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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요즈음 신림동 고시족들은…

    [단독]요즈음 신림동 고시족들은…

    신세대 고시생의 64%가 대학 휴학생 신분이고, 술·담배를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시 비용은 부모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예전의 ‘주경야독형’ ‘배우자 뒷바라지형’ 고시생(考試生)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신림동 고시촌 학원가에서 행정·외무고시와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남녀 수험생 31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274명 가운데 무려 174명이 대학 휴학생으로 조사됐다. 대학이나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은 27명(10%)에 불과해 ‘1년 이상 휴학은 기본’이라는 최근의 대학가 트렌드를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자 중 기혼자는 6명에 그쳤다. 이는 과거 드라마의 소재가 되기도 했던 ‘배우자 뒷바라지형’ 고시생이 사라져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월 비용 70만~100만원… 거의 부모에 의존 응답자의 절대다수(253명)는 고시 준비에 필요한 비용을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으며, 비용은 월 70만∼100만원(107명)이 가장 많았다. 고시생들의 평균 나이는 24세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남자는 25.3세, 여자는 23.3세로 남녀 연령 차이는 군 복무 기간과 거의 일치했다. 지난해 행시 합격자 연수생들의 평균 나이가 26세인 점을 감안하면, 두 살 정도 줄어들었다.‘장수생’이 줄어든 것은 행정·외무고시의 1차시험 합격자 1년 유예 혜택이 2006년부터 폐지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에따라 ‘올해가 몇 번째 도전이냐.’는 질문에 1회가 109명(40%),2회가 104명(38%)으로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5회 이상 장수생 응답자는 3%에 그쳤다. 장수생들은 학원에 다니지 않고 독학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도 있지만 학원가에서는 최근 장수생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또 성별로는 남자가 139명, 여자가 135명으로 집계돼 고시 합격자 중 여성비율이 높아지는 최근 추세를 반영했다. 최근 특목고 열풍에 맞물려 응답자 중 외고 출신이 43명으로, 전체의 16%를 차지했다. 응답자들의 고교 성적은 152명(55%)이 전교 10등 이내라고 답해 우등생들의 고시 편중현상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이들은 학원 강의와 자습을 포함해 하루 평균 9.76시간 공부에 매달리고, 스트레스 해소법으로는 영화·음악 감상(28%)을 가장 선호했다. 담배는 231명, 술은 180명이 전혀 입에 대지 않는 등 자기관리가 철저했다. 하지만 가장 힘든 점으로 ‘장래에 대한 불안’(36%)을 꼽아 수험생들이 합격에 대해 강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신림동의 한 고시학원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조현씨는 “요즘 고시생들은 고액과외로 명문대에 들어간 학생이 대부분이고, 고학으로 공부하는 학생은 찾아 보기 어려울 정도”라며 신세대 고시생의 풍속도를 전했다. 임창용 윤설영기자 sdragon@seoul.co.kr
  • 종교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2009년부터 허용

    이르면 2009년부터 종교나 신념에 따라 군 입대를 거부하는 사람은 현역복무 대신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에서 병역의무를 수행하게 된다. 국방부는 18일 종교나 개인적 신념 등을 이유로 군 복무를 거부하는 사람은 중증 장애인 수발 등 사회복무 분야에서 대체복무를 할 수 있도록 병역법 등 관련 법령을 정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 제도가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을 치매노인이나 중증장애인, 한센병 환자 수발 등 근무 강도가 높은 분야에 배치하고 현역병 복무기간의 2배인 36개월 동안 합숙근무하도록 할 방침이다. 복무기관으로는 한센·결핵·정신병원 등 전국 특수병원 9곳과 국·공립 노인전문 요양시설 200여곳이 검토되고 있다. 권두환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병역거부에 따른 전과자를 양산하는 현 제도는 소수자 인권보호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 대체복무 허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게 됐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종교·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로 징역형 등 형사처벌을 받는 사람은 매년 750여명에 이른다. 정부는 종교·신념에 따른 대체복무자를 가리기 위한 방안으로 법조계와 학계, 사회단체, 정부 관계자 등으로 대체복무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체복무 희망자에 대해 서면·출석조사를 통해 대체복무 동기의 진실 여부를 가릴 방침이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후원모임인 ‘전쟁없는 세상’의 나동혁(30) 책임활동가는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국방부의 전향적 결단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반면 재향군인회는 “징병제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사안”이라며 방침의 철회를 요구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종교·신념따른 대체복무 허용] “집총 거부하다 주검으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부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를 허용하겠다는 소식이 어찌나 고마운지 몰라요. 앞으로 이들은 우리 사회에 보다 많은 기여를 하게 될 테니까요.” 18일 정부가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 대체복무를 허용하겠다는 소식을 들은 자영업자 김윤태(54)씨의 눈가가 촉촉히 젖어들었다.20여년 전 종교적 신념으로 집총을 거부하다 입대 뒤 하루만에 숨진 동생 선태(당시 22세)씨의 모습이 아련하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1981년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장사를 시작한 선태씨는 갑작스레 군입대 통지서를 받고 같은 해 8월14일 서울 태릉의 모 사단 훈련소에 입소했다. 그러나 ‘여호와의 증인’ 신도였던 그는 군사훈련 일체를 거부했고, 다음날 부내 내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입대한 다음날 아침 동생이 죽었다는 전화를 받고 온 가족이 부대로 달려갔어요. 주검을 보니 온 몸에 타박상 흔적이 나 있고 특히 가슴과 엉덩이에 시커멓게 멍이 들어 있었어요. 유서도 없었는데 군 당국은 이렇다 할 해명 한 마디 없이 ‘자살했으니 확인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만 했어요.” 당시 군 당국은 “자살 확인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당신도 구속해 버리겠다.”며 선태씨와 같은 이유로 군 입대를 기피하던 김씨를 위협했다. 결국 확인서에 서명이 끝나자 동생은 곧바로 화장됐고, 김씨도 석달 뒤 병무청 직원들에게 이끌려 강제 입영된 뒤 병역 거부로 3년 1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 “동생이 죽은 뒤로 집안은 완전히 풍비박산이 났어요. 억울한 사연을 알리고 싶었지만 당시는 군사정권이 들어서 ‘계엄상황’이다보니 함부로 말할 수도 없었어요. 어머니는 화병 때문에 8년 전 돌아가셨고요. 저 역시도 수감 후유증으로 몸도 가누기 어렵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는 등 괴로움은 말로 다 할 수 없었어요. 취직도 안 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요.” 그동안 ‘먹고 사느라’ 정신이 없었던 김씨는 지난해에야 동생의 사인 규명을 위해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문사위)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김씨는 이번 정부 방침이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이 전과자가 되지 않고 사회에 온전히 기여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군복무중 탈모도 국가유공자”

    군 생활에 따른 스트레스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탈모증세가 진행됐다면 국가유공자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003년 5월 입대한 박모(당시 21세)씨는 이듬해 1월부터 머리에 부분적인 탈모증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가족력도 없었고 입대 전에는 탈모증세도 없었다. 수개월간 치료를 받았지만 박씨의 머리카락이 계속해서 빠지자 급기야 2004년 10월에 국군통합병원에 입원, 머리 전체의 털이 빠지는 전두탈모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래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아 입대 2년 만인 2005년 5월 의병전역을 했다. 박씨는 전역한 뒤 서울지방보훈청에 스트레스 등으로 전두탈모증이 발생했다며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했다. 증상도 상당부분 회복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의 전두탈모증은 군 생활 중의 교육훈련과 직무수행에 따른 스트레스에 의해 발병했거나 스트레스가 탈모증을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국무회의 의결 안건] 남편도 출산휴가 3일

    앞으로 주권이나 사채권을 실물로 발행하지 않고 전자등록기관에 등록만 해도 권리행사가 가능한 ‘주식 및 사채의 전자등록제’가 도입된다. 정부는 11일 정부중앙청사에서 한덕수 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상법’ 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주권 발행시 기업이 실물 발행 부담을 덜고, 주주나 사채권자는 실물 증권을 소지하지 않고도 손쉽게 권리의 양도, 담보의 설정 및 권리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취지로 한다. 개정안은 또 소수 주주 보호를 위해 발행주식 총수의 95% 이상을 보유하는 지배주주가 소수 주주의 주식을 공정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소수 주주도 지배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정부는 남자 근로자에게 배우자 출산 휴가를 3일간 주도록 규정한 ‘남녀고용평등법’개정안도 의결했다. 단 휴가는 출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개정안은 또 전일제 육아휴직 대신 주 15∼30시간 근무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도입하도록 했다. 군인의 연가 일수를 국가공무원과 같이 21일로 축소·조정하고, 휴직 등으로 실제 복무하지 않은 기간을 연가 일수 산출에서 빼도록 한 ‘군인복무규율’ 개정안도 처리됐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천수, 보름뒤 페예노르트 합류

    네덜란드 프로축구 페예노르트 로테르담으로의 이적 계약을 완료한 이천수(26)의 팀 합류가 취업 허가 문제 등에 걸려 보름 정도 늦춰진다. 페예노르트는 4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천수가 군 복무를 마치지 않아 출국시 특별허가가 필요한데 그 절차가 마무리되는 데 일주일 걸린다.또 유럽연합(EU) 출신이 아닌 선수들에게 필요한 취업허가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며 “2주 뒤에나 로테르담에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천수는 한·일월드컵 4강 진출로 문화·예술요원으로 군 복무를 대체할 수 있는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 복무기간 34개월이 끝나지 않아 해외 여행시 문화관광부 추천서를 받아 병무청 허가를 얻어야 한다. 이천수의 전 소속팀 울산과 페예노르트는 유럽 프로축구 이적 마감 시한이었던 지난달 31일 계약을 완료했다. 이천수도 국내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받고 팩스로 계약서를 주고받는 등 입단 절차를 마무리했다.이런 상황에서 빨리 팀에 합류하려 했던 이천수나 안드벨레 슬로리의 부상으로 생긴 공백을 메우려 했던 페예노르트 모두 예상치 못한 암초에 맞닥뜨린 것.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서울·고려대 “로스쿨 정원 제한말라”

    정부가 대학별 로스쿨 정원을 150명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와 고려대가 반대 의견서를 교육인적자원부에 제출했다. 반면 교육부의 방침을 지지하는 대학도 적지 않아 대학간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 교육부는 오는 2009년 설치 예정인 로스쿨과 관련해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로스쿨법)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하고 각계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는 “학생 선발 쿼터제를 법률로 강제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되는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로스쿨의 도입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 의견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고 26일 밝혔다. 서울대는 의견서에서 “입학정원 제한 조치는 총 입학정원 제한이라는 부담과 로스쿨 인가 탈락 대학을 줄이려는 ‘동정적 배려’에 따른 정치적 역학관계 및 정책적 고려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비(非)법학사 및 타대학 출신자를 3분의1 이상씩 선발토록 한 학생선발 쿼터제에 대해서도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타대학 쿼터제는 폐지하거나 5분의1 이하로 범위가 축소돼야 하며 비법학 전공자 쿼터제를 두더라도 2011년(군 복무를 감안하면 2013년)까지는 4분의1 정도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대도 정원 제한 반대 의견을 교육부에 제시했다. 하경효 법대 학장은 “경쟁력있는 법학 교육을 위해서는 정원에 제한을 두는 것은 합당치 않다는 입장”이라면서 “지금보다 법학 교육이 개선될 수 있는 방향으로 의견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대학들은 특정 대학의 법조인 독식 현상을 막고 다양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입학 정원 상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로스쿨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인 건국대 법대 김영철 학장은 “대학간 특성화를 통한 법조인 양성의 다양화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입학 정원 상한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학벌을 깬 사람들] (2) ‘대학중퇴’ 만화가 이두호 세종대 교수

    [학벌을 깬 사람들] (2) ‘대학중퇴’ 만화가 이두호 세종대 교수

    “우리 사회가 학벌이 아닌 작품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만화계를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곪은 것은 터져야 하기에 지금의 학위 위조 논쟁은 더욱 달구어 져야 합니다. 그 후에야 올바른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가 나올 수 있으니까요.” ‘임꺽정’,‘머털도사’,‘객주’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이두호(64)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나직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홍익대 중퇴의 학력으로 세종대 교수에 임용된 만화계의 거장인 그는 뚝배기같이 구수한 작품들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는 만화가 인생에서 학벌 문제로 세 번의 화를 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결국 화를 이기는 것은 끊임없이 솔직하고 당당하게 나를 보여주는 것이었다.”면서 “그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사람들이 나를 경력이나 직위가 아닌 만화가로 보아 주었다.”고 말했다. ●작품으로 평가받는 만화계 닮아야 경북 고령군 다산면 상곡동에서 자란 그는 초등학교 때 각종 미술전에서 상을 휩쓸고 중학교 2학년 때 이미 ‘피리를 불어라’라는 128페이지 만화를 그려내는 뛰어난 재주를 보였다. 어린 이두호의 꿈은 화가였고,1964년 상경해 홍익대 서양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가난은 심했고, 군 복무를 마친 뒤 1968년 결국 학교를 중퇴했다. 이 교수는 “솔직히 공부 안 해 내심 좋았다. 책까지 팔아 밥을 먹던 시절이었으니까. 지금 돌아보면 부모님이 나를 믿어 주신 것이 참으로 고맙다.”고 회상한다. 대학을 중퇴한 뒤 만화가의 길로 들어서자 순수 회화를 하는 동창들은 학교를 그만두고 일명 ‘딴따라’의 길로 들어섰다며 비난했다. 한번은 반가운 마음에 나갔던 입학생 동창회에서 맥주잔을 내던지며 첫 번째 화를 냈다. 이 교수는 “그냥 솔직히 나를 인정하고 보여주면 되는 건데 젊은 시절이라 화를 참지 못했죠. 지금은 입학생 동창회에서 같이 전시를 하자고 연락이 와요. 한번도 참여는 안 했지만….”하고 말하며 눈웃음을 짓는다. ●학력 속이는 건 절대 용납될 수 없어 두 번째로 화를 낸 것은 3년여전 한 박물관에서였다. 초청 인사를 소개하는 팸플릿에 자신을 서울대 미대 동양학과 졸업이라고 소개한 것을 보고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정중하게 고쳐줄 것을 요구했지만 고친다 해도 행사가 끝난 뒤 다시 뿌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정말 난감한 순간이었다. 결국 주위 사람들에게 화를 냈다.20여년전 그의 만화책 중에는 홍익대 졸업이라고 소개한 것들도 있다. 그때마다 화를 내기도 하고 싸우기도 했지만 ‘출판사가 사정을 봐달라.’고 하면 좋은 게 좋다고 눈감아 준 적도 있다. 그는 “학력을 속이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면서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주위 환경에 말려들어가 본의 아니게 학력 위조를 하게 된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요즘에는 기자들에게 그냥 만화가라고 소개해 달라고 한다.”면서 “만화가가 교수보다 나를 더 잘 설명하는 직업 아니냐.”고 되묻는다. 세번째로 화를 낸 것은 교수로 임용될 때였다. 그림 작업으로 한참 바쁜 어느날 아침 세종대 관계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바빠서 정확히 못 들었지만 재학증명서 등의 서류를 제출한 뒤라 관련된 설명을 요구하는 듯했다. 하지만 작업 시간을 빼앗기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 면접날 그는 총장과 이사장 앞에서 학교를 중퇴한 사실 등을 있는 그대로 가장 먼저 말했다. 그런 솔직함을 인정받았는지 99년 정교수로 발탁됐다. 그러나 임명식을 하는 자리에서 사회자는 그의 경력을 말하며 대학에 관한 부분은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실력 갖추면 학벌과 무관해져 학벌에 대한 세 가지 에피소드를 들려준 이 교수는 “젊었을 때 무조건 당당하게 내 학력을 이야기하곤 했다.”면서 “그런 과정을 거치니 이젠 학벌과 무관한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학벌을 가지고 힐난하던 사람들의 목소리도 없어졌다. 한번은 홍익대 학보사 학생들이 취재를 와서 “난 졸업생이 아니다.”고 말했는데 나중에 학생들에게 너무했나 싶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자식에게는 좋은 대학을 가라고 권하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 물어봤다. “막내 아들이 고1 때는 중간 정도는 하더니 고3 때는 한반 57명 중에 53등을 한 적이 있어요. 애 엄마가 화가 많이 나 얘기를 좀 하라고 하더군요. 아들과 함께 둘이 낚시를 갔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 학벌은 상관없다고 말해줬어요. 실력으로 학벌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실력을 갖출수록 학벌과 무관해지는 거라고. 그때부터 열심히 만화를 그리더니 지금은 대구의 한 예술대학에서 만화가의 꿈에 부풀어 있어요. 그 애들이 사회에 나올 때면 실력을 우선으로 하는 쪽으로 사회가 많이 바뀌어 있길 바랍니다.” 글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여성&남성] “남자도 때론 울고 싶다”

    ●힘들 때 곁을 지켜주는 건 동성친구 험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남자들은 강한 척, 잘난 척을 해야 할 때가 많다. 여자 앞에서 눈물 흘리는 걸 부끄러운 행동으로 세뇌받고 자란 남자들은 힘이 들 때 차라리 동성친구에게 기대고 싶다. 회사원 하모(35)씨는 “울고 싶을 때는 동성이 더 좋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세상을 살다 보면 여성이건 남성이건 울고 싶을 때가 있다.”면서 “혼자서 소주 한 잔 하면서 울어도 되지만 그건 너무 처량하고, 마음 잘 통하는 친구와 만나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눈물 흘리면 개운하다.”고 역설한다.“물론 이성친구라도 좋겠지만 그건 쪽팔려서 안 된다고 어떤 여자 후배가 말하더라고요.” 송모(36)씨는 “남자도 때로는 다른 이들의 어깨에 기대고 싶고, 잘 못하는 걸 억지로 잘하는 척하지 않고 싶다.”고 털어놓는다.“성장과정이나 현재 하는 일에서 어렵고 힘든 점을 마음껏 털어놓을 수 없을 때, 여자에게는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내색을 잘 못하겠더라고요. 그래도 동성에게는 술 한잔 마시며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잖아요. 넋두리도 하고 어리광도 부리고요.” 여자 앞에서 남자가 ‘맥가이버’가 돼야 한다는 것도 남자들끼리만 통하는 고충이다. 송씨는 “자동차, 컴퓨터, 보일러 등 뭐든 망가지면 여자들은 남자 얼굴만 쳐다보면서 ‘(남자가) 그것도 못해?”라고 말한다.”면서 “해결할 줄 모르니 방법도 없고 사실대로 말하기도 난감하다.”고 밝혔다.“그럴 때 남자들끼리는 편하게 잘 못한다고 말하면 잘하는 사람이 하면 되잖아요.” ●평생 친구, 아내 안 부럽다 대기업 연구원으로 일하는 김모(34)씨는 대학부터 취업까지 14년간 희로애락을 함께한 친구를 ‘인생 최고의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군 복무시절을 제외하곤 언제나 친구들과 함께 있었으며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집은 잠만 자고 나오는 고시원 수준이었다. 김씨 인생의 중심엔 언제나 친구들이 있었다. 김씨가 이렇게 동성 친구들과 어울리게 된 이유는 당시 이공대 여학생 비율이 적었던 이유도 있다. 그는 동성친구가 좋은 이유로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취업 공부는 물론, 좋아하는 운동과 4륜구동차를 이용한 오프로드 여행도 모두 동성친구들과 함께 했다. 그렇다고 독신주의자는 아니다. 김씨는 “뼛속까지 열정으로 가득차 있던 대학시절을 함께한 친구들이 누구보다 저를 이해해주기 때문”이라면서 “지금이라도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고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라도 결혼할 생각”이라며 웃었다. ●“여친은 대중탕에서 등을 밀어줄 수가 없잖아요” 회사원 허모(32)씨는 “친구 등에 물을 끼얹어주고 ‘이태리 타월’로 서로 등을 밀어주면서 느끼는 교감을 여자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그럴 땐 정말 이성친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든다.”고 강조한다. “등을 미는 건 목욕의 하이라이트라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거든요. 그런 경우 이성친구 다 필요 없습니다. 내 등을 시원하게 밀어줄 든든한 동성친구가 백번 낫죠.” 이성보다 동성이 더 좋은 경우로 많은 남성들은 “술 취하고 싶을 때”를 꼽았다. 황모(30)씨는 “나같은 유부남은 이성친구랑 술 마시고 취하면 큰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면서 “특히 술을 과하게 마셔 비틀거릴 때 이성친구가 부축을 해줬다면 큰일”이라고 강조했다.“그런 모습을 ‘마누라님’의 친구나 이웃이 목격을 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무리 도덕적 정당성을 주장해 봐야 오해는 쉽게 가시지 않을 수 있죠. 같이 취할 때도, 비틀거리는 걸 부축해 줄 때도 동성이 제격이죠.” ●남녀는 언어가 다르다? 장모(37)씨는 남성들과 여성들은 쓰는 언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결혼 10년이 지나 아들, 딸 한명씩을 뒀지만 지금도 아내와 얘기할 때 낯선 느낌을 받는다는 것. “살다 보면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법이죠. 그런데 여자들과 어긋난 관계를 푸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한번 토라지면 며칠씩 말 안하고, 뭘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관계를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해야 합니다. 남자라면 술 한잔, 농구 한 게임으로 풀 수도 있을 텐데 여자들의 언어는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장씨는 또한 아내가 자신을 길들이려 할 때는 “한마디로 피곤하다.”며 한숨 짓는다.“‘청소해라, 씻어라, 술·담배 하지 말아라’ 등 아침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잔소리의 연속입니다. 차이를 인정해주고 조금씩 이해해주면 안 될까요?”라고 하소연했다. 가족 이야기를 할 때 받는 스트레스도 ‘차라리 남자가 좋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는 “아내와 양가 얘기를 하다 보면 언제나 서먹해집니다. 시댁이나 친정으로 각자의 집을 구분하고 경제적 문제나 부정적인 이야기라도 나올라치면 언제나 언성이 높아집니다.”라며 얼굴을 찌푸렸다. 강국진 오이석기자 betulo@seoul.co.kr
  • 전문계高에 군 특수학과 설치

    내년부터 전국 10개 특성화 전문계 고등학교(옛 실업계고)에 군(軍) 첨단장비 운용·정비 인력을 키우기 위한 특수학과가 운영된다. 전문계고 졸업자는 군 복무 중 관련 전문학사 학위를 딸 수 있게 된다.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영·유아와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초등·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정부 지원 대책도 본격 추진된다. 정부는 27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국가인적자원위원회’에서 국가인적자원위원회를 출범하고, 이런 내용의 ‘국가 인재개발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영아·유아·청소년기에서 청년기, 군 복무기, 중·장년기, 노년기에 이르는 전 생애에 걸쳐 인적자원의 역량을 높여 능력 중심의 학습사회를 만들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우선 내년부터 전문계고 10곳에 궤도차량과 항공기, 유도무기, 레이더 등 군 관련 특수학과를 시범 설치해 운영할 방침이다. 국방부 군복무팀 노관석 팀장은 “군과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기술인력을 맞춤형으로 길러내기 위해 내년부터 권역별로 10개 전문계고에서 500명을 시범 양성하기로 했다.”면서 “유급 지원병과 부사관, 기술특기병에 졸업생들을 우선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수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은 2년 동안 이론 교육을 받은 뒤 나머지 1년은 군부대에서 시간당 1만원의 수당을 받고 현장 실습을 받게 된다. 정부는 또 오는 2012년 산업기능요원제 폐지에 대비, 전문계고와 기업이 키운 인력을 군 복무 중 관련 분야에 근무시킨 뒤 전역하면 기업체에 복직시키는 방안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또 전문계고 졸업생이 군 복무 중 관련 전문 기술 분야에 근무하면서 전문학사 학위를 딸 수 있는 ‘전문학사 학위취득 지원제(e-Military U)’도 도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교육부를 비롯한 7개 중앙부처는 ‘생애 초기 기본학습능력 지원계획’을 추진한다. 어렸을 때 부모의 가정 배경에 따라 생기는 학습과 문화의 경험 차이를 지원해 학력 격차를 줄이자는 것이 취지다.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영유아 약 30만명과 초·중학생 기초학력 미달 학생 18만여명이다. 저소득층 영유아에 대해서는 언어·인지·정서 발달 진단도구와 프로그램을 개발해 유치원 등 육아시설에 보급할 계획이다. 초등·중학교 단계에서는 기초학력 책임지도 시스템을 도입한다. 초등학교 1∼3학년 가운데 기초학력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읽기와 쓰기, 기초수학 등 세 영역에서 담임 교사가 책임 지도하도록 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는 교과별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진단 도구와 보정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매년 진단평가를 실시할 방침이다.김재천 이세영기자 patrick@seoul.co.kr
  • 신군부, 80년 5월초부터 비상계엄 확대 계획…‘北 남침설’ 5·17에 악용

    신군부, 80년 5월초부터 비상계엄 확대 계획…‘北 남침설’ 5·17에 악용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신군부가 학생시위가 본격화되기 전인 5월초부터 비상계엄 확대를 통한 정국 장악을 치밀하게 계획했던 것으로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이해동) 조사결과 드러났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5·18 발포명령자는 이번에도 밝혀내지 못했다. 국방부 과거사위는 2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2·12,5·17,5·18사건과 1990년 보안사 민간인 사찰사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에 따르면 5월초 육군본부는 ‘학생시위 대처방안’이란 문건을 통해 ▲군 투입 준비(5월7∼10일) ▲포고령 발표(11∼13일) ▲휴교령·계엄포고문 발표(14∼15일) ▲계엄군 투입(17일)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계획을 수립했다. 과거사위는 “문건 작성 당시 학생시위는 학원민주화를 요구하는 교내시위 수준이었다.”면서 “시위로 사회가 혼란해져 군이 나섰다는 신군부 주장은 5·17 계엄확대를 정당화하려는 거짓주장”이라고 결론지었다. 신군부가 계엄확대 명분으로 활용한 ‘북한남침설’에 대해선 당시 육본조차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던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육본 보고서를 통해서다. 과거사위는 “정치개입의 명분을 찾기 위해 대북정보를 악용한 것”으로 규정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 앞 발포의 최종 명령권자는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과거사위는 “5월21일 작성된 2군사령부 문서를 통해 전두환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이 ‘자위권 발동’을 강조했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가 공개한 ‘광주권 충정작전간 군 지시 및 조치사항’이란 문서에는 “전(全) 각하(전두환 지칭):초병에 대해 난동시에 군인복무규율에 의거 자위권 발동 강조”라는 내용이 수기(手記)로 적혀 있다. 초기 강경진압 과정에 황영시 당시 계엄부사령관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전차 투입을 명령하고 자위권 발동 논의를 주도한 것도 황 부사령관이었다고 과거사위는 전했다. 한편 5·18 발포명령자 등 핵심 의문점들이 해소되지 못한 것과 관련, 이해동 위원장은 “미흡하더라도 자기고백적 진상조사결과를 군 스스로 국민 앞에 공개했다는 점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정책선거 원년으로] 대선정책 평가교수단 역대 공약 점검

    [정책선거 원년으로] 대선정책 평가교수단 역대 공약 점검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의 역사에서 본격적인 공약대결이 시작된 것은 1987년 6월항쟁으로 쟁취한 13대 대선부터다. 이전에는 ‘사사오입’ ‘부정선거’ ‘유신’ ‘체육관선거’라는 오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약은 철저히 무시됐다. 민주화 이후의 대선 공약도 진정한 의미에서 국민과의 약속은 아니었다. 공약이 선거의 장식품으로 전락해 유권자의 선택기준으로 기능하지 못한 탓이다. 지역주의가 선거를 지배하는 구도가 계속되면서 정책공약은 유권자를 동원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후보나 정당은 실천 가능한 정책공약을 개발해 유권자들의 표를 얻으려는 노력보다는 뭐든지 다 해 주겠다며 백화점식으로 나열하거나, 장밋빛 공약만 형식적으로 내놓았다. 막상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면 공약 이행에는 관심이 없고, 백지위임을 받은 것처럼 통치해 왔다. 선거가 끝나는 순간부터 유권자는 대통령과 정부를 불신하는 악순환이 거듭됐다. 다행히 2002년 16대 대선부터 3김의 퇴장과 함께 지역주의가 완화되고, 이념적 경쟁이 자리잡으면서 정책공약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진보를 강조한 노무현 후보와 보수를 강조한 이회창 후보가 원심적 대결을 펼치면서 공약의 차별화가 이뤄진 것이다.15대 대선부터 도입된 TV토론은 후보자간 정책 차이를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2002년 대선도 과거의 구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주먹구구식 공약 역대 대선 공약을 살펴보면 우선 매니페스토(참공약 실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슬로건이나 구호로 끝난 게 대부분이다. 정당과 후보는 그럴싸한 수사로 공약의 기조를 제시했으나 구체적 실현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특히 재원과 추진일정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공약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넉넉하고 고른 경제’,‘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계층간 갈등을 해소해 균형잡힌 사회를 이룩한다.’는 등의 약속은 장밋빛이었지만, 실천방안은 회색빛이었다. 1992년 14대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는 신한국창조를 위한 10대 과제,77개 공약을 발표했다.1997년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도 100대 중점공약을 제시했다.2002년 노무현 후보도 21세기 국가발전을 위한 전략으로 4대 비전과 20대 정책목표,150대 핵심과제를 제시했으나 모두 실천방안이 결여됐다. 진정한 의미의 매니페스토 공약은 아니었던 셈이다.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된 공약도 주먹구구식이 많았다.1987년 13대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가 제시한 물가상승률 2∼3% 유지 공약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게 뻔한 주택 200만호 건설과 숱한 개발공약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었다.1997년 김대중 후보가 내놓은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의 세계 5강 진입’ 공약은 외환위기 체제에서 어떻게 이루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2002년 노무현 후보의 경제성장률 연 7% 달성 공약은 이회창 후보의 6% 성장 공약에 대응하기 위해 나온 것이었다. ●우선순위 없는 망라형 공약 제한된 예산을 갖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과적으로 집행하겠다는 우선순위가 제시된 공약도 별로 없었다. 공약의 기조와 10대 과제,100대 과제 등은 나열에 불과하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교육 총리’가 되겠다고 선언한 뒤 교육공약을 집중적으로 강조한 것과 대조적이다. 정책은 기본적으로 선택의 문제다. 그러나 역대 대선공약은 각계각층의 모든 유권자를 다 만족시키려고 했다. 우선순위를 부여하면 특정계층에 치우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래서 고른 득표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밝히기를 꺼린 것이다. 예산의 뒤에는 이해관계자가 있고 이들의 표를 의식하는 후보로서는 모든 부문의 예산을 증액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감내할 수 있는 예산규모는 한계가 있다. 주어진 예산추계의 틀 속에서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이를 애써 모른 체하면서 유권자를 속여 온 셈이다. 역대 대선에서는 실현가능성과 우선순위는 무시되고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진 공약들이 망라돼 제시됐다. 뿐만 아니라 선거 막판에 ‘깜짝 공약’이 등장해 선거판을 뒤흔들기도 했다. 정책공약보다는 정치공세가 주류를 이뤄 혼탁해진 경험도 많다. ●비전 아닌 선심경쟁 역대 대선공약은 ‘비전경쟁’이 아닌 ‘선심경쟁’이었다.1987년 13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는 농가부채 전면탕감을, 김영삼 후보는 그린벨트 해제를 내걸어 공약(空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14대 대선에서는 정주영 국민당 후보가 제시한 ‘아파트 반값 공급’ 공약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군복무기간 단축, 예비군 복무기간 단축은 선심성 공약의 단골메뉴다. ●깜짝공약·위헌공약으로 당선 돌발적인 ‘깜짝공약’이 선거판세를 좌우한 경우도 많다.13대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는 막판 선거 유세중 ‘88올림픽을 치른 후 중간평가를 받겠다.’는 공약을 갑자기 발표했다. 중간평가 공약은 6공화국의 족쇄가 됐으며, 결국 야당과 적당히 타협해 없었던 일로 처리됐다. 15대 대선의 깜짝공약은 내각제 개헌이었다.1997년 11월3일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대통령후보는 김대중, 총리는 김종필이 맡도록 하는 야권후보단일화에 합의했고, 내각제 개헌을 대선공약으로 채택했다.1999년말까지 개헌을 완료한다고 했으나 이 공약은 실현되지 않았다.16대 대선의 깜짝공약은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라고 할 수 있다. 실행계획과 재원조달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발표된 것이다. 한나라당은 “행정수도를 이전하려면 40조원이 든다.”고 반박했지만, 노무현 후보 측은 “4조 5000억원이면 충분하다.”고 맞받아쳤다. 결국 행정수도 이전은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결정이 내려졌다. ●정치공세에 눌린 정책대결 대선공약은 정치공세에 눌려 빛을 발할 수 없었다.13대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는 ‘가짜 보통사람’,‘쿠데타의 주역’으로, 김대중 후보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당을 깨고, 거짓말을 일삼는 후보’로 매도됐다. 14대 대선 초반부터 색깔론 시비, 현대그룹을 동원한 금권선거 시비, 초원복집 사건 등이 쟁점으로 부상해 지역주의가 극에 달했다.15대 대선의 이슈는 정권교체,3김 청산, 세대교체 등이었다. 내각제도 정권교체와 맞물린 이슈였다.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문제,DJ 비자금 사건, 경제파탄 책임론과 IMF 재협상론 등도 쟁점이었다.16대 대선에서는 여권의 대선후보 국민경선과 후보단일화 등이 주된 이슈가 돼 정책대결을 사실상 가로막았다. 월드컵 열풍과 미군 장갑차 사건,DJ정부 말기에 터진 각종 게이트, 서해교전 등도 정책 선거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매니페스토 검증이 우선돼야 공약 입안과 집행과정의 폐쇄성도 문제다. 많은 학자와 당 관계자가 참여했다고는 하나 공론화 과정은 없었다. 공약이행 평가도 공개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정권 인수위 등에서 공약이행계획을 작성하면 이것이 대외비 문서로 관리되거나, 기록조차 남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구체적인 매니페스토식 공약이 제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선공약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길은 매니페스토 요건을 갖춘 공약을 제시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먼저 후보자와 정당이 목표, 우선순위, 절차, 기한, 재원 등 매니페스토 요건을 갖춘 공약을 제시하고, 이를 유권자 앞에서 공개해 토론을 통해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래야 선거캠페인의 장식품으로 전락한 공약이 제기능을 다할 수 있다. 이현출 국회입법연구관
  • “軍자살은 안보재해… 국가 보상을”

    군대 안에서의 자살은 ‘안보재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국가가 보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이해동)의 연구용역 결과가 11일 공개됐다. 군 자살의 국가책임 문제는 학계나 인권단체 차원에서 여러차례 언급됐지만 국가기관의 용역 보고서를 통해 적극적인 보상책임이 공식 제기되기는 처음이다. 군 자살자 처우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군의문사위의 의뢰로 송기춘 전북대·이계수 건국대·이재승 전남대 교수가 작성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병역과 군대는 본질적으로 국가고유 업무에 속하며 고도의 위험과 구속을 내포하는 영역”이라면서 “군대, 군인신분과 불가분의 연관성을 갖는 군인의 자살은 ‘안보재해’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동기가 무엇이든 군인의 자살은 병역의무 이행과정에서 생겨난 재해이기 때문에 사회적 연대 차원에서 국가가 보상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다만 “타인을 가해한 뒤 자살하거나 위법행위의 처벌을 면하기 위해 자살한 사례는 보상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정책적 해법으로는 국가유공자법상의 ‘유공자’ 규정에 ‘안보재해로 인한 사망’을 포함시켜 국립묘지 안장과 보훈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군인연금법에 ‘안보재해사망자’규정을 신설해 사회보장형태의 유족연금을 지급하고 국립묘지가 아닌 ‘군인묘지’를 도입, 다른 군인 사망자와 차별없이 안장하는 대안도 나왔다. 송 교수는 “현행법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를 군기문란이나 전투력 저하를 가져오는 부정적 행위로 간주하는 경향이 짙다.”면서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징집돼 복무하고 있음에도 자살했다는 사유만으로 국가가 모든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현행 법제는 수용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설] 여성 사회복무 군가산점과 연계말라

    현역 군복무를 대체하는 사회복무제는 큰 틀에서 긍정적인 제도다. 때문에 우리는 지난 2월 정부가 도입계획을 발표했을 때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제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안은 몇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사회복무제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반면 정부 안은 사회적 약자를 궁지에 몰 여지를 남김으로써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 부분을 보완하지 않으면 사회복무제의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 우선 사회복무 대상에 여성을 포함시킨 배경이 석연치 않다. 여성단체들은 “군가산점제 부활을 위한 꼼수”라고 반발하고 있다. 사회복무 여성과 함께 남성 군복무자에게 가산점을 주려 한다는 것이다. 헌재는 군가산점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국방부는 “당락을 좌우할 정도가 아니면 위헌이 아니다.”면서 가산점 부활을 희망하고 있다.“원하는 사람에 한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여성의 사회복무 인정은 가산점 부활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연계책이라는 비판을 비켜가기 힘들다. 요즘 채용시험은 미세한 점수차로 당락이 갈린다. 합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의 가산점을 산정하기 어렵다. 군복무자에게는 채용시험 가산점보다 호봉인정 등 다른 인센티브를 주는 게 옳다. 국회도 군가산점을 인정하는 입법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사회복무 대상으로 인정할지 여부를 결론짓지 못하고 있다. 국내외 인권기관의 거듭된 권고에도 불구, 결단을 미루는 모습은 떳떳하지 않다. 병역의무의 형평성과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충족하는 사회복무제가 되도록 정부가 유연해져야 한다. 군가산점 부활의 고집을 버리고, 종교·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사회복무를 빨리 인정하기 바란다.
  • 국민연금 수급시기 늦추면 月수령액의 0.5%씩 더준다

    국민연금 수급시기 늦추면 月수령액의 0.5%씩 더준다

    직장에 다니는 국민연금 가입자가 연금을 받게 되는 60세에 연금수령을 연기하면 매년 6%씩 수령액이 늘어난다. 연금수령을 미룰 수 있는 연한은 최장 5년이다. 예를 들어 연금 50만원을 받을 사람이 5년간 수령을 늦추면 65세부터 65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보건복지부는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이달 중순 공포되면 이 같이 시행된다고 5일 밝혔다. 시행안에 따르면 60세가 넘어 연금 수령자격이 주어지더라도 직장에 다니는 사람은 5년 한도 내에서 한차례 연금지급을 늦출 수 있는 ‘연기연금제’가 도입된다. 연기된 기간에 대해선 매월 0.5%, 매년 6%씩 연금액을 가산해 보상하며, 향후 물가 상승률도 반영해 주기로 했다. 반면 연금을 조기에 받는 사람은 지급 개시일 5년 전 연금을 신청하면 지금까지 수령액의 75%를 받았지만 앞으로는 70%만 받는다. 현행법상에는 연금을 압류할 수 있지만 내년 1월부터는 월 120만원 이하의 연금액은 압류가 금지된다. 시행안은 또 국민연금 가입자가 공무원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에 가입하면 반환일시금을 지급하지 않고 60세 때 연금을 받도록 했다. 내년부터 군에 입대하는 사람(공익근무 포함)에 대해서는 ‘군복무크레디트’제도가 도입돼 군복무기간이 국민연금 가입기간 6개월로 인정된다. 이는 연금수령액을 월 9000원 가량 인상하는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다자녀 가구에 혜택을 주는 ‘출산크레디트’는 2자녀 가구는 12개월,3자녀 가구는 30개월,4자녀 가구는 48개월,5자녀 이상 가구는 50개월을 전체 연금 가입기간에 합산해 준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2008학년 수능 평이하게 출제”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오는 11월15일 실시하는 2008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 시행 계획을 6일 공고한다고 5일 밝혔다. 정강정 평가원장은 “이번 수능 시험은 교과과정 내용을 충분히 반영해 평이하게 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올해는 언어 영역의 문항 수가 60개에서 50개로, 시험 시간은 90분에서 80분으로 줄어든다. 수험생에게 제공하는 성적은 영역·과목별로 1∼9등급으로만 표기되며, 표준점수와 백분위는 제공하지 않는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험생들이 수능에 대비하도록 하기 위해 오는 9월6일 모의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응시원서 교부 및 접수는 시험지구별로 다음달 28일부터 9월12일까지 출신학교 단위로 일괄 제출하도록 했다. 단 군 복무자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개별적으로 접수할 수 있다. 토요일과 공휴일에는 접수하지 않으며, 최종 성적 통지일은 12월12일이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원불교 군종장교 첫 탄생

    “원불교 교단의 오랜 숙원이 풀려 기쁩니다. 그동안 군대와 병영에서 인정받지 못한 소수종교의 허물을 벗고 장병들의 정신력과 인격 지도,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지난달 말 육군3사관학교에서 12주간의 훈련 끝에 임관,5일부터 육군 5사단에서 원불교 첫 군종 장교(대위)의 역할을 수행하는 문정석(33) 교무. 지난해 3월 원불교가 병적편입대상종교로 지정됨에 따라 군종장교로 선발, 처음으로 병영에서 원불교 종교활동을 지도하는 영예와 부담을 함께 안았다. “40년 만에 군 내에서 종교활동의 자유를 얻은 만큼 당당하게 제 자리를 지킬 것입니다. 교도들이 군 복무 중에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가슴 벅찬 일이지요. 다른 종교의 신자들에게도 고무적인 일이 아닐까요.” 1993년 원광대 원불교학과에 입학,2003년 대학원을 마친 뒤 출가해 교무가 된 문 대위는 1997년 육군수도방위사령부에서 병장 전역했으나 군종장교 임관을 위해 다시 입대하는 열정을 보였다. “원불교뿐만 아니라 다른 소수종교의 신자들도 군(軍)에서 인권과 종교활동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장교로서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장병들의 원만한 병영생활을 도울 수 있도록 ‘마음공부’ 같은 원불교 교리를 적극 접목시킬 계획입니다.” “현재 4500명가량의 원불교 교도가 병영생활을 하고 있다.”는 문 교무는 “군종장교로서의 장기 지원이 가능하다면 끝까지 군에 남아 장병들의 정신적인 힘이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이슬람·유대교 벽넘은 ‘복식 라켓’

    윔블던에서 정치·종교를 넘어선 여자 복식조가 화제를 뿌리고 있다. 영국의 진보적 일간지 가디언 인터넷판은 2일 윔블던테니스 여자 복식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무슬림 사니아 미르자(세계44위·인도)와 유대교 신자 사하르 피어(16위·이스라엘)를 비중있게 소개했다. 미르자는 지난해 한솔코리아오픈 때 방한, 귀여운 용모와 강력한 포핸드로 인기를 얻은 선수. 둘이 짝을 맞춘 건 지난 2005년 10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방콕오픈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직후 일본오픈에서 4강에 오르는 등 절묘한 호흡을 이뤘지만 미르자가 믿던 이슬람교 수니파 종교지도자들의 비판과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갈라섰다. 사실 그런 사례는 처음은 아니다.2002년 파키스탄 테니스협회는 자국 선수가 윔블던 남자 복식에 이스라엘 선수와 복싱에 출전하려 하자 자격 정지 카드를 내밀어 위협한 적도 있다. 피어는 이스라엘의 병역법에 따라 2년간 군 복무를 병행하고 있는 현역 군인. 이스라엘 최고의 테니스 스타지만 경기가 없을 때는 행정병으로 근무하기도 한다. 종교적으로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인도와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선수들이지만 둘은 복식 1회전에서 소피아 아르비드손(스웨덴)-릴리아 오스터로(미국)를 2-0으로 따돌리고 32강전에 진출, 이념이 아니라 라켓으로 묶인 둘 만의 우정을 과시했다. 테니스 코트 위에서 펼쳐지는 이슬람교와 유대교의 공존 실험. 언제까지 계속될지 두고 볼 일이다. 한편 한국의 이형택(31·삼성증권)은 비로 중단됐다가 이틀 만에 재개된 남자 단식 32강전에서 토머스 베르디치(체코)에 0-3으로 패해 생애 두 번째 메이저무대 16강행에 실패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다시 도마에 오른 ‘軍 가산점제’

    다시 도마에 오른 ‘軍 가산점제’

    공직 채용시험 때 군가산점제를 적용하는 내용의 병역법개정안(한나라당 고조흥 의원 대표발의)이 지난주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했다. 여성가족부를 비롯한 여성계가 반발하고 있지만 개정안을 발의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취업준비생 사이에도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득점의 2%까지 가산 개정안의 내용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필기시험의 과목별 득점에 각각 2%의 범위안에서 가산점을 주되 가산점을 받아 합격하는 사람은 선발예정인원의 20%를 넘을 수 없게 했다. 또 응시 횟수를 제한하고 군가산점 대상자를 제대군인에서 ‘병역을 마친 사람’으로 확대했다. 공익근무요원, 병역특례자도 군가산점 대상에 포함된다. 1999년 헌법재판소는 “가산점제도는 헌법상 근거가 없으며 과목별 만점의 5% 또는 3%의 가산점은 시험의 합격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쳐 비제대군인의 공직선택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해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이 침해된다.”는 위헌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개정안은 위헌의 판단이 된 ‘공직시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부분을 손질했다. ●“가산점 적용땐 여성 10% 영향” 여성가족부를 비롯한 여성계는 그러나 개정안에 대해 “헌법에 역행하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군복무에 따른 보상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채용에 있어서의 군가산점 제도는 결과적으로 여성 및 장애인의 공직 진입을 막아 차별을 발생시킨다.”는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지난 25일 장하진 여성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국방부가 2006년 일반행정직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가산점이 시행됐을 때 약 10%의 여성이 취업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왔다.”면서 “제대군인에 대한 보상은 임금이나 연금 차원에서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국공무원노조도 25일 성명을 내고 “1,2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공무원 채용시험에 군가산점제를 실시하면 여성과 장애인, 군미필자 등에 대한 차별이 몇 배로 증가할 것”이라면서 “교직원, 공기업, 일반 사기업 등으로 확대되면 정부에 대한 불신과 고용불안에 대한 저항이 촉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험가도 찬반 토론 후끈 수험가도 찬반 양론이 뜨겁다.4년제 지방 공대 출신이라고 밝힌 아이디 ‘뽀숙가능하다’는 “남자 선배들은 토익점수, 자격증 없어도 취직이 잘된다. 그런데 군가산점까지 부활이라니,(여성)취업이 바늘구멍에 낙타가 아니라 코끼리 들어가기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다음 토론광장 아고라의 아이디 ‘보성녹차’는 “군필자에게 호봉가산과 응시연령 3년 연장에 가산점까지 2%를 주는 것은 3중혜택”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여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군가산점 2점 줘도 어차피 양성평등채용목표제가 있으니 큰 상관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아이디 대자유인은 “2%의 가산점은 군복무자에게 주어져야 할 많은 보상책 중 하나일 뿐이다.”라며 찬성입장을 밝혔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6.25전쟁에 참전한 할리우드 스타는 누구?

    6.25전쟁에 참전한 할리우드 스타는 누구?

    1957년 데뷔 2년된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가 징집대상에 올랐다. 군은 그에게 신문·방송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특별서비스부대’배속을 제안했지만 엘비스는 거절했다. 그는 ‘특별대우’를 원치 않았고 여느 사병과 똑같이 훈련받고 서독 미군기지에서 복무했다. 당시 미육군은“엘비스를 우러르는 많은 청소년들이 훗날 군생활에서도 그를 본받을 것”이라고 기록했다. 57년전 6월25일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이후 휴전상태로 평화가 유지되고 있지만 전쟁은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며 사회 기득권층의 병역비리도 계속되고 있다. 그중 연예인의 병역비리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예처럼 청소년들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회적 파장이 크다.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들의‘노블레스 오블리주’정신을 한국전쟁에 참전한 할리우드 스타의 예로 살펴보자. 1967년 골든 글로브상을 받은‘스티브 맥퀸’은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미 해병대에 입대해 한국에 온다. 그는 전쟁에서 사고를 당한 동료 5명을 구조해 훈장을 받기도 하는 등 군인으로서 뛰어난 활약을 했다. 2000년 영국 기사작위를 받은 영화배우‘마이클 케인’은 19세의 나이로 영국 해병대에 입대해 1951년 한국전쟁에서 중공군과 여러차례 전투를 벌이며 공을 세웠다. 또한.‘스팅’.‘내일을 향해 쏴라’의 명감독 조지 로이 힐은 미국 해병대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고 영화‘지옥의 묵시록’의 헬기 강습부대 부대장역의‘로버트 듀발’은 육군 소속으로 1951년부터 2년간 한국을 위해 싸웠다. 할리우드 스타 뿐 아니라 메이저리거인 테드 윌리엄스와 제리 콜맨도 한국전쟁과 인연이 깊다. ‘마지막 4할타자’윌리엄스는 1952년 2월 전투기 조종사로서 한국전에 참전한뒤 38차례 출격해 전쟁터를 누볐다. ‘대령님’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콜맨은 한국전에 63차례 출격해 총 120차례 전투비행기록을 세웠다. 군은 그에게 2개의 공군 십자 훈장. 13개의 공군 수훈장. 3개의 해군 표창으로 목숨을 걸고 활약한 그의 무공을 치하했다. 한국전쟁에 남성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1954년 2월. 당시 메이저리그 스타 조 디마지오와 신혼 여행 중이었던 마릴린 먼로는 1953년 7월 휴전 후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을 위문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2월 엄동설한에도 얇은 드레스 차림으로 전쟁에 지친 군인들을 위로하며 군의 사기 증진에 큰 힘을 보탰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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