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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천년을 향한 한국사회의 비전]

    -언론·정보분과 언론관련 학자들은 족벌경영체제,부실경영 등 현재 한국언론이 처해 있는총체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소유구조 개혁,기업공개 등이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민(金東敏)한일장신대교수는 ‘한국민주주의와 제도언론-자기반성과 갱신의 가능성’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가가 자본과 언론을 정책적으로육성하는 과정에서 재벌언론·거대언론이 탄생했다”고 지적하고 “언론의자유가 제기능을 하기 위해 기존 언론의 개혁이 전제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교수는 이어 “경영의 불투명,재벌중심의 소유구조와 족벌경영체제,무리한 시설투자로 인한 부실경영 등이 우리나라 신문산업의 문제점”이라면서“이를 극복하려면 근본적으로 재벌이나 족벌의 신문사 소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기업공개,정확한 발행부수 공개 등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유보(成裕普)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은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대안언론’의 현실을 짚어보고 이들의 미래상을 진단했다.성이사장은 언론통제와탄압,권력과 자본에 의해 통제된 미디어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나타난 것이 바로 ‘대안언론’이라고 설명했다. 성이사장은 “기존 제도언론에 대항하며 한국언론 발전사의 한 부분을 차지했던 대안언론은 새로운 미디어 운동의 활성화 등 대중성 확보를 통해 시민사회 발전의 자원으로서 정보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식정보사회와 한국의 대응-국가혁신체제의 사회제도적 기반’을 발표한 이영희(李榮熙)가톨릭대교수는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 지식과 정보를원활하게 창출하기 위해서는 컴퓨터,통신망 확장 등의 기술혁신과 함께 지식정보사회를 위한 사회제도적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교수는 교육·조직문화·노사관계·사회적 수용성 등 사회분야에 초점을맞추고 ▲자율성과 창의성 극대화 ▲가부장적 권위주의 타파 ▲상호 신뢰할수 있는 노사관계 정착 ▲과학기술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지식정보사회에 걸맞은 사회제도의 발전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정리 강동형 박준석 최여경기자 yunbin@-경제분과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 한국 경제의 발전 모델로 투명성 제고와 인적(人的)자원 양성을 통한 참여시장경제제도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이를 위해서는 재벌개혁과 구조조정이 선결과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강철규(姜哲圭)서울시립대 교수는 ‘21세기 한국경제의 발전모델’이라는주제발표에서 “제조업 중심의 산업자본시대 기업지배 구조는 대규모 피라미드형 구조였으나 정보화시대에 알맞은 기업지배 구조는 네트워크형 지배구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강교수는 “참여시장경제제도에서 정부는 규칙제정자와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다만 정부는 정보화 시대에 진입하기 위한 기본적 인프라 스트럭처를 건설하고 이에 적합한 인적 자원을 양성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강교수는 또 사회구조 전반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과 지역주민이 직간접으로 참여하는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윤원배(尹源培)숙명여대 교수는 ‘재벌개혁과 구조조정의 정치경제’라는주제발표를 통해 “국민의 정부는 법과 제도를 통해 분명한 원칙을 갖고 재벌개혁을 추진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과거 역대 정부의 재벌개혁과 뚜렷이 다르다”고 전제하고 재벌체제의 독점적 시장거래와 내부거래,재벌기업간 금융거래 등의 시정을 촉구했다.윤교수는 “우리나라 재벌체제의 본질적인 문제는 소수의 재벌총수들이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분야에서 독단적으로 비민주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재벌들이 법을 지키지 않고공정한 경쟁을 파괴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현상을 시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단국대 장원석(張原碩)교수는 ‘세계 주요국의 식량사정과 글로벌 농정’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글로벌농정 차원의 세계무역기구(WTO)협상에서 정부는비정부기구(NGO)를 정책 파트너로 삼아 참여의 폭을 넓히고 국제담당 농정공무원 순환보직제를 줄이는 한편 국제변호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교수는 또 21세기는 식량안보 논리가 군사력 중심의 안보논리보다 우선할 것이라고 지적한 뒤 “향후 동북아 농업협력의 핵심은 역내 내실있는지역공동체를 수립,교류·협력 증진을 통해 식량수급 구조를 안정시키는 데 있다”고 말했다. - 교육·학술분과 지식과 정보가 경제·사회적 자산이 되는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 대비하기위해서는 교육과 대학 개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같이했다. ‘대학 개혁과 두뇌한국 21(BK21)사업’을 발표한 오세정(吳世正)서울대 교수는 “BK21사업에 대한 찬반논쟁에 휩쓸리기 전에 한발 물러서서 전체적으로 조명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오교수는 “대학 서열화와 양적 팽창,재정 지원의 불균형 등을 지양하지 않는다면 BK21의 성공은 불확실할 것”이라면서 “공정한 경쟁을 이끌어내기 위해 교수업적 평가 강화,연구인력에 대한 투자가 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고려대 김우창(金禹昌)교수는 ‘자유와 인문과학’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규제와 제한이 아닌 ‘자율’이라는 원리가 교육과 대학 개혁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개혁은 오히려 학문을 행정에 구속시키고 창의성과다양성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대표적인 예로 ‘교수평가제도’와 ‘BK21’을 꼽았다.관 주도로 이루어지는 교육은 앞으로 다가오는 지식정보사회 속에서 명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의미다. 김교수는 “학문을 하나의 ‘생존전략’으로 보는 편협한 시각은 미래 지식정보사회에 역행하는 일”이라면서 “단기적인 이점만 생각하며 학문을 규제할 것이 아니라 자율대학·자율학문을 위한 거시적 안목을 쌓아야 한다”고덧붙였다. 고병헌(高炳憲)성공회대 교수는 교육제도 개혁의 핵심요소로 ‘인간 중심의 가치와 철학의 정립’을 내세웠다.고교수는 ‘대안교육의 현재와 미래-새로운 삶의 철학을 위하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교육개혁의 문제는 대학입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같은 ‘새로운 제도 만들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뒤 “인간공동체 속에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고교수는 제도개혁을 통한 교육개혁은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역사적 교훈이라며 “오히려 아이들이 학교가 존재하는 진정한 이유를 깨달을 수 있도록 ‘남을 위한 앎’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교육해야한다”고 역설했다. -통일분과 전문가들은 남북교류 증진을 위해서는 대북 포용정책의 국민적 공감대속에대북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인적·물적 교류협력을 통한 사실상의 통일은 힘의 균형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세종연구소 이종석(李鍾奭)연구위원은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대북 포용정책’이라는 주제발표에서 포용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위원은 “포용정책은 이제 정착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 시점에서 중요한 과제는 국내의 합의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북한을 상대로 한 대북정책보다 시민사회를 상대로 한 대북정책의 공감대와 지지기반 확산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이위원은 이어 “모든 세력의공동 결실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일반화될 수 있다면 포용정책은 보다 강력하게 추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선(李榮善)연세대교수는 남북간 경제협력 증가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북한의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남한의 투자가 필요충분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교수는 ‘북한의 빈곤함정 탈출방안으로서의 남북경협’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북한은 현재 빈곤탈출에 필요한 두 가지 문제 가운데 유동성의 문제는금강산 관광사업을 통해서,자본확충은 남한기업의 공단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풀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에 덧붙여 “남한의 투자만으로 북한을 지속성장 경로로 이동시키는 것은 용이하지 않지만 다른 나라의 투자를 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경제회생에 필수적”이라며 남한의 대북투자 중요성을 설명했다. 황병덕(黃炳悳)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독일통일이 한반도 통일에 주는 시사점’이라는 발표를 통해 “분단국가의 인적·물적 교류협력을 추구하는 사실상의 통일은 최소한 교류협력을 통해 어느 일국이 흡수통일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즉 국제적 동맹관계 구축을 통한 세력균형 등 힘의 균형상태가 구축돼야 사실상의 통일상태로 진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또 황위원은 “대북정책은 교류협력 위주의 접근을 통해 북한의 체제변화를 유도하기보다는 북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발전을 통한 변화’전략을 구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학술회의 이모저모 통일·교육학술·경제·언론정보 분과 학술대회에는 모두 400여명이 참석,성황을 이뤘다.발표자와 토론자들은 물론 방청석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기돼 열기를 더했다. ■한완상(韓完相)전통일부총리 사회로 열린 통일분과 학술회의에서는 대북포용정책과 경협,독일 통일의 의미 등을 놓고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관심의 초점은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 발표한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대북포용정책’.토론자로 나선 김근식(金根植)아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이위원의 포용정책 설명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대북정책의 보다 명확한 개념 정의가 아쉽다”고 문제제기를 했다.그는 “대북포용정책은 평화·화해·협력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면서 “대북포용정책이통일정책으로 잘못 알려진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북포용정책은 ‘통일정책’이 아니라 통일로 가기 위한 ‘대북정책’이라는 설명이다.그는 “역대 모든 정권들은 통일 정책만 있었지 대북정책은 없었다”면서 “통일정책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지니고 있는 김대중(金大中)정부가 통일정책 없이 대북정책을 일관되게 펴고 있는 것은 주목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한전부총리는 이에 대해 “6년전 이러한 주제의 학술대회가 있었으면 남북관계는 참으로 많이 진전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피력한 뒤 “상황의 이중성과 정책의 이중성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일관된 정책은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밝혔다. ■교육·학술분과 회의에서는 교육·대학의 개혁이 절실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또 두뇌한국21(BK21) 사업이 논쟁의 대상이 됐다. 강치원(姜治遠)강원대 교수는 주제발표자인 오세정 서울대 교수가 ‘고급연구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BK21 사업에 대해 일부 교수들이 반대를 하고있다’고 말한 데 대해 “일부가 아닌 대다수의 교수”라고 반박했다.이어“BK21사업은 오히려 현 교육계가 타파해야 할 서울대주의·사교육주의 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제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일부 방청객은 “국민이 학교 교육에 대해 느끼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거리와는 거리가 먼 얘기들로 가득하다”며 불만의목소리를 내기도 했다.한 방청객은 “일방적인 발표와 시대에 뒤떨어진 토론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현실적인 대안을 듣기 위해 온것인지 교수들의 논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온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 [인터뷰] ‘아웃사이더’ 편집위원 진중권씨

    “우리 사회의 비평문화는 너무 ‘인격론’에 치우쳐 있습니다.논리적 비판을 인신공격으로 치부한 나머지 의견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등의 저서에서 특유의 풍자적인 필치로 세간의화제를 모은 자유기고가 진중권(陳重權·36)씨가 최근 독일서 귀국,새 비평지 ‘아웃사이더’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아웃사이더’는 제호에서 풍기는 이미지 그대로 기성과 금기에 도전하는 것이 으뜸가는 기조라고 할 수 있다.전북대 강준만 교수의 ‘인물과 사상’에 쌍벽할 비평지가 될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격월간으로 11월말경에 창간될 이 비평지는 진씨를 비롯해 시인 김정란씨,재불평론가 홍세화씨,그리고 자유기고가 김규항씨등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진씨는 “각자 성향이 조금씩 다른 점이큰 매력일 수 있다”며 초창기에는 4인체제로 꾸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웃사이더’는 일단 현실정치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는 것으로 시작하여 우리사회의 일상적 문제,즉 권위주의,비합리주의,파시즘 등에 대해서도시선을 놓치지 않을 방침이다.“비판은 하되 공격 일변도보다는 생산적 대안모색도 병행하겠다”는 것이 진씨의 설명이다.대학에서 미학을 전공한 진씨가 사회·예술비평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외국생활이 한 동기가 된듯하다.“‘라인강의 기적’을 이룩한 독일에서는 당시 집권자인 아데나워 수상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그런데 한국에서는 유독 경제건설을 마치 박정희 개인의 업적인양 미화작업을 하고 있습니다.밖에서 보니 ‘문제’라고 느껴집디다” 진씨는 당분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집필에 전념할 계획이다.비평은 그의 영원한 ‘화두’인듯 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새천년을 위한 한국사회의 비전]

    -사회분과 밀레니엄시대의 한국 사회는 노동,환경,법 등 세분야의 변화와 발전방향에따라 비전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됐다. ‘21세기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정책’을 발표한 차명제(車明齊) 배달환경연구소장은 “그린벨트정책은 비록 많은 문제와 모순을 안고 있다고 하더라도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한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지난 7월발표된 정부의 그린벨트제도 개선안은 오히려 과거보다 후퇴한 감이 없지 않다”고 꼬집었다. 차소장은 특히 환경정책은 장기적 전망과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회집단과의 충분한 의견수렴과 동의과정을 통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체 관리기구의 신설 등 점진적이고 합리적인 절차의 선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사회에서의 법의 지배’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를 한 박은정(朴恩正)이화여대교수는 “법치문화의 미성숙과 규범의 뒤틀림,이로 인한 국민적 불신의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우리나라가 새 세기의 세계질서의 능동적 주체로서 활약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박교수는 법치문화의 혁신을 위해 시민의 권익과 편의에 봉사하는 법원,정의와 형평을 수호하는 검찰,값싸고 질높은 서비스로 다가서는 변호사를 배출하는 사법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법은 사회통합과 사회조직화의 기본원리이므로 통일과정과 통일후를 대비,통일법이념의 기본원리들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분야 주제발표자로 나선 선한승(宣翰承) 노사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노사정위원회와 한국의 선택’이라는 주제발표문을 통해 “21세기 노사정위원회가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지평을 열어가는 제도적 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노사정위원회의 위상강화 ▲다원화된 노사정위원의 협의채널 구축 ▲노사정의 공정한 역할분담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사회에서 노사정위원회가 도입된 것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아래서 구사됐던 ‘국가합의주의’가 ‘사회적 합의주의’로의 패러다임의 대전환이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교안보 분과 동북아 지역의 안보협력과 대화를 위한 ‘다자 안보체제’의 확립이 21세기 한국외교의 핵심 과제의 하나로 지적됐다. 김성한(金聖翰)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21세기 한국외교의 방향과 한미관계’란 주제발표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정착 노력과 함께 지역차원에서 새로운 안보위협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햇볕정책의 결실로 한반도 냉전구조의 해체가 시작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체제는 장기적으로 동북아 지역의 안정 확보를 위한 지역동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화 아태평화재단 선임연구위원도 같은 맥락에서 다자간 안보체제 확립필요성을 지적했다.김 위원은 ‘21세기 동북아 안보환경과 중국의 역할’이란 주제발표에서 “동북아의 전쟁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선 다자간 안보체제에 중국의 가입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동북아 안보의 양대 축은 중국과 미국이며 중국을 지역 안보질서와 안정의 협조자 또는 균형자로서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중국과 미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교차하는 동북아 상황에서 중미관계는 동북아상황의 결정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현 상황에 대해 김성한 교수는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4강사이의 협력지향적인 양자간 상호협력이 이전보다 활발해지고 있으며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미국·중국·일본간의 ‘새로운 삼각관계’의 불안정성은 계속되고남북한 관계도 경제부문에서의 협력과 정치부문에서의 대립이 병존하는 형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면서 이에대한 한국외교의 대응 방향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북한의 군사력 수준과 군축논의’란 주제발표에서 지만원(池萬元) 사회발전시스템 연구소장은 한국군의 대북 군사전략도 상황변화와 국가의전략수행의 방향변화에 따라 변화돼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북한이 평화공존을 원치않을 경우 한국군은 보다 강한 억지력과 전투력을 갖추기 위해 대대적으로 수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분과 개혁의 성공을 위해선 개혁이 정권 재창출을 위한 것이 아니라,국가발전과공동체를 위한 것이란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것이시급한 과제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장의관(張義寬) 아태평화재단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적 개혁정치의 현실과방향’이란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주장하면서 개혁의 시점선택이 개혁 방식과 함께 당위성 확보에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혁정책의 홍보는 현 정부가 가장 실패한 영역”이라면서 “개혁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펼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위원은 개혁에 불안감을 느끼는 보수세력이 기득권층에 한정되지 않고 폭넓게 존재하는 것은 다수가 민주화의 성취를 과거와 비교해 조급하게 만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또 보수세력에 대응해 현실성있고 체계적인 정책대안들을 적절하게 제시하지 못한 것도 중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일영(金一榮) 성균관대교수는 ‘국민의 정부의 정체성’이란 주제발표에서 “새천년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정부의 통치철학의 바탕은 ‘강한 국가’와 ‘강한 사회’가 어우러진 모습에서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통치철학은 집권 첫해인 지난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으로 출발,올들어 생산적 복지를 추가한 ‘3자병행발전론’으로 구체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또 재벌개혁과 중산층·시민을 위한 정치는 이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강력한 지도력에 바탕을 두고 공정성과 효율성을 기준으로 일관성있는정책을 강하게 밀고 나갈 수 있는 국가체제가 앞으로의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기현(辛起鉉) 전북대교수는 지역주의는 권위주의 통치시대의 산물이지만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면서 지역주의적 선거문화의 추방을 위해 총체적 분권화와 독일식 비례대표제의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연립이나 국정운영과정에서의 정당 제휴를 통한 ‘공동선의 추구’가 자연스런 선거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와함께 시민운동의 활성화를 통해 저항적 지역주의나 패권적 지역주의의 고착화를 막아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화분과 다가올 세기는 문화의 세기이자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통해 ‘창조적 문화한국’을 건설할 절호의 시기라는 문화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특히 영화와 유교문화분야에서의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의 충돌 등 순기능과 역기능이 거론됐으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문화시민운동과 정치,경제,사회와 유기적인 연관을 갖는 종합적인 문화발전계획이 필요하다는 점이 역설됐다. ‘문화개방 시대의 한국영화-출구는 어디인가’를 발표한 유지나(柳智娜)동국대교수는 “외국영화가 주도하는 한국영화시장,국내시장에 갇혀있는 한국영화의 폐쇄성,관객층 및 제작배급·상영시스템의 불투명성과 부조리 등이 한국영화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단기적이고 전시행정적인 정부개입보다는 한국영화의 체질개선과 강화를 유도하는 간접적이고 장기적인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심광현(沈光鉉)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창조적 문화한국 건설과 문화시민운동의 새로운 과제’를 통해 “새 세기의 문화정책은 관변인사와 단체가중심이 아닌 다양한 문화예술인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문화적 참여주의의장이 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정부는 문화산업을 단순히 21세기의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관점이 아니라 21세기 한국의 문화주권과 국민들의 문화적 정체성의 향방을 가늠할 핵심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아시아적 가치논쟁과 한국의 유교문화’를 발표한 이승환(李承煥) 고려대교수는 “흔히 아시아적 가치로 거론되는 것들은 각기 순기능과 역기능을 갖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면서 “중요한 것은 전통적 가치의 비판적 계승이며 이들 가치들이 유효하게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과 그렇지 않는 영역을 현대사회의 시스템에 맞게 재구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 지적하는 ‘유교적 자본주의’는 잘못된 용어이며 자기절제와철저한 정신적,육체적 수양을 강조하는 유교의 지혜를 경제체제의 핵심부에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리 강동형 노주석 최여경기자 yunbin@ -학술대회 이모저모 정치·사회·외교안보·문화 등 4개 분과별 주제발표와 토론이 있은 18일학술회의에는 모두 600여명의 각계 인사들이 참석,성황을 이뤘다.분과별 회의는 짜임새 있게 진행 됐으며 방청석의 의견 개진도 활발했다. 9시 30분 서울 스위스그랜드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개회식은 아태재단측에서 이문영(李文永) 이사장,오기평(吳淇坪) 사무총장,대한매일신보사차일석(車一錫)사장,김삼웅(金三雄)주필 등 대회관계자,학술대회 주제발표및 토론자 등이 참가한 가운데 30분동안 진행됐다.오기평 사무총장은 개회사에서 “우리는 전환기에 살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불안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우리가 현실을 어떻게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하느냐,그리고 실천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분과 학술대회에서 국민의 정부 정체성과 개혁정책,선거 정당제도를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그러나 이론적인 면과 학술적인 고찰에 치우쳐 현실적 대안제시가 부족하다는 방청석의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토론자로 나선 지병문(池秉文) 전남대 교수는 주제발표자인 김일영(金一榮) 성균관대 교수가 ‘정부는 선거를 의식,신자유주의적 민중주의에 빠지지 말아야할것’이라고 주문한 데 대해 “실업자가 150만명을 넘고 노숙자가 늘어나는 마당에 선거를 의식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정책을 실행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사회분과 학술대회는 김동익(金東益)성균관대 석좌교수의 사회로 2시간30분동안 짜임새있게 진행됐다. 그린벨트제도의 해결방안,노사문제 등 당사자사이의 이해관계가 얽힌 다소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방청객들이 직접 나서서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는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린벨트제도의 점진적 개선방안을 제시한 차명제 배달환경연구소장의 주제발표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박승(朴昇)중앙대교수는 “후진국형 환경보호정책인 그린밸트제도를 완전철폐한 뒤 선진국형 국토관리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공격적인 의견을 개진,눈길을 끌었다.한편 문화분야 학술대회는 사회를 맡은 권태준(權泰埈)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을 제외한 주제발표자와 토론자가 모두 30∼40대의 젊은 문화인으로 짜여져 열기를 더했다.
  • 재경부 직권남용 빈축

    재정경제부 직원들이 평소 불만을 품고 있던 과천청사 주변 음식점에 대해실태조사를 하도록 산하기관인 한국소비자보호원(소보원)에 의뢰했음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한나라당 김재천(金在千)의원은 14일 국회 재정경제위의 소보원에 대한 국감에서“지난해 8월24일부터 26일까지 소보원이 과천시와 합동으로 과천시내 141개 음식점을 대상으로 17개 품목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인 것은 상급 기관인 재경부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고 폭로했다.김 의원은“소보원이 이조사결과를 외부에 공표하지 않고 그해 8월31일자로 재경부 소비자정책과장에게 공문형식을 빌려 보낸 것은 재경부 직원들의 사적인 요청에 의해 조사가 이뤄진 것을 방증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특히“과천이라는 지역을 특정해 조사하도록 지시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며“이번 사건은 국가 예산으로 운영되는 기관을 사설 조사소 정도로 생각하는 권위주의적 자세의 표본”이라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당시만해도 IMF체제로 인해 서울 도심의 음식가격이 내리는 등 물가인하 경쟁이 벌어졌는데 과천지역은 예외라 소비자보호원에 의뢰한것”이라며 “결코 직원들의 불만 때문에 한 조사 의뢰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소보원의 조사를 공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담당자의 실수일 뿐 다른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소보원측은 “외부 기관으로부터 조사 의뢰가 오면 소보원은 조사를벌여 그 결과를 의뢰 기관에 통보하고 있다”면서 “이번 음식점 조사결과역시 의뢰 기관인 재경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홍성추기자 sch8@
  • [기고] 공무원 구조조정 재고를

    정부는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를 살리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민간과 공공부문 할것 없이 광범위한 구조조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이에 따라 공무원은 지난해 12.5% 감축됐고 올해도 9.5% 추가감축이 예정돼 있다. 정부가 공무원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하는 이유는 민간의 고통분담 요구에부응하고,정부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며,작은 정부를 지향하기 위해서다.하지만 감축목표를 30%로 정한 구체적인 근거는 없는 것같다. 경제위기 이후 국민들 사이에 공직사회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것은 사실이다.민간은 엄청난고통을 받는데 공무원은 ‘철밥통’이냐는 비난이 나왔다.공무원조직은 효율성이 낮고 타성에 젖어 권위주의와 부정부패가 많다는 비판마저 비등했다.농촌의 인구는 대폭 줄어들어도 공무원수는 계속 늘어난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이러한 분위기 탓에 지방자치단체와 공무원들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면서도 반대의사를 표시하지 못한채 정부의 구조조정 요구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 강동구청에서 교환근무중인 일본 도쿄도 무사시노시 직원 사와타씨는 서울에서 겪은 인상을 이렇게 말했다.“구 공무원이 숫자는 적지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안전문제를 너무 소홀히 취급하는데는 더욱 놀랐다.”일에 비해 공무원 수가 적다보니 안전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언론 등은 한국의 공무원이 선진국에 비해 많은 것처럼 주장하며 줄여야 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절대 그렇지 않다.강동구와 면적·인구가 비슷한 일본도쿄도 이타마시구(區)는 주민 49만5,867명에 공무원 4,179명으로 인구대비공무원 비율이 0.8%다.반면 강동구는 48만8,584명에 공무원 1,321명으로 0.3%다.지금도 일본의 3분의1 수준인데 여기서 9.5%를 더 줄이라는 것이 공무원구조조정 정책의 현주소다. 환경과 규모가 비슷한 구 단위 행정기관 사이에 공무원 숫자가 이처럼 차이난다면 행정서비스의 수준도 그에 비례할 수밖에 없다.정부의 의도가 오로지 비용 줄이기라면 몰라도 만족할만한 행정서비스 제공이 목적이라면 이는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사와타씨 말대로 우리 공무원들의 인력 부족과 그에 따른 안전의식 결여로 대형사고라도 난다면 그 사회적 비용은 누가 부담할 것인가. ‘어떤 군은 인구가 40년동안 절반으로 줄었는데 공무원은 배로 늘었다’며농촌지역 인구감소의 예를 들어 일률적으로 구조조정 비율을 정하는 것은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도시지역은 40년동안 인구와 행정수요가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주민에게 보다 질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획일적인 공무원 구조조정 정책은재고돼야 한다. [김충환 서울 강동구청장]
  • [사설] 주사파 주인공의 변신

    80년대 후반 학생운동의 지침서인 ‘강철서신’의 저자로 대학가에 주체사상을 확산시킨 주인공 김영환(金永煥·36)씨와 전 ‘말’지 기자 조유식(曺裕植·35)씨가 ‘민혁당 사건’과 관련해 공소보류로 석방되기 전 검찰에 낸 반성문은 이념적 갈등으로 방황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현실과 이상의 갈등으로 고민하던 이들이 사상적인 전환을하게 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고뇌를 읽을 수 있다. 이들은 반성문을 통해 ‘북한에 들어가 그들의 실상을 접하면서 주체사상의 오류와 북한체제의 반민주·독재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술회한뒤 ‘북한의 전술에 휘말려 국민들을 오도한 지난날을 반성하고 앞으로 잘못된 체제를알리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김씨 등은 ‘지난날 민혁당 사건으로사상적 혼란과 심적 동요를 겪고 있을 옛동지들의 올바른 가치판단과 자수결심에 도움을 주기 위해 반성문을 썼다’고 덧붙였다. 80년대 학생운동을 주체사상에 물들게 했던 주인공들의 변신을 보면서 우리는 아직도허황된 북한의 대남전략에 무비판적인 젊은이들이 있다면 남북한관계의 현실을 직시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주사파 운동권 세력이 많이약화되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추종세력이 4만여명이나 되는 것으로 공안기관이 추정하고 있는 만큼 당국의 적극적인 선도(善導)가 요구된다. 주사파가 한때 힘을 얻게 된 것은 과거 군사정권과 권위주의정권의 비민주적·비인권적인 행태에 실망한 젊은이들의 현실불만이 북한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으로 표출된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현실비판과 저항은 젊은이들의 특권이다.김씨 등의 사상적 변천은 암울했던 시대 우리 모두의 아픔이자,우리사회 공동의 책임이다. 과거와 달리 정부도 포용정책을 착실히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아직도 북한의시대착오적인 주체사상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젊은이가 있다면 북한을 직접 체험하고 잘못을 깨달은 김씨의 말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북한은 오도된 신념을 가지고서도 그것이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젊은 학생들이 북한에 대한 오도된 인식으로 저와 똑같은 전철을 밟아 황금같은 젊은 날의 꿈과 이상을 유린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주사파가 비록 자생 친북세력이기는 하나 그것은 남북분단의 비극적인 상황에서 대학가에 불어닥친 한때의 열병이었다고 하겠다.한차례 열병을 앓은후더욱 건강해지듯,한때 잘못된 판단으로 먼 길을 돌아와 분단의 피해자가 더이상 없도록 하는데 힘쓰겠다고 다짐하는 과거 주사파 핵심인물들의 다짐은많은 변화를 예감케 한다.정부도 이들의 한때 행동에 대해 관대히 처리하고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이념교육을 강화해야 하겠다.
  • [한진·통일그룹 탈세] 2. 어떤 수법 동원했나

    한진그룹은 항공기 도입과정에서 생겨난 거액의 리베이트를 해외유출하거나국내로 일부 반입, 사주의 개인목적에 사용한 것으로 국세청 조사결과 드러났다.일성건설 등 통일그룹 계열사는 허위계약서를 작성하는 수법 등으로 세금을 탈루했다. ■ 한진그룹?리베이트 사용(私用) 대한항공은 91∼98년 중 외국 A,B사(가명)의 항공기를 구매할 때 C사의 엔진을 장착하는 조건으로 받은 리베이트(엔진가격 할인금액)의 일부인 1,685억원을 국내로 들여와 조중훈(趙重勳) 회장과 조양호(趙亮鎬) 회장 등이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실제로 600만달러의 리베이트를 97년 11월26일 국내로 들여오고 98년 7월29일에 이 중 18만달러(2억5,000만원)를 개인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3개를당좌수표로 나눠 찾았다.원래 리베이트는 자산으로 계상해 법인세를 내야 한다. ?해외 현지법인에 재산 빼돌리기 리베이트를 조세회피지역(Tax Haven)인 아일랜드 더블린에 100만달러를 출자해 설립한 현지법인 KA사로 넘겼다.국내본사가 받아 장부에 올려야 하는데 해외현지법인에 넘김으로써대한항공 재산 1억8,400만달러가 해외현지법으로 이전돼 814억원의 세금이 누락됐다. 97∼98년 중 중고항공기를 외국기업의 서류상 특수목적회사(SPC) 등에 시가의 70%에 팔고 다시 임차하면서 리스계약 종료후 항공기소유권이 현지법인인 KA사로 넘어가도록 했다.즉 저가양도로 인한 차액 30%(1억9,000만달러)가 KA사로 넘어갔다. 또 외국사의 항공기를 구매하기 위해 96년부터 선급금 형식으로 8,200만달러를 지급하고 이 항공기를 KA사가 금융리스 방법으로 다시 구매토록 하면서선급금 중 2,200만달러만 대한한공이 회수했다.미회수금 6,000만달러는 KA사로 빼돌렸다. ?계열사 부당지원 대한항공은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계열 한진투자증권이 발행한 후순위채 170억원을 고가로 사들였다.또 주가가 3,100원이던 한진투자증권의 유상증자에 참여,94만2,193주를 주당 5,000원에 취득해 대한항공 이익을 부실계열기업에 넘겼다. ?변칙증여 한진그룹 조중훈 회장은 90년 이후 자녀들에게 회사자금 1,579억원을 유출시켜 계열사 주식 취득자금으로 썼다.조회장은 94년10월 대한항공주식 75만주를 팔고 이 대금을 5개은행 지점에서 수표로 찾아 본인 명의의종합금융사 어음관리계좌(CMA)에 분산관리하다 95년 1월 조양호 등 6명의 수익증권 계좌에 입금시켰다.이 돈을 유상증자 대금으로 사용했으며 이러한 수법으로 총 967억원의 소득세와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 ?해외위장 송금 한진해운은 거래은행에 해외송금을 의뢰했다가 취소하는 방법으로 96? 이후 16차례에 걸쳐 회사자금 38억원을 인출해 빼돌렸다.특히해외에 이미 지급한 컨테이너 임차료 40만4,000달러의 증빙서류를 복사해 사용함으로써 이 만큼이 추가로 송금된 것으로 위장했다. ?취득원가 과다계상 한진종합건설은 취득했던 매립지를 양도하면서 취득원가를 정상가액 567억원보다 높은 827억원으로 과다계상함으로써 양도차액 260억원을 적게 신고,특별부가세 64억원을 내지 않았다. ■ 통일그룹?일성건설 95∼98 사업연도 중에 공사현장 노무비를 거짓으로 산정해 공사원가를 실제보다 22억원 많게 계산했다.94년에는 공사대금으로 받은 부동산을 관계사에 23억원에 팔고도 17억원으로 매각한 것처럼 허위계약서를 작성해 차액 6억원을 현금으로 받아챙겼다. ?세계일보 광고국 특별판촉비 14억원을 접대성 경비로 사용한후 회사 주변음식점에서 받은 간이영수증으로 대체해 결손금을 늘렸다.94∼98 사업연도중 판매국에서 신문유가지 확장사업을 하면서 지급한 수당 61억원을 노무비로 처리했다.97∼98년에는 재단에서 무상으로 지원받은 739억원을 이익으로잡지 않았다. ?한국티타늄공업 계열사 대출금 이자 158억원을 수입으로 계상하지 않았고95년7월 공장신축때는 보상비를 지급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해 회사자금 2억원을 유출시켰다. 추승호기자 chu@ -최대위기 맞은 '한진패밀리' 한진그룹이 창사 54년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한진은 지난 45년 한진운수로 시작해 6·25전쟁의 특수속에 트럭운수사업으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66년 대한항공의 전신인 대한항공공사(KNA)를 인수한 뒤 현재 해운·금융·중공업 분야에서 16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6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한진은 재계에서도 유명한 혈족경영체제로 조중훈(趙重勳)회장 일가가 핵심계열사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조회장은 지난 4월 잦은 항공사고의 책임을지고 대한항공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룹의 총수로 군림하고 있다. 92년부터 네 아들에게 계열사를 물려줬지만 아직도 한진이 ‘1.5세대 기업’으로 불리는 이유다. 조회장의 장남인 양호(亮鎬·50)씨가 대한항공 회장을 맡고 있는 것을 비롯,차남 남호(南鎬·49)씨는 부친이 회장으로 있는 한진건설 부회장을 맡고 있다.3남 수호(秀鎬·45)씨는 한진해운사장,4남 정호(正鎬·41)씨는 한진투자증권사장으로 있다.조회장을 정점으로 4남이 그룹 핵심 계열사를 이끌고 있다.더구나 조회장 일가는 여전히 대한항공의 지분 25.3%를 보유하며 후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지난 4월 대한항공 사령탑에 심이택(沈利澤) 사장을 내세웠지만 외형상으로만 전문경영인체제일 뿐 실제로는 족벌경영을 해 온 셈이다. 당시 대한항공이 잇따른 사고로 조회장의 퇴진이란 극단적인 상황에까지 내몰린 것을 두고 건교부 안팎에서는 “경영진이 화(禍)를자초했다”고 입을모았다.조회장은 지난 88년 아시아나항공이 등장하기 전까지 정권과 밀착관계를 유지하며 대한항공을 외형상 세계 10대 항공사로 키웠다.그러나 독점이란 이름아래 서비스 개선에는 늘 뒷전이었으며 항공기 조종사들의 상벌규정을 만들어 무리한 운항을 부추겼다.또 승객의 안전을 도외시한 채 수익성만좇는 경영으로 지난 30여년간 숱한 항공사고를 냈다. 팔순이 다 된 조회장의 권위주의적인 사고방식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대한항공 직원들은 “최고경영자가 (우리를) 먹여살리는 존재로 여긴 나머지 군림하려 드는 것이 가장 섭섭하다”고 털어 놓을 정도다.지난해 8월 회사측은김포활주로 이탈사고 뒤 조회장과 조종사간의 간담회를 추진했다.그러나 조회장은 “그런 것 하면 (조종사들의) 기(氣)만 살려주게 된다”며 이를 거부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조회장은 평소 “창업자에게 은퇴란 없다”는 말을 즐겨 썼다.대한항공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도 수렴청정(垂簾廳政)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았다.심복 중의 한 사람인 심사장을 내세워조씨 일가가 경영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해 놓았다.실제로 ‘조중훈-조양호-심이택 라인’은 지금도 물밑에서 가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박건승기자 ksp@ -통일그룹은 어떤회사 통일그룹은 통일교가 ‘선교를 위한 경영’을 내세우며 운영해온 기업이다. 그룹의 모태는 교주인 문선명(文鮮明)목사가 59년 인천에 세운 ‘예화(銳和)산탄공기총 제작소’로 나중에 그룹의 주력사인 통일중공업이 됐다.60년대후반부터 사업확장을 시작,일성종합건설·일신석재·한국티타늄·㈜일화·선도산업·통일실업·세계일보 등이 그룹 계열사로 합류했다.최대주주는 통일교의 재산을 관리하는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 유지재단’이며 현재 그룹총수는 황선조(黃善祚) 세계일보 부회장이 맡고 있다. 그러나 통일그룹은 만성적인 경영부진과 방만한 경영,복잡하게 얽힌 계열사간 지급보증 등으로 IMF관리체제 이후 급격히 동반몰락의 길을 걸어왔다.특히 지난해 말 통일중공업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대상에서 탈락한 것이 결정적이었다.현재 통일중공업·한국티타늄·일신석재·일성건설 등 주력 4개사가 법정관리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탈세조사 발표에 대해 “법정관리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에서터진 이번 일로 그룹 경영정상화가 더욱 힘들어지지 않을까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21세기 신당’ 세미나 주제발표 요지

    한국정학연구소(이사장 趙世衡 국민회의 상임고문)는 28일 오전 서울 조선호텔에서 ‘정치개혁과 21세기 신당’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다음은고려대 임혁백(任爀伯·정치학)교수의 ‘신당창당의 불가피성과 신당의 정책노선’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 새 천년이 되는 시점에서 한국의 정당은 변화하는 세계를 이끌기는 커녕 제대로 적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여야가 신당창당이나 제2창당을 선언한 것도 현재의 정당체제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가 어렵다는 위기의식때문일 것이다.창당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도 신당을 만들어야하는 이유는 다음과같다. 첫째,‘정치인 교체없는 정권교체’로는 민주화의 완성은 불가능하다.한국의 정당구조는 권위주의시대를 주도한 정치인들을 퇴출하지 않고 있다.새 천년을 맞이해 새로운 리더십과 패러다임을 갖춘 신진인사들의 수혈이 필요하지만 기존의 구도하에서는 어렵다.따라서 당을 발전적으로 해체,신진세력을수용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지역정당구조를 탈피,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라도신당창당은 필요하다.지역적 배타성을 탈피하고 지역성을 넘어선 인사들을 수혈할 수있는 기회구조를 조성하기때문이다. 셋째,새천년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정치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 신당은 필요하다.앞으로 세계는 국경없는 경제전쟁,지식정보화사회가 될 것이며 이에 앞선 민주화의 완성을 요구한다. 새 천년을 맞이하는 지금 ‘3김’에게 부여된 역사적 임무는 새천년의 한국을 이끌어갈 미래의 주역을 탄생시키라는 것이다.미래의 주역이 등장할 수있게 틀을 만들어주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21세기 신당이 추구해야할 기본적 정책노선은 어떠해야 하는가.신당은 기본적으로 근대화를 완성하고 탈근대화를 추구해야할 것이다.동시에미래 지식·정보화사회에 대한 대비를 해야할 것이다.우선 정치적으로 다원적 민주주의를 추구해야할 것이다.동서지역간의 화해없이 남북화해를 이야기할 수 없고,분배과정에서 노동자들을 빼고 화합을 얘기할 수 없을 것이다. 둘째로,경제적으로 민주적 시장경제를 지향해야한다.신당은 시장이 제대로작동할 수 있는 법질서를 만들고 동시에 공정한 시장경쟁이 이뤄지게 경제적 약자에게도 공평한 기회가 보장되는 경제정책을 추구해야한다. 셋째로,신당은 한국형 복지국가를 지향해야 하는데 개인적 자유를 보장하면서 공익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를 지향해야한다. 넷째로,신당은 지식정보화를 주도하는 ‘뉴밀레니엄정당’을 지향해야한다. 신당은 또 시민생활정치를 활성화하는 정당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야한다.새 정치인들이 새 정당에서 자신들의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신당의당내 민주화가 이뤄져야하는 것도 중요한 대목이다. 任 爀 伯 고려대교수·정치학
  • 「국정현안 여론조사」’李총재 訪美 발언’ 반응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방미 중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비난 발언은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호된 ‘질타’를 받았다.응답자의 80.2%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변한 것이 실례(實例)다. 이총재의 정치적 지역기반인 영남권에서조차 ‘등’을 돌렸다.부산 74.7%,경남 69%,대구 81.8%,경북 66.1%가 부정적으로 바라봤다.한나라당 지지자 62.1%도 같은 반응이었다. 이는 비판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라기 보다는 이총재의 극단적인 발언에 대한 불만인 것으로 보인다.김대통령을 빗대 쓴 ‘황제’나 ‘제왕’이라는 단어가 국민정서와 멀고,현실과 괴리감이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확대·재생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총재는 지난 13일 아시아 소사이어티 연설에서 “지속되는 권위주의적 국정운영 방식이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모든 권력이대통령 1인에 집중돼 그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좌우되는 제왕(帝王)적 대통령의 관행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김대통령을 비난했다.또 “권위주의적 관행은 경제분야에서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위기극복 과정에서 오히려 관치금융과 관치경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특히 지난 10일 같은 날 출국한 김대통령이 활발한 해외 순방외교를 펼치고 있는 시점이어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총재의 비난발언에 대한 거부감은 20·30대 젊은층에서 심했다.각각 81.4%,81.2%로 평균치(80.2%)를 웃돌았다.반면 40·50대는 79.4%,77%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공감하며 이해할 수 있다’는 답변은 15.4%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무응답은 4.4%였다. 이지운기자 jj@
  • [사설] 대법원장·감사원장 지명

    새 대법원장과 감사원장이 지명됐다.호주를 국빈 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6일 오찬연설에서 “한국정부의 개혁추진력이 약화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임”을 다짐했다.김대통령이 최종영(崔鍾泳)전법원행정처장을 대법원장에 지명하고 이종남(李種南)전법무장관을 감사원장에 지명한 것은 ‘중단없는 국정개혁’을 제도적으로 매듭지으려는 구상으로 읽혀진다.두 지명자가 모두 과거 현직 재직시에 제도개혁을 주도적으로 처리해온 경력의 소유자들이기 때문이다.박준영 청와대 대변인도 “개혁안이 마련되더라도 가장중요한 것은 실천이다”고 이를 뒷받침했다. 김대통령은 올 연말까지 금융·기업·공공부문·노사문화 등 4대 개혁을 매듭짓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이같은 국정개혁이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나라는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없다.그동안 여야의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으로 시일을 허송하는 바람에 ‘인사청문회법’이 마련되지 않은 채 대법원장과 감사원장의 지명이 이뤄진 것은 유감이지만,야당은 국정개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임명동의안처리에 협조해주기 바란다. 우리는 지금 21세기와 새로운 천년에 접어드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지난 시대의 잔재를 말끔히 털어버리고 국정전반이 새로워져야 한다.정부는 반부패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킨 것과 함께 새 대법원장과 감사원장을 지명함으로써집권 제2기의 국법질서와 사회기강을 확립할 체제를 새로 정비한 셈이다.두지명자의 소임이 막중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최종영 대법원장 지명자는 법원행정처장 재직시 집중심사제와 영장실질심사제 도입 등 사법개혁과 법원민주화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국민들은 최지명자에 대해 사법의 민주화를 요구하고 있다.그것은 곧 사법부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고,법원이 법관들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는 뜻이다.‘법의 정신’은 국민의 권익이 그 핵심이라는 말이다. 이종남 감사원장 지명자에 대한 당부도 그렇다.이지명자는 5·6공을 통해 잘 나갔던 법률·회계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김대통령과는 한번도 만난 일이없다고한다.그렇다면 대통령이 그를 발탁한 ‘깊은 뜻’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공직사회의 기강확립과 정부회계의 투명성 제고에 노력해야 마땅할 것이다. 권위주의시대에서 민주화시대로 넘어오는 전환기에서 나름대로 업적을 남기고 명예롭게 물러나는 윤관(尹관)대법원장과 한승헌(韓勝憲)감사원장의 노고도 평가할만 하다고 본다.
  • [사설] 이회창총재의 해외발언

    미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연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것을 놓고,여당은 “야당이 국익과 당리당략을 혼동하고 있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야당은 “여당이 국익과 잘못된 정책에 대한 비판도 구분 못한다”고 되받는 등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그러나 국민들은 이 문제에 있어 어느쪽이 옳고 어느쪽이 그른지 이미 판단을 내리고 있다.국가원수가 정상외교를 벌이고 있는 시점에서 야당총재가 해외에서 국가원수를 표적 삼아 연일 인신공격성 비판을 쏟아붓는 것은 누가 봐도 잘못된일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총재는 13일 뉴욕의 주요 외교단체 공동주최 오찬강연에서 “김대중정권은 야당탄압,국회경시 등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관행을 계속하고 있다”며‘제왕적 대통령론’을 되풀이했다.미국인들에게 민주주의 옹호자로 알려진김대통령의 이미지에 흠집을 내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그러나 김대통령이 평생 민주주의에 헌신해온 정치인임은 미국인들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총재는 또 “경제분야에서도 권위주의적 관행이 문제”라며 “한국경제는 그 어느때보다 시장에 대한 국가폭력이 난무하는 ‘명령경제’가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명령경제’라면 정부가 극력 추진중인 재벌개혁이 이처럼지지부진하겠는가.지지부진한 재벌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접어두기로하자.한국경제의 병폐를 정경유착과 관치금융으로 진단,개방화와 자율화를통해 경제 위기를 조기에 극복한 김대통령의 업적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높이 평가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뉴욕은 국제금융의 중심이다.이총재가 국익을 앞세우는 정치지도자라면,김대통령이 국정운영에는 이러저러한 잘못이 있지만 경제 위기만은 성공적으로 극복했다고 평가함으로써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 주었어야 옳다. 이총재는 심지어 베를린 북·미 고위급회담 타결에 대해서도 시비를 걸고나왔다.“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완전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경제제재 해제 등 미국의 대북 완화조처가 적절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번 회담 타결로 미사일문제가 완전 해소됐다고 보는 사람은 없다.그러나 이번 회담 타결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일정한 진전임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문제 해결을 위한 시작은 정작 이제부터인 것이다. 당리당략을 떠나 진정으로 ‘국익’을 앞세우는 야당지도자가 언제쯤 나올것인지 국민들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 [사설] 바람직한 裁定신청 확대

    정부가 7일 마련한 사법개혁안의 핵심은 법률서비스 체계를 일반 국민인‘수요자 중심’으로 전환시켜 인권을 신장하고 형사사건의 재정신청(裁定申請)을 확대시킴으로써 검찰 기소독점권을 견제,공직자의 모든 범죄를 감시하며수사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것이어서 기대가 크다.특히 검찰 불기소처분의 불복(不服)절차인 재정신청제도 확대는 공직사회 범죄와 부패를 막는 제도적인장치로 평가된다. 재정신청은 그동안 공무원의 직권남용,불법체포·감금 과 폭행·가혹행위등 3개 범죄에 국한돼 사실상 ‘장식용’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시안은 그 범위를 공무원의 직무관련 범죄 전체로 넓히고 수사·재판기관 종사자,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지방자치단체장 등 일정범위 선출직 범죄로까지 대폭 확대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고 하겠다. 재정신청 범위의 확대로 고소·고발인이 공직자의 범죄와 비리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법원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게 됐다. 따라서 시민단체 등도 검찰의 자의적(恣意的)인 기소권포기에 대항해 특별검사로 하여금 사건을 재조사하고 공소유지까지 맡도록 함으로써 수사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대전 법조비리 여파와 옷로비·파업유도의혹 사건으로 국민의 사법불신이 확산되고 정치권에서 특별검사제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개혁안이 마련된 점을 주목한다.이 제도가 공직사회의 비리를 척결해 개혁을 뒷받침하는 장치가 되길 바란다.또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특검제 도입 여부와 별도로 재정신청제도가 뿌리를 내려 사회의 이목을 모으는 의혹사건의수사와 사법절차가 이 제도 안에서 투명하게 검증되고 처리되길 바란다. 그러나 이 제도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유의할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아무리 좋은 개혁이라도 이를 실천하려는 의지와 방법이 중요하다.그러기에 개혁안이 입법과정을 거치면서 본래의 취지(趣旨)가 퇴색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검찰 내부에서는 기소여부 결정권 축소에 대한 반발이예상되며 시민단체들로부터는 재정신청 전면확대의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개혁안에 대해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재정신청 확대범위를 선출직의 경우‘자치단체장'과‘국회의원’등 일정범위의 고위직에 한정하고 있어일반‘정치인'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는 대안(代案)이 없다는점이다. 우리는 법조계의 폐쇄성과 권위주의적 사법관행에 비춰 볼때 이번개혁안을 혁신적인 것으로 평가하며 미비점을 보완해 개혁의 걸림돌인 공직사회의 비리와 부정이 근절되길 바란다.
  • [재벌개혁 초일류기업으로 가자](중)

    -선단식 경영 계속하면 모두가 죽는다 “내가 물려주고 싶은 것은 물적 재산이 아니라 지식재산이다.그리고 2세를아낀다면 차라리 돈을 주고,절대로 기업을 물려주지 말아라” 지난해 타계한 고 최종현(崔鍾賢)SK회장이 생전에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다. SK그룹은 지난달 26일 최회장 1주기를 맞았지만 전문경영인 출신의 손길승(孫吉丞)회장과 대주주인 최태원(崔泰源)SK(주)회장이 역할분담을 하며 구조조정을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SK는 지난 1년동안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산업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SK(주)와 SK텔레콤 양대 주력사가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대우가 워크아웃,현대가 주가조작 시비,삼성이 총수의 사재출연과 세무조사설 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다.SK가 변신에 성공한 이유는 여러가지가있겠지만 한 재계 관계자는 “잡다한 계열사를 거느린 다른 재벌들과는 달리 선단식(船團式) 경영을 지양,주력 업종에 집중투자한 것이 주효하지 않았겠느냐”고 풀이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정·재계 간담회에서 “일부에서 재벌개혁을 재벌해체라고 오해하고 있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선단식 경영이종식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재벌개혁의 목표를 분명히 밝혔다.과거 우리나라 재벌들의 사업구조는 ‘문어발’처럼 복잡하게 얽혀있었다.이쑤시개에서유조선까지 모든 업종을 망라해 손을 대지 않은 사업이 없었다.따라서 대기업의 사업구조는 서로 비슷한 형태로 유지돼 왔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선단식 경영은 결과적으로 세계 초일류 전문기업과의치열한 경쟁에서 처절한 패배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는 또 규모만 크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대마불사론(大馬不死論)’이라는 잘못된 신화를 잉태,급기야 오늘날 대우의 비극마저 초래하기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2001년 4월부터 부활되는 30대 재벌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선단식 경영의 종식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다.재벌들이 그동안 법망을 피해 3사 이상의계열사간 상호출자(순환출자)를 통해 가공자본을 창출,실질적인 자본의 투입도 없이 소유지분을 강화하고 부채비율도 낮추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저질러왔기 때문이다. 엄청난 부채를 지고 있음에도 불구,계열기업을 지배할 목적으로 새로이 출자,또 다른 부실을 낳는 ‘부실의 악순환’ 고리를 차단하자는 것이다.재벌총수와 가족들의 편법 재산증여에 따른 책임,제2금융권 경영지배구조 개선문제도 똑같이 총수 1인 지배하의 선단식 경영체제를 바꿔나가기 위해 필요한조치다. 수많은 계열사를 재벌총수 혼자서 경영하면 당연히 문제가 따른다.독단적이고 권위주의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공산이 커진다.재벌들은 선단식 경영의 환상에서 벗어나 ‘버려야 산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그리고 주력 기업에집중투자,세계 초일류 기업을 육성하지 않으면 대기업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의 주류를 이루는 중소기업도 공동부실화,모두가 어렵게 된다는 사실을 깊이깨달아야 할 것이다./정종석 경제과학팀장
  • [내언외언] 후라이 보이 곽규석

    100살을 채워도 성이 안차는 시대인데 겨우 71세를 살고 떠난 곽규석(郭圭錫)씨의 생애는 너무 짧다.짧은 생애에 그는 코미디언과 명엠시(MC)에서 목사로 변신해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한평생이 파란만장한 인생유전(人生流轉)이었다.그러기에 뒤에 남아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들에게 인생이 덧없음을 더욱 절절이 일깨워 주는 것 같다. 하늘이 부르면 사람은 누구나 모든 것 다 팽개치고 가야 한다.그의 별명이자 애칭은 후라이 보이(FLY BOY)였다.누가 말하기를 후라이 보이처럼 훨훨날아 천상의 사람(HEAVEN BOY)이 된 것 같다고 했다.이런 말도 그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그의 얘기는 들으면 들을수록하면 할수록 우리의 마음을 더욱 무겁고 슬프게 한다.그는 결코 이렇게 빨리 떠나보내고 싶은 사람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는 배고프고 고단하고 어둡던 시절에 대중(大衆)과 함께 했다.바로 우리와 함께 했다.절망이 지배하던 50년대,허기를 면해보려 몸부림친 60년대,개발독재가 절정으로 치닫던 70년대가 그가 우리와 함께 한 시기인 것이다.그는 항상 “안녕하십니까.안녕하십니까.후라이 보이 곽규석입니다”로 말문을 열면서 프로를 시작했다.그 목소리는 그가 80년대초 미국에 건너가 살면서더이상 육성으로 전해 들을 수 없었다.그렇지만 그를 회상할 때면 언제나 귓전에 생생히 떠올릴 수 있었고 지금도 떠올릴 수 있다. 그는 남을 웃겼지만 정작 웃기는 그는 고통스러웠을까.그의 굴곡진 인생유전을 볼 때 고통없고 순탄한 일생은 결코 아니었던 것 같다.그것이 명을 재촉했는지도 모를 일이다.어쨌든 암울한 시기에 그의 밝고 건강한 재담은 대중에게 복음(福音)과 같았다.누가 그 당시 우리에게 그처럼 마음의 위로와평강(平康)을 줄 수 있었는가.권위주의 분위기 속에서 정치 경제 사회 등 온갖 분야의 엘리트들이 대중 위에 군림하고 누리며 살기 바빴던 시절이다. 그처럼 진정으로 대중속에 파고 들어와 함께 울고 웃은 사람이 없었다 한들지나칠 것이 없다. 그런 그를 우리는 너무 쓸쓸히 보내는 것 같다.언론매체들이 요즘 별볼일 없는 기사들로 도배질을 하는 때다.그러면서도 그의 부음(訃音)과 일대기는 비중있게 다루질 않는다.어려웠을 때 우리에게 헌신한 사람에게 우리는 배은(背恩)하는 셈이다.곽규석씨를 다시 생각하자.그의 예술혼과 공헌에 가슴 뭉클해지는 것이 당연하다./최상연 논설위원
  • [대한광장] 복지는 공짜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주지하다시피 복지후진국이다.OECD회원국 가운데 복지비 지출에서 밑바닥에 위치하고 있다.대략 5%에 달하는 1년 사회보장 예산으로는 실상후생과 복지가 수사에 그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 이 점에서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생산적 복지의 귀추에 대해 벌써부터기대와 회의가 엇갈리고 있다. 소비적 복지(welfare)를 생산적 복지(workfare)로 바꿔보자는 발상은 물론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그러나 이번 생산적 복지가 무엇보다 국민적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것이 중산층 및 서민층 보호육성책이라는 국정기조로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 여러 부처는 농어민 빚보증,공무원 처우개선,최저생활자 생계비보조,저소득층 중고생 학비면제 등 여러 가지 민생정책을 내놓고 있다.그러나 제아무리 훌륭한 사회보장정책도 실현가능성의 바탕 위에서 추진되어야뒤탈이 없게 마련이다.우리와 같이 사회안전망이 미약한 나라에서 국가책임에 의해 공적 부조를 확충하려는 정책의지는 높이 평가해 마땅하지만,복지제도는 그 엄청난혜택에도 불구하고 항시 많은 비용이 따르기 때문에 주의를요한다. 여기서 서구의 사민주의적 복지병과 중남미의 민중주의적 복지병이 떠오른다.이 두 유형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자유의 가치가 확립된 가운데국민 모두에게 평등의 이상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유럽의 나라들이 선진국형복지병을 앓아 왔다면,라틴 아메리카 나라들은 자유의 가치가 정착되기도 전에 평등의 이상으로 대중을 현혹하는 와중에서 후진국형 복지병에 빠져 왔던것이다. 오래전부터 중남미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높은 대외채무,재정적자,인플레의 만성화는 민중주의적 복지병의 결과에 다름 아니다. 지난날 민주주의를 유보하는 대가로 남용된 복지의 배후에 억압적인 권위주의 정권의 권력논리 아래 숨겨진 방만한 정부지출과 과도한 해외차입이라는 악순환이 놓여있다.특히 흥미로운 사실은 그러한 복지정책의 도입이 거의 모두 사회개혁의명분을 띠었다는 점이다. 우리의 어려움은 IMF 관리체제 아래에서 성장을 정상화하면서 분배의 정의를 세워야 되는 이중적 도전에 있다.고용창출과 직업훈련에 못지않게 세제개편과 재벌개혁이 중요한 시점이다.선진국형 ‘일하는 복지’의 도입에 앞서후진국형 ‘베푸는 복지’의 폐해를 걱정해야 된다.그러나 200만개 일자리창출도 알맹이가 빠져 있고,재벌개혁의 내용도 갈팡지팡이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일회성 선심정책이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정부는금년 통합수지적자 폭을 GDP의 5% 이내로 묶을 수 있다고 본다.그러나 우리나라의 국가채무가 작년말로 143조원에 이르고 있고,금융 기업 실업 등 구조조정에 아직도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여건에서 정부의 복지기능이 과연제 구실을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외환위기가 재정위기와 한 짝을 이루면 그결과가 얼마나 참담한가는 이미 러시아가 잘 보여주고 있다. 지금 한국경제에는 다시금 거품이 일고 있다.재고순환에 따른 경기반등이실물경제의 회복으로 인식되면서,수입과 소비 모두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에도 바쁜 형편에서 IMF 이전의 도덕적 해이로 되돌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시작이 잘 돼도끝이 어려운 것이 후생과 복지제도다.현 정부가 복지사회의초석을 일구어냈다는 역사의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사회보장정책만은 권력논리로부터 자유롭게 놔둬야 한다.그리고 복지사회로 가는 한국적 길을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보다 구체적이고 항구적인 축적과 형평의 틀을 개발해 내야 한다. 서구적인 제3의 길을 어설프게 모방하기보다 우리식 복지의틀을 원모심려(遠謀深慮)해야 될 것이다. 林玄鎭 서울대 교수·정치사회학
  • 여야의원 30여명 특별법 조속 제정 촉구

    여야 의원 30여명은 26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법’ 및 ‘의문사 진상규명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국민회의 김근태(金槿泰) 이길재(李吉載) 장영달(張永達),한나라당 유선호(柳宣浩) 이미경(李美卿) 이수인(李壽仁) 등 여야 의원들은 이날 회견에서 “민주주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이 두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꼭 통과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법’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목숨을 잃거나 상해를 입은 사람들의 명예회복과 보상 및 민주화운동 기념사업 추진근거 등을 담고 있다. 권위주의와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뜻을 후손들에게 남겨주자는 것이 이 법안의 취지다. 그러나 여야가 국회에 따로 제출한 이 법안은 법 적용 시기와 대상에 대한견해 차이가 크고 ‘민주화운동’개념 정의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아직 행자위에 계류중이다.행자위는 9월초 공청회를 열어 여야 절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회 법사위에 상정됐으나 역시 처리가 미뤄지고 있는 ‘의문사 진상 특별법’은 대통령 직속의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민주화운동과 관련한의문사의 원인을 조사토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유가족의 진정을 받아 6∼9개월의 진상조사를 통해 사인을 밝혀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부당한 공권력에 의해 의문의 죽음을 당한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억울한 넋을 위로해 주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대표 고(故)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裵恩心)씨와 전남대에서 분실자살한 박승희양의 어머니이양순(李良淳)씨 등도 참석했다. 주현진기자 jhj@
  • [張淸洙 칼럼] 통일 선행조건은 국민통합

    지구촌에 마지막 남은 한반도 통일문제는 국제사적 요청이며 우리민족의 최대 과제다.현재 우리의 통일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순기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북한의 대응여하에 따라서는 민족통일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단계에 진입할 수 있다고 본다.또 우리에겐 통일의 시대를 착실히 준비해야하는 시대적 사명과 함께 국민적 통합기반 조성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있다.우리내부의 국민적 통합은 통일의 선행조건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남북한간의 통일이 상호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해 두개로 나누어진민족사회를 하나의 공동체로 회복,발전시키는 것으로 시작된다는 점에서 보면 우리가 통일에 대비해서 자체적인 체제역량을 구축하고 국민적통합을 이루는 것은 역사적 필연이며 의무라고 생각된다.한반도가 50년이상 분단과 냉전상태로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한내에서도 동서로 갈려 분할현상을 빚고 있다는 것은 통일의 저해요인이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지역간의 분파와 갈등은 국민적 일체감을 와해시킬 뿐만 아니라 국력의 약화는 물론 통일역량을 스스로 훼손시키기 때문이다. 남한사회의 지역감정문제가 해소되지 않은채 통일이 될 경우,통일후 지역감정은 더욱 증폭되어 사회균열과 이질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한국사회내부의 취약성과 이질성을 우선적으로 해소하는 국민적 화합과 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며,이를 토대로 북한과의 점진적,평화적 통일을 추진하는 것이바람직하다. 이러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 각자가 책임을 다하고 고통분담에 함께 동참하는 새로운 결의가 마련돼야 하겠으며 지나간 과거의 세월 속에 침잠된 불행했던 앙금들을 하루속히 씻어버려야 한다.예컨대 일제치하의 고통과 해방,사상투쟁과 동족상잔,독재와 부정부패,권위주의에 대한 민주화투쟁등에 따른 오욕의 잔재를 없애고 역사의 피맺힌 한과 매듭을 풀어주어야 한다.그리고 첨예화된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단절된 계층간의 갈등도 떨쳐버려야 한다. 이같은 시대적 모순을 해소하고 국민계층간 의식의 괴리를 치유하여 땀흘려 노력하는 사람이 잘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바로우리가 추구하는국민대통합의 진정한 목표라고 생각된다.또한 우리가 현시점에서 국민대통합을 이룩해야 할 또다른 이유는 북한사회주의의 민주화 구현과 남북관계 진전을 촉진시키는 현실적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북한은 국민의 정부의 대승적대북포용정책에도 불구하고 냉전적 대남대결구도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북한의 이같은 대결주의는 한반도 공산화통일을 추구하는 정권유지 목표가 근본적 요인이다. 그러나 북한이 일관된 통일전략전술을 추구하는데는 남한의 취약한 정서가중요한 빌미를 제공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다 허물어진 사회주의의 끝자락을 붙잡고 사상투쟁을 고수하는 일회용 영웅주의가 존속하는 한 북한의변화를 기대 할 수 없다.우리 국민들 가운데 북한의 통일정책을 무비판적으로 지지하고 통일에 대한 허무주의에 빠져 있다면 북한의 대남전략이 변할수 없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우리 국민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과 평화통일에 대한 신념을 통일이념으로 결집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과거의 국가발전 과정에서 경험했던 시행착오와 부조리의 허물은 벗어버리고 정치·사회적 안정속에서 비약적인 국가발전을 이루기 위한 국민의식의대전환이 필요하다.국민의 정부가 추진하는 전반적 국정개혁이 성공해서 자본주의 정통성을 확보하고 국민적 행복권이 보장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민족통일의 조기실현 가능성은 공허한 말로 끝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확신을 가지고 통일을 대비해야 한다.우리의 분단이 아무리 숙명적으로 만들어진 슬픈 유산이라고 해도 이 유산은 우리시대에 종식시켜 다시는 이와같은 민족적 비극의 전철을 우리 후세가 밟게 되어선 안된다는 각오로 통일을 위해매진해야 하겠다.
  • [대한포럼] 베를린시대의 개막

    “하늘에는 영광,땅에는 축복이 가득했다.독일 국민들은 희망과 기대에 들떠 보는 이마다 얼싸안고 열광했다.” 90년 10월3일 당시 동베를린 제국의회(Reichstag) 광장에서 벌어진 독일통일 축제 현장의 분위기를 전한 기사 내용이었다.그로부터 10년이 지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오는 9월1일 베를린에서 첫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의회가 종전후 처음으로 새로 단장한 제국의회 청사에서 개회함으로써 통일독일의 ‘베를린 시대’가 막을 올린다. 통일독일의 ‘베를린 시대’가 갖는 역사적 의미는 대단하다.베를린은 1871년 독일의 첫 통일국가로 군사강국이었던 프로이센왕국의 수도가 된 이후 1945년 2차세계대전 패망때까지 제3제국의 수도로서 독일과 유럽 역사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광기(狂氣)의 패권주의·민족주의·권위주의의 주무대였다는 점에서 베를린 천도(遷都)는 독일내에서뿐만 아니라 인접 유럽국가들로부터 경계의 대상이 돼 왔다. 베를린의 중요성은 종전후 승전국인 미·프·영·소 4개국이 베를린을 분할통치하며 전후 세계질서의 주도권을 잡으려 했던 것으로도 알 수 있다.옛소련은 자유사상의 침투를 막기 위해 61년 베를린장벽을 쌓았고 이어 베를린봉쇄에 대항해 당시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베를린을 방문해 “나는 베를린시민(Ich bin Berliner)”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보인 사실은 유명한 사건이었다. 독일 내부에서는 ‘역사의 짐’을 벗고 ‘민주적인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천도가 필요하다고 찬성하는 여론과 베를린이 독일 역사에서 갖는 부정적 이미지와 200억마르크(약 12조2,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이전 비용을들어 반대하는 여론이 맞섰다. 전후 사민당(SPD)과 기민당(CDU) 등 역대정권들은 통일정책을 전개하면서이같이 좋지 못한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초대 에르하르트 총리로부터 브란트·스미스·콜 등 역대 총리들이 일관되게 추진해 온 통일정책의 기조도 ‘강력한 통일독일’을 경계하는 주변 국가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유럽속의 독일(Deutschland in Europa)’정책이라 하겠다.이 때문에 독일은 정치적으로는 유럽연합(EU) 창설에,경제적으로는 유럽단일통화 제정에,군사적으로는 ‘나토 안에서의 작전’에 어느 국가보다 앞장서 왔다. 독일은 2차대전후 처음으로 지난 3월 나토군의 일원으로 유고에 병력을 파견함으로써 패전국의 멍에를 벗고 국제사회에서 경제력에 걸맞은 정치력을발휘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이는 독일이 과거 역사의 부담에서 벗어나고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며 베를린 천도는 독일의 이같은 입장을 강화시켜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의 피해자로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 독일통일의 마지막 과정인 베를린 천도는 부러움이 아닐 수 없다.독일이 ‘유럽속의 독일’을 강조하며 통일대업을 성취하는 동안 2차대전의 같은 패전국인일본은 침략행위에 대한 반성이나 동북아 안정 추구보다는 경제적 이윤을 바탕으로 한 군사대국화·우경화(右傾化)에 힘을 기울여 온 것이 아닌가 하는짙은 의구심을 갖게 한다. 독일이 통일과업을 완수할 수 있었던 것도 외교적으로는 주변국의 경계심을해소시키는 ‘유럽속의 독일’ 정책과 더불어 물적·인적·통신교류라는 3통(通)정책을 꾸준히 벌여 동서독 민족간의 이질감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한 결과라 하겠다.세계 대전의 피해자인 우리지만 뒤늦게나마 포용정책을 펴게 된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더욱이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4+2회담’이 성공한다면 통일의 내외적인 여건은 이루어질 것이다. 통일은 인내심과 먼 앞날을 내다보는 안목이며 스스로 준비하는 길만이 첩경이라 하겠다. [이기백 논설위원 kbl@]
  • 「獨수도 베를린 이전」새달1일 첫 閣議“21세기 출발”

    오는 9월1일 독일의 새로운 21세기,이른바 ‘베를린 공화국’시대가 시작된다.바이마르 공화국 시대 민주주의헌법의 태동,히틀러의 나치즘과 독재,1·2차 세계대전을 통한 군국주의,그리고 동·서독 분단으로 대표되는 냉전 등세계 현대사의 영욕(榮辱)을 응축한 도시 베를린.지난 89년 베를린 장벽이무너진 뒤 시작된 ‘베를린 천도(遷都)’라는 세기적인 대역사가 종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게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23일 베를린 집무에 들어가는데 이어 다음달 1일 베를린 첫 내각회의를 주재한다. 독일 의회도 6일 제국의회(Reichstag)의사당에서 전체회의를 개최,바야흐로 통일독일의 수도이자유럽의 중심지로서의 베를린 재탄생을 공표한다. “과거를 보려면 로마로,미래를 보려면 베를린으로 오라” 베를린 시 홍보국장 볼커 하세메르시는 10년의 대역사 끝에 거듭나는 베를린을 이렇게 자랑했다.91년 베를린 수도 이전을 결정한 뒤 독일 정부가 베를린에 쏟아부은 비용은 200억 마르크(약 12조 2,000억원).옛 동독지역의 떼를 벗기고 미래의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베를린은 그야말로 거대한 공사장이었으며 아직까지 크레인 소리는 계속 울리고 있다.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완전한 모습을 갖추기까지에는 향후 수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 16개 부처 가운데 수도이전을 총괄한 교통부가 지난 6월말 50여년 본시대를 마감하고 베를린으로 이사한데 이어 10개 부처도 거의 이사를 끝냈다.150여개 외국 공관,언론기관 각종 이익단체도 이사에 여념이 없다. 본에서 베를린으로 향하는 인구는 수만명이다.일부 부처가 본에 남아 과도형태를 유지하긴 하지만 6,000명의 정부 관료와 그 식솔,그리고 국회의원 669명,보좌진 3,400여명 등이 베를린으로 옮겨 간다. 여기에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등에 근거지를 둔 많은 기업들과 21세기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베를린으로 속속 향하고 있다. 지난 5월 선출된 요하네스 라우 대통령은 이미 베를린의 새 대통령관저에머물고 있으며 슈뢰더 총리는 오는 2001년 새 총리관저가 완성될 때까지 옛동독 호네커 전 총리 관사에 임시로 기거한다. 베를린은 세계 유명 건축가와 아티스트들의 경연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로젠조 피아노,노먼 포스터 경 등 내로라 하는 건축가들이 새 베를린 건설에 참여했다. 가장 상징적인 건물은 베를린 장벽 서쪽에 위치한 제국의회 건물. 1894년 바이마르 민주 헌법이 탄생한 곳이자 히틀러가 선전포고를 한 곳이며 45년 연합군에 대한 독일 패전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제국의회 건물을새단장한 주인공은 건축 거장,노먼 포스트 경. 민주주의와 투명성을 상징한 유리 돔,그대로 보존해놓은 과거 전쟁의 흔적들은 벌써부터 관광명물로 각광받고 있다. 이탈리아의 거장 로젠조 피아노가 지휘한 포츠담 광장엔 8억달러 규모의 소니 복합단지,다임러 벤츠 본사가 들어설 예정이다. 그러나 새 베를린은 유럽 전통양식을 고수하라는 건축규제 탓에 구태와 혁신이 어정쩡하게 얽혀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천도의 의미 베를린 천도는 통일 독일의 숙원사업이자 89년 베를린 장벽 붕괴후 지속돼온 통일과정의 마무리라는 상징성을 담고 있다. 베를린이라는 도시가 독일에서 차지하고 있는 지위는 특별하다.비록 한때나치와 냉전시대의 무대로 독일 역사중 치욕의 한부분이 됐지만 독일과 독일인에게 베를린은 ‘영원한 수도’ 그 자체이다. 1871년 독일이 첫 통일된때부터 2차대전이 끝난 1945년까지 수도였으며 그이전엔 프로이센 왕국의 수도로,베를린은 늘 독일 역사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이번 ‘베를린 천도’에 독일 전체의 기대가 큰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일부 유럽국가에서 독일이 베를린 천도로 다시 권위주의,패권주의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에 영향받고 있다. 특히 최근 독일의 영향력 확대를 별로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는 몇몇 국가들에서는 베를린 천도를 곧 ‘동진정책’의 하나로 보면서 우려를 숨기지 않고 있다. 한편 헬무트 콜 전 독일총리는 얼마전 본시대를 마감하는 의회연설에서 “독일은 신장된 국력을 함부로 과시하려는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우리는 새로운 수도 베를린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지 새로운 공화국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혀 베를린 천도를 바라보는 주변국들의 미묘한 입장을 배려했다. 이경옥기자 ok@ - 베를린한인회 교포중심 될듯 베를린 남정호특파원 주독 한국 대사관및 교민사회도 베를린 시대를 맞는 채비에 한창이다. 지난 6월 시내 중심가인 티어가르텐 남쪽 독일철도보험회사의 7층 건물중 4,5층(500평 규모)을 임대,막바지 사무실 개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 대사관은 독일 연방정부 및 의회 이전에 맞춰 오는 9월 1일부터 베를린 청사에서 업무를 공식 개시한다.베를린 주재 총영사관은 대사관 이전과 함께 폐쇄되고 본에는 영사업무 등을 관장하는 대사관 분관이 설치될 예정이다. 이기주(李祺周)대사는 “베를린 천도 이후 독일의 국제정치 무대에서의 위상과 외교 정책의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적절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독일 주재 문화홍보원도 베를린으로 확장 이전한다.교민사회의경우도 활동의 중심이 프랑크푸르트 등 중부 독일권 한인회에서 베를린 한인회(교민 3,000여명)로 옮겨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기고] 결의대회·플래카드가 많은 나라

    후진국일수록 결의대회,궐기대회가 많다더니 우리는 이쯤 살고 있는데도 이런 행사가 많다.북한 TV를 보면 거의 궐기대회 형식의 행사다.우리는 이에눈살을 찌푸린다.그리고 너무 유치하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자유당과 군사정권 시절에 결의대회가 특히 많았다.그 후 생활수준도 조금씩 높아지고,생각하는 것도 많이 변했으련만 아직도 이런 권위주의적이고,독재정권에서 흔히 쓰여졌던 방법을 고치지 못하고 있다.예전같으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달라져야 할텐데 그렇지가않다. 내용도 다양하다.국가정책에 관한 것에서 부터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이름의 결의대회와 궐기대회,캠페인이 있어왔다.결의대회를 하고 나서 얼마쯤 지난 후에 결의한 것을 또 다짐하는 ‘촉진대회’나 ‘다짐대회’도 있곤 했다.결의대회란 대체로 형식에 불과하다.자발적인 것은 없고,대개 타율적이다.국산품 애용 캠페인을 하던 부인들이 행사가 끝나면 외제차 타고 외제 커피를 마시던 때도 있었고,북진통일 외치던 지도층 인사들이 이미자신의 아들들은 외국으로 내보내 놓은 때도 있었다. 이같은 행사들은 ‘내가 어떻게 한다’는 것이 아니라 ‘네가 어떻게 하라’는 뜻이 강하다.그러니 형식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다.이런 행사를 자꾸하다보면 그것에 도취될 수 있고,외치다보면 군중심리에 의해 자신이 투사가 된 것 같기도 하고,갑자기 애국자가 된 것 같기도 해진다. 그러나 요즘처럼 생활이 다양하고 사고가 자유로운 때에 획일적 강요는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취지와 목적이 좋으니까 반대하지는 않더라도 속으론싫어하면서도 마지못해 따라간다.이런 것이 발전하면 데모하는데 이용된다. 그래서 아파트단지 옆에 높은 건물이 들어선다고 데모용 궐기대회를 연다.합법적이고 당연히 받아들여져야 할 일도 여러명이 뭉치면 용감해지고 과감하게 실천한다.지난 반세기동안 훈련된 집단행동이 생활화되고 있는 것이다. 민간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결의대회에서 갖가지 ‘선서’를 한다.정부에‘과시’하는 것도 있고,기업주에게 아부하기 위한 것도 있다.‘결의’는 결심한 것을 드러내는 것이고, 맹세나 약속을 실천하겠다는 집단적인 표현이결의대회다.맹세를 했으면 했지 그것을 집단화하여 너무 남용할 필요는 없다.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단합대회’라는 것도 있다.아마 우리나라만큼 단합대회라는 용어를 자주 쓰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툭하면 단합대회다.그냥 놀러간다거나 야유회를 간다고 하면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일까.그냥 술을 마시는 것보다 단합대회라고 이름붙이면 엄숙한 느낌마저 든다.그래서 참석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단합대회를 하고나서 얼마동안 기간이 지나면 또 단합대회를 갖기도 한다.얼마나 단합이 안되면 우리는 계속 단합대회를 열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결의대회나 캠페인 등이 많은 사회에는 플래카드가 많이 걸린다.말로 하여도 될 일을 거리마다 줄줄이 걸어 놓는다.여기 들어가는 비용을 나라 전체를 놓고 계산해보면 엄청날 것이다.자치제 실시이후 더 많아진 것 같다.공공성이 강하고,꼭 필요한 것 외엔 플래카드도 이젠 좀 삼가야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후진국도 아니다.쉽게 생각하고 국민이나 집단을 대상으로 편하게 캠페인하고 결의대회하는 일은 이제는 좀 가려야 한다.국민들도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는 싫으면 싫다고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金聖順 서울 송파구청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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