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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움받다 주는 나라 된 한국… 유네스코한국위 더 활용해 주길”[임형주의 임의 동행]

    “도움받다 주는 나라 된 한국… 유네스코한국위 더 활용해 주길”[임형주의 임의 동행]

    “우리 정부가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좀더 활용해 주길 바랍니다.” 오는 30일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 무척이나 뜻깊은 날이다. 유네스코는 교육·과학·문화 분야에서 차별을 극복하고 국제적 교류를 하기 위해 1946년 설립된 유엔전문기구다. 대한민국은 1950년 유네스코에 가입하고 1954년 1월 30일 한국위원회를 창립했다. 한국위원회 사무처는 서울 명동 한복판에 우뚝 서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이 뒤섞인 명동에서 만나는 유네스코회관의 엠블럼은 평등한 교류라는 기관의 목적을 완벽하게 실현하는 듯 보인다.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언제 봐도 푸근한 표정으로 필자와의 인연부터 꺼냈다. 2014년 12월부터 한국위원회 친선대사로 활동해 온 것에 대해 한 총장은 “‘단 한 명도 교육으로부터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딱 맞는 친구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한국위원회는 유네스코의 200개 국가위원회 가운데서도 가장 역동적인 기관으로 손꼽힌다”며 “미래를 준비하는 한국위원회와 또 든든한 동행을 해 줬으면 한다”는 당부도 덧댔다. 한 총장의 화법은 그의 인상만큼이나 정적이고 따듯하다. 틀에 박힌 권위주의적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더군다나 그는 인터뷰 내내 목소리를 크게 내거나 강한 어법을 구사하지도 않으면서 명확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가 가진 원천적 ‘힘’이자 세월 속에 다져 온 ‘내공’으로 보인다.●학자 가문서 자란 한 총장 한 총장의 집안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학식 있는 명문가다. 그의 조부인 한기악(1898~1941) 선생은 잘 알려진 대로 건국훈장을 받기도 한 독립운동가이며, 부친은 한 선생의 차남이자 국내 출판계에 한 획을 그은 ‘일조각’의 설립자 한만년(1925~2004) 회장이다. 그뿐만 아니라 매스컴을 통해서도 자주 접할 수 있는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와 한승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가 한 총장의 동생들이다. 또 그의 형님들은 전부 서울대 의과대 교수를 지낸 인물들이다. 이쯤 되면 요즘 말로 학자 가문의 ‘끝판왕’이라고 해도 이의를 제기하는 이가 많지 않을 듯하다. 한국위원회와의 첫 인연을 물었더니 ‘유네스코 쿠폰’ 이야기를 꺼냈다. 유네스코 쿠폰은 가난한 회원국들이 교육, 과학, 문화 관련된 자료와 기자재를 구입할 수 있도록 1948년 유네스코가 창안한 국제통화 수단이다. 한국은 1961년 유네스코 쿠폰 프로그램에 가입했다. 외화를 자유롭게 유통하지 못한 1970년대 대학원생이던 한 총장은 외국 서적을 수입해 판매하는 범문사에 갔다가 안내를 받아 처음 한국위원회 사무국을 방문했다. 서지 정보를 바탕으로 외국 출판사로부터 책의 가격과 배송료에 관한 ‘인보이스’를 받은 후 이를 한국위원회에 제출하면 필요한 금액만큼 쿠폰을 한화로 살 수 있게 했다. 유네스코 쿠폰 제도로 외화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도 해외 학술서적을 구입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에게 필요한 외국 서적과 기자재 등을 살 수 있어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잠시 그때를 회상하더니 이런 말을 덧붙였다. “지금의 유네스코회관도 그 당시 우리 한국위원회가 나름 무모했기 때문에 저지를 수 있었던 겁니다. 그렇게 긴 세월이 지났지만 되레 요즘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죠. 국제기구, 그것도 국가 단위 위원회가 수도 중심가 한복판에 이렇게 큰 건물을 짓다니요. 정말 그 시절 한국위원회 선배들께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큰 힘이 됐던 사실도 부정할 수는 없죠.” 그렇게 도움을 받던 한국이 최근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으로 다시 선출된 것은 크나큰 발전이기도 하다. “한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심사하고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으로 선출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1997~2003년, 2005~2009년, 2013~2017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예요.” 그러면서 한 총장의 표정이 다소 결연해지고 무거워졌다.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의 인연교육 등 차별 극복 위한 유엔기구대학원 시절 ‘유네스코 쿠폰’ 활용해외 학술서적 구입하며 견문 넓혀당시 한국위원회 선배들께 감사해한국의 발전과 과제네 번째 세계유산위 위원국 선출분담금 9위·자발적 기여 5위 올라세계유산위 회의서 日 영향력처럼한국도 ‘이너 서클’ 전문가 키워야창립 70주년, 미래는코이카 등 공공외교 증진 전성기2026년까지 ‘70GETHER’ 모금11월 세계 교육전문가 포럼 개최정부 협업으로 세계 속 역할 기대●日 국제회의 기회 주고 네트워크 활용 “저도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개최된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를 비롯해 여러 번 유산 관련 회의에 참여했지만 매번 일본 발언의 빈도수와 깊이에 놀랍니다. 일본 대표가 모든 쟁점에 대해 그렇게 의미 깊은 발언을 할 수 있는 것은 각 분야의 일본인 전문가들에게 국제회의에 익숙해지도록 열심히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의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유네스코 관련 분야의 전문가 양성이나 국제 네트워크, 다른 나라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우리 위원회를 많이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국가입니다. 유네스코 내에서도 한국은 분담금 9위, 자발적 기여는 일본보다도 많아 5위에 올라 있어요. 우리 대통령도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비전을 갖고 계시죠. 돈을 낸 만큼, 정부의 이상만큼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유네스코 정책 과정의 ‘이너 서클’로 들어가 활동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많은 국제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 안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교육부,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협업할 수 있는 부처는 무궁무진하게 많다고도 했다. “우리 한국위원회는 그동안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유네스코의 가치를 한국 사회로 도입해 ‘생각의 실험실’로서 코이카(KOICA) 등의 기관들을 태동시켰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에 대해 전문적인 자문을 하고 정보 제공을 하는 등 유네스코에서 한국의 공공외교를 증진하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지금 누가 봐도 ‘문화적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한국의 목소리에 모두 귀를 기울이고 K팝부터 김치까지 한국의 문화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다른 국가를 침략하거나 식민지로 만든 역사적 부채도 없고 한국이 이제 선진국으로 거듭난 만큼 ‘한국의 국익이 곧 세계의 이익이며 세계의 이익이 곧 한국의 국익’이 되는, 유네스코 안에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구현하는 책임 있는 나라가 됐어요. 많은 나라가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위원회는 이런 상황 속에서 더욱 멀리, 길게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협업이 뒷받침된다면 날개를 단 듯 세계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계획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 총장은 우선 2026년까지 진행할 70주년 모금 캠페인 ‘70GETHER’를 꺼냈다. “불확실한 미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점점 더 복잡해지는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기 위한 캠페인이에요. 이 캠페인에 많은 사람이 동참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올해 ‘교육’과 관련해 특별한 포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어 전 세계가 실천하는 ‘교육의 변혁’에도 동참할 계획이에요.” 오는 11월 4~6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유네스코, 교육부,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전 세계 교육 전문가들이 모여 교육의 변혁을 실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지속적으로 국가적 노력과 국제적 협력을 도모할 ‘프레임워크’를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한국을 향해 ‘한 세대 만에 원조받는 저소득국에서 원조를 하는 고소득국으로 도약한 모범 사례’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이제는 유형과 무형의 문화유산을 가득 품은 한국이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통해 지구촌 세계인 모두가 차별 없이 교육받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이 커진다. 팝페라 테너
  • 신당 ‘새로운 미래’ 띄운 이낙연, 이준석과 ‘세대 통합’ 모델 성공할까 [주간 여의도 Who?]

    신당 ‘새로운 미래’ 띄운 이낙연, 이준석과 ‘세대 통합’ 모델 성공할까 [주간 여의도 Who?]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신당 창당을 선언하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72) 전 국무총리가 12일 신당의 명칭을 ‘새로운미래’(가칭)로 명명하며 본격적으로 창당 절차에 돌입했다. ‘이재명 체제 민주당’에 대한 앙금을 표출하며 ‘제3지대 빅텐트론’을 띄우는 한편,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39)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에게 ‘세대 통합’ 모델을 제시하며 ‘러브콜’을 보내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를 뛰어넘은 각자의 정체성과 개성이 통합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에서 ‘꽃길’만 걷다 탈당해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여전히 제기된다. 이낙연 “청년 충고 받아들일 것”신당 운영은 집단지도체제 유력 이 전 총리 측 관계자는 12일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신당의 당명으로 ‘새로운 미래’(가칭)를 발표했다”라며 “16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시작으로 각 시도당 창당대회를 거쳐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오늘부터 국민 당명 공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이날 한 방송에서 “이준석 위원장은 청년 정치를 상징하는 분이 돼 있고, 전 외람되지만, 경험 많은 정치인의 대표 격으로 돼 있지 않냐”라며 “세대 통합의 모델이 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의 캐릭터가, 전 진중하고 말도 느릿하게 하는 편인데 이 위원장은 굉장히 분방하고 활발하신 분”이라며 “그런 점에서 국민들이 재미있어 할 요인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 위원장과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 위원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해 ‘엄숙주의를 걷어내야 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이 전 총리는 “좋은 충고로 젊은 분들의 그런 충고를 언제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 창당을 함께 추진 중인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신당의 운영 방향에 대해 “권위주의를 탈피해 집단지도체제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준석 “이낙연 민주당에서 홀대했다는 느낌” 이준석 위원장도 이날 다른 방송에서 “이낙연 전 총리가 민주당에서 보낸 세월이 길고 큰 역할도 많이 하셨는데 민주당 내에서 홀대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이견이 다수 노정되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무턱대고 합치자 연대하자는 이야기는 저희 당내 구성원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대중도 그만큼의 지지율로 화답하지 않을 것이기에 최대의 공약수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각자 진보·보수 지지층 바라볼 수밖에 없어 지난 10일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 여론조사에 따르면 총선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25%와 24%로 나타났고, ‘이준석 신당’은 11%, ‘이낙연 신당’은 7%의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두 신당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한다고 20%에 육박하는 지지율이 나온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정체성의 차이다. 두 사람은 각각 진보와 보수 진영을 대변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인물들로 이념과 가치관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첫번째 총리로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가 부담일 수밖에 없고, 이 위원장은 이를 끊임없이 거론하며 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입장 변화를 요구했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저도 그렇고 문 대통령 본인도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했다”과 화답했지만, 단순 미봉책으로 호남을 기반으로 한 이 전 대표 지지층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한 정치권 인사는 “지금은 이 전 대표가 참고 있지만, 각자의 지지층을 바라볼 수밖에 없고 이 위원장도 보수 지지층만을 의식한 발언을 계속한다면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극명한 입장이 갈리는 대북 문제에서도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도 관건이다. “민주당에서 꽃길만 걸어” 비판에 대해“현 민주당 주류와 비주류 비율 10대 0” 이 전 총리의 정치 경력도 민심을 설득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는 극단으로 치닫는 거대 양당 정치 해결과 이재명 대표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된 현실을 민주당 탈당의 명분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당 대표와 전남도지사, 국무총리 등 지난 24년간 민주당을 기반으로 ‘꽃길’을 걸어왔던 그가 뒤늦게 당을 떠난다는 것 자체가 명분이 없다는 안팎의 질타는 피하기 어렵다. 이 전 총리는 이에 대해 방송에서 “민주당은 항상 당권이 바뀌더라도 주류와 비주류가 6 대 4의 전통을 유지했지만 지금은 10 대 0”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대중 총재 시절 땐 (지지자들이) 그렇게까지 폭력적이거나 아주 저주에 가득 찬 정도는 아니었다”며 “제가 미국 유학을 정리하는 단계에서 갑자기 저를 제명하라는 청원에 7만명이 동참한 일이 있었다. 아무도 제명 청원을 말리지도 않았는데, 그분들이 갑자기 나가지 말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신당 창당이 결국 차기 대선을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힌 이 전 총리는 대선 출마 여부엔 “국가가 하루하루가 급한데 3년 뒤에 있을 대선은 지금 생각할 여지가 없다”고 즉답을 미뤘다. 체급 차이 엄연히 존재…공천 지분 싸움 가능성도 설령 두 사람이 ‘낙준연대’에 성공한다 해도 앞길이 쉽지는 않다. 이 전 총리는 대통령 빼고는 전부 다 해본 정치인인 반면 이 위원장은 국회의원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0선’의 전직 당 대표로 체급 차이가 있다. 평소 이 위원장은 본인이 직접 뭔가 주도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은 스타일로 통했다. 당원 모집 나흘 만에 온라인을 통해서만 4만명 넘는 당원을 확보한 ‘이준석 개혁신당’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오는 상황에서 신당을 함께하더라도 공천에 대한 지분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 조태열 “G7 플러스 후보국 위상 확고히 할 것…외교는 국민을 위한 일”

    조태열 “G7 플러스 후보국 위상 확고히 할 것…외교는 국민을 위한 일”

    조태열 신임 외교부 장관은 12일 “재임 기간 중 ‘주요 7개국(G7) 플러스’ 후보국 위상을 확고히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제41대 외교부 장관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나라의 G7 플러스 가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 실현에 가시적 성과를 축적해 갈 것”이라면서 “장관인 저부터 우리 외교정책 하나하나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모범국들인 G7 수준에 부합하는지, 국제 안보와 평화의 수호자이자 대변인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수준에 맞는지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우리나라는 이미 국제사회에서 명실공히 선진국으로 인식되고 있고 그에 걸맞은 역할과 기여를 요구받고 있다”며 “G7 플러스 시대를 대비하는 우리에게 올해부터 시작되는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활동을 국제 평화와 안보 분야에서 의미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인적, 물적 자원 제공에 필요한 국론 수렴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부 직원들에게 “맡은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같은 고민을 해주시고 과감하게 혁신적인 관점에서 재검토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 장관은 또 “미중 기술 패권경쟁으로 경제와 안보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시대적 상황에 맞춰 경제·안보 융합 외교 역량을 강화하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업무 시스템과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내 정무 중심적 사고와 업무 시스템, 정무와 경제 담당 부서 사이의 칸막이 문화를 고쳐 정무와 경제의 균형을 맞추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조 장관은 직원들에게 “정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맡은 업무의 경제적 함의를, 경제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그 정무적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미중 전략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전후 평화와 번영을 뒷받침해온 규범 기반 국제질서가 크게 흔들리면서 세계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정글로 바뀌어 가고 있다”며 “안보와 경제, 기술이 상호 연동하는 새로운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나날이 심화하고 있는 자유주의와 권위주의 국가들 간의 상호 대립은 ‘경제 따로 안보 따로’ 외교가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렵게 만들고 이로 인해 가치를 배제한 실리 추구도 구조적으로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외교부 장관으로서 제가 감당해야 할 무게와 외교 현장을 지키고 있는 여러분들의 책무가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 “우리의 좌표를 어디에 두고 어디를 향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깊이 고민해야 할 때”라고도 덧붙였다. 조 장관은 이어 ‘국민 안심, 민생 외교’에도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전 세계 어디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하며 우리 청년들이 해외에서 미래의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기후변화, 팬데믹, 공급망 교란 등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며 변화하는 국제경제 질서에 맞춰 규범 제정을 선도하는 것 모두가 국민을 위하는 일들”이라고 설명했다. 또 “과거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미래 통일비전 외교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가며 국민적 자긍심을 확산시키는 것도 모두 국민을 위하는 일”이라며 “외교는 국민을 위한 것임을 잊지 말자”고도 했다. 그러면서 “외교관이라는 단어가 주는 낡은 직업 관념에서 벗어나자. 장관인 저부터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직원들에게 “중차대한 시기에 여러분들과 한 배를 타게 된 선장으로서 일터의 보람과 가정의 행복이 조화되도록 함께 지혜를 나누고 소통해 나가겠다. 어둡고 그늘진 곳일수록 더 살펴보겠다”고 다짐하며 “모두 심기일전하여 나라의 미래를 위해 한 마음, 한 몸이 되어 함께 뛰자”고 독려했다.
  • 세계 뒤흔드는 가짜뉴스 ‘폭격’… AI 규제·디지털 리터러시 급선무[AI 블랙홀 시대]

    세계 뒤흔드는 가짜뉴스 ‘폭격’… AI 규제·디지털 리터러시 급선무[AI 블랙홀 시대]

    2023년 3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에서 자신을 체포하려는 경찰과 싸우는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 광범위하게 유포됐다. 한 달쯤 지나 미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상 속 재난의 모습을 보여 주는 광고를 공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SNS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성적인 발언을 하는 영상이 유포돼 논란을 불렀다. 여름에 유튜브에 올라온 것인데 X(옛 트위터)를 타고 하루 만에 조회수 230만회를 훌쩍 넘겼다. 모두 인공지능(AI)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합성 기술인 딥페이크로 만든 영상과 이미지였다.문제는 세상에 없는 인물과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딥페이크가 더 방대한 정보가 투입되는 딥러닝을 통해 더 정교해지고 실존에 가까워진다는 점이다. 말하는 모양의 동영상을 만들고 실제 동영상에 입술 움직임만 바꿔 넣는 딥페이크 기술로 생성한 동영상을 X나 유튜브에 올리기만 하면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팩트체크를 통해 가짜뉴스로 판명되더라도 이미 누군가에게는 사실로 인식되고 있을 터. 이렇게 가짜뉴스를 퍼뜨리기 좋은 상황은 극단적인 정치 분열이 있을 때나 전쟁 상황에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초반인 2022년 3월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에 퍼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항복 영상이 단적인 예다.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화 선언 영상이 올라왔다. 둘 다 조작된 영상으로 밝혀지면서 메타와 유튜브 등 운영사는 원본 영상을 삭제했지만 여전히 흔적이 남아 있다.딥페이크를 이용한 가짜뉴스는 전 세계 주요 선거가 줄줄이 예정된 올해 특히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미국 코넬대 세라 크렙스 교수와 더그 크리너 교수는 ‘AI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민주주의 저널)라는 논문에서 한 실험 결과를 내놨다. 이들은 미국 주의원 7000여명에게 AI가 쓴 편지와 사람이 작성한 편지를 동시에 보냈는데, 사람이 직접 작성한 이메일의 응답률은 AI가 쓴 이메일보다 2% 정도 높은 수준에 불과했다. 이들은 “사람이 만든 진짜 정보와 AI가 생성한 가짜 정보를 구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허위조작정보를 받아들였다고 해서 유권자들의 선택이 반드시 바뀌는 건 아니지만 민주주의 사회 내 구성원들 간 신뢰를 저해하고 공론장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개월 전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상대 후보를 비방하려고 만든 홍보물에 생성형 AI가 마구잡이로 악용됐다. 당시 집권 좌파연합의 대선후보였던 세르히오 마사 경제장관은 극우 경제학자 출신 하비에르 밀레이 당시 후보(현 대통령)가 “(장기 매매 시장이 활성화되면) 아이를 낳는 것이 곧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해 유포했다. 밀레이 후보는 마사 후보를 구소련 정치 선전 포스터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마사가 공산당 지도자처럼 보이게끔 했다. 두 사람이 만든 홍보물은 AI 창작물임을 명시했음에도 유권자들에게 부정적 인상을 심어 줬다. 미국은 올해 11월 5일 예정된 대선에서 생성형 AI가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과거의 조악한 합성 영상물과 달리 요즘의 생성형 AI가 만들어 내는 딥페이크는 실제 사람이 만든 것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다. 지난해 5월 SNS에서 미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 건물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사진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주식시장까지 출렁이는 소동을 빚었다.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한 미국, 유럽 등 서구 민주주의 사회는 AI를 활용한 가짜뉴스를 규제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미 수년 전부터 가짜뉴스라는 말 대신 허위정보, 잘못된 정보라는 표현을 쓰면서 미디어 역할을 차단해 왔다. 다음달부터는 ‘디지털 서비스법’을 시행해 가입국이 허위정보, 차별적 콘텐츠, 아동 학대, 테러 선전 등의 불법 유해 콘텐츠를 의무적으로 제거하도록 했다. 이를 지속적으로 위반하면 가입국에서 퇴출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한다. 미국도 SNS 사업자를 규제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다. 특히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극단주의와 인종차별 등 부정적인 콘텐츠가 유통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문제가 된 콘텐츠를 제작·배포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확산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 SNS 사업자에게도 합당한 책임을 물어 콘텐츠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포린폴리시(FP)는 최근 “올해가 AI의 안전한 개발과 사용을 위한 규제를 부과하는 정부 거버넌스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플로리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뉴햄프셔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 선거 캠페인 영상에 AI 사용을 규제하는 법안, 특히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후보자의 목소리와 얼굴을 악의적인 방식으로 합성하거나 조작하는 것을 규제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인 ‘브레넌 정의센터’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민주주의의 실험실이라 불리는 주의회에서 AI의 위협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AI 연구 선도자이자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인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새 저서 ‘다가오는 물결’에서 “AI를 통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술레이만은 AI의 결함이 발생하는 이유를 정부가 파악해야 하고 AI가 폭주할 때 전원을 끌 수 있는 제동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썼다.이언 브레머 스탠퍼드대 교수는 지난해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AI는 기존 세계 권력의 구조를 뒤흔들고 어떤 경우에는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무분별하게 수집해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속도는 더 빨라지고, 권위주의 정부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를 규제하지 않으면 국가는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공공재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의 정당성을 잃는다”고 경고했다. AI가 제멋대로 만들어 낸 ‘환각 현상’과 허위조작정보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전통적으로 민주주의 사회 공론장에서 ‘팩트체커’ 구실을 해 온 레거시미디어의 역할이 강조된다. 아서 설즈버거 뉴욕타임스 발행인은 컬럼비아저널리즘리뷰 기고문 ‘저널리즘의 본질적 가치’에서 “언론은 새롭게 취재한 사실을 다양한 방식으로 교차 검증하는 게이트키핑 시스템을 지키고, 공정과 이해충돌 방지 원칙을 준수했는지, 편견과 차별의 관점을 걸러 냈는지 프로세스를 거친다”면서 “잘못된 정보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이 시대에 언론이야말로 세상에 꼭 필요한 자양분”이라고 강조했다. 크렙스·크리너 교수의 강조점은 문해력 향상이다. 이들은 “안타깝게도 인터넷 세상은 거대한 확증편향 기계”라며 “객관적 사실을 포기하거나 뉴스에서 사실을 분별하는 능력을 포기하면 민주주의 사회가 기반해야 하는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대로 걸러진 미디어를 통한 디지털 리터러시(지식과 정보를 이해하는 능력)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시민들이 다양한 언론 매체를 ‘신뢰하되 검증하는 방식’으로 콘텐츠의 진실성을 가리는 눈과 가짜뉴스를 맹신하지 않는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야 한다”고 부연했다.
  • “한미일 안보·경제 ‘가치 동맹’, 트럼프 재선 땐 후퇴 가능성…北과 대화 통로는 열어놔야”[해외석학 인터뷰]

    “한미일 안보·경제 ‘가치 동맹’, 트럼프 재선 땐 후퇴 가능성…北과 대화 통로는 열어놔야”[해외석학 인터뷰]

    “올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되면 북중과의 ‘그랜드 바겐’(대협상)을 위해 한미·한일 동맹도 교환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협력을 강화한 한미일은 이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동아시아 안보를 안정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국제정치학계의 석학으로 평가받는 존 아이켄베리 미국 프린스턴대 석좌교수는 지난 3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격변의 2024년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공유하는 ‘가치 동맹’들이 후퇴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북중러 밀착만큼 한미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층 정치화된 세계 경제 대전환의 시기에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할 다자 간 규칙들이 재건돼야 한다고도 제언했다.-올해 미 대선을 어떻게 보고 있나. “모두 알다시피 올해 대선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 중 하나다. 현재 민주당·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정치와 미래를 놓고 서로 매우 다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미국 시스템이 매우 양극화돼 있어 상당히 치열한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트럼프가 재선되면 미국이 예전 역할을 되찾는 데 한 세대가 더 걸릴 것’이라고 봤다. 생각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 트럼프는 재임 당시 헌법 체제를 벗어나 비상 권한을 사용해 권위주의 의제들을 추구했던 전력이 있다. 그의 행적들, 용납하기 어려운 언어와 ‘독성 정치’, 증오의 복수, 인종적 편견,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미 유권자들이 그를 재선시킨다면 ‘우리는 이 모든 게 괜찮다’고 전 세계에 말하는 셈이 된다.” -트럼프 재선 시 한국과의 안보·무역 관계가 어떤 긴장 관계로 회귀할까. “트럼프는 1945년(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세계에서 미국이 맡아야 할 역할의 토대에 의문을 제기한 최초의 대통령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 시도는 물론 한일 동맹에 대해서도 폐기 신호를 보낼 수 있다. 한미 동맹이 위험에 처할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미 동맹 등에 관한 조약들을 도구적으로 취급하고 북중과의 그랜드 바겐을 위해 동맹 교환도 시도할 수 있다. 그는 매우 무모한 ‘딜 메이커’이며 우방, 동맹, 민주적 파트너십에 대한 신념이 얕은 인물이다.” -트럼프 재선 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은. “그가 회담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독재자, ‘스트롱맨’들을 상대해 온 만큼 빅딜을 되살리려 할 것으로 보이나 이는 한반도에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북한의 핵활동 저감 약속을 동아시아에서 훨씬 더 급진적으로 여겨지는 주한미군 철수와 교환하려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 모두를 곤경에 빠뜨리는 조치가 될 것이다.” -한미일은 안보 협력 토대를 마련했다. 북중러 밀착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미일 3국의 협력 방향은.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은 지난해 세계 뉴스에서 가장 반가운 소식 중 하나였다. 반면 북중러 밀착은 지난해 가장 나쁜 뉴스였다. 캠프 데이비드 선언은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 정보 분야 강화를 통해 앞으로 강화될 삼각관계의 새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다. 한일 외교 당국자들이 부상하는 중국, (트럼프 재선으로) 불확실해질 미국의 역할에 대비해 동아시아 안보를 안정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여전히 교착상태에 있는 한중 관계는 어떻게 풀어 가야 하나. “당분간은 험난한 관계가 될 것 같다. 한국 내에서도 여야 간 대중 관계 해법을 두고 견해차가 있다. 중국은 북한이 핵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압력을 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북핵 돌파구도 조만간 열릴 것 같지 않다. 북한 정권이 핵무기 보유와 핵무력 현대화가 국가 정체성의 일부이자 장기 안보전략이라는 점을 공표한 만큼 억지력 유지책을 찾아 한중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美역사상 가장 중요한 대선트럼프 재등극 땐 한미 동맹 우려주한미군 철수·핵 감축 ‘빅딜’ 등북중과 동맹 교환 시도 가능성도한미일 협력·대북 관계 방향은북중러 밀착 맞서 한미일 협력 필수中부상·불확실한 美 역할 대비하고북핵 억지력 위해 한중 관계 관리를격변의 2024년, 국제관계는두 개의 전쟁 속 긴장관리에 초점 경제적 민족주의 등 전환의 시기 최악 피할 다자 간 규칙 재건돼야-마찬가지로 대북 관계에서도 탈출구가 보이질 않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무기 공급에 대한 러시아의 열망이 북한에 숨 쉴 공간을 제공해 줬고, 북한 핵능력 구축을 위해 러시아가 여러 기술 지원을 제공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십년간 국제사회는 북한을 억제와 포용, 제재로 대했는데, 현재 포용은 효과가 없어 보인다. 남은 도구는 제재와 억제다. 오산과 우발적 군사적 충돌을 줄이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 통로를 항상 열어 둬야 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중동 갈등,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어떻게 보고 있나. “이스라엘·하마스 갈등의 궁극적 해결책은 양측의 공존, ‘두 국가 해법’이 유일하다. 이 전쟁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주권 국가, 안정적인 정치적 미래를 제공하는 게 왜 중요한지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 불가능한 외교 퍼즐처럼 보이지만 중동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 미국이 창의적인 퍼즐 조각들을 찾아야 한다. 수년은 걸리겠지만 이스라엘의 중동 관계 정상화 이니셔티브가 추진돼야 한다. 이스라엘 내 계몽된 정당들이 전진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의 군사 지원이 계속되면 러시아의 영토 접수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 채 한반도와 비슷한 ‘얼어붙은 갈등’ 상황을 이어 갈 수 있다. 군사 갈등이 끝나면 우크라이나는 경제 재건, 유럽연합(EU) 가입 등을 시도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우선 잔인한 폭력을 줄일 방법을 찾는 게 최선인 듯하다.” -미중이 무역과 외교안보 긴장 등 양국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가드레일, 경쟁 관리, 갈등 억제과 상호 이해의 토대를 구축하는 데 관심이 있다.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은 경쟁의 틀을 잡기 위한 탐색 단계로 돌입했다. 대만 독립을 둘러싼 갈등과 남중국해 전략 경쟁은 계속될 것이고 군사·기술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원하는 ‘필연성의 내러티브’,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차기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고 미국과 동맹국들이 쇠퇴하리라는 시나리오는 중국 국내 문제와 경제 약세, 성장 둔화 등으로 인해 가능성이 낮아졌다. 미중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며 갈등적이나 향후 더 안정될 가능성은 있다.” -국제질서가 글로벌 이스트와 글로벌 웨스트, 글로벌 사우스 세 개의 세계로 나눠지리라고 예측했다. 글로벌 중추외교를 추구하는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계기로 점점 더 세 개의 세계로 나뉜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은 아시아와 서구 체제에 동시에 속해 있고 양방향으로 손을 뻗을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서 외교적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은 수십년 새 개발도상국이자 공적개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공적개발 후원국으로 변모해 중견국 역할이 기대된다.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인공지능(AI), 지구온난화, 지속가능한 개발 등 의제 설정자로 연합을 구축할 수 있다. 이는 시민사회가 활발한 역동적 국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AI 고도화와 기후변화, 인플레이션 등으로 세계가 급변하고 있다. 올해 국제관계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전쟁으로 인해 2024년은 평화로의 돌파구를 기대해야 할 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외교적 돌파구보다는 폭력 감소, 긴장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경제의 경우 불안정과 전환의 시기에 국가들마다 공급망 재편성, 제조업 복귀, 생산기지 다각화를 이루고 있다. 경제적 민족주의가 다시 출현하는 등 더 정치화된 세계 경제 전환의 시기에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도록 다자 간 규칙들이 재건돼야 한다.” ●존 아이켄베리 교수는 대표적인 자유주의 국제정치학자. 약육강식 논리보다 자유주의 국제질서 이론을 국제정치 현실에 접목한 대표적 학자로 꼽힌다.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정책기획국에서 근무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자문역을 맡았다. 미국 중심 자유주의 질서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 외교 정책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1954 출생 ▲1985 시카고대학원 정치학 박사 ▲1991~1992 미 국무부 근무▲1993~1999 펜실베이니아대 교수▲1999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위원▲2001 조지타운대 교수▲2004 프린스턴대 정치학과 석좌교수▲외교관계협의회 위원, 국무부 자문위원▲2008 경희대 에미넌트 스칼라(석좌교수)▲주요 저서 ‘민주주의가 안전한 세상’, ‘승리 이후’
  • 폼페이오 “바이든 정부서 미 억지력 쇠퇴, 북중러 매우 위험”

    폼페이오 “바이든 정부서 미 억지력 쇠퇴, 북중러 매우 위험”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억지력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내가 재임하던 4년 동안 우리가 구축한 억지력의 붕괴 속도를 높이도록 허용했다”며 “독재자들은 더 이상 미국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 국민에게 실제로 해를 끼쳤고 위험하다”며 “이는 중동과 이스라엘 뿐 아니라 미 본토에도 위협”이라고 했다. 그는 불법 이민이 급증하고 있는 남쪽 국경 문제와 북한, 중국, 러시아 등 권위주의 적대국들의 위협을 지목하며 “북중러 지도자들은 미국이 (위협에 맞서) 일어나 가장 신성한 가치를 수호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이는 매우 위험하다”고 했다. 특히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 통일 의지를 내비친 일을 두고 이를 무력 실현하도록 미국이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시 주석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대만을 무력 점령하도록 둬서는 안 된다”면서 “이는 하와이, 알래스카, 괌 등을 포함해 우리에게도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진핑이 정찰 풍선을 미국 영토 위에 보내 안보를 해치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며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했다.
  • 네타냐후표 ‘사법부 무력화法’ 위헌… 전시 통합 내각 갈라지나

    네타냐후표 ‘사법부 무력화法’ 위헌… 전시 통합 내각 갈라지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대규모 시민 저항에도 강행했던 ‘사법정비법’이 위헌이라는 이스라엘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법정비법에는 크네세트(의회)에 대법원 판결을 무효로 만드는 권한을 주고, 대법원의 위헌법률심판 권한을 없애는 등 권력분립원칙을 훼손하는 여러 독소조항이 담겨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수개월간 지속된 대규모 집회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퇴진 요구를 받았으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으로 상황이 전환됐다. 이번 판결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추가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1일(현지시간) 건국 이래 최초로 대법관 전원이 참석한 위헌법률심판을 열고 지난해 7월 크네세트가 가결한 ‘사법부에 관한 개정 기본법’이 “민주주의 국가로서 이스라엘의 핵심 특성에 심각하고 전례 없는 해를 끼치는 법”이라고 판시했다. 15명의 대법관 중 12명은 리쿠드당 등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 연정이 강행 통과시킨 법률 조항 중 대법원이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판하는 권한을 없애는 법은 이스라엘의 준헌법인 기본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과반인 8명은 판사가 불합리하다고 판단한 행정부 결정을 취소할 권한과 정부의 장관 임명을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박탈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봤다. 성문 헌법이 없는 단원제 국가인 이스라엘에서 대법원의 위헌법률심판은 행정부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제동장치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국민이 선출한 권력인 행정부의 결정을 임명직 공무원인 법관이 무효로 만드는 행위가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사법정비법을 통과시켰다. 야권과 시민사회는 이 법이 총리 측근을 정부 요직으로 임명하는 길을 여는 것이라며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이 항명하고 예비군 1만명이 복무를 거부하는 등 거국적 반발이 이어졌다. 중동에서 가장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평가받던 이스라엘이 권위주의 국가로 변모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우려도 증폭됐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시체제에 들어서면서 이 문제는 수면 아래로 잠시 가라앉았다. 이번 판결에 따라 이스라엘 전시 통합 내각에 정치적 분열이 생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강경 우파와 중도파, 사법 개혁 비판자가 함께 내각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향후 몇 주 안에 예비군 5개 여단의 병력 2만명을 가자지구에서 철수시키기로 하면서 저강도 장기전으로의 국면 전환을 예고했다. 민간인 인명 피해가 큰 무차별 공습 대신 외과수술식 정밀 타격을 요구해 온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오는 5일 이스라엘을 방문한다.
  • 자국 중심주의·권위적 포퓰리즘 득세… 무역 규제·이민 장벽 등 불확실성 고조

    자국 중심주의·권위적 포퓰리즘 득세… 무역 규제·이민 장벽 등 불확실성 고조

    “각국 선거에서 분노한 포퓰리스트들이 승리하면 정부를 상대로 무역 규제, 외국인 투자 통제, 이민 장벽 등을 강화하게 할 가능성이 있으며, 우리가 알던 것과는 아주 다른 세상으로 세계 경제를 몰아넣을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공공정책 교수인 다이앤 코일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인구 대국인 인도를 포함해 미국, 대만, 인도네시아, 남아공, 유럽의회 등에서 크고 작은 선거가 이어지는 2024년을 내다보며 1930년대를 떠올렸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재집권하면 권위주의적 정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 반(反)트럼프 인사인 리즈 체니 공화당 의원은 12월 초 CBS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당선된다면 미국이 독재정권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기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는 것을 자신이 재선돼야 하는 이유로 강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재집권 시 국제질서가 뒤집히고 시대의 균형추가 권위주의와 독재 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재집권이 상징하는 것은 ‘권위주의적 포퓰리즘’과 자국 중심주의의 확산이다. 권력을 쥐기 위해 일반 대중을 동원하고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과 국민 의사와는 관계없이 자신의 정치·사회적 지위에 부여된 권한을 내세워 복종을 강요하는 권위주의는 모순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권력을 내세우면서 대중을 선동하는 이 퇴행적 정치가 세를 불리면서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이미 지난해 유럽에서 이뤄진 선거가 이런 양상의 전초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난민을 기꺼이 받아들였던 독일이었지만, 지방선거가 열린 헤센주와 바이에른주에서 극우 정당이 득세했다. 이들은 난민을 본국으로 송환하고 일자리를 자국민에게 주어야 한다며 이민자들에 대한 불만을 부추겨 지지율을 전 선거에 비해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 네덜란드 총선에서도 반이슬람·반이민·반유럽연합(EU)을 외친 극우 성향 자유당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조사기관 유럽 일렉츠가 지난해 11월 진행한 여론조사를 보면 올 6월에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극우정당이 득세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의회 내 교섭단체인 정체성과 민주주의(ID)가 지난해 초에는 의석 6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이번 조사에선 84석까지 올랐다. 이 때문에 코일 교수는 올해는 동맹이 불안해지고 ‘라이벌 블록’ 경쟁, 자국 중심주의로 분열되면서 안보 문제가 각국 정책 결정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많은 지역에서 소득 정체, 생활 수준 하락, 불평등 심화로 세계화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우파 민족주의자들의 당선은 세계의 성장을 더욱 약화시키고 경제를 멍들게 하는 악순환의 가능성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톰슨로이터연구소의 산업 분석가 브라이스 잉글랜드도 “2024년에는 권위주의 성향 후보들의 포퓰리즘 캠페인이 기존 제도에 도전하면서 민주주의가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동시에 세계경제는 여러 가지 도전과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민주주의 슈퍼볼’ 펼쳐진다… 한미 등 60개국서 40억명 투표행렬

    ‘민주주의 슈퍼볼’ 펼쳐진다… 한미 등 60개국서 40억명 투표행렬

    세계 정치 권력의 지형이 격동하는 2024년은 21세기 인류 역사에서 가장 결정적 순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대선과 총선이 진행되고 인구의 절반인 40억명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 주권자의 기본권인 참정권을 행사하면서 정권 유지와 교체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슈퍼볼’이 열리는 해라고 불린다. 한편에서는 전쟁과 독재, 권위주의와 극우 포퓰리즘, 자국 이기주의의 흐름 속에서 ‘민주주의 죽음’을 목도하는 순간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미중 패권 경쟁의 대리전 양상을 띠는 대만 총통(대통령) 선거는 1월 13일 치러진다. 대만 독립·친미 성향을 띤 집권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와 친중 세력인 중국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가 맞붙는다. 선거 결과에 따라 양안 갈등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중국의 대만 침략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인구 최다국이자 중국의 공급망을 대체할 국가로 부상한 인도는 올해 4~5월 하원 총선거를 치른다. 인도의 하원 의회인 ‘로크 사바’가 총리를 선출하는 만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하려면 여당인 바라티야 자나타당(BJP)이 과반 의석을 차지해야 한다. 만약 모디 총리가 뜻밖의 패배를 당하면 인도를 서방의 동맹국으로 끌어들이고, 중국의 대체재로 삼으려는 미국의 전략은 타격을 받는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2년 가까이 전쟁 중인 러시아(3월 15~17일)와 우크라이나(3월 31일)는 2주 간격으로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올해 24년째 장기 집권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5선에 성공하면 2030년까지 임기가 보장된다. 부정선거와 정적 암살 의혹을 받으면서도 1인 독재 체제를 공고히 한 푸틴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하다. 우크라이나는 전시에 대선을 치를 수 있느냐에 대해 여전히 논쟁 중이다. 우크라이나 헌법은 계엄 중에 선거를 진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10월 총선도 미뤘다. 대선을 치르려면 계엄을 일시 해제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가 있어 대선 실시가 불투명하다. 6월 6~9일에는 유럽연합(EU)의회 선거가 있다. 27개 EU 회원국의 4억명에 이르는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 705명을 선출한다. 인구수에 따라 의원 수가 결정돼 독일이 96명으로 가장 많고 벨기에는 1명이다. 각국에서 유권자가 원하는 정당에 투표하면 득표율에 따라 의원이 되는 비례대표제를 적용한다. 의회가 구성되면 EU 집행위원회가 교체된다. 이번 EU의회 선거의 관심사는 극우 정당의 행보다. 이들이 유럽 내에서 세를 불리고 있어 EU의회에도 대거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지향점은 반EU·반이민 정책이다. ‘민주주의 본산’인 유럽에서 극우 포퓰리즘이 판을 치면서 솅겐 지역 국경 길이는 2014년 이후 8년 만에 약 6.5배(315㎞→2048㎞) 늘었고, 육로가 막히자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다 난파 사고로 망망대해 한가운데서 익사하는 이주민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1월 5일 열릴 미국 대선을 세계 질서 전체를 뒤흔들 최대 분수령으로 평가했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이 재대결하는 이번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전쟁 지원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바이든노믹스가 폐기되면서 국제 정치와 경제에 연쇄 파장을 부를 수 있다. 물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돼도 경제 정책을 국가 안보 정책으로 간주하는 보호무역주의 경향과 각국의 경제 블록화 현상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도 총선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리시 수낵 총리는 조기총선을 10~11월 중에 치를 것을 고려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영국 하원 자동해산 시점은 올 12월 중순이라 직전에 총선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악화한 경제 상황과 두 개의 전쟁, 안보적 불확실성 속에서 세계 유권자의 선택이 한 해 내내 주목받게 될 것이다.
  • ‘권위주의 정부’ 삭제·이승만 미화… 국방부 정신교육 교재 개편 논란

    ‘권위주의 정부’ 삭제·이승만 미화… 국방부 정신교육 교재 개편 논란

    국방부가 새로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에서 과거 1970·80년대 정부를 에둘러 표현한 “권위주의 정부”라는 단어를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선 “혜안과 정치적 결단의 지도자”로 묘사했다. 국방부는 장병 정신교육에 사용하는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를 개편·발간했으며, 연말까지 중대급 부대까지 배포해 장병 정신교육 지도서로 활용한다고 26일 밝혔다.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는 5년마다 개편된다. 2019년에 발간한 기존 교재는 국가관, 안보관, 군인정신 등 3개 분야였는데 이번 교재는 안보관을 ‘대적관’으로 바꾸면서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는 내용을 크게 강화했다. 기존 교재에는 특정 대통령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던 것과 달리 새 교재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별도 항목을 배정했다. “이승만을 비롯한 지도자들의 혜안과 정치적 결단으로…오늘날 모든 국민이 진정한 자유와 평화, 번영의 가치를 누리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의 과오인 사사오입 개헌이나 3·15 부정선거에 대해선 표현하지 않았다. 기존 교재가 “세상에는 밝음과 함께 어둠이 있기 마련”이라며 67~73쪽에 걸쳐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사적 맥락을 기술했던 반면 새 교재는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했던 부정적인 측면을 대폭 삭제했다. 특히 군사독재 관련 내용이 빠지는 대신 “북한이 일으킨 6·25전쟁과 계속되는 군사적 도발로 반공의식이 강화됐고 정부 주도의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오도 발생했다”로 마무리했다. 기존 교재는 역대 정부의 통일정책, 통일 필요성, 통일 원칙 등을 15쪽 분량에 걸쳐 서술했지만 새 교재는 통일 관련 내용이 1쪽 이하로 줄었다. 대신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명백한 우리의 적”이란 내용과 함께 “북한 체제·이념·정책을 추종하는 우리 내부의 위협 세력”이란 내용이 새로 들어갔다. 교재는 “최근 전국 곳곳에서 반국가단체를 조직하고 간첩 활동을 하는 등 국가보안법 위반 활동이 드러나 조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이런 우리 내부의 위협 세력은 북한식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며 끊임없이 ‘주한미군 철수’, ‘반공정권 타도’ 등 반미 분위기를 조장한다”고 언급했다. 새 교재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교재 내용은) 사실과 역사적·객관적 내용들을 기술한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또는 진영 논리에서 해석하는 것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 ‘권위주의 정권’ 없애고, 이승만 강조하고…국방부, 정신교육 교재 개편 논란

    ‘권위주의 정권’ 없애고, 이승만 강조하고…국방부, 정신교육 교재 개편 논란

    국방부가 새로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서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발생했던 5·16과 12·12 군사쿠데타를 뭉뚱그려 “일부 과오”로 표현하는 데 그쳤다. 또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선 “혜안과 정치적 결단”의 지도자로 묘사했다. 기존 교재에 있었던 ‘권위주의 정부’란 언급도 뺐다. 국방부는 장병 정신교육에 사용하는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를 개편·발간했으며, 연말까지 중대급 부대까지 배포해 장병 정신교육 지도서로 활용한다고 26일 밝혔다. 국방부는 기본교재가 국가관과 대적관, 군인정신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2019년 발간했던 기존 교재에는 특정 대통령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던 것과 달리 새 교재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별도 항목을 배정했다. “이승만을 비롯한 지도자들의 혜안과 정치적 결단으로 … 오늘날 모든 국민이 진정한 자유와 평화, 번영의 가치를 누리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의 과오인 사사오입 개헌이나 3·15 부정선거에 대해선 표현하지 않았다. 기존 교재가 “세상에는 밝음과 함께 어둠이 있기 마련”이라며 67~73쪽에 걸쳐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사적 맥락을 기술했던 반면 새 교재는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했던 부정적인 측면을 대폭 삭제했다. 특히 군사독재 관련 내용이 빠지는 대신 “북한이 일으킨 6·25 전쟁과 계속되는 군사적 도발로 반공의식이 강화되었고 정부 주도의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오도 발생했다”로 마무리했다. 기존 교재는 역대 정부의 통일정책, 통일 필요성, 통일 원칙 등을 15쪽 분량에 걸쳐 서술했지만, 새 교재는 통일 관련 내용을 1쪽 이하로 줄었다. 대신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명백한 우리의 적”이란 내용과 함께 “북한 체제·이념·정책을 추종하는 우리 내부의 위협 세력”이란 내용이 새로 들어갔다. 교재는 “최근 전국 곳곳에서 반국가단체를 조직하고 간첩활동을 하는 등 국가보안법 위반 활동이 드러나 조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이런 우리 내부의 위협세력은 북한식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며 끊임없이 ‘주한미군 철수’, ‘반공정권 타도’ 등 반미 분위기를 조장한다”고 언급했다. 새 교재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교재 내용은) 사실과 역사적·객관적 내용들을 기술한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또는 진영 논리에서 해석하는 것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 “북 추종세력은 내부위협”, “이승만 혜안의 지도자” 軍 정신전력 교재 개정

    “북 추종세력은 내부위협”, “이승만 혜안의 지도자” 軍 정신전력 교재 개정

    국방부가 북한 추종 이적 세력은 ‘내부의 위협’으로 명시하고, 이승만 전 대통령은 ‘혜안의 지도자’로 묘사한 정신전력교재를 발간했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개정 발간된 국방부 정신전력교재는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명백한 우리의 적”이라는 내용과 함께 “헌법에 반해 북한 이념과 체제 등을 추종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체제 근간을 흔들려는 세력”을 내부 위협으로 적었다. 교재는 이어 “북한의 대남적화 획책에 따라 우리 내부에는 대한민국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부정하고, 북한 3대 세습 정권과 최악의 인권유린 실태, 극심한 경제난 등에 대해서는 침묵하며 북한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세력이 존재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통일혁명당 사건, 민족민주혁명당 사건,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 등이 대표적 북한의 지하당 구축 노력 사례라며 “2000년대 이후 적발된 사례로는 일심회 사건, 왕재산 간첩단 사건이 있으며 2014년에는 국회의원의 내란선동죄에 따라 정당이 해산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교재는 “최근에도 전국 곳곳에서 반국가단체를 조직하고 간첩 활동을 하는 등 국가보안법 위반 활동이 드러나 조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이러한 우리 내부의 위협세력은 북한식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며 끊임없이 주한미군 철수, 반공정권 타도 등 반미 분위기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현 정신전력교재에는 없는 내용이다. 교재는 또 이승만 전 대통령을 “혜안과 정치적 결단으로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은 지도자”로만 묘사했다. 이 전 대통령은 독립운동에 헌신하고 한반도 공산화를 저지한 공(功)이 있지만, 6·25전쟁중 한강 인도교 폭파와 3·15 부정선거, 사사오입 개헌 등 과(過)도 적지 않다. 그러나 교재에 이런 과오는 전혀 담기지 않았다. 교재는 또 근현대사를 서술하는 과정에서 문민화 이전 권위주의 정부 시기에 대해 “정부 주도의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오도 발생했다”라고만 썼다. 개정 정신전력 교재는 이달 말까지 전군에 배포된다.
  • 美, ‘앙숙’ 베네수엘라와 1대10 수감자 맞교환

    미국이 중남미 ‘앙숙’인 베네수엘라와 수감자를 맞교환하는 데 합의했다. 권위주의 정권을 척결하겠다며 대립각을 세우다 자국민 석방을 위해 타협하는 모양새를 또 연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부당하게 구금된 6명을 포함해 베네수엘라에 구금돼 있던 미국인 10명이 오늘 풀려나 집으로 오고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1대10 비율로 교환하기로 하면서 미국은 돈세탁 혐의로 체포해 구금하고 있던 알렉스 사브(베네수엘라·콜롬비아 이중국적)를 석방하고, 대신 베네수엘라는 미국인 10명을 풀어 줬다. 사브는 이날 수도 카라카스의 대통령궁을 찾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재회했다. 그는 마두로 정권 비리와 관련한 돈세탁 혐의로 기소된 뒤 2020년 아프리카 카보 베르데에서 체포돼 이듬해 미국으로 인도됐다. 미국은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제재 속에서 금과 석유를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사브가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보고 그를 추적해 왔다.마두로 정부는 사브가 면책 특권을 가진 외교관 신분이었다고 주장했고, 변호인은 비공개 심리에서 사브가 미국 마약단속국(DEA)에 협력하며 마두로 대통령 핵심 측근의 비리 수사를 도왔다고 지난해 폭로했다. 미국인 10명 가운데 말레이시아 사업가 레너드 프랜시스가 눈길을 끈다. 그는 보석 상태에서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던 지난해 9월 발목에 찬 감시 장치를 제거한 뒤 베네수엘라로 달아나 러시아행 비행기에 오르려다 체포됐다.
  • 美, ‘앙숙’ 베네수엘라와 1-10 수감자 맞교환…‘뚱보 프란시스’ 누구?

    美, ‘앙숙’ 베네수엘라와 1-10 수감자 맞교환…‘뚱보 프란시스’ 누구?

    미국은 자국 해군에 3500만 달러(약 456억원)의 뇌물을 뿌린 혐의로 재판을 받다 도주한 ‘뚱보 프란시스’의 신병을 베네수엘라로부터 넘겨 받았다. 미국은 20일(현지시간) 중남미의 ‘앙숙’인 베네수엘라와 수감자 맞교환에 합의했는데 레너드 프란시스(말레이시아 국적)의 신병을 인도받았다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부당하게 구금된 6명을 포함해 베네수엘라에 구금돼 있던 10명의 미국인이 오늘 풀려났고, 집으로 오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 발표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은 돈세탁 혐의로 체포해 구금하고 있던 알렉스 사브(베네수엘라·콜롬비아 이중국적)를 석방하고, 베네수엘라는 미국인 10명을 풀어줬다. 사브는 이날 수도 카라카스의 대통령궁을 찾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재회했다. 프란시스는 질병에 따른 보석 상태에서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던 지난해 9월 발목에 찬 감시 장치를 제거한 뒤 베네수엘라로 도주했다. 같은 달 러시아로 달아나려고 비행기에 탑승했으나 체포돼 지금까지 베네수엘라에 수감돼 있었다.마두로 대통령의 측근 기업인인 사브는 2019년 미국에서 마두로 정권 비리와 관련한 돈세탁 혐의로 기소된 뒤 2020년 아프리카 카보베르데에서 체포돼 이듬해 미국으로 인도됐다. 미국은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제재 속에서 금과 석유를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사브가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보고 그를 추적해 왔다. 마두로 정부는 사브가 면책 특권을 가진 외교관 신분이었다고 주장했고, 사브의 변호인은 비공개 심리에서 사브가 미국 마약단속국(DEA)에 협력하며 마두로 대통령 이너서클의 비리 수사를 도왔다고 지난해 폭로한 일이 있었다. 석방된 미국인 중에는 실패로 끝난 2020년 마두로 정권 전복 시도와 관련해 체포된 전직 미국 특수부대원 루크 덴만, 아이런 베리가 포함됐다고 CNN 등 미국 매체들은 전했다. 미국인 뿐 아니라 베네수엘라는 자국에 수감돼 있던 정치범 20명에 대한 석방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소개했다. 이번 수감자 맞교환은 미국이 자국민 석방을 위해 권위주의 정권과 합의를 한 또 하나의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10월 마약 관련 혐의로 수감돼 있던 마두로 부인의 두 조카와 미국 석유 회사 임원 5명 등 미국인 7명을 맞교환했다. 또 지난 9월에는 이란에 수감된 미국인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미국은 한국에 동결돼 있던 이란의 석유 수출 대금 60억 달러를 해제했다. 하지민 다음달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하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단체들이 이스라엘을 위협하자 카타르로 이체된 자금을 재동결했다. 또한 이번 합의는 마두로 정권에 맞서고 있는 베네수엘라 야권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미국은 내년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를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르기 위한 길을 연다는 약속을 11월 30일까지 지키지 않으면 제재를 다시 부과한다는 경고와 함께 지난 10월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대한 제재를 완화했다. 미국이 제시한 시한은 이미 지났지만 마두로는 자신의 최대 정치적 경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공직 취임 금지 조처를 철회하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와 그에 대한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열망을 지지한다”며 마두로 대통령의 약속 이행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하면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 새해는 ‘민주주의 슈퍼볼’…한·미·러·인도 등 40억명 삶에 영향

    새해는 ‘민주주의 슈퍼볼’…한·미·러·인도 등 40억명 삶에 영향

    2024년은 선거 풍년으로 기록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40개가 넘는 나라에서 선거가 치러져 40억명 이상 유권자의 삶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세계 인구의 절반이 영향을 받는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는 전 세계의 42%를 차지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새해 첫 달 대만 대선을 시작으로 11월 미국 대선에 이르기까지 모두 40차례 선거가 실시된다.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전례 없는 투표 축제’라면서 미국의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super bowl)에 빗대 ‘민주주의 슈퍼볼’이라고 빗댔다. 이 매체는 “역설적으로, 고전적 형태의 자유 민주주의가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같은 권위주의자와 독재자들, 헝가리의 극우 민족주의 정당, 베네수엘라부터 차드까지 군사쿠데타 모의자 및 이슬람 무장세력으로부터 실존적 공격을 받는” 일련의 선거가 진행된다고 짚었다. 나라별로 보면 ‘투표 축제’라기엔 위태로운 곳이 적지 않다. 이란에서는 2020년 이후 4년 만에 내년 3월 1일 총선이 치러진다. 여성의 히잡 착용을 강제하는 등 강경보수 성향의 성직자들을 몰아낸다면 민주주의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겠지만, 이미 현실은 그와 다르다. 야당 후보자 중 25% 이상이 자격을 상실해 올바른 선거가 되지 않는다고, 많은 유권자가 투표를 보이콧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매체는 “2024년 최강 가짜 선거의 타이틀은 러시아에 돌아가야 한다”며 “푸틴 대통령의 다섯번째 출마는 경쟁이라기보다는 제국 대관식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부 국가에서는 선거가 큰 변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다음달 대만 선거는 중국의 압박 국면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이 다시 승리한다면 중국이 군사적 위협을 강화할 수 있고, 결국 미국과 역내 다른 동맹국들을 빠르게 끌어들일 수 있다고 가디언은 내다봤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에서도 내년 봄 총선이 열린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3선을 야권 28개 정당의 연합인 인도국민개발포괄동맹(INDIA)이 저지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민주화의 아버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몸담았던 집권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30년을 집권 중이지만, 이번에는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ANC는 사상 최악의 전력난과 높은 실업률, 갈수록 벌어지는 빈부 격차 등으로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내년 선거에서 심판대에 오른다. 아프리카에서는 알제리, 튀니지, 가나, 르완다, 나미비아, 모잠비크, 세네갈, 토고, 남수단도 내년에 선거를 치른다. 전쟁이 민주주의 절차의 발목을 잡는 경우도 있다.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년 봄 5년 임기가 끝난다. 계엄령에 따라 선거 절차는 중단된 상태지만, 내부 갈등과 대중의 불만을 해소하는 안전판으로서 선거는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에서도 전쟁이 내년까지 계속된다면 예정되지 않았던 선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많은 국민들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막지 못한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을 비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쟁 지속 여부와 관계 없이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대중의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가디언은 내다봤다. 유럽에서는 오스트리아와 벨기에, 크로아티아, 핀란드에서 각각 선거가 있고 6월에는 유럽의회 선거가 예정돼 있다. 유럽이 또다시 이주민 대량 유입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최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슬로바키아처럼 민족주의, 반이민, 외국인 혐오 등을 앞세운 극우 정당들의 입지가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새해 가장 큰 이벤트가 될 선거는 11월 2명의 고령 후보가 경쟁하는 미국 대선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를 민주주의 진영과 독재 진영으로 나누면서 내년 대선이 이번 세대를 결정짓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규정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국제 질서가 또 요동을 치고, 이 시대의 균형추는 권위주의와 독재 쪽으로 기울어질 수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 野 ‘민주유공자법’ 단독 처리… 與 “운동권 특혜 상속”

    野 ‘민주유공자법’ 단독 처리… 與 “운동권 특혜 상속”

    야당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민주유공자법) 제정안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각종 시위 사건과 관련해 사망한 사람들까지 민주유공자로 인정하는 ‘가짜 유공자 양산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4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여당 의원들이 법안 처리에 반발하며 불참한 가운데 관련 법을 의결했다. 야당은 지난 7월에도 법안심사1소위에서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한 바 있다. 민주유공자법에는 반민주적 권위주의 통치에 항거해 헌법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에 기여한 희생이나 공헌이 명백히 인정됨으로써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이들 가운데 국가보훈부의 심사를 거쳐 유공자 예우를 받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미 관련 법령이 있는 4·19, 5·18 이외의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사망·부상·유죄 판결 등 피해를 본 이들을 예우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날 회의장을 떠난 정무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국회 소통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민주당 주류인 운동권 세력이 대대손손 기득권을 누리기 위해 만든 ‘운동권 특혜 상속법’”이라고 지적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법안이 굉장히 좋아 보이지만, 안의 내용을 보면 과거의 반정부 시위, 불법 파업, 무단 점거 농성, 자유민주주의 체제 부정 등 각종 시위 사건과 관련해서 사망했거나 다쳤던 사람들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민주유공자로 인정해 달라는 요지”라고 항의했다. 법안 의결에 앞서 박민식 보훈부 장관도 “참담하다. 대한민국의 방향성과 가치를 완전히 뒤집는 반헌법적 법률”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야당 간사인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반민주적 권위주의 통치에 항거한 분들이 아니면 (대상에서) 빠진다. 사회적 공감대가 분명한 사람 중 보훈부가 심사해 통과한 사람들만 유공을 기리는 것”이라면서 “(여당에서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허위 사실을 얘기할 건가”라고 되물었다. 한편 정무위는 이날 강정애 보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오는 21일 실시하기로 의결했다.
  • 폴란드 8년 만에 친EU 정부 출범

    폴란드 8년 만에 친EU 정부 출범

    지난 8년 동안 우파 민족주의를 표방한 정부가 집권하며 유럽연합(EU)과 거리를 유지했던 폴란드가 EU 친화 노선으로 회귀한다. 11일(현지시간) 폴란드 하원에서 치러진 도날트 프란치셰크 투스크(66) 전 총리에 대한 찬반 투표에서 찬성 248표, 반대 201표로 총리 지명이 확정됐다. 앞선 표결에서 현 집권당인 법과정의당(PiS) 소속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현 총리는 불신임됐다. 투스크 신임 총리는 12일 새 내각을 발표한 뒤 하원 표결을 다시 거치는데 야권 연합 차원에서 각료 분배 등 정부 구성 방안에 합의한 상태라 이변은 없을 전망이다. 투스크는 다음날 안제이 두다 대통령의 새 정부 출범 선언과 함께 취임하고,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그는 지명 확정 후 연설에서 “내일부터는 모두가 예외 없이 집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15일 총선에서 PiS는 제1당을 유지했으나 과반 확보에는 실패했다. 다른 주요 정당이 PiS와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면서 재집권 가능성이 희박했다. 2015년 집권 이래 권위주의를 강화하고 EU와 틈을 벌려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자국 안보에 불똥이 튀자 PiS는 우크라이나 지원 교두보 역할을 자처했지만 전쟁이 장기화하자 다시 이탈을 모색하고 있었다. 전 정부에서 총리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맡았던 투스크 총리가 취임하면서 폴란드 정부의 노선은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최근 몇 년 사이 추진한 정책이나 핵심 사업이 어그러질 수 있다. 한국이 폴란드와 진행한 3조원대의 방산 계약에 불똥이 튈 우려도 제기된다.
  • 폴란드 8년 만에 친EU 정권…“한국과 방산 계약 영향 미칠 수”

    폴란드 8년 만에 친EU 정권…“한국과 방산 계약 영향 미칠 수”

    10월 폴란드 총선에서 야권 연합을 이끌며 8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도날트 프란치셰크 투스크(66) 전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신임 총리로 확정됐다. 이날 오후 폴란드 하원에서 실시된 투스크 총리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에서 찬성 248표, 반대 201표로 그의 총리 지명이 확정됐다. 앞서 현 집권당이자 민족주의 우파 성향 법과정의당(PiS) 소속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현 총리에 대한 신임 투표가 부결된 데 이은 후속 절차였다. 투스크 신임 총리는 12일 새 내각을 발표한 뒤 하원 표결을 다시 거칠 예정이지만, 야권 연합이 하원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무리 없이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날 안제이 두다 대통령의 새 정부 출범 선언과 함께 공식 취임하고,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 참석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할 전망이다. 야권 연합 측은 이미 총선 이후 각료 분배 등 정부 구성 방안에 내부적으로 합의한 상태다. 투스크 총리는 2007∼2014년 총리를 역임했고 2014년부터 5년 동안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맡았다. 그는 지명 확정 후 연설에서 “우리는 함께 모든 것을 바로 잡을 것”이라며 “내일부터는 모두가 예외 없이 집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투스크 총리 지명 및 PiS의 실각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PiS가 10월 총선에서 제1당 자리를 지키긴 했으나 과반 확보에 실패한 데다 다른 주요 정당이 PiS와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어 재집권 가능성이 희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두다 대통령이 지난달 6일 PiS에 정부 구성 기회를 먼저 위임하면서 집권 세력의 ‘시간 끌기’ 전술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두다 대통령은 현재 공식적인 당적은 없지만 PiS의 지지를 받아 2015년과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등 PiS측 인사로 분류된다. 모라비에츠키 총리가 예상대로 새 정부 구성에 실패했고 이날 신임 투표도 최종 부결되면서 결국 PiS의 ‘시한부 정권 연장’도 마침표를 찍었다. PiS는 2015년 집권 이래 권위주의를 강화하고 EU와 잦은 분쟁을 벌였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자국 안보가 직접 영향권에 놓이자 PiS는 우크라이나 지원 교두보 역할을 자처했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일부 균열이 감지됐다.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야권 연합은 폴란드를 친EU 노선으로 완전히 복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EU 회원국인 헝가리의 어깃장에 우크라이나 지원 동력 약화를 걱정하던 EU는 ‘친EU 정권’ 복귀를 즉각 환영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엑스(X) 계정을 통해 투스크의 총리 지명을 축하하면서 “EU 가치와 관련한 당신의 경험과 강력한 신념은 폴란드 국민의 이익을 위한 ‘더 강한 유럽’을 만드는 데 있어 귀중하다”고 반겼다. 일각에서는 전 정부 시절 추진된 각종 정책이나 핵심 사업을 번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이미 체결된 한-폴란드 방산 계약에 불똥이 튈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야권 연합의 일원인 ‘폴란드 2050’ 소속 시몬 호워브니아 하원의장은 전날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PiS 임시 정부가 서명한 합의는 무효가 될 수도 있다”며 10월 15일 총선 이후 PiS는 예산을 쓰지 않고 국가 관리에만 권한을 제한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의 방산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도 지난달 폴란드의 정권 교체 이슈에 자금 부족까지 겹치면서 무기 수출 계약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한편 국내 증시에서 12일 주요 방산주가 장중 하락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거래일보다 2.80% 하락한 12만 5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개장 직후 전일 대비 4.04% 하락한 12만 350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현대로템도 전일 대비 3.92% 떨어진 2만 6950원에 거래 중이며, 개장 초반에는 전날 대비 4.81%까지 하락 폭을 키우기도 했다. 같은 시각 한국항공우주(KAI)는 전날보다 0.32% 하락한 4만 7300원으로 거래돼 상대적으로 작은 낙폭을 보이고 있다.
  • 옥중 어머니 대신 노벨평화상 수상한 쌍둥이

    옥중 어머니 대신 노벨평화상 수상한 쌍둥이

    옥중의 이란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51)를 대신해 쌍둥이 자녀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수도 오슬로 시청에서 키아나(17)와 알리 라흐마니에게 상과 함께 상금 1100만 스웨덴크로나(약 13억 8380만원)를 전달했다. 주최 측은 두 남매 사이에 빈 의자를 놓아 그녀의 부재를 부각시켰다. 모하마디는 테헤란 에빈 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13차례 체포됐고 다섯 번 유죄 판결을 받으며 형량이 31년에 이른다.이날 남매는 어머니의 수상 소감을 전달받아 프랑스어로 낭독했다. “나는 교도소의 높고 차가운 담 뒤에서 이 메시지를 쓰고 있다”고 시작하는 소감에는 “정부에 의한 히잡 강제 착용은 종교적인 의무도, 전통문화도 아닌 사회 전반에 권위와 복종을 유지하려는 수단일 뿐”이라며 “이란 젊은이들이 거리와 공공장소를 광범위한 시민 저항의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해 9월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으로 촉발된 히잡 반대 시위를 언급한 것이다. 이어 “국민들이 끈기 있게 싸워 이란 정부의 압제와 권위주의를 이겨낼 것임을 확신한다”고 했다. 남편이자 정치인인 타그니 라흐마니는 남매와 프랑스로 망명해 파리에서 지내고 있다. 라흐마니는 전날 영국 BBC 인터뷰에서 부인이 전에 자녀들에게 편지를 보내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한 자신을 용서해 주길 바란다고 밝힌 적이 있다고 했다. 이란 외무부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모하마디가 선정됐다는 소식에 “일부 유럽 국가의 반이란 정책과 간여주의에 따른 것이며 편향적”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한편 같은 날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에서는 문학, 화학, 물리학, 생리의학, 경제학 등 다른 부문 노벨상 시상식이 거행됐다.
  • 옥중의 이란 운동가 모함마디 대신 쌍둥이 자녀 노벨평화상 수상

    옥중의 이란 운동가 모함마디 대신 쌍둥이 자녀 노벨평화상 수상

    이란 인권 활동가 나르게스 모함마디(51)의 10대 쌍둥이 자녀들이 노벨평화상을 대리 수상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수도 오슬로 시청 홀에서 키아나와 알리 라흐마니(이상 17)에게 수여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모함마디는 악명 높은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서 징역 10년형을 복역 중이다. 2010년 이후 바깥 세상의 공기를 맡지 못하고 있다. 그는 13차례 체포됐으며, 다섯 차례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만 31년이 된다. 교도소에서 몰래 수상 소감 원고를 밖으로 내보내 자녀들이 대신 프랑스어로 읽었다. 물론 이란의 압제적인 정부를 규탄하고, “이란 국민들이 끈기있게 싸워 압제와 권위주의를 이겨낼 것임을” 확신한다며, “의심할 바 없고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남편이자 정치인인 타그니 라흐마니는 두 자녀와 함께 프랑스로 망명, 파리에서 지내고 있다. 남편, 자녀들과 못 만난 지도 몇 년이 돼 간다. 수상 소감은 “나는 이 메시지를 교도소의 높고 차가운 담 뒤에서 쓰고 있어요”로 시작한다. 이어 이란의 젊은이들이 “거리와 공공 장소를 광범위한 시민 저항의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지난해 9월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으로 촉발된 히잡 반대 시위 및 반정부 집회를 언급한 것이다. “저항은 살아 있으며 투쟁은 약해지지 않는다. 저항과 비폭력은 우리의 최고 전략이다. 이란인들이 오늘날까지 걸어온 어려운 길이지만 역사적 양심과 집단 의지 덕에 여기까지 왔다.” 쌍둥이들은 1100만 스웨덴 크라운(약 13억 2000만원)이 적힌 수표를 받아들었다. 시상식장에는 두 자녀 사이에 빈 의자를 배치, 그녀의 빈 자리를 부각시켰다. 전날 남편은 BBC 하드토크(Hardtalk) 인터뷰를 통해 부인이 전에 자녀들에게 편지를 보내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대해 용서해주길 바란다고 밝힌 적이 있다고 들려줬다. 한 달 전 모함마디는 단식 투쟁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란 외무부는 그의 노벨상 수상 소식에 “일부 유럽 국가들의 반이란 정책과 간여주의에 따른 것이며 편향적”이라고 깎아 내렸다.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다른 상 시상식도 거행됐다.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가 문학상을, 세 과학자가 화학상을, 피에르 아고스티니와 페렌츠 크러우스, 얀 릴리에가 물리학상을, 경제학상 시상도 함께 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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