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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람실’이었던 대학도서관, 토론·창업 공간으로 변신한다

    대학생들이 공부하는 ‘열람실’로 활용돼 온 대학 도서관이 토론과 창업 준비를 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교육부는 대학도서관의 역할을 강화하는 내용의 ‘제2차 대학도서관진흥종합계획(2019~2023)을 17일 발표했다. 지난 1차(2016~2018)이 대학도서관의 자료를 확충하는 것에 주력한 것과 달리 이번 2차 종합계획은 학생들의 수요에 맞춰 도서관의 역할과 기능을 확대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2차 종합계획에서는 대학도서관이 학생들에게 맞춤형 학습 환경과 학술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구 활동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열람실에 국한됐던 도서관 공간은 토론과 협업 활동, 메이커 스페이스나 콘텐츠 스튜디오 등 창작 활동, 취업 및 창업 준비를 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전공별로 특화된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영상강의 번역도 제공한다. 연구자들을 위한 전자자료 서비스도 확대 지원한다. 수요가 높은 학술 데이터베이스의 사용권을 국가와 대학이 3대 7로 투자해 대학이 공동으로 학술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구독하지 않는 대학의 연구자도 하루 중 일정 시간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올해 대학들이 학술연구지원사업 예산의 10% 이상을 전자저널 등 도서관 자료구입에 지원하도록 권고하고, 향후 이를 의무화하도록 학술진흥법 시행규칙을 개정할 예정이다. 논문 표절과 자기복제 등 연구윤리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대학도서관이 연구윤리 교육에도 나선다.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과제 및 소논문 작성법 교육, 연구자를 대상으로 한 표절예방시스템 사용법 교육 등이 이뤄진다. 대학도서관을 육성하는 법적·제도적 지원도 강화한다. 대학도서관발전연구소를 운영하며 대학도서관 진흥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2016년부터 시범적으로 추진해 온 대학도서관 평가를 2020년부터 정식평가로 전환하여 3년 주기로 시행할 계획이다. 유은혜 교육부총리는 “대학들이 대학의 교육과 연구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학도서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투자해 ‘학문의 광장이자 대학의 심장’으로서 대학도서관의 기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학술연구진흥의 핵심 기관으로서 대학도서관의 위상을 높이고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교수들 잇따른 표절 의혹에도 징계 미루는 서울대

    교수들 잇따른 표절 의혹에도 징계 미루는 서울대

    교수들의 표절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서울대가 문제를 처리하는 데 지지부진하다. 서울대에 따르면 배철현 종교학과 전 교수는 이달 초 사표를 제출해 지난 9일 수리됐다. 서울대는 표절 검증이나 징계 절차 없이 배 전 교수의 사직을 승인했다. 배 교수가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아 퇴직금 수령을 비롯해 서울대 전 교수로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대는 교내 연구 부정을 조사하는 독립기관인 ‘연구진실성위원회’가 있다. 그러나 배 교수의 표절 논란이 불거졌는데도 위원회는 그의 논문들을 검증하지 않았다. 위원회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위원회의 표절 판정이 나도 징계가 이뤄지지 않는다. 지난해 9월 서울대 국어국문과 박모 교수의 논문 11편과 단행본 1권에 대해 “연구 진실성 위반의 정도가 상당히 중한 연구 부정행위 및 연구 부적절 행위”라고 결론 내린 바 있다. 그러나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박 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는 미지수다. 앞서 박 교수는 표절 논란이 제기되자 동료 교수들로부터 사직 권고를 받기도 했다. 대학 내에서는 최근 반년 가까이 총장 자리가 공백 상태여서 결정이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학생 의견 50% 반영… ‘편안한 교복’ 공론화 한다

    생활복 도입·교복 개선이나 폐지 추진 2학기 구매 절차 거쳐 내년 실제 착용 서울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내년부터 불편한 교복 대신 편안한 교복을 입을 수 있게 된다. 서울교육청은 이를 위해 서울 시내 모든 중·고등학교에 오는 1학기 중 학교 공론화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고 16일 밝혔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각 학교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기존의 정장식 교복을 대체할 생활복을 도입하거나 기존 교복 개선 또는 복장 자율화 등 여러 방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우선 각 학교는 학칙 제·개정위원회를 구성해 교복 관련 학칙의 제·개정안을 발의하고 숙의 기간을 거쳐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와 설문 조사를 진행한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심의해 최종 방안을 확정하고 학교장이 결재한 뒤 2학기에 학교 주관 구매 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편안한 교복을 입을 수 있다. 서울교육청은 설문 조사에서 학생 의견에 가중치를 부여하거나 위원회에서 학생 위원 수를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학생 의견이 50% 이상 반영되도록 각 학교에 권고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檢과거사위 “신한 ‘남산 3억 사건’은 라응찬 봐주기 수사”

    일명 ‘남산 3억원’ 사건으로 알려진 신한금융 사건에 대해 “현저한 검찰권 남용 사례”라는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최종 결론이 나왔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대검 진상조사단의 최종 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신한금융 사건 수사는 무고 의심 정황이 다분한 기획성 고소를 용인한 채 ‘편파 수사·봐주기 수사’로 일관한 현저한 검찰권 남용”이라고 결론지었다고 16일 밝혔다. 이어 신한금융 임직원의 조직적 위증 등 관련 사건을 신속·엄정하게 수사하는 한편 봐주기식으로 이루어진 무죄 평정 경위도 진상을 파악하라고 검찰에 권고했다. 신한금융 사건은 지난 2010년 신한금융그룹 경영권을 놓고 라응찬 전 회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측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측과 고소·고발전을 벌이며 불거졌다. 수사 과정에서 라 전 회장 측이 2008년 2월 서울 남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 측에게 3억원을 건넸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남산 3억원’ 사건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이 전 의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조사단은 당시 수사팀이 라 전 회장 측의 조직적인 허위 고소 및 위증을 합리적 의심 없이 받아들여 신 전 사장에 대한 편파 수사를 진행했다고 판단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서울 중·고교, 내년부터 ‘코르셋 교복’ 벗고 ‘편안한 교복’ 입는다

    서울 중·고교, 내년부터 ‘코르셋 교복’ 벗고 ‘편안한 교복’ 입는다

    서울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내년부터 불편한 교복 대신 편안한 교복을 입을 수 있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내 모든 중·고등학교에서 오는 1학기에 편안한 교복을 도입하는 학교 공론화를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고 16일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각 학교는 오는 1학기 중 기존의 정장식 교복을 대체할 생활복을 도입하거나 기존 교복 개선, 또는 복장 자율화 등 여러 방안을 놓고 공론화를 거쳐 선택한다. 각 학교별로 학칙 제·개정위원회를 구성해 교복을 규정하는 학칙의 제·개정안을 발의하고 숙의 기간을 거쳐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와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심의해 최종 방안을 확정하고 학교장이 결재한 뒤 2학기에 학교주관구매 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편안한 교복을 입을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설문조사에서 학생의 의견에 가중치를 부여하거나 위원회에서 학생 위원 수를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학생들의 의견이 50% 이상 반영하도록 각 학교에 권고했다. 모든 학교가 반드시 1학기 중 편안한 교복을 도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별 사정에 따라 공론화 시기를 늦출 수도 있고, 공론화를 거쳐 기존 교복을 유지할 수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1학기 동안 각 학교의 공론화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각 학교가 원활한 공론화 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컨설팅 등 행정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각 학교에 공론화 매뉴얼과 편안한 교복 디자인 사례를 담은 가이드북 등을 제공하고 편안한 교복 디자인 자문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7월 학생과 학부모, 교사, 시민 등으로 구성된 ‘편안한 교복 공론화 추진단’을 발족하고 논의를 거쳐 ‘편안한 교복 개선 권고안’을 내놓았다. 추진단은 편안한 교복 도입을 위해 학교별로 공론화를 추진하고, 학생의 의견을 50% 이상 반영하며 교육청이 행정지원을 할 것을 교육청에 권고했다. 시민참여단 231명은 ‘편안한 교복’으로 ‘학교가 지정한 생활복’(45.8%)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기존 교복 개선’(22.2%), ‘교복 자율화’(17.3%), ‘상의 지정·하의 자율’(10.2%) 등이 뒤를 이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검찰 과거사위 “검찰, 신한금융 사태 때 ‘라응찬 봐주기·편파 수사”

    검찰 과거사위 “검찰, 신한금융 사태 때 ‘라응찬 봐주기·편파 수사”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측이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대통령 당선 축하금 명목으로 3억원을 건넸다는 이른바 ‘남산 3억원’ 뇌물 의혹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봐주기·편파 수사’로 일관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으로부터 ‘남산 3억원’ 뇌물 의혹 사건의 최종 조사결과를 보고받은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는, 검찰이 라 전 회장 측의 무고 정황이 다분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라 전 회장을 혐의없음으로 처분하는 등 편파 수사를 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16일 밝혔다. 이 사건은 2010년 신한금융그룹 경영권을 놓고 라 전 회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등 당시 신한금융 수뇌부가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을 고소한 뒤로 불거졌다. 수사 중에 라 전 회장 측이 2008년 서울 남산에서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 측에 이 전 대통령 당선 축하금 명목으로 3억원을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과거사위는 “이 사건은 라 전 회장과 이 은행장 측이 신 전 사장을 축출하려는 의도로 기획한 허위고소라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다분했는데도 검찰은 이를 무시한 채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해 신 전 사장을 기소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사 도중 드러난 ‘남산 3억원’ 의혹 등 ‘정금(政金) 유착’ 진상은 철저히 수사하지 않아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했고, 허위고소를 주도한 라 전 회장 측의 형사책임도 묻지 않았다”면서 “공명정대하게 행사해야 할 검찰권을 사적 분쟁의 일방 당사자를 위해 현저히 남용한 사건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거짓 고소를 주도한 신한금융 전·현직 임직원의 조직적 위증 혐의는 물론 ‘남산 3억원’ 뇌물 의혹 사건의 실체를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해 진상을 명백히 규명하라고 검찰에 권고했다. 이날 과거사위의 권고는 ‘남산 3억원’ 뇌물 의혹 사건과 관련해 최종 조사결과를 담은 세 번째 결정이다. 앞서 과거사위는 지난 11월 신한금융 사태와 관련해 재판 과정에서 위증한 것으로 보이는 라 전 회장, 이 전 행장, 위성호 전 신한금융 부사장 등 신한금융 전·현직 임직원 10명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권고했다. 이어 같은 달 ‘남산 3억원’ 뇌물 의혹 관련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라고 검찰에 권고하기도 했다. 사건의 공소시효가 촉박한 점을 고려해 검찰권 남용 의혹 판단 전에 관련 사건의 수사 권고를 먼저 내렸던 것이다. 한편 검찰은 과거사위가 권고한 ‘남산 3억원’ 뇌물 의혹 및 위증 혐의 등에 관한 수사에 다시 착수한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 노만석)는 최근 신 전 사장을 비롯해 당시 3억원 전달에 관여한 사건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생계형업종’ 시행 한 달… 심의위도 못 꾸린 중기부

    ‘생계형업종’ 시행 한 달… 심의위도 못 꾸린 중기부

    “입맛에 맞는 심의위 구성 의도” 지적도‘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가 도입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정작 정부는 지정 권한을 지닌 심의위원회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심의위 구성을 완료하겠다는 계획도 ‘공염불’이 됐다. 15일 국회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심의위 구성을 위해 각 단체로부터 추천 명단을 받았지만 최종 선정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란 영세 소상공인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특정 업종에 한해 대기업의 진출·확장을 금지한 것으로, 권고에 그쳤던 기존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보다 강력한 조치다. 지난해 5월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같은 해 12월 13일부터 시행됐다. 문제는 적합업종 지정의 칼자루를 쥔 심의위 구성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제도 자체가 ‘그림의 떡’인 상황이다. 심의위는 중기부 장관이 추천하는 공익위원 5명, 동반성장위원회 추천위원 2명, 소상공인·중소·중견·대기업 대표 단체가 각각 추천하는 2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되는데, 위원 성향에 따라 지정 결과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업계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위원 선정이 늦어지자 중기부가 입맛에 맞게 심의위를 구성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제기된다. 국회 관계자는 “애초 대기업 쪽 추천 단체를 전국경제인연합회로 하려다 중기부가 난색을 표해 대한상의와 한국경제연구원이 하는 것으로 결정이 될 만큼 혼선이 컸다”며 “선정이 늦어질수록 심의위 구성을 둘러싼 잡음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경제단체 간부도 “의결 기준이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느슨하기 때문에 정부 쪽 공익위원 5명이 중립적 시각을 가진 인사인지도 짚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경연은 심의위 의결 기준을 ‘재적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강화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생계형 적합업종 신청이 들어와도 실태조사에 6개월이 걸려 당장 심의위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2월 중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손 놓은 ‘부실 공공앱’ 수두룩… 철 지난 정보에 신뢰도 추락

    업데이트도 안 돼 771개 중 139개 폐기 55%만 합격점… 개선 판정은 190여개 행안부 “내려받기 5000건 이하는 퇴출” 정부부처와 공공기관들이 이모티콘 못지않게 열을 올린 것이 바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이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공공 서비스 제공은 물론 기관 홍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애초 앱이 엉성하게 만들어지거나 서비스 업데이트가 제대로 안 돼 폐기되는 앱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앱은 국민 혈세가 투입됐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성과측정을 거쳐 공공앱 771개 중 139개에 대해 ‘폐기’를 결정했다. ‘개선’ 판정이 내려진 앱도 190개에 이른다. 전체의 54.5%인 420개만 합격점(유지)을 받았다. 2016년 1265개에 달했던 공공앱은 정부가 본격적인 관리에 나서면서 2017년 897개, 지난해 771개 등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성과측정 결과 내려받기 5000건 이하 등 운영·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앱에 대해서는 폐기를 지속적으로 유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별 ‘앱 성적표’는 극과 극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철도공사의 ‘코레일톡’은 2017년 2월 서비스 개시 이후 내려받기 수가 1391만건에 이른다. 이는 공공기관 앱 중에서는 가장 많고,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로 범위를 넓히면 소방청의 ‘119다매체신고시스템’(1773만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중소기업은행의 ‘i-ONE뱅크’(669만건),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구석구석 모바일’(438만건) 등도 이용자가 많은 앱으로 꼽힌다. 반면 ‘부산도시공사 헬프라인’과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케이휘슬’은 2017년 서비스 개시 이후 내려받기 수가 각각 182건, 198건에 불과해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한국투자공사의 ‘국부펀드현황’은 2014년 출시 후 내려받기 4850건에 그쳐 성과측정에서 ‘폐기’ 결정이 내려진 뒤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의 ‘해외경제정보’과 한국도로공사의 ‘원클릭 사고제보’도 각각 내려받기가 6341건, 5672건에 그쳐 개선 권고를 받은 상태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앱 활성화가 기관 운영의 척도가 됐기 때문에 앱 개선, 새로운 앱 개발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이라며 “자칫 앱을 방치하면 철 지난 정보가 이용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기 때문에 신뢰도 제고 측면에서라도 기관들이 앱 관리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SNS 가짜뉴스 명예훼손땐 징역 3년 9개월

    인터넷에 허위사실을 올려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범죄에 대해 최대 3년 9개월의 실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법원이 관련 양형기준을 처음 마련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명예훼손이 갈수록 늘어나고 내용도 심각해지는 양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5일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위원장 정성진)는 전날 제92차 전체회의를 열고 출판물이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죄에 대해 기본 징역 6개월에서 1년 4개월을 선고하도록 권고하는 양형기준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또 이미 같은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거나 범행 동기나 수법, 피해자에게 미친 피해 등을 특별가중인자로 고려해 보다 무겁게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가중 양형기준은 징역 8개월~2년 6개월이고 1.5배 이내로 가중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 징역 3년 9개월까지 선고가 가능해진다. 인터넷에 허위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죄의 경우 법정형이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그간 벌금형 선고가 많아 따로 양형기준이 없었다가 최근 징역형 선고 사례가 잇따르며 양형기준을 만들게 됐다. 양형위는 그러나, 지난해 ‘미투 운동’ 등을 계기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처벌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 점을 감안해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대해선 양형기준을 설정하지 않기로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최악의 미세먼지라던 그날 “마스크도 없이 일하라네요”

    최악의 미세먼지라던 그날 “마스크도 없이 일하라네요”

    미세먼지 경보 땐 마스크 받아야지만… 사업주들은 ‘불필요한 지출’ 인식 많아 대다수 “일하면서 마스크 받은 적 없다”“간호사들한테 마스크 빌리는 것도 눈치 보여서 더는 못하겠어요.”최악의 미세먼지로 한 치 앞도 볼 수 없었던 15일 오전 서울 한 병원의 청소노동자 김모(46·여)씨는 마스크를 끼지 않고 병원 안팎을 오갔다. 미세먼지 때문이 아니더라도 균을 만지고 먼지를 직접 마시는 청소노동자에게 마스크는 필수 장비다. 김씨는 “비정규직에겐 마스크가 지급되지 않는다”며 “평소에도 거의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일한다”고 전했다. 같은 병원 외곽에서 폐기물 등을 운반하는 최모(54)씨도 전날에 이어 이날도 중환자실 면회객에게 나눠 주는 일회용 마스크를 빌렸다. 최씨는 “일반 마스크라 미세먼지를 제대로 막지는 못하지만, 오늘처럼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없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그는 “폐기물 운반 때 감염 위험이 있어 ‘마스크를 지급해 달라’고 용역업체에 말했지만 병원과 맺은 계약서에 장비 지급에 대한 부분이 없다고 하더라”면서 “이런 업체가 노동자를 걱정해 미세먼지용 마스크를 챙겨 주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청소·택배·건설·주차 등 밖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마스크는 필수 장비다. 정부가 지난 6일 미세먼지주의보 발령 단계부터 옥외노동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는 등 건강보호 조치를 하도록 권고하는 가이드라인을 배포한 이유이기도 하다. 14~15일처럼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면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적으로 노동자들에게 발령 사실을 알린 뒤 마스크를 쓰게 해야 한다.하지만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마스크를 지급하는 일은 드물다. 용역업체들은 마스크 구입비조차 ‘불필요한 지출’로 보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눈이 따갑고 목에 가래가 걸린 듯 칼칼하다”고 하소연한다. 이상윤 노동건강연대 공동대표는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부작용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지만 반복해서 폐를 통해 혈액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면 기관지염, 폐렴, 폐암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노동자들은 자신의 생존권을 직접 지키는 수밖에 없다. 연세대에서 일하는 한 주차관리 직원은 “일을 하면서 한 번도 마스크를 받아 본 적이 없다”며 “14~15일은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 내 돈으로 마스크를 사서 썼다”고 한탄했다. 그는 “미세먼지가 지나고 나면 한파가 몰려든다는데 그 또한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노동조합들은 최근 휴식시간 확대와 마스크 지급 등을 단체협상 안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서울 시내 대학 미화·경비 노동자들이 속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관계자는 “미세먼지주의보 때 방진마스크를 지급하고 한파주의보 때는 추가 휴식시간을 주도록 규정된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을 회사가 준수하도록 하는 단체협상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법원, 정부에 “고 이소선 여사와 청계피복 노조 정신적 피해 배상하라”

    법원, 정부에 “고 이소선 여사와 청계피복 노조 정신적 피해 배상하라”

    전태일 열사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와 청계피복노조 조합원들이 노조 활동으로 불법 구금된 데 따른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마침내 승소했다.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지 4년 만의 결실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부(부장 김행순)는 이 여사 소송을 이어받은 전태삼(전태일 열사 동생)씨 등 3명과 청계피복노조 조합원 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1심과 같이 국가가 이 여사에게 1000만원을, 나머지 조합원들에게는 각각 500만~1500만원을 지급하라고 15일 판결했다. ‘청계피복노조 사건’은 1970~80년대 국가가 노조를 강제로 와해시키기 위해 조합원들을 불법 구금하고 폭행하는 한편, 사직하거나 해고된 조합원들의 명단을 따로 관리해 다른 사업장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한 대표적인 노조 탄압 사건이다. 전태일 열사의 분신 후 이 여사와 임모씨 등 7명은 1980년대 초 청계피복노조를 결성해 노동교실을 개설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그러나 청계피복노조는 공권력에 의해 강제 해산됐고, 이들은 불법 구금됐다. 이후 2010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국가의 탄압을 받았던 청계피복 등 11개 사업장 해고자들에게 국가의 사과와 명예회복 조치를 권고했고, 이 여사 등은 국가를 상대로 같은 해 11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국가가 노동 기본권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해 이 여사 등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이 명백하다”면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해 국가의 항소를 기각했다. 그런데 2015년 대법원은 민주화운동보상법(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생활지원금을 지급받은 이 여사 등 3명의 경우 재판상 화해가 성립해 별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자격을 잃었다며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대법원은 지원금을 받지 않은 4명에 대해서만 위자료를 인정했다. 상급법원 재판에서의 판단은 해당 사건에 관해 하급심을 기속하므로 하급심은 대법원 판단을 따르게 된다. 다만 파기환송 후 심리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출돼 사실관계에 변경이 생기거나 파기 판결 후 법령의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파기 판결의 기속력이 배제된다. 이번 파기환송심에서는 지난해 8월 민주화운동보상법 18조 2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 민주화운동보상법은 이 법에 따른 보상금 지급 결정에 피해자가 동의한 경우에는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입은 피해에 대해 민사소송법에 따른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보상금을 받기로 했다면 더는 국가 상대 소송을 낼 수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헌재는 “민주화보상법상 보상금 등에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포함되지 않았다. 정신적 손해에 대해 적절한 배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신적 손해에 관한 국가배상 청구권마저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제재”라고 판단했다. 과거사 사건과 민주화운동 관련 피해자가 보상금을 받으면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한 법률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이다. 이날 재판부는 “헌재 결정은 주문의 표현 형식에도 불구하고 구 민주화운동보상법의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양적 일부 위헌결정과 동일한 성격을 가지고, 따라서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법원에 대해 기속력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어 “이 사건 소송에 대해 헌재 결정의 효력이 미치고, 이 법원은 환송판결이 파기이유로 삼은 법률상의 판단에 기속되지 않는다 할 것이어서 이 여사 등이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는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전국 미세먼지 매우 나쁨…10개 시·도 비상저감조치 시행

    전국 미세먼지 매우 나쁨…10개 시·도 비상저감조치 시행

    전국 대부분 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13일에 이어 14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다. 환경부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는 14일 오전 6시부터 밤 9시까지 서울, 인천, 경기(연천·가평·양평 제외) 지역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 수도권에서 이틀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는 것은 지난해 1월과 3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부산, 대전, 세종, 충남, 충북, 광주, 전북에서도 이날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다.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는 지역은 총 10개 시·도이다. 좀처럼 대기 확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전날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보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수도권·강원 영서·충청권·광주·전북에서 ‘매우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나쁨’ 수준으로 예상했다 대기가 정체되면서 ‘나쁨’으로 예보된 지역도 ‘매우 나쁨’ 수준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상저감조치 발령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행된다. 수도권 3개 시·도에 위치한 행정·공공기관 소속 임직원은 차량 2부제를 의무적으로 적용받는다. 14일은 짝숫날이므로 차량번호 끝자리가 짝수인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2부제에 동참하면 된다. 또 서울시 전역에서는 2005년 12월 31일 이전 수도권에 등록된 총중량 2.5t 이상 노후 경유차량 운행이 제한된다. 위반 시에는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단 저감장치 부착 조치를 한 차량은 제외된다. ‘미세먼지특별법’이 시행되는 다음 달 15일부터는 운행 제한 지역이 수도권 전역(서울, 경기, 인천)으로 확대된다. 운행 제한 대상 차량도 휘발유와 가스차를 포함해 배출가스 5등급 차량(수도권 80만대)으로 늘어난다. 이번 고농도 미세먼지는 북서기류에 의한 국외 초미세먼지와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기가 정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모레(16일) 오전까지 계속 대기 질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급적 장시간 실외 활동을 피할 것을 환경부는 권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In&Out] 태릉선수촌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송경택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

    [In&Out] 태릉선수촌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송경택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

    대한민국 스포츠의 요람인 태릉선수촌은 1966년 6월 설립됐다. 몇 차례의 시설 확충을 통해 국내 유일의 종합 트레이닝센터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유구한 역사를 온전히 품고 있는 태릉선수촌은 2009년 스페인 세계유산대회에서 지정된 조선왕릉 중 하나로 등재됐다. 유네스코의 묘역 복원 등의 권고를 정부가 수용하게 되면서 국내 체육계와의 견해 차이가 발생했는데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책 및 활용 방안이 묘연한 상황이다.이제 태릉선수촌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자. 진천선수촌 설립으로 대부분의 국가대표 선수들은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스포츠 요람인 태릉선수촌은 그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온전히 국가대표로 선발돼야만 입촌할 수 있었고, 사용할 수 있었던 많은 시설들을 생활체육과 아마추어 선수들을 위해 그 활용 방안을 모색해보자는 것이다. 오늘날 스포츠는 과거 엘리트 체육을 중심으로 한 정책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중 스포츠 시대로 발전하면서 아마추어 스포츠와 생활체육의 중요도가 부각되고 있는 반면 이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및 연구는 물론 지도자 양성과정 역시 비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다 구체적이고 실행가능하며, 체계적 지원을 위한 연구로서 아마추어 스포츠 및 생활체육 지도자를 양성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누구나 스포츠를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태릉선수촌에 마련되어 있는 연구원 및 시설 등을 적극 활용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지도자양성과정을 운영하는 것 또한 유용한 활용 가치가 있다. 우리는 산업사회에서 창조사회, 경쟁사회에서 상생사회로 진화하는 현재에 살고 있다. 시민이나 동호인들의 레저 및 체육활동을 통해 삶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앞으로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태릉선수촌의 시설 및 주변환경은 이를 대체할 또 다른 인프라스트럭처를 조성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을 위해 일관되고, 체계적인 훈련시스템을 적용해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잠재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활용함으로써 엘리트와 아마추어 간의 간격을 줄여나가는 것이 우리나라 체육정책이 펼쳐나가야 할 방향이라 사료된다. 스포츠 강국으로 진입하고자 성적지상주의로 점철됐던 대한민국 스포츠는 이제 변화해야 한다. 잘못된 체육정책으로 인해 여러 부조리가 발생하고 정작 그 피해는 우리 아이들에게 전가되는 형국이 반복되고 있다. 내실을 다져야 한다. 대한체육회 역시 공공 스포츠클럽의 확충 등 여러 정책을 시행 중에 있지만, 우리 실생활에 필요한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태릉선수촌을 유지하고 지속 운영하는 것에서부터 그 첫걸음을 내디뎠으면 하는 바람이다.
  • 지방의원 해외연수 ‘셀프 심사’ 차단한다

    지방의원 해외연수 ‘셀프 심사’ 차단한다

    부적절 땐 환수… 경비 내역도 공개해야앞으로 지방의회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가려면 반드시 민간인에게 적격성 여부를 심사받아야 한다. 부적절한 연수로 판명되면 여행 비용을 환수하고 정부 교부금도 감액된다. 국외연수 중 관광 가이드를 폭행하고 성접대를 요구한 경북 예천군의회의 추태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의회의원 공무국외여행규칙’을 전면 개선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권고하겠다고 13일 밝혔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최근 “지방의회의 해외출장을 국민 눈높이에 맞추겠다”고 한 데 따른 것이다. 우선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출장을 심사하는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민간위원이 맡는다. 의원들이 스스로 국외여행을 승인하고 떠나는 ‘셀프 심사’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전국 지방의회 243곳 가운데 지방의원이 직접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곳이 153곳이다. 국외연수 계획서와 결과보고서를 지방의회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국외연수 결과는 본회의 등에 보고하게 했다. 현재 공무국외여행 계획서 공개 규정이 없는 지방의회는 169곳이나 된다.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공무국외여행 비용은 환수하고, 회기 중에는 공무국외여행을 제한한다. 지역 주민들이 지방의회 경비 내역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인포그래픽(차트·그래프 등) 형태로 정리해 공개해야 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426일… 그들은 왜 굴뚝에 스스로를 가뒀을까

    426일… 그들은 왜 굴뚝에 스스로를 가뒀을까

    굴뚝 위 사람들이 426일 만에 땅을 밟았다. 그사이 계절은 겨울·봄·여름·가을을 거쳐 다시 겨울이 됐다. 섬유회사인 파인텍 노사가 지난 11일 극적으로 해직 노동자의 고용 승계에 합의하면서 홍기탁(46) 전 지회장과 박준호(46) 사무장의 목숨 건 투쟁도 끝났다. 이들은 왜 75m 굴뚝 위에 올라가야 했으며 내려오기까지 왜 426일이나 걸린 것일까.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두 차례 굴뚝 고공농성 배경과 과정을 되짚고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봤다.겨울, 투쟁의 시작… 세 번 불 꺼진 공장 파인텍 사태의 뿌리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 전 지회장 등 굴뚝 농성을 주도한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파인텍 지회 조합원 5명은 경북 구미의 한국합섬 출신이다. 한국합섬은 당시 국내 최대 폴리에스터 원사 생산업체로 생산직 노동자 800여명을 고용한 대기업이었다. 그러나 화학섬유산업 침체와 중국산과의 경쟁, 과잉 투자 등이 겹치면서 2004년부터 경영난에 빠졌고 2006년에는 생산직 절반을 정리해고하겠다고 통보했다. 노동자들에게는 청천벽력이었다. 해고자들은 “투쟁은 이때부터 시작이었다”고 기억한다. 정리해고에 반발한 노조는 2006년 3월부터 공장 점거에 돌입했다. 한국합섬은 2007년 결국 파산했지만, 노동자들은 남아 있는 제2공장을 지키기 위해 공장 점거 투쟁을 이어 갔다. 104명의 조합원이 불 꺼진 공장을 지킨 지 5년이 지난 2010년, 인수 기업이 나타났다. 옥외광고용 섬유 제조사인 스타플렉스였다.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는 고용·노조·단체협약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당시 자산가치 800억원의 공장을 399억원에 인수했다. 상호도 ‘스타케미칼’로 바꿨다. 그러나 공장에 돌아왔다는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회사가 “적자 때문에 운영이 어렵다”며 1년 7개월 만에 공장 가동을 멈췄기 때문이다. 강민표 파인텍 대표(스타플렉스 전무)는 “당시 인수 후 적자 폭이 차츰 개선됐지만 새 노조가 들어선 뒤 급여 조건 등을 이유로 파업했고 이 여파로 월 30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청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노조는 “회사가 5년간 적자를 애초 예상했음에도 가동을 조기에 중단한 건 공장을 팔고 ‘먹튀’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노조의 반발은 폐업을 막을 수 없었다. 2013년 1월 3일 시무식에서 김세권 대표는 폐업을 선언했고 노조 집행부도 권고 사직안을 받아들였다. 직원 168명 중 28명이 희망퇴직을 거부하자 2014년 5월 26일 사측은 이들을 해고했다. 해고 다음날 해고자복직투쟁위 대표를 맡았던 차광호 현 파인텍 노조 지회장은 공장 매각 중단,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45m 높이 굴뚝에 올랐다. 차 지회장은 “공장 정상화를 위해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첫 번째 굴뚝 농성이었다.봄, 408일 1차 굴뚝 농성으로 끝나는 듯했지만… 차 지회장이 굴뚝에 올라갔지만, 사측과의 대화는 쉽지 않았다. 농성 89일째 시민들이 모인 ‘희망버스’만이 굴뚝을 찾아 농성 상황을 전국에 알렸다. 고공 농성 200일이 지나서야 노사 간 교섭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노조는 “스타플렉스가 해직자를 직접 고용해 고용을 보장하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농성 407일째 되던 날, 굴뚝 위로 희소식이 들렸다. 스타케미칼의 모기업 스타플렉스가 신설 법인을 세워 11명의 고용을 보장하고, 해고자 노조와 2016년 1월까지 단협을 체결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노조가 요구한 직접 고용 대신 자회사 ‘파인텍’으로 고용한다는 타협안이었다. 당시 김세권 대표는 스타케미칼 청산인 대표로, 강민표 대표는 파인텍의 대표 예정인으로 합의서에 서명했다. ‘1차 굴뚝 합의’였다. 농성 408일 되던 2015년 7월 8일 차 지회장은 땅을 밟았다. 그러나 파인텍은 오래가지 못했다. 충남 아산의 새 공장으로 온 해고자 8명에게 주어진 것은 컨테이너 기숙사와 점심 한 끼뿐이었다. 생계보장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월급 120만원을 받기 어려웠고 노조 활동을 하면 임금이 더 줄어 70만~80만원을 겨우 받았다. 동료들은 하나둘 공장을 떠났고 5명만 남았다. 2016년 1월 내에 체결하기로 했던 단협도 지지부진이었다. 노사가 10개월 동안 18차례 만났으나 임금 인상 등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당시 공장 상황과 교섭 과정에 대해 김옥배 부지회장은 “처음부터 사측이 파인텍을 제대로 운영할 의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강 대표는 “상여나 사택 등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결렬 이유”라며 반박했다. 당시 경험은 이번 교섭에서도 노조가 자회사를 통한 고용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배경이었다. 2016년 10월, 단협이 체결되지 않자 노조는 ‘굴뚝 합의 불이행’을 이유로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사측은 2017년 8월 기계 반출과 공장 폐쇄로 대응했다. 그해 11월 12일 홍 전 지회장, 박 사무장이 서울에너지공사 굴뚝 위로 올랐다. 2번째 굴뚝 농성이었다. 차 지회장은 “돌아갈 공장이 없으니 파업도 불가능하고 방법이 없었다”며 “굴뚝 생활을 알기에 두 사람을 말렸지만 소용 없었다”고 말했다. 여름·가을, 두 번째 굴뚝 농성… 6차 교섭까지 ‘팽팽’ 2년여 만에 다시 굴뚝에 오른 노조는 “김세권 대표가 대화에 나서라”고 계속 요구했다. 노동자 고용 보장을 약속했던 한국합섬 인수부터 파인텍 설립까지 실질적 결정권자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사측은 “법적으로 파인텍과 스타플렉스는 별도 법인”이라며 거부했다. 지방고용청과 노동위원회가 중재하려 했지만 “양측 입장 차가 너무 크다”며 결론 내지 못했다. 그사이 굴뚝 고공 농성은 400일을 훌쩍 넘겼다. 농성자들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강해지고, 농성장을 찾는 시민들도 줄을 이었다. 결국 종교계 중재로 고공 농성 411일 만인 지난달 27일 노사가 처음 마주 앉았다. 교섭은 계속 난항을 겪었다. ‘합의 파기 트라우마’가 있는 노조와 ‘강성 노조에 대한 반감’이 강했던 사측 사이에는 깊은 불신의 골이 있었다. 노조는 “1차 굴뚝 합의 파기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직접 고용하라”고 했지만, 사측은 “노조가 오면 모기업도 망한다”며 “회사가 어려운데 노동자를 평생 고용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1~5차 교섭 내내 노동자들의 고용을 김 대표가 책임질지 여부를 두고 팽팽히 대립했다. 지난 8일 사측 강민표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노조를 비판하며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10일 열린 6차 교섭 때 상황이 반전됐다. 김세권 대표가 두바이 출장을 앞두고 있어 ‘더이상 시간이 없다’는 데 동의한 노사 양측은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 20시간에 걸친 밤샘 교섭 끝에 고용방식에서 노사가 한 발씩 양보하면서 협상이 극적 타결됐다. 김세권 대표는 파인텍 대표를 맡겠다고 했고, 노조는 3년 고용 보장을 받아들였다. 협상에 참여한 강민표 대표는 “굴뚝 위에 있는 사람들이 내려와야 한다는 사회적인 압박이 강했기 때문에 김세권 대표가 결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차 지회장도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농성이 길어지면 안 돼 합의에 이르렀다”고 했다. 다시 겨울, 파인텍 사태가 남긴 것 합의서에 따르면 노사는 ▲회사의 정상적 운영 및 책임 경영을 위해 파인텍 대표이사를 김세권 현 스타플렉스(파인텍의 모회사) 대표가 맡고 ▲회사는 2019년 7월 1일부터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해직 조합원 5명을 업무에 복귀시키며 ▲고용은 2019년 1월 1일부터 최소한 3년간 보장하기로 했다. 또 2015년 1차 합의와 달리 노조를 교섭단체로 인정하고, 노조 활동을 존중·보장한다는 내용이 명시적으로 포함됐다. 파인텍의 정상 가동을 위해 기존 생산품에 스타플렉스 물량 중 가능한 품목과 신규 품목을 추가할 수 있다는 점도 포함됐다. ‘파인텍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행동’ 측은 “스타플렉스의 직접 고용이 이뤄지지 않았고 고용 보장 기간도 3년밖에 안 돼 아쉽지만, 김세권 대표가 고용을 책임지고 파인텍 노조를 인정하기로 한 데다 단체협약 체결도 약속받는 등 노동자의 요구가 합의에 담겼다”고 평했다. 해피엔딩으로 끝난 듯하지만 과제는 여전하다. 사회적 중재로 이뤄진 합의인 만큼 노사 양측의 합의 이행 노력이 필요하다. 파인텍 공장 부지 선정, 생산 품목 선정 등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용 보장 기한인 3년이 지난 뒤 노동자들이 계속 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강민표 대표는 “3년 뒤 회사가 잘될지 내다볼 수 없지만 회사가 이윤을 남기고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회사가 잘 운영되면 노사 간 신뢰도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제조업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이 빈번해질 게 뻔한 상황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과제로 남겼다.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파인텍은 이미 오랜 노사 갈등이 있던 기업인 만큼 정부가 갈등 초반 적극적으로 중재 노력을 기울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인수합병 과정에서 기본 고용기간을 정하는 등 고용에 대한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적 인프라와 노동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기업도 인지해야 한다”면서 “파인텍 사태를 고용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환기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피해자 식별 안 돼도 처벌해야… 포르노 합법화는 논리적 비약”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피해자 식별 안 돼도 처벌해야… 포르노 합법화는 논리적 비약”

    서울신문이 5회에 걸쳐 ‘난 너의 야동이 아니다’를 연재한 건 변화를 촉구하고 싶어서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의 신음소리는 깊지만, 자성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가해자들의 재범 비율과 촬영물의 유포 비율은 늘어만 간다. 정신적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감행하는 피해자가 적지 않지만 이들을 어떻게 치유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더디기만 하다. 서울신문은 김현아 법무법인 GL 변호사, 최종상 경찰청 사이버수사과장,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사성) 대표와 함께 해법을 모색했다. 임주형 탐사기획부 기자가 좌담을 진행했다.고통 →피해자들이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이유는. 윤김 교수 우리 사회엔 남성 중심적이고 이중적인 성규범이 존재한다. 남성에게 성경험은 우월함을 뜻하지만 여성에게 성경험은 순결과 온전성이 박탈된 것으로 치부된다. 그래서 피해자들에게 사회는 ‘○○녀’ 등 온갖 낙인을 붙이고 손가락질을 한다. 이 때문에 디지털 성범죄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성 피해자들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탓한다. 때론 내가 사라지면 끝날 일이라는 잘못된 결론을 내리기도 한다. 서 대표 영상을 본 많은 사람들이 되레 피해자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한다.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권고사직을 당한 피해자도 있다. 이런 사회적 낙인 때문에 대다수의 피해자들이 사회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정신적 고통뿐만 아니라 경제적 고립까지 겪으며 고통이 배가된다. 김 변호사 촬영 피해자들은 누군가가 내 영상을 가지고 있고 언제 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고 살아간다. 실제 유포되지 않은 피해자들의 고통 역시 촬영물이 유포된 피해자만큼이나 극심하다. 신고 →피해자들의 경찰 신고 비율이 낮은 이유는. 서 대표 증거가 충분해도 삭제만 해 달라고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 조사나 재판 과정에서 가족이나 직장 동료에게 알려질까 두려워서다. 자칫 문란한 여성이란 낙인으로 사회에서 격리될 거란 공포심 때문이다. 김 변호사 불법 촬영물의 존재가 피해자가 신고하지 못하게 하거나 재판 과정에서 합의하도록 압박하는 수단이 된다. 불법 촬영물이 존재하면 언제든 재유포가 가능하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을 한다고 해도 어디에 어떻게 숨겨뒀을지 모르는 일이다. 법원이 피해 영상물 삭제 명령을 할 수 있게 법 개정을 해야 한다. 법원이 삭제 명령을 했는데도 영상이 발견되거나 재유포를 하면 바로 처벌이 가능하다. 소송에서도 피해자가 유리하다. 윤김 교수 가해자 처벌이 너무 약하다.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는 징역이 선고되는 비율도 낮고, 벌금형도 300만원 이하가 대부분이다.처벌 →성폭력 처벌법 14조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개정에 대한 평가는. 서 대표 일부 형량이 강화됐고, 피해자 스스로 촬영했어도 동의 없이 유포한 경우에 처벌할 수 있게 한 것 등은 긍정적이다. 다만 피해 촬영물을 방치한 유통 플랫폼 처벌 조항이 명시되지 않은 게 아쉽다. 불법 유통 시장을 없애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 변호사 유포 범죄의 형량이 더 강화됐어야 한다. 피해 촬영물은 언제든 재유포될 수 있고, 한 번 퍼지면 완벽한 피해 복구는 불가능에 가깝다. 벌금형을 없애고 무조건 징역형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프로필 사진에 음란물을 합성하고 편집하는 속칭 지인능욕을 처벌할 조항도 필요하다. 윤김 교수 얼굴 식별이 안 돼도 피해자가 자신이라고 하는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최근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여자친구의 몸 사진을 올리는 일명 여친 인증 사건이 있었지만 처벌은 못하는 형국이다. 최 과장 웹하드나 음란사이트 운영자를 처벌할 때 구체적 피해상황이 나오지 않으면 강한 처벌이 어렵다. 그래서 성폭력 처벌법 대신 보통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가 적용된다. 이러면 형량이 ‘1년 이하 징역 혹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너무 낮다. 긴급체포 요건도 아니고 대부분 구속조차 안 된다. 이렇다 보니 수사 중에도 사이트 운영을 이어 가며 수익을 내는 가해자도 많다. 벌금형을 받고 재범을 저지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형량을 높여야 한다.해법 →범람하는 불법 촬영물과 웹하드 카르텔 문제의 해법은. 최 과장 경찰이 지난해 특별 단속을 통해 웹하드 40개 업체 운영자 53명을 검거하고 6명을 구속했다. 올해도 관계 부처들과 함께 2차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형사 처벌뿐만 아니라 웹하드 과태료 부과와 등록 취소 등 행정제재, 불법 음란물 삭제 통보, 불법 수입에 대한 세금 징수 등 종합적 제재가 가능할 것이다. 서 대표 웹하드 카르텔을 무너뜨리려면 관계 부처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웹하드의 생살여탈권을 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그간 자신의 역할을 방기해 왔다. 모바일 웹하드는 아예 사각지대다. 빨리 모바일에도 필터링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3년 전에 나왔지만 업계 반발 등을 이유로 지금까지 미뤄 왔다. 윤김 교수 필터링 업체가 웹하드 업체와 결탁돼 있다는 의혹도 계속해서 나왔다. 제대로 필터링하지 않은 회사는 이익을 환수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야 한다고 본다. 김 변호사 웹하드 카르텔 문제는 이미 미국에서도 문제가 됐다. 필터링 업자가 불법사이트를 운영하다 걸렸고, 운영자에게는 징역 18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무리 음란물을 뿌려도 법정형이 최대 5년밖에 안 된다. 처벌 강화가 절실하다.피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퍼지는 피해 영상물을 줄이려면. 김 변호사 삭제가 가장 어려운 건 국내법 적용이 안 되는 해외에 서버를 둔 음란 사이트다. 하지만 최근 경찰이 해외 공조수사를 강화해 적극적으로 단속을 하고 있다. 최 과장 미국 국토안보부 수사국(HSI)과 협력해 미국에 서버를 둔 한국 음란 사이트 84곳의 운영자 인적 정보를 받을 예정이다. 통상 운영자가 검거되면 대부분은 사이트를 폐쇄한다. 하지만 검거 이후에도 사이트가 계속 운영된다면 아예 접속 자체를 막는 방식을 쓰고 있다. 물론 우회 접속할 수도 있어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사람들의 접속이 줄어 범죄 수익이 줄면 사이트 운영이 어려워지지 않겠나. 윤김 교수 시민단체인 한사성이 초국가적 피해 촬영물 삭제를 위한 국제연대체 구축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또 미국에서도 음란사이트 운영자 처벌이 가능하도록 현지 피해자 지원 단체와 교류 중인 것으로 안다. 그런데 왜 정작 정부 차원의 노력은 없을까. 예컨대 피해 영상물을 원천 봉쇄하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일부 국가가 아닌 전 세계가 공유해야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다. 서 대표 언론에서도 풍선효과라는 단어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조심할 필요가 있다. 마치 불법 촬영물이 영영 사라지지 않고 욕망이 옮겨 가는 방식으로 유지된다는 가해자들의 주장을 공고하게 만드는 위험한 단어다. 삭제 작업을 해 보면 영상이 단속에 따라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 간다기보다 이미 모든 플랫폼에 퍼져 있었던 경우가 많다. 초기에 집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풍선효과처럼 비쳐질 뿐이다. 윤김 교수 일각에서 풍선효과로 내세우는 주장 중 하나가 상업 음란물(포르노) 합법화다. 포르노를 불법으로 막으니 풍선효과로 불법 촬영물 등이 판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논리적 비약이다. 불법 촬영물을 보는 사람들은 포르노는 조작이지만 불법 촬영물은 실제이고 희소성도 있다고 말한다. 결국 포르노가 합법화돼도 불법 촬영물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다. 삐뚤어진 욕망을 사회적으로 용인하지 말아야 한다.지원 →피해자 어떻게 지원해야 하나. 김 변호사 지금까지 피해자들이 디지털 장의사 등 사설 업체에 큰돈을 들여 영상을 직접 삭제해 왔지만 폐단이 너무 많다. 정부와 시민단체 중심의 삭제 지원이 중요하다. 지난해 여성가족부 산하에 피해 촬영물 삭제를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가 생겼다. 하지만 전담 인력이 16명으로 너무 적다. 예산 확보와 인력 충원이 절실한데도 디지털 성범죄 대응을 위해 책정됐던 26억 4500만원의 예산이 국회에서 통째로 삭감됐다. 매우 유감스럽다. 심각한 상황을 국회가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도우려는 의지는 있는지 의문이다. 서 대표 정부의 삭제 작업에서 간소화됐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 청소년 피해자의 경우 부모의 확인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가족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선이 필요하다. 최 과장 피해자 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유포된 촬영물의 빠른 삭제와 차단이다. 사이트 운영자가 삭제 요청을 무시하면 경찰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심의를 요청하고 방심위 결정에 따라 방통위가 삭제 명령을 내린다. 이 과정을 빠르게 하기 위해 최근 실시간으로 경찰과 방심위가 심의 요청을 하고 결과를 받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복귀 →피해자들이 어떻게 하면 사회로 복귀할 수 있을까. 윤김 교수 결국 여성이 피해를 입었어도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게 만드는 사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성폭력 특례법 14조 1항의 처벌 근거 중 하나가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줬는지 여부다. 하지만 피해자가 느끼는 감정이 수치심이 됐을 때 피해자는 부끄러움에 숨는 존재가 된다. 피해자가 느껴야 할 감정은 수치심이 아니라 성적 불쾌감이다. 그럴 때 피해자들은 거리로 나가서 싸우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김 변호사 윤김 교수 말처럼 피해자의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아니라 가해 행위 자체가 침해 행위라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구속 요건도 그렇게 변화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성폭력 문제를 교육할 때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수치심이나 도덕성에 호소하는 게 아니라 이런 가해 행위가 심각한 범죄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사회 전반적인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피해자들이 사회로 나올 수 있다. 최 과장 가해자로부터 지속적인 유포 협박을 당하거나 고소 이후 보복 가해에 대한 공포심으로 외부로 나서지 못하는 피해자도 많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신변 불안을 호소하면 스마트워치를 제공하고 순찰 실시, 필요한 경우 동행하는 등 피해자가 안정적으로 사회에 복귀하도록 더 노력할 것이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 지방의회 해외출장 ‘셀프심사’ 없앤다

    지방의회 해외출장 ‘셀프심사’ 없앤다

    앞으로 지방의회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가려면 반드시 민간인에게 적격성 여부를 심사받아야 한다. 부적절한 연수로 판명되면 여행 비용을 환급하고 정부 교부금도 감액된다. 국외연수 중 관광 가이드를 폭행하고 성접대를 요구한 경북 예천군의회 추태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의회의원 공무국외여행규칙’을 전면 개선해 전국 지자체에 권고하겠다고 13일 밝혔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지방의회의 해외출장을 국민 눈높이에 맞추겠다”고 한 데 따른 것이다. 우선 의회 의원들의 해외 출장을 심사하는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민간위원이 맡는다. 지방의회 의원들이 자기 스스로 국외여행을 승인하고 떠나는 ‘셀프심사’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전국 지방의회 243곳 가운데 지방의원이 직접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곳이 153곳이다. 국외연수 계획서와 결과보고서를 지방의회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국외연수 결과는 본회의 등에 보고하게 했다. 현재 공무국외여행 계획서 공개 규정이 없는 지방의회는 169곳에 달한다.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공무국외여행 비용은 환수하고, 회기 중에는 공무국외여행을 제한한다. 지역 주민들이 지방의회 경비 내역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인포그래픽(차트·그래프 등) 형태로 정리해 공개해야 한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행안부 장관으로서 지난 1년 반 동안 지방자치와 분권을 외치고 다녔는데, 지방의원 한두 사람이 도루묵을 만들었다. ‘(지방의원 행태가) 저런데 어떻게 믿고 예산과 권한을 내려준다는 거냐?’는 회의론이 쏟아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고드름 때문에 사망사고까지…소방청 “제거 땐 119 신고”

    고드름 때문에 사망사고까지…소방청 “제거 땐 119 신고”

    겨울철 고드름 낙하로 심각한 사고가 날 수 있다며 소방청이 119 신고와 함께 주의를 당부했다. 13일 소방청에 따르면 119 구조대의 고드름 제거 출동 건수는 2016년 684건, 2017년 862건에서 2018년 3485건으로 최근 3년간 계속 늘었다. 특히 지난해는 서울·경기 지역 한파 특보 등 강추위로 출동 건수가 급증했다. 소방청은 떨어지는 고드름에 직접 맞는 사고 외에도 사망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더 큰 사고도 일어날 수 있다며 사례를 소개했다. 지난해 2월 충남 서산에서는 고드름이 아파트 보일러 배기관 위로 떨어지면서 보일러와 배기관이 분리돼 일산화탄소 가스가 실내로 유입되면서 2명이 숨졌다. 이달 3일에는 서울 동작구 상도터널 입구 고드름이 떨어지는 바람에 차량이 급정거하면서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소방청은 추위와 폭설이 반복되고 눈이 녹을 때 고드름이 많이 만들어지므로 제설 작업을 해야 하고, 지붕 배수관이 막힌 경우 녹은 눈이 잘 배수되지 않아 큰 고드름이 생긴다면서 배수구 점검도 권고했다. 장거래 소방청 119생활안전과장은 “제거가 어려운 고드름을 직접 제거하다가 오히려 큰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면서 “손이 닿지 않는 등 위험한 위치의 고드름은 반드시 119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전 우리은행장 채용비리 법정구속…금융권 후폭풍은

    전 우리은행장 채용비리 법정구속…금융권 후폭풍은

    고위 공직자와 VIP 고객의 자녀 등을 특혜 채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지난 10일 법정 구속(징역 1년 6개월)되면서 재판이 진행 중인 다른 시중은행은 긴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재판 결과에도 은행권은 피해자 구제나 부정 합격자 해고는 없을 것이란 방침이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행장처럼 일부 지원자에 특혜를 줬다는 혐의 뿐만 아니라 학력과 성별 차별 혐의도 받고 있다. 일단 하나은행과 신한금융그룹은 우리은행과 사안이 다르다고 선을 긋는 중이다. CEO의 직접 개입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서울남부지법은 KB국민은행 인사팀장 등에 대해서는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현직에서 물러선 이 전 행장과 달리 함 은행장과 조 회장은 현직에 있어 유죄 판결이 날 경우 파장이 더 크다. 함 행장의 행장 임기는 오는 3월까지로 다음달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겸직하고 있는 지주 부회장 임기는 1년 연장됐다. 조 회장은 임기가 1년 남았다. 신한은 금융당국에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 인수 승인을 금융당국에 받아야 하는데 이번 판결로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신한은 지난해 말 은행과 금융투자 등 계열사 CEO를 교체한 점도 불안 요인이다. 또한 재판부가 사기업의 채용 자율성 보다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우리은행이 피해자를 구제하거나 청탁비리 부정합격자를 면직할지도 주목된다. 재판부는 “우리은행이 사기업이기는 하나 은행법 등에 의해 금감원의 감독을 받고 공적자금이 투입되기도 하는 등 공공성의 정도가 어떤 사기업보다 크다”면서 “걸맞는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하지만 많은 취업준비생들에게 크나큰 배신감과 좌절감을 안겨주었고 우리은행 정도의 금융기관은 인사채용 업무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리라고 기대한 우리 사회 전반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지난해 8월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마련하면서 부정합격자 면직 또는 채용 취소를 권고하고 피해자 구제를 위한 예비 합격자 풀 운영을 담았지만 소급 적용은 각 은행에 맡긴 상태다. 그러나 여전히 부정합격자는 각 은행권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공공기관과 달리 은행은 채용비리 관련 법령이 없어 대응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관계자는 “사기업은 채용 관련 법령이 미비해 부정합격자를 면직하면 소송을 걸면 사실상 재채용 해야 하고, 관련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피해자 특정이 어렵다”면서 “은행권 중 채용 프로세스를 가장 먼저 바꿔 은행연합회 모범규준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채용비리 근절을 위한 3법을 대표 발의했지만,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심 의원은 이번 재판에 대해 “대표 발의한 채용비리금지 3법(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불공정한 채용 비리가 근절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법무사 등 국가자격증 대여·알선 형사처벌

    앞으로 의사, 약사, 법무사, 세무사 등 국가전문자격증을 대여해 주거나 알선하는 사람은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71개의 국가전문자격증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자격증의 대여, 알선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가전문자격증 대여·알선행위 제재 강화방안’을 마련해 기획재정부와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 27개 중앙행정기관에 제도 개선할 것을 10일 권고했다. 국가전문자격증은 빌려주거나 이를 중개할 수 없는 데도 의사, 약사, 변호사 등 전문직종뿐 아니라 보육교사 등 일반 분야에서도 대여·알선 행위가 돈벌이로 악용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의사와 약사, 법무사, 세무사, 보육교사 등 153개 국가전문자격증의 경우 대여를 알선한 사람에 대해서도 형사처벌 규정이 도입된다. 또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등 88개 자격증에 대해서는 자격증을 대여한 사람을 형사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수의사, 응급구조사 등 93개 자격증에 대해서는 대여를 받은 사람에 대해 형사처벌 규정을 마련하도록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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