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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곳서 골라사는 재미가 있다

    한곳서 골라사는 재미가 있다

    브랜드 의류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아웃렛 매장에 실속파 쇼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의정부 녹양동 ‘녹양사거리 패션 아웃렛 타운’은 경기북부 지역의 의류 아웃렛 매장 가운데 최대규모다.80곳에 달하는 브랜드 매장이 폭 35m 도로를 마주보고 밀집, 쇼핑 동선이 짧고 넉넉한 주차공간과 편의시설도 갖춰 백화점식의 편리한 쇼핑이 가능하다. 녹양사거리 패션 아웃렛은 5000평 부지에 49곳의 브랜드점이 입점해 있는 ‘엘리고 아울렛 타운’과 1300평에 28개 점포가 들어선 ‘티지아울렛’으로 구성돼 있다. ‘엘리고 타운’엔 ‘게스’‘리바이스’‘필라’‘나이키’‘아디다스’‘핑’과 함께 ‘쌈지스포츠’‘LG패션’‘피에르 가르댕’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들이 자리잡고 있다. 고가 직수입품 ‘블랙&화이트’와 ‘먼싱 웨어’를 취급하는 곳도 있다. 일부는 주로 신제품만을 30% 정도 할인해 파는 매장(크로커다일, 더 셔츠 스튜디오 등)이나 대부분은 이월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상설할인매장’이다. 현장 가게 간판에 상설할인매장을 구분해 표시하고 있다. 이들 할인매장의 제품은 대부분 1년 지난 이월상품으로 가격은 정가의 40∼50%가 기준이다. 일부 2∼3년 이월된 상품은 70∼80%까지도 할인해 판매한다. ‘피에르 카르댕’에선 당초 정가 68만원의 남자 정장을 50% 할인,34만원에 판다. 물론 당초 가격이 50만∼60만원대였지만 2∼3년 지난 이월 상품은 10만원대의 정장도 있다. ‘필라’에선 1년 이월 상품을 40∼50% 할인해 T셔츠의 경우 5만∼7만원선이면 살 수 있다. ‘아디다스’에선 17만 9000원짜리 운동화를 10만 7400원에,3만 9000원짜리는 2만 3400원에 판다. 월드컵 특수를 맞은 축구공은 50% 할인된 가격인 2만 1000∼7만 5000원까지로 7∼8개 모델을 구비해 놓고 있다. ‘게스’청바지는 40% 할인해 5만 9000∼19만원까지이고, 일본에서 직수입한 ‘블랙&화이트’ 28만원짜리 T셔츠는 40% 할인해 16만원이다.‘블랙&화이트’와 ‘먼싱웨어’를 파는 매장 ‘클럽하우스’의 여성 판매원은 “상대적으로 고가여서 주로 단골손님들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엘리고 타운’ 맞은편 ‘티지아울렛’은 여성의류와 골프웨어 매장들이 많다. 여성 의류 브랜드인 ‘A6’‘이신우’‘VOV’‘TIME’‘SYSTEM’‘MINE’‘SJSJ’ 매장이 줄을 잇고 있다. ‘아놀드 파머’‘테일러메이드’등 골프 의류점과, 등산용품 전문점 ‘노스페이스’, 여성·아동 의류를 주로 파는 ‘베네통’ 할인점도 있다. ‘A6’에선 여성의류와 야구모자·T셔츠·가방 등 여성용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데 특히 10㎝ 키높이 운동화가 인기품목이다.17만 8000원짜리를 10만 6800원에 판다. ‘아놀드 파머’ T셔츠는 50% 할인해 2만 9500∼7만 9000원까지 다양하게 구비돼 있고, 바지와 점퍼도 50% 할인해 각각 4만 7500∼8만원,9만 7500∼13만 2500원이다. ‘베네통’은 2500원짜리 아동용 T셔츠 등 초저가 세일을 하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정상가 판매가 원칙이나, 일부 이월된 등산복이나 등산화는 30%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여성의류 전문점 ‘It MICHAA’는 유독 전 품목 정찰제 판매다. 숙녀 정장 가격이 23만 8000∼32만8000원, 원피스가 11만 8000∼25만 8000원, 양가죽 가방이 9만 8000∼17만 8000원으로 만만치 않다. 이 매장의 판매원은 “‘It MICHAA’는 고급백화점 전문 브랜드인 ‘MICHAA’의 중·저가 서브 브랜드로, 경기북부에선 일산과 의정부 현지 등 2곳에만 매장이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 녹양 패션 아웃렛은 국도 3호선의 왕복 6차선 대로변에 위치애 있고, 오는 연말 준공되는 경원선 녹양역 바로 앞에 있어 상계·노원·도봉구 등 서울동북부와 의정부·양주·동두천 지역 쇼핑객의 접근이 쉽고, 통행량이 워낙 많은 이곳 국도를 통과하는 외지인들도 적잖이 들러 예정에 없던 쇼핑을 한다. 아웃렛 부지내에 엘리고는 200여대, 티지는 60여대의 주차공간을 갖췄고, 화장실과 1000여평의 고객 쉼터를 갖췄다. 제품 수선실과 함께 팥빙수와 아이스크림·라면·가락국수를 파는 매점도 있다. 구입한 상품의 교환이나 환불, 애프터서비스 등은 소비자보호 관련 법규에 따라 브랜드 본사차원에서 책임진다. 그러나 이월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특성상 품목별로 사이즈별 상품을 모두 갖추지는 못해 디자인이나 가격이 맘에 들어도 발길을 돌려야 할 때도 있다. 이 경우 구입 예약을 하면 본사에 재고가 있으면 2∼3일후 챙겨주고 근거리는 배달도 해준다. 이곳의 점포들은 대부분 브랜드 본사와 대리점 계약을 맺고 입점한다. 운영업체인 ‘엘리고 아울렛 타운’과 ‘티지아울렛’측에 대부분 5000만∼6000만원의 임대보증금과 월 140만∼200만원의 임대료를 낸다. 입점한 가게들이 모두 장사가 잘 되는 건 아니다. 엘리고의 최승태(35)과장은 “3분의 1은 월 수백만∼1000만원 이상의 순수익을 올리고,3분의 1은 인건비 정도를 건지나 나머지 3분의 1은 손익분기점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티지아울렛의 강병수 이사는 “월 순수익 2000만원, 권리금만 수억원에 이르는 매장도 있다.”며 “앞으로 전체 매장을 여성의류 전문으로 꾸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양심불량 경관

    서울 경찰청은 20일 소속 경찰관이 교통사고 현장에서 운전자의 수표를 훔쳐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지휘 책임 등을 물어 강동경찰서 이모 경비교통과장과 박모 계장 등을 직위해제했다. 또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최모(37) 경장 역시 직위해제했다. 최 경장은 지난달 11일 오전 2시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 88올림픽고속도로 천호대교에서 광진교 방면으로 운행하던 성형외과 의사 이모(49)씨의 코란도 승용차가 가드레일에 부딪친 뒤 전복된 사고 현장에 출동, 의식을 잃은 이씨의 지갑에서 액면가 9840만원짜리 수표 1장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최 경장은 동생(34)의 직장동료 한모(37)씨를 통해 은행원 출신 천모(41)씨에게 부탁,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 나눠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이 사고로 인해 끝내 목숨을 잃었다. 최 경장 등은 유족들이 재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씨가 병원을 팔고 권리금으로 9840만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꼬리가 잡혔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용산 삼각지 화랑가 “다시 보자”

    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 삼각지 ‘화랑상권’이 주목받고 있다. 인사동이나 청담동처럼 고급 화랑은 아니지만 삼각지 화랑상권은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그림을 생산하는 화랑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삼각지 화랑거리는 교통의 요충지여서 제2의 중흥을 기다리고 있다. 강남, 서울역, 동대문, 구파발, 신림동 삼각지를 거쳐 서울 동서남북으로 가는 버스 노선만 10여개에 이른다. 삼각지 화랑상권은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에서 바로 연결돼 인구 유입의 필수요소인 교통여건이 다른 상권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동안 화랑상권은 이태원, 삼각지, 용산로 일대 92만여평에 걸쳐 있는 용산미군기지와 국방부, 서울지방보훈청 등 밀집한 군사시설 때문에 개발이 부진했다. 부동산뱅크 관계자는 “삼각지역 화랑상권은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에서 KT용산지점까지 대로변을 따라 300m 가량 이어지는 구역과 대로변 안쪽 골목구역으로 나뉜다.”고 말했다. 국방부, 미군기지 등의 군사시설과 접해 있기 때문에 대로변 구역의 건물은 높아야 지상 3∼4층에 불과하다. 대로변 건물 1층에는 대부분 화랑과 액자가게, 화방용품점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로변 안쪽 골목구역에는 전체 50여개의 미술 관련 가게가 들어서 있다. 화랑상권은 1990년대 초반부터 터를 잡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정확한 시세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지적이다. 대로변에 위치한 상가는 10평짜리가 권리금 2000만∼3000만원에, 보증금 1000만원, 월 임대료 110만원 선이다. 골목 안은 15평짜리가 권리금 2000만∼3000만원, 보증금 1000만원, 월 임대료 90만∼100만원선이다. 삼각지역 1번 출구쪽에 위치한 우리은행과 서울지방보훈청 사이 골목길 구역에는 대구탕과 곱창, 보신탕 등을 주업종으로 하는 한식당이 위치해 있다.1970년대 후반 개업한 대구탕집을 시작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이들 맛집은 점심시간이면 군인과 공무원이 몰려 좁은 골목이 북적일 만큼 성업 중이다. 이곳 30평형 점포의 경우 권리금 5000만원에 보증금 5000만원, 월 임대료 150만원선에 책정돼 있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길섶에서] 빵집, 그 후/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헉, 결국은….”신음이 절로 터진다.‘임대문의’ 빵집 유리창에 붙은 글자들이 살아나올 듯 선명하다. 작년 초 이곳 ‘길섶에서’코너에 ‘우리동네 빵집’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었다. 동네 빵집이 장사가 안돼 주인이 자꾸 바뀌는데, 이번에 시작한 사람들은 잘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그 뒤로 가끔 그 집에 들렀다. 새 주인 역시 직장생활만 했던 모양으로 장사에 서툴러 보였다. 그나마 제빵기술을 미리 익힌 덕분에, 인건비는 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고객의 혼을 빼놓을 만큼 맛있는 빵을 구워내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늘 조마조마했다. 큰 체인점들이 온갖 상술을 동원하는 마당에 뚜렷한 장점 없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이 현실이 되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임대문의’라고 써 붙인 것은 빵집을 계속할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권리금조차 못 건지고 떠날 사람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쓰리다. 희망의 씨앗을 파종한 지 1년 만에 절망을 지고 나가다니. 썩은 나무에서도 싹이 돋는다는 이 봄에…. 이호준 뉴미디어국장 sagang@seoul.co.kr
  • 문화 몰아내는 ‘문화의 거리’

    문화 몰아내는 ‘문화의 거리’

    #1.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세계 연극의 날’을 기념해 연극인 70여명이 휴지 줍기 퍼포먼스를 펼쳤다.상업화에 찌든 대학로를 정화하자는 의미에서다. #2. 같은 시각 행사장에서 불과 20여m 떨어진 곳.권리금까지 붙은 것으로 알려진 노점들이 이미 보도를 점령하고 있어 ‘걷기 좋은 거리’가 무색할 정도다.밤이 되면 술집·노래방의 간판만 휘황찬란할 뿐 정작 극장들은 제대로 눈에 띄지도 않는다. ‘문화의 거리’ 대학로에서 문화가 밀려나고 있다. 2004년 5월 서울시가 대학로를 문화지구로 지정한 뒤 땅값·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극장들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연극인 겸 서울문화재단 대표인 유인촌씨는 “대학로에서 문화와 상업주의가 물과 기름처럼 겉돌고 있다.”면서 “대학로를 다른 곳으로 통째로 옮기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상업화에 찌든 대학로 대학로에 위치한 극장은 2004년 60여개 안팎에서 현재 75곳으로 늘었다.하지만 새로 생겨난 극장들은 자본력이 탄탄한 300석 이상의 대규모 극장이거나 개그 공연 전용 극장이다.연극인들은 극장의 양적인 성장이 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해 말 연극인 이윤택씨가 운영하는 ‘게릴라’ 극장은 문을 닫았다.건물주가 700만원선이던 월세를 1500만원선으로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최근 소극장 ‘까망’도 건물주가 임대료를 두 배 가까이 올려달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가까스로 중재했다.지금은 ‘아룽구지’ 극장이 임대료 협상을 하고 있다. 한국연극협회 방지영 사무국장은 “임대료 상승으로 오히려 기초예술의 기반인 소극장과 극단들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유행에 민감한 가게를 꾸미고 권리금 올려 받는 형식으로 이득을 얻는 ‘먹튀(먹고튀는)’ 세력들이 임대료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화지구 지정 너무 늦었다 이미 상권이 형성된 가운데 문화지구로 지정된 것이어서 소극장 연극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기에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관할 구청의 경우 팸플릿제작과 융자 알선에 그친다.오히려행정 편의주의적으로 정책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해 종로구청은 문화지구 지정을 기념하는 취지에서 주말마다 대학로에서 초대가수를 불러 공연을 펼쳤다.하지만 앰프를 너무 크게 틀어놓는 바람에 극장안까지 노랫소리가 들려 가수 공연이 있는 날이면 연극 공연을 취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혜화동 1번지’ 이수현씨는 “주객이 바뀐 이벤트성 행사였다.”고 꼬집었다. ●관객도 절반으로 뚝 연극인들은 대학로가 ‘잘나갔던 시기’로 1990∼95년으로 꼽는다.당시 연극 한 편당 평균 관객이 하루 50여명이었지만 지금은 20∼30여명에 그친다.그나마 10여명은 ‘초대권 고객’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심재찬 사무처장은“연극에 대한 각종 지원금이 연극인이나 작품 자체보다는 대관료 등 시설 부문으로 상대적으로 많이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라면서 “좋은 작품이 나오지 못하니까 관객들에게 외면을 받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문화 몰아내는 ‘문화의 거리’

    문화 몰아내는 ‘문화의 거리’

    #1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세계 연극의 날’을 기념해 연극인 70여명이 휴지 줍기 퍼포먼스를 펼쳤다. 상업화에 찌든 대학로를 정화하자는 의미에서다. #2 같은 시각 행사장에서 불과 20여m 떨어진 곳. 권리금까지 붙은 것으로 알려진 노점들이 이미 보도를 점령하고 있어 ‘걷기 좋은 거리’가 무색할 정도다. 밤이 되면 술집·노래방의 간판만 휘황찬란할 뿐 정작 극장들은 제대로 눈에 띄지도 않는다. ‘문화의 거리´ 대학로에서 문화가 밀려나고 있다.2004년 5월 서울시가 대학로를 문화지구로 지정한 뒤 땅값·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극장들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연극인 겸 서울문화재단 대표인 유인촌씨는 “대학로에서 문화와 상업주의가 물과 기름처럼 겉돌고 있다.”면서 “대학로를 다른 곳으로 통째로 옮기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학로에 위치한 극장은 2004년 60여개 안팎에서 현재 75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새로 생겨난 극장들은 자본력이 탄탄한 300석 이상의 대규모 극장이거나 개그 공연 전용 극장이다. 연극인들은 극장의 양적인 성장이 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해 말 연극인 이윤택씨가 운영하는 ‘게릴라’ 극장은 문을 닫았다. 건물주가 700만원선이던 월세를 1500만원선으로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최근 소극장 ‘까망’도 건물주가 임대료를 두 배 가까이 올려달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가까스로 중재했다. 지금은 ‘아룽구지’ 극장이 임대료 협상을 하고 있다. 한국연극협회 방지영 사무국장은 “임대료 상승으로 오히려 기초예술의 기반인 소극장과 극단들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유행에 민감한 가게를 꾸미고 권리금 올려 받는 형식으로 이득을 얻는 ‘먹튀(먹고튀는)’ 세력들이 임대료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미 상권이 형성된 가운데 문화지구로 지정된 것이어서 소극장 연극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기에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할 구청의 경우 팸플릿제작과 융자 알선에 그친다. 오히려행정 편의주의적으로 정책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해 종로구청은 문화지구 지정을 기념하는 취지에서 주말마다 대학로에서 초대가수를 불러 공연을 펼쳤다. 하지만 앰프를 너무 크게 틀어놓는 바람에 극장안까지 노랫소리가 들려 가수 공연이 있는 날이면 연극 공연을 취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혜화동 1번지’ 이수현씨는 “주객이 바뀐 이벤트성 행사였다.”고 꼬집었다. 연극인들은 대학로가 ‘잘나갔던 시기’로 1990∼95년으로 꼽는다. 당시 연극 한 편당 평균 관객이 하루 50여명이었지만 지금은 20∼30여명에 그친다. 그나마 10여명은 ‘초대권 고객’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심재찬 사무처장은“연극에 대한 각종 지원금이 연극인이나 작품 자체보다는 대관료 등 시설 부문으로 상대적으로 많이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라면서 “좋은 작품이 나오지 못하니까 관객들에게 외면을 받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세입상인들 빈 손으로 쫓겨날 판

    ‘땅 주인은 돈벼락, 세들어 있는 상인은 날벼락’ 울산지역에 재개발 붐이 일면서 시세의 몇배에 땅을 판 지주들은 하루아침에 돈방석에 앉은 반면 세입자들은 당장 가게를 비워줘야 할 처지에 내몰리는 등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 및 상인들에 따르면 D개발에서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울산시 남구 무거동 울산대학 주변 세입 상인 40여명으로 구성된 ‘영세업자 보상대책위원회’는 7일 시행자 및 지주들에게 영업권 보상을 요구하며 울산시청 앞에서 농성을 했다.D개발은 무거동 일대 1만 8000여평에 주상복합건물을 짓기 위해 지주들과 지난해 말 계약을 마무리하고 현재 교통영향평가를 받고 있다. 대책위 상인들은 시행자와 지주 측에서 영업권 보상대책 없이 지난해 11월부터 내용증명 등을 통해 가게를 비워달라고 통보해 시설투자비·권리금 등을 모두 날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상인들은 청와대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에 지난달 말 보상대책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시행사 측은 지주들과 계약을 할 때 세입상인들의 영업권 보상비를 감안했기 때문에 지주 측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지주와 세입자 다툼을 우려해 세입자 이주합의서가 있어야 지주들에게 잔금을 지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임대차보호법 등에 따르면 세입자는 계약기간까지 가게를 비워주지 않을 수는 있지만 시설비나 권리금 등을 보호받기 어렵다. 울산지역 곳곳에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해당지역 지주들은 땅값으로 시세보다 3∼5배, 일부는 버티기로 10배 가까이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거동 재개발지역의 경우 단독주택은 평당 800만∼1000만원, 도로변 상업지역은 2000만∼4000만원에 계약이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리니지 파문’ 게임산업 긴급진단

    ‘리니지 파문’ 게임산업 긴급진단

    수만명의 개인정보가 게임 사이트 등록에 버젓이 사용되는 좀처럼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포털 사이트 등 인터넷게시판에는 연일 분노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제2, 제3의 리니지 사태’가 생기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누가 어떻게’ 명의를 도용했느냐를 밝히는 문제도 중요하지만,‘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게임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 연간 수백억∼수천억원의 세금을 쓰는 한국에서 개인정보 침해, 게임 중독 등 폐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이유를 진단해 본다. ‘이 지경이 되도록 놔두다니….’ 온라인게임 ‘리니지’ 명의 도용 피해자가 급속히 늘어나자 ‘게임강국 만들기’에만 급급해 부작용 예방에 소홀했던 정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부작용 예방 예산이 정보통신산업 진흥 예산의 10%도 안 되는 데다, 게임 중독자 수, 아이템 거래 현황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만 정보화 세계1위 정보통신부가 2006년 게임·영상·모바일 산업 등 디지털 콘텐츠산업 육성에 편성한 예산은 1309억원. 그러나 인터넷중독 예방에 편성한 예산은 9억 40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문화관광부도 최근 올 게임산업 진흥에 135억원을 쓴다고 했지만 건전 게임문화 조성 예산은 10억원 정도다. 개인정보 보호분야에 대한 투자도 미미하다. 국가정보원이 지난해 발간한 ‘2005년 국가정보보호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보화 예산 2조 707억원 중 대략 5%가 정보보호분야에 투입됐다. 정보화 순위는 1위인데도 정보보호 분야에 8∼10%를 투자하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매년 ‘게임 산업을 키우겠다.’며 수백억∼수천억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중독자 예방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한 노력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것이다. ●부작용 대책도 중구난방 그나마 적은 예산은 기관별로 제각기 쓰이고 있다. 정보통신부, 문화관광부, 민간단체 등이 따로따로 부작용 예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게임 중독자 수, 게임으로 인해 발생하는 범죄 등 부작용 개선을 위한 기본적인 사항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위원회, 한국정보문화진흥원 등이 중독자 비율 등을 내놓고 있지만,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작게는 2∼3%부터 30∼40%까지 내놓는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관계자는 “게임 중독이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 못지않게 심각한 병폐임에도 ‘게임 중독’의 개념조차 아직까지 명확하게 세우지 못한 게 사실”이라면서 “문제되고 있는 ‘아이템 거래 현황’도 주요 업체의 매출과 개인들이 하는 얘기를 듣고 대략적으로만 파악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사람이 죽는데도 큰일 터져야 대책” 문화관광부에서는 게임 문제 해결을 전담할 종합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뒷북행정’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리니지에 빠져 직장까지 그만뒀다는 김모(27·여)씨는 “스스로 제어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했지만 믿고 털어놓을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았다.”면서 “정신과를 찾은 친구들도 있지만 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혼란만 가중됐다.”고 털어놨다. 직장인 민태중(27)씨는 “게임에 빠져 파탄난 가정을 주변에서 숱하게 봤다.”면서 “몇해 전부터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큰 문제가 발생한 뒤에야 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법으로 게임의 역기능을 막아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도 힘을 받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정부는 지난 13일 젊은이들의 온라인 게임중독을 막기 위해 일정 시간 이상 게임을 할 경우 이를 규제하는 법규를 도입할 계획임을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업계 보안실태 훔친 주민등록번호로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했던 게임업체도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9월 ‘리니지’에 5만명 이상의 명의가 도용된 사건이 적발됐음에도 주민등록번호 도용에 대한 적극적인 방지 노력은 없었다. 이번 사건이 터진 뒤에야 ‘휴대전화 인증제’의 부분 도입이 결정됐다. ●큰 사건 터져야 막는 것은 매한가지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측은 “전자 인증제를 검토하는 단계였으며, 지난해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계정 도용을 막는 시스템을 올해부터 가동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번과 같은 ‘즉각적인 반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 가입이 ‘실명확인’만 거치면 손쉽게 이뤄지는 반면 탈퇴 절차는 훨씬 까다로운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가입 때는 나몰라라 하던 주민등록증 확인을 탈퇴 시에는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원하지도 않은 가입인데 탈퇴가 어렵다.”는 항의가 빗발치자 탈퇴 절차를 간소화시켜 홈페이지에서 바로 가능토록 변경했다. 더욱이 ‘리니지’와 같은 방식으로 계정을 등록할 수 있도록 한 업체들이 상당수 있어 제2, 제3의 리니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제2, 제3의 ‘리니지 사태’ 가능성 커 넥슨이 새로 서비스를 시작한 ‘제라’의 경우 실명 확인 뒤 등록하는 절차가 리니지와 매우 흡사하다. 지난 15일 출시 당일 최고 동시 접속자수가 4만명을 돌파한 이 게임의 등록에는 아직 새로운 도용 검증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았다. 넥슨 관계자는 “아직 과금 제도가 결정되지 않아 계정 개설에 관한 대책을 세우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게임업계가 보안 관련 인력 투자를 기피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직원수가 700∼800명인 한 게임업체의 보안 전담요원은 5∼8명 수준이다. 많은 포털업체들이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요원을 수백명씩 두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게임문화진흥팀장 김진석 과장은 “여러 가지 안전 시스템을 갖추기도 전에 회원수가 급격히 늘어나 생긴 부작용”이라면서 “개별 게임업체의 노력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며 정부와 게임업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역기능 해소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중독자 대책은 없나 국내 게임산업은 ‘차세대 핵심 문화’와 ‘역기능 산업’이라는 양면성을 동시에 띠고 있다.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은 최근 들어 연평균 10% 내외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게임 중독자라고 할 수 있는 과몰입자는 100명당 3명꼴에 이른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자료에 따르면 2004년 현재 게임이용자 중 과몰입자는 2.9%로 나타났다. 하루 2시간 이상의 게임이용자 중에는 조절능력 상실 등 병리적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정보문화원은 인터넷을 많이 이용해 온 N세대가 20대 후반이 되면서 성인중독자도 상승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처럼 담배나 마약과 같은 중독성을 지닌 게임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와 같은 타율적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임업체의 자율적인 규제, 교육, 시민·사회단체의 참여 등이 휠씬 더 중요하다. 문화관광부 김정훈 서기관은 “건전한 게임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교육 및 홍보가 필요하다.”며 “‘게임에 중독되면 큰일 난다.’거나 ‘무조건 안 된다.’는 식의 일방적인 교육과 홍보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이 체험을 통해 스스로 느끼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화부는 청소년 등 각 연령층에 맞는 게임문화 교육교재 개발·보급에 나섰다. 만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준비된 프로그램 체험을 통해 게임의 유해성을 스스로 알 수 있도록 했다. 또 올해 게임 중독 전문클리닉을 3∼5개 정도 시범적으로 지정, 운영할 계획이다. 대학, 시민단체, 게임업계 등과 연계해 상담 및 치료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산업발전과 건전한 게임 이용을 저해하는 아이템 현금거래 및 관련 불법행위 등에 대한 규제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런 장치와 별개로 게임업체의 자정노력을 주문했다. YMCA 시민중계실 김희경 간사는 “업체 스스로 필터링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성인인증을 철저히 하고 게임의 중독·유해성 등을 사전에 경고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아이템 현금거래 막아야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대량 명의도용 사태가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아이템을 온·오프라인에서 현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게임을 좀 더 즐기기 위한 수준이라면 다른 사람의 주민번호를 도용해가며 대규모로 계정을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게임 아이템 시장 규모는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아이템 시장은 2002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한 뒤 2003년 4000억원,2004년 7000억원 등으로 매년 급신장하고 있다. 아이템 거래사이트 관계자는 “거래되는 게임 아이템의 80% 이상이 리니지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매출은 1000억원 미만이다. 이처럼 게임 아이템이 돈이 되자 200개가 넘는 아이템 거래사이트가 성행중이다. 회원이 200만명이 넘는다는 I사는 리니지 아이템만 하루 1만건 이상(10억원) 거래된다고 밝혔다. 중국이나 국내에 전문 게이머들을 고용, 리니지 아이템을 대량으로 획득, 판매하는 이른바 ‘리니지공장’도 성행하고 있다. 게임에서 획득한 아이템을 사고 파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게임상에서 아이템을 현금으로 거래하거나 외부에서 구매한 아이템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계정을 압류하고 있다. 하지만 밖에서 이뤄지는 현금 거래를 막을 권한이 없을 뿐더러 동시접속자가 최대 18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모든 사용자들의 아이템을 점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엔씨소프트측은 2002년부터 아이템 현금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해 달라는 ‘입법청원’을 벌여왔다고 밝혔지만 게임업체들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리니지 이용자들은 “리니지 이용자의 상당부분은 획득한 아이템을 팔기 위해 ‘노가다’를 하고 있다.”면서 “아이템 현금거래가 사라지면 리니지 인기도 시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화관광부가 뒤늦게나마 아이템 현금거래 등 온라인 게임 역기능에 대한 종합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아이템 현금화 금지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일부 게임업체와 국회에서는 차제에 아이템 거래를 양성화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 관계자는 “아이템 거래는 네티즌들이 게임에 투자한 노력과 시간을 상호 거래하는 권리금의 개념”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이상한 실거래가 신고제

    이상한 실거래가 신고제

    올해부터 시행된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가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데도 그대로 방치돼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입주권·분양권·권리금 등에 붙는 프리미엄(웃돈)이 사실상 부동산으로 거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체가 없다는 이유로 신고 대상에서 빠져 취득·등록세가 붙지 않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입주권의 경우 실제 거래금액이 아닌 토지분에 대한 감정평가금액만 신고하도록 돼 있어 실제 거래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또 상가 거래에서도 ‘권리금’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사례가 많아 실거래가 신고제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부동산 신고 대상이 아닌 아파트 분양권이나 상가 임대차 계약에서 붙는 ‘프리미엄’도 제대로 과세할 수 있도록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감정평가액만으로 과세… 프리미엄 빠져 박모(41)씨는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아파트 13평형을 7억원에 샀다. 이 아파트는 향후 33평형에 입주할 수 있다. 실거래가 신고제의 취지대로라면 박씨는 7억원을 관할 구청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박씨는 3억 8000만원만 신고했다.7억원 중 3억 8000만원은 13평 아파트에 대한 관리처분 평가금액이고, 나머지 3억 2000만원은 프리미엄이기 때문이다. 현행법은 박씨의 13평형 재건축(재개발 포함) 아파트처럼 땅만 있고, 건축물은 없는 경우에는 13평형 아파트 토지지분에 대한 감정평가금액만 실거래가 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박씨는 7억원에 대한 취·등록세(3220만원)가 아닌 3억 8000만원에 대한 세금(1748만원)만 내 1472만원의 혜택을 봤다. ●프리미엄은 부동산이 아니어서 과세가 어렵다? 최모(39)씨도 최근 마포구 아현동 재개발이 예정된 지역의 16㎡짜리 건물을 샀다. 실제 거래가액은 2억 6000만원이지만 구청에는 1억 2000만원만 신고할 작정이다.1억 4000만원은 프리미엄이기 때문이다. 결국 최씨도 실거래가가 아닌 감정평가액으로 취·등록세를 내면 돼 644만원의 혜택을 보게 된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실거래가 신고제에서 규정하고 있는 신고대상은 부동산으로만 한정했다.”면서 “때문에 재건축·재개발 입주권에 붙는 프리미엄은 부동산으로 볼 수 없어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입주권도 하나의 권리일 뿐 땅이나 건물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고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권리금을 뺀 상가거래도 성행 상가 거래에서도 권리금을 제외하고 거래하는 등 실거래가 신고제를 악용하는 사례가 성행하고 있다. 서울 광진구 아파트 단지에서 치킨집을 인수하려는 김모(46)씨는 현 업주로부터 수천만원의 권리금을 요구받았다. 권리금은 매매계약서 작성때 빼자는 것이다. 현 업주로서는 권리금만큼의 양도소득세를 피할 수 있고, 김씨는 그만큼 취·등록세를 적게 낼 수 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상가의 경우 위치나 층별, 업종별로 권리금이 차이가 나 과세당국이 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인기 있는 상가를 거래할 때는 권리금이 감안되는 것이 관행”이라고 귀띔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거래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입주권뿐 아니라 상가 권리금, 아파트 분양권 등에도 과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필 세무사는 “강남 재건축 입주권을 산 사람은 실거래가 신고라는 법적인 틀 안에서도 높은 프리미엄에 대한 취득·등록세를 한푼도 내지 않기 때문에 관련 제도의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10곳중 8곳 부동산광고 ‘엉터리’

    ‘3000만원으로 1억원 만들기’ ‘수익률 30% 보장’ ‘1억원대의 권리금’ ‘하루 100만명 유동인구’. 상가 분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고 내용이지만 그대로 믿었다가는 봉변당하기 십상인 ‘엉터리 광고’들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상가와 아파트 및 오피스텔 분양·임대와 관련, 허위·과장 광고를 한 119개 부동산 사업자를 무더기로 적발, 과징금 등을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20일부터 9월6일까지 148개의 전국 부동산 분양·임대업체를 직권조사한 결과로,10개 업체 중 8개가 근거없는 수익률 등으로 소비자들을 속여 온 셈이다. ㈜도시산업개발은 인천시 계양구에 상가를 분양하면서 ‘2900만원으로 1억 만들기’라는 광고를 냈다. 공정위가 객관적인 자료를 요구하자 ‘A상가 1억 4500만원,B상가 1억 500만원’을 제시했지만 A와 B는 인천이 아닌 서울 신촌과 동대문의 상가였다.‘1차분양 성황리 마감’이라는 표현도 썼으나 처음부터 1차 분양은 없었다. 도시산업개발은 5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서울 중구에서 상가를 분양한 ㈜DMC플래닝은 광고에 ‘실투자금 3000만∼7000만원으로 3억원 만들기’ ‘수익과 권리금이 보장된 특급상권’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해 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수익률 32%, 노후 재테크 완전보장’(태완DNC),‘입점확정 120개 유럽명품 브랜드’(리치먼트),‘하루 100만 유동인구’(아이온시티),‘상가 투자순위 1위’(키넥스9시네마) 등도 근거없는 허위광고로 지적돼 시정명령과 함께 위반 사실 신문공표 명령을 받았다. 임대 알선을 하면서 임대를 보장하는 것처럼 과장광고하거나 입점까지 2∼3년이 걸리는 점을 악용, 확정되지 않은 사항을 광고하기도 했다. 한라건설은 경기 남양주에 한라비발디를 분양하면서 ‘단지 뒤에 2300평의 공원이 조성된다.’고 광고했다. 그러나 공원조성 계획은 없었다. 월드건설은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에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화성신도시 300만평에 포함된 것으로 표시했으나 실제 분양지역은 다른 지역이었다. 일신건영 등은 안산시 신길동에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회사가 보유한 일부 세대분의 한정분양’이라고 거짓광고를 했다. 또 ‘분양가 대비 170% 상승 예상’(에이치아이비컨설팅),‘전용공간 4평을 더 드립니다’(벽산엔지니어링),‘76평 마감, 다른 평형 선착순 분양’(한국토지신탁) 등도 모두 허위광고로 밝혀져 시정명령 등을 받았다. 공정위 주순식 소비자보호국장은 “현장을 방문해 광고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 봐야 한다.”면서 “계약하기 전 수익보장 확약서상 보장 주체와 조건, 부동산 용도와 대지의 소유권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재개발 열풍 서러운 달동네

    재개발 열풍 서러운 달동네

    ‘도시의 공기는 자유를 만든다.’ 서구 중세시대의 격언입니다. 당시 농노계급이 신분의 자유를 얻기 위한 거의 유일한 수단은 도시로 ‘탈출’하는 것이었습니다. 도시는 왕이나 영주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자치권을 가지고 있던 덕분이지요. 한국전쟁 직후 다들 못 먹고 못 살던 시절. 서울은 서구의 중세 도시와 유사한 의미를 갖고 있었습니다.‘생존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일푼 ‘촌놈’들이 제 한몸 뉘일 곳은 달동네뿐이었지요.1994년 드라마 ‘서울의 달’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도 극중 홍식과 춘섭의 달동네 생활이 팍팍한 우리네 일상과 다를 바 없던 까닭일 것입니다. 그런 달동네가 이젠 서울에서 사라져만 갑니다. 더 나은 주거 환경으로 변모하는 것은 분명 반길 일입니다. 하지만 대신 들어서는 ‘아파트숲’에 달동네 사람들이 등 비빌 데는 좁기만 합니다. 갈 곳 없이 남은 이들에게는 이번 겨울도 가혹하기만 합니다. 성북동 고급 빌라와 중계동 학원촌의 그늘에서 연탄 한 장과 김치 한 포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옛 것 없는 새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과거 우리의 모습인 이들을 어떻게 포용하느냐는 어떤 미래를 그릴 것인가라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함께 하지 않는 내일은 우리가 아닌 ‘그들만의 미래’입니다. 새벽 하늘에 진눈깨비가 날린 지난 21일. 하늘과 맞닿은 달동네는 이미 한겨울 바람이 휘감고 있었다.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을 따라 늘어서 있는 주인 없는 집들. 코흘리개 아이들과 강아지들은 그 사이를 뛰어다닌다. 구멍가게 난로 주위는 노인들 차지다. 서울에서 얼마 안 남은 달동네 풍경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 달동네로 향하는 길만큼이나 가파른 일상의 풍경들이 펼쳐진 곳. 그러나 달동네는 아파트촌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제 곧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할 서울 달동네 사람들의 겨울나기를 살펴봤다. 서울의 달동네는 이제 손을 꼽을 정도다. 노원구 상계4동 희망촌과 양지마을, 성북구 성북2동 북정골 등 4∼5곳만 남아있다. 그것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중 이거나 추진되고 있다. 노원구 상계4동 ‘희망촌’은 서울시내에서 달동네의 명맥을 이어가는 거의 유일한 곳이다. 지하철 4호선 상계역에서 종점인 당고개역으로 가다 보면 창 밖 오른쪽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희망촌에는 300여가구 1000여명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당고개역에서 내려 수락산 자락을 따라 오르는 가파른 계단과 좁은 차도가 세상과 이곳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다. 상계 4동은 거의 전체가 3차 뉴타운지구로 지정돼 있다. 희망촌을 찾은 손님을 가장 먼저 맞는 이들도 부동산 업소들이다. 쓰러져가는 집마다 업자들의 명함과 전단이 도배돼 있다. 달동네 사람들에게 겨울은 여전히 가혹한 계절이다. 이중창은 고사하고 비닐과 목재문으로 겨우 바람만 막았다. 도시가스는커녕 유지비가 만만찮은 기름보일러도 이 곳에서는 사치다. 최근에는 연탄을 다시 때는 집도 늘었다. 그러나 연탄값도 버겁다. 주민 정상준(55)씨는 “하루 연탄 세 장이면 방 뜨끈하게 데울 수 있지만 돈이 없어서 마음대로 못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산동네까지 배달되는 연탄은 장당 380원 정도다. 한겨울을 나려면 500장은 필요하다.20만원도 이들에게는 큰 돈이다. ●집세 오를까봐 집 수리도 못해 희망촌 건너편 ‘양지마을’에는 5800여가구 1만 6000여명이 살아간다. 대부분이 기초생활수급자. 서울시민 대부분이 저렴하게 이용하는 도시가스가 이곳에도 들어오지 않아 연탄·기름·전열기 등에 의지하고 있다. 결국 중산층보다 연료비 부담이 더 큰 셈이다. 이날은 마침 한 기업에서 보내온 김치를 주민들에게 배달하는 날. 상계4동 사회복지사 강수아(32·여)씨와 함께 김치를 들고 나섰다. 이곳에는 유독 독거노인들이 많다. 이들에게는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전달하는 도시락과 안부전화가 거의 유일한 ‘생명줄’이다. 김치를 받은 김옥분(가명·70) 할머니는 연신 복지사의 손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훔쳤다. 김 할머니는 연탄 땔 힘도 돈도 없어 작은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해 살고 있다. 그나마 전기값도 걱정이다. 김 할머니는 청각장애까지 겪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 약값 등으로 15만원이나 나가서 보청기도 새로 사지 못했다. “그래도 너희들 때문에 겨우 살아. 따뜻하게 다녀.” 김 할머니는 추운 날씨에 산동네를 오르내리는 복지사를 되레 친딸처럼 걱정한다. 이곳에 사는 이들은 대부분 세입자들이다. 보증금 500만원에 20만원 안쪽의 월세를 낸다. 그러나 눈·비로 천장이 내려앉거나 담장이 무너져도 집주인들과는 연락이 안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집주인에게 연락을 못 하기는 세입자들도 마찬가지다. 강씨는 “수리가 되면 집세 오를 걱정에 연락 안 하고 위험하게 사는 게 여기 사람들의 불문율”이라고 말했다. ●나무도 여전히 훌륭한 땔감 중계본동 산 104번지에는 1670여가구 4000여명이 부박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도 개발 열풍이 한창이다. 주택공사와 SH공사가 이곳을 수용한 뒤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여기 주민들은 대개 들어온 지 10년 정도 된 이들이다. 다른 달동네와 달리 젊은 사람들도 눈에 종종 띄는 이유다. 젊은 부부와 중년 부인은 물론 짙은 화장에 세련되게 빼 입은 아가씨들까지 다닌다. 하지만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면 여전히 어려운 사람들로 넘친다. 특히 나무를 땔감으로 쓰는 이들도 많다. 도끼로 나무를 패고 있던 박상춘(50)씨는 “공사장 폐목이나 버려진 가구 등을 잘개 쪼개 난로 땔감으로 쓴다.”면서 “나무도 남아도는 데다 연탄값도 아낄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천막에 쌓아둔 나무에 불이라도 나면 동네 전체로 퍼질 것 같아 위험천만해 보였다. ●텃밭서 김장거리 수확 성북구 성북 2동 북정골은 가장 도심에 가까운 달동네다. 북악산 자락 서울성곽 바로 아래에 있다. 이곳은 비교적 다른 곳보다 생활 형편이 낫다. 기초생활수급자 숫자도 일반 동네보다 많지 않다. 그러나 꼬불꼬불한 길과 쓰러져가는 집들, 그리고 생활고를 겪는 이웃들이 많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북정골에서 눈에 띄는 풍경은 텃밭이다. 가파른 경사나 집 뒤편 작은 공터에 마련한 밭에 배추나 파 등을 심었다.‘산사태의 원인인 농사를 짓다가 처벌될 수 있다.’는 구청의 경고문도 생활고 앞에서는 효력을 잃었다. 마침 서너평 남짓한 밭고랑의 배춧잎을 줍던 박순자(가명·57·여)씨는 “여기서만 열 포기 넘는 배추를 수확했다.”면서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데 이렇게라도 아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성북2동 사회복지사 이주안씨는 “자연환경과 함께 사는 북정골 주민들은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다행히 정이 많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달동네의 ‘대명사’ 하월곡동 산2번지. 한때 2000가구 이상 모여 살았지만 지금은 100가구도 채 안 남았다. 지난 9월 재개발 사업시행 인가가 확정되면서 주민들은 밀물 빠지듯 흩어졌다. 이 곳 장위중학교 맞은편에서 구멍가게를 하고 있는 이진배(69)씨는 하월곡동 달동네 토박이다. 고향인 전남 곡성에서 40여년 전 상경한 뒤 여기서 쭉 지냈다. 하지만 이씨에게 이제 남은 건 걱정뿐이다. 가게와 조그만 집의 권리금은 8000여만원에 불과하다. 연립 하나 장만할 돈도 안 된다. 이곳을 떠나는 것도 못내 아쉽기만 하다. 이씨는 “청춘을 보낸 하월곡동을 떠나는 게 시원섭섭하다.”면서 “마지막으로 설을 쇤 뒤 지방 쪽으로 거처를 옮길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두걸 고금석기자 douzirl@seoul.co.kr ■ 달동네의 유래는 ‘달동네’라는 용어가 언제부터 어떻게 사용됐는지에 대한 정설은 없다.60∼70년대 신문에서 각종 개발 사업의 여파로 도심에서 밀려난 철거민들이나 형편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달이 잘 보이는 산자락에 천막을 짓고 산다는 의미로 ‘달나라 천막촌’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다. 이 말이 1980년 TV 일일연속극 ‘달동네’가 방영된 이후부터 불량·불법 가옥이 몰려있는 산동네를 의미하는 대명사격으로 사용됐다. 당시 이 드라마는 어려운 처지 속에서도 서로 보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그려 큰 인기를 누렸다. 사실 60∼70년대 ‘강제이주’된 철거민들에게 허락되는 것은 비바람을 겨우 피할 만한 천막 하나였다. 수도며 하수도, 부엌까지 공동으로 사용하며 어깨 너머로 옆집의 살림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로 주거환경은 열악했다. 달동네는 ‘주거환경개선’이나 ‘재개발’의 대상이었지만 도시 성장에 필수적인 노동력을 공급해주는 의미는 부인할 수 없었다. 청계천 주변, 청량리, 사당동, 봉천동, 행당동, 삼양동, 하월곡동, 상계동, 상도동 등 서울 곳곳에 자리잡았던 달동네는 80∼90년대 이후 대부분 높은 ‘아파트 숲’으로 변하게 됐다. 얼마 전까지 달동네의 대표격이었던 난곡도 이제는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고 곧 경전철이 도입되는 ‘신도시’가 된다. 상계4동, 중계본동 등 일부 남은 지역들도 뉴타운이나 공공개발 등 개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달동네가 없어지면 원주민들은 어디로 옮겨가느냐는 것이다. 재개발 뒤 원주민들의 재정착률은 30% 남짓이다. 다른 대체 주택을 찾아야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달동네가 사라지는 상황이라 이주할 곳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최근 개발이 끝난 난곡의 경우 인근 다세대 주택의 반지하방이 이전 달동네 주민 대부분을 흡수했다. 글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도움 인천 수도국산 박물관
  • [개인회생제 1년] “월 35만원으로 버티지만 빚 탈출 희망가”

    [개인회생제 1년] “월 35만원으로 버티지만 빚 탈출 희망가”

    ■ 어느 개인택시운전자의 사연 지난 4월 개인택시 운전사인 김모(63)씨는 법원에서 개인회생 인가 결정을 받았다. 월 160만원을 버는 김씨는 100만원을 빚 갚는 데 쓰고 있다. 한달 살림을 60만원으로 꾸리는 빠듯한 생활을 8년간 해야 빚에서 벗어난다. 김씨는 “빚갚기 위해 정신없이 살다보면 가끔 노예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선택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는 정색을 했다. 그는 “이 제도가 없었다면 나는 도저히 빚을 해결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8년간 열심히 살면 그 다음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며 웃었다. ●가족끼리 카드 빚 얻고 상호보증서 빚더미 3년 전 김씨의 딸은 친구 3명과 함께 서울 종로 근처에서 액세서리 가게를 열었다. 불황 탓에 사업이 안되자 동업자들이 발을 빼기 시작했고, 월세 600만원을 대기 위해 손을 댄 카드빚과 사채는 김씨 가족을 위협했다. 가족끼리 카드빚을 얻고, 상호보증을 서며 함께 빚더미에 올랐다. 김씨는 1억 2000만원, 김씨의 부인은 5000만원, 딸은 4000만원. 김씨에게 채권추심이 오면 부인이 돈을 빌려 막는 악순환이 거듭됐다. 경제적으로 곤란해지자 다음은 가족들의 정신과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딸은 집에 드나들 때마다 주변에 추심자가 없는지 살피는 게 버릇이 됐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걸려오는 추심전화에 김씨는 영업하던 택시를 길가에 세우고 쭈뼛쭈뼛 대답하기 일쑤였다. 그 때마다 숨이 막혔다. ●개인회생 신청하자 채권추심 더 심해져 지난해 10월 우연히 라디오 광고를 듣고 개인회생 제도를 알게 된 김씨는 이 제도를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할까도 생각했지만, 대상자가 3개월 이상 연체한 사람으로 한정된다는 말을 듣고 포기했다. 김씨는 “개인 워크아웃 대상자가 되자고 일부러 다른 사람 돈을 안 갚을 수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한달 뒤 김씨는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최종 인가를 받기까지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법원은 꼼꼼했다. 김씨가 갖고 있는 개인택시 권리금이 5000만원 정도는 된다며 이 돈을 청산가치에 포함시키라고 했다. 월 80만원씩 5년간 갚겠다는 계획은 이 권리금 때문에 월 100만원씩 8년으로 늘어났다. 개인회생 신청 사실이 알려지자 채권자들의 추심은 더 거세졌다. 김씨는 “우리 빚은 개인회생으로 청산할 대상이 아니다.”라는 주장에 시달렸다. ●회생 첫달 부인 수술…다시 빚더미 오를까 정신 번쩍 변제일인 매달 28일이 오기 3∼4일 전에 김씨는 100만원을 채권단 쪽으로 입금한다. 이 돈도 못갚으면 다시 예전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김씨를 더 열심히 일하도록 내몬다. 남는 60만원 가운데 임대료·관리비 등을 비롯한 공과금이 25만원 정도이다.35만원으로 부인과 함께 생활하기에는 벅차다. 회생 인가를 받은 다음달 몸이 약해진 부인이 무릎 수술을 받아 180만원의 카드빚이 더 생기기도 했다. 그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나 사고가 생길까봐 겁이 난다.”고 했다.2년 뒤면 택시를 바꿔야 하고, 목돈이 들어갈 일이 한두개가 아니다. 해결하지 못한 부인과 딸의 빚도 정리해야 한다. 추심은 없지만 미래의 불확실성이 불안한 건 마찬가지인 셈이다. 김씨는 “집사람도 파산신청을 하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면서 “사회생활 해야 하는 딸은 개인회생 신청을 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추석에 모처럼 만난 서른이 넘은 딸이 ‘시집은 포기했어요. 빚부터 갚아야죠.’라고 했다.”며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사는 건 여전히 힘들지만 개인회생 제도가 없었다면 조그만 희망도 갖지 못했을 것”이라는 김씨에게 남은 8년이 고통의 세월이지만 인고의 터널을 지나 새 출발의 길을 열어주는 시간들이기도 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회생’은 남성 ‘파산’은 여성 많아개인회생제가 지난해 9월23일 시행된 지 1년 만에 2만여명의 채무자가 혜택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채무를 완전히 탕감받는 소비자파산 신청자도 최근 급증했다. 하지만 소비자파산 신청자의 절반가량이 가족과 별거하는 등 채무자들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회생 신청건수는 지난해 9월 132건에 불과했으나 올 5월 4004건으로 늘어난 후 6월 4135건,7월 4221건,8월 4299건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올 8월 총 개인회생 신청건수는 3만 8828건으로 이중 2만 433명이 개인회생 개시결정을 받았다. 소비자 파산 신청건수도 2000년 329건에 불과하던 것이 2001년 672건,2002년 1335건,2003년 3856건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1만 2373건으로 급증했고 올 들어서도 8월까지 벌써 2만 71명이 신청했다. 파산자의 급증은 최근의 경제 부진 때문이다. 또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부장 차한성)가 지난달부터 소비자 파산 신청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파산으로 가족과 별거 중인 비율이 47.8%나 됐다. 이들 중 80.3%가 면책을 받게 되면 가족과 재결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9.4%의 소비자 파산 신청자들이 가족 중에 소비자 파산 또는 개인회생을 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해 개인의 파산이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 가족끼리 대출 보증을 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의 파산이 가족 전체의 파산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605명의 개인회생 이용자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남성이 55.7%를 차지, 여성보다 많았다. 소비자 파산의 경우는 반대로 여성이 60.2%로 높았다. 소비자 파산의 경우 파산에 따른 경제적 활동 제약 등 법적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남성들이 꺼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모든 계층서 남용…모럴 해저드 논란도입된 지 1년이 된 개인회생 제도는 장점의 이면에 부작용과 불편함이 있다. 법원은 개인회생 결정을 받은 사람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제도의 유연성을 키우는 방법을 모색중이다. ●변제계획에서 빠지는 담보채권 살던 집을 담보잡혀 은행빚 7000만원을 쓴 A씨. 이밖에도 2억원에 가까운 빚에 허덕이던 A씨는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은행은 빚을 갚지 않으면 집을 경매에 넘기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경매에 부치는 시기를 3개월 늦춰주는 조건으로 원금과 이자의 30%를 바로 갚을 것을 요구하는 추심서를 보내기도 했다. 현행 개인회생제도에서 담보채권자는 별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별제권은 회생절차의 변제계획에 의하지 않고 별도로 빚을 갚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담보채권과 변제계획에 따른 채권 각각에 대해 이중부담을 지게 되는 채무자들은 개인회생 신청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담보채권도 변제계획에 포함시키는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다. ●발목잡는 모럴 해저드 논란 다른 사람의 빚보증을 잘못 선 전직 공무원 B씨는 퇴직금 1억여원을 빚을 갚는 데 쓰고도 1억원의 빚이 남자, 개인회생 신청을 했다. 아파트 경비원으로 한달에 98만원 정도를 버는 B씨는 파산을 신청해도 받아들여질 처지이다. 개인회생 담당 재판부에서 파산을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B씨는 “남의 돈을 그냥 떼먹을 수는 없다.”면서 “속죄하는 마음으로라도 빚의 일부를 갚겠다.”며 고집을 피우고 있다. 그의 변제계획은 월 28만원씩 갚아나가는 것이다. 개인파산보다는 덜하지만 개인회생에도 도덕적 해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는다. 하지만 법조인들은 도입 초기인 개인회생 제도에서 도덕적 해이 현상이 나타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B씨처럼 모든 채무를 면책받을 수 있는 파산 대신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는 개인회생을 선택하는 일은 흔한 현상이다. ●“개인회생이 뭐야?” 홍보부족 파산 전문 변호사들은 개인워크아웃이나 배드뱅크 제도에서 실패한 채무자들이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하기 위해 상담을 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워크아웃 등은 한달에 갚아나가야 할 변제액 수준이 높고 채권자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개인회생 개념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일정한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중산층 파산에 활용되어야 할 이 제도가 모든 계층에서 남용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파산을 기피하는 분위기 탓에 다달이 변제를 할 가능성이 적은 채무자들도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것이다. 가족 전체가 빚의 고리에 묶여 있는 채무자들에게 무리하게 내핍생활을 기대하면, 중도 포기율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개정 통합도산법 다음해 4월부터 시행되는 통합도산법은 개인회생의 절차를 간소화시켰다. 신청비용은 내려간다. 최장 변제기간은 현행 8년에서 5년으로 단축된다. 채무자가 신청일 전 10년 이내에 면책을 받았다면 개인회생 신청을 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은 5년이내 면책을 받은 경우로 완화시켰다. ■ 도움말 법무법인 산하 이영기 변호사, 김관기 변호사, 임동현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국장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낮은소리] 임대차보호법 소외 목욕업종사자 운다

    [낮은소리] 임대차보호법 소외 목욕업종사자 운다

    부산 A찜질방에서 목욕가운 대여와 일회용품을 판매하던 이모(36·여)씨는 영업 8개월만인 지난해 3월 찜질방 부도로 보증금 1억 5000만원을 몽땅 날렸다.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걸었던 이씨의 집은 결국 남의 손에 넘어갔으며, 현재 전셋집에 살고 있다. 이 찜질방에서 이씨와 같은 피해를 당한 종사자들은 모두 15명. 이들이 날린 보증금은 무려 14억 5000만원에 이른다. 김모(55·여·서울 구로구)씨의 사정은 더욱 딱하다. 지난 2003년 8월 서울 B사우나에 보증금 1억 8000만원을 걸고 목욕관리사(일명 때밀이)로 일한 그녀 역시 지난해 6월 부도로 인해 보증금을 고스란히 날렸다. 김씨는 시집간 딸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고 친척들에게 융통한 돈으로 보증금을 마련했으나 돈을 날리는 바람에 저당잡힌 딸 집이 경매에 넘어갔다. 결국 딸은 이혼 위기에 처해 있으며, 자신은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다. 최근 찜질방이나 사우나 등 목욕장업이 대형화되면서 목욕관리사 등 목욕업 종사자들에 대한 보증금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이들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은 자신들이 일하던 업장이 경영악화 등으로 문을 닫거나 부도날 경우 자신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보증금을 고스란히 날린 채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목욕업은 신고만 하면 누구나 영업 가능 현행 목욕탕업은 신고제이다. 따라서 관할구청 등에 신고만 하면 누구나 영업을 할 수 있다.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탓에 한집 건너 찜질방이 생기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찜질방수는 2500여개로 추산되고 있으며 300∼400평의 소규모 찜질방은 대형 찜질방에 밀려 문을 닫는 추세다. 하루에 2개 정도 생기고 1개 정도가 폐업한다. 덩달아 목욕업 종사자들도 크게 늘었다. 전국적으로 20만명이 목욕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시청 주변에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P찜질방 등 세 곳이 있었으나 한 곳은 얼마전 건물주의 부도로 문을 닫았다. 걸어서 10분 이내인 곳에 두 곳의 대형 찜질방이 현재 영업을 하고 있다. 목욕업 종사자들의 권익보호에 힘쓰고 있는 한국노총 부산경남일반노조 이승섭 위원장은 “현재 전국적으로 목욕탕, 사우나, 찜질방은 2만 3000여개에 달하며, 여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목욕관리사(6만∼7만명), 식당, 스낵코너, 주차장, 구두닦이, 스포츠마사지사, 손톱관리사, 이발사 등 20여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목욕업 종사자 크게 늘어 목욕업 종사자는 늘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찜질방간 치열한 경쟁으로 하루에도 몇 곳씩 문을 닫아 이들이 투자한 보증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게다가 목욕업 종사자 취업을 미끼로 한 브로커들도 판을 치고 있다. 한국노총 부산경남일반노조가 파악하고 있는 부산지역 브로커는 200여명, 전국적으로는 1000여명이나 된다. 목욕탕 부도로 3000만원의 보증금을 떼인 박모(47·여)씨는 “찜질방 업주와의 계약은 상가처럼 임대차계약에 따른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용역계약 형태에 불과해 부도 이후 경매가 시작되면 종사자들은 강제로 쫓겨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학원들의 횡포도 심각 외환위기 등으로 직장에서 쫓겨난 사람이나 가장의 실직 등으로 가계를 떠맡게 된 주부 등이 목욕관리사로 나서면서 이들을 가르치는 사설 학원들도 여러 곳 생겨났다. 그러나 일부 학원들은 체계적인 교육은 뒷전인 채 고액의 수강료만 받아 챙기고 있다. 또 목욕탕 때밀이 취업 보장명목으로 소개비조로 따로 거액의 알선료를 요구하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 지난해 경남 마산시의 H목욕관리학원 김모 학원장은 취업생들로부터 취직을 미끼로 수억원을 편취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 E피부관리학원장인 오모(52)씨도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낸 뒤 찾아온 사람들로부터 1인당 100만원씩 6년여간 27억원의 알선료를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해 경찰에 구속됐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한 목욕탕에서 목욕관리사로 일하고 있는 김모(44)씨는 “목욕관리사가 보증금을 내고 일을 한다는 것은 이 업계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큰 대형 찜질방이나 물좋은 사우나 등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수억원대의 보증금이 필요하고, 이마저도 브로커의 도움 없이는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상가임대차 보호법에 포함시켜야 목욕종사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현재로서는 없다. 업장주와 용역자간에 제대로 된 계약서가 없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소송을 해도 민사밖에 되지 않는다. 즉 업주가 배상할 금전적인 여유가 없으면 보증금을 받아 낼 길이 없다. 일부 악덕업주들은 이같은 법의 맹점을 교묘히 악용해 고의부도를 내고 잠적하는 등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따라서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공증 또는 확정 일자를 받는 방법과 건물의 주인이 찜질방 업주인지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또 과다한 용역을 유치하는 곳에 들어가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약자인 이들이 공증 등의 법적 보호장치를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건물주나 업장 주인들은 공증 또는 현금보관증 등은 아예 해주지 않고 있어 약자인 용역자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위원장은 “업주들이 사실상 때밀이 등 용역업자들로부터 권리금이 아닌 보증금 형태로 돈을 받는 이상 임대차보호법에 목욕업장 안의 이발코너, 때밀이코너, 식당코너 등을 포함시키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목욕도우미 아줌마 “남편 일못해 10년간 생계책임 보증금 받기전엔 못나가” “보증금을 받기 전에는 절대 못 물러납니다.” 목욕 도우미 경력 10년의 김재순(52·여)씨는 지난달 한 통의 내용증명서를 받았다. 한때 자신이 일했던 찜질방의 새 주인이 보낸 것으로 개인 사물함에 넣어둔 목욕장비와 옷가지 등 짐을 모두 치우라는 내용이었다. 글 말미에는 기한 내에 치우지 않을 경우 보관료를 받겠다는 경고성 내용도 들어있었다. 김씨는 통보기간이 지났지만 아직 사물을 비우지 않고 버티고 있다고 했다. 지난 2003년 10월 2500만원의 보증금을 걸고 부산 해운대의 한 찜질방에 목욕도우미로 취직했던 그녀는 6개월이 채 되지 않아 찜질방이 부도나는 바람에 그만둬야 했다. 결국 이 찜질방은 3∼4차례 경매를 거쳐 최근 새로운 주인에게 넘어갔다. 10여년전 남편이 건강문제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되자 생계를 책임지게 된그녀는 목욕도우미로 나섰다. 김씨는 당시만 하더라도 그런대로 수입이 짭짤했다. “일은 힘들었지만 월수 200만∼300만원의 수입을 올렸지요.” 당시에는 보증금 제도도 없어 그저 하루 청소비조로 1만원 정도만 목욕탕 주인에게 주면 됐다고 한다. 그런데 7∼8년전 찜질방문화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목욕탕도 대형화되자 보증금제도가 생겨났다. 김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자리를 부탁한 소개업자는 놓치기 아까운 일터이니 보증금을 걸고 일을 하라고 등을 떼밀었다. 모아놓은 돈이 없던 김씨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 보증금을 걸었다. 물론 업장 주인과는 보증금과 관련한 계약서도 작성했다. 그러나 이 계약서는 법적으로는 아무런 효력이 없는 휴지조각에 불과했다. 몸이 아파 시골에 휴양차 갔다가 얼마전 집으로 왔다는 김씨는 “있는 사람들에게는 (보증금이)적은 돈일지 몰라도 저한테는 큰돈”이라며 일부라도 돌려받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뾰족한 수가 없어 한숨만 내쉬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찜질방이란 어떤곳- 마사지·미용실까지… 하룻밤 숙식 인기 목욕문화가 번창하면서 급속하게 번진 찜질방이 이제는 어엿한 휴식공간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연휴 때면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가족단위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일반 직장인들은 퇴근 후 찜질방에서 동호회 모임을 갖는 등 찜질방 문화도 점차 다양화돼 가고 있다. 또 지역에서 출장온 사람들의 하룻밤 숙식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찜질방들도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다.10여년 전에는 소규모 형태였으나 최근에는 몸에 좋다는 맥반석, 옥, 은 등 테마별로 각 방을 만드는 등 그 규모가 수백평에서 수천평에 달한다. 또 실내에는 스포츠마사지실, 발마사지실, 피부미용실, 목욕탕, 식당, 헬스장 등 각종 부대시설을 설치, 손님들이 ‘원스톱 휴식과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처럼 찜질방이 인기를 끌자 재래시장, 오피스 빌딩, 역세권, 아파트, 유흥가 주변 등 사람의 왕래가 잦은 곳에 신축하는 빌딩에는 어김없이 찜질방이 들어선다. 이같은 찜질방 하나 만드는 데 들어가는 돈은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며 일부 비용은 목욕관리사 등의 보증금으로 충당한다. 그러나 최근 경기불황 등으로 영업난이 심화되자 문을 닫는 업소들이 줄을 잇고 있고, 여기에 종사하고 있는 용역업자들도 덩달아 피해를 입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명동 상인들 “장사안돼 간판 바꾸기 바빠”

    명동 상인들 “장사안돼 간판 바꾸기 바빠”

    경기가 좀체 풀리지 않으면서 한동안 상승세를 탔던 소비기대심리도 푹 꺼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현장의 체감경기는 의외로 냉랭하다. 서울 강북에서 10평 규모의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경기가 나아졌다는 뉴스가 가끔 TV에 나오는데 그때마다 TV를 부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월 매출은 300만원을 넘었는데 올들어서는 이보다 훨씬 못미친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이달에 임대기간이 끝나 호프집을 처음에 인수한 권리금 2000만원의 절반인 1000만원에 내놓았는데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고 한숨지었다. ●“기대했던 여름특수도 실종될 판” 그나마 괜찮다는 할인점과 백화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기도의 한 신설 할인점 관계자는 “이미 들어서 있는 점포는 전년 대비 매출증가율이 물가상승률을 약간 웃도는 4% 수준”이라면서 “그나마 크게 꺾이지 않은 게 고마울 뿐”이라고 밝혔다. 필요한 물건을 한꺼번에 사가거나 끼워주기를 하지 않으면 사지 않는 고객의 소비 행태도 매출이 늘지 않는 요인이라고 말한다. 여름철 특수상품인 에어컨 판매도 줄곧 늘다가 7월부터 더위가 없을 것이라는 기상청 발표 이후 확 줄어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전국 기준)은 4월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에 그쳤다. 재래시장인 남대문시장은 더 죽을 맛이다. 시장안에서 300석 규모의 ‘명동삼계탕’을 운영하는 이모(58)씨는 “더위가 일찍 찾아와 올해 여름은 장사가 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텅텅 비기 일쑤”라면서 “외국인 손님을 끌기 위해 외국인 아르바이트생을 구해 점심 때 입간판을 내걸어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유행 1번지’ 명동의 가게들은 하루가 다르게 간판을 바꿔달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들을 겨냥해 발빠르게 변신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런저런 가게를 열어도 장사가 안돼 한 달이 멀다하고 가게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명동의 한 3층짜리 건물에는 전통죽집과 빈대떡집, 성형외과가 들어섰지만 최근 죽집과 빈대떡집이 문을 닫아 건물은 폐허처럼 변했다. 성형외과 원장은 “두 음식점이 폐업하는 바람에 우리 병원도 문을 닫은 줄 알고 손님들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의도는 말이 없네(?) 서울 여의도 증권사 건물들이 몰려 있는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근처. 한식당 ‘초정’을 운영하는 박일국(45)씨는 “요즘 경기요? 이제는 그러려니 합니다.”고 운을 떼었다. 2000년 5월쯤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자그마한 식당을 차린 박씨는 “IMF사태 이후에는 한 달을 벌어 집세와 종업원 월급 등을 주고도 600만원 정도를 손에 쥐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절반인 300만원 벌기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직장생활 12년째인 S증권 김모(40) 차장은 ‘라이터 지수’라는 생소한 말을 꺼냈다. 김 차장은 “외환위기 직후 경기가 살아났을 때 증권가 근처의 술집 여종업원들이 거리에 나와 직장인들에게 일회용 라이터를 나눠주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면서 “한창 라이터를 돌릴 때 지수가 100이라면 지금은 20정도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지방은… 부산 범일동의 부산진시장 번영회 박기호 총무과장은 “소비심리가 다소 살아나면서 전반적으로 작년대비 매출이 약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부산지점 천병철 차장은 “지난 4월 부산지역 경기지표 증가율은 7.9%로 지난 3월과 비슷한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전국에 비해 경기하락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제조업 비율이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물 경기가 안 좋지만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15%에 불과해 충격이 덜하다는 얘기다. 롯데백화점 홍보실 조재민 계장은 “백화점은 매출이 다소 신장됐다. 여름성수기를 앞두고 에어컨 등 냉방제품 수요가 다소 증가했고 소비심리가 약간씩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래시장은 수도권과 비슷하다. 광주 양동시장의 경우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울상이다. 양동시장㈜ 김영식(59) 전무는 “가을·겨울에는 시제와 혼수용품으로 그런대로 장사가 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 손님이 뚝 떨어지고 지난해에 비해서도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광주 남기창·서울 전경하 이창구 장세훈기자 window2@seoul.co.kr
  • 아파트만 노려야 하나 판교 단독·연립도 짭짤

    아파트만 노려야 하나 판교 단독·연립도 짭짤

    ‘판교에 아파트만 짓는다고?’ 판교 신도시에는 주거환경이 뛰어난 단독·연립주택 등도 많이 지어진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꿩(아파트)대신 닭(주택)’이지만 투자 매력은 아파트 못지않다고 분석한다. 단독주택지 등에는 생태시범마을이 들어서는 등 주거여건이 뛰어나다. 이주자를 위한 단독주택지, 블록형 단독주택지, 저밀도 연립주택지를 눈여겨볼 만하다. 이주자용 주택지는 한번의 전매가 가능하다. ●블록형 단독·연립주택 1026가구 일반에 공급 전체 단독주택은 2613가구(필지)다. 이 가운데 일반인에게 공급하는 단독주택은 블록형 단독주택밖에 없다. 물량은 515가구다. 대부분 블록별로 건설업체나 동호인에게 공급된다. 연립주택도 511가구가 지어진다. 이 외에 판교 원주민에게 공급하는 이주자용이 758가구, 토지수용 때 협의매수에 응한 토지주에게 주는 단독주택은 1340가구다. ●이주자용 단독주택엔 근린시설 허용 이주자용 단독주택에는 음식점 등 근린시설이 허용된다.1층에는 음식점,2·3층에는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주자용 주택은 한번 전매가 가능해 수요자들에게 기회가 있다. 유형별 공급 면적은 이주자용이 대지기준 70평, 협의 매수용이 50∼200평이며 블록형은 지구 단위 계획을 통해 공급 면적이 결정된다. 공급 시기는 이주자용이 오는 10월, 협의 매수자용은 12월이며 블록형 단독이나 연립주택 용지는 내년 중반 이후에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단독이나 연립은 저층이어서 건축기간이 짧은 만큼 아파트의 입주시기와 맞춰 입주할 수 있도록 토지 사용시기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자용 입주권 평당 2000만원선” 판교의 이주자용 택지는 아직 공급이 안 되고 있다. 하지만 한번 전매가 가능해 연말 공급을 앞두고 입주권 형태로 은밀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대지 70평대 이주자용 입주권은 권리금만 4억원선에 거래된다. 권리금과 택지분양가를 포함하면 평당 2000만원선은 된다는 게 이곳 부동산중개업소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 수준은 손해를 볼 수도 있다.1층에 근린시설 설치가 가능하지만 다소 비싸 시세차익을 노리기에는 부담이다. 이주자용 단독택지와는 달리 협의매수자용 단독택지에는 근린시설이 들어서지 못한다. ●분당 단독주택 가격도 치솟아 인근 분당의 단독주택 가격은 대지 70평에 지하 1층, 지상 2층 기준 7억원선을 호가한다. 지난해에는 4억 8500만원선이었다. 판교 신도시 건설 여파로 분당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단독주택 가격도 덩달아 뛰었다.70평대 단독주택은 택지 분양가, 건축비 등을 포함,3억원 정도가 들어갔다. 단독주택이 아파트의 수익성에는 못미치지만 상승폭은 만만찮은 편이다. 판교의 단독주택은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이곳에는 3곳의 생태시범마을이 들어선다. 아파트와 연립, 단독주택지에 각각 1곳씩 건립된다. 연립주택과 블록형 단독주택에 생태시범마을이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주거환경이 좋아져 가격 상승폭도 다른 단독주택단지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생태시범마을은 아파트단지 1만 1791평(439가구), 연립주택단지는 1만 5590평(349가구), 단독주택단지는 1만 6172평(3개 블록,106가구)이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판교신도시의 경우 주거환경면에서는 단독주택이 아파트보다 월등히 좋다.”면서 “분당보다는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단독주택단지가 건설되는 만큼 실거주자라면 단독주택을 공략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성공시대] 온·오프라인 중고컴퓨터점 ‘PC로’ 임광진 사장

    [성공시대] 온·오프라인 중고컴퓨터점 ‘PC로’ 임광진 사장

    창업 지망생이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하면 대개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부지불식중에 쌓인 노하우가 장사에서 커다란 이점으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돈가스가게 주인으로 외도하던 한 전자공학도가 쓰디쓴 실패를 맛본 뒤 다시 솔잎을 찾았다. 중고컴퓨터 업계에서 온·오프라인의 협공을 펼치는 ‘PC로’의 임광진(34)씨가 바로 그다. ●전공과 무관한 음식점하다 혼쭐 직장생활 4년차이던 지난 1999년. 컴퓨터 회사에서 하드웨어를 담당하던 그는 ‘40세 CEO’를 꿈꾸며 과감하게 사직서를 냈다. 법인 설립부터 회계까지 회사운영에 대해 개괄적으로 체득하려고 일단 컴퓨터를 유지·보수하는 자그마한 회사를 세웠다. 1년여 동안 회사는 그럭저럭 잘 굴러갔지만 배움에 대한 동경으로 잠시 접고 대학문을 두드렸다. 학위를 받은 뒤 지난 2003년 3월,1억여원을 들여 관악구 봉천동에 돈가스와 스파게티를 함께 파는 음식점을 열었다. “한달에 하루만 쉴 정도로 무척 열심히 일했어요. 조리부터 배달까지 혼자서 해결하는 ‘원맨 시스템’이었는데 모든 것을 혼자 하다 보니 결국 맛에 소홀해졌어요. 투자금액의 절반 이상을 날리고 같은 해 11월 급기야 문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음식점을 그만둔 뒤에도 가게는 빠지지 않았다. 돈가스 가게 자리에 그대로 컴퓨터 매장을 열었다. 홈페이지 제작까지 맡으며 9개월 동안 더 운영한 끝에 보증금과 권리금을 돌려받고 가까스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제대로된 창업스쿨 거쳐 ‘재창업’ 이후 장사의 기초를 체계적으로 다지자는 생각에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실전창업스쿨에 등록했다. 이 과정을 마친 뒤 지난해 12월 구로구 구로5동 주택가에 사무실을 틀었다. 권리금조차 없는 허름한 건물 2층이었다. “창업스쿨을 통해 주먹구구식으로 가게를 운영하던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또 외식업은 매장의 위치가 중요하지만 중고PC는 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거래하기 때문에 입지가 그리 중요하지 않아 매장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죠.” 하지만 이 자리를 얻는데도 100군데 이상을 돌아다녔을 정도로 꼼꼼하게 다리품을 팔았음은 물론이다. 중고컴퓨터 인터넷 쇼핑몰은 대다수 사이트의 구성이 엉성해 호기였다. 하지만 홈페이지의 이미지가 제품의 신뢰도와 연결된다고 판단해 전문업체의 외주를 통해 깔끔한 홈페이지를 갖췄다. 또 고객의 구미에 맞춰 중고 컴퓨터를 게임용과 업무용, 멀티미디어용 등으로 사용 목적에 따라 세분화했다. 물론 가격이나 기종에 따라 구입할 수 있도록 분류해 놓기도 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스폰서 광고도 했다. “중고제품은 싸게 들여와서 비싸게 팔 수 있으니까 이문이 크죠. 사실 중고 장사는 가격을 낮추면 다 팔리기 때문에 얼마나 중고 PC를 저렴하게 모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에요. 물건 확보를 위해 각종 생활정보지와 매일 100곳 이상의 인터넷 게시판에 광고를 합니다.” 임씨가 중고PC를 들여오는 또 다른 방법은 컴퓨터 수리를 통해서다. 현재 전체 매출액에서 중고 PC와 컴퓨터 수리로 얻어지는 수입의 비율은 대략 8대 2. 애프터 서비스는 중고 PC를 모을 수 있는 구매 통로이기도 해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월 매출 3000만원… 마진율 30%로 높은 편 온·오프라인의 판매 비율은 6대 4, 월 매출액 3000만원을 올린다. 여기서 마진율은 30% 정도다.3만∼50만원에 팔리는 컴퓨터 본체는 월 100여대가 빠져 나간다. 임대 보증금과 시설비를 포함해 2000만원,PC 구입비용 4000만원 등을 합쳐 모두 6000만원이 들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중고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포털사이트가 없어요. 중고PC업계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중고품을 연상하면 바로 떠오르는 중고품 전문 포털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바람입니다.” 글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장군 아내’의 보리밥 뷔페

    ‘장군 아내’의 보리밥 뷔페

    “장성 출신은 예편한 뒤 무엇인가 하려지만 용기를 선뜻 내지 못하죠. 사실 새로 시작하기에는 겁나는 나이잖아요. 그래서 저희처럼 장사에 뛰어든 사례는 드문 편입니다.” ‘사모님’으로 불리던 ‘장군의 아내’ 남경남(53)씨가 보리밥집을 열었다. 지하철 5호선 굽은다리역 인근에 저렴한 보리밥 뷔페 음식점을 열고 ‘3.3보리밥뷔페’의 체인점 대열에 합류했다. ●경쟁업소 못 생기게 대형점포 선택 주택가에 역세권이라는 빼어난 입지에 자리잡은 그의 보리밥집은 원래 예식장이 빠져나간 자리다. 차량을 50대까지 댈 정도로 주차공간이 넓으며 매장 모양도 정사각형이다.1층에 위치한 예식장 식당 150평을 권리금 없이 빌렸다. 규모가 큰 장점을 살려 처음부터 대형 매장을 열었다. 좌석수가 400개다. “40∼50평의 중·소규모 매장은 장사가 잘 되면 인근에서 비슷한 업종을 내놓아 우후죽순 들어서요. 이 때문에 처음부터 경쟁상대가 생기기 어려운 대형 가게를 택했어요.” 가게를 들어서면 보리밥과 쌀밥, 잡곡밥을 택할 수 있으며 달래와 냉이 등 30여가지의 나물이 건강식으로 제공된다.10종류 정도의 밑반찬과 4종류의 국, 떡볶이, 샌드위치, 호박죽 등도 곁들여진다. 여기에다 탕수육과 불고기, 돈가스 가운데 하나가 ‘오늘의 메뉴’로 추가된다. 가격은 1인당 4500원에 불과하지만 뷔페식이라서 위의 저장 능력에 따라 마음껏 먹을 수 있다. ●1인당 4500원… 나물·죽·불고기등 성찬 “‘이렇게 팔아서 어떻게 장사하죠?’라는 질문을 자주 받아요. 하지만 ‘앞에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는 아닙니다. 웰빙의 바람을 타고 보리밥이 인기를 끄는 덕에 손해를 입지는 않죠. 돌잔치를 비롯, 각종 연회를 이곳에서 하는 사람도 있어요.” 사실 집에서 따로 야채를 사면 1인당 4500원이라는 가격에 푸짐한 식사를 하기 어렵다. 이 가게는 체인점 본사에서 식자재를 대량 구입해 원가를 낮출 수 있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게 홍보 초창기에 전단지 4000장을 신문에 끼워 돌렸다. 개업 첫날은 이용객을 3500원에 모셨으며 이후 5일 동안 1000원짜리 할인쿠폰을 가져오면 할인된 가격을 받았다. 직접 맛을 보고 평가하도록 이끈 입소문 전략이 통했다. “남편을 따라서 전국을 옮겨 다니던 전업주부여서 장사에는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하지만 장사가 제법 잘 되는 가게를 찾아본 뒤 보리밥집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저렴한 뷔페식으로 건강식을 내놓으면 손님의 발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죠.” ●하루 매출 500만원 육박… 순익 30% 안팎 주택가에 자리잡은 가게의 속성상 주말장사가 주중 매출액을 압도한다. 토·일요일에는 하루 1200∼1300명이 찾으며 주중에는 1000명 안팎이 몰린다. 하루 매출액은 평균 450만∼500만원으로 식자재 비용이 50%, 인건·관리비 20%, 나머지 30%가 순이익에 해당된다. 초기 투자 비용은 가게 보증금 2억원에 평당 180만원의 인테리어 등 시설비가 추가됐다. 가장 바쁜 시간대는 일반 음식점처럼 정오∼오후 2시, 오후 6∼9시. “셀프서비스를 원칙으로 해서 직원수를 많이 줄일 수 있었어요. 그러나 주차요원까지 합치면 종업원이 20명에 달하죠. 체인점이라서 손이 많이 들어가는 편은 아닌데도 규모가 커서 사람관리가 힘들어요.” 글 사진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성공시대] 한국형 쌀국수 전문점

    [성공시대] 한국형 쌀국수 전문점

    웰빙풍을 타고 외식 식단에 추가된 메뉴가 바로 베트남 쌀국수다. 월남인의 아침식사인 쌀국수는 시원한 국물에다 칼로리가 낮아 20∼30대 여성들이 가까이 한다. 하지만 특유의 향신료 탓에 꺼리는 사람들도 다수다. 이같은 결점을 털어낸 쌀국수 가게가 등장했다.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호아빈’ 박규성(40) 사장은 아내 정선경(34)씨가 개발한 ‘한국형’ 베트남 쌀국수로 점포 수를 소리없이 늘리고 있다. 2년제 IT전문학교에서 15년 동안 기획실장으로 근무하던 박씨는 사업에서 인생의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여러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린 끝에 ‘좋아하는 것을 팔자.’는 생각으로 즐겨 먹던 베트남 쌀국수를 장사 아이템으로 정했다.2001년 당시에는 쌀국수 프랜차이즈점이 많지 않아 시장 진입에 호기라는 점도 작용했다. ●현지서 조리법 익힌뒤 ‘한국화’ 에 매달려 본격적인 사업을 하려면 먼저 쌀국수의 노하우를 전수받아야 했다. 수차례에 걸쳐 아내와 함께 베트남과 미국 등으로 향했다. 호찌민시의 쌀국수점을 모두 다녔을 정도로 쌀국수에 대해 ‘일가견’을 쌓은 뒤 현지 사람들을 통해 배운 육수제조법을 토대로 우리 입맛에 맞는 육수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아내 정씨가 동서, 처제 등과 함께 육수 개발팀을 꾸렸다.1년여에 걸쳐 거의 매일 육수 개발에 매달렸다. 이웃 주민들에게는 강한 향신료가 풍기는 이상한 냄새로 수차례 항의를 받기도 했다. 자신감이 어느 정도 생기자 지인들을 불러 시식회를 가졌고 마침내 ‘시원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은’ 맛에 도달했다. 경상북도 상주 출신인 박 사장은 “시골 출신인 내 입맛에 맞으면 일반 사람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호아빈의 쌀국수는 정통 베트남 쌀국수의 맛에서는 다소 비껴간다. 베트남 쌀국수에 들어가는 정향, 오각과 팔각 등에 매콤한 맛을 더하기 위해 산초와 계피 등을 추가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외에도 다른 고기를 넣어 특유의 국물을 우려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고추기름과 청양고추도 첨가했다. ●담백하고 칼로리 낮아 고객 발길 줄이어 박 사장은 “시원하며 깔끔하고 느끼하지 않은 맛을 추구했다.”면서 “정통 베트남 쌀국수에서는 다소 벗어났지만 농촌으로 시집온 베트남 출신 주부들이 시어머니를 모시고 가게를 찾는 등 베트남 사람들의 입맛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우리 입맛에 맞는 육수가 개발되자 박씨 부부는 2003년 10월 일산 신도시에 1호점을 냈다. 테이블이 12개에 불과했지만 3개월 만에 월 매출액 4000만원, 순이익 1000만원을 넘겼다. 자신감을 얻은 박씨는 지난해 2월 서소문 오피스타운의 분식점 자리에 2호점을 열었다. 아내 정씨는 “기존의 베트남 쌀국수 가게가 마니아층을 위한 음식이었다면 호아빈 쌀국수는 대중을 위한 음식”이라면서 “여기에 소점포, 저가 전략으로 점주들과 고객들에게 쉽게 파고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90년대 말부터 생겨난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들은 가게 규모가 40∼50평 이상으로 대형 매장이 주류였다. 국수 한 그릇의 가격도 7000∼1만원으로 다소 높은 편이었다. 박 사장은 육수의 원액을 개발해 원가를 낮추고 10∼30% 저렴한 메뉴판을 내놓았다. 자연스럽게 손님들이 몰리고 가맹점 수도 다른 업체에 비해 빠르게 증가했다. 오는 8일 개점하는 천안점까지 합치면 호아빈의 전체 매장 수는 30개로 국내 쌀국수 체인점 가운데 가장 많다. ●소점포·저가 전략 적중… 1년여만에 가맹점 30곳 시내 직장인들이 주고객인 직영 2호 시청점은 월 매출액이 7000만원에 달한다. 월 순이익은 2000만원, 하루 400∼500명이 몰린다.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에는 차례를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을 정도다. 낮 12시∼12시50분, 오후 6∼7시에 찾으면 어김없이 줄을 서야 한다. 시청점을 관리하는 아내 정씨는 “겨울철에는 기다리는 사람들이 추워해서 매출액이 다소 떨어지며 따뜻한 날에 사람들이 더 몰린다.”면서 “전체 매출액 가운데 쌀국수와 베트남 음식의 비율은 6대4 정도”라고 밝혔다. 시청점의 투자비는 인테리어와 시설 등에 1억원, 보증·권리금으로 2억여원 등 모두 3억여원이 들었다. 하루 매출액은 월∼토요일 250만원, 일요일에는 160만∼170만원으로 다소 떨어진다. 박씨 부부는 “국내 최초로 유통기간이 하루뿐인 생면을 이용한 쌀국수를 내놓았다.”면서 “맛과 품질에서 어느정도 인정받으면 내년쯤에는 일본과 호주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성공시대]서울 명동 녹차전문점 ‘오설록’

    [성공시대]서울 명동 녹차전문점 ‘오설록’

    차문화의 흐름이 커피에서 녹차로 넘어가는 시기에 녹차전문점으로 맹위를 떨치는 토종 브랜드가 있다. 지난해 4월 화장품 업체인 태평양화학은 서울 명동 중심부에 녹차전문점 ‘오설록’을 틀었다. 외식업에는 초짜인 태평양은 녹차뿐만 아니라 녹차케이크 등 수십종의 신선한 녹차 관련 제품으로 20∼30대 젊은이들의 발길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제주 설록차박물관이 ‘모태’ 티하우스 오설록은 매년 30여만명이 찾는 제주도 설록차 박물관이 모태다. 박물관의 한 편에서 녹차와 녹차 아이스크림, 녹차 쿠키 등을 팔았는데 반응이 예상밖이었다.‘이런 분위기를 도시 한복판에 들여오면 어떨까.’로 시작된 발상은 ‘도심속의 다원’을 표방하는 오설록으로 이어졌다. 최성택 오설록사업팀 총괄매니저는 “외국사례를 참고하면서 제품 개발부터 매장 관리, 직원 교육까지 오설록만의 독특한 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거의 백지상태부터 시작해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생각보다 빨리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오설록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2년 12월부터 명동점이 개점한 지난해 4월까지 사업준비팀은 1년여 동안 음료와 베이커리 등 70여가지의 녹차 특제품을 개발했다. 오랫동안 녹차사업을 하면서 노하우가 쌓였지만 차별화되고 독특한 제품을 내놓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여러 차례 자체 품평회를 거친 끝에 퓨전스타일의 명동점이 문을 열었다. 웰빙과 맞아떨어져 한잔의 열량이 1칼로리에 불과한 저칼로리 녹차는 바람을 크게 일으켰다. ●음료 40~50종… 케이크 30~40종 팔아 오설록에는 4000∼6000원,40∼50종의 음료가 있다. 날씬한 몸매를 꿈꾸는 여성을 위한 ‘그린티 티라무스’를 비롯해 우윳빛의 ‘그린 라떼’,‘그린 하드 아이스크림’,‘그린 고구마 라떼’ 등 다양하다. 함께 내놓는 그린 케이크도 30∼40종에 달한다. 매장 직원은 케이크를 담당하는 베이커리 부문과 음료 제조부문, 고객 부문 등으로 나뉜다. 특히 녹차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티소믈리에가 고객들의 차 선택을 돕는다. 강남·북에 하나씩 개점한 오설록은 일대 분위기에 따라 고객성향과 경영 전략이 다르다. 강남점은 20대 초·중반의 여대생이 대상이며 명동점은 20대 중반∼30대 초반의 직장인들이 주고객층이다. 운영 방식도 사뭇 다르다. 명동점은 종업원이 차주문부터 서빙까지 모두 해주는 풀서비스 방식인 데 반해 강남점은 셀프서비스가 기본이다.80평,90여석의 매장에는 시간제 종업원을 포함해 매장당 20명 정도의 종업원이 일한다. ●월 매출 1억 5000만원… 순익 8~10% 일대에 학원이 많은 강남점은 명동점에 비해 테이블 회전수가 많지만 음료수만 시키는 고객이 대부분이라서 매출액은 오히려 적다. 아무래도 명동 직장인들은 케이크라도 하나 더 시키기 때문에 테이블 회전수는 적어도 구매력은 크다. 임대 보증금과 건물 권리금 등 공간에 들어간 비용을 빼면 순수 시설비에 투입된 비용은 매장당 3억∼5억원. 현재 명동점의 하루 평균 고객은 1000∼1200명에 달한다. 한달 평균 매출액은 1억 5000만∼2억원. 인건비와 금융비용, 운영비 등 제반비용을 모두 뺀 순이익은 매출액의 8∼10% 정도다. 경쟁 베이커리점과 비교하면 음료수 비중이 크다. 통상 베이커리 업체는 전체 매출액 가운데 베이커리의 비중이 60∼70%. 하지만 오설록은 음료수가 60∼70%를 차지하는 반대의 수익 구조다. 제과에 비해 음료수의 원가가 낮아 더 효율적인 구조다. 최성택 총괄매니저는 “오설록이라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서 당분간은 직영점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성공시대] 테이크아웃형 케이크점

    [성공시대] 테이크아웃형 케이크점

    인천에서 10여년 동안 대중 목욕탕을 운영하던 동갑내기 부부 김수엽(45)·이안정씨는 지난 1월 과감하게 업종을 바꿔 서울의 도심지역인 서울지방경찰청 맞은편에 테이크아웃형 케이크전문점을 열었다. 프랜차이즈 ‘루킹래징’ 경복궁점의 주인이다. 이들 부부는 “목욕탕 인근에 대형 찜질방이 여럿 들어서면서 수입이 크게 줄어 일을 접었다.”면서 “빵가게는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업종이었는데 작은 가게라도 특화시키는 것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케이크 전문점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5500만원 들여 월 400만원 순익 “지난해 여름 이 근처를 우연히 지나치다 가게를 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대중탕을 그만둔 뒤 인터넷으로 여러 업종을 찾다 케이크전문점에 마음이 쏠렸습니다. 이후 여러 케이크 가게를 돌아다니며 맛을 본 뒤 맛이 고급스럽고 독특한 이 프랜차이즈를 결정했습니다. 브랜드 파워는 약하지만 창업자금이 적게 들어 저희들에게는 오히려 유리했습니다.”(이안정) 이들 부부는 신축 건물에 입주해 통상적으로 수천만원에 달하는 권리금을 절약했다. 대로변에 위치한 8평짜리 가게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 임대료 160만원. 프랜차이즈 비용은 가맹비와 인테리어, 시설 등을 포함해 2500만원 정도 들었다. 이들 부부의 투자 비용은 5500만원인 셈이다. 가게는 40∼60평대의 주상복합 건물 1층에 들어섰는데 주민들은 중산층 이상이 대부분이다. 넉넉한 주민들이 치즈케이크, 고구마케이크 등을 찾는 주요 고객이며 인근 유명 법률회사 등 사무실 여직원들이 고객의 또 다른 한 축을 형성한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가게 맞은편에 위치한 ‘이웃 사촌’ 서울시경찰청에서는 좀처럼 케이크를 사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래도 맛에 민감한 사무실 여직원과 주상 복합건물 주민들이 많이 찾아요. 호텔에서 운영하는 빵집 보다도 낫다는 소리를 듣죠. 가격을 고려하면 싼 편이라고 합니다. 다만 인근에 학교가 없어 학생 수요가 적은게 아쉽습니다.”(김수엽) 이 가게에는 30여가지의 다양한 케이크가 있다.1만 1000∼3만원의 가격대에 팔린다. 조각 케이크는 2500∼4000원선이다. 한달 매출액은 800만원, 순이익은 50%에 육박하는 400만원선이다. “본사에서 1주일 정도 조각을 내는 법 등을 교육 받은 뒤 시작했어요. 완제품으로 들여오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시작할 수 있어요.”(이안정)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2시간 동안 문을 여는데 점심 시간인 정오부터 오후 1시30분, 저녁 5시 30분에서 7시까지 손님이 가장 많다. 야참으로 케이크를 즐기는 근무자들도 꽤 있다. 요일별로 따지면 주 5일제의 영향으로 금요일에 수요가 가장 많다. ●마일리지 적립·무료 시식행사도 “가게를 처음 열었던 2주 동안에는 무료 시식 행사를 했어요. 특이한 점은 먹어본 것을 손님들이 찾는다는 거예요. 음식도 첫 인상이 중요한가봐요. 때문에 저희 가게도 고객에 대한 첫 인상에 무척 신경을 씁니다.”(김수엽) “대중탕을 할 때는 가족이 모두 일에 달라붙어야 했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하는 등 무척 힘이 들었죠. 하지만 빵집은 분위기부터 다릅니다. 손님들 자체가 케이크 맛을 위하거나 선물로 사기 때문에 즐거운 표정으로 들어와요.”(이안정) 케이크와 맞물려 커피·녹차·자스민차 등도 내놓는다. 가격은 1500원으로 저렴한 편이며 케이크는 1개 이상만 사면 배달도 해준다.3∼10%까지 마일리지도 적립해 준다. 남편 김수엽씨는 “8평 가운데 3평은 케이크가게, 나머지 5평은 생과일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로 바꾸려고 한다.”면서 “두 가지를 팔면 수익이 더 늘어 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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