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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몬탁 괴물? 골룸?…정체불명 생명체 발견

    몬탁 괴물? 골룸?…정체불명 생명체 발견

    남미에 있는 파나마에서 영화 속 캐릭터를 연상하게 하는 괴물이 출연해 놀라움을 주고 있다. 파나마의 현지 언론인 텔레메트로 통신은 지난 12일 세로아술이라는 작은 호숫가에서 괴상한 생물체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괴물체는 몸에 털이 없고, 고무처럼 탄력이 있으며, 불쾌감을 일으키는 외모를 가졌다. 긴 다리와 불룩한 배, 그리고 옅은 분홍색의 몸은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 속 등장인물인 ‘골룸’과 비슷하다. 세로아술의 아이들은 호숫가 근처의 굴에서 이 괴물을 발견했으며, 괴물이 가까이 다가오려 하자 돌을 던져 공격한 뒤 잡아 물에 던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그저 특이한 동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각 국 네티즌들은 ‘미국 뉴욕에서 발견된 ’몬탁 괴물‘의 형제가 아니냐.’며 추측에 열을 올리고 있다. 텔레그래프, 데일리메일, 뉴욕포스트 등 해외 언론도 ‘몬탁 괴물’과 비교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 5월 전 세계를 발칵 뒤집은 ‘몬탁 괴물’은 괴물 생명체로 추정됐으나 결국 몸에 상처를 입고 부은 상태여서 확인이 어려운 너구리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사진=텔레그래프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광에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

    영광에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

    노을은 쉬 사라지지 않았다. 적당히 소용돌이치며 뭉텅이진 구름이 있었고, 또 그 구름이 너무 요동치지 않게 간간이 흔들어주는 적당한 바람이 있었다. 태양은 철렁이는 수평선 위에 점점이 뿌려진 일곱개의 섬, 그리고 파도에 닿을 듯 말 듯 띠 모양으로 떠있는 구름 사이에서 숨바꼭질을 즐겼고, 뭍의 사람들은 멀찌감치 떨어진 해안 어귀에서 바람과 바다, 노을을 함께 즐겼다. 태양이 물 아래로 잠긴 것은 그 뒤로도 한참 지나서였고 검붉은 노을의 여운이 없어지기까지는 그로부터 또 한참 뒤였다. 노을이 아름다운 영광(靈光) 칠산 앞바다의 모습이다. 이 바다는 이곳 사람들의 젖줄과 같다. 주꾸미, 낙지, 민어, 전어, 돔, 조기, 보리새우 등 갯것들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고 잡혀 넉넉한 삶을 이어오게 했다. 오죽했으면 조기를 잡으러 갈 때 배 위에서 ‘칠산 바다에 돈 실러 간다.’고 노래했을까. 세월이 흘러 이제는 먹을거리를 찾아 전국을 떠도는 식객(食客)들이 여행객의 주류가 됐으니 그 발걸음이 더더욱 영광 땅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여기에 칠산 앞바다를 주황색과 보라색, 회색빛 감도는 붉은 색으로 덧칠하는 노을은 미식(美食)을 탐하며 배 두드리는 여행객들에게 심미(審美)의 만족감까지 덤으로 얹어준다. 영광 사람들도 노을이 자랑스러웠나보다. 드라이브코스로 유명한 17㎞ 길이의 백수 해안도로 어귀에 아예 노을박물관(061-350-5600)까지 뒀다. 또한 천년고찰 불갑사 일대에는 온통 붉은 상사화(相思花) 천지다. 땅에서 기다란 줄기가 맥없이 쑥 솟아나는가 싶은 모양이지만 그 위에 피어난 꽃술은 마치 농염한 여인의 기다란 눈썹처럼 근사하게 벌어져 있다. 가버린 봄을 추억하려는 가을 여인의 모습이라고 할까. ●영광의 특별한 먹을거리는 소금으로 만들어진다 식객으로 혀끝의 만족을 찾아갔다가 미(美)의 절정 한 조각 붙들고 돌아올 수 있는 곳, 영광이다. 굴비는 조기 말린 것이다. 조기 중에서도 머리에 다이아몬드 모양을 갖고 있는 참조기만이 영광 법성포 굴비라는 영예를 얻고 귀한 몸이 될 수 있다. 단단한 머리에 노란 빛을 띠고 있어 황금투구를 쓴 조기라고 부르기도 했다. 비싼 굴비는 산지 가격으로만 한 마리에 10만원을 훌쩍 넘어서니 귀하신 몸이 틀림없다. 이 참조기들은 음력 3월 즈음 알을 낳기 위해 중국 앞바다에서 추자도와 흑산도를 지난 뒤 연평도로 올라가는 도중 칠산 앞바다에서 잡혔다. 하지만 요즘은 영광 칠산 앞바다에서만이 아니라 추자도, 중국 등지에서도 많이 잡힌다. 그래서 이곳에서 잡힌 조기만이 아닌, 이곳에서 소금 뿌려 말린 굴비를 ‘법성포 굴비’라고 부른다. 법성포 굴비라고 별다를 것 없다며 폄하할 때 주로 들먹여지는 근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법성포 굴비가 다른 이유는 분명하다. 조기를 염장 건조하는 해다올의 박윤수 사장에 따르면 1년 이상 묵혀 간수가 빠진 천일염으로 염장하는 제조기법이 다른 지역 굴비와 다른 이유 첫 번째다. 또 하나는 하늬바람이다. 옴폭 들어간 법성포에는 강한 바닷바람이 몰아쳐 파리가 얼씬도 하지 못한다. 거리 하나, 산 하나만 넘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파리들이 웽웽거리니 천혜의 조기 덕장임에는 틀림없다. 실제로 너른 바다를 마음껏 헤엄치던 지느러미 달린 물고기에게 무슨 주민등록번호가 있다고 나누겠는가. 중국 고깃배에 잡히면 중국산, 추자도 고깃배에 잡히면 추자도산이 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겠다. 하지만 풍어 깃발을 펄럭거리며 만선의 배가 들어오던 법성포에는 더이상 고깃배가 들어오지 않는다. 2년 전 매립사업을 진행해 법성포 갯벌길 일부만 남기고 흙으로 메웠다. 하지만 법성포 굴비를 파는 가게는 여전히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법성포 굴비를 찾는 데 어려움은 없다. 영광의 특별한 먹을거리는 대부분 소금으로 시작한다. 굴비는 물론 꼴뚜기젓, 낙지젓, 갈치속젓 등 짭짤한 것들 모두 마찬가지다. 이곳은 국내 생산량의 11%를 차지하면서 신안 다음으로 많은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예로부터 소금을 만드는 곳인 염산(鹽山)면 등에는 현재 모두 124개의 소금 만드는 회사가 있다. 칠산 앞바다 물을 받아쓰고 있다. 영백염전 김영관 회장은 “간수를 뺀 소금은 나트륨 함량이 88%로 단맛이 난다. 친환경소금은 나트륨 함량이 더 적어서 74~78% 정도”라면서 “짠 음식이 안 좋다는 것은 정제염을 먹을 때 얘기일 뿐 천일염은 오히려 몸에 좋은 소금”이라고 말했다. ●상사화 군락에 서면 나도 사춘기 소녀 먹을거리에 대한 탐닉만으로 그치면 폼이 덜 난다. 이달 하순에서 다음달 초순이면 불타는 상사화가 지천에 가득하다. 부드러운 꽃잎의 곡선이 농염한 여인인 듯 보였지만 찬찬히 보니 불덩어리 하나를 높이 치켜든 모양새이기도 하다. 평일임에도 또 아직 상사화가 절정에 이르지 않았음에도 성미 급한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불갑사 지나 불갑산까지 삼삼오오 무리지어 꽃놀이에 나섰다. 불갑사 입구 주차장에서 15분은 족히 올라가야 등산로가 시작된다. 이곳에서도 용천봉, 도솔봉까지 가려면 최소 1시간은 올라가야 하지만 아무렴 어떨까. 아주머니들은 등산복을 잘 갖춰 입었지만 굳이 정상까지 올라갈 이유는 없다. 적당히 그늘 좋은 곳, 상사화 군락 잘 보이는 곳에 자리 깔고 앉아 각자 싸온 맛난 음식과 이야기 보따리 꺼내 놓으면 그곳이 바로 수십 년 전 사춘기 소녀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이다. 한 해가 저물어간다는 신호로써 단풍이 인생의 비의(秘意)를 품게 만든다면 영광 불갑사의 상사화는 인생의 봄날이 봄에만 머물러있지 않음을 알려주는 희망을 건네준다. 가을 꽃놀이가 가을 단풍놀이보다 좋은 이유다. 영광의 모든 유적지, 공원 등이 그러하듯 불갑사 역시 입장료도 주차료도 없다. 영광군청 관계자는 지난해만 50만명의 ‘상추객(賞秋客)’들이 찾았고, 18일부터 사흘 동안 열리는 올해 축제 역시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귀띔했다. 가능하면 주말보다는 평일에 찾아야 넉넉한 마음으로 상사화를 즐길 수 있다. ●여행수첩 ▲먹을거리 영광에서는 모싯잎 송편이 유명하다. 모싯잎과 쌀, 천일염 약간, 그리고 소로 들어가는 콩이 전부다. 보통 송편의 서너 배 크기로 일할 때 새참으로 하나만 먹어도 속이 든든하다고 해 ‘머슴 송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찌고 나면 남색에 가까운 빛깔로 쫄깃쫄깃하고 담백한 맛이다. 영광에는 만나떡집(061-351-1462) 등 60여 곳의 모싯잎 송편 떡집이 있다. 전국으로 배달이 되니 서울에서도 맛볼 기회는 있다. 또한 황토갯벌장어가 있다. 일반 민물 양식 장어와 달리 갯벌의 염도를 함유한 지하수로 장어를 키워 더욱 고소한 육질을 자랑한다. 불갑사 입구에 장어정(061-353-5476)이 유명하다. 장어정식이 1만 3000원. 이 밖에도 청보리를 먹여 키운 한우와 함께 흔히 오도리로 통하는 보리새우는 영광 먹을거리의 또다른 자랑이다. ▲가는 길 광주 송정역이나 터미널까지만 오면 영광은 차로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서해안고속도로 영광나들목을 이용하면 된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영광까지 직접 가는 버스는 40분 간격으로 있다. 글 사진 영광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동작구 창의행정 반짝 반짝

    동작구 창의행정 반짝 반짝

    서울 동작구가 주민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행정에 접목하고 있다. 주민의 입장에서 구정을 펼치려는 창의행정 서비스다. 다양한 방법으로 접수된 주민의 직접 제안에 구가 방점을 찍었다. ●세수입 증대 등 구정 전반 주민참여 동작구는 동작발전 주민창안 공모,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고시생을 위한 신규 임용직원 합격수기, 사회복지시설 우수복지프로그램 경진대회, 시민불편 살피미 제도 등 주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구정에 접목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동작구의 이같은 구정 서비스는 뉴타운, 지하철 9호선 개통 등으로 서울 서남권의 중심지로 부상한 하드웨어적 개발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 발전으로 도심 균형을 꾀하려는 것이다. 김우중 구청장은 “동작구의 주인인 주민 의견을 구정의 모든 부문에 접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내 고장을 내가 디자인하고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각종 정책 제안 프로그램에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동작 숨은 명소 UCC공모 동작을 발전시킬 수 있는 주민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21일까지 ‘창의 아이디어로 동작을 새롭게 디자인하라’란 주제로 펼쳐지고 있는 동작발전 주민창안 공모에 7일 현재 63건의 제안이 이어졌다. 마감을 앞둔 시점에선 주민 참여가 쇄도할 것으로 구는 기대하고 있다. 분야는 주민편의 증진과 예산절감, 세수입 증대, 행정 능률화 등 구정 전반이다. 구 홈페이지의 구민 창안코너로 접수하면 된다. 또 10일부터 10월15일까지 동작의 명소, 환경, 먹거리, 즐길거리 등 숨은 매력을 알리기 위한 ‘숨은 동작을 찾아라’란 주제로 UCC 공모전이 열린다. 응모자격은 특별한 자격 없이 내·외국인 누구나 가능하며, 3∼5분 분량의 순수창작 동영상을 구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경진대회 통해 우수 복지 프로그램 발굴 구는 각종 공무원임용 학원이 밀집한 지역 특성에 따라 구청 신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합격수기를 공모해 학원 홈페이지에 제공할 계획이다. 공무원 시험 준비 과정을 포함한 생생한 생활 체험기와 공무원 임용 후 생활수기 등을 담는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동작문화복지센터 소강당에서 사회복지관 6곳과 노인·장애인 복지관 4곳이 참여하는 ‘사회복지시설 우수복지프로그램 경진대회’를 열었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복지시설의 신선한 우수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서로 벤치마킹하는 기회로 삼았다. 모두 10개 팀이 참가한 이번 경진대회에는 본동 사회복지관의 ‘한 부모 가족 아동의 자아존중 향상을 위한 인형극 동아리 활용 방안’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9월 말에 우수사례를 책으로 엮어 제작, 배포해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은 물론 지역 모든 복지시설에서 벤치마킹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밖에 주민생활의 불편사항을 주민들 입장에서 해결하는 ‘시민불편살피미’, 구청장에게 직접 건의하는 ‘열린 구청장실’ 등 주민의 소중한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김병규 문화공보과장은 “이제 구정은 참신하고 역발상적인 아이디어로 발전하는 시대”라면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접수된 주민들의 제안이 구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서울대공원, 토종여우 40년만에 자연번식 성공

    7일 경기도 과천 서울동물원에서는 지난 5월 5일 40년만에 자연번식으로 태어난 토종여우 암컷 3마리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서울동물원은 한국토종여우의 체계적인 번식사업을 위해 지난 2006년 12월 북한으로부터 암수 각각 1마리씩과 2008년 10월 중국으로부터 9마리(암컷 6마리, 수컷 3마리) 등 모두 11마리를 들여왔었다. 토종여우 번식을 위한 서울대공원 동물연구실팀의 노력은 남달랐다. 2006년부터 토종여우 복원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해 오면서 서울동물원 북단에 종보존센터내 여우 전용 번식장을 조성하였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새끼를 물어 죽이는 여우의 습성을 고려해 출입통제를 철저히 했다. 또 여우굴이 스스로 생길 수 있도록 흙언덕을 만들어주거나 굴 내부에 번식상자를 설치해 주는 등 친환경적인 자연환경을 마련해줬다. 그 결과 1969년경 창경원 동물원 당시 토종여우 번식 성공이후 40년만인 지난 5월 5일 토종여우 자연번식에 성공했다. 어미여우와 새로 태어난 새끼여우 3마리(3.35~3.37kg/8월 6일 측정)는 모두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토종여우는 과거 전국 산야에 흔한 동물이었지만 70년대 이후 남한에서는 모두 사라져 환경부에서도 핵심복원 대상으로 지정해 관리해왔다. 야생에서의 마지막 토종여우는 지난 1974년 지리산에서 밀렵꾼에 의해 잡혀 박제로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져 왔으나 26년이 지난 2006년 3월 23일 강원도 양구에서 숨져있는 사체가 발견된 것이 마지막으로 기록돼 있다. 현재 서울동물원에는 모두 33마리의 여우가 있다. 유전자 분석결과 이 가운데 한반도에서 서식해 왔던 동일종의 한국토종여우는 이번 3마리를 포함해 모두 14마리가 됐다. 한편 서울동물원측은 향후 여우의 자연증식으로 개체수를 늘린 뒤 야생적응 과정을 거쳐 자연에 방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어둠과 침묵의 시대 깬 외침 불의 맞선 그의 전모 한눈에

    어둠과 침묵의 시대 깬 외침 불의 맞선 그의 전모 한눈에

    어둠과 침묵의 시대, 번뜩이는 식칼의 시퍼런 서슬처럼 분연히 저항과 희망을 노래했던 시인이 떠난 지 꼬박 10년이 됐다. ‘국토’, ‘식칼론’ 등으로 민족·민중시의 전형을 만들어낸 조태일(1941~1999년)이다. 그는 1999년 9월7일, ‘국토 서시’(1975년)에서 노래했듯 ‘…일렁이는 피와 다 닳아진 살결과 / 허연 뼈까지를 통째로 보탤 일’인 듯 위암을 선고받은 지 불과 50일 만에 홀연 세상을 떠났다. 故 조태일 시인 창비에서 문학 세계 36년, 광야의 인생 58년을 되짚어 보는 ‘조태일 전집’(작은 전 4권)을 출간했다.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아침선박’ 등이 담긴 동명 첫 시집(1965년)부터 시작해 숨지기 직전 내놓은 여덟번째 시집 ‘혼자 타오르고 있었네’(1999년)까지 수록된 시 454편을 비롯해 시집에 묶이지 않았던 64편 등을 모두 아울렀다. 여기에 시론, 시대를 직접 평하며 조태일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산문 등까지 한데 묶었다. 또한 10주기에 맞춰 그의 고향이자 문학관이 설립된 전남 곡성군에서 추모 학술행사와 공연 등도 펼쳐질 예정이다. 전집을 보면 평생에 걸쳐 ‘불의와 겨루기’와 ‘희망 만들기’를 꾀해 왔던 조태일의 전모가 한눈에 보인다. ●광야의 인생 58년 되짚어본다 초기에는 2000년대 젊은 시인들을 부끄럽게 하는 감각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낭만적인 모더니스트로서의 조태일이 엿보인다. 김광섭, 조병화의 제자다운 모습이다. 그러나 1968년 육군 중위(ROTC 4기)로 예편한 뒤 내놓은 두 번째 시집 ‘식칼론’(1969년)부터 예의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의 조태일이 등장한다. 낭만의 언어가 잉태한, 저항의 리얼리즘을 노래한다. 독재자의 간담이 서늘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가 만든 시 전문지 ‘시인’도 비슷한 시기 김지하의 그 유명한 시론(詩論) ‘풍자냐 자살이냐’를 실은 뒤 창간 1년 만에 폐간의 운명에 처하고 말았다. 이후 세 번째 시집 ‘국토’가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판매금지되는 등 그간 밥먹고 차마시듯 판매금지, 구속, 투옥 등 광야의 삶이 거듭됐다. ●김지하·김준태 등이 그를 통해 발굴 1990년대 들어 그의 시는 다시 한 번 변신한다. 시인 신경림은 “그의 후기시는 우리 시가 침체의 늪에서 탈출하는데 단단히 한몫을 하리라 생각한다.”면서 “고전적 시의 미학이라 할 절제와 압축의 전범을 보여 주며 시 읽는 재미를 한껏 맛보게 해 준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렇듯 조태일의 시와 삶에는 암흑의 시기 침묵을 깨트리는 저항의 외침이 있고, 국토와 그 땅에 발딛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가없는 애정이 있다. 그의 서정성 가득한 민족·민중시가 후배들에게 이정표가 됐음은 물론이다. 익히 알려졌듯 김지하, 김준태, 양성우 등 1980년대의 독재자들이 지긋지긋해했던 시인들이 그를 통해 발굴됐다. 4년에 걸쳐 시집을 엮은 이동순 전남대 인문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자료 정리를 마치고 나서 시인의 생애와 작품을 비교하다 보니 작품이 쓰인 시대상황과 시의 내용이 거의 합치하는 것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한편 5일 오후 4시 전남 곡성 태안사에서 백낙청 박석무 김정남 등 동료들의 시인에 대한 회고담과 도종환 나희덕 양인숙 등 후배 문인들의 시낭송, 노래로 변신한 조태일의 시 ‘봄이 오는 소리’, ‘어머니를 찾아서’ 합창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생쥐와 해바라기 / 이동렬

    [엄마와 읽는 동화] 생쥐와 해바라기 / 이동렬

    생쥐네 집은 재원네 집 마당 끝에 있었습니다. 마당과 밭이 잇닿는 밭둑 굴속이 생쥐네 집이었습니다. 주변에는 먹이가 많았기 때문에 생쥐네 창고는 언제나 먹이로 가득했습니다. 덕분에 생쥐들의 털빛도 늘 윤이 났습니다. “아빠, 이게 무슨 곡식이에요?” 호기심 많은 막내 생쥐가 콩알만 한 먹이를 물고 와 아빠 생쥐한테 물었습니다. “글쎄다! 이런 곡식 낟알은 나도 처음 보는데? 이건 생긴 모양이 콩도 아니고 그렇다고 팥도 아니고……. 무슨 곡식 모양이 꼭 수류탄같이 생겼을까?” 아빠 생쥐는 고개를 갸우뚱거렸습니다. “그건 위험한 먹이일지도 모르니 그냥 창고에 놔둬라.” “그렇게 할게요. 그런데 이런 먹이가 달렸던 곡식은 어떤 모양인지 궁금해요.” 막내 생쥐는 이상하게 생긴 먹이를 굴 속 창고 한 쪽에 놓았습니다. 놓고 돌아서면서도 궁금증은 가시지를 않았습니다. 잠시 후 밖에 나갔던 아빠 생쥐는 조금 크고 넓적한 씨앗을 물고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신바람이 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얘들아, 내가 호박씨를 구해왔다. 저 밭둑에 잘 익은 큰 호박이 썩었지 뭐냐. 그래서 내가 그 호박 속으로 들어가 씨를 먹어보니 그렇게 고소할 수가 없었어. 우리 다 같이 호박씨를 더 가지러 가자.” “나도 그 호박을 어제 봤어요. 가는 김에 그 옆에 있는 해바라기 씨도 따옵시다. 고소하기로는 해바라기 씨가 더 고소하지요.” “해바라기 대궁을 타고 올라가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맛은 어떻고요. 우리는 땅으로만 기어 다녀 높은 곳에서 멀리 바라보는 재미를 전혀 모르잖아요. 우물 안 개구리라고요. 더 넓은 세상을 구경해야 해요. 우리 대궁에 올라가 멀리 내다볼래요.” “그런 데 함부로 올라가면 안 돼. 실수로 떨어질 수도 있고, 들고양이나 너구리한테 걸리는 날에는 끝장이라구.” “그래도 저는 올라갈 거예요. 해바라기 대궁을 타고 꽃에 올라가 먼 세상을 바라보면 가슴이 탁 트여요. 새로운 꿈도 생기고요. 온 세상이 다 제 것 같은걸요.” 막내 생쥐는 자꾸 고집을 부렸습니다. “꿈도 좋지만 여기 밭둑이 어때서 그러니? 배부르면 그만이지. 자자, 그만 하고 어서 호박씨나 가지러 가자.” 아빠 생쥐의 말에 온 식구들은 뒤를 따랐습니다. 막내 생쥐도 따라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생쥐네 식구들은 쉬지 않고 호박씨를 물어다 이리저리 파놓은 땅굴 창고마다 쌓았습니다. 그리고 처음 보는 낟알도 많이 물어다 쌓았습니다. 깨알보다 더 작은 씨앗들은 젖은 호박씨에 묻어오기도 했습니다. 가을이 가고, 겨울도 갔습니다. 드디어 봄이 되었습니다. “아빠, 우리가 창고에 쌓아 놓은 먹이에서 싹이 나와요.” “그래! 그럼 먹지 마라. 싹이 나지 않은 새로운 곡식이 얼마든지 널려 있는데 굳이 그걸 먹을 필요가 없지.” 생쥐네 창고 먹이에서 싹튼 새싹은 땅밖으로 고개를 쏙 내밀고 커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밖으로 나가던 엄마 생쥐가 놀라서 들어오면서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얘들아, 지금은 위험하니 나가지 마라. 재원이 할머니가 이리로 오고 있어.” 그 말에 생쥐네 식구들은 모두 귀를 쫑긋 세우고는 죽은 듯이 엎드렸습니다. “참 이상하다! 아무도 여기다 화초 씨를 심지 않았는데 이렇게 여러 가지 꽃모가 나오다니! 이건 분꽃, 이건 채송화, 이건 봉숭아, 그리고 이건 해바라기네! 어이구, 호박과 옥수수, 땅콩도 싹을 내밀었네! 이 씨앗들이 바람에 날려 왔나? 그렇지 않으면 누가 흘렸나? 나도 미처 만들 생각을 못했던 꽃밭이 생기다니…….” 재원이 할머니는 꽃모 사이에 난 풀을 일일이 뽑아주며 떠날 줄을 몰랐습니다. 그 새 생쥐네는 정말로 쥐 죽은 듯이 가만히 엎드린 채 할머니가 다른 곳으로 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할머니는 꽃밭의 풀을 다 매고야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여보, 우리가 물어온 것들 중에 꽃씨가 많았던 모양이에요?” “그런가 보구먼.” “애들아, 앞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조심해야 한다. 알았지? 저 할머니가 꽃밭에 자주 올 거야. 그러면 너희들이 할머니의 눈에 띌 수도 있잖니?” “그것뿐이 아니야. 이곳에는 들고양이와 너구리들이 늘 찾아오는 곳이야.” 생쥐 부부는 아기 생쥐들한테 단단히 일렀습니다. “그래도 해바라기 꽃에는 올라가 보고 싶어요. 저는 거기서 먼 세상을 보면서 해바라기 꽃처럼 크고 아름다운 꿈을 키울 거예요.” “그건 위험한 일이라고 했지!” 아빠 생쥐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생쥐네 식구들은 그날부터 조심해서 먹이를 찾으러 다녔습니다. 햇살이 점점 따뜻해졌습니다. 낮의 길이도 점점 길어졌습니다. 그러자 꽃모들의 키도 몰라보게 커갔습니다. 생쥐들은 거기서 어떤 꽃이 필지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흥분한 재원이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이고, 그새 분꽃이 폈네! 어머나, 맨드라미와 봉숭아꽃도 피었네! 야, 꽃 색깔이 곱기도 하다! 여긴 호박이 두 개나 맺혔네! 옥수수도 곧 달리겠고…….” “할머니, 어느 게 봉숭아고 어느 것이 맨드라미예요?” 쪼르르 달려 나온 재원이의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여태 그런 것도 모르니? 이 닭 벼슬처럼 생긴 빨간 꽃이 맨드라미고, 빨간 꽃잎이 여럿 뭉쳐 핀 건 봉숭아지. 이 할미가 어려서는 봉숭아 꽃잎을 찧어서 손톱에 물을 들였단다. 손톱에 물을 들이면 악귀와 병마를 물리친다고 했지. 그리고 이 분꽃 좀 봐라. 꼭 작은 나팔 같지? 이 나팔 모양의 꽃이 지면 까만색의 작은 수류탄 같은 열매가 열린단다.” “정말요?” “그럼. 그런데 귀신 곡할 노릇이다. 우리 식구 중에 누구도 꽃을 심은 사람은 없는데 이렇게 훌륭한 꽃밭이 됐으니. 히야, 저 키 큰 해바라기는 곧 꽃을 피우겠는걸!” 생쥐네 식구들은 굴속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입이 간지러웠습니다. 금세라도 달려나가 자기네가 심었다고 말하고 싶었거든요. “아아, 해바라기 꽃요! 그 꽃이 해님을 따라서 고개를 돌린다는 꽃인가요?” “그렇지. 해바라기는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린 날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해만 나면 고개를 바짝 쳐들고 해만 바라보고 있지. 한평생 해님을 사모하며 쳐다보는 그 모습이 얼마나 멋지다구.” 해바라기에 대해서 자세히 안 것은 재원이뿐이 아닙니다. 굴속에서 엿듣고 있는 생쥐들도 그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 나는 뭘 존경할까? 해바라기 꽃이 평생 사모하는 해님처럼 하늘에 떠 있는 별을 사모할까. 아예 내가 하늘에 올라 생쥐별이 되면 어떨까.” “그건 아주 위험한 일이야. 이뤄질 수도 없고.” “형, 위험한 일이라도 나는 해보고 싶어. 그 꿈을 향해 더 큰 생각을 하고 싶어.” “왜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니?” 생쥐 형제는 티격태격 말씨름을 했습니다. 생쥐네 꽃밭은 여름 내내 풍성했습니다. 생쥐들이 오줌과 똥을 싸 거름이 됐는지 꽃모들은 아주 튼튼하게 자랐습니다. 피어난 꽃들도 오래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해바라기의 꽃잎이 마르고 얼굴에 박힌 씨앗이 여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어디선가 까치 한 쌍이 날아왔습니다. 날아온 까치들은 해바라기 얼굴에서 잘 익은 씨앗만 콕콕 쫘서 빼내 까먹었습니다. 그 광경을 본 아빠 생쥐는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 해바라기를 가만 두지 못해! 그 해바라기는 우리가 씨를 물어다 여기 심어서 키웠단 말이야!” “생쥐야, 너도 이제 보니 아주 쓸 만한 녀석이구나. 우리를 위해 그렇게 좋은 일을 미리 한 것을 보니.” 까치는 하얀 뱃바닥과 어깻죽지를 흔들어대면서 비아냥거렸습니다. “그러면 너희를 잡아먹게 부엉이나 수리를 불러온다. 과일농사를 다 망쳐놓은 이 도둑까치들아!” “농작물 망치기로 치면 고라니나 멧돼지들이 더하지. 그래도 그 녀석들은 사람들한테 보호만 받으면서 살던데? 사람들이 너희 생쥐한테는 도둑이라 불러도 우리에겐 그렇게 부르지 않아.” “흰소리는! 그러니까 ‘까치 뱃바닥 같다.’는 속담까지 생겨났지.” “입은 살아서 나불대기는. 가만히 있다가 우리가 먹고 남은 찌꺼기나 차지하시지. 저 잡아먹을 들고양이가 다가온 것도 모르는 주제에 뭐 우리를 어쩌고 어째!” 막내 생쥐는 들고양이란 말에 정신이 퍼뜩 들었습니다. 그래 아래를 내려다보자마자 하얗게 질려버렸습니다. “야옹, 캭!” 살금살금 다가온 들고양이는 높이 점프하여 앞발로 막내 생쥐를 쳐냈습니다. 그리고는 생쥐와 같이 떨어지면서 생쥐를 한입에 물었습니다. “찍찍, 찌지직! 찍” 막내 생쥐는 고양이한테 꼬리를 잃고 정신없이 굴속으로 도망쳤습니다. “아니, 막내야! 어머머, 배와 등에 난 이 들고양이 이빨 자국 좀 봐! 흑흑…….” “막내야! 우리들이 뭐랬어? 엉엉엉…….” 생쥐네 식구들은 막내 생쥐의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라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막내 생쥐는 아픔을 이기지 못해 괴로워했습니다. 감긴 눈을 뜰 줄 몰랐습니다. “나는 이제 살아나기는 틀렸어요! 그러니 내 혼이라도 해바라기를 타고 별나라로 가게 해바라기 뿌리 밑에 묻어 주세요!” “얘얘, 정신 차려! 죽으면 안 돼! 너는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 했잖아?” “미안해요! 하지만 내 영혼은 틀림없이 해바라기를 타고 별나라에 오를 거예요. 거기 가면 힘없는 생쥐들끼리만 모여서 행복하게 사는 곳이 있을 거예요! 자기 꿈을 맘 놓고 키우며 사는 행복한 마을이……!” 막내 생쥐는 마지막 말을 마치고는 몸을 사시나무 떨듯 하더니 이내 숨을 거두었습니다. 남은 생쥐들은 슬픔 속에서도 막내 생쥐의 유언대로 해바라기 뿌리 밑에 묻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조심조심 들고양이와 너구리를 피해 해바라기 씨앗을 물어다 먹지 않고 굴속에 묻었습니다. 이듬해도 꽃을 피워 막내 생쥐의 영혼이 별나라로 가는 것을 돕기 위해서. 몇 년 후부터 생쥐 가족에게는 이상한 버릇이 생겼습니다. 밤마다 해바라기의 대궁을 타고 꽃에 올라가 하늘을 보며 막내 닮은 별을 찾곤 했습니다. 생쥐네 꽃밭에는 해가 갈수록 해바라기 수가 자꾸 늘어만 갔습니다. ●작가의 말 생활동화가 널리 읽히는 때라 일부러라도 순수 동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는 이야기면서도 결국은 사람이야기인 것을. 그런데 맘만큼 잘 써지지 않았다. 꿈을 갖고 실천하려면 넓은 세상을 봐야 한다. 그리고 도전하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 현재의 환경이나 행복에 만족해서는 더 나은 생활, 더 넓은 세상에 나가 꿈을 펼칠 수가 없다. 설사 자기 꿈을 이루지 못할지라도 도전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도전을 포기한다는 것은 희망을 포기하는 것이다. ●약력 1950년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에서 출생해 성장했으며,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에 동화가 당선되었다. 세종아동문학상· 이주홍아동문학상·소천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동화책으로 ‘위대한 그림’, ‘새가 되어 날아간 할아버지’ 외 다수와 전공서적 ‘동화창작의 실제’, ‘아동 글쓰기 지도의 이해와 실제’, ‘그림동화 한 편 써 보자’ 등이 있다. 현재 장안대· 협성대·덕성여대 대학원 등에 출강하고 있다.
  • ‘인간 버핏’을 만나다

    ‘인간 버핏’을 만나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79) 하면, 2008~09년 연속 잡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부자이자 코카콜라와 맥도널드 햄버거가 생각난다. 그는 주식투자, 특히 정보통신(IT)주가 나스닥에서 초고공행진을 하던 1999년 7월 IT버블을 경고하며 굴뚝산업에 투자해 명성을 얻은 세계 최고의 투자자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근검절약하며 살고 있는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2007년 10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는 코카콜라와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고 마셨는데, 아무도 대놓고 이야기는 못했지만 “세계 최고의 부자이면서 먹고 마시는 게 고작 정크푸드라니….”하며 아연실색했다. 사람들은 그가 젊은 날 저평가된 코카콜라와 맥도널드사의 주식에 투자해 큰 부자가 된 덕분에 관련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 버핏은 ‘내가 코카콜라를 마시는 모습을 보고 한 명이라도 더 사먹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정말 버핏은 투기장의 일부로 보이는 주식시장에서만 부를 늘렸을까. ●투자 귀재 버핏의 인생·가치관 총정리 워런 버핏의 투자기법만이 아니라 인생과 가치관을 총정리한 ‘스노볼 1·2’(앨리스 슈뢰더 지음, 이경식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버핏은 직접 쓴 회고록도 없고, 그의 투자기법이 아닌 인생과 가치관을 총체적으로 다룬 책이 없어 그의 사생활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런데 버핏은 모건 스탠리 이사였던 앨리스 슈뢰더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쓰도록 하고 그동안 모아둔 자료를 제공했다. 필요할 때마다 무제한적인 인터뷰를 해줬으며 가족과 친구들은 물론 사업상의 파트너들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저자는 직장에 사표를 쓰고 5년간 버핏만을 분석해 이 책을 내놓았다. 그 나름대로 공식 전기라고 할 수도 있겠다. 버핏은 저자에게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경우에는 “아첨이 덜한 쪽으로 써달라.”고 부탁까지 했다는데, 막상 이 책이 나온 뒤로 버핏과 저자의 관계는 소원해졌다고 외신은 전한다. 사춘기 소년 무렵부터 버핏이 처세술의 대부로 삼았던 데일 카네기의 ‘비판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원칙이 입증된 것일 지도 모른다. 워런 버핏은 부모로부터의 상속 없이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부를 이룬 사람이다. 한국적 정서에 따르면 버핏을 한미한 집안에서 난 귀재, 즉 ‘개천의 용’으로 상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버핏은 네브래스카 4선 하원의원의 아들이자 미국에서 대졸자도 찾아보기 쉽지 않았던 1950년대에 미국 최고의 경영대학인 필라델피아 와튼스쿨에 입학하는가 하면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수재였다. 대공황기 직장을 잃은 은행원의 아들로 태어난 버핏은 여섯 살 때부터 껌을 팔아 돈을 벌고, 열 한 살 때 주식투자를 시작하면서 “열 한 살 이전의 삶은 낭비됐다.”고 말해 세인들을 경악시켰다. 그렇게 돈을 모아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47년 그의 수중에는 5000달러(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2007년 기준으로 5만 3000달러, 한국돈 6900만원 수준)가 모였다. 이제 그는 그 돈을 굴리기만 하면 됐다. 이 책의 제목 ‘스노볼’처럼 그는 눈송이조차 소중히 여기며 잘 간직하고 작은 눈덩이를 만든 뒤 젖은 눈을 찾아서 살살 굴리기 시작해 어마어마한 크기로 만들어 냈던 것이다. 전기에 따르면 그는 몹시 수줍어하는 남학생이었지만 돈에 관련된 일에는 절대로 소심하게 굴지 않았다. 가짜 동전을 주조하는 범죄적 행위를 서슴지 않았고, 고교 때 수학 C, 영어 D학점으로 성적이 떨어졌다. 그의 아버지는 “계속 그렇게 하겠다면 신문배달을 하지 말라.”고 협박했다. 돈을 벌지 못하게 된다는 것은 버핏에게 최대의 징계였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돈에 관한 집중력이 이 정도였다. 그는 좋게 말하면 근검절약했고 나쁘게 말하면 수전노였다. 자기 손 안의 1달러를 미래의 10달러로 여겼기 때문에 아무리 적은 돈, 일테면 1센트(한국 돈으로 13원)라도 낭비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숫자와 돈을 버는 일에는 천재적이었지만 사회성은 대단히 떨어졌다. 그의 어머니 레일라가 버핏의 어린 시절에 언어폭력, 일테면 ‘나의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너희들은 전혀 쓸모 없는 아이’라고 몰아붙이는 등 학대가 적지 않아, 버핏은 제대로 된 자존감 형성에 실패했던 탓이다. 그것은 평생을 두고 그를 괴롭힌다. 주식과 돈에 관해서는 천재적이지만, 사회성이 부족해 인간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 ●평범한 우리 모습과 닮은 버핏의 인생 버핏의 법적 아내는 수지 톰슨 이지만, 현재 오마하 집에 함께 사는 여성은 1982년 수지가 소개해준 금발의 미인 애스트리스 멩크스다. 당시 버핏의 나이 52세, 멩크스의 나이 32세 때다. 버핏이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의 이사로 재직하며 캐서린 그레이엄에게 몰두하는 사이 수지가 그의 곁을 떠난 것이다. 저평가된 주식을 찾기 위해 평생을 노력해온 버핏은 그러나 자신의 성공이 ‘난소 로또’에서 비롯됐다는 생각도 잊지 않는다. 자신의 성공이 주식시장이 최고로 발달된 미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 시절 부자를 위한 정책에 반대하고, 상속세 폐지 등에 반대한 이유다. 또한 그는 2006년 자신이 소유한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의 85%를 기부하는데, 이 중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6분의5를 기부해 ‘책임있는 부자의 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책을 읽다 보면 홀딱 벗고 서있는 꼬마와 소년, 장년, 중년, 노년의 버핏을 만나게 되는데 평범한 우리와 닮은 모습도 적지 않다. 재미난 소설책 같다. 주요 대목에서 본문보다 작은 글씨로 쓰인 버핏의 육성을 들을 수 있다. 1권 3만 8000원, 2권 3만 5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조선시대 왕실 사람들이나 영의정 등 높은 신분계층에서 특별 주문 제작해서 사용했다는 의뢰품. 우아한 자태와 동그란 손잡이 고리, 흠집 하나 없는 깨끗한 굽을 가진 육각형의 백자다. 너무 완벽해 오히려 진품명품에서 작품의 단점 찾기에 나섰다. 진정 이 작품에 흠이 없는 것일까?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 여섯 명의 대원들로 꾸려진 전북산악연맹 다울라기리 원정대는 카트만두를 출발해 마르파에 도착한다. 사과로 유명한 고장 마르파, 이곳에서 본격적인 카라반을 준비하지만, 지형이 험한 곳이다. 결국 몇몇 포터들만 남고, 대부분의 포터들이 짐을 두고 하산하면서 대원들의 카라반은 위기를 맞게 되는데…. ●늘 푸른 인생(MBC 오전 6시10분) 한때 90㎏이 넘는 거구였지만 건강을 생각해 운동을 시작했다는 유재근씨. 30년 전부터 지금까지 철저하고 꾸준한 몸매 관리로 건강은 물론 탄력 있는 몸매를 만들었다. 자신만의 비법으로 꼼꼼하게 부위별로 운동을 하고 있는 유재근씨를 ‘찾아라, 시니어스타’에서 만나본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45분) 1999년 미국 아칸소 주의 한 호텔. 객실을 찾은 남자는 거울 속에서 또 다른 남자의 형상을 발견하게 되는데…. 1952년 프랑스 상공에서 이상 물체가 포착되었다. 구름 사이로 반짝이던 물체는 어느 순간 사라졌고, 하늘에서는 이상한 물질이 떨어졌다. 과연 이 물질의 정체는 무엇일까? ●선데이 뉴스 플러스(SBS 오전 7시25분) 강남 3구는 전셋값이 부르는 게 값일 정도이고, 이런 전세 품귀현상은 서울 다른 지역과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세난의 원인과 대책을 정리해 본다. 10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영화 ‘해운대’. 이 영화를 만든 윤제균 감독을 만나 영화 제작과정과 흥행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들어본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SBS 오후 8시50분) 수남은 태우를 찾아가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하겠다고 하지 않았냐며 주먹을 날리고, 태우는 굳은 결심을 한 듯 차를 타고 가버린다. 태우는 설란과 가족들을 더 이상 다치게 할 수 없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호랑이 굴로 들어가겠다며, 다시 빠져나올 수도 있고, 영영 못 빠져 나올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해수면 상승과 범람하는 강 때문에 저지대 국가 네덜란드가 심각한 홍수 위험에 처해 있다. 인구의 3분의2가 해수면 아래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홍수 대책이 없다면 네덜란드는 존재할 수 없다. 대규모 수로건설, 수상 가옥 등 홍수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네덜란드인들의 노력을 알아본다.
  • “삼세판” 울주 세계최대옹기 세번째 도전

    “삼세판” 울주 세계최대옹기 세번째 도전

    울산 울주군이 세계 최대 크기의 옹기를 만들려고 ‘삼수’에 도전한다. 울주군이 오는 10월 열리는 세계옹기문화엑스포를 기념해 지난 3월 제작에 들어간 세계 최대의 옹기가 두 차례 실패했지만 세 번째 도전에 나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울주군에 따르면 세 번째 옹기는 1개월여에 걸친 날옹기 제작작업을 마치고, 마지막 굽는 작업인 소성을 앞두고 있다. 울주군의 의뢰를 받아 외고산 옹기협회가 제작하는 이 옹기는 높이 240㎝, 최대 둘레 505㎝다. 옹기협회는 지난주 초벌구이를 마친 데 이어 이번주 굽기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다음달 중순쯤이면 세번의 도전 끝에 절반의 성공을 이룬 날옹기가 완전한 옹기로 태어날지 판가름난다. 울주군 관계자는 “만들기, 말리기, 굽기도 잘해야 하지만 운도 따라야 할 것 같다.”면서 “‘삼세번’이란 말처럼 이번에는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일성 옹기협회 회장은 “가장 큰 옹기를 만드는 만큼 만들기, 옮기기, 굽기 등 제작과정이 모두 힘들다.”면서 “세계 최대의 옹기를 완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옹기협회는 지난 6월 초 외고산 옹기마을 옹기굴 안에서 굽던 두 번째 옹기의 하단부가 깨진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3월16일 처음 시도에서는 날옹기를 옹기굴로 옮겨 말리는 과정에서 바닥이 깨지고 말았다. 울주군은 옹기가 완성되면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 개최 전에 한국기록원과 영국 기네스협회에 ‘세계 최대’ 옹기로 등록할 계획이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이적 헤드라이너로 무대 오른다

    대표적인 가을 음악 축제로 자리매김한 그랜드민트 페스티벌(GMF)의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 헤드라이너로 싱어송라이터 이적이 나선다. GMF는 17일 이적을 포함해 2차 라인업 12팀을 공개했다. 50팀 안팎의 아티스트들이 출연할 예정인 가운데 현재까지 33팀이 확정됐다. 약 80분 동안 무대를 꾸릴 이적은 거의 2년 만에 단독 라이브 공연으로 팬들과 만나는 셈. 이적의 단독 무대는 2007년 6월부터 9월까지 1만 3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소극장 공연이 마지막이었다. 지난해 말에도 콘서트를 열었으나 김동률과 프로젝트 듀오를 이뤘던 카니발 공연이었다.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의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일본의 스웨디시 팝 아티스트 가지 히데키도 처음 내한한다. 롤러코스터 출신 여성 싱어송라이터 조원선과 월드뮤직 그룹 앨리스 인 네버랜드, 김정범의 프로젝트 밴드인 푸디토리움도 포함됐다. 페퍼톤스도 3년 연속 GMF에 나선다. 이밖에 서울전자음악단, 보드카레인, 짙은, 몽니, 굴소년단, 흠도 이름을 올렸다. 부드러운 팝적인 감성이 강한 뮤지션들을 주로 초대하며 다른 페스티벌과 차별성을 두는 GMF는 10월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서울 올림픽 공원 잔디마당을 비롯한 3개 무대에서 동시에 펼쳐진다. 예매 등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www.grandmintfestival.com)와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렌즈에 담은 어린시절 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렌즈에 담은 어린시절 꿈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아동 판타지 소설로 알려졌지만, 많은 그림 작가와 사진 작가들에게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뮤즈 같은 소설이다. 시계를 보며 말하는 하얀 토끼를 쫓아가다가 토끼 굴로 보이는 땅굴로 떨어진 후 겪게 되는 모험은 다양한 환상과 이미지들을 창조해 내는 상상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화가나 사진작가들은 자신만의 앨리스를 창조하려는 욕구가 적지 않다. 서울 소격동 선컨템포러리의 해외 사진작가 3인이 참여한 ‘앨리스의 미러(Alice´s Mirror)’ 사진전은 전시 제목대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상시킨다. 이번 전시는, 독일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줄리아 풀러톤 바턴과 스웨덴 출신의 루비자 링보르그, 변호사에서 10년 전 사진작가로 전직한 호주출신의 폴리세니 파파페트루 등 3명의 여류 사진작가들로 구성됐다. 어린 아이에서 소녀로 성숙해 가는 이미지들이 다수 등장한다. 손영실 박사(현대예술 매체이론)는 “작가들 각자가 앨리스로 대변되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자전적인 기억에 기초해 꿈과 현실세계를 섬세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디지털 사진기가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고 있어 사진을 찍는 일이 10여년 전에 비해 아주 수월하고, 누구나가 아마추어 사진작가를 표방하는 상황에서, 전문적인 사진작가와 작품의 세계가 어떠한지를 보여 주고 있다. ●패션사진 광고에서 뛰쳐 나온 소녀들 ‘십대(Teenage)’ 시리즈 작업을 해온 바턴은 평범한 10대가 성숙한 여인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변이를 섬세하게 다뤘다. 소녀들은 꿈 속에 있는 비현실적인 얼굴로 공중에 떠 있다. 작가는 전문모델이 아닌 평범한 10대 소녀들에게 자연광과 인공광을 혼합시킨 라이팅 효과로 기묘한 색감들을 배합해 비현실성을 강화했다. 바턴은 버크셔 아트 디자인 대학을 졸업한 뒤 현장에서 쌓은 어시스턴트 경험을 통해 자신의 독특한 사진 스타일을 형성했다고 한다. 베트남에서 찍은 사진들로 여러 차례 수상한 작가는 이후 광고사진과 보그 등 패션잡지 화보, 기업들의 캠페인 사진들을 주로 찍었다. 이번 전시는 그녀의 세번째 프로젝트인 ‘In Between’. 사진은 하얗고 깨끗한 방과 거실, 부엌 등을 배경으로 총을 맞은 듯한 모습으로 뛰어올랐거나, 허공에 웅크린 비현실적인 소녀들의 움직임들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사진들 속에서 바닥에 흘린 하얀 우유, 깨진 어항과 밖으로 튀어 나온 금붕어, 깨진 거울 등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진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쫓는다 2008년 서울 포토페스티벌에 초대돼 알려지게 된 링보르그의 작품은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기초한 ‘앨리스’ 시리즈와 ‘원더랜드’ 시리즈를 주로 선보이는 작가다. 링보르그의 작품 속에 앨리스와 원더랜드는 어린 아이들의 눈에 비친 현실세계, 즉 어른들의 세상이다. 엄마의 몸 밖에서 만나는 세계는 아이들에게 이미 이상한 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고, 이웃집 아주머니나 학교 선생님, 할아버지, 할머니 등등은 낯설고 이상한 ‘카드여왕’과 다르지 않다.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세계는 동경이자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아이들은 가면을 쓴 채 어른들 흉내를 낸다. 또는 초록 초원과 파란 하늘 아래서 하늘색 스웨터와 연두색 치마를 입고 눈을 가린 채 야구방망이를 들고 어리둥절해하기도 한다. 하늘과 물의 경계가 명백하지 않은 물 속에 얼굴을 절반 정도 담그고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소녀는 이상하기 짝이 없다. 하늘 높이 다이빙대 앞에 서 있는 남자 아이의 모습도 이상하다. ●어른이 돼 가는 아이들의 미묘한 모습 2001년 사진작가가 되기 전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난 뒤 법학을 전공해 변호사로 활동했던 파파페트루는 그리스 혈통이라는 것이 사진에서 묻어난다. 잡목들 사이에서 소년과 소녀들은 어떤 의식을 치르듯이 엄숙하다. 흰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아이가 숲 속에서 눈을 가리고 울고 있거나, 해질 무렵에 바위 위에서 어린 여자아이가 깊은 잠에 빠져 있다. 작가는 오늘날 컴퓨터 온라인 게임과 전세계적으로 획일화된 환경 속에 묻혀 사는 어린이들의 성장에 안타까워하며 대자연 속에서 자유로운 아이들의 모습을 찾고자 했다. 모델들인 작가 자신의 아이나, 친구의 아이들이 작가의 손에 이끌려 대자연에 놓여지는데, 생소한 경험을 통해 평화롭기도 하고, 비밀스럽기도 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만들어 나간다. 8월25일까지. (02)720-5789.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도시와 산] (20) 안동 학가산

    [도시와 산] (20) 안동 학가산

    백두대간에서 힘차게 뻗어 나온 문수지맥이 남쪽으로 내달리다 마지막으로 불끈 치솟았다. 경북 안동과 예천군 경계에 있는 학가산(鶴駕山·882m)이다. 산세가 수려하고 하늘로 비상하는 학을 닮아 이렇게 불린다. 안동과 예천주민들은 학가산을 그야말로 진산과 명산으로 여긴다. 산다운 산이 없는 가운데 홀로 산의 풍채를 지녔고, 이 속의 영험한 기를 받아 많은 인재가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영남 인물의 반은 안동·예천에 있다고 했다. 주민들은 이를 오로지 학가산의 덕택이라 믿으며 산에 기대어 산다. 지난해 6월에는 학가산 자락의 안동·예천 땅이 나란히 경북의 새천년 도읍지로 결정되는 경사를 맞으면서 학가산은 주민들로부터 더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20여년간 학가산을 연구하는 안동 길주초교 장두강 교장은 “학가산은 영남의 거령(巨靈), 가장 영적인 산”이라고 평가했다. ●농암·퇴계 등 수많은 인재 배출한 진산 학가산은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운 곳이다. 신라시대 의상 대사의 10대 제자 중 한 명인 능인 대사가 학가산에서 법문에 정진한 이래 조선 초까지 불교가 번성했던 곳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학가산 남쪽 자락에는 안동에서 가장 컸다는 광흥사를 비롯한 사찰과 암자가 200여개나 됐다. 사찰 등이 화재로 많이 소실된 지금도 ‘팔(8)방 구(9)암자’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학가산은 봉화와 안동 땅의 청량산과 더불어 ‘산수(山水) 문학’의 보고다. 한국국학진흥원 임노직 수석 연구위원은 “청량산이 퇴계 산수문학의 단일 성지라면 학가산은 예천, 영주 등 경북 북부지역의 수많은 유학자가 산의 골골을 돌아다니며 산수문학을 즐긴 곳”이라고 설명했다. 영남의 각종 문집에는 학가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주옥 같은 시 1000여편과 유산기(기행문) 30여편이 전해진다. 학가산의 문인으로는 농암 이현보, 퇴계 이황, 학봉 김성일, 은둔의 선비였던 청음 김상헌 등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이처럼 학가산은 절경과 함께 문학이 흐르고, 불교의 문화와 정신이 골짜기마다 배어 있다. 고려 공민왕(1330~1374)의 흔적도 엿볼 수 있다. 홍건적의 2차 침입으로 안동에 몽진 온 공민왕이 쌓은 것으로 알려진 학가산성이다. 성은 허물어지고 터만이 휑한 모습이다. 공민왕은 두 차례나 침입한 홍건적을 전멸시켰지만 국력을 쇠퇴시켜 왕조의 멸망을 재촉한 원인의 하나가 됐다. ●꼬불꼬불해서 행복한 광흥사 코스 인기 안동 쪽 산행코스는 모두 14개다. 광흥사 코스를 택하면 산행의 즐거움과 묘미가 더한다. 정상까지는 2시간 정도. 산 들머리인 천주(天蛛)마을까지 30여분 거리인 등산로는 숲이 울창하다. 흙길은 기름져 비단길같이 부드럽다. 풋풋한 흙냄새와 신선한 공기, 이름 모를 숱한 풀벌레 소리가 어우러져 오감이 즐겁다. 평탄한 길은 꼬불꼬불 나 있어 정겹다. 마치 낙원 같다. 길섶에서 만난 윤삼숙(50·여·안동시 옥동)씨는 “등산객들은 이 구간을 ‘행복한 길’이라 한다. 산행을 전후해 몸을 푸는 구간으로는 이만 한 곳이 없다.”며 즐거워했다. 어느새 ‘하늘 거미’ 뜻이 있는 천주마을에 다다른다. 10여가구가 사는 하늘 아래 첫 동네다. 이 마을의 한 노파는 “마을에는 하늘거미가 앞산 복지봉과 뒷산 학가산에 거미줄을 치면 중앙이 마을이 된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고 들려줬다. 이 마을에 들어와 살면 식복은 저절로 해결된다는 의미란다. 마을에서 산 정상까지는 선물 보따리가 널렸다. 등산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원시림과 기암괴석, 분재처럼 자란 노송은 길손에게 자신을 기꺼이 내놓는다. 정상부에 오르면 능인 대사의 이름을 딴 능인굴이 나온다. 능인이 수행과 포교를 하면서 살았다는 거대한 자연 석굴이다. 굴 막장의 항상 마르지 않는 석간수는 길손에게 반가운 존재다. 학가산의 압권은 단연 정상에서의 조망이다. 정상인 국사봉에 서면 사방이 탁 트인다. 산 아래 무수한 산은 올망졸망 멋을 부리고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 줄기가 간간이 시야에 들어온다. 동쪽으로는 청량산과 일월산이, 서쪽, 남쪽, 북쪽으로는 예천, 의성, 영주의 때묻지 않은 산야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장관이다. 경북의 새 천년 도읍지가 들어설 안동 풍천면과 예천 호명면 일원은 용틀임 중이다. 안동시 산악연맹 이홍영(54) 이사는 “전국의 산 정상에서 사방이 모두 바라다보이는 곳은 학가산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산자락엔 온천·메밀밭 등 온통 즐길거리 학가산 자락은 각종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을 수 있는 학가산 온천은 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 온천으로 첨가물을 쓰지 않는다. 메밀 꽃이 피는 가을이면 산자락의 안동 북후면 신전리 일대는 온통 하얀색으로 변하다. 메밀밭이 자그마치 20㏊에 달한다. 이 마을 입구를 지키는 수령 400여년의 이른바 ‘김삿갓 소나무’는 또 다른 볼거리다. 조선 후기 방랑시인 김삿갓이 신전리 석탑사에 들렀다가 이 나무 아래에서 쉬어간 뒤 나뭇가지가 삿갓 모양으로 변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가을이면 신전리와 이웃한 옹천리 일원에서는 ‘안동 학가산 산약(마) 맛 축제’도 열린다. 학가산 예천 북쪽 계곡 140만㎡엔 자연휴양림이 터를 잡았다. 안동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학가산 세 이름 안동 “도심 품은 배산” 영주 “앞산 같은 안산” 예천 “해가 뜨는 동산” 경북 안동과 예천, 영주의 중심에 있는 학가산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명칭과 해석이 제각각이다. 이들 지역의 읍지 등은 학가산 혹은 하가산(下柯山·아랫가지 산)이라 하며 안동의 서쪽 40리, 영주의 남쪽 40리, 예천의 동쪽 31리에 있다고 했다. 안동 8경 중 제5경 학가귀운(鶴駕歸雲)편에는 학가산영조삼군(鶴駕山影照三郡)이라는 말이 나온다. 즉 학가산의 그늘이 (이들) 세개 군에 드리운다는 것이다. 18세기 영주 출신의 뛰어난 문필가 송정환은 학가산의 관점에 따라 “안동에서는 작(爵)이 되고, 영주에서는 문(文)이 되고, 예천에서는 부(富)가 된다.”했다. 이는 풍수 사상에 근거한 것으로 안동에서는 벼슬하는 사람, 영주에선 글쓰는 선비, 예천엔 부자가 많이 난다는 뜻이다. 하지만 오늘날 학가산 구역도 상에는 안동과 예천에 걸쳐 있다. 총 면적 1557㏊의 53%인 826㏊가 안동, 나머지 731㏊는 예천 땅이다. 또 지역마다 산의 위치에 따라 안동은 학가산이 도심을 감싸고 있다 해서 배산, 영주는 앞산이라 안산, 예천은 해가 뜨는 산이라 해 동산이라 한다. 산 정상의 생김새도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 영주에서는 평평해서 선비봉, 안동에선 울퉁불퉁해 문둥이봉, 예천은 인물이 수려하다 하여 인물봉으로 부른다. 이렇듯 소백산을 명산으로 하는 영주를 뺀 안동과 예천은 서로 학가산을 자기 고장의 명산이라 주장하며 자랑한다. 심지어 안동과 예천은 각각 학가산 정상(예천쪽 870m, 안동쪽 882m)에 표지석을 설치하는 등 산을 둘러싼 자존심 싸움까지 벌이고 있다. 학가산 자연휴양림 관계자는 “몇 년 전 예천 쪽에서 학가산 정상에 표지석을 세웠으나 이후 안동 쪽에서 이를 몰래 허물어 표지석을 다시 세우는 등 지역간 신경전이 만만찮다.”고 귀띔했다. 안동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뛰노는 고라니·버드나무 군락… 한강하구 생태계의 寶庫

    뛰노는 고라니·버드나무 군락… 한강하구 생태계의 寶庫

    자유로를 지나 고양시 장항IC 부근에 이르면 가로지른 철책선 너머 강변에 울창한 버드나무 숲이 보인다. 이곳이 장항습지다. 개발붐이 거세게 일고 있는 수도권 한강하구에 위치하면서도 군부대 작전지역으로 묶여 습지보전이 잘돼 있다. 환경부는 2006년 4월 이곳을 한강하구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보호구역은 김포대교 아래에 있는 신곡수중보부터 서해로 나가는 길목인 인천 강화군 숭뢰리까지 60.7㎢(약 1835만평)에 이른다. 지난 15일 장항습지 탐방을 위해 군부대에 협조를 구한 뒤, 철책 안으로 들어갔다. 탐방길에는 한강유역환경청 직원도 동행했다. 장항습지 지역은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사전 군부대 협조를 구해야 출입이 가능하다. 자유로변과 습지쪽 두 곳에는 길게 철책이 쳐져 있다. 철책과 철책 사이 3~5m 공간은 군사용 작전도로다. 내년 4월쯤 고양시 행주대교~일산대교에 이르는 12.9㎞ 구간의 철책은 제거될 것이라고 한다. 철책은 무장공비 침투를 막기 위해 1970년대 설치됐지만 지역 주민들은 생활의 불편을 들어 철거를 강력히 요구해 왔다. 철책과 군부대가 이전하면 장항습지는 온전히 수도권 시민들 품에 돌아오게 되는 셈이다. 장항(獐項)이란 지명은 ‘노루목’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쉽게 고라니를 볼 수 있다. 숲이 우거진 곳에서는 어김없이 고라니가 나타났다. 습지내에 넓게 펼쳐져 있는 버드나무 군락으로 들어섰다. 마침 물이빠진 터라 버드나무 밑둥까지 훤히 속살을 드러냈다. 자세히 보니 버드나무 뿌리 주변에는 수많은 구멍이 나 있다. 말똥게 한 마리가 낯선 방문객의 출현에 재빨리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긴다. 말똥 모양으로 생겼다 해서 이름 붙여진 말똥게는 굴을 파고 유기물을 섭취하면서 버드나무 생육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해 준다고 한다. 대신 버드나무는 새들이 말똥게 사냥을 못 하도록 서식처를 제공함으로써 서로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버드나무 군락은 백로와 황로의 여름철 번식지로 곳곳에서 이들을 관찰할 수 있다. 한강하구는 4대강 중 유일하게 하구둑이 없어 강물과 바닷물이 소통하는 기수(汽水) 지역이다. 따라서 넓은 하구 갯벌과 갈대습지는 재두루미, 저어새, 댕기물떼새를 비롯,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쇠기러기 등 국제적 보호조류를 포함한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가 됐다. 황복, 뱀장어, 참게는 물론 다양한 어종이 발견된다. 무엇보다 넓게 펼쳐진 갈대·버드나무숲과 개펄이 어우러진 자연경관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로 손색이 없다. 장항습지에는 저어새, 검독수리, 재두루미, 큰기러기 등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총 32종의 보호가치가 높은 희귀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거나 도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장항습지 내에는 총 40명의 어민과 10여명의 농민들이 통행 허가를 받아 어로작업과 농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어민들이 사용하는 어구와 뱀장어를 잡기 위해 곳곳을 파헤쳐 놓은 물골 등은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무분별한 어로행위와 농약사용 제한 등 습지 생태계 보전을 위한 관리강화 필요성이 절실하게 와 닿았다. 집중 호우로 밀려든 쓰레기들도 나뭇가지 곳곳에 걸려 있다. 한강청 윤명현 환경관리국장은 “습지 보호를 위해 기본 철책선을 남겨 두는 것에 대해 이미 해당 지자체와 의견 조율이 됐다.”면서 “다만 군사도로 활용 문제는 의견이 달라 추후 협의를 통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습지생태관과 관망대 추가 설치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방안을 연구 중이며, 늦어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윤 국장은 “내년 봄 한강하구 철책 철거작업이 완료되면 총 54억원을 투입해 생태관광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된다.”면서 “장항IC 부근 철책선 사이 2.2㎞ 군사도로에는 생태 탐방로와 방문자 센터, 전망대 등이 들어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습지 관리·보전을 위해 고양시, 김포시, 파주시, 강화군 등 인접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와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보전관리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의견도 수렴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습지를 빠져나올 즈음 강 한가운데 모래톱 위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철새 한 쌍이 낙조와 함께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했다. 글 사진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16일 TV 하이라이트]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문양과 빛깔이 예사롭지 않은 나전 이층농. 봉황과 용이 한데 노니는 이 아름다운 작품 속에 담긴 반짝반짝 빛나는 사연을 함께 들어본다. 그림인지, 글씨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병풍을 만나본다. 글씨와 그림이 어우러진 작품에는 관동팔경의 멋진 풍경까지 담겨 있다는데…. 이 그림 병풍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KBS 스페셜(KBS1 오후 8시) 충북 영동 매천리의 89개에 이르는 땅굴은 1945년 봄 일본군이 주민들을 동원해 팠다고 한다. 서해안의 작은 도시 고창에도 비슷한 굴이 있다. 상하, 해리, 성송, 무장, 공음면 등 다섯 개 지역에 걸쳐서 수십 개의 동굴과 토치카가 발견됐다. 1945년, 일제는 왜 우리 국토 곳곳에 벌집처럼 요새를 만들었던 것일까. ●늘 푸른 인생(MBC 오전 6시10분) 평균 나이 70세. 3년 전 연극반을 결성한 해울연극반 어르신들.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으로 연습을 거듭해 실버연극제 대상의 영예를 누리셨다. 현재 앙코르 공연을 준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신다는데, 연극으로 청춘을 되찾아 하루하루가 즐겁다는 해울연극반을 ‘찾아라, 시니어스타’에서 만나본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45분) 2007년 미국 워싱턴 주에서 미확인 비행 물체가 포착되었다. 정부는 그것이 잠자리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비밀 프로젝트가 밝혀진다. 2007년 독일 동굴 안에서 수천 여구의 유골을 발견했는데 그 중 보통 사람의 것으로 볼 수 없는 거대한 유골들이 있었다. 과연, 유골의 정체는 무엇일까. ●선데이 뉴스 플러스(SBS 오전 7시25분) 인천은 오는 2020년까지 송도신도시를 완료해 ‘중동의 두바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당초 의도와는 달리 곳곳에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 송도 신도시 조성현장을 찾아 지금까지의 진척상황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추진 방향과 문제점은 없는지 등을 살펴본다. ●일요일이 좋다(SBS 오후 5시20분) ‘골드미스가 간다’의 신입 멤버로 들어간 박소현은 첫 맞선에 대한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키 187cm의 연예인 못지않은 뛰어난 외모의 소유자 맞선남. 박소현은 “지금까지 제가 사귄 남자 중에 제일 잘생겼다.”며 맞선남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박소현의 생애 첫 맞선 결과를 공개한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모잠비크의 수 천명이 4년에 걸친 대규모 홍수로 집과 가축, 곡식을 잃었다. 이에 마을 사람들은 고지대에 마련된 새로운 정착지로 이주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곧 예전의 마을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새로운 정착지에서는 농사를 짓기도, 생계를 유지하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잠베지 강의 삼각주 사람들을 만나본다.
  • 극한상황서 우리 인간성은 어떻게 변할까

    담배를 사러 밖에 나간 ‘남자’는 어느날 인류 멸망의 첫 순간을 목격한다. 어디선가 나타난 검은 구(球)가 사람을 집어삼키는 장면을 본 것이다. 2m가량의 거대한 구는 시속 4㎞의 속도로 도시를 배회하며, 마치 지능을 가진 생물처럼 꼭 사람의 뒤를 노려 따른다. 총을 쏴도 포탄을 쏴도 끄덕없는 구는 어느 순간 2개로, 4개로 분화를 시작하고, 지구상 인류의 수는 순식간에 줄어든다. 소설가 김이환의 ‘절망의 구’(예담 펴냄)는 인류 전체가 죽음을 앞둔 극한 상황에서의 개인들이 겪는 절망을 이야기한다. 작품은 1억원 고료의 2009멀티문학상 제1회 수상작. 소설로서의 짜임도 뛰어나지만,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를 표방하고 영화사·방송사·출판사가 함께 제정한 상의 수상작답게 영화·드라마·만화를 위한 원천 콘텐츠로서의 매력도 상당하다. 작품 속 장면들은 재난영화나 인류멸망을 다룬 SF만화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소설은 그런 영화·만화가 보여주는 희망적인 인간애 따위와 타협하지 않는다. ‘그는 도망친다.’로 시작한 소설은 끝내 ‘남자는 도망친다.’로 끝을 낸다. 작품에는 끝까지 철저한 절망만 있을 뿐. 주인공 ‘남자’는 극한의 공포 속에서 발현되는 인간성의 변화를 온몸으로 실감한다. 그토록 자신에게 살갑게 굴던 사람들도 구가 나타난 뒤로는 안부전화조차 않는다. 사람들이 남쪽 지방으로 피란을 시작하자 상인들은 바가지를 씌우고, 편의점에서는 심심찮게 약탈이 일어난다. 사람들 간의 폭력은 기본이다. 작품은 여기에 주인공과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를 변주적으로 끼워 넣는다. 산에서 강도를 만나 가족을 잃은 여인, 회사건물에 갇힌 K 등을 등장시켜 문명 이전의 인간이 가진 본연의 폭력성을 그려낸다. 거기다 주인공은 구에 빨려 들어가지 않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설정으로 다시 한번 주제를 강화한다. 구와 접촉했으나 빨려들어가지 않은 주인공은 구의 위협에서 벗어나 철저한 관찰자가 된다. 그 관찰자의 시선으로 인간의 진정한 절망은 구가 아닌 인간들 내면에서, 인간 사이에서 나오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정체불명의 검은 구에게 쫓기는 꿈을 꾸고 난 후 작품을 썼다는 작가는 “오늘날 인류는 사회·정치·경제·심리적으로 상당한 불안감 속에서 살고 있고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이런 모습 속에서 과연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씨줄날줄] 신한촌/노주석 논설위원

    5년 전 연해주의 주도 블라디보스토크 일대를 뒤진 적이 있다. 서울신문 창간 10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의 창간 주역 5인의 발자취를 찾는 취재답사였다. 신한촌(新韓村)은 대한매일신보의 초대주필 박은식, 주필 신채호·장도빈 선생의 족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1911년 건설된 신한촌은 한때 1만여명의 한인들이 거주하던 ‘독립운동의 성지’였다. 1910년 망명길에 오른 신채호 선생이 처음 숨어든 블라디보스토크 ‘카레이스키야 슬라보드카(한인거주지)’는 당시 한인들이 개척리(開?里)라고 불렀다. 장지연, 홍범도, 유인석 선생 등 쟁쟁한 독립지사들이 이웃주민이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개척리 344호와 600호에 머물면서 해조신문과 대동공보 발간에 관여했다. 지금은 포크라니치나야로 지명이 바뀌었고 한국총영사관, 경기장, 음식점이 들어선 번화가로 변모했다. 1911년 러시아당국의 개척리 강제철거에 따라 한인들은 신한촌으로 집단이주했다. 1919년 우수리스크에서 옮겨온 백암 박은식 선생이 이곳에서 3·1운동을 맞았다. 1920년 춘원 이광수가 ‘바윗등에 굴 붙듯이 등성이에 다닥다닥 붙은 집’ ‘집집마다 놓인 온돌방’의 풍경을 묘사한 그곳이다. 아무르스카야 언덕배기에 ‘서울스카야(서울거리)’란 문패가 달린 러시아 가옥 한 채가 그 때 그 시절을 알려줄 뿐이다. 하바롭스카야 끝자락 아파트단지 옆에 1999년 해외한민족연구소가 세운 ‘연해주 신한촌 기념탑’이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었다. 그나마 이 지역을 대표하는 극동대학 한국학 대학건물 명칭이 ‘장도빈 기념관’이었고 건물현관에 산운 장도빈 선생의 흉상이 놓여 있어 위안이 됐다. 발해사를 연구한 선친을 기리고자 장치혁 전 고합그룹 회장이 사재를 털었다고 했다. 내일이면 광복절 64돌이다. ‘광복절 냄비’가 끓고 있다. 연해주 곳곳에 산재한 독립운동 유적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5년이 흘렀지만 달라진 게 없다. 매입해 박물관으로 만든다던 서울스카야 주소가 붙은 집은 여전히 그대로다. 기념탑은 훼손이 더 심해졌고 자물쇠로 잠가 출입을 막고 있다. 냄비가 식으면 또 잊을 것인가.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깔깔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것 아들을 데리고 동물원에 간 어머니가 원숭이 우리 앞에 멈춰섰다. 칭얼대는 아들의 성화에 어머니는 사육사에게 원숭이가 어디로 갔냐고 물었다. “요즘 발정기라서 굴에 틀어박혀 통 안 나와요. ” 그러자 아들 손에 들고 있던 땅콩과 바나나를 사육사에게 보이며 “혹시 이걸 던져주면 나올까요? ” 그러자 사육사가 웃으면서 말했다. “댁이라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것을 먹고 있을 때 그까짓 땅콩, 바나나 준다고 나오겠어요? ” ●김정일이 한국 방문을 꺼리는 이유 거리에 총알택시가 너무 많다. 골목마다 대포집이 너무 많다. 술집에는 폭탄주가 너무 많다. 그리고 집집마다 거의 핵가족이다.
  • [길섶에서] 만리포/오일만 논설위원

    35년 만에 만리포에 갔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너울거리는 파도를 처음 본 곳이 만리포였다. 바닷가 어귀에서 처음 접했던, 그 비릿하고 싱싱한 바다 내음은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교통편은 열악했다. 서울역에서 홍성까지 완행 열차를 타고 서너 시간 시골길을 달려야 했다. 비포장도로가 어찌나 울퉁불퉁했던지 며칠 동안 엉덩이가 얼얼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도착하자마자 달려간 곳은 방파제 옆 갯바위였다. 갯바위 가득 하얗게 달라붙은 굴들은 여전했다. 물놀이 하다 지치면 굴을 따먹고 먹다 남은 굴을 낚시 미끼로 썼던 기억이 난다. 해변의 밤도 많이 변했다. 야영장에서 모닥불을 피워 놓고 기타 소리에 맞춰 맘껏 소리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나이트클럽에서 울려 나오는 음악 소리가 해변을 메울 뿐이다. 문득 만리포의 밤하늘을 바라봤다. 35년 전 이 밤하늘을 바라보며 무슨 꿈을 그렸는지 기억은 없다.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 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사주팔자에 강하게 껴 있다는 역마살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미스·한일은행」한서령(韓西玲)양-5분데이트(204)

    「미스·한일은행」한서령(韓西玲)양-5분데이트(204)

    이번 주 표지아가씨는 한일은행 행장 비서실에 근무하는 한서령양(23). 직장생활 4년째로 접어든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만큼 청순하고 발랄한 첫 인상을 간직하고 있다. 지난 6월말 많은 동료 여행원중에서「미스·한일은행」으로 뽑힐만큼 예쁜 얼굴과 깊숙하고 시원한 눈매가 매력을 더하는 아가씨. 『명랑하지만 고집이 센 편이래요. 집에선 훨씬 더하고…』 살짝 웃음기를 띠며 자신의 성격을 들려 준다. 서령이란 예쁜 이름은 귀여운 외동딸에게 아버지가 지어준 것. 아버지 한우국씨(52)는 무역업을 하고 있다. 미국「캘리포니아」주립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는 오빠와 남동생들이 있다. 나다니는 성품이 아니어서 여간해서는 외출을 않는다. 홍제동에서 출퇴근 하는 것과 직장이 있는 명동 부근을 오가는 것뿐. 휴일에는 집에서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 『음악은 이것 저것 가리지 않지만 책은 문학전집을 많이 읽게 돼요』 좋았던 작품은『젊은「베르테르」의 슬픔』. 계성여고를 나왔다. 미국에 있는 오빠를 따라가서 역사공부를 했으면 하는 생각. 굴곡이 심한 생활은 질색이어서 결혼을 한다면 봉급생활을 하는 남자를 만나고 싶어한다. 음식은 아무거나 가리지 않고 먹는 편이고 맘에 드는 색깔은 초록. 혈액형은 O형, 161cm의 키. <媛> [선데이서울 72년 10월 1일호 제5권 40호 통권 제 208호]
  • 김범 “‘꽃남’ 소이정에서 벗어나고파”

    김범 “‘꽃남’ 소이정에서 벗어나고파”

    배우 김범이 연기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김범은 21일 오후 부산시 기장군 소재 기장군청 대강당에서 진행된 SBS 새 월화드라마 ‘드림’(극본 정형수ㆍ연출 백수찬ㆍ제작 CJ엔터테인먼트, FEG korea)의 제작발표회에서 “제가 맡은 인물은 어려서부터 가정환경으로 겉으로는 일부러 거칠게 굴지만 착하고 외로운 아이”라고 맡은 배역을 소개했다. ‘드림’을 통해 소매치기 역할을 맡아 이미지 변신을 꾀한 김범은 “‘꽃보다 남자’ 이후로 저를 소이정의 모습으로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이질감을 드릴 것 같아서 부담감을 느꼈다.”며 “하지만 제가 이 인물에게 빠져들어 시청자들도 빠져들 수 있도록 하겠다. ‘꽃보다 남자’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서 이제 배우 김범을 봐주길 바란다.”는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김범은 “사실 제가 ‘꽃보다 남자’ 이후 영화를 한편 찍었는데 개봉은 추석 전후가 될 것 같아서 본의 아니게 드라마로 먼저 인사드리게 됐다.”면서 “배우라는 직업자체가 변화를 추구해야하는 한다. 언제까지나 ‘꽃남’ 소이정은 아니다.”며 앞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김범이 맡은 이장석 역은 소매치기 전과를 가진 소년원 출신 이종격투기 선수다. 자신을 소매치기로 키운 아버지를 인정하지 않으며 스스로의 인생을 혐오한다. 소년원에 다녀온 뒤 아버지를 떠나 부산의 한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취직한다. SBS 새 월화드라마 ‘드림’은 스포츠 비즈니스 세계를 둘러싼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펼치는 치열한 성공과 좌절, 젊은 남녀들의 사랑과 성장을 그렸다. SBS 새 월화드라마 ‘드림’은 현재 방영중인 ‘자명고’ 후속으로 오는 27일 첫 방송된다. 서울신문NTN 기장 (부산)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강정화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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