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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순의 낮꿈꾸기] 트랜스 혐오는 ‘인류에 대한 범죄’의 시작

    [강남순의 낮꿈꾸기] 트랜스 혐오는 ‘인류에 대한 범죄’의 시작

    트랜스 여성을 범죄자 취급한 ‘페미니즘’ 혐오는 ‘정상-비정상’ 이분법에서 출발 성소수자들을 위험한 존재로 둔갑시켜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 늘 권력자가 규정 페미니즘 기본 ‘모든 사람이 인간’이란 것 고귀한 사상도 한 인간 존재 혐오 땐 범죄‘A’라는 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S여대 법학전문대학원 입학 허가를 받았다가 결국 등록을 포기했다. 트랜스젠더 여성의 입학 허용 소식이 전해지자 입학을 환영하는 성명서 그리고 그의 입학을 여성들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면서 격렬하게 반대하는 성명서가 나왔다. 자신의 이름조차 밝히지 못한 채 ‘A’로 표기하는 그 트랜스젠더 여성은 결국 입학을 포기했다. 대학으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은 A를 ‘잠재적 위협자’,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며 ‘여성’의 이름으로 또는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격렬하게 반대하던 그룹은 A의 입학 포기를 전적으로 환영한다는 성명서까지 냈다.●‘정상은 우월’ ‘비정상은 위험’은 혐오의 논리 혐오는 이분법적인 사유 방식으로 출발한다. 이분법적 사유 방식은 사람을 남성-여성, 백인-흑인, 비장애인-장애인, 이성애자-동성애자, 시스젠더-트랜스젠더(‘시스젠더·cisgender’는 태어날 때의 지정 성별과 자신이 느끼는 성별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이며 ‘트랜스젠더·transgender’는 일치하지 않는 사람) 등 둘로 나눈다. 그리고 그 이분법적 분류는 둘 사이에 겹치는 ‘유사성’보다는 ‘차이성’을 부각시킨다. 그런데 ‘다르다’는 차이를 부각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분리된 두 축 중에서 한쪽은 ‘정상’인 우월한 존재로, 다른 한쪽은 ‘비정상’인 열등한 존재, 위험한 존재로 자연화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배의 논리’와 ‘혐오의 논리’는 자연스럽게 구성된다. 결국 나와의 차이가 극대화된 혐오 대상자는 배제해 제거해야 할 ‘병균’처럼 간주된다. 그런데 왜 특정한 사람이나 집단에 대한 혐오와 배제가, 그들에 대한 환대와 포용보다 더 강력하게 작동하는 것인가. 그것은 혐오 주장을 하는 이들이 강조하는 ‘긴급성’이 지닌 파괴성 때문이다. 그들을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나쁜 일이 곧 일어날 것이라는 그 ‘가상의 긴급성’은 다양한 성소수자를 위험하고 위협적인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 그들을 가정과 사회를 오염시키는 ‘병균’이기에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해악을 끼칠 ‘위험한 존재’들로 둔갑시키는 것이다. ‘혐오’는 그 혐오의 대상을 ‘다르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위험적 존재’로 본다. 따라서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나/우리’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는 상상은 어느새 ‘진실’로 변이된다. 서구에서 500여년 동안 지속됐던 ‘마녀 화형’은 혐오의 정치가 얼마나 파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가를 잘 보여 준다. 혐오의 정치는 사회적 통념에 맞지 않는 여성들을 ‘마녀’라고 규정하고 단지 죽이는 것이 아니라 불태워서 그 위험성을 완전히 뿌리 뽑아야만 안전하다고 생각하게 했다. 혐오의 정치가 환대의 정치보다 그 파괴력과 영향력이 강력한 이유다. 무수한 ‘만약’을 생산하면서 사람들은 특정한 표지가 붙은 사람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가고 ‘만약의 현실’을 ‘실재 현실’로 탈바꿈시킨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정상과 비정상’ 또는 ‘우월과 열등’을 판가름하는 ‘기준’은 누가 그리고 어떤 관점으로 설정하는가. 한때 사람들이 ‘비정상’으로 간주하던 것들이 시간과 정황이 바뀌면서 당연하게 ‘정상’이 되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여성도 남성과 평등한 인간이라며 여성의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던 올랭프 드 구주는 프랑스 혁명 당시 지극히 ‘비정상’이고 ‘위험한’ 존재로 간주돼 기요틴에서 처형되기도 했다. 여전히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인간이라는 주장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며 가정과 사회의 평화를 깨는 비정상이고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회가 세계 곳곳에 있기는 하지만, 이제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평등한 ‘인간’이라는 주장 자체가 적어도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비정상’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 ●억압자와 피억압자 단일하게 고정되지 않아 인류의 역사에서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은 언제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규정해 왔다. ‘정상-비정상’은 절대적인 범주로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역사적 구성물’이다. 젠더, 사회적 계층, 교육 정도, 장애 여부, 성적 지향, 나이 등에 따라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사람들이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을 생산하고 확산하고 고정시키곤 한다. 이처럼 ‘정상-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인 흑백 기준에 좌우되는 사회일수록 인권지표에서 보면 비민주적이며 후진국이다. 왜냐하면 다양한 존재 방식을 허용하지 못하고 중심부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을 ‘위험한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정상-비정상’의 흑백 사회에서 주변부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온전한 인간’으로 간주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중심부’와 ‘주변부’ 또는 ‘억압자’와 ‘피억압자’의 위치는 단일하게 고정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 누구도 단순히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젠더 면에서는 주변부에 속한 약자의 위치에 있을 수 있지만 사회적 계층, 성적 지향, 교육 배경 등에서는 중심부에 속한 강자의 위치에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누구도 하나의 ‘모자’만을 고집하며 쓸 수 없다. 예를 들어 노동권을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 남성이 집에서는 배우자와 아이들 위에 가부장으로 군림하는 정황, 성소수자인 백인이 흑인과의 관계에서는 특권적 위치에 있는 정황, 막대한 부를 소유한 재벌 여성이 다른 남성 직원 위에 군림하며 지배하는 정황 등과 같이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에서는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한 사람이나 집단을 단순한 ‘가해자-피해자’ 구도로 고정시켜 현실 문제를 보는 것이 지니는 한계와 위험성이다. 페미니즘은 ‘여성도 인간’이라는 주장에서 시작된 것이며, 페미니즘의 가장 기본적인 인식론적 원리는 ‘모든’ 사람이 인간’이라는 것이다.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진짜 여성’과 ‘가짜 여성’(트랜스젠더 여성)을 나누고, ‘가짜 여성’을 ‘진짜 여성’에 대한 ‘잠재적 위협자’로 간주하고 배제하는 것은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페미니즘을 배반’하는 것이다. 여성 혐오와 여성 억압에 사용되던 인식론적 전제들은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에서 벗어난 여성들을 비정상이며 ‘위험한 존재’로 규정하고 사회에서 배제하는 방식이었다. ‘트랜스젠더’라는 표지를 지닌 사람들은 사회 곳곳에서 다층적인 배제와 혐오, 편견과 멸시의 시선을 견디며 살아 내고 있다. 타고난 성별을 그대로 지키며 살아가는 ‘시스젠더’가 엄연한 인간인 것처럼, ‘트랜스젠더’도 ‘인간’이다. 인류의 역사란 이러한 ‘당연한 상식’을 확장하는 역사이기도 하다. 한 사회가 젠더, 성적 지향, 장애 등에 근거한 다양한 소수자의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얼마나 확장하고 보장하는가가 ‘선진국’과 ‘후진국’을 측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LGBT’에 대한 법적보장 평등하게 이뤄져야 인류 역사에서 마녀 화형, 십자군 전쟁, 나치의 동성애자, 장애인, 외국인 그리고 유대인 학살에서도 동일한 이분법적인 지배 논리가 작동됐고, 그 억압의 대상들에게 붙여진 ‘열등한 존재’, ‘위험한 존재’라는 표지에 의해 그들에 대한 폭력과 학살이 정당화됐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나치의 이러한 학살 행위가 단지 ‘유대인에 대한 범죄’만이 아니라 ‘인류에 대한 범죄’(crime against humanity)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된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특정 그룹에 대한 혐오, 배제, 폭력은 그 그룹에 대한 범죄만이 아니라 실제로는 ‘인류에 대한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양한 생물학적, 사회문화적 또는 정치적 표지들을 붙이고 살아간다. 나/우리와 다른 존재 방식을 지닌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거나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들의 존재 방식을 부정하고 혐오하고 배제하는 것은 결국 ‘인류에 대한 범죄’에 가담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종교의 이름으로,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또는 그 어떤 ‘고귀한 사상’의 이름으로 한 인간의 고유한 존재 방식을 부정하고 비정상으로 만들고 나아가 혐오하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인류에 대한 범죄’의 시작이다. 이제 세계 곳곳에서 가장 첨예한 사회·정치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성소수자도 인간’이라는 것이다. ‘LGBT’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로 불리는 다양한 성소수자가 이성애자와 마찬가지로 ‘인간’이라는 인식과 선언은 그들에 대한 법적·제도적 보장이 평등하게 이뤄져야 함을 의미한다. 글 텍사스 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세계 최고 권력자와 세계 최고 부자 싸움에 낀 ‘제다이’ 운명

    세계 최고 권력자와 세계 최고 부자 싸움에 낀 ‘제다이’ 운명

    美법원 “제다이 중지”… 아마존 손들어 줘미군 인공지능(AI)과 관련된 컴퓨터 클라우드 사업을 두고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등장인물이 만만찮다. 세계 최고 권력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가 가장 싫어하는 세계 최고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막후 주연이다. 막강한 조직력의 미국방부와 아마존, 한때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기업인 MS는 겉으로 드러난 조연에 가깝다. 승자에겐 천문학적인 100억달러(11조 9000억원 상당)가 주어지는 사업은 법원에 의해 일단 브레이커가 걸렸다. MS가 2019년 10월 미국방부 합동방어인프라사업(JEDI·제다이)의 사업자로 선정된 것에 대 경쟁자였던 아마존이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일단 아마존 손을 들어줬다. 미국 연방청구법원(CFC)의 패트리샤 캠벨 스미스 판사는 13일(현지시간) 아마존이 2019년 11월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MS가 추진하는 제다이 사업은 일단 중지되게 됐다.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구체적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캠벨 스미스 판사는 또 가처분신청 인용이 향후 적절하지 않아 사업 진행과 관련해 손해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원고인 아마존에 대해 4200만달러(500억원 상당)의 공탁금을 20일까지 납부할 것을 명령했다. “놀라운 판결”vs“실망”… 국방부 타격법원의 이번 결정은 아마존의 승리이자 MS와 국방부에는 타격이라고 경제 매체 CNBC가 전했다. 이날 MS 주식은 0.5%, 아마존은 0.4%가 각각 떨어졌다. 볼티모어대학 정부계약법 교수인 찰스 티피어 교수는 이번 판결은 “놀랍다”고 말한 것으로 AP통신이 전했다. 국방부 대변인 로버트 카버는 “판결에 실망하며, 이번 소송은 국방부의 현대화 전략 실행을 불필요하게 늦춘다”며 “제다이 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전투원들에게 가능한 신속하고 효율적인 능력을 갖추도록 추진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MS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인 프랭크 쇼는 이날 성명에서 “조국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 긴급한 새로운 기술에 접근할 사업이 지연돼 실망스럽다”며 “공정하고 철저한 과정을 보여줄 팩트를 믿고 있다”고 밝혔다. 공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던 아마존은 이날 코멘트를 거부했다. 아마존 “제다이 평가 오류·편견” 주장앞서 아마존은 지난달 열린 법원 심리에서 제다이 사업 평가 과정이 “명백한 오류와 편견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날 아마존의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아마존 대변인 제이 카니는 이날 CNBC에 “회사가 (제다이 계약) 결정에 항의하는 것은 선정 과정이 ‘정치적 간섭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트럼프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트위트 등이 계약자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트럼프이 자신을 꾸준히 공격한 워싱턴포스트(WP) 소유자인 제프 베이조스를 싫어한 결과 계약 수주 경쟁에서 밀렸다는 것이다. WP는 그 편집에 소유자인 베이조스가 개입이나 간섭하지 못한다고 밝히고 있다. 카니 대변인은 “항의하고 법률 검토를 요구하는 것은 미국 납세자들을 위해 적절한 결정이 내려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다이… AI 이용 전투원 능력 극대화제다이는 미국방부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하는 민간기업과 함께 10년 동안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방대한 분량의 기밀 자료를 보유한 국방부가 정보기술(IT) 현대화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클라우드 기반시설과 플랫폼을 이용해 전투원들을 지휘하고 이들의 능력을 극대화는 사업이다. 인공지능과 기계학습과 같은 최신 컴퓨터 기술을 국방에 응용하고자 한 것으로, 중국의 AI 집중 투자에 우위를 지키고자 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2017년부터 추진된 제다이 사업은 2018년 발주 공고가 났다. 2019년 4월 주요 경쟁자였던 IBM과 오라클이 탈락했다. 당시 오라클 임원들은 아마존과 당시 국방부와 유착설을 제기하며 불만을 터뜨렸다. 선정자 최종 발표를 수주 앞둔 그해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시 마크 에스퍼 국장장관에게 계약을 보류하고, ‘아마존을 편애’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몇 주 후인 10월 MS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권력을 이용해 아마존을 제다이 사업에서 쫓아냈다는 ‘개인 복수설’을 ABC방송이 전했다. 그후 11월 아마존은 소송을 냈다.한편 국방부나 다른 정부기관의 계약에 대해 소송을 내거나 초기 결정을 뒤집는 것은 드물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싱크탱크 랜드의 2018년 조사에 의하면 법원이 이전 계약 결정을 뒤집은 것은 10% 미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오늘의 눈] 조금 늦은 ‘조커’ 감상문/안석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조금 늦은 ‘조커’ 감상문/안석 국제부 기자

    무대 위 광대의 목소리가 점점 격앙되고 객석의 분위기는 조금씩 얼어붙는다. 웃음기 전혀 없는 광대의 말은 어느 순간부터 대사인지, 진짜인지도 구분이 안 된다.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광대가 무대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놀란 관객들은 혼비백산이 된다. 혹시 영화 ‘조커’의 줄거리를 스포일러하는 거냐고 묻는 독자가 있다면 오해다. 이건 영화와 전혀 무관한 레온카발로의 오페라 ‘팔리아치’의 결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오랜만에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머릿속에선 다른 얘기이지만, 뭔가 비슷한 부분이 있는 120여년 전 오페라가 떠올랐다. 영화든, 오페라든 사람을 웃겨야 할 광대가 눈물을 흘리고, 세상을 저주하니 말이다. ‘조커’를 보고 나서 광대가 주인공인 또 다른 작품 베르디의 ‘리골레토’를 떠올릴 수도 있겠다. 멸시받는 하층민 광대 리골레토가 바람둥이 권력자인 만토바 공작에게 복수하려다 스스로 파멸한다는 이 유명 오페라의 줄거리는 영화와 닮았다. 우연인지 모르나 프랑스어로 ‘장난치다, 농담하다’는 뜻인 ‘리골레’(rigoler)에서 유래한 광대 이름 ‘리골레토’는 미국식으로는 ‘조커’가 되는 셈이기도 하다. ‘광대 서사’라는 게 있는 걸까. 광대가 나오는 이야기들이 조금씩 닮은 구석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를 보며 떠오른 의문은 지난해 말 전 세계 곳곳에서 터져 나온 시위 뉴스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해소됐다. 새하얀 얼굴 화장에 새빨간 입술을 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부자와 권력자, 정부를 향해 분노를 쏟아내는 모습은 홍콩과 레바논, 칠레, 이란 등 수많은 나라에서 볼 수 있었다. 세계 시민들은 불평등과 부조리에 분노해 스스로 악당이 되기로 한 조커에 자기 자신을 투영한 것이다. ‘팔리아치’와 ‘리골레토’를 바라보는 관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세상의 모든 오페라가 반드시 ‘테너와 소프라노가 사랑하는데, 바리톤이 방해해서 소프라노가 죽는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100년 전, 200년 전 사람들도 오페라극장에서 당대의 부조리한 현실을 경험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들에게 가면 뒤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웃어야 하는’ 광대의 역설은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질 것이 없는 비루한 민중의 삶을 은유하기에 어떤 캐릭터보다도 적절했던 게 아니었을까. 시대가 흘러 이제 현대인들은 ‘조커’, ‘기생충’과 같은 영화를 보며 불평등에 다시 눈을 뜨고 있다. 그렇게 작품을 관람하는 경험이 쌓이고 쌓여 극장은 시민들이 사회적 모순을 자각하는 공간이 된다. 수많은 뉴스에 밀려 관심을 끌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는 불평등에 분노하는 시위가 해를 넘겨서도 이어지고 있다. 안타깝지만 올해가 끝날 때쯤에도 이 같은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란 기대는 들지 않는다. 설마 100년 뒤, 200년 뒤 사람들도 또 다른 광대 이야기에 자기 자신을 투영하는 것은 아닐까. ‘광대 서사’는 매력적이면서도 씁쓸하다. sartori@seoul.co.kr
  • ‘추미애 탄핵·특검’…설 연휴 후 벼르는 한국당·새보수당

    ‘추미애 탄핵·특검’…설 연휴 후 벼르는 한국당·새보수당

    황교안 “검찰무력화, 특검 필요성 뚜렷”새보수 “文대통령, 추미애 즉각 해임”청와대·법무부와 검찰의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불구속 기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2차 검찰 인사를 둘러싼 갈등 속에 설 명절을 보낸 보수 야권이 26일 연휴가 끝난 후 추 장관 탄핵과 특검 카드 등 본격적인 대응을 벼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추 장관이 검찰 인사권과 직제 개편으로 검찰의 조국 법무부 전 장관과 청와대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막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추 장관이 조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만들어준 혐의로 최 비서관이 불구속 기소된 과정에 대해 감찰을 시사하며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착수했다고 보고 있다.이에 한국당은 특검 카드를 공식화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례적으로 연휴 첫날인 지난 24일 긴급 입장문 발표로 설 명절을 시작했다. 황 대표는 “이 정권의 검찰 무력화, 사법 방해가 극에 달하면서 더이상 특검 논의를 자제할 수 없게 됐다”며 “한국당은 특검을 통해 이 난폭한 정권의 권력 사유화를 막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그동안 한국당은 검찰 수사를 최대한 존중하는 차원에서 특검 논의를 자제해왔는데, 특검 필요성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정치적 목적이 명백한 인사가 반복되는 배경에 법무부의 과잉 충성만 있는 것인지, 아니면 수사 대상인 청와대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는지는 특검으로 진실을 밝혀 반드시 단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4·15 총선 전 마지막 임시국회가 될 2월 임시국회 개최 시기가 불투명해 당장 특검과 추 장관 탄핵을 추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미 한국당은 추 장관의 1차 검찰 인사 후 지난 10일 “법무부 최고권력자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채 집권여당 및 친(親) 정부인사 수사관련 법집행에 있어서 공정성을 잃고, 검찰의 정부여당 관련자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는 보복성 인사를 취임하자마자 단행했다”며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임시국회 쪼개기’로 소추안이 폐기됐다.새로운보수당도 연휴 첫날을 소속 국회의원 8명 전원의 긴급 기자회견으로 시작할 만큼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새보수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 장관 해임을 요구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에게 “청와대를 향한 검찰수사를 좌초시키기 위한 음모에 다름 아닌 검찰보복인사를 즉각 철회하라”며 “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파렴치한 인사로 법치질서와 검찰의 독립성을 뒤흔들고 있는 추 장관을 즉각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또 “문 대통령이 제 식구 감싸기를 위해 끝내 검찰농단을 멈추지 않는다면 새보수당은 국민과 함께 끝장 투쟁에 돌입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새보수당 김익화 대변인은 25일 논평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보고사무규칙까지 위반하면서 윤 총장을 패싱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추 장관은 문재인 정권의 시녀로 전락했고, 이 지검장은 추 장관의 개인 비서가 됐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 하명을 받은 추 장관이 이 지검장과 한패가 돼 윤 총장의 손과 발을 잘라내는 것도 부족해 허리까지 부러뜨리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가능한 추론”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보수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첫 번째 공조로 추 장관 탄핵과 특검을 함께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특검과 국무위원 탄핵소추안 처리 모두 국회 본회의에서 과반 동의가 필요해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공조만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국회 1%’ 청년 의원 3명이 말하는 청년 정치

    ‘국회 1%’ 청년 의원 3명이 말하는 청년 정치

    #30대 #청년 #여성 #1%. 더불어민주당 정은혜(37), 자유한국당 신보라(37), 바른미래당 김수민(34) 의원의 공통점이다. 20대 국회의원 중 30대는 이들 셋뿐으로, 전체 300명 의원 중 1%다. 전체 유권자의 30%를 차지하는 20~30대 목소리를 대변하기에 턱없이 적은 숫자다. 4·15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청년들의 표심을 사로잡을 인재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도 제2의 산나 마린(지난해 34세로 세계 최연소 총리가 된 핀란드 여성 정치인)을 배출할 수 있을까. 세 의원의 얘기를 들어 봤다.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세대교체 아닌 공존 필요… 黨 육성한 청년 인재 많아야” ●청소년기부터 정치 참여하는 법 배워야 “대통령 언급이 없었더라면 민식이법이 과연 통과했을까요. 의원들은 이슈가 돼야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만약 국회에 저와 같은 아기 엄마가 10명만 있었더라면 함께 ‘으으’ 힘을 모을 수 있었을 거예요. 제가 발의한 스토킹 방지법 역시 다들 꼭 필요하다고 하지만 잘 안 된 이유는 필요성을 직접 느끼는 20~30대가 국회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17일 의원회관에서 만난 정 의원은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청년 정치인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면서 “세대교체가 아니라 세대 공존 차원에서 국회에는 70대도, 20대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피선거권도 18세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18세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넓힐 수 있다는 얘기다. 정 의원은 “핀란드에서 34세 총리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2006년 청소년들이 지역사회 의사 결정에 참여하도록 한 청소년기본법이 큰 역할을 했다”면서 “우리는 중고교에서 근현대사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않는데, 청소년기부터 다양한 형식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청년의 정치 참여를 활성화하려면 “영입도 중요하지만 당에서 성장한 육성 인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21살에 지구당 사무실을 찾아가 입당한 뒤 유세 지원 율동팀부터 비상근·상근 부대변인, 대선캠프 지원, 비례대표 후보를 차례로 거친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정당도 연예기획사 같은 양성 시스템 만들자 그는 “정당도 연예기획사처럼 청소년 때부터 정당 활동이나 교육을 통해 두각을 나타내거나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으면 국회의원이나 시의원, 당직자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면서 “이런 청소년들이 훌륭한 정치인, 훈련받은 정치인이 될 수 있고 동시에 좋은 정치인을 고르는 유권자도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례대표 16번으로 출마했던 정 의원은 이수혁 전 의원이 주미대사로 임명되면서 지난해 10월 의원직을 승계했다. 17개월 된 딸을 둔 워킹맘이기도 한 그는 100일 남짓한 의정 활동 중 남성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라떼파파법’ 등 12가지 생활법을 발의했다. 정 의원은 “(이번 총선에) 다시 한번 도전해 이 법안들을 꼭 이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청년기본법 통과까지 4년… 또래 동료 없어 한계 느껴” ●당내 청년정치학교 운영… 인재 풀 늘고 있어 “국회의원 모두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면서 통과되는 걸 지켜보고 싶었죠. 하지만 ‘반쪽 국회’에서 찬성 토론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4년이란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면서도 웃을 수만은 없는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신보라 의원은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반발한 한국당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 불참한 가운데 자신이 대표 발의한 청년기본법에 대해 ‘나 홀로’ 찬성 토론을 했던 일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충돌’ 등으로 얼룩진 20대 국회 막바지 본회의를 통과한 청년기본법은 2016년 5월 30일 20대 개원 첫날 한국당 1호 법안으로 발의됐다. 청년을 독립된 세대로 규정하고 자립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국가 책무를 정의한 법안이다. 초선 의원이 꺼내 든 법안을 ‘1호’로 확정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지만 막상 발의된 이후 통과까지 4년이 걸렸다. 신 의원은 “국회에 30대 국회의원이 3명에 불과하고 힘을 합할 또래 동료 의원이 없어 겪은 한계가 많았다”면서 “청년기본법에 4년이 걸린 것은 국회에 청년 의제에 대한 절실함이 떨어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고 했다. 청년 정치인을 못 미더워하는 시선에 대해 “우리 사회에 30대 스타트업 리더들도 많지 않으냐”며 “신선식품 배송 ‘마켓컬리’, 요가 브랜드 ‘젝시믹스’ 등을 이끈 것도 30대”라고 했다. ●일회성 영입 그치지 않고 양성 시스템 체계화를 신 의원은 향후 한국 정치에 청년들의 참여가 늘어날 것이란 희망적 전망을 했다. 그는 “청년 정치에 대한 국민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저도 당의 청년정치학교를 3기수째 운영하고 있는데 역량 있는 인재 풀이 늘고 있다”면서 “일회성 영입에 그치지 않고 양성 시스템이 체계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지난해 임신·출산을 경험했다. 정기적 수유가 필요한 24개월 이하 영아 자녀에 한해 함께 회의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을 요구했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이 불허한 일이 화제가 됐다. 신 의원은 “청년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나라, 출산과 육아가 기쁨이 되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면서 국회 세대교체와 구성원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신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인천 미추홀갑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특정 직업군 국회 민의와 멀어… 시민 참여 정치 하고파” ●청년들의 정치 참여 환경 만들어 줘야 “국회의원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존재인 줄 알았는데 정치 자체가 목적인 분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소수 권력자의 정치가 아닌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정치를 해보고 싶었어요.” 김수민 의원은 “‘직업 정치인’이라는 말이 그렇게 듣기 싫더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민주화 투사, 법조인, 교수, 보좌관 등 특정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 수십 년간 동질성 강한 국회를 유지해 오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내비쳤다. 김 의원은 “여성이나 2030세대 대표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고 당연히 민의와도 동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청년 정치’라는 표현에도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청년의 존재를 상수가 아닌 변수로 소모품 취급했기 때문에 나온 표현”이라며 “다양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누구에게나 열린 정치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방안으로 ‘내일티켓’이라는 참여민주주의 플랫폼을 만들어 정치 실험을 했다. 일상에서 문제점을 발견한 시민들이 법안과 정책을 고민하고 직접 발의 과정까지 참여할 수 있게 한 새로운 시도였다. 그는 “저희 의원실에서 만들어진 법안 90%는 시민들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고 저는 하나의 그릇이 됐을 뿐”이라고 했다. 일정 규모 이상 남자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하도록 한 법안, 온라인 게임 내 지나친 성적 발언을 성희롱으로 포함하는 법안 등이 그런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조국 사태’ 겪으며 21대는 청년이 주역 될 것 정치권에서 높아지는 ‘세대교체’ 바람이 21대 국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란 전망도 내놓았다. 김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여러 가지를 남기고 떠났지만, 그중 하나는 각 당의 청년 공천경쟁”이라며 “역설적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했다. ‘조국 사태’를 겪으며 기득권 불공정에 박탈감을 느낀 청년세대가 변화의 주역이 될 거란 기대다. 피선거권을 낮출 필요성도 언급했다. 11세에 입당해 19세에 국회의원이 된 구스타프 프리돌린 스웨덴 녹생당 대표 사례도 들었다.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묻자 “각자가 원하는 내일의 모습은 다 다르기 때문에 제 말이 정답이 될 수는 없다”면서 “많은 청년들이 국회에 입성해 새로운 길을 함께 개척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김무성, 종로 출마 놓고 황교안 저격…“지는 한 있어도 덤벼야”

    김무성, 종로 출마 놓고 황교안 저격…“지는 한 있어도 덤벼야”

    “이낙연 출마에 겁나 종로 나간다는 사람 없어”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22일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서울 종로 지역구와 관련해 “이 전 총리가 출마한다니까 (한국당에서) 겁이 나서 아무도 나가는 사람이 없다”며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김영삼연구회 창립기념 세미나-거산 김영삼을 말하다’에 강연자로 나서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이 끝까지 용기 있게 붙어서, 지는 한이 있어도 덤벼야 국가 지도자가 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이 전 총리에게 종로 출마를 공식 제안한 가운데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여전히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되면 판단할 것”이라며 종로 출마에 소극적 태도를 보인 것을 공개 비판한 것이다. 김 의원은 1985년 총선 당시 후보였던 고 이민우 전 의원이 종로 출마를 결단해 당선됐던 사례를 거론하며 “걱정이 돼서 눈치를 보면 (국가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자신이 당 대표이던 2016년 벌어진 ‘공천 파동’과 관련해 “질 수가 없었던 선거였다. 20일의 공천 파동으로 우리가 잘못해서 진 것”이라면서 “공천권을 당 권력자에게 뺏어서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몰랐다”던 조국…정경심 ‘남편에게 물어볼게’ 사모펀드 투자 문자

    “몰랐다”던 조국…정경심 ‘남편에게 물어볼게’ 사모펀드 투자 문자

    檢, 정경심-김경록, 조국 부부간 문자 공개 컨설팅 계약대금에 따른 세금 문제도 曺 상의檢 “정씨, 공직자 백지신탁 알고도 펀드 주도”檢 “정경심, 상속세 부담 줄이려 펀드 투자”“조카, 靑수석 등 권력자 자금 투자기회로 봐”曺, 작년 “나도 처도 사모펀드 일체 개입 안해”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58) 동양대 교수가 ‘조국 가족 펀드’ 의혹을 받고 있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가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출자하기 전에 조 전 장관과 협의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법정에서 제시됐다. 정 교수는 투자처를 찾는 문제와 관련해 남편인 조 전 장관에게 물어보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의 공판에서 정씨와 정씨의 자산관리인인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씨 사이의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2017년 5월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취임해 주식을 팔거나 백지 신탁을 해야 하자 김씨와 이를 피할 방법을 논의했다. 김씨가 백지 신탁을 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아보라고 제안하자 정씨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남편에게 물어보고 할게”라고 답한다. 검찰은 이에 대해 “조 전 장관과 협의가 있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검찰은 조씨가 정씨의 세금 포탈을 도왔다며 이를 입증하기 위해 조 전 장관과 정씨 사이에서 오간 문자메시지를 제시했다. 이 문자 메시지들에 따르면 정씨는 조씨와의 허위 컨설팅 계약으로 5000만원 상당을 벌게 돼 종합소득세 2200만원을 부과받자 조 전 장관에게 세무사와 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정씨가 자신의 자녀들에게 사모펀드 투자를 하게 한 이유는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에 취임한 후인데 적절한 행위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고위 공직자 본인 및 배우자는 공무 집행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 주식이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이를 매각하거나 백지 신탁해야 한다. 검찰은 정씨가 이를 알고 있었음에도 2017년 7월 피고인 조씨와 만나 코링크PE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주도적으로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또 조 전 장관이 사모펀드 투자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해명한 것이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9월 2일 국회에서 진행된 대국민 기자간담회에서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 “저는 물론 제 처도 사모펀드 구성이나 운영 과정 등에 대해선 알 수 없었다. 일체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조 전 장관은 “5촌 조카는 제사 때나 1년에 한번, 많아야 두번 보는 관계로, 집안에서 주식 전문가라면 그 친구가 유일하다”면서 “원래 있던 주식을 처가 팔아서 이걸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했을때 집안 사람에게 물어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녀에 대한 증여 의혹에 대해선 “세법상 허용되는 증여를 한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증여와 사모펀드에 들어간 과정에선 불법이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검찰은 이러한 조 전 장관의 논리가 모두 거짓이라고 봤다.검찰은 “피고인은 코링크PE 및 펀드 운용을 하는 데 자금이 필요했고, 그런 중에 민정수석 등 권력자의 자금이 투자되는 것을 큰 기회라고 봤다”면서 “정씨는 남편의 민정수석 취임에 따른 주식 처분 및 새로운 투자처가 절실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족 관계인 피고인이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출자할 시 외부에 노출될 우려가 적고, 자녀 상속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면서 “이에 출자 약정액을 가장하기 위한 이해관계가 일치해 공모 관계가 설립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검찰이 사건과 관련 없는 배경 설명에 지나치게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나, 재판부는 “아직은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금요칼럼] 안태근,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원/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금요칼럼] 안태근,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원/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1991년 10월 11일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 인준을 위한 청문회가 열렸다. 예일대 법학박사와 기회균등위원장을 지낸 흑인 남성 클래런스 토머스가 후보자였다. 흑인으론 당시 두 번째였던 대법관 인준을 위한 이 청문회는 미국 의회 역사상 가장 큰 오점을 남겼다. 기회균등위원회에서 같이 근무했던 애니타 힐이 후보자를 성희롱 가해자로 고발했고 청문회는 힐과 그녀의 증언을 의심하고 조롱하는 백인 남성 상원의원들의 전쟁터가 됐다. 사흘간 TV로 중계된 청문회에서 힐은 토머스의 집요한 데이트 요구와 파렴치한 언어적 성희롱에 대해 증언했지만 결과는 58대42 토머스의 승리로 끝났다. 이유는 논쟁의 프레임이 ‘성희롱’이 아니라 ‘인종차별’로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토머스는 자신의 성희롱에 대한 고발을 흑인 남성의 대법관 임명을 막으려는 인종차별적 음해로 몰아붙였고 남성 상원의원들은 이에 동조했다. 지난 주말 한국의 대법원은 1심, 2심에서 부하인 여검사를 성추행한 뒤 보복 인사 조치해 유죄판결을 받은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7쪽 분량의 판결문 취지는 직권남용죄는 성립하지 않으며 인사권의 재량 범위를 위법적인 수준으로 넘어섰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판결에 대한 보도의 지배적 해석은 인사권자의 재량을 지극히 넓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법조계 최고 권위자들의 판단에 문외한으로서 일일이 따져 묻는 것이 민망하기는 하나 그렇기 때문에 더 분명하게 물어야겠다. 사실심리보다 법리판단에 비중을 두는 대법원 판결이라도 개별 사건은 사실과 법리의 연관 속에서 판단이 내려지기 때문이다. 첫째, 이 사건의 핵심은 무엇인가? 어떤 이해관계도 없는 인사권자가 사심 없이 내린 결정의 위법성을 따지는 문제인가? 아니면 성희롱 행위자로 지목돼 불편한 관계에 있던 인사권자가 피해자에게 검찰인사준칙과 관행을 깨면서까지 유례없이 불리한 조치를 행한 사건의 정당성을 가리는 것인가? 후자라면 이 사건은 단순히 인사권의 재량 범위가 아니라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맥락이 우선적인 조건이 되고 그 위에서 행위의 적법성을 따져야 할 것이다. 둘째, 대법원 판단 과정에서 박균택 전 법무연수원장이 후배의 가정생활을 배려한 민원을 넣고 이것이 수용돼 서지현 검사가 통영지청으로 갔다는 주장은 원심 판결을 뒤엎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서 검사도 어린 자녀가 있는 상태에서 근무 부담이 많은 지청에 근무했었다. 권력자를 통해 청탁해 온 검사를 위해 이미 지청 근무를 마친 비슷한 상황의 검사를 희생시키는 결정의 투명성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청탁을 들어주기 위해 인사준칙까지 깬 행위는 단지 ‘부적절’한 수준인가? 이중, 삼중의 부적절한 판단이 중첩될 때 그것은 ‘부적절’보다는 ‘위법’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위법을 판단하는 기준 자체에 문제는 없는가? 셋째, 이 판결이 가져올 후폭풍이다. 앞으로 공공은 물론 민간 부문에서도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는 더욱 입을 다물고 움츠려들 것이다. 대부분 상사와 부하직원 관계에서 발생하는 직장 내 성희롱은 인사 조치로 마무리된다. 여기서 인사권을 가졌거나 인사권자와 가까운 사람이 가해자일 경우 피해를 따지는 행위는 위험천만한 일이 될 것이다. 법은 결국 권력자의 편에 선 것일까? 대법원은 미투운동의 역사를 지우려는 것일까? 그들의 의도에는 관심 없다. 문제는 그 판단이 가져올 결과다. 참고로 교수로 활동하던 애니타 힐은 2017년 말 미국영화산업 직장내성희롱?평등증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청문회 당시 상원 법사위원장이던 조 바이든은 이후 힐에게 사과했고, 청문위원들은 ‘준비가 부족했다’고 고백했다. 2020년 한국의 대법원은 준비가 돼 있는지 묻고 싶다.
  • 선거철 ‘깜짝스타’ 영입 한계…정당 인재 육성시스템은 초보 단계

    선거철 ‘깜짝스타’ 영입 한계…정당 인재 육성시스템은 초보 단계

    각 당 상설 정치 교육기관 사실상 전무 민주·한국당 형식적… 새보수당 ‘내실’ 정의당 출마할 정치인 키우는 데 초점 인재 육성 시스템 안정적 유지가 관건 선관위 산하 상설연수기관 검토할 만만 18세에 첫 투표권이 주어진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의 청년 정치인 발굴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여야는 앞다퉈 청년들의 출마 기회를 보장하고 정치 참여를 대폭 확장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선거 때만 되풀이되는 일회성 ‘청년 팔이’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청년 정치인의 탄생은 크게 인재 영입과 육성으로 나뉜다. 인재 영입은 총선에 임박해 각 정당이 경쟁적으로 외부 인물을 깜짝 영입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당 대표와 지도부가 총출동해 화려한 영입 행사를 열어 이른바 ‘꽃가마’를 태워 주는 것이다. 선거가 임박해 경쟁적 발굴과 영입이 진행되다 보니 크고 작은 사고도 발생한다. 반면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하고 교육하는 육성 시스템은 걸음마 단계다. 진영과 당의 규모를 가릴 것 없이 상설 기관은 사실상 전무해 기초부터 차근차근 준비된 정치 인재는 늘 부족한 실정이다. 2030세대가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하지만 20대 국회에 20대 국회의원은 0명, 30대 국회의원은 단 3명에 불과했다. 20대 국회 최연소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공식 회의 때마다 청년 공천 비율의 대폭 확대를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최고위원은 13일 “정당이 인재를 발굴·육성하는 시스템이 매우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365일 정당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정당 시스템이 선거 때만 가동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인재를 총선 때만 찾을 것이 아니라 1년 내내 작동하는 정당 시스템 내에서 키워 내야 한다”고 했다. ●2030 전체 인구의 30%… 국회의원은 3명뿐 민주당은 입문자 코스로 청년 정치 스쿨을 운영 중이다. 2014년 2월 1기를 시작으로 9기까지 배출했다. 참가 대상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청년 누구나’다. 지난 9기 스쿨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최문순 강원지사 등이 연사로 나섰다. 하지만 수강료 3만원의 사흘짜리 단기 코스로 인재 양성과는 거리가 멀다. 자유한국당 청년정치캠퍼스Q는 한국당 청년 몫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한 신보라 최고위원이 주도하고 있다. 2018년부터 시작됐고 총 8주 코스다. 우수 수료자를 청년대변인, 청년국 소관 위원회 등 청년 당직에 우선 추천한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법치, 근현대사와 보수정치 등이 주요 커리큘럼이다. 청년정치학교는 바른정당,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 등을 거치면서 소속 정당의 부침이 심했으나 비교적 탄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1월 바른정당 창당과 함께 바른정책연구소 산하 청년정치학교가 만들어졌는데, 같은 해 9월 1기 모집 경쟁률은 6.6대1에 달했다. 2018년 2기, 2019년 3기를 배출했고 지난해 9월 졸업생 단체를 구성해 151명의 총동문회를 발족했다. ●청년정치학교 출신 6·13 지방선거 7명 출마 청년정치학교는 정당 이념 교육이 아닌 시민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졸업생 25명 중 새보수당 9명, 민주당 3명, 한국당 3명 등이 청년대변인, 의원실 보좌진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는 청년정치학교 출신 7명이 출마했다. 청년정치학교장인 새보수당 정병국 의원은 “젊은 사람들이 정치하려면 힘있는 권력자에게 줄을 서야 하고, 그것이 곧 패거리 정치가 되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플랫폼을 만들어 주는 게 정치 개혁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노회찬 전 의원의 뒤를 잇는 ‘청년 노회찬’을 키우는 ‘진보정치 4.0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아카데미는 정의당의 가치를 제대로 습득해 정의당 후보로 선거에 나설 정치인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18년 9월 1기 운영 때는 비당원도 아카데미 전반부 수강이 가능했으나 2기부터는 정의당 당원만 아카데미에 참여할 수 있다. ●1기 수료생 3명, 21대 총선 출마 준비 1기 실무를 담당했던 정의당 장경환 당대표비서실 국장은 “처음에는 정치에 관심이 있지만 아직 정당을 선택하지 못한 분들을 대상으로 했으나 당내에 충분한 열정과 가능성을 가진 분들이 많아 굳이 문을 열어 둘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또 “세대교체의 주인공이 될 진짜 정치인을 키우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심화했다”고 덧붙였다. 총 5학기로 8개월간 운영되는 아카데미는 수료증을 받기가 매우 까다롭다. 매주 출석은 물론 쏟아지는 과제량도 상당하다. 1기 수료생 중 현재 21대 총선에 지역구 2명, 비례대표 1명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관건은 현재 걸음마 단계인 각 당의 청년 인재 육성 시스템이 얼마나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느냐다. 민주당 장경태 청년위원장은 “정당 내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에 상설 연수 기관을 두고 인재를 양성하는 방안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각 정당이 확장성을 갖고 선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육성 인재 7, 영입 인재 3 정도의 비율로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력 적은 청년 후보 경쟁력 보장해 줘야 한국당 청년대변인을 지낸 황규환 부대변인은 “100년 정당을 가진 일본이나 영국은 정당의 지속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육성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지도부가 바뀔 때마다, 정치 상황이 변할 때마다 흔들린다”고 했다. 또 “다들 청년을 원한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청년들은 실제 선거에서 경쟁 후보와 비교할 수 있는 이력이 적다. 그런 후보의 경쟁력을 정당에서 보장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20~30년을 내다보고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독립적 예산 집행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진보정치 4.0 아카데미 1기 출신인 김가영씨는 지난해 ‘독일의 청년 정치를 보다’ 연수를 통해 목격한 청년사민당 운영 방식을 예로 들었다. 김씨는 “청년사민당은 아예 예산심의와 집행을 독립적으로 하기 때문에 독립적 운영이 가능하다”며 “사민당도 청년사민당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최소화하고 독립적인 운영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이인영 “한국당, 보이콧 중독당이라고 해도 할 말 없어”

    이인영 “한국당, 보이콧 중독당이라고 해도 할 말 없어”

    “황교안 공안검사 리더십이 극단적 갈등으로 내몰아”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0일 자유한국당을 향해 “보이콧 중독당, 상습가출당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한국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인사 단행에 반발하며 본회의에 불참한 것을 거론하며 “한국당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민생 본회의를 보이콧 했나. 얻은 것이 무엇이냐”며 이렇게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보이콧을 주도했다는 보도를 봤는데, 여야 원내대표가 이룬 합의가 황 대표의 경직성으로 인해 번복된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황 대표 체제 이후 국회는 한국당의 반복되는 합의 번복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아왔다. 공안검사 리더십이 국회를 극단적 갈등으로 내몬 원인으로 진단한다”며 “황 대표가 ‘합의 브레이커’가 아니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는 황 대표를 향해 “‘본 어게인’(born again·다시 태어남) 하길 바란다”며 “최소한의 숨통은 열어두시길 바란다. 대결과 갈등의 정치인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의 정치인으로 돌아오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13일에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며 “검찰은 더 이상 권력자가 아닌 국민의 검찰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이란 솔레이마니 장례식 추모 군중 몰려 32명 압사

    이란 솔레이마니 장례식 추모 군중 몰려 32명 압사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에 군중이 몰리면서 32명이 압사하고 190여명이 다쳤다고 이란 국영방송이 보도했다.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에서 열린 솔레이마니 장례식에서 추모객들이 운구 차량으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사고가 났다. 케르만주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고향으로 솔레이마니는 이곳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란에서는 유력 인사의 장례식에 검은 천을 던져 추모를 표시한다.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솔레이마니가 사망한 뒤 이날까지 이란은 국장을 치렀고 장례식이 치러지는 도시마다 수십∼수백만의 추모 군중이 몰렸다. 충격적인 죽음에 이란 국민은 분노에 휩싸였고, 이란 최고권력자인 아야톨라 알라 하메네이는 ‘가혹한 보복’을 지시했다. 이 때문에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 수위로 미국에 보복할 것인지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일본 언론의 ‘좌우로 정렬’ 기자회견/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 언론의 ‘좌우로 정렬’ 기자회견/김태균 도쿄 특파원

    일본에서는 내각관방장관 기자회견이 원칙적으로 매일 오전·오후 두 번씩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다. 관방 기자회견은 아베 신조 총리에 이어 내각의 사실상 ‘넘버2’인 스가 요시히데 장관으로부터 정부 정책이나 특정 사안에 대한 견해는 물론이고 크고 작은 의혹에 대해 해명을 들을 수 있는 중요한 소통 창구다. 국가 예산으로 치르는 정부 행사에서 아베 총리의 지역구 사람들을 특별대우했다고 해서 문제가 된 ‘벚꽃을 보는 모임’ 파문이 불거진 요즘 같은 때에는 기자들이 정부 측 주장이나 논리의 허점을 날카롭게 파고들어 추상같은 질문 공세를 퍼붓는 게 정상이다. 그래야 사건의 실체에 한발이라도 더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의혹 규명에 성역이란 있을 수 없으니 여기에는 보수언론이니 진보언론이니 하는 따위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그러나 요즘 관방 기자회견에서 그런 모습은 볼 수가 없다. 아사히신문 등 일부 매체만 ‘야당 몫’으로 배정이라도 받은 듯 몇몇 공격적인 질문을 던져 볼 뿐, 다른 언론사들은 정부 의혹이나 비리에 관한 한 회견장 자리만 지키고 있는 수준이다. 극우 성향 산케이신문 같은 곳은 그렇다 치더라도 일본 최고 발행부수의 요미우리신문이나 일본 최대 통신사인 교도통신 등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언론들이 과거 같았으면 정권의 존립이 흔들흔들했을 의혹의 전개 국면에서 제 역할을 포기 내지는 방기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불리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답변을 피하고자 한다”는 말을 녹음기처럼 반복하며 회견 자체를 무력화시키려는 스가 장관의 뻔뻔함과 노회함이 단단히 한몫을 한다. 최근에는 답변을 회피하는 차원을 넘어서 불편한 질문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정과 말투로 드러내고 있다. 질문한 기자가 답변자의 신경질적인 기세에 숨이 눌려 마치 상사에게 혼이 난 부하 직원처럼 꼬리를 내리기도 한다. 기자회견이 이렇게까지 여야 국회 대정부 질문처럼 좌우로 분단돼 진행되는 것은 언론의 본령을 생각할 때 있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아베 정권의 오만함이 극에 달한 오늘날 이전에는 일본에서도 없었던 일이다. 권력자가 연루된 비리나 의혹에 대해서는 국민을 대표해 충직한 감시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전통적 사명감이 나름 강했던 일본 언론이었다. 이는 보수 외길을 걸어온 요미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자민당 정권을 지지하더라도 아닌 것에는 아니라고 주장하는 뚝심 정도는 있었다. 체제 수호에 앞장서 온 보수언론의 상징으로 반세기 동안 정계의 막후 실력자로 군림해 온 현역 요미우리 회장 겸 주필 와타나베 쓰네오가 2006년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를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웠던 일은 유명하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이런 현상이 이념 성향에 관계없이 일본 언론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의 보수화 흐름과 언론 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이 맞물리면서 여론 추이에 순응하고 맞추려는 경향이 결과로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언론, 너나 잘하세요’라는 핀잔을 각오하고 다른 나라 얘기를 하는 것은 야당이나 시민사회가 실질적인 존재감을 전혀 보여 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언론이 입법·행정·사법과 어깨를 견주는 이른바 ‘제4부’로서 정권의 우경화 폭주에 일정수준 브레이크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다. ‘아베 1강’ 독주가 언론을 약화시키고, 그것이 민주주의의 위축을 심화시키며 아베 정권의 기반을 더욱 강고하게 만드는 악순환, 그것이 오늘 일본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windsea@seoul.co.kr
  • 文대통령 올 사주 환상적… 김정은 풍수적 기운 강해

    文대통령 올 사주 환상적… 김정은 풍수적 기운 강해

    풍수학·명리학으로 본 경자년 국운2020년 경자년(庚子年)을 흰 쥐의 해로 풀이한다. 10천간(天干) 중 경(庚)은 오행으로 금(金)이며 흰색, 12지지(地支) 중 자(子)는 쥐를 가리킨다. 그렇게 나온 흰 쥐의 해에는 예로부터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나왔다. 올해는 한반도 안팎으로 좋은 기운과 현명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4월 총선에서 새로운 인재들이 나올 수 있을지, 답보 상태인 남북 관계 실마리가 풀릴지 관심이 높다. 풍수학자 김두규 우석대 교양대학 교수와 사주 명리학 전문가 신정원 원광디지털대 동양학과 교수가 올해 국운을 내다봤다.[의미] -경자년은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나. 김 교수 우선 사주를 통해 운명을 내다보는 것의 의미를 설명하고자 한다. 학술(學術)이라는 말에서 학은 과학을, 술은 술수를 의미한다. 개인이나 국가의 운명을 보는 사주는 ‘술’에 해당한다. 과학이 완전하게 해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술로써 뒷받침해 학술이 완성되는 것이다. 태어난 연월일시에 음양과 오행의 배합을 보고 길흉화복을 판단하는 현대의 사주이론은 송나라 때 완성됐다. 인간 본성과 자연 이치를 결합한 성리학의 기본 이론을 바탕으로, 농경사회 진입이라는 사회 변동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씨를 뿌리고 곡식을 걷는 시점이 중요하다 보니 연월일시로 구성된 사주를 중시하게 됐다. 쥐는 12지지 중 가장 앞에 있는, 으뜸가는 동물이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생존력이 강하고 번식력도 뛰어나다. 조선 세종 때 실록을 보면 흰 쥐가 길한 동물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흰 쥐가 워낙 희소해 명나라 황실에서는 흰 쥐를 키웠다는 이야기도 있다. 경자년생은 이성적이고, 죽음도 무릅쓰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촉의 장수 관우, 명나라 영락제, 194대 교황 베네딕토, 영국의 찰스 1세, 2019년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도 같은 흰 쥐띠다. 신 교수 오행으로 봤을 때 경은 백색 금속이고 자는 검은색 물(水)을 의미한다. 경자년은 흑백의 명백한 대립이며 금과 물이 상생하는 조합이다. 보통 금붙이는 재력을 의미하지만, 이 금속은 겉치레가 아니다. 실질 가치를 선호하고 선을 분명히 그어 내실을 다지는 것을 의미한다. 차가운 금속 기운이 검은 물을 만나서 고치고 개혁하고 심판하게 된다. 경제, 사회, 정치 등 각 분야에서 기득권층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국운] -변화가 나타난다는데, 경자년 국운을 총평한다면. 신 교수 기술적으로는 발전하리라 전망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침체기이다. 앞에서도 자에는 물의 기운이 들어 있다고 했는데 경제는 나무(木)·불(火)의 기운이 들어올 때 활성화하고 물은 어둡고 침체된 기운을 뿜는다. 이러한 분위기는 2021년 신축(辛丑)년까지 이어질 것이다. 주역으로 경자년을 점쳐보면 2020년은 주역 64괘 중 대축괘(大畜卦)의 해이다. 말하자면 하늘이 산속에 들어 있어 쌓이는 것이 많은 해이다. 그런데 여기서 쌓이는 게 돈이 아니고 학문과 도덕이다 보니 인재 양성을 위해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김 교수 일단은 좋은 면으로 보고 싶다. 전체적으로 경제는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어두운 물의 기운은 큰 먹구름으로도 해석한다. 먹구름은 비를 만들어 내려보낸다. 또 쥐의 해는 먹을거리와 자식이 풍성한 해이기도 하다. 먹을거리가 많으니 놀 수 있는 해다. 또 입에서 돈이 생기는 해로 아이디어나 말, 유려한 언변이 흥하는 해다. 사회적으로 본다면 남성이 주도하는 세계에 대한 반란이나 성 해방론도 확산할 것으로 본다. 김 교수 정치적으로 본다면 2020년에는 미국 대선과 한국 총선이 있다. 대축괘의 해에는 전쟁을 멈추고 서로 같은 뜻이 있는 사람끼리 대화를 통해 적을 복종시켜야 한다. 위태로움을 미리 알고 스스로 그치고 갈등을 멈추어야(輿說輹·바퀴통을 뽑고 수레를 멈춘다는 뜻) 하는 해이다. [정세] -열강에 둘러싸인 한국이라 국제정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문재인 대통령과 각국 지도자의 조화가 궁금하다. 김 교수 문 대통령은 ‘늦가을 화초’의 사주다. 사주가 굉장히 강하다. 경자년의 ‘경’이 바위인데 바위에 난이 끼어 있는 환상적인 형국이다. 그래서 올해는 문 대통령의 운이 2019년보다 훨씬 좋을 것으로 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겨울에 태어난 자갈이다. 풍수적으로는 모란봉 등 명당에 3대 선영을 모두 모시고 있어 가장 강력한 기운을 받고 있다고 봐도 좋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여름 메마른 논밭의 형국이다. 실제로 골프장을 비롯해서 그가 지은 부동산들이 모두 물을 끼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북중미 지도자가 다 물을 구하는 사주를 갖고 있다. 다들 같은 기운을 찾기 때문에 같은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올해 운이 좋지 않다. 다른 나라와 다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본다. 신 교수 문 대통령이 동목(冬木)이라면, 김 위원장은 동금(冬金)이다. 오행의 상관관계로 볼 때 나무는 금의 단단함을 이기기 어렵다. 중요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때로 곤란에 빠뜨릴 수도, 때로는 위기에서 구출할 수도 있는 행동이나 결정을 취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주는 뜨거운 토양으로 보인다. 사주에 뜨거운 화기는 모두 자신인 토양을 돕고 있다. 본인 위주로 모든 것을 파악하는 성향이고, 때로 스스로 크고 높은 갑목 나무라고 생각할 정도다. 어두운 물의 기운을 오히려 반기고 활용해 경제적으로 더욱 발전이 있을 수 있다. 아베 총리 사주는 태어난 계절의 힘을 얻고, 조상으로부터 이어온 타고난 권력 유산 또한 아주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불 기운을 본인의 권력 유지를 위해 가장 잘 활용한다. 그러나 경자년에는 아베 사주의 권력이 심하게 손상되는 일이 일어난다. 권위나 권력을 잃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하는 해가 될 것이다. [총선] -올해 총선이 있다. 권력자가 등장할 기운이 있는가. 김 교수 앞서 언급했듯 경자년에 태어난 사람 중에 힘 센 지도자가 많았다. 바위에서 물이 나오는 형국이기 때문에, 경자년생들은 냉철하고 이성적이다. 조직 안에서는 형편없는 상사, 상관을 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경자년생으로, 대표적인 기질을 품고 있다. 그래서 총선이 더욱 주목된다. 새로 부상하는 지도자들이 나오고 이들이 대선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신 교수 경자년은 인재 발굴의 해다. 재산이 많은 사람보다는 도덕적 함양이 뛰어난 자가 차기 리더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전통적 권력의 성격보다는 인화를 이끌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자가 대중의 관심을 받을 것이다. 여러 다양한 이해관계의 당사자들을 아우르고 그 탓에 야기된 갈등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사람, 의사 소통의 능력이 좋은 사람을 조직에서 앞세우면 승산이 있다. [희망] -경자년을 어떻게 맞아야 할까. 희망을 줄 수 있는 말씀도 부탁드린다. 김 교수 경제가 많이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국민소득이나 수출로 보면 양적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7위 경제 대국이다. 선진국 국민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검약하게 산다면 삶이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우리도 충분히 잘살고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면 좋겠다. 신 교수 완벽한 사주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인생을 보더라도 운이 좋을 때가 있고, 반대로 운의 흐름이 안 좋을 때도 있다. 그게 운명이다. 자신의 사주팔자에 해마다 바뀌는 육십갑자의 운세를 적용해 운명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 먼저 자신을 알고 때에 맞게 주변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게 지천명(知天命)의 가르침이 말하는 지혜로운 삶이다. 경자년은 특수 기술이나 재능이 발휘되는 해이다. 공부하고 자신의 실력을 다지다가 좋은 기회가 다가오면 그것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한 해로 삼으면 될 것이다. 정리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청원 23년 만에 ‘檢견제’ 제도화… 靑 하명기관 우려 극복은 과제

    청원 23년 만에 ‘檢견제’ 제도화… 靑 하명기관 우려 극복은 과제

    고위직 7000여명 수사 전담 ‘文 1호 공약’ 공수처장 임명 국회 동의·견제 기능 삭제 檢 ‘범죄인지 즉시 통보’ 독소조항 반발에 4+1 “타 기관에 수사개시 여부 신속 회신”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이 통과되면서 내년 7월쯤 고위공직자 수사를 전담하는 공수처 시대가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으로 꼽히는 공수처 설치는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해 온 검찰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996년 참여연대가 공수처 설치를 포함한 부패방지법안을 입법 청원한 후 23년 만의 공수처 설치다. 공수처는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원, 국무총리, 검사, 판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 등 말 그대로 고위공직자들이 직무와 관련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수사를 전담하는 기구다. ‘고위직’ 7000여명이 수사 대상이다. 다만 자칫 ‘옥상옥’ 기구가 될 수 있고, 청와대 하명수사 기관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우려도 많다. 특히 공수처는 검사, 판사, 경무관 이상 경찰 등 5100여명에 대해서는 직접 기소권을 갖고 공소를 유지할 수 있다.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소권을 남용하거나 반대로 덮어주기식 불기소를 해 온 검찰의 권력 오남용이 현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성천 전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공수처장 추천위원회도 집권여당에 분명히 유리하게 돼 있고, 공수처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며 “새로운 수사기관을 만들고 기소권까지 줘 말 잘 듣는 수사기관을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는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여당 몫 2명, 야당 몫 2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추천위가 처장 후보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하고서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여야 논의 과정에서 나왔던 국회의 동의나 견제 기능은 삭제됐다. 공수처법 제24조 2항의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 등을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즉시 수사처에 통보해야 한다’는 규정은 검찰 등이 독소조항으로 꼽으며 반발해 왔다. 공수처가 모든 수사기관의 최정점에서 고위공직자 수사의 단서가 될 만한 정보를 모아 권력자의 뜻에 따라 선택적으로 수사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4+1 협의체는 “공수처장은 다른 수사기관이 인지한 고위공직자범죄 등을 통보받은 경우 인지범죄를 통보한 수사기관의 장에게 수사 개시 여부를 최대한 신속하게 회신하도록 수사처 규칙에 기한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촉구한다”는 후속 합의문을 만들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 범죄는 뇌물, 배임, 범죄은닉, 위증, 친족 간 특례, 무고와 고위공직자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해당 고위공직자의 범죄 등이다. 공수처 검사는 공수처장과 차장 각 1명을 포함해 25명 이내로 한다. 공수처 검사는 ‘변호사 자격을 10년 이상 보유하고 재판·수사 또는 수사처 규칙으로 정하는 조사 업무의 실무 경력 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자로, 인사위원회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검사 출신은 수사처 검사 정원의 절반을 넘을 수 없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우크라·벚꽃… 스캔들에 발목잡힌 권력자들

    트럼프, 내년 대선 앞두고 탄핵 위기 아베, 세금 유용 의혹에 지지율 급락美 ‘스카이 캐슬’ 대규모 입시부정도 2019년에도 어김없이 각종 추문이 지구촌을 강타했다. 대표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탄핵 위기에 빠뜨린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들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군사원조 사업을 거론하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 아들에 대한 조사를 ‘부탁’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이 두 달간 조사한 뒤 직권남용과 의회 방해 혐의로 지난 18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했다. 상원은 탄핵안이 넘어오는 대로 가능한 한 신속히 처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선거캠프가 러시아와 연루됐다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특검 조사 결과도 나왔다. 로버트 뮬러 특검은 22개월간 2500만 달러(약 292억원)를 쓰며 조사했지만 ‘내통 증거’는 찾지 못했고, ‘사법 방해’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특검은 변호사 19명에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등 수사요원 40명을 투입해 675일간 조사했다. 2800건 이상의 소환장과 약 500건의 수색영장을 발부했다. 일본에서는 ‘벚꽃 스캔들’이 역대 최장수라는 기록을 갈아 치운 아베 신조 총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해마다 봄에 열리는 ‘벚꽃을 보는 모임’의 정부 행사에 아베 총리가 자신의 후원회원들을 대거 초대하고 불투명하게 운영해 세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교도통신의 12월 여론조사에서 ‘총리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아베 내각 지지율이 전달보다 6% 포인트 떨어진 42.7%로 급락했다. 내각에 대한 부정 평가가 우세해지자 아베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중국과의 군사협력 등 군사적 행보로 시선을 외부로 돌리고 있다. 미국판 ‘스카이 캐슬’이라는 대규모 입시 부정 추문도 불거졌다. 부유층이 입시 컨설턴트 윌리엄 릭 싱어를 통해 자녀를 예일대·스탠퍼드대 등에 부정 입학시켰다가 적발됐다. 싱어는 학생 761명을 ‘도와줬다’고 주장했다. 2011년부터 8년 동안 입시 브로커에게 오간 뒷돈이 2500만 달러였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씨줄날줄] 정무적 판단/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정무적 판단/오일만 논설위원

    ‘행정·정치에 관한 사무적, 행정적인 것을 인식해 특정한 논리나 기준 따위에 따라 판정을 내리는 인간의 사유 작용’. 정무적 판단에 대한 사전적 해설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이’ 같은 말이다. 주로 권력자가 책임회피용으로 많이 쓰이는 ‘묻지마 판단’이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리재판’ 때 변호인단이 숱하게 써먹던 ‘통치행위’와 오십보백보 수준이다. ‘묻지마 판단’을 언론에서 크게 다룬 시점은 20대 총선을 한 달 앞둔 2016년 3월이었다. 당시 공천권을 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친노(친노무현계) 좌장’ 이해찬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5선의 이미경 의원, 친노 핵심인 정청래 의원도 공천에서 배제된 마당이라 당 안팎이 들끓었다. 기준이 뭐냐는 거센 비판에 김 비대위원장은 “정무적 판단”이라고 일갈했다. 2018년 12월 불거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정무적 판단’ 발언은 국민적 논란을 일으킨 사례다. 당시 기획재정부 신재민 사무관은 유튜브를 통해 ‘4조원 적자국채 청와대 강압’이라고 폭로했다. 김 전 부총리가 적자국채 발행에 반대하는 차관보에게 “1급까지 올라갔으면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신 전 사무관은 청와대 환심을 사려는 ‘몸보신’ 풍토에 실망해 사표를 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국채 발행 여부를 기재부 사무관이 홀로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차세대 전투기 선정 과정에서 회자된 ‘정무적 판단’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2년 가까운 심사로 가격·기술이전·성능 등을 종합해 F15SE가 결정됐지만 2013년 12월 하루아침에 록히드마틴사의 F35A로 기종이 변경됐다. 당시 방위사업추진회의를 주관하며 기종 변경을 주도했던 김관진 전 국방장관은 ‘정무적 판단’을 기준으로 내세웠다. 이 발언 후 야당을 중심으로 방산비리 의혹이 제기되는 등 후폭풍이 컸고 여전히 전모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최근 조국 전 법무장관의 ‘정무적 판단’도 구설수에 올랐다.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의 뇌물사건이 기폭제다. 당시 민정수석으로 특별 감찰 중단을 결정했던 그는 “정무적 판단에 대한 최종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밝혔다. ‘일가 비리의혹’ 조사 과정에서 완강히 진술을 거부했던 터라 법적 책임을 피하려는 방어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정무적 판단’이란 법률 용어가 아닌 정치적 용어에 가깝다. 법의 취지를 어기는 경우에 방패막이로 악용된 사례도 많다. 정무적 판단을 말하는 사람은 명쾌한 해명이 필요하다. 해명이 부실하면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 권력남용죄로 실형을 받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정무적 판단’이라고 항변했던 기억이 새롭다. oilman@seoul.co.kr
  • 판사가 재판정에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 혼낸 이유

    판사가 재판정에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 혼낸 이유

    “정치 권력자로부터 뇌물 요구를 받더라도 기업이 응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변을 달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정준영 판사가 6일 열린 공판에서 한 요구다. 정 판사는 지난 10월 25일 열린 첫 재판에서 삼성 경영에 대해 훈계하며 준법감시제도를 주문하고, 만 51세가 된 이 부회장의 비전 제시를 요구한 바 있다. 재판정에서 판사의 이례적인 ‘훈화’는 집행유예를 암시하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비난을 샀으며, 준법감시제도는 이미 삼성에서 시행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게다가 이건희 회장이 만 51세에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 삼성그룹의 비전을 제시했다며 이 부회장의 각성을 주문하는 발언은 정 판사의 나이가 고작 52세란 이유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정 판사의 이러한 재판정에서의 발언은 회복적 사법에 대한 평소 소신 때문으로 분석된다. 회복적 사법이란 재판에서 형벌을 주기보다는 재발 방지와 치료에 목적을 둔 판결을 내리는 것이다. 정 판사는 이러한 소신에 따라 중증 치매에 걸린 60대가 아내를 살해한 사건에서 치료구금으로 재판을 진행했다. 특히 소송보다는 양 당사자 간 합의를 끌어내는 분쟁해결에도 관심이 높아 ‘조정 전문가’로 꼽힌다. 정 판사의 회복적 사법에 대한 관심은 전문 매체인 법률 신문에 기고한 자필 칼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배우 송혜교가 주연을 맡은 영화 ‘오늘’을 예로 들며 대화나 사과가 없는 피해자의 일방적 용서로는 회복적 가치가 실현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영화 ‘오늘’은 아무런 조건 없이 약혼자의 뺑소니 사고 가해자를 용서했지만, 그 가해자가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른다는 내용이다. 정 판사는 배우 전도연, 송강호가 출연한 영화 ‘밀양’은 가해자의 변화를 통한 죄책감과 사과가 없어서 진정한 용서나 화해가 없다고 지적했다. 영화 ‘밀양’은 아들을 유괴해서 살해한 범죄자가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받았다는 발언에 절망하는 엄마 전도연의 아픔을 다루고 있다.또 배우 강동원이 사형수로 출연하는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대화를 통하여 죄책감, 용서, 화해란 회복적 가치가 실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판사는 “회복적 사법의 가치가 실현되면 참여자들은 사법제도에 대해 만족하고 공정하다고 느끼게 된다”며 “회복적 사법이 전통적 형사사법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으며, 형사사법제도가 공정하고 운영되어야 회복적 사법도 그 기능을 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의 소신대로라면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의 뇌물 공여 혐의를 처벌하기보다 재발 방지와 우리나라 재벌 제도의 혁신에 현 재판부의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정 판사의 판결 가운데 가장 여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3월 6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석 청구를 허가한 것이다. 다만 자택에서만 머물며 외출과 통신은 금지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3선 김영우 불출마…‘친황’ 체제 구축에 반기 든 쇄신파

    3선 김영우 불출마…‘친황’ 체제 구축에 반기 든 쇄신파

    黃 “친황 하려고 정치하는 것 아냐…뼈깎는 혁신” 최고위 ‘원내대표 임기 연장 불가’ 결정에 내부서도 ‘부글’ 나경원 “당 승리를 위해 내린 결정”…임기연장 뜻 접어자유한국당 수도권 3선인 김영우(경기 포천시·연천군) 의원이 4일 당의 쇄신을 요구하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불출마를 결정한 김세연 의원에 이어 김 의원까지 당 내 쇄신파로 꼽히는 의원들이 잇달아 자기희생을 결단한 가운데 최근 쇄신보단 친황(친황교안) 체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는 황교안 대표가 태도 변화를 보일지 주목된다. 김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정치에 입문하는 과정과 정치를 해오는 과정에서 두 전직 대통령(이명박·박근혜)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받았다. 정치적·역사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이제라도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현재 한국당의 모습으로는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며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스스로를 깨부수지 않은 채 단순한 정치 기술과 정치 공학, 상대방에 대한 공격적 언어만으로는 국민과의 간격을 메울 수가 없다”며 “국민과 하나 되고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면 포퓰리즘과 선동,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저들을 막아낼 수가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금의 한국당은 너무나 작은 그릇”이라며 “청년이 자랑스러워하는 대한민국,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를 깨부수고 큰 그릇을 만드는 용기가 필요하다.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 술과 새 부대를 위해 저의 자리를 비우겠다. 어떠한 당직이나 원내 선출직에 출마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며 “지도부도 나서줘야 한다. 당 대표께서 말한 것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20대 총선 막장 공천으로 당을 분열시키는데 책임이 있는 정치인, 최고 권력자의 눈과 귀를 가리고 호가호위했던 정치인, 거친 언어로 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리면서 당을 어렵게 만든 정치인도 이제는 물러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YTN 기자 출신으로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정책상황실 부실장을 맡으며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대변인과 국회 국방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자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에 동참했다가 1년 만에 한국당으로 복귀했다.한국당에서 공식적으로 불출마 뜻을 밝힌 의원은 김 의원을 포함해 김무성(6선)·김세연(3선)·김성찬(재선)·유민봉(초선) 의원 등 5명이다. 초·재선 의원 뿐만 아니라 김 의원같이 당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정치인이 불출마를 통해 쇄신을 촉구하고 있지만 황 대표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오히려 ‘읍참마속’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예고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 주요 당직에 측근들을 기용하고, 불화설이 돌았던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불가 결정을 내리며 친황 체제 구축에만 힘을 쏟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청와대 사랑채 앞 ‘투쟁텐트’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저와 한국당부터 가장 깊이, 가장 철저하게 혁신하지 않으면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혁신이 멈추는 순간 당의 운명도 멈춘다는 위기감으로 뼈를 깎는 혁신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친황 정치’가 거론되는 데 대해 황 대표는 “나는 친황 하려고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인사를 면밀히 들여다보라. 네이밍해놓고 틀에 맞추지 말고 사실관계를 보면 친황이라는 말이 들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편 황 대표가 의원총회를 거치지 않고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나 원내대표 임기 문제를 결정한 것을 두고 당 내부에 반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원들의 투표로 선출된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여부를 당 대표 및 최고위원회의가 결정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다. 4선 정진석 의원은 이날 회의 시작 전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이렇게 화합을 못 하고 당신들 너무하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비판받으면 안 되나. 내가 20년 동안(정치하면서) 이런 것을 처음 봐서 그런다”며 작심발언 했다. 김태흠 의원은 의총 공개 발언에서 “어제 최고위 의결 내용은 유감스럽고 개탄스럽다”며 “원내대표 연임 사항은 의총에 권한이 있지 최고위원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일부 의원들이 ‘비공개로 말하라’고 하자 김 의원은 “제 입을 막은들 이 얘기가 밖으로 안 나가겠나. 이게 살아있는 정당인가”라며 “앞으로 어떻게 우리가 문재인 정권의 독재와 국회의장이 함부로 유권해석을 내려 국회를 끌어가는 것을 비판할 수 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판사 출신인 홍일표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당헌 제55조와 당규 제24조 제3항을 종합하면 당 대표의 ‘경선 공고 권한’은 선거일을 정한다는 절차상의 권한일 뿐이고, 원내대표 임기 연장을 결정할 권한까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원내대표 선출과 임기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오로지 의원총회에 있다”고 했다. 김세연 의원은 라디오에서 “황 대표가 원내대표 경선 공고를 당 대표가 한다는 규정을 갖고 권한을 과대해석해서 나온 문제로 보인다”며 “이런 식으로 당이 운영되는 것은 정말 곤란하다. 당이 종말 말기 증세를 보이는 것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황 대표는 당 내 비판을 의식한 듯 오전 청와대 앞 회의를 마치고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나 원내대표와 7분가량 면담했다. 황 대표는 나 원내대표에게 “고생 많았다. 앞으로도 당을 살리는 데 힘을 합하자”고 말했고, 나 원내대표는 “나머지 현안들의 마무리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고 황 대표가 기자들에게 전했다. 최고위가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불허할 권한이 없다는 당규 해석에 대해 황 대표는 “어제 여러가지 의견들에 대해서 당 조직국에서 법률 판단을 했고 저도 그것에 따라 판단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오늘 의총에서는 임기 연장 여부에 대해 묻지 않겠다. 권한과 절차를 둘러싼 여러 의견이 있지만 오직 국민 행복과 대한민국 발전 그리고 당의 승리를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전날 최고위원회의 의결에 승복했다. 나 원내대표는 “뜨거운 열정과 끈끈한 동지애로 가득한 1년이었다. 눈물과 감동의 시간이었다”며 “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춘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한국당 (총선) 승리를 위한 그 어떤 소명과 책무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의총 안건으로 ‘임기 연장’을 올렸지만 이날 오전 ‘국회 협상 보고’로 변경했다. 지난해 12월 11일 취임한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10일까지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타키투스 책 옮겨 적은 문서 400년 동안 몰랐다니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타키투스 책 옮겨 적은 문서 400년 동안 몰랐다니

    대영제국의 상징과도 같았던 엘리자베스 1세(1533~1603년) 영국 여왕이 로마제국의 역사학자 타키투스의 저작을 번역해 적은 문서가 4세기 넘게 방치돼 있다가 확인됐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사서학자 존마크 필로 박사는 런던 람베스 궁전 도서관에서 타키투스의 번역에 관한 자료를 뒤적이다 42쪽의 문서를 여왕이 직접 쓴 것임을 밝혀냈다고 학술지 ‘영문학 리뷰’에 29일 발표했다고 BBC가 전했다. 여왕은 스스로 이 문서를 작성했음을 드러내는 표식을 몰래 숨겼는데 필로 박사는 이를 짜맞춰 여왕이 쓴 것임을 파악해냈다. 이 문서는 람베스 궁전 도서관에 17세기부터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쓴 사람의 정체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우선 이 문서의 종이 재질이 특별한 데 주목했다. 1590년대 튜더 왕조의 “특별한 지위를 가진” 인물만이 구할 수 있었던 종이였다. “그런데 같은 시대 튜더 왕실 가운데 타키투스를 번역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고 같은 종이를 사용할 수 있는 인물은 단 한 명 여왕 자신 뿐이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여왕은 열 살이 되기 전 일곱 가지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었다. 세 군데 워터마크가 추가 단서로 제시됐다. 여왕은 개인 편지를 쓸 때 늘 종이 위에 뒷발로 일어선 사자와 석궁 표식을 넣고 그 사이에 이니셜 G.B(대영제국)를 적었는데 이 문서에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필적은 조금 이상했다. 이 번역본은 비서 중 한 명이 옮겨 적은 사본이며 그 위에 여왕이 바로잡거나 가필한 것으로 보인다. 여왕의 필체는 즉위 초기에 알아보기 편했던 것에서 뒤로 갈수록 흘려 쓰곤 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튜더 왕실의 권력자들에 공통된 경향이었다. 글씨를 모호하게 쓰는 것이 일종의 권력을 과시하는 수단이었던 셈이다. 필로 박사는 이 문서가 어떻게 통치해야 하는가를 왕실 사람들이 공부하게 하려고 작성된 것으로 봤다. 타키투스가 군주제의 장점을 기록한 이 문서는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죽음을 추적하고 티베리우스 황제의 성장, 한 개인에 권력을 집중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필로 박사는 타키투스는 “늘 순종적인 역사학자로 여겨지다 나중에 찰스 1세 국왕 시절 반(反) 군주주의자로 낙인찍혔다”며 왜 엘리자베스 1세가 그에 대해 관심을 가졌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해서 잘못된 통치를 피하기 위한 예를 통해 어떻게 통치해야 하는가를 왕실 사람들에게 가르치려 했던 것이 아닌가 유추했다. 아니면 그저 여왕 자신이 역사 고전을 취미로 즐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검은 마스크 낀 대학생·청년단체 “홍콩 시위대와 연대할 것”

    검은 마스크 낀 대학생·청년단체 “홍콩 시위대와 연대할 것”

    한국 대학생·청년 단체들이 홍콩 시위대와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홍콩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검은 옷과 마스크를 쓰고 집회에 참석했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서울대학교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 공동행동 등 16개 청년·대학생 단체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광장 인근에서 ‘홍콩의 민주주의를 위한 대학생·청년 긴급행동’을 진행했다. 이들은 “중국 공산당이 홍콩 시민의 민주화 시위를 폭력 진압하도록 지시하고 정보 통제로 자신들의 만행을 은폐하는데도 한국과 세계 각국의 권력자들은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을 두려워하며 홍콩의 참상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1980년 5월 광주와 1987년 6월 대한민국이 군사독재의 총구에 맞섰듯 홍콩 시위대는 폭력과 부당함에 맞서 자유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서 “대학생들은 광주와 6월항쟁 정신을 계승해 홍콩 시위대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일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이하 학생모임)이 서울대 중앙도서관 건물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레넌 벽을 설치했고, 고려대·연세대·한국외대·한양대 등 곳곳에도 홍콩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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