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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리아 칼라스 대기실 쓰고 우승했어요”…K클래식 또 일냈다

    “마리아 칼라스 대기실 쓰고 우승했어요”…K클래식 또 일냈다

    지난해 세계적 권위의 베르디 국제 성악콩쿠르에서 우승했던 바리톤 강해(30)가 이번엔 포르투갈 최대 성악 콩쿠르에서 낭보를 전했다. 강해는 14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상카를루스 국립극장에서 마친 카스카이스 오페라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전체 대상을 차지했다. 전 세계 쟁쟁한 300명의 성악가와 경쟁해 거둔 성과다. 카스카이스 오페라 콩쿠르는 세계적인 콩쿠르를 목표로 몇 년에 걸친 준비 끝에 이번에 새로 개최한 대회다. 18~32세 사이 전 세계 성악가가 참가할 수 있다. 예술감독 겸 심사위원장은 바리톤 세르게이 레이페르쿠스가 맡았고 세르비아 국립극장 수석 오페라 감독인 알렌산다르 니콜리치, 빈 국립오페라극장 캐스팅 디렉터 로베르트 쾨르너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톰 우즈의 지휘로 오케스트라 신포니카 포르투게사가 연주했다. 300명 중 예심을 거쳐 30명의 성악가가 현장 본선을 치렀다. 1차는 2곡을, 준결선에서는 3곡을 연달아 불러 성악가들에게도 체력 소모가 만만치 않았다. 결선에서도 2곡을 연속으로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불러야 했다. 강해는 결선에서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아리아 ‘당신은 이미 소송에서 이겼어요’, 로시니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의 아리아 ‘나는 거리의 만물박사’를 불러 우승을 차지했다.강해는 “결선이 열린 극장이 세계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가 섰던 극장”이라며 “제가 받은 대기실이 마리아 칼라스가 쓰던 곳이더라”고 말했다. 임의로 방을 배정받았는데 극장장이 강해의 대기실을 찾아오더니 “여기가 마리아 칼라스가 쓰던 대기실이다”라고 말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강해는 고교 3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성악을 시작한 늦깍이 성악가다. 그는 “유학 나와서 한동안 슬럼프가 있었는데 그 기간에 엄청 노력해서 베르디 콩쿠르 때부터 보상받는 것 같다. 작년에 결혼했는데 아내가 정말 많이 도와준 덕분”이라며 “제가 잘될 거란 생각을 못 했는데 우승까지 했다”고 웃었다. 자신의 이름이 우승자로 호명되는 순간 ‘이걸 내가 받는다고?’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이번 우승으로 강해는 1만 유로(약 148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이와 더불어 내년 5월 극장에서 무대에 올리는 가에타노 도니제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의 주역으로 설 기회도 얻었다. 2년 연속 큰 규모의 콩쿠르에서 우승해 바쁜 성악가가 됐지만 강해는 “꼭 우승하고 싶은 콩쿠르가 있다”며 또 다른 꿈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베이스 스테파노 박(한국명 박재성)이 우승한 오페랄리아가 바로 그 꿈의 대회다. 오페랄리아는 명품 시계 브랜드인 롤렉스가 후원하는데 청중상을 받은 성악가는 명품 시계를 선물로 받아 우승만큼이나 성악가들이 받고 싶은 상으로 유명하다. 강해는 “나이 제한이 2년밖에 안 남아서 못 나가게 되기 전에 꼭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콩쿠르에서 강해 말고도 베이스바리톤 길병민이 대상 다음인 1위에 올랐다. 1위는 남녀 각 1명씩 뽑고 2등, 3등은 성별과 관계없이 뽑는다.
  • 아시아 셔틀콕 복식 여왕, 19년 만에 되찾다

    아시아 셔틀콕 복식 여왕, 19년 만에 되찾다

    한국 배드민턴 간판 백하나(MG새마을금고)-이소희(인천국제공항)가 한국 선수로는 19년 만에 아시아개인선수권대회 여자복식에서 우승했다. 세계 2위 백하나-이소희는 14일 중국 닝보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4 아시아선수권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7위 장수셴-정위(중국)를 게임 점수 2-0(23-21 21-12)으로 물리치고 정상을 밟았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했던 백하나-이소희는 2년 연속 결승에 진출해 기어코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의 아시아선수권 여자복식 우승은 2005년 이경원-이효정 이후 처음이다. 이날 현장에서 이경원 대표팀 코치가 백하나-이소희를 직접 지도해 우승의 의미를 더했다. 백하나-이소희는 장수셴-정위를 상대로 지난 1월 말레이시아 오픈 준결승 패배를 설욕하며 상대 전적 3승1패를 기록했다. 지난달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 정상을 밟았던 백하나-이소희는 메이저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하며 올여름 파리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1게임에서 백하나-이소희는 탄탄한 수비와 정확한 스트로크로 앞서나갔다. 전날 세계 4위 류성수-탄닝(중국)을 상대로 예방 주사를 맞은 것처럼 경기가 쉽게 풀렸다. 9-8에서는 연속 7득점을 하며 16-8로 달아나 손쉽게 기선을 제압하는 듯했다. 하지만 완급 조절이 살아난 장수셴-정위에게 연속 7점을 내주며 18-16으로 쫓기는 등 분위기가 급변했다. 하지만 21-21에서 중국의 실수가 거푸 나오며 1게임을 챙겼다. 2게임은 10-10까지는 접전이었다가 100차례 가까운 랠리가 오간 끝에 이소희의 스매시를 중국이 제대로 받아내지 못한 뒤 급격히 승부가 기울었다. 연속 5득점을 하며 14-10으로 간격을 벌린 백하나-이소희는 한 점을 내준 뒤 다시 연속 5득점을 해 19-11로 달아나 승부를 갈랐다. 혼합복식 결승에서는 세계 4위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이 3위 펑옌저-황둥핑(중국)에게 1-2(21-13 15-21 14-21)로 역전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서승재-채유정은 프랑스오픈 결승 패배에 이어 한 달 만에 또 결승에서 지며 상대 전적 1승4패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 배드민턴은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여자단식 세계 1위 안세영(삼성생명)은 8강전에서 세계 6위 허빙자오(중국)에게 0-2로 패하며 탈락, 아쉬움을 남겼다.
  • 노래하는 교장쌤 인생 2막은 ‘어른 마음 보듬기’

    노래하는 교장쌤 인생 2막은 ‘어른 마음 보듬기’

    기타를 치며 버스킹을 하는 교장선생님, 국내 1호 ‘모험놀이 상담가’, 9집 앨범을 낸 가수이자 10여권의 책을 쓴 작가…. 방승호(63) 전 은평문화예술정보학교 교장이 35년간 교직 생활을 하며 쌓아 올린 수식어들이다. 우스꽝스러운 가발을 쓰고 깔깔 웃으며 움츠러든 학생들에게 손을 내밀고 게임에 빠진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 PC방을 만든 방 전 교장은 ‘노래하는 교장쌤’ 또는 ‘괴짜 교장쌤’으로 유명하다. 방 전 교장은 지난해 3월 교편을 내려놓은 뒤 인생 2막을 열었다. 퇴임 직후 래퍼 아웃사이더와 함께 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보듬는 노래 ‘콜드 블루, 골목길’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K-디아스포라’라는 신곡을 발표했다. 전 세계 각지에서 한국인의 정신을 이어 가는 한인 청년들을 향한 응원을 다채로운 국악 선율과 ‘싱잉 랩’(랩 가사에 멜로디를 얹어 노래하듯 구사하는 랩)으로 전한다. “습관에 의해서만 살고 싶지 않아” 환갑을 넘은 나이에 랩에 도전했단다. ‘콜드 블루, 골목길’을 준비하면서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던 작곡가(썬더 드래곤)와 만나 랩에 눈을 떴다. “처음엔 랩이 너무 빨라서 어려웠어요. 그런데 9개월 정도 연습을 하다 보니 저에게 없던 목소리가 탁 하고 튀어나오더라고요.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한 거죠.” 1988년 기술 교사로 처음 교단에 선 방 전 교장은 마음의 문을 닫은 학생들을 위해 교직을 바쳤다. 놀이와 상담을 결합한 ‘모험놀이’를 통해 학생들의 마음의 문을 열고, 직접 작곡한 ‘금연송’을 부르며 학생들의 흡연율을 0%로 낮췄다. 아현산업정보학교 교장 시절, 교장의 권위를 내던지고 재치와 익살을 내세워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어했던 학생들을 변화시킨 경험은 다큐멘터리 영화 ‘스쿨 오브 락(樂)’으로 탄생했다. “교직에서 내려온 뒤에도 교육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더 자유롭게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돼 감사하죠.” 2021년 개봉한 영화가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으며 강연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12월에는 그간의 경험을 담은 책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샘터사)를 펴냈다. 요즘은 어른들을 대상으로도 상담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게임에 과몰입하는 학생들에게 효과를 봤던 상담 기법인 ‘백팔(108) 질문’을 성인들에게도 하기 시작했다. 방 전 교장으로부터 매일 좋은 글귀와 함께 질문을 하나씩 받고,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힘을 키워 간다. “저 스스로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하며 삶을 창의적으로 살아가는 법을 깨닫고 있습니다.” 방 전 교장은 백팔 질문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는 과정을 책으로 쓰고 있다. 올여름에는 또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장 재직 시절 만났던, 몸이 편찮으신 부모를 부양하기 위해 힘들게 아르바이트를 하던 학생의 이야기를 담았다. “매년 노래 1곡과 책 1권을 발표하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 19년 전 우승한 이경원 코치 앞에서 백하나-이소희, 亞선수권 여자복식 정복

    19년 전 우승한 이경원 코치 앞에서 백하나-이소희, 亞선수권 여자복식 정복

    한국 배드민턴 간판 백하나(MG새마을금고)-이소희(인천국제공항)가 한국 선수로는 19년만에 아시아개인선수권대회 여자복식에서 우승했다. 세계 2위 백하나-이소희는 14일 중국 닝보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4 아시아선수권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7위 장수셴-정위(중국)를 게임 점수 2-0(23-21 21-12)으로 물리치고 정상을 밟았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했던 백하나-이소희는 2년 연속 결승에 진출해 기어코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의 아시아선수권 여자복식 우승은 2005년 이경원-이효정 이후 처음이다. 이날 현장에서 이경원 대표팀 코치가 백하나-이소희를 직접 지도해 우승의 의미를 더했다. 백하나-이소희는 장수셴-정위를 상대로 지난 1월 말레이시아 오픈 준결승 패배를 설욕하며 상대 전적 3승1패를 기록했다. 지난달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 정상을 밟았던 백하나-이소희는 메이저 2개 대회 연속 우승하며 올여름 파리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1게임에서 백하나-이소희는 탄탄한 수비와 정확한 스트로크로 앞서나갔다. 전날 세계 4위 류성수-탄닝(중국)을 상대로 예방 주사를 맞은 것처럼 경기가 쉽게 풀렸다. 9-8에서는 연속 7득점 하며 16-8로 달아나 손쉽게 기선을 제압하는 듯했다. 하지만 완급 조절이 살아난 장수셴-정위에게 연속 7점을 내주며 18-16으로 쫓기는 등 분위기가 급변했다. 하지만 21-21에서 중국의 실수가 거푸 나오며 1게임을 챙겼다. 2게임은 10-10까지는 접전이었다가 100차례 가까운 랠리가 오간 끝에 이소희의 스매시를 중국이 제대로 받아내지 못한 뒤 급격히 승부가 기울었다. 백하나의 스매시가 이어졌고, 체력이 고갈된 정위는 실수를 남발했다. 연속 5득점 하며 14-10으로 간격을 벌린 백하나-이소희는 한 점을 내준 뒤 다시 연속 5득점 하며 19-11로 달아나 승부를 갈랐다. 혼합복식 결승에서는 세계 4위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이 3위 펑옌저-황동핑(중국)에 1-2(21-13 15-21 14-21)로 역전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서승재-채유정은 프랑스오픈 결승 패배에 이어 한 달 만에 또 결승에서 지며 상대 전적 1승4패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 배드민턴은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여자단식 세계 1위 안세영(삼성생명)은 8강전에서 세계 6위 허빙자오(중국)에 0-2로 패하며 탈락, 아쉬움을 남겼다.
  • 탈북 공학도·사격 황제·가수 국회 입성… 2명은 재선으로 ‘금배지’

    탈북 공학도·사격 황제·가수 국회 입성… 2명은 재선으로 ‘금배지’

    22대 총선을 통해 ‘스타’ 체육인부터 가수, 초등교사 등 다양한 배경의 인사들이 46개 비례대표 의석을 채우게 됐다. 11일 확정된 비례대표 정당 득표 결과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36.7%로 18석,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26.7%로 14석, 조국혁신당이 24.3%로 12석, 개혁신당이 3.6%의 득표율로 2석을 확보했다. 국민의미래는 여성 장애인 변호사인 최보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권경영위원을 비롯해 ‘탈북 공학도’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2번)과 최수진 한국공학대 특임교수(3번)가 일찌감치 국회 입성을 확정 지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사격 황제’ 진종오 전 대한체육회 이사(4번)도 배지를 달았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인 김예지 의원(15번)은 또다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지낸다. 외교안보 전문가로 첫 여군 육군 소장을 지낸 강선영 전 육군 항공작전사령관(5번)과 김건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6번), 유용원 전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12번) 등이 국회에서 활동하게 된다.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8번)과 대통령직 인수위원 출신인 김민전 경희대 교수(9번), 박준태 크라운랩스 대표이사(18번)도 당선이 확정됐다. 김장겸 전 MBC 사장(14번)도 국회에 들어간다. 전북 지역에서 정치를 해 온 조배숙 전 의원(13번)도 비례대표로 5선을 확정 지었다. 더불어민주연합에서는 여성 시각장애인 서미화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1번)을 비롯해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2번),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백승아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3번) 등 다채로운 경력의 인물들이 당선됐다. 기본소득당 비례대표였던 용혜인 의원(6번)도 김예지 의원처럼 ‘비례 재선’이 됐고 의대 증원에 적극 찬성했던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12번)도 국회의원이 됐다. 오세희 전 소상공인연합회장(7번), 영화평론가 출신 강유정 강남대 교수(9번)도 배지를 달게 됐고 정을호 더불어민주연합 사무총장은 14번으로 비례대표 막차를 탔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전략이 통하며 조국혁신당도 12명의 비례대표를 냈다. 박은정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1번)과 조국 대표(2번)를 비롯해 신장식 변호사(4번),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재판 중인 황운하 의원(8번),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으로 재판 중인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본부장(10번) 등이 22대 국회에서 강하게 검찰 개혁을 주장할 전망이다. 바른음원협동조합 이사장인 가수 리아(본명 김재원)도 비례 7번으로 배지를 단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전 한동대 교수(6번)도 여의도에 입성한다. 이준석 대표의 지역구 당선과 함께 3% 득표율을 넘긴 개혁신당은 비례 1번인 이주영 전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응급의학과 교수(6번)와 2번인 천하람 변호사가 당선됐다.
  • 탈북 공학도·사격 황제·가수 국회 입성… 2명은 재선으로 ‘금배지’

    탈북 공학도·사격 황제·가수 국회 입성… 2명은 재선으로 ‘금배지’

    22대 총선을 통해 ‘스타’ 체육인부터 가수, 초등교사 등 다양한 배경의 인사들이 46개 비례대표 의석을 채우게 됐다. 11일 확정된 비례대표 정당 득표 결과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36.7%로 18석,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26.7%로 14석, 조국혁신당이 24.3%로 12석, 개혁신당이 3.6%의 득표율로 2석을 확보했다. 국민의미래는 여성 장애인 변호사인 최보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권경영위원을 비롯해 ‘탈북 공학도’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2번)과 최수진 한국공학대 특임교수(3번)가 일찌감치 국회 입성을 확정 지었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사격 황제’ 진종오 전 대한체육회 이사(4번)도 배지를 달았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인 김예지 의원(15번)은 또다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지낸다. 외교안보 전문가로 첫 여군 육군 소장을 지낸 강선영 전 육군 항공작전사령관(5번)과 김건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6번), 유용원 전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12번) 등이 국회에서 활동하게 된다.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8번)과 대통령직 인수위원 출신인 김민전 경희대 교수(9번), 박준태 크라운랩스 대표이사(18번)도 당선이 확정됐다. 김장겸 전 MBC 사장(14번)도 국회에 들어간다. 전북 지역에서 정치를 해 온 조배숙 전 의원(13번)도 비례대표로 5선을 확정 지었다. 더불어민주연합에서는 여성 시각장애인 서미화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1번)을 비롯해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2번),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백승아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3번) 등 다채로운 경력의 인물들이 당선됐다. 기본소득당 비례대표였던 용혜인 의원(6번)도 김예지 의원처럼 ‘비례 재선’이 됐고 의대 증원에 적극 찬성했던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12번)도 국회의원이 됐다. 오세희 전 소상공인연합회장(7번), 영화평론가 출신 강유정 강남대 교수(9번)도 배지를 달게 됐고 정을호 더불어민주연합 사무총장은 14번으로 비례대표 막차를 탔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전략이 통하며 조국혁신당도 12명의 비례대표를 냈다. 박은정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1번)과 조국 대표(2번)를 비롯해 신장식 변호사(4번),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재판 중인 황운하 의원(8번),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으로 재판 중인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본부장(10번) 등이 22대 국회에서 강하게 검찰 개혁을 주장할 전망이다. 바른음원협동조합 이사장인 가수 리아(본명 김재원)도 비례 7번으로 배지를 단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전 한동대 교수도 여의도에 입성한다. 이준석 대표의 지역구 당선과 함께 3% 득표율을 넘긴 개혁신당은 비례 1번인 이주영 전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응급의학과 교수와 2번인 천하람 변호사가 당선됐다.
  • 황석영 ‘철도원 삼대’ 英 부커상 최종 후보에

    황석영 ‘철도원 삼대’ 英 부커상 최종 후보에

    황석영(81) 작가의 ‘철도원 삼대’ 영문판(Mater 2-10)이 노벨문학상과 함께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의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쇼트리스트)에 올랐다. 부커상은 지난 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기존 1차 후보(롱리스트) 13편 중 황 작가의 작품을 포함한 6편의 작품을 최종 후보로 좁혔다고 공지했다. 황 작가의 작품은 소라 김 러셀과 영재 조세핀 배가 영어로 옮겼다. 앞서 부커상은 이 작품을 “한 세기 한국사를 엮은 서사적 이야기로 일제강점기부터 시작해 해방을 거쳐 21세기에 이르기까지 평범한 노동자의 삶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작가는 2019년에도 ‘해질 무렵’으로 맨부커 인터내셔널 1차 후보에 올랐었다. 그가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한강 작가는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2016년 ‘채식주의자’로 이 상을 받았고 2018년에도 소설 ‘흰’으로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다. 한국문학은 2022년에는 정보라 작가의 ‘저주 토끼’, 지난해에는 천명관 작가의 ‘고래’가 각각 최종 후보에 오르며 꾸준히 부커상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 황보름 작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일본 서점대상 1위

    황보름 작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일본 서점대상 1위

    황보름(43) 작가의 장편소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10일 열린 ‘2024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아쿠타가와상, 나오키상과 함께 일본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서점대상은 교수나 작가, 평론가가 아닌 서점 직원들이 직접 투표에 참여하는 점에서 차별화되는 문학상이다. 권위와 동시에 대중성을 갖춘 상으로도 평가된다. 이날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시상식에 직접 참석한 황 작가는 수상소감에서 “이렇게 살아도 되는지 마음이 흔들리고 일도 잘 풀리지 않을 때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면서 “세상이 주목하는 자리에서 물러난 인물들을 통해, 어느 길로 가든 삶은 이어진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내가 그랬던 것처럼 경로를 이탈한 것처럼 보이는 모든 사람을 응원한다”고도 덧붙였다. 출판사 클레이하우스에 따르면 이 책은 밀리의서재에서 전자책으로 먼저 나온 뒤 독자들의 요청으로 종이책으로 발간됐다. 2022년 1월 출간 후 한국에서 25만부 판매된 베스트셀러다. 일본에서는 ‘드래곤볼’, ‘슬램덩크’, ‘원피스’ 등을 출간한 대형 출판사 슈에이샤에서 책을 냈다. 번역가 마키노 미카가 일본어로 옮겼다. 일본 서점대상은 2004년 제정됐다. 서점 직원들이 ‘가장 팔고 싶은 책’을 투표해서 수상작을 결정한다. 2012년부터 번역소설 부문도 시상했다. 한국소설이 이 부문 1위를 차지한 건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2020년), ‘서른의 반격’(2022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 “이것은 K-드라마인가? 아니다. 한국 선거방송이다”

    “이것은 K-드라마인가? 아니다. 한국 선거방송이다”

    한국 방송사들의 총선 개표방송이 흥미로운 시도라는 외신의 평가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이것은 K-드라마인가? 아니다. 한국 선거의 밤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주요 방송사들이 총선 개표방송을 소개했다. 매체는 한국 총선 개표방송을 주목하며 대중문화, 인공지능(AI), 그래픽을 활용해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SBS가 2003년 처음 방영돼 큰 인기를 끈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패러디한 장면과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미션 임파서블’을 모방한 장면을 개표방송에서 내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BBC는 KBS가 개표방송에서 AI로 구현한 후보들의 아바타가 랩 배틀을 하는 코너를 준비했다는 점도 주목했다. 아바타는 공약 정책을 개사한 음원으로 노래와 춤을 뽐낼 것으로 전해졌다.“선거쟁점 흐릴 수 있다”…일부 부작용 우려도 외신은 방송사들의 이런 시도를 둘러싼 명암을 조명하기도 했다. 지루하지 않게 젊은 유권자들을 사로잡았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부각됐다.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과 컴퓨터 그래픽 덕분에 정치인들의 권위주의적 이미지가 더 접근하기 쉬워지면서 정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젊은층의 반응을 소개했다. 다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AI, 그래픽 등을 동원한 개표방송이 시청률을 높일 수 있지만 선거 쟁점들의 중요성이 간과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한편 한국방송협회 산하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는 이날 “지상파 방송 3사(KBS, MBC, SBS)는 어려운 대내외적 여건 속에서도 신속한 선거 예측을 통해 국민의 알 권리와 선거 피로감 해소, 공정한 선거관리에 대한 검증이라는 공적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방송3사 공동출구조사’는 한국리서치, 코리아리서치, 입소스주식회사 3개 조사기관이 수행한다. 총 사업이 72억 8000만원이 소요된다. 선거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2000여개 투표소에서 투표자 약 5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다. 출구조사 결과는 선거마감 시각인 오후 6시 방송3사를 통해 공표된다.김철우 KEP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는 막대한 비용이 투자된 방송3사의 지적재산으로 방송3사 허락 없이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한 것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한한 불법”이라며 무단 인용보도에 대해 적극적인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KEP가 발표한 출구조사 인용기준에 따르면 기준을 적용받는 매체는 종편, 신문, 포털 뿐 아니라 유튜브 채널도 해당된다. 출구조사결과 인용은 매체 형태에 상관없이 지상파3사에서 모두 공표된 지역에 한 해 상당한 시간차를 두고 인용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다. 각 정당별 의석수는 오후 6시 30분 이후, 각 지역구 당선자 예측결과는 오후 7시 이후 인용할 수 있다.
  • “국가안보에 위협” 스웨덴, ‘20년 체류’ 中언론인 추방

    “국가안보에 위협” 스웨덴, ‘20년 체류’ 中언론인 추방

    스웨덴 당국이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인 언론인 1명을 추방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문제의 언론인은 스웨덴에 20년 정도 체류한 57세 여성이다. 추방과 관련한 공식적인 혐의는 안보기밀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스웨덴 공영방송 SVT는 추방된 언론인이 자신의 웹사이트에 기사를 게재하고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관에서 기사와 연계된 자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 정부와 재계 대표단의 스웨덴 방문을 주최하고 스웨덴 관리들과의 회동을 주선하려고도 했다고 STV는 전했다. 해당 언론인은 지난해 10월에 구속됐고, 스웨덴 이민국에서 추방 명령을 받았다. 이민법원은 관련 소송에서 이민국의 명령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스웨덴 안보국의 한 대변인은 “안보국의 임무는 스웨덴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스웨덴인이 아닌 이들, 스웨덴 안보에 위협을 제기하는 이들이 스웨덴에 살거나 정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중립 노선을 내세웠던 스웨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위협을 느끼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나서는 등 진영 구축에 동참하고 있다. 스웨덴은 지난 2월 발표한 연례 위협평가 보고서에서 러시아, 중국, 이란 등 권위주의 국가를 자국 안보 위험 요소로 지목했다. 스웨덴은 냉전 시대에도 중국과 일찌감치 교류를 시작해 무난한 관계를 맺어왔으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가 스웨덴 언론을 헤비급 권투선수(중국)에 도발하는 라이트급 선수에 빗대며 비하하는 발언을 하면서 양국 관계가 급속히 냉각됐다.
  • 김동연 “함께 선(善)의 화살, 정의의 화살을 쏘아봅시다”···총선 하루 앞두고 투표 독려

    김동연 “함께 선(善)의 화살, 정의의 화살을 쏘아봅시다”···총선 하루 앞두고 투표 독려

    김동연, SNS에 ‘정의란 무엇인가’ 10주년 기고문에 투표 독려 “소리를 내십시오, 투표하십시오, 행동에 옮기십시오, 그래야 원하는 세상을 만듭니다”제22대 총선을 하루 앞두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불의와 불공정, 부당함에 분노하고 공감하고 연대할 때 나아가 행동으로 옮길 때 정의는 실현될 것”이라며 투표를 독려했다. 김동연 지사는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올해 발간 10주년을 맞은 ‘정의란 무엇인가’ 책에 자신의 기고문이 실렸다”라며 “정의에 관해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기회가 되길 기대하며 글을 썼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가 왜 정의롭지 못하다고 느낄까. 정의를 세우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라고 질문을 던진 뒤 “불의와 불공정, 부당함에 분노하고 공감하고 연대할 때, 나아가 행동으로 옮길 때 정의는 실현될 것”이라며 “함께 선(善)의 화살, 정의의 화살을 쏘아 봅시다”라고 적었다. 또 기고문 내용 중 “소리를 내십시오. 투표하십시오. 행동에 옮기십시오. 그래야만 여러분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적으며 책 표지와 함께 지난 5일 부인 정우영 여사,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상임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사전 투표한 사진을 올렸다. 총선 투표를 독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가 “지난 10년간 꾸준히 한국 사회에서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라고 적은 ‘정의란 무엇인가’는 ㈜미래엔의 성인 단행본 출판 브랜드 와이즈베리가 펴낸 책이다. 2010년대 대한민국 사회에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2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사회과학 및 정치철학 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와이즈베리는 ‘정의란 무엇인가’ 출간 10주년을 기념해 함께 출간한 별책부록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직접 작성한 특별 기고문이 실렸다. 김 지사는 기고문을 통해 경제, 사회, 교육 등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승자 독식 구조’를 비판하면서 정치권을 예시로 들었다. 정권 쟁취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극한 투쟁을 벌이는 원인은 선거에서 한 표라도 더 얻는 후보자가 자리와 예산 등 모든 것을 차지하는 정치권의 특징 때문이라고 썼다. 김 지사는 이러한 승자독식 풍조를 벗어나려면 국가가 주도적으로 기회의 창출과 배분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선거는 ‘민주적 선출’ 포장일 뿐… 장기 집권 노리는 권위주의자들[글로벌 인사이트]

    선거는 ‘민주적 선출’ 포장일 뿐… 장기 집권 노리는 권위주의자들[글로벌 인사이트]

    21세기 들어서면서 민주주의가 부식되고 있다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포착된다. ‘민주주의 본산’을 자부하던 미국도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남긴 분열과 반목이 채 아물지도 않았는데 그가 다시 권력을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제 많은 국가에서 선거는 권위주의 지도자에게 ‘민주적 선출’ 명분을 제공하는 포장지 역할에 머물고 있다. 중국이나 러시아 수준의 장기 집권 체제가 아닌데도 종교 원리주의와 포퓰리즘 등을 교묘히 활용해 장기 집권을 추구하는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가 의외로 많다.●‘인도를 힌두교의 나라로’ 모디 총리 미중 전략경쟁 국면에서 존재 가치를 크게 높인 인도는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대표적인 나라로 꼽힌다.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 서구식 민주주의를 국가 운영 원칙으로 삼았지만 나렌드라 모디(74) 인도 총리와 여당인 인도인민당(BJP)이 2014년 5월 집권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모디 총리는 경제 성과와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힘입어 오는 19일 시작되는 총선에서 3연임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소수민족을 억압하는 힌두 민족주의와 언론 장악 등 비민주적 행보도 우려된다. 그는 올해 1월 북부 아요디아의 힌두교 사원 개관식에 참석했다. 원래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 터였지만 1992년 힌두교도가 이를 파괴했다. 이를 계기로 전국 곳곳에서 ‘종교 충돌’이 발생해 2000명 넘게 숨졌다. 모디 총리는 이를 잘 알면서도 일부러 힌두교 사원을 찾은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인도는 힌두교의 나라’임을 선언하려는 속내다. 14억명의 인도에서 약 80%는 힌두교, 14%는 이슬람 신자다. 모디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해 ‘15년 통치’에 들어가면 국명을 ‘바라트’로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바라트는 힌두교의 뿌리가 되는 고대 서사시 ‘마하바라타’에서 가져온 단어다. 이슬람교도와 소수민족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지만 모디와 BJP 의원들은 이에 개의치 않고 힌두교 외 종교를 분리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인도 주요 언론은 모디 총리와 가까운 재벌들에 장악돼 사회 비판 기능이 무뎌졌다. 지난해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발표한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인도는 180개국 가운데 161위에 그쳤다. 영국 싱크탱크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도 “집권 초기인 2014년만 해도 인도의 민주주의 순위가 27위였지만 2022년에는 46위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를 십분 활용하려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모디의 이런 행보를 눈감아 주고 있다. ●민족주의 불 댕긴 에르도안·네타냐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70) 튀르키예 대통령은 ‘21세기 술탄’으로 불린다. 그에게 이 별명이 붙은 것은 20년 넘게 튀르키예를 통치한 것도 모자라서 사실상 종신 집권을 추구하고 있어서다. 축구 선수 출신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1년 고교 동창들과 함께 중도 성향 정의개발당(AKP)을 창당했고 2003년 총리에 올랐다. 3연임을 통해 11년간 튀르키예를 통치한 뒤 임기 막판 개헌에 나서 대통령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꿨다. AKP 당헌이 총리 4연임을 금지해 이를 우회하려는 의도였다. ‘선거만 하면 이긴다’는 자신감을 토대로 2014년 총리에서 대통령으로의 ‘환승 통치’에 성공했다. 이후 다시 개헌을 감행해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변경하고 총리 자리도 없애 버렸다. 이번 임기 마지막 해인 2028년에 조기 대선이 실시되면 79세가 되는 2033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다. 현재 튀르키예는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고 연간 물가 상승률이 60%를 넘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졌지만 ‘투르크 제국의 부활’을 원하는 다수 지지자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듯하다. 중동에서 몇 안 되는 민주주의 제도를 운영하는 이스라엘에서도 베냐민 네타냐후(75) 총리가 숱한 비난을 받고 있다. 삼권분립 원칙을 파괴하고 아랍 세계와의 전쟁을 불사하는 초강경 외교 행보를 보여서다. 1996년 6월~1999년 7월 총리를 지낸 뒤 2009년 3월 다시 총리에 올라 내리 6선을 역임했다. 2021년 6월 개인 비리 혐의 등으로 물러났지만 극우 세력과 손잡고 2022년 12월 다시 정권을 잡았다. 일각에서는 그의 우향우 행보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자극해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탈법적 정치활동에 사사건건 제동을 건 사법부를 무력화한 데 이어 의회 내 야당의 견제조차 차단하고 있다. 그의 ‘사법 개혁안’에 반대해 수도 텔아비브 등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지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그가 뇌물 수수 혐의 등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물타기하고자 일부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판을 키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직간접적으로 그가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기 원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불안 먹고 자라는 포퓰리즘 이 밖에도 인구 기준 ‘세계 3위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조코 위도도(63·조코위) 대통령은 올해 2월 치러진 대선에서 집권당이 아닌 야당 후보 프라보워 수비안토(72)를 밀어줘 논란이 됐다. 헌법상 대통령 3연임이 불가능하자 조코위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이던 프라보워를 지지해 당선시킨 것이다. 대신 프라보워는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6)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조코위 대통령이 자신의 아들을 내세워 ‘정치왕조’를 구축하려 한다는 비난이 거셌다. 헝가리 ‘최장수 총리’인 빅토르 오르반(61)은 1차 총리 재임기(1998~2002년)에만 해도 민주화 개혁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2차 재임기(2010년~) 이후에는 언론 자유 축소와 삼권분립 침해 등 전형적인 권위주의 경로를 걸었다. 그는 헝가리뿐 아니라 우랄알타이 어족의 대단결을 바라는 ‘투란주의’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르크족(튀르키예)과 핀족(핀란드), 마자르족(헝가리) 등 중앙아시아에서 기원한 민족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민주주의 부식’ 현상은 이들 국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9일(현지시간) 독일 싱크탱크인 베르텔스만 재단의 ‘베르텔스만혁신지수(BTI) 2024’는 “137개 신흥국 가운데 74개국이 ‘독재국가’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2014년 54개국에서 10년 사이에 20개국이 늘었다. 반면 민주주의 국가는 75개국에서 63개국으로 줄었다. 독재국가에서 민주국가로 바뀐 곳은 말레이시아와 네팔, 스리랑카, 아르메니아 4개국에 그쳤다. ‘민주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2024년)의 저자인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경제평론가는 이 현상을 신자유주의 질서에 기반한 세계화가 양극화를 부추겨 대중의 불안감이 고조된 결과로 해석한다. 세계화에 적응하지 못해 좌절과 분노를 느끼던 주민들이 하나둘 포퓰리즘에 감염돼 권위주의자 통치를 허락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언제라도 글로벌 경쟁에 밀려 사회 위계질서의 최하위로 떨어질 수 있다는 소시민들의 걱정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구호)와 같은 독선의 리더십을 찾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승기를 잡은 권위주의 정치인들은 야당과 사법기관을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서서히 잠식한다. 세계화의 근본적 부작용에 대해 지구촌 전체가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는 신호다.
  • 황석영 작가 ‘철도원 삼대’, 영국 부커상 최종후보 올랐다

    황석영 작가 ‘철도원 삼대’, 영국 부커상 최종후보 올랐다

    황석영(81) 작가의 ‘철도원 삼대’의 영문판(Mater 2-10)이 노벨문학상과 함께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의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숏리스트)에 올랐다. 부커상은 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기존 1차후보(롱리스트) 13편 중 황 작가의 작품을 포함해 6편의 작품을 최종후보로 좁혔다고 공지했다. 황 작가의 작품을 소라 김 러셀과 영재 조세핀 배가 영어로 옮겼다. 다른 최종후보작 5편은 ▲ 셀바 알마다 ‘강이 아닌’(Not a River) ▲ 옌테 포스트후마 ‘내가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What I‘d rather not think about) ▲ 이아 겐베르크 ’디테일들‘(The Details) ▲ 이타마 비에이라 주니어 ’구부러진 쟁기‘(Crooked Plow) ▲ 예니 에르펜벡 ’카이로스‘(Kairos)이다. ‘철도원 삼대’는 2019~2020년 ’마터 2-10‘라는 제목으로 채널예스에 연재된 후 2020년 장편소설 단행본으로 창비에서 출간됐다. 앞서 부커상은 이 작품을 “한 세기 한국사를 엮은 서사적 이야기로 일제강점기부터 시작해 해방을 거쳐 21세기에 이르기까지 평범한 노동자의 삶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올해 심사위원단은 “서구에서 거의 볼 수 없는 한국에 대한 광범위하고 종합적인 책으로 한 나라의 역사적 서사와 정의에 대한 개인의 추구가 섞여 있다”고도 평가했다.황 작가는 2019년에도 ‘해질 무렵’으로 맨부커 인터내셔널 1차후보에 올랐었다. 최종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5년 신설된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 작가들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작품에 공동 기여한 작가와 번역가에게 상금 5만 파운드(약 8600만원)를 균등하게 지급한다. 1차후보(롱리스트) 13편을 발표한 뒤 최종후보(숏리스트) 6편을 선정한다. 앞서 한강 작가는 2016년 ‘채식주의자’로 이 상을 받았고 2018년에도 소설 ‘흰’으로 최종후보에 오른 바 있다. 2022년에는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 지난해에는 천명관 작가의 ‘고래’도 최종후보에 오르며 한국문학이 꾸준히 부커상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종 수상작은 5월 21일 런던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 [단독] “6평에 11명 누우면 팔다리도 못 펴”… 교화는커녕 화병 키우는 ‘관짝 감방’

    [단독] “6평에 11명 누우면 팔다리도 못 펴”… 교화는커녕 화병 키우는 ‘관짝 감방’

    헌법재판소는 2016년 수용자 한 명당 개인 공간이 1.27㎡(약 0.4평)도 안 되는 상황을 ‘위헌’으로 봤다. ‘닭장 교도소’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할 수 있고, 제대로 된 교정·교화 기회를 앗아간다고 판단해서다. 2023년 말까지 2.58㎡(약 0.8평)로 늘리라고 주문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수용자가 늘며 공간은 ‘관짝’만큼 더 빽빽해졌다. ●1인 2.58㎡ 권고에도 갈수록 빽빽 국가인권위원회마저 지난 1일 같은 취지로 법무부 장관에게 개선을 권고했다. 이에 법무부도 경북 청송, 경기 화성에 교도소 추가 개편 및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여성 전용 교정시설인 ‘청주여자교도소’ 내부를 살펴보고 구치소에 수감됐던 미결수와 교도관·변호사의 이야기를 통해 과밀 수용이 얼마나 심각한지 들어 봤다. 지난달 18일 찾은 여성 전용 교정시설인 청주여자교도소. 20.72㎡(약 6평) 남짓의 방에는 푸른색 수의를 입은 11명이 두 줄로 마주 앉아 있었다. 수용자는 늘었는데 20년 전 지어진 교도소의 규모와 시설은 변함이 없어 정원(6명)의 2배 가까운 인원이 들어찼다. 앉아 있는 수용자들이 한 팔만 뻗어도 바로 옆 사람에게 닿았고, 다리를 뻗으면 앞사람의 발에 닿았다. 하나뿐인 화장실과 생활하고 잠자는 공간을 분리하는 가벽 앞쪽에는 개인 관물대에 다 넣지 못한 짐들이 쌓여 있었다. ●화장실·관물대 빼면 1인 55㎝ 써야 산술적으로는 수용자 한 명이 1.87㎡(약 0.5평)를 쓰는 것이지만 실상은 더 비좁다. 화장실과 관물대 등이 차지하는 공간 3.30㎡(약 1평)와 개인 짐까지 있어서다. 방의 크기는 가로 2.8m, 세로 7.4m인데 짐과 공용공간을 빼면 6명이 눕고 맞은편에 가로로 4명이 자리를 깔아야 잠을 잘 수 있다. 남은 1명은 관물대 옆 자리에 세로로 이불을 깔아야 한다. 한 사람이 쓰는 이불의 너비는 55~60㎝, 길이는 150㎝ 정도라 이 규격 안에 몸을 맞춰야 한다. 그러려면 누워서 잘 때는 양손을 맞잡은 채 팔을 오므려야 부딪히지 않는다. 이곳이 아닌 인천구치소에서 9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던 최모(59)씨도 “5명 정원인 방에 9명이 있었을 때 계산해 보니 한 사람이 잘 수 있는 공간의 너비가 딱 55㎝ 정도”라고 말했다. 박정민 청주여자교도소장은 “성인 11명이 매일 한방에서 화장실 1개로 생활하니 아침마다 전쟁”이라면서 “정원 대비 현재 수용된 인원은 130% 수준인데 이런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2003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한 뒤 지금까지 같은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청주여자교도소는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와 형이 확정된 기결수는 물론 외국인, 심리치료 및 마약 재활이 필요한 이들까지 수용한다. 낮 시간대는 통상 교도관 2명이 120명이 넘는 수용자를 관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주여자교도소는 최근 독거실(재소자 1인방) 2개를 합쳐 5명 정원의 방으로 리모델링하는 궁여지책까지 마련했다. 독거실 6개를 모두 새로 고치면 6명이 쓰던 공간을 15명이 쓸 수 있게 된다. 박 소장은 “미결수와 기결수는 같은 방에서 생활할 수 없는 점 등 수용자의 유형별로 관리할 필요성도 있어서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교도소가 ‘닭장’이 된 것은 코로나19 확산 시기를 제외하고 수용자가 지속해서 증가해서다. 법무부에 따르면 교도소·구치소 등 교정시설에 수용되는 인원은 2013년 4만 7924명(하루 평균)에서 지난해 5만 6577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교정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용 인원(정원)은 10년 전(2013년 4만 5690명에서 2024년 5만 100여명)과 큰 차이가 없다. 미결수들이 수감되는 구치소의 특성상 한방을 쓰는 사람이 자주 바뀌다 보니 사람이 많아질 때는 이불을 한 단씩 더 접어 몸을 구부려야 한다. 한 재소자는 “한방을 쓰던 사람들이 ‘관짝보다 작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며 “화장실 하나를 9~10명이 써야 하다 보니 사소한 문제로 언성이 높아질 때도 많았다”고 전했다. 교도소나 구치소가 늘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교정과 교화보다는 ‘감시’가 강화되고 수용자들끼리의 갈등도 증폭된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10월 청주여자교도소에서는 방에서 일어난 난동을 달래기 위해 문을 열고 들어서는 교도관을 수용자가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청주여자교도소 내에서 다른 수용자나 교도관을 상대로 명예훼손·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을 진행한 건수는 2021년까지 한 건도 없다가 지난해는 30건으로 늘었다. 양우영 변호사는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해야 하지만 과밀 상황에서는 교화의 시간이 아예 없어지게 된다”며 “교도관 입장에서도 한 번에 많은 인원을 관리해야 하니 감시에만 초점을 맞추기 쉽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이러한 교정시설 과밀 수용에 대해 “지나치게 협소한 교정시설은 국가 형벌권을 넘어선 인간의 존엄·가치와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인권위가 2003년부터 이달까지 70차례 이상 정부에 개선 권고를 한 이유다. 강성준 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는 “미결수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자기 혐의를 적극 소명하도록 방어권을 보장해야 하는데 수감 기간 과밀도로 인해 면회 횟수 등이 제한돼 권리 행사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는 우리와 사정이 다르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 교정시설은 수용자 여럿이 함께 쓰는 혼거실 기준으로 1인당 2.58㎡(약 0.78평)의 공간을 보장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일본은 같은 기준을 적용했을 때 1인당 7.2㎡(약 2.2평), 독일 연방헌재와 유럽 고문방지위원회는 7㎡(약 2.1평)를 보장한다. 교정시설 과밀 수용 문제는 그동안 예산 부족과 지역 주민의 반대 등으로 해결이 어려웠지만,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법무부도 시설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법무부는 우선 늘어나는 여성 수용자를 관리하고자 최근 경북 청송의 기존 남성 교정시설 일부를 여성 수용동으로 개편하거나 새로 짓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송군은 2021년부터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여성교도소 유치를 추진해 온 만큼 추가 건립 가능성이 크다. 법무부는 경기 화성시 내 법무부 부지에도 여성교도소 신설 계획을 진행하기 위해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또 법무부는 인력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성 교도관 112명도 충원할 계획이다.
  • [단독] 청주여자교도소 “6평에 11명 누우면 팔다리도 못 펴”…화장실 하나에 갈등도

    [단독] 청주여자교도소 “6평에 11명 누우면 팔다리도 못 펴”…화장실 하나에 갈등도

    헌법재판소는 2016년 수용자 한 명당 개인 공간이 1.27㎡(약 0.4평)도 안되는 상황을 ‘위헌’으로 봤다. ‘닭장 교도소’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할 수 있고, 제대로 된 교정·교화 기회를 앗아간다고 판단해서다. 2023년 말까지 2.58㎡(약 0.8평)으로 늘리라고 주문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수용자가 늘며 공간은 ‘관짝’만큼 더 빽빽해졌다. 국가인권위원회마저 지난 1일 같은 취지로 법무부 장관에게 개선을 권고했다. 이에 법무부도 경북 청송, 경기 화성에 교도소 추가 개편 및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여성 전용 교정시설인 ‘청주여자교도소’ 내부를 살펴보고, 구치소에 수감됐던 미결수와 교도관·변호사의 이야기를 통해 과밀 수용이 얼마나 심각한지 들어봤다. 지난달 18일 찾은 여성 전용 교정시설인 청주여자교도소. 20.72㎡(약 6평) 남짓의 방에는 푸른색 수의를 입은 11명이 두줄로 마주 앉아 있었다. 수용자는 늘었는데 20년 전 지어진 교도소의 규모와 시설은 변함이 없어 정원(6명)의 2배 가까운 인원이 들어찼다. 앉아 있는 수용자들이 한 팔만 뻗어도 바로 옆 사람에게 닿았고, 다리를 뻗으면 앞사람의 발에 닿았다. 하나뿐인 화장실과 생활하고 잠자는 공간을 분리하는 가벽 앞쪽에는 개인 관물대에 다 넣지 못한 짐들이 쌓여 있었다. 산술적으로는 수용자 한 명이 1.87㎡(약 0.5평)를 쓰는 것이지만 실상은 더 비좁다. 화장실과 관물대 등이 차지하는 공간 3.30㎡(약 1평)과 개인 짐까지 있어서다. 방의 크기는 가로 2.8m, 세로 7.4m인데, 짐과 공용공간을 빼면 6명이 눕고 맞은편에 가로로 4명이 자리를 깔아야 잠을 잘 수 있다. 남은 1명은 관물대 옆 자리에 세로로 이불을 깔아야 한다. 한 사람이 쓰는 이불의 너비는 55~60㎝, 길이는 150㎝ 정도라 이 규격 안에 몸을 맞춰야 한다. 그러려면 누워서 잘 때는 양손을 맞잡은 채 팔을 오므려야 부딪히지 않는다. 이곳이 아닌 인천구치소에서 9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던 최모(59)씨도 “5명 정원인 방에 9명이 있었을 때 계산해보니 한 사람이 잘 수 있는 공간의 너비가 딱 55㎝ 정도”라고 말했다. 박정민 청주여자교도소장은 “성인 11명이 매일 한 방에서 화장실 1개로 생활하니 아침마다 전쟁”이라면서 “정원 대비 현재 수용된 인원은 130% 수준인데 이런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2003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한 뒤 지금까지 같은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청주여자교도소는 미결수와 기결수는 물론 외국인, 심리치료 및 마약 재활이 필요한 이들까지 수용한다. 낮 시간대는 통상 교도관 2명이 120명이 넘는 수용자를 관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주여자교도소는 최근 독거실(재소자 1인방) 2개를 합쳐 5명 정원의 방으로 리모델링하는 궁여지책까지 마련했다. 독거실 6개를 모두 새로 고치면 6명이 쓰던 공간을 15명이 쓸 수 있게 된다. 박 소장은 “미결수와 기결수는 같은 방에서 생활할 수 없는 점 등 수용자의 유형별로 관리할 필요성도 있어서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교도소가 ‘닭장’이 된 것은 코로나19 확산 시기를 제외하고 수용자가 지속해서 증가해서다. 법무부에 따르면 교도소·구치소 등 교정시설에 수용되는 인원은 2013년 4만 7924명(하루 평균)에서 지난해 5만 6577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교정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용 인원(정원)은 10년 전(2013년 4만 5690명->2024년 5만 100여명)과 큰 차이가 없다. 형이 확정되지 않는 미결수들이 수감되는 구치소의 특성상 한방을 쓰는 사람이 자주 바뀌다 보니 사람이 많아질 때는 이불을 한 단씩 더 접어 몸을 구부려야 한다. 한 재소자는 “한방을 쓰던 사람들은 ‘관짝보다 작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며 “화장실 하나를 9~10명이 써야 하다 보니 사소한 문제로 언성이 높아질 때도 많았다”고 전했다. 교도소나 구치소가 늘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교정과 교화보다는 ‘감시’가 강화되고, 수용자들끼리의 갈등도 증폭된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10월 청주여자교도소에서는 방에서 일어난 난동을 달래기 위해 문을 열고 들어서는 교도관을 수용자가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청주여자교도소내에서 다른 수용자나 교도관을 상대로 명예훼손·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을 진행한 건수는 2021년까지만 해도 한 건도 없다가 지난해는 30건으로 늘었다. 양우영 변호사는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해야 하지만, 과밀 상황에서는 교화의 시간이 아예 없어지게 된다”며 “교도관 입장에서도 한 번에 많은 인원을 관리해야 하니 감시에만 초점을 맞추기 쉽다”고 말했다.인권위는 이러한 교정시설 과밀 수용에 대해 “지나치게 협소한 교정시설은 국가 형벌권을 넘어선 인간의 존엄·가치와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인권위가 2003년부터 이달까지 70차례 이상 정부에 개선 권고를 내린 이유다. 강성준 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는 “미결수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자기 혐의를 적극 소명하도록 방어권을 보장해야 하는데 수감 기간 과밀도로 인해 면회 횟수 등에 제한받으며 권리 행사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는 우리와 사정이 다르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 교정시설은 혼거실 1인당 2.58㎡(약 0.78평)를 수용정원 기준으로 둔다. 일본은 같은 기준을 적용했을 때 1인당 7.2㎡(약 2.2평), 독일 연방헌재와 유럽 고문방지위원회는 7㎡(약 2.1평)를 보장한다. 교정시설 과밀 수용은 그동안 예산 부족과 지역 주민의 반대 등으로 해결이 어려웠지만,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법무부도 시설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법무부는 우선 늘어나는 여성 수용자를 관리하고자 최근 경북 청송의 기존 남성 교정시설 일부를 여성 수용동으로 개편하거나 새로 짓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송군은 2021년부터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여성교도소 유치를 추진해온 만큼 추가 건립 가능성이 크다. 법무부는 경기 화성시 내 법무부 부지에도 여성교도소 신설 계획을 진행하기 위해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또 법무부는 인력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성 교도관 112명도 충원할 계획이다.
  • 42회 대한민국연극제 용인서 6월28일 개막

    42회 대한민국연극제 용인서 6월28일 개막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용인’이 경기 용인시에서 ‘연극, 르네상스를 꿈꾸다’라는 슬로건 아래 오는 6월 28일부터 7월 23일까지 26일 동안 열린다. ‘대한민국연극제’(제1회 대한민국 대학연극제 포함)는 용인시와 경기도, (사)한국연극협회가 주최하고 (사)한국연극협회 경기도지회, 대한민국연극제 집행위원회가 주관한다. 이상일 용인시장이 대회장, 이순재 원로배우가 명예대회장을 맡고, 배우 임동진·이정길·서인석·정혜선·백일섭·이재용 씨와 뮤지컬 배우 민우혁 씨 등이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지난 1983년에 시작돼 올해 42회를 맞이한 ‘대한민국연극제’는 국내 최대의 연극 축제이자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행사다. 전국 16개 광역시·도를 대표하는 극단과 연극인들이 용인의 다양한 공연장에서 수준 높은 연극을 선보일 것이며, 특별 연극 공연도 이뤄진다. 개막식은 6월 28일 용인문화재단 포은아트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공연 예술인들의 축하와 희망이 담긴 시민 축제형 행사로 진행될 개막식에서는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용인’을 소개하는 영상 등이 상영되며,개막 축하를 위한 ‘처인성’ 공연도 진행된다. (사)한국연극협회 경기도지회 한원식 회장과 용인문화재단 김혁수 대표이사가 집필한 총체극 ‘처인성’은 지난 1232년 몽골의 2차 침략 당시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에서 일어난 역사를 연극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당시 몽골군을 물리친 격전지 처인성은 현재 용인특례시의 ‘처인구’ 지명의 기원이 됐다. 전국 16개 시도를 대표하는 극단의 경연과 함께 젊은 연극인들의 실험과 도전이 담긴 공연도 열린다. 7월 8일부터 14일까지 포은아트홀 대공연장에서는 전국 신진연극인들의 축제인 ‘네트워킹페스티벌’이 열린다. 이와 함께 7월 15일에는 한국과 그리스의 합동공연인 ‘안티고네’가 수지구 풍덕천동에 있는 평생학습관 큰어울마당에서 열린다.‘안티고네’는 고대 그리스 비극 시인으로 유명한 ‘소포클레스’의 작품이다. 연극을 향한 열정을 가진 대학생과 시민들의 작품이 소개될 무대도 용인특례시 곳곳에 마련돼 꿈의 실현과 건강한 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한국 연극계의 발전을 위한 100인토론회,대한민국연극제와 경기도 내 연극 문화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브전’도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용인’의 가치와 의미를 한층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극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중심이 된 ‘제1회 대한민국 대학연극제’도 용인특례시에서 열린다. 7월 16일부터 7일 동안 ▲포은아트홀 대공연장 ▲용인문예회관 처인홀 ▲평생학습관 큰어울마당 ▲문화예술원 마루홀에서 진행된다. 이어 8월 31일부터 9월 9일까지 전국의 시민연극단체와 동아리가 참여하는 ‘제3회 대한민국 시민연극제’가 용인문화예술원 마루홀에서 열린다. 연극 공연 이외에도 시민이 모여 즐길 수 있는 축제도 마련된다. 6월 27일부터 30일까지 용인종합운동장에서 ‘용인르네상스 광장축제’가 진행된다.축제 첫날에는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용인’ 개막을 축하하는 전야제도 시민들에게 즐길 거리로 다가간다. ‘용인르네상스 광장축제’는 용인특례시와 용인문화재단,‘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용인’ 집행부가 합동으로 기획한 축제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한민국연극제 야외무대 행사인 ‘제1회 경기 연희 페스타’와 ‘찾아가는 공연장 아트 트럭’,‘거리공연 아임버스커’,‘용인 어린이 상상의 숲’,‘아트러너’ 등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이상일 시장은 “대한민국 반도체산업의 중심도시 용인특례시는 산업과 문화, 예술, 교육, 체육 등의 여러 분야에서 질적 발전을 추구해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예술의 대표 축제인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용인’ 개최가 용인의 품격과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더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충남학생인권조례 앞날은…도교육청 두 번째 ‘재의요구’

    충남학생인권조례 앞날은…도교육청 두 번째 ‘재의요구’

    충남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의결한 충남도의회에 다시 재의를 요구했다. 도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은 헌법과 국제인권 조약에 따라 보장되는 학생 인권을 전면으로 부정한다”며 재의요구를 했다고 5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재의요구안에 “학생인권조례 폐지로 학생 인권침해 사안에 대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구제 업무 등을 수행하는 제도적 근거인 학생인권센터, 학생인권옹호관, 학생인권위원회의 운영이 중단되는 등 교육청 인권 정책에 큰 차질이 야기된다”고 설명했다. 도의회는 지난달 19일 열린 제350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박정식(아산3·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을 재석의원 34명에 찬성 34명으로 가결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의 강행 처리에 반발, 본회의장을 떠나 표결을 거부했다.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도의회 본회의 통과는 두 번째다. 앞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은 지난해 12월 15일 열린 제348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한차례 가결됐지만 교육감의 재의 요구로 재표결로 부활했다. 다수당인 국민의힘 주도로 다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발의했고, 지난달 열린 임시회에서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투표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하면 그 의결 사항은 확정된다. 다만 재의결된 사항이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면 교육감은 재의결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
  • 호암상 첫 女공학상… 6명 중 4명이 여성

    호암상 첫 女공학상… 6명 중 4명이 여성

    학술, 예술, 사회봉사 등의 분야에서 업적을 세운 이들에게 시상하는 삼성호암상의 올해 수상자로 소설가 한강(54) 등 6명이 선정됐다고 호암재단이 3일 밝혔다. 올해 수상자 6명 중 4명이 여성인데 공학상도 호암학술상 최초로 여성이 받는다. 이날 호암재단에 따르면 올해 수상자는 혜란 다윈(55·한국명 홍혜란) 미국 뉴욕대 교수(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고 남세우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이수인(44) 미국 워싱턴대 교수(공학상), 피터 박(53·한국명 박정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의학상), 소설가 한강(예술상), 제라딘 라이언(76) 수녀(사회봉사상)다. 다윈 교수는 미국에서 출생한 한인 이민자의 자녀로 결핵의 발생과 인체 감염 기전을 밝혀 온 세계적인 미생물학자다. 지난 1월 작고한 남 연구원은 세계 최고 효율의 단일광자 검출기를 개발하는 등 양자역학과 양자정보과학 분야의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호암학술상 최초 공학상 여성 수상자로 선정된 이 교수는 인공지능(AI)의 판단 및 예측 과정을 이해하고 결과를 설명하는 방법론을 개발해 AI의 신뢰성을 높였다. 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박 교수는 세포의 방대한 DNA 유전 정보에 대한 컴퓨터 분석법을 개발해 암 치료 분야 발전에 기여한 생물정보학 분야 권위자로서 수상자에 선정됐다. 소설 ‘채식주의자’로 영국 부커상 외국문학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소설가 한강은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메디치상 외국문학 부문에서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라이언 수녀는 1975년 한국 입국 후 의료봉사를 시작해 전남 목포 최초의 장애인 복지시설 ‘생명의공동체’를 설립하는 등 50여년간 목포 지역 장애인과 가족을 돌보며 인류애를 보여 줬다고 재단은 밝혔다. 수상자들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오는 5월 31일 개최된다.
  • 최세정 고려대 교수, 제29대 한국광고학회 회장 취임

    최세정 고려대 교수, 제29대 한국광고학회 회장 취임

    한국광고학회는 최세정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가 제29대 학회장으로 취임한다고 3일 밝혔다. 최 신임 회장은 미국 미시건주립대에서 매스미디어(광고)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텍사스-오스틴 대학교 교수, 한국미디어경영학회 회장, 한국광고홍보학보 편집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취임식은 오는 6일 고려대 SK미래관에서 열리는 한국광고학회 춘계정기학술대회에서 진행된다. 최 신임 회장의 임기는 1년으로 내년 4월까지다. 1989년 창립된 한국광고학회는 1200여명의 학자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광고계 최고 권위의 학회로, KCI 등재 학술지인 광고학연구를 발간하고 있다. 광고 분야 국내 최초이자 대표적인 학술단체로서 한국광고학회는 관련 연구와 현안 논의를 통해 광고학과 광고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전문지식을 보급하며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는 등 공익에 기여하고 있다.
  • 한덕수 총리 “4·3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입니다”

    한덕수 총리 “4·3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입니다”

    “4·3사건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입니다. 우리 정부는 4·3사건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여, 화합과 통합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추념광장에서 열린 제76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 직접 참석해 이같이 추도했다. 한 총리는 이어 “4·3 희생자와 유가족분들은 기나긴 세월 동안, 제대로 된 진상규명도 받지 못한 채, 숨죽이며 살아왔다. 한 분, 한 분의 무고한 희생과 아픔을 우리 모두는 기억하고 있다”면서 “지난 2000년에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희생자분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 길이 열렸다. 정부는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진상조사와 희생자 신고접수를 추진했다. 그리고 2022년부터는 한국전쟁 전후에 일어난 민간인 희생사건 중에서 사상 처음으로 국가보상도 시행하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희생자와 유가족분들의 한과 설움을 씻어낼 수는 없겠지만, 진심 어린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트라우마 치유센터’의 설립과 운영에 더욱 힘쓰겠으며 ‘국제평화문화센터’ 건립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추도사를 대독했던 것과 대조를 이뤘다. 이날 추념식에는 정부 대표로 한 총리를 비롯,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 이상훈 진실화해를 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 김동연 경기도지사,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 조국 조국혁신당대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등과 유족, 전국 시도교육감 등 1만여명 가까이 참석했다.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추념광장에는 추념식이 시작되자 추적추적 내리던 봄비도 잠시 그쳐 참석자들이 자리에 앉아 추념식을 지켜볼 수 있었다. 오영훈 도지사는 “그동안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희생자에 대한 국가 보상, 직권 재심을 통한 명예 회복,뒤틀린 가족관계를 바로잡는 제도개선까지 4·3의 진전된 봄을 꽃피울 수 있었다”면서 “제주도정은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단 한 분도 소외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해는 그동안 기억 속에 희미해진 미신고 희생자들의 영령을 보듬을 수 있었다. 바로 이곳, 4·3평화공원에 무명 신위 위패를 정성을 다해 모시고, 조형물 설치와 추모 법회를 열어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잊혀왔던 외로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며 “이제 4·3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내년 4·3 역사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새로운 출발의 전환점이 될 것이고 국가폭력에 의한 통한의 역사를 화해와 상생, 해원으로 극복해 낸 제주인들의 고귀한 평화정신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공유하게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추념식에선 유족사연을 소개할 땐 참석자들이 눈시울을 붉혔고, 하늘에는 안개가 자욱해지면서 물기를 머금었다. 더욱이 4·3 추념식 사상 처음으로 인공지능(AI)으로 복원된 희생자 김병주(당시 29세)씨가 76년 만에 딸과 상봉했다. 제주출신 배우 고두심씨의 목이 잠기고 구슬픈 목소리로 김옥자(주민등록나이 78) 할머니가 5세때 아버지와 어머니, 남동생마저 잃은 사연을 전했다. “1948년 초겨울 어느날 할머니의 가족들은 곤을동으로 피신했다. 아버지는 이튿날 ‘옥자야, 아부지 집에 강(가서) 소 여물 먹이고 금방 돌아오켜(돌아올게)라는 말을 남기고 가시나물로 올라가셨는데 그것이 마지막이었다”고 전하는 사이 김옥자씨의 손녀 한은빈(17)양이 나와 사연을 읽어 내려갔다. “할머니의 가장 큰 슬픔은 이제 얼굴조차 제대로 떠오르지 않는 망각입니다. 할머니께서는 꿈에서라도 보고 싶어 꿈에 나왔는데도 ‘나가 몰라 봐실지도 모르주’라고 하셨다”면서 “증조할아버지의 묘를 이장할 때 유골이 나타났는데 얼굴 뼈가 있어야 할 자리에 오목한 뒤통수 뼈 한 조각만 있었다고 해요. 할머니와 함께 그 자리에 있었던 큰 아빠는 저 손바닥만한 뒤통수 뼈가 어머니가 기억해야 할 아버지의 얼굴이고 제가 기억해야 할 외할아버지 얼굴이구나예 라는 말을 하셨다”고 전했다. ‘얼굴없는 얼굴’이 기억해야 할 증조할아버지의 얼굴이라는 말과 함께 스크린 속에서 AI로 복원된 김씨의 아버지가 나왔다. AI로 복원된 사진을 들고 4·3평화공원 앞에서 “아버지 얼굴 맞수과” 라고 하자 아버지가 환생한 듯 두팔을 벌려 “딸을 안아보자”고 하는 영상이 떴다. 참석자들의 가슴이 먹먹해지는 순간이었다. 뒤이어 가수 인순이가 ‘아버지’를 불러 유족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추념식은 끝을 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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