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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이 왜 여기에? “나는 보수적인 사람”이라며 찾은 곳

    교황이 왜 여기에? “나는 보수적인 사람”이라며 찾은 곳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로마 시내 안경점을 깜짝 방문해 화제를 모았다. 이탈리아주교회의 기관지인 아베니레에 따르면 교황은 지난 8일(현지시간) 로마 시내 트레비 분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한 안경점을 찾았다. 교황은 지난 주말 이 가게 주인 알레산드로 스피에치아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방문 약속을 잡았다고 한다. 교황은 스피에치아에게 “이미 두 번이나 귀찮게 찾아왔으니 이번에는 직접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이 이 안경점을 직접 방문한 것은 2015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교황은 그때처럼 이번에도 안경테는 바꾸지 않고 렌즈만 교체했다. 스피에치아가 안경테가 낡아서 교체할 것을 권했지만 교황은 그에게 “아뇨, 아뇨, 괜찮아요. 나는 보수적인 사람이라 (안경테를) 바꾸고 싶지 않아요”라고 농담하며 거절했다고 한다. 9년 전과 마찬가지로 교황의 갑작스러운 출현을 보려고 몰려든 수많은 관광객과 시민들로 상점 밖이 북적거렸다고 아베니레는 전했다. 시력 측정 뒤 렌즈를 교체하고 안경점 밖으로 나온 교황은 몰려든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성인에게는 묵주를, 어린이에게는 사탕을 선물로 나눠줬다. 교황은 안경점에서 30분가량 머물면서 스피에치아의 아내 안나 마리아와도 인사를 나눴다. 안나 마리아는 교황에게 “언제든 우리 집에 오세요. 제가 맛있는 카르보나라를 만들어 드릴게요”라며 교황을 초대했다. 국가 원수급 경호를 받는 교황이 사적으로 시내 가게를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하지만 권위주의나 특권과 거리를 두려 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들과는 달리 비교적 여러 차례 로마 시내로 외출했다. 2022년에는 로마 시내 판테온 인근에 있는 레코드 가게를 방문해 음반을 사는 모습이 포착됐고 2016년에는 로마 시내에서 일반인처럼 직접 신발을 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교황의 외출을 “자아도취적인 노출주의”라고 비판했지만 교황의 이러한 모습은 연출됐다기보다는 몸에 배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로 있을 때도 대중 교통수단을 즐겨 이용한 것으로 유명했다. 즉위 후 그는 역대 교황이 기거한 호화로운 사도궁 관저를 놔두고 교황청 사제들의 기숙사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여전히 살고 있다.
  • [열린세상] 인구 전담 부처 신설에 대한 제언

    [열린세상] 인구 전담 부처 신설에 대한 제언

    대한민국의 저출생·고령화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출생아 수는 23만명 밑으로 처음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은 0.72명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도는 유일한 국가다. 저출생 영향으로 고령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 가는 나라가 된다. 주요 외신들도 “한국의 가장 큰 적은 낮은 저출산”, “흑사병 창궐 이후 인구가 급감했던 14세기 중세 유럽보다 더 빠르게 한국 인구가 감소한다”고 보도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한민국의 인구 문제는 위기를 넘어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됐다. 최근 정부는 부총리급의 ‘인구전략기획부’(이하 인구부) 신설을 발표했다. 일본은 내각부의 특명담당 대신이 인구정책을 담당하는데, 스페인처럼 제3부총리인 생활·인구대응부 장관이 인구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도 있다. 인구부는 저출생, 고령사회 대응, 인구의 국가 간 이동 등 인구정책 전반을 포괄한다. 과거 경제기획원과 유사하게 인구정책의 강력한 컨트롤타워로서 전략·기획, 조정 기능에 집중하도록 했다. 저출생 사업에 대한 사전 예산 배분·조정 기능이 신설돼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예산 편성 시 반영하게 된다. 인구정책 권한을 일원화하도록 기존 대통령 주재 위원회는 인구부 장관 소관 인구위기대응위원회로 개편한다. 이달 중에 관련 내용을 담은 법률을 발의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인구 문제로 중증을 앓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의 인구 문제 전담 부처 신설은 의미가 있다. 인구부가 권한과 책임에 맞는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세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먼저 저출생 주축 세대인 MZ세대는 개인의 행복과 공정을 중시한다. 권위주의 시대의 경제기획원이 일곱 차례의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통해 중앙집권적 경제발전을 주도하던 때와는 상황이 명확히 다르다. 최근 국책연구원에서 “여아 한 살 일찍 입학시키면 출산율을 높일 것”이라고 발표해 여론의 비난을 받았던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편될 위원회는 MZ세대를 포함한 정책 수요자와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상시 소통을 통해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운영돼야 한다. 둘째, 인구부의 저출생 사업 예산 배분·조정 기능이 부처의 명운을 좌우할 것이다. 연구개발(R&D) 예산 심의 과정에서 과학기술혁신본부와 기재부는 운영과 역할이 중복된다. 혁신본부에 대해선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부정적 여론이 있다. 구체적인 정책은 기존 부서가 담당함으로써 선수와 심판의 딜레마에서는 벗어나겠지만, 인구부가 심의한 예산액을 기재부가 편성 예산에 충실히 반영하지 않는다면 관련 집행 부처는 예산 심의 절차만 늘어났다는 볼멘소리를 낼 수 있다. 셋째,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선 과감하고 추가적인 재정투자가 필수적이다. 새로운 재원 발굴 노력도 필요하지만, 어려운 세수 상황을 고려해 기존 재정의 효율화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대표적인 사례다. 내국세의 20.79%를 전국 시도 교육청에 자동 배정하기 때문에 교부금 규모는 매년 커지지만 학생수는 매년 줄어들어 교부금이 남아돈다. 2022년 교부금은 76조원이었고, 불용·이용 예산은 7조 5000억원이었다. 인구특별회계를 신설해 교부금 일부를 전입시키고, 이를 육아휴직 급여, 아동수당 등 자녀가 있는 가정에 대한 ‘현금 지급’ 확대에 쓰자. 대한민국호(號)가 인구 감소의 늪에서 탈출해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구부가 인구 문제와 관련된 복지, 교육, 주거, 노동 제도를 혁신할 수 있는 소임을 다해야 한다. 국민·정치권·언론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때다. 양성일 고려대 특임교수·전 보건복지부 1차관
  • “與, 총선 몰매에도 몸 사려 답답”… ‘보수 심장’ 대구 민심 날 세웠다

    “與, 총선 몰매에도 몸 사려 답답”… ‘보수 심장’ 대구 민심 날 세웠다

    한동훈 대표설엔 우려·기대 교차韓 “비대위원장 108일 너무 짧아”원희룡,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나경원·윤상현, ‘러닝메이트’ 저격 “국민의힘은 총선 전이나 지금이나 몸을 사리고 있지 않나. 변한 게 없다. 답답해서 뉴스도 안 본다.”(대구 서문시장에서 만난 75세 정순덕씨) 국민의힘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27일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만난 시민들은 총선 패배 이후에도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이 변하지 않았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경북대에서 만난 대학생 김예준(22)씨는 “총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이 변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며 “대통령실에서 국민 여론과 반대되는 정책을 발표할 때 국민의힘이 반대한 적이 있는가.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게)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몰매를 맞았던 원인”이라고 말했다. 대구 시민들은 이번 전당대회를 어떻게 내다볼까. 선거전 초반인 현재까지는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지배적이지만 다른 주자들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았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박모(87)씨는 “한동훈 후보는 나이도 젊고 신선한 이미지”라고 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박모씨는 “결국 정치는 조직인데 조직이 약한 한 전 위원장이 혼자 (선거를) 끌고 나갈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또 국민의힘 당원이라고 밝힌 50대 남성은 “대통령과 호흡이 잘 맞는 후보가 당선돼야 국정 운영이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택시 기사 손모(58)씨는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에는 별로 찬성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한 후보와 원희룡 후보는 각각 대구와 부산을 방문해 표심을 호소했다. 한 후보는 대구 서구 당원간담회에서 “저의 새로운 정치를 대구에서 시작한다”며 “(비대위원장으로서) 108일은 너무 짧지 않았나. 기회를 달라. 온몸을 던지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원 후보는 이날 부산 지역 당원들과의 만남에 앞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했다. 그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선 “대통령 직행하고 당대표 직행하는 건 윤석열 대통령 한 분으로 끝내야 한다”며 한 후보에 대해 날을 세웠다. 이날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최고위원이 함께 ‘러닝메이트’가 되는 선거운동과 현역 국회의원이 보좌진을 후보 캠프에 파견하는 행위 모두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당권 주자인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일제히 반발했다. 나 후보는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은 당대표의 부하가 아니다. 러닝메이트 최고위원은 역할을 절반밖에 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윤 후보도 “러닝메이트 제도는 수직적인, 권위주의적인 줄 세우기”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 후보에 대응하기 위한 나 의원과 원 후보 간 연대 가능성이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자 나 후보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원 후보는 “어떤 길에 대해서도 열려 있다”고 했고 한 후보는 “정치 공학이 당심과 민심을 이기는 결과가 나오면 우리 모두가 불행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 [르포] “與, 총선 몰매에도 몸 사려 답답” ‘보수 심장’ 대구 민심 날세웠다

    [르포] “與, 총선 몰매에도 몸 사려 답답” ‘보수 심장’ 대구 민심 날세웠다

    “국민의힘은 총선 전이나 지금이나 몸을 사리고 있지 않나. 변한 게 없다. 답답해서 뉴스도 안 본다.”(대구 서문시장에서 만난 75세 정순덕씨) 국민의힘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27일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만난 시민들은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이 변하지 않았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경북대에서 만난 대학생 김예준(22)씨는 “총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이 변했다는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정부의 ‘KC 미인증제품 해외직구 금지 철회 논란’ 등을 예로 들며 “대통령실에서 국민 여론과 반대되는 정책을 발표할 때 국민의힘이 반대한 적이 있는가.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게)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몰매를 맞았던 원인”이라고 말했다. 대구 시민들은 이번 전당대회를 어떻게 내다볼까. 선거전 초반인 현재까지는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지배적이었지만, 다른 주자들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았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박모(87)씨는 “한동훈 후보는 나이도 젊고 전투력도 있고 신선한 이미지 아닌가”라고 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자영업자 박모씨는 “결국 정치는 조직 아닌가. 조직이 약한 한 전 위원장이 혼자 (선거를) 끌고 나갈 수 있겠나”라고 우려했다. 또 국민의힘 당원이라고 밝힌 50대 남성은 “대통령과 호흡이 잘 맞는 후보가 당선돼야 국정운영이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대구 달성군에 거주하는 택시기사 손모(58)씨는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에는 별로 찬성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한 후보와 원희룡 후보는 각각 대구와 부산을 방문해 당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렸다. 한 후보는 대구 서구 당원간담회에서 “저의 새로운 정치를 대구에서 시작한다. 국민의힘은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통적 지지층을 바탕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대위원장으로서) 108일은 너무 짧지 않았나. 기회를 달라. 온몸을 던지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원 후보는 이날 부산 지역 당원들과 만남에 앞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했다. 그는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 직행하고 당대표 직행하는 건 윤석열 대통령 한 분으로 끝내야 한다”며 한 후보와 날을 세웠다. 이날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최고위원이 함께 ‘러닝메이트’가 되는 선거운동과 현역 국회의원이 보좌진을 후보 캠프에 파견하는 행위 모두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당권 주자인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일제히 반발했다. 나 후보는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은 당 대표의 부하가 아니다. 협력하기도 하지만 독주를 견제하는 자리기도 한데 러닝메이트 최고위원이 결정된다면 최고위원 역할을 절반밖에 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윤 후보도 “러닝메이트 제도는 한 마디로 수직적인, 권위주의적인 줄 세우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 후보에 대응하기 위해 나 의원과 원 후보 간에 연대 가능성이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자 나 후보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원 후보는 “어떤 길에 대해서도 열려 있다”고 했고, 한 후보는 “정치공학이 당심과 민심을 이기는 결과가 나오면 우리 모두가 불행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 한국처럼 저출산 대책 실패한 헝가리…이민 정책으로 눈길 돌려

    한국처럼 저출산 대책 실패한 헝가리…이민 정책으로 눈길 돌려

    헝가리가 7월부터 6개월 간 유럽연합(EU) 이사회 하반기 순회 의장국을 맡으면서 인구통계학과 이민 문제를 핵심 의제로 추가했다. 26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헝가리 민족의 동질성을 강조해 온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출산율 제고를 위한 각고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인구 감소를 막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오르반 총리는 여전히 이민자에 회의적인 민족주의 이념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경제적 실리를 위한 ‘외국인 이민 장려 정책’으로 조용히 선회하고 있다. ‘헝가리연구네트워크’(HUN-REN)는 헝가리 인구가 현재 960만 명에서 2050년 850만 명으로 감소될 것으로 추계했다. 최상의 시나리오인 합계출산율 1.85명을 가정해도 인구는 880만 명으로 감소한다. 인구학계에서 합계출산율 2.2명은 인구 현상 유지를 담보하는 마지노선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 대체율이 2.2명보다 낮게 유지되면 기업에서 노동자를 구하기 어려워져 인건비가 올라가고 사회가 고령화돼 연금 제도를 유지하기 더 어려워진다. 반면 출산율이 너무 높으면 영유아·산모 사망 확률이 높아지고, 1인당 소득이 줄어들고, 청년 실업 문제가 생긴다. 2008년 미국 월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금융 위기 이후 유럽연합(EU) 출산율 최하위국이 된 헝가리는 2015년부터 격년마다 우익 지식인, 정치인, 인구과학자들이 모이는 세계 최초의 인구통계학적 정상회담을 조직했다. 이후 매년 헝가리 국내총생산(GDP)의 약 4.6%에 달하는 예산을 저출산 관련 정책 자금으로 투입했다. 이는 EU 국가 중 4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헝가리 정부는 자녀 한 명을 더 낳을 때마다 누진적 감세 혜택을 부여한다. 3명 이상의 자녀를 둔 여성에는 7인승 자동차 구매 보조금을 주고 4명 이상 자녀를 낳은 여성은 평생 소득세 전액 면세 혜택을 준다. 자녀를 출산한 부모가 주택 구입하면 보조금을 주고 국영 불임 클리닉도 운영되고 있다. 2018년부터 모든 지방자치단체는 3세 미만 아동이 40명 이상 거주하거나 최소 5가구 이상이 보육원을 요구할 경우 탁아소를 설치해야 한다. 이러한 출산 장려 관련 재정 지원책은 시행 초기에 효과를 봤으나 이후 효과가 미미한 상태다. 헝가리의 합계 출산율은 2011년 1.23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다시 올라 2021년 1.6명에 도달했다. 헝가리 통계청이 올해 발표한 2023년 합계출산율은 2022년 1.52명에서 1.5명으로 감소했다. 헝가리에서 지난해 태어난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치인 총 8만 5200명으로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 HUN-REN의 경제학자 크사바 토스는 정부의 저출산에 대응한 재정적 개입 정책은 “사회와 가족 간 결속력을 강화하고 자녀 양육의 스트레스 완화할 수 있다”면서도 “재정 정책의 출산율 제고 효과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이때문에 중산층 이상 노동자 계층에 출산을 장려하는 오르반 총리의 ‘친가족 철학’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헝가리 국민들은 헝가리 외 EU국가로 이주하고 있다. 2021년 헝가리에서는 1만 8000쌍의 부부가 이혼했고, 혼외정사율이 다른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등 남녀 간 성별 분업에 기반한 전통적 가부장제 모델을 점점 더 따르지 않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최근 자국에 증설되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투입할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면서 최소한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헝가리 정부는 비(非) EU국 15개국 이주 노동자가 최대 3년 간 임시 체류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가족 이민을 허용하지 않는 형태다. 헝가리에는 이미 약 40만 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고, 이중 절반 이상이 비 EU 국가 출신이다. 또 헝가리는 2014년 도입했다 2017년 일시중단한 ‘황금 비자 제도’(부동산펀드(PF)에 25만 유로 투자 OR 최소 50만 유로 부동산 구입 시 영주권 부여하는 제도)를 최근 다시 부활시켰다. 이는 중국의 권위주의 체제에 실증을 내는 중국 중산층 엘리트 호응을 이끌어냈다. 헝가리는 중국에서 받은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약 160억 유로에 달한다. 헝가리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최대 38%를 부과하는 징벌적 관세로 가장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국가로 꼽힌다. 헝가리의 제조업 기반의 경제는 매우 개방적이며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독일의 BMW 새 공장도 지어지고 있는 등 독일 주요 자동차 제조 공급망과도 깊이 얽혀 있다. 헝가리에는 중국의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사 비야드(BYD)와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 CATL 생산기지가 있다. 명목 GDP 기준 중국의 100분의 1도 안 되는 경제 규모를 가진 헝가리에 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관심은 경제 수치로 드러나는 것보다 헝가리의 영향력이 훨씬 더 큰데서 기인한다. 시 주석은 헝가리를 유럽의 징벌적 관세를 우회할 관문으로 여기고 있다. 헝가리는 유럽 연합의 동쪽 끝과 서쪽의 산업 중심지 사이에 지정학적 관문에 위치해 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이웃한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를 연결하는 철도가 중국 자본이 투입돼 건설되고 있다. 헝가리 경제는 코로나 시대의 공급망 붕괴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충격이라는 원투 펀치로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의 무역과 투자로 인한 경제 부양은 이러한 혼란이 남긴 경제적 상처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헝가리 전체 인구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오랫동안 2%에 불과했는데 10여년만에 4%로 급증하면서 사회 통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온오프라인 상에서 이주민 혐오와 차별 표현이 급증하고 있고, 이주민과 원주민 간 주거를 분리하는 게토화가 일어나고 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1960~1970년대 우리니라와 튀르키예에서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인 이후 직면한 사회통합 과제가 헝가리에게도 던져진 것이나 다름없다. 독일에서도 반이민 정서가 고조되고 갈등이 생겼으나 결국 이들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사회에 뿌리내렸다.
  • [김천식의 통일직설] 제2의 6·25전쟁을 막으려면

    [김천식의 통일직설] 제2의 6·25전쟁을 막으려면

    지금 우크라이나와 중동, 동아시아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 전운이 짙다. 강대국 간 경쟁의 심화와 세계 경찰력의 약화가 여러 지역에서 전쟁 발발 가능성을 높인다. 이에 대부분 나라들이 군비증강에 박차를 가한다. 북한은 지난 20일 러시아와의 군사동맹을 복구해 러시아에 한반도 전쟁 개입의 길을 터 줬다. 북한이든 러시아든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추구하는 침략세력이다. 74년 전 6ㆍ25전쟁도 공산 침략세력의 야합으로 시작됐다. 6ㆍ25전쟁 즈음 소련은 1949년 8월 핵실험에 성공해 미소 대결에서 자신감을 얻었고, 중국은 1949년 10월 공산화됐다. 소련은 혁명을 수출했고 세계적으로 사회주의가 팽창했다. 미국은 2차대전 후 급격한 군축을 추진했고 1949년 6월 남한에서 미군을 완전 철수시켰다. 1950년 1월 애치슨라인을 그어 한반도를 미국의 방어선에서 제외했다. 북한은 해방 직후부터 공산당이 전 사회를 조직화하고 통제했으며 동원체제를 구축했다. 김일성은 무력에 의한 ‘국토완정’을 목표로 강력한 군대를 건설했다. 특히 20만명의 병력 중 절반이 중국 팔로군에서 실전 경험을 쌓았다. 소련은 탱크 242대, 전투기 211대 등 공격 무기를 지원해 북한군을 중무장시켰다. 남한은 병력 10만명이 소총으로 무장했을 뿐이며 조직이나 훈련도 엉성했다. 그뿐만 아니라 남한은 정치적 혼란이 심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했지만 국민은 여기에 익숙지 않았다. 남로당의 체제 파괴 활동의 여진이 계속됐고, 국회 프락치 사건 등 잔존 세력이 각계에 잠복해 암약하고 있었다. 전쟁이 발발하면 20만 남로당원이 봉기해 정부를 전복할 거라는 기대가 헛된 꿈만은 아닌 상황이었다. 김일성의 남침은 이런 배경에서 감행됐다. 6ㆍ25는 당시 세계적 차원에서 냉전이 구축되는 정세와 맞물려 많은 나라들이 참전한 세계대전으로 비화됐다. 그 결과 삼천리 방방곡곡이 핏자국으로 얼룩졌고, 3000만 한민족 중 눈물 흘리지 않는 이가 없는 참극으로 끝났다. 북한은 또다시 핵무력에 의한 ‘영토 편입’ 목표를 내걸었으며 그것을 합법적이라고 공언했다. 거기에 팽창주의 강권세력 러시아를 끌어들였다. 전쟁 세력에 맞서 제2의 6ㆍ25전쟁을 막는 것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과제다. 제2의 6ㆍ25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전쟁이 불가능한 국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권위주의 국가들이 결속해 팽창하고 있다. 이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자유주의 진영과 강하게 연대해야 한다. 특히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한미일 협력은 역사의 전환기에 우리의 자주독립과 안전을 위한 기초다. 팽창주의 세력과 일선에서 맞서고 있는 우리에게 전략적 모호성이나 균형은 위험하다. 설령 우리가 핵무장을 한다 해도 자유주의 진영에서 이탈하면 자주독립이 위태로워진다. 제2의 남침 도발을 저지하기 위해 군사력이 강해야 한다. 북한은 힘으로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 그들의 전략전술이 그렇다. 우리는 핵공격 시 김정은 정권이 끝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 주어야 한다. 전쟁이 발발하면 우리가 전선을 주도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군사력을 충분히 더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 타당하다. 제2의 6ㆍ25 전쟁을 막으려면 정치적 혼란이 없어야 한다. 74년 전에도 국내 혼란이 북한의 오판을 재촉했다. 혼란스러운 세계정세에서 한반도는 절대로 편안할 수 없는 지역이다. 한가하게 정치적 투쟁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헌법을 고치자거나 헌정 중단을 시도하려는 정략은 우리의 안보를 취약하게 만든다. 전체주의에 단호히 반대하고 체제 안전과 우리의 생명과 자유, 인권을 수호하고자 하는 국민적 결기와 단합이 필요하다. 김천식 통일연구원장·전 통일부 차관
  • 민주 지도부 이재명 찬사…“민주당의 아버지”, “이재명 시대”

    민주 지도부 이재명 찬사…“민주당의 아버지”, “이재명 시대”

    더불어민주당의 지도부가 공식회의 석상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최근 당헌·당규 개정을 마무리하며 조만간 당 대표 연임을 선언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 대표의 ‘일극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강민구 신임 최고위원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해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라며 “(이 대표가) 집안의 큰 어른으로서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이 영남당이 된 지금, (이 대표는) 민주당의 동진전략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셨다. 그 첫발을 이 대표께서 놔주신 것에 깊은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박정현 의원의 사퇴 이후 공석이 된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 지난 12일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을 맡고 있었던 강 최고위원을 지명했다. 대표적인 친명(친이재명)계 정청래 최고위원은 최근 당헌·당규 개정이 순조롭게 마무리된 것을 자찬하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역사는 민주당의 이번 일을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할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 시대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권위주의 시대 국회의원의 권위와 리더십은 깨진 지 오래다. 이제 새 시대에 맞는 대중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 대표에게 감사드린다. 당원과 지지자의 손을 잡고 정권 탈환의 길로 나가자”고 밝혔다. 당 지도부의 ‘이재명 띄우기’를 놓고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근 연임 도전이 임박한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앞서 이 대표는 당 대표 연임 도전을 위해 이달 말이나 7월 초 사퇴를 고민 중인 가운데 오는 21일 당 대표직 사퇴와 연임 도전을 선언한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아직 고민 중”이라며 일축했고, 이 대표의 관계자 역시 “사퇴 여부, 시점 모두 들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이날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명사부일체’에 ‘명비어천가’ 수준”이라며 “‘1인 독재’ 이재명 사당이 된 민주당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 또한 “자신의 연임을 위해 당헌을 고치는 사람이 당의 아버지가 아니다”며 “이재명의 절대 권력화에 몰두하고 있는 민주당의 맹성(뼈를 깎는 반성)을 촉구한다”고 했다.
  • 푸틴, 북한에 ‘핵잠수함 기술’ 선물?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CNN)

    푸틴, 북한에 ‘핵잠수함 기술’ 선물?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CNN)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예상보다 훨씬 수준 높은 군사기술 이전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CNN은 18일(이하 현지시간) “푸틴은 북한의 김 위원장으로부터 무기를 필요로 할 수 있지만, 그 대가로 무엇을 주려고 할까”라는 제하의 보도에서 “한국과 미국은 과거 북한의 불법 무기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적 통제를 지지했고 현재는 전쟁 중인 러시아 지도자가 호전적인 김 위원장 정권을 어디까지 지지할 의양이 있는지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는 지난해 9월부터 26만t에 달하는 북한의 군수품 도는 관련 자재를 받았다. 해당 (북한산) 무기들은 러시아산 무기보다 품질이 낮을 수 있지만, 부족한 무기 비축량을 보충하고 우크라이나가 서방으로부터 받는 무기 지원에 보조를 맞추는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또 “지금까지 북한이 그 대가로 어떤 보상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적다”면서도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의 다양한 첨단 무기애 대한 노하우는 물론, 우라늄 농축, 원자로 설계, 잠수함용 핵 엔진 등과 관련된 기술에 대한 접근(허가)도 고려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러시아가 북한에 민감한 군사 기술을 이전할 수 있다는 서방국가의 우려에 대해 지난주 크렘린궁 대변인은 “양국(북한·러시아) 관계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심오하다”면서 “누구도 이 부분에 대해 우려해서도 안 되고 도전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러시아에게 민감한 핵기술까지 요청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내놓았다. 워싱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싱크탱크의 핵정책 선임 연구원인 안킷 판다는 CNN에 “레이더나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개선 등 러시아가 참여할 수 있는 덜 민감한 군사기술이 많은데, 굳이 그런(핵 관련 기술)에 대한 협력을 시작하려 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뿐만 아니라 그의 측근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역시 한반도에서 핵 대결이 벌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만큼, 현 시점에서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직접 도울 가능성은 적다는 의견도 있다.양국의 이번 만남이 서로에게 특정한 이득을 가져다주는 것만은 사실로 보인다. 미국 군비통제확산센터의 존 에라스 수석 정책국장은 “(북한과 러시아의 만남은)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게도 ‘친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북한 덕분에) 무기가 바닥나지 않을 것이므로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없다는 생각을 전파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우려를 이용해 김 위원장고의 관계를 핵전쟁 위협을 조장하는 방법으로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한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18일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 “우리는 이란과 북한 같은 국가가 (러시아에) 제공하는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것을 제공할 수 있는 나라들과의 관계를 발전·강화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또 북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당량의 탄약과 그 외 무기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러시아가 북한, 중국, 이란 등 권위주의 국가들과 맺고 있는 긴밀한 관계를 보여준다”면서 “우리의 안보는 지역에 국한된 게 아니라 글로벌한 것이다. 유럽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시아에도 중요하고, 아시아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에게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 푸틴 방북 경계하는 美 “무기 이전, 한반도 안보에 영향 우려”

    푸틴 방북 경계하는 美 “무기 이전, 한반도 안보에 영향 우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24년 만의 북한 국빈 방문을 놓고 북러 양국의 군사 협력을 경계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탄약과 미사일을 제공한 대가로 러시아가 미사일, 군사위성, 핵잠수함 기술 등을 이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두 나라의 관계 심화를 매우 우려하며 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국민뿐 아니라 한반도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몇 달간 북한이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수십발의 탄도미사일과 1만 1000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불법적으로 이전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어떤 국가도 북러 관계 심화를 지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러시아에 보낸 컨테이너는 152㎜ 포탄으로 채우면 500만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약 1000일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북러 회담을 두고 “유례없는 위협”이라고 평가하며 “한반도와 아시아의 안보를 불안정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제공하는 핵전력을 갖춘다면 김 위원장은 감당하기 힘든 선제공격으로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두고 “권위주의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의존도를 보여 준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및 유럽 안보에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 중국 측도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18일 “푸틴 대통령이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하게 됨으로써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관계가 과열되고 있다”면서 “이를 경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러시아와 북한이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수준의 긴밀한 군사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까 걱정스럽다”면서 “한국 측의 경고에도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이후 양국의 군사 협력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18일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러조 간의 양자 왕래”란 짤막한 입장만 내놨다. 중국 매체는 북한 관련 보도를 자제해 온 가운데 차이신의 경계한다는 보도가 나온 배경에는 북중러로 묶이는 것을 피하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은 유지하고 싶어하는 중국 당국의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 극우 아이돌·내부 고발자·애플 저격수… 유럽의회에 뜬 정치 샛별

    극우 아이돌·내부 고발자·애플 저격수… 유럽의회에 뜬 정치 샛별

    지난 9일(현지시간) 끝난 유럽의회 선거에서 각국의 젊은 정치인이 대거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프랑스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29) 대표와 헝가리 중도보수 정치인 페테르 마자르(43), 몰타의 좌파 알렉스 아기우스 살리바(36) 의원 등은 극우 열풍과 부정부패 청산, 유럽의 힘 과시라는 시대정신에 편승해 미래 지도자로 거듭났다. 10일 프랑스 매체들은 이번 선거에서 극우 정당인 RN이 32%의 지지율로 집권당인 르네상스(17%)를 두 배 가까이 앞서는 이변을 연출하자 바르델라 대표를 집중 조명했다. 그는 이탈리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16세에 국민전선(RN의 전신)에 가입한 뒤 정치 활동에 전념하고자 파리 소르본대를 중퇴했다. 2019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24세의 나이로 유럽의회 의원(MEP)에 당선돼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22년 마린 르펜(56) 당시 RN 대표는 20대인 바르델라에게 바통을 넘겨 화제가 됐다. 자신은 2027년 대선 준비에 전념하고 바르델라를 활용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당’으로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시도였다. 이제 그는 쇼트폼 미디어인 틱톡에서 120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선거 행사 때마다 수많은 팬들의 셀카 요청을 받는 ‘정치 아이돌’로 거듭났다. 프랑스 언론은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젊은 총리인 가브리엘 아탈(35)과 함께 바르델라를 유력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한다. 르펜 입장에서는 ‘호랑이 새끼’를 키운 꼴이 됐다. 헝가리에서는 ‘최장수 총리’인 빅토르 오르반(61)이 이끄는 피데스가 1당 자리를 지켰지만 과거처럼 압도적인 성적은 거두지 못했다. 2019년 선거에서 52%(13석)를 얻은 피데스당은 이번에는 44%(11석)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오르반의 하락을 이끈 이는 바로 존경과자유(TISZA)를 주도한 마자르다. 창당한 지 넉 달도 안 돼 31%(7석)를 확보하는 기염을 토한 그는 선거 결과가 나오자 “2026년 총선에서 오르반 총리를 꺾어 독재를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피데스의 오랜 ‘내부자’였던 그가 오르반 총리에게 반기를 든 것은 올해 2월 전부인인 주디트 바르가 전 법무장관이 ‘아동 성범죄자 사면 논란’으로 물러나면서부터다. ‘오르반 총리가 숨기는 것이 많다’고 직감한 마자르는 정권 내부 고위 인사의 부패 범죄 관련 발언을 다수 확보해 헝가리를 뒤흔들었다. 오르반의 권위주의 행보에 질린 유권자들이 그에게 표를 몰아줬다. ‘헝가리의 러시아화’를 우려하던 유럽 보수 정당들은 마자르의 선전에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유럽연합(EU)에서 가장 작은 회원국인 몰타를 대표하는 살리바 의원도 주목받는다. 이번 선거에서 극우 열풍이 거셌지만 몰타에서는 그의 명성 덕분에 노동당이 역사상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 살리바 의원은 세계 스마트폰 절대강자인 애플의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 단자를 없앤 인물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애플의 라이트닝 단자를 고수한 것이 전세계 산업 쓰레기를 양산시켰다고 판단했다. 그는 유럽의회 본회의장에서 스파게티처럼 꼬인 충전단자 뭉치에서 USBC선을 꺼내며 “이거 하나면 이 많은게 다 필요없다”고 외쳤다. 그의 노력으로 유럽에서 2024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휴대용 기기에 USBC 규격을 의무화하고, 다른 나라도 이를 따르자 “그가 유럽이 국제 표준임을 각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지난해 유럽의회가 주는 각종 상을 휩쓸며 몰타를 상징하는 정치인이 됐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선거 최대 패자로 분류된다. 유럽의회 선거 참패 직후 프랑스 하원을 해산하고 오는 30일 조기총선을 소집하는 도박을 걸었다. 이날 프랑스 언론 유럽1라디오는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의회 선거에 이어 조기총선마저 참패하면 대통령직에서 조기사임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고 보도했다. 엘리제궁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정했지만 2022년 총선보다 여당이 더 크게 패배하면 남은 임기 3년을 ‘식물대통령’으로 보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사회민주당(SPD)과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자유민주당(FDP)도 지지율이 하락해 정권 붕괴 위기에 빠졌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극우 정당에 소속 정당이 대패하자 사퇴했다.
  • [마감 후] ‘민희진 신드롬’이 남긴 것

    [마감 후] ‘민희진 신드롬’이 남긴 것

    올해 상반기 이슈 중 가장 뜨거운 감자는 ‘민희진 신드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두 차례에 걸친 기자회견은 문화계를 넘어 사회적으로 화두를 던지며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4월 열린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첫 기자회견은 한마디로 파격과 도발로 정리될 수 있다. 통상 기자회견은 정제된 분위기에서 비공개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건의 당사자인 민 대표는 직접 등판해 직설적으로 입장을 피력했다. 울분과 비속어가 난무한 전례없는 기자회견은 정도를 벗어난 지나친 무리수처럼 보였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여론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유튜브를 통해 여과 없이 생중계된 135분간의 ‘원맨쇼’ 이후 MZ 세대 직장인들은 그에게 기성 문화에 저항하는 ‘국힙 원톱’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줬고 ‘민희진 신드롬’이 생겨났다. 민 대표 어록을 담은 클립 영상은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기자회견 당시 입었던 티셔츠와 모자는 완판됐다. 회견 당시 모습이 담긴 힙합 티셔츠가 등장하는가 하면 일명 ‘민희진룩’을 입고 그의 특유의 말투를 따라하는 패러디 영상까지 등장했다. 비호감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파격 회견으로 판세를 뒤집은 민 대표를 두고 ‘뉴진스’를 키워 낸 마케팅의 귀재답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여기서 왜 ‘민희진 신드롬’이 일었는지 한번쯤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금기를 깨고 정면승부한 민 대표의 도발은 K직장인들에게 사내 정치나 권위주의가 지배하는 조직 문화에 대한 저항으로 읽혔다. “말 안 듣는다고 찍어 누르기 위한 프레임”, “들어올 거면 맞다이(직접 대면)로 들어와”라는 그의 직설 화법은 실력이 있어도 조직 논리에 의해 희생당하고 절망하는 직장인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했다. 물론 수천억 자산가들의 ‘집안 싸움’에 빙의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져 보이지만, 이번 사건은 한국 기업 문화의 문제점과 맞닿은 부분이 많다. 최근 한 커리어 플랫폼이 직장인 22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46.1%는 조직 내 세대 간 갈등으로 인한 감정 소모로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36.4%는 소통 단절로 성과가 감소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조직의 논리와 개인의 성장은 종종 상충되지만 합리적 방식으로 갈등을 중재하고 공동체의 이익을 찾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자 경쟁력이다. 조직 내부의 부조리를 방치하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비화되거나 조용한 퇴사가 늘어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MZ세대가 민 대표에게서 느낀 대리만족은 꼰대 문화로 인한 좌절감, 앞으로도 조직 문화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무력감과 깊은 연관이 있다. 지난달 31일 2차 기자회견에서 민 대표는 ‘어른의 마음’으로 감정적인 면은 자제하고 모두를 위한 방향을 고민해 보자고 제안했다. 지난달 엔터테인먼트사 최초로 대기업 집단에 지정된 하이브는 쉽지 않은 문제를 풀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엔터테인먼트는 대중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는 산업이지만 양측의 공방은 대중에게 많은 피로감을 안겼다. 하지만 갈등을 슬기롭게 봉합하고 이번 사태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난 문제점들을 개선한다면 K팝 산업이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 히트 상품인 K팝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양측의 대승적인 선택을 기대한다. 이은주 기획취재부 차장
  • 이번엔 덴마크 총리 피습… 잇단 정치인 테러에 불안감 번지는 EU

    이번엔 덴마크 총리 피습… 잇단 정치인 테러에 불안감 번지는 EU

    로베르트 피초(60) 슬로바키아 총리가 총격을 받은 지 20여일 만에 메테 프레데릭센(47) 덴마크 총리도 피습을 당했다. 정치 양극화와 분열, 유럽의회 선거 극우 돌풍 속에서 정치인을 향한 공격이 잇따르자 유럽인들의 우려와 불안이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덴마크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프레데릭센 총리가 목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지만 나머지는 괜찮다”면서 “다만 총리는 이번 사건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당분간 일정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프리데릭센 총리는 수도 코펜하겐의 광장에서 한 남성의 공격을 받았다. 그는 갑자기 나타나 총리의 어깨를 강하게 밀치고 달아나려다 붙잡혔다. 용의자는 2019년부터 덴마크에 거주하는 39세 폴란드 국적자로 사건 당시 마약에 취한 상태였다. 경찰은 그가 정치적 동기로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유럽에서 우리가 믿고 싸우는 모든 것에 반하는 비열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이 비겁한 공격 행위를 강력히 비난한다”고 분노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에 대한 공격은 곧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슬로바키아에서 피초 총리가 지난달 15일 총격을 받은 지 3주가 조금 지난 후에 발생했다. 피초 총리는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150㎞ 떨어진 핸들로바에서 각료회의를 마치고 지지자들을 만나던 중 70대 남성이 쏜 총에 맞아 응급수술을 받았다. 현장에서 체포된 남성은 피초 총리의 친러 권위주의 정치 성향에 깊은 반감을 가져 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유럽 전역에서 EU 입법기관인 유럽의회 의원 720명을 뽑는 선거(6~9일)를 치르는 와중에 크고 작은 테러가 잇따라 일어나 불안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4일 독일 드레스덴에선 선거 포스터를 붙이던 유럽의회 의원이 괴한들에게 공격을 받아 중상을 입었다. 나흘 뒤 프란치스카 기파이 베를린 경제장관도 날아온 가방에 머리를 맞았다. 다른 정치인들도 여러 폭행 사건에 시달리면서 독일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정치인에 대한 폭력’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아니지만 프랑스에서도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남성이 2024 파리올림픽 기간에 축구 경기장을 공격하려고 준비하다가 발각됐다. 독일과 프랑스 모두 극우정당들이 기존 정치 지형을 바꿀 정도로 약진한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에서 이런 폭력이 만연해진 이유를 ‘극단의 정치’에서 찾는다. 유럽 각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중동 가자지구 전쟁 장기화에 따른 안보 불안, 이민자 유입, 경기 침체 등으로 정치·사회 분열이 심화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한 2017년 이후 유럽에서도 반이민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극우 세력이 힘을 얻기 시작해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돌풍’이 점쳐진다. 이들이 폭력과 증오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유럽이 갈수록 양극화되고 있다. 정치에 대한 견해 차이가 폭력으로 번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 모디 빛바랜 3연임, 라훌 화려한 부활… 극심 양극화에 印민심 꿈틀

    모디 빛바랜 3연임, 라훌 화려한 부활… 극심 양극화에 印민심 꿈틀

    나렌드라 모디(73) 인도 총리가 지난 4월 19일부터 6주 동안 진행된 연방하원 총선에서 승리해 3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가 속한 인도국민당(BJP)은 의회에서 단독 과반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고, BJP를 중심으로 한 여권연합도 자신했던 400석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간신히 절반을 넘겼다. 인도 고속성장 부작용인 물가 상승과 경제적 불평등 심화 등은 외면한 채 ‘2047년 선진국 진입’이라는 장밋빛 어젠다에만 몰두하다 민심의 ‘옐로카드’를 받았다는 분석이다.5일(현지시간) 인도 선거관리위원회 중간 집계 결과 모디 총리가 이끄는 BJP 중심 여당 연합 국민민주연합(NDA)이 전체 543석 가운데 294석을 획득했다. BJP 단독으로는 직전 총선 303석에서 63석이 줄어든 240석에 불과하다. 모디 총리 집권 10년 만에 BJP가 단독 과반인 272석 이상 확보에 실패한 것은 처음이다. 인도 국민의 정서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의미다. 반면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를 중심으로 26개 지역 정당이 결합한 야당 연합 인도국민회의(INDIA)는 232석을 얻었다. INC는 직전 총선보다 47석이 많은 99석을 차지했다. AFP통신은 “일반적인 정치 상황이라면 야당의 패배로 평가될 수 있지만 2014년과 2019년 총선에서 BJP가 싹쓸이하던 때와 비교하면 INDIA에 놀라운 성과”라고 설명했다. 인도 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불만이 이번 총선에서 터져 나왔다는 지적이다. 인도는 중국을 라이벌로 여기지만 2022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410달러(약 330만원)로 중국(1만 2720달러)의 5분의1도 되지 않는다고 BBC방송이 전했다. 인도 가계 부채는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저축률은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해 기준 인도 상위 1%는 전체 부의 40%를 차지해 영국의 식민 통치 때보다 빈부 격차가 심화됐다. 델리에서 대학을 졸업한 아물 탄돈은 독일 도이체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인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다고 하는데 실감할 수가 없다. 어느 분야에서건 일자리를 찾는 게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모디 총리는 현실은 외면한 채 중국의 ‘2049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목표를 벤치마킹한 듯 “2047년까지 인도를 선진국에 올려놓겠다”고 공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디 총리가 서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도외시하고 인도의 성공을 세계 무대에 과시하는 데 열중했다”고 지적했다. BJP가 ‘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분류되는 우타르 프라데시에서 참패한 것도 이에 대한 방증이다. 이 지역 출신 노동자 모하마드 아메드(42)는 WSJ에 “모디 총리가 집권한 10년 동안 부자는 더 부자가 됐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야권의 중심인 라훌 간디(53) 전 INC 총재는 10년간의 굴욕을 딛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라훌은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의 증손자이자 인도 최초의 여성 총리 인디라 간디의 손자다. 외손자 라지브 간디와 그의 부인인 소냐 간디, 외증손자 라훌이 대를 이어 가며 INC를 이끌었다. 네루·간디 가문은 ‘인도 독립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하트마 간디와는 다른 가문이다. 라훌은 INC가 2014년 총선에 이어 2019년 총선에서도 참패하자 대표에서 물러났다. 당시만 해도 “정치인으로서 라훌은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을 앞두고 두 달간 6700㎞에 달하는 전국 행진을 기획해 대중과 소통하는 등 ‘친서민 행보’를 보인 것이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모디 총리가 힌두 민족주의를 앞세워 무슬림을 탄압하는 등 권위주의 지도자로 변모하자 중도 성향 유권자가 온건 세속주의 성향의 라훌에게 기대감을 갖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있다. 라훌은 선거 기간에 “인도의 통합을 위협하는 BJP의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에 맞서 싸우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 트럼프 따라 이민 빗장 건 바이든… 민주당 내부서도 “美 가치 훼손”

    트럼프 따라 이민 빗장 건 바이든… 민주당 내부서도 “美 가치 훼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가 하루 평균 2500명을 넘을 경우 망명 신청 절차를 중단하는 행정조치를 발표한 4일 밤(현지시간) 미국·멕시코 국경이 닫혔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캠프의 발목을 잡는 불법 이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지만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이 조치는 우리가 국경을 통제하고 질서를 회복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행정조치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7일간 남부 국경에서 체포된 불법 입국자 수가 하루 평균 2500명을 넘으면 국경을 폐쇄하고 1500명 아래로 떨어지면 망명 신청 절차를 재개하도록 했는데, 최근 국경에서 체포되는 사람 수가 상한선을 넘기고 있어 조치는 즉각 시행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민자를 악마화하지 않고, 이민자에 의한 ‘혈통 오염’을 거론하지 않으며, (불법 입국한) 아이를 가족으로부터 분리하지 않겠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과 차별화를 꾀했지만 비난을 피하지는 못했다. 친정인 민주당의 진보 성향 의원들, 이민지원 단체들은 재고를 촉구하고 나섰다. 앨릭스 파딜라(캘리포니아) 민주당 상원의원은 행정명령에 대해 “미국의 가치를 훼손하고 박해, 폭력, 권위주의를 피해 도망친 이들에게 피난처를 찾을 기회를 줄 국가의 의무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도 성명에서 “미국 내 망명 신청 권리에 가혹한 제한을 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4년에 가까운 실패 끝에 바이든이 마침내 국경 문제에 대해 뭔가 하려는 척한다”며 “모두 쇼”라고 공세했다.
  • 印 모디 총리 ‘빛 바랜’ 3연임…불평등심화에 단독 과반 실패

    印 모디 총리 ‘빛 바랜’ 3연임…불평등심화에 단독 과반 실패

    나렌드라 모디(73) 인도 총리가 4월 19일부터 6주 동안 진행된 연방하원 총선에서 승리해 3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가 속한 인도국민당(BJP)은 의회에서 단독 과반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고, BJP를 중심으로 여권연합도 자신했던 400석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간신히 절반을 넘겼다. 인도 고속성장 부작용인 물가 상승과 경제적 불평등 심화 등은 외면한 채 ‘2047년 선진국 진입’이라는 장밋빛 아젠다에만 몰두하다 민심의 ‘옐로 카드’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5일(현지시간) 인도 선거관리위원회 중간집계 결과 모디 총리가 이끄는 BJP 중심 여당 연합 국민민주연합(NDA)이 전체 543석 가운데 291석을 획득했다. 직전 2019년 총선(352석) 때보다 61석을 뺏겼다. BJP만 보면 기존 303석에서 65석이 줄어든 238석이다. 그가 집권한 2014년 이후 BJP가 단독 과반 확보에 실패한 것은 처음이다. 인도 국민의 정서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의미다. 반면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를 중심으로 26개 지역 정당이 결합한 야당 연합 인도국민회의(INDIA)는 234석을 얻으면서 5년 전보다 105석을 늘렸다. AFP통신은 “일반적인 정치 상황이라면 야당의 패배로 평가될 수 있지만, 2014년과 2019년 총선에서 BJP가 싹쓸이하던 때와 비교하면 INDIA에 놀라운 성과”라고 설명했다. 인도 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불만이 이번 총선에서 터져 나왔다는 지적이다. 인도는 중국을 라이벌로 여기지만 2022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2410달러(약 330만원)로 중국(1만 2720달러)의 5분의 1도 되지 않는다고 BBC방송이 전했다. 인도 가계 부채는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저축률은 5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해 기준 인도 상위 1%는 전체 부의 40%를 차지해 영국의 식민 통치 때보다 빈부 격차가 심화됐다. 델리에서 대학을 졸업한 아물 탄돈은 독일 도이체벨레 인터뷰에서 “인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다고 하는데 실감할 수가 없다. 어느 분야에서건 일자리를 찾는 게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모디 총리는 현실은 외면한 채 중국의 ‘2049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목표를 벤치마킹한 듯 “2047년까지 인도를 선진국에 올려 놓겠다”고 공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디 총리가 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도외시하고 인도의 성공을 세계 무대에 과시하는 데 열중했다”고 지적했다. BJP가 ‘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분류되는 우타르 프라데시에서 참패한 것도 이에 대한 방증이다. 이 지역 출신 노동자 모하마드 아메드(42)는 WSJ에 “모디 총리가 집권한 10년 동안 부자는 더 부자가 됐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야권의 중심인 라훌 간디(54) INC 전 총재는 10년간의 굴욕을 딛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라훌은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의 증손자이자 인도 최초의 여성 총리 인디라 간디의 손자다. 외손자 라지브 간디와 그의 부인인 소냐 간디, 외증손자 라훌이 대를 이어가며 INC를 이끌었다. 네루·간디 가문은 ‘인도 독립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하트마 간디와는 다른 가문이다. 라훌은 INC가 2014년 총선에 이어 2019년 총선에서도 참패하자 대표에서 물러났다. 당시만 해도 “정치인으로서 라울은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을 앞두고 두 달간 6700㎞에 달하는 전국 행진을 기획해 대중과 소통하는 등 ‘친서민 행보’를 보인 것이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모디 총리가 힌두 민족주의를 앞세워 무슬림을 탄압하는 등 권위주의 지도자로 변모하자 중도 성향 유권자가 온건 세속주의 성향의 라훌에 기대감을 갖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있다. 라훌은 선거 기간에 “인도의 통합을 위협하는 BJP의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에 맞서 싸우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 [사설] 막 올린 한·아프리카 경제동반자 시대

    [사설] 막 올린 한·아프리카 경제동반자 시대

    우리나라가 아프리카 대륙으로부터 핵심 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상설 협의체를 발족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48개국의 정상 또는 대표들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어제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합의를 포함한 공동선언문이 채택됐다. 협의체는 전기차, 배터리,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미래산업 발전을 위해 한국의 첨단기술과 경험에 아프리카의 광물 자원이 결합되는 전략적 협력 체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 대통령도 공동발표에서 “호혜적 협력을 통해 공급망의 안정을 꾀하면서 전 세계 광물 자원의 지속가능한 개발에도 기여하는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은 또한 경제동반자협정(EPA)과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체결을 통해 호혜적 교역과 투자협력을 더욱 확대해 ‘동반성장’을 이뤄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글로벌 중추국가를 실현하는 데 아프리카 국가들이 핵심적인 파트너”라면서 동반성장, 지속가능성, 강한 연대 등 3대 방향성을 갖고 전략적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번 회의는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을 초대해 개최하는 다자 정상회의다. 아프리카는 인구 14억명의 3분의2가 25세 이하인 젊은 대륙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원료인 코발트의 52% 등 세계 광물 자원의 3분의1이 사하라 이남에 묻혀 있는 자원의 보고다. 아프리카자유무역지대 출범으로 국내총생산(GDP) 3조 4000억 달러의 거대 단일시장이 됐다. 아프리카엔 전쟁을 딛고 산업화·민주화를 달성한 한국의 ‘새마을운동’ 모델을 국가 발전 전략으로 도입하고 싶어 하는 나라가 많다. 한국은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중 공적개발원조(ODA)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된 유일한 나라다. 수혜국 심정을 헤아리며 발전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인 셈이다. 윤석열 정부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며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세계가 자유주의와 독재·권위주의 진영으로 갈라진 현실에서 유엔 회원국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아프리카 국가들과 ‘자유와 연대’의 파트너십을 다지는 일은 경제안보의 기반을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한 과제다. ‘한국과 아프리카가 함께 만드는 미래’라는 정상회의 슬로건처럼 양측이 회의 정례화를 비롯해 동반성장하는 무궁한 협력시대를 함께 열어 나갈 때다.
  • 印 모디 3연임 눈앞… ‘세계 3대 경제대국’ 가속페달 밟나

    印 모디 3연임 눈앞… ‘세계 3대 경제대국’ 가속페달 밟나

    나렌드라 모디(73) 인도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이 연방하원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임기를 이어 가는 모디 총리는 인프라 구축과 제조업 육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면서 세계 3위 경제대국화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주요 방송국이 1일(현지시간) 선거 종료 뒤 공개한 출구조사에서 BJP가 주도하는 국가민주연합(NDA)이 연방하원 총 543석 가운데 353~401석을 차지했다. 직전 2019년 총선에서 353석을 얻은 NDA는 이번에도 절반(272석)을 손쉽게 넘어선 결과다. 반면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가 주축이 된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은 120석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나왔다. 선거 결과는 4일 공식 발표되지만 여당의 승리 구도 자체는 확정적이다. 지난 4월 19일부터 6주간 진행된 인도 총선에서 NDA가 예상대로 승리하면서 모디 총리는 5년 더 인도를 이끌 수 있게 됐다. 2014년 총리 취임 뒤로 ‘15년 연속 집권’이다. 그는 인도 독립 이후 자와할랄 네루(1889~1964) 초대 총리에 이어 두 번째로 3연임에 나선다. 모디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인도 국민들이 기록적인 투표로 NDA 정부의 재선에 힘을 실어 줬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야권은 “출구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공식 결과가 나오는 4일까지 논평을 내놓지 않기로 했다. 그간 모디 총리는 선거 기간 내내 무슬림을 ‘침입자’라고 부르는 등 분열적 표현을 서슴지 않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재임 기간에 누적된 정경유착과 부정부패, 야당 탄압 때문에 ‘준(準)독재자’ 또는 ‘유사 민주주의자’라는 꼬리표도 따라다녔다. 그럼에도 모디가 이번 총선에서 무난히 승리한 비결에는 인도의 강력한 경제 성장이 자리잡고 있다.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2%로 주요 경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올해 1~3월 분기 성장률도 7.8%를 기록해 정부 예상치(5.9%)나 로이터통신 설문조사(6.7%)를 웃돌았다. 인도 중앙은행은 2024회계연도 역시 ‘7%대 성장’을 예상한다. 모디 총리 집권 기간 인도는 연평균 4% 이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 규모에서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로 올라선 데 이어 2027년에는 독일과 일본을 한꺼번에 뛰어넘어 3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패권 경쟁 심화로 중국에 대한 서방권의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권위주의 행보를 보여 국가 이미지가 실추된 상황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모디 3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인프라 구축이다. 2027년까지 2조 달러(약 2760조원)를 쏟아부어 도로와 철도, 항만, 공항, 지하철 등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인도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다. 여기에 중국을 떠나려는 글로벌 기업들을 붙잡아 제조업 육성도 추진한다. 애플과 삼성, 테슬라 등을 유치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모디 정부는 2022년 기준 2400달러 수준인 1인당 GDP를 2032년 5200달러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 印 총선서 모디 3연임 눈앞…‘세계 3위 경제대국’ 가속폐달 밟는다

    印 총선서 모디 3연임 눈앞…‘세계 3위 경제대국’ 가속폐달 밟는다

    나렌드라 모디(73) 인도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이 연방하원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임기를 이어가는 모디 총리는 인프라 구축과 제조업 육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면서 세계 3위 경제대국화에 가속 패달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주요 방송국이 1일(현지시간) 선거 종료 뒤 공개한 출구조사에서 BJP가 주도하는 국가민주연합(NDA)이 연방하원 총 543석 가운데 353~401석을 차지했다. 직전 2019년 총선에서 353석을 얻은 NDA는 이번에도 과반(272석)을 손쉽게 넘어선 결과다. 반면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가 주축이 된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은 120석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나왔다. 선거 결과는 오는 4일 공식 발표되지만, 여당의 승리 구도 자체는 확정적이다. 지난 4월 19일부터 6주간 진행된 인도 총선에서 NDA이 예상대로 승리하면서 모디 총리는 5년 더 인도를 이끌 수 있게 됐다. 2014년 총리 취임 뒤로 ‘15년 연속 집권’이다. 그는 인도 독립 이후 자와할랄 네루(1889~1964) 초대 총리에 이어 두 번째로 3연임에 나선다. 모디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인도 국민들이 기록적인 투표로 NDA 정부의 재선에 힘을 실어줬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야권은 “출구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공식 결과가 나오는 4일까지 논평을 내놓지 않기로 했다. 그간 모디 총리는 선거기간 내내 무슬림을 ‘침입자’라고 부르는 등 분열적 표현을 서슴지 않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재임 기간에 누적된 정경유착과 부정부패, 야당탄압 때문에 ‘준(準)독재자’ 또는 ‘유사 민주주의자’라는 꼬리표도 따라다녔다. 그럼에도 모디가 이번 총선에서 무난히 승리한 비결에는 인도의 강력한 경제 성장이 자리 잡고 있다.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2%로 주요 경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올해 1~3월 분기 성장률도 7.8%를 기록해 정부 예상치(5.9%)나 로이터통신 설문조사(6.7%)를 웃돌았다. 인도 중앙은행은 2024회계연도 역시 ‘7%대 성장’을 예상한다. 모디 총리 집권 기간 인도는 연평균 4% 이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 규모에서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로 올라선 데 이어 2027년에는 독일과 일본을 한꺼번에 뛰어넘어 3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패권 경쟁 심화로 중국에 대한 서방권의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권위주의 행보를 보여 국가 이미지가 실추된 상황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모디 3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인프라 구축이다. 2027년까지 2조 달러(약 2760조원)를 쏟아부어 도로와 철도, 항만, 공항, 지하철 등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인도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다. 여기에 중국을 떠나려는 글로벌 기업들을 붙잡아 제조업 육성도 추진한다. 애플과 삼성, 테슬라 등을 유치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모디 정부는 2022년 기준 2400달러 수준인 1인당 GDP를 2032년 5200달러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 “윤 대통령, 일본과 관계 개선은 전략적 결단이라 생각”

    “윤 대통령, 일본과 관계 개선은 전략적 결단이라 생각”

    “윤석열 대통령이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던 것은 전략적 결단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기세가 한미 정상회담, 그리고 캠프 데이비드 정상화담으로 이어졌다. 한국이 미국과 일본과 나란히 해 글로벌 정세를 논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35대 유명환 전 장관) “온 사방에 불이 붙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한 상황이다. 탈냉전 시대는 종언했으나, 새로운 질서는 아직 자리를 못잡고 있는 전환기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37대 윤병세 전 장관) 제주포럼 최초로 역대 전직 외교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송민순(34대), 유명환(35대), 김성환(36대), 윤병세(37대) 전 장관 등 역대 외교부 장관 4명이 30일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9회 제주포럼 전직장관 라운드테이블-글로벌 중추국가 구상의 실현을 위한 지혜 세션에 나와 대담을 나눠 관심을 끌었다. 손지애 외교부 문화협력대사는 “이번 정부에서 추구하고 있는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기본 개념은 한국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글로벌 위치를 반영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갈등과 혼란,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대에 한국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전직 장관들의 시각에서 한국이 글로벌 중추국가 역할을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한국의 위상과 역할은 어떠한지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현재의 대변환이 수십년간 나타날 변화가 몇 년 만에 급속도로 나타나고 있다.앞으로의 세계 질서를 확실히 예측하기 어렵다. 그 가운데 세계 질서의 분열, 파편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서방의 자유민주주의 국가,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권위주의 국가, 그리고 글로벌 사우스간 합종연횡이 계속 나타나고 있고, 소다자주의(minilateralism)이 빈번해지고 있다. 이러한 짝짓기는 지역적으로, 또 기능적으로도(안보, 경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중 전략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다극화된 세계 질서로 나아갈 것으로 생각되며, 인·태 지역이 21세기 지정학의 진원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미중 관계는 관리 모드로 전환되고, 디커플링(한 국가의 경제 상황이 타국 또는 세계 경제 흐름과는 다르게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현상)에서 디리스킹(국제정치에서 적대적이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위험 요인을 줄여 나가는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보호주의, 자국 우선주의도 나타나고 있다”고 피력했다. 유 장관은 “최근 일본에는 과거에 상상하기 어려웠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과거 냉전 시대에도 방위비를 GDP 1%를 초과한 적이 없는데, 기시다 정부는 2%까지 증가시키려고 하고 있다”면서 “최근 오키나와에서 개최된 미일 군사훈련은 미국의 요청에 의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일본 스스로도 새로운 위협(남중국해, 대만) 등에 적극 대응하고, 미국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방위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미국-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물론, G7 회의 참가, 우크라이나 방문 등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이에 대해 다소 불편함을 피력하기도 했다. 다시 지정학적인 관점에서, 한국은 주변 미·일·중·러와 동일한 입장에서 대응하기 어려움. 균형자 역할은 수행하기 어렵고, 어느 한 편에 서야 하는 처지”라고 안타까워했다. 김 장관은 우“한미일 싱크탱크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특히 미국의 경우, 한국의 GDP가 3만 달러를 넘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세계 무대에서 무언가 기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중추 국가는 글로벌 현안에 대해 더 기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의 경우, 최근 한국이 너무 미국에 치우쳐서 중국을 너무 등한시하는 것이 아닌가 질문을 한다”면서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한국의 입장에 대해 이해도 하고 있고 또 조태열 장관의 방중 이후 관계가 조금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미중관계가 안정될 때 한반도의 상황 역시 가장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역사적으로 증명됐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다시 당선된다면, 1기 때의 행보처럼 다소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반면 송 장관은 “세계 질서 이야기할 때 규칙기반 질서(rules based order)를 자주 이야기하는데, 실제로는 힘에 기반한 질서(power based order)는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면서 “이러한 관점에서, 윤석열 정부가 공적개발원조(ODA)를 대폭 증액한 것은 글로벌 중추 국가 추구하는 데에 매우 적절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중 관계나, 현재의 세계 질서를 생각하면 남북관계가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의지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개선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북한의 경우 위성 발사에 무조건 하려고 할 것이며, 이러한 전제 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 1979년 실패한 민주화, 1987년 성공한 이유는

    1979년 실패한 민주화, 1987년 성공한 이유는

    “1979년에는 왜 민주화를 이루지 못했고, 1987년에는 왜 민주화를 성취할 수 있었을까.”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최근 발간한 ‘제5공화국’(역사공간)에서 “1979년에는 우리 사회가 아직 민주화를 수용할 만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못했지만 제5공화국을 거치면서 겪게 된 각종 사건과 충격, 사회경제적 변화를 통해 1987년 민주화를 이루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제5공화국’은 5공화국 8년 동안 한국 사회가 겪은 변화와 현재 한국인의 삶에 남겨진 5공화국의 흔적을 살펴본 책이다. 군사정권과 억압 체제의 형성, 그 역사적 의미를 한국 정치사 관점에서 파악해 5공화국이라는 역사적 실체를 우리가 어떻게 마주하고 극복해 갔는지, 그 결과는 한국 사회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조명한다. 강 교수의 ‘제5공화국’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진행하고 있는 ‘20세기 한국학술총서’의 첫 작품이다. 20세기 한국학술총서는 근대화 이후 한국이 겪은 아픈 과거사와 어두운 면을 성찰해 21세기 대한민국이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1901년부터 2000년까지 100년 동안 우리나라가 겪어 온 식민지 경험, 분단과 전쟁, 권위주의, 산업화 등의 주제를 2029년까지 총 50권의 책으로 발간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제5공화국’을 시작으로 ‘한국의 사상 통제’, ‘식민과 냉전의 해방 전후 한국문학-남북 협상파 문인의 통일 독립에의 열망과 좌절’, ‘분단의 현실, 담론의 정치, 냉전의 주조’, ‘일본 제국의 식민지 토지 조사와 동아시아’, ‘러일전쟁, 일제강점의 서막’ 등 현재까지 총 25개 과제가 선정돼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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