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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 법어 내는 불교계 “묵은 것 버리고 빛이 소생하는 마음 밭 경작해야”

    신년 법어 내는 불교계 “묵은 것 버리고 빛이 소생하는 마음 밭 경작해야”

    불교계가 2023년 계묘(癸卯)년을 앞두고 신년 법어를 전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는 지난 22일 “햇살도 가슴에 담아두면 원광(圓光)의 빛이 되는 새해 아침에 묵은 것을 버리고 빛이 소생하는 마음밭을 경작해야 한다”고 했다. 성파 대종사는 “다투며 갈라지고 증오와 분노로 마음밭이 거칠어졌으니 인내와 용서하는 화해의 덕성을 길러 인간의 뜰을 소생시켜야 한다”면서 “만법(萬法)을 빚어내는 마음을 통해 푸른 원(願)을 세운 이는, 구하고 찾는 것이 이루어지는 새로운 우주를 세울 것이며 일체를 담아내는 포용의 큰 그릇을 이룬 이는 만덕(萬德)의 기틀을 얻어 이웃을 넉넉하게 할 것”이라 말했다. 천태종과 진각종도 23일 신년 법어를 발표했다. 천태종 도용 종정은 ‘밝고 청정한 신심으로’라는 제목의 법어에서 “새로운 시작 앞에 경건한 마음으로 모든 회한과 고통을 깊은 참회와 발원으로 회향하고 밝고 청정한 신심으로 발심하여 무량공덕을 지으시라”면서 “분별하고 구하는 마음 없이 무심으로 기도하며 덕을 베푸는 것이 기쁨과 행복의 씨앗이니 자비롭게 일체를 살려 나감으로 자취 없는 보살도를 완성하라”고 전했다. 이어 “원융의 도리로 갈등과 분열을 넘어 인류의 평화와 국태민안이 이루어지기를 지극히 기도하며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시라”고 덧붙였다.진각종 총인 경정 정사는 ‘지금 참회와 용서가 해답’이라는 제목의 신년 법어를 발표했다. 경정 정사는 “하늘과 땅에 감도는 서기(瑞氣)를 입어 나날이 생기 넘치는 한 해를 서원한다”면서 “곳곳에서 네 탓으로 다투면서 아픔과 굶주림이 시름시름 깊어갈 때 내가 먼저 참회하고 서로서로 용서하면 안락정토 여기라고 진각종문 설한다”고 했다. 이어 “종교가 근본이 되어 진실로 참회하면 쟁론의 정치도 남 탓의 세파(世波)까지 인과를 밝게 찾아 시비를 함께 가리고 책임지고 용서하는 사회가 자리한다”면서 “올해도 내년에 살아남은 사람이 그토록 진지하게 살아간 작년이 되도록 그렇게 뜻 모아서 살맛이 벅찬 나날을 나누어 보자”고 전했다.
  • [김천식의 통일직설] ‘담대한 구상’ 호응이 북한의 옳은 선택이다/세한대 석좌교수·전 통일부 차관

    [김천식의 통일직설] ‘담대한 구상’ 호응이 북한의 옳은 선택이다/세한대 석좌교수·전 통일부 차관

    31년 전 소련이 해체되고 세계 냉전이 끝날 때 한반도에서도 중대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1991년 12월 13일 서울에서 열린 남북 총리회담에서는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했고 비핵화공동선언을 합의하기로 약속했다. 당시 남북한의 지도자였던 노태우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이 남북한이 화해하고 침략하지 않으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다각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해 민족의 공동 이익과 번영을 추구해 평화통일을 성취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위험을 제거하고 평화통일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비핵화하기로 합의했다. 핵무기를 시험·제조·생산·접수·보유·저장·배치·사용하지 않음은 물론 핵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도 보유하지 않겠다고 서약했다. 그러한 지도자들의 결단은 남북한이 마땅히 가야 할 이정표였다. 한민족은 물론 국제사회로부터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동안 우리는 그러한 약속을 모두 지켰다. 반면에 북한은 그러한 약속을 모두 어겼다. 북한의 핵개발은 북한 스스로도 인정했던 바와 같이 분명 한반도에서 핵전쟁 위험을 높인 것이며, 평화통일에 불리한 환경을 조성한 반민족적인 일이다. 북한은 지금이라도 비핵화와 남북 협력의 바른 궤도로 복귀해야 한다. 북한으로서는 그렇게 해야 할 근거와 의무가 있고 현실적 필요성도 있다. 북한이 안보를 명분으로 핵개발을 추진했으나 핵무장으로 북한의 안보환경은 더 나빠졌다. 애초에 북한을 군사적으로 침공할 의사를 가진 주변 국가는 없었다. 그러나 북한의 핵ㆍ미사일은 동북아에서 군비경쟁의 빗장을 풀었다. 주변국 중에 핵ㆍ미사일 협박을 당하면서도 손발 묶어 놓고 있을 얼빠진 나라는 없다. 그 나라들은 국력이 북한보다 최소한 60배에서 수백배나 크다. 북한은 국력을 온통 기울여 핵을 개발했지만 그것으로 주변국을 겁줄 수 없으며 오히려 주변국의 군비강화로 인해 위협을 느끼고 있다. 북한은 핵무장을 함으로써 체제안전은 더 취약해졌다. 북한은 제재와 압박을 당하고 있으며, 모든 경제발전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북한 인민들은 빈곤과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핵무기는 북한 주민들의 행복을 해치고 불만을 더 커지게 한다. 이것이 북한 체제의 안정성을 흔드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다. 북한의 체제안전은 북한 주민들에게 달려 있지 다른 나라가 보장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개방을 철저히 틀어막고 통제를 철통같이 강화하고 있는 것은 체제가 취약하다는 신호다. 30년 전 북한의 지도자는 비핵화와 경제발전이 안보와 체제안전을 위한 좋은 길임을 알고 결단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선대로부터 권력을 세습했다. 그렇다면 할아버지가 민족과 세계 앞에 약속했던 공약까지도 이어받아야 한다. 그것이 평화와 번영을 이룩하는 길이며, 북한 인민을 위하는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담대한 구상’을 천명한 것은 북한에 좋은 길을 선택하라는 메시지다. 북한이 비핵화를 결단하고 담대한 구상에 호응하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풀리고 남북 간 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다. 북한은 매년 10% 이상의 고도성장을 통해 인민 생활이 풍요로워질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한다면 남북한이 군사적으로 상호 적대할 이유도 없고, 미국이 북한을 경계할 이유도 없다. 군사적 신뢰 구축과 긴장완화, 평화체제 구축을 통해 남북한 모두 안보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렇게 돼야 한민족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을 지향해 나갈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과의 과감한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위상을 갖고 있으며, 미국 등 국제사회의 신뢰도 구축했다. 북한이 호응한다면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폭과 속도로 남북 협력이 진행될 수 있다. 북한이 거부할 일이 아니다.
  • [나우뉴스] 국민은 굶주리는데…브라질 대표팀 초고가 레스토랑 회식 논란

    [나우뉴스] 국민은 굶주리는데…브라질 대표팀 초고가 레스토랑 회식 논란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1위이자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브라질이 크로아티아에 패배한 이유가 선수단의 과한 사치 때문이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브라질 매체 글로브는 브라질 축구대표팀과 브라질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호나우두가 카타르 도하의 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1인당 1450유로(약 200만원)의 고가 회식을 즐긴 것을 ‘과도한 소비 행태였다’고 비판했다. 이 매체가 지적한 당일은 지난달 28일, 선수단이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을 확정 짓던 날이었다. 당시 선수단을 초청한 것은 호나우두(현 브라질 클럽 크루제이루 구단주)였다. 그는 도하의 한 고급 스테이크 전문점에 대표팀 선수단을 초청, 고가의 금박 스테이크 등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당시 식사 장면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 현지 매체들과 네티즌들 사이에 ‘과도한 소비 행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제기된 것. 한 네티즌은 “브라질에는 50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가난과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이런 식의 과소비는 굳이 공개적으로 과시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오늘 아침 브라질 신문이 6200만 명의 브라질 국민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고 반응했다. 이에 대해 현지 매체들도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브라질의 현 경제상황을 인용해 ‘브라질 국민 3명 중 1명이 가족을 부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식량농업기구(FAO) 집계에 따르면 무려 6130만 명의 브라질 국민이 심각한 식량 불안 공포에 떨고 있다. 이는 브라질 전체 인구의 28.9%에 달하는 것이다’고 했다. 또 이 매체는 오는 1월 취임을 앞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을 추가 인용하며 ‘당선인의 임기가 종료되는 2026년까지 브라질 전 국민이 배불리 식사할 수 있도록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했을 정도로 굶주림 문제가 심각하다’고 날을 세웠다. 하지만 이 같은 반응에 대해 과소비 논란의 중심에 선 호나우두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 회식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단지 인터넷 상에서 증오 발언을 쏟아내는 네티즌들의 행태는 스스로 비겁한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표현일 뿐이다. 선수단이 스테이크를 먹은 것이 브라질 국민 수천만 명이 굶주리는 것과 대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브라질 축구와 정치를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논란에 선을 그었다.
  • 국민은 굶주리는데…브라질 대표팀 초고가 레스토랑 회식 논란

    국민은 굶주리는데…브라질 대표팀 초고가 레스토랑 회식 논란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1위이자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브라질이 크로아티아에 패배한 이유가 선수단의 과한 사치 때문이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브라질 매체 글로브는 브라질 축구대표팀과 브라질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호나우두가 카타르 도하의 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1인당 1450유로(약 200만원)의 고가 회식을 즐긴 것을 ‘과도한 소비 행태였다’고 비판했다. 이 매체가 지적한 당일은 지난달 28일, 선수단이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을 확정 짓던 날이었다. 당시 선수단을 초청한 것은 호나우두(현 브라질 클럽 크루제이루 구단주)였다. 그는 도하의 한 고급 스테이크 전문점에 대표팀 선수단을 초청, 고가의 금박 스테이크 등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당시 식사 장면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 현지 매체들과 네티즌들 사이에 ‘과도한 소비 행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제기된 것. 한 네티즌은 “브라질에는 50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가난과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이런 식의 과소비는 굳이 공개적으로 과시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오늘 아침 브라질 신문이 6200만 명의 브라질 국민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고 반응했다. 이에 대해 현지 매체들도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브라질의 현 경제상황을 인용해 ‘브라질 국민 3명 중 1명이 가족을 부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식량농업기구(FAO) 집계에 따르면 무려 6130만 명의 브라질 국민이 심각한 식량 불안 공포에 떨고 있다. 이는 브라질 전체 인구의 28.9%에 달하는 것이다’고 했다. 또 이 매체는 오는 1월 취임을 앞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을 추가 인용하며 ‘당선인의 임기가 종료되는 2026년까지 브라질 전 국민이 배불리 식사할 수 있도록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했을 정도로 굶주림 문제가 심각하다’고 날을 세웠다. 하지만 이 같은 반응에 대해 과소비 논란의 중심에 선 호나우두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 회식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단지 인터넷 상에서 증오 발언을 쏟아내는 네티즌들의 행태는 스스로 비겁한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표현일 뿐이다. 선수단이 스테이크를 먹은 것이 브라질 국민 수천만 명이 굶주리는 것과 대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브라질 축구와 정치를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논란에 선을 그었다. 
  • 곡물협정 4개월 연장으로 전 세계 식량난 해소?…첫눈 내린 우크라엔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

    곡물협정 4개월 연장으로 전 세계 식량난 해소?…첫눈 내린 우크라엔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막힌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항로를 확보하는 흑해 곡물협정이 기한 만료를 이틀 앞둔 17일(현지시간) 4개월 연장됐다. 세계 식량난을 덜 수 있다는 안도감이 나왔지만 첫눈이 내린 우크라이나에 러시아는 미사일 공습을 이어갔다. 이스탄불 공동조정센터(JCC)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로부터 곡물과 식량, 비료를 안전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흑해 곡물 협정의 지속에 모든 당사자가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JCC는 협정 관련 업무를 총괄하기 위해 유엔과 튀르키예,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기구다. 이들은 18일부터 기존 협정을 원안 그대로 120일간 연장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유엔과 우크라이나는 1년 연장을 요구했으나 러시아가 120일 연장안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협정 연장 합의 과정에서 흑해 파이프라인을 통해 자국산 암모니아를 수출하는 방안을 요구해왔으나 이번 합의에서 제외됐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암모니아는 화학비료의 핵심 성분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전 식품 수출의 35%를 담당했던 남부 미콜라이우지역 항구를 협정에 새로 추가하기를 원했지만 이 문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 현재 협정에 포함된 3개 항이 월간 선적할 수 있는 최대용량은 총 300만t이다. 곡물수출협정이 연장되면서 일단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출이 숨통을 트게 됐다. 협정은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 3개 항구에서 수출을 재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지난 7월 22일 체결됐다. 협정을 통해 옥수수 450만t, 밀 320만t을 비롯한 농산물 1110만t이 수송됐다. 카놀라유를 추출하는 유채씨, 해바라기유, 보리도 여기에 포함됐다. 일단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출이 계속되면 세계 식량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곡물 무역 통로인 흑해 항로가 막히며 밀을 비롯한 주요 곡물 가격이 급등한 상태다. 다만 협정이 연장되더라도 수출량이 여전히 전쟁 전과 비교해 훨씬 부족한데다 전쟁만이 유일한 글로벌 식량난 원인이 아니라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최근의 아르헨티나·미국 가뭄과 같은 기후 위기가 농업 생산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협정 연장 소식이 전해진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밀, 옥수수 상품 가격은 1∼2% 하락했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미국 달러 대비 각국 통화의 약세와 에너지·유통 비용 상승으로 빵, 면 등 밀로 만드는 식품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협정 자체도 불안요인이다. 표면적으로 자국산 비료와 곡물 수출 지원을 협정 연장의 조건으로 내세워 온 러시아는 러시아 수출을 촉진할 수 있도록 로스셀호스방크(러시아 농업은행)에 대한 서방 제재 완화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 운송의 안전상 문제도 있다. 흑해에 있는 상당수의 기뢰로 인해 선박 운항에도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함께 식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7월 협정 개시 이후) 선박 450척이 우크라이나산 곡물과 식료품 1100만t을 싣고 전 세계로 향했다”며 “수천 만명, 특히 아프리카인이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우리 식량이 없을 때와 비교하면 식료품 가격도 매우 저렴해졌다”고 협정 연장을 반겼다. 곡물협정이 연장됐지만 첫 눈이 내린 우크라이나에는 미사일 공격이 계속됐다. AFP통신은 러시아가 이날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의 에너지 시설에 동시다발적인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으로 수도 키이우와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중서부 비니츠시아, 북부 수미 등 도시가 가장 큰 피해를 봤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15일에도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에 사상 최대 규모의 미사일 공습을 가해 700만여 가구가 정전을 겪었다. 이번 공습으로 국민 1000만명이 단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벤투호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 포르투갈, 호날두 포함 26명 엔트리 확정

    벤투호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 포르투갈, 호날두 포함 26명 엔트리 확정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벤투호의 마지막 상대인 포르투갈 축구대표 26명이 확정됐다.포르투갈축구협회는 11일(이하 한국시간) 홈페이지에 페르난두 산투스 국가대표팀 감독이 선발한 26명의 대회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는 입지가 불안한호날두도 이름을 올렸다.  역대 남자축구 A매치 최다골 기록(191경기 117골) 보유자인 37세의 호날두는 이로써 2006년 독일 대회부터 5회 연속 월드컵 본선 그라운드를 밟게 됐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소속은 호날두를 포함해 브루누 페르난드스, 디오구 달로트(이상 맨유), 주앙 칸셀루, 후벵 디아스, 베르나르두 실바(이상 맨체스터시티), 주앙 팔리냐(풀럼) 등 10명이나 된다.황희찬과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에서 함께 뛰는 골키퍼 조제 사, 미드필더 후벵 네베스와 마테우스 누니스도 카타르로 향한다. A매치 출전 경험이 없는 19세 수비수 안토니오 실바(벤피카)를 처음 발탁한 산토스 감독은 또 A매치 128경기를 뛴 39세의 베테랑 수비수 페프(벤피카)도 선택했다. 그러나 리버풀의 디오구 조타(리버풀)와 페드루 네투(울버햄프턴)는 부상으로 카타르행이 불발됐다.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의 헤나투 산체스도 명단에서 빠졌다. 산투스 감독은 “내가 소집한 선수들 모두 승리에 대한 굶주림이 있고, 포르투갈을 세계 챔피언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호날두와 관련해 “그는 (소속팀에서) 최근 4경기를 뛰었다. 한 달 전 일어난 일을 얘기하지 말자”면서 “호날두는 지금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경기력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6회 연속 및 통산 8번째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포르투갈은 오는 21일 개막하는 카타르월드컵에서 가나, 우루과이, 한국과 H에서 조별리그를 치른다.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는 12월 3일 오전 0시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맞붙는다. 포르투갈은 월드컵 개막에 앞서 오는 18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나이지리아 상대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카타르월드컵 포르투갈 대표팀 최종명단(26명) ▲골키퍼(GK) = 디오구 코스타(포르투), 조제 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후이 파트리시우(AS로마) ▲수비수(DF) = 디오구 달로트(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앙 칸셀루(맨체스터 시티), 다닐루 페레이라(파리 생제르맹), 페프(포르투),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 안토니우 실바(벤피카), 누누 멘드스(파리 생제르맹), 하파엘 게헤이루(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미드필더(MF) = 주앙 팔리냐(풀럼), 후벵 네베스(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 브루누 페르난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앙 마리우(벤피카), 마테우스 누니스(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오타비우 몬테이루(포르투), 비티냐(파리 생제르맹), 윌리엄 카르발류(레알 베티스) ▲공격수(FW) = 안드레 실바(RB라이프치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곤살루 라모스(벤피카), 주앙 펠릭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하파엘 레앙(AC밀란), 히카르두 호르타(브라가)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재난을 극복하는 법/우석대 명예교수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재난을 극복하는 법/우석대 명예교수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은 번창하던 항구였다. 1755년 11월 1일 만성절(萬聖節) 아침 리스본 시민들은 상비센트드포라 성당을 찾았다. 교회 앞 광장까지 사람들이 꽉 찼다. 예배 시작 직후 교회 건물이 폭풍을 만난 배처럼 흔들렸다. 스테인드글라스가 박살 나고 대리석이 비 오듯 쏟아졌다. 도시 곳곳에서 비명이 울렸다. 첫 지진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두 번째 지진이 도시를 흔들었다. 이미 지반이 약해진 터라 첫 지진을 견딘 건물들도 힘없이 무너졌다. 지진은 서곡에 불과했다. 교회를 밝히던 촛불과 주택의 난롯불이 곳곳에 화재를 일으켰다. 다음은 물이었다. 갑자기 바닷물이 부풀어 올랐다. 이날 세 차례의 쓰나미가 리스본 해안을 강타했다. 이날의 대지진은 25분 만에 도시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바닷가로 도망간 사람들을 해일로 쓸어 버렸다. 궁전도 무너졌다. 간신히 살아남은 왕은 신하들 앞에서 울부짖었다. “신께서 내리신 이 형벌에 어떻게 대처해야겠는가.” 아무도 말을 못 하고 있을 때 한 남자가 대답했다. “죽은 사람은 묻고 산 자에게 먹을 것을 주어야 합니다.” 바로 이 남자가 포르투갈의 전설적인 개혁자인 폼발 총리다. 왕은 그에게 재난 수습 전권을 줬다. 지진으로 부서진 감옥에서 범죄자 수백명이 탈출해 약탈·방화·살인을 저질렀다. 종말론적 혼돈이었다. 폼발은 이들을 엄벌했다. 식량 보급소를 세우고 무장 군인들의 감시 아래 식품을 공정하게 분배했다. 굶주림의 공포가 사라졌다. 거리에 시체들이 쌓였고 도시에 악취가 진동했다. 폼발은 시신을 즉시 수장하도록 했다. 폼발을 가장 괴롭힌 것은 종말론을 들먹이며 선동을 일삼는 광신적 사제들이었다. 미신에 빠진 종교 기득권 세력은 저주받은 도시를 탈출하라고 설교했고, 그 결과 도시 복구에 필요한 인력이 빠져나가는 결과가 나타났다. 폼발은 1759년 예수회를 포르투갈에서 추방해 버렸다. 총리 폼발은 강력하고 효과적인 재해 대책으로 근대적 재난 관리의 모범을 보였다. 그는 노예제 철폐, 군대 개혁, 교육 개혁 등 후세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긴 유능한 행정가이기도 했다. 정적들이 그를 제거하려 했으나 꼬투리를 잡을 것이 없었다. 그는 청렴했고 정직했고 부지런했으며 자신의 안위를 구하지 않았다.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전곡선사박물관장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전곡선사박물관장

    수백만년 전 두 발로 걷는 존재가 등장하며 인류 진화의 여정이 시작됐다. 인간이 되어 가는 험난했던 과정을 아주 짧고 단순하게 정리해 보자. 우선 인류의 진화는 “머리는 점점 커지고 도구는 점점 작아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 최초의 도구를 만들어 냈던 고인류의 머리 크기는 500㎖ 우유갑 하나 정도에 불과했다. 이들이 처음 만들었던 도구는 투박하고 큼지막한 석기였다. 수백만년 동안 머리는 세 배 정도 커졌고, 크고 좋아진 머리로 마침내 손톱보다도 작지만 아주 성능이 좋은 좀돌날 석기도 만들 수 있게 됐다. 휴대전화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면서도 기능은 더욱 첨단화되는 과정을 머리 즉 뇌의 용량 증가와 반비례하는 도구의 크기 변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인류의 진화는 “추운 지역까지 들어가서 살 수 있게 되는 과정”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미지의 세계를 찾아 아프리카를 떠난 인류가 삶의 터전을 넓히기 위해서는 극한의 추위까지 견뎌 내야 했다. 추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몸을 변화시키는 체질적 진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모닥불, 두꺼운 털가죽을 꼼꼼히 꿰매 따뜻한 옷을 만들 수 있는 귀 있는 바늘 같은 문화적 진화의 산물들로 무장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 인간은 지구 전체에 퍼져 살고 있는 성공한(?) 영장류가 될 수 있었다. 먹기 위해서 사느냐, 살기 위해서 먹느냐. 요즘 같은 먹방의 시대에는 해석이 분분한 질문이다. 하지만 인류 진화의 초기 단계에서는 살기 위해 먹었던 것이 분명하다. 살아남기 위한 생존 본능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즐거움인 시절을 살아가는 오늘의 관점에서 볼 때 인류의 진화는 “살기 위해서 먹다가 먹기 위해서 살게 되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투쟁의 과정이 바로 인류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 혀가 느낄 수 있는 맛은 단맛, 신맛, 감칠맛, 짠맛, 쓴맛이다. 이 중 쓴맛도 맛있게 느낄 수 있는 능력이 맛있는 음식을 열망한 인류가 가장 늦게 개발한 비법이라고 한다. 쓴맛도 맛있게 느낄 수 있게 되면서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종류가 크게 늘어났다. 쓴맛에도 잘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은 결국 우리를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줬다. 쓴맛에 적응하는 능력은 쓴 음식을 삼켰을 때 바로 뱉어 내지 않고 꾹 참아 가며 받아들이는 인내의 시간을 거쳐 개발됐다. 쓴맛 적응 능력이 인류 진화의 중요한 원동력이었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쓸쓸한 가을날이다. 쓰디쓴 커피를 맛나게 들이켜는 것처럼, 쓴소리도 달게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정치 지도자들 덕에 “인간”답게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감히 꿈꿔 본다.
  • 봉화 광부 2명 생환, 극한상황서 얼마나 견딜 수 있나

    봉화 광부 2명 생환, 극한상황서 얼마나 견딜 수 있나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에서 두 광부가 기적적으로 생환한 가운데 극한상황에서 인간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봉화군 광산 붕괴사고 고립 작업반장 박씨(62)와 보조작업자 박씨(56)가 사고 열흘만인 지난 4일 오후 11시쯤 극적으로 구조됐다. 두 사람은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봉화군 재산면 아연 채굴광산 제1 수직갱도에서 작업 중 펄(토사) 약 900t(업체 측 추산)이 쏟아지며 지하 190m 지점에서 고립됐다. 외부와 단절된 암흑 속에서 어떻게 열흘을 버틸 수 있었을까. 여러 조건이 맞았지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이들의 생환을 ‘기적’이라고 평했다. 강민주 경일대학교 응급구조학과 교수는 “의학계에서는 극한 상황에서의 인간 생존능력을 333 법칙으로 설명한다. 공기 없이 3분, 물 없이는 3일, 음식 없이는 3주 동안 생존할 수 있다”면서 “커피와 지하수 공급이 생환에는 굉장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김창호 경북대학교 칠곡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도 “체중,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물을 안 먹고는 5~7일을 살고, 음식을 안 먹고는 3주는 버틴다”며 “이번에 생환하신 분들은 커피 가루와 충분한 물이 있어 많은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고혜진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물이나 음식이 없을 경우 1주일까지 생존이 가능하고 물이 충분하다면 최대 3주까지 생존이 가능하다”며 “나이와 건강 상태 등 개인마다 생존 가능 시간이 다르지만 매몰사고 당시 다치지 않는다면 감염 위험이 없어 생존이 비교적 길수 있다”고 말했다 생환자들은 구조를 기다릴 때 가장 중요한 삶에 대한 의지도 강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고립 작업자들은 다른 갱도로 탈출할 수 있는지 수일간 계속 헤매고 다녔으며 조장 박씨는 발파 소리를 들은 뒤 “어딘가 뚫리겠구나, 일단은 무조건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마음가짐을 생환의 주요 요인으로 봤다. 강 교수는 “고립 후 생환한 사람의 공통점으로 발견된 것이 ‘삶에 대한 건강한 의지’였다는 뉴스의 내용이 기억난다.건강이나 기질도 변수가 되겠으나,생환의 가장 큰 이유는 힘겨운 순간에도 살겠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립된 작업자들은 마음가짐에 더해 행동 요령도 정석을 따랐다. 구조대에 따르면 구조 당시 작업자들은 안전한 곳에서 주변의 비닐을 이용해 천막을 치고 마른 나무를 구해 모닥불을 피워두고 구조를 기다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창호 교수는 고립상황에서의 생존요령에 대해 “에어버블과 같이 호흡을 할 수 있는 공간과 물 등의 생존에 필요한 먹을 것을 찾아서 희망을 품고 기다려야 한다”며 “그리고 적절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움직임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러 조건이 맞았지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이들의 생환을 ‘기적’이라고 평했다. 김 교수는 “일단 매몰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호흡을 해야 할 공기의 양이 떨어지기에 하루하루 생존해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했다. 강 교수도 “당연히 기적이다. 매몰 같은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인간은 야생(생존) 본능이 발휘된다. 이런 생존 본능과 함께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기적의 원동력인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기네스북에 따르면 지금까지 매몰·붕괴 등 극한상황에서 가장 오래 생존한 사람은 지난 79년 교통사고를 당한 뒤 빈사상태에서 물과 음식없이 18일간 방치됐다가 발견된 호주의 아드레아스 마하베츠씨(당시 18세). 또 지난 85년 멕시코시티 대지진때 완전히 붕괴된 산부인과병원 건물 잔해 더미에 매몰됐던 신생아가 7일만에 극적으로 구조됐으며 72년 10월 원정 시합차 칠레로 가던 도중 악천 후로 눈덮인 안데스산맥에 여객기가 추락한 상황에서 탑승객 45명 중 12명이 2개월 9일 만에 추위와 굶주림을 극복하고 구출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67년 충남 청양군 구봉광산 매몰사고로 125m 지하갱안에 갇혔던 양창선씨(당시37세)씨로 15일 9시간만에 구조됐다. 양씨는 천장으로 흘러내리는 지하수를 헬밋으로 받아마시고 갱목껍질을 빨아먹으면서 연명했는데 외부와의 전화통화로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게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질병·전쟁·기후변화·기근… 루터, 위기 속 돌파구 찾다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질병·전쟁·기후변화·기근… 루터, 위기 속 돌파구 찾다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10월 31일, 오늘은 핼러윈이기도 하지만 종교개혁 505주년 기념일이기도 하다. 1517년 10월 31일에 마르틴 루터가 그릇된 관습이나 잘못된 종교적 교리를 바로잡고 믿음의 근원으로 돌아가자고 주창한 날이다. 당시는 질병과 전쟁, 기근과 기후변화로 암울한 시대였다. 14세기 중반부터 주기적으로 유행한 흑사병이 유럽 인구의 절반 가까이를 앗아 갔고 결국 루터의 두 동생도 희생됐을 정도로 이 감염병은 오랜 시간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또한 백년전쟁(1337~1453)이 끝나기 무섭게 동쪽에서 루터가 ‘사탄의 분노’라 불렀던 오스만 튀르크 세력이 서유럽 깊숙이까지 쳐들어오자 유럽인은 전쟁의 공포와 종말적 긴박감에 지속적으로 사로잡혔다.오랜 질병과 전쟁 그리고 소빙기(小氷期·little ice age)라고 불린 춥고 불규칙한 날씨와 굶주림에 허덕이던 시대에 사람들이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에 시달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루터 역시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몸과 마음이 아플 대로 아픈 중세인은 종교와 교회에 의지하고자 했지만 삶이 어렵고 힘들어질수록 개인적인 기복신앙에 깊이 빠져들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수많은 성직자, 특히 헌신적인 성직자일수록 죽음이 임박한 감염자들에게 병자성사를 행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다. 성직자 부족과 전쟁·전염병으로 그리스도교적 생활의 중심이라 할 성체성사와 죄를 고백하는 고해성사조차 할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의 불안과 심리적 공황은 커져만 갔다.사후 심판과 구원에 대한 두려움은 중세인에게 실재적·절대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개인이 고해성사를 하고 죄를 뉘우치면 금식·기도·성지순례·자선 행위 등 참회 고행을 하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처벌을 가볍게 하는 성례를 구원 수단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하지만 생전에 죄를 다 씻어 내지 않고 죽으면 천국에 들어가기에 앞서 연옥이라는 곳에서 고통받으며 죄를 마저 정화해야 했다. 구원을 갈망하던 대중의 간절한 욕구는 결국 면벌부(免罰符)라는 증서의 남발을 불러왔다. 면벌부를 돈으로 사면 참회 고행을 하지 않아도 벌을 가볍게 하는 특혜를 주는 것이었다. 이는 흑사병이 퍼지자 이동과 사제 접촉을 제한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대중의 종교적 욕구와 맞물려 확산된 민중적 신앙 행위였다. 나중에 루터는 물론 종교개혁의 후원자가 된 한 군주조차 200만년에 해당하는 면벌부와 성유물 1만 9000점을 소유했을 정도다. 1476년 교황 식스토 4세가 면벌부의 효력을 연옥에서 벌을 받고 있는 영혼들로 확대하면서 ‘망자를 위한 면벌부’가 죽음의 시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사실 대중은 이미 오래전부터 면벌부를 사들여 흑사병으로 급작스럽게 죽은 자들이 사면받기를 간절히 원했다. 이러한 행위가 광범위하게 늘어나면서 교회도 면벌부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수용해 교회 제도에 편입했다.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던 대중의 요구를 추인한 셈이다. ●기후변화와 성인 공경 종교개혁이 일어난 유럽 지역은 14세기 중반부터 소빙기에 접어들면서 한랭기후, 자연재해, 흉작, 굶주림과 폭동을 경험했다. 특히 15세기 후반에는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호우·홍수·산사태·병해충 확산 등의 재해가 빈번해졌는데, 이들은 주로 봄과 가을에 집중되면서 농업 생산성 하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잦은 전쟁으로 농산물의 생산, 유통, 판매에서 차질을 빚었고 물가는 상승했다. 흑사병이 남긴 상처에서 겨우 회복되던 때라 사람들은 더욱 심한 좌절감에 빠져들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특화된 기능을 지녔다고 믿는 성인들에게 하는 호소는 거의 절규에 가까웠다. 치아가 심하게 아프면 아폴로니아 성녀에게 낫게 해 달라고 빌었고, 흑사병은 전염병의 수호성인인 로코 성인에게 치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성인들에게 매달리고 기도하는 것으로는 안심하지 못한 사람들은 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성인들의 유골을 가까이 두고 싶어 했다. 살아 있을 때 이미 공경과 사랑을 받은 튀링겐 출신 엘리자베스 성녀의 장례식에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얼굴을 가린 천 조각과 심지어 머리카락, 손톱 같은 신체 일부를 떼어 가려 했다. 민중의 이러한 기복신앙은 일종의 정신적 건강보험과 같았다.●개혁가 루터와 그의 후원자들 구원 문제에 극도로 민감했던 중세인들은 죄를 씻고 죽으려 했다. 그래서 이들의 종교심은 종종 불건전한 성인 공경과 극단적인 성유물 숭배, 망자를 위한 미사, 과도한 면죄부 구매 그리고 무엇보다 민간신앙적 행위를 수용하고 추인한 교회의 모호한 태도로 얼룩졌다. 루터는 이러한 신앙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가톨릭의 민중적 신심에 들어 있던 종교적 가치를 부인했다. 하지만 대중은 오래된 종교적 관행을 쉽게 포기하려 하지 않았고 급격한 변화에 혼란스러워했다. 그래서 루터와 다른 개혁가들은 때로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종교개혁은 루터를 후원한 많은 사람의 헌신적 노력으로 수행됐다. 그렇지만 그를 보호하고 지원한 세속 제후들에게는 종교개혁에 따른 정치권력 강화와 경제적 이득도 중요했다. 이들은 교리 문제보다는 교황이나 친가톨릭적인 황제의 간섭과 압력에서 벗어나 독립적 통치 기구를 구축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무엇보다 백성들의 돈이 면벌부를 사느라 교황청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내심 못마땅해했다. 루터는 25년간 2주에 한 번 책을 펴냈을 정도로 왕성한 다작가이자 당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그의 책을 대량으로 생산한 인쇄출판업자들은 상당히 큰돈을 벌었다. 초기 자본가들이었던 시민 계층은 세속 군주들이 교회의 건물과 토지 재산을 몰수해 국유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잉글랜드의 헨리 8세는 교회에서 몰수한 토지를 자영농들에게 나눠줬는데, 이는 결국 근대 잉글랜드의 젠트리 같은 신흥 지주 계층이 성장하고 농업 자본주의가 태동하는 계기가 됐다.세속 군주들과 시민들이 종교개혁에 가담한 중요한 목적은 바로 자신들의 정치·경제적 기득권을 지키려는 것이었다. 이러한 세속적인 이유 때문에 루터는 이들에게 갈등과 신뢰라는 양가감정이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루터가 봉건 질서에 저항한 농민 봉기와 이를 지지한 급진적 개혁 세력에 반대하면서 개혁은 농민층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루터는 이들에게서 ‘제후들의 아첨꾼’이라는 비난을 받았고 결국 그의 개혁은 대중운동 차원으로 승화되지 못했다. ●역사적 위기와 개혁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났다. 그로써 세계적으로 곡물과 에너지의 가격이 갑자기 오르고 있다. 밀·옥수수 등 곡물의 국제 가격은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그 여파로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의 개발도상국들은 더욱 심각한 식량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질병·전쟁·기후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종교개혁 시대의 파국으로 치닫던 묵시록적 세계가 재현되는 듯하다. 세계 역사를 거시적으로 성찰한 야코프 부르크하르트는 ‘위기는 늘 우리 곁에 있었고 낡은 생활 방식을 정리하기 때문에 강인한 사람들은 오히려 위기의 분위기를 사랑한다’고 봤다. 질병-전쟁-기후변화-기근으로 이어지는 위기의 시대를 살았던 루터는 자신이 속한 사회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말세 풍조를 쇄신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그를 개혁으로 이끌었다. 지금 우리는 종교개혁의 성공 여부와 한계를 얘기하기보다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 했던 루터의 정신을 기려야 한다. 이것이 2022년 10월의 마지막 날에 종교개혁 505주년 기념일을 기억하는 이유다. 중앙대 교수·작가
  • 먹을것 구하다 쓰러진 82세 할아버지, 우크라 군인이 구조

    먹을것 구하다 쓰러진 82세 할아버지, 우크라 군인이 구조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내 최전선 근처에서 굶주림에 지쳐 쓰러진 할아버지를 구조했다.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TSN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자국 내 최전선 근처 마을에서 식량을 구하러 나왔다 실신한 82세 남성을 구해 집까지 데려다줬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이 이날 트위터에 공유한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군인 2명이 폐허가 된 마을의 진흙 바닥에 쓰러져 있는 백발 남성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담겼다.영상 속 군인들은 할아버지를 부축하며 일으키려고 했지만, 그는 “다리에 힘이 없어 도저히 일어날 수 없다”고 답했다. 집이 어디냐고 묻는 말에는 대답할 기운조차 없는지 손으로 방향을 가리킬 뿐이었다. 그러자 한 군인은 “걱정 마라. 우리가 도와주겠다. 그게 우리 일”이라고 말한 뒤 남성을 등에 업었다. 이후 남성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대화 과정에서 자신의 나이를 82세라고 밝혔던 남성은 석달 전까지 식량 배급소로 쓰이던 우체국이 문을 닫은 뒤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도 했다. 먹을 것을 구하러 나왔다가 굶주림에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점령지 탈환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미국 CNN방송은 우크라이나군이 전쟁 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에 다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도네츠크를 지나 루한스크 지역에 있는 마을 최소 한 곳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친러시아 주민을 해방하겠다며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했다. 루한스크주는 지난 7월 초에 러시아에 완전히 점령됐다. 러시아는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4개 주의 러시아 병합을 선언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최근 법률 서명과 함께 병합 작업을 마무리했다. 우크라이나는 강제병합에 따른 긴장 고조에도 동부와 남부 점령지를 모두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헤르손, 자포리자 등 남부 전선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은 계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안톤 게라셴코 트위터
  • ‘킬링필드‘ 재판 16년 만에 일단락, 4751억원 쓰고 달랑 셋 단죄

    ‘킬링필드‘ 재판 16년 만에 일단락, 4751억원 쓰고 달랑 셋 단죄

    캄보디아를 통치하던 크메르 루주가 1975~1979년 양민을 대량 학살한 ‘킬링필드’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죄가 16년 만에 일단락됐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 전범재판소(ECCC)는 22일 키우 삼판(91) 전 국가주석에게 종신형을 선고한 원심에 대해 제기된 항소를 기각했다. 키우 삼판은 지난 2018년 11월 베트남계 소수민족들을 겨냥한 반인륜 범죄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아 ECCC에서 법정 최고형인 종신형이 선고됐다. 크메르 루주 정권의 2인자인 누온 체아 전 공산당 부서기장도 이슬람 소수민족인 참족을 대량 학살한 혐의가 인정돼 2014년 8월 1심에서 종신형을 선고 받았으나 지난 2019년 사망했다. 두 사람은 강제 이주와 반대세력 처형, 학살 등을 저지른 혐의로 2010년 9월 기소돼 1심에서 나란히 종신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했으나 2016년 11월에 확정 판결을 받았다. 또 프놈펜의 악명 높은 교도소 투올슬렝에서 1만 6000명 이상이 고문 받고 살해당할 때 소장이었던 카잉 구엑 에아브는 2012년 종신형이 확정된 뒤 2020년 9월 사망했다. 이날 항소심 법정에 나온 키우 삼판은 방풍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휠체어에 앉아 헤드폰을 끼고 판결을 들었다. 그는 지난해 8월 19일 항소심 마지막 심리 과정에 집단 학살 및 반인륜 범죄를 주도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크메르 루주 정권은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이상사회 건설을 추진했으나 이 과정에 굶주림, 고문, 처형, 강제노동 등으로 170만∼220만명으로 추산되는 이들의 목숨을 빼앗았다. 당시 캄보디아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캄보디아 정부의 요청에 의해 유엔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06년 발족한 ECCC는 주범들의 기소 및 재판에 무려 3억 3700만 달러(약 4751억 7200만원)를 지출했다. 하지만 크메르 루주 정권의 일인자 폴 포트는 1998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 법정에 세우지도 못했다. 또 렝 사리 전 외교장관은 2013년에 숨졌고, 그의 아내인 렝 티리트 전 사회장관도 치매에 걸려 2015년에 사망하면서 결국 단죄하지 못했다. 이 밖에 다른 4명에 대해서도 기소 여부를 검토했으나 훈 센 총리를 비롯한 정권 실세들이 사회 불안 조성을 이유로 반대해 무산됐다. 훈 센을 비롯한 현 정권 실세들은 대부분 크메르 루주에 몸 담은 전력이 있다. 이 때문에 ECCC는 16년 동안 막대한 비용을 쓰고도 반인륜 범죄자 셋을 처벌하는 데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ECCC가 남긴 방대한 분량의 범죄 조사 자료와 장기간의 기소 및 처벌 노력은 앞으로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을 바탕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요우크 치항 캄보디아 기록센터장은 “기소된 사람들의 숫자보다 절차에 대해 만족하고 인정할 때만 정의가 구현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달콤한 사이언스]“식사 할 만 하십니까”…밥상 위 분석해보니 ‘깜짝’

    [달콤한 사이언스]“식사 할 만 하십니까”…밥상 위 분석해보니 ‘깜짝’

    TV를 보다보면 아프리카나 동남아 저개발국가 아이들이 제대로 먹지 못해 굶고 있으니 십시일반 조금씩 돕자는 내용의 광고를 흔히 볼 수 있다. 먹을 것이 풍부해진 요즘에도 굶주림을 겪는 이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 비교해 먹거리는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식량, 음식의 질적 수준은 과거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을까. 식품과학자, 영양학자, 보건학자들이 전 세계의 영양상태를 조사한 결과, 깜짝 놀랄 결과를 내놨다. 미국 터프츠대 식품과학정책학부, 그리스 데살리대 식품과학영양학과 공동 연구팀은 전 세계인의 밥상은 30년 전과 비교해 나을 것이 없는 상태이며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식품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푸드’ 9월 19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전 세계 식품 소비와 영양소 섭취 수준에 대한 대규모 통계인 ‘국제 식습관 데이터베이스’ 중 1990~2018년까지 1100개 이상의 조사 결과를 추출해 메타분석을 실시 했다. 이 조사에 활용된 통계들은 전 세계 185개국 성인과 아동, 청소년 모든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하루 권장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권장 식단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지를 0부터 100까지 척도로 구분했다. 0은 설탕과 가공육 등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영양소가 없는 불량 식단을 의미하고 100은 과일, 채소, 콩, 견과류, 통곡물 등을 중심으로 권장 식단을 완벽하게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1990년대 식단 점수에 비해 2018년은 1.5점 올라 사실상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185개국 평균 점수는 40.3점으로 나타났으며 지역별로 본다면 남미지역과 카리브해 일대 국가는 30.3점, 남아시아는 45.7점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세계 평균보다 낮은 곳들은 가공육, 가당음료, 소금 등 건강에 좋지 않은 성분이 들어간 음식들을 즐겨 먹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개별 국가로 따졌을 때 세계 인구의 1%도 안되는 10개국만 50점 이상을 받았다. 가장 점수가 높은 곳은 베트남, 이란, 인도네시아, 인도였으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브라질, 멕시코, 미국, 이집트로 나타났다. 인구별로 따져보면 남성보다는 여성이, 나이가 어린 사람들보다는 노년층이 더 건강한 음식을 많이 먹고 권장 식단과 영양소를 비교적 잘 지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우리시 모자파리안 터프츠대 의대 교수는 “잘못된 식단은 질병의 주요 원인이며 전 세계적으로 사망자의 26%를 줄일 수 있는 요인”이라며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달고 짠 맛이 강한 음식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생선, 과일, 채소 등 건강한 식품을 소비가 줄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심각한 부담이 될 수가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빅토리아 밀러 터프츠대 박사도 “식단의 질적 상태를 분석하는 것은 전 세계 주요 질병상태와 인류의 면역상태에도 기여하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세계적, 지역적, 개별 국가적으로 식단 개선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식량난’ 북한, 인도·베트남에도 손 벌렸나… “농부도 굶주려”

    ‘식량난’ 북한, 인도·베트남에도 손 벌렸나… “농부도 굶주려”

    북한 남포항에 식량으로 추정되는 포대가 대거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일 보도했다. 올해 가뭄에 수해까지 겹친 북한은 제3세계 국가들에까지 식량 원조를 요청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VOA는 민간 위성사진업체 ‘플래닛 랩스’의 지난달 21일자 촬영 사진을 분석한 결과 남포항 석탄 항구에 하얀색 물체가 가득 적재돼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이 포대 단위로 운송하는 물품은 주로 곡물과 비료로, 비료는 통상 1∼5월에 수입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발견된 포대는 식량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VOA의 추정이다. 앞서 인도 국제사업회의소(ICIB)는 최근 홈페이지에 “북한의 상무관과 다른 관료들이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곡물 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인도 뉴델리의 ICIB 사무실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날짜를 밝히지는 않은 채 북한인으로 추정되는 남성들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만프릿 싱 ICIB 소장은 VOA에 “쌀 기부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북한 대사관의 연락을 받았다”며 “이는 홍수가 농작물 대부분을 파괴한 상황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보도가 나간 뒤 ICIB는 홈페이지에서 관련 사진을 모두 삭제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봉쇄와 가뭄·수해 등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북한의 식량난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에서 비공식적으로 들여오는 식량으로는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많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VOA에 “북한은 농부들조차 굶주림에 시달리는 상황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분명하다. 베트남에도 수개월 전 식량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리콴유가 본 한국인/우석대 명예교수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리콴유가 본 한국인/우석대 명예교수

    ‘싱가포르의 국부’로 불리는 리콴유는 3년 반에 이르는 일제의 싱가포르 점령 시절을 경험했다. 그는 무자비한 일본 군대가 싱가포르 사회 전체를 파괴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리콴유가 본 일본의 유일한 통치 수단은 ‘공포’였다. 일제의 처벌이 어찌나 가혹했던지 식량 부족으로 굶주림이 극에 달한 1944년에도 범죄행위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은 복종을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교육 체계까지 바꾸며 장기적인 지배를 획책했다. 일본인을 상전으로 모시고 살아가려면 모든 현지인은 일본 학교에 자녀를 보내 일본의 언어와 풍습, 역사와 문화를 배워야 했다. 식민화의 마지막 단계는 일본인의 인종적 우월성과 지배권을 현지인들이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일이었다. 리콴유는 일본이 좀더 시간적 여유를 가졌더라면 성공했으리라고 전망했다. 일제 점령 기간이 3년 반에 그친 것이 다행이었다. 리콴유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더라면 곧바로 싱가포르의 지배 민족이 됐을 것이고, 싱가포르인은 일본의 풍습을 흉내내는 노예 상태에 빠졌을 거라고 봤다. 하지만 리콴유는 일본에 점령당한 나라 중 한국은 예외적인 경우에 속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인은 일본이 한국을 지배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저항을 멈추지 않았다. 일본은 한국인의 풍습, 문화, 언어를 말살하려 했지만 민족적 자부심이 강한 한국인은 굳은 결의로 야만적인 압제자에게 항거했다. 일본은 수많은 한국인을 죽였지만 그들의 혼은 결코 꺾지 못했다는 것이다. 리콴유는 한국이 대만·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과 매우 다르다고 지적한다. 대만은 중국·포르투갈·네덜란드·일본 등에 차례로 지배당했으나 이민족 지배자들에게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했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도 마찬가지였다. 리콴유는 일본이 이들을 계속 지배했다면 대만에서 그랬듯이 50년 안에 식민화에 완전히 성공을 거두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민의 저항정신과 저력에 대한 외부인의 평가다. 외세의 침략에 대해서뿐일까. 한국 현대사는 독재 세력, 부패 세력, 반민주 세력, 무능 세력에 대한 투쟁과 저항으로 점철돼 있다. 일시적 후퇴도 있었지만, 역사의 쓰레기를 치우며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 이번엔 제주에서 고양이 22마리 버려졌다

    이번엔 제주에서 고양이 22마리 버려졌다

    최근 제주에서 동물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사회적 공분을 사는 가운데 이번엔 제주시내 한 주택에서 고양이 수십 마리가 버려져 뒤늦게 구조됐다. 29일 제주도 동물보호센터와 제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이도2동의 한 주택에서 새끼 샴고양이 22마리가 버려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고양이계의 여왕으로 불리는 샴(Siam) 고양이는 몸은 가늘고 유연하며 꼬리는 길고 털이 짧은 품종으로 타이의 왕실에서 기르다 나중에 영국에서 개량된 인기 반려묘종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해당 주택에서는 주인 없는 집에 고양이가 버려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 방치된 채 살아가고 있던 성묘 4마리, 새끼 10마리 등 샴고양이 14마리가 발견됐다. 이후 해당 주택가 인근에서 샴 고양이 8마리가 추가로 발견돼 구조됐다. 29일까지 발견된 고양이는 성묘 13마리, 새끼 9마리 등 모두 22마리에 달한다. 이 가운데 7마리는 파보바이러스(치사율 높은 바이러스성 장염) 등 질병을 이유로 숨을 거뒀으며, 나머지 고양이 15마리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 보호센터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을 대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불필요하거나 피할 수 있는 신체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 및 굶주림, 질병 등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게을리하거나 방치할 경우를 ‘동물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제주시 담당부서 등을 상대로 내용을 파악한 후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6일에는 한경면 한 도로변에서 화살을 맞은 개가 돌아다니다가 주민에 의해 발견되기도 했다.
  • 혁명·예술 보듬은 ‘몽마르트르’ 사람의 아름다움에 더 빛난다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혁명·예술 보듬은 ‘몽마르트르’ 사람의 아름다움에 더 빛난다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거리를 아틀리에로 만든 화가들모델·뮤즈·감상자가 된 관광객들골목 구석은 버스킹 ‘천연의 무대’ 비극적 역사 ‘파리코뮌’의 공간서외로울 틈 없는 예술·낭만의 도시로 세잔 격찬하며 후원자 찾아준 모네경쟁사회 속 우리도 격려에 목말라숨은 잠재력도 일깨우는 ‘힐링 공간’사람 자체가 풍경이 되는 순간이 있다. 장소가 자아내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그곳에 사람의 몸짓과 표정이 있기에 비로소 그 풍경이 짙은 의미를 피워 올리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에펠탑만으로도 멋진 풍경이 되지만, 에펠탑 사진을 찍으며 ‘드디어 파리에 왔다’는 표정으로 뿌듯해하는 사람들을 뿌듯하게 바라보는 순간이 더 멋지다. 베로나에 자리한 ‘줄리엣의 집’에는 로미오가 줄리엣이 사랑의 대화를 나눴다고 알려진 발코니가 있는데, 이곳은 사실 원래 있었던 것이 아니라 관광객들을 위해 ‘만들어진 풍경’이다. 줄리엣의 발코니를 인공적인 조작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막상 그곳에서 행복해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을 보면 미소가 저절로 스며 나온다. 보고 또 봐도 지겹지 않은 풍경이 있다면 바로 ‘풍경을 바라보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또 하나의 풍경이다.그렇게 장소의 아름다움을 넘어 사람의 아름다움이 더욱 빛나는 곳, 그곳이 내가 사랑하는 몽마르트르의 이미지다. 파리에 가면 여행자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에펠탑 뷰’가 아름다운 숙소를 찾는다. 하지만 나는 ‘몽마르트르 뷰’가 아름다운 숙소를 찾는다. 몽마르트르가 보인다는 것은 왠지 파리의 멋지고 화려한 모습뿐 아니라 그늘지고 어두운 부분까지 다 볼 수 있는 더 깊고 드넓은 시야를 지니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몽마르트르는 무려 2만여명의 사망자를 낸 ‘파리코뮌’(1871)의 아픈 역사가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기에. 그 참혹한 역사의 한가운데서 죽음의 공포에 떨었던 사람들에겐 ‘파리가 과연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라는 의문까지 품게 한 뼈아픈 역사적 트라우마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 비극적인 파리코뮌의 역사를 간직한 몽마르트르가 이제 예술가의 거리, 관광객이 매일 넘쳐나는 축제의 거리로 탈바꿈했다. 사람들은 저 유명한 ‘사랑해 벽’에서 수십 장의 셀카를 찍으며 무려 300여개의 언어로 채색된 ‘사랑해’라는 문장의 달콤한 향기에 취한다. 몽마르트르의 그 극단적인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져 내 마음을 울린다. 나는 도시의 화려함만을 탐색하기보다는 도시에 스민 아픈 역사까지도 품어 안는 여행자가 되고 싶다.●모든 아름다움 다 모인 몽마르트르 정작 나의 친구들은 ‘몽마르트르에 가자’고만 하면 눈살을 찌푸린다. “여울아, 나 거기서 소매치기 만났잖아. 다신 안 가.” “너는 그렇게 사람 많은 곳에 꼭 가고 싶니? 몽마르트르는 너무 복작거려서 정신이 없더라.” “제발 여름엔 몽마르트르 가지 말자. 파리에서 제일 더운 곳일걸. 쪄 죽을 것 같아.” 과연 몽마르트르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소매치기가 기승을 부리는 곳이다. 차분함이나 조용함과는 거리가 먼 곳, 항상 넘쳐나는 관광객을 현혹하는 무리한 호객 행위가 판을 치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몽마르트르에서 경찰을 발견하면 유난히 반갑다. 경찰이 지켜 줄 때만은 소매치기들이 우리 관광객들을 함부로 노리지 못하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렇게 우여곡절이 많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몽마르트르를 사랑한다. 몽마르트르에는 내가 파리를 향해 꿈꾸는 모든 아름다움이 다 모여 있기에. 거리 자체를 거대한 아틀리에처럼 만들어 어디서나 굴하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의 열정적인 모습, 모든 사람이 그저 관광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막 태어나는 그림들의 모델이자 뮤즈이자 감상자가 될 수 있는 분위기, 골목 구석구석이 천연의 무대가 돼 어디서든 아름다운 길거리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최고의 버스킹 장소가 바로 몽마르트르다. ●다채로운 빛깔의 파리 속 무료 전망대 무엇보다도 몽마르트르는 해 질 무렵 파리의 가장 다채로운 빛깔을 원 없이 내려다볼 수 있는 무료 전망대의 역할을 한다. 몽파르나스타워나 에펠탑 꼭대기에 올라가려면 꽤 비싼 입장료를 내야 하고 기다랗게 줄을 서야 하지만, 몽마르트르는 가도 가도 평지인 파리에서 가장 높은 언덕이기에 누구나 이곳에서 찬란한 일몰과 일출을 무료로 볼 수 있다. 몽마르트르에서는 외로울 틈이 없다. 몇 발자국 옮기기만 하면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파리의 가장 화려했던 시절 ‘벨 에포크’ 시대의 저 유명한 물랑루즈 포스터를 비롯한 수많은 예술작품을 엽서나 냉장고 자석으로 만들어 파는 상점들, 하루 종일 카페에 앉아 길거리를 바라보기만 해도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흥미진진한 온갖 사람과 공연들, 관광객들에게 ‘호객’을 하기도 하지만 관광객들을 세상에서 가장 반가운 미소로 맞이해 주는 주인들. 마치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연주하고 글을 쓰는 그 모든 예술가가 몽마르트르에 한꺼번에 모여 있는 것 같다. 1900년 이후 파리는 벨 에포크 시대의 풍요로운 문화적 발전과 예술가들의 교류를 바탕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이사도라 덩컨, 마르크 샤갈, 장 콕토 같은 수많은 예술가가 파리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몽마르트르 언덕이 예술가들의 아지트가 된 것도 이 시기다. 가난한 예술가들이 몽마르트르 언덕에 즐비하던 싸구려 목조 공동주택 ‘바토 라부아르’(세탁선)로 모여들어 예술과 사랑, 우정과 혁명을 이야기했다. 파블로 피카소, 막스 자코브, 모리스 드 블라맹크, 케이스 판 동언, 모딜리아니 등 많은 예술가가 가난에 굴하지 않고 예술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며 파리를 더욱 아름다운 빛의 도시로 만들었다. 세계적인 무용가 이사도라 덩컨은 이렇게 말했다. 삶은 뿌리이고 예술은 꽃이라고. 삶에 뿌리내린 예술의 아름다움이야말로 그가 추구하는 이상이었다.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힘은 단지 예술적 재능이 아니다. 파리를 파리답게 만들어 주는 것, 파리를 늘 사랑과 낭만과 예술의 도시로 완성해 주는 화룡점정의 에너지는 바로 파리지엔이었다. 언제나 예술을 향한 열정으로 충만한 사람들, 예술가들을 그 자체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린 마음이야말로 파리를 파리답게 만드는 찬란한 주역이었다. ●예술가의 재능 발견할 준비가 된 도시 몽마르트르에서 내려다본 파리가 아름다운 또 하나의 이유, 그것은 예술가들이 ‘마침내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고흐, 마네, 모네, 고갱, 휘슬러, 무하 같은 화가들뿐 아니라 드뷔시, 생상스 등의 음악가들, 프루스트, 졸라, 발자크 또한 파리에서 활동할 때 최고의 영감을 얻고 자신을 인정해 주는 진정한 ‘지음의 벗들’을 만났다. 지금은 명실상부 위대한 아티스트로 인정받지만 한때는 심각한 굶주림과 언론의 혹평으로 고생했던 수많은 아티스트가 결국 파리에서 자신이 나아갈 길을 찾았다. 파리는 바로 언제든지 예술가의 재능을 발견할 준비가 된 도시, 객지에서 고생하던 수많은 예술가 지망생이 결국 자신의 가치를 최고로 인정해 주는 관객들과 후원자들을 발견하는 도시다. 마침내 예술가의 재능이 꽃피는 도시, 비로소 예술가의 간절한 꿈이 이뤄지는 도시, 오직 아름다움과 예술과 문학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는 사람들의 도시가 바로 파리다. 세잔의 예술성을 인정하지 않던 당시 분위기에 맞서 모네는 수많은 사람에게 세잔의 재능을 격찬했다. “그렇게 뛰어난 사람이 평생 더 나은 지원을 받지 못했다니, 얼마나 애석한 일인지! 그야말로 참된 예술가인데, 너무 자신감이 없어요. 격려가 필요하다오.”(메리 매콜리프, ‘벨 에포크, 우리들의 파리’ 중에서) 한때 자신도 굶주림과 외로움으로 고생하던 모네가 세잔을 칭찬하며 그의 후원자를 찾아 주는 모습은 내게 커다란 감동을 줬다. 우리에게도 그런 진심 어린 격려가 필요하기에. 질투하고 경쟁하는 세상의 분위기에 휩쓸려 가지 않고, 서로의 배고픔과 외로움을 걱정해 주던 파리의 아티스트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모네의 수련과 세잔의 사과와 고흐의 해바라기를 사랑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우리 안에 숨어 있는 눈부신 잠재력을 일깨우는 장소, 몽마르트르에 다시 한번 가고 싶다. 북적임과 혼잡스러움 속에서도 파리의 아름다움을 가장 완벽하게 압축하고 있는 거리, 몽마르트르야말로 나의 힐링 스페이스이기에. 이렇게 복잡한 상념에 잠겨 몽마르트르 언덕 위에서 파리 시내를 하염없이 바라보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와, 저것 봐! 무지개야!” “쌍무지개다!” 영어와 독일어와 프랑스어가 뒤섞인 탄성은 저마다 그 찬란한 무지개를 앞다퉈 환영하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이 아름다운 파리를 향해 무지갯빛으로 반짝이는 사다리를 내려 준 것 같았다. 그 어떤 인간의 건축물로도 흉내낼 수 없는, 오직 자연만이 지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공평하게 내려 줄 수 있는 위대한 선물이었다. 문학평론가·작가
  • [길섶에서] 헝거스톤/안미현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헝거스톤/안미현 수석논설위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는 유럽에서 ‘헝거스톤’(hunger stone)까지 나타났다고 한다. 직역하자면 ‘굶주림의 돌’이다. ‘슬픔의 돌’ 혹은 ‘기근석’으로도 불리는 헝거스톤은 체코 엘베강에 있다. 강바닥에 위치해 평상시에는 물에 잠겨 안 보인다. 기록적으로 강이 말라가는 때나 모습을 드러내는데 돌에 새겨진 문구로도 유명하다. “나를 보거든 울어라.” 원래는 “나를 보면 죽는다”였는데 공포 심리를 너무 자극할까 봐 문구를 바꿨다는 얘기도 있다. 이 돌을 본다는 것은 극심한 가뭄이라는 것이고, 타들어 가는 가뭄은 흉작과 배고픔을 수반하니 통곡이든 죽음이든 과장만은 아닐 듯싶다. 중국 양쯔강에서는 600년 전의 불상이, 독일 다뉴브강에서는 2차대전 때의 군함이 강바닥에서 나왔다. 정반대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또 다른 나라는 기록적인 폭우로 몸살이다. 기후변화의 재앙을 일깨우는 경고인 듯싶어 섬뜩하다. 자연은 계속 경고를 보내는데 인간은 매번 잠깐 울다 마는 것 같아 또 섬뜩하다.
  • 못 믿을 푸틴… 우크라와 곡물 수출 합의 12시간 만에 미사일 쐈다

    못 믿을 푸틴… 우크라와 곡물 수출 합의 12시간 만에 미사일 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의 흑해 수출에 합의한 지 12시간 만에 주요 곡물 수출항인 남부 오데사를 폭격했다. 전란에 굶주린 세계를 향해 쏜 미사일로 국제사회의 합의를 무력화시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 작전사령부는 2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2발이 우크라이나 항구인 오데사의 기반 시설을 공격했고, 다른 2발은 방공망에 격추됐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에는 오데사항에서 거대한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는 장면이 담겼다. 올렉시 혼차렌코 오데사 하원의원은 “최소 여섯 차례 폭발음이 들렸고 불특정 다수가 부상당했다”고 말했다. 오데사 항구가 공습 표적이 된 건 전쟁 이후 처음으로, 이번 폭격에 철도 하역장과 곡물 창고가 파괴된 것 같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전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터키)가 오데사항·피우데니항·초르노모르스크항 등 흑해에 접한 3개 항구의 곡물 수출 안전을 확약한 4자 협정에 서명한 지 불과 12시간 만의 공격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세계의 빵 공장’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산 밀은 전 세계 극빈층에게는 ‘생명줄’이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해마다 원조하는 식량의 40%가 우크라이나산 밀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해상 기뢰들과 민간 곡물 수송선들이 잇달아 공격받으면서 오데사 등에 묶인 우크라이나산 밀은 2000만~2500만t에 달한다. 이번 협상이 제대로 이행된다면 향후 석 달간 수백만명이 굶주림을 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이유다.올렉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공습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항만이나 곡물 저장고가 아닌 “우크라이나아군 군함과 미국이 제공한 하푼 대함미사일이 있는 창고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전날 4자 협상 타결을 ‘희망의 신호’라고 평가했던 구테흐스 총장은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보다는 성명을 통해 “합의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날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4자 간 공동 조정센터 설립 작업 등 협상안이 제대로 진행될지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정이 파기되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의 4700만명이 극심한 굶주림의 재앙에 빠질 수 있다고 FT는 전망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24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식량난을 논의하기 위해 이집트, 에티오피아, 우간다, 콩고공화국 등 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이집트는 매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에서 1000만t이 넘는 밀을 구매해 온 주요 수입국이다.
  • “살려주세요” 사람이 버린 깡통에 혀 낀 북극곰 [영상]

    “살려주세요” 사람이 버린 깡통에 혀 낀 북극곰 [영상]

    아사(餓死) 직전의 북극곰이 제 발로 인간을 찾아왔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유력매체 NGS24는 깡통에 혀가 끼어 낑낑대던 북극곰이 마을을 직접 찾아 도움을 청했다고 보도했다. 며칠 전 크라스노야르스크 딕손 기상관측소에 북극곰 한 마리가 나타났다. 딕손은 러시아 북극해에 딸린 카라해 연안의 작은 항구 도시로 북극곰과 흰돌고래, 해마 등의 얼마 남지 않은 서식지다.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주변을 맴돌던 북극곰은 관측소 연구원들에게 다가가 주둥이를 내밀었다. 난간 사이로 쑥 들어온 북극곰 주둥이에는 웬 깡통 하나가 달려 있었다. 먹이를 찾아 다니다 인간이 버린 깡통을 보고 혀를 쑥 넣었다가 뚜껑 사이에 걸린 모양이었다.지친 기색이 역력한 북극곰은 사람들이 상태를 살피는 동안 얌전히 입을 벌리고 있었다. 도와달라는 무언의 신호인 듯 보였다. 사람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목숨이 위태로워진 야생 동물이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 모순적 상황이었다. 하지만 깡통 안쪽까지 깊숙이 박힌 북극곰의 혀는 좀처럼 빠지지 않았다. 더 세게 잡아당겼다간 자칫 날카로운 깡통 모서리에 북극곰의 혀가 크게 다칠 수 있었다. 현지 주민은 “곰이 직접 우리에게 와서 혀를 내밀었다. 하지만 곰에게 정신적 충격을 주지 않고 돕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구조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또 북극곰이 굶주림과 갈증에 지쳐 뒷다리를 부들부들 떨었다고 전했다.딕손 주민들은 러시아 연방 천연자원감독청에 북극곰 상태를 알렸다. 현지에는 의료 시설이 전무해 외부의 도움이 절실했다. 지원 요청을 받은 모스크바동물원 수의사와 전문가들은 21일 북극곰을 구하기 위해 3420㎞를 날아갔다. 현장에 도착한 의료진은 북극곰에게 진정제를 투여하고 깡통 제거 수술을 진행했다. 러시아 연방 천연자원감독청장 스베틀라나 라디오노바는 “북극곰은 80~90㎏ 사이 어린 암컷이었다. 수의사들은 성공적으로 깡통을 제거했으며, 북극곰 혀에 난 여러 개의 상처를 치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며칠간 북극곰 상태를 관찰한 뒤 마을과 100㎞ 떨어진 자연 서식지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스크바동물원장 스베틀라나 아쿨로바는 “북극곰의 회복을 돕기 위해 물고기 50㎏도 준비했다”고 부연했다.북극곰은 세계자연보전연맹(ICUN)이 지정한 취약(VU) 등급 멸종위기종이다. 현재 2만∼2만 5000마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이 중 7000마리는 러시아에 살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북극곰의 주 무대인 바다 얼음, 즉 해빙이 빠르게 녹으면서 북극곰 개체 수도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서식지 감소와 먹이 부족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북극곰은 쓰레기장에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사람이 사는 마을을 찾은 북극곰이 쓰레기장을 뒤지는 모습이 흔해진 이유다. ‘깡통 북극곰’이 구조된 크라스노야르스크 북쪽 타이미르반도에서 최근 2년간 연구를 진행한 러시아 전문가들도 북극곰이 얼음이 있는 북극으로 이동하지 않고 육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로 가다가는 세기말 북극곰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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