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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낙주 신임 국회의장(인터뷰)

    ◎“국회법­여여 합의정신에 충실”/「날치기」 지양… 국민의 신뢰받는 국회로/행정부 견제… 민의대변기관 역할 최선 『밀어붙이기는 없을 것입니다.국회법과 여야합의 정신만을 존중할 것입니다』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제14대 국회 후반기를 이끌 입법부 수장으로 선출된 황락주국회의장은 문민정부 중반기의 국회운영구상을 이렇게 밝혔다. 황의장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시절에는 국회의장이 국회법을 무시하고 행정부의 시녀역할을 하는데서 날치기라는 악습이 있었다』고 전제,『그러나 세계화·개방화된 문민시대에 그런 입법부가 있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소감은. ▲어둡고 깜깜했던 지난날 대신 국민이 바라는 김영삼문민정부에서 국회의장을 맡게돼 기쁨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오늘 반대표가 꽤 있었는데. ▲군사정권시절에는 「압도적 지지」를 인위적으로 조작했으나 민주주의 시대에서는 다양한 견해들이 분산된 표로 나타나는 것이 자연스런 일이다.겸허히 그 뜻을 존중,입법부를 이끄는데 참고로 할 것이다. ­지난해 예산안 강행처리를 시도하다 수모를 당한데다 김대통령의 측근으로 강성 국회의장이 될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에 대해서는. ▲나는 날치기를 한 적이 없다.이만섭 당시 의장으로부터 사회를 대신 보라는 지시공문을 받고 여야의원들에게 호소,예산안을 상정하러 들어가다 저지당했을 뿐이다.날치기란 국회법의 절차를 무시하고 통과를 선포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는 이 대목에서 『이유야 어쨌든 국민에게 송구스러웠다』고 말한 뒤 『여야합의로 마련된 새 국회법을 공정히 지켜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날치기는 전혀 안하겠다는 뜻인가. ▲야당생활을 비롯,30여년 정치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날치기란 절대 안된다는 신념에 흔들림이 없다. ­우루과이라운드(UR)비준은 어떻게 할 것인가. ▲국제화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이라는 대세에 따라야 한다.비준을 거부할 때의 엄청난 피해를 야당도 알고 있는만큼 결국 현명한 판단을 해주리라 믿는다. ­행정부와의 관계에 대한 구상은. ▲국회는 통치기관은 아니지만 국민을 대표하는 마지막 보루로서 행정부를 견제하는 고유의 사명을 띠고 있다. 통법부라는 과거의 오명을 떨쳐 버리겠다. ­정치생활에 있어 좌우명은 무엇인가. ▲정치는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할 때에만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후배 정치인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이 있다면. ▲사람이기에 누구나 결점,욕심,증오감이 있을 수 있다.그것을 견제하고 국제화속에 국민의 나갈 바를 제시할 수 있으려면 책을 통해 공자와 예수와 칸트와 부지런히 만나야 한다.
  • 44년전의 상처 되새기며/살아남은 한 다신 없어야/이문구(기고)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말에 화가여생이란 말이 있다.법에 저촉되어 재앙을 입은 집의 자손이란 뜻이라고 한다.이제 말 자체는 역사소설 같은 데서나 쓰임직한 말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말의 뜻까지 함께 은퇴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필자는 6·25와 더불어 하루아침에 쑥밭이 된 좌익 집안의 자식으로 어렵게 살아온 전쟁 피해자이자 전형적인 화가여생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필자와 비슷한 환경으로 정서적인 폐허에서 젊은 날의 방황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더욱이 그 환경의 불리함을 무릅쓰고 권위주의 군사문화에 작가적인 저항으로 일관하여 마침내 문민정부 출현에 나름껏 일조를 한 줄로 여기는 사람이라면,오늘 다시 맞는 6·25에 대한 회포 또한 남다르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6·25의 상처는 44년전의 신음소리를 아직도 이어오는 보훈병원을 비롯하여 휴전선과 판문점과 국립묘지와 산야에 널려있는 전적비며 엊그저께 문을 연 전쟁기념관에 이르기까지 가시적인 것만 해도 이루 다 줘섬길 수가 없이 허다한 터다.그러나 그 무엇보다도응어리가 깊은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 즉 전쟁에 희생된 집안의 결손가족,이산가족들의 사무친 여한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전형은 누구인가.가슴에 서린 채 못다한 만단설화를「그때 겪은 얘기를 책으로 쓰면 열 권도 넘을 것」이라는 한 마디로 줄이면서 체념으로 입을 다무는 사람들이다.아는 병도 쇠면 백약이 무효인데 하물며 보이지 않는 상처를 반세기 가까이나 가슴에 끓여온 그들의 여한일 것이다. 그들의 피맺힌 여한의 대상은 물론 전범자다.그리고 그 전범자에 대한 여한에 있어서 보훈가주과 화가여생 사이에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없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을 터다.이는 필자가 자기나름에 유추하여 모개흥정식으로 일매지어 하는 말이 아니다.6·25야말로 남북간 공동의 패전이자 민족 전체의 패배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경위가 엄연히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6·25의 재현을 기대하는 것이나 아닌가 싶게 혐의쩍은 사람들링 사회 일각에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오늘날의 정부를 「미제에 의한 예속성과 매판성을 갖는 식민지의 대리정권」운운하는 이른바 주사파의 존재는,화가여생의 악조건 속에서 권위주의 군사문화와 맞서는 동안에 스스로 보이지 않는 상처를 수도 없이 멋내었던 필자로서는 일말의 모욕감을 넘어 차라리 헙헙한 심정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전범자가 사료 조절이나 다름없는 식량 배급표로 주민의 생존권을 근저당하고 「쌀밥과 고깃국과 기와집」이란 신기루로 혹세무민하여 「이조」보다도 퇴보적인 「김조」를 꾸며 인주로 군림하고 세습하는 것이 어떻게 「주체의 위업」이며 「사회주의 건설」이라는 것인지 실로 불가사의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불가사의한 것은 아무리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주체사상에 대한 과외공부를 해왔다고 해도 걸핏하면 민중·민족·민주·진보주의를 자처하는 이들이 자식은 아비의 존호를 대원솔로 올리고 아비는 세자로 책봉한 자식의 권위 안보를 위해 원솔란 작호를 더하여,모든 것을 부자지간에 겸지우겸하는 근세적 전제군주 체제에 대하여 상식적인 비판은 커녕 자못 우러르고 있다는 사실이다.그렇다면 5·16이래 군사문화에 맞서 민주화·문민화를 부르짖다가 희생된 사람들은 무엇이란 말인가.남한의 군사문화는 저항의 대상 북한의 군사문화는 추앙의 대상이란 말인가.남한의 국민은 혁명과 피가 아쉬운 「민중·민족」이고 「당원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식의 계급사회 북한의 주민은 이미 혁명을 통해 「김조」의 신민이 되었으니 혁명을 혁명하여 배급표의 굴레에서 해방시킬 까닭이 없다는 것인가.북한의 회담꾼이 6·25의 본질을 거듭 일깨워 준 「서울 불바다」협박이 핵문제에 맞추어 다시 포장한 군사문화의 기본 강령임을 생각하면,남한에서 자기도 모르게 「어버이 부자」의 「효자동이 충성동이」로 「김씨조선」의 식민이 되어 「책으로 쓰면 열권도 넘을」여한의 재생산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 6·25전 좌익활동 학계의견 정리

    ◎“대구폭동­제주 4·3사건 항쟁일수 없다”/박헌영의 「미군정 타도」 폭력 노선이 원인/민중사관 주장 극복… “분명한 폭동” 결론 「대구폭동」인가 「10월항쟁」인가,「제주도 4·3사건」인가 「제주도 4·3항쟁」인가.지난 봄 교과서의 역사용어 변경을 위한 시안을 놓고 벌어졌던 이같은 논란은 과거와 같은 권위주의 정부 아래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비록 논의 차원이기는 했지만 새 정부가 그처럼 진보적인 사관을 교과서개편 문제에까지 개방했기에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이다.그만큼 정부의 자신감이 바탕이 되었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나라 전체가 들썩거렸을 만큼 파문이 길었던 것은 이 시비가 대한민국의 정통성 시비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6·25 44주년을 앞두고 이 문제가 다시 기억되어야 하는 것도 「10월 항쟁」「4·3항쟁」이라는 시각이 수용된다면 6·25 또한 「민족해방전쟁」이라고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성수한국정신문화연구원교수는 『「10월항쟁」이나 「4·3항쟁」이라는 표기는 첫째 국내의 민중사관,둘째 북한의조선전사,셋째 중국의 혁명사관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단언했다.그들의 시각에 따르면 일제하의 독립운동은 이른바 「민족해방투쟁」인 만큼 8·15는 광복이 아닌 「민족해방」이다.또 일제하 「민족해방투쟁」은 8·15이후 미군정 치하 남한에서 「민중항쟁」이라는 형태로 계속 진행된다는 것이다. 박교수는 『이같은 논리에 따라 그들은 「민족의 통일염원을 저버린 대한민국의 건국은 1950년 한국전쟁으로 징벌을 받게되며 6·25는 북침이었을지도 모르는 단지 한국전쟁일 뿐」이라고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현강연세대교수는 『그같은 민중사관을 그동안 적지않은 학자들이 편향적이 아닌가 우려하면서도 용인해 온 것은 학문의 자유를 존중했기 때문』이라면서 『학계를 벗어나면 용인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학자들은 「폭동」과 「사건」이라는 단어의 차이만큼 현재 국사 교과서의 표기대로 「대구폭동」과 「4·3사건」을 차별화한다. 이현희성신여대교수는 먼저 『「대구폭동」은 폭동일 뿐』이라고 말했다.아무리 진보적인 연구성과가 나와 있다고 해도 그 때를 체험·목격한 격앙의 세대가 악의적의 공산 파괴공작의 맥락에서 비롯된 당시 상황을 증언·열변하고 있는 한 달리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진덕규이화여대교수는 『1948년 대구에서 일어난 사건을 폭동으로 보느냐 항쟁으로 보느냐는 문제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면서 『이는 우리 국가의 이념까지 연결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현희교수는 그러나 『과거 일반화된 표기였던 「4·3제주폭동」은 그 간의 연구와 지역적 특수성으로 볼 때 「폭동」이라 표기하기에는 사실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 학계 대다수의 시각』이라고 전하고 『이같은 시각은 교과서에 「4·3사건」이라고 표기됨으로써 이미 수용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승조고려대교수는 이 두 사건을 남로당 총책 박헌영과 직접적으로 연결시켰다.남로당은 미소공동위원회가 실패하자 1946년 가을부터 폭력투쟁 노선으로 전술을 바꿨으며 이는 좌익세력에 대한 과신과 우익 세력에 대한 과소평가에서 비롯된 과오로「대구폭동」과 「4·3사건」이 대표적이라는 것이다.한교수에 따르면 박헌영이 보기에는 미군정이 국민적 지지기반을 갖지 못했고 보수세력도 한줌 밖에 안되므로 밀어붙이면 된다고 계산했다.한편으로는 북한 인민군이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해 3만명의 경찰과 5만명의 국방경비대를 상대로 폭력과 무장투쟁을 하다 좌익세력은 모두 소진됐다.또 박헌영은 남로당 조직에게 모두 총탄이 되어서 「5·10총선거」를 저지할 것을 명했으나 많은 인명의 살상과 대량 구속을 초래했을 뿐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저지하지 못했다.결론적으로 상대방의 전력을 정확하게 평가하지 못하고 극한투쟁을 벌이다 좌익세력의 총 붕괴를 재촉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정통주의적 입장에 서는 학자들 사이에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나 좌익·혁신적인 학자들에 비해 무기력하고 나약하며 기회주의적인 경향이 없지 않았다는 것이다.좌파학자들에게 보수·반동·어용으로 낙인찍히며 공격당할까 두려워 사실과 다른 억지주장을 하고 있음에도 이의나 반론을 제기하기를 꺼려온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우려 속에서도 이제 폭동을 폭동이라고 제목소리를 내는 학자가 많아졌다는 것은 폭동이냐 항쟁이냐의 논쟁을 계기로 우리 학계가 한부분의 건강은 되찾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평가이다. ◎46년10월 대구폭동/경찰서 등 방화·군수 살해/식량요구 시위가 발단… 경남북 등 확산 「대구폭동」은 1946년10월1일 상오 쌀을 나누어준다는 풍문을 듣고 대구시청 앞에 모인 1천여명의 시위가 발단이 됐다.당시는 미군정 아래 좌우대립으로 정국불안이 계속되고 물자부족과 군정당국의 식량공출로 생활고가 극심한 가운데 좌익계열의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전평)가 주도한 이른바 「9월총파업」이 전국을 휩쓸고 있는 상황이었다. 사태는 하오 들어 시위군중이 1만여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하오7시쯤 대구역 앞에서 경찰의 사격으로 한 시민이 숨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흥분한 시민들은 이튿날인 2일 아침부터 경찰서·역·시청 앞 등에서 대규모시위를 벌였고 당초 식량배급을 요구하던 구호도 애국자석방,조선인에게 행정권이양 등 정치적 문제로 발전되어갔다.경찰서를 점거해 무기를 탈취하고 대구시청 간부의 집을 습격하기에 이르렀다.이에 군정당국은 하오7시 대구일원에 계엄령을 선포했고 미군의 출동으로 대구의 소요사태는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시위는 다음 날인 3일 저녁부터 영천·달성 등 주변지역으로 번져나가 11월 중순까지 경북전역과 경남·전남·강원지역에서 계속됐다.시위가 일어난 대부부의 지역은 경찰서가 습격당하고 교량·철도가 파괴됐다.특히 시위가 극심한 영천의 경우 경찰서·군청·재판소가 불타고 군수가 살해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48년4월 4·3사건/좌익의 지서습격이 원인/9년간 희생자 3만∼8만명 추정 「4·3사건」은 제주도에서 1948년4월부터 만9년동안 최소 3만명에서 최대 8만명으로 추정되는 희생자를 낸 해방후 최대의 유혈사태였다. 사건은 단독정부수립을 위한 5·10총선을 한달남짓 앞둔 4월3일 상오2시,산중에 집결해 있던 제주도민 2천여명이 도내 15개 경찰지서 가운데 14개를 일제히 습격하면서 시작됐다.이들은 「미군철수」와 「단독선거반대」 「이승만매국도당타도」 등 구호를 외치며 일부는 일본군이 남기고 간 99식소총으로 무장한 상태에서 좌익세력의 지도를 받고 있었다. 미군정은 즉각 1천7백여명의 경찰을 비롯,국방경비대와 우익인사들인 서북청년단으로 구성된 대규모 진압군을 파견했다.이에 봉기대와 이에 동조한 도민들은 한라산으로 들어가 장기적인 유격전의 성격으로 전환됐다. 이후 봉기대를 주민으로부터 분리시키기 위해 근거지가 되는 마을전체를 불살라버리고 주민들을 집단이주시키는 군·경의 소개작전과 이에 맞선 봉기대의 격렬한 저항이 이어졌다.이 과정에서 양민을 포함해 수많은 인명피해가 났다. 이 사건은 또 진압을 명령받은 군대가 이를 거부하고 소요를 일으킨 48년10월 「여순반란사건」을 촉발시키기도 했다.「4·3사건」은 1957년4월2일 마지막 「빨치산」 오완권이 생포되어서야 비로소 막을 내렸다.
  • 국민교육헌장 연내 존폐 결정/“수정·재제정하자” 67%

    ◎서울대 보고서/교육부,교개위 상정… 최종안 마련 교육부는 20일 중앙교육심의회와 교육개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올해안에 「국민교육헌장」의 존속및 폐지 또는 수정여부를 최종결정키로 했다. 교육부는 이날 서울대학교부설 교육연구소(연구책임자 이돈희교수)로부터 「국민교육헌장에 관한 종합연구」결과를 통보받고 이를 장관자문기구인 중교심에 넘겨 심의토록한 뒤 다시 대통령자문기구인 교개위에 상정,최종안이 마련되는대로 곧바로 개정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교육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교육·정치·법조·경제·재계등 관계전문가 2백8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국민교육헌장이 교육의 기본적 방향을 제시하고 국가적 의지를 천명하고 있기때문에 공식적으로 제정해 둘 필요가 있다는 원칙적인 의견을 제시한 사람은 2백23명으로 77%를 차지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행 헌장을 부분수정 유지하자는 견해가 1백13명(39.1%)로 가장 많고 대폭수정뒤 재제정 56명(19.3%),존치·재제정반대 30명(10.3%),존치·재제정 24명(8.3%)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체의 19.3%인 56명은 이를 폐지,재제정하는데 반대하고 있다. 국민교육헌장을 수정해 유지하자는 이유로는 시대적 상황변화,세계화·개방화·반공이념퇴색,제정의도의 불합리성,구체적·현실적 내용의 결여등을 들었다. 반면 전면폐지의 논거로는 국민교육헌장이 제정의도의 불합리성과 교육적 효과의문,획일적·전체주의적·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의 소산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편 교육부는 예년과 달리 이맘때쯤 일선교육기관에 시달하던 훈·포장자 추천의뢰를 하지않아 국민교육헌장 선포기념식이 26년만에 중단될 전망이다.
  • 정상의 만남만도 큰 의미있다(사설)

    분단 50년만에 처음이 될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갑자기 열리게 되었다.평양을 방문하고 돌아간 카터전미국대통령 주선에 따른 것이다.고조되던 북핵제재 긴장국면의 너무도 갑작스럽고 급격한 반전이라 내용과 추이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경위야 어찌되었건 우선 환영할 일이다. 남북정상회담은 그동안 역대 권위주의정권에 의해 국내정치적 목적으로 여러차례 시도되었으나 이루어지지 못했다.93년 김영삼대통령의 문민정부 출범후 순수한 민족이익차원의 동기에 따른 정상회담개최가 제의되었으나 북한의 핵개발장애 때문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김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언제 어디서라도 만나자고 한 데 이어 금년 1월 연두회견에서는 핵투명성보장 전이라도 핵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의욕을 보였으나 북한의 반응이 없었던 것이다. 그것을 핵개발제재 벼랑의 북한주석 김일성이 카터주선을 통하기는 했지만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보이며 우리 대통령이 즉각 수락함으로써 성사를 보게 된 것이다.곧 실무접촉이 이루어질 것이다.시간도 걸리고 곡절도 많을 수밖에 없다.남북당국은 체제나 정권 아닌 민족이익의 차원에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양보와 인내의 협력으로 반드시 성사시켜주기를 바란다. 오랜 단절과 적대관계의 남북한간에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큰 변화요 발전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70년이후 4차례에 걸친 동서독정상회담이 양독일의 어려운 현안해결과 공존·공영및 평화통일의 문을 여는 데 얼마나 큰 기여를 했는지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다.정상회담은 현안해결을 위해서뿐 아니라 해결의 분위기조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남북한의 경우도 그러한 정상회담이 되기를 기대한다.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북한과 김일성주석의 의도가 과연 어느정도 순수한 진심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생각만 있었다면 훨씬 오래전에 제3자의 주선 없이도 가능하던 남북정상회담이다.일언반구도 없다가 왜 이 시점에 갑자기,그것도 카터를 통해 수락의사를 밝힌 것인가.진의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 급선무다.정상회담수용마저 제재분위기탈출및 핵문제유예를 위한 전략일지 모른다고 한다면 지나친 의구심일까. 남북관계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역시 북한의 핵투명성보장이다.핵투명성보장부터 하고 정상회담을 갖는다면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그렇지 못하다면 정상회담은 그 문제부터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그것은 북한에 대한 불신의 근원이며 모든 남북관계발전의 기본적인 장애요인이기 때문이다.북한은 정상회담에 앞서 이 문제부터 제거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한다.
  • 당혹스런 야당대표의 회견(사설)

    지금처럼 정치지도자에게 냉철한 변별력이 요구되는 때도 드물다.국론결집이 가장 요청되는 때에 나온 민주당 이기택대표의 회견내용은 야당지도자의 책임과 관련하여 당혹감을 금치 못하게 한다. 지금이 어느때인가.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탈퇴선언에 따라 세계의 시선이 시시각각 한반도로 쏠리면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국내에서는 만약의 사태를 위해 이미 정부차원의 안보·국방대응조치들이 조용히 검토되고 있다.한마디로 6·25이후 맞는 가장 심각한 비상사태를 상정하면서 이를 이겨내기 위한 국민적 의지의 결집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북한의 전쟁위협이 차츰 윤곽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오늘의 상황을 보는 이대표의 진단은 뭔가 현실인식을 잘못한 데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던진다.북한의 IAEA 「탈퇴」선언과 제재=선전포고라는 전쟁위협을 놓고 엉뚱하게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가 하면 핵문제해결을 위해 자신의 방북제의를 하는등 이해되지 않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북의 탈퇴선언으로 한반도위기가 실제상황으로 급변하고 있는 시점에 상무대국정조사라는 해묵은 문제로 당리당략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지금의 국가안보상황은 정치권이 초당적 자세로 국론결집에 나서야 마땅할 만큼 어렵다. 이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오늘의 위기가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서 야기된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섬으로써 오히려 내부분열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또 현정권이 전쟁위기의식을 강요해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고 전쟁발발우려 때문에 경제마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주장해 누구를 대변하는지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정부가 정치적 목적의 안보논리를 이용해 끊임없이 유비무환을 외쳐대던 권위주의시대는 이미 청산되고 없다.지금 정부는 만약 닥칠지 모를 위기에 대비하는 즉응능력과 비상시 국민보호를 위해 각종의 비상계획을 면밀히 수립하고 있다.국방부는 북한군의 움직임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물론 한반도에서 전쟁은 있어서 안되며 억지되어야 한다.그러나 그것이 북한의 태도여부에 달려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떠밀려 서두른 듯한 이대표의 오늘 회견은 국내외정세를 충분히 간파하지 못한 데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자신의 당내입지강화나 야당특유의 명분론으로 포장한채 정쟁의 꼬투리를 마련하려는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지금 우리에겐 국가안보이상의 가치는 없다.밖으로부터의 위기의식을 안으로 결집시키기 위해 국가지도자들의 역할과 함께 정치권의 통합된 위기관리기능이 그 어느때보다 요청되는 때임을 거듭 강조해둔다.
  • 대법관·헌재재판관 큰 인사 임박/“우리사람 기용” 집단이기 빗발

    ◎“교수로” “변호사로”… 사법부 홍역/거의 압력성 로비… 시민단체도 가세 이달안으로 윤곽이 드러날 대법관과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 인사를 앞두고 법원주변에 갖가지 제안및 요구가 난무하고 있어 사법부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번 인사대상은 14명인 대법관의 경우 김상원·배만운·김용준·안우만·김주한·윤영철대법관 등 6명이 오는 7월초 임기가 만료되고 9명인 헌법재판관의 경우 조규광소장을 비롯 김양균·최광율(이상 대통령임명),한병채·김진우·변정수(이상 국회선출),김문희(대법관 지명)등 7명이 9월초 임기만료된다. 이들 법조 수뇌진의 인선은 장관급인 고위직의 물갈이라는 의미 외에도 현정부는 물론 차기정권의 법해석 경향을 가늠할 수있는 인사라는 점에서 법조계는 물론 일반인들의 관심은 그 어느때보다 높은 분위기다. 그러나 법조일각에서는 「사법부개혁」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새 진용구성에 쏠리는 이같은 관심이 자칫 「사법부 독립」이라는 명제를 흩트러 뜨릴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법조수뇌부에 대한 인사를 둘러싸고 지금까지 나온 주장과 제안은 각양각색이다.『법학교수들을 대법관에 임명해야 한다』『법조 일원화를 위해 재야변호사출신이 대거 등용돼야 한다』『대법관수를 24명으로 늘리자』『헌법재판소재판관의 자격요건을 변호사자격이 없는 사람에게도 확대하자』『검찰몫을 늘려 달라』『검찰몫과 재야 검찰출신몫은 구별돼야 한다』『정치색깔을 띤 모모판사는 배제돼야 한다』『물망에 오르는 인사들의 과거 시국사건재판기록을 검증해보자』『연공서열및 고시기수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국회에서 대법관 인사청문회를 실시하자』『시민들이 직접 대법관 물망자를 검증해야 한다』등 십인십색의 모습이다. 그동안 꾸준히 변호사출신의 기용을 주장해온 대한변협은 9일 한걸음 더나아가 현재 대법관수를 24명으로 대폭 늘리자는 주장을 내놓았다. 정치권,검찰,변협,민협등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기관이나 단체는 물론이고 법대교수와 시민단체들까지 합세해 제시하고 있는 이같은 의견은 겉으로는 문민정부에 걸맞는 사법부의 새로운 인사구도 제시로 비친다.그러나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소속된 인사를 자리에 앉히기 위해 벌이는 「제몫차기」다툼의 양상에 다름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법원의 한 관계자는 『좋게 보면 다양한 욕구가 실린 다양한 목소리들이지만 한편으로는 은근한 압력성 로비가 대부분』이라면서 법조계에 부는 심각한 자파이기주의를 경계했다.얼마 남지 않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대법관및 1명의 헌법재판관 제청권자인 윤관대법원장의 흉중에 그려진 밑그림은 아직 미완성이다.과거 어느때보다 거세진 압력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윤대법원장은 『검증은 하되 비공개적으로 해달라』『문제 인사는 살짝 귀띔해 달라』며 백보 양보하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법조계원로인 김선변호사(74)는 『지금과 같은 요란한 주의주장은 곤란하다』며 『사법부의 새판짜기에 경계의 시선을 늦추지 말되 수장이 소신있게 새 진용을 짤 수 있도록 조용히 지켜보는 미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대법관 임명동의 청문회 요구/변협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이세중)는 9일 상임이사및 지방회장단 연석회의를 긴급 소집,국회의 대법관 임명동의 과정에서 청문회를 가질 것 등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변협은 결의문에서 『이제까지는 대법관 선출과정에 전체 국민과 법조계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적임자 여부를 가릴만한 검증절차도 없었다』고 지적하고 『대법원장이 대법관임명제청에 앞서 변협의 의견을 듣는 것은 물론 국회의 임명동의 과정에서도 반드시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협은 또 신임 대법관의 자격기준으로 ▲사법권독립을 수호할 의지가 있는 인물 ▲과거 권력에 영합하는 판결을 하거나 이에 영향을 미친 경력이 없는 인물 ▲도덕적으로 결함이 없고 개혁성향인 인물등을 들고 특히 관료적 권위주의에 빠져 비민주적 언행을 보였던 인사는 제외돼야 한다고 밝혔다.
  • 달라지는 운동권 행태… 대학가 새바람 불려나

    ◎노동현장보다 강의실 찾는다/출석률 60∼70%… 15%가 장학생/과외부업… 맥주 마시며 이념토론 운동권대학생들의 극렬시위가 퇴조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회 간부들의 행동도 학업과 현실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이는 문민정부 출범이후 정국양상이 변화되고 일부 극렬행동에 대한 비판의 여론이 높아 대부분 학생회 간부들도 학업에 비중을 두며 현실을 중시하게 된 것이다. 학생들의 시위가 극심하던 80년대까지만 해도 운동권학생들은 현실과 학업을 거부하는 풍조속에 수업 출석률이 30%를 밑돌았다. 그러나 92년 문민정부 출범과 더불어 대학가의 학생운동 이슈가 줄어들면서 학생운동보다는 학업에 눈을 돌려 최근 대학마다 이들의 출석률이 60∼70%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현실을 직시하고 수업에 대한 근본태도가 바뀜에 따라 지난날 낙제를 면치 못했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상당수의 학생회 간부들이 중간성적을 웃돌고 있으며 일부는 장학금까지 타고 있다. 한양대총학생회(회장 이종욱·사학과4년)측은 『대부분 학생회 간부들의 성적이 평점 2.5를 넘고 있으며 약 15%는 장학금을 타고 있다』고 자체분석했다. 이같은 현상은 과거 권위주의정권시절 학생운동이 심도있고 노동현장 중심으로 전개돼 운동권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여유가 없었지만 최근 시위의 격감으로 이들이 자연스럽게 학업에 신경쓰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학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또다른 측면에서 한양대 이동명군(23·산업공학과4년)은 『지금 세대는 다양성을 추구하고 현실지향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학생운동을 하면서도 다른 부분을 잃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나름대로 풀이했다. 이와함께 운동권학생들의 행동양식도 커다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날 격렬하게 투쟁하던 시절에는 운동권학생들이 청바지·티셔츠를 주로 입는등 외모에 신경을 안써 다른 학생들과 어느 정도 구별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외모만으로는 구별이 안간다. 또 과거 노동자·빈민의 대변자를 자칭하며 막걸리·소주를 즐겼지만 지금은 호프집에서 맥주를 들며 현실토론을 하는 모습을 흔히 볼수 있다. 이는 현세대의 공통적 특징인 소비지향성이 작용한 것외에도 대학생과외허용이후 운동권학생들도 상당수가 과외를 해 주머니가 두둑해진 것이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고려대의 경우 학생회 관련 학생들의 약 50%가 중고생 과외를 해 용돈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지대 김동서군(24·경영학과4년)은 『전에는 운동권학생들이 대학생이라는 특권의식과 함께 보편성을 추구한다는 차원에서 의식주에 의도적으로 신경을 안썼지만 지금은 다른 학우들과 다를바 없다』고 말했다.
  • 동구좌파정권 줄줄이 회생/헝가리 공산계재집권 의미

    ◎세번째 등장… 공산독재 회귀로 볼수없어/“시장경제 폐단” 실업·물가고 해결 기대 리투아니아·폴란드에 이어 헝가리에서도 구공산당세력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둠에 따라 동구에 다시 공산주의가 회귀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산당 후신 헝가리사회당(HSP)은 지난 89년 당시 친소정권이 몰락한 이후 90년에 이어 지난달 두번째로 실시된 1,2차 자유총선에서 각각 69%,54%의 지지를 획득했다. 이에따라 헝가리 개혁공산정권에서 외무장관을 지낸 사회당수 귤라 호른(62)이 차기총리에 오를 전망이다. 서구식 자유주의체제를 향해 민주포럼에 몰표를 던졌던 헝가리 국민들이 4년만에 그들의 「옛지도자들」에게로 되돌아간 것이다. 무엇보다도 시장경제로 급속히 옮겨가는 과정에서 빚어진 경제파탄 즉 줄어든 급료,높아진 물가,두자리수의 실업률 등이 국민들을 서구식 경제개혁세력에 등을 돌리게 한것이다. 동구권국가 가운데 그나마 가장 성공적으로 시장경제체제에 적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헝가리의 경우도 지난 4년간 「10년전보다 생활이 못하다」는 불평이 끊이지 않았었다. 코메콘(동구 경제상호원조회의)의 수출에 크게 의존했던 기계 철강등 중화학공업이 코메콘해체에 따라 몰락했으며 국영기업의 민영화과정에서 종업원 대량해고로 실업자가 속출했다.또 가격자유화와 생산및 소비보조금이 삭감됨에 따라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자연히 국민들의 생활수준은 저하될 수 밖에 없었다. 사회주의 계획경제하에서 가난하나마 안정된 직업과 낮은 물가로 소비를 꾸려나가던 이들에게 실업등의 새로운 문제는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다. 더군다나 개혁을 주도해나간 요제프 얀탈정부는 시장경제이행에 대한 뚜렷한 전망과 대책을 제시하지 못한채 국민들에게 인내만을 요구해왔으며 떨어져가는 인기를 강력한 통치에서 찾고자 과거 권위주의 행태를 재현하기도 했다. 리투아니아는 지난 92년 소련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이끌었던 중도우파연합이 농업개혁 실패와 무려 2천2백%에 달하는 인플레 등으로 총선에서 옛공산당인 민주노동당에 패배했다. 지난해에는 또 폴란드에서 동구권 국가중 유일한플러스 경제성장의 성과에도 불구,극도의 정치불안때문에 시장경제 개혁의 효율성이 살아나지 않아 공산계열 민주좌파동맹(SLD)으로의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잇따른 동구권 공산계 재집권에 대해 서방 각국의 경제전문가들은 시장경제를 향한 개혁이 후퇴하고 있다거나 공산주의가 부활할것으로 성급한 진단을 하지는 않는다. 우선 이들나라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과거 사회주의 계획경제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시장경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부작용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세워달라는 것이다.또 새로운 집권층이 비록 구공산계라고는 하지만 개혁적 성향을 띤 인물들이기 때문에 구시대로의 회귀를 시도할것으로는 볼수 없다. 이번 선거직후 헝가리 국민들은 「긴 터널을 지나 광명을 되찾았다」면서도 암울한 경제에서 벗어나기 만을 바라고 있다.새 집권세력인 HSP도 시장경제개혁과 민주적 제도개선을 계속 추진할 뜻을 강력히 천명하고 아울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입과 유럽연합(EU)과의 연대를 추구해 나갈 방침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 칼국수와 판도라상자/이광훈 지음(화제의 책)

    ◎정치·사회등 날카롭게 풍자한 칼럼집 경향신문 논설주간인 지은이가 지난 88년이후 신문에 연재했던 칼럼모음집. 참다운 민주주의를 외치면서도 가부장적 권위주의에 대한 향수를 이기지 못해 부패와 악취가 만연하는 우리 정치·사회 전반을 날카로운 풍자와 위트로 질타했다. 특히 문민정부의 개혁과정에서 청렴의 상징처럼 된 칼국수와,부정부패·비리를 상징하는 그리스신화의 「판도라상자」를 대비해 개혁의지의 한계성을 지적했다. 『국민이 스스로 당면한 과제를 인식하고 처리하는 자율능력을 갖춰야만 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다』는 지은이의 철학이 칼럼 곳곳에서 드러난다. 신원문화사 6천원.
  • “언론 상업경쟁 지양/편협세미나/국제화·고질화 시급”

    한국편집인협회(회장 안병훈)는 27일 제주 서귀포KAL호텔에서 전국 신문·통신사 편집국장과 방송사 보도국장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민시대의 안보와 언론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김경원사회과학연구원장은 『권위주의시대의 안보의식강조와 민주화시대의 안보문제 축소평가가 모두 지양되어야 한다』면서 『한국언론의 국제화,고질화가 선행되고 과다상업경쟁이 지양되어야만 한국언론을 통해 국제정세에 대한 객관적이고 한국적인 시각이 정립될 것』이라고 밝혔다.
  • 고도성장 이끈 행정가7명 선정

    ◎고대행정문제연,「한국형 지도자론」 출간/김학렬·김현옥씨 등 4명 대표적 행동형/80년대 김재익·고건씨는 「설득형」 분류 1960년대 이후 한국사회의 고도성장을 이끈 뛰어난 행정가들은 누구 누구이며 그들은 어떤 업적을 남겼는가. 국내에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던 이 분야를,고려대 행정문제연구소가 3년 가까이 집중 연구해 최근 그 성과를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전환시대의 행정가­한국형지도자론」(이종범 고려대 행정학과교수 엮음·나남출판 간)이 그것이다. 대통령·총리를 제외하고 장관급과 그에 버금가는 기관장 중에서 뽑힌 사람은 모두 7명. 김학렬 전경제기획원장관,김현옥 전서울시장,최형섭 전과기처장관,김준 전새마을운동중앙회장,김재익 전청와대경제수석비서관,고건 전서울시장,오명 전체신부장관(현 교통부장관)들이다. 이 가운데 60∼70년대에 활약한 김학렬·김현옥·최형섭·김준씨등 4명은「행동형」행정가로 분류됐다. 성장과 개발의 이데올로기가 지배했던 당시에는 업무에 대한 추진력과 행동력이 강해야 유능한 행정가로 인정받았으며 이들은 그 대표적인 인물들이라는 것. 66년 9월 재무부장관을 시작으로 72년 1월까지 청와대 정무비서관­경제기획원장관등을 역임한 김학렬씨는 독선적이긴 하지만 한국의 경제기획 풍토를 조성한 공이 높이 평가됐다. 또 김현옥시장은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바꾼 정열의 행정가로,최형섭장관은 건국이래 최 장수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한 공이,김준회장은 타고난 농촌운동가로서 새마을운동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점이 각각 인정됐다. 80년대 들어 안정과 분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행정가도 「설득형」이 각광받았다. 김재익경제수석은 80년대 초 경제자율화의 기수역할을 했으며 고건시장은 권위주의 시대에 오히려 반권위적 행동으로 설득력을 보여줬고 오명장관은 80년대의 한국에 통신혁명을 가져다주었다. 연구에 참여한 학자들은 『이들이 한결같이 맡은 일에 대해 확고한 소명의식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주위의 지지를 얻는 능력도 뛰어나 자신의 비전이나 신념을 현실정책에 반영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차세대 지도자는 국민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화시키는 능력을 가진 「시민형」행정가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고려대 행정문제연구소는 지난 91년 7월 연구목표를 세운 뒤 그해 12월 공무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이는등 준비작업을 거쳐 해당인물을 뽑았다.인물선정 기준은 60∼80년대에 현직에 있던 장관급을 대상으로 했으며 비리에 얽혀 사회의 지탄을 받은 인물은 제외했다.
  • “일 찾아하는 공무원 파격승진”/“사기진작 이렇게”최내무는 말한다

    ◎“20일전후 「모범」 2백여명 특진 계획/적극적 업무처리가 빚은 실수엔 관용”/일선기관 감사 대폭 축소… 직업관료 자율성 확대 공직사회가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공무원들의 이른바 「복지불동」때문이다.각종 민원사항은 물론 장관의 지시사항,심지어 국가정책사항마저 표류되기도 한다.공직자들의 기강이 느슨해져 때로는 상사나 상부에 대한 보고체계가 언론보도보다 늦는 경우조차 적지않다.개혁시대를 맞아 차제에 이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때문에 정부는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하여 엎드려 있는 공직자들을 일으켜 세우려 안간힘을 쏟고있다.국가행정의 손발이 되고 있는 일선 시·도의 43만 공직자들을 통솔하고 있는 최형우내무부장관을 만나 개혁의 큰 걸림돌로 등장한 공직사회 복지불동의 원인과 치유책을 들어봤다. ○부조리 악순환 발본 ­요즘 지적되고 있는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안타까운 일입니다.구시대의 권위주의 정권아래에서 주요 행정사항이나 정책이 국가경쟁력강화라는 공동선 대신에 몇몇 권력자의 의중에 따라 시행되고 결정되는 반복과정에서 잉태되었다고 봅니다.그러한 행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과정에서 공직풍토로 굳어져 쉽게 개혁되지 않고 있습니다. ­문민정부의 사정이 공직사회를 위축시켰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다소 그런면도 있었겠지요.그러나 공직자윤리법과 관련,부도덕한 공직자들이 사정의 대상이었다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활력소가 되었다고 봅니다.국가정책이나 행정이 과거 권위주의시대와 달리 국민의 전폭적인 이해와 참여없이는 당초의 효과를 거두지 못합니다.행정을 주도하는 공직자가 도덕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할때 국가행정은 겉돌 수밖에 없다고 단언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과연 개혁이 당초 구도대로 진행될 수 있다고 보는지요. ▲개혁도 마찬가지입니다.낡은 자동차가 당장은 달릴 수 있으니 효율적으로 보일 것입니다.그러나 얼마 못가서 한계를 드러낼 것입니다.낡은 자동차는 새차로 바꿔야 합니다.비록 당장은 달리지 못하고 희생이 뒤따르더라도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불가피합니다.민원처리과정에서 금품수수나 급행료가 없어져 일이 제대로 안된다해서 「무전무행」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고 들었습니다.그러나 그같은 부조리구조는 낡은 자동차입니다.비단 공직사회뿐만 아니라 정치·경제 각분야에서 상식적으로 잘못됐다고 여겨지는 구태는 반드시 바로잡혀야 합니다.낡은 차를 완전히 새 차로 바꾸자는 것입니다. ○공무원 소신이 중요 ­정책의 혼선이나 상부의 지시가 일관성을 잃어 일선 공무원들로서는 소신을 가질 수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오랜 정치생활속에서 국정감사등을 통해 그간의 행정을 들여다보면 그런면도 있었습니다.국가행정의 궁극적인 지표가 제시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임기응변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그러나 문민정부의 정책목표는 이미 밝혀진 대원칙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고 앞서 시행돼온 행정지표가 그대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실제로 내무행정의 경우 민원처리 개선안,건강한 국토가꾸기운동,농어촌 지원강화등 기본틀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내년도 단체장 선거와 관련해 일선단체장의 활동이 대폭 제한되고 또 일부지역에서는 행정력 누수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일선 자치단체장의 주민과의 대화나 시정 혹은 도정보고회나 각종 지역행사의 참석은 필요사항입니다.그리고 이같은 행사에 참석하는 주민들에게 기념품형식으로 답례품을 제공하는 것은 우리 정서상 기본적인 예의이기도 하구요.그러나 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보니 이같은 활동등이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지극히 당연한 활동도 위축된게 사실입니다.이 역시 복지부동의 또다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때문에 정부는 지난 3월 중앙선관위에 「사전선거운동 판정기준」을 제시해주도록 요구했고 그 기준을 일선에 통보해 허용된 범위내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지역주민과의 대화활동을 펴도록 했습니다. 지난 4일 전국 시·도지사회의를 긴급 소집해 일선기관장은 엄정한 지휘권을 확립해 산하기관을 장악토록하고 새로운 공직문화창조에 미온적인 공직자는 개혁차원에서 엄중문책토록 강력 지시했습니다.그리고 이같은 지시가 일선에서 시행되고 있는지는수시로 확인해 나갈것입니다. ○자발적 사고 바람직 ­그러나 복지부동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사기앙양책등 단기적인 방안마련이 요구된다는 생각입니다. ▲내무부는 우선 일선 행정기관에 대한 감사를 대폭 줄이기로 했습니다.1년에 10차례가 넘게 무차별적으로 시행해오던 직무·행정·복무등 각종 감사를 한두곳을 골라 표본감사를 실시키로 하고 일선 시·군·구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감사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또 적극적으로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잘못을 저지른 공직자를 심사해 구제해주는 관용심사위원회 활동을 적극 활성화하도록 했습니다. 이와함께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능동적으로 일하거나 제도개선에 공헌한 공직자들을 과감하게 발굴해 특진시키거나 포상하도록 해 일하는 공직자상의 귀감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실제로 20일을 전후해 일선 행정기관에서 모범적인 하급공무원 2백여명가량을 추천받아 특진시킬 것입니다.또 5월중으로 예정돼 있는 경찰의 경무관 승진과정에서도 일부는 지방 근무자중에서 선정토록해말없이 일하는 공직자가 평가받도록 하겠습니다.또 시·군통합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초과되는 공무원들은 직제를 개편하거나 인구가 많은 동을 나누어 자체 소화하도록하고 부득이 남은 인원은 연고지의 시지역이나 희망지로 보내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문제는 공직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사고와 행동이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요즘 내무부에서는 실·국별로 「정책개발 Task Force」라는 기획팀이 자생적으로 구성돼 운용되고 있다고 보고받고 있습니다.이들은 지방행정,자치제도,지역경제,지방세제,민방위,방재분야등으로 실무 책임자들이 소관행정사항에 대해 지위에 구애받지 않고 충분한 토론과정을 거쳐 정책을 결정하는등 직업관료로서 자율 영역을 점점 넓혀가고 있습니다.이는 하향식 업무처리에 젖어온 내무관료사회를 변화시키는 새바람입니다. ○토론모임등 활성화 또 지난 3월15일(화요일)을 시작으로 사무관들이 주축이 돼 매주 화요일 근무시작전에 1시간정도 그때그때 현안을 놓고 세미나형식의 「화요광장」을 갖고 있습니다.미리주제를 예고하면 소관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석해 토론을 갖고 비단 내무부뿐만아니라 총리실 혹은 농림수산부등 다른 부처 관계자를 주제발표자로 초청하기도 합니다.「화요광장」참여자가 서서히 늘고 있다고 보고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같은 내무부 본부의 살아 움직이는 공직자상이 지방 행정기관까지 이식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공직문화가 중앙부처에서부터 서서히 꽃피고 있습니다.메마른 땅에 단비가 당장 깊숙이 스며들지는 않겠지만 조만간 내무부 본부의 찾아 일하는 움직임이 일선에까지 빠르게 확산되리라고 확신합니다.
  • 학자들 “바꿔야” 의원들 “안된다”/개헌론공방/나라정책연 심포지엄

    ◎국정 취약… 내각제나 중임제로/학자/정치악용 소지… 파장 너무 크다/의원 12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는 요즈음 화제가 되고 있는 국가권력구조의 개편문제가 이론·현실 양면에서 다뤄져 관심을 모았다. 「오늘의 정치난국,타개책은 무엇인가」라는 주제아래 「나라정책연구회」(회장 이영희)가 주최한 이날 심포지엄에서 학자들은 우리헌법의 구조적 약점을 지적,내각제 또는 대통령연임제의 채택을 주장했다. 반면 토론에 참가한 여야정치인들은 차기대권구도등 정치적 이해가 날카롭게 걸려있는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개헌론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먼저 발제자로 나선 양건교수(한양대)는 현행 대통령제의 갈등해소능력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교수는 『내각제 요소를 형식적으로만 가미하고 있는 현행 대통령제는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에 따라 1인통치로 흐를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때문에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모든 부담과 책임을 떠안고 특히 여소야대 국회를 만나게 되면 내각은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이라고 말한 뒤 『따라서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남북통일의 상황에 대비해서도 국정의 의원내각제적 운영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이 실현될 때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남북한 주민 사이의 갈등이며 통일한국의 권력구조는 정치·사회적 갈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의원내각제 또는 이원집정부제가 바람직스럽다는 것이었다. 혼란을 안정시키기 위해 과도적으로 대통령제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의원내각제 요소가 실질적으로 가미된 이원집정부적 대통령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한수교수(건국대)는 『상무대사건 국정조사,우루과이라운드(UR) 비준문제등 주요 국정현안에서 다수당과 강력한 지지기반을 가진 대통령이 정치력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은 대통령단임제를 택한 헌법구조에도 큰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헌법아래서의 대통령은 5년 안에 무엇인가 업적을 남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야당의 비판에 경직되게 대응하고 야당은 그 정치운명을 좌우하는 5년의 차기대권을 향해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으로 대여협상에 융통성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96년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면 집권당의 공천권을 행사했던 대통령은 임기말까지 1년동안 통치권누수현상(레임덕)에 직면하고 누수현상은 15대에서는 2년,16대에서는 3년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대통령의 임기를 재조정,5년 단임임기를 둘러싼 사생결단식의 여야대결을 완화하고 부통령제의 도입 또는 국무총리의 역할조정 등으로 권력구조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참석한 민자당의 박범진의원은 『김영삼대통령이 재임중 개헌을 않겠다고 거듭 강조한 것은 개헌문제가 집권연장의 수단으로 악용돼온 과거의 전례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당론을 확인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정치현실은 제도상의 문제보다 토론과 타협과정에서의 소수의견 존중,결정단계에서의 다수결 원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정치문화에서부터 그 개선을 요구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제정구의원도 『개헌논의가 순수이론의 영역에서 현실정치영역으로 들어올 때 각 정치집단의이해관계와 맞물려 민감한 폭발력을 발휘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권력구조에 대한 정략적,소모적 정치싸움 보다 대통령의 신권위주의적 권력행사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현행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적극 이뤄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 DJ의 말 한마디/김경홍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김대중씨의 『만약 정치를 한다해도…』라는 말 한마디에 정치권이 보인 반응은 각양각색이다.게다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DJ(김씨의 애칭)의 정치적 영향력이 「실체 없는 하상」이기를 바라는 쪽이나 「배후의 대부」임을 인정하는 쪽이나 할것 없이 저마다 이 한마디에 색깔을 칠하고 머리 속으로 속셈을 하고 있다. 민자당의 핵심인사들 대부분은 10일 『만에 하나 정계를 떠난 DJ가 국민과의 약속을 뒤집는다면 맞대응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그러나 DJ측이 이를 부인하자 11일에는 『믿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그 의미를 축소하고 나섰다. 민주당도 사정은 마찬가지.계파간의 해석이 다르고 개중에는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인사도 있었다. 정치권의 술렁거림에 대해 신정당의 박찬종대표 같은 이는 『YS의 신권위주의와 DJ의 수렴청정이 양당을 반신불수로 만들었다』면서 『DJ는 차라리 정치의 전면에 나서라』고 꼬집기도 했다.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정계를 떠난 DJ를 둘러싸고 왜 정치권이 이처럼 촉각을 곤두세우는가.DJ의 알듯 모를듯 한 한마디 말은 믿어도 좋고,안믿는 것도 자유다.그것은 정치인 개인의 판단이나 이해관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DJ의 거취마다 정치적 의미를 부여해온 정치권에도 책임의 일단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오히려 이런 파문을 유도했다는 주장도 나온다.국회가 파행이 되면 배후에 DJ가 있다느니,여당의 대변인이 물러나는데 DJ가 일조했다느니 하는 얘기가 정치인의 입에서 나오는데 본인인들 기분이 좋을리가 있겠는가.이보다 먼저 일일이 자문을 구하러 다니는 야당인사들이나 이를 쉬쉬하면서도 꼭 지적해야 속이 시원한 여당인사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DJ의 영향력을 현실이라는 차원에서 본다면 이런 말과 행동은 일견 당연해 보이기도 하지만 정치인이라면 비록 몸은 현실에 두지만 적어도 머리만큼은 이상쪽에다 두어야하지 않겠는가. 「DJ발언파문」은 여야정치인이나 DJ본인,국민 누구에게 있어서도 상쾌한 일이 아니다.여야정치인들이 키우고 확산시킨 「김심논쟁」은 「늑대와 소년」이라는 이솝우화와 「죽은 제갈공명이산 사마중달을 이겼다」는 중국고사를 떠올리게 한다.
  • DJ 실질적 은퇴를/박찬종의원 회견

    신정당의 박찬종대표는 11일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정계복귀 문제에 대한 발언 파문과 관련,기자회견을 갖고 김이사장의 실질적인 정계은퇴를 촉구했다. 박대표는 『이번 파문은 정계은퇴를 선언한 김이사장이 아직도 민주당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제,『여건변화로 정계복귀가 불가피하다면 차라리 정계 전면에 나서야 할 것』이라면서 김이사장의 분명한 거취표명을 요구했다. 박대표는 이어 『김영삼대통령의 신권위주의와 김대중이사장의 수렴청정이 민자·민주 양당을 반신불수로 만들었다』고 비난한 뒤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해 이들의 패권정치에서 독립한 제3의 정치세력을 결집,양금구도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개헌론/때아닌 「돌출」 꼬리긴 여운

    ◎청와대 입장/“「일하는 해」 타격 우려” 긴급진화/92년·올 5월 이미 거론… 학자 사견에 불과 11일 아침 21세기위원회의 소관 비서실인 정무비서실은 무척 부산했다.21세기위원회의 보고서에 민감하기 짝이 없는 「개헌」항목이 포함된 것을 체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왜 평지풍파를 일어나게 했느냐는 질책이 쏟아졌다. 김영삼대통령으로서는 자문기구의 개헌논의란 「아닌 밤중에 홍두깨」격일 수 밖에 없다.올해가 일에 전념할 수 있는 유일한 해라는게 대통령의 생각이다.올 한해에 어떤 일을 하느냐에 대통령재임기간에 대한 평가가 달려 있다고 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올들어 터진 여러가지 악재들은 「일하는 해」라는 슬로건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이러던 차에 개헌논의가 툭 튀어나왔다.야당이 엉뚱한 마음을 먹고 시비라도 걸고 나온다면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국가경쟁력의 강화고 뭐고 개헌논의로 날밤을 지샐 형편이다.김영삼대통령이 이른 아침 즉각 그런 보고서가 있는줄도 몰랐고 임기중 개헌은 없다는 뜻을 대변인을 통해 발표하게 한 것은이런 이유에서다. 한마디로 11일 아침 조간신문에 소개된 21세기위원회의 「개헌론 제기에 대비한 준비필요」는 해프닝이었다.우선 21세기위 최종보고서에 실린 안청시교수의 「권력구조및 제도개혁의 방향」은 이미 92년 11월에 출간돼 공개된 중간보고서에 그대로 실려 있었다는 점이다.안교수는 92년 11월에도 『현존의 정치체와 권력구조를 어떤 수준에서 어느정도로 다시 손볼 것인가에 대한 준비와 검토가 지금부터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92년 11월과 94년 5월에 똑 같이 「지금부터 필요하다」고 서술한 것은 안교수의 문제제기가 최소한 이정부의 의지와는 무관함을 증명하고 있다. 21세기 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31일로 대부분 위원들의 5년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이에 앞서 최종보고서를 냈고,그 내용은 지난 5년동안에 발표됐던 중간보고서를 그대로 실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이 문제는 결국 하루의 해프닝으로 매듭지어질 전망이다.그러나 정부가 내각제 또는 4년중임대통령제로 개헌을 바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게 된 것은정부로서는 대단한 손실이다. ◎정치권 시각/“여권의도화 무관” 의미 축소/민자/“사전교감” 의심속 “정치쟁점 물타기” 경계/민주 대통령 자문기구인 21세기위원회가 제기한 개헌론을 놓고 청와대는 해프닝으로 규정하고 민자당도 여권의 의도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위원회와 여권핵심부의 사전교감을 의심하는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자당◁ 김영삼대통령이 누차 강조해왔듯이 임기동안의 개헌불가방침은 변함이 없으며,21세기위원회의 의견이 본질과는 별개라면서 의미를 축소하는데 주력. 이와 함께 과거 권위주의시대에 개헌론이 대두될 때는 어김없이 집권연장 차원이었다는 점에서 논의자체가 부담스럽다는 분위기. 그럼에도 내각제 도입문제나 대통령 임기를 4년 연임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일부 학자들에 의해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이에 대해 상당수 의원들이 공감을 표시하고 있어 15대 총선을 전후해 야당측에서 「협조」해주면 개헌논의가 본격화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상존하고 있는 실정. 문정수사무총장은 『김대통령의 임기동안에는 개헌이 절대 없을 것』이라고 일축한 뒤 『개헌을 않겠다는 취지는 시급한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 소모성 논쟁을 피하자는 것이며 이러한 분위기에서 개헌론은 유익하지 않다』고 피력. 손학규부대변인은 『정치체계나 권력구조의 변화에 대한 새로운 논의는 장기적으로 불가피하다』고 전망하면서도 『그러나 지방자치제의 정착분위기등 앞으로의 여건변화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는 견해를 개진. ▷민주당◁ 돌출현안인 개헌문제와 관련,지금의 정국상황에서 일과성에 그칠수 밖에 없는 해프닝정도로 치부하면서도 느닷없이 이문제가 튀어나온데 대해서는 『국정조사를 비롯한 정치쟁점을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경계. 민주당 의원들은 그러나 개헌문제가 현정권아래서는 잠복성 이슈일수 밖에 없으므로 내년 자치단체장선거이후 어떤 식으로든 본격 거론될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 이기택대표는 『내각제든 대통령제든,5년 단임제든 4년 중임제든 각각 장단점이 있으므로 학자들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소리』라고 별로 비중을 두지 않으면서 『무엇이든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운영이 중요하다』고 강조. 강창성의원은 『개헌논의는 김영삼정권하에서는 필연적으로 나올수 밖에 없는 사안이지만 지금은 그런 때가 아니다』고 말했고 임채정의원은 『이제까지 물밑에 있던 얘기를 끄집어 낸 것으로 여론을 떠보기 위한 애드벌룬적 성격이 짙다』고 분석. ▷21세기의 개헌론 내용◁ ◎단임제 결점 지적… 개헌논의 촉구 대통령 자문기구인 21세기위원회(위원장 이상우서강대교수)가 작성한 「국가장기정책 종합보고서」의 정치관련 분야에는 개헌문제가 제기될 때의 대비론이 포함되어 있다. 보고서는 『제도정치의 체질개선과 권력구조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조만간 현행헌법과 권력구조에 커다란 수정이 가해져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제하고 『오는 96년에 있을 총선거를 전후하여 권력구조및 정계개편과 관련된 개헌문제가 다시 중요한 정치적 의제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보고서는 『권력구조 논쟁은 내각제를 채택하느냐,현 대통령책임제를 고수하느냐가 주된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대통령제를 유지하는 때에도 현행 5년 단임제가 과연 21세기를 내다보는 한국정치의 권력구조로서 타당한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대통령의 5년 단임제는 임기말의 권위약화와 권력누수등 「임기말 증세」라는 결함을 노출시켰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보고서는 『기득권보호와 정권안정적 차원이 아닌 민주화의 정착과 통일한국의 장래까지 고려한 차원에서 정치체제나 권력구조와 관련된 개혁·개헌의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보고서 내용과 관련,이상우위원장은 『위원회 전체 차원에서 무게를 실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때문에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정치분야 보고서의 집필책임자격인 안청시서울대교수는 『이번 보고서는 특정정치세력의 개헌구상여부와 연계지어 봐서는 곤란한 순수한 학구적 산물』이라면서도 개헌논의의 활성화는 바람직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 기업메세나운동에 바란다/김문환(일요일 아침에)

    우루과이 라운드로 상징되는 새로운 세계 환경을 맞이하면서 우리 사회는 지금 국제화·개방화·세계화에 대비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그와 함께 국제경쟁력의 강화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기도 한다.경쟁력은 우선 경제적인 의미를 지닌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피상적인 관찰일 뿐,경제력의 강화를 위해서도 문화와의 연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 붕괴된 냉전체제의 공백을 메우면서 새로운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힘이 경제력이라는 관찰은 물론 그나름대로 일리가 없지 않다.그러나 그 경제력을 뒷받침해주는 핵심이 한 나라의 총체적 지력이요,문화력이라는 사실도 결코 간과될 수 없다.이런 관점에서 볼 때,문화를 경제의 종속변수 쯤으로 보는 것은 극히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오히려 경제가 국제화의 다른 측면인 특화를 가능케 하는 문화의 힘을 배경으로 하지 않을 수 없다.다가오는 21세기를 흔히 정보사회라고 하지만,무한적인 경제전쟁에서 문화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늘어난다는 사실을 감안한다 해도 이는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문화의 힘을 믿지 않을 때,우리는 단순히 문화적으로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강국의 식민지화·종속화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4월18일에 발족한 기업메세나협의회는 바로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한 가장 적절한 대응의 하나라고 본다.널리 알려진대로 메세나란 예술·문화·과학진흥을 위한 공공적 지원이 그 출발점이 되지만,기업의 문화예술활동참여가 세계적인 추세가 되면서 기업에 의한 예술·문화진흥이라는 뜻이 오히려 더 본래적인 것이 되었다.이로써 본래 자유를 생명으로 삼는 예술·문화는 국가에 대한 의존과 시장경제의 종속으로부터 좀더 여유롭게 벗어나면서,다양성을 더해 갈 수 있게 된다.이제까지도 기업의 예술활동참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의 개발을 위해서라도 세계적인 환경의 변화에 발맞추어 이의 본격화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이제 기업은 예술에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예술이 직면한 위험을 대신함으로써 단순한 문화의 상업화를 넘어서서문화·예술과의 연대를 통해 스스로의 이미지를 높이는 동시에 기업시민으로서의 정당한 사회적 평가를 획득하는 소득을 취할 때이다. 때마침 문민정부의 출범에 힘입어 과거 권위주의시대에서 처럼 준조세적 성격의 지출이 사라지게 된 만큼 우리 기업들이 문화·예술과의 연대에 좀더 박차를 가할 만한 계기가 마련되었다.물론 반대급부를 기대하는 문화활동도 그나름대로 의의가 없지 않으나,문화지원과 선전행위를 구별하면서 기업 역시「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좀더 본격적인 메세나운동을 전개할 때에 이른 것이다. 일반 문화·예술활동의 지원 뿐 아니라,이를 위한 조직정비촉진,인재양성,미학이나 문화경제학을 비롯한 예술관련학문과 대학문화의 진흥,그리고 기업메세나를 활성화해 줄 세제개선추진등 기업메세나협의회의 일감은 참으로 많다.날로 그 중요성이 더해가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우리나라가 문화외교적으로도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일도 어느 일 못지 않게 중대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예술문화활동을 지원하는기업 상호간의 연락과 협의를 도모하고,예술문화지원에 관한 계몽,정보제공,포상등을 통해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향상과 발전에 기여코자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에 많은 기업들이 동참하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물론 기업메세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리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그런 뜻에서 문화예산이 아직 전체의 1%도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익자금을 방송이나 광고발전을 위해서만 지출하겠다는 발상은 극히 편협된 사고가 아닐 수 없다.예컨대 아직 아무도 신청하지 않은 유선방송의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위한 자금을 국고나 공익자금이 아니라 기업메세나에 기대하는 발상도 이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닐까.초대회장을 맡은 동아건설의 최원석회장이 사장급의 대우를 약속하면서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의 사무처장을 공모하는 광고를 낸 것은 지극히 다행스러운 조처이기는 하지만,아직 이 제3영역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우선은 작은 성과를 통해서나마 문화의 힘을 믿는 기업의 숫자를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기때문이다.
  • “상업방송과 경쟁않고 공영모범 보일것”/KBS,백서 발간

    KBS는 2일 공영방송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실천의지와 그 방향을 밝힌다는 취지로 「새로운 출발과 과제」라는 제목의 백서를 발간했다. KBS측은 『과거 KBS는 권위주의 시대의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공영방송으로서의 본분을 다하지 못했다』면서 『이러한 과거를 겸허하게 반성하는 바탕위에 「다채널­무한대 국제전파전쟁」이라는 새 방송질서 속에서 KBS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스스로 모색,공개했다』고 발간의미를 설명했다. 이 백서는 발간배경 설명과 KBS의 방송환경·방송철학·편성및 프로그램정책·재원및 경영합리화 방안등 모두 5개장으로 구성됐다. KBS는 백서를 통해 『공영방송 본연의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기위해 편성에 있어 상업방송과 경쟁하지 않겠다』면서 『시청자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의 모범이 무엇인지를 제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이에 따라 1TV는 우리나라 방송의 기간채널로서 보도·시사·교양·다큐물·고급문화·예술 채널로 특성화하고 2TV는 생활정보 및 가족문화 채널로 운영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과거에 대한 자기성찰과 함께 변신을 위한 의지를 밝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관심을 모았으나 실제 내용은 기존 공영방송의 이념과 정책,구조적인 문제를 정리해 놓은데 불과하고 그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법론이 담겨있지 않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 “싸움은 그만”… 야에 유화제스처/민자당의 「5월정국」 해법

    ◎“야 있어야 여 있다” 잇단 대화시도/야 강경자세 고수… 당분간 「냉각기」 가질듯 민주당을 대하는 민자당의 태도가 갑자기 부드러워졌다. 민자당의 김종필대표는 2일 당의 월례조회에서 『여가 있어야 야가 있고 야가 있어야 여가 있다』면서 『우리에게 동반자가 있다면 그것은 민주당』이라고 했다.김대표는 또 『전에 감정의 골이 패었더라도 민주당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동반자인 만큼 앞으로는 그같은 골을 메워 건전한 여야관계를 정립하는데 다같이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그동안 대치정국 속에서 민주당을 향해 독설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어온 문정수사무총장 또한 『개혁 2차연도를 맞아 정치가 국정의 차질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보다 생산적인 여야관계를 조성하는데 대화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것』이라고 대야 화해를 역설했다. 민자당 핵심당직자들의 이같은 대야유화발언은 특히 민주당이 이기택대표의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여당에 대한 5월 대공세를 개시한 날에 나왔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자당은우루과이 라운드(UR)사태,사전선거운동시비,총리경질파동,상무대사건국정조사문제등 악재가 거듭된 「잔인한 4월」이 끝나고 5월을 맞으면서 생기를 되찾는 분위기다.특히 보각을 통한 여권의 체제정비 완료를 기점으로 정국운영에 의욕과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는 바람에 야당의 공세가 여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부담이 없지 않았던게 사실』이라는 문총장의 발언은 앞으로의 정국운영에서 당이 전면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또한 같은 맥락에서 핵심당직자들의 잇따른 대야 유화발언은 민자당이 앞으로의 정국운영을 주도하기 위해 원만한 여야관계의 복원을 서두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민자당의 이같은 방향전환은 국가적 당면과제인 국제경쟁력강화와 개혁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정국의 안정이 필수적이고,정국안정을 위해서는 원만한 여야관계가 우선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같은 기조에서 민자당은 공식 대화창구인 원내총무차원 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사무총장·정책위의장은 물론 중간 당직자들간에도 대화를 강화하는등 적극적인 여야관계 회복노력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당장은 이같은 노력을 펼치기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민주당이 감정을 풀지 않고 있는데다 당장의 현안인 국정조사 증인채택문제에 있어서도 강경자세를 고수,아직은 협상의 여지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당분간은 냉각기를 거치면서 비공식 접촉을 갖다가 적당한 시기가 됐다고 판단되면 모든 대화채널을 총가동,남은 쟁점들을 해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민자당은 또한 기본적으로 대화를 통해 이같은 현안의 해결및 관계회복을 추진해가는 과정에서 그동안 청와대가 끼여들어 다소 어정쩡했던 여야관계도 분명하게 정립한다는 방침이다. 한마디로 민자당의 5월 정국운영은 여유와 의욕,그리고 대야 화해를 바탕으로 시작되고 있다. ◎이기택대표 왜 「초강수」 둘까/사그라드는 「상무대」 불씨 살리기/청와대에 직격탄… 「대등성」 강조 의미 민주당 이기택대표의 2일 특별기자회견은 최근의 정국상황과 관련,민자당이 아닌 청와대를 향해 직격탄을 쏘아올렸다는 정치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대표는 이날 김영삼대통령이 가장 큰 덕목으로 여기는 도덕성에 상처를 입히려는듯 정치자금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청우종합건설 부사장 김광현이 『조기현전회장으로부터 김영삼후보에게 10억원을 주었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진술했다는 검찰 수사기록이 있다면서 『김대통령은 이에 대한 명백한 해명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김영삼정부의 기피로 끝내 진상규명이 외면된다면 「중대결단」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나아가 지금의 총체적 위기는 김대통령의 신권위주의적 통치와 국가경영능력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대표가 김대통령의 도덕성을 건드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따라서 앞으로의 여야관계는 상당기간 경색될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이대표가 이처럼 초강수 발언을 한데는 보다 복잡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우선 지난 임시국회에서 증인·참고인채택 협상에 실패,일단 「정치적 미아」가 된 상무대사건에 대한 의혹의 불씨를 되살리겠다는 뜻이 강하게 배어 있다.그리고 이를 위해 현직대통령은 참고인 대상에서 뺀다는 당론에도 불구,김대통령을 의혹의 중심축에 갖다 놓은 것이다. 또한 국정조사가 흐지부지될 공산이 커지면서 민주당에도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는 현실도 빼놓을수 없다. 다음으론 이대표가 손상된 자신의 위상을 만회하기 위해 초강경 쪽으로 급선회했다는 관측이 많다.협상이 실패로 끝난 뒤 당내에서는 지도부의 협상력 부재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고개를 들었고 이대표는 이것을 부담으로 느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대표는 이번에 김대통령을 공격 목표로 설정함으로써 지난날의 인연으로 김대통령에게 「한수 접히고 들어간다」는 세간의 시선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던 것도 같다. 그리고 아직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아태재단 김대중이사장과의 차별화를 계산한 흔적도 짙다.제1야당지도자로서 선명성을 제고,「DJ그늘」 「얼굴마담」등의 비아냥을 더 이상 듣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김대통령을 상대해 정국을 수습할 수 있는 야권인사는 자신 밖에 없다는 반사적 이익을 노렸다는 풀이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대표는 중대결단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구체적 언급을 피했고 정권퇴진 요구 가능성에 관해서도 『사태의 진전에 따라 논의해 보겠다』고 유보적 자세를 취했다.또 현철씨 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아들의 일을 소상히 알수 없는 만큼 대통령과 아들은 엄연히 차이를 둬야 한다』고 못박았다. 결국 이대표는 총론적으로 초강경임에 틀림 없으나 각론적으로는 유보적이고 관망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 대표 일문일답/“「상무대」 진상규명 미흡땐 새내용 발표” ­현정권이 상무대의혹 진상규명을 끝내 기피할 때는 중대한 결단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는데 그 내용은. ▲여러가지 구상이 있다.그러나 지금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먼저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투쟁하면서 그때그때 중대결단의 내용을 제시하겠다.이런 불행한 사태가 오지않기를 바란다. ­정국현안 해결을 위해 영수회담을 제의할 용의는. ▲지금 영수회담을 제의할 생각은 없다.정치는 결자해지다.먼저 국회를 파행으로 이끈 대통령과 여당이 성의를 보여야만 영수회담도 필요한 것이다. ­정치자금수수의혹과 관련,검찰수사기록에는 김대통령말고 여러 고위인사들이 거명됐다.유독 김대통령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는. ▲대통령에 대한 의혹은 사실여부를 떠나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차질을 주는 것은 물론 여러 국가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때문에 먼저 대통령이 스스로 밝히라는 것이다.다만 여야협상이 진행중인 만큼 나머지 인사들에 대한 의혹제기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계속 여당이 진상규명을 회피하려 한다면 그때 검찰수사기록에다 우리당이 파악한 내용까지 보태 발표하겠다. ­대통령이 말한 「개혁음해세력」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해석이 구구하나 민주당을 두고 한 말은 아닐 것이다.민자당이나 정부가 과거 군사정권세력의 복합체인 만큼 그쪽을 지적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다만 대통령은 개혁음해세력을 논하기 전에 먼저 국민들에게 개혁의지와 개혁프로그램을 밝혀야 한다. ­김대통령의 불행한 퇴임을 원치 않는다고 했는데. ▲역사에 길이 남는,개혁과 과거청산을 잘한 영광스러운 대통령으로 후손들에게 기억될 대통령이 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여 달라. ­김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한약업사 문제와 관련,최근 거론된데 대해 대통령의 해명을 촉구할 용의는. ▲대통령과 아들은 차이를 두어야 한다.자식이 한 일을 대통령이 소상히 알 수는 없는 것이다.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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