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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아름다운 복수, 용서… 극단·분열의 치료제, 애도

    가장 아름다운 복수, 용서… 극단·분열의 치료제, 애도

    “용서가 없으면 인류는 생존할 방법이 없다.” 극단의 분열과 분노가 서로 치받는 시대, 용서와 화해가 세상을 구할 가치라는 고언이 소설로 펴 나왔다. ‘인간시장’(1981)의 작가 김홍신(76)이 6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다. 1971년 ROTC 출신의 육군 소위 한서진은 사살된 북한 장교의 시신에 십자가를 꽂고 명복을 빌어 준다. 흙으로 돌아가는 영혼의 마지막 순간 앞에 피아(彼我) 구분은 부질없는 것, 그의 넋을 위무한 것이다. “사람이 죽으면 흙이 됩니다. 흙은 빨갱이도 적군도 아닙니다. 그냥 흙일 뿐이니 미워할 가치도 없습니다.”(67쪽)하지만 엄혹한 시기 국가권력은 그를 국가보안법과 반공법을 위반한 ‘빨갱이’로 몰아 형무소에 가둔다. 가족은 물론 생에서 착실히 쌓아 올린 것들을 한꺼번에 잃은 그는 제 안에 내재된 인류애를 잃고 복수심에 매몰돼 범행을 저지른다. 죽은 넋을 위해 기도하는 손. 이는 작가가 1971년 강원 철책선 부대에서 육군 소대장으로 복무했을 때의 경험에서 뿌리를 낸 것이다. 당시 부대에서 육로로 침투하던 북한군을 사살하자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작가는 시신 옆에 나무를 깎아 만든 십자가를 꽂고 기도를 건넸다. 이 일로 보안대의 조사를 받은 것까지가 ‘팩트’이고 이후는 ‘픽션’이다. ●“용서·애도하는 마음, 이념·좌우 갈등 완화해 줄 것” 작가는 “요즘은 ‘빨갱이’가 흔히 하는 말이지만, 우리 젊은 시절에만 해도 ‘빨갱이’라는 호명은 가장 잔혹한 형벌이었다.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요즘 한국 사회에서 이념, 좌우 갈등이 극대화되고 있는 양상을 우려하며 타인을 진정으로 용서하고 애도하는 마음이 이를 완화하고 해소할 수 있을 거란 바람을 전했다. 당시의 경험을 가슴에 품고 있다 50년 만에 소설로 세상에 내보낸 이유다. 점차 용서의 가치를 깨달아 가는 한서진을 통해 작가는 무너지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지키려는 인간의 존엄함을 드러낸다. 그리고 “최고의 복수는 상대에게 똑같이 되갚아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가치를 굳건하게 지켜 내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한서진의 딸 자인이 아버지의 유고를 읽고 그의 삶을 짚어 보는 액자식 구성으로 짜인 소설은 현재와 과거의 동선을 자유롭게 오간다. 김종회 문학평론가는 작품에 대해 “당대의 정치적 억압과 군문(軍門)의 부조리한 제조들, 서슬 퍼렇게 잔존하는 이념의 허상을 헤치고 인간이 왜 존중받아야 하는지 실감나게 서술했다”고 평했다. 다만 작가가 거듭 강조한 복수에서 용서로 돌아서는 ‘각성’의 과정을 치밀한 조직감으로 서사를 쌓아 올리는 대신 간략히 봉합하는 듯 마무리해 아쉽다. ●3년 뒤 등단 50년… “두 권 더 써 140권 완성하고싶어” 3년 뒤면 등단 50주년을 맞는 작가의 목표는 앞으로 소설 두 권을 더 써 140권의 저작을 완성하는 것이다. “남을 기쁘게 하고 세상에 보탬이 되게 살자고 기도한다. 쓰는 속도는 느리지만 죽는 날까지 정진해 내 이야기를 사랑해 준 독자들에게 보답할 방법을 찾겠다.”
  • [서울광장] 정치 블랙홀에 빠진 국정감사/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서울광장] 정치 블랙홀에 빠진 국정감사/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21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국감)가 막이 오르자마자 곳곳에서 파열음이 요란하다. 국감의 본질인 행정부에 대한 감시, 정책 비판, 대안 제시는 찾아보기 어렵고 정쟁 성격의 공방만 난무한다. 여당의 전임 정권 들쑤시기, 야당의 현 정권 실책 부각, 포퓰리즘성 예산 배정 요구, ‘오지랖 기업 감사’ 등 매년 반복되는 행태가 올해에도 어김이 없다.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나 ‘밑도 끝도 없는 호통치기’ 등 눈살 찌푸리게 하는 장면도 많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생·정책 국감에 올인한다는 여야의 다짐이 무색하다. 1987년 헌법 개정으로 부활한 국감 제도는 올해로 36년째를 맞았다. 입법부와 행정부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국정 전반을 감시하고 견제한다는 게 국감의 목적이다. 대의민주주의 핵심인 삼권분립의 정신을 살려 권력 상호 간의 견제와 균형을 이루자는 의미다. 입법부가 행정부로부터 국정 운영에 대한 자료를 제출받아 정책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헌법행위(헌법 61조)다. 이런 취지와 달리 국감 시행 초기부터 시스템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국회의원의 전문성 부족, 정책 감사의 부재, 과다한 자료 제출 요구 등이 대표적이다. 매년 반복되는 지적에도 국회의 ‘행정부 군기 잡기’는 요지부동이다. 피감기관인 행정 각 부처와 공공기관들은 국회의원들의 무차별적 자료 요구 탓에 두세 달 이상 매달리는 것이 현실이다. 수천 건에 달하는 무리한 자료 요구와 공기업의 중요한 영업기밀 제출까지 강요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올 국감에서 기획재정위원회가 국세청에 요구하는 자료만 모아도 3315페이지에 이른다. 이른바 ‘자료 갑질’이 이번 국감에서도 어김없이 재연된 것이다. 국정감사로 인한 일손 공백은 직간접 연관되는 사적 영역까지 국정 전반에 영향이 미친다. 이는 행정부의 자율을 과도하게 침해하거나 삼권분립 원칙을 현저하게 훼손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국정감사를 통해 국회가 스스로의 권위를 허물고 있는 것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국정감사 무용론이 올해도 수그러지지 않는 이유다. 기업인에 대한 과다한 증인 요구는 매년 강도가 높아지는 형국이다. 이번에도 17개 상임위에서 채택한 일반 증인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현직 총수나 임원급 기업들이다. 국회가 국정을 감시하기 위해 증인을 출석시키는 권한은 유권자로부터 위임받은 합법적 행위임이 분명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는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국정감사는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정부·공공기관의 정책 또는 관리 운영에 대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개선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 주요한 목적임에 비춰 과도한 국회 권력 남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일반 증인으로 불러 훈계성 질의로 권력을 행사하는 관행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후진적 정치 관행은 이제 끝내야 한다. 국감의 정신을 살리며 헌신하는 의원들도 있겠지만 대다수 국민 의식 속엔 국감 무용론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국감이 본질에서 벗어나 여야 대치의 연장전으로 변질된 지 오래지만 진영 논리가 강화될수록, 대치의 강도가 격렬해질수록 국감 무용론의 목소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국감은 국회의 권위를 살리고 국민복리에 봉사하는 삼권분립의 주체로서 의원들의 존재감을 스스로 각인시킬 좋은 기회다. 민생 정치를 다짐했던 21대 국회인 만큼 이번 국감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길 당부한다. 유권자들도 여야를 떠나 국정감사의 본질을 훼손하는 의원들을 제대로 감별해 내년 4월 총선에서 솎아내는 것이 민주시민으로서 올바른 자세다. 눈을 부릅뜨고 국감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 美는 자율규제·EU는 위험 방어… 업계 “AI 규제, 경험 통해 유연하게”

    美는 자율규제·EU는 위험 방어… 업계 “AI 규제, 경험 통해 유연하게”

    美·英 기업 ‘가이드라인’ 작업中 사회주의 체제 유지 최우선EU 위험성 기반한 단계별 규제韓 ‘디지털 권리장전’·법안 계류 업계 “규제책보다 지원책 필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최대 화두가 된 가운데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산업을 선도하는 주요국은 철저히 각자의 이해관계에 맞춰 관련 규제를 마련하고 있다. 한국은 기술 면에서 선도 국가에 포함되지만 규제 마련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통제보다는 전폭적인 지원을 바라는 국내 AI 기업들의 긴장된 시선이 앞으로 만들어질 규제안 방향에 쏠려 있다. 12일 현재 미국과 영국은 규제보다는 기업 중심으로 ‘가이드라인’ 성격의 규범을 확립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지난 8월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한 관리 조치’를 발빠르게 마련해 이미 시행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세계 최초로 ‘AI 법률(act)’을 입법해 이르면 2025년부터 시행한다.중국과 EU가 이미 마련한 명문화된 규제안 곳곳엔 자국 이해관계를 최우선으로 챙긴 흔적이 보인다. 예를 들어 중국은 체제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관리조치 4조 1항을 보면 ‘생성형 AI를 사용해 생성된 콘텐츠는 사회주의 핵심가치를 반영해야 하며 국가 권력이나 사회주의 체제를 전복하거나 분리주의를 선동하는’ 등 ‘사회 질서를 방해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6조는 ‘대중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 국가 사이버 공간 및 정보 관리국에 보안 평가를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EU의 AI 액트는 지난 6월 유럽의회를 통과할 당시 각국 외신이 “가장 강력한 규제”라고 보도했을 만큼 엄격하다. AI 기술과 서비스를 ‘위험성’ 기반으로 분류해 단계별로 규제를 부여했는데, AI를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도 위험한 서비스로 분류했다. 또 학습에 사용한 데이터를 상세히 공개하고 AI가 만든 콘텐츠임을 명시하도록 했다. 이를 어기는 초거대언어모델엔 1000만 유로(약 142억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은 “EU의 경우엔 초거대 AI 플랫폼조차 없다”며 “EU의 법안엔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미국 빅테크의 AI 기술에 종속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이에 반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자랑하는 미국은 오픈AI, 구글 등 빅테크가 스스로 만든 자율규제를 중심으로 정부와 의회가 함께 규범을 마련하고 있다. 하 센터장은 “최근 백악관과 상원에서 빅테크 대표들이 참석한 회의가 있었다”며 “규제 자체보다는 ‘게임의 룰’을 만들어 그 안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본질적인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달 정부가 헌장 성격의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AI 법제정비 로드맵’을 연내 발표하기로 한 상태다. 이와 별도로 국회에선 개별 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발의해 10여건이 계류 중이다. 업계는 국내 AI 기술 수준이 높지만 해외 빅테크에 비해 자본력이 턱없이 부족한 만큼 국가가 규제책보다는 지원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 센터장은 “글로벌 테크 기업의 인력, 투자 규모는 적게 잡아도 국내 기업의 수십배”라며 “시장의 크기가 작고 인재 풀도 작은 만큼 국가 경쟁력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는 규제 방향이 미국보다는 EU와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갈까 우려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AI라는 영역 성격상 자율규제가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며 “카카오를 비롯한 대부분 AI 기업들이 국가 차원의 가이드라인과 별개로 자율규제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기술기업 업스테이지 측도 “AI는 사람들이 많이 써 봐야 안다”며 “특정 기술을 무분별하게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점차적으로 경험하면서 융통성 있게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정청래, 강서 野낙승에 “尹의 자폭선거… 검찰독재와 싸우라는 피맺힌 원성”

    정청래, 강서 野낙승에 “尹의 자폭선거… 검찰독재와 싸우라는 피맺힌 원성”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17.15%포인트 차 낙승을 거둔 데 대해 강성 지지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친명계’(친이재명계) 선봉장인 정 최고위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과 강서구민, 당원과 지지자들께 가슴 깊이 감사드린다”며 “일부 국회의원들에게 1000원짜리 당원, 훌리건 소리까지 들어가며 강서구청장 선거에 올인해 소셜미디어(SNS)에서, 골목골목에서 목이 터져라 진교훈을 외친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1000원짜리 당원’, ‘훌리건’은 비명계 의원들이 각종 토론회와 언론 인터뷰 등에서 “1000원 당원들에 당 운명을 맡길 수 없다”, “정치 훌리건인 개딸들과 이별해야 한다”고 말한 것에서 연유됐다. ‘1000원 당원’은 매월 1000원 이상의 당비를 내면 당내 선거 투표권이 주어지는 권리당원을 말하는 것으로, 2021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지지자들이 대거 권리당원 자격을 획득, 민주당 내 여론을 이끌어 가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연달아 올린 또 다른 글에서 “이번 선거는 국민과 정권이 싸워서 국민이 이긴 선거”라며 “민심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 무도한 권력의 힘보다 시민의 힘, 투표의 힘이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 선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대한 국민의 통렬한 심판을 한 선거”, “윤석열이 판을 키운 윤석열에 의한 윤석열을 위한 윤석열의 자폭선거” 등 표현으로 이번 선거를 평가하면서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찍었지만 민주당이 잘해서라기보다 민주당이 더 가열차게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과 싸우라는 국민들의 피맺힌 원성이 깃든 선거”라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아울러 “표 차이가 많이 난 것은 후보 경쟁력도 작용한 선거다. 귀책사유가 있는 선거, 귀책사유가 있는 장본인을 대법원 확정판결 잉크도 마르기 전에 사면복권 시키고 후보까지 공천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 무시에 대한 분노의 선거”라고 했다. 앞서 이날 새벽 개표가 100% 완료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 후보가 득표율 56.52%(13만 7066표)를 기록, 39.37%(9만 5492표)를 얻은 김 후보를 두 자릿수 격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로써 민주당은 총선 6개월을 앞두고 치러진 서울 기초단체장 보선에서 승리를 거두는 성과를 올렸다.
  • ‘대선 허위보도’ 김병욱 보좌관 압수수색… 이재명 연결고리 찾는 檢

    ‘대선 허위보도’ 김병욱 보좌관 압수수색… 이재명 연결고리 찾는 檢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대선을 앞두고 또 다른 허위 보도가 이뤄진 정황을 포착하고 11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관과 한 온라인 매체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 의혹과 관련한 언론사 압수수색은 뉴스타파와 JTBC에 이어 세 번째다. 검찰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측이 여론 조작에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이를 뒷받침할 연결고리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대선 개입 여론 조작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은 이날 김 의원의 보좌관 최모씨의 국회 사무실과 주거지, 민주당 국회정책연구위원 김모씨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온라인 매체 ‘리포액트’ 사무실과 이를 운영하는 허모 기자의 주거지도 포함됐다. 검찰은 최씨와 허 기자가 공모해 대선을 앞둔 지난해 3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수2과장 시절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당시 ‘대장동 브로커’ 조우형씨를 의도적으로 봐줬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취지의 허위 보도를 한 것으로 의심한다. 당시 허 기자는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과 조씨의 사촌형인 이모씨와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확보했다며 그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는 이씨가 최 전 중수부장에게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 조우형이 김 부회장의 심부름꾼이었거든요”라고 하자 최 전 중수부장이 “윤석열이 그런 말 했다”고 맞장구쳤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이씨가 “윤석열이 그런 말 했냐? 조우형이 박영수 변호사를 쓴 것은 신의 한 수였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녹취록 대화 당사자 중 한 명은 최 전 중수부장이 아니라 최씨이며, 최씨가 이를 녹음해 허 기자에게 전달했다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허 기자와 최씨, 김씨가 보도 내용이 허위임을 알고서도 유력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을 비방할 목적으로 대선을 8일 앞두고 이러한 보도를 한 것으로 본다. 정치권에 따르면 최씨는 민주당 ‘윤석열 은폐 수사 및 50억 클럽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상황팀장을 맡아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가 윤 대통령을 비롯한 검찰이 해당 사건에 손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책임을 지우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최씨가 보좌하는 김 의원은 이 대표 최측근 그룹인 ‘7인회’ 멤버이기도 하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허 기자와 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허 기자의 변호인 정철승 변호사는 “언론에 대한 압수수색은 권력의 부정·비리에 대한 취재 활동을 방해해 언론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대선 허위보도 관여’ 李 최측근 김병욱 의원 측 압수수색…연결고리 찾는 檢

    ‘대선 허위보도 관여’ 李 최측근 김병욱 의원 측 압수수색…연결고리 찾는 檢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대선을 앞두고 또 다른 허위 보도가 이뤄진 정황을 포착하고 11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관과 한 온라인 매체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 의혹과 관련해 언론사 압수수색은 뉴스타파와 JTBC에 이어 세 번째다. 검찰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측이 여론 조작에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이를 뒷받침할 연결고리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대선 개입 여론 조작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은 이날 김 의원의 보좌관 최모씨의 국회 사무실과 주거지, 민주당 국회정책연구위원 김모씨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온라인 매체 ‘리포액트’ 사무실과 이를 운영하는 허모 기자의 주거지도 포함됐다. 검찰은 최씨와 허 기자가 공모해 대선을 앞둔 지난해 3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수2과장 시절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당시 ‘대장동 브로커’ 조우형씨를 의도적으로 봐줬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취지의 허위 보도를 한 것으로 의심한다. 당시 허씨는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과 조씨의 사촌형인 이모씨와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확보했다며 그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는 이씨가 최 전 중수부장에게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 조우형이 김 부회장의 심부름꾼이었거든요”라고 하자 최 전 중수부장이 “윤석열이 그런 말 했다”고 맞장구쳤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이씨가 “윤석열이 그런 말 했냐? 조우형이 박영수 변호사를 쓴 것은 신의 한 수였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녹취록 대화 당사자가 최 전 중수부장이 아닌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허 기자와 최씨, 김씨가 보도 내용이 허위임을 알고서도 유력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을 비방할 목적으로 대선을 8일 앞두고 이러한 보도를 한 것으로 본다. 정치권에 따르면 최씨는 민주당 ‘윤석열 은폐 수사 및 50억 클럽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상황팀장을 맡아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의 책임을 윤 대통령을 비롯한 검찰이 해당 사건에 손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씨가 보좌하는 김 의원은 이 대표 최측근 그룹인 ‘7인회’ 멤버이기도 하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허 기자와 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허 기자 변호인 정철승 변호사는 “언론에 대한 압수수색은 권력의 부정 비리에 대한 취재 활동을 방해해 언론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기초수급비 받으려다 감옥 간 40대…읍사무소서 ‘흉기 난동’

    기초수급비 받으려다 감옥 간 40대…읍사무소서 ‘흉기 난동’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이 어렵다는 말을 듣자 격분해 읍사무소에 찾아가 공무원에게 난동을 부린 40대가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11일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송석봉) 심리로 열린 A(48)씨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일부 피해자는 휴직을 고려하는 등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고, A씨 진술을 보면 유해 위험이 여전해 엄벌이 필요하다”고 이같이 구형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 4월 12일 오후 4시 4분쯤 세종시 조치원읍사무소에서 여성 공무원 B(33)씨와 남성 공무원 C(48)씨, 사회복무요원 D(25)씨 등 3명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A씨의 흉기 공격을 손으로 막다 찔려 3바늘을 꿰맸고, C씨와 D씨는 각각 자상·찰과상을 입었다. D씨는 A 손가락에 눈을 찔리기도 했다. A씨는 이날 C씨 등한테 자신이 신청한 ‘생계급여’ 설명을 전화로 듣다 “금융자산이 있어 자격이 안 되는 것 같다”는 말에 “전혀 이해가 안 된다”고 항의하다 격분해 집에서 흉기를 들고 읍사무소로 찾아갔다. 사무실로 들어온 A씨는 “내가 왜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이 안 되는 거냐”고 따지며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A씨는 결국 사무실에 있던 직원 10여명이 합세하면서 제압당했고, 출동한 경찰에 넘겨졌다. 당시 조치원읍 관계자는 “A씨의 자격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생계급여는 교도소에 갇히지 않고 지역 주민으로 살면 재신청할 수 있다”고 했다. 1심을 진행한 대전지법 형사12부(재판장 나상훈)는 지난 7월 A씨에게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무력화하고 공무원의 신체와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는 엄벌할 필요가 있다. 같은 범행으로 2차례 처벌받고, 범행 전에도 담당 공무원에게 행패를 부린 점으로 볼 때 재범 가능성이 높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었다.A씨는 이날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의도적으로 읍사무소에서 소란을 피운 것이 아니라 공무원이 정확한 답을 해주지 않자 흥분해서 갔다”고 최후 진술했다. A씨 변호인은 “A씨는 2011년 교통사고로 뇌에 손상을 입어 약을 먹고 있다. 당시 흥분한 상태여서 자신의 행동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고 있다”면서 “그가 앞으로 재범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항소심 선고공판은 다음달 10일 열린다.
  • 하루 새 수천 건 요청에 기밀 강요… “평생 안 봐도 될 자료 다 만들어요”

    하루 새 수천 건 요청에 기밀 강요… “평생 안 봐도 될 자료 다 만들어요”

    “평생 안 봐도 될 자료를 국정감사 기간에 다 만들어요.” “자치사무에 관한 시시콜콜한 자료까지 요구합니다. 지자체는 행정사무감사와 국정감사 이중 감사를 받는 셈이에요.” 수천 건에 달하는 무리한 자료 요구, 공기업의 중요한 영업기밀 제출까지 강요하는 국회의 ‘자료 갑질’이 10일 시작된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도 되풀이됐다. 주말이나 한밤중에 자료를 요구하거나 10년 치 자료를 달라는 식의 구태는 많이 사라졌지만, 막무가내식 자료 요구 관행은 달라진 게 없다고 피감기관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 추석 연휴에도 민감한 현안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휴지통에 들어갈지도 모를 자료 준비 때문에 하루도 쉬지 못하고 출근 도장을 찍어야 했다.한 경제 부처 공무원은 “매년 국감 때마다 의원실에서 수백 건의 자료를 요청하는데, 실제 국감 때 해당 자료를 활용해 질의하는 걸 보지 못했다. 밤새워 준비한 자료가 그냥 버려지기 일쑤니 국감 때마다 허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자료를 요구해 놓고 준비 기간을 너무 짧게 준다. 그래도 과거에는 나흘에서 일주일가량 시간을 줬는데, 전날 자료를 요구하고선 다음날 제출하라는 의원실도 있다. 정말 시간이 부족해 자료를 못 주면 ‘왜 안 주느냐’고 항의한다”고 토로했다. 공무원들은 ‘자료 제출하라’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깊은 한숨이 나온다고 했다. 의원실에서 매우 특별한 자료를 요청하는 것도 아니다. A의원실과 B의원실이 요구하는 자료가 90% 겹칠 때가 잦다. 간사 의원실에서 자료를 통합적으로 요구하면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막을 수 있는데, 이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다 보니 공무원들은 자료 수발에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올해 국감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국세청에 요구한 자료만 총 3315페이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 영업기밀 자료까지 요구하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공무원은 “(기밀성 때문에) 이전 연도에 주지 못한 자료는 지금도 줄 수가 없는데 계속 요구해 난감하다. 경쟁 상대인 해외에서도 예의 주시하는 자료는 더욱 공개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지방자치단체들은 국감 때마다 국회와 ‘자료 전쟁’을 벌인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쏟아지는 국감 자료 제출 요구에 대응하느라 시정이 마비될 지경”이라며 국가사무를 제외한 지방 고유사무에 대한 국정감사 자료 제출 요구는 거부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한 지자체 공무원은 “올해 국감 자료 요청 건수가 2000건이 넘는데, 이 중 80%가 자치사무로 지방 고유 업무에 관한 것”이라며 “국정감사 대상은 국비가 투입된 국가 위임사무이고, 자치사무는 지방의회의 행정사무감사 대상인데 국회의원들이 국감 범위를 벗어나는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2000건 중 중복된 걸 빼면 100건 정도가 될 텐데, 그럼 의원들이 질문을 100개 하겠는가. 도정, 시정을 봐야 할 공무원들이 의미 없는 3년 치, 5년 치 자료 준비에 매달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7조 2호에 따르면 지자체의 자치사무는 국정감사 대상이 아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도청지부는 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국토교통위원회 의원실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고 “국정운영을 위해 정책감사 차원에서 꼭 필요한 자료만 요구해 달라”고 했다. 대구공무원노동조합도 이날 논평에서 “국정감사가 국회의원의 권력 과시와 자기 홍보(PR)를 위한 자리가 됐다”며 “요구 자료를 제출받고도 질의나 감사에 활용하지 않으면 앞으로 국정감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부분도 생각해 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회 보좌관들은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피감기관에도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보좌관은 “자꾸 국감 갑질이라고 하는데, 되레 보좌관들이 공무원들로부터 갑질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국회 상임위원회에 새 위원들이 오면 아무것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지 주요 수치를 뺀 자료를 주는 공무원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보좌관은 “예전에는 자료 요청을 세게 하고 밤새워 일하는 보좌관이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요즘에 그렇게 하면 갑질한다고 손가락질을 받는다”며 “공무원들이 어떻게 느낄지는 몰라도 의원실도 많이 변했다”고 억울해했다. 실제로 국회의 태도가 과거에 비해 일부 개선된 것은 맞다고 한다. 사회 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올해도 추석 연휴가 시작되자마자 자료를 요구해 놓고 제출 기한을 연휴 중으로 못박은 의원실이 있었는데, 그래도 기한을 맞추지 못했다고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국장급 공무원은 “정말 긴급한 자료는 ‘긴급’이라고 표시해 요구한다. 서로 요구하는 게 많고 제출할 것도 많다 보니 우선순위를 정해 주는 융통성도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공무원은 “국회가 매너가 좋아져서가 아니라 내년에 총선이 있어 여러 가지로 고민할 게 많아서 그런 거라고 본다. 크게 봐선 달라진 게 없다”고 밝혔다.
  • “조선 후기 책방의 확산… 신분제 와해의 기폭제”

    “조선 후기 책방의 확산… 신분제 와해의 기폭제”

    과거와 달리 책은 온라인으로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그렇지만 스마트기기의 보급과 소셜미디어(SNS)의 확산으로 독서 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문해력 위기까지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국학진흥원은 웹진 ‘담談’ 10월호에서 ‘조선의 출판문화’라는 주제로 조선에서 책은 어떤 위치였는지, 책의 생산과 보급, 관리는 어땠는지 출판과 관련해 샅샅이 살펴봤다. 육수화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은 ‘조선 시대 서적의 보급과 교육기관의 장서 관리’라는 글을 통해 조선 후기 오늘날 서점에 해당하는 서사와 책 대여점인 세책방의 등장과 확산이 지식의 대중화를 가져왔고 신분제 와해의 기폭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세책방과 서사는 교육에 대한 국가의 지배력 약화와 중세적 지식체계가 근대적 지식체계로 바뀌는 과정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당나라 때 서사가 있었고 송나라 때는 개인이나 서사가 판매를 위해 별도로 제작한 방각본이 성행했지만 조선에서는 양반 세력에 의해 선조 초기에나 가능했다. 지식과 정보의 유통과 확산을 의미하는 서사의 설치는 지식 권력의 독점과 양반 중심 사회 체제 유지에 위협이 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중종 14년인 1519년에 시강원의 건의로 서사 설치를 왕도 받아들여 대신들에게 의견을 정하도록 했지만 실패했다. 이 때문에 당시 지방 국립학교인 향교에서조차 유생들이 읽을 책을 갖출 수 없을 정도였다. 편집자인 김수영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책이 가볍게 여겨지고 존경받지 못하는 세상은 변화를 포기하는 세상”이라면서 “책을 통하지 않고 이 세상이 나아지는 길은 없는 만큼 가을에 책의 가치에 대해 한 번 더 진지하게 고민하자는 측면에서 조선의 출판문화를 살펴봤다”고 덧붙였다.
  • 가상 해킹에 뚫린 선관위… 국정원 “투개표 조작 가능”

    국가정보원은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개표 시스템 등의 보안 실태를 점검한 결과 기술적으로는 북한 등 외부세력에 의해 해킹 공격이 가능한 상태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투개표 모두 해킹이 가능하다”는 국정원의 발표에 대해 선관위는 “다수 내부 조력자가 조직적으로 가담하지 않고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정면 반박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데다 총선을 불과 6개월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국정원 발표를 둘러싼 혼란과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백종욱 국정원 3차장은 선관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지난 7~9월 합동 보안점검을 벌인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가상의 해커가 선관위 전산망 침투를 시도하는 방식으로 시스템 취약점을 점검한 결과 투표 시스템, 개표 시스템, 선관위 내부망 등에서 해킹 취약점이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다만 “해커의 관점으로 취약점 여부를 확인한 것”이라며 “과거 선거 결과 의혹과 결부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국정원은 실제 북한에 의한 해킹 피해 여부가 확인됐는지에 대해서는 “확인이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국정원 등은 지난 5월 보수언론과 정치권에서 선관위 해킹 의혹을 제기하자 합동 점검을 시작했다. 국정원의 가상해킹 결과에 따르면 후보 A와 B가 경합을 벌이는 개표 현장에서 투표지 분류기가 A후보에 기표된 투표용지를 눈 깜짝할 새 B후보의 투표용지 칸으로 분류하는 것도 가능했다. 국정원은 해킹으로 동일한 QR코드를 가진 2장의 ‘쌍둥이’ 투표용지 생성도 보여 줬다. 투표인 명부, 투표용지, 개표, 득표 집계 등 전 과정에서 해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백 차장은 “외부에서 내부 선거망까지 충분히 해킹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가능성은 항상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내부망에 침입한 해커는 ‘유령유권자’를 등록하거나 사전투표를 마친 유권자가 투표하지 않은 것처럼 조작할 수도 있었다. 사전투표용지에 날인되는 청인(선관위 도장), 사인(투표관리관 도장) 파일을 선관위 시스템에서 훔칠 수 있어서 사전투표지를 무단으로 인쇄하는 것도 가능했다. 선관위가 개표시스템 관리 계정의 비밀번호를 초기에 설정된 ‘12345’, ‘admin’(관리자) 등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2021년 4월에는 선관위의 투개표 시스템과는 무관한 인터넷용 컴퓨터가 북한 ‘킴수키’ 조직의 악성코드에 감염돼 상용 메일함에 저장됐던 대외비 문건 등 업무 자료가 유출된 사실도 이번에 드러났다. 선관위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선거 결과 조작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기술적인 해킹 가능성만 부각해 선거 결과 조작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선거 불복을 조장해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국민 불안과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선출된 권력의 민주적 정당성까지 훼손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는 “선관위의 ‘뻥뚫어’ 보안시스템”(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국정원의 선거 개입”(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라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국정원이 전산보안만 갖고 과하게 표현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 서점이 조선 후기 신분제 사회 붕괴 시켰다고?

    서점이 조선 후기 신분제 사회 붕괴 시켰다고?

    엊그제까지만 해도 낮에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는데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쌀쌀함이 느껴지는 날씨가 됐다. 독서에 따로 계절이 있겠냐마는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온라인으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이지만 스마트 기기의 보급과 소셜미디어(SNS)의 확산으로 독서 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문해력 위기까지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국학진흥원은 웹진 ‘담談’ 10월호에서 ‘조선의 출판문화’라는 주제로 조선에서 책은 어떤 위치였는지, 책의 생산과 보급, 관리는 어땠는지 출판과 관련해 샅샅이 살펴봤다. 육수화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은 ‘조선 시대 서적의 보급과 교육기관의 장서 관리’라는 글을 통해 조선 후기 오늘날 서점에 해당하는 서사와 책 대여점인 세책방의 등장과 확산은 지식의 대중화를 가져왔고 신분제 와해의 기폭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세책방과 서사는 교육에 대한 국가의 지배력 약화와 중세적 지식체계가 근대적 지식체계로 바뀌는 과정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당나라 때 서사가 있었고 송나라 때는 개인이나 서사가 판매를 위해 별도로 제작한 방각본이 성행했지만 조선에서는 양반 세력에 의해 선조 초기에나 가능했다. 지식과 정보의 유통과 확산을 의미하는 서사의 설치는 지식 권력의 독점과 양반 중심 사회 체제 유지에 위협이 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중종 14년인 1519년에 시강원의 건의로 서사 설치를 왕도 받아들여 대신들에게 의견을 정하도록 했지만 실패했다. 이 때문에 당시 지방 국립학교인 향교에서조차 유생들이 읽을 책을 갖출 수 없을 정도였다.그런가 하면 엄격한 성리학 사회였던 조선, 그중에서 유교 문화가 깊이 자리 잡은 안동에서 대표적인 출판사가 다름 아닌 사찰인 봉정사였다. 안동시 서후면에 있는 봉정사는 672년에 창건된 전통 깊은 사찰이다. 그런데 조선 후기인 18세기부터 봉정사에서 안동 지역 사대부의 저술, 문집을 출간한 출판사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상백 부산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안동의 대표 출판소, 봉정사’라는 글에서 이런 재미있는 사실을 밝혔다. 봉정사는 불교, 유교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성격의 서적을 대규모 출판한 몇 안 되는 사찰로 조선 시대 책 생산과 유통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서은경 작가는 18세기 대구지역 양반이었던 최홍원의 ‘역중일기’를 통해 동화사의 승려인 한총이 구하기 어려운 귀한 유가의 서적을 판매하러 왔다는 재미있는 내용을 ‘방판(방문판매)스님’이라는 글로 재구성해 공개했다. 최홍원은 이후에도 한총을 통해 구하기 어려운 유가의 책을 부탁해 샀다는 사실을 밝혔다. 편집자인 김수영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1년 중 가장 책의 판매가 저조한 시기”라고 지적하면서 “그래서 가을은 역설적으로 책의 가치, 독서의 가치가 분명해지는 계절”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책이 가볍게 여겨지고 책이 존경받지 못하는 세상은 변화를 포기하는 세상”이라면서 “책을 통하지 않고 이 세상이 나아지는 길은 없는 만큼 가을에 책의 가치에 대해 한 번 더 진지하게 고민하자는 측면에서 조선의 출판문화를 살펴봤다”라고 덧붙였다.
  • [열린세상] 미 공화당 강경파를 위한 변론/서정건 경희대 교수

    [열린세상] 미 공화당 강경파를 위한 변론/서정건 경희대 교수

    역사상 최초의 사건은 그 충격 때문에 그 전까지 일어났던 많은 사건들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종종 잊게 만든다. 지난주 미국 하원의장 축출 사태를 되짚어 보자. 1980년대 후반부터 공화당 내부에는 중도파 대신 사회적 보수주의 의원들이 자리잡았고 안보와 무역을 중시하는 전통 보수 의원들과 함께 당을 이끌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시대에는 고졸 백인 유권자들이 공화당 편으로 대거 이동했고 오바마의 재정 지출을 공격하며 ‘티파티’가 공화당 계파로 탄생했다. 티파티의 후신이 현재의 ‘프리덤 코커스’라는 계파로 40여명의 공화당 하원 의원이 속해 있다. 지난 1월 새 하원이 개원할 때 평생을 의정 활동보다는 의장 자리에 공을 들여 왔던 케빈 매카시 후보는 프리덤 코커스의 요구를 수용해야 했다. 같은 공화당에서 5명만 반대해도 하원의장이 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 요구 중 하나가 의원 한 명이 의장 퇴출 동의안을 발의하면 이틀 이내에 표결에 부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번에 민주당 전원과 공화당 8명의 과반 찬성으로 매카시 의장이 물러나게 된 의회 규칙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자. 잘 알려진 대로 두 정당의 양극화 정도가 심각하지만 어떤 정당이 더 극단적 성향인가는 또 다른 얘기다. 진보 세력이 당을 장악한 민주당이지만 중도파가 건재할 뿐만 아니라 대선 후보를 배출하고 있다. 클린턴, 오바마, 힐러리, 바이든이 그들이다. 또한 민주당은 적지 않은 입법 개혁 의제를 갖고 있다. 의료보험, 최저임금, 사회간접자본, 사법제도, 성평등과 다양성, 총기규제, 기후위기 등에 대해 의회의 힘으로 미국을 바꾸길 원한다. 반대로 공화당은 세금 인하를 제외하면 주로 민주당의 개혁 추진을 가로막는 반란군 역할에 몰입 중이다. 민주당 의도대로 나라가 변하지만 않으면 그것이 자신들의 성공인 것으로 정당 목표를 삼고 있다. 연방정부는 해결책이 아니라 골칫거리라는 주장으로 1980년 대선에서 승리한 로널드 레이건 이후 공화당은 무엇을 ‘하자’가 아니라 ‘하지 말자’는 정당이 된 듯하다. 흥미롭게도 공화당 내부에서 의회 권력으로 미국의 환부를 도려내자는 움직임이 생겼다. 프리덤 코커스는 종종 트럼프 말도 듣지 않을 만큼 고유한 목표를 추진 중이다. 정부의 방만한 재정 지출을 줄이고 정당 지도부의 권한을 축소하자는 것이다. 과격한 레토릭과 행동으로 미국 민주주의를 해친다고 비판받고 있지만 적어도 이들에게는 공통의 국가·정당 비전이 있다. 혈세를 더이상 낭비하지 말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하자는 것, 지나치게 비대해진 정당 지도부를 견제하고 개별 의원들의 독립성을 보장하자는 것에 사활을 건다. 같은 당 동료 의원들의 입장을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 시스템을 멈춰 세운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공화당 지지자들 과반 이상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프리덤 코커스 의원들은 오락가락 입장을 바꾸는 같은 당 매카시 의장을 더이상 신뢰하기 어려웠다. 바이든 탄핵 추진으로 자신들의 비위를 맞추는 듯하다가 결국 민주당과 힘을 합쳐 정부 셧다운을 막은 매카시 대신 새 의장을 곧 뽑으면 그뿐이었다. 굳이 남의 나라 강경파를 애써 옹호하듯 설명한 이유는 간단하다. 정당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시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미국 민주당도 1970년대 민주당스터디그룹(DSG)이라는 신흥 계파가 온갖 비판과 견제에도 불구하고 당을 진보 성향으로 바꿔 놓은 결과다. 정당은 어떻게 변화할까. 정당 내부의 계파 간에 정책과 이념을 놓고 치열한 노선 투쟁을 벌인 결과여야 한다. 다만 우리처럼 대통령 혹은 대선 후보의 이름이 앞에 붙은 계파는 계파가 아니다. 그동안 소위 계파라 불린 그룹치고 기억나는 정책 목표가 있었던가. 정치 개혁의 출발점은 정당 내부에서 벌이는 새로운 아이디어 싸움이어야 한다.
  • [세종로의 아침] 국회에는 신호등이 없다/이경주 정치부 차장

    [세종로의 아침] 국회에는 신호등이 없다/이경주 정치부 차장

    국회에는 신호등이 없다. 복잡한 아침 출근길은 위험하다. 이른바 ‘깻잎 한 장 차이’로 교통사고를 면한 이도 있다. 국회 내 교차로에서는 의원 2명이 좌회전 차량과 접촉사고가 난 적도 있다. 보행자가 건널목을 건너는데 먼저 가려고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내는 장면은 흔하다. 그러다 급정거를 한 운전자는 보행자를 무서운 눈으로 째려본다. 아찔했던 위험의 순간이 지나고 그저 멀어지는 차량을 뒤에서 눈으로 흘겨본다. 사람이 먼저 아닌가. 왜 이곳엔 신호등이 없나. 수준 높은 인재들이 몰려 있는 민의의 전당에서 기본적인 교통질서야 ‘자율적 운영’이 당연하다는 취지일까. 아닐 거다. 그들의 예의·양심·배려 수준은 대한민국 평균 성인에 못 미칠 때가 적지 않다. 빨간불 없는 정쟁에 국회 문은 쉽게 닫히고, ‘김남국 제명안’을 부결시켜 제 식구 봐주기 논란을 자처했다. 후보자 줄행랑, 가족 신상 털기 등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막장 드라마는 지겨울 정도다. ‘서로 듣고 차례대로 말하기’를 힘들어하고 욕설·고성이 난무해 ‘19세 관람가’ 딱지를 붙이고 싶은 토론 문화까지 국회에 내세울 만한 질서란 게 있었던가. 신호등 대신 경찰이 수신호를 해 주면 위험천만한 상황이 줄어들까. 그것도 아니다. 국회 바깥에 더 혼잡한 도로가 많을 테고 국회에서 공권력은 우스워진 지 오래다. 첨예한 정쟁 끝에 서로를 경찰이나 검찰에 고발해 놓고 재판에서 내가 이기면 사법 정의, 내가 지면 정치 탄압이다. 언론의 감시와 견제도 우리 편에 동조하면 언론 직필, 우리 편을 비판하면 기레기의 가짜뉴스다. 장애인 시위가 열리는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의 플랫폼을 벗어나 확성기를 통해 노동·교육·복지 등 세상 외진 곳의 목소리가 소용돌이치며 나오는 국회 정문을 지나면 정작 국회 경내는 세상과 담을 쌓은 듯 고요하다. 국민은 국회라는 무대에서 ‘잘’ 싸워 달라고 의원들에게 세비를 냈는데, 본회의는 무산되고 상임위원회에 나오지 않는 의원이 적지 않으며, 일부는 법안에 대한 이해도 없이 찬반 투표에 나선다. 그래도 야근을 마치고 밤늦게 국회 의원회관을 올려다보면 의정을 연구하려 불을 켠 몇몇 방이 보인다. 대정부 질의에서 적확하고 날카로운 비판으로 정부를 견제하고, 민생 법안을 통과시키려 동분서주하는 의원도 있다. 하지만 당대표의 구속영장이, 용산의 입김이 정치의 중심인 듯한 국회는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는 계속될 것인가’라는 고민을 던진다. 극단 지지자만 바라보는 정치인은 위험하다. 극단에 선 일부 무리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당을 뒤흔들고 극단으로 몰아가면 중도층은 정치에 염증을 느끼기 쉽다. 중도층이 떠나는 정치는 민의를 온전히 담는 그릇이 될 수 없다. 때마침 양당이 총선을 앞두고 ‘먹고사는 문제’에 귀를 기울인단다. 10일 시작하는 국감에서 국민의힘이 내건 표어는 ‘민생부터 민생까지’이고,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단 일성은 ‘민생경제’다. 하지만 그간 행태에 비춰 보면 헛구호에 그칠까 벌써 답답하다. 신호등이 없는 국회는 오늘도 위험해 보인다. 국회사무처에 물었더니 경찰에 자문한 결과 ‘도로교통법상 신호등을 설치할 수 있는 도로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답을 받았단다. 법적으로 그렇겠지만 실제는 사람과 차량이 뒤섞여 사고 위험이 적지 않은, 신호등이 필요한 2차선 아스팔트 도로다. 법과 현실의 괴리가 이곳뿐이겠는가. 꽉 막힌 법을 만지고 더 좋은 법을 만들어 민생을 살피라는 게 국민이 국회에 준 권한이자 의무다. 민생이 나아지도록 이제라도 ‘국회, 일을 하라’.
  • 아이돌 성 착취 논란 그 회사… 이번엔 언론사 ‘블랙리스트’[특파원 생생리포트]

    아이돌 성 착취 논란 그 회사… 이번엔 언론사 ‘블랙리스트’[특파원 생생리포트]

    일본 최대 남성 아이돌 기획사인 ‘자니스’가 창업자인 자니(본명 기타가와 히로무)의 수십년간 이어진 성 착취 문제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엔 특정 기자의 질문을 받지 않는 등 ‘블랙리스트’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9일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자니스는 지난 2일 창업자의 성 착취 문제에 관한 대책 마련 및 회사명 변경을 이슈로 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회견에서 자니스는 지금의 회사명을 오는 17일 ‘스마일 업(SMILE UP)’으로 바꿔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전담하기로 했고 관련 업무가 마무리되면 폐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신 새로운 기획사를 만들어 아이돌 기획 업무를 이어 가기로 했다. 이처럼 자니스의 새로운 출발에 관해 설명하는 중요한 기자회견이었지만 문제가 된 것은 기자회견 방식이었다. 당시 기자회견에는 일본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만큼 300여명의 기자가 몰렸다. 하지만 2시간으로 한정된 데다 언론사당 1개의 질문만 할 수 있도록 했다. 추가 질문은 허용되지 않았다. 손을 든 기자를 지명해 질문을 받는 식으로 진행됐는데 수차례 손을 들어도 지목받지 못한 기자들이 항의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그다음날 자니스가 질문을 받지 않기로 한 언론사와 기자의 명단, 사진이 정리된 ‘NG 리스트’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문제는 더욱 커졌다. 기자회견을 진행한 외국계 홍보회사 FTI 컨설팅 관계자가 NG 리스트를 지난달 30일 자니스 측에 보여 준 사실이 드러났다. FTI 컨설팅은 지난 5일 ‘NG 리스트’에 대해 “한정된 대관 시간 내에 기자회견의 원활한 운영 및 준비를 위해 우리가 만들어 운영진 간에 공유한 것”이라며 “자니스는 작성, 운영 직원 공유 등을 포함해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에 나섰다. 당시 기자회견에 참여한 온라인 매체 ‘아크 타임스’의 오가타 도시히코 편집장은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맨 앞줄 가운뎃자리에 앉아 사회자와 눈이 마주쳤음에도 지목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승부 조작 같은 기자회견이었다”며 “자니스에 설명을 요구하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싶지 않다는 의지가 명백해 보였다.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학 전공의 오토 요시히로 조치대 교수는 지지통신을 통해 “기자들의 불만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필요한 질문에 성실히 답했어야 한다”며 “기자회견은 국민의 알 권리에 부응하기 위해 여론을 대변해 묻는 자리”라고 지적했다. 성 착취 피해자 모임 단체는 8일 자니스 측에 기자회견을 다시 열 것을 공식 요청했다. 자니스의 NG 리스트 문제는 일본 정부 브리핑으로까지 이어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관방장관과 총리의 기자회견에도 NG 리스트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나와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기자회견에는 특정 기자를 지명하지 않도록 한 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간 제약이 있어 모든 참석자를 지명하는 게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가능한 한 많은 질문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니스가 창업자의 흔적을 모두 지우고 있음에도 단순히 회사명을 바꾸는 것으로 부활을 노리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자니스 소속 연예인들 역시 피해자라는 의견이 있긴 하지만 자니의 성 착취를 알면서도 침묵해 왔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또 이미 오래전 성 착취가 폭로됐음에도 쉬쉬했던 방송사들조차 뒤늦게 비난받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4일 사설에서 “자니는 이제 없지만 오랫동안 문제를 은폐해 온 회사의 권력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새로운 문제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울 수도 없었다”…3시간 동안 ‘죽은 척’해서 살아남은 이스라엘 여성

    “울 수도 없었다”…3시간 동안 ‘죽은 척’해서 살아남은 이스라엘 여성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적인 이스라엘 공습으로 양측에서 1100여 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부상한 가운데, 하마스의 무차별 공습에서 ‘죽은 척’으로 살아남은 여성이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BBC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이스라엘 여성인 길리 요스코비치는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인근에서 열린 음악 축제 행사를 즐기던 수백 명의 젊은이 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눈앞에 보이는 사람들을 향해 닥치는대로 총을 쏘며 배회하는 동안, 들판의 나무 밑에 누워 죽은 척을 해야했다. 그녀는 BBC에 “그들은 차량을 타고 와 총격을 시작했고, 나는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았다. 차를 타고 달려 도망치다가 나무가 많은 곳으로 피했고, 이후 차에서 내려 들판 한가운데에 있던 바닥에 누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이어 “쫓아온 무장대원들이 나무에 숨은 사람을 찾아가 총을 쏘고 있었다. 모든 곳에서, 사방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봤다”면서 “나는 울지도 않고 매우 조용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숨만 쉬고, 눈을 감고 있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들(무장대원)들은 무려 3시간을 그곳에서 머물며 사람들을 죽였다”면서 “나는 헬리콥터 소리를 들었고, 군대가 헬리콥터에서 내려와 우리를 구할 것이라고 믿었었다. 하지만 3시간 동안 아무도 없었고, 오로지 테러리스트들과 나 뿐이었다”고 말했다.이 여성은 당시 차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가던 다른 시민들의 도움으로 3시간 여 만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다른 사람과 함께 ‘지옥’을 빠져나올 때까지도 당국 경찰이나 군인 등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마스의 극단적인 공격 선택, 배경은? 하마스는 이번 대규모 기습 공격에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습과 납치를 감행했다. 미국 정보기관 CIA와 이스라엘 정보기관 등이 이들의 대규모 공격을 미처 예견하지 못한 탓에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갔다. 하마스의 이번 대규모 공격은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입법 권력을 무력화시킨 뒤 사법부마저 장악하려는 시도가 있던 가운데 발생했다.지난해 시오니즘(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민족 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한 민족주의 운동)을 지향하는 극우파와 손잡고 재집권에 성공한 네타냐후 정부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이스라엘 영토에 강제 합병시키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의 극우 정책 기조가 통제 불가능해 보이자 팔레스타인의 불안은 더욱 가중됐다. 이번 공습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가 미국의 중동 화해 전략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대가로 미국과 방위 조약을 협상 중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팔레스타인 지원을 중단하려는 것을 막으려는 대응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란은 이날 하마스의 공격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사우디는 중립 입장을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948년 건국 이래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았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 허용 전까지 관계 정상화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는 중동에 있는 국가들의 적대적 관계를 해소해 중동에 대한 간섭을 줄이려고 노력해왔다. 지난 3월 이란은 적대관계인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고 이스라엘과 사우디도 미국 중재로 관계 정상화를 논의 중이었지만 당장 영향을 받게 됐다. 사우디의 요구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인정하는 ‘양보’를 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지만, 이번 공습으로 무산됐다.
  • [씨줄날줄] 중동 화약고/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중동 화약고/이순녀 논설위원

    2021년 5월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에서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 종교의식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이스라엘 경찰이 충돌을 빚었다. 격렬한 시위가 잇따르자 경찰은 이슬람 성지인 사원 안까지 들어가 강경 진압을 벌였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는 충돌 나흘째인 10일 “사원에서 병력을 철수하라”고 요구하며 수백 발의 로켓포 발사로 선제공격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전투기 편대를 출격시켜 가자지구 도심을 공습했다. 양측의 무자비한 보복전은 이스라엘이 5월 20일 유엔 중재안을 받아들이면서 중단됐다. ‘11일 전쟁’으로 인한 양측 사망자는 250여명이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종교와 영토를 둘러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 충돌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1994년 팔레스타인의 자치구로 인정받은 가자지구는 ‘중동의 화약고’로 불릴 만큼 갈등이 첨예한 지역이다. 특히 2006년 온건 성향의 집권당 파타를 누르고 강경파 하마스가 권력을 쥐고, 이스라엘이 2007년부터 가자지구 봉쇄 조치를 취하면서 양측 간 긴장이 고조돼 대규모 무력 충돌 사태가 여러 차례 빚어졌다. 2008년 이스라엘이 전투기로 가자지구를 공습하면서 22일간 전투를 치렀고, 2014년 이스라엘 청년 3명의 납치와 사망 배후로 하마스를 지목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대대적인 전면전이 벌어졌다. ‘50일 전쟁’으로 불리는 이 충돌로 팔레스타인인 2100명 이상, 이스라엘 군인 6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마스가 지난 7일 새벽 이스라엘에 수천 발의 로켓포를 발사하고, 무장대원들을 침투시켜 군인과 민간인들을 포로와 인질로 끌고 가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스라엘은 즉각적으로 전쟁을 선포하고 가자지구의 전기·연료·물품을 차단하는 등 전방위 반격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강경파 극우 내각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는 등 노골적인 팔레스타인 억압 정책을 펼쳐 반발을 초래했다. 극단적인 정치세력이 골칫거리인 것은 어느 나라나 똑같다.
  • 이스라엘 내정 불안 틈타 기습 공격… 최강 ‘아이언 돔’도 뚫렸다

    이스라엘 내정 불안 틈타 기습 공격… 최강 ‘아이언 돔’도 뚫렸다

    이슬람 무장세력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기습 공격을 감행하면서 유혈사태로 점철돼 온 중동 정세가 다시금 극도의 혼미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이번 공격은 미국의 중동 내 영향력이 과거보다 약화된 가운데 격렬한 반정부 시위 등으로 야기된 이스라엘의 정정 불안, 중동 평화 무드에 제동을 걸려는 하마스의 계산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의 실세인 무함마드 데이프는 “2021년 10일 전쟁 이후 18개월간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도시 공습, 예루살렘 성지 분쟁 지역인 알아크사에서의 폭력, 유대인 정착민들의 팔레스타인인 공격 증가, 16년간의 봉쇄정책 등 일련의 행동에 대한 보복”이라며 공격을 정당화했다. 하마스는 약 23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살고 있는 가자지구를 2007년부터 장악해 왔다. 이후 이스라엘은 이곳을 철저히 고립시켰다.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장벽을 세워 주민들의 이동할 자유를 제한하고 생필품 반입을 제한했으며 정기적 공습을 가하는 강력한 봉쇄정책을 폈다. 이집트도 남쪽 라파와 맞닿은 국경을 통제하면서 가자지구는 ‘세계 최대의 감옥’으로 불려왔다.가자지구는 실업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경제가 사실상 붕괴된 상태다. 팔레스타인과 구호 단체들은 “집단적 처벌”이라고 주장했다. 유엔인도주의기구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착민들은 올해 들어서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700회 이상 공격했다. 이는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다 횟수다. 하마스의 이번 대규모 공격은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입법 권력을 무력화시킨 뒤 사법부마저 장악하려는 시도가 있던 가운데 발생했다. 지난해 시오니즘(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민족 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한 민족주의 운동)을 지향하는 극우파와 손잡고 재집권에 성공한 네타냐후 정부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이스라엘 영토에 강제 합병시키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의 극우 정책 기조가 통제 불가능해 보이자 팔레스타인의 불안은 더욱 가중됐다. 미 외교협회(CFR)의 중동 전문가 스티븐 쿡은 8일 “팔레스타인의 기습 공격이 중동 전쟁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군 쿠드스군의 지도자 에스마일 카니 장군이 이스라엘을 도발하기 위해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슬라믹 지하드의 역내 지도자들과 만났다”고 분석했다. 쿡은 특히 네타냐후 총리가 추진한 ‘사법 개혁’에 반발한 반대파의 시위가 계속되면서 이란과 하마스 등 무장세력은 이스라엘이 약해졌다고 판단했고, 이것이 공습 결정의 계기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하마스가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고 기습 공격을 당한 이스라엘 군 안보 당국의 ‘정보 실패’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CNN은 이스라엘 양대 정보기관인 신베트(국내 첩보)와 모사드(해외 첩보), 방위군의 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하마스의 공격을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속절없이 뚫린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막기 위해 미국의 로켓 방공망인 ‘아이언 돔’을 도입했고, 감지장치가 있는 스마트 국경 시스템과 지하 벽을 2021년 말 구축했다. 하지만 이번 공격에서 이 같은 방어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번 공습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가 미국의 중동 화해 전략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대가로 미국과 방위 조약을 협상 중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팔레스타인 지원을 중단하려는 것을 막으려는 대응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이날 하마스의 공격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사우디는 중립 입장을 보였다. 지난 3월 이란은 적대관계인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고 이스라엘과 사우디도 미국 중재로 관계 정상화를 논의 중이었지만 당장 영향을 받게 됐다. 사우디의 요구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인정하는 ‘양보’를 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지만, 이번 공습으로 무산됐다. 이란이 이번 하마스 공격의 배후에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폴리티코는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지난달 레바논에서 하마스 지도부를 만나 이스라엘의 군사 정보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하마스는 이란의 지원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직 미 정부 관계자도 “이란의 사전 인지와 동의 없이 하마스의 공격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한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 지원은 바위처럼 단단하고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또 다른 전쟁의 발발로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외교정책은 또 다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에게 미국의 지지를 전달했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서안의 평화 유지를 당부했다. 미국은 네타냐후 총리의 재집권 이후 극우화 움직임으로 최근 관계가 나빠졌지만 이스라엘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용어 클릭 ●하마스 아랍어 ‘이슬람 저항운동’을 의미한다. 1987년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점거에 대항한 팔레스타인 최초의 민중봉기 이후 팔레스타인 해방을 주장하며 무장 게릴라 활동을 시작했다. 이스라엘 파괴를 목표로 삼고 있다.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에서 철수하면서 차차 입지를 강화해 이듬해 총선에서 승리하며 마흐무드 압바스 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파타 정권을 축출하고 가자지구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 [분석] 하마스는 왜 지금 이스라엘을 공격했을까

    [분석] 하마스는 왜 지금 이스라엘을 공격했을까

    이슬람 무장세력 하마스가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기습 공격을 감행하면서 유혈사태로 점철돼 온 중동 정세가 다시금 극도의 혼미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이번 공격은 미국의 중동 내 영향력이 과거보다 약화된 가운데 격렬한 반정부 시위 등으로 야기된 이스라엘의 정정 불안, 중동 평화 무드에 제동을 걸려는 하마스의 계산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의 실세인 무함마드 데이프는 “2021년 10일 전쟁 이후 18개월간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도시 공습, 예루살렘 성지 분쟁 지역인 알아크사에서의 폭력, 유대인 정착민들의 팔레스타인인 공격 증가, 16년간의 봉쇄정책 등 일련의 행동에 대한 보복”이라며 이번 공격을 정당화했다. 하마스는 약 23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살고 있는 가자지구를 2007년부터 장악해왔다. 이후 이스라엘은 이곳을 철저히 고립시켰다.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장벽을 세워 주민들의 이동할 자유를 제한하고 생필품 반입을 제한했으며, 정기적으로 공습을 가하는 강력한 봉쇄정책을 폈다. 이집트도 남쪽 라파와 맞닿은 국경을 통제하면서 가자지구는 ‘세계 최대의 감옥’으로 불려왔다. 가자지구는 실업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경제가 사실상 붕괴된 상태다. 팔레스타인과 구호 단체들은 “집단적 처벌”이라고 주장했다. 전직 미국 외교관 에런 데이비드 밀러는 “하마스는 아랍 국가에서 가자지구로 들어오는 돈이 부족해지고, 이스라엘에서 일할 수 있는 노동자의 허가를 제한하자 불만을 품어 왔다”고 말했다. 유엔인도주의기구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착민들은 올해 들어서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700회 이상 공격했다. 이는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다 횟수다. 하마스의 이번 대규모 공격은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입법 권력을 무력화시킨 뒤 사법부마저 장악하려는 시도가 있던 가운데 발생했다. 지난해 시오니즘(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민족 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한 민족주의 운동)을 지향하는 극우파와 손잡고 재집권에 성공한 네타냐후 정부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이스라엘 영토에 강제 합병시키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의 극우 정책 기조가 통제 불가능해 보이자 팔레스타인의 불안은 더욱 가중됐다. 미 외교협회(CFR)의 중동 전문가 스티븐 쿡은 8일 “팔레스타인의 기습 공격이 중동 전쟁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군 쿠드스군의 지도자 에스마일 카니 장군이 이스라엘을 도발하기 위해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슬라믹 지하드의 역내 지도자들과 만났다”고 분석했다. 쿡은 특히 네타냐후 총리가 추진한 ‘사법 개혁’에 반발한 반대파의 시위가 계속되면서 이란과 하마스 등 무장세력은 이스라엘이 약해졌다고 판단했고, 이것이 공습 결정의 계기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마스가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고 기습 공격을 당한 이스라엘 군 안보 당국의 ‘정보 실패’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CNN은 이스라엘 양대 정보기관인 신베트(국내 첩보)와 모사드(해외 첩보), 방위군의 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하마스의 공격을 사전에 예측을 못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속절없이 뚫린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막기 위해 미국의 로켓 방공망인 ‘아이언 돔’을 도입했고, 감지장치가 있는 스마트 국경 시스템과 지하 벽을 2021년 말 구축했다. 하지만 이번 공격에서 이같은 방어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번 공습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가 미국의 중동 화해 전략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대가로 미국과 방위 조약을 협상 중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팔레스타인 지원을 중단하려는 것을 막으려는 대응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란은 이날 하마스의 공격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사우디는 중립 입장을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948년 건국 이래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았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 허용 전까지 관계 정상화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는 중동에 있는 국가들의 적대적 관계를 해소해 중동에 대한 간섭을 줄이려고 노력해왔다. 지난 3월 이란은 적대관계인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고 이스라엘과 사우디도 미국 중재로 관계 정상화를 논의 중이었지만 당장 영향을 받게 됐다. 사우디의 요구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인정하는 ‘양보’를 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지만, 이번 공습으로 무산됐다. 이란이 이번 하마스 공격의 배후에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폴리티코는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지난달 레바논에서 하마스 지도부를 만나 이스라엘의 군사 정보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하마스는 이란의 지원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직 미 정부 관계자도 “이란의 사전 인지와 동의 없이 하마스의 공격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았던 존 한나는 “이번 공격은 이란과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에서 시작되었다”며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의 평화를 향한 모멘텀을 탈선시키려는 목적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한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 지원은 바위처럼 단단하고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또 다른 전쟁의 발발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외교정책은 또다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공화당은 ‘미국이 전격 동결해제한 이란 자금 60억 달러(약 8조원)가 하마스의 공격 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고 주장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외교정책인 중동 데탕트(화해) 전략을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에 미국의 지지를 전달했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 서안의 평화 유지를 당부했다. 미국은 네타냐후 총리의 재집권 이후 극우화 움직임으로 최근 관계가 나빠졌지만, 이스라엘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칠레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자동차 날치기…달리는 자전거도 표적[여기는 남미]

    칠레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자동차 날치기…달리는 자전거도 표적[여기는 남미]

    자동차를 이용한 날치기 사건이 칠레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치안에 대한 불안은 고조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산티아고에선 최근 자전거를 타던 남자가 자동차를 타고 출현한 날치기단을 만나 자전거를 빼앗겼다.  피해자는 인터뷰에서 “2블록 정도 따라온 자동차가 갑자기 앞길을 막으며 자전거를 한 쪽으로 몰아세웠다”며 “조수석과 뒷좌석에 타고 있던 남자 2명이 창으로 몸을 내밀더니 자전거 핸들바를 잡았고 갑자기 자동차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버티면서 몇 미터 끌려가던 피해자는 결국 자전거에서 몸을 던졌다. 그는 “그렇게라도 탈출하지 않았더라면 크게 다쳤을지 모른다”며 “타고 가던 자전거를 이렇게 빼앗겼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거리에 설치돼 있는 CCTV에 잡히면서 전말이 드러났다.  칠레 메트로폴리탄 지방에선 길에 서 있던 여자가 자동차를 탄 날치기단에 핸드폰을 날치기 당한 사건도 발생했다. 수법은 비슷했다. 여자에게 자동차가 접근하더니 조수석에 타 있던 남자가 창밖으로 상체를 내밀고는 순식간에 여자가 손에 들고 있는 핸드폰을 낚아채 도주했다. 앞서 지난달 칠레에선 달리는 자동차를 탄 날치기단이 달리는 전동스쿠터를 빼앗아 도주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CCTV를 보면 자동차 조수석에서 창밖으로 상체를 내밀고 접근한 용의자는 달리는 전동 스쿠터를 낚아채 도주했다. 전동스쿠터를 타던 청년은 그대로 떨어져 나가며 바닥에 뒹굴었다.  자동차를 이용한 날치기가 전동스쿠터, 자전거, 핸드폰 등으로 타깃을 확대하며 유행처럼 번지자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산티아고에 사는 여자주민 마리아는 “이러다가 가방을 매고 있는 여자들도 자동차 날치기의 표적이 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그랬다가는 자동차에 질질 끌려갈 수도 있어 이젠 두려움에 가방도 갖고 다니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만약 이런 사건을 당한다면 물건에 집착하지 말고 내주는 게 가장 현명하다”며 “빼앗기지 않으려고 저항하다간 크게 다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디오 오레고 메트로폴리탄 지방지사는 “범죄자들이 창의력을 쥐어짜고 있는 것 같다”며 “공권력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대응해야겠지만 개인 각자도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자전거를 빼앗은 날치기단이 웃으며 도주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바닥으로 떨어진 피해자. (출처=CCTV) 
  • [단독] 성폭력 전담 판사가 지하철 몰카 찍고… 불륜 저질러 놓고 아내 폭행… 청탁받고 1000만원 챙기고… 법복 뒤 숨은 범법

    [단독] 성폭력 전담 판사가 지하철 몰카 찍고… 불륜 저질러 놓고 아내 폭행… 청탁받고 1000만원 챙기고… 법복 뒤 숨은 범법

    법관의 신분보장은 사법부가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이지만 일부 판사들이 이 규정에 숨어 개인 비리를 방어하면서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서울신문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동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4년부터 약 20년간 40명의 판사가 ‘지하철 몰카’와 같은 성 비위는 물론 금품 수수, 음주운전 뺑소니 등을 저질러 징계를 받았지만 대부분이 여전히 법조인으로 활동 중이다. 서울동부지법 판사로 성폭력 사건 전담 합의부에서 근무하던 A씨는 2017년 7월 지하철 안에서 휴대전화로 여성 신체 부위를 3차례 몰래 촬영하다 다른 승객에게 발각돼 체포됐다. A씨는 검찰의 약식기소로 벌금 300만원 처벌을 확정받았지만 법원은 감봉 4개월 징계를 내렸다. A씨는 이듬해 법원을 떠나 2020년부터 대형 로펌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창원지법 진주지원 판사였던 B씨는 2014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내연녀와 불륜을 저지르면서 이를 의심한 아내를 폭행해 상해를 입혔다. 여기에 재판부에서 진행 중인 사건의 소송대리인인 변호사들과 11차례 골프 모임을 하는 등 ‘법관 품위 손상’까지 적발돼 2019년 11월에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B씨는 지난 3월까지 판사로 재직하다 변호사 개업을 했다. 유독 판사의 음주운전에 법원의 처벌이 온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서울남부지법 판사였던 C씨는 2019년 5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163%로 ‘만취 운전’을 하다가 적발됐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 시행 이후였지만 C씨는 2019년 11월에 감봉 2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그는 2020년 법원을 떠나 대형 로펌 변호사로 전직했다. 이는 같은 해 3월 국토교통부의 한 국장이 음주운전(0.151%)으로 정직 1개월 처분을 받고 보직 해임된 사례와 대비됐다. 앞서 2016년 11월에는 당시 인천지법 부장판사였던 D씨(현재 중소 로펌 대표변호사)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다 차 2대를 치고 차량 탑승자 5명에게 상해를 입힌 뒤 달아났다. 인적 피해를 낸 음주운전 뺑소니의 경우 일반 공무원은 최소 정직 처분을 받지만 법원은 감봉 4개월 처분을 내렸다. 대전지법 부장판사 E씨는 2017년 7월부터 9월까지 지인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고 형사고소 사건에 관한 법률 조언을 해 2021년 10월 정직 6개월 및 징계부가금 1000만원 처분을 받았다. 금품 수수에 따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이지만 판사직을 유지하다 지난해 법복을 벗었다. 법관징계법상 판사의 징계는 정직·감봉·견책 3종에 불과해 검사(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나 일반 공무원(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에 비해 가볍다. 박 의원은 지난달 법관이 성범죄 등 중대한 비위를 저지를 경우 징계 수단으로 면직을 추가하고 파면이 필요한 경우 국회에 탄핵 검토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관징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변호사협회는 변호사법에 따라 공무원 재직 중 위법행위로 인한 형사소추나 징계처분 등으로 퇴직하는 경우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면 등록을 거부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정직 처분을 받은 판사에게도 변호사 등록을 허용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법관의 신분보장’을 이유로 개인 비위에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관행은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비위 법관이 자신이 관련됐던 사건을 맡는다는 것은 재판의 공정성을 해치는 일”이라며 “온정주의가 흐르는 법관징계위원회 과반을 외부 출신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솜방망이 처벌’을 줄이려면 현재 대법관 1명(위원장)과 판사 3명 등 법관이 과반을 차지하는 법관징계위원회(7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또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이 비위 법관들에게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사표 낼 기회를 사전에 주는 것이 문제”라며 “법원도 이제 판사 재임용 심사에서 과감하게 탈락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경준(변호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은 “범죄와 연루돼 징계받았거나 사직한 법관들은 변호사 등록을 하지 못하도록 등록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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