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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후보 공약 검증] 정치·행정개혁 상대적 무관심… ‘공약 기근’ 현상

    [대선후보 공약 검증] 정치·행정개혁 상대적 무관심… ‘공약 기근’ 현상

    2007년 대통령선거 후보들이 약속하고 있는 정치 관련 정책을 보면 한국에서 더 이상 고민할 정치·행정 관련 문제는 없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후보들의 공약에서 정치나 행정과 관련된 것은 거의 없는 탓이다. 정치 관련 공약이 빈약하기 짝이 없는 현상은 역대 대선과는 딴판이다. 김영삼 정부 시절의 ‘돈은 묶고 말은 푼다’는 통합선거법, 김대중 정부의 국회개혁법, 그리고 노무현 정부의 2004년 정치관계법의 개정은 모두 공약이 많이 반영된 것이다. 공약 빈곤은 정치권이 어느정도 깨끗해졌다는 얘기일 수 있다. 그렇더라도 대선 후보들은 정치 개혁에 대한 안일한 자세를 버리고 정책들을 다듬어야 한다. ■ 정치·행정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정치 관련 공약은 ‘법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것과 ‘이념·지역·계층 간의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두 가지다. 정치분야의 독립적인 공약이 아니라 7·4·7공약의 일환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정치는 경제를 뒷바라지하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공약보다도 이 후보의 정치관을 더 잘 보여주는 것은 후보 확정 이후 보여주는 ‘탈여의도 정치’ 행보다. 집권할 경우 의원이 아닌 외부전문가 중심의 내각구성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 국회 호소보다는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직접적인 설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 운영과 관련해서는 ‘작지만 똑똑한 정부’를, 지방자치와 관련해서는 수도권의 규제를 완화하고 지방에 대해서는 과학비즈니스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이 후보의 공약은 경제우선주의가 잘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점은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와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특별회계 및 각종 기금의 합리화를 통해 40조∼50조원의 경제사회적 효과가 발생하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계산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신의 직장’이라고 하는 공공부문의 비효율이 누적되어온 것이 사실이지만, 지나친 공공부문의 개혁이 공공재의 공급부족을 초래하거나 공공요금 인상 같은 부작용도 우려된다. 대통합민주신당 세 후보의 정치 관련 공약의 차별성을 찾기는 쉽지 않다. 민주개혁세력을 자처하고 있지만 정당이 제도화되지 못하고,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있는 현실과 부정선거 논란으로 경선이 얼룩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공약 미비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손학규 후보의 ‘새 정치를 위한 약속’은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손 후보는 “새 정치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선 인간중심의 정치를 일컫는다.”면서 “민주화는 제도에 치중했지만, 새 정치는 인간을 인간답게 살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무엇이 인간답게 사는 것인지, 그것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전략을 찾을 수 없다. 정동영 후보의 ‘천·지·인 공약’에는 정치나 행정에 할애된 부분이 전혀 없다. 다만 몇몇 강연에서 ‘중통령의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표명한 게 전부다. 집권적 권위주의 체제를 상징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말을 잘 듣고, 가려운 데를 긁어주며, 막힌 곳을 잘 찾아내어 뚫어주는 겸손한 중통령이 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만 바뀐다고 우리 대통령제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중통령의 시대를 열기 위해 어떤 제도적인 처방을 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구상은 제시하지 못한다. 이해찬 후보는 권력구조의 변경, 지역주의 정치타파, 언론·사법부 공정성 보장, 정경유착 근절, 자유와 책임 조화 등을 주장하고 있으며, 행정과 관련해서는 예산구조의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지방자치와 관련해서는 참여정부의 분권 로드맵을 계승해 강력한 공공기관 이전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참여정부의 노선을 계승하고 있지만, 거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은 권영길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한 이후 빠른 속도로 공약을 보완해가고 있다. 정치와 관련해서는 국민발안제, 국민소환제의 도입과 국민투표권의 확대,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의 도입, 독일식 정당명부제의 확대를 제안하고 있다. 국민발안제, 국민소환제, 국민투표권의 확대가 모두 직접민주주의적인 요소를 강화하고자 하는 방향의 공약이라면, 정당명부제의 확대와 결선투표제의 도입은 소수자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노대통령 “말씨·자세 대통령 준비 안됐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말씨와 자세에서 대통령 할 준비가 안 돼 있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8일 보도된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내가 지지자들에게 가장 미안한 점은 나를 지지한 것 때문에 힘들게 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마이뉴스 인터뷰는 지난달 2일과 16일 8시간에 걸쳐 이뤄졌으며, 오마이뉴스는 인터뷰 내용을 여러 차례로 나눠 게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권력론, 민주주의론, 지도자론, 시민사회론을 공부한 내용과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정치학 교과서를 쓰고 싶다.”고도 했다. 이어 “참여정부의 권위주의 해체와 권력분산은 자의반 타의반이었다. 검찰은 장악하려야 장악도 안 되지만 일부러 검찰 신세를 절대 지지 않았다.”면서 “임기 끝내고 살아서 내 발로 걸어나가고 싶어서였다.”고 했다. 언론에 대해서는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은 막판에 언론에 타살당했다. 나는 송장이 안 되고 떳떳이 걸어나가겠다.”면서 “자기방어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또다시 적대감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정치권력은 하나의 권력일 뿐 진정한 의미의 권력은 시민사회에서 나온다.”고 전제하고 “대통령을 퇴임하는 나는 권력으로부터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권력 속으로, 시민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시도에 대해서는 “나의 자만심이 만들어낸 오류”라면서 “아주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자성했다. 그러면서 “다음 대통령은 좀 부드러운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푸틴, 장기집권 꿈꾼다

    푸틴, 장기집권 꿈꾼다

    |파리 이종수특파원·서울 이재연기자|장기 집권을 꿈꾸는 푸틴의 야망에 유럽과 미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퇴임후 총리로서 다음 정부를 이끌 수 있다고 1일(현지시간) 밝힌 탓이다. 두 차례 대통령직에 이어 내년부터 총리직을 맡아 사실상의 ‘푸틴 왕국’을 공고히 하고 대외적으로 강력한 러시아를 추구해 나갈 것이 확실해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웃나라인 프랑스·영국 등 유럽연합(EU)의 주요 언론들은 푸틴의 말을 크게 보도하면서 배경과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유럽은 푸틴이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량을 바탕으로 휘두른 ‘자원 패권주의’에 시달려 왔다. 근년들어 러시아는 동구 국가들이 서방화 경향을 보일 때마다 가스 공급을 중단하거나 중단 위협으로 유럽을 흔들어댔다. 전체 가스소비량의 25%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유럽으로서는 강력하고 독자적인 러시아를 주장하는 ‘푸틴 총리’의 탄생이 달갑지 않은 까닭이다. 미국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푸틴의 실질적 지배가 이어지면 ‘민족주의 성향’이 강화되면서 마찰과 갈등이 더 격화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근년들어 러시아는 미국과 곳곳에서 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계획 등을 둘러싸고도 푸틴은 재래식감축조약에서 탈퇴하고 핵전쟁까지 언급하면서 미국을 곤경에 몰아넣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듯 미국 국무부는 푸틴 발언과 관련,“오는 12월 러시아 하원선거 등 정치 과정을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톰 케이시 국무부 대변인은 푸틴의 총선 출마와 관련,“그의 선택이고 러시아 내부 정치 문제”라고 원칙적 입장을 강조했다. 하지만 “러시아 총선 과정에서 모든 합법적 정당들이 선거 유세를 공개적이고 자유롭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백악관도 “러시아 국민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밝히면서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앞서 1일 푸틴 대통령은 친(親)크렘린 성향의 ‘통합 러시아당’ 당대회에 참석,“두마(하원)에 나를 위한 한 자리가 주어진다면 나는 총선을 위해 통합러시아당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 헌법상 대통령 3선 연임이 제한되기 때문에 총선 뒤 총리로서 다음 정부를 이끌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물론 푸틴은 “통합러시아당을 이끌어 달라는 제안을 생각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전제를 달았다. 그렇지만 현재 통합러시아당이 지지율이 50%를 넘어서고 있고 푸틴의 높은 인기와 크렘린이 미디어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의 말대로 그가 총리가 된다면 다음 정권에서 대통령의 권한은 축소되고 푸틴의 실질적 지배가 예상된다. 대통령 연임 기간 동안 그가 유지한 통치형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00년 대통령에 당선된 푸틴은 강력한 장악력으로 민주주의를 위축시키며 권위주의적인 방식으로 강한 권력을 휘둘러 ‘부활한 차르’(러시아제국의 황제)로 불려왔다. vielee@seoul.co.kr
  • ‘체스왕’ 카스파로프 러시아 대권 도전

    ‘체스왕’ 카스파로프 러시아 대권 도전

    “앞길이 험난한 것은 알지만 야당 연합의 승리를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생각입니다.” ‘살아 있는 체스의 전설’ 가리 카스파로프(44)가 러시아의 대권에 도전한다. 러시아 야권 세력인 통합민중연대는 지난달 30일 전당대회를 열어 내년 3월의 대선후보로 카스파로프 대표를 선출했다. 통합민중연대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반대해온 진보, 좌익, 민족주의 세력이 모두 동참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에서 아르메니아인 어머니와 유대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카스파로프는 일반인들에게는 ‘체스챔피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2살 때인 지난 1975년 옛 소련의 체스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역대 최연소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이어 지난 1985년에는 당시 세계 챔피언 아나톨리 카르포프를 상대로 재대국까지 가는 혈전을 벌인 끝에 승리를 거두어 역시 역대 최연소 세계챔피언이 됐다. 카스파로프는 특히 컴퓨터와 최초로 체스 대결을 벌인 인물로 유명하다.1996년 IBM의 컴퓨터 ‘딥 블루(Deep Blue)’와 한판 승부를 벌여 4대2로 가볍게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1년 뒤 조금 더 진화한 컴퓨터 ‘디퍼 블루(Deeper Blue)’와의 대결에선 3.5대2.5로 패해 체스팬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이후 2005년 프로 체스계에서 완전히 은퇴하고 정치인으로 변신한 그는 푸틴 대통령의 권위주의 체제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반정부 활동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그가 이끄는 야당연합이 공식적으로 정당으로 등록돼 있지 않기 때문에 카스파로프가 실제로 내년 대선에 출마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열린세상] 언론,법조 그리고 종교/김형태 변호사

    [열린세상] 언론,법조 그리고 종교/김형태 변호사

    요즈음은 조용하다. 연초만 해도 저잣거리 술집이며 북한산 계곡 같은 데서도 사람들이 모이면 그저 대통령을 안주감으로 올렸다. 마치 그러지 않으면 시류에 뒤처지기나 하는 듯이 경쟁적으로 그랬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노무현 대통령의 업적을 하나 꼽으라면 권위주의 해체를 들겠다. 아니 권위주의를 넘어서서 권위 그 자체까지 도마에 올려 놓았다. 돌아 보면 김영삼 전 대통령은 그 저돌성으로 하나회를 해체하여 정치군인들을 몰아내고 금융실명제를 통해 우리사회 돈의 흐름을 투명하게 하는 초석을 놓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남북 정상회담으로 민족통일의 첫 단추를 확실히 꿰고 후임자 누구도 쉽게 되돌려 놓을 수 없게 했다. 노 대통령의 권위주의 해체는 인터넷 매체의 발달과 더불어 모든 부문의 목소리를 키워 주었다. 다음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권위주의로 다시 돌아가기는 어렵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대통령의 권위까지 도마에 올릴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도 쉽게 건드리기 어려운 성역이 남아 있다. 언론, 법조, 그리고 종교다. 언론은 남들을 비판하는 것을 업으로 삼으면서 자신에 대한 비판은 ‘언론의 자유’‘알 권리’ 등을 내세워 가며 잘 용납하지 않는다. 취재 선진화방안을 둘러싼 논란만 해도 그렇다. 이 기회에 아예 취재를 회피하려고 하는 일부 행정부처는 물론 문제다. 하지만 ‘기자단’을 통해 부당하게 권력을 행사하거나 소속 언론사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고 심지어는 공무원들과 서로 주고 받는 관계를 형성한 잘못된 관행은 어쩔 것인가. 문제를 찾아 현장을 발로 뛰기보다는 부처에서 주는 정보에 안주한 적은 없을까. 법조에도 비판을 막아 주는 ‘사법권 독립’이란 방패가 있다. 검찰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상당부분 독립했다. 하지만 검찰 그 자신의 권력을 통제할 제도나 집단은 아직 없어 보인다. 요즈음 들어 법원이 구속영장 심사나 판결을 통해 조금씩 검찰과 각을 세워 가는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 철저한 성문법 중심 국가인 우리나라에 수도가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이 존재한다? 행정수도 이전 정책의 적정 여부를 떠나서 이런 비법률적 결론을 내린 헌법재판소가 아무런 견제없이 대통령의 진퇴여부나 종부세제 등 우리사회의 근간이 되는 중요사항들을 결정한다. 법원·검찰·헌법재판소에 대해 국민이 통제할 수 있게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종교는 문자 그대로 성역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53%가 종교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교리가 너무 독선적이다. 자신만이 절대로 옳다며 아프간까지 선교하러 가는 세계 제2위의 선교국이 되었다. 모든 종교의 알짬은 결국 사랑·자비일 터다. 그런데 자기 종교가 아니면 구원이 없다는 주장은 제 울타리부터 헐어야 하는 ‘사랑’에 정반대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선언을 곱씹어 볼 일이다.‘교회는 이들 종교에서 발견되는 옳고 성스러운 것은 아무 것도 배척하지 않는다. 그들의 생활과 행동양식뿐 아니라 그들의 규율과 교리도 거짓 없는 존경으로 살펴 본다. 그것이 비록 교회에서 주장하고 가르치는 것과는 여러 면에서 서로 다르다 해도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진리를 반영하는 일도 드물지는 않다.’ 한편 우리나라 절·교회·성당이 가진 재산이 얼마인지, 어떻게 쓰이는지 아무도 모른다. 아마 그 종교의 우두머리들도 잘 모르지 싶다. 종교도 사회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종교법인법 제정 등을 통해서 사회로부터 최소한의 감시·감독을 받는 것이 맞다. 이를 ‘종교의 자유’ 침해라고 주장한다면 종교는 그 스스로의 모순에 의해 어느 날엔가 무너지고 말 게다. 언론과 법조, 그리고 종교 영역에 대한 국민적 통제와 비판은 우리가 꼭 넘어야 할 다음 산이다. 김형태 변호사
  • 연극 ‘정말, 부조리하군’… 노대통령 빗대

    연극 ‘정말, 부조리하군’… 노대통령 빗대

    “황제가 되고 나서 당신이 한 짓은 먹고 마시고 자고 역사책을 읽는 것 외에 닭 치는 것이 고작이었어요. 괜히 TV에 나가 젊은 기자, 검사, 학생들과 토론을 하고, 일 없는 어린애들처럼 인터넷에 댓글이나 올리고, 그게 통치자가 할 일이었어요?” 대사를 듣다 보면 누군가가 떠오른다.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풍자의 날을 겨눈 연극 ‘정말, 부조리하군’이 29일부터 9월30일까지 서울 혜화동 게릴라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극 중에선 남북정상회담도 열린다.28일 평양서 이뤄지는 정상회담과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연상시키는 황제 역의 ‘작가’(최규하)와 ‘키 작은 사내’(주호수)는 “잘못된 역사는 우리 선에서 끝내자.”며 서로 죽여달라고 부탁한다. 연출을 맡은 채윤일 극단 세실 대표는 “여권에서 대선용으로 남북정상회담을 할 거라 예상해 만들었다.”면서 “원래는 12월로 예상했는데 우연히 앞당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이윤택이 독일 극작가 뒤렌마트의 ‘로물루스 대제’를 번안해 우리 현실로 가져온 ‘정말’은 정말 ‘없느니만 못한’ 통치자를 그린다. 한국 지식인의 역할을 고민하다 잠든 ‘작가’는 꿈에서 황제가 된다.‘작가’는 한가하게 닭을 키우며 동해 바다에 미사일이 떨어지고 일본 자위대가 북상해도 두 손 놓고 있다. “내가 이렇게 멀쩡하게 존재하는 일 외에 무얼 또 하라고 자꾸 보채는 거요.” ‘정말, 부조리하군’은 올 여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에서 먼저 선보였다. 정치극과 서먹한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채윤일 대표는 다양한 관극평들을 기억해냈다.“통치자를 미화해 오히려 영웅으로 만들었다.”“권위주의를 깼다.”“더 씹어야 되는데 씹다 말았다.”….(02)763-1268.
  • [Local] 대구서 ‘몬테소리100돌’ 세미나

    이탈리아의 아동교육자 마리아 몬테소리 여사의 아동교육 10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 세미나가 10∼12일 대구가톨릭대에서 사흘간 열린다.10일 열린 세미나에는 미국 몬테소리협회와 몬테소리 여사가 설립한 이탈리아 몬테소리협회 관계자, 한국 몬테소리협회 교사 등이 참석했다.‘몬테소리 문화영역의 응용’,‘몬테소리 수 교육의 효과적인 적용방법’ 등 27개 주제 발표가 있었다. 몬테소리 여사는 1907년 로마에서 3∼6세의 노동자 자녀들을 위한 유치원 ‘어린이의 집’을 개원, 권위주의적 교육에 타파해 세계 아동교육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 [열린세상] 대통령 단상/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열린세상] 대통령 단상/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지금이야 대통령 씹는 게 ‘국민 스포츠’지만, 한때 그는 희망이었다. 그의 지지자들이 비주류이던 그를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나아가 대통령으로 만드는 드라마에는 감동적인 구석도 있었다. 케네디가 TV 덕분에 대통령이 됐다면, 인터넷의 힘으로 대통령이 된 최초의 인물이 노무현. 그의 당선엔 역사적 의미까지 있다. 노회찬 의원의 말대로 “노 대통령의 유일한 업적은 당선된 데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에게 큰 희망을 걸었던 이들은 크게 환멸을 느끼는 모양이다. 하지만 애초에 그에게 희망을 걸지 않았던 나 같은 사람들은 실망할 것도 없었다. 그 역시 미국의 명령에 따라 이라크에 파병할 것이고, 재계와 관료들의 권고대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여 이른바 신자유주의의 물결에 동참하리라는 것을 이미 알았기 때문이다. 민생을 파탄시키는 중요한 정책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늘 공범이었다. 사실 순수한 지표를 놓고 보자면,‘경제를 살리겠다.´는 한나라당의 구호는 무색해 보인다.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 달러에 달하고, 주가지수가 2000을 넘나든다. 그렇다고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한 것도 아니다. 한나라당이야 자기들이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나,10년 전에 나라경제를 말아먹은 분들이 버젓이 그런 얘기 하는 것을 들으면, 그 얼굴 가죽으로 구두를 만들고 싶은 엽기적 충동을 느끼게 된다. 우울한 얘기지만, 앞으로 경제가 성장해도 삶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1인당 GDP가 늘어날수록 삶은 불안정해지고, 양극화는 심해질 것이다. 때문에 올해 대선에서 누가 권력을 잡든, 삶이 크게 바뀔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는 게 좋다. 희망이 크면 실망도 크고, 환상이 크면 환멸도 큰 법. 서민의 삶이 힘든 것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나아가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정책의 필연적 결과다. 별로 인기는 없지만, 노무현 정권이 한 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 곳곳에서 ‘권위주의’를 무너뜨린 것은 그의 가장 큰 업적이다.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사회는 커뮤니케이션의 양상을 바꿔야 한다. 지도자의 명령에 따라 삽질하던 시대의 권위주의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곧 생산력이 되는 미래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계급장 떼고 토론하려 드는 대통령의 체통 없는 태도에는 평가해줄 만한 구석이 있다. 사실 대통령 씹기가 국민스포츠가 된 것도 그것과 관련이 있다. 그러니 대통령은 너무 서운해할 것 없다. 사실 노 대통령처럼 노골적으로 무시당한 대통령은 없을 것이다. 그를 향해 쏟아 부은 정치권의 험담은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 그들은 자신을 뭐라 평가할지 모르나, 내가 보기에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여야를 통틀어 노무현만 한 교양 수준을 갖춘 사람은 유감스럽지만 단 한명도 없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수준을 보라. 여당은 대통령 보고 탈당하라 해 놓고, 정작 탈당을 하니 자기들까지 덩달아 탈당하는 코미디를 연출한다. 한나라당은 삽질하던 시대의 흘러간 유행가를 경제회생의 비책이라고 내놓고 싸움질에 여념이 없다.2007년 대선은 2002년에 비해 수준이 대폭 떨어질 모양이다. 행사장에서 피켓 들고 폭행을 하는 행각. 적어도 2002년 대선에 그런 추태는 없었다. 초기 노사모에는 건강함이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을 ‘감시’하겠다는 약속을 깸으로써 노사모는 친위대 수준으로 타락해 갔다. 과거에 인터넷은 그의 가장 든든한 기반이었다. 하지만 거기서도 괜찮은 지지자들은 다 떨어져 나가고, 황우석을 우상으로 떠받드는 정신 나간 이들만 남아 그들 특유의 고약한 매너로 주위 사람들에게 대통령에 대한 악감정만 부추기고 있다. 대통령의 신세가 참으로 한심해졌지만, 그는 언젠가 다시 평가를 받을 것이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 천수이볜 ‘독립게임’ 동북아 흔드나

    천수이볜 ‘독립게임’ 동북아 흔드나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의 ‘독립 게임’이 동북아 안정을 흔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천 총통은 최근 들어 유엔 독자가입을 본격 추진하고 탈(脫) 중국화에도 속도를 높였다.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이 딴죽을 걸기는 어렵기 때문에 기회로 삼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제1 우방국인 미국의 경고를 무시한 채 밀어붙이는 분위기다. 천 총통에 맞서 중국은 “타이완 독립 추진에 관용이란 없다.”고 선언했다.1일 중국 건군 80주년 기념일 맞아 차오강촨(曹剛川) 국방장관은 ‘제로 톨러런스’를 거듭 천명하며 “중국에서 벗어나려는 어떤 방식의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과거와 달리 군사적 시위를 자제한 채 ‘말’로만 대응하고 있지만, 이날부터 국방력을 과시하기 위한 대대적인 행사들이 잇따랐다. 첨단무기를 앞세운 퍼레이드와 모범용사 대회 등 전국에서 기념행사가 펼쳐졌다.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차세대 전략미사일 ‘둥펑(東風)-25’ 등 첨단무기를 공개하는 등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타이완도 건국기념일(雙十節)인 10월10일 16년 만에 처음으로 육·해·공군을 총동원해 대규모 열병식을 치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완은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 시절인 1991년 건국기념일 80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치른 이후 권위주의적 색채가 짙다는 이유로 행사를 막았다. 천 총통은 올해 건국기념일이 임기내 마지막 국경일이라는 점을 감안, 일종의 무력시위를 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에는 돌부리가 숱하다. 천 총통이 ‘타이완’ 국호의 유엔 가입안을 놓고 내년 초 국민투표를 추진하려고 하자 중국과의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미국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티모시 키팅 미 태평양군 사령관은 “지역내 어느 국가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타이완 해협의 긴장만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방들이 잇달아 단교를 선언하는 등 국제사회로부터 갈수록 고립되는 처지다.2000년 천 총통 집권 이래 마케도니아, 라이베리아 등 7개국과 수교가 단절됐다. 코스타리카마저 외교관계를 끊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중화민국(타이완)을 회원국에서 축출하고, 중국을 받아들인 1971년 결의안은 중화인민공화국을 중국의 유일한 합법국가로, 타이완은 그 일부임을 인정했다.”며 김을 뺐다. 반면 중국이 천 총통의 도전에 아직까지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은 이처럼 미국과 유엔까지 알아서(?) 도와주는 터인데 양안(兩岸)에 긴장도를 높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듯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측근비리 의혹과 퇴진 압력의 위기를 벗어나 내년 대선을 맞으려는 천 총통이 중국을 자극해 정치적 주도권을 쥐려 한다.”고 보도했다. jj@seoul.co.kr
  • ‘국기에 대한 맹세’ 수정안 최종 확정

    ‘국기에 대한 맹세’ 수정안 최종 확정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행정자치부는 6일 ‘국기에 대한 맹세’를 이같은 내용으로 수정하기 위한 국기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오는 13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친 뒤 27일부터 시행한다. 수정안을 만든 ‘국기에 대한 맹세문 검토위원회’에 따르면 기존 ‘자랑스런’은 어문법에 맞지 않아 ‘자랑스러운’으로 수정했다.‘자유’와 ‘정의’는 헌법 전문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로 꼽고 있다는 점을 반영,‘자유롭고 정의로운’이라는 표현을 추가했다. 또 기존 ‘조국과 민족의’라는 표현은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만큼 ‘대한민국의’로 대체했다. 아울러 ‘몸과 마음을 바쳐’는 국가가 국민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의미를 연상시킬 수 있어 삭제했다. 이에 따라 맹세문은 1972년 당시 문교부가 학생 교육 차원에서 처음 만든 이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바뀌게 됐다. 새로운 맹세문을 활용하는 첫 국가 공식행사는 오는 8월15일 열리는 광복절 기념식이 될 전망이다. 국가 공식행사 등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때 애국가를 함께 연주하면 맹세문은 낭송하지 않아도 된다. 애국가가 연주되지 않을 때는 맹세문을 낭송하게 되며, 이를 따르지 않아도 처벌 규정은 없다. 다만 수정안은 행자부가 당초 언급했던 “권위주의적인 색채를 지우고 변화된 시대상을 반영하겠다.”던 방침과 달리 기존 맹세문의 틀을 유지하고 있어 의견수렴 과정에서 논란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정동영 대선출마 선언… ‘중통령’ 통할까

    정동영 대선출마 선언… ‘중통령’ 통할까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3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 본격적인 대선 행보의 신호탄을 올렸다. 정 전 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대선출마 선언식을 갖고 ‘중(中)통령 시대’‘달나라 시대’를 표방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중통령이란 권위주의적 이미지의 ‘대(大)통령’과는 달리 겸손하고 조화로운 화합형 지도자를 의미한다. 현재 범여권 후보 가운데 지지율 2,3위를 다투는 정 전 의장, 그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현재 정 전 의장의 지지율은 2∼3%대로 이해찬 전 총리로부터도 위협을 받고 있다. 게다가 수개월째 답보 상태다. 정 전 의장은 선언식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비정상적인 한나라당 쏠림구조가 시정되면서 정상화될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내비쳤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그의 말처럼 한나라당의 독주가 무너지는 ‘외부 요인’ 외에는 당장 지지율을 끌어올릴 만한 동력이 없다. 대통합이 범여권 대선주자 지지율의 동반 상승을 담보한다는 보장도 없고, 대통합 실현 자체도 불투명하다. 열린우리당 지도부 출신이자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경력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나라당에서 ‘참여정부 국정실패론’을 들고 나오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친노 주자들이 참여정부 수혜자인 정 전 의장에게 계승 여부를 따져도 난감해진다. 지역적 기반도 불안정하다. 호남 출신임에도 이 지역에서 지지율이 비호남 출신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뒤지고 있다. 범여권 구도가 본격적으로 대선 주자 중심으로 개편되면 한나라당 출신인 손 전 지사에게 거부감이 있는 비노(非盧) 의원들이 정 전 의장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범여권의 한 의원은 “아무리 범여권 1위라고 하더라도 한나라당 출신인 손 전 지사를 지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정 전 의장 지지를 두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전직 통일부 장관으로서 남북 문제에 대한 전문성을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강점에 속한다. 이 전 시장의 대운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페리 열차 공약에 맞서 내놓은 ‘2025 드림 스페이스 프로젝트’가 파괴력을 가질지도 관심 대상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열린세상] 한번 진보는 영원한 진보?/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 교수

    [열린세상] 한번 진보는 영원한 진보?/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 교수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한번 진보는 영원한 진보이고, 한번 보수 역시 영원한 보수인가. 그간 진보와 보수 세력의 집회와 시위에 관한 보도를 떠올려보자. 광화문에서 혹은 시청앞 광장에서 보수와 진보 진영의 시위장면을 보면 항상 같은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 있다. 시위를 하는 이유가 국가보안법이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든 혹은 사학법이든 상관없이 항상 낯익은 얼굴들이 같은 편에 서 있고 그때그때 앞세운 현수막과 구호만이 달라질 뿐이다. 이러한 장면을 보면 한번 보수는 영원한 보수이고 한번 진보 또한 영원한 진보라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어찌하여 사안의 다름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의 진보는 환경에서도, 교육에서도 그리고 여성문제에서도 항상 진보이고, 보수 또한 모든 사안에서 동일하게 보수적 성향을 가질 수 있을까. 분명 정상적이고 이성적인 모습은 아닌 듯싶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북한문제에 대해서는 진보적 입장을 가진 사람이라도 환경이나 교육 문제에 관해서는 보수적 성향을 보일 수 있을 것이고, 거꾸로 정치적으로는 보수이지만 문화나 인권 문제에 있어서는 진보적 성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이렇게 지극히 상식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모든 갈등은 진보 대 보수라는 이분법적 도식으로 단순화해 있다. 진보와 보수는 모든 사안에서 항상 같은 줄에 서게 된다. 한번도 이 줄이 엉키거나 엇갈리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사회갈등에 대한 이분법적 이해방식은 권위주의 정권에서 비롯되었다.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는 정치문제뿐만 아니라 노동·여성·인권 등 모든 사안이 민주 대 반민주의 대결구도로 귀착되었다. 모든 사회문제의 근원이 권위주의 정권에서 비롯됐기에 이를 무너뜨리지 않고서는 어떤 문제도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없었다. 따라서 민주 대 반민주는 지극히 타당하고 정확한 인식의 틀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오늘날 우리사회의 모든 갈등을 보수 대 진보로 환원하는 인식구도는 올바른 것인가. 남북문제와 대미관계뿐만 아니라 환경, 교육, 문화, 여성, 인권 등 모든 사안에 대한 생각과 태도를 이분법적 틀 속에 담는 것이 과연 이성적인 행태라 할 수 있을 것인가. 정치학 원론 첫 시간에 매번 강조하는 것이 사고의 유연성이다. 고교까지는 교과서 내용이 참이고 진리였으나 대학에서는 읽고 듣는 모든 것을 비판적 자세로 수용하여야 한다고 가르친다. 또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통해 사회현상을 분석하고 이해하면서도, 나와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고 때로는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당부한다. 이러한 사고의 유연성이 밑받침이 될 때 비로소 사회현상에 대한 정확하고 폭넓은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민주화 20년을 겪으면서도 우리사회는 여전히 권위주의 정권 하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때의 민주 대 반민주 구도가 이제는 진보 대 보수 대결로 바뀐 것이다.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면 양 집단간 대결이 여전히 사생결단의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민주화세력에 권위주의 정권은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었다. 그런데 진보와 보수 진영간의 대화와 타협도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인가. 그러지 않을 것이다. 생각과 성향의 다름은 당연한 것이고 다양성 속에서 조화를 찾아 가는 것이 민주주의이다. 모든 사회현상을 진보와 보수의 틀로만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경직된 사고 틀로서는 결코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영원한 해병’은 아름다운 자긍심이나 영원한 진보와 보수는 우리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일 뿐이다. 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 교수
  • “미래 軍 경쟁력은 IT에서 나올 것”

    “미래 軍 경쟁력은 IT에서 나올 것”

    “‘까라면 깐다.’는 상명하복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육군의 미래를 위해서는 ‘소프트 파워’를 키워야 합니다.” 육군본부가 주최하고 서울대와 서울신문사가 주관한 ‘2007 육군 토론회’가 28일 강원 고성군 율곡부대 금강산 전망대에서 열렸다.‘국방개혁 2020 구현을 위한 육군의 소프트파워(Soft Power) 증진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는 현역 군인과 대학생, 학계 전문가와 언론인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희뿌연 안개로 둘러싸인 휴전선 최동북단에서 “미래전(戰)에 대비하기 위해 육군의 ‘문화적 힘’을 키워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IT 변화, 군 문화 혁신의 핵심될 것 “상명하복이 아닌 리더십과 창의성으로 대표되는 미래군(軍)에서 정보기술(IT) 문화는 경쟁력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토론회에서는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군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IT의 중요성을 대변하듯 그는 “정보심리전에서 창의적, 혁신적 리더십 확보가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핵심적”이라면서 “블로그, 와이브로 등을 활용한 병역 내 IT활용 교육이 병사들의 기본 소양, 사기 향상으로 이어져 조직 파워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진환 서울신문 사장은 축사에서 “육군 수뇌부의 변화와 혁신 의지가 확고하고 장병들의 사기와 자부심이 충분할 때 소프트 파워 증진과 첨단 하드웨어 융합으로 국방개혁의 시너지 효과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신복 서울대 부총장도 “발전하는 경제와 민주 사회에서 군이 갖는 정치·경제·사회적 의미를 새로이 정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흥렬 육군 참모총장은 환영사에서 “변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 그 자체”라고 호응했다. ●소프트 파워 실현시킬 힘 키워야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왜 소프트 파워가 중요한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대한 해답부터 내놓았다. 그는 “우리나라는 동북아시아에서 세계적인 강대국들 사이에 놓여 있는 ‘강중국(强中國)’으로서 세력 균형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중요하다.”면서 “그만큼 물리적 파워 못지않게 비물리적 파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반기문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엔사무총장 당선을 우리나라의 상징적 이점을 보여준 사례로 꼽았다. 그는 “서구와 아시아를 잇는 상징성을 지닌 우리나라의 소프트 파워가 군사적 활동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것”이라면서 “소프트 파워를 실현시킬 수 있는 인재와 조직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명하복, 더 이상은 안 통해 임경훈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소프트 파워 향상 방안으로 리더십의 증진을 꼽았다. 그는 “과거 군대에서 조직의 힘은 권위주의적 위계 질서였지만, 이제는 매력적인 리더십에서 나온다.”면서 “단순히 지시만으로 부하를 지휘하는 것은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권위주의적 카리스마를 내세운 일방적 영향력 행사는 지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군의 기본적 덕목들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위한 것인지 군 구성원들 사이에 가치관을 공유해야 한다.”면서 “권위 체계는 더욱 존중되어야 하지만 과거 같은 상명하복식 의사소통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들간 다방향 상호작용에서 권위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온 진경호 서울신문 논설위원은 “여전히 상명하복식 군의 부정적 문화가 사회에 남아 소수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군사 문화의 사회적 영향력이 큰 만큼 군에서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허남성 국방대 교수는 그러나 “인권을 존중하는 문제와 강도 높게 훈련하는 문제와는 별개”라면서 “군대 문화를 민주화와 잘못 연관시키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고성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서울광장] 아직도 ‘타는 목마름’ 인가/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아직도 ‘타는 목마름’ 인가/구본영 논설위원

    삼전도의 치욕을 앞둔 산성에서도 ‘말의 성찬(盛饌)’은 일상사였나 보다. 작가 김훈은 소설 ‘남한산성’에서 이를 “말(言)들이 창궐해서 주린 성에 넘쳤다.”고 표현했다. 백성들은 배를 곯고 있는데, 왕과 중신들은 척화론이니, 주화론이니 끝없는 설전만 벌이지 않았던가. 청 태종 앞에서 인조가 세번 절하고 머리를 땅에 아홉번 찧는 수모를 당하기 직전까지도 말이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판의 험구(險口)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청와대, 여야가 뒤엉켜 피아조차 가리기 어렵다. 오죽하면 고은 시인이 “입만 있고, 귀는 없다.”고 대선정국을 개탄했을까.‘말 먼지’ 자욱한 난전의 최전선에 노무현 대통령이 서 있다. 노 대통령은 하루가 멀다 하고 이명박 박근혜 등 야권 주자뿐만 아니라 범여권 주자들도 겨냥해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그 서슬에 놀란 듯 고건 정운찬 김근태는 벌써 ‘낙마’했다. 100년 정당이 될 거라고 큰소리 치던 열린우리당이 헤쳐모여 방식을 놓고 해체파와 사수파로 나뉘어 막가는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참모들끼리 ‘살생부 공방’을 벌였던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 두 대선주자 진영간 설전도 가관이다. 한쪽이 후보검증문제로 여권과의 내통 의혹을 제기하면 다른 쪽에서 “미쳐 날뛴다.”고 치받는다. 정치는 본시 말로 이뤄지는 게 본질적 속성이긴 하다. 문제는 독설과 야유만 난무할 뿐 책임지려는 정치 주체는 없다는 사실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주 원광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자리에서 “참여정부 실패론은 중상모략”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민중을 속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참여정부와 국정 책임을 공유해야 할 열린우리당이 여권 지지도가 바닥에 이르자 통합신당을 명분으로 간판을 내리겠단다. 하지만 책임을 피하려는 위장폐업임은 국민들이 모를 리 없다. 헌신과 희생이 없이 ‘네탓’만 하는 정치에 누가 감동하겠는가. 이명박 박근혜 두 주자도 ‘좌파 정권 10년 종식’을 외치지만, 그것만으로 유권자들을 사로잡기엔 역부족일 것이다. 왜 야권이 두 차례나 패배했는지에 대한 성찰, 부패했던 보수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갖지 않는 한 현 지지율도 거품일 수 있다. 두 주자 모두 지지율이 범여권 주자들의 그것을 합친 것보다 높은 데도 정작 후보캠프에선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게 그 방증이다. 혹자는 말한다. 할 말·안 할 말이 마구 분출되는 것, 그 자체가 권위주의가 퇴조한 증좌라고. 그 연장선상에서 일부 학자들은 “이제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가 안착 단계”라고 주장한다. 제도로서 민주주의는 이미 정착됐고, 문제가 있다면 일부 정치 주체들의 빗나간 정치 행위일 뿐이란 얘기다. 과연 그럴까. 정치무대의 주역들이 책임없는, 비타협적 자기 주장만 하는 한 교과서적 민주주의의 갈 길은 멀다는 생각이다.6월 항쟁의 주역은 누가 뭐래도 ‘넥타이 부대’를 비롯한 시민이었다. 그 수혜를 입고 기득권자가 된 일부 386세력이 작금의 국정난맥에 대해 언제 ‘내탓이오’를 외쳤던가. 70년대, 시인 김지하는 민주화를 향한 애끓는 갈망을 ‘타는 목마름으로’ 절규했다. 그의 시구에서처럼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도, 돌을 던지면 최루탄으로 막는 독재정권도 이젠 없다. 하지만, 책임정치와 타협의 문화가 뿌리내리지 않는 한 이 땅에서 민주화는 여전히 진행형일 뿐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10) 대안정당 가능성] 제도권 정치에 ‘진보’ 수혈…이념 지평 확대

    87년 6월 항쟁은 30여년에 걸친 권위주의적 군사문화를 청산하고 민주주의 정부 수립을 가능케 했다. 김영삼 정부는 하나회를 해체했고 금융실명제를 실시했다. 김대중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 인권제도를 정비했다. 노무현 정부는 부패정치 청산을 실현했다.17대 국회에서는 진보정당이 원내에 진출하게 됐다. 그러나 민주화의 세례를 받고도 우리 정치는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민주화 이후 정치권의 현주소와 미래상을 정리해 보았다. 6월 항쟁은 정치의 이념적 지평을 넓힌 계기가 됐다. 특히 진보진영의 정치세력화는 정치 체제의 이념적 분화를 상징하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입과 시민사회 진영의 정치세력화를 들 수 있다. 본격 진보정당으로 헌정 사상 최초의 원내 진출을 실현한 민주노동당은 기성 보수정치와 달리 뚜렷한 자기 정체성과 계급·계층 지향, 정책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 환경을 만들어냈다. 진성당원에 기반한 운영으로 정당 민주주의의 골격을 갖췄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비정규직·장애인·소수자 문제 등 그동안 제도권 정치에서 소외됐던 주제가 의회 무대에 올려지면서 보수독과점 중심의 정당정치를 이념과 정책 경쟁의 장으로 유인하는 계기가 됐다. 김상곤 한신대 교수는 “기존 보수정당의 개혁을 명분으로 편입된 개별 재야 인사들은 보스정치와 인맥 정치의 폐해에 눌려 보조재 역할에 그친 측면이 크다.”면서 “민노당의 출범은 제도권 정치에서 진보 대 보수의 축을 형성하는 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민주화 이후 시민운동 진영도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정치세력화의 한 축을 이뤘다. 여성단체 출신 인사들과 환경운동 활동가들의 의회 진출이 단적인 예다. 이들은 지역 중심의 정당 구조를 해체하는 데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 그러나 아직은 ‘가능성’에 머물러 있다. 보수 양당 체제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양극화 심화와 공공부문 축소, 고용의 불안정화 등 신자유주의가 심화되는 것도 민노당과 진보 진영의 운신을 좁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민노당이 정치적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측면도 크다. 정당과 운동단체 사이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평가가 그것이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민노당은 지난 대선에서 100만표를 얻었다. 민주노총 조합원 가족이 최소 300만이라고 할 때 이 정도 지지로는 정상적인 노동 정치를 했다고 할 수 없다.”면서 “과거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는 10석으로 정권을 흔들었다. 정치 리더십 확보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민주화를 향한 그 몸짓…20년만에 첫 정부행사로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민주화를 향한 그 몸짓…20년만에 첫 정부행사로

    6월 항쟁은 정치적으로 ‘불완전한 승리’였다. 직선제 개헌으로 절차적 민주주의는 확보했지만, 군부독재 정권의 6·29선언과 타협하면서 20여년 동안 ‘위로부터의 정치민주화’에 머물렀다. 높아진 시민들의 정치 의식과 변화된 사회상을 정치가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점점 고착화됐다.87년 대선 당시 양김의 분열이 이같은 현상의 전초전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희연 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이를 ‘정치 지체’라 표현했다. 민주화의 세례를 받고도 정치 발전은 더디게 진행됐다. 특히 불안정한 정당체계는 정치 지체 현상의 대표적인 모습으로 꼽힌다. 정치권은 87년 민주화투쟁 이후 국민들의 높아진 정치의식과 사회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조 대표는 “6월 항쟁으로 형식적 정치민주주의는 완성됐지만, 민주화 이후 한국 정당체제는 권위주의 시절과 유사했다.”고 지적한 뒤 “지배세력은 교체되지 않았고, 국가보안법 등 억압적 기제도 그대로 엄존한 상태에서 사회 변화와 괴리돼 왔다.”고 분석했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가 확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권위주의 시절 정당은 특정계층이나 세력을 대표하지 못한 채 사회적 기반을 갖지 못했다. 강력한 보스에 근거해 정당의 운명이 좌우됐다. 성공회대 조현연 교수는 “한국 정당은 냉전 반공주의와 성장제일주의를 중심으로 유지돼 왔다.”면서 “단지 국가 권력의 장악 여부만을 놓고 여야의 차이가 있어 왔다.”고 지적했다.6월 항쟁을 주도했던 반독재 민주화세력은 권위주의 시절의 정당 질서를 재편하지 못한 채, 사회의 다원성을 포괄하는 데도 실패했다. 노동과 평화 등 핵심 이슈를 책임지는 정당질서를 만들어내지도 못했다. 최근 범여권의 정계개편론, 유력 대선 주자의 탈당 등 취약한 정당정치는 여전하다. 정상적인 정당정치 부재는 지역주의와 ‘재야 엘리트 수혈’에 기반한 변형적인 정치 구조를 만들었다. 특히 지역주의는 민주화 이후 정당정치를 대표하는 말로 굳어졌다. 이는 민주 대 반민주, 진보 대 보수라는 정상적인 정치 경쟁을 부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조 교수는 “이념적 스펙트럼이 협소한 조건에서 사회의 다양한 갈등과 이해관계를 대표하지 못할 때 정당체제는 지역대표의 성격만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역주의는 역으로 선거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는 여러 변수를 소외시키는 요인이 됐다. 군부정권은 87년 대선에서 김영삼·김대중씨의 분열을 계기로 저항세력을 지역주의 세력으로 격하시켰다. 더 큰 문제는 국민들이 서로를 지역적 관점에서 적대시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불안한 정당정치를 뒷받침한 또 다른 축은 ‘외부인사 수혈’이다. 집권세력이 지배의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해 제도권 밖 운동진영을 흡수해 온 것을 말한다. 민주화 이후 한국 정당정치가 변신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면이다. 그러나 수혈의 정치는 불행히도 실패했다. 보수정당을 개혁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함에도 보수적 정당체제의 틀에 묶여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6월 항쟁 정신 실현했는가

    내일은 ‘6·10항쟁’ 20돌이 되는 날이다.6월 항쟁의 의미는 정치적 민주화에 그치지 않는다. 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함성이었다.20년이 지난 지금,6월 항쟁의 정신은 진정으로 실현되고 있는가. 아쉽게도 답변은 부정적이다. 우선 정치지도자들이 반성하고, 사회의 각 주체도 6월 항쟁 정신을 되살려 나라가 옳은 방향으로 가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1987년 이래 우리 사회가 이룬 것은 절차적 민주주의였다. 대통령 직선제를 실시하고, 우여곡절을 겪긴 했지만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통을 만들었다. 이제 한국에서 군부나 독재정권이 등장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게 되었다. 권위주의, 정경유착, 정치부패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고,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인다고 완성되는 게 아니다. 관용과 타협을 모르는 극한투쟁, 이념·지역으로 갈린 분열과 혼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는 진정한 민주국가라고 할 수 없다. 또한 경제·사회적 양극화는 정치 민주화의 빛을 바래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성장의 과실을 분배하는 통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으로써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다. 중산층의 위축과 함께 노동계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빚어졌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는 처우가 더욱 벌어졌고, 상대적 박탈감은 사회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직장인, 학생, 육체 노동자, 그리고 주부까지 거리로 몰려 나와 민주화를 외쳤던 20년 전을 생각해 보자. 그런 동질성, 순수성이 다시 가슴에 불붙는다면 현재의 사회 모순을 얼마든지 헤쳐나갈 수 있다. 이미 기득권 계층이 되어 순수성을 잃은 386 정치세력, 시민운동단체, 노동세력은 각성해야 한다. 그들이 도덕성을 회복해야 다른 정치인, 기업인에게 큰 희생을 떳떳하게 요구할 힘이 생긴다. 잊혀져 가는 6월 항쟁 정신의 회복에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서울신문은 그때나 지금이나 본연의 임무를 다했는지를 반성하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6월 항쟁 정신을 살려 성숙한 민주사회로 나아가는 데 앞장설 것임을 독자들께 약속 드린다.
  • [시론] ‘6·10항쟁’ 성찰과 실천/김명인 인하대 교수·황해문화 주간

    [시론] ‘6·10항쟁’ 성찰과 실천/김명인 인하대 교수·황해문화 주간

    6월 민주항쟁이 벌써 스무돌이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과 4·13 호헌발언을 거쳐 6·10 대투쟁,6·29선언,7∼8월 노동자 대투쟁으로 이어졌다가 12월16일 대통령선거에서 예기치 못한 결말로 일단락된 6월 민주항쟁. 그후 20년동안 한국사회는 ‘1987년 체제’라는 이름이 말해주듯이 이 6월 민주항쟁이 이룬 것과 남긴 것들을 축으로 하여 움직여 왔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을 민주화라고 부르든 분단체제의 변동이라고 부르든 한국사회가 이를 계기로 결정적인 질적 변화를 겪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 질적 변화를 ‘시민민주혁명의 성취’라고 불러도 좋다. 식민지와 분단이라는 악조건에서도 남한의 시민계급은 비약적 경제성장으로 독자적인 물적 토대를 구축해 왔고 마침내 6월 민주항쟁과 그후 ‘민주정권’들의 실천을 통해 상부구조로서의 민주적 정치제도를 획득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분단체제의 탈냉전화와 연성화에도 영향을 미쳐 이제는 통일, 혹은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이라는 오랜 과제 역시 가시권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표면적 성취에 눈이 어두워 그 이면에서 진행되는 역사의 흐름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다. 군사독재의 오랜 사슬에서 벗어나 민주화를 이루었다는 사실에 도취하고 만족해 질적 변화의 본질을 올바로 꿰뚫어보지 못한 것이다. 우리가 성취했다고 믿었던 시민민주혁명은 우리의 오랜 투쟁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1980년대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세계사적 변화의 한반도적 부산물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다. 1970년대를 휩쓴 오일쇼크에 의해 순조로운 확장을 저지당한 세계자본주의가 마련한 돌파구는 보호무역주의로 대표되는 국가중심적 경제체제를 붕괴시키고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무한대로 보장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지구적 관철이었다. 이에 따라 전세계의 ‘민족주의적’ 보호경제는 연쇄적으로 붕괴되었으며 보호경제를 지탱했던 정치적 권위주의 역시 전세계적으로 설 자리를 잃었다. 그것이 중남미의 민주화 도미노이고, 현실사회주의권의 붕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의 군사독재체제의 붕괴와 민주화 역시 그러한 세계사적 외압의 작용을 제외하고는 설명할 수 없다. 지금 우리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높은 파고 앞에서 심각한 동요를 겪고 있다. 문민정부에서 참여정부로 이어지는 역대 민주정부는 한편으로는 시민민주혁명을 추진해온 ‘민주화권력’이었지만 동시에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인 ‘신자유주의 권력’이기도 했다.20년 전 우리가 그토록 갈망했던 민주주의가 단지 대통령 직선제나 하는 형식적 민주제도를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와 평등과 연대와 사랑을 실천하는 본질적이고 전면적인 민주주의였다면 지금 신자유주의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승자독식의 개인주의와 경쟁주의, 야만적 시장주의의 무한한 확장과 사회적 양극화는 우리가 갈망했던 민주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배반이자 모욕이 아닐 수 없다. 6월 민주항쟁 20년, 올해는 기념식에 대통령까지 참석하는 명실상부한 국가기념일 대우를 받게 된다고 한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모든 혁명기념일은 곧 혁명의 무덤이었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흥청망청한 기념행사가 아니라 어긋난 혁명의 행로를 다시 돌이키는 전면적 성찰과 실천에 다시 불을 지피는 일이다. 김명인 인하대 교수·황해문화 주간
  • [토요영화]

    ●몽상가들(수퍼액션 오전 8시10분)현실은 문 밖에 있되 몽상은 머리 속에 있다. 현실과 몽상 사이, 청춘은 홍역처럼 혼돈을 앓으면서 둘 사이의 괴리를 좁혀나간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성장영화 ‘몽상가들(The Dreamers)’은 1960년대 말 프랑스 파리를 무대로 청춘 남녀의 방황과 일탈을 그렸다. 쌍둥이 남매가 혈연관계 이상의 심리적 유대를 보이고, 세 사람의 남녀가 함께 사랑을 나누는 기묘한 동거 방식 등은 프랑스인의 개방적 성관념을 잘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남자 주인공의 성기노출로 미국 심의에서 오리지널판이 17세 미만은 관람할 수 없는 NC-17등급, 편집판이 17세 미만은 성인 보호자와 동행해야 관람할 수 있는 R등급을 받는 등 노출 수위에 대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1968년 파리, 미국에서 유학온 대학생 매튜(마이클 피트)는 시네마테크에서 테오(루이스 가렐)와 이사벨(에바 그린) 남매를 만난다. 영화광인 세 사람은 남매의 부모님이 휴가를 떠나자, 한 편의 영화처럼 일장춘몽과도 같은 칩거에 들어간다. 갈수록 혁명의 기운으로 넘쳐나는 거리풍경과 달리, 고립된 집안에 들어앉은 그들은 실없는 게임이나 즐기며 노닌다. 그러던 어느날 매튜는 이자벨과 테오가 알몸으로 누워있는 것을 목격하고, 이 남매가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챈다. 그러나 테오는 오히려 이자벨과 매튜가 함께 잘 것을 명령하는 등 그들은 외부와는 동떨어진 세계에서 심리적·성적 쾌락놀이에 빠져든다. 그 사이 바깥에선 학생들의 시위가 점점 정점을 향해 치닫는다. 영화는 시종일관 몽환적인 화면으로 세 남녀의 복잡 미묘한 관계를 그려나간다. 신예 배우 에바 그린은 과감한 노출도 마다하지 않고 투명하고도 아슬아슬한 영혼을 열연했다. 그러나 충만한 실험 정신에도 불구하고 시대의 격변상과 젊음의 방황이란 조합을 그다지 매끄럽게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또한 권위주의에 항거하며 자유를 부르짖은 68혁명의 치열한 정신을 표현하기엔 다소 깊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기자실 통폐합’ 라디오 설전

    기자실 통폐합 문제를 놓고 김창호 국정홍보처장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의 진행자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손 교수가 “80년대 언론통폐합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고 포문을 열자 김 처장은 “통폐합이라는 용어는 오해의 여지가 있다. 각 부처에 있는 것(브리핑실)을 합동브리핑센터로 이관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기자실이 권위주의 시대 정치권력과 또는 행정권력과 언론이 일정하게 타협, 거래를 하는 공간의 성격이 있다.”는 김 처장의 말에 손 교수가 “지금도 그런가.”라고 묻자 김 처장은 “지금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꼬리를 내리기도 했다. 이어 손 교수가 “기사의 편중화, 획일화는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말하는 건가.”라고 묻자 김 처장은 “정책에 대한 비판기사도 여러 각도에서 이루어질 수가 있는데 어떤 부분에 있어서의 획일화 현상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손 교수가 “정부와 정권의 이익을 위한 것 아니냐.”고 따지자 김 처장은 “그것이 결국 국민의 이익”이라면서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다음 정부가 개혁하고 고통을 겪어야 될 부분을 우리(참여정부)가 이미 고통을 겪어가면서 개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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