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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 가처분 ‘2라운드’ 돌입…당헌 개정 하자 놓고 치열한 공방

    이준석 가처분 ‘2라운드’ 돌입…당헌 개정 하자 놓고 치열한 공방

    이준석 전 대표 가처분 두 번째 심문“전당대회 없이 개정한 당헌은 무효”“정학 당해도 학생” 당대표 유지 주장정진석 비대위도 이날 출범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국민의힘 측이 당의 비상상황을 새로 규정한 개정 당헌의 효력을 놓고 14일 법정에서 1시간 넘게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 내용이 28일로 연기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사건과 연관돼 있는 만큼 28일 심문을 한 뒤 통합해 결론을 내기로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45분쯤 첫 심문 때와 같은 남색 정장에 붉은 넥타이를 매고 법원에 도착했다. 이 전 대표가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이준석’을 연호하는 지지자들과 ‘성상납을 받았냐’고 소리치는 유튜버들이 뒤엉키면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수석부장 황정수) 심리로 열린 가처분 사건 심문에서 “당헌 개정은 당의 최고 권력 구조를 개편하는 사안을 다루므로 더 까다롭게 효력의 요건을 따져야 해 전당대회를 거쳐야 한다”며 “전당대회 없이 전국위원회(9월 5일)만 거쳐 개정한 당헌은 위법이고 무효”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측은 “당원의 투표와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최고위원이 선출됐기 때문에 정당 내 민주적 정당성이 충족된다”면서 “이 전 대표는 당원의 지위가 정지돼 효력 정지를 신청할 자격이 박탈됐다”고 맞섰다. 그러자 이 전 대표 측은 “학생은 정학 처분을 당해도 여전히 학교에 복귀할 수 있는 신분”이라며 “1차 가처분에서 종전의 비대위가 무효라고 판단한 데 따라 당 대표 체제는 유지된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 등 이전 비대위원을 상대로 한 2차 가처분 신청 사건에 대해선 취하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국민의힘 측이 제기한 1차 가처분 신청 일부 인용 결정에 대한 이의 신청 심문은 이날 종결하고 ‘당헌을 개정한 9월 5일 전국위 의결 효력 정지’(3차 가처분) 사건의 결론은 28일 4차 가처분 사건인 정 비대위원장의 직무집행 정지 사건 이후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가처분 2라운드가 펼쳐지는 동안 ‘정진석 비대위’는 첫 회의를 열고 집권여당 정상화와 책임을 위한 각오를 밝혔다. 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제1차 비대위원회의를 열고 “집권 여당 지도부의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국정 동력이 크게 떨어졌다”면서 “집권 여당을 정상화시켜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모적 정쟁에서 민생 현안을 분리해야 한다”며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8월 19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언급했던 ‘여야 중진 협의체’ 출범을 제안했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무기 보유 법제화를 거론하면서 “여야가 북한의 핵무력 법제화 관련 공동결의문을 채택해 초당적으로 대처하자”고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당대회 예상 시점’을 묻는 질문에 “정기국회에 집중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면서 “윤석열 정부의 첫 정기국회이고 여러 국정과제에 대한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이진복 정무수석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받으면서 “비대위 첫 회의에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정국 안정,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진력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이 정무수석은 “좋은 말씀이다. 대통령께서도 당이 빨리 안정돼서 국정 운영에 국민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기를 희망하시지 않겠나”라고 화답했다.
  • 전용기 “김 여사 의혹, 퉁칠 수 없다…조정훈 발언 실망”

    전용기 “김 여사 의혹, 퉁칠 수 없다…조정훈 발언 실망”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의 ‘김건희 특검법’에 반대하며 여야 간 갈등을 “퉁치라”고 조언한 조정훈 의원을 향해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맞대응했다. 전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님의 ‘서로 퉁치자’는 발언은 실망스럽다. 의혹 앞에 ‘서로 퉁치자’는 말로 우리 정치가 시대착오적 범죄야합 정치로 비춰질까 안타까울 뿐이다”라며 이렇게 지적했다. 전 의원은 “지난 순방 때 착용한 신고되지 않은 보석류와 관련된 의혹, 주가조작 의혹, 학력위조 의혹, 경력 위조 의혹 등 퉁칠 수 없다”며 “세금이 사용된 대통령 관저 공사에 김 여사를 후원했던 업체의 수의 계약까지 한 특혜 의혹도 있다”고 썼다. 그는 “야당 대표, 배우자, 정치인까지 압수수색·소환조사 하면서 김 여사 관련 건만 조용한 것이 현실이다”라며 “차고 넘치는 의혹과 정치보복성 수사로 국민들의 공분이 날로 높아지는데, ‘부인 건드는 것이 가장 쪼잔하다’며 넘어갈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전 의원은 “시대전환이 말하는 전환이 권력자의 잘못은 퉁치고 넘어가는 구시대로의 전환인가”라며 “잘못한 게 있으면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 사회 통념이다. 여야의 퉁치는 정치는 민생을 위한 협치에서만 허락될 뿐, 범죄 봐주기 야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조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 프로그램 ‘주진우 라이브’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일 쪼잔한 게 부인에 대한 정치”라며 “배우자를 건들면서 하는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야가 합의해 퉁칠 건 퉁치자”고 촉구했다.
  • 열정적 소수자의 ‘좌표 찍기’… 시민 보듬는 정치가 실종됐다[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열정적 소수자의 ‘좌표 찍기’… 시민 보듬는 정치가 실종됐다[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2016년 촛불집회는 진보와 온건보수 전반을 아우르는 ‘시민 대연정’을 구현했다. 국회의 탄핵소추는 네 개 정당의 ‘정치동맹’이 주도하고 전체 의원의 3분의2 이상이 참여한 ‘정치 대연정’이었다. 뒤이은 대통령선거에서 유권자는 탄핵 정치동맹에 참여한 정당에 압도적인 표(민주당 41.1%, 새누리당 30.8%, 국민의당 21.4% 정의당 6.2%)를 주는 대신, 어느 한 정당에도 과반 득표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 일련의 과정은 ‘온건 다당제에서 합의 민주주의’를 실천하라는 시민의 기대를 반영했다. 안타깝게도 이후 상황은 기대와 달랐다. 촛불 ‘합의’는 촛불 ‘혁명’이 되었다. 다당제는 극단적인 양당제로 퇴행했다. 시민 대연정은 ‘문빠·태극기부대·광화문집회·서초동집회·이대남·개딸·극렬유투버’들로 난장판이 됐다. 팬덤 정치는 그 귀결이었다. 이로써 한국 민주주의는 길을 잃었다.1. 보통의 정당 정치에서는 정당 간 차이로부터 갈등의 조정과 합의를 위한 창의적 노력이 발원한다. 팬덤 정치는 다르다. 모든 차이는 감정적 적대에 활용된다. 적대의 동원은 대중적 혐오로 이어진다. 정당 간 협력의 공간을 지극히 협소하게 만드는 게 팬덤 정치다. 팬덤 정치는 의회 정치와 정당 정치의 규범을 허물어뜨린다. 더 나은 합의를 위해 싸우는 정치가 정당 정치라면, 팬덤 정치는 상대의 몰락을 위해 싸운다. 의회 정치는 의원들이 법을 어기는 것보다 선례나 규범을 어기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전통 위에 서 있지만, 팬덤 정치는 어떤 선례나 규범이든 상대에게 유리하다면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하거나 폐기한다.  팬덤 정치는 ‘극단적 당파성’이 지배하는 정치다. 누가 더 공익 증진에 이바지하고, 누가 더 사회적 요구에 책임 있게 대응하는지를 두고 경쟁하는 정치가 아니다. 누가 더 상대 당을 더 잘 모욕하고 더 아프게 만들 수 있는지를 두고 경쟁하는 정치다. 팬덤 정치에서 여야는 자기 정당의 이익만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무책임한 집단이 된다.   팬덤 정치는 양당제를 극단적으로 양극화시킨다. 학자들이 분류해 놓은 정당 체계 유형에 ‘양극화된 다당제’는 있어도 ‘양극화된 양당제’는 없다. 양당제는 오로지 정당들의 합리적 선택이 중도 지향적일 때만 존립할 수 있으며, 양당제에서 양극화의 심화는 내전을 가져온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양당 간의 양극화를 극단으로 심화시키는 팬덤 정치는 정치만이 아니라 사회를 분열시키고, 결국 민주 정치를 작동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팬덤 정치는 여야 사이에서만이 아니라 당내에서도 적대를 재생산한다. 일반적으로 정당 사이에 갈등이 커지면 정당 내부에서는 응집성이 강화된다. 하지만 팬덤 정치는 정당 내부의 파벌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정당 간 적대 못지않게 당내 주도권을 두고 당내 세력들 사이의 적대를 극단적으로 키운다. 팬덤 정치는 정당마저도 파괴로 이끈다. 2. 민주주의는 ‘평등한 참여’를 원리로 작동한다. 누구의 의사도 평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는 ‘1인 1표의 원칙’을 따른다. 이를 위해서는 참여의 범위를 확대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대표되지 않았던 목소리, 새로운 가치나 정견을 가진 집단도 기회를 가져야 민주주의다. 하지만 팬덤 정치는 참여의 강도에 의존한다. 높은 지지 강도를 가진 소수의 지지자 집단이 과다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다른 목소리나 이견이 대표될 기회를 억압한다. 팬덤 정치란 대표의 범위를 좁히고 참여의 강도만 강화시키는 정치다.  팬덤 정치는 당 밖의 ‘열정적 소수자 집단’이 당을 지배하는 정치다. 오래된 당원이나 대의원은 영향력을 강제로 축소당한다. 참여는 불평등해지고 대표는 왜곡된다. 이들 열정적 지지자 집단은 대개 비(非)가시적이다. 참여는 하되 누군지 특정되지 않는다. 오로지 대대적인 압력이 동원될 때만 그 실체와 위력을 볼 수 있다. 권력은 있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신종 권력 집단의 출현은 팬덤 정치의 또 다른 부작용이다. 민주주의도 책임 있는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을 팬덤 정치가 일깨워 준다. 3. 팬덤 정치는 ‘정치의 유사종교화’를 부추긴다. 팬덤 지도자는 박해받는 구원자 이미지로 포장된다. 시민에게는 자유를, 정치가에게는 책임을 부과하는 체제가 민주주의인데, 팬덤 정치는 시민이 헌신하고 정치가가 자유로운 민주주의를 낳는다. ‘지못미(지켜 주지 못해 미안해요) 현상’에서 보듯, 정치가의 실패를 지지자가 대신 미안해하는 ‘전도된 윤리’를 낳는다. 팬덤 정치는 시민의 자유를 위협하고 권력자에게 의존적인 대중 심리를 키운다.  팬덤 정치는 절차적 합리성에 따른 안정된 변화가 아닌, 파격과 의외를 반복하는 정치다. 모두의 마음 상태를 불신과 증오로 몰아 간다. 음모론이 힘을 발휘하고, 그로 인해 민주주의가 필요로 하는 신뢰의 정치 문화를 키워 갈 수 없게 만든다. 남는 것은 적나라한 승패뿐이다. 당직과 공직을 둘러싼 경쟁은 사활적이다. 정책 의제를 둘러싼 경쟁은 나타날 수 없다. 권력 투쟁과 그것을 위한 ‘규정 싸움’이 당을 압도한다. ‘승리가 곧 정의’가 된다. 팬덤 지도자는 있으나 존경받는 정치 지도자가 나올 수 없는 환경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팬덤 정치는 저질스런 언어를 쏟아 낸다. 말은 흉기가 된다. 거부감을 주는 시위 형태가 양산되고, 유튜브 정치꾼들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든다. 자신들에게는 무한 관용적이고 상대에게는 과도하게 적대적일 뿐, 공정한 언어는 없다. 도덕적 감각의 상실을 뜻하는 ‘내로남불’ 정치를 동반하는 팬덤 현상은 보편적 정의 규범을 허물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4. 팬덤 정치는 시민·당원 직접 정치를 추구한다. 팬덤 리더와 이를 지지하는 시민·당원이 수직적으로 직접 연결되는 정치를 원한다. 지도자와 대중이 수직적으로 직접 연결되는 정치는 고대 직접 민주주의가 직면했던 최대의 어려움이었다. 고대 직접 민주주의는 여야의 정당이나 이익결사체들 사이는 물론 입법·행정·사법의 기능 사이의 수평적 상호작용이 없는, 일종의 ‘수직적 정치’를 특징으로 한다. 10일 정도에 한 번 열렸던 시민총회에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었고, 공직에는 ‘짧은 임기’와 ‘연임 불가’라는 제한 조치가 있었기에 시민들이 번갈아 정부를 직접 운영할 수 있었다.   이 체제의 단점 가운데 하나는 시민 대중이 독단적인 주장에 휘둘리기 쉽다는 데 있었다. 당시의 용어로 말하면 데마고그와 참주, 즉 대중 선동에 능한 지도자가 출현하지 않을까 늘 두려워해야 했다. 그런 점에서 고대 직접 민주주의는 주기적으로 참주나 데마고그를 몰아내야 유지할 수 있는 민주주의였다. 오스트라시즘(도편추방제)으로 불리는, 지금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이었다. 하지만 인기 있는 정치가를 일정 기간 도시국가 밖으로 추방했다 불러들이는 일을 반복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현대 민주 공화정은 데마고그와 참주, 오늘날 용어로 말하면 포퓰리스트의 출현을 막으려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공화정은 세습과 혈통 대신 선출과 동의의 원리로 작동하는 정부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선출직 시민 대표들에게 공권력 집행을 맡기되, 그들이 가진 권력은 수평적으로 쪼개고 분립시켜서 상호 견제하게 했다. 시민 개개인에게는 그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기본권을 갖게 했다. 그들이 달리 가진 이익과 열정은 결사와 집단, 정당의 형태로 실현할 수 있게 했다. 이 모든 것을 헌법상의 확고한 권리로 공식화했다.   현대의 민주 공화정도 실패를 반복했다. 그 어떤 제도나 규범으로도 포퓰리스트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마니 풀리테는 ‘깨끗한 손’이라는 이탈리아어이자, 1992년부터 시작된 검찰의 정치 부패 조사 작업을 뜻한다. 2년에 걸친 수사 기간 동안 담당 검사는 ‘국민적 영웅’이 되었고 그의 손에 이탈리아 정당정치는 완전히 붕괴되었다. 그 과정에서 성공한 팬덤 정치가가 베를루스코니다. 미국의 트럼프 당선도 크게 보아 유사한 현상이다. 대중적 열광을 동반했고 그와 함께 소수 인종에 대한 공격과 반이민 정서의 동원 등 어느 모로 보나 민주주의 발전에 긍정적일 수 없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5.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은 광범한 대중 참여를 동반했던 전체주의였다. 권위주의가 대중의 참여를 억제하고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조장한 체제였다면, 전체주의는 사회구성원을 대중운동의 형태로 동원하고 정치화했던 대형 프로젝트였다. 전체주의의 억압적인 측면에만 주목하면 그 체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다.   전체주의자들은 갈등도 분열도 없는 완전한 국가, 같은 민족만의 이상적인 복지체제를 꿈꿨다. 그런 미래에 대한 대중적 열광이 있었기에, 이 길에 방해가 된다고 여긴 이질적 구성원들에게 대규모 폭력이 쉽게 가해졌다. 과거 독일의 나치 정권에서처럼 누군가 유대인 상점에 ‘좌표’를 찍으면 밤사이 법의 보호에서 벗어난 곳이 되어 약탈과 방화의 표적이 되었다. 처음에는 유대인이었지만 점차 동성애자·집시·프리메이슨·공산주의자로 확대되었다. 그때와 비슷한 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정견이 다른 것 때문에 누군가가 너무나 미워지면 팬덤을 넘어 전체주의적 심성을 갖게 될 수 있다. 누군가를 향해 빨갱이·종북·적폐·토착왜구·친일파로 낙인찍고 싶어지면 민주주의자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자극해 자신이 싫어하는 대상에 더 많은 공격이 가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갖게 되면 그때부터는 세상을 전쟁터로 만들 수 있음을 걱정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하다. 언제든 오류의 가능성을 안고 사는 존재다. 그런 자각 위에서 이견으로부터 배우고 이견과 협력할 수 있어야, 민주주의다. 이견을 가진 시민은 배제할 악이나 적이 아니다. 생각이 다른 동료 구성원이다. 차이와 다름 속에서 서로 공통의 관점을 넓혀 가려 노력해야 우리 서로는 같은 미래를 공동으로 일궈 가는 협업자가 될 수 있다. 6. 팬덤 정치로는 미래를 열 수 없다. 무례한 언어 사용자들이 위세를 떨칠수록 정치는 품격을 잃는다. 사람들을 공격자나 파괴자로 만드는 정치가 팬덤 정치다. 팬덤 정치는 여야가 서로를 등지고 자신의 지지자를 향해 상대를 일러바치는 ‘아첨 정치’를 낳는다. 이제나 저제나 서로 트집 잡고 시비할 거리를 찾게 만든다. 팬덤 정치는 민주주의가 필요로 하는 다원주의를 위협한다. 의견의 다원적 표출을 어렵게 한다. 팬덤 정치는 권력에 아첨하는 정치를 낳고, 이는 공익에 기여하려는 정치인의 신념을 약화시키며, 결국 당내 민주주의를 권력 투쟁의 도구로 전락시킨다.   팬덤 정치는 억지 정치다. 시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켜 놓고, 인간관계를 증오와 혐오로 갈라 놓은 뒤 자기들끼리 몰려다니는 정치다. 팬덤 정치는 서로가 다르게 옳기 위한 정치가 아니라, 자신들만 옳기 위한 정치다. 그건 정치가 아니라 독단이다. 독단은 정치의 적이다. 여러 의견이 공존하면서 토론하는 다원주의가 없는 정당은 죽은 정당이다. 책임감도 다정함도 핏기도 온기도 없는 정당을 팬덤 정치가 만든다.  우리에게 정치가 필요한 것은, 시민 삶의 여러 조건을 보살피고 그들이 지역사회에서 생산과 돌봄, 은퇴 후의 삶을 계획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다. 우리에게는 그런 정치가 필요하다. 정치는 권력자를 위한 것도 국가를 위한 것도 아니다. 구성원들이 서로 돕고 협동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줄 때 정치의 가치는 빛난다. 시민을 웃게 할 수 없는 정치, 사회를 밝게 만들 수 없는 정치는 더이상 정치가 아니다. 정치가 이 세상을 밝고 다정한 곳으로 만들어야 할 소명을 버리면 우리 삶이 위험해진다. 우리에게는 그런 정치가 필요하지 않다.  정치발전소 학교장 
  • “여왕의 관 보자” 텐트서 밤샘 대기… 英 2주간 배웅 끝나면 가시밭길

    “여왕의 관 보자” 텐트서 밤샘 대기… 英 2주간 배웅 끝나면 가시밭길

    지난 8일(현지시간)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시신이 12일 대중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여왕과의 작별에 대한 애도와 군주제에 대한 날 선 비판이 엇갈리는 가운데 국가적인 추모가 끝난 뒤 닥쳐올 경제 위기 등 숱한 난관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시신이 이날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성자일스대성당에서 대중에 공개되며 추모 인파가 몰렸다. 홀리우드궁에서 ‘로열마일’로 불리는 길을 따라 성자일스대성당으로 향하는 장례 행렬에는 찰스 3세 국왕과 부인 커밀라 왕비, 앤 공주, 앤드루 왕자 등 왕실 인사들이 앞장섰다.성자일스대성당에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몰려 여왕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여왕이 잠들어 있는 참나무 관은 이날 오후부터 24시간 동안 닫힌 상태로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시민들은 손에 유니언잭(영국 국기)을 들고 더러는 눈물을 훔치며 수시간 동안 줄을 서 기다렸다. 수천명이 이날 밤새 대성당 앞에 줄을 서면서 13일에는 조문객들이 길게는 12시간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영국 언론들은 내다봤다. 여왕의 시신은 13일 오후 공군기 편으로 런던 버킹엄궁으로 옮겨진 뒤 14일부터 나흘간 웨스트민스터홀에서 대중에 공개된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웨스트민스터홀 앞에는 이미 이날부터 조문객들이 줄을 서기 시작해 많게는 100만명의 추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트래펄가광장에서 버킹엄궁으로 이어지는 ‘더몰’ 거리 곳곳에서는 일부 추모객들이 텐트를 세워 놓고 밤샘 대기하기도 했다. 추모 물결의 반대편에서는 군주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에든버러에서는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이 있는 앤드루 왕자를 향해 고함을 지른 22세 남성이 경찰에 의해 끌려나간 뒤 ‘치안 위반’을 이유로 체포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런던 의회 광장에서는 한 변호사가 백지를 들고 있다가 경찰에 제지당했다. 이 변호사는 트위터에서 “경찰은 내가 백지 위에 ‘(찰스 3세는) 나의 왕이 아니다’라고 적으면 공공질서법에 따라 나를 체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야당인 노동당과 시민단체들이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를 비판하자 총리실은 “국가적인 애도 기간이지만 (시민들이) 항의할 수 있는 기본권은 남아 있다”고 해명했다. 여왕의 서거를 계기로 영국은 ‘연합왕국’과 영연방의 분열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찰스 3세는 이날 커밀라 왕비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의회를 찾아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새 직무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찰스 3세 부부는 이어 북아일랜드로 향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는 최근 독립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에너지 대란 등 경제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2주간의 애도 기간이 국정 공백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은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과 파운드화 가치 폭락 등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해 있다. 이날 영국 국립통계청은 영국의 7월 경제성장률이 0.2%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위기를 수습해야 할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는 취임 첫 주부터 사실상 상주(喪主) 역할을 도맡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찰스 3세가 북아일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를 순방하는 일정에 트러스 총리가 동행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야당으로부터 “현안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 우크라 최종병기 된 ‘하이마스’… 러 “푸틴에 속았다” 내부 동요

    우크라 최종병기 된 ‘하이마스’… 러 “푸틴에 속았다” 내부 동요

    ‘1000㎢’(8일)→‘2000㎢’(10일)→‘3500㎢’(11일)→‘6000㎢’(12일).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7일 동안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연설에서 밝힌 수복 영토 크기의 추이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침략군을 퇴각시키고 있다. 12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군 정착지 20곳을 해방하고, 북동부 전선에서 수백㎢를 더 탈환했다고 주장했다. 미군 정보당국의 분석 내용도 우크라이나의 전투 성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 당국자는 이날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의 점령 영토 대부분을 내주고 다수가 국경을 넘어 러시아로 이동했다”면서 “전반적으로 남동부 반격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우크라이나의 속도감 있는 영토 탈환 배경으로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 ‘하이마스’(HIMARS)와 같이 미국이 지원한 첨단 무기의 공로가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대반격에 앞서 지원된 하이마스는 러시아군의 후방 탄약고와 지휘소를 족집게처럼 타격했고, 대공 레이더망만 추적·파괴하는 ‘고속 대레이더 미사일’(HARM)은 하르키우 일대의 방공시스템을 무력화시켰다. 러시아군 지휘부의 오판 등 무능도 한몫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가 당초 남부 헤르손 일대로 갈 것처럼 주위를 돌린 뒤 정작 북동부 전선에서 반격 공세를 펴는 성동격서 전법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러시아군은 사상자 규모가 지난 2월 침공 이후 전체 투입 20만명 중 8만명으로 추산될 정도로 병력 손실이 큰 상태이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총동원령을 자제하고 있다. 유리 표도로프 러시아 국방분석가는 노바야 가제타에 쓴 기고문에서 “현재 러시아 장병들은 훈련과 전투 경험이 매우 적고, 왜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오합지졸’이라는 얘기다. 크렘린은 군사적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전쟁을 계속 할 것이라는 장기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 재배치(철수) 등 현 상황을 모두 보고받고 있다”며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반면 러시아군의 퇴각 후폭풍도 크다. 서방 언론들은 크렘린(푸틴)에 대한 비판 보도가 전무한 러시아 국영TV의 토론 방송에서 공개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고, 수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18개구 대표 40여명이 푸틴 탄핵을 청원하는 등 내부 동요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올겨울 천연가스 공급 중단 위협과 핵무기 도박 등 서방을 굴복시키려는 푸틴의 시도가 오히려 그의 권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민주 “이재명 죽이기 3탄, 희대의 권력남용” 반발… 李는 침묵

    민주 “이재명 죽이기 3탄, 희대의 권력남용” 반발… 李는 침묵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이재명 대표 관련 ‘성남FC 후원금’ 사건의 검찰 송치를 두고 ‘이재명 죽이기 3탄’이라며 반발했다. 다만 이 대표 본인은 침묵을 지켰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 사건은 경찰이 1년 전 혐의가 없다고 불송치 결정을 내린 바 있는데 대선이 임박해 검찰이 죽은 사건을 다시 살려내 경찰에 다시 수사하라고 요구했다”며 “그사이에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결론이 180도 뒤집혔다”고 했다. 이어 “검찰은 추석 연휴를 겨냥해 ‘이재명 죽이기’ 1편과 2편(대장동, 백현동 관련)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흥행에 실패했다”며 “그러자 성남FC로 소재만 살짝 바꿔 ‘이재명 죽이기’ 3탄을 내놓았다”고 했다. 또 “반복되는 시나리오로 3탄을 찍는다고 새로운 게 나올 리가 없다. 희대의 권력남용이라는 윤석열 검찰의 썩어문드러진 악취만 짙어질 뿐”이라며 “이런 일이 비슷하게 반복되는 한 (소환 조사에) 응할 생각이 없고, 법에 주어진 권한과 절차에 맞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뇌물 등 부패 범죄로 기소될 경우 당헌 80조에 따라 당대표 직무가 정지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사무총장이 판단할 것”이라며 답을 피했다. 한 친문(친문재인) 의원은 “이제는 의원들 다 ‘친명’이다”며 “전당대회 때나 (대표직 후보로) 나오지 말라고 했지 이제는 다들 힘을 몰아 주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민생경제위기 대책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마친 뒤 자리를 떴다. 기자들이 검찰 송치에 대한 입장과 대응 방안을 물었지만, 일절 답하지 않은 채 국회를 빠져나갔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추가 수사·기소 가능성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뭘 또 잘못했나요?”라고 짧게 반문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둘러싼 ‘빙산’이 이제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공세를 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대선, 민주당 대표 선거 등으로 잠시 주춤했던 검경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이처럼 이 대표 연루 의혹이 있는 사건들의 실체가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 대표에게 돈이 흘러간 증거가 없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뇌물이 제3자에게 제공되면 성립하는 ‘제3자 뇌물죄’의 법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라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사법 리스크는 수사를 통해 점차 진실을 향하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민주당과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에서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고자 꼼수를 쓰고 있다”고 했다.
  • 이재명 ‘성남FC 의혹’ 송치에…민주 “희대의 권력남용” 격앙

    이재명 ‘성남FC 의혹’ 송치에…민주 “희대의 권력남용” 격앙

    경찰이 이른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정치보복 수사가 노골화되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경찰이 혐의를 입증하려면 광고비가 이 대표에게 흘러 들어갔다는 증거를 내보여야 하지만, 아무것도 나온 게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표현을 빌리자면 ‘10원 한 장이라도 나온 게 있느냐’”고 일갈했다. 김 대변인은 앞서 검찰이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건을 ‘이재명 죽이기’ 1편과 2편이라고 칭하며 “(여론몰이) 흥행에 실패하자 이번에는 성남FC로 소재만 살짝 바꿔 3탄을 내놓았다. 흥행 실패를 만회하고자 하는 몸부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감독(윤석열 대통령)에 똑같은 배우(한동훈 법무장관), 그들의 반복되는 시나리오로 3탄을 찍는다고 새로운 게 나올 리가 없다”며 “희대의 권력남용이라는 윤석열 검찰의 썩어 문드러진 악취만 짙어질 뿐”이라고 힐난했다. 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검찰과 경찰이 이재명 대통령이 됐어도 제3자 뇌물죄를 적용했을까”라고 반문하며 “수사기관이 (정권에 휘둘리지 말고) 바로 서야 한다”고 썼다. 검찰은 현재 성남FC 사건 외에도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의혹,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이은 출석 요구와 기소, 재판 등으로 이 대표 관련 사건이 겹겹이 부각되면서 민주당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례로 이 대표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이른바 ‘친형 강제입원’ 관련 발언으로 기소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경우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 선고까지 약 1년 7개월이 걸렸다. 즉, 이 대표 임기 중 절반 이상은 이제 ‘사법 리스크’와의 싸움이 되는 셈이다. 민주당이 검찰의 이 대표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기로 한 배경에도 이 대표가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입게 될 이미지 손상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일환으로 검찰 수사가 정치보복이라고 강조하는 동시에 ‘소환 불응은 피의자의 권리’라는 명분을 부각하는 등 여론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대변인은 “한두 건에 그치지 않고 ‘이재명 죽이기’가 완성될 때까지 계속 소환조사와 기소가 있으리라 예상했기 때문에 추석 연휴 직전 소환조사에도 나가지 않았던 것”이라며 “법에 주어진 권한과 절차에 맞춰 당당하고 담담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도 직접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위기 대책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경찰의 송치 결론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 민주 “이재명 죽이기 3탄, 희대의 권력남용” 반발…李는 침묵

    민주 “이재명 죽이기 3탄, 희대의 권력남용” 반발…李는 침묵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이재명 대표 관련 ‘성남FC 후원금’ 사건의 검찰 송치를 두고 ‘이재명 죽이기 3탄’이라며 반발했다. 다만 이 대표 본인은 침묵을 지켰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 사건은 경찰이 1년 전 혐의가 없다고 불송치 결정을 내린 바 있는데 대선이 임박해 검찰이 죽은 사건을 다시 살려내 경찰에 다시 수사하라고 요구했다”며 “그사이에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결론이 180도 뒤집혔다”고 했다. 이어 “검찰은 추석 연휴를 겨냥해 ‘이재명 죽이기’ 1편과 2편(대장동, 백현동 관련)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흥행에 실패했다”며 “그러자 성남FC로 소재만 살짝 바꿔 ‘이재명 죽이기’ 3탄을 내놓았다”고 했다. 또 “반복되는 시나리오로 3탄을 찍는다고 새로운 게 나올 리가 없다. 희대의 권력남용이라는 윤석열 검찰의 썩어문드러진 악취만 짙어질 뿐”이라며 “이런 일이 비슷하게 반복되는 한 (소환 조사에) 응할 생각이 없고, 법에 주어진 권한과 절차에 맞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뇌물 등 부패 범죄로 기소될 경우 당헌 80조에 따라 당대표 직무가 정지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사무총장이 판단할 것”이라며 답을 피했다. 한 친문(친문재인) 의원은 “이제는 의원들 다 ‘친명’이다”며 “전당대회 때나 (대표직 후보로) 나오지 말라고 했지 이제는 다들 힘을 몰아 주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민생경제위기 대책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마친 뒤 자리를 떴다. 기자들이 검찰 송치에 대한 입장과 대응 방안을 물었지만, 일절 답하지 않은 채 국회를 빠져나갔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추가 수사·기소 가능성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뭘 또 잘못했나요?”라고 짧게 반문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둘러싼 ‘빙산’이 이제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공세를 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대선, 민주당 대표 선거 등으로 잠시 주춤했던 검경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이처럼 이 대표 연루 의혹이 있는 사건들의 실체가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 대표에게 돈이 흘러간 증거가 없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뇌물이 제3자에게 제공되면 성립하는 ‘제3자 뇌물죄’의 법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라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사법 리스크는 수사를 통해 점차 진실을 향하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민주당과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에서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고자 꼼수를 쓰고 있다”고 했다.
  •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피라미드 텍스트’의 등장/한국 이집트학 연구소장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피라미드 텍스트’의 등장/한국 이집트학 연구소장

    피라미드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3, 4, 5왕조 시대에 지어진 피라미드들 내부에는 벽화는 물론이고 간단한 문자 기록도 남겨져 있지 않다. 같은 시대에 만들어진 귀족 무덤들 내부가 화려한 부조로 장식된 것과 분명하게 대비된다. 이렇게 파라오들이 자신의 무덤 내부를 장식하지 않은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 어쩌면 그들은 아무것도 없는 것을 통해 다른 계층 사람들과의 구별 짓기를 시도하려고 했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5왕조 시대 말엽이 되면 상황이 완전히 바뀐다. 피라미드 내부에 드디어 문자 기록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5왕조의 마지막 파라오 우나스(재위 기원전 2375~2345년) 시대의 일이다. 이때부터 피라미드 내부에 남겨지기 시작한 문자 기록을 ‘피라미드 텍스트’라고 부른다.이 문헌은 파라오의 업적을 기록한 일종의 역사 기록 같은 것은 아니고, 파라오가 사후 세계에서 부활하는 과정을 돕기 위해 쓰여진 일종의 기도문이라 할 수 있다. 파라오를 비롯해 왕비 등 소수의 왕족들에 의해서만 독점적으로 사용되던 이 기도문은 훗날 중왕국 시대에는 그 형식이 조금 바뀌어 보통 사람들이 사용하던 목관에도 쓰이게 된다. 이집트 학자들은 이 관에 쓰인 중왕국 시대의 글귀들을 ‘관 문서’(Coffin Text)라고 불렀다. 관 문서는 다시 시간이 흘러 신왕국 시대가 되면 파피루스에 쓰여 무덤에 부장품으로 사용되게 되는데, 이 파피루스 문서들이 바로 ‘사자의 서’(Book of the Dead)다. 갑작스럽게 ‘피라미드 텍스트’가 쓰여지기 시작한 이유 역시도 명확하지는 않다. 어느 시점부터 파라오들이 지닌 신성성이 이전 시대보다 줄어들었다고 생각됐고, 그렇기 때문에 사후 세계에서의 부활을 위해서는 파라오들조차도 특별한 주문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그래도 꽤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이 시기 동안 파라오의 중앙집권화된 권력은 점차 약화돼 갔고, 그에 반비례해 지방 유력자들의 세력은 점점 커져 갔다.
  • 회의마다 논란, 국회 ‘BTS 병역특례’ 논의…국방위 속기록은

    회의마다 논란, 국회 ‘BTS 병역특례’ 논의…국방위 속기록은

    21대 후반기 국회 정상 가동 후 국방위원회가 열릴 때마다 방탄소년단(BTS) 병역특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명확한 당론이 없는 상황에서 여야 의원들이 군(軍)을 다그치고, 군 당국은 국회에서 오락가락 답변을 하고, 답변 후 비판 여론에 입장을 번복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11일 국회 위원회회의록 시스템에 따르면 ▲8월 1일 ▲8월 29일 ▲8월 30일 국방위 전체회의마다 BTS가 언급된다. 원(院) 구성 협상 난항으로 지각 개원한 21대 후반기 국회 첫 국방위가 열린 지난달 1일 회의에서는 연말까지 병역이 연기된 BTS 멤버 진(30·김석진)이 다시 한번 거론됐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기식 병무청장에게 현행법에 따라 내년 입영 통보 대상이 되는 진을 거론하며 “국부적 측면”을 언급한다. 성 의원은 “BTS가 빌보드 1회의 우승을 하면 경제적 효과가 얼마인지 혹시 아느냐”며 “1조 7000억이다. 그래서 계산해 보면 10년 동안 BTS가 약 56조원 정도의 국가적인 부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줬다”고 주장한다. 성 의원은 또 “BTS가 나온 2021년도에 지적재산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가 우리가 8억 5000만불(달러) 났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이 BTS에 대해 여러 가지 국가적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유엔도 같이 갔었고 여러 번 같이했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문재인 정권에서도 BTS의 병역특례 협조를 요청했다는 사실도 언급한다. 성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께서 만나자고 해서 제가 만난 적이 있다”며 “그 당시에 BTS의 요원들이 군대를 간다고 그러니까 ‘대한민국에 전쟁이 난 거 아니냐’라고 하는, 세계적인 ‘아미(BTS 팬클럽)’들이 우려가 있었다고 얘기를 하면서 야당에서도 좀 협조를 해 달라고 한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성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병무청의 소극적 태도를 질타했다. 성 의원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병무청이 욕먹을까 봐 이것을 국회로 떠넘겼다”며 “그런데 시행령으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그때도 지적이 됐던 것”이라고 했다.성 의원의 계속된 질타에 이 청장이 머뭇대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직접 나섰다. 이 장관은 “1분만 시간을 주시면 제가 답변하겠다”며 “국익 차원에서 그들이 계속해서 공연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되지 않느냐, 저희들이 방법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군에 오되 군에서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또 해외 공연의 일정이 있으면 얼마든지 출국해서 함께 공연할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으로 저희들은 판단하고 있다”고 발언한다. 그리고 이 장관의 해당 발언은 다음 회의인 지난달 31일 국방위 회의에서 번복된다. 지난달 31일 회의에서는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이 장관에게 “지난 1일 전체회의에서 BTS 관련해서 ‘군에서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또 해외 공연의 일정이 있으면 언제든지 출국해서 함께 공연할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본 위원이 이와 관련해서 국방부 실무자한테 물어보니까 국익을 위한 경우에 대외 행사 지원을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고 말씀하셨고 또 관계법령에 따라서 현역 군인이 영리 목적의 활동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국방부에서 왔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어 “그래서 장관님께서 당시 발언의 취지는 국익을 위한 대외 행사 지원이 아니라 복무 중인 장병이 BTS 해외 공연에 참여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었던 것으로 이해되는데 어떤 취지의 발언이었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이 장관은 “제 기억으로는 그때 표현한 것이 공익을 위해서, 어떤 BTS 그쪽 자체적인 이익이 아니라 공익을 위해서 할 경우라고 제가 표현한 것으로 기억을 한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프라이빗 섹터가 아니라 퍼블릭 섹터라는 얘기느냐”고 재차 확인에 나섰고, “오늘날 BTS가 대중예술에서 선양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대학에서 공부한 청년이나 농촌에서 농사짓는 청년도, 또 300억 불을 바라보는 방산업체에서 근무하는 청년도, 종사하는 청년도 다 국위선양 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한다”고 지적했다. 잇단 지적에 이 장관은 “제 기억은 공익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었다”고 답변했으나, 안 의원은 “에이, 없어 없어”라고 했고, 실제 회의록에도 공익이라는 취지의 발언은 없었다.‘국민여론 조사로 결정’이라는 설익은 아이디어도 지난달 31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나왔다. 여야 의원이 주거니받거니 제안을 하고 국방부 장관이 맞장구를 쳤다. 먼저 성 의원이 “(김진표)국회의장님께서도 부산 엑스포 유치와 관련돼 가지고 출장 가시는 길에 저한테 전화를 주셨더라. 현재 국가적 측면의 이득을 우리가 한번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며 “위원장님하고 양당의 두 간사님께서 협의를 하셔서 국민 여론조사를 한번 실시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은데 이 부분을 제안이니까 양당 간사님이 협의를 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소속 이헌승 국방위원장인 “좋은 제안”이라며 “양당 간사님과 제안하신 내용에 대해서 의논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민주당 중진인 설훈 의원은 “BTS 병역 문제를 놓고서 이게 위원님들끼리 의견이 좀 다르다.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성 의원이 얘기한 대로 우리가 국민의 대표이기는 하지만 국민들 전체적으로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있는지 여론조사를 빨리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이 주인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국민주권주의를 거론한다.그러자 이 장관은 “예, 그러지 않아도 오늘 아침에 회의 때 제가 참모들에게 지시했다”며 “빨리 데드라인을 정해 놓고 그 안에 결론 내린다, 그리고 여론조사 빨리하자, 이미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단순 여론조사가 아닌 심층 조사를 주문한다. 김 의원은 “이게 단순 여론조사도 좋지만, 여론조사라는 것은 가장 맹점이 뭐냐 하면 이게 설계를 누가 하느냐, 어떻게 물어보느냐, 앞에 뭘 물어보고 뒤에 뭘 물어보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완전히 다르게 나온다”고 했다. 이어 “제 생각에는 여론조사도, 한편으로는 그런 차원으로 다시 검토를 더 해서 문항을 나중에 같이 검토를 해야 되지만, 우리 (국방)위원회 차원에서도 전문가 공청회나 아니면 토론회 같은 것을 조금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김 의원은 BTS 멤버 개인의 병역 문제가 병역 자원 감소 등 공동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역 문제를 여론조사로 정하겠다는 국방부 수장의 답변에 호된 비판이 쏟아졌고 결국 국방부는 회의 당일 “여론조사 검토 지시”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 장관도 다시 지난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거기에 따라 결정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또다시 답변을 번복했다.
  • 독이 든 열 번째 성배 ‘정진석 비대위’…이준석은 “당원 가입하기 좋은 연휴”

    독이 든 열 번째 성배 ‘정진석 비대위’…이준석은 “당원 가입하기 좋은 연휴”

    “축배라면 계속 거절을 하겠는데 독배니까 더 이상 피하기가 어렵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7일 국회 소통관, 비대위원장 수락 기자회견)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대선 승리 후 6개월, 집권 후 4개월 동안 리더십 붕괴를 되풀이해온 국민의힘의 ‘비상 당권’을 맡았다. 국민의힘 역사상 열 번째 비대위다. 과거 크고 작은 선거 참패로 당을 추스른 비대위와 달리 오롯이 내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해 세워지는 비대위다. 비대위 구성 원인이 국민의힘 내부 권력 갈등인 탓에 비대위를 위협하는 요소들도 모두 당내에 있다는 게 과거와 큰 차이다. 정 위원장이 이끄는 ‘정진석 비대위’의 성격은 일단 미지수다. 비대위는 크게 차기 지도부의 차질없는 선출을 목표로 사실상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역할을 하는 관리형 비대위, 총선이나 지방선거를 직접 치르는 비대위로 나눌 수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3·9 대선 패배 이후 우상호 위원장이 이끄는 비대위가 이재명 신임 대표를 안정적으로 선출하고 비상 상황을 졸업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9일 첫 언론 인터뷰에서 당내 일각에서 요구하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일축했다. 정 위원장은 “당의 전력을 정기국회에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별도로 전대 일정을 진행하는 게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주호영 비대위’도 내년 ‘1말 2초’ 전당대회를 구상했으나 법원의 제동으로 구체적인 일정을 내놓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국민의힘은 전신인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그리고 최근 출범과 동시에 이준석 전 대표의 직무정지 가처분으로 붕괴한 주호영 비대위까지 아홉 번의 비대위를 거쳤다. 한나라당 시절 2012년 박근혜 비대위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지만, 당시 박근혜 비대위는 차기 대권과 당권이 일치했던 만큼 다른 비대위와의 비교는 맞지 않다. 2010년 김무성 비대위, 2011년 정의화 비대위, 2012년 박근혜 비대위, 2014년 이완구 비대위, 2016년 김희옥 비대위, 2016년 인명진 비대위, 2018년 김병준 비대위, 2020년 김종인 비대위 중에서 정 위원장이 복기해볼 만한 비대위는 2016년 김희옥 비대위를 꼽을 수 있다. 김희옥 비대위는 당시 원내대표인 정 위원장이 직접 꾸린 비대위다.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의 혈투 끝 20대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은 친박계의 압도적 지지로 정 위원장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친박계의 뒷받침으로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됐으나 정 위원장은 독자적으로 당무를 이끌기를 원했다. 정 위원장은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비대위와 당 혁신 작업을 이꿀 혁신위를 투트랙으로 구성했고, 비박계 중에서도 가장 강성으로 꼽히는 김용태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세우려다 친박계의 조직적 반발에 부딪혔다. 친박 좌장인 최경환 의원, 비박 좌장인 김무성 의원과의 3자 회동으로 결국 혁신위와 비대위를 합쳐놓은 ‘혁신비대위’가 탄생했다. 지난 8일 정 위원장이 현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을 비대위원으로 영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당시 상황과 맞물린다. 정 위원장은 당시 친박계의 거센 반발에도 유승민 의원 등의 전격적인 복당을 밀어붙였다. 김희옥 비대위원장이 당무를 거부했고, 당시 권성동 사무총장과 공개 석상에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2개월짜리 김희옥 비대위는 결국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으나 당시 정 위원장이 구상했던 쇄신 로드맵은 여전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친박과 비박 사이에 낀 상태로 비대위를 구성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정 위원장이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 맏형이자 친윤(친윤석열)계 좌장으로 비대위를 직접 맡게 됐다. 주 전 위원장이 친윤과 비윤 사이에서 비대위원 인선부터 난항을 겪은 것과 달리 정 위원장의 주도적인 역할에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정 위원장이 추석 연휴 이후 공개할 비대위원 명단이 ‘정진석 비대위’의 1차 성적표를 가를 전망이다.이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도 주 전 위원장과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주 전 위원장은 이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은 물론 공개적으로는 화해의 제스쳐를 보내며 진화를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반면 정 위원장은 지난 9일 이 전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의 수락산을 거론하며 “수락산에 올라가서 한번은 당선이 되어야 할 것 아닌가.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 전 대표도 11일 페이스북에 “모두 당원 가입하기 좋은 연휴”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오는 14일에는 이 전 대표의 3·4차 직무·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심리가 열린다. 이 전 대표는 측은 “비대위 설치 자체가 무효이므로 무효에 터잡은 ‘새로운’ 비대위 설치, 새로운 비대위원장 임명 역시 당연무효”라며 정 위원장의 직무와 새 비대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을 냈다.
  • 이런 생각 했을 것 “여왕 여왕 여왕 하는데 정작 식민 책임 얘기는?”

    이런 생각 했을 것 “여왕 여왕 여왕 하는데 정작 식민 책임 얘기는?”

    여러분 중에도 아마 이런 의문이나 불만을 품은 사람이 없지 않을 것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사망과 장례, 국왕 승계 소식을 그렇게 많은 언론이 떠들썩하고 상세하게 다루면서도 정작 식민 통치에 대한 여왕의 책임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이냐고 말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정부에서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으로 일했던 로버트 스텐겔이 그날 MSNBC에 출연해 “미국 뉴스 네트워크들이 시간을 온통 엘리자베스 여왕의 장례에 할애하는 이유에 대한 여러분의 궁금증을 얘기해야겠다. 내 생각에 좋은 질문”이라면서 “권위가 세습되는 시대를 여전히 그리워하는 것이 미국인들의 약점이다. 이런 일이야말로 우리가 이제 막 빠져나오지 않았던가”라고 물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다음날 전한 데 따르면 스텐겔은 여왕의 5대 할아버지가 조지 3세로 미국이 반란을 일으켜 독립했을 때 영국 국왕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 역시 “필적할 수 없게 많은 헌신을 한 여왕을 추모하지만 영국 식민 운영에 대한 그녀의 책임을 비판하는 것도 피할 수 없다“고 했다.“1947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을 찾아 행한 그녀의 연설 클립을 들어보셨다. 그 해는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가 실질적으로 시작된 해였다. 그 연설은 영국 식민주의를 안내하는 그런 것이었다. 그 오랜 세월 그녀가 주관한 영국 식민주의는 세계 대부분에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다. 사람들이 봉기를 일으킨 그 어떤 것이다.” 백인이 아닌 거주자들을 인종적으로 차별하고 분리하는 아파르트헤이트는 남아공을 함께 식민지로 운영한 네덜란드와 영국의 인종차별과 식민지 유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70년 재임 기간 32개국의 국가수반이었다. 이 중 1961년 남아공을 비롯해 17개 나라가 영국 왕실과의 관계를 끊었다. 최근에는 바베이도스가 지난해 말 여왕을 국가수반에서 제거하며 공화국으로 전환했다. 남아공 국민들의 여왕 사망에 대한 반응은 영국 식민주의의 유산이 어떻게 왕실 가족에 대한 엇갈린 감정을 낳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마르크스주의 야당 경제 자유 투사는 로이터 통신에 “우리는 엘리자베스의 죽음을 추모하지 않는다. 영국과 우리 관계는 고통과 죽음, 압제, 아프리카 사람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여왕은 아파르트헤이트 종식에 앞장 선 뒤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오른 넬슨 만델라와 사이가 좋은 편이었다. 넬슨 만델라 재단은 여왕을 기리는 성명을 발표, “본인도 인정했는데 넬슨 만델라는 앵글로잭슨을 좋아했고 여왕과 친한 사이가 되면서 감옥을 나온 뒤에도 자주 전화를 주고받았다. 서로 이름만 부르며 존중과 공감을 스스럼없이 표현했다”고 전했다. 성명을 더 보자. ”마디바(만델라 문중 이름)에게 남아프리카의 과거 식민지 권력이 남아공의 새로운 민주공화국과 진심을 다하며 생산적인 관계를 맺는 일이 중요했다. 인생 말년의 마디바는 종종 남아공이 식민의 멍에를 벗어던졌다는 것을 여왕에게 상기시키면서 즐거워하곤 했다.”
  • 이준석 “한동훈 지지자는 주부층…내 대체재 안 돼”

    이준석 “한동훈 지지자는 주부층…내 대체재 안 돼”

    여권과 연일 각을 세우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지금 많이 위축돼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윤 대통령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자신의 “보완재로 삼으면 모를까 대체재는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과 9일에 걸쳐 공개된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이 위축돼 있다고 보는 이유로 “정치권에서 믿을만한 사람과 성과를 내는 사람이 누군지 파악을 잘 못하고 있기에 위축됐다고 표현한 것”이라며 “압도적으로 이길 것 같은 상황에서 겨우 이긴 기괴한 선거(대선)를 치렀고 그 선거 경험이 유일해 무엇 때문에 지지율이 오르고 내려가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무엇을 해야 국민이 좋아하는지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며 “대선 때 누가 표를 얻는데 기여했는지, 누가 표를 까먹게 했는지 분석을 잘해야 하는데, 행상(行賞)은 둘째 치고 논공(論功)도 제대로 못했다. 선거 끝나고 백서도 안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나를 들이받으면 지지율이 내려갔고 나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가) 손을 잡았을 땐 지지율이 올라갔다”며 “그게 팩트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아직까지 그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내후년 총선을 앞두고 한 장관을 키워 내 자리에 앉히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한데, 한동훈과 이준석 지지층은 완전히 다르다”며 “한 장관을 좋아하는 층은 주부층이 많고 이준석은 2030 인터넷 커뮤니티 세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을 자신의 자리에 “보완재로 삼으면 모를까 대체재는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장을 지낸 안철수 의원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왜 국민의힘이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대선 이기고 내가 빠진 동안 자기들끼리 기운 싸움을 했기에 그렇다”며 “인수위원장이 뭐하는 사람이기에 정부조직법도 안 만들었나. 자기들끼리 논공하다 망가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윤 대통령을 절대자, 권력자로 비판하고 있는 데 대한 대답으로는 “대통령이 나에 대한 적대감을 원 없이 드러내지 않았나”라고 했다. 그는 “목이 아파 약 먹어 가면서 선거를 치른 내가 왜 그런 소리(내부총질)를 들어야 하나.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이준석은 내부총질’과 같은 인식을 갖게 된 연유는) 유튜버 세계관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윤 대통령이 윤핵관을 멀리한다는 말이 있다’는 데 대해서는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어떤 특정한 계기로 윤핵관이 한 행동이 이상하다는 것을 (대통령) 본인이 깨달은 것”이라며 “그때 혹시 (윤핵관들이) 사기 친 거 아닐까‘ 되짚어보고 바로 잡을 게 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그런 게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본인이 진짜 당무를 신경 쓰고 싶지 않다면 당 대표 권위는 무조건 지켜줬어야 한다. 당 대표 권위를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주고 당 대표와 당무를 논의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국회 부의장을 맡고 있는 정진석 의원이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서는 “비대위도 그렇지만 국회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을 하겠다는 것도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 ‘댓글’로 바꾼 세상의 인식···프로댓글러들의 “나는 오늘도 댓글을 씁니다“

    ‘댓글’로 바꾼 세상의 인식···프로댓글러들의 “나는 오늘도 댓글을 씁니다“

    하루 평균 댓글 32만 시대댓글로 ‘형제복지원’ 알린 ‘댓글아저씨’“쉽게 실천할 수 있는 행위” 댓글의 순기능“‘배워서 남 주자’ 실천하는 소통의 장”온라인 포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자신의 의견을 나누는 ‘댓글’이 일상 깊숙이 파고들면서 어엿한 취미 생활의 일환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존에 익명성에 기댄 악성댓글(악플) 등이 사회 문제가 되면서 댓글을 많이 다는 ‘프로댓글러’에 안좋은 시선이 더 많았지만 댓글을 통해 공론화에 성공하는 등 댓글의 순기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지난달 국가폭력 사건에 의한 인권침해 사건이라고 밝힌 ‘형제복지원’ 사건 뒤에는 일명 ‘댓글아저씨’로 불렸던 이향직(50)씨의 활약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60년부터 1992년까지 부랑인으로 지목된 민간인을 경찰 등 공권력이 동원돼 시설에 강제 수용하고 그 안에서 폭행, 가혹행위, 사망 등 인권 침해가 발생한 국가 폭력 사건이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는 이씨는 형제복지원 사건이 지금처럼 공론화되기 전이었던 지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댓글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씨가 댓글의 위력을 느낀 것은 당시 우연히 접한 형제복지원 관련 기사에 ‘나는 13소대에 있었다. 함께 있었던 사람은 연락을 달라’며 자신의 번호를 댓글로 남기면서였다. 이씨는 “아무리 형제복지원이 지옥 같았어도 같이 지냈던 원생들과는 함께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 연락을 해보고 싶었다”며 “기대 반 의심 반으로 남긴 댓글을 보고 실제로 다른 형제복지원 생존자가 연락을 취해오면서 댓글의 힘을 느꼈다”고 말했다. 처음엔 자신이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 꺼려했던 이씨는 주변에서 “당신은 잘못한 게 없고 피해자일 뿐이다. 직접 겪은 피해를 용기 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이 또 다른 피해자들을 위한 운동이 될 수 있다”고 말해 마음을 고쳐먹었다. 며칠 간 자신이 가장 쉽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이씨는 댓글로 인해 다른 생존자와 연락이 닿았던 일을 기억하고 SNS 가입부터 시작했다. 이씨는 “자영업을 하고 있을 때라 당시 가게 알바생과 아내에게 어깨 너머로 SNS 사용법을 배워 수시로 밤을 새워가며 매일 100개가 넘는 댓글을 달았다”면서 “정치나 사회 분야의 모든 기사에 형제복지원 사건을 설명하는 장문의 댓글을 2년 간 달다보니 처음엔 ‘왜 관련도 없는 기사에 댓글을 다냐’며 반감을 가지는 반응이 많았다가 나중엔 제가 아니라 다른 네티즌들이 나서서 제 댓글을 ‘복붙’(복사+붙여넣기)해 올려주는 등 응원이 많아졌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네이버에서 지난 2일부터 일주일간 작성된 댓글은 하루 평균 32만 9935건에 이른다. 하루 평균 작성자 수 역시 13만 7314명으로 댓글은 이미 사회를 구성하는 소통 방식의 일환으로 자리잡았다. 서울 성북구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는 유병노(62)씨 역시 하루 10개씩 꾸준히 댓글을 다는 ‘프로댓글러’다. 대학교 앞에 위치한 사진관의 특성상 대학생 손님을 많이 만난다는 유씨는 미래 세대가 더 나은 사회에서 살길 바라는 마음에 정치와 사회 분야에 관심이 많아졌다. 유씨는 “댓글을 단다고 큰 변화가 있지는 않겠지만 이때껏 살면서 느낀 점과 배운 점을 공유하기 위해 ‘배워서 남 주자’는 마음으로 제가 아는 선에서 댓글을 단다”며 “댓글에 대댓글이 달리며 의견이 부딪칠 때도 있지만 제각기 다른 의견이 제시되고 공유되는 것이 댓글의 미학”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댓글의 순기능을 살리기 위한 여러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4월부터 댓글러 ‘팔로우’(구독) 기능을 도입했다. 기존에 언론사나 기자 등을 구독하는 것처럼 네티즌이 개별 ‘댓글러’를 구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2021년 4월 대비 5월 이용자 댓글모음 방문이 45%가 늘었던 만큼 댓글 개인화 추세가 뚜렷하다”며 “댓글러도 한 명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고 각자 선호하는 댓글러와 댓글을 수집하면서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 정치권 추석 인사 메시지 핵심 키워드는 ‘민생’…정쟁 대한 반성도

    정치권 추석 인사 메시지 핵심 키워드는 ‘민생’…정쟁 대한 반성도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는 추석 인사에서, 한 목소리로 민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민생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폭우와 태풍이 할퀴고 간 뒤 맞은 명절인만큼, 일부 인사말에는 정치가 민생을 뒷전으로 미루고 정쟁에만 매몰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담겼다.윤석열 대통령은 9일 공개된 추석 인사 영상에서 “경제가 어려울 때 더 고통 받는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넉넉하게 보듬는 사회를 만들겠다”면서 “정부와 의료기관, 그리고 이웃이 힘을 합쳐 사회안전망에서 어느 누구도 소외되는 분들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의 추석 인사에서도 ‘민생’, ‘민심’ 키워드는 빠지지 않았다.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10일 페이스북에 지역민들을 만나 인사하고 성묘하는 사진을 올리면서 “마음 따뜻한 추석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라고 썼다. 지난 9일에는 “공주 부여 청양 전통시장을 돌며 추석 민심을 들었다”라면서 “민생 위기 극복에 진력해달라는 주문이 어느 때보다 절절하게 들렸다”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지난 8일에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함께 ‘정진석 비대위’ 첫 일정으로 서울역에서 ‘힘 나는 민생 경제’, ‘따뜻한 한가위’라는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 인사하기도 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국민 안전’. ‘국민 목소리’ 등 국민을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한가위 보름달과 같은 희망찬 민생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국민 목소리를 더 경청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즐거운 명절이 되어야 하지만, 수해 이재민 등 우리 사회 곳곳에는 추석 명절을 제대로 보내기 힘든 이웃들이 많이 계신다”라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이분들이 조속히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연휴 전인 지난 8일 추석 인사 영상에서 ‘민생’을 6번 언급하면서 “저와 민주당은 국민 우선, 민생 제일의 기치 아래 실용적 민생 개혁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풍성한 명절 연휴가 되어야 하지만 고단한 민생에 많은 국민께서 참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다”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민생을 살리지 못하는 정치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또한 같은 날 올린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는 민생을 외면한 정치를 지적했다. 이 대표는 “풍성하고 따뜻해야 할 한가위를 앞두고 마음이 무겁다. 물가 금리 실업 등 국민의 고통이 너무 크다”라면서 “국민이 맡긴 권력은 오로지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데 사용되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민생과 경제는 뒷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추석 직후에라도 바로 만나 지금 우리 정치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국민의 물음에 답해드리자”고 제안했다.
  • 불 꺼지자마자 무장한 美 경찰 급습, 中부부 억대 보상금 수령

    불 꺼지자마자 무장한 美 경찰 급습, 中부부 억대 보상금 수령

    전기료를 절약하기 위해 낮에는 태양열 에너지를 주로 이용하고, 밤에는 소등한 채 생활했던 ‘자린고비’ 부부가 되려 미국 경찰들의 급습으로 피해를 입어 거액의 보상금을 수령하게 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카운티에 거주하는 중국인 부부의 집에 지난해 여름 무장한 경찰들이 들이닥쳐 부부가 크게 놀라고 두려움에 떠는 등 심각한 물적, 심적 피해를 보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고공행진 중인 미국의 전기료를 감당할 수 없던 탓에 낮에는 지붕에 설치해뒀던 태양에너지 패널을 이용해 저장한 소량의 태양 에너지를 사용했고, 밤에는 주로 소등한 채 최소한의 전기료만 지출해왔다. 하지만 이게 되려 부부를 곤란한 처지에 이르게 할 줄은 당시 그들은 상상하지 못했다.리버사이드 카운티 경찰국은 평소 부부의 이웃집 전기료와 비교해 지나치게 낮은 전기료가 정산되는 중국인 부부의 사정을 기이하게 여겼고, 이들 부부가 이웃들의 전기를 무단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급기야 관할 경찰국은 지난해 8월 총 두 채의 부동산을 소유한 부부의 집을 급습해 불법 전기 도난 행각을 벌이고 있는지를 확인하기에 이르렀던 것. 사건 당시 경찰들은 외부에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부부의 주택 안쪽에 대마초 등 마약류 식물이 불법 재배되고 있을 것이라는 의심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찰들의 이 같은 의심과 다르게 부부의 생활상은 오히려 매우 소박하고 검소했다.이날 사건으로 곤경에 처한 것은 오히려 관할 경찰국이었다. 당시 부부의 주택 두 채 내부를 급습한 경찰 중 한 명도 부부 집에 대한 수색 영장을 소지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시 부부의 주차장에서 약 15분간 머물렀고, 이 일을 계기로 부부는 관할 지방 법원에 해당 경찰국을 고소해 거액의 피해 보상금을 수령하게 됐다. 지난 8일 관할 지방법원은 ‘부부가 법을 어긴 혐의가 없으며 경찰들의 급습으로 인해 부부의 주택 창문이 파손, 총 6천 달러의 피해를 보았다.’면서 ‘그 외도 공권력을 남용 등으로 피해가 크다는 점에서 총 13만 6000달러(약 1억 8800만원)의 보상금을 부부에게 지급하라’는 판결문을 공개했다. 한편, 이 소식이 공개된 직후 중국 매체들은 현지 분위기를 잇달아 보도하며 ‘미국이 공권력을 남용해 중국 부부를 타깃으로 삼아 무고한 중국인을 공포에 떨게 했다’면서 ‘이 사건은 미국 경찰 스스로 매우 비전문적이며 부끄러운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낸 일’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역대 최장수 총리인데…왜 일본인들은 아베 총리 국장에 반대하나

    역대 최장수 총리인데…왜 일본인들은 아베 총리 국장에 반대하나

    “단기간에 이렇게나 서명이 모인 것은 국장에 국민의 불만이 얼마나 압축됐는지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르포라이터 가마타 사토시는 지난 5일 도쿄 중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린 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國葬) 반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가마타를 비롯해 일본의 대표적인 사회학자인 우에노 지즈코 도쿄대 명예교수 등이 각각 주도한 아베 전 총리 국장 반대 온라인 서명 운동 결과 28만명이 국장 중단을 요구했다. 특히 우에노 교수 등이 주도한 서명 활동은 지난달 23일 시작해 2주 동안 15만명 넘는 인원이 국장 반대에 서명했다. 오는 27일 도쿄 부도칸에서 열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이 10일 현재 2주가량 남았지만 일본 내 반대 여론은 갈수록 들끓고 있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2~4일 유권자 107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시다 총리가 아베 전 총리 국장 실시를 결정한 데 대해 ‘평가하지 않는다’(반대)는 56%로 ‘평가한다’(찬성)의 38%를 크게 웃돌았다. 이 신문이 지난달 같은 내용으로 여론조사를 했을 때 국장 찬성 의견은 49%, 반대 의견은 46%로 찬성의견이 근소한 차이로 많았다. 하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서 국장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을 뒤집은 데다 반대 응답률도 과반을 넘었다. 정치 활동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은 일본에서 아베 전 총리 국장에 대해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반대 의견이 터져 나오고 있다. 헌정 사상 8년 8개월의 최장수 총리인 데다 그 이름에 걸맞지 않은 암살이라는 비극적 죽음을 맞이한 아베 전 총리에 대한 국장에 일본인들의 반대가 그토록 거센 것일까.일본에서 아베 전 총리 국장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세금’ 문제가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6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국장 비용으로 약 2억 5000만엔을 올해 예산 일반예비비에서 지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외국 인사 접대비나 국장 경비 등의 내역은 밝히지 않았다. 대규모 세금이 들어가는 데 대한 비판이 우려돼 감춘다는 지적이 나오자 일본 정부는 지난 6일 뒤늦게 최종 내역을 공개했다. 앞서 2억 5000만엔 이외에 경비 및 외국 인사 접대비 등으로 14억엔가량이 들어가면서 총 16억 6000만엔(약 162억원)이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뒤늦게 최종 비용을 공개했지만 국장으로서는 패전 후 두 번째인 데다 역대 일본 총리의 장례식으로는 가장 큰 비용이 투입되면서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더욱 쏟아지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8일 중의원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국장 비용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날 여러 행사와 비교해서도 타당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최초 국장이었던 1967년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의 국장 비용은 1804만엔이었고 전액 국비로 치러졌다. 2020년 정부와 자민당의 합동장으로 치러졌던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장례 비용은 1억 9000만엔이 들어갔다. 당시 지나치게 고액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정부와 자민당이 절반씩 부담했다. 아베 전 총리에 대한 국장 반대가 큰 데는 세금 문제도 있지만 그가 국장을 치를 만큼의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도 많다. 요시다 전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재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 국장이 치러졌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아베 전 총리 국장을 강행하면서 그가 최장수 총리를 지내며 국정 운영에 이바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과오는 더 많다. 아베 전 총리가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의 ‘모리토모·가케학원 스캔들’, 국가 예산이 들어간 정부 행사를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으로 수사가 진행됐던 ‘벚꽃을 보는 모임 스캔들’ 등 각종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태다. 도쿄신문은 6일자 사설에서 “국장에 대한 근거 법령이 없음에도 국가권력의 최고 기관으로 입법부인 국회를 거치지도 않고 내각의 독단으로 정한 것은 ‘법치주의’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국장에 대한 일본 내 뿌리깊은 거부감도 아베 전 총리 국장을 반대하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국장의 성립 메이지국가와 공신의 죽음’이라는 책을 쓴 미야마 준이치 주오대 교수는 마이니치신문에 “국장은 천황(일왕) 아래 국민을 통합하는 역할을 하고 태평양전쟁 시절에는 전쟁 동원의 장치로 이용됐다”며 “지금의 일본 사회에서 국장이 같은 역할을 하고 있진 않겠지만 장래에 정권에 악용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아베 전 총리 국장에 일본 국민이 반대하는 데는 때아닌 국장을 통해 과거 군국주의 사회로 회귀시키는 게 아니냐는 두려움이 깔렸다는 이야기다. 특히 아베 전 총리 국장이 가까워질수록 반대 여론이 더 많아지는 데는 그의 암살 원인이었던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전 총리뿐만 아니라 자민당 내 상당수 의원이 이 종교와 유착 관계가 있었다는 점이 끊이지 않고 드러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0일 이 종교와 관련 있는 각료를 배제하는 등 조기 개각을 단행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하지만 새롭게 임명된 각료의 상당수도 이 종교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태가 수습되지 않고 있다. 또 자민당은 8일 이 종교와 접점이 있는 의원이 전체 379명 가운데 약 절반인 179명이라고 발표했다. 자민당은 앞으로 이 종교와 일절 관계를 갖지 않겠다고 강조했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8일 이 종교와 접점이 깊은 아베 전 총리를 국가적으로 추모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해당 종교와의 관계는 본인이 사망한 지금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 ‘쌍끌이 흥행’ 임윤아 “장르 불문 종횡무진 하는 이유요?”

    ‘쌍끌이 흥행’ 임윤아 “장르 불문 종횡무진 하는 이유요?”

    “저는 막연하게 쉬는 것 보다 바쁘게 일하는 것에 더 익숙해요. 응원해주는 팬분들을 보면서 힘을 내죠.” 임윤아(32)는 요즘 누구보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로 매 주말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고, 추석 연휴에는 영화 ‘공조2:인터내셔날’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지난달에는 그룹 소녀시대의 15주년 활동을 마쳤다. 최근 화상으로 만난 그는 이처럼 영화, 드라마, 가요계를 종횡무진하는 원동력으로 ‘팬들의 에너지’를 꼽았다. “예전에는 팬들이 저를 보고 힘을 얻는다는 말이 잘 와닿지 않았는데, 이제는 제가 팬들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비결은 팬들과 좋은 에너지를 주고 받는 데 있는 것 같아요.” 그에게 ‘공조2’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영화 데뷔작일 뿐만 아니라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로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갔기 때문이다. ‘공조1’에서 북에서 온 철령(현빈)에게 일방적인 짝사랑을 표현했던 민영(임윤아)은 이번엔 FBI 요원 잭(다니엘 헤니)에게 한눈에 반한다. “민영이 약간 가벼워 보일 수도 있지만, 잭이 워낙 멋진 캐릭터로 나오기 때문에 무리한 설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두 분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에서 민영의 매력이 더 살아나는 것 같고, 전편에 비해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 만족해요.” 임윤아는 “‘공조1’에서 철령이 다가갈 수 없는 거리감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이번에는 인간적이고 편안한 점이 많이 보여서 개인적으로 더 좋았다”면서 “많은 분들이 민영에 감정 이입해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봉일에만 21만명을 동원하며 순항하고 있는 ‘공조2’는 남북한 형사 콤비 강진태(유해진)와 림철령은(현빈), FBI 요원 잭(다니엘 헤니)이 북한 출신 범죄조직 우두머리 장명준(진선규)를 검거하기 위한 공조 수사를 벌인다는 내용. 민영은 세 사람의 공조 작전에 투입되는 등 전편에 비해 활동 범위를 넓혔다. “‘공조’ 뿐만 아니라 멋진 카리스마를 뿜을 수 있는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영화 ‘엑시트’ 때 몸 쓰는 연기를 했던 경험은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제대로된 액션 연기에도 꼭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그는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빅마우스’에서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권력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변호사 박창혁(이종석)의 아내 고미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극중 미호는 남편을 구하기 위해 교도소를 장악한 흉악범들과의 육탄전을 벌이는 행동파다. “미호는 매사에 당차고 직진하는 매력이 있어요. 실제 저 보다 더 대범하고 능동적인 면을 갖춘 인물이죠. 연기하면서 현명하고 지성미 있는 미호의 모습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아이돌 출신 배우로 성실하게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임윤아. 그는 “가수와 연기 모두 각기 다른 매력이 있어서 둘 중 하나만 고르기는 어렵다”면서 “체력 안배를 잘 해서 꾸준하게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요즘 저를 보면서 꿈을 키웠다는 후배들을 보면 너무 신기해요. 저도 그런 마음으로 다른 선배님들을 보면서 지냈던 때가 있었거든요. 앞으로도 제게 주어진 계단을 차곡차곡 충실하게 걸어가면서 한단계씩 성장하고 싶습니다.”
  • 정권 바뀌면 반복되는 ‘흑역사’… 진영 간 정치보복 이젠 끊어야[김성수의 뉴스 톺아보기]

    정권 바뀌면 반복되는 ‘흑역사’… 진영 간 정치보복 이젠 끊어야[김성수의 뉴스 톺아보기]

    “한국의 민주화를 위한 미국의 압력은 내정간섭이 아니다. 국민과 유리(遊離)된 소수의 독재 정권이냐,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대다수 국민이냐, 미국 정부는 둘 중 하나를 분명히 선택해야 할 때가 왔다.” 1979년 9월 김영삼(YS) 신민당 총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유신의 심장을 직격한 발언에 박정희 대통령은 대로한다. 김 총재의 발언은 반민족적 사대주의이며 정치인의 체통을 손상시켰다고 몰아갔다. 박 대통령은 10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제1집권당인 공화당과 제2집권당인 유정회를 총동원해 제1야당 총재를 국회의원직에서 제명한다.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의원직에서 제명된 뒤 YS는 “영원히 살기 위해 일순간 죽는 길을 택하겠다”고 말한다. 훗날 더 유명해진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도 이때 나온다. 침묵하고 있던 민심도 YS 제명 파동을 계기로 폭발한다. 2주일도 안 돼 부마민주항쟁이 터진다. 이어 심복의 총격을 받은 박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유신정권은 무너진다. 앞서 1973년 8월 8일엔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지시로 중정 요원 40여명이 동원돼 일본 도쿄 한복판 호텔에서 김대중을 납치한다. 1971년 7대 대통령선거에서 야당 후보였던 김대중이 의외로 선전하며 대권을 위협하자 화들짝 놀란 박정희 정권이 정적을 납치해 살해하려던 명백한 정치테러였다. 신군부로 이어진 독재정권 때도 야당을 대상으로 한 무지막지한 정치탄압과 정치보복은 끊이지 않았다. 1993년 김영삼 정부가 출범한 이후 폭력을 앞세운 정치테러는 사라졌지만 이번엔 전직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보복 논란이 반복된다. 물러난 대통령을 향해 검찰의 칼날이 겨눠지면서 전직 대통령과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청와대를 나온 대통령이 감옥으로 직행하는 게 하나의 코스처럼 여겨지면서 정치보복의 흑역사가 새로운 프레임으로 자리잡았다. 피살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극단적인 선택을 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이런 수난을 겪지 않은 사람은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정도뿐이다.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는 말도 있지만, 권력의 정점에서 불법행위를 했다면 대통령이라고 책임을 피해 갈 수는 없다. 하지만 당하는 쪽에선 없는 사실까지 탈탈 털어서 조사한 정치보복이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한다. 칼자루를 잡은 쪽에서 아무리 적법한 적폐청산의 산물임을 강조해도 소용없다. 전직 대통령들이 사법처리가 된 이후에도 좀처럼 사과나 반성을 하지 않는 이유다. 2017년 10월 국정농단으로 구속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판에서 작심한 듯 정치적 책임은 몰라도 법적 책임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재임 기간 그 누구로부터도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들어준 사실이 없다”면서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이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고 주장하며 재판을 거부했다. 2018년 1월 이번엔 검찰 소환을 앞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개인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의 정치보복을 보며 대한민국의 근간이 흔들리는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자신에 대한 수사는)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전직 대통령뿐만 아니다. 사법처리가 끝나도 억울함을 호소하는 정치인은 ‘정치보복’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대법원은 2015년 8월 20일 헌정 사상 첫 여성 국무총리이며 제1야당 대표를 지낸 한명숙 의원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8억 8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다. 불법 정치자금 9억여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법리에 따른 판결이 아닌 정치권력이 개입된 불공정한 판결입니다. 역사와 양심의 법정에서 저는 무죄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으로 시작된 정치보복이 한명숙에서 끝나길 빕니다.” 한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정치보복과 적폐청산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적폐청산에 권력이 부당하게 개입하면 언제든 정치보복으로 둔갑할 수 있다. 진영 간 정치보복이 반복되는 악순환은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로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정치권에서도 정치보복금지법을 만들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지만 위헌 소지 등을 이유로 매번 좌절됐다. 그래도 여전히 정치권에서는 정치보복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3·9 대선을 앞두고 지난 2월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서도 안철수 후보가 정치보복 문제를 화두로 꺼냈다. 그는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되든지 앞으로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는 ‘대국민선언’을 하자고 불쑥 제안했다. 윤석열 후보는 “그게 헌법의 자유민주주의 기본원칙인데 그걸 뭐 선언까지 해야 되는지…”라며 “뭐 하면 또 나쁠 것이야 없겠습니다만, 하여튼 당연한 말씀”이라고만 답했다. 정치보복은 안 하겠지만 대국민선언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안 후보가 예견이라도 한 것처럼 올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정치보복 이슈가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검찰이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낸 게 도화선이 됐다. 공직선거법 공소시효(9일)가 종료되기에 앞선 적법한 절차라고 검찰이 설명을 했지만 민주당은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조사는 야당탄압이고 정치보복이라며 격분했다. 이 대표도 “아주 오랜 시간을 경찰, 검찰을 총동원해 이재명을 잡아 보겠다고 (수사)했는데 결국 말꼬투리 하나 잡은 것 같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여야의 거친 말싸움도 이어졌다. “죄 없는 김대중을 잡아갔던 전두환과 윤석열 대통령이 뭐가 다르냐”고 민주당은 쏘아붙였다. 여당 쪽에선 “선거는 가장 치열한 정치다. 그래서 허위사실 유포는 가장 엄하게 처벌한다.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는데 검찰이 이재명을 소환하는 건 당연하다”(이인제 전 의원)는 반박이 나왔다. 이 대표는 지난 6일로 예정됐던 검찰 소환을 거부했다. 민주당은 대신 김건희·이재명 ‘쌍특검’으로 구도를 잡아 가는 한편 윤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하는 초강수를 뒀다.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하고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안을 제출하는 강 대 강 맞대결이 지속되면서 정국은 급속히 경색될 것으로 우려된다. 대한민국이 사상 초유의 복합위기에 빠졌다는데 여야 모두 제1과제로 뽑은 민생과 협치는 뒷전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안타까운 일이다.
  • 책을 사는 것, 읽을 시간도 사는 것…책과 사는 것, 어떻게 사느냐 결정[김언호의 서재탐험]

    책을 사는 것, 읽을 시간도 사는 것…책과 사는 것, 어떻게 사느냐 결정[김언호의 서재탐험]

    ●이른 새벽에 검찰에 연행됐다 1992년 10월 29일 새벽. 네 명의 검찰 수사관이 집으로 밀어닥쳤다. 출판인 장석주는 곧장 서울지검으로 연행돼 갔다. 연세대 마광수 교수가 이미 연행돼 와 있었다. 검찰은 마 교수가 그해 써낸 장편소설 ‘즐거운 사라’를 ‘음란물’로 규정했다. 검찰권력은 마 교수와 책을 펴낸 청하출판사 장석주 대표를 ‘음란문서 제조 및 반포’ 혐의로 몰아 그날 저녁 8시에 전격 구속했다. 두 사람은 포토라인에 세워졌고 언론들은 신나게 사진을 찍었다. 그날 밤 텔레비전 9시 뉴스는 두 문화인의 구속을 난리가 난 듯이 보도해댔다. 검찰은 작가와 출판인을 이미 6개월 전부터 수사하고 있었다. 국무총리 현승종은 “어찌 이런 야한 내용이 공공연하게 출판될 수 있느냐”면서 화를 냈다는 것이었다. 뒷날 검찰총장이 되는 김진태가 담당 검사였고, 이건개가 서울지검 검사장이었다. 두 ‘공범’은 포승줄에 묶이고 수갑을 찬 채 끌려다니다가 두 달 만에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으로 풀려났다. 진보적인 이념으로 민주화운동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1980년대에 마 교수는 단독자로 성(性)담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청하출판사에서 이미 ‘상징시학’, ‘심리주의 비평의 이해’, ‘마광수 문학론집’을 펴냈다. “그는 독특한 유형의 천재였습니다. 솔직하고 유쾌한 성정의 사람이었습니다.” 검찰권력이 들이댄 문학의 잣대는 그 작가와 그 출판인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사건이 됐다. 마 교수는 재직하던 연세대로부터 추방당했다. 법정 싸움을 통해 해직과 복직을 반복해야 했다. 결국 2017년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심약하고 고립된 예술가에게 이 사회는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한 문학가를 우리 사회 전체가 공모해서 죽인 것입니다. 빈센트 반고흐의 자살도 ‘사회적 타살’이라고 하듯이, 마 선생의 죽음도 자살의 형식을 빌렸지만 우리 사회가 타살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그를 ‘변태’라고 몰아세워 죽음에 이르게 했습니다.” 출판인 장석주에게도 ‘즐거운 사라’ 사건은 인생의 변곡점이 됐다. 그해 12월 30일 ‘석방’됐지만, 1993년 1월 3일 새해를 맞아 서귀포로 가서 한 달을 머물며 고민했다. 결국 출판을 접기로 했다. 청담동의 사옥과 대치동의 집을 팔고 출판사를 정리했다. 1억원이 남았다. 의왕시로 가서 30평형 아파트를 세 얻었다. 책 만들기 13년 만이었다. 나름 개성 있는 책들을 기획해 냈다. 베스트셀러를 여럿 펴냈다. 서정윤의 시집 ‘홀로서기’(1987)는 200만 부의 슈퍼셀러였다. 몇만 권씩 읽히는 ‘니체전집’ 10권도 여느 출판사가 펴내지 못하는 기획이었다. 장 그르니에 선집을 펴냈고 인문과학시리즈 ‘청하신서’를 펴냈다. 1979년 고려원에 입사해 3년 동안 편집자로 일하다가 1982년 청하출판사를 창립해 500종 이상을 출간했다. 책에 대한 장석주의 헌신은 개성 있는 출판사 청하의 이미지를 출판계에 각인시켰다. “출판사명 ‘청하’(淸河)는 아들의 이름이었습니다. 아들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않는 책을 만들자는 소박한 생각을 했습니다.”●정독도서관, 청소년 시절의 책 읽기 그가 펴낸 책들과 작가들이 그를 말한다. 미국 시인 실비아 플라스는 32세에 자살한다.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독일 시인 파울 첼란도 센강에 투신자살한다. 멕시코의 시인 옥타비오 파스의 ‘태양의 돌’과 프랑스의 시인 프랑시스 퐁주의 ‘사물시편’이 그의 정신의 한 내면일 것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를 성찰하는 실존의 문제가 그의 가슴에 내재하고 있지 않았을까. 이 땅의 젊은이들이 온몸으로 온정신으로 책 읽고 행동하는 시대, 그 혁명적 정조(情調)의 시대에 출판인 장석주의 책 만들기는 인간의 본성탐구 그것이었을 것이다. 1955년 충남 논산의 농촌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장석주는 10세 때 가족과 함께 서울로 이사 왔다. 아버지는 가난한 목수였다. 서울에서 장석주가 만난 책의 세계는 ‘문화충격’ 그것이었다. 책은 무한의 총체였다. 학급문고와 친구들과 형들이 읽던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독서가 장석주의 탄생이었다. “청운중학교 시절, 친구 집에서 빌려 온 오영수 전집을 단숨에 읽고는 제 안의 노스탤지어가 폭발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김소월의 압도적인 영향 아래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학원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 수업보다 정독도서관에서의 책 읽기가 그의 모든 것이었다. 1970년대 박정희의 권위주의 권력은 학교를 병영화시켰다. 그는 책의 세계로 도피했다. 저항의 몸짓 같은 것이었다. 정독도서관은 독서로 구현되는 피안의 세계였다. 황순원·김동리·손창섭·이제하·김승옥·이청준·박태순·이문구·박상륭·황석영·최인호 같은 한국소설가들, 고은·김종삼·김수영·김지하·황동규·신경림·김영태 같은 한국시인들, 카프카·카뮈·헤세·헤밍웨이 같은 국외 소설가들, 니체·바슐라르·사르트르·프로이트·융 같은 철학가와 사상가를 가리지 않고 읽었다. 미술사·성서고고학을 탐독했다. 노트했다. 정독도서관 시절의 이 노트들과 습작들이 1979년 신춘문예에 당선되는 시와 평론의 기초가 됐다. “저는 정독도서관에서 동과 서, 어제와 오늘의 책들을 두루 찾아 읽으면서 청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어깨 너머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던 정독도서관 열람실에서의 책 읽기는 잊을 수 없는 세월이었습니다. 희망 없는 내일과 궁핍이 의식을 옥죄었지만, 날마다 책 읽는 것으로 그 고통을 견디어 냈습니다.” 그토록 책 읽기에 매달린 것은 책이 그를 새로운 의미의 존재로 이끄는 충만한 세계이기 때문이었다. “책은 심오한 통찰로 이루어진 위대함, 무한한 사유와 창조를 이끄는 촉매제였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자주 샛길로 빠져 엉뚱한 영역에서 헤맸지만, 그 자체가 경이로웠습니다. 그 일탈의 경험은 또 다른 사유와 무한한 형태의 창조적 진화에 이르게 하는 것이었지요. 책의 권능이었지요. 저는 독서를 즐거움의 수단으로 삼았지만, 이 즐거움이야말로 제 안의 ‘혁명’이자 ‘결단’이었습니다.” 20대 초반에 그가 읽은 다양한 문학이론서들. 프랑스의 가스통 바슐라르의 책들, 김우창과 김현의 비평서들이었다. 문학의 내재적 가치에 눈뜨고 나름의 방법론을 세웠다. 문학비평으로 가는 길이었다. 책 읽기는 그의 삶의 대안이었고, 사유의 모든 것이었다. 책 읽기로 시인이 됐고, 평론가가 됐고, 저술가가 됐다. “시와 철학은 오성(吾性)을 향하는 길에서 방법론적 차이를 가질 뿐 한 혈통입니다. 시는 상상력을, 철학은 사유를 방법론적 매개로 삼습니다. 시는 자명함을 배제함으로써 자명함에 닿고, 철학은 의미를 배제함으로써 의미에 닿습니다. 철학은 상식·대화·지혜 너머로 나아가려는 사유 속에서 뜨겁게 달아올라 빛을 내는 행위입니다.” ‘나는 읽는다, 고로 존재한다.’ 장석주에게 가장 진실한 명제일 것이다. 읽음으로써 그는 현실 속에서 실체를 구현해 내는 것이었다. 독서가 장석주! ●니체와의 만남 “제 인생 철학책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였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생각하고 생각했습니다. 니체의 철학은 벼락처럼 제 머리에 꽂혔습니다. 니체의 책들이 굶주린 짐승처럼 그르렁거리는 인식욕을 채워 주는 한편 제 절박한 내적 필요에 응답했습니다. 20대 때 저는 광대의 역할을 떨치고 일어나 사자의 심장을 갖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니체는 제게 속삭였습니다. ‘나는 너의 미로다’라고. 저는 굶주린 자가 젖과 꿀에 탐닉하듯이 니체 철학의 정수를 정신없이 들이켜며 철학이 건네주는 황홀과 도취 속에서, 부정의 정신에서 긍정의 정신으로 돌아섰습니다. 어느 순간 삶에 얽힌 매듭들이 주르륵 풀렸습니다. 더는 삶을 버거워하며 우울감에 빠지거나 주눅들지 않았습니다.” 장석주가 그동안 읽고 모은 책들이 3만 권이 된다. 온갖 책들의 섭렵이다. 그가 소장하고 있는 시집이 물경 5000권이나 된다. 소설이 수천 권이 될 것이다. 문학이론·인문서·예술서들이 또 얼마나 될까. 이렇게 다양한 책들을, 때로는 여러 번씩 읽다 보니 100권이 더 되는 책을 저술해 냈다. 장석주는 자신을 ‘산책자’ 겸 ‘문장노동자’라고 칭한다. 사람들은 그를 ‘인문학 저술가’라고도 부른다. 책의 내용을 널리 알리고 책 읽기를 권하는 ‘독서교사’가 됐다. 세상의 친구들에게 책의 가치를, 독서의 즐거움을 알리는 작업이란, 책과 책 읽기를 사랑하고 스스로 출판해 낸 그에게는 운명 같은 일이다. 그가 북리뷰해서 써낸 책들이 열 권을 넘어서고 있다. 젊은 친구들에게 책의 가치와 즐거움을 이야기해 주는 일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행복하다. 그가 써낸 책들이 우리 현대문예사의 한 장르가 돼 가고 있다. 첫 시집 ‘햇빛사냥’으로부터 가장 최근의 시집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등 18권의 시집을 냈다. 문학을 통해 본 현대한국의 사회문화사인 ‘20세기 한국문학의 탐구’(전 5권), ‘일상의 인문학’, ‘이상과 모던뽀이들’, 이광수에서 배수아까지의 작가론인 ‘나는 문학이다’, ‘풍경의 탄생: 한국시의 이미지 계보학을 위해’, 동양철학에서 우리 시를 읽는 ‘상처 입은 용들의 노래’, ‘은유의 힘’ 등이 그것이다. ‘한 완전주의자의 책읽기’가 기억에 남는 한 권의 책이다. ●생의 고비마다 책이 있었다 보르헤스는 말했다. “쟁기와 칼은 손의 확장이다. 그러나 책은 그 이상이다. 책은 기억의 확장이다”라고. 한두 권의 책이 아니라, 수많은 책들 속에서, 그 책들의 내면을 탐험하면서 그는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낸다. “살아온 인생을 되짚어 보면 항상 중요한 국면마다 책이 있었습니다. 아직 뼈가 약하고 살이 연할 때 저를 키우고 단련한 것도 책이고,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해 스스로 낙오자가 되어 시골로 내려와 쓸쓸한 살림을 꾸릴 때, 힘과 용기를 준 것도 책이었습니다. 평생을 책과 벗하며 살아왔으니, 제가 읽은 책들이 곧 내 우주였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제 안에 다정함이나 너그러움, 취향의 깨끗함, 투명한 미적 감수성, 올곧은 일에 늠름할 수 있는 용기가 손톱만큼이라도 있다면 그것은 모두 책에서 얻은 것입니다.” 독서가 장석주의 시 ‘대추 한 알’이 교과서에 실려 있다. 수많은 책들이 합창하면서 창출해 내는 그의 정신의 한 풍경일 것이다. “저는 늘 책을 삽니다. 책을 사들일 때 책을 읽을 시간도 함께 사는 것입니다. 책을 읽고 싶다면 서점에 나가 책을 사십시오. 그래야 비로소 책을 읽을 시간도 얻습니다. 인생은 책을 얼마나 읽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한길사·한길책박물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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