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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측 ‘탄핵’ 거론에 이준석 발끈 “대표 흔들기 목적 드러나”

    윤석열 측 ‘탄핵’ 거론에 이준석 발끈 “대표 흔들기 목적 드러나”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탄핵’을 거론해 파장이 일고 있다. 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의 신지호 총괄부실장은 지난 11일 저녁 라디오에서 ‘당대표 결정에 대한 후보들 간의 입장이 엇갈린다’는 사회자 언급에 “당대표의 결정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신 부실장은 “공화국이라는 것은 권력자의 권력 행사를 자의적으로 하지 말라는 것 아니겠나”라며 “토론회는 제도적 근거도 없고, 전례도 없다”고 비판했다.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오는 18일 정책 토론회를 여는 데 대한 강한 불만 표시로 해석됐다. 윤 전 총장 측은 경준위 배후에 이준석 대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에선 이 대표가 유승민 전 의원이나 오세훈 서울시장을 대선후보로 세우려는 목적으로 ‘정치신인’인 윤 전 총장에게 불리한 각종 토론회를 강행하려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를 접한 이 대표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즉각 반발에 나섰다. 그는 “탄핵 얘기까지 드디어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고 꼬집으며 “대선을 앞두고 당 대표를 지속적으로 흔드는 캠프는 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알겠다”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이어 “모 유튜브 채널이 하던 말을 항상 그대로 하시는 걸 보니 당보다는 유튜버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신가 보다”라며 “하시고자 하는 일들에 건승하십시오”라고 비꼬았다.
  • “권력자, 비판 언론 공격 일삼고… 언론은 자기검열에 빠질 것”

    “권력자, 비판 언론 공격 일삼고… 언론은 자기검열에 빠질 것”

    “가장 큰 문제가 뭐냐고요? 하나만 꼽기 어려울 정도로 문제가 많은 법입니다. 폐기가 답입니다.” 8월 국회의 뇌관으로 떠오른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학계·언론계·법조계의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짜뉴스의 피해를 구제한다는 목적이지만 언론법 전문가들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게 생겼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신문이 9일 전문가 8명과 인터뷰한 결과 이번 개정안을 두고 전문가들은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언론을 악으로 규정한 법’이자 ‘권력자가 자신에게 적대적인 언론을 공격할 좋은 무기’인 동시에 ‘언론을 하향평준화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핵심인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큰 ‘과잉 입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개정안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허위·조작 보도로 피해를 입는 경우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한국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도 형사처벌이 가능해 이미 충분한 제재 수단이 있는데도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도입하는 건 “이중처벌 성격이 짙고”(김민호 전 개인정보보호법학회장), “헌법상 과잉 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최준선 한국기업법연구소 이사장)는 지적이 나온다.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적용되는 대상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입증 책임 부담을 언론에 지운 점도 문제로 꼽힌다. 허위보도에 대해 ▲법률을 위반한 취재 행위 ▲계속성과 반복성 ▲기사 제목의 왜곡 ▲시각자료의 왜곡 등 사유가 있으면 고의·중과실이 있다고 추정하는 대목이다.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허위성에 대한 인식과 관련 없는 조항들이 상당수 있고, 공익적 보도를 위한 잠입 취재나 몰래 녹음 등 필수불가결한 행위도 문제 삼을 수 있도록 해 소송 남용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도 “고의·중과실 추정 항목을 하나하나 피해 가려다 보면 자기검열이 커지고, 보도 자체를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법상 대원칙인 ‘원고의 입증 책임’ 구조를 무시하고 언론사에 고의·중과실이 없다는 입증을 하도록 떠넘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성우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입증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가 소송의 승패에 큰 영향을 주는데 언론사는 애초 불리하게 소송을 시작하게 되는 셈”이라며 “기자가 재판에 갈 일 자체를 피하다 보면 당연히 보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손해액 산정도 대표적인 위헌적 조항으로 거론된다. 손해액 산정이 어려운 경우 언론사의 전년도 매출액의 0.01~0.1%로 금액을 정하도록 한 조항이다. 문재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피해 규모와 관계없이 많이 버는 만큼 내라는 것 자체로 과도한 징벌적 요소”라고 지적했다. 최 이사장도 “가짜 언론사는 키우고 제대로 된 번듯한 언론사는 억압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기사 열람 차단 청구권에 대해서는 포털의 검열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인호 중앙대 로스쿨 교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기사를 내려 달라는 주장에 따라 기사를 차단한다면 사이버공간이 자유의 공간이 아닌 자유를 차단하는 공간이 된다”며 “특히 포털이 그 권한을 갖게 돼 언론사의 기사 유통을 결정하는 ‘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승선 한국언론법학회장도 “당사자끼리 결론을 내리기 전부터 차단을 해버리는 것은 여러모로 악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1인 미디어나 유튜버가 법 적용 대상에서 빠진 것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문 교수는 “가짜뉴스의 폐해가 더 심한 유튜버를 제외한 것은 이 법의 취지가 가짜뉴스 대책이 아닌 기성 언론사를 공격하는 법이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반면 이 교수는 “언론의 자유라는 대원칙 측면에서는 법 적용 대상을 더 늘리자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언론중재법을 상정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을 처리할 방침을 세운 만큼 이날 단독 의결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늦어도 19일까지는 문체위 의결을 마무리해야 법제사법위원회가 24일에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훈클럽과 한국기자협회, 한국여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들도 언론중재법 개정안 철회를 위한 결의문을 채택하고 20일까지 온라인 서명 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110분 사이다 풍자… 작정하고 판 깔았네

    110분 사이다 풍자… 작정하고 판 깔았네

    19세기 조선 후기 서민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던 이야기방, 매설방을 그대로 옮긴 무대는 110분간 그야말로 신명 가득한 놀이판을 벌인다. 지난달 27일부터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판’이 3년 만에 마주한 객석에 시원한 웃음과 따뜻한 위로를 선사한다. ●동서양 음악의 신명 나는 조합 뮤지컬 ‘판’은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양반가 자제 달수가 당시 소설을 읽어주고 돈을 벌던 직업인 전기수 호태를 만나 최고의 이야기꾼이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전기수가 활동하는 이야기방인 매설방 주인 춘섬과 전기수가 읽을 소설을 필사하는 이덕이 극을 이끈다. 2015년 정은영 작가와 박윤솔 작곡가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20분 남짓 공연으로 처음 선보인 뒤 CJ문화재단 신인 공연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을 거쳐 국립정동극장 창작공연 발굴 프로젝트에 선정됐고 2018년 초연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1년 넘게 이어진 팬데믹 상황과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무더위로 힘든 관객들을 위해 ‘판’은 작정한 듯 제대로 판을 펼친다. 전통연희 양식에 서양음악을 덧대 흥겨우면서도 매우 세련된 선율이 흐른다. 국악 퍼커션과 대금 등 우리 소리와 함께 스윙, 보사노바, 클래식, 탱고를 접목한 색다른 음악이 저절로 몸을 움직이며 리듬을 타게 한다. 판소리 ‘흥보가’, ‘춘향가’ 속 대목을 비롯해 양주별산대놀이, 꼭두각시놀음, 가면극, 인형극 등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다채롭게 이어진다. 전기수 호태(김지훈·원종환 분)의 매력도 독보적이다. ●재채기 소리마저 “엘에이치!” 양반들과 권력자가 매설방을 경계할 만큼 솔직한 풍자가 가득했던 이야기도 지금 현실로 그대로 옮겨 왔다. 사또가 건물(탑)을 쌓자 “헌 땅 줄게, 새 집 다오”라고 백성들이 노래를 부르고 ‘초품아’, ‘역세권’, ‘똘똘한 한 채’ 등 욕망이 담긴 단어들이 가사 곳곳에 담겼다. 어디서 돈 냄새가 난다던 달수는 “엘에이치(LH)”라며 재채기를 한다. 재치 있는 연기와 음악, 인형극이 함께 어우러진 풍자라 자연스러운 웃음을 부른다. 전염병이 창궐한 지금을 빗대 달수가 매설방인 주막을 들어설 때 춘섬은 출입명부를 작성하도록 하고 달수는 ‘백신침’을 맞았다며 당당하게 걸음을 옮기는 장면은 지금의 거울이기도 하다. ●시대를 위로하는 이야기의 힘 쉴 새 없이 웃도록 만드는 재미있는 ‘판’은 이야기의 힘을 단단하게 노래한다. “이야기는 나눌수록 좋다”면서 “이야기로 치유되는 것을 보니 몸이 아픈 게 아니라 마음이 아픈 것이었다”는 춘섬과 “그릇은 비싼 게 좋지만 책은 손때 묻은 게 좋다”는 이덕의 말은 함께 나누는 이야기의 소중함을 간결하지만 묵직하게 전한다. 그 시절 이야기꾼들이 그랬듯 배우인지 연희꾼인지 헷갈릴 만큼 신나는 놀이 한판을 땀 흘리며 맛깔나게 풀어내는 배우들이 이야기로 치유를 건넨다.
  • 손때 묻은 책 속 이야기처럼…땀 흘리며 제대로 벌인 놀이판이 건네는 위로와 웃음

    손때 묻은 책 속 이야기처럼…땀 흘리며 제대로 벌인 놀이판이 건네는 위로와 웃음

    19세기 조선 후기 서민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던 이야기방, 매설방을 그대로 옮긴 무대는 110분간 그야말로 신명 가득한 놀이판을 벌인다. 지난달 27일부터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판’이 3년 만에 마주한 객석에 시원한 웃음과 따뜻한 위로를 선사한다. 뮤지컬 ‘판’은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양반가 자제 달수가 당시 소설을 읽어주고 돈을 벌던 직업인 전기수 호태를 만나 최고의 이야기꾼이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전기수가 활동하는 이야기방인 매설방 주인 춘섬과 전기수가 읽을 소설을 필사하는 이덕이 극을 이끈다. 2015년 정은영 작가와 박윤솔 작곡가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20분 남짓 공연으로 처음 선보인 뒤 CJ문화재단 신인 공연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을 거쳐 국립정동극장 창작공연 발굴 프로젝트에 선정됐고 2018년 초연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1년 넘게 이어진 팬데믹 상황과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무더위로 힘든 관객들을 위해 ‘판’은 작정한 듯 제대로 판을 펼친다. 전통연희 양식에 서양음악을 덧대 흥겨우면서도 매우 세련된 선율이 흐른다. 국악 퍼커션과 대금 등 우리 소리와 함께 스윙, 보사노바, 클래식, 탱고를 접목한 색다른 음악이 저절로 몸을 움직이며 리듬을 타게 한다. 판소리 ‘흥보가‘, ‘춘향가’ 속 대목을 비롯해 양주별산대놀이, 꼭두각시놀음, 가면극, 인형극 등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다채롭게 이어진다. 전기수 호태(김지훈·원종환 분)의 매력도 독보적이다. 양반들과 권력자가 매설방을 경계할 만큼 솔직한 풍자가 가득했던 이야기도 지금 현실로 그대로 옮겨 왔다. 사또가 건물(탑)을 쌓자 “헌 땅 줄게, 새 집 다오”라고 백성들이 노래를 부르고 ‘초품아’, ‘역세권’, ‘똘똘한 한 채’ 등 욕망이 담긴 단어들이 가사 곳곳에 담겼다. 어디서 돈 냄새가 난다던 달수는 “엘에이치(LH)”라며 재채기를 한다. 재치 있는 연기와 음악, 인형극이 함께 어우러진 풍자라 자연스러운 웃음을 부른다.전염병이 창궐한 지금을 빗대 달수가 매설방인 주막을 들어설 때 춘섬은 출입명부를 작성하도록 하고 달수는 ‘백신침’을 맞았다며 당당하게 걸음을 옮기는 장면은 지금의 거울이기도 하다. 쉴 새 없이 웃도록 만드는 재미있는 ‘판’은 이야기의 힘을 단단하게 노래한다. “이야기는 나눌수록 좋다”면서 “이야기로 치유되는 것을 보니 몸이 아픈 게 아니라 마음이 아픈 것이었다”는 춘섬과 “그릇은 비싼 게 좋지만 책은 손때 묻은 게 좋다”는 이덕의 말은 함께 나누는 이야기의 소중함을 간결하지만 묵직하게 전한다. 그 시절 이야기꾼들이 그랬듯 배우인지 연희꾼인지 헷갈릴 만큼 신나는 놀이 한 판을 땀 흘리며 맛깔나게 풀어내는 배우들이 이야기로 치유를 건넨다. 공연은 9월 5일까지 이어진다.
  • ‘받침대 왕관’보다 빛나는 내 안의 신성

    ‘받침대 왕관’보다 빛나는 내 안의 신성

    버려진 것들 파편 모아 새 생명 덧입혀권력 상징 향한 의문 인간 내면까지 확장높고 귀한 이의 머리 위에 있어야 할 왕관이 맨 아래에 놓였다. 둥근 항아리, 뒤집힌 호리병 형태의 조형물이 중심부에 자리했고, 그 위로 가늘고 뾰족한 형상의 상징물을 세웠다. 한눈에 봐도 전복적인 의미를 내포한 3단 구조의 작품들은 이수경 작가가 왕관을 모티브로 작업 한 ‘달빛 왕관’ 연작이다. 깨진 도자기 조각을 이어 붙인 ‘번역된 도자기’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작가의 새로운 연작을 선보이는 개인전 ‘달빛 왕관’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오래되고 버려진 것들의 파편을 모아 새 생명과 의미를 덧입히는 작가관은 이번 연작에서도 오롯이 드러난다. 멀리서 보면 반짝이고 화려하지만 철, 놋쇠, 유리, 진주, 자개, 거울 등 다양한 성질의 재료들이 불길에 녹아내리듯 뒤엉킨 형상은 혼란스런 현대사회를 은유하는 듯 보인다.‘달빛 왕관’ 연작은 2017년 베네치아비엔날레 전시에 전력투구하느라 심신이 피폐해진 상태에서 처음 제작됐다. 신들의 머리 뒤에서 빛나는 후광, 최고 권력자의 머리 위에 얹힌 왕관의 의미에 관한 의문은 인간 내면의 보편적인 신성(神性)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했다. 기도하는 손, 십자가, 용, 식물, 만화 주인공, 요술봉 등 동서양 문화의 다양한 상징과 무늬들로 작품을 만들면서 “치유받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출품작 11점 가운데 6점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완성했다. 이수경은 “공교롭게도 왕관을 뜻하는 코로나(corona) 바이러스의 공포 속에서 ‘달빛 왕관’ 연작이 내게 큰 활력이 됐다”며 웃었다. 제목에 대해선 “태양과 왕관이 겉으로 보이는 권위의 상징이라면 달빛은 그 이면에 가려진 것들, 상상의 영역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우리 안에 저마다 신성이 있고, 각자 왕관처럼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있다”면서 “전시를 통해 내면의 신성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래된 나무뿌리를 3D 스캔으로 복제해 하얀 병풍의 양옆에 세운 설치작품 ‘천 개의 잎사귀’, 영상 작품 ‘너만 알고 있어’도 만날 수 있다. 오는 9월 26일까지.
  • 中관영매체들 “‘성폭행 혐의’ 前엑소 크리스, 중형 선고 가능성”

    中관영매체들 “‘성폭행 혐의’ 前엑소 크리스, 중형 선고 가능성”

    아이돌 그룹 엑소로 데뷔했다가 탈퇴했던 크리스 우(중국명 우이판)가 성폭행 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된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들이 중형 선고 가능성을 시사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크리스 사건은 아이돌뿐만 아니라 권력자들에게 돈과 권력이 모든 것을 보장해 줄 수 없다는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베이징시 공안국 차오양분국은 지난달 31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우○판(우이판)이 여러 차례 나이 어린 여성을 유인해 성관계했다는 인터넷에서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했다”며 “현재 캐나다 국적인 우○판을 강간죄로 형사 구류하고 사건 수사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안 측이 크리스의 자세한 혐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안이 형사 구류를 한 피의자가 혐의를 벗는 일이 매우 드물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리스는 강간죄로 기소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인터넷에서 제기된 의혹에 따르면 피해자들 중 다수가 미성년자였으며, 공안 역시 ‘나이 어린 여성’을 언급한 것으로 미루어볼 때 크리스가 ‘미성년자 강간’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우파톈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크리스가 캐나다 국적을 갖고 있지만, 중국은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그는 중국 법률에 따라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성폭행 사건에 대해 최소 3년 이상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경우에 대해서는 최대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크리스가 징역 10년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고, 중국에서 복역한 뒤에는 추방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영매체들도 크리스의 엄벌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이번 사건이 ‘법 앞의 평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글로벌타임스와 비슷한 논조로 보도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아무리 유명하더라도 면책특권은 없다”면서 “법을 어긴 자는 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것이고, 인기가 높을수록 법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치일보도 “이 사건은 더 이상 연예계의 소문이 아닌 실제 사건”이라며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확고한 교훈을 가르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웨이보는 크리스의 계정을 폐쇄했다. 웨이보는 성명을 통해 “크리스 관련 소식이 공표된 이후 온라인상에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사이트 내 질서 유지에 중점을 두고 관련 정보를 즉시 확인하고 관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규정을 어기고 비이성적 행위와 발언을 한 일부 계정에 제재를 가하거나 폐쇄조치 했다고 덧붙였다. 웨이보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크리스의 공식 계정뿐만 아니라 크리스의 소속사, 그리고 팬 커뮤니티 계정들이 폐쇄 명단에 올랐다. 크리스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유명 인사들의 계정도 삭제되거나 글쓰기 금지 처분을 받았다. 중국계 캐나다인인 크리스는 2012년 아이돌 그룹 엑소로 데뷔한 뒤 2014년 한국 기획사 SM을 상대로 한 전속계약 무효 소송을 거쳐 중국에서 가수와 배우로 활동하면서 인기를 누렸다.
  • “예수님이라면… 다름도 사랑하라 하셨을 겁니다”

    “예수님이라면… 다름도 사랑하라 하셨을 겁니다”

    지난 18일, 20여일간 열렸던 제22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면에서 또 한 번 정쟁의 대상이 되는가 하면 차별금지법 제정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10만을 달성한 가운데 열린 축제였다. 한편 광화문 한복판 천막 안에는 퀴어축제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직임이 정지된 목사가 있었다. 지난해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 축복 기도를 했던 이동환 수원제일영광교회 목사는 그해 10월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감리회로부터 정직 2년 처분을 받았다. 처분에 불복해 항소한 목사는 올여름 뙤약볕 아래 서울 감리회본부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였다. 그랬던 그가 지난달 27일, 천막을 나와 서울퀴어퍼레이드에서 무지개 깃발을 들었다. 지난해부터 축제를 이끌고 있는 양선우(활동명 홀릭) 조직위원장과 함께였다. ‘예수쟁이 퀴어’인 양 위원장과 농성을 끝낸 이 목사를 만나 퀴어와 기독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여러 이슈 속에 제22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폐막했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양선우 코로나를 맞은 첫해였던 지난해에 오프라인 행사를 온라인으로 구현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면, 올해는 ‘어떻게 참여를 독려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죠. 그래도 다행인 건 오프라인으로 소규모 진행한 퀴어퍼레이드를 온라인 방송했을 때 동시 접속자가 5000명을 넘기도 했고요. 20주년을 맞아 여느 때보다 길게 진행했던 퀴어영화제도 많이들 봐 주셨어요. 올해 축제 슬로건이 ‘차별의 시대를 불태워라’였는데요. 코로나 위기도 있고, 올해 상반기 돌아가신 분들이 많아서 성소수자들이 많이 침체해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축제로 어떻게 힘을 보탤까 하는 고민에서 나온 슬로건인데 많은 사람 사이에서 회자되는 걸 보고 정말로 불태우고 싶은 욕구들이 억눌려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두 분이 함께 무지개 깃발을 드는 것으로 퀴어퍼레이드의 피날레를 장식하셨죠.이동환 사실은 약간 고민했어요. ‘재판 중인데 이거 하면 완전히 출교각이다’ 싶기도 했고요(웃음). 그러면서도 ‘이때 아니면 내가 언제 홀릭님하고 같이 비바람 맞으며 할 수 있겠나’ 싶기도 했어요. 늘 퍼레이드를 가장 앞장서서 방해했던 게 일부 개신교 세력들이잖아요. 위원장님하고 같이 무지개 깃발을 흔드는 게 상징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개인적으로도 목회자로서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한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사람들이다’를 공표하고 드러내는 일이기도 했고요. 그간 개신교 집단의 반대로 상처받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용서를 구하는 화해의 손짓이라고 생각했어요. 앞으로 개신교가 혐오를 넘어 평등하고 안전한 교회,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다짐이기도 했고요. 그런 결연한 의지가 표현이 됐어야 하는데 비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어푸어푸하다가…(웃음). 양 저는 되게 미안했어요. 비를 쫄딱 맞고 오셨더라고요. 급박한 상황에서 몇 마디 나누지도 못하고 급히 깃발 조립해서 흔들고 헤어졌다가 지금 만난 거예요(웃음). 이 목사는 지난 18일, 26일간의 천막 농성을 마무리했다. 정직 2년 처분에 항소한 이래 교계 언론 등을 통해서 감리교 재판위원회가 상소 각하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가 개인 의견이라며 번복되는 등 갖은 고초를 치렀다. 이 목사가 어겼다고 알려진 ‘죄목’은 감리교 교리와 장정의 재판법 3조 8항이다. ‘마약법 위반,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 해당 목회자는 정직, 면직 또는 출교 등 중징계에 처해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정직 처분이 내려지고 지금까지 9개월이라는 시간은 어떤 시간이었나요. 이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시간이었어요. 감리교 법 한 줄이 가진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그 사람들이 반인권적인 말과 행태를 일삼고 성소수자들을 저주하면서도 거칠 것 없이 너무 당당해요. 그런 걸 보니까 ‘나 하나 날아가는 건 순식간이겠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어쨌든 목회의 길을 걷겠다고 오늘까지 20년 넘게 몸담은 곳에서 배제당하고, 저를 응원했다는 이유로 사상검증을 당하는 동료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이 사람을 위축시키고 두렵게 만들어요. 성서 말씀에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쫓는다’는 구절이 있어요. 두려움이 저를 엄습할 때마다 신이 가르쳐 준 사랑의 길을 질문했어요. 사실 두려움은 없앨 수 있는 게 아닌 거 같고, 두렵더라도 한 걸음 앞으로 나가는 용기가 필요한 거 같아요. 천막 농성할 때 정말 다양한 분들이 와주셨는데요. 자리를 지키고 피케팅을 하시는데 여기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은 정말로 중요하지 않았어요. 서로 위로하고 축복하는 따뜻한 곳이어서 참 좋았고요. -양 위원장님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예수쟁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기독교는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두 분의 삶과 종교는 어떻게 공존하나요. 양 저희 어머니가 보수 기독교 교회의 전도사님이셔서, 자연스럽게 저도 크리스천이 됐어요.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사역하는 교회를 옮겨다니다가 스물여덟 살에 퀴어로서의 제 정체성을 깨달았어요. 당시 다니던 교회에서 목사님이 성소수자 친화적인 설교를 하시는 걸 듣고 깜짝 놀랐는데 그다음 주에는 설교가 바뀌었어요. 뭔가 압력이 있었나 봐요. 갑자기 지옥 간다는 얘길 들어서, 교회 근처 지하철역에서 한 시간 정도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나요. 그 뒤로는 ‘내가 갈 수 있는 교회는 없구나’ 하다가 요즘은 다른 교회에서 온라인 예배를 보고 있어요. 제가 계속 크리스천인 이유는 교회가 동성애를 싫어하는 거지, 하나님이 동성애를 싫어하는 거 같진 않으니까요. 동성애·이성애·양성애 중에서 이건 좋아하고 이건 안 좋아하고 이렇게 편협하실 것 같진 않아요. 저는 제가 동성애자인 것과 상관없이 하나님이 태초부터, 태중에서부터 저를 살리셨다는 느낌이 있는데요. 저는 스무 살 미혼모였던 어머니에게서 육삭둥이로 태어나 죽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났어요. 그런 경험들이 있다 보니까 신앙을 버릴 수가 없어요. 하나님이 나를 사랑한다는 믿음이 있는데 어떡하겠어요. 우린 잘 모르지만 굉장히 많은 목사님 자녀들이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인데요. 그들을 혐오하는 말을 목사님들이 설교하시니까 거기서 상처를 많이 받죠. 사실 제가 동성애자라고 얘기하는 것보다 크리스천이라고 얘기하는 게 더 부끄러운 사회에 살고 있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신앙으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해요. 그런데 교회가 제일 싫어하는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을 하고 있네요(웃음).이 감리교 교리와 장정에 동성애 처벌 조항이 재판법 3조 8항과 3조 13항(‘부적절한 결혼 또는 부적절한 성관계(동성 간의 성관계와 결혼을 포함)를 하거나 간음하였을 때’)이거든요. 근데 그 조항들은 2015년에 생겼어요. 잘은 모르겠지만, 그때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혼을 합법화하면서 위기감이 있었던 거 같아요. 한국 교회 중에서는 감리교에서 제일 먼저 만들었고요. ‘교리적으로 기독교가 동성애를 반대하는가’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봐요. 오히려 역사적으로, 성경적으로 볼 때 기독교는 동성애에 관심이 없었다는 표현이 정확한 거 같아요. 성경에는 소위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구절이 6~7군데 나오는데, 이런 구절들이 전체 성경에 비하면 적을 뿐만 아니라 당시 어떤 맥락에서 쓰여졌나를 봐야 하거든요. 맥락을 보면 사랑으로서의 동성애가 아니라 동성 간의 강간 같은 성폭력에 대해 처벌하고 있는 조항들이에요. 레위기에 있다고 하는데 거기에는 음식을 먹을 때, 옷을 짤 때, 씨를 뿌릴 때 어떻게 하라는 등의 온갖 규례들이 같이 있어요. 그런 거 하나도 안 지키면서 동성애에 대해서만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취사선택인 거죠. 아까 양 위원장님이 매우 중요한 말씀을 해 주셨는데, 교회가 반대하는 거지 하나님이 진짜 동성애를 미워하신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예수님의 삶만 봐도 그렇고요. 그 당시 종교 지도자들이 장애인, 여성들을 하나님으로부터 저주받은 사람 취급하면서 성문 밖으로 몰아낼 때 예수님이 찾아가서 친구가 돼 주셨죠. 오늘날 예수님이 오신다면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율법을 갖고 사람들을 정죄하는 권력자들과 대립하고 사회적 약자들, 특히 성소수자들 곁에 계셨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예수를 따르는 한 명의 크리스천으로서, 목회자로서 제 생각과 종교적 신념이 다르지 않고요. 오히려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이 교단의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두고 봐야겠지만, 이걸 사회 법정으로 가져가서 계속 다퉈 보려고 해요. 감리교 내에서 결론이 난 사안을 갖고 사회 법정으로 가서 패소했으면 출교한다는 조항이 있어서 쉬운 길은 아닌데요. 두렵기도 하지만 여기에서 멈추고 싶지 않아요. 앞으로 비슷한 일들을 누군가 하게 될 때, 이것이 선례가 될 수 있고 그 사람들이 두려워서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또 이번 재판을 겪으면서 교회 내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 교회가 어떤 공동체가 돼야 하는지 보여 주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감리교 내 성소수자 차별 조항 3조 8항·13항 폐지 운동을 선배, 동료들과 함께 해나가려 해요. 최근에 ‘큐앤에이’라는 단체를 만들었는데요. 새로운 환대의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만들기 위한 단체로 활동을 해나가려고 합니다. 양 우선은 올해 축제에 대한 마무리 평가를 잘 마치고요. 사단법인 허가와 관련해서 서울시에 질의하려고 해요. 서울퀴어문화축제에 후원한 분들이 안정적으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려면 사단법인이 되는 절차가 필수인데요. 보통은 신청서를 내면 2주 안에 허가가 난다고 나는데 저희만 2년 넘게 안 되고 있어요. 그렇게 차별의 시대를 불태우는 작업을 계속 하게 될 것 같습니다.
  • [한국의 툰베리들] “다음 대통령, 기후위기 대응할 후보 뽑아야” 기후 정치 앞장 선 청소년들

    [한국의 툰베리들] “다음 대통령, 기후위기 대응할 후보 뽑아야” 기후 정치 앞장 선 청소년들

    피켓시위로 시작해 채식 급식 등 끌어내다큐 개봉 후 툰베리와 화상 응원·지지 케이팝 팬덤 연결하는 연대 활동도 계획 “정부·靑관계자 만나도 밖에서 하란 말만결정권자 먼저 바뀌어야 기득권도 변화약자 먼저 위협… 자신의 문제로 느껴야”“왜 시위를 하고 있니? 학교에 가야지.” 2018년 8월 스웨덴 의회 앞.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는 열다섯 살 그레타 툰베리에게 어른들은 이런 말을 던졌다. 환경에 무심한 기성세대의 단면이다. 그러나 곧 이 청소년으로 인해 세상은 변화했다. 그해 12월 270여개 도시에서 2만여명이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에 동참하면서 툰베리의 환경운동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한국에도 행동하는 젊은 환경지킴이들이 있다. 환경 문제로 디스토피아가 된 미래를 우려한 이들은, 변화를 일으켜 보려고 일상에서 주변으로, 정치권으로 역할을 확장해 가고 있다. 창간 117년을 맞은 서울신문은 환경 위기에서 벗어난 100년을 희망하는 마음으로 이들의 활약을 조명해 봤다. 3년 전 자발적인 모임으로 ‘청소년기후행동’(청기행)은 환경 문제에 대해 팔짱만 낀 어른들에게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그레타 툰베리’(I am Greta)를 계기로 그레타 툰베리를 화상으로 만나 응원과 연대를 나눴고, 툰베리가 청기행의 활동에 대한 지지 영상을 보내기도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청기행 사무실에서 만난 김서경·윤현정 활동가는 “그레타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툰베리는 분명 세계적 환경 아이콘이지만, 권력자와 정책 결정권자들의 실천이 없으면 실제 탄소배출 감축으로 연결되긴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후대응 시간 7년도 안 남아… 정치 의제로툰베리의 결석 시위가 시작된 2018년 여름은 스웨덴에서 200여년 만에 가장 더웠던 해다. 큰 규모의 산불도 발생했다. 위기는 툰베리를 투사로 만들었다. 당시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툰베리가 피켓을 들었듯, 청기행도 9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은 6년 7개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6년”을 앞두고 청소년들은 ‘모두의 기후정치’ 캠페인을 시작했다. 기후 의제를 정치 안으로 포함시키는 게 목표다. 윤 활동가는 “차기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공감하지 못하는 인물이라면 기후 위기를 막을 수 없다”고 절박하게 말했다. 현실은 시급한데 대선 후보들의 출마 선언에 기후 위기는 보이지 않는다. 21대 총선에서도 몇몇 정당이 공약에 ‘기후 위기’ 키워드를 담았지만 주요 의제로는 다루지 않았다. 김 활동가는 “부동산, 경제 성장 같은 주제만 거론될 뿐 기후 위기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대통령이 탄소중립을 선언하지만 구체적인 이행 계획은 없다”고 비판했다. ●태풍 뒤 생활 마비 “내 삶의 문제구나 느껴”청기행은 활동 이후 환경부, 교육부, 교육청, 청와대 비서관 등 다양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러나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됐고, 변화는 더뎠다. “자랑스럽다, 기특하다 칭찬하면서도 밖에서 열심히 해달래요. 내부는 바뀌기 어렵다고요. 결정권자가 가장 먼저 바뀌고 행동해야 변화가 일어나는 것 아닌가요.”(김 활동가) 정치권의 이러한 대응에 대해 윤 활동가는 “자신의 문제, 자신의 위기로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기후 위기는 사회 경제적 약자를 먼저 파고들어요. 기득권이 기후 위기를 체감할 때가 되면, 이미 평범한 사람들의 생존은 위협을 받고 있을 겁니다.” 이들이 기후 위기를 내 삶의 문제로 받아들인 계기 중 하나는 일상 속 기후 재난이었다. 울산에서 살던 윤 활동가는 지난해 여름 강한 태풍으로 생활 마비를 경험했다. 사상 최장의 장마와 태풍으로 학교가 문을 닫았다. 집에서 원전까지는 고작 30㎞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파고를 높이는 기후 위기가 삶을 덮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이후, 친구들과 박스를 주워다 피켓을 만들고 결석 시위로 어른들의 행동을 촉구했다. 현재 청기행의 회원은 전국 150여명, 활동가도 32명이 됐다. 상근활동가인 두 사람은 주 5일 사무실에서 자료를 조사하고, 홍보하고, 활동을 위한 회의에 매진한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끌어낸 변화는 작지 않다. “국회에서 탄소중립과 관련된 법안이 발의됐고 금융기관에서 탈석탄 선언을 했으며, 교육청 관계자들을 만난 이후에는 채식 급식이 도입됐다”고 두 사람은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울산, 서울, 전북, 인천 등에서 채식 선택 급식제나 채식의 날을 운영 중이다. 공장식 축산업이 기후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중요한 변화다. ●일방적 생각 전달 아닌 재밌는 방식 찾을 것글로벌 공감대를 형성하고 행동할 방법도 떠올리고 있다. 그중 하나는 케이팝 팬덤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16개 케이팝 팬클럽이 자국에서 발생한 홍수와 지진 피해지역을 돕기 위해 1억원의 성금을 조성한 게 아이디어의 시작이다. “일방적으로 지식이나 생각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팬들이 ‘덕질’처럼 숨쉬듯, 재밌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겁니다.”(김 활동가)
  • 정경심 2심 마무리… “내가 딸 이용” 흐느껴

    정경심 2심 마무리… “내가 딸 이용” 흐느껴

    ‘사모펀드·입시비리’ 혐의 등을 받는 정경심(59)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 결심에서 검찰이 정 교수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해당 사건이 “국정농단 사건과 유사하다”는 비판도 내놨다. 재판부는 오는 8월 11일 정 교수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엄상필 등)는 12일 오후 정 교수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최후변론에서 “살아 있는 권력자의 부정부패에 대한 시민사회의 의혹 제기에 따라 수사가 개시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과 유사한 것으로 국정농단 사건이 있다”며 “수사가 즉시 개시되지 않았다면 권력 눈치 보기 등 비판이 심각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우리 사회 공정과 신뢰, 법치주의 등 헌법적 가치를 훼손한 중대 범죄”라고 규정하고 “거짓과 불공정의 시간을 보내고 진실과 공정의 시간을 회복해야 한다”며 정 교수에게 징역 7년과 벌금 9억원을 선고하고 1억 6000여만원의 추징 명령을 내려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정 교수는 최후진술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딸이 엄마를 이용한 게 아니라 제가 딸을 이용한 건데 지금 와서 이런 시련과 고통을 안기다니,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하고 골백번 후회한다”며 흐느꼈다. 그러면서 “검찰과 일부 언론은 (저를) 강남 건물주의 꿈을 실현하려는 여회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국정농단보다 사악하다고 한다”면서 “체중이 15㎏이 빠지고 수사 과정에서 서너 번 실신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노후를 꿈꾸며 불로소득을 바라기도 했지만 원칙을 갖고 노력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지원에 피고인이 관여한 적이 없음에도 궁극적인 책임을 묻는 건 불합리하다”라면서 “단순히 스펙이 과장됐다고 해서 과도한 책임을 묻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사모펀드나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해서도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의 구속기한이 다음달 22일 만료되는 것을 고려해 법정 여름휴정기가 지난 다음달 11일 오전 10시 30분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정 교수는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 정경심 2심도 징역 7년 구형…檢 “국정농단 사건과 유사”

    정경심 2심도 징역 7년 구형…檢 “국정농단 사건과 유사”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2일 서울고법 형사1-2부(엄상필 심담 이승련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7년과 벌금 9억원을 선고하고, 1억6000여만원의 추징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는 검찰이 1심에서 구형한 것과 같은 형량이다.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자의 부정부패에 대한 시민사회의 의혹 제기에 따라 수사가 개시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과 유사한 것으로 국정 농단 사건이 있다”며 “수사가 즉시 개시되지 않았다면 권력 눈치 보기 등 비판이 심각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하고 인턴 활동 확인서를 허위 발급받아 딸 조민 씨의 입시에 사용해 각 학교의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등)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다. 2차 전지업체 WFM과 관련한 미공개 정보를 사전에 취득해 이익을 본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와 재산을 은폐하려 차명 계좌를 개설한 혐의(금융실명법 위반), 조씨를 동양대 연구보조원으로 허위 등록해 보조금을 수령한 혐의(사기·보조금관리법 위반) 등도 유죄로 인정됐다. 다만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와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고 1억 5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 사모펀드 출자약정금액을 허위로 부풀려 거짓 보고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은 1심에서 무죄가 나왔다.
  • 아이티 대통령 부인 “남편은 한마디도 못한 채 총알에 벌집이…”

    아이티 대통령 부인 “남편은 한마디도 못한 채 총알에 벌집이…”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이 암살됐을 때 옆에서 총상을 입은 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가 사건 이후 처음으로 육성을 공개했다. 모이즈 여사는 10일(현지시간) 대통령 부인 공식 트위터에 아이티 크레올어로 된 음성 메시지를 올려 “눈 깜짝할 사이에 괴한들이 한밤중 집에 쳐들어와 남편에게 한 마디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총알로 벌집을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모이즈 대통령은 당시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의 총격에 열두 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으며, 모이즈 여사도 총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모이즈 여사는 “난 신 덕분에 살았지만, 남편을 잃었다”며 “이 나라가 길을 잃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남편의 피를 헛되이 흘려 버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난 여러분(아이티 국민)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SNS를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녀는 또 생전의 남편이 대통령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헌법 개정을 놓고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며 몸이 낫는대로 남편의 일을 계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모이즈 여사가 이렇게 남편의 유지를 받들겠다고 다짐한 것은 미주 대륙 최빈국인 아이티의 정국 혼란에 더욱 기름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 누가 정국을 수습할 총리를 맡을지가 분명하지 않은 가운데 상원은 자체적으로 임시 대통령을 지명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클로드 조제프 임시 총리가 아이티의 국정 책임을 맡고 있다. 조제프는 지난 4월 조제프 주트 총리가 갑자기 사임하자 외교장관에서 임시 총리로 임명됐다. 아이티 정부는 지난 7일 관보 특별호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총리와 내각이 통치한다고 밝혔고, 마티아스 피에르 선거장관도 오는 9월 26일 대통령 및 의원 선거 때까지 조제프 총리가 역할을 맡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제프 총리는 15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암살 이후 정부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 아이티에는 대통령 유고시 대법원장이 권한을 승계하는 1987년 헌법, 의회가 투표를 통해 임시 대통령을 뽑는 2012년 개정 헌법이 있다. 그런데 2012년 개정 내용이 프랑스어로는 반영됐지만, 또 다른 공용어인 크레올어로는 번역되지 않아 두 헌법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두 헌법을 모두 적용해봐도 후계자를 찾을 수 없다는 데 있다. 르네 실베스트르 대법원장은 최근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사망해 1987년 헌법을 적용할 수도 없다. 아이티의 정국 혼란 탓에 의회 선거가 제때 치러지지 못해 하원의원 전체, 상원의원 3분의 2가 임기가 끝난 상태다. 2012년 헌법을 통해 의회가 임시 대통령을 선출할 길도 막혀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의사 출신의 아리엘 앙리가 최고 권력자를 자임하고 나섰다. 그는 모이즈 대통령 피살 이틀 전에 조제프 총리를 대신할 새 총리로 지명됐지만 공식 취임 선서는 하지 못했다. 앙리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제프 임시 총리가 아나라 자신이 아이티를 이끌어야 하고 그에 부합하는 새 정부를 꾸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새 내각은 정파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현재 선거위원회를 새로 구성할 것이고, 이 위원회가 새로운 선거일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26일인 선거일이 바뀔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더해 아이티 상원은 9일 조제프 랑베르 상원의장을 모이즈 대통령을 대신할 임시 대통령으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조제프 총리를 향해 앙리에게 권한을 이양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랑베르 의장이 임시대통령에 취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하원은 아예 없고 상원 의원 역시 정원 30명 중 10명밖에 남지 않아 임시 대통령 선출이 가능한 정족수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아이티 대통령 사후에 경쟁자 간 권력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 뒤 “암살 직전 지명된 총리가 주도권을 주장하면서 권력투쟁이 태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는 아이티의 대선과 총선을 예정대로 9월에 치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사설]검, 명운 걸고 ‘스폰서 문화’ 끝장내야

    자칭 수산업자 김모씨에게서 고급시계 등의 금품을 받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모 부장검사 사건을 계기로 법무부가 검찰의 ‘스폰서 문화’ 실태를 점검하기 위한 조직진단에 착수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어제 “(수산업자 의혹 사건은) 특수한 현상이라고 보이는 데 혹시나, 만에 하나 아직 그런 조직 문화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진단 조사를 통해 대책을 강구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감찰에 준해서 조사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검찰의 권위주의 조직문화에 비판적인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조사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폰서 문화의 적나라한 실태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사실 검찰 내부의 은밀한 스폰서 문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건설업자에게서 별장 성접대를 받은 김학의 전 법무차관 사례까지 멀리 갈 것도 없다. 현 정부 들어서도 현직 검사 3명이 2019년 7월 룸살롱에서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서 술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이 해외로 도주하기 전 전·현직 검사들과 룸살롱에서 회동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지 않았는가. 이쯤되면 스폰서 문화가 여전히 검찰 내부에 횡행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과거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스폰서 문화가 위험한 까닭은 권력과 돈의 결탁이라는 점에서다. 돈을 대는 재력가나, 거리낌없이 향응과 금품을 받는 권력자나 서로 이익을 위해 공생하기 마련이다. 어려운 시기에 상대방이 ‘내편’이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스폰관계를 지속해 결국 은밀하고도 불법적인 이익거래로 이어지게 되는데 특히 검찰의 스폰서 문화가 문제가 되는 것은 수사권과 기소권 등의 특권을 스폰서를 위해 자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검찰 내부에서는 청탁금지법 시행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등의 영향으로 스폰서 문화가 거의 사라졌다는 의견도 있지만 최근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여전히 향응과 금품을 매개로 한 스폰서 문화가 검찰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것 아닌가. 검찰은 그동안 대형 스폰서 사건이 터지면 엄정한 자정활동을 통해 근절하겠다고 했지만 언제나 미봉에 그쳤다. 그러니 스폰서 검사 등장때마다 국민의 불신과 분노만 커지는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조직의 명운을 걸고 검찰내 스폰서 문화를 완전히 끝장내야만 한다.
  • [글로벌 In&Out] ‘인생 드라마’에서 배운 가치/페브리아니 엘피다 트리흐따라니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 과정

    [글로벌 In&Out] ‘인생 드라마’에서 배운 가치/페브리아니 엘피다 트리흐따라니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 과정

    이번 학기에 가장 마지막에 제출한 기말과제는 한국 현대 드라마와 관련한 수업의 과제이다. 나는 2016년 방영된 ‘낭만닥터 김사부’를 선택해 이 드라마에서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점에 대해 써 보았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인생 드라마로 손꼽을 수 있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 중의 하나이다. 이 드라마는 거의 두세 번 다시보기를 하고, 때로는 가장 좋아하는 일화를 반복적으로 시청하기도 했다. 재미가 있지만, 한국의 의학 드라마의 매력에만 빠지지 않고 그 안에서 삶의 가치와 메시지를 얻었으니 나에게 상당히 인상 깊고 의미심장했다. 신기하게도 또 다른 나의 인생드라마는 역시 의학 드라마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다. 이 두 의학 드라마는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우선 코로나19가 전파되기 시작한 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을 때 ‘집콕’을 하면서 두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재택근무와 집에서 수업하는 동안 두 드라마는 꽤 힐링이 됐다. 두 드라마 덕분에 지루함을 약간이나마 잊어버리고 새로운 힘을 얻어서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두 드라마가 코로나19의 확산기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개인적 즐거움을 찾도록 했다. 좋은 드라마에서 많은 가치와 메시지를 얻고 그 가치들을 나의 삶에서 실천하기도 한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의사들 사이에서 스승과 제자의 관계, ‘필요한 의사’가 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다. 이 드라마에서 의사 선배 및 스승으로서 김사부(한석규 분)는 돈, 출세, 성공을 따지지 않거나 윗사람이나 병원 권력자의 요구를 우선시하지 않았다. 또 강동주(유연석 분), 윤서정(서현진 분)과 도인범(양세종 분)을 포함한 그의 의사후배 및 제자의 진짜 실력을 인정하고, 환자의 상황을 잘 고려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환자를 먼저 생각하고 ‘무조건 살린다’는 신념으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스승의 모습이 같은 과의 젊은 의사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 드라마에서 김사부와 제자의 관계는 ‘낭만’적인 면모도 돋보이며 ‘무조건 살린다’는 신념으로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의사’가 된다는 점에서 낭만도 잘 포착된다. 특히 소형병원인 돌담병원의 설정도 김사부의 ‘낭만’적인 면모를 더욱 부각시킨다. 대형병원이 아닌 이 병원에서 김사부와 세 젊은 의사가 병원 사회의 부조리에 흔들리지 않고 의사로서의 최선을 다하고,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해 나가는 모습은 더 낭만적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대체적으로 비슷하다. 이 드라마의 매력은 평범하고 잔잔하지만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특별히 심각한 조직 내 갈등이나 인물 간의 갈등 없이 의사와 환자 사이의 깊은 이야기에 집중한다. 의예과 시절부터 20년 지기로 지내는 안정원(유연석 분), 이익준(조정석 분), 채송화(전미도 분), 김준완(정경호 분)과 양석형(김대명 분) 등 다섯 명의 주인공은 자신들의 환자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어떻게 의미 있는지 잘 그려낸다. 그런 분위기 덕분에 코드블루가 뜨는 생과 사가 오가는 긴박한 순간이 가득한 병원이 삭막하거나 차가워 보이지 않는다. 의학드라마로 겉보기에 평범한 이야기로만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었다. 앞서 언급된 다섯 주인공과 그들을 둘러싼 인물 사이의 관계나 우정을 통해 의사로서 어떻게 슬기롭게 생활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의사로서 어떻게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 자기의 일에 어떻게 충실한지 알 수 있다. 이러한 가치들이 시청자인 나에게 개인적으로 깊은 인상을 주는 가치였다. 나도 나의 일에 충실하고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면서 나에게, 그리고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 의지가 더 생기게 된 것 같다.
  • 부동산에 헌금 쏟아부었다… 교황청 넘버2 투기 스캔들

    부동산에 헌금 쏟아부었다… 교황청 넘버2 투기 스캔들

    로마 가톨릭의 본산인 바티칸의 제2인자로서 한때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던 안젤로 베추(73) 추기경이 공금 횡령을 비롯해 다양한 추문에 연루된 혐의가 드러나 법정에 서게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썩은 부위를 도려내야 한다며 철저한 수사를 명령한 지 2년 만이다. 교황청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신자들의 헌금으로 조성된 돈으로 해외 고급 부동산에 투자한 혐의(횡령 및 직권남용) 등으로 베추 추기경 등 10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일은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 중 발생한 가장 큰 스캔들”이라고 전했다. 베추 추기경은 교황청에서 금융 범죄 혐의로 기소된 최고위직 인사가 됐다. 첫 공판은 오는 27일 열린다. 이탈리아 출신의 베추 추기경은 2011년부터 8년간 교황청의 자금관리 및 재무활동을 총괄하는 국무원 장관을 지냈다. 국무원 장관은 교황청 내 사실상 ‘넘버2’로 꼽힌다. 2018년에는 순교·증거자의 시복·시성을 담당하는 시성성 장관에 임명됐다.국무원이 주도한 부동산 투자 스캔들은 그의 재임 시절 이뤄졌다. 국무원은 2014년 공금 2억 유로(약 2700억원)를 유용, 이탈리아 사업가 라파엘레 민초네가 운영하는 펀드를 통해 영국 런던 첼시 지역의 고급 주상복합 빌딩 지분 45%를 매입하는 등 5년에 걸쳐 총 3억 5000만 유로를 부동산에 쏟아부었다. 재원은 자선사업 등을 위해 전 세계 신자들의 헌금으로 조성된 ‘베드로 성금’이었다. 그러나 투자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교황청 재정에는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9년 7월 강도 높은 수사를 명령했다. 베추 추기경은 지난해 9월 가족비리 의혹이 터지면서 시성성 장관에서 경질됐다. 협동조합 대표를 맡고 있는 동생에게 교황청 자금 70만 유로를 지원했고 목공회사 대표를 하는 동생에게는 각종 성당 공사를 수주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대학교수 동생이 실소유주인 음료업체에는 가톨릭 단체에 대한 음료 납품권을 보장해 줬다. 그는 동향인 사르데냐 출신의 여성 컨설턴트 체칠리아 마로냐(40)에게 베드로 성금에서 50만 유로를 송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마로냐는 현지에서 ‘추기경의 여인’으로 불리고 있다.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이탈리아 당국의 수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일을 바티칸 내 파벌 다툼의 결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베추 추기경이 모든 혐의에 대해 “나는 결백하며 음모의 피해자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음모론에는 경제성 장관 출신으로 대대적인 재정 개혁을 추진하다 2019년 아동 성추행 혐의로 돌연 낙마했던 호주 출신 조지 펠(79) 추기경이 자리하고 있다. 1990년대에 있었던 그의 아동 성추문이 갑자기 들춰진 데는 펠 추기경의 재정 개혁에 반발하는 베추 추기경의 계략이 있었고, 이번에 펠 추기경이 복수에 나선 것이라는 추측이다.
  • “내 두뇌 믿는다” 주경야독 소년공… “정신 차려라” 일기 쓰며 사시 패스

    “내 두뇌 믿는다” 주경야독 소년공… “정신 차려라” 일기 쓰며 사시 패스

    2017년 대선 당시 “변방의 벼룩이 소를 잡겠다”며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도전, ‘의미 있는 3등’으로 훗날을 기약했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여권 유력주자’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변호사와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거치는 등 여야 대권주자를 통틀어 가장 드라마틱한 인생사를 가진 입지전적 인물이다. 가볍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특유의 사이다 화법은 비주류이자 흙수저인 그를 여기까지 오게 한 원동력이 됐다. 경북 안동의 화전민 가정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성남으로 이주해 ‘소년공’으로 일했다. 스프레이 작업을 하다가 후각이 상했고, 프레스 기계에 팔이 눌려 왼팔 장애를 갖게 됐다. ‘주경야독’으로 고입·대입 검정고시를 준비하던 시절 일기에는 “내 두뇌를 조금은 믿는다.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가치관이 가슴 안 구석에 자리잡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허황된 꿈인지도 모른다. 어떻게든지 현실화시켜야 할 텐데 내게 그런 능력이 있을까”라고 적혀 있다. 중앙대 법대에 입학한 후 1986년 사법고시(연수원 18기)에 합격했다. 1987년 4월 일기에는 “지위가 높은 사람보다는 인간적인 사람이 돼야겠다. 사람이 되어야지, 명사나 권력자가 되어선 안 된다”고 썼다. 성남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던 이 지사는 2004년 열린민주당에 입당한 뒤 2006년 성남시장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2010년 두 번째 도전에서 당선된 후 모라토리엄(채무불이행)을 선언하는 등 파격적 시정으로 화제를 낳았다. 2014년 재선에 성공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열성 지지층이 만들어지고 ‘전국구’로 부상했다. 2016년 11월 촛불정국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사이다 발언으로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16년 만의 진보진영 경기지사로 ‘체급’을 올렸다.
  • “재명아, 정신차려라”…20살 이재명의 일기장 공개

    “재명아, 정신차려라”…20살 이재명의 일기장 공개

    이재명 자필일기 공개“공부 싫은데 공돌이로 썩긴 싫고”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로 나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출마 선언 영상에서 젊은 시절 쓴 자필 일기장 일부를 공개했다. 이 지사의 일기는 1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유튜브에 출마 선언문을 낭독하는 과정에서 화면 형태로 등장했다. 이번에 소개된 일기는 총 3쪽이다. 가난한 환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검정고시 합격과 대학 입학, 사법고시 패스에 이르는 과정에서의 솔직한 고민이 담겨있다. 소년공으로 일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하던 시절인 1980년 7월 작성된 일기엔 “내 두뇌를 조금은 믿는다. 그래서 대학을 가려면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가치관이 가슴 안 구석에 자리잡고 있다”며 “하지만 이건 허황된 꿈인지도 모른다. 어떻게든지 이 꿈을 현실화시켜야 할텐데 내게 그런 능력이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훗날 장학금을 받고 중앙대 법대에 입학하고 1986년 사법시험(연수원 18기)에 합격한다.“재명아, 정신차려라” 이재명 일기장 공개 두번째로 공개된 일기장에선 이 지사는 큰 글씨로 ‘재명아 정신차려라’라고 썼다. 사법시험 준비 중이던 1984년 12월에 쓴 것으로, ‘고시생 이재명’의 모습이 비친다. 세번째 일기장은 사법시험 합격 후인 1987년 4월 쓴 것이다. 그는 “몇몇 못난 인간들의 노골적인 멸시 태도를 보면 혐오감에 이어 자책감이 생기지 않는 건 아니나 그런 행태를 보고 내 사고와 행동을 반성할 수 있어 다행스러운 생각도 든다”는 구절이 담겼다. 또 이 지사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보다는 인간적인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사람이 되어야지, 명사나 권력자가 되어선 안된다”고 적었다.이재명 “가족에 폭언 사실...부족함에 용서 바란다” 이날 이 지사는 과거 형수 욕설 논란 등 사생활 관련 도덕성 문제에 대해 “제 부족함에 대해 용서를 바란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에서 ‘경선이 과열되면 사생활 관련 도덕성 문제 등 네거티브가 우려된다’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가족에게 폭언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간다면 안 그러려고 노력하겠지만, 어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털어놨다.이어 잠시 눈을 감은 이 지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7남매에 인생을 바친 어머니이신데 저희 형님이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해서 어머니에게 불 지른다고 협박을 했고, 어머니는 보통의 여성으로 견디기 어려운 폭언도 들었다. 심지어 어머니를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져 제가 참기 어려워서 그런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 공직자를 그만두는 것도 각오한 상태였는데 (지금까지) 한 10년이 지났다. 저도 그 사이에 많이 성숙했다”며 “어머니, 형님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앞으로 다시는 그런 참혹한 현장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갈등의 최초 원인은 가족들의 시정 개입, 이권 개입을 막다가 생긴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그런 점을 감안해달라”고도 덧붙였다.
  • [전문] 윤석열 “정권교체 확실하게 해내겠다” 대선 출마 선언

    [전문] 윤석열 “정권교체 확실하게 해내겠다” 대선 출마 선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9일 대선 출마 선언에서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는 절실함으로 나섰다”면서 “정권이 바뀌지 않으면 ‘이권 카르텔’이 판치는 부패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문 전문이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3월초 공직에서 물러난 후,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한결같이 나라의 앞날을 먼저 걱정하셨습니다. 도대체 나라가 이래도 되는 거냐고 하셨습니다. 천안함 청년 전준영은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K-9 청년 이찬호는 억울해서가 아니라 잊혀지지 않기 위해서 책을 썼습니다. 살아남은 영웅들은 살아있음을 오히려 고통스러워했습니다. 국가를 지키고 국민을 지킨 우리를 왜 국가는 내팽개치는 거냐고. 마포의 자영업자는 도대체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 거냐고, 국가는 왜 희생만을 요구하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킨 영웅들입니다. 저 윤석열은 그 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국민, 그 국민의 상식으로부터 출발하겠습니다. 그 상식을 무기로,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습니다.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하기 전에 누구나 정의로움을 일상에서 느낄 수 있게 하겠습니다. 이것이 제 가슴에 새긴 사명입니다. 4년 전 문재인 정권은 국민들의 기대와 여망으로 출범했습니다.’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특권과 반칙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우리 모두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어땠습니까? 경제 상식을 무시한 소득주도성장, 시장과 싸우는 주택정책, 법을 무시하고 세계 일류 기술을 사장시킨 탈원전, 매표에 가까운 포퓰리즘 정책으로 수많은 청년, 자영업자, 중소기업인, 저임금 근로자들이 고통을 받았습니다. 정부 부채 급증으로 변변한 일자리도 찾지 못한 청년 세대들이 엄청난 미래 부채를 떠안았습니다. 청년들이 겨우 일자리를 구해도 폭등하는 집값을 바라보며 한숨만 쉬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좌절은 대한민국을 인구절벽으로 몰아 가고 있습니다.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갈라 상식과 공정, 법치를 내팽개쳐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국민을 좌절과 분노에 빠지게 하였습니다. 이 정권이 저지른 무도한 행태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습니다. 정권과 이해관계로 얽힌 소수의 이권 카르텔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이 마비된 먹이사슬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하여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합니다. 우리 헌법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에서‘자유’를 빼내려 합니다. 민주주의는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것이고 자유는 정부의 권력 한계를 그어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고 독재요 전제입니다. 이 정권은 도대체 어떤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입니까. 도저히 이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자유민주주의는 승자를 위한 것이고 그 이외의 사람은 도외시하는 것이라는 오해가 있습니다. 인간은 본래 모두 평등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누가 누구를 지배할 수 없고 모든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자유민주국가에서는 나의 자유만 소중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자유와 존엄한 삶 역시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입니다. 존엄한 삶에 필요한 경제적 기초와 교육의 기회가 없다면 자유는 공허한 것입니다. 승자 독식은 절대로 자유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자유를 지키기 위한 연대와 책임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는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국민의 권리입니다. 국제 사회는 인권과 법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사이에서만 핵심 첨단기술과 산업시설을 공유하는 체제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외교 안보와 경제, 국내 문제와 국제관계가 분리될 수 없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전쟁도 총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칩으로 싸웁니다. 국제 사회에서도 대한민국이 문명국가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하고 있다는 분명한 입장을 보여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지 확고한 정체성을 보여주어 적과 친구, 경쟁자와 협력자 모두에게 예측가능성을 주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경제 사회 시스템의 토대가 되는 기술 기반이 혁명적으로 바뀌는 시대를 맞이하고있습니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초고속 정보 처리 기술이 우리의 삶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술 혁명에 따른 사회 변화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과거에 해 오던 방식대로 일하는 것만으로는 국제 분업 체계에서 낙오되어 저생산성 국가로 떨어질 것입니다. 우리에게 닥친 새로운 기술 혁명 시대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학 기술과 경제 사회 제도의 혁신이 필수입니다. 혁신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 자율적인 분위기, 공정한 기회와 보상, 예측가능한 법치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광범위한 표현의 자유, 공정과 상식, 법치의 자양분을 먹고 창의와 혁신은 자랍니다. 국민들이 뻔히 보고 있는 앞에서, 오만하게 법과 상식을 짓밟는 정권에게 공정과 자유민주주의를 바라고 혁신을 기대한다는 것은 망상입니다. 현재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국민들을 고통에 신음하게 만드는 정치 세력은 새로운 기술 혁명의 시대를 준비하고 대처할 능력도 의지도 없습니다. 이들의 집권이 연장된다면 대한민국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이들의 기만과 거짓 선동에 속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런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합니다. 여기에 동의하는 모든 국민과 세력은 힘을 합쳐야 합니다. 그래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어내야 합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제게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그 뜻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법을 집행하면서 위축되지 말라는 격려로 생각해왔습니다. 그러나 공직 사퇴 이후에도 국민들께서 사퇴의 불가피성을 이해해주시고 끊임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그 의미를 깊이 생각했습니다.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자유와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이 더 이상 집권을 연장하여 국민에게 고통을 주지 않도록 정권을 교체하는데 헌신하고 앞장서라는 뜻이었습니다. 정권교체, 반드시 해내야 합니다.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개악과 파괴를 개혁이라 말하고, 독재와 전제를 민주주의라 말하는 선동가들과 부패한 이권 카르텔이 지금보다 더욱 판치는 나라가 되어 국민들이 오랫동안 고통을 받을 것입니다. 그야말로‘부패완판’대한민국이 될 것입니다.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지 못하면 국민과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입니다. 저 윤석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절실함으로 나섰습니다. 거대 의석과 이권 카르텔의 호위를 받고 있는 이 정권은 막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열 가지 중 아홉 가지 생각은 달라도, 한 가지 생각, 정권교체로 나라를 정상화시키고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같이 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을 때, 우리는 더 강해집니다. 그래야만 이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빼앗긴 국민의 주권을 되찾아 올 수 있습니다. 저는 정치 일선의 경험은 없습니다. 그러나 인사권을 가진 권력자가 아니라 국민의 뜻에 따라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일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26년의 공직 생활을 했습니다. 법과 정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현실에 구현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겪었습니다. 국민들께서 그동안 제가 공정과 법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겪은 일들을 다 보셨습니다. 정치는 국민들이 먹고 사는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일입니다. 우리의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데 공정과 법치는 필수적인 기본 가치입니다. 이러한 가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 국민을 위한 정치의 시작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할 준비가 되었음을 감히 말씀드립니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모든 분들과 힘을 모아 확실하게 해내겠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 산업화에 일생을 바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 민주화에 헌신하고도 묵묵히 살아가는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 세금을 내는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청년들이 마음껏 뛰는 역동적인 나라,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혁신의 나라, 약자가 기죽지 않는 따뜻한 나라, 국제 사회와 가치를 공유하고 책임을 다하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위대한 국민 여러분,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힘내십시오. 감사합니다.
  • ‘나꼼수’ 김용민 “YTN 사장 지원서 배달노동자 통해 퀵으로”

    ‘나꼼수’ 김용민 “YTN 사장 지원서 배달노동자 통해 퀵으로”

    YTN 사장이 되겠다고 선언한 방송인 김용민씨(평화나무 이사장)가 퀵서비스를 통해 사장 공모에 응했다. 김씨는 28일 “퀵서비스 배달노동자께 부탁해 YTN 사옥으로 사장 지원서 등 각종 서류를 보냈다”고 알렸다. 지난 21일 “가능성 0%가 아니라 마이너스 100%임을 너무 잘 알지만 엘리티즘을 깨겠다”며 YTN 사장 도전을 선언, 주위를 놀라게 했던 김씨는 등기우편을 통한 접수가 아닌 ‘퀵으로 지원서 전달’이라는 방법으로 기존 문법을 깨보였다. 김씨는 “YTN 사장직 도전은 인생의 영예를 얻고자 혹은 이력서에 한 줄 넣고자 지원하는 게 아니다”고 강조한 뒤 “제 사회적 무덤이 될 수 있다는 각오로 도전하는 것”이라며 온갖 비아냥을 듣더라고, 자신과 같은 비주류도 주류 언론사 대표가 될 수 있음을 한번 증명해 보이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시청취율 잣대를 유튜브 조회수, 동접자 수로 한다’, ‘뉴스와 탐사보도를 분리하겠다’는 등 9가지 공약을 제시했다. 또한 YTN 사장이 될 경우 ‘시사코미디 복원’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우며 “진정한 민주주의는 권력자에 대한 풍자 해학이 가능할 때 꽃핀다”면서 “시사는 말할 것도 없고 그 기반 자체가 사라진 코미디를 YTN에서 복원시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씨는 인터넷 신문 ‘딴지일보’가 2011년 4월 28일부터 2012년 12월 18일까지 매주 방송했던 인터넷 라디오(팟캐스트) 프로그램 ‘나는 꼼수다’를 김어준, 주진우, 정봉주씨와 함께 진행했다. 지난해 말 주진우씨와 갈등 등으로 ‘나꼼수’에서 탈퇴했다.
  • 美바이든,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여행·금융 제재 해제 추진

    美바이든,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여행·금융 제재 해제 추진

    2015년 이란과 맺었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부활을 추진 중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2) 이란 최고 지도자에 대한 제재 조치 해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NBC 뉴스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NBC는 “미국이 JCPOA에 복귀하고 이란이 핵개발 제한 규정을 준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양측이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간접 접촉을 가졌다”며 이렇게 전했다. 오바마 행정부 때 외교관으로 이란과 협상에 정통한 발리 나스르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교수는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에 대한 제재 해제는 이란 측의 요구임이 분명해 보이며, 미국은 이에 대해 개방적인 입장”이라고 NBC에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6월 이란군에 의해 미군의 드론이 격추되자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고위직 인사들에 대해 미국 입국을 금지하고 미국 기업과의 금융거래를 차단하는 제재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하메네이가 해외여행을 하지 않는 데다 미국에 자산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실질적인 영향이 없는 상징적인 조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NBC는 “실질적인 타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란 정부는 미국의 제재가 자국 최고 권력자를 모욕하는 부당한 조치라는 인식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비영리단체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이란 최고 지도자에 대한 제재의 해제는 향후 핵협상에서 이란 정부가 몇몇 어려운 양보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핵 개발을 억제하는 것과 유명무실한 제재를 유지하는 것 중 어디에 더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NBC는 그러나 “이란 최고 지도자에 대한 제재는 워싱턴에서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만큼 자칫 바이든 행정부가 위험한 상대에게 굴복했다는 비판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공화당과 2015년 핵협상 반대론자들에게는 미국 정부의 제재 해제가 중동에 혼란을 초래한 이란 정권에 대해 약한 모습을 보이는 신호탄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최근 실시된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강경보수파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당선된 것도 바이든 행정부가 대이란 유화책을 펴는 데 있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 ‘나꼼수’ 김용민, YTN 사장 도전 “시사코미디 복원하겠다”

    ‘나꼼수’ 김용민, YTN 사장 도전 “시사코미디 복원하겠다”

    김어준씨 등과 함께 ‘나는 꼼수다’ 멤버였던 시사평론가 김용민씨가 22일 YTN 사장 공모에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론이 불신받는 시대, 어떻게 국민에게 진심을 전달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면서 “YTN 사장 공모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능성 0% 정도가 아니라 -100%임을 너무나 잘 안다. 이미 점지된 사람이 있을 수 있겠다는 눈치쯤은 너무 잘 안다”면서도 “저널리즘의 역사와 현황 그리고 나아갈 길에 대해 남부럽지 않을 관심과 탐구로 일관해 온 삶이었고, 또 라디오부터 TV, 1인 미디어부터 지상파까지 다양한 실무 경험도 쌓아왔다”고 자평했다. 이어 “맡겨줄 가능성은 제로(0)에 수렴되지만 만약 기회를 얻는다면 YTN을 정상의 공영방송, 불세출의 뉴스채널로 만들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글에서 그는 YTN 사장이 될 경우 ‘시사코미디 복원’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우며 “진정한 민주주의는 권력자에 대한 풍자 해학이 가능할 때 꽃핀다”면서 “시사는 말할 것도 없고 그 기반 자체가 사라진 코미디를 YTN에서 복원시키겠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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