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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정치종속 우려… 독립성 확보·국정원 공정수사가 가장 시급”

    “檢, 정치종속 우려… 독립성 확보·국정원 공정수사가 가장 시급”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낙점된 김진태 전 대검찰청 차장이 본격적인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한 가운데 법조계 전문가들은 검찰의 수사권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검찰총장에 취임하면 이를 토대로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수사 외압 논란 등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검찰 조직을 추스르고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먼저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강력한 개혁 의지와 독립된 수사를 지향하던 채동욱 전 총장이 낙마한 상황에서 검찰이 청와대 혹은 정치권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면서 “인사청문회에서 검찰 독립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의 재산 증식과 아들의 병역 문제 등에 대해선 “고위 공직자로서 기본적으로 검증돼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뒤 당면하게 될 과제로는 공명정대한 국정원 수사를 꼽았다. 국정원 사건에 대한 수사 및 공소유지 여부가 정치검찰로 회귀하느냐 아니냐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국정원 사건 수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인 만큼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를 내놓는다면 검찰에 대한 신뢰는 소멸할 것”이라면서 “국정원 사건과 미완의 검찰 개혁을 조직 추스르기 등에 물타기하듯 넘어간다면 검찰에 대한 불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사건 등의 현안을 해결한 후에는 장기적인 검찰 개혁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국정원 사건과 관련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사건 개입 및 수사 외압 등 각종 논란이 있었던 만큼 인사권 독립, 상설 특검 추진 등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개혁 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던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채 전 총장 체제에서 진행되던 위원회는 사실상 해체됐다”면서 “국정원 사건 처리 이후에는 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상설특검 방안 등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검찰 독립성 확보를 위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도 “검찰총장은 정치권이나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외압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고 아직 정의감이 살아 있는 검사들의 수사 독립성 및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내 ‘특수통-공안통’ 같은 내부 갈등 등으로 망가진 검찰 조직을 추스르기 위한 대책과 함께 채 전 총장 퇴임과 함께 흐지부지된 검사 전문화, 특별수사 남용 방지 등 내부 개혁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조직 내부를 추슬러 사건 처리의 공정성에 집중한다면 다시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교수는 “김 후보자는 국정원 사건 처리와 함께 그간 불거져 나왔던 특수-공안 등 내부 갈등을 바로잡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직을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뒤에는 검사 전문화 등 내부적으로 진행하던 개혁 작업도 마무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의정 포커스] 이동영 관악구의원

    [의정 포커스] 이동영 관악구의원

    “사회적경제는 아래로부터의 경제민주화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영글게 하는 통로죠.” 요즘 곳곳에서 사회적경제가 화두다. 공생·공유·협동 등 공동체적 가치를 지향하는 경제다.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존 경제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23일 만난 서울 관악구의회 이동영 의원은 “사회적경제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것은 좋은 현상”이라며 “하지만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제각각 진행된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따로따로 놀고 있는 다양한 모습들을 유기적으로 묶고 협력 체계를 마련해 새로운 경제 생태계 틀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적경제가 단기적 성과주의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고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위해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전국 지방의회 의원들이 힘을 모았다고 소개했다. 오는 30일 서울시청에서 열리는 전국사회적경제지방의원협회 창립대회를 가리킨다. 현재 487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서울 지역 공동대표를 맡았다. 참여 숫자가 전체의 13%에 불과하지만 여야와 다수냐 소수냐를 떠나 정당을 초월한 모임이라는 게 큰 강점이다. 협의회는 지방자치단체장 29명이 의기투합한 전국사회연대경제지방정부협의회, 국회의원 20명이 뭉친 국회 사회적경제포럼과 함께 사람 중심의 경제 생태계 조성에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눈앞의 과제는 사회적경제 기본 조례를 마련하는 것이다. 분산돼 있는 사회적기업 지원 조례나 협동조합 조례 등을 포괄하는 상위 조례를 만든다는 이야기다. 이 의원은 지방의회별로 조례 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임기 내에 여의치 않다면 내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는 데 뜻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경우 서울시 사회적경제센터와 함께 표준 조례안을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 의원은 국회에서 사회적경제를 포괄하는 상위법인 사회적가치법이 제정된다면 시너지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5, 6대 재선인 이 의원은 가장 보람을 느낀 의정 활동으로 주민참여예산 제도화를 위한 조례 발의와 도시형 보건지소 유치를 꼽았다. 보건지소는 난곡 지역에 이미 세웠고, 봉천 지역 유치를 확정한 상태다. 남은 임기 동안에는 아직 미운 오리 새끼 대접을 받는 지방자치를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애쓰겠다고 강조했다. 또 세출은 늘고 세입은 줄어들며 지방재정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며 개선책을 내놓는 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방자치가 뿌리내리려면 주민의 힘이 절실하다”며 “평소에는 깐깐하게 관심을 가져 주고, 선거 때는 냉철하게 평가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손성진 칼럼] 1980년대, 혹은 90년대식

    [손성진 칼럼] 1980년대, 혹은 90년대식

    군(軍)의 선거 개입 논란은 군대 시절을 떠올렸다. 교정에서 최루탄가루를 마시며 시위대의 말미에 서보았지만, 군의 존재가치 만큼은 부정하지 않았던 나는 한동안 회의에 빠졌었다. 대사(大事)가 다가올수록 높은 계급장을 단 지휘관들의 정신교육은 빈번해졌다. 말이 정신교육이지 누구를 찍으라는 무언의 압력이었다. 상관들이 눈을 부라리는 투표장에선 비밀투표라 해도 몰표가 나왔으리라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1980년대식 부정이 2013년에 버젓이 재현됐다. 형태만 다를 뿐이다. 바통을 이어받은 곳은 이름도 생소한 사이버 사령부였다. 사이버 사령관의 태도는 군인답게 단호했다.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도 ‘절대’. 그의 자신감은 선거와 관련한 요원들의 활동들이 드러나면서 무너졌을 것이다. 한국의 민주화지수가 세계 20위, 아시아 1위이며 일본이나 프랑스보다 위라는 사실은 덜 알려져 있다. ‘우리가 그 정도나 됐나’ 하겠지만 수십 년이 짧지 않은 만큼 우리는 발전해 왔다. 30년을 구가하던 군부의 철권정치도 물러갔고 평가야 어떻든 지방자치도 궤도에 올랐다. 썩어빠진 집단들도 겉으로는 웬만큼 정리된 듯하다. 이런 시대에 군의 정치 개입은 시대착오적이다. 시대착오로 따지면 국정원이 더하다. 1987년에 국정원의 선택은 ‘전 국민 궐기대회’였다. KAL기 폭파범 마유미가 누구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대선용으로 써먹을 생각부터 했다. 1992년 초원복집의 ‘우리가 남이가’도 국정원이 검찰과 합작한 작품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국정원의 대선 개입 망령은 시신이 부활하듯 되살아났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방식이 디지털화됐을 뿐이다. 정권에 맹종하던 80년대식 검찰은 진작에 사형선고를 받아야 했다. ‘정치 검찰’이라는 비아냥을 그토록 듣고도 일각의 해바라기 의식은 여전히 건재하다. 죽은 듯했던 ‘공안’의 득세는 옛 시절을 방불케 한다. 작금의 검찰 내분을 공안과 특수(特搜)의 싸움이라고 해석하지만 검찰의 발전을 위해서는 신선하다. 다양성은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반면 구시대의 유물, ‘검사 동일체 원칙’의 일사불란(一絲不亂)은 조직을 죽이는 병인(病因)이 될 수 있다. 송전탑 밀어붙이기는 공사장의 철거 용역을 연상시킨다. 아파트는 언젠가 지어져야 하겠지만 세입자들의 삶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었던 게 1990년대식이다. 다른 방도가 없기에 언젠가 송전탑은 들어서겠지만 거주민들의 삶에 좀 더 일찍 관심을 보였어야 했다. 무자비했던 철거와 동일 선상에 놓을 수는 없더라도 나을 것도 없다. 거주민의 처지를 먼저 생각하는 지혜로운 네고시에이터(협상가)가 있었다면…. 그랬으면 적어도 자살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전직 두 대통령의 비리로 거대 비리는 종말을 고한 줄 알았다. 우리는 그 사이 참 깨끗해졌고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라고 믿어 왔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수십 년 전에나 있을 법한 거악(巨惡)을 우리는 원전 비리에서 확인했다. 유사한 비리가 어딘가 숨어서 다만 모습만 드러내지 않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세상은 사람이 만들고 변화시킨다. 모든 것은 사람에 달려 있다. 80년대 또는 90년대의 사고방식을 고수하는 인물이 주도하는 세상이라면 시계도 거꾸로 되돌려진다. 원로는 원로다울 때 대접받는다. 잘못된 시절에 잘못된 삶을 살았던 사람이 원로로 등장하면 안 된다. 그런 전력(前歷)은 기껏 발전해 온 사회를 뒤흔든다. 그들이 변함없는 구시대적 사고를 주입시키려 든다면 세상만 혼탁해진다. 후세들에게 자리를 비워주고 퇴장해야 마땅하다. 우리의 구시대는 향수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음습한 시대로의 복귀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 궐기대회에 동원되고 댓글에 현혹될 80년대식 낮은 소양을 가진 우리가 아니다. 문제는 그럴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는 사람들이다.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과학자들이 본 영화 ‘그래비티’의 ‘옥의 티’는?

    과학자들이 본 영화 ‘그래비티’의 ‘옥의 티’는?

    *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있는 영화 ‘그래비티’의 과학적 오류를 검증하는 해외언론의 보도들이 줄이 잇고있다. 다른 SF영화와는 달리 이 영화에 유독 ‘현미경’을 들이대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이 영화가 역대 SF물 중 가장 과학적이라는 호평 때문이다. 영화에서 처럼 허블우주망원경을 수리하러 실제로 우주로 간 바 있는 마이클 마시미노 박사는 “매우 흥미롭게 이 영화를 봤다” 면서 “대단히 사실적인 영화”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 영화의 과학적 ‘옥의 티’를 주장하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자연사박물관 천문학자 닐 디그라세 타이슨 박사는 “영화를 매우 재미있게 봤다” 면서도 몇가지 오류를 지적하고 나섰다.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들도 가장 많이 주장하는 영화 속 오류는 각 위성들의 위치다. 타이슨 박사는 “각 나라의 위성은 자신들의 영토를 최대한 촬영하기 위해 궤도가 다르다” 면서 “허블우주망원경은 350마일 상공, 국제우주정거장(ISS)은 250마일 상공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영화처럼 위성 파편에 맞을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우주 비행사 눈에 각 위성(우주망원경, ISS, 중국 위성)들이 한줄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타이슨 박사는 무중력 상태에 있는 산드라 블록의 머리카락이 솟구치지 않고 너무나 단정하게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영화 속 과학적 오류는 이외에도 많다. 우주 유영장치인 MMU(Manned Maneuvering Unit)를 입고 거리가 떨어진 위성과 위성사이를 날아다니는 것이 불가능하며 속옷 위에 바로 입지도 않으며 다른 사람의 우주복을 입을 수 없다는 점. 또한 전문 우주비행사가 아닌 스페셜리스트가 쉽게 다른 나라의 위성을 조종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지적됐다. 한편 북미 극장가를 호령 중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는 우리나라도 휩쓸며 이번 주내 100만 관객을 돌파할 예정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환상적인 모습의 최고 화질 ‘토성 이미지’ 공개

    환상적인 모습의 최고 화질 ‘토성 이미지’ 공개

    역대 공개된 사진 중 가장 환상적이라고 평가받는 새로운 토성의 이미지가 공개됐다. 최근 크로아티아 출신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이자 아마추어 화상처리 전문가인 고단 우가코빅이 토성의 전경을 담은 이미지를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토성탐사선 카시니호가 지난 10일 촬영한 총 36장의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이미지는 나사 측 전문가들 조차 깜짝 놀라게 할 만큼 생생한 토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제작자 고단은 “컴퓨터 학위를 가진 평범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자유시간에 이같은 이미지 프로세싱을 하는 것이 취미”라고 밝혔다. 이어 “적색, 녹색, 파란색 필터로 촬영된 각각 12장의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면서 “이 이미지를 보는 사람 중 일부라도 우주에 대한 흥미를 갖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시니호는 1997년 지구를 떠나 2004년 7월 1일 토성 궤도에 안착해 선회비행을 반복하면서 탐사활동을 진행했다. 그간 카시니호는 토성과 위성 타이탄에 다가가 촬영한 14만장의 화상을 지구로 송신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토성 30년 미스터리…‘육각형 구름’ 비밀 풀렸다

    토성 30년 미스터리…‘육각형 구름’ 비밀 풀렸다

    수십 년째 토성에 떠 있는 ‘육각형 구름’에 관한 비밀이 풀렸다고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30여년 전 보이저 1호가 토성 북반구에서 처음 발견한 육각형 구름은 그동안 천문학자들의 의문을 불러왔다. 하지만 이제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를 통해 그 진실에 접근하게 됐다. 공개된 이미지는 카시니호가 37만 9268마일(약 61만 km) 지점에서 촬영한 것으로, 육각형 구름은 약 1만 5000마일(2만 5000km) 상공에 형성돼 있다. 그 구름의 기하학적 구조는 토성 북반구 주변 음영의 인상적인 변화를 보여준다고 한다. 이는 특이한 ‘상층 기류대’의 영향으로 육면체 구조가 생성된 것이라고 천문학자들은 밝혔다. 카시니호 영상 담당인 앤드루 잉거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 박사는 “그 기류는 지구의 허리케인과 매우 유사하므로 이를 소용돌이로 확신하지만, 지구 것보다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즉 육각형 구름은 토성 소용돌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 소용돌이 역시 지구의 허리케인처럼 수증기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토성 대기는 거의 수소로 이뤄져 있지만 지구에서 허리케인이 생성하고 지속되는 과정과 유사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또 토성 소용돌이 역시 지구의 허리케인처럼 중심 눈에 구름이 없거나 매우 적다고 한다. 눈 벽을 형성하는 상층 구름은 지구처럼 밀도가 매우 높다고 한다. 하지만 토성 소용돌이는 지구의 허리케인보다 그 규모가 엄청나게 크며 매우 빠른 속도로 지난 수십 년간 계속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지구처럼 극소용돌이(극 저기압)가 있는데 시속 530km의 속도로 회전한다. 이는 지구의 허리케인급 바람보다 4배 이상 빠른 것이라고 한다. 한편 카시니호는 1997년 지구를 떠나 2004년 토성 궤도에 안착한 토성 탐사선으로, 태양광이 직접 닿게 된 2009년 8월 이후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2인에게 물었다… 우주에선 진짜 그런가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2인에게 물었다… 우주에선 진짜 그런가요

    ‘그래비티’는 우주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영화다. 영화를 관람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인이 “너무나 정확해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을 정도다. 영화를 보고 궁금할 법한 과학적 의문들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이주희(왼쪽) 우주과학팀장, 김해동 IT융합기술팀장과 함께 풀어 봤다. →우주 공간에 나가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우주 공간은 마이크로중력 환경(무중력 환경), 초진공 환경, 우주방사선 환경이다. 극저온과 고온의 큰 온도차가 있고 우주 파편과 미소유성체가 상존해 생명체가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생존하는 게 불가능하다. 고도 약 350㎞의 우주 공간에서 지구궤도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속도는 초속 7.7㎞ 정도다. 이러한 속도로 움직이는 우주정거장이나 우주인들에게 우주 파편 등과 같은 물체가 충돌을 한다면 생명체의 안전은 당연히 보장할 수 없다. 실제로 우주정거장에서는 우주 파편 등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궤도를 조정하기도 한다. →작은 우주 파편도 아주 위협적인 것으로 묘사되는데. -우주왕복선이 다니는 고도에서의 위성이나 우주 물체의 속도는 초속 7.5~7.7㎞ 정도다. 만일 두 물체가 정면으로 마주 보면서 부딪치면 충돌 시 상대적인 속도는 초속 15㎞ 정도가 되고, 옆에서 비스듬히 부딪치면 초속 10~15㎞ 정도가 된다. 지름 10㎝인 물체가 우주선에 충돌할 때 충격량이 소형 자동차가 시속 50㎞ 이상으로 달려가서 부딪치는 것과 비슷하니까 매우 위험한 셈이다. →스톤 박사는 뜻대로 움직이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우주복이 무거워서 어려운 게 아니라 무중력 환경이라 어려운 것이다. 무중력 환경인 우주 공간에서도 여전히 관성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주인은 많은 제약을 받는다. 지상에서도 줄에 매달려 움직일 때는 우리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어렵지 않나. 우주 공간에서는 힘을 가하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낯선 무중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우주인들은 무중력 환경 적응 훈련을 한다. →사고를 당한 스톤 박사가 빙글빙글 구르며 우주선에서 멀어지는데, 아무도 구해 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초진공 환경의 무중력 상태에서는 공기 저항이나 마찰력이 없기 때문에 한 번 회전 운동을 하던 물체는 계속해서 그 상태가 유지된다. 따라서 별도의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계속 빙글빙글 회전하게 된다. →소화기를 발사해 추진력을 얻는 장면이 나오는데. -추진력은 뉴턴의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첫 번째 물체가 두 번째 물체에 힘을 작용하면 두 번째 물체 역시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되는 힘을 작용한다. 소화기가 분사될 때는 발생하는 기체에 의해 소화기가 반동하며 가속하게 된다. 가속을 방해하는 마찰력이나 공기 저항이 없는 우주 공간에서는 가능한 이야기가 되겠다. →우주인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바깥에서 우주선의 문을 열 수 있나. -우주인들은 밖으로 나가기 전에 우주정거장에 있는 내부 모듈의 환경을 진공 상태의 우주 공간과 같게 만들어 둔다. 우주인이 사전에 우주선이나 우주정거장의 내부 상태를 우주 공간과 같게 해 놓았다면 쉽게 문을 열 수 있다. →우주에서 조난된 사례가 실제로 있나.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만약 우주에서 미아가 된다면. -우주에서 이러한 상황을 맞게 된다면 구조를 기다리거나 죽는 수밖에…. 정리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외계인조차 없다… 소름이 끼쳐온다

    외계인조차 없다… 소름이 끼쳐온다

    “역대 최고의 우주 영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Gravity)를 두고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내린 평가다. 지난 8월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그래비티’는 공개 직후 평단과 관객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지난 4일 북미 지역에서 먼저 개봉해 단숨에 흥행수익 1위를 차지했고, 로튼토마토 등 각종 평점 사이트에서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영화는 20분 가깝게 이어지는 오프닝 시퀀스의 롱테이크(길게 찍기)로 관객을 우주에 초대한다. 지구를 비추던 카메라가 조금씩 뒤로 물러나면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고 있는 스톤(샌드라 불럭) 박사와 베테랑 우주 비행사 코왈스키(조지 클루니)가 시야에 들어온다. 한담을 나누며 우주 유영을 즐기는 코왈스키처럼 카메라는 상하좌우를 가리지 않고 광막한 우주를 자유롭게 헤엄친다. 카메라는 스톤을 비췄다가 스톤의 시점으로 우주를 바라본 뒤 다시 멀리서 우주에 떠 있는 스톤을 응시한다. 카메라의 부드러운 움직임을 통해 관객은 실제로 우주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된다. 평화롭던 우주는 지구 반대편에 있던 구식 인공위성이 사고로 폭발하면서 공포의 공간으로 급변한다. 우주 파편들은 잔해 폭풍을 타고 무서운 속도로 지구 궤도를 순환한다. 이들이 타고 온 우주왕복선 익스플로러는 파편에 맞아 산산조각 난다. 익스플로러에서 분리된 스톤은 거대한 우주 공간 속으로 한없이 튕겨 나간다. 영화에 아름다움과 긴장을 동시에 가져오는 것은 우주라는 공간 자체다. 코왈스키는 우주에서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을 두고 “세상의 절경”이라고 감탄한다. 무한한 우주는 경외심을 가지고 창조의 섭리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며 인간이 중력의 한계를 벗어나 부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똑같은 무한함이 조난자에게는 끝없는 공포를 가져온다. 산소는 없고, 온도는 영하 120도에서 영상 100도의 극단을 오간다. 중력이 없는 탓에 뜻대로 몸을 움직이지도 못한다. 스톤과 지구의 통신은 두절된다. 아들 조나스 쿠아론과 함께 각본을 쓴 감독은 우주 미아의 표류기를 통해 2013년판 오디세이아를 들려준다. 서사는 단순하고 전체 등장인물도 3명에 불과하지만 영화는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SF 재난 영화로 출발한 ‘그래비티’는 우주라는 마법 속에서 우리를 끌어당기는 중력과 이 땅 위에 발 딛고 사는 것의 소중함이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위대한 유산’과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등을 연출했던 감독은 무중력 상태의 우주를 재현하기 위해 각종 기술을 동원한다. 불럭은 12개의 와이어에 매달려 무중력의 느낌을 살려 냈고, 사람 대신 컴퓨터가 조종하는 카메라는 극단적인 화각으로 아득하게 넓은 우주 속 스톤의 고립감을 표현한다. 아이맥스와 3차원 효과의 결합도 성공적이다. ‘그래비티’의 단점은 현란한 카메라 움직임과 3차원 효과 탓에 물리적인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어지러움은 관객이 영화의 진경(眞景)을 바라보며 느끼게 되는 아찔함에 가까울 것 같다. 90분. 17일 개봉. 12세 관람가.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국내 첫 모노레일 ‘대구 도시철도 3호선’

    [명인·명물을 찾아서] 국내 첫 모노레일 ‘대구 도시철도 3호선’

    국내 첫 모노레일인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이달 말 시운전에 들어간다. 시운전은 차량기지에서 팔달교 정거장까지 7㎞ 등 구간별로 진행된다. 전동차를 투입해 전기·신호·통신·기계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시험하고 문제점을 보완한다. 구간별 시운전을 마치면 전 구간 시운전을 거쳐 3호선은 내년 하반기 대구 시민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게 된다, 대구도시철도 건설본부는 시운전을 앞두고 각종 시험을 하고 있다. 궤도 빔에 설치된 케이블의 신호를 전동차의 센서가 수신해 관제실로 보내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 중이다. 또 관제실에서 보내는 정보에 따라 차량이 속도를 줄이거나 올리고 멈추는 자동열차제어장치(ATC) 시험을 이달 중 마칠 예정이다. 궤도빔은 지난 6월 5일 모두 연결됐다. 무게가 최고 30t에 이르는 콘크리트 빔을 높이 5.4~17.9m의 교각 695개에 얹었다. 교각이 도로 중앙에 있고 차량이 그 옆 차로를 통행해 안전사고 우려가 컸으나 별탈 없이 작업이 마무리됐다. 전동차 반입도 순조롭다. 지난 6월 17일 대구 북구 동호동 차량기지에 첫선을 보인 전동차는 현재까지 8편성 24차량이 반입됐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는 “충북 청원에 있는 철도차량 제작업체에서 생산한 것을 바퀴와 객실 등으로 분해한 뒤 운반해 차량기지 궤도 위에서 다시 조립했다”고 밝혔다. 매월 2, 3편성씩 들여올 예정이어서 내년 4월이면 28편성 84량 모두가 대구에 들어온다. 차량의 크기는 폭 2.9m, 길이 15.1m, 높이 5.24m이며, 1편성(차량 3대) 길이는 46.2m이다. 정원은 267명이지만 혼잡 시 390여명까지 승차할 수 있다. 차량 외부는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었고 앞쪽은 유선형으로 디자인했다. 3호선을 상징하는 노란색 바탕에 흰색과 회색, 검은색을 섞었다. 좌석 89석 중 24%인 21석은 장애인과 임신부 전용석이다. 장애인 휠체어 공간 2곳도 마련했다. 차량에는 각종 첨단장비가 망라돼 있다. 무인자동운전 시스템이 도입돼 운전실이 없다. 대신 그 자리에 승객들이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석이 설치됐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는 “지상 7~29m 높이의 선로를 주행하는 차량 특성을 살려 경치를 즐기도록 내부 창문을 크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차량 창문 크기는 가로 194㎝, 세로 100㎝이다. 승객의 조망권을 배려해 기존 지하철 가로 120㎝, 세로 79㎝보다 크고, 시내버스 가로 100㎝, 세로 70㎝보다 2배가량 크다. 하지만 주행 중 고층 건물 등 주택가를 지날 때면 순간 뿌옇게 흐려져 내부에서는 외부를 전혀 볼 수 없다. 해당 지역을 벗어나면 다시 원래대로 밝아진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창문흐림장치가 장착돼 있기 때문이다. 무인운전시스템이지만 안전에도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는 밝히고 있다. 차량이 갑자기 멈추거나 장시간 운행이 지연될 경우에 대비, 승객이 지상으로 대피할 수 있는 ‘스파이럴 슈터’라는 비상탈출장치를 갖췄다.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안전요원이 슈터를 차량문에 밀착시켜서 지상으로 던지면 설치가 완료된다. 이 슈터는 외부와 내부천으로 구분되는데 모두 난연성 폴리에스터 재질이다. 바닥에는 하강 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레탄 재질의 쿠션이 깔린다. 설치하는 데는 1개당 2~3분 정도 소요된다. 슈터 내부는 나선형으로 돼 있어서 아무리 육중한 체격의 승객도 초당 3m 이내의 안전속도로 하강하게 된다. 슈터 중간 중간에는 나올 수 있게 지퍼가 달렸다. 차량 지붕 옥상에는 소화탱크가 설치된다. 50ℓ 물탱크 2개와 압축공기탱크 1개가 있다. 객실에는 화재감지기 4개, 스프링클러 7개가 설치된다. 열차 첫 번째와 세 번째 객실 칸에는 비상문이 설치된다. 이 문은 열차 고장 등으로 차량이 멈출 때 뒤따라 오는 열차가 앞차를 밀고 가는 구원운전 시 활용된다. 고장 열차의 승객이 비상문을 통해 안전하게 뒤 열차로 이동할 수 있다. 모노레일은 두개의 선로 위를 달리는 지하철과 달리 하나의 궤도 빔을 전동차가 감싸는 형태로 운행되며 대구도시철도 3호선 구간은 대구 북구 동호동 수성구 범물동 23.9㎞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철도공단, 한국고속철도기술 美 첫 진출…설계·시공 등 자문

    한국철도시설공단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고속철도 우선사업구간(프레즈노~베이커스필드 210㎞) 토목사업 시행자인 튜터페리니 JV컨소시엄과 고속철도 기술 자문용역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미국에서 건설되는 고속철도 구간에 한국의 철도기술이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철도공단은 계약에 따라 설계업무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약 4년간 고속철도 설계·시공 및 종합시운전 관리 등에 대한 기술 자문에 나선다. 사업비는 35억원 규모다. 연말로 예정된 2~4단계 구간과 내년 이후 진행될 궤도와 건설감리사업에도 JV와 함께 입찰에 참여키로 했다. 터널이 많은 3단계 구간에는 한국의 터널기술과 건설 경험을 토대로 추가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소득 줄면 車 반납하세요”…‘따뜻한 마케팅’ 美 소비자 사로잡다

    “소득 줄면 車 반납하세요”…‘따뜻한 마케팅’ 美 소비자 사로잡다

    현대자동차는 이달 들어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으로 강제 휴무에 들어간 연방정부 공무원을 위해 자동차 할부금 상환을 유예해 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 이달 중 현대차를 구입하는 연방정부 공무원에게는 90일간 차량 금액 납부를 유예해 주기로 했다. 지갑이 얄팍해진 고객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HMA) 특유의 승부수가 빛을 발할지 미국 언론들과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2008년 현대차가 내놓은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이었다. 금융위기의 파고 속에서 실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선뜻 차를 사려는 고객이 없었던 때였다. 차값을 대폭 깎아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했지만 소비자들은 지갑 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에 현대차는 2009년 1월 ‘현대 어슈어런스’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를 사고 1년 이내에 실직, 파산 등으로 소득이 감소하게 되면 차량을 반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차량의 감가상각을 최대 7500달러 내에서 인정받게 되면 무상으로 반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제도가 큰 호응을 얻자 현대차는 같은 해 2월 23일부터 4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어슈어런스 플러스’ 정책을 가동했다. 기존 구매 후 1년 안에 실직하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차를 소유하기 힘들면 3개월까지 할부금이나 리스금을 대신 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차가 없으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미국의 특성을 고려해 현대차가 일시적으로 소득이 감소한 고객을 대신해 할부금리를 납부해 주고, 추후 이 납부금을 고객이 별도로 갚을 필요가 없는 파격적인 조치였다. 3개월 동안 할부금 대납 서비스를 받고 나서도 재취업이 안 되면 차량을 반납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미국 소비자들은 현대차의 ‘따뜻한 마케팅’에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그 결과 2%대를 맴돌던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09년 4.2%로 껑충 뛰었다. 1986년 엑셀 수출로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현대차는 이후 쏘나타, 아반떼 등을 차례로 내놓으며 지난해 70만 3007대를 판매했다. 1994년 세피아로 처음 미국 시장을 두드린 기아차도 지난해 55만 7599만대를 팔아치우며 현지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었다. 엑셀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미국 진출 첫해 16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한국자동차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낮은 품질과 서비스망 부족으로 ‘싸구려차’로 전락했다. 현대차는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그 후 10여년은 품질과의 전쟁이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취임과 함께 미국을 찾았다. 품질 불량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판매 급감으로 이어진다는 위기를 느낀 정 회장은 품질경영을 진두지휘했다. 1999년 정 회장이 내놓은 카드는 ‘10년 10만 마일 품질보증’이었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의 경쟁사들은 이를 두고 ‘미친 짓’이라고 비웃었다. 2년 2만 4000마일 보증이 일반적인 때였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시도였다. 현대차의 보증제도를 업신여기던 경쟁사들도 최근 보증기간 확대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3년 3만 6000마일, 5년 6만 마일 등으로 미국 내 일본차들의 보증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품질 경영이 정상궤도에 오르자, 현대·기아차는 이미지 탈바꿈을 시도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한 것이다. 시선을 잡아끄는 광고마케팅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현대·기아차는 매년 1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슈퍼볼 경기를 비롯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광고를 하고, 뉴욕의 타임스퀘어에도 옥외광고를 내걸었다. 슈퍼볼은 미국 프로 미식축구의 양대산맥인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와 내셔널 풋볼 콘퍼런스의 두 우승팀이 매년 1~2월 단 한 번의 경기로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북미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다. 경기가 개최되는 일요일을 ‘슈퍼 선데이’라고 부르며 최고의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알려졌다. 현대차는 2008년 제네시스와 기업 이미지 광고 등 2편을 처음으로 슈퍼볼에 내보냈다. 기아차는 2010년 막 문을 연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된 쏘렌토R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슈퍼볼 광고에 진출했다. 올해는 현대차 5편, 기아차 2편의 슈퍼볼 광고를 내보내며 미국 주요 자동차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현대·기아차는 2009년 말부터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타임스퀘어에 옥외광고를 실시했다. 뉴욕 맨해튼 중심의 이 광장은 미국 최고의 번화한 거리다. 하루 통행인구가 150만명이고, 연간으로 치면 5억 5000만명이 다녀간다. 행인의 시선을 끄는 광고판 물결로도 유명하다. 현대차는 옥외 광고판에 스마트폰을 연결해 벨로스터 레이싱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현대 레이스’ 이벤트를 개최하고, 지난해 말에는 광고판에 카메라를 설치해 행인들과 다양한 모습을 합성한 ‘현대 라이브 이미지쇼’ 등 창의적인 쌍방향(인터랙티브) 광고를 실시해 주목을 받았다. 이런 노력으로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가치는 꾸준히 상승했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가 최근 발표한 올해 100대 브랜드에서 현대차는 90억 달러(약 10조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10계단 순위가 오른 43위에 안착했다. 50위권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차도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한 83위에 올랐다. 향상된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질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과거 소형차 중심의 판매에서 벗어나 제네시스, 에쿠스 등 중·대형차의 판매 비중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최근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와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차들이 장기 부진을 털고자 차값을 파격적으로 깎아주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제값 받기’를 고수할 계획이다. 스티브 섀넌 HMA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픽업트럭으로 손쉽게 돈을 벌던 빅3가 쏘나타, K5 급의 중형 세단을 집중 공략하고, 일본차들은 원전 사태 후유증에서 벗어나 미국 시장 점유율 회복에 본격 나서고 있다”면서 “내년 초 출시될 제네시스 신차 등을 기반으로 또 한번 도약의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가장 오래된 해시계 발견… B.C 13세기 돌로 제작

    가장 오래된 해시계 발견… B.C 13세기 돌로 제작

    기원전 1300년 경 청동기시대에 제작된 돌 해시계가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돼 세계 고고학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이는 이미 3300년 전에 청동기인들이 해가 떠서 질 때까지의 시간을 일정한 눈금으로 측정하는 기기를 만들어 사용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12일 영국 인터넷매체 데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최근 청동기 시대 해시계로 추정되는 평평한 돌이 발견됐다. 타원형 모양의 평평한 돌 위에 수십개의 선이 새겨진 이 해시계는 기원전 13세기 경 살았던 우크라이나 청동기인들의 거주지에서 발견됐다. 학자들은 이 해시계가 시간 측정 뿐만 아니라 제물로 바쳐진 것을 묻은 무덤의 상징, 도는 신을 향한 메시지 용도로도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러시아 고고천문학연구센터의 라리사 보돌라츠스카야 박사는 발견된 돌의 크기와 기하학적 구조, 그리고 돌위에 새겨진 것들을 정밀분석한 결과 이 돌이 당시 해시계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돌해시계는 지난 2011년 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 지역박물관의 고고학팀에 의해 발견됐다. 유리 폴리도비치와 그의 팀은 우랄산맥과 우크라이나 드나이퍼강 사이에서 청동기시대 무덤을 조사하던중 이를 발견, 그 실체와 용도를 밝히기 위해 그 분야 전문가인 보돌라츠스카야 박사에게 보냈다. 보돌라츠스카야 박사 연구에 따르면 돌에 새겨진 여러개의 평행선, 선 끝마다 새겨진 타원형 모양들은 이 돌이 곧 아날렘마 (매일 태양의 궤도 경사각과 균시차를 나타내는 8자형의 눈금자) 해시계 임을 증명한다. 그는 해와 그늘이 만들어내는 각도를 계산함으로서 이를 증명했다. 현대의 해시계는 수직 모양의 바늘이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돌면서 그림자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반면 아날렘마 해시계는 태양의 위치 변화에 축이 이동하면서 돌판 가장자리에 시간이 표시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번 발견에 대한 연구결과는 국제 과학저널인 ‘고고천문학과 고대 과학기술’지에 실릴 예정이다. 임창용 기자 sdragon@seoul.co.kr
  • [글로벌 경제] “세계 경제 회복세”… 문제는 美양적완화·디폴트

    [글로벌 경제] “세계 경제 회복세”… 문제는 美양적완화·디폴트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 폐쇄(셧다운)와 국가 부도(디폴트)에 대한 우려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들의 호조에 힘입어 세계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 세계 경제전망에 대한 논의를 앞두고 있어 특히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한 ‘타이거지수’를 인용해 세계 경제가 다시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타이거지수는 주요 20개국(G20)의 경기회복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실물 경제 활동과 금융 변동성, 신뢰도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타이거지수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2009년 3월 최저 수준인 -14.97을 기록했다가 2010년 3월 15.17까지 올랐다. 유럽발(發) 재정 위기로 인해 2012년 6월 다시 -0.98까지 곤두박질친 타이거지수는 지난 8월 2.11을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선임 연구원은 “선진국의 소비자 신뢰도 회복과 신흥국의 안정적인 성장에 힘입어 세계 경제가 회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제 둔화 가능성이 줄어들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이 올해 초에 상실했던 경기 추동력을 회복한 것이 세계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든 최대 원동력으로 지목됐다. 프라사드 연구원은 그러면서도 “아직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면서 “경제 회복 속도가 여전히 미약하고 한두 가지 충격이 더해지면 또다시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고 난 이후 신흥국에서 자본이 유출되고 성장세가 꺾이는 등 여전히 경제가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11~13일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는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과 디폴트를 비롯해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세계 경제 위기 대처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앞서 지난 3일 워싱턴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 정부가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한다면 미국 경제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중대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8일 발표될 IMF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경제 전망치가 추가로 하향될지 여부와 선진국 및 신흥국 경제에 대한 전망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IMF는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주요 신흥국의 성장부진 ▲유로존의 침체 지속 ▲미국의 재정지출 감축 전망에 따른 수요 부진 등을 이유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종전 3.3%, 4.0%에서 3.1%, 3.8%로 하향 조정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용어 클릭] ■타이거지수 (Tracking Indexes for the Global Economic Recovery Index·TIGER Index)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와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공동 개발해 2003년 1월부터 산출하고 있는 주요국 경제종합지수로 주요 20개국(G20)의 경기 회복세를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각국의 국내총생산(GDP)과 수출입 증가율, 주식 시장 등의 금융 지표와 기업 및 소비자 신뢰 지수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출한다.
  • 목성보다 무려 8배나 큰 ‘초거대 행성’ 발견

    목성보다 무려 8배나 큰 ‘초거대 행성’ 발견

    지구를 ‘꼬마’ 수준으로 만드는 초거대 행성이 발견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천문학 국제 공동 연구 프로젝트인 ‘미시중력렌즈 프로젝트’(Microlensing Observations in Astrophysics·이하 MOA)는 “지구에서 2만 5000광년 떨어진 곳에서 거대 행성 ‘MOA-2011-BLG-322’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은하 팽대부’(Galactic bulge)에 위치한 이 행성은 입이 딱 벌어질 만큼 어마어마하게 크다. 지구보다 1300배나 큰 목성보다도 무려 8배나 크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처음 존재가 감지된 이 행성은 이번에 확실히 그 모습을 드러냈으며 현재까지 조사결과 지구와 태양거리보다 4배나 먼 항성을 돌고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 연구팀이 이번에 이 행성에 존재를 밝혀낸 것은 미시중력렌즈(microlensing) 덕분이다. 일반적으로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기 때문에 직접 관측이 불가능하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증명하는 미시중력렌즈는 멀리 있는 별에서 오는 빛이 또 다른 별의 중력 때문에 휘어져 생기는 일종의 우주 신기루 현상으로 천문학자들은 이 현상을 오랜시간 관측해 외계행성을 발견하고 행성의 질량 등을 측정해 낸다. MOA 측은 “항성(우리의 태양)과 멀리 떨어진 궤도에 이렇게 큰 행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우리도 많이 놀랐다” 면서 “행성이 형성되는 기존 이론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자료 이미지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한반도 상공 첩보위성들 24시간 감시한다

    한반도 위를 지나는 중국과 일본, 북한 등 다른 나라의 첩보위성을 24시간 감시하고, 미국에 의존하던 우리 인공위성의 궤도자료도 독자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반도 상공 위 인공위성을 상시 감시할 수 있는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 시스템’을 개발, 한국천문연구원에 설치해 시험 가동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천문연구원이 중소기업들과 손잡고 지난 3년간 개발한 이 시스템은 구경 50㎝의 광시야 망원경과 디지털 카메라 등에 내장되는 CCD, 고속 위성 추적 마운트로 구성됐다. 관측 계획 수립부터 관측 결과 분석까지 모든 과정을 로봇 기술과 자동화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오류가 적고 사람 없이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번 감시 시스템 개발에 따라 상공 1500㎞ 이하에서 돌고 있는 저궤도 위성과 한반도 상공에서 활동하는 정지궤도위성은 물론, 우리 위성에 접근하는 우주 파편과 우주 쓰레기까지 우리가 직접 살펴볼 수 있게 됐다. 충돌 예보시스템을 장착해 충돌에도 대비할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신도시에 맞춰 철도·도로망 깔아… 우리가 하노이 도시계획 짜준 셈”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신도시에 맞춰 철도·도로망 깔아… 우리가 하노이 도시계획 짜준 셈”

    “떠이호떠이(THT) 신도시는 백지상태에서 그린 창조계획도시로 개발됩니다.” 대우건설이 하노이에서 진행하고 있는 최초의 민간 제안 방식의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가 연말쯤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한다. 이 사업을 현지에서 총괄하는 이권상 THT 법인장은 “THT 신도시는 민간이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하는 새로운 방식의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하노이시 전체 틀을 새로 짠다고 보면 된다. 이 법인장은 “THT 신도시 조성 구상에 맞춰 하노이시의 철도·도로 노선이 결정됐다”고 소개했다. 도심 인프라가 THT 개발 축선에 맞춰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신규 간선 교통망이 모두 이곳을 통과하도록 했다. 대우건설이 하노이시 도시계획의 밑그림을 그려 주고 있는 셈이다. 사업 태동부터 착공까지 17년이나 걸렸으니 결코 만만치 않은 사업이다. 이 법인장은 “호락호락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의외로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회주의 국가니까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면 토지보상, 지장물 철거 등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친다”며 “정부는 인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호찌민의 유지에 따라 밀어붙이기식 개발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법인장은 “하노이에 10여개의 신도시가 조성되거나 진행되고 있지만, 정부가 공사비를 땅으로 주면서 처음부터 사업권을 내준 프로젝트라 진정한 투자 사업과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THT사업은 민간 제안으로 이뤄지는 사업이라 없는 제도를 만들어 가면서 사업을 추진해야 했다. 그는 “토지 보상이 끝나기 전까지는 맨땅에 헤딩하는 식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법인장은 “외환위기와 대우사태로 사업 포기 일보 직전까지 내몰렸지만 ‘대우’라는 기업 이미지 때문에 오기로 버텼다”고 했다. 함께 참여했던 컨소시엄 업체들이 대우처럼 열정을 갖고 참여하지 않아 속앓이는 오로지 대우 몫이었다. 그는 국내 업체들이 사업이 지지부진하다며 발을 뺄 때 마음이 더 아팠다고도 했다. 이 법인장은 “수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부자들이 사는 동네인 데다 한국형 아파트에 대한 베트남 시민들의 인기가 절정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투자도 순조롭다. 그는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내 금융권이 2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며 “창조도시 건설에 보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하노이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시론] 완공 임박한 신압록강대교와 북중 경협의 미래/임을출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시론] 완공 임박한 신압록강대교와 북중 경협의 미래/임을출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북한 신의주 건너편에 자리잡은 중국의 단둥(丹東)시는 작은 어촌 마을이었으나 20세기 초입에 일찌감치 개항돼 일본 제국주의의 대륙 진출 관문으로서 빠르게 발전하였다. 그렇지만 남북 분단과 냉전의 지속은 단둥을 고립된 변경도시, 나아가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남게 만들었고, 이에 따라 단둥은 개혁·개방의 단물을 가장 늦게 맛보아야 했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늦었지만 단둥은 이제 더 이상 변방의 소도시가 아니다. 중국 동북 지방의 물류 및 산업도시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단둥은 지경학적으로 남북한과 소통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발전의 한계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궁극적으로 남북한과 육로와 철로 등으로 통해야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단둥의 향후 발전은 북한의 개방 속도와 폭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둥 기업들은 광물자원이나 농수산물 수입처로서만 북한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각종 중국산 제품의 판매 시장으로서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개막한 제9차 평양 가을철 국제상품전람회에 단둥을 포함한 랴오닝(遼寧)성 내 중국 기업들이 대거 참석한 점 등이 이를 부분적으로 입증한다. 중국 자동차 비야디(BYD)를 판매하는 ‘단둥유룡수출입유한공사’ 관계자는 “최근 평양 시민의 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가 유심히 볼 대목은 지금 북·중 간에 한창 추진 중인 신압록강대교 건설과 황금평경제특구 개발 움직임이다. 특히 현지에서 바라본 신압록강대교의 건설 모습은 향후 북·중 경협의 빠른 확대발전 가능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올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경제 제재에 동참하면서 일시적으로 북·중 간 미묘한 긴장이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나, 적어도 신압록강대교 건설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은 듯했다. 또한 현지 교역상들과의 인터뷰에 근거하면 북·중교역 규모도 예년 수준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의 교역 거점인 평안북도 신의주 남부와 랴오닝성 단둥 랑터우(頭) 신도시를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 건설 작업은 현재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이미 완공된 대교 주탑의 높이는 140여m에 이르고, 현재 일부 단절된 구간만 상판을 조립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신압록강대교는 18억 위안(약 3300억원)의 건설비용 전액을 중국이 부담해 기존 압록강 철교에서 8㎞ 정도 하류 지점에 건설되고 있다. 이 대교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황금평경제특구도 일부 언론을 통해 중국이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그렇지는 않아 보였다. 물론 기존 논에는 벼가 누렇게 익어 가고 있었고, 대규모 건설 장비 등이 이동되는 장면이 포착되지 않는 것으로 봐서 개발이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황금평 입구에 ‘황금평경제구’라는 표지석을 비롯해 세관과 보안시설·관리실이 세워졌고, 순찰용 도로가 건설되었으며, 일부 전력망의 설치도 이뤄진 듯하다.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고,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중국만이 홀로 ‘속도위반’을 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목격한 북·중 접경도시 단둥의 눈부신 발전과 더불어 마치 무언가를 집어삼킬 듯이 북한을 향해 뻗친 신압록강대교의 위압적인 자태는 향후 북한의 개혁·개방 진전 등 적절한 조건만 충족되면 북·중 간에 획기적인 물적, 인적 왕래가 이뤄질 수 있음을 전망케 한다. 총연장 3.026㎞의 신압록강대교는 내년 7~9월쯤 완공될 예정이다.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북한을 자신들의 한 성(省)으로 편입시키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단둥 기업인의 목소리가 ‘비약’에 머물길 바라면서도 눈앞에 펼쳐진 지지부진한 남북관계와 북·중 경협에 대한 우리의 전략 부재가 아쉬운 것은 어쩔 수가 없다.
  • [미래경영 향해 공기업이 뛴다] 한국철도시설공단

    [미래경영 향해 공기업이 뛴다]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이 철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다각화하고 있다. 2005년 중국에서 고속철도 노선인 수투선(시험선) 감리용역을 따낸 이후 현재까지 세계 각국에서 30건, 729억원을 수주했다. 2010년까지 해외사업은 중국에서의 감리용역에 집중됐지만 이후 네팔·인도네시아·파라과이·인도·베트남 등으로 확대됐다. 진출 분야도 실시설계와 기술자문, 감리와 사업관리컨설팅 등으로 다양해졌다. 특히 지난 7월 미국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설계 및 시공 자문으로 참여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철도공단의 괄목할 만한 성과는 아시아 등 철도 투자를 늘리고 있는 국가의 철도인을 유인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캄보디아 철도종사자들이 공단에서 연수를 받고 돌아갔다. 지난 26일부터 10월 1일까지 네팔 공공사업교통부 철도국장 등 5명의 공무원에 대한 연수가 진행 중이다. 철도공단은 네팔에서 4건(136억원)의 사업을 수주, 현재 2건을 완료한 상태다. 교육 참가자들은 한국의 철도시스템 등 이론교육과 호남고속철도 건설현장, 궤도장비·분기기 공장, 철도 관제센터, 고속철도 차량기지 등을 견학할 예정이다. 철도공단은 네팔 공무원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향후 진행될 철도건설사업을 수주하는 기반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7) 기업은행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7) 기업은행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인 ‘창조금융’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창조금융의 핵심인 지적재산(IP) 금융과 문화 콘텐츠 사업을 미래의 먹거리로 선정하고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조준희 행장이 2002년 일본 도쿄지점 근무 시절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고 나서 착안했다는 문화 콘텐츠 사업은 지난해 1월 국내 은행 최초로 관련 전담 부서를 신설하며 시작됐다. 조 행장은 작품에 한국인 애니메이터가 참여했다는 얘기를 듣고 ‘한국도 문화 콘텐츠 산업을 발전시킬 만한 역량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은행장에 취임하면서 부가가치가 높고 고용 창출 효과가 큰 문화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조 행장은 전담 부서를 7월 ‘문화콘텐츠금융부’로 확대 개편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한국인의 기술력, 창의성에 자본과 비즈니스 노하우가 결합해 문화 콘텐츠 산업이 성숙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문적인 지원을 위해 연예 기획사, 방송 콘텐츠사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전문가 4명을 영입했다. 2011년부터 본격적인 지원에 들어가 지난달 기준으로 지금까지 총 2667건에 총 4586억원을 대출하거나 투자했다. 기업은행의 투자로 성공한 작품은 다양한 분야에 포진해 있다. ‘뿌리깊은 나무’ ‘빛과 그림자’ ‘더킹투하츠’ ‘최고다 이순신’ 등의 드라마는 물론 최근 개봉해 100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영화 ‘설국열차’의 제작에도 참여했다. 이 밖에 영화 ‘타워’ ‘연가시’ ‘베를린’ ‘미스터고’ 등도 지원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뽀로로’ ‘로보카폴리’도 기업은행의 손을 거쳤다.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IP 금융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IBK캐피탈과 공동으로 400억원 펀드를 조성해 우수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중소·중견 기업에 직접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이와 별도로 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IBK콘텐츠펀드’를 조성하고 영화, 드라마 등 디지털온라인 콘텐츠에 직접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IBK콘텐츠펀드’는 이미 국내외 영화 5편을 상대로 극장 상영 이후 부가판권 유통 부문에 10억원을 투자했다. 금융권에서 콘텐츠 상품 자체가 아닌 부가판권에 지원한 것은 처음이다. 기업은행은 유명 대작에 투자하기보다는 국내 영화 ‘좋은 친구들’과 일본 영화 ‘4월 이야기’ 등 부가판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중소형 작품을 선정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부가판권 시장은 대형 배급사나 외국계 직배사가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중소형 배급사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콘텐츠펀드로 중소형 배급사들의 자금 운용이 다소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 방방곡곡에 진출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5대양 6대주 글로벌 금융네트워크’도 궤도에 올랐다. 전 세계 229개 국가 중 180개국에 한국 기업이 진출한 데 반해 금융기관은 28개국에만 진출해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나머지 152개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금융 서비스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 고객이 많은 기업은행은 해외 진출이 절실했지만 현지 금융 규제가 까다롭거나 영업 환경이 열악해 진출이 어려운 곳도 많았다. 기업은행은 진출하기 어려운 곳에는 업무협약(MOU)을 맺은 협력 은행을 두고 중국, 베트남 등 국내 기업이 많이 진출한 곳에는 해외 점포망을 설치하는 전략을 세웠다. 결국 중국에 13곳, 동남아시아에 4곳 등으로 해외 점포망을 넓혔고 전 세계 12개 은행과 MOU를 맺었다. MOU를 맺은 은행에는 지급 보증을 통해 현지 대출을 활성화하고 송금과 IB 부문을 연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 진출한 한 기업은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자 MOU 체결 은행인 중국은행(BOC)이 보증한 어음을 기업은행 창구에서 발급받아 자금을 융통하기도 했다. 기업은행이 업무협약을 맺은 은행은 중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은 물론 필리핀 최대 상업은행인 BDO, 인도국립은행(SBI), 유럽 최대 은행인 독일의 도이체방크, 중남미 지역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은행 등이 있다. 또한 해외에 진출한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늘리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 임직원에게 프라이빗뱅킹(PB·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톈진에 있는 중국 법인에 PB 전문 인력 1명을 파견하고 국내 PB센터 등과 연계해 임직원의 국내 자산에 대한 PB 서비스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기초연금·국정원 개혁·채동욱 문제 등 메가톤급 쟁점 대기

    28일간 파행을 거듭했던 정기국회가 30일부터 정상 궤도에 오르지만 폭발력 높은 현안이 지뢰처럼 곳곳에 묻혀 있다. 기초연금 수정 관련 복지공약 후퇴 논란,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및 국가정보원 개혁안, 증세 논쟁 등이 대표적이다. 당장 30일 현안질의·결산안 처리를 위해 열리는 보건복지위 전체회의는 주무장관이자 사퇴 의사를 거듭 표명한 진영 복지부 장관의 불참이 확실한 상황에서 여야의 기류가 엇갈렸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정부·여당을 변호할 핵심축이 사라졌다”며 곤혹스러워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 공약 먹튀’에 정부와 청와대 간의 갈등설까지 공격 수위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긴급현안질의는 채 총장 ‘찍어내기 공방’과 기초연금 논란 등이 부각될 전망이다. 새 정부 들어 첫 정기국회에서의 대결인 만큼 신경전도 뜨겁다. 새누리당은 권성동, 김도읍, 김진태 의원 등 검사 출신들과 안종범, 김현숙, 유성걸 의원 등 대통령직인수위에서 활약한 정책통을 전면 배치했다. 민주당은 이춘석, 박범계, 신경민 의원 등 법제사법위 소속 의원들을 비롯해 강기정, 김용익 의원 등 복지 전문가들을 앞세웠다. 채 총장 사퇴와 관련해선 혼외아들 의혹을 “개인의 도덕적 자질 문제로 봐야 한다”는 새누리당과 ‘국정원·청와대 외압설’을 주장하는 민주당 간 한 치 양보 없는 설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에서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 추진론도 나온다. 국정원 개혁 문제는 논쟁의 불씨가 여전하다. 여야가 정기국회 정상화 합의문에서 “개혁특위 구성 문제는 계속 논의키로 한다”고 결론을 미뤘기 때문이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원 개혁안이 이르면 이번 주에 나올 것 같다”면서 “민주당은 국회가 국정원 개혁의 주체로 비상설 특위를 만들자는 입장이나 우리는 아니다”라며 ‘국정원 자체 개혁안의 정보위 논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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