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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로 총 쏘는 팔 없는 명사수 ‘눈길’

    발로 총 쏘는 팔 없는 명사수 ‘눈길’

    발을 손처럼 사용해 권총을 쏘는 ‘명사수’가 인터넷상에서 화제다고 2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이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국의 마이클이라는 이 남성은 비록 양팔이 없는 장애인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인 사격을 즐기기 위해 노력한 끝에 발로 권총을 쏠 수 있는 명사수가 됐다고. 인터넷에 공개된 영상에서 손수건을 머리에 두른 마이클은 자동차 보닛 위에 누워서 자신의 왼발로는 권총의 손잡이를 잡고 오른발로는 고정과 함께 방아쇠를 당겨 자유롭게 사격을 즐겼다. 마이클은 다리를 기대기 위해 발밑에 쿠션을 깔아두었을 뿐 별도의 안전장치는 하지 않았다. 특히 그의 왼발의 엄지와 검지는 손처럼 사이가 벌어져 있었으며 굳은살이 잔뜩 박혀 있어 그가 얼마나 사격 연습을 해왔는지 짐작게 했다. 또 그는 발로 다 쓴 탄창을 분리한 뒤 다시 탄창에 총알을 하나씩 집어넣고 권총을 재장전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굉장하다.”, “불가능은 없다.” “노력이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데일리 메일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현희 劍舞 ‘화려한 금사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현희 劍舞 ‘화려한 금사위’

    키가 작아서 밉보였다. 대표팀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국가대표 자격정지를 받기도 했다. 순탄하지 않았던 선수생활. 하지만 남현희(29·성남시청)는 포기하는 대신 오기를 품었다. 노련미까지 더한 남현희에게 아시아는 좁기만 했다. 남현희는 19일 광저우 광다체육관에서 벌어진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천진옌(중국)을 15-3으로 무찔렀다. 2006년 도하대회 금메달에 이은 2연패. ‘악바리’ 남현희에게 적수는 없었다. 작은 키(155㎝)와 잊을 만하면 찾아온 부상의 악몽, 갖은 구설 등도 남현희를 꺾지 못했다. 1994년 처음 칼을 쥔 남현희는 5년 만에 태극마크를 넘볼 정도로 단연 돋보였다. 성남여고 3학년이던 1999년 선발전에 뽑혔지만 키가 작다는 이유로 재선발전까지 치렀다. 대한펜싱협회는 4명을 뽑기로 한 대표팀에 5명을 뽑더니 얼마 뒤 남현희를 쫓아냈다. 아프지도 않은 무릎을 다쳤다는 이유였다. 한국체육대에 입학해 실력을 키운 남현희는 2001년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번엔 플뢰레의 간판이 됐다. 그러나 2005년 말 쌍꺼풀 수술을 한 것이 화근이 됐다. 훈련을 빠졌다는 이유로 국가대표 자격정지를 받았고, 남현희는 크게 동요했다. 시련의 세월이 이어졌다. 마음에 굳은살이 생길수록 오히려 더 칼을 꽉 쥐었다. 기량은 급성장했다. 2006년 상하이월드컵과 도쿄그랑프리에서 2주 연속 우승했다. 그해 도하아시안게임에서는 플뢰레 개인전·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땄다. 2007년엔 국제펜싱연맹(FIE)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이듬해 베이징올림픽에선 ‘지존’ 발렌티나 베잘리(이탈리아)와 팽팽한 접전 끝에 은메달을 따냈다. 여자 펜싱사상 최초였다. 줄곧 세계정상급이었다. 이달 초 세계선수권 동메달로 감을 조율한 남현희는 ‘당연한 듯’ 정상에 올랐다. 남현희는 22일 플뢰레 단체전에서 ‘2관왕 2연패’에 도전한다. 준결승에서 팽팽한 승부를 벌였던 팀동료 전희숙(24·서울시청)과 힘을 합친다. 앞서 열린 남자 사브르에서는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한 ‘슈퍼루키’ 구본길(21·동의대)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구본길은 세계 1위인 대선배 오은석(27·국민체육진흥공단)을 4강에서 물리치더니 결승에서 중만(중국)을 15-13으로 제압하며 ‘깜짝 드라마’를 완성했다. 그동안 오은석-원우영(28·서울메트로)이 양분해 온 한국 남자펜싱의 새로운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프로야구] 피말린 연장 11회…사자, 곰보다 끈질겼다

    [프로야구] 피말린 연장 11회…사자, 곰보다 끈질겼다

    최종전조차 끝을 가늠할 수 없었다. 두산과 삼성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은 다시 연장까지 갔다. 11회 말에야 승부가 갈렸다. 그것도 2사 뒤 극적인 끝내기 내야안타가 나왔다. 삼성이 13일 대구에서 두산을 6-5로 꺾었다. 시리즈 3승 2패를 기록한 삼성은 이제 4년만에 진출한 한국시리즈에서 SK와 맞붙는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15일 오후 6시 인천 문학에서 열린다. ●또다시 선발투수의 난조 이번 시리즈 들어서 매 경기 선발들이 좋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캘빈 히메네스를 제외하면 선발승이 없다. 이날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2차전 주인공 히메네스는 경기 초반 좋은 공을 뿌렸다. 2회까지 단 한명의 주자도 안 내보냈다. 특유의 싱커가 잘 휘어 나갔다. 뜬공 하나 없이 6타자를 내리 땅볼로 처리했다. 그런데 운이 없었다. 3회 말 오른쪽 엄지손가락의 굳은살이 벗겨졌다. 일단 이닝은 그럭저럭 넘겼다. 문제는 4회 말이었다. 선두타자 신명철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박한이를 잡았지만 최형우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다. 공을 제대로 못 잡아채는 모습이 역력했다. 다음 타자 조영훈에게 가운데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내줬다. 두산 벤치는 히메네스를 내렸다. 3과 3분의 1이닝 만이었다. 투구 수는 43개였다. 3자책점. 1차전 선발 삼성 차우찬은 이날도 안 좋았다. 당시 차우찬은 “1차전 선발이 주는 부담이 컸나 보다.”고 했었다. 그러나 5차전은 1차전보다 부담이 더 큰 경기다. 부담감은 다시 제구력에 반영됐다. 1과 3분의 1이닝 동안 볼넷 2개를 내줬다. 구위는 괜찮았지만 공이 높았다. 5실점했다. ●이현승과 장원삼의 호투 묘한 인연이다. 두산 이현승과 삼성 장원삼. 지난 시즌엔 넥센 1, 2 선발이었다. 적으로 나서 둘 다 잘 던졌다. 두산 이현승은 6회 2사 1루 상황에서 올라왔다. 직전 투수 고창성이 삼성 이영욱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5-5 동점. 자칫 흐름이 완전히 삼성으로 넘어갈 상황이었다. 이현승은 일단 까다로운 신명철을 외야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후 호투를 이어 갔다. 3과 3분의 2이닝을 무실점 투구했다. 안타는 단 하나만 맞았다. 삼진 7개를 잡았다. 연장 10회 말 1사까지 던졌다. 과부하가 극심한 두산 불펜으로선 가뭄의 단비였다. 삼성 장원삼은 6회 무사에서 등판했다. 이후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6회부터 경기가 시작이라면 선발승 요건을 갖추고도 남았다. 1안타 1볼넷만 내주고 삼진 3개를 곁들였다. 11회 초까지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시즌 최고 투구가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 나왔다. 지난 3차전의 부진을 말끔히 씻었다. 장원삼은 승리투수가 됐다. ●11회 말에 끝장보다 승부는 11회 말에야 갈렸다. 삼성 선두타자 김상수가 왼쪽 안타를 때렸다. 우여곡절 끝에 삼성은 2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박석민이 섰다. 박석민은 두산 마무리 임태훈과 끈질기게 승부했다. 2스트라이크 3볼에서 7구째를 잡아당겼다. 빗맞았다. 크게 바운드된 공이 유격수 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타구가 느렸다. 손시헌이 달려들었지만 공을 못 잡았다. 결국 삼성이 마지막 1점을 뽑았다. 끝내기 내야안타였다. 길고 길었던 플레이오프는 이렇게 끝났다. 대구 박창규·장형우기자 nada@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프로농구 SK 신형 엔진 김효범

    [피플 인 스포츠] 프로농구 SK 신형 엔진 김효범

    “뭐해? 왜 (패턴대로) 안 돌아? 자신 있게 쏴!” 프로농구 SK 신선우 감독의 불호령이 코트를 쩌렁쩌렁 울린다. 타깃은 새 얼굴 김효범(27). 여러 선수가 번갈아 경기에 나서지만 김효범은 30분 이상을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만큼 ‘키 플레이어’다. 김민수와 방성윤이 부상으로 라운드 초반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 ‘끝내 줄’ 선수는 외국인 테렌스 레더와 김효범뿐이다. 明 ‘우승청부사’ 김효범은 모비스와의 5년 인연을 정리하고 지난 6월 SK로 옮겼다. 5년간 25억원을 받는 SK의 신형엔진. SK는 기존 주희정-김민수-방성윤의 ‘초호화라인’에 레더-마퀸 챈들러, 김효범까지 가세했다. 언제나 그랬듯(?) 막강한 멤버지만 문제는 헐거운 조직력과 부상이다. 하지만 김효범은 거침없었다. “최소 6강은 가요. 목표는 리그 1·2위로 4강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거지만요.” 팀 분위기도, 컨디션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정도’로 최고란다. 아직 호흡이나 패턴이 몸에 익진 않았어도 상승세는 확실하다. 필리핀으로 전지훈련 와서 매 경기 3점슛을 5개 이상 꽂아넣고 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 밑에서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친 덕분인지 신 감독의 가르침도 잘 이해한다. “신 감독님이랑 유 감독님이 라인(?)이라고 들었어요. 훈련량 많고, 공수 패턴도 다양하고요. 수비가 안 되면 코트에 못 서는 것도 비슷해요.” 모비스 때 우승만 정규리그 4번, 챔프전 2번을 챙겼다. 2000년 이후 우승컵이 없는 SK의 ‘우승청부사’로 손색이 없다. 승부욕은 여전하다. “내가 뭘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보단 먼저 팀 성적을 내고 싶어요. 개인성적이 아무리 좋으면 뭐해요. 팀이 잘해야 빛도 보는 거잖아요.”란다. 暗 농구판의 유승준? 민감한 국적문제에 대해서도 처음 입을 열었다. 11살 때 이민을 떠난 김효범은 현재 캐나다 국적이다. KBL이 해외동포 특별조항을 만들어 문호를 개방하며 한국땅을 밟았다. 흑인 못지않은 점프력에 호쾌한 슬램덩크까지, 단숨에 ‘아트 덩커’로 주목받았다. 김효범은 2005년 입국하며 “군대 문제까지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뛴다면 국가대표를 하고 싶다.”고 했다. 병역문제에 무지하던 시절. 취재진의 말에 천진난만하게 대답했던 것이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가 됐다. 그의 관련 기사에는 어김없이 ‘검은 머리 외국인’, ‘양키 고 홈’이란 악플이 달린다. KBL 규정상 전혀 문제가 없지만, 비난은 오롯이 선수 몫이다. 상처를 받으면서도 다 읽는다고. “첨엔 굉장히 흔들렸는데 이젠 무감각해졌어요. 계속 맞으면 피멍이 들다가 결국 굳은살이 붙어서 안 아프잖아요.” 담담히 말했지만 서글픈 미소를 머금었다. 국가대표와 군대 발언이 ‘공수표’는 아니었다. “선순데 당연히 국가대표로 뛰고 싶죠. 근데 그땐 태극마크는 꿈도 못 꿀 실력이었잖아요.” 설명대로 김효범은 데뷔 후 3년간은 밋밋한 선수였다. 허리부상도 겹쳤다. 기량을 검증하려 미친 듯이 앞만 보고 뛰다 보니 어영부영(?) 여기까지 왔단다. 태극마크를 달 반열에 오른 지금, 어느덧 28살이다. 한국 국적을 회복하려면 2년이 걸린다. “허리디스크 때문에 공익판정이 날 텐데, 그럼 국가대표를 못 한대요.(규정상 공익기간 중 국가대표 차출이 안 됨) 상무를 가야 되는데 거기도 나이제한이 있어서 전 못 가요. 그렇다고 30살에 현역을 가기엔…저희 가족은 누가 책임져요.” 숱한 고민의 흔적이 묻어났다. 논란과 고민은 던져놓고 어쨌든 김효범은 묵묵히 달릴 뿐이다. 글 사진 마닐라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AG 야구대표팀 유일한 아마추어 중앙대 투수 김명성

    AG 야구대표팀 유일한 아마추어 중앙대 투수 김명성

    “명성아! 명성아! 빨리 나와봐.” 멀리서 친구 윤지웅(23·동의대)이 손짓을 했다.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 32강전 송원대와의 경기 도중이었다. 0-1로 뒤진 1회 말. 약체팀에 선취점을 내줘 더그아웃 분위기가 안 좋았다. “왜 그래?” 중앙대 김명성(23)은 주변 눈치가 보여 입모양으로만 되물었다. “빨리 와봐. 빨리.” 윤지웅이 막무가내로 불러댔다. 경기장의 심판, 상대 선수들, 더그아웃 동료들이 모두 쳐다보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혼잣말을 궁시렁대며 윤지웅에게 다가갔다. “야, 경기 도중에 왜 불러…내…는…” 말을 채 끝맺지 못했다. 윤지웅이 다짜고짜 김명성을 끌어안았다. “명성아, 너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됐다.” 윤지웅의 첫마디였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말. 머릿속이 빙글빙글 돌았다. 얼굴은 붉어지고 숨이 가빠졌다. “축하한다. 축하해.” 윤지웅의 말이 저 멀리서 들렸다. 한참 뒤에야 겨우 대답을 했다. “지웅아, 고맙다.” 김명성은 아마추어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일 목동구장에서 경기 도중 소식을 들었다. 소식을 전한 건 대학 라이벌이자 친구 윤지웅이었다. 우연이 겹쳤다. 윤지웅은 2011 프로야구 드래프트 넥센 1라운드 지명자다. 목동 구단사무실에 들렀다가 뉴스를 봤다. 마침 김명성은 같은 곳에서 경기를 치르는 중이었다. “지웅이한테 소식을 들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김명성의 고백이다. 둘은 대학 3학년 때 처음 만났다. 지난해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 함께 뽑히면서부터다. 선수단 가운데 같은 학년은 김명성과 윤지웅 딱 둘이었다. 윤지웅은 당시 이미 아마추어 투수로선 완성 단계였다. 그해 61과3분의1 이닝을 던지며 단 1점만내줬다. 방어률 0.15. 별명은 ‘미스터 제로’였다. 대학 입학 뒤에야 투수로 전향한 김명성으로선 배울 점이 많았다. “자기 훈련만 해도 힘들고 피곤할 텐데 항상 날 도와줬어요. 투구자세도 잡아주고, 조언도 많이 해주고….” 고맙고 또 고마웠다. 그때 이후 윤지웅은 김명성의 목표이자 라이벌이 됐다. “지웅이만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어요. 지웅이가 없었으면 절대 여기까지 못 왔을 겁니다.” 야구판에서도 중요한 건 결국 사람이다. ●뚱뚱해서 시작한 야구 김인식 야구 기술위원장은 대표명단 발표 당시 “아마추어 투수 가운데 김명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했다. “구위도 좋고 이닝 소화능력도 있다. 기대해 볼 만하다.”고도 했다. 이제 갓 프로에 입문할 선수로선 최고의 평가다. 그런 김명성은 언제 어떻게 야구를 시작하게 됐을까. 초등학교 3학년 겨울이었다. 운동에 재능이 있어 시작한 게 아니었다. 너무 뚱뚱해서 시작했다. 당시 김명성 키는 반 친구들 가운데 앞에서 다섯 번째였다. 그런데 몸무게는 60㎏을 넘어갔다. 가족들은 저녁밥 먹을 때면 김명성 방의 문을 닫아 버렸다. 그러면 꼬마 김명성은 방 안에서 혼자 울었다. “못 먹게 하는 게 너무 서러워서…”라고 설명했다. 극약처방이 필요했고 결국 학교 야구부에 가입했다. 초등학교 내내 살을 빼기 위해 방망이를 돌리고 공을 던졌다. 그러다 야구에 푹 빠져 버렸다. ●드래프트 실패·투수 전향 장충고를 졸업할 때까지 3루수로 뛰었다. 맞히는 능력이 좋고 수비도 곧잘 했다. 특히 강한 어깨가 돋보였다. 그런데 고교 졸업 당시 프로팀 지명을 못 받았다. 프로에서 뛰기엔 공격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대세였다. “어떻게 해야 할까.” 야구를 포기하긴 싫었다. 중앙대에 진학했고 투수로 변신을 시도했다.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쉽지 않았다. 2년 동안 투구연습만 했다. 공식 경기에는 못 나섰다. 하루에 200개씩 공을 던졌다. 손가락 피부가 다 쓸려 나갔다. 물집이 잡히고 터지기를 반복했다. 바늘이 살을 관통하는 느낌. 그래도 마음이 급했다. “늦게 시작한 만큼 많이 던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시간은 갔다. 물집이 잡혔던 손가락엔 굳은살이 박혔다. 이제 공을 아무리 던져도 많이 아프지 않다.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등판을 시작했다. 성적이 괜찮았다. 올 시즌엔 11경기에 나가 68이닝을 던졌다. 6승 무패 방어률 1.72를 기록했다. ●아시안게임… 최선을 다할 뿐 요즘 매일 밤 아시안게임 무대에 등판하는 꿈을 꾼다. 김명성은 “생각 안 하려고 하는데도 눈을 감으면 자꾸만 떠오른다.”고 했다. 꿈속에서 김명성은 깜짝 선발로 나서 승리투수가 되곤 한다. 매번 환호하다 잠을 깬다. 사실 광저우에서 김명성의 역할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훨씬 실력 있는 프로 선배들이 많으니까요.” 그런 사실은 김명성 자신도 잘 안다. 그래도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을 거라고 했다. “조그마한 역할이라도, 원포인트 구원이라도 던질 수만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겁니다. 자신 있습니다.” 김명성이 슬쩍 웃음을 보였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한식탐험대(KBS1 오후 7시30분) 알을 낳는 닭은 부의 상징이다. 높이 솟은 수탉의 붉은 벼슬은 관직의 의미로 오랜 세월 선조들의 삶과 함께해 온 새벽을 여는 길조, 닭이 떴다. 맛과 영양은 물론 저렴한 가격까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대표 영양 음식. 2010년 대한민국의 여름을 책임질 서민의 맛, 닭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엄마도 예쁘다(KBS2 오전 9시20분) 제니는 우진을 또다시 잃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정수에게 히스테리를 부린다. 우진은 제니에게 자기가 가진 상처가 제일 클 것이란 생각은 오만이라며 제발 독립적인 인간이 되라고 진심으로 충고하고 제니의 곁을 떠난다. 한편 ‘마이클 창’ 개인전 오픈 날, 영준의 특별 초대 손님이 갤러리를 방문한다. ●TV밥상 꾸러기 식사교실(MBC 오후 4시30분) 또래 친구들보다 10㎝나 작은 것은 물론, 8개월 된 동생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체격. 미래가 이렇게 작은 데는 이유가 있었으니, 먹어도 너무 안 먹는 식습관 때문이다. 건강검진 과정에서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 미래는 이대로 괜찮을까. 꼬마공주 미래를 위한 영양만점 밥상이 공개된다. ●귀농프로젝트 농비어천가(SBS 오후 6시30분) 고추 심기 작업에 참여한 상주형제들. 작년에 해 본 농사라고 가르쳐 주지 않아도 척척 잘해내는 기특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진탁은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으로 새마을 지도자의 칭찬을 한 몸에 받는다. 또 상주시민생활체육대회를 위한, 모두를 기절초풍하게 만든 준원의 에어로빅 실력이 공개된다. ●희망풍경(EBS 오후 10시40분) 경기 일산의 한 체육관, 휠체어 위에서 부딪치고 넘어지기를 수차례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다. 휠체어 농구 선수들이다. 휠체어를 굴리느라 굳은살이 단단히 박여 있는 손바닥은 한 경기 뛰고나면 새까맣게 변하지만 휠체어 농구는 조승현(28·지체장애 3급)씨를 다시 일으켜 줬다. 국가대표 휠체어 농구선수 승현씨를 만나 본다. ●스토리시사 봄(OBS 오후 11시) 최기일씨는 직접 동네일꾼이 되어 동네현안 해결과 좋은 동네 만들기에 나서 보기로 결심했다. 그리하여 그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장 기초인 구의원으로, 부인 김민씨는 인천시 비례의원 후보로 함께 출마하게 됐다. 6·2 지방선거에서 처음 구의원에 도전하는 동네사람 최기일씨를 통해 지방자치의 답을 찾아본다.
  • 굳은살 걱정 NO… 출퇴근길도 부담없이 멋내기

    굳은살 걱정 NO… 출퇴근길도 부담없이 멋내기

    올 여름엔 말랑말랑한 고무 신발이 대세다. 목욕탕에서나 신는 줄 알았던 젤리 신발이 패션 디자이너들의 가세로 가볍고 편안한 데다 맵시까지 더한 다양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옥션의 홍숙 패션잡화 팀장은 28일 “지난해 젤리 신발 디자인은 휴가용 슬리퍼가 대부분이었으나 올해는 높은 굽의 웨지힐, 납작한 플랫슈즈, 여러 개의 끈이 있는 글래디에이터 샌들 등 유행을 가미한 디자인으로 여름 신발시장의 대세가 됐다.”고 설명했다. 말랑말랑하고 반짝이는 플라스틱 고무인 젤리 소재로 하이힐을 만든 사람은 영국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다. 장마철에 신어도 끄떡없는 매력적인 하이힐이다. 미국 디자이너 토리 버치도 인기 아이템인 리바 플랫 슈즈를 젤리 소재로 만들어 내놓았다. 코르크 굽을 처음 만들었던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몇 년째 젤리로 만든 플랫슈즈를 선보이고 있다. 구치, 마크 제이콥스 등의 브랜드에서도 젤리 소재의 신발이 나온다. 젤리로 만든 하이힐은 비에 젖어도 문제없는 데다 보통 웨지힐보다 가볍기까지 하다. 분홍, 노랑 등 약간 촌스러운 원색 일색이던 기존 젤리 신발과 달리 올해는 검정, 흰색, 남색 등 어두운 색도 많이 나와 출퇴근길에 신기에도 손색없다. 탄력 있는 젤리 소재로 착용감이 편안하며 오래 걸어도 다리가 아프지 않다. 새 구두를 신을 때 흔히 생기는 굳은살도 말랑한 젤리 신발이라면 옛날 얘기다. 물론 단점도 있다. 젤리나 크록스 같은 고무 소재 신발은 밑창이 쉽게 닳아 물이 있는 미끄러운 바닥에서는 ‘쥐약’이다. 대부분 밑창에 로고를 새기거나 홈을 파서 미끄럼 방지를 하지만 너무 많이 신어 신발 바닥이 심하게 닳았을 때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상책이다. 젤리 슈즈와 함께 요즘 신발 시장을 휩쓰는 또 다른 고무 신발은 레인부츠. 장화를 신고 다니는 것은 초등학생 시절 추억으로만 여겼던 직장 여성들이 헌터, 트레통, 프리벨레 등의 레인부츠를 비오는 날 직장에서 신는다. 걸 그룹 카라가 ‘엄브렐라’를 부르며 신은 트레통 레인부츠는 일명 ‘카라 부츠’로 불린다. 금강제화 측은 “카라 부츠는 3월에 판매를 시작했는데 출시량의 70%가 벌써 팔렸다.”고 밝혔다. 여세를 몰아 다음 달 6㎝짜리 굽을 넣은 웨지힐 레인부츠를 내놓을 예정이다. 김동화 금강제화 과장은 “광택이 없는 소재의 어두운 색 레인부츠는 자칫 수산시장이나 논에 일하러 나온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물방울이나 호피 무늬의 레인부츠를 미니스커트 또는 쫄바지와 같이 입으면 잘 어울린다.”고 조언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피겨퀸’ 김연아, 알고 보면 상처 많은 여자?

    ‘피겨퀸’ 김연아, 알고 보면 상처 많은 여자?

    피겨퀸 김연아가 상처투성이가 된 손과 발을 공개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 - 무릎팍도사’에서 김연아는 고된 연습으로 굳은 살이 박히고 상처투성이가 된 손 · 발을 직접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김연아는 운동선수로서 겪어온 삶을 털어놓던 중 “스케이트 날을 잡느라 손에도 굳은 살이 박힌다.”고 전하며 자신의 손을 펴보였다. 클로즈업 된 김연아의 손은 굳은살과 상처 투성이였다. 날을 많이 잡고 스케이트 끈을 매일 묶다보니 손가락이 성할 날이 없다는 것. 특히 김연아의 오른손은 왼손보다 두 배 더 두꺼웠다. 김연아는 이에 대해 “스케이트 날을 잡던 손이라 굳은살과 상처가 더 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연아는 “스케이트 끈을 묵는 새끼손가락에도 굳은살이 박혔다.”, “잘라내도 계속 생긴다.”고 말해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다. 김연아의 손을 가까이에서 본 MC 강호동, 유세윤, 우승민은 “아줌마 손이다.”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또한 김연아는 자신의 손 외에 멍 투성이인 발 사진도 화면에 잡혔다. 타이즈를 신고 있어 김연아가 직접 발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제작진이 맨발에 구두를 신고 있던 그의 ‘발 영상’을 따로 공개한 것. 캡처영상으로 김연아의 손과 발을 접한 네티즌들은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까지 얼마나 고통이 컸을지 알 것 같다.”, “많이 힘들었겠다.”, “안쓰럽다. 금메달로 보상이 돼 다행이다.”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한편 이날 ‘김연아 효과’로 인해 ‘황금어장’의 전국시청률은 21.7%(AGB닐슨 미디어리서치 기준)를 기록했다. 사진 = MBC ‘황금어장 - 무릎팍도사’ 캡처 서울신문NTN 김수연 인턴기자 newsyout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0일 개봉 ‘내 깡패 같은 애인’으로 컴백 박중훈

    20일 개봉 ‘내 깡패 같은 애인’으로 컴백 박중훈

    박중훈(44)은 역시 간단치 않은 배우였다. 그는 기자가 궁금해하는 것과 자신이 하고 싶은 말 사이에서 묘하게 균형을 잡아갔다. 25년간 40편의 영화에서 쌓은 공력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새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20일 개봉)으로 스크린에 돌아온 그를 지난 12일 서울 태평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번 영화에서 제대로 웃긴 것 같다. 솔직히 최근 몇몇 코미디 영화에서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한 적도 있지 않았나. 예전의 감을 되찾은 것인가. -이 영화가 꼭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단지 웃음이 많은 휴먼, 액션, 멜로 영화다. 신인 감독의 데뷔작이지만, 영화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시나리오가 워낙 탄탄했다. 의미와 재미를 잘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 →극중에서 삼류 건달 동철(박중훈)이 분식집에서 여학생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고함을 지르거나 옆집 사는 취업준비생 세진(정유미)에게 라면값까지 받아내는 장면에서 코믹 연기가 압권이다. -이번에 짧은 머리에 수염을 기르고, 얼굴도 태우는 등 일단 외양에서 신선함을 주려고 노력했다. 연기가 좀 차지지 않은가.(웃음) 동철은 이 시대의 ‘루저’이자 아웃사이더이다. 현실에서 엘리트들이 권력을 잡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 아닌가. 이 영화는 주인공이 아닌 조연들의 이야기다. ‘주변인 정서’가 공감을 산 것 같다. →그러나 영화 속 동철과 달리 실제 박중훈은 ‘주류’의 삶을 살아 오지 않았나. 20대에 청춘스타 반열에 올라 일찍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이 안 좋은 점도 있었나. -10~20대 때 겸손함과 배려심을 배우고, 중년이 되면 패기와 에너지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며 사는 것이 보통의 삶이다. 요즘엔 10대 때 스타가 되는 친구들도 많은데, 어릴 때 먼저 빛을 봤다는 것은 나중에 그만큼 그림자가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충무로의 대표배우로서 위기가 있을 때마다 ‘인정사정 볼것 없다’(1999), ‘라디오스타’(2006) 등 작품으로 돌파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위기는 언제였나. -출연한 영화가 연달아 흥행에 실패할 때 특히 힘들었다. 내 얼굴로 연기한 영화란 상품을 팔면서 결과가 부진할 때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오가면서 성패에 흔들리지 않는 굳은살이 박였고, 노하우도 생겼다. →위기를 극복한 ‘박중훈식 노하우’는 어떤 것인가. -잘될 때 기고만장하면 안 되고, 안 될 때 당황하지 않는 ‘평정심’이다. 인생이라는 게 순류와 역류가 있지 않은가. 사람들은 앞으로 나가야 할 순류일 때 헤엄을 치지 않고, 가만히 버텨야 할 역류일 때 발버둥치는 경우가 많다. 나도 아직 멀었다. 마흔 언저리쯤 돼서야 깨달았다. →‘박중훈쇼’를 진행할 때도 그렇고, 여러 토크쇼 게스트로 나올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비유와 상징에 능한 ‘달변가’ 스타일이다. 비결이 따로 있나. -배우는 사람을 연기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평상시에 사람에 대한 성찰을 많이 하는 편이다. 부모님의 권유로 신문을 25년 넘게 꾸준히 읽었다. 시각이 다른 여러 신문을 비교해 가며 읽다 보니 이젠 스스로 균형을 잡고, 편집자로 기사를 조합해 볼 수 있는 능력까지 생겼다. →정치나 시사에 대한 관심은 신문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것인가. 지난 총선 때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선거운동에 적극 참여했는데. -정치는 좋든 싫든 우리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노 대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이 크고 바르게 사는 것 같아서 도왔던 것이다. 그러나 난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지, 그가 속한 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성 차원에서 정치계에 그런 사람이 한 명쯤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3만명의 팔로워(추종자)를 거느린 ‘트위터 스타’로서 정치권 진출을 염두에 두고 ‘표밭관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단언컨대, 난 정치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냥 3만명과 수다 떠는 것을 즐길 뿐이다. 트위터는 우월적인 지위 없이 누구나 140자 주어진 공간에서 소통한다. 그 광장에서 여과없이 대중에게 내 얘기가 전달되고, 그들의 충언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것이 좋다. →‘박중훈쇼’ 진행 때 톱스타들의 잇단 출연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인맥 관리에 탁월한 것 같다. 인정 많은 휴머니스트 같기도 하고, 자기 관리에 엄격한 스타일 같기도 하고…. -휴머니스트라는 말을 좋아한다. 성공에 여러가지 항목이 있겠지만. 요즘 같은 세상엔 관계를 잘 맺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연기는 관계의 표현이고, 캐릭터도 관계 속에서 나오는 것이다. 한번을 만나도 관계를 소중히 생각하고, 늘 따뜻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진심으로 대하려고 노력한다. →영화 속에서 단련된 근육을 자랑하던데 항상 젊게 사는 비결이 뭔가. -이성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물론 실행에 옮기지 않지만. (웃음) 세상엔 음과 양의 기운이 항상 존재하는데, 배우들은 동성이나 이성에 대한 긴장을 늦추는 순간, 매력을 잃는다고 생각한다. →영화감독 데뷔를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내년쯤에 사람 사는 얘기를 다룬 영화로 데뷔할 생각이다. 4~5년 전부터 꿈꿔왔던 일이다. 자신에게 있어 “영화는 종교”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박중훈. 배우는 타인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선(善)해야 한다는 그의 연기관은 요즘 후배들이 새겨들어야 할 덕목인 듯싶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어! 빙속 선수들은 양말 안 신네

    모태범의 흰색 스피드스케이트화는 구두 목이 길고 높은 쇼트트랙스케이트와 달리 복사뼈 아래에서 잘려 목이 짧다. 또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스케이트화를 벗을 때 보면 맨발이 훌렁 나온다. “나도 스피드스케이트 탈 줄 알아.”라고 얘기하는 일반인들은 이 스피드스케이트화가 낯설다. 일반인들이 신는 스피드스케이트화는 발목을 보호하기 위해 피겨스케이트화처럼 발목까지 올라온다. 여기에 신발끈을 칭칭 감아 발목 보호를 더 강화했다. 그런데 선수용은 다르다. 발목에서 딱 멈춘 짧은 여름 양말 같다. 또한 발 보호를 위해 두툼한 양말이 필수적일 것 같은데, 선수들의 맨발에 깜짝 놀란다. 윤의중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감독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짧은 스케이트화를 신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라며 “발목까지 올라오는 스케이트화를 신으면 직선100m-코너-직선100m-코너가 반복 구성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100m 직선을 달릴 때 발목과 인대에 큰 부담을 준다.”고 설명했다. 즉 짧은 발목형 스케이트를 신어야 직선주로에서 부담없이 속도를 낸다는 것이다. 코너가 많고 직선 주로가 거의 없는 쇼트트랙에서는 목이 긴 스케이트를 신어야 하는 것과 차이가 난다. 윤 전 감독은 맨발에 대해 “양말을 신으면 스케이트 안에서 발이 미끄러지기 때문에 0.001초로 순위가 갈리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신을 수가 없다.”면서 “선수의 발과 스케이트화가 ‘일체’가 돼야 하기 때문에 맨발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케이트화와 발을 일체형으로 만들고자 선수들은 자신의 발에 맞게 석고로 본을 뜬 맞춤형 스케이트를 신는다. 맞춤형이라고 해도 맨발과 맞닿은 부분은 부드러운 가죽이 아니다. 발바닥은 소가죽이지만, 발의 측면과 발등은 카본으로 만들어져 석고처럼 딱딱하다. 굳은살이 엄청나게 박혀 있는 선수들의 발이라고 해도 새 스케이트화를 신으면 물집이 잡히고, 피가 날 수밖에 없는 것. 세계적인 발레리나인 강수진의 발이 오랜 연습으로 못생겨졌듯 최고의 스피드스케이트 선수들의 발도 그래서 아주 못생겼다고 한다. 어떤 보호장치도 없이 맨발로 딱딱한 스피드스케이트화를 신고 경기를 해야 하는 선수들은 그래서 주요한 경기에는 1년여 정도 적응된 익숙한 스케이트화를 신고 경기를 해야만 최상의 기록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세계적인 최고의 기록은 선수의 발에서 흘린 피와 땀, 굳은살의 결과인 셈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문화마당] 숙련공/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숙련공/신동호 시인

    ‘노동’이란 단어에 다시금 경외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노동이 갖고 있는 근원적인 정직함, 인간생활의 저변을 떠받치는 묵묵함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자본의 이익을 위해 노동을 부정적 이미지로 바꿔버리는 데 안간힘을 쏟는다. 어느 정도는 성공을 해서, 노동은 언제부턴가 파업이라든지 갈등 같은 단어와 동일한 선상에 놓이게 되었고 요즘에 들어서 노동조합은 이익집단으로 취급당하기까지 한다. ‘노동’이란 단어가 들어간 정당, 단체, 활동들에 대한 이 지독한 반감을 단지 대중조작 소비사회의 특성쯤으로 취급해도 되는 것일까. 노동으로 단련된 근육과 감각은 재료를 유익하게 뚝딱 바꿔 놓는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들을 노동자라 불렀다. 세월의 힘과 노동에 대한 자긍심이 더해진 노동자는 이윽고 숙련공이 되었다. 숙련공들은 존경 받았고 수많은 견습생들의 지표였다. 나는 그들이 위대한 예술가와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선반 위에서 깎아낸 나사 선의 곡선은 실로 아찔하다. 광부들이 굉도에 세운 절묘한 버팀목과, 필경사들이 눈이 멀도록 옮겨 적은 지식의 보고들 모두 숙련된 노동의 산물이다. 물론 서명 따위는 없다, 고려청자처럼. 손톱 밑에 흙이 낀 도공의 손길이 부드러운 어깨선을 빚을 때 청자는 문화재가 아니었다. 효용을 위해 생산된 일상용품에 불과했다. 그래서 모든 청자는 무명 도공의 작품이지만 우리는 지금 청자를 예술품으로 여긴다. 고장난 라디오의 전자기판을 보고 즐거움을 느낀 시절이 있었다. 합리적인 배치로 자리잡은 트랜지스터와 다이오드들을 고사리손으로 조심스럽게 만져본 기억이 난다. 마치 감시인 몰래 살짝 손을 대 본 귀중한 문화재처럼 짜릿했다. 극장도 갈 수 없고 전시회도 없는 향리에서 오래된 괘종시계의 톱니바퀴와 방앗간의 덜컹거리는 기계들은 고상한 예술품을 대신했다. 오토바이를 수리하던 큰아버지의 손놀림을 하루종일 구경하기도 했다. 마음속에 야릇한 감정이 전해 왔지만 그것이 미적 감흥인지는 몰랐다. 미(美)라는 건 교과서 한쪽에 조그맣게 실린 피카소나 로댕의 창조물에서만 느껴지는 거라 배웠기 때문이었다. 미의 역사는 노동의 축적이며 기술의 발전에 의해 변화되어 왔다. 여기에 숙련이 더해져 예술이 태어난다. 숙련공의 손은 조금 더 거칠 뿐 몸의 기억이 사회적 가치와 문화를 창조한다는 면에서는 거듭된 연습으로 완성된 화가나 피아니스트와 차이가 없다. 아니 오히려 예술이 숙련공의 기술에 더 기대왔다. 더불어 무효용의 미를 주장한 칸트와 달리 기능성을 가진 것들도 미적 감흥을 줄 수 있다는 걸 나는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작가 쥘 베른을 통해 확인했다. “나는 공장에 들어가서 기계들이 작동하는 걸 몇 시간씩 지켜보곤 했다. 이런 취미는 평생 동안, 그리고 아직까지도 남아 있다. 지금도 멋진 기관차나 증기기관이 작동하는 걸 들여다볼 때면, 라파엘로나 코레즈의 그림을 응시할 때 느끼는 즐거움을 느낀다.”고 그는 고백했다. 예술종합학교의 강의실에서 입술이 셋인 여학생을 보았다. 대금연주의 연습이 반복되면서 아랫입술 아래로 굳은살이 솟아 생긴 입술이었다. 끝내 그 아름다운 입술이 국악을 국민들 곁으로 가져가리라 나는 의심치 않았다. 생산을 위해 숙련된 노동이 새로운 문화와 미적 감흥을 우리 사회에 선사할 것 또한 나는 믿고 있다. 노동은 생산할 때 힘이 있다. 모든 미와 문화가 자본의 소유인 것 같지만 결국은 새로 태어나고 가치는 변화한다. 자본의 문화를 모방하느라 스스로 숙련공이 되기를 포기했던 건 아닌지, ‘노동’이란 단어를 붙인 정당, 단체, 활동들은 뒤를 돌아다 보아야 한다. 이 소비적이고 상업화된 문화에 국민들도 조금은 지쳐 있다. 소비할 줄만 아는 이들에게 연민을 가져도 좋다. 주말의 미술관 나들이도 좋겠지만 기름칠로 빛나는 자동차 엔진을 미술품과 등가로 놓는 자부심도 무방하다. ‘노동’이란 단어의 의미를 되찾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는 충분히 부자다.
  • [2010 신춘문예-평론 당선작]’질문하는 소설, 경험하는 콜라주’-김중혁론

    고대 그리스의 부타데스(Butades of Sicyon) 이야기에서 우리는 그림 그리기의 기원에 관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한 여인이 연인을 사랑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불빛에 비친 연인의 그림자를 따라 벽에 그린 행위가 바로 그것이다. 옹기장이였던 여인의 아버지 부타데스가 딸의 그림을 본떠 빚은 점토 형상은 그후로도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고 전해진다. ‘실제 대상-그림자-회화-조소’로 이어지는 이 이야기 속 일련의 과정에서 우리는 그림 그리기, 나아가 예술적 표현과 관련하여 두 가지 중요한 전제를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먼저 예술적 표현은 사적 욕망의 구체화라는 것,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 욕망의 대상에 다가가고자 하면 할수록 그 대상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것이다. 시간의 퇴적 속에서 예술적 표현의 방식이 보다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면서 이제 우리는 시원(始原)의 욕망과 대상을 그저 희미한 화석으로만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사적 영역(oikos)과 공적 영역(polis)의 경계가 깨지면서 발생한 것이 ‘사회’라는 아렌트의 지적대로라면, 이제 우리의 사회는 개인의 욕망조차 자아를 충족시키는 내밀함에서 벗어나 공적 담론의 장 속에서 공익적 측면을 수용하기를 요구한다. 역사의 진행을 개인 욕망의 발현 과정으로 본다면, 욕망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인 영역 속에서 욕망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가 중요시된 것이다. 이 속에서 우리의 개인적 욕망은 때로 성적(性的)인 원죄의식에 사로잡히거나, 집단적 도덕성으로 재단되기도 한다. 결국, 계량화가 가능해지고 공적 가치를 따질 수 있는 것만이 우월한 지위를 부여받으면서 순수하고 개인적인 욕망의 발현은 유아기적 망상으로 치부되기에 이른다. 더구나, 매스 미디어의 균질적 정보처리 과정을 거친 다양한 욕망들은 서열화 속에서 재배치된다. 이제 욕망은 비교우위 없는 순수한 발현을 억압당한 채 잘못된 대상에 고착되거나 인터넷의 작은 화면 속에서 일쑤 신경질적으로 해소된다. 마치, 떠나고 없는 연인의 그림자를 향해 말없음을 타박하는 어리석은 사람처럼 말이다. 욕망조차 계열화된 현실에서 소설 행위(쓰기/읽기)의 의미는 무엇보다도 욕망의 실체를 확인하는 데 있다. 다양한 욕망이 부딪치는 공간이 소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벤야민은 소설이 이야기와 달리, 이전 시대의 경험들과 분리되어서 후대의 경험으로 확장되거나 조언을 포함하지 않는 고립성을 지니고 있음을 지적한다. 게다가 현대 사회의 소설은 정보가 그랬듯이 상품으로서 자본주의적 유통의 과정으로 포획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결국 소설행위의 의미 역시 정보가 소비되는 방식처럼 한 순간 안에서만 소비되고, 우리의 욕망은 자본주의적 만화경 속에 갇히고 만다. 이 글이 김중혁의 소설(‘펭귄뉴스’(2006), ‘악기들의 도서관’(2008). 두 권의 단편집을 제외한 작품으로는 ‘3개의 식탁, 3개의 담배’(창작과 비평, 2009년 봄), ‘C1+y=:[8]:’(문학과 사회, 2009년 여름), ‘유리의 도시’(현대문학, 2009년 8월), ‘1F/B1’(문학동네, 2009년 가을) 등이 있다. 단편집에서 작품을 인용할 때에는 작품의 제목과 면수만 밝히기로 한다.)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일관되게 자신의 소설 안에서 무한대의 욕망과 경험들을 반복·중첩시켜 가며 소설 공간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의 소설은 종국에 이르러 개인의 순수한 욕망을 만날 수 있도록 가벼워지고, 이 가벼움은 다시 무한대의 욕망과 경험들을 가로지른다. 김중혁의 이러한 작업은 부타데스 이후 멀어져 가고만 있는 개인의 욕망을 직접 대면케 하는 동시에 소설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으로 여겨진다. 김중혁 소설의 근저에는 공통 취향을 가진 두 인물들의 반복과 변주가 배치되어 있다. 이 배치가 그의 소설을 팽팽하게 잡아당겨 소설적 긴장감을 형성하는 동시에 공통 취향의 공간은 독자들을 무리없이 공감하게 만든다. 이 두 명의 중심인물들은 때로 쉽게 의기투합하기도 하지만(‘무용지물 박물관’), 결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거나 협력의 지점을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두 인물들은 만나지도 않거나(‘자동 피아노’), 아니면 아예 한 인물이 다른 인물에게 위해를 가하기도 한다(‘비닐광 시대’). 반면에 이럴 때조차 이들은 서로 여전히 “작고 가냘픈”(‘자동 피아노’, 29쪽) 연결점을 가지고 있는데, 말하자면 두 인물들은 매개물을 통해 가까워진 두 개의 항이 아니라 매개물을 통해 반복되고 변주되는 하나의 항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인물들은 ‘여성들의 서사적 비중이 축소된 남성적 유대관계’(신수정)나, ‘전형적인 남성 버디(buddy)소설의 면모’(심진경)로도 파악된다. 하지만 소설적 공간의 의미를 구축하는 이들의 역할에 주목하여 살펴본다면 성구분은 무의미해지고 우리는 다만 반복적 이형태(異形態)가 만들어내는 변화에 동참하게 될 뿐이다. 소설 속에서 상대자로 ‘나’와 같이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영어 이니셜이나 별명으로만 나타나는 경우 이러한 변화는 더욱 두드러지는데, 고유명사를 부여받지 않은 대상은 독립적 역할보다는 ‘나-나’로의 반복과 변화를 이끈다. 가령, ‘나와 B’에서 ‘나’는 ‘B’와 음악으로 인해 ‘핵융합’을 한 것처럼 금방 친해진다. 하지만 실제 이 둘의 관계는 ‘B’에 대한 ‘나’의 일방적인 행위로 시작되고, 전개된다. 음반 가게 점원인 ‘나’가 음반을 훔치려던 ‘B’를 처음 만난 뒤, 몇 번의 이직을 겪는 ‘나’와 무명 기타리스트에서 주목받는 신인 기타리스트가 되는 ‘B’의 사이를 ‘하나로 합쳐’졌다고 보기에 둘 사이는 느슨하다. 음악이라는 공통 취향은 있지만, 근본적으로 ‘B’는 ‘음반을 두 번 정도 듣고 난 다음엔 음반과 거의 똑같이 기타를 연주’(195쪽)하는 전문가이고, ‘나’는 심장에 무리가 가서 아예 전기기타를 배우기도 힘든 인물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 두 인물의 관계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어느 날 나는 동영상을 보다가 내 습관 하나를 발견했다. 나는 화면 속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그를 볼 때마다 왼쪽 엄지로 나머지 왼손 손가락들의 끝을 비비고 있었다. 어머니가 아이의 등을 어루만지듯 매끄러운 손가락 끝을 비비고 있었다. ‘내가 손가락 끝을 비비고 있었네?’라는 생각이 들고 난 다음에도 마찬가지였다. 어째서 그런 행동이 시작됐는지 모르겠다. 대리석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는 그의 손가락 끝을 그리워했던 것일까. 아니면 굳은살 하나 박여 있지 않은 내 손가락 끝이 부끄러웠던 것일까. (…중략…) 한 달 전 기타를 한 대 샀다. 다시 기타를 배우고 싶어졌다. (…중략…) 아직 내 손가락 끝은 너무 무르다. -‘나와 B’, 210~211쪽. 결국, 소설의 마지막에서 우리가 마주치는 것은 ‘나’ 스스로의 재발견이다. ‘나’는 ‘B’와의 만남으로 인해 이전에는 억압되어 있던 자신 내면의 어떤 지점을 발견하고 다시 이를 통해 내면에 감추어졌던 순수한 욕망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실마리를 잡게 된다. 갑자기 음악(기타)을 위해 생업을 내팽개치거나 하는 등의 결단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무른 손가락 끝’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작가가 보여주는 이 순간은 우리가 전망을 가지고 억압과 대결을 펼치든, 현실을 비틀어 냉소적 거리를 두든 오히려 단 한 번도 벗어나지 못했던 현실적 억압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전망이나 목표는 그 자체로 억압되고 조작된 욕망에 노출되어 뒤틀린 결과물이 될 위험성을 항상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결말이 보여주는 의미는 미래에 대한 전망을 그리거나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출발점과는 구별된다. 이제 우리는 조작된 욕망에서 벗어나 본래의 욕망, 즉 시원(始原)의 욕망을 대면할 수 있게 된다. 김중혁은 이러한 반복과 변주가 주는 새로운 의미의 발견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그가 자신의 작업에 붙이는 이름(제목)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첫 번째 소설집 ‘펭귄뉴스’에서 우리는 ‘무용지물/ 박물관’, ‘사백 미터/ 마라톤’이라는 제목을 볼 수 있다. 하나의 의미를 만들어내기 힘들 것 같은 두 단어가 하나의 단어로 사용되면서 묘한 호기심과 낯섦을 불러일으키는 이런 방식의 명명은 두 번째 소설집 ‘악기들의 도서관’에서 더욱 늘어난다. ‘자동/피아노’, ‘악기들의/도서관’, ‘유리/방패’, ‘무방향/버스’(제목의 /부호는 인용자) 등이 그것이다. 지적한 제목들은 모두 이질적인 두 단어가 A+B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작품을 읽은 뒤 우리는 소설의 내용이 A나 B 어느 한쪽과 관련된 이야기거나, A가 B(혹은 B가 A)를 특별한 방식으로 만드는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소설이 전달하는 의미들은 사실, A∩B를 통해 파생되며 이를 통해 A나 B가 기존의 의미에서 벗어나고 그것들의 공통점에 기반하되 새로운 의미가 부여된 A‘(또는 B’)가 무한대로 풀려 나오게 되는 것이다. 교집합적 운동이라고 새롭게 불러도 좋을 이와 같은 김중혁의 소설적 전략은, ‘반복(repetition)’과 ‘이접(離接.disjunction)’을 통해 모든 ‘토대’를 집요하게 해체하고자 했던 일련의 운동이 문학적 테두리 안에서 갖는 성과이다. ‘엇박자 D’의 감동적인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는 이 성과를 분명하게 만날 수 있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두 사람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세 사람의 목소리로 바뀌었고, 네 사람, 다섯 사람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합창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합창이라고 하기에는 서로의 음이 맞질 않았다. 박자도 일치하지 않았다. (…중략…) 노래는 아름다웠다. 서로의 음이 달랐지만 잘못 부르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마치 화음 같았다. (…중략…) 22명의 노래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이유는, 아마도 엇박자 D의 리믹스 덕분일 것이다. 22명의 노랫소리를 절묘하게 배치했다. 목소리가 겹치지만 절대 서로의 소리를 해치지 않았다. 노래를 망치지 않았다. -‘엇박자 D’, 280~281쪽. 공연기획자인 ‘나’가 20여년 만에 우연히 만난 고등학교 합창단 친구 ‘엇박자 D’를 만나 같이 공연을 기획하게 된다. 그 공연에서 ‘나’ 몰래 친구가 준비한 앙코르 장면은 소설속의 ‘나’가 그랬듯 예기치 못한 감동을 준다. 공연을 기획한 ‘엇박자 D’는 합창단 시절, 자발적으로 단장까지 맡을 정도로 유일하게 열성적이었던 친구지만 그는 ‘놀라울 정도의 박치이자 음치’(255쪽)여서 실제 공연 때는 선생님에게 립싱크만을 강요당한다. 그러나 ‘엇박자 D’는 결국 노래를 부르고, 공연을 망친 장본인이 된다. 그 뒤 의도적으로 음악을 듣지 않던 ‘엇박자 D’는 전공으로 무성영화를 선택한다. 무성영화를 통해서, 영상과의 필연성에 얽매이지 않는 소리의 자유로움을 깨닫고 위에 언급한 장면을 연출하기까지의 소설적 과정에서 우리는 어렵지 않게 ‘엇박자 D’의 의도를 알게 된다. 실상, 음치라는 것은 ‘자신이 알아낸 게 아니고 들어서 아는 것’이며 ‘평생 그렇게 세뇌’(270쪽) 당해서 살아왔다는 것을 말이다. 개인의 욕망이 자유롭게 표현된 것이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억압으로 작용하는 사회적 기준이 음치를 생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억압이 작용하지 않는 시원의 욕망을 만남으로써 주체들이 자유롭게 해방되고 나아가 ‘서로의 소리’를 억압하지 않는 ‘화음’을 꿈꾸는 것, 그것이 바로 김중혁이 보여주는 교집합적 운동의 힘이다. 교집합적 운동 속에서 억압되/하지 않는 욕망을 만날 수 있다면, 역설적으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교집합의 상태 그대로 남아 있기이다. 운동성을 상실한 모든 것은 결국 그 힘을 잃고 다시 계열화 속으로 수렴될 위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 이러한 위험은 계시적인 교훈이나 전망으로 구체화되면서, 문학작품이 운동성을 상실한 채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가라앉아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김중혁은 자신의 소설이 처할 수 있는 이 비극적 운명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여 표준으로 작동하는 모든 것들과 거리를 둠으로써 자신의 전략이 지속적 운동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억압적 현실⇒구체적 전망의 필연성’으로 이어지는 고정적 틀 그 자체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전망이 다시 억압으로 작동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유의 비트(beat)를 억압하기 위한 진압군과 이에 맞선 저항군이 전쟁 중인 현실, 청년 실업자가 넘쳐나는 현실을 각각 배경으로 삼은 ‘펭귄뉴스’와 ‘유리방패’처럼 비교적 억압의 양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에서 이러한 의도는 더욱 잘 드러난다. 이는 억압의 체계에 포획되지 않기 위해 경계하는 작가 스스로의 부단한 노력으로 읽힌다. ‘전쟁 중인 현실→무감각한 나→저항군인 그녀→그녀와의 우연한 만남→그녀를 따라 저항군이 되는 나’로 이어지는 ‘펭귄뉴스’의 이야기 전개는 전형적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끝에서 우리는 다소 의외로 ‘그녀’의 죽음을 확인한다. 전쟁 중인 현실조차 ‘지루하고 재미없’(263쪽)는 ‘나’에게 ‘그녀’는 ‘모든 살갗이 곤두서’(274쪽)게 하는 유일한 자극이었기 때문에 그 의외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게다가 ‘나’는 ‘그녀’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제 곁에 있던 그녀는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비극적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굳이 감상을 말해야 한다면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해야겠군요. 어쨌든 극히, 자연스럽게 그녀는 죽었고 저는 살아남았습니다. - ‘펭귄뉴스’, 357쪽. ‘비트’를 매개로 ‘나’와 ‘그녀’ 사이에서 이루어진 교집합적 상태는 필연적으로 ‘나’에게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지만, 이것 자체가 지속가능한 운동으로의 전환은 아니다. 교집합적 만남을 통해 변화된 주체는 다른 주체와 거리를 가질 때 비로소 자신의 내면에 자유의 공간 즉, 운동성을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을 생성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그녀’의 죽음 뒤에야 비로소 ‘나’는 그 어디에도 ‘반납’할 수 없는 ‘정말 사적인 비트’(357쪽)를 완성하게 된다. 그리고 이 순간, 그 ‘비트’는 ‘그녀’와 ‘나’만의 매개에서 그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엇박자 D’의 마지막 장면처럼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쿵쾅’(358쪽)거릴 수 있는 운동으로 변환한다. 우리는 이와 같이 지속적인 운동성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을 파리의 빌레트 공원(Parc de La Villette)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공원은 설계단계에서부터 문학·철학·영화 등의 다양한 비건축적 개념을 적극 끌어들인 것으로 유명한데, 이를 통해 오히려 건축의 새로운 발전가능성을 촉발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 공원은, 점·선·면의 세 체계를 따라 설계된 각각의 공간이 한 공간 안에서 중첩되고, 분열되고, 해체되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하게 되어 있다. 설계의도에 따르면, 응집력 있는 구조들을 중첩시켰을 때 하나의 초응집적 거대구조가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결정될 수 없는 것, 즉 전체성에 반대하는 것이 생겨난다. 결국 이 공간은 반-맥락적인 공간이다. 따라서, 실제 공원 내 기능들의 중첩은 고정된 시설물로서의 기능성과 편의성에서 벗어나서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공간을 탄생시킨다. 일상 언어학에서 말하는 관습적인 절차나 효과로서의 ‘맥락(context)’을 파괴하는 이 공간은 2000년대 우리 소설이 새롭게 만들어 낸 소설적 공간, 이른바 ‘무중력 공간’(이광호)과 맞닿아 있다. 2000년대 소설들은 종래의 작품들에서 기피해 온 이질적인 소재나 인물군들을 적극적으로 차용하면서 지속적으로 이야기 공간에 낯섦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시기와 비교하여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지점이다. 이 소설들이 만들어 내는 공간 자체가, 중력으로 작용하는 어떠한 억압적 기준 없이 자유로운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소설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단절적인 대화나 전통적 서사 구성을 거부하는 듯한 문체, 현실과 이질감 없이 섞여 있는 환상적 비현실 또한 그 결과물이자 원동력임은 물론이다. 김중혁의 소설 역시 이와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 그러나 현실과 냉소적인 거리를 두거나 이질적인 공간을 창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수많은 현실들과 겹치면서 동시에 거리를 두는 변별성을 통해 보다 많은 욕망들을 해방시킨다. 따라서 비교적 전통 서사에 충실하게 진행되던 김중혁의 소설은 언제나 결말에 이르러 모든 것을 툭툭 털어버리고 ‘마음이 편안해’(‘자동피아노’, 35쪽)지는 경험을 안겨준다. 이때의 ‘가벼움’이 바로 단순한 현실과의 거리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김중혁만의 ‘거리두기’에서 오는 결과이다. 이 ‘거리두기’ 역시, 앞서 언급한 빌레트 공원에서 폴리(folie)라는 인상적인 개념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프랑스어로 광기, 무분별한 짓이나 말, 정열 등의 의미를 가진 폴리는 이 공원의 설계 단계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점 체계 속의 폴리는 실제 빨간색 철골 구조물들로 형상화되었는데 공원 내에서 쉽게 눈에 뜨이기 때문에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기준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세워진 이 폴리는 전체 공간을 나누고 분리시키는 동시에 면과 선 체계의 폴리들과는 상호충돌하고 왜곡되어, 애초 설계자의 의도대로 공원전체가 탈통합적인 공간이 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결국 모든 억압에서 벗어난 공간을 만드는 것은 기준점으로서의 ‘나’가 아니라 모든 것들과의 반복과 중첩, 그리고 다시 그것과의 거리두기에서 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M의 옆모습을 보는 순간, 어쩌면 M과 이렇게 버스를 타고 가는 것도 마지막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순간 얘기를 했지만 그사이 M과 나는 어딘가를 지나온 것 같았다. 어떤 갈림길을 지나온 것 같았다. 그는 왼쪽 길을, 나는 오른쪽 길을 선택했고, 발목에 묶여 있던 끈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스르르 풀어져 버린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유리방패’, 180쪽. 위의 장면 속 ‘나’와 ‘M’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지내면서 취업을 위한 면접시험조차 같이 치른다. 심지어 한 명만 뽑는 회사의 면접시험도 ‘막무가내’로 같이 치르는 이 둘은 전형적인 김중혁 소설의 인물들이다. 이들이 면접시험을 위해 준비했던 일종의 퍼포먼스가 우연히 인터넷 신문에 예술적 시도로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순식간에 이들은 면접관으로 불려다니는 유명인사가 된다. 서른 번의 입사시험을 치르는 동안 ‘한때 실패에 중독된 인간들’이었던 주인공들이 ‘실패중독자들을 위로해 주는 입장’(178쪽)이 된 것이다. ‘점수를 받는 사람’에서 ‘점수를 주는 사람’(176쪽)으로바뀌게 된 이 발랄한 치환은 현실의 체계를 뒤엎는 듯 보인다. 자본주의적 서열구조의 확대·재생산 방식으로 작동하는 공개취업의 기준에 함몰되어온 인물들이 그 틀을 자신들의 힘으로 벗어난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본 경우보다 오히려 짧은 시간 내-‘스무 번째였는지 스물한 번째였는지의 면접관 일을 마치고 나올 때’(178쪽)-에 ‘피곤’을 느끼고 만다. 애초부터 이들의 ‘자리바꿈’은 사실 무분별하게 정보를 생산해 내는 매스미디어 시스템이 만들어낸 ‘이벤트’였을 뿐이다. 자신들의 변화가 억압이 작동하는 체계를 벗어난 것이 아니라 그 체계 안에 다시 포획되고 말았음을 느낀 순간, ‘나’는 ‘M’과 다른 길을 가게 된다. 소설 속 인물들의 교집합적 운동이 다시 체계 내에 갇히고 말 때, 김중혁의 ‘거리두기’는 이를 벗어나기 위해 지속적인 운동성을 확보한다. 교집합적 반복과 변주, 그리고 거리두기까지 포괄한 김중혁 소설의 운동성은 작가 특유의 소재가 만들어 내는 이야기 공간과 교직(交織)된다. ‘마니아적인 열정과 감수성’(박진), ‘사물들을 해방시키는 수집광’(김형중), ‘등장인물들의 마니아적 취향과 취미를 개성적으로 드러내주는 사물-예술’(심진경) 등으로 평가되는 김중혁의 사물에 대한 애착은 독자들에게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가 무엇보다도 주목해야 할 것은 작품 속 소재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수공업적’ 성격이다. 또 하나의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으로 등장한 ‘정보’의 유통은 후대로 전달되는 경험의 가치를 하락시킨다. 따라서 사실이 아닌 이야기에도 진실이 포함되어 있던 시대에서, 진실과 관련 없이 사건만 난무하는 시대로의 변모를 지적한 벤야민의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실시간적 확산이 가능한 정보만이 중요시되고, 전생애에 걸쳐 축적된 개인의 경험들이 획득하는 의미와 그 깊이가 외면되는 것이 여전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때, 수많은 경험들이 구전적인 방식으로 축적되어 있는 이야기를 벤야민은 수공업적 형태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이야기의 특성을 빗대서 말한 ‘옹기그릇에 남아있는 손흔적’은 현대사회에서 하나의 가치가 아닌 시스템의 오류로 취급될 뿐이다. 이와 같은 현실 속에서 김중혁은 경험들이 축적되어 있는 동시에 새로운 경험들을 환기시키는 소재들을 사용한다. 마치 벤야민의 ‘이야기’처럼 그의 소재에는 다양한 욕망과 경험들이 공존의 방식으로 존재한다. 다음에서 작가가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론을 먼저 살펴보자. “잠수함 설명하기가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서 제가 집에 있는 잠수함 모형을 하나 가지고 왔어요. 비틀스의 영화 ‘Yellow Submarine’에 등장했던 잠수함이에요. 청취자 여러분들이 이걸 직접 만져볼 수 있다면 좀더 이해가 쉬울 텐데 아쉽네요. 전체적인 모습은 입이 툭 튀어나온, 심술 맞은 물고기 같아요. 심술난 것처럼 입을 삐죽 내밀고 한번 만져보세요. 잠수함 앞모습이 바로 그래요. 그리고 몸통은 비늘을 다 긁어낸 물고기라고 생각하면 될 거예요. 미끈하죠. 창문은 왼쪽에 여덟 개, 오른쪽에도 여덟 개가 있어요. 이 창문을 통해서 바닷속 풍경을 보는 거죠. 그리고 꼬리 쪽에는 방향을 조종하는 지느러미 같은 게 달려 있어요. 지느러미 아래쪽에는 잠수함이 앞으로 나갈 수 있게 프로펠러가 두 개 달려 있어요. 프로펠러는 바람개비를 생각하면 될 거예요. 그리고 위쪽에는 네 개의 잠망경이 올라와 있는데요, 잠망경은 잠수함이 물 위로 올라오지 않고도 바깥을 볼 수 있도록 기역자 모양으로 만들어 놓았어요. 굽힐 수 있게 만든 스트로 아세요? 그걸 잠망경 모양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음, 그리고…….” (…중략…) “자, 이제 우리가 잠수함이 한번 돼 볼까요? 제가 자주 하는 놀이인데요. 욕조에 물을 받은 다음 스트로를 물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우리에겐 그 스트로가 잠망경인 셈입니다.” -‘무용지물 박물관’, 33~34쪽. 대상과 직접적 연관없는 “물고기, 바람개비, 스트로” 등을 동원하여 잠수함을 설명하는 이 장면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모든 감각과 경험을 총동원하게 된다. 그리고 이 감각과 경험들 역시 대상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우리에게 ‘잠수함’을 경험적 실체로 인식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 대상을 보편화시키는 정의(定義)는 ‘무용지물’이 되고, 나아가 감각 주체가 스스로 대상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은 인식방법은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과 달리 “통조림”처럼 압축되지 않고 수많은 감각과 경험들이 중첩되면서 위의 긴 인용문에서처럼 필연적으로 비경제적이 된다. 김중혁이 선택한 소재들의 수공업적 성격은 여기에서 기인한다. 즉, 계열화된 체계 안에서 박제된 상태의 사물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는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되는 사물이 바로 작가의 탐구 대상이다. 먼저, ‘에스키모, 여기가 끝이야’의 지도가 그것이다. 나무를 깎아 만든 이 지도는 에스키모들이 ‘기억과 소리’로 만들고 촉각을 동원하여 ‘상상하는 지도’이다. 일반적인 ‘지도’의 제작과 활용에서 벗어나, 사용자들의 반복적인 경험 안에서 유용한 이 지도는 그 자체로 수공업적 소재라 할 수 있다. 이 지도로 인해 ‘나’는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떠오르지 않’(78쪽)던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억하게 된다. 사물에 축적된 수많은 경험들이 ‘나’와 중첩되어 나만의 경험을 생생하게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사물 역시 갇혀있던 가치판단의 틀에서 자유로워지는 순간이다. 이와 같은 탐구는 ‘악기들의 도서관’에서 심화되어 나타난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순간 ‘아무것도 아닌 채로 죽는다는 건 억울하다.’(109쪽)는 생각이 든 ‘나’가 우여곡절 끝에 취직하게 된 악기점에서 만든 이 ‘도서관’은 연주가 아니라 ‘그냥 악기 소리만’ 있는 곳이다. 악기는 애초에 인류가 감정표현과 전달의 도구인 신체를 보충하는 보조수단이었다. 여기에 악기를 사용해온 수많은 사용자들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하나의 도구로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악기가 분류되고 체계화되면서 점점 경험의 세계에서 분리되어 전문연주자를 필요로 하기에 이른다. 체계 내로 편입되지 않은 개별적 경험들이 가치를 발현할 수 있는 기회는 이제 차단당한 것이다. 사실상 처음부터 박물관에 전시될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물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시되기 직전까지도 사물들은 오직 사용자들의 경험과 경험사이에서만 존재해 왔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본주의적 체제의 강제성을 보편타당성으로 받아들여 사물들을 분류하고 서열화해 왔던 것이다. 이제 자본주의적 질서로 재편된 박물관 안에서 사물들은 더 이상의 경험을 용납하지 않은 채 개별성을 상실하고, 인간마저 전시물과 같은 운명을 겪게 된다. 김중혁의 수공업적 사물에 대한 탐구는 이와 같은 운명을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이다. 이 노력은 ‘박물관’을 ‘무용지물’로 만들면서, 체계에서 소외된 모든 것들을 ‘악기도서관’으로 이끈다. 여기서 우리는 ‘긁거나 할퀴거나 두드리거나 뜯거나 쓰다듬거나 꼬집으면서’(127쪽) 억압되/하지 않는 개별적 경험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처음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지 않냐? 그보다 더 처음으로, 더 처음” -‘유리방패’, 178~179쪽(인용자 재구성). 시원의 욕망을 꿈꾼다는 것은 가능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전도되고 억압된 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기억을 통해 더듬어 가는 ‘처음’은 언제나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경계하는 데리다는 기원을 아예 결정 불가능한 것으로 본다. 부타데스의 딸이 기억에 의존하여 그림을 그리던 순간부터 실제 대상은 무시될 수밖에 없고, 차라리 현존(presence)과 부재 사이의 ‘놀이’ 그 자체가 의미를 생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 자본주의는 모든 차이의 진폭과 오류마저 자신의 안으로 포획하는 강력한 보편타당성을 지향하는 체계이다. 자본주의적 금융시스템이 자체 내의 심각한 오류를 드러내고 있는 지금에도 여전히 자본주의적 처방만이 유효하게 거론되는 현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김중혁의 소설은 이 같은 현실 속에서도 모든 욕망들을 중첩시키면서 멈추지 않고 차이들을 생산한다. 그리고 그는 그 전략으로 모든 경험과 욕망들의 ‘흔적(trace)’이 새겨진 사물을 사용한다. ‘자신만의 생각과 리듬’을 가지고 있는 ‘살아 있는 괴물에 가까’운 ‘타자기’(‘회색괴물’), 그 어떤 외부조건에도 얽매이지 않고 연주되는 순간마다 ‘자신의 몸을 통째로’ 빌려주는 ‘투명’한 ‘피아노’(‘자동피아노’), ‘수많은 밑그림 위에다 자신의 그림을 그려나가’고 이것이 다시 ‘또다른 사람의 밑그림’이 되는 작업을 하는 디제이들의 ‘비닐레코드’(‘비닐광시대’)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이 사물들이 만들어 내는 차이들이 결국 무한대의 욕망들에 열려 있는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을 통해 우리들은 ‘처음’으로 이끌린다. 작가의 이런 의도는 최근작인 ‘C1+y=:[8]:’에서 ‘보드빈터’라는 공간으로 구체화된다. 정글의 특성을 도시에 연결시켜 보다 쾌적한 도심을 만들고자 하는 도시 연구가 ‘나’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도심을 다니다가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이 공간은 목숨을 걸고 정글을 탐사하면서까지 만들고 싶었던 공간이다. 그러나 이는 목적지로 충족되는 결과물이 아니라 도심 속 길들의 일부분이며, 수많은 익명의 스케이트 보더들이 ‘단 한 번도 신호등을 만나’거나,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도 스케이트 보드를 탈 수 있는 길의 연결일 뿐이다. 이 ‘길’이야말로 도시가 생성되기 이전 개인의 욕망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던 ‘첫 길’이며, 그 ‘처음’은 억압 자체가 무화되고 인류전체의 경험과 개인이 분리되지 않았던 시원의 욕망을 바라볼 수 있는 순간이다. 그 길 위로 부지런하게 걸음걸이를 옮기고 있는 작가의 행보에 시선을 고정시킨 이유는 그의 소설행위가 하나의 답변이 아니라 ‘처음’을 향한 지속적인 질문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끝>
  • ‘허스키’ 김장훈 “목이 쉬어야 노래 잘된다”

    ‘허스키’ 김장훈 “목이 쉬어야 노래 잘된다”

    허스키한 목소리의 가수 김장훈이 자신만의 독특한 목 관리법을 공개했다. 지난 25일 1주년 특집으로 꾸며진 MBC ‘음악여행 라라라’에 출연한 김장훈은 음악 동료인 유희열과 함께 자신의 히트곡인 ‘햇빛 비추는 날’ ‘난 남자다’ ‘나와 같다면’ 등을 열창했다. 무대 후 MC김창완이 ‘목을 푸는 법’에 대해 묻자 김장훈은 “목이 쉬어야 노래가 잘 된다.”고 말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허스키한 목소리를 지니게 된 이유에 대해 “쉬어있지 않으면 목이 단단하지 않다.”며 “노래를 오래 하다 보니 목에 굳은살이 생겨 쉬어도 웬만하면 노래를 할수 있다. 이러한 목 관리법 때문에 성대 결절도 조금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옆 자리에 있던 유희열도 “김장훈 콘서트 때 나는 뒤에서 건반만 치는데도 공연이 끝나면 목이 쉬더라.”고 재치를 더했다. 그는 “나는 속으로만 따라하는 데도 그렇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이 날 방송에서 김장훈은 지난 콘서트 당시 화제를 모았던 첨단 공연 장비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휴먼로봇을 만든 오준호 박사가 공연 담당교수”라며 “지난 공연에 플라잉 스테이지를 첨단으로 만든이 역시 그였다. 앞으로 더욱 선진화된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와이어 액션’에 빠진 남자 배우들

    ‘와이어 액션’에 빠진 남자 배우들

    남자 배우들이 와이어 액션에 빠졌다. 영화 ‘홍길동의 후예’의 이범수, ‘전우치’의 강동원, ‘비상’의 김범이 부상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대역 없이 와이어 액션을 선보이는 것. 이범수는 오는 26일 개봉하는 ‘홍길동의 후예’에서 연기 20년 만에 처음으로 와이어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이범수는 21세기형 현대판 홍길동의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스턴트 팀에서 2개월간 특별훈련을 받았다. 김범도 다음달 3일 개봉하는 ‘비상’에서 와이어 액션을 처음 경험했다. ‘비상’의 관계자는 “생애 첫 와이어 액션을 감행했다는 점에서 이래저래 긴장을 많이 했을 것 같았는데 김범은 의외로 담담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김범 역시 “다른 분들은 와이어 하면 힘들다고 싫어하시던데 난 재미있었다.”고 말할 정도로 능숙한 와이어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와이어 액션의 백미는 다음달 23일 개봉하는 ‘전우치’의 강동원이다. 강동원은 한국 최초의 히어로물인 ‘전우치’에서 스파이더맨처럼 건물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액션을 선보이기 위해 촬영분량의 절반 이상 와이어를 타야했다. 강동원은 촬영 전부터 서울액션스쿨에서 와이어 검술 격투 훈련 등 손에 굳은살이 가득할 정도로 고된 훈련을 받았다. 특히 촬영분량의 절반 이상이 와이어 액션이라 체중은 5kg가 넘게 줄고 온몸에 멍이 가실 날이 없었지만 고난도 액션까지 대부분의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강동원은 “떨어져도 뭐 팔 한두 개쯤 부러지겠구나 싶은 높이는 별로 안 무서운데 떨어지면 진짜 이건 죽겠구나 싶은 높이에 가면 정말 무서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 겨울 스크린을 화려하게 수놓을 남자배우들의 액션연기가 기대된다. 사진 = ‘전우치’ 포스터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4인4색 수공예 미술전

    4인4색 수공예 미술전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책(작은 도판)으로 보면, 노리끼리한 비단 위에 험준한 산봉우리만 구불구불 한없이 그려놓은 것처럼 느껴진다. 동양화의 기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로서는 얼핏 성의없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조선 전기 최고의 그림이라지만 큰 감흥이 없다는 평가도 많다. 그러나 국립박물관에서 최근 전시한 안견의 그림을 직접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오른쪽 도원에 아주 가는 붓으로 그려진 복숭아 나무의 잔가지와 복사꽃, 그 나무들 사이로 낮고 짙게 드리운 안개, 중간에 배치된 폭포수나 그 옆으로 흐르는 시냇물이 바위에 부딪쳐 일어나는 포말까지 정교하고 섬세하게 묘사했다. 그리 크지 않은 그림을 안견이 삼일 꼬박 그린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오랫동안 들여다보아도 지루하지 않은 이유다. 화가들이 세부 묘사에 힘을 쏟고 수공예적인 작업을 즐기는 이유를 들어보면 무념무상에 빠지고, 작업이 지속되면서 그런 심신의 상태를 더욱 즐기게 된다고 한다. 10월에 열리는 개인전 중에는 특별한 세부묘사와 수공예적인 작품세계에 빠진 작가들이 있다. ●향불로 구멍 내서… 한국화가 이길우 ‘무희자연’ 한국화가 이길우의 ‘무희자연’은 크고 얇은 순지에 드로잉을 한 뒤 향불로 무수한 구멍을 내 화면을 형성한 것으로, 산 등 자연을 배경으로 춤추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그려냈다. 마이클 잭슨이 연상되기도 하고, 한국무용가나 발레의 포즈가 겹쳐져 나타난다. 무위자연(無爲自然)에서 차용한 전시 제목은 무희가 각고의 노력으로 무아지경에 도달했을 때 그것은 자연의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닮았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작가는 이전까지 두 장을 겹쳐서 이미지를 완성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세 장을 겹쳤다. 그는 어느 가을날 뜰 앞 은행나무의 무수한 잎사귀를 보고 영감을 얻어서 구멍을 내는 기법으로 작품을 만든다. 그의 수공예적 기법은 디지털이 지배하는 요즘 시대와 달리 전형적인 아날로그 방식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윤진섭 호남대 교수는 “무수히 반복되는 점의 배열은 아이러니하게도 0과 1로 구성되는 디지털의 신호와 닮아 있다.”고 말한다. 27일까지. 서울 소격동 선컨템포러리.(02)720-5789. ●핀을 꼬아서… 조각가 김용진 ‘기(氣)와 기(器)’ 조각가 김용진의 ‘기(氣)와 기(器)’전은 기를 모아서 ‘기물’을 만든다는 의미다. 얇고 긴 핀을 그냥 사용하기도 하고, 꼬아서 면을 만들어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면서 캔버스 위에 도자기와 그릇 등을 부조 형태로 선보인다. 손끝에 물집이 잡히고 터지기를 반복하면서 굳은살이 배긴 상태에서 만들어낸 이들 작업은 수공예적인 경지를 보여준다. 어떤 때는 핀을 촘촘하게 박아서 그림자를 표현하고, 동그랗게 만 핀으로는 도자기 위의 포도송이나 연꽃 무늬 등을 표현하는 그의 작업은 멀리서 볼 때 수묵화의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가까이서 보면 와이어의 양감과 질감, 단순성, 여백의 미를 고스란히 볼 수 있다. 김 작가는 “금속 선의 밀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붓으로 먹물의 농담을 조절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노려봤다.”고 말한다. 반복적인 과정을 인내로 견뎌내며 소박하고 절제된 미감을 나타낸 것이 그의 작품의 특징. 31일까지. 서울 삼청동 아트파크.(02)733-8500. ●주사기 속에 아크릴 물감 넣어… 서양화가 윤종석 ‘위장’ 서양화가 윤종석은 주사기로 그림을 그린다. 주사기 속에 빨강, 파랑, 노랑, 하양 등 밝은 명도의 아크릴 물감을 넣고 검은색이나 진초록 등 어두운 색깔로 칠해진 캔버스 위에 0.5g 정도를 짜서 점묘화처럼 이미지를 만든다. 얼핏 보면 웃옷들인데 강아지의 얼굴이나 권총, 수류탄, 군화, 악어, 가방 등의 형태를 하고 있다. 윤 작가는 “아버지의 산소를 다녀온 뒤 아무렇게나 옷을 벗어두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벗어놓은 내 옷들을 보니 그 모습이 집 같기도 하고 산소 같기도 해서, 옷을 매개로 한 이미지 작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기물에서 유기물의 흔적을 찾아가는 그의 작업은 옛날 조각가들이 나무나 돌에서 불성을 찾아내 부처를 조각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일테면 고등학교 교련복으로 만든 총은 그가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를 관람한 뒤 그렸다. 군복으로 그린 수류탄이나 권총, 군화, 악어 등은 군복이 가지고 있는 ‘위장’한 이미지의 형상화다. 26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트싸이드. (02)725-1020. ●명화 이미지 오리고 붙여… 서양화가 한만영 ‘시간의 복제’ 작품만 보면 그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작가였어야 했다. 그러나 한만영은 이순(耳順)을 넘어선 작가. 그는 1980년대부터 팝아트적인 작업을 해왔다. 예술가의 사회적 참여를 암묵적으로 강요하던 그 시절탓에 그의 작품은 터무니없이 폄하되곤 했다. 하지만 꾸준히 작업에 정진해온 결과 오브제를 활용한 그의 작업들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그는 미술 화보를 가위로 오리거나,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명화의 이미지를 오려서 폐기된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첼로 등에 붙인다. 인상파 모네, 비디오작가 백남준, 요절한 미국 작가 바스키야, 팝아트 작가 리히텐슈타인, 고흐 등의 작품 이미지들이다. 사방을 거울로 붙이고 바닥을 푸르게 칠한 상자 안에 화보를 오려 붙인 첼로나 바이올린을 올려놓았다. 이런 작업을 한 작가는 “고급문화를 대중문화의 기호로, 대중문화를 고급문화의 기호로 전환하고 병치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24일까지. 서울 관훈동 노화랑. (02)732-3558.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新혼성그룹’ 게골스 “손발이 오그라들걸요!” (인터뷰)

    ‘新혼성그룹’ 게골스 “손발이 오그라들걸요!” (인터뷰)

    쿨, 코요테, 타이푼으로 이어지는 국내 혼성3인조그룹 계보에 이름부터 ‘독특한’ 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바로 ‘게리골드스미스(GaryGoldSmith, 이하 ‘게골스’). 앞선 세 그룹 후 블루 오션으로 변해버린 국내 혼성그룹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첫 타이틀곡 ‘넌 내꺼’ 무대의 경쟁력을 묻자 이들은 유쾌한 목소리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애드립!”이라고 외친다. 쿨보다 상큼하고 코요테보다 신나며 타이푼보다 발랄하다. 올 여름, ‘2009년형 新 혼성3인조’의 등장을 알린 게골스의 매력을 전격 공개한다. ◆ 아플 만큼 아팠다‥ 이제는 뜰 때! ‘중고 신인’ 3인방 게리K(본명 유근배·28), 골드(본명 김지영·25), 스미스(본명 정승현·22)로 구성된 게리골드스미스는 알고 보니 데뷔 전 다분야에서 실력을 검증 받은 중고 신인이었다. 팀의 맏형인 게리K는 홍대 언더그라운드에서 10여 년간 ‘류K(Ryu K)’라는 예명으로 이름을 떨친 힙합 래퍼였고 ,이효리의 백업 댄서로 활약한 홍일점 골드는 드라마 ‘싱글파파는 열애중’ ‘엄마가 뿔났다’ OST를 통해 가창력을 인정받은 보컬리스트였다. 팀의 마스코트이자 인천 얼짱 출신인 막내 스미스는 그룹 몬스터 활동 당시 형성된 두터운 팬 층의 응원을 받고 있다. “다들 아픈 과거 하나씩은 가지고 있어요. 그래선지 멤버들 모두 독한 면이 있고요. 골드는 무리한 보컬 연습으로 성대결절만 5-6회 걸렸고, 스미스는 안무 연습 도중 십자인대가 파열됐지만 꿈을 저버리지 않았어요. 저 역시 음지(힙합 언더그라운드)에서 양지로 나오기 위해 4개월 만에 20Kg 감량에 성공 했습니다.” (게리K) ”각자의 영역에서 경험을 쌓은 베테랑 3인방이 뭉쳤기 때문에 더욱 든든해요. 확실한 건 아픈 만큼 성숙했다는 거니까요. 신인이 아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절실하게 뛰어들었어요. 올 여름, 혼성그룹에 새 역사를 써야죠.” (스미스) ◆ 유리-신지-솔비… 新홍일점 ‘골드’ 혼성그룹의 인기는 여성 보컬의 매력이 좌우한다는 전언이 있다. 유리-신지-솔비 등 역대 혼성그룹의 홍일점 멤버들이 유독 강한 캐릭터와 개성을 지니고 있는 까닭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게골스의 홍일점을 꿰찬 골드는 어떨까. 프로 댄서로 또 OST가수로 활약했던 그에게서 선배들의 아성을 뒤엎을 끼와 근성이 보였다. “춤, 노래 어느 하나 빠지고 싶지 않았어요. 이효리, 영턱스클럽, 장나라, 김건모, 업타운, 성시경, 크라운제이 등의 백업 댄서로 활동했던 이력을 살려서 즐거운 무대를 만들거예요. 게골스에 합류하기 전 몇 달간 녹음실에서 나오지 않을 정도로 노래에 대한 열정도 있어요. 수차례 성대결절을 겪으면서 목에 굳은살도 박였고요.” (골드) 오랜 댄서 생활로 다져진 탄탄한 근육 몸매는 ‘말(馬) 근육’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 “춤이 생활화되다 보니 잔근육이 발달했어요. 남자들도 생기기 힘들다는 삼두박근도 있고요. 여기 보이죠? (웃음) 타이틀 곡 ‘넌 내꺼’가 러블리한 느낌이다 보니 요즘 미니 드레스를 입고 있어요. 말 근육 몸매를 감출수가 없어 민망하네요. 여자분들만 좋아하시지 않을까요?” (골드) ◆ 쿨과 경쟁? 상큼함으로 승부! ’여름 그룹’ 쿨의 7월 컴백 소식이 전해오는 가운데 쿨에 맞설 유망주로 지목되고 있는 게골스는 “큰 영광이다.”라며 몸을 낮췄다. “남녀노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대중적인 곡을 부른다는 점에서 쿨 선배님과 비교된다는 것은 후배 그룹으로서 너무 큰 영광입니다. 하지만 ‘제 2의 쿨’로 안착되지 않으려면 저희만의 경쟁력은 뚜렷해야 한다고 생각해요.”(게리K) 스미스는 게골스만의 경쟁 무기로 ‘스윙 재즈’를 곁들인 한층 고급스런 멜로디 라인과 후크송의 지루함을 벗어난 신선한 곡 전개를 꼽았다. “버클리 음대 출신의 재즈 전문가 두 분이 작곡해 주신 곡이에요. 스윙 재즈 밴드 느낌이 나는 신나는 멜로디 라인은 고급스러우면서도 후크송의 반복성이 없어 편안한 즐거움을 자아내죠.” (스미스) 마지막으로 게골스는 “타 혼성그룹이 흉내낼 수 없는 자신들만의 차별성이 있다.”며 상큼한 안무를 어필했다. “머리띠 춤, 다단계 춤, 게리K 형의 한숨 액션 등 안무 중간 중간에 웃음을 유발하는 포인트들이 숨어 있어요. 대중들이 쉽게 따라 부르고 들을 수 있는 음악으로 친근한 그룹이 되고 싶어요. 지친 일상에서도 유쾌한 저희 무대를 보시며 잠시나마 휴식을 찾을 수 있도록, 올 여름 게골스가 뛰겠습니다!” (골드)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 / 사진 = 강정화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판 수퍼맨’ 강동원…“와이어액션 금메달감”

    ‘한국판 수퍼맨’ 강동원…“와이어액션 금메달감”

    배우 강동원이 한국형 수퍼히어로 영화 ‘전우치’의 와이어 액션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전우치’는 누명을 쓰고 그림족자에 갇힌 조선시대 도사 전우치가 500년 후인 현대에 봉인에서 풀려나 세상을 어지럽히는 요괴들에 맞서 싸우는 활약을 그린다. 100억 원대의 제작비로 제작되는 ‘전우치’는 ‘타짜’ ‘범죄의 재구성’의 최동훈 감독이 연출하고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 백윤식, 염정아 등 스크린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주목 받고 있는 작품이다. 최근 ‘전우치’ 제작사인 영화사 집 측은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 등 주연배우들이 모두 와이어 촬영을 진행했을 만큼 액션의 비중이 높은 영화여서 배우들의 육체적 고생이 많았다.”며 “특히 주인공 전우치 역의 강동원은 촬영 전부터 액션스쿨에서 와이어, 검술, 격투 훈련 등 손에 굳은살이 가득할 정도로 고된 훈련을 받았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제작사 측은 이어 “강동원은 촬영 분량의 절반 이상이 와이어 액션이라 체중이 5kg 넘게 빠지고 온몸에 멍이 가실 날이 없었지만 고난도 액션까지 대부분의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정두홍 무술감독 역시 “강동원은 더 이상 가르칠 게 없을 정도로 액션에 재능이 있다.”면서 “강동원은 와이어 액션에서 금메달감”이라고 칭찬했다. 한편 ‘전우치’는 지난 18일 필리핀 보라카이 해외 촬영을 마지막으로 크랭크업했다. ‘전우치’는 지난해 9월 촬영을 시작해 8개월 동안 서울, 부산, 대구, 철원, 전주, 익산 등 전국을 누비고 필리핀 해외 촬영까지 대규모 로케이션을 소화했다. 도심 빌딩숲 와이어 액션과 차량 추격 등 영화 속 주요 장면들을 청계천, 강남대로, 명동, 인사동 등 교통 통제와 인파 운집 문제로 촬영 허가가 어려운 서울 도심 번화가에서 촬영을 감행했다. ‘대한민국 수퍼히어로 영화’를 표방하는 ‘전우치’는 액션과 시공간을 넘나드는 방대한 스케일의 판타지를 구현하기 위해 약 6개월의 후반작업을 거쳐 오는 12월 개봉될 예정이다. (사진제공=프로덕션 M) 서울신문NTN 홍정원 기자 cin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1200도 불가마 지키는 숯꾼의 애환

    1200도 불가마 지키는 숯꾼의 애환

    1200도가 넘는 고열의 가마 앞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숯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자 엄청난 규모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일본, 중국까지 이 열풍에 가세해 수출량도 늘었지만, 숯을 굽는 방식은 힘들고 어렵기로 유명하다. EBS 극한직업 ‘참숯 공장’편은 18일부터 이틀에 걸쳐 참숯을 굽기 위해 불과 사투를 벌이는 극한 노동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참숯 공장에서는 30대에서 60대까지 11명의 노동자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숯을 굽고 있다. 취재진은 그들의 애환도 함께 들어 본다. 18일 오후 10시40분에 방송하는 1부에서는 참숯이 제작되는 과정을 취재했다.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산에서 베어온 참나무를 가마에 넣는 일. 총 38개의 가마 중 한 개 가마에 운반해야 하는 나무만도 7~8t에 이른다. 성인 남자 몸통만 한 통나무를 좁은 입구로 날라 균형있게 차곡차곡 쌓는 일은 위험함은 물론 고도의 기술을 요한다. 완성된 숯을 꺼내는 일도 쉽지 않다. 숯을 꺼내는 부장대만 하더라도 10㎏이 넘는 무게다. 경력 10년이 넘은 베테랑들도 50도가 넘는 열기 때문에 땀을 비오듯이 흘린다. 극한 환경에서 일하는 일꾼들의 손마디는 일그러졌고, 팔목에는 굳은살이 박혔다. 19일 방송하는 2부는 순간순간 벌어지는 생명을 위협하는 일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대부분이 몇 년간 일을 해온 베테랑들이지만 참숯 제조 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는 늘 일어난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과 극한의 노동 환경 때문에 쓰러져 입원을 한 일꾼도 있다. 하루 2시간만 잠을 자면서 가마를 지켜야 하는 경우도 있다. 취재진은 잠도 못자며 일하는 일꾼들의 사연을 들어 본다. 또 이런 극한 환경에서도 견디고 꿋꿋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는 가족들의 모습도 함께 카메라에 담았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김정은 “‘초콜릿’은 나에게 양치질 같은 존재”

    김정은 “‘초콜릿’은 나에게 양치질 같은 존재”

    SBS ‘김정은의 초콜릿’을 진행하는 김정은이 프로그램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3월 7일로 방송 1주년을 맞이한 SBS ‘김정은의 초콜릿’(연출 성영준)이 특집방송으로 녹화가 이뤄졌다. MC를 맡고 있는 김정은은 이날 초콜릿밴드와 함께 자우림 곡 ‘헤이헤이헤이’를 기타연주 솜씨를 뽐냈다. 김정은은 처음 시도한 기타연주로 인해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굳은살도 생겼지만 “제가 노력해서 무대가 풍요로워지고 관객이 즐거워한다면 그 또한 제 기쁨”이라며 새로운 시도들을 선보였다. “가만히 있기보다 적극적으로 무대에 참여하면 관객들이 더 좋아하고 제작진이 즐거워 한다.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것”이라는 김정은은 “그룹 봄여름가을겨울 앞에서 기타 연주하는 게 쉽지는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음악적인 시도를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김정은은 “어릴 적 피아노 전공을 고민했을 정도로 음악을 좋아했다. 라이브밴드와 함께 방송을 하다 보니 밴드와 함께 하는 무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기타연주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도전하고픈 악기가 있냐는 질문에 김정은은 “드럼은 밴드 전체를 이끌어 가는 악기다. 정말 좋아하는 악기라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고 전해 새로운 기대를 갖게 했다. “초콜릿은 나에게 양치질같은 존재다.”라고 밝힌 김정은은 “하루라도 안하면 찝찝하고 평생해야 하는 것이 양치질 아닌가?”라며 “초콜릿은 삶의 활력 같은 프로그램이고 내 자신이 너무 웃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제 1년이 됐지만 앞으로도 초콜릿은 계속 진행하고 싶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1주년 기념으로 꾸며진 SBS ‘김정은의 초콜릿’은 11일 밤 12시 30분 방송된다. (사진제공 = SBS)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009 별을 쏜다] (8) 카누 국가대표 신진아

    [2009 별을 쏜다] (8) 카누 국가대표 신진아

    카누 여자 국가대표 신진아(21·한국체대3)가 새해를 맞는 감회는 남다르다. 이순자(31·전북체육회)가 한국 여자 카누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데 자극받아 목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기 때문이다. 첫 출전의 영광은 안았지만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한 ‘순자 언니’의 한을 대신 풀어야겠다는 의욕이 넘친다. 카누는 대표적인 비인기 종목. 여자는 대학과 일반부 모두 합쳐 등록 선수 60명이 전부다. 대학부는 고작 16명. 이런 상황에서 이순자의 올림픽 자력 출전은 신진아에겐 생애 최대의 자극제가 됐다. 신진아는 목포여중 2학년 때 단순한 호기심에 친구 손을 잡고 카누를 타게 됐다. 아버지 대운(54·자영업)씨와 어머니 최용자(52)씨는 자식이 하고 싶은 것을 적극 밀어주는 분이라 반대는 없었다. 쉽게 운동을 시작했지만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기초가 부족한 데다 목표의식 없이 노를 잡았기 때문이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제일여고 1학년 때 출전한 대회에서 꼴찌의 아픔을 맛봤다. 그 충격은 그동안 신진아 안에서 잠자던 승부 근성을 일깨웠다. 그는 “훈련이 부족했다. 그래도 나 자신에게 무척 화가 났다.”고 돌아봤다. 2년간 손바닥의 굳은살을 더 두껍게 만든 신진아는 고교 3학년인 2005년 4월 해군참모총장배 고등부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카누의 맛을 알게 됐다. 그는 “세 번째로 결승선을 끊었지만 생애 처음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그 감동을 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상승세를 탄 그는 주니어 대표로 뽑히며 대학생이 됐다. 지난해 10월 그렇게 높게 보였던 태극마크도 달았다. 오기 끝에 결실을 거둔 신진아는 어느새 카누가 그의 삶이 됐다. 그는 “노로 저어 물살을 갈라 달리면 가슴이 탁 트인다. 경기에서 누구를 밀어내야 하는 긴장감이 매력”이라며 순한 외모와 달리 당차게 말했다. 신진아는 내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더 나아가 2012년 런던올림픽 메달을 꿈꾼다. 물론 현재 실력으론 올림픽 메달권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그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자체가 대단하다.”며 손사래를 친다. 그러면서도 그는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올림픽 메달을 꼭 따고 싶다.”며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카누에 좋은 체격 조건(170㎝·60㎏)과 물을 잡아 끄는 능력이 뛰어난 신진아는 약점도 있다. 그는 “기복이 심하다. 체력이 많이 부족해 힘이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보다 노 젓는 속도가 많이 느리다.”고 털어놨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신진아는 물이 얼어 카누를 띄우지 못하는 12~2월 3개월 동안 웨이트 등으로 체력 보강에 온 힘을 쏟는다. 개인훈련시간마저도 여기에 쓴다. 매일 2시간30분씩 힘을 기르려고 투자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못한다. 쉬거나 공부를 해야 할 오후 8시부터 1시간을 더 보탠다. 그는 오전에 수업을 듣는 대학생이라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는 쉬는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다. 한국 카누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라는 새 역사를 쓰기 위해 그는 오늘도 아낌없이 구슬땀을 쏟는다. 글 사진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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