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궤도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920
  • 지구보다 4배 큰 ‘슈퍼 해왕성’ 발견

    지구보다 4배 큰 ‘슈퍼 해왕성’ 발견

    지구로부터 120광년 떨어진 별을 돌고 있는 지구보다 4.7배 더 크고 무거운 외부행성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연구팀이 소형자동망원경 HATNet 네트워크를 통해 지구로부터 120광년 떨어진 모항성을 궤도를 돌고 있는 지구보다 훨씬 더 크고 무거운 외부행성을 발견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 데일리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의 발견된 외부행성은 지구에 비해 4.7배 더 크고 무게는 25배 더 무겁다. 특히 해왕성 보다도 크고 무겁기 때문에 ‘슈퍼-해왕성’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HAT-P-11b로 명명된 이 외부행성은 HATNet을 통해 발견된 11번째 외부행성으로 기록됐다. HAT-P-11b는 궤도를 돌 때 모항성 바로 앞을 직접적으로 지나가기 때문에 모항성의 빛을 약 0.4% 가량 가린다. 과학자들은 모항성이 주기적으로 흐려지는 현상을 미국 애리조나와 하와이에 위치한 센터에서 작동되는 HATNet을 통해 분석해 이 외부행성의 존재를 파악했다. 별자리 백조자리에 위치한 이 행성은 모항성과 매우 근접해 궤도를 돌기 때문에 공전주기가 4.88일에 불과하고 온도는 섭씨 593°C다. 행성의 모항성은 태양 크기의 4분의 3이고 온도는 더 낮다.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가스파 바코스 연구원은 “위성탐지기를 통해 항성의 희미한 정도를 통해 행성의 크기를 추측하며 위성데이터와 대형망원경 켁(Keck)망원경을 통해 항성의 방사속도를 측정해 행성의 무게를 측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케플러(Kepler)천체망원경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HAT-P-11의 존재를 자세히 파악하고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져 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는 외부행성 조사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사진=사이언스데일리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국제 금융허브 2곳 개발 어떻게

    국제 금융허브 2곳 개발 어떻게

    ■ 서울 여의도 서울시는 21일 여의도를 홍콩, 싱가포르와 함께 아시아의 ‘3대 금융 허브’로 육성하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2013년까지 여의도동 일대 397만㎡에 서울국제금융센터(조감도)를 건립하고, 취·등록세 면제와 용적률을 포함한 도시계획 규제완화 등의 혜택을 주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또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을 문화·관광·레저 중심지로 조성하고 공공용지를 확보해 외국인학교와 외국인 전용병원 건립에 우선 활용할 예정이다. 국회의사당 부지를 제외한 397만㎡를 서울국제금융지구(SIFD)로 지정하고 이를 다시 ▲중심업무지구(28만㎡) ▲지원업무지구(50만㎡) ▲배후주거지구(65만㎡) ▲주거지원지구(7만㎡)로 구분해 개발한다. 이와 함께 경인고속도로 신월IC와 여의도를 잇는 4차선 지하차도(총연장 7.6㎞)인 ‘서울~제물포 터널’의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만간 태스크포스(TF)팀과 금융전문가 등 각 분야의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금융중심지 조성 및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0년까지 80만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되고 85조원 이상의 금융산업 생산액이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부산 문현 금융단지 부산시는 21일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남구 문현금융단지를 2015년까지 ‘해양·파생금융상품 분야의 동북아 허브’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개발은 3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1단계 사업으로 내년까지 국제금융도시추진센터 등을 재정비하고 금융중심지 개발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기로 했다. 또 문현금융단지가 준공되는 2012년말까지 국제해운거래소·탄소배출권거래소·상품거래소 설립 및 파생상품 연구개발센터 등의 설립 준비를 정부와 협의한다. 부산으로 이전할 금융분야 공공기관의 문현금융단지 입주가 끝나는 2013년부터는 각종 거래소 설립 및 금융기관을 유치하고 2015년까지는 정상 궤도에 올린다는 계획이다. 문현금융단지는 옛 육군정비창 부지 10만 2000여㎡로 부산으로 이전할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금융분야 공공기관과 부산은행, 한국은행 부산본부, 기술보증기금 등 부산에 기반을 둔 금융기관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용산 참사’ 2월국회 암초로

    ‘용산 참사’ 2월국회 암초로

    2월 임시국회가 용산 철거민 참사라는 변수에 부딪쳤다. 당초 여야는 인사청문회와 입법 대치전에 전략을 집중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20일 용산 참사로 여야 모두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야당은 이번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전면에 내세우며 청문회 보이콧과 국정조사권 발동까지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은 철저하게 조사하되 청문회는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 “부적격자 청문회 불가” 민주당은 청문회 거부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키로 했다. 각각 국가정보원장과 경찰청장에 내정된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용산 참사 책임론이 도화선이 됐다. 두 사람 모두 신(新)공안정국을 조성한 당사자라는 점을 들어 일찌감치 ‘부적격자’로 규정했다. 이번 참사의 진상이 규명되고 지휘 책임문제가 드러나면 가중 책임을 물어야 하는 마당에 ‘영전’을 시킬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사건의 실체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무 책임자인 두 사람의 인사청문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여당에 대한 정치적 압박 수준을 뛰어넘는 선전포고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21일 최고위원회를 통해 청문회에 응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이번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청문회 관련 당내 논의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당초 민주당은 행정안전위의 인사청문회에서 김 내정자를 상대로 지난해 촛불집회 당시 과잉진압 논란과 불법 집단행위에 관한 집단소송법, 복면금지 등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 등에 대한 입장을 추궁하려고 했었다. 원 내정자를 상대로는 정보위 인사청문회에서 비전문가 출신의 코드 인사라는 점을 집중 부각한다는 방침이었다. 기획재정위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에게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으로 재직한 책임을 들어 공세를 펼 계획이었다. ●한나라 “청문회는 예정대로”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의 진상조사와는 별도로 인사청문회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인사 청문대상이 지금까지 4명에 그치고, 추가 인사도 행정안전부 장관 정도에 한정되는 만큼 인사청문 전략은 해당 상임위에 일임하는 등 원칙대로 간다는 방침이다. ●김 내정자 행안위 출석문제로 충돌 여야는 21일 열리는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서 경찰청장 내정자인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의 출석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강제진압 경위와 책임 소재 등을 파악하려면 경찰특공대 지휘권을 행사한 김 청장은 당연히 출석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이 김 청장을 출석시키지 않겠다는 것은 사건을 은폐하거나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과잉 충성 조치”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간사인 권경석 의원은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지방경찰청장은 애초 출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구혜영 김지훈기자 koohy@seoul.co.kr
  • [오바마의 미국] 인종·이념초월 통합

    [오바마의 미국] 인종·이념초월 통합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인들은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통합의 리더십으로 하나된 미국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뿌리 깊은 인종차별과 세대간·이념간 갈등의 골을 넘어 통합의 새 시대를 열길 고대하며, 흑인 대통령의 탄생이 첫걸음이 될 것으로 믿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전 내각 인선을 통해, 그리고 취임식을 통해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줬다. 민주당 경선 당시 최대 라이벌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에 지명하고, 공화당 소속인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을 유임시켰다. 내각에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아계 등 유색 인종과 여성 각료들을 중용하며 다양성을 높였다. 그런가 하면 취임식과 취임 관련 행사의 축도를 보수와 진보 성향의 종교인과 여성 목사에게 각각 맡기며 종교와 사회적 통합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이같은 결정들이 상징적 제스처일 수도 있지만 신념과 자신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내리기 힘든 결정들이다. ●인종 화합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에게 거는 미국인들, 특히 흑인들의 높은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기대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흑인이라는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이 미국을 통합하고 변화시켜 나가는 데 기여할 것으로 믿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대통령 취임이 인종과 이념 등 서로 다른 것들의 간극을 좁혀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나와 다르고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 서로 소통함으로써 미국의 정치풍토를 바꿔 나가는 모범이 되고 싶다.”고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그리는 하나된 통합 미국의 청사진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흑백뿐 아니라 인종간 차별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불균형이 해소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WP와의 인터뷰에서 “경제를 본궤도에 올려놓으면 인종간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조업의 일자리를 늘리고 중산층에 세금인하 혜택을 주는 것, 의료보험제도와 교육제도를 개혁하는 것은 모두 상당수가 흑인인 일하는 계층을 겨냥한 정책들이다. 올해는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유명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을 한 지 45주년이 되는 해다. CNN 설문조사에 따르면 흑인의 69%가 킹 목사의 꿈이 이뤄졌다고 답했다. 지난해 3월 34%의 두배 수준이다. 19일 보도된 WP와 ABC방송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인종차별이 ‘큰 문제’라는 응답은 26%로 1996년의 54%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흑인 대통령의 탄생으로 복잡한 인종문제가 단숨에 해결되리라는 ‘순진한’ 낙관론은 줄어들었다. CNN조사에 따르면 대선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흑인의 대다수가 오바마의 당선이 인종관계에 새 장을 열었다고 답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대다수가 인종 문제는 계속해서 문제로 남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세대·이념의 화합 40대의 대통령 당선 뒤에는 20~40대 젊은층의 절대적인 지지가 한몫했다. 오바마의 최측근 참모들 중에는 비슷한 또래가 상당수 포진해 있지만, 내각 인선에는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50대 이상의 베이비붐 세대를 대거 기용, 세대간 화합을 이뤄냈다. 세대간 화합은 이념과 종교의 차이를 뛰어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세 기간 동안 보수성향의 젊은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을 끌어안기 위해 공을 들였다. 이들은 낙태와 동성애 등 민감한 사회적 현안들에 대한 대립적 시각에서 벗어나 현실적 절충점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낙태에 대한 찬반을 떠나 원하지 않는 임신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 지원하는 방안 등이다. 인종과 세대, 이념을 아우르는 통합의 오바마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됐고, 갈 길은 멀다. 미국인들, 특히 흑인들 중에는 오바마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변화와 성과를 조급하게 기다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커져가는 불만의 소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줄기세포에 대한 지원 재개와 동성결혼 등 사회적 현안을 놓고 앞으로도 보수와 진보 진영이 충돌하겠지만 오바마의 실용적인 통합의 리더십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kmkim@seoul.co.kr
  • [美 새 희망의 시대로]오바마 취임사 핵심 내용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0일(현지시간) 취임연설에서 국민들에게 책임감을 가장 강조할 것이라고 19일 측근 인사들이 밝혔다.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는 NBC방송 프로그램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해 “오바마의 취임사는 정부와 기업 부문에서 미국민의 책임있는 행동을 고취시켜 새 시대를 열어 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바마가 국민들에게 될 대로 되라는 식의 풍토를 배격하도록 요구하고, 책임감(responsibility)과 책무(accountability)를 존중하는 미국의 가치체계 회복을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매뉴얼 지명자의 이같은 요지의 언급은 1961년 존 F 케네디의 취임사를 상기시킨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언론들은 설명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도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물어 보라.”는 취임사로 국민들의 희생정신을 강조했다. 국민들의 책무를 강조하는 만큼 오늘날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초래한 금융기관들에도 책임감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찍부터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사를 챙겨본 오바마는 이번 취임연설의 상당부분을 직접 쓴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폭스TV에 출연한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 지명자는 “취임사의 많은 부분을 오바마 당선인이 직접 작성했으며, 미국을 제 궤도에 되돌려 놓겠다는 말이 핵심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더 많은 책무와 책임감을 필요로 하며 미국민 모두는 무엇인가에 기여해야 한다.”면서 “지난 수년간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사람들은 이제 도움을 얻어야 할 차례”라고 취임사의 일부를 소개했다. 한편 오바마와 그의 측근들은 차기 행정부 출범에 대한 미국민들의 지나친 기대를 낮추려 애쓰고 있다. 폭스TV에서 깁스 지명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첫해에는 경기침체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고 WP가 보도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물 있을까?”…달 극지방 분화구 내부 포착

    “물 있을까?”…달 극지방 분화구 내부 포착

    인도 최초 달 탐사선이 얼음이 존재할 수도 있다고 알려진 극(極)지방 분화구 내부의 일부를 포착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우주항공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은 “인도가 지난해 10월 쏘아올린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가 달의 가장 차갑고 온도가 낮은 부분인 극지방 분화구의 일부를 촬영하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천문학계는 달의 극지방에 얼음으로 된 물이 존재할 수 있을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특히 과학자들은 달의 극지방은 태양 광선이 도달하지 않는 영하 170도 이하의 추운 지역이기 때문에 수십억 년 이상 얼음이 안정된 상태로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해온 바 있다. 극지방 분화구의 내부 촬영이 중요한 관심사가 된 가운데 달 궤도 탐사 중인 찬드라얀 1호는 소형합성개구레이더(The Mini-SAR)를 이용해 촬영한 첫 번째 데이터를 최근 전송했다. 찬드라얀 1호의 과학자들은 “이 이미지들이 지금껏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던 극(極)지방의 분화구 내부의 일부 모습을 담고 있으며 밝은 부분은 표면의 거친 면을 표현하고 우주선쪽을 가리키고 있는 경사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 사진들은 지난 해 11월 17일 촬영 된 것이며 달의 남극지방에 위치한 호어스 분화구(Haworth Crater)와 북극지방 서쪽 끝의 세레스 분화구(Seares Crater)의 부분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제이슨 크루슨 찬드라얀 1호 연구원은 “향후 몇 달간 달 궤도를 탐사하며 중요한 과학적 자료들을 수집할 예정”이다. 찬드라얀 1호는 지난 해 10월 21일 발사됐으며 그 해 11월 8일 달의 궤도에 진입해 달의 표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사진=스페이스닷컴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인사]

    ■농림수산식품부 △국립식물검역원장 배인태■보건복지가족부 △사회복지정책실 사회서비스정책관 배병준■교육과학기술부 ◇일반직 고위공무원 △인재정책실장 김차동△학술연구정책〃 엄상현△대변인 홍남표△감사관 변광화△정책기획관 조율래△인재정책〃 최수태△교육복지지원국장 이상진△교육자치기획단장 이종원△과학기술정책기획관 김이환△정책조정〃 전찬환△기초연구정책관 박항식△학술연구지원관 이원근△대학연구기관지원정책관 김관복△울산국립대학건설추진단장 김정민△대구 부교육감 이걸우△대전 〃 김명훈△충북 〃 우승구△전북 〃 김찬기△부산대 사무국장 이성희△충북대 〃 이종봉△한국교원대 〃 윤용식△교육과학기술부 황인철 정일용 이문기 변창률 이중흔 남진웅 박백범 윤헌주 황홍규(한양대) 김승봉(IAEA)△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지원단장 편경범◇별정직 고위공무원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 김동옥 ◇부이사관 △교육과학기술부 이계영 서유미■부산시 ◇2급 승진△도시개발실장 황택진 △시의회 사무처장 박춘한 ◇2급 전보△정책기획실장 최익두 ◇3급 승진△기획재정관 이갑준△사상구 부구청장 이진복△중앙공무원교육원 교육훈련 파견 송근일△국방대학교 교육훈련 〃 김상주△건설방재관 조성원△영도구 부구청장 류재용 ◇3급 전보△경제산업실장 이영활△행정자치관 이종철△감사관 김영환△미래전략본부장 정현민△복지건강국장 박영세△교통국장 이종원△해양농수산국장 정경진△환경국장 이용호△건설본부장 정진식△사하구 부구청장 이규호△금정구 〃 박종수△부산발전연구원 파견 박종주 ◇4급 전보△중구 부구청장 고한익■전북도 ◇승진 △성과관리 김인태△재정 강석찬△수질보전 임영환△산림녹지 윤영남△기업지원 신현창△부품소재 유희숙△여성청소년 최영만△노인정책 손종성△대외협력 김백수△의사담당관 이내성△농업기술원 행정지원 서성원△농업인력개발원장 김인호△혁신도시추진단 부단장 이존기△새만금특별법 추진원회 파견 허명기◇전보△인재양성과장 이정태△새만금개발〃 정찬용△일자리창출〃 최상기△디자인정책〃 김용현△국제협력〃 서권열△의회사무처 총무담당관 이옥진△〃 운영전문위원 유영렬△〃 산업경제전문위원 신현승△〃 문화관광건설전문위원 복환근△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 행정지원부장 전용준△〃 투자기획부장 박형배△공무원교육원 교육운영과장 신용태△전북투자유치사무소장 윤철■전남도 ◇지방서기관 전보 △공무원교육원장 이윤모△의회사무처 총무담당관 박환기△F1대회지원보좌관 서복남△행정지원국 박노창△혁신도시건설지원단장 나도팔△행정지원국 윤광수(교육입교) 이호경 이인곤 문대원△강진부군수 고대석△나주부시장 이광형△구례부군수 이광택△해남〃 허영철△함평〃 박윤식△진도〃 남상창◇지방별정4급 상당△공보관 오주승(내정)■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장 박해성△인재개발〃 김용억△농산업·도농교류지원센터장 강태식■한국광물자원공사 △감사 남준우■건설공제조합 ◇승진 △신용조사부장 김대규△춘천지점장 윤중원△청주〃 신덕상△중부보상센터장 김형기△영남보상〃 이정관△감사실 감사역 박종석△중앙지점 차장 이향숙△인천지점 〃 김성희△전주지점 〃 이은석△광주지점 〃 김병선△부산지점 〃 공준식△마산지점 〃 이상덕△서울보상센터 〃 김창용◇전보 △신규사업부장 황석환△공제사업〃 정창섭△관리〃 허노문△연수원장 이성재△서초지점장 최성호△수원〃 박도식△성남〃 조성태△경영전략팀장 윤창석△신규사업부 차장 서경민△시설관리팀장 조남경△차세대시스템구축팀 차장 이일양△영업기획팀장 소상국△공제기획〃 김현정△보증이행〃 김선완△일산지점장 박현규△강릉〃 이인석△충주〃 채종훈△광주동〃 전상석△순천〃 장선희△대구중부〃 이종석△구미〃 박성득△동대문지점 차장 김진현■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전보 △차륜궤도 김대상△집전전력 김형철△철도교통물류 정병현△철도산업발전 오지택△시험인증 최강윤■국립수산과학원 ◇3급 전보 △연구기획부장 박미선△어업자원〃 김영섭◇4급 승진△운영지원과 서무관리계장 최경욱■한국인터넷기업협회 △기획실장 신용중■서울신용보증재단 ◇승진 △감사실장 전승기△기획부장 엄창석△마포지점장 윤여원△창의혁신팀 부팀장 이상희△총무부 부부장 이재상△신용보증부 〃 권성우△은평지점 고객팀장 문선영◇전보△신용보증부장 권영호△채권관리〃 조재목△전산실장 정동욱△기업지원부장 박창원△영업〃 김상호△영등포지점장 왕희원△광진〃 김재진△송파〃 김정길△강북〃 김태웅■프라임경제신문 △부사장 겸 주필 백병훈△광고국장 남경민 ■기업은행 ◇지역본부장 승진 △강남 박영식△강북 정용오△서부 정만섭△경수 박진욱△부산경남 이익동△부산울산 서수철△호남 김기영◇지역본부장 전보△강동 이윤희■오비맥주 △정책홍보담당 전무 최수만
  • [지방시대] 지방·서민 희생하는 정책 궤도수정을/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방시대] 지방·서민 희생하는 정책 궤도수정을/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 다사다난(多事多難)으로 표현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무자년(戊子年 )을 보냈다. 새해를 맞이한 형편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새해 벽두에 과거지사를 툴툴 털고 새롭게 출발하고 싶으나 난제는 산적해 있다.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환호하던 지난해가 아스라하게 느껴진다. 설익은 ‘진보정권’의 아마추어적 정치행태에 지친 터라 경제 전문가를 자임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광우병 논란, 촛불시위, 그 뒤를 이은 주가폭락과 환율폭등, 자살 신드롬, 게다가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여야의 정쟁으로 편한 날이 없던 한해를 보낸 것이다. 이러한 마당에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하랴.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2. 노무현 정부는 집권 초부터 ‘국가균형발전계획’이라는 빅카드를 들고 나왔다. 노 정부의 집권기는 이 정책에 대한 집행여부와 찬반논란으로 점철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역시 ‘한반도 대운하’정책을 꺼냈으나 숱한 반대에 부딪혀 방향전환을 모색 중에 있어 보인다. 이후 이명박 정부는 경기침체와 경제위기의 극복을 기치로 내걸면서 노무현 정부가 강조해온 정책 기조를 대부분 바꾸었거나 바꿔가고 있다. 닥쳐올 실물경제 위기까지 고려할 때, 현 정부의 경기부양정책의 선호와 기존 정책기조의 변화를 무턱대고 비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당면한 경제난관도 난관이지만 그 이후의 여파까지 고려하는 비전과 지혜를 놓쳐서는 안 된다.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게 된 노무현 정부의 정책들에 메스만 들이대다 더 심각한 병을 키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집권 초 인선과정에서부터 ‘강부자’ 내각이라는 비난을 받긴 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줄곧 서민경제의 활성화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경기부양과 경제활성화가 사회 양극화와 불균형 발전을 희생으로 나아가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3. 현 정부와 집권 여당은 규제완화와 세금 감면정책, 부동산 경기활성화 정책 등을 추진하여 기업과 부유층의 투자가 촉진되어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논리를 펴왔다. 올해 초 경남지역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가운데 11%만이 이러한 논리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0% 정도는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수혜층으로 부유층과 대기업을 꼽았고, 중산층과 중소기업은 8%, 서민층과 빈곤층은 5%에 그쳐 현 정부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다는 의견 동의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가 강행하고 김태호 경남도지사도 적극 호응하는 4대강 개발사업이 양극화와 빈부격차 해소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긍정적인 의견(37%)보다 부정적인 의견(63%)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현재 우리 사회의 양극화 또는 빈부격차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 92%가 ‘아주 심각’(52%)하거나 ‘심각’한 것으로 답했다. 이처럼 한국사회의 양극화 문제는 여전히 가장 심각한 문제임에도 현 정부의 정책기조는 반대로 향해 왔으며, 현 위기 상황에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4. 우리는 지금까지 부패와 탄압으로 치닫던 보수 정권과, 방향은 옳아 보였으나 미숙과 독단의 진보 정권 등을 서글프게 봐왔다. 성장과 복지, 효율과 형평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한쪽의 희생을 대가로 한 성과는 결코 장기 관점에서 견고한 토대가 될 수 없음도 자명해졌다. 자금의 위기가 양극화를 더욱 키우고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거나, 지역의 서민들이 이중적으로 낙후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쪽을 포기하지 않고 좌우의 날개로 균형을 이루어 가는 이명박 정부의 심기일전을 기대한다. 강문구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중국 우주무기 개발 공론화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정부가 위성요격 기술개발팀에 국가 최고 권위의 과학기술상을 수여하는 등 우주무기 개발을 공론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거행된 ‘2008 국가 과학기술 장려대회’에서 기술발명 부문의 1등상을 다롄(大連)이공대학 연구팀과 베이징항공항천대학 연구팀이 공동수상했다.이들은 2007년 1월 중국이 미사일로 1000㎞ 밖 지구궤도상의 위성을 명중시켜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위성요격 기술을 보유할 수 있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롄이공대 연구팀은 이른바 ‘레이돔’ 개발 공로가 인정됐다. 레이돔은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레이더를 풍압이나 각종 장애로부터 보호하는 돔 형태의 장비이다. 항공기의 둥그런 앞부분 등에 장착된다. 특히 대기권 밖으로 쏘아올려지는 미사일은 엄청난 마찰열 등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레이돔의 성능이 사실상 위성 요격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없으면 어떤 위성도 명중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항공항천대 연구팀은 위성요격을 위한 감지장치(소형 초정밀 천체 감지기)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공로가 인정됐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이들에 대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 등 국가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시상식에서도 국가최고과학기술상을 받은 팔순의 두 원로과학자들과 칭짱(靑藏)철도 개통 관련자들만 집중조명했다. 하지만 중국 밖의 시각은 다르다. 중국이 위성요격 기술개발팀의 공로를 인정한 점으로 미뤄 앞으로 보다 공격적으로 우주무기 개발에 나서겠다는 뜻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중국 우주개발 전문가의 말을 인용, “중국 정부는 앞으로 좀 더 공격적으로 지구 밖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일로 세계 주요국들의 우주무기 개발경쟁이 또다시 증폭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중국측은 “(우주공간에서의)우리 재산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을 가지려는 것일 뿐”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1월11일 중국이 노후 기상위성을 격추하는 데 성공했을 때 미국도 즉시 위성요격 실험에 나섰고, 인도 또한 우주방위사령부 창설 계획을 발표하는 등 우주무기 개발 경쟁이 불붙은 바 있다. stinger@seoul.co.kr
  • 어제와 오늘 보름달이 유난히 밝았다고 느끼셨다면

     9일 밤 보름달이 유난히 밝고 크지 않았나요?10일 밤에도 별반 다를 것 같지 않지만 유난히 보름달이 밝다고 느꼈다면 그건 맞습니다.맞고요.  미국의 스페이스 닷컴이 9일(현지시간) 올린 기사에 따르면 미국 동북부에서 이튿날 저녁 뜨는 보름달이 올 1년 중 가장 밝은 보름달이라고 하네요.  왜 이렇게 요 며칠 사이 보름달이 올해 보름달 가운데 가장 밝고 커보일 것으로 전망되느냐 하면요,널리 알려진 것처럼 29.5일마다 한 번씩 지구 주위를 도는 달의 궤도가 완벽한 원형이 아니라 타원형이어서 지구에 훨씬 더 가깝게 도는 시점이 생기기 때문이지요.가장 지구에서 멀리 떨어졌을 때보다 어떤 때는 5만㎞나 가까워지는 것이지요.이걸 근지점(Perigee)라고 하는데요,원지점(Apogee)은 그 반대이고요.  이 때 달의 밝기는 14% 정도 더 밝아지고요,올해의 어떤 다른 보름 때보다 30% 정도 밝아 보이게 되는 거지요.사실 지난달 보름에도 이번 보름과 비슷했어요.해서 국내 언론에서도 이번 보름달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비추지 않은 것 같아요.  재미있는 것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겐 달마다 다른 이름이 있었다고 해요.1월의 보름달은 ‘오래된 달’’눈 달’이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알 듯 조류도 높게 일렁여요.왜냐하면요,지구의 대양은 달과 태양의 중력작용에 의해 끌어당겨져요.달이 지구에 가까워지면 그만큼 조류도 높게 일렁이기 때문이지요.  달이 뜰 때 나중에 밤하늘 중천에 떠있을 때보다 더 크게 보이는 건 우리 눈의 착시 현상 때문이래요.아직도 과학자들은 이 현상을 완벽하게 설명하고 있지 못하고 있대요.다만 우리의 지각 능력이 수평 상태에서 대상을 봤을 때와 고개를 치켜들어 보는 것과의 차이일 따름이라고 지적하고 있어요.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원지동 화장장 조성 본궤도에

    주민들의 반발로 7년여간 표류하던 서초구 원지동 추모공원 조성 사업이 본격화된다. 서울시는 오는 20일쯤 원지동 76 일대 17만 1335㎡에 화장로 11기와 종합의료시설, 공원 등을 조성하는 추모공원 사업에 대한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원지동 추모공사는 국내외 업체가 참가하는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5월 실시설계 적격자를 선정하는 대로 착공해 2012년 완공한다. 시는 화장시설을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지역 주민들의 정서를 감안해 화장장 시설을 모두 지하에 설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환기 및 자연채광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고 지상은 나무 등을 심어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 숲으로 꾸밀 계획이다. 또 공사 시작부터 준공, 운영 때까지 모든 과정에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주민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화장시설의 환경·공해 감시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유급환경감시단’을 운영한다. 아울러 화장로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 매연, 분진, 다이옥신 등을 제거하기 위해 연소·가스냉각·통풍 설비 등을 최첨단 공법으로 시공해 환경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서울추모공원 부지 일부를 종합의료시설로 용도변경하기 위한 사전환경성 검토보고서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지난 5일 열었다. 또 오는 4월까지 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하지만 화장장 건립 지역인 서초구와 화장장 건립관련 시민위원회는 “추모공원은 애초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 수요를 감안해 설치하기로 한 것으로 5기의 화장로로 충분하다.”면서 화장로 11기 건립불가를 주장하고 있어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추모공원 조성사업은 2001년 기본계획이 수립됐으나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과 소송 제기로 표류하다 2007년 4월 대법원이 서울시의 손을 들어주고 지난해 6월 국토해양부와의 종합의료시설 입지 관련 논의가 마무리됨에 따라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서울·수도권 토지 보상금 10조원 풀린다

    서울·수도권 토지 보상금 10조원 풀린다

    올해 서울·수도권에서 토지보상금으로 10조원에 이르는 보상금이 풀릴 예정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 택지개발과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따른 토지보상금으로 10조 1000억원이 풀린다. 한국토지공사는 이날부터 위례(송파)신도시 편입지역 토지 보상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위례신도시 건설이 본궤도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현지인에 대해서는 보상금 중 3억원 이하는 현금으로 지급하고 3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현금과 채권을 50%씩 지급한다. 전액 현금 보상을 원할 경우 7월1일 이후에 계약하면 된다. 토공은 경기 고양 향동지구에서도 상반기 중 1조원가량의 토지보상비를 풀 계획이다. 대한주택공사는 올해 수도권에서 전체 보상금(6조 5000억원)의 66%인 4조 3000억원을 푼다. 이 중 경기 양주 회천지구에서 6900억원, 파주 운정지구에서 4600억원, 시흥 장현지구에서 3500억원, 오산 세교지구에서 2600억원,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1100억원, 나머지 지역에서 2조 3100억원의 보상금을 풀 계획이다. 서울시도 마곡지구에서 3조 3000억원의 토지보상금을 풀 계획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탱크’ 업그레이드… 시즌 첫 우승 쏜다

    ● 올 46개 대회 총상금 3700억원 달해 2009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8일 하와이에서 기지개를 켠다. 올해 투어 규모는 46개 대회에 총상금 2억 8000만달러(3700억원). 대회 수는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도 지난해 규모를 유지했고, 오히려 상금은 1000만달러 가까이 늘었다. 올해도 국내 팬들의 관심은 ‘탱크’ 최경주(39·나이키골프)의 활약 여부다. 8일 밤(한국시간)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팔루아골프장 플랜테이션코스(파73·7411야드)에서 막을 올리는 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총상금 560만달러)은 그의 한 해를 점쳐 보기에 충분한 무대다. 출전 선수는 지난해 최종 세계 랭킹,상금 랭킹,페덱스컵 랭킹 상위 선수와 역대 메이저대회 챔피언,이 대회 정상을 섰던 선수 등 모두 33명에 지나지 않는다. 메이저대회만큼이나 중량감을 지닌 이 대회에 최경주는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 10위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었다. ● 체중감량 후 쇼트게임에 집중… 샷 더 날카로워져 최경주는 지난해 소니오픈에서 일찌감치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체중 감량에 따른 후유증으로 시즌 내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감량 이후 스윙 궤도에 변화가 생긴 탓에 적응 시간도 제법 잡아먹었다. 제 스윙이 나오지 않다 보니 이후 우승 소식도 뚝 끊겼다. 그러나 정규 투어 뒤 그는 연말 이벤트대회로 벌어진 LG스킨스게임에서 우승, 감량과 스윙에서 적응이 끝났음을 알렸다. 앞서 “빠진 지방을 모두 근육으로 채웠다.”면서 체중 감량 결과에 만족했던 터.길고 긴 터널을 빠져나온 자신감이 올 시즌 필요한 가장 큰 에너지원이다. 더욱이 최경주는 지난해 말부터 쇼트게임 훈련에 집중, 샷을 더 날카롭게 가다듬었다. 그는 겨울훈련을 앞두고 “미국에 진출한 이후 한 번도 연습량의 90%를 쇼트게임에 집중한 적이 없었다.”면서 “그러나 브리티시오픈에서 정확한 쇼트게임 없이는 메이저 우승은 불가능하다고 뼈저리게 느꼈다.”고 밝혔다.따라서 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은 최경주에게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탱크’의 위력을 점검하는 건 물론,그토록 기다리던 생애 첫 메이저 정상 정복을 위한 시즌 첫 발을 올리는 디딤돌이다. ● ‘공동 3위´ 앤서니 김도 출사표 지난해 ‘톱10 입상 횟수(8회)’와 평균타수(69.28타)에서 각각 공동 3위에 올랐던 앤서니 김(24·나이키골프)도 최경주와 함께 시즌 첫 승 사냥에 나선다. 출전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그는 우즈에 이어 미국 선수 가운데 25세 이전에 한 시즌 2승을 기록한 두 번째 선수. 그만큼 그의 출전 자체는 곧 우승 가능성과 연결된다. 앤서니는 “처음 출전하는 대회라 상당히 기대가 된다. 시즌 첫 대회를 멋지게 장식하고 싶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단체장 새해 설계] 오세훈 서울시장

    [단체장 새해 설계]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축년(己丑年) 새해에 떠오르는 첫 해를 지하철 출발기지에서 맞았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 쉬는 날 생업 현장에서 추위를 녹이는 근로자들과 함께 새 각오를 다지겠다는 의미다. 4년 임기 중 1년 반을 남겨둔 시점에서, 올해는 그의 역점사업이 하나씩 성과를 드러내고, 시민들의 평가를 근거로 내년 임기말에 차기 행보를 정한다는 점에서도 뜻깊은 현장방문이었다. ●지하철 출발기지에서 해맞이 지난 1일 오전 6시50분 서울 강서구 방화동 5호선 차량기지. 오 시장이 식당에 들어서자 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이 박수로 반겼다. 오 시장은 앞서 자정에 종로 보신각에서 새해를 여는 타종을 하고, 행사 참석자들과 야참을 겸한 간담회를 가진 뒤 잠시 눈을 붙였다가 오는 길이었다. 오 시장 일행과 음성직 도시철도공사 사장 등 임직원들은 새해 덕담을 나눈 뒤 떡국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하원준 공사 노조위원장이 “경기침제로 시민,공기업 직원이 많이 위축돼 정중동(靜中動)을 하고 있다.”고 하자 오 시장은 “노사간 현명하게 잘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방문단은 출발 전 전동차 10량이 높이 1.5m의 검사 레일 위에 있는 검사고에서 궤도간격 점검, 전압 확인 등을 체험했다. 안전모와 목장갑을 착용한 오 시장은 직접 볼트를 스패너로 조이고, 전압 상태 등을 살펴보았다. 밖으로 나와 선로 상태와 전동차의 운전실 점검을 마치자 오전 7시50분쯤 붉은 해가 떠올랐다. 오 시장은 “올해 역점사업은 일자리 창출을 포함한 경제살리기와 사회안전망 확충”이라면서 “경제활성화에 효과적인 방법은 대규모 미개발 부지 규제완화, 리모델링 활성화 등 건설경기를 부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1만㎡ 이상의 부지 96곳에 대해 아파트 개발 대신에 상업·산업시설 위주로 신축을 촉진하기로 했다. 또 일반 건물 57만여채 가운데 20년 이상 된 건물이 절반인 26만여채에 이르는 만큼 빌딩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도시미관 개선,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20년 넘은 건물 26만채 리모델링 오 시장은 “복지정책은 시혜성이 아닌 자활과 자립 의지가 있는 분들에게 더 집중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면서 “총 19만 5000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구체적인 계획을 짜두었다.”고 밝혔다. 민간분야 4만여명, 공공분야 7만여명의 자리를 만들고 소상공인·자영업자 육성을 통해 4만여명, 사회간접자본(SOC)사업으로 4만여명을 책임진다는 것이다. 이미 올해 사회복지 예산도 3조 727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2%, 산업경제 지원예산은 4852억원으로 32.2% 늘려 잡았다. 그는 취임 이후 문화, 관광, 디자인, 한강 등에 집중하고 있다. 주위로부터 “획기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핀잔을 들었지만, 올해는 어느 정도 성과가 보일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서울이 10년, 20년후 먹고 살 문제를 해결하려고 꾸준히 추진하는 일이며, 문화도 일종의 복지”라면서 “사계절 하이서울축제 일정은 줄이고, 무료 또는 저가공연을 늘려 서민의 애환을 달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는 7월이면 광화문광장이 몰라볼 정도로 바뀌고, 10월이면 반포·뚝섬·여의도·난지 등 4개 한강공원이 완공돼 시민은 물론, 외국관광객을 불러들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 시장은 “한강르네상스의 목표는 서울을 뱃길로 연결해 500석 규모의 국제여객선이 다니는 수변항구도시로 되살리는 것”이라면서 “따라서 정부의 경인운하 사업, 4대강 정비사업과 맥을 함께한다.”고 했다. ●서울 수변항구도시로 새로 탄생 그는 지난 임기 중 가장 보람된 일로 ‘창의시정’의 도입을 꼽았다. “시장이 이것 하라, 저것 공사하라고 지시하지 않고 공무원 스스로 시민의 입장에서 일을 찾는 체질을 만들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정부기관이 조사한 공무원청렴도가 취임 첫해 16개 시·도 중 15위에서 이듬해 6위, 지난해 1위에 오른 점을 매우 고맙게 여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위에서 떨어질까봐 더 고민이 생겨 올해 직원들에게 ‘불광불급(不狂不及·미친 듯한 열정이 없으면 큰 일을 이룰 수 없다.)’을 강조한다.”며 웃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단체장 새해 설계] 박광태 광주시장

    [단체장 새해 설계] 박광태 광주시장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모든 시민의 지혜를 모으겠습니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투자를 확대하는 등 실물경제가 되살아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의 경제 살리기를 위한 신념은 남다르다.경제 살리기는 민선 3·4기 동안 그의 첫번째 단골 공약이었다.국비 확보와 국가사업의 지역 유치에 온 힘을 쏟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간부회의 때마다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는 승진 등 인사에서 우대하겠다.”고 강조한다. 기업유치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공을 세운 직원들은 승진이나 원하는 보직을 받는다. 그렇지 못한 직원은 불이익을 피하기 어렵다. ●광산업·자동차·가전 등 3대 주력산업 그가 내걸었던 경제 살리기 효과는 각종 수치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2002년 5282억원에 불과했던 국비 지원액이 2006년 1조1257억원, 올해엔 1조 6492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이런 덕택으로 광산업을 비롯해 자동차, 디지털생활가전 등 3대 주력산업이 광주 경제를 이끌어 나갈 성장동력 산업으로 자리를 굳혔다. 광주시가 2000년 광산업 육성에 첫발을 내디딜 때만 해도 관련 업체는 47개, 매출액은 1136억원에 불과했다. 당시 벤처기업 수준에 머물던 기업들은 시의 지원 등에 힘입어 성장을 거듭했다. 지금은 매출액 100억원을 넘는 기업 10여개를 비롯해 300여 업체가 광통신, 발광다이오드(LED)소자, 광정밀 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이들 업체의 전체 매출액은 1조 2000억원을 넘어섰다. 불과 8년여만에 국비 등 7000여억원을 투입해 이뤄낸 성과이다. 올부터 2012년까지 3단계 사업 기간엔 527억원이 추가 투입된다. LED와 광가입자망(FTTH) 서비스 개발 확대가 주요 목표이다. 이를 통해 2010년엔 관련 기업을 402개, 고용 3만 2000명, 매출액 7조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또 10월엔 ‘세계광엑스포’를 열어 광산업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알리고, ‘빛의 도시’란 브랜드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와는 별도로 클린디젤자동차 부품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한다. 반면 시는 현재까지도 정부가 요구해온 ‘5+2광역경제권 개발계획’의 선도산업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호남권을 2개로 분리하는 광역경제권 재조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를 대체하는 지역 프로젝트인 ‘클린 디젤자동차’ 분야의 전폭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 걸맞은 차세대 자동차 산업을 선점하겠다는 의지이다. 이를 위해 2015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술개발과 기업 지원에 나선다. 신재생 에너지 사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탄소은행제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이는 각 가정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여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 만큼 현금으로 되돌려 주는 제도이다. 2014년 세계수소에너지대회를 유치해 놓고 있다.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에 들어서는 한국전력거래소에 ‘탄소배출권 거래소’ 유치를 추진 중이다.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첨단부품 소재·디자인·문화콘텐츠 등 4대 전략산업의 기반구축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한다. ●녹색에너지·문화중심 도시 광주 건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도 본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옛 전남도청 별관 철거문제로 공사가 일시 중단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정상화한다. 이 사업에는 2004~2023년 국비 2조 7679억원 등 모두 5조 2912억원이 투자돼 아시아 문화 허브로 육성된다. 이 밖에 노인건강타운 개원,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 제3순환도로 개설 등 현안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박 시장은 “녹색 에너지, 광산업 등 미래를 선도하는 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그 위에 문화도시로서의 이미지를 덧씌워 꿈과 희망이 넘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글 사진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호모 리터니즈/진보경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호모 리터니즈/진보경

    나는 빈 칸에 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다.‘해당 정보와 일치하는 아이디는 다음과 같습니다.jeonghyuns**’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끝 두 자리는 별표로 표시한다는 설명이 붙지만 나머지 철자는 뻔하다.정현수.그러니까 숨겨진 두 글자는 알파벳 ‘oo’인 셈이다.화면 상단의 비밀번호 찾기로 들어간다.아이디와 이름,주민등록번호,휴대전화 인증번호를 차례로 채운다.마지막으로 새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창이 뜬다.정현수의 보안장치는 너무 허술했다.현실과 가상으로 나누어진 그의 공간.탐사 삼 일째,잠입은 성공적이다. 첫째 날은 집 안을 둘러보고 청소하는 일로 시간을 보냈다.불청객을 가장 먼저 맞이한 건 냄새였다.숙성이라고 해야 할까,부패라고 해야 할까.여러 소(素)들이 섞여 오랜 시간 묵은 냄새.증발된 삶의 흔적들이 좁은 공간을 빠져나가지 못한 채 고여 있었다.음식 냄새,담배 냄새,가구 냄새,하수구 냄새…….그리고 그의 체취.좀 더 강한 냄새부터 잔향까지.모두가 뒤섞여 도무지 구분되지 않는,냄새들의 저장소.금세 두통이 도졌다.발코니로 다가가 창을 열었다.앞 동은 층고가 낮고 뒤쪽은 야트막한 산이 배경인 아파트의 21층.벌거벗고 집안을 활보해도 될 만큼 자유로운 높이에 그는 살고 있었다.발밑으로 솜뭉치 같은 먼지들이 풀풀거렸다.청소기를 돌리고 썩은 음식들을 내다 버렸다.자정이 넘은 시각,음식물 쓰레기통 뚜껑을 여는 남자를 눈여겨보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둘째 날은 늦잠을 잤다.퀴퀴한 냄새가 배어 있는 그의 침구 속에서,나는 배가 고파 눈을 떴다.냉장고 안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곤 생수 두 통뿐이었다.주방 수납장에서 라면 몇 봉지를 발견했다.계란도 단무지도 김치도 없이,끓인 라면을 뚜껑에 덜어 두 끼를 때웠다.정현수의 휴대전화를 충전해 전원을 켰다.다행히 잠금 설정은 되어있지 않았다.전화번호 저장함은 텅 비어 있었다.통화목록도 모두 지워져 아무런 기록도 남아있지 않았다. 수신함에 읽지 않은 메일 수백여 통이 쌓여 있다.나는 잠깐 망설인다.메일들을 클릭하는 순간 벌어질 수 있는 일에 대해.스팸메일이야 그렇다 쳐도,수신 확인은 그의 실존을 증명할 수 있는 단서가 되지 않겠는가.어쩌면 나에겐 그것이 더 나은 일인지도 모른다.우선 광고메일들을 체크해 휴지통으로 보낸다.발신자가 백화점이나 은행,식당,웹사이트 등의 상호로 표시되거나 제목에 ‘대출’,‘오빠’,‘신제품’ 같은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으면 무조건 삭제한다.그러고 나니 순수한 의도와 목적을 가진 듯한 메일 여섯 통이 남는다.지난달에 수신된 두 통은 결혼식과 돌잔치 안내가 제목으로 올라와 있고,한 통은 ‘형 잘 지내요?’로 안부를 전하는 메시지다.네 번째 메일의 제목은 ‘수정 관련사항입니다’,발신인은 ‘한강병원’이다.언뜻 봐선 그의 사적인 일에 관한 내용인 듯싶다.정현수는 유부남이었을까.내용을 살펴본다.안녕하세요.한강병원 원무과 김 대리입니다.제작해 주신 홈페이지에 오류가 발생하여 문의 드립니다.추가로 수정을 원하는 부분도 상세하게 적어두었으니 첨부파일을 참고하세요.비용 관련 협의는 전화로 했으면 합니다.연락 기다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발신인이 ‘리쉬케쉬’인 메일 두 통을 놓고 고민한다.리쉬케쉬는 실명일까,닉네임일까.‘제목 없음’이 제목인 이 메일은 광고일까,아닐까.얼핏 대부업체 상호 같은 느낌도 든다.인터넷 새 창을 열어 검색어를 입력한다. 요가와 명상의 도시 리쉬케쉬.갠지스 강의 상류에 위치한 히말라야의 관문이다.힌두교인의 성지이므로 이곳에서 푸자를 하고 꽃접시를 띄워 보내며 소원을 빌기도 한다.요가의 본고장이라 수많은 아쉬람과 요가선생들이 있고,비틀스가 구루(guru) ‘마하리쉬 마헤쉬’를 찾아와 머무르면서 더욱 유명해진 도시.장기간 요가와 명상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최적의 장소이며 금주와 채식의 고장.술은 어디서도 구할 수 없고 100% 채식을 하므로 이곳에서는 달걀조차 먹을 수 없다……. 수행자의 도시에서 온 메일.역시 판단하기가 어렵다.어쩌면 그가 가입한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의 이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가입한 카페 목록을 열어본다.삼십대 중반의 남자라면 대부분 가입했음직한 성격의 카페들이 주르륵,여섯 개가 뜬다.등산,음악,사진,재테크,여행 그리고 마지막으로 CEO클럽.정현수의 직함은 대표이사였다.회사명은 ‘펨토테크놀로지’.첫째 날,그의 명함에 찍힌 회사 전화번호를 눌러보았다.결번이었다.명함 우측 상단엔 ‘네트워크 솔루션’이라는 단어가 인쇄돼 있었다.회사 도메인을 주소창에 입력했다.웹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떴다.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문을 닫게 된 그 회사의 CEO가 정현수였다.한강병원에서 발주를 받은 건 회사를 폐업하기 전이었을까,아니면 이후일까.그가 되기 위해선 그를 완벽히 알아내야 한다.나는 리쉬케쉬에서 온 메일을 열어보기로 결심한다. 수신날짜가 8월 5일인 첫 번째 메일은 사진 한 장과 두 줄의 메시지가 전부였다. 내가 지금 이곳에 머무는 이유에 대해 잊으려고 노력 중이야.마음이 편안해지고 있어.요즘 사귄 새 친구를 소개할게. 허름한 골목길,얼룩소 한 마리가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는 사진.소의 턱을 타고 흘러내리는 게 물인지 침인지 모르겠다. 두 번째 메일은 내용 없이 인물 사진만 첨부돼 있다.통통한 체형에 단발머리인 여자는 무표정하다.그렇지만 딱딱하게 굳지 않은,오히려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다.아마도 발신인의 사진 같다.두 통의 메일로는 아무것도 추측할 수가 없다.그녀는 정현수와 어떤 관계일까.수신된 날짜는 10월 17일.내가 그를 발견하기 하루 전에 도착한 것이다. 마른 낙엽을 수북이 덮고 그는 얌전히 엎드려 있었다. 평일 오후의 등산로는 한산했다.매표소 앞 매점에서 김밥과 라면을 사먹고 네 시쯤 오르기 시작한 산행이었다.중년부부 두 쌍과 젊은 여자 한 명,대학생으로 보이는 일행 대여섯 명 정도가 그날 마주친 사람 전부였다.어디서 넘어왔는지 모르지만 그들은 모두 하산 길이었다.조용한 산길에서 서로 말없이 길을 터주며 걸음을 재촉했다.깔딱고개를 지날 땐 평소보다 심하게 헉헉거렸다.지난밤 과도하게 마신 술과 담배 때문이었다.계곡을 치고 올라온 지 한 시간이 지났다.정상이 눈앞에 보였다.숨이 턱까지 차올랐다.마지막에 사람을 가장 고통스럽게 담금질하는 건 산행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조금 있으면 해가 질 시간이었다.산속의 어둠은 모든 것을 까마득하게 지워버린다.주변은 물론,시야에서 사라진 길 위에 서있는 내 모습 까지도.검은 하늘과 더 짙은 능선의 경계만 구분할 수 있을 뿐이다.야간산행을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당혹감을 넘어 두려움으로 온몸을 굳게 만드는 어둠.나는 산속의 어둠쯤 두렵지 않았다.거의 매일 오르내린 덕분에 눈 감고도 헤칠 수 있는 길이었다.호흡은 가빠도 마음은 더없이 고요했다.등산객 이외의 어떤 것으로도 나를 판단하지 않는 산.그곳에 있을 때 나는 가장 자유롭고 평등했다. 물든 단풍은 정상 근처에서만 볼 수 있었다.발밑에선 낙엽들이 사각,소리를 내며 부서졌다.가을은 아직 오지 않고 가뭄이 세상을 바짝바짝 말리고 있었다.나는 용변 볼 장소를 찾아 길을 등졌다.널찍한 바위 뒤편에 쭈그리고 앉아보았다.굽이진 길 위로 하산하는 일행이 보였다.소변이야 대충 돌아서서 금방 끝낼 수 있지만 엉덩이를 까고 앉아야 하는 일은 더 은밀한 장소여야 했다.아래쪽은 급경사였다.다른 길을 찾아볼 여유는 없었다.나는 내리막 경사를 따라 미끄러지듯 뛰었다.이 정도면 됐다 싶은 곳에 바지를 내리고 앉았다.어느새 파리들이 다가와 윙윙거렸다. 발끝으로 낙엽을 모아 용변을 덮었다.역시 어제 마신 술 때문인지 냄새가 심했다.시큼하고 들큼하고 구렸다.손가락으로 코를 싸쥐고 발로 계속 낙엽을 찼다.사위는 이미 어둑해지고 있었다.대충 정리를 끝내고 비탈길을 오르던 나는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누가 불러 세운 것 같기도,알 수 없는 신호를 받은 것 같기도 했다.내가 앉아있던 주변을 몇 발짝 떨어진 곳에서 내려다봤다.불룩하게 솟은 무언가가 보였다.바위도 아니고 흙도 아니었다.나는 슬금슬금 내려가 다시 그 자리에 섰다.그리고 가까이 다가가 그것을 유심히 살폈다.수북한 낙엽 사이로 푸른 옷자락이 보였다.손바닥으로 낙엽을 헤쳤다.역한 냄새가 훅 끼쳤다.푸른 상의에 검은 바지 차림의 누군가가 엎드려 있었다.그의 등에 손바닥을 댔다.차가웠다.이봐요.나는 푸른 옷의 오른팔을 들춰보았다.표피가 터질듯 부풀어 오른 파리 유충들과 딱정벌레 무리가 굼실거리고 있었다. 요동치는 마음과 달리 나는 한 발짝도 뗄 수 없었다.불현듯 오한이 들고 온몸이 떨려왔다.나는 망설였다.그냥 모른 척 되돌아가고 싶었다.후들거리는 발이 붙박인 듯 움직이지 않았다.휴대전화를 꺼내 ‘119’를 눌렀다.깊은 계곡 안이라 통화불능이었다.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가 통화를 시도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조금만 기다려요.그 말은 오히려 나를 안심시키는 효과가 있었다.천천히 몸을 움직여 일을 진행했다.구조대원들이 발견하기 쉽도록 그를 덮은 흙과 나뭇가지,낙엽들을 옆으로 치웠다.벌레들이 놀란 듯 꼬물거렸다.파리들이 머리 위를 맴돌았다.냄새 때문에라도 더는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현장 정리를 마치고 돌아서려던 그때,또다시 무언가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그의 바지 뒷주머니 위로 반쯤 삐어져 나온 지갑. 나는 침착하게 등산장갑을 손에 꼈다. 어차피 이 사람에겐 소용없는 물건 아닌가.발견한 구조대원이 유족들을 수소문해 돌려줄 수도 있겠지.하지만 나와 같은 누군가가 이것을 먼저 발견한다면…….장갑 낀 손으로 지갑을 빼냈다.몇 장의 카드와 신분증,현금은 십만 원도 채 안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내 의도와 상관없이 유예된 삶에서 벗어날 방도를 궁리 중이었다.좀 더 잘살기 위해 선택한 길인데 어쩌다 보니 한가운데 갇혀버린 채 덜컥 문이 닫혔다.세상은 나를 필요로 하지 않았고 사람들 또한 그랬다.서른 살 넘은 무직자인 나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어릴 적 친구들뿐.누구도 나를 달가워하지 않았다.나는 이제껏 그 흔한 연애조차 못 해봤다.더 나은 모습으로 더 좋은 상대를 골라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었다.현재의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수식어는 없었고 그런 내가 적응할 수 있는 집단이나 장소 역시 없었다.하지만 그건 명백히 내 잘못이 아니다.나는 열심히 노력해 왔다.단 한 번도 샛길로 빠져보지 않은 그야말로 모범생이었다.그렇다 해도 나를 그럴듯하게 돋보일 수식어가 없는 한,내 삶은 유예 중인 거였다.이제 와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전면적인 궤도 수정을 하기엔 너무 늦었다.벌써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내집마련을 목전에 두고 있는 또래들을 보면 더욱 극심한 절망감에 빠졌다.그렇다면 어떻게 바꿀 것인가.오던 길 계속 가는 것도 불안하고 새 길을 찾아내는 것 역시 자신 없다.나는 내 인생의 판을 새로 짜고 싶었다.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갑에서 현금 대신 신분증을 꺼냈다.아이 손바닥만 한 작은 플라스틱 판 안에 그의 정보가 고스란히 들어있었다.이름은 정현수.나와 동성(同性)이고 나보다 한 살이 많다.뿔테 안경에 회색 스웨터 차림의 증명사진 속 그는 나이보다 조금 더 늙어 보였다.주소지는 서울의 남쪽 신도시에 위치한 아파트……. 순간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이제껏 한 번도 품어보지 못한 생각이,그야말로 섬광처럼 떠올랐다.나는 세차게 고개를 흔들어댔다.아니다.그것은 전부를 버려야 가능해지는 일이다.지금까지의 나,나의 생활,인간관계,과거 행적까지 모두. 그럴 수 있겠는가. 모든 일은 순식간에 처리됐다.‘그럴 수 있겠는가’에 대한 결단은 내리지 못한 채였다.나는 내 지갑의 신분증을 꺼내 그의 것과 맞바꿨다.신용카드 한 장과 그의 명함도 몇 장 챙겼다.현금은 건드리지 않았다.주머니에 지갑을 원래대로 꽂아두었다.오른쪽 앞주머니를 더듬어 휴대전화와 열쇠꾸러미까지 갈취했다.딱딱한 그의 골격이 손가락에 닿았다.헤친 낙엽과 흙을 다시 그의 몸 위에 덮었다.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깜깜한 그곳을 어떻게 등지고 하산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가을밤,산중의 바람은 차가웠다.땀에 젖은 바지가 다리에 자꾸 휘감겼다.어지러워 더 이상 걸을 수 없어 주저앉았다.멀리서 매점 불빛이 반짝였다.내 삶을 최초로 이탈하는 순간이었다. 두 통의 메일로 봐선 정현수와의 관계를 가늠하기가 어렵다.현재 인도에 머물고 있는 여자는 두 달 간격으로 소식을 전해왔다.그것도 너무나 간략하게.여자의 이전 소식을 알 수 있을까 싶어 메일 보관함을 뒤졌다.정현수가 따로 보관 중인 메일은 없었다.휴지통마저 텅 비어 있었다.그는 관리가 철저하고 주변정리가 깔끔한 사람이었다.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들은 폴더 별로 분리되어 탐사하기가 수월했다.‘사진방’ 폴더를 클릭한다.날짜 및 장소별로 지정된 폴더 안에 인물 사진은 그의 독사진 몇 장뿐이다.나머지는 모두 풍경사진.내친김에 앨범을 찾아보기로 한다.서랍과 책꽂이,장식장,심지어 다용도실까지 뒤졌지만 그 흔한 졸업앨범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그는 누구일까.나는 갑자기 불안해진다.그를 빌리기로 결심한 이후 가장 걱정되는 점이 그의 인간관계였다.휴대전화에 저장된 이름과 통화목록이 하나도 없다는 것에 용기를 내지 않았던가.그러니 오히려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그래도 설마 했지만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최소한의 관계인 가족조차도.모든 인연에 무관한 그의 삶이 어쩌면 의도에 의한 것은 아닐까,궁금해진다. 사흘간의 탐사 끝에 비로소 나는 그가 되어 사는 일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아파트 정문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아 상가 식당에서 백반을 사먹었다.식사 후엔 동네 주변을 산책했다.나는 정현수 대신,아니 정현수가 되어 거리를 쏘다녔다.그의 옷은 내게 헐렁했다.살을 좀 찌워야 하지 않을까,나는 잠시 고민했다.키는 더 늘일 수 없으니 소매와 바짓단을 줄여야 할 것이다.거대한 체구와는 다르게 정현수는 심플한 취향을 가졌다.살림살이 역시 단출했다.옷장,침대,컴퓨터 책상,주방가구.거실엔 한쪽 벽을 책장으로 채웠을 뿐 마땅히 갖춰야 할 티브이와 소파가 없다.드문드문 꽂혀 있는 책들은 대부분 IT와 경영관련 서적이고 간간이 ‘줄리아나의 리더쉽’,‘협상의 원포인트 레슨’ 같은 처세 관련 책들이 눈에 띈다.옷장 서랍 밑바닥에 통장 대여섯 개가 나란히 깔려 있었다.모든 공과금은 정해진 날짜에 자동이체로 빠져나갔다.그는 통장마다 맨 앞 장 귀퉁이에 연필로 비밀번호 네 자리를 적어두었다.잔고는 얼마 남아있지 않았다. ‘관계없음’으로 인한 정현수의 삶은 외로웠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익숙한 내게는 무척 다행한 일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는 혼자가 되었다.아버지는 내가 중학생이던 때 엄마와 이혼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엄마는 늘 내게 말했다.명심해라.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걸.아버지와 결혼할 당시 엄마는 항공사 승무원 시험 최종합격을 앞두고 있었다.사랑에 빠져있던 엄마는 결혼을 선택했고 그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어긋난 거라고.그때 내가 승무원의 길을 택했더라면…….평생을 잊지 못할 아쉬운 선택에 엄마는 탄식했다.그건 모르는 일이죠.그 길에서 또 어떤 일이 엄마를 어긋나게 했을지.어쩌면 지금보다 더 참혹했을 수도 있어요.나는 혼자 중얼거렸다.알밤을 맞을 일이 두려워서가 아니었다.잘못된 선택으로 자신의 고귀한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믿는 일이,원래 주어진 참혹한 삶을 인정하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서였다. 졸업 후 여기저기서 취업 제의가 들어왔다.금융권의 계약직 사원으로 취직한 동기들이 앞다퉈 나를 데려가려고 나섰다.나는 공인회계사 시험에 이년째 낙방 중이었다.마음만 먹으면 중소기업 정규직 자리도 널려 있었다.서른이 넘도록 용돈을 타 쓰는 일이 괴로웠던 나는 솔깃했다.하지만 엄마가 고집을 부렸다.출발점이 어디냐에 따라 네 인생이 달라지는 법이야.지금 그렇게 아무 곳에나 들어가면 너는 평생 그 좁은 바닥에서 푸드덕거리다 끝날 게다.어려워도 더 넓고 깊은 물에 뛰어들어야 해.나중에 후회 없으려면 엄마 말 잘 들어라.그렇게 삼 년이 더 흘렀다.취업문은 좁아졌고 동기들은 제 밥줄 잡고 있기도 힘겨워했다.엄마는 내가 큰 물에 몸을 던지는 일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그리고 나는 지금 첫 단추를 새것으로 갈아치웠다. 받은 편지에 대한 답신을 보낸다.기쁜 날 참석 못해 미안하다.개인적인 사정이 생겨 당분간 메일로만 연락이 가능할 것 같다.안부를 물어온 정현수의 후배에게도 마찬가지 내용이다.리쉬케쉬의 여자에게는 답장을 보내지 않는다.마지막으로 한강병원 김 대리에게 짧은 메시지를 적는다.보내주신 수정안 잘 받았습니다.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마감이 겹쳐 당장은 진행이 어렵습니다.조금만 말미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며칠 후에 전화 드릴게요. H은행 통장정리기 앞에서 한참을 기다린다.입출금 명세를 기록하는 기계음이 찌익 찍,지루하게 이어진다.다른 은행에 비해 시간이 길다.인쇄되는 내용이 많은 걸로 보아 이곳이 정현수의 주거래은행인 모양이다.답신을 보낸 다음날 전화가 걸려왔다.정현수의 휴대전화가 울리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받아야 하나,말아야 하나.벨소리는 길게 이어졌고 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잠시 후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한강병원 김 대리입니다.유지보수비 외에 수정비용을 따로 지불해드려야 할까요.도통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응답을 하지 않으면 또 전화가 걸려올지도 몰랐다.나는 간단히 답신을 보냈다.그건 알아서 처리해 주세요.투입구에서 빠져나온 통장을 받아 살핀다.한강병원으로부터 매달 일정금액이 입금되고 있었다.김 대리가 말한 유지보수비,프로그램에 대한 사후관리비쯤 되는 것인가.그러잖아도 잔고가 떨어져 걱정하던 참이었다. 전화벨이 울린다.발신번호를 확인하고 수신버튼을 누른다.네,정현수입니다.나는 또박또박,이름을 밝혔다.웹마스터 P가 인사말도 없이 웅얼거린다. “요청하신 작업은 사흘이면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아,예.그렇게 처리해 주세요.” “결제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지갑에서 정현수의 신용카드를 꺼내 일련번호 열여섯 자리를 불러준다. 홈페이지 수정작업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정현수의 실력까지 덮어쓸 순 없었으니까.김 대리에게 답신을 보낸 후 컴퓨터에서 ‘한강병원’ 폴더를 찾아냈다.나로서는 알 수 없는 파일들만 수두룩했다.집에서 가까운 홈페이지 제작업체를 찾아가 기존 프로그램의 수정과 보완이 가능한지를 물었다.담당자는 원본 파일들을 가져오라고 했다.집으로 돌아와 저장장치에 파일을 복사했다.그리고 어제 그것들을 P에게 건네주고 왔다. 지하철 역 입구에 서서 잠시 고민한다.오늘 저녁으론 무얼 먹을까.내가 살던 집 근처엔 할머니 혼자 삼십 년 넘게 꾸려온 순댓국집이 있다.좁은 공간에 테이블 여섯 개가 전부여도 끼니때가 되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맛 소문이 났다.요즘 자꾸 그 맛이 당긴다.정현수의 집으로 가는 길과 순댓국집으로 가는 길은 서로 반대 방향이다.어떻게 할까.주변을 무심히 둘러본다.길 건너 환한 불빛,‘병천○○순대’ 체인점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횡단보도 쪽으로 몸을 돌려 걷는다.어쩌면 할머니 순대를 다시 먹을 수 없을 거라 생각하니 조금 우울해진다.내 안에 축적된 기호와 습성들을 완전히 지울 방법은 없을까.나는,정현수니까. 온라인 원격교육 사이트에 로그인한다.첨삭해야 할 리포트가 다섯 개 올라와 있다.통신교육업체의 수강생들이 문제지를 풀어 올리면 그것을 채점하는 일이 나의 몫이다.각 과정별로 교재는 무료로 제공된다.나는 그 교재를 읽고 함께 제공된 답안지를 참고삼아 점수를 매긴다.의뢰일로부터 일주일 이내에 완료하면 되는 일이다.딱히 어렵거나 촉박하지도 않다.외부활동 없이 집에서 책을 읽고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된다.대신 보수는 적다.리포트 한 건당 삼천 원.그럭저럭 웬만큼만 하면 먹고사는 데 지장은 없을 것 같다. 며칠 동안 인터넷 취업사이트를 돌며 일을 찾았다.남은 잔고와 한강병원에서 입금되는 유지보수비로는 관리비와 공과금 납부도 빠듯했기 때문이다.앞으로 생존에 관한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정현수의 떡고물을 축내려고 이곳에 온 것은 아니니까.결과물을 보고 김 대리는 아주 만족해했다.이번에는 그의 전화를 피하지 않았다.윗선에서 따로 비용지불은 어렵다고 합니다.대신 제가 술 한 잔 사도록 하죠. 수강생의 이름을 클릭하고 점수 칸을 채운다.참고가 될 만한 사항은 교재에서 발췌해 따로 코멘트를 달기도 한다.객관식과 주관식 문항에 꼼꼼히 답을 단 사람들에게서 성실한 삶의 태도가 느껴진다.대부분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다.교재 내용은 직장 내 소통과 개인적인 성공에 관한 것들이 주를 이룬다.회사 내에서 상사가 지켜야 할 점,동료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설득과 대화의 심리학…….틈틈이 다른 일자리를 더 알아봐야겠다.언제까지나 방구석에 처박혀 지낼 수만은 없다.정현수의 전공과 이력이라면 부족함은 없을 것이다.그러기 위해선 공부도 많이 해야 하겠지.새로운 영역을 배우는 일,마음이 설렌다.그리고 상황이 된다면,아니 무엇보다 먼저,연애를 하고 싶다. “선배님,오랜만입니다.” 몸집이 작고 다부진 체구의 남자가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나는 한강병원 로비의 회전문을 등지고 서 있었다.김 대리와 만나기로 약속을 정해놓고 전전긍긍했다.지난번 빚진 거 갚아야죠.정 선배님 얼굴도 보고 싶고,한 잔 사겠습니다.처음엔 핑계를 대며 몇 번 거절했다.서슴없이 ‘선배’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그가 정현수의 어느 시절 후배인지,그저 의례적으로 사용하는 호칭일 뿐인지,알아낼 방법이 없었다.하지만 무작정 미루고 있는 것도 불안했다.세 번째 전화를 받았을 때 어쩔 수 없이 수락을 한 거였다.나는 최대한 정현수처럼 보이도록 치장했다.사진 속 그의 것과 비슷한 뿔테안경을 구입했다.옷장에서 가장 낡은 옷을 골랐다.낡은 것은 오래 묵었다는 증거 외에 그만큼 애용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두툼한 회색 니트를 꺼내 입었다.키높이 구두를 신었더니 바짓단을 접지 않아도 되었다. “작년 봄 제작 회의 때 뵙고 이번이 두 번째네요.살이 좀 빠지신 것 같습니다.제가 기억하는 선배님 첫 인상은 꽤나 듬직한 체격이었는데요.허허.” 당혹스런 속내와 달리,나는 머쓱하게 웃었다.불판 위에서 고기가 지글거리며 익어간다.김 대리가 잔을 든다. “과묵한 건 여전하시네요.” 선후배 사이긴 해도 두 번째 만남이라고 하니 저쪽도 어색한 건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취기가 오르면서 분위기는 조금 부드러워졌다.티브이에서 저녁뉴스가 방영되고 있지만 취객들의 소음에 뒤섞여 내용은 알아들을 수 없다.화면과 자막을 흘끔거린다.불콰해진 김 대리는 말이 많아졌다.이 나라 국민치고 내일이 불안하지 않은 사람 없습니다.침체의 늪에 이제 막 첫발이 빠졌을 뿐인데요,자신이 어떤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요.저희 병원도 감원의 칼바람이 언제 휘몰아칠지 몰라 매일 살얼음판입니다.나는 간간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에게 동조와 연민이 담긴 눈길을 보냈다.따끈한 온돌 방바닥에 엉덩이를 지지며 우리는 조금씩 노곤해졌다. “그런데,신 선배는 아직 연락 없어요?” 우물거리던 입놀림을 멈추고 그를 건너다본다.기어이 우려하고 있던 일이 일어난 것이다.그는 정현수와 사적인 관계였다.둘의 공통분모,신 선배라니. “아직…….” “참,세상 일 알 수 없고 믿을 놈 아무리 없다 해도 어떻게 신 선배가 그럴 수 있어요?” 나는 고개를 숙였다.이쯤에서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야 할까.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면 곤란한데. “정 선배님이야,회사 일로 알게 됐지만 신 선배하고 저는 수업도 같이 듣고 꽤 가까웠거든요.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고요.” 그가 고기와 술을 추가로 주문하고 담배연기를 후,뱉으며 말을 잇는다. “선배님 많이 드세요.형수님 소식도 들었습니다.지난여름 동문 모임에서요.어딘가로 떠나셨다면서요…….혼자서 얼마나 힘드세요.” 나는 점점 궁금해진다.신 선배라는 사람은 정현수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정현수의 아내는 누구이며 어떤 이유로 그에게서 떠난 걸까.혹시 리쉬케쉬의 여자일까.이대로 묵묵히 김 대리의 말을 듣고 있어도 괜찮으리라.아마 정현수였더라도,지금의 분위기에선 그랬을 것이다.그의 몸이 시계추처럼 좌우로 흔들린다. “이게 다 신 선배 때문 아닌가요?그 사람 절대 용서하지 마세요.동업자이기 전에 둘도 없는 친구였다고 들었습니다.자기 혼자 잘살자고 그런 짓을 하다니요.결국 경쟁사만 좋은 일 시키고,회사 문 닫고,자기는 도망쳐버리고,친구도 잃고,이게 뭐예요.어떻게 정 선배한테 그럴 수 있냐고요…….” 풀썩,김 대리가 옆으로 쓰러진다.불판 위에선 까맣게 눌어붙은 고기조각이 오그라들고 있다. 김 대리의 말을 정리해 보면 신 아무개와 정현수는 절친한 친구이며 동업자였다.그런데 신씨가 정현수를 배신하고 회사를 닫게 만들었다.이후 정현수의 아내가 그의 곁을 떠났다. 만취해 그대로 잠이 든 그를 힘겹게 깨워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선배님 잘살아요.김 대리가 눈을 꿈뻑이며 중얼거렸다.나는 그의 등을 두어 번 다독이고 택시를 잡았다. 메일함을 연다.리쉬케쉬에서 메일이 도착했다.‘회귀’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삶의 의미를,내가 사는 이유를 찾아내고 싶어 떠나온 지 벌써 이 년이 지났어.나는 아무것도 깨닫지 못했지만 그것이 내가 찾아낸 정답이라면 당신은 아마 웃을 테지?아무것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살아야겠어.다시 나로 돌아가 내 삶을 찾는 것이 방법일 거야.이곳에서의 삶도 그곳과 별반 다르지 않더라.사람 사는 모습은 엇비슷하고 어디에 머물든,어떻게 살든,나는 그저 나일 뿐이더라고…….당신 많이 보고 싶다. 여자의 도착 예정일은 11월 28일이라고 했다.앞으로 일주일 후면 그녀는 정현수를 찾아 이곳에 올 것이다.그들이 공유하고 있는 사연은 무엇일까.나는 그녀를 맞이해야 할까,피해야 할까.그렇게 되면 나의 일생일대 프로젝트는…….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내가 다른 삶을 원했던 이유는 현실에 대한 불만족 때문이었다.나는 무능한 사회부적응자였으니까.새로운 길을 찾아볼 수도 있었지만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기가 어려웠다.그동안 쌓아온 것들을 모두 접고 다른 일을 시작하기에 나는 너무 많이 와버렸기 때문에.한 번만 더,이번엔 되겠지.미련을 쉽게 접을 수 없었다.모든 것을 내 손으로 허물어야 하는 일이 아직은 자신 없다.그곳으로 돌아가 다시 내가 된다면 똑같은 고민과 패배감에 휩싸여 매일 산에 오르는 일만 반복할지 모른다.나는,나로 사는 것이 두렵다. 서가에 꽂힌 책들을 멍하니 바라본다.우측 선반 맨 위,낯익은 제목이 시야에 들어온다.만년수험생으로 타 분야 서적을 읽을 시간이 없던 내게 친구 녀석이 선물해줬던 책.‘잠깐 머문 곳도 내게는 고향’이라는 인상적인 구절이 떠오른다.의자를 놓고 올라가 그것을 꺼내든다.툭.발밑으로 무언가 떨어져 내린다.누런 서류봉투가 반으로 접혀 있다.도톰하다.책을 내려놓고 봉투 안의 내용물을 꺼낸다. 모두 같은 장소에서 찍힌 수십 장의 사진이다.리쉬케쉬의 여자와 정현수.새하얀 예복을 입은 그들은 행복해 보인다.그와 그녀가 공유했던 삶의 윤곽…….봉투와 책을 원래 있던 자리에 꽂아두고 쫓기듯 도망치듯 나는 밖으로 뛰쳐나온다.정현수 당신,고작 이런 거였어?그를 빌리기로 작정했던 순간 내가 바라던 상황은 이런 게 아니었다.적어도 나보다 나은 인생일 거라 믿었는데…….이런 삶을 나더러 어떻게 살아내라고.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뒷산을 오르고,다시 내려와 걷는다.인도를 따라 무작정 뛰고 헉헉대며 걷다가 호흡이 잦아들면 다시 뛴다.어느 방향이든 상관없다.지극히 외롭고 무거운 그의 삶을 벗어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정현수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지 모르겠다.그의 죽음은 우연한 사고였을까.어쨌든 그는 실족하지 말았어야 했다.그렇게 마침표를 찍은 삶을 내가 이어 사는 일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이것은 무늬만 다른 삶 외에 어떤 뜻이 있는가.지금의 삶이 차곡차곡 쌓여 미래가 되고 어느 지점쯤에 다다르면 나는 또 새 판을 짜고 싶어질까. 리쉬케쉬의 여자처럼 나도,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옷장 안 깊숙이 넣어두었던 등산복을 꺼내 입는다.두꺼워진 허리에 바지 지퍼가 올라가지 않는다.허리띠 버클을 조정해 간신히 채운다.배낭을 메고 그의 신분증과 휴대전화,신용카드와 명함,열쇠꾸러미를 주머니에 넣는다.현금카드,통장,그동안 사용하던 물품들은 모두 제자리에 돌려놓았다.마지막으로 현관에 서서 집안을 둘러본다.돌아온 그의 여자가 낯선 흔적을 발견할 수 없길 바라며. 어둑해진 산길을 천천히 오른다.사각거리던 낙엽들이 어느덧 수북이 쌓여 발목을 푹신하게 감싼다.오랜만의 산행이라서일까,무거워진 몸 때문일까.걸음이 쉽지 않다.리쉬케쉬의 편지 내용이 떠오른다.다시 나로 돌아가 내 삶을 찾는 것이 방법일 거야.나는 그저 나일 뿐이더라고.새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남의 인생을 덮어쓰는 일,그것은 결국 누구의 삶도 아니었다.과거를 버려둔 채 현재의 나를 바꿀 수는 없는 거였다.그런데 길이 낯설다.그날 내려왔던 그대로 마른 계곡을 따라 길을 잡았는데 이쯤 나타나야 할 바위가 보이지 않는다.하산 길 이정표를 지나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였는데. 이정표 지점부터 다시 시작한다.부쩍 떨어진 기온에 으슬으슬 한기가 든다.그를 다시 만나야 하는 일이 내키진 않지만 내 자리로 돌아가려면 이곳을 꼭 거쳐야 한다.빌린 물건을 돌려주고 맡긴 내 물건도 되찾아야 하니까.이제 회계사 시험공부 따윈 하지 않을 것이다.다시 나로 돌아가 모든 것을 엎고 새 삶을 시작할 것이다.조만간 납골당의 엄마에게 인사드리러 가야겠다.발걸음이 빨라진다.계곡 깊이 내려앉은 어둠에 더 이상 앞을 분간하기가 힘들다.랜턴을 켠다.십여 미터 전방에 그날의 바위가 보인다.나도 모르게 진저리를 친다. 바위 뒤를 돌아 내려선다.낙엽더미에 무릎이 푹,빠진다.벌레도 냄새도 거의 사라졌다.춥고 건조한 초겨울의 바람 덕분이리라.발견 당시 유충들의 먹잇감이나 다름없었던 정현수.죽음 이후의 삶은 이곳에서 더 의미 있고 유용했을지 모르겠다.장갑을 끼고 낙엽을 헤집는다.정확한 지점이 어딘지 헷갈린다.앉아 있던 자리 주변을 몇 군데 파헤친다.다시 몇 걸음 옮겨본다.일어서서 발로 바닥을 굴러본다.어느 지점쯤,돌출된 나무뿌리를 밟은 듯 딱딱한 느낌.자리에 앉는다.장갑 낀 손으로 그곳을 더듬어 굴곡을 살핀다.머리끝까지 소름이 돋는다.잘 있었어요…….나도 모르게 울컥,감정이 솟는다. 수분이 빠져나간 그의 둔부는 아래로 쑥 꺼져 있다.지갑이 꽂힌 자리만 조금 도드라질 뿐.나는 챙겨온 정현수의 물건들을 하나씩 꺼낸다.먼저 휴대전화와 열쇠꾸러미를 그의 바지 앞주머니에 밀어 넣는다.어쩐지 이전보다 헐렁해진 느낌이다.뒷주머니에서 지갑을 빼낸다.휴대전화의 감촉이 손끝에 와 닿는다.채우고 흐르던 내용물이 사라지고 지지대만 남은 그의 몸.갑자기 누군가 머리칼을 잡아챈 듯 정수리에 극심한 통증이 인다.떨리는 손으로 지갑을 펼쳐 신분증을 교환한다.꽂혀있던 내 것을 꺼내고 가져온 그의 것을 쑤셔 넣는다.그리고 재빨리 지갑을 원래 있던 자리에 꽂아둔다. 모든 것은 끝났다.이제 나는 돌아가 내 삶의 새 판을 짤 것이다.그럼,잘 있어요.인사를 마치고 신분증을 내 지갑에 꽂는다.그런데 뭔가 이상하다.손끝에서 느껴지는 낯선 이물감.신분증을 다시 꺼낸다.바닥에 두었던 랜턴을 집어 그것을 비추어 본다.경련으로 요동치는 내 손바닥 위의 이것은……,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그의 주머니에 있던,내가 꺼낸 신분증에 기록된 낯선 사진과 정보.이름 한재우.주민등록번호 690125……. 무릎이 꺾인 듯 나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그의 지갑에 넣어두었던 내 신분증이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정현수가 보관하고 있어야 마땅할 내 물건.대체 누가 나와 똑같은 짓거리를 한 걸까.여기 이렇게 얌전히 엎드려 있는 이 사람은……,누구인가!나는 거칠게 그를 뒤집어 가슴팍을 움켜 일으킨다. 손에 들린 파란 등산복 밑으로 우수수,무언가 떨어져 내린다.
  • [원로에게 길을 묻다] 조순-한완상 신년 대담

    [원로에게 길을 묻다] 조순-한완상 신년 대담

    2009년 소의 해가 우리 앞에 펼쳐졌다.기대와 설렘 속에 맞이한 기축년(己丑年)은 어느 때보다 거센 도전과 함께 시작됐다.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어떤 각오와 자세로 새해를 맞을까.조순 서울대 명예교수(경제학)와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대화를 통해 새해 우리가 마주한 도전과 기회,가능성과 해법을 짚어보면서 한 해를 조망해봤다.서울시장,경제부총리 등을 지낸 조 명예교수와 한성대 총장,통일부총리 등을 지낸 한 전 총재의 대담은 30일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1. 도전과 과제는 -200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희망과 설렘 속에 어느 때보다도 국내외적인 도전이 거셉니다.우리는 지금 어떤 도전과 마주서 있는 것입니까.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 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세계를 큰 틀에서 변화시키고 있다.패러다임 시프트(shift)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자본주의 자체가 큰 변화와 궤도 수정의 시기를 맞고 있다.경제는 물론 정치적 운영방식에도 큰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자유방임이 위기를 가져왔다.그동안 작은 정부에 대한 강조는 정부 능력을 약화시켰다.미국도,유럽도,우리도 그렇다.해결 방향이 잡히지 않고 있다.자유시장이란 메커니즘과 조정역할을 해야 할 정부가 조화를 이뤄나가야 할 텐데 모두 능력을 잃어버린 터다.미국도,유럽도 우왕좌왕하며 길을 못 찾고 있다.금융위기로 인한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의 잇단 제로 금리정책은 앞으로 유동성 과잉이라는 후유증을 가져올 수도 있다.세계적 인공 대지진으로 불리는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잇단 여진이 우려된다.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우리가 마주 선 도전은 세계적이고 복합적이다.21세기 정보화 세상이 되면서 조종당해오던 대중은 주체가 되면서 정치사회적 참여의 폭을 넓혔다.또 국가와 거대조직에 자유롭게 의사를 표시하고 맞서기 시작했다.정보화는 21세기 선진국으로 앞서나가면서 개인과 사회의 행동양식을 바꾸어 놓았다.그런데도 한반도는 20세기 냉전 속에 갇혀 있다.이런 과도기적 모순 속에 월가의 금융위기가 닥쳐서 도전과 위기를 격화시켰다.위기가 겹친 것이다.시장을 신뢰할 수 없는 데다,문제투성이의 시장을 고쳐나가야 할 능력을 정부가 갖고 있는지에 대한 불신과 회의다.대중들의 늘어난 참여의 폭과 커진 목소리만큼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도 과제다. 2 어떻게 해결하나 -금융위기의 바탕에 도덕적 해이가 자리잡고 있다는 반성이 나오고 있습니다.‘미국식 자본주의의 붕괴에 따른 세계의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선 어떤 처방이 필요합니까. 조 명예교수 정부와 시장의 역할을 어떻게 나누고 조화시켜 나가야 할지를 새롭게 짜야 한다.정부 역할을 어떻게 향상시켜 나갈지도 문제다.부패는 꼭 부정한 돈을 받아서만이 부패가 아니다.새 금융기법을 이용해 금융 유동성을 늘리고 그 틈바구니에서 지나친 혜택을 누려온 금융엘리트들과 이를 눈감아온 워싱턴의 정치가와 관료들의 행태도 구조적인 부패다.일확천금을 꿈꾸는 한탕주의식 금융기법과 파생상품들,갈수록 벌어지는 빈부격차와 굳어져가는 계층의 벽,투기적 요소가 높아지는 정글 자본주의.이런 속에서 가속화되는 중산층의 몰락과 빈곤계층의 확대.이런 요인들 속에 미국인들은 근검절약과 청교도 정신을 잊었다.이것이 금융위기의 저변에 있다. 한 전 총재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재정적 구제금융이 아니라 윤리적인 구제금융”이라고 강조했다.시장과 윤리,정부의 규제 관리,이 3자간의 균형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자본주의를 작동시키는 동물적인 추동력(이윤을 향한 욕심)을 멈추게 하려는 게 아니라 그러한 동물적인 상황에 먹히고 싶지 않을 뿐”이라는 지적은 음미할 만하다.각종 금융 파생상품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려다 도덕적·사회경제적인 파산,총체적 파산을 가져온 게 아닌가 싶다.‘슈퍼 캐피털리즘(capitalism)’이 탐욕의 늪에 빠지는 것을 국가가 정당한 제동을 못 걸고 방관해 온 것이다.우리나라도 그렇다.이런 속에서 합리적이고 도덕적이며 국민들이 인정해주는 정당한 목표를 찾아야 한다.이를 위해 큰 정부,작은 정부를 넘어선 적극적인 정부란 개념을 강조하고 싶다. -‘2차 세계대전 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유일한 나라’ 한국이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새해에 꼭 살아남자.’라는 말이 직장인 사이에 유행할 정도로 금융위기를 맞은 민초들의 위기의식은 높아만 가고 있습니다. 조 명예교수 비전과 전략 없이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기 어렵다.위기가 커질수록 통치의 기본 방향을 예측가능하게 하고,그 속에서 국민들과 소통하는 정치를 펼쳐야 한다.대학(大學)의 가르침대로 친민(親民)의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불안해하는 민초들을 어루만지고 그들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정책의 계획과 집행에서 국민 위주,사람 위주의 인본주의 정책으로의 사고와 틀의 전환이 있어야겠다.우리는 벤치마킹할 대상이 없다.따라잡을 대상이 없다.고통을 나누면서 창조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이제 누가 우리에게 희망을 가져다 줄 것인가.우리는 지난 50년 동안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했다.지금은 막막하고 어렵겠지만 자신감을 잃지말고 서로 격려하면서 어려움을 넘어야 한다.국가나 개인이나 과거의 패러다임을 떠난 새로운 환경에서 존재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때다. 한 전 총재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경제적인 힘,군사적인 힘으로 세계를 이끌지 않겠다.이상과 꿈,민주주의와 정의,자유,기회 같은 가치를 통해서 미국을 이끌겠다.”고 강조해 왔다.그는 큰 틀의 변화에서 생기는 도전과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느 미국 대통령들하고도 역할과 무게가 다르다.오바마는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대안을 통해 새로운 세계의 초석을 놓기 위해 열성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성장 동력을 청정 에너지개발 등 녹색경제에서 찾고 있다.또 다른 성장기반으로 초인터넷 슈퍼 하이웨이 건설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미국에 비해 우리의 청정에너지 개발기술이 그렇게 뒤처져 있지 않다.경제적으로나,민주화 등 정치적으로 우리의 성취와 역량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위축되지 말고 우리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3 바람과 지향점은 -오바마는 한반도 및 북한 핵문제 등 대북한 정책에도 새로운 접근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전 총재 오바마는 대북 정책을 바꿀 것이다.전술적인 차원이 아닌 축의 차원에서 바꿀 가능성이 높다.그는 북한에 대한 압박정책이 더 비핵화를 거스르고 북한의 핵무기 제조를 촉진시켰다고 지적해 왔다.이른 시일 안에 북한에 특사를 보낼 것이다.우리 정부도 더 늦기 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평양과 워싱턴 사이가 좋아지도록 적극 외교를 펼쳐야 한다.북·미관계가 좋아지면 우리의 몫이 있다.남북관계 개선은 일자리 창출,경제적 실리 차원에서 봐야 한다.북한이 국제사회에 들어오면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져 상호 호혜적인 윈윈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이명박 정부도 늦지 않았다.기회가 오고 있다. 조 명예교수 국제환경 전체가 충돌을 피하면서 공존과 공동번영을 위한 협력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북한에 강경정책을 취하던 부시 대통령도 집권 2기 때에는 앞선 클린턴 행정부의 유화정책과 유사한 정책을 추구,크게 변한 모습을 보여줬다.여유 없는 상대를 자극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북한 입장에서는 남북간의 긴장을 필요로 하는 측면도 있다.저쪽에 그런 필요성이 있는데 여기서 조금만 모진 소리를 하면 더 거센 반응이 나올 수 있다.좀 더 유연한 대처를 기대한다. -2월이면 이명박 정부가 집권한 지 만 1년이 됩니다.실용주의와 시장친화정책을 표방해 온 이명박 정부는 국가경영 및 소통능력,정책적 전문성,도덕적 리더십 등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수 있을까요. 조 명예교수 정책적 일관성,책임지는 자세,국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친민 정신이 아쉽다.정부가 당장 무슨 정책을 시행할 것처럼 말하다가 없었던 일로 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부처마다 이야기가 다르고 최고 책임자의 이야기가 다르면 혼란이 생기고 국민들의 불안을 부채질하게 된다.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말처럼 ‘책임은 내 앞에서 끝난다.’는 정책 당국자들의 책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지도자와 정부는 국민들 안에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해야 한다. 한 전 총재 평가는 이르지만 1년만 갖고 평한다면 국민들과 더불어 생각하는 자세가 아쉬웠다.금융시장의 탐욕을 도덕적·윤리적으로 정부가 관리해야 하는데 정부가 금산분리 완화,민영화,탈규제 쪽에 방향을 잡고 밀어붙이려고 하는데 불안하다.목표 자체는 변경하지 않아도 수단은 융통성 있게 선택할 수 있게 열어나가야 한다.특히 지도자가 깨끗하고 진실되게 이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그럴 때 국민들이 지도자를 보고 그렇게 해야겠구나 하는 공감대,공명을 일으키게 된다.‘공포로부터의 자유’,이게 필요하다.이건 희망이다.국민들에게 끊임없이 희망을 불어넣어 줘야 한다.국민 서로서로 불어넣어줘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국민에게 귀를 활짝 열고 그들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는 그런 지도자의 모습이다.지도자가,각료들이 국민의 아픔을 달래주고 도모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그 모습 보여주는 것 지난 1년은 성공하지 못했다.희망을 줄 수 있는 믿음을 우리 정부도 새해에는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사회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정리 김지훈 김정은기자 kjh@seoul.co.kr
  • [‘문화 살리기’ 전문가 제언]“창의적 콘텐츠 지원… 글로벌 경쟁력 갖춰야”

    [‘문화 살리기’ 전문가 제언]“창의적 콘텐츠 지원… 글로벌 경쟁력 갖춰야”

    경제위기 속에서 2009년 우리 문화가 살길이 과연 어디에 있을까.문화예술인들은 일단 경제와 문화는 사회 발전의 두 축인 만큼 정부가 눈앞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돌파하겠다며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을 줄여 그 한 축을 허물어뜨려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한편으로는 국민에게 환영받는 콘텐츠,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는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으며,경제 위기를 오히려 우리 문화 예술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적극적인 목소리도 많았다. ■ 문화ㆍ예술 가장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분야는 문학이었다.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분야가 문학이었다는 과거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시조시인인 이근배 예술원 회원은 “우리나라는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될 만큼 문화 콘텐츠가 크게 발전했다.”면서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문학을 저비용 고효율의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전인미답의 경지를 개척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발상의 전환을 통한 정부의 적절한 지원을 요구했다. 문학평론가인 유성호 한양대 교수도 “최근 정부는 문화 예산의 축소를 추진하고 있어서,가뜩이나 위축된 문화 산업이나 활동의 행로가 불투명해졌다.”면서 “어느 나라나 문화는 어떤 경제적 가치보다 장기적이고 호환불가능한 고유의 가치라는 점에서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문화 산업에 강력한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거들었다. 공연기획제작사 이다엔터테인먼트의 손상원 대표는 “지금 대학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만큼이나 힘들다.”면서 ‘경기가 어려울수록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그래야 10년 뒤 또다시 경제위기가 온다고 해도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고흥식 출판문화협회 상무는 “출판은 모든 콘텐츠의 원형”이라면서 “정부가 영화와 만화,게임을 산업화하고자 민관합동펀드를 조성하는 것처럼 출판계에도 적극적인 자금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교섭 북섬 출판사 주간은 “경제 위기 속에서도 좋은 책은 독자들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면서 “더 이상 출판계가 독자를 계몽하기보다는 독자들이 요구하는 재미있는 책들을 출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 내부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미술품 경매회사 인터알리아의 이진숙 큐레이터는 “작가들이 더 이상 좁은 국내 시장을 겨냥하지 말고 국제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밀도 있는 작업을 해야 한다.”면서 “국내 추상화단의 대표적인 두 작가인 이우환과 박서보의 그림값이 국제적인 컬렉터들의 선호도에 따라 엄청나게 차이가 벌어졌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같은 크기의 그림이라도 국제적으로 성가가 높은 이우환 것이 5억원이라면 그렇지 않은 박서보는 1억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그는 “같은 차원에서 강형구와 형경택,김동유 작가도 글로벌한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미술인이 됐다.”면서 “이번 기회에 국내 경매시장에서 거품을 키운 작가의 작품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래식음악평론가 정만섭씨는 “그동안의 대형 연주회는 해외 연주자의 명성에 기대 흥행으로 연결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껑충 뛰어버린 환율로 유명 연주자를 불러오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연주자를 찾아내고 기획력을 발휘해 관객을 불러모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점에서 경제위기는 오히려 기획력과 마케팅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회”라고 기대했다. 류태형 월간 객석 편집장도 “올해 해외 아티스트의 내한공연이 줄어든 것은 경기 침체와 환율 상승의 영향도 있지만 기획사끼리 경쟁하면서 해외 연주자의 개런티를 천정부지로 올려놓은 결과”라면서 “경제 위기는 그동안의 ‘이름잔치’를 청산하고 공연예술계의 밑바탕을 탄탄히 다지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공감했다. 문소영 최여경 박록삼기자 symun@seoul.co.kr ■ 영화 충무로에 2009년에는 해가 뜰까.좀처럼 경기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때,올해 영화계 전망도 밝지 않다.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다.본 궤도에 오르기 위한 정확한 현실 파악과 방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008년 1~11월 상영작 가운데 서울관객수를 기준으로 한 한국영화의 점유율(한국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은 39%.2006년 같은 기간 61.2 %,2007년 46.8%보다 크게 하락했다. 더불어 같은 기간 한국영화 개봉작 편수는 모두 100편으로,관객 200만명을 넘긴 영화는 10편도 채 되지 않는다. 양적인 측면뿐만 아니라,질적인 면에서도 부진이 뚜렷했다.해외 영화제 진출 소식이 줄어든 것에서 드러난다.베니스 영화제에 10년만에 처음으로 초청작을 내지 못했고,영화 마켓에서도 100만달러 이상에 팔린 한국 영화가 2~3편에 머물 만큼 실적이 부진했다. 전문가들은 침체의 원인으로 좋은 작품이 부족한 것을 꼽는다.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문화콘텐츠연구가 고정민(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박사는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영화계에 열정과 창의력이 뛰어난 감독·작가가 많았지만,최근 들어 매너리즘에 빠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시장이 정체돼 있는데,영화제작 편수만 무리하게 늘리다 보니 수요·공급의 밸런스가 무너졌고,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결국 좋은 작품을 만들지 못하는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악한 제작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관건.이와 관련,현재 7000~8000원인 영화관람료를 물가인상률에 맞게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관람료는 2001년 1000원을 인상한 뒤로 변화가 없다.이에 대해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인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수익분배율 조정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그는 “현재 수익분배는 극장이 ‘6’을 갖고,나머지 ‘4’를 제작·투자·배급 측이 나눠갖는 방식”이라면서 “제작환경을 실질적으로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수익분배 구조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불법 다운로드를 뿌리 뽑는 것도 중요하다.극장 관객수의 가격 탄력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불법 다운로드는 영화산업을 위축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같은 맥락에서 수익채널 다변화도 함께 도모해야 한다.인터넷에서도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도록 유료화 비즈니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어려운 시기지만 다양한 영화에 투자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투자가 적으면 결국 안전한 상업영화에만 돈이 몰리고,그러면 또다시 뻔한 영화들만 양산될 것이므로 신예 감독과 작가를 발굴하는 데 과감히 나서라고 주문한다. 더불어,드라마에서부터 일고 있는 출연료 상한가 지정,배우들의 개런티 재투자 움직임 등도 제작 거품을 빼는 긍정적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감독 및 배우들의 해외 진출 활성화,2006년 축소된 스크린쿼터의 원상 회복 등도 한국영화살리기에 일조할 수 있는 과제들이라는 지적이다. 강한섭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불황일수록 저렴한 오락거리를 찾게 되지 않겠느냐.”면서 “2009년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잘만 하면 영화계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익산 동북아 식품산업 허브 육성

    익산 동북아 식품산업 허브 육성

    전북 익산시가 동북아의 ‘식품산업 허브’로 육성된다. 29일 전북도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가 최근 익산시 왕궁면 일대 400㏊를 ‘국가식품클러스터’ 부지로 최종 확정했다. 이에따라 익산시 왕궁면 일대에는 내년부터 2015년까지 총사업비 1조원이 투입돼 식품전문단지가 조성된다. 이곳에는 식품연구센터,식품전처리시설,공동집배송시설,창업보육센터 등 국내외 식품기업 100개,10개 이상의 연구소가 들어선다.식품기업과 연구소 등을 결합시킨 클러스터를 새만금 신항과 연계해 세계 5대 식품가공·무역단지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사업은 2010년 착공해 2012년 완공하고 기반 조성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되는 2011년부터 부지를 분양할 계획이다.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는 2015년에는 생산유발효과가 연간 9조 9000억원,고용창출 효과는 4만 8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한편 정부는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동북아 식품시장 허브로 성장하도록 1단계 사업을 추진하고 성과를 분석해 후속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부천시·의회 엑스포 개최 힘겨루기

    경기 부천시 의회가 부천세계무형문화유산엑스포의 내년도 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홍건표 부천 시장이 “시 의회의 전횡”이라며 반발하는 등 시 의회와 시장 간에 ‘엑스포 전선(戰線)´이 짙게 형성되고 있다.부천시가 새로운 문화 블루칩으로 내세운 세계무형문화유산엑스포가 1년 만에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시장이 직접 대토론회를 제안하는 등 불씨 살리기에 나선 형국이다.●“시민 호응 낮고 행정적 절차 무시”26일 부천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시가 올린 내년도 무형문화유산엑스포 예산 60억원을 전액 삭감했다.엑스포가 외부는 물론 부천시민들의 호응조차 얻지 못한 데다,행정적 절차를 무시한 이벤트성 사업이라는 게 삭감 이유다.지난 10월 처음 열린 엑스포에는 100억원이 투입됐으나 관람객이 24만명(무료 포함)에 그쳐 당초 예상치인 40만명을 크게 밑돌았다.부천시는 예산이 삭감됨에 따라 내년도 엑스포 개최를 위해선 내년 2월 편성될 추경예산에 실낱같은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시의회가 이 행사에 극도의 불신감을 갖고 있어 예산 배정 가능성이 불투명하다.이를 돌파하기 위해 부천시는 여론몰이에 들어갔다.시는 “가톨릭대가 실시한 연구용역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시민의 여론조사에서도 만족도가 65%로 나왔다.문화엑스포를 1년 만에 접으면 그동안 투자한 예산과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며 추진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홍 시장은 최근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의회,집행부,시민 등이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열자.”고 제안했다.주민들을 대상으로 문화엑스포 추진을 위한 서명을 받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행사 한번 치르고 중단하는 것은 성급”부천시 관계자는 “함평나비축제도 4년 정도 지난 뒤에야 흑자로 전환되는 등 정상적인 궤도에 오른 만큼 한번밖에 치르지 않은 행사를 중단시키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시의회는 문화엑스포를 ‘시가 특별한 콘텐츠도 없이 인위적으로 밀어붙여 예산만 낭비하는 행사’라고 규정,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엑스포가 행정안전부의 심사를 받고,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지방재정법을 외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김관수 부천시의회 기획재정위원장은 “시의원들이 만장일치로 엑스포 추진을 막기로 했다.”면서 “단체장 치적 쌓기용 이벤트 행사에 시민들의 혈세가 들어가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