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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로, 자치경영대전 대통령상

    종로구가 제16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따뜻한 도시재생 희망의 둥지 새뜰집’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은 우수한 정책으로 탁월한 성과를 낸 지방자치단체를 발굴하기 위한 최고 권위의 정책경연대회이다. 이번에 대통령상을 수상한 종로구의 새뜰마을사업은 오랫동안 지역사회와 단절된 채 우범지역으로 낙인찍혀 온 돈의동 쪽방지역을 대상으로 했다. 구는 총 5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마을환경 개선 ▲집수리 지원 ▲주민공동시설 등을 조성했다.
  • 퇴임식·퇴임사 없이 떠나는 대법관 권순일...민변은 왜 불만?

    퇴임식·퇴임사 없이 떠나는 대법관 권순일...민변은 왜 불만?

    보수·진보 넘나든 권순일6년 임기 마치고 8일 퇴임사법농단 사태 연루 의혹도민변 ‘사죄 없는 퇴임’ 비판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권순일(61·사법연수원 14기) 대법관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8일 퇴임한다. 퇴임식도 퇴임사도 없이 후임 이흥구(57·22기) 대법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난다. 사법부의 최고 권위인 대법관 자리를 명예롭게 끝마치는 날이지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권 대법관의 사죄 없는 조용한 퇴장에 비판 성명을 냈다. 권 대법관은 2014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박 전 대통령이 임명하면서 대법관 자리에 올랐다. ‘보수 성향의 대법관’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그의 판결들은 꼭 그렇지도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7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 위기에 놓였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기사회생했다. 여기에는 대법관 중 최선임인 권 대법관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이 지사의 후보 토론회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놓고 대법관 사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권 대법관이 유죄 의견을 냈다면 무죄와 유죄 의견이 5대 6으로 바뀌었을 것이고, 김명수 대법원장도 유죄 의견이 다수인 상황에서 이를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평가다. 그러나 권 대법관은 무죄 취지 의견을 냈다. 지난달 산재 유족 특별채용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권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 손을 들어줬다. 사망한 근로자의 자녀를 단체협약을 통해 특별채용하는 것은 고용 세습이 아니라 유족 보호 차원에서 필요한 규정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이다. 권 대법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노조 지위를 박탈한 정부 조치는 위법하다는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역시 다수 의견에 섰다. 전교조가 7년 만에 합법적 지위를 획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지난해 11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 사건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 제재가 위법하지 않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을 내고 소신을 유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법관 12명의 의견이 6대 6으로 맞선 상황에서 김 대법원장의 캐스팅보트로 권 대법관과 다른 결론이 다수의견이 됐다. 그렇게 판결문 속 권 대법관은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었다. 권 대법관은 사법농단 사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검찰이 그를 기소하진 않았지만 시민단체는 그를 탄핵 명단에 올렸다. 민변 사법센터는 이날 “권 대법관의 퇴임사는 오로지 진실에 대한 고백과 사죄여야 한다”는 성명을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민변은 “권 대법관의 무사한 퇴임으로 우리 사법 오욕의 역사도 또 한 줄 남겨지겠지만 이것이 사법농단 사태의 완결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아직 할 일들이 남아 있다”고 했다. 권 대법관이 못 다한 퇴임사는 이흥구 신임 대법관이 완결지을 수 있을까. 과거 권 대법관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청년 이흥구’에게 실형을 선고했지만 이 청년은 역경을 이겨내고 35년 만에 대법관 자리에 올랐다. 이 대법관의 취임사에 관심이 쏠린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코로나와 사회민주주의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코로나와 사회민주주의

    지난해 12월 첫 사례 발생 이후 코로나 팬데믹이 9개월째 들어서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2584만명으로, 그중 절대 다수가 미국(610만명), 브라질(395만명), 인도(385만명), 러시아(100만명)에서 발생하고 있다. 인구 100만명당 확진자 수로는 칠레, 페루, 브라질, 미국 순으로 높은 비율을 보인다. 한국은 ‘K방역’이란 이름으로 모범 사례라 여겨졌는데, 8월 중순부터 시작된 2차 재확산 위기에 고전을 하고 있다. 코비드19의 최전선에는 당연히 보건, 의료, 정책 전문가들이 있지만, 사회과학 연구자들도 긴밀히 관찰하면서 흥미로운 의견을 내고 있다. 이는 팬데믹의 발생이 보건·의료의 문제일 뿐 아니라 해당 국가의 정치사회 제도에 대한 건강검진 같기 때문이다. 왜 나라마다 방역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그리고 이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초기에는 개인의 권리보다 국가 권위에 순종하는 유교문화가 방역 성공의 원인으로 거론됐지만, 단순한 문화 수렴론(특히 서구 중심적 오리엔탈리즘 설명)이라고 비판받으면서 퇴각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방역 성공을 중국과 대비시키면서 일당 독재에 비해 민주주의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가 권위주의 국가에 비해 팬데믹에 더 잘 대처한다는 가설은 코로나 확진자 수에서 기록을 달리고 있는 위에 열거된 나라 이름에서 쉽게 무너진다. 물론 민주주의에는 여러 부류가 있고 민주주의의 정도(程度)가 전진 또는 후퇴할 수 있기에 과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과 보우소나루(이분은 직접 코로나에 걸리기도 했다) 대통령의 브라질이 얼마나 민주주의 국가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좀더 설득력을 갖는 설명은 국가의 사회복지제도와 시민사회의 발전 정도가 팬데믹과 같은 재난 대처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거론되는 곳이 인도 남서부에 위치한 케랄라주(州)다. 인도 전체적으로는 코로나 감염자와 이로 인한 사망자 수가 매우 높지만, 케랄라주는 방역 모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케랄라는 강력한 농민운동, 노동운동의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주의 전통이 강한 지역으로, 1990년대부터 인도에 분 신자유주의에 맞서 보편적인 복지제도를 잘 유지해 왔으며 여전히 시민사회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이다. 7월 들어 중동 지역에서 일하는 케랄라 출신 노동자들이 귀국하면서 2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튼튼한 의료 제도와 높은 시민의식으로 인도 안에서 사망자 비율이 가장 낮다고 한다. 사회민주주의가 강한 북유럽 국가들과 독일 등이 신자유주의적인 미국이나 스페인에 비해 확진자 수도 적고 사망률도 낮은 것 또한 팬데믹이 닥쳤을 때 발달한 복지제도와 시민의식이 완충, 보호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대만이 방역의 성공적인 사례로 언급되는 것도 사회민주주의는 아직 약하지만 개발국가, 즉 국가가 정치·경제·사회적 자원을 동원해서 경제개발을 주도하고 보편적인 교육과 의료제도를 만들어 온 제도적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앞에서 일찍 축배를 들 일도 아니고 쉽게 결론을 낼 수 있는 문제도 아니지만, 나라별 대응의 차이가 시사하는 점은 분명하다. 우리 개개인의 기초체력이 좋아야 병균이 침투해도 잘 싸울 수 있듯 한 사회가 시민의 기본권을 잘 지켜주는 제도와 자원을 갖고 있어야 위기에 잘 대처할 수 있다. 시민의 기본권을 잘 지켜 주는 제도란 성별, 계급에 상관없이 시민 누구나 교육받고, 일하고, 아플 때 치료받고, 실직이나 은퇴 등으로 일하지 못할 상황이 돼도 일정한 소득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이런 제도를 만들기 위해 사회운동이 목소리를 내고 또 그렇게 만들어진 복지를 경험하면서 시민들은 자국의 정치사회 제도를 더욱 신뢰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 나라의 기본 체력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 기초체력은 코로나에 잘 대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고, 그 이후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우리는 이미 코로나 이전에 심각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경험했는데, 이는 코로나 이후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는 빈곤층에게 더 가혹하고 이들의 경제적 회복을 더욱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재난지원금과 전 국민 고용보험이 신속하게 제도화되고 집행되기를 바란다.
  • “일상 속 국악 되도록… 디딤돌 될게요”

    “일상 속 국악 되도록… 디딤돌 될게요”

    ‘공간이음’ 북한음악 5000점 공개국악, 누구나 즐기는 음악 돼야 해교단서 세계로 뻗어가게 도울 것지난달 7일 국립국악원에 기존의 국악박물관 자료실과 기획전시실을 개편한 ‘공간이음’이 문을 열었다. 도서 2만여권과 전통예술 시청각 자료 5만여점을 열람할 수 있는 장소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북한음악자료실이다. 특수자료 허가를 받아 4년간 수집한 1만 5000여점 가운데 5000점이 자료실에 공개돼 단행본, 신문, 잡지, 영상, 사진, 음원 등 매우 다양한 종류의 북한음악을 접할 수 있다. ●연말까지 ‘모란봉…’ 북한 음악 체험전 이런 공간들이 꾸려지도록 이끈 김희선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장은 6일 “국악원이 국악과 국민을 연결하고 한국과 세계를 잇는 창구가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은 물론 중국과 동남아까지 접촉하며 북한음악 자료 확보에 몰두하고 국악 관련 자료를 더욱 개방하도록 주도한 이유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중단됐지만 연말까지 이어질 기획전시 ‘모란봉이요 대동강이로다’로도 수집한 자료들 중 일부를 체험형 전시로 꾸며 누구나 북한음악을 직접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가야금을 전공한 국악인이자 음악인류학 박사인 김 실장은 2016년 9월부터 개방형 직위인 국악연구실장을 지냈다. 그는 “‘어공’(어쩌다 공무원)인 제가 국악계와 사회를 잇는 ‘드리머’(dreamer) 역할을 도맡아 그동안 국악원이 시도하지 못했던 꿈들을 실행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대표적인 게 통일부에 특수자료 허가를 받아 북한음악 자료들을 가져온 것이었다. “북한음악을 연구하지 않으면 근현대의 한반도 음악사 100년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컸고, 민간에서는 구하기 쉽지 않아 소수의 연구자들만 누렸던 북한자료가 모두에게 폭넓게 공유돼야 한다고 봤다. ●북한 민족성 바탕 그만의 장르 형성 분단 이후 형성된 북한민족음악은 우리의 전통 국악과 많이 다르다. 북한 전통예술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민족가극 ‘춘향전’은 창극보다는 오페라에 가깝고 창법도 벨칸토 창법의 성악과 비슷하다. 김일성 주석이 판소리 특유의 쇳소리를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악기, 가극, 무용 등 모든 분야의 예술이 주체사상을 주입하기 위한 체제 선전의 수단으로 쓰이며 국악과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국악과 양악을 합한 북한음악을 국악계에선 변질됐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본질에는 결국 민족성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서양예술을 오히려 국악에 녹여냈다는 점이 의미가 큽니다.” 6일로 4년의 임기를 모두 마친 김 실장은 “우리 국악도 권위라는 무거운 갑옷을 벗고 좀더 문턱을 낮춰 일상으로 파고들어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국악이 전통으로만 남지 않고 소소한 일상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이 돼야 한다”면서 “국악계가 대중과 소통하도록 앞장서는 게 국악원의 역할”이라고 했다. 7일부터 국민대 교양학부 교수로 돌아가는 그는 서양음악 중심에서 벗어나 전 세계 음악을 다각도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수업으로 학생들과 만난다. “국악이 세계의 음악으로 뻗어 나아가도록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고도 다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창덕궁 후원 끝자락에 남은 효명의 예악정치

    창덕궁 후원 끝자락에 남은 효명의 예악정치

    창덕궁 후원 깊은 곳에 큰 살림집이 숨어 있으니 연경당이란 건물이다. 1828년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가 창건했는데 당시의 모습은 현존 건물과는 전혀 다르다. ‘동궐도’에 그려진 이 집은 기록에 남아 있는 유일한 왕실전용 극장식 연회장이었다. 효명은 이 집을 직접 짓고, 이곳에서 종합공연인 ‘진작례’를 총지휘했고, 본인이 손수 창작한 노래와 무용들을 선보였다.●18세 효명세자의 대리청정 조선조 23대 순조의 권력은 허약했고 인생은 외로웠다. 아버지 정조가 49세로 급서해 11세 나이로 즉위했다. 계증조모 정순왕후는 노론 일당과 함께 어린 순조를 압박했다. 조모 혜경궁의 풍산홍씨와 처가인 안동김씨 세력은 정치 혐오증을 심어 주었다. 어린 시절의 압력은 트라우마로 남아 평생 무기력과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순조의 유일한 희망은 총명한 아들 효명세자(본명 이영·1809~1830)였다. 세자는 어려서부터 ‘할아버지 정조의 환생’이라 불릴 정도로 지혜롭고 강력한 군왕의 기질을 보였다. 1827년 순조는 건강을 이유로 18세 세자에게 대리청정을 위임했다. 세자는 순조를 대신해 노론과 외척세력을 약화시키고, 50여차례 과거를 실시해 새로운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소외됐던 소론과 남인 인사를 중용했다. 자주 왕릉을 참배하면서 왕실의 권위를 높이며, 동원된 군사를 훈련시키고, 행차 시 민심을 파악했다. 정조의 화성원행을 연상케 하는 복합적인 통치술이었다. 하이라이트는 궁중 연향을 열어 예악정치를 펼친 것이다. 연향이란 왕과 왕비에게 궁중 정재에 맞춰 음식을 바치는 공연 겸 연회이다. 정재란 음악과 노래와 춤을 일체화한 종합공연이었다. 가장 큰 규모의 진풍정부터 진연과 진찬, 그리고 가장 간략한 진작 등 여러 규모의 연향이 있었다. 효명은 대리청정 기간에 11회의 진찬과 진작을 열었다. 왕에게 바치는 연향에 참석한 신하들은 어쩔 수 없이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효명은 연향 다음날 ‘익일회작’을 열어 신하들이 바치는 술잔을 받았다. 젊은 세자가 스스로 위상을 높이는 고도의 정치 행위였다. 1828년 모친 순원왕후의 4순 잔치인 ‘무자진작례’와 이듬해 순조의 4순과 등극 30년을 기념한 ‘기축진찬례’는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다. 무자년 진작은 2월에 창경궁 자경전에서, 6월에 연경당에서 두 차례 열었다. 수십 명의 신하들이 참석하도록 대비전인 자경전을 고쳐 사용했고, 연경당은 진작례를 위해 새로 지은 건물이었다. 비록 연경당 진작은 왕족과 외척 12명만 참석한 가족행사였으나 총 23개의 정재 악장을 시연한 대형 공연이었다. 한 악장마다 술잔과 안주를 올리는 23코스의 연향이다. 이 가운데 14종의 정재는 효명이 직접 작사와 안무를 한 창작물로 이름이 높다. 더 나아가 ‘경사스런 연회를 베푸는 집’이라는 연경당까지 본인 스스로 계획 시공해 건축가로서의 면모도 보였다.●궁중정재의 맞춤 극장 ‘연경당’ 효명의 부인 신정왕후 조씨는 헌종과 철종조를 거친 후 흥선대원군의 차남을 양자로 삼아 고종으로 즉위시켰다. 1865년 고종은 양부 효명의 흔적을 기리기 위해 연경당을 대대적으로 다시 지어 현재의 모습을 남겼다. 현존 연경당은 고급 민간 살림집 형식이지만 창건 연경당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창건 연경당은 동궐도에 전모가 그려졌고 의궤에 자세한 이용기록이 남았다. 몸채는 남쪽으로 터진 ㄷ자 모양의 집이고 안마당에는 박석을 깔았다. 전면 담장은 붉은색을 칠한 판장(널판담)이었다. 이처럼 개방적이고 가변적인 건물은 보안과 위용을 중시하는 궁궐에서 보기 어려운 형식이다. 이 집은 한마디로 공연장이었다. ㄷ자 몸채의 안마당에서 무희들이 춤을 추었고 남쪽 판장 안쪽에 악단이 자리잡았다. 몸채 가운데 대청은 왕과 왕비의 전용 객석이다. 연경당 동편에 넓은 마당이 있고 남북으로 두 건물이 놓였다. 이곳은 공연자들이 연습하고 대기하던 리허설장이다. 총감독 효명세자 부부는 객석과 무대 사이에 자리잡았다. 초대된 남자 손님은 효명의 외조부인 김조순을 비롯해 4명, 여자 손님은 고모 숙선옹주 등 4명이었다. 남자들은 ㄷ자 몸채의 동편 날개에서, 여자는 서편 날개에서 공연을 감상했다. 무대인 마당은 객석인 건물보다 몇 단이 낮다. 이동식 바닥인 보계를 깔아 무대를 높였고, 무대 위에 유둔차일을 설치했다. 광목에 기름을 먹인 유둔차일은 햇빛과 비를 막기도 하지만, 밤 공연 때 조명을 달고 음향을 모으는 보조 장치였다. 이처럼 완벽한 공연시설은 연경당 외에 발견되지 않는다. 효명 사후에 공연장으로서의 기능은 사라지고 건물도 퇴락해 잊혀져 갔다. 고종이 중건한 연경당은 왕실의 피난처나 외국 사신들의 연회장으로 사용했을 뿐이다. 효명의 연경당은 조선조의 유일한 전용극장이었다.그의 롤모델인 정조는 창덕궁 후원 주합루 일대에 규장각을 설치해 개혁 정치의 대계를 구상했다. 효명은 주합루 뒤편 언덕 너머 애련지 일대를 예악정치의 근거지로 삼았다. 애련지 서쪽에 연경당을 지었고, 남쪽에 개인용 서재를 지었다. 현재 ‘기오헌’으로 남은 이 작은 건물은 원래 의두합이었고, 바로 옆에 운경거라는 더 작은 집이 있다. 의두합은 4칸, 운경거는 1.5칸으로 궐내 최소이며 단청도 없는 소박한 집이다. 겉모습이나 형식보다 내용을 중시했던 효명의 가치관을 그대로 드러낸 집이다.●예술 군주 효명세자의 못 이룬 꿈 효명이 정무활동을 한 공적 공간은 동궁인 중희당 일대였다. 세자의 정전인 중희당 서쪽으로 세자 전용학교인 시강원이, 동쪽으로 전용 도서관이 연결돼 있었다. 중희당 앞마당에는 측우기와 풍기대, 혼천의 등을 설치해 과학적 관심을 과시했다. 중희당은 없어져 현재 후원 입구의 큰길이 됐으나 시강원은 성정각으로, 도서관은 삼삼와와 칠분서로 일부가 남아 있다. 중희당 뒤편에 세자의 침전인 영연합이, 그 서쪽으로 수방재라는 특이한 건물이 있었다. 양쪽 벽을 벽돌로 쌓은 청나라풍의 건물이었다. 이는 북학과 외래문화에 개방적이었던 효명이 특별히 지은 건물일 것이다. 이 모든 건물들은 ‘동궐도’에 정확하게 묘사돼 있다. 동궐도 추정 제작기간인 1826~1830년은 대리청정 기간과 거의 겹친다. 그림에 사용된 평행투시도법은 청나라를 거쳐 들어온 서양의 수학적 도법이다. 중희당 일대가 화면의 전면 중앙에 놓여 효명의 공간을 강조하고 있다. 효명세자는 추사 김정희에게 영향받았고, 개화파들의 스승인 박규수와 친분이 깊었다. 이들은 선진 청나라의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여러 정황으로 보아 동궐도 역시 효명의 기획 아래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현존하는 궁중정재 53수 가운데 효명의 창작품이 26수이다. 연경당 진작에서 시연한 ‘춘앵전’이 특히 유명하다. ‘봄날 꾀꼬리의 지저귐’이라는 뜻으로, 정재로는 드물게 두 평 남짓한 화문석 위에서 홀로 추는 독무이다. 노랫말도 아름답지만 복합적인 춤사위로 정재 중 백미로 꼽히는 작품이다. 창작 정재를 시연하기 위해 전국에서 재주 있는 기녀 85명을 뽑아 훈련을 직접 관장했다. 당시 대사헌인 박기수가 “성색의 즐거움에 방탕하기 쉽다”고 탄핵했다. 효명은 “정재의 본질도 모르는 채 비방하는 것”이라 꾸짖고 귀양을 보냈다. 춤과 연향을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14세에 비견하기도 한다. 절대군주이며 근대 발레의 중흥자라 평가받는 루이14세는 발레 파티를 직접 기획하고 출연하기도 했다. 여섯 살에 즉위한 소년왕이 대신들의 섭정에 대항해 왕권을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1829년의 실록은 “40이 안 되어 원손(후일 헌종)을 얻고 대리청정으로 태평성대이니 겹경사 아닌가!”라고 순조의 기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해 갑자기 세자는 한 사발의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그리고 곧 21세에 요절했다. 순조는 “하루아침에 재앙이 내려 만사가 기왓장처럼 깨어졌구나. 귀신의 짓인가, 사람의 짓인가? 슬프고 또 슬프도다”라는 애끓는 장문의 조사를 남겼다. 효명은 춤과 노래를 창작하고, 이를 공연할 집을 짓고, 공연을 통해 왕권을 강화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자 했다. 목표는 원대했으며, 방법은 창의적이었고, 디테일은 완벽했다. 그러나 봄날 꾀꼬리가 여름에 사라진 것같이 그의 아름다운 시절은 너무나 짧았고, 이후 조선왕조는 쇠락에 쇠락을 거듭하게 됐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이인영 ‘냉전 동맹’ 발언… 美국무부, 이례적 반박

    이인영 ‘냉전 동맹’ 발언… 美국무부, 이례적 반박

    미국 국무부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한미 동맹을 ‘냉전 동맹’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양국 동맹은 ‘안보 협력을 넘어선다’고 반박했다. 외교 당국이 상대국, 특히 동맹국 장관 발언을 직접적으로 논평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美 “한미 동맹은 안보 협력 넘어선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이 장관의 한미 동맹 발언과 관련, “우리의 동맹과 우정은 안보 협력을 넘어선다”며 “경제, 에너지, 과학, 보건, 사이버안보, 여권 신장을 비롯해 지역과 국제적 사안 전반에 걸친 협력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장관은 2일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와 만나 “한미 관계가 어느 시점에선 군사 동맹과 냉전 동맹을 탈피해서 평화 동맹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 한미 워킹그룹의 기능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李 “냉전 동맹→평화 동맹 전환 가능” 국무부 관계자는 이 장관의 발언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의 상호방위조약은 (군사)동맹의 토대로 남아 있지만, 우리가 공유하는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치주의 가치는 확고한 유대관계를 더욱 강화해 왔다”며 한미 관계가 군사 동맹에 국한되지 않음을 강조했다. 이어 “한미 동맹은 인도·태평양전략 지역의 안보와 안정, 번영의 핵심 축”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는 외교 관례에 따라 상대국 당국자의 발언에 대한 논평을 삼갔지만, 한국 당국자의 한미 동맹 또는 대북 제재 관련 언급에 대해서는 과도하다는 비판을 감수하고도 반박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이념 갈등으로 변질되는 가운데 미국이 한국의 엇박자를 우려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미 동맹 엇박자 우려 민감 반응 분석 앞서 이수혁 주미대사가 지난 6월 ‘한국이 미중 사이에 끼어서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하자 국무부는 “한국은 수십 년 전 권위주의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고 즉각 대응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성배 서울시의원 “체벌과 기합받는 운동은 이제 그만”

    서울시의회 이성배 의원(국민의힘, 비례)이 발의한「서울특별시 체육인 인권 조례」 제정안이 지난 2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최근까지 지속된 체육인에 대한 인권침해 예방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및 교육, 신고·상담센터를 설치·위탁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이번 조례는 서울시 직장 및 초·중·고등학교 체육인들에 대한 폭행, 협박, 성추행 및 부당한 행위의 강요로부터 체육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체육인 등에 대한 용어를 정의하고 체육인 인권보장을 위한 시장의 책무와 인권보장 기본계획, 체육인 인권 교육, 인권위원회 심의사항과 신고 및 상담시설 설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운동선수 출신인 이성배 시의원은 지난해 서울시의회가 추진한 체육단체 비위근절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서울시체육회 등에 그간의 체육인 인권침해 사례에 대해서 시정권고 한 바 있으며, 체육인들의 인권향상을 위한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이 의원은 “현재 서울시는 2032 서울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노력중이지만 정작 2032 올림픽의 주역이 될 초·중·고등학생 선수들의 인권침해와 연습공간조차 없는 종목들에 대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라며, “이에 서울시 전체 운동경기부의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하기 위해 ‘서울시 직장 및 초·중·고등학교 운동경기부 실태조사’ 용역을 제안하였으며 현재 해당 용역은 진행 중에 있다”라고 말하며 체육인 인권과 경기력 향상을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체육계 (성)폭력 등의 가혹행위로부터 체육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본 제정조례안을 발의하게 되었고, 얼마 전에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이 지자체로 하여금 체육계 인권침해로부터 체육인을 보호하기 위한 시책을 마련하도록 한 바, 본 조례안의 내용을 구성하게 되었다”라고 조례 제정의 취지와 배경을 설명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체육인들에 대한 폭행 및 강요, 협박 등 부당한 대우는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라며, “이번에 발의한 「서울특별시 체육인 인권 조례」가 체육인들의 인권향상에 중요한 초석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교숙 교수 작곡 ‘국기에 대한 경례’, 저작권 기증으로 재탄생

    이교숙 교수 작곡 ‘국기에 대한 경례’, 저작권 기증으로 재탄생

    ‘국기에 대한 경례’ 연주곡이 해군 군악대 연주로 새롭게 재탄생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4일 “한국저작권위원회와 함께 이날 제3회 지식재산의 날을 맞이해 고 이교숙 작곡가 유족이 저작권을 기증하고 해군군악대가 연주해 새롭게 탄생한 국기에 대한 경례 음원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작곡가의 유족은 고인이 작곡한 국기에 대한 경례 곡을 포함해 총 92곡에 대한 저작권을 국가에 기증했다. 제6대 해군군악대장을 지낸 고인이 근무했던 해군군악대가 국기에 대한 경례 곡을 연주하고, 배우 김남길이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해 새로운 음원이 탄생했다. 김민기 여주대 교수가 총감독을 맡은 이번 음원 제작과 녹음에는 엔지니어 최초로 그래미상(Grammy Award)을 받은 황병준 음향감독, 시(C)47포스트스튜디오 성윤용 대표 등이 참여해 음원의 품질을 높였다는 게 문체부의 설명이다. 이번에 공개하는 음원은 맹세문 낭독을 포함한 음원과 포함하지 않은 음원 두 가지로 배포된다. 누구나 저작권 걱정 없이 위원회 공유마당 누리집(www.gongu.copyright.or.kr)에서 자유롭게 내려받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문체부는 “국민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기증저작물은 새로운 저작물 창작의 원천이자 씨앗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번 사례가 저작권 기증제도에 대한 인식을 높여 저작권 기증의 선순환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코로나 백신 10월도 힘들다 “치료제가 더 절실”(종합)

    코로나 백신 10월도 힘들다 “치료제가 더 절실”(종합)

    미국의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오는 10월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이 나오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파우치 소장은 3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10월까지 그것(코로나19 백신)을 가질 수 있다고 상상할 수 있지만 나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현재 3개 백신 후보물질이 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최종 검증 단계인 제3상 임상시험에 들어가 있다. 재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일인 11월 3일 전 표를 얻기 위해 아직 안전성·효능에 대한 검증이 끝나지 않은 백신을 조기 승인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CDC가 제시한 ‘10월 말’ 백신 준비 일정표와 관련해 이같이 말하면서 11월이나 12월이 좀 더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것들은 전부 다 어림짐작(guesstimate)”이라고 덧붙였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백신이 안전성·효험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승인될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무(無)증상인 사람들도 이 전염병을 퍼트리고 증상이 없는 사람도 특정 상황에서는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백신 개발도 좋지만 치료제 개발이 먼저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이 성공하기도 힘들지만 개발된다고 해도 기대 만큼의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금 상황은 항생제처럼 바이러스를 직접 죽이는 치료제 개발이 백신보다 더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바이러스가 직접 장기의 세포를 죽이기도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환자의 면역체계가 과잉 반응해 오히려 환자 자신의 장기를 손상하는 경우다. 비가역적인 장기손상에서 오는 후유증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고 환자를 감염 전과 같은 일상의 상태로 되돌리려면 과잉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설] 7년 만에 합법노조 지위 회복한 전교조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어제 해직 교원이 가입했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부 시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통보한 법외노조 처분은 무효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날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교원 노조에 법외 노조임을 통보하는 것은 단순 지위 박탈이 아니라 노조로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노동 3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해 무효”라고 판결했다. 전교조는 법외 노조 처분 후 7년 만에 합법노조 지위를 회복했지만, 파기 환송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법외노조다. 그동안 쟁점은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할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는 노동조합법 2조 4항을 둘러싼 해석이었다. 대법원의 다수 의견은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은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는 법률 유보 원칙에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노동 3권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로 행정관청이 적법한 법령 없이 법외노조 통보를 한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다. 대법원이 지적한 법적 문제를 고용노동부와 국회는 빠른 시일 내에 보완해야 할 것이다. 2013년 10월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에 9명의 해직 교원이 있다는 이유로 6만여명의 회원이 소속한 전교조에 팩스 한 통을 보내 법외노조로 전락시킨 것은 당시에도 다소 무리라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정치적 압력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전교조의 ‘법외노조화’ 과정에서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박근혜 정부와 ‘재판거래’를 한 의혹이 그것이다. 한국 교육 현장에는 많은 관행이 민주화됐다고 해도 아직 잘못된 관행과 빗나간 권위주의 잔재가 남아 있다. ‘참교육’을 내걸고 1988년 출범한 전교조가 천신만고 끝에 합법노조의 지위를 회복한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교육 현장을 돌봐 주길 바란다. 교원 권리도 보호해야겠지만, 우선순위를 학생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을 권리에 두고 최선을 다해 주길 기대한다.
  • 어른들의 권위가 사라졌다… 교육도 사회도 휘청인다

    어른들의 권위가 사라졌다… 교육도 사회도 휘청인다

    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파울 페르하에허 지음/이승욱·이효원·송예슬 옮김/반비/344쪽/1권위가 해체된 사회의 부작용을 짚고, 대안을 모색하는 사회비평서다. 여느 비평서에 견줘 문장은 쉽고 논리는 견고하다. 다만 우리 사회 주류의 정서와 약간 다른 구석이 있다. 그 섬세한 결을 오해 없이 전달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예컨대 이런 거다. ‘여성의 시대’ 편에 담긴 내용이다. 진화심리학은 대중에게 ‘남성은 본질적으로 과도하게 경쟁적이고 폭력적이며 자신의 유전자를 퍼트리기 위해 다른 남성과 싸운다’는 믿음을 심어 줬다. 반면 여성은 덜 공격적이며 싸우기보다 협의를 선호한다. 예전보다 많은 여성이 지도자의 자리에 올랐으니 이제 더 나은 진화로 나아갈 희망도 생겼을 터다. 실제 학계에선 고학력 여성들의 반란이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세상을 지배하며,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이 같은 전망에 굉장히 회의적”이다. 시대정신에 역행한다기보다 다른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한 것이다. 한두 문장에 이런 견해의 근거를 담기는 쉽지 않은데, 요약하면 이렇다. 공감과 설득, 미래에 대한 긴 안목 등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동력인 건 분명하지만 이게 정말 여성적인 특징인지 불분명하다. 또 여성이 가한 폭력의 강도와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몇몇 연구에서 여성 중심의 단일 성별로 이뤄진 집단보다 균형 잡힌 성비를 가진 집단의 업무 성취도가 높았다는 것 등이다. 책은 최근 우리 사회의 병리 현상을 꿰뚫는 개념으로 ‘권위’를 제시하고 있다. 수많은 문제의 배경에 ‘권위의 부재’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탈권위시대에 권위 타령이라니, ‘보수꼴통’을 의심할 법도 하다. 한데 권위는 ‘권위주의’나 ‘권력’ 등과 사뭇 다른 개념이다. 핵심 기능은 ‘인간관계를 규제하는 것’이다. 사람은 부모, 자녀, 또래, 이성 등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내’가 되기에, 권위는 개인의 정체성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더 나은 사회를 구성하는 근간이 되기도 한다.하지만 부모, 교사, 상사 등 이른바 ‘어른’들은 권위자 되기를 회피하고 있다. ‘꼰대’로 비치는 게 두려워서다. 요즘 부모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 중 하나가 아이에게 ‘가장 친한 친구’로 다가가려 하는 것이다. 저자는 “양육자라면 ‘양육 과정에 확실한 권위자의 위치’에서 충분한 훈육을 단호하게 해내야 하며, 그래야 아이가 안정감과 자기 통제를 배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이른바 ‘칭찬 육아’는 역설적으로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려 문제의 소지를 키우기 쉽다는 것이다. 교실 상황도 다르지 않다. 누구도 과도한 규제를 받는 교육제도 아래서 권위자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다른 누군가에게 그 역할을 하라고 요구할 뿐이다. 이런 ‘어른’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권위를 인정받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권위가 사라지면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것의 기본 문제들’과 다시 한번 부딪치게 된다. 권위 자체를 부정할수록 포퓰리즘이나 테크노크라시(기술관료) 등 가부장제의 피라미드형 권력으로 이어지는 길을 택할 위험도 커진다. 그렇다면 우리가 새로 형성해야 할 권위는 무엇인가. 저자는 수평적 집단에 근거한 ‘수평적 권위’, 구성원 상호 간의 사회적 통제에 의해 작동하는 권위를 내세웠다. 수많은 개인들이 맞닥뜨리게 될 문제를 ‘수평적 네트워크’로 풀어 보자는 것이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인권위, 주 뉴질랜드 외교관 ‘성희롱’ 인정…일정 금액 지급 권고(종합)

    인권위, 주 뉴질랜드 외교관 ‘성희롱’ 인정…일정 금액 지급 권고(종합)

    국가인권위원회가 2017년 11월 주뉴질랜드 대사관에서 현지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한국인 외교관 A씨의 행위를 성희롱으로 인정하고 A씨가 피해자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할 것을 권고하는 결정문을 보낸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인권위는 2일 진정인인 피해자와 피진정인 A씨, 외교부에 이같은 내용의 결정문을 송부했다. 외교부에 대해선 성희롱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나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미흡한 부분으로는 가해자와 피해자 간 분리 조치가 불충분했고 재외공관 내 성희롱 조사 및 처리 절차를 규정한 지침이나 매뉴얼이 부재한 점 등을 꼽았다. 다만 외교부나 주뉴질랜드대사관이 피해자에게 사과하거나 배상하라는 권고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청와대는 이번 사건과 관련 외교부를 조사해 ‘사건 발생 초기부터 정상 간 통화에 이르기까지 외교부의 대응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조사 결과를 외교부에 이첩한 바 있다. 이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민에게 송구하다’면서도 지난달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피해자와 뉴질랜드 정부에 사과를 하라는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의 요구에 대해선 거부했다. 강 장관은 피해자의 주장이 사실인지 더 파악해야 하며, 지난 7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사전 조율 없이 이 사건을 언급한 것은 뉴질랜드의 책임이 크다는 이유를 들었다. 다만 인권위는 외교부에 이번 사건에 대한 재조사는 권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감사를 통해 지난해 2월 A씨에 대해 감봉 1개월의 경징계를 내린 바 있다. 인권위의 결정문에는 외교부의 징계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는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인권위의 권고와 관련 “관련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권위 권고를 받은 외교부와 A씨는 앞으로 90일 이내 인권위에 이행 계획 여부를 통지해야 한다. 앞서 피해자는 2017년 11월 사건 발생 후 주뉴질랜드 대사관에 제보했고, 대사관은 A씨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다. A씨는 2018년 2월 임기 만료로 필리핀으로 옮겼고, 외교부는 지난해 2월 A씨에 대해 감봉 1개월의 경징계 조치를 취했다. 이후 피해자는 2018년 11월 인권위에 진정을 내고 지난해 10월에는 뉴질랜드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필리핀에서 근무하다 귀임 명령을 받고 지난달 17일 한국에 들어왔으며, 무보직으로 본부 근무 발령을 받은 상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제10대 후반기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채유미·한기영 선출

    제10대 후반기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채유미·한기영 선출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 이현찬(더불어민주당, 은평구 제4선거구))는 3일 제296회 임시회 폐회중 제1차 행정자치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채유미 의원(더불어민주당, 노원구 제5선거구)과 한기영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을 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채유미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노원구 제5선거구 출신으로 제10대 전반기 교육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서울특별시의회 정책위원회 위원과 서울특별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회 위원, 학교밖 청소년 지원위원회 위원 및 환경생태교육자문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한기영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출신으로 서울시의회 10대 전반기 행정자치위원회 위원,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지방분권 원내 부대표 등 활발한 정치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채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노원구 제5선거구)은 “행정자치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주어진 소임과 직책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울시민을 대변해 시민의 입장에서 시정을 감시하고 시민의 권익 보호를 위한 의정활동으로 보답하겠다.”라고 선출소감을 밝혔다. 이어,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한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전반기의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에 이어 후반기 행정자치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밝히고, “전반기 행정자치위원으로의 경험과 자산을 토대삼아 심도있는 견제와 감시로 바른 시정을 만들 수 있도록 세밀한 의정활동을 펼쳐 시민의 더 나은 삶, 더 안전한 삶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출 소감을 밝혔다. 이현찬 위원장은 “새롭게 선출되신 채유미, 한기영 부위원장님과 함께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맞아, 혁신·참여·협력을 통하여 지속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도시, 미래 스마트도시를 구현하는데, 행정자치위원회가 앞장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권위 “뉴질랜드 외교관 성추행 처리 미흡”…외교부에 개선 권고

    인권위 “뉴질랜드 외교관 성추행 처리 미흡”…외교부에 개선 권고

    가해 한국 외교관에도 결정문 발송피해자 구제·보상 관련 내용 담긴 듯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 현지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외교관 사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외교부 등에 개선 권고 결정을 내렸다. 3일 인권위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인권위는 전날 진정인인 피해자와 피진정인인 외교관 A씨, 다른 피진정인인 외교부에 결정문을 각각 발송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2일 접수했으며 관련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권위가 외교부에 보낸 결정문에는 “사건 처리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사건 처리 과정에서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적절한 대응 조치를 권고하고 관련 매뉴얼을 수정·보완하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교관 A씨에게 보낸 결정문에는 피해자에 대한 구제 조치와 보상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 권고를 받은 외교부와 A씨는 90일 이내에 인권위에 이행 계획 여부를 통지해야 한다. 필리핀에서 근무하다 귀임 명령을 받고 지난달 한국에 들어온 A씨는 최근 외교부에 들러 귀국보고를 했지만, 추가 조사는 아직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7년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할 당시 뉴질랜드 국적의 대사관 남성 직원을 세 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질랜드 현지 법원은 지난 2월 A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뉴질랜드 사법 당국의 조사가 시작되기 전 임기 만료로 2018년 2월 뉴질랜드를 떠났고, 이후 외교부 감사에서 이 문제가 드러나 2019년 2월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는 2019년 10월 뉴질랜드 경찰에 신고했고 이후 우리나라 인권위에도 진정을 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태국 국왕, 일년 전 쫓아낸 후궁 복권시켜 하렘 꾸민 독일로 불러

    태국 국왕, 일년 전 쫓아낸 후궁 복권시켜 하렘 꾸민 독일로 불러

    태국 국왕이 11개월 전 쫓아낸 후궁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복권시켰다. 왕실의 소식을 전하는 로열 가제트는 마하 와치랄롱꼰(68) 국왕의 총애를 받다가 하루 아침에 후궁 지위를 박탈당한 시니낫 웡와치라파크디(35)가 “바래지 않았다. 따라서 그녀는 군대 내 지위나 왕실 내 지위를 박탈당하지 않았던 것처럼 될 것”이라고 2일 밝혔다. 지난달 29일 왕명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국왕이 알프스 자락의 독일로 피신한 것은 얼마 전이었다. 코로나19를 피해서라고 했지만 머리가 아파 쉬러 몸을 피한 것이란 분석이 더 많았다. 그곳에서 술탄이 후궁들과 여흥을 즐겼던 하렘과 비슷한 공간을 꾸몄는데 지난해 10월 수티다 왕비를 뛰어넘어 월권을 일삼는다는 이유로 쫓아낸 후궁을 이곳으로 불러 들였다고 독일 신문 빌트가 폭로했다. 시니낫은 간호사 시절에 당시 왕세자였던 국왕을 처음 만난 뒤 왕실 경호원으로 특채돼 공군 조종사로 승승장구하다 지난해 후궁 책봉과 동시에 소장으로 승진했다. 왕실 역사에 99년 만에 후궁으로 책봉됐는데 별안간 모든 왕실 지위를 박탈하는 수모를 당하며 공석에서 사라진 것은 물론 행방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오죽하면 빌트는 감옥에 보내졌다고 전했다. 왕실은 이날 시니낫이 “왕비와 같은 지위”로 자신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하다 쫓겨났던 것이라고 공표했다. 지난해에는 “비행과 왕실에 대한 불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네 번째 부인인 수티다 왕비와 결혼식을 올린 뒤 같은 해 8월 후궁으로 책봉했다가 두 달 만에 다시 쫓아낸 것이라 극적이라고 세상 사람들의 입길에 올랐다. 그런데 거의 일년 만에 다시 왕실과 군에서의 지위를 복권시키고 시니낫을 독일로 불러 들인 것이다. 국왕은 지난달 29일 뮌헨 공항에 몸소 영접하러 나가기까지 했다고 빌트는 전했다. 둘은 곧바로 휴양지인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에 있는 그랜드 호텔 존넨비흘로 갔다고 했다. 앞선 보도에 따르면 국왕은 이 호텔의 4층을 통째로 임대해 군인들로 보초를 세우고 태국에서 가져온 보물과 골동품들로 장식한 오락실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었다. 국왕은 이른바 ‘섹스 병사들’의 호위를 받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부대는 영국 특수부대 SAS와 똑같은 구호 ‘누가 우리를 이기겠냐’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호텔 직원은 모든 직원들의 4층 출입이 금지돼 있다고 전했다. 국왕은 외교 면책특권도 갖고 있어 독일 당국으로서도 간여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수티다 왕비는 남편과 떨어져 스위스 엥겔베르크의 호텔 왈덱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왕의 여성 편력과 변덕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1996년에 두 번째 부인을 폐위시켰는데 그녀는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그와의 소생인 네 아들을 포기했다. 2014년에는 세 번째 부인 스리라스미 수와디 여시 왕실 지위를 모두 박탈당하고 쫓겨났다. 15세 아들은 국왕이 뒷바라지하며 독일과 스위스에서 지내고 있다. 태국 국왕은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을 모독죄로 징역 15년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해 철저히 보호받아왔다. 하지만 국왕 반대 시위에 참가하는 일부는 독일 날씨가 어떠냐고 묻는 식으로 국왕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해외에 체류하는 태국인들이 국왕의 독일 동정을 전한 뒤부터 해시태그 ‘왜우리에게국왕이필요해’가 커다란 인기를 끌고 있다. 어떤 이들은 해리 포터 캐릭터로 분장한 뒤 악당 볼더모트 경의 사진을 든 채 시위를 벌인다. 악당 볼더모트 경이 ‘이름을 부를 수 없는 자’로 통하는 것에 빗댄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낙연계 vs 이재명계 홍남기 놓고 갈라섰다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에서 접전을 벌이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사이에 둔 채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둘러싸고 간접 대결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의원들까지 일부 가세하면서 ‘이낙연 대 이재명’ 구도의 대선 전초전이 일찌감치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지사는 자신의 전 국민 지급을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야당 의원의 “철없는 발언”에 동조한 홍 부총리를 연일 공격했다. 이 지사는 2일 페이스북에 “경제정책과 재정정책의 근거가 되는 통계와 숫자는 과학이 아니라 정치인 것”이라고 썼다. 전날에는 ‘홍 부총리께 드리는 5가지 질문’이라는 글에서 “모든 것을 안다는 전문가의 오만이나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권위의식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국민의 뜻이라면 따르는 것이 민주공화국 대리인의 의무라고 믿는다”고 했다.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놓고 이 지사는 전 국민 지급을, 이 대표와 홍 부총리는 선별 지급을 주장해 왔다. 이에 홍 부총리에 대한 이 지사의 공격은 이 대표에 대한 간접 공격으로 해석되는 형국이다. 이 대표와 한배를 탄 신임 지도부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사람의 신경전에 참전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 지사를 겨냥해 “조금 아쉬운 발언이 있었다고 말꼬투리를 잡아 책임을 물을 때가 아니다”라며 이 대표를 옹호했다. 염태영 최고위원도 “피해가 심각한 곳에 우선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재명계로 알려진 이규민·김남국 의원 등은 이 지사의 전 국민 지급론에 힘을 싣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당무에는 관여할 수 없는 이 지사가 이 대표에게 정책으로 승부를 건 셈”이라며 “그동안은 선명한 정책을 주장한 이 지사가 앞섰으나 이제 실질적인 정책 결정자인 이 대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둘 사이 대결을 부추기고 있다. 국민의당 홍경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지사의 해당 발언은 홍 부총리와 마찬가지로 2차 재난지원금의 선별 지급을 주장하는 이 대표에게도 해당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이낙연 겨냥 이재명의 ‘홍남기 우회 공격’…2차 지원금 신경전

    이낙연 겨냥 이재명의 ‘홍남기 우회 공격’…2차 지원금 신경전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에서 접전을 벌이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사이에 둔 채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둘러싸고 우회 대결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의원들까지 일부 가세하면서 ‘이낙연 대 이재명’ 구도의 대선 전초전이 일찌감치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지사는 자신의 전 국민 지급을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야당 의원의 “철없는 발언”에 동조한 홍 부총리를 연일 공격했다. 이 지사는 2일 페이스북에 “경제정책과 재정정책의 근거가 되는 통계와 숫자는 과학이 아니라 정치인 것”이라고 썼다. 전날에는 ‘홍 부총리께 드리는 5가지 질문’이라는 글에서 “모든 것을 안다는 전문가의 오만이나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권위의식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국민의 뜻이라면 따르는 것이 민주공화국 대리인의 의무라고 믿는다”고 했다.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놓고 이 지사는 전 국민 지급을, 이 대표와 홍 부총리는 선별 지급을 주장해왔다. 이에 홍 부총리에 대한 이 지사의 공격은 이 대표에 대한 우회 공격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와 한배를 탄 신임 지도부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사람의 신경전에 참전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 지사를 겨냥해 “조금 아쉬운 발언이 있었다고 말꼬투리를 잡아 책임을 물을 때가 아니다”라며 이 대표를 옹호했다. 염태영 최고위원도 “피해가 심각한 곳에 우선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재명계로 알려진 이규민·김남국 의원 등은 이 지사의 전 국민 지급론에 힘을 싣고 있다.이 대표는 이날 오후 당대표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서울 마포 망원시장을 찾아 “이번 주에 추석 이전 민생 지원을 위한 당정협의를 한다”며 “주 내에 매듭지을 요량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어려움을 더 많이 겪고 계시는 분들께 두텁게 도움 드리자는 취지”라며 “소상공인 자영업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포함한 고용 취약계층, 양육부모,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수해이재민에 대한 지원을 중심에 놓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구체적인 선별 기준을 제시하며 전 국민 지원 주장을 반박한 셈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당무에는 관여할 수 없는 이 지사가 이 대표에게 정책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것”이라며 “그동안은 선명한 정책을 주장한 이 지사가 앞섰으나 이제 실질적인 정책 결정자인 이 대표에게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둘 사이 대결을 부추기고 있다. 국민의당 홍경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지사의 해당 발언은 홍 부총리와 마찬가지로 2차 재난지원금의 선별 지급을 주장하는 이 대표에게도 해당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머리 아파 독일로 피한 태국 국왕, 일년 전 쫓아낸 후궁 불러 공항 영접

    머리 아파 독일로 피한 태국 국왕, 일년 전 쫓아낸 후궁 불러 공항 영접

    반은 신(神)과 같은 존재였는데 이제 고교생들까지 대놓고 반대 시위를 벌이는 신세로 떨어진 태국 국왕이 알프스 자락의 독일로 피신한 것은 얼마 전이었다. 그곳에서 술탄이 후궁들과 여흥을 즐겼던 할렘과 비슷한 공간을 꾸몄는데 일년 전 수티다 왕비를 뛰어넘어 월권을 일삼는다는 이유로 감옥에 보냈던 후궁을 불러 들였다고 독일 신문 빌트가 2일 폭로했다. 마하 와치랄롱꼰(68) 국왕은 지난해 공군 장교 출신이며 자신의 경호원으로 충성을 다했던 시니낫 웡와치라바크디(35)를 후궁으로 애지중지하다가 별안간 모든 왕실 지위를 박탈하는 수모를 안기고 감옥에 보냈다. 그런데 일년 만에 다시 왕실의 모든 지위를 복권시키고 시니낫을 불러 들여 지난달 29일 뮌헨 공항에 몸소 영접하러 나가기까지 했다고 빌트는 전했다. 둘은 곧바로 휴양지인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에 있는 그랜드 호텔 존넨비흘로 갔다고 했다. 앞선 보도에 따르면 국왕은 이 호텔의 4층을 통째로 임대해 군인들로 보초를 세우고 태국에서 가져온 보물과 골동품들로 장식한 오락실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었다. 국왕은 이른바 ‘섹스 병사들’의 호위를 받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부대는 영국 특수부대 SAS와 똑같은 구호 ‘누가 우리를 이기겠냐’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호텔 직원은 모든 직원들의 4층 출입이 금지돼 있다고 전했다. 국왕은 외교 면책특권도 갖고 있어 독일 당국으로서도 간여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지난해 5월 결혼식을 올린 수티다 왕비는 남편과 떨어져 스위스 엥겔베르크의 호텔 왈덱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국왕은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을 명예훼손으로 징역 15년형을 선고할 수 있게 철저히 보호받아왔다. 하지만 국왕 반대 시위에 참가하는 일부는 독일 날씨가 어떠냐고 묻는 식으로 국왕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해외에 체류하는 태국인들이 국왕의 독일 동정을 전한 뒤부터 해시태그 ‘왜우리에게국왕이필요해’가 커다란 인기를 끌고 있다. 어떤 이들은 해리 포터 캐릭터로 분장한 뒤 악당 볼더모트 경의 사진을 든 채 시위를 벌인다. 악당 볼더모트 경이 ‘이름을 부를 수 없는 자’로 통하는 것에 빗댄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성소수자 싫어서 그랬다”…신촌역 ‘차별 반대’ 광고판 6번 훼손

    “성소수자 싫어서 그랬다”…신촌역 ‘차별 반대’ 광고판 6번 훼손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단체 협력 사업으로 8월 한 달간 신촌역에 게시됐던 성 소수자 차별 반대 광고판이 7차례 훼손됐다. 이 가운데 6건은 한 사람의 범행으로 확인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광고판을 훼손한 용의자를 추적한 결과, 지난달 26일, 27일, 29일, 30일, 31일 총 5차례 훼손한 범인이 광고판을 최초로 훼손한 범인과 일치한다고 2일 밝혔다. 1차 범행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와중에 추가로 여러 차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용의자로 특정된 20대 남성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전날 조사했다. A씨는 지난달 2일 광고판을 칼로 찢은 뒤 같은 달 26일에는 검은 매직으로, 27일에는 파란 물감으로 광고판에 낙서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또 1차 범행으로 검찰에 기소 의견 송치가 된 이후인 29일과 30일, 31일에는 시민들이 응원의 의미로 광고판에 부착한 메모지와 꽃, 피켓 등을 떼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전날 경찰 조사에서 1차 범행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성 소수자들이 싫어서 광고판을 훼손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가 끝나는 대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지난달 3일 광고판을 2차로 훼손한 3명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뇌동맥류 위험 환자, 인공지능모델로 예측한다…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택균 교수팀

    뇌동맥류 위험 환자, 인공지능모델로 예측한다…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택균 교수팀

    분당서울대병원은 신경외과 김택균 교수팀(제 1저자 신경외과 허재혁 연구원)이 뇌동맥류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모델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면서 뇌동맥의 일부가 혹처럼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혈관 질환이다. 뇌동맥류가 갑자기 터지면 지주막하출혈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 경우 30~50%는 목숨을 잃게 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최근 건강검진 시 뇌혈관 영상검사를 함께 시행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미파열 상태의 뇌동맥류 진단이 급증하는 추세다. 김택균 교수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3년 사이에 국가건강검진을 시행 받은 약 50만 명의 검진데이터를 활용해 머신러닝 기반의 뇌동맥류 발병 위험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뇌동맥류 발병 예측 모델은 연령, 혈압, 당뇨, 심장질환, 가족력 등 뇌동맥류 위험인자로 잘 알려진 요소들 외에도 체질량지수, 허리둘레, 혈액검사 수치 등 건강검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21가지의 요소들이 뇌동맥류 발병에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했으며, 이에 대한 예측정확도를 높이고자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권위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심층 신경망을 포함한 기계학습 알고리즘들을 국가검진 데이터에 적용하여 고전 통계 방법 대비 높은 예측력을 보이는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뇌동맥류 발병 위험도를 다섯 단계로 분류해 예측 성능을 비교한 결과, 가장 낮은 위험도로 예측된 그룹의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 당 1년에 3.2명(3.2/100,000인년), 가장 높은 위험도로 예측된 그룹의 발병률은 161명(161/100,000인년)으로 나타나, 50배 높은 뇌동맥류 발병 위험을 보였다. 또한 환자 개인별 위험 기여도를 평가해보니 남녀 모두 연령, 허리둘레, 혈압, 혈당이 증가할수록 뇌동맥류 발병 위험도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체질량지수, 고지혈증 위험인자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가 단위의 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반 인구에서 어떤 집단이 뇌동맥류에 취약한 위험군인가를 판별해낸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환자들의 의료 이용기록과 투약내역 등의 데이터를 보강해서 보다 개인화되고 정밀한 위험도 예측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뇌동맥류 선별검사 지침이 새롭게 개정될 수 있다면 뇌혈관 질환의 1차 예방에 있어 획기적인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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