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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美 통상압력, 中 기술굴기에 샌드위치 된 한국 산업

    우리 산업의 집토끼라고 할 반도체와 자동차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압박이 거세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에서 파생된 G2(미국과 중국)의 압박은 공교롭게도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에 맞춰졌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해 외국산 자동체에 대한 고율의 관세 검토에 들어갔다. 우리 자동차가 미국의 안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이 나면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승용차의 관세를 면제받으면서도 해마다 수출이 줄어드는 판에 추가로 관세를 물면 자동차 수출은 반 토막이 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2025년까지 기술 독립을 이룬다는 ‘중국 제조 2025’에 따른 ‘반도체 굴기’(屈起·몸을 일으킴)도 우리로서는 걱정스럽기만 하다. 현재 15%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기 위해 3000억 위안(약 51조원)의 펀드 조성에 나섰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미국의 마이크론 등 ‘반도체 빅3’에 대한 가격 담합 조사에 돌입하는 등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미국의 마이크론을 타깃으로 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한국의 반도체 업체를 손보겠다는 의도가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15년 불공정 거래를 이유로 퀄컴에 60억 위안(약 1조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전력을 감안하면 마냥 안심할 일은 아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979억 4000만 달러였다. 자동차는 완성차 416억 9000만 달러와 부품 231억 4000만 달러 등 모두 648억 3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두 업종이 지난해 수출 5737억 달러에서 차지한 비중은 28.3%였다. 아직 혁신성장은 더디고, 우리 경제의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창출원)는 빈약한 게 현실이다. 여전히 반도체와 자동차는 대체가 불가능한 주력 수출상품이다. 미국과 중국처럼 보호무역주의로 갈 수 없다면,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G2의 통상 압박을 이겨 낼 방안을 찾아야 한다. 기술을 혁신하고,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혁신성장은 중소기업이나 공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반도체와 자동차, 정보통신기술(ICT)에도 절실하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이 이를 깨달아야 한다. 정부도 무리한 통상 압력에 당당히 맞서고 내부로는 과감히 규제 철폐에 나서야 한다. 집토끼를 육성하면서 산토끼도 잡는 지혜가 진정 필요한 시점이다.
  • 용산 건물 붕괴 공포에 잠 못 드는데…

    재개발은 캄캄 세입자는 막막 책임공방 답답 지난 3일 서울 용산에서 1966년 지어진 4층 상가건물이 폭삭 무너져 내리면서 ‘붕괴 공포’가 서울 전역에 확산되고 있다.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는 시한폭탄(노후화된 건물)이 서울 곳곳에 숨어 있다”며 제2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경찰과 소방당국은 붕괴 원인 찾기에 나섰다. 5일 서울시와 용산구 등에 따르면 이번 붕괴 사고로 ‘재개발·재건축’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재건축될 날만 기다리다 관리 소홀로 건물이 무너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지역 재개발조합장은 붕괴 건물의 공동 소유주 중 한 명인 고모(64·여)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차피 철거될 건물이라는 인식 탓에 보수에 돈을 들이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용산경찰서는 이날 붕괴 건물 소유주인 고씨와 최모(65)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은 두 건물주에게 소유 관계와 건물 관리, 하자 보수, 재건축과 관련한 진행 사항 등에 대해 물었다. 건물 붕괴로 인한 보상 문제도 첩첩산중이다. 하루아침에 집이 사라져버린 세입자들은 용산구가 지원하는 하루 3만원으로 인근 모텔을 전전하고 있다. 붕괴 당시 4층에 있다가 탈출한 이모(68·여)씨의 병원비는 구가 지원했다. 구 관계자는 “화재 등으로 인해 거주하는 곳에서 생활하기 곤란한 주민들에게 지자체가 긴급지원을 할 수 있다”면서 “조사 결과 조합의 책임으로 결론 나면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입자들은 숙박비 이외에는 어떠한 공적인 보상도 받을 수 없는 상태다. 더구나 붕괴 건물은 화재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았다. 건물주 고씨는 “건물이 노후화됐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이 거절됐다”고 말했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재개발·재건축이 대형 단지 위주로 진행되면서 사업성이 크지 않은 곳은 방치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특히 강북구 수유동, 금천구 시흥동에 오래된 단독 주택과 다가구 주택이 밀집해 있지만 진행 중인 정비 사업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붕괴가 우려되는 건물은 서울 전역에 빼곡하다”면서 “지자체가 행정 권한이 없다고 뒷짐만 지지 말고 관련 제도를 개정해 안전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와 소방재난본부, 용산경찰서, 서울경찰청 등은 붕괴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이날 합동으로 건물 주변 도로 4.5㎞ 구간에서 동공(비어 있는 굴) 탐사 작업을 2시간가량 진행했다. 지하 1~1.5m의 땅 밑을 읽을 수 있는 지표투과레이더(GPR)가 설치된 특수 차량이 동원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고성능 AI프로세서 내놓은 中스타트업 - AI 굴기는 어디까지?

    [고든 정의 TECH+] 고성능 AI프로세서 내놓은 中스타트업 - AI 굴기는 어디까지?

    중국은 정부는 물론 민간 기업까지 인공지능(AI)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입니다. 이미 미국, 유럽 등 다른 AI 선진국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더욱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미국 주요 IT 기업들을 위협할 기세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중국 AI 기업들이 사용하는 하드웨어는 인텔이나 엔비디아처럼 미국 회사의 것이고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도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중국의 작은 스타트업 기업이 이 판도를 바꾸겠다고 나섰습니다. 캄브리콘 테크노롤지(Cambricon Technologies·寒武纪科技, 이하 캄브리콘)는 이름만 들으면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지 쉽게 감이 오지 않습니다. 이 단어는 현생 동물문의 대부분이 등장했던 시기인 고생대 캄브리아기에서 따온 것입니다. 아마도 폭발적인 진화가 이뤄진 지구 역사 시대의 시작을 빗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과학원 출신의 30대 연구원들이 2016년 설립해 이제 불과 2년 된 스타트업입니다. 캄브리콘은 사실 하루에도 몇 개씩 설립되는지 알 수 없는 평범한 스타트업 기업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하지만 2017년 화웨이의 기린 970 프로세서의 AI 관련 로직을 만드는데 협업했다고 알려지면서 세간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우리식으로 치면 삼성, LG 같은 대기업과 신생 중소기업이 협업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요즘 가장 중요한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 반도체에서 그랬다는 점이 더 주목을 받은 이유일 것입니다. 1년이 지난 후 캄브리콘은 더 놀랄 만한 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캄브리콘 MLU100 프로세서라는 고성능 머신러닝 전용 칩을 선보인 것입니다. 이 프로세서는 TSMC의 16FF 공정으로 제조되었으며 기본(base) 모델과 고성능(performance) 모델 2종이 존재합니다. 그래픽 카드와 유사한 형태의 PCIe 카드로 각각 80W와 110W의 TDP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머신러닝 관련 연산 능력으로 기본/고성능 모델의 반정밀도(half precision) 연산 능력은 64/83.2TFLOPS이고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많이 쓰이는 8bit 정수 연산 성능은 128/166.4TOPS입니다. 이는 현재 나와 있는 가장 강력한 GPU인 엔비디아의 볼타 GV100과 경쟁할 수 있는 성능입니다. 그 비결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이 없지만 단정밀도나 배정밀도 연산 성능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볼 때 GPU처럼 그래픽이나 범용 병렬 연산은 불가능하고 머신러닝 관련 로직만 넣어서 성능을 높인 것으로 보입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필요한 부분만 넣었다는 점에서 구글이 개발한 전용 프로세서인 TPU(Tensor processing Unit)와 비슷한 구조로 보입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GPU나 구글의 TPU와는 달리 이 프로세서를 실제로 사용한 시스템은 아직 공개된 바가 없습니다. 실제 서비스에 사용된 적도 없어 주장만큼 성능이 뛰어난지 역시 검증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인공지능 자체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관심이 뜨겁다 보니 자신이 가진 기술을 과대 포장하는 스타트업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기린 970에 들어간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완전히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캄브리콘의 이야기는 중국에서 인공지능 개발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주는 사례임은 확실합니다. 인공지능은 아직 미국 IT 공룡들이 헤게모니를 쥐고 있지만, 상업화 초기 단계인 만큼 앞으로 결과가 어떻게 될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중국의 AI 굴기는 이제 시작이고 대기업은 물론 적지 않은 수의 스타트업이 여기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인공지능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이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스타트업 기업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데스크 시각] 러시아월드컵, 권력 지형을 바꿀 것인가/이지운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러시아월드컵, 권력 지형을 바꿀 것인가/이지운 체육부장

    러시아월드컵이 심상치 않다. 우선 ‘축구에 미친 나라’ 영국이 잠잠하다. 지난 3월 스파이 독살 사건으로 영국이 “대표팀 파견을 재고하겠다”고 했을 때, 그냥 화가 많이 났나 보다 했다. 영국은 지금 응원도, 광고도 없다시피 한 상황이라 한다. 독일, 스페인, 프랑스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러시아의 초청 행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홀대와 외면의 분위기가 정치적인 이유에서인지, 안전 때문인지, 러시아에 대한 근본적인 무시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려진 게 없다. 아무튼 월드컵을 코앞에 둔 유럽이 이런 적은 없었지 싶다. 국제축구연맹(FIFA)으로 가 보자. 제프 블라터 전 회장이 2015년 부패 스캔들로 물러난 뒤 새롭게 거듭나는 중이다. 40유로 넘는 선물은 받지 않을 정도로 체제 개선 의지가 느껴진다고 한다. 대신 ‘합법적’인 돈을 버는 일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이다. 예컨대 2022년 카타르월드컵 이후 후원사를 늘리는 일을 본격 준비 중이라고 한다. 후원사 확장은 2026년 대회부터 적용될 본선 진출국 48개국으로의 확대 계획과 맞물려 있다. 본선 진출국이 12개나 늘어나니 광고 효과도 급증할 것이라는 논리 아래 후원금도 대폭 상승시키려는 조짐이다. 물론 후원사로서는 거꾸로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상당한 진입 장벽 때문에 ‘월드컵 후원’이라는 보이지 않는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었지만, 문턱을 낮추면 후원사로서의 희소 가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미 충분한 지명도를 갖춘 ‘글로벌 기업’들은 후퇴를 고민할 수도 있다. 이 공백을 메울 기업들은 상당수 중국 회사들로 예상된다. FIFA의 정례 또는 간헐적 모임에 중국이 주요 화제로 오른 지 오래라고 한다. 모임마다에는 일본인들이 사라지고, 그 빈자리를 중국인들이 채우고 있다는 전언이다. 합법적인 돈이 아쉬운 FIFA는 중국이 필요하고, 세계를 향한 지렛대가 중요한 중국은 FIFA가 반갑다. 오는 13일 FIFA 총회는 2026년도 개최지 선정 외에 큰 이슈는 없다고 하나, 물밑에서는 이 모든 것이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현 정관상 2030년까지는 대회를 개최할 수 없는 중국은 개최 가능 시기를 앞당기려 노력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사업’의 물길이 갈릴 수 있다. 2026년부터 실시하게 될 개최국 확장도 2022년도부터 시작하자고 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 결과가 어떠한 것이든 중국은 축구계에서 한 번 더 굴기할 것이다. 이변이 없다면 총회는 2026년 미국ㆍ캐나다ㆍ멕시코 공동 개최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연방수사국(FBI)까지 동원해 블라터를 낙마시킨 미국이 그 결과물을 챙기는 것이다. 이번 대회 티켓 판매에서 북미, 중남미가 각각 1, 2등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유럽은 전체적으로 티켓 판매가 대단히 저조하다. 이번 월드컵 대회는 유럽의 전유물과도 같았던 축구 권력이 미국, 중국에 상당 부분 전이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일이 작은 일일까? ‘축구란 무엇인가’에 대한 판단에 따라 계량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축구에 미친 또 다른 동네 중동과 아프리카만 떠올려도 그 수치는 급증할 것이다. 대형 이슈와 ‘게임’의 연속이다. 오는 12일 북ㆍ미 회담,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지만, 잠깐 눈을 들어 러시아월드컵도 바라볼 일이다.
  • 내일 밤, 신태용호 3명 걸러낸다

    내일 밤, 신태용호 3명 걸러낸다

    신태용호가 온두라스와는 결이 완전히 다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만난다.축구대표팀은 다음달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가상 스웨덴’ 보스니아를 불러들여 국내 두 번째 평가전을 통해 러시아월드컵 출정을 알린다. 동유럽의 복병 보스니아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만만찮은 저력을 갖춘 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1위로 한국(61위)보다 20계단 위다. 지난 28일 신태용호를 상대로 얌전하게만 굴었고 국내파가 다수였던 온두라스(59위)와 달리 거칠고 위협적인 컬러에 국제적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신태용 감독은 이 경기까지 지켜본 뒤 다음날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확정해 소집 명단 가운데 3명을 탈락시킨다. 따라서 선수들은 3일 사전 캠프가 차려지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근교 레오강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시험대에 서는 셈이라 젖 먹던 힘까지 짜내게 된다. 30일 전주에 도착한 보스니아 대표팀 가운데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활약하는 세계적인 공격수 에딘 제코(AS로마)와 미랄렘 퍄니치(유벤투스), 에르빈 주카노비치(제노아), 아스미르 베고비치(본머스) 등이 눈에 띈다. 제코는 독일 분데스리가(2009~10시즌 22골)와 이탈리아 세리에A(2015~16시즌 29골) 득점왕을 차지했다. 특히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2경기에서 8골을 기록, 팀의 준결승 진출을 견인했다. 2007년부터 A매치 92경기 52골로 보스니아 역대 최다 득점도 자랑한다. 퍄니치는 플레이메이커로 2015~16시즌을 마치고 로마에서 유벤투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두 시즌 연속 리그와 FA컵 더블에 공헌했다. 한국과는 딱 한 차례, 2006년 독일월드컵을 한 달 앞두고 출정식을 겸해 국내에서 맞붙었는데 설기현과 조재진의 득점으로 2-0으로 이겼다. 신 감독은 온두라스전을 마친 뒤 보스니아를 상대로 “어느 정도 본선에 나설 팀 진용을 갖춰 겨룰 것”이라고 예고했다. 온두라스전에서 세 선수나 A매치 데뷔를 시킨 것과 달리 선발 라인업도, 전술도 ‘실험’보다 실전 점검에 무게를 실을 전망이다. 온두라스에 맞서 4-4-2 전술을 기본으로 후반 스리백을 가미했던 신 감독은 보스니아전에 스리백을 본격 가동할 수도 있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 투톱이나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와 문선민(인천)이 온두라스보다 체격이 좋은 보스니아 선수들 틈에서도 통할지도 점검하게 된다. 한편 대표팀은 30일 오후 전주종합운동장에서 보스니아전에 대비한 훈련을 진행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이 6일 만에 훈련에 합류, 보스니아전에서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할 것이 유력하다. 700여 팬들에게 초반 30분을 공개한 이날 훈련에는 피로 누적으로 26일부터 쉬었던 이재성(전북), 온두라스전에서 엉덩이를 다친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소속팀 경기 도중 발목을 삔 장현수(FC도쿄)도 동참했다. 다만 대표팀 관계자는 김진수(전북)와 장현수의 출전 가능성은 없다고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겉으론 中 기술굴기 견제… 속내는 ‘북중 밀약’ 압박

    유학생 비자부터 투자까지 제한 中언론 일제히 “전면전 될 것” 미국 정부가 중국산 첨단 기술제품에 25% 관세 폭탄 부과 강행뿐 아니라 중국의 ‘투자 제한’, 유학생 비자 제한 추진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면서 동시다발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조치들이다. 미국은 바이오 신약과 로봇, 전기차, 반도체 등 중국산 첨단 제품에 부과될 25% 관세 목록을 다음달 15일 최종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핵심 산업기술을 획득하려는 중국 개인과 기업에 대해 투자제한 조치 및 수출통제 강화를 위한 목록도 다음달 30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속전속결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의 차별적인 기술 허가 요건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3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기한 분쟁 해결 절차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무부도 중국의 지식재산권(지재권) 도용 근절을 목적으로 중국인들에게 발급하는 비자 유효기간을 단축하는 조치를 시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날 AP통신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로봇, 항공, 첨단 제조업 등 특정 분야의 중국 유학생 비자 기한을 1년으로 제한할 것이라는 추진 계획을 전했다. 미국이 강경책으로 전환한 건 장기적으로 중국의 ‘기술 굴기’가 미국의 안보와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중국의 제조 2025’ 같은 중국의 산업 정책이 미국과 전 세계 기업들에 해를 준다”고 주장했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명구처럼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미 행정부와 의회의 시각차도 한몫하고 있다. 백악관은 ‘2차 무역협상에서 승리했다’고 자신했지만, 조야를 중심으로 짜인 건 ‘실패한 협상’ 프레임이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속았다’는 굴욕 협상 평가가 비등해졌다. 일각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략적인 ‘중국’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중 관계가 밀착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대하는 북한의 태도가 돌변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불만을 토로한 정황과 맥이 닿아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8일 2차 방중 이후 미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는 등 북·중 밀약설을 의심하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의 대중 무역 공세 재개는 ‘북·미 정상회담에 간섭하지 말라’는 중국에 대한 경고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도 미국의 변심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중국 관영매체들이 일제히 경고하고 나선 건 반격 조치를 시사한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다음달 15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방안이 나오면 이전 협의는 모두 효력을 잃게 된다. 미·중은 전면적인 무역전쟁 모드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관세 조치가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의 다음달 2~4일 방중을 앞두고 나온 점에 주목하며 “중국은 싸우고 싶지 않지만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상대가 싸우기 원한다면 끝까지 싸워 주겠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공 가지고 노는 무술 수련생… 中, 소림축구로 ‘용 꿈’ 꾸다

    [글로벌 인사이트] 공 가지고 노는 무술 수련생… 中, 소림축구로 ‘용 꿈’ 꾸다

    다음달 14일 시작하는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중국 대륙도 들썩이고 있다. 베이징 시내의 유명 펍에서는 벌써 축구 생중계와 맥주를 같이 즐길 수 있는 표를 팔고 있다. 월드컵 기간 외국인 비자가 면제되는 러시아로 직접 가는 중국인도 많아 개막식이 포함된 상품은 시트립 등 온라인 여행 사이트에서 벌써 매진됐다. 경기장 입장권이 최소 7000위안(약 118만원)이고 결승전 좌석이 포함된 월드컵 여행상품은 18만 위안이 넘지만 가격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트립에서 입장권을 산 사람의 57%는 여성이며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월드컵을 보러 가는 80세 이상 축구팬도 많다. 하지만 이번에도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내세운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여러 스포츠 종목에서 실력을 과시하는 중국이 유독 단체 종목인 축구에만 약한 이유는 무엇인지, 중국이 국가 목표인 ‘축구 굴기’(蹴球堀起·축구를 통해 일어선다)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아봤다.인구 대국인 중국은 축구팬 숫자도 3억 5000만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이 유일하게 중국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무대에서 뛰었던 기회였을 정도로 중국 축구는 투자 대비 성능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축구 굴기는 2013년 시 주석이 취임한 다음해 국무원이 체육산업발전에 관한 ‘46호 문건’을 발표하면서 본격화했다. 시 주석은 중국 축구의 목표로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개최, 월드컵 우승을 잡았다. 중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는 남자 73위, 여자 17위다. 한국은 남자축구 61위, 일본은 60위다. 이를 위해 국무원 산하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020년까지 축구 인구를 5000만명으로 늘리고 2030년까지 남자대표팀을 아시아 최고로 만들며 2050년에는 남녀 대표팀을 세계 최강 수준으로 만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학교에서 축구는 필수과목으로 3000만명의 초·중등학교 학생들이 정기적인 축구 강습을 받고 2020년까지 2만개의 축구 학교와 7만개의 축구장을 건설 중이다. 류둥펑(劉東鋒) 상하이 체육학원 교수는 블룸버그를 통해 “시 주석의 축구 굴기는 중국을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중국몽(中國夢)의 일부분”이라며 “축구는 중국몽을 실현하는 데 꼭 필요하진 않지만 시 주석의 기준에 들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축구와 관련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는 “특별히 다른 운동 종목보다 축구를 더 좋아하는 것은 아닌데 우리 축구가 너무 못하고 발전이 더뎌서 주석이 좋아한다고 하면 붐이 일어나고 실력도 좋아질 것 같아 축구에 많은 애착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그동안 중국이 축구에 쏟아부은 돈은 어마어마하다. 상하이 선화팀의 공격수로 뛰었던 카를로스 테베스는 시즌당 3800만 파운드(약 553억원)를 받아 세계 최고 연봉을 기록했다. 테베스의 연봉은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 불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약 4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과도한 투자에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나서서 해외 선수에 대한 고액 연봉 계약을 경고함에 따라 지난해 각 팀의 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 숫자가 5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중국은 선수뿐 아니라 코치, 영양사, 기술 전문가, 기록 분석가까지 죄다 수입했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의 실력과 유럽 축구팬의 규모까지 수입할 수는 없었다. 중국에서 연봉에 비해 미미한 활약을 보였던 아르헨티나 출신 공격수 테베스는 “남미와 유럽의 축구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축구를 배우는데 중국은 그렇지 않아 기술적으로 상당히 떨어진다”며 “중국 축구는 유럽과 남미보다 50년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 상강(SIPG)의 코치로 있는 덴마크 출신 매즈 데이비드슨(36)은 “중국이 축구 굴기를 완성하려면 한 세대(30년)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중국이 축구에 약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분석이 있다. 특히 한국 축구에 약해 공한증(恐韓症)이란 말까지 있을 정도다. 대표팀의 상징인 용이 ‘종이용’으로 불리는 것에 비해 중국 축구 국가대표의 역사가 짧지는 않다. 중국축구협회는 1924년 만들어졌고 FIFA에는 1931년 가입했다. 2002년 첫 월드컵 본선 진출에서는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전 경기 완패라는 기록을 남겼다.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 소장은 중국이 축구에 약한 이유로 특유의 관시(關係) 문화를 들었다. 패스를 할 때도 내가 공을 주면 저 선수가 과연 좋아할지 생각하기 때문에 팀플레이인 축구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국 축구에 투자되는 지나친 돈이 오히려 국가대표의 실력을 갉아먹는다는 분석도 있다. 프로축구에서 받는 수당과 국가대표로 발탁돼 받는 수당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경기에서 자칫 부상이라도 당하면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리거나 연봉이 줄어들 수도 있다. 특유의 중화사상이 유럽이나 남미의 선진 축구 기술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방해가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에서는 모든 외래어의 소리나 뜻을 따서 한자화하는데 예를 들어 ‘레알 마드리드’는 ‘황자마더리’(皇家馬德里)로 불린다. 특히 축구의 전술인 ‘콤비네이션 플레이’와 같은 단어를 한자화하다 보면 착오와 혼선이 생기면서 즉각적인 실력 향상과 실전 도입에 차질을 낳기도 한다. 2004년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중국이 일본과 맞붙었을 때 시청자는 2억 5000만명에 이르렀다. 당시 중국 역사상 단일 스포츠 이벤트로 최대의 관중 숫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중국에서 축구의 인기가 없지는 않지만 아직 중국의 국민 스포츠는 축구보다는 탁구다.하지만 영화 ‘소림축구’를 그대로 현실로 옮긴 학교가 생길 정도로 축구 굴기에 대한 중국의 집념은 대단하다. 허난성 덩펑 소림사의 무술학교 타거우는 지난해 1400명의 학생이 등록한 축구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지방정부는 타거우에 2년간 300만 위안을 투자해 잔디 축구장을 만들고 연간 학비가 1만 6000위안으로 저렴한 축구학교를 만들었다. 타거우에는 학생 20명당 1명씩 모두 58명의 코치가 있지만 대부분 무술을 가르쳤던 이들이라 제대로 축구를 가르칠 인력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도 인력 부족 문제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코치들을 초빙해 해결 중이다. 군사학교를 방불케 하는 타거우에서 7~14세의 아이들은 매일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오전에는 언어와 수학을 배운 뒤 나머지 시간은 축구와 무술 수련에 할애한다. 무술을 가르치다 축구 코치로 전향한 원리화(30)는 “뛰어난 신체조건과 마음가짐을 갖춘 무술 수련생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것은 중국 축구 발전의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의 중국 후원사는 부동산그룹 완다, 휴대전화 제조사 비보, 전자기업 하이센스, 식품회사 멍뉴 등 모두 4곳으로 12개 공식 후원사의 3분의1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중국의 월드컵 개최는 시간문제로 빠르면 2030년이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시 주석이 공산당 관례에 따라 만일 2022년에 퇴임하면 2030년 중국 월드컵 개최는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중국 굴기의 상징이었다면 2030년 월드컵은 세계 최강대국 중국을 보여 주는 장이 될 전망이다. 월드컵 개최 도시는 충칭, 청두, 쿤밍, 시안 등 시 주석의 거대 프로젝트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를 잇는 지역으로 선정해 서부 내륙 지역 발전의 견인차 구실을 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외국인 코치로부터 무술과 축구를 함께 배운 중국 어린이들이 자라면 중국 축구는 종이용에서 진짜 용으로 승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열린세상] 또다시 역사의 갈림길에 선 우리가 해야 할 일/김천식 우석대 초빙교수·전 통일부 차관

    [열린세상] 또다시 역사의 갈림길에 선 우리가 해야 할 일/김천식 우석대 초빙교수·전 통일부 차관

    1945년 늦여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열강들은 잠정적으로 한반도를 38도선으로 분할하는 결정을 내렸다. 편의적이었고 심각한 고려도 없었던 강대국들의 정치적 결정이었다. 강대국들은 그때 한민족의 의사를 전혀 묻지 않았다. 그러나 그 결정으로 한민족의 나라가 두 동강 났다. 곧이어 한민족은 동족상잔에 빠져들어 삼천리 강토를 피로 물들이고 삼천만 모두가 슬픔에 눈물 흘리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러고도 분단은 여전했고, 70년 동안 치열한 대결을 지속했다. 우리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과 그 아들의 아들딸까지 ‘1945년 결정’의 굴레를 뒤집어쓰고 살고 있다. 지금 다시 한반도의 질서가 재편되는 듯하다.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관심거리다. 이미 한 달 사이에 남북 정상회담이 두 번, 중국과 북한 간의 정상회담도 40일 간격으로 두 차례 열렸다. 작금의 국제질서 변화와 맞물려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가 진행되고 있다. 국제정치의 본질은 힘만이 존중받는 현실 정치다. 이를 우리는 최근 몇 달간 상황에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한반도 문제의 담판에 임하는 주요 당사자들은 핵무기를 손에 쥐고 자기의 국익을 찾고 있다. 우리만 핵무기가 없다. 우리가 지혜롭지 않으면 우리의 국익을 챙기지 못함은 물론 설 땅조차 찾을 수 없는 엄혹한 현실이다. 중립이나 균형자란 개념은 우리의 현실에 맞지 않다. 역사의 갈림길에서 어정쩡하게 굴다가 잘못된 결정으로 들어가면 5000만의 한국인, 8000만 한민족은 다시 멍에를 둘러쓰고 자자손손 고통받게 된다. 정치 지도자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한반도 정치에서 우리가 반드시 관철해야 할 요소는 세 가지다. 첫째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다. 그래야 남북 관계 개선도 통일도 가능하다. 완전한 비핵화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기왕에 핵을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담판이 시작된 이 기회에 정부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해야 한다. 단시간 내에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이 남북한 8000만 한민족의 이익에 부합한다. 말로 하는 완전한 비핵화는 여러 번 있었다. 최근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이를 확인했다. 이제는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우리가 북ㆍ미 정상회담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북ㆍ미 간의 정치적 담판이 끝난 후 그 결과가 불완전한 비핵화라면 한민족에게는 재앙이다. 한반도의 불안정은 계속되고, 남한은 북한의 핵그림자 앞에서 공포와 굴종의 길을 가든가 아니면 공포의 균형을 선택해야 한다. 정치 지도자는 완강하게 북한의 완전 비핵화를 추구하고, 그 길이 아니면 거부해야 한다. 둘째, 한반도 영구 분단의 빌미를 주는 일이 절대로 없어야 한다. 남북한 간 합의나 국제적 합의에서, 우리의 헌법이나 법률에서 한반도의 통일을 포기하는 듯한 언사를 쓰거나 규정을 두는 것을 경계한다. 남북은 통일을 지향하는 잠정적인 특수관계다. 정치 지도자는 특수관계를 무너뜨리려는 내외의 공세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편의적으로 한반도 2개 국가론을 주장한다. 그것은 오늘의 안일을 위해 민족의 장래를 망치자는 주장이다. 과거 우리의 역사에서 당장의 안일을 추구하다 나라를 쇠락하게 만든 일이 여러 차례 있다. 우리는 정신 바짝 차리고 분단 고착의 저주를 막아야 한다. 셋째, 한반도 문제에 대한 외세의 개입을 증가시키는 사태를 배척한다. 모든 나라는 자국의 국익이 우선이다. 지금 주변국들은 한반도 정치에 개입해 자기 몫을 챙기고자 한다. 그들에게서 한민족과 국제 정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행동할 것을 기대할 수 없다. 민족자결권은 국제법이 규정하고 있는 권리다. 한반도와 한민족의 장래는 한민족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주변 강국들의 참여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우리는 주변국들에게 한반도의 통일이나 정치의 향방을 결정하는 데 지분을 주어서는 안 된다.
  • [6·13지방선거 광명시장] 이효선 자유한국당 후보 “광명시 묵은 적폐 청산하고 인구50만 명품도시로 만들겠다”

    [6·13지방선거 광명시장] 이효선 자유한국당 후보 “광명시 묵은 적폐 청산하고 인구50만 명품도시로 만들겠다”

    이효선 자유한국당 광명시장 후보는 민선4기 광명시장을 지낸 토박이다. 경기도당 일자리창출위원장과 광명시 갑 당협위원장, 경기도의회에서 남북교류특위위원장을 지냈다. 이 후보는 가장 핵심정책으로 “500여만평 보금자리주택단지를 다시 개발 추진하고 광명시청부지를 매각해 이곳에 대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현 시청을 경륜장 뒤 보금자리터로 옮기고 기아자동차를 이전시켜 그 자리에 판교테크노밸리처럼 첨단벤처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지난 8년간 광명시의 적폐를 청산하고 인구50만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이 후보와의 일문일답. ⇒ 왜 광명시장이 되려고 하나. —지난 8년간 광명시정을 지켜보면서 예산집행이 잘못되고 도시성장이 멈춘것 같아 시장도전에 나섰다. 대표적인 게 광명동굴사업이다. 동굴사업은 그리 빨리 추진하지 않아도 되는 사업이다. 여기에 공식적으로 870억원이 투입됐다. 직간접적으로 총 1900억원 가량 들어갔다. 가슴이 아프다. 이 자금을 다른 사업에 사용했다면 우리 광명시가 완전 탈바꿈됐을 거다. 보금자리주택은 양기대 전 시장이 시장되자마자 시흥시와 합동으로 연기해서 아직도 525만평이 개발이 안되고 있다. 지난 8년간 성장이 멈춘 광명을 다시 발전시켜 50만 명품도시로 만들겠다. ⇒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은. —공무원 인사개혁을 즉시 단행하겠다. 그다음 뉴타운과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겠다. 이 중에서도 뉴타운사업은 무엇보다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 핵심정책 톱3를 든다면. —500여만평의 보금자리주택단지를 다시 개발 추진해야 한다. 광명시청 부지를 매각해서 이 자리에 대기업을 유치하겠다. 새로운 시청은 경륜장 뒤 보금자리터로 이전 건립하겠다. 기아자동차를 이전시켜 그자리에 판교테크노밸리 같은 첨단벤처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 ⇒광명뉴타운 곳곳에서 주민집단반발이 거세다. 광명뉴타운 특위결과보고서 본회의 상정도 부결됐다. 향후 대책은. —간단하다. 뉴타운 조합이 설립된 곳은 가능한 빨리 진행해야 한다. 반면 뉴타운구역에서 제외된 곳은 주차장과 도로를 먼저 조성하겠다. 시가 미흡한 부분은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법과 원칙에 맞게 시행정을 올바르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 아파트단지 관련 비리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를 감시할 ‘아파트관리클린감사제’가 광명시엔 없다. —우선 민원이 발생하면 해결해줘야 한다. 그러나 지금 아파트비리 문제는 시가 먼저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 법적으로 고소고발해 해결할 일이다. ⇒ 남북관계가 급진전되고 있다. 준비 중인 대북 시책이 있나. —특별히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진행할 게 없다고 본다. 현재 남북관계는 지난달 정상회담을 했지만 7·4공동성명에서 한발짝도 나아간 게 없다. 향후 남북간계 진전 결과를 보고 할일을 찾아야 할 것이다. 양기대 전 시장이 추진한 유라시아대륙철도를 기초단체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다. 156조원이 들어간다는데 말이다. 이전 김대중·노무현 정부때 남북교류를 광역단체 차원에서 시도한 경우는 있다. ⇒ 정치입문 계기는. —광명토박이로서 예전 아주 낙후됐던 광명이었다. 48세때 처음 경기도의회 의원으로 정치에 첫발을 내디뎠다. 52세에 광명시장이 됐다. 누구 의지하지 않고서 자발적으로 시작했다. 내가 태어난 광명이 왜 발전되지 못했는지 이번 지방선거에 뛰어들어 광명시를 발전시키고자 나섰다. ⇒ 가장 중시하는 정치행정 철학은. —법과 원칙이 살아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노동의 대가를 받아야 한다. 정치는 지역에서 꾸준히 노력한 사람이 해야 한다. 권력과 백을 동원해서 하면 안된다. 예전 시장재직 시 인사원칙은 공평하다고 평가받았다. 편중인사나 특정인 위주 인사로 다른 사람이 불이익을 당하면 안된다. 지금 보면 광명시 행정직이 기술직국장으로 옮겨가기도 한다. 행정직이 도시국장으로 간다거나 특정인만 고속승진하는 인사는 안된다. 또 너무 복지 포퓰리즘에 빠져선 안된다. 어려운 시민들을 도와줘야 한다. 보편적복지는 곤란하다. 무엇보다 교육부문에 집중하고 싶다. 4기시장때 전국 최초로 대입설명회를 도입하고 장학금을 많이 유치했다. 못사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줬다. ⇒ 시장에 나서는 각오 한마디 해달라 . —믿어주고 밀어주면 모든 걸 다바치겠다. 앞으로 시장이 된다면 시민들이 눈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명품도시 광명을 4년간 만들겠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외칠과 귄도간 독일 대통령 만나 “난 독일인” 밝힌 이유

    외칠과 귄도간 독일 대통령 만나 “난 독일인” 밝힌 이유

    독일 축구대표팀의 메주트 외칠과 일카이 귄도간은 지난 14일 영국 런던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 기념 촬영에 응했다가 독일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구단 아스널 소속인 외칠은 독일 대표팀의 간판스타로 전술의 핵심이고, 맨체스터 시티 소속인 귄도간은 미드필더로 대표팀에 승선했다. 이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나 각자 소속팀 유니폼을 전달했다. 더욱이 귄도간은 유니폼에 ‘나의 대통령에게 경의를 담아’라는 문구를 적어넣어 빈축을 샀다. 독일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다음달 24일 조기 대통령 선거에서 연임을 노리고 있는데 인권과 언론 탄압을 자행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야심을 간파하지 못한 채 놀아났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특히 2016년 불발 쿠데타에 가담했다가 독일로 망명한 인사들을 인도해 달라는 터키 정부의 요구를 독일이 일축하면서 양국 외교 관계도 급속히 악화됐다. 독일 정부가 자국 내에서 터키의 개헌 찬성 집회를 불허한 뒤 터키 정부가 독일 특파원과 인권운동가들을 체포하면서 갈등은 더 깊어졌다. 이 과정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를 외교적으로 제재하려는 독일 정치권을 겨냥해 “나치즘적이고 파시즘적”이라고 비판해 독일내 감정에 불을 질렀다. 연초 터키가 구금 중인 특파원 등을 석방하면서 긴장이 누그러지긴 했지만 터키계 이민자 2세인 두 선수가 에르도안 대통령에 부화뇌동하는 것 아닌가 싶었던 것이다.이런 상황에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두 선수가 베를린 대통령궁으로 찾아왔다며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귄도간과 외칠이 날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면서 “당면한 오해를 푸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뿌리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모든 시민과 가치에 대한 헌신이라는 점을 말했다”고 적었다. 특히 그는 “외칠은 ‘나는 여기서 자라났고 국가에 충성한다’고 했고, 귄도간은 ‘독일은 명백히 나의 국가이고 (대표팀은) 나의 팀’이라고 했다”면서 이들의 확고한 국가관을 강조해 악화한 여론을 다독이려 했다. 두 선수는 요하임 뢰브 대표팀 감독과 함께 라인하르트 그린델 독일축구협회(DFB) 회장과도 면담했다. 그린델 회장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 논란을 일으키자 “독일축구와 DFB가 추구하는 가치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다르다”며 “우리 선수들이 선거운동에 이용당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면담 후 그린델 회장은 “외칠과 귄도간은 어떤 정치적 신호를 보내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우리를 안심시켰다”고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앞서 귄도간은 둘 외에도 터키계인 세 번째 선수랑 함께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났으며 터키 학생들을 돕는 터키의 한 재단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만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가족들의 조국 대통령을 만났는데 무례하게 굴어야 한다는 얘기인가?”라고 되묻고 “우리는 현직 대통령이고, 우리의 터키계 혈통을 지닌 그를 향해 예의바르게 행동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독일 대표팀은 다음달 27일 신태용호와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마지막 경기에서 맞붙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누의 구사일생, 사자의 대략난감

    누의 구사일생, 사자의 대략난감

    사자 떼의 공격을 받던 누가 극적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반면 사자는 체면을 톡톡히 구겼다. 지난 8일 Kruger Sightings 유튜브 채널에 띄워진 영상을 보면 그렇다. 영상에는 사자 두 마리가 바닥에 쓰러진 누를 재차 공격하는 모습과 죽은 듯 쓰러져 있던 누가 갑자기 몸을 일으켜 사자들에게 맞서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후 거칠게 공격하는 사자들을 몸에서 떼어내는 누의 모습과 기세등등했던 사자들이 차차 꽁무니를 내빼면서 전세가 역전되는 놀라운 광경이 이어진다.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옛말을 떠올리게 하는 해당 영상은 지난달 2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국립공원에서 촬영됐다.사진 영상=Kruger Sighting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누의 구사일생, 사자의 대략난감

    누의 구사일생, 사자의 대략난감

    사자 떼의 공격을 받던 누가 극적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반면 사자는 체면을 톡톡히 구겼다. 지난 8일 Kruger Sightings 유튜브 채널에 띄워진 영상을 보면 그렇다. 영상에는 사자 두 마리가 바닥에 쓰러진 누를 재차 공격하는 모습과 죽은 듯 쓰러져 있던 누가 갑자기 몸을 일으켜 사자들에게 맞서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후 거칠게 공격하는 사자들을 몸에서 떼어내는 누의 모습과 기세등등했던 사자들이 차차 꽁무니를 내빼면서 전세가 역전되는 놀라운 광경이 이어진다.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옛말을 떠올리게 하는 해당 영상은 지난달 2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국립공원에서 촬영됐다. 사진 영상=Kruger Sighting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남북정상회담후 파주 DMZ관광객 2배 늘어

    남북정상회담후 파주 DMZ관광객 2배 늘어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파주 DMZ관광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었다. 3일 경기 파주시에 따르면 임진각을 출발해 제3땅굴~도라전망대~도라산역~통일촌을 경유하는 3시간 코스의 파주시 안보관광지를 찾는 관광객 수는 정상회담 직전 주말인 21일에는 2416명, 22일에는 1481명이었다. 또 평일에는 1일 평균 1100여명이었다. 그러나 정상회담 직후인 28일에는 3048명, 29일에는 2508명, 평일에는 평균 2348명이 찾았다. 주말에는 평균 70%, 평일에는 2배 이상 늘은 것. 특히 정상회담 전에는 내국인과 외국인 비율이 비슷했으나 정상회담 후에는 내국인들이 더 많았다. 실향민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들이 역사적 현장을 직접 둘러보기 위해 많이 방문했다. 제3땅굴은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고 평화통일의 의지를 되새기는 생생한 안보교육의 현장으로 활용되고 있어 봄과 가을에는 학생 등 단체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편이다. 파주시 관광진흥센터 관계자는 “지난 주말에는 오전에 안보관광 셔틀버스 매표가 조기 매진돼 일부 시민들이 아쉽게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있었다”며 “5일 부터 시작되는 연휴에는 더 많은 시민들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돼 대중교통 이용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파주 안보관광지는 신분증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평일에는 9회, 주말에는 15회 셔틀버스가 운행한다. 매주 월요일 및 주중 공휴일은 쉰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비로소, 평온이 흐르다

    비로소, 평온이 흐르다

    경기 북부의 접경지대를 여행할 때면 어김없이 듣는 소리가 있습니다.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드는 저음의 포성, 혹은 콩 볶듯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총성입니다. 군 부대의 훈련일 뿐이라고 애써 외면은 해도 긴장과 여유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듯한 씁쓸한 느낌까지 지울 수는 없었지요. 바로 그 탓에 불과 며칠 전만 해도 경기 북부는 여행지로 소개하기가 다소 꺼려지는 지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판문점 선언’을 마중물 삼아 이 지역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될 수 있다는 희망이 기적처럼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급히 방향을 튼 역사의 물줄기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접경지역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니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따로 없습니다. 그래서 경기 포천으로 달려갔습니다. 최근 한탄강 주상절리 협곡 위로 거대한 출렁다리가 놓였고, 찾아가기 힘들었던 구라이 협곡 주변엔 둘레길이 깔렸습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풍경 곁으로 다리와 길이 놓인 것이지요. 이 둘만으로도 포천을 찾을 이유는 충분합니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걸음마다 출렁, 수만년 전 용암의 길 한눈에… 한탄강 위 ‘하늘다리’ 최근 포천에 관광시설 몇 개가 새로 조성됐다. 먼저 한탄강 출렁다리. 한탄강 협곡을 가로질러 놓인 거대한 출렁다리다. 공식 명칭은 ‘포천 한탄강 하늘다리’다. 사람만 오갈 수 있다. 길이는 200m, 폭은 2m다. 어른(80㎏ 기준) 1500명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출렁다리는 공포스럽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흔들림이 몸 전체로 전해진다. 교량 바닥 세 곳엔 강화유리를 깔았다. 유리를 통해 발아래 한탄강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장면이다. 뭐니 뭐니 해도 이 다리의 미덕은 용암이 흐르며 만든 한탄강의 전체 지형을 새의 눈으로 살필 수 있다는 것이다. 수천마디 말과 글로 설명한들 한 번 보는 것만 하랴. 다리 위에 서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수십만년 전 흘렀을 용암의 길이 저절로 보인다.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현무암은 대개 물에 침식되는 부분이 절리면을 따라 덩어리째 떨어져 나간다. 여느 암석에 견줘 강도가 약한 탓이다. 특히 수직절리 현상이 생긴 곳은 거의 직각에 가까운 절벽이 만들어진다. 하늘다리에 서면 궁금증이 생긴다. 대체 수십만년 전 포천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한탄임진강지질공원의 김태윤 학예연구사가 설명한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포천 등 한탄강 일대 현무암 절리의 형성 과정은 퍽 독특하다. 제주도와 비교하면 알기 쉽다. 폭발 당시 용암의 점성이 높으면 한라산처럼 산의 형태를 갖게 된다. 바다 밑 열점에서 마그마가 몽글몽글 솟는 경우도 있다. 지금도 하루하루 용암 대지를 넓혀 가고 있는 하와이가 전형적인 예다. 한탄강 일대는 이와 다르다. 점성이 낮은 용암이 내륙, 그러니까 북한의 평강고원에서 분출돼 꾸역꾸역 남한 쪽으로 흘렀다. 그 거리가 얼추 110㎞에 이른다. 철원·연천 등 남쪽 80㎞, 북쪽은 30㎞ 정도다. 포천 일대는 약 40㎞로, 남한에서 가장 길다. #평강고원에서 남쪽으로 110㎞ 흘러… ‘시간이 빚은’ 절경 비둘기낭 폭포 학계에서는 이처럼 내륙에서 용암이 분출해 하도를 따라 흐른 것을 매우 드문 현상으로 본다. 이 지역 학계를 중심으로 중국 헤이룽장성의 우다롄츠(오대련지), 북한 오리산 등 평강고원 일대, 경기 북부와 강원 철원 일대를 묶어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건 이 때문이다. 남쪽 지질공원의 모태가 된 북한의 현무암 협곡은 아직 알려진 게 없다. 이제 그 모습을 보는 것이 조만간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마그마가 만든 원시의 풍경과 만난다는 것,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두방망이질 친다. 하늘다리 왼쪽은 저 유명한 비둘기낭 폭포다. 역시 북한 평강고원 일대의 화산 분출로 형성됐다. 당시 엄청난 양의 용암이 한탄강 수계를 따라 흘렀다. 워낙 많은 양의 용암이 흐르다 보니 일부는 지류를 따라 역류하기도 했다. 그렇게 형성된 것이 비둘기낭 폭포다. 현지 전문가들은 용암이 대략 세 번 정도 비둘기낭 협곡으로 흘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때마다 상이한 형태의 현무암 절리들이 만들어졌다. 30~40m 높이의 현무암 절벽을 따라 십수만년에 이르는 각기 다른 세 시대의 시간들이 쌓여 있는 셈이다.#주상절리 둘레길로 조금 더 가까이… 신록에 숨어 있던 구라이 협곡까지 현무암 절벽을 따라 둘레길도 조성됐다. 이른바 ‘주상절리길’이다. 특히 구라이 협곡 주변에 둘레길에 생긴 게 반갑다. 예전에는 밭과 숲에 가려져 구라이 협곡으로 진입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다만 협곡 위로 둘레길이 조성된 건 아쉽다. 구라이 협곡의 정수는 협곡 안으로 들어서야 비로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구라이 협곡은 매우 독특한 세계다. 운산천이 한탄강에 합류되는 지점에 형성된 현무암 협곡이다. 거리는 대략 1㎞ 정도. 둥근 공동(空洞)의 형태를 하고 있다. 초여름의 협곡 안엔 딱 두 가지 색만 있다. 현무암 절리들이 내뿜는 검은빛과 협곡 위의 나무들이 선사하는 싱싱한 푸른빛이다. 둘은 어느 한쪽 치우침 없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협곡을 따라 내려가면 새털 형태의 주상절리, 바위굴 등과 만난다. 큰 가마소와 작은 가마소 등 두 개의 폭포도 형성돼 있다. 공상과학영화를 많이 봐서인가 검은 굴에서 시조새가 뛰쳐나오고, 1m 넘는 지네가 암벽을 타고 걸어다닐 것만 같다. 협곡 초입에 내려가는 길이 있다. 다소 품은 들어도 협곡 아래로 내려가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다. 협곡 안은 매우 미끄럽다. 조심해서 오가야 한다. 협곡 끝에 작은 가마소가 있다. 비둘기낭의 축소판 같은 폭포다. 협곡 안에서는 접근할 수 없고 밖의 둘레길을 따라 내려가야 만날 수 있다. 한탄강 일대를 도는 주상절리길은 현재까지 모두 20㎞ 정도 조성됐다. 1코스 구라이길부터 4코스 멍우리길까지 모두 4개 구간이다. 전 구간을 도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 포천시청 관계자는 비둘기낭 폭포에서 출발해 한탄강 하늘다리를 거쳐 멍우리길(대회산교)에서 징검다리를 건넌 뒤 구라이골을 거쳐 되돌아오는 코스를 권했다. 6㎞ 정도 거리다. 세 시간 정도면 완주할 수 있다. #폐채석장 활용한 아트 밸리와 5월에 가장 빛나는 국립수목원 최근 포천의 관광명소로 떠오른 아트 밸리도 마그마가 만든 풍경 가운데 하나다. 마그마는 어떤 환경에서 식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암석이 된다. 쉽게 말해 지하에서 굳으면 화강암, 밖에서 굳으면 현무암이 된다. 포천은 예부터 질 좋은 화강암이 났던 곳이다. 전북 익산, 경남 거창 등과 함께 국내 3대 화강암 산지로 꼽힌다. 아트 밸리는 한때 화강암을 캐던 폐채석장이다. 포천의 경제를 든든하게 뒷받침하다 이제 문화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포천 여정에서 국립수목원(옛 광릉수목원)을 빼놓을 수 없다. 5월에 가장 빛나는 숲이기 때문이다. 검은 현무암의 세계를 지나 마주한 터라 초록이 한결 짙은 듯하다.■여행수첩 (지역번호 031) →가는 길: 구라이 협곡, 가마소 등 몇몇 명소들은 여전히 내비게이션에서 검색되지 않는다. 포천 관광 누리집에서 지번을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한탄강 하늘다리는 비둘기낭 폭포 아래쪽에 세워졌다. 공식 개통일은 13일이다. 이날 제1회 포천시 한탄강 협곡 트레킹 대회 등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맛집: 지장산 막국수(533-1801)는 메밀로 반죽한 생면으로 막국수를 내는 집이다. 물막국수의 맛은 평양냉면과 비슷하다. 슴슴한 육수에 구수한 면발이 일품이다. 비둘기낭 폭포 인근에 있다. 샘물매운탕(533-6880)은 민물매운탕으로 이름난 집이다. 관인면 냉정리에 있다. 포천 하면 단연 이동갈비다. 동원갈비(534-9922) 등이 알려졌다.
  • [와우! 과학] 사막 개미의 길찾기 비결…알고보니 ‘생체 나침반’

    [와우! 과학] 사막 개미의 길찾기 비결…알고보니 ‘생체 나침반’

    개미는 과학자들에게 항상 경탄의 대상이다. 매우 단순한 뇌 구조와 작은 몸집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개미가 서로 협력해서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은 곤충학자들은 물론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연구하는 공학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다. 특히 가장 놀라운 능력은 개미굴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까지 나왔던 개미가 복잡한 지형을 통과해 다시 개미굴로 복귀한다는 점이다. 개미의 길 찾기에는 페로몬이나 태양의 위치와 각도, 주변의 주요 지형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모든 개미의 방식이 같지 않다고 알려졌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모든 것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도 개미가 여전히 길을 잘 찾는다는 사실이다. 사막 개미(Desert ants, Cataglyphis) 역시 그런 사례 중 하나다. 바람에 의해 주변 환경이 바뀌고 냄새를 활용하기도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 개미들을 결코 길을 잃지 않는다.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 연구팀은 사람도 길을 잃기 쉬운 사막에서 개미가 보지도 않고 길을 찾을 수 있는지를 연구했다. 사막 일개미는 둥지에서 나와서 2~3일 정도 주변 지형을 탐색한 후 본격적으로 업무에 투입되는 데 처음 굴 밖으로 나오는 개미조차 길을 잃지 않는다. 연구팀이 주변 환경을 아무리 바꿔도 이 개미들은 GPS 내비게이션이 시스템이 있는 것처럼 결코 길을 잃지 않았다. 심지어 입구가 보이지 않는데도 개미굴 입구로 정확히 귀환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지형과 관계없이 거의 직선거리로 이동한다는 점이다. 관찰 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이 개미가 지구 자기장을 감지하는 생체 나침반을 가지고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했다. 지구 자기장과 비슷한 강도의 간섭 자기장을 만들어 개미를 엉뚱한 곳으로 유도한 것이다. 실험 결과 자기장이 바뀌면 개미는 절대 개미굴을 찾지 못했다. 지구 자기장을 감지해 이동 거리와 각도를 측정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진 것이다. 개미의 크기를 생각하면 이런 정교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놀라운 일이다.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자기장을 감지하는지, 그리고 이 정보를 어떻게 처리해서 그렇게 정확하게 위치를 측정하는지는 앞으로의 연구 과제지만 로봇 공학자들이 탐낼 개미의 숨겨진 능력이 하나 더 밝혀진 셈이다. 사진=사막 개미(폴린 플라이슈만/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퍼블릭 뷰] ‘여성이라서 못 한다’는 건 옛말…성평등 경찰로

    [퍼블릭 뷰] ‘여성이라서 못 한다’는 건 옛말…성평등 경찰로

    # 여경 1만3000여명… 아내도 30년간 현장 누벼 경찰은 업무적으로 여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조직이다. 여성 관련 업무가 방대하고 중요하다 보니 전국 경찰서의 여성청소년과는 업무량이 가장 많은 부서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경기남부경찰청 전체 인원과 맞먹는 1만 3000여명의 여성 경찰관과 3000여명의 일반직 여성 공무원이 치안 현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여성·아동·장애인·어르신 등 사회적 약자 보호의 소명을 맡고 있다. 여경의 섬세함은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버팀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렇다면 현재 경찰 조직 자체는 ‘양성평등’ 관점에서 만족스러운 수준일까. TV 토론을 볼 때나 여경으로 30여년 근무하다 퇴직한 아내를 생각하며 스스로 질문해 보지만, “크게 나아졌지만, 아직 만족스럽지는 못하다”는 결론에 이르곤 한다. 보다 높은 수준의 양성평등 구현은 시대적 과제이자 세계적 추세다. 정부에서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사실 경찰에서는 여성의 손길이 필요한 업무에 견줘 성별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인식을 갖고 이미 2005년 ‘여경 채용목표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남성 경찰관과는 일과 삶에서 서로 다른 부분이 많이 있었고 지금도 후배 여경 대부분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 신규 채용 중 20% 여경… 女관리자 확대 등 추진 이러한 고민들과 내부 논의를 거쳐 경찰은 지난해 10월 경찰개혁위원회에서 권고한 ‘경찰 조직 내 성평등 제고 방안’을 대부분 수용했다. 여성 관리자 확대 목표제, 양성평등 조직문화 조성, 일·가정 양립 지원, 조직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 마련 등 세부사항 이행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남녀 분리 모집 폐지를 통한 여경 비율 확대’의 경우 현장 치안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경찰대학과 간부후보생 등 우선 시행 가능한 부분부터 추진하고 있다. 신규 채용 인원의 20%가량을 여경으로 선발하고 있는데, 전체 경찰관 중 여경 비율(10.8%)도 2022년이 되면 해외 주요 국가 수준인 15% 선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라이브’ ‘작신아’처럼 여성이라 못하는 업무 없어 미국의 정치 철학자 존 롤스가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의 배려가 실질적 정의’를 외쳤던 것처럼 여경 비율 확대에서 나아가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방영 중인 드라마 ‘라이브’의 새내기 여경들은 민생 치안 현장에서, 최근 종영한 ‘작은 신의 아이들’에 나온 김단 순경은 광역수사대 형사로서 종횡무진 활약하면서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처럼 ‘여경이라서’ 못 하는 업무는 있을 수 없다. 편견이 있는 부분은 과감하게 개선해 나갈 것이다. # 첫 성평등위 발족… 더 잘할 수 있는 영역도 발굴 아울러 ‘여경이니까’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은 계속 발굴하는 한편 평등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관련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들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중앙행정기관 중 처음으로 성평등위원회도 발족했다. 역량 있는 외부 전문가를 성평등담당관으로 초빙했고, 경찰 조직이 양성평등을 선도하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경찰 창설 초기 서울·인천·대구·부산에 여경들만 근무하는 ‘여자 경찰서’가 있었고, 얼마 전까지 여경을 ‘경찰의 꽃’으로 부르기도 했는데 젊은 후배 경찰관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여경 비율 확대 논란도 “옛날에나 했던 얘기”가 될 수 있도록 경찰은 쉬지 않고 노력해 나갈 것이다.
  • [와우! 과학] 43년 생존한 거미,’ 세계 최장수’ 기록 남기고 떠나다

    [와우! 과학] 43년 생존한 거미,’ 세계 최장수’ 기록 남기고 떠나다

    무려 43년을 ‘장수’한 거미가 세계 기록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고 해외 연구진이 학술지를 통해 밝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해외 언론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호주 커틴대학교 연구진은 호주 서부에 사는 문짝거미(Trapdoor spider)를 꾸준히 관찰하며 수명을 연구한 결과, 암컷 문짝거미 한 마리가 이전 기록을 깨고 43년을 생존하며 세계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문짝거미는 몸집이 큰 거미류에 속하며, 땅 속에 굴을 파고 들어가 거미줄과 흙으로 문을 만드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연구진은 일부 몸집이 큰 거미류가 몸집이 작은 거미류에 비해 비교적 오래 생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장기 연구를 통해 기존 기록을 깰 정도의 ‘장수 기록’이 나온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커틴대학의 린다 메이슨 박사는 “우리는 수 십 년간 이어진 이번 연구를 통해 가장 오래 사는 거미의 수명을 알게 됐으며, 문짝거미의 행동과 개체군의 동태 등을 더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1974년부터 시작됐으며, 호주 서부 지역에 서식하는 거미들을 대상으로 장기간 연구를 이어갔다”면서 “우리는 이 거미들이 얼마나 오래 사는지, 어떻게 죽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거미 이전의 최장수 기록은 멕시칸 타란툴라가 세운 28년이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호주연방과학원(CSIRO)이 발행하는 학술지인 ‘태평양 보존생물학’(pacific conservation biology)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인공지능과 물리학

    [남순건의 과학의 눈] 인공지능과 물리학

    수천 년 된 바둑은 361개 위치에 돌을 놓는 비교적 단순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경우의 수가 너무나 커서 단 한 번도 똑같이 놓인 바둑 경기가 없었다고 한다. 경우의 수를 나타내는 171자리의 숫자가 정확히 계산된 것도 2016년의 일이다. 우주에 있는 원자의 숫자가 대략 80자리 수라고 한다.그런데 2016년 초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이기는 장면을 보고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알파고는 그 이전까지 기보들을 학습해 확률적으로 어떤 수가 유리할 것인가를 계산할 수 있어 이런 성과를 얻었던 것이다. 2017년에는 간단한 규칙만 알고 혼자 바둑을 연습한 알파고 제로가 이제는 어느 누구도 당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AI가 가지고 올 미래의 그림에는 인간을 넘어선 AI의 도움을 받아 놀랍게 발전할 사회와 인간통제를 벗어나 버린 AI에 의한 디스토피아가 마구 혼재되어 있다. 실제로 많은 직업군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크게 도움을 받을 사회도 있을 것이나, 완전히 낙오되는 곳도 나올 것이 분명하다. 이런 변화는 과거 여러 차례의 산업혁명에 비해서 훨씬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사실 물리학에서는 AI의 도움을 받아 연구를 한 지가 꽤 됐다. 입자물리학에서는 양성자끼리 충돌하는 ‘미니 빅뱅’ 결과로 만들어지는 수많은 입자들을 추적해야 하는데, 연간 30페타바이트(PB)라는 엄청난 데이터 속에 들어 있는 새로운 현상의 발견은 쉽지 않다. 조만간 업그레이드될 거대 강입자 충돌장치(LHC)는 현재보다 수십 배 많은 데이터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1년 정도 걸리던 데이터 분석이 수십 년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물리학자와 데이터과학자들은 이런 문제의 해결을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다. 필자는 물리학 연구의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은 딥러닝 기초를 물리학과 학생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90년 전 확립된 양자역학이나 100년 전 완성된 상대성이론을 강의하는 것과는 달리 나 스스로도 매일 공부하며 강의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 완전히 바뀐 세상에서 살아야 할 학생들에게 AI는 컴퓨터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30년 전 전산물리학이란 과목이 새로 만들어져 물리학의 중요 도구로 쓰인 것과 같아질 것이다. 100년 전 만들어진 물리학의 포근함에 안주하지 않는 것이 현대 물리학의 당면 과제다. 열기관에 의한 1차 산업혁명, 전자기학에 의한 2차 산업혁명, 컴퓨터와 인터넷에 의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4차 산업혁명에서도 물리학이 어떻게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어쩌면 가장 정확한 빅데이터를 생산하는 물리학 실험실과 AI의 작동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이론물리학에 혁신적 발전이 도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리학을 교육하고 연구하는 방식이 AI 발전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변화의 조짐은 우리나라를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서는 눈에 띄게 보인다. 중국에서는 지난해부터 ‘AI 굴기’를 선언하고 2030년까지 세계 최강 AI 기술보유 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가장 많은 데이터를 생산해 내는 중국으로서는 이런 도전이 빈말이 아닐 수 있다. 연간 6조원씩 투자를 하겠다고도 밝히고 있다. 2017년에는 2016년에 비해 10배 많은 투자를 했다. 그리고 기초과학에서도 세계 최고를 지향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전자·통신산업에서 가장 놀라운 성장을 했던 한국에선 세계의 이런 변화와 비교해 이상하리만큼 비전 제시가 없다. 교육부에서 시대 흐름에 맞게 투자하는 흔적을 발견할 수 없고, 구태의연한 대학입시제도 변화에만 온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 정부에 산적한 숙제들이 많기는 하지만 미래에 대한 비전과 적절한 투자도 반드시 필요하다. 꼭 재원이 필요한 것만이 아닐 것이다. 비전 제시가 더 중요하다.
  • 1년에 수천마리씩 꿀꺽~ 조선의 ‘소고기 사랑’

    1년에 수천마리씩 꿀꺽~ 조선의 ‘소고기 사랑’

    조선, 소고기 맛에 빠지다/김동진 지음/위즈덤하우스/264쪽/1만 5000원 새삼스럽게 보면 식탁 위의 모든 것이 신기하다. 도대체 누가 처음 작은 씨앗을 쪼개어 그 속에 먹을 만한 것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 밥그릇에 담을 궁리를 했을까? 도대체 누가 처음 미끄덩거리고 이상해 보이는 괴물체를 맛있게 먹고 ‘굴’이라고 이름 붙였을까? 도대체 누가 풀떼기를 짠물에 담가 숨을 죽이고 묵히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을까? 도대체 누가 순하게 눈을 끔벅이는 이로운 동물인 소를 신성시하면서도 동시에 맛있게 먹어 치울 염을 냈을까?조선 시대, 소고기는 특별한 음식이었다. 소의 존재 자체가 그러했다. 백성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는 상황에서 소는 거의 절대적이다시피 했다. 저자는 말한다. “소는 농사의 성패를 가를 만큼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였다. 소 한 마리가 가는 논과 밭을 사람이 대신하려면 적어도 여덟아홉명에서 십여명까지 달라붙어야 했다. 더구나 소는 며칠 동안 쉬지 않고 논밭을 갈 수 있지만 사람은 한나절 만에 탈이 나기 일쑤다.” 더군다나 질척한 논은 푸슬푸슬한 밭과 달리 소의 노동력이 꼭 필요했다. 조선 시대에 소의 숫자를 늘리기 위한 노력은 다양한 흔적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조선 시대는 소를 탐식한 시대이기도 하다. 소고기는 특별한 음식이면서 동시에 대중적인 음식이었다. 임금은 반드시 소고기를 먹었다. 임금이 되려 하거나 대리하는 자도 소고기를 먹음으로써 자신의 권력을 과시했다. 당연히 나라의 허락 없이 소고기를 먹으려 드는 것은 왕위 찬탈을 도모하는 역적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는 한편, 소고기의 풍부한 영양은 나라의 인재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 성균관 유생들은 일상적으로 소고기를 제공받았다. 서울 도성 내에서 유일하게 소를 잡아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곳이 성균관이었다. 그렇다면 가난한 백성은 소고기 맛을 보지 못했던 것일까? “귀신에게 제사하고, 또 손님을 대접하는 데 쓰거나 먹기 위해 끊임없이 소를 잡는데 1년 동안 잡은 소가 수천 마리에 이르렀다”는 세종실록의 기록이 말하듯 백성들도 명절마다 소를 잡아 ‘이밥에 괴기국’을 먹었다. 이 책은 우리 역사에 남아 있는 소고기의 흔적을 샅샅이 찾아 들려준다. 각종 행정기록을 참고하여 당시 소의 사육 환경과 소의 숫자를 헤아려 보는가 하면, 소고기를 보관하고 요리하는 법, 소고기를 약으로 쓰는 법, 염소와 돼지와 사슴고기와의 관계까지 가늠해 본다. 먹을 것을 따라가다 보면 역사가 보인다. 흔연한 식탁이 예사롭지 않다. 박사 북칼럼니스트
  • 관광객 마음 흔든 출렁다리… 잠자던 지역경제도 깨웠네

    관광객 마음 흔든 출렁다리… 잠자던 지역경제도 깨웠네

    출렁다리 열풍이 불고 있다. 환경훼손이 거의 없고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관광객 유치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둘레길이 붐을 이뤘던 때와 같다. 출렁다리를 설치한 뒤 관광객들이 크게 늘고, 주변 상권이 들썩이고 있다. 출렁다리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곳은 경기 파주시가 대표적이다. 9일 파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광탄면 마장호수에 개통한 흔들다리는 길이가 220m로 물 위로 걷는 다리로는 국내에서 가장 길다. 당초 연간 30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 첫 주말 하루평균 1만 2000여명이 개수기를 통과했다. 이대로라면 연간 60만명 이상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일 100여명 남짓 찾던 한적한 호숫가 시골마을에 약 5㎞ 차량행렬이 이어지자, 파주 광탄면 보광사 일대뿐 아니라 개점휴업 상태였던 양주시 장흥유원지와 기산저수지 등 인접지역까지 덩달아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주변 땅값도 개통 전 대비 2배로 뛰어 파주시가 주차장 추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정도다.2016년 9월 앞서 개장한 적성면 감악산 출렁다리에도 지난해 67만 1790명이 다녀갔다. 감악산은 7년 전 태풍 곤파스로 큰 피해를 입기 전까지만 해도 연간 38만명이 찾던 명산이었으나 계곡과 하천이 폐허가 되면서 15만명으로 줄었다. 2년 전 계곡을 가로지르는 150m 길이 출렁다리 개통 후 파주시는 깜짝 놀랐다. 몰려드는 관광객 수가 예상치를 훨씬 웃돌아 휴일이면 공무원들이 비상근무에 나설 정도였다. 감악산과 마장호수 주변은 파주에서 가장 외지고 낙후한 편이다. 출렁다리가 그저 그랬던 시골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아시아의 레만호수(스위스 제네바)’로 불리는 파주 마장호수는 경기 양주시 기산리 저수지 아래에 있다. 마치 포천 산정호수처럼 지대가 높은 곳에 호젓하게 자리하고 있다. 파주시는 2016년 8월부터 마장호수 일원에 79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관광과 휴양을 접목한 수변 테마 체험 공간을 만드는 ‘마장호수 휴(休)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달 29일 정식 개장한 이곳은 9만 8000㎡ 규모로 관찰 및 여가의 2가지 테마로 꾸며졌다.관찰테마로 호수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것은 길이 220m, 폭 1.5m의 흔들다리이다. 물 위를 걷는 다리로는 국내 최장 길이를 자랑한다. 파주시는 2016년 9월 감악산 계곡 사이 150m를 잇는 출렁다리를 개통하면서 호수를 가로지르는 흔들다리 건설공사에 나섰다. 몸무게 70㎏ 성인 1280명이 한꺼번에 지날 수 있는 흔들다리는 초속 30m의 강풍도 견딜 수 있고, 진도 7 규모의 강진도 버틸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다리 중간 18m 거리 바닥에는 방탄유리가 설치돼 호수 위를 실제 걷는 기분이 든다. 무서운 사람은 나무발판이나 철망을 딛고 걸으면 된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구명환도 준비돼 있다. 호수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높이 15m짜리 전망대와 조망 데크 2곳도 있다. 파주시는 호수 둘레길 총 4.5㎞ 중 3.3㎞ 구간에 산책로를 만들었다. 한 번에 480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완비됐다.여가 공간은 수상체험과 오토캠핑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카누·카약을 즐길 수 있도록 계류장 등을 만들었다. 호수에서 수상 레포츠를 즐긴 후 자연에서 캠핑하며 하룻밤을 보낼 수 있도록 캠핑장 3600㎡도 만들었다. 깔끔하게 만들어진 공원과 분수대를 감상하며 곳곳에 쉬어갈 수 있게 마련된 벤치, 야생화가 가득한 하늘계단, 호젓한 둘레길 역시 인상적이다. 가족이나 연인들의 주말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맑은 호수 표면에 비친 푸른 하늘과 푸른 산이 한폭의 대형 그림 같다. 마장호수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갓을 쓴 형태의 용미리마애이불입상, 보광사, 벽초지수목원, 장흥유원지 등 다른 볼거리도 많다. 마장호수는 파주시와 양주시 경계에 있어 두 지자체의 상생이 가능하다. 파주시는 마장호수 흔들다리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흔들다리 이용객 음식점 할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흔들다리를 방문한 여행객이 마장호수에서 찍은 사진을 호수 인근 음식점(30곳)에 제시하면 음식값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포털사이트 파주 관광 전자지도(paju.noblapp.com)를 검색하면 할인 음식점의 위치, 메뉴 등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으며 네비게이션과 연동해 길찾기도 가능하다.김준태 파주부시장은 “마장 휴 프로젝트 사업으로 연간 30만명 이상 새로운 관광객들의 유입이 예측됐으나 지난 2주를 보면 당초 기대치를 2배 이상 크게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감악산이 있는 적성면은 파주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 중 한 곳이다. 2011년 태풍 곤파스로 산행이 불가능할 만큼 큰 피해를 입어 연간 38만명에 이르던 관광객이 15만명으로 급감했었다. 그러나 요즘 이 지역 상인들은 “살 만하다”고 말한다. 감악산에 순환형 둘레길과 출렁다리를 만드는 ‘감악산힐링테마파크’가 만들어지면서 그렇다. 특히 운계출렁다리가 개통하자, 관광객들이 물밀듯이 몰려들었다. 초창기 휴일에는 1만여명이 찾았으며, 2년이 다 돼가는 지금도 봄가을 행락철에는 하루평균 5000여명이 찾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67만여명이 다녀갔다. 곤파스로 피해를 입기 전보다 2배가량 많다. 같은 기간 42만명이 다녀간 포천아트밸리에는 256억원이, 123만명이 다녀간 광명동굴에는 810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됐다. 반면 감악산 테마파크에는 67억원이 투입됐다. 감악산 윤계출렁다리는 제1회 ‘넥스트 경기 창조오디션’ 공모 대표사업에 선정돼 경기도에서 대부분의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계곡과 계곡을 잇는 구름다리 형태로, 감악산을 연간 60만~70만명이 찾는 명산의 반열에 다시 올려놓았다. 또 안전요원, 여행업자, 식당 개업 20곳 등으로 3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이끌어 냈다. 감악산은 개성 송악산(705m), 포천 운악산(936m), 가평 화악산(1,468m), 서울 관악산(629m)과 더불어 ‘경기 5악(五岳)’으로 불리는 명산이다. 산 정상을 중심으로 북서쪽은 파주시 적성면, 북동쪽은 연천군 전곡읍, 남동쪽은 양주시 남면 등 3곳과 접한다. 이 때문에 파주시뿐 아니라, 연천군과 양주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감악산은 예로부터 임진강을 끼고 있는 남과 북의 교통 요충지이자 삼국시대 이래로 한반도 지배권을 다투던 군사 요충지다. 한국전쟁 때는 유엔군 일원으로 참전했던 영국군 글로스터 출신 부대원들의 처절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당시 글로스터 연대 1대대와 왕립 제170 박격포대 C소대 용사들은 설마리 235고지에서 7배나 더 많은 중공군 주력 63군 3개 사단을 맞아 사흘 밤낮 치열한 전투를 벌인 끝에 한국군과 유엔군이 서울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줬다. 파주시는 영국군의 헌신적인 사투를 기념하기 위해 출렁다리를 ‘글로스터 영웅의 다리’로 별칭해 부르기로 했다 김 부시장은 “감악산 힐링파크 내 먹거리촌 분양과 화장실 및 주차장을 추가 조성하는 등 방문객 편의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감악산 출렁다리가 파주시를 넘어 경기북부 최고의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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