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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조경태 “젊은 나이·풍부한 정치 경험으로 당 쇄신 이끌겠다”

    [인터뷰] 조경태 “젊은 나이·풍부한 정치 경험으로 당 쇄신 이끌겠다”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한 5선 조경태 의원‘청년 정치의 원조’로 쇄신 실천 약속“매력적인 수권정당 만들어 덧셈 정치하겠다”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53세의 젊은 나이에도 풍부한 정치 경험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1996년 통합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조 의원은 36세에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17대 국회에 입성해 당적을 옮기고도 내리 5선을 했다. ‘청년 정치의 원조’라고 자신을 소개한 조 의원은 당내 쇄신을 몸소 실천해왔던 경험을 살려 국민의힘을 정권 교체로 이끌겠다고 자신했다. 조 의원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인물, 계파 색이 없는 공정하고 깨끗한 인물을 바라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전국을 돌며 듣고 있다”면서 “쇄신을 실천해 온 내가 당 대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쇄신의 예로는 당직자 폭행 사건으로 탈당한 송언석 의원 사건 당시 당내 유일하게 목소리를 낸 일을 들었다. 그는 “‘갑질’이 벌어졌을 때 침묵을 유지한 건 국민의힘식 ‘내로남불’”이라면서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은 누구나 했지만 당 쇄신을 말했던 건 내가 유일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수권정당으로서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옥한 땅에 어떤 곡식이든 잘 자라듯, 우리 당이 매력적인 정당이 된다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든 최재형 감사원장이든 누구나 들어올 것”이라면서 “당 대표가 되면 당 지지율을 3개월 내 10%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당 대표가 된다면 시행해야 할 과제로는 종부세 폐지와 양도소득세 대폭 완화, 사법시험제도 부활, 공매도 폐지 등을 제시했다.당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당의 권력은 당원에게서 나온다”면서 “전당대회에서 지금도 민주당보다 낮은 당원 투표 비율을 더 낮추자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당의 일원이 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대여전략에 대해서도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듯 민주당을 가장 잘 알고, 민주당이 껄끄럽고 두려워할 유일한 후보가 바로 나”라면서 “5선을 하며 쌓은 정치력을 기반으로 민주당에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자신의 상징으로 신고 있던 운동화를 내보였다. 그는 “재선 때부터, 구두 신은 내 자신이 거만하게 보여 겸손하자는 뜻으로 신게 됐다”면서 “신기 편하고, (누구든지) 부르면 빨리 달려갈 수 있는 현장 정치의 중심에 있겠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운동화는 실용 정치를 중시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는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적인 낡은 이념 틀, 대결구도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전세대를 아울러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실사구시 하는 정치를 반드시 실현시켜 국민의힘이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아래는 조 의원과의 일문일답. - 당권 경쟁에 나선 후보들이 많다. 본인만의 강점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하나는 민주당을 잘 알고 있고 (민주당이) 껄끄럽고, 두려워할 후보라는 점이다. 그보다 더 의미를 두는 것은 쇄신을 몸으로 실천했던 유일한 사람이 나라고 생각한다. 송모 의원(송언석 의원을 지칭)이 당직자를 폭행했던 ‘갑질’이 있었을 때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징계 요청한 사람은 나뿐 이었다.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건 누구나 다 하지만 당 향한 비판, 즉 쇄신은 나만 실천한 셈이다.” - ‘영남당 논란’에 대한 입장은. “민주당은 (당 대표 등) 전부 호남 출신이었지만, 호남당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왜 우리 당에만 그런 잣대를 대는지 모르겠다.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자꾸 지역을 운운하는 것은 나쁜 지역주의의 부활이다. 나는 부산에서 민주당 당적으로도 3선을 했다. 지역주의에 맞섰던 유일한 정치인 중 하나라고 자부할 수 있다.” -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국면에서 다시 활약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을 나갔고, 역할이 끝났다. 왜 (외부인으로부터) 과외를 받아야만 하나. 그건 우리 실력이 아니다. 그렇게 자신 없는 사람들에게는 ‘왜 정치를 하느냐’고 묻고 싶다. 그 정도의 리더십, 자립할 능력이 없다면 수권정당의 준비가 안 됐다고밖에 볼 수 없다.” - 그렇다면 차기 대선은 어떻게 준비해야 한다고 보나. “비옥한 땅에 어떤 곡식이든 다 잘 자라듯 토양이 중요하다. 매력적인 정당에는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최재형 감사원장 등 누구나 오고 싶어할 것이다. 당의 지지율을 3개월 안에 10% 이상 끌어올려 보겠다. 또, 연령대와 상관없이 유권자는 다 소중하다. 이들 모두의 마음을 잡으려면 결국 보수와 진보라는 낡은 이념 틀에서 벗어나 실용 정치를 해야 한다. 먹고사는 문제, 즉 ‘내가 미래에 잘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유권자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실사구시 하는 정치를 실현하겠다.” - 무소속 홍준표 의원 복당도 찬성하는 입장이신가. “(홍 의원)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합 정신에 의해 우리 당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합 정신, 덧셈의 정치를 하겠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좌파 대부’ 브라질 룰라 재집권 가도 성큼..‘극우’ 현직 압도

    ‘좌파 대부’ 브라질 룰라 재집권 가도 성큼..‘극우’ 현직 압도

    역대 브라질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인기를 누렸던 ‘좌파의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6)가 12년 만의 화려한 귀환에 성공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실시되는 여론조사에서 현직인 자이르 보우소나루(66)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갈수록 더 벌리고 있다. 브라질 여론조사기관 다타폴랴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대선 주자 예상 득표율 조사에서 룰라는 41%를 얻어 23%에 그친 보우소나루를 압도했다. 연방판사 시절 권력형 부패 수사를 이끌며 유명해진 세르지우 모루(49) 전 법무부 장관 등 다른 주자들은 한 자릿수 득표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룰라와 보우소나루가 결선투표를 할 경우에도 55% 대 32%로 룰라가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여론조사(결선투표시 룰라 42%, 보우소나루 38%) 때보다도 더 벌어진 결과다.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금속 노동자 출신의 룰라는 2003년 장기간의 군사독재에 시달리던 브라질의 첫 좌파 대통령으로 당선돼 2기 연속으로 8년간 재임했다. 실용주의·중도 좌파 이념을 기반으로 한 광범위한 개혁과 합리적인 경제정책으로 높은 국민적 인기를 얻었으며 퇴임 직전까지도 80%대의 기록적인 지지율을 유지했다. 개헌을 통해 3연임도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지우마 호세프를 후계자로 지목하고 2010년 물러났다. 퇴임 이후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2014년 시작된 브라질 검찰의 권력형 비리 수사로 집권 노동자당과 좌파 진영이 괴멸적인 타격을 입은 가운데 룰라도 뇌물 혐의로 2017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1년 7개월간을 복역했다. 그러나 2019년 이 사건을 담당한 판사와 검사가 서로 담합해 룰라를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연방대법원 에드송 파싱 대법관은 지난 3월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해 내려졌던 기존 하급심의 실형 선고를 모두 무효화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대법원은 지난달 전원합의체를 통해 이를 최종 확정했다. 피선거권 등 모든 정치적 권리를 회복한 룰라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내년 대선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혀 왔다. 지난달에는 아르헨티나 C5N TV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보우소나루를 겨냥해 ‘파시스트’, ‘대량학살자’라고 비난하면서 “보우소나루를 끌어내리기 위해 대선 출마를 결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보우소나루는 겉으로는 내년 대선 승리를 자신한다면서 최측근들과 대화에서는 재선에 실패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룰라가 재집권하면 현 정부가 이뤄놓은 모든 것을 뒤집을 것이며, 교육 현장에 좌파 이데올로기를 주입하고 군을 도구화하는 등 폐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보수 지지층 결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백신 확보 부진, 저조한 경제 성장, 실업률·물가 급등 등 갖은 악재에 둘러싸여 있어 지지율 역전의 전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여권, ‘1호 사건’ 조희연 택한 공수처에 “황당·유감”

    여권, ‘1호 사건’ 조희연 택한 공수처에 “황당·유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1호 사건’으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특별채용 의혹을 선택하자 여권 인사들이 13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한 과정을 거쳐 출범시킨 공수처가 상징성이 큰 첫 수사 대상으로 진보 진영 인사가 연루된 의혹을 택했다는 점에 불만을 터뜨리는 모양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최근 공수처는 중대범죄도 아니고, 보통 사람의 정의감에도 반하는 진보 교육감 해직 교사 채용의 건에 별스럽게 인지 수사를 한다고 눈과 귀를 의심할 말을 했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어 “공수처의 칼날이 정작 향해야 할 곳은 검사가 검사를 덮은 죄, 뭉갠 죄”라고 말했다. 국회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에서 “공수처 설치의 이유는 검찰 견제”라며 “그런 점에 비춰보면 1호 사건으로 조 교육감을 선택한 것은 너무 편한 선택이었다. 유감스럽다”고 언급했다. 백 최고위원은 ‘검찰 관련 사건을 1호로 했을 때 공수처의 이상을 찾는 데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사건이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이 잘 맞는 사건이었다“며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거듭 말했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은 KBS 라디오에서 공수처의 조 교육감 수사 방침을 겨냥, ”한마디로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고 직격했다. 더미래연구소는 민주당의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가 만든 싱크탱크다. 그는 ”지난 25년간 끊임없이 공수처를 만들고자 한 취지는 권력형 비리가 은폐되거나, 검찰·경찰이 제 식구를 감싸려고 하거나, 정치적 논란으로 공정성과 중립성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 공수처 같은 조직에서 수사하자고 하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조 교육감 사건은 이 어느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감사원이 사실관계를 다 확인했다“며 ”공수처장이 공수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사건 처리를 날로 먹자고 하는 것인가 하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온다“고 맹비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실명으로 성폭행 피해 밝힌 교수…영남대 입장은

    실명으로 성폭행 피해 밝힌 교수…영남대 입장은

    영남대가 강간 피해 교수의 외침을 묵살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13일 16만 명이 넘는 시민들의 동의를 얻었다. 영남대에 재직 중인 여교수는 지난 11일 실명으로 청원글을 올리며 동료 교수에게 강간 피해를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6월 교내 같은 센터에서 일하던 다른 남자 교수에게 성폭행당했다며 지난 2월 경찰에 고소했다. 그는 피해 사실을 대학 측에 알리고 가해자와의 분리조치를 요구했지만, 감독자였던 전 부총장이 오히려 자신의 보직을 없애고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가해자와 감독자였던 전 부총장을 고소하고 대학 양성평등센터에 가해자와 학생들과의 분리 조치를 요청했지만 대학측은 이 마저도 묵살했다고 했다. 그는 “여자 교수가 강간을 당해도 이런 정도이면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을 때는 어떻게 하느냐? 영남대가 권력으로 사건을 덮으려는 처사를 감시해 달라”고 호소했다. 영남대는 이날 오전 총장 주재의 긴급 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영남대는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 관련 규정 등에 따라 한 점 의혹도 없이 공정하고 엄정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건을 덮으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 부총장에 대해서는 지난달 면직 조치했고, 양성평등센터가 절차에 따라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은 “형사 고소 사건과 별개로 대학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사를 통해 사실 관계에 따라 책임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秋, 증권합수단 부활 움직임에 “죄수 이용한 검사 활개” 발끈

    秋, 증권합수단 부활 움직임에 “죄수 이용한 검사 활개” 발끈

    “합수단, 금융 잘 아는 죄수 이용 불법수사”“초대형 부패 경제사범 방관” 주장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13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증권범죄합동수단 부활을 시사한 데 대해 “그나마 한 걸음 옮겨 놓은 개혁마저 뒷걸음질 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음을 신중히 봐야 한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서민들의 눈물이 마르지도 않았는데 전관이 승리하고 죄수를 이용한 검사가 다시 활개 치고 검은 거래시장이 재개될 것 같은 걱정이 앞선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미애 “죄수 활용 불법수사한 곳” 추 전 장관은 “합수단은 전문성과 남다른 실력으로 금융범죄를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금융을 잘 아는 죄수를 활용해 불법 수사를 하는 곳이었다”며 “권력형 범죄 중에도 초대형 부패경제사범을 방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사실 ‘출정’으로 죄수에게 감방을 벗어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면서, 범죄정보를 얻고 표적한 재소자의 자백을 유도하는 심부름도 시키고 별건 수사를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러다가 수사관처럼 행세하게 되는 죄수가 거꾸로 다른 재소자에게 접근해 ‘검사에게 잘 말해주겠다’며 수십억의 돈을 편취하기도 했다”고도 했다. 그는 “저는 67대 법무부 장관으로서 2020년 1월 합수단을 폐지했다”며 “합수단이 부패범죄의 온상이 됐다고 폐지 이유를 밝혔지만, 오늘날까지도 야당과 언론은 제 말을 믿지 않고 정권 비리의 비호를 위한 것처럼 혹세무민했다”고 정치권과 언론을 겨냥하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은 “검사가 검사를 보호하며 불멸의 신성가족 놀음을 지속한다면 누가 피해를 보느냐”며 “이제 공수처가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최근 공수처는 중대범죄도 아니고 보통 사람의 정의감에도 반하는 진보 교육감 해직 교사 채용의 건에 별스럽게 인지 수사를 한다고 눈과 귀를 의심할 말을 했다”며 “공수처의 칼날이 정작 향해야 할 곳은 검사가 검사를 덮은 죄, 뭉갠 죄”라고 강조했다.●박범계 “검토 차원, 구체적 안 나온 건 아냐” 한편 박 장관은 전날 추 전 장관이 폐지한 검찰 증권범죄합동수사단 기능 대한 부활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장관은 이날 법무부 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수단 부활 가능성에 대해 “기본적으로 수사권 개혁의 구조하에서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검토하는 차원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면서 “구체적인 안이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추 전 장관이 합수단에 대해 “죄수를 이용해 불법 수사를 해 온 곳”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데 대해서는 “과거에 일부 그런 현상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추 전 장관 의견을) 감안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에 설치됐던 합수단은 여의도 금융권에서 발생하는 대형 증권·금융범죄 사건을 전담해왔으나, 추 전 장관이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해체됐다. 기존에 합수단이 맡던 관련 사건은 현재 남부지검 금융조사1·2부 등이 담당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프랑스 법원 “강간 유죄 판결 받은 시장 옥중 집무해도 좋아”

    프랑스 법원 “강간 유죄 판결 받은 시장 옥중 집무해도 좋아”

    프랑스 파리 근처 드라베일의 시장이 성폭행과 강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도 옥중에서 시장 직무를 수행해도 괜찮다는 법원 판단이 내려져 시민들이 공분하고 있다. 당사자는 시의회 보도자료를 통해 “여러분이 쉽게 짐작할 수 있지만 난 법원 결정에 대해 객관적으로 얘기할 처지가 아니다”로 시작하는 해명의 글을 올리기까지 했다. 화제의 인물은 프랑스 각외 장관을 지낸 조르주 트롱(63)이다. 그에 대한 재판이 시작된 것은 10여년 전이었다. 두 명의 전직 직원들을 강간하고 성폭행한 혐의가 제기되자 그는 장관 직만 물러났다. 처음에는 무죄 판결이 내려졌으나 지난 2월 징역 5년형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아울러 6년 동안 공직에 있으면 안된다는 판결이 더해졌다. 트롱이 항소하자 법원은 최근 판결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며 시장 직을 계속 수행해도 괜찮다고 그의 손을 들어줬다. 처음 재판이 진행됐을 때 변호인이었던 프랑스 내무부 장관도 예전에 항소가 진행되기 때문에 그를 정부에서 축출할 수 없다고 밝혔던 적이 있다. 야당 정치인 프랑수아 다메르발은 12일(현지시간)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더라도 강간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을 보호해야 한다는 현재의 시스템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는 오늘 여전히 직원 중의 한 명을 강간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도 시의회 직원들의 우두머리로 앉아 있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시민들은 ‘드라베일이나 어떤 다른 곳에도 있으면 안돼(Nada)’란 운동 연합을 만들었는데 이날 시위를 벌였다. 닭 모습의 탈을 쓰고 지역 정치인들이 비겁하게 굴어 뻔뻔스런 시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정치인인 가브리엘레 보에리샤를은 프랑스 내각이 문제 있는 시장을 축출할 권한을 갖고 있다면서 “유죄 판결을 받은 행동이 시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면서 한 것이기 때문에 도덕적 권위가 실추됐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롱을 제거하는 데 다른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보에리샤를은 “이곳은 인구 3만명의 작은 도시이며 그가 시장으로 일한 지 25년이 됐다. 그는 자신의 권력이 통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고 말했다. 아닌게 아니라 그는 지난 2월부터 교도소에 수감돼 있지만 계속해서 시의회 회의를 주재하며 두 차례나 자신의 입장을 성명으로 발표했다. 지난달 시의회 도중 그를 시장 직에서 몰아내는 투표를 하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시장 지지자들이 문을 박차고 나가는 바람에 무산됐다. 반면 그의 사임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적어도 3만 5000명이 서명했다. 프랑스에서는 미국이나 아시아, 유럽의 다른 나라들보다 한참 뒤늦게 미투 운동 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워낙 성적인 문제에 관용을 베풀어 별달리 나아지는 것이 없다는 개탄이 나오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문화마당] 무기와 악기/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무기와 악기/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중국의 무협영화에서는 악기와 무기가 한 장면에 담기는 장면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중정에서 용호상박 무기가 부딪치며 무예를 겨루는 순간에 툇마루에서는 단순하고 나른하기 그지없는 단선율의 멜로디가 홀로 흘러나온다. 더 나아가서는 악기를 연주하는 행위 자체가 무예로 묘사되기도 한다. 피리를 연주하다 피리를 무기 대신으로 사용한다든지 심지어는 가야금 같은 악기를 뜯으면 충격파가 나가는 장면이 꽤나 비현실적이면서도 충분히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한계를 벗어난 초인적인 기예에 대한 동경을 누구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피아노를 폭발적인 에너지로 연주한 다음 떨리는 현에 담배를 갖다 대면 불이 붙는 장면은 말도 안 되지만서도 통쾌하기까지 하다. 문명의 발달은 도구의 발달과 그 역사를 함께한다. 도구나 기계는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활용을 위해 존재한다. 자신보다 크거나 강한 동물로부터 보호하거나 그런 동물들을 사냥하기 위해 도구를 사용하는 그때부터 무기의 역사는 시작됐다. 무기를 제작하고 활용하면서 전쟁이 발발했고, 도시와 국가의 경계가 생겼다. 대규모 전쟁을 눈앞에서 겪어 보지 않은 우리들이 현재 만끽하는 도구와 기술 문명은 언제나 인간을 보다 더 풍요롭게 해 주고 우리를 안전하게 해 주는 선의 가치로만 여겨지지 그것이 전쟁을 위한 도구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원자력, 정보통신, 비행기 등 모든 우리가 누리는 현대 문명의 발전사는 사실 영토 확장과 전쟁의 승리를 위한 데에 그 본래의 목적이 있었다는 것을 완전히 부정할 수 없다. 농경사회에 들어서면서 인간이 아닌 자연에 상처를 입히기 시작하는 시대를 열게 된다. 자연은 인간보다 너그럽고 놀랄 만한 치유력을 가지고 있어 우리는 매번 용서받고 터전을 허락받는다. 사냥하고 전쟁하고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방법과 무용담을 다음 세대에 전해 주기 위해 벽에 그림을 그리고 글자를 새긴다. 농경을 시작한 뒤에 곡식을 담고 저장할 수 있는 그릇을 만들고 덮고 입을 수 있는 천을 짠다. 문명이 문화로 우리 삶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여유 시간과 치유하고 소통하려는 이타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기술과 물질을 정신적인 상호작용과 인격의 완성으로 사용할 때 문명이 문화로 거듭난다. 문명(文明)은 눈이 떠지고 깨이는 순간 곧바로 새 시대로 전환되지만, 문화(文化)는 체득되고 생활에 적용되는 데 긴 시간을 필요로 하며, 그것이 어떠한 문화라고 받아들여질지에 대한 판단은 다음 세대의 몫이다. 무기와 악기는 그런 차이에서 같은 아버지에게서 태어났지만 다른 어머니에게서 길러진다. 무기는 문명의 이기고 악기는 문화의 산물이란 뜻이 아니다. 모든 기술과 도구는 사용하는 사람에 의해 무기가 될 수도 있고, 악기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승전을 알리기 위한 뿔피리를 깎아 불고, 가죽을 펴서 빈 통에 이어 붙여서 북을 두드린다. 망치를 두들기는 대장장이에게서 배음의 음률이 발견됐고, 활을 만드는 기술로 현악기가 만들어진다. 저장과 수납을 담당하는 가구를 만드는 가구장인이 여가 시간에 부인을 위해 만든 놀이형 가구가 최초의 피아노가 됐으니, 전쟁 시에는 같은 기술로 전투기가 또한 만들어지게 된다. 우리가 두드리는 키보드 역시 악기가 될 수 있는 동시에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보기 드문 평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우리는 너그러운 자연에게 몹쓸 짓을 한 상태이고, 그 경고를 돌려받고 있다. 우리가 오늘날 생산해 내는 모든 문명의 도구들이 대량살상무기가 될지 대량치유악기가 될지는 훗날 미래의 후손이 판단하게 될 것이다.
  • 부동산만 쏙 뺀 채 낸 ‘文정부 4년 실적’ 자료집

    부동산만 쏙 뺀 채 낸 ‘文정부 4년 실적’ 자료집

    성공만 부각… 실패한 정책 지웠지만‘권력자 눈치보기’ 느낌은 그대로 남아“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년간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숨 가쁜 여정이었습니다.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포용적 복지국가 구현과 권력기관 개혁, 실질적 자치분권 강화 등 사회 전반의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아 ‘문재인 정부 4년 100대 국정과제 추진 실적’이란 자료집을 발간했습니다. 500쪽이 약간 넘는 상당한 분량입니다. 현 정부 생일과 같은 날이니 긍정적인 부분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 방대한 자료집에 부동산 관련 정책과 내용은 쏙 빠졌습니다. 성공적인 정책을 위해선 실패를 인정하는 것도 필요한데, 최고 권력자의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오히려 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특별연설과 기자간담회에서 “죽비를 맞고 정신이 번쩍 들 만한 그런 심판을 받았다”며 솔직하게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경제 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도 국조실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7일 ‘문재인 정부 4주년 그간의 경제정책 추진성과 및 과제’라는 자료를 냈는데, 여기서도 부동산 관련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적 성과를 10개로 압축해 선전만 했습니다. 6·19 대책부터 8·2 대책(이상 2017년), 9·13 대책(2018년), 12·16 대책(2019년), 6·17 대책, 7·10 대책(이상 2020년), 2·4 대책(2021년)까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5차례 부동산 정책 발표가 있었습니다. 정부도 어떻게든 집값을 잡아 보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시중에 너무 많은 돈이 풀려 어쩔 수 없었다”는 ‘프로’답지 못한 변명입니다. 잘못된 정책적 판단을 하진 않았는지, 옳은 길을 말해 준 사람이 있었음에도 귀를 닫았던 건 아닌지, 실패를 인정하는 게 자존심 상해서 잘못된 길을 계속 고집했던 건 아닌지 깊이 성찰해 봐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정부는 ‘부동산’이란 단어를 지우개로 지우듯 없애기로 한 것 같습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與지도부 첫 이성윤 자진사퇴 공개 압박…백혜련 “기소 됐으면 스스로 결단해야”

    與지도부 첫 이성윤 자진사퇴 공개 압박…백혜련 “기소 됐으면 스스로 결단해야”

    수원지검 이성윤 기소…與 “버티기 쉽지 않아”‘추미애 픽’ 이성윤 “수사외압 사실 결코 없다”내부적으로 與 신중론 속 정상 업무 불가 판단‘조희연 사건 공수처 1호’도 비판…“눈치보기”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 12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나왔다. 이 지검장은 이날 수원지검의 기소 직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서 당시 수사외압 등 불법행위를 한 사실이 결코 없다”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사실상 자진사퇴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백혜련 “본인이 요청한 수사심의 결과기소 권고 나왔기에 결단 필요해” 검사 출신 백혜련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이 요청한 수사심의 결과 기소 권고가 나왔기 때문에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스스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에서 이 지검장의 자진사퇴 필요성이 거론된 것은 처음이다. 다만 다른 최고위원은 언론에 “백 최고위원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여당 내부에서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갈등을 겪을 당시 선택한 이 지검장을 그대로 둬야 한다는 신중론과 함께 이 지검장이 기소로 인해 원활한 업무 수행을 할 수 없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한 친문계 의원은 “통상적으로 현직 지검장이 기소된 상태에서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김학의 전 차관이 출국하도록 놔두는 것이 옳았는지도 의문이고, 기소 내용도 다툴 여지가 많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기본적으로 이 지검장이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 상황이 ‘검찰의 저항’으로 해석되는 면도 있는 만큼 김오수 검찰총장 취임 이후 종합적인 수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수원지검, 이성윤 불구속 기소헌정사 첫 현직 중앙지검장 기소 앞서 수원지검 이정섭 형사3부장 수사팀은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이 지검장을 서울중앙지법에 불구속기소 했다. 이 지검장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기소됐다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 지검장은 2019년 6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재직 당시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김 전 차관 출금 사건 수사를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공소장에 이 지검장이 안양지청 지휘부에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한 사실과 수사 결과를 왜곡하도록 한 정황 등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미 지난 3월 말 이 지검장을 기소하기로 방침을 정했고, 대검도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다만 4·7 재보선 등 정치 일정과 차기 검찰총장 인선 시기가 맞물린 점을 고려해 기소 시점을 미뤄왔다. 이후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서 탈락한 이 지검장이 소집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지난 10일 심의 끝에 ‘기소 권고’ 의결을 하자 이틀 만에 대검 승인을 받아 그를 전격 기소했다.‘조희연 해직교사 부당채용’ 공수처 1호 사건에 與 내부서도 비판“정치적 논란 피하는 너무 편한 판단”“소 잡는 칼 닭 잡는 데 써…기대 저버려” 한편 정부·여당이 야심차게 출범시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1호 사건으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채용 의혹을 선택한 것에는 당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검찰과 정치인의 권력형 비리 사건 등을 수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수처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백 최고위원은 “너무 편한 판단을 했다”면서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그런 선택을 했나 싶다”고 말했다.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치적 논란을 피하려 되레 정치적 결정을 한 것이라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국민이 공수처에 보낸 기대와 염원을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도 “어이가 없다. 소 잡는 칼을 닭 잡는 데 써서는 안 된다”면서 “전형적인 눈치보기 수사로 국민의 지탄을 받을 수 있다”고 혹평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조 교육감은 2018년 7∼8월 해직 교사 5명을 특정해 특별채용을 검토·추진하도록 지시했다가 담당자로부터 반대 의견을 보고받자, 교육감 비서실 소속 A씨가 채용에 관여하도록 했다. A씨는 조 교육감의 지시로 2018년 11월 기존 심사위원 선정방식과 달리 자신이 알고 지내던 변호사 등을 선정했고, 심사 결과 의도대로 해직 교사들만 교육공무원으로 채용됐다. 이에 감사원은 조 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관련 비위를 공수처에 수사 참고자료로 제공했다. 경찰은 공수처 요청에 따라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다. 공수처는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가 자체 수사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조 교육감을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한 것으로 보인다. 조 교육감에 대한 수사를 완료하면 공수처 사건사무규칙(28조)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에 공소제기를 요구하거나, 불기소 결정을 할 수 있다. 한편 조 교육감은 “특별채용의 제도적 특성과 혐의없음을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공적 가치 실현에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을 채용한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울광장] 진보 정권의 위기/김상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보 정권의 위기/김상연 논설위원

    1947년 7월 19일 낮 1시쯤 서울 혜화동 로터리. 검은색 승용차가 진입하는 순간 트럭 한 대가 갑자기 앞을 막아섰다. 급정거한 승용차의 트렁크 위로 괴한 한 명이 뛰어오르더니 뒷좌석의 남성에게 권총 두 발을 발사했다. 한 발은 어깨 뒤에서 심장을, 다른 한 발은 등에서 복부를 관통했다. 피를 흘리며 쓰러진 남성은 급히 인근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금세 숨을 거뒀다. 이 비운의 남성은 해방 공간에서 조선건국준비위원회(건준)를 만드는 등 주연으로 활동한 몽양 여운형이었다. 며칠 뒤 경찰은 극우단체 회원 한지근을 범인으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많은 시민이 여운형의 죽음을 애도했으나,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으로 사실상 대세가 기운 상황에서 온건좌파인 그의 운명은 어차피 풍전등화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2년 뒤 우파였지만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한 백범 김구도 암살된다. 그로부터 강산이 일곱 번이나 바뀌었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우파의 나라라고 봐야 한다. 남북 분단 등 기성 질서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기득권층’이 누적되면서 경제적 우파까지 가세했다. 정치적으로는 좌파(진보)이면서 경제적으로는 우파(보수)인 사람도 많다. 결국 진보 진영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불리한 구도, 즉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워야 하는 운명을 짊어진 셈이다. 그러니 진보가 권력을 잡기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진보 진영은 대선에서 불과 세 차례 이겼는데, 그나마도 하나같이 기적이라 할 만큼 드라마틱한 승리였다. 1997년 대선은 외환위기, 여당의 분열(이인제 탈당), 보수주의자(김종필)의 진보 후보 지지라는 미증유의 사건들이 겹친 덕에 겨우 이겼다. 2002년 대선은 하위권 후보의 돌풍(노풍), 보수파 후보(정몽준)와 진보 후보의 단일화라는 미증유의 이벤트들 끝에 겨우 이겼다. 2017년 대선은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미증유의 사태 여파로 이겼다. 진보 진영은 2004년과 2020년 두 차례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는데, 역시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2004년은 국회의 현직 대통령 탄핵소추 후폭풍에, 지난해에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에 힘입어 이겼다. 너무 크게 승리하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해졌다고, 심지어는 반대로 기울어져 더 유리해졌다고 착각하게 된다. 그렇게 구도를 오판한 결과 진보 정권은 자만했고 두 번 모두 다음 선거에서 졌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방보다 더 열심히 뛰는 수밖에 없다. 더 도덕적이고 더 겸손해야 한다. ‘왜 우리만 더 애써야 하느냐’고 항변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원래 운동장이 기울어졌기 때문이다. 이렇듯 권력을 잡기도 힘든데 진보 정권은 개혁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해야 한다. 개혁은 기본적으로 적을 양산하는 일이다. 특히 이 정권은 검찰이라는 막강한 기득권 그룹에 ‘감히’ 개혁의 칼을 들이댔다. 기울어진 운동장도 모자라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달고 뛰는 격이니 숨이 벅찰 수밖에 없다. 여기에 부동산 폭등을 잡겠다며 세금을 올렸고, 결과는 4·7 재보선 참패로 나타났다. 한국의 부동산 관련 세금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한참 낮다. 하지만 문제는 안 내던 돈을 내는 걸 좋아하는 유권자는 없다는 것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패인으로 “세금의 정치를 몰랐다”고 했는데 타당한 진단이다. 세금은 전제군주 시절에도 왕조를 무너뜨릴 만큼 민감한 문제다. 식민지 미국이 독립전쟁을 일으킨 것도 영국의 과세 때문이었다. 평소 개혁을 주장하던 사람도 자신의 기득권이 침해받는다고 느끼면 반발하는 게 인간의 모순적 심리다. 이토록 어려운 개혁을 성공시키려면 자신의 팔을 잘라 낸다는 비상한 각오로 해야 한다. 예컨대 징벌적 과세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권의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월급을 모두 반납하는 식의 극단적 방법으로라도 먼저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렇게 해도 될동말동한 게 개혁이다. 그런데 오히려 ‘내로남불’을 한다면 어떻게 되겠나. 진보 진영이 이번 선거 참패에도 정신 차리지 않고 민심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친문(친문재인)이니 비문이니 하며 싸운다면, 내년 대선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확인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만약 이번에 정권을 놓친다면 한동안 재집권하긴 어려울 것이다. 드라마틱한 상황은 잘 생기기 힘들뿐더러 드라마를 자주 보다 보면 내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carlos@seoul.co.kr
  • [사설] 공수처 ‘1호 수사’ 감사원이 적발한 조희연 사건이라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호 수사’ 대상으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 사건을 선택했다. ‘2021년 공제 1호’ 번호가 부여된 조 교육감 사건을 김성문 부장검사팀에 배당했다. 선출직 공무원인 시도 교육감도 고위공직자인 만큼 조 교육감 관련 사건을 공수처가 수사할 수도 있지만 맥빠진 느낌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도 과연 검찰개혁이란 국민적 열망 속에 출범한 공수처의 1호 수사로 삼을 만큼 비중 있는 사건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공수처의 출범 배경은 기소독점권 등 무소불위의 특권을 행사하면서도 구성원들의 비리에 대해서는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보였던 검찰, 역시나 비리에 연루된 구성원들을 감싸기에만 급급했던 법원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판검사 비리 등을 수사하는 별도의 수사기구가 필요하다는 국민의 열화와 같은 주문에 따라 출범한 것 아닌가. 입법 과정에서 판검사뿐 아니라 모든 고위공직자로 수사 대상을 확대했지만, 공수처는 본질적으로 검찰개혁, 사법개혁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나 공수처에 쏟아져 들어온 수많은 제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판검사, 특히 검사와 관련된 비위 사건이라고 전해졌는데 이런 사건들을 배제하고 비교적 손쉬워 보이는 조 교육감 사건을 1호 수사로 삼은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번 사건은 감사원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로 촉발됐다. 조 교육감이 2018년 7~8월 해직교사 5명을 교육청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특채했다는 것인데, 법리적으로도 직권남용 성립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지 권력형 비리와는 거리가 멀다. 공수처가 검사 정원도 못 채운 채 수사 개시의 압박을 받는 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정공법을 택했어야 했다. 국민은 공수처가 고위공직자들의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해 척결하라고 명령했다. 김진욱 공수처장과 공수처 구성원들은 정치적 압박에 구애받지 않고 국민의 명령을 수행할 의무가 있다. 눈치 보며 정치적 부담 없는 사건만 수사한다면 공수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 [글로벌 In&Out] 북한 정권 두려움의 대상, 평양시민/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북한 정권 두려움의 대상, 평양시민/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대한민국 국방부 국방백서에 따르면 100만명이 넘는 북한군은 전 세계적으로 인구 대비 가장 큰 군대라는 묘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왜 묘할까? 일단 군대가 크면 클수록 좋다는 낙후된 인식이 몇십 년간 이어져 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인력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며 기술 또한 갈수록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북한군은 수도권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지만 현재 남한에 주는 위협보다도 북한 지도부에 줄 수 있는 위험이 더 클지도 모른다. 한국 군대에 42년 전까지만 해도 쿠데타가 있었듯이 북한군 역사에서도 군란과 쿠데타의 전통이 있다. 물론 과장과 숙청을 구실로 가득한 가짜 전통일지도 모른다. 기록으로 보면 1958년 연안파 장성들의 군란 모의, 1968년 군부 강경파 사건, 1992년 프룬제 유학파 쿠데타 모의, 1996년 6군단 사건이 있었으며 2013년에는 인민군 총참모장 리영호가 “경애하는 최고 사령관 동지의 믿음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의리 없는 인간”이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숙청당했다. 북한에서 군대라는 존재는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는 강력하면서도 유일한 존재이다. ‘수령 옹위’를 담당하는 호위사령부가 군대와 개별적으로 존재할 뿐만 아니라 총정치국에 소속된 정치 장교마저 각 군부대에 파견돼 일반 장성들의 ‘정치 동향’을 감시한다. 그렇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현재 북한 당국은 북한 청년들(14~29세)을 더 두려워할지도 모른다. 지난주 노동신문에 투고된 사회주의 청년동맹에 보낸 김정은의 서한을 보면 북한 청년들에 대한 걱정이 많이 나타난다. 공산주의 같은 밝은 미래를 다시 강조하는 김정은은 다음 5년 동안 경제발전을 촉구하는 것과 더불어 “15년 안팎에 전체 인민이 행복을 누리는 륭성번영하는 사회주의 강국을 일떠세우자”라며 뒤늦게라도 북한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동시에 현재 소위 비사회주의 ‘문제’들을 지적하면서 “언어례절, 인사례절”과 “이색적인 생활풍조” 등 여러 문제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특히 언어와 인사의 예절은 한국식 표현의 사용을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였다. 북한 당국은 조직 강화와 고강도 투쟁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없애겠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연초에 데일리엔케이(DailyNK)에서 단독 입수한 설명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에 채택된 반동문화배격법에서 남한 문화 콘텐츠를 보거나 공유하는 경우 사형까지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북한 내부가 전혀 통제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 준다. 또한 사형까지 내세워 협박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매우 절박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뿐만 아니다. 20~30대를 포함, 평양시민은 가장 무서운 존재일지도 모른다. 특히나 현재 김정은의 지도행태를 보면 평양에 대한 걱정이 매우 크다. 주택난이라든가 의료시설 문제 등 코로나 위기 동안 중요한 국책 사업을 평양에 집중해 왔다. 경제위기가 타개되지 않는다면 평양 시민의 이탈이 나타날 수 있으니, 이를 방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곳에서 청년이 이탈돼 민란을 일으키면 군사를 동원해 막아낼 수 있으나 민란의 주체가 평양 시민이 되면 나라가 무너진다는 뜻이다. 평양시민이 곧 한국의 ‘1987년 넥타이 부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북한은 평양 국책 사업에서 볼 수 있듯 코로나 위기 속에서 권력기반을 튼튼히 꾸리고자 한다. 수도인 평양시민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으로 걱정하고 있다. 현재 아파트 건설 및 종합병원과 관련된 김정은의 민생 행보를 볼 때 단기적으로 정권 위협까지 걱정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평양시민의 점진적 이탈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하는 조치로 봐야 한다.
  • 일기로 되살아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父子의 삶

    일기로 되살아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父子의 삶

    윤상원 열사 내면 담겨 사료적 가치 충분부친 일기엔 아들 누명 벗기는 과정 녹아“오늘 우리는 패배하지만,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이다.” 1980년 5월 26일 5·18민주화운동 ‘시민군 대변인’을 맡았던 윤상원 열사가 ‘전남도청 진압 작전’ 하루를 앞두고 내외신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30세 청년 윤상원이 임박한 죽음을 기꺼이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비장함이 느껴진다. 다음날인 27일 새벽 윤 열사는 도청 시민군 상황실에서 화상과 총상을 입은 채 주검으로 발견됐다. 권력을 찬탈한 전두환 등 신군부는 그를 한동안 폭도의 우두머리라고 선전했다. 윤 열사의 아버지 윤석동(1927∼2019)씨는 1980년 이후 아들인 상원씨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삶을 송두리째 바쳤다. 11일 이들 부자의 삶과 이야기를 진솔한 글로 담아낸 ‘윤상원 일기’와 ‘윤석동 일기’가 나란히 출간돼 화제다. 윤상원은 초등학교 시절인 1960년부터 1979년까지 모두 10권의 일기를 썼다. 아버지도 1988년부터 2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20권 분량의 일기를 남겼다. 이번에 발간된 윤상원 부자의 일기는 황광우 작가가 채록·압축해 단행본으로 만들었다. 일기 원본은 한국학호남진흥원에 소장돼 있다. “학교에 가니 종안이가 눈을 맞으며 치우고 있는 것이다.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사람이 아니다. 봉사하는 일이 가치 있는 일이다.”(윤상원의 중학 시절 일기), “하나님께서 주신 나의 십자가, 꼭 지고 가리라.”(고교 시절) 황광우 작가는 “놀라운 것은 윤상원의 도덕의식이 중학교 시절에 완성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라면서 “입시 교육의 병폐 등 사회적 주제를 다룬 글도 다수 수록돼 교사들의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황 작가는 “정의를 위해 젊음을 불사른 윤 열사의 내면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사료적 가치도 충분하다”면서 “‘윤상원 일기’는 ‘전태일 일기’와 함께 1970년대를 대표하는 국보급 유물이자 사료로 평가된다”고 했다. 아버지 석동씨의 일기는 총 4부에 걸쳐 1988년부터 20년 동안 아버지로서 아들을 지켜본 감회와 단상, 5월 단체에서의 활동상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들 부자의 일기는 1980년대를 살아온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1980년 광주의 그날, 내가 윤상원이었다면 정말 죽을 줄 알면서도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을까.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1석짜리 나홀로 정당… 서민처럼 ‘닥치고 생존’

    1석짜리 나홀로 정당… 서민처럼 ‘닥치고 생존’

    정치는 민심을 기반으로 하지만 정치권의 민심 예측은 번번이 빗나간다. 시민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오래됐고, 정치 혐오도 늘어만 간다. 원내 1석 소수 정당 시대전환 조정훈(49) 의원은 ‘닥치고 생존’을 버텨 내는 시민들에게 정치권의 담론은 “허하고 사치스럽다”고 일갈한다. 세계은행에서 15년간 인도, 팔레스타인 등을 누비며 국제 협상가의 삶을 살던 그는 돌연 국내 정치로 뛰어들었다. 그가 오랜 해외생활 중 돌아본 대한민국은 모두 잔뜩 화가 나 있는 사회였다. 그는 “돈이 사람 앞에 있는 나라를 막기 위해” 국회로 뛰어들었다고 한다.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으로 국회에 입성한 그는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하는 길을 버리고소수 정당 창당을 택했다. 좌도 우도 아닌 생활진보 정치가 시대전환이 지향하는 바다.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에 대해 ‘쓰레기 일자리’라고 작심 비판해 온 그는 야당 의원들의 아지트인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도 종종 출몰한다. 시대전환은 ‘초미니 정당’이지만 지난 1년간 보인 존재감은 결코 작지 않다. 조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며 혁신적 공약으로 발표했던 ‘주4일제’, ‘기본소득 제정법’ 등은 정치권에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는 데 적잖은 기여를 했다. 윽박지르지 않되 날카로운 ‘조정훈식 질의’는 이목을 끌었고, 조정훈의원실 구인공고는 대권주자 의원실 경쟁을 능가하는 지원율을 보였다.지난 6일 국회 의원실에서 만난 그의 모습은 통상 정치권 문화와는 사뭇 달랐다. 보좌진은 그를 ‘의원님’ 대신 ‘정훈님’이라 불렀고, 인터뷰 내내 조 의원은 질문하는 기자에 역질문을 이어 갔다. “공심(公心)이 없는 정치인은 해악”이라고 현 정치권에 일침한 그는 “끝이 좋은 정치인”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당장 큰 힘이 없더라도 다음 세대를 위해 이런 국회의원도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일념이다. 그는 ‘안철수’가 아니어도 창당할 수 있고, ‘듣보’(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사람)여도 의정활동할 수 있는 정치권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보좌진이 ´정훈님´이라 부르는 색다른 문화 -연세대·하버드·세계은행·국회의원…. 화려한 경력이다. “정치인으로서 ‘스펙 좋다’는 말이 부끄럽고 부담스럽다. 일반 시민들이 나 같지 않다는 말은 정치인에겐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지점에서 미안하기도 하다. 스펙 좋은 사람이 정치해야 한다는 것도 옛날 생각이라고 본다. 이게 선배 세대와 우리 세대 정치인들의 차이점일 거다. 난 정치를 지배계급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의원실에서 이 큰 방을 나 홀로 쓰고, 저 밖에 보좌진 10분이 있도록 세팅된 이 구조가 얼마나 말이 안 되나. 그래서 직접 운전해 다니고 수평적 의원실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런 느낌을 놓치면 여의도에서의 제 존재는 죽는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에게 필요한 핵심 능력은 뭔가. “공심과 공감 능력이다. 정치 영역에 들어와 보니 공심이 없으면 견딜 수 없을 만큼 유혹이 강력하더라. 특히 상임위원회에서 법을 만들다 보면 노골적으로 말해 ‘이리로 가면 돈이 되겠다’, ‘저렇게 하면 권력이 생기겠구나’라는 게 보인다. 공심이 없는 정치인은 해가 될 수밖에 없다. 또 우리 사회는 너무 분절화돼 있어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공감 능력이 필수다. 정치에서 지적 능력은 더이상 필수가 아니다. 요즘 세상에 머리는 빌리면 된다. 좋은 보좌진이 있고 참고할 좋은 책과 자료도 얼마나 많나.”-지금 정치는 사회에 공감하고 있나. “지금 시민들의 시대정신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닥치고 생존’ 같다. 당장 코로나 때문에 죽고 사는 위협을 느낀다. 젊은이들과 달리 어르신들에겐 코로나가 심각한 생존의 위협이다. 저소득층이 직면한 문제는 말할 것도 없다. 시민들의 키워드에 비해 정치권이 말하는 담론은 참 허하고 사치스럽다. 검찰개혁, 4차 산업혁명 물론 다 중요하다. 그런데 노가다하다가 함바집에서 5000원짜리 밥을 먹고 있는데 TV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싸우는 게 나오면 관심이 갈까. 자꾸 정치가 정치 뉴스 안에 갇혀서는 안 된다. 피부로 와닿고 시민들에게 퍼져야 제값을 하는 건데, 그런 것을 찾기 어렵다.” -어떤 대안이 있나. “공급 위주의 경제정책을 바꿔야 한다. 정부의 공공 일자리 정책에 대해 ‘쓰레기 일자리’라고 표현했다가 몰려온 항의로 일주일간 전화를 못 받았는데, 난 아직도 그렇게 생각한다. 더는 일자리 늘리는 데 집착해선 안 된다. 평생 일자리나 ‘일자리는 소득’(일자리=소득)이라는 대가정은 옛말이다. 좋은 일자리는 더 늘지 않는다. 어떻게 일자리를 재편해야 하는지를 말해야 한다. 고용 중심 대신 소득 중심의 복지 사회로 가야 한다. 주4일제로 질 좋은 일자리를 나누고, 당장 일자리가 없어도 일정 소득을 가질 수 있도록 기본소득을 논해야 한다. 시대전환은 이런 사회 대격변을 포착하고 준비하는 정당이다.” -1석 정당으로 공고한 양당제에서 원하는 바를 이루기 어려울 텐데.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삼성이나 LG에서만 근무해야 하나. 누군가는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다양한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대마불사(大馬不死)라고, 큰 정당이 유리한 건 맞다. 나는 당정 회의도 못 들어가고 교섭단체 권한도 없다. 그러나 제가 어렵게 창당하면서 여기까지 온 경험의 정수를 거대 정당의 같은 초선들은 미처 모를 거다. 당원 한 명을 더 구하려고 끊임없이 설득하다 보면 ‘왜 정치하느냐’는 무서운 질문 앞에 하루에도 열 번은 선다. 이 정당은 모험과 실험이다. 후배들이 정치할 때 (부자이거나 유명한) ‘안철수’가 아니어도 창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다. 조정훈처럼 돈 없고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이어도 공심이 있고 공감능력이 있고 풀고 싶은 문제가 명확하다면 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고 싶다.”●끝이 좋은 정치인·괜찮은 정치인이 꿈 -그것도 스펙 좋은 조정훈이라서 가능한 것 아닌가. “이력서에 쓰여 있지 않은 스토리들이 있다. 한 번도 원하는 걸 한 번에 얻어 본 적이 없다. 대학도 재수했고 운전면허마저 재수했다. 대학 가면서 뭐가 돼야 할지 잘 몰라서 경영학과에 갔다. 대학원도 재수했고 세계은행은 삼수했다. 국회의원도 재수로 됐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도 안 된 것이고. 공인회계사 시험도 아무것도 없는 내가 여자친구랑 결혼하려면 처가에 뭔가 보여 줘야 해서 쳤다. 제가 공인회계사에 붙고 나니 대학 또래들에게서 공인회계사가 많이 나왔다. 내가 그다지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 아니었기 때문에 주변에서 ‘조정훈도 하는데 나도 하겠다’고 생각했던 거다. 나는 좌표 찍고 덤빈다. 그 과정에서 느낀 부족함을 채우려 노력한다.” -강력한 여야 사이에서 소수 정당으로 있으니 어떤가. “본회의장 쉬는 시간에 내가 유일하게 오른쪽 왼쪽 다 다닌다. 현안을 놓고 민주당에 물어본 내용을 국민의힘에 ‘이렇다는데요?’ 물으면 ‘정말 그렇대?’ 하고 반문한다. 서로 소통이 안 된다. 국회는 모든 사회 이슈가 흘러오는 하수구다. 협상하지 않으면 일이 풀리지 않는다. 타협하지 않겠다는 건 정치인이 아니다. 여당의 상임위 배정 문제도 일방적인 태도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재임 기간 동안 국회의원 전부를 다 찾아뵈려고 회관을 다니다 보면 다른 당 의원이 처음 찾아왔다는 분들이 상당수다. 한 기재부 출신 의원은 ‘공무원 시절엔 어느 의원실이든 갈 수 있었는데, 이젠 다른 당 의원실 가는 게 꺼려진다’고 하더라. 정치 문화가 이러면 안 되지 않나.” -수평적 의원실 문화가 시선을 끌었다. “수평적 소통과 의사결정, 의사존중은 조직원들에게 소속감을 준다. 우리 의원실에서는 보좌관이든 인턴이든 스스로 낸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지면 직분과 관계없이 의견 낸 사람이 팀장이다. 제가 꼭 하고 싶은 프로젝트여도 회의에서 2~3명의 반대가 있다면 진행하지 않는다. 제 판단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쳐도 두세 사람의 반대에는 이유가 있다. 수평적 방식으로 가장 혜택을 입는 것은 결국 나다. 수직적 관계를 전통이란 이름으로 유지해서는 안 된다. 정치인이 불신받는 이유 중 하나가 사회 변화를 이끄는 것은 기대도 안 하고 따라가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변화는 보인다. 얼마 전 민주당 한 의원이 전화해 ‘의원실 문화 개선을 위해 뭘 할까 고민하고 있다’며 조언을 구하더라.” -정치인 조정훈의 꿈은. “끝이 좋은 정치인이 되고 싶다. 이 바닥에선 누군가를 저격하고, 강하게 비난하면 뜬다. 많은 신인이 조급함에 그 방법을 쓴다. ‘1년 안에 무조건 떠야 한다. 사고를 쳐서라도 주목받으라’고 조언하시는 분도 있다. 난 이 악물고 참고 있다. 그런 방식은 결국 본인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정치를 마치고 다시 시민으로 돌아갔을 때 그래도 괜찮은 정치인이었다고 기억되고 싶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트럼프 멘털리티’, 성숙성과 용기로 저항하기

    [강남순의 낮꿈꾸기] ‘트럼프 멘털리티’, 성숙성과 용기로 저항하기

    미국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1987년 ‘거래의 기술’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출판했다. 트럼프는 2015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온다는 선언을 하면서 “우리는 ‘거래의 기술’을 쓴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스스로 굉장한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이 자서전은 ‘트럼프 신화’를 만드는 데 지대하게 공헌했다. 그런데 이 자서전의 대필자 토니 슈워츠는 트럼프가 38세였을 때 쓰기 시작했던 자서전을 돈 때문에 대필한 것을 후회한다면서, 이제 트럼프에 대한 가장 맹렬한 비판자가 됐다. 슈워츠는 자서전을 비판하면서 그 책은 자서전이라기보다는 ‘소설’(fiction)이며 책의 제목을 ‘소시오패스’라고 해야 더 적절할 것이라고 한다.2016년 옥스퍼드대에서의 강연을 비롯한 여러 기고문과 인터뷰에서 슈워츠는 ‘트럼프 멘털리티’에 대해 다음과 같은 분석을 한다. 첫째, 진실을 완전히 무시하고 양심이 전혀 없다. 둘째, 무엇을 하든 자기 이득을 가장 먼저 챙긴다. 셋째, 자신의 주장에 틀린 것이 밝혀져도 틀렸다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넷째, 그는 거짓을 진짜처럼 믿게 하는 놀라운 기술이 있다. 뻔히 거짓인 줄 알면서도 진실처럼 주장하면서 사람들을 선동한다. 다섯째, 언제나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 하고, 관심 있는 것은 오로지 돈이다. 여섯째, 그는 결코 독서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트럼프에 대한 슈워츠의 이러한 평가를 읽어 보면, 최근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 그대로 재현되는 것 같다. 몇 가지 표현만을 조금 바꾸어 보자. 첫째, 진실과 사실이 아닌 왜곡된 정보를 고의로 조작하고 확산한다. 둘째, 사회의 공적 이득이나 공공선이 아니라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기적 이득만을 생각한다. 셋째, 왜곡된 정보나 거짓의 정체가 밝혀져도 사과하거나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한국 사회에서 이들은 누구인가. 무엇인가. “내 세금으로 산 백신, 주는 대로 맞으라? 공산당이냐”라거나 “2000만명분 더 오는 화이자, 혈전 부작용 없지만 쇼크 가능성”, “느닷없이 ‘모레 맞으러 오라… 뿔난 고령층 ‘백신 협박하나’”. 백신에 대한 신문 기사의 제목들이다. 코로나 사태가 불거지면서 언론은 초기부터 계속 고의적인 코로나 사태의 대응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왜곡된 정보들을 확산해 왔다. 세계의 미디어와 언론이 소위 ‘K방역’에 대한 찬사를 보내고 한국이 ‘3T’(Test, Trace, Treat)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모범적인 국가라고 평가할 때에도, 대부분의 한국 언론은 온갖 부정적인 제목으로 기사들을 쏟아내었다. 2021년 4월 26일자 ‘블룸버그’는 세계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 평가에서 한국을 세계 6위로 평가했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 영국, 캐나다는 각각 17위, 18위, 그리고 19위다. 한국 정부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은 가히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런데 한국의 ‘트럼프 멘털리티’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 같은 언론이나 일부 사람들은 코로나19와 연결된 과학적 연구를 왜곡한 허위정보를 확산하고 정부의 대응 정책에 대한 무조건적 불신을 조장해 오다 이제는 ‘백신 공포’를 확산하고 있다.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고통당하는 극도의 위기 시대에 사회적 공익과 공공선은 안중에 없고, 집단의 이득이나 권력 확장만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지난 3월 대학에서 두 번의 백신 접종을 마쳤다. 내가 맞은 백신은 ‘모더나’다. 백신을 맞은 동료나 학생들은 굳이 특정한 백신을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도 안 한다. 백신을 맞기 위한 등록을 한 후 연락이 오면, 백신 센터에 가서 주는 대로 맞을 뿐이다. 그러나 이렇게 개인이 자신이 맞고 싶은 백신 종류를 선택하지 못한다고 해서, 미국 정부를 ‘공산당’이라고 비난하는 개인이나 신문 기사를 전혀 보지 못했다. 백신을 맞은 이들의 반응도 참으로 다르다. 나와 이번 봄학기 수업을 한 학생들에게 물으니 백신을 맞은 후에도 별로 큰 부작용이 없다. 나를 포함해서 나의 동료나 학생 대부분은 별로 큰 증상이 없거나, 미열과 함께 피로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경미한 증상만을 경험했다. 나이 든 사람보다 젊은 사람이 더 심한 부작용을 경험한다는 것과 같은 통계나 다양한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는 참고사항일 뿐이다. 인간의 몸이란 각기 다른 상태에서 반응한다. 백신의 다양한 경고와 통계란 ‘만약의 가능성’을 예시하는 것일 뿐, 모든 이들에게 기계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 어떤 약도 부작용의 가능성 없이 완벽한 것은 지구상에 없다. 언론의 막중한 책임은 바로 공공선을 지향하는 판단기준에 따라서, 포괄적인 사실을 확보해 기사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양태의 데이터와 정보 중에서 어떤 사실을 선택해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결정 과정은 특정 언론이 지닌 각기 다른 가치관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존슨앤드존슨’ 백신의 혈전 부작용 사례는 0.00019%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걸렸을 경우 혈전이 생길 가능성은 16.5%다. 그런데 이토록 미미한 백신 부작용을 마치 전부인 것처럼 보도한다면, 그것은 공공선을 위해 포괄적인 진실과 사실을 알려야 하는 언론의 막중한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백신을 맞는 것이 개인이나 사회 전체에 주는 효과와 그 장점은, 백신을 맞지 않아서 일어날 위험성과 비교할 수 없다는 수많은 연구자료가 있다. 그러한 연구자료를 전혀 읽지 않으면서 ‘백신 공포’를 확산시키는 개인, 언론인, 정치인은 한국 사회를 위험에 빠뜨리는 파괴적 행위를 하는 것이다. 내가 일하는 대학교는 2021년 가을학기 지침을 내렸다. 가을학기에는 기본적으로 학교 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한다는 원칙이다. 물론 강의실에서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원칙은 지켜야 한다. 대학은 교직원과 학생들 모두 백신을 맞도록 강력히 권장하고 있다. 대학의 웹사이트는 코로나19 관련 사이트에서 백신접종자와 백신접종예약자의 숫자를 매일 업데이트하고 있다. 또한 백신 맞기 위해 등록할 수 있는 사이트가 여러 개 소개돼 있다. 특별한 의학적 사유가 있지 않는 한, 이제 가을학기가 시작되는 8월 중순 전에 대다수 학생과 교직원들은 백신을 맞고 가을학기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지난 4월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 하루 전에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애리조나주에 있는 백신센터에서 만난 한 간호사의 말을 전했다. 그 간호사는 백신 주사를 놓을 때마다, 그 백신이 “희망의 약”(A Dose of Hope)처럼 느껴진다고 했다고 바이든은 강조했다. 백신이 완벽해서가 아니다. 다만 백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줄 수 있는 치명적 위험성보다 훨씬 안전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에 수많은 의학자와 과학자의 연구 결과를 참고해, 대학들은 일상을 회복하고자 하는 길을 택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의 일상에서 무엇이 중요한 것이며 ‘정상’이 돼야 하는가를 뼈저리게 경험하게 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은 바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임을 알게 했다. 아이들은 놀이터와 학교에서 친구와 직접 만나고 뛰놀면서 커간다. 우리는 모두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온라인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과 직접 만나는 것의 엄청난 차이를 체득했다. 특정 개인이나 정치 집단의 이득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공공선을 위해서 확률도 지극히 낮은 부작용의 사례를 과대 포장해 백신 공포를 확산할 것인가, 아니면 백신의 긍정적인 효과를 담은 과학적 데이터와 연구 결과를 선택해 포괄적인 정보를 확산하는가는 이제 개인이나 특정 미디어의 정치적 성향이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체의 안녕에 관한 긴급한 책임의 문제다. 슈워츠는 영국 신문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좀더 성숙했고 용기가 있었다면, 트럼프를 신화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 자서전을 결코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성숙성과 용기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옳고 그름에 대한 성숙한 판단력, 그리고 그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용기는 부단한 자기 학습과 비판적 성찰에 의해서 점차로 확보된다. ‘트럼프 멘털리티’가 한국 사회의 공공선을 파괴하고 특정 집단의 사회정치적 권력을 확장하지 않도록 개인, 정치인 그리고 언론 종사자들의 성숙성과 용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청된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왜 갑자기 조희연?… 국민 기대 비켜 간 ‘공수처 1호 수사’

    왜 갑자기 조희연?… 국민 기대 비켜 간 ‘공수처 1호 수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호 사건’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으로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국민들이 공수처에 기대하던 권력형 비리수사와는 결이 다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향후 공수처의 역할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10일 공수처는 조 교육감의 특별채용 의혹에 대해 ‘2021년 공제 1호’ 사건 번호를 부여하고 수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까지 공수처에 접수된 고소·고발 등 사건은 1040건이지만 수사 개시를 공식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교육감은 2018년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당연 퇴직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교사 5명을 특정해 관련 부서에 특별채용을 검토하고 추진하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 고위 공직자에는 교육감도 포함된다. 해당 의혹은 지난달 감사원 보고서로 촉발됐다. 감사원이 지난달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조 교육감은 2018년 7~8월 해직 교사 5명을 특정해 특채를 검토·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부교육감 등이 특혜 논란 우려를 들어 특채에 반대하자 조 교육감은 관련 문서에 단독 결재해 채용을 강행했다. 감사원은 조 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시험 또는 임용의 방해행위 금지)로 경찰에 고발했고, 서울경찰청 반부패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4일 공수처의 이첩 요청에 따라 이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다. 법조계에서는 조 교육감 사건이 공수처가 수사해야 할 성격으로 맞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소불위의 기소독점권을 행사하는 동시에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보였던 검찰을 견제하기 위해 공수처가 출범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해당 사건은 공수처의 ‘존재 이유’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조 교육감 사건은 국민들이 공수처에 기대하는 권력형 비리 사건과는 결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이공의 양홍석 변호사도 “특채 과정에 일부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법한 사항인지는 따져 봐야 한다”면서 “공수처 1호 사건은 설립 취지에 비추어 검사 비위 사건을 택하는 게 적절했다”고 비판했다. 그간 법조계에서는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으로 검찰이 공수처에 이첩한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면담보고서 조작 의혹’이 언급돼 왔다. 그러나 공수처는 아직 이 사건을 직접 수사할지 검찰에 재이첩할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에 검찰은 지난 7일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관련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검사의 재판에서 “이규원 검사 사건을 넘겨받은 공수처가 두 달 가까이 기록만 검토 중”이라며 “‘반쪽 재판’이 우려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공수처의 수사 개시 통보에 대해 조 교육감은 “특별채용의 제도적 특성과 혐의 없음을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앞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도 “특채는 교육공무원법 제33조에 의해 교육감에게 위임된 권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이혜리·진선민 기자 hyerily@seoul.co.kr
  • 文 “유력 대권주자 尹, 언급 않겠다”… 檢개혁엔 속도조절 당부

    文 “유력 대권주자 尹, 언급 않겠다”… 檢개혁엔 속도조절 당부

    “이미 잡힌 검찰개혁 방향 안착시켜야”강성 친문 검수완박 속도전과 온도차 “김오수 정치적 중립 우려 납득 안 돼檢, 원전수사 보면 靑 겁내지 않는 듯”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며 ‘노코멘트’로 응답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대표되는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속도조절을 내비쳤다.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이후 질의응답에서 문 대통령은 야권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윤 전 총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지금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 1월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이 정치를 할 생각으로 검찰총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윤 총장에 대해 저의 평을 한마디로 말하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에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을 매듭짓는 한편 윤 총장의 정치 행보를 경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직 검찰총장이자 야권 1위 대선주자에 대해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을 삼가며 선거 개입 등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이라고 포용했던 윤 전 총장에 대해 긍정이든 부정이든 평가하면 정치 중립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른바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형사사법 체계가 만들어진 후 수십년 동안 추진된 과제가 우리 정부에서 드디어 중대한 개혁을 이뤘다”며 “이미 잡힌 방향을 안착시켜 나가면서 더 완전한 개혁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등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속도조절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민 최고위원 등 더불어민주당 강성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이 속도감 있게 검찰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주장과는 온도 차가 있다. 민주당은 이날 부동산특별위원회, 백신치료제특위 위원장을 임명하면서 검찰개혁특위는 “추후 논의하겠다”며 미뤘다. 야당이 문제 삼고 있는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서는 “김 후보자가 법무부 차관을 했다는 이유로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하는 것은 납득되질 않는다. 과도한 생각”이라고 감쌌다. 이어 “정치적 의혹 사건에 대해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엄정하게 수사를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원전 수사 등 여러 수사를 보더라도 이제 검찰은 청와대 권력을 별로 겁내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장관을 보좌한 김 후보자의 이력을 두고 ‘코드인사’라는 지적이 일자 직접 나서서 힘을 실어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암호화폐는 문화 권력… ‘붐 앤드 버스트’ 더 빠르게 반복될 것”

    “암호화폐는 문화 권력… ‘붐 앤드 버스트’ 더 빠르게 반복될 것”

    “모든 투자는 미래에 돈을 거는 행위죠. 앞으로 가상자산(암호화폐)에 대한 열기는 더 다변화된 형태로 지속될 겁니다.” 비트코인을 포함해 디지털 화폐가 만들어지기까지 돈의 역사를 서술한 책 ‘디지털 화폐’의 저자 핀 브런턴(40)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UCD) 과학기술학과 교수는 10일 서울신문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등은 이미 엄청난 문화적 권력을 갖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건 ‘이미 돈을 넣은 이들이 암호화폐를 더 가치 있게 만들려 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가 대표적인 예다. NFT는 사진 등 디지털 자산에 고유한 인식값을 부여해 소유권을 명확히 한 개념으로 주로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로 거래되며 투자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브런턴 교수는 “NFT처럼 사람들은 암호화폐로 뭔가를 사고팔 수 있도록 해 시장에서의 쓰임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암호화폐, 글로벌 금융위기 대안으로 부상 또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특정 가격 이하로 내려가면 팔지 않는 카르텔을 형성할 수도 있다고 봤다. 브런턴 교수는 ‘드비어스 카르텔’을 예로 들었다. 그는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회사인 드비어스가 다른 생산업체들과 카르텔을 형성해 물량과 가격 조절을 통해 다이아몬드의 희소성을 유지한 것처럼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HODL’(팔지 말고 갖고 있으라는 뜻인 ‘Hold’의 오타)이라는 표현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브런턴 교수는 1970~80년대 정부의 감시에 맞서 태동한 암호화폐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대안으로 다시 주목받는 긴 문화·역사적 배경도 한몫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래엔 다양한 기술들이 만들어 내는 암호화폐를 계속 보게 될 것이고, 이들은 ‘더 작고 빠르게 붐을 이뤘다가 거품이 빠지는 현상’(붐 앤드 버스트)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브런턴 교수는 2030세대가 주축이 된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미국에서도 엄청나다고 전했다. 그는 “연배 있는 경제학자나 금융인을 만나 얘기해 보면 ‘젊은 애들이 내재가치가 없는 암호화폐에 왜 투자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한다”면서 “하지만 솔직히 금융·부동산 시장의 자산들은 기성세대가 독차지하고 있어 젊은이들이 안정적으로 돈을 불릴 수 있는 다른 길들이 막혀 있다”고 했다. 암호화폐를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브런턴 교수는 각국 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해 손을 댈 수도, 손을 뗄 수도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몇 년 전 미국 재무부 관료와 암호화폐를 두고 얘기했는데 ‘전염성이 무섭다’고 평가하더라”고 전했다. 사람들이 엄청나게 투자했는데 이후 거품이 터져 돈을 잃게 된다면 금융시스템에 큰 충격을 가져올 것이기에 정부가 제도권 안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암호화폐의 기술적 배경인 블록체인이 어떤 산업적 가치를 만들어 낼지 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두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그냥 방치하고 있다는 게 브런턴 교수의 설명이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 공동체 삶 개선 고민” 그는 암호화폐와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는 둘 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하지만, 역할과 성격이 매우 다르다고 강조했다. 브런턴 교수는 “돈의 형태는 결국 디지털 화폐 쪽으로 흘러갈 것이기에 CBDC는 화폐 제도를 눈에 띄게 바꿀 것이며 중앙은행에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긴급 지원금을 나눠 줬었는데, CBDC를 사용했더라면 아이폰으로 파일 전송하듯 더 쉽게 돈을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CBDC가 정치적으로 오용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브런턴 교수는 “단순히 ‘(새로운 돈에) 투자해 얼마나 벌 수 있을까’만 생각하지 말고, 이 돈이 취약계층을 포함한 우리 공동체의 삶을 얼마나 개선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화염병 던지던 분들 집권했기에 용인될 줄…” 반성문 등장[이슈픽]

    “화염병 던지던 분들 집권했기에 용인될 줄…” 반성문 등장[이슈픽]

    “문재인 대통령 각하 죄송합니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건물 기둥에 이같은 문구가 적힌 ‘반성문’ 대자보가 붙었다. 이를 붙인 단체는 앞서 9일 오후 10시쯤에는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반성문을 낭독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해당 단체는 보수성향의 대학생단체 신전대협이다. 신전대협 김태일 의장은 “9일 오후 9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모교인 경희대를 비롯해 서울대, 카이스트, 부산대 등 전국 100개 대학에도 반성문 대자보 400여 장을 붙였다”고 밝혔다. 신전대협은 대자보에 ‘반성문’ 형식을 빌렸지만, 최근 문 대통령이 자신을 비방한 유인물을 뿌린 30대 청년을 모욕죄로 고소했다가 취하한 것을 풍자·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단체는 “지난 3년간 여러 차례 전단지를 살포하고 전국 대학에 대자보를 붙여왔는데, 그 때마다 많은 탄압을 받아왔다”며 “저희 대학생들은 문재인 정부가 2030 세대의 삶을 무너뜨리고 대한민국의 공정한 질서를 해체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조국 전 장관 일가의 비리, 추미애 전 장관 아들 병역 특혜, 문 대통령 아들에 대한 지원금 특혜 등 의혹들을 언급했다.또 정부·여당 인사 다수가 운동권 출신이었던 것을 겨냥해 “대학 생활 내내 화염병을 던지고 대자보를 붙이던 분들이 집권했기에 이 정도 표현의 자유는 용인될 줄 알았다”면서 “그러나 착각이었고, 자신에 대한 비판은 댓글이든, 대자보든, 전단지든 모두 탄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을 말해서, 다른 의견을 가져서, 표현의 자유를 원해서, 공정한 기회를 요구해서, 대통령 각하의 심기를 거슬러 대단히 죄송하다”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앞서 신전대협 회원 20대 김모씨는 지난 2019년 11월 단국대 천안캠퍼스에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였다가 건조물침입 혐의로 지난해 1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건조물침입죄는 건물 관리자의 의사에 반해 건물에 들어가야 죄가 된다. 당시 단국대 천안캠퍼스 관계자는 법정에서 “경찰에 신고한 적이 없으며 대자보로 피해를 본 것도 없어 처벌을 원치 않으며,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재판까지 갈 문제인지도 모르겠다”고 증언했다.법세련 “문대통령 모욕죄 고소는 표현의 자유 침해” 인권위 진정 앞서 또 다른 30대 남성은 지난 2017년 7월 문 대통령 등 여권 인사들을 비난하는 전단을 국회 분수대 근처에서 배포한 혐의로 지난달 30대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고소를 철회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30대 남성을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가 철회한 것이 ’표현의 자유와 인권의 침해‘라는 진정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되기도 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최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는 철저한 조사로 ’대통령 고소는 인권침해‘라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법세련은 “민주국가 국민은 대통령을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고 대통령은 겸허히 수용할 의무가 있다”며 “모욕죄로 국민을 고소한 것은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발상이자 권력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법세련은 청와대가 고소를 취하하며 “개별 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추가 고소 여지를 둔 것”이라며 “국민과 싸워 굴복시키겠다는 독재자의 전형적 모습”이라고 비판했다.원희룡 “대통령, 무한한 비판의 대상…모욕죄 없애야” 해당 사건을 두고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대통령과 고위공직자에 대한 모욕죄를 폐지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원 지사는 지난 6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대통령 및 고위공직자는 국민의 무한한 비판대상이 되는 것을 감내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 지사는 “친고죄가 아니었다면 선한 양의 얼굴로 아랫사람인 비서관의 실수라고 둘러댔을 것인데 그러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훤히 보인다”고 했다. 또 원 지사는 추가 고소 가능성을 열어놓은 듯한 청와대 대변인의 설명을 언급하면서 “고소를 취하하면서까지 좀스러운 행태를 보였다. 도리어 국민에 엄포를 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文 윤석열에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정치적 발언 삼가

    文 윤석열에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정치적 발언 삼가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며 ‘노코멘트’로 응답했다.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속도조절을 당부했다.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이후 질의응답에서 문 대통령은 야권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윤 전 총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지금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 1월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이 정치를 할 생각으로 검찰총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윤 총장에 대해 저의 평을 한마디로 말하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에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을 매듭짓는 한편 윤 총장의 정치 행보를 경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직 검찰총장이자 야권 1위 대선주자에 대해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을 삼간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이라고 포용했던 윤 전 총장에 대해 긍정이든 부정이든 평가하면 정치 중립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대표되는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형사사법 체계가 만들어진 후 수십년 동안 추진된 과제가 우리 정부에서 드디어 중대한 개혁을 이뤘다”며 “이미 잡힌 방향을 안착시켜 나가면서 더 완전한 개혁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등 문재인 정부에서 거둔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속도조절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민 최고위원 등 더불어민주당 강성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이 속도감 있게 검찰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주장과는 온도 차가 있다. 지난 2월에는 국회에 출석한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문 대통령이 속도조절을 당부했다는 발언이 알려지기도 했다.  야당이 문제 삼고 있는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서는 “김 후보자가 법무부 차관을 했다는 이유로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하는 것은 납득되질 않는다. 과도한 생각”이라고 감쌌다. 이어 “정치적 의혹 사건에 대해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엄정하게 수사를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원전 수사 등 여러 수사를 보더라도 이제 검찰은 청와대 권력을 별로 겁내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장관을 보좌한 김 후보자의 이력을 두고 ‘코드인사’라는 지적이 일자 직접 나서서 힘을 실어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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