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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제속으로/ 제주 해녀축제 - ‘물속의 삶’ 육지서 한마당

    제주 해녀들의 탄생,삶과 죽음,그리고 해녀들이 창조해낸 제주의 해양문화….이 모든 것을 보여줄 제주 해녀축제가 30일부터 6월6일까지 제주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제주도와 2002 월드컵추진기획단이 한·일 월드컵대회를축하하기 위해 ‘다이내믹 코리아 페스티벌 2002 제주 해녀축제’라는 이름으로 펼칠 이 축제는 ‘바람축제’‘무혼굿’‘거리굿’‘공연’‘거리축제’‘어촌마을 신당(神堂)기행’ 등으로 나눠 진행된다. 30일 제주시 탑동 해변공연장에서의 전야제는 ‘바람축제’로 시작된다. 요왕기·선왕기를 단 100여척의 어선이 삼양·도두 포구를 출발,탑동해안으로 달리는 가운데 풍어를 기원하는 영등신맞이 굿판과 걸궁 한마당이 탑동광장에서 질펀하게 펼쳐진다.바람의 신 ‘설문대 할망’전설도 춤과 슬라이드쇼,서사시 낭독,불꽃놀이 등으로 한데 엮어져 맞이굿 형식으로 등장한다. 6월1일 오후 북제주군 구좌읍 세화장터에서는 젊은 춤꾼하정민·최지은의 ‘살재비꽃’ 공연에 이어 무형문화재이중춘 심방이 집전하는 ‘무혼굿’이펼쳐진다.바다에서죽은 해녀들의 영혼을 달래고 한을 풀어주기 위한,근래 구경하기 힘든 5시간 동안의 망자(亡者) 천도굿인 이 굿은혼씌움-요왕맞이-시왕맞이 등의 순서로 치러진다. 2일 세화리 해녀항쟁 기념탑 광장과 세화장터에서는 해녀항쟁 거리굿과 지역 해녀가족들 만나보기 행사와 함께 극단 ‘자갈치’의 마당극 ‘봄날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의’가 펼쳐진다. 어촌마을 신당기행은 3일 제주시 다끄내 신당을 시작으로 도두오름 허릿당∼이호동 해신당∼구엄리 염전∼고내리포구∼수원리 영등당∼고산 자구내 해신당 탐방,4일 우도·종달지역 해신당·방사탑·종달잇당·목지당 기행,5일 마라도 애기업개 처녀당 탐방 순으로 이어진다. 우도와 마라도 탐방에서는 무용가 김희숙과 강미리 부산대 교수가 춤공연을 펼치고 문예회관 소극장에서는 배우예술의 극치를 보여줄 김헌근의 모노드라마 ‘호랑이 이야기’가 공연된다. 축제 마지막 날인 6일에는 남제주군 사계마을 해안에서해녀 대축제가 열린다.거리굿과 잠수굿에 이어 해녀 경창대회,해녀 물질대회,해녀 헤엄치기,해녀 줄다리기가 펼쳐지고 가수 한영애와 풍물굿패 ‘살판’의 공연이 흥을 돋우게 된다. 부대행사로는 해산물 먹거리장터,해녀 옛 사진 전시회,해녀용품 전시회 등이 제주시 탑동광장과 세화·사계마을에서 마련된다. (064)755-7372,723-7372.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양귀비 꽃보다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제1회 논개제 24일부터

    ‘…아! 강낭콩 잎보다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임진왜란 당시 왜장을 껴안고 남강에 투신한 의기 논개(論介)의 충절을 기리기 위한 ‘진주논개제’가 24일부터 26일까지 경남 진주성에서 열린다.올해 첫 해다. 진주 논개제는 호국과 충절로 대표되는 진주정신을 내외에알리기 위해 그동안 따로 열리던 ‘의암별제’와 전통예술공연을 집대성,전통예술축제로 계승한 것이다. 축제 중 갖가지 전통문화·예술행사가 있지만 으뜸은 첫날진주성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의암별제.임진왜란이 끝난 뒤 진주사람들이 조정에 탄원,논개의 충절이 공식 인정되면서고종5년(1868년) 당시 진주목사였던 정현석이 창제했다. 의암별제는 조선시대 종묘제례와 문묘제례에 버금가는 종합가무제로 여성들만 참여하는 국내 유일의 제례이다.별제가끝나면 구경꾼에게 음식을 나눠주고,제관·헌관·무관·악관 등이 논개 신위를 모시는 신위 순행이 뒤따른다. 또 둘째날 남강 의암(義岩)에서 재현되는 논개투신도 볼거리다.진주성을 함락한 왜장들의 연회에 나온 논개가 왜장 게야무라를 의암으로 유인,껴안고 투신하는 장면을 재현한다. 순간 변사의 상황 설명으로 현장감을 살리고,시 낭송과 대금 독주 등으로 분위기를 조성한다.남강에 스민 논개의 혼을 되살리는 혼건지기와 혼달래기 굿이 이어진다. 이밖에 배따라기 ‘선유락’,진주 오광대놀이,수영야류 말뚝이춤,비나리와 굿춤,마당극 등이 마지막날까지 공연된다. 또 부대행사로 진주의 대표적인 먹거리인 비빔밥축제가 시청에서 열리고,대안동 차없는 거리에서는 거리연희단이 현장공연도 한다. 가족·친지들과 참여해 신명나는 전통문화에 취해보고,호국충절의 정신을 되새겨봄직하다.(055)749-2051. 진주 이정규기자 jeong@
  • 레저 단신/ 용평 오프로드 가족축제 개회

    ◆용평 오프로드 가족축제 개회 4륜구동 자동차 애호가들의 잔치인 제2회 용평 오프로드 가족축제가 18∼19일 강원도 용평리조트에서 열린다.‘슬로프 체험주행’‘트라이얼 주행’‘오프로드 드래그 레이싱’ 등 각 종목에서 박진감 넘치는 레이싱이 펼쳐진다.특히 이번 행사에선 마니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오프로드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한편 이곳에서는 ‘2002 아시아 크로스 컨트리 랠리’에참가할 한국대표를 뽑는 선발전도 함께 열린다.(02)673-2047. ◆'1박2일 주말이 즐겁다'출간 굿데이의 레저 전문기자인 김산환씨가 1박2일 주말 여행길을 안내하는 ‘1박2일 주말이 즐겁다’(성하출판)를 냈다.자동차로 4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여행지 40곳을 계절별로 구분해 소개했다.특히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와 잠자리를 엄선,‘맛있는 여행’,‘편안한 여행’이 되도록 했다.1만원.
  • 서울공연예술제 참가 ‘행복한집’ 주인공 이정섭

    여성스러운 목소리와 코믹한 연기로 안방 시청자들에게 웃음꽃을 선사했던 탤런트 이정섭(56).그가 웬만큼 작품성이있지 않고는 끼기 힘든 ‘2002 서울공연예술제’의 공식 참가작품인 ‘행복한 집’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고 잠시 갸웃거렸다.그의 ‘정체’가 궁금해 공연 연습이 한창인 7일대학로의 한 소극장을 찾았다. 배우들의 ‘맏언니’로 연기 지도를 하고 있던 그에게 “바쁘시겠네요.”라고 말을 건네니 “좀 바쁘네요.”라며 의외로 ‘쌀쌀 맞은’ 반응이 돌아왔다.하지만 곧 ‘프로’답게의자를 가져다 인터뷰 자리를 만들어 줬다. “중3때부터 연극을 했으니까 연기 인생이 40년이 넘었지.목소리가 이렇다 보니 대학 졸업하고 연출쪽으로 나가게 됐는데 64년부터 연출을 한 작품은 부지기수야.지금은 배우,연출,요리 모두 재미있어요.” 대뜸 반말로 말문을 열어 처음엔 당황스러웠다.곧 아버지뻘 되는 연륜을 생각하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이번 연극에서 맡은 역은 행복한 송씨 부부에게 접근해 행복을 깨뜨리는 ‘여우’역.송씨 부부는 여우의 꾐에 넘어가 행복을 의심하게 되면서 파국을 맞게 된다.“행복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 추구하는 거예요.흔들리지 않고 자기 자리에 충실할 때 느끼는 거죠.김 기자도 기사를 열심히쓸 때 가장 행복하지 않나.” 왜 이 연극을 선택했느냐고 묻자 “연출자가 고교 후배로아주 친한 사이예요.마침 주제도 내 생각과 맞아 떨어지고,불교적 색채가 짙은 것도 맘에 들고….그래서 열심히 하는데 평가는 관객에게 맡겨야죠.” 연출은 영화 ‘투캅스’에서코믹 연기를 보여줬던 김일우씨가 맡았다.김씨가 굿과 전통연희를 섞은 민화극 분야의 베테랑 연출가라는 사실도 놀랍다.“지금은 내가 지도를 받지만 고교 연극반 때는 나한테많이 혼났지요.” 처음 ‘행복한 집’의 대본을 받았을 때는 대사가 잘 안 읽혔다고 한다.“대사 하나하나가 만물의 이치를 짚는 심오한데가 있어 어려웠지.지금은 웬만큼 소화해낸 것 같아요.그렇다고 우리 연극이 어려운 연극은 아니에요.노래도 많이 들어가고 주제도 딱 와닿고….” 장성한 아들까지 있는데 계속 여성스러운 이미지로 비쳐지는 게 싫지는 않을까.“아냐∼ 괜찮아.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최선을 다할 수만 있으면 좋은 거죠.영화든 연극이든마당극이든 국극이든 불러만 준다면 어떤 역이라도 열심히할거예요.” 연거푸 질문을 해대자 “얼마나 크게 써주려고.나 연습해야 돼.”라고 웃으며 분장실로 사라졌다.곧 시작된 리허설 무대에 선 그는 가볍지 않으면서도 특유의 여성스러운 장점을살린 연기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부드럽고 사근사근한모습은 사라지고 영락없이 영악한 여우의 모습이었다.19일까지.학전 블루 소극장.(02)763-8233. 김소연기자 purple@
  • [러 외교문서로 밝혀진 구한말 비사] (1)초대 대리공사 베베르의 수기

    1884년 첫 수교,1990년 재수교….한국과 러시아가 외교관계를 맺은지 118년이 지났지만 한·러 관계사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첫 수교 이후 한일합방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의 대한(對韓)정책은 일본과 더불어 38선 남·북 분할점령,한반도 전역 무력점령 및 보호국화,독립국가 유지안을 중심으로 변화해왔다.남·북 분할점령안은 해방 및 6·25전쟁 이후 현실화됨으로써 한국민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대한매일은 박종효 전 모스크바대학 교수가 지난 10년 동안 러시아 각지에 흩어져 있는 20여개 한국관련 문서보관소를 샅샅이 뒤져 수집한 3000여건의 외교,정치,군사,경제관계 보고서 중 1884년 수교 이후부터 1910년 한일합방을전후한 시기의 미공개 외교문서 1000여건을 해제해 최초로 공개한다. 100여년만에 햇볕을 본 이 극비문서에는 조선주재 초대러시아 대리공사였던 베베르의 수기를 비롯,1·2차 군사고문단 파견의 실상,고종과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2세가 주고받았던 친서,러시아측의 기획외교로 인한 헤이그밀사 파견 실패 등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는 새로운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주 2회씩 10회에 걸쳐 계속되는 이번 연재물은 그동안 미흡했던 한·러 관계사의 복원은 물론,우리 근세사에서 잘못 알려진 부분들을 바로 잡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문서보관국 서고에 묻혔다가 100년만에 햇볕을 본베베르의 수기 ‘1898년 전후 대한제국’은 러시아의 대한(對韓)정책의 실상과 당시 우리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베베르는 수기 전반부에서 자신이 공사로 재임했던 1898년 이전의 대한제국의 실정과 러시아의 극동정책에 관해기술했다.후반부에서는 1903년 고종재위 40년을 맞아 경축 러시아특사로 다시 찾은 대한제국이 일본의 경제식민지로 전락한 상황을 상세하게 기록했다.모두 144쪽 분량으로된 이 수기는 자필로 작성됐지만 이를 보고받은 러시아 외무부가 황제에게 보고하기 위해 타이핑했다. 1895년 10월8일 민왕후가 일본인에 의해 잔인하게 시해된 사실이 알려지자 복수를 위해 전국적으로 봉기가 일어났다.민왕후가 시해당한 후 수개월동안 고종왕은 일본군의감시아래 포로처럼 대궐에 갇혀 있었다. 베베르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전말을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다.그는 사건 발생 당시 현장을 목격한 러시아인 건축기사이자 궁궐경비원이었던 사바틴의 증언서와 자신의목격담을 난수표 암호전문 형식으로 러시아 외무부에 잽싸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니콜라이2세 황제는 이 보고서를 읽고 친필로 “천인공노할 사건이니 좀 더 자세히보고하라.”고 지시했다.이어 극동지역에 주둔하던 아무르군관구 사령관에게 비상경계에 들어가도록 지시했다. 민왕후가 시해당한 후 수개월동안 일본군의 감시하에 포로처럼 대궐에 갇혀있던 고종은 1896년 2월11일 아침 7시30분 여인복장으로 변장하고 왕세자와 함께 부인용 가마 두 대에 앉아 공사관으로 피신해오는 데 성공했다.뜻밖의 정변이 발생한 것이다.고종의 탈출소식을 들은 수천명의 군중이 공사관 담벽 아래로 몰려와 국왕의 탈출을 만세로 환호했다.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해온 이후 모든 국사는 러시아제국의 국기가 게양된 러시아공사관에서 경비해군 160명의 호위 아래 행해졌으며,각부 대신들은 공사관건물 안에 병풍을 친 임시 사무실을 사용했고 본인과 협의하라는 왕명을 받으면 어떤 사건이든 대신과 단둘이서 논의할 기회가 주어졌다. 고종이 러시아공사관 옆에 위치한 경운궁(덕수궁)으로 환궁할 때까지 1년동안 자신이 대한제국의 국사를 사실상 좌지우지했음을 드러낸 대목이다.이때부터 러시아는 이전에일본이 누리던 영향력을 대신했다.베베르가 분석했듯이 러시아는 1884년 수교 이후 10여년간 대한제국 문제에 무관심했다.당시 러시아의 주된 관심은 청국이었으며 시베리아의 경제 여건을 호전시키는 데 있었다.따라서 러시아공사관의 임무는 청과 일본이 대한제국을 ‘독식’하지 못하도록 소극적으로 방어하는 데 있었다.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한 1년은 베베르와 러시아에는 더할 나위 없는 호기였지만 고종에게는 암울한 시기였다.당시 러시아공사관 서기였던 쉬테인은[“그는 두개의 방에 왕세자와 각각 따로 앉아공사관 뜰을 무심히 바라보기도 하고 때로는 서서 방안을 이리저리 거닐었다.가끔씩은 두려움에 떨며 이웃 궁궐(경운궁)에 계신 노대비(명헌태후)에게 문안을 드리려고 몰래 세자와 함께 가곤 하셨다.그리고 남은 시간은 방안에 은둔하고 앉아 계셨다.”]고 외무부에 보고했다.고종의 공사관 생활은 수인(囚人)과다를 바 없었다는 증언이다. 청·일전쟁 후 지방세가 서울로 납입되지 않아 국고는 텅 비어 있었다.일본인 재정관리자와 고문관이 떠나버리자국고에 잔액이 얼마 남았으며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관리들의 월급,특히 군인과 경찰관에게 제때 월급을 지불하기 위해서는 탁지부(재무부)의 재정실정을 밝혀야 했다. 베베르는 영국인 해관총무사 브라운을 재정고문으로 천거해 이 일을 맡겼다고 밝혔다.브라운은 지방에서 올라온 수입을 올바르게 수령,장부에 기입하고 지출을 줄여 관리들에게 월급을 지불할 수 있었으며,이때부터 관리에 대한 통제가 이뤄졌다고 기록했다.1896년말 국고는 1,660만엔의여유가 생겼으며,일본에서 차관으로 들여온 300만엔 중 100만엔을 상환하고 이듬해 가을 또 100만엔을 갚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고종이 환궁한 후 신변안전책으로 단행된 조선군의 개편작업에도 베베르가 깊숙이 개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종왕의 요청을 받아들여 시베리아에 주둔하고 있던 러시아군에서 2차에 걸쳐 군사교관단을 초청,대궐시위대 2개 대대를 교육시켰으며 러시아식 군운영체계를 도입했다.여타의 대한제국군들은 러시아교관단이 관리하는 대대로 들어오려고 애를 쓰기도 했다. 베베르는 러시아국가회의 체제로 의정부의 개편,13개 도와 342개 군으로의 행정구역 분할,범법자에 대한 처벌 법규 시행,재정고문 알렉세예프 파견 요청,러시아어학교 개교,러청은행 지점 개설 등 자신의 업적을 열거했다.이 기간동안 서북 석탄광개발과 압록강,두만강변의 벌목이권을러시아가 따낸 사실도 털어놨다. 그는 대표적인 친한파인사로 알려졌지만 고종과 황실인사는 물론,한국과 한국인을 혹평하기도 했다. [대한제국을 떠난 지 5년만에 다시 와보니 거리의 남루한복장은 이전보다 두배나 많았다.…고종황제는 무당을 불러 굿을 하는 엄비(嚴妃)를 따라 미신을 신봉하고 있었다.…정치적인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있었다.일본인들이 다시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한국인은 러시아,일본 기타 열강의 국제관계 및 그들의 정치적 의도를 제대로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나라가 어떤 처지에 놓였는지제대로 몰랐다.…강대국과 종속관계에 놓여 독립심이 박약하고 의타심이 강하다.…고종은 아주 호감을 주는 인품이지만 많이 쇠약해졌으며,공적과 능력에 따라 관직에 임용되지 않고 뇌물의 액수에 의해 결정됐다. 1903년 다시 서울에 와보니 일본인들은 대한제국의 독립을 보장한다면서도 정치,경제적 예속화를 촉진시키는 데모든 수법을 동원하고 있었다.한국인들은 일본의 속셈을알지 못했고,러시아는 법적으로 그런 정책을 중지시킬 권한을 보유하고 있지 못했다.일본은 은밀하면서도 조직적으로 대한제국의 조정과 국민자산을 잠식하고 있었다.] 그는 일본의 영향력이 확산될 수밖에 없는 7가지 이유를열거하면서 대한제국이 조만간 일본의 정치적 속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한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은 2만명을 넘으며,일본인 1인당 한인 5명이 식모,사무실 서기,잡부,납품상인 등으로고용되다시피 했다.…대한제국 연간 무역액의 72%를 일본이 차지할 정도였다.…1898년 9월 경부선철도 부설권 협정서 중 ‘철도에 필요한 역사,창고 등 대한제국측이 제공하는 부지는 철도회사에 귀속되며 역사는 필요한 곳에 건설하되 역 앞에는 일본인 이외 타민족의 거주를 금한다.’는 불평등 조항 때문에 철도부설과 동시에 대한제국의 철도및 역사주변 땅은 일본의 소유물로 전락했다.…일본은 대한제국과 다른 국가들이 통신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서울∼부산∼일본해저 전신선을 통제했다.…개항지마다 일본은행이 개설돼 일본엔화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노주석기자 joo@ ■베베르는 누구 우리나라에 부임했던 역대 외교관 중 초대 러시아 대리공사 겸 총영사였던 베베르만큼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한외교관은 없었다. 베베르는 1885년부터 1897년까지 12년 동안 공사로 재직하면서 고종의 최측근 인사로 통했다.그는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에 머문 1년 동안 친러시아내각을 출범시키는 등 대한제국의 국정을 사실상 좌지우지했다. 고종은 베베르가 멕시코 공사로 발령나자 ‘이임이 유감스럽다.장기간 유임시켜달라.’는 친서를 니콜라이2세에게 보냈다.니콜라이2세는 고종 재위 40주년 경축식(1902년)에 당시 야인이던 베베르를 사절단장으로 특파하기도 했다. 이번에 발굴된 문서 중에도 ‘베베르는 고종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텁고 한국인들에게 지금도 좋은 평가를 받고있다.’‘베베르를 경축사절단장으로 결정한 것은 고종황제에게 가장 기쁜 일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나온다.고종은 서울에 온 베베르를 자문역으로 붙잡기 위해 니콜라이2세에게 서울체류 연장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베르에 대한 학계의 연구실적은 전무하다시피하다.그의 출생연도와 학력,수기 등도 이번의 문서 공개를 통해 처음 알려지게 됐다. 베베르는 1841년 6월5일에 태어난 독일계 러시아인.부친은 루터교 선교사였다.페테르부르크 제국대학 동양어학부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5년동안 중국어 공부를 했으며 이후 톈진영사와 일본 총영사를 거쳐 조선주재초대 대리공사로 부임했다. 베베르는 러시아 외무부와 중국,일본 등 주변국 외교가에서 ‘친한파’로 낙인찍힌 데다 수뢰사실(2만엔)이 외무부에 알려지는 바람에 서울을 떠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주석기자 ■박종효 前모스크바대 교수 “러 문서국 20곳서 10년간 자료 뒤져” “러시아에 산재한 20여개의 국립문서보관소에는 한국과관련된 방대한 양의 비밀문서가 먼지를 뒤집어쓴 채 방치돼 있습니다.러시아가 한국 근대사와 현대사에 미친 영향을 감안하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러시아 문서수집 및 번역 부문에서 국내 최고의 권위자로 꼽히는 박종효(朴鐘孝·65) 전 모스크바대학 교수는 지난 90년 한·러 재수교 직후 러시아문서보관소가 외국인에게도 개방되자 가장 먼저 그곳으로 달려갔다.문서보관소는전세계에서 몰려온 학자들로 만원사례를 이뤘지만 한국관계문서를 찾는 학자는 박 전 교수뿐이었다. “문서보관소에 소장된 문서를 조사,열람한 뒤 복사하려면 기록부에 이름을 남기게 되는데 한국 학자들의 이름은본 적이 없어요.” 러시아어와 러시아사,한국사,한·러관계사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학자들이 드문 탓도 있었지만 소장된 문서가외교,군사,경제 등 전문 분야의 필사본이어서 웬만한 학자들은 엄두를 내기도 힘들었다.산더미처럼 쌓인 문서보관소의 서고를 뒤져 한국관련 문서를 찾아내기란 숨은 그림찾기나 마찬가지였다.최근에야 러시아어와 역사를 전공하는소장학자 몇명이 한국관련 자료 수집작업에 합류했다. 박 전 교수는 99년부터 2년 동안 국제교류재단으로부터연구비를 지원받아 문서찾기와 번역,해제작업을 해왔으며,조만간 ‘러시아국립문서국 소장 한국관련 문서 요약해제집’이란 책을 펴낼 계획이다. “러시아국립문서보관소에 소장된 비밀문서의 목록을 총망라,문서목록해제집을 간행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일입니다.제정러시아 대외정책문서보관소,군사문서보관소,연방문서보관소의 서고에 숨겨져 있던 문서들을 분석해 보면 러시아가 견지해온 한반도정책의 과거는 물론,현재와미래까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박 전 교수는 러시아측의 공개 제한조치로 ‘극비문서’들이 소장된 크렘린문서보관소와 KGB문서보관소에 접근할수 없었던 점을 아쉬워했다.그는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한 뒤 소련 아카데미 러시아역사연구원에서 박사학위와 교수자격(독토르)을 땄고 모스크바대학 객원교수로대학원생들에게 한·러관계사를 강의했다. 노주석기자
  • [취재석에서] 히딩크의 ‘엄지손가락 특훈’

    ‘히딩크의 엄지손가락’이 바쁘다. 5일 오전 국가대표 훈련캠프가 차려진 서귀포 강창학경기장.6명씩 4개조로 나뉘어 미니게임이 한창이었다. 미니게임 심판을 보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엄지손가락을위로 들어 “뚜리(차두리),베리 굿” “에브리바디 굿”을 외치며 선수들의 기를 살려줬다.반면 실수를 하거나 위치 선정이 잘못되면 직접 달려가 엄지손가락으로 바닥을 가리키며 “키현(설기현),노,에러”로 주의를 줬다. 선수들이 훈련중에도 히딩크 감독의 엄지손가락을 주시할수밖에 없는 이유다. 6일 훈련에서 히딩크 감독의 하늘로 향한 엄지손가락 세례를 연이어 받은 차두리는 땀에 흠뻑 젖었으면서도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서귀포 훈련은 매일 오전·오후 두 차례에 걸쳐 두 시간씩 진행된다.강도높은 훈련과 다소 완화된 훈련을 이틀씩반복하면서 체력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훈련내용은 달리기와 스트레칭,완급을 조절해 달리는 인터벌 트레이닝,쇼트 패싱,그리고 8명 또는 6명씩 나뉘어 진행되는 미니게임 등이다. 중간중간 내용은 바뀔 망정 두 시간 내내 쉴 틈 없이 뛰어야 하는 선수들은 연신 헉헉대며 신음을 토하기 일쑤다.막바지 체력강화를 기본으로 전술 및 기술 완성도를 높이려는 히딩크 감독의 의중이 엿보인다. 체력이 좋은 설기현도 훈련을 마친 뒤 “체력을 중시하는 유럽에서도 이렇게 강도높은 훈련은 시키지 않는다.”며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플레이 하나하나마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히딩크의 엄지손가락’이 주전 경쟁에서 중요한 징표가 되기 때문에 더욱 의욕을 불사르며 훈련에 임하게 된다는 것이 선수들의 얘기다. 히딩크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베스트 11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경쟁을 부추겼다.결국 히딩크 감독의‘엄지손가락 도장’을 많이 받은 선수가 베스트 11을 꿰찰 것이란 뜻이다. 이로 인해 선수들은 감독의 엄지손가락 방향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을 느끼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히딩크 감독의 엄지 손가락이 바빠질수록 선수들의 몸놀림이 덩달아 빨라지면서 한국의 월드컵 16강 꿈도 빠르게현실로 다가오는것 같다. △ 박록삼 기자
  • 보기좋은 제품이 매출도 ‘굿’디자인=경쟁력 시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우수 디자인=상품 매출 증대’로 이어지면서 기업들이디자인 개발과 우수 디자이너 확보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5일 산업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많은 기업들이 앞다퉈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했다.품질과 가격만으로는 더이상 차별화를 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디자이너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현재 활동중인 경력 3년 이상의 산업디자이너는 1000명 안팎에 불과,기업들의 디자이너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의 ‘싼타페’는 우수 디자인이 곧 매출 신장으로 이어짐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싼타페는 기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달리 부드러운 곡선으로 외관을처리,강인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준다는 평가를 받으며현대차의 질주를 주도하고 있다. 싼타페를 탄생시킨 윤선호 실장은 경력 20년의 베테랑으로 액센트·아반테·쏘나타 등도 그의 손을 거쳤다.싼타페 디자인은 장장 27개월에 걸친 연구 끝에 탄생한 옥동자로 지난 2000년 굿디자인(GD)페스티벌에서 영예의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했다. LG전자의 ‘디오스’ 냉장고는 단순하면서도 실증나지 않는 외관에 기능성을 높인 작품이다.지난 99년 GD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지난해 미국산업디자이너협회(IDSA)와 비즈니스위크가 공동 주관한 디자인페스티벌에서도 금상을 받았다. 디오스 냉장고를 디자인한 LG전자 장용훈 선임연구원은이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전문가.장연구원은 “냉장고의 경우 평균 수명이 10년 가까이 되기때문에 무엇보다 실증이 나지 않아야 된다.”면서 “따라서 톡톡 튀는 디자인보다는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한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여성용 휴대전화 ‘애니콜드라마’도휴대전화 디자인의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흰색·검은색 위주의 기존 색상에서 탈피해 여성 취향의 다양한 컬러와 장식을 적용,큰 인기를 끌었다. 애니콜드라마를 디자인한 경력 12년의 김남미 책임디자이너는 “화장품 케이스에 착안해 모양은 단순하고 깔끔하게,색상은 다채로우면서도 고급스럽게 만들고자 했다.”고말했다. 만도공조의 신희인 과장이 디자인한 김치냉장고의 대명사 ‘딤체’와 린나이코리아의 정경남 책임디자이너가 개발한 가스오븐렌지 ‘쥬벨’도 각각 지난해 한국밀레니엄상품(KMP)과 GD페스티벌 우수상을 받은 수작이다. 이밖에도 태평양의 손영호·이정수 과장이 디자인한 ‘설화수 예빛 메이크업’ 화장품과 쌈지의 남인숙 실장이 만든 ‘딸기인형’ 캐릭터도 수요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매출 신장에 크게 기여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수요자들의 선택기준이 품질과 가격위주에서 디자인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우수 디자이너 양성을 위해 제품에 디자이너의 이름을 명시토록 하는디자인실명제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CJ 이재현회장의 ‘주주위한 경영’

    제일제당 이재현(李在賢·42) 회장이 보유 중인 CJ엔터테인먼트의 신주인수권(BW) 600만 2000주(60억 200만원어치)를 모두 소각하기로 했다.대기업 오너가 BW행사를 통해 100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은 물론 원금까지 포기하고 전량소각하기로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CJ엔터테인먼트는 26일 “최근 자사의 주가가 떨어진 것이 근본적으로 대주주 보유의 BW 물량때문으로 판단돼 이물량을 전량 소각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이 회장이 보유한 BW는 2년동안 관련규정상 처분하지 못하게 돼 있어당장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심리적 부담요인으로작용해 소액주주 보호차원에서 전량 소각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제일제당은 95년 영상사업을 시작한 뒤 누적적자가 100억원에 이르는 등 영상사업 부문의 적자가 심화되자 구조조정 차원에서 2000년 상반기 CJ엔터테인먼트를 분사시켰다.분사 후 ‘공동경비구역 JSA’ 등을 흥행시켰으며,지난 2월엔 코스닥에 등록됐다. 이 회장은 “분사 당시 제일제당이 공정거래법상 출자총액 제한때문에 출자에 어려움을 겪어 대주주로서 상당 금액을 출자했었다.”며 “CJ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큰 폭으로 올라 큰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지적이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이어 “전량 소각 결정은쉽지 않았지만 차익을 거두려는 의도가 아니었기 때문에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번 소각이 결국 주주들과 회사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W 소각결정이 알려지자 CJ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이날 25일 종가보다 2000원 오른 1만 8700원을 기록했다.이 회장은 2000년 3월 BW를 주당 1000원에 샀기 때문에 1100억원 내외의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었다. 굿모닝증권 홍춘욱(洪椿旭) 애널리스트는 “뒤늦게나마대주주가 BW 소각결정을 내린 것은 물량압박을 없애고 주식가치를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며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BW 시세차익 문제를 제기했던 참여연대도 “대주주의 소각결정은 현실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해결방안”이라며 “제일제당과 CJ엔터테인먼트소액주주들에게 혜택을 주고 시장불신 해소와 함께 경영책임성을 높이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THE QUEEN 5월호 발행

    고급 리빙 문화 정보지 ‘THEQUEEN’ 5월호가 발행됐다. 이번호에는 뉴욕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마이클의 아파트를 통해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전형적인 뉴요커의 공간을 살펴보고,밀라노의 쿨감각 인테리어를 소개했다. 이와 함께 ‘러브하우스’의 디자이너 이창하씨가 설계한 영화배우 이미연의 청담동 집을 직접 찾아가 보았다. 집안 분위기를 쿨 하게 연출하는 클래식 골동품,메탈 소재의 모던 데코,화려한 플라워 프린트의 패브릭과 리빙소품의믹스 앤 매치,굿 디자인의 식기 컬렉션 등 품격있는 공간 연출을 위한 리빙 & 인테리어 기사도 다채롭게 마련했다. 유색보석과 선글라스의 컬러풀 매치,감사의 달 5월을 맞아명품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어버이날 선물 아이템,신부를 위한 웨딩 패키지,경쾌한 감각의 스포츠 룩,목가풍의 여성스러움이 묻어나는 페전트 룩 스타일링,활동적인 남성을 위한 진팬츠 등 트렌드 리더를 위한 앞선 감각의 패션 화보도 눈길을 끈다.정가 6500원.
  • 시각장애아 신명나는 굿거리장단 한판 ‘마음의 눈’뜬 아이들

    “안녕,안녕,선생님께 안∼녕.” 1주일의 일과가 끝나는 토요일 오후 1시가 되면 서울 성북구 성북1동 문화공간 ‘어울림’은 시각장애아들의 풍물소리로 넘쳐난다. 굿거리 장단으로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는 이광용(32·문화공간 어울림 대표)씨. 그는 서울 성북 시각장애인복지관이 주관하는 ‘시각장애아를 위한 방과후 교실’의 풍물지도 강사다. 지난해 9월부터 토요일마다 서울맹학교와 한빛맹학교의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1,2학년생 20여명에게 풍물을 가르치고 있다. 이씨는 먼저 한주간 지낸 일들을 아이들과 얘기를 나눈뒤 손을 잡아주고 얼굴도 쓰다듬어준다.이어 그날 배울 가락을 들려준다. 징,장구,꽹과리,북 등 타악기가 아이들의 손에 쥐어지면이씨는 가락을 한소절씩 들려준다.작은 소리부터 시작한다.미소(10·여)가 “절에서 나는 소리네.”라며 악기를 세게 두드리자 영광(9)이가 “선생님,밖에 비가 오나봐요.”라며 놀란다. 2시간 수업중 마지막 10분은 자유시간이다.마음껏 소리도 지르고 뛰어다니기도 하고 노래도 부른다.마지막으로 굿거리 장단에 맞춰 작별인사를 나눈다. 이씨는 지난해 9월 아는 사람의 권유로 이 일을 시작할때만 해도 시각장애아들에게 풍물을 한두번 접할 기회를주자는 생각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욕심이 생겼습니다.부모들도 나중에는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악기를 두드리더군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줘 ‘험한’ 세상에서도 홀로 설 수 있는 힘을 주고 싶었다는게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에게는 제자인 서울 동구여중 풍물동아리 ‘건곤단음’ 학생 10여명이 큰 힘이 되고 있다. ‘건곤단음’의 회장인 김초희(16·동구여중 3년)양은 “지난해 처음 복지관에 왔을 때 너무 낯설어 무슨 말부터해야 할지 몰랐다.”고 털어놨다.하지만 밝고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에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티나지않게 1년 열두달 장애인들과 어울리면 안 되나요.” 장애인의 날을 맞는 이씨와 동아리 회원들의 바람이다. 구혜영기자 koohy@
  • 대표팀 오늘 코스타리카와 평가전

    ‘이번이 마지막이다.주어진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 안정환(26·페루자)이 대표팀 주전 게임메이커 굳히기에나선다.20일 오후 7시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은 안정환에게 주전 게임메이커 확보를위한 최후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1일부터 경쟁자인 윤정환(29·세레소)이 일본파 동료들과 함께 대표팀에 합류하면 오는 27일의 중국전 선발 출장을 100%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본인 스스로도 이를 의식한 듯 장거리 비행에도 아랑곳없이 합류 직후부터 막바로 비지땀을 쏟고 있다. 안정환을 긴장시키는 요인은 윤정환과의 경쟁만은 아니다.포워드 자리에서 황선홍 최용수가 투톱으로 주전을 굳혔고 3각 공격대형을 쓸 경우에도 설기현 이천수 등이 사이드 공격수로 낙찰될 공산이 커진 점도 안정환의 입지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환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자리를 확보해야 할 운명이다.그러던 차에 이번에 4명이 다이아몬드형으로 배치되는 미드필드에서 전방 꼭지점에 위치,설기현 최태욱 차두리 등에게 활로를 터주는 동시에 슈팅에도 적극가담하라는 임무를 받았다. 이는 윤정환을 게임메이커로쓸 때 미드필더를 5명으로 해 좌우 윙백에 대한 공격 가담 의존도를 높이던 것과 대별되는 것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윤정환에 견줘 슈팅과 돌파력에서 상대적 우위를 인정받는 안정환을 적극 활용해 일본파의 미합류로 생긴 골잡이 부재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이같은 대형을 준비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안정환이 이번 코스타리카전을 벼르는 이유는 또 있다.A매치 골성적(18게임 2골)이 부진한데다 특히 ‘히딩크호’에서 한골도 기록하지 못해 이젠 무득점 행진을 멈추겠다는 것이다.일단 골을 기록해야만 제대로 된 2선 공격수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안정환은 19일 훈련에서 연신 골문을 향해 정확히 날아가는 슈팅을 쏘아대 히딩크 감독으로부터‘베리 굿’이라는 찬사를 들었다.때론 “왜 뛰지 않느냐.”는 감독의 질책을 받았지만 몸싸움과 수비 가담에서 이전보다 한결 적극성을 보였다. 안정환은연습을 마친 뒤 “컨디션은 최고다.반드시 골을 터뜨려 월드컵 엔트리에 들어가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대구 송한수기자 onekor@
  • 월드컵 D-43/ “빈 자리 5%를 잡아라”

    “빈 자리 5%를 잡아라.” 거스 히딩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7일 대구 훈련캠프에서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 가운데 95%는 완성됐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에 따르면 수비수와 미드필더 자리는 엔트리 선정이 끝났다.공격수 가운데서도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황선홍(가시와) 최용수(이치하라)를 빼면 남은 자리는 ‘조커’밖에 없다는 얘기다.히딩크 감독이 즐겨 쓰는 투톱 시스템을전제로 할 경우다. 이 때문에 오는 20일 코스타리카전을 앞둔 대표팀에 ‘조커 경쟁’이 뜨겁다.‘5분 대기조’로 선발 멤버가 빠지거나공격이 막힐 경우 투입돼 해결사 몫을 해내야 하는 조커는대표팀 전력에 필수적이다. 현재 대표팀의 조커 경쟁자는 이동국(포항) 최태욱(안양)설기현(안더레흐트) 안정환(페루자) 차두리(고려대) 등 6∼7명으로 압축된다. ‘한방’을 갖추고도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실망감을 안겨온 이동국은 ‘왕자’에서 ‘터프가이’로 탈바꿈해 가는 모습이다.거칠게 대들라는 코칭스태프의 주문을 잘 소화하고있다는 게 관계자의 귀띔이다.지난 16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민운동장에서 열린 8대8 게임에서 왼발 중거리 슛으로 2골을 뽑아내 감독으로부터 연신 ‘동국,굿’이라는 칭찬을 들었다. 지난해 9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과 11월 크로아티아전에서 골을 쏘아올리며 한때 ‘히딩크호의 황태자’로 불린 최태욱도 부상에서 말끔히 벗어나 활기찬 모습을 되찾았다.연습경기에서 수비수 사이로 볼을 멀리 빼놓은 뒤 20여m나 치고 들어가는 등 빼어난 스피드를 뽐내 감탄을 자아냈다. 지난 16일 입국한 설기현은 허리 부상이 도져 걱정이다.하지만 국내에서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출전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다음달 4일 소속 팀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남았지만“특별한 연락이 있기까지는 한국에 머물러도 좋다.”는 구단측의 반가운 말에 차츰 안정을 찾고 있다. 안정환은 다음달 5일의 시즌 피날레 경기에 대비해 오는 28일 복귀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따라서 코스타리카전과 오는 27일 중국전에서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또 차두리는 11경기째 이어진 무득점 행진을 끝냄으로써 자신의 대표팀 발탁을 둘러싼 입방아를 잠재우겠다며 묵묵히비지땀을 쏟는다. 이들은 또 히딩크 감독이 공격수 3명을 배치하는 ‘3각대형’을 취할 경우 선발로 배치될 가능성을 노리며 막판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구 송한수기자 onekor@
  • 12월부터 ‘어닝시즌’본격 시작/ 증시 개별종목 실적장세 오나

    ‘지수는 조정,주가는 실적’ 한때 920선을 넘보던 주가가 다시 900선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그러나 주가는 개별종목의 실적에 따라 뚜렷한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차별화는 국내 기업의1·4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 시기)이 시작되는 오는 12일부터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다.기업실적 호조로 증시가 유동장세에서 실적장세로 바뀐다는 것이다.그러나 8일 외국인이삼성전자를 무려 2000억원어치 이상을 내다파는 등 외국인의 잇단 순매도가 증시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우려도 크다.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5.14%(2만원) 급락한 36만 9000원이었다. [기대되는 어닝시즌] 대우증권이 올 1·4분기 영업이익이전년 동기에 비해 증가한 주요 기업(거래소 94개,코스닥 43개)을 조사한 결과 거래소가 30.2%,코스닥이 68.3%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기업들의 실적개선 폭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적주에 주목하라] 삼성증권은 “최근 주가의 등락폭이큰 것은 주가를 지탱해 온 원동력이 금리에서 실적으로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따라서 ▲통화정책이확대에서 중립으로 전환하고 ▲경기가 바닥을 확인한 뒤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6개월 연속 상승부담으로주가차별화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실적호전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업종으로는 반도체·자동차·유화·금융·유통주 등의 실적이 좋은 반면,철강·조선 등은 2·4분기 이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지난해부터 실적 개선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은행(부산은행 대구은행)·증권(삼성증권 대신증권 동원증권)·제지(한솔제지 신무림제지)·내수업종(신도리코 제일모직 신한지주농심 롯데제과) 등이 실적호전 예상종목으로 꼽혔다. [해외변수가 문제]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의 실적호조와 달리 미국 기업의 실적악화가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을내놓고 있다.국제유가 상승,금리인상 움직임 등도 달갑지않은 변수라고 말한다. 미래에셋증권 이종우(李鍾雨) 투자전략실장은 “외국인이이날 삼성전자를 대거 처분한 것은 삼성전자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거나고평가돼 있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면서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말했다. 굿모닝증권 홍춘욱(洪春旭)수석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실적호조가 주가에 모멘텀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미국 ‘S&P500’기업의 절반 가량이 지난 분기 실적이전년 동기에 비해 못할 것이란 전망치를 내놓아 미국 기업의 실적악화가 국내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주식 사야하나 팔아야하나…개미들은 ‘고민중’

    ‘주가는 오르고,그러나 공격적인 매수는 겁나고….’ 주가가 6일째 급상승하며 870선에 육박했다.코스닥은 90선을 훌쩍 뛰어넘었다.그러나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이 연일 순매도세로 돌아서고 있어 불안한 모습이다.개인투자자들도 공격적으로 매수에 가담하기에는 주가가 너무 올랐다고 얘기한다.증시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 900,코스닥 100’시점이 임박하고 있다고 점친다.일부에서는 대세상승의 기류를 막을 수는 없지만,조정국면이 올 수 있다며 신중론을 편다. ♣기관·외국인 순매도 겁내지 마라?=기관은 지난 14일(592억원)에 이어 18일 639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외국인은무려 9일간 1조 15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굿모닝증권 홍춘욱(洪春旭) 수석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는 이익실현 차원에 불과하다.”면서 “개인들은 지금부터라도 많이 떨어진 우량주 매입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외국인이 최근 삼성전자 주식을 9000억원어치를 내다팔았지만,주가가 떨어지지 않는 것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관장세화’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그러나 외국인의 순매도에 대해서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재조정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과 국내 투자비중 축소를 위해 일본·독일 등으로 자금을 빼내가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삼성전자를 잡아라=상당수 증시전문가들은 최대의 매력주가 삼성전자라는 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매입 적기라고말한다.투신권에 몰린 23조원이 상위 종목매입에 쓰일 수밖에 없고,이럴 경우 삼성전자가 단연 1순위라는 것. 교보증권 김석중(金奭中) 상무는 “업종별 종목별 테마별 가격대별로 급순환매가 이뤄지는 지금의 증시상황으로 볼 때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가 위험을 줄이면서 수익을낼 수 있는 묘안”이라면서 “특히 간접투자상품의 경우주가지수에 연동된 인덱스펀드가 대부분이어서 삼성전자등 시가총액 상위그룹 종목을 매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붙는 코스닥=연 7일째 강세행진을 보이면서 17개월만에 지수 90선을 회복했다.시가총액이 2000년 4월14일 70조 3520억원을 보인 뒤 23개월만에 70조 6970억원에 달했다. 코스닥은 거래소시장에서 순매도로 일관한 기관과 외국인이 달려들면서 대반전의 기회를 잡았다.동양증권 박재훈(朴在勛) 투자전략팀장은 “기관과 외국인이 코스닥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이들이 매수하는 종목을 따라잡을 경우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주식투자 게임 어린이가 완승

    [런던 연합] 프로 주식투자가들이 5살 난 여자 어린이와의 1년간에 걸친 투자게임에서 완패,주식 투자에서 성공을 거두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여실히 입증했다. 런던 남쪽의 캠버웰이라는 곳에서 엄마 샤론과 함께 살고 있는 티아 래번 로버트라는 이름의 이 어린이는 런던증권거래소의 기준 주가지수인 FTSE100 지수가 16% 하락하는가운데서도 5.8%의 수익률을 올리는 놀라운 솜씨를 발휘했다. 상장회사 이름을 적은 100개의 종이쪽지 가운데서 무작위로 골라 투자했던 티아는 런던금융가에서 “금융의 점성술사”로 불리는 크리스틴 스키너(50),금융분석가 마크 굿선(40) 등 2명의 어른 프로투자가들을 가볍게 눌렀다. 5000파운드(약 1000만원)를 자본으로 1년간 계속된 이번투자게임에서 스키너는 6.2%의 손실을 기록했고 굿선은 투자액의 46.2%나 날렸다. 티아의 승리는 게다가 1회성이 아니었다.지난해 티아는 스키너,굿선과 1주일간의 투자게임에서도 이겼었고 주최측은 티아의 무작위 선택 방식을 통한 성공이 지속성이 있는지를 보기 위해 게임 기간을 1년으로 연장했었다. 굿선은 “학교 공부가 허락하는 한 티아가 금융가에 오는 것을 환영한다.”며“단기간의 투자는 도박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 분식회계 연루기업 주가 폭락

    14일 금융감독원에 적발된 분식회계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무더기로 된서리를 맞았다.미국의 ‘엔론파장’에 버금가는이번 분식회계 여파가 향후 주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세 마녀’의 날(트리플위칭데이)의 심술에도 불구하고 이날 주가는 기관·개인투자자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850선 돌파에 성공했다.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무더기로 매도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다소 떨어졌다.하이닉스반도체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4.3% 올랐다. 담당임원 해임권고와 시정 등의 제재조치를 받은 LG산전의 주가는 12.37% 떨어졌다.㈜한화는 7.57%,전일까지 4일 연속 주가가 상승했던 SK케미칼은 7.55%가각각 하락했다. 한화그룹의 계열사로 함께 적발된 한화석유도 5.97% 떨어졌고,이 여파로 분식회계와 관련없는 한화증권도 5.0% 급락했다.동부제강(7.33%),동국제강(1.26%),대한펄프(4.35%) 등도떨어졌다. 증권거래소는 부실회계 관련 11개 상장사 가운데 검찰고발대상인 흥창 대한펄프 신화실업 등 3곳에 대해 매매거래 중단 조치를 취했다.나머지 8곳에 대해서는 투자유의사항으로안내공시를 냈다. 외국인들은 이날 삼성전자 주식만 무려 2697억원어치를 팔았다.전문가들은 외국계 펀드의국내 투자비중 축소와 D램 현물가격이 앞으로 횡보 또는 약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850선 돌파를 위해 강한 매수세를 보여왔던 기관과 개인에 대한 ‘견제성 매도’였다는 시각도 있다. 13일까지만 해도 8000억원 가까이 되던 매수차익거래잔고 가운데 절반 이상이 선물 3월물에서 6월물로 이월되면서 매물부담이 해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외국인의 강한 매도행진으로 주춤거렸으나,마감동시호가 10분동안 기관과 개인의 프로그램 매수가 4000억원(매도는 2000억원)이상 유입되면서 한숨을 돌렸다.개인의 매수규모는 무려 4508억원으로 지난 2000년 3월9일(마감기준 5618억원) 이후 24개월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종합주가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삼성전자 주가의 향방이 관건이라고 말한다.상당수는 삼성전자가 6개월간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주가상승을 나타냈지만 앞으로몇주동안 ‘조정’ 내지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굿모닝증권 홍춘욱(洪春旭)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이닉스의 독자생존,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합병 여부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면서 “당분간 기관과 개인의 순매수세도 주춤할 것으로 보여 종합주가지수도 조정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주병철기자 bcjoo@
  • 워싱턴발 ‘관세 미사일’에 피격 철강주 추풍낙엽

    철강업종이 미국의 ‘수입제한조치’로 된서리를 맞았다. 6일 증권거래소 철강업종지수는 1604.73으로 전일보다 무려 45.72포인트(-2.77%)나 떨어졌다.업종지수들 가운데 최대 낙폭이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미국의 고관세 부과가 중·장기적으로 철강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주 급락= 포항제철은 이날 종가가 14만원으로 전일보다 4000원(2.78%) 떨어졌다.지난달 25일 15만 7000원대에서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 결국 14만원대로 주저앉았다. 동국제강은 7.36%(360원) 동부제강 8.72%(390원) INI스틸3.65%(250원) 현대하이스코 4.59%(270원) 세아제강 4%(900원) 등 평균 7∼8% 가량 폭락했다. ■업체마다 희비 엇갈려= 최대의 피해자는 포항제철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지난달부터 이미포철 주가가 곤두박질친 게 이를 입증한다는 것이다.그러나당사자인 포철은 자회사인 UPI로 공급하는 핫코일이 이번미 통상법 201조에 따른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에서예외조치를 받아큰 충격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INI스틸 역시 주력품목인 형강이 조사과정에서 피해가 없다는 판정이 내려졌고,스테인레스 냉연강판은 아예 조사대상에서 빠졌다는 것이다.특히 철근은 수출이 거의 없어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설명이다.현대하이스코도 주력품인 유정용 파이프가 이번 규제안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피해가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증시 얼마나 영향받을까= 증시전문가들은 시장의 장세에 따라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강세장이라면 충격을 덜 받을 것이고,그렇지 않다면 다소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일부에서는 철강경기가 급락할 가능성보다는최근의 반등조짐에 이어 예상되는 회복세가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굿모닝증권 홍춘욱(洪春旭)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감정적으로 대응한 이번 조치는 미국 철강산업이 이미 경쟁력을잃은 상황에서 큰 덕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국내 자동차·건설업종 등에 다소 영향을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종우(李鍾雨)투자전략실장은 “시장이 큰힘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철강주의 약세는 지수하락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나 최근의 장세로볼 때 시장 전체를 뒤흔들만한 충격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병철기자 bcjoo@
  • 얘들아, 달따러 가자

    26일은 정월 대보름.이날은 선조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 부럼을 깨 먹는 일로 하루를 시작해 해가 뜨기 전에 더위를 팔기도 했다.또 가축에게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 나뭇가지를 꺾어 목에 걸어두거나 소에게 왼새끼를 꽈서 몸에 매어주며 “올해는 더위 먹지 말라.”고 말하면 여름 내내 더위를 피할수 있다는 속설이 전해온다.우리네는 오곡밥과 함께 귀밝이술마시기,시절 음식인 복쌈이나 묵은 나물·달떡을 먹는 등의 풍속이 있다.또 낮에 줄다리기·다리밟기·고싸움·돌싸움·탈놀이·별신굿·용왕굿 등 지역별로 향토색 짙은 행사를 갖기도 한다. 어스름할 무렵이면 어린이들의 쥐불놀이를시작으로 달집 태우기·강강술래 등이 밤이 깊어지도록 이어진다. 대보름을 전후로 전국 각지에서 한해의 안녕과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다양한 행사를 소개해 본다. ■부산·경남. ●제4회 송정미역축제=26일 송정해수욕장에서 지신밟기·미역 시식회·달집 태우기 등이 열린다.광안리해수욕장에서도연날리기·달집태우기 등이 펼쳐지고,남구 이기대공원에서대보름 달맞이 관광축제가 개최된다.낙동강 둔치에서도 달집축제·달맞이축제·용왕제·달집태우기 등이 펼쳐진다. ●임오년 정월대보름 시민대축제=26일 오후 3시 경남 진주귀빈예식장 밑 남강 둔치에서 장승제·연날리기·굴렁쇠굴리기·부럼깨기·엿치기·귀밝이술먹기 등과 함께 진주오광대각설이 팀의 농악과 오광대공연이 준비돼 있다.달집태우기·쥐불놀이도 있다. ●마산시장기 제5회 민속놀이대회=25일 마산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윷놀이·투호놀이·자치기·연날리기·농악·달집태우기 등이 열린다. ■수도권. ●월드컵 16강 진출기원 민속놀이=26일 인천 남구 문학동 도호부청사에서 인터넷 공모로 선발된 시민 가족 16개 팀이 월드컵 16강 진출 성공을 기원하는 윷놀이·팽이치기·제기차기 등의 민속놀이 경연대회가 열린다.또 액막이 풍물굿·지신밟기·은율탈춤·뱃노래·삼현육각 등이 공연되고 탈 만들기·염색공예·짚풀 및 목공예품 제작 과정도 보여준다.서예가들이 시민들에게 ‘입춘대길(立春大吉)’과 가훈도 써 준다. ●얘들아 모여라 달맞이 가자=26일오후 2시부터 경기 군포체육공원에서 풍물놀이·줄넘기·널뛰기·제기차기·윷놀이·연날리기 등 전통놀이와 귀밝이술먹기·부럼먹기·더위팔기 등 문화체험 마당이 펼쳐진다.보름달을 보며 한 해의 소원을 빌고 쥐불깡통을 돌리며 대형 달집을 태우는 대동제 달맞이 굿도 열린다.(031)390-0147. ●민속놀이 한마당=26일까지 경기 용인 민속촌에서 여러 민속놀이와 함께 지게지기·새끼꼬기·절구질 등 전통 생활 체험장이 열린다.낮 12시 오곡밥·부럼·나물 등 대보름 음식을 맛볼 수 있다.달집태우기는 26일 오후 4시.입장료는 어른 8500원,중고생 5500원,5세 이상 어린이 4000.(031)286-2111. ■대전·충청. ●풍년 기원제=25일 대전 동구 대신·비룡동에서 장승제,용운동에서 탑제,소제동에서 당산제,산내동에서 디딜방아뱅이놀이가 열린다.25∼26일 중구 문화동 서대전 시민공원과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 등에서 송액 연날리기·줄다리기·제기차기가 열리고 26일 태평동에서 목신제가,유천동에서 거리제가 펼쳐진다.서구 둔산동 샘머리 공원에서 목신제·송액·연날리기가,관저동 구봉산에서 산신제가 개최된다.25일 대덕구 법동에서 석장승제,장동 산디마을 탑제,읍내동 당아래거리제가 각각 열린다. ●제3회 장승축제=25,26일 충남 천안시 풍세면 보성리에서주민화합과 질병 예방을 기원한다.아우내문화원이 주관한다. ●제3회 달집축제=26일 충남 예산읍 공주대 산업과학대학 운동장에서 열린다.오전 10시 예산여중의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풍년 기원제·장승제·장승깎기·널뛰기·제기차기·투호등이 펼쳐진다. ●제1회 정월대보름 남석교 답교놀이=26일 오후 2시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1가 남석교에서 답교놀이가 70여년 만에처음으로 재현된다.길놀이·기원제·남석교 사진전도 열린다.남석교는 1920년 일제의 도시계획에 의해 땅속에 묻혀버렸다. ■호남. ●민속놀이 한마당=26일 오후 3시 국립전주박물관에서 국악공연·태껸시연·지신밟기·달집태우기 등이 열린다.오후 2시 전주시 완산구 다가공원에서는 새끼꼬기·달걀꾸러미 만들기·귀밝이 나누기·팽이치기 등의 민속놀이가 펼쳐진다. ●달아달아 밝은 달아=26일오후 7시부터 남원시 국립민속국악원 공연장에서 신명나는 굿판이 펼쳐진다.굿판은 풍년 축원굿·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소리와 춤·달맞이 등 네마당이다.또 팽이치기·널뛰기·제기차기도 열리며 호두·땅콩 등부럼을 선물로 나눠 준다. ●우리연 날리기대회=26일 전남 목포 해양유물전시관에서 초·중·고생이 참여하는 연날리기 대회가 열린다.또 여수 거북공원과 장생포공원 일대에서 세계엑스포 여수유치를 기원하는 대보름 축제가 개최된다. ●민속놀이 한마당=25일 오전 10시 영광군 모량면 운당리 영당마을에서 지신밟기·당산제가 열리고 26일 진도군 운림산방 소치생가에서 전통혼례식이 재현된다. ■대구·경북. ●제3회 대구정월 대보름 굿행사=26일 달성군 다사읍 세천리 금호강 둔치에서 당산굿·지신밟기·탈놀이·파장굿·달집태우기 등이 열린다.행사를 주최하는 달성 다사농악보존회.(053)585-4048. ●풍물굿 한판=25∼27일 대구 봉상문화거리·염매시장·동대구시장·방천시장 등에서 극단 함세상의 신명나는 풍물굿 한판이 펼쳐진다.(053)427-8251. ●금오대제=26일 경북 구미시 금오산 잔디밭 일대에서 달집태우기·지신밟기·쥐불놀이가 열린다. ●이색 대보름 행사 3題. ■달집 태우며 한해 소망 비는 '해운대 달맞이 온천축제'. “온천물로 피로를 풀면서 바다 너머 떠오르는 보름달에한해 소원을 빌어보세요.” 올해 열리는 월드컵 대회와 부산아시안게임의 성공을 기원하는 ‘제20회 해운대 달맞이 온천축제’가 25,26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에서 다채롭게 열린다.달맞이 온천축제는 전통문화의 발전과 재현 등에 힘써 온 ㈔부산해운대지구발전협의회와 ㈔해운대문화관광협의회의 공동 주최. 정월 대보름 전날인 25일에는 해운대백사장과 호안도로에서 해운대의 옛모습과 축제 20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전·국제연날리기대회·윷놀이·널뛰기·투호 등의 민속놀이 체험장이 운영된다. 26일에는 달집태우기와 쥐불놓기가 열린다.달뜨는 시각(오후 4시53분)에 맞춰 백사장에 설치된 대형 달집에 불을놓아 달집을 태우며 한해 소원을 비는 것이다. 특히 전남해남에서 온 강강술래 팀이 국민 화합을 기원하는 공연으로 축제의 절정을 이룬다. 이어 아시안게임과 월드컵의 성공을 기원하는 의미에서학생 2002명이 2002개의 쥐불 깡통을 일제히 돌려 밤하늘을 수놓는다.또 ‘2002촛불기원제’도 개최된다.행사동안해운대의 25개 대중 온천탕은 요금을 20% 할인(2700원)해준다.(051)746-0276.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성남 판교 쌍용줄다리기. 수도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쌍용줄다리기가 택지개발지구로 개발이 예정된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재현된다. 26일 오후 6∼9시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판교파출소 앞빈터에서 ‘널다리 판교 쌍용줄다리기’가 열린다. 쌍용줄다리기는 단체행사로,주로 산간·해안·도서지방에서 열리는 외줄다리기와는 달리 평야지대에서 성행된 민속놀이.원형고리 형태로 만들어진 암줄에 숫줄을 끼운 상태로 벌이는 이 줄다리기는 암줄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해서 항상 암줄이 이긴는 것으로 끝난다. 이번 행사에는 주민들로 구성된 판교동 쌍용줄다리기 보존회 회원 220여명이 참가한다.풍악놀이와 주민들이 마련한 대보름 음식을 즐길 수도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광주 칠석동 고싸움. 매년 정월 대보름 날에 광주 남구 칠석동에서는 고싸움놀이(중요 무형문화재 제33호)가 펼쳐진다.논농사 문화를 배경으로 남쪽지방에서 유래한 고싸움놀이는 볏짚으로 만든고를 맞부딪쳐 상대쪽의 고를 떨어뜨리면 이기는 민속행사.일사불란한 통제력과 협동심이 요구되며 ‘줄패장’의 지휘에 따라 전후 좌우를 이동하며 진퇴를 거듭하는 방식이다. 고싸움놀이 보존회(회장 강판백·68)는 정월 대보름날 낮 12시 칠석동 고싸움전수관 마당에서 고싸움을 시연한다. 전야제는 25일 오후 6시30분부터 강강술래·살풀이·품바타령·쥐불놀이 순으로 진행된다.이어 26일 오전 1시부터1간동안 할머니 당산제·당산굿·농악 등이 열리며 주민모두 모여 풍년과 안녕 등을 기원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kdaily.com.
  • 월드컵 D-100일/ 현대차 월드컵현장 질주

    현대자동차는 자동차부문 공식 후원사로 월드컵조직위원회에 2000여대의 차량을 제공한다. 이는 지금까지 월드컵을 공식 후원한 자동차 파트너가 제공한 차량으로는 가장 많은 규모다. 대회기간 중 제공되는 차량에는 현대자동차와 2002 월드컵로고가 새겨진다. 현대차를 전세계에 알리는 절호의 기회가 되는 것이다. 현대차는 주력 승용차인 그랜저XG·뉴EF쏘나타뿐 아니라 저명인사를 위해 최고급 차종인 에쿠스까지 내놓기로 했다. 또 각국 축구단 및 내외신 취재기자단의 수송 편의를 위해자사가 생산하는 대형 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에 제공된 차량들은 대회가 끝난 뒤 경매 등을 통해 일반에 판매될 것으로 보여 자동차 마니아들뿐 아니라 일반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이번 월드컵의 슬로건으로 ‘환경월드컵’을 내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개발해 온 전기자동차·하이브리드자동차등 첨단 친환경 자동차를 시범 운행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월드컵에서는 현대차가 수년간 공 들여 개발해낸 싼타페 전기자동차가 국내에서는처음으로 시범운영돼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또 전기와 가솔린을 동시에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첨단 하이브리드자동차인 ‘싼타페’와 ‘카운티’도 국내 처음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월드컵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및 한일 양국 대회조직위와 연계,다양한 이벤트와 서비스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월드컵 경기장 주변과 각 지역 주요 장소에 안내센터를 비롯해 홍보 부스와 광고판을 설치키로 했다.대회기간 내내 모든 경기장 앞에는 자사의 대표적 모델을 전시,기술력과 세련미를 과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번 월드컵의 백미가 될 ‘굿윌볼’을 오는 5월부터 한·일 월드컵 개최도시에 전시할 방침이다. ‘굿윌볼’은 월드컵 본선에 참가하는 32개국 국민들의 승리 기원을 담은 직경 4.5m 크기의 대형 축구공이다. 현대는 지난해 말 굿윌볼 32개를 항공기와 선박을 이용해 본선 진출국에 보냈다. 굿윌볼들은 현재 본선 진출 32개국의 방방곡곡을 돌며 자국의 승리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받고 있으며 4월 말께 우리나라에 도착하게된다. 전광삼기자 hisam@
  • [사라지는 것을 찾아] 풍어제

    매년 이맘때면 어촌은 한겨울답지 않게 분주했다.음력 정월 초나 대보름날이 되면 풍어제를 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어촌에서는 풍어제라는 말 대신 ‘뱃고사’라는 말을 많이 썼다. 풍어제는 마을 사람들의 잔치였다.고기를 많이 잡게 해달라고 비는 고사지만 마을의 공동체 의식을 다지고 또 이웃간 두터운 정을 키우는 잔치로서의 의미가 더 컸다.한편으로는 바다로 고기잡이 나갔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한 죽은자들의 넋을 달래고 산자들의 쌓인 한을 풀어주는 굿거리이기도 했다. 풍어제는 어부들이 마을 뒷산에 지어놓은 당집에 각자 뱃기를 매달고 고사를 지내는 것으로 시작된다.이어 뱃고사를 주재하는 제주(祭主) 집 처마에 어부들이 가져온 뱃기가 매달려진다. 무당이 제주 집에서 경을 외며 고사를 지내면 사람들은한데 어우러져 집집마다 돌아가며 지신밟기를 한다.북과꽹과리,징 등을 쳐대며 각 가정의 안녕을 빈다.집 주인은술과 밥을 내와 고마움을 표한다.더러 돈과 곡식을 내 뱃고사 비용에 보태주기도 한다.시골이면 으레 한두명쯤 있게 마련인 ‘팔푼이’도 입을 벌쭉거린다.얼굴 여기저기음식물이 묻은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냥 히죽거리며 즐거워한다. 지신밟기가 끝나면 어부들은 당집으로 올라가 밤을 샌다. 무당은 경을 외며 강신(降神)을 빌고 어부는 저마다 ‘고기를 많이 잡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빈다.당집에는 조선시대 북벌을 주장했던 임경업(林慶業) 장군의 영정과 그를모시는 뱀신 등이 그려져 있다.그 형상이 너무 무섭게 생겨 이를 본 꼬마들은 흠칫 놀라 달아나곤 한다. 다음날 어부들은 당집에서 뱃기를 떼낸뒤 줄지어 산을 내려온다.중간쯤 내려왔을 즈음 제주가 신호를 보낸다.신호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어부들은 자기 뱃기를 들고 뜀박질을 한다.자기 배까지 1등을 하는 어부가 그해 고기를 제일 많이 잡는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배에 도착한 어부는 북어를 창호지(한지)에 싸 이물(배의 앞쪽)과 고물(뒤쪽),선장실 등에 매단다.‘부정(不淨)을타지 말라’는 뜻이다.이어 선주는 당집에서 싸온 음식을‘고수레’를 외치며 배 주변에 뿌린다.그렇게 해서 뱃고사가 모두 끝나 선주가떠나면 이번에는 꼬마들이 배에 오른다.북어를 떼어 먹기 위해서다.굽지 않아도 한겨울에 먹는 담백한 북어맛은 각별하다.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그만이어서 어촌의 아이들은 너나없이 ‘염불’보다 ‘잿밥’에 탐을 내게 마련이다. 이처럼 흥이 났던 충남 당진군 송악면 한진리의 풍어제가 몇년 전부터 시들해졌다.마을 주변에 공단이 들어서고 바다가 황폐해진 탓에 이젠 각자 배에서 조촐히 지낼 뿐이다. 하지만 충남에서 가장 큰 풍어제인 태안 안면도의 황도붕기풍어제는 13·14일 이틀동안 열려 올해도 명맥을 이어갔다.이 풍어제는 다른 어촌과 마찬가지로 제주가 여자로고사가 열리기 한 달 전부터 매일 목욕재계(沐浴齋戒)하고 부부간 잠자리도 피한다.달거리(월경)중인 여자는 제주를 할 수 없다.특히 황도에서는 이 기간 주민들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돼지가 임경업 장군을 모시는 뱀신과 상극이라는 이유에서다.대신 소를 한 마리 잡아 고사 제물로쓴다. ‘에헤헤에헤 에에요/연평바다에 들어오는 조기/우리 배망자에 다 잡아 실었다/허허어이 헤에이어어으어어…’. 이틀간 고사와 굿을 지낸 뒤 바다에 떠도는 넋을 달래는‘강변용신굿’과 함께 고기잡이할 때 부르던 이 ‘붕기풍어타령’으로 막을 내리는 황도 붕기풍어제.이 풍어제는 91년 충남도 무형문화재 12호로 지정됐다. 황도리 이장 강채규(姜菜圭)씨는 “자치단체의 지원이 없으면 이렇게 크게 풍어제를 지낼 수 없다.”며 “요즘은보존차원에서 열리는 경향이 강해 예전에 비해 흥은 덜 난다.”고 안타까워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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