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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SA 쌍둥이 탐사선 촬영한 ‘달 뒷면’ 영상 공개

    NASA 쌍둥이 탐사선 촬영한 ‘달 뒷면’ 영상 공개

    신비의 대상인 달의 뒷면은 어떻게 생겼을까?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지난 2일 ‘쌍둥이 달 탐사선’이 촬영한 달의 뒷면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달의 뒷면은 지난해 9월 발사된 그레일 1, 2호가 저궤도에 진입해 촬영한 것으로 생생한 달 뒷면 모습을 포착해 눈길을 끌고있다. 공개된 영상에는 소행성 혹은 혜성과의 충돌로 형성된 것으로 보여지는 달표면의 크레이터 등 달의 뒷면 모습을 선명히 담고있다. 지구에서는 보이지 않는 달의 뒷면은 그간 신비의 대상으로 여겨져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이를 연구하기 위해 수많은 탐사선이 달로 향했으며 ‘쌍둥이 달 탐사선’은 달 표면 55㎞ 상공을 선회하면서 달의 ‘중력장’(gravity field)을 측정할 예정이다. 마리아 주버 그레일 수석연구원은 “탐사선이 촬영한 비디오의 화질이 매우 뛰어나다.” 면서 “향후 달 탐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생명체 존재 가능성 가장 높은 새 ‘슈퍼지구’ 발견

    최근 해외 연구팀이 생명체와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제2의 지구’를 발견했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사이언스데일리 등 해외매체에 따르면 미국 카네기 과학연구소 등 천문학회 연구팀은 유럽남방천문대(European southern Observatory)의 우주망원경과 하와이 케크천문대의 에셸 분광기(천체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기기) 등을 이용해 행성 ‘GJ 667Cc‘를 발견했다. GJ 667Cc는 지구처럼 암석으로 이뤄져 있으며, 표면 온도 역시 지구와 비슷해 물과 생명체가 존재하기에 매우 적합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지구처럼 다량의 빛을 흡수할 수 있으며 질량은 지구의 4.5배다. 또 지구에서 22광년 떨어져 있어 은하계 단위로는 ‘옆집’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다. 천문학자들은 이 행성은 중심별 GJ 667C 주위를 7.2일 주기로 돌며, 인류가 거주하기에 적합한 제2의 지구, 또는 ‘슈퍼지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산타크루즈 캠퍼스의 스티븐 포크트 박사는 “이번 발견은 우리 은하계에 지구처럼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암석행성이 매우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앞으로는 이 행성의 궤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숙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CJ 667Cc는 지금까지 발견된 행성 중 물이나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가장 큰 슈퍼지구의 후보로 손꼽힌다.”고 덧붙였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스마트폰 회생 LG전자 한 분기만에 흑자로

    스마트폰 회생 LG전자 한 분기만에 흑자로

    “큰 회사가 최고경영자(CEO) 한 사람 바뀐다고 하루아침에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 잘못 본 거다. 항공모함은 돛단배처럼 방향을 쉽게 바꾸기 어렵다.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구본준 LG전자 부회장, 2011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전자제품전시회(CES) 2011’에서) ‘LG전자호(號)’가 지난해 4분기 TV와 스마트폰 회복에 힘입어 한 분기 만에 적자에서 탈출했다. 고통스러운 원가 절감과 연구·개발(R&D) 노력에 힘입어 연간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60% 가까이 늘었다. 특히 그동안 LG전자 실적 개선의 ‘아킬레스건’이었던 휴대전화 사업도 7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구 부회장의 말처럼 LG전자가 기초체력을 회복하며 서서히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13조 8143억원, 영업이익 231억원을 기록하며 한 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비록 6.0% 줄었지만 이익은 흑자를 낸 것이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7.1% 늘었다. 이로써 LG전자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 54조 2565억원, 영업이익 2802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에 비해 매출은 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9%가량 늘어 수익성이 개선된 셈이다. ●지난 분기 에어컨부문 빼고 모두 흑자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에어컨 사업부문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TV를 판매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는 매출 6조 3135억원, 영업이익 1497억원을 거뒀다. 연말 성수기를 맞아 북미와 유럽, 중남미 TV 시장에서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서 ‘시네마 3D 스마트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늘었다. 평판TV 판매량도 분기 사상 최대인 880만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만드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매출 2조 7751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휴대전화 부문의 매출은 2조 6953억원, 영업이익 99억원이었다. 휴대전화 판매량은 지난해 3분기보다 16% 줄어든 1770만대에 그쳤지만, ‘옵티머스 LTE’ 등 고부가가치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서 2010년 1분기 이후 흑자전환했다. ●“수처리·LED 등 미래사업에도 투자” 백색가전을 생산하는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부문은 매출 2조 9854억원, 영업이익 646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870ℓ 최대용량 냉장고 등의 판매가 늘며 전년보다 매출이 7% 늘었고, 해외에서도 북미시장 매출이 회복돼 성장세를 유지했다. LG전자는 올해 매출 목표를 57조 6000억원으로 정하고 시설투자 1조 6000억원, 연구개발투자 2조 6000억원 등 총 4조 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상 최대 R&D 투자를 통해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착실히 미래를 준비하고 스마트폰, 3차원(3D) 입체영상 스마트TV 등 전략사업은 물론 수처리, 발광다이오드(LED), 헬스케어 등 미래성장사업에도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만성적자’ 청주공항 민영화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청주국제공항이 민영화된다.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른 조치로 외국 자본이 포함된 민간의 경영기법 도입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서 정부는 공항 사용료를 신고제에서 승인제로 바꾸고 공항서비스평가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항공법 개정안을 지난 26일 공포했다. 국토해양부는 한국공항공사와 민간위탁사인 청주공항관리㈜가 30년간 청주공항의 운영권을 매매하는 계약을 2월 1일 맺는다고 31일 밝혔다. 정부가 2009년 3월 청주공항 운영권 매각 방침을 밝힌 지 34개월 만이다. 국내 공항의 첫 민영화로, 논란을 빚는 KTX경쟁체제 도입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앞서 2002년 김포공항 등 전국 주요 공항을 운영 중인 한국공항공사와 민간 운영사 간 경쟁체제 도입을 천명하고 이를 추진해 왔다. KTX 민영화와 다른 점은 흑자 노선이 아닌 적자노선(공항)을 매각했다는 것이다. 계약서에 따르면 청주공항관리㈜는 청주공항 운영권을 30년간 255억원(부가세 별도)에 매입하기로 했다. 청주공항관리㈜의 대주주로는 한국에이비에이션컨설팅그룹과 흥국생명보험, 북미 공항전문기업인 ADC&HAS가 참여했다. 자치단체인 충청북도는 향후 지분 5%를 매입할 계획이다. 다만 청주공항관리㈜는 공항 운영권만 위탁받기로 해 활주로, 계류장, 터미널 등의 기반시설 확충은 정부가 그대로 맡게 된다. 청주공항은 연간 14만회의 활주로 처리 능력을 갖췄으나 지난해 9082회만 비행기가 이·착륙해 단 6.5%의 활용률을 나타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익은 66억원, 비용은 118억원으로 매년 52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운영증명 취득 등 인수 절차를 거쳐 이르면 연말쯤 민간 경영이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대구 국가산단 조성사업 탄력

    대구 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대구시는 국가산단 1단계 조성 예정부지인 달성군 구지면 일대 368만㎡에 대한 토지 보상을 상반기에 마무리하고 하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1단계 공사는 2016년 완공예정이다. 2단계 484만㎡은 2018년 완공예정이지만 부지보상과 착공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1조 6698억원이 투입된다. 낙동강 오염을 최소화하고 대구 지역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첨단과학기술 바탕의 차세대 전자통신, 첨단기계, 미래형 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의 업종을 유치할 방침이다. 국가산단 개발이 완료되면 생산 유발 효과 34조원, 부가가치 10조원, 고용 창출 14만명, 임금 유발 4조원의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 성서 1~4차 산업단지, 대구테크노폴리스, 현풍산업 단지 등과 연계해 지역의 산업벨트를 새롭게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2009년 9월 최종 승인·지정한 대구 국가산단은 1999년 위천국가산단 조성 무산 이후 10년 만에, 국가산단 육성 제도가 시행된 지 36년 만에 처음으로 생긴 ‘국가 산업단지’다. 대구시 관계자는 “동남권 신공항 무산 이후 실의에 빠진 대구 경북 지역민들을 위해 국가산단이라도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정치권 등의 설득으로 지난해 6월부터 토지보상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며 “국가산단에 외지기업을 50% 이상 유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佛 좌파정권 막아라”… ‘메르코지’ 선거 연대

    국경을 넘어선 ‘메르코지의 연합전선’이 올봄 프랑스 대선을 뒤흔든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위해 프랑스 선거판에 뛰어든다. 유로존 위기 해결의 단짝으로 ‘메르코지’라는 별명을 자랑하는 두 사람의 적수는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대선 후보다. 여론조사에서 잇단 승전보를 울리는 올랑드가 엘리제궁(대통령궁)을 접수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프랑스의 좌파정권 전환을 우려한 메르켈이 직접 방어선 쌓기에 나선 것이다. 사회당이 집권하면 독일이 유럽 전체에 수혈하고 있는 긴축 드라이브가 궤도를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그뢰에 “올랑드, 유럽 미래에 제동” 독일 집권 기독교민주당(CDC)의 헤르만 그뢰에 사무총장은 “메르켈 총리가 올봄 프랑스 선거운동에 동참해 사르코지 대통령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메르코지의 파트너십이 중요한 때임을 대외적으로 과시한다는 셈이다. 프랑스는 오는 4월 22일 1차 대선에 이어 5월 6일 결선을 치른다. 메르켈의 오른팔인 그뢰에 사무총장은 이미 이웃나라 선거전에 발을 담궜다. 그는 지난 28일 파리에서 열린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의 선거운동에 참석해 “올랑드 후보의 정책은 유럽의 통합과 미래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공세를 시작했다. 반대로 사르코지의 유로존 구제 노력에 대해서는 찬사를 늘어놨다. 비슷한 정책을 펴온 독일 기민당과 프랑스 대중운동연합의 오랜 친분을 감안하더라도 유럽 지도자가 다른 나라의 선거운동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이례적인 ‘사건’이다. 유로존이라는 한 배를 탄 운명이 ‘메르코지’의 화학작용을 더 활발하게 했다. ‘유로존 살리기’라면 기를 쓰고 덤벼드는 사르코지 덕에 유로존 1, 2위 경제대국인 양국은 그간 살얼음 같은 합의라도 이어 왔다. 하지만 올랑드가 당선되면 수년간 교집합 찾기에 애써 온 양국 간 해법은 분열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메르켈의 가장 큰 걱정이다. ●올랑드, 표정관리… ‘현안참견’ 비난 조성 지난주 여론조사에서도 56%의 지지율로 사르코지를 가볍게 제친 올랑드. 하지만 유럽의 여제, 메르켈이 선거 지원을 전격 공표하면서 판세는 요동치게 됐다. 올랑드는 “사르코지는 메르켈을 초대할 권리가 있다.”며 표정관리에 나섰지만, 한편으로는 메르켈이 국내 현안에 사사건건 참견한다며 비난 여론을 띄우고 있다. 하지만 선거 전문가들은 프랑스 유권자들은 메르켈의 개입에 개의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메르켈의 인기가 사르코지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민간 93명 첫 ‘5급 일괄공채’… 공직채용 새 실험

    원양 상선 항해사, 중동 건설사 직원, 보험상품 개발자, 홈쇼핑 상품 기획자…. 모두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다. 이들이 대거 공직에 들어온다. 새로운 공직 채용 실험이 자리를 잡을지 관심을 끈다. 행정안전부는 30일 ‘민간 경력자 5급 일괄 채용’ 전형 최종 합격자 93명을 확정, 발표했다. 그동안 해당 부처가 민간 경력자를 5급 공무원으로 한두명씩 채용했었으나 대규모 일괄 채용은 처음이다. 채용 과정도 파격적이다. 학력과 자격증보다는 우선 각 부처가 요구한 직책에 적합한 전문가를 뽑았다. 아랍어를 전공하고 중동에 파견된 건설사 직원이 외교통상부 아랍권 지역 외교 공무원으로 들어와 중동에 나가 있는 우리 기업을 돕는 일을 맡는다. 정부 산하기관에서 근무하던 전문가가 이를 관리 감독하는 부처의 공무원이 되기도 했다. 브랜드 전략 컨설팅사에서 기업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던 전문가는 농식품 산업화 전문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해당 분야 전문가가 영입돼 행정 서비스의 질 향상도 기대된다. 위성 기상 예측 공무원으로 들어온 공무원은 우리나라 최초 다목적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 개발에 참여하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위성 관제 시스템을 운영했던 전문가다. 척추질환 전문 신경외과 의사가 병무청 징병 신체검사 공무원으로 들어와 병무 비리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제2의 외교부 장관 딸 특채 파문’ 부작용도 막을 수 있게 됐다. 행안부가 해당 부처의 수요를 받아 엄격한 절차를 거쳐 채용함으로써 특채 투명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다양한 경력자를 정책 개발 현장에 유치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이를 위해 행안부는 기존 2명이던 특채 서류 심사위원을 3명으로 늘리고 3명이었던 면접위원은 5명으로 확대했다. 서필언 행안부 1차관은 “기존 5급 특채는 각 부처가 수시로 실시해 국민들이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일괄 채용으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선우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특채에 대한 불신을 상당 부분 해소하고 민간 전문가의 공직 유입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기존 조직·공무원과 잘 융합하도록 관리하고, 장기적으로는 적재적소에 인력을 충원할 수 있게 부처에 인사권을 돌려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지구 둘러싼 ‘저온 플라스마 구름’ 최초 포착

    지구 주위를 둘러싼 저온(cold) 플라스마 구름이 위성을 통해 처음으로 관측됐다.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 뉴스 등에 따르면 지구 대기권 최상층부터 달까지 거리 4분의 1에 달하는 지점에 ‘저온 플라스마’ 구름이 확산돼 있는 것이 유럽 인공위성 클러스터에서 나온 새로운 정보에 의해 밝혀졌다. 지구 대기권에 형성된 저온 플라스마(움직임이 느린 하전입자)는 태양광이 대기층의 원자에서 전자(음전하)를 벗겨 내 양전하를 띤 중심 부분의 원자핵만을 남긴 입자 구름을 말한다. 학자들은 이런 입자가 관측이 어렵지만 우주 날씨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왔다. 그 예로 지난 23일 발생한 태양 폭풍으로 발생한 대량의 하전입자가 지구 등 행성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 지구를 둘러싼 저온 플라스마의 정확한 양을 파악하지 못하며 이것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 없다. 스웨덴 우주물리연구소 마츠 안드레 박사는 “이는 TV의 일기예보와 비슷하다”면서 “기본 변수를 파악하지 않은 채 합리적인 예보를 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구 날씨로 말하면 이 저온 플라스마의 발견은 바다가 기상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새로 발견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이미 지구 상공 약 100km 전리층에 어떤 특수한 저온 플라스마가 존재할 것이라고 지적해 왔다. 하지만 상공 2만~10만km 범위에 있는 입자 구름에 주목한 학자들은 지금까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안드레 박사와 그의 동료 크리스 컬리는 이 영역에 플라스마가 존재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양전하를 띤 우주선이 연구의 장애가 되리라 생각했다. 저온 플라스마가 생성되는 과정과 같이 태양광은 우주선을 구성하는 원자재로부터도 전자를 빼앗기 때문에 그 선체 외관은 양전하를 띤다. 따라서 자석의 같은 극을 맞춘 것처럼 우주선의 외벽은 저온 플라스마를 튕겨낸다. 저온 플라스마를 탐지하기 위해 연구팀은 유럽 우주 기관(ESA)의 탐사우주선 ‘클러스터 2’의 정보에 나타난 특이성을 분석했다. ‘클러스터 2’는 극단적인 타원 궤도로 지구를 도는 4개의 위성 모임 중 하나로, 이 위성이 지구에서 가장 멀어졌을 때 위치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절반 지점이다. 이 때문에 태양에서 나오는 ‘뜨거운’ 하전입자의 영향을 포함해 지구 자기장과 전기적 활동을 세밀히 조사하고 감시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클러스터 2’가 수집한 정보로 발견된 특이성은 이런 인공위성 주위를 선회하는 저온 플라스마 충격파인 것으로 밝혀졌다. 끝으로 연구팀은 지구 자기장 끝에 가까운 영역에서는 저온 플라스마가 모든 하전입자의 50~70%를 차지하는 것을 밝혀냈다. 이에 대해 안드레 박사는 “이 발견으로 앞으로는 예상보다 많이 발견된 저온 플라스마를 고려해 새로운 우주 날씨 모델을 제작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저온 플라스마가 태양 폭풍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안드레는 저온 플라스마의 영향에 대해 “우주 날씨는 작은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방 안에 큰 코끼리가 있다’(누구나 인식하지만 다뤄지지 않는 중요한 문제)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저온 플라스마에 대한 연구는 ‘지구물리학 연구서’(Geophysical Research Letters) 최신호에 게재됐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일본통신] 다르빗슈 뒤 잇는 일본야구 新에이스는?

    [일본통신] 다르빗슈 뒤 잇는 일본야구 新에이스는?

    일본에서 7년을 뛰며 통산 93승 38패(평균자책점 1.99) 5년연속 1점대 평균자책점, 사와무라 에이지상(2007) MVP 2차례(2007,2009). 올해부터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절스 유니폼을 입게 될 다르빗슈 유(25)의 화려한 경력이다. 다르빗슈는 누가 뭐라 해도 일본 제1의 에이스였고 최근 4년동안의 성적만 보더라도 꾸준함의 대명사였다. 이란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르빗슈가 원래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니다. 다르빗슈의 부친은 일본에서 커리어를 끝내길 원했었고 다르빗슈 역시 이러한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아내와의 이혼문제, 그리고 좀 더 수준 높은 리그에서 뛰길 원하는 목표의식이 그의 빅리그 진출을 이끌어 냈다고 볼수 있다. 이제 올 시즌부터는 일본하면 다르빗슈 라는 수식어보다는 빅리그에서 얼만큼 활약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때를 같이해 다르빗슈가 떠난 일본야구는 벌써부터 그 자리를 물려받겠다는 선수들로 넘쳐난다. 다르빗슈가 없는 일본야구의 새 에이스를 자처하고 나선 선수들이 많다는 뜻이다. 그중에서도 일본야구의 ‘황금의 88년생’들이 주목받고 있다. 원래 일본의 황금세대는 1980년생, 그중에서도 다르빗슈보다 먼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최고의 좌완투수인 스기우치 토시야(요미우리), 마무리 투수 후지카와 큐지(한신), 2010년 퍼시픽리그 타점왕인 코야노 에이치(니혼햄)가 바로 1980년생이다. 한때는 이 선수들을 묶어 ‘마쓰자카 세대’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마쓰자카 세대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1988년생들인 타나카 마사히로(라쿠텐), 마에다 켄타(히로시마), 사이토 유키(니혼햄)는 앞으로 일본야구를 이끌어 갈 주역이자 소속팀에서 에이스 반열에 올라와 있는 선수들이다. 또한 지난해 센트럴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던 사와무라 히로카즈(요미우리),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 역시 1988년생들이다. 이 세대들은 고시엔을 통해 아마때부터 스타 반열에 올랐던 사이토 덕분(?)에 ‘사이토 세대’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그 누구도 ‘사이토 세대’란 말을 쓰지 않는다. 프로에 들어와 이미 실력이 역전이 됐고 특히 사이토의 성장세가 돋보이지 않기에 이제는 사이토 세대라는 말보다는 ‘타나카 세대’라는 말이 훨씬 더 어울린다. 이미 마에다는 2010년 사와무라 에이지상을 수상한 바 있고 타나카 역시 지난해 투수부문 7관왕과 사와무라 에지상을 수상해 사이토가 이들을 따라잡으려면 아직도 멀었기 때문이다. 타나카는 2007년 퍼시픽리그 신인왕, 비록 야수지만 사카모토 역시 팀의 리드오프로써 정교함과 장타력을 동시에 겸비한 보기드문 타자로 성장해 있다. 어쩌면 프로에 늦게 뛰어든 사이토가 이들을 밀어내려면 한참의 시간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비록 다르빗슈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인해 ‘호랑이 없는 곳에 여우가 왕’인 모양새가 됐지만 일본최고의 투수 싸움은 타나카와 마에다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사와무라는 좀 더 경험이 필요하고, 사이토는 떨어진 폼부터 본 궤도에 오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마에다는 히로시마 토요카프의 희망이다. 야구 명문인 오사카 가쿠엔 고교(PL학원) 출신인 마에다는 150km를 상회하는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특히 100km대의 드롭성 커브볼을 주무기로 한다.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스피드 변화를 통해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피칭이 인상적이다. 날씬한 체격(180cm 70kg)이지만 경기 후반에 가서도 140km대 후반의 속구를 유지하며 지치지 않는 그의 스태미너 역시 큰 무기다. 이미 2년연속 200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2년연속 리그 탈삼진왕에 오르기도 했다. 2010년 마에다는 히로시마 구단 사상 최연소이자 최초의 투수부문 3관왕 타이틀을 차지하며 꽃을 피웠지만 지난해에는 승보다 패(10승 12패)가 더 많은 다소 아쉬운 한해를 보내고 말았다. 히로시마가 워낙 약체팀이기도 했지만 승운이 뒤따라 주지 않았던 것도 그 이유였다. 하지만 마에다는 올 시즌이야 말로 다르빗슈를 잇는 새로운 에이스가 되겠다고 이미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타나카는 이제 라쿠텐을 넘어 일본 제1의 선발투수로서 본격적인 승수 사냥을 준비하고 있다. 2007년 퍼시픽리그 신인왕을 차지하며 ‘될성 부른 떡잎’이란 평가를 받았던 타나카는 지난해 완전히 물이 오르며 리그를 평정했다. 다승 1위(19승) 평균자책점 1위(1.27) 승률 1위(.792) 완투 1위(14회) 완봉 1위(6회) 무사사구 경기 1위(4회)를 기록하며 다르빗슈를 뛰어 넘어선 것. 타나카 역시 마에다와 마찬가지로 소속팀이 약체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었지만 압도적인 구위로 타자들을 요리하는 능력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됐다. 원래 타나카 하면 150km를 상회는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과 세로로 떨어지는 칼날같은 슬라이더가 주무기였다. 특히 그의 날카로운 슬라이더는 알면서도 못친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위력이 대단했는데 지난해에는 이것에 더해 스플리터 구종을 장착하며 더욱 더 무서운 투수가 됐다. 그렇지 않아도 상대하기 벅찬 투수였던 타나카는 스플리터 덕분에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다는 격이 됐고 올 시즌 역시 사와무라 에이지상은 물론 MVP에도 도전장을 던지 상황이다. 특히 타나카는 올 3월, 4살 연상의 인기 탤런트 사토다 마이(28)와 결혼이 예정 돼 있어 정신적인 안정감(?)을 안고 운동에만 전념할수 있게 됐다. 물론 사토다의 엽기적인 행동이 얼만큼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다르빗슈가 떠난 일본프로야구는 타나카와 마에다의 2파전 속에 이들의 1년 후배들인 1989년생들의 반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부상으로 인해 아쉬움을 샀던 일본최고의 강속구 투수인 사토 요시노리(야쿠르트), 올 시즌 지바 롯데 마린스의 새 에이스를 꿈꾸고 있는 카라카와 유키는 가능성 측면에선 전도유망한 투수들임엔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42) 중국 현대문학의 선구자 루쉰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42) 중국 현대문학의 선구자 루쉰

    1898년, 루쉰은 난징의 강남수사학당에 들어가기 위해 고향 샤오싱을 떠났다. 집을 떠나는 장남의 손을 잡고, 루쉰의 어머니는 “어쩔 수 없어 8원의 여비를 마련해 주시며 네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우셨다.” 어머니의 울음에는, 가세가 기울어져 더 이상 과거공부를 시켜주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갈 곳을 찾지 못한 아들에 대한 걱정과 가여움을 담고 있었다. 사실 루쉰의 어머니가 이렇게 서럽게 운 것도 당연했다. 왜냐하면 “그 시절은 경서(經書)를 배워서 과거를 치르는 것이 정도(正道)였고, 사회통념상 소위 양학(洋學)을 배운다는 것은, 갈 곳 없는 사람이 서양 오랑캐에 영혼을 팔아넘기는 것으로 간주되어, 몇 배의 수모와 배척을 당해야만 했기”(납함, 자서) 때문이다. 1898년, 18세가 되는 해에 루쉰은 새로운 길을 찾아 그렇게 고향을 떠났다. 루쉰의 본명은 저우슈런(周樹人·1881~1936)으로, 저장성(浙江省) 샤오싱(紹興)에서 태어났다. 저우 집안은 그 지역에서 웬만큼 산다는 집안이었으나, 과거시험 부정을 꾀했다는 이유로 조부가 투옥됐고, 조부의 관직 외에는 생활수단이 없었던 독서인 집안은 이로부터 가세가 기울었다. 설상가상으로 병에 걸린 부친의 약값을 대느라 재산은 탕진되었다. 집안의 장남인 루쉰은 집안의 물건을 전당포에 맡기는 일, 그렇게 빌린 돈으로 한약방에 가서 부친의 약에 쓰일 희한한 약재들을 사는 일을 도맡아야 했다. 14살의 소년은 재산과 권세가 가시자 차갑게 돌변한 사람들의 시선에서 세상의 인정세태를 깨달았다. 루쉰에게 고향 샤오싱은 자신을 얽매고 절망에 빠지게 하는 것들의 집합소나 다름없었다. 샤오싱은 중국의 현재이자 미래였다. 전통적 가치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고향은 흡사 고인 물처럼, 현재의 도살자들로 가득했다. 루쉰이 소설가로 발을 내딛으면서 말했던 ”철로 만든 방“은 결코 은유가 아니었던 것이다. 사방은 철로 만들어져 깨부술 수가 없다. 사람들은 질식사를 기다리듯 그 속에서 잠을 자고 있다. 루쉰은 철방에서 홀로 잠을 깬 자였다. 그는 평생에 걸쳐 철방 속 적막을 느꼈고, 그럴 때마다 사회활동에 더 매진하거나 옛 문헌을 파고들었다. 루쉰은 바로 그런 철방과 같은 고향을 떠났다. 흡사 지금까지의 자신과 결별하듯, 스스로 탯줄을 자르듯. 자신을 짓누르던 전통의 무게에서 벗어나고자 했을 때, 루쉰에게 희망으로 다가온 것은 바로 ‘진화론’이었다. 1901년, 루쉰은 옌푸(嚴)의 ‘천연론’(天演論)을 통해서 ‘생존경쟁’과 ‘자연도태’라는 용어를 접했다. 당시 진화론은 생물학적 다위니즘을 비롯해 사회 다위니즘, 상호부조론 등이 한데 뒤섞인 채 물밀듯이 중국으로 들이닥쳤다.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위기의식에 휩싸인 중국 지식인들은 진화론을 받아들임으로써 중국을 근대 세계와 같은 궤도에 두고, 제국주의의 침략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자 했다. 루쉰의 세대에게 진화론은 일종의 돌파구였다. 처녀작 ‘광인일기’(1918)에서 루쉰은 중국 전통의 예의와 도덕의 해악에 물들지 않은 아이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걸며, “아이들을 구하라.”고 외쳤다. 자신과 같은 기성세대는 “인습의 무거운 짐을 지고 암흑의 수문을 어깨로 걸머질” 터이니, 아이들은 자신들을 밟고 넓고 밝은 곳으로 나아가라고 말이다. 그렇게 루쉰은 꽃을 피우기 위한 거름이 되기를 자청했다. 1902년 루쉰은 국비로 일본에 유학을 떠난다. 의화단사건(1900)에서 승리한 서구 연합국들이 청나라로부터 받은 배상금을 청나라의 해외유학생 파견에 전용하기로 결정한 덕분이었다. 일본에 간 루쉰은 망설임 없이 의학을 공부하기로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더 이상 부친처럼 어리석은 처방과 치료로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화론과 마찬가지로, 의학은 중국을 구해줄 과학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런 확신은 이른바 ‘환등기사건’으로 여지없이 깨졌다. 루쉰이 의학을 공부하던 시기는, 바야흐로 일본이 러일전쟁에서 승리를 구가하고 있을 때였다. 수업시간 틈틈이 선생들은 환등기를 틀어주었는데, 어느 날 루쉰은 거기서 자신이 떠나온 고향 사람들을 목격하게 된다. 당시 그가 본 환등기 필름은 러일전쟁 당시 러시아 스파이 혐의를 받은 중국인을 처형하는 장면이었다. 처형을 기다리는 사람이 무릎을 꿇고 있고, 그 옆에 일본인 병사가 칼을 치켜들고 있다. 멍한 표정의 구경꾼들은 모두 변발이었다. 동족의 처형을 구경거리인 양 멍하니 바라보는 중국인의 사진 앞에서 루쉰은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학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의대를 그만뒀다. 의학으로 구국하겠다던 희망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무릇 어리석고 약한 국민은 체격이 제아무리 건장하고 튼튼하다 하더라도, 하잘것없는 본보기의 재료나 구경꾼밖에는 될 수가 없었다. 병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아무리 많다 해도, 그런 일은 불행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납함, 자서)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루쉰의 답은 “문예”였다. 어리석고 약한 국민을 치료하는 데는 신체를 고치는 의학이 아니라 정신을 고치는 의학, 즉 문예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펜으로 ‘중국인의 열근성(劣根性)’을 해부하고 치료하겠노라! 신체에 깃든 병을 분석하고 해부하고 치료하듯, 루쉰은 글을 써내려갔다. 그에게 글쓰기는 익숙함에 안주하는 중국인들을 향한 공격에 다름 아니었다. 한 치의 위로나 연민도 없었다. 새것조차 헌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중국인의 사유방식, 그것의 기초가 되는 철학, 신화, 예술, 고전 등 모든 익숙한 것에 총공격을 가했다. 전통의 해독(害毒)에서 청년들을 지키기 위해 고문은 읽지도 말라고 했을 정도였다. 이 모두가, 탁자 하나를 옮기는 데도 수많은 사람들의 피를 필요로 하는 중국의 견고한 전통과 인습으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었다. 루쉰은 우리에게 소설가로서 잘 알려져 있지만, 기실 그는 세 권의 단편소설집만을 남겼을 뿐이다. 소설 창작은 1920년대 초반에 집중되어 있고, 그 이후부터 죽을 때까지는 잡문쓰기에 치중했다. 지금의 에세이에 해당하는 잡문은 현실에 대한 풍자와 비판정신을 핵심으로 한다. 일본제국주의의 만행과 군벌들의 난립과 폭행, 국민당의 백색테러, 혁명을 팔아먹는 지식인, 현실의 권력에 굴복하면서도 정인군자(正人君子)인 체하는 하는 지식인. 루쉰의 붓끝은 그 모두를 향해 있었다. 잡문은 민중의 무지몽매함과 아큐식의 정신승리법을 비판하고, 혁명에 들뜬 청년들의 조급증을 논파하는 데도 효과적이었다. 그의 잡문은 말 그대로 시대를 향한 비수이자 투창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루쉰의 글쓰기는 자신을 부정하고 해부하는 작업이었다. 황금시대로 아이들을 넘겨주는 중간물이자 꽃을 키우기 위한 거름으로 자신을 규정한 루쉰은 새롭게 도래할 혁명의 시기에는 멸망될 운명의 존재였다. 미래세대의 독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는 자신의 신체에 새겨져 있을지 모를 중국인의 열근성과 대면했다.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만큼, 루쉰은 시대의 암흑에 맞선 투쟁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그의 이러한 결연한 의지는 죽음을 앞두고 유언처럼 쓴 글에서도 잘 드러난다. “다만 열이 몹시 날 때면 유럽인들은 임종시에 흔히 남이 너그럽게 용서해줄 것을 바라며 자신도 남을 너그럽게 용서하는 의식을 지낸다는 사실이 기억날 뿐이다. 나의 적과 원수는 적지 않은데 신식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가? 나는 생각해보고 나서 이렇게 결심했다. 그들에게 얼마든지 증오하게 하라. 나도 하나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죽음) 루쉰은 죽어가면서까지도 무력으로 중국을 농단하는 제국주의자들과 군벌들, 위선적인 지식인들, 그들을 뒷받침하는 과거의 부정적인 것들을 향해 겨누던 창을 거두지 않았다. 전근대와 근대 사이에서 두 세계의 어둠을 볼 수 있었던 루쉰은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암흑의 무게를 결코 가볍게 보지 않았다. 켜켜이 쌓인 중국의 역사를 뒤집는 일, 중국인의 혈관을 흐르는 피를 바꾸는 일, 즉 혁명이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루쉰은 죽으면서도 모든 익숙한 것들, 자신을 위로하는 것들에 속지 말라고, 투쟁하라고 외쳤던 것이다. 최정옥(남산강학원 연구원)
  • 새만금 첨단농업단지 올 상반기 첫 삽

    새만금 첨단농업단지 올 상반기 첫 삽

    새만금지구 첨단농업단지 조성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 추진된다. 26일 전북도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가 새만금지구 농업용지 8570㏊를 7개 공구로 나누어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올해는 1차로 개발 여건이 좋은 김제시 광활면 지역 5공구 1513㏊를 상반기 중에 발주할 계획이다. 새만금 농업용지 가운데 처음 개발되는 5공구는 2015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대규모 농업회사와 수출원예단지, 첨단농업시험단지, 농산업클러스터 등이 배치된다. 농업테마파크, 복합곡물단지 등도 함께 들어서 첨단 수출농업단지로 육성될 예정이다. 대규모 농업회사법인 3곳이 입주하는 700㏊는 2013년까지 기반 조성공사를 마무리하고 2014년부터 농업시설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규모 농업회사 법인은 농산·새만금팜·초록마을 등이다. 올해 착공하지 않는 나머지 농업용지 6개 공구 7057㏊는 국내외 농업전망과 주변 여건 변화, 기후변화협약 등을 고려해 세부 토지 이용 계획을 보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첨단농업단지 조성을 위한 ‘새만금 농업용지개발 자문위원회’를 설치한다. 민·관 공동으로 구성된 자문위는 각계 전문가, 정책 입안자와 수요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와 함께 새만금 방수제 54.2㎞ 9개 공구 가운데 지난해 착공한 7개 공구 49.5㎞는 공정률을 올해 안에 34.5%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아직 착공하지 않은 방수제 2개 공구 4.7㎞도 상반기에 공사를 발주해 2015년 모두 완공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방수제 공사를 착공한 데 이어 올해 농업용지 조성 사업이 첫 삽을 뜨게 됨으로써 새만금 내부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면서 “방수제가 완공되는 2015년부터는 바야흐로 새만금시대가 활짝 열리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새만금지구 내부 개발 사업비는 방수제공사 1950억원, 농업용지 조성 200억원 등 모두 21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00억원이 늘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러서 실종 한국어선 부선장 사고 두 달만에 시신 수습

    러시아 극동 추콧카주 인근 베링해에서 조업하다 화재와 함께 조난당했던 한국 어선 부선장의 유해가 사고 후 두 달여 만에 수습됐다고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 총영사관이 25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17일 베링해에서 명태잡이 조업을 하던 한국 냉동 트롤어선 ‘오리엔탈 엔젤’호에 화재가 발생해 선장과 선원 등 89명은 쪽배를 타고 탈출했으나 부선장 한상렬(당시 49세)씨는 실종됐다. 러시아와 한국 측 구조선이 여러 차례 접근을 시도했으나 악천후로 번번이 실패했고, 헬기를 이용한 수색 작업도 강풍으로 불가능한 상태였다. 하지만 유가족과 정부 측의 끈질긴 요청을 받아들인 추콧카주 재난당국이 지난 20일부터 다시 수색 작업에 나서 시신을 수습하는 데 성공했다. 수색팀은 무한궤도차를 이용해 얼음이 언 바다 위를 이동해 간신히 사고 선박에 접근해 23일 오후 한씨의 시신과 유품을 발견했다. 유족들은 시신을 한국으로 운송해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모스크바 연합뉴스
  • ‘위기의 종교’ 문제점과 대안은?

    ‘위기의 종교’ 문제점과 대안은?

    ‘종교의 위기.’ 요즘 사람들은 위기의 종교를 자주 입에 올린다. 그 위기감과 우려의 바탕에는 본래의 궤도를 벗어난 일탈과 무감각이 있다. 종교는 본질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 걸까, 그 일탈의 심각성을 고민이나 하는 것일까, 그리고 대안은 무엇일까. 종합일간지 종교전문기자로 활약했던 권오문씨가 이 문제에 정색하고 달려들어 나름의 해법을 제시한 책이 나왔다. ‘전환기의 종교-새로운 모색’이란 주제 아래 ‘신(神)의 시크릿코드’ ‘이웃 종교를 위한 변명’ ‘성인에게 길을 묻다’ 등 세 권으로 정리(브라운힐 펴냄)한 종교 비평서가 그것이다. 책에서 저자가 일관되게 펴는 지론은 ‘왜곡돼온 신과 교리, 그리고 각 종교 전통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다. 그 검토의 근본은 어떤 종교 단체나 교리와 상관없이 존재하는 진리, 즉 ‘신의 시크릿 코드’의 탐구이다. 신의 구원 섭리 프로그램에 나타난 일관된 흐름은 ‘순수’. 여기에 예수나 석가모니 등 모든 성인들의 변함없는 가르침은 사랑이며, 신의 구원 섭리를 관통하는 핵심 코드 역시 사랑이라고 강조한다. 각 종교의 기반이 되는 성인들의 가르침과 경전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에 쏟은 눈독이 독특하다. 사랑과 평화를 내세우는 종교가 수많은 갈등·분쟁의 상처를 남긴 배경은 뭘까. 저자는 ‘이웃 종교를 위한 변명’에서 자기 종교에만 구원이 있고, 신의 은총이 함께한다는 잘못된 믿음을 그 이유로 든다. 종교적 차이를 초월해 소외받는 이들까지 감싸안은 예수. 화해와 일치의 모델로 예수를 제시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 “모든 종교인은 자신이 속한 종교적 전통을 뛰어넘어 참된 진리의 길을 찾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되며, 그러려면 이웃 종교에 대한 아량과 공존의 자세가 절실하다.” 그러면 지금 한국 종교가 처한 위기를 벗어날 방법은 뭘까. ‘성인에게 길을 묻다’에서 제시하는 해법은 바로 각 종교의 탄생 배경인 성인으로의 회귀다.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종교 전통과 교리, 의식 등에서 한 발짝도 더 나가지 못하고 있는 한국 종교. 그 위기의 종교를 향한 저자의 결어 겸 경고는 이렇다. “사랑과 나눔의 공동체 실현에 희생했던 성인의 가르침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시대 흐름에서 영원히 소외될 뿐만 아니라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박근혜·한명숙 총선 진검승부 시작됐다

    박근혜·한명숙 총선 진검승부 시작됐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체제가 공식 출범하면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대결 구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4월 총선에서 의회 권력의 교체 여부를 놓고 치열한 진검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승리라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당 전면에 나선 박 위원장과 한 대표 중 누가 승자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朴 공천원칙 ‘경쟁력·도덕성’ 공심위원장 외부 영입… 여론조사로 신빙성 확보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출입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말할 자리를 신중히 따지는 그의 정치스타일을 감안하면 이날 기자간담회는 자신이 주도하는 쇄신 작업들이 국민들의 피부에 보다 와닿도록 적극 나서야겠다는 판단과 이제 어느 정도 자신의 쇄신 작업이 궤도에 올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공천심사 일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공천심사위원회가 설 연휴 직후 발족하느냐.”는 질문에 “그래야 시간이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심위원장은 외부에서 모셔 오는가.”라는 물음에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많다.”고 답했다. 현재 11명의 비상대책위원 중 외부 인사가 6명으로 과반을 차지했듯 공심위도 위원장을 비롯한 외부 인사 비율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려 공정성을 담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비대위는 지역구 후보 공천을 위한 공심위와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위한 공심위를 분리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비례대표 공심위’가 먼저 가동될 가능성이 있다. 박 위원장은 공천에서 현역 지역구 의원의 25%를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한 비대위 결정과 관련, “25%로 정했지만 끝난 것은 아니며 (25%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평가기준이 너무 복잡하면 문제를 일으키거나 작위적이 될 수 있어 교체지수와 경쟁력 두 가지로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해도 지역구 활동과 의정활동 등이 다 녹아 있다.”면서 “(교체지수와 경쟁력 판단을 위한) 여론조사는 간편하게 해도 신빙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또 공천 심사 과정에서 도덕성 평가를 강화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도덕성을 강화해야 하며 국민이 용납할 수 없는 분은 안 된다.”면서 “공천 후에라도 (문제가) 드러나면 (공천을) 취소하는 것으로 끝까지 책임지고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략공천에 대해서는 “한 지역이 거점이 돼 좋은 결과를 내면 지역 전체가 같이 갈 수 있도록 만드는 거점이 있다.”면서 “그런 곳에 경쟁력 있는 새 인물을 발굴해 공천함으로써 지역 전체 경쟁력을 올릴 수 있는 그런 공천이 전략공천”이라고 취지를 강조했다. 또 “우리가 불리하다고 하는 지역도 사람만 잘 발굴해 내면 이길 수 있다.”면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지역이라고 아무나 갖다 놓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다. 겸손한 마음으로 해야지 턱 보내 놓으면 무조건 뽑힐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자신의 총선 불출마설에 대해 “전혀 생각한 적 없다.”면서 “(자신의 불출마를 언급하는) 친박이 도깨비 방망이다. (불출마는) 직접 얘기할 사안이지 의논해서 누군가를 시켜서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지역구(대구 달성군) 출마와 관련해서는 “지역에 계신 분들과 상의 없이 제가 단독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상황에 따라 달성군 출마를 포기하고 서울 등 취약 지역으로 옮기거나 비례대표로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쇄신파가 제안한 당 대표 선거와 중앙당 폐지를 핵심으로 한 원내 정당화 등 당 구조개혁 방안에 대해서는 ‘총선 이후 논의’로 사실상 결론을 내렸다. 박 위원장은 “시기적으로 지금은 아니며, 당원들의 여론을 수렴해 결정해야 할 중차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韓 취임 일성 “진보·서민 밀착” 모든 강령에 진보가치… 축산시장 첫 행보 제1야당 민주통합당의 새 사령탑으로 선출된 한명숙 대표가 당의 혁신과 쇄신, 당내 계파 간 화학적 결합을 완성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이번 주중 총선기획단을 발족하고 당직 인선에 대한 구상을 마친 뒤 이달 중 공천심사위원회를 꾸려 당을 총선체제로 빠르게 전환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강도 높은 대여공세로 여당을 압박하고 보다 진보적인 민생 관련 정책들을 내놓는 등 당의 진보적 색채를 한층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취임 첫날인 16일 새 지도부와 함께 국회 대신 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물 새벽 시장을 먼저 방문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축산물 시장 상가를 일일이 돌며 상인들로부터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취임 일성으로 “모든 강령에 진보적 가치를 반영하고, 국민들의 요구와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가지고 출발하고자 한다.”며 “지금부터는 과거의 권력 정치에서 미래 생활정치로의 혁신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 생활을 책임지는 ‘책임정당’, 즉 서민밀착형 정당으로 나아가겠다는 뜻이다. 문성근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 중단 ▲재벌개혁 비전 발표 ▲디도스 테러·BBK·내곡동 사저 매입사건에 대한 개별 특검 도입 등을 촉구했다. 한 대표의 행보는 기존 진보정당 및 한나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른 야당들과의 선명성 경쟁, 한나라당과의 쇄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야권과 여권을 통틀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공천개혁에서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도 현역 의원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고 정책과 노선의 혁신, 그리고 완전국민경선제를 통해 과감한 인적쇄신을 단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완전국민경선제는 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서 도입된 모바일 투표 등을 통해 국민들이 직접 총선에 나갈 후보를 뽑는 방식이다. 선거인단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조직선거는 애당초 불가능하고, 젊은층의 지지를 받는 예비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당 대표 경선에 참여했던 시민 선거인단도 20~40대가 가장 많았다. 당 지도부는 국민 선거인단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은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와의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호남물갈이론은 인적쇄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 현역 의원의 물갈이가 대폭 이뤄지면 이 지역에서 통합진보당과의 연대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가 이날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찾아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 것도 파열음을 막기 위한 ‘동교동계 챙기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한 대표는 이 여사를 만나 “통합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당 대표 경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 대표는 ‘친DJ’(친김대중)를 자처하기도 했다. 친노무현계가 ‘점령군’처럼 들어와 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을 뒤흔들고 있다는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한 대표와 새 지도부는 18일 부산, 19일 광주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민생현안과 함께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과 당심을 청취할 예정이다. 부산 방문 길에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광주 방문길에는 5·18묘역을 방문한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데스크 시각] ‘소셜 디자이너’가 그려야 할 서울은?/박현갑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소셜 디자이너’가 그려야 할 서울은?/박현갑 사회2부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지 두 달여가 지났다. 그는 시민운동가 시절 ‘소셜 디자이너’(social designer)였다. 지금까지 행보로 보면 그가 디자인하려는 시정의 키워드는 두 가지다. 소통과 복지다. 소통은 시정운영의 기본 축이다. 관 주도 행정을 탈피해 시장이 주인인, 시민들과 함께하는 행정을 한다는 뜻이다. ‘1일 시장’으로 세 아이를 키우는 가정주부를 임명하고 시정운용 계획을 박 시장이 직접 파워포인트를 활용, 설명한 것은 이런 맥락을 담고 있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소통 강화를 위해 소셜미디어센터(가칭)를 3월쯤 선보이려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가진 공무원 연찬회에서는 팀원으로서 미션과제를 일반 간부들과 함께 수행했다. 2월 초 떠날 첫 해외방문도 실·국장 등 간부가 아닌 실무과장들과 함께한다. ‘불통’에서 ‘소통’으로, ‘관치’에서 ‘협치’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복지는 핵심 시정이다. 2014년까지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 8만호 공급에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7%까지 높이기로 했다. 서울시민 복지기준선을 확립해 비수급 빈곤층 5만명을 서울형 수급자로 지정, 이들의 최저생계를 보장한다. 직장맘 지원센터와 여성창업플라자를 설치해 사회서비스 일자리 1만 4000개도 창출한다. 둘 다 신선하다. 박 시장 바람대로 됐으면 좋겠다. 그가 2년 6개월 남은 임기 동안 디자인하려는 ‘아름다운 서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내집 마련을 걱정할 필요 없는 장기안심 주택, 대학생이나 쪽방가구 등을 위한 1~2인 전용임대주택이 보급되고 초·중학생은 무상으로 점심시간을 즐기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이 현실화된다면 그의 시장직 재선 가도는 탄탄대로가 될지 모른다. 그러려면 극복할 난관이 적지 않다. 우선 오세훈 전임시장의 사업 중 전시행정으로 지목해 집행을 사실상 중단시킨 사업의 처리문제다. 한강예술섬 사업 등 한강이나 남산 르네상스 사업들은 그의 관심영역 밖이다. 서민생활을 내팽개친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문제 있는 사업이라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플로팅아일랜드 사업을 보자. 이 사업에서 손을 떼려면 운영을 민간에 넘기는 방법밖에 없다. 제3섹터 사업은 과거 실패한 경험이 있어 채택하기 쉽지 않다. 잘못했다간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문제는 민간에 넘기려면 민간이 인수할 만한 메리트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비판한 사업이라 하더라도 두 눈 질끈 감고 어느 정도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릴 수 있는 결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결정은 시장의 몫이다. 참모진은 의견을 낼 수 있을지 모르나 결정하기 어렵다. 이념에 매몰돼 합리적 결정을 하기보다 결과적으로 문제가 생기기 십상인데, 보기 좋고 듣기 좋은 쪽으로 섣부른 결정을 하지 않도록 경계할 일이다. 다음으로 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박 시장은 디자인 서울을 전시행정으로 비판했다. 전임시장이 도시경쟁력을 제고시킨다며 디자인본부를 별도 조직으로 만드는 등 디자인 서울 만들기에 진력했지만 서민의 주름살만 키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공 디자인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갖고 있어야 한다. 공공디자인은 단순히 시청 의자나 가로수 배치, 간판 정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생활해야 하는 도시라는 공간이 얼마나 살기 편안한 요소를 갖추고 있는지, 이런 요소가 없다면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도시계획에서부터 건축·교통·복지 등 일반행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정 영역에서 고민하며 마련해야 하는 종합전략이다. 박 시장의 소셜 디자인이 그래야 하고 오 전 시장의 디자인 서울도 같은 취지였다고 본다. 도시 디자인은 궁극적으로 불편한 도시구조를 바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지 아름답게 조성하는 일 자체에 있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agleduo@seoul.co.kr
  • 한국·타이완, 中시장서 격전 예고

    친중국 정책을 펴 온 국민당의 마잉주(馬英九·61) 총통이 지난 14일 실시된 타이완 총통선거에서 연임에 성공, 중국과의 양안 협력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이번 선거는 사실상 친중국 정책에 대한 국민투표나 다름없어 앞으로 양안 경제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타이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 결과 마 후보가 689만 1139표(51.6%)를 얻어 609만 3578표(45.6%)를 득표한 차이잉원(蔡英文·56) 후보를 누르고 재선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최초의 여성 총통 탄생은 불발됐다. 여당 성향의 친민당 쑹추위(宋楚瑜) 후보는 36만 9588표(2.8%)를 얻는 데 그쳤다. 총통 선거와 함께 실시된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여당이 전체 113석 가운데 반을 넘는 64개 의석을 차지했다. 지구촌 선거의 해에 처음 치러진 대선에서 타이완 국민들은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했다. 양안평화와 경제발전이라는 타이완의 선택은 한국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을 놓고 타이완과의 격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타이완은 당장 D램과 TFT-LCD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일 방침이다. 타이완 경제부 산하 공업연구원 유치쭝(游啓總) 부주임(차관급)은 이날 “D램 등의 경우 정부 투자를 늘려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일 것”이라면서 “올 들어 과학기술부를 확대 개편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타이완은 또 조만간 중국과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후속 협의를 갖고, 중국 TV 업체로 수출되는 타이완 패널(현재 3~5%)에 대해 제로 관세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마 총통 당선에 공을 세운 타이상(臺商·중국 진출 타이완 기업인)들은 중국과의 ECFA를 기존 제조·서비스 위주의 500여개 항목에서 금융·의료·교육·문화 등 전 분야로 확대해줄 것을 요구, 후속 협의 결과가 주목된다. 이 밖에 타이완과 투자보장협정을 체결한 일본이 타이완 현지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중국에 진출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박은우 타이베이 무역관은 “타이완이 일본과 가깝다는 점에서 한국이 소외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0년 9월 ECFA 발효 이후 우리나라(9.6%)가 중국 시장에서 타이완(7.4%)을 앞서고는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중싱(中興)대 차이둥제(蔡東杰) 교수는 “유럽과 미국 경제 회복 시기가 관건이겠지만 앞으로 수년은 내수·소비 확대를 목표로 하는 중국이 세계 경제의 중심 시장”이라며 “한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조속히 체결하거나 타이완과의 투자보장협정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타이베이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지구로 추락중인 ‘러 우주선’ 동영상 공개

    지구로 추락중인 ‘러 우주선’ 동영상 공개

    지난 해 11월 러시아가 발사한 화성위성탐사선이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해 지구로 추락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져 불안과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최근 추락하고 있는 이 탐사선의 외부를 촬영한 비디오를 공개했다. 프랑스에서 지난 1일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이 비디오는 활짝 펼쳐진 태양전지판과 연료탱크의 모습을 담고 있다. 현재 이 탐사선은 태양전지판으로부터 어떤 에너지 공급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력에 이끌려 지구로 추락중이다. 특히 여기에는 맹독성 물질인 ‘하이드라진’과 방사성 물질인 ‘코발트-57’이 담긴 연료탱크가 포함돼 있는데, 이것이 사람이 사는 곳에 떨어질 경우 엄청난 피해를 끼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연방우주청은 탐사선이 20~30개로 분리된 것으로 보이며, 개당 무게가 200㎏가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락 예상 지역은 북위 50도 이남부터 남위 50도 이북 지역으로, 북극과 남극을 제외한 지구촌 전역이며, 예상날짜는 15일 전후다. 한반도도 추락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정부 당국도 추이를 살피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국방부는 위성추락에 대비해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으로 9일부터 추락 상황 알림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ET처럼 외계행성의 석양을 바라본다면?

    ET처럼 외계행성의 석양을 바라본다면?

    지구로부터 수백 광년 떨어진 실제 외계행성에서 석양을 바라본다면 어떤 모습일까. 영국 엑세터대학 외계행성학자 프레데릭 퐁 박사는 몇 가지 천문 정보를 이용해 만든 가상의 외계 석양 모습을 공개했다고 10일 미 디스커버리 뉴스가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마치 미국 할리우드 SF 영화에서나 나올 듯한 이미지로만 생각되기 쉽지만 이 푸른 석양의 모습은 과학적인 정보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우선 사진 속 석양은 실제 지구로부터 약 150광년 떨어진 페가수스자리에 있는 항성 ‘HD 209458’이다. 이 별은 겉보기 등급 +8이며 우리 태양과 매우 비슷한 황색왜성이다. 퐁 박사는 이 별로부터 약 1만km 떨어진 곳에서 공전하고 있는 외계행성 ‘HD 209458 b’에서 주별을 바라본다는 가정하에 해당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는 이 행성이 외계행성 역사상 직접 스펙트럼을 관측한 두 행성 중 하나로 매우 많은 행성 정보를 우리에게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공식적으로 ‘오시리스’로도 알려진 이 행성은 궤도 반지름이 700만km로 주별과 매우 가까우므로 표면 온도는 약 1,00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실제 오시리스 내에서는 이만한 온도를 견디며 푸른 석양을 바라볼 수는 없을 것이다. 퐁 박사는 허블우주망원경의 영상분광기 정보를 사용해 이 외계행성의 대기 상태를 분석한 뒤 이 행성에서 외계태양을 바라본 모습을 계산할 수 있었다. 오시리스의 경우 대기를 통과하는 빛은 주로 흰색에서 푸른색으로 바뀐다. 이는 외계태양이 배출하는 빛을 행성 대기 중에 있는 나트륨(소듐)이 붉은 계열의 빛을 위주로 흡수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 중 물질인 미립자에 빛이 닿았을 때 일어나는 ‘레일리 산란’ 현상에 의해 푸른 노을이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디스커버리뉴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이동진 도봉구청장 “2500평 도시농업공원 조성 공동체 복원·행정참여 유도”

    이동진 도봉구청장 “2500평 도시농업공원 조성 공동체 복원·행정참여 유도”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올해 첫 업무를 4일 시작했다. 20년 넘게 각별한 인연을 맺은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지난달 30일 세상을 떠나면서 장례기간 내내 빈소를 지키고 운구까지 직접 한 탓이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가까운 사이라 오히려 같이 찍은 사진이 드물다.”며 상념에 젖었다. →도봉구는 생전에 김 고문이 지역구로 활동하던 곳이다. -내가 도봉구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도 지구당 사무국장을 한 게 계기였다. 대학 졸업하고 노동운동을 하다 1990년 3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으로 일할 당시 김 고문이 집행위원장이었다. 그분이 1994년 통일시대 민주주의 국민회의 공동대표로 정치에 입문할 때 지역구가 바로 도봉구였다. →김 고문과 추억이 많을 듯한데. -정치인이 되면 현실과 타협하고 가치관을 조금씩 바꾸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분은 늘 지키려고 노력했다. 김구 선생이 독립운동을 상징하는 것처럼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분이 바로 김근태다. →올해 도봉구를 어떻게 이끌 계획인가. -큰돈을 들여 시설을 짓는 것은 재정난 탓에 힘든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기존 인프라를 얼마나 잘 운영하느냐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구정 운영의 기본 방향을 참여와 복지에 놓고 있다. 이런 원칙이 현장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도봉산을 포함한 녹지가 도봉구 전체의 절반이나 된다.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은. -지난해 1만㎡(3000평)가량 도시텃밭을 분양했는데 올해 자투리땅을 최대한 활용해 8300㎡(2500평) 규모로 추가로 도시농업공원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분양할 계획이다. 텃밭을 분양받아 연말 김장 담그기 행사에 무와 배추를 기증하는 등 도시농업이 공동체 복원에 이바지하고 있다. 풍부한 풀뿌리 자치단체가 도봉구 행정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노력도 강화할 것이다. 지난해 주민참여기본조례를 제정했고 2개 동을 마을만들기 시범지역으로 지정했는데 올해는 제 궤도에 오르도록 힘쓸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복지와 소통을 강조하는데. -박 시장이 지향하는 가치와 방향에 공감한다. 다만 강북이라는 특수성을 좀 더 감안해 줬으면 좋겠다. 강남은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만 강북은 그렇지 않다. 토건예산 삭감엔 동의하지만 강남북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데엔 고민이 필요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대남압박으로 내부 결속 ‘김정은 인정하라’ 노림수

    북한이 후계자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일성으로 ‘이명박 정부와의 영원한 결별’을 선언함에 따라 당분간 남북관계 경색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북한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실현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도 언급하는 등 우리 정부의 유연성 있는 정책 전환을 에둘러 촉구하는 양면성도 보였다. 대북전문가들은 북한이 결별 선언으로 우리 정부를 압박하며 뒤로는 손을 내미는 이중 전략을 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따라서 당장 표면적으로는 경색이 불가피하겠지만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 여부에 따라 남북관계의 운명도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최고군사지도기관인 국방위원회는 30일 대변인 성명보다 수위가 높은 기관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의 조문 제한 조치를 맹비난하며 “이명박 정부와는 영원히 상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자제했던 ‘이명박 역적패당’이란 거친 표현도 다시 등장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국상’ 기간 참고 있었던 남측에 대한 불만을 한꺼번에 터뜨린 듯한 모습이다. 그렇다고 이 성명을 이명박 정부하에서의 남북관계 단절 선언으로만 단순 해석할 수 없는 이유는 비난의 초점이 조문 문제에만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국상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과 민간인 조문 불허 조치를 맹비난했지만 이명박 정부의 전반적인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김 위원장 국상에 대한 남측 정부의 태도는 괘씸하나 그동안 해 온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묻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북한이 비난만 하려고 했다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언급한 마지막 문단은 넣을 필요 없이 ‘주체의 궤도를 따라가겠다’며 마이웨이를 강조한 데서 성명을 마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성명의 앞 부분보다는 뒷 부분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성명에서 “앞으로도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번영의 길을 향하여 힘차게 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가 한반도 안정을 원한다면 남북관계 개선으로 대북정책을 전환하라는 함의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는 우리 정부로 하여금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북한의 새 지도자로 인정하게 하려는 ‘꼼수’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남북 대화를 위해 김정은을 대화 상대로 인정한다는 것은 곧 그를 새 지도자로 인정한다는 식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당장의 대북정책 전환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한편으론 김 위원장 사망으로 북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북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내적으로는 새 지도자 김정은이 적극적으로 대외 행보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체제 결속을 도모하는 한편 국방위원회의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는 “국방위 기관 성명은 곧 김정은이 국방위원장에 오를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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