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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옥신 오염 ‘경보’

    다이옥신 오염 ‘경보’

    식품과 대기 중 다이옥신 오염실태가 공개됐다. 국민 다소비 식품 가운데 갈치·고등어의 다이옥신 함유량이 상대적으로 높고, 대기 중 농도는 경기도 인천·시흥·안산시와 서울 구로구 일대가 일본환경기준을 초과한 ‘위험지대’로 조사됐다. 다이옥신은 대표적 환경호르몬이자 발암물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서울·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민간전문가 등은 지난 8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국제다이옥신학회(DIOXIN 2006)’에 이런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일부는 최근 연구보고서로 발간됐지만 대부분 아직 국내에 공표되지 않았다. 식약청이 발표한 ‘식품 중 다이옥신 안전성 평가’를 보면, 지난해 다소비 식품 16종의 다이옥신 함량(다이옥신류+유사 다이옥신) 측정 결과 갈치가 1g당 평균 2.23pg(피코그램·1조분의 1g)으로 가장 높았다. 건강한 성인이 매일 이런 농도에 오염된 갈치 반 마리(100g)만 먹어도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1일 최대허용치(220pg)를 웃돌게 된다는 뜻이다. 갈치 외에 삼치, 고등어, 굴, 장어, 쇠고기, 게 등 순으로 높았다. 쇠고기와 돼지고기·치즈 등 3종에 대해선 국산·수입산간 비교도 이뤄졌다. 국산 돼지고기는 0.15pg이 검출돼 수입산의 네 배가량, 치즈는 수입산이 국산의 세 배정도였다.(그래프 참조)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경기도내 대기 중 다이옥신 농도’ 조사에선 안산·시흥시가 각각 ㎥당 0.65pg,0.64pg으로 일본환경기준(㎥당 0.6pg)을 초과했다. 국립환경과학원 최경희 과장은 “2002∼2004년 중 전국 35개 지점 조사에서도 안산·시흥시와 인천 숭의동 일대 등이 환경기준을 넘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 구로구 일대는 ‘유사 다이옥신(Co-PCBs)’을 뺀 상태에서도 2.05∼2.83pg이 검출돼 ‘비상’이 걸렸다.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은 “서울 서남쪽 일대가 특히 높았는데, 인근 공단지역의 영향으로 보인다. 내년 중 이 지역에 대한 집중조사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동종인 교수팀의 ‘전국 7개도시 대기 중 다이옥신 농도’ 조사에선 인천이 0.39pg(유사 다이옥신 제외)으로 가장 높았고, 시흥(0.27)-서울(0.23) 순이었다. 포항·광양은 인천의 10% 안팎 수준이었다. 동 교수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철강산업단지 농도가 낮았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7일 국무회의를 열고 ‘다이옥신 등 잔류성유기오염물질 관리 특별법’ 제정안을 심의, 올 정기국회에 상정키로 했다. 환경부는 “특별법이 통과되면 대기·물·토양의 다이옥신 환경기준을 마련해 2008년 초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곰 할머니 닮은 우리 음식, 군침 도네

    “좋은 날 돌아오면 떡 하느라 바쁘네/둥개둥개 우리 아가 백일하고 돌날엔 눈 같은 백설기 동글동글 수수떡/할머니 생신 때는 말랑말랑 인절미 우리 마을 고사 때는 시루에 찐 팥 시루떡” 우리 민족의 대표음식 ‘떡’을 설명하는 요령이 이쯤된다면, 아이들 귀가 절로 쫑긋거리지 않을까.‘너도 나도 숟갈 들고 어서 오너라’(양재홍 글, 노을진 그림, 대교출판 펴냄)에 눈길이 쏠리는 건 어린 독자들을 순식간에 불러모을 맛깔진 입담 덕분이다. “너희들이 알고 있는 우리 음식 이름은 몇가지나 될까?” 이런 질문을 던진 뒤 머뭇거리는 아이에게 쓰윽 디밀면 제격일 ‘음식 동시’가 갈피갈피마다 푸짐해서 군침이 돈다. 나풀나풀 나비떼 날아드는 장독대에 크고작은 된장독들이 나란나란. 부뚜막에서 분주한 엄마의 손끝 덕분에 필시 온집안 구수한 된장내가 진동할 것같은 그림 곁으로 ‘장’이란 제목의 시가 풀려나온다.“된장 간장 고추장은 우리나라 장 삼형제/그 옛날 굴에서 백날 동안 마늘하고 쑥만 먹고 사람이 된 우리 곰 할머니처럼/캄캄한 단지에 들어앉아 짜고 맵고 얼큰한 저마다의 기운을 기른다네” 새해 첫날 차례상에 올리는 떡국, 정월 대보름에 먹는 오곡밥, 삼월삼일 삼짇날의 진달래 화전, 오월 단오의 수리취떡, 삼복 더위에 먹는 삼계탕, 신선로에 안쳐먹는 열구자탕, 동짓날 팥죽…. 신선로가 음식명이 아니라 열구자탕을 끓이는 그릇 이름이란 사실 등 잘못 알려진 정보들을 짧은 동시로 바로잡아주기도 한다. 국어, 바른생활, 즐거운생활 등 초등 저학년 교과과정에 등장하는 음식들이란 점에서 학습효과 또한 뛰어나다. 초등 저학년.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곡류·참치·굴속의 ‘셀레늄’ 대장암 억제효과

    곡류와 참치, 굴 등에 많이 들어있는 필수 영양소 ‘셀레늄’이 대장암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규명됐다. 경희대의대 하주헌 교수, 서울대약대 서영준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셀레늄 성분이 대장암을 일으키는 효소 성분을 억제해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논문은 ‘캔서 리서치’ 최근호에 게재됐다. 대장암은 대장 세포에 염증이 생겨 암세포로 전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염증반응에 ‘콕스-2’ 효소가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대장암 세포를 관찰해보면 콕스-2 효소가 증가해 있으며 콕스-2나 콕스-2 생산물인 ‘프로스타글란딘’의 농도를 낮추면 암 발병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이미 나와 있다.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셀레늄을 암세포에 투여하면 콕스-2 효소가 현저히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암세포에서 세포 내의 에너지 감지센서로 작용하는 중요 효소인 ‘AMPK’가 셀레늄에 의해 활성화되면서 암을 일으키는 콕스-2 효소의 증가를 억제한다는 것이다. 동물실험 결과 30㎍의 셀레늄 화합물을 2주간 투여한 쥐는 단순 용매만 투여한 대조군 쥐들에 비해 종양의 크기가 크게 감소했으며, 종양세포에서 AMPK는 활성화된 반면 콕스-2는 억제됐다. 박 교수는 “AMPK가 콕스-2 효소를 조절하는 윗단계 신호체계로 보인다.”면서 “대장암 억제를 위해 셀레늄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OUR STORY] 요리와 아트가 만났을 때

    [OUR STORY] 요리와 아트가 만났을 때

    ‘중국인은 음식을 맛으로, 일본인은 눈으로, 한국인은 양으로 먹는다.’는 얘기가 있다. 요즘 들어 우리의 음식 트렌드도 다양해지고 온갖 예쁜 음식을 추구하는 마니아들이 늘어나고 있다. 보기 좋은 떡이 맛있다는 말처럼 음식을 눈으로 먹는 경향도 많아졌다. 대표적으로 서울지역 가운데 이른바 음식의 일번지로 불리는 강남 압구정을 중심으로 먹기에 아까울 정도의 ‘예쁜 요리’를 만드는 곳이 많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을 굳이 예술가라고 하지 않더라도 그들이 창조해내는 온갖 예쁜 요리, 게다가 정성과 멋이 어우러져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감탄사를 내뱉게 한다. 자, 그런 음식, 그런 곳을 살짝 소개한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한식의 맛과 멋 새로운 발견 ‘랑’ 우리 음식은 정말 어려우면서도 예쁘게 만들기가 힘들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한식을 새롭게 재구성한 식당이 있다. 바로 푸드아트다이닝 랑이다. 신흥대학 식품영양학과 전지영 교수가 푸드 스타일링을 했고 종로구 자하문 등 유명한 한식당에서 30년 넘게 주방을 맡은 전도식(51)이사가 ‘맛’을 책임지는 랑은 요리 자체가 ‘작품’이며 깊은 맛을 품었다. 우리 음식에 맛과 멋을 불어넣은 새로운 개념의 한식 레스토랑이다. 특히 색동 옷을 입힌 대하찜은 정말 시집가는 새우를 보는 듯하다. 감자, 깻잎, 인삼 등으로 몸을 치장하고 날치알을 깔아 입에 넣으면 씹히는 맛과 향이 그만이다. 또한 마치 서양의 스테이크를 연상시키는 느타리전. 서양 요리처럼 소스를 멋지게 뿌려 그 가치를 더한다. 버섯 위에 계란 흰자를 살짝 익혀 얹어 이탈리아 음식 못지않은 분위기를 전해준다. 감자, 비트, 양상추, 비타민, 단호박을 이용해 다섯가지 색을 낸 오색샐러드는 젓가락으로 집기가 아깝다. 가지에 새송이버섯, 갑오징어, 애호박 등을 넣고 초승달 모양으로 만든 가지월과채 또한 한국적인 미를 그대로 나타낸다. 이외에도 전도식 이사의 야심작인 도미식해는 식초에 절인 무에 쌓아 감나무잎 위에 올린 그 모양이 정말 ‘예술’이며 맛도 가히 환상이다. 또한 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약탕밥’. 특별 제작한 약탕기에 직접 밥을 해서 나오는데 그 맛과 향이 별미. 당귀 우린 물에 쌀과 은행, 밥, 대추 등을 넣어 은은한 한약재의 향에 외국인들도 무척 좋아한다. 랑은 단품이 없이 코스만 있는데 산수화(점심특선)가 2만 2000원이며 11개의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수묵화가 3만 5000원,14개의 요리로 구성된 담채화가 4만 9000원이다.(02)3446-2674. ■ 앙증맞은 복어요리 일식당 ‘만요’ 일식은 칼로 만드는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공부하는 일식당으로 소문난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만요는 무엇인가 특별한 멋을 가지고 있다. 박종희(37) 부주방장은 “항상 새로운 일식의 흐름이 무엇인가 지켜봅니다. 인터넷을 통해 세계요리경연대회를 보는 것은 기본이고 일본을 자주 여행해 아이템을 배우며 재충전을 한다.”고 말했다. 박 부주방장이 추천하는 요리는 복어. 중국 북송의 시인 소동파가 ‘죽을 만큼 맛있다.´고 칭찬한 요리로 과연 복어가 어떻게 변신을 할까. 일단 복어 코스 요리의 전채가 나온다. 마치 가을을 가득 닮은 양 갈색의 나뭇가지에 앙증맞은 요리가 놓여 있다.‘어떤 것부터 어떻게 먹을까.’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간장에 조려 밑에만 깨를 발라 놓은 도토리 모양의 메추리알. 마치 잘 익은 ‘감’모양을 하고 있는 연어초밥. 새우 다진 것에 소면을 밑에 붙여 밤송이 모양의 새우살 튀김 등 잔나무가지 위에 놓아 가을의 풍성함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하나의 작품으로 변신했다. 복요리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래도 ‘회’다. 하얀 접시를 내려놓는데 음식이 담긴 것이 아니라 한 폭의 산수화가 그려 있다. 복어 지느러미와 두툼한 살을 이용한 커다란 나비 한마리. 하얀 바다를 나는 듯한 껍질로 만든 갈매기. 정말 아까워서 손을 대기 싫을 정도다. 이밖에 코스로 복지리까지 다양한 12가지의 예쁜 요리가 선보인다. 특급 호텔이라도 강남의 여느 일식집보다 저렴한 1인분에 13만원.(02)3440-8151. ■ 한식 전복 스테이크 ‘멜리데’ 한식을 퓨전으로 재구성해 예쁘고 맛난 음식으로 만든 곳이 강남 청담동의 멜리데이다. ‘방배동 요리 선생님’으로 20여년 동안 명문가의 며느리들에게 음식을 가르쳤던 최경숙씨가 맛을 책임지고 있는 집이다. 계절에 맞는 재료, 시골 장을 돌아다니며 준비한 신선한 채소, 그리고 정성이 깃든 요리는 눈뿐 아니라 입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고소한 깨 소스를 듬뿍 얹은 닭가슴살 샐러드, 이탈리아의 카르파초(소고기를 날 것으로 살짝 소스에 무쳐 먹는 서양 육회)를 응용한 해산물 카르파초도 별미다. 굴, 광어, 도미 등이 소스의 맛과 향에 하나가 된다. 멜리데의 자랑인 전복 스테이크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군침이 고인다. 멋진 전복껍질 위에 각종 버섯과 야채를 담고 그 위에 탱글탱글한 육질의 전복 그리고 주황색 소스와 고추장을 마치 물방울처럼 떨어뜨린 요리. 또 고산지대의 더덕을 커다란 조개살 위에 뿌려 멋을 한껏 낸 요리, 철 만난 대하에 마늘, 고추, 생강 등을 뿌려 구워낸 새우 등. 눈으로 보나, 입에 넣나 그 맛을 무엇으로 바꿀 수 없다. 분명 겉모습은 양식인데 그 맛은 우리의 것이다. 마늘을 유우에 넣고 갈아 고추장, 생크림 등에 넣어 만든 한국적 소스로 우리 맛을 지켜나간다. 마무리는 어머니의 손맛이 묻어나는 8첩 반상과 밥, 국. 그리고 후식으로 감 샤벳까지. 오래도록 멜리데의 음식이 눈에 선할 것 같다. 단품 요리는 2만∼4만원선. 코스도 있다.(02)543-7100. ■ 꽃과 케이크의 만남 ‘이승남의 꽃과빵’ 케이크의 모양이 다양화 된 것은 몇 해 전부터다. 미키마우스, 로켓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이용한 케이크가 나오더니 이젠 정말 먹기에 아까운 케이크가 나왔다. 바로 이승남의 꽃과빵의 케이크다. 플로리스트였던 이승남(50)씨가 미국에서 베이커리 기술을 배워서 케이크와 꽃을 접목시킨 예쁜 케이크를 만들었다. 하얀 생크림이 가득한 케이크 위에 그녀가 보라색 수국으로 장식을 하자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케이크가 만들어진다. 어찌 이렇게 예쁜 케이크를 잘라 먹을 수 있을까. 아주 부드러우며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그날 주문 받은 것만 만든다. 최소 이틀 전에 전화로 케이크에 올릴 꽃과 전할 메시지 등을 알려주어야만 케이크를 살 수 있는 주문형 케이크집이다. 연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다면 적당한 선물이 될 듯. 블루베리 치즈케이크, 시나몬 쉬폰 케이크, 고구마케이크 등 다양한 케이크가 있으며 작은 것 4만원, 큰 것 5만원이다. 또 여기서는 쫄깃쫄깃한 찹쌀을 넣은 ‘모찌꼬’, 호두 맛이 그만인 피칸파이, 달콤한 슈크림이 가득한 미니슈크림도 만들어 판다. 개당 1500∼2000원. 물론 미리 주문해야한다.(02)516-3971.
  • [HAPPY KOREA] 울산·부산 주민활동 탐방

    [HAPPY KOREA] 울산·부산 주민활동 탐방

    도시민들에게 고향은 늘 먼 곳에 있다. 이웃의 정이 끊긴 도시에 정을 붙이기는 어렵다. 때문에 도시는 ‘살기 편한’지역은 될 수 있을 지언정 ‘살기 좋은’지역은 아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똘똘 뭉쳐 갈등과 반목을 접고, 공동체의식을 싹틔우는 곳이 있다. 도심 속 고향이 되기를 꿈꾸고 있는 울산 남구 무거1동 굴화두레마을과 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을 찾았다. ●시골 인심 부럽잖은 굴화두레마을 울산 굴화두레마을은 12개동 1046가구 3700여명이 거주하는 아파트단지다.1997년 입주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정식 명칭은 ‘굴화주공1단지아파트’였다. 하지만 입주자들은 이웃간 정을 되살리자는 취지에서 2001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우리 민족 고유의 상부상조 전통인 두레를 마을 이름에 넣은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낡은 아파트의 값을 올려보겠다고 새로운 건설회사 브랜드를 내거는 ‘억지 개명 바람’과는 차이가 있다. 이재호 입주자대표회의 111동 대표는 “우리 마을도 처음에는 여느 아파트단지처럼 위탁관리업체와 주민대표의 유착 등 관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주민간 반목도 심했다.”면서 “내 고향은 아니지만, 내 아이들의 고향이 될 수 있도록 마을을 바꿔나가자는 취지가 주민들의 공감을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와 여성회는 물론, 아파트단지의 갖가지 자생단체·모임이 함께 참여하는 ‘단체회의’를 결성했다. 주민들과 관련된 모든 사안은 단체회의에서 협의해 결정하고 있다. 특히 소속감을 높이고자 마을축제를 철마다 개최하고 있다. 예컨대 정월 대보름에는 ‘민속놀이한마당’, 봄에는 ‘벚꽃축제’, 가을에는 ‘그림전’이나 ‘사생대회’ 등이 열리고 있다. 윤삼희 아파트관리사무소장은 “행사 준비와 진행, 자원봉사단 구성에 이르는 모든 과정은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면서 “행사 비용도 분리수거나 어린이집 임대료 등 관리외수익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민들은 정부 지원을 받아 단지에 연못을 만드는 등 도심 속 자연생태계를 복원하려는 ‘비오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주민들 스스로 단지 내 생태환경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입주민 중 상당수는 주변 공단 근로자로, 생애 처음 마련한 주택이라 애착을 많이 느끼고 있다.”면서 “마을은 살면서 정이 드는 것이지, 정을 붙일 수 있는 사람만 이사오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싹트고 있는 공동체의식이 단지를 애워싸고 있는 담장을 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웃에는 900여가구의 굴화주공2단지아파트와 1000여가구의 강변그린빌아파트 등이 있지만, 소통은 단절된 상태다. 울산시 관계자는 “소통을 이끌어낼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지만, 아직은 뾰족한 수단을 찾지 못한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차이를 통해 같음을 찾는 부산 반송동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경계를 허물어 나가고 있는 대표적 사례는 부산 반송2동에서 찾을 수 있다. 당초 이곳은 부산 동쪽 끝자락의 한적한 마을이었다.1965∼1975년 부산항 일대 도심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저소득층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1995년에는 택지개발로 서민들을 위한 아파트가 추가로 들어섰다. 지금은 원주민 3000명, 정책이주민 1만 3000명, 아파트 주민 2만명 등 1만 2000여가구 3만 6000여명이 더불어 사는 작지 않은 동네가 됐다. 정상윤 반송2동장은 “80년대 화장장,90년대 쓰레기매립장 건립 문제가 주민들의 소속감을 높이고, 결속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후 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재래시장을 활성화해 이질감을 갖고 있던 주민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반송동 주민들은 5년전 ‘반송지구발전협의회’를 만들어 지역공동체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했다.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나눔반’, 마을을 제대로 알고 홍보하기 위한 ‘학습동아리’, 맞벌이 부모의 자녀를 위한 ‘푸른하늘 공부방’ 등이 자발적으로 생겨났다. 또 여성 중심의 지역공동체 활동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아버지 모임’도 등장했다. 지금은 이런저런 동아리와 모임이 30여개에 이르고, 참여하는 사람은 1500명이 넘는다. 주민들과 지역단체, 학교, 기업 등을 하나로 묶는 각종 지역사업도 추진되고 있다.2004년에는 공원과 하천 등 공공시설을 자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공공시설물관리 주민자율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형편은 어렵지만 재능있는 아이들을 후원하기 위해 ‘꿈나무 물주기’, 교육공동체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희망의 사다리’ 운동 등도 지난해부터 펼쳐나가고 있다. 최낙용 반송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지역발전은 주민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반송발전 100대 실천사업’을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면서 “돈을 벌어 떠나기에 앞서 잠시 머무는 곳이 아니라, 고향이 될 수 있도록 ‘마음속 담장 허물기’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다만 마을을 가로지르는 반송천을 생태하천으로 되살리고, 취업 등 고민을 덜어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과 주민들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부산·울산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반송동·무거동 男주민 본보기 지역 단위로 이뤄지는 사회참여활동은 대부분 여성이 중심이다. 때문에 지역단체는 으레 부녀회 같은 여성단체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남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여성 위주의 지역활동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 등 특정 계층만 지역활동에 참여할 경우 이익단체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쉽고,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지역공동체의식 형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은 개인으로서 참여하지만, 남성은 가족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경향을 갖는다.”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증가할수록 공동체 중심의 사회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과 울산 남구 무거동 굴화두레마을의 경우 지역활동에 남성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예컨대 반송동 지역시민단체인 ‘희망세상’의 소모임 ‘좋은 아버지 모임’은 남성들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이 모임은 직장에만 파묻혀 지역이나 육아 문제에 무관심한 아버지의 모습을 180도 바꿔놨다. 공원 청소와 방범 활동은 물론, 동네 아이들의 고민 상담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혜정 희망세상 사무국장은 “반송동 지역모임 참여자의 40%가량은 남성”이라면서 “여성들에게는 어렵고 힘에 부치는 일을 남성들이 앞장서서 주도하다 보면 활력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굴화두레마을도 마찬가지. 이 마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는 각 동의 대표는 주민들이 투표로 선출한다. 보통 아파트 동 대표를 여성이 맡고 있는 것과 달리 이 마을은 12개 동 대표 가운데 여성은 2명에 불과하다. 이재호 입주자대표회의 111동 대표는 “남성들은 직장이나 사회 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아파트 관리와 운영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것 같다.”면서 “노조 문화가 활성화된 울산의 경우 노사 관계처럼 주민간 관계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믿음도 바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울산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북·미 명분쌓기…1994년 再版되나

    북한의 핵실험과 국제사회의 제재 결의로 팽팽한 긴장감이 몰아치던 북핵실험 사태가 일단 소강상태를 맞은 듯하다. 탕자쉬안 중국 특사를 통해 나오는 ‘평양발 유화 발언’은 북핵사태가 대화와 제재의 갈림길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하지만 북한의 유화발언이 외교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에게 외교적인 발언을 한 것”이라면서 “북한의 기본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논리에는 미국이 북한을 못살게 굴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고,6자회담 복귀에도 금융제재 해제란 꼬리표가 달려 있다.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은 “우리가 먼저 6자회담에 복귀할 테니 곧바로 금융제재를 해제하라.”면서 ‘선 금융제재 해제, 후 6자회담 복귀’라는 기존 입장과 달라진 듯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선후의 관계가 분명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평양발 발언을 놓고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전략을 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탕자쉬안 특사의 ‘다소 진전된 발언’이란 평가에 미국은 ‘특별한 게 없다’고 낮은 평가를 하고 있다. 오히려 한국·중국·러시아·일본 순방을 마친 라이스 장관은 ‘5자 연대’를 바탕으로 제재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의 연대를 공고히 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대북 제재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러·일 순방의 목적도 국제사회의 단결된 대응을 확인하는 데 있었기 때문에 다음 수순은 당연히 제재 본격화로 모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소강상태에 빠진 듯한 북핵사태는 폭풍전야의 고요함에 불과하고, 긴장감은 앞으로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명분을 쌓으면서 결정적인 대화의 장이 열릴 때까지 긴장감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면서 “북·미간 긴장과 대화는 1994년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4년에 북·미간 긴장감이 형성되면서 중국이 중재에 나섰지만 서로의 요구조건이 달라 대화는 이뤄지지 않고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여기서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면서 양쪽은 명분을 얻어 대화에 나선 전례가 이번에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19일 TV 하이라이트]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25분) 한글과 중국어로 쓰여 있는 옌볜 시내의 상점 간판. 조선족 자치주 운영 규정에 따른 것이다. 시민이나 관광객들은 많은 한글 간판에 놀라고 읽을 수만 있고 뜻을 몰라 또다시 놀란다. 맞춤법이 틀린 한글을 사용하고 중국어를 잘못 번역해 왜곡된 경우도 많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신장의 기운을 보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흑미의 효능 등 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전체 인구의 90%가 경험한다는 두통. 그 중에서도 가장 골칫거리는 메스꺼움과 구토까지 동반하며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편두통. 편두통의 원인과 증상은 물론 생활 속 예방법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무적의 낙하산요원(SBS 오후 9시55분) 순진은 강이 연락도 없이 집에 들어오지 않자 걱정한다. 선은 형 걱정은 하지 않고 LK연구소로 가게 되었다고 자랑한다. 강은 출근하던 주연을 만나 자신의 휴대전화에 기록된 파일을 보내달라고 부탁한다. 한편, 정보국으로 찾아간 순진과 대치는 아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수길에게 거세게 항의한다.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기범은 마지막으로 은아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은아를 자상하게 챙겨주는 것은 물론 멋진 이벤트까지 준비하는데….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명훈. 그런데 치킨집 사장의 딸 박슬기라는 아이가 명훈에게 한눈에 반한다. 슬기는 명훈에게 자신에게 오면 돈과 명예를 주겠다며 유혹한다.   ●해피투게더(KBS2 오후 11시5분) 외모는 훤칠한 장군감. 그러나 하는 짓은 반 내 최고의 까불이, 박상민. 박상민에게 할 말 많고 추억 많은 초등학교 친구들이 출연하여 따뜻하고 즐거운 만남을 가진다. 여자들과는 달리 유독 남자들에게 사납게 굴었던 안선영. 개그우먼에서 연기자로 거듭난 안선영과 부산 친구들의 반가운 만남이 이루어진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잠을 잘 못 자고 일어나거나 고개를 잘못 돌렸을 때 몸을 꼼짝 못하고, 특정 부분의 근육을 건드리면 극심한 통증이 생겨 고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같은 근육통이나 감각 이상과 관련한 것을 흔히 담이라고 표현한다. 담이 생기는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예방법 등에 대해 전문가와 함께 알아본다.
  •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서울 오금동 ‘독천낙지골’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서울 오금동 ‘독천낙지골’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다. 주꾸미는 봄에 맛있고 낙지는 가을에 가장 맛있다는 뜻이다. 낙지는 알을 낳는 때인 5월부터 8월말까지 금어기를 거쳐 9월부터 잡기 시작한다. 지금이 목포, 영암, 순천 등에서 한참 낙지가 많이 잡히는 철이다. 우리가 흔히 삽을 들고 갯벌에서 잡는 모습을 TV를 통해 많이 보았지만 사실은 배를 타고 바다에서 주낙으로 잡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낙지를 좋아한다. 칼로 잘게 잘라도 꿈틀꿈틀 움직이는 낙지를 참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입천장에 쩍쩍 달라붙지만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또 목포 등 산지에선 세발낙지(조그만 새끼낙지)를 젓가락에 감아 통채로 먹기도 한다. 외국인들이 보면 ‘으∼악’하고 비명을 지르지만 그 맛은 정말 특별하다. 하지만 산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죽은 낙지를 쓰고 매운 양념과 함께 요리를 하기 때문에 낙지 고유한 맛을 느낄 수 없다. 낙지의 담백하고 개운한 맛을 살리려면 양념을 많이 하지 않거나 살아있는 것을 먹는 것이 좋다. 낙지는 예부터 스태미나 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낙지에 풍부한 단백질과 비타민 B2, 칼슘 인 등의 무기질 때문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타우린이 풍부하다. 타우린은 신체 각 부분의 기능을 높여 여러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 질병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또 교감신경 억제 작용이 있어 고혈압을 개선할 뿐 아니라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의 양을 늘리고 심근의 수축력을 높여 심부전을 방지하는 작용도 있어 심부전 치료를 위한 의약제로 사용되는 성분이다. 이런 영양학적인 우수성 때문에 남도에서는 산모에게 미역국을 끓여 줄 때도 낙지를 넣어서 원기회복을 돕기도 했다. 낙지는 저지방, 저칼로리, 고단백질 식품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에게도 좋은 거의 ‘만병통치약’과 같다. 산지에 가서 먹는 그 맛만큼은 아니겠지만, 서울에서도 싱싱한 낙지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그 중 송파구 오금동의 독천낙지골은 낙지로 유명한 전남 영암 독천의 지명을 딴 식당이다. 이 곳에서는 무안, 완도 등에서 싱싱한 낙지를 매일 공수해오며, 양념으로 쓰는 고춧가루와 참기름도 전남 영암에서 난 것만 쓴다. 이 곳의 낙지볶음은 낙지 본래의 맛을 가릴 정도로 많이 맵지 않고, 싱싱한 산낙지를 살짝 익혀 콩나물, 미나리와 함께 내는데 연하고 단 낙지에 어우러지는 매콤하면서 약간 새콤한 양념의 맛이 여느 집에서 먹기 어려운 별미이다. 낙지 연포탕 또한 낙지의 맛을 살리기 위해 양념과 간을 최대한 자제한다. 다시마와 멸치로 국물을 내고, 여기에 흔히 들어가는 모시조개 대신 굴을 넣어서인지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 좋다. 낙지를 잘못 자르면 먹물 주머니가 터져 국물이 검게 변하므로 친절히 잘라주시는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필자가 이 곳을 방문했을 때 세발낙지를 시켰더니 ‘30분 뒤면 오늘 물건이 들어오니 기다렸다 그걸 드시라’는 주인의 말에 더욱 기분이 좋아졌던 곳이기도 하다. 곁들여 나오는 반찬들도 맛깔스러운데 많이 짜지 않으면서 감칠맛이 나는 갈치속젓과 쫄깃한 창란젓 등도 모두 안주인이 직접 담근 것이다. 투박한 총각김치와 깔끔한 무나물도 맛나다. 낙지연포탕, 갈낙탕 3만5000원, 낙지비빔밥 7000원, 낙지볶음 3만 5000원이며 산낙지와 낙지구이는 시가에 따라 달라진다. 매월 첫째, 셋째 주 토요일 쉰다.(02)402-3160 또한 혹시 전남 순천에 간다면 낙지나라(061-742-2667)를 추천한다. 가장 싸게 산낙지를 먹을 수 있는 집이다. 주인 정득수씨가 직접 바다에서 잡아오는 낙지를 원가에 준다. 물론 집 한 쪽에 마련된 식탁에서 먹을 수도 있고 전화로 주문하면 고속버스를 이용해 보내준다. 생물이므로 택배는 불가능하다.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마리당 3000원 선. 여성전문병원 ‘한송이 W클리닉´ 원장
  • [北 핵실험 파장] 北 핵실험이후 네가지 가상 시나리오

    북한 핵실험이 몰고 온 긴장 국면은 변수들에 따라 급격하게 요동칠 것같다. 유엔 안보리가 채택할 대북 제재 수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고, 북한은 강한 반발을 예고하고 있다.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음주 중에는 9일의 핵실험이 성공했는지의 윤곽도 드러날 것같다. 유엔 결의에 따라 한국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수준도 관심거리다. 하지만 북한 핵문제는 급격하게 대화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전무하다고 할 수는 없다. ■ 北 치킨게임 벌인다 북한은 지난 10월3일 핵실험 계획을 선언한 데 이어 9일 핵실험 사실을 공표, 더 이상 국제사회의 ‘늑대소년’이 아님을 과시했다. 그동안 “자위적 전쟁 억제력을 강화하겠다.”“본때를 보여주겠다.”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보여준 것이다. 북한은 지난 11일 외무성 담화에서,“미국이 우리를 못살게 굴면서 압력이 가중되면 선전포고로 간주, 물리적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엔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북 안보리 결의안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 7월 미사일 발사 이후 유엔안보리 결의안이 추진되는 동안에 ‘침묵’을 지켜온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으로,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대응하겠다는 위협이다. 따라서 이번 주말을 고비로 유엔결의안이 채택되면 북한은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을 발사, 또 다시 초강수를 둘 것으로 보인다.‘선전포고’라는 극언도 자주 동원해 ‘전쟁불사론’도 강조하고 있다. 과연 유엔은 북한의 이 같은 언급을 신경이나 쓸까. 그럴 리는 만무하다. 미국·일본 및 중국·러시아의 입김으로 제재의 성격과 정도는 수정될 수 있으나,‘징벌적 조치’로 상징되는 제재는 분명히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재안 초안에는 유엔 헌장 7장 40조 잠정조치가 원용되고, 구체적인 항목에서도 3개월의 말미를 주면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한다면 더욱 강한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로 돼 있다. 전승 아니면 전패의, 극단을 치닫다 끝내 양쪽이 다 파국으로 치닫는 ‘치킨 게임’의 양상을 띨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추가로 하거나, 미사일 추가 발사하거나, 모형이든 실제이든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현재 미국 조야에서 거론되는 대북 정책에 대한 비판목소리마저도 수그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북 봉쇄로 인한 체제 붕괴 공포에 시달려온 북한의 극단적 선택이란 시나리오는 뾰족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가능한 현실로 눈 앞에 펼쳐질 수도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실패 감추려 다음주 추가실험 가능성 북한의 핵실험이 실패했을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는 듯하다. 정보기관의 관계자는 12일 “핵실험에 따른 방사능 물질은 1차로 사흘내에 검출되고,2차 물질 검출은 10일 가량 걸린다.”면서 “하지만 아직 1차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1차 물질은 11일까지는 검출됐어야 한다는 얘기다. ●“20일까지 방사능검출 안되면 실패한것” 과학기술부도 대기중 방사능 검출 작업을 벌여온 결과, 현재까지는 핵실험에 따른 방사능 오염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고 있다. 물론 반론도 없지 않다. 핵 전문가인 신성택(미국 몬트레이 비확산연구소) 박사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핵실험에는 실패란 것이 없다.”며 “북한이 ‘가짜 핵실험’이라기보다는 ‘핵물질을 넣지 않은 핵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핵물질 넣지않고 핵실험” 가능성 제기 정부 관계자는 “핵실험이 성공했다면 세 차례 정도 추가 핵실험을 할 것이고, 실패했더라도 실패를 은폐하기 위해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핵실험의 실패 여부는 2차 방사능 물질이 나오는 오는 20일쯤 드러날 전망이다. 실패했다면 북한은 유엔의 안보리 제재안이 나오는 이번 주말부터 20일 사이인, 다음주 중에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北·美사이 줄타기? PSI 참여는 우리 군의 직접적인 움직임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민감한 파장을 불러올 만하다. 해상에서의 북한 선박에 대한 물리적 단속에 한국군이 참여하는 모양새 자체가 북한을 자극하기 쉽다. 만약 한국군이 북한 선박에 올라가 신체적 마찰이나 물리적 충돌을 빚는 경우가 발생하면 북한은 즉각적으로 서해교전과 같은 대남 도발을 기도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다. 정부의 PSI 참여방안이 소극적·간접적·제한적인 이유도 이런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미국의 대북 제재동참 요구와 북한의 불편한 시선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인 우리 정부로서는 최대한 절충적인 아이디어를 짜낸 셈이다. 직접적인 북한 선박 수색작업에는 참여하지 않고 멀리 떨어져 정보교환 등에만 주력한다는 구상은 고육지책의 전형이다. 핵무기부품과 같은 대량살상무기(WMD) 수송 선박 단속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의도 역시 북한을 의식한 고육책이다. 마약 수송 등의 사안은 북한으로서도 정면으로 반발하기가 힘들지만 WMD에 대한 직접적인 단속은 북한을 크게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참여하되 참여하지 않는 것 같은’ 구상을 미국이 수긍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WMD 단속에서 뒤로 빠질 경우 PSI 참여의 명분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소극적 참여’ 방안이 아직은 우리만의 희망사항일 수 있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면, 국내에서의 반대 여론을 뚫고 PSI와 ‘결혼’에 골인한다 하더라도 그후 ‘결혼생활’은 불행과 불안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미국과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그림이 눈에 선하다. “국제법적 효과를 갖고 있는 안보리 결의안의 수준이 올라가면 PSI 활동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결의안이 채택되면 우리 상황에 대입시켜 판단할 것”이라는 이날 정부 당국자의 극히 조심스러운 발언은, 향후 PSI 활동의 험난함을 예고하기에 충분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 核보유 자신감…체면만 살려준다면 북한의 핵실험으로 긴장이 고조된 현재 상황에서 대화와 협상의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결의되면 북한도 맞불을 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제재결의 이후 긴장도는 천정부지가 될 것같다. ●고강도제재땐 先대화제의 없을듯 하지만 주목해야 할 대목은 북한이 1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대결과 동시에 대화의 길을 열어놓고 있다는 점이다. 추가 핵실험의 명분을 높여나가는 수사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일부 정부 관계자들은 대결보다는 대화의지에 무게중심을 두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핵실험이라는 강수를 둔 다음에 대화하자는 평화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도 관측해 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대결구도 속의 대화 국면을 전망한다. ●“핵은 군사적 도전아닌 새로운 외교적 기회” 북한 핵포기를 위한 6자회담이 아니라 한반도와 주변지역의 비핵화를 의제로 새로운 다자 회담을 주장하리라는 관측이다. 여기에는 미국의 핵우산이 필요하다는 국내의 여론도 적지 않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군축회담이 열린다면 북한으로서는 협상의 여지가 6자회담 당시와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핵보유 포기가 아니라 핵무기의 제3국 이전문제가 주의제로 다뤄지게 될 수밖에 없다.‘판 돈’이 커지고 미국으로부터 얻어낼 게 많아지는 셈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北 “美압력 가중땐 물리 대응”

    북한은 11일 “미국이 우리를 계속 못살게 굴면서 압력을 가중시킨다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연이어 물리적인 대응조치들을 취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북한은 핵실험 사흘째인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은 유엔 안보리를 조종하여 압력적인 결의를 조작해냄으로써 우리에게 집단적 제재를 가하려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담화는 “우리가 핵시험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핵위협과 제재압력 책동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비록 우리는 미국 때문에 핵시험을 하였지만 대화와 협상을 통한 조선반도의 비핵화 실현 의지에는 여전히 변함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같이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할 것인지 여부는 미국측의 대응 여하에 달려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이날 평양발로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평양에서 교도통신과 가진 단독 회견에서 핵실험을 계속할 것인지에 관해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정책동향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유럽연합(EU) 방문대표단장인 이종혁 조선·유럽동맹친선의원단 위원장도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의회에서 유럽의회의 한반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만나 “핵실험은 미국에 대한 핵 억지력 차원에서 실시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복구 더딘 발라코트는 ‘지옥의 변방’

    파키스탄 발라코트의 파즐 레흐만 가족은 다가오는 겨울이 두렵다. 텐트 속에서 모든 살아 있는 것을 얼려 버린다는 ‘히말라야 혹한’을 견뎌야 한다.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동쪽으로 200㎞ 떨어진 발라코트. 이곳은 지난해 10월 발생한 대지진으로 한꺼번에 3만여명이 숨지면서 도시 전체가 ‘거대한 공동묘지’로 변한 곳이다. 아내와 5명의 자녀를 부양하는 레흐만의 인생도 지진으로 산산조각났다. 그는 지진으로 숨진 형과 장인·장모의 무덤 인근에서 1년째 텐트 생활을 하고 있다. 그가 요리사로 일했던 호텔이 무너지면서 직업도 잃었다. 8일(이하 현지시간)은 지난해 7만 3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키스탄 대지진이 발생한 지 꼭 1년째 되는 날이다. 오전 8시52분 발생한 진도 7.6의 강진은 진앙지에서 700㎞ 떨어진 남부까지 파키스탄 전역에서 감지됐다.●“강진 또 온다”… 공포에 떠는 발라코트 CNN은 1년이 지났지만 발라코트의 모습은 마치 ‘지옥의 변방’이나 되는 듯 여전히 참혹하다고 전했다.BBC도 다가오는 혹한, 관리들의 구호금 횡령 등 생존 자체가 고통스러운 파키스탄인들의 삶을 소개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날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주도인 무자파라바드의 ‘아자드 잠무 카슈미르 대학’ 운동장에서 열린 1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했다. 오전 8시52분이 되자 사이렌이 1분 동안 울렸다. 시내 번화가에서도 길을 멈춘 채 묵념을 올렸다.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 또 다른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 정부는 1만여명의 생존자 전부를 2007년까지 이주시킬 계획을 세웠지만 실행은 더디기만 하다. 발라코트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부딪치는 바로 위의 지표면이다. 아시프 칸 국립지질연구센터 소장은 “인도판이 1년에 3.3㎝씩 북쪽으로 이동, 유라시아판 밑을 파고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히말라야 단층에 충돌이 발생, 에너지가 축적되면서 연이어 강진이 발생하는 원리다. 상점 주인인 무니르 후세인은 “살아 남은 자들도 떠나고 싶지만 쉽지 않다.”고 말한다. 굴 후세인은 “주민 90%가 농민이다. 농사지을 땅도 없는 곳으로 가면 우리는 무엇을 하며 먹고 살수 있는가.”라고 울분만 토한다. ●관리들은 구호금 횡령… 히말라야 혹한 피해 우려 BBC는 7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지진 생존자 1000여명이 1주기를 맞아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일부 관리들이 구호기금을 빼돌리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생존자 고하르 레만은 “지난 5개월 동안 단돈 1페니도 받지 못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부정부패와 별개로 도움의 손길도 여전히 절실하다. 얀 반데무르텔레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은 최근 “이 상태에서 혹한이 오면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된다.”고 지원을 촉구했다.그는 “1년 기한의 ‘조기복구계획(ERP)’을 위해 4000만달러를 요청했지만 모금액은 1400만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ERP 전체 예산 2억 7000만달러 중 지금까지 모금된 액수는 64% 수준이다. 국제적십자사는 살을 에는 히말라야 혹한이 불어 닥치는 북부 산악지역에서는 생존자 40만명이 텐트에서 굶주림에 시달리며 겨울을 나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해 첫 겨울이 이상기후로 예년보다 따뜻했지만 올해는 한파가 예상돼 우려는 커지고 있다. 지난해 지진은 라마단 사흘째 발생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다시 라마단이 왔다. 먼저 떠난 가족들의 무덤가에서 흐느끼며 기도를 올리는 파키스탄인들의 얼굴에는 지워지지 않는 공포와 깊은 슬픔이 여전히 교차하고 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딸자랑] KAL경리이사 李起完씨 외따님 李康瑥양

    [딸자랑] KAL경리이사 李起完씨 외따님 李康瑥양

    KAL 경리이사 이기완(李起完)씨(49)댁은 주위사람이 모두 부러워 하는 「스위트·홈」. 사(社)내에서도 그 소문은 더욱 자자한데 맏이자 외동따님인 강온(康瑥)양이 같은 KAL의 2代사원이기 때문. 명주고름 같이 착하고 양순하기만 한 것이 이따님에 대한 아버지의 유일한 걱정이란다. 『얘는 도안실에서 도안을 하고 있어요. 원래 부녀(父女)2대(代)가 같은 회사에 있으려는 계획을 한 것이 아니라 한진상사(韓進商事)와 KAL이 작년에 합치는 바람에 한진쪽에 있던 얘가 이 쪽으로 온 것이죠』 무척 쑥스럽다는듯이 부녀(父女)2대(代) 사원(社員)의 연유부터 해명한다. 배화여고를 거쳐서 이대(梨大) 미대(美大) 생활미술과를 나온 것이 69년 봄, 공예「디자인」이 전공이었단다. 『손 재주가 있어서 그쪽으로 전공을 시킨 것이 잘 된것 같아요. 취직을 했어도 자기의 취미와 전공을 살리고 키우는 셈이니 좋고, 출가 후에 두고 두고 주부로서의 취미생활을 즐길 수가 있을테니 좋지요. 또 혹시 경제적으로 집안을 도와야 할 때도 쓸모가 있고-』 어머니 이(李)여사(47)가 명랑하게 여성다운 해석을 내린다. 어머니 아버지는 이 때 한꺼번에 눈을 아래로 내려 깐다. 「출가」라는 말이 몹시 서운하다는 것이다. 엄마솜씨 익히려고 부엌도 자주 출입 『47년생이니까 벌써 스물이 훨씬 넘었는데 우리 눈에는 아직도 꼭 국민학교 5학년짜리 같거든요. 제 남동생들이 장정이 다 돼서 늘 비교해 보는 탓인지』하는 아버지. 『조것이 벌써 시집갈 나이가 됐나 싶으면 가슴이 아파요. 사실 남에게 보내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거든요』하는 어머니. 어머니의 눈시울이 젖는듯 하면서 억지 웃음을 웃는다. 『그러나 직장에서 밉상으로 굴지는 않는 모양이고 일도 곧잘 해내는 걸 보면 제 엄마와 나는 자각을 하죠. 아, 이 애도 컸구나 하고-』 아버지 이기완(李起完)씨는 일부러 처럼 화제를 돌린다. KAL배구단 「유니폼」이 강온(康瑥)양의 작품. 한진 방계회사들의 일을 모두 맡고 있는 「디자인」실(室) 이므로 일은 꽤 많고 바쁘다. 『배구단이 「유니폼」때문에 이긴다고 사원(社員)들이 이 애를 놀린답니다. 집에서나 밖에서나 어린애처럼 늘 웃는 얼굴이니까 아버지인 나에게 인사들을 꽤 해요』 요새애답지 않게 어른들에게는 격식을 찾아 인사를 하고 예절을 잘 지킨다는 인사인데 이 댁의 그런 가훈(家訓)에 강온(康瑥)양이 철저히 순종하고 있기 때문. 『제 엄마가 손재주가 있어요. 조화(造花)며 바느질, 음식 솜씨가 괜찮다는 소문인데 요즘 열심히 배우라고 이르고 있죠』 집에서 주부의 손으로 공들여 만든 약과, 강정, 유자차(茶)등이 이댁을 찾는 손님들이 놀라며 드는 음식. 『솜씨를 -대단치 않은 솜씨나마- 물려주려고 손님대접이나 잔치때는 꼭 얘를 부엌에 데리고 들어갑니다』 어머니 이(李)여사의 말이다. 그래서 「잘은 몰라도」 조금씩은 고전(古典)음식들을 할줄 아는 강온(康瑥)양의 진짜 솜씨는 아버지께 선사한 목(木)문갑, 가리개, 그리고 장신구들. 『아버지가 멋장이셔서 제 서툰 솜씨의 「커프·링크」를 별로 안써 주세요. 그 대신 아버지 옷이나 장신구 「쇼핑」은 저의 전담이지요 』 강온(康瑥)양은 아버지의 「셔츠·커프」에 달린 목각「링크」를 만지작거리면서 한마디 한다. 딸의 모습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표정은 마냥 흐뭇하다. [선데이서울 70년 2월 15일호 제3권 7호 통권 제 72호]
  • [주말탐구] 한국 호랑이 3대

    [주말탐구] 한국 호랑이 3대

    내 이름은 코아예요. 한국 호랑이 1세대 서열 1위인 백두가 기력이 쇠잔, “전시 불가 판정”받고 내실로 퇴장하자 후계자로 지목받고 있죠. 저희 족보를 보면 88올림픽때 신격호 롯데회장이 시베리아호랑이 5마리를 서울대공원에 기증하면서 시작됐다더군요. 역이민세대서 태어나서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신 분이 바로 백두시죠. 저는 그때 같이 태어난 어머니 홍아와 北에선 건너온 라일이란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야말로 통일둥이죠. 여동생 리아와 전 공모를 통해 이름이 지어져 매우 뜻깊죠. 지난 6월 제 새끼들이 3마리 태어났어요. 축하해 주세요. 그리고 빨리 통일이 되어 아버지 고향에도 가보고 싶은 게 꿈이에요. 29일 오후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맹수사 뒤쪽. 널따란 전시 우리와 분리된 내실에 힘없이 누워 있는 덩치 큰 수컷 호랑이의 모습이 보인다. 식사시간이 돼 닭고기가 나오자 먹이 쪽으로 다가가지만 함께 있는 암컷이 사납게 으르렁거리자 주춤주춤 뒤로 물러선다. 조용히 뒤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수컷은 암컷이 식사를 끝낸 뒤 겨우 먹이에 입을 댈 수 있었다. 약육강식의 법칙만이 통하는 맹수계에서 자기 몸집의 절반밖에 안 되는 암컷 호랑이에게 수모를 당하고 있는 이 호랑이는 놀랍게도 바로 몇달 전까지만 해도 무리의 서열 1위였던 ‘백두’이다. 민족얼을 상징하는 한국 호랑이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1세대 한국 호랑이의 대표주자였던 백두도 자식 세대에 왕좌를 물려주고 쓸쓸한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백두를 끝으로 1세대 한국 호랑이들은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노환, 폐사…호돌이+호순이 낳은 한국 호랑이 1세대 퇴장 현재 서울대공원 맹수사에는 모두 19마리의 시베리아 호랑이가 무리를 이루고 있다. 동북아 지역에 서식하는 시베리아 호랑이가 바로 한국 호랑이. 북한과 중국에서 발견되는 백두산 호랑이 역시 시베리아 호랑이다. 한국 호랑이는 일제 강점기 무분별한 포획이 자행되면서 모습을 감췄다. 하지만 ‘88 서울올림픽’을 2년 앞둔 1986년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이 미국 동물원에 건너가 있던 시베리아 호랑이 5마리를 서울대공원에 기증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때 들여온 호랑이가 바로 올림픽 마스코트로 유명한 ‘호돌이’ ‘호순이’이다. 함께 들여온 수컷 한 마리에게는 ‘고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조국에 돌아온 호랑이 5마리는 ‘역이민 세대’로 한국 호랑이 일가의 원조 역할을 했다. 고려와 호순이 사이에서 89년 태어난 수컷 호랑이가 바로 백두이다. 이어 호돌이와 호순이 사이에서는 홍아(♀·90년생)와 태백(♂·93년생)이 태어났다. 이 세 마리가 바로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한국 호랑이 1세대로 족보를 장식하게 된다. 백두는 무리의 우두머리로 3마리의 암컷과 짝짓기를 해 7마리의 자식을 봤다. 홍아도 2마리의 수컷과 4마리의 새끼를 낳았다.10만분의1 확률로 태어난다는 백호인 백운(♀·2000년생)도 홍아가 낳았다. 태백은 새끼 2마리를 낳은 뒤 남북 동물교류로 북한으로 건너갔다. 호랑이의 평균수명은 20살 정도. 올해 17살이던 홍아는 이달 초 노환으로 끝내 세상을 뜨고 말았다. 올해 18살로 국내 최장수 호랑이인 백두 역시 기력이 쇠해 석 달 전쯤 ‘전시 불가’ 판정을 받고 무리에서 떨어져 내실에서 쉬고 있다. 털갈이도 제대로 끝마치지 못해 듬성듬성한 옆구리는 백두의 시대가 끝났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백두의 퇴장으로 1세대 한국 호랑이의 시대는 이별을 고했다. ●통일둥이 ‘코아’ ‘리아’ 2세대 한국 호랑이 전면으로 대공원에 있는 19마리 가운데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난 2세대 한국 호랑이는 15마리다. 이중 전성기를 맞은 2000∼2002년생 호랑이와 2003∼2004년생 호랑이가 각각 5마리이다. 지난해에도 수컷 한 마리와 암컷 네 마리가 태어나 새 식구가 됐다. 백두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꼽히는 것은 홍아의 새끼인 코아(♂·2002년생)다. 코아와 리아(♀·2002년생)는 홍아와 북한에서 건너온 수컷 호랑이 라일(95년생) 사이에서 태어난 남매로 새끼 때부터 남·북 호랑이 사이에서 탄생한 ‘통일둥이’로 주목을 받았다. 코아와 리아도 ‘코리아’에서 두 자씩 따온 이름으로 공모를 거쳐 선정된 것이다. 백두가 없는 무리에서 단연 돋보이는 호순이의 외손자 코아는 지난 6월 청주(♀·99년생)와 건강한 새끼 3마리를 낳았다. 무리에 합류할 날만 기다리며 인공포육실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이 새끼 호랑이들이 바로 한국 호랑이의 첫 3세대인 셈이다. 하지만 아직 어린 백두의 새끼들도 그 위세가 만만치 않다. 지난해 태어난 한동(♂)이만 하더라도 또래보다 눈에 띄게 풍채가 좋다.150㎏까지 나갔던 백두의 피를 이어받은 데다 어미 품에서 자라 야생성도 두드러진다. 1세대 한국 호랑이의 빈자리를 메울 2세대 스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대공원 관계자는 “역이민 세대로 시작된 한국 호랑이 일가가 3세대까지 안정되게 뿌리를 내리며 혈통이 견고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한국 호랑이 대부 엄기용 사육사 “나도 백두랑 홍아 따라 퇴장해야지. 유능한 후배들이 얼마나 많은데.” 서울대공원 맹수사의 호랑이 19마리의 아버지는 엄기용(53) 사육사다. 정년퇴임을 1년여 남겨둔 엄 사육사는 1986년부터 지금까지 호랑이만 돌본 ‘한국 호랑이의 대부’이다. 서울대공원의 호랑이는 물론 다른 동물원으로 교환된 호랑이들까지 치면 엄 사육사의 손을 거친 호랑이가 30여마리는 족히 된다. 지난 2004년 남한 호랑이를 평양 중앙동물원으로 보낼 때 자식과 떨어지기라도 하듯 서럽게 울어 보는 이들의 코끝을 찡하게 했던 반백의 사육사가 바로 엄 사육사다. 그 사나운 호랑이가 엄 사육사 옆에 가면 강아지처럼 얼굴을 비비며 좋아하니, 과연 대부라는 명성을 얻을 만하다. 엄 사육사는 “처음에는 무서운 마음부터 든 것이 사실이지만, 어미에게 버림받은 새끼들에게 직접 우유를 먹이면서 키우다 보니 담뿍 정이 들었다.”며 “드러누워 낮잠을 자던 녀석들도 내 목소리가 들리면 벌떡 일어나고 얼굴도 알아본다.”고 웃었다. 호랑이들만 엄 사육사의 얼굴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다. 그냥 보기엔 다 매섭게 생긴 호랑이일 뿐인데 엄 사육사는 얼굴만 슬쩍 봐도 19마리를 모두 분간해 낸다. 그는 “같은 시베리아 호랑이라도 눈매, 입매, 얼굴형, 털길이가 모두 다르다.”고 말했다. 새끼 때부터 기른 호랑이가 건강한 새끼를 낳을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낀다는 엄 사육사. 그도 이제 뒤를 이을 젊은 후배들을 찾고 있다. “아직도 큰 호랑이 어디 갔냐고 백두를 찾는 관람객들이 있어. 기억해 주니 고마울 뿐이야. 나도 퇴임이 얼마 안 남았는데 나 대신 이 녀석들을 잘 돌봐줄 부지런한 사람을 찾아야지.” 청춘을 바쳐 호랑이들에게 아낌 없는 사랑을 쏟아부은 엄 사육사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번졌다. 글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북에서 온 호랑이 어떻게… 남북 관계가 화해 모드로 접어들면서 ‘평화대사’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 바로 호랑이였다. 모두 2마리가 건너왔지만, 북한 호랑이들의 남한에서의 삶은 그리 순탄치 못했다. 1999년 1월 남한에 온 ‘낭림(♀)’은 새끼 때인 93년 낭림군에서 붙잡혀 평양 중앙동물원에서 지내며 백두산 호랑이로 주목을 받았다. 황우석 서울대 전 교수가 복제를 시도했던 백두산 호랑이가 바로 낭림이다. 하지만 낭림은 워낙 사납고 날카로운 성격 탓에 외롭게 지내야 했다. 발정기가 돼도 짝짓기를 위한 암컷 특유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번번이 실패했다. 백두산 호랑이인 낭림의 혈통을 이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호랑이에게 짝짓기 요령을 가르쳐 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사육사들이 속만 태웠다. 다른 수컷들에게는 쌀쌀맞게 굴면서도 무리의 우두머리인 백두(♂·89년생)와는 사이가 좋아 기대도 해봤지만 끝내 짝짓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낭림은 백두가 석 달 전 기력이 떨어져 내실로 이동한 지 얼마 안돼 백두의 뒤를 따랐다.93년생이면 아직 중년밖에 되지 않은 나이인데 벌써 송곳니가 뭉툭해지고 털이 윤기를 잃는 등 노쇠 기미를 보인 것이다. 사육사의 배려로 바로 옆 우리에서 지내고 있는 낭림이와 백두는 아직도 철창 사이로 서로 애정을 표현하곤 한다. 다른 한 마리는 호돌이와 호순이의 딸인 홍아(♀·90년생)와 연을 맺은 ‘라일(♂·95년생)’이다.2001년에 남한에 온 라일은 처음부터 낭림과 비교될 정도로 무던한 성격을 보였다. 이듬해에는 코아와 리아 남매를 낳아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라일도 2004년 4월 질병으로 폐사하고 말았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앞발 하나는 내딛지도 못하고 고생하던 터였다. 이로써 1세대 남북 호랑이 결합의 산물은 코아와 리아에서 그치게 됐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공군 작통권 환수… 선거 정당 부적절”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MBC ‘특집 100분 토론’에 출연해 전시 작전통제권, 한·미 동맹, 정계개편 등 현안과 쟁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상춘재 앞마당에서 가진 토론은 진행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와의 대담 형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노 대통령은 손 교수의 집요한 공세에 “(작통권 때) 이렇게 꼬치꼬치 따지는 법이 어디 있느냐. 조금 논쟁식으로 한번 해봅시다.”,“(FTA 때) 자꾸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보고 질문하지 말고요.”라고 주문하는 등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한·미 동맹 ‘한·미 관계가 위기에 처했다.’, 이런 얘기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우리도 할 말은 하고 따질 건 따지고 그렇게 해가기 때문에 생기는 변화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미 동맹은 이상없다. 한·미 관계는 미국의 대통령, 또 책임있는 장관들이 공식적으로 한·미 관계에 문제없다고 하면 그냥 문제없는 것으로 가는 거다. 이제 한·미 관계도, 국방도 좀 어른스럽게 하고, 미성년자처럼 굴어서는 안 된다.●작통권(조건부 환수론과 관련) 작통권은 공군도 다 전환한다. 작통권은 의사 결정의 문제다. 한국이 다 가진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비행기가 서로 얽히지 않게 할 수 있는 기술적 메커니즘 운영을 미국 공군이 하느냐, 한국 공군이 하느냐에 대해 지금 논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방의 군대(미2사단)를 어떻게 인계철선이라고 표현할 수 있나. 우방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미 2사단 그 자리야말로 우리의 힘으로, 최악의 경우에는 우리의 피로서 지켜야지 그걸 왜 미국한테 맡겨 두나?작통권 문제와 핵실험 상황과 직접 관계있는 것은 아니다. 별개의 문제다. 작통권은 그냥 한국이 가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또 그럴 만한 능력이 있기 때문에 전환을 하려는 것이다.●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 비교적 절차적 접근에 관한 문제이다. 내용에 관한 것은 6자회담 테이블에 서면 이제 9·19로부터 다시 출발할 것이다. 포괄적 접근은 실질적인 내용에 관한 것은 별로 없다. 포괄적 접근방안을 정상 차원에서 공식화하자는 게 회담의 목적이었다. 단어는 짧지만 의미는 상당하다. 북한의 반응이 나왔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북한도 알고 있다. 이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아직 표명하지 않고 있다.(북한에 제안한 시기에 대해) 방미를 결정할 때부터 이와 같은 구상을 가지고 꾸준히 진행해 왔기 때문에 제법 오래된 것이다.●정계개편 당에서 자율적으로 풀어 나갈 문제이다. 제가 감놔라 배놔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어느 경우에라도 정책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는 당을 같이, 정책을 달리하는 사람도 어느 정도 서로 연합할 수 있으면, 타협할 수 있으면 당을 같이 할 수 있는데, 정책이 전혀 다른 사람은 따로하고, 그렇게 하는 게 원칙이다. 무조건 정치적 이해관계, 승리·패배, 여기에만 매몰돼 가지고 당을 만들고 깨고 하는 것은 좀 앞으로 안 했으면 좋겠다. 선거용 정당을 만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정당·정책 중심으로 하는 정당이 나왔으면 좋겠다.(여성 정치인이 대통령되는 데 대해) 중립이다. 누구가 하더라도 좋은 대통령이면 된다.●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사태 절차를 다시 다 보완했다. 이제 국회 쪽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 절차가 부족해 반려하면 반려하는 대로, 표결해서 부결하면 부결하는 대로 국회의 처분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게 저의 처지다. 제가 코드인사를 많이 한다. 그러나 이 인사는 코드인사는 아니다. 사법연수원의 동기일 뿐이다. 중도에서 약간 중도 진보의 성향이라도 갈 사람이 제가 지향하는 사람이다. 인기가 없어도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뽑았을 때에는 노무현답게 인사를 하라는 것이 아니겠나?노무현답게 인사를 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어린이책꽂이]

    ●개미나라에 간 루카스(존 니클 글·그림, 조세현 옮김, 비룡소 펴냄) 조만간 국내 개봉할 애니메이션 ‘앤트 불리’의 원작. 개미들을 못 살게 굴던 아이가 결국 개미떼의 공격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 폭력의 부당함, 협동의 미덕을 일깨우는 그림책.4세 이상.9000원. ●역사를 만든 사람들 시리즈(브리지트 라베 등 글, 장피에르 조블랭 등 그림, 다섯수레 펴냄) 인종차별에 항거했던 마틴 루서 킹, 음악가 모차르트, 과학자 아인슈타인, 마르코 폴로 등 역사 속 위인들의 이야기 시리즈. 간결하고 쉬운 문장, 주인공이 살았던 시대정서가 녹아든 글 구성이 돋보인다. 중학생. 각권 9000원. ●사라진 고래들의 비밀(곽옥미 글, 유기훈 그림, 사계절 펴냄) 인간의 무관심과 마구잡이 포획으로 사라지고 있는 고래 이야기를 동화로 꾸몄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져 있을 만큼 우리 민족의 오랜 친구인 고래의 존재가 팬터지 동화 속에서 생명력을 얻는다. 초등3년 이상.7500원. ●중세기사 어린이는 어떻게 살았을까?(롤프 크렌처 글, 마티아스 베버 그림, 김희상 옮김, 어린이작가정신 펴냄) 800년 전 서유럽 어린이들은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역사교양서. 두 소년을 주인공으로 동화처럼 펼쳐보이는 이야기 구성이 쉽고 흥미롭다. 초등3년 이상.8500원.
  • 카페 같은 열차 타고 동해 여행을…

    카페 같은 열차 타고 동해 여행을…

    “카페 같은 열차 타고 동해바다 여행이나 갈까.” 강원도 강릉·동해·삼척시가 공동 참여해 만든 동해안 절경을 연계한 ‘바다열차’가 빠르면 오는 12월 중순쯤부터 운행된다. 23일 강릉·동해·삼척시에 따르면 삼척해수욕장 철도 가도교 개설에 따라 새롭게 단장된 삼척 해변역을 이용, 강릉∼동해∼삼척해변의 절경을 잇는 관광열차를 운행하기로 했다. 철도공사 강원지사가 아이디어를 내 추진 중인 ‘바다열차’는 하루 6∼8차례 정기적으로 운행하게 된다. 열차가 운행되는 곳은 기암괴석과 백사장, 해송이 어우러진 동해안 최대의 절경지역이다. 특히 안인진, 정동진, 옥계, 망상, 묵호, 동해, 추암, 삼척해변역 등 간이역마다 정차하면서 동해 정취를 감상할 수 있다. 출·퇴근도 가능하도록 정기노선으로 운행할 예정이다. 한번에 300∼400여명씩 싣고 운행하면서 동해안의 새로운 명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운영될 3개 객차에는 강릉·동해·삼척의 특성을 살려 외부를 장식하게 된다. 특히 내부는 바다를 고스란히 조망할 수 있도록 창문을 통유리로 대신하고 의자도 모두 바다를 바라 볼 수 있도록 배치할 계획이다. 3개 객차 가운데 1개는 지역 특성을 살린 카페로 만들고 철도공사에서 별도로 준비하는 이벤트를 수시로 열어 관광객들을 즐겁게 해 줄 예정이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특색있는 내부 리모델링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등 기존 철도여행 상품의 틀을 벗어나 아늑하고 가족적인 관광열차로 꾸며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삼척시는 삼척해변역과 연계해 새롭게 개방되는 대금굴을 비롯, 환선굴과 해신당공원, 황영조기념공원, 새천년도로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된 관광상품을 개발, 운영하는 등 지자체별로 지역 관광지를 연계하는 상품도 개발 중이다. 참여 지자체 관광개발과 관계자들은 “자가용을 이용해 해안을 달리는 것보다 바다열차를 이용하면 동해바다의 절경을 꼼꼼하게 조망할 수 있어 최상의 여행상품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강릉·동해·삼척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내 꿈은 그대를 꿈꾸게 하는 것

    내 꿈은 그대를 꿈꾸게 하는 것

    고등학교 2학년 때 일이에요. 우연한 기회에 교회에서 추수감사절 기념 연극을 하게 됐지요. 친구들 왈, 형이 연극을 하니 이 중 네가 제일 낫다, 한 번 앞장서 봐라, 하는 거예요. 그렇게 ‘돌아온 탕아’를 연출했지요. 그 때 그 교회의 분위기와 정서가 아직도 내게 남아 있어요. 생각해봐요, 전구에 마분지를 말아서 조명을 대신했던 그 소박한 풍경들을. 한젬마 어떤 아이였나요, 어렸을 때에는. 유인촌 숫기 없고 얌전하고 소풍가서 나서지도 않았고.... 평범했지요. 한젬마 그 아이가 자라서 이런 멋진 배우가 되었네요. 유인촌 무언가가 잠재되어 있었겠지요. 안으로 정열을 숨겨 놓는 ‘배우’가 그래서 내게 맞는 거 같아요. ‘배우’ 얘기가 나온 김에 잔소리 좀 합시다. 내가 95년 이후 방송 안 하고 연극만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그 이유가 이런 겁니다. 닫힌 화면 속과 열린 무대 위의 연기는 달라요. 앞사람은 표정으로 말하지만, 뒷사람은 온몸으로 제 속의 것을 토해내는 겁니다. TV는 현실의 자연스러움을 구하지만, 연극은 자연스러움을 넘어서는 그 무엇을 필요로 해요. 안으로 힘이 쌓여서 밖으로 우러나오는 또 다른 이미지를 요구하는 거지요. 그런데 어떻습니까. 요즘 등장하는 많은 연기자들은 그저 자기가 가진 재주를 소진해버리고는 온다 간다 말없이 사라져버리잖아요. §이룰 수 없는 꿈을 꾼다고 해도. 한젬마 가슴에 묻어 두었던 응어리를 토해내시는 군요. (웃음) 대표님의 현재의 꿈도 알고 싶어요. 사람은 늙을 때까지 꿈을 꾸잖아요. 유인촌 내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의 인생을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언제부턴가 ‘돈키호테’를 좋아하게 되었지요. 거기에 이런 대사가 나와요. “이룰 수 없는 꿈을 꾼다고 해도, 물리칠 수 없는 적과 싸워야 해도,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참아야 해도....” 겉으로 읽어서는 이 구절을 찾을 수 없어요. 구석구석 숨어 있던 것을 내가 찾아낸 거지요. 그게 벌써 2, 30년 전의 일이고, 돈키호테가 나한테 준 이런 삶의 태도와 자세를, 현실에서 실행하기 어렵다면 무대에서라도 한번 이뤄보자 한 것이 내 평생의 숙제가 되었지요. 아, 참 현재의 꿈이 무엇이냐는 게 질문이었지. 그런데 말이에요. 꿈을 낮에 꿀 수는 없고 잠 든 밤에 꾸는 것 아닙니까. 또 꿈은 현재의 삶을 되비추는 것인데 현실이 어두울 때 내 의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잠 속에서 어떤 꿈을 꾸게 될까, 솔직히 나는 조금 두려워요.... 한젬마 얘기가 조금 다른 곳으로 흘러가네요. (웃음) 유인촌 잘 생각하면 다른 얘기가 아닐 겁니다. 꿈을 잡을 수 없는 불확실한 실체라고 할 때 우리 예술가들의 역할은 바로 이 부분,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배우가 뭐고 작가가 뭡니까. 무당 곧 영매(靈媒) 아닌가요? 결국 몸을 태워서 자신을 팔아서 중생을 살리는 거잖아요. 그런데 요즘 누가 예술가를 그렇게 보겠어요. 이건 이른바 우리 사회를 이끌어간다는 계층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예요. 말로는 예술이 사회를 정화시킨다 하지만, 막상 속내를 들여다보면 예술을 너무 가볍게 봐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거지요. 결국은 예술가들이 그들을 각성시켜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그 역할을 못하고 오락을 제공하는 광대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한젬마 문화의 최전방에서 몸으로 부딪쳐 일하시기 때문에 더욱 절절하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유인촌 내가 돈키호테 구절을 여러 사람들한테 들려주는 것도 그런 의미입니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자, 이길 수 없는 대상과 싸워 이기자.... 이것, 바보 같은 짓이지요. 요즘 세태에 어울리지 않으니까. 질 게 뻔한데 누가 도망가지 않고 싸우겠어요. 간단히 정리해서, 괴롭고 마주 대하기 싫은 것들을 자꾸 얘기해서 일깨우는 게 우리 배우들의 꿈이라고 해둡시다. 한젬마 사람들을 꿈꾸게 만드는 게 나의 꿈이다, 멋진 말이네요. 그럼, 꿈꾸기 싫어하는 사람들과 싸웠을 때 그 결과는 어땠나요. 유인촌 피바다가 되지. (웃음) 그러거나 말거나, 성패에 관계없이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게 인간이 할 일이고, 인간은 또 그렇게 살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인생은 비극! 한젬마 어느 사이에 꿈을 정리해 주셨네요. 그래도 아직 대표님께서 지금 가슴에 품고 있는 꿈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시진 않으셨어요. 유인촌 야, 참 질기다. 요즘에 누가 이런 얘기해요. 누가 꿈 얘기하면서 현실을 다그쳐요? 오히려 사람들은 내게 이런 얘길 합디다. 유별나게 굴지 말고 편하게 살라고. 뭐 대단한 일 한다고 방송 접고 극단 만들고 극장 짓느냐고. 사서 고생하고, 돈 들어가는 일이니까 틀리지 않은 말이지요. 물론 지금이라도 당장 사는 방식을 바꿀 수 있지요.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요? 결핍되었기 때문이지요.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뭔가가 날 자꾸 긁는 거지요. 한젬마 그 결핍을 표현할 때 가장 가까운 단어는 무엇일까요. 어떤 것에 대한 결핍일까요. 유인촌 그건 알아서 판단하세요. (웃음) §물리칠 수 없는 적과 싸워야 해도, 한젬마 이런 얘기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우리에게 제일 큰 적은 역시 내면에 존재해요. 누구나 다 약점이 있고 콤플렉스가 있을 텐데.... 유인촌 내 콤플렉스요? 재미없고, 개성 없고, 무미하고.... 자질이, 재료가 뛰어나지 못하다는 생각을 늘 해요. 하지만 그런 평범함 덕분에 많은 일을 할 수 있었겠지요. 너무 두드러지거나 개성이 강하면 쓰임새가 한정되니까. 문화재단 일만해도 그래요. 내가 대표직을 맡는다니까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저 인간이 어떻게 규칙적인 일에 적응 할 수 있을까, 하고. 하긴 나도 조금 낯설기는 해요. 내가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면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한젬마 그렇담, 가장 두렵고 힘든 일은 무엇인가요. 유인촌 우선 내부적으로는, 우리 같은 사람에게는 역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라고 해야겠지요. “예술가는 말이야,” 난 이런 원론적이고 재미없는 표현을 자주 써요. 되게 보수적이죠. 나는 선배들한테 조건 없는 희생을 강요합니다. 그리고 나 역시 후배들한테 내리사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이렇게 구닥다리 인생을 살아왔으니 사람들에게 “왜 예술가 본연의 임무를 저버리는 거요?”라는 듣기 싫은 소리를 자꾸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또 마음에 맞는 동지를 찾기가 쉽지 않은 거지요. 한젬마 외로우신 거군요. 유인촌 강한 것 같지만 사실은 내가 약해요. 고집 센 것 같지만 내 생각을 끝까지 강요하지도 않아요. 완성도를 요구하는 연극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그 외의 일에는 너무 약해요. 한젬마 외부적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거창하게 말해서 사회의 공공 권력에 맞섰던 고민과 갈등은 없었나요. 유인촌 사실 나는 성향으로는 시민운동을 할 사람이죠. 소외되고 핍박 받는 사람 쪽에 마음이 가 있으니 이마에 띠 두르고 목소리 높이는 일이 딱 어울릴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는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는 내 나름의 방법을 연극에서 찾았습니다. 그 부당성을,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고발하는 데 연극만큼 적절한 도구도 없을 겁니다. 내가 특별히 애착을 갖고 있는 게 ‘홀스또메르 말馬을 의인화해서 인간사의 모순을 풍자하는 내용의 작품’라는 톨스토이 원작의 연극입니다. 흥행도 안 되고 교훈적이기만 한 따분한 작품이라고, 사람들이 아무리 찧고 빻아도 난 그걸 합니다. 그 연극 본 사람들은 막이 내려오고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 해요. 야, 이거 어떻게 살라는 거야, 내가 영 잘못 살고 있는 거야? 마음이 무거워서 서로 얘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극 중에서 ‘말’이 ‘인간’을 이렇게 평합니다. ... 인간은 늘 뭔가를 소유하려고 해. 하지만 인간은 자기 늘 자기 땅이라고 얘기하면서도 한 번도 밟아보지 않아. 인간은 늘 “넌 내 여자야!”라고 말하면서도 그 여자가 아닌 다른 여자와 살아.... 말년의 톨스토이는 동양사상에 심취했답니다. 누릴 수 있는 부귀와 명예를 다 누린 사람인데, 어느 날 문득 자다가 뛰어나와서 기차 타고 모스크바 외곽 어딘가의 외양간에서 얼어 죽었답니다. 이 사람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한젬마 아까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말씀하셨는데 사실 예술이라는 것은 고통을 빼놓고 할 수 없잖아요. 가장 컸던 고통의 순간을 기억하실 수 있나요. 연극에서는 고통을 쉽게 얘기하지만 현실에서는 정말 작은 고통이 엄청난 좌절과 상처를 주잖아요. 유인촌 어차피 내 삶이란 게 연극을 떠나서는 별 의미가 없으니 세상살이에서 겪었던 어려움들은 논외로 합시다. 이걸 고통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난 아버지, 어머니 돌아가실 때 두 번 다 임종臨終을 못 했어요. 두 번 다 공연 중이었어요. 어머니 때는 그래도 공연을 마치고 장사라도 치를 수 있었는데, 아버지 때는 독일 본에서 공연 중이라 그조차 할 수 없었지요. 자유 극단이 유럽 현지에서 햄릿을 올렸는데, 막이 오르면 햄릿이 독살된 아버지의 유령과 만나는 첫 장면이 나옵니다. 햄릿이 계속 아버지를 부르고 쫓아다니는데, 그때 같이 출연했던 동료들이 내가 무대에서 아버지 유령을 좇는 모습을 보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지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참아야 해도, 한젬마 배우의 숙명처럼 들리네요. 분위기를 조금 바꿔서, 제가 오늘 대화를 갖기 전에 몇몇 분들에게 평소의 유 대표님은 어떤 사람이냐, 물어봤는데 한결같은 대답이 진솔하고 씩씩하고 남자답다는 거예요. 어떠세요, 이 사람들의 평가가 맞는 건가요?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것은, 실제 자기 모습은 자기가 가장 잘 안다는 거예요. 남들 봐주는 모습과 다르잖아요. 그런 거 분명히 느끼시지요? 실제의 자기 자신과 남들이 보는 혹은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과의 적지 않은 틈을 어떻게 메우시나요. 그런 것들 때문에 혼란스러운 적은 없었나요. 유인촌 잘못하면 정신병원 가는 거지.(웃음) 역할에 빠졌다가 제 때에 나오지 못해서 망가지는(?) 연기자들 많아요. 조폭의 두목 역을 맡았던 사람은 극이 끝난 후에도 어깨에 힘주고 다니고, 신분 높은 인물을 연기했던 사람은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주변으로부터 늘 대접받아야 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어떤 연기자든 현실과 극 사이의 혼란스러운 거리감 때문에 고생을 하게 되는데 나도 아주 예외는 아니겠지요. 그런데 나는 어떻게 보면 무척 감성적인 사람이에요. 그 감성이 내면의 균형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을 비교적 잘 참고 이겨내기도 했고. 의외이겠지만, 우선 나라는 사람이 남 앞에 나서고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고요. 한젬마 아니, 유인촌이라면 대한민국에 모르는 사람들이 없는데도요? 유인촌 허, 참. 그런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예를 하나 들까요. 배우들은 연극 포스터에 민감해요. 내가 누구 이름보다 앞에 있다, 뒤에 있다 이런 것들에 신경을 곤두세우는데, 나는 늘 뒤쪽에 내 이름을 넣으라고 해요. 한젬마 그건 어떤 여유 같은 것 아닌가요. 유인촌 일일이 설명하자면 끝이 없고... 아니, 내 이름이 마지막에 들어간다고 햄릿이 단역 되겠어요? 물론 조금 삐딱하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런데 그게 겉으로 꾸미는 거라면 사람들이 금방 알 거 아니에요. 저 인간 ‘쇼’ 한다고.... 흔한 말로 잠깐 속일 수 있어도 끝내 속일 수는 없잖아요. 그런 눈에 보이는 거짓말 안 되거든요. 균형 감각을 갖고 진정성으로 만나야지. 그리고 보세요. 실제로 내가 이것저것 안 하고 연기 하나만 하지 않았습니까. 돈 벌수 있는 데 밤무대도 안 나갔고. 가끔 광고는 찍었지만.... 한젬마 그럼 딴 일 하신 거잖아요. (웃음) 유인촌 이거 진땀나네. 변명 한 번 더 합시다. 아마 연극을 안 했으면 광고도 안 했을 겁니다. 대한민국에서 연극 하려면 돈이 들어가요. TV 출연료로는 도저히 안 돼요. 그런데 연극에서 적자를 내면, 이번에 2억쯤 엎어졌다(?) 하면 다행히 그 순간 광고가 들어와요. 이렇게 지난 10년을 끌고 왔다 이겁니다. 쑥스럽지만 서울시문화재단 대표직을 수행하는 기간 중에도 사실은 광고를 두어 번 찍었어요. 그 돈이 2억7천만 원쯤 되는데, 내가 안 갖고 재단에 기부했어요. ‘조건부 기부금’이라고 기부자가 쓰임새를 정해서 재단에 위임하는 제도가 있어요. 나는 예술 분야의 전문이론서를 쓰는 사람에게 주라고 한정 지어서 기증했어요. 그런 책은 내봐야 팔리지 않으니까. 그 결과물이 무대미술에 관련된 책도 있고 봉산탈춤의 악보를 정리한 것도 있어요. 얘기 하다 보니 자기자랑이 됐네, 음. 한젬마 그런 자랑은 괜찮아요. (웃음) 그런데 서울시문화재단의 대표로서 업무를 수행하시는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아무래도 행정가는 현장예술가와는 조금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하잖아요. 유인촌 예술을 대한 이해가 다른 사람들과 일한다는 건 사실 힘들지요. 왜 적자냐, 독립경영을 해라, 시 관계자들이 늘 하는 얘기가 이런 거였는데, 그때마다 내 대답은 명쾌했어요. 예술 하는 사람이 무슨 돈을 벌어! 문화재단의 예산 3분의 1은 벌어서 쓰라는데 여기가 돈 버는 데는 아니지요. 건물 세 주고 임대료 받아서 예산 줄인다고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요. 들어오면서 보셨겠지만, 이 문화재단 건물을 3층까지 비워놓았어요. 문화생활의 공간으로 시민들이 마음껏 활용하시라는 뜻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의 본연의 업무는 서울시민들이 질 높은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립, 시립 이런 이름 붙은 곳에서는 민간이 못하는 걸 해야지요. 문화적 주체성, 도덕성을 고양하는, 큰 규모의 대작을 담당해야지요. 어떻게 영세한 민간 극단이 20명, 30명 나오는 연극을 합니까. 한젬마 듣다보니 서울시민을 위한 문화예술 분야의 예산 규모가 궁금하네요. 유인촌 현재 외형으로는 3천5백억 원인데 그 중 1천억 원은 오페라 극장 건립을 위해 적립 중이고, 나머지 2천5백억 원이 실제 가용금액입니다. 서울문화재단의 연간 예산은 1백5십억인데 여기에서 경상비 33억 빼면 1백2십억 원이 남지요. 이 돈 가지고 1천만 명이 넘어가는 대도시에서 ‘문화’를 한다는 건데.... 글쎄요. 많고 적음에 관한 판단은 시민들이 알아서 하시겠지요. 한젬마 이제 대담을 마무리하지요.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향후 계획은.... 유인촌 특별한 것은 없어요. 강원도의 ‘봉평예술극장’을 좀더 친환경적인 예술공간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있고.... 참, 강남에 있는 ‘유씨어터’는 그간 연극만을 위한 공연장이었는데 앞으로는 예술계 전반의 ‘사람’을 담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시켜나가려 해요. 결국 사람이 중요한 건데, 지금은 문화예술계가 지나치게 분화되어서 발전적인 교통이 잘 안 되는 감이 있어요. 예전에는 모두가 함께 어울렸어요. 문득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그때 명동 엘리자베스 다방에 가면 문학, 영화, 미술, 사진 하는 분들이 모여서 설전을 벌였어요. 말이 되든 안 되는, 대화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았던 거지요. 문학이 미술에서 한수 배우고, 미술이 연극에서 영감을 얻는 거죠. 그렇게 내면적으로 상향조정되는 공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사람들을 모을 수 환경과 공간을 갖고 싶어요. 모여서 의논도 하고 작품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의 작품을 봐주기도 하고....그런 것들을 준비하고 싶어요. 전시 한 번 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역량 있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공간도 내주고... 그게 선배된 사람들의 의무인 동시에 내 작은 꿈이기도 하겠지요. 한젬마 대담을 마치려하니 마치 짧은 꿈을 꾼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관객을 꿈꾸게 하는 진짜 배우로 오래오래 우리 곁에 남아주세요. 월간<샘터>2006.08
  • [Book Review] 신성의 상징에서 창작의 벗으로

    ‘인간은 연기를 마시는 동물’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하지만 분명한 건 인간이 수천년 동안 담배뿐 아니라 아편, 대마초, 코카인 등 뭔가 끊임없이 들이마셔 왔다는 사실이다. 고대 마야인들은 담배를 신의 화신으로까지 여겼다. 미국 일리노이대 의대 샌더 길먼 교수 등이 쓴 ‘흡연의 문화사’(이수영 옮김, 이마고 펴냄)는 고대 마야의 종교의식에서 미술과 오페라 속 흡연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흡연’을 문화사적 관점에서 꼼꼼하게 다룬 백과사전적인 성격의 책이다. 아즈텍 사람들은 담배를 생식과 출산의 여신 시우아코아틀의 화신으로 보았다. 그들은 이 여신의 몸이 담배로 이뤄졌다고 믿었다. 담배, 담배박(tobacco gourd), 담배쌈지는 다른 중앙아메리카 민족들 사이에서도 신성의 상징으로 통했다. 그들의 흡연 풍습은 신대륙을 발견한 유럽인들에 의해 유럽으로 확산됐다.16세기 영국에 들어온 담배는 처음엔 치료제로 소개됐지만 그 중독성 쾌락으로 인해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1604년 극렬한 흡연 비판자였던 제임스 1세가 담배세를 4000%나 인상했지만 ‘황홀하도록 편안한 느낌’을 주는 담배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유럽인들은 아프리카, 아시아 등으로 담배문화를 퍼뜨렸다. 이들 지역에는 담배가 전해지기 이전에도 이미 다양한 흡연 관습이 존재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남성들이 호전성을 기르는 주요 방편으로 대마초를 피웠으며, 인도에선 아유르베다 전통의학을 통해 3000년 전부터 흡연을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이용했다.16∼17세기경 기독교와 함께 담배를 받아들인 일본에서는 다도와 흡연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했다. 에도시대에 이르러 담배는 유흥가의 필수품이 됐다. 한편 중국에 전파된 담배는 남녀노소 모두를 사로잡았다. 한때 크게 유행한 아편이 도덕적·정치적으로 압박받을 때도 담배는 꾸준히 인기를 이어갔다. ‘창작의 벗’ 담배는 예술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예술가들의 담배 사랑은 가히 고질(痼疾)이라 할 만하다.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담배에 “완벽한 기쁨의 완벽한 형태”라는 극도의 찬사를 보냈다. 이 책은 예술작품 속의 흡연 이미지를 소상히 살핀다.17세기 네덜란드 화가들은 흡연을 가난한 이들의 오락으로 묘사했으며,20세기 입체파 화가들은 파이프에 몰입했다.19세기 오페라에서는 흡연 장면을 통해 남성의 폭력성과 질투, 관능적인 쾌락과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표현했다. 흡연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오페라를 들라면 단연 비제의 ‘카르멘’(1874년)이 꼽힌다. 세비야 여송연 공장의 여성 노동자들이 담배를 꼬나물고 서로 싸워대며 합창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흡연의 개념에는 담배뿐만 아니라 아편, 마리화나 같은 것을 피우는 것도 포함된다. 아편전쟁이 상징하듯, 아편은 근대 중국을 좀먹은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중국에 전략적으로 아편을 퍼뜨린 유럽도 물론 아편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영국 이스트엔드의 음침한 아편굴, 프랑스 몽마르트를 중심으로 예술가들 사이에 퍼진 아편 때문에 유럽은 심한 몸살을 앓았다. 한편 자메이카에서 단절된 아프리카 정신을 잇는 정체성 회복의 수단이었던 마리화나는 그래도 미국 뉴올리언스의 재즈문화를 살찌우는 데 일조한 ‘공’이 있다. 오늘날 담배는 옛 영광을 뒤로한 채 점점 공공의 적 신세로 전락해 가고 있다.‘흡연자의 천국’이라는 프랑스에서도 이제 공공장소에서는 흡연을 하기가 어렵게 됐다. 암과 담배의 합성어인 ‘캔서레트(cancerette, 암배)’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흡연무상이라 아니 할 수 없다.3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씨줄날줄] 사형수의 증언/강석진 수석논설위원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된 ‘매장되지 않은 남자’의 상영관에 관객이 꽤 들었다.1956년 헝가리 사태 당시 인민정부의 총리를 맡았던 임레 나지의 최후를 그린 정치 영화였다. 처음 수감됐을 때 바퀴벌레를 구두로 때려잡던 영화속의 나지는 수년후에는 바퀴벌레를 쓰다듬어 주며 친구처럼 말을 건다. 인상적이었다. 수년동안의 수감생활과 반복되는 취조, 가족도 만날 수 없는 고독, 비밀재판에서 내려진 사형선고. 인간을 짓누르는 하염없는 침울함 속에서 그는 어디서 마음의 여유를 찾았을까. 사형수의 대열에 들어서보지 않고서는 짐작조차 하지 못하리라. 굴곡진 우리 현대사에도 정치적 사형수는 종종 등장한다. 조봉암은 형장에서 생을 마쳤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살아남아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었다. 젊은 피도 민주주의의 제단에 뿌려졌다.1975년의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사법살인으로 비난받은 대표적인 사건이다. 인혁당 재건위 세력이 민청학련 주동학생을 배후 조종했으며 국가변란을 기도했다는 것이 당시 청년 8명을 사형시킨 이유였다.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유인태(국회의원), 이철(철도공사 사장) 두 사람이 11일 인혁당 재건위 사건 재심 공판에 증인으로 나섰다. 사형 집행 31년만이다. 고문과 조작의 증언은 많이 접했지만 새롭게 느껴지는 증언도 있었다. 검사가 ‘일본이 우리 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어 정부가 굴복할 수밖에 없다. 이게 다 너희 때문이다. 아무리 미워도 조국 아니냐. 일단 우리 정부가 체면 유지는 해야 하지 않나.’라고 설득했으며 “어쭙잖은 애국심으로 ‘일본인 기자가 공산혁명을 사주했다.’는 허위 진술조서를 인정하고 말았다.”는 사형수 이철의 증언은 느낌이 각별하다. 학생의 애국심을 최후의 한 방울까지 이용하는 국가 권력의 교활하고 악랄한 모습이 영화장면처럼 눈앞에 선하게 떠오른다. 사형수들이 살아 증언대에 섰다. 이제 증언의 순서는 고문과 조작을 행한 자들에게 넘어간다. 진실의 편에 서야 할 사람들은 또 있다. 법과 법 집행을 독재정치의 폭력수단으로 변질시킨 당시 사법부 구성원들도 빛으로 나와야 한다. 진실은 지하에 묻히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 [지금 장흥에선] 회진항~관덕방조제 운하 계획

    [지금 장흥에선] 회진항~관덕방조제 운하 계획

    격세지감이랄까. 숱한 논란 끝에 새만금 방조제가 축조된 것과는 정반대로, 남녘의 한 간척지에서는 방조제를 허물고 바닷물을 끌어들여 예전의 갯벌을 되찾으려는 ‘의미있는’ 발걸음이 시작됐다. 대한민국 간척사에서 처음 있는 역사적인 일이다. 정부도 식량안보 논리에서 벗어나 갯벌 복원사업, 생명운동에 불을 지핌으로써 향후 보폭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인 무대는 1965년 민간인들이 간척사업을 했던 청정해역 득량만인 전남 장흥군의 한적한 바닷가이다. 장흥군은 벌써 ‘운하 관광시대’를 겨냥, 발빠르게 관광 청사진을 준비중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경도상으로 정남쪽이라 해서 이름 붙여진 ‘정남진 장흥’. 국내 첫 운하 관광시대를 열면서 기존의 건강휴양촌 이미지를 살려 복합관광 혁신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운하에서 낚시를 장흥군 회진면 회진항(국가지정 1종어항) 뒤편 수로에서 아스라이 보이는 관덕방조제까지 이어지는 간척지가 200여㏊에 이르는 관덕농장이다. 이 거대한 논 한가운데로 운하가 뚫린다. 길이 4000m, 폭 200m, 깊이 20m 남짓으로 계획됐다. 이 운하는 해양수산부의 연안정비 시범사업으로 추진돼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운하 형태는 회진항 수로에서 신상리 관덕방조제까지 ‘낫’을 살짝 옆으로 돌려 놓은 기역자로 연결된다. 논 한복판을 뚫고 지나갈 운하는 황금빛 들판, 푸른 하늘, 쪽빛 바다와 어우러져 멋진 한폭의 그림으로 태어난다. 운하 위로는 한껏 멋을 부린 관광다리를 3개쯤 놓고 양쪽 둑으로는 산책로, 낚시터, 자전거도로 등 체험거리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배를 타거나 둑 아래에서 편하고 즐겁게 바다낚시를 즐기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곳과 연계한 배후지역 관광낚시도 여건이 차고 넘친다. 이미 회진하면 다양한 어종과 놀랄 만한 포인트로 전국 제1의 바다낚시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요즘 회진 앞바다에서는 전어·병어·참장어 등이 손맛을 제대로 느낄 만큼 씨알이 굵어졌다. 또 이 운하 예정지에서 5분가량 들어가면 간척지와 노력도를 잇는 연륙교(452m)가 완공돼 바다쪽 접근이 더 좋아졌다. 노력도에는 해수풀장과 낚시터, 산림욕장 등을 만든다. 장흥군은 다리 바로 밑 폐교를 10억원에 사들여 각종 바다체험과 초보 강태공을 배려한 바다낚시 학교를 열기 위해 문패를 손질하고 있다. 다리 앞쪽 바다쪽으로 부유물을 띄워 설치하는 인공 바다낚시터 조성을 위해 기본계획 작성에 들어갔다. 최연수 장흥군 해양수산과장은 “내년에 확보된 12억여원으로 운하의 기본 및 실시설계를 하고 2009년까지 200억원을 투자한다.”며 “운하 건설과 갯벌복원 사업에는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복합관광지 탄생 회진항∼신상리 운하가 3년 뒤 마무리되면 회진항 앞쪽과 신상리 관덕방조제 앞 갯벌이 제기능을 찾게 된다. 이렇게 되면 어장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저절로 주민소득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바닷물이 간만의 차로 흐름이 빨라지면서 고약한 냄새가 나던 갯벌에도 생명이 살아 꿈틀거리는 생태체험장이 된다. 운하는 엄청나게 퇴적된 펄로 골치를 앓고 있는 회진항의 구겨진 체면도 되살린다. 이어 항구 기능이 살아나면서 관광항구로 변신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장흥군은 생태체험 관광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청정해역의 갯벌 복원지를 거점 관광지로 하고 인근 바다 관광지와 엮는 형태이다. 그래서 운하 예정지 인근에 만들 인공 바다낚시터와 회진면∼관산읍∼대덕읍의 청정 해안선을 따라 바지락과 굴 캐기, 참장어 낚기, 개매기(그물치고 고기잡기) 체험 등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이곳 바닷가에서 태어나 바다를 화두로 소설쓰기에 매달린 동갑내기 한승원·이청준과 그의 선배 송기숙의 생가는 오롯이 그 자체가 살아있는 관광상품이다. 얼마 전 문을 연 억불산 정상의 천문과학관, 장흥댐, 천년고찰 보림사, 쇠똥구리마을, 지렁이 생태체험장 등도 복합관광자원으로 손색이 없다. ●운하개통 기대효과 방조제에 막혀 있던 득량만의 거센 조류는 운하를 타고 회진항 수로를 오간다. 하루 4번 물 방향이 바뀌는 작용으로 회진항 앞쪽과 관덕방조제 양옆에 쌓인 엄청난 양의 진흙더미는 봄눈 녹듯 사라질 것이 확실하다. 그동안 방조제 축조 이후 조류 속도가 느려지거나 아예 막히면서 윤기가 번지르르하던 갯벌이 자꾸만 썩어갔다. 이는 국가항인 회진항과 인근 황금어장을 망치는 주범이자 흉물거리였다. 간척지 논둑에서 만난 60대 농민은 “주민들은 간척지에 운하를 만들고 갯벌을 살리려는 노력에 박수를 쳐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래선지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관덕농장의 논값이 들먹거리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 부작용이 감지됐다. 그러나 회진항 조금 못 미친 관산읍 삼산리 바닷가에서는 간척사업(논 250여㏊)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장흥 글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김인규 장흥군수 “회진항 운하건설 사업은 간척지의 갯벌복원 의의” 김인규(52) 장흥군수는 10일 “회진항 운하 공사는 국회 통과라는 절차가 있어 조심스럽지만 간척지의 갯벌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운하의 의미는. -한마디로 소통이다. 자연도 인간도 물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고이면 썩는다.’는 세상 이치를 갯벌 복원이 웅변하고도 남는다. ▶운하는 어떤 관광자원인가. -운하에서 다리위 낚시, 둑방낚시, 자전거일주, 돛단배 운항 등을 즐긴다. 생태체험 관광의 중심축이다. 마음 편하게 해보라는 것이다. ▶가고 싶은 종합관광이란. -도시화로 현대인들이 자꾸 ‘빠르게 빠르게’에만 매달리고 있어 안타깝다.‘정남진’인 장흥은 따뜻한 기후, 풍부한 물산, 인심 좋은 고장이다. 장흥에서는 ‘느린 세상’의 멋을 보여주려 한다. 마음을 비우고 생각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 관광은 지역에서 생산·가공·유통하는 종합관광 상품이 돼야 한다. 장흥은 ‘개방형 휴양도시’가 목표이다. 퇴직자 등이 휴양지 삼아 건강한 삶을 누린다면 바랄 게 없다. 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사촌~장재도선 제방에 다리놓기 ‘한창’ 회진항에서 승용차로 30분 거리인 바닷가에서도 40여년 전에 쌓았던 또 다른 제방을 헐어내고 물길을 내고 있었다. 장흥군 안양면 사촌마을이다. 쫄깃하고 담백한 맛으로 바지락의 대명사로 통하는 장흥 바지락의 특산지가 바로 이곳이다. 여기서는 마을 앞 섬인 장재도를 잇는 제방에서 둑을 트는 공사가 한창이다.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올 1월부터 52억여원을 들여 2009년 1월 완공을 목표로, 둑 한가운데를 걷어내고 다리로 바꾸고 있다. 둑 길이 120m 가운데 중심의 80m를 모두 들어내고 다리를 놓는다. 바닷물 흐름을 좋게 하고 어선들이 손쉽게 지나가도록 교각은 3개만 세운다. 다리 위에서 낚시도 하면서 밤경치를 즐기도록 난간에는 특수조명도 준비중이다. 원래 사촌마을 앞 펄밭에서는 바지락과 고막 등 패류가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조금 바다로 나가면 병어·전어·낚지 등 어류도 짭짤한 소득원일 만큼 청정해역이었다. 지금도 사촌마을은 장흥군에서 가장 잘사는 마을로 통한다. 그러나 1962년 이 둑이 놓이면서 사촌마을 앞 갯벌을 적시던 조류가 막혔다. 주민들은 “둑이 생긴 뒤 갯벌에서는 역겨운 냄새와 함께 수없이 많은 바지락이 썩어 나갔다.”며 “둑이 헐리고 갯벌이 되살아나면 마을 공동양식장도 금방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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