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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우! 과학] 반려동물 같네…화성 탐사할 NASA의 ‘깜찍이 로봇’

    [와우! 과학] 반려동물 같네…화성 탐사할 NASA의 ‘깜찍이 로봇’

    미 항공우주국(NASA)은 올해 큐리오시티 로버의 후계자인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이전 명칭 마스 2020) 로버를 화성으로 발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NASA의 로버들이 화성만 향하는 것은 아니다. NASA는 달 재착륙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임무를 보조하기 위해 여러 대의 로버를 달로 보낼 예정이다. 이 가운데 가장 작고 깜찍한 외형을 지닌 로버가 바로 자율 팝업 플랫 폴딩 탐사 로봇 혹은 'A-퍼퍼'(Autonomous Pop-Up Flat Folding Explorer Robot·A-PUFFER)다.(사진) 큐리오시티나 퍼서비어런스는 경차 크기로 사실상 바퀴가 달린 실험실 및 탐사 기지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지만, 대신 속도가 느리고 크기가 커서 신속하게 주변 지형 정보를 수집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 반면 A-퍼퍼는 접으면 신발 상자에 넣을 수 있는 작은 크기로 달 착륙선의 여유 공간에 여러 대를 탑재할 수 있다. 만약 착륙선 주변 지형 정보를 빠르게 수집할 목적이라면 A-퍼퍼처럼 작고 빠른 로버 여러 대가 훨씬 유리하다.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과학자들은 올해 2월에 3대의 A-퍼퍼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캘리포니아에 있는 NASA 마스 야드(Mars Yard)의 거친 지형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팝업 형식의 스테레오 카메라로 주변 지형을 인식하고 옆으로 눕힐 수 있는 큰 바퀴를 이용해 복잡한 지형에서도 빠르게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것이다. 이 미니 로봇의 장점은 여러가지다. A-퍼퍼는 자율형 로봇으로 사람이 수작업으로 조작하지 않아도 알아서 정보를 수집한다. 작은 크기 덕분에 좁은 굴이나 동굴도 탐사할 수 있으며 여러 대가 투입되기 때문에 한 대 정도는 손실해도 전체 임무 수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달에 가기 전에 지구에서 먼저 성능을 입증해야 한다. A-퍼퍼가 모든 테스트를 만족스럽게 통과하고 달에서도 그 유용성을 입증한다면 결국 미래에는 화성까지 진출하게 될 것이다. 마치 작은 반려동물처럼 보이는 미니 로봇이 미래 우주 비행사의 안전한 탐사를 돕게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다시 대만 받아들일까요?” 전화 끊어버린 WHO 사무부총장

    “다시 대만 받아들일까요?” 전화 끊어버린 WHO 사무부총장

    “세계보건기구(WHO)가 대만을 다시 회원국으로 받아들일까요?” “……(무려 10초가 흘러감) 미안, 이본느, 당신 질문이 잘 들리지가 않네요.” “다시 질문 드릴게요.” “아니, 괜찮아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갑시다.” “제가 궁금한 것은 대만과 대만 사례에 대해 다시 WHO가 논의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뚝” 대만은 중국이 사용한 것과 같은 권위주의적 봉쇄 정책을 동원하지 않고도 코로나19 확산을 효과적으로 차단한 몇 안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지만 WHO에서는 여전히 부담스럽고 꺼려지는 대상인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영국 BBC가 3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앞의 상황은 홍콩의 RTHK 방송이 생중계로 연결한 브루스 아일워드(캐나다) WHO 사무부총장과의 인터뷰 도중 발생한 방송사고급 사달이다. 이본느 통 기자가 재차 물어보는데 아일워드 부총장은 아예 잘 들리지 않는다는 식으로 굴다가 아예 전화를 뚝 끊어버린다. 통 기자가 다시 전화를 걸어 대만의 조치에 대한 평가를 해줄 수 있는지 묻자 아일워드는 그제야 답한다. “그래, 우리는 이미 중국에 대해 얘기했잖아요.” WHO가 얼마나 부패했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공박한 이도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대만의 국제정치적 위상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도 하다. 대만인은 스스로 독립국가의 일원이라고 생각하지만 국제법으로는 중국에서 떨어져나간 섬에 불과하다. 아일워드의 마지막 발언은 이를 함축한다. 유엔이 승인하지 않는 나라는 세계보건회의(WHA) 승인을 받지 못해 WHO에 가입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대만은 WHO의 긴급회의에 참석할 수 없고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상황에 대한 전문가 브리핑에서도 배제돼 있다. 대만 관리 스탠리 카오는 최근 WHA의 정례 회의에도 참석할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베이징 당국과 사이가 좋았던 과거에 대만은 WHA에 옵저버로 참여했지만 양안 관계가 나빠지면서 옵저버 지위를 잃었다. WHO는 대만을 중국 통계에 집어넣어 다루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견을 제기하는데도 WHO는 미국이 탈퇴한 틈을 메우며 막대한 지원금을 약속한 중국이 “세계를 위해 시간을 벌어줬다”는 식으로 달래는 데 급급한 반면 대만에 대해서는 사실상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 신디 수이 BBC 타이베이 특파원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건강돌봄 체계를 갖춘 대만이야말로 WHO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나라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지금은 글로벌 협력이 중요하고 대만의 경험은 훌륭한 전범이 될 수 있는데 WHO가 애써 무시한다는 서운한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대만은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WHO와 의견 충돌을 빚었다. 중국 우한에서 감염이 시작됐을 때 일대일 감염이 가능한지 문의했는데 WHO가 일절 반응을 하지 않았고, 그에 따라 중국에서 급속히 감염병이 도졌다고 대만은 연일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재빠르고도 결단력 있는 봉쇄 전략으로 초기 확산을 차단했고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자신들의 경험이 WHO를 통해 많은 나라들에 공유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중국발 여객기 운항을 금지하고 여행객들을 의무 격리함으로써 지역사회 전파를 막았으며 격리된 이들을 철저히 감시했다. 홍콩 대학 감염내과의 벤저민 카울링 교수는 “의심 증상을 보이는 이들에게 집중적인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해 효율을 높이고 접촉자 동선을 추적하고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를 잘 해냈다”고 말했다. 인구 2400만의 대만은 31일 오전 7시 39분(한국시간) 현재 확진자가 306명, 사망 5명 밖에 되지 않는다. 훨씬 인구가 적은 홍콩과 싱가포르에 견줘 극히 미미한 숫자다. WHO는 대만의 지위를 둘러싸고 직원들이 발언할 여지가 없다고 해명했는데 대만인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에 부족해 보인다. 조지프 우 대만 외교부 장관은 그다지 외교적 인물이 아니었는데 에일워드 부총장 인터뷰를 보고 “와우, WHO 안에선 ‘대만’을 입에 올리면 안된다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고든 창은 “사임, 브루스 아일워드, 사임”이란 트윗을 날렸다. 물론 웨이보를 통해 인터뷰를 본 중국인들은 아일워드의 대응에 환호를 보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답답해서 나왔어요” … 임진각 상춘객들로 ‘북쩍북쩍’

    “답답해서 나왔어요” … 임진각 상춘객들로 ‘북쩍북쩍’

    지난해 10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올들어 확산하기 시작한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했던 임진각 안보관광지가 상춘객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마땅히 갈 곳이 없는 나들이객들이 위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야외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29일 경기 파주시에 따르면 휴일인 28~29일 임진각 방문객은 오후 2시 현재 1만 1000여명으로, 한달 전 주말 대비 약 40% 늘었다.지난 주 휴일이었던 21~22일에도 1만 140명이 방문했다. 주차장 관리자는 “봄이 깊어질 수록 점점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면서 “오히려 전년도 같은 기간 보다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진각 입주 상인들은 “돼지열병 확산으로 지난 해 10월 부터 제3땅굴·도라전망대 등의 안보관광이 중단되고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6개월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였으나, 이달 중순 부터 갑자기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327억원을 들여 지난 달 말 시험운행을 마친 파주 안보관광의 명물 ‘임진각 평화 곤돌라’는 당초 지난 1일 정식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연기를 거듭한 끝에 다음달 5일 가동할 계획이다. 곤돌라는 임진각 남쪽 승강장을 출발해 임진강을 가로질러 민간인출입통제선 안에 있는 캠프 그리브스 뒷편에 도달한다. 곤돌라 바닥 투명창으로는 ‘동족상잔’ 아픈 상처를 머금고 고요히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 볼 수 있고, 강 북쪽 옥상 전망대에서는 임진각이 있는 남쪽을 바라보는 재미가 이색적이다. 당초 파주시 측은 “평화곤돌라가 DMZ 평화관광의 새로운 볼거리가 돼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개장이 연거푸 연기돼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곤돌라 민간 운영사인 파주디엠지곤돌라주식회사는 내달 5일 운행이 개시될 경우 발열확인을 거쳐 코로나19 의심증세가 없는 관광객만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탑승시킬 예정이다. 곤돌라가 10인용이지만, 가급적 가족단위 또는 연인 및 동행자 끼리만 탑승시켜 타인간 접촉을 최대한 억제할 방침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봉쇄하고 격리하고 웬 난리?’ 스웨덴 느긋한 코로나19 대처

    ‘봉쇄하고 격리하고 웬 난리?’ 스웨덴 느긋한 코로나19 대처

    유럽 대륙 전체가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 이동을 막고 국민들을 집안에 몰아넣는 가운데 단 한 나라가 보통의 일상을 유지하도록 놔두고 있다. 스웨덴이다. 28일(현지시간) 스톡홀름의 풍경은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날이 풀려 많은 가족들이 바이킹족의 신 토르 거상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혀로 핥고 있었고, 젊은이들은 거품 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주말 나이트클럽은 문을 열었는데 단 29일부터 50명 이상은 모이지 못한다. 이웃 덴마크에서는 진작부터 10명 이상은 모이지 못했고, 영국에서는 집 밖에서 누구도 만나지 못하니 그에 비하면 스웨덴인들은 훨씬 자유로운 일상을 영위하는 것이다. 스웨덴에서도 여행이나 출근이 줄긴 했다. 스톡홀름의 운송회사 SL에 따르면 지난주 지하철이나 통근 열차 이용객은 절반 정도 줄었다. 최근 설문조사를 보면 스톡홀름 시민의 절반 정도는 원격 근무를 하고 있다. 원래 이 나라 기업 문화는 유연하고 자유로운 근무 형태를 권장해왔다. 스톡홀름 대기업의 90% 정도는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을 갖춰 놓았다. 스웨덴 정부나 보건 당국의 전략이나 정책의 무게중심도 ‘자율 책임(self-responsibility)’에 두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등학교도 문을 닫지 않았다. 공중보건 책임자나 정치인이나 권위주의적 방식을 동원하지 않고 감염병 확산 속도를 늦추고 싶어한다. 해서 오히려 가이드라인은 더욱 구체적이다. ‘아프거나 나이가 많으면 집에 머무르고, 손을 잘 씻고, 꼭 필요하지 않는 여행은 피하고, 집에서 근무하라’ 등등이다. 스테판 루프벤 총리는 지난 주말 TV 연설을 통해 “어른들이라면 꼭 필요한 일, 어른스럽게 굴어야 한다. 공포나 소문을 퍼뜨리지 말아야 한다”면서 “이런 위기에서는 누구도 혼자가 아니지만 각자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연설했다. 시청률 조사기관 노뷰스(Novus)는 시청률이 아주 높았다고 전했다. 유럽 어느 나라보다 공적 기관에 대한 신뢰가 높아 자율적으로 당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유럽의 여느 나라와 다른 인구 분포도 작용한다. 지중해 근처 여러 세대가 어울려 사는 것과 달리 일인 가구 비중이 전체의 절반 이상이다. 가족 간 확산이란 변수가 그리 크지 않다. 워낙 국민들이 야외 활동을 즐겨 정부 관리들은 신체와 정신 건강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스톡홀름 상공회의소의 안드레아스 핫치게오르기우 최고경영자(CEO)는 “감염병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건강 위기의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업계는 스웨덴 정부와 스웨덴식 접근이 여느 다른 나라보다 훨씬 이치에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안해 하는 이도 있다. 의과대학 부설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감염학자 엠마 프란스 박사는 “사람들은 권고에 귀기울여 듣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이 정도로 충분한지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털어놓았다. 가게와 체육관 등 공적 공간에서 어떻게 사람들과 접촉해야 하는지 “더 명확한 지침”이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녀도 유럽 전체의 정치인과 과학자 가운데 누가 가장 나은 선택을 했는지는 결국 역사가 판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어떤 대응책이 가장 효율적인 것이 될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 내가 기쁜 것은 내가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집계를 보니 29일 오전 10시 28분(한국시간) 현재 스웨덴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447명이며 105명이 목숨을 잃었다. 확진자는 한국의 3분의 1 수준인데 사망자는 엇비슷하다. 결코 느긋할 수 없는 사정인데 정치사회의 작동 원리가 사뭇 다르다고 밖에 볼 수가 없을 것 같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곁을 바꿔야 세상도 바뀐다 … 엄마들, 집안에 페미니즘 들이다

    곁을 바꿔야 세상도 바뀐다 … 엄마들, 집안에 페미니즘 들이다

    살면서 스스로 ‘여자’라고 인식하며 산 적이 별로 없었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회사에서 일할 땐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한 사람’으로서 삶을 계획하며 살았다. 결혼을 하고 좀 달라졌다. 임신과 출산 이후에는 매일같이 ‘여자’라는 성별을 인식할 수밖에 없는 삶이 펼쳐졌다. “아, 나에게 자궁과 젖이 있구나. 내가 여자구나.” 이 사실이 온몸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결혼과 출산, 육아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모든 것이 여성에게 얼마나 불리한지 새삼 깨닫게 됐다. 답답한 마음에 돌파구가 필요했다. 비혼 여성들과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하는 독서 모임에 나갔지만 페미니즘 이슈에서 기혼 여성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을 때 ‘역시 비혼과 비출산이 답’이라는 이야기가 돌아오곤 했다. 애초에 결혼과 출산을 후회하려고 고민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 조언이 일종의 벽처럼 느껴졌다. 이성경씨가 2017년 말 기혼 여성들의 언어를 탐구하는 페미니즘 모임 ‘부너미’를 직접 꾸리게 된 계기다.이씨는 ‘곁을 바꾸는 페미니즘’을 실천하고 싶다는 생각에 모임의 이름을 한옥의 아궁이에서 발생한 열기가 방바닥으로 들어가게 하는 통로인 ‘부넘이’에서 따왔다. 부넘이는 불을 땔 때 연기가 역류하지 않게 막아 집안에 온기가 돌도록 돕는다. 집안에 페미니즘 이슈를 들여왔을 때 가족 구성원들의 반감 없이 현실적인 실천을 이끌어낼 수 있는 논의를 하자는 의미에서 붙인 명칭이다. 누군가는 기혼 여성을 ‘가부장제 부역자’라고 거칠게 비판하지만 부너미 구성원들은 페미니즘이 유별난 게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다고 강조한다. 결혼, 출산, 육아를 경험하면서 느낀 아주 사소한 불편함에 대해 고민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페미니즘과 멀지 않다는 것이다. 여성 이슈와 관련한 책을 읽고 기혼 여성 당사자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며 토론하는 부너미의 구성원 가운데 김은희·유지은·은주·이성경씨를 만났다. 결혼·출산 후 마주한 성차별 사소한 내 주변의 ‘곁’ 하나라도 바꿔보기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인식하게 된 순간은 언제인가요. 은주 결혼 전에는 장애인, 여성, 빈민, 노동자, 이주민 등 소수자의 삶에 연대하는 사회운동을 하면서 페미니스트를 연대하는 여러 정체성 중 하나로 두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결혼 후에는 임신과 출산 등 제 주변의 삶을 설명하기 위해, 그리고 제 삶의 방향과 가치를 설정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삶의 태도가 됐어요. 김은희 결혼 후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 작가의 ‘엄마는 페미니스트’를 읽고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명명하게 됐어요. 이전부터 소수자, 약자, 여성 이슈에 관심은 많았지만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은 왠지 어렵고 부담스럽게 느껴졌거든요. ‘페미니스트.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모든 성별이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이라는 책 속의 정의를 만나고부터 나를 위해,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일에 동참하자 다짐했죠. -페미니즘을 접한 이후 일상에서 마주하게 된 변화가 있나요. 이성경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저의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저만의 언어를 갖게 되고 변화의 욕구도 생겼어요. 말할 수 있는 힘과 용기도 생겼죠. 그러고 나니 집안 분위기도 변하고 남편과 대화하는 내용도 달라졌어요. 단적인 예로 페미니즘을 공부하기 전에는 남편이 주말마다 학원에 가는 동안 제가 독박 육아를 했었거든요. 그게 내조라고 생각하고 제가 아이 둘을 돌보는 걸 당연하게 여겼어요. 이젠 저도 주말에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저의 단절된 경력을 보완하기 위해 밖에서 사회적인 활동을 하죠. 부너미가 지향하는 페미니즘은 ‘곁을 바꾸는 페미니즘’이에요. 거창한 이론은 모르더라도 작은 일, 사소한 일 하나만이라도 바꿔 보자는 거죠. 그게 꼭 남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될 수도 있고요. 제가 넘어야 할 벽은 저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남성 중심 사회에서 30여 년을 살았으니 저도 인식하지 못하는 남성 중심 사고가 얼마나 많겠어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관점이 정말 당연한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하는 훈련 중입니다. -결혼한 페미니스트로서 결혼 혹은 가족이라는 제도에서 벗어나는 사고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이나 고충이 있나요. 이성경 결혼 전에는 남편과 ‘한 사람’ 대 ‘한 사람’으로 동등하게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결혼, 출산, 육아를 하는 동안 남편은 ‘남자’고 저는 ‘여자’라는 사실이 선명해지더라고요. 제가 집안에서 끊임없이 싸우고 남편과의 관계를 평등하게 맞춰 놓아도 양쪽 집안까지 바꾸는 건 한계가 있더라고요. 1년에 몇 번 못 만나는 가족들이라는 생각에 타협하는 쪽으로 선택할 때가 있어요. 모성 신화를 비판하면서도 엄마 역할을 더 잘하지 못한다고 자책을 하기도 하고요. 결혼 제도 안에서 성차별적인 상황을 깨트리겠다는 건 끊임없이 무너지는 일이에요. 분노했다가 타협했다가 스스로 끊임없이 분열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의 페미니즘은 ‘모순과 혼란의 페미니즘’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래도 남편이 저와 함께 페미니즘 책을 읽고 대화를 하는 덕분에 부부간의 성평등 지수가 많이 올라갔어요. 2017년 말부터 활동을 시작한 부너미는 지난해 기혼 여성 10명이 저자로 참여한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민들레)를 통해 기혼 여성들이 육아, 경력 단절, 가사 불평등으로부터 겪는 각종 차별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혼 여성이 결혼 제도 안에서 아내, 엄마, 며느리, 딸 역할을 맡으면서 경험한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면 ‘유별난 여자’가 되는 상황 속에서 ‘결혼하고 애 낳은 여자들’에게 페미니즘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자세히 적었다.‘가부장제의 부역자’ 편견 넘기 기혼여성이 느끼는 일상의 불편함 고민 -첫 책의 제목은 어떻게 정하게 됐나요. 이성경 부너미 구성원 중에서도 ‘페미니스트’라고 제목 붙이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래도 결국 토론 끝에 제목에 ‘페미니스트’를 넣은 건 일상에서 느낀 불편함, 자신이 경험한 어떤 답답함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하는 사람이야말로 페미니스트라는 걸 알려 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김은희 이 책의 제목이 많이 회자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어렵게 생각했어요. 특히 우리나라는 ‘이즘’(ism)이 붙으면 낙인 효과 같은 게 있잖아요. ‘그 생각에 동의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페미니스트까지는 아니야’라며 선 긋기를 하는 게 있는데 이 책에는 기혼 여성들의 평범한 이야기가 담겨 있거든요. 덕분에 입소문이 나서 엄마들끼리 선물하고 그러면서 제목을 다시 언급하게 되는 효과가 있더라고요. -일각에서는 결혼한 페미니스트를 ‘가부장제 부역자’라는 표현으로 일컫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연애·성관계·결혼·출산을 모두 거부하는 ‘4B 운동’이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유지은 한국에서 한국인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가부장제 부역자’라는 타이틀을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누가 진짜 페미니스트이고 가짜 페미니스트이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우리가 싸워야 하는 건 가부장제 문화라고 봐요. 우리 안에서 누군가를 가려내기 위한 싸움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4B 운동을 엄청 지지해요. 그런 방식으로 본인들의 힘을 표현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게 (가부장제를 타파하기 위해) 싸우는 분들도 있고 저희 같은 사람도 있죠.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싸움이 있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 책이 나온 지 약 1년 만에 부너미는 두 번째 책을 통해 좀더 논쟁적인 질문을 던졌다. 오는 4월 발간을 앞둔 책의 제목은 ‘당신의 섹스는 평등한가요?’(와온)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섹스’를 언급하는 것이 금기시되는 우리 사회에서는 꽤 파격적인 제목이다. 섹스리스, 돌봄·가사 노동과 섹스, 남편의 성폭력, 혼외 섹스와 성매매 등 ‘기울어진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기혼 여성 11명이 직접 썼다.부부 사이의 ‘기울어진 섹스’ 굴욕적 부부관계 만든 섹스 금기 분위기 -기혼 여성의 섹스에 주목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성경 전작에서 결혼한 여성이 오롯한 ‘나’로 서기 위한 고민과 실천을 담았다면 이 책에서는 부부 ‘관계’를 이야기합니다. 섹스 불평등에 관한 책을 만들고야 말겠다고 다짐한 건 꽤 오래됐어요. 출산 후 맘카페에서 정보를 많이 얻었는데 거기에서 종종 접했던 섹스에 대한 기혼 여성들의 고민이 큰 충격이었어요. 여성들은 출산 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심각하게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도 남편의 섹스 고민까지 떠안고 살아야 한다는 현실이 씁쓸하면서도 화가 났죠. 일부 남성들이 속 편하게 ‘섹스 거부는 이혼 사유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굴욕적으로 느껴졌어요. ‘남편의 섹스 만족도를 고민하는 여자들만큼 아내의 섹스 만족도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남편은 얼마나 될까’ 질문이 계속 이어지면서 이 책을 기획하게 됐죠. 유지은 이번 책에서는 단순히 기혼 여성의 섹스 라이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왜 이렇게 성(性)과 자신의 신체에 무지했는지, 왜 이렇게 섹스에 대해 말하기 힘든지에 대해서도 다뤘어요. 공교육, 사회 분위기, 스스로에 대한 금기 같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있어요. -책에서 기혼 여성이 섹스를 즐겁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 성 불평등 때문이라고 짚으셨는데요. 이성경 책 저자로 참여한 분 중 한 명이 ‘기혼 여성은 섹스로부터 소외된 존재’라고 말씀하셨어요. 여자들이 소외되는 건 결혼하고 출산하고 엄마가 되면 자신의 에너지를 아이를 돌보는 데 쏟는 주체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간혹 여성들이 성욕이 없어서 그 남편들이 가엾게 그려질 때가 있는데 잘못됐다는 거죠. 가정에서 가사나 육아 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들여다보면 여성에게 성욕이 없다기보다 그 성욕을 표현할 여건이 안 된다고 보이거든요. 은주 두 번째 책을 쓰면서 남편과 대화를 했는데 부부 사이에서 섹스에 대한 이야기 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가 성차별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어릴 적부터 감정을 드러내고 욕구를 정상적으로 말하는 연습을 하지 못한 남성들이 특히 성욕을 공격적으로, 누군가에게 폭력을 가하는 방식으로만 표출하도록 학습화돼 있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됐어요. 여성에게도 같은 억압이 학습화돼 있고요. 그게 바로 성차별에 기인한 부부간의 섹스 불만족 혹은 섹스로 인한 불화의 원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가닿기를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요. 이성경 한국 사회는 성에 보수적인 편이고 여성이 결혼 전에 섹스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는 것이 어렵잖아요. 결혼 후엔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엄마, 아내, 며느리, 딸 역할에 허덕이느라 섹스는 삶의 우선순위조차 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죠. 애보랴 일하랴 바쁜 와중에 풀어야 할 불평등 문제가 산적해 있으니 ‘섹스 평등’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치처럼 느껴지고요. 여러 명이 정말 큰 용기 내 완성한 책입니다. 저희의 이야기를 화두 삼아 더 평등하고 건강한 섹스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이기적 시민’에 벌금·해산 명령… 강제 거리두기 더 세진다

    ‘이기적 시민’에 벌금·해산 명령… 강제 거리두기 더 세진다

    영국 뒤늦게 3주간 전국민 이동제한령 프랑스 외출 늘자 ‘과태료 200만원’ 추진 美주지사 “이기적으로 굴지 마라” 엄포 “서방 국가들, 감염 위험성 제대로 못 알려”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제1수칙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각국 정부의 목소리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국민들이 집 밖으로 나서지 못하게 하기 위한 각국의 고심이 커지는 가운데 사태를 주시하던 국가들도 결국 뒤늦게 이동제한령 카드를 꺼내 들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오후 방송을 통한 대국민성명에서 앞으로 3주간 전국민 이동제한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자국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330명을 넘어서면서 취한 조치로, 유럽 주요국들보다 다소 늦었지만 수위는 더 높았다. 업무와 필수품 구입, 하루 1회 운동을 위한 목적 외에는 반드시 집에 머물러야 하며 가족 외에 두 사람 이상이 공공장소에 모이는 것도 금지했다. 존슨 총리는 “이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고 강제로 해산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혼식, 세례 등도 금지되고 경조사는 장례식만 허용된다. BBC는 “야간 통행금지나 전면적인 여행금지 등은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향후 더 강력한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영국과 더불어 그리스와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전국민 외출금지령을 내렸다. 그러나 유럽,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유명 해변 등 휴양지와 도심 번화가에 여전히 인파가 줄지 않으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일 발언 수위를 높이며 시민 협조를 호소하던 당국자들은 급기야 처벌 수위를 높이는 등 대응 강화에 나섰다. 미국 뉴욕시는 주말 전후로 공원 등에 시민들이 눈에 띄게 많아지자 경찰이 인파 해산, 강제 귀가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일요일이었던 22일 밤늦게 발효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내가 직접 가서 상황을 봐야겠다”고 엄포를 놨을 정도였다. 쿠오모 주지사의 요청에 로버트 드니로, 벤 스틸러 등 할리우드 배우들도 외출 자제를 읍소하는 동영상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주와 플로리다주 등은 아예 해변과 여가시설 등을 추가 폐쇄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해변 파티에 몰두한 젊은이들을 향해 “이기적으로 굴지 마라”고 일침을 놨다. 외출금지령을 내린 프랑스 정부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일일 운동의 경우 “(집에서) 1㎞ 이내에서만 가능하다”는 더 강화된 조치를 발표했다. 앞서 허가증 없이 외출하다가 적발 시 최대 135유로(약 18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던 프랑스 정부는 위반 사례가 늘어나자 2주 사이에 외출금지령을 다시 어긴 시민에게는 10배가 넘는 1500유로를 부과하도록 하는 관련 개정안까지 제출한 상태다. 이와 관련, CNN은 서방 국가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초기에 유화적으로 이뤄지며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행동과학전문가인 닉 채터 워익대 교수는 CNN에 “지난 1주일 동안 서방 국가들이 식당과 술집, 극장, 학교 등을 점진적으로 폐쇄하는 과정에서 국가 지도자들의 메시지가 매우 혼란스러웠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겨우내 태어난 새끼 북극곰의 굴 밖 세상 구경…어미와 ‘걸음마’

    겨우내 태어난 새끼 북극곰의 굴 밖 세상 구경…어미와 ‘걸음마’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자 동면에서 깬 곰들도 기지개를 켜고 활동을 시작했다. 캐나다에서는 북극곰 한 마리가 겨우내 태어난 새끼 곰들을 이끌고 굴 밖으로 나왔다. 난생처음 세상과 마주한 새끼들은 하얀 눈밭을 휘젓고 다니며 어미 곰을 고생시켰다. 2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출신 야생동물 사진작가 브라이언 매튜스(41)는 최근 캐나다 매니토바주에 위치한 와푸스크국립공원에서 한 무리의 북극곰 가족을 만났다. 겨우내 추위를 피해 눈 아래 굴속으로 들어갔던 어미곰은 그 사이 태어난 새끼들을 끌고 나와 세상 구경을 시켜주기 바빴다. 세계 최강 육상 포식자로 난폭함이 내재된 북극곰이었지만 어미 곰은 사진작가를 보고도 크게 경계하지 않았다. 작가는 “북극곰은 그날 내가 거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냄새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나를 신경 쓰지 않았고 어느 순간 나도 두렵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덕분에 작가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새끼 곰들을 지켜보며 마음껏 셔터를 누를 수 있었다. 그는 “12주 정도 된 새끼들은 바깥세상에 처음 나와 잔뜩 겁을 먹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내 경계를 풀고 저들끼리 먹고 자고 놀고 싸우며 눈밭을 휘젓고 다녔다”라고 설명했다. 거대한 어미 곰도 넘치는 탐험 욕구를 주체하지 못하는 새끼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영하 40도의 추위 속에서도 나뭇가지를 씹고 작은 구멍을 파며 한참을 뛰어다녔다. 그러다 힘이 다한 새끼들은 어미 곰의 배에 자리를 잡고 꿈틀거렸다. 새끼들이 목격된 캐나다 매니토바주는 북극곰의 땅이다. 특히 허드슨만과 인접한 처칠에는 주민보다 곰이 더 많이 산다. 인구 800여 명의 작은 마을에 사는 북극곰은 1000마리가 넘는다. ‘북극곰의 수도’를 자처할만하다. 그러나 북극곰의 건강 상태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전 세계적 보존 노력 속에 북극곰의 개체 수는 1950년대보다 5배 가까이 늘었다.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약 2만5000마리가 안정적으로 그 수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규모에 비해 북극곰의 삶의 질은 턱없이 나빠졌다. 가장 큰 원인은 서식지 감소다. 지구 온난화로 바다 얼음 면적이 줄어들수록 북극곰의 체질량지수도 같이 나빠졌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삶의 터전이 사라지면서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진 북극곰들은 영양실조에 시달리며 마을로 내려와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09년 암스트럽과 스털링 등의 연구에서는 이번 세기말 북극곰의 여름 서식지 면적이 68% 감소한다는 충격적 결과가 나왔다. 미 지질조사국(USGS) 역시 해빙이 갈수록 얇아지면서 2050년 무렵에는 북극곰 개체 수 3분의 2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북극곰의 미래는 암울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머리로 입구 봉쇄…외적 침입 막는 거북 개미의 필살기

    [핵잼 사이언스] 머리로 입구 봉쇄…외적 침입 막는 거북 개미의 필살기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동물 중 하나가 바로 곤충이다. 크기가 작은 대신 개체 수로는 모든 척추동물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그런 곤충 가운데서도 개체 수와 생물량으로 으뜸인 생물은 개미다. 최대 수백만 마리의 개체가 하나의 군집을 이룰 뿐 아니라 종 수도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1만2500종에 달할 정도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종류가 많은 만큼 세상에는 독특한 개미들도 많은데, 머리를 문 대신 사용하는 '거북 개미'(turtle ant) 역시 별난 개미 중 하나다. 거북 개미의 병정개미는 다른 개미의 병정개미와 달리 큰 턱 대신 방패 같은 머리를 지니고 있다. 거북 개미는 스스로 굴을 파지 않고 다른 곤충이 나무에 만들어 놓은 구멍에서 살아가는데, 군집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입구를 막을 필요가 있다. 거북 개미의 병정개미는 크고 단단한 방패 같은 머리를 이용해 입구를 막아 외적의 침입을 방어한다.(사진) 병정개미의 머리가 워낙 크고 평평하기 때문에 일개미들이 머리 위에 안전하게 올라갈 수 있을 정도다. 미국 조지 워싱턴 대학의 스콧 파웰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89종에 달하는 거북 개미의 유전자를 조사해서 그 진화 과정을 규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거북 개미의 공통 조상이 등장한 것은 4500만 년 전이었다. 최초의 거북 개미는 방패 같은 머리를 지닌 병정개미가 없는 단순한 개미였으나 나무에서 살면서 그 환경에 적응해 머리를 문 대신 사용하는 거북 개미로 진화했다. 하지만 이 과정 역시 매우 다양한 방향으로 일어나 맨홀 덮개 같은 원형 머리로 작은 구멍을 막는 종부터 스파르타 중장보병의 방패처럼 여러 개의 머리를 서로 겹치게 해 방진을 구성하는 종까지 각양 각색의 진화가 일어났다. 심지어 일부 종은 방패 형태의 머리를 버리고 다시 본래 조상과 같은 삶으로 돌아간 경우도 있었다. 연구팀은 거북 개미의 진화가 반드시 한 방향으로만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으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보고 있다. 인간의 두뇌가 시간이 지나면서 커지고 본래 네발짐승인 고래의 조상이 점점 물고기 같은 형태로 변한 것처럼 한쪽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은 그 방향이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경이 달라지면 얼마든지 반대 방향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진화다. 거북 개미의 다양한 모습 역시 이런 환경에 적응한 결과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미술시장에 봄바람 불까…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사 다음주 행사 주목

    미술시장에 봄바람 불까…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사 다음주 행사 주목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다음주 잇따라 경매를 연다. 장기 침체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엎친데 덮친격이 된 미술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을 지 주목된다. 서울옥션은 24일 강남센터에서 국내 고미술품 및 근현대 작품, 해외 명작 등 총 127점, 100억원 규모의 경매를 실시한다. ‘물방울 작가‘ 김창열의 회화세계를 총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을 한데 모은 점이 눈에 띈다. 마포를 캔버스로 사용해 거친 질감이 느껴지는 1976년작, 화면 중심부에 X자 형태로 물이 스며든 흔적이 있는 1983년작 ‘물방울’시리즈를 비롯해 1960년대 작품인 ‘구성’, 2017년에 제작한 ‘회귀’ 등이 나왔다. 사람과 인간군상을 주제로 한 작품을 모은 ‘사람과 사람, 그리고 타자’ 섹션에는 김환기의 ‘4월의 행진’, 이응노의 ‘군상’, 서세옥의 ‘사람들’이 선보인다. 고려불화 ‘아미타삼존도’, 다산 정약용의 시와 글을 모은 보물 ‘행초 다산사경첩’, 표암 강세황이 8폭 병풍으로 그린 ‘묵죽도’ 등 고미술품도 다양하게 나왔다. VR전시장과 e-book 등 온라인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경매 당일 전화와 서면으로도 응찰이 가능하다.케이옥션은 25일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3월 경매를 연다. 라킵 쇼, 헤르난 바스 등 국내 경매에서 보기 드문 해외 작가의 작품과 내셔널지오그래픽 표지에 실렸던 스티브 매커리의 사진, 호암 이병철의 글씨 등 총 175점, 약 100억원 어치의 작품이 출품된다. 인도 출신 작가 라킵 쇼의 ‘비취 왕국의 몰락 II- 실낙원 II’는 산산이 조각나 무너져 내리는 건축물, 기이한 생명체들이 가득한 이국적인 작품이다. 스티브 매커리의 ‘샤뱌트 굴라 아프간 소녀’는 소련과 전쟁 중이던 아프가니스탄에서 찍어 1985년 6월 내셔널지오그래픽 표지에 게재된 사진으로 세계적 화제를 모았다.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이 경영철학을 담은 글씨 ‘인재제일(人材第一)’은 처음 경매에 나왔다. 부귀와 장수를 상징하는 모란 그림 중 가장 역동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모란괴석도’도 눈길을 끈다. 100년 전 서울 주재 이탈리아 외교관 카를로 로제티가 찍은 사진, 고종 어필 ‘독서지재성현(讀書志在聖賢)’ 등도 출품된다. 프리뷰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감포읍 옥이네

    [김주대의 방방곡곡 삶] 감포읍 옥이네

    아픈 봄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한 필자도 여행을 중단했다. 지난해 동해안을 여행할 때 들렀던 옥이네라는 가게가 문득 떠올랐다. 씩씩하게 잘 견뎌내고 있는지. 동해안 감포읍에는 모녀가 하는 ‘옥이네’라는 허술하나 깔끔한 가게가 있다. 곰장어구이, 조개구이를 파는 집이다. 1인분은 안 된다고 애절히 협박하기에 곰장어구이 2인분을 소주와 함께 시켰다. 생계하는 이들의 얼굴을 기록하고 싶어서 손님으로 잠입한 식당. 얌전하게 먹으면서 최대한 밝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 취해도 취하지 않고 안 취해도 취하고, 용감하게 혼자 떠들다가도 엄마와 딸이 하는 말에 슬쩍슬쩍 장단을 맞춰 주기도 했다. 테이블에 장어구이를 마련해 주고 굽는 법까지 상세히 알려준 엄마는 손님이 뜸한 틈을 타 가게 방충망을 고치기 시작했다. 바닷가에서는 철망 모기장도 1년이면 다 부식된다며 창틀을 뜯어와서 손수 고친다. 딸은 엄마에게 아주 공장 하나 차리시구려 어쩌고 해쌌는다. 밉지 않게 핀잔을 해대는 딸과 깔깔거리는 엄마. 안 듣는 척 다 들으며 모처럼 흐뭇이 술잔을 기울였다. 어색하게 낑낑거리며 장어를 굽는 것이 불쌍했던지 방충망을 다 고친 엄마가 안 구워 줘도 될 곰장어를 구워 주면서 맛이 좋냐 안 좋냐 응답하라며 짓궂게 굴었다. 마음이 따스해진 나는 엄마의 얼굴을 그려 보고 싶었지만 말을 꺼내지는 못하고 술만 거듭 마신다. 가게가 바쁜 토요일에 휴대폰노트를 들고 스케치를 하고 싶다고 했다가는 물정 모르는 사람 취급을 받을 것 같아서 상황을 살핀다. 연인끼리 온 연로한 진상손님이 시비를 걸어도 일절 대꾸 없이 고요히 잔을 비워 나갔다. 아, 내가 생각해도 나는 얼마나 점잖고 고요한 유랑중년인가. 소주 두 병을 비우고 마침내 용기가 생겨 “저어기, 사장님 얼굴 좀 한 5분만 그려도 돼요?”라고 폭탄을 던졌다. 조금 의아해하더니 엄마는 이내 “네, 그러세요” 하며 흔쾌히 허락했다. 너무 빠른 허락이 어리둥절할 지경이었다. 모녀를 동시에 그리고 싶었지만 장사에 방해가 될 것 같아 엄마만 꼬부랑꼬부랑 한 5분을 그렸다. 닮고 안 닮고는 중요하지 않다. 엄마는 실물보다 예쁘게 그려 달라고 했지만 그게 말이 되는가. 내가 크로키를 해봤는가, 데생을 해봤는가, 무작정 그리는 거지. 그림을 완성하고 딸의 휴대폰에 그림을 전송해 주었다. 술을 비우고 계산을 하고 간단히 인사를 했다. 아쉬운 듯 아쉽지 않은 듯 쳐다보았지만 뒤도 안 돌아보고 비틀비틀 형광등 밝은 큰 여관으로 돌아왔다. 그림과 사진을 대조하며 특징을 살펴보았다. 코가 좀 큰 얼굴이다. 눈썹 문신도 보인다. 젊었을 적 조신했지만 많은 사내들과 콧대 있게 매력적으로 지낸 모습이 보였다. 지금은 꺼멓게 타고 영양가 없이 처진 살이지만 갸름한 얼굴에 건더기 없이 맑은 웃음, 더욱이나 조금 새침하게 깊은 눈이 사내들께나 애타게 했을 듯했다. 생계를 잇느라 얼굴이 꺼멓게 타면서도 선한 본성과 화사한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 모습이 입가 주름에 성실하게 새겨져 있다. 오붓하고 낮고 환한 얼굴이다. 장하신 분이다. 손목을 잘 못 쓴다는 남편, 식당일도 도와주지 않고 방충망도 갈아 주지 않는 남편. 어민은 아닐 테고 게으른 지식인이라고 한들 그런 남편을 버리지 않고 살았을 장군다운 여인의 모습도 보였다. 어쨌든 이 건강하고 착하고 강한 여인을 기록하고 그리고 싶은 맘이 생겼다. 날이 밝으면 다시 가게 바깥 전체 모습을 사진으로 좀 담겠다고 했더니 6시쯤이 일출이라는 말도 잊지 않던 친절한 여인. 생계에 강인한 사람.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다시 짐을 싸서 장한 여인을 만나러 가야겠다.
  • “계획이 다 있었나” 김예령 전 기자 미래한국당 비례 면접

    “계획이 다 있었나” 김예령 전 기자 미래한국당 비례 면접

    신년기자회견에서 “자신감” 질문으로 논란비공개 비례대표 후보 면접장 참석 알려져 신년기자회견에서 정책에 대해 묻지 않고 자신감의 근거를 물어 논란이 됐던 김예령 전 경기방송 기자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공천에 신청했다. 김예령 전 기자는 15일 열린 미래한국당 비공개 비례대표 후보 면접을 치렀다. 김 전 기자는 지난 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인생에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또 다른 어떤 세계가 펼쳐질 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제 스펙트럼에 제 자신은 안도한다”며 다른 길로 가겠다는 계획을 내비친 바 있다. 김예령 전 기자가 몸 담았던 경기방송은 지난달 20일 폐업을 결정했다. 김 전 기자는 9일 전인 2월11일 경기북부 2진으로 발령이 났고 이와 관련해 신년 기자회견 논란이 관련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기방송은 방통위에 허위자료를 제출하고 경영 투명성 및 편성 독립성을 위한 제대로 된 개선계획을 내지 않는 등 비위 문제로 논란이 돼 지난해 말 방송사업 조건부 재허가 승인을 받았다.김 전 기자는 당시 신년기자회견에서 소속은 밝히지 않고 “현 (경제)정책 기조를 바꾸시지 않고 변화를 갖지 않으시려는 이유에 대해 알고 싶다.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고 물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김 기자의 질문이 끝나자 ‘경기방송의 김예령 기자’라고 소속을 대신 소개했고, 문 대통령은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왜 필요한지 우리 사회의 양극화, 불평등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오늘 제가 모두 기자회견문 30분 내내 말씀드린 것”이라며 “그에 대해서 필요한 보완들은 얼마든지 해야 하겠지만 오히려 (정부의 경제) 정책기조는 계속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은 이미 충분히 드렸기 때문에 또 새로운 답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KBS 최경영 기자는 이와 관련 “무슨 정책인지도 질문에는 나오지 않고, 무슨 경제가 어떻게 잘못됐다는 건지도 알 수 없고, 그러니 인과관계는 당연히 나오지가 않고 이미지로만 질문하는 방식”이라면서 “말을 모호하게 시작하니까 결국 마지막 나오는 질문도 추상적이고 인상비평만 하는 것 같은 이상한 질문이 되고 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기자는 “국민을 대표로 해서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것은 특별한 자리고 영광”이라고 강조하고는 “조금 더 공부를 하라. 너무 쉽게 상투적인 내용으로 질문하지 마시라. 그렇게 해서 어떻게 막강한 행정권력, 대통령을 견제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김예령 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무례하게 굴 의도는 없었으며, 지목받은 것이 뜻밖이라 당황해 자기소개를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물론 듣기에 따라 무례하게 해석할 수 있지만, 왜 제가 그런 의도를 가지고 대통령께 질문하겠느냐. 대통령이 ‘자신 있다!!’ 이렇게 답변하길 바랐다”고 답했다.손석희 앵커는 JTBC ‘뉴스룸’을 통해 “과거 지난 정부에서 봤지만 대통령 간담회에서 기자는 다소곳이 손을 모으고 있던 것과 비교한다면 김 기자의 질의는 권위주의 정부를 벗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평했다. 역사학자 전우용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보인 태도와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 기자들이 보인 태도를 보면 현재의 나라사정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사정이 나쁠 때 공손한 태도로 침묵하고, 사정이 좋아지면 패기 있는 태도로 아무 말이나 합니다. 그러니 언론에 나라 망해간다는 기사가 많이 나오는 건, 사정이 좋아지고 있다는 뜻입니다”라는 의견을 적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관중도 없는데… 호날두, 혼자서 박수·하이파이브

    관중도 없는데… 호날두, 혼자서 박수·하이파이브

    이탈리아 프로축구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관중 없이 열린 경기에서 마치 관중이 있는 것처럼 행동해 눈길을 끌었다. 호날두는 9일 새벽(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시즌 세리에A 26라운드 인터밀란과의 원정 경기에서 애런 램지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유벤투스의 2-0 승리에 기여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관중석이 텅 비워진 경기에서 호날두는 마치 관중이 있는 것처럼 굴었다. 경기장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린 뒤 드레싱룸으로 향하는 통로에서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듯한 마임(?)을 선보였다. 이 통로는 평소에는 팬들로 가득 차 있는 공간이다. 호날두는 또 킥오프 전에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다가 빈 관중석 곳곳을 향해 양팔을 머리 위로 들어올려 박수를 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마치 관중이 있는 듯한 모습을 취한 것이다. 앞서 이 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결정됐을 당시 호날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장에 팬들이 없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건강이 첫 번째다. 무관중 경기가 최선이라면 옳은 결정이라고 본다”면서 “사실 나는 팬들이 없다면 행복하지 않겠지만 책임감은 같다. 좋은 경기를 해서 승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날두는 이날 세리에A 신기록인 12경기 연속골에 도전했으나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이날 승리로 유벤투스는 라치오를 제치고 리그 1위를 탈환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숫자 3과 사람·만물의 소생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숫자 3과 사람·만물의 소생

    좋아하는 숫자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바로 삼(3)이라 대답한다. 3이 좋아서가 아니다. 어려서부터 3이란 숫자를 하도 많이 듣고 보고 쓰다 보니 무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가 3이라 한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셋째 딸은 선도 보지 않고 데려간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속담만이 아니다. 삼년상, 삼고초려, 내기를 해도 꼭 삼세번, 경기도 삼판승, 메달도 금은동, 방망이도 세 번 탕탕탕, 관제도 우의정·좌의정·영의정 3정승, 상중하. 이처럼 숫자 3은 우리 문화와 생활 속에 완전한 숫자로 자리잡고 녹아 있다. 왜 그럴까. 첫째, 3은 완성, 완벽, 안정을 상징하는 숫자이다. 하나만 있으면 불안정하고 둘은 구분이나 대립은 될 수 있지만 1과 마찬가지로 생성할 수 없는 불완전 상태이다. 1과 2를 합한 3은 더하거나 뺄 것이 없는 완벽하고 안정적인 구조를 가진다. 천지인의 세 가지를 기본으로 창제한 훈민정음도 그렇고 단군신화에 보이는 풍백·우사·운사의 3신, 천부인 3개, 무리 3천, 고구려 건국을 상징하는 세 발 달린 삼족오, 불가에서 말하는 삼존불, 성서의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 등은 숫자 3의 완벽함을 말해 준다. 둘째, 3은 반복, 강조, 금기의 해제 등을 의미한다. 복잡하고 긴 것도 셋으로 구분하고 반복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강력한 강조의 효과를 낸다. 논문의 서론·본론·결론, 하루를 아침·낮·저녁, 신체의 구조를 머리·몸통·다리 등으로 구분하면 쉽게 파악할 수 있고 기억하기도 쉽다. 단군신화에 곰이 굴에 들어가 삼칠일(三七日※ 21일) 즉 세이레(한이레※ 7일) 만에 금기가 해제돼 사람이 된 것이나 출산 때 친 금줄을 세이레 만에 걷는 것도 금기의 해제를 뜻한다. 셋째, 3은 많음, 탄생, 만물의 소생을 의미한다. 이런 숫자 3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도덕경’에 따르면 3은 천지인의 도라 했다. 도는 1에서 시작되지만 1은 아무것도 낳을 수가 없어 음양으로 나뉘어 음과 양이 되고, 이 음과 양이 화합해 만물을 만들어 낸다. 고로 ‘1은 2를 낳고, 2는 3을 낳으며, 3은 만물을 생성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물을 이루는 천지는 3개월을 한 계절로 삼기에 제사 때 밥이나 술을 세 번 올리는 것을 예로 삼고, 군대는 기를 세 번 흔드는 것을 제도로 삼았다는 것이다. 또한 3은 음과 양을 함께 품은 수로서 1은 양인 하늘, 2는 음인 땅, 3은 사람으로 천지인을 품은 완전한 숫자이다. 숫자 1은 남자(양)를 뜻하고 2는 여자(음)를 뜻해, 남녀가 혼인해 아이를 낳듯이 1과 2를 더한 3은 생명의 탄생을 의미한다. 사람의 임신 10개월도 3에서 나온 것이다. 회남왕 유안(B.C 179∼B.C 122)이 지었다는 ‘회남자’에 따르면 천지인 3에 사람인 숫자 3을 곱하면 9이다. 여기에 9×9=81로 1은 해를 주관하며, 해의 수는 10이고, 해가 사람을 주관하므로 사람은 열 달 만에 태어난다는 것이다. 태아의 형태를 갖추는 것도 임신 3개월째이다. 첫달에는 기름덩어리가 생기고 2개월째는 살덩어리가, 3개월째는 태아의 형체를 갖추고 4개월째는 피부가 생기고 5개월째는 근육이 생기고 6개월째는 뼈가 굳어지고 7개월째는 모양새가 갖추어지고 8개월째는 움직이며 9개월째는 놀고 10개월째는 태어난다고 한다. 사람은 음양으로 이루어졌다. 머리가 둥근 것은 하늘(양)을 닮은 것이고 발이 네모난 것은 땅(음)을 닮은 것이다. 또 사람에겐 9개 구멍이 있다. 입술 사이의 인중을 중심으로 위로 눈 2개, 귓구멍 2개, 콧구멍 2개 모두 숫자 2로 음을 상징한다. 인중 밑으로는 구멍이 한 개씩으로 입 1개, 배꼽 1개, 항문 1개, 요도 1개 등 모두 숫자 1로 양이다. 이처럼 사람은 한몸에 음양을 함께 갖고 있다.
  • “손 씻으면 코로나 저멀리” 베트남 율동 동영상 지구촌 강타

    “손 씻으면 코로나 저멀리” 베트남 율동 동영상 지구촌 강타

    ‘박항서 신드롬’을 앓던 나라가 갑자기 한국을 매몰차게 대한다는 얘기를 듣는 베트남에서 올바른 손씻기의 중요성을 재미있게 교육하는 동영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베트남 보건복지부와 유명 작곡가 칵 훙이 함께 만든 이 동영상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의 케이블 채널 HBO에서 인기 높은 ‘라스트 위크 투나잇 위드 존 올리버’에서 소개돼 전 세계에 널리 퍼져나갔다. 칵 훙이 유명 가수 에릭·민과 함께 작업한 히트곡 ‘겐’(Ghen, 질투)의 가사를 살짝 바꿔 ‘겐 꼬 비(Ghen Co Vy)’란 노래를 내놓았다. 가사는 단순하다. “바이러스 코로나, 코로나를 밀어내라/ 문지르기, 문지르기, 균일하게 문지르기/ 붐비는 곳에 가지 말고 손을 씻어라” 동영상은 260만회 이상 조회됐고 미국과 유니세프(UNICEF) 등에서 리트윗된 동영상은 각각 20만회, 1만회 이상 공유됐다. 물론 베트남의 소셜미디어에는 율동을 재미있게 변형한 패러디 영상이 몇백 건씩 선보이고 있다. 중국의 트위터로 불리는 틱톡에도 댄스 챌린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 BBC도 무용수 꽝당의 패러디 영상을 선보였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78%의 사람만 손을 자주 씻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설문에 답한 이들을 추적한 결과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본 뒤 25%만 손을 씻고, 요리하기 전 손을 씻는 비율 역시 2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몰론 코로나19 창궐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차단책으로 손씻기가 권장되며 많이 나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한국인에게 매몰차게 굴었지만 베트남은 굳게 빗장을 잠근 덕을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베트남을 모범적인 지역 방역의 사례로 꼽았다. 지난달 23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베트남을 지역 내 감염국 명단에서 제외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책 속 한줄] 되새겨야 할 우한의 경고/손원천 선임기자

    [책 속 한줄] 되새겨야 할 우한의 경고/손원천 선임기자

    독도강치는 사실상 일제강점기에 희귀종으로 소멸 직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남은 잔류 종은 종의 지속성을 유지하기에는 이미 너무 수가 줄어들어 지속을 감당하기에는 늦었다. 마지막 두 마리를 끝으로 1975년에 강치라는 종은 지구상에서 사라졌다.(252쪽)독도강치가 일제의 남획 등으로 멸종되는 과정을 추적한 ‘독도강치 멸종사’(서해문집)의 한 대목이다. 이즈음 독도강치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중간숙주로 지목된 천산갑의 슬픈 눈이 오버랩되는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바이러스 창궐이 야생의 복수라는 데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설령 바이러스 진원지는 아니더라도 야생동물 절멸의 진원지가 중국이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한국 교민 집에 대못질을 하는 모습에서 중국인들은 벌써 본질을 잊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구엔 ‘굴기’의 이름으로 창궐 책임을 전가하는 황당한 시도도 벌일 수 있겠다는 우려도 든다. angler@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뼈의 구덩이’ 속 공동체 의식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뼈의 구덩이’ 속 공동체 의식

    ‘뼈의 구덩이’, 시마 데 로스 우에소스(Sima de los Huesos)는 아마도 고고학 유적 중에서 가장 섬뜩한 이름을 가진 유적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이 유적은 산티아고 순례길의 중간 기착지로 유명한 스페인 북부 부르고스의 고원지대에서 발견된 아타푸에르카(Atapuerca) 유적군에 속해 있다. 아타푸에르카 유적군은 19세기 말 산업화의 영향으로 수요가 급증한 철광석과 석탄을 실어 나르기 위한 철도공사 과정에서 석회암 지대의 작은 구릉에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던 동굴 단면이 우연히 노출되면서 발견됐다. 이곳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시작돼 100만년 이전의 고인류인 호모안테세소르를 비롯해 약 40만년 전의 호모하이델베르겐시스까지 다양한 고인류 화석과 석기들이 발견됐다. 인류의 기원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는 마치 보물창고와도 같은 유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200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아직도 매년 여름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뼈의 구덩이는 아타푸에르카 유적군에서도 매우 독특하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유적이다. 이곳의 13m가 넘는 수직굴에서 수천 점의 고인류 화석과 엄청난 양의 동물뼈가 함께 발견돼 뼈의 구덩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얼마 전 이곳을 방문했을 때 안내해 주던 현지 고고학자 훌리아는 이곳이 당시 이 지역에 살고 있던 고인류들에게는 슈퍼마켓과 같은 곳이었다고 비유해서 설명해 주었다. 함정 같은 깊은 수직굴에 빠진 사슴이며 들소 같은 동물들을 슈퍼마켓에서 물건 사듯이 손쉽게 잡아먹었다는 것이다. 동물들을 이 구덩이로 몬 듯한데, 사냥을 한 것인지 아니면 지나가던 동물들이 우연히 구덩이에 빠진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진 않았다고 한다. 이 뼈의 구덩이에서는 모두 28개체에 달하는 호모하이델베르겐시스의 화석들이 발견됐다. 이렇게 많고 다양한 연령대의 개체가 한 곳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이들에게는 죽은 동료를 어느 한 곳으로 옮기는 풍습, 즉 일종의 장례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 고인류들 가운데는 발달장애를 앓았던 것으로 보이는 어린아이를 비롯해 척추부상으로 장애가 생겼거나 치아 염증으로 고생했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 주는 성인들도 있어 주목된다. 왜냐하면 이들은 상당 기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정상적인 생활을 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수십만년 전의 고인류도 이미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동료 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보는 학자들이 많다. 코로나19 사태로 서로 불신하는 혼란스러운 시절이다. 우리가 어떤 자세로 이 난국을 극복해야 할지 뼈의 구덩이에서 발견된 수십만년 전의 고인류가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면 너무 과장된 해석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공동체 의식’, 그것이야말로 우리 인류의 가장 위대한 생존전략이기 때문이다.
  • ‘히든 피겨스’의 어려운 계산 척척 해내던 캐서린 존슨 102세에

    ‘히든 피겨스’의 어려운 계산 척척 해내던 캐서린 존슨 102세에

    영화 ‘히든 피겨스’의 실제 주인공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수학자였던 캐서린 존슨이 102세를 일기로 하늘로 떠났다. NASA는 24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부고를 올려 “인종적, 사회적 장벽을 깨부순 탁월한 유산을 남긴 그녀의 삶을 찬미한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고인은 NASA의 초기 우주 탐사 과정에 발사체와 지구 궤도를 계산해냈다. 그녀의 활약은 2016년에 아카데미상 후보로 추천된 영화에 잘 묘사돼 있다. 존슨은 미국 최초의 우주인 앨런 세파드의 우주 비행 때 로켓 발사 각도를 계산해낸 데 이어 1962년 존 글렌 전 상원의원의 지구 궤도 탐사 때 새 전자컴퓨터가 만들어낸 계산을 증명해내 글렌의 탐사를 가능하게 만들었고 이후 인류 최초의 달 탐사 때도 기여한 바가 작지 않았다. 당시 글렌이 “컴퓨터 못 믿겠으니 그녀에게 계산해보라고 하세요”라고 말했던 장면이 영화에도 나온다. NASA 행정가 짐 브리든스틴은 고인이 “우리 개척 시대의 지도자였다”며 “우리 나라를 우주의 경계로 넓히는 데 도움을 줬으며 여성과 유색인종으로서 보편적 인간이 우주를 탐험하게 만드는 데 큰 걸음을 내디뎠다”고 돌아봤다.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자유의메달을 받았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 도중 미국의 탐험 정신을 언급하면서 그녀를 예로 들었다..1918년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릴 적부터 숫자의 마력에 빠져들었다. “난 모든 것을 계산했다. 도로에 나갈 때까지 걸음 수, 교회까지 몇 걸음을 걷고, 내가 설거지하는 접시나 자기류 숫자까지, 셀 수 있는 모든 것은 세봤다.” 그녀는 워낙 공부를 잘해 열네 살 때 고교를 졸업했고 열여덟에 대학을 마쳤다. NASA는 그녀의 학문적 성취를 높게 평가하며 “치장하는 데나 정신이 빠져 8학년에 학업을 중단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사이에서 인상적인 학생이었다고 했다. 교사와 전업주부로 일한 뒤 존슨은 1953년 NASA의 전신인 국립우주인자문위원회(NACA)에 취업했다. 직장에서 그녀는 “컴퓨터”로 통했으며 초기 우주탐사의 로켓 발사 각도를 계산하는 임무를 맡았다. 미국과 옛소련의 우주개발 경쟁 때문에 존슨을 비롯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동료들은 백인 동료들과 별도의 시설에서 일했고 화장실과 식사 공간도 달리 사용해야 했다. 그녀는 늘 입버릇처럼 일이 너무 바빠 평등하지 못한 대우를 받는 것을 걱정할 틈도 없었다고 되뇌었다. 존슨은 2008년 NASA 강연을 통해 “우리 아빠는 ‘네가 이 마을의 누구나처럼 착하게만 굴면 나아질 게 하나도 없단다’라고 저희를 훈육하셨어요. 열등감 따위는 1도 없었어요. 누구나처럼 착하게 굴었으면 나아질 게 없지요”라고 털어놓았다. NASA는 그녀를 “미국인의 영웅”이며 “개척사에 남긴 유산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책 ‘히든 피겨스’를 쓴 마곳 리 셰털리는 트위터에 고인의 얘기를 쓸 수 있어 “일생의 영예였다”고 돌아보며 “그녀의 탁월함은 역사에서 또다른 #히든피겨스(hiddenfigures)를 알아보고 찬양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됐다. 신에 깃들길 캐서린 존슨”이라고 적었다. 힐러리 클린턴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그녀의 계산이 미국인을 우주에, 지구궤도에, 그리고 종국에는 달을 걷게 하는 일을 도왔다”고 밝혔다. 영화에서 고인을 연기했던 타라지 P 헨슨은 2017년 오스카 시상식 때 함께 포즈를 취하기도 했는데 “똑똑함과 침착성, 영예와 아름다움을 세상과 함께 공유할 수 있어” 기뻤다면서 “당신이 어렵게 해내 모든 곳의 어린 소녀들이 달처럼 커다란 꿈을 품게 됐다. 당신의 유산은 영원할 것”이라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대한민‘굴’ 이어 코로나‘20’ 안철수 방명록 실수

    대한민‘굴’ 이어 코로나‘20’ 안철수 방명록 실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전날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 이후 첫 공식일정이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당 관계자들과 현충원 참배를 마찬 뒤 방명록에 “나라가 어렵습니다. 코로나 19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선열들이시여, 이 나라 우리 국민을 지켜주소서”라고 적었다. 다만 안철수 대표는 “나라가 어렵습니다. 코로나 20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라고 쓰다가 ‘코로나 20’을 잘못 썼음을 확인하고 다시 작성했다. 안 대표는 지난달 20일 현충원을 찾았을 때도 실수를 했다. 안 대표는 “선열들께서 이 나라를 지켜주셨습니다. 선열들의 뜻을 받들어 대한민‘굴’을 더욱 굳건이 지켜내고 미래세대의 밝은 앞날을 열어나가겠습니다”라고 오타를 냈다가 ‘대한민국’으로 정정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글로벌 인재 빨아들이는 ‘천인계획’… 中기술굴기에 칼 빼든 美

    글로벌 인재 빨아들이는 ‘천인계획’… 中기술굴기에 칼 빼든 美

    세계적 석학 연구비 전폭적 지원 특허 등 中지식재산권 ‘국적 세탁’ 10개 첨단 분야 기술자립 등 목표 우수인재 중국계 미국인 8000명 中본토로 돌아와 첨단 산업 부흥 2022년 ‘1만 인재’ 스카우트 목표찰스 리버 미 하버드대 화학·생물학과 교수가 지난달 28일 중국 정부의 연구비를 받고 ‘천인계획’(千人計劃)에 참여한 사실을 숨기다가 미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분자생물학 분야의 석학인 리버 교수는 ‘나노 테크놀로지의 아버지’라 불리며 노벨 화학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인물이다. 미 검찰은 “리버 교수가 국방부와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1800만 달러(약 212억원)를 지원받아 기밀 프로젝트 연구를 주도하면서 천인계획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숨겼으며,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이공대에 연구과정을 개설하는 과정에서 174만 달러를 지원받았다”고 설명했다. 하버드대에서 연구하던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우한이공대로 빼돌린 대가였다. 리버 교수는 우한이공대를 대신해 특허를 등록하고 관련 논문을 본인의 이름으로 내거나 국제 콘퍼런스를 주최하는 등 중국 지식재산권 ‘국적 세탁’에 도움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생물학과 융합한 나노기술을 중국에 넘겼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中첨단기술 선도국 도약에 위협받는 美 미국이 중국 정부의 해외 우수 인재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을 겨냥해 칼을 빼들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현대화를 추구하며 첨단 기술 선도국이 되려는 중국을 최우선적인 전략적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위한 주요 통로인 ‘천인계획’의 와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 검찰은 이날 예옌칭(葉燕靑) 보스턴대 연구원을 기소했다. 인민해방군 중위인 예 연구원은 군인 신분을 숨긴 채 2017~2019년 로보틱스·컴퓨터과학에 전문 지식을 가진 미 과학자들의 자료를 수집하는 한편 중국군을 위해 문서와 정보를 몰래 빼돌린 혐의다. 정자오쑹(鄭松) 미 하버드대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의학센터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보스턴 공항에서 체포됐다. 그의 수하물에서 양말로 포장한 암세포 시료 21개가 발견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와 비슷한 180여건의 지식재산 유출 사건이 미국 전역 70여개 대학과 연구소에서 발생해 미연방수사국(FBI)이 수사 중이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이 ‘기술굴기’를 상징하는 ‘중국제조 2025’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제조 2025’는 2025년까지 첨단 의료기기와 바이오 의약기술 및 원료 물질, 로봇, 통신장비,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반도체 등 10개 첨단기술 분야에서 기술 자립을 달성해 제조업 선진국에 오르겠다는 계획이다.●美석학, 中연구비 받고 특허물질 등 반출 세계 최고 암전문병원인 미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는 NIH로부터 5명의 교수에 대한 조사를 요청받았다. 이들 5명의 교수 가운데 한 명은 중국 인사에게 특허 테스트 물질을 보내려 했고 다른 한 명은 천인계획에 따라 7만 5000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연구자료 제공을 중국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에는 미 애틀랜타의 에모리대에서 중국계 연구진 2명이 천인계획에 따라 자금을 지원받아 해고됐고 그해 9월 나노학자 타오펑(陶豊) 캔자스대 교수는 중국 대학과 미국 양쪽에 적을 두고 연구비를 받아 연구를 해 오다 기소됐다. 이에 따라 미 교육부는 지난 11일 하버드대와 예일대를 상대로 중국 등 외국으로부터 불법 기부금을 받았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교육부는 미국 대학들이 중국과 사우디 등 외국으로부터 받은 자금 65억 달러(약 7조 7000억원)를 신고하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고 관련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미 에너지부는 직원은 물론 미 정부와 계약을 맺은 연구자에게 ‘중국 등 미국에 적대적인 외국 정부가 후원하는 인재유치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미 행정부 내 과학기술 부문 핵심 부처인 에너지부는 기초과학부터 핵무기 성능 개선까지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지원한다. 17개 국책 연구소를 관리하며 1만 5000여명의 연방정부 직원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정부와 계약을 맺은 연구자만도 10만명에 이른다. 에너지부는 외국 정부가 미 연구자들에게 적게는 수십만 달러, 많게는 수백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이란 등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의 정부가 후원하는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NIH는 1만 개 이상의 연구기관에 연방 보조금 수령자가 외국 정부나 외국 단체와의 제휴 상황을 제대로 보고했는지 파악하도록 지시했다. 미 정부가 정조준하고 있는 천인계획은 중국 정부가 2008년 시작한 해외 인재 영입 프로젝트다. 중국 정부는 미 연구자뿐 아니라 다른 외국 국적의 연구자들도 타깃으로 삼고 있다. 미 에너지부가 천인계획 프로그램에 경계령을 발동한 배경이다. 천인계획에 참여하는 해외 우수 과학자들에게는 높은 연봉과 주택, 의료서비스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WSJ는 단기 계약 해외 과학자들에게는 초기 자금으로 7만 4000달러, 장기 계약 과학자들에게는 70만 달러 이상의 보상이 지급된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년간 천인계획을 통해 해외 정상급 과학자를 중국으로 데려왔다. 대부분은 미국 거주 중국계 과학자였고 외국인 과학자도 300여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귀국 인재들에게는 생활 보조금 100만 위안(약 1억 7000만원)을 비롯해 각종 명목으로 연구개발비를 지원한다. 시행 첫해인 2009년만 해도 귀국 인재가 122명에 불과했지만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귀국한 우수 인재는 8000명을 돌파해 목표를 4배나 초과 달성했다. 이들은 인공지능(AI)과 바이오, 금융 등 중국 경제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AI 권위자 정착… 中선진과학 기술 이끌어 안면인식 AI 기술로 유명한 스타트업 상탕커지(商湯科技·sensetime)의 창업자 탕샤오어우(湯曉鷗)가 대표적이다. 미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천인계획에 따라 중국과학원 선전기술연구원 부원장을 맡아 귀국했다. 텅쉰(騰訊·Tencent)에 영입됐다가 최근 사직한 장퉁(張潼) AI 수석책임자도 천인계획을 통해 귀국했다. 미 스탠퍼드대 박사로 IBM, 야후 등 글로벌 기업에서 AI와 빅데이터를 연구한 그는 AI 관련 특허 60개를 보유한 이 분야 최고 권위자다. 신경과학계의 세계적 석학인 푸무밍(蒲慕明)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중국과학원 신경과학연구소장으로 영입됐다. 푸 소장은 1999년부터 미중 두 나라를 오가며 협력 연구를 했지만 2017년 미 시민권을 반납하고 귀국했다. 중국 양자암호통신 기술로 2017년 네이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판젠웨이(潘建偉) 중국과학기술대 부총장도 오스트리아에서 귀국한 인물이다. 중국 정부는 천인계획에 안주하지 않고 ‘만인계획’(萬人計劃)도 도입해 우수 인재 스카우트에 힘을 쏟고 있다. 2022년까지 각 분야의 고급 인재 1만명을 뽑아 세계적인 인재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이 중 1000명은 노벨상 수상자급 인재로 키운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미 방산업체 ‘SOS인터내셔널’의 중국 전문가 제임스 멀버넌은 “천인계획은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200개에 이르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라며 “천인계획에 참여해 중국으로부터 자금을 받은 미국 과학자가 300명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천인계획 참여자들은 중국 정부의 비용으로 중국을 방문해 그들에게 기술 정보를 제공하고 중국의 기술적 이해에 대해 브리핑을 받고 다시 미국의 ‘기지’로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khkim@seoul.co.kr
  • 만취 벌목꾼 행패에 겨울잠 깬 어미곰 도망…애꿎은 새끼곰 동사

    만취 벌목꾼 행패에 겨울잠 깬 어미곰 도망…애꿎은 새끼곰 동사

    난데없는 벌목꾼 행패에 겨울잠을 자던 어미 곰이 놀라 달아나면서, 남은 새끼 곰들이 동사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러시아 시베리안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극동 아누친스키의 한 숲에서 얼어 죽은 새끼 히말라야곰 두 마리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새끼 곰들은 인근을 지나던 사냥 전문가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조사에 나선 경찰은 새끼 곰들이 나무굴에서 겨울잠을 자다 어미 곰이 탈출하면서 얼어 죽은 것으로 판단했다. 어미 곰은 갑작스러운 벌목꾼들의 공격에 놀라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숲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가던 벌목꾼들이 나무굴 안에서 겨울잠을 자는 곰을 발견하고 행패를 부렸다”라고 밝혔다. 블라디보스토크 지역 뉴스통신사 블라드뉴스에 따르면 당시 만취 상태였던 여러 명의 벌목꾼은 잠든 어미 곰을 흔들어 깨웠고, 밖으로 나온 어미 곰이 공격하자 쇠사슬을 휘두르며 맞섰다. 수세에 밀린 어미곰이 나무굴을 버리고 도망치면서 생후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새끼 곰들은 그 자리에서 얼어 죽고 말았다. 인근에서 발견된 어미곰은 큰 부상은 없는 상태다.현지 야생동물관리보호국 드미트리 판크라토프는 “어미 곰은 살아남았지만 남겨진 새끼들은 동사했다. 어미 곰이 새끼들과 함께 있던 나무굴로 다시 돌아갈지는 불투명하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의 개요 외에 벌목꾼들의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베리아 지역에 서식하는 히말라야곰은 11월부터 4~5개월 동안 동면을 취한다. 첫 달에는 얕은 잠을 자지만 첫 달 이후로는 깊은 잠에 빠진다. 대개 이때 새끼를 낳는다. 수컷과 암컷, 새끼 등 가족 단위로 모여 무리 생활을 하며, 겨울잠을 끝내고 나올 때는 수컷이 먼저 나오고 암컷이 새끼들과 마지막으로 나온다. 그러나 새끼 곰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어미 곰의 짝이 있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만취 벌목꾼들의 행패로 애꿎은 새끼 곰들이 죽어 나가자 주민들은 분노했다. 가뜩이나 먹이가 부족해 겨울잠에 실패한 곰들이 민가로 내려와 주민을 공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겨우 잠든 곰을 깨웠다는 점이 특히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의 민가에서는 겨울잠에 실패한 갈색곰의 습격을 받은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시신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으며, 집 밖에는 곰의 발자국이 여럿 남아 있었다. 러시아 과학자들은 겨울잠을 자는 데 필요한 지방을 충분히 비축하지 못한 곰들이 먹잇감을 찾아 민가로 출몰한 것으로 분석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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