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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언대] 국민 불이익 구제 행정심판委에 박수를

    최근 국무총리실 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 1월에 실시된 제54회 한의사 국가시험 불합격처분 취소 청구사건과 관련,‘국가시험에서 수험자가 OMR카드에수험번호를 잘못 표기하였더라도 시험관리기관은 다른 방법으로 수험자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 수기 채점 등의 방법으로 채점한 뒤 점수를 부여하여야하고 따라서 이를 게을리한 채 불합격 처분한 것은 잘못이다’는 결정을 하였다. 오래전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실시된 기능사 2급시험에서 OCR카드 작성 실수로 불합격된 경험이 있는 필자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주는 결정이었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지 1년이 넘는 동안 각 분야에서 개혁을 진행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부당한 행정처분에 따른 불이익을 구제하는 데에는 다소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한다.최근의 이러한 결정은 늦은 감은 있지만 국민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한걸음 나아간 용기있는 것이며,국민의 정부임을 실감케 하는 모처럼의 쾌거라고 생각한다. 행정심판위원회에서는 작년 한해 7,500여건을 심리·의결하여 그중 2,500여건을 시정함으로써 위법·부당한 행정처분으로 인한 국민의 불이익을 구제하였다고 한다.누구나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이미 이루어진 행위를 취소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며 번잡스러운 일이다.특히 과거의 권위적인 정부에서는 오죽했겠는가. 그러나 답안지를 다 작성하고서도 실수로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하던 수많은 수험생들의 입장을 이해한다면 마땅히 시정되었어야 했을 것이다.이러한 조치들이 계속될 때 비로소 말만이 아닌 참다운 ‘국민의 정부’가 되는 것이아닐까. 동기생들 거의 모두 합격하는 기능사 시험에서 불합격되었을 때,그것도 실력이 아닌 전산용 답안지상의 표기 오류로 간단히 0점 처리된 사실을 알았을 때 필자가 당시 받았던 마음의 상처를 어찌 다 형용할 수 있겠는가.실망이얼마나 컸던지 천직(天職)으로 생각하던 기능직 공무원 신분을 버리고 법과대학에 가서 검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정도다.그때 만약 지금과같이 국민의 권익보장에 앞장서는 ‘국민의 행정심판위원회’가 있었다면…. [盧明善 서울지검 검사]
  • 일일연속극 ‘낡은틀 벗기’ 노력 보인다

    4월에 나란히 시작한 세 방송사의 일일연속극이 종전의 일일극의 구태를 벗고 사회현상을 담으려는 시도와 진지한 노력이 보인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이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매스컴모니터회에서 지난 4월5일부터 16일까지 세방송사의 일일극(KBS ‘사람의 집’ MBC ‘하나뿐인 당신’ SBS ‘약속’)을 모니터한 결과 드러났다. 보고서는 실직과 연쇄부도,전업주부의 취업,황혼이혼 등의 다양한 소재를현장감 나게 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파행적 대가족제도로 일관했던 기존의 일일극과는 달리 개개인의 개성을존중하고 구성도 탄탄해지는 등 드라마의 질적향상을 실현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3편의 일일극이 한결같이 여성,특히 주부의 모습을 왜곡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가족이 함께 시청하고,주 시청층이 주부들임에도 정상적이고 보편적인 주부보다는 주눅들거나,인정이 없거나 또는 모자라는 푼수들로 채워져 있다는 것.반면 남성들은 지나치게 권위적인 모습 일색으로,IMF이후 가장에게 용기를 주려는 의도라 하더라도 절대권력과 횡포를미화시키고 있는 것이라 지적했다. 또 진부한 남녀관계와 짝짓기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하나뿐인 당신’에서는 모든 배역이 짝을 이루고 있고 극적효과를 내기 위해 일일극의 단골메뉴인 첩이 등장하고 있다.‘사람의 집’에서는 혼전동거,‘약속’에서는 이복자매 등 구태의연한 소재가 반복되는 것도 아쉬운부분이라고 밝혔다. 또 저속한 말투와 욕설은 서민의 투박함을 표현하려는 의도라 하더라도 가족시간대에선 순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 굄돌-교사의 체벌

    얼마전 고등학교 선생님이 불성실한 학습태도를 보인 학생의 뺨을 몇차례때리자 학생이 선생님을 경찰에 신고한 일이 있었다.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세상에 알려지면서 체벌에 저항한 학생 사건이 사회문제화됐다.사회여론 재판은 교권에 대한 부당한 저항이라는 ‘판결’을 내렸다.교육당국은 교권수호를 위하여 교사들의 적당한 체벌행위를 합법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교사들의 학생체벌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초·중·고등학교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일이다.교사와 학무모간에 학생체벌로 인한 갈등이 여러번 사회문제화돼 왔다.그 때마다 선생님의 교권을 옹호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왔다. 우리는 지금 자유와 평화를 이념으로 하는 민주사회에서 개개인의 인권을가장 소중한 가치로 믿고 살고 있다.그런데 학생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아직도 학교 교실에서 잘못한 학생의 뺨을 때리거나 주먹으로 구타하고 심지어는 야구방망이와 같은 몽둥이로 때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여학생의 경우 머리채를 잡기도 한다고 한다.폭력적 체벌과 인격 모욕,폭언등으로 마음의 상처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이러한 폭력행위들은 설사 숭고한 교육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이것은 교육이전의 문제라고생각한다. 필자도 체벌에 의한 교육적 효과를 전적으로 부정하지는 않는다.그러나 모든 세상이 변하고 발전한 만큼 교육방법도 발전적으로 변해야 한다. 무조건적 복종심을 강요하는 권위적인 교육방법에서 스승의 사랑과 학생의존경심을 바탕으로 하는 대화와 이해를 통한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물리적 체벌에 의존하는 전근대적 교육방법에서 과학적이고 보다 합리적인 민주교육방법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 지자체공무원, 시민단체에서 배운다

    권위주의의 상징이던 행정기관의 감사관들이 고개를 숙였다. 행정자치부는 19일 경기도 수원 국가전문행정연수원에서 연 ‘99년 지방자치단체 감사담당 공무원 연찬회’에 경실련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강사로초청했다. ‘주민과 함께 하는 감사운영 방안’을 주제로 한 이번 연찬회에 참석한 감사당담 공무원들은 또 하나의 공직사회 감시자인 이들 시민단체 관계자들과어떻게 서로 역할을 보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연찬회에서는 또 공직사회 중에서도 가장 딱딱하고 권위적인 감사담당 공무원의 이미지를 털어버리기 위해 전문교육기관의 강사로부터 친절교육도 받았다. 행자부는 이번 연찬회에서 나온 시민단체 관계자 및 감사담당 공무원들의의견을 앞으로의 감사방향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한편 연찬회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자급 감사담당 공무원 600명을 대상으로 수원에 이어 광주,공주,부산 등 4개 지역을 순회하면서 오는 29일까지 실시된다.徐東澈 dcsuh@
  • “과오 되풀이 않겠다” 솔직한 고백

    “우리는 이런 잘못을 했습니다” 경기도 수원시가 민원현장에서 있었던 행정의 잘못과 직원들의 불친절한 사례,직원들의 뇌물수수 행위 등 공직사회의 치부를 솔직히 고백한 반성문 형식의 책을 발간해 화제다. 민선자치 3년의 과오 ‘회고와 반성’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시민들이 쉽게 볼수 있도록 동사무소,구청은 물론 일선 통·반장과 다른 자치단체에도 배포한다.다시는 이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배수진의 의미에서다. 311쪽 분량의 이 책은 민원과 관련한 시민들의 지적과 언론보도,감사 등에서 밝혀진 행정의 잘못 등 195건을 일반행정,재정·경제,보건·복지,환경,건설·교통 등 6개분야 별로 소개하고 잘못의 배경과 조치내용을 솔직히 적었다. 한 예로 ”구청을 방문했을때 창구 여직원이 귀찮다는 표정과 어투로 일관했다”는 한 시민의 민원내용을 소개했고 시는 이에대해 “과거 권위적인 행정행태의 잔존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사과한후 “담당공무원이 명시돼 있지 않아 문책하지 못하고 감독소홀 책임으로 담당 과장을 엄중 문책했다”고 밝혔다. 또 한 부서가 2년반동안 직원이 출장한 것처럼 허위명령서를 작성해 여비 1억6,700만원을 인출,교통비와,회식비,야근식대 등으로 쓴 것이 감사에 적발돼 관련공무원을 징계한 사실도 알렸다. 심지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이슈가 됐던 시장의 지방세 포탈시비와 관련“담당공무원이 지가를 잘못 산정해 종합토지세와 재산세 199만4,000원이 누락됐다”며 “이를 추징하고 담당공무원 4명을 문책했다”는 내용도 고백했다. 이밖에 교통행정 공무원의 뇌물수수와 파면,노점상 단속공무원의 뇌물수수,민원인이 보는 앞에서 공무원끼리 언쟁을 벌이고 시립어린이집 보육료를 유용한 일,인터넷을 통해 ‘시장님 허위보고만 받으십니까’라고 제기한 시민의 소리에 이르기까지 차마 드러내고 싶지 않은 공직사회의 치부까지 공개했다. 때문에 책 발행 담당직원이 공무원으로서 공개하기에는 거북한 사례들은 적당히 빼고 결재를 올렸다 시장으로부터 2차례나 호통을 듣고 재편집하는해프닝도 겪었다.
  • 문턱낮춘 동사무소-서울 중구 신당3동

    서울 중구 신당3동 동사무소가 동사무소라는 명칭 대신 ‘신당동민을 위한장소’라는 현판을 내걸었다.동사무소가 관공서보다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행정서비스’ 장소란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동사무소임을 알리는 것은 입구 측면벽의 목간판 하나 뿐이다.동사무소측은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관공서의 이미지를 탈피해 개방적이고 주민 친화적인 행정을 펼치기 위해 이런 방안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 경희대 언론대학원 초청 ‘서울시 개혁방향’ 특강

    ◎실·국별 책임경영제 도입/관료사회 무사안일 타파 申溪輪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22일 경희대 언론대학원 초청으로 이 대학 대학원 세미나실에서 ‘제2건국과 서울시의 개혁방향’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다음은 특강내용 요지. ○권위주의적 관행 척결 건국 50년만에 평화적인 정권교체로 탄생한 ‘국민의 정부’는 IMF 경제위기로 인한 엄청난 시련과 고통을 감내하며 사회 전반에 걸친 대개혁 작업을 진행중이다. 정부는 이같은 시대상황에서 국정의 총체적인 개혁이자 국민운동인 ‘제2의 건국’을 선언,개혁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 작업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함께 발전시키는 국정철학이기도 하다. 서울시정도 정부가 제시한 이같은 개혁의 틀에 맞춰 각종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먼저 시정의 발전을 가로막아왔던 권위적인 관행과 요소를 척결해나갈 방침이다.군사독재와 권위주의 정권의 잔재인 관존민비의 관행,토론문화의 실종,일방적 지시와 복종,중앙정부에의 예속 등 구시대적 잔재를 타파해 나갈 것이다.또 지역주의와온정주의,학벌주의 등을 깨끗이 씻어내 참다운 민주행정을 실현하는 것도 시대적 소명이다. ○2000년까지 인력 30% 감축 시정에의 시장경제원리 도입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행정에 민간의 경영마인드를 도입,비능률과 비효율이 지배했던 관료조직을 ‘살아있는 조직’으로 이끌겠다.이를 위해 실·국별로 실적을 평가하는 책임경영제를 도입해 공직사회의 고질적 병폐였던 무사안일주의를 없애려 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제 자유와 정의,그리고 효율성을 높이는 조직을 건설하기 위한 첫 걸음을 옮겼다. 지난달에는 경쟁력있고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1차 구조조정을 끝마쳤다.본청의 경우 6국 3관 12과를 줄이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해 1,600여명에 이르는 정원을 줄였다.1,000여 잉여인력은 태스크 포스로 활용해 시의 각종 사업에 투입하고 있다.2000년까지는 직원의 30%를 감축,조직을 효율적으로 활용해나갈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또한 시 산하기관은 전문기관의 경영진단을 토대로 연말까지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것이다.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실업대책에 관해서도 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실업대책 사업비를 대폭 늘렸고 사무직 전문직 실업자 및 대졸 신규 실업자를 위한 각종 사업도 추진중이다.일용직 생산직 실업자를 구제하기 위해서도 강동 가래여울마을 제방축조공사를 시행하고 있고 주택재개발사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워크숍 통해 주민의견 수렴 서울시는 정부가 추진중인 ‘제2건국’과 관련해 공직자의 자세를 다시 가다듬는 몇가지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제2의 건국’과 서울시 사업을 원활하게 연결하기 위해 시민 및 직원과의 토론의 장을 수시로 열어 정부가 제시한 철학과 원리가 제대로 투영되게 만들겠다.이와 함께 시가 추진하는 사업은 단위별로 워크숍을 열어 참신한 아이디어를 적극 발굴해 나갈 것이다. 지금은 시민이나 공직자 모두에게 나라를 새롭게 가꾸기 위한 애국심이 필요한 때이다.애국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이 운동에 동참해야만 희망찬 ‘제2의 건국’을 이룰 수 있다.서울시도 이 운동이 계속 계승·발전할 수 있도록 공직자의 의식개혁에서부터조직 전반에 걸친 개혁작업을 가속화해 ‘희망이 있는’ 시정을 펼쳐나갈 것이다.
  • 국세청의 침묵/金相淵 기자·경제과학팀(오늘의 눈)

    “그럼 어디 안 썩은 데가 있는 줄 알았어?” 전직 국세청장이 재임 당시 기업들로부터 수십억원의 대선자금을 모금한 것을 놓고 시중에는 다시금 정치적 냉소주의가 일고 있다. 이번 일로 큰 충격을 받은 듯 국세청 내부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직원들은 하나같이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족은 말할 것도 없고 납세자들에게 어떻게 낯을 들고 다닐 지 모르겠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다”는 등 갖가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올해는 세수부족이 심각해 그 어느 때 보다 납세자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데 얼마전까지 총수로 모셨던 ‘분’이 구속되다니,그것도 납세자를 상대로 ‘모금’을 한 혐의로…. 수치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국세청장이 어떤 자리인가. 세무조사 한번으로 대다수 기업의 사활이 좌우되는 현실에서 국세행정을 총괄하는 수장은 납세자에게 ‘저승사자’와 같은 존재나 다름이 없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만큼 지극히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게 당연하고,따라서 전임 청장은 엄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남은 문제는 정작 국세청 내부의 후유증이다. 국세청은 지난 3월 李建春 청장 부임 이후 전례 없이 강도높은 개혁을 추진해오고 있다. 자체사정을 통해 직원 105명을 공직에서 추방하고,전체의 절반이상을 이동시키는 개혁인사를 단행했다. 아울러 ‘열린 세정’을 천명하며 권위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납세자에게 몸을 낮추고 있다. 이 모두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李청장은 평소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일하라”고 당부할 정도로 비장한 모습을 보여왔다. 열의가 뜨거웠던 만큼 실망도 큰 것일까. 국세청 수뇌부에서 아직까지 공식적인 대국민 언급이 없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전임 청장의 비리가 “개인 차원일 뿐,조직 차원의 문제는 아니다”는 항변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 만으로는 후유증이 오히려 더 오래 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당장 납세자를 대하는 직원들의 어색한 표정이 떠오른다.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독립운동’을 할 수는 없지 않을까.
  • 총리실·법제처 등 “우리도 배웁시다”/‘쉬운 공문서 쓰기’ 확산

    감사원이 시작한 ‘바른 글쓰기,쉬운 공문서 만들기 운동’이 정부 부처로 확산돼가고 있다. 감사원이 국어학자 등을 초빙,직원들에게 글쓰기 교육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무총리실과 문화관광부,법제처,서울시,문경시,의료보험관리공단 등에서도 같은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韓勝憲 감사원장서리가 글쓰기 교육을 처음 제안했을 때만 해도 감사원 내부에서는 불만의 소리가 높았다.“나이 40에 무슨 입시교육이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흘 동안 맞춤법과 띄어쓰기,문장 표현법,공문서 작성법 교육이 이어지면서 직원들의 반응은 달라졌다. ‘기네스 북에 오를 정도’로 길고 권위적인 감사원 문서의 문장을 반성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심사2과의 金映鎭 감사관은 “감사 처리안을 내가 작성하지만,남이 읽는다는 인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는 8월부터는 감사요원이 작성한 문서를 놓고 쉬운 공문서로 바꾸는 실습에 들어갈 예정이다. 韓원장서리도 이런 움직임에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기회가 된다면,각 부처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문서의 작성 실태도 점검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고 한다. 韓원장서리는 이에앞서 지난 1일 첫 교육 강사로 나서 “문서 작성은 국민을 위하는 마음과 상통한다”면서 “바른 글쓰기와 쉬운 문서 작성이야말로 민주적 봉사”라고 강조했다.감사원의 글쓰기 교육이 전 부처로 확대돼 쉬운 공문서가 나올 수 있다면 작지않은 개혁의 성과가 될 것이다.
  • 공문서 바르게쓰기 운동/“읽기 쉽게”직원에 국어교육/韓 감사원장

    감사원은 1일 ‘토지 관리 및 지역 균형개발 실태 특정감사 결과’라는 딱딱한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건설교통부에서 토지…’로 시작하는 첫 문장은 두번째 장을 넘기면서도 끝나지 않는다.셋째 장을 빼곡히 채우고 난 뒤에야 ‘…강구하도록 통보.’라는 명사형으로 마무리 된다.읽는 사람의 숨이 막힐 정도다.문장 안에 구두점 하나도 없다. 시집(詩集)까지 출간한 韓勝憲 감사원장서리는 그런 식의 자료에 답답함을 느낀 것 같다.시인은 본능적으로 짧고 농축된 문장을 좋아하는 법이다. 韓원장서리의 지시로 감사원은 1일부터 글쓰기 교육에 들어갔다.전 직원이 강당에 모여 사흘동안 국어교육을 다시 받는다.국립국어연구원의 李翊燮 원장이 문장표현법을,林東勳 연구사가 맞춤법 및 띄어쓰기를,金世中 연구관이 한글순화 대상 용어 및 외래어 표기법을 각각 강의한다.또 연세대 金榮敏 교수가 문장구성 및 요약법을 설명하고 서울대 朴甲洙 교수는 공용문 작성법을 가르친다. 韓원장서리도 직접 만든 ‘문장력강화 특별교육’이라는 교재를 들고 한시간동안 강의했다. 앞으로 감사원은 각 부처의 올바른 글쓰기 및 서류작성 능력을 감사할 지도 모른다. ◎알아둡시다­‘공문서 올바르게 쓰는 요령’ 감사원은 1일 ‘바른 글쓰기 교육’에 들어갔다. 감사원 교육 가운데 특히 공문서 작성법은 모든 공직자들이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다음은 주요 내용. ▷공문서의 조건◁ 공문서가 △법령·통첩 등에 저촉되지 않는가 △기한·조건·효력 등에 착오는 없는가 △발신자·수신자명은 올바른가 △결재·구분·송부처 등에 잘못이나 빠진 것은 없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한자어의 사용◁ 민원인이 공문서를 접하면 ‘어려운 한자어가 많다’는 것을 가장 먼저 느낀다. 한글을 주로 하고 필수적인 한자를 함께 쓰는 정도의 국한 혼용이 바람직하다. ▷권위적인 표현◁ 지시·시달·당부·경고·엄단·보고·제출 등이 공문서에서 습관적으로 쓰이는 관용어다. 공문서에서 많이 쓰는 ‘∼바’는 ‘∼으니’로,‘∼ㄴ 자(者)’는 ‘∼ㄴ 사람’으로 ‘∼ㄹ 것’은 ‘∼기 바랍니다’로 바꾸면 좋을 것이다. ▷비논리적이고 어려운 문장◁ ‘…행정목적에 기여하고자(→기여하게 하고자) 정부시책 소개란을 설정하고…’‘…의의가 더욱 제고될 수 있도록(→있게) 각 기관에서는 적극 활용하여(→활용하도록 하여)주기 바랍니다’ 등이 그런 문장이다.행동의 주체와 대상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 ▷길고 복잡한 문장◁ 국어 문장은 40자 안팎이 적당하다.70자를 넘으면 한번에 이해하기 어렵다.특히 국어의 문장구조는 단문이 바람직하다.복문의 경우도 수식을 복잡하게 해서는 안된다.길고 복잡한 문장을 피하려면 ‘1문 1개념’을 추구하는 것이 좋다.특히 감사인과 법조인의 문장은 터무니 없이 길다.관용처럼 문장 끝을 ‘∼바’ 로 이어가지 말고 아예 끝내야 한다. ▷표기·어휘·어법의 잘못◁ 공문서에서 가장 많이 틀리는 표기는 년중(→연중),더우기(→더욱이),금번(→이번),훼손하므로서(→훼손함으로써),함양시키고자(→함양하고자),저해하는(→해치는,진작시키는(→진작하는)데,게재될(→게재할) 등이다. 또 해결해야(→해결되어야)할 과제,환경을(→환경이) 오염시키고(→오염되고) 등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도 많다. 중복·생략되거나 어색한 표현도 있다.△함부로 침을 뱉거나 (+아무데서나) 대소변을 보는 행위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음주(+하고/술마시고) 소란을 피우는 행위 △앞장서(생략) 솔선수범함으로써 △피해를 조속히 치유하기(복구하기) 위하여 △임무를 어떻게 수행하느냐의(수행하느냐에) 여하에(생략) 달려있다 등이 그런 예다. ▷문체◁ 번역투나 한문투의 난해한 문장이 문제다.먼저 번역투의 문장은 △성의있게 응하여 주실 것을(→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리는 바입니다(→부탁드립니다) △…총조사 실시에 있어(→실시에서) 비밀에 관한 사항의(→사항을) 엄격한 보호를(→엄격하게 보호하여 드리겠다고) 약속드립니다(→약속합니다) △건설 기능인력(→기능인력이) 부족현상으로(→부족하여) 등이다. 한문투의 표현은 유효하며(→효력이 있으며),하차시(→내리게 되면),사용하지(→쓰지),변경요구시에는(→바꿔 달라고 할 때에는),변경취급합니다(→바꿔드립니다),착역(→내려야 할 역),인쇄부분이(→인쇄된 부분이),절단되거나(→잘리거나),지정일이(→지정된 날이,경과시(→지났을 때에는),승차권 반환시(→새 승차권을 발행할 때),소정의(→정해진),수수료를 수수하며(→받으며),환하지(→되돌려 드리지) 등이다.
  • 金 대통령 국민과의 TV대화­이모저모

    ◎외국예 들며 위기극복 동참 호소/월급중 500만원 실업기금 예금 처음 밝혀/“오늘 결혼 36주 케이크 자르고왔다”에 박수 10일 하오 7시부터 9시까지 여의도 문화방송에서 진행된 金大中 대통령의 ‘국민과의 TV대화’에서는 이따금 예상치 못한 질문과 기지에 넘친 답변이 쏟아져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분위기에 윤활유역할을 했다.특히 방청객들은 金대통령의 진지하고 솔직한 스타일에 끌려 대통령과의 ‘벽’을 허물고 부담없이 대화를 나눴다.대학생도 장애자도 대통령과의 거리를 좁혔다. ○…대화가 시작된 직후 金대통령은 한 여대생이 자유질문을 통해 외국기업의 인수·합병 허용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자 “질문도 하고 답변도 하고 다한다”며 웃음을 자아내 대화초반 분위기를 풀어 나갔다.이어 金대통령이 “오는 2001년이나 2002년이 되면 우리도 선진국 대열에 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자 방청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金대통령은 시종 여유있는 모습으로 토론 분위기를 주도했다.金대통령은 경제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외국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때로는 설득조로 때로는 강경한 어투로 경제난 극복을 위한 모든 경제주체들의 동참을 호소했다.특히 기업의 가시적인 구조조정 노력없이 노동자만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노동계 대표의 질문에 대해 金대통령은 “기업도 안하고는 안된다.나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 ○…대화 중반 분위기가 무르익자 방청객들의 자유질문도 ‘경쟁적으로’ 쏟아졌다.金대통령이 일일이 질문자를 지정해야 할 정도였다.간혹 일부 질문자가 자기 주장으로 시간을 지체하자 金대통령은 “질문을 하세요”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증산동의 최대봉씨는 “월급은 어디에 쓰느냐”고 물었다.金대통령은 “본봉 4백만원을 포함,1천5백만원을 받는다.1백만원은 세금을 내고 2백만원은 취임전 약속대로 국고에 반납한다.5백만원은 실업자기금 예금으로 쓴다.나머지 7백만원으로 애경사나 어려운 친구들을 돕는데 쓰고 교회기부도 한다.좀 모자란다.다행히 밥 먹여주고 재워주고 차도 태워주니까 다른 돈 쓸일없어 7백만원을 유효하게 사용한다”고 답했다.‘실업자기금 예금’ 대목에서는 방청석에서 일제히 박수가 쏟아졌다. 한양대 허준군은 “金대통령을 흉내낸 정치 풍자 코미디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金대통령은 “엄용수라는 코미디언이 하는 것을 봤는데 재밌더라.저보다 진짜같아 보이더라고 하더라.내가 저렇게까지는 사투리를 안쓰는데 하는 생각도 든다.어쨌든 내 흉내를 내는 것을 보니 내가 장사감이 된다고 생각돼 기분이 좋다”고 응수했다. 성결대 교수이며 시인이라는 한 방청객이 “역대 대통령이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데 소홀히 했다.직언하는 참모를 늘 가까이 두어 달라”는 지적에 방청객들의 박수가 쏟아지자 金대통령은 “좋은 충고해준 국민과 함께 정치하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명심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 출신의 한 지체장애자가 동행한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 “지난 96년에 바다비리사태가 평택시청과 비리 경찰이 재단을 비호하는 바람에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호소하자 金대통령은 숙연한 표정을 지은뒤 진상파악을 약속했다.남가좌동에 사는 한 부동산업자가 “전세금 지원을 안해주는 것이 좋지 않느냐”고 묻자 “약자들을 도와야 한다.그 생각엔 동의하기 어렵다”고 소신을 분명히 밝혔다.金지은 아나운서의 ‘아내사랑’ 질문에는 “오늘이 결혼 36주년이라 케이크를 자르고 왔다”고 웃음을 지어 축하박수를 받았다. ○…金대통령은 답변도중 질문자에게 즉석질문을 하는 등 생생한 여론을 청취하는데 애썼다.한 중소기업체 대표가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호소하자 金대통령은 “정부가 노력해도 안되는데 어떻게 하면 잘될지 의견을 말씀해달라”고 되물었다.답변자가 “정부가 돈을 풀어도 은행에서 담보가 없다고 대출을 안해준다”고 요청하자 金대통령은 일일이 메모를 한뒤 “좋은 지적을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서 중계차가 연결된 전국 각 지역의 시민들도 “입술이 바싹바싹 탈 정도”라는 등 경제의 어려움을 생생하게 피력해 토론 분위기를한층 진지하게 만들었다. ○…金대통령이 ‘닫는말’에 앞서 “오늘 저와 대화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방청객들은 “예”라며 공감의 박수를 보냈다. ○…토론장은 일반 국민들 가운데 희망자와 41개 직능단체에서 지역,직업,연령,성별 등을 고려해 선발된 방청객 7백50여명은 방송이 시작되기 3시간전인 하오 4시쯤부터 대화장인 D스튜디오로 입장. 金대통령은 하오 6시15분쯤 방송국에 도착해 분장실에서 李得洌 사장,嚴基永 보도제작국장과 차를 마시며 잠시 환담.嚴국장이 “자유질문에서 어떤 질문이 나올 지 염려된다”고 하자 金대통령은 “자유질문은 자유질문이며 어떤 질문이 나올 지는 팔자소관이다.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며 자신감을 밝혔다. 金대통령은 하오 7시 방청객들의 기립 박수를 받는 가운데 손을 흔들며 스튜디오에 입장해 중앙무대 방청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金대통령은 사회자인 車仁泰 전 제주MBC 사장이 “힘드시죠.흰머리가 더 늘어난 것같다”고 인사를 건네자 “많이 힘들다.세어보지는 않았지만 흰머리가 더 났을 것”이라고 응답. 스튜디오의 중앙무대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1백여명의 방청객들이 원형으로 앉도록 자리를 배치해 권위적인 분위기가 풍기지 않도록 했으며,무대 뒤 쪽에는 고대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 광장을 연상케 하는 원형기둥이 배치됐다.또 시청자들에게 실감나는 영상을 제공하기 위해 대화장소 전체를 화면에 담을 수 있는 DXC 930 어안렌즈 카메라까지 동원됐다. 주관 방송사인 MBC는 국민과의 대화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국민과의 대화 사무국’을 별도로 설치,치밀하게 행사를 준비했으며 柳鍾星 경실련사무총장 등 7인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자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방송전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질문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며,PC통신을 통해 2천4백여 건의 질문을 받아 주질문 10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 외환위기는 ‘인재’였다(사설)

    국난으로 불려지고 있는 외환위기가 명백한 인재로 드러났다.강경식 전 부총리와 김인호 전 경제수석이 지난해 11월14일에야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IMF 자금지원의 불가피성을 말하면서 “이 지원은 정치적 부담만 따를 것”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감사원의 외환특감 결과 밝혀졌다.작년 연초부터 한국은행을 비롯해 국책·민간연구기관들로부터 외환위기를 경고하는 발표와 보고가 14번이나 있었는데도 재경원이 모두 묵살했다고 한다.분노와 통탄을 금치 못할 일이다. 이는 우리 관료사회가 얼마나 독선적이고 권위적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공직자들은 말로는 정책수립과정에서 공청회 등을 통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실제로는 각본에 맞춰 의견을 모으거나 산하 연구기관에게 자신들의 정책을 뒷밤침하는 자료를 내놓도록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이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행이 이번 환란에 대해 미리 보고를 했다면서 발뺌하기에 급급했던 것도 중앙은행으로서 그 책임을 통감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한국은행은 환란 전 무모하게 외환시장에 개입,귀중한 외화를 2백억달러 이상 허비했던 실패를 자성하고 중앙은행의 중립성 확보을 위해 일대 쇄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 감사원이 감사결과 강 전부총리와 김 전경제수석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구재경원 직원에 대해 검찰 고발과 동시에 파면이나 해임키로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환란을 직·간접적으로 초래하고 종금사 등 금융기관 감독을 소홀히 한 재경원 금융정책실·한은국제부·은행감독원 직원 18∼23명을 징계키로 한 것도 마땅한 일이다. 감사원은 앞으로 환란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지난 94년과 96년의 종금사 무더기 인·허가 과정에 대한 비위여부를 철저하게 밝혀내야 한다.종금사들이 달러를 무모하게 들여다 이득을 챙기려고 한데서 환란은 시작된 것이다.재경원이 투자금융사를 종금사로 전환하면서 특정지역에 편중허가한 점에 대해서도 충분한 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가 환란의 원인 및 책임규명 차원을 넘어 공직자들의 부처 이기주의와 책임회피 등 고질적인 병폐를 시정하는 일대 전기가 되도록 그 근본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동시에 연구기관의 중요한 건의나 연구가 관계부처 등에서 묵살되는 일이 없도록 별도의 장치를 강구하고 관변 연구기관의 기여도를 조사,이들 기관의 통폐합 자료로 활용할 것도 아울러 제의한다.
  • DJ “자율적 언론 개혁” 강조

    ◎청와대 기자실 운영 백악관식으로 변경/현안 브리핑 정레화… 정책 퉁명성 확보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의 언론개혁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사회 각 분야의 과감한 개혁을 주창하고 있는 김당선자는 13일 박지원 당선자대변인의 입을 빌어 ‘자율적인 언론개혁’을 주문했다. 박대변인은 이날 기자실을 찾아 “모든 분야에서 개혁을 한다는데 언론도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으면서도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을 언론이 스스로 자율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말로 청와대가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하지만 당의 한 관계자는 “김당선자는 자신의 대권 4수를 거치면서 언론개혁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생각을 해 왔다”며 “그러나 언론의 특수성을 감안,과거 정권처럼 무리한 방식을 동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봐 역시 자율에 무게를 실었다. 이런 맥락에서 청와대 기자실의 운영방식도 종래와 상당히 바뀔 전망이다.주요 모델은 미국의 백악관 출입기자단 운영이다.예전의 권위적인 이미지를 씻고 투명성을 최대한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대통령도 정례 기자회견 방식이 아닌 현안 회견을 통해 자신의 구상을 밝히게 될 것 같다.국정 전반에 대해서는 지난달 중순에 선보였던 국민과의 TV대화처럼 국민을 설득하는 ‘직접 민주주의’ 형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변인은 물론 각 수석들도 기자실을 찾아 설명하는 현안 브리핑을 정례화시킨다는 복안이다.즉 정책의 입안과정을 투명하게 집행하겠다는 의지표현이다. 따라서 기자들이 수석실을 찾는 취재 관행은 없어지게 될 것 으로 보인다.
  • 키신저 전 미 국무 LA 타임스 기고

    ◎“IMF 구제방식 재검토 시급”/미 모델 혹독한 처방 ‘부도 도미노’ 촉발/위기관리 장치 마련 G7 긴급회담 촉구 【로스앤젤레스 연합】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8일 80년대 중남미 경제위기 당시 개발된 국제통화기금(IMF)의 전형적인 구제방식은 시급히 재검토돼야 하며 미국은 국제금융질서 개선을 위해 선진 7개국(G­7) 긴급정상회담을 소집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자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기고문에서 미국이 위기에 빠진 아시아국가들에게 미국식 모델을 즉각 도입하라는 혹독한 사회·경제적 처방을 내림으로써 아시아 지역에 반미 감정이 싹트고 있다고 말했다.또한 아시아 국가들이 장차 세계무대에 강국으로 재등장할 경우 미국이 국익을 위해 혹독한 처방을 내린 깡패로 비쳐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시장경제와 권위적인 정치체제를 급성장의 원동력으로 내세워온 아시아에게 미국이 세계주의와 다원적 민주주의라는 자국 모델을 위기 치유책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이와 함께 어느 쪽도 아시아의 위기를 사전에 예측하지 못했다면서 80년대와 94년의 멕시코 위기,그리고 지난해 시작된 아시아 위기 등 세가지 경우 모두 미국의 갑작스러운 정책변화라는 공통원인을 안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G­7 정상회담에서 아시아의 위기를 야기한 세계 금융시스템의 세가지 문제,즉 ▲너무 쉽게 인출·회수할 수 있는 단기신용대출 ▲경기침체 사이클을 이용해 투기꾼이 손쉽게 이익을 얻음으로써 공황을 낳을 수 있는 현실 ▲경제위기를 정치위기화하는 경향을 보이는 IMF의 전형적인 구제방식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G­7 정상회담이 ▲위기를 예방하고 실패도 어느 정도 수습가능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를 제재할 수 있는 조기경보시스템 마련 ▲채무자·채권자 양측의 부주의한 행동을 제지하고 자본이동의 투명성을 증대하기 위한 제도 마련 ▲경제적 처방을 정치·사회적 상황과 연계시킬 위기관리 장치 마련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국가의 경우 IMF의 긴축 프로그램으로 기본적인 상거래가 중단됐으며 수익성 있는 산업분야의 수익성 있는 회사들조차 IMF 규제로 인한 국내 금융시스템의 마비로 파산에 이르고 있다면서 이는 사회보장의 안전망이 준비돼 있지 않은 사회에서 본질적으로 정치적 위기를 자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 21세기형 정부/국민 신뢰 받는 ‘깨끗한 정부’ 확립해야

    ◎“행정은 서비스” 공직자 발상 대전환 필요 21세기에는 모든 사회구조와 제도,관행과 의식을 격변하는 세계에 맞게 바꾸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지난 반세기동안 경제·사회발전을 주도하면서 지나치게 비대할 정도로 몸집을 키워온 정부·행정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비능률구조 전면 개혁 국가운영 체계 전반에 걸쳐 발전의 걸림돌이 돼온 비능률·저효율의 구조를 ‘제로베이스’ 상태에서 일대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다.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도 경제 자체의 개혁에 앞서 국정을 움직이는 모든 체계가 대혁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21세기형 정부’는 ‘작은정부’ ‘첨단정부’로 특징지을 수 있다.21세기 무한경쟁과 정보화 시대를 맞아 국정운영의 낭비요인을 과감히 도려내고 자율과 창의성을 북돋아야 한다는 취지다. 작지만 유능한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공공부문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민간에 봉사하는 고객주의 행정을 구현해 나가는 것이선결과제다.민간 주도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정부로 거듭태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작은 첨단정부’는 ▲봉사하는 정부 ▲경쟁력 있는 정부 ▲깨끗한 정부 등의 모습으로 구체화된다.우선 권위적인 정부운영 방식을 뜯어고치고 고객지향적인 봉사행정을 펴서 관의 문턱을 낮추어야 한다.‘고객주의 행정’의 구현이다.이를 위해서는 ‘공공행정은 공공서비스’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공무원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고 행정 서비스 이용의 만족도를 높여나가는 ‘고객주의 행정’으로 전환하기 위해 중요한 과제는 대민 서비스의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정당한 국민권리 보장 ‘첨단정부’의 수립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 생산성이다.정부생산성이 떨어지면 국가 전체의 생산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정부부처의 기능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여 정부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은 대폭 털어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정부 생산성 제고의 핵심과제는 정부 조직과 인력의 운영에 민간부문의 효율적인경영마인드와 경영기법을 과감하게 도입하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사·조직,예산·회계 등에 걸쳐 제도와 운영상의 가시적인 개혁조치가 강구돼야 한다.정부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데 성공한 국가들로부터 얻을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결과와고객 중심으로 관리체계를 전환하는 것이다.향후 정부 혁신의 기본방향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자치단체의 경영 혁신 이와함께 공무원의 처우개선과 규제개혁을 통해 공직사회에 부정부패가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공무원의 봉급과 일반 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 정부와 경제 부문의 규제를 과감하게 혁파해 ‘뒷돈’과 ‘검은 돈’의 여지를 없애야 한다.이는 신뢰받는 정부의 이미지가 중하위직 공무원의 부정부패척결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21세기형 정부의 전제 조건에 해당한다. ‘작은 첨단정부’의 구현을 위해 지방자치의 활성화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의 기능을 재정립하여 적정하게 배분하여야 한다. 이에 걸맞는 재원 배분의 조정과 지방재정 조정제도의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지역실정에 맞게 지방정부가 더 잘 할 수 있는 일들은 과감하게 지방에 이양해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지방자치 활성화의 필수요건인 지방자치 단체의 경영혁신을 위해 지방자치 단체의 조직과 인사,예산제도의 개편을 뒷받침하는 여건 조성과 제도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SOC·기술개발 지원 또 지속적인 공기업 민영화로 확보한 자금을 부족한 사회간접자본시설과 기술개발에 투자하거나 벤처캐피탈을 지원하는데 활용토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그러나 중앙 정부가 반드시 수행해야 할 임무,예를 들면 사회복지와 환경·사법·경찰업무 등에 대해서는 더욱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예측가능한 정책 추진 정부의 정책입안에 참여하고 있는 한 고위관계자는 “21세기형 첨단정부를 위한 선결과제로 무엇보다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시켜야 한다”면서 “예컨데 법과 제도를 지키면서 정부의 약속을 믿고 사업하는 사람이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모든 일을 예측 가능토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권력이 분산되는 사회로/이종화 고려대 교수·경제학(서울광장)

    남성과 여성은 심리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한다.그 중 하나가 남성들은 위계질서에 익숙하여 사람을 사귈때 상대가 자신보다 우월한가 열등한가를 따져 상하 관계로 생각하는 반면 여성들은 자신과 얼마나 가까운 가하는 친근도를 중심으로 인간 관계를 형성한다고 한다.따라서 남성들은 선배 후배,형님,동생과 같은 수직관계를 편안해하는 반면,여성들은 친한 사람과 친하지 않은 사람으로 나눠지는 수평관계를 더욱 편안해하며 상하 관계도 예를 들면 친한 언니,친하지 않은 언니로 나누어 수평관계로 생각한다는 것이다.많은 남성과 여성간의 갈등이 이러한 심리적인 차이를 서로가 이해하지 못할때 발생한다고 하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분석이다.수평과 수직의 관계가 잘 조화되지 않고 남성이 일반적인 수직관계를 강요할 때 가정의 불화가 발생한다. 한국사회의 많은 문제들 또한 경직된 수직관계에서 발생한다.우리 사회의 모든 조직이 남성적인 사고 방식,상하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정치조직은 보스를 중심으로 한 수직구조이며 기업들은 소유주를 정점으로 피라미드형의 계급사회를 이루고 있다. 수직사회의 장점은 지도자의 명령에 따라 조직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으므로 매우 효율적인 통솔이 가능하다는 것이다.따라서 군과 같은 조직이 계급을 중심으로 한 상하관계로 이루어지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 하겠다.그러나 사회구조가 단순할 때는 모든 조직원의 의사가 쉽게 일치할 수 있으므로 능력있고 우수한 지도자가 모든 조직을 매우 효율적으로 통솔해가는 것이 가능할 수 있으니 사회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이것이 어렵다는데 수직적인 조직의 한계가 있다. ○수직적 구조 부작용 양산 다원화된 사회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능력이 제한된 지도자가 모든 일을 결정할 때 구성원들 간의 갈등과 불화가 발생하고 결국 조직전체가 파멸할 수 있다.또 수직적인 조직에서는 능력보다는 보스에 대한 충성도가 중요시되어 조직원들이 보스의 눈치만 살피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보스가 불합리한 생각을 하는 경우에도 조직원들이 맹목적인 충성을 다하게되어 사회적으로 전혀 바람직한지 못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과거 유신시대를 회고하고 고 박정희 대통령을 기리는 움직임이 있다.침체한 경제와 혼란한 사회에서 느끼는 불안한 심리 때문에 강력한 지도자가 모든 국사를 일사불란하게 이끌어 가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그러나 대통령이 강력한 통솔력으로 사회전체를 이끌어갈수 있던 시대는 지났다.현재와 같이 사회구조가 다원화되고 국민들의 다양한 욕구가 표출되는 시점에서 권위적인 지도자가 국가 전체를 군대처럼 통솔할 수 없음은 이미 80년대에 우리가 경험한 바 있다. 한보사태,대선자금 비리와 같은 최근 우리사회의 문제는 언뜻 무능력한 천민자본가와 부패한 정치지도자들 때문에 생겨난 것처럼 보이고 따라서 유능하고 양심적인 지도자를 찾는 것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인양 생각할 수 있다.그러나 온갖 비리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기업가 정치권 할 것 없이 모든 사회조직이 수직화되고 있고 힘과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화되어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초인과 같은 지도자를 찾기보다는 권력이 다수에게 분산되도록 하는 제도적인 개선이 문제의 해결책이라 하겠다. ○불필요한 권위 사라져야 과거 30년 동안 눈부신 발전을 통해 우리사회는 복잡해지고 다원화되었다.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된 수직적인 사회구조로는 수평적 관계를 원하는 국민 대다수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이제 21세계의 한국은 경제는 경제전문가가,외교는 외교전문가가,국방은 국방전문가가 하는 전문가 사회,권력이 분산되고 불필요한 권위의식이 사라진 탈권위 사회,팀워크를 중심으로 한 협동작업이 주가 되는 수평적 사회가 돼야 한다.
  • 연극배우 오지혜(’97 젊은 문화주역:1)

    ◎창녀 「걸레」를 너무나 사랑한 여자/「날 보러와요」·「지하철 1호선」 등서 1인5역/오현경·윤소정씨 부모의 끼 대물림/“이젠 30대… 다작보단 훌륭한 연기 펼터” 『30세가 된 기분,정말 짜릿해요.드디어 「30대 여배우」가 됐으니까요』 연극배우 오지혜는 새해 우리나이로 서른이 됐다.20대의 마지막인 지난해에는 1년내내 연극무대에 선 기억밖에 없다.「날 보러와요」의 다방 레지,「지하철1호선」의 창녀 걸레,「비언소」의 1인5역 등이 줄을 이었다.「비언소」는 지난해 8월부터 공연에 들어가 12월31일에야 마쳤다. 「비언소」 망년회를 하면서 그는 시행착오가 많았던 20대를 지나 이제는 정말 좋은 작품 골라서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렘을 느꼈다. 이어 그가 새해 들어 처음 꼽은 목표는 휴식을 누린 뒤 작품을 고르는 것이었다.그러나 워밍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연극이 그를 먼저 찾았다.아리스토파네스의 희랍희극 「류시스트라테」를 개작한 극단 차이무의 「평화씨」(이상우 연출).지난 4일부터 연습에 들어간 이 연극은 서울 한 아파트촌의 여성들이 모여 권위적인 남성을 풍자하는 극중 극 형식으로 804호 오평화역을 맡았다.2월부터 「평화씨」를 공연한 뒤 가을이면 또하나의 연극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오지혜가 이처럼 연극계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이유는 물론 실력있는 여배우가 얼마 안되는 현실때문이다.정확한 언어구사력을 자랑하는 오현경씨와 무대를 휘어잡는 「끼」를 가진 윤소정씨의 딸이라는 「천혜의 환경」이 그의 연극인 자질에 큰 몫을 했다.데뷔시절 『욕심이 보여서 밉다』고 말했던 완벽주의자 오현경씨도 이제는 『맘에 드는 연기자』라고 딸을 인정한다. 하지만 타고난 재능에 더해진 그의 노력은 보통 사람이 생각하기 힘들 정도.1년에 평균 40여편의 연극을 보고 1백여편의 영화를 본다.하루라도 책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고 연극이 끝나면 무조건 혼자 전국을 누비면서 자신과의 대화를 갖는다.이 모두는 더욱 훌륭한 배우가 되기 위한 수련이다. 91년 「따라지의 향연」으로 데뷔한 오지혜는 6년동안 많은 역을 했지만 가장 애착을 느끼는 것은 「지하철 1호선」의 걸레.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청량리 588거리의 여인 걸레를 연기하면서 그는 『걸레를 너무 사랑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앞으로 꼭 한번 해보고 싶은 것은 엄마와 함께 무대에 서 대사를 주고받는 연극이다.단 모녀가 아닌 다른 관계로.
  • 현대차 「올해의 승자」 선정/유럽 자동차딜러 만족도 신장률 1위

    ◎독 자동차 전문 잡지 현대자동차가 유럽의 권위적인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빌트」에서 「올해의 승자」로 선정됐다. 현대자동차는 「아우토 빌트」 최근호에 따르면 이 잡지가 독일에 진출해 있는 전세계 25대 메이커 자동차 딜러들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22위에서 18계단 뛰어올라 4위로 신장률 1위를 기록,「올해의 승자」에 뽑혔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현대자동차는 독일의 벤츠와 BMW,일본의 닛산·도요타 등 세계 최고 메이커들을 제치고 수바루 크라이슬러 포르쉐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이번 조사는 품질수준·부품조달·애프터서비스·할부기간 등 66개 항목에 걸쳐 실시됐으며 현대자동차는 대부분 항목에서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특히 품질면에서 눈에 띄게 향상된 것으로 평가됐다.〈김균미 기자〉
  • 행정주체사이 관계변화와 달라진 위상(서울신문 50돌 특집)

    ◎열린 소리… 열린 행정… 「지방자치」 기틀마련 지방자치는 국가권력의 분권화다.지방자치로 「서울로 통하던 모든 길」이 일부나마 지방으로 갈라졌다.중앙정부는 통제와 감독 일변도의 관행을 털어내기 시작했고,자치단체는 그동안 참았던 목소리를 내고 있다.행정 주체간의 관계와 기능 변화는 가히 지각변동에 비유될 정도다.지방자치 이후 중앙과 광역단체,광역단체와 기초단체,기초단체와 주민,자치단체와 지방의회,자치단체들의 달라지는 위상과 관계를 짚어 본다. ◎중앙정부­광역단체/내무부,감독자에서 조언자로 큰 변화/공문서 용어 「권고」 「협조」 등 부드럽게 지난 8월8일 내무부는 「행정용어 순화 및 업무연락 활용에 관한 예규」를 만들어 시행했다.일선 시·도에 내려보내는 공문서 끝마다 강조하던 「지시」「지침 시달」이라는 권위적인 용어가 이날부터 「권고」「조언」「정보제공」 등으로 부드러워졌다. 「지시」는 법령에 근거한 행정 문서에만 제한적으로 쓰며,자치단체의 동의가 필요하거나 특정 사안을 안내하는 공문서에는 「시달」대신 「권고」 또는 「협조」를 쓴다. 시행 여부를 전적으로 자치단체가 판단하는 공문서에는 「조언」으로,이행 여부와 관계없이 단순히 사실만 알리려 할 때에는 「정보제공」이라고 표시한다. 일방적으로 지시하거나 감독하는 내무부와 자치단체간의 수직 관계가 수평을 잡아가는 단면이다. 내무부의 변신은 겉 뿐이 아니다.지방행정의 틀을 짜던 지방기획과가 지난 10월 자치발전의 방안을 개발하는 자치기획과로,이름과 업무를 바꿨다. 내무부는 이와 함께 자치단체를 지휘·통제하는 대신 지방시책을 개발해 자치단체에 제공해주는 정책부서로 변신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 및 인력구조의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중앙정부를 대표해 지방정부를 지휘·감독하던 내무부가 훌륭한 시책을 개발,제공함으로써 자치단체의 신뢰와 권위를 유지하려는 노력은 이미 가시화됐고 계속 이어질 것이다. ◎광역단체­기초단체/「장」직급 다르지만 사실상 대등한 관계/시장·군수회의 원탁서… 서열개념 없애 임명직 시절의 시·도지사는 시장·군수의 인사권을 쥐고있었다.따라서 시·도지사의 시정방침은 그대로 기초 자치단체에 적용됐다. 민선 체제에서도 시·도지사와 시·군·구청장의 격은 다르다.광역 단체장은 차관급의 예우를,시·군·구청장은 인구 규모에 따라 서기관에서 이사관의 대우를 받는다. 그러나 실질은 대등해졌다.특히 자치단체의 독립성이 더 강한 도의 시장·군수는 도지사의 영향권에서 멀어졌다. 도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46.8%에 불과해 시·군을 도와줄 여력도 없다.중앙정부의 교부세,특별교부세,지방양여금은 내무부나 관련 부처에서 시·군을 지정해 배정한다. 이같은 역학구도의 변화로 경북의 경우 시장·군수 회의의 탁자를 원탁으로 바꿔 서열 개념을 없앴다.어휘도 예외없이 「하시오」에서 「합시다」로 바뀌었다. 변화된 모습은 곳곳에서 찾아진다.인천 연수·남동구와 강화군 그리고 광주 동구와 서구 역시 본청과 달리 심사제를 채택했다.시·군·구청장 회의에서 기초 단체장이 광역단체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난하는 사례도 흔해졌다. 이같은 현상은 자칫 광역행정을 저해하거나 지역 이기주의를 부채질할 수도 있다.그러나 자치제의 기본 정신에 맞게 지역의 특성과 다양성을 살리는 것 또한 사실이다. ◎자치단체­지방의회/단체장 위상 「임명」때보다 대폭 강화/의회 다수당과 당책 달라 견제 받기도 경기도 의회는 지난 10월27일 임시회를 갖고 용인·이천·파주군의 시 승격안에 「찬성」을 의결했다.당초 경기도가 임시회를 요청했을 때,의회는 「중앙 집권적 발상」이라며 강력 거부했었다. 경기도는 3개 군의 시승격에 관한 의견을 지난 달 23일까지 해당 군의회에서,26일까지는 도의회에서 수렴해 달라는 내무부의 요청에 따라 임시 도회의를 요구했었다. 민선 단체장의 위상이 대의회 관계에서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강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임명직 단체장이었다면 의회가 당초의 반발을 거둬들였을 지 의문이다. 민선 단체장은 「지역을 위한 일」이라는 명분만 있으면 의회와의 대결도 주저하지 않는다.지방자치는 단체장의 위상을 높이면서 한편으로는 자치단체와의 긴장도 고조시켰다. 인천광역시의 모 구청장은 지난 번추경예산 편성에 이어 새해 예산편성에서 의회의 심한 견제를 받고 있다.다음 선거에서 구청장을 꿈꾸는 몇몇 의원이 미래의 경쟁자인 구청장을 앞다투어 견제하기 때문이다. 자치단체장과 의회의 경쟁적·적대적 관계는 단체장과 의회 다수당의 당적이 다를 경우 더욱 뚜렷하다.견제와 감시라는 의회의 역할이 활발해졌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반면 정치적 타결을 우선하는 중앙 정치의 나쁜 행태가 지방자치의 취지를 할퀼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크다. ◎자치단체­자치단체/「주민 뜻」 우선… 개발계획 전면 재검토/중앙의 틀 벗어나 독자사업 활발추진 경기도 하남시와 남양주시,광주·양평·여주군의 시장·군수들은 지난 9월 팔당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팔당댐 주변의 단체장들끼리 상수원 보호구역을 축소하기 위해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취지다. 양평군수와 여주군수는 민자당,하남시장과 광주군수는 민주당 소속이고 남양주시장은 무소속이지만 아무 거리낌 없이 손을 잡았다. 경기도는 지난 10월11일 서울시와 함께 추진키로 했던 모든 개발사업을 전면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경기도와 서울시는 지난 해 6월 안양시 평촌에서 서울 관악구 신림동까지 9.7㎞의 4차선 도로를 함께 뚫기로 했고,경기도는 이미 설계비 등으로 20억원을 썼다. 그러나 서울시가 신림동 주민들의 반대를 내세워 지난 10월 일방적으로 사업을 백지화하자 경기도가 즉각 서울시에 「절교」를 선언한 것이다.예전에는 상상도 못한 일이다. 민선 단체장들은 「주민의 뜻」이라면 서슴지 않는다.과거 중앙 정부가 정한 틀에서 지역살림을 꾸리던 광역단체나 기초단체들이 저마다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는 새로운 현상이다. 지역의 경쟁력 제고라는 지방화의 정신에는 부합하지만 행정의 통일성이나 광역행정을 저해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지역의 특수성과 창의성을 충분히 반영하되 국가경영의 구도를 우선하는 선진국의 자치를 본받아야 할 것이다. ◎기초단체­지역주민/시장·군수들 「주민과의 대화」 일상화/집무실 아예 민원실 옆으로 옮기기도 경기도 하남시는 지난 8월 개발제한 구역 훼손에 대한 단속에 나서 3백여건을 적발했다.하남시는 적발된 결과에 대해 원상복귀 명령 등 행정처분과 함께 훼손이 심한 경우 사법당국에 고발하기로 했다. 그러자 해당 주민 3백50여명이 시장실을 찾아와 『뽑아준 주민을 고발할 수 있느냐』고 격렬하게 항의했다.결국 고발방침은 백지화됐다. 주민생활과 가장 밀접한 기초 자치단체들의 요즘 변화는 가히 혁명적이다.단체장들마다 가장 조용한 곳에 있던 집무실을 민원실 옆으로 옮기거나 집무실 옆에 대규모 「민원인 대기실」을 만들었다. 예외 없이 거의 하루에 한번 이상 주민들의 생활현장을 찾고 정례적으로 「주민과의 대화」를 갖는다.시장·군수들이 먼저 주민들의 「여론」을 찾아 나선다.인사권을 쥔 단체장이 이러니,공직자들이 주민을 대하는 자세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임명직 시장을 지냈던 충북의 모 시장은 주민들과 만나는 동안 외부의 전화조차 안 받는다.『임명권자가 바로 주민이고,3년후 또다시 선거로 심판받아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일선 단체장의 처지가 쉽게 짐작될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단체장이 지나치게 주민을 의식하는 인기 영합적인 태도는 집단민원을 부채질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강요당하는 부정적 결과를 빚기도 한다.
  • 「실험미술 역사」 한눈에/「공간의 반란」주제… 67년부터 현대까지

    ◎새달 2일까지 서울 시립미술관 전시 한국현대미술사에서 일반적인 미술형태인 평면을 벗어나 입체와 설치,퍼포먼스 등 다양한 실험미술의 줄기를 더듬어 보는 의미있는 전시가 개막됐다. 「95 미술의 해」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이 전시는 9월2일까지 서울 시립미술관 신관에서 「공간의 반란」이란 주제로 지난67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실험미술의 역사를 조명하고 있다. 한국의 입체·설치미술의 효시는 지난67년12월 중앙공보관에서 열린 「청년작가 연립전」.당시 홍익미대 졸업생들로 구성된 「무동인」「오리진」「신전동인」 등 세 그룹이 선보인 입체 및 설치작업들로 서양에 비해 50년,일본에 비해 10여년 늦은 출발이었다. 50년대 후반 권위적인 국전과 고답적이고 추상적인 화풍에 반기를 들고 등장하여 한국 현대회화의 강력한 흐름으로 자리잡았던 앵포르멜운동도 10년이 지나 다시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이 때에 신세대작가들이 도발적인 미학과 행위를 통해 기성권위에 도전을 시도한 것이다.당시 서구미술의 주도적인 사조였던 팝아트,네오다다,환경미술,해프닝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신세대 작가들이 과감하고 도발적인 미학과 행위를 통해 기성권위에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30년간 일련의 궤적을 그리며 전개돼온 그같은 한국 전위미술의 산물들을 망라하는 자리로 개인 및 단체의 자료들을 중심으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현존하는 젊은 작가들(20∼40대)의 실제작품과 재현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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