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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50년사 발간

    “1953년 당시 수원 선경직물 공장은 종업원들이 최종건 회장의 마차를 이용해 5㎞ 떨어진 광교천에서 돌과 자갈을 날라 만들었다.”(이용진 전 선경직물 전무) SK그룹은 53년 3월 전쟁의 폐허에서 매출 60조원의 국내 굴지 그룹으로 성장하기까지의 50여년 족적을 담은 ‘SK 50년 패기와 지성의 여정’이라는 책자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1380여쪽의 이 책자는 창업주인 최종건 전 회장이 선경직물을 인수해 SK를 일으키는 ‘맨손의 창업’, 동생 최종현 전 회장이 선경직물 부사장으로 SK에 합류하는 ‘패기와 지성의 만남’, 울산 정유공장을 완공하면서 수직 계열화를 이루는 ‘수직 계열화의 완성’,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하는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의 두 날개’편 등 모두 7부 22장으로 구성돼 있다. 시대순으로 정리된 사사는 전·현직 임원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일화를 담았다. 또 수백장의 사진 자료와 인물 사진 중에는 62년 11월 선경직물 수원공장 준공식에 최종건 전 회장과 최종현 전 회장이 참석하는 모습 등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도 포함됐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수읽기 민심읽기

    1991년 5월로 기억난다. 강경대군 치사(致死)정국과 뒤이은 공안정국으로 온 나라가 한창 시끄러울 때였다. 거여(巨與) 출범에 따른 3당 합당 여파로 여당인 민자당과 야당인 신민당은 서로 개 닭 쳐다보듯 했다. 이런 와중에 김영삼(YS) 민자당 대표와 김대중(DJ) 신민당 총재가 대구에서 전격 회동을 가진 것이다. 당시 DJ가 이끌던 신민당은 국회 농성이나 장외집회를 단골 메뉴로 삼았고,YS는 대야 관계는 물론이고 ‘한지붕 세가족’의 계파 갈등으로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30년 민주화동지인 두 사람의 관계가 쉬이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런 양김이 만사 제쳐두고 만난 것이다. 그것도 노태우 대통령 고향인 대구의 한복판에서. 더욱이 회동 장소가 오픈된 호텔 커피숍이라 눈길을 끌었다. 포토 세션 시간도 예상보다 길었고, 수많은 취재진으로 커피숍 칸막이가 여기저기 무너지고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기자는 두 사람이 짜증내지 않고 씩 웃는 것을 보곤 ‘이 상황을 즐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사실 양김, 특히 YS를 둘러싼 당시의 정치환경은 썩 좋지 않았다. 강성 이미지의 노재봉 총리 카드로 정국 주도권을 쥐려는 노태우 대통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고, 여차하면 그를 차기 대권주자로도 밀어줄 태세였다.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고 했던 YS로선 자칫 죽 쒀서 개 주는 꼴을 당할지도 몰랐다. 양김 회동 후 얼마되지 않아 노 총리는 물러났다. 위태로웠던 YS의 입지는 한결 나아졌다.DJ로서도 현실 정치의 핵심 축이 양김이란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한 소득을 얻었다. YS의 탁월한 수읽기에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일은 또 있다.1992년 3·24 총선에서 217석의 거대 민자당이 과반수를 얻지 못하는 참패를 당했다. 인책론이 당내 최대 이슈가 됐고 YS의 대표직 사퇴 주장이 점차 힘을 얻어가는 형국이었다. 김종필, 박태준 최고위원도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면서 YS를 강하게 압박했다. 어떤 식으로든 YS의 책임론은 불가피해 보였다. 그런데 YS는 총선 4일 후 난데없이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해버렸다. 그 해 5월에 있을 대통령후보 당내 경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당내 최대계파인 민정계는 한방 먹었다며 부랴부랴 경선 후보 선정작업에 착수했다. 이것으로 총선 책임론은 사라지고 당내 기류는 대선 경선국면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일반인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국면전환의 수읽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유감(遺感)도 있다. 두 사람이 자신과 계파 이익에만 충실하지 않았나 아쉬움이 남는다. 백성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하면 민초들의 삶의 질이 나아지는 지는 관심권 밖이었던 것 같다. 곧 대선 국면이 닥친다. 후보군은 물론이요, 주변의 책사들도 바로 이것, 국민을 생각하는 수읽기에 주력했으면 한다. 제 아무리 뛰어난 수읽기라도 국민과 동떨어져선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환경이 그때보다 달라졌다 하더라도 정치가 굴러가는 원칙은 큰 차이가 없다.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정치인도 없고, 정치권은 언제나 험한 말만 오가고 한랭전선만 형성돼 있다. 정치권 혐오지수는 갈수록 상승 중이다. 그전엔 자주 했던 여야 영수회담도 지금은 언제 했는지 가물가물하다. 가히 여야관계 실종이다. 그래선 안된다.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이제는 국민들도 정략적인 수읽기는 배격할 줄 안다.jthan@seoul.co.kr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3)품행제로 원숭이 ‘가지’ 물개쇼 단역배우 전락?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3)품행제로 원숭이 ‘가지’ 물개쇼 단역배우 전락?

    지난 7월 새롭게 단장한 뒤 대공원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물개·돌고래 쇼에는 사람을 제외한 포유동물 한 마리가 등장한다. 물개 쇼가 진행되는 중간쯤 태극기를 흔들며 지나가는 10초짜리 단역 배우, 필리핀 원숭이 ‘가지’(♀·6세)가 주인공이다.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아련히 남아 있는 물개 쇼의 청소부 역을 맡았던 앙증맞은 원숭이가 바로 가지다. 그런데 조연을 맡아 인기를 끌던 가지가 왜 단역배우로 전락하게 된 걸까. 대공원에서 새로운 공연 준비에 착수한 것은 지난 1월. 추운 겨울 차가운 물 속에서 그야말로 살을 에는 듯한 아픔을 견디며 모두가 한 마음이 돼 동계훈련에 임했다. 하지만 태도 불량에 실력 부족인 낙제생이 있었으니, 바로 가지였다. 공연 중에 갑자기 멈춰 서는 돌발행동을 하는 것은 그래도 애교로 봐줄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많을 때는 나긋나긋하게 굴다가 조련사와 둘만 있을 때는 난폭하게 돌변했다.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었다. 고참 조련사가 안 보이면 신참 조련사를 꼬집고 할퀴면서 무시하기까지 했다.‘품행 제로’ 가지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물개팀은 급기야 가지를 퇴출시키기로 했다. 사실 가지의 성격은 동물원 내에서도 유명하다. 동물원에 오게 된 것도 2001년 주인이 성격이 안 좋아 도저히 못 키우겠다며 가져왔다. 오죽하면 조련사들이 이름을 지을 때 성은 ‘싸’, 이름은 ‘가지’로 지었을까. 퇴출된 뒤 처음에는 힘든 훈련을 안 한다고 마냥 좋아하기만 하던 (싸)가지,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혼자 처량하게 남겨진 외로움에 물개 쇼를 할 때마다 장막 뒤에서 훔쳐보는 버릇까지 생기게 됐다. 결국 조련사들은 2주 전부터 가지를 공연에 투입, 간단한 연기를 맡겼다. 가지가 본격적인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은 내년에 선보일 물개 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훈련에서 개과천선했을 때의 얘기다. 말썽꾸러기 ‘싸가지’가 성공적인 귀환을 할 수 있을지 내년이 기다려진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파브르 곤충기1/장 앙리 파브르 지음

    ‘파브르 곤충기’는 흔히 ‘곤충학의 성경’,‘문학적 고전’이란 찬사가 붙는 책이다. 수많은 곤충들이 꿈틀거리는 듯한 생생한 관찰 기록에 더해 개인적 의견과 사색을 담은 추억의 에세이가 다채롭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10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곤충기 첫 권이 출판된 것은 장 앙리 파브르가 56세 때인 1879년. 이후 그는 30년 동안의 산고 끝에 필생의 역작을 완결 짓는다. 책의 명성이 워낙 대단하다 보니,‘곤충학자’ 하면 누구나 파브르를 연상할 정도다. 그럼에도 내용이 너무 방대해선지 대부분 특정 부분만 발췌한 번역본이나 요약본, 그림책, 만화책의 형태로 출판됐을 뿐, 제대로 된 완역본은 거의 나오지 못했다. 이런 실정에서 도서출판 현암사가 파브르 완역출판에 나선 것은 파브르의 진면목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 더없는 희소식이다. 파브르가 학위를 받은 프랑스 몽펠리에 2대학에서 곤충학 박사학위를 받은 김진일 성신여대 교수가 번역작업을 맡은 것도 믿음직하다. 이번에 나온 첫 권 ‘파브르 곤충기 1’은 소똥구리 경단 만들기에 관한 연구와 여러 종의 사냥벌에 대한 습성과 본능을 연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땅 위의 똥쓰레기를 말끔히 청소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청소부 딱정벌레, 소똥 밑에 굴을 파고 들어갈 뿐 경단을 굴리는 일은 없는 뿔소똥구리, 비단벌레 사냥꾼인 노래기벌, 뀌뚜라미 사냥꾼 노랑조롱박벌, 파리 사냥꾼 코벌 등등. 마치 곤충의 세계에 들어가 체험하는 듯한 생생함이 느껴진다. 여기에 단순한 관찰을 넘어 그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애환을 풀어냄으로써 흥미로움을 불어넣고 있다. 소똥구리 실험때 옆집에서 똥을 얻으려다 오해받은 이야기, 코벌을 관찰하다 의심이 강한 경찰에게 추궁당하던 사연, 외진 산길에서 하루종일 홍배조롱박벌을 관찰하다 아낙네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던 모습 등은 연구자로서의 부단한 노력과 끈기에 대한 감동과 함께 즐거운 웃음을 자아낸다. 생태 사진작가 이원규의 생생한 동식물 사진과 만화가 정수일의 일러스트를 재미있는 글이 지나가는 길목마다 배치, 비주얼함에 익숙한 요즘 독자들에게 한결 편안하게 읽혀질 듯하다.1만 9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따로 입양 中쌍둥이 美서 재회

    한살 때 미국 가정에 따로 입양되면서 헤어진 이란성 쌍둥이 자매가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 양부모들에 의해 2년 만에 재회하는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사는 더글러스 펑크 부부는 어느 날 입양 부모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2년 전 자신들이 입양한 미아 다이아몬드 펑크(사진 왼쪽·3)와 나이가 똑같고 이름도 비슷한 입양아에 관한 얘기를 읽게 됐다. 글을 쓴 사람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사는 다이애나 라미레즈로 역시 중국에서 입양한 미아 하닝 라미레즈의 생일을 축하하는 내용이었다. 펑크 부부는 자신들의 입양아와 이 아이가 2년 전 중국 장쑤성 양저우의 고아원에 버려진 사실까지 똑같은 것을 알게 됐다. 다만 미아 하닝 라미레즈는 심장 결함을 치료받느라 1년 전에야 양부모 품에 안겼다는 것이 다른 점일 뿐이었다. 두 가족은 이메일을 통해 사진을 교환한 결과 두 아이의 생김새가 쌍둥이처럼 똑같아 자매 사이임을 확신했다. 검사 결과 두 사람의 DNA도 85%까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 번의 전화 통화 끝에 이들 자매와 두 쌍의 부모들은 지난주 말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처음엔 멀뚱히 서로 쳐다보기만 하던 쌍둥이 자매는 금세 손을 맞잡고 친구처럼 친숙하게 굴기 시작했다. 라미레즈는 “태평양을 건너온 뒤 2300㎞나 떨어져 살고 있었지만 쌍둥이 자매를 완전히 떼어 놓을 수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고 더글러스의 부인 홀리는 “이런 게 하느님의 기적”이라며 감격해했다. 두 가족은 두 아이가 자주 통화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보고 싶으면 거리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만나도록 해줄 계획이다. 미국 가정에 입양되는 중국 고아의 수는 2001년 4681명에서 지난해 7906명으로 껑충 뛰어오르는 등 급증하고 있으며 대부분 남아 선호 탓에 길거리에 버려지는 소녀들이 입양된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주말탐방] 남자 캐디의 하루

    [주말탐방] 남자 캐디의 하루

    ■ # 프로 연습생 남자 캐디 조종연(29)씨 24시 8월9일 새벽 4시50분. 휴대전화에 맞춰놓은 알람 소리에 잠을 깬다. 오늘은 두번째 순번.3개월 전 장만한 ‘애마’에 시동을 건 뒤 은화삼골프장으로 향한다. 차를 장만하기 전까지는 택시비도 수월찮이 들어갔다. 남자 캐디들은 기숙사가 없어 가까운 용인시 변두리에서 자취를 하거나 나처럼 친구와 월세방을 나눠 쓴다. 삼복 중이라지만 더워도 너무 덥다. 차창 밖에서 밀려들어오는 후텁지근한 새벽 공기가 벌써부터 뜨거운 하루를 예고한다. 이른 아침의 ‘공장’은 언제나처럼 분주하다. 카트에 시동을 거는 소리, 순번을 확인시키는 캐디마스터의 고함소리, 그리고 “절대로 뒷조에 밀리지 말아야 한다.”고 반협박(?)조로 강조하는 조장 A형의 귀띔까지. 벌써 7년째 겪는 익숙한 모습들이다. 오늘 고객은 어제에 이어 ‘아줌마’들이다. 요즘은 방학 기간이라 여성골퍼들의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서둘러 카트에 응급약품과 물 등 준비물을 싣는다. 얼음통도 가득 채워야 한다. 어제는 한 여성고객이 “얼음이 벌써 떨어졌다.”면서 “너무 더우니 스코어도 나오지 않는다.”고 짜증을 있는 대로 냈다. 핸디캡이 낮을수록 사소한 것 때문에 캐디에게 불평을 쏟는 법은 없는데. 그 고객의 스코어는 트리플보기 이상을 전부 더블보기로 낮춰 기록해도 115타였다. ‘캐디 짬밥’ 7년에 관상 보는 법도 배웠다. 카트 주변에서 서성이는 4명 고객의 얼굴을 보니 일단은 안심이다. 수더분한 얼굴에 야하지 않은 옷차림의 40대 중반.“캐디 오빠, 참 잘 생기고 몸도 잘 빠졌다.”며 18홀 내내 못살게 굴던 어제의 30대 ‘젊은 아줌마’들은 아니겠다. 그러나 아뿔싸, 두 분이 ‘머리를 얹으러’ 온 분들이란다. 뒷조 캐디 B에게 눈짓으로 사인을 한 뒤 첫 홀로 나간다. 뒤에서 너무 보채지 말라는 신호다. 무사히(?) 라운드를 끝낸 시간은 오전 10시40분.20분 가량 예정시간을 초과했다. 예상대로 점잖은 분들이었다. 캐디피를 건네주면서 “병아리 골퍼 챙기느라 고생 많았다.”며 치하의 말도 잊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챙겨먹은 뒤 곧장 골프연습장으로 향한다. 지난달 초 세미프로 선발전 지역예선 마지막 라운드에서 1타차로 아깝게 떨어진 터라 연습시간을 더 늘렸다. 내년 3월 추가 선발전에 대비하려면 무리해서라도 골프채도 바꿔야 할 것 같다. 한 달 평균 수입은 280만원 남짓. 술 담배를 안 하다 보니 동료들에 견줘 착실하게 돈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도 형편은 빠듯하다. 고향 부여에 계신 부모님께 일정액을 부쳐드리고 룸메이트와 나눈 월세 15만원에다 공과금·생활비, 비정규직인 탓에 전부를 내야 하는 의료보험비와 국민연금, 무엇보다 골프 연습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적금까지 붓고 나면 한 달 주머니에 남는 용돈은 25만원 정도다. 저녁은 여자친구 D와 함께 했다.10년 전에 사귀다 헤어진 뒤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 그는 아직 내가 골프연습장 티칭프로인 줄로 알고 있다.7년간 부은 적금을 타 조그만 전셋집을 얻게 될 연말쯤이면 솔직히 털어놓고 결혼하자고 말할 작정이다. 물론 이후에도 캐디생활은 계속될 것이다. 미국 PGA까진 못 가더라도 지금보다는 더 당당한 직업인 국내 프로골퍼가 되는 게 내 꿈이다. 녹초가 돼 이부자리에 누운 몸이지만 그 꿈에 되레 손가락 끝까지 생기가 넘치는 걸 느낀다. 글 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최초 캐디는 남자… 국내 200여명 활동 평균 24세… 월수입 300만원대 짭짤 ‘남자 캐디’가 뜬다. 골퍼들의 경기를 돕는 캐디의 공식 명칭은 ‘경기 보조원’.70년대 이후 여자캐디가 ‘골프장의 꽃’으로 자리잡았지만 90년대 중반부터 남자캐디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캐디, 원래는 남자 캐디의 어원에는 여러 설이 있지만 16세기 후반 프랑스 출신인 스코틀랜드 메리 여왕의 라운드 때마다 골프채를 들고 따르던 육군사관 후보생 ‘캐데이(CADET)’에서 비롯됐다는 게 가장 유력하다. 현재 국내 골프장에서 일하고 있는 남자 캐디의 수는 정확하게 헤아릴 수 없지만 전국 10개 안팎의 골프장에 200명 남짓인 것으로만 추산된다. 골프장경영자협회에 등록된 180여개의 정규홀(18홀 이상) 골프장이 대부분 평균 80∼100명의 캐디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에 비춰 아직은 ‘새발의 피’인 셈이다. 다만, 조종연씨가 일하고 있는 은화삼골프장은 국내에서는 ‘남자 캐디’의 효시이자 ‘천국’이다. 전체 인원 87명 가운데 60%나 된다. 지난 1993년 개장한 이 골프장은 당초 캐디 없이 운영하다 2년 뒤 난이도가 높다는 지적 때문에 남자 캐디를 고용하기 시작했다. 국내 최다 인원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그렇다면 왜 남자 캐디일까. 골프장 입장에서 볼 때 평균 7분 간격으로 팀이 나서는 하루 전 라운드 수익의 관건은 팀 간격이 밀리지 않고 예정된 제 시간에 각 라운드를 진행시키는 것이다. 여성보다 체력적인 면에서, 그리고 운동신경과 전문지식에서 다소 앞서는 남자 캐디들이 더 적격이라는 판단이다. 은화삼골프장의 경우 남자 캐디의 평균 연령은 24세 안팎. 개장 당시에 견줘 3살 정도가 낮아졌다. 일당격이긴 하지만 1라운드 캐디피는 평균 8만∼9만원. 한 달 가운데 10일을 하루 2라운드 치른다고 가정하면 월 수입은 300만원을 거뜬히 넘어선다. ■ 남자 캐디가 꼽은 여성 골퍼들의 꼴불견 남자 캐디가 꼽은 여성 골퍼들의 꼴불견은 무엇일까. 은화삼골프장의 캐디 5명으로부터 ‘톱5’를 들어봤다. (1) 담배 없인 못살아 대부분의 국내골프장은 절대 금연. 고객의 건강은 물론 애써 관리한 잔디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물론 ‘카트(전동차) 내에서만’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 골프장 끽연이 죄는 아니지만 도가 지나치면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법. 한 여성 골퍼는 홀마다 1개비 이상씩을 연기로 날린다. 심지어는 티박스에서까지 담배를 문 채 올라가 티샷하는 경우도 있다.“헤드업 방지하려면 담배 끝만 쳐다보는 게 최고라니까.” (2) 1야드에 목숨건다 캐디의 임무는 고객의 스코어를 줄이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것. 그러나 그린까지 1야드, 홀컵 1㎝까지 따지는 데는 두 손 다 들 지경이다. 자칭 ‘싱글핸디캐퍼’임을 과시한 어떤 여성 골퍼는 30야드의 어프로치샷을 남기고 핀까지 서너 차례나 왕복하며 거리를 재기도 한다. 뒤팀은 페어웨이에서 골프채에 턱을 괸 채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다음샷을 기다리고 있다. 그녀의 샷은 처참하게 섕크가 나 OB말뚝 밖으로 튀어나갔다. (3) 그린 삼매경이 죄냐 그린 위에서 쪼그려 앉은 채 한참 동안 퍼트라인을 ‘쪼는’ 걸 탓하는 게 아니다. 다리를 모으기만 한다면. 여성 골퍼들의 짧은 치마 속에는 물론 속바지가 있다. 그렇다고 무릎을 모으지 않고 ‘개방’할 경우엔 모두가 민망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남자 캐디가 반대편에서 그린을 읽어주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그의 입에서 제대로 된 그린 정보가 나오기란 ‘절대 불가’다. 무릎을 모으시라. 스코어가 올라간다. (4) 여자라고 왜 못해 궁금하면서도 우려했던 바다. 성희롱과 스킨십이다. 극히 일부지만 지나친 ‘농’을 건네는 40대 아줌마들. 반말은 기본이다. 그린에서 공을 닦아 놓아주는 캐디에게 “이 퍼트라인이 맞느냐.”며 뒤에서 몸을 찰싹 붙이는 경우는 그래도 참을 만하다.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조심스레 카트(전동차)를 운전하는데 “참 다리가 튼실하다.”며 허벅지를 손으로 문지를 땐 카트를 계곡에다 처박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5) 소풍은 즐거워 에티켓에 충실한 골퍼라면 라운드 도중 한번쯤은 그늘집에 들러주는 건 기본. 그러나 일부 ‘걸스카우트 아줌마’들에겐 예외다. 떡이며 김밥, 냉커피까지 완벽하게 준비해 ‘소풍 잔치’를 벌이는 경우도 있다. 한술 더 떠 그늘집 안으로 음식물을 가져 들어가는 데는 대책이 안 선다. 이런 골퍼들일수록 캐디에게 떡 한쪽 건네는 법이 없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동굴 바위틈서 찬바람 ‘씽씽’ 진안 풍혈냉천 피서객 만원

    “바위틈에서 나오는 차가운 바람이 더위를 씻어 줍니다.” 전북 진안군 성수면 자포리 풍혈냉천(風穴冷泉)이 찜통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들로 7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풍혈냉천은 연중 얼음처럼 차가운 바람이 나오는 동굴. 불볕 더위가 내려 쬐어도 이 동굴은 항상 냉장고 속과 같은 4∼6도의 냉기를 내뿜는다. 바위틈 사이로 스며들었던 물이 겨우내 꽁꽁 얼었다가 한여름 무더위에 녹으면서 산바람을 타고 내려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발 400m 높이의 대도산 자락에 있는 이 동굴에는 여름철이면 매일 3000∼5000여명이 몰려오는 이색 피서지로 꼽힌다. 주민들은 일제시대 한 일본인이 바위틈에서 나오는 차가운 바람을 발견하고 버섯을 키우기 위해 10여m 깊이의 굴을 뚫어 이 동굴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한다. 휴게소 주인 김현남(32)씨는 동굴속에 각종 음료수와 막걸리를 쌓아두었다가 관광객들에게 팔고 있다. 이곳에서 나온 음료수는 냉장고에서 막 꺼낸 것처럼 시원해 인기만점이다.서울에서 피서를 온 한순영(68)씨는 “동굴 바위틈 사이에서 차가운 바람이 나오는 게 신기하고 시원해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진안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신나는 과학이야기] 태안 오키드타운을 찾아

    [신나는 과학이야기] 태안 오키드타운을 찾아

    지루했던 장마도 끝나고 드디어 여름 휴가 시즌이다. 바다로 갈까, 산으로 갈까 망설여진다면 오키드타운으로 가면 어떨까.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있는 오키드타운(www.orchidtown.co.kr)에서는 갯벌 체험, 오키드식물원 관람, 조개잡이 등 여러 가지 코스를 경험할 수 있어 바다의 내음과 식물의 싱그러움을 동시에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갯벌이란 무엇일까?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 정도 달리면 오키드타운의 갯벌에 도착한다. 서해안은 조석 간만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갯벌이 잘 발달했다. 우리나라 서해안의 갯벌은 캐나다 동부 해안, 미국 동부 해안과 북해 연안, 아마존 강 유역과 함께 세계 5대 갯벌로 불린다. 갯벌은 조류에 의해 운반된 미사나 점토 등의 작은 입자가 퇴적된 평평한 땅을 말한다. 만조 때는 물 속에 잠기고 간조 때는 그 모습이 드러난다. 갯벌은 육상과 해양의 생태계가 접하는 곳으로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사람이 바다로 보내는 각종 오염 물질을 정화하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갯벌에서는 간조 때 간단한 도구가 있으면 쉽게 조개나 굴 등을 채취할 수 있다. ●동양란과 서양란은 어떻게 다를까? 약 1500평 규모의 오키드식물원은 난과 허브가 주종을 이룬다. 오키드(orchid)는 난이라는 뜻이다. 식물원에 들어서면 아주 큰 온실에 들어온 것 같은데,1년 내내 난과 허브를 즐길 수 있다. 난은 동양란과 서양란으로 구분할 수 있다. 동양란은 서양란에 비해 왜소하고 소박하며 대부분 향기가 나지만, 서양란은 꽃이 크고 화려하며 대부분 향기가 없다. 동양란에는 춘란, 풍란, 소심란 등이 있다. 서양란에는 카틀레야, 덴파레, 심비디움 등이 있다. 식물원에서는 난을 가꾸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허브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 허브는 여러 가지 효능이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식물원에서 난은 손으로 만지면 안되지만, 허브는 손으로 마음껏 만질 수 있다. 여러 가지 허브 향을 맡으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솔잎 모양으로 생긴 로즈마리는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주고, 보랏빛의 꽃잎을 가진 라벤더는 소화 불량이나 편두통에 도움이 된다. 또, 식물원에서 빠뜨리면 안되는 중요한 코스가 있다. 바로 갓 자란 새싹과 허브꽃을 넣은 허브꽃밥을 먹는 것이다. 아름다운 꽃을 밥과 함께 비벼서 먹는 것이 어색할지도 모르겠지만, 허브꽃밥의 모습과 맛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허브비누는 어떻게 만들까? 식물원에서는 허브비누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베이스 오일에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 수용액을 붓고, 걸쭉해질 때까지 젖는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의 색소와 허브 오일을 조금 넣고 다시 저어준 다음 다양한 모양의 틀에 담고 기다리면 나만의 허브비누가 완성된다. 이번 주말에는 오키드타운에서 바다 냄새, 난과 허브의 향을 맡고, 그 속에 숨어있는 과학에 흠뻑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경은 영동중 교사
  • [31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올해로 16번째를 맞는 세계한민족과학기술자대회를 찾아간다. 세계 과학계를 이끄는 저명한 한인 과학자 300여명이 동시에 한국을 찾았다. 이 세계한민족과학기술자대회는 세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내고 있는 동포와 외국인 석학들이 강연과 학술발표회 등을 통해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토의하는 자리다.   ●하나뿐인 지구(EBS 오후 11시) 10만종으로 추정되는 국내 자생생물 중, 현재까지 발굴되지 않았고 기록조차 돼있지 않은 생물은 6만여종 이상. 그들은 어떤 생물이고, 과연 어디에 있을까. 지난달 창단한 환경부의 토종발굴사업단을 따라 외래종 식물의 유입과 토종에 대한 유해성 실태를 살펴보고, 토종식물을 보존할 대안을 찾아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결혼 전, 이혼할 경우 각자의 재산은 각자 가지고 가기로 계약서를 작성한 부부.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아내의 외도를 목격했고 이에 아내가 위자료를 주고 이혼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그러자 남편은 재산분할도 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결혼 전 별도 재산관리에 합의한 부부, 이혼때 그대로 지켜야 할까.   ●주몽(MBC 오후 9시55분) 금와왕의 특사자로 현토성을 찾았다 부여궁에 돌아온 주몽은 한나라는 부여에 간섭을 일삼았고 앞으로도 계속 이러면 전쟁도 불사할 것이라는 금와의 뜻을 양정에게 전했다고 말한다. 이에 대소신료들이 모두 놀라지만, 금와는 주몽을 칭찬한다. 한편 대소는 철기방의 독구에게 철제무기 개발에 대해 묻는데….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197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로 전성기를 누렸던 배우 장미희.‘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의 집행위원장으로서 그녀가 이야기하는 어린이 영화제의 필요성과 남다른 영화사랑을 들어본다. 또 17년 교수생활의 노하우는 무엇인지, 후학 양성과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는 장미희를 만나본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윤후가 감기로 앓는 국화에게 양복저고리를 덮어주고, 죽까지 챙겨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신형은 마음이 아프고, 윤후에게 다른 여자에게 친절하게 굴지 말라고 충고한다. 한편 허름한 방을 보고 온 국화는 설움이 몰려오고 그런 심정을 알아차린 윤후는 국화가 맘 편하게 울 수 있게 해주는데….
  • [재테크 칼럼] 시간·지역·자산별 분산투자를

    [재테크 칼럼] 시간·지역·자산별 분산투자를

    간접투자상품(펀드)에서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것은 개별 주식이나 채권이 가진 개별 기업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다. 실제 몇몇 우량주들도 주가 폭락기에 50% 이상 떨어진 적도 있고 채권도 대우사태나 SK사태 때 최고 70%까지 원금손실을 입은 바 있다. 분산투자는 시간, 지역, 자산으로 개념을 넓힐 수 있다. 시간에 있어 분산투자는 적립식 펀드가 대표적이다. 시장이란 늘 변하기 마련이라 어느 특정 시점에 이뤄진 투자는 시장이 변하면서 치명적 손실을 입기도 한다. 실제 지난 1999년 주식시장 활황기에 개별 주식, 혹은 주식편입비율 90% 이상의 성장형 펀드에 투자했던 많은 투자자들은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지면서 1년만에 원금이 반토막났었다. 당시 적립식펀드로 시간의 위험을 분산했다면 2002년 회복기에 수익을 실현할 수도 있었다. 최근 2∼3년 사이 부쩍 관심이 높아진 해외펀드는 지역 분산투자의 좋은 예다. 세계 주식시장에서 비중이 1% 내외인,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국가 위험이 있는 한국시장에만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보긴 어렵다. 올 상반기까지는 인도와 중국을 포함한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동유럽·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주식형펀드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 이후에는 경기둔화 우려감과 금리인상 요인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신흥시장 자금 일부가 선진시장으로 이동중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계속 높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 고유가 수혜를 누리는 러시아 등 여전히 신흥시장의 매력은 살아있지만 2003년부터 진행돼온 유동성 흐름이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좀더 분산이 잘된 글로벌자산배분펀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자산배분펀드는 전세계 주식과 채권에 분산된 펀드로 선진시장의 비중이 높다. 기대수익률은 신흥시장펀드에 비해 낮지만 연평균 10%대의 안정적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산배분을 통한 분산투자가 있다. 실은 투자에 있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돈에 대해 가장 높은 관심과 철학을 가진 유대인의 지혜모음서 ‘탈무드’는 ‘현금 3분의 1, 부동산 3분의 1, 현금 등가물(주식, 채권, 또는 환금성이 좋은 보석류) 3분의 1’과 같은 균형있는 자산배분을 권하고 있다. 유대인에 버금가는 중국인들도 “영리한 토끼는 3개의 굴을 만든다.”는 속담이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부동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동안 장기적인 박스권 장세와 변동성이 컸던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 좁은 국토에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부동산에서 수익률이 높았던 점이 반영된 결과이다. 그러나 앞으로 노령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부동산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규제로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 대세상승이 진행되고 있는 주식시장을 고려한다면 점진적으로 현금, 부동산, 주식, 채권 등 균형 있는 자산배분이 필요하다. 진미경 대한투자증권 광장동지점장
  • [’서울신문 102년-中·유럽의 미래 성장전략] 중국

    |베이징 이지운특파원|2050년까지 중국의 국가적 목표는 ‘중등’ 발전국가를 실현하는 것이다.2000∼2010 국내총생산(GDP)을 이전의 두배로 늘리고 2020년까지 다시 또 두배로 늘린 뒤,2050년까지 부유하고 민주적이며 문명화된 사회주의 국가건설을 위해 계속 발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중국의 미래 생존전략 측면에서 볼 때, 지난 3월 열린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4차회의는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록된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정부 공작보고’에 포함된 ‘국민경제사회발전 제11차 5개년규획(11·5)’은 ‘성장’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간의 ‘고도 성장’이 안팎으로 많은 불화와 마찰을 야기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50년까지 ‘중등´ 국가발전 실현 당장 내부적으로는 성장의 그늘인 빈부격차가 사회의 균열을 조장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존폐 위기에 몰린다면 그 원인은 이 사회 균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의 위험성을 내포한 것이다. 외부적으로는 그간 보여준 무서운 성장 속도가 ‘중국 위협론’을 확산시키며 서방세계의 견제를 부추겨 왔다. 무역 수지 불균형에 따른 미국 등의 끊임없는 불만과 불평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자원과 에너지의 블랙홀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도 성장의 속도가 주는 위협감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평화적으로 일어서겠다.(和平 起)’는 데에도 주변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이에 중국은 11·5를 통해 지난 20여년 유지해온 경제 기조를 바꾸었다. 한계에 부딪힌 양적 성장 일변도의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내수를 진작하고 농촌을 비롯한 낙후지역을 일으키는 정책들이 포함됐다. ●서방세계 ‘中위협론´ 불식시킬 코드로 국가발전계획위의 마카이(馬凱) 주임은 ‘11·5의 목표와 임무분석’에서 “세계 정치·경제의 변화와 중국 국내 발전 요구에 적응하기 위한 윈윈(상생)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표면상으로는 새 경제 기조를 확정한 것이지만 이면(裏面)에는 이처럼 정치·외교까지 아우르는 고려가 담겨 있다. 그러지 않고서는 지역 강대국에서 진정한 세계 강대국으로의 부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중국은 세계 강대국으로의 발전을 위해 경제·군사·과학기술력에 더해 정치·외교·문화력 등 ‘소프트 파워’를 강화해 나가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옛 소련이 세계 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잃은 것은 막강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소프트 파워가 약화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상실했기 때문으로 보기 때문이다. 나아가 소프트 파워는 대외적인 측면에서뿐 아니라 국내 발전 전략 차원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영역에서의 제도 개혁을 통해서만 지역불균형, 환경파괴, 에너지 부족, 도농(都農)격차 등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톈진(天津) 난카이(南開)대학의 팡중잉(龐中英) 교수는 “세계 강대국으로 도약하려면 소프트 파워가 필요하며, 이는 양호한 국내 통치체제에 기초한다.”고 주장했다.‘2005년 중국국제지위보고’는 공산당의 통치능력 강화, 법제 사회 건설 등 국내 제도개선을 연성권력 강화의 사례로 들었다. 결국 소프트 파워론은 중국의 현재를 아우르고 미래를 관통할 수 있는 핵심 용어 가운데 하나다. 우선 공산당으로서는 내부 제도 개혁을 통한 사회적 안정으로 정권의 지속성을 강화해 나가야 하는 측면이 있다. 중국 위협론을 불식시키며 굴기에 성공해야 하는 점도 있다. ●최소 연 7~8% 경제성장률은 유지해야 비록 주변국의 반감과 견제로 현재 ‘화평굴기’가 ‘화평발전’으로 대체돼 쓰이고는 있으나,‘굴기’에 대한 중국의 의지는 소프트 파워에 대한 지향 노력에서도 충분히 읽힌다. 문화와 인터넷·방송 등을 통해 중국의 사회주의를 ‘약화’시키려는 미국의 ‘평화적 체제전복’ 시도에도 대처해야 한다. 동시에 중국은 지난 10여년간 매년 두자릿수의 군사비 지출 증가세를 보이는 등 국방·과학기술·자원·경제력 등 하드 파워 측면에서도 실력 향상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 2003년 ‘전국과학기술공작회의’에서는 ‘과월(跨越·뛰어넘기)’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그간에는 ‘근종(近踪·추격하기)을 목표로 삼던 과학기술 분야다. 경제력 관점에서 보더라도 중국이 성장을 소홀히 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실업문제 등 사회적 압력을 버텨내려면 최소 연간 7∼8% 경제성장률은 유지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jj@seoul.co.kr
  • “김정일 ‘저팔계 외교’ 실속 강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미국과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강조하면서, 잇속을 차리기 위해서는 적에게도 추파를 던질 수 있는 ‘저팔계식 외교’를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1990년대 초반에 핵문제로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핵문제를 털어버리자고 말해 애초엔 핵문제가 대미협상 카드용이 아니었던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외교관 출신 탈북자인 현성일(47) 국가안보통일정책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의 박사학위(경남대) 논문에서 소개됐다. 탈북자 박사학위 2호다. 현 연구위원은 16일 ‘북한의 국가전략과 간부정책의 변화에 관한 연구’란 논문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1990년대 초 소련 붕괴 후 외교관들에게 “범의 굴에 들어가 범을 잡는다는 심정으로 미국, 일본, 유럽 나라와의 외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잇속 챙길 수 있다면 적에게도 추파 던져라” 김 위원장은 “우리는 이제부터 외교를 저팔계식으로 해야 한다.”며 “저팔계처럼 자기 잇속만 챙길 수 있다면 적에게도 추파를 던질 줄 아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외교방식”이라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현 위원은 “김 위원장은 1992년쯤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에게 핵 문제에 꽁꽁 묶여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만큼 어떻게 해서든 핵 문제를 털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는 핵 문제가 북한에 얼마나 큰 부담이었는지를 보여주고 동시에 (당시까지만 해도)북한이 핵개발을 대미협상카드로 활용하려고 했던 것은 아님을 반증한다.”고 풀이했다. 그는 “그러나 제네바 합의는 북한으로 하여금 핵이 위력한 대미협상카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 계기였다.”며 “하지만 김 위원장은 제네바 합의 후에도 미국이 인권,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새로운 문제로 우리를 끊임없이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현철해 대장의 조카… 부친도 장관급 지내 현 연구위원은 김일성종합대학 외국어문학부 영어과를 졸업한 뒤 이 대학에서 8년간 교수로 일했다.1989년 잠비아 주재 북한대사관 3등 서기관으로 근무하던 중 1996년 망명했다. 그는 현철해 군 대장의 조카이고, 부친 현철규씨도 노동당 간부부장(남한의 장관급), 조직지도부 부부장 및 제1부부장 등을 지냈다. 그는 논문에서 김 위원장은 주요 정책결정 방식으로 ‘측근정치’를 활용하고 있으며, 측근들과의 연회에서는 전반적인 대내외 정세와 주요 국가정책과 인사문제 등의 현안이 논의된다는 것이다.‘측근 파티’에서는 비교적 솔직하고 진실이 반영된 견해들이 독대나 의견교환 형식으로 논의된다. 측근정치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 위원은 “김정일이 후계자가 된 이후에는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과 업무추진력, 책임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인물을 측근으로 발탁했다.”며 “실력이 없는 인물은 측근으로 쓰지 않았고 실력 위주의 용인술은 간부들 속에서 자질 향상과 성과 도출 노력으로 이어졌다.”고 소개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島島하게 섬으로 떠나라

    島島하게 섬으로 떠나라

    (11) 수려한 2㎞ 해상풍치 자랑하는 진도 관매도 관매도는 발을 딛는 사람들 대부분이 첫마디로 “왜 이런 곳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까?”라고 할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섬이다. 관매 해수욕장과 수려한 해상 풍치를 자랑하는 관매8경 등 볼거리와 놀거리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행정구역은 전라남도 진도군. 특히 관매 1경으로 꼽히는 관매 해수욕장의 소나무숲은 우리나라 해수욕장 가운데 가장 운치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숲은 모래가 날리는 것을 방지하는 방사림(防沙林).2㎞에 달하는 백사장 주변에 50∼100년된 소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백사장의 모래는 바람에 날릴 만큼 부드럽기 그지없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해수욕장의 끝머리에 있는 해식절벽(海蝕絶壁) 또한 장관. 수만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한 수성암층이 깎아지른 절벽을 이루고 있다. ■ 찾아가는 길:관매도로 들어가는 방법은 두 가지. 진도군 팽목항에서는 해진해운(061-244-0803) 소속 페리호가 하루 한번 아침 9시30분에 출항한다. 특송기간(7월21일∼8월15일)에는 하루 6∼7회로 증편된다. 소요시간 2시간. 목포항 여객터미널에서도 신광해운(061-244-2391)소속 신해호가 하루 한번 아침 8시30분에 출항한다.4시간 이상 소요. ■ 여행정보:여관은 없고 민박을 이용해야 한다. (061)544-5541,5309,3965. (12) 안빈낙도를 꿈꾸는 섬 통영 욕지도 한 고승이 깨달음을 ‘알고자 한다면(欲知)’ 먼저 자신의 마음속을 살펴보라고 한 설법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는 남해의 고도 욕지도. 한려수도의 끝자락에 흩어진 39개의 섬을 아우르는 욕지면(欲知面)의 본섬이다. 통영항에서 뱃길로 32㎞쯤 떨어져 있다. 소요시간은 1시간 남짓. 섬 일주도로가 이곳의 백미. 한쌍의 촛대바위와 세개의 바위섬으로 이루어진 삼여도, 아름다운 어촌마을로 선정된 유동마을, 몽돌해변으로 유명한 덕동마을 등, 둘러볼 만한 곳이 많다. ■ 찾아가는 길:통영에서 가는 배편이 자주 있다. 욕지 카페리1호(055-641-6181,6183, yokjishipping.co.kr)는 통영항에서 하루 3회, 카페리2호(055-641-3560)는 삼덕항에서 하루 2회 왕복운항한다. 삼덕항에서만 출항하는 욕지금룡호(055-641-3560, yokji.or.kr)는 연화도를 경유하지 않고 욕지도로 하루 3회 직항한다. ■ 여행정보:섬 곳곳에 여관과 콘도형 민박 등 숙박업소들이 많다. 주민집 대부분이 민박을 겸하기도 한다. 그러나 피서철 성수기엔 숙소가 모자란 경우도 있어 예약이 필수다. 요금은 1만 5000원∼5만원.(욕지면사무소 (055)642-5119,3007, yokji.tongyeong.go.kr (13) 인어의 섬 인천 장봉도 인천 영종도에서 뱃길로 45분 정도만 가면 서울 근교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만큼 한적하고 아름다운 섬, 장봉도와 만날 수 있다. 국사봉 등 섬안에 봉우리가 많아 장봉이라 불린다. 선착장에 올라서면 맨먼저 인어상이 반긴다. 인어의 전설을 안고 있는 장봉도의 상징물. 장봉도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이 옹암해수욕장이다. 완만한 경사의 백사장과 울창한 소나무숲이 자랑거리. 썰물 때면 넓게 펼쳐진 갯벌에서는 모시조개, 동죽, 바지락 등을 캘 수 있다. 주변 갯바위에서는 망둑어, 노래미, 우럭 등이 낚싯대를 드리우기 무섭게 올라온다. 진촌해수욕장에서는 낙조가 일품. 진촌해수욕장에서 시작되는 섬속의 등산코스가 또 다른 볼거리다. 마치 서해바다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 찾아가는 길:승용차는 인천공항고속도로→요금소→2㎞ 직진→삼목선착장 표지판 우회전→해안도로 4㎞ 정도 직진→삼목사거리 우회전→500m 직진하면 삼목선착장. 장봉도까지는 삼목선착장에서 매시 10분에 한 시간 간격으로 배가 출항한다. 첫배는 아침 7시, 마지막 배는 오후 6시10분. 금·토·일요일은 오후 7시10분. 장봉도에서는 매시 정각에 출항. 세종해운 (032)884-4155. ■ 여행정보:숙박업소는 없고 성진농원(nongwon.org) 등 깨끗하고 시설 좋은 민박집들이 대부분이다. (14) 마지막 낙원 신안 우이도 소의 귀를 닮았다 해서 이름붙여진 우이도. 태곳적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아름다운 섬이다. 행정구역은 전라남도 신안군.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돈목해수욕장 오른쪽에 있는 모래산이다. 해수욕장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산자락의 허리가 벗겨지면서 드러난 모랫더미 위에 파도와 바닷바람에 실려온 모래가 덧쌓이면서 마치 산처럼 솟아 오른 것. 해수욕객들의 엉덩이 썰매장으로도 쓰인다. 비닐포대를 타고 해수욕장까지 내려 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 정도. 밀물 때면 그대로 바닷물로 풍덩 빠진다. ■ 찾아가는 길:섬사랑6호가 목포항에서 도초항을 거쳐 우이도까지 하루 한번 운항한다. 특송기간인 7월21일∼8월15일에 아침 7시, 그외의 기간에는 낮 12시10분에 목포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출항한다. (061)242-1231. ■ 여행정보:우이도에는 차도 없고 찻길도 없다. 마을과 마을사이를 오갈 때에는 주민들의 배를 빌려 타야 한다. 황토방민박(061-261-1860) 매운탕 5000원. (15) 바다의 여우 보령 호도 지형이 여우처럼 생겼다는 호도. 충청남도 보령군 오천면에 있는 작은 섬이다. 동해 못지않게 맑고 푸른 바다와 ‘은모래 해수욕장’ 등 피서지로서 갖춰야 할 조건들을 두루 갖춘 매력적인 곳. 호도를 대표하는 것은 길이가 약 2㎞, 폭이 300m에 달하는 은모래 해수욕장. 모래가 유리의 원료인 규사로 이루어져 있어 밤에도 밟으면 발자국이 하얗게 반짝거린다. 백사장 뒤로는 길게 소나무 숲이 늘어서 있다.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있어 휴식처나 야영지로 안성맞춤. ■ 찾아가는 길:웨스트 프런티어호가 대천항에서 호도까지 하루 두번 출항한다. 아침 8시10분과 오후 3시.40∼50분 정도 소요된다. 승선료는 편도 9900원. 신한해운 (041)934-8774. ■ 여행정보:호도에 가면 민박집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60여명의 섬주민들 가운데 절반가량이 민박을 하고 있다. 성수기 때는 1박에 5만∼10만원. 바다민박(041-932-3109) 전복죽 9000원, 소라회 1만 5000원. 서해민박(041-934-7063)에서는 섬마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16) 남해의 보석 거문도 고도, 동도, 서도 등 3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삼도라고도 불리는 거문도. 남해안 최고의 절경에 속하는 백도, 서도 수월산에 있는 등대는 거문도의 상징이다. 남해의 쪽빛바다와 어우러져 그림처럼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거문도 등대로 오르는 산책로 또한 일품이다. 거문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백도 관광. 각종 희귀한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남해의 해금강이다. 자연보호를 위해 섬에 오르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3시간 정도 걸리는 백도일주 유람선을 타고 섬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삼호교를 건너 거문도 등대로 향하는 초입에는 유림해수욕장이 있다. ■ 찾아가는 길:거문도 사랑호, 오가고호 등이 여수항 여객터미널에서 거문도까지 하루 2회 운항한다. 아침 7시40분, 오후 2시.7월21일∼8월15일 성수기 때는 아침 7시와 오후 1시40분에 부정기적으로 투입되기도 한다. 소요시간 1시간 50분. 요금은 편도 2만 8200원. 성수기 때는 3만 1800원이다. (061)663-2191.1588-7832. ■ 여행정보:거문장여관(061-666-8052)이 가장 큰 숙박업소. 김민혜 민박(061-654-6171)은 전망이 좋은 곳. (17) 꿈에 그리던 섬 통영 소매물도 아름다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대미를 장식하는 섬. 비취빛 바다와 초원 위의 하얀 등대가 투명한 하늘과 만난다. 기묘하게 생긴 섬 주변의 갯바위들이 아름다움을 절정으로 이끈다. 소매물도에 속한 또하나의 작은 섬인 등대섬. 이곳을 보기 위해 소매물도를 찾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소매물도에서 등대섬으로 가는 길의 몽돌밭은 하루 두번, 본섬으로 통하는 길을 열어준다. 이른바 ‘모세의 바닷길’. 용바위, 부처바위, 깎아지른 병풍바위, 목을 내민 거북바위 등이 끊임없이 둘러섰고, 그 사이사이에 바위굴이 입을 벌리고 있다. ■ 찾아가는 길:매물도 페리호가 통영항 여객터미널에서 평일엔 하루 두번, 주말엔 세번 출항한다. 각각 아침 7시와 오후 2시. 주말에는 11시에 한차례 더 운항.7월15일부터는 6∼8회로 증편운항한다. 소요시간 1시간∼1시간30분. 통영항 여객선터미널 (055)642-0116, 고려개발 (055)645-3717. ■ 여행정보:힐하우스(055-641-7960)에서는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다. 취사도구 등을 무료로 빌려주기도 한다. 이장 정남극씨 (055)642-2916. (18) 해달이 노니는 곳 영광 송이도 “홍도가 예쁘다 헌들 여기만 허겄소?”송이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박진순(50)씨의 섬 자랑이다. 송이도는 섬에 소나무가 많고 모양이 사람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전남 영광군 법성면에 속해 있다. 송이도에는 특이한 것이 두가지있다.‘모래등’이라는 것이 하나고, 멸종위기에 놓인 수달이 다른 하나. 모래등은 일종의 모래언덕이다. 섬주민들은 그냥 ‘등’이라고 부른다. 길이는 낙월도에서 대·소노인도까지 8㎞에 달한다. 썰물때면 피서객들이 송이도에서 5분거리에 있는 등까지 배를 타고 가서 별난 해수욕을 즐기곤 한다. 등은 또 맛조개와 더불어 백하가 널려 있는 밭. 특히 송이도 특산의 백하는 입에서 녹을 정도로 맛이 좋단다. 또하나의 자랑거리가 몽돌해수욕장. 맨발로 다녀도 발이 전혀 아프지 않을 정도로 작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선착장에서 섬 오른쪽 끝까지 2㎞ 가까이 펼쳐져 있다. 송이해수욕장 동북쪽에는 바다속에서 물이 솟는 ‘약샘’이 있다. 목마른 해수욕객들에게는 그야말로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밀물때는 바닷물에 잠겨 있다가 썰물이 되면 모습을 드러낸다. ■ 찾아가는 길:신해9호가 영광군 법성포 계마항에서 송이도까지 하루 한번 운항한다. 그나마 물때에 따라 출항시간이 바뀐다. 특송기간인 오는 15일부터는 하루 2회로 증편할 예정.1시간10분 소요. 요금은 8200원. 특송기간에는 10%할증된다. 송이도 해운 장세훈 기관장 017-631-2406. ■ 여행정보:섬안에 식당이나 여관 등은 없다.3가구에서 민박을 운영 중. 박진순씨 (061)352-3370. (19) 서편제 가락따라 넘실대는 완도 청산도 뭍과 하늘, 그리고 바다 등이 온통 쪽빛으로 물든 것 같다고 해서 ‘청산(靑山)’이란 이름을 갖게 된 청산도. 초가집과 돌담장, 그리고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의 모습 등 시골의 포근한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청산도에 있는 해수욕장은 모두 세 군데. 그 중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지리해수욕장이다.200년 이상된 소나무 800여 그루가 길게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데다, 수심이 얕고 파도가 잔잔하기 때문. 가족단위로 해수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신흥리 해수욕장은 간조때면 깨끗하고 부드러운 모래사장이 2㎞가량 드러나는 곳. 진산리 마을쪽의 몽돌해변은 운치있는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하다. 부흥리의 구들장논도 둘러볼 만하다. 농사 지을 땅이 부족해 산비탈에 논을 만든 것으로 평지의 논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구장리 등지에 남아 있는 ‘초분’은 외지인에겐 다소 당혹스러운 장례 풍습. 망자를 돌위에 얹고 짚으로 만든 이엉으로 지붕을 삼아 초가집처럼 만든 것이다. 이곳에서 2∼3년간 머물다 뭍으로 나간 후손이 돌아와 다른 곳에 이장하게 된다. 일종의 풍장(風葬). 청산도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또다른 명소가 ‘유두봉’. 이곳에서 보는 주변모습 또한 절경이다. 가깝게는 거북바위와 저멀리 다도해 국립공원의 수려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권덕리 주차장에서 도보로 15분정도 걸린다. ■ 찾아가는 길:완도항에서 청산페리호가 하루 4회 운항한다. 오전8시,11시20분, 오후는 2시30분과 6시. 요금은 편도 5800원. 승용차를 실을 경우 편도 2만 3000원,1인은 무료. 여름 성수기에는 8∼10회로 증편된다. 완도군청 문화관광과(061)550-5421. 완도 여객터미널 (061)552-0116. ■ 여행정보 숙박업소:등대모텔(061-552-8558)등 4∼5개의 깔끔한 숙박업소들이 도청항 주변에 몰려 있다. 현지교통:여객선 입출항 시간에 맞춰 청산운수(061-552-8546)소속 버스가 선착장에 나와 있다. 개인택시는(061-552-8747) 지프로 모두 4대. (20) 사방이 절벽인 목포 가거도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145㎞떨어져 있는 절해고도 가거도. 너무 멀고 뱃길도 험해 선뜻 나서기 어렵지만, 일단 당도하면 가히 사람이 살 만한 곳이다. 신안군에서 가장 높은 독실산(639m)을 중심으로 서남쪽으로 뻗어 있는 가거도는 섬 전체가 절벽으로 형성돼있어 웅장하고 남성적인 미를 풍긴다. ■ 찾아가는 길:남해스타호 등 쾌속선이 목포항 여객터미널에서 이틀에 한번, 짝수날 출항한다. 아침 8시. 특송기간인 7월15일부터는 하루 한번으로 증편. 요금도 현재 4만 7750원에서 10% 할증된다. 남해고속 (061)244-9915. ■ 여행정보:가거도 8경을 두루 감상하려면 민박집 등에 부탁하여 어선이나 낚싯배를 빌려 타는 게 좋다. 섬을 한바퀴 돌아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시간 정도. 쾌속선이 닿는 가거도리1구에 민박집이 많다.(061)246-5467.
  • “흔한 욕했을 뿐…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지단의 박치기를 ‘폭발시킨’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의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인터밀란)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11일 유로스포츠에 따르면 마테라치는 이탈리아의 스포츠 일간지 ‘가제타 델로 스포트’와의 인터뷰에서 “지단이 경기 내내 매우 거만하게 굴어서 그를 모욕했다.”고 털어놓았다. 마테라치는 우승컵을 안고 귀국했지만, 결승전 당시 과연 지단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지금까지 초미의 관심사로 남아 있었다. 이날 말문을 연 마테라치는 “당시 나는 지단의 유니폼 상의를 잠깐 잡았을 뿐인데 지단은 돌아서서 극도로 거만한 표정으로 나를 위 아래로 훑어보더니 ‘정말 내 유니폼이 갖고 싶냐? 그럼 경기가 끝난 뒤 주마’라고 했다.”면서 “이 때문에 지단에게 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한 욕은 그라운드 위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것이어서 가끔은 그게 욕인지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의 것”이라고 했지만 정확히 어떤 표현을 했는지는 끝내 밝히지 않았다. 그는 특히 지단의 어머니나 누이 등 가족을 모욕했다거나 지단을 테러리스트라고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선 강력히 부인했다. 마테라치는 “지단을 테러리스트라고 부르지 않았고, 나는 무식해서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뭔지도 모른다.”고 말한 뒤 옆에 있던 자신의 10개월 된 딸을 가리키며 “나에게 유일한 테러리스트는 이 아기뿐”이라고 했다. 또 “지단의 어머니를 욕하지 않은 것도 확실하다.”면서 “나에게도 어머니는 성스러운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의 스포츠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마테라치가 14살 때 어머니를 잃었기 때문에 지단의 어머니를 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World cup] 지단 퇴장원인 제공한 마테라치 말문

    지단의 박치기를 ‘폭발시킨’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의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인터밀란)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11일 유로스포츠에 따르면 마테라치는 이탈리아의 스포츠 일간지 ‘가제타 델로 스포트’와의 인터뷰에서 “지단이 경기 내내 매우 거만하게 굴어서 그를 모욕했다.”고 털어놓았다. 마테라치는 우승컵을 안고 귀국했지만,결승전 당시 과연 지단에게 무슨 말을 했는 지는 지금까지 초미의 관심사로 남아있었다. 이날 말문을 연 마테라치는 “당시 나는 지단의 유니폼 상의를 잠깐 잡았을 뿐인데 지단은 돌아서서 극도로 거만한 표정으로 나를 위 아래로 훑어보더니 ‘정말 내 유니폼이 갖고 싶냐? 그럼 경기가 끝난 뒤 주마.’라고 했다.”면서 “이 때문에 지단에게 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한 욕은 그라운드 위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것이어서 가끔은 그게 욕인지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의 것”이라고 했지만 정확히 어떤 표현을 했는지는 끝내 밝히지 않았다.그는 특히 지단의 어머니나 누이 등 가족을 모욕했다거나 지단을 테러리스트라고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선 강력히 부인했다. 마테라치는 “지단을 테러리스트라고 부르지 않았고,나는 무식해서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뭔지도 모른다.”고 말한 뒤 옆에 있던 자신의 10개월 된 딸을 가리키며 “나에게 유일한 테러리스트는 이 아기 뿐”이라고 했다.또 “지단의 어머니를 욕하지 않은 것도 확실하다.”면서 “나에게도 어머니는 성스러운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의 스포츠지 ‘꼬리에레 델라 세라’는 마테라치가 14살 때 어머니를 잃었기 때문에 지단의 어머니를 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열린세상] 다양한 서민주거안정대책 나와야/하성규 중앙대 도시 및 지역계획학 교수

    인간다운 삶이란 최소한의 기본욕구인 의식주가 해결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우리 주변에는 먹고 입는 문제보다는 집 문제로 고민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내 집이 없어 남의 집에 세들어 사는 사람뿐 아니라 아예 무허가 불량주택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역사적으로 보면 무허가 불량촌의 시작은 일제식민지 하의 토막민촌 혹은 토굴이다. 이들은 산비탈이나 개천가에 굴을 파거나 거적 등을 이용하여 지붕을 만든 집이었고,1941년 토막거주자는 서울지역에 3만 7020명으로 알려져 있다. 대도시 무허가 불량촌은 지속되었다. 해방 후 만주·일본·북한지역으로부터의 귀환동포는 총 253만여명, 절반 정도가 도시주변부에 정착하게 되고 불량무허가 주택에 거주하였다. 그리고 6·25전쟁으로 인하여 서울의 경우 전체 주택 재고의 3할에 가까운 집이 전소되거나 거주하기 힘든 상태였다. 귀환동포와 6·25전쟁 피란민들의 상당수는 폐기처분된 목재조각, 깡통 그리고 흙으로 임시거처를 만든 것이 판잣집이다. 이후 도시화와 산업화가 급격히 이뤄진 1960년대부터 무허가 불량촌은 달동네·산동네로 불렸다. 달동네는 높은 지대에 자리잡고 있는 불량주택 밀집지역으로, 달이 잘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1980년대에 와서는 새로운 불량주택이 생겨났다. 흔히 닭장, 벌집, 비닐하우스 등으로 알려진 것들이다. 닭장, 벌집은 저임금 공원들의 불량 자취방이나 셋방을 지칭하고 주로 공단 주변에 산재해 있었다. 비닐하우스는 본래 고등소채나 화초 등을 재배하기 위한 시설이지만 도시빈민들의 대안적 거처로 활용된 것이다.1990년대 초 서울시내 비닐하우스에 거주하는 사람은 2만여명으로 추산되었다. ‘10·29’‘8·31’ ‘3·30’조치 등 갖가지 부동산대책을 내놓았지만 집값은 계속 오르기만 한다. 지난 3년간 서울 집값은 24%, 강남 집값은 53%가 뛰었다고 한다. 외환위기 직후 집값이 폭락했다가 되올랐던 것을 제외하면 1990년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국토연구원, 건설산업연구원, 주택공사 산하 주택도시연구원은 올 전국주택가격은 1.0∼4.7%, 서울 아파트 값은 1.0∼3.9%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기관의 하락 전망 근거는 정부 규제 강화, 금리인상, 입주물량 증가 등이다. 그러나 전문기관들의 올해 부동산 시장 예측이 크게 빗나갔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아파트 값(6월 23일 현재)은 전국 9.89%, 서울 13.77%나 급등했다. 서울 양천·강남·서초구와 경기도 산본·평촌 신도시 등은 20% 이상 급등했다. 전세가도 이들 연구기관의 예측보다 더 많이 올랐다. 내 집이 없는 것은 물론 남의 집에 세들어 살기조차 힘든 최빈층의 경우 불량무허가 주택 이외에는 방안이 없다. 최근 재개발사업으로 인해 집단적 불량촌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도시 전역에 분산되어 존재하는 비닐하우스, 불법 지하 혹은 옥탑방은 여전하다. 주택가격과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무허가불량주택의 형성은 막을 길이 없다. 내 집 마련은 보통사람들의 평생소원이다. 당장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의 임대주택이 차선의 대안이다. 그러나 임대주택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민의 주거 빈곤을 해결하는 것은 국가안보와 자유경제체제를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정책 어젠다라고 강조한 저명한 주택정책 연구자 메리트(S.Merrett) 교수의 말이 우리나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급한 것은 급등하는 주택가격의 안정이며 빈곤층의 주거불안을 해소하는 작업이다.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적실성과 지속성을 가진 정부의 주택정책이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주민과 시민사회의 협동적 노력도 중요하다. 전 미국대통령 지미 카터가 참여하는 ‘집짓기 운동(해비탯 운동)’과 같은 비영리주거운동 등이 정부정책 프로그램과 함께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하성규 중앙대 도시 및 지역계획학 교수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불화/황학주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불화/황학주

    오랜만에 집에서 간 맞는 국을 마신 뒤 내 간담이 빠져드는 피할 수 없는 얼굴에 붙은 저 쪼글쪼글한 눈빛 옆구리에 굵은 솔 같은 슬픔을 끼고 수도 없는 새해 아침을 돌아온 저 퍼지고 퍼진 어머니 가슴에 낙담을 첨벙 담가둔 굴러 떨어진 어머니 개인이 있고 입을 닦고 일어나는 나 개인이 추물스럽고, 내가 낯선 자식이 되다니 나의 상처는 결국 이것이 될 것인지
  • [北 미사일 발사] “美, 내부정보 부족…결국 협상 나설듯” 전문가진단

    ●이기택 연세대 명예교수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자체 군사력을 과시하려는 의도이자 미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용으로 보인다. 남한측에는 압도용(군사적 우위 과시용) 카드라는 전략적인 목적이 있는 것 같다. 이 대목에서 북한의 대남정책이 재편성되는 시점으로 이해된다. 그동안 외교와 책략 등이 대남전략의 요체였지만 이제 군사정책을 통해 체제수호를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북한이 여러 개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행여 대포동 미사일이 미국측의 미사일 방어(MD) 요격시스템에 걸릴 경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권위가 추락되고 군부도 망신을 받는 결과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6자회담과 양자협상 등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측은 대북 압박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북한측의 벼랑끝 전술에 휘말리지 않고 강경하게 나갈 것으로 보인다. 송민순 외교안보실장이 방미했지만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미사일 문제를 논의하러 한국과 일본으로 가겠다고 한 것은 한국 정부와 상대하지 않겠다는 의사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 미국측에 양자협상에 임할 것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4일에 맞춰 발사한 것은 미국 국민들에게 충격을 줘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다른 측면에서 북한이 정치적 목적을 떠나 기술적으로 미사일 발사 실험 필요성이 있었던 것 같다. 노동 미사일을 포함해 여러 개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사일 기술을 업그레이드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충격을 줘서 북한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하고 나아가 미사일과 핵을 포함, 대북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그 결과는 미국이 단기적으로는 강하게 압박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양자협상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외교적 해결책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은 미국이 양자협상에 조속히 응할 것을 재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북한 정보 부족과 효과적인 대처방안이 미비한 상태에서 협상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미국은 북한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방북초청을 거부하고 발사 준비 움직임에 대해서도 대화보다 위협으로 대응했다. 북한은 미국에 협상을 압박하기 위해 미사일 발사 능력을 과시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다. 굴복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당장 강경론이 우세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부 여론이 행정부를 압박함으로써 협상쪽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나 관련국들이 6자회담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6자회담 재개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확인 됐고 유엔안보리로 넘어갔다. 북한이 다양한 형태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단거리는 남한, 중거리는 일본, 장거리는 미국 등에 위협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 국민에 안보 불안감을 불러 일으켜 협상을 종용하기 위한 의도가 큰 것으로 보인다. ●정영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선임연구원 미국측이 양자회담, 즉 직접 대화에 임하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특히 여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북한의 능력을 보여 주는 가운데 미국측의 선택을 강요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미사일을 발사한 자체가 미국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단기적으로 북·일, 북·미, 남북관계가 경직될 수밖에 없다. 장성급회담 개최도 불투명해졌다. 미국의 경우 곧바로 양자회담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굴복을 뜻하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1차 미사일 발사 때 상징적 조치로 유엔 의장 성명이 발표됐었다. 그 다음 북·미 외교회담이 열렸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미국은 양자협상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포동 미사일 발사가 실패했고 북한측이 노리던 효과는 반감됐다. 갈등 상황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북한이 추가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 6자회담은 더 어려워진다. 미국은 중국에 영향력 행사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스스로 힘에 의한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적다. 일본은 경제제재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만경봉호 입항금지가 대표적이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흔히 국가안보의 두 축이 외교와 국방이라고 할 때 최근 북한의 외교적 성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강조하고 북한측은 강경파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외교를 믿고 국방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체 억제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외교적 카드로 미사일 발사를 활용했더라면 시점이 중요했겠지만 국방력 강화가 목표였기 때문에 발사 시점은 각별한 의미가 없다. 미사일 발사의 1차 동기는 군사적 억제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핵·미사일 문제도 협상을 통해 풀겠다는 평화적 의지가 있지만 미국이 금융제재를 택할 뿐 아니라 양자회담 요구에도 무시전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개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맞춤형 억제력’이 요인이다. 스커드 미사일은 주한미군을, 노동 미사일은 주일미군을, 대포동 미사일은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향후 6자회담 관련국 간의 외교적 해결 전망은 불투명하다. 미국은 한국과 중국을 압박하는 가운데 북한을 고립시키는 5대 1 구도를 확실히 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한나라 대표경선 첫 합동연설

    한나라 대표경선 첫 합동연설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본 궤도에 오르면서 당권 도전자 8명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공방을 벌이고 있다.4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도 ‘라이벌’의 약점을 꼬집는 신경전이 이어졌다. 공격 대상 ‘넘버원’인 이재오 후보는 “일요일이면 골프채를 들고 골프장으로 나가는 대신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달리는 서민 대표가 돼 그동안 당에 덧씌워졌던 부패·수구·재벌 보호·웰빙 이미지를 한꺼번에 날려버리겠다.”며 사실상 포문을 열었다.‘웰빙 이미지’의 강재섭 후보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그러자 강 후보는 “마음속에 좋아하는 (대권)후보가 있어도 잡음 없이 경선을 관리할 사람은 저밖에 없다.”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가까운 이재오 후보를 겨냥했다. 이규택 후보는 아예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사학법 개정도 못 하면서 당 대표 한다고 출마했냐.”면서 “강아지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데 어떻게 호랑이굴에 들어가서 호랑이를 잡겠다는 말이냐.”고 호통쳤다. 이번에는 이재오 후보와 합종연횡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방호 후보가 반격했다. 그는 “어떤 사람이 당 대표가 되면 당이 깨지고 분열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바로 분열주의자”라고 목청을 높였다. 여권을 향한 공격도 빠지지 않았다. 전여옥 후보는 “노무현 정권이 제게 쏜 수백발의 화살에 맞아 가슴에서 피눈물을 흘렸다.”고 호소했고, 정형근 후보는 “대통령의 귀에는 국민의 원망과 한탄이 도대체 들리지 않는 모양이니 쌍거풀 수술을 할 게 아니라 고막 수술부터 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씨줄날줄] 관타나모 위헌/이목희 논설위원

    강경 이미지의 부시 미국 대통령도 기자들에게 가끔 엄살을 떤다. 지난 주말에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 ‘잔인하게 굴지 마세요(Don’t be cruel)’를 외치며 언론의 선처를 요청했다. 그를 곤경에 빠트린 것은 관타나모수용소의 특별군사법정 문제. 미 연방대법원이 위헌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관타나모수용소는 미국의 아킬레스건이다. 부시의 대외정책에 항상 동조하는 블레어 영국 총리조차 고개를 저을 정도다. 올 2월 베를린영화제는 마이클 윈터보텀에게 감독상을 주었다. 그의 작품명은 ‘관타나모 가는 길’. 무슬림인 영국 청년 3명이 친구 결혼식 참석차 파키스탄에 갔다가 테러용의자로 체포된다. 관타나모에서 2년간 구타 등 인권학대를 당하는 현장을 고발한 영화다. 실제 관타나모에 구금되었다가 풀려난 이들의 증언을 들으면 미국의 민주주의, 인권의식에 회의를 갖게 한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파키스탄에서 체포된 테러용의자들은 쇠사슬에 감기고, 눈이 가려진 채 관타나모로 향한다. 가혹한 구타, 잠 안재우기, 천장 매달기, 냉방·열방 반복고문 등. 지난달에는 수감자 3명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부시 행정부는 그래도 관타나모수용소에 애착을 버리지 않는다. 테러리스트를 효율적으로 통제·관리할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관타나모에서는 테러용의자를 ‘적(敵) 전투원’이라고 임의로 분류, 전쟁포로 대접을 하지 않는다. 제네바협약은 먼 나라 이야기다. 또 관타나모기지는 쿠바내에 위치해 있다. 제국주의 시절 미국이 차지한 뒤 쿠바에 연 4085달러의 형식적인 임대료만 내고 있다. 미국의 국내법을 의식하지 않고 의심쩍은 테러용의자들을 전세계에서 잡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국내법·국제법의 사각지대에서 고생하는 수감자는 현재 450여명에 이른다. 부시 대통령은 관타나모 군사법정의 재판절차를 새로 규정하는 입법으로 난국을 벗어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수용소 자체를 폐쇄하라는 목소리가 지구촌 전체로 번져가고 있다. 테러를 막아야 한다는 명제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인권을 멋대로 유린하는 행위 역시 있어선 안된다.21세기초를 자유·민주의 확산시기로 규정한 미 행정부가 각성하고 결단해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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