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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법원 “강간 유죄 판결 받은 시장 옥중 집무해도 좋아”

    프랑스 법원 “강간 유죄 판결 받은 시장 옥중 집무해도 좋아”

    프랑스 파리 근처 드라베일의 시장이 성폭행과 강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도 옥중에서 시장 직무를 수행해도 괜찮다는 법원 판단이 내려져 시민들이 공분하고 있다. 당사자는 시의회 보도자료를 통해 “여러분이 쉽게 짐작할 수 있지만 난 법원 결정에 대해 객관적으로 얘기할 처지가 아니다”로 시작하는 해명의 글을 올리기까지 했다. 화제의 인물은 프랑스 각외 장관을 지낸 조르주 트롱(63)이다. 그에 대한 재판이 시작된 것은 10여년 전이었다. 두 명의 전직 직원들을 강간하고 성폭행한 혐의가 제기되자 그는 장관 직만 물러났다. 처음에는 무죄 판결이 내려졌으나 지난 2월 징역 5년형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아울러 6년 동안 공직에 있으면 안된다는 판결이 더해졌다. 트롱이 항소하자 법원은 최근 판결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며 시장 직을 계속 수행해도 괜찮다고 그의 손을 들어줬다. 처음 재판이 진행됐을 때 변호인이었던 프랑스 내무부 장관도 예전에 항소가 진행되기 때문에 그를 정부에서 축출할 수 없다고 밝혔던 적이 있다. 야당 정치인 프랑수아 다메르발은 12일(현지시간)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더라도 강간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을 보호해야 한다는 현재의 시스템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는 오늘 여전히 직원 중의 한 명을 강간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도 시의회 직원들의 우두머리로 앉아 있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시민들은 ‘드라베일이나 어떤 다른 곳에도 있으면 안돼(Nada)’란 운동 연합을 만들었는데 이날 시위를 벌였다. 닭 모습의 탈을 쓰고 지역 정치인들이 비겁하게 굴어 뻔뻔스런 시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정치인인 가브리엘레 보에리샤를은 프랑스 내각이 문제 있는 시장을 축출할 권한을 갖고 있다면서 “유죄 판결을 받은 행동이 시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면서 한 것이기 때문에 도덕적 권위가 실추됐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롱을 제거하는 데 다른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보에리샤를은 “이곳은 인구 3만명의 작은 도시이며 그가 시장으로 일한 지 25년이 됐다. 그는 자신의 권력이 통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고 말했다. 아닌게 아니라 그는 지난 2월부터 교도소에 수감돼 있지만 계속해서 시의회 회의를 주재하며 두 차례나 자신의 입장을 성명으로 발표했다. 지난달 시의회 도중 그를 시장 직에서 몰아내는 투표를 하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시장 지지자들이 문을 박차고 나가는 바람에 무산됐다. 반면 그의 사임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적어도 3만 5000명이 서명했다. 프랑스에서는 미국이나 아시아, 유럽의 다른 나라들보다 한참 뒤늦게 미투 운동 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워낙 성적인 문제에 관용을 베풀어 별달리 나아지는 것이 없다는 개탄이 나오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피로 물든 100일, 그래도 쿠데타는 실패하고 있다”

    “피로 물든 100일, 그래도 쿠데타는 실패하고 있다”

    “무자비한 군부 탄압에 일상 파괴됐지만 정부 산업 보이콧·불복종 운동 등 진화 국제사회, 군부 돈줄 끊고 무기 금수를 한국 지지 시위 큰 힘… 지속적 관심 절실”11일은 미얀마에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서울신문은 생명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활발히 민주주의 시위를 펼치고 있는 ‘밀크티 동맹 미얀마’와 ‘저스티스 포 미얀마’ 두 단체를 서면 인터뷰했습니다. 주로 2030세대인 이들은 자유를 간절히 열망하며 한국과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을 바라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회복을 바라는 이들의 목소리를 편지 형식으로 재가공해 전합니다. 미얀마의 가장 큰 도시이자 옛 수도인 양곤은 ‘분쟁의 끝’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영국 식민지 시절에 이어 2011년 문민정부 출범 이전까지 몇 십 년 동안의 군부 독재를 거친 이 나라에서 양곤이라는 이름은 갈등과 반목을 끝내길 바라는 시민의 간절한 희망과도 같죠. 하지만 2021년 현재, 희망의 도시는 다시 위기를 맞았습니다. 양곤을 포함해 수도 네피도, 만달레이 등 주요 도시에선 지난 2월 민 아웅 흘라잉이 지휘하는 군부의 쿠데타 이후 핏자국이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상은 파괴됐습니다. 일을 못 해서가 아니라 대통령과 시장이 사라지면서 직장을 잃는 기분을 아시나요? 지난 100일은 매일이 위태롭고 충격적이었지만, 그 시간들 속에서 가장 선명하게 남는 장면이 있습니다. 하루 동안 수십 명의 사람이 머리에 군경의 총을 맞고 스러지던 때입니다. 두개골에서 뇌가 흘러내리는 모습, 탄환이 얼굴을 망가뜨려 형체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의 모습을 눈앞에서 봤습니다. 평소라면 회사에서 일하고 저녁엔 친구, 가족과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편안히 쉬었겠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언제 군경의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함부로 바깥에 나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일상의 행복을 누리는 대신 집에 머무르며 혁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몇 달간 시위 양상도 바뀌었습니다. 초기엔 무력 충돌과 대규모 시위 위주였다면 지금은 기존 거리 시위와 함께 불복종 운동, 군부 연계 산업 보이콧 활동을 펴고 있죠. 은행과 석유, 가스업 등 정부 산업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은 집단 파업을 벌이고, 시민들은 휴대폰 플래시를 활용해 시위를 열며, 군부와 관계된 곳에 페인트를 뿌리는 등 저항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군부가 인터넷을 끊으면 우리는 투쟁 상황을 전하는 팸플릿을 제작합니다. 군부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선 폭력 즉각 중단 등 5개항 합의를 수용하는 듯이 굴었습니다. 그러고는 무자비한 탄압을 계속 이어 가고 있습니다. 군 수뇌부가 사람들의 죽음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는 건 아주 명백합니다. 군부의 태도는 외교적 성명으로 제어할 수 없습니다. 무기 수입을 막고, 군부에 흘러가는 현금의 흐름을 끊어야 합니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미얀마 민주화 지지 시위도 큰 힘이 됩니다. 미얀마 밖에서 우리를 생각하며 따뜻한 몸짓을 보내는 나라가 있다는 사실에 행복합니다. 미얀마 사태는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군부가 국민을 대하는 방식은 민주주의 제도, 인권에 대한 노골적인 모욕입니다. 이대로 군부가 승리한다면, 다른 국가의 독재자들이 얼마나 더 큰 유혹을 느낄까요. 군사정권의 종말과 민주주의의 정착을 전 세계가 함께 외쳐야 하는 이유입니다.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얘기합니다. 지금 미얀마의 젊은이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온라인 기술에 익숙합니다. 기술에 익숙하다는 건 우리 권리가 뭔지, 다른 국가는 어떻게 자국민을 배려하고 존중하는지 잘 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우리는 이전 세대보다 더 개방적이고, 호기심이 많고, 추진력이 강합니다. 전력 면에서 시민들이 군부에 뒤처질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군부의 완전무장과 갈수록 무자비해지는 잔인함에서 ‘무력함’을 봅니다. 도시를 파괴하고, 수많은 이들을 살해하고 고문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그들이 이 나라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선언합니다. 쿠데타는 실패하고 있다고. 우리의 목표를 끝내 이룰 수 있게 모두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HSBC 지사 미화원으로 5년 일하다 그만 둔 분노의 글에 응원 쇄도

    HSBC 지사 미화원으로 5년 일하다 그만 둔 분노의 글에 응원 쇄도

    미화원으로 35년을 일해 온 줄리 커즌스(67)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일자리를 스스로 박차며 남긴 분노의 글이 온라인에서 거센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영국 BBC가 4일 전했다. 커즌스가 5년 동안 일한 HSBC의 한 지사를 떠나게 된 것은 모두가 지켜보는 사무실에서 상사로부터 꾸지람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노트에 적어 회사에 붙여두고 퇴사했다. 마지막 보복 겸 후임자에게 좋은 일터를 제공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였다. 아들 조가 트위터에 올렸는데 3000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응원이 쏟아졌다. 그녀는 자신이 경험한 대우가 “공격적이고 잔인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고 털어놓은 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니 여러분도 늘 친절하게 굴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왜냐하면 여러분도 미화원보다 나은 게 별반 없는 사람이니까”라고 적었다. 그녀는 메일 온라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몇몇 사람은 “정말 하찮은 미화원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HSBC 지사에서 일한 지난 5년은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그녀는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미화원이란 “잊혀진 존재”라고 느낄 때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커즌스와 같은 미화원, 관리원, 잡역부, 보안요원, 카운터 직원으로 일하는 이들의 부모와 자녀, 동료들이 비슷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소니아 해리스란 누리꾼은 지난 1일 “잘했어요. 우리 아빠도 30년 동안 학교에서 허드렛일을 하셨는데 무례한 직원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교단에 처음 설 때 학교에 기여하는 모든 직원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응원했다. 웨스트미들랜즈주에서 기업인 겸 엔지니어로 일하다 은퇴한 팀이란 누리꾼은 일자리 면접을 볼 때 난 늘 리셉션 업무를 하는 이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물어보는데 몇몇은 이 ‘태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다”고 털어놓았다. 미화원 트레이시 새들러도 “파트타임 직장을 세 군데 동시에 했는데 때로 사람들은 잔인해질 수 있다. 우리 미화원들은 이 세상과 모든 건물들, 가게와 집들을 돌아가게 만드는데, 우리 미화원들도 대단한 존재일 수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 많은 누리꾼들은 미화원이나 다른 지원부서 인력들과 정다운 얘기를 주고받고 무엇보다 열등한 일꾼이 아니라 동료로서 예우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하면 좋은 직장 분위기를 만들 수 있고 우애 넘치는 곳으로 만들며 훨씬 일하기 좋은 깨끗한 공간이 주어질 것이라고 했다. 산별 노동조합 단체의 사무총장으로 일하는 프란체스 오그래디는 BBC에 “미화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에 대단한 위험을 무릅쓰며 직장과 공공장소를 안전하게 지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고용주와 정부도 이들의 기여를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봉급이나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더 많은 일들을 해야 한다며 이들에게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계약을 강요하는 일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광명동굴서 전국 40개도시 농특산물 상생장터 열린다

    광명동굴서 전국 40개도시 농특산물 상생장터 열린다

    대한민국 최고의 동굴테마파크인 경기 광명동굴에서 전국 농특산물이 한자리에 모이는 광명동굴 상생장터가 주말마다 열린다. 4일 광명도시공사에 따르면 광명시와 업무협약을 맺은 전국 시·군 및 관내 농·특산물 생산판매업체의 제품을 판매하는 상생장터가 지난 1일 개장됐다. 지난달 19일 광명도시공사와 광명동굴 상생장터 발전협의회 간 업무협약에 따라 조성되는 광명동굴 상생장터는 이달부터 7월 18일까지 12주 동안 주말 및 공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에 광명동굴 경관광장에서 열린다. 2017년부터 진행된 광명동굴 상생장터는 광명시와 협약된 지자체 40곳 소속 판매업체와 광명시 관내 업체들이 참여해 우수한 농·특산품 판매가 이루어지는 도농상생 직거래 장터다. 올해 진행되는 광명동굴 상생장터는 ▲국내산·품목제조허가 제품 ▲무농약·유기농 제품 ▲저농약 제품 판매 업체에 한정해 참여하도록 강화해 소비자들은 더욱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농·특산품 판로를 개척하고, 소비자들은 믿을 수 있는 우수 농·특산품을 값싸게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뜻한 나눔의 손길도 이어진다. 장터 내 광명시 봉사단체협의회에서 진행하는 바자회 수입은 기부금으로 조성되며, 하안2동 바르게살기운동위원회 바자회의 판매 수입은 전액 희망나기 운동본부에 기부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을 위해 뜻깊게 쓰일 예정이다. 광명동굴 상생장터 발전협의회 노영덕 회장은 “광명동굴에서 도농상생의 가교 역할을 하는 광명동굴 상생장터를 열어 기쁘다”며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고객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안심 직거래 장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사장은 “광명동굴 상생장터를 통해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품질의 농·특산물을 제공하고,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는 소득 증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오는 15일 광명동굴 상생장터 발전협의회의 주관하에 광명시장 및 관계자들을 초청해 광명동굴 상생장터 개장식이 진행된다. 공사는 다양한 축하 공연 및 SNS 이벤트를 통해 많은 시민에게 우수 농·특산품과 함께 즐거움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중국은 우주 점화, 인도는 시신 점화”…中의 선 넘은 자랑

    “중국은 우주 점화, 인도는 시신 점화”…中의 선 넘은 자랑

    인도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40만 명을 기록하는 등 연일 생지옥을 겪는 가운데, 인도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중국 당국이 자국의 성과를 자랑하기 위해 인도 상황을 이용한 SNS 게시물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문제의 게시물을 올린 측은 중국 공산당 사법·공안분야의 최고 권력기구인 중앙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다. 정법위는 중국 현지시간으로 1일 웨이보 공식 계정에 ‘중국 점화 vs 인도 점화’라는 글과 함께 사진 2장을 게시했다.왼쪽 사진은 중국이 지난달 30일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한 핵심 모듈인 ‘톈허’를 발사하는 장면이다. 로켓 발사 과정에서 볼 수 있는 불길이 선명하게 보이는 사진이다. 반면 오른쪽 사진은 인도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들이 화장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어두운 밤에도 쉴 새 없이 타 오르는 화장장의 불길은 인도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얼마나 많은지를 짐작케 한다. 여기에 ‘인도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40만 명을 넘어 신기록을 달성’ 이라는 내용의 글도 덧붙였다. 중국은 우주굴기를 위해 ‘생산적인 점화’를 했지만, 인도는 ‘사망자들을 화장하기 위한 점화’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이번 게시물은 중국이 자국의 우주기술 성과를 자랑하는 동시에 인도의 현재 상황을 조롱했다는 점에서 비판에 휩싸였다. 현지 네티즌들도 “이러한 게시물은 부적절하다”, “중국은 인도에 동정을 표해야 한다”고 비난했다.논란이 되자 정법위는 이날 오후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비난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지도부의 행보는 정법위의 ‘조롱’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달 30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인 타격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보냈었다. 정법위의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당국은 인도가 필요로 하는 방역 용품을 인도에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 역시 “중국의 업적을 빛내기 위해 이러한 방법을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인도주의 기치를 높이고 인도에 대한 동정심을 나타내는 방법으로 도덕적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초록 잎새들/이은봉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초록 잎새들/이은봉

    초록 잎새들/이은봉 굴참나무 초록 잎새들 옹아리 한다고?고 어린 것들 촐랑촐랑 말 배우기 시작한다고? 뭐라고, 벌써 입술 꼼지락거리고 있다고?조 작은 것들 마음 활짝 펴고 있다고? 그렇지 녀석들 환하게 웃을 때 되었지고 예쁜 것들 깔깔대며 장난칠 때 되었지그새 초여름 더운 바람 불고 있다고?고 귀여운 것들 글씨 공부 꼬불꼬불 신난다고? 그해 4월 박완서 선생과 금강산 여행을 했다. 진달래꽃들이 숲속에 분홍의 구름을 드리우는데 가슴이 많이 설?다. 가이드를 하는 북녘 처자에게 말을 걸고 싶었다. 어릴 적 우리 고향에서는 진달래꽃을 참꽃이라 불렀는데…. 내 말을 들은 처자가 “여기도 참꽃이라 부릅네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두 볼에 참꽃보다 환한 분홍이 머물러 있었다. 4월이면 반도는 꽃들 환히 피고 연둣빛 이파리들 백두대간을 따라 북상한다. 꽃과 이파리들 따라 걸어가면 북녘 마을 사람들이 화전도 부쳐 주고 쑥버무리, 곰취 나물, 두릅 무침 한상 차려 놓고 오시느라 고생했소, 함께 손잡는 꿈 꾸어 본다. 곽재구 시인
  • 중국 ‘우주굴기’ 가속화…허블급 대형 우주망원경 띄운다

    중국 ‘우주굴기’ 가속화…허블급 대형 우주망원경 띄운다

    중국이 이번 달 자체 우주정거장 톈궁(天宫) 건설을 위한 첫 번째 모듈을 발사할 예정이며, 또한 수년 내 우주정거장에 합류시켜 궤도를 도는 대형 우주망원경 발사를 준비 중에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2024년에 발사될 중국 우주정거장 망원경(CSST)은 중국 과학자들이 천체관측을 수행 할 수 있는 우주 광학 천문대다. 쉰티엔(巡天)이라는 이름의 이 우주망원경은 지름 2m의 반사경을 장착하여 허블 우주망원경에 필적할 뿐더러, 31년 된 허블과 비슷한 해상도를 유지하면서 300배 더 넓은 광시야를 자랑한다. CSST는 이같은 넓은 시야와 25억 픽셀의 거대 카메라를 사용하여 10년 동안 전천 우주를 최대 40%까지 관측할 수 있다. 우주의 가속 팽창 메커니즘, 암흑 에너지 및 암흑물질,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연구하는 데 사용될 이 망원경은 우주정거장의 한 모듈로 제작되지만, 톈궁에 부착되지는 않고 근처의 독립적인 궤도를 돈다. 그러나 수리 작업 등을 위해 우주정거장에 연결할 수 있다. 톈궁은 내년에 완공된다. 중국의 인간 우주비행 프로그램의 수석 설계 주지안핑은 “망원경은 우주 탐사선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궤도에서 독립적으로 비행할 수있는 광학 모듈에 설치될 것”이라면서 "CSST는 미래의 우주정거장과 거의 공동 궤도를 돌게 되는데, 이는 망원경에 대한 연료 보급과 업그레이드 수행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허블은 다양한 구성 요소와 시스템에 대한 수리와 업그레이드, 교체를 위해 여러 차례 임무를 수행해야 했는데, 이런 점에 비추어 CSST에 큰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지상에는 우주망원경의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중국 전역에 4개의 천문학 연구센터가 건설되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작년에 보도한 바 있다. CSST는 근자외선과 가시광선 영역을 관찰한다. 중국과학원 산하 국립천문관측소(NAOC) 회원들의 2019년 논문에 따르면, 이 망원경으로 수행될 주목할 만한 우주 및 천문학적 목표에는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특성, 우주의 대규모 구조와 은하 형성 및 진화에 대한 연구가 포함된다. CSST는 또한 해왕성보다 더 먼 곳에서 움직이는 ‘해왕성바깥천체'(trans-Neptunian objects TNOs)와 지구 접근 소행성을 탐지하고 조사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새로운 우주정거장 완공을 앞두고 중국 우주비행사들은 현재 정거장 건설을 위한 최초의 승무원 임무를 위해 집중 훈련을 받고 있다. 중국은 프로젝트 건설 단계를 위해 4명의 승무원 임무를 포함하여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11차례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천상의 조화’를 의미하는 톈허(天和) 핵심 모듈은 4월 원창에서 창정 5호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반도체 공룡들 역대급 투자… 글로벌 ‘패권 다툼’ 치열

    반도체 공룡들 역대급 투자… 글로벌 ‘패권 다툼’ 치열

    삼성전자, 총수 부재에 과감한 투자 난관연간 기준 TSMC 투자액 상회 어려울 듯日키옥시아 행방 따라 낸드 1위 뺏길수도글로벌 ‘반도체 공룡’들이 대규모 투자 집행을 통해 사활을 건 패권 다툼에 나서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TSMC가 점유율 50% 이상을 점하고 있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부문은 글로벌 업체들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자기기 수요 증가’, ‘반도체 품귀 현상’ 등으로 TSMC에 일감이 쏠리자 경쟁 업체들이 파이 뺏기에 나선 것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은 인텔은 최근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세계 반도체 중 미국내 생산이 12%에 불과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반도체 설비투자액의 40%를 세금에서 공제해주는 정책을 고려중이고, 500억 달러(약 56조원)를 반도체산업 육성에 투자하겠다고 발표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인텔은 200억 달러(약 22조원)를 들여 애리조나에 공장 2곳을 건설을 발표하며 호응했다. 또한 2015년부터 향후 10년간 1조위안(약 170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굴기’를 선언했던 중국에서도 세계 5위 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최근 선전시와 손을 잡고 23억 5000만 달러(약 2조 6000억)를 들여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선언했다. TSMC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월 제시했던 연간 31조원(280억 달러) 투자 규모를 지난 15일 33조원(330억 달러)로 높여 잡으며 응수했다. 올해 채용 인원은 역대 최대인 9000명으로 잡았다. TSMC는 지난해 120억 달러(약 13조원)를 투입해 애리조나에 공장 2곳을 짓겠다고 예고도 했다. 낸드플래시에서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점유율 19.5%인 키옥시아의 인수 문제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인수전에 나선 웨스턴디지털(14.4%)이나 마이크론(11.2%)이 키옥시아를 품으면 누가 됐든 30% 초반의 점유율을 점하게 된다. 낸드 1위·파운드리 2위의 삼성전자도 대규모 투자에 나설 계획이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당장 32.9%의 점유율의 낸드 분야에서 2위 그룹에게 바짝 쫓길 위기에 처했다.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상반기 중에 확정짓고, 하반기에는 경기 평택 제3공장에 투자 계획도 내놓을 전망이지만 연간 기준으로 TSMC의 투자액을 상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령탑인 총수가 부재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격변의 시기에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반도체 공룡’ 패권 경쟁 치열…삼성전자는 괜찮을까

    ‘반도체 공룡’ 패권 경쟁 치열…삼성전자는 괜찮을까

    글로벌 ‘반도체 공룡’들이 대규모 투자 집행을 통해 사활을 건 패권 다툼에 나서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TSMC가 점유율 50% 이상을 점하고 있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부문은 글로벌 업체들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자기기 수요 증가‘, ‘반도체 품귀 현상’ 등으로 TSMC에 일감이 쏠리자 경쟁 업체들이 파이 뺏기에 나선 것이다.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은 인텔은 최근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세계 반도체 중 미국내 생산이 12%에 불과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반도체 설비투자액의 40%를 세금에서 공제해주는 정책을 고려중이고, 500억 달러(약 56조원)를 반도체산업 육성에 투자하겠다고 발표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인텔은 200억 달러(약 22조원)를 들여 애리조나에 공장 2곳을 건설을 발표하며 호응했다. 또한 2015년부터 향후 10년간 1조위안(약 170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굴기’를 선언했던 중국에서도 세계 5위 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최근 선전시와 손을 잡고 23억 5000만 달러(약 2조 6000억)를 들여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선언했다.TSMC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월 제시했던 연간 31조원(280억 달러) 투자 규모를 지난 15일 33조원(330억 달러)로 높여 잡으며 응수했다. 올해 채용 인원은 역대 최대인 9000명으로 잡았다. TSMC는 지난해 120억 달러(약 13조원)를 투입해 애리조나에 공장 2곳을 짓겠다고 예고도 했다. 낸드플래시에서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점유율 19.5%인 키옥시아의 인수 문제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인수전에 나선 웨스턴디지털(14.4%)이나 마이크론(11.2%)이 키옥시아를 품으면 누가 됐든 30% 초반의 점유율을 점하게 된다.낸드 1위·파운드리 2위의 삼성전자도 대규모 투자에 나설 계획이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당장 32.9%의 점유율의 낸드 분야에서 2위 그룹에게 바짝 쫓길 위기에 처했다.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상반기 중에 확정짓고, 하반기에는 경기 평택 제3공장에 투자 계획도 내놓을 전망이지만 연간 기준으로 TSMC의 투자액을 상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령탑인 총수가 부재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격변의 시기에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와우! 과학] 공룡 시대에 굴 파고 살았던 포유류의 조상 발견

    [와우! 과학] 공룡 시대에 굴 파고 살았던 포유류의 조상 발견

    거대한 공룡이 활보하던 쥐라기와 백악기에 포유류의 조상은 대부분 쥐 같은 형태의 작은 동물이었다. 하지만 현생 설치류와 비슷한 형태로 수억 년을 변화 없이 지냈다가 조류를 제외한 공룡이 멸종하고 난 후 현재처럼 진화한 것은 아니었다. 과학자들은 중생대 포유류 역시 생각보다 다양하게 진화해 다양한 생태학적 지위를 차지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미국 국립자연사박물관 진 멩과 그 동료들은 1억2000만~1억3000만 년 전 시기 백악기 초기 생물상을 보존한 중국 제홀 생물군(Jehol Biota)에서 굴을 파고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 고대 포유류 신종들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발견한 첫 번째 화석인 포시오마누스 시넨시스(Fossiomanus sinensis)는 몸길이 30㎝ 정도로 당시 포유류 중에서는 다소 큰 편에 속한다. 이들은 사실 현생 포유류의 직접 조상이 아니라 멸종된 원시적인 그룹인 트리틸로돈트과(Tritylodontidae)로 포유류형 파충류로 불린 고생대 수궁류의 마지막 후손이다. 그러나 이를 분석한 과학자들은 포시오마누스가 굴을 파고 사는 현생 포유류와 매우 흡사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보통 중생대 포유류의 화석은 가장 단단한 부분이 이빨이나 턱 일부만 발견되어 연구에 어려움이 있지만,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예외적으로 골격 전체가 잘 보존되어 고해상도 CT를 통해 전체 몸구조를 자세히 복원할 수 있었다.(사진) 그 결과 포시오마누스는 굴을 파고 사는 현생 포유류처럼 짧고 튼튼한 앞다리와 흙을 파는 데 유리한 손톱, 그리고 짧은 꼬리를 지니고 있었다.흥미로운 사실은 같은 지층에서 발견된 두 번째 화석이 전혀 다른 그룹임에도 비슷한 몸 구조를 지녔다는 것이다. 주에코노돈 체니(Jueconodon cheni)는 백악기 원시 포유류 중 하나인 삼돌기치목(eutriconodontan)의 일종으로 몸길이 18㎝ 정도의 작은 포유류다. 주에코노돈 역시 현생 두더지나 땅을 파고 사는 설치류의 직접 조상은 아니지만, 이들과 매우 흡사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포시오마누스와 주에코노돈 모두 수렴 진화에 의해 같은 형태를 지닌 것으로 보고 있다. 수렴 진화의 사례는 현재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박쥐와 새의 날개, 그리고 물고기와 고래의 지느러미처럼 근연 그룹이 아닌데, 같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진화해 비슷한 형태와 기능을 지니게 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백악기 포유류에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음을 보여준다. 중생대 포유류가 다양한 그룹으로 나뉘고, 또 여러 생태학적 지위를 차지하면서 비슷한 환경에서 수렴진화의 사례가 등장한 것이다. 중생대 포유류는 단순히 공룡 밑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쥐와 비슷한 동물이 아니라 더 역동적으로 환경에 적응했던 생물인 셈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딱딱하게 굴어” 가스라이팅 벗어나려면 [헬스픽]

    “딱딱하게 굴어” 가스라이팅 벗어나려면 [헬스픽]

    배우 서예지 논란의 중심에는 ‘가스라이팅 범죄’가 있다. 그는 한때 연인이었던 배우 김정현과 수직적 대화를 나눴다. “나로 인해 자긴 행복하지. 그러니 날 더 행복하게 만들어.” 서예지는 김정현에게 상대역인 서현에게 딱딱하게 굴라고 지시했고, 극중 스킨십 장면을 삭제하도록 요구했다. 가스라이팅이란 타인의 마음이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들고, 이로써 타인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말한다. “네 말이 틀렸어”, “네 기억이 잘못된 거야”라고 반복해 피해자가 자존감을 잃고 자신이 잘못된 거라고 느끼게 만드는 정서적 학대다. 심리적으로 약해진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의존하게 되고, 가해자는 관계에서 우위에 서게 된다. 어느 순간 피해자는 ‘자신은 학대를 받아도 마땅하다’고 믿는다. 가스라이팅은 연인 사이에서 나타나기 쉽다. 학교, 직장, 군대, 친구, 부부 관계에서도 흔히 일어난다.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스로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어떤 관계에서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진 않은지 궁금하다면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에서 소개한 자가진단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①왠지 몰라도 결국 항상 그 사람 방식대로 일이 진행된다.②그 사람에게 “너는 너무 예민해”, “이게 네가 무시당하는 이유야”, “비난받아도 참아야지”, “나는 그런 이야기 한 적 없어. 너 혼자 상상한 것이겠지” 등의 말을 들은 적 있다.③그 사람의 행동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변명한다.④그 사람을 만나기 전 잘못한 일이 없는지 점검하게 된다.⑤그 사람이 윽박지를까 봐 거짓말을 하게 된다.⑥그를 알기 전보다 자신감이 없어지고 삶을 즐기지 못하게 됐다. 가스라이팅을 법적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 피해자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관계를 이어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스라이팅은 모든 사회관계를 끊게 한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사회적으로 고립시킨 후 다른 피해자를 물색한다. 피해자는 우울증을 겪기 쉽다. 지속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관계를 이어나가야 이러한 학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만약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면 관계를 완전히 끊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사랑한다면 상대방을 조종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배려하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아닌 나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스라이팅은 ‘가스등 이펙트’라고도 불린다. 1938년 패트릭 해밀턴 작가가 연출한 스릴러 연극 ‘가스라이트(Gaslight)’에서 유래했다. 극중 남편 잭은 물건을 훔치는 범죄를 저지른 후 집 안의 가스등을 일부러 어둡게 만든다. 부인 벨라가 “집 안이 어둡다”고 말하면 그렇지 않다고 부인한다. 잭은 훔친 물건을 집 안에 숨기고 오히려 벨라에게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며 역정을 내고,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아내는 점점 자신이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며 판단력이 흐려지며 남편에게 의지하게 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금요칼럼] 나는 꼰대다?/전민식 작가

    [금요칼럼] 나는 꼰대다?/전민식 작가

    초등학생이던 아들이 물었다. “아빠, 꼰대가 뭐야? 나쁜 거야?” 사전적으로 보자면 ‘꼰대’는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을 이르는 말이었다. 학생들이 자신들보다 나이가 많은 부모님을 부르는 은어이기도 했다. 요즘엔 낡고 구태의연한 생각과 자기 경험을 일반화해 타인에게 강요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든 사람들을 꼰대라 부른다. 아들에게 설명해 놓고 되돌아보니 나도 꼰대일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들었다. 사전적이고 일반적 통념으로 보면 나도 이제 꼰대의 나이다. 그럼에도 꼰대라는 말을 들으면 불편하다. 꼰대라는 단어에는 일단 시대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부정적 의미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 줄 알면서도 나는 시대의 고민이나 고통을 모두 알고 있다고 믿어서 앞뒤 고민도 해 보지 않고 ‘~라떼 이즈 호스’로 시작하는, 리얼리티는 배제한 채, 청년들에게 압박에 가까운 무수한 잔소리만 퍼부어 댔던 건 아닐까. ‘요즘 것들은 싸가지가 없다.’ 자주 듣는 말인데 사실 이 말은 기원전부터 나이 든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을 두고 해왔던 말이다. 나도 꼰대라는 자각을 불편해하면서도 그런 말을 쉽게 내뱉었을 터였다. 나이 오십을 넘으면 지천명이라는데 그야말로 세상의 진리를 모두 알 나이이니 세상 돌아가는 꼴도 모두 알게 됐고 알게 된 그대로 세상은 흘러가게 된다고 믿는 그 확신도 나를 꼰대로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거의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설거지를 한다. 그런 후 바쁜 아내를 도왔다는 생각을 한다. 생활의 노동이니 둘이 하는 게 당연한 것임에도 아내를 도와주었다고 생각해 왔던 것이다. 그걸로 아내를 사랑하고 있다고 자위했다. 여성들에겐 그저 일상인 게 남편인 남자에게는 도움의 행위라 생각하는 그 발상도 꼰대짓이라는 걸 깨달았다. 가장 기본적인 노동에서부터 그런 생각을 해왔으니 다른 노동이나 사회적 상황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과 인식 역시 한동안은 비논리적이었으며 자기 중심적이었을 것이다. 꼰대이면서 꼰대가 아닌 척 굴었던 시간들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진짜 무서운 건, 나이 오십을 넘어가면서 세상의 진리를 모두 알았으니, 자신이 본 게 진실이라 믿는 자세였다. 자신이 본 건 사실일 뿐, 진실은 훨씬 더 멀리 있을 텐데 사실을 진실로 믿게 되고 사실 뒤에 감춰진 진실을 애써 들춰 보려 하지 않는다면 그게 꼰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돈 중심으로 흘러가는 걸 보면서, 세상을 편을 갈라 두둔하는 걸 보면서, 세상을 남과 여로 분명하게 구분하는 걸 보면서 이 즈음 한 가지를 더 알게 됐다. 꼰대는 나이 든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나이 스물이어도 사실만 보고 진실은 왜곡하고, 나이 백세여도 사실 너머 진실을 본다면 나이 스물이어도 꼰대고 나이 백세여도 꼰대가 아닌 것이다. 그러니 꼰대라는 말은 이제 나이로 그 기준을 가늠할 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사실의 뒤를 보려 하느냐’로 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아들의 관심이 온통 쏠려 있는 힙합에 대해 한마디라도 얹기 위해 힙합을 듣고 공부를 한 일이 있다. 어른 노릇하겠다고 덤볐는데 그 순수한 창의성과 재미에 나 역시 푹 빠져 지낸 일이 있다. 요즘도 텔레비전 앞에서 ‘고등래퍼’를 보며 서로의 취향을 말하는데 래퍼들의 가사를 두고 나의 잣대를 들이댈 때가 있다. ‘~저 가사는 말이야’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사실만 보는 눈이 아니라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는 눈이 길러지리라. 어쩌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뭔가를 꼭 해석하려는 지금의 자세도 꼰대짓인지 모르겠다. 당신도 그렇지 않은지? 내 경험은 내 경험일 뿐, 그걸로 구축한 사실을 진실인 양 떠벌리지 말고, 강요하지 말 것. 그게 꼰대로부터 벗어나는 첫걸음인 듯싶다.
  • 너랑 나, 우리끼리 ‘별빛샤워’…쉼, 비밀의 섬

    너랑 나, 우리끼리 ‘별빛샤워’…쉼, 비밀의 섬

    경남 통영의 연화도를 찾은 이유 중 하나는 이웃섬 우도(牛島)를 가기 위해서였다. 우도는 예부터 백패커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전해져 온 비밀의 장소다. 캠핑에 호의적이지 않은 여느 섬과 달리 우도는 섬 끝자락의 몽돌해변에 캠핑 사이트를 조성해 뒀다. 인적 드문 해안에서 쏟아지는 별빛에 샤워하며 밤을 보내는 맛이 각별하다.외지인들이 연화도를 방문하는 패턴은 대체로 비슷하다. 아침 첫 배로 들어와서 오후 마지막 배로 나간다. 이 사이 8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섬 곳곳을 바삐 돌아본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건 아니다. 연화도에 4시간, 우도에 3시간 정도 나눠 쓰면 된다. 한데 여유가 없다는 게 문제다. 봄 햇살 가득한 마을 안길을 사부작대며 걷고, 연화봉 꼭대기에 앉아 ‘바다를 보며 멍 때리는’ 힐링의 경험은 섬에서 하루를 묵어야 가능한 일이다. 저물녘 파란 이내에 잠기는 한려수도의 섬들, 검게 일렁이는 밤의 바다, 그리고 절해고도의 싱싱한 아침을 체험하는 기쁨이야 더 말할 게 없다. ●목섬에서 보는 구멍섬 노을 장관 우도는 연화도보다 더 작다. 면적이 0.6㎢에 불과하다. 섬의 등허리에 가려 잘 안 보이지만 실제 섬에 들어가서 보면 40여호에 이르는 제법 큰 마을이 형성돼 있다. 우도가 외지인들의 주목을 받게 된 건 2018년, 연화도와 우도를 잇는 보도교가 놓이면서부터다. 앞서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탐방로가 조성된 데다, 연하도와 반하도 사이에 230m, 반하도와 우도 사이에 79m 길이의 보도교까지 놓이자 찾는 이들이 급격히 늘었다. 덩달아 도회지풍의 카페와 펜션들도 속속 들어찼다. 우도의 명물은 구멍섬이다. 우도를 소개하는 홍보물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볼거리다. 섬의 가운데쯤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 저물녘이면 이 구멍으로 붉은 햇살이 쏟아지는 독특한 장면이 펼쳐진다. 구멍섬 옆은 목섬이다. 이 섬에서 봐야 구멍이 온전하게 보인다. 목섬은 물이 빠지면 건너갈 수 있다. ●텐트선 분위기만… 잠은 펜션서 ‘데이 캠핑’ 캠핑 사이트는 목섬 바로 앞의 몽돌해변에 있다. 폭 2.5m의 데크가 해변을 에둘러 조성됐다. 화장실도 갖췄다. 씻을 곳이 없는 게 흠. 텐트에선 분위기만 내고 잠은 바로 맞붙은 펜션에서 자는 이른바 ‘데이 캠핑’도 고려할 만하다. 몽돌해변의 물빛은 유난히 파랗다. 맑은 하늘빛이 그대로 잠긴 듯하다. 여름철엔 얕은 몽돌해변에서 스노클링을 즐길 수도 있다. 웃막개에 있는 생달나무와 후박나무(천연기념물 344호)도 명물이다. 각각 400년 된 생달나무 세 그루와 500년 된 후박나무 한 그루가 바짝 붙어 자라고 있다. 이 마을의 당산목으로 주민들이 신성시하며 해마다 제를 올린다. 섬엔 동백나무도 많다. 해안가 절벽길을 따라 늙은 동백나무들이 짙은 숲그늘을 펼쳐 내고 있다. 탐방로를 따라 섬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주민들은 이 길을 ‘용강정길’이라 부른다. 용강정은 탐방로변에 있는 분화구형 웅덩이다. 바다에 살던 용이 이 굴을 통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거북손 등 해산물 채취 체험도 가능 탐방로는 선착장을 기준으로 아르막개(아랫마을)~웃막개(윗마을)~몽돌해변~동백터널~용강정 전망대~우도보도교~선착장 순으로 돈다. 연화도 쪽에서 온다면 보도교에서 우회전해 용강정 전망대~동백터널~몽돌해변~아랫마을~선착장~보도교 순으로 돌면 된다. 2시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우도와 연화도 사이의 반하도는 썰물 때 우도 쪽 여울목이 드러나 걸어서 오갈 수 있다. 반하도와 목섬 등의 여울목에서 거북손 같은 해산물 채취 체험도 할 수 있다. 글 사진 우도(통영)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서울광장] 美 반도체 동맹 vs 中 반도체 굴기/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美 반도체 동맹 vs 中 반도체 굴기/오일만 논설위원

    12일 미국 백악관이 주최한 ‘글로벌 반도체 화상회의’는 미중 패권전쟁의 주요한 변곡점이다. 2018년 7월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 4차산업 혁명의 핵심 분야로 전이되는 형국이다. 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는 쿼드 정상회의를 통해 군사·안보 포위망을 형성한 미국이 반도체로 전장터를 확전한 것이다. 국가 경제의 사활이 걸린 반도체 산업 분야의 지각변동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미중 간 싸움에 그치지 않는다. 유럽연합과 일본, 대만은 물론 한국도 참전(?)해야 하는 세계 대전으로 확전될 운명이다. 이번 반도체 회의는 반도체 칩 부족을 타개한다는 명분이지만 실상은 미국의 안보전략과 닿아 있다. 최근 70명 이상의 미 상·하원 의원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중국에 대응할 반도체 산업 지원을 촉구한 서한을 보냈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번 회의를 주재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회의에 깜짝 등장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우리는 21세기에 다시 한번 세계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동맹의 가치를 내세운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쇼크 시기 미국의 동맹을 통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면서 반도체 안보의 확보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향후 반중(反中) ‘반도체 동맹’으로 확대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담겨 있다. 미국이 반도체 패권에 집착하는 것은 반도체 기술이 미국의 안보와 군사적 패권 유지를 위한 절대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에는 반도체가 1만개 이상이 들어가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첨단 무기의 핵심 부품이다. 미중 패권전쟁은 결국 반도체 기술에서 결판난다는 의미다. 2017년 미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자문회의가 중국 반도체 산업의 부상을 심각한 국가안보 위기로 규정할 정도로 위기감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월 취임 직후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대규모 지원에 착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 반도체 생산 능력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37%였지만, 현재 12%로 급격히 감소한 상태다. 미국이 반도체 산업을 자체 육성하거나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중국에 주도권을 넘겨줄 수밖에 없다는 초조감이 묻어난다. 실제로 미 의회는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을 통과시키면서 반도체 생산 촉진을 위해 연방정부가 지원에 나설 수 있는 조항(Chips for America Act)도 담았다. 미국의 반도체 정책은 반도체 강국으로서의 부활과 함께 기존 공급망을 장악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반도체 동맹은 미국·일본·대만 간에 진행 중이다. 중국과 아시아 맹주를 다투는 일본과 중국의 병합을 두려워하는 대만과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올해 1분기 추정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 점유율은 대만의 TSMC가 56%, 한국의 삼성전자가 18%다. 미국의 제재를 받는 중국 SMIC는 5%에 불과했다. 세계 반도체 생산이 아시아에 집중된 점에 착안한 것이다. 중국은 이미 2015년 반도체 굴기를 선언했다. 중국 국무원은 반도체가 정보기술 분야의 핵심이자 경제 사회발전과 국가안보를 지탱하는 전략적·기초적·선도적 산업임을 강조했다. 10년간 160조원을 투자해서 15%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5%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6년이 지난 상황에서 반도체 자급률이 15%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지지부진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중국 정부가 반도체 대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패권을 선언한 미국이 메모리 분야의 강국인 한국을 동맹이라고 봐줄 이유가 없다. 타깃은 중국이지만 화살이 곧 한국을 향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역시 반도체 기술과 인력 확보를 위해 한국 기업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대만·일본은 뭉치고, 다른 한편에선 막대한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반도체 굴기’에 나서고 있는 중국이 버티고 있다.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의 첨예한 대립이 우리에겐 양날의 칼이다. 리스크도 크지만 미국과 중국의 다급한 구애를 우리 반도체 산업의 발전으로 연결해 국익을 도모할 기회다. 돌이킬 수 없는 미중 패권전쟁은 앞으로 더욱 격화될 것이고 우리의 지정학적 가치와 함께 반도체 강국 대열에 오른 한국의 몸값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과천부터 기듯’ 우리의 가치를 스스로 낮춰 어느 한쪽에 붙으라고 다그치는 것은 굴욕적인 현대판 사대주의나 다름없다.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자만이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oilman@seoul.co.kr
  • 백악관 “반도체 부족은 최우선 과제”… 美, 中 ‘반도체 굴기’ 노골적 견제

    백악관 “반도체 부족은 최우선 과제”… 美, 中 ‘반도체 굴기’ 노골적 견제

    초당파 의원들 “中 의존할 위험 커져고도의 기술 빼앗기면 되찾지 못할 것”中 반격 땐 무역 이어 반도체 전쟁 돌입“중국은 기다리지 않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열린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반도체 인프라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발언은 지난 7일 2조 2500억 달러(약 2536조원) 규모의 인프라 법안 관련 연설에서도 나왔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려면 미국도 정부 주도하에 반도체 자체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백악관은 이날 회의 후 보도자료에서 “반도체 부족은 바이든 대통령과 경제·안보 담당 고위 보좌관에게 최고로 시급한 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미국의 ‘반도체 자립’은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초당파 의원들도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고도의 기술을 중국에 빼앗기면 결코 되찾지 못할 것이다. 더 나아가 경제나 무기는 물론 주요 인프라에 쓰이는 최첨단 반도체를 전략적 경쟁자(중국)에 의존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미 정부는 규제로 중국 반도체를 견제했다. 2019년 중국의 서버용 D램을 주도하던 푸젠진화가 사업에서 손을 뗐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대표하는 칭화유니그룹은 도산 위기다. 화웨이 역시 반도체 부족으로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백악관은 이에 더해 중국 반도체를 누르는 근본책이 ‘미국의 반도체 제조 능력 향상’임을 분명히 했다. 세계 반도체 제조 물량 중 미국의 비중은 1990년 37%에서 12%로 떨어졌다. 중국이 기업들에 정부 보조금을 주면서 반도체 산업을 육성했기 때문이라는 게 미국의 시각이다. 하지만 미국 기업들이 향후 새로운 공장을 짓고, 실제 반도체를 대량 생산하려면 수년은 족히 걸린다. 그동안 중국의 반격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중 간 반도체 전쟁은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중국은 지난달 반도체 제조기업의 기계류 및 원자재 수입에 대해 면세 조치를 발표했다. 쉬즈쥔 화웨이 순환 회장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자율주행 및 전기차 연구개발에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 미국의 제재로 기업들이 반도체 재고를 늘려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며 “미국이 세계 반도체 산업을 해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바다 오염의 주범, 스티로폼 부표 사용 금지

    바다 오염의 주범, 스티로폼 부표 사용 금지

    2024년까지 바다 양식장에서 스티로폼 부표가 완전히 사라진다. 우선 내년부터 김, 굴 양식장은 스티로폼 부표 사용이 금지된다. 해양수산부는 해양환경을 보호하고자 스티로폼 부표를 양식장에서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내용의 어장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다음 달 17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4일 밝혔다. 현재 양식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발포 폴리스티렌(EPS) 소재의 스티로폼 부표는 부서지기 쉬워 단시간에 해양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이는 바다생물이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거나 해양생물의 서식을 방해하는 등으로 해양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파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1㎤당 0.02g의 고밀도 스티로폼을 쓰도록 하고 있다. 해수부는 지금까지 4차례 설명회를 열어 어업인, 지방자치단체, 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를 바탕으로 친환경 부표 공급능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되는 김, 굴 등의 양식장에 대해 내년부터 스티로폼 부표 사용을 금지할 계획이다. 그 외의 양식업에 대해서는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스티로폼 부표를 퇴출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송파, 5만 9000명에 ‘코로나지원금’ 500억

    송파, 5만 9000명에 ‘코로나지원금’ 500억

    서울 송파구가 코로나19 피해 계층 5만 9000명에게 500억원 규모(소상공인 무이자 융자금 포함)의 ‘송파형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4일 밝혔다. 구는 앞서 지급된 정부 재난지원금에서 소외된 사각지대를 발굴·지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번 재난지원금은 ▲소상공인 피해지원 ▲취약계층 지원 ▲실질 피해업종 지원 등 ‘3대 분야 12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됐다. 구는 특히 경제적 타격이 극심한 소상공인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집합 금지와 영업제한 업종 약 1만 8700곳을 대상으로 정부 4차 재난지원금의 20~30% 상당(60만~150만원)을 가산한 ‘서울경제 활력자금’을 지원한다. 해당 업종을 영위하다 폐업한 경우(약 3000명)에도 50만원씩 지원받을 수 있다. 또 긴급대출이 필요한 소상공인(1000명)을 위해 200억원 규모의 융자금을 마련해 1인당 2000만원 한도 내에서 무담보·무이자(1년 한시) 융자를 지원한다. 취업 기회를 잃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미취업 청년 긴급지원도 이뤄진다. 19~34세 청년 중 최종학력 이후 2년 이내의 미취업자(1만 1000명)에게 1인당 50만원의 송파사랑상품권을 지급한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등 저소득 취약가구 2만명에게도 1인당 10만원을 지원한다. 아울러 문화예술인(760명, 1인당 100만원) 관광·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이벤트) 산업 소상공인(400곳, 업체당 200만원) 등에 대한 지원도 이뤄진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재난지원금을 신속히 지급해 경제적 피해를 조금이나마 보전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다하겠다”며 “지역 실정에 맞는 송파형 재난지원금 지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페이스북도 반도체 회사 된다?… 자체 칩 개발 나선 빅테크 기업들

    페이스북도 반도체 회사 된다?… 자체 칩 개발 나선 빅테크 기업들

    “과거의 인텔이 돌아왔다. 인텔의 제품과 파운드리 서비스로 전 세계적 수요에 부응하겠다. 인텔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인텔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팻 겔싱어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이렇게 선언했다. 이날 겔싱어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 달러를 투자, 대규모 생산 공장 두 개를 건설하고 본격적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는 22나노미터(nm) 공정으로 시작하고 향후 7나노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인텔의 이날 발표에 미 바이든 행정부와 애리조나주에서도 인텔의 공장 설립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화답했다. ‘인텔의 컴백’은 그동안 주가가 부진하고 기술 경쟁력이 뒤처졌던 회사(인텔)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美 정부도 적극 지원… ‘반도체 굴기’ 기대감 인텔의 발표는 미국 정부와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두고 비중 있게 보도했다. “미국의 자존심이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 분위기였다. 그동안 중국 등 아시아에 의존해 마스크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했던 미국의 과거를 반성하고 이제는 제조업도 미국이 이끌겠다는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정부가 민간 기업의 비즈니스에 관여하지 않고 ‘룰’을 만들어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는 것이 미국식 자본주의의 특징이었다. 하지만 ‘반도체’와 ‘5G’, ‘인공지능’ 등 미래 기술 분야에서는 다르다. 정부가 적극 개입해 ‘위너’를 선택하는 아시아식 성공 방식을 미국이 따라하는 정책 전환의 의미도 있었다. ‘반도체 굴기’는 중국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이제 미국이 ‘반도체 굴기’를 통해 최강국 미국을 다시 만들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었다. 미국의 반도체 굴기는 인텔, 엔비디아, AMD 등 전통 반도체 업체만 이끄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이끄는 실리콘밸리 기업인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도 자체 반도체 개발을 선언하고 속속 자체 칩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의 테크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아마존은 2015년 인수한 반도체 개발 업체 안나푸르나랩스 팀을 통해 네트워크 스위칭용 칩을 개발 중이다. 자체 네트워킹 칩을 활용해 아마존 클라우드(AWS) 서비스 성능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아마존이 자체 칩을 사용하면 현재 칩 공급원인 브로드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이날 보도의 파장은 커서 경쟁사 브로드컴 주가가 3.48% 하락했을 정도였다. 아마존이 자체 칩 개발을 공식화함에 따라 아마존, 구글, 애플, MS,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들의 반도체 칩 개발 및 통합 전략이 모두 공개됐다. 빅테크 기업이 반도체 자체 개발을 통해 ‘빅테크 세미컴’(BigTech Semiconductor company)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빅테크 기업이 인텔, 퀄컴, 브로드컴, 삼성전자 등에 의존하지 않고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각사의 핵심 서비스 및 제품을 개선하는 데 반도체 성능 향상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빅테크 기업의 스케줄에 맞춰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의 M1 칩이 대표 사례다. 애플은 M1 칩으로 기존 인텔칩에 비해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맥북 시리즈를 선보이며 호평받고 있다. 애플은 컴퓨터와 칩을 동시에 설계 제작하기 때문에 외관이나 기구 설계, 방열 처리, 전력 요구 등을 함께 고려하며 출시한다. 이에 따라 전체적으로 균형 잡히고 쉽게 따라갈 수 없는 완성도를 가진 제품을 만들었다. 또 제품 출시 시기, 가격에 강력한 통제권을 가지게 됐다. 과거엔 기존 반도체 업체(인텔 등) 신제품 출시에 의존, 신제품을 만들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최적의 출시 타이밍을 놓쳤다. 이제는 핵심 부품을 내재화해 단일 이익 구조로 제품의 가격을 통제할 수 있게 됐다. ●M1 칩 개발 애플, 뮌헨 반도체 연구소 개설 계획 애플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2년 독일 뮌헨에 대규모 반도체 설계 연구소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뮌헨 반도체 연구소는 AP, 5G 모뎀칩, 차세대 무선 기술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M1 칩 외에도 5G 모뎀칩과 데스크톱 고성능 프로세서도 독자적으로 설계해 사용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됐다. 애플의 이 같은 전략은 모든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으로 옮겨 갔다. 구글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코드명 ‘화이트채플’)를 개발 중이며, MS 역시 최근 자체 서버와 서피스PC용 중앙처리장치(CPU)를 개발 중이라고 보도된 바 있다. 페이스북은 오큘러스 디바이스를 위해 자체 칩을 설계 중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페이스북의 칩 관련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페이스북은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의 성능을 높이려면 무게를 더 가볍게 하고, 처리 속도를 높이며 전력 소비량을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 칩 자체 설계를 결정했다. 둘째, ARM 기반(아키텍처) 반도체 설계가 가능해져 반도체 제조의 민주화가 됐기 때문이다. 빅테크 기업 모두 ARM 코어를 활용해 칩을 직접 설계하고 있는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각 기업에 맞는 제품을 최적화해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설계된 칩은 TSMC나 삼성전자 등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에서 제조하는 방식이다(이 사업에 인텔이 뛰어들었다). ARM의 아키텍처도 한 단계 발전, 이제는 ‘필수불가결’한 방식이 됐다. 실제 ARM은 지난달 31일 기기 성능을 30% 높일 수 있는 아키텍처(Armv9)를 발표, 성능을 10년 만에 크게 높였다. ARM 측은 새로운 설계를 통해 약 3000억개의 칩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했다. ARM은 새로운 설계를 통해 신호 처리 성능과 보안, 인공지능(머신러닝) 등 성능을 30%가량 상승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 아키텍처는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AP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앞으로는 스마트폰 외에도 자율주행차, VR 헤드셋,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스마트시티, 스마트 공장, 스마트 냉장고 등의 개발에도 ARM 아키텍처 기반 칩이 더 광범위하게 내장된다. 빅테크 기업들이 이제 이 설계를 직접 해 생산하고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 최소 연말까지 지속 셋째,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현재 자동차, PC용 반도체에 이어 스마트폰과 가전용 반도체도 공급 부족이 시작됐다. 특히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핵심 칩(AP, 모뎁칩, RF) 등의 반도체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은 최소 올해 말까지 지속되는데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제품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 입장에서는 언제든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타사에 의존하기보다 자체 설계에 따른 자체 생산으로 수요에 맞게 제때 공급하려 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테크 산업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대대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을 겪는 데 이어 반도체 설계와 생산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른 거대한 산업 재편이 예상된다. 더밀크 대표 ■ 용어 클릭 ●파운드리 팹리스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 및 공급하는 사업. 제조업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과 비슷한 개념. ●모바일 AP 스마트폰 등에서 각종 앱 구동과 그래픽 처리를 담당하는 핵심 반도체로 PC의 CPU에 해당. ●아키텍처 반도체 설계자산(IP)을 기반으로 한 칩 제조의 기본 구조.
  • 美 저격에 날개 꺾인 ‘드론 굴기’

    美 저격에 날개 꺾인 ‘드론 굴기’

    세계 선두를 달리는 중국의 드론 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세계 1위 드론 업체 다장촹신(大疆創新·DJI)의 핵심 인력들이 미국의 무역 제재 여파로 ‘탈출’하고 있고 미 뉴욕 나스닥에 상장된 이항(億航·EHang)은 “공장·계약·주가 모두 가짜” 파문 탓에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처럼 중국 드론 업체들이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DJI의 미국 내 주요 인력이 수개월째 빠져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있는 연구개발(R&D)센터 센터장이 퇴사한 데 이어 나머지 직원 10여명도 해고됐다. 지난해 말에도 DJI 핵심 관리자들이 경쟁사로 이직하거나 회사를 떠났고 팰로앨토와 버뱅크, 뉴욕 등에 있던 200여개 팀 중 3분의1은 해고되거나 퇴사했다. 미국이 국가안보를 내세워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수위를 점점 높이면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틱톡(TikTok)의 모회사 즈제탸오둥(字節跳動·ByteDance) 등과 마찬가지로 DJI 역시 제재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DJI의 시장 지배력이 점점 잠식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무인비행기 드론은 민간·군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덕분에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DJI 등을 보유한 중국은 이미 전 세계 드론 생산의 90% 이상을 선점하고 있을 정도로 압도적 우위를 과시하고 있다. 특히 DJI는 현재 전 세계 드론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글로벌 드론 산업을 독점하고 있다. DJI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왕타오(汪滔)는 ‘드론 업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며 드론의 대중화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0년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태어난 왕 CEO는 초등학교 때 헬리콥터 만화책에서 읽은 모형 헬기와 비행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모형 헬기는 당시 중국 직장인 평균 월급의 7배에 이를 정도로 비쌌다. “열심히 공부하면 모형 헬기를 사 주겠다”는 부모의 ‘달콤한’ 제안에 성적을 올려 모형 헬기를 손에 쥐었다. 하지만 모형 헬기는 어린 그가 조종하기에는 너무 어려웠다. 이때 간단히 조종할 수 있는 헬기여야 매력을 느낄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친 왕 CEO는 누구든 손쉽게 조종 가능한 헬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03년 홍콩과학기술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그는 비행제어시스템이나 로봇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를 시작하면서 창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2006년 홍콩 로봇 경진대회에서 1등을 해 받은 상금으로 대학 동기 두 명과 함께 DJI를 창업했다. 당시 드론 시장은 부품을 직접 조립해야 하는 DIY 제품 시장이 대세였다. 왕 CEO는 이에 착안해 조립이 필요 없는 완제품을 출시하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작업실 책상 옆에 간이침대를 놓고 잠자며 매주 80시간씩 드론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DJI는 2013년 카메라가 달린 일체형 드론 ‘팬텀’을 출시했고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부품 조립 없이 상자에서 꺼내 그대로 날릴 수 있는 본체를 가진 팬텀은 일부 마니아층에서만 사용하던 드론 산업의 판도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2011년 420만 달러에 불과하던 DJI의 매출은 2013년 1억 9000만 달러(약 2146억원)로 40배 이상 급증했다. 이후 전작의 기술을 보완해 ‘팬텀2’, ‘팬텀3’, ‘팬텀4’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드론 시장의 저변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20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DJI는 현재 1만 4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대기업으로 급성장했다.그러나 지난해 12월 미국 상무부는 드론 기술을 활용해 중국 내 광범위한 인권 탄압을 부추기고 있다는 이유로 DJI를 거래 금지 대상인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 국가안보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기술이나 상품 수출에 제한을 둔 것이다. 이 리스트에 오른 기업이나 기관과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미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의 제재 발표 이후 로미오 더셔 DJI 미국지사 공공안전 담당 총괄은 회사를 떠났다. 그는 미 정부기관에 DJI의 비(非)군사적 드론 기술을 제공하는 등 핵심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더셔 전 총괄은 퇴사 이유에 대해 “내부 파벌 경쟁으로 회사가 본래 목표를 잃었고, 2020년에는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며 “회사가 유능한 인재를 여럿 잃었다”고 털어놨다. DJI의 내부 문제란 중국 직원과 미국 직원 간의 갈등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직원은 DJI 내부 싸움이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버금갈 정도라고 전하기도 했다. 미 정부의 제재 리스트에 포함되면서 DJI의 미국 사업도 곤경에 빠졌다. 지난해 미국의 비군사용 드론 시장 규모는 42억 달러에 이른다. 이 중 DJI는 미국 소비자 시장에서 90%, 기업 시장에서 70%의 압도적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미 정부가 화웨이, DJI 등에 미 기업이 부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미 내무부가 국방부가 승인한 드론만 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드론 업체 4곳과 프랑스 업체 1곳만 포함됐고 DJI는 빠져 험로를 예고했다.도심항공모빌리티(UAM) 기술기업, 즉 유인 드론 업체인 이항홀딩스는 공매도 투자 업체 울프팩리서치의 보고서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2014년 4월 후화즈(胡華智) CEO가 설립한 이항은 2016년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에서 세계 최초로 유인 드론 ‘이항184’를 공개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가짜 계약, 기술 조작 등의 이유로 미 공매도 투자 업체의 표적이 된 것이다. 울프팩리서치는 지난달 16일 보고서를 통해 “이항이 생산과 제조, 매출, 사업 협력 등에 대해 거짓말을 해 왔다”며 이항의 주요 계약이 가짜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미 나스닥의 이항 주가는 지난 한 달여 사이 67.9% 폭락했다. 공매도 보고서 발표 직전 124.09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23일(현지시간) 현재 39.80달러로 수직 하락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항은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대표 모델인 ‘이항216’의 첫 베이징 시범 비행을 성공시킨 데 이어 비행 가능 거리를 대폭 늘린 새로운 드론도 곧 내놓을 예정이다. 이항이 선보일 신형 드론의 1회 충전 시 비행거리는 400㎞에 이른다. 기존 모델인 이항216보다 스펙이 크게 향상됐다. 이항216은 무게 450㎏과 높이 1.77m, 적재중량 220㎏짜리 2인용 ‘드론 택시’다. 지난해 1월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뒤 서울에서도 시범 비행을 성공시켜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이항216의 항속거리는 50~70㎞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에 새롭게 내놓는 모델은 비행 가능 거리가 이항216보다 8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400㎞ 비행이 가능한 이 드론이 출시된다면 중국 ‘드론 택시’의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아직 기술 초기 단계인 이항216은 주로 관광용에 적합하지만 장거리 비행이 가능해지면 택시 드론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이항은 지난달 23일에는 베이징에서 첫 시범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항216 두 대는 당시 영하 14도의 매서운 날씨 속에서 얼음으로 뒤덮인 옌치(雁栖)호 위로 5회의 시범 비행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이항216은 저온과 사막 고온, 짙은 안개, 태풍 등 기상 악조건 속에서의 모든 테스트를 마쳤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나랏밥 먹으려거든 염치를 알라”

    “나랏밥 먹으려거든 염치를 알라”

    “공직자들은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는 ‘염치’를 회복해야 합니다. 직책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선한 영향을 끼쳐야지요. 그럴 자신이 없으면 높은 자리를 맡으면 안 됩니다.” 23일 서울 마포 한 카페에서 만난 한재훈(50)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상투를 틀어 올린 머리에 유건(儒巾)을 쓴 조선시대 선비 차림이었다. 하지만 그 역시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컴퓨터그래픽 강사였던 아내와 함께 네 살 아들의 교육 문제를 고민하고, 위정자들의 ‘내로남불’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에 분노했다. 요즘 근황을 묻자 “코로나19로 시민 등을 대상으로 한 동양고전 강좌를 비대면으로 전환했는데, 퇴계 이황의 ‘고경중마방’(마음 닦는 글) 등을 강의하고 있다”고 했다.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고려대에 입학해 동양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을 가진 그는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눈에 띄는 한복 차림이다. 주위 시선이 불편하지 않나. “저를 그저 ‘옛날 사람’으로 보는 이들이 있다. 학계에서도 퇴계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학자인 저를 그저 한문 공부를 한 사람 정도로 여기곤 한다. 그래서 가끔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경계인’이라는 생각도 든다. 현대 사회를 거부하거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제가 활동하는 동양철학계나 전통 학문 분야에서 이런 선입견이나 편견이 더 심하다. 하지만 이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왜 ‘고집’으로 받아들여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제가 불편한 것은 ‘한복’이 아니라 한복 차림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이다. 저는 조선시대 사람이 아니라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대인이다. 우리나라는 사상과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다. 중요한 것은 외모가 아니라 그 사람이 무엇을 바라보고 어디를 지향하느냐다.” ●15년 한학 공부… 검정고시로 대입 치러 -서당에서 15년 동안 한학 공부를 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 “한학 공부 자체보다 자신에게 ‘나는 왜 이런 공부를 하고, 또 해야만 하나’에 관해 스스로 납득시켜야 했는데, 그게 더 어려운 과제였다. ‘진정한 인간이 되는 공부’가 중요하다는 아버님(한양원 전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의 뜻에 따라 우리 삼형제는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 서당에서 ‘논어’, ‘맹자’ 등 고전을 배웠다. 아버지의 교육철학은 ‘교육은 배우는 사람에게 어떤 직업을 갖도록 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이든 ‘된 사람’이 그 일을 하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닌 사람이 농사를 지으면 그 농산물을 먹을 수 없고, 그런 사람이 만든 공산품은 쓸 수 없는 물건이라고 하셨다. ‘직업 교육’ 이전에 ‘인간 교육’이 먼저라는 것이다.” -서당 공부 이후 대학에 진학한 이유는. “우리 삼형제 중 한 사람 정도는 대학에 가서 현대 학문을 겸해 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는 아버지의 권유에 따른 것이다. 서당에서 공부한 우리의 철학과 사상, 역사와 문화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려면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말과 글, 생각을 정리·해석하는 기법을 배워야 했기 때문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속담과 같은 맥락이다.” ●기성세대 위한 서당 적극 도입해야 -일반인과는 다른 삶을 살면서 추구하는 가치도 다르게 보인다. “우리 모두 생김새가 다르듯이 할 수 있는 일이 다르고, 그 일로 인해 보람과 가치를 느끼는 것도 다르다. 우리의 전통 속에 묻혀 있는 철학과 사상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 우리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 우리 전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뿐 아니라 심각하게 왜곡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서양에만 눈을 돌릴 게 아니라 우리 전통 안에서 좋은 길을 찾아야 한다. 제 강의나 글이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각의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오늘날 서당 공부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서당은 우리의 전통 사유가 스며들어 있는 하나의 ‘문화’다. 단순히 ‘논어’, ‘맹자’를 읽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선인들이 다양한 문제 상황들을 해결해 온 경험의 축적을 음미하고 그러한 경험 및 가치를 통해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에 새로운 해결의 단초를 찾아보는 데 의미가 있다. 과거 서당은 어린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치면서 동시에 인성교육과 예절교육도 병행했다. 지금도 이런 교육을 서당이 담당해야 한다. 나아가 고령화 시대에 걸맞게 자신이 살아온 삶을 회상하고 정리하는 기성세대를 위한 서당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우리 교육의 문제는. “현재 교육은 모든 것이 경제 논리에 수렴되는 것 같다. 초중고 시절 배워야 할 지식과 지혜, 경험이 있는 법인데 이런 것들을 모두 무시하고 좋은 대학에 진학해 연봉 높은 직장을 구하는 게 교육의 목적이 됐다. 저의 경우 서당에서 공부한 것은 너무 많지만 노량진에서 대입 학원을 다닐 때는 무엇을 배웠는지 모르겠다. 현 교육 시스템은 오로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만 가르친다. 학교 교육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 ●배움의 길 열어주는 동양고전의 충만함 -현대인들이 동양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동양고전은 ‘나를 위한 학문’, 즉 ‘위기지학’(爲己之學)의 길을 열어 준다. 배움을 통해 앎을 얻게 되고, 그 앎으로 인해 나의 관점과 사유가 성장하고, 그 결과 보다 넓고 깊고 높은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제 강의를 듣는 분들로부터 ‘동양고전을 읽다 보면 교회나 성당, 절에서 좋은 말씀을 듣는 것과 같은 충만함을 느낀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배움은 새로운 것을 만나서 나를 변화시키고 성숙시키는 과정이다.” -고전 중 가장 좋아하는 문장은. “‘논어’ 옹야 편의 ‘고불고(不)면 고재고재(哉哉)아?’라는 공자 말씀이다. ‘모난 술잔인 고()가 모가 나지 않았다면 고()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는 뜻이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이름이 있다. 자신의 이름뿐 아니라 아버지, 어머니, 남편, 아내, 친구 등 수많은 관계 속에서 이름을 갖게 된다. 각각의 이름에는 나름의 역할이 부여돼 있다. 어떤 이름을 붙였을 때 그 이름에 걸맞은 역할에 충실해서 그 이름값을 하는 게 중요하다.” -이름값 못 하는 사회지도층의 인사 비리나 LH 사태를 어떻게 보나. “요즘 고위 공직자 및 정치권 인사들을 보면 충격을 받는다.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들이 법률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도덕적인 흠결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을 많이 봤다. 지도자는 법률적 책임을 떠나 도덕적 문제에 대해서도 책임을 통감해야 하는 자리다. LH 직원 땅투기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가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경제 논리에 매몰되다 보니 잘못을 저질러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요즘 나라가 시끄럽다. 고전에서 어떤 지혜를 배울 수 있나. “우리 사회의 갈등 표출 방식이 갈수록 과격해지고 수준이 낮아지는 것 같다. 특히 각종 갈등의 중심에 선 지도층 인사들이 ‘(내 행위가) 법적으로만 문제 없으면 된다’면서 도덕적 자존감을 스스로 내팽개치는 듯한 모습을 보면 좌절감을 느낀다. 무엇보다 ‘염치’(廉恥)를 회복해야 한다. 염치는 ‘어디까지는 해도 되고 어디서부터는 하면 안 되는지’를 가르는 기준선이다. 이 기준은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외부 평가와 무관하게 스스로 자신에게 실망하는 자율적인 부끄러움이다. 염치를 느낀다는 것은 양심이 건강하다는 증거다. 염치가 살아 있으면 사회 갈등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동양고전에서 ‘좋은 정치’란 무엇인가. “최우선 순위를 국민에 두는 정치를 말한다. 하지만 요즘 정치인과 관료를 보면 그렇지 않다. 이들에게 무엇보다 ‘자존감’이 필요하다. 스스로 잘났다는 자존감이 아니라 자신이 맡은 직책을 통해 우리 사회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인식하는 자존감이다. 장관이라는 자리는 사익을 추구하거나 명예를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그 자리를 통해 자신의 생각·철학을 실현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 공직을 대할 때 최선을 다해 다른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공직을 맡지 말아야 한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한재훈은 누구 서울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부터 전북 남원의 한 서당에서 15년 동안 사서삼경 등 한학을 공부했다. 그후 검정고시를 거쳐 고려대 철학과에 입학, 긴 머리를 땋고 학교를 다녀 ‘지리산 댕기동자’로 불렸다. 학부에서 동서양 철학 사상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퇴계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로 재직하며 성공회대 등에 출강하고 시민·교사 등을 대상으로 동양철학과 동양고전을 바탕으로 인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에서 ‘도립서당’을 운영하는 훈장인 형을 도와 학동들을 지도하기도 한다. 저서로 ‘서당공부, 오래된 인문학의 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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