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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궐 정치는 무서워’…내명부 여인의 권리 [클로저]

    ‘궁궐 정치는 무서워’…내명부 여인의 권리 [클로저]

    나라의 왕비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대선 D-3, 소란스러웠던 ‘배우자 문제’우리 조상은 어떻게 관리했을까내명부 수장 왕비, 어떤 것 감내했나“추문·말싸움·모욕으로 얼룩진 역대 최악의 선거” (미국 워싱턴포스트, 2월 8일 보도)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한국 대선을 표현한 말입니다. 한국 대통령 선거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선거”라며 “추문·말다툼·모욕으로 얼룩지고 있다”고 지난달 8일(현지시간) 보도했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3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정치권 평가가 나오는데요. WP는 후보 당사자보다 배우자 스캔들이 한국을 시끄럽게 한다고 조명했습니다. WP는 “논란은 그들의 가족에게도 확장됐다”며 “한 후보의 부인은 (자신을) 비판하는 기자를 감옥에 넣겠다고 협박했다. 또한 성폭행 피해자를 비하했다. 이 부인의 모친은 경제 범죄와 연루됐다”고 했죠. 이는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를 지칭한 겁니다. 매체는 “또다른 후보의 부인은 자신의 남편의 수행원들의 사적으로 유용했다”며 “이들의 아들은 도박 혐의에 연루돼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는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를 가리킨 것이죠. 국내 여론에선 ‘남의 나라 대선에 말 얹기’냐면서도 한편으로는 ‘속시원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실제 이번 대선에서는 이 후보, 윤 후보의 부인들이 각각 얽힌 스캔들 탓에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일각에선 후보 아닌 배우자를 향한 과도한 조명을 지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죠. 다만 대통령의 배우자 역시 당선인을 따라 해외 순방에 나서거나 국내외 행사를 주관하는 등의 역할을 해야 하기에 이들을 향한 검증은 당연한 절차라는 반대 의견도 있었습니다. 또한 당선인의 배우자가 되어 공익을 위해 일할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죠. ● ‘바쁘다 바빠’ 내명부 수장 과거에도 이런 논쟁은 존재했습니다. 대통령과 왕을 동일시할 순 없지만 한 나라의 통수권을 가졌다는 점에서 동일선에 두겠습니다. 과거 내명부의 수장이던 왕비들 역시 사는 동안 검열, 권력투쟁에 익숙해야했습니다. 내명부의 여인이라고 해서 아무 일도 없이 방 안에 앉아있던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궁 안에는 당대의 왕과 직접 연관된 여성들만 살 수 있었습니다. 공주·옹주는 궐 밖으로 나가야 했죠. 왕비는 나라의 노인들을 위한 행사인 양로연, 선왕·선왕후를 모시는 행사 등을 기획, 주관했습니다. 또한 지금의 서울 잠실에서 길쌈을 하는 친잠례도 진행했죠. 안으로는 내명부 최고 어른으로서 문안인사를 드리고 또한 받는 등 기강을 다지는 일을 맡았습니다. 즉, 안팎으로 왕비가 주도해 하는 일이 많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왕비 자신의 힘도 있어야 했고요. 늘어나는 후궁을 보면서 기강을 다잡을 수 있는 리더십도 필요했죠. 사적 감정을 배제하고 오직 조직으로서 내명부를 관리할 수 있는 책임감이 필요했습니다. 이런 왕비의 일이 규칙화된 것은 세종대왕, 성종에 이르러서의 일입니다. 중궁전에 올라가던 ‘진상(進上)’, 그 외의 것을 부르던 ‘공상(供上)’ 역시 세종대에 정한 것입니다. “앞으로는 경외(京外)의 관원이 대전(大殿)과 공비전(恭妃殿)에 바치는 모든 물품은 진상이라 일컫고, 그 나머지 각전(各殿)에는 공상이라 일컫도록 하소서” 하자 “그리 하였다”는 기록은 세종실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죠. 대왕대비·왕대비·왕비·후궁 등 왕실 여성들은 별도 재산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이들 역시 독립된 존재로서 어떠한 형태의 결정권은 갖고 있었다는 이야기죠. 이들은 지방에서 올리던 진상(進上)·공상(供上) 등을 받아 자신의 의식주를 관리했는데요. 이를 위해 궁방 인장이 필요했죠. 궁방은 사유재산을 관리하는 장소입니다. 왕비뿐 아니라 후궁도 이런 인장을 갖고 있었습니다. 각각의 개성을 드러낸 인장 일부는 지금까지도 전해집니다.  이전에는 후궁들에게 봉작을 주지 않아 이들의 신분이 불안정했죠. 또한 고려왕실과 달리 근친혼을 멀리하게 되면서 더 다양한 사대부가의 여식들이 궁 안으로 들어갔을 겁니다. 성종에 이르러 경국대전 내명부 체제를 법제화하면서야 왕비를 정점으로 한 형식이 완성됐습니다. 이로써 왕비는 내명부의 수장으로 역할했습니다. 이 일이 주업무였고요. 물론 때에 따라 수렴청정을 해야 하는 일 등을 권한이라 볼 수는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는 되레 여성이 왕이 될 수 없으니 세자를 잘 보필하라는 의미가 강하므로 주도권 명분의 결이 좀 다릅니다. ● ‘나랏님’ 세자빈 찾는다 소식에 ‘곤란’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 왕비를 어떻게 앉혔을까요. 간택을 통해 세자빈을 찾는 경우에 한해 보겠습니다. 그 외의 방법들도 있으나 원칙대로 살피겠습니다. 세자가 대개 10살쯤 되면 전국에 ‘봉단령’을 내려 13~17세 여성의 혼인을 금지하고 이들 중 간택을 거치는데요. 이른바 ‘처녀단자’라고 세간에 알려져 있는 그 단자입니다. 조선건국 초까지만 해도 이와 같은 간택제도는 없었습니다만 태종이 중매혼 제안을 거절당하는 일이 생기자 이에 노해 도입됐죠. 본래 간택의 적용범위는 비빈까지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반 왕자녀(王子女)의 배우자까지도 이 제도를 통했죠. 모집 대상은 이씨가 아닌 사람, 부모가 있는 사람, 세자(또는 왕자녀)보다 2, 3세 연상까지의 여(남) 및 이성친(異性親)의 촌수 제한이 있었죠. 간택은 초간택·재간택·삼간택 등 3차에 걸쳐 이뤄졌습니다. 사실상 정해져 있던 자리였고요. 또한 간택령을 내린다고 해서 단자를 올리지 않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최종 면접에 갔다가 떨어지면 원칙상으로는 새로 혼처를 구하는 것이 금지됐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은 추후 융통성 있게 구제하는 방안들도 마련됐다고는 합니다. 세자빈이 되어도 궁 내의 견제로 집안이 풍비박산날 수 있으니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자리는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치장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속칭 ‘들러리’가 되기 위해 돈을 써야 하는 셈이 됐기 때문이죠. 실제 정조대왕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는 ‘한중록’에서 단자를 올리기 위해 빚을 내야했다고 회상하고 있습니다. ● 구중궁궐 암투, 버텨내기 쉽지 않네 이후 세자가 장성해 왕이 되는 것에 따라 자연스레 왕비가 된 경우는 조선시대 총 27명의 왕 중 7명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세자가 왕이 되는 것에 변수가 많았습니다. 7명의 왕비 중에서도 세자빈·왕비·대비를 모두 거친 이는 1명뿐이죠. 세자빈으로 간택받아 아들을 낳고 그 아들이 왕이 되는 것을 보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방증입니다. 치열한 권력싸움을 견제하면서 자신을 지키고 내명부를 이끌어야 했으니 가진 스트레스는 엄청났을 겁니다. 실례로 혜경궁 홍씨 역시 임오화변으로 더 이상 궁과 관계없는 신분이 되어 자진해 궁 밖으로 나가기도 했죠. 그는 세자빈이 되어 세자를 낳았지만 대비는 될 수 없었습니다. 그저 혜경궁 홍씨였죠. “생각이 나라를 근심하는 데 있으매, 항상 경계(儆戒)의 도를 올리고, 마음이 조심하는 데 있으매, 일찍이 연안(宴安)의 정(情)이 없었다…(중략)…이에 명하여 왕공비(王恭妃)를 삼고 책(冊)과 보(寶)를 주니, 더욱 상서(祥瑞)를 맞이하여, 길이 큰 경사를 받을 것이다. 화평하게 숨은 교화(敎化)를 펴서, 편안한 모계(謨計)를 만년까지 전하고, 왕후의 덕을 바루어, 큰 경사를 백세에 전파할 것이다.” 자신의 사적 감정을 배제하고 내명부를 완벽히 이끌었다고 후대의 평을 받는 소헌왕후에 관한 기록입니다. 세종실록에 실린 것이죠. 세종대왕의 비입니다. 소헌왕후는 자신이 왕비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현자’를 추대하라는 여론에 태종이 결국 세종을 다음 후계자로 택해 개인의 삶으로선 풍파를 맞았죠. 아버지 심온은 사약을 마셔야 했고 어머니는 노비가 됐습니다. 외척 세력을 없애려던 태종의 뜻에 당시 세종은 반박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은 지키면서 결국 후대에 이름을 높인 소헌왕후. 정치란 무서운 것이지만, 후대에 어질다고 이름을 남긴 건 그네요. 그걸로 갈음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 中 ‘한복’ 침략에 반격… 올해 대표 홍보 유산으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해 논란이 된 한복이 올해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대표 홍보 문화유산으로 선정됐다. 문화재청은 ‘올해의 대표 홍보 문화유산’으로 한복을 포함해 경복궁, 팔만대장경, 백제역사유적지구, 조선왕조 궁중음식과 떡 등 5개를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한복은 한국 고유의 옷이고, 경복궁은 조선시대 중심 궁궐이다. 팔만대장경이라고도 불리는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은 고려시대 외적 침입을 막기 위해 조성한 불교 경전 목판이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는 공주·부여·익산에 있는 백제 유적을 뜻한다. 조선왕실의 궁중음식과 떡 만들기는 각각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대표 문화유산은 지난해 9~12월 국내 거주 외국인과 내국인 각각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설문 조사를 통해 결정됐다. 외국인이 57개 후보 가운데 10개를 추렸고, 내국인이 10개 중 5개를 뽑았다. 내국인 조사 결과 한복이 28.8%로 1위였고, 경복궁이 15.3%로 2위였다. 올해의 대표 홍보 문화유산 선정은 한국 문화를 외국인 등에게 알리기 위해 지난해 시작됐다. 지난해는 김치 만들기, 수원 화성, 창덕궁,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등 4건이 선정됐다. 문화재청은 문화유산 홍보 계획을 세워 주변국의 ‘문화공정’에 대응하고, 소셜미디어 등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유산을 알릴 예정이다.
  • ‘올림픽 수모’ 한복, 올해 대표 홍보 문화유산으로

    ‘올림픽 수모’ 한복, 올해 대표 홍보 문화유산으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여성이 착용해 논란이 된 한복이 올해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대표 홍보 문화유산으로 선정됐다. 문화재청은 ‘올해의 대표 홍보 문화유산’으로 한복을 포함해 경복궁, 팔만대장경, 백제역사유적지구, 조선왕조 궁중음식과 떡 등 5개를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한복은 한국 고유의 옷이고, 경복궁은 조선시대 중심 궁궐이다. 팔만대장경이라고도 하는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은 고려시대 외적 침입을 막기 위해 조성한 불교 경전 목판이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는 공주·부여·익산에 있는 백제 유적을 뜻한다. 조선왕조의 궁중음식과 떡 만들기는 각각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대표 문화유산은 지난해 9~12월 국내 거주 외국인과 내국인 각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설문 조사를 통해 결정됐다. 외국인들이 57개 후보 가운데 10개를 추렸고, 내국인이 10개 중 5개를 뽑은 것이다. 내국인 조사 결과 한복이 28.8%로 1위였고, 2위는 15.3%였다. 올해의 대표 홍보 문화유산 선정은 국내 문화를 외국인 등에게 알리기 위해 지난해 처음 시작했다. 지난해는 김치 만들기, 수원 화성, 창덕궁,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등 4건이 선정됐다. 문화재청은 문화유산 홍보 계획을 세워 주변국의 ‘문화공정’에 대응하고, SNS 등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유산을 알릴 예정이다.
  • [기고] 함께 즐기며 지키는 우리의 한복/강경환 문화재청 차장

    [기고] 함께 즐기며 지키는 우리의 한복/강경환 문화재청 차장

    한복에 대한 기록은 4~5세기 고구려 고분 벽화에 처음 등장한다. 쌍영총 벽화 속 인물들은 바지저고리, 치마저고리에 긴 겉옷을 입고 있는데,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한복의 기본 구조가 이때 이미 형성돼 있음을 보여 준다. 이후 한복은 형태나 입는 방법 등이 유연하게 변화하며 우리 선조들의 다양한 가치와 마음을 오롯이 담아 왔다. 이렇듯 우리 고유 옷이자 소중한 전통문화인 한복이 얼마 전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해 많은 국민들의 분노를 낳았다. 근래 중국의 지속적인 움직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우리 전통문화의 계승과 보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복은 옷을 짓고, 계절·용도에 따라 다양한 옷과 장신구를 맞춰 입고 의례를 행하는 우리 전통문화의 총체이다. 이에 문화재청은 한산모시짜기, 침선장 등 한복을 만드는 다양한 기술들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인간문화재를 비롯한 전승자들의 활동을 지원해 왔다. 또한 한복을 입고 즐기는 문화, 즉 한복 입기를 신규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대표적 전통문화로서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며, 최근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막걸리 빚기, 갯벌어로, 떡 만들기 등도 이 같은 공동체성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국제적 흐름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최근 유네스코는 무형유산의 보존과 가치 증진을 위한 가교로서 공동체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무형유산의 경우 인접 국가 간 교류와 상호 영향으로 인한 유사성이 종종 나타나는데, 이와 관련해 ‘무형유산은 가장 활성화된 나라의 것이다’라는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물론 종주국 논의에 있어 역사성과 고유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인 것은 틀림없지만, 그럼에도 이 말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고운 한복을 갖춰 입고 궁궐을 관람하는 대학생들, 송편을 빚어 나누는 할머니와 손주 모두가 무형유산을 지키는 든든한 지킴이라는 것이다. 문화재청 또한 무형유산의 일상 활용과 향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지난해 전승공동체를 무형문화재 전승주체로 인정하고 지원하는 법을 마련했다. 올해는 무형문화재 관련 활동을 하는 단체, 동호회, 마을들에 대해서도 조사한다. 내년부터는 수많은 전승공동체들이 무형문화재를 마음껏 연구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고자 한다. 전통문화는 공동체 정체성의 핵심이자 문화·관광자원으로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소중한 자원인 만큼 무형유산이 ‘살아 있는 유산’(living heritage)으로서 후대에 잘 전승될 수 있는 상생의 길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 李 기본소득 年100만원, 尹 청와대 해체… 둘 다 1호 공약은 ‘코로나’

    李 기본소득 年100만원, 尹 청와대 해체… 둘 다 1호 공약은 ‘코로나’

    이재명, 수출 1조弗·세계 5강 도약윤석열, 주택 250만호 이상 공급안철수, 6개 삼성전자급 기업 육성심상정, 주 4일제 등 신노동법 제시13일 여야 대선후보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을 보면 각 진영의 시대정신을 비교할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모두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 후보는 전 국민 보편기본소득 추진을, 윤 후보는 청와대 해체를 공약하는 등 ‘킬러 콘텐츠’에선 주안점을 달리했다. 이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코로나 팬데믹 완전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을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국내 개발을 통한 백신·치료제 주권 확보와 필수의약품 공공 생산체계 구축과 함께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보상과 매출회복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윤 후보의 제1공약도 코로나 긴급구조 플랜이다. 규제 강도와 피해 정도에 비례한 정당하고 온전한 손실보상, 필수의료 국가책임제를 약속했다. 긴급 플랜은 코로나 종식 후 2년까지 지속 추진된다.그러나 두 후보의 다른 공약들에선 차별점이 나타난다. 이 후보는 수출 1조 달러,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으로 종합국력 세계 5강 도약이라는 경제 목표와 함께 전 국민 보편기본소득 지급을 공약했다. 대통령 직속 기본소득위원회 공론화를 거쳐 국민 의사를 수렴하고 연 25만원으로 시작해 임기 내 연 100만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윤 후보는 청와대 해체를 통한 제왕적 대통령제 잔재 청산을 공약했다. 윤 후보는 “현 청와대 구조는 왕조시대 궁궐의 축소판으로 권위 의식과 업무 비효율을 초래한다”며 대대적인 대통령실 개혁을 예고했다. 대통령실의 서울정부종합청사 이전 작업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마무리해 임기 시작일부터 대통령이 광화문으로 출근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공약에선 공급 우선이라는 큰 틀은 같지만, 각론에서 차이가 있다. 이 후보는 기본주택 140만호를 공급하고 생애최초주택구입 청년에게는 신규물량 30%를 우선 배정하겠다고 밝힌 반면 윤 후보는 ‘수요에 부응하는 주택 250만호 이상 공급’을 공약했다. 노동 공약에선 이 후보는 가칭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보장 기본법’을 제정하고,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윤 후보는 노동개혁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근로시간 결정, 임금체계를 유연화하며 합리적 노사관계를 정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외교안보 공약에서 이 후보는 스마트 강군 건설과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앞세우며 ‘조건부 제재완화’(스냅백) 등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제도화를 위한 실질적 진전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 후보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위해 대북제재를 유지하되, 실질적 조치가 나오면 경제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5가지 초격차 과학기술을 통해 6개의 삼성전자급 글로벌 대기업을 만들어 5대 경제 강국에 진입한다는 5·5·5 성장전략, 국민연금과 공무원·군인·사학연금을 임기 내 통합하는 공적 연금 통합이 주요 공약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주 4일제 등 신노동법을 제시한 데 이어 기후위기 대응과 플랫폼 경제민주화, 부동산투기공화국 해체, 한국형 모병제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 익숙한 곳을 물었다, 인간애 놓지 않았다… 또, K좀비 세계 ‘덥석’

    익숙한 곳을 물었다, 인간애 놓지 않았다… 또, K좀비 세계 ‘덥석’

    속도감·액션 결합시킨 학원물 사회문제에도 날카로운 시각 절망 속에서도 인간적 믿음 강조 강한 폭력·선정적 장면 논란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금 우리 학교는’(사진·이하 지우학)이 전 세계 54개국 정상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공개된 ‘지우학’은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전 세계 1위에 올라 나흘 연속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징어 게임’(53일간 1위)과 ‘지옥’(11일간 1위)에 이어 넷플릭스 정상에 오른 세 번째 한국 드라마다. ‘지우학’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된 학생들이 극한의 상황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전 세계에서 주목받은 ‘K좀비물’의 계보를 잇는다. K좀비물은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2016)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2019~2020), 영화 ‘#살아있다’와 ‘반도’(이상 2020) 등을 거치며 진화해 왔다. K좀비물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진 비극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인간의 사투를 극적으로 보여 준다. ‘부산행’의 KTX 객실이나 ‘#살아있다’의 아파트, ‘킹덤’의 조선시대 궁궐, ‘지우학’의 교내 여러 공간 등 제한적이고 익숙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좀비 이야기는 공포심을 배가시킨다. 팬데믹이라는 전 지구적 재난 상황은 좀비 바이러스 감염 공포와 그 속에서 피어난 휴머니즘에 대한 공감대를 끌어올렸다. 빠른 속도감과 화려한 액션은 K좀비물의 또 다른 특징이다.‘지우학’은 이 같은 인기 공식 위에 학원물을 결합해 신선함을 줬다. ‘한국형 좀비 그래픽 노블’이라고 극찬받은 주동근 작가의 원작 웹툰을 바탕으로 드라마 ‘다모’의 이재규 감독, 영화 ‘7급 공무원’과 드라마 ‘추노’의 천성일 작가 등 베테랑들이 뭉쳐 스릴감 넘치는 K좀비물을 완성했다. 영국 가디언은 “한국이 좀비 이야기를 전하는 데 세계 최고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우학’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다루면서도 우정과 인간에 대한 믿음 등을 강조한다. 극한 상황에서 서로 의심하고 반목하는 학생들을 담임 교사는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몰면 사는 게 아무것도 아닌 게 돼”, “우리 서로 믿는 방법을 배운다고 생각하자”며 다독인다. 학교 폭력과 성 범죄, 계층 문제, 기성세대의 무관심 등 사회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도 놓치지 않는다. 이 감독은 “어떤 희망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지, ‘인간답다’, ‘어른답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가슴 먹먹하게 생각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반면 학원물임에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을 만큼 수위가 높은 폭력적인 장면과 극 초반의 선정적인 장면은 도마에 올랐다. 반복되는 이야기 구조가 지루하다는 평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우학’은 생생한 좀비 연기와 공간적 배경을 활용한 액션으로 역동성과 몰입도를 높이는 K좀비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라며 “해외에서는 교내 총기 난사 사건을 떠올리는 등 좀비 장르에 당면한 사회문제를 잘 녹인 게 인기 비결”이라고 평가했다.
  • ‘지금 우리 학교는’ 흥행 돌풍…‘K-좀비물’ 전세계 사로잡은 비결은?

    ‘지금 우리 학교는’ 흥행 돌풍…‘K-좀비물’ 전세계 사로잡은 비결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금 우리 학교는’(이하 ‘지우학’)이 전 세계 54개국 정상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공개된 ‘지우학’은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전 세계 1위에 올라 나흘 연속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징어 게임’(53일간 1위)과 ‘지옥’(11일간 1위)에 이어 넷플릭스 정상에 오른 세 번째 한국 드라마다. ‘지우학’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된 학생들이 극한의 상황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전 세계에서 주목받은 ‘K좀비물’의 계보를 잇는다. K좀비물은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2016)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2019~2020), 영화 ‘#살아있다’와 ‘반도’(이상 2020) 등을 거치며 진화해 왔다. K좀비물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진 비극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인간의 사투를 극적으로 보여 준다. ‘부산행’의 KTX 객실이나 ‘#살아있다’의 아파트, ‘킹덤’의 조선시대 궁궐, ‘지우학’의 교내 여러 공간 등 제한적이고 익숙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좀비 이야기는 공포심을 배가시킨다. 팬데믹이라는 전 지구적 재난 상황은 좀비 바이러스 감염 공포와 그 속에서 피어난 휴머니즘에 대한 공감대를 끌어올렸다. 빠른 속도감과 화려한 액션은 K좀비물의 또 다른 특징이다. ‘지우학’은 이 같은 인기 공식 위에 학원물을 결합해 신선함을 줬다. ‘한국형 좀비 그래픽 노블’이라고 극찬받은 주동근 작가의 원작 웹툰을 바탕으로 드라마 ‘다모’의 이재규 감독, 영화 ‘7급 공무원’과 드라마 ‘추노’의 천성일 작가 등 베테랑들이 뭉쳐 스릴감 넘치는 K좀비물을 완성했다. 영국 가디언은 “한국이 좀비 이야기를 전하는 데 세계 최고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우학’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다루면서도 우정과 인간에 대한 믿음 등을 강조한다. 극한 상황에서 서로 의심하고 반목하는 학생들을 담임 교사는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몰면 사는 게 아무것도 아닌 게 돼”, “우리 서로 믿는 방법을 배운다고 생각하자”며 다독인다. 학교 폭력과 성 범죄, 계층 문제, 기성 세대의 무관심 등 사회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도 놓치지 않는다. 이 감독은 “어떤 희망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지, ‘인간답다’, ‘어른답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가슴 먹먹하게 생각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반면 학원물임에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을 만큼 수위가 높은 폭력적인 장면과 극 초반의 선정적인 장면은 도마에 올랐다. 반복되는 이야기 구조가 지루하다는 평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우학’은 생생한 좀비 연기와 공간적 배경을 활용한 액션으로 역동성과 몰입도를 높이는 K좀비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라며 “해외에서는 교내 총기 난사 사건을 떠올리는 등 좀비 장르에 당면한 사회문제를 잘 녹인 게 인기 비결”이라고 평가했다.
  • [여기는 베트남] 동화 속 ‘궁궐’ 집 지은 베트남 억만장자

    [여기는 베트남] 동화 속 ‘궁궐’ 집 지은 베트남 억만장자

    베트남 닌빈성의 지아비엔현에는 유럽풍의 웅장하고 화려한 ‘궁전’이 있다. 프랑스 식민지 시대의 유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은 이 지역 억만장자의 개인 소유 주택이다. 궁전 같은 집에서 사는 꿈을 이루기 위해 1조동(한화 약535억원)을 들여 지은 이 집의 주인은 베트남의 유명 건설 자재 및 시멘트 기업의 회장으로 알려진 반 띠엔(Do Van Tien, 57)씨다. 저택의 전면 벽 중앙에는 ‘탄탕캐슬(Thanh Thang Castle)’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주인의 두 아들 ‘탄(Thanh)’과 ‘탕(Thang)’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총면적은 1만5000㎡에 달해 주거용 건물로는 동남아에서 가장 크고 높은 건물로 알려졌다. 전체 3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쪽의 2개 건물에는 아들이 한 명씩 사용하고, 가장 큰 건물은 부모의 거주지 겸 공용 구간이다. 전체 건축 디자인은 이탈리아 성 베드로 교회를 염두에 두었는데, 여기에 베트남의 전통적 요소를 가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침실 20개는 고대 왕가의 침실을 연상할 만큼 호화롭게 장식했다. 리셉션 홀의 전체 천장은 나무와 금도금 샹들리에로 덮여 있고, 45m 높이의 천장 전체를 24K 금으로 상감했다. 특히 거대한 규모의 응접실에 놓인 테이블과 의자들은 수작업으로 제작했으며, 최고급 가죽 방석과 금도금 손잡이가 있다. 도어 핸들과 경첩도 모두 금으로 도금 처리했다. 스페인산 돌로 벽면을 장식했고, 정교한 석상들을 세웠다.금박을 입힌 천장,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음악 감상실, 노래방, 영화관, 도서관, 총 50대 수용 규모의 주차장 등이 구비되어 있다. 특히 이 거대한 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공간은 다름 아닌 ‘제단’인데, 집주인이 종교의식을 행하는 장소로 알려졌다. 건축비로만 4000억동(한화 약214억원) 가량이 들었고, 나머지 내부 고가의 인테리어 비용까지 모두 합치면 1조동 가량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가 없으면 길을 잃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대규모 저택이지만, 정작 집주인 식구는 4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경비원과 가정부 등이 함께 살고 있다.이미 지역 명소로 자리 잡은 이 궁궐 같은 집을 구경하러 날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몰려오고 있다. 결국 집주인은 전문 보안 요원 그룹을 고용해 아침부터 밤까지 경비를 서도록 하고 있다. 집주인 띠엔씨는 “이 건물은 자랑거리로 삼기 위해 지은 게 아니다”면서 “가족들이 편안하게 생활하고, 내가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지었다”고 말했다. 한편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개인 SNS 계정에 ‘인증샷’을 남기며 “실제로 보면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아름답다”, “유럽의 한 궁궐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밤에 조명등이 켜지면 신비로운 성 같다”는 등의 감상을 올리고 있다.
  • 설에 서울에 있는 이들 주목…문화해설사와 함께 걷는 서울 도보 관광

    설에 서울에 있는 이들 주목…문화해설사와 함께 걷는 서울 도보 관광

    서울관광재단이 설 연휴에 가볍게 둘러보기 좋은 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 4곳을 추천했다. 종전에는 예약인원이 3인 이상일 경우에만 출발이 확정됐지만, 코로나 방역지침에 따라 한 명만 신청을 해도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서울 도보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도보해설관광은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를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탐방하는 무료 관광 프로그램이다. 궁궐, 왕릉, 한옥마을, 성곽길, 도시재생, 건축&예술, 전통&문화, 순례길 총 8개의 테마에 장애인 코스를 포함해 총 34개 코스를 운영 중이다. 다만 고궁처럼 입장료가 있는 곳은 참가자가 개별 부담한다.●코스 1: 지난해 가장 많은 이용객이 찾은 코스, 경복궁 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단연 고궁이다. 그중에서도 1위가 경복궁이다. 금천교와 근정전, 사정전, 경회루 등을 돌아본다. 코스에선 빠졌지만 경복궁 북쪽의 향원정은 꼭 방문해야 한다. 3년에 걸친 복원 공사를 마치고 지난해 11월에 다시 문을 열었다.향원정에서는 향기가 멀리 간다는 그 이름처럼 우리 궁궐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코스 2: 유네스코세계 문화유산 창덕궁 창덕궁은 태종 때 경복궁의 이궁으로 세워진 두 번째 궁궐이다. 조선 후기에는 정전의 역할을 했다. 임진왜란 때 도성의 궁궐이 모두 불타 없어진 이후 경복궁이 아닌 창덕궁을 중건해 나랏일들을 처리했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서울의 다섯 궁궐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자연적인 지형을 훼손하지 않고 우리만의 건축미를 살렸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코스 3: 예술가와 역사의 흔적을 찾아가는 서촌의 오래된 골목 산책 서촌은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에 있는 마을이다. 골목골목이 거미줄처럼 얽혀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수성동 계곡이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와 ‘장동팔경첩’ 등의 모티브가 된 계곡이다. 기린교, 안평대군의 옛 집터 등이 남아 있다. 작가 이상이 어린 시절을 보낸 ‘이상의 집’, 통의동 백송, 상촌재 등도 돌아본다.●코스 4: 국립중앙박물관 정원에서 즐기는 보물찾기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정원에는 자연과 어우러진 문화유산이 보물처럼 숨어있다. 석탑 정원에선 통일신라부터 조선 시대까지 석탑, 석등, 석불 등 석조문화재들을 만날 수 있다. 석탑 정원 옆엔 보신각종이 있다. 해마다 제야의 종을 울렸던 진짜 보신각종이다. 승탑 정원도 있다. 스님의 사리나 유골을 모신 다양한 승탑비가 세워져 있다. 이웃한 국립중앙박물관, 한글박물관도 연계하면 좋다.
  • 해설사 설명 들으며 서울 탐방… 가볍게 떠나기 좋은 도보 관광 코스는

    해설사 설명 들으며 서울 탐방… 가볍게 떠나기 좋은 도보 관광 코스는

    “경복궁의 서쪽 마을인 서촌은 조선시대 고관대작보다 중인들이 많이 거주했던 동네입니다. 특히 화가 이중섭·박노수·이중섭, 시인 노천명·이상 등 예술가들이 많이 거주했던 곳으로 잘 알려져 있죠. 동네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한옥과 현대적인 건물 사이사이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많은 곳입니다.” 지난 28일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만난 문화관광해설사 강신택씨는 서울도보해설관광에 참여한 참석자 4명에게 서촌을 이같이 소개했다. 이날 강씨는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에 걸쳐 참석자들과 함께 서촌을 크게 한 바퀴 돌면서 골목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설명했다. 서울도보해설관광은 서울의 주요 명소를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도보로 탐방하는 무료 관광 프로그램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해설사들이 각 명소와 관련한 역사, 문화, 자연 등에 대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들려준다. 궁궐, 왕릉, 한옥 마을, 성곽길 등 34개의 코스가 있다.서촌 코스는 통의동 백송터를 시작으로 창성동 세종마을, 한옥문화공간 상촌재, 친일파 윤덕영 집터(벽수산장), 수성동 계곡, 박노수 미술관, 화가 이상범 가옥, 이상의 집까지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 일대에 쌓인 시간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경복궁이다. 경복궁 매표소에서 시작해 흥례문,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 업무를 보던 정무 공간인 사정전,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연회를 베풀었던 경회루, 강녕전, 교태전 등을 돌아본다. 경복궁 코스를 마치면 경복궁 북측에 있는 향원정에 들르는 것도 좋겠다. 3년에 걸친 복원 공사를 마치고 작년 11월 공개된 향원정은 ‘향기가 멀리 간다’는 이름처럼 궁궐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창덕궁 역시 지난해 시민들에게 사랑받은 코스다. 서울의 다섯 개 궁궐 중 유일하게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태종 때 경복궁의 이궁(임금이 왕궁 밖에서 머물던 별궁)으로 세워진 두 번째 궁궐이다. 임진왜란 때 도성의 궁궐이 모두 불타 없어진 이후 경복궁이 아닌 창덕궁을 중건해 왕들이 이곳에서 생활한 까닭에 조선 후기에는 조선의 정전 역할을 했다. 창덕궁에서 눈여겨볼 만한 곳은 침실이었던 희정당이다. 희정당 앞에 지붕이 튀어나온 공간은 순종 황제가 타고 다니던 자동차를 주차하던 공간이다. 근대화 흐름을 타고 궁궐 내부에 가마가 아닌 자동차가 있었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궁궐의 다른 건물과는 다르게 단청을 하지 않은 낙선재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헌종이 경빈 김씨를 후궁으로 맞이하면서 지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왕과 후궁이 머물렀던 장소인 만큼 창살이나 창호, 마루 난간 등에 다양한 장식이 새겨져있다.코스 중 한 곳인 국립중앙박물관 야외 정원에서는 보물처럼 숨어있는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다. 우선 석탑 정원에는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의 석탑, 석등, 석불 등 석조 문화재가 전시돼 있다. 전시돼 있는 갈항사 동서삼층석탑은 국보로서 신라 석가탑의 계보를 잇는 귀중한 문화재다. 보물로 지정된 고달사 쌍사자 석등은 중대석에 두 마리 사자가 웅크리고 앉아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을 조각해 석등의 미를 살렸다. 석탑 정원을 벗어나면 보신각종을 볼 수 있다. 매년 ‘제야의 종’ 행사 때 타종식을 하는 보신각종의 실제 종이다. 실제 종이 노후화되어 1985년 새롭게 만들어 보신각에 걸고, 본래의 종은 국립중앙박물관 정원으로 옮겨 보존하고 있다. 코스를 다 돌아본 뒤 국립중앙박물관이나 한글박물관을 방문한다면 더 풍성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이처럼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서울 곳곳을 탐방하길 원하다면 서울도보해설관광 홈페이지(https://korean.visitseoul.net/walking-tour)에서 예약하면 된다. 휴관일이나 운영 시간은 코스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 ‘광화문 대통령’ 꺼낸 윤석열… 영빈관·헬기장 등 부지 확보 난제

    ‘광화문 대통령’ 꺼낸 윤석열… 영빈관·헬기장 등 부지 확보 난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새로운 대통령실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구축될 것”이라며 “기존 청와대 부지는 국민께 돌려 드리겠다”고 공약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지난 25일 “구중궁궐 청와대를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대선에서 공약했다가 집권 1년 8개월여 만에 공식 철회한 공약을 야권 후보들이 앞다퉈 재활용하는 모양새인데 실현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나라가 변하려면 대통령부터 변해야 한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대통령 부부가 머무는 관저는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 등으로 옮기고, 총리 공관은 세종시로 옮긴다는 복안이다. 기존 청와대를 집무와 거주, 어떤 용도로도 쓰지 않는 게 핵심이다. 앞서 안 후보가 “현재 청와대 집무실은 국빈 영접과 주요 행사가 있는 날만 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날엔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무하겠다”고 약속한 것보다 훨씬 더 나간 것이다. 윤 후보는 청와대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고려해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수렴해 활용방안을 확정한다고 했다. 하지만 ▲고층 빌딩에 둘러싸인 데다 노후한 정부청사의 보안 ▲민간인 거주지역 및 상권과 맞닿은 총리공관의 경호 ▲청와대에서 이뤄지는 외국 정상의 국빈방문 등 주요행사에 대한 대안은 설명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경호나 외부 접견은 충분히 검토했다”고만 했다. 그럼에도 윤 후보는 집무실 이전 시점을 임기 첫날로 못박는 등 이행 의지를 강조했다. 인수위원회 없이 임기를 시작한 문 대통령과 달리 60일의 여유가 있는 만큼 곧바로 실행할 수 있다는 주장인데 정부청사의 리모델링이 두 달 만에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윤 후보는 청와대를 비서실장을 포함한 정예 참모와 분야별 민관합동위원, 민간 인재로 구성하는 조직구조 개혁이 핵심인 만큼 집무실 이전의 구체적 방안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집무실 이전 문제는 제일 뒤에 언급한 것”이라며 “중요한 건 대통령의 일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윤·안 후보 모두 문 대통령의 실패 사례를 충분히 검토했다고 강조하지만, 현실화 전망은 불투명하다. 2019년 1월 문 대통령이 공약을 보류한 주요 근거는 청와대 영빈관과 본관, 헬기장 등 집무실 이외 기능을 대체할 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2020년 11월부터 시작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으로 대체 부지 확보는 더 어려워졌다. 문재인 정부의 광화문대통령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았던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시 실무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이 있어 공약 추진이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는데 (야당 후보)그분들도 다 알면서 (공약을)했을 것”이라며 “경호 문제가 가장 컸고, 집무실을 이전할 청사 건물 자체가 오래되고 천장이 낮은 점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안 후보의 광화문 집무실 공약은 문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부각해 정권교체 여론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소통하지 않은 대통령은 모두 실패했다”며 “문 대통령이 민주당 의원들이라도 자주 만났으면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주식 양도소득세 폐지’를 약속했다. 금융투자 소득에 세금을 매기는 선진국형 과세체계 도입 전까지 양도세 전면 폐지가 핵심이다. 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페이스북에 ‘부자감세 반대’라는 단문 메시지를 올려 비판했다.
  • 나쁜 기운 감히 얼씬 말라

    나쁜 기운 감히 얼씬 말라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이 26일 경복궁 광화문에서 문배도 공개행사를 열었다. 문배도는 정월 초하루 궁궐 정문에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복을 구하는 의미로 붙이는 그림이다. 수문장이 문배도가 걸린 광화문 앞에 서 있다.
  • 금강장군 납시오…나쁜 기운 물리치는 광화문 문배도 공개

    금강장군 납시오…나쁜 기운 물리치는 광화문 문배도 공개

    선조들이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복을 구하기 위해 문에 붙였던 그림인 ‘문배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설 연휴에도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에 걸린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설을 앞둔 26일 오후 2시 20분에 광화문 문배도 공개 행사를 연다. 문배도는 조선시대에 그림 그리는 일을 담당한 관청인 도화서가 제작했으며, 조선 후기에 민간으로 퍼져나간 풍습이다.광화문에 문배도를 붙였다는 사실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미국 워싱턴DC 소재 대한제국 공사관 복원을 위해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미 의회도서관 소장 사진을 찾으며 알려졌다. 조미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된 1882년 무렵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광화문 사진에는 험상궂은 얼굴에 갑옷을 입은 장군인 ‘금갑장군’ 그림이 문 양쪽에 붙어 있다. 높이는 약 3m로 추정되며, 위쪽 3분의 1만 남아 있는 상태다.궁능유적본부는 사진 자료와 안동 풍산류씨 하회마을 화경당에 있는 금갑장군 문배도를 참조해 제작한 그림을 선보인다. 궁 훼손을 우려해 종이를 문에 부착하지 않고 현수막으로 만들어 건다. 화경당 문배도는 서애 류성룡 후손이자 호조참판을 지낸 류이좌(1763∼1837)가 정조에게 하사받았다고 전한다. 왕실과 연계성이 있고 형태가 온전해 역사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행사에는 2010년에 태어난 호랑이띠 어린이,류이좌 후손이자 화경당 문배도 소장자인 종손 류세호 씨,광화문 수문장 등이 참석한다. 문배도는 다음 달 2일까지 공개된다. 한편 궁궐과 조선왕릉은 설 연휴에 모두 휴무일 없이 개방되며, 연휴 다음날인 2월 3일은 일제히 문을 닫는다. 본래 창덕궁·창경궁·덕수궁·조선왕릉은 월요일이 휴무일이고, 경복궁과 종묘는 화요일에 관람이 허용되지 않는다.
  • 한석봉이 쓴 ‘의열사기’ 현판, 도록으로 본다

    한석봉이 쓴 ‘의열사기’ 현판, 도록으로 본다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한 현판 중 가장 오래된 자료는 서애 류성룡이 짓고 석봉 한호가 쓴 ‘의열사기 현판’인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고궁박물관은 ‘조선왕실의 현판 Ⅱ’ 도록을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의열사기 현판은 류성룡이 1581년 4월에 지은 부여 의열사 기문(기록한 글)을 이듬해 새긴 자료다. 크기는 가로 150㎝, 세로 36㎝다. 현판에는 류성룡의 벗인 홍가신이 1575년 부여 현령으로 부임한 뒤의 기록이 담겼다. 백제 의자왕 시기 충신인 성충·흥수·계백과 고려 공민왕 때 신하 이존오를 모시기 위한 사당을 세우고 제사를 지냈다는 내용이다. 현판 뒤쪽에는 ‘만력 10년 임오년 2월에 걸다.생원 한호가 썼다’는 글이 있다. 도록은 “의열사에는 이후 인목대비 폐모에 반대한 정택뢰, 인조 때 청나라를 공격하려다 죽은 황일호가 추가로 배향됐다”며 “의열사는 1866년 훼철됐다가 1970년 복원됐다”고 설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고궁박물관 소장 현판은 대부분 조선 후기에 제작됐는데, 의열사기 현판은 이례적으로 시기가 이른 편이다.이번 도록은 2020년 발간한 ‘조선왕실의 현판 Ⅰ’의 후속편으로 종묘, 사직단, 사묘, 능원묘, 별궁, 행궁, 궐외각사 등에 걸었던 현판 288점에 관한 정보가 수록됐다. 사묘는 자신은 왕이 되지 못했으나 아들이 왕위에 오른 인물의 신주를 모신 사당이고, 능원묘는 조선왕실 무덤이다. 별궁은 왕자나 공주가 궁궐 밖에서 거주한 곳, 행궁은 왕이 지방 행차 때 임시로 머무른 거처, 궐외각사는 의정부와 육조처럼 궁궐 바깥에 있던 관청을 뜻한다. 도록에는 현판 사진과 설명은 물론 글씨를 쓰는 관원의 이름을 기록한 뒷면 글씨, 현판이 걸린 건축물 도면 등도 실렸다. 현판을 보면 국정 운영 제도와 특징, 왕의 효심에 관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예컨대 종묘와 사직단에서 제사를 거행하며 나라 발전과 백성 평안을 기원하거나 조선왕릉을 참배하고 선왕의 공덕을 찬양한 글이 있고, 능 관리와 제사 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독려하거나 별궁이나 행궁에서 감회를 읊은 글도 있다.국립고궁박물관은 또 ‘금보개조도감의궤’를 번역한 ’국역 금보개조도감의궤‘도 펴냈다. 금보개조도감의궤는 조선 숙종 31년인 1705년 종묘 정전과 영녕전에 있던 물품을 정비하면서 발간한 책이다.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있는데, 전쟁 등으로 파손되거나 유실된 종묘의 기물을 보수한 과정을 기록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임시 관청인 도감(都監)을 설치해 물품을 새롭게 제작해 봉안하고 상을 내린 내용이 담겼다. 번역과 해제 작성을 맡은 최연숙 한국국학진흥원 책임연구위원은 “종묘 물품 정비는 숙종 연간 왕실 권위 회복과 안정을 위한 노력이었다”며 “금보개조도감의궤는 조선시대 장인이 작업한 최고의 작품에 들어간 인력과 비용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 엄마의 바느질은 예술이 됐다…흑인 소녀들에 꿈 심어준 아프리카 작가 [김정화의 WWW]

    엄마의 바느질은 예술이 됐다…흑인 소녀들에 꿈 심어준 아프리카 작가 [김정화의 WWW]

    빌리 장게와(49)는 한국에서는 낯선 이름도 작품도 낯선 작가다. 그러나 해외에선 이미 유명하다.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프리카박물관,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는데, 손바느질한 실크 조각을 정교하게 콜라주한 작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 서울 리만머핀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있는 장게와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작품을 새로운 관객과 공유할 기회를 갖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아프리카 작가는 어떻게 유럽·미국 미술관 휩쓸었나아프리카 말라위에서 태어난 장게와는 패션과 광고 업계에서 처음 커리어를 쌓았다. 이때의 경험은 장게와가 ‘직물’을 작품의 주요 테마로 쓰는 것과 연관이 깊다. 그는 직물을 통해 집안 내부와 도시 경관, 인물화를 통해 개인적이고 보편적인 경험을 담아낸다. 장게와의 초기 작업은 보츠와나 지역의 야생 동식물을 수놓는 것이었지만 점차 흑인 여성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개인의 관계와 경험을 작품에 녹였다. 그는 일상의 장면을 통해 사회를 만드는데 꼭 필요하지만 자주 간과되는 여성의 일을 묘사하는데 관심이 많다. 특히 장게와는 ‘여성의 노동’으로 여겨지는 바느질을 통해 예술의 새 장르를 개척했는데, 흑인 여성상에 대한 역사적 고정관념과 착취에 도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작품에는 식탁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부엌 한켠에 놓인 그의 작업대이기도 하다.장게와는 “직물, 그리고 전통적으로 여성의 취미로 간주되는 바느질을 작업의 도구로 사용하는 건 스스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위이자 일상의 페미니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작품을 통해 가정이란 울타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말하고 여성의 사생활을 보여주지만, 이는 대부분의 여성에게 권장되지 않는 행위”라고 봤다. 여전히 전세계에서 수많은 여성, 특히 흑인 등 유색 인종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특히 아들을 낳은 이후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모성애로 전환됐다. 장게와의 작품 속에는 가족 구성원과 가정 내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한땀 한땀 놓은 섬세한 자수를 통해 그의 삶을 풍부하게 만든 아들, 친구, 가족을 묘사한다. 작품이 온전한 모양이 아니라 군데군데 갈라지고 찢어진 것은 파편화된 인간의 기억을 구현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다. “작품 통해 ‘일상의 페미니즘’ 실현…흑인 소녀들에게 영감 주고파”가정이란 테마는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가장 ‘정치적인’ 것이기에 의미가 깊다. 장게와는 “아주 어릴 때부터 내 몸이 가진 사회정치적 의미를 깨달았다. 언젠가는 일하면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제 목표는 세가지예요. 첫째는 제 가치를 작품에 반영해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 둘째는 세상에 목소리나 힘이 없어서 감히 꿈도 꿀 수 없다고 여기는 흑인 소녀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의 특정 분야의 인류애를 보여주는 겁니다.” 이번 전시는 서울과 영국 런던 리만머핀 갤러리에서 각각 ‘혈육’(Flesh and Blood), ‘흐르는 물’(Running Water)라는 이름으로 동시에 열리고 있다. 전시명은 장게와가 파리 라디오 방송에서 들은 네빌 브라더스의 곡 ‘선스 앤 도터스’(Sons and Daughters) 노랫말에서 영감을 받았다.여기서 작가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작가가 가족, 노동, 일상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며 만든 작업물을 소개한다. 2년간 이어진 팬데믹은 작가, 여성, 엄마로서의 삶 모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상실, 죽음은 ‘현재’에 대한 힘을 깨닫게 했다. 장게와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도 인간관계를 다시 돌아봐야 했다. 판단력은 떨어졌지만, 공감 능력은 커졌다”며 “매일매일 내 욕망에 더 충실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가족에서 나아가 인류 공동체에 사랑과 희망을”가장 가까운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개인적인 감정을 넘어 인류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도 전한다.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 선보이는 아프리카 작가의 작품인데도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이유다. ‘달콤한 헌신’(Sweetest Devotion) 같은 작품의 경우 빨강, 파랑, 노랑 등 동양의 전통 오방색을 연상케하는 소파가 등장한다. 이에 대해 장게와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있는 ‘아샨티’라는 로컬 브랜드에서 만든 소파다. 이 소파나 은데벨레 수공예에서 보듯 아프리카 사람들도 ‘색’에 끌리는 것 같다”며 “한국 관객에게 문화적 의미가 있는, 공감 가능한 시각적 요소가 작품에 있다는 게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은데벨레는 남아공의 한 부족인데, 이들이 비즈로 장식하는 인형은 화려한 색채, 기하학적 무늬로 유명하다.작가는 “작품의 주제가 보편적이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며 “내 목표 중 하나는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점을 찾는 것이다. 지성을 갖고 작품을 평가하는 대신 경험을 공유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지구 공동체와 인류를 주제로 한 전시를 이어 가는 게 그의 목표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한국에 오지 못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 대중문화는 미디어에서 많이 등장해 익숙하다. 매우 개방적이고 창의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한국의 전통 직물 모양에 관심이 많다. 다음에 한국에 가게 되면 궁궐이나 절도 꼭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빌리 장게와는 누구·Billie Zangewa1973 말라위 출생1995 남아공 로즈대학 예술사 취득2005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제라드 세코토 갤러리 개인전2016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대문화센터, 네덜란드 로테르담 미술관 단체전 ‘Making Africa’ 2017 미국 매스추세츠 현대미술관 단체전 ‘The Half-Life of Love’ 2018 남아공 아트페어 ‘FNB 아트 조버그’ 특별 초청 아티스트 선정 모로코 알 마덴 아프리카 현대미술관 단체전 ‘Second Life’ 2019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아프리카미술관 단체전 ‘I am…Contemporary Women Artists of Africa’ 2020 프랑스 파리 갤러리 텅플롱 개인전 2021 리만머핀 서울·런던 개인전
  • 비단조각 위 수놓은 ‘혈육’… 바느질 노동 예술로 승화

    비단조각 위 수놓은 ‘혈육’… 바느질 노동 예술로 승화

    ‘여성 노동 바느질’ 고정관념에 도전 비단 정교하게 이어 붙여 가족 묘사 다양한 색깔 사용 ‘전통 오방색’ 연상 “코로나 속 일상에 감사 느끼며 작업 한국 관객과 문화적 요소 공감 기뻐”얼핏 보면 동양의 전통 수공예 같다. 빨강, 파랑, 노랑…. 색색의 비단 조각이 겹겹이 쌓인 작품은 한국의 오방색처럼 어딘가 익숙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 비단 속 인물 모두 흑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빌리 장게와(48)의 작품 얘기다. 한국에서 첫 개인전 ‘혈육’을 열고 있는 장게와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관객에게 문화적 의미가 있는, 공감 가능한 시각적 요소가 작품에 있다는 게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그는 한국에서 이름도, 작품도 낯설지만 해외에선 이미 유명한 작가다.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프리카박물관,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는 장게와는 손바느질한 실크 조각을 정교하게 콜라주한 작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여성의 노동’으로 여겨지는 바느질을 통해 예술의 새 장르를 개척했는데, 흑인 여성상에 대한 역사적 고정관념과 착취에 도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작가가 가족, 노동, 일상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며 만든 작업물을 소개한다. 2년간 이어진 팬데믹은 작가, 여성, 엄마로서의 삶 모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상실, 죽음은 ‘현재’에 대한 힘을 깨닫게 했다. 장게와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도 인간관계를 다시 돌아봐야 했다. 판단력은 떨어졌지만, 공감 능력은 커졌다”며 “매일매일 내 욕망에 더 충실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이 같은 생각은 작품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장게와의 초기 작업은 보츠와나 지역의 야생식물, 동물을 수놓는 것이었지만 점차 흑인 여성으로서의 존재감을 강조하며 개인의 관계와 경험을 작품에 녹였다. 특히 아들을 낳은 이후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모성애와 가정으로 바뀌었는데, 장게와는 한땀 한땀 놓은 섬세한 자수를 통해 그의 삶을 풍부하게 만든 아들, 친구, 가족을 묘사한다. 가장 가까운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개인적인 감정을 넘어 인류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도 전한다.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 선보이는 아프리카 작가의 작품인데도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이유다. 작가는 “작품의 주제가 보편적이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며 “내 목표 중 하나는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점을 찾는 것이다. 지성을 갖고 작품을 평가하는 대신 경험을 공유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지구 공동체와 인류를 주제로 한 전시를 이어 가는 게 목표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한국에 오지 못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 대중문화는 미디어에 많이 등장해 익숙하다. 매우 개방적이고 창의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한국의 전통 직물 모양에 관심이 많다. 궁궐이나 절도 꼭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서울 종로구 갤러리 리만머핀 서울에서 내년 1월 15일까지.
  • 비단에 수놓은 엄마의 마음…“일상 바뀌었지만, 주위 모든 것에 사랑을”

    비단에 수놓은 엄마의 마음…“일상 바뀌었지만, 주위 모든 것에 사랑을”

    얼핏 보면 동양의 전통 수공예 같다. 빨강, 파랑, 노랑…. 색색의 비단 조각이 겹겹이 쌓인 작품은 한국의 오방색처럼 어딘가 익숙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 비단 속 인물, 모두 흑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빌리 장게와(48)의 작품 얘기다. 한국에서 첫 개인전 ‘혈육’을 열고 있는 장게와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관객에게 문화적 의미가 있는, 공감 가능한 시각적 요소가 작품에 있다는 게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그는 한국에서 이름도, 작품도 낯설지만 해외에선 이미 유명한 작가다.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미국 워싱턴DC 스미소니언 국립아프리카박물관,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는 장게와는 손바느질한 실크 조각을 정교하게 콜라주한 작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여성의 노동’으로 여겨지는 바느질을 통해 예술의 새 장르를 개척했는데, 흑인 여성상에 대한 역사적 고정 관념과 착취에 도전했다는 평가다. 작품이 온전한 모양이 아니라 군데군데 갈라지고 찢어진 것은 파편화된 인간의 기억을 구현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작가가 가족, 노동, 일상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며 만든 작업물을 소개한다. 2년간 이어진 팬데믹은 작가, 여성, 엄마로서의 삶 모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상실, 죽음은 ‘현재’에 대한 힘을 깨닫게 했다. 장게와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도 인간관계를 다시 돌아봐야 했다. 판단력은 떨어졌지만, 공감 능력은 커졌다”며 “매일매일 내 욕망에 더 충실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이 같은 생각은 작품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장게와의 초기 작업은 보츠와나 지역의 야생 동식물을 수놓는 것이었지만 점차 흑인 여성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개인의 관계와 경험을 작품에 녹였다. 그는 일상의 장면을 통해 사회를 만드는데 꼭 필요하지만 자주 간과되는 여성의 일을 묘사하는데 관심이 많다. 작가는 “아주 어릴 때부터 내 몸이 가진 사회정치적 의미를 깨달았다. 언젠가는 일하면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내 작품의 목표는 첫째가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이고, 둘째는 감히 꿈꿀 수 없다고 느끼는 흑인 소녀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라며 “나아가 이같은 특정 분야의 인류애를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아들을 낳은 이후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모성애와 가정으로 바뀌었는데, 장게와는 한땀 한땀 놓은 섬세한 자수를 통해 그의 삶을 풍부하게 만든 아들, 친구, 가족을 묘사한다. 가장 가까운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개인적인 감정을 넘어 인간 공동체 전반에 대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도 전한다.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 선보이는 아프리카 작가의 작품인데도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이유다. 작가는 “작품의 주제가 보편적이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며 “내 목표 중 하나는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점을 찾는 것이다. 지성을 갖고 작품을 평가하는 대신 경험을 공유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지구 공동체와 인류를 주제로 한 전시를 이어 가는 게 목표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한국에 오지 못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 대중문화는 미디어에서 많이 등장해 익숙하다. 매우 개방적이고 창의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한국의 전통 직물 모양에 관심이 많다. 궁궐이나 절도 꼭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서울 종로구 갤러리 리만머핀 서울에서 내년 1월 15일까지.
  • 기운 몰고… 범 내려온다

    기운 몰고… 범 내려온다

    내년은 임인년(壬寅年) 호랑이해다. 임(壬)은 검은색, 인(寅)은 호랑이를 뜻한다니 ‘검은 호랑이의 해’인 셈이다. 호랑이해를 맞는 저마다의 의식을 치르기에 적합한 곳은 어딜까. 첫손 꼽히는 곳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지키는 인왕산이다. 호랑이의 기운을 가진 산이자, 호랑이처럼 강인한 인상의 악산(岳山)이며, 실제 호랑이가 자주 출몰했던 산이다.‘인왕산 모르는 호랑이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보통은 사람을 중심으로 속담이 만들어지기 마련인데, 이 속담은 호랑이 입장에서 쓰여져 독특하다. 노출을 꺼리고 은밀함을 즐기는 호랑이의 야생성에서 비춰 보면 인가와 바짝 붙은 인왕산(338.2m)은 다소 뜻밖이다. 금강이나 백두, 설악, 지리 등 깊은 산들을 선호할 법한데 말이다. 호랑이가 인왕산을 ‘알게’ 된 건 먹이 때문이지 싶다. 그리고 그 쉬운 먹이 중 하나는 한양 도성의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걸핏하면 호랑이가 민가와 궁궐을 덮쳐 난장판으로 만들었다는 기록이 이를 방증한다. ●좌청룡 낙산과 함께 수도 호위한 우백호 인왕산 인왕산은 호랑이의 기운을 가진 산으로도 유명하다. 조선 개국 당시, 한양으로 도읍하는 데 풍수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당시 무학대사는 인왕산을 주산으로 삼으려 했지만, 북악산을 주산 삼아 ‘제왕 남면(南面)’해야 한다고 주장한 ‘실세’ 정도전의 반대로 무산됐다. 풍수에서 좌청룡은 문인, 우백호는 무인을 뜻한다. 경복궁 이후 현 청와대에 이르기까지, 인왕산이 좌청룡 낙산과 함께 수도를 호위하는 우백호의 역할을 해 온 이유다. 인왕산은 거대한 바위산이다. 산자락을 따라 크고 작은 바위들이 솟아 있다. 범바위는 그중 하나다. 인왕산 주봉 아래 납작 엎드려 서울 도심을 호시(虎視)하고 있는 듯하다.범바위는 야경 명소다. 경관 조명이 설치돼 밤에도 오를 수 있다. 덜 추운 계절엔 범바위와 정상 일대가 인파로 북적댄다. 외국에도 꽤 알려진 듯하다. 코로나19로 외국인 보기가 쉽지 않은 요즘에도 인증샷을 찍는 외국인과 마주할 수 있다. 어디 야경뿐일까. 사실 범바위는 해돋이, 해넘이 때도 풍경 맛집이다. 단지 야경으로 더 많이 알려졌을 뿐이다. 사직공원을 들머리 삼아 오른다. 초반부터 된비알이어서 무르팍이 꽤 팍팍하다. 범바위까지는 20분 남짓이면 오른다. 고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사방이 탁 트여 고산준봉 못지않은 시원한 풍경이 펼쳐진다. 범바위를 향해 오르다 보면 한양 도성 너머로 예사롭지 않은 바위 하나와 절집이 눈길을 끈다. 각각 선바위와 인왕사다. 선바위를 두고도 무학대사와 정도전이 논쟁을 벌였다고 한다. 무학대사는 바위를 도성 안으로 끌어들여야 길하다고 했고, 정도전은 밖에 둬야 좋다고 했다. 선바위가 있는 곳은 성벽 밖이다. 결국 정도전의 주장이 또 먹혔던 거다. ●중종과 단경왕후의 이야기 담긴 치마바위 인왕산 정상 일대는 거대한 암릉이다. 풍성하게 부푼 모양새가 꼭 한복 치마를 보는 듯하다. 치맛단에 해당되는 바위 아래엔 주름도 접혀 있다. 실제 이름도 치마바위다. 바위엔 왕가 여인의 사연이 깃들었다. 이름의 유래가 된 이는 조선의 11대 왕 중종의 첫 번째 왕비인 단경왕후 신씨다. 그는 아버지가 중종반정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7일 만에 폐서인이 된 비운의 왕비다. 중종은 열두 살 어린 나이 때부터 부부의 연을 맺었던 신씨가 인왕산 아래 옛 거처로 쫓겨나자 종종 경회루에 올라 아내를 그리며 인왕산 기슭을 바라보았다고 한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신씨는 자신이 입던 붉은 치마를 경회루가 잘 보이는 치마바위에 매일같이 걸쳐 놓았다지. 두 사람의 애끓는 이야기가 치마바위 곳곳에 새겨진 듯하다. 인왕산 정상에는 서너 명이 동시에 설 수 있는 작은 바위가 하나 있다. 치마바위 윗부분이라선지, 둘둘 만 한복 치마의 허리춤을 닮은 듯하다.●자연·도심 풍경 안은 ‘인왕산 숲속쉼터’ 정상에서 내려와 부암동 쪽으로 가다 보면 기차바위가 나온다. 정상 쪽에서 보면 울퉁불퉁 솟은 여러 바위들의 집합체처럼 보이지만, 부암동 쪽에서 올려다보면 거대한 단일 암릉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 경관이 무척 장엄하다. 예서 윤동주문학관까지는 계속 내리막이다. 이 구간에 볼거리들이 몇 개 있다. ‘인왕산 숲속쉼터’는 지난달 말에 개방된 따끈따끈한 ‘신상’ 명소다. 군인들이 머물던 옛 인왕3분초를 시민 쉼터로 리모델링했다. 인왕산엔 예부터 군 초소가 많았다. 김신조 등 북한 특수부대원들이 청와대를 기습하려다 미수에 그친 1968년 1·21사태 이후 무려 30개가 넘는 초소가 설치됐다. 이후 조금씩 빗장을 풀던 인왕산이 완전 개방된 건 2018년이다. 대부분의 초소가 철거됐고, 3곳만 보존을 위해 남겼다. 인왕산 숲속쉼터는 그중 하나다. 숲속쉼터는 목조 건축물이다. 인왕3분초에서 상부는 철거하고 하부만 남겨, 그 위에 친환경 목재 건물을 올렸다. 자연과 도심 풍경을 자연스레 내부로 끌어들인 기법이 인상적이다. 올해 한국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 건축상 ‘3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유명세로 치면 사실 인왕 스카이웨이의 초소책방이 압도적이다. 차량 접근성이 좋고, 서울 도심이 굽어보이는 곳에서 차 한 잔 마시며 쉴 수도 있다. 한데 번다한 게 흠이다. 반면 숲속쉼터에선 북악산, 청와대 등을 굽어보며 한적하게 쉬어 갈 수 있다.●인왕제색도 속 ‘기린교’ 품은 수성동 계곡 좀더 아래로 내려가면 청운문학도서관이 나온다. 옛 청운공원 관리소를 한옥 책방으로 새로 꾸몄다. 도서관 바로 위엔 ‘인왕산에서 굴러온 바위’가 있다. 2007년 ‘공공의 기억 살리기 프로젝트’의 하나로 조성된 조형미술작품이다. 애초 경복궁 고궁박물관에 있던 것을 이듬해 현재 위치로 옮겼다. 이 조형물은 늘 ‘현재진행형’이다. 하루하루 수많은 시민의 손길이 더해질 뿐 완성의 날은 없다. 조형물에 돌을 올려 치성을 드리면 복을 가져다준다니, 한 번 시도해 보시길. 등산로 끝자락엔 윤동주문학관이 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시인 윤동주를 기리는 공간이다. 버려진 옛 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서 만들었다. 문학관 왼쪽엔 ‘시인의 언덕’이 조성돼 있다. ‘서시’를 새긴 시비 너머로 사뭇 다른 느낌의 서울이 펄쳐진다. 내친걸음 수성동 계곡까지는 둘러봐야 인왕산 여정이 마무리된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와 ‘장동팔경첩’ 등에 등장하는 계곡이다. 복원 공사 중 겸재의 그림에 등장하는 기린교가 옛 모습 그대로 발견되면서 단박에 인왕산의 명소로 떠올랐다. ■ 여행수첩 -인왕산은 사직공원, 수성동 계곡, 윤동주문학관 등에서 오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곳은 윤동주문학관이다. 다른 곳보다 고도는 높은 반면 오르막 경사는 덜하다. 범바위를 먼저 보겠다면 사직공원 쪽에서 올라야 한다. 독립문 쪽에서 오를 수도 있다. 주변에 옛 서대문형무소, 딜쿠샤(기미독립선언서를 외신으로 처음 보도한 미국 언론인 앨버트 테일러의 가옥) 등 명소들이 많다. -인왕산 일대는 주차장이 거의 없다. 코로나 때문에 화장실 인심도 박해진 만큼 산행 전에 대비를 해두는 게 좋다. -윤동주문학관 너머에도 창의문, 석파정, 부암동 등 걸어서 돌아볼 만한 곳이 많다. 문학관 앞 도로엔 대형버스 서너 대가 설 수 있는 주차장이 있다. 주로 지방의 관광버스들이 주차(2시간)하는 공간이다.
  • ‘경복궁 태원전 현판’ 엉터리로 복원했다…진짜는 박물관 소장

    ‘경복궁 태원전 현판’ 엉터리로 복원했다…진짜는 박물관 소장

    경복궁 복원 과정에서 재건한 태원전(泰元殿)의 현판이 잘못된 서체와 색상으로 복원됐다. 심지어 본래 현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는데도 문화재 당국은 이런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일 공개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현판’ 보고서에 따르면, 태원전에 걸렸던 편액은 검은색 바탕에 금색으로 ‘태원전’(泰元殿)이라는 글씨가 새겨졌다. 경복궁이 중건된 1868년 이후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크기는 가로 166.5㎝·세로 69.3㎝이다. 하지만 현재 경복궁 태원전에 걸린 현판은 검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이며, 서체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과 다르다. 이 현판 글씨는 2018년 별세한 서예가 양진니가 썼다고 알려졌다. 태원전 현판은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최근까지도 거의 제기되지 않은 유물이다. 이번 오류는 경복궁 복원을 추진한 문화재청과 방대한 문화재를 소장한 국립중앙박물관 사이에 긴밀한 협력 체계가 없어 일어난 일로 보인다.문화재청이 2005년 발간한 ‘경복궁 태원전 권역 중건 보고서’에는 태원전 현판이 보존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역사건축기술연구소가 2015년 문화재청에 제출한 ‘궁궐현판 고증조사 연구용역’ 보고서에도 태원전 현판은 현대에 변형된 현판으로 분류되지 않았으며, 문화재청이 이듬해 발표한 ‘명확한 오류가 확인된 현판’ 명단에도 태원전 현판은 포함되지 않았다. 문화재청 소속 국립고궁박물관은 지난해 12월 발행한 ‘조선왕실의 현판Ⅰ’ 자료집 주석에서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조선총독부 박물관에서 이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복궁 서문 영추문과 건청궁, 태원전 등 일부 현판이 남아 있다”고 간단히 기술했을 뿐, 태원전 현판에 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국립고궁박물관 관계자는 “자료집을 작성하면서 박물관 소장품 검색 누리집인 e뮤지엄에서 태원전 현판을 확인했다”면서 “실물을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태원전 현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는 사실은 박물관 사람들 사이에는 알려졌을 것”이라면서 “경복궁 복원 과정에서 일어난 일은 알지 못한다”고 했다. 학계 관계자는 “태원전 현판은 명백히 잘못된 복원 사례”라며 “문화재청이 국립중앙박물관에 태원전 현판이 현존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색상과 서체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2021년 마지막을 장식한 왕실 유물 ‘위장 낙인’

    2021년 마지막을 장식한 왕실 유물 ‘위장 낙인’

    국립고궁박물관은 ‘위장 낙인’을 ‘12월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로 정해 상설전시장 ‘조선의 궁궐실’에서 공개한다.  위장 낙인은 ‘부신(符信)’의 위조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로 말 그대로 ‘위장(衛將)’이라는 글자를 부신에 찍는 낙인이다. 위장은 조선 시대 궁궐 숙직, 순찰 등을 담당하던 군인으로 궁궐을 순찰하면서 도둑이 들거나 화재가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했다. 그리고 이들은 ‘부신’이라는 신분을 증명하는 나무패를 지녔다.  부신은 임금이 교체될 때마다 새롭게 제작해 이전에 사용한 물품은 폐기해 현존하는 유물이 많지 않다고 알려졌다. 국립고궁박물관이 공개한 소장품은 조선 후기인 고종 연간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높이 50.2㎝이고, 도장을 찍는 면인 인면(印面)은 가로 2.0㎝·세로 2.8㎝이다. 인면 글자는 ‘위장’(衛將)이며, 옆면에도 ‘위장’ 글씨를 새겼다. 대한제국 국새와 부신을 설명한 기록인 ‘보인부신총수’에 따르면 부신 앞쪽에 글자 ‘위장’을 조각하고, 뒤쪽에 낙인을 찍어 사용했다. 국립고궁박물관 관계자는 “위장 낙인은 궁궐 치안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옛사람들이 발휘한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유물”이라고 전했다. 유물은 1일부터 문화재청과 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를 통해서도 공개되며, 계정을 통해 해설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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