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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깔깔깔]

    ●위인들의 대학 논문 맹자 - 잦은 이사가 자녀 학업에 미치는 영향(사회과학 계열) 스티븐 스필버그 - 비디오대여점의 운영과 고객관리(경상계열) 멘델 - 완두콩 제대로 기르는 법(생명공학) 아인슈타인 - ‘DHA가 함유된 우유’는 언제쯤 만들 수 있나? (농축산계열) ●후세인이 미워 후세인과 클린턴이 러시안룰렛 게임을 했다. 권총이 테이블 위에 놓이고 두 사람은 긴장된 얼굴로 서로 바라보았다. 이윽고 후세인이 먼저 권총을 집어들더니, 관자놀이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빵!” 그렇게 총 맞고 쓰러진 후세인을 보며 클린턴이 하는 말. “얘는 끝까지 혼자 노네.”
  • [하프타임]

    경남FC 감독에 페트코비치 일리야 페트코비치(68·세르비아) 감독이 프로축구 K리그클래식 경남FC 신임감독으로 선임됐다. 2009년부터 1년 반 동안 인천을 이끌었던 페트코비치 감독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한 최진한 전 감독의 뒤를 이어 2014년까지 경남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팀이 2부리그로 떨어질 것 같으면 당장 짐을 싸겠다”면서 상위스플릿(8위) 진출을 자신했다. 진종오, 10m 공기권총 우승 진종오(34·KT)가 2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13국제사격연맹(ISSF) 뮌헨월드컵 사격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202.6점을 쏴 즐라티치 안드리야(199.6점·세르비아)를 제치고 우승했다.
  • [씨줄날줄] 동성결혼 논란/손성진 수석논설위원

    동성애는 역사서에 많은 기록이 남아 있다. 고려사에는 공민왕이 미소년 무사들을 궁으로 불러들여 가까이했다는 기록이 있다. 화랑세기의 저자 김대문은 사다함과 무관랑 등의 화랑들이 우정이 지나쳐서 동성애에 빠졌다고 적었다. 조선의 세종은 봉씨를 세자빈으로 삼았지만 몇 년 동안 부부 사이가 좋지 못했다. 그 이유가 봉씨가 소쌍이라는 시녀와 동성애 관계였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조선왕조실록에 적혀 있다. 판소리 적벽가와 박타령에는 항문 성교가 등장한다. 중국에서도 한나라 고조인 유방은 적유와 동성애 관계였다고 전한다. 문학작품 금병매와 홍루몽 등에도 동성 간의 사랑이 묘사되어 있다. 여성 동성애자를 레즈비언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그리스 에게해의 레스보스섬 이름에서 유래한다. 고대 그리스의 여류 시인 사포는 동성애자였다고 하는데 그녀가 살았던 곳이 레스보스섬이었다. 동성애의 원인에 대해서는 호르몬의 부조화 때문이라는 등 여러 가지 학설이 있기도 하고 한때는 정신질환으로 보기도 했지만, 동성애자들은 그런 분석 자체를 싫어한다. 그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동성애자의 권리 찾기 운동은 19세기 말부터 시작됐다. 1955년 미국에서 첫 레즈비언 단체 ‘빌리티스의 딸들’이 조직됐다. 우리나라에서도 1994년 여성 동성애자 인권운동 모임이 생겼고 동성애가 다양한 정체성의 하나로 서서히 인정을 받아 가고 있다. 최근 김조광수(48) 영화감독이 동성 남자와 결혼한다고 발표해 시선을 끌었다. 연예인들의 커밍아웃은 있었지만 결혼 발표는 처음이었다. 물론 혼인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한 국가는 네덜란드로 2000년의 일이다. 벨기에, 캐나다, 스페인 등이 뒤를 따라 현재 14개국이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에서는 동성 결혼에 대해 최고 사형까지 시키는 등 중범죄로 다루고 있다. 요즘 동성 결혼 논쟁이 가장 뜨거운 나라가 프랑스다. 지난 18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관련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프랑스에서도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다. 그러자 70대 노인이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입 안에 권총을 쏴 자살한 데 이어 극우 활동가인 도미니크 베네가 관광객 15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같은 곳에서 같은 방법으로 자살했다. 이는 15만여명이 모인 동성결혼 반대 시위로 이어졌다. 문화적 다양성을 포용하는 톨레랑스(관용)의 나라로 알려진 프랑스에서 이런 정도인데 우리나라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옷·국기로 만들어낸 권력, 그리고 욕망

    옷·국기로 만들어낸 권력, 그리고 욕망

    2005년 어느 봄날, 아버지의 산소에 다녀왔다. 이튿날 방 구석에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옷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아버지 산소에서 자라던 ‘도독가시풀’이 붙어있었다. ‘죽음’의 쓰디쓴 냄새가 처음으로 코끝을 맴돌았다. 그 옷은 유년시절 돌아가신 아버지와 산소를 짝짓는 고리가 됐다. 얼마 뒤 거실에서 아내가 개켜놓은 빨래를 무심결에 툭 치고 갔다. 우르르~. 무너지는 옷들 사이에서 무언가 엿보였다. 사람의 몸을 떠나 형태를 상실한 옷은 죽음과 같았다. 술김이라 치부했지만 아른한 윤곽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작가 윤종석(42)은 한마디로 말할 수 없는 복잡함과 기묘함을 지녔다. 헌옷이나 스포츠 유니폼을 활용해 권총, 강아지, 화분, 별 등으로 자유자재로 바꾸어놓는 재주를 가졌다. 덕분에 ‘팝 아트’ 작가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 벌써 데뷔 17년째. 관람객을 단박에 굴복시키는 재치와 해학, 욕망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이름 석자를 미술계에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애초 대상은 옷이었다. 누군가의 살을 감싸고 피부에 달라붙었던 옷이 몸에서 떨어져 홀로 있을 때 어딘가 낯설어진다는 데 착안했다. 유령 같은 옷은 권력과 욕망이란 허구의 이미지로 가득했다. 캔버스에 옷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고민했다. 처음에는 붓, 이쑤시개, 전선피복 등으로 점을 찍어 그리다가 주사기에 마음이 끌렸다. 아크릴 물감을 가득 담은 링거를 호스로 연결해 천의 올을 하나씩 세어나가듯 화폭에 점을 찍었다. 옷은 살아 움직이는 듯 보였다. 작가는 “점은 가장 작은 표현의 수단”이라며 “어떤 군더더기도 걸치지 않으려 편집증적 고민을 늘어놓다 점찍는 것부터 다시 시작했다”고 말했다. 주변 큐레이터들은 그의 ‘주사기 기법’이 점묘법의 창시자인 프랑스 화가 조르주 쇠라보다 진일보한 독창적 기법이라고 평가한다. 도를 닦듯 손목을 끊임없이 움직여 고행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덕분에 허리디스크를 선물로 얻었다. 작가는 “예술활동을 한다기보다 노동의 가치와 진실을 배우는 중”이라며 웃어넘겼다. 작업과정은 재현을 통한 재현이다. 옷을 접어 원하는 형태를 만들고 이를 사진에 담는다. 캔버스에 그려질 크기만큼 실사 출력한 뒤 이를 옆에 놓고 점을 찍어 작품을 완성한다. 여기까지 꼬박 20여일이 걸린다. 이런 식으로 화려한 꽃무늬 옷들은 개나 사자, 돼지나 양의 머리로 변신하고 월드컵 우승국가 선수들의 유니폼은 권총 모양으로 탈바꿈한다. 그런데 다분히 공격적이고 서늘한 긴장감이 감돈다. 작가는 “인간의 숨은 욕망과 권력을 드러내기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그는 이제 옷을 접지 않는다. 천으로 가리고 덮어 작품을 만든다. 세계 각국의 국기로 덮은 탁자와 의자 등을 통해 ‘갑의 횡포’가 횡행하는 세상을 향해 경고한다. 다음 달 9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열리는 ‘우아한 세계’전에서다. 이번 개인전에선 회화 20여점과 부조 16점이 선보인다. 점점이 찍힌 캔버스 안에선 권력자의 근사한 의자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국기가 차례로 덮이거나, 형태가 고스란히 드러난 권총이 천에 싸여 의자에 놓인다. 권력은 결국 원탁 속에 숨은 해골로 귀결된다. ‘인생무상’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전과12범,女검사에 조사받다 수갑찬채…

    전과12범,女검사에 조사받다 수갑찬채…

    경찰관을 흉기로 찌른 전력이 있는 전과 12범의 특수절도 피의자가 검찰청에서 조사를 받다 수갑을 찬 채로 도주, 경찰이 공개수배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경기 고양에서 발생한 ‘노영대 도주 사건’, 지난 1월 전주에서 일어난 ‘절도피의자 도주 사건’에 이어 세 번째 수갑 도주 사건이다. 흉악범에 대한 관리 소홀이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0일 전북 남원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1시 45분쯤 전주지검 남원지청에 이대우(46)씨를 인계했다. 이씨는 남원지청 검사실에서 조사를 받던 중 오후 2시 55분쯤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말한 뒤 화장실에 가서는 수사관을 따돌리고 수갑을 찬 채 도주했다. 남원지청 폐쇄회로(CC)TV에는 유유히 3층 조사실에서 1층 현관을 통해 남원지청을 빠져나가는 이씨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씨는 남원지청 근처 주택가에 일단 숨어들었다가 오후 3시 5분쯤 택시를 잡아타고 정읍으로 향했다. 수갑 열쇠는 수사관이 가지고 있었지만 이씨는 주택가에 잠입한 뒤 바로 수갑을 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가에서 이씨를 본 목격자에 따르면 검은 옷을 입은 이씨가 검찰청사 담을 넘어 주택가 지붕으로 달아났고 그 속도는 지붕이 부서질 정도로 빨랐다. 여기다 이씨를 태워준 택시운전사는 이씨가 정읍경찰서로 가자고 한 뒤 도중에 화장실이 급하다며 정읍시 장명동 동초등학교에서 내려 요금도 내지 않은 채 그대로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모두 수갑을 벗어 버린 뒤 대담하게 움직였다는 증언이다. 경찰은 이씨가 택시에서 내려 달아나기 시작한 지점을 중심으로 200여명의 경찰과 헬기까지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도내 15개 경찰서에 수배 알림을 전파하고 터미널, 역 등을 대상으로 검문검색을 벌이고 있다. 이씨의 연고지가 서울이어서 서울로 도주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씨는 7년 전 강도 혐의로 붙잡힐 당시 경찰관을 흉기로 찌르는 바람에 경찰이 권총을 쏴 가면서 검거한 흉악범으로 각종 범죄 전력이 12가지에 이르는 상습범이다. 이번에도 이씨는 남원시 금동의 한 농가에 교도소 동기인 김모(46)씨와 함께 들어가 2000여만원의 금품을 훔쳐 특수절도 혐의로 지난 2월 구속됐다. 추가 수사 과정에서 지난해 4월 이후 전북, 충남, 경북, 경기 등 전국을 돌면서 150여 차례에 걸쳐 6억 7000여만원의 금품을 훔쳐 왔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씨는 키 170㎝가량에 몸무게 80㎏으로 머리가 벗겨졌다. 도주 당시에는 검은색 트레이닝복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검정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공개수배에 나선 만큼 경찰에 결정적 제보를 한 사람에게는 신고 보상금이 지급된다. 제보는 남원경찰서 (063)630-0366, 0272.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하프타임]

    시카고, NBA 4강 PO 첫 승 미프로농구 시카고가 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아레나에서 열린 동부콘퍼런스 4강 플레이오프(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디펜딩챔피언 마이애미를 93-86으로 제압했다. 시카고의 주전 가드 네이트 로빈슨은 두 팀 최다인 27득점을 올렸고, 포워드 지미 버틀러는 더블더블(21점 14리바운드)을 작성했다. 서부콘퍼런스 플레이오프에서는 샌안토니오가 2차 연장 끝에 골든스테이트를 129-127로 따돌렸다. 이영표 연봉 2억 5000만원 미국프로축구(MLS)에서 뛰는 이영표(밴쿠버 화이트캡스)의 연봉이 약 2억 5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MLS 선수 노조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영표의 기본급은 19만 6900달러(약 2억 1560만원), 총연봉은 23만1100달러(약 2억 5300만원)였다. 김장미, 10m 공기권총 금메달 한국 여자권총의 간판 김장미(21·부산시청)가 2013 국제사격연맹(ISSF) 포트베닝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장미는 7일 미국 포트베닝에서 열린 대회 첫날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순치(중국)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결승 마지막 20번째 발에서 9.6점을 쏜 김장미는 10.7점을 기록한 순치에게 합계 199.6점으로 동점을 허용했으나 최후의 한 발에 또 9.6점을 쏴 9.1점에 그친 순치를 따돌렸다. 日 최고령 2000안타 신기록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의 주전 포수 다니시게 모토노부(43)가 역대 최고령 2000안타 신기록을 작성했다. 다니시게는 지난 6일 도쿄 메이지진구구장에서 끝난 야쿠르트와의 경기 6회에 우전 안타를 날려 역대 44번째로 2000안타 고지를 밟았다. 1970년 12월생인 다니시게는 만 42세 4개월 만에 2000개 안타를 작성, 미야모토 신야(야쿠르트)의 종전 최고령(만 41세 5개월) 기록을 갈아치웠다.
  • 총알까지 발사되는 ‘3D 프린터 권총’

    총알까지 발사되는 ‘3D 프린터 권총’

    미국에서 3차원(3D) 프린팅 기술로 제작된 권총이 세계 최초로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샌디 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등 잇단 총기 사건으로 총기 규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작된 총기의 성능이 입증됨에 따라 총기 반대론자들의 우려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BBC 방송은 6일(현지시간) 3D 프린터 총기 제작 기술을 개발해 온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 그룹이 지난 4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3D 프린터 권총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8000달러(약 877만원)에 판매되는 3D 프린터로 출력된 ABS 소재의 플라스틱 부품을 조립해 제작됐다. 1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된 이 총은 격발 장치의 공이 부분만 금속 소재를 사용했다. 텍사스대에 재학 중인 이 그룹의 코디 윌슨(25) 대표는 “많은 사람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겼던 작업이 성공했다”고 말했다. 비밀 무정부 조직을 표방하는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 그룹은 3D 프린터 권총 제작 기술을 누구나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도면을 온라인에 공개할 계획이어서 논란을 예고했다. 유로폴 사이버범죄센터의 빅토리아 베인스는 “이 같은 기술이 대중화되면 범죄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총기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 그룹은 3D 프린터 권총 제조를 위해 미국 주류·담배·화기단속국(ATF)으로부터 사전에 총기 제조 및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ATF는 3D 프린터 권총은 미국 법률상 규제 대상 총기류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前 파키스탄 대통령 수사하던 검사 피살

    前 파키스탄 대통령 수사하던 검사 피살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파키스탄 대통령의 암살 방조 혐의를 수사해 온 검사가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경찰은 연방수사국(FIA) 소속 초우더리 줄피카르 연방검사가 3일(현지시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오토바이를 탄 무장괴한 3~4명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줄피카르 검사는 무샤라프 전 대통령이 연루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살해 사건 담당 수석검사였다. 그는 이날 부토 전 총리 암살사건의 심리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이슬라마바드 인근 라왈핀디로 향하던 중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부토 전 총리는 야당 파키스탄인민당(PPP)의 총재이던 2007년 12월 라왈핀디에서 선거 유세에 나섰다가 자살폭탄과 권총으로 무장한 테러범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 당시 무샤라프 정부는 파키스탄 탈레반(TTP)의 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를 암살의 배후로 지목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이후 부토 전 총리에게 일부러 경호를 제공하지 않아 그가 암살되도록 방치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았다. 한편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2008년 총선 패배 후 사임한 뒤 신변에 위협을 느껴 망명 길에 올랐다가 지난 3월 전격 귀국해 총선 출마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법원이 그의 출마를 불허, 현재 가택연금에 놓인 상태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특파원 칼럼] 요즘 미국에서 해선 안 되는 농담들/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요즘 미국에서 해선 안 되는 농담들/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며칠 전 미국 연방정부 공무원 A와 점심식사 중 무심코 농담을 던졌다가 면박을 당했다. 정치, 외교 등 딱딱한 주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던 참이었다. “이 식당 빵이 너무 딱딱하게 구워졌네요”라는 A의 말을 나름대로 유머러스하게 받아넘긴답시고 “혹시 테러 폭탄 제조용 압력솥으로 요리한 게 아닐까요”라고 농담한 게 화근이었다. 바로 파안대소가 나올 줄 알았던 A의 얼굴이 순간 빵보다 더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는 정색을 하면서 “농담이라도 그런 말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경고’했다. “농담인데 뭐 어떠냐”고 항변했더니 그는 “9·11 테러 이후 우리는 테러라는 말에 아주 민감해졌고, 보스턴 테러 사건으로 더 심해졌다”면서 “아무리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나 전화통화라도 누군가 엿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A에게서 ‘옐로 카드’를 받은 얘기를 다음 날 재미교포 B에게 했다. 그랬더니 그는 “미국 내 모든 전화통화에서 대화 중 ‘테러’라는 말이 나오면 자동으로 도청되는 시스템을 연방수사국(FBI)이 가동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술 더 떴다. 그는 “물론 사실인지 확인할 길은 없다”고 여지를 뒀지만, A와 B의 얘기를 연이어 듣고 나니 등골이 오싹해졌다. 지난달 23일 센트럴플로리다대학에서는 한국계 정모 교수가 수업 중 농담을 했다가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정 교수는 자신이 낸 과제에 학생들이 힘들어하자 “너희들 다 죽어가는 표정인데, 내가 총기 난사라도 저지른 거야?”라고 했고, 한 학생이 이 발언을 학교 당국에 ‘제보’했다. 정 교수는 “당연히 농담이었다”고 항변했지만 학교 측은 “총기 난사는 농담의 소재가 될 수 없다”며 ‘강의 금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지난 2월 버지니아주에서는 초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 장난삼아 손가락으로 권총 모양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겨눴다가 정학 처분을 받았다. 3월에는 볼티모어의 7살 남학생이 빵을 입으로 갉아서 권총 모양을 만들었다가 정학을 당한 일도 있었다. 이쯤 되면 미국인들에게 ‘테러’와 ‘총’은 두려움을 넘어 경기(驚氣)를 일으키는 단어가 된 셈이다. 9·11 테러와 보스턴 테러,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등 잇단 충격적 참사가 빚어낸 트라우마다. 세계 어느 나라도 필적하기 힘든 가공할 무기를 쌓아두고 있는 미국이지만 국민이 느끼는 안전 불안감은 냉전시대보다 훨씬 심한 것 같다. 테러나 총기 난사는 전후방이 따로 있지 않고, 예측불허의 시간과 장소에서 느닷없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은 달리기 대회도 맘놓고 할 수 없고, 길거리에 버려진 주방기구 하나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나라가 됐다. 지난달 27일 켄터키 더비 마라톤에는 40여년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폭발물 우려 때문에 배낭 반입이 금지됐다. 같은 달 17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쇼핑몰 주차장에 압력솥 폭탄으로 보이는 물건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 폭발물 처리반이 출동하고 주변 교통이 전면 통제됐지만 조사 결과 진짜 압력솥으로 판명된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평소 누구보다 농담을 즐기는 미 싱크탱크 직원 C는 “이러다가 이스라엘처럼 일반 레스토랑에 들어갈 때도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고 정색을 하고 말했다. carlos@seoul.co.kr
  • 인터넷서 인명살상 총기 1억원어치 판매

    인터넷서 인명살상 총기 1억원어치 판매

    인터넷을 통해 인명 살상이 가능한 불법 총기를 판매한 일당이 해경에 검거됐다. 인천해양경찰서는 24일 독일, 중국, 홍콩 등 해외에서 공기소총, 공기권총, 실제 총기와 유사한 모의총기(저격용 소총), 대검 등 8종류를 해상 등을 통해 밀반입해 국내에 유통한 김모(29)씨 등 4명을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인터넷 쇼핑몰에 총기 종류와 가격 등을 올리고 구매자를 직접 만나 모두 8000만~1억원어치의 총기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기권총과 저격용 소총은 300만원, 공기소총은 500만원 선에서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판매한 총기류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하지만 해경은 이들로부터 압수한 것이 총기 20정, 조준경 11개, 탄환 8000여발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100여정의 총기를 밀반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해외에서 분해된 총기 부품을 장난감 총을 수입하는 것처럼 꾸며 세관 감시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제품을 택배 형태로 수입한 경우도 있었다. 이들은 총기를 밀반입한 뒤 소총 실린더 압력을 높이는 수법으로 파괴력을 높였다. 해경이 전문기관과 함께 감정한 결과 3∼4m 거리에서 5㎜ 나무판도 뚫을 정도로 파괴력이 강해 인명 살상도 가능한 것으로 판정됐다. 이들이 판매하던 총기 가운데 지난 17일 충남 천안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때 사용된 캐리어Ⅱ707 기종의 공기소총 모조품도 포함됐다. 해경 관계자는 “최근 불법 총기를 이용한 범죄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해외 밀반입 총기류 소지·판매 사범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nhj@seoul.co.kr
  • [美 보스턴 폭탄 테러] 쾅! 쾅! 고막 찢을 듯한 폭발음… 파편·연기에 비명 ‘아비규환’[동영상]

    [美 보스턴 폭탄 테러] 쾅! 쾅! 고막 찢을 듯한 폭발음… 파편·연기에 비명 ‘아비규환’[동영상]

    15일 오후 2시 50분(현지시간)쯤 미국 보스턴 시내 보일스턴스트리트. 유서 깊은 보스턴 마라톤 대회 완주자들을 맞는 환호성이 고막을 찢을 듯한 폭발음에 뒤덮이면서 아비규환이 펼쳐졌다. “쾅”하는 굉음이 지축을 흔들었고, 결승선 바로 앞에 있는 보스턴 공공도서관 건너편의 인도 쪽 관중석 바리케이드 뒤편에서 하얀 연기가 치솟아 올랐다. 이어 20여초 뒤에 다시 “쾅”하는 폭발음과 함께 한 블록 뒤 같은 편 인도에서 연기가 솟았다. 42.195㎞를 완주하는 가족을 응원하기 위해 인도 쪽에 운집해 있던 시민들이 파편을 맞고 쓰러졌다. 결승선 근처에 걸려있던 각국 국기들이 쓰러졌고, 구조물이 무너졌다. 폭발물이 엄청난 연기와 먼지를 뿜어내면서 보일스턴스트리트와 접한 코플리 광장에서는 주위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방이 연기로 자욱했다. 마라톤 자원봉사 요원들은 굉음에 귀를 막았고, 주자들은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현장은 사람들이 내지르는 고통과 공포의 비명에다 구조요원들의 외침, 사이렌 소리 등이 뒤섞여 아수라장이었다. “엄마, 나는 무사해요”라며 가족에게 전화를 거는 이들도 있었다. 펜스 잔해가 여기저기 널린 가운데 이내 구조요원들이 급히 뛰어나가 부상자들을 들것과 휠체어에 실어 날랐다. 권총을 손에 든 경찰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소리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마라톤 대회장 인근은 피를 흘리는 부상자와 현장에서 빠져나가려는 관중,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과 경찰 등으로 큰 혼란을 빚었다. 인근 거리나 건물에 있던 목격자들은 ‘대포 소리’, ‘1000여개의 철문을 동시에 닫는 소리’ 등으로 당시 폭발음이 준 충격을 묘사했다. 폭발 현장에서 90m 정도 떨어진 빌딩 안에 있었다는 한 시민은 “첫 번째 폭발의 충격이 빌딩을 덮쳤는데 대포처럼 거대한 폭발이었다”며 “두 번째 폭발의 위력은 더욱 커 우리 건물 전체를 뒤흔들었다”고 묘사했다. 한 목격자는 “사람들 다리가 날아다니는 것을 봤다”고 했다. 폭탄이 인도 쪽에서 터졌기 때문에 사상자는 대부분 관중들이었다. 사망자 중에는 8세 소년 마틴 리처드가 포함돼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소년은 어머니, 누이와 함께 대회에 출전한 아버지가 결승선을 통과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폭발로 인해 소년의 어머니와 누이도 부상했다. 보스턴 어린이 병원에 실려간 부상자 명단에는 머리를 다친 2살 배기 남자 아이와 다리를 다친 9살 소녀 등 15세 이하 어린이 6명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관중 중에는 지난해 12월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 가족들도 VIP석에 앉아 경기를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앉아있던 장소는 폭발 현장에서 매우 가까운 곳이었는데, 피해자가 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폭탄테러에 이용된 것으로 보이는 폭발 장치가 발견됐다. 이 폭발 장치는 마라톤 코스 주변 쓰레기통에 설치돼 있었다고 미 CBS방송이 보도했다. 방송은 문제의 폭발물이 담긴 쓰레기통 한 개는 관중석 근처에, 다른 한 개는 결승선에서 다소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고 경찰 소식통들을 인용해 설명했다. 당국이 확보한 감시카메라 영상에 따르면 배낭 두 개를 멘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폭발 직전에 사건 현장 근처에 등장했다고 CBS는 전했다. 그러나 에드워드 데이비스 경찰국장은 아직 폭탄 설치지점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고 쓰레기통이나 우편함에 숨겨져 있었는지도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당국은 폭발물에 대한 1차 조사 결과 이번 폭발물이 소형이며, 군에서 주로 사용하는 콤포지션 폭약(C4) 등 고성능 폭약은 아닌 것으로 결론 냈다. 그러나 폭발 전문가들은 군사용 C4는 아닐 수 있지만, 다수의 신체가 절단된 점 등으로 미뤄 상당히 강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이날 폭탄테러로 한국인 남자 대학생 1명이 부상해 치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스턴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어학연수 중인 안동식(23)씨가 관중석에서 대회를 관람하던 중 파편에 맞아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져 간단한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장난감으로 사제총 만들어 대낮 여대생에 묻지마 발사

    대낮 대구에서 30대 남성이 여대생에게 장난감을 개조한 사제 권총을 쏘는 사건이 발생했다. 15일 오전 11시 38분 대구시 남구 대명동 대구여상 앞길에서 석모(39)씨가 길 가던 여대생(21)에게 사제 총 여러 발을 쐈다. 여대생은 턱 쪽에 한 발을 맞았으나 다행히 찰과상을 입었을 뿐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석씨가 발사한 권총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장난감 플라스틱 권총의 실린더를 개조해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석씨는 이 권총에 납 탄을 넣어 쏜 것으로 알려졌다. 여대생은 석씨와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이며, 상처가 경미해 그냥 귀가했다가 뒤늦게 찾아온 경찰에 피해사실을 전했다. 석씨는 사건 직후 길거리를 배회하다 ‘탕’ 소리를 들은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격투를 벌이다 붙잡혔다. 검거 당시 석씨는 지니고 있던 흉기를 휘두르는 등 완강하게 저항했으며, 경찰은 전기 충격기 등을 사용해 그를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두 명이 손가락 골절상 등의 상처를 입었다. 경찰은 석씨로부터 사제 권총 한 정과 과일 칼 한 개를 압수했다. 또 석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사제 권총을 만든 방법 등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석씨는 경찰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석씨는 시중에 유통되는 플라스틱 권총을 개조, 납을 장전해 사용했다”면서 “맞는 부위에 따라 위험할 수도 있지만 살상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민간인이… 서울 도심서 권총 자살

    민간인이… 서울 도심서 권총 자살

    서울 한복판에서 민간인이 권총으로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총기의 출처와 입수 경위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2일 신길동의 한 식당 안에서 주인 오모(5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 23분쯤 “오씨가 자살한 것 같다”는 오씨의 전 부인 장모(54)씨의 119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오씨가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발견 당시 오씨는 식당 2층 방에서 머리 우측 관자놀이 부근에 총상을 입고 오른손에 총을 쥔 채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총알은 한 발 발사됐고 탄창에 남아 있는 총알은 없었다. 탄피 한 알과 사용하지 않은 실탄 한 알이 각각 숨진 오씨의 시신 오른쪽과 베개 밑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사고 시간은 새벽으로 추정된다”면서 “문이 안에서 잠긴 데다 침입 흔적이 없고 현장이 흐트러지지 않아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말했다. 유서나 메모는 발견되지 않았다. 오씨가 사용한 총기는 미국 제닝스사에서 1980~90년대에 제작한 22구경 모델 J22 권총이다. 가격이 저렴해 유럽 몇몇 국가로 수출되고 미국에서는 호신용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권총이 경찰이나 군에서 보유하거나 관리 중인 총기는 아니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오씨가 사용한 총기가) 밀수품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군과 합동으로 입수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오씨 부부는 3년 전부터 별거를 해 오다 사고 전날 이혼 판결 통지를 받았다. 지난 11일 오씨는 전 부인 장씨와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하고 헤어졌다. 장씨가 다음 날 오전 7~8시쯤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었지만 오씨는 답이 없었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장씨가 오씨가 살고 있는 식당을 찾았지만 문이 잠겨 있어 119에 신고했다. 한편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국내에서 소지가 허가된 총포는 모두 18만 8000여정이다. 이 가운데 10만 3000정은 개인이 소지하는 총기다. 종류별로는 공기총이 11만 5000정으로 가장 많고, 엽총이 뒤를 잇는다. 하지만 오씨처럼 당국으로부터 소지 허가를 받을 수 없는 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과 총기 규모는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경찰청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유정복(현 안전행정부 장관) 의원에게 제출한 ‘2008~2011년 총기소지 허가 및 안전관리 실태’ 자료에 따르면 범죄 경력자 2333명이 엽총 등 총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범 우려가 있는 우범자 374명에 대해선 경찰은 총기 소지를 불허했다. 무허가 총기가 강력범죄의 잠재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美상원, 총기구매자 신원·전과 조회 합의

    지난해 12월 미국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최악의 총기 참사를 계기로 추진돼 온 총기 규제대책 가운데 총기 구매자에 대한 예외 없는 신원·전과 조회 조치가 미 상원에서 초당적으로 합의됐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지해 온 공격무기·대용량 탄창 거래 금지는 빠져 반쪽짜리 합의라는 지적도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상원은 10일(현지시간) 총기 규제 종합대책으로 논의돼 온 방안 가운데 총기 거래자에 대한 신원·전과 조회를 모든 상업적 총기 거래자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면허가 있는 거래상에게서 총기를 구입할 때만 전과를 조회하도록 돼 있다. 이번 협상 타결을 주도한 민주당 조 맨신(웨스트버지니아) 의원과 공화당 팻 투미(펜실베이니아) 의원은 “총기 판매점은 물론 총기 전시회나 인터넷상에서 이뤄지는 거래까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총기 소지 지지 여론이 강한 지역 출신인 맨신 의원은 “이번 대책으로 범죄자나 정신이상자가 무기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총기권을 옹호하는 지역구를 둔 투미 의원도 “범죄 전력 조회가 총기 규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정헌법 2조에서 보장한 총기 소유권을 침해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상식일 뿐”이라고 말했다. 상원은 이 법안을 이르면 11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에 합의된 조치는 친척 등 개인 간 거래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며, 기존 총기 소유자는 새로 등록할 필요가 없다.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에서는 통과가 유력하나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오바마 대통령과 일부 민주당 의원이 지지해 온 공격무기 및 대용량 탄창 거래 금지 등의 조치는 이번에 논의조차 되지 않아 양당 의원들이 추가적 총기 규제 조치에 대해 합의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는 의회 표결을 앞두고 10일 시카고 고등학교 등을 방문, 총기 규제의 당위성을 역설하며 총기 폭력 자제를 눈물로 호소했다. 미셸은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에서 축하 공연을 한 지 일주일 만에 총격으로 숨진 흑인 여고생 하디야 펜들턴을 거론하며 “하디야는 나였고 나는 하디야였다”며 “그러나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꿈꾸던 삶을 이뤘지만 하디야는 그러지 못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여전히 총기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CNN은 지난 9일 뉴저지주에서 4세 어린이가 집에 있던 22구경 장총을 쏴 함께 놀던 6세 어린이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테네시주에서 4세 어린이가 친척 아주머니를 권총으로 쏴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서울 도심 한복판서 민간인 권총자살

    서울 도심 한복판서 민간인 권총자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한 식당 내에서 주인 오모(59)씨가 권총으로 자살했다고 밝혔다. 오씨의 부인은 이날 오전 9시20분쯤 식당 안에서 오씨의 시신을 발견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오씨가 권총에 총알 1발을 장전한 뒤 오른쪽 머리에 발사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씨가 자살에 사용한 권총은 22구경으로 정상 경로를 통해 입수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 시간은 새벽으로 추정되며 아직 자세한 정황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씨는 그 동안 부인과 이혼 문제로 갈등을 빚어오다가 전날 법원으로부터 이혼 판결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오씨의 자살 동기와 함께 권총 입수 경로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DB를 열다] 1963년 전무후무한 군인들의 데모

    [DB를 열다] 1963년 전무후무한 군인들의 데모

    전무후무한 군인들의 데모 현장을 담은 사진이다. 1963년 3월 15일 낮 12시 10분 국가재건최고회의 건물 앞마당에 권총을 찬 현역 군인 6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계엄령을 선포하라, 군정을 연장하라, 박정희 의장은 민정에 참여하라, 구태의연한 정치인들의 정치활동을 즉시 중지시켜라 등의 6개 항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지프 위에 오른 소령이 건의문을 외치자 다른 군인들이 복창했다. 사병 30여명이 이들을 호위하고 있었다. 박정희 의장은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군인들을 철수시키라고 지시했고 이에 사령관이 직접 현장으로 나갔지만, 이들은 본 척도 하지 않고 시위를 계속했다. 시위에 가담한 군인 49명은 당일 체포되어 구속되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석방되었다. 박정희는 5·16으로 권력을 장악한 뒤 정치에 참여하지 말고 물러나라는 압력을 받았다. 결국, 1963년 2월 박정희는 민정에 참여하지 않고 군은 중립을 지키겠다는 선언을 한다. 그러나 이것은 마지못해 한 것이었다. 그리고 보름 남짓 지나 군인들이 데모를 벌이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박정희는 겉으로는 데모를 한 군인들을 엄중히 다스리라고 지시했지만 속으로는 좋아했을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주었기 때문이다. 박정희는 군인 데모가 있은 바로 다음 날 군정 연장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며 중립 선언 약속을 파기하고 말았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내 애인이 친 아빠?” 충격에 자살한 10대 소녀

    “내 애인이 친 아빠?” 충격에 자살한 10대 소녀

    첫 사랑에 빠진 10대 소녀가 끔찍하게 목숨을 끊었다. 가슴을 설레게 한 남자가 친부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충격을 이기지 못한 때문이다. 비극적인 사건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주의 지방도시 티그레에서 최근 발생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13세 소녀가 권총 자살을 했다. 경찰은 “사망한 소녀의 곁에서 32구경 권총이 발견됐다.”면서 “부검 결과 소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 사용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소녀를 죽음으로 몰아간 건 바로 어머니였다. 이름과 나이가 공개되지 않은 소녀의 어머니는 딸이 연애를 시작한 사실을 알게 된 후 충격에 빠졌다. 딸이 만나고 있는 남자가 소녀의 친부였기 때문이다. 여자가 임신한 뒤 헤어졌던 남자는 과거를 감쪽같이 숨긴 채 친딸을 애인처럼 만나고 있었다. 망설이던 어머니는 “네가 만나고 있는 남자가 바로 네 아버지다.”라고 최근 딸에게 사실을 털어놨다. 충격을 받은 딸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다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소녀가 권총을 구한 경위 등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유엔, 반쪽짜리 무기거래조약 채택

    탱크, 전함 등 재래식 무기 거래를 제한하는 유엔 무기거래조약이 7년간의 노력 끝에 2일(현지시간) 채택됐다. 무기 거래 관련 첫 국제조약으로 의미가 적지 않지만, 초안보다 후퇴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엔은 이날 총회에서 연간 700억 달러(약 78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재래식 무기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의 무기거래조약을 표결해 찬성 154표, 반대 3표, 기권 23표로 채택했다. 북한과 이란, 시리아는 “영토를 보존하기 위해 재래식 무기를 획득할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은 기권했다. 조약은 권총, 소총, 미사일 발사기부터 탱크, 전함, 공격용 헬리콥터까지 재래식 무기의 불법 수출을 규제한다. 수출 규제 대상은 테러조직, 무장반군단체, 조직범죄단체 등이다. 또 민간인이나 학교, 병원 등의 공격에 사용될 수 있는 무기 수출도 금지했다. 조약에 가입하는 각국 정부는 무기 수출 내역을 유엔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앰네스티 등 비정부기구들의 노력으로 7년 전 제시된 초안이 많은 부분에서 뒤틀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당사국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렸고, 특히 세계 최대 무기 거래국인 미국 등의 입김으로 규제 대상이 줄어든 데다 탄약의 수출입 금지 및 무기 거래상 문제에 대한 조항 등이 제기됐다. 유엔에 대한 보고 의무 조항도 일부 국가의 반대로 구체적인 명세를 공개하지 않기로 해 한계를 드러냈다. 또 규제 대상이 재래식 무기에 한정돼 핵·화학·생물학 무기에 대해서는 무용지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각국의 비준 절차도 ‘산 넘어 산’이다. 50개 이상 회원국이 비준한 뒤 90일 이후부터 발효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최대 로비세력인 총기협회(NRA)가 조약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비준 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 상원은 이미 지난달 23일 비준 반대를 통해 조약 가입을 무산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8) 한국 스포츠외교 산증인 김운용 前 IOC 부위원장(상)

    [명사가 걸어온 길] (8) 한국 스포츠외교 산증인 김운용 前 IOC 부위원장(상)

    김운용(82)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을 만나기로 한 건 서울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이었다. 자신의 발자취를 오롯이 모아둔 ‘김운용닷컴’(www.kimunyong.com) 사무실이 입주한 곳이었다. 약속 시간 10분을 앞두고 그가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단정히 빗어 넘긴 머리에 남색 캐시미어 코트, 맞춰 두른 고동색 에르메스 목도리는 현역 시절 그대로였다. 이날은 택시법의 재의결을 요구하며 택시업계가 총파업을 벌인 날이었는데, 그는 기자에게 “택시 스트라이크 때문에 오는 길은 괜찮으셨소”라고 영어를 섞어 말을 건넸다. 말투와 몸짓 하나하나에서 한국 스포츠 외교의 첨병으로 오래 활약한 세월이 묻어났다. 1971년 대한태권도협회장에 취임하며 체육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1986년 IOC 위원, 1988년 IOC 집행위원, 92년 부위원장에 당선돼 활동했다. 그동안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유치,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북 동시 입장, 1994년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승인 등 국민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굵직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들을 진두지휘한 그다. 좌절되긴 했지만 2001년 유색 인종으로는 최초로 IOC 위원장직에 도전, 세계에도 얼굴을 알렸다. 그의 인생을 함축한 ‘올림픽 30년, 태권도 40년’ 문장 속에는 한 사람이 일궜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성취와, 딱 그만큼의 시련이 녹아 있다.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운동과 영어를 유난히 좋아했던 한 소년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를린올림픽이 열린 1936년, 다섯살 나이에 부모님 손을 잡고 대구 만경관에서 ‘민족의 제전’이란 올림픽 기록영화를 본 것은 마치 어제 일처럼 그의 기억에 생생하다. 손기정 선수가 마라톤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면서 난생 처음 느낀 강렬한 두근거림은 어쩌면 훗날 그가 올림픽 무대의 중심에서 일하리라는 자기암시로 작용했는지 모른다. 다섯 살 위의 형은 “동아일보가 손 선수의 일장기를 지워서 큰일이 났다”고 말해줬다. 신문사에서 일하던 부친 김도학(1936년 별세)씨의 영향으로 어린 형제는 또래에 비해 아는 것이 많았다. 대구 조선민보사 기자였다가 서무부장 겸 경리부장으로 일했던 부친은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했고 바이올린과 오르간 연주를 즐겼고 문학에도 소질이 있었다. 부친을 닮아 그는 다재다능한 소년으로 자라난다. 서울 욱구중학교(1945년 해방 후 6년제 경동중학교로 변경, 현 경동고)에서 공부 말고도 복싱·스케이팅·공수도 등 운동이라면 가리지 않고 연마했고, 피아노도 개인 레슨을 받을 정도였다. “나는 과목별 편차가 심했다. 영어는 월등히 뛰어났지만 수학은 형편없었다. 그러나 싸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놀기도 잘하면서 5등 하는 게 1등보다 낫다는 생각이었다.”(저서 ‘미련한 사람은 자기 경험에서 길을 찾고 현명한 사람은 선배에게 길을 찾는다’ 중에서) 특히 영어에 대한 그의 열정은 대단했다. “내 꿈이 외교관, 피아니스트, 국제법 학자가 되는 것이었으니까…. 원래 영어를 좋아했다. 중학교 시절엔 방학 때 다음 학년도 책을 미리 읽고 4학년 때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크리스마스 캐롤’(찰스 디킨스), ‘스케치북’(워싱턴 어빙) 같은 문학 작품도 많이 읽었다. 해방이 되고 미군이 들어왔을 때는 그들이 주둔한 동숭동 서울대에 찾아가 보초들과 회화 연습을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선교사가 세운 연희대(현 연세대)를 택하게 됐다. “그때는 (연희대가) 국제적인 학교라 외국 교사가 많아서 성경도 영어로 1주일에 3시간, 회화도 언더우드 부인이 직접 가르치는 3시간, 영어강독 3시간 등 일주일에 영어만 9시간 공부했다.” 그러나 해방,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근대사의 소용돌이는 그가 외교관의 꿈을 이루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는 대학 2학년이던 1950년 제2회 고등고시 행정 3부(현 외무고시)에 응시한다. 응시원서 마감일인 6월 20일 대학 1학년 수료증과 인지세 2000원을 들고 고시회관에서 원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불과 닷새 뒤 전쟁이 터졌다. 시험은커녕 목숨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인생은, 특히 그런 격동기를 통과하는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고향인 대구로 피란가지 못해 서울에 갇혀 있던 그는 9월 말 서울이 수복되고 나서 육군본부에서 국제연합 연락장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된다. 병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때라 징집 공고가 곳곳에 나붙었는데, 국군과 미군의 공조를 위해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 역시 절실했던 것이다. 당시 19세이던 그는 연희대 학도호국단 사무실에 가서 2학년 재학증명서를 뗀 뒤 이를 4학년으로 고치고 나이도 응시 자격인 21세로 올리는 ‘문서 위조’를 감행하면서 지원한다. 1951년 12월 그는 보병 중위로 임관해 동해안을 지키는 5사단의 사단장 전속부관으로 발령받는다. 인생의 항로는 바뀔지언정 목적지를 바꾸지 않는 것은 그의 영민함 덕이었다. 영어가 나침반이 됐다. 엉겁결에 군인이 됐지만 그는 좋아하는 영어책을 놓지 않았다. 외교관이 될 수 없다면 군사외교 분야에서 활동하면 됐다. 기회는 적극적으로 구하는 사람에게 왔다. 1953년 1월 1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미국 보병학교 훈련 시험에 합격해 조지아주 포트 베닝의 보병학교를 다녀온 것을 비롯해 세 차례나 군사유학을 다녀왔다. “요즘 한창 얘기하는 드론(첨단 무인폭격기)을 1955년에 벌써 공부했다. 산 영어를 많이 하니까 (나를) 써먹기 좋잖아. 직업군인도 아닌데 (군대에서) 내보내지를 않았다. 사단장, 군단장, 군사령관, 참모총장의 전속부관으로 일했다. 참모총장이 미8군과 매일 접촉해 탄약이나 기름을 지원받던 때였으니….” 1960년 4·19 혁명 당시엔 계엄사령관이었던 송요찬 참모총장의 부관으로 일했고 다음해 5·16 군사쿠데타 이후 송 장군이 내각수반(총리)에 오르면서 의전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중령으로 예편한 뒤 1963년 8월 주미대사관 참사관이 돼 워싱턴으로 갔지만 1968년 무장공비 김신조 사건, 푸에블로호 피랍 사건 등이 일어나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되자 청와대에서 미국담당 1급 비서관으로 일하라는 전갈을 받고 귀국한다. 하지만 정치적인 이해가 맞물리면서 경호실 보좌관(차장 1급)으로 발령이 난다. 그 뒤 6년 동안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한다. 조금 길지만 그의 육성 증언을 옮겨본다. “장군을 맨 처음에 뵌 건 1954년 2군단 소속으로 강원도 화천에서 포병사령관을 할 때였다. 나는 막 미국 유학을 다녀온 상태였다. 세 번째 유학을 마치고 1군사령부 비서실에 있을 때 그분은 작전참모부장이었는데, 비서실이 참모장 소속이었다. 그때 장군들은 주말이 되면 자유당에 ‘사바사바’하러 다녔는데 박 장군은 안 그랬다. 휘하에 소령이나 대위들 데리고 골목에서 막걸리를 마셨다. 그러다 우리를 만나면 ‘김 소령 어디가, 한 잔 할래?’ 하고 말도 건넸다. 인정이 많은 분이셨다. 판공비를 본인이 안 쓰고 다 나눠줬는데, 나도 많이 얻어 썼다. 그분의 성품이 드러나는 얘기가 두 가지 있다. 상관이었던 송요찬 장군이 1963년 동아일보에 ‘군은 민정이양하고 복귀하라’는 성명서를 낸 뒤 구속됐잖나. 그걸 풀어주고 송 장군이 나온 뒤에 딸을 하버드 법대에서 공부시키는 걸 도와줬다. 자신이 한 번 친 사람들도 후에는 명예회복을 해줬다. 순경 시켜서 ‘누가 줬다고 말하지 말고 가족에게 갖다주라’며 도움을 주기도 하고. 그러니까 따르는 사람이 많았다. 개인적인 에피소드도 있는데, 내가 출장 다녀오면서 여비를 털어서 카디건 같은 걸 사오면 ‘이런 거 왜 사왔어’하며 나무라셨다. 선물 같은 건 당연한 건 줄 알고 ‘좀 더 사오지’ 할 법도 한데, 그 정도로 인정이 있는 분이었다. 5·16 후에는 박 장군이 내각 수반으로 왔을 때 의전비서관으로 있었다. 1968년 청와대 경호실 차장으로 가서 6년간 모시다가 육영수 여사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 나왔다. 경호실에 가려고 해서 간 게 아니었지만 막상 가보니 (경호실이) 권총만 차는 데가 아니고 미국 식으로 서비스, 즉 공공 업무를 하는 곳이었다. 다른 기관들과 협력도 해야 하고 사전 경비를 위한 장비도 준비해야 하고…. 경호실에 있으면서도 다른 심부름(군사원조 관련)도 많이 했다. 육영수 여사가 돌아가시고 나서 나는 나가지 않아도 됐지만 책임지고 나왔다. 사표를 냈더니 박 대통령이 부르더라고. 장례식 때문에 좀 가다듬고 나서 부르는 거라면서 봉투를 줬다. ‘다시 부를 테니까 가 있어’ 했다. 그런데 그 후에 자신이 암살당했으니…나는 (청와대를) 나와서 태권도만 열심히 했다. 1971년에 유신정우회에서 국회의원 제의도 들어오긴 했는데 내가 고사했다. 4·19 때 자유당이 하루저녁에 무너지는 걸 다 봤는데…절대 안한다고 했다.” 육 여사 묘소에 참배를 하고 청와대를 떠난 김 전 부위원장은 1971년 태권도협회 회장에 취임하면서 스포츠계와 인연을 맺게 된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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