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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한·백제 무덤 발굴

    전북 군산의 백제시대 굴모양 돌방무덤(횡혈식 석실분)에서둥근 고리가 달린 큰칼(環頭大刀) 3점이 거의 완전한 모습으로 나왔다. 군산대박물관(관장 이용휘)은 지난해 11∼12월 군산시 대야면 산월리 고분군을 조사한 결과 마한 및 백제시대의 무덤 5기를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이 무덤들에서는 환두대도를비롯하여 토기 65점과 철기류 38점,방추차 2점,숫돌 1점,구슬류 190여점 등 300여점의 유물이 쏟아졌다. 큰 항아리(大壺)와 곧추선 넓은 아가리 모양 항아리(廣口直口壺),주둥이가 몸통 한가운데 있는 횡병(橫甁) 등은 서울풍납토성을 제외하면 다른 유적에서는 출토된 예가 없다. 특히 둥근고리가 달린 큰칼은 백제와 신라·가야를 통틀어삼국시대 무덤에서 상당수가 나왔으나,굴모양 돌방무덤에서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굴단은 “이 유적은 마한에서 백제까지 묘제의 변천과정과백제가 수도를 공주로 옮긴 이후 대내외적 관문지로 군산이맡았던 역할을 밝히는 데 값진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굴단은 무덤들의 축조연대에 대해서는 마한 관련 무덤은 4세기 무렵,백제무덤은 6세기 안팎으로 추정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봄향기 물씬 장사도·소매물도

    그 섬들에는 이미 봄이 자리하고 있었다. 동백이 아름다운 장사도(長巳島)와 소매물도(小賣物島)등 통영에 있는 섬 두곳엔 봄내음이 물씬 풍긴다.통영시는 마침이 고장이 낳은 세계적 작곡가인 윤이상을 기리는 현대음악제를 앞두고 있었고 며칠전 시인 청마 유치환을 기리는 청마거리 선포식이 있어서 인지 약간 들떠 보였다.영롱한 녹색수은등이 인상적인 통영대교는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이곳의 아름다움을 실감케 했다. ◆천연 동백의 장사도=통영항에서 배를 타고 비진도를 지나20분쯤 나아가자 긴 뱀 모양같다해서 이름붙여진 장사도가반갑게 맞이한다. 조그만한 동산을 연상케 하는 이 섬의 남쪽으로 접근하면 소나무밖에 보이지 않지만 선착장에 내리면 이내 동백의 환한미소가 다가온다.시골 색시처럼 수줍고 단아하다.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한다.섬의 가장 높은 곳이 해발 120여m밖에 되지 않는다.몇 굽이인가를 오르자 동백 아래 타고온배와 섬들이 실루엣처럼 펼쳐진다.다사롭다.동백을 찍느라혼을 빼놓고 있는데 어디서 달려왔는 지 누렁이 한 마리가반가운 척을 한다.사람이 그리웠나보다. 섬 정상에는 동백나무를 다치지 않는 선에서 길이 나 있다. 그 길이 너무 예쁘장하다.다도해에 흩어진 섬들이 동백에 가려 숨바꼭질을 한다.지리산 마지막 봉우리가 뻗었다는 사량도도 보이고 거제도,매물도,미인도 등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배추나 푸성귀를 심기 위해 손길이 간 것을 제외하고는전혀 사람 손을 탄 것 같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섬은 개인 소유다.예전엔 꽤 많은 이들이 살았지만 지금은 단 두가구만이 단촐한 섬살림을 이어가고있다.서울 사람이라면 다도해를 넉넉히 조망하는 별장으로삼았을 자리에 낡은 빈 집들이 서 있다. 이곳 동백은 전남 여수 등지의 접동백과 달리 천연 상태에서 자라온 것들이어서 꽃잎의 크기가 눈에 띄게 적다.올망졸망한 동백꽃을 배경으로 이곳 바다는 그윽한 화엄의 바다 그자체를 연출한다. ◆해벽과 어우러진 동백의 소매물도=동백은 정말 볼만한데주민이 적다보니 장사도를 찾기가 쉽지 않다.그러나 실망할필요는 없다. 지난 여름 찾았을 때[대한매일 8월17일자 참조]와달라진 것이라곤 도시인의 발길을 따라 귀환했던 젊은이들이 보이지않는다는 것.조금은 쓸쓸하다.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한뼘 땅뙈기도 없을 것 같은 산비탈에할머니 두 분이 쑥을 캐는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이곳 쑥은특히 질이 좋아 1㎏에 2만원을 받고 뭍에 내놓는단다. 선착장에서 마을을 지나 15분쯤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지금은 폐교된 소매물도 분교를 만나게 된다.담장은 동백나무로이루어져 있다. 이곳 역시 자연 동백으로 오동도 등지에서 보던 큰 꽃잎의동백이 아니다.동백만 아름다운 게 아니다.깎아지른 듯 서있는 해벽에 ‘우르르 쾅쾅’ 파도들이 몰려와 부딪치는데 그야말로 장관이다.구릉에는 봄을 알리는 들풀들의 아우성이귀를 울릴 만큼 거세다.마치 영화에 나오는 아일랜드 풍광그대로다. 해벽 쪽에서 불어나는 바람은 거침보다는 따사로움에 가깝다. 새끼섬으로도 불리는 등대섬 맨 아래쪽 촛대바위 아래 글씽이굴을 유람선을 타고 돌아보았다.지난 여름 소매물도에서내려다본 장엄함과 또 다르다. 썰물 때 등대섬에 건너갈 수 있는 몽돌해변가에 ‘휘’ 소리가 요란하다.갈매기인가 싶었는데 해녀들이었다.막 딴 해삼등을 권하는데 그 가격이 실로 놀랄만큼 싸다. 등대섬에는 방풍(防風)나물이라는,이 지역 섬들에서나 구경할 수 있는 귀한 나물이 나온다.이름 그대로 뇌졸중을 예방하는 효력을 지닌다 해서 이 섬을 찾은 이들의 표적이 되어이제는 길에서 떨어진 해벽 주위에서나 발견된단다. 갑자기 바람이 분다.마을 주민들은 뭍에서 온 사람들에게 어서 섬을 떠나라고 손사래 친다. 민박집인 하얀 산장의 할머니는 “이런 바람이 불면 사나흘은 가는데 민박집에 뒹굴며 ‘배 언제 떠요’하는 것 못 봐”하며 등을 떼민다.그래도 가파른 골목길을 내려와 선착장까지 쫓아 나오신다.“조심해”라고 소리치며 손을 흔든다. 사람 사는 인정이 그 섬에는 있다. 통영 글 임병선기자 bsnim@. ◆가는 길=가장 빠른 길은 진주 사천공항에 내려 충무마리나리조트 리무진버스(6,200원)를 타는 방법.강남고속터미널에서도 통영까지 버스가 하루 10회 운행하며 심야우등도 11시와 12시10분 두차례 있다.6시간소요. 소매물도는 연안터미널(055-642-0116)에서 하루 2회(아침 7시 ·오후 2시) 출발한다.배삯은 왕복 1만8,000원. 정기 선편이 없는 장사도는 통영보다 거제 저구항에서 통통배로 가는 게 좋다.1인 왕복 2만원.통영에서 수시로 있는 시내버스로 40분이 걸린다.도토수중공원(055-632-6767,011-842-8582)에서 배를 대절할 수도 있다. ◆맛의 고장 통영=통영은 옛 조선 수군의 총사령부인 통제영이 있던 곳으로 전국에서 모여든 장수들의 입맛을 맞추었던곳이다. 항남동 일대에는 맛집이 즐비하다.해물탕,생선회,생선구이등이 맛깔스럽게 나오는 한정식을 1인분 7,000원에 내놓는춘추한정식집(055-646-9005)과 온갖 해물을 넣고 얼큰하게끓여내놓는 해물뚝배기가 뇌리에 남는 새집식당(055-645-5680),굴솥밥,굴튀김,굴찜 등 굴요리의 원조인 향토집(055-645-2619) 등이 유명하다. 장사도에는 숙박시설이 전혀 없고 소매물도에는 하얀산장(055-642-3515) 등 민박집이 여러 곳 있지만 비수기여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 마땅찮다.따라서 통영에 나와 한끼를해결하는것이 현명할 수 있다.
  • 모든 남자들의 꿈 이루어지다

    기묘하다 못해 엽기적인 상상이 난무하는 영화들에 질릴라치면,문득자잘하고 유쾌한 이야기가 간절해지곤 한다.그닥 새로울 것 없는 스토리 공식에 빤한 기법이 영원히 반복된다 해도 결코 질리지 않을 장르,할리우드 발 로맨틱 코미디 2편이 13일 나란히 극장가 간판작으로뜬다. ■멜 깁슨,마침내 여자를 읽기 시작했다?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왓 위민 원트’(원제 What Women Want)에서 주인공 멜 깁슨이 부여잡은 오직 하나의 화두이다. 굴지의 광고기획사 부장 자리를 향해 일로매진하는 닉(멜 깁슨).그는왜곡된 여성관을 가졌다.어려서부터 쇼걸인 어머니를 따라 화류계를떠돌아다녔기 때문이라고 영화는 애써 변명해주지만,그보다는 천성인 것같다.13세짜리 딸을 둔 이혼남이되 삶을 심각하게 고민하진 않는다.그런 그가 ‘임자’를 만난다.광고계를 주름잡는 경쟁사 여직원달시(헬렌 헌트)가 뜬금없이 상사로 스카웃돼 온 그날부터 갈팡질팡하는 그에게 거짓말같은 일이 벌어진다.여자 마음을 거울처럼 읽어내는 재주가 생기다니…. 지난해 여름,넘치는 부성애를 주체하지 못해 총검을 메고 숲속을 누빈(패트리어트-숲속의 여우)멜 깁슨이 어째서 로맨틱 코미디로 급선회했을지 감잡힌다.할리우드 신예 여성감독 낸시 마이어스는 작정하고 그를 위해 멍석을 깔아줬다.코팩을 붙이고,매니큐어를 칠하고,딸아이 앞에서 팬티스타킹 차림으로 호들갑떠는 그의 엉뚱함에 여성팬은 머릿속이 환해질 거다.최신 팝에서 재즈 명곡까지 두루 포착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도 감상포인트. ■로버트 드 니로도 떴다! 장인어른될 양반은 이름날리던 전직 정보국 요원.맘만 먹으면 언제든 사윗감의 사생활을 낱낱이 들춰볼 수 있는데다 진맥만으로도 거짓말 탐지를 척척 해낸다.거기다 딸의 애인이라면 색안경부터 끼고 보기까지. 이쯤되면 남자에겐 최악의 시나리오이다.‘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에서 카메론 디아즈의 순진한 상대역이던 벤 스틸러가 시련의 주인공이 되어 스무고개를 넘는다.간호사인 그렉(벤 스틸러)은 용기를 내 여자친구 팸(테리 폴로)의 집에 결혼승락을 받으러 간다.하지만 꼬장꼬장한 장인감의 비위를맞춘다는 게 번번이 꼬이기만 한다. 전직 CIA 심리치료사인 장인 역을 로버트 드 니로가 맡았다.영화가청춘남녀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 건 도입부 잠깐뿐.두 남자가 주축이돼 벌이는 엇박자 코미디가 이야기의 얼개이다.말끝마다 ‘가족 믿음공동체’를 들먹이며 딸의 남자를 기죽이는 드 니로는 벤 스틸러와똑같은 무게중심으로 영화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좀 과장되긴 했지만,한 여자를 놓고 아버지와 애인이 시소게임하는소재는 충분히 흥미롭다.생색안나고 묻혀버릴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의 위험을 걷어낸 건 두 남자의 ‘개인기’와 재치 번뜩이는 대사들이다.콧소리 섞어가며 “뮤 뮤”(장인의 애완고양이를 찾아다니며)를연발하는 벤 스틸러의 애교연기는 일품이다. 황수정기자 sjh@
  • [요리비화] 군사정권땐 정강이 채이기 일쑤

    새해를 맞아 선보이는 ‘요리비화’는 대한민국의 요리 명장(名匠)들이 직접 쓰는 칼럼이다.요리라면 내가 1인자라고 자부하는 ‘고수’들이 요리인생에서 겪은 사건과 비화를 털어놓는다. *군사정권땐 정강이 채이기 일쑤. 흔히 요리라면 누구나 하면 되지 하고 오산하는데 필자가 바라보는요리는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특히 전통적이고 전문화된 고급 요리는 재료 자체가 희소가치가 있어 진기한 것은 물론이거니와,요리 과정에서 요리사의 뛰어난 경험과 전문성,순발력,재치 등 복합적인 감각과 인간미가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고급 식당의 고객은 대개 정·재계 지도층 인사들로 어느 정도 요리에 대한 상식과 이해가 있고 나름대로 개성도뚜렷하다.그 높으신(?) 고객들의 취향을 요리사는 잘 알아서 맞춰야한다.한마디로 입안에 혀처럼 굴어야 하는 것이다.K고객은 식당에 올 때마다 양갈비만 찾고 J고객은 안심을 완전히 익혀서 소스에 다시푹 삶아 내어놓아야 만족해 한다.L고객은 야채를 4인분 가량 들어야흡족해 한다.그래서 주방에서는 ‘소’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또한 사회지도층의 식습관에서도 우리나라의 특징인 ‘빨리빨리 문화’를 읽을 수 있다.C고객은 항상 들어오면서 “오늘 식사는 빨리줘”라고 말한다.물론 식사 시간도 매우 빠르다.이런 분들은 결코 미식가는 아니지만 대식가들이다. 우리 국민의 식생활은 나라의 ‘어른’의 개성에 따라 크게 변해 왔다.70년대 혼식과 분식장려를 강조했던 박정희 대통령과 칼국수를 즐기던 김영삼 대통령의 모습은 일반 국민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또 ‘보통사람’인 노태우 대통령은 약간 탄 빵도 말없이 들었다.이는 이전 정권 때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군사정권 때는 음식이잘못되면 경호원에게 얻어맞곤 했다.경호원들은 구둣발로 걸핏하면요리사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김대중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점심 때 도시락을 놓고 회의한 이후 사회에 ‘도시락 미팅’이 퍼지는 것 처럼 지도층의 식습관은 한 시대의 식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 구본길 63빌딩 조리팀장
  • [기고] 민주화세력 재결집 시켜라

    현재 국민의 정부는 심각한 위기상황에 봉착해 있다.국회에서 여당이 야당을 주도하기보다는 야당이 정부를 질타하는 호령만이 들린다.주요 신문은 각종 경제지표를 들먹이면서 경제위기를 과장하는 등 DJ정권 흔들기에 나섰다.지식인사회에는 정부에 대한 냉소 섞인 분위기만이 팽배해 있다.의약분업 분쟁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듯이 사회 이익집단들은 제몫을 찾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이러한 상황에서 집권 민주당도 방황하는 민심을 추스르기는커녕 사분오열해 내분에휩싸여 있다. 우리 사회의 난맥상은 그 원인을 기본적으로 민주화세력과 산업화세력의 적대적 갈등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1960년대 후 IMF위기를 맞기까지 한국은 국가 주도형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해왔다.주도한 것은 개발독재를 당연시한 산업화세력이었다.이들은 민주주의·인권·사회복지 등 기본가치를 희생하고 오로지 경제성장 제일주의에 매달린 채,반공을 국시로,호남을 배제한 영남 중심의 패권적 지역연합을통해 한국을 35년 넘게 지배해왔다.이에 대항해 민주화세력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전제로 호남·충청 소외지역 연합을 구축,마침내 집권에 성공하였다. 민주화세력의 집권은 산업화세력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권력금단 현상을 야기하였다.민주화세력의 집권은 이권 및 지역민원,각종 공직인사 청탁,사회 내부의 인사문제 개입 등에 익숙한 산업화세력에게는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경천동지의 일인 것이다.더욱이 산업화세력이몇십년 동안 정치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매도한 DJ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여 국제적으로 보편타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참을 수 없는 자괴감을 주기에 충분하였다.그러므로 산업화세력에게 국가권력 탈환은 자괴감을 다스리고 그동안 지속해온 각종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것을 의미한다.따라서 이들의 반DJ정서는 국정운영 오류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국가발전의 대승적 차원이 아니라,국정운영실수를 구실로 국가 전체를 흔들고 빼앗긴 정권을 되찾는 데 뿌리를두고 있다.여기에 산업화세력의 특권과 기득권을 대변하는 주요 신문들은 언론 자유란 미명 아래 하이에나처럼 민주화세력을 물어뜯는,그야말로 ‘민주주의자 없는 민주주의’상태가 바로 우리사회의 현주소 아닐까?이처럼 어려운 상황이 도래한 데에 민주화 집권세력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산업화세력의 ‘죽기살기식’ 권력 금단현상을 직시하지 못하고 어설픈 동진정책으로,절치부심하면서 날을 세우는 산업화세력을 껴안고자 했다.여기에다 집권세력은 개혁주체 세력 형성은커녕,자기 사람 심기와 미래의 권력추구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이로 인하여 권위주의 시대에 언론지상에 오르내린 인사가 민주주의 시대에 또다시중책을 맡는 시대착오적인 결과가 발생하였다.이러한 인사정책으로민주화세력의 대부분은 실망하고 정권의 냉담자로 변하였다. 현 집권층의 또다른 문제점은 사회·경제·언론·문화 부문에서의 산업화세력의 헤게모니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여론 악화는걱정하지만 어디에서 여론이 생성되는지에는 그야말로 캄캄 무식이다.여론을 주도하는 계층이 지식인이라는 사실도 전혀 모르는 것 같다. 국민여론이라는 용어는 알지만 그 생성지인 시민사회 개념은 그들에게 아주 낮선 용어인 모양이다.그야말로 시민사회 정책은 불모에 가깝다. 호랑이 잡으려고 호랑이굴에 간,과거 보수적 민주화세력인 YS가 산업화세력에게 필요한 형식적 민주주의라는 ‘화장’만 해주고 산업화세력(호랑이)에게 잡아먹힌 IMF위기가 결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산업화세력은 박정희 신드롬과 정권탈환욕에 사로잡혀 있을 뿐 그들에겐 마땅한 국가발전 대안이 없다.다만 반DJ,목표 없는 정권탈환 욕구만이 있을 뿐이다. 현 집권층이 산업화세력의 비이성적 도전을 저지하려면 정권의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작업을 우선 추진하는 한편,개혁과 민주화의 각을 세우고 각 분야별로 흩어져 침묵하는 민주화세력을 재결집해야 한다.민주주의에서 결집된 힘이 있어야 권위주의 형태를 벗지 못하는 정치세력에게 악용되지 않고 자신을 제대로 지킬수 있다. 황병덕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 성탄절 별미 음식으로 분위기를…

    성탄절은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끼리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으면 더욱 따뜻함과 정을 느낄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LG강남타워 식당가의명요리사들이 올 성탄절에 집에서 쉽고,싸고,맛있게 해 먹을 수 있는요리를 소개한다. 각자 해 온 음식으로 작은 파티를 즐기는 포트락에도 더없이 좋은 요리들이다. ★ 검정콩을 얹은 도미구이. 퓨전 레스토랑 ‘오리옥스’의 24년 경력 주방장 이권복씨(39)가 소개하는 요리.4인분 기준으로 팔딱팔딱 뛰는 싱싱한 도미를 쓰면 총재료비 1만5,000원,냉장도미를 이용하면 7,000원 쯤에 만들 수 있다. ■재료 도미 180g,호박 50g,감자 30g,국수 100g,닭국물 100㎖,레몬쥬스 10㎖,졸인검정콩 10g,두반장소스 10㎖,전분 10㎖,굴소스 10㎖,다진 양파 10g,다진 마늘 5g,다진 붉은 피망 15g. ■만들기 ①깊은 팬에 다진 양파·마늘을 볶다 닭국물·레몬쥬스·검정콩·두반장소스를 넣어 끓인다 ②여기에 굴소스와 다진 붉은 피망을 넣고 전분을 풀어 농도를 맞춰 소스를 만든다 ③생선에 레몬쥬스와 소금으로 밑간을 한 다음 후라이 팬에서약한 불로 익힌다 ④제철인 호박과 감자를 전자렌지에 색깔내어 익힌다 ⑤국수를 삶아 접시에담고 구운 야채와 생선을 놓은 다음 이미 만든 새콤, 매콤한 소스를끼얹어 먹는다. ■도움말 도미,광어 등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생선은 아무거나 맛을낼 수 있다. 두반장소스는 고추장반,된장반으로 대신해도 된다.닭국물은 생선을 바르고 남은 뼈를 이용,핏기를 제거한 뒤 중간불에 20분정도 끓인 생선뼈국물로 대체해도 좋다. ★ 뽀삐아 사보이. 태국레스토랑 ‘실크스파이스’의 요리사 노현주씨(27)는 전채로 좋은 튀기지 않은 태국식 만두를 추천한다.재료비는 4인 기준 5천원. ■재료 쌀종이(쌀피),쌀국수,작은 새우,당근채,오이,무순,귤,민트,시츄러스 드레싱,스위트 진저(생강 소스). ■만들기 ①쌀종이를 45℃의 따뜻한 물에 30초 정도 담궜다 뺀다 ②불린 쌀 종이 위에 쌀국수,채썬 당근,막대 모양으로 썬 오이,무순,새우,귤,민트 잎을 차례대로 놓고 랩을 이용,김밥 말듯이 만다 ③스위트 진저 소스는 겨자 소소,오렌지 소스,마요네즈를 섞어 만든다 ④시츄러스 드레싱은 작은 깍두기 모양으로 썬 오렌지·레몬·사과 등의과일과 곱게 다진 홍고추·실파를 오렌지 쥬스에 섞은 뒤,소금·후추로 간을 해서 만든다 ⑤김밥처럼 만 뽀삐아 사보이를 한 입 크기로썬 다음 좋아하는 소스를 뿌려 먹는다. ■도움말 소스나 쌀종이 안에 들어가는 재료는 새우대신 고기를 이용하는 식으로 각자의 취향에 맞게 응용할 수 있다.먹다 남은 뽀삐아는계란을 입혀 튀겨먹으면 좋다. 쌀종이는 남대문 수입상가나 대형할인매장에서 1봉지에 3,000원에 구할 수 있다. ★ 해물 돌솥비빔밥. 한식당 ‘사랑채’의 김재갑(45) 주방장이 코팅 후라이팬으로 3∼4인분을 넉넉히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재료비는 4인가족 기준 5,000원 정도. ■재료 패조개 30g,한치 30g,새우 1마리,홍합 1개,낙지 30g,무채 50g,콩나물·우엉조림·도라지·취·시금치 각각 30g,고명(날밤 1개,무순 5g,팽이버섯 10g,청경채 10g),깨소금,참기름. ■만들기 ①후라이팬에 밥을 넣고 나물·무채·콩나물을 밥 위에 사방으로 놓은 다음 그 사이에 한치 등 해물과 고명을 얹는다 ②팬이달궈진 뒤 연기가 살짝 오르면 참기름,깨소금을 뿌린다. ■도움말 밥에 물과 간장을 1:1비율로 섞고 설탕,고춧가루 등을 넣은양념장을 뿌리면 좋다. 비빕밥은 무채를 많이 넣을수록 맛이 난다.오징어,쭈꾸미,굴,조개살 등의 해물을 써도 좋다. 윤창수기자 geo@
  • [먹거리 축제를 찾아서] (19)한려수도 굴

    바다에서 건진 단백질 덩어리로 일컬어지는 굴이 맛있는 계절이 왔다. 1599년에 간행돼 서양에서는 식생활의 교범이 된 ‘버틀러의 식사지침’은 영문 R자가 붙지 않은 달(5∼8월)에 생산된 굴은 먹지 말도록 권하고 있으며,11월에 채취한 굴이 가장 맛있고,약효가 높다는 동의보감의 기록에서 보듯이 요즘 채취하는 굴이 최고다. 통영굴수하식양식수협이 소비자들의 친밀감을 높이고,내수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한 ‘대도시 순회 한려수도 굴축제’가 16일부터 서울·대전·대구·광주 등지에서 24일까지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생굴 및 굴요리 무료 시식회를 갖고 남해안 청정해역에서 생산된 굴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요리강습도 한다.행사기간중 판매는 안하지만 매일 3,000명에게 1인당 생굴 150g씩 무료로 나눠준다. 인류가 굴을 식용으로 사용한 역사는 깊다.유럽에서는 기원전 95년쯤 로마인 세르기우스 오라타가 양식을 시작했다.동양에서는 5세기무렵 중국 남북조시대때 대나무에 끼워서 양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우리나라도 선사시대 패총에서보듯이 역사가 오래된 것으로 보이지만 기록상으로는 1454년(단종 2년) 공물용으로 양식한 것이 처음이다. 옛부터 굴은 우수한 영양식품으로 호평받고 있다.담백질 함량이 10%로 어류의 평균 20%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우유의 3%에 비하면 3배 이상 많다.영양분의 소화흡수율이 높아 유아나 어린이,노인 및 병약자들이 먹기 좋은 영양식품이다. 굴은 동양인못지않게 서양인도 좋아한다.굴에는 에너지의 원천인 글리코겐과 성호르몬을 활성화시키는미량영양소 아연(Zn)이 다량 함유돼 있어 최음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Eat oyster,love longer(굴을 먹어라,보다 오래 사랑하리라)’고하는 격언이 전해질 정도다. 굴요리는 종류도 많다.어린이 간식이나 술안주용으로 굴튀김이 좋고,병후 영양식으로는 굴밥이 그저그만이다.굴해장국은 주당들의 쓰린속을 확 풀어준다.프랑스인들은 반쯤 깐 생굴에 치즈를 얹고 소스를쳐서 먹는다. 굴축제는 첫날 행사는 서울 충정로 해양수산부 앞에서 열리며,17일에는 과천종합청사 민원실,18∼19일 대전 동방마트,21∼22일 대구 대백프라자,23일 광주 신세계백화점,24일 여수시청으로 이어진다. 김장철을 앞두고 있는 주부들은 좋은 굴 고르는 요령과 요리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다.가장들도 줄리어스 시저가 영국 템즈강 하구에서나는 굴을 얻기 위해 대군을 이끌고 도버해협을 건넌 의미를 느껴봄직 하다.문의 (055)645-4511∼3. 창원 이정규기자
  • 제20회 농어촌청소년 대상발표/ 본상

    * 농업 宋海東씨. ■93년 군제대후 영농에 정착,가평의 특산물인 포도 과수원 조성으로소득증대에 노력해왔다.98년에는 포도착즙기 설치,천연포도즙 생산가공 판매로 부가가치를 올리고,인근 농가에까지 파급해 소득향상에기여했다.화학비료 사용을 줄이고 유기농법으로 저공해 농산물을 생산해오고 있다.가평군 특수사업으로 민족문화계승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농업 韓在順씨. ■91년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4-H회 총무를 맡으면서 참깨 과제포 600평을 운영하고 공동자금 200만원을 조성했다.96년 집중호우가 일어났을때는 4-H회원 50여명으로 특별구호반을 편성,10ha의 농경지를 복구하고 수재물품 200점을 전달했다. 내고장 가꾸기사업의 일환으로 꽃길 2㎞를 조성하기도 했다. * 농업 愼在明씨. ■93년부터 4-H면회장,도총무,도감사를 맡아 면 연합회 사무실에서 학생회원 공부방을 운영하고,학교 4-H지원을 위한 국화를 가꿔왔다. 무연고 묘 벌초 작업용 기계 5대 구입을 지원하고,야영교육용 텐트20조를 구입해 군연합회에 기증하는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복숭아 2,000그루를 심어 진안군 도화원 조성사업에 기여했다. * 농업 金原坤씨. ■한우,개,멧돼지 사육 및 참외·밤·벼 재배로 1억3,35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97년 2,000평,98년 2,200평,99년 3,000평,올해 1,200평 등 휴경답경작을 왕성하게 펼쳐왔다. 무의탁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을 매월 방문하는 등 봉사활동도 꾸준하게 하고 있다. * 농업 劉允吾씨. ■비닐하우스 시설을 이용한 고랭지배추 육묘 상업화를 시도,고소득을올렸다. 자가톱밥 시설을 갖추고 지력증진을 바탕으로 한 고품질 우수농산물생산기반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5년주기 객토 실시와 토양유기물 함량 향상을 위하여 매년 300평당 2t의 우드칩을 전면살포하고 있다.농업신기술 도입 등으로 농가간 농업기술 격차해소에 주력해왔다. * 농업 盧載相씨. ■청풍명월 주말농장 기반조성 사업을 대행하여 농협 청년부 공동기금을 조성했다.휴경논을 이용한 유기농업 시범포운영으로 친환경농업을보급했다.농협청년부 기금으로 관내 초등학교에 매년 40만원씩을 기탁,결식아동을 지원했다. 수박 작목반을 결성하여 품질좋은 우수 농산물을 생산해 농가소득을높이고,소비자와 생산자가 직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 농업 裵權世씨. ■92년 영지버섯을 장흥군에 최초로 도입,고소득 작목으로 정착시켰다. 이후 영지버섯 작목반을 만들어 규모화 영농 및 조직력을 강화했다. 향유 원료의 100% 국산화 추진으로 외화 절약에 일익을 담당했다. 전남 농협 벤처농업인 연구클럽 감사를 지내는 등 ‘벤처농업 연구클럽’을 조직,연구하는 농업인상을 정립했다. *농업 韓盛弼씨. ■국내 최초로 새송이버섯 동굴 시험재배에 성공,새로운 소득자원으로농업인의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안전하고 품질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친환경농업을 실천해왔다. 지역의 농업경영인과 함께 휴경지 3,000평을 경작하여 경영인 공동기금으로 적립하는 등 식량생산 증대에 노력해왔다. 청년부 공동소득사업을 높이고,지역개발 사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수산 金鎭萬씨. ■96년도 어업인 후계자로 선정되어 3,000만원의 지원자금 등으로 현대화된 어선을 구입,소득증대에 힘썼다.어입인후계자가 되기전 소득이 1,850만원에서,99년에는 무려 8,500만원으로 늘었다.94년부터 청년회장을 맡아오면서 매년 마을과 항포구에 쌓여있는 각종 쓰레기 제거지도로 50t을 수거처리하는 한편 마을 하수도 정비 등 해양오염 방지 등에 노력했다. *수산 許吉浩씨. ■대학졸업후 다른 취업의 기회도,어촌생활에 반대하는 부모님의 만류도 뿌리치고 고향 앞바다를 가꾸겠다는 일념으로 어촌에 정착했다. 80년 후반부터 침체에 빠진 피조개양식사업을 어장 환경개선과 적정시설 준수로 생산성을 크게 늘렸다. 97년 ha당 2,200만원이던 수익이 98년에는 2,300만원,99년에는 3,500만원으로 늘었다. *수산 趙薰基씨. ■당초 굴양식을 하던 것을 지역 특성에 맞는 전복 육상양식으로 바꿔고소득을 올렸다. 고소득 품종 양식으로 98년 1,800㎏이던 생산량이 99년에는 3,000㎏으로 늘어났다.순수익도 98년 1억100만원에서 99년에는 1억8,000만원으로 증대됐다.지역의 청년들을 자신의 사업장에서 일하도록 기술을전수하고 숙식을 제공,어촌에 정착할수있는 기반확보에 기여했다. *수산 金長石씨. ■집안의 가장,청년회 총무,마을의 반장 등을 겸하면서 낮에는 조업하고,밤에는 야간에 학교를 다니는 성실성으로 중학교를 졸업했다. 또한 다른 어업인들에게도 정보를 제공,고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마을의 치안 및 환경정화,불법어업 근절 등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2)나그네살이

    *우리 입맛에 꼭맞는 쌀요리 '밀라노 리조트' 일미. 밀라노는 유럽 북쪽과 서쪽으로 통하는 중심에 있기 때문에 들어갈때나 나갈 때에도 기차를 갈아타기가 편리한 곳이다.밀라노는 스위스 오스트리아와 접경 지역인 롬바르디아 지방의 대도시인 셈인데 그래서인지 버터 치즈 같은 낙농품과 쇠고기 돼지고기 가금류 같은 육류요리가 다양하고 특히 우리네 입맛에도 맞는 쌀 요리인 리조토가 유명하다.밀라노의 디자인은 뉴욕이나 파리를 앞서는데 거리에는 예쁘고 세련된 아가씨들이 넘친다. 밀라노식 토르텔리와 라비올리는 말하자면 우리네 만두와 같은 음식이지만 수프처럼 주요리가 나오기 전에 먹는 파스타의 일종이다.쇠고기나 돼지고기를 다지거나 뭉근하게 오랜 시간 익혀서 크림처럼 만들어 갖은 양념과 파마산 치즈로 조미하여 밀가루 반죽을 얇게 밀어서속을 넣어 뜨거운 육수에 담아낸다.먹어보면 영락없는 우리네 만두국이다. 밀라노의 쌀 수프는 우리 입맛에 맞아서 우연히 먹어 보고는 떠날 때에도 일부러 찾아서 먹었을 정도였다.샐러리,당근,호박,데쳐서 씨를뺀 토마토,감자,파슬리,마늘,돼지고기 삼겹살 등을 잘게 썰어서 준비한다.팬에 잘게 다진 고기와 양파와 잘게 썬 삼겹살을 넣어 볶다가바실리코 잎과 샐비어 잎이며 완두콩이나 강낭콩을 넣고 함께 볶아준다.냄비에 물을 붓고 위의 것들을 간하여 오랜 시간 감자가 뭉개지도록 끓인다.국물이 꺼룩해졌을 때 양배추와 쌀을 넣고 좀 더 끓여서 파마산 치즈를 뿌려서 낸다. 쌀로 만드는 음식으로 이태리 전국에 걸쳐서 각 지방의 특성을 살린리조토가 있다.리조토는 이를테면 쌀죽이나 볶음밥 같은 식이 대부분이다.수제비나 밀가루 경단 비슷한 뇨키와 리조토를 별 재료없이도간단하게 조리해 먹을 수가 있는데 내가 베를린 시절에 이태리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유학생 친구에게서 배운 것이다. 밀가루와 소금 그리고 버터와 파마산 치즈 가루만 있으면 된다.소금에 간하여 밀가루 반죽을 해 놓는다.반죽을 조금씩 동그랗게 떼어 내어 끓는 물에 떨어뜨려 삶아낸다.뜨거운 경단(뇨키)을 녹인 버터로버무리고 그 위에 파마산 치즈 가루를 뿌려서 낸다. 쌀과 버터 파마산 치즈와 달걀만 가지고 맛있는 리조토를 만들어 먹을 수가 있다.쌀은 소금 친 끓는 물에 삶는다.접시에 녹인 버터와 파마산 치즈와 달걀 노른자를 놓고 삶은 쌀을 건져서 뜨거운채로 살살섞어서 먹는다. 괴테는 이태리 기행에서 베네치아의 인상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내가 타고있던 배에 첫 번째 곤돌라가 다가왔을 때 나는 이십 여년쯤 잊어버리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장난감이 생각났다.아버지는 이탈리아로 여행을 갔다가 아름다운 곤돌라 모형을 사왔는데 내가 그것을 가지고 놀아도 된다고 허락했을 때 나는 매우 기뻤다.맨 처음 다가온 곤돌라의 그 빛나는 철판 뱃머리와 검은 선체가 모두 오랜 친구처럼 나를 맞이해 주었다. 안내자도 없이 동서남북의 방위만을 확인하면서 도시의 미로 속으로들어갔다. 도시는 크고 작은 운하들이 이리 저리 교차되고 있지만 그 위로는 크고 작은 다리들이 연결되어 있었다.이 도시 전체가 얼마나 좁고 번잡한지는 직접 보지않고는 상상하기 힘들다.골목의 폭은 대개 두 팔을벌리면 닿을 정도였다.아주 좁은 곳에서는 두 팔을 옆구리에 대고 있으면 팔꿈치가 닿는다.물론 가끔 가다가 좀 넓은 길도 있고 여기 저기 작은 광장도 있긴 하지만 비교적 모든 곳이 좁다고 할 수 있다.”200여 년이 훨씬 지난 오래 전의 묘사였지만 지금도 베네치아는 그때와 거의 변함이 없다.내가 묵었던 운하 옆의 펜시오네 뒷편은 이곳의 택시인 곤돌라가 모이는 정류장이었는데 밤 늦게까지 사공들이 떠드는 소리와 높다란 테너의 노랫소리로 조용할 때가 없었다. 괴테도 그들의 경박한 소음을 불평하면서도 나중에는 나처럼 유쾌한기분으로 바뀌면서 이태리의 대중과 친밀해진다. 여러 개의 섬으로 나뉘었지만 다리와 운하로 모두 연결된 베네치아의 중심지는 산 마르코 광장이었다.모든 길은 로마가 아니라 베네치아에서는 산 마르코 성당이 있는 광장으로 통한다.베네치아의 뒷골목에는 크고 작은 여러 식당이 있지만 특히 중심가인 광장 뒷편의 아름다운 소상점들이 있는 골목길 사이 사이에 맛있는 식당들이 있었다.도시의 버스격인 바닥이 편편한 승합 배와 택시인 곤돌라로 연결되지만 누구나 미로 같은 골목과 광장과 다리를 건너 슬슬 걸어서 섬의 맨끝까지 가볼 수 있다. 내 친구는 베네치아를 짙은 화장을 한 나이 든 창부에 비긴적이 있다.퇴페적인 슬픔 같은 것이 느껴진다는 소리인지.특히 노을에 비낀 바다와 고색창연한 건물들을 다리 위에서 조망하면서 나는 그 말을 기억해 냈다. 육지에 붙어있긴 하지만 섬이나 마찬가지인 베네치아에서 맛있는 것은 무어니 무어니 하여도 생선과 가금류의 요리다.코스 요리를 보면리조토나 수프의 재료도 조개,맛,홍합,오징어,새우,가재,멸치,정어리 등속으로 풍요하다.스파게티도 해물로 한 것이 가장 맛있고 주요리도 생선이 으뜸이다.화이트 와인과 더불어 먹기에 좋은 홍합탕과 굴은 나중에 뉴욕에 가서도 찾아서 먹곤 했다. 홍합을 마늘과 올리브 기름을 넣고 우리네 뚝배기 같은 질그릇에 끓여서 와인과 소금 후추를 넣어 양념한다.굴은 날 것 그대로 껍질을벌려 잘게 다진 파슬리와 올리브 기름과 레몬을 짜서 떨어뜨린 뒤에먹는다. 나는 지금도 집에서 토마토를 쓰지않고 싱싱한 낙지나 오징어새우홍합 조개 등을 올리브 기름으로 볶아서 마늘 월계수잎 파슬리로 양념하고 해물 육수와 화이트 와인으로 촉촉하게 한 다음에 국수를 넣어 올리브 기름과 파마산 치즈 가루로 끝을 낸 스파게티 마리나라를즐겨 만들어 먹는다.입맛에 따라서는 향신료를 넣을 때 붉은 고추를썰어서 함께 볶으면 매운 맛이 가미된다. 단테와 미켈란젤로,라파엘 같은 르네상스의 천재들을 낳은 피렌체는유럽이 아니라 동방 어느 벽지에 숨어있는 소읍내 같은 느낌이 드는곳이다.저녁 무렵에 미켈란젤로 언덕에 올라 앉아서 시내의 모든 교회와 둥근 돔이 장중한 두오모 성당에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중세로 돌아간 느낌이었다.공기와 바람 자체가평화 그대로였다.붉은 노을이 사라지고 어두워질 때까지 언덕에 앉아 있었다.나중에 로마에서 옛 폐허인 포로 로마노에 갔을 때에는 오히려 피냄새가 났지만. 빵 수프 리볼리타는 피렌체의 유명한 음식이다.토스카나 지방은 원래가 버섯과 육류의 꼬치 구이 요리를 알아준다.야채는 양배추나 샐러리 당근 감자도쓰고 양파 토마토 콩을 쓰기도 하는데 육수는 양고기 돼지뼈 소 내장을 쓰기도 한다.향신료와 양념은 마늘 파슬리 박하로즈마리 올리브기름 후추 등속을 쓴다. 재료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지만 빵 스프 종류는 위의 재료를 볶거나끓여서 육수를 내 수프 그릇 바닥에 빵을 담고 위에서 국물을 부은것이 공통점이다. 마늘 소금 후추 양념하여 올리브 기름이나 로즈마리로 맛을 낸 고기를 꼬치에 꿰어 돌려가며 굽는데 역시 재료에 따라 양고기 돼지고기메추리나 티티새 참새같은 작은 새를 굽기도 한다. 황석영
  • “DMZ 지뢰밭을 평화공원으로”

    “20세기 참혹했던 역사 현장을 21세기엔 평화생명의 텃밭으로…” 제3차 아셈(ASEM) 반대시위를 했던 전세계 비정부기구(NGO)대표 54명은 21일 강원도 철원의 비무장지대를 둘러보며 분단국의 쓰라린 현실을 체험했다.국내 NGO 관계자 33명도 자리를 같이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9시 건국대를 출발,오후 5시30분까지 철의 삼각지 전적기념관,옛 북한 노동당사,제2땅굴,경원선 최북단 월정리역,을지전망대 등 분단과 반목의 생생한 현장들을 찾았다. 특히 폭격으로 앙상한 뼈대만 남아 있는 옛 북한 노동당사 앞에서는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지대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지뢰밭에 평화생명공원 조성 ▲한국과 미국의 대인지뢰사용금지협약 가입 ▲전 인류가 참여하는 비무장지대 자연·역사·문화연구단 발족 ▲군축협상에 여성대표 참여 보장 등을이루기 위해 힘쓸 것을 다짐했다.선언문은 ‘무기거래반대운동본부’의 마틴 부록(38) 등 국내외 NGO 관계자 9명이 기초했다. 선언문 낭독이 끝나자 아일랜드의 민중가수 프란시스블랙(39·여)이 평화를 기원하는 노래 ‘나는 간절히 원한다(There is somethinginside so strong)’를 선창하자 곧 합창으로 변했다.끊어진 산하에세계 시민들이 부르는 통일의 노래가 울려퍼졌다. 독일인 롤란트 바인(32) 등은 “분단의 현장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면서 “남북한 관계 개선과 통일에 민간단체가 나서서 열렬히 지지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함광복(咸光福·51)‘한국 DMZ 평화생명마을 추진위원회’실행위원은 “오늘 아시아·유럽 활동가들이 갈라진 역사의 현장 한복판에서희망의 씨앗을 뿌렸다”면서 감격했다. 제2의 땅굴은 벽안의 외국인들에게는 ‘충격’이었다.‘헝가리 평화를 위한 비폭력운동본부’의 라슬로(28)는 “북한의 남침 위협이 이정도인 줄 몰랐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마지막 방문지인 을지전망대에서는 망원경을 통해 북녘과 함께 갈대에 덮인 미확인 지뢰지대를 살펴보았다. 철원 조태성기자 cho1904@
  • 마돈나 멈추지않는 새 영역 개척정신

    ‘호랑이굴로 뛰어든 성녀’지난달 18일 새 앨범 ‘뮤직’을 전세계 동시발매한 미국 팝가수 마돈나가 대화형 온라인 뮤직비디오를 웹사이트로 유포한다.온라인 뮤직파일 교환 사이트 ‘냅스터’를 결사반대했던 그였기에 그의 새로운 시도가 어떤 파장을 몰고올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지에 따르면 쇼크웨이브 닷컴(www.Shockwave.com)은 자체 개발한‘플래시(Flash) 소프트웨어’ 기술로 제작한 ‘뮤직’의 온라인 만화 비디오를 선보였다.웹 서퍼들은 뮤직 비디오가 작동할 때 자신이필요한 영상이나 만화의 연속동작들을 클릭해 저장했다가 취향대로편집하고 자신이 편집한 내용을 이메일로 친구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팬서비스의 새 지평을 연 셈이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 ‘뮤직’은 빌보드 차트 팝싱글 3주연속 1위에올라있고 유럽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테크노와 일렉트로니카 사운드에의 경향성을 싱글 ‘뮤직’에서 드러낸 바 있는 마돈나의 이번 앨범은 지난 83년 데뷔한 이래 개인 통산 12번째. ‘레이 오브 라이트’가 유럽 스타일의 신비스럽고 감각적인 면을 추구했다면 이번 앨범은 다소 빠른 템포의,미국적 댄스음악에의 지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이같은 경향으로 ‘뮤직’과 ‘임프레시브 인스턴트’‘러너웨이 러버’ 등이 있다. 마돈나는 이번 앨범을 제작하며 ‘우리를 뛰쳐나오려고 하는 동물’같았다고 한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바 있다.“그동안 가정생활에만 충실하다보니 공연하고 춤추고 여행가고 그런 에너지”를 축적하게 됐고 이를 한꺼번에 쏟아냈다는 얘기인 셈이다. 우리 기준으로 볼 때 마돈나는 ‘맏언니’다.마흔넘은 나이에 딸 하나를 키우면서 여러 뮤지션들에 영향을 끼칠만한 음악적 실험을 계속하고 워너 브러더스 산하 매버릭 레코드사를 훌륭히 운영하는 경영인으로서 괄목할 성과를 올리고,앨리나스 모리셋과 데프톤즈를 발굴한프로듀서로서의 면목 등 그의 오딧세이는 가히 끝이 없다. 임병선기자
  • EBS 다큐 ‘개미’ 촬영현장

    지난 6일 강원도 정선군 동강 기슭.인적마저 뜸한 오지에서 문동현PD 등 EBS 촬영팀은 밭두렁 위에 카메라를 들이댄 채 한동안 움직일줄을 모른다.가까이 가 보니 아무것도 없어 보이던 땅 위에 조그마한곤충들이 질서정연하게 먹이를 나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EBS 다큐멘터리 ‘개미’의 촬영현장이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개미는 모두 120여종.도심의 보도블럭 사이에서도,아파트 베란다에서도 흔히 눈에 띈다.촬영팀이 산골까지 찾아든것은 이곳에 일본왕개미의 대형 군락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날취재팀이 발견한 군락은 10m가 넘는 것으로 수 만 마리의 개미가 살고 있는 ‘도시’였다. 우선 개미 군락의 출발은 공주개미의 ‘혼인비행’에서 시작된다.촬영팀이 공개한 필름에는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 공주개미들이 돌이나 나뭇잎 위로 기어오르는 장면,마치 결혼식을 축하라도하듯 일개미들이 굴 밖으로 나와 정렬해 있는 장면 등일본왕개미,곰개미 등의 혼인비행 장면이 정밀하게 담겨 있다.혼인비행을 끝낸 뒤에야 비로소 공주개미는 여왕개미가 돼 알을 낳는다. 촬영팀은 ‘개미’보다 ‘개미 군락’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다.개미는 군락을 생존의 단위로 삼기 때문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이 ‘개미와 베짱이’에 나오는 것처럼 모든 개미는 부지런하다고 생각하지만실제로 일하는 개미는 군락 전체 개미 가운데 20∼30%에 불과하다.문PD는 “사람도 한 부분을 쓸 때는 다른 부분은 쉬기 마련”이라면서“70% 이상의 개미가 쉬고 있는 것도 군락 전체로 이해해 보면 이러한 이치와 같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제주왕개미 등 보기 힘든 한국 고유종 개미,개미와 진딧물의공생관계, 개미의 천적,페로몬을 통한 개미의 의사소통 등도 다큐에포함될 예정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 돌아온 서태지 ‘하드코어’ 타고 팬들 곁으로

    언더밴드들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하드코어 장르가 주류 음악시장 진입에 성공할까. 8일 솔로 2집 ‘COME 0908’을 발표한 데 이어 9일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팬들의 열광적인 성원속에 컴백공연을 치른 서태지의 제2음악인생을 관전하는 포인트. 강렬한 헤비메탈과 랩을 절묘하게 결합해 현실에 대한 강한 저항의지를 표출하는 하드코어(또는 핌프 록)는 90년대 중반 국내에 유입됐으나 주류시장 입성에는 한계를 보여왔던 것이 사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의 눈치를 보지 않는 그의 선택은 그래서 뮤지션으로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하려는 ‘모험’으로도 읽힌다.그가 4년7개월의 미국생활을 접고 돌아와 하드코어를 ‘조준’된 것은 당연한귀결이라는 시선도 있다.미국의 주류음악이 하드코어이고 국내 시장을 이끄는 10대들도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앨범 수록곡들은 거친 기타음이나 컴퓨터음,스크래취를 주조로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를 숨쉴틈없이 내뱉지만 미국이나 국내 언더밴드의그것에 비해선 ‘소프트’한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멜로디를 살리고 래핑의 볼륨을 높여 드럼과 기타 소리에 파묻히지 않게 하는 등이 장르를 처음 접하는 10대 팬들을 배려한 흔적이 짙다. 세션 연주인들의 뛰어난 실력과 노이즈 없이 깨끗한 믹싱기술은 분명높이 사야할 대목.타이틀곡 ‘울트라맨이야’는 그의 여리고 귀여운목소리를 맛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곡으로 다른 곡들에선 내지르고포효하는 목소리를 맛볼 수 있다.‘날 바꿨던 어떤 답안지’라는 가사에는 제도교육에 대한 원망을 담았고 이는 곧 ‘마니아가 영웅’이라는 메시지로 발전한다. ‘너 다시 내게 짖궂게 굴 땐 가만 안두리라’라든가 ‘네 잣대로다우릴 논하다 조만간 넌 꼭…’ 등으로 팬들과의 결속을 강조하고 그를 둘러싼 외부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았다. 질주하는 기타와 드럼 연주와 다채로운 리듬 패턴의 변화,저질이 판치는 인터넷 세상을 겨냥해 속사포같은 조롱을 내뱉는 ‘인터넷전쟁’은 단연 발군.부패한 사회를 꼬집은 ‘대경성’ 등에선 그의 사회비판 인식이 더욱 묵직해졌음이 느껴진다. 연주곡 ‘표절’에선 자신의 노래를 살짝 표절(?)하는 재치도 발휘하고 마지막 트랙을 8분 기다리면 히트곡 ‘너에게’가 메탈로 편곡돼흘러나온다. 앨범이 나오기 하루 전 인터넷에 MP3 무료다운 사이트가 등장하고 레코드점에는 그의 음반을 구입하려는 행렬이 이어질 정도로 폭발적인반응을 얻고 있다. 일부 평론가들은 ‘새로울 게 없다’라든가 ‘대중이 그를 지지할 지의문’이라는 유보적인 입장으로 뒷걸음질치고 있는 반면 팬들은 ‘기다린 보람이 있다’(유선옥씨)고 반색한다. “처음엔 어색하고 낯설었지만 들을수록 음악의 중독성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과거 그의 데뷔때 전문가들이 짜게 평점을 매겼던 일이 자꾸 떠오르는 건 왜일까.기획력에 짓눌려 발라드와 댄스로 판박이된 가요계에그의 하드코어가 얼마나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지 사뭇 궁금하다. 임병선기자 bsnim@
  • 한가위 제수용품 ‘속’보는 눈썰미 중요

    윤기가 반질반질 도는 사과가 있다.그 옆의 사과는 돌기가 점점이박혀있는 게 윤기도 덜하다.앞의 것을 집는 사람은 분명 ‘초보 주부’다.옥돔 매장에서 덩치 큰 것을 덥썩 집어든 사람도 마찬가지다.백화점 식품담당 구매 전문가들이 말하는 추석 제수용품및 선물세트 고르는 요령을 소개한다. [육류] 선명한 적색을 띠는 것이 좋다.수입육은 암적색을 띤다.살코기속에 지방이 고르게 분포돼 있을수록 연하고 고기맛이 좋다. 지방질의 색깔은 흰색이나 연한 우윳빛을 골라야한다.고기맛이 질기기 십상이다.좋은 고기는 손질할 때 도려내야 하는 겉지방이 많은 만큼 가격이 비싸다.체구가 작은 한우일수록,숫소보다는 암소가,어른소보다는 어린소가 고깃결이 곱다.냉동저장 후 해동된 고기는 윤기가떨어진다. [수입갈비] 한우는 갈비 사이의 폭이 좁고 안창살이 많은 반면 수입육은 폭이 넓고 안창살이 없다.고깃결이 한쪽 방향으로 나 있으며 지방이 골고루 퍼져있는 것이 맛있다. [생선류] 눈알이 맑고 투명하며 볼록 튀어나온 것이 좋다.배를 눌렀을 때 단단한 느낌이 나고 아가미가 선홍색인 것이 신선한 제품이다. 물이 나오는 제품은 냉동후 해동했거나 잡은 지 오래됐을 확률이 높다. 굴비는 배나 아가미에 상처가 없고 머리가 둥글고 두툼할수록 맛이좋다.굴비 고유의 노란 빛은 필수.머리에 비늘이 많이 붙어있는 게신선하다.중국산이 크게 늘고 있어 원산지와 가공지 표시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묶음의 크기가 일정한 지도 봐야한다.옥돔은 특유의붉은 빛을 띠되 큰 것보다는 중간 정도 크기(350∼600g)가 맛이 좋다.가공한 지 오래된 제품은 검은 빛을 띤다. [수입조기 및 명태] 수입조기는 비늘이 거칠고 꼬리가 길며 넓은 편이다.또 옆구리의 줄이 선명치 않고 머리 아래 부분이 회백색 또는흰색을 띤다.국산조기는 붉은 색에 몸 전체가 두툼하고 짧다. 수입조기는 유난히 몸에 광택이 나므로 일단 붉은 색이 아니면 수입산으로 의심해볼 만하다.특히 중국 인도네시아산 원양조기는 몸 전체가 회색 혹은 흰색이고,눈 복부 지느러미만 붉은 색을 띤다. 수입 명태는 몸길이가 46㎝정도로 국산(40㎝가량)보다 크다.가슴지느러미는 검정색을 띠며 주둥이 밑에 아예 수염이 없다. [과일류] 배는 색깔이 맑고 꼭지부분이 튀어나오지 않은 것이 순종배이다.배꼽 부분은 넓고 깊을수록 씨방이 작아 과육이 많다. 사과는 너무 매끄럽거나 윤기가 많이 나면 오히려 맛이 떨어진다.껍질에 작은 점이 많이 박혀 있을수록 상품(上品)이며 붉은색 줄무늬가 밑동까지 연결된 게 맛이 좋다.꼭지 부분이 갈라진 것은 맛이 떨어진다. [대추] 색깔이 선명한 것을 고르되 전체적으로 탱탱한 모양에 달짝지근한 향을 풍기는 것이 좋다.국산은 윤이 나고 껍질이 깨끗하다. [오징어] 몸통이 두껍고 가운데 다리나 바깥쪽 다리나 굵기가 일정하게 같아야 육질이 쫄깃쫄깃하다. (도움말 주신분=신세계백화점 식품매입부 임대환 부장,현대백화점식품팀 김찬 과장,뉴코아백화점 식품팀)안미현기자 hyun@
  • 여의도 클릭/ “당신 깡패 출신이야?”

    “당신 깡패 출신이야.국회의원이 묻는데 어디서 발딱발딱 일어서” “의원들이 묻는다고 다 대답하는 것이 민주주의요?” 28일 오후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터져나온고성(高聲)의 일부다.앞의 것은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의원의 말이고,뒷말은 유지담(柳志潭) 중앙선관위원장의 것이다.이날 한나라당의원들은 최병렬(崔秉烈) 부총재를 단장으로 모두 67명이 선관위를항의 방문,민주당의 총선비용 실사개입 의혹을 따졌다.3층 대회의실에 모여 3시간 남짓 선관위 관계자들을 다그쳤다.“선관위는 헌법기관으로서 엄정중립의 자세로 공정하게 선거비용을 실사했다.민주당이무슨 말을 했든지 우리와는 관계가 없다”. 유 위원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추궁에 1시간 가량 같은 말을 되뇌었다.하지만 민주당 ‘개입’의 단서를 잡아내려는 한나라당 의원들은 집요했다. 겉도는 질문과 답변에 양측은 점차 격앙돼 갔고, 자리를 뜨려는 유위원장을 한나라당 의원들이 몸으로 제지하면서 결국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헌법기관인 선관위원장을 이런 식으로 추궁하는 것은 국기를 흔드는 일이요”(유 위원장),“그런 식으로 뻣뻣하게굴지 마요. 국회의원도 헌법기관이야”(이 의원) 맞는 말이다. 국회의원도 헌법기관이다.그것도 국민을 대표한다. 국민적 의혹에 대해 마땅히 진상을 가릴 의무와 권리가 있다.문제는 절차와 격(格)이다.더구나 발언 수준은 상식 이하다.총선비용 실사개입의혹이 정치권에 파장을 몰고 오면서 한나라당은 사활을 건 일전을채비하는 모습이다.그리고 전장(戰場)을 장외로 잡았다.정기국회가모레(9월 1일)로 닥쳤건만 한나라당은 국회의사당 대신 거리로 향하고 있다.중앙선관위 집단 항의방문도 국회를 등진 장외투쟁의 하나다. 정치수준은 곧 국민수준이라던가.국회를 떠난 국회의원의 폭언에 국민 전체의 격(格)마저 급전직하(急轉直下)하고 있다.안타까울 따름이다. 진경호 정치팀기자
  • 벤처사업가 조영근씨 고춧가루 살균방법 특허출원

    40대 한 벤처사업가가 세균문제로 일본 수출 길이 막혀 있는 고춧가루를 맛과 향,색깔의 변화없이 세균을 죽이는‘고춧가루 살균방법’을 발명했다. 경남 통영시 해원식품 대표 조영근(曺永根·43)씨가 발명,현재 특허청에 특허출원 중인‘고춧가루 살균방법’은 국내 고춧가루 업계나일본에서도 그 살균법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분야다. 우렁쉥이와 굴을 원료로 한 젓갈 제조 방법을 특허출원해 지난 1월10일 통영시 무전동에 벤처기업 해원식품을 창립한 조씨가 고춧가루에눈을 돌린 것은 젓갈을 일본으로 수출하던 지난 2월부터다. 김치를 비롯한 한국 음식이 일본인의 입맛에 접목되면서 고춧가루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일본의 까다로운 식품 검사 규정으로한국산 고춧가루의 일본 수출이 불가능한 사실을 알고난 뒤였다. 조씨가 발명한 고춧가루 살균 처리 특징은 원료의 변형이나 약품의투입 없이 진공 포장 상태에서 고온 및 저온살균을 통해 잔류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2차 오염 없이 유통이 가능하도록 한 점이다. 조씨는 이같은 공정을 통해 일본 식품규정을 능가하는 밝은 적색의색도와 13∼14%의 수분,매운맛을 내는 효소의 변질 없이 일반 세균수를 일본 음용식품 기준치 1g당 10만마리(배양 기준)보다 훨씬 적은 1만마리 이하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조씨는 이같은 살균 방법이 알려지자 최근 일본 수입상들로부터 고춧가루 수입 상담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연간 고춧가루 시장 규모는 2,000억원대에 이르는데 수출 길이 열릴 경우 국내 고추 생산농가의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영 이정규기자 jeong@
  • [새천년 우리고장 핫 이슈] 당진 행담도 개펄 매립

    충남 당진군 신평면 매산리 행담도(行淡島).11월 개통되는 국내 최장(7.31㎞)의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가 통과하는 섬이다.섬 주변의개펄매립을 놓고 찬반논쟁이 뜨겁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6월 22·23일 당진군 송악면과 신평면에서 주민설명회를 갖고 매립면적과 건립시설 등 행담도 개펄매립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당진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즉시 개펄매립반대 성명서를 냈으며 지난달 6일에는 ‘행담도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또 같은 달 20일 중앙,경기도 평택,충남 천안·아산 등 전국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20여명과 함께 ㈜행담도개발을 방문해 개펄매립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당진군,평택시 주민과 사회단체 등이 참가하는 ‘행담도 대책위원회’를 각각 구성,도로공사 본사를 항의방문하는 등 개펄매립을 저지할 때까지 지속적인 반대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매립 계획 한국도로공사는 행담도 북쪽 개펄 10만5,000평을 내년 1월 시작해 2002년까지 매립하고 2004년까지 관광시설을 지을 계획이다.현재의 섬 부지면적 6만9,100평으로는 해양복합 관광휴게 시설을만들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서해대교 개통과 함께 섬부지에 들어설 3층짜리 휴게소와 주차장은 지난해 10월 착공,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10만평의 과천 서울랜드보다 큰 매립지에는 9,000평 규모로 동양 최대인 실내수영장과 해양수족관,호텔,선상카페,개펄생태공원,돌고래쇼장,전망대 등 각종 위락·숙박시설이 들어선다.3만평엔 9홀짜리 골프장과 골프연습장이 조성된다. 모두 2,470억원이 드는 이 사업을 위해 도로공사는 지난해 5월 싱가포르의 이콘(ECON)사,현대건설과 함께 ㈜행담도개발을 설립했다.도로공사는 수익금을 이콘사 63.9%,현대건설 26.1%,도로공사 10%의 비율로 나눠가지며 2035년까지 운영한 뒤 국가에 기부채납할 계획이다. 행담도는 지난 2월 중순까지 20가구 주민 50여명이 개펄에서 바지락과 굴을 따고 염소를 방목하며 살았으나 보상을 받고 모두 떠났다. ◆도로공사 입장 개펄매립에 따른 부가가치를 들고 있다.매립지에 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하면 하루 2만명의 이용객이 3만명으로 크게 늘면서 연간 모두 200억원의 매출액이 예상된다.지역 주민 고용효과도 1만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보이고 있다.충남도는 연간 150억원,당진군은 22억원의 지방세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매립예정지가 돌과 모래가 섞인 지역이어서 환경훼손도 크지 않다고 강조한다. ◆주민과 환경단체 입장 당진환경운동연합은 “매립예정지는 개흙이섞인 곳으로 바지락,굴,게 등이 순수 개펄보다 더 많이 산다”고 반박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행담도 주변 개펄 수십만평에서 신평면 매산리 자연마을인 ‘음샘’과 송악면 복운리와 한진리 주민이 1인당 하루 40㎏의 바지락을 잡을 경우 연간 364억원쯤 번다고 밝혔다.또 바지락을캐러오는 관광객들이 내는 뱃삯 44억원과 겨울에 따는 김,굴 등 각종어패류 생산 수입까지 합하면 이들 어민의 총수입은 연간 1,000억원이 넘어 매립후 개발에 따른 수입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한다.특히 썰물 때만 드러나는 ‘풋동’이란 개펄에서 평생 바지락과 굴을 잡아온한진리 주민들은 “매립공사가 이뤄지면 양식장에 황토가 쌓여 망가진다”며 “행담도에관광단지가 조성되면 우리 마을을 찾던 관광객도 모두 빼앗겨 지역경제가 위축된다”고 반대했다. ◆전문가 의견 학자들은 대부분 매립을 반대하고 있다.아산만은 물새수십종과 어패류 수백종이 사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로 평가되고있다. 충남대 해양학과 이태원(李泰源·50) 교수는 “아산만 개펄은 생물의 다양성이 뛰어난 지역이지만 갈수록 어패류가 줄고 있다”며 “개발은 단기적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조류학자인 공주대 조삼래(趙三來·48) 교수도 “아산만 개펄은 시베리아에서 호주까지 가는 나그네새인 흑꼬리도요새의 동북아 최대 도래지”라며 “더 이상 개펄훼손은 안된다”고 말했다. 당진 이천열기자 sky@. *김정근 道公 사업개발부장. 한국도로공사 김정근(金正根) 사업개발부장은 “건설교통부로부터승인을 받은 사업인 만큼 개펄매립계획 백지화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주민과 환경단체가 반대하는데 개펄매립이 필요한가 섬 부지만으로는 휴게소 등 간단한 교통편의 시설밖에 설치할 수 없다.국제적인 해양관광단지로 개발하려던 당초 계획이 무산된다.외자유치에 대한 의미도 없어진다. 싱가포르 이콘사의 투자는 싱가포르와 우리 정부 사이에 맺어진 약속이다.매립계획이 취소되면 국가 신용도가 떨어지고손해배상을 해야 된다. 게다가 매립예정지의 개펄은 어차피 유실된다.2005년까지 경기도 평택시 포승공단 조성을 위해 해저면 준설이 이뤄지기 때문이다.지금도 아산항 건설사업이 추진되면서 조금씩 없어지고 있다. ◆골프장건설 계획은 어떻게 되나.주민 정서로 볼 때 거부감이 크다백지화될 가능성이 높다.우선 사업성이 낮다.골프공으로 인한 휴게소이용자등의 안전문제도 있다.골프장을 운영하면서 나타나는 농약으로인한 해양의 수질오염문제 역시 골치거리이다. ◆개펄매립에 따른 환경오염 저감대책은 주로 썰물 때 매립공사를 할생각이다. 또 매립지 외곽에 바닥부터 해수면까지 수직으로 잇는 오탁방지망을 쳐 부유물질의 해양유입을 막겠다. 시설운영으로 발생하는 오폐수는 환경선진국 싱가포르에서 만든 오수정화기 2개를 설치,방류수 수질기준 이하로 정화해 바다로 흘려보낼 계획이다.하루에 모두 900t을 처리할 수 있다. 정화된 오폐수 가운데 절반은 재활용하겠다. 당진 이천열기자. *김병빈 당진환경연합 사무국장. 당진환경운동연합 김병빈(金秉斌) 사무국장은 “행담도 주변은 아산만의 유일한 개펄지역으로 생태계 보존을 위해 매립은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름답던 당진의 리아스식 해안 86㎞ 개펄이 공단조성으로지금은 10여㎞밖에 남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도로공사는 매립공사를 강행하겠다고 한다 반드시 저지하겠다.같은입장인 평택환경연합 등 전국 환경단체와 연대,투쟁강도를 높여 나가겠다. 홍보에도 적극 나서 행담도 주변 주민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 뒤 도로공사 본사에 대한 항의방문과 해상시위 등을 통해 공사강행를 막아내겠다. ◆인근에 부곡공단 등이 있어 그냥 두더라도 개펄이 오염될 것이라는의견도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앞으로는 지자체와 기업이 환경협정을 체결하도록 돼 있어 기업이 폐수를 깨끗이 정화하지 않고는 방류할 수 없다. 또 행담도 앞 바다로민물을 방류하는 삽교호 및 아산호에 대한 수질정화 운동도 지속적으로 벌일 생각이다. 이럴 경우 행담도 주변 개펄은 오염되지 않고 아산만의 정화조 역할을 충분히 할 수있다. 현재 이 개펄은 농업용수로도 쓰기 어려운 두 담수호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정화하고 있다. 개펄이 훼손되면 주민에게는 환경재앙이되기 때문에 매립을 반대하는 것이다. ◆최선의 대안은 매립없이 휴게소 등만 짓는 것이다.정부투자 공공기관이 환경을 오염시키면서까지 이익을 추구하는 건 온당치 않다. 당진 이천열기자
  • 반세기만에 띄우는 편지/ 상봉단에 못든 北오빠께

    “그리운 오빠께.50년을 기다려 왔는데 500일인들 더 못 기다리겠습니까.저의 남매가 양보해 다른 이산가족이 먼저 재회의 기쁨을 누린 것이라고 여기면 돌아가신 부모님도 마음이 편안하실 것입니다” 안종순(安鍾順·65·여·서울 강남구 청담동)씨는 친오빠인 종국씨(70)가순위에 밀려 이번 8·15서울방문단에 들지 못하자 11일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을 접고 다음을 기약하며 오빠에게 글로써 이산의 아픔을 달랜다.곁에서동생 종점씨(鍾点·56·송파구 방이동)도 거들었다. 안씨는 “50년만에 오빠의 얼굴을 보게 될 줄 알았던 저와 동생도 크게 실망했지만 나이가 많은 오빠가 혹시 낙심해 쓰러지지나 않을까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다.안씨는 ‘곧 만나게 될테니 마음을 편히 가지라’라는 위로의말로 오빠를 안심시키기 위해 편지를 쓰기로 한 것이다. 안씨는 지난 달 28일 13살때 헤어진 오빠가 북한에서 자신과 동생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기적이 일어났다’고 여겼다.동생과 함께 대한적십자사로달려가 상봉신청을 한 뒤 설레고 초조한 마음으로 나날을 보냈다.그러나 지난 8일 오빠가 최종 100명의 방문단에 들지 못했다는 통보를 받고 하늘이 꺼지는 듯 했다. 적십자사 직원의 소매를 붙잡고 신청은 제대로 됐는지,생사 여부는 확인됐는지 등을 묻고 또 물었으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안씨는 북측이 내려보낸오빠의 흑백 얼굴사진을 쓰다듬으며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안씨는 “복사된 사진이라 얼굴이 뚜렷치는 않았지만 윤곽은 영락없는 젊은시절 아버지의 얼굴었다”며 그러나 “혹시 북에서 유명 인사가 아니라 이번방문단에 끼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어 가슴이 저린다”고 말했다. 오빠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여름 부모님과 3남매가 살던 경기도용인까지 인민군이 들이 닥쳤을 때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 안씨는 “오는 15일 북한에서 손님들이 오면 그분들을 통해 편지를 전할 수있기를 빌 뿐”이라고 말했다. 안씨의 편지는 “다음 이산가족 상봉때는 반드시 만날수 있으니 그때까지몸 건강하세요.”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전남 신안 임자도,드넓은 백사장·해당화…한폭의 동양화

    어느새 말복. 벌써 동해 물은 차가워져 옷 벗어제끼고 바다에 뛰어든 이들을 소스라치게만들 것이다.위력을 잃어가는 태양빛처럼 사람들의 발길과 가슴도 내리막길,아래녘으로 흘러드는 것일까. 지난 5일 광주를 거쳐 직통버스로 2시간 달린 끝에 전남 무안군 해제반도 끄트머리 점암마을에 섰다.말이 직통이지 할머니가 세워달라면 멈추고 ‘쩌기우리집’을 외치면 이내 서는,인정으로 달리는 버스. 울산에서 시작한 24번 국도가 마침표를 찍는 점암마을은 차량과 인파로 북적댄다.철부선으로 20분 거리인 신안군 임자도로 떠나는 이들의 발길이 머무는 곳.저마다 자동차를 배에 실으려 발을 동동 구른다.국내 최장의 백사장을자랑하는 대광해수욕장을 달려보려는 것. 대광해수욕장은 진리선착장에서 버스로 10여분을 더 가야 한다.무안군 해제와 신안군 지도를 잇는 연륙교가 열리기 전에는 목포에서 뱃길로 6시간이 걸렸다니 그 불편함이야 이곳 말대로 ‘징그러울’ 터이지만 그 덕에 섬은 고스란히 정취를 간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징그럽게 기요이”향토색 짙은 탄성이 줄을 잇는다.자그만치 12㎞인 해수욕장의 백사장,섬의북서쪽 대기리와 광산리를 잇는 대광해수욕장은 걷는데만 3시간이 넘게 걸리는 어마어마한 규모.하루 평균 이곳을 찾는 이가 3,000명을 헤아린단다.이들을 해수욕장에 풀어놓았지만 티도 안난다. 해수욕장 관리를 맡고 있는 대광개발사무소 나승방 계장(52)은 “수만명이흩어져도 티하나 안날 것인디 말이요,그눔의 배편 땀시 3,000명밖에 못 온단 말이요”라며 입맛을 다신다. 썰물때 폭 300m의 모래밭과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다.바닷가에서 뻘밭으로나아가 어른 아이 할 것없이 진흙을 온몸에 바르고 뒹굴다 이내 바닷물에 ‘첨벙’ 뛰어든다.해맑은 웃음이 해변에 왁자하다. 해수욕장 전체를 돌아보려니 엄두가 안나 자전거를 빌기로 했다.예상했던 대로 “뭐할라고 그라요”하는 핀잔이 날아든다.신분증과 돈을 건네려 하자 미용실 주인 아주머니는 “앗따,그런 거 받을라믄 차라리 안 빌려드리고 말지라우”하며 달아나버린다. 자전거로 30분 달린 뒤에야 대기리 해송숲 앞에 이르렀다.해당화가 그득하다.다른 해수욕장이라면 해수욕객에 짓밟혀,또는 6월에 확 피었다가 지고 말아 자취를 찾을 수 없을텐데 이곳에서만은 제대로 된 해당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대기리 앞바다 한가운데선 낚시꾼들이 낚싯대를 드리우는 장면도 심심찮게만날 수 있고 10명 정도가 양쪽에서 그물을 잡고 고기를 모는 ‘훌치기’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햇빛을 받아 은색이 더욱 선연한 갈치 치어를 그물에서 떼내느라 도시인은 포만감에 행복하다. 한 가족이 차지할 수 있는 해변이 500m 안팎은 될 것 같다면 과장일까. 해수욕장 가운데 새우젓배가 정박해있다.선주가 도시로 나간 형제 식구들을불러모아 피서를 즐기고 있다.배에서 풍덩 바다로 뛰어들고 난리가 아니다. 배에서 식사를 해결하고,참 괜찮은 피서가 아닌가. 이곳 해수욕장은 저녁 7시에도 물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물이 차갑지 않다. 엄청나게 큰 규모에 물린 이들이라면 바로 옆 엄허리해수욕장으로 발길을 돌려도 괜찮다.이곳 사람들은 ‘어머리’라고 부르는데 진리 샘다방 앞에서 왼쪽으로 꺾어 비포장도로를 30분 달리면 나온다.800m쯤 되는 백사장에 3∼4가족이 띄엄띄엄 안식을 즐기고 있다.이곳을 찾은 게 아침 8시인데 10여명의아이들이 물장난에 여념없다.부모들은 낚시와 늦잠에 빠져있느라 아이들은안중에도 없다.모래벌이 완만해 100m를 나가도 허리춤밖에 안차는 수심 덕분. 사실 임자도는 모래로 유명한 곳.“임자도 처녀는 모래 서말을 마셔야 시집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래가 많았다.대광해수욕장 바로 뒤쪽엔 이곳사람들이 모래치·물치라고 부르는 오아시스가 있다.이 섬 전체 16개 가운데 하나.모래가 머금은 수분이 모이고 모여 소(沼)를 이루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그러나 한치 땅이 아쉬운 주민들은 모래밭을 대파밭으로 바꿔놓아 오아시스의 참면모를 만나기란 힘겹기만 하다.또 2001년까지 170억을 투자해 관광지로 다듬어낸다는 계획아래 백사장 따라 계단을 만드는 등 이곳의 자랑인 모래를 해수욕장과 단절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어 안타까웠다. 무안읍 해제반도를 가로질러 점암마을에 이르는 길도 좋다.옛 정취를 그대로 자아내는 지도읍자동마을의 초가집과 남도식 기와집,맑고 푸른 하늘과 바다,논밭을 일구는 사람들,조그만 염전,멀리 뻘밭에 정물화처럼 앉아있는 배,척박함 속에서도 삶의 여유를 비벼내는 붉은 얼굴의 흙,어느 것 하나 시심을 일으켜 세우지 않는 것이 없다. 글·사진 임자도 임병선기자 bsnim@. *가는길. 임자도 가는 길은 생각보다 편하다.강남 고속터미널에서 신안군 지도읍까지가는 버스가 오후4시,딱 한번 있다.점암까지는 수시로 버스가 다닌다.광주에서 무안·해제를 경유하는 직통버스(하루 25회 운행)를 이용해도 된다. 점암마을 임자호 대합실(061-275-7303).광주발 버스 도착시간과 맞물려 하루 12편 운행.왕복 1,500원.지프 1만4,700원. [자는 곳·먹거리]푸근한 인상의 주인 할머니가 기억에 오래 남는 대광장 여관(275-3466)을 비롯,해수욕장 뒤편 민박집이 잘 정비돼있다.민박문의 대광개발사무소 278-6524. 요즘 이곳에선 민어가 많이 잡힌다.겨울에는 병어도 감칠맛 나고,민박집에 부탁하면 회를 떠준다.예전엔 숭어도 많이 잡혔지만 요즘은 뜸하다. 임자도 북쪽끝 전장포는 우리나라 새우젓 산지의 대표격이었지만 이젠 명성이 퇴색했다.다만 마을 뒤 솔개산 기슭에 흩어져 있는 새우젓 굴이 아릿한명성을 추억하고 있을 따름이다.
  • 인터뷰/ SBS ‘덕이’ 강성연·김현주

    아역들의 뛰어난 연기로 인기를 끌었던 SBS 주말극 ‘덕이’가 30일부터 5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는다.성인 귀덕과 귀진에 각각 김현주와 강성연이나와 극을 이끌게 됐다. 두 사람은 97년 MBC ‘내가 사랑하는 이유’(연출 박종 극본 노희경)에서똑같이 술집 작부 역으로 방송에 데뷔했다.이 작품이 끝나자 두사람은 약속이나 한듯 MBC 일요 아침드라마 ‘사랑 밖에 난 몰라’에 또 같이 출연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덕이’에서 다시 만났다. 두 사람 모두 아역 연기자들의 뛰어난 연기가 부담스럽고 기다리는 시간이지루했다고 한다.20대 초반인 이들이 70년대를 알지 못해 부모들의 이야기나상상력에 의존해야 하고 의상이나 소품에 일일이 신경을 써야 하는 것도 똑같다.하지만 두 사람의 연기는 무척 다를 듯 하다. ◆ 귀진 성인役 강성연 “귀진이가 왜 못될 수 밖에 없는가를 보여주고 싶어요”라는 강성연(24). 시놉시스에 귀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악의 종자’로 되어 있다며 불만을 터트린다. 왜 귀진이가 그렇게 못되게 굴 수 밖에 없는가가 한없이답답한 어머니,황당한 아버지 등 주변 상황으로 많이 설명되길 바라는 눈치다. 강성연은 그동안 드라마를 보면서 귀진이가 너무 못되게만 나와 이야기를전개하는데 다소 무리가 있었다고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귀진이가 얼마전‘울면 안돼,울면 지는 거야’라는 대사를 했어요.참 감동적이었어요.귀진이에게도 살아가는 방식이 있는 거예요.내가 귀진이라도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었을 거예요”라며 벌써 귀진이 편을 들고 나선다. 가끔은 너무 착하게만 나오는 귀덕이가 얄밉기도 했다고. 앞으로 강성연은다소 촌스런 하얀색 에나멜 구두에 70년대 배경에 맞게 미니스커트를 자주입게 된다. 의상은 모두 개인 코디네이터와 제작진이 만든다. “엄마가 당시 분위기와 틀리는 것을 따갑게 지적해주는 편”이라는 강성연은 1남3녀 중 막내다. 그녀는 그동안 KBS2 사극 ‘어사출두’에서 진달래(우희진)의 몸종 역을 코믹하게 연기했다. 또 SBS ‘카이스트’에서는 남성적 성격의 물리학도,‘해피투게더’에서 나이트클럽 댄서,‘맛을 보여드립니다’에서 천방지축인 신세대 며느리 등끊임없이 연기 폭을 넓혀왔다. 최근에는 SBS ‘토커넷쇼’(일 밤12시20분)을 맡아 MC 영역에까지 도전하고있다. ◆ 귀덕 성인役 김현주. “얼마 전에 촬영장에서 덕이를 연기하는 지수를 만났어요.‘지수야,조금만못해. 언니가 너무 부담스러워.너 어쩜 그렇게 잘하니’라고 농담까지 했다니까요” 4월부터 머리를 검게 염색하고 퍼머를 푸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다는 김현주(22).까맣게 탄 어린 귀덕의 피부를 닮기 위해 최근에는 인공선탠까지 하고 있다. 앞으로 극중에서 화장도 거의 하지 않을 작정이다.귀덕에게 어울리는,가난한분위기에 못난(?) 소품을 찾기 위해 코디네이터와 함께 남대문, 동대문 시장을 샅샅이 뒤지기까지 했다. “귀덕이처럼 100% 착하기만 한 역은 처음이예요.별 특징없이 착하기만 해연기하기가 무척 어려워요.때리고 째려보는 악한 연기가 더 쉬울거 같아요”라며 귀진 역에 욕심을 부려보기도 한다. 하지만 언니에게 애인을 뺏기는 등 귀덕이 당한 일을 똑같이 당해도 자신 역시 대들거나 따지지 못했을것 같다며 벌써 귀덕에게 젖어들고 있었다. 김현주는 그동안 MBC ‘사랑밖엔 난 몰라’,‘마지막 전쟁’ 등에서 얄미우면서도 귀여운 깍쟁이역을 주로 연기해왔다.그밖에 뛰어난 순발력으로 MBC ‘섹션TV 연예통신’ MC 등 각종 쇼·오락 프로나 행사의 진행을 많이 맡아왔다. 최근 케이블 방송에서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를 다시 보면 “연기를 못해서너무 창피하고 이상하다”며 싫은 내색을 강하게 드러냈다.그나마 예전보다는 대사가 조금 나아진 것 같아 다행이라고. “엄마한테 많이 물어보지만 70년대 시대배경,남녀 간의 애정문제 등 당시느낌을 잡아내는 게 힘들어요.성연언니는 같은 세대긴 하지만 그래도 저보다많이 알고 있더라구요.데뷔작까지 같아서 은근히 신경전이 있을 거 같아요”라며 늘 그렇듯 숨김없이 속내를 털어놨다. 전경하기자 lar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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