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권력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2차대전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1,256
  • 野 “檢, 이화영 회유”… 한동훈 “최악의 사법 방해”

    野 “檢, 이화영 회유”… 한동훈 “최악의 사법 방해”

    더불어민주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현안 질의에서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에 대한 재판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이날 한 장관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최근 통장 잔고 위조 혐의로 법정 구속된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한 장관은 “이 사안은 사법시스템에 따라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민주당처럼 이 부지사 진술을 번복하기 위해 사법시스템에 개입하려는 시도는 이 재판 내내 없었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동문서답한다”고 언성을 높였고, 한 장관은 “여기는 소리 지르는 데가 아니지 않나. 제가 훈계 들으려고 온 것은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최측근이 이 전 부지사를 찾아가 당에서 최대한 돕겠다는 말을 했다”는 보도 내용을 언급하자 한 장관은 “관련자의 구체적 진술이 보도됐다고 그 내용을 번복하기 위해 공당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잘못됐다”고 맞장구쳤다. 앞서 한 장관은 전체회의에 들어가기 전에도 이 전 부지사가 검찰 회유로 진술을 번복했다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 “권력을 악용한 최악의 사법 방해이자 스토킹에 가까운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최근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방식을 기명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는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기 싫으면 안 한다고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시절 4대강 보 해체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최근 수해 피해와 연결하며 공세를 폈다. 박형수 의원은 최재해 감사원장에게 문재인 정부 시절 보 해체 결정 과정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며 “오송 지하차도 침수는 금강지류가 범람한 것인데 그만큼 치수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4대강의 재자연화가 문재인 정권의 국정과제라 이미 결정해 놓고 진행한 것”이라며 “산업통상자원부가 월성원전을 조기 폐쇄하기 위해 경제성 평가를 조작했다는 것과 닮았다”고 비판했다. 최 원장은 “두 사안이 좀 닮은 점은 기한을 정해 놓고 그 기한 안에 결정을 서둘러서 했다는 면”이라고 답했다.
  • 박범계 ‘尹장모 의혹’ 묻자…한동훈 “민주당 처럼 재판에 개입 안해”

    박범계 ‘尹장모 의혹’ 묻자…한동훈 “민주당 처럼 재판에 개입 안해”

    더불어민주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 현안 질의에서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 된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에 대한 재판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이날 한 장관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최근 통장 잔고 위조 혐의로 법정 구속된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한 장관은 “이 사안은 사법시스템에 따라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민주당처럼 이 부지사 진술을 번복하기 위해 사법시스템에 개입하려는 시도는 이 재판 내내 없었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동문서답한다”고 언성을 높였고, 한 장관은 “여기는 소리 지르는 데 아니지 않나. 제가 훈계 들으려고 온 것은 아니다”고 맞받았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최측근이 이 전 부지사를 찾아가 당에서 최대한 돕겠다는 말을 했다”는 보도 내용을 언급하자, 한 장관은 “관련자의 구체적 진술이 보도됐다고 그 내용을 번복하기 위해 공당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잘못됐다”고 맞장구쳤다. 앞서 한 장관은 전체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도 이 전 부지사가 검찰 회유로 진술을 번복했다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 “권력을 악용한 최악의 사법 방해이자 스토킹에 가까운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최근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방식을 기명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선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기 싫으면 안 한다고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시절 4대강 보 해체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최근 수해 피해와 연결하며 공세를 폈다. 박형수 의원은 최재해 감사원장에게 문 정부 시절 보 해체 결정 과정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며 “오송 지하차도 침수는 금강지류가 범람한 것인데 그만큼 치수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4대강의 재자연화가 문재인 정권의 국정과제라 이미 결정해놓고 진행한 것”이라며 “산업통상자원부가 월성원전을 조기 폐쇄하기 위해 경제성 평가를 조작했다는 것과 닮았다”고 비판했다. 최 원장은 “두 사안이 좀 닮은 점은 기한을 정해 놓고 그 기한 안에 결정을 서둘러서 했다는 면”이라고 답했다.
  • ‘체면’ 중시하는 중국이 친강 외교부장 ‘날린’ 이유 [핫이슈]

    ‘체면’ 중시하는 중국이 친강 외교부장 ‘날린’ 이유 [핫이슈]

    중국은 전통적으로 체면(미엔즈, 面子)을 중시하는 국가다. ‘죽은 후에도 체면이 중요한 탓에 살아서도 생고생을 한다’(死要面子活受罪)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다.  중국 당국이 한 달 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비추지 않았던 친강 중국 외교부장을 면직시키고, 그 자리에 전임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무위원을 다시 앉혔다.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얼굴’이라고도 할 수 있는 외교부장의 갑작스러운 교체는 당국 입장에서 ‘체면이 깎이는’ 것과 다르지 않다.  미국 예일대 폴 차이 중국센터의 니콜라스 베클린 선임 연구원은 알-자지라와 한 인터뷰에서 “이는 중국에 엄청난 당혹감을 안겨줄 것”이라면서 “친강은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얼굴이며, 이것(친강의 면직)이 중국 외교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간과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이 ‘외교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친강을 면직한 정확한 사유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중화권 언론과 외교가에서는 간첩설, 불륜설, 투병설 등이 난무하지만, 정작 당국은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친강, 권력투쟁에서 밀렸나…“친러파가 고발” 주장도 중국 특유의 ‘폐쇄성’으로 미뤄 봤을 때, 친강의 면직 사유가 공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친강이 권력투쟁에서 밀려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궈광 미국 스탠퍼드대 선임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에 “당내 친러파가 시진핑 국가 주석에게 ‘친강은 친미파’라는 고발을 했다. 파벌 알력과 권력투쟁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친강이 외교부 대변인인 시절 그와 7년간 교류했다는 야이타 아카오 일본 산케이신문 타이베이지국장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강의 부인은 당시 영국의 모 언론사 보조로 일했고, 친강에게 있어서 외국 언론의 절반은 ‘자기 사람’이었다”면서 “친강에 대한 혐의가 무엇이든, 그가 몰락한 진짜 이유는 ‘중국 공산당의 권력 투쟁’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외교부장은 해임, 국무위원직은 유지…이유는? 친강은 외교부장 해임 후에도 국무위원과 공산당 중앙위원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무위원은 서열상 장관인 부장과 부총리 사이에 위치한 국무원 최고 지도부 자리다. 해임의 원인이 ‘개인적 비리’라면 외교부장뿐만 아니라 국무위원 자리도 박탈되어야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중국 외교부는 전인대 발표 뒤 홈페이지에서 친강 관련 자료를 모두 삭제했으나, 중국 국무원 홈페이지에는 리상푸 국방부장, 왕샤오훙 공안부장, 우정룽 전 장쑤성 당 서기, 선이친 전 구이저우성 당 서기와 함께 친강을 여전히 국무위원으로 표기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이러한 선택에도 ‘체면’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친강은 불과 지난 3월에 국무위원으로 임명됐는데, 불과 몇 개월 만에 면직을 결정한다면 국무위원을 정하는 전인대 상무위원회의 체면이 깎이고 지도력에도 상처가 날 수 있다.  홍콩 명보는 “친강이 (외교부장에서 해임된 뒤) 국무위원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친강을 국무위원에 임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면직을 결정한다면, 상무위가 ‘어린아이 장난’처럼 보일 것이다. 이것이 그가 국무위원에서 면직되지 않은 이유”라고 분석했다.  시진핑, 외교에도 ‘당정일체’ 시도하나 친강의 ‘몰락’과 함께 주목받는 것은 왕이 정치국원의 외교부장 겸직이다.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25일 친강을 면직하고 왕이 정치국원을 외교부장으로 임명했다.  왕 위원은 서열상 친강의 상급자임에도 불구하고, 상급자를 하급자 자리에 다시 앉힌 당국의 결정에 수많은 물음표가 따라 붙었다. 권한대행 체제를 선택하거나 후임자를 물색하는 일반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이고, 중국 내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선택이기 때문이다. 왕 위원은 이번 임명으로 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으로서 당을 대표하는 외교 사령탑이자 정부의 외교 대표로서 대외 활동을 함께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지게 됐다.  이는 곧 당이 정부를 통제하는 당정일체의 기조가 외교에까지 미쳤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당정통합, 당강정약, 집중통일영도는 ‘시 주석 3기’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미 시 주석은 올해 3월 양회를 통해 공산당(당)이 인사 및 감독권만 갖고, 국무원(정)이 집행하는 당정분리에서 완전히 벗어난 인사와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대만 경제일보는 “중앙 정치국 위원 겸 외사판공실 주임이 외교부장을 겸하는 것은 첫 번째 사례일 것”이라고 전했다. 왕 위원의 외교부장 겸직을 두고 중국 외교의 ‘투톱’(당-정) 시스템이 ‘원톱’(당)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홍콩 명보는 “중국이 대행체제를 선택하지 않고 왕 위원에게 겸직을 맡긴 것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면서 “하나는 친강이 돌아올 수 없다는 것, 또 하나는 중국 외교 계통에 대장(실력있는 인물)이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 “친강은 어디에”…中 외교부장 기록 삭제, 대중 기억까지 조작?

    “친강은 어디에”…中 외교부장 기록 삭제, 대중 기억까지 조작?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모습을 감춘 지 한 달 만에 전격 해임됐다. 미국 외교 전문가들은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친 부장의 과거 경력 기록이 모두 삭제된 것을 두고 ‘친 부장이 마치 세상에 존재하는 않는 사람이 된 것과 같다’고 논평했다. 26일 대만 중앙통신사는 지난 25일 중국 정부가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제4차 회의를 열고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해임하고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외교부장에 복귀시켰지만 중국은 이번 회의에서 친강의 국무위원직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에 대한 후속 방침은 발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친 부장을 소개하는 정보란에는 ‘정보 업데이트 중’이라는 표시만 검색될 뿐 그와 관련된 어떠한 정보도 찾을 수 없다.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 중국 분석 센터의 중국 정치 담당 연구원 닐 토마스는 친 부장에 대한 해임 조치는 곧 중국 최고지도부의 정치적 정적 제거용 조치였다는 설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시카고대 양다리(楊大利) 교수는 트위터에 “친강이 건강상의 이유로 공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는 중국 정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중국은 친 부장을 해임할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 사임할 수 있는 기회를 줘 예우를 다 했어야 했다”면서 “친 부장 스스로 사임하는 것을 허용해 당 최고지도부가 당초 그를 임명했던 것에 대한 망신을 면했어야 맞는 이치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친 부장의 실종설을 집중 보도해왔던 뉴욕타임스의 마이크 포시더 기자는 이번 사건을 조지오웰의 고전 소설 ‘1984’와 대조하며 “현재 친강은 중국에서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는 중”이라면서 “소설 1984 속의 정부가 모든 기록을 조작해 대중들의 기억까지 조작하려 시도하는데, 현재 중국의 모습이 그런 방식이다”고 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지난 6월 중국을 방문해 약 5시간 동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남을 가진 친 부장을 실제 취재했다고 밝힌 뉴욕타임스의 한 익명의 기자 역시 “과거 내가 목격했던 친 부장은 과거 우리의 기억에서도 완전히 사라져가는 중”이라면서 “그의 존재가 어떤 권력 세력에 의해 지워지고, 결국엔 우리 기억에서도 완전히 지워질 것”이라고 했다. 모리츠 루돌프 예일대 로스쿨 폴차이 차이나센터 연구원은 친 부장의 해임을 두고 “그가 중국 정부의 주장대로 건강상의 이유로 일선 현장에서 물러나는 것이라면 이는 매우 일시적인 것이며 결국 언젠가는 그가 외교부장으로 복귀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현재 친 부장이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이 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한동훈, 이재명 겨냥 “불체포특권 포기 싫으면 말라”

    한동훈, 이재명 겨냥 “불체포특권 포기 싫으면 말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기 싫으면 안 한다고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출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만약 본인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상정되면 가결할 거냐, 부결시킬 거냐 단순한 건데 말이 너무 길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이 대표는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방식을 기명투표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지난 24일 당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불체포특권 기명 투표와 관련한 조치를 검토 중인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그건 입법 사안인데 저는 조기에 기명투표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의 기명투표 필요성 강조에 대해 국민의힘과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비판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한 장관은 최근 민주당 의원들이 수원지검을 항의 방문한 것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자기편이 한 불리한 진술을 뒤집어 보려고 검찰청에 몰려가 드러눕고, 영치금 보내기 운동하고, 성명서 내고, 가족을 접촉하고 면회해서 진술을 번복하라고 압박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력을 이용해 자기편 수사를 방해하려는 행위는 해선 안 되는 것이고 성공할 수도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걸 막는 게 법무부 장관”이라고 말했다.
  • “푸틴, 바그너 반란 때 ‘의사결정 마비’ 상태였다…정부급 마비” (WP)

    “푸틴, 바그너 반란 때 ‘의사결정 마비’ 상태였다…정부급 마비” (WP)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의 군사 반란 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사실상 ‘의사결정 마비’ 상태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4일 반란 당시 푸틴 대통령이 거의 하루 동안 지시를 전혀 내리지 않는 등 우유부단하고 결단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WP가 취재한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안보 당국자들에 따르면 러시아 정보기관은 반란 최소 2, 3일 전 푸틴 대통령에게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의 대통령 경호 인력을 늘리고 무기를 더 지급하는 등 전략 시설 몇 곳의 경비를 강화했을 뿐, 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그 사이 프리고진의 바그너 용병들은 모스크바 턱밑까지 진격했고 그 과정에서 러시아 정규군과 충돌하며 사상자가 발생했다. 유럽의 한 안보 당국자는 “푸틴은 반란을 진압하고 주동자들을 체포하기로 결정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반란이 시작되자 (러시아 정부는) 모든 급에서 마비됐고 완전한 당황과 혼란에 빠졌다. 그들은 오랫동안 어떻게 대응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상부의 지시가 없는 상황에서 현장의 군 지휘관과 안보 당국자들은 중무장한 바그너 용병들을 저지하려 하지 않았고, 반란 세력은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와 보로네시의 군사시설을 빠르게 접수했다. 우크라이나의 고위 안보 당국자는 “현지 당국은 상부에서 어떤 지시도 받지 못했다”며 “권위주의 체제에서는 상부의 매우 명확한 지시가 없으면 사람들이 행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푸틴 대통령이 군 내 상당한 지지 기반을 확보한 프리고진에 직접 대응하는 것을 두려워했을 가능성도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한 고위당국자는 “러시아 권력구조 내에 반란을 기다린 고위급 인사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이들은 프리고진의 시도가 더 성공했다면 반란에 가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안보 당국자들도 러시아 지도부의 혼란스러운 모습은 러시아 안보·군 당국자 중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 방식에 불만을 품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축출하려는 프리고진의 시도에 동조하는 이들이 많음을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러시아군 2인자로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전쟁 통합 사령관을 맡았던 세르게이 수로비킨 항공우주군 총사령관(대장)은 반란 후 자취를 감췄는데, 일각에서는 수로비킨 대장이 반란 가담 내지 방조한 혐의로 체포된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한편 프리고진에게 동조하지 않은 이들은 반란 시도와 이에 대한 크렘린궁의 이빨 빠진 대응에 기겁했으며 러시아가 대혼란 시기를 맞았다고 우려한다. 반란 당시 지휘의 공백은 푸틴의 권위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다. 크렘린궁은 푸틴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선전 공세를 펼치고 군 내 비판론자와 프리고진 지지자를 숙청하기 시작했지만, 러시아 엘리트층은 군 지도부의 전쟁 수행을 둘러싼 분열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WP는 보도했다. 러시아 정보기관과 관련된 모스크바의 금융업자는 “러시아는 마피아식 규정대로 운영되는 국가로 푸틴은 용서할 수 없는 실수를 했다”며 “그는 동네에서 가장 센 놈이라는 평판을 잃었다”고 말했다.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WP가 보도한 서방 당국의 평가를 정보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 공유한 “난센스”라며 반박했다.
  • ‘한달’째 사라진 中 외교부장…의혹 더 키우는 中 외교부

    ‘한달’째 사라진 中 외교부장…의혹 더 키우는 中 외교부

    중국 외교를 책임지는 친강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지 한 달을 맞았다. 미중 전략경쟁 심화로 그의 활동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의구심을 키웠다. 서구세계에서는 그의 ‘신변이상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25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 국무위원은 지난달 25일 베이징에서 스리랑카·베트남 외교장관, 러시아 외교차관과 잇따라 회담을 가진 것을 마지막으로 외교 활동이나 공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고위급 인사가 1~2주씩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게 일상화돼 있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외교장관’ 가운데 한 명인 친강이 한 달이나 자리를 비운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최고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이날 긴급 회의를 가졌다. 이 회의가 관심을 끈 것은 논의 안건 가운데 하나가 ‘관리의 임명과 해임 결정에 대한 검토’여서다. 로이터통신은 “친 국무위원이 한 달이나 잠적한 가운데 전인대 상무위가 고위관리 인사안을 논의한 것이 의미심장하다”고 지적했다. 친 국무위원의 거취를 상의했다는 관측이다. 중국 분석 웹사이트 NPC 옵서버도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친 국무위원이 (이번 회의에서 해임되지 않고) 무사 귀환해도 그의 장기간 부재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 방식은 의문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가 친 국무위원의 상황을 언급한 것은 지난 11일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 (친 국무위원의 상관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참석한다”며 “친 국무위원은 ‘건강상 이유’로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이 전부다. 당시 홍콩 매체들은 “그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타전해 왕 대변인의 주장에 힘을 실었지만, 그의 부재가 너무 길어져 ‘건강 이상설’은 이미 힘을 잃었다. 이 때문에 올해 초부터 소셜미디어(SNS)에 나돌던 불륜설과 혼외자설이 퍼져 나갔다. 57세인 그가 홍콩 방송국의 여자 아나운서와 자녀를 낳아 뒤늦게 도마 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불륜 상대로 지목된 40세 여성도 지난 4월부터 종적을 감췄다. 다만 중국의 정치 관행을 감안할 때 외교부장에 오른지 3개월 만에 외교 담당 국무위원 자리에 오를 만큼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엘리트’를 사생활 문제로 내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다수다. FT는 친강이 미국대사 재임 기간(2021년 7월~2022년 12월) 거친 말투로 ‘전랑(늑대전사) 외교의 상징으로 떠오른 점에 주목했다. 매체는 “그의 행보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절대적 신임을 얻는 데 기여했지만 중국 외교부 내부에서는 숱한 논란과 불화를 낳았다”며 ‘권력암투설’에 무게를 실었다.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해 시 주석에 과잉 충성한 탓에 정작 본업인 대미외교를 망쳐 베이징 외교라인이 그를 벼르고 있었다는 추측이다. 중국 외교부는 전 세계 특파원들의 질문 세례에도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 “중국의 외교 활동은 (친 국무위원이 없어도) 안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등 ‘앵무새 답변’만 내놓고 있다. 미국과 어깨를 견주는 양대강국(G2)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대처다. 베이징 소식통은 “친강의 잠적으로 중국 ‘늑대외교’ 기조가 확실히 무뎌졌다. 콘트롤타워 부재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 주명건 세종대 명예이사장, ‘세계정부 필요성과 구성전략’ 논문 발표

    주명건 세종대 명예이사장, ‘세계정부 필요성과 구성전략’ 논문 발표

    세종대학교는 주명건 세종대 명예이사장이 세계적인 학술지 ‘Journal of Economic Integration’ 7월호에 ‘세계정부를 설립하여 평화를 유지하자’(The Necessity and Composition Strategy of the United Nations of the World)는 주제로 논문을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주 명예이사장은 논문에서 테러, 전쟁, 금융위기, 소득양극화 및 팬데믹, 인신매매, 마약밀매 문제 등은 개별국가로서는 감당할 수 없으며, 인류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UN을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세계연방정부로 전환해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UN을 강대국의 비토권으로 마비되지 않게 국세(國勢)를 반영해 과반수로 의결하도록 총회를 개편하자고도 했다. 또한 발권력을 가진 세계은행을 만들어 세계경찰 및 평화유지군을 상비군화하자며, 세계화폐 발행에서 얻어지는 ‘세뇨리지’(발권이익)는 세계경찰과 평화유지군의 운영비, 5억명 극빈층과 6850여만명 난민을 구제하고, 4000여명 인신매매를 근절하는 데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실물경제를 확대하고 소득양극화를 해소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세계정부(UNW) 설립은 UN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을 없애고, 세계총회를 다수결로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강대국과 약소국에 동일한 투표권을 주는 것은 오히려 강대국의 거부권을 정당화해 UN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라고 했다. 따라서 세계총회는 각 국가 GDP, 무역액, 인구를 4대3대3으로 반영해 의석수를 배정하고, 각국 국세 변화에 따라 5년마다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명예이사장의 구상에 따르면 UNW는 세계총회를 통해 세계헌법을 제정하고, 세계중앙은행(WCB)과 국제사법재판소를 설립해 입법 및 사법 체계를 확립한다. 그리고 임기 4년 단임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가 입법부에서 의결된 사안들을 집행한다. 입법부인 총회 임기는 2년이며, 대법관 9명으로 이뤄진 사법부의 임기는 18년으로 2년마다 한 명씩 선출한다. 주 명예이사장은 UNW는 3권 분립 대신에 4권 분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헌법에 근거해 행정부의 독주를 견제하고 각국의 선거와 언론 및 통신을 직접 관리할 호민부를 설치하며 호민부는 7명의 위원회로 구성하되 임기는 14년으로 하고 2년마다 한 명씩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민부의 역할로서는 각국의 검찰을 감독할 세계검찰, 각국의 공정선거를 보장할 세계 선거관리위원회, 각국의 언론자유를 수호할 언론통신위원회, 각국 통계의 정확성을 검증할 세계통계청 및 세계정부의 예산 집행을 감시할 세계감사원 등의 부서장을 선출하고 감독한다는 것을 들었다. 끝으로 주 명예이사장은 “전 세계 국가 정부는 당면한 지구적 위협을 해결할 수 없기에 개인은 국가에 위임했던 기본권을 회수해 UNW에 재위임해야 한다”면서 “핵무기 개발은 궁극적으로 인류를 상호확증파괴(MAD), 즉 공멸 상태로 몰고 가기에 더 이상 전쟁은 의미가 없으므로 인류는 점진적이고 평화적으로 지구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서울광장] 오송 지하차도와 양평 고속도로/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오송 지하차도와 양평 고속도로/박현갑 논설위원

    오송 지하차도와 양평 고속도로. 올 들어 가장 많이 뉴스에 나온 도로다. 오송 지하차도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있는 지하차도다. 지난 15일 극한호우로 인근의 미호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들이닥친 흙탕물에 14명이 숨진 도로다. 참사 원인을 두고 충북도청, 청주시,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등 행정조직 간 ‘네 탓 공방’에다 112 신고를 받고도 출동하지 않은 경찰을 보며 국민의 분노가 들끓는 곳이다. 정부가 건설하려던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오송 참사 이전에 주목받은 도로다. 예비타당성조사 이후 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수정된 노선안 부근에 윤석열 대통령 처가 소유의 땅이 있다는 소식에 특혜 시비가 나왔다. 거센 논란에 국토건설교통부는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고 주민 반발 속에 야당은 국정조사를 준비 중이다. 두 곳은 국민 이동권이 무시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송 참사는 버스 기사와 승객 등 시민들이 행정조직의 허술한 재난 대비로 안전한 이동권을 보호받지 못하면서 나온 비극이다. 1조 9000억원짜리 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는 주말과 출퇴근 시간에 차량 정체로 고통받는 지역 주민들의 이동권 개선 바람이 정치 공세로 차질을 빚게 된 또 다른 참사다. 관전 포인트는 다르다. 오송 참사는 행정조직 간 소통 부재와 책임 전가라는 공직사회의 병폐 척결이 관심사다. 청주시, 충북도 등은 사고 발생 두 시간 전에 금강홍수통제소로부터 교통 통제를 전달받고도 자기 일이 아니라며 교통 통제를 하지 않았다. 행복청의 ‘모래성’ 같은 제방 공사로 범람이 됐더라도 교통 통제만 했더라면 인명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국민은 내 재산과 생명을 국가가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사고가 터지면 공직자 간 책임 전가에다 자원과 예산 부족 타령이 난무한다. 현장에 갔더라도 바뀔 건 없었다는 말까지 나오니 기대감은 절망감으로 바뀐다. 양평 고속도로 사업은 권력의 개입 여부가 관심사다. 야당의 의혹 제기에 여당은 원안 노선에 전 정부 인사들의 땅이 있다며 ‘민주당 고속도로 게이트’라고 반박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사업 추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의혹의 진위를 가리면 될 일이었다. 사업 무산 조치에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그제 국토부는 사업 관련 자료를 부처 홈페이지에 ‘전례 없이 모두 공개’하며 타당성 검증 요청이라는 ‘출구전략’을 내놨다. 백지화 결정 전에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오송 참사나 양평 무산은 공직사회의 책임 회피와 허울뿐인 민생 정치의 반영이다. 국민은 이런 과오를 반복하지 않을 ‘더 나은 정부’를 원한다. 하지만 더 나은 미래는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기후 위기로 인한 폭염과 폭우로 살던 곳이 쑥대밭이 되는 등 기존의 재난 대책이 한계를 드러낸 상황이다. 하지만 인재는 없어야 한다. 복구보다 예방 중심의 재난 대책 마련 등 기후변화에 걸맞은 혁신을 해야 한다. 국책 사업도 마찬가지다. 의혹이 제기되면 공방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주민 바람을 담은 국책사업을 정치 공세를 이유로 무산시키는 건 임명직 공직자의 월권이다. 투명한 정책 결정과 결정 이후 문제 제기 시 충실한 설명과 설득이 공직자가 할 일이다. 물은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차오른다. 민심도 마찬가지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려면 정치든 행정이든 소외된 지역과 서민의 고충에 귀를 더 열어야 한다. 타워팰리스 같은 고층 건물에서 도시 야경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수해 예방용 물막이판 하나로 침수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반지하 주민들도 있다. 오송 지하차도를 건너다 참변을 당한 시민들이나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양평의 주민들도 모두 우리의 이웃이다. 오송과 양평의 아픔에 괴로워하는 공직자들을 보고 싶다.
  • 이스라엘 29주째 반대 시위에도… 의회 ‘사법부 무력화’ 법안 가결

    이스라엘 29주째 반대 시위에도… 의회 ‘사법부 무력화’ 법안 가결

    과반 차지한 극우 연합 표결 강행네타냐후, 심장조율기 단 채 등원정보예비군 1000명 복무중단 선언바이든 “네타냐후 정부 가장 극단” 이스라엘 보수연정이 24일(현지시간) 크세네트(의회)에서 대법원의 사법심사권 폐지 등 민주주의 핵심 가치인 권력 분립 원칙 폐기를 골자로 한 ‘사법개혁법’을 최종 의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행정·입법 권력을 완전히 장악한 상황에서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의 견제 기능마저 사라지면서 이스라엘의 자유민주주의가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는 마침내 현실이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법개혁 통과를 강행해 온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주말 인공 심장을 교체하는 대수술을 받은 뒤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만류를 뿌리치고 이날 오전 퇴원해 의회에 직접 출석해 최종 의결 과정을 지켜봤다. 이스라엘 경찰은 사법개혁법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물대포를 쏘고 의회 밖 도로를 차단했다. 각종 부패 혐의로 기소돼 실각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극우 우파들과 연정을 꾸려 6번째 임기에 돌입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정치를 방해하는 판사들을 통제하기 위해 제안된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른바 ‘사법개혁법’으로 불리는 ‘이스라엘 기본법 개정안’을 추진해 왔다. 단원제인 이스라엘 의회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극우 정당연합은 전체 120석 가운데 과반인 65석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 통과에 걸림돌이 없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수십년간 이스라엘을 지배한 엘리트 유대인들은 유대교의 종교법적 구속을 받지 않는 세속적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려 애써 왔지만, 최근 정치적 영향력이 커진 종교적 민족주의자, 정통 유대주의자들은 기성 엘리트 정치인들의 의제에 공감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스라엘의 민주주의 훼손을 우려한 시민들은 지난 29주간에 걸쳐 거국적 반대 시위를 벌여 왔다. 전날 1만명의 예비군이 복무 거부 선언에 동참한 가운데 이날 정보부대에서 활동 중인 약 1000명의 예비군이 사법개혁에 반대해 복무 중단을 선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정부는 내가 50년간 이스라엘 정부를 상대하면서 본 것 중 가장 극단적”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 [열린세상] 얼마 버냐? 사람의 쓸모를 이야기하는 세상/박준영 변호사

    [열린세상] 얼마 버냐? 사람의 쓸모를 이야기하는 세상/박준영 변호사

    ‘스승의 날’ 특집이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 국영수 일타강사들이 출연했다. MC들은 “일타강사가 되려면 얼마 정도 걸리냐”, “과목별로 매출이 다르냐”, “EBS에서는 강의료를 받냐, 출연료를 받냐”는 등의 질문을 이어 가다가 “일타강사는 얼마 정도 버냐”며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했다. 한 일타강사가 “메이저리그 선수들 중 나와 연봉이 비슷한 사람이 많다”고 답하자 MC들은 “그럼 100억 넘겠다”고 감탄했고, “100억이 넘는지만 말해라”라고 채근했다.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악기’를 묻는 질문이 있었다. 지휘자는 작곡가의 의도를 해석하고 연주자에게 전달해 응집력 있는 연주를 만드는 역할을 담당하는 예술가다. 대규모 음악가 그룹을 관리하는 뛰어난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에 대한 질문이 아쉬웠다. 악기별로 줄 세우려는 질문에는 연주자인 사람도 배제된다. 모든 노동에 대해 ‘얼마짜리’인지를 묻는 사회가 돼 가고 있다. 사람을 가르치는 일과 예술도 별 문제의식 없이 돈으로 평가한다. 이렇게 변해 가는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돈으로 드러낼 수 없는 사람,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은 설 자리를 잃어 간다. 사람 대접 못 받는다. 20대 승객에게 심한 폭언, 폭행을 당한 40대 택시기사가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잠든 승객을 깨운 뒤 요금을 내라고 했는데 욕설을 시작했고 주먹을 휘두르는 등 폭행까지 했다. 기사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도착하기 전까지 승객의 막말은 계속됐다. “이거 하면 얼마 벌어? 진짜 불쌍해. 너네 엄마가 얼마나 가진 게 없으면 너 지금 택시나 하고 있어? 너 우리 집 얼마인지 알아? 거의 15억이야.” 실적과 효율로 평가할 수 없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이해, 온정, 배려, 공감, 사랑, 우정 등의 가치가 주변으로 밀려나고 있다. 인문학은 우리 삶의 궁극적 의미를 묻는 학문이다. 인문학이 위기를 맞았다는 말을 들은 지 오래다. 당장 돈이 되는 학문이 아니기에 외면받고 있다. ‘어떻게 벌었는지’보다 ‘얼마를 벌었는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이래도 좋은가” 하는 우려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사건의 피의자 조모씨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 앞에서 “죄송하다. 저는 쓸모없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사람의 쓸모’는 무엇일까. “얼마 버냐?”라는 때와 장소도 가리지 않는, 넘쳐나는 이 물음에서 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는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고도 했다. 함께 잘 살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함께 불행해지길 바라는, 공동체 일원이기를 저버린 이 모순은 어디에서 시작되고 커져 간 걸까. 조모씨에게 폭행 등 전과가 3건 있고 소년부로 송치된 전력이 14차례 있다는 사실을 들며 17번 교정 기회가 있었는데도 이를 살리지 못했다는 질타도 보인다. 잘못된 품성을 바로잡는 게 교정이다. 학교에서 배운 인성교육 그대로 세상을 살면 ‘바보’ 소리 듣는 세상이다. 돈으로 사람의 쓸모를 판단하는 사회, 화폐권력을 향한 사활적인 경쟁만이 유일한 선택이 돼 가는 사회에서 범죄를 반복하는 이들에 대한 품성 교정은 쉽지 않다. 물신(物神)에 대한 경계, 인간적 가치 회복의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쓸모(쓸 만한 가치). 사람을 놓고 쓸 수 있는 단어는 아니다.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당시 지하차도에 물이 차오르자 자신의 화물차 창문을 깨고 지붕으로 올라가 세 사람을 구한 유병조씨, 난간에서 손을 내밀어 떠내려가는 사람을 구조한 증평구청 공무원 정영석씨. 너무나 긴박한 상황이라 빨리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한다. 인간적 가치를 실천하며 모범을 보이는 사람들에게서 우리는 ‘쓸모’가 아닌 ‘희망’을 이야기한다.
  • [사설] 사회불신 조장하는 괴담 유포 행위 엄단해야

    [사설] 사회불신 조장하는 괴담 유포 행위 엄단해야

    서울 한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국회의원 가족 연루설’ 등 각종 괴담이 퍼진 가운데 이런 괴담을 처음 인터넷에 올린 여성이 해당 의원으로 지목된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에게 사과했다. 자신의 글이 이렇게 많이 퍼질 줄 몰랐다며 선처를 호소했다고 한다. 사회불신과 갈등을 조장하는 인터넷상의 행위는 그것이 괴담이든 가짜뉴스든 절대로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해당 여성은 지난 19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숨진 교사가 학교폭력 때문에 양쪽 학부모에게 시달리다 교육청에 불려 갔고, 그 학부모의 가족이 3선 국회의원이라는 얘기가 있다’며 해당 학부모가 사는 아파트를 언급한 글을 올렸다. 이후 이 글은 삽시간에 퍼져 나갔고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의원은 졸지에 새내기 교사를 죽음으로 내몬 권력자로 내몰렸다. 한 의원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자ㆍ손녀가 없다. 이런 와중에 친야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는 어떤 확인 절차도 없이 한 의원 연루설을 자기 유튜브 방송에 내보내며 정치적 공격 소재로 악용했다. 한 의원 연루설이 허위로 드러난 뒤에도 사과가 없다니 말문이 막힐 노릇이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가짜뉴스의 확산 및 공유가 일상이 됐다. 이를 방치하면 당사자의 신뢰도 하락이나 경제적 손실, 명예훼손은 물론이고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진다. 과거 천안함 좌초 음모설과 광우병 사태 등의 괴담이 어떻게 우리 사회를 좀먹고 합리적 판단을 방해했는지 우리는 똑똑히 목도하지 않았나. 정부와 여당이 이번 일을 계기로 온라인상의 가짜뉴스 유포 행위에 대한 강도 높은 법적 대응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거짓 정보와 가짜뉴스는 정파의 이해를 뛰어넘는 우리 사회의 공적이다. 야권도 법과 제도 정비에 적극 동참하기 바란다.
  • 中 미국 정부기관 해킹에도… 美상무장관 “올해 방중”

    中 미국 정부기관 해킹에도… 美상무장관 “올해 방중”

    미국의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최근 중국 해커들이 상무부를 포함한 미 정부 기관을 공격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연내 중국 방문 의사를 분명히 했다. 지난달 18~19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시작으로 재닛 옐런(이달 6~9일) 재무장관, 존 케리(16~19일) 기후변화 특사가 잇따라 베이징을 찾은 가운데 러몬도 상무장관도 ‘방중 릴레이’를 이어 간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전날 CNBC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에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최근 발생한) 해킹 사건 등 우리 안보를 침해하는 행위를 봐준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 안보를 지키고자 (중국과) 강하게 맞설 필요가 있지만 동시에 긴장을 완화하고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며 “우리가 상업을 통해 상호이익을 거둘 수 있는 분야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4일 “(최근) 중국 해커들이 미 정부기관 등 25곳의 이메일 계정을 해킹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지난 20일 “(당시 해킹으로) 러몬도 장관과 니컬러스 번스 중국 주재 미국 대사,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이메일 계정이 뚫렸다”고 전했다. 어렵게 해빙을 맞은 양국 관계가 이 사건으로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백악관은 해킹 사건을 걸림돌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천명했다. 한편 ‘세계 경제 차르’로 불리는 옐런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그가 베이징에서 먹은 음식이 현지에서 인기다. 대사관이 밀집한 싼리툰의 한 윈난음식 전문점은 지난 8일부터 ‘재물의 신(財神) 세트’를 내놔 대박을 쳤다.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를 주무르는 옐런 장관을 ‘재물의 신’으로 칭했다. 지난 6일 옐런 장관 일행이 베이징에 도착해 이 식당에서 저녁 식사로 주문한 농어구이와 고추버섯볶음 등 12가지 메뉴를 묶은 것이다. 각각의 음식값을 더하면 우리 돈 18만원 정도다. 현지 주민 장모(44)씨는 “오전 11시 식당이 문을 열자마자 번호표를 뽑고 대기해야 음식을 맛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자 2011년 부통령 시절 방문한 베이징의 한 짜장면 식당은 곧바로 ‘바이든 세트’를 출시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세계 최고 부자’ 가운데 하나인 워런 버핏 미 버크셔 헤더웨이 최고경영자(CEO)의 사진을 걸어 두는 식당이나 가게도 있다. 부와 권력에 대한 중국인들의 열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캄보디아 무늬만 총선… 훈 센 총리, 장남에게 권력 이양 ‘착착’

    캄보디아 무늬만 총선… 훈 센 총리, 장남에게 권력 이양 ‘착착’

    38년째 집권 중인 훈 센(70)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이 23일(현지시간) 총선 결과 압승을 선언했다. 오전 7시부터 시작된 투표는 오후 3시까지 전국 2만 3789곳의 투표소에서 진행됐는데 전체 유권자 971만 655명 가운데 84.2%(817만 7053명)가 투표했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CPP의 압승 가능성이 클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CPP가 압승을 거두면 아시아 최장기 집권 기록 보유자인 훈 센은 5년을 더 집권하며 장남에 대한 권력 승계를 확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총선에는 CPP를 비롯해 18개 정당 후보가 출마했는데 CPP가 125석 의석 전체를 싹쓸이할 것으로 보인다. 훈 센에 반대하는 캄보디아구국당(CNRP) 출신 인사들이 2017년 반역 누명을 쓰고 해산되자 만들어진 촛불당(CP)의 총선 참여 자격이 박탈됐기 때문이다. 촛불당은 훈 센의 유일한 반대 세력으로 나머지 정당은 모두 재집권의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선거법을 개정해 투표하지 않은 사람의 출마 자격을 제한했다. 투표 보이콧도 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오로지 훈 센을 찍으라고만 강요하는 꼴이라고 인권단체들은 비판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정적 탄압이라고 목청을 높이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2015년 프랑스로 망명한 훈 센의 최대 정적인 삼 랭시 전 CNRP 대표는 “가짜 선거”라며 투표 불참을 독려했지만 선관위는 삼 랭시의 공직선거 출마를 25년 동안 금지했다. 훈 센에 반대하는 망명 정치인과 활동가 16명의 출마 및 참정권도 20년 동안 제한했다.크메르루주의 하급 간부였다가 정권 붕괴 직전 베트남으로 망명했던 훈 센은 1985년 총리에 취임한 뒤 정보기관과 정가, 군을 완벽하게 통제하며 권좌를 지키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중국 관영 봉황TV 인터뷰를 통해 총선 뒤 한 달 안에 맏아들 훈 마네트(45)에게 총리직을 넘길 수 있다고 밝혔다. 연초에는 연임에 성공하면 5년 임기를 마친 2028년 총리직을 장남에게 물려주겠다고 밝혔는데 총선을 나흘 앞두고 이를 앞당기겠다고 공언했다.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이자 육군 대장인 마네트는 CPP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을 맡고 있으며, 2021년 12월 2일 부친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됐다. 3주 뒤 CPP도 그를 ‘미래의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국회 1당의 추천을 받아 총리를 지명하는 국왕도 들러리로 전락했다.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출신으로 뉴욕대와 영국 브리스틀대학에서 석사와 박사를 마친 마네트가 집권하면 캄보디아의 정치적 위상과 군사적 방향도 달라질 것으로 서방 국가들은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캄보디아에 건설 중인 해군기지 공사를 맡는 등 중국의 장악 의지가 강해 쉽사리 변화가 찾아오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 깊은 주름마저 당당한 구미호…설화 속 K할미, 세계를 호리다

    깊은 주름마저 당당한 구미호…설화 속 K할미, 세계를 호리다

    눈가, 이마, 미간엔 오래된 이야기처럼 주름이 굽이굽이 파였다. 하지만 눈빛은 형형하다. 옅은 미소를 머금은 표정에선 당당함이, 풍성하게 물결치는 은발에선 성스러움이 배어나온다. 뾰족 솟은 여우 귀가 그의 정체에 신비로움을 덧입힌다.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한국계 캐나다 작가 제이디 차(40)가 처음 선보인 할머니 초상화의 제목은 ‘미래의 우리들’(2023). 인물의 고귀함을 부각시킨 이 작품은 나이 든 여성에게 권력과 지혜를 부여하며 존재 가치를 승격시킨다. 여성의 젊음에만 탐닉하고 노년 여성은 주변부로 밀어내며 ‘쓸모 없는 존재’로 취급해 온 현실을 과감히 전복하려는 시도다. 남성 중심적 역사에서 무속 신앙 속 하찮은 존재로 잊혀져가는 창조신 마고 할미, 교활한 존재로 폄훼됐던 구미호를 우리 시대로 불러낸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신화와 설화에서 노인은 사악하거나 권력을 얻으려는 악마처럼 그려지고, 서구사회에선 나이 든 여성이 존중받지 못한 채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다. 이런 구조를 바꾸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월 12일까지 서울 마곡동 스페이스K 서울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 ‘구미호 혹은 우리를 호리는 것들 이야기’는 미약하고 미천한 존재들에게 힘과 가치를 불어넣으며 이들의 지위를 끌어올린다. 캐나다 교포 2세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경계인으로 살며 겪은 진통, 정체성에 대한 통찰의 결과물인 셈이다. 대구가 고향인 어머니에게서 밤마다 들었던 구미호와 바리데기 등의 전통 설화, 학생 시절 탐구해 온 여성 주도의 한국 전통 샤머니즘 등을 재료로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입혀 회화, 설치, 조각 등 33점을 선보였다. 작가의 뜻은 입구에서 마주하게 되는 해태를 탄 마고 할미상 ‘안내자와 짐승’에서 압축적으로 드러난다. 장군 등이 맡아온 꼭두의 리더로 마고 할미를 세우며 구전으로만 전해 오던 여성 역사, 샤머니즘 속 페미니즘을 주 무대에 올려놓는다. 동물과 혼종의 캐릭터들을 대거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대형 회화 ‘트릭스터, 잡종, 짐승’(2023)은 작가의 화두를 관통하는 집합체로 읽힌다. 성가신 존재로 여겨져온 갈매기나 교활함의 대명사인 꼬리 아홉 달린 여우, 이 둘을 합친 듯한 혼종, 작가가 키우는 반려견 등이 달과 뿔소라, 다른 차원으로 오가는 듯한 문 등 신비로운 배경 속에 한데 어우러져 있다. 중세 시대 종교화처럼 세 폭으로 펼쳐진 형식이나 제단, 사당, 무대처럼 보이는 구조물 위에 작품을 올려놓는 방식 등으로 작가는 천대받아온 동물들을 영물, 권능한 존재로 재탄생시켰다.전시장 곳곳 가벽 위에서 갖가지 꼭두들의 위트 넘치는 포즈와 표정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근육질을 자랑하는 소녀 호위무사’ 등 일부는 천장 위 조명을 통해 전시장 외부 벽에 ‘그림자 작품’으로 나타나며 또 다른 관람 포인트 역할을 한다. 전시장은 두 개의 문을 통과하면 미로를 탐험하는 듯한 동선으로 작품을 감상하게 돼 있다. “관람객들에게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거나 각각의 작품과 오롯이 대면하는 느낌을 주려 했다”는 작가의 의도가 깃든 것이다. 관람이 끝나고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2층에서 전시장을 내려다볼 기회도 놓치지 말자. 전시장 자체에도 작품들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전통 조각보가 구현돼 있다.
  • 이낙연 “위기관리는 이념의 문제가 아닌 정부의 능력 문제”

    이낙연 “위기관리는 이념의 문제가 아닌 정부의 능력 문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3일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의 원인이 학생인권조례에 있다는 대통령실 핵심관계자의 주장이 담긴 보도와 관련해 대통령실을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상처를 헤집고 국민 편가르기보다는 교육위기를 균형 있게 대처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위로와 함께 철저한 진상 규명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지난 22일 한 언론 보도에는 대통령실 핵심관계자가 “최근 발생한 초등 교사의 극단적 선택은 ‘학생인권조례’가 빚은 ‘교육 파탄’의 단적인 예”며 “좌파 교육감들이 주도해서 만든 ‘학생인권조례’가 결국 교권 위축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전 대표는 “(해당 관계자의) 발언이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거나 비슷한가”라고 물으며 “그처럼 천박하고 편협한 인식에 매몰된 사람들이 권력을 쥔 채 폭주하고 있다면, 그것은 심각한 국가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위기를 이념문제로 바꿔치기하거나 전임 정부를 탓한다고 해서 스스로의 무능력함이 가려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이태원 참사나 집중호우에서 확인했듯이, 위기관리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며 “그것은 정부의 기초적 의무이며 능력에 관한 문제”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가 대통령실을 향해 비판의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 논란, 김건희 여사의 명품쇼핑 논란과 관련해 지난 15일 메시지를 내놓은 지 8일 만이다. 남평오 연대와공생 운영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해 (이 전 대표가) 반대적 입장보다는 비판적 입장에서 국민을 대신해 조언을 계속해 오고 있다”며 “그런 입장의 연장선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평했다.
  • 美 상무장관 방중 의지 피력…재무장관은 中서 ‘재물의 신’ 등극

    美 상무장관 방중 의지 피력…재무장관은 中서 ‘재물의 신’ 등극

    미국의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최근 중국 해커들이 상무부를 포함한 미 정부 기관을 공격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연내 중국 방문 의사를 분명히 했다. 지난달 18~19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시작으로 재닛 옐런(이달 6~9일) 재무장관, 존 케리(16~19일) 기후변화 특사가 잇따라 베이징을 찾은 가운데 러몬도 상무부 장관도 ‘방중 릴레이’를 이어간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전날 CNBC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에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최근 발생한) 해킹 사건 등 우리 안보를 침해하는 행위를 봐준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 안보를 지키고자 (중국과) 강하게 맞설 필요가 있지만 동시에 긴장을 완화하고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며 “우리가 상업을 통해 상호이익을 거둘 수 있는 분야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4일 “(최근) 중국 해커들이 미 정부기관 등 25곳의 이메일 계정을 해킹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지난 20일 “(당시 해킹으로) 러몬도 장관과 니컬러스 번스 중국 주재 미국 대사,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이메일 계정이 뚫렸다”고 전했다. 어렵게 해빙을 맞은 양국 관계가 이 사건으로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백악관은 해킹 사건을 걸림돌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천명했다.한편 ‘세계 경제 차르’로 불리는 옐런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그가 베이징에서 먹은 음식이 현지에서 인기다. 대사관이 밀집한 싼리툰의 한 윈난음식 전문점은 지난 8일부터 ‘재물의 신(財神) 세트’를 내놔 대박을 쳤다. 세계 기축 통화인 달러를 주무르는 옐런 장관을 ‘재물의 신’으로 칭했다. 지난 6일 옐런 장관 일행이 베이징에 도착해 이 식당에서 저녁 식사로 주문한 농어구이와 고추버섯볶음 등 12가지 메뉴를 묶은 것이다. 각각의 음식값을 더하면 우리 돈 18만원 정도다. 현지 주민 장모(44)씨는 “오전 11시 식당이 문을 열자마자 번호표를 뽑고 대기해야 음식을 맛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자 2011년 부통령 시절 방문한 베이징의 한 짜장면 식당은 곧바로 ‘바이든 세트’를 출시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세계 최고 부자’ 가운데 하나인 워렌 버핏 미 버크셔 헤더웨이 최고경영자(CEO)의 사진을 걸어두는 식당이나 가게도 있다. 부와 권력에 대한 중국인들의 열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마고할미의 힘과 지혜 불러온 제이디 차, 편견 뒤엎다

    마고할미의 힘과 지혜 불러온 제이디 차, 편견 뒤엎다

    눈가, 이마, 미간엔 오래된 이야기처럼 주름이 굽이굽이 패였다. 하지만 눈빛은 형형하다. 옅은 미소를 머금은 표정엔 당당함이, 풍성하게 물결치는 은발에선 성스러움이 퍼져나간다. 뾰족 솟은 여우 귀가 그의 정체에 신비로움을 덧입힌다.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한국계 캐나다 작가 제이디 차(40)가 처음 선보인 이 할머니 초상화의 제목은 ‘미래의 우리들’(2023). 마치 중세 귀족 여성의 초상화처럼 인물의 고귀함을 부각시키는 이 작품은 나이 든 여성에 권력과 지혜를 부여하며 존재 가치를 승격시킨다. 여성의 젊음에만 탐닉하고 노년 여성은 주변부로 밀어내며 ‘쓸모없는 존재’로 취급해온 현실을 과감히 전복하려는 시도다. 남성 중심적 역사에서 무속 신앙 속 하찮은 존재로 잊혀져가는 창조신 마고 할미, 교활한 존재로 폄훼됐던 구미호를 우리 시대로 불러낸 것이기도 하다.작가는 “신화와 설화에서 노인은 사악하거나 권력을 얻으려는 악마처럼 그려지고, 서구사회에선 나이 든 여성이 존중받지 못하고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다. 이런 구조를 바꾸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10월 12일까지 서울 강서구 마곡동 스페이스K 서울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 ‘구미호 혹은 우리를 호리는 것들 이야기’는 이처럼 미약하고 미천한 존재들에 힘과 가치를 불어넣으며 이들의 지위를 끌어올린다. 캐나다 교포 2세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경계인으로 살며 겪은 진통, 정체성에 대한 통찰의 결과물인 셈이다. 대구가 고향인 어머니에게서 밤마다 들었던 구미호와 바리데기 등의 전통설화, 학생 시절 탐구해온 여성 주도의 한국 전통 샤머니즘 등을 재료로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풀어내며 회화, 설치, 조각 등 33점을 내놨다.편견에 밀려난 나이 든 여성엔 힘과 지혜 부여 천대받던 동물, 혼종을 영물로 지위 격상시켜약자 밀어내고 존중하지 않는 사회 구조 전복 작가의 이런 뜻은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해태를 탄 마고 할미 ‘안내자와 짐승’에서 압축적으로 드러난다. 장군 등이 맡아온 꼭두의 리더로 마고 할미를 세우며 구전으로만 전해오던 여성 역사, 샤머니즘 속 페미니즘을 주 무대에 올려놓는다. 전시장 마지막 공간을 장식하는 대형 회화 ‘트릭스터, 잡종, 짐승’(2023)은 동물과 혼종의 캐릭터들을 대거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며 작가의 화두를 관통하는 집합체로 읽힌다. 성가신 존재로 여겨져온 갈매기나 교활함의 대명사인 꼬리 아홉 달린 여우, 작가가 키우는 반려견 등이 달과 뿔소라, 다른 차원으로 오가는 듯한 문 등 신비로운 배경 속에 한데 어우러져 있다. 중세 시대 종교화처럼 3폭으로 펼쳐진 형식이나 제단, 사당, 무대처럼 보이는 구조물 위에 작품을 올려놓는 방식으로 작가는 천대받아온 동물들을 영물, 권능한 존재로 재탄생시켰다.전시장 곳곳 가벽 위에 갖가지 꼭두들의 위트 넘치는 포즈와 표정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근육질을 자랑하는 소녀 호위무사’ 등 일부는 천장 위 조명을 통해 전시장 외부 벽에 ‘그림자 작품’으로 나타나며 또 다른 관람 포인트로 역할한다. 전시장은 두 개의 문을 통과하면 미로를 탐험하는 듯한 동선으로 작품을 감상하게 돼 있다. “관람객들이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거나 각각의 작품과 오롯이 대면하는 느낌을 주려 했다”는 작가의 의도가 깃든 것이다. 관람이 끝나고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2층에서 전시장을 내려다볼 기회도 놓치지 말자. 전시장 자체에서도 작품들에서 모티브로 거듭 쓰인 전통 조각보가 구현돼 있다.
  • 강남 ‘8학군’은 어떻게 교육 1번지가 됐나? [사진창고]

    강남 ‘8학군’은 어떻게 교육 1번지가 됐나? [사진창고]

    ‘사진창고’는 119년 역사의 서울신문 DB사진들을 꺼내어 현재의 시대상과 견주어보는 멀티미디어부 데스크의 연재물입니다.서울신문 사진창고에서 찾은 80년대말 강남‘8학군’ 사진으로 현재의 ‘8학군’의 단상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1970년대 후반 강남구 지역개발이 진행되자 당시 한강 이남의 대부분의 지역(현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등)을 분리해서 고등학교 배정학군을 만든 것이 ‘8학군’의 시초다. 이 ‘8’이라는 숫자는 당시 학군을 분리하면서 강남교육청(현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매긴 번호에 불과하다. 이후 1998년에 교육청(현 교육지원청) 기준으로 고등학교 학군을 재배분하는 과정에서, 강동송파교육지원청 학군이 6학군으로 떨어져 나가면서 현재의 강남구와 서초구만 속한 8학군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럼 어떻게 ‘8학군’이 교육의 대명사가 됐을까? 80년대 초만 해도 강남지역은 개발된 지 얼마 안 된 신도시에 불과했다. 그래서 정부는 강남지역을 띄우기 위해 강북지역의 명문 고등학교를 강남으로 전출시켰다. 서울고, 경기고, 휘문고, 중동고, 경기여고, 숙명여고 등이 그렇다. 이런 명문고등학교 이전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이 강남으로 이전된 명문고를 찾아 속속 모여들었고 이들 사이에서 형성된 엄청난 교육열은 8학군 지역에 학원들까지 번성하게 만들면서 ‘8학군’이 대한민국 교육 1번지가 된 계기를 만들었다.하지만 ‘8학군’에서 형성된 과도한 교육열풍은 여러 사회문제를 만들었다. 학군이 형성되면서 재력 있는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리면서 해당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급상승하게 됐다. 그러면서 강남과 강북은 부의 격차가 벌어졌고 이는 곧 교육의 질의 격차로 이어졌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광진구, 용산구 등)의 학생들이 강남의 학원까지 수업을 듣기 위해 통원을 하기도 한다. 대입을 준비하는 자녀를 둔 일부 가정은 고등학교 기간 동안 강남으로 유학을 가는 경우도 있다. 당시 어머니들의 영향력을 일컫는 일명 ‘치맛바람’은 재력과 권력을 지닌 학부모들이 교육과 관련된 제도에도 영향을 주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이후 사회 전체적으로 여성들의 활동이 늘면서 여성들의 활동을 비하하는 말로 쓰였던 단어이기도 하다. 하지만 ‘치맛바람’의 처음 시작은 과열된 입시경쟁에서 본인의 자녀들이 뒤처지지 않도록 지원해주려는 동기에서 출발한 자모회(姊母會)가 학교출입, 교사초대 등의 행위로 이어지면서 교권을 짓밟고 교육계를 부패시키면서다.정부 차원의 강남이주 작전으로 시작된 8학군 형성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더욱 심화된 교육의 ‘강남편중’ 현상으로 나타나면서 정부의 어떤 대책으로도 바로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 하나마나 캄보디아 총선…훈센 “3~4주 뒤 맏아들에게 총리 물려줄 듯”

    하나마나 캄보디아 총선…훈센 “3~4주 뒤 맏아들에게 총리 물려줄 듯”

    캄보디아 총선이 23일 치러진다. 민주적인 나라라면 총선 판세 분석에 열을 올려야 하는 시점인데 이 나라는 총선 전망보다 38년째 집권해 세계 최장 임기의 영예(?)를 누리는 훈 센(70) 총리가 언제 어떻게 장남인 훈 마넷(45)에게 권력을 물려주느냐에 더 관심이 쏠려 있다. 총선을 하루 앞둔 2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센 총리는 이틀 전 중국 봉황TV 인터뷰를 통해 “총선 후 3∼4주 지나면 훈 마넷이 총리가 될 수도 있다”면서 “그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여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지난 2018년 총선과 마찬가지로 전체 의석 125석을 싹쓸이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영국 BBC는 내다봤다. 캄보디아 총리는 국왕이 국회 제1당의 추천을 받아 임명한다. 훈 센 정권은 2017년 11월에 의석 55석을 갖고 있던 캄보디아구국당(CNRP)을 반역 혐의로 몰아 강제 해산했는데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유일한 훈센 반대 세력인 촛불당(CP)의 총선 참여 자격을 박탈해 버렸다. 촛불당이 지난해 지방 코뮨 선거 결과 22%의 지지를 얻자 아예 싹을 잘라버린 것이다. 겉으로야 18개 정당 후보들이 선거에 출마해 민주적인 선거를 치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 훈 센 재집권에 들러리를 설 뿐이다. 훈 마넷은 2021년 12월 2일 부친으로부터 후계자로 지명됐다. 같은 달 24일 CPP도 훈 마넷을 ‘미래의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이자 육군 대장인 훈 마넷은 CPP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1999년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영국 브리스틀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훈 센 총리는 올해 초에 7월 총선 결과 연임에 성공하면 5년 임기를 마친 뒤 총리직을 장남에게 물려주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총선을 불과 사흘 앞두고 선거 후 한 달 안에 장남에게 총리직을 넘길 수 있다고 당당히 밝혀 대물림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선거의 유권자는 971만 645명이며, 이 중 여성이 516만 1906명으로 절반을 넘겼다. 투표소는 2만 3789곳에 달한다. 폴 포트가 이끄는 크메르 루주의 간부였다가 정권 붕괴 전 베트남에 망명했던 그가 제대로 단죄받지 않고 군경과 정보기관을 완전 장악, 세계 최장기 임기의 총리가 됐는데 이제 맏아들에게 총리 직을 넘겨줄 일만 남기고 있다. 참 대단하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