1∼10㎞인 NEO는 빛의 속도(초속 30㎞)에 버금갈 정도로 빨라 대기권에 들어온 뒤 1초 이내에 지면과 충돌하게 된다. 특히 NEO는 지구(지름 1만 2700㎞)와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작지만, 운동에너지는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그 충격은 어마어마하다. 예컨대 지름 10㎞의 운석이 초속 20㎞로 지구에 부딪쳤을 경우 에너지량은 리히터지진계로 진도8 규모 지진의 1000배에 해당하는 1억메가t에 달한다는 것. 이는 핵전쟁에서 핵겨울을 일으키는 에너지인 5000메가t의 2만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실제로 6500만년전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떨어져 공룡 멸종을 가져온 것으로 추정되는 소행성의 지름은 10㎞로 추정된다. 게다가 NEO의 빠른 속도는 앞쪽에 있는 공기를 압축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 때문에 NEO 앞부분에 있는 공기는 태양 표면 온도의 10배에 이르는 절대온도 6만K(섭씨 10만 7540도)까지 상승, 피해를 키울 수 있다. 지난 1908년 시베리아 퉁구스카지역에 날아든 혜성은 8㎞ 상공에서 폭발했음에도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2000배에 해당하는 위력을 발휘, 서울 면적(약 600㎢)보다 넓은 1000㎢의 산림을 폐허로 만들었다. 이같은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났더라도 충돌에 의해 발생한 먼지가 햇볕을 차단하고 지진과 화산 폭발, 해일 등의 ‘후폭풍’도 유발하게 된다. ●실제 충돌 가능성은 희박 지구와 NEO가 충돌하려면 각각의 공전 궤도가 서로 영향을 미칠 정도로 접근해야 한다. 이는 지구∼태양간 거리의 1.3배인 1억 9500만㎞로 추산된다. 또 NEO의 지름이 1㎞ 이상이면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는 NEO는 모두 700여개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100만년 안에 충돌할 확률은 0.5%가량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중 ‘2002NT7’이 오는 2019년,‘1999AN10’이 2039년에 각각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 및 NEO의 속도와 궤도 등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오차 범위가 수천만㎞에 달해 실제 충돌 확률은 수만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크라우더 박사의 설명이다. 한편 영화 ‘딥 임팩트’처럼 소행성을 폭파시키면 영화에서와 달리 그 잔해들이 지구를 향해 날아와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디즈니 “굿바이 아이스너”

    지난 2003년부터 창업자 가문과 심각한 불화를 빚어온 월트 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63) 회장이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오는 9월30일 물러난다. 디즈니 이사회는 후임으로 로버트 아이거(54)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만장일치로 선출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조지 미첼 이사장은 “경험있고 비전을 지닌 아이거를 선출하게 돼 기쁘다.”며 “이는 이사회의 장고 끝에 나온 결론”이라고 밝혔다. 아이거 새 CEO는 10월1일 취임하게 되고 아이스너 회장은 내년 9월30일까지 이사회에 남아있기로 했다. 1984년부터 CEO로 재직해온 아이스너 회장은 경영난과 부채에 허덕이던 그룹 매출을 18배나 확장시키며 디즈니를 세계 최대의 복합미디어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러나 아이스너는 지난 94년 애니메이션 최고 책임자 제프리 카젠버그를 불화끝에 내쫓아 드림웍스를 차리게 하는 원인을 제공했고 자신이 영입했던 마이클 오비츠를 15개월 만에 내쫓으면서 1억 4000만달러를 과다 지출한 혐의로 법정에 서 그룹의 내분을 연일 언론에 노출시켰다. 아이거 새 CEO는 그동안 아이스너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거론돼 왔다. 30년전 ABC방송 스튜디오 책임자로 출발한 아이거는 95년 월트 디즈니가 캐피털 시티스·ABC방송을 인수했을 때 이 회사 회장직을 맡았다가 디즈니로 옮겨와 ABC그룹 회장과 월트디즈니 인터내셔널 사장직에 올랐다. 그러나 아이스너의 퇴진으로 디즈니가 제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이거의 승계가 철저히 아이스너의 영향력 아래 이뤄졌고, 아이스너 축출에 앞장선 로이 디즈니(월트 디즈니의 조카) 전 이사 등이 이사회의 결정에 불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경기회복 곳곳서 청신호

    경기회복 곳곳서 청신호

    가계부채가 줄어들면서 신용카드 사용 등 소비로 이어지고 기업투자가 늘어나는 등 경기회복에 잇단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연구소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할 움직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도시지역 2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 13일 발표한 ‘저축·부채 상황’에 따르면 6개월 전과 비교해 부채가 늘었다고 응답한 가구는 1월보다 1.8%포인트 떨어진 24.3%로,2003년 4월(24.2%) 이후 가장 낮았다. 저축이 증가했다는 가구의 비중도 0.8%포인트 오른 13.9%였다. 가계수입이 1년 전보다 줄었다는 가구는 33.8%로 5.6%포인트 내려가 2003년 3월(33.1%) 이후 최저치였다. 신용카드 이용액도 올들어 2개월 연속 늘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2월 신용카드 이용액은 13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 2월에 비해 8.5% 증가했다. 특히 할인점(37%)과 여행(29%), 학원(23%) 업종의 카드 이용액이 급증했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일까지 이 은행에서 빌린 기업 시설자금은 9295억원으로, 지난해 1∼3월 신규대출액 7238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특히 이달들어 8일만에 1669억원이 대출돼 지난해 3월 대출액보다 35억원이나 많았다. 삼성·LG·현대경제연구원 등 민간연구소들은 내수회복세가 기대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 동양분석실장은 “소비자·기업의 경제심리 관련 지표들이 좋게 나타나 경제전망을 당초 3.8%에서 상향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도 하반기부터 회복세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4.0%인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LG경제연구원도 4.1%로 제시했던 성장 전망치의 상향 조정을 검토 중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①-창업주 故정주영회장 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①-창업주 故정주영회장 일가

    보는 이마다 다르겠지만 현대를 삼성보다 앞세우는 사람들은 현대의 창업 정신을 강조한다. 현대는 남이 일궈놓은 기업을 인수하기보다는 밑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주춧돌을 올렸다. 건설이 그랬고, 자동차가 그랬으며, 중공업이 그랬다.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은 이를 평생의 긍지요, 자랑으로 여겼다.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 시절,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끌려가서도 “사정상 어쩔 수 없었던 인천제철만 제외하고는 어느 하나 내 손으로 말뚝을 박고 길을 닦아 시작하지 않은 공장이 없다.”며 기업 강제 통·폐합에 맞섰을 정도였다. 1947년 5월25일 서울 중구 초동의 허름한 자동차 수리공장 한 귀퉁이에 ‘현대토건사’라는 간판을 내건 지 60여년. 삼성보다 10년 가까이 늦은 출발이었지만 현대는 이내 1위 기업으로 우뚝 섰고,‘경영권 다툼’이 일어났던 2000년까지 그 지위는 차돌만큼이나 단단했다. 이때 현대그룹의 자산규모가 87조여원. 계열사 수만 40개가 넘었다. 비록 그룹이 쪼개지면서 외형상의 규모가 작아지고 재계 서열은 떨어졌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전화위복’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현대차그룹), 유통(현대백화점), 해운·제조(현대그룹), 조선(현대중공업), 금융(현대해상·현대기업금융) 등 각자 전문그룹의 길로 나서면서 경쟁력은 더 강화되고 동반 부실의 위험은 현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다른 그룹들이 이제서야 계열분리 등으로 홍역을 앓는 동안 현대의 대표주자들은 세계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현대산업개발,KCC, 한라, 성우 등 창업주의 형제들이 이끄는 그룹들도 각자 독자영역을 굳혀가고 있다. 언뜻 봐도 느껴질 만큼 현대에 뿌리를 대고 있는 기업들은 유난히 굴뚝업종이 많다. 고용된 인원과 딸린 부품·협력업체가 많다는 얘기다. 국민경제 기여도로 따지면 현대가 여전히 1위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또 한 가지, 현대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현대정신’이다. 현대에는 일단 해보자며 덤비는 정신, 밀어붙이는 힘이 있다. 때로는 비합리성을 낳기도 하지만 현대맨들은 이를 “맨바닥에서부터 기업을 일군 현대만의 저력”이라고 자부한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이를 “진정한 기업가(起業家) 정신”이라고 불렀다. 제각각 ‘마이 웨이’를 걷고 있는 오늘날의 현대가를 묶는 보이지 않는 끈이기도 하다. ●담(淡)한 혼맥… 후한 연애결혼 다른 재벌가에 비해 현대의 혼맥은 의외로 소박하다. 낭만을 즐겼던 고 정 회장이 자식들의 연애에도 너그러웠던 영향이 가장 크다.‘왕 회장’이라는 별칭으로 더 자주 불렸던 그 자신, 강원도 통천의 평범한 고향처녀(변중석)와 결혼해 평생을 함께했다. 슬하에 9남매(8남1녀)를 두고 동생이 일곱(한명은 어려서 사망)이나 됐지만 눈에 띄는 혼사는 손가락을 꼽는다. 직계가족 중에 굳이 꼽자면 다섯째아들 고 몽헌(MH)씨와 여섯째아들 몽준(MJ)씨를 들 수 있다. 몽헌씨는 신한해운 현영원 회장의 딸 정은씨와, 몽준씨는 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막내딸 영명씨와 각각 결혼했다. 오랜 세월 재계를 주름잡았던 현대의 위상에 견줘 혼맥이 조촐한 데는 창업주의 성공과정과도 무관치 않다.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 태어나 부두 막노동꾼을 거쳐 대기업 총수에 오른 그는 살아생전 “세상에 공짜란 없다.”며 담(淡)한 마음을 갖자고 입버릇처럼 강조하곤 했다. 권력이나 부(富)를 결코 싫어하지 않았지만 굳이 혼사줄까지 대가며 공짜를 탐할 이유 또한 없었던 것이다. 정략결혼의 흔적이 적은 대신에 유난히 많은 손(孫)과 맞닥뜨리는 게 현대라는 집안이다. 이런 현대가 대(代)를 건너뛰면서 LG, 롯데, 한진, 이건, 비비안 등 내로라하는 그룹들과 사돈을 맺은 점은 흥미롭다. 현대가의 2세들이 ‘몽(夢)’자 돌림이라면 3세들은 딸이 ‘이(伊)’, 아들은 ‘선(宣)’자 돌림을 쓴다.4세는 ‘진’자(딸),‘창’자(아들) 돌림이다. ■ 현대의 핵심축 아들들 ●장남 몽필… 쌍용가와 인연 큰아들 몽필씨는 나이 50도 안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국영 적자기업 인천제철을 인수해 정상화에 여념이 없던 1982년 4월 어느날,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고속도로에서 그가 탄 승용차가 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 이 때가 마흔아홉살. 수도여대 출신의 부인 이양자씨와 두 딸 은희·유희씨는 망연자실했다. 몽필씨가 떠난 지 한달 뒤, 정주영 회장은 동서산업 공장장이던 이영복씨를 사장으로 파격 승진시켰다. 이씨는 몽필씨의 처남, 즉 이양자씨의 친동생. 졸지에 가장을 잃은 장남 가족에 대한 배려였다. 하지만 이양자씨마저 91년 위암으로 눈을 감고 말았다. 큰딸 은희씨는 최근 미국에서 귀국했다. 둘째딸 유희씨는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의 장남 지용씨와 결혼해 두 아들(진석·진하)을 두었다. 지용씨는 현재 용평리조트 상무를 맡고 있다. ●2남 몽구… 글로벌 현대차그룹 리더 몽필씨의 죽음으로 사실상 집안의 장남 역할을 도맡아 한 이는 둘째아들 몽구(MK)씨였다. 유희씨가 결혼할 때 부모 역할을 대신 한 사람도 몽구씨 부부였다.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 시절,‘갤로퍼 신화’를 만들어낸 그는 기아차마저 인수해 지금의 현대·기아차 그룹을 이끌고 있다.2000년 자동차전문 그룹으로 출범한 지 몇 년도 안돼 그룹을 세계 6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출범 당시 10개였던 계열사 수는 28개로 불어났다. 그룹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17% 늘어난 85조원.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소비자 보고서(컨슈머 리포트)’는 최근 현대차의 뉴쏘나타를 세계에서 가장 결함이 적은 차로 선정했다. 갤로퍼 신화 때부터 MK가 강조해온 ‘품질 경영’의 힘이다. MK는 평범한 집안의 딸 이정화씨와 결혼해 3녀1남을 두었다. 큰딸 성이씨는 저명한 정형외과 의사이자 영훈의료재단을 설립한 고 선호영 박사의 아들 두훈씨와 결혼했다. 둘째딸 명이씨는 정경진 종로학원장의 아들 태영씨와, 셋째딸 윤이씨는 미국 MBA(경영학석사) 출신인 신성재씨와 결혼했다. 둘째사위와 셋째사위는 그룹 계열사인 현대카드·캐피탈 사장, 현대하이스코 사장을 각각 맡고 있다. 막내이자 외아들인 의선씨는 지난 11일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내 직함은 현대·기아차기획총괄본부 담당 사장으로 기아차의 기획, 재무, 수출, 연구·개발(R&D) 등 핵심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일찍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부인은 정도원 강원산업 부회장의 큰딸 지선씨다. ●3남 몽근… 소리없이 유통명가 키워 셋째아들 몽근씨는 일찌감치 유통을 넘겨받아 현대백화점 그룹을 이끌고 있다.‘빅3’(MK·MH·MJ)에 가려 조명은 덜 받았지만, 묵묵히 외길을 걸으면서 소리없이 유통 명가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현대백화점, 현대H&S(非 백화점 계열), 현대홈쇼핑 등 주력 계열사를 토대로 지난해 5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문 최고경영자(CEO)들이 소신있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면서도 거의 매일같이 매장을 둘러봐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바로 위 형 몽구씨와는 고등학교(경복고)-대학교(한양대) 동문인 데다 선굵은 외모까지 비슷하다. 옛 현대그룹에서 고문을 지낸 우호식씨의 딸 경숙씨가 부인이다. 두 아들은 각각 부회장, 기획담당 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큰아들 지선씨는 고 황산덕 전 법무장관의 손녀인 서림씨와 결혼했다. 둘째아들 교선씨는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인 대원강업 허재철 부회장의 큰딸 승원씨와 지난해 말 깜짝 결혼식을 올렸다. 교선씨의 결혼식에는 큰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집안 어른들이 대거 참석해 모처럼 우애를 다지기도 했다. 현대가는 한때 딸만 남기고 떠난 몽필씨의 대를 잇기 위해 지선씨를 양자로 입양하는 방안을 의논했었다. 유교식 법도대로라면 바로 아래 동생인 몽구씨의 아들을 입양해야 했으나 의선씨가 외아들인 탓에 지선씨가 선택된 것. 하지만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 입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주영 회장의 장례식때 의선씨가 ‘종손’ 자격으로 고인의 영정을 든 것은 이 때문이었다. ●외사위 희영… 천마산스키장 운영, 이건·비비안과 사돈 현대가는 자손이 많은데도 딸은 귀한 편이다. 외동딸 경희씨는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재원. 그러나 바깥 활동은 없다. 대신 남편(정희영)이 선진종합㈜ 회장이다. 공교롭게 고 정주영 회장의 여동생 희영씨와 이름이 똑같다.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1965년 현대건설 공채로 입사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입사 동기다. 조선 수주에서 뛰어난 수완을 발휘, 창업주의 눈에 들어 사위가 됐다. 정주영 회장은 딸 경희씨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자 희영씨를 도쿄법인 이사로 발령내 자연스러운 교제를 유도했다고 한다. 이후 희영씨는 조그만 해운회사(선진해운) 하나를 갖고 독립, 장인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천마산 스키장은 오롯이 그가 독립해 만든 회사다. 외아들 재윤씨가 선진종합㈜ 상무다. 두 딸은 각각 이건그룹과 비비안그룹으로 시집갔다. 큰딸 윤미씨의 남편이 이건창호 박승준 상무, 둘째딸 윤선씨의 남편이 비비안 남석우 부회장이다. ●4남 몽우… BNG스틸 통해 부활 넷째아들 몽우씨는 숙명여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미인’ 이행자씨와 연애결혼했다.40대에 현대알루미늄 회장을 맡은 그는 그러나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결국 1990년 4월 45세의 젊은 나이에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겨진 유족을 돌보는 일도 사실상의 장남 몽구씨의 몫이었다. 조카 셋을 모두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BNG스틸(전 삼미특수강)에 입사시켰다. 큰조카, 즉 몽우씨의 장남인 일선씨는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최근 BNG스틸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일선씨에 이르러 비로소 현대는 내로라하는 재벌가와 사돈관계를 맺는다. 일선씨의 부인은 구자엽 희성전선 부회장의 딸 은희씨다. 구 부회장은 구태회 LG전선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조카이다. 일선씨의 동생 문선씨는 김영무 김&장 법무법인 대표변호사의 딸 선희씨와 결혼했다. ●5남 몽헌… 못다 이룬 꿈, 현 회장이 힘찬 날갯짓 ‘비운의 황태자’ 몽헌씨는 1998년 그룹 공동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화려한 비상을 시작했다.1983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를 설립해 4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으면서 아버지 정주영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끌어냈다.2000년에는 형들을 제치고 그룹 단독 회장에 추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2003년 8월4일 서울 계동사옥에서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부인 현정은씨가 경영에 뛰어들었다. 급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으로 황망히 그룹을 물려받았지만 사업가 집안의 딸답게 배포와 합리적 리더십으로 1년 만에 그룹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현대상선, 올해 첫 흑자를 넘보고 있는 현대아산, 주가 1000시대의 수혜주 현대증권 등을 축으로 재계 10위권 진입(현재 19위)을 눈앞에 두고 있다.201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10위권에 진입한다는 ‘2010’ 프로젝트를 가동중이다. 현 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이 직접 ‘점지한’ 며느리로도 유명하다. 현 회장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결혼 뒷얘기는 이렇다.“당시 현대상선 회장이던 아버지(현원영)를 따라 선박 명명식차 울산에 내려갔다가 남편을 처음 만났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명예회장(정주영)께서 나를 선보러 미리 내려오셨었다. 명예회장께서 중매를 서신 셈이다.” 큰딸 지이씨는 현대상선 재정부 대리로 근무 중이다. 아버지를 잃었을 때 고3 수험생이었던 외아들 영선씨는 졸업후 미국 유학을 준비중이다. ●6남 몽준… 세계1위 현대중공업 ‘건조’ 지금은 정치인의 이미지가 더 강하지만 세계 일류 현대중공업의 뒤에는 기업인 몽준씨가 있다. 형제중에 학벌(서울대-미국 MIT 경영대학원)이 가장 좋아 ‘신문대학’(소학교만 졸업한 정주영 회장은 신문을 통해 지식의 대부분을 얻었다며 자신을 신문대학 출신이라고 소개하곤 했다) 출신인 왕 회장이 유난히 예뻐했다는 몽준씨는 31세에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1988년 금배지를 처음 달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시도했다. 경영은 CEO에게 맡기고 자신은 대주주로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만 내리고 있는 것. 지금도 현대중공업의 어떤 직함도 갖고 있지 않다. 공식 직함은 5선의 국회의원이자 축구협회 회장.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0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현대중공업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10조원. 웬만한 그룹과 맞먹는다. 부인 김영명씨와는 미국 유학시절에 만나 결혼했다. 큰아들 기선씨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올해 학사장교(ROTC)로 임관했다. 이로써 부자(父子)가 ROTC 선후배가 됐다. 두 딸 남이씨와 선이씨는 미국 유학 중이다.‘월드컵 베이비’로 유명한 늦둥이 아들 예선씨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우리나라가 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전을 최종 통과한 것을 기념해 이름을 ‘예선’으로 지었다고 한다. ●7남 몽윤… 현대해상으로 컴백 몽윤씨는 지난해 말 업계 2위의 손해보험회사인 현대해상의 등기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돌아왔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8년 만의 전격 복귀였다. 방카슈랑스(은행상품과 보험상품의 교차판매) 확대 시행 등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1981년 김진형 부국물산 회장의 딸 혜영씨와 연애결혼해 정이양과 경선군을 두었다. ●8남 몽일… 할부금융으로 내실 막내아들인 몽일씨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마친 뒤 현대상사 등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현대기업금융을 차려 독립했다. 기업대출 등을 주로 취급하는 회사다. 권영찬 현대파이낸스 회장의 딸 준희씨와 결혼해 고등학생인 현선(영국 유학중)군과 중학생인 문이양을 두고 있다. ■ 현대의 또 다른 축 형제들 고 정주영 회장의 형제들은 동생이기 이전에 창업 동지요, 사업 동료였다.6·25전쟁 직후 고령교(대구와 거창을 잇는 교량) 복구 공사를 덜컥 떠맡았다가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을 때, 내남없이 살던 집을 팔아 돈을 내놓은 것도 동생들과 매제였다. 이 때문에 20명이 넘는 대식구가 한 집(돈암동)에 모여 살아야 했지만 누구 한 사람 불평하지 않았다. 지금은 모두 독립해 각자의 그룹을 이끌고 있다. ●옛 영화 꿈꾸는 한라·성우 동아일보 외신부 기자로 활동하던 첫째 동생 인영씨는 1953년 현대건설 전무로 입사하면서 경영에 본격 합류했다.75년 말 중동 진출 때 신중론을 펴 형과 이견을 빚을 때까지 그룹의 초석을 닦았다. 당시 독립해 만든 한라그룹은 한라건설·한라시멘트·한라중공업·만도기계 등을 거느리며 재계 서열 12위로까지 도약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때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그룹이 부도나는 시련을 겪었다. 지금은 둘째 아들 몽원씨가 한라건설 회장을 맡아 재기를 꿈꾸고 있다. 큰 아들 몽국씨는 94년 아버지가 동생을 그룹 후계자로 지목하자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한때 배달학원 이사장을 맡았으나 지금은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부인 이광희씨는 배달학원 계열인 한라대 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대시멘트·성우종합건설·성우리조트·현대종합금속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성우그룹은 둘째 동생 순영씨 일가가 이끌고 있다. 순영씨는 명예회장으로 물러앉고 2세 경영을 정착시켰다. 큰아들 몽선씨가 현대시멘트와 성우종합건설을, 둘째아들 몽석씨가 현대종합금속, 셋째아들 몽훈씨가 성우전자, 넷째아들 몽용씨가 성우오토모티브를 각각 맡고 있다. 몽선씨는 사촌인 정몽윤 현대해상 이사회 의장과 함께 정몽헌 회장의 부검을 임관하기도 했다. ●‘기계박사’가 일군 한국프랜지 자동차부품회사인 한국프랜지공업의 김영주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의 유일한 매제다. 정주영 회장은 ‘이 땅에 태어나서’라는 두 번째 자서전에서 “그가 다가가기만 해도 기계가 저절로 고쳐졌다.”며 매제를 ‘기계박사’라고 불렀다.1946년 정주영 회장이 미 군정에서 불하받은 토지에 ‘현대’(현대자동차공업사)라는 상호를 처음 내걸었을 때, 감격적으로 지켜본 이도 영주씨였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로부터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기직종이던 운전기사 출신의 영주씨는 황해도 홀동광산에서 역시 운수업을 하던 정주영 회장과 뜻이 맞아 사업을 같이 도모했고, 매제까지 됐다. 부인 정희영씨는 2001년 정주영 회장이 노환으로 세상을 떴을 때 “대통령 한번 못해보고… 우리 오빠 불쌍해서 어쩔거나.”하며 가장 서글프게 울었던 동생이다. 장남 윤수씨가 회사를 물려받아 한국프랜지공업 회장으로 있다. 둘째아들 근수씨는 독립해 울산화학·퍼스텍 등의 계열사를 거느린 후성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윤수씨의 장남 용석씨가 프랜지공업 계열사인 서한산업(자동차부품회사) 대표이사 사장이어서 3세 경영체제를 갖춰 가고 있다. 둘째아들 용범씨는 이름을 용태로 바꿨다. ●‘포니 정’ 부자(父子)의 변신 ‘포니 정’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넷째 동생 세영씨는 외아들 몽규씨와 함께 1999년 3월 현대그룹에서 독립해 건설시장에서 영역을 확실하게 굳혔다. 꼼꼼한 시공과 치밀한 분양으로 현대산업개발을 국내 도급순위 4위 업체로 키워놓았다.‘포니 정’이라는 별명은 1976년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국산 고유모델 자동차 1호 ‘포니’를 만들어낸 데서 붙여졌다. 이같은 열정과 헌신을 인정받아 87년 형에게서 현대그룹 회장직을 물려받기도 했다. 분가한 뒤로는 현대산업개발 경영에만 매달렸다. 몇 년 전 폐암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희수연을 치렀을 만큼 건강을 되찾았다. 회사 경영은 아들 몽규(회장)씨가 책임지고 있다. 지금의 서울 삼성동 사옥은 몽규씨가 직접 지었다.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현대가 맺은 최고위층 사돈도 세영씨 집안에서 나왔다. 큰딸 숙영씨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장남 경수(서울대 교수)씨와 결혼한 것. ●“아… 신영아”-교통사고 아닌 병으로 요절 다섯째 동생 신영씨는 고 정주영 회장이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동생이다. 서울대를 나와 동아일보 기자로 있다가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함부르크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 1962년. 처음에 어떤 기자가 교통사고사로 쓰면서 오랜 세월 세상에 잘못 알려졌지만 정확한 사인은 지병이라고 유족은 본지에 밝혔다. 당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잠시도 일에서 떠나본 적이 없는 정주영 회장이 일주일을 손놓았을 만큼 가족의 슬픔은 컸다. 서울대 음대 출신의 첼리스트였던 미망인 제수씨(장정자)에게 현대학원(현대고)을 경영토록 했다. 지금도 현대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장정자씨는 남북이산가족 상봉때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로 남한측 방문단장을 맡았었다. 장홍선 전 극동도시가스 회장의 누나다. 신영씨는 1남1녀를 두었다. 아들 몽혁씨는 32살의 젊은 나이에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로 취임해 인천정유(구 한화에너지)를 인수하고 오일뱅크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등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외자유치와 함께 2002년 전문경영인에서 물러나 그 해 건축자재 유통회사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를 설립해 돌아왔다. 부인 이문희씨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동원 이홍근 선생의 손녀이다. 사업가이자 문화재 수집가였던 동원 선생은 평생 모은 문화재 4941점을 1980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딸 일경씨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블룸버그대학 회계학과 교수인 남편 임광수씨와 함께 미국에서 살고 있다. ●‘리틀 정주영’이 이끄는 KCC 막내동생인 상영씨는 ‘불에 타지 않는 바닥재’ 등으로 유명한 자재 전문그룹 KCC를 이끌고 있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과 성격 등이 고 정주영 회장을 가장 많이 닮아 ‘리틀 정주영’으로 불린다. 큰형과 나이 차이가 21살이나 나 아버지처럼 따랐다. 장조카 몽구씨와도 2살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또 다른 조카인 고 정몽헌 회장이 자금난에 몰렸을 때 200억원을 선뜻 내놓았을 만큼 의리도 강하다. 그러나 조카의 죽음 이후 현정은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면서 다소 빛이 바랬다. 그룹 경영은 두 아들에게 맡긴 상태다. 큰아들 몽진씨가 대표이사 회장, 둘째아들 몽익씨가 대표이사 부사장이다. 셋째아들 몽열씨는 계열사인 금강종합건설 사장을 맡고 있다.KCC는 몽익씨를 통해 롯데·한진그룹과 사돈으로 연결된다. 몽익씨의 부인 은정씨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외조카(신 회장의 여동생인 정숙씨의 딸)이다. 은정씨의 언니 은영씨는 한진해운 조수호 회장의 부인이다. 몽익씨와 조 회장이 동서지간인 셈이다. ●현대가의 여자들 현대가의 딸이나 며느리들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화여대(정경희-이양자-현정은-김혜영-정유희 등) 출신에 해외유학(김영명-정지선-황서림-허승원 등)까지 다녀온 재원들이 적지 않지만 경영에 참여하거나 대외활동에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하다못해 남편을 따라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드물다. 유일한 경영자인 현정은씨도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전업주부’였다. 오너 일가를 가까이서 들여다본 한 관계자는 “지금도 명절 때면 청운동 집(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오랫동안 살던 집)에 몇 대에 걸친 며느리들이 모두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음식을 직접 장만한다.”면서 “옷차림들도 수수하고 인상이 소박해 언뜻 봐서는 재벌가 며느리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한결같이 미인들이다. 어떤 이는 그 이유를 ‘유난히 많은 연애결혼’에서 찾는다. ●그룹분리 가속화시킨 ‘경영권 분쟁’ 2000년 ‘형제간 다툼’은 현대가를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핵분열시킨 결정적 계기였다.99년 12월 마지막 날, 고 정몽헌(MH) 회장쪽 인사로 분류되던 박세용 당시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 정몽구(MK) 회장 계열의 현대차 회장으로 전격 발령나면서 시작된 형제간의 경영권 갈등은 그룹 후계자로 MH를 지목한 고 정주영 회장의 육성 테이프가 공개되기까지 석달여에 걸쳐 숨막히게 전개됐다. 효심이 남달랐던 MK는 아버지의 육성이 공개되자 깨끗이 승복하고 자동차 계열사를 이끌고 그룹에서 나왔다. 이 과정에서 아픔도 적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현대의 지배구조를 선진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21일 왕 회장의 4주기에 모처럼 형제들 모두가 함께 제사를 지낼 예정이다. 이날은 공식적으로 가족화합이 됐음을 안팎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현대가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hyun@seoul.co.kr ■ 정주영 회장의 ‘빈대론’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은 ‘해당화가 찬란하고 눈(雪)이 많은’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에서 1915년 6남 2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죽어라고 일해도 콩죽을 면할 길이 없는 농군이 진절머리나게 싫고 지겨워”(첫번째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소학교를 졸업한 열네살 무렵부터 줄기차게 가출을 시도했다. 무작정 길을 나서 보기도 하고, 아버지의 소 판 돈을 훔쳐도 봤다. 그러기를 네번째. 열아홉살 마지막 가출에 성공해 인천부두 막노동꾼으로 새 삶을 시작했다. 한 푼이 아까워 몸을 기댔던 곳이 노동자 합숙소. 뼈가 으스러지는 중노동으로 누가 떠메고 가도 모를 만큼 고단했지만 좀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빈대들의 공격 때문이었다. 궁리 끝에 밥상 위에 올라가 잠을 잤다. 빈대들의 공격이 잠시 뜸해지는 듯싶었다. 하지만 이내 밥상다리를 타고 기어올라와 온 몸을 물어 뜯었다. 다시 머리를 써야 했다. 무릎을 탁 칠 만한 묘안이 떠올랐다. 밥상다리 네 개를 물 담은 양재기 넷에 하나씩 담근 뒤 그 위에 올라가 잔 것이다. 빈대를 밥상다리로 유도해 양재기 물에 익사시키자는 계략이었다. 쾌재를 부른 것도 이틀여. 빈대들은 또다시 물어뜯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양재기 물을 건넌 것일까.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불을 켜본 젊은 정주영 회장은 기겁을 하고 말았다. 빈대들이 밥상다리 대신 벽을 타고 천장으로 올라가 사람을 겨냥해 뚝 떨어져 목적 달성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역경에 부딪칠 때마다 정주영 회장은 ‘빈대의 노력’을 떠올렸다.“난관은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지, 걸려 넘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든지 “빈대만도 못한 놈”이라는 단골 지청구는 모두 여기서 비롯됐다. 아무것도 없는 백사장(울산 염포리) 사진 한 장 달랑 들고 조선소 투자금액을 유치할 때나,20세기 최대 역사(役事)로 꼽히던 중동 주베일 공사 입찰전에 뛰어들 때나, 직원들이 불가능하다고 도리질칠 때면 “이봐, 해봤어?”라고 불호령을 쳤던 것도 빈대의 집요한 노력을 떠올리면서였다. “자본가가 아니라 부유한 노동자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던 정주영 회장은 근검과 노력을 평생의 신조로 삼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평등한 자본금” “한강에 기적은 없다. 성실하고 지혜로운 노동이 있을 뿐” “고선지부지설(苦蟬之不知雪;여름철 서늘한 나무 그늘에 앉아 노래만 하다 겨울이 오기 전에 없어지는 매미는 한겨울 펑펑 쏟아지는 눈을 알 수 없다)” ‘아산 정주영 어록’에 실려있는 그의 유명한 말들이다. hyun@seoul.co.kr ■ ‘현대家 대모’ 변중석 여사 열여섯살에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여섯살 연상의 고향총각 정주영에게 시집온 변중석씨는 현대가의 산 증인이다. 올해로 84세. 젊어서 남편이 사준 재봉틀 하나를 자신 소유의 유일한 재산으로 여기며 한결같은 근검과 후덕함으로 ‘현대가의 여자’라는 상징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고 정주영 회장이 매일 새벽 5시의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동생들과 자식들에게 근검을 가르쳤다면, 변씨는 새벽 3시반부터 손아래 동서·며느리들과 아침 준비를 함께 하면서 “언제나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겸손하라.”고 일렀다. 가혹하리만치 자식 교육에 엄격했던 정주영 회장이 아이들을 자가용으로 등교시키는 며느리들을 보고 “젊었을 때 콩나물 버스에 시달려봐야 나중에 자가용을 샀을 때의 기쁨을 안다.”며 역정을 내자 “손주녀석들 키우는 문제에까지 시아버지가 잔소리를 할 거냐.”며 막아준 이도 변씨였다. 칭찬에 인색했던 정주영 회장도 아내를 가리켜 “늘 통바지 차림에 무뚝뚝하지만 60년을 한결같고 변함이 없어 존경한다.”고 자서전에서 고백했을 정도다.“아내를 보며 현명한 내조는 조용한 내조라는 생각을 굳혔다.”고도 했다. 그러나 자식을 먼저 땅에 묻는 참척의 고통과 여자로서의 마음고생을 거치면서 ‘살아있는 보살’도 탈이 났다. 거동이 불편해 10년 가까이 병원(현대아산병원) 생활을 하고 있다. 사실상 맏며느리인 이정화씨 등 며느리들이 틈날 때마다 병실을 들여다보고 있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여의도in] 머리 살짝 풀어내린 박근혜

    [여의도in] 머리 살짝 풀어내린 박근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7일 트레이드 마크인 ‘육영수 여사’ 스타일 대신 단발머리를 살짝 변형한 모습으로 나타나 화제가 됐다.“훨씬 젊어보인다.”는 평가와 “박 대표가 드디어 ‘과거사와 결별을 시도하느냐.”는 정치적 해석이 곁들여졌다. 새 모습은 뒷 머리를 봉긋하게 말아올린 평소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머리칼이 어깨에 닿을 듯한 단발머리 모양새였다. 평소엔 갈색 플라스틱에 큐빅이 촘촘이 박힌 머리핀을 즐겨 꽂았는데, 이날은 검정색 실핀을 X자 모양으로 교차시켰다. 달라진 헤어스타일로 참석한 아침 상임운영위 회의에서는 오랜만에 농담도 했다. 이규택 최고위원이 밝은 연두색 넥타이를 하고 온 것을 보고 “남성들은 넥타이가 밝아지거나 하면 심경의 변화가 있는 것이냐.”면서 “점점 야한 색깔의 넥타이를…”이라고 말해 며칠 딱딱했던 회의실 분위기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저는 어떤 말을 듣더라도, 의지를 갖고 일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대표도 저만큼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더욱 당차게 소신을 밝혔다고 한다. 이날 박 대표의 머리 스타일 변화를 놓고 당내에선 “원내대표 경선도 본 궤도에 올랐고, 내홍을 봉합할 실마리도 찾았기 때문에 당무를 꾸리는 태도도 한층 ‘편안’해졌다.”는 해석도 나왔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사설] 이헌재파동 청와대 뭐했나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부인의 투기의혹 논란을 극복하지 못하고 낙마했다. 청와대가 이 부총리에 대한 재신임 결정을 천명한 지 불과 닷새 만이다. 청와대로서는 2년 만에 회복 기미를 보이는 경제를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이 부총리의 경륜에 미련을 가져 일어난 일이겠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보인 청와대의 행태는 바람직하지 못했다. 이 부총리는 부동산 매각과정에 어떠한 불법이나 편법, 이면거래가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허위계약서 작성 의혹을 비롯,16억원짜리 전답을 매입한 트럭 운전기사와 농협의 매입자금 대출, 투기지역 지정 심의 4일 전 부동산 매각 완료 등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던 것이다. 이 부총리는 부동산 매각 이후 소유권 변동사항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으나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리는 올 초의 이기준 교육부총리 파동 때처럼 이번에도 청와대가 팔짱을 낀 채 해명을 이 부총리와 재경부에만 맡긴 것은 잘못이라고 본다.5·18 광주민주화운동의 반인권적 진압의혹이 제기됐던 유효일 국방차관에 대해 청와대가 진상을 조사해 공표한 것과 대조된다. 의혹의 당사자는 어떤 소명을 해도 ‘변명’으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여론재판의 특징이다. 이 부총리의 부동산 처리문제도 진상을 규명, 진퇴여부를 청와대가 판단했어야 옳았다. 이 부총리가 잘못이 없는데도 여론재판에 밀려 물러나게 했다면 청와대의 잘못이다. 재신임을 하지 말아야 할 상황인데 그리했어도 잘못이다. 청와대가 조사 후 판단을 했다면 부동산에 대한 분명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부총리의 퇴진으로 시장친화적인 정책 기조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고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인물이 후임 경제부총리가 돼야 한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인사검증 시스템 쇄신과 함께 일정액 이상 재산 변동은 공직자 본인이 소명토록 제도를 바꿔야 할 것이다.
  • [기고] 개성공단의 현주소/배국열 土公 개성사업처 분양팀장

    개성공단은 지금 공사 중이다. 작년 여름 이래 남북당국간 대화가 끊긴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은 토목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 1월 말 현재 47.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개성공단으로 통하는 남북연결도로는 완공되었고, 경의선 철도도 거의 완공되어 가고 있다. 시범단지의 개발 열기는 더욱 뜨겁다. 작년 말 리빙아트와 에스제이테크의 공장이 준공하였고, 현재 8개 공장 건축이 한창이다. 아침에 출근하는 근로자들의 행렬도 장관이다. 남쪽에서는 건설자재와 남한 근로자를 실은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올라오고 있으며, 북쪽에서는 북한 근로자를 실은 만원 버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필자는 작년 6월 시범단지 입주업체(15개)를 선정하였고, 그들의 개성공단 입주과정을 처음부터 지켜보았다. 지난 1월27일 이들 입주업체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개성공단이 중국이나 베트남 같은 동남아의 다른 공단보다 경쟁력이 없다고 한다. 왜 그러하냐고 물으니까,“통행규제가 심하고, 북측인력의 노동생산력이 낮다.”고 한다. 물론 앞으로는 점차 개선되겠지만 현장의 애로사항을 풀어 나가도록 우리 모두 노력하여야 한다. 요즘 들어 출입규제가 더 강화된 것 같다. 조업중에 부품이나 부자재가 없을 경우 신속하게 남한으로부터 조달해야 할 텐데 출입이 자유롭지 않으면 출입기간 동안 조업을 중단해야 할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완제품의 출하도 신고한 물량과 조금만 차이가 나도 출하를 막고 이로 인하여 바이어로부터 클레임을 당할 수도 있다. 이들 업체에 의하면 “출입규제가 심해 중국에 비하여 물류비가 비싸고 이에 따라 공장건축비도 비싸다.”고 한다. 개성공단 출입문제는 남북분단의 현실로 볼 때 빠른 시일 내에 획기적으로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개발업자인 토지공사는 북측이 ‘개성공단이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고, 입주업체의 기업 활동을 위해서는 중국 선전과 같이 출입이 원활하여야 한다.’는 인식을 갖도록 북측에 꾸준히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한국토지공사의 메시지가 북측 고위층에 전달되어 하루속히 출입문제가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개성공단 개발현장이나 입주공장에는 현재 북측 근로자 14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입주업체들은 북측이 더 적합한 인력을 조달해줄 것과 채용한 근로자가 열심히 일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으나,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반세기동안 다른 경제체제에 살아온 북측 근로자가 기대만큼 일해 주길 바라는 것은 시기상조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우리민족은 전통적으로 손재주가 좋고 근면하기 때문에 입주업체나 북측근로자가 서로 노력하면 노동생산성은 점차 향상되리라 믿는다. 이제 봄이 되면 전기와 통신이 개통될 것이고, 공장건축이나 조업도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토지공사에서는 새로운 입주업체를 선정하기 위하여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개성공단의 본궤도 진입은 많은 사람들이 땀을 흘린 성과이고 우리 민족의 염원이 담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개성공단이 우리민족만의 것이 아닌 동북아의 것 나아가 세계적인 공단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할 것이다. 그 땀은 개성공단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모아져야 한다. 정치논리에 휘둘려서도 안 되고 특정기업의 이익을 위해 개성공단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일이 벌어져서도 안 될 것이다. 여기에는 북측도 예외일 수가 없다. 하루빨리 관리위원회에 북측관계자를 파견시켜 입주기업의 활동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중국공장을 방문하면 부시장이 영접하는데, 개성공단은 애로사항을 말하려고 해도 북측 관계자를 만날 수도 없다.”고 하는 한 입주업체의 하소연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배국열 土公 개성사업처 분양팀장
  • 레바논 비상계엄 검토

    레바논이 오는 5월 총선 때까지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2일 보도했다. 신문은 아랍 소식통을 인용, 오마르 카라미 총리의 퇴진이 너무 갑작스럽게 발표돼 수니 무슬림 중에서 새 총리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군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총선 전까지 한시적으로 통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밝혔다. 레바논 헌법에는 총리는 수니 무슬림이, 대통령은 기독교도가, 의회 의장은 시아 무슬림이 맡게 돼 있다. 한때 살림 알 후스 전 총리가 새 총리 후보로 거론됐으나 그는 건강상의 이유로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연일 레바논 철군압력을 받고 있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전날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 회견에서 “수개월 안에” 철군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러나 리처드 루거(공화·인디애나)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세계는 그 일정을 조금 더 앞당기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이날 런던의 팔레스타인 개혁 국제회의에서 “시리아는 중동이 나아갈 궤도에서 ‘벗어나’ 있다.”며 시리아군의 즉각적인 철군과 레바논에 대한 정치적 지배를 끝낼 것을 다시한번 촉구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 역시 시리아에 근거지를 둔 팔레스타인계 무장단체 이슬람 지하드가 지난달 25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자살폭탄공격을 저지른 확증을 갖고 있다고 밝히며 시리아 책임론에 가세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日, 다목적위성 재발사 성공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은 26일 오후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다목적 위성을 탑재한 H2A 7호기 로켓 재발사에 성공했다. 일본의 이번 위성 발사는 지난 2003년 11월 북한의 군사활동을 감시할 2대의 첩보위성을 탑재한 H2A 6호기가 발사 직후 로켓추진체 분리 실패로 폭파된 뒤 15개월만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개발한 높이 53m의 H2A 로켓은 오후 6시25분쯤 별다른 문제 없이 발사됐으며,40여분 뒤 탑재한 다목적 운수통신(MISAT) 1호를 분리해 궤도에 진입시켰다. 발사에 앞서 지상과 로켓간의 통신문제로 당초 예정보다 발사 시간이 1시간여 지연되기도 했다. 앞으로도 6일 후의 태양전지패널 펴기,10일쯤 뒤의 정지위성궤도 진입 등 고비가 남아있다. MISAT 위성은 기능이 다한 기상관측 위성 해바라기 5호를 대신하는 한편 아시아와 태평양지역 항공교통 통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2∼3개월 동안 기능확인 시험을 거쳐 성공해야 5월 말 상업운용을 시작한다. JAXA는 이번 발사 성공으로 일본의 우주개발 프로그램이 자존심을 되찾는 한편 우주개발 능력을 재입증한 것으로 평가했다. 올해 일본에서는 ‘우주의 해’에 걸맞게 육상관측기술위성, 운수다목적위성, 정보수집위성 등이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잇달아 발사된다. 오는 5월에는 미국에서 재개되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 1호에 일본인 우주비행사 노구치씨가 탑승, 국제우주정거장 건설에 도전한다. 여름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위성간 광통신실험위성 발사 작업에도 간접 참여한다. 하지만 과제도 첩첩산중이다. 연간 30기 전후인 세계의 상업위성사업 참여는 여전히 아득하다. 앞으로 13차례 정도 더 성공 발사해 성공확률을 미국·유럽의 90% 이상까지 끌어올려야 신뢰성을 얻고, 상업 위성경쟁에 참여할 수 있다. H2A 7호기 발사비용도 120억엔으로 러시아·중국제보다 20% 정도 비싸다. 미국(300기 이상), 유럽(161기)보다 성공발사 경험이 현저히 적은 것도 숙제다. 일본은 지금까지 14기의 위성을 발사해 그 중 11기가 성공, 성공확률은 79%다.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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