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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크로드를 가다] ①서역 가는 관문 ‘둔황’

    중국 시안(西安)에서 로마까지.일찍이 수많은 여행자들이 목숨을 걸고 다녔던 기나긴 이 길을 후세 사람들은 ‘실크로드’라고 부른다.이 길을 통해 교류된 문명의 씨앗은 동서에서 튼실한 열매를 맺었다.바닷길 발달 이후 쇠락했지만,당시의 눈부신 흔적은 지금도 전세계 여행자들을 끊임없이 유혹한다.동서 문명 교류의 중심축인 실크로드를 ‘둔황’ ‘투루판·우루무치’ ‘카스’ 등 거점 도시들을 중심으로 3회에 걸쳐 연재한다. |둔황(중국) 글·사진 임창용 특파원|‘성대하게 번성한다.’란 뜻을 지닌 둔황(敦煌)은 동서문화가 최초로 교류한 장소.시안을 출발해 현재의 신장웨이우얼 자치구를 의미하는 서역(西域)으로 넘어가는 관문이었다. 둔황에 들어서니 도심 한복판 네거리에 서 있는 톈뉘상(天女像)이 불교예술의 도시임을 새삼 일깨워준다.둔황은 수·당시대에 전성기를 이루었다.이 때 동서의 승려들이 모여 화려한 불교예술을 꽃피웠다. 둔황에 온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500여개의 굴이 뚫려 있는 모가오쿠(莫高窟)·룽먼(龍門)·윈강(雲崗) 석굴과 함께 중국 3대 석굴로 꼽히며,중국 불교미술의 보고(寶庫)다.예전엔 굴 앞에 설치한 목조계단을 통해 굴을 드나들었다고 하는데,지금은 송대에 만든 것만 남아 있고 대부분 나중에 만든 콘크리트 계단이다. 모가오쿠는 지정된 가이드를 따라 허가된 곳만 구경할 수 있고 사진·비디오 촬영은 할 수 없다.개방된 굴은 모두 192개.그 중 시기별로 몇 개씩 돌아가며 관람을 허용한다. 한국의 기자를 맞이 한 자오쥔화(趙俊華·45) 둔황시장은 “불상과 벽화 훼손을 막기 위해 보다 엄격한 관람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각 굴엔 통풍과 온도 조절장치까지 설치돼 있다.”고 말한다. 한국역사를 연구한다는 중국인 가이드 리신(李新·35)씨를 따라 나섰다.먼저 들어간 곳은 당나라 말기 만들어진 제17호 장징쿠(藏經窟).모가오쿠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1900년 장경굴 내 벽에 숨겨져 있던 또하나의 굴(16호)에서 수많은 문서가 발견되고부터다.불교경전은 물론 천문·지리·문화·의학 등 다방면에 걸친 문서가 발굴됐으며,신라 때 혜초 스님의 왕오천축국전도 여기서 발견됐다. 한 두개도 아니고,수백개의 굴 모두에 이토록 다양한 불상과 벽화가 있다니!.입이 딱 벌어질 따름이다.이곳 석굴들은 20세기 들어 서양의 도굴꾼들에 의해 상당부분 훼손됐음에도 그 규모와 다양함,뛰어난 예술성 등으로 관람객들을 압도한다.입장료는 86위안.일부 굴은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한다. 모가오쿠를 나와 서북쪽으로 20분쯤 가니 모래산이 끝없이 펼쳐진 밍사산(鳴沙山)이다.바람이 불면 모래가 춤추며 우는 듯한 소리를 낸다고 해서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밍사산 입구에서 10분쯤 걸어서 들어가면 3000년 동안 마른 적이 없다는 샘 웨야취안(月牙泉)이 나온다.크기가 동서 약 220m,폭은 40m에 이른다.‘사르르 사르르’ 나는 모래 소리가 투명한 호수에 비친 누각과 어우러져 신비감을 자아낸다. 부드러운 촉감을 만끽하기 위해 맨발로 산에 오르려니 얼마 못가 숨이 턱턱 막히고,푹푹 빠지는 통에 더이상 오르기 어렵다.임시로 설치돼 있는 나무 계단으로 정상에 올랐는가 싶었는데,앞에 더 높은 산이 가로막는다.밍사산은 이렇게 모래산 봉우리가 끝없이 이어진다.그 길이와 폭은 각각 40㎞,20㎞. 계단을 통해 산을 내려가니,20위안을 내라고 한다.나무 계단을 이용했기 때문이란다.장삿속이 얄밉지만 어쩔 수 없는 일.밍사산에선 낙타 타는 재미를 빠뜨릴 수 없다.보통 몇 개의 모래산을 에둘러 돌아오는데,요금은 코스에 따라 20∼50위안이다.여행자를 태우고 길게 줄지어 가는 낙타들은 모래산과 어쩜 그렇게 잘 어울리는지.예전 캐러밴들이 사막을 가로지르던 모습도 아마 이랬을 것이다. 시간이 허용한다면 둔황구청(敦煌古城)과 위먼관(玉門關)도 둘러볼 만하다.둔황구청은 송나라 때의 고성.둔황 시내에서 서쪽으로 30분 정도 달리면 황량한 대지 위로 성벽이 보이기 시작하는데,바로 둔황구청이다.1987년 중·일 합작영화를 찍기 위해 고성과 거리를 실물 그대로 재현했다. 위먼관은 흉노족으로부터 서역을 지키기 위해 한무제의 명령으로 지어진 둔황 서북쪽 관문.동서 길이 24m,남북 길이 26m,높이 9.7m의 흙벽 건축물이다.2000년 이상이흘렀음에도 흙벽에선 견고함이 느껴진다. sdargon@ ◆실크로드는... 기원전 2세기 한무제때 뚫려 실크로드는 기원전 2세기 한무제 때의 장군 장건(張騫)에서 유래를 찾는다.흉노족 정벌을 위해 다른 세력과의 연대를 모색하며 지나간 루트가 이후 실크로드로 발전한 것으로 본다. 당시 장건은 시안을 출발해 둔황,투루판,우루무치,톈산(天山)산맥을 지나 인도방면으로 넘어갔다가 카스,쿤룬산맥,둔황을 거쳐 돌아왔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길을 따라 중국에선 비단을 유럽으로,유럽에선 향신료를 비롯한 수많은 문화를 중국에 전해주었다.특히 불교는 인도에서 실크로드를 거쳐 중국에 전해진 뒤 한국·일본까지 전래됐다.루트를 따라 흩어져 있던 소수민족들은 문화융합에 큰 역할을 다해왔다.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실크로드엔 크고 작은 길이 무수히 많지만,주요 루트는 3개다.먼저 톈산산맥을 경계로 북과 남으로 나뉜다.북쪽길인 톈산북로(天山北路)는 둔황∼하미∼투루판∼우루무치∼카자흐스탄∼로마,남쪽길인 톈산남로는 투루판∼쿠처∼아커쑤∼카스∼파미르고원∼로마 코스다.나머지 하나는 타클라마칸 사막 남쪽의 시위남로(西域南路)로 둔황∼러우란∼허톈∼카스를 거쳐 톈산남로로 합류한다. ◆가이드 ●항공편 현재 실크로드 가는 길은 멀고 불편하다.베이징이나 상하이 등을 거쳐 우루무치나 둔황으로 가야 하기 때문.대기시간까지 합치면 오고 가는 데 이틀을 온전히 보내야 한다.그러나 중국 신장항공사가 오는 5월1일부터 인천∼우루무치 직항로에 주1회(목) 비행기를 띄워 실크로드 길이 한나절권으로 짧아진다.비행시간은 5시간 정도.직항노선은 10월 말까지 운영된다. 우루무치에서 둔황까지는 항공편(1시간30분)이 빠르나,버스나 기차를 이용해 오아시스의 도시 투루판 등을 거치는 방법도 권할 만하다.투루판엔 가오창구청과 훠옌산 등 세계적 유적들이 즐비하다.물론 투루판이나 하미에서 1박해야 한다.둔황 시내엔 철도역이 없고 2시간 떨어진 류위안에 둔황역이 있다.역에서 둔황까지 가는 미니버스가 자주 출발한다.시내는 모두 걸어서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좁다. ●먹거리 말로만 듣던낙타발 요리를 둔황에서 맛보자.모양은 도가니 수육 비슷한데 고소하면서도 입에서 살살 녹는다.3성급 호텔 둔황빈관에서 코스요리 ‘둔황연’을 시키면 낙타발 요리를 비롯한 17가지 고급요리가 순서대로 나온다.값은 300위안(4만 5000원).상당히 비싸지만 한번쯤 호사를 부려볼 만하다. 모가오빈관의 쓰촨요리점에선 매운 닭고기 냄비(35위안)를 맛볼 수 있고,둔황 시내 사저우 바자르(시장)의 노점식당에서 양고기 꼬치구이나 만두,군고구마,조린 달걀 등을 사먹는 재미도 쏠쏠하다.10위안이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둔황,투루판,카스 등 신장자치구 지역은 양고기 음식 일색.양고기 특유의 냄새 때문에 고역을 치르기 쉽다.감수할 자신이 없다면 김치,고추장 등 밑반찬을 준비해가자. ●시차 및 환율,물가 한국보다 1시간 늦다.환율은 100위안에 1만 5500원.물가는 상당히 싸다.시장에서 실크 스카프 30위안,수공 동(銅)화병 20위안 정도.물건을 살 때 일단 3분의1 가격으로 후려쳐 깎은 가격으로 흥정을 시작해야 후회가 없다. ●숙박 및 여행상품 3성급 이하호텔만 있다.둔황빈관 ,둔황다주뎬이 비교적 고급스럽다.380위안부터.배낭여행자가 이용할 만한 호텔로는 페이톈빈관이 좋다.숙박료는 280위안.공동침실을 쓰면 침대 하나당 20∼30위안으로 하룻밤을 묵을 수 있다. 우림여행사가 5월1일부터 인천∼우루무치 직항편을 이용해 기존의 200만원대가 넘던 실크로드 상품가격을 50만원 정도 줄인 상품을 선보인다. 우루무치∼둔황∼하미∼투루판(6박8일) 129만원,우루무치∼이닝∼둔황∼하미∼투루판 149만원.실크로드상 중국 마지막 도시인 카스를 넣은 우루무치∼이닝∼카스 상품은 159만원이다.(02)771-8366.
  • 터키 집권당수 補選 승리

    |앙카라 AP AFP 연합|터키 집권 정의발전당(AKP)의 레셉 타입 에르도간 당수가 9일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승리,곧 총리직에 오르게 됐다.이로써 지난 1일 터키 의회에서 부결된 미군 주둔 허용안이 재상정,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보궐선거가 치러진 남부 시이르트의 누리 오쿠탄 주지사는 잠정 개표 결과 에르도간 당수의 AKP가 투표의 약 80%를 득표했다고 발표했다.이에 따라 압둘라 굴 현 총리는 12일 총리직을 사임하고 에르도간 당수가 뒤를 이어 총리직에 오를 전망이다.전문가들은 에르도간 당수가 곧 총리에 취임하면 지난 1일 터키 의회가 부결한 6만 2000명 가량의 미군 병력 주둔 허용안이 곧 재상정,통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나이를 거꾸로 먹는 100가지 비결/10년쯤 젊어지고 싶으세요?

    “10년쯤 젊어지고 싶지 않습니까.조금만 더 부지런해진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당신이 올바른 식습관을 갖게 되고 손쉬운 스트레칭만 해도 지금보다 젊고 건강하고 아름다워져 인생이 즐거워질 수 있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100가지 비결’이라는 제목이 붙은 책은 평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과 신체의 나이가 젊어지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위를 젊고 튼튼하게 만들고 싶다면 담배나 도수가 높은 술 같이 자극적이고 위에 부담이 되는 것들을 삼가야 한다.맵고 짠 음식,카페인이 든 음료,탄산 음료나 향신료,기름기가 많은 음식도 위에 좋지 않다. ●위장을 위해 당장 담배부터 끊어라 당신이 정말 위장의 나이를 젊게 유지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당장 담배를 끊어라.위의 점막에는 모세혈관이 둘러쳐져 있는데 담배 연기가 위에 들어가면 몸에 해로운 4000종류 이상의 화학 물질이 작용해 점막의 혈류량을 급속히 감소시킨다.흡연자는 위궤양이 올 확률이 비흡연자의 3배나 된다. 성인은 하루 평균 12∼13g의 염분을 섭취하고 있는데 이를하루 6g 정도로 낮춰야 한다.기름기 많은 음식은 젊은 사람도 소화에 시간이 걸리므로 평소 위가 더부룩한 사람은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피해야 한다. 식사는 약간 모자란 듯 하는 게 좋다.따라서 조금씩 천천히 먹고 배가 부르기 전에 수저를 놓는 것이 현명한 식사법이다.꼭꼭 씹을수록 음식물이 잘게 부서지고 침의 분비도 많아져 소화,흡수를 촉진한다. ●콩·석류는 여성몸매 탄력있게 양배추는 위에 좋은 비타민 U가 많아 위궤양을 치료하고 소화를 돕는다.비타민 U는 열에 약하므로 양배추 주스를 만든 뒤 벌꿀 등을 타 마시면 좋다.무에도 비타민 C와 수백 종류의 효소가 들어 있어 음식물의 소화를 돕는다. 성기능을 젊게 만들려면 여성의 경우 콩이나 대추야자,석류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여성호르몬과 비슷한 성분을 가진 이들 식품은 여성다운 체형 유지,탄력있는 피부와 머리카락은 물론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남성은 소위 정력 식품이라 일컫는 장어,인삼,삼지구엽초,굴 등이 도움이 된다. ●굴·마늘·파·양파도 정력식품 또 마늘,파,양파 등백합과 야채도 정력 식품이고 참마,오크라,뱀장어 같은 미끈미끈한 물질에 들어있는 무틴이라는 성분은 단백질 흡수를 돕고 체력회복에 효과가 있다.세포의 생식에 필수적인 아연이 들어있는 굴,가리비,메밀,호밀,돼지간도 챙겨 먹을 필요가 있다. 성욕은 뇌를 흥분시켜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섹스의 횟수가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몸의 나이가 젊어진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간의 나이를 젊게 하려면 육류,튀김 등 지방이 과다한 식품을 피해야 한다.지방간은 간이 30%이상 지방을 축적하고 있는 경우로 젊고 건강한 간의 지방 함유율 3∼5%의 10배 안팎에 해당된다. 과음하지 말아야 한다.과음하면 아세트알데히드라는 유해물질이 간세포 내에 쌓여 간의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바지락은 술 마신 뒤 숙취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바지락 속의 필수 아미노산들이 알코올 분해작업으로 약해진 간세포들을 복원,간의 기능을 회복시키기 때문이다.파,무,밤,감,굴,벌꿀 등도 간의 해독 작용을 돕고 피로를 회복시킨다. 책은 이밖에 피부,눈,치아,뼈·근육,뇌,폐,장 등의 나이를 젊게 하는 방법들도 알려주고 있다.저자는 일본의 개업의인 아베 히로유키,베텔스만코리아 펴냄,9800원. 유상덕기자 youni@
  • 학습지특집/김정은 재능교육 팀장 조언

    개념이해 없는 단편적 암기는 ‘하나마나' 수준에 맞게 모든영역 균형적 학습 필요 “수학은 한 문제를 푸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따지고 왜 그렇게 되는지 스스로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재능교육 김정은(金正殷·사진·31) 팀장은 수학 공부의 요령을 이렇게 소개했다.하루에도 수십 명의 아이들과 일대일로 만나 학습지 교사로서 새삼 느끼고 있는 점이다.그는 수학 학습의 왕도(王道)는 ‘원리 이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주입식 학습법으로 공부한 아이는 문제를 읽지도 않고 막 풀기부터 합니다.그러나 빠르게 척척 풀어내기는 하지만 문제의 유형이 조금만 달라지면 손도 대지 못합니다.아이들을 단순히 반복하는 기계로 만들 것인지,전후좌우를 살펴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단단한 무기를 갖게 할 것인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겠죠.학습에 대한 부모의 욕심 때문에 이렇게 반복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은 정말 위험합니다.” 예를 들어 ¾×⅔를 계산하는 방법은 외워서 알고 있지만 그림으로 그려서 설명하라면 대답할수 없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곱셈을 처음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일단 구구단을 달달 외우게 하는 것이 예전의 한 방법이었다면,지금은 덧셈의 개념을 이용해 곱셈의 원리를 알게 한 뒤 문제를 풀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구구단을 먼저 외운 아이와 원리를 먼저 공부한 아이는 나중에 큰 차이점을 드러낸다고 한다. 그는 “새로운 개념이 들어갔을 때 원리를 쉽게 이해시키고 깊이 있는 공부할 수 있는 기반을 잡아주는 것이 선생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특히 사고의 틀을 좌우할 수 있는 원리이해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그는 하나하나 꼼꼼히 읽고 해석해 체계적인 식을 세워 문제를 해결하도록 아이를 변화시키는 데 결국 더 많은 시간이 들었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개념 이해가 없는 단편적 암기식 학습은 아이의 실력을 사상누각처럼 한순간에 무너지게 합니다.철저한 원리학습은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직관력과 정확한 추론을 통해 창조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합니다.” 김 팀장은 수학을 단순하게 종이 위에서만 하지 말고 생활 속에서 공부할 것을 권한다.“예를 들어볼게요.수저를 식구 수만큼 놓게 하면서 1:1대응원리를 응용할 수 있어요.분수의 개념은 ‘과일을 네 등분해 한 조각 먹으면 ¼이 된다.’는 것을 실제로 해보면서 수학적 개념을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지요.” 주변 환경은 모두 수학 교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그는 특히 처음 수를 접하는 아이들이라면 수학을 어려운 과목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실생활에서 재미있게 접근하게 도와줘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학습지를 선택할 때도 아이의 실력을 그대로 평가해 쉬운 곳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이의 학습 흥미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수학의 모든 영역을 저학년에서부터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학부모가 있어요.하지만 계산만 잘해서는 고교 수학을 따라갈 수 없지요.계산은 수학의 기본이지 궁극적인 목적은 될 수 없습니다.전 영역을 골고루 공부하되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야 합니다.” 저학년의 경우 수학의 평가가 더하기 빼기 등 수와 연산에 국한되지만 갑자기 다른 영역으로 진도가 들어가면 혼란에 빠지기 때문에 수준에 맞는 모든 영역을 경험하도록 골고루 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수학공부를 막 시작하려는 아이를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는 아이의 사고 틀을 좌우하는 것은 물론 아이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는 수학 공부만큼은 학부모들이 성급하게 굴지 말고 아이들이 원리부터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간을 갖고 차분하게 지도할 것을 당부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kdaily.com 사진 안주영기자 jya@
  • 헌것이 새것보다 좋다?

    *車매트·화장지등 일부 재생품 KS인증 신제품보다 품질좋아 새 물건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풍조이지만 새 것보다 나은 헌 것도 많다. KS(한국산업규격) 인증을 받은 신제품보다 가격이 싸면서도 성능은 우수한 재활용 제품들이 있다.콘크리트재생벽돌,재생플라스틱 하수관,두루마리 재생화장지,자동차용 재생매트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특히 재생화장지는 이미 화장지 시장의 80%를 장악했다. 자동차 내부 바닥에 까는 매트의 경우 인장강도가 신제품은 140킬로그램포스(㎏ force)인 반면 재생품은 160㎏f이다.즉 10×30㎝ 크기의 재생 매트를 사방에서 당겨 찢으려면 160㎏의 힘이 필요한데,그만큼 재생품이 질기다는 의미다.신장률과 하중강도도 신제품과 차이가 없다.1×1m 크기의 매트 단가는 신제품이 1만 1000원인 반해 재생품은 7000원에 불과하다. 굴·고막 껍질을 원료로 만든 폐화석 비료는 환경 보호에도 기여한다.남해안과 서해안에 연간 40만t씩 쌓이는 죽은 굴의 껍질을 그대로 두면 부패해서 악취가 발생한다.따라서 정부는 해마다 50억원을 들여굴껍질 등을 매립하거나 불에 태우는데,이를 비료로 활용하면 토질에 알맞고 가격도 싼 자연산 퇴비가 되는 셈이다. 우수 재활용품은 주로 건축자재와 자동차용품 등에 많다.생활용품도 우수한 제품을 만들 수 있으나 아직은 소비자 의식이 재생품을 꺼리고 있어 업체에서 손을 못대고 있다.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26일 경기도 과천 기술표준원 강당에서 우수재활용(GR) 품질인증을 받은 150여개 업체를 초청,정부의 각종 지원 대책을 설명했다.공공기관에선 구매 자재의 10% 이상을 재활용품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대구지하철 참사/ 현장 물청소 “네탓” 공방

    대구지하철 참사 현장의 보존과 관련해 ‘물청소 공방’이 한창이다. 굴착기로 잔재물을 치우고 물청소까지 실시한 데 대해 경찰과 대구시·지하철공사측이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피해자 가족들이 이같은 사실을 들며 관계자들을 사고 은폐 및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공방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책임소재는 사고 이튿날인 지난 19일 오후부터 진행된 사고현장 복구작업을 누가 지시했는지에 따라 가려질 전망이다.대구시와 지하철공사측은 “경찰로부터 사고현장에 대한 감식을 끝냈다는 통보를 받고 안전진단을 실시한 뒤 잔재물 정리작업을 벌였으며,빠른 복구를 위해 물청소를 했다.”고 밝혔다. 반면 경찰은 “대구시와 지하철공사측이 오는 8월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앞두고 안전진단 등 조속한 복구작업이 필요하다고 요청해와 이를 받아들였다.”면서 “사고 현장에 대한 물청소를 지시한 적이 없으며 언론보도를 통해 사실을 처음 접했다.”고 말했다. 특히 전동차를 사고 당일 차량기지로 옮긴 것과 관련,경찰은“대구시 관계자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전문가들이 감식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며 차량 이동을 요청해 이를 허락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현장훼손이 불을 보듯 뻔한 상태에서 이런 조치를 취하도록 내버려둔 것은 직무 유기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임진강 도라산역 열차 운행 일시중단

    철도청은 3일 경의선 남북철도 연결공사를 위해 임진강∼도라산역간 열차 운행을 약 20일동안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치는 도라산역∼군사분계선간 1.8㎞에 대한 남북철도 연결공사를 위해 도라산역 주차장이 자재 적재 및 하역 장소로 이용되는 데 따른 것이다.이에 따라 도라산역까지 운행하던 열차는 임진강역까지만 운행하게 되며 열차를 이용한 도라산역 또는 도라산 주변 연계 관광은 중단된다.그러나 도로를 이용한 제3땅굴·도라전망대 관광은 계속된다. 자세한 내용은 파주시(031-940-4114) 또는 DMZ 관광사업소(031-954-0303,953-4744)로 문의하면 된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인수위, 경인운하 백지화 요청 안팎/국책사업 환경·경제성 중요변수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4일 요구한 ‘경인운하사업 중단’을 정부측이 받아들임에 따라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번 조치는 차기정부의 국책사업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현재 환경단체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새만금건설사업·한탄강댐 건설사업 등 다른 대형 국책사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환경이나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에 대한 계속성을 내세워 온 정부의 관행도 상당한 탈바꿈이 필요할 전망이다.실제 정부 스스로 사업 계획과 환경영향평가 및 사업타당성 평가를 부인하는 꼴이 됐다. 인수위는 특히 경인운하 건설과 관련,타당성 검토와 신뢰성 제고를 위해 사업시행처와 타당성 검토용역을 분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시행부처가 사업계획과 함께 타당성 검토용역도 동시에 추진하던 기존의 사업 행태에 대해 제동을 걸어 투명성의 제고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아울러 예정에도 없던 국고 투입도 개선할 수 밖에 없게 됐다.경인운하 건설사업은 1조8429억원을 들여 서울 강서구 개화동과 인천 서구 경서동까지 18㎞ 구간을 연결하는 엄청난 국책사업이었다. 더욱이 경인운하사업과 함께 묶어 민자유치로 시행한 굴포천 방수로 건설사업도 정부사업으로 바뀌어 정부 책임으로 되돌아왔다. 정부는 현대건설 등 9개사 컨소시엄인 ‘경인운하 주식회사’에 굴포천 방수로 사업비 140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현대쪽과 일방적으로 공사를 중단할 경우 사업비의 90%를 보상하는 계약을 맺은 탓이다.결국 경인운하사업과 관련해 이미 투입된 예산의 상당액이 헛돈이 된 셈이다. 하지만 인수위의 이같은 결정은 정부 당국자들을 완전히 배제한 채 시민단체에 먼저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가피할 것 같다. 일단 경인운하 건설사업 백지화를 위한 수도권 시민공대위는 “인수위의 경인운하사업 중단을 환영한다.”면서 “노무현 정부가 21세기 친환경 정부로 가려는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환경정의시민연대측은 “전략환경영향평가제도를 도입,대규모 국책사업에 대해서는 실시단계가 아니라 기본계획 수립단계에서부터 환경에 미치는 중장기 영향을 연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러나 지난 98년 당시 재정경제원에 의해 본격화돼 지금껏 계속되어 온 사업이 일시에 중단된다는 것은 다소 무리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경인운하 사업이란 지난 87년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 공약에 포함돼 처음 거론됐다.이후 95년 당시 재정경제원이 민자유치 대상사업으로 지정하면서 건설 계획이 본격화됐다. 인천 서구 시천동(서해)에서 한강을 따라 서울 강서구 개화동 행주대교에 이르는 18㎞ 구간을 폭 100m,깊이 6m의 수로로 연결하는 사업이다.당초 2000년 10월 착공,2007년 완공될 예정이었다.사업비는 총 1조 8429억원이다.정부가 4382억원을 투자하고 민간에서 나머지를 조달할 계획이었다.사업은 한국수자원공사와 현대건설 등 9개 출자사로 구성된 경인운하주식회사가 맡고 있다. 굴포천 유역 임시 방수로사업은 경인운하 사업의 일부로 지난해 6월25일 완공돼 개통됐다.굴포천 방수로는 인천 계양구 선주지동(굴포천)에서 서구 시천동(서해) 구간 폭 20m,깊이 20m,길이 14.2㎞의 배수로이다. 유진상기자 jsr@
  • 부시 “시한임박” 후세인 압박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4일 이라크에 대해 “시간이 다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최후통첩을 날렸다.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이 무장을 해제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이라크의 기만에 신물이 난다.”며 미국은 더이상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은 이에 더해 이라크 공격을 위한 새로운 유엔 결의안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불가피한 경우 우리는 유엔 동의가 없어도 이라크에 대한 독자적인 군사행동에 나설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유엔 사찰단에 시간을 더 줘야 한다며 여전히 반전 입장을 고수했다.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이라크 전쟁 참전 반대를 재차 밝히는 한편 이라크 공격에 대한 2차 유엔 결의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프랑스의 도미니크 드 빌팽 외무장관도 “이라크 전쟁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며 최후의 선택이 돼야 한다.”며 외교적 해결을 거듭 강조했다.크리스 패튼 EU 집행위원은 미국이 일방적 무력행사에 나선다면 회원국에 전후 복구비용을 분담토록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랍권의 중재 노력도 가속화되고 있다.이라크 위기와 관련,지난 11일 압둘라 굴 터키 총리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데 이어 14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도 사우디 지도자들과 회담을 가졌다.15일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했고,압델 할림 카담 부통령은 조만간 러시아 지도자들과 만나 이라크 문제를 논의한다. 망명설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후세인 대통령의 사촌이며 이라크 집권 혁명지휘위원회 위원인 알리 하산 알 마지드가 오는 18일 후세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휴대하고 카이로를 방문한다고 15일 확인했다. 친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알 마지드는 유엔 안보리와 유엔 사찰단에 대한 이라크의 입장과 위기해결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국제문제 전문 사이트인 월드 트리뷴 닷컴은 14일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라크 특사가 후세인 대통령의 ‘신상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주말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 단장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라크로 돌아가 이라크가 핵·생화학무기,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보다 확실한 증거를 요구할 예정이다.따라서 이번 주말 사찰은 사찰단이 오는 27일 유엔 안보리에 제출할 보고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숙기자 alex@
  • 조개캐고 낭만담고...영흥도 개펄나들이

    모든 것이 얼어붙는 한겨울에 자연의 생명력과 훈훈함을 느껴볼 수 있는 곳으로 바다만한 게 있을까.어른,아이 할 것 없이 쭈그리고 앉아 생명을 캐내는 개펄,펄떡거리는 횟감이 기운참을 느끼게 하는 포구,조개구이 냄새 구수한 해변가….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는 가족끼리 오붓하게 드라이브를 즐기면서 겨울 바다가 주는 생명의 기운을 느낄 만한 섬이다.인적 없는 한적한 풍경이 정겨운 해수욕장과 노송숲,바지락과 굴이 지천인 개펄,작고 소박한 포구 등이 나들이객들에게 푸근함을 선사한다. 섬을 찾는 이를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차창을 통해 흘러드는 조개구이 냄새.영흥도에 이르기 전 대부도에서부터 길 옆과 해안가에 늘어선 조개구이집들이 입맛을 돋운다. 대합,소라,맛조개 등을 바구니에 담아 숯불 또는 연탄불로 즉석에서 석쇠에 구워먹는다.바구니 크기에 따라 2만∼3만원쯤 받는데,아이들을 포함해 3∼4명이 먹을 만하다.웬만큼 입이 짧은 아이들도 나중에 다시 오자고 조를 만큼 좋아한다. 대부도 선재도를 지나 하늘 높이 솟아 있는 조형미가돋보이는 영흥대교를 건너면서부터 영흥도 나들이가 시작된다.섬을 한바퀴 돌아보려면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에 보이는 진두마을 포구를 기점으로 잡는 게 편하다. 진두포구는 영흥대교가 생기기 전 섬과 육지를 잇는 관문이었지만 지금은 보트와 어선 몇 척이 해변에 걸쳐 있을 뿐 한가롭기 그지없다. 해변 한 편에서 젊은 남녀 한 쌍이 조개껍질 반 자갈 반인 해변을 거닐면서 장난치는 것이 제법 낭만적 분위기가 난다.다른 한 쪽에선 ‘아줌마’ 나들이객들이 돌에 붙어 있는 굴을 깨 연신 입에 넣으면서 ‘진짜 굴 맞네!’라고 떠들며 호들갑을 떤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굴도 따고 조개를 캐려면 개펄이 있는 해수욕장을 찾아야 한다.영흥도 해안 대부분이 개펄이지만,어민들이 양식을 겸하는 곳이 많아 나들이객들은 출입이 허가된 해수욕장 개펄에서만 조개를 캘 수 있다. 섬 북쪽의 십리포 해수욕장과 서쪽의 장경리 해수욕장,남쪽의 용담이 해수욕장이 이용할 만하다.선착장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10분 정도 북쪽으로 달리니 내동마을 십리포 해수욕장이다.이곳 개펄은 거무스름한 돌로 덮여 있는데,돌마다 다닥다닥 굴이 붙어 있다. 돌로 굴껍질을 깨고 바닷물에 헹구니 뽀얗게 살이 오른 굴이 껍질에서 떨어진다.짭짤하면서도 고소한 게 제법 먹을 만하다.초고추장을 들고 다니며 찍어먹는 사람도 있지만,그대로 먹어야 제대로 굴 맛을 느낄 수 있다. 십리포 해수욕장 입구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서어나무 군락지가 형성돼 있다.150여년 전 마을 사람들이 농사를 망치는 해풍을 막기 위해 심었다고 한다.얼기설기 굽이굽이 자란 나무들의 형태가 독특하다.한 여름엔 피서객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지만,잎이 지고 줄기만 남은 지금은 약간 괴기스러운 느낌을 준다. 바지락 등 조개를 캐려면 장경리 해수욕장이 좋다.100여년 된 소나무숲이 운치를 더해주는 이곳은 고운 모래가 갯벌을 이루고 있어 호미질 하기가 편하고 조개도 많다. 마침 한 학원에서 아이들이 단체로 나들이를 왔나보다.여기저기 흩어져 모래를 파헤치며 바지락을 캐느라 옆에 바짝 다가가도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호미를 빌려 파보니,호미질 서너번에 바지락이 한 개 정도 나온다.간혹 동죽,소라라도 나오면 아이들이 몰려들어 갯벌이 떠들썩해진다. 장경리 해수욕장에서 섬 가운데 쪽으로 보이는 야트막한 산이 국사봉이다.해수욕장을 빠져나와 산 기슭을 따라가면 소나무숲 가운데로 비포장 임도가 나온다.솔향 가득한 황톳길을 걷다보면,마치 섬이 아니라 깊은 산골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영흥도는 재작년 말까지만 해도 인천 연안부두에서 여객선을 타야만 갈 수 있었으나,연륙교가 생긴 지금은 자동차를 몰고 서울에서 1시간30분 남짓이면 갈 수 있다.행정구역은 인천시 옹진군이지만 안산시와 다리로 연결돼 있다. 영흥도 연안선 총 길이는 38㎞ 정도.해안도로는 섬 동쪽과 남쪽에만 조성돼 있고,남·서쪽엔 내륙도로만 나 있다.진두포구에서 십리포·장경리 해수욕장,국사봉,용담이 해수욕장 등을 천천히 둘러보려면 서너시간은 잡아야 한다.조개잡이에 빠져 하루 묵고 가는 가족들도 꽤 있다. 섬을 나오기 전 꼭 조심해야 할 것 한가지.구수한 조개구이를 안주삼아 소주를 몇 잔걸치고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운전자는 절대 금물이다.시화방조제길을 지나자마자 오후 서너시경부터 진을 치고 있는 경찰의 음주단속에 꼼짝없이 잡혀 낭패를 당하기 일쑤다. 영흥도 글·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kdaily.com ◆여행 가이드 ●가는 길 수도권에선 서해안 고속도로 월곶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시화방조제∼대부도∼선재도 코스를 밟으면 된다.중남부 지역에선 서해안고속도로 비봉나들목∼남양∼사강∼대부도∼선재도 코스가 빠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인천 용현동 옛 버스터미널에서 영흥도행 버스를 타야 한다.1시간 40분쯤 소요.섬에선 마을버스 또는 택시를 불러 이용해야 한다. ●숙박 및 먹거리 오성민박(〃-886-0525) 등 민박이나 피버노바(〃-886-0407)등 모텔이 해수욕장이나 도로 주변에 많이 있다. 영흥도 먹거리로는 바지락칼국수와 모듬 조개구이가 유명하다.굵게 썬 국숫발에 바지락과 주꾸미,굴 등을 넣어 끓여낸다. 1인분 5000원.양이 많아 3명이 2인분 정도 시켜 먹으면 적당하다.장경리 해수욕장 입구의 ‘우리밀칼국수’(〃-886-4379)에 들러볼 만하다. 대합,키조개,왕대합,맛조개,떡조개,석굴 등 10여가지의 조개를 바구니에 담아 굽는 모듬 조개구이는 십리포 해수욕장 입구의 ‘영복조개구이집’(〃-886-4866)이 추천할 만하다. ●조개잡이 준비물 호미,목장갑,헌운동화,양파자루,소금 등이 필요하다.호미는 쇠스랑 모양의 것이 힘이 덜 들고 흑도 잘 파진다. 그릇 대신 양파자루에 조개를 담으면 가볍고,조개가 토해내는 물도 빼기 쉽다.문의 영흥법인 어촌계(〃-886-7108).
  • [우리고장이 원조] 한강발원지

    한반도 중부지방을 동서로 가로질러 굽이굽이 흐르며 생명의 젖줄 구실을 하고 있는 한강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강이다. 이 강의 발원지는 그동안 강원도 평창의 우통수(于筒水)로 알려져왔으나 최근 국립지리원에서 태백시 창죽동 검용소(儉龍沼)를 발원지로 공인하면서 두 지자체간 학자들 사이에 논쟁이 일고 있다. 한강의 발원지로 거론되고 있는 곳을 자세히 살펴본다. ***태백 검용소 태백시 북쪽 금대봉 계곡물이 땅속에 스며들어 다시 솟구치는 검용소는 창죽동(삼수동) 금대봉골에 있다.하루 5000여t씩 용출되는 물은 곧바로 20m의 폭포로 떨어져 창죽천을 만들고 영월의 동강으로 이어지다가 남한강에 이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평창의 오대산 우통수가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었지만 인공위성을 통한 실제 측량에서 검용소의 물이 우통수보다 32㎞나 더 흐르는 것으로 밝혀졌다.514㎞에 이른다는 한강의 발원지로 검용소를 ‘원조’로 꼽는 주요 이유다.그래서 국립지리원에서 한강의 발원은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 기슭’이라는 공인까지받았다. 검용소는 서해(西海)의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 한강을 거슬러 올라 가장 상류 연못인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어 발원지의 신비를 더해주고 있다.물 이끼가 푸르게 자란 암반에서 용출되는 검용소의 물은 사시사철 9℃를 유지한다.금대봉 기슭에 있는 제당굼샘과 고목나무샘 물골의 석간수와 예터굼의 굴에서 솟는 물이 지하로 스며들며 검용소에서 다시 솟아 나오기 때문이다. 둘레가 20여m에 이르고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용소는 석회암반을 뚫고 올라오는 지하수가 장관이다.물 흐름도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듯이 이끼 낀 암반 위의 홈통을 따라 콸콸 쏟아져 내리다가 계곡으로 들어간다. 주변의 숲도 울창해 대낮에도 밀림속 같은 그늘이 드리우고 한여름에도 냉풍이 불어와 한기를 느낄 정도다.잎 넓은 산죽밭과 하늘을 찌를 듯 솟은 낙엽송 숲이 연출하는 풍경이다. 낙엽송 숲의 끝점에 육각형의 정자가 있고 그 옆에 ‘태백의 광명정기 예 솟아 민족의 젖줄 한강을 발원하다.’고 쓴 기념비가 있어 이곳이 한강 발원지라는 것을알리고 있다.기념비 뒤로 큼직한 암반이 있고 그 위에 검용소가 있다. 이곳으로 오르는 길은 맑은 개울물이 함께 하고 봄부터 가을까지 개울물길 옆으로 야생화가 지천으로 핀다.희귀종인 하늘다람쥐가 서식하고 이름 모를 산새들이 찾아 지저귀며 발원지를 알린다.그래서 금대봉과 대덕산은 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일부에서는 검용소 옆 개울이 건기에는 흐르지 않는 건천이어서 물 흐름이 끊어졌으니 발원지로 보기 어렵다는 이견도 있지만 한강 전체의 흐름을 놓고 보면 확연히 발원지로 보기에 충분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평창 우통수 한반도 중부지방을 동서로 가로질러 굽이굽이 흐르며 생명의 젖줄 구실을 하고 있는 한강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강이다.이 강의 발원지는 그동안 강원도 평창의 우통수(于筒水)로 알려져왔으나 최근 국립지리원에서 태백시 창죽동 검용소(儉龍沼)를 발원지로 공인하면서 두 지자체 간,학자들 사이에 논쟁이 일고 있다.한강의 발원지로 거론되고 있는 곳을 자세히 살펴본다. ‘오대산 서대 밑에 솟아나는 샘물이있는데 곧 한수(漢水:지금의 한강)의 근원이다.’ 세종실록지리지,대동지지,용재총화,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서 한강의 발원지가 한결같이 우통수라고 밝힌 대목이다. 우통수는 한강 줄기 한가운데로 흐르며 물맛이 좋고 다른 물과 섞이지 않기 때문에 맑은 빛을 간직한 채 서울까지 흐른다고 옛 사람들은 믿었다.그래서 양반네들은 한강 주변에서 흐르는 물은 먹지 않고 배를 타고 강 한가운데로 나아가 길어온 우통수의 맑은 물을 마셨다고 전해진다. 궁중에서 탕약과 약수로 쓰여서 강심수(江心水)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물값도 서너배는 더 쳐 주었다니 우통수를 한강의 발원지로 믿고 이곳에서 흐르는 물을 얼마나 귀하게 여겼는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런 우통수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상원사 수정암 앞에 있다.상원사 들머리 관대걸이 옆으로 흐르는 물줄기가 곧 이곳 우통수 샘에서 시작되면서 한강으로 흘러든다는 것이다. 한강은 비록 여러 곳에서 흐르는 물이 모인 강이지만 우통수가 물 한가운데 줄기가 되어 빛깔과 맛이 변하지 않는것이 중국에 양자강이 있는 것과 같다고 해서 이름도 ‘한강’이라고 붙였다고 전해진다. 우통수는 지금도 오대산 상원사 위쪽 염불암에서 가까운 길목에 예나 다름없는 듯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샘솟고 있다. 오늘날 우통수가 옛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변함없는 물줄기를 솟구쳐 내고 있는 것은 깊은 산중에 있어서 사람의 발길이 못 미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우통수를 아끼는 사람들’과 평창군이 물이 넘쳐 흐르도록 하려는 계획과 우통수 주변의 석물과 방문객들을 위한 쉼터를 조성하려 하고 있어 학계로부터 우통수 주변 환경의 변화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사람들이 거의 찾질 않아 낙엽속에 길조차 분간하기 힘든 우통수 가는 길이 개발되면 역사속의 한강 발원지는 또 어떤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을지 궁금하다. 인공위성을 통한 거리측량에서 검용소가 좀더 멀리 측정되면서 최근 발원지로 꼽히고는 있지만 옛 기록에 나타난 한강의 발원 기준은 오늘날의 하천 발원지와 다른 기준으로 설정됐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한강의 문화적 발원지로는 우통수가 원조라고 자부해도 될 것이다. ***기타(수정샘.금대산 북쪽계곡.제당굼샘) 이들 지역 외에 주변의 몇몇 곳이 한강 발원지로 꼽히고 있다.실제로 샘물을 이용하는 지역 사람들은 이들 기타지역이 한강 발원지라고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우선 우통수에서 서쪽으로 80여m지점에 있는 샘인 수정샘을 들 수 있다.연중 물이 흘러나오는 이 샘은 파이프를 통해 수정암의 식수원이 되고 있을 만큼 가뭄에도 끊이지 않고 일정량의 물이 흐르고 있고 한여름의 수온도 6℃를 유지하며 물맛이 상쾌하다.샘물은 돌과 나무로 샘 입구를 둘러놓아 보호되고 있다. 또 검용소가 금대산을 중심으로 북사면에 있는 용천(湧泉)이라면 일부에서는 금대산 북쪽계곡을 발원지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하천 발원지를 물의 긴 흐름의 연장선에서 보면 일부의 샘이 아닌 하천이어야 한다는 견해 때문이다. 주변의 검용소가 갈수기에는 물흐름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보니 자연스레 물이 고여 흐르는 창죽천의 집수지역을 발원지로 보는 까닭이다. 또 금대산 북쪽기슭에서 약초를 캐는 사람들이나 무속인들이 제사를 지내던 샘물(제당굼샘)을 한강 발원지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이 샘은 금대산 기슭의 발달된 바위 지형 아래 지표면으로 스며 흐르는 물을 이용해 제당(祭堂)을 쌓고 공터를 인위적으로 만든 터에 물이 흐르는 곳이다.주로 무속인들 사이에 이곳이 한강 발원지라는 주장이 널리 퍼져 있다. 험준한 태백 준령의 끝자락에서 솟아오른 한줄기 연약한 물줄기는 그 근원이 어디였든 지금도 쉼없이 한강으로 흐르며 생명의 원천이 되고 있다. 태백·평창 조한종기자 bell21@
  • 美 항모1척 걸프 추가배치

    (워싱턴·바그다드 AP AFP 연합) 이라크 남부 비행금지구역을 초계비행하던 미군 무인정찰기가 23일 이라크에 의해 격추되고,미국은 이라크 침공 발진기지로 이용될 터키 공군기지 점검에 나서는 등 양측간에 전운이 고조되고있다.이라크는 또 미국이 세계대전 규모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맹비난,결사항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미군 전문가들은 이라크 공격시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이라크 남부와 남서부의 공군기지에 대한 예비점검에 들어갔다.터키의 NTV 방송은 미 전문팀이이달 말까지 디야르바키르,말라탸,바트만,무스,인시르리크등의 공군기지에대한 점검을 모두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터키 정부는 이라크 공격과 관련한 요구에 복종하지 않을 것이라고밝혀,미국의 지나친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압둘라 굴 터키 총리는 “결코 누구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국익을염두에 두겠다.”고 말했다. 한편 80대의 전투기를 탑재한 미국의 최신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호가 이라크전 지원을 위해 곧 지중해 유역에 배치된다.이 항모가 배치되면 이라크 공격을 위해 걸프만 인근에 동원되는 미 항모는 4척으로 늘어난다. 모스크바를 방문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미국이 곧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에 돌입할 것이라는 데 대해 거의 의심하지 않고 있다고말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이라크의 재외공관장들에게 미국의 전쟁 야욕을 전세계에 폭로하도록 지시,국제사회의 반미여론 조성에 본격 나섰다.타레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도 미국의 역내 군사력 증강 배치는 “세계대전에걸맞은 수준”이라고 비난했다.이라크는 그러나 무기보고서를 둘러싼 비난에 대해 유엔 무기사찰단 등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MBC ‘전원일기’ 마지막 촬영“22년 일기 박수 받을때 덮습니다”

    시청자 가슴에 고향 심고 무겁게 돌아서는 김회장네 사람들 반겨줄때 떠나는 일 쉬울줄 알았는데… 정든 촬영장 둘러보니 못내 아쉬워 눈물 ‘그렁' “박수칠 때 떠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그러나 정에 연연하다 보면 기회를 잃고 만다.그러나 어쩌랴.그것 또한 인생인 것을…”(‘전원일기’ 최종회 최불암의 대사 중) 국내 최장수 드라마인 MBC ‘전원일기’(극본 김인강ㆍ황은경,연출 권이상)의 마지막 회(29일 방영) 촬영이 지난 16일 오후 MBC 제작센터 C스튜디오에서 있었다.1088회인 이날 촬영분의 제목은 ‘박수칠 때 떠나려 해도’.1980년 말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제목으로 시작한 지 22년2개월만이다. ‘양촌리 김 회장’으로 20여년을 살아온 최불암은 “막상 끝내려고 하니까 눈물이 난다.”면서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이 그렇듯이,한마디 보태고 싶은 말은 아직도 많다.”며 드라마 종영에 아쉬움을 표했다. ‘영원한 한국의 어머니’ 김혜자도 마찬가지.“오랜 세월 많은 것을 남겨준 소중한 것과 헤어지는 느낌이다.”‘용식이’ 유인촌은“장인정신과 사명감 없이는 이렇게 오래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감회에 젖었다.‘일용엄니’ 김수미도 “세트를 뜯는 것이 우리집을 부수는 것처럼 서운할 뿐”이다.김수미는 “극중에서 환갑잔치를 할 때 할머니 시청자들이 옷을 50벌이나 보내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그 옷들을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말고도 ‘전원일기’ 가족은 많다.‘일용처’역의 김혜정은 “‘전원일기’는 내 청춘을 바친 드라마”라면서 “비바람에 쓰러진 고추밭에서 눈물을 흘리던 연기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복길이’ 김지영도 만감이교차한다.“촬영장이 내집 같고 동료 연기자들은 가족 같죠.보람찬 시간들이어서 그런지 너무 아쉽네요.” 이날 촬영장 한편에서는 김용건이 고두심에게 다가가 “이제 우리도 이혼이네,이혼”이라며 슬쩍 아쉬움을 전한다.그런데 고두심의 대답이 걸작.“22년 살고 이혼했으면 위자료도 많이 받아야겠네요(웃음).” 지난 2일에는 86년부터 10여년간 영남·수남·복길 등의 아역으로 출연한 김기웅(성균관대 경영학과) 김경수(자양고 1년) 노영숙(홍익여고 3년)이 녹화현장을 방문했다.김경수는 “86년 당시 생후 한 달도 안된 아기 때부터 열살까지 촬영장에서 살았다.”면서 “촬영이 늦게 끝나면 ‘박순천 엄마’가 집까지 데려다주었다.”고 곰살맞게 굴었다. 권이상 PD는 “‘전원일기’는 일상의 단편을 그대로 극화한 작품”이라면서 “일반적인 드라마와는 다르게 평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권 PD는 “갈수록 작아지기는 했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박수쳐준 시청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최종회는 출연진 29명과 함께 빨래터·안방·마을회관 등 시청자 눈에 익은 장소를 돌아보며 평소와 다름없는 분위기로 마무리했다.물론 최종회이니만큼 최불암의 내레이션,과거회상 등 향수를 자극하는 설정도 들어갔다.김인강 작가는 “나이든 그들이 지나온 삶을 조용히 되돌아보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편 마지막 회를 촬영한 날 ‘전원일기’의 역대 연출자 13명,초대작가 차범석씨 등 작가 2명,최불암·김혜자 등출연자 2명이 여의도클럽(회장 유수열)과 한국PD연합회(회장 방성근)가 주관한 ‘2002 방송인상’을 함께 받아 떠나는 자리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2002길섶에서]스크루지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스크루지 영감은 성탄 전야에 악몽을 꾼 뒤 남에게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새로 태어나 행복한 성탄을 맞는다. 스크루지가 꿈에서 만난 세 유령은 과거·현재·미래의 모습을 보여준다.과거와 현재의 유령은 불쌍하게 숨진 아내,가난한 여동생과 조카 등 주변 사람에게 자신이 얼마나 인색했고 인정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게 굴었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미래의 유령이 보여주는 모습은 더 충격적이다.사람들의 조소가 섞인 비문과 쓸쓸하기 짝이 없는 무덤…. 디킨스는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독자들에게 영합한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크리스마스 캐럴이 어린이를 위한 동화로 평가받는 것도 그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1843년 작 ‘크리스마스 캐럴’이 150년이 넘도록 사랑을 받는 것은현세에서도 남에게 베풀면 행복해지기 때문일 것이다.성서에도 ‘자선은 자선을 베푸는 사람을 죽음에서 건져내고 암흑에 빠지지 않게 해준다.’는 구절이 있다.성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황진선 논설위원
  • [21세기 이혼풍속도](3)부자남편, 가난한 남편

    “당신 돈이 없어서 나한테 못쓰는 거야,아니면 있는데도 안 쓰는 거야?” 미국에서 박사 과정에 있는 황모(33)씨에게 아내(26)가 한국으로 떠나며 마지막으로 던진 ‘비수’였다.결혼 2년 만의 파탄이었다.중매반 연애반으로만난 아내는 집안이 넉넉한 그와 결혼하면서,내심 유학생이더라도 안락한 삶이 보장될 것을 기대한 모양이다. 그러나 그는 학비와 생활비를 부모에게 타써야 하는 형편이라 “학생 신분에 맞게 살자.”고 아내를 설득했다.계속 삶의 질과 안정성을 문제삼던 아내는 ‘내게 이렇게밖에 못 해주느냐.’면서‘가난한 남편’과는 더이상 못살겠다며 떠나버렸다. 경제적 풍요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면서 갈라서는 부부가 늘고 있다.특히 상대방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려다 좌절한 젊은 남녀가 이혼을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결혼 2개월 만에 별거에 들어가,넉달 뒤 이혼한 전문직 종사자 강모(27)씨는 아직도 악몽을 꾸는 것 같다.회계사인 남편은 결혼 전에는 그녀의 출퇴근길을 자가용으로 챙겨줄 만큼 자상했다.가끔 “내게 부채가약간 있다.”고말해 마음에 걸렸지만,심각하게 여기지는 않았다.그러나 결혼 직후부터 남편은 시어머니와 함께 “청소도 안 하고 사느냐.”는 등 온갖 트집을 잡다가급기야 주먹까지 휘둘렀다.남편이 결혼전 진 은행빚 4000만원을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을 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기타 결혼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사유’로 이혼상담을 하는 부부 가운데 경제적 갈등이 차지하는 비율이 해마다 높아진다고밝혔다.지난해 상담자료를 분석해 보면,여성의 상담 사례에서 ▲경제적 갈등 8.1% ▲생활무능력 5.5% ▲빚 6.1%로 경제문제가 모두 19.7%에 이른다.남자는 ▲경제적 갈등 5.2% ▲생활무능력 0.3% ▲빚 5.0% 등 합쳐서 10.3%이다. 상담소 측은 최근 경향이 1998∼99년에 많이 나타난 ‘IMF이혼’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한다.외환위기 때는 국가경제 파탄이 가정경제 몰락과 더불어 이혼을 끌어냈다.반면 이제는 소비를 절제하지 못하는 개개인 스스로가 문제의 출발점이다.‘명품(외제 브랜드)’을 선호해 씀씀이를 통제하지 못하는 습관,‘대박’을 꿈꾸는 일확천금주의 등이 이유다.특히 신용카드 빚과 무리한 주식투자 등으로 가정경제가 파탄나 이혼상담을 요청하는 20∼30대젊은 부부가 급증했다고 한다. 회사원 이모(37)씨는 쇼핑중독증인 아내에게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선언했다.그는 “아내의 카드를 모두 잘라도 서너달 뒤면 카드사들로부터 연체금 독촉전화가 걸려온다.결혼 6년 동안 벌써 2000여만원씩 세차례나 갚아줬다.”고 하소연한다.아내를 추궁하면 서너달 잠잠하다가 다시 전쟁이 시작된다.그는 또 언제,어느 카드사에서 올지 모르는 ‘독촉전화’ 때문에 전전긍긍한다. 남편이 아파트를 담보로 1억 2000만원을 빌려 주식투자를 했다가 최근 ‘깡통을 찬’ 사실을 알게 된 전업주부 한모(32)씨는 월급 200만원에서 은행이자로 80만원을 떼어내면서,남편과 미래를 꿈꾼다는 것이 부질없다고 느끼고있다. 상담소의 사례들에서는 40대 가장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도 엿보인다.강정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은 “요즘 40대 남자들은 여성의 경제적 자립의식을악용해,부인에게 당신이 벌어 먹으라고 경제적 부담을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최근엔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비전없는 샐러리맨 남편을 뒤치다꺼리하며 인생을 허송하고 싶지 않다.”면서 이혼소송을 내는 일도 심심치 않게일어난다.대학강사 김모(35)씨는 결혼 뒤에도 미국에 유학가 공부를 계속할생각이었다.그러나 샐러리맨인 남편은 “강사 월급이 얼마나 되겠느냐.”며살림이나 하라고 요구했다.김씨는 “남편을 통해 얻을 것이 너무 적다.차라리 계속 공부해 교수가 되겠다.”며 이혼소송을 냈다.남편과 함께 미국에서박사 학위를 따 국내대학의 교수로 임용된 최모(42)씨는,남편의 교수임용이늦어지자 친정 쪽에서 “뭐가 아쉽냐.혼자 살아라.”고 종용해 이혼한 사례다. 이혼전문 변호사들은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세상이지만,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려면 아무래도 남자가 재력이나 권력 등 능력 면에서 여자보다 나아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분석을 내리기도 한다. 문소영기자 symun@ ★전문가 조언 한 야구선수가이혼을 결심했다.그가 파경의 원인으로 밝힌 것은 두 가지.시부모와의 갈등과 낭비벽이었다.그러나 아내는 인터뷰를 통해 ‘오빠(남편)와 같이 쓴 것이고,수입에 비해 별로 큰 소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제문제를 두고 벌어지는 최근 젊은 부부의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일부 부부는 ‘명품’아니면 상대하지 않는 등 미혼 시절의 소비 취향을 유지하려고 해 문제를 일으킨다.결혼한 뒤 자동차 할부,해외브랜드 의상할부 등으로 인한 빚이 나타나 갈등을 빚기도 한다. 강정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은 “가정경제는 결혼생활의 물적 토대다.일방적으로 처리하지 말고 사소한 정보라도 남편(부인)과 나눠야 한다.”며 “그러지 못할 경우 수습해야 하는 쪽에서 불만이 터져나올 수 있다.”고 충고한다.아울러 부부 씀씀이를 신혼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콩나물값까지 의논할 필요는 없지만 일정한 액수를 기준삼아 그 이상은 상의해서 사용처를 결정한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것. 결혼 전에 건강진단서를 첨부하듯이 앞으로는 ‘빚 없음’을 증명하는 일이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명숙 변호사는 “부부가 사이 좋을 때는 아내의 사치 성향을 모른 척하다가 이혼 사유로 갑자기 문제삼는 남편들도 있다.”면서,가정법원에서 남성이 제기하는 이혼 사유의 3대 레퍼토리가 ▲시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않는다 ▲밥·빨래를 안 해준다 ▲낭비벽·사치벽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진출이 늘어 여성의 경제능력이 늘어난 것을 이혼 증가 원인으로 꼽기도 하지만 법원까지 오는 여성 중에는 “위자료도,재산분할도 필요없다.이혼만 하게 해 달라.”는 여자도 적지 않다며,여성의 경제력 운운은 인과관계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문소영기자 ★어설픈 효자남편 “효자는 좋은 남편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아줌마들은 이구동성 “맞아!”라고 외칠 것이다.더 나아가 “시집살이가편하려면,효자랑 결혼해선 안된다.”고 단언할 것이다.아줌마들은 또 ‘시’어머니·‘시’누이·‘시’집에 질려 ‘시’금치도 먹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물론 처녀들은 결혼이 뭔지 모르면서 “마음씨를 봐야지 무슨 얘기냐.”라며 훈계까지 하려고 들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현대판 효자’들의 어설픈 마음 씀씀이는 어머니의 심기도 제대로 받들지 못하고,살 맞대고 사는 마누라의 마음도 피멍들게 한다.아내와 시집의 알력을 중재하지도,아내를 진압하지도 못한다.어정쩡하고 어설프게 굴수록,어머니·아내는 물론 가족 모두가 피곤하고 불편하다.그러니 좋은 남편이 될 수 없고,결과적으로 효자도 되지 못한다.그렇다면 어설픈 효자들은 어떤 이들인가. 노래방에서 트로트 ‘불효자는 웁니다’나 ‘칠갑산’을 애창하는 남자는거지반 어설픈 효자일 가능성이 높다.부모에 대한 부채 의식을,겨우 노래방에서 술에 취한 채 ‘콩밭 매는 아낙네야∼베적삼이 흠뻑 젖는다∼’며 멜랑콜리하게 구는 것으로 푼다.맨정신으로는 안부전화도 거의 하지 않는다.피곤하다는 핑계로 명절이나 생신에 간신히 얼굴만 비추며,길 막힌다고 금세 돌아간다.혹여 어머니가 아내 흉을 볼라 치면 얼른 자리를 피하면서도,아내가어머니를 흉볼 양이면 두눈을 부릅 뜨며인상을 쓴다.두 여자 모두에게 위안이 되지 않으므로,고부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애당초 그들은 병구완을 위해 제 넓적다리를 잘라 고기반찬을 대령한 효자나,한겨울에 산딸기를 구해온 전래동화 속의 효자와 차원이 다른 것이다.효도를 직접 하기보다는 아내를 대리인으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하려는 한국 남자 중에는 “이 여자랑 결혼해 부모님 잘 모시려고 한다.”며 허락을 간청하기도 한다.한 중국계 미국인은 이 말에 깜짝 놀라 “이 여자를 너무 사랑한다.그래서 행복하게 해주고,나도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남자들은 마누라가 ‘예쁘면’,처가 말뚝에 대고 절을 한다고들 말한다.아내도 남편을 사랑하면 시집 식구들에게 공손하게 군다.때로 부당한 대우를받더라도 견뎌나간다.그 전제 조건은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는 것이다.시집은,아내에게는 낯선 사람이 모인 사회다.오직 남편만이 아내가 비빌 언덕이다.때론 시어른이 “못난 놈.”하며 남편을 내치는 소리가,마을 어른들의 “효자났다.”는 칭송보다 아내들에겐 힘이 된다. 어설픈 효자 아들이여,효도는 아내를 내세우지 말고 직접 하는 것이 옳다.또 어머니의 마음을 위로하는 일은 그 남편인 아버지에게 맡겨놓아도 된다. 요즘 장모와 사위의 갈등이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친정부모에게 육아를 떠맡기는 ‘어설픈 효녀’들이 어설픈 효자들과 다를 것이 무엇일까 하는마음이 새삼 든다. 문소영기자
  • [열린세상]승자보다 돋보인 패자

    정몽준 후보가 이겼다.정 후보의 승리를 축하한다.결과에 대한 승복이라는점에서 그렇다는 얘기다.여론조사 결과의 발표 후에 정 후보의 기자회견은노무현 후보의 그것보다 더 빨리,그리고 더 소략하게 이루어졌다.그동안 여러 차례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패배자들이 지저분하게 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정몽준 후보의 승리는 눈부시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여론조사 전문가는 물론이고 일간지의 정치부 기자들은 단일화에 대해서 매우 회의적이었다. 어떤 식으로든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에 패배자가 승복할 것인가 하는 문제 때문이었다.당연히 단일화 협상 과정도 얼음장 위를 걷는 느낌을 주었다.그러나 정 후보는 자신이 합의한 게임의 규칙에 따라 노 후보의손을 들어주었다. 두 후보간의 단일화 과정은 승자를 가리는 것 자체보다도 패배한 당사자의승복이 더 어려웠다.그만큼 구경꾼 입장에서는 더 묘미가 있는 게임이었다.대다수 국민들이 즐기는 고스톱에서 종종 게임 룰과 관련해서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지만,세 명이 하는 경우에 먼저 3점이 나는 사람이 이긴다는 룰은 어디서나 변함이 없는 승부 결정의 규칙이다.또 마찬가지로 게임의 진행에 관련해서 ‘낙장불입’과 같은 룰도 매우 엄격하게 지켜진다.모든 국민은 고스톱을 즐기려는 한 이런 룰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잘 안다.이것이 게임인 것이다. 여론조사로 승부를 결정짓는다고 할 때 지지율이 서로 엇비슷한 상황에서는 누구든지 내심으로는 승복하기 어려운 법이다.두 번의 여론조사에 의해서,그것도 오차범위 안에서의 결과일지라도 승복한다는 게임의 룰은 따지고 보면 결국 제비뽑기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그것은 축구 경기에서의 동전 던지기나 똑같다.무차별적이고 무작위적이다.그런 만큼,단지 운이 없었을 뿐이라며 뭔가 시비를 걸면서 불복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인 것이다. 하지만 정 후보는 축구협회 회장답게 깨끗하게 자신이 합의한 룰에 따라서결과에 승복했다.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선거는 “Winner takes all.”인 게임이다.게임 자체에서 패배자는 아무 것도 갖지 못한다.그러나 게임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은아니다.그렇기 때문에 많은 게임의 고수들이 이구동성으로,안 되는 날에는적게 잃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다음의 게임이 있기때문이다. 항간에서는 이념적,정책적 배경과 정치적 성장과정이 다른 두 후보간의 단일화에 대해서 적지 않게 부정적이었다.한나라당은 한마디로 이번 후보 단일화 과정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냐고 주장했다.그러나 한나라당의 주장은 틀렸다.고스톱은 반드시 세 명이 하는 게임은 아니다. 대통령 선거라는 전체 게임의 중간 단계에서 결정된 것은 최종 승부의 형태를 이회창 후보 대 노무현 후보 사이의 소위 ‘맞고’로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해 본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맞고’ 역시 세 명이 하는 것 못지 않게 재미있다. 이번 게임은 이기는 것보다 승복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는 점에서 운 좋게턱걸이를 한 노 후보보다 깨끗하게 승복한 정 후보의 승리가 더 돋보인다.이번 대통령 선거의 결과가 어떻게 나든간에 정 후보의 깨끗한 승복은 한국 정치의 귀중한 자산이자 빛나는 전통이 될 것이다.이미 정후보는 승리한 것이다. 이렇게 단일화를 이루어냈다는 것이 소위 3김의 구시대 정치와 다른 점이다. 노 후보나 정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두 후보에게 바라고 있었던 것도바로 이러한 새로운 정치다.이렇게 개혁적이고 젊은 정치야말로 두 후보간의 공통적 이념이고 최소한의 정책적 지향점이다.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냉담,환멸이란 사실 강렬한 정치적 기대의 역설적 표현에 불과하다.이 점은 지난번 민주당 경선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던 사실이다.단지 패배자들만이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다.인생의 다른 게임처럼 정치적 게임도 계속되기 마련이다. 새롭게 이루어질 다른 게임에서 정 후보의 선전을 기대한다.다시 한번 정후보의 승리를 축하한다. 이재현 문화평론가
  • 후진타오의 中國/ 茶상인 아들서 ‘13억 리더’로 우뚝

    중국공산당 16대 전국대표대회를 계기로 4세대 인맥이 전면 부상하고 있다.13억의 중국인을 다스릴 최고 권력이 장쩌민 주석 겸 당총서기의 3세대에서 후진타오로 대표되는 신진 세대로 이양되는 것이다.원로세대의 전면퇴진으로 특징지워질 이번 세대교체는 자본가의 입당으로 대변되는 ‘시장주의 공산당’을 이끌어가야 할 힘겨운 과제를 안고 있다.후진타오와 함께 중국공산당의 새 지도부를 구성할 주요 인물을 소개한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21세기 중국의 새 지도자로 떠오른 후진타오(胡錦濤·60).중국 지도부가 10여년간이나 공들여 키운 후계자지만 여전히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가난한 차(茶)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중국 최고 지도자로 우뚝 솟은 후진타오의 정치철학과 인생관은 21세기 중국의 내일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일 것이다. ◆유연함 뒤에 숨은 강철 의지 1988년 10월,당시 중국은 대학생들의 민주화 시위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시기였다.후진타오가 당 서기로 있던 구이저우(貴州)성도 시위 물결에 휩쓸렸다.후야오방(胡耀邦) 당 총서기가 시위에 온건하게 대처했다는 이유로 실각한 이후라 위기감을 느꼈다. 후 주석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다짐한 후진타오는 대규모 경찰을 배치한뒤 즉각 현장으로 달려갔다.경찰 진압에 앞서 최종적으로 학생들을 설득하기 위함이다.살벌한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와 얼굴을 마주한 후진타오는 끝까지 인내심을 잃지 않고 이들의 주장을 경청했다.“시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나를 믿고 학생의 본분으로 돌아가라.”며 설득,극적으로 사태를 반전시켰다. 호랑이 굴로 들어가 성난 호랑이 새끼들을 진정시킨 것이다.이 사건을 계기로 당은 후진타오에 대해 ‘돌발사건의 해결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내린다. 88년 12월 28일,구이저우성 당서기로서 합격점을 받은 후진타오는 티베트로 달려가야 했다.독립 기운이 절정기에 오른 티베트의 당 서기로 발령을 내린 것이다.정치생명이 걸린,일생일대의 위기였다. 티베트 독립운동 진압은 후진타오의 숨겨진 진면목을 드러낸 사건이다.89년 3월5일,1만명의 승려들과 티베트인들이 수도 라사 거리를 점거,사태는최악으로 치달았다. 후진타오는 무장부대에 즉각 진압을 명령,총알 세례를 받은 시위대는 눈깜짝할 사이에 아수라장이 됐다.당시 후진타오는 철모를 쓰고 진압을 진두지휘,우아하고 고상한 외모 아래 숨겨진 강철 의지를 드러냈다. ◆당 지도부의 모범생으로 후진타오는 42년 12월 상하이(上海)에서 가난한 차(茶)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아버지 후쩡위(胡增玉)는 안후이(安徽)성 출신이다.후는 4살 무렵 인근 장쑤(江蘇)성 타이저우(泰州)에서 유년기를 보냈지만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하고 어머니는 7살 때 사망,어렵고도 힘든 생활을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타고난 성실성과 총명함으로 후진타오는 늘 상위권을 유지했고 남들보다 두살 어린 17살 때 명문 칭화(淸華)대 수리공정과(水利工程科)에 입학했다.하지만 착취계급(자본가)의 아류인 소업주(小業主)로 분류돼 일류학과의 꿈을 접는 아픔도 있었다. 대학시절 최우수 학생 그룹에 속했고 공청단(공산주의 청년단) 지부 문화선전대를 이끌며 사교춤과 노래를 즐기는 등 개방적 면모도 보였다.평생의 반려자인 류융칭(劉永淸)도 이 당시 만났고 졸업 직전인 65년 4월 공산당에 입당한다. ◆문화혁명 소용돌이 한발 비껴 서 대학을 떠나기 직전에 닥친 문화혁명(1966∼1976)은 그의 정치 사상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출신 성분이 소업주인 데다 칭화대 당위원회 간부였던 그는 보황파(保皇派)로 낙인찍혀 ‘화장실 청소’ 등의 수모를 당한다. 하지만 그는 흥분하지 않고 냉철한 눈으로 문혁의 광풍(狂風)을 지켜보면서 소요파(消遙派·좌·우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하는 집단)가 된다.그가 몇번의 정치적 격동기를 거치면서 자기 색깔과 계파를 드러내지 않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문혁기의 생생한 체험일 것이다. ◆쑹핑의 눈에 들어 출세가도로 68년 간쑤(甘肅)성 수력발전소 건설공사장으로 하방(下放)된 후는 힘든 노동일을 겪으면서도 특유의 성실함과 친화력으로 한 단계씩 승진을 거듭한다. 그러던 중 79년,후는 그의 운명을 바꿔놓는 ‘정치적 스승’,쑹핑(宋平) 전 상무위원을 만난다. 당시 간쑤성 당서기로 있던 쑹핑은 성 위원회 설계관리처에서 일하던 후진타오의 브리핑을 받는다.‘간단명료하고 조리있는’ 후의 답변에 깊은 인상을 받은 쑹핑은 자연스럽게 칭화대 후배인 후진타오를 주목하게 된다. 중앙무대로 진출한 쑹핑은 혁명 전우인 후야오방 당총서기에게 후진타오를 추천,82년 40살의 최연소 중앙위원이 됐고 후에 자신의 권력 기반이 된 공청단 제1서기에도 오른다. ◆덩샤오핑이 차기 재목으로 점지 후진타오는 쑹핑과 후야오방의 정성어린 지원을 받지만 4세대 리더로서의 등극은 덩샤오핑의 점지로 이뤄진다.92년 봄 남순강화(南巡講話)에 나선 덩은 “혁명화,연소화,전문화의 표준에 의거해 덕망과 재능을 겸비한 인재를 발탁하라.”고 지시한다.본격적으로 후계그룹을 키우겠다는 선언이다. 정치적 후원자인 쑹핑은 기민하게 움직였다.당시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쑹핑은 자신의 자리를 후진타오에게 물려주는 조건으로 권력 실세인 차오스와당 원로인 보이보(薄一波) 등을 설득,분위기 조성에 들어갔다. 92년 9월 14대 전대 직전,권력의 핵인 상무위원 최종 심사에 ‘후진타오 파일’이 올라갔고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은 “내 보기에도 이 사람은 괜찮은 것 같더군.”이라며 OK 사인을 했다.지방의 당서기에서 무려 3단계나 도약,4세대 후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친화력과 조직관리의 귀재 그에게는 중국인의 사랑을 받는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의 풍모가 느껴진다.사람을 대하면서 인정(情)과 이성(理),사무(事) 등 3개 요소를 적절하게 조화시켰다.원만한 리더십과 친화력으로 조직의 활력을 불어넣는 스타일이다. 공청단 시절 부하들은 “후진타오의 태도는 늘 겸손하고 붙임성이 있으며 성실했다.”고 회고한다.85년 구이저우성 당서기 시절 특유의 지방색과 배타성에 직면한 그는 지역의 원로 간부들을 맨투맨으로 접촉,‘자기 사람’으로 만들었다. 단결과 협력의 분위기를 조성한 그는 경제건설에 전념,부임 2년만에 귀주성의 1인당 GDP를 418위안(元)에서 794위안으로 무려 94%나 늘렸다.당시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더라도 평균 수치를 훨씬 웃도는 성과였다. ◆철저한 2인자의 처세술 후진타오는 자신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언제나 자신을 낮추고 공적을 자랑하지 않는다.겸손은 그의 처세술의 백미다. 92년부터 후는 10년 동안 권모술수가 난무한 중난하이(中南海) 시절을 보냈다.덩샤오핑(鄧小平) 시대의 후야오방과 자오쯔양(趙紫陽),마오쩌둥 시대의 류사오치,린뱌오(林彪) 등 2인자의 비참한 말로를 지켜본 그로서는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었을 것이다.기자들을 만나면 “나를 선전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여러분이 나를 선전한다면 이는 곧 나의 정치생명을 단축시킬 뿐이다.내가 아직 젊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한다.이 때문에 그의 정치 기록에도 일관되게 장쩌민의 부하로서 장을 떠받들고 있다.정적들이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이간질하는 어떤 자료도 찾아보기 어렵다. oilman@ ■인맥/ 共靑團이 ‘오른팔' 후진타오 국가부주석의 인맥은 장쩌민 국가주석 등 제3세대 지도부의 바로 아래인 제4세대의 젊고 참신한 인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공산당 전위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출신과 칭화(淸華)대 인맥,간쑤(甘肅)성 군단 등이 후 부주석의 대표적인 인맥으로 꼽히고 있다. 후 부주석이 1980년대 공청단 중앙서기처 서기로 일하면서 맺은 공청단 인맥은 그의 ‘오른팔’ 역할을 하고 있다.왕자오궈(王兆國) 통일전선부장,리커창(李克强) 허난(河南)성장,쑨자정(孫家正) 문화부장,장푸썬(張福森) 사법부장,쑹더푸(宋德福) 푸젠(福建)성 당서기,첸윈루(錢運錄) 구우저우(貴州)성 당서기,리즈룬(李至倫) 감찰부 부부장,주산칭(朱善卿) 공산당 대외연락부부부장,류성위(劉勝玉) 중앙당교 부교장,위유쥔(于幼軍) 선전시장,저우창(周强) 공청단 제1서기 등으로 정치세력의 주력부대인 셈이다. 칭화대 인맥 중에는 후 부주석이 재학중이던 60년대 초반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40여년 동안 이어지면서 스스럼없이 흉금을 터놓고 얘기할 동지들이 가장 많다.우방궈(吳邦國) 부총리와 우관정(吳官正) 산둥(山東)성 서기,자춘왕(賈春旺) 공안부장,왕수청(汪恕誠) 수리부장,톈청핑(田成平) 산시(山西)성 당서기,천칭타이(陳淸泰)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부주임 등은 칭화대 동기이자 입당 동지들이다.더욱이 자 공안부장과 천 부주임은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했던 동창이다. 이밖에 후 부주석의 인맥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원세력으로 간쑤성 군단이 있다.그가 60년대 후반 간쑤성에서 근무하면서 사귀어 신뢰감을 쌓아온 정치인들이다.이들은 후 부주석을 중앙 정계로 발탁한 뒤 정치적 대부 역할을 한 쑹핑(宋平) 전 공산당 조직부장을 ‘모시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부총리를 비롯해 자즈제(賈志杰)·천광이(陳光毅)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상무위원과 장우러(張吾樂) 국가유색금속공업국장·옌하이왕(閻海旺) 인민은행 부행장 등이 간쑤성 군단의 핵심 인물들이다.특히 이들은 대부분 정부 행정부처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함으로써,후 부주석의 정치권력을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다. 김규환기자 khkim@
  • [마당] 누구 혹은 무언가를 안다는 것

    나의 첫번째 제부(弟夫)이름은 시오카와 도모타카다.그 결혼을 필사적으로 반대하는 부모를 설득해 결국 결혼 승낙을 받아낸 사람은 나였다.그때만 해도 나는 도모가 일본 사람이라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왜냐하면 도모는 서울에서 삼 년째 살고 있었고 외국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한국말을 유창하게 했다.밥 먹을 때 김치가 없으면 섭섭해 했고 무엇보다 자신의 나라인 일본에 대해 부정적인 눈치였다.그리고 그는 내게 직접 ‘가능하면 한국에서 살고 싶어요.’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나는 깜빡 속아 넘어갔다. 결혼식이 끝나자 도모는 내 여동생과 일본으로 떠났다.얼마 후 그쪽에서 일본식 결혼피로연이 있어서 나는 부모를 모시고 일본으로 갔다.어쩌면 그 사이에 도모가 한국말을 잊어버렸을까 봐 비행기 안에서부터 초조했다.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혼자 여러 가지 비약적인 궁리를 해댔다.일본으로 떠날 때부터 사실 나는 도모에게 더 이상 호의적일 수가 없었다.뭣하러 저도 싫다는 나라에 가서 산담,내 여동생까지 덥석 데리고.여동생 집에 머무른 열흘 동안 우리는,그러니까 나와 내 부모,여동생,도모는 비좁은 집에서 복닥복닥거리며 함께 자고,밥 먹고 여행을 다녔다.그런데 도모는 서울에서만 보아온,내가 거의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도모가 아니었다.그는 진짜 일본사람이었다.그가 일본말로 밥을 시키고 일본말로 전화통화를 하는 모습이 그토록 낯설 수가 없었다.나는 당황했다. 서울에 있을 때는 몰랐다.그저 예의가 바르고 친절한 젊은이라고 생각했다.함께 일본 여행을 하면서 깨달았지만 도모는 친절한 일본인 중에서도 유난히 친절한,우리 가족이 생각하기에는 지나치게 예의가 바른 청년이었다.어느땐 나는 짜증이 나서 도무지 견딜 수가 없는 상황도 있었다. 나는 그의 몸에 밴 친절이 ‘나도 너 안 건드릴 테니까 너도 나 건드리지마.’식의 친절일까 봐 두려워지기까지 했다.그래서 나는 도모 앞에서 부러 무례하고 무뚝뚝하게 굴기도 했다.하지만 그건 단지 ‘친절’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여행이 끝나갈 무렵부터 우리는 마치 나무나 밧줄로 만든 흔들다리를 함께 건너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그건 너와 내가 다르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눈이 먼 소년도 당황했을 때는 손으로 제 얼굴을 가리는 건 생득적으로 결정된 유전적 영향이다.뉴질랜드의 마오리족은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친구를 만나면 반갑다는 인사로 엉엉 운다.장례식 때 서양사람들은 검은색 옷을 입지만 중국인들은 흰색이나 자주색 옷을 입고 이집트인들은 노란색 옷을 입으며 집시들은 빨간색을 입는다. 도모와 내가 여행 말미에 서먹해진 점이 있다면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그건 슬픈 일이지만 그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었다.도모는 일본사람이었고 나는 한국인이었다.우리가 서로의 문화나 그것에서 파생되는 정서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은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서로의 불행이 될 것이다.아마 다음에 다시 일본에 가게 된다면 나는 나의 제부가 일본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서 애를 쓰게 되겠지. 서울로 돌아오면서 나는 도모에게 내 여동생을 부탁한다는 것 외에 한가지를 더 부탁했다.도모는 그 약속들은 꼭 지키겠노라고 씩씩하게 대답했다.나는 안심하고 서울로 돌아왔다.내 부탁은 한국어를 잊지 말아 달라는,나로서는 꽤나 간절한 것이었다. 조경란 소설가
  • [현장] 의문사가족 메아리없는 외침

    “어쩌면 우린 냉소와 무관심이라는 더 큰 폭력과 싸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때이른 한파로 서울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28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는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의 개정을 호소하는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기념단체 연대회의의 노숙농성이 19일째 이어지고 있었다. “이회창 후보에게 다섯 차례나 면담을 신청했지만 묵묵부답입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18년을 싸워온 ‘허 일병’의 아버지 허영춘씨 얼굴에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지난 19일 사이 두 차례나 ‘닭장차’ 신세를 졌다. “깔개와 모포를 빼앗으려 하기에 항의를 하다 경찰버스에 실려 갔습니다.내려서 보니 한양대 앞이더군요.”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이 매서워 천막을 치려고 해봤지만 번번이 경찰에 빼앗겼다.화장실을 이용할 때도 바로 옆 한나라당사에는 들어가지 못한다.한나라당이 시위자의 시설물 이용을 막아달라고 경찰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지난 87년 군에서 아들을 잃은 우정학(68·여)씨는 “동냥은 못할망정 쪽박은 깨지 말랬다.”면서 “4년전 400일 넘게 천막농성할 때도 지금처럼 심하게 굴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의문사진상규명위의 기간연장과 조사권한 강화다.일부 국회의원이 법개정 추진을 약속했지만 무엇보다 과반수 의석을 갖고 있는 한나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로부터 조사기간만 연장하는 선에서 법개정을 추진할 것이란 얘기를 들었습니다.하지만 조사권한이 강화되지 않으면 막판에 또 다시 무더기로 ‘진상규명불능’ 결정이 내려질 게 불을 보듯 뻔합니다.” 허씨가 등지고 선 한나라당사 전면에는 “나라다운 나라,국민과 함께 만들겠습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고위 당직자를 태운 검은색 고급 승용차가 허씨 앞을 무심하게 스쳐 지나갔다. 멀어져 가는 승용차를 향해 ‘허 일병’의 아버지는 작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의원님들,우리가 바로 그 ‘국민’입니다.” 이세영 기자 sylee@
  • [밀레니엄] “IMF 일방 처방 빈곤·혼란 초래”

    ■노벨경제학상 스티글리츠에 듣는다 세계는 싫든 좋든 선진국 주도의 ‘세계화’로 가고 있다.경제발전과 생산확대를 위해 ‘세계화가 대세’라는 주장도 많다.반면 세계화를 반대하는 대대적인 시위도 빈발한다.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미 컬럼비아대 교수가 최근 방한해 15일 기자회견을 가졌다.때마침 국내에서 발간된 ‘세계화와 그 불만’(Globalization and its Discontents·세종연구원 출간)저서내용과 기자회견 내용을 간추려 싣는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세3회 세계지식포럼’(매일경제 주최)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가 세계화를 개혁하는 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계경기 전망은. (세계경제를 이끄는) 미국경제에 비관적인 전망이 많다.주식시장이 큰폭으로 하락해 많은 사람들이 자산을 잃었다.대 이라크전쟁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지금까지는 통화정책이 소비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지만 향후 전망은 부정적이다.지난 2년간 저성장이 계속되면서 미국인들의 낙관적인 경향이 약해지고 있다. 미래 상황은 예측 불가능한 것이다.자기 리스크관리를 하지 않으면 언제고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 전세계적으로 디플레 압력이 더 큰가,인플레 압력이 더 큰가. 글로벌경제로 가면서 디플레 압력이 커지는 추세다.일본에서는 이미 심각하게 현실화됐다.분명한 것은 디플레인지,인플레인지 명확히 규정한뒤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다.일본은 디플레가 심각한데도 인플레적인 사고로 대응하다 실패를 거듭했다. IMF(국제통화기금)가 1980년대 남아메리카에서 썼던 디플레 치유 중심의 처방을 90년대말 동아시아에 적용한 것도 비슷한 오류다. ◆ 한국에서는 가계부채가 큰 문제다.어떤 처방이 가능한가. 가계부채는 기업부채만큼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가정에서는 부채가 늘면 지출을 쉽게 줄일 수 있다.그러나 가계부채가 늘면 통화량이 늘기 때문에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 평균소득 대비 부채비율만 볼게 아니라 부채비율이 높은 일부 부문은 금리가 오를 경우,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염두에 둬야 한다.주택담보대출때 대출자가 상환 기간·방법 등을 유연하게 바꿀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금리인상때 리스크 관리를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 미국의 경제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부시 행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전세계가 고통을 받고 있다.미국이 기침만 해도 세계가 흔들린다는데 미국은 지금 독감에 걸려 있다.부시 행정부는 2년간 경제정책을 잘못 관리했다.경기침체를 직접 일으켰다고 할수는 없지만 잘못 운영한 것만은 사실이다.나는 미국에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으나 부시정부는 이를 외면했다. ◆바람직한 세계화는 어떤 것인가. 한국 등 동아시아는 세계화의 혜택을 본 사실상 유일한 지역이라고 할수 있다.수출시장이 보장됐던 게 가장 큰 이유다. 반면 남아프리카,중남미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훨씬 컸다.중남미는 IMF식 개혁의 모범사례로 평가받았지만 현재 50∼60년대 성장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국제기구들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요한 탓이다. 동아시아는 세계화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왔으므로 세계화의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혜택없이 소외만 받은 지역에서 세계화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한국이 목소리를 더욱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제3세계 경제개발에 천착해온 저명한 경제학자로 이론과 현실감각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줄곧 미국과 IMF가 주도하는 세계화를 비판,반세계화 진영에 이론적 근거를 제공해 왔다.93년 클린턴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의장으로 정부개혁을 주도했다.97년 세계은행 부총재로서,아시아 외환위기에 대한 IMF의 고금리 처방을 강력하게 비난했다.“환자가 다르면 처방도 달라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당시 한국이 저금리정책으로 전환,경기를 부양할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직선적인 성격으로 “IMF에는 일류 대학을 나온 3류학생만 모여 있다.” “IMF는 미국의 손아귀에 쥐여 있다.”고 비판하기도했다.지난해에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 1943년 미국 인디애나주 출생 ◇ MIT박사 ◇ 예일·스탠퍼드·옥스퍼드·프린스턴대 교수 ◇ 미국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부총재 ■저서 '세계화와 그 불만' 요약 - 한국등 동아시아국 '세계화' 개혁 주도를 ◆ 세계화의 두 얼굴 세계화는 전세계인의 평균 수명 연장과 생활수준의 향상을 가져왔다.서구사람들은 개발도상국에 세워진 나이키(미국의 스포츠용품회사)공장의 저임금을 인력 착취로 본다. 개도국 사람들은 나이키 일자리를 커다란 혜택으로 생각한다.세계화 비판론자들은 종종 이런 양면성을 간과한다.이들 비판론자들보다 세계화 주창자들의 시각은 훨씬 더 불균형하다.세계화 지지자들은 개도국이 성장을 통해 빈곤을 극복하고 싶다면 반드시 ‘개발’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외친다.분명한 것은 그런 방식의 세계화를 통해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됐고,하루 1달러 미만의 돈으로 생활하는 극빈자는 더욱 늘었다는 점이다.90년대 세계 전체 소득은 연평균 2.5%가 높아졌지만 빈곤층은 오히려 1억명이 늘었다.선진국은 개도국에게 공업제품 시장의 개방을 강요하면서 개도국의 섬유·농산물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개도국에는 산업보조금 축소를 요구하면서자국에는 수십억달러의 농업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 IMF의 위선과 무능 IMF(국제통화기금)는 오랫동안 ‘동아시아의 경제기적’을 믿었다.그러나 정작 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가 터지자 “아시아 국가들의 제도는 썩었고,정부는 부패하다.”고 목청을 높였다.투자·저축 등 각국의 정책적 성과는 무시됐다.한마디로 IMF의 처방은 대부분 실패했다.인도네시아·태국·러시아등 IMF를 따른 나라들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않다.‘IMF의 모범생’으로까지 불리웠던 태국은 GDP(국내총생산)가 아직도 경제위기 이전보다 낮고 기업구조조정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잘못된 진단과 함께 구조조정을 망치는 조치들 때문이었다. IMF는 그때마다 해당 국가가 필요한 개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변명했다.개별국가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것뿐 아니라 만병통치식 접근법을 취한다는 것이 문제이다.IMF는 인플레이션을 막겠다며 대부분 나라에 재정긴축과 금리인상을 강요했다.자국 사정을 들어 은행 개방에 반대했던 에티오피아에 IMF는 “개혁에 뜻이 없다.”며 자금지원을 중단하기도 했다.이런 IMF의 접근법은 ‘식민종주국’의 행동처럼 보인다.위기국가에는 팽창적인 통화·재정정책을 통해 경제를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로 이끄는 게 맞다.부채상환 동결 등도 필요하다.시장주의자들은 정부가 시장보다 비효율적이라고 말하지만 이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도 필요하다. ◆ 잘못된 통치구조 가장 큰 문제는 국제기구에 소속된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다.가난한 사람들에게 발언권을 주어야 할 사람들이 상부 보고기관의 사고방식에 얽매여 있는 것이다.실제로 국제기구들은 선진국이나 개별국가의 상업·금융 이익에 의해 지배된다.IMF에서 발언권이 있는 각국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미 재무부 사람들은 자국 금융계를 대변한다.WTO의 통상장관들은 자국 수출·생산업체들의 이해에 좌우된다.골드만삭스 출신인 로버트 루빈 전 미 재무장관과스탠리 피셔 전 IMF 부총재는 임기를 끝낸 뒤 모두 시티그룹으로 갔다.투명성은 IMF같은공공기구에 더없이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비밀주의가 실수를 숨겨주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한다.국제기구는 ‘햇볕은 가장강력한 방부제’라는 속담을 명심해야 한다. ◆ 아찔했던 IMF의 한국 프로그램 97년 외환위기때 한국의 경제학자들은 IMF가 강요하는 정책들이 재앙을 몰고 올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한국의 경제관료들은 침묵했다.공개적으로 이견을 표하기가 두려웠던 것이다.당시 IMF는 자체 지원금 외에 “한국경제를 의심하고 있다.”는 따위의 말 한마디로도 한국투자를 위축시키고 차입금리를 폭발적으로 상승시킬 위력이 있었다.IMF는 정치의 영역에까지 간섭했다.중앙은행이 독립적이라고 해서 더 좋다는 증거도 없는데 “한국은행을 더욱 독립적으로 만들라.”고 종용했다.특정 일본상품에 대해 시장개방 일정을 앞당기라는 주문까지 했다.한국은 은행 폐쇄와 반도체 과잉설비처분 등 IMF의 처방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았다.대규모 은행 폐쇄 대신 자본재확충에 주력했고,기업구조조정을 정부가 주도했다.환율도 낮게 유지했고 반도체 설비도 처분하지 않았다.그 덕에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회복세를 보일 수 있었다. ◆ 인간적인 세계화를 향하여 세계화의 폐해는 세계화 자체에 있는 게 아니다.IMF,WTO(세계무역기구)등 국제기구 뒤에 숨은 권력들의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다.선진국은 세계화를 단순한 경제현상으로 본다.개도국에게 세계화는 문화적 정체성과 전통적 가치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선진국보다 훨씬 심각하다.지금까지의 방식으로 세계화가 제시되는 한 그들에게 세계화는 ‘공민권 박탈’만을 의미할 뿐이다.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저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들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국제사회가 주어야 한다.국제기구들은 세계화를 작동시키기 위해 그들이 반드시 해야할 역할만 담당하는 고통스러운 자기 변화에 착수해야 할 시점이다. 김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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