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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28년 만에 신용등급 강등… 한국보다 2단계 아래

    “총부채 늘어 재무건전성 악화…5년 잠재성장률 5%로 추락할 것” 국제신용평가사인 미국 무디스는 24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1’로 한 단계 강등했다. 한국(Aa2)보다 두 단계 낮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일어난 1989년 Baa2에서 Baa1로 강등한 이후 28년 만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년 전인 1997년 BBB+에서 BBB로 내렸고, 피치는 2013년 AA-에서 A+로 강등했었다. 무디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의 총부채가 늘어나고 성장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하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경제학 교수는 “이번 신용등급 강등은 금융 위기는 초래하지 않더라도 큰 대가를 치르게 될 레버리지(차입금) 급증 위험에 대한 냉혹한 경고”라며 “은행과 금융 분야의 느리고 고르지 못한 개혁은 은행 대출의 질 개선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무디스가 꼽은 강등의 주요인인 중국 총부채(정부·민간 부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260%를 돌파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한 2008년 부채 비중이 160%였던 점을 감안하면 8년 사이 100%포인트나 급증했다. 총부채가 급증한 것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당시 글로벌 금융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경기부양에 4조 위안(약 655조원)을 쏟아부은 까닭이다. 철강과 조선, 석탄, 에너지 등 국유기업들이 은행에서 저리로 자금을 빌려 설비 투자를 늘려 철도·도로를 새로 깔고 다리를 보수하거나 공항·학교를 지어 금융 위기를 넘겼지만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무디스도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은 부채 증가에 이바지한다”고 지적했다. 총부채 증가에 경제성장률 하락도 부채질했다. 고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차입금을 늘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중국 성장률은 2010년 10.6%, 2011년 9.5%, 2013년 7.7%, 2015년 6.9%를 기록하며 가파르게 하향곡선을 탔다. 무디스는 앞으로 5년의 잠재성장률이 5%로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이후 급증한 민간부채도 강등을 거들었다. 중국 정부가 둔화되는 성장률을 떠받치기 위해 은행들에 부동산 대출을 독려한 탓이다. 무디스는 중국 경제의 총부채가 향후 수년간 더 늘어날 것이라며 개혁이 추가적인 부채 증가를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6.5% 이상으로 잡는 등 일정 수준의 경제성장을 위해 부양책을 계속 내놓을 것으로 보이고 이는 부채 증가에 기여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국가신용등급 강등 소식에도 중국 증시와 외환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장 초반 급락하다 당국의 개입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세로 반전되며 전날보다 소폭(0.07%) 오른 3064.08에 거래를 마쳤다. 외환교역센터는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소폭(0.14%) 오른 달러당 6.8758위안으로 고시했다. 한편 중국 재정부는 성명을 통해 “무디스의 신용 등급 강등은 중국 경제의 어려움을 과대평가한 반면 공급 측면의 개혁과 총수요 확대 능력을 과소평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정부는 중국 경제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1분기 성장률이 6.9%를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0.2% 포인트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정 운영에서도 수입은 1∼4월 11.8%의 증가율을 기록해 2013년 이래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고, 지출은 증가율이 16.3%로 수입 대비 4.5% 포인트 높았지만 경제 성장과 공급 측면 개혁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신속하게 반박 성명을 내놓은 것은 올해 연말 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등 최고 지도부의 권위를 훼손할 위험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관측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태어나자마자 팔린 아기, 41살에 친모와 극적 상봉

    태어나자마자 팔린 아기, 41살에 친모와 극적 상봉

    탯줄이 끊어지자마자 팔린 아기가 불혹이 넘은 나이에 친모와 만났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악덕 산파의 인신매매로 헤어졌던 모녀의 사연을 최근 특별기사로 소개했다. 훌리아(64)가 딸을 낳은 건 23살 때인 1975년. 남자친구에게 버림을 받은 그는 홀로 아르헨티나 지방 코르도바로 내려가 아기를 낳았다. 미혼모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두려웠던 그는 불법으로 운영되던 한 산파의 집을 찾아가 예쁜 딸을 낳았다. 그러나 그는 아기의 얼굴도 보지 못했다. 산파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바로 사망했다"면서 아기를 보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엄마의 직감은 달랐다. 왠지 아기가 살아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것. 그는 바로 아기를 찾아나섰지만 딸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41년간의 긴 혈육 찾기가 시작된 순간이다. 얼굴도 보지 못했지만 그리움을 견디지 못한 그는 2015년 딸에게 편지를 썼다. 부치지도 못한 편지에 그는 "사랑한다, 딸아! 너를 찾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거야"라는 간절한 각오를 적었다. 2016년 페이스북에 이렇게 헤어진 자녀와 부모를 찾아주는 그룹이 생기면서 훌리아의 딸 찾기는 탄력을 받았다. 그룹의 부탁을 받은 아르헨티나 인권위원회는 당시 코르도바의 출생기록을 일일이 확인해 훌리아의 딸이 '클라우디아'라는 이름으로 출생신고된 사실을 밝혀냈다. 수소문 끝에 딸의 소재를 파악한 당국의 주선으로 두 사람은 유전자(DNA) 검사를 받았다. 두 사람 사이에 모녀 관계가 성립한다는 검사 결과가 나왔다. 올해 41살이 된 딸은 이미 결혼해 자식까지 두고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살고 있는 딸은 "뒤늦게 만난 친엄마를 가까이서 모시고 싶다"면서 "조만간 모든 걸 정리하고 코르도바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기를 팔아넘긴 산파는 전문적인 인신매매꾼이었다. 그는 1960~1985년까지 불법으로 아기를 받아 팔아넘긴 혐의로 사법처리돼 징역형을 살았다. 6년 징역 후 가석방된 그는 2011년 노환으로 사망했다. 현지 언론은 "문제의 산파가 팔아넘긴 아기 중 친모를 만난 경우는 이번이 두 번째"라면서 "산파가 팔아넘긴 아기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여 수사당국이 과거를 추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대상 1000만원’ 올해 최고의 만화 뽑는다

    ‘대상 1000만원’ 올해 최고의 만화 뽑는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2017 부천만화대상’을 선정하고 후보 작품을 공개 모집한다고 24일 밝혔다. 올해 14회째를 맞는 부천만화대상은 한 해를 빛낸 대표 만화를 선정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만화상이다. 다음달 1일부터 9일까지 모집한다. 만화와 학술·평론 2개 부문에서 선정한다. 만화 부문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완간된 국내 출판만화나 인터넷 연재가 종료된 웹툰을 대상으로 한다. 학술·평론 부문은 만화관련 연구서와 평론지(학회 학술지 포함), 만화관련 박사학위 논문이 대상이다.시상은 대상을 비롯해 어린이만화상과 해외작품상, 학술·평론상, 부천시민만화상 모두 5개 부문에 걸쳐 이뤄진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원과 2018년 부천국제만화축제 메인 포스터 디자인과 특별전 개최 특전이 주어진다. 어린이만화상과 해외작품상에 상금 각 500만원이, 학술·평론상과 부천시민만화상에는 각 300만원이 지급된다. 2017 부천만화대상 시상식은 오는 7월 19일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부천만화대상은 마일로 작가의 ‘여탕보고서’가 대상과 부천시민만화상을 동시 수상한 바 있다. 부천만화대상 역대 수상작으로 2015년 윤태호 ‘인천상륙작전’, 2014년 박건웅 ‘짐승의 시간’, 2013년 박시백 ‘조선왕조실록’ 등이 있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홈페이지(www.komacon.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문재인, 고 노무현 추도식 참석 “노무현의 꿈, 시민의 힘으로 부활”

    문재인, 고 노무현 추도식 참석 “노무현의 꿈, 시민의 힘으로 부활”

    “노무현 대통령, 당신이 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1982년 억울한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법률사무소를 함께 설립한 이래로 그의 오랜 친구, 그와 ‘운명’을 함께 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부르는 문재인 대통령의 목소리는 담담했다.문 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이제 가슴에 품고,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보자”면서 “참여정부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정부가 현실 정치에 부딪혀 실천하지 못한 개혁 과제를 완수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도식 인사말을 통해 먼저 추모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제가 대선 때 했던 약속, 오늘 이 추도식에 대통령으로 참석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주신 것에 대해서도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노무현 대통령도 오늘만큼은, 여기 어디에선가 우리들 가운데 숨어서, 모든 분들께 고마워하면서 “야, 기분 좋다!” 하실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노무현이란 이름은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의 상징이 되었다”면서 “애틋한 추모의 마음이 많이 가실만큼 세월이 흘러도, 더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의 이름을 부른다. 우리가 함께 아파했던 노무현의 죽음은 수많은 깨어있는 시민들로 되살아났고, 끝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인권과 복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나라, 지역주의와 이념 갈등, 차별의 비정상이 없는 나라가 그의 꿈이었다”고 부연했다. 일명 ‘노무현 정신’이 정권 교체의 원동력이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노무현의 좌절 이후 우리 사회, 특히 우리의 정치는 더욱 비정상을 향해 거꾸로 흘러갔고, 국민의 희망과 갈수록 멀어졌다. 하지만 이제 그 꿈이 다시 시작됐다. 이제 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의 꿈을, 참여정부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로 확장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이제 가슴에 묻고,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추도식 참석이 문 대통령에게는 현직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참석이다. 문 대통령은 “저는 앞으로 임기 동안 대통령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면서 “이제 당신을 온전히 국민께 돌려드린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의 추도식 인사말 전문. 8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이렇게 변함없이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해주셔서, 무어라고 감사 말씀 드릴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대선 때 했던 약속, 오늘 이 추도식에 대통령으로 참석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주신 것에 대해서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노무현 대통령님도 오늘만큼은, 여기 어디에선가 우리들 가운데 숨어서, 모든 분들께 고마워하면서, “야, 기분 좋다!” 하실 것 같습니다. 애틋한 추모의 마음이 많이 가실만큼 세월이 흘러도, 더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의 이름을 부릅니다. 노무현이란 이름은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아파했던 노무현의 죽음은 수많은 깨어있는 시민들로 되살아났습니다. 그리고 끝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었습니다. 저는 요즘 국민들의 과분한 칭찬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뭔가 특별한 일을 해서가 아닙니다. 그냥,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노력, 정상적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특별한 일처럼 되었습니다. 정상을 위한 노력이 특별한 일이 될만큼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심각하게 비정상이었다는 뜻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의 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과 복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나라, 지역주의와 이념갈등, 차별의 비정상이 없는 나라가 그의 꿈이었습니다.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 대통령부터 초법적인 권력과 권위를 내려놓고, 서민들의 언어로 국민과 소통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이상은 높았고, 힘은 부족했습니다.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노무현의 좌절 이후 우리 사회, 특히 우리의 정치는 더욱 비정상을 향해 거꾸로 흘러갔고, 국민의 희망과 갈수록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꿈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노무현의 꿈은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부활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꾼 꿈이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정부까지, 지난 20년 전체를 성찰하며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우리의 꿈을, 참여정부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로 확장해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이제 가슴에 묻고,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봅시다. 우리가 안보도, 경제도, 국정 전반에서 훨씬 유능함을 다시 한 번 보여줍시다. 저의 꿈은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국민과 함께 가는 것입니다. 개혁도, 저 문재인의 신념이기 때문에, 또는 옳은 길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눈을 맞추면서, 국민이 원하고 국민에게 이익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나가겠습니다. 국민이 앞서가면 더 속도를 내고, 국민이 늦추면 소통하면서 설득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못다한 일은 다음 민주정부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단단하게 개혁해나가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이 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앞으로 임기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습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입니다. 이제 당신을 온전히 국민께 돌려드립니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때 다시 한 번, 당신이 했던 그 말, “야, 기분 좋다!” 이렇게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십시오.  다시 한 번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꿋꿋하게 견뎌주신 권양숙 여사님과 유족들께도 위로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5월 23일 대통령 문재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문] 문재인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인사말

    [전문] 문재인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인사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이제 가슴에 묻고 다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보자”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임기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묻겠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면서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추도식 인사말 전문. 8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이렇게 변함없이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해주셔서 무어라고 감사 말씀 드릴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대선 때 했던 약속, 오늘 이 추도식에 대통령으로 참석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주신 것에 대해서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노무현 대통령님도 오늘만큼은 여기 어디에선가 우리들 가운데 숨어서 모든 분들께 고마워하면서 “야, 기분 좋다!” 하실 것 같습니다. 애틋한 추모의 마음이 많이 가실만큼 세월이 흘러도 더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의 이름을 부릅니다. 노무현이란 이름은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아파했던 노무현의 죽음은 수많은 깨어있는 시민들로 되살아났습니다. 그리고 끝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었습니다. 저는 요즘 국민들의 과분한 칭찬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뭔가 특별한 일을 해서가 아닙니다. 그냥,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노력, 정상적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특별한 일처럼 되었습니다. 정상을 위한 노력이 특별한 일이 될만큼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심각하게 비정상이었다는 뜻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의 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과 복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나라, 지역주의와 이념갈등, 차별의 비정상이 없는 나라가 그의 꿈이었습니다.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 대통령부터 초법적인 권력과 권위를 내려놓고 서민들의 언어로 국민과 소통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이상은 높았고, 힘은 부족했습니다.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노무현의 좌절 이후 우리 사회, 특히 우리의 정치는 더욱 비정상을 향해 거꾸로 흘러갔고, 국민의 희망과 갈수록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꿈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노무현의 꿈은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부활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꾼 꿈이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정부까지, 지난 20년 전체를 성찰하며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우리의 꿈을 참여정부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로 확장해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이제 가슴에 묻고,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봅시다. 우리가 안보도, 경제도, 국정 전반에서 훨씬 유능함을 다시 한 번 보여줍시다.   저의 꿈은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국민과 함께 가는 것입니다. 개혁도, 저 문재인의 신념이기 때문에, 또는 옳은 길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눈을 맞추면서, 국민이 원하고 국민에게 이익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나가겠습니다. 국민이 앞서가면 더 속도를 내고, 국민이 늦추면 소통하면서 설득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못다한 일은 다음 민주정부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단단하게 개혁해나가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이 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앞으로 임기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습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입니다. 이제 당신을 온전히 국민께 돌려드립니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때 다시 한 번, 당신이 했던 그 말, “야, 기분 좋다!” 이렇게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십시오.   다시 한 번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꿋꿋하게 견뎌주신 권양숙 여사님과 유족들께도 위로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5월 23일 대통령 문재인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전문] 문 대통령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인사말

    [전문] 문 대통령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인사말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아래는 문 대통령의 추도식 인사말 전문.8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이렇게 변함없이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해주셔서, 무어라고 감사 말씀 드릴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대선 때 했던 약속, 오늘 이 추도식에 대통령으로 참석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주신 것에 대해서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노무현 대통령님도 오늘만큼은, 여기 어디에선가 우리들 가운데 숨어서, 모든 분들께 고마워하면서, “야, 기분 좋다!” 하실 것 같습니다. 애틋한 추모의 마음이 많이 가실만큼 세월이 흘러도, 더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의 이름을 부릅니다. 노무현이란 이름은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아파했던 노무현의 죽음은 수많은 깨어있는 시민들로 되살아났습니다. 그리고 끝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었습니다. 저는 요즘 국민들의 과분한 칭찬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뭔가 특별한 일을 해서가 아닙니다. 그냥,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노력, 정상적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특별한 일처럼 되었습니다. 정상을 위한 노력이 특별한 일이 될만큼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심각하게 비정상이었다는 뜻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의 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과 복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나라, 지역주의와 이념갈등, 차별의 비정상이 없는 나라가 그의 꿈이었습니다.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 대통령부터 초법적인 권력과 권위를 내려놓고, 서민들의 언어로 국민과 소통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이상은 높았고, 힘은 부족했습니다.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노무현의 좌절 이후 우리 사회, 특히 우리의 정치는 더욱 비정상을 향해 거꾸로 흘러갔고, 국민의 희망과 갈수록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꿈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노무현의 꿈은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부활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꾼 꿈이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정부까지, 지난 20년 전체를 성찰하며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우리의 꿈을, 참여정부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로 확장해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이제 가슴에 묻고,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봅시다. 우리가 안보도, 경제도, 국정 전반에서 훨씬 유능함을 다시 한 번 보여줍시다. 저의 꿈은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국민과 함께 가는 것입니다. 개혁도, 저 문재인의 신념이기 때문에, 또는 옳은 길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눈을 맞추면서, 국민이 원하고 국민에게 이익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나가겠습니다. 국민이 앞서가면 더 속도를 내고, 국민이 늦추면 소통하면서 설득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못다한 일은 다음 민주정부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단단하게 개혁해나가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이 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앞으로 임기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습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입니다. 이제 당신을 온전히 국민께 돌려드립니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때 다시 한 번, 당신이 했던 그 말, “야, 기분 좋다!” 이렇게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십시오.  다시 한 번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꿋꿋하게 견뎌주신 권양숙 여사님과 유족들께도 위로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5월 23일 대통령 문재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스캔들로 손상된 권위… 개헌 관건은 지지율 유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개헌몰이가 추진력을 갖고 속도를 낼까. 관건은 아베 총리의 정치적 입지와 정권 지지도이다. 아베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현재 중·참의원 양원에서 개헌 발의선을 확보하고 있어 국회 내 통과는 식은 죽 먹기이다. 다만 국민 투표가 관건인 상황이다. 헌법 개정을 정치적 염원으로 삼으며 아베처럼 개헌에 열정과 추진력을 지닌 인물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아베의 장기 집권 및 지지도 유지 여부가 개헌에 직결된다.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아베 내각은 안정적이다. 아사히신문의 여론조사 결과(지난 16일)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48%였다. 보수적인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61%로 한 달 전(4월 14~16일) 조사 때의 60%와 비슷했다. 경제도 나쁘지 않고, 민진당 등 야당이 국민 신임을 얻지 못한 채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5년차인 아베 정부가 2020년까지 초장기 집권을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세다. 평화 헌법을 건드리지 않는 아베의 헌법 개정 전략도 일단은 성공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일 그의 “헌법에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자”는 제안과 관련, 마이니치의 최근 조사에서는 찬성과 반대 여론은 41% 대 44%로 팽팽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찬성이 다소 높았다.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선 53%가 찬성했고 반대는 35%에 그쳤다. 산케이신문·후지TV 공동조사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55.4%·36.0%, NHK 조사에서는 32%·20%로 모두 찬성이 많았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연이은 스캔들이 아베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오사카 학교법인 모리토모학원에 대한 학교부지 헐값 매각 의혹으로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 친구가 이사장인 다른 사학법인에 아베 총리가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확산됐다. 지난 17일 아사히신문은 오카야마현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과 관련, 총리 관저를 담당하는 내각부가 문부과학성에 “총리 의향”이라며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는 문건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손상된 권위 탓일까. 최근 아베의 맹우인 아소 다로 부총리는 파벌을 늘렸고,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파벌 모임에서 “(개헌 관련) 아베 총리 발언과 내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해 보라”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도 “당의 논의를 소홀히 하고 개헌이 가능하겠냐. 힘으로 밀어붙여 개정하는 게 좋을 리 없다”고 비판했다. 자민당 내 일부 중진들은 이례적으로 아베 총리의 개헌 드라이브 방식에 제동을 걸었다. 전과 달리 ‘포스트 아베’를 인식하는 움직임이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두 남자의 운명…노무현과 문재인, 5월의 기록

    두 남자의 운명…노무현과 문재인, 5월의 기록

    다시 5월이다. 누군가는 손 꼽아 기다렸던 황금연휴의 5월이고, 누군가에게는 뜨겁고도 처절했던 5·18 민주화운동의 5월이다. 또 누군가는 불꽃같은 삶을 스스로 접어야했던 5월이고, 비탄에 빠졌던 한 남자가 새 역사를 쓰기 위해 일어선 5월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었고, 또 대통령이 된 두 남자의 5월을 돌아봤다.● 평온했던 5월 23일 아침, 대한민국이 뒤집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오늘 오전 9시 30분경 이곳 양산 부산대 병원에서 운명하셨습니다. 오늘 새벽 5시 45분경에 사저를 나와 봉화산 등산을 하시던 중 6시 40분 쯤에 봉화산 바위 위에서 뛰어내리신 것으로 보입니다. 즉시 가까운 병원으로 후송을 했습니다만 상태가 위독해서 양산 부산대 병원으로 다시 옮겼고 조금 전 9시 30분경 돌아가셨습니다” 남색 정장 차림의 한 남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이 담긴 발표문을 읽어 내려갔다. 비통함을 애써 담담하게 억누른 어조였지만, 얇고 검은 안경테 너머 눈빛은 단단했다. 2009년 5월 23일 오전 11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그렇게 자신의 반평생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 노무현의 죽음을 세상에 알렸다.2002년 당내 경선 2% 지지율로 출발해 제16대 대통령 당선이라는 기적을 일군 노무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인권변호사를 거쳐 정치인의 길을 걸었던 그가 허망하게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대통령직을 떠나 고향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간 지 1년 3개월 만의 일이다.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거리의 변호사로, 국회 청문회에서 요즘 말로 ‘전국구 사이다’로 급부상한 국회의원으로, 그리고 대통령까지 지낸 노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며 남긴 것은 달랑 171자 메모 형식의 유서 한 장이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미안해하지 마라.누구도 원망하지 마라.운명이다. 화장해라.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오래된 생각이다. 이런 내용이 담긴 문서는 노 전 대통령이 사저에서 사용한 컴퓨터에서 발견됐고, 산으로 떠나기 직전인 오전 5시 10분쯤 직접 쓴 것으로 확인됐다.유서 내용이 공개되면서 노 전 대통령 지지층의 분노는 이명박 정권으로 향했다. 2008년 4월 정부 출범 초기부터 전국적인 대규모 ‘광우병 촛불집회’ 파동으로 국정운영 동력을 잃은 이명박 정부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측에게 거액의 뇌물을 줬다는 내용의 ‘박연차 게이트’를 국면 전환 카드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소환 조사를 위해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딸 정연씨 등도 앞서 소환 조사했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을 언론을 통해 흘리며 노 전 대통령을 압박했다. 그런 노 전 대통령 곁을 지킨 사람은 언제나처럼 문재인이었다. 참여정부에서 초대 민정수석을 포함해 두 번의 민정수석과 시민사회수석, 임기 말 비서실장을 맡았고 2004년 4월 탄핵심판 당시 노 전 대통령 변론도 맡아 기각을 이끌어냈다. 1982년 법무법인 ‘부산’에서 인권변호사로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문 대통령은 2009년 5월 7일간의 국민장 상주로 ‘친구 노무현’의 세상 떠나는 길을 지켰다. 1970~80년대 부산에서 소위 잘 나가던 ‘변호사 노무현’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 이도 문재인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문재인과의 첫인상을 이렇게 회고했다. “문재인 변호사와 손을 잡았다. 원래 모르는 사이였지만 1982년 만나자마자 바로 의기투합했다. 그는 유신반대 시위로 구속되어 경찰서 유치장에서 사법고시 합격 소식을 들은 사람이다. 그래서 사법연수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서도 판사 임용이 되지 않았다. 정직하고 유능하며 훌륭한 사람이다. 나는 그 당시 세속적 기준으로 잘 나가는 변호사였다. 사건도 많았고 승소율도 높았으며 돈도 꽤 잘 벌었다. 법조계의 나쁜 관행과도 적당하게 타협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재인 변호사와 동업을 시작하면서 그런 것들을 다 정리하기로 약속했다. 그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울분과 비통함만이 가득했던 봉하마을과 영결식장에서 문 전 실장이 보여준 의연함은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참여정부의 퇴장과 함께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고 경남 양산 자택에서 생활하던 문 전 실장은 노 전 대통령 비보를 들은 즉시 병원으로 달려와 그날부터 봉하마을을 지켰고, 5월 29일 발인과 서울 경복궁 앞뜰에서의 영결식, 수원 연화장 화장과 다시 봉화산 정토원 안치까지 노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는 모든 순간을 함께했다. 국민장 기간 내내 의연한 모습을 보였던 문 대통령도 분골함 안치를 위해 정토원으로 들어가는 차 안에서는 눈물을 훔쳤다.특히 영결식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헌화 도중 백원우 민주당 의원이 “정치보복을 사죄하라”고 고함치자, 현장을 수습한 후 문 전 실장이 이 대통령을 찾아가 고개를 숙이며 정중히 사과하는 모습은 ‘인간 문재인’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훗날 당시의 기억에 대해 “그날만큼 내가 마지막 비서실장을 했던 게 후회된 적이 없다. 시신 확인에서부터 운명, 서거발표, 그를 보내기 위한 회의 주재까지. 나 혼자 있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노무현의 운명, 문재인의 운명 “정치, 하지 마라… 정치인은 거짓말의 수렁, 정치자금의 수렁, 사생활 검증의 수렁, 이전투구의 수렁들을 지나가야 한다. 걱정하는 것은 정치의 신뢰가 이런 속도로 계속 떨어지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능을 점차 상실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2009년 3월 4일 공식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쓴 글의 일부다. 실제 노 전 대통령은 가까운 참모들에게는 제도권 정치에 나서는 것을 만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정부 종료와 함께 자연인으로 돌아간 문 전 실장에게도 정치에 대한 미련은 없었다. 하지만 변호사 문재인이 잘 나가던 ‘변호사 노무현’을 훗날 대통령의 길로 이끌었듯이, 퇴임 대통령 노무현의 죽음은 그를 운명처럼 정치의 중심으로 불러냈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을 통해 이렇게 고백했다.“그(노무현)를 만나지 않았으면 적당히 안락하게, 그리고 적당히 도우면서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의 치열함이 나를 늘 각성시켰다. 그의 서거조차 그러했다. 나를 다시 그의 길로 끌어냈다.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 하게 됐다” ● 대통령 문재인, 다시 봉하마을로 간다 총 1342만 3784표, 득표율 41.08%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선. 지난 9일 치러진 대선에서 9년간 보수 정당에 표를 줬던 국민의 선택은 적폐 청산과 나라다운 나라를 약속한 문재인이었다. 2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는 557만 938표 앞서며 역대 대선에서 가장 많은 표 차이다. 취임사에서도 ‘나라다운 나라’를 강조한 문 대통령은 연일 소통과 탈 권위, 국민 통합의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당장 집무실을 청와대 참모들의 업무 공간인 여민관으로 옮겼고,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공공부분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약속했다. 스승의 날인 지난 15일에는 세월호 참사로 숨진 기간제 교사 김초원·이지혜 교사의 순직 인정을 지시하고,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직접 참석해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제창을 금지했던 ‘님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불렀다.제1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은 이런 문 대통령을 ‘좌파 행보’라며 연일 비판하고 있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 등에서는 지지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의 이혜훈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굉장히 잘한다. 솔직한 말씀으로 무섭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겨울, 국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을 지켰던 남자. 변호사 노무현이 사람 사는 세상에 눈 뜨게 하고, 그의 모든 순간을 함께했던 노무현의 동지 문재인. 그가 5월 23일, 대통령 문재인으로 다시 봉하마을을 찾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장하성, 문 대통령 ‘러브콜’ 3번만에 OK...네티즌 “드라마보다 재미난 청와대 드라마”

    장하성, 문 대통령 ‘러브콜’ 3번만에 OK...네티즌 “드라마보다 재미난 청와대 드라마”

    문재인 대통령이 장하성 고려대 교수에게 3번째 만에 수락의사를 받고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과 장하성 교수는 지금까지 개인적 인연이 없었던 것으로 전한다. 장하성 교수가 과거 문재인 대통령보다 안철수 후보 쪽으로 기울었기에 두 사람의 관계는 다소 서먹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장하성 교수의 과거 인연은 어땠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장하성 교수에게 도와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당시 장하성 교수는 안철수 캠프에 합류했다. 문과 안의 단일화로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후보가 됐지만 그렇다고 장 교수의 마음을 가져올 수는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6년 4월 13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다시 장하성 교수의 도움을 구했다.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탈당으로 위기에 빠진 당의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하성 교수는 또 거절했다. 결국 김종인 전 의원이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이후 또 다시 손을 내밀었다. 통상 대통령의 인선 결과는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인사수석 등이 당사자에게 전달하지만, 문 대통령은 장하성 교수에게 직접 전화했다고 전한다. 지금까지 아무리 뛰어난 인재도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합류를 요청한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권위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장하성 교수는 21일 문재인 대통령의 인선 발표 자리에 함께 했다. 그는 이자리에서 “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뤄진 인사들을 보면서 저 스스로 감동받았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말씀하시니 더는 말씀을 드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장하성 교수의 정책실장 기용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진짜 문재인은 인재가 있으면 어떻게든 영입하네 (mapl****)” “요즘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는 청와대드라마 (p0y0****)” “이분이 진짜 물가안정과 서민대책을 책임질 진짜적임자다 (susu****)”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명예기자가 간다] 소통역 가는 ‘文열린 동행 열차’ 대전發 그 열차

    [명예기자가 간다] 소통역 가는 ‘文열린 동행 열차’ 대전發 그 열차

    “어, 어디선가 본 듯한 것인데….” 최근 화제를 불러모으는 문재인 대통령의 탈권위주의 행보를 보면서 대전시 공무원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나눈 얘기입니다.문 대통령이 연일 파격적인 국민 소통 행보를 보이면서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시절 깊은 인상을 받았던 대전 행사를 또 다른 소통의 방법으로 삼을지에 관심이 부쩍 쏠립니다. 문 대통령의 이런 행보에 대전시 공무원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문 대통령과 대전시의 옛 인연(?) 때문입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 3월 4일 아침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서 권선택 대전시장이 연 ‘시민과 아침동행 및 새봄맞이 대청결운동’에 참가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전시의 아침동행 행사가 늘 궁금했는데 시장이 시민과 함께 산책하고, 도시락도 먹고, 소통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면 이 행사를 벤치마킹하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 文대통령, 대전시장 ‘아침동행’에 감명 ‘아침동행’은 권 시장이 봄 가을 한 달에 한 번씩 시민들과 아침에 만나 산책을 하면서 그의 행정 철학인 경청과 소통을 실천하는 행사입니다. 민선 6기 대전시 행사 중 가장 핵심적이죠. 권 시장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014년 9월부터 지금까지 17차례 열렸습니다. 수백 명이 참가할 때도 있고, 어떤 때는 1000명이 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모두 1만 5000여명의 시민이 권 시장과 동행하면서 갖가지 지역 문제에 대해 조언하고 의견을 나눴습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만약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한 달에 한 번씩 청와대 뒤 북악산, 한강변, 대전 갑천, 부산 달맞이길, 광주 무등산에서 국민과 함께하며 소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국민의 말을 경청하고 소통하는 걸 중시하는 문 대통령은 실제 취임하자마자 눈에 띄는 소통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대통령 취임 선서식을 마치고 국회 잔디밭에서 기다리던 시민들과 서슴없이 대화를 나누고 셀카를 찍었습니다. 비서진과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들고 담소하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됐고, 초등학교를 방문해서는 어린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얘기했습니다. 앞서 대전시의 ‘아침동행’에서도 문 대통령의 이런 몸가짐을 볼 수 있었습니다. 권 시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인사비서관을 지낼 때 만나 인연을 맺고 같은 당 소속이라지만, 문 대통령이 동행한다는 말에 시 공무원과 시민단체들은 “깜짝 놀랐다”는 말을 쏟아냈습니다. 가장 당선이 유력한 대선 후보가 지방정부의 작은(?) 행사에 참석한 것이어서 그랬지만 문 대통령은 그때도 예의 소탈하고 겸손한 모습으로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갑자기 유력 후보와 동행한 시민들은 기대에 술렁였고, 친근한 모습에 환호했습니다. 전 대통령의 불통과 권위적 태도에 지치고 탄핵 심판을 앞둔 때여서 더 환호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핵심 정책 설명 위해 시민과 만남 활용을” ‘아침동행’은 대전이 원조입니다. 비빔밥 하면 전주, 닭갈비 하면 춘천을 떠올리듯이 ‘아침동행’ 하면 대전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원조는 변치 않는 맛에 늘 만족하고 돌아오기 때문에 멀어도 달려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대전시민이나 공무원들은 문 대통령이 아침동행 행사를 도입해 더욱 소통의 폭을 넓히길 바라고 있습니다. 권 시장이 아침동행을 통해 초기에 논란이 됐던 자신의 핵심 사업 트램(노면전차, 대전도시철도 2호선)을 이해시키고 원도심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시민 의견을 들어 정책에 반영한 것처럼 문 대통령도 더 다양하게 정기적으로 국민을 만나길 원하는 것이죠. 임재진 대전시 공보관은 “문 대통령이 꼭 아침동행 행사를 도입해 첫 행사를 원조인 대전에서, 그것도 대통령이 말한 대로 갑천에서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영철 명예기자(대전시 공보관실 주무관)
  • [유진모의 테마토크] ‘임을 위한 행진곡’, 신중현, 그리고 르상티망

    [유진모의 테마토크] ‘임을 위한 행진곡’, 신중현, 그리고 르상티망

    지난 18일 5·18 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에서 9년 만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됐다. 얼마 전 미국 버클리음대로부터 한국인 최초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을 정도로 뛰어난 음악성을 인정받은 신중현은 1970년대 초반 청와대의 박정희 찬양 노래 작곡 지시와 협박을 계속 거절했고, 이후 그가 만든 ‘미인’, ‘거짓말이야’(김추자) 등 숱한 곡들이 금지곡이 됐다. ‘아름다운 강산’은 신중현과 엽전들의 2집(1974)에 수록된 곡. 육영수가 TV에서 접한 이 곡과 엽전들에 심한 불쾌감을 드러내자마자 금지곡이 됐다. 박근혜 정권은 그들의 입맛에 안 맞는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감시하고 불이익을 줬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광주에서 제창곡이 아닌, 합창곡으로 격하된 배경과 연계된다. 300~400년 전의 편협했던 유럽의 고전주의 시대에도 없었던 일이다. 문화와 예술을 권력의 입맛 맞춤형 규칙으로 통제하는 건 언로에 재갈을 물리고 창작력과 상상력에 수갑을 채우는 독재적 폭정이다. 동물도 언어 비슷한 걸로 소통을 한다. 사자의 리더는 무리에겐 종교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이유 중 문화와 예술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미국보다 역사가 훨씬 길고, 가깝게 이씨 왕조시대만 하더라도 성군들이 넘쳤던 우리 민족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하는 대한민국에선 불행하게도 훌륭한 대통령을 자주 만나지 못했다. 이승만은 종신 집권을 노렸으나 4대 대통령 취임사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4·19혁명에 의해 쫓겨났다. 바로 전 대통령은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 사태의 ‘몸통’이란 혐의로 탄핵당한 뒤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대다수 언론은 전통적 여당 출신 대통령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를 연일 ‘파격적’, ‘이례적’이란 수식어로 포장한다. 오랫동안 권위적 도그마와 군림의 비정상적 시대를 살아왔기 때문에 정상이 생소한 걸까. 최소한 다수의 영화는 그러지 않았다. ‘판도라’(박정우 감독·2016)는 원자력발전소의 폭발 사고가 소재. 실세 국무총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젊은 강석호 대통령의 귀와 눈을 막고 언론과 국민을 거짓말로 통제하려 함으로써 자리보전에 연연한다. 대통령은 뒤늦게 총리의 전횡과 농단을 알아챈 뒤 모든 진실을 낱낱이 국민에게 보고한다. 사태 수습을 위해 현장의 팀장에게 전화한 그의 첫마디는 “저, 강석호입니다”다. “나, 대통령이오”가 아니다. ‘화이트 하우스 다운’(롤란트 에머리히 감독?2013)의 무대는 백악관. 경호팀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존 케일은 제임스 소이어 대통령의 열렬한 팬인 딸이 크게 실망하자 함께 백악관 투어에 나선다. 공교롭게도 그날 괴한들에 의해 백악관이 점령되자 케일은 고립무원의 대통령을 구한다. 케일과 고마움의 악수를 나누는 대통령의 첫마디는 “나 제임스 소이어요”다. 괴한들은 동료의 복수를 위해 케일의 딸을 붙잡고 케일에게 나타날 것을 촉구한다. 그러자 대통령은 케일에게 나라를 구해 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괴한들에게 걸어간다. 국민이 박근혜 정부 때 가장 절실했던 게 경제 살리기라면 답답했던 건 불통일 것이다. 탄핵과 정권 교체의 촉매제는 촛불집회로 대표되는 분노한 민심이었다. 일방통행이 불 지핀 프롤레타리아의 행동은 르상티망이다. 니체는 권력의지에 의해 촉발된 강자의 공격 욕구에 대한 약자의 격정을 르상티망이라고 규정했다. 5·18 정신과 촛불 민심의 근간도 르상티망이었다.
  • 홍석현 통일외교안보특보, 對美외교 전문가…“임명 상의 안해 당혹”

    홍석현 통일외교안보특보, 對美외교 전문가…“임명 상의 안해 당혹”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로 임명된 홍석현(68) 한반도포럼 이사장은 언론사 사주이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처남으로 유명하지만 외교가에서는 대미 외교 전문가로 평가된다. 때문에 그는 최근 문 대통령의 대미 특사로 파견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특보 자리가) 비록 비상임이지만 국제사회에서 이미 능력과 권위를 인정받은 두 분(홍 이사장과 문정인 연세대 교수)이 참여함에 따라 산적한 외교·안보 현안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어 “앞으로 두 분은 새 정부의 통일·외교·안보 정책 기조와 방향을 저와 의논하고 함께 챙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홍 특보는 대미 특사 임무를 마치고 이날 귀국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나하고 상의를 안 하고 발표해서 조금 당혹스럽다. 처음 듣는 얘기라 조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홍 특보는 삼성코닝 부사장 등을 거쳐 1999년 중앙일보 회장을 맡았다. 특히 홍 특보는 참여정부 시절 2005년 주미대사를 지내며 당시 한·미 정상회담 및 6자회담 재개 등을 도왔다. 홍 특보는 주미대사 임기를 마친 뒤 2006년 다시 중앙일보 회장에 취임했고 2011년부터는 JTBC 회장까지 겸임했다. 그는 지난 3월 19일 중앙일보·JTBC 회장직을 사임했다.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대선 출마를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그는 대선 출마설을 일축했다. ▲서울 ▲서울대 전자공학과, 미국 스탠퍼드대 산업공학 석사·경제학 박사 ▲삼성코닝 부사장, 주미 대사 ▲중앙일보·JTBC 회장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홍석현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누구? “언론사주 출신 전 주미 대사”

    홍석현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누구? “언론사주 출신 전 주미 대사”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통일외교안보특보에 홍석현(68) 대미특사를 임명했다. 홍석현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미국 사정에 정통하고 국내외에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주미 대사인 홍 특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버지니아 주(州)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귀국길에 오르며 “나라를 위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직책을 맡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산업공학석사와 경제학박사 학위를 딴 뒤 세계은행(IBRD) 경제개발연구소 경제조사역, 대통령비서실 보좌관, 삼성코닝 부사장 등을 거쳐 1994년 중앙일보 사장으로 취임했다. 1999년 중앙일보 회장을 맡은 이후 세계신문협회(WAN) 회장도 역임하다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주미대사를 지내기도 했다. 주미대사 임기를 마친 후인 2006년 다시 중앙일보 회장에 취임한 뒤 2011년부터 JTBC 회장까지 겸임해오다 지난 3월 19일 대선 정국에서 중앙일보와 JTBC 회장직을 사임했다. 사임 당시 대선 출마설이 나왔지만 “남북관계 등 대한민국이 새롭게 거듭나는데 필요한 시대적 과제들에 대한 답을 찾고 함께 풀어갈 것”이라고 일축했다. 대선기간인 지난달 12일 문 대통령으로부터 외교·통일과 관련된 내각에 참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공개해 화제가 됐다. 당시 그는 “내가 내각에 참여할 군번은 아니지만, 만약 평양특사나 미국특사 제안이 온다면 도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문정인 특보와 함께 홍석현 특보의 인선을 공개하면서 “비록 비상임이지만 국제사회에서 이미 능력과 권위를 인정받은 두 분이 참여함에 따라 산적한 외교·안보 현안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처남으로, 부인 신연균 여사와의 사이에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 사장 등 2남 1녀가 있다. △ 서울 △ 경기고 △ 서울대 전자공학과 △ 미국 스탠퍼드대 산업공학석사·경제학박사 △ 대통령비서실 보좌관 △ 삼성코닝 부사장 △ 세계신문협회(WAN) 회장 △ 주미 대사 △ 중앙일보·JTBC 회장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4회 ‘다산성곽길 예술문화제’…리기태 명장 ‘전통연 갤러리’ 인기

    제4회 ‘다산성곽길 예술문화제’…리기태 명장 ‘전통연 갤러리’ 인기

    지난 20일 호텔신라(대표이사 이부진)는 서울시 중구청(구청장 최창식)과 함께 2017한양도성 다산성곽길 예술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날 다산성곽길 예술문화제는 장충체육관 옆 다산성곽길 초입부터 토끼굴까지 약1Km 이어진 한양도성 다산성곽길에서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열렸다. 올해 4회를 맞이하는 ‘다산성곽길 예술문화제’는 600년 역사의 한양도성 다산성곽길에서 개최되는 전통과 예술, 연놀이가 어우러진 문화축제다. 특히, 모든 가족들의 방문객에게는 한양도성의 역사와 가치를 배우는 뜻깊은 역사 체험교육의 시간을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은 위하여 마련됐다. 이번 축제장인 다산성곽길은 조선왕조 도읍지인 한성부의 경계를 표시하고 왕조의 권위를 드러내며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일부 성벽이다. 태조, 세종, 숙종, 순조 4대 임금들을 거치며 각기 다른 형식으로 쌓아올린 성벽의 축조양식을 비교할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이다. 조선 초기 한양도성은 각 지방군현에서 구간을 나눠 맡아 축성을 했는데 어느 지역에서 공사를 담당했던 책임자를 표시해 놓은 성벽 기초돌이 바로 각자성석이다. 조선시대 백성들은 이곳 성벽터에서 소망을 담아 멀리까지 연을 띄웠다. 이번 축제에서 가장 관심거리는 대한민국 마지막 남은 유일의 조선시대 전통연인 방패연 원형기법 보유자 초양 리기태(한국연협회, 리기태연보존회 회장) 명장의 각종 작품의 방패연, 가오리연, 나무육각, 팔각얼레, 사기를 먹인 명주실, 대나무를 깍는 칼 등을 볼 수 있었다. 연놀이 주제로 전통연인 방패연 리기태 작품전시회를 한양도성 외부순성길 초입 갤러리에서 무료로 관람 개최됐다. 특히 소치올림픽에서 대한민국 피겨스케이트를 응원하기 위하여 만든 김연아 방패연, 리명장이 자문, 원형 복원시킨 영국의 왕립식물원(Royal Botanic Gardens, Kew)에 소장된 민속연인 조선시대 서울연을 천연기법 그대로 제작된 재현품과 방패연, 가오리연, 얼레, 원형기법 그대로 사기가루를 먹인 명주실 등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이밖에 인근 갤러리, 예술공작소 등의 자원을 활용해 공연, 공예, 푸드, 전시, 전통놀이, 성곽길 비경 포토, 각자성석 탁본체험과 가족사진 촬영, 부채 만들기, 한양도성 해설가 투어 프로그램 등 총 12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며 성곽길 웨딩연을 비롯해, 라퍼커션 퍼레이드, 가야금 연주, 탭탠스 공연 등이 펼쳐졌다.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최만진의 도시탐구] 백옥 피부 같은 청와대

    [최만진의 도시탐구] 백옥 피부 같은 청와대

    독일 유학 시절 해외여행 자율화가 본격화되던 1990년대 초반에 한국에서 건축 투어를 나온 사람들이 안내를 부탁해 반가운 마음으로 응한 적이 있다. 이때 방문했던 곳 중 하나가 본에 있는 독일 국회의사당이었다. 당시만 해도 수도를 아직 베를린으로 옮기지 않았던 때라 국회가 한참 열리던 중이었다. 미처 내부 견학 예약을 하지 않았던 우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즉석에서 신청하게 됐다. 이에 의외로 간단한 신분 확인 절차를 한 후 입장을 허락해 주었다.우리는 국가 핵심 보안건물의 이러한 대담한 개방성에 놀랐으며, 우리나라 국회의사당과의 대조를 생각했다. 감탄을 하기는 건축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건물은 사면의 벽과 지붕이 모두 유리로 돼 있어 민주적 투명성과 소통 및 화합을 상징한다. 의원들은 천창의 햇빛 가득한 본회의장에서 꼼수와 술수 그리고 권위를 모두 내려놓고 오직 국민만을 위해 일하라는 뜻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건축 배경은 잔혹하고도 끔찍했던 세계 제2차 대전을 일으켰던 히틀러의 독재를 재현하지 않겠다는 민주적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생각은 이후 통독 수도인 베를린에 지어진 공공건축에서도 잘 나타난다.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독일 총리 관저다. 다른 나라 대통령 관저에 비해 규모가 상당히 크지만, 공간 소통 및 기능성 등의 효율성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는 우선 단일 건물로 돼 있어 총리 집무실과 아파트를 비롯해 비서실, 보좌관실, 회의실, 사무실 등 다양한 공간이 모두 한 지붕 아래에 모여 있기에 가능하다. 여기에다 이 공간들은 서로 유기적이며 기능적인 연계를 가지도록 설계돼 있다. 이렇다 보니 짧은 시간 내에 모여 국가의 중대사를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또한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인 관계에서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자문할 수 있다. 외부 형태는 얼핏 큰 규모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단아해 보이며, 마치 도서관이나 문화센터처럼 보여 위압적, 권위적 느낌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의회와는 불과 수백 미터 떨어진 잘 보이는 곳에 있어 협치를 강조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국민을 섬기라는 의도에서 의회 건물보다 더 낮게 설계했다. 이에 비해 우리 청와대는 시대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건축언어를 가지고 있다. 우선 과거 왕조의 절대적 권위와 정치를 재현하는 구중궁궐의 배치와 구조를 보인다. 지형적으로는 국민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지배자임을 자처한다. 최근 잘 알려진 것처럼 건물들이 각각 떨어져 있어 서로 간의 연계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벽체도 대부분 막혀 있어 대통령이 무엇을 하는지 알 길이 없다. 심지어 전통 건축의 형태를 취하기는 했으나 짝퉁이라는 비난까지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 대통령이 이제 광화문 시대를 예고하고 나선 것은 매우 반길 일이다. 일부에서는 안전 및 경호의 문제를 거론하기도 한다. 하지만 독일도 당시에는 외부로는 구소련 및 동독과 대치하고 있었고, 내부적으로는 모든 합법적 권위를 거부해 요인을 무작위로 납치 및 살해했던 적군파의 테러 위협에 직면해 있었다. 이는 국가 요인들의 안위가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지켜야 할 민주주의적 가치가 있음을 말해 준다. 이래서 새로 마련될 우리 청와대는 마치 백옥처럼 백색 투명하면서도 빛나고 치밀하며 단단한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것은 우리 정치와 사회가 이루어야 할 미래의 목표이기도 하다.
  • 盧 이어 文까지… 송인성 교수 ‘대통령 주치의 2관왕’

    盧 이어 文까지… 송인성 교수 ‘대통령 주치의 2관왕’

    국내 소화기질환 권위자… 4代가 의사송인성(71)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의 주치의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19일 “송 교수가 내정된 게 맞다”고 확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주치의로 송 교수를 두고 인사 검증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송 교수가 문 대통령 주치의에 내정된 데는 참여정부 때의 인연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 교수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로 활동했다. 대통령 주치의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차관급 대우를 받는다. 한때 노 전 대통령이 등산을 즐긴 데는 가벼운 산행이 대통령의 허리에 좋다는 송 교수의 조언 때문이기도 했다. 송 교수는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한 인터뷰에서 “가슴이 조여오고 숨을 쉴 수 없다”던 노 전 대통령의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송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10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났을 때 김 위원장을 직접 대면하기도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을 직접 본 뒤 건강이 좋지 않음을 확인했다. 황해도 출신인 송 교수의 집안은 아들까지 4대가 의사 집안이다. 그는 경기고,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고 국내 소화기 질환의 권위자로 꼽힌다. 송 교수는 대한소화기학회 이사장, 대한내과학회 이사장, 세계내과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송 교수는 앞으로 2주에 한 번 청와대를 찾아 문 대통령의 건강을 점검할 예정이다.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미국 순방,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해외 순방에 문 대통령과 동행할 전망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인삼정과·손편지·요리솜씨… ‘또 다른 협치’ 보인 김정숙 여사

    인삼정과·손편지·요리솜씨… ‘또 다른 협치’ 보인 김정숙 여사

    文대통령 상춘재 앞에 먼저 나와 영접 “대기 말고 약속시간에 오라” 미리 연락 참석자들 관례로 달던 이름표 안 달아 ‘통합’ 의미 비빔밥 메인 한식 코스 오찬 문재인 대통령의 첫 번째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이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된 데는 김정숙 여사의 역할이 매우 컸다. 이날 회동에서 참석자들은 ‘조화’, ‘통합’의 의미를 가진 비빔밥을 메인으로 한 한식 코스를 먹었다. 후식으로는 김 여사가 직접 만든 인삼정과가 나왔다. 인삼정과는 달인 인삼을 꿀 등이 들어간 액체에 넣고 장시간 졸여서 만드는 전통음식이다. 전병헌 정무수석의 설명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인삼과 꿀, 대추즙을 함께 넣고 10시간 동안 졸여서 인삼정과를 만들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원내대표들은 이 인삼정과를 정성스레 포장한 선물도 받아 돌아갔다. 여기엔 김 여사의 손편지도 들어 있었다. 전 수석은 “손편지에 ‘귀한 걸음 감사하다.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하자’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선물을 조각보로 포장했다. 작은 천 조각들을 모아 만든 조각보는 ‘협치’를 상징한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말했다.특히 이날 회동은 많은 관례와 격식을 깬 형태로 마련됐다. 먼저 회동 장소로 사용된 상춘재는 외빈 접견이나 비공식 회의 장소로 이용되던 청와대 경내의 전통한옥 건물이다.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에서는 단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던 무료한 공간이었는데, 활용했다는 측면에서 파격적”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상춘재 앞에 먼저 나와 참석자들을 기다리면서 원내대표들이 도착하는 대로 일일이 영접했다. 원내대표들은 미리 와서 대기하지 말고 약속 시간에 자연스럽게 오라고 연락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보통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는 다른 참석자들이 도착해 있는 가운데 대통령이 맨 마지막에 등장했다. 청와대는 식탁도 상석이 따로 없는 원탁으로 마련했다. 참석자들은 대부분의 행사에서 관례적으로 달던 이름표도 착용하지 않았다. 전 수석은 “대통령이 칼럼과 기사를 읽고, 청와대에서 열리는 각종 회의에 모든 참석자가 이름을 다는 관행을 재검토해 보라는 지시를 했다”면서 “앞으로 권위주의, 국민 위에 군림하는 청와대의 상징으로 지목될 수 있는 방문객과 청와대 직원들의 이름표 패용 관행의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에게 신간 소설 ‘82년생 김지영’(민음사)을, 김 여사에게는 수필집 ‘밤이 선생이다’(난다)를 선물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검찰 개혁 속도] 다섯 기수 낮춘 파격 인사… 국정농단 재수사 적임 ‘강골 검사’

    [검찰 개혁 속도] 다섯 기수 낮춘 파격 인사… 국정농단 재수사 적임 ‘강골 검사’

    “너무 벅찬 직책… 잘할 방법 고민” 박영수 특검도 회견 지켜보며 미소 국정농단 추가 수사 관련 질문엔 “많이 도와달라” 여지 남기기도“갑자기 너무 벅찬 직책을 맡게 됐습니다. 어떻게 하면 맡은 일을 잘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해 보겠습니다.” 19일 오전 11시 57분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서초동 서초D타워 앞. 특검 사무실을 나서던 윤석열(57·사법연수원 23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취재진들 앞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소감을 밝혔다. 그를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발탁해 좌천 4년 만의 ‘복권’을 도운 박 특검도 윤 지검장의 기자회견 광경을 지켜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윤 지검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추가 수사와 관련해서도 “내가 답변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많이 도와달라”며 여지를 남겼다. 2013년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 당시 ‘외압’을 폭로했다 좌천된 윤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오른 것은 법조계에선 일대 사건일 수밖에 없다. 당시 윤 지검장이 외압의 당사자로 지목한 인물이 조영곤(59·16기)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검찰 수뇌부의 부당한 지시를 폭로하며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남긴 “나는 조직에 충성하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은 윤 지검장에게 ‘강골 검사’ 이미지를 안기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윤 지검장 임명은 검찰의 권위적인 수사·기수문화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이영렬(59·18기) 전 지검장보다 다섯 기수를 낮춘 파격 인사의 주인공이 된 윤 지검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꼽힌다. 비교적 늦은 나이인 34세에 검찰에 첫발을 내디뎌 탁월한 수사력과 추진력으로 승승장구했다. 대검 옛 중앙수사부 중수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특수검사가 갈 수 있는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굵직한 수사에도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2006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근무 때는 대검 중수부에 파견돼 현대차 비자금 사건에 참여했다. 현대차 수사가 끝날 무렵 검찰 안팎에서 ‘정몽구 회장을 불구속 기소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당시 정상명 검찰총장을 찾아가 “법대로 구속해야 한다”며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2012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에는 LIG그룹 사기 기업어음 사건을 수사해 구자원 회장 등을 기소하기도 했다. 검사장 승진이 당연시되던 윤 지검장은 2013년 4월 국정원 댓글 사건을 파헤치다 수뇌부와 갈등을 빚은 끝에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으면서 시련을 맞았다. 상부 보고 없이 국정원 직원을 체포하고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을 윗선에선 항명으로 받아들인 탓이다. 징계 이후에는 대구고검·대전고검으로 좌천되는 수모도 겪었다. 당시 윤 지검장과 함께 좌천성 인사를 당한 검사가 박형철(49·25기)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다. 그러나 윤 지검장은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 특검팀에 합류하면서 수사 일선에 복귀했다. 당시 박 특검은 윤 지검장을 수사팀장 자리에 앉히는 등 수사 능력을 높이 샀다. 실제 윤 지검장은 특검팀의 최대 과제였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이라는 성과를 냈다. 특검팀의 핵심 전력이던 윤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꿰차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문한 국정농단 사건 재수사 및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주요 인물에 대한 공소 유지는 힘을 받을 전망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文대통령 “개헌 논의 때 선거제도 함께 손보는 게 바람직”

    文대통령 “개헌 논의 때 선거제도 함께 손보는 게 바람직”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는 19일 첫 청와대 회동에서 개헌·협치·경제·외교안보 등 각종 현안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상견례 차원의 회동이다 보니 각론보단 총론에 초점을 둔 의견이 오갔다. 다음은 청와대와 각 정당의 브리핑을 토대로 회동 상황을 재구성한 내용이다.[개헌 논의] -문재인 대통령: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 국회에서 개헌특위가 논의하면 제일 좋은데 국회와 국민의 방향이 같지 않을 수 있다. 또 여론 수렴 과정이 미진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국회가 개헌 논의에 역할을 한다면 존중하겠다. 저는 발목을 잡을 의도가 전혀 없다. 국민의 의견을 충실히 수렴해야 한다. 그리고 개헌 문제는 선거제도 개편과도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 선거제도 개편도 함께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당장 6월 국회에선 민생 개혁부터 논의해야 한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선거구제 문제는 정당과 의원의 이해관계가 상당히 맞물려 있다. 그래서 과반 의석을 차지해야 한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선거구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개헌은 국회에서 추진돼야 한다. 특히 선거구제 개편은 개헌보다 더 힘들 수 있기 때문에 개헌과 함께 국민께 뜻을 물어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행 선거제도가 그대로 유지된 채 개헌이 이뤄지면 개악이 될 수 있다. -문 대통령: 국회의 권한이 강화된다는 것은 선거제도가 변경되는 걸 필수적으로 전제해야만 가능하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문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서 한 개헌 얘기는 뜻밖이었다. 보통 취임하면 개헌을 미뤘는데 개헌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개헌에서 행정수도 이전까지 고려한다면 청와대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는 것은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노 원내대표: 광화문 집무실과 청와대 집무실을 둘 다 활용하는 게 어떻겠느냐. -문 대통령: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논의될 것이다. 국민적 동의만 있으면 행정수도는 세종시로 이전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광화문 청와대’는 추진할 필요가 없다. 국회 분원이라도 세종시에 둬서 수많은 공무원이 시간 낭비하는 것은 막아야 되겠다. 그렇게 된다면 행정자치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등도 이전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여야 협치] -문 대통령: 상시적으로 만날 수 있는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를 구성하겠다. 현안이 있든 없든 정례적으로 만나면 그런 모습 자체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정 현안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말처럼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공통 공약 이행을 위한 여야정 정책협의회를 빠른 시일 안에 진행하길 바란다. 저는 상머슴으로서 야당 원내대표들과 언제든지 협의하고 상의하겠다. -정 원내대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제1야당으로서 통 큰 협력을 하겠다. 다만, 이것이 나라의 기조와 관계없이, 인기영합적으로 흐를 땐 견제와 비판을 하겠다. 그리고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업무지시보다는 협치의 정신을 살려 주길 바란다. 공통 공약은 여야 간 협의를 통해 추진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 -김 원내대표: 여야정 상설 협의체는 외교안보, 민생경제, 사회개혁 등 3개 분야별로 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해야 할 국정 과제를 놓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과 해결 방식, 로드맵에 대한 합의를 이뤄 낼 수 있다면 효율성 측면이나 국민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 원내대표: 국회선진화법하에서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협치밖에 없다. 바른정당은 안보 위기, 경제 위기 상황을 조속히 수습하기 위해 국회 인사청문회에 적극 협조하겠다. 그리고 정무장관을 신설하자. -노 원내대표: 대통령께서 상시적으로 만나겠다는 다짐을 하셔서 큰 선물을 받고 가는 것 같다. 각 당의 공통된 공약을 빠르게 확인하고 정리해서 함께 추진해 냈으면 좋겠다. -문 대통령: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만든 것이 그런 취지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없기 때문에 각 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때 각 당 공통 공약을 파악하도록 지시했다. 국정기획위가 여야에 공통 공약뿐만 아니라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서 보고토록 하겠다. [외교·안보] -정 원내대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는 국회 비준 대상이 아니라는 게 한국당 당론이다. 그런데도 사드 비준을 꼭 해야 한다면 대통령이 국회에 넘기지 말고 입장을 분명히 밝혀 주면 좋겠다. -문 대통령: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미국, 중국과 협의를 통해 실리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 다만 사드는 새로운 기지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다른 무기체계와 다른 것 아니냐. 우리의 기회비용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김 원내대표: 사드 국회 비준은 국민적 동의를 구하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의미 있게 평가한다. 국회 비준 절차와 전후 사정, 추진 경위 등 명확한 입장을 국민에게 밝힌 뒤 국회 비준을 논의해야 한다. -정 원내대표: 4대 강국에 특사가 나가 있는데 귀국하면 그 결과를 국회에서 같이 공유했으면 좋겠다. 한·미 동맹을 더욱 돈독히 하고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했으면 좋겠다. -문 대통령: 앞으로 야당과 외교 안보 문제를 공유하겠다.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에게도 야당과 이런 정보를 공유하고 정례적으로 보고하라고 했다. -노 원내대표: 사드는 무기만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운영할 수 있는 기지가 부지 형태로 제공되는 것이다. 토지가 공유된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국회에서 비준 동의를 받은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례가 없다’는 일부 보수 정당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경제 이슈] -정 원내대표: 일자리위원회를 만들고 직접 위원장이 되신 건 참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공공일자리에 한정해 추경을 편성하는 건 문제가 있다. -문 대통령: 사전에 충분히 내용을 설명하겠다. 경제활성화 측면에도 의지가 있다. -정 원내대표: 기업을 적대시하면 일자리 창출과 상반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정책을 분명히 해 나가야 한다. -문 대통령: 기존 정부와 같이 최대한 기업을 지원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하지만 형태는 달라져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는 또 다른 역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연차적으로 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은 예정대로 추진하며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보완책도 같이 논의돼야 한다. -김 원내대표: 각 지역 전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규제프리존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민주당에서는 ‘독소 조항이 있다. 재벌 청부 입법이다. 안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런 부분을 덜어내고 통과시키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주 원내대표: 정규직화 방향은 맞지만 일시에 제로(0)로 하는 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정부의 332개 공공기관 중 231개가 적자인 상황에서 청년 취업을 막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공사 1만명 정규직화라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노 원내대표: 정의당은 일자리와 민생을 위한 추경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구체적인 내역 없이 10조원 운운하는 데 대해서는 내용을 보지 않고 동의 여부를 정할 수 없다. 과거에도 추경이라는 이름하에 경기부양책이나 정치적 예산 편성이 없지 않았다. 내역을 봐야 한다. -문 대통령: 곧 구체적 내역을 제출하겠다. 내역을 보면 다른 야당들도 반대하지 않으리라 기대한다. [인사·기타] -문 대통령: 인사에서 적재적소에 인물을 앉혀야 하는데 지역적 안배도 무시할 수 없다. 적재적소가 지역 안배보다 훨씬 중요한데 지역 안배를 그동안 안 하다 보니 갈등이 생겼다. 그래서 탕평으로 갈등을 해소하는 게 적재적소보다 더 중요하다. 호남, 충청, 영남 할 것 없이 지역 안배에 신경 쓰겠다. 호남도 광주, 전남, 전북에 따로 배려하겠다. 물론 적재적소라는 의미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정 원내대표: 당내 탕평을 넘어선 국민탕평인사가 됐으면 좋겠다. -주 원내대표: 대통령직하에서 탈권위적이고 소탈하게 해도 임명권자인 대통령 앞에서는 자유롭게 얘기하기 어렵다. 대통령이 여러 가지 면에서 얘기를 듣고 일정한 주기마다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문 대통령: 토론에 의한 의사결정 경험이 많기 때문에 걱정 없다. -노 원내대표: 이창재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이 사퇴하면서 법무부가 공백인 상태다. 우선 차관 인사라도 선임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문 대통령: 바로 검토하겠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먹고살기 힘든 신도들 삶 절실히 이해해야”

    “먹고살기 힘든 신도들 삶 절실히 이해해야”

    지금 이 땅에는 생계와 목회를 병행하는 이른바 ‘이중직 목회자’가 적지 않다. 일각에선 ‘겸업 목회’라 폄훼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이중직 목회자는 대형 교회와 달리 신도들과 절실하게 소통하는 작은 교회를 꿈꾸며 노동 현장과 목회를 넘나든다. 김수열(37) 목사도 그 고된 이중직 목회를 체험했던 독특한 목회자로 유명하다. 지난해 4월부터 담임 시목 중인 서울 목동 도토리교회에서 만난 김 목사는 “목회자들이 신도들의 불안한 삶을 똑똑히 보고 목양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신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를 종교에 대한 무관심 증대와 프로그램 빈약 등 교회의 잘못 탓으로 돌리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냉철하게 들여다보면 신도들이 먹고살기 힘들어 신앙생활을 할 여력과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교회가 그런 불안정한 교인들의 삶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지요.” 김 목사는 중학교 3학년 때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나 고교 졸업 후 호주 시드니 신학대에서 신학 공부를 하고 귀국한 목회자다. 귀국 후 영남대 신학대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인천의 한 교회에서 전임 전도사로 시목하면서 너무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교회가 커질수록 담임목사가 아닌 부교역자들에게 일이 쏠리기 마련이지요.” 고된 교회 일로 대상포진에 걸려 잠을 못 잘 정도로 힘들어지면서 결국 부교역자 일을 접었다. 잠시 쉬면서 생계를 위해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신학 공부를 할 때부터 교회는 동사무소나 지구대처럼 사람들의 민원을 들어주고 해결해 주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취객을 비롯해 다양한 사람이 찾아오지요. 말을 시키지도 않았는데 울먹이며 힘든 삶을 절절하게 털어놓는 손님도 부지기수고요.” 결국 작고 허름한 슈퍼마켓을 인수해 운영하면서 동네 주민들과 부대끼는 ‘슈퍼마켓 목회’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도 목회자의 꿈을 버릴 수가 없어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지인이 운영하는 피아노 학원에서 ‘이웃교회’를 개척했다. 이중직 목회자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권위적이지 않은 목사의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일방적인 설교가 아닌 소통하는 설교, 헌금에 매이지 않는 재정, 이런 것들 때문인지 차츰 찾아오는 교인도 늘어났고요.” 그런데 이중직 목회가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는다. “평소 꿈꾸던 열린 목회인 ‘이웃교회’를 하며 보람을 느꼈지만 매일 번 돈으로 물건들을 사야 하는 가난한 슈퍼마켓 주인으로 2년간을 살면서 단 하루도 쉬지 못했어요. 목양과 신앙보다는 일에 휘둘려 빠져드는 모습을 보곤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결국 폐업을 결정하고 뉴질랜드로 이민 갈 생각을 할 무렵, 도토리교회를 찾아 여러차례 도왔고 지난해 4월부터 청빙돼 담임목사를 맡고 있다. 권위적이지 않고 민주적인 교회와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즐기는 신도들을 보면서 지금 도토리교회 시목에 아주 만족한다고 귀띔했다. “슈퍼마켓처럼 철저하게 열려 있는 시스템을 갖춘 교회로 만들어 놓고 떠나겠다”는 김 목사. 기자를 배웅하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교회나 사회나 똑같아요. 사회의 문제를 교회가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지요. 목회자나 일반 신도나 무엇이 다릅니까. 말씀을 배우면서 예수님을 알아 가고 예수님이 가르친 대로 살아가겠다는 생각만 공유한다면 훨씬 더 좋은 교회가 되겠지요.”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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