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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급 이상 공직자·자녀 병적 별도 관리

    정부가 1급 이상 모든 공직자와 자녀 9300여명의 병적을 별도로 관리한다.<서울신문 2015년 7월 20일자 1·2·3면> 정부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병역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병무청장은 공직자윤리법에 재산 등록 및 공개 의무자로 규정된 568개 기관의 1급 이상 공직자 5016명과 아들 4292명의 병적을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해 관리하도록 했다.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등 정무직도 포함된다. 아들이 징병 신체검사에서 1~3급 현역 판정을 받을 경우 입영할 때까지, 4급 이하 보충역 판정을 받으면 병역을 마칠 때까지 병역의무 이행 여부가 추적돼 사회지도층의 병역 이행 풍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병무청장은 이를 위해 필요한 세부적인 병적관리 절차 및 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 ‘공직자 등의 병적관리규정 제정안’에 따르면 병적관리 대상 공직자는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의 법관과 대검 차장검사급 이상의 검사 ▲중장 이상의 장성급 장교, 교육공무원 중 총장·부총장·학장, 교육감 ▲치안감 이상 경찰공무원 및 지방경찰청장과 소방정감 이상 소방공무원 ▲지방국세청장 및 3급 공무원 또는 고위공무원단(고공단·옛 2급 이사관 이상)에 속하는 세관장 ▲공기업의 기관장·부기관장 및 상임감사 등이다. 병역법 시행령 개정안은 의무경찰대원이나 의무소방원과 같이 전환복무에 지원한 경우에도 현역병과 마찬가지로 입영 기일을 연기할 수 있도록 했다. 병역법은 ‘각 군에 지원한 경우 입영을 연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환복무자도 징병검사에서 1~3급 판정을 받은 현역 자원인 만큼 입영을 연기할 수 있지만 명확하게 적시되지 않아 편의적으로 허용돼 왔다. 개정안은 또 징집, 소집으로 군대에 입영했다가 다친 경우 국가·지자체·공공단체의 의료기관장에게 치료신청서를 제출하면 해당 의료기관이 바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공중보건의사, 공익법무관, 공중방역수의사 등의 병역의무 이행을 추적하기 위해 매년 실태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지역농산물 이용을 촉진하고 농산물 유통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직거래사업자와 취급사업자의 범위를 정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 등 법률안 14건과 대통령령 7건, 일반안건 13건을 심의, 처리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돈 많고 지위 높다고 상류 되는 건 아니다

    돈 많고 지위 높다고 상류 되는 건 아니다

    상류의 탄생/김명훈 지음/비아북/280쪽/1만 5000원 상류와 계급에 대한 한국 사회의 왜곡된 인식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땅콩 회항, 매값 폭행 등 부와 권력을 가진 이들의 ‘갑질’ 행태를 비판하며 진정한 상류란 무엇인지를 모색했다. 저자는 재산이 많다고 지위가 높다고 상류가 되는 건 아니라고 못박았다. 그 사람의 태도와 행동이 상류적 가치와 맞닿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가족들이 모두 앞장서서 군에 복무한 케네디가, 신입 공무원 신분으로 거대 제약 회사에 맞서 위험성 있는 성분의 약을 막아낸 켈시 박사 등의 일화를 소개하며 상류란 어떠해야 하는지를 짚었다. 저자는 상류는 외양이 아니라 ‘내면의 계급’이 어떠냐에 달렸다고 역설했다. 내면의 계급은 인종이나 사회적 지위를 초월하며 돈으로 살 수 없는 사람의 품계를 뜻한다. ‘내면의 품계가 높은 사람은 빨리 가기를 꺼리고 깊이를 추구한다. 유행을 멀리하며, 추구하는 가치가 속된 무리들과 다르다. 획일성보다 다양성, 단기보다는 장기, 찰나보다는 영구, 아이큐보다는 지성, 개인보다는 사회, 국가보다는 지구와 우주를 지향한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행동이 타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는 책임 의식을 가진 사람이다.’(7~8쪽) 저자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이민자의 삶을 살았다. 40년째 뉴욕에서 살고 있으며, 명문고를 나온 뒤 연방 공무원 생활을 통해 미국 사회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소박하고 정 많고 점잖은 사람들이 이른바 힘 있고 돈 많은, 무늬만 상류들에게 밀려 기를 펴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직접 경험하고 공부한 진짜 상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영주권 버리고 자원 입대한 ‘대한 건아들’

    영주권 버리고 자원 입대한 ‘대한 건아들’

    해외 영주권을 포기하고 대한민국 공군 장교로 임관한 두 명의 신임 소위가 화제가 되고 있다. 각각 미국과 홍콩 영주권자로서 군 복무를 면제받을 수 있었지만 ‘대한민국 남자’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공군 장교로 자원 입대한 김태형·이해성(이상 23) 소위가 주인공이다. 공군은 2일 경남 진주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제136기 공군 학사사관후보생 임관식’을 가졌다. 이날 임관식에서 374명(여군 17명 포함)의 신임 장교가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이 가운데 김 소위는 중학교 2학년이던 2006년 가족 모두와 함께 홍콩으로 이주해 약 10년 동안 생활하며 홍콩 영주권을 취득했다. 김 소위는 외국에서 생활했지만 자신이 대한민국 국민인 것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한다. 김 소위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해 한국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공군 장교에 지원했다”면서 “앞으로 공군 통역장교로서 대한민국 우방국 군들과의 가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조국과 공군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소위 역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08년 어머니, 누나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약 9년 동안 생활하며 미국 영주권을 취득했다. 이 소위 또한 김 소위와 마찬가지로 영주권을 소유하고 있어 군 복무를 하지 않을 수 있었지만,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조국을 위해 헌신하기 위해 공군 장교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 소위는 “조국에 헌신하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군에 입대한 만큼 대한민국 영공 방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자막의 마술사’ 외화 번역가 이미도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자막의 마술사’ 외화 번역가 이미도

    “해운대에서 이제 막 올라왔습니다. 영국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인간의 본성을 ‘부끄럼을 타는 동물’(샤이 애니멀)이라고 표현했는데, 그게 이상하게도 저는 해운대에 가야 나오거든요.” 1일 서울 광화문의 한 건물 1층 커피숍에 흰 뿔테 안경을 쓰고 캐주얼 복장을 한 ‘청년’이 들어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20년 넘게 국내 최고의 외화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미도(55)씨였다. 그는 외모뿐 아니라 내면도 여전히 20대에 머물러 있었다. 번역과 자기 책에 대한 애정을 표현할 때도, 본인의 어두웠던 유년기를 말할 때도 초롱초롱한 눈빛은 여전했다. -나는 요즘 흔히 하는 말로 ‘출생의 비밀’ 같은 걸 갖고 태어났다. 부모가 아닌 친할머니 손에서 컸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공개되는 자리나 지면에서 나의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을 이야기한 적이 없는 이유다. 어린 시절은 기억 속에서 싹 지워 버렸다. 고2 때 집을 뛰쳐나온 뒤 아직까지 안 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남자는 가정을 못 지킬 수는 있지만 가족을 못 지키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 아마도 그 원천은 아버지에 대한 반감일 것이다. 아버지는 외국어가 자유롭게 되니 지금도 혈혈단신 어디선가 잘 살고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집을 나온 뒤에는 어머님께 많이 의지했다. 젊은 시절 방황할 때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었다. 십수년 전에 돌아가셨지만. -그런 아버지가 나에게 물려준 건 있었다. 미군 부대에서 통역관과 도서관 사서 등으로 일했던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영어 공부를 강조했다. 말하자면 내 첫 영어 선생님이었다. 억지로 영어 고전 등 독서를 시켰다. -방황하던 고교 시절 여러 스승을 만났다. 그중 한 분이 소설가 이병주 선생이다. 소설 ‘알렉산드리아’를 읽으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글을 쓰는 분들이 있고 이런 세계가 있는 걸 왜 모르고 그저 방황만 했나 싶었다. 박람강기(博覽强記)의 세계를 까까머리 시절에 만난 건 행운이었다. 당시 동경하는 마음에 선생님께 팬레터도 보냈다. 그분의 책은 모두 다 읽었다. 그러다 대학 시절 학교 강연에서 뵙게 됐다. 강연 뒤에 “어린 시절에 편지를 보냈다”고 인사드렸더니 “그때 그 학생이 너냐”며 반가워하셨다. -남들보다 1년 늦은 1981년 대학에 들어갔다. 전공으로 스웨덴어를 택한 것은 나중에 영화를 공부하고 싶어서였다. 당시 가장 좋아하던 감독은 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리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예술영화 하면 유럽, 그중에서도 스웨덴 영화를 첫손에 꼽았다. 나중에 스웨덴에서 영화를 공부하면 도움이 될까 싶었다. 대학 시절은 황금기였다. 오전엔 학교 근처 카페에서 소설과 시를 읽고, 오후에 강의를 마친 뒤에는 선후배들과 술집을 순회했다. 영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 난 혼자 있을 땐 내성적이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땐 외향적이다. 축구 같은 운동도 많이 했다. 당시 별명이 ‘가미카제’였다. 한번 뜨면 누군가는 꼭 쓰러뜨린다는 뜻이었다. 종종 골대로 공이 아닌 내가 빨려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당시 인연을 맺은 선배들과는 지금도 자주 만난다. -대학 졸업 뒤에는 디자인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갔다. 하지만 군 복무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중간에 그만두고 귀국해 공군 학사장교로 입대했다. 원래는 레이더기지에서 근무해야 했지만 운 좋게 영어 교육 담당으로 차출됐다. 입대 전 치렀던 영어 시험에서 고득점을 한 덕이었다. 당시 공군전자통신학교 영어교육대대에서 미국에 파견되는 장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맡게 됐다. 교육을 하는데 교본이 구식인 데다 딱딱해서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미국 영화를 보여주며 교육했다. 그 과정에서 할리우드 영화의 판권을 사서 한국 시장에 되파는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를 만났다. 영화로 영어를 가르친다고 말하니 “내 일을 도와 달라”고 했다. 영화 판권을 사서 우리나라에 소개하려면 각종 자료들을 번역해야 하는데, 그 일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 -1991년 제대한 뒤 자막 번역을 시작하려니 막막했다. 당시에는 번역가를 주변에서 찾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영화 자막을 입히는 회사를 찾아가 국문 대본과 영문 대본을 빌린 뒤 이 둘을 비교하면서 공부했다. 보조 번역가로 활동하다 1993년에 함께 일하던 사업가가 폴란드의 거장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영화 ‘블루’ ‘화이트’ ‘레드’ 3부작의 판권을 사서 번역을 맡겼다. 당시 처음으로 자막 번역가 실명제를 관철시켰다. 종로에 있던 예술영화 전문관 ‘코아아트홀’에서 ‘블루’가 상영됐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데 엔딩 크레디트에 내 이름이 뜨는 게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다. 훌륭한 영화 작업에 참여했다는 자부심도 컸지만 자막 실명제를 하다 보니 당시 막 진출했던 외국 직배사들에도 이름을 알리는 효과가 있었고, 이후 전문 번역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초기에는 생업으로서의 자막 번역 여건이 매우 열악했다. ‘블루’의 번역료가 회사원 한달치 월급에도 못 미치는 60만원에 불과했다. 비디오용 영화 자막 번역에는 10만원, 20만원밖에 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열배 넘게 올랐다. 번역 실명제를 처음 정착시키고 번역가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까지 번역 작업을 한 영화가 400편 정도다. ‘굿 윌 헌팅’ ‘식스 센스’ ‘인생은 아름다워’ ‘뷰티풀 마인드’ ‘글래디에이터’ ‘시카고’ ‘진주만’ ‘반지의 제왕’ 등은 나름의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1997년에 자막 번역을 한 ‘굿 윌 헌팅’은 ‘스탠드 바이 미’와 더불어 나에게 운명의 영화다. 주인공인 윌 헌팅(맷 데이먼)은 고아 출신의 청소부다. 고통에 허우적대는 그를 심리학 교수인 숀 맥과이어(로빈 윌리엄스)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품어 준다. 나는 고아가 아니지만 윌 헌팅이 마치 내 모습 같았다. ‘스탠드 바이 미’가 내 소년기를 보듬어 줬다면 ‘굿 윌 헌팅’은 청년기의 날 감싸안았다. 많은 영화들이 날 구원해 주는구나, 영화는 내 친구이자 부모구나, 이 분야에 몸담길 잘했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애니메이션 영화도 80여편을 번역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개봉한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이 내 손을 거쳤다. 애니메이션은 특정 작품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모두 애착이 간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라”고 했다. 단순히 보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눈으로 대상을 포착하고 가슴으로 느끼라는 뜻이다. 들여다보는 건 아이들이 잘한다.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표현한 ‘내 안에 있던 아이가 어디에 갔을까’라는 문장의 ‘아이’는 바로 아이의 호기심을 뜻한다. 이 호기심을 잃지 않는 건 창의성을 계속 지키는 일이다. 나에게 애니메이션 번역은 호기심과 창의성의 마르지 않는 우물이다. -자막 번역의 가장 큰 매력은 일을 하며 공부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다룬 소재를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번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다. 20년 전쯤에는 ‘틴 컵’이라는 골프 영화의 자막을 번역했다. 당시엔 골프를 전혀 몰랐다. 프로 수준의 아마추어 골퍼 선배를 데려다 같이 영화와 대본을 보고 번역 작업을 했다. 예를 들어 ‘비축하다, 꼼짝 못 하게 하다’라는 뜻의 ‘Lay up’은 골프에서는 ‘끊어 가기’라는 뜻이다. 영화가 개봉한 뒤 골프 전문가들로부터 “재미있게 봤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영화 번역 작가들의 기본적인 원칙은 원래 대사의 의미와 표현의 맛을 가장 정확하게 살리는 것이다. 여기엔 각국의 문화적 배경이 반영돼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영화 ‘타짜’에 나오는 대사인 “나 이대 나온 여자야”를 미국 관객들에게 “I graduated Ewha university”라고 직역해서 보여주면 사람들은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여기에서 적절한 번역은 “You know who I am?” 정도가 될 것이다. 의미를 전달하는 원칙을 고수하되 언어에 담겨 있는 문화나 정서가 반영돼야 한다.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이윤기 선생은 “번역은 ‘밴 아이’를 낳는 거고, 소설 쓰기는 ‘안 밴 아이’를 낳는 것이지만 번역 역시 안 밴 아이를 낳는 것에 견줄 수 있다”고 하셨다. 나 역시 안 밴 아이를 낳는다는 자세로 번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번역은 외줄타기다. 두 개의 기둥은 직역과 의역이다. 보는 사람들은 편안하지만 외줄을 타는 광대는 첫 번째 공연이건 백 번째 공연이건 피를 말리기 마련이다. -영화 번역을 시작하고 딱 10년이 되니까 갈증이 왔다. 나만의 고유한 것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마침 ‘책을 한번 써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고, 옳다구나 싶어 저술 작업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내가 제일 잘 아는 걸 쓰자’고 마음먹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와 영어가 떠올랐다. 영화의 인문학적 내용을 배경으로 영어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실제로 영화 대사에는 영어 학습에 유익한 내용이 차고 넘친다. ‘똑똑한 식스팩’(2013년 미래창조과학부 인증 우수 과학도서)이라는 이름의 자기계발서도 냈다. 말은 자기계발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걸 발견하는 게 능력을 개발하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평소 내 지론을 담았다. 이 책 역시 영화와 영어, 책 등을 사례로 넣었다. -내 이름은 아름다울 미(美)에 길 도(道) 자를 쓴다. 본명이다. 부친이 모친과의 사랑은 아름다웠을지라도 아름답지 않은 방식으로 나를 낳았으니 내가 아름다운 길을 걸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것 같다. 그래서 영화 자막 번역과 글쓰기라는 일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배우 이미도씨와 동명이인이다. 이미도씨가 결혼할 때 축하 문자를 많이 받았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에서 배우 강혜정씨가 맡은 역할의 이름 ‘미도’는 내 이름에서 따왔다. 영화 제작 당시 박 감독이 “미도라는 이름을 쓰고 싶다”고 요청했고, 제작 발표회 때 무대에 함께 올라가는 조건으로 수락했다. 이런 이유로 많은 분들이 날 여자라고 생각한다. 기업 강연에 가서 미리 준비를 하고 있으면 임원들이 처음에는 보조요원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내 소개를 하면 뜨악한 반응을 보인다. ‘오랜만에 여자 강사가 온다’는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은 재미있는 삶이다. 행복의 반대는 재미없게 사는 것이다. 삶의 세 가지 틀을 재미와 가치, 기여 등으로 정의한다면 여기의 시작은 재미다. 심지어 다른 이들에 대한 봉사도 재미가 없으면 못 한다. 보람 역시 궁극적으로는 의미를 찾아야 하고, 그것은 재미의 또 다른 모습이다. 어떻게 더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요즘은 소설가 한강씨의 ‘채식주의자’를 꼼꼼히 읽고 있다. 맨부커상을 수상한 건 한국 영화가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탄 것과 마찬가지로 대단한 일이다. 특히 번역에 참여한 영국 아가씨가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다. 다만 늦은 감이 있다는 게 아쉬웠다. 국내에서 도끼날을 가는 준비를 계속했다면 한씨보다 앞선 작가들도 해외 유수의 상을 받을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이미도씨 1993년 영화 ‘세 가지 색-블루’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400여편의 외화를 번역했다. 최근에는 작가로, 출판인으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 개봉된 유명 외화 상당수가 그의 손을 거쳐 한국 관객들과 만났다. 공군 영어교육 장교로 복무하면서 해외 파견 요원에게 영어를 지도한 것이 번역가의 길로 접어든 계기가 됐다. ▲1961년 서울 출생 ▲한국외대 스웨덴어학과,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광고커뮤니케이션학(중퇴) ▲‘나인’, ‘눈먼 자들의 도시’, ‘쿵푸 팬더’, ‘클로버필드’, ‘슈렉’ 시리즈, ‘반지의 제왕’ 3부작, ‘진주만’, ‘킬빌’, ‘캐리비안의 해적’, ‘뷰티풀 마인드’, ‘아메리칸 뷰티’, ‘글래디에이터’, ‘노트북’, ‘식스센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제리 맥과이어’, ‘더록’, ‘피스메이커’, ‘인디펜던스 데이’ 등 번역 ▲‘이미도의 영어선물’, ‘이미도의 영어 상영관’, ‘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됐다’, ‘이미도의 등 푸른 활어영어’, ‘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 영문법’ 등 지음.
  • 野 초선들 ‘고스펙 보좌진’ 영입

    여의도에 고급 인력들이 몰려들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야당 초선 의원들이 ‘고(高)스펙’ 보좌진을 잇달아 영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국회 보좌관들이 정책 입안보다는 의원 보좌역에 치중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국회가 정쟁보다는 정책 대결로 갈 수 있는 여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여의도 정가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안전행정위원회를 지망하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경찰대 5기)은 경찰대 후배들로 보좌진을 구성해 아동 범죄와 여성 범죄 등 안전 이슈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경찰대 7기인 최대규 보좌관은 1999년 경찰청 제도개선기획단에서 표 의원과 함께 근무한 직속 후배다. 최 보좌관은 기획·외사·여성보호 분야에서 25년간 근무하다 지난 5월 총경으로 명예퇴직했다. 표 의원의 경찰대 교수 시절 제자인 김병수 비서관(경찰대 20기)은 연세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경찰에 복직했다가 보좌진으로 합류했다. 기업 구조조정 이슈를 주도할 정무위원회를 지망하는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재벌 저격수’로 활약한 더민주 김기식 의원실의 이미래·송시현 비서관을 채용했다. 채 의원과 경제개혁연대에서 7년간 재벌개혁과 경제개혁 활동을 함께했던 강정민 보좌관도 합류했다. 국방위원회를 지망하는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은 3사관학교 교수로 복무 중인 이월형 육군 대령을 수석 보좌관으로 임명했다. 국방경제학 박사인 이 보좌관은 김 의원이 3사관학교 교수부장이던 시절 인연을 맺었다. ‘방산비리 저승사자’로 벌써부터 국방부와 군의 경계 대상 1호로 떠오른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보좌관 두 명을 모두 정치외교학 박사로 뽑았다. 특히 방산비리 분야를 샅샅이 파헤치기 위해 공군 예비역 소령인 부승찬 보좌관과 현직 변호사인 최종호 비서관을 임명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를 지망하는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은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실과 국민의당 장병완 의원실에서 미방위를 경험한 최춘규·유재은 비서관을 임명했다. 미방위를 지망하는 더민주 김성수 의원은 국민의당 최원식 의원실에서 미방위 정책 분야를 담당했던 이아영 보좌관을 임명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인 이 보좌관은 최연소 4급 보좌관으로 알려졌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생큐, 솔저스” 軍·기업 손잡다

    국군 영상광고 아이디어 공모전 개최 응원단장 아이돌 ‘라붐’ 위문 공연하재헌·김정원 중사 시구 행사 참여 롯데리아·기아차 등 ‘액션펀딩’ 진행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전후방에서 복무하는 장병들의 자긍심을 심어 주기 위해 군과 기업들이 손을 잡았다. 국방부는 31일 국민의 참여와 지지를 통해 군인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기 위해 ‘생큐! 솔저스’라는 장병 사랑 캠페인을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다양한 부대 행사를 마련하고 아이돌 그룹 ‘라붐’을 장병 응원단장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라붐은 1일 임명식을 시작으로 6월 한 달간 15차례 이상 육·해·공군, 해병대의 최전방 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줄 예정이다. 국방부는 ‘2016 대한민국 국군 영상광고 아이디어 공모전’도 개최한다. 공모전은 국군의 헌신과 존재 이유를 주제로 17일까지 진행되며 장르와 형식에 제한 없이 자신이 직접 기획안을 소개하는 발표 영상을 제출하면 된다. 오는 24일에는 LG트윈스 프로야구단과 함께 군인의 헌신을 기리는 장병 시구 행사가 예정돼 있다. 시구자는 지난해 8월 북한의 지뢰 도발로 부상을 당한 하재헌·김정원 중사(진급 예정)다. 이 밖에 후원사인 GS리테일은 GS25 편의점 물품을 밀리터리 에디션으로 제작해 9월 한 달간 판매하고 수익의 일정액을 장병에게 돌려준다. 6월부터 10월까지 포털사이트 ‘다음’을 중심으로 롯데리아, 기아자동차가 함께 참여하는 장병응원 프로젝트 ‘액션펀딩’도 진행된다. 포털에 장병 관련 콘텐츠를 게재한 후 국민의 참여와 지지(공감 횟수)만큼 참여기업이 장병에게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롯데리아는 햄버거 세트 6000개, 기아자동차는 20여회의 면회 차량 및 비용(회당 100만원)을 지원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경기산업기술교육센터, 취업사관학교로 주목

    경기산업기술교육센터, 취업사관학교로 주목

    청년실업난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두원공과대학이 경기도의 위탁을 받아 운영 중인 ‘경기산업기술교육센터’가 7년 연속 90% 이상의 취업률을 기록하는 등 취업사관학교로 주목받고 있다. 31일 경기도와 두원공과대학에 따르면 2009년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1374명이 수료했으며 이 중 93.9%인 1291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2010년(98.8%)과 2011년(97.3%), 2012년(96%)에는 100%에 가까운 취업률을 기록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김형래 센터장은 “취업 의지가 높은 교육생을 선발한 후 경험이 풍부한 교수진이 강사로 나서 기업이 원하는 첨단 기술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게 비결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디스플레이시스템운용, 마이컴&임베디드, 웹앱콘텐츠디자인, 피부에스테틱 등 청년층이 선호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알선한 덕분에 교육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센터를 수료한 교육생들의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취업 유지율도 82.3%에 달했다. 이런 이유로 해마다 3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2010년 교육을 수료한 후 LG디스플레이에 근무하는 김동현씨는 “군 복무를 마친 후 카드 및 보험영업과 인력경비 업체 직원으로 전전하다 경기산업기술교육센터와의 인연으로 대기업 직원이 됐다. 교수님들은 백지와도 같았던 제게 큰 밑그림을 그려준 고마운 분들이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이날 경기산업기술센터가 있는 두원공대 파주캠퍼스에서 ‘제2회 찾아가는 일자리 현장 투어’ 행사를 개최했다. 구직 수요가 많은 곳을 직접 찾아가 일자리를 주제로 토론해 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행사로, 청년희망 채용박람회와 소통·공감토론회, 경기산업기술교육센터 현장 방문 등으로 진행했다. 중소기업 대표, 명장, 취업 성공자, 취업 희망자 등 1000여명이 참여했다. 채용박람회에는 고양·파주·서울 지역 기업 30여곳이 참가했으며 현장 면접, 취업컨설팅, 일자리 정보 제공, 면접 메이크업, 이력서 무료 사진 촬영 등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소통·공감토론회에서는 오병권 경기도 경제실장의 ‘경기도 청년 일자리 대책’, 이재원 ㈜슈프리마HQ 대표의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두원공과대 졸업생의 ‘취업 성공 우수사례’ 등의 발표에 이어 일자리 정책에 대한 대화 시간이 있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취업희망자의 구직난과 기업들의 구인난을 동시에 겪는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할 수 있도록 대학과 기업들이 힘을 모아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작년 피습 사건, 한·미 동맹 건재 재확인”

    “작년 피습 사건, 한·미 동맹 건재 재확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해 3월 5일 자신이 겪은 피습 사건과 관련해 “한·미 동맹은 결코 깨질 수 없는 특별한 것이고 오랜 세월에도 변함없이 건재할 것이라는 우리 생각을 확인시켜 줬다”며 “양국 국민들이 보내 준 아낌없는 성원에 깊이 감동받았다”고 회고했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 10일 주한미국대사관 아메리칸센터에서 이뤄진 국방TV와의 장병 정신교육 프로그램 ‘TV 강연쇼 명강의 특강’ 녹화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국방부가 30일 밝혔다. 리퍼트 대사의 발언은 다음달 1일 오전 10시 국방TV를 통해 방송된다. 그는 “(피습) 당시는 끔찍했지만 지금 돌아보니 오히려 한·미 관계와 한·미 동맹의 실체를 보여 주는 사건이 됐다”면서 “처음 가해자를 제압한 사람이 한국 국회의원이었고 가장 먼저 달려온 사람이 미국 외교관과 한국 경호원이었으며 지나가던 경찰차를 부른 사람은 한국 기자”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미 해군 장교로 복무하며 아프가니스탄 등에도 파견됐던 리퍼트 대사는 “군 생활을 통해 리더십과 전문성, 소통 능력을 길렀고 실전 경험이 인내력과 극기심을 길러 줬다”면서 “현직에서 물러나게 되면 예비군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리퍼트 대사는 친구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같이 했던 농구 경기에 대해 “처음에 3대2로 이기다 대통령께서 연속으로 9점을 내 11대3으로 경기가 끝났다”면서 “그다지 재미있는 게임이 아니었다”고 말해 장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녹화는 국방부 청소년 나라사랑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팝페라 가수 임형주씨의 진행으로 한국군과 미군 장병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나라 사랑 3代… 이순득家 16명 복무 기간만 596개월

    나라 사랑 3代… 이순득家 16명 복무 기간만 596개월

    6·25 참전 노병 가문 大賞 영예 강신박씨 일가 국방부 장관 표창 할아버지부터 아들, 손자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친 일가 남성 16명이 모두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고 이들의 복무 기간을 합치면 596개월이나 되는 집안이 있다. 병무청은 27일 제13회 병역 명문가 시상식을 진행하면서 대통령 표창(대상)을 수상한 이순득(88)씨 집안의 사연을 소개했다. 병역 명문가란 1대부터 2대(자식), 3대(손자)까지 한 집안 남성이 모두 현역 군 복무를 명예롭게 마친 가문을 의미한다. 이씨 집안은 이씨는 물론 이씨의 장남인 이재석(1989년 사망), 5남 이재오(57)씨 등 아들 6명, 장손 이창진(40)씨 등 손자 9명이 모두 현역 군 복무를 마쳤다. 이씨 가족 남자 16명의 군 복무 기간을 합하면 596개월에 이른다. 이씨는 6·25 전쟁 중 입대해 1951년 2월 횡성 고지 전투에 참여했다가 중공군의 공격을 받아 팔과 왼쪽 다리에 관통상을 입고 부산 국군병원으로 후송됐다. 그는 전장의 전우들을 버리고 갈 수 없다며 수차례 의병 전역을 거부했으나 상부의 특명으로 전역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병역 명문가로 선정된 집안은 이씨 집안을 포함해 560가문에 이른다. 국방부 장관 표창을 받은 고(故) 강신박씨 집안도 일가의 복무 기간을 합치면 319개월에 이른다. 강씨는 6·25 전쟁 당시 자원 입대했고 아들 강석춘(64)씨 등 4형제, 손자 5명 등 총 10명이 모두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금요 포커스] 전선에서 피는 가장 아름다운 꽃/황인무 국방부 차관

    [금요 포커스] 전선에서 피는 가장 아름다운 꽃/황인무 국방부 차관

    어느덧 계절은 봄의 끝자락에서 여름을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다. 뜨거운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기도 하다. 6월의 열기는 나라를 위해 희생했던 호국영령들의 뜨거웠던 애국심과 유난히 닮아 있다. 역사는 우리에게 안중근 의사, 김좌진 장군, 윤봉길 의사와 같은 이름을 남겨 줬다. 그러나 어렴풋한 숫자로만 기록되어 있는, 이름도 사진도 남지 않은 셀 수 없는 젊은이들 또한 절망과 불의가 뒤덮인 세상에 몸을 던졌다. 그들은 청산리와 봉오동에서, 뜨거웠던 다부동과 눈발이 휘날리는 백마고지에서 하나밖에 없는 그들의 청춘을 국가를 위해 바쳤다. 고귀한 삶과 죽음이 모두 역사에 기록되어 있지는 않다. 그들이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 때문에 사지(死地)에 오기로 결심하였는지 오늘날의 우리는 알지 못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들의 삶과 죽음이 우리들 삶의 씨앗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름 없이 스러져간 이들을 함께 기억해야 한다. 국방부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 모를 영웅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6·25전쟁에 참전한 12만 4000여 전사자가 아직도 이 땅의 산과 들 어딘가에 묻혀 있다. 이들은 오랜 세월에 풍화되어 작은 뼛조각이나 단추, 칫솔 같은 조그만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곤 한다. 국방부는 그 작은 흔적들을 단서로 전사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가족들의 품으로 보내드리고 있다. 더디고 어려운 작업이지만 현재 9100여명의 국군 전사자를 찾았고 그중 113명의 신원을 확인해 그리던 가족 품에 안겼다. 그러나 이들의 직계유족은 대개 70~80대의 고령이다. 시간이 촉박하다. 유해 소재 제보와 유전자 시료채취 등 유해발굴사업의 국민적 참여가 절실하다. 6·25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도 어느덧 60년이 훨씬 지났다. 하지만 남과 북은 여전히 대치 중이고, 북한의 국지 도발은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 고요했던 서부 전선에서 북한의 목함지뢰가 터졌다. 갑자기 닥친 위험에도 장병들은 놀라운 속도로 경계태세를 취하며 부상자를 옮겼다. 오른쪽 발목을 잃은 김정원 하사는 정신이 들자 동료의 안부를 먼저 물었다. 이후 전 군에서는 전역 연기 신청이 잇따랐다. 올해 초까지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는 와중에 전역 연기를 자원한 장병은 1000여명이 넘는다. 바로 이들이 우리 국방의 근간이다. 젊음을 꽃피우기에도 아까운 시간이지만 지금도 우리의 젊은이들은 묵묵히 전선을 지킨다. 이들의 이름 또한 역사에 기록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가 오늘날의 평화로움을 기록한다면 보이지 않는 곳에 우리 장병들이 있다. 그들은 묵묵히 서서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전선에 내어주고 있다. 이것은 존중받아야만 하는 일이다. 이런 우리 장병들을 더 많은 국민들이 사랑해 주시기를 바란다. 따스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봐 주시기를 바란다. 국민들의 온기가 전선 장병의 시린 손을 녹이고 불의와 적의 앞에서 당당할 수 있게 격려해 주시기를 바란다. 터미널에서, 기차역에서 만나는 장병들에게 따뜻한 눈인사를 건네 주시기를, 아들 같고 동생 같은 이들의 듬직한 등을 한 번쯤은 두드려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국방부도 젊은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이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복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5년 병영문화 혁신 대책을 수립해 군 인권을 개선하고, 복지문화시설 확충 등 근무여건 개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3월부터는 전·공상 장병 민간의료 지원제도의 정비를 통해 장병들이 완치될 때까지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장병들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한 국방부의 노력은 앞으로도 다방면에서 진행될 것이다. 오늘 밤에도 이 나라의 아들딸들은 훈련으로 지친 몸을 야지에 기댈 것이다. 전선의 초병은 여전히 눈을 빛낼 것이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는 초계함이 파도를 이겨내며 자리를 지킬 것이다. 이 땅의 가장 아름다운 꽃은 전선에서 피고 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젊은이들에게 우리 모두는 어쩌면 빚을 지고 있을지 모른다. 늘 고마운 마음으로 그 고귀한 희생이 기억되기를 바란다.
  • 美 재향군인부, 살아있는 4000여명을 ´사망자로´ 둔갑

     미국 재향군인부(VA·Department of Veterans Affairs)가 살아있는 퇴역군인 4000여 명을 행정 실수 탓에 죽은 사람으로 둔갑시키는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벌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우리나라 국가보훈처에 해당하는 미 재향군인부 소속 직원의 실수로 말미암아 지난 5년 동안 모두 4201명의 퇴역 군인이 사망한 것으로 등록돼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이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군으로 복무한 뒤 현재 플로리다 주에 거주하는 마이클 리커(69)는 두 번이나 사망자가 됐다가 살아난 경우다. 지난해에 갑자기 정부 혜택이 끊긴 것을 알고 몇 개월 뒤에 살려냈으나, 다시 죽은 사람으로 등록됐다.  리커는 플로리다 주 출신인 데이비드 졸리 하원의원(공화당)의 도움으로 당국에 생존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혜택을 다시 받게 됐다. 리커가 갑자기 사망자로 등록된 것은 그의 중간 이름이 ‘C’인데도 직원이 ‘G’로 착각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VA는 이 같은 실수를 인정하고 성명을 통해 “직원의 실수로 불편이 초래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실수가 확인되는 대로 가능한 한 빨리 바로잡도록 하겠다”며 사과했다.  한편 미국의 퇴역 군인 중 매년 40만 명이 사망해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VA는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외출금지령’ 뚫고 탈북 러시… 北 2030 ‘장마당 세대’

    ‘외출금지령’ 뚫고 탈북 러시… 北 2030 ‘장마당 세대’

    1980~1990년 출생… 충성심 약해 시장경제 접해 ‘코리안드림’ 꿈꿔 중국 내 북한 식당에서 일하던 20대 종업원들이 또다시 탈출을 감행함에 따라 북한 젊은 층 신(新)세대의 성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초 중국 닝보의 류경식당에서 근무하다 탈북한 북한 종업원 13명과 지난 23일 탈출 소식이 알려진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 3명도 20대 젊은 층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닝보 종업원 집단탈출 사건 직후 북한 당국이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외출을 일절 금지했다”고 말했는데, 이처럼 살벌한 감시를 뚫고 탈출을 감행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들의 탈북 의지가 강하다는 방증이다. 북한의 20, 30대 젊은 층은 이른바 ‘장마당 세대’로 불린다. 1980~90년대에 태어나 청소년기에 ‘고난의 행군’을 겪은 세대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충성심이 약하고 상당수는 한국을 동경하는 세대다. 청소년 시절부터 ‘장마당’에서 물건을 사고팔면서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접해 외부 세계의 문화와 정보에도 익숙하다. 이런 세대가 북한을 벗어나 해외에서 자유를 맛보게 되면 다시 억압과 감시의 사회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게 당연할 법하다. 특히 한국행을 택한 식당 종업원 16명 중 15명이 유행에 민감한 젊은 여성이란 점에서 한국 드라마나 노래, 패션 등 화려한 한국 생활문화에 대한 선망이 탈북을 결심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지난해 탈북한 박경희(27)씨는 “요즘 북한의 젊은 세대는 ‘코리안드림’이 있다”며 “남한으로 탈북한 형제나 친척들이 왜 나에게 연락을 안 할까. 나도 빨리 남한에 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부모 세대와 구별되는 뚜렷한 특징은 김씨 정권에 대한 채무의식이 없다는 점이다. 배급제가 붕괴된 19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치며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은 게 없기 때문이다. 2012년 탈북한 함경북도 출신의 30대 탈북자는 “우리 세대는 정권에 대한 충성심은 없고 실망만 남아 있었다”며 “김정은 정권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면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했다”고 말했다. 장마당 세대 사이에는 자신과 비슷한 또래인 김정은이 하루아침에 최고지도자가 된 데 대한 심리적 반발심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이들 중 상당수는 컴퓨터나 휴대전화 같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개인주의적이며 군 복무를 기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이들이 아직은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지만 체제 전환과 개혁개방 욕구가 높아지면 북한 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요 세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공은 둥그니까… 야구 성적, 연봉순이 아니더라

    공은 둥그니까… 야구 성적, 연봉순이 아니더라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선수들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KBO가 지난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군 엔트리(외국인 선수 제외)의 평균 연봉은 2억 1620만원이다. 억대 연봉자도 148명에 달해 KBO리그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1년에 10억원 이상 버는 선수도 지난해보다 2명 늘어난 7명으로 사상 최대다. 하지만 개막 후 뚜껑을 열어 보니 성적이 꼭 몸값순은 아니었다. 연봉 16억원의 김태균(34·한화)은 최근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KBO 최저 연봉(2700만원)을 받는 신재영(27·넥센)은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는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 프로야구 선수들의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져 봤다. 구단별 국내 선수 최고 연봉자 가운데 구단으로 하여금 ‘본전’ 생각이 나게 할 정도로 아쉬운 모습을 보인 선수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선수가 소속팀 한화는 물론이고 KBO리그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김태균이다. 그는 KBO리그에서 14시즌을 뛰는 동안 통산 평균타율 .319를 기록했지만 이번 시즌은 타율이 .277(148타수 41안타)에 머물고 있다. 데뷔 2년차이던 2002년 타율 .255를 기록한 이래 성적이 가장 안 좋다. 홈런도 41경기에서 1개밖에 쳐 내지 못했다. 21개의 홈런을 때렸던 지난해에는 4월에 이미 홈런 4개, 41경기까지 기록한 홈런은 7개에 달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기록만 볼 때는 연봉 1억원을 받는 같은 팀 송광민(5홈런, 타율 .379)과 3200만원을 받는 하주석(3홈런, 타율 .284)보다 오히려 못하다. 그러나 워낙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오랜 기간 꾸준히 성적을 낸 선수이기 때문에 차츰 자신의 페이스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몸값 12억 윤석민 재활 중… 복귀 시기 미지수 LG에서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병규(42)가 구단 최고 연봉(8억원)을 받지만 현재 2군에서 뛰고 있어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낸다. 지난 2년 연속 부진했던 이병규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 개막전부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후 이번 시즌 한 번도 1군에서 뛰지 못한 채 2군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퓨처스리그 21경기에 나서 평균타율 .419(62타수 26안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1군에서 뛸 기회를 계속해서 엿보고 있다. NC의 최고 연봉(7억 5000만원) 수령자인 박석민(31)은 시범 경기(타율 .429)와 시즌 개막 후 4월 초중순까지는 3~4할을 넘나들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그러나 이후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져 현재는 타율 .275(131타수 36안타)로 당초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 삼성과의 경기 두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쳐 내기 전까지 15타석 무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행히 22일 삼성전에서 12경기 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하고 2경기 연속 멀티안타를 기록하며 점차 감을 되찾고 있어 향후 반등이 예상된다. 연봉 6억원을 받는 kt의 유한준(35)은 시즌 초반 4번 타자로 나서며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줬지만 지난 6일 한화와의 경기 도중 왼쪽 허벅지 부상을 당해 6주간 결장하게 됐다. KIA에서 연봉 12억 5000만원을 받고 있는 윤석민(30)은 지난달 27일 한화와의 경기를 앞두고 어깨 염증으로 1군에서 빠졌다. 현재는 불펜피칭을 하며 재활 중이지만 언제쯤 1군에 복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반면 최저 연봉(2700만원)을 받으면서도 엄청난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도 있다. 넥센의 중고 신인 신재영이 대표적이다. 고교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신재영은 단국대를 졸업한 후 NC에 입단해 3군을 전전하다가 트레이드로 2013년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는 넥센의 선발투수진으로 깜짝 발탁돼 현재 6승(2패)을 기록하며 더스틴 니퍼트(두산·7승), 마이클 보우덴(두산·6승), 윤성환(삼성·6승), 에릭 해커(NC·6승) 등 최고의 선수들과 엎치락뒤치락하며 다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박주현(20·넥센)도 신인이지만 선발 자리를 꿰차며 2승(1패)째를 기록하고 있다. 타선의 도움을 못 받은 경기가 종종 있어 승수를 많이 쌓지는 못했지만 평균자책점은 4.64를 기록하며 루키로서 준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팀의 또 다른 중고 신인 박정음(27)도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서 뛰며 평균타율 .349(43타수 15안타)를 기록해 놀라운 가성비를 보여주고 있다. ●고졸 신인 NC 박준영 중간계투 제 몫 ‘눈길’ NC에서는 고졸 신인 박준영(19)이 올 시즌 19경기에 출장해 1패 5홀드(공동 8위)로 팀의 중간 계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50㎞에 이르는 묵직한 직구가 장기이며 예리하게 떨어지는 커브도 좀처럼 공략하기 쉽지 않다. 같은 팀의 정수민(26)도 지난 19일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5와3분의1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이날 승리로 넥센은 4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당시 김경문 NC 감독도 “정말 큰 역할을 했다. 다음에도 선발 등판시킬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의 몸값 대비 활약상은 ‘카스포인트’에서도 잘 드러난다. 오비맥주와 MBC스포츠는 선수들의 활약 정도에 따라 자체적으로 점수를 매긴 카스포인트를 2011년부터 공개하고 있다. 이 두 회사는 해당 수치를 이용해 연봉 대비 활약도를 나타내는 ‘카스포인트 가성비’ 점수도 자사 홈페이지에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가성비 1위를 달리는 선수는 넥센의 신재영(120.3점)이고 2위는 김재환(두산·91.7점), 3위는 구자욱(삼성·55.6점)이다. 이 중 김재환은 연봉이 5000만원으로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많은 편은 아니지만 32경기 동안 홈런 14개를 때려 내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고 구자욱 또한 연봉은 8000만원이지만 타율은 전체 선수 중 2위(0.377)를 기록 중이다. ●한화 총연봉 > 넥센 + NC 총연봉 구단별 총연봉 대비 성적을 살펴볼 때 가장 상황이 안 좋은 구단은 한화다. 외국인·신인 선수를 제외한 한화 선수들의 올해 연봉 총액은 102억 1000만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지만 현재 11승1무29패로 꼴찌를 달리고 있다. 반면 구단별 연봉 총액 10위(40억 5800만원)의 넥센은 한화의 절반도 안 되는 연봉으로 리그 5위(21승1무20패)를 지키고 있고, 연봉 총액 8위(55억 8900만원)에 불과한 NC는 현재 리그 2위(22승1무17패)를 달리며 최고의 가성비를 보여준다. 외국인·신인 선수를 제외한 넥센과 NC의 연봉을 다 합친다 해도(96억 4700만원) 한화의 총연봉에 훨씬 못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한화의 가성비가 얼마나 안 좋은지 알 수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4년 뒤 징병검사 10명 중 9명 ‘현역’

    인구 감소 대비 여군도 늘리기로 ‘작업’ 민간 아웃소싱·대체복무 폐지 추가 예산 필요해 진통 예상 군 당국이 2020년쯤부터 징병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 비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국방부가 발표한 대체·전환복무제 폐지 계획과 더불어 인구 감소 추세에 따른 병력 부족 현상을 막기 위한 대책이다. 군 관계자는 22일 “병력 부족 현상을 막기 위해 대체·전환복무제 폐지와 병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검토 중”이라며 “현역 판정률 조정과 여군 확대, 전투근무지원 업무의 민간 아웃소싱 등의 방안이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역 판정률 조정은 체질량지수(BMI) 등 현역 판정 기준을 완화해 현재 85%가량인 현역 판정률을 90% 이상으로 높이는 게 골자다. 이렇게 하면 보충역인 4급 판정 인원은 줄어들고 그만큼 현역 입영 대상이 늘어나 부족한 병력을 채울 수 있게 된다. 지난해 국방부는 입영 적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현역 판정 기준을 강화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20대 남성 인구가 줄어 병력 부족이 예상되자 이를 다시 완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현역 판정 기준은 병력 자원 현황에 따라 조금씩 조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또 여군 숫자를 늘리고 현역병들이 하던 병영 내 각종 ‘작업’(부대 관리)을 아웃소싱하는 방안도 추진 중에 있다. 국방부는 지난 1월 신년 업무보고에서 “여군 비율을 장교는 7%, 부사관은 5%로 늘리는 계획을 내년에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작업 아웃소싱은 현역병 정예화가 중요해지는 만큼 병사들이 교육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민간업체에 시설 관리, 청소, 제초 등을 맡기겠다는 취지다. 국방부는 2023년쯤부터 매년 2만~3만명의 병력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국방부는 앞서 2020년부터 3년에 걸쳐 대체·전환복무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방안은 유관 기관의 반대는 물론 추가 예산 투입도 필요해 정책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력 문제는 예산에 제약이 있어 묘수를 찾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유관 부처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공직자 및 자녀 병역이행 실태 매년 4차례 점검한다

    정부가 올해부터 공직자와 그 자녀의 병적사항을 따로 관리하면서 매년 4차례 병역이행 실태를 점검한다. 병무청은 이를 위해 ‘공직자 병적관리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해 개인별 병역사항 등 병역정보를 기록해 관리할 계획이다. 병무청은 22일 ‘공직자 등의 병적관리 규정’ 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면서 “이는 지난해 12월 공포된 개정 병역법에 따른 공직자와 그 자녀의 병적관리 제도 운용에 필요한 절차와 방법 등을 세부적으로 규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회 지도층에 대한 병역이행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병역의무 이행이 자랑스러운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공직자와 그 자녀의 병역사항을 철저히 관리하기 위해 규정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제정안에 따르면 공직자윤리법 제10조의 재산공개 대상에 해당하는 공직자와 그 자녀가 병적관리 대상이다. 제10조는 일반직 1급 국가공무원, 중장 이상의 군 장성,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의 법관 등을 재산공개 의무가 있는 고위 공직자로 규정하고 있다. 병무청은 공직자 병적관리시스템(전산시스템)을 구축해 공직자와 그 자녀의 개인별 병역사항, 신체등위와 각종 병역처분과 관련한 현황 등 병적 정보를 기록하기로 했다. 특히 지방병무청장은 관할지역의 병적관리 대상자에 대해 분기별(4차례)로 병역처분 및 병역이행 실태를 분석 점검해 병무청장에게 보고토록 했다. 병적 정보 등을 확인한 결과 병역회피가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되면 신체등위판정심의위원회에 회부하거나 병무청 특별사법 경찰관에게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 병무청은 이밖에 병적관리 대상자를 관리하는 기간도 세부적으로 규정했다. 제1국민역은 제1국민역에 편입된 때부터 입영할 때까지, 보충역은 제1국민역에 편입된 때부터 복무 또는 의무종사가 만료될 때까지, 제2국민역과 병역면제자는 제1국민역에 편입된 때부터 제2국민역 또는 병역면제 처분될 때까지 정부가 병적을 관리하도록 했다. 그러나 퇴직과 강임(降任·낮은 직급에 임명) 등 다른 사유로 공직자윤리법 제10조의 재산공개 대상에서 제외되면 공직자와 그 자녀도 병적관리 대상에서 제외된다. 제정안은 “병무청장과 지방병무청장은 공직자 등 병적관리 대상자의 개인정보를 공개·누설·제공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 규정은 행정 예고 기간을 거쳐 6월 16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정과 국가의 평화, 다 지키는 부부들

    가정과 국가의 평화, 다 지키는 부부들

    같은 부대서 일하며 일·육아 서로 도움 남편 중대장이라 신혼여행 못가기도 총 1570쌍 육아 휴직 등 정책 지원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로, 2007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부부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육군은 다양한 부부 군인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육군에는 1570쌍의 부부 군인이 있다. 육군 11사단 인사참모처의 임형욱(33) 대위는 11사단 예하 여단에서 보안 업무를 하는 부인 홍서희(34) 중사가 늘 든든하다. 일을 하다가 막힐 때면 부대 현안을 잘 아는 홍 중사가 유용한 조언을 해주기 때문이다. 임 대위는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다 보니 서로 업무에 조언을 하기도 하고 문제가 생기면 코치 역할도 해줘 일하는 데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11사단에는 이들과 같은 군인 부부가 19쌍이나 더 있다. 육군은 이날 군인 부부가 무려 20쌍에 달하는 11사단의 이야기를 자세히 전했다. 11사단의 전덕호(31) 대위와 권연주(27) 중사도 부부다. 이들은 2014년 결혼할 때 전 대위가 중대장을 맡고 있어 신혼여행도 못 갔다. 전 대위가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던 권 중사는 신혼여행을 가지 말자는 말을 먼저 꺼내 남편의 부담을 덜어 줬다고 한다. 육군에서는 이들 부부와 같이 한 부대에서 근무하는 부부가 늘어나는 추세다. 육군은 군인 부부가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육군의 ‘일·가정 양립정책’은 군인 부부가 결혼 이후 5년 동안 같은 부대나 인접 부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2세 미만의 자녀를 둔 여군은 탄력근무제가 적용돼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부부가 가사를 분담할 수 있도록 남군도 육아휴직을 낼 수 있도록 했고, 휴직 기간은 진급 최저 복무 기간에 포함해 진급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다. 군인 가족의 육아 부담을 덜고자 군 자녀 어린이집을 지난해 53곳에서 63곳으로 늘렸고 올해부터는 훈련이나 당직근무 때 아이를 잠시 동료 군인 가족에게 맡기는 ‘아이돌봄 위탁제도’도 운영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군복 입은 것이 죄가 되는 나라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군복 입은 것이 죄가 되는 나라

    인류가 의복을 입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 3만년 동안 만들어냈던 수많은 옷 가운데 가장 미스터리한 옷은 무엇일까? 대한민국 남성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면 열에 아홉은 ‘군복’이라고 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 남성들에게 있어 군복은 심리적으로 특별한 영향을 발산하는 마력이 넘치는 옷이기 때문이다. 군복은 전투를 목적으로 특별히 디자인된 옷이지만, 우리나라의 군복은 전투에서의 효용성보다는 심리적인 파급 효과가 더 강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누구든 이 옷을 입으면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우며, 시간대와 상관없이 배고프고 졸리게 된다. 특히 전역 후 이 옷을 입게 되면 모범생도 반항아가 되며 부대 정문을 나서는 순간 옷을 갈아입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든다. 도대체 군복 속의 그 무엇이 착용자를 이렇게 변하게 만드는 것일까? 군복이 부끄러운 이유 군복을 입으면 ‘불편’해지는 것은 의무 복무하는 병사들뿐만이 아니다. 직업으로 군인을 택한 간부들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국방부와 가까이 있는 용산역 2층 화장실에 가면 옷을 갈아입는 고급장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기차를 타고 국방부나 합참에 출장 다녀가는 사람들이다. 부대 밖에서 업무 차 만나는 군인들도 예외 없이 사복을 입고 나오며, 심지어 사복을 입고 출퇴근하며 부대에서만 군복을 입는 간부들도 대단히 많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 대위’가 여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병원에 찾아갈 때 종종 군복을 입고, 극중 군인인 등장인물들이 군복을 입고 시내를 활보하는 모습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우리 장병들로 하여금 이토록 군복을 불편한 옷으로 생각하게 만들었을까? 의심할 여지없이 그 원인은 바로 국민들이다. 국민의 절반이 남성이고 그들 중 상당수는 군대를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군인을 ‘군인’보다는 ‘군바리’라고 부른다. ‘군바리’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특정 직업을 비하하는 ‘바리’라는 접미어에 ‘군’이 붙어 만들어졌다는 설이 지배적이며, 실제로도 이런 의미로 쓰이고 있다. 군인에 대한 비하와 경멸은 호칭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군인은 누군가의 아버지 또는 어머니이자 자식이고 형제자매지만, 국가로부터 홀대받고 있고, 국민들로부터는 가장 만만한 대상이자 ‘봉’ 취급을 받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밤낮으로 훈련과 경계근무, 진지공사 등 각종 잡무에 동원되는 우리 병사들은 한 달 월급으로 병장 기준 19만 7100원을 받는다. 옛날에 비하면 많이 올랐다지만 이와 덩달아 물가도 올랐기 때문에 PX 가서 군것질 몇 번 하면 금세 빈털터리가 된다. 직업군인인 간부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9급 공무원의 초임연봉이 기본급과 수당을 포함해 2500만~2600만원 선인데 반해 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하사는 기본급과 수당을 합쳐도 2200만원 선, 소위는 2500만 원 선이다. 최근 현대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병영생활관과 달리 간부숙소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에 지금도 전후방 각 지역에서는 벽에 금이 가거나 천장에서 물이 새는 숙소나 관사에서 거주하는 간부들도 많다. 국가만 군인을 이리 홀대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도 군복 입은 자를 죄인 또는 ‘봉’으로 보고 있다. 최근 훈련 중인 해병대 병사들이 영문도 모른 채 주민들에게 붙잡혀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폭언을 듣는 사건이 있었는가 하면 “군인들은 민간인들이 이용하는 식당에 출입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민원이 올라온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지난 2011년 양구에서는 주말 외박을 나온 병사들을 고등학생들이 집단 폭행한 사건도 발생했었다. 군부대 인근 주민들 역시 군인들을 ‘봉’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외출 또는 외박 군인들이 일정 시간 내에 부대에 복귀해야 하는 ‘위수지역’ 개념 때문에 멀리 나가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해 군인들에게 폭리를 취하고 있다. 군부대가 많은 강원도 모 지역 소재 PC방들은 장병들이 외출·외박을 나오는 주말에 30% 이상 요금을 더 받고 있으며, 요금 논란이 제기되자 ‘주3회 이상 이용자’, ‘주중에만 가능한 회원 가입자 할인’ 등 장병들은 불가능한 할인제도를 도입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외박 장병들이 이용하는 숙박업소는 여인숙이나 다름없는 허름한 시설을 갖춰놓고 주말 숙박비 8~10만원, 숙박인원 1인 추가 시 1만원 추가요금을 받아 분대 단위로 외출을 나오는 장병들을 대상으로 객실 하나당 1박에 10~15만원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 최근 모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처럼 모 신병훈련소 인근 주민들은 6시간으로 제한된 영외면회제도를 악용, 온수도 나오지 않는 미신고 컨테이너 박스를 갖다놓고 6시간 대실료로 15만원을 받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바가지를 씌우며 장병들과 가족들을 울상 짓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부대 차원에서 위수지역을 좀 더 멀리까지 확대해주거나 부대에서 운영하는 저렴한 복지시설을 건립하겠다고 하면 주민들은 군이 지역 상권을 죽인다고 집단행동에 나서며 군을 곤혹스럽게 몰아간다. 장병들을 괴롭히는 것은 상인들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군부대가 시골에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들이나 유관단체로부터 끊임없이 대민지원 요구가 들어온다. 대민지원의 형태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농번기에 모내기나 추수를 돕거나 폭우·폭설이 내렸을 때 복구 작업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농사일부터 시설보수, 심지어 과외 선생님 업무까지 다양해졌다. 병력 감축으로 인해 항상 일손이 부족한 부대 입장에서 대민지원을 내보내는 것은 적잖이 부담스러운 일이고, 장병들 역시 훈련과 업무를 하면서 휴식을 쪼개 대민지원에 나가는 경우가 많아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군인들이 자신들을 돕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때때로 더 많은 일손을 요구한다. 이처럼 대한민국에서 군복을 입고 살아간다는 것은 이등병부터 장군까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회적으로 가장 약자가 된다는 의미한다. 장병들은 불합리한 일을 당하더라도 군복을 입었기 때문에 침묵할 것을 요구받는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그 누가 군복을 입는 것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을까? 군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바뀌어야 선진국, 이른바 OECD 국가들 가운데서도 이처럼 군인을 비하하거나 경멸하는 국민들이 많은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나라와 달리 대부분의 나라에서 군인은 비하와 경멸의 대상이 아니라 존경과 우대의 대상이다. 선진국 국민들은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안팎의 적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주는 군인을 존경하고 감사를 표하며 그 사회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우를 제공한다. 우선 급여 체계가 일반 공무원들과 다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군의 하사나 소위의 연봉이 2200만~2500만원 수준인 것과 달리 미군은 갓 입대해 기초군사훈련을 수료한 이등병(Private E1) 기준 기본급만 1만8802달러(약 22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식비(연 2000~2400달러), 주택수당, 의류수당이 더해지고, 해외 파병, 군함 또는 항공기에 타는 병사들은 직종에 따라 월 70~1000달러의 추가 수당이 더해지기 때문에 해외 파병 근무에 투입되는 병사들은 이등병이라 할지라도 실제 연봉이 우리 돈으로 따지면 3000만~4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급여에서만 혜택이 있는 것이 아니다. 본인과 직계가족은 무료로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면 복무기간 중 연간 4500달러(약 526만원) 안팎의 학비가 지원되며, 전역 후 대학이나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면 최대 8만3000달러(약 9700만원)을 지급받는다. 결혼한 병사에게는 주택 구입비용 또는 임대비용과 가족에 대한 식비가 지원되며, 거의 모든 생필품과 가전제품, 차량 등을 면세 혜택으로 구입할 수 있다. 임무 수행 중 전사한 장병의 가족에게는 각종 기금과 보상금을 합쳐 약 100만 달러(약 11억 7000만원)이 지급되며, 사망 후 6개월 간 주택 및 주택비용을 제공하고, 1년 간 군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과 더불어 평생 계급에 따른 연금이 지급된다. 군복을 입은 사람을 예우하는 것은 국가만이 아니다. 선진국에서 군인은 존경과 예우의 대상이며, 시민들이 군인을 대하는 모습에서 우리나라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 가령, 군복을 입고 식당에 가면 식사비용을 대신 계산하는 사람이나 음식 값을 아예 받지 않는 식당 주인도 종종 찾아볼 수 있고, 길거리에서도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Thank you for your service"라는 감사인사 세례를 받기 일쑤다. 극장이나 운동경기장에 훈장을 받은 군인이라도 나타나면 행사를 시작하기 전 기립박수를 받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국가는 군인에게 항재전장(恒在戰場), 즉 언제나 전쟁터 한 가운데에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라고 강조하며 군복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라면 언제 어디서든지 죽을 수 있는 군인을 위한 수의(壽衣)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국가와 사회가 군복에 부여하는 의미는 수의(壽衣)가 아니라 수의(囚衣), 즉 죄수복에 가깝다. 군복이라는 수의를 입은 청년들은 최저시급의 1/10도 안 되는 봉급과 수용소 같이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며 국민과 사회로부터 군바리라는 조롱과 호구 대접을 받으면서 2년을 버텨야 한다. 이를 거부한 청년들은 죄수복이라는 수의(囚衣)를 입고 옥살이를 한 뒤 평생을 전과자로 살아야 한다. 어떤 선택을 하든 죄수 취급을 받는다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군인도 군복 입은 자이기 이전에 시민이고 사람이다. 군복 입은 자를 비하하고 손가락질하며 푸대접하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자신의 목숨과 가족의 앞날을 내던져 희생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타인을 위해 희생한 사람을 의인(義人)이라 칭송하면서 목숨과 청춘을 바쳐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군인에게는 왜 이러한 인식과 처우가 주어져야만 하는 것일까? 이일우 군사전문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내년 복지시설 사회복무요원 확대...장애인,노인 복지 개선될까

    병무청은 내년에 필요한 사회복무요원(옛 공익근무요원) 2만 8850명의 복무기관별 배정을 완료하고 복지시설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 규모가 확대된다고 20일 밝혔다. 사회복무요원은 징병 신체검사에서 신체등급 4급을 받은 이들이 현역 군 복무 대신 국가기관이나 공공단체,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공익 목적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제도다. 내년 사회복무요원 규모는 올해(2만7322명)보다 5.6% 증가했다. 이들 가운데 42.1%에 해당하는 1만2152명이 장애인복지단, 노인 요양시설 등 사회복지 분야에 배정됐다. 올해 같은 분야 배정 인원(1만1209명)보다 8.4% 늘었다. 나머지 인원은 환경안전(3554명), 교육문화(1889명), 보건의료 분야(1525명)에 각각 배정됐다. 병무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회복무요원 복무의 공익성을 강화하고 서비스의 질을 향상하고자 복지시설 등 사회서비스 업무 분야에 배정 인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병사 휴가비 인상… 전용 복지시설도 추진

    군이 내년부터 병사들의 휴가비 등을 인상하고 병사 전용 문화·복지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는 19일 황인무 차관 주재로 전날 열린 군인복지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제2차 군인복지기본계획’ 핵심과제 추진 현황을 중간 점검했다고 밝혔다. 병사 휴가비 인상은 휴가를 떠나는 병사들이 귀향길에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한 식비를 현행 5000원에서 6000원으로 올리는 것이 골자다. 또 섬 지역에 집이 있어 귀향길이 먼 병사들에게 지급하는 숙박비는 1만 2000원에서 2만 5000원으로, 선박 이용비는 현행 1만 6700~4만 3200원에서 1만 6700~6만 6500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물가 상승 수준을 반영해 휴가비용을 현실화하겠다는 것으로 유관 부처와 협의에 따라 인상폭은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시설이 부족한 전방 지역 병사들이 외출·외박 시에 이용할 수 있는 병사 전용 문화·복지시설도 건립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객실, 식당, 목욕탕 등 편의시설과 함께 병사들의 수요를 반영한 독서카페, 음악감상실 등도 갖춘다. 국방부는 병사들이 민간 숙박시설보다 싼 가격으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소규모 부대원들의 단합대회 장소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병사가 군 복무 중 사고를 당해 신체장애가 생겼을 때 받는 보상금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19대 국회 마지막 통과 법안들] 정신병원 강제입원 요건 까다로워진다

    경단녀도 국민연금 납부땐 ‘자격’ 국민연금 가입 실직자 75% 지원 정신질환이 없는 사람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는 데 악용되기도 했던 정신보건법이 전면 개정됐다. 입원 절차가 까다로워졌고 입원하더라도 3개월째 되는 날 심사에서 정상 판정을 받으면 퇴원할 수 있게 했다. 보건복지부는 정신병원 입원요건과 절차를 강화하고 입원적합성을 따질 외부 심사체계를 도입한 ‘정신보건법 전부개정법률안’이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 6월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기존의 정신병원 강제입원 제도는 매우 허술해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와 의사 1명의 진단만 있으면 누군가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수 있었다. 2013년 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정신질환 입원자 8만 462명 가운데 73.1%가 강제입원자이며, 이 중에는 가족 간 불화, 재산 문제 등으로 강제 입원한 피해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한다. 개정된 정신보건법은 서로 다른 정신의료기관 소속 전문의 2명 이상의 일치된 진단이 있어야 강제입원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 중 1명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정신의료기관 의사여야 한다. 의사 진단을 받아 강제 입원해도 입원자는 강제 입원의 적합성을 따질 기회를 한 번 더 얻게 된다. 최초 입원 후 한 달 내에 국립병원 등에 설치된 입원 적합성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받도록 하는 조항이 이번에 추가됐다. 정신보건법이 정의한 ‘정신질환자’의 범위도 축소된다. 기존 법은 정신질환자에 ‘정신병·인격장애·알코올 및 약물중독 기타 비정신병적정신장애’를 모두 포함했으나 개정된 법은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좁게 정의해 우울증 등 경증 질환자를 제외했다.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된 이른바 경력단절여성도 보험료를 ‘추후납부’하면 국민연금 수급자격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복지부는 전업주부 446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군 복부기간 중 연금보험료를 납부한 사람도 가입기간을 6개월 추가하는 군복무 크레디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재무·회계기준을 마련해 장기요양기관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종사자 인건비를 현실화하는 내용의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도 통과됐다. 또 실직자가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국가가 보험료의 75%를 지원하는 ‘실업크레디트’ 제도를 담은 고용보험법 개정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금까지 실업 기간은 연금 보험료를 내지 않는 대신 연금 가입 기간으로도 인정받지 못했다. 최소 가입기간은 10년 이상이다. 앞으로는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구직급여 수급자가 국민연금 보험료의 25%만 내면 최대 1년간 정부에서 나머지 75%(월 최대 5만원)를 지원해준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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