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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北, 핵보유국 지위 요구 접어라

    북한이 13개월만에 열린 6자회담에서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을 했다. 김계관 북측 수석대표는 “현 단계에서 핵무기 논의를 할 경우 핵군축회담을 요구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북 제재 해제 등 요구조건이 선결되지 않으면 6자회담을 북핵 폐기를 전제로 해 진행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북한의 억지주장으로 어렵게 재개된 6자회담이 벌써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 우려스럽다. 북한은 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 비핵화 약속을 정면으로 위반했다. 당장 핵프로그램을 중단하고 개발중인 핵무기를 완전폐기해야 마땅하다.6자회담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반대급부를 주려는 협상을 하는 것은 북핵 사태를 연착륙시키는 게 한반도 안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주변국의 충정을 순리대로 받아들이지는 못할망정 핵보유국 지위를 먼저 인정해달라는 식으로 떼를 쓰면 안 된다. 국제약속을 어긴 채 조잡한 핵실험을 해놓고, 미국·러시아 등과 핵군축을 논의하겠다는 발상이 가당키나 한가. 시간을 벌어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려는 것이 북한의 속셈이 아니길 바란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가 결의한 것을 비롯해 모든 대북 제재를 풀고, 미국내 북한을 적대시하는 법률과 제도적 장치를 철폐해야 핵프로그램 포기 논의를 하겠다고 강변했다. 특히 방코델타아시아(BDA) 계좌와 관련한 미국의 금융제재가 해제되지 않으면 북핵 협의에 진지하게 응하지 않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BDA 문제는 북·미 실무회의에서 해제 논의가 어제부터 시작된 만큼 북한은 핵폐기 협상에서 성의있는 절충안을 내놓아야 한다. 크리스토퍼 힐 미측 수석대표는 북측의 지연전술에 대해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한국·중국의 중재도 허사로 끝난다.6자회담을 또 벼랑으로 몰다가는 게와 구럭을 모두 잃는다는 점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
  • 北 “핵군축 회담 불가피”

    |베이징 이지운 김미경특파원|제5차 북핵 6자회담 2단계 회의가 18일 오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공식 개막했다. 북한은 이 자리에서 핵 군축회담 불가피론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기조연설에서 “조건이 성숙되지 않은 현 단계에서 핵무기 문제를 논의하고자 할 때는 핵 군축회담 진행 요구가 불가피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폐와 제재 해제 뿐 아니라 경수로 지원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은 “인내의 한계가 초과됐으며, 이제는 행동이 필요할 때”라면서 “비핵화 시 모든 것이 가능하나 이것이 안 되면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핵폐기 과정을 몇 단계의 큰 묶음으로 나눠 이행하는 ‘패키지식 접근방안’을 제안했다. 천 본부장은 기조연설에서 “전체 핵폐기 계획을 몇 단계로 나눠 작성, 이행하는 것이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북측의 의무사항과 상응조치의 수순을 결정하고 이를 조합하는 데 있어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엄격히 기계적으로 적용해 모든 조치를 1대 1로 연계하려 하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고, 한 가지 조치의 지연에 이행과정 전체가 볼모가 되는 위험이 있다.”고 제안배경을 설명했다.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은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공동성명의 전면적 이행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토론해 확정하는 것과, 초기 단계에 각국이 해야 할 일을 확정하자.”고 말했다. 이날 전체회의 종료 이후 북·미간 양자회담이 예상됐으나 북한은 다른 나라와의 모든 회동을 사실상 거부했다. 한편 당초 이날 6자회담 개막과 함께 열릴 것으로 알려진 북·미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 실무회의는 북한 대표단 사정으로 하루 늦춰져 19일 시작된다. jj@seoul.co.kr
  • [6자회담 공식 재개] 北 핵군축회담 카드는 ‘회담 입지 강화용’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한이 13개월 만에 재개된 6자회담에서 결국 ‘핵군축회담’카드를 꺼내들었다. 18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개막한 6자회담 전체회의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기조연설을 통해 “현단계에서 핵무기 문제를 논의할 경우 핵군축회담 진행 요구가 불가피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지난 10월9일 핵실험 이후 핵보유국이 됐다고 주장하며 공공연히 언급해온 핵군축회담 요구를 본회담에서 다시 주장한 것이다. 북측이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자 북한의 최종 목표”라며 핵군축을 들고 나온 것은 회담 자체를 핵군축회담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보다는 북한의 회담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인정 여부를 떠나 이미 ‘핵보유국’인 만큼 핵폐기 과정에서 합당한 보상을 받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여러 차례 핵군축회담의 필요성을 거론해 왔다. 북 외무성은 6자회담의 무기한 불참과 핵무기 보유를 전격 선언한 뒤 지난해 3월 “우리가 당당한 핵무기 보유국이 된 지금,6자회담은 마땅히 참가국들이 평등한 자세에서 문제를 푸는 군축회담으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지난 10월 핵실험 후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외신을 통해 미국의 한국내 핵무기 배치를 주장하는 등 공세를 폈다. 어쨌든 북한이 이번 회담을 핵군축회담으로 몰고간다면 회담 자체가 난관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chaplin7@seoul.co.kr
  • [사설] 더디어도 전진하는 6자회담 되기를

    북핵 6자회담이 13개월 만에 오늘 베이징에서 재개된다. 북한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한반도 안보가 짙은 먹구름에 휩싸인 현실을 고려할 때 실로 반갑고 환영할 일이다. 우리 정부와 중국의 다각적인 중재 노력 속에 미국이 유연한 대화 자세를 보이고 북한도 더 이상의 무력 행위를 자제하는 등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참가국들의 의지가 6자회담 재개라는 결실을 낳았다고 할 것이다. 회담의 동력은 충분히 확보돼 있다고 본다. 북한이든 미국이든 9·19공동성명 이상으로 서로의 국익에 부합하는 것이 없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하겠다. 평화적 북핵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까지 나아갈 구체적 실천방안도 제시돼 있다. 북한은 영변의 5㎿급 원자로 가동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핵프로그램 신고 등 한반도 비핵화 방안을 이행하면 된다. 이에 미국 등 나머지 참가국들은 한국전 종전 선언, 북한체제 보장, 에너지 지원 등 상응조치를 취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조치들을 언제 어떤 형태로 조합하느냐일 것이다. 이는 9·19공동성명 채택보다도 훨씬 복잡하고 힘든 과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북한과 미국은 지금까지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북한은 핵보유국임을 내세워 미국에 핵 군축협상이나 한반도 핵우산 철회를 요구해선 안 된다. 일각의 우려처럼 이런저런 이유로 회담을 지연시키며 부시 행정부 임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려서도 안 된다. 미국도 북한의 ‘선 조치’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종전선언 등 신뢰회복 조치를 앞세울 필요가 있다.6자회담 중단의 발단이 된 대북 금융제재에서도 더욱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천영우 한국 수석대표의 말처럼 회담의 성패는 참가국들의 정치적 의지에 달렸다고 본다. 작은 합의라도 단계별로 조금씩 이뤄 나감으로써 북핵 해결에 한발 다가서는 6자회담이 되기를 기대한다.
  • 한국, 美에 공격적 협상 제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18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올린다.1년여 만에 재개되는 만큼 회담국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 6자회담 대표단은 이번 5단계 2차 회담에서 다른 나라들보다 더 공격적이고 탄력적으로 협상에 임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회담 관계자는 “미국측에도 공격적인 협상을 통해 9·19 공동성명이 행동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북미 입장차 여전… 비관론도 우여곡절 끝에 회담이 재개되지만 북미간 입장차가 여전한 만큼 서로가 요구하고 있는 핵시설 가동중단 등 ‘초기 이행조치’와 경제·에너지 지원 등 ‘상응조치’가 얼마나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양측 입장이 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장국인 중국의 제안으로 해를 넘기지 않고 회담을 열게 돼 이견을 좁히는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북한이 초기조치의 일부만 수용하면서 경유 등 에너지 지원, 방코델타아시아(BDA)문제 해결, 핵군축 등을 주장한다면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날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이런 차원에서 정부의 ‘공격적인 협상’은 북한의 요구조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대북 상응조치의 수준을 높이기보다는 공세적인 태도를 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15일 국회 통외통위에 출석,“우리 정부의 대북 식량·비료 지원은 회담 테이블에서 논의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첫등판 천영우대표, 힐·김계관과 접점 모색 16일부터 베이징에 도착하는 각국 대표단은 17일 한·중, 미·중 등 양자 접촉을 갖고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특히 북·미 양자 회동도 회담 개막 전에 물밑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개막일인 18일에는 전체 대표단이 참가하는 전체회의에서 각국이 기조연설을 한다. 회담 중에는 사안에 따라 각국 수석대표 외에 1명씩이 더 참가하는 ‘수석대표+1’회의가 열린다. 회담 종료일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의견이 어느 정도 교환됐다고 판단되면 전체회의를 열고 회담을 마무리한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어 21일 정도에는 회담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며, 접점을 찾는다면 합의문을 발표하게 된다. 한편 각국 대표단 수석대표는 우리측만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으로 바뀌고 다른 나라들은 지난해와 같은 대표들이 다시 등장한다. 미국 대표단은 여전히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이끌며, 빅터 차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보좌관과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 유리 김 국무부 북한팀장 등 이른바 ‘한국계 미국인’이 대거 참여한다. 이와 함께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중국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 일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러시아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차관이 각각 수석대표로 다시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중계석] 北, 원자로 중단이 가장 쉬운 첫 조치/ 지그프리드 헤커 美 국립핵연구소 前 소장

    방한 중인 지그프리드 헤커 전 미 국립핵연구소 소장은 12일 북한측이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군축협상에 대해 “북한이 많아야 6∼8개의 핵무기를 가진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봤을 때 ‘감축’은 성립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미 스탠퍼드대학 초빙교수인 헤커 박사는 “북한은 핵무기를 운반할 만한 미사일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북측의‘군축협상’ 주장에 대한 생각은. -군축협상의 주요 당사국이었던 미국과 소련의 사례를 보면 이들이 수천개의 핵무기와 무기 운반체계인 미사일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미국과 북한이 상호적으로 무기를 줄이는 것이 아니다. ▶농축우라늄의 ‘동결’ 혹은 ‘폐쇄’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농축우라늄 시설은 원자로에 비해 훨씬 작아서 숨기기가 쉽다. 즉, 북한의 협조가 없으면 프로그램 제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북한이 핵 폐기 의사를 증명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첫 조치는 무엇인가. -손쉬운 것은 원자로 가동을 중단해 플루토늄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 것이다. 원자로 가동 중단은 자동차의 시동을 끄는 것처럼 간단하다. 하지만 안에 연료를 두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꺼내야 하며 이 작업은 북한이 1994년을 비롯해 몇차례 해봤기 때문에 1∼2달이면 가능하다. ▶그 다음 조치는. -원자로에서 꺼낸 폐연료를 식힌 후 밀봉해 안전을 확보하고 북한 밖으로 반출하는 방법과 북한 내 어딘가에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 두 가지 옵션이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필요한 조치는. -원자로의 해체가 동반되어야 한다. 재처리 시설의 해체가 있어야 한다. 연합뉴스
  • [6자회담 전문가 진단] “결과보다 북핵해결 국가전략 세워야”

    [6자회담 전문가 진단] “결과보다 북핵해결 국가전략 세워야”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한국 외교가 문제 해결을 위한 장기적 전략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오는 18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5차 2단계 6자회담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대체로 어둡다.1년여만에 재개되는 회담이지만, 북·미간 적대적 태도 등 상황이 별로 나아진 것이 없기 때문에 근본적 해결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란 분석이다. 하지만 6자회담 결과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외교전략을 갖추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강성윤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제안에 별다른 답변 없이 우선 회담에 나와 논의하자는 입장이기 때문에 회담 결과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면서 “현 상황에서 회담이 열리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또 “손에 쥘 수 있는 것이 나와야 하는데 북한이 핵시설 가동 중지 등 일부를 수용하더라도 미국과 주고받는 것에 서로 만족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면서 “특히 북측이 주장하는 계좌 동결문제 해결과 경제지원, 국교정상화 등이 동시에 논의될 것인지가 협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철 국방대 군사전략학과 교수는 “북핵 문제는 장기 레이스인 만큼 이번 회담에서 공동성명 수준의 성과가 나오더라도 긴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뿐 근본적 해결책은 될 수 없다.”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못하고 군축회담으로 몰고갈 가능성이 크며, 미국도 중간선거 이후 입장을 바꿔 북측과 타협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번 회담은 희망적이지 않다.”고 전망했다. 최 교수는 이어 “북핵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한국과 미국, 중국이 입장을 서로 조율해 ‘3각 연대 강압외교’전략을 세워야 한다.”면서 “강압외교는 대화와 협상, 제한적 무력 사용 및 위협 등이 모두 포함되는 것인 만큼 한·미·중이 연대, 제재든 대화든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문영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핵 문제는 현상 문제에 앞서 북·미간 불신과 북한의 생존전략, 미국의 패권전략 등이 충돌하는 본질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아직은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이번 회담은 북·미가 각각 겨울을 이겨내기 위한 경제난 완화나 중간선거 이후 북핵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푸는 모습을 보여야 할 필요성 등 현상을 관리하기 위한 차원에서 열기로 한 것인 만큼 근본적 해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 실장은 “북한이 우선 핵을 동결하고 경제적 보상을 얻는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풀어야 하고, 그 이후부터는 한국의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미·중·일·러 등 회담국의 세계전략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국가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6자회담 화두는 ‘北의 신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오는 18일 열릴 예정인 6자회담은 첫 회의 분위기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11일(현지시간) 이번 회담은 의제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첫 회의가 열리면 참가국 6자 대표들이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밝히게 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입장이다. 북한이 핵 군축을 강력히 주장하거나 경수로 지원을 먼저 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서면 회담 전망은 매우 어두워진다. 외교소식통은 적어도 북한이 그런 식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란 ‘최소한의 신뢰’를 다른 참가국들이 갖고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그같은 신뢰에 응답을 하면 회담은 조금씩 풀려나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첫 회의가 끝나면 중국측이 6개국 입장을 종합한 ‘초안’ 형식의 합의문을 작성하게 되며, 그것이 다음 회의부터는 의제 역할을 하게 된다고 외교소식통은 말했다. 외교소식통은 그동안 제시됐던 영변의 5㎿급 원자로 가동 중단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은 전제조건이 아니라 회담 초기에 이뤄지기를 바라는 성과들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이 영변의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면 다른 참가국들은 북한에 원유를 제공할 것이라고 외교소식통은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AFP통신 회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09년 1월 이전에 북한 핵무기 해체라는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한 9·19 공동성명을 이행한다면 경제원조와 에너지 지원, 정치적 관계 개선 등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dawn@seoul.co.kr
  • 베이징 6자회담 쟁점·전망

    베이징 6자회담 쟁점·전망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외교부가 11일 ‘18일 회담재개’를 공식 발표함으로써 5차 2단계 회담에 관심이 쏠린다. 3박4일 정도의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1년여 만에 열리는 만큼 회담 재개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북·미 등의 이견차가 여전하고, 실질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에는 협상 기간이 짧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중재역할이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협상의 핵심 쟁점은? 지난달 말 베이징에서 열린 북·미·중 회동에서 북·미 간에 주고받은 ‘조기 수확’(초기이행조치)이 얼마나 합의되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국이 요구한 초기 핵폐기 이행조치와 북한에 돌아가게 될 상응조치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1단계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베이징 회동 이후 미국 제안에 뚜렷한 답변없이 ‘공식 회담에서 이야기하겠다.’는 입장만 밝힌 터라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북측이 핵군축 회담으로 몰고가거나 금융계좌 동결 문제의 조속한 해결 등을 주장할 가능성도 있어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정부 당국자의 말처럼 회담 전망은 안개 속이다. 그러나 회담이 재개되기까지 중국이 중재에 나서 북측에 핵시설 가동 중지 등 요구사항을 축소, 제기했고 북측이 ‘검토할 만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당사국들이 입장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에 협상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중재역할 어디까지 중국측의 회담 재개안에 북·미가 동의하면서 한국측은 이들에게 끌려가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며 회담이 재개되기까지 포괄적 협정 등 상황에 따라 우리만의 아이디어를 제시, 당사국들의 이견을 풀어왔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중재역할은 회담 재개가 알려진 지난주 말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주재로 이틀 연속 열린 대책회의에서 재정립돼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당사국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회담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우리가 어떤 아이디어를 제시, 접점을 모색하고 협상의 진전을 이룰 것이냐에 대해 나름대로 새로운 복안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의 외교안보라인 상황을 고려할 때 송 장관이 베이징 대표단을 지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회담 한국측 수석대표를 맡아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낸 주역이라는 점에서, 송 장관의 역할에 더 무게가 쏠린다. ●3박4일 협상, 얼마나 유효할까 서로 머리를 맞댈 수 있는 멍석은 깔렸지만 길어야 4일 정도의 협상 일정 동안 얼마나 만족할 만한 합의가 나올 것인지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정부 당국자는 “9·19 공동성명의 최소한 일부라도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탐색전 정도에 그친다면 내년 초쯤 3단계 회담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합의문이 나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차기 회담 일정이나 워킹그룹 구성 정도만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우리측 회담 대표단은 천영우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수석대표를, 이용준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이 차석대표를 맡게 되며 청와대·통일부·국방부 등 관계자 25명 정도가 참여,16일 베이징으로 떠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 협상재개와 별개로 대북제재 계속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6자회담 재개를 환영하면서도 회담을 섣불리 낙관하기보다는 회담의 기본 취지와 원칙을 강조하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북한의 협상전략과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지와 조심성이 엿보인다. 협상 재개와는 별개로 이미 진행중인 대북제재는 수순을 밟아가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폐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더라도 핵폐기에 진전이 없을 경우 제재는 계속된다는 원칙은 바뀌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미 국무부는 앞서 10일 6자회담 재개 사실을 확인하면서 “2005년 9월 합의한 공동성명을 이행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재개된 6자회담의 의제를 못박아 회담이 북한 뜻대로 흘러가게 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북한이 6자회담 테이블에서 핵 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해 협상 몸값을 올리거나 6자회담을 군축회담으로 변질시키려는 북한 기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 한 것이다. 미국은 베이징 비공식 접촉에서 북한에 2008년 중반까지 핵을 포기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제안을 수용할 경우 중단된 대북식량 및 중유 지원은 물론 북한이 최고 협상 목표로 삼는 북·미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약속했다는 보도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초기 이행조치로 ▲영변 흑연감속로 가동 중단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현재 진행중인 모든 핵프로그램과 핵시설의 신고 등을 요구했다고 알려졌다.dawn@seoul.co.kr
  • 6자회담 재개 ‘급물살’ 왜

    6자회담 재개 ‘급물살’ 왜

    1여년간 교착상태였던,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가 임박했다. 회담 당사국 관계자들이 “오는 18일쯤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본다.”고 공언할 정도다. 그러나 지난달 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미·중 회동 이후 물밑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공식 회담 재개만 서두르는 분위기여서 회담 개최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없지 않다. 게다가 북한이 금융제재 해제문제 등을 들고 나오거나 핵군축 회담으로 몰고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회담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 기다리지 않고 테이블로’ 이번 회담은 지난달 말 북·미·중 회동 이후 9일 만에 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공식 회담을 연내 개최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으로 답하면서 이뤄졌다. 그동안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북한이 6자회담 석상에 나오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면에는 미측이 북측에 제시한 ‘조기 수확’(초기이행조건)을 물밑에서 논의하기보다 협상 테이블에 나와 다시 조율하자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중국이 지난주 6자회담의 16일 개최방안을 내놓았을 때 “16일은 기술적으로 어려우니 날짜를 재조정하자.”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도 베이징 회동 이후 중국과 이 같은 입장을 협의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분위기에서 미국·한국 등 회담국들이 중국의 공식 회담 재개 카드를 받아들인 것은 북·미간 물밑 협상이 진전되지 않음에 따라 우선 회담이라도 열어야 한다는 중국측의 드라이브를 할 수 없이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반숙’을 기다리는 것보다 (요리가)좀 안됐더라도 협상에 나가서 하는 것이 좋겠다고 협의됐다.”면서 “시기보다 성과가 중요하지만 시간을 더 끌어봤자 좋아진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회담을 여는 게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북한, 핵군축회담 유도 가능성도 이번 회담의 성패는 미국이 제시한 초기이행조건에 얼마나 합의할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미측은 지난달 말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북 외무성 부상간 회동에서 ▲영변의 흑연감속로 가동 중단 ▲함경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수용 ▲현재의 모든 핵프로그램 및 핵시설 신고 등 초기이행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이행하겠다는 답변 대신 회담 테이블에서 재논의하는 한편, 미국의 에너지 지원 및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를 더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최근 부시 미 대통령의 한국전쟁 종료 선언 등이 북측에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북측이 최근 미국의 한반도 핵무기 배치를 다시 주장한 것을 미뤄볼 때 핵군축 회담으로 몰고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자국 계좌가 동결된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의 조속한 해결도 요구할 수도 있어 본격 회담에 앞서 지루한 샅바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폐기 완료 때까지 모든 과정을 결정할 수는 없지만 1차적인 합의를 목표로 한다.”면서 “6자회담이 지속될 수 있는 수준의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세워놓은 목표가 있음을 시사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없는 핵 철수하라는 北의 떼쓰기

    6자회담 재개 논의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북한이 남한 핵 철수를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이 남한에 둔 핵무기를 거두지 않는 한 자신들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달 북한 노동신문이 이런 주장을 하더니 최근 북한 당국자도 같은 논지를 폈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외교부 성명과 같은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이런 북측의 기류는 여러모로 우려를 갖게 한다.6자회담을 지연시키는 차원을 넘어 6자회담을 미국과의 핵 군축협상으로 틀려는 의도가 아닌지 염려스럽다. 한반도의 비핵화는 1992년 남북 비핵화 합의 이후 적어도 남한에서는 줄곧 유지돼 왔고, 이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사실이기도 하다. 미국 또한 1991년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철수했음을 여러차례 확인한 바 있다. 줄기차게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해 온 북한조차도 남한 핵을 집어 철수를 주장한 적은 없다. 북한 스스로도 남한 비핵화를 인정해 왔던 것이다. 북한이 생뚱맞게 남한 핵을 문제삼는 것은 핵 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고, 이를 바탕으로 북·미 협상을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려는 얄팍한 속셈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북한 당국자도 “대북 압박 기류가 완화되거나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가 완화되기 전까진 6자회담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걸핏하면 벼랑끝 전술에다 떼쓰기 전략으로 일관해 온 폐쇄적 외교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전 종전선언과 체제보장, 경제지원, 평화협정 체결, 북·미 수교에 이르는 평화적 해법을 북핵 폐기의 대가로 제시한 바 있다. 미국의 체제 보장을 갈구한 북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핵만 끌어안고 국제적 고립을 재촉하는 한 북한의 내일은 없다. 국제사회가 자신들의 급작스러운 붕괴에 대비하기 시작한 현실을 북한 당국은 직시해야 한다.
  • 볼턴 사퇴로 美네오콘 몰락

    네오콘(신보수주의)은 몰락하나. 중간선거 참패 후 좌절의 늪에 빠진 네오콘이 4일(현지시간) 존 볼턴 유엔 미 대사의 사퇴로 한층 기세가 꺾인 분위기다. 볼턴은 부시 행정부 대외정책의 강경 기조를 주도해온 대표적 인물. 대외정책을 주무르는 국무부에서 차관을 지내며 백악관, 국방부의 네오콘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퇴진은 상징적인 무게를 갖는다. 중간선거 직후인 지난달 이뤄진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 경질에 이어 옷을 벗은 또 한 명의 거물급 네오콘 인사다. 볼턴은 네오콘 핵심 딕 체니 부통령과 교감하며 그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 민주당에는 미운털이 박힌 ‘비토대상 1호 인물’이었다. ●돌아온 전통보수주의 볼턴의 퇴진으로 조지 부시 대통령 주변에는 네오콘 그룹 가운데 체니 부통령과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군축담당차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2인자 엘리엇 에이브럼스 보좌관 등이 남게 됐다. 앞서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와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 등도 백악관을 떠났다. 내전으로 격화되고 있는 이라크 전쟁 등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떠난 네오콘들의 공백은 ‘전통적 보수주의자’들이 메우고 있다. 최근 뉴스위크도 “중간선거는 강경 우파에서 중도 우파로의 이동을 염원하는 표심의 결과”라고 전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내정자 등 과거 아버지 부시 대통령 때의 참모 그룹인 전통적 보수주의자들이 ‘난파 직전의 부시호(號)’ 구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온건 현실주의 정책을 추진해 온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조슈아 볼턴 백악관 비서실장, 헨리 폴슨 재무장관 등에게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북한정책 큰 변화 없을 듯 네오콘은 목소리를 낮추고 숨을 죽이면서 더욱 조심스러운 태도다. 이라크 국가수립 등을 둘러싼 네오콘 내부의 ‘자중지란’도 힘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렇다고 그들의 몰락을 거론하는 것은 이르다. 체니와 조지프, 에이브럼스 등이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까닭이다. 볼턴 후임인 조지프 국무부 군축·비확산담당 차관은 북한 등에 대한 금융제재 및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등을 주도하고 있다. 이점에서 북한 및 한반도 관련 정책이 크게 변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직설적인 태도로 적과 아군을 구분하고 거침없이 큰 목소리를 내는 ‘카우보이’ 볼턴에 비해 조지프는 조용하지만 치밀하게 네오콘의 입장을 정책으로 실현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온건파 의원들은 대거 낙선했지만 강경 우파들은 별 영향없이 세력 보존에 성공, 네오콘의 기댈 언덕이 건재하게 됐다고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지적했다. 김 교수는 “볼턴이 유엔대사로 나가면서 국무부 정책결정 라인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어서 그의 사퇴는 실질적인 영향력 감소라기보다는 상징적인 차원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분석했다. 중간선거 이후 미국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던 강경정책에서 한 발 후퇴해 우방 및 국제사회의 여론에 귀를 기울이면서 보다 다자적인 현실주의 외교정책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6者 사전정지’ 올인

    정지 작업의 주안점은 ‘조기 성과’다. 지난 주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자리를 같이한 한·미·일 정상 회담에서도,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도 조기성과에 한목소리를 냈다.●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 ‘자진신고’도 포함6자회담이 재개되면 1라운드에서 합의해야 할 조치로 미국은 ▲북한의 핵폐기 선언 재확인 ▲영변 5㎿ 원자로의 가동 중단과 이에 따른 플루토늄 재처리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입국 허용 또는 핵시설 현황 리스트 제출 등을 들고 있다. 여기엔 2차 핵위기의 진앙으로, 북·미간 진실 공방을 벌여온 고농축우라늄(HEU)프로그램 ‘자진신고’도 포함된다. 이 같은 구체적 ‘이행 약속’이야말로 향후 협상을 위한 최소한의 신뢰구축 조치이며, 이를 전제로 북한의 핵폐기와 나머지 5개국들의 대북 에너지 지원 및 관계정상화, 평화협정 전환 등이 ‘주고 받기식’으로 다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 21일 베이징에서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만난 뒤 “중요한 점은 회담이 잘 계획돼야 한다는 점”이라고 ‘준비’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핵폐기의 진정성을 사전에 짚겠다는 뜻이다. 한·미·중이 전에 없이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준비작업에 부심하는 까닭은 지난 2003년 8월부터 3년여간 끌어온 6자회담에 대한 학습 효과 때문이다. 번번이 결렬·재개만 반복하다 결국 북한의 핵실험으로 이어졌고, 이번에도 성과없이 끝난다면 회담 무용론이 급부상하리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HEU가 북핵 포기 진정성 확인 잣대 김정일 국방위원장 다음의 대외 정책 실세인 강석주 북한 외무성 부상이 22일 ‘핵포기 않는다.’고 언급한 것도 주목된다. 북한으로부터 핵폐기 약속을 사전에 받지 않을 경우,6자회담이 결국 북한의 핵보유를 공식화하는 장으로 전락해 북한에 끌려가는 꼴이 될 공산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하며 미국과의 등가(等價) 핵군축을 주장하면, 회담은 파국으로 이어진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군축회담과 경수로 건설 등 요구를 해온다면 참가국들이 회담장에 더 앉아 있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동결예금 해제 조율도 관건이다. 사전 정지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회담이 내년으로 연기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세계의 싱크탱크] (14)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세계의 싱크탱크] (14)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베이징 이지운특파원|“21세기 첫 10년간 중국의 부상(浮上)만큼 세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화는 없을 것이다.” 하버드대 에즈라 보겔(Ezra Vogel) 교수의 이같은 예견은 중국의 부상이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력과 중국의 역할에 주목한 것이다. 특히 최근 북한 핵실험 이후 중국 외교는 동북아시아에서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중국 외교의 대표적인 싱크탱크로서 ‘국제문제연구소’가 주목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홍콩 일간 대공보(大公報)는 최근 중국을 이끄는 10대 싱크탱크를 소개하면서 외교 분야에서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중국태평양경제협력 전국위원회,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소 등을 꼽았다. 지난 7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1회 즈쿠(智庫·싱크탱크) 포럼’의 참가 기관들을 토대로 한 것이다. 대공보는 “중국의 국제지위가 상승함에 따라 갈수록 이 기관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서 국제문제연구소는 외교부 산하 기관이라는 점에서 위치와 역할이 남다르다. 정부 설립후 처음으로 설립된 ‘국가급’ 국제문제 연구소로 24일로 설립 50주년을 맞는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 등 국가 지도자들이 설립을 제안했다. 국제문제연구소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외교부와의 ‘유기적인 관계’에서 비롯된다. 마전강(馬振崗) 소장은 “연구의 토대가 중국 관방의 소식과 움직임, 믿을 만한 정보”라고 연구소의 특장을 소개했다. 국제문제연구소는 우선 외교부가 의뢰하는 공식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한다.“1년에 5∼6개의 전략성, 종합성, 미래지향적 성격의 대형 연구 과제를 맡는다.”고 한다. ‘향후 15년 중국외교가 직면할 기회와 위기’‘중국에 닥친 국제 경제환경과 대응정책’‘새시대 중국외교의 강화를 위한 이론 체계건설’ ‘평화발전과 중국의 선택’ 등이 그간 주요 과제였다.“최근에는 ‘인도 궐기 문제’나 ‘유럽과의 관계 설정’ ‘에너지 이용 전략’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국제문제연구소는 연구 기관만은 아니다.‘외교’를 직접 수행한다. 연구와 정보수집 등 해외교류라는 두가지 역할에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다. 그만큼 현장성이 강하다. 그 중요성은 점점 강조돼 ‘대외연락처’까지 설립했다.2003년에는 ‘국연논단(國硏論壇)’을 만들어 외국 고급 외교관이나 주요 학술기관과의 교류를 본격화하고 있다. 국제문제연구소는 젊은 연구원들을 해외 공관에 내보내 현장에서 직접 연구를 하게 한다. “현장에서 얻은 생생한 정보로 연구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엄청난 장점”이라고 외교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동북공정(東北工程)’을 담당하는 단 1명의 외교관이 본래 업무 외에 가욋일 식으로 동북공정 관련 업무를 하는 것과는 적지 않은 차이다. 해외 주요 공관에 파견된 연구인력만도 30여명이나 된다. 또한 연구소는 경험이 풍부한 퇴직 외교관들을 연구 인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베이징의 외국 공관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현장에서의 정보 교류를 활성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장과 연구간의 조화 못지않게 노장(老壯)간 조화는 연구소의 또 다른 장점이다. 또 매년 국제문제 전문인력을 6∼7명씩 선발해 ‘청년학자 연구포럼’을 꾸려가고 있다. 현재 구성원의 40%가 40세 미만이다. 중국의 대부분 관방 싱크탱크가 그렇듯, 국제문제연구소도 사회에 대한 홍보 및 계도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각종 TV토론 프로그램이나 대언론 접촉 등을 통해 중국 외교에 대한 자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있다. 나아가 외국 기관과의 교류를 통해 중국을 세계에 알리는 일도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다. jj@seoul.co.kr ■ 외교서적·문서 30만건 보유… ‘자료의 寶庫’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국제문제연구소 도서관에는 30만여건의 외교 관련 서적과 주요 문서들이 보존돼 있다.1920년대 ‘중국정치학회’ 시절의 자료와 국민당 정부 당시 외교 문서를 비롯한 각종 국내외 사료 등 중국내에서 국제관계 자료가 풍부한 곳으로 손꼽힌다. 연구소가 갖는 경쟁력 중 하나다. 연구소는 1980년대 초부터 국제 심포지엄 등 다양한 국제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예컨대 일본과의 교류는 1985년 시작돼 올해까지 19차례 회의가 열렸다. 한국과의 왕래는 1992년 시작돼 올해 서울에서 15차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북한과는 ‘평화와 군축연구소’와 1988년부터 교류를 해왔다. 다자 교류로는 ▲중·미·일 3자대화 ▲중·미·러 관계 국제토론회 ▲중·러·인도 3국 학자 토론회 ▲상하이합작조직 토론회 ▲중·아프리카 연구토론회 ▲중·유럽 싱크탱크 원탁회의 ▲중·인도·독일 국제안전토론회 등이 있다. 베이징 한복판의 장안가(長安街) 주변에 위치한 연구소는 100년이 넘은 청나라 시절의 옛 오스트리아 공관을 사용하고 있다.‘중점문물보호 건물’로 지정된, 정원이 잘 꾸며진 옛 서양식 건물이다. jj@seoul.co.kr ■ 마전강 소장 인터뷰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외교정책이 싱크탱크에 의해 좌우되지는 않는다.” 마전강 소장의 대답은 다소 의외였다. 중국 외교 정책 수립과정에서 국제문제연구소의 영향력을 물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그동안 중국의 다른 종합적 성격의 싱크탱크들이 국가 주요 지도자들에게 몇편의 보고서를 내는지를 소개하며 국가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을 설명했던 것과는 다른 반응이다. 많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외교의 속성을 표현한 발언이면서도, 외교관 출신으로서의 조심성과 겸손함에서 비롯된 듯 보였다. 마 소장은 전 영국대사였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신문, 잡지의 내용을 분석하지는 않는다. 외교부의 실질적이고 정확한 정보와 재료를 근거로 분석하고 연구한다.”고 말했다. 국가 공식 싱크탱크로서의 자부심을 굳이 숨기지 않은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외교정책의 수립에 있어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은. -중국 외교는 관방(官方)이 결정한다. 우리는 정부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외교부와 특수관계에 있다 보니 정보가 많고 정확하며 과학적이다. 중국 외교부의 정책결정 등 업무를 위해 연구를 하지만, 관점은 전적으로 우리의 것이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보면 돌발 사건에 대한 순발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예컨대 북한의 핵실험 같은…. -최근 단기성 연구가 많이 중시되고 있다. 중대하고 돌발적인 사건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우는 것이 최근 연구소 개혁의 핵심이었다.2005년에 ‘동태 분석연구센터’가 설립됐다. 돌발 사건에 대한 ‘대처 부대’라 할 수 있다. 물론 연구원들은 이전부터 중·장기 프로젝트 외에 외교 이슈마다 토론을 진행하면서 보고서를 써왔다. ▶보고서는 외교부에 전달되나. 국가지도자들에게는 어떻게 건네지나. -보통 외교부에 전달된다. 그 다음은 모른다. 선택의 여부는 우리 문제가 아니다.(그러나 그는 뒤에 “기밀문서도 생산해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 문서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보는지 안 보는지는 우리는 모른다. 다만 우리의 생각을 전달할 뿐”이라고 했다.) ▶북핵 문제는 어떻게 될까. -6자회담이 유일한 출구다. 그러나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핵은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다. 양국이 서로 양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북한은 수년전 실질적으로 개혁·개방을 하려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다녀가고 한 것이 다 이를 위한 것이었다. 그러다 동북아 주변의 긴장이 높아졌고, 김 위원장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고 사담 후세인이 저렇게 된 것도 핵 무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향후 연구소 운영 방향은. -큰 틀에서 변함은 없다. 중국의 발전이 다른 나라의 희생을 의미하지 않고, 아시아에서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시키려고 한다. 중국에 대한 일부의 잘못된 이해를 풀고 국민을 국가 외교에 참여시키는 일 등이다. 1940년생인 마 소장은 산둥(山東)성 출신으로 베이징외국어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외교부에 들어가 미국, 영국 등에서 주로 근무했다. 국무원 외사판공실 부주임(차관급) 등을 역임하고 2004년부터 소장직을 맡아왔다. jj@seoul.co.kr
  • [사설] 북핵해법 진전 이룬 한·미·일 정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한·미·일 세 나라 정상이 엊그제 연쇄회담을 통해 북한이 핵폐기 절차에 나설 경우 이에 맞춰 경제지원과 안전보장 조치를 취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9·19공동성명이 담은 평화적 북핵 해결방안을 재확인하고, 조만간 재개될 6자회담에서 북측에 제시할 지원방안의 밑그림을 그린 것이다. 북의 핵포기를 전제로 했지만,3국 정상이 9·19성명의 1항(북핵 폐기)과 2항(안전보장) 3항(경제지원)을 바탕으로 북핵 폐기와 단계별 대북지원책을 논의한 점은 작지 않은 성과라 하겠다. 이번 회담이 북핵 문제를 제재 국면에서 평화적 해결 쪽으로 돌리는 변곡점의 의미를 지니는 차원을 넘어, 향후 6자회담에서 실질적 성과를 도출해 낼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특히 백악관이 어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한국전 종료 선언과 함께 경제·문화 분야 유대를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 북·미 평화협정 체결과 양국 관계정상화에 강한 의지를 직접적으로 내보인 것은 향후 6자회담의 전망을 한층 밝게 한 것으로 평가된다. 부시 미 대통령이 그동안의 북핵 정국에서 한국이 취해 온 조치를 높이 평가하고 한국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PSI) 부분참여에 이해를 나타낸 것도, 그간 균열상을 보여온 한·미 공조를 감안할 때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6자회담의 파행을 촉발한 북·미간 금융제재 논란과 북의 핵 보유국 주장이다.6자회담 재개에 합의하고도 양측은 여전히 금융제재를 둘러싼 신경전을 계속하고 있다. 기왕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다면 양측은 위폐 논란과 금융제재에서 한발씩 물러서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특히 북은 군축 요구 등 무모한 핵보유국 행세로 6자회담의 또다른 걸림돌을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 美 쏟아내는 ‘당근정책’… 왜?

    美 쏟아내는 ‘당근정책’… 왜?

    미국 워싱턴과 베트남 하노이에서 쏟아져 나오는 발언들은 북한에 보내는 유화 메시지에 맞춰져 있다.‘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예고하면서도 미국이 제시하는 당근이 훨씬 많이 눈에 띄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18일 하노이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면 경제지원과 안전보장 등 상응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구체적 카드가 나왔다.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은 “경제적 지원은 지난해 9·19 공동성명에 에너지 지원 등이 포함돼 있고, 안전보장 문제도 북한과 미국의 관계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과정에서 당연히 제기될 문제”라고 말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정상회담에 대한 보충설명에서 한국전의 공식 종전선언 검토와 경제협력과 문화·교육분야의 유대강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19일 “한국전 종전선언 검토 발언은 공동성명 그대로이고,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별도의 포럼에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검토’를 담고 있는 공동성명에 비하면 진일보한 발언이다. 이런 유화 기조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도 이어졌으며, 북핵 관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들의 입장표명도 공동성명이 아닌 의장 구두성명으로 수위가 낮아졌다. 소식통은 “중국·러시아 등의 입장도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발 유화 발언들은 네오콘의 퇴조와 협상파의 득세와 함께, 다음달 재개될 6자회담에 갖는 미국의 자세를 반영한다. 정부 관계자는 “6자회담에 미국이 공을 굉장히 들이고 있는 것 같다.”면서 6자회담이 열리면 구체적 성과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6자회담이 성공하지 못하면 여론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미국은 배수진을 치고 6자회담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6자회담의 진로는 현재로서는 ‘시계 제로’다. 북한은 6자회담에서 핵무기 보유국가 지위를 주장하면서 군축협상을 거론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북한이 6자회담장에 나와 군축협상을 거론하는 즉시 회담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군축협상을 하느냐 마느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느냐 마느냐 여부를 놓고 지루한 입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한국전 종전 선언 검토 발언도 이런 군축협상 발언이 나올 경우에 대비한 성격이 짙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군축협상 거론 가능성에 쐐기를 박으면서 논의의 틀을 종전·평화협상으로 넓혀야 한다는 얘기다. 6자회담 의제를 놓고 벌써부터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6자회담 전에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이 참여하는 비공식 협상을 갖고 의제 조율작업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는 미지수다. 미국발 유화책들은 북한으로서 솔깃할 만한 내용들이지만, 북측은 치밀하게 따져본 뒤에 반응을 보일 것 같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힐 “6자회담 의제 변함없다”

    1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차기 6자회담 전략 마련을 위한 한·미, 한·미·일간 협의가 본격 가동된 가운데 우리 정부가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고 군축회담을 들고 나올 가능성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측이 협의과정에서 “북한이 회담에 나와 핵보유국 주장을 하며 미국과의 상호 군축 회담을 주장할 경우 핵폐기 의지가 없다는 판단 근거로 삼는다.”는 입장을 강하게 밝혀왔기 때문이다. 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을 마친 뒤 북한의 핵보유국 불인정 사실을 명확히 하고 “회담 의제는 바뀌지 않았다.”면서 “의제는 북한이 9·19 공동성명을 존중,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고 비핵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의 핵군축 회담기도를 사전에 일축한 것이다. 한국과 미국, 일본은 이어진 3자회동에서 3국 수석대표들은 12월15일 이전에 회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고 일정 확정 작업은 회담 개최국인 중국에 맡기기로 했다. 김수정기자·하노이 연합뉴스crystal@seoul.co.kr
  • [부고]

    ●김형목(동아일보 제2광고사 이사)형열(세림관세사무소 관세사)영수(엘지인테리어 대표)씨 모친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10시 (02)3410-6916●이규호(외교통상부 군축비확산과 2등서기관)창주(HOL 사장)정현(동부화재 홍보팀)씨 부친상 한정민(삼정회계법인 회계사)정혜선(중앙M&B)씨 시부상 정성곤(법무사)강평구(서울시 시설관리공단)씨 빙부상 13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30분 (02)392-0499●임병덕(전 배화여중 교감)병주(전 공업진흥청 서기관)병서(전 서울강남교육청 교육감)병용(전 에스제이윈텍 대표)씨 모친상 임영규(엑센티어 대표)씨 조모상 1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9시 (02)3410-6903●오길영(충남대 영문과 교수)씨 모친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9시 (02)3410-6918●정문용(시설건설 대표)씨 모친상 이재훈(삼성생명)씨 빙모상 14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16일 오전 11시 (02)921-3699
  • [세계의 싱크탱크] (13) 미국 워싱턴 브루킹스 연구소

    [세계의 싱크탱크] (13) 미국 워싱턴 브루킹스 연구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싱크탱크들 가운데 브루킹스가 차지하는 위치는 대학들 내에서 하버드가 차지하는 위치와 비슷하다. 브루킹스는 역사가 가장 오래된 연구소 가운데 하나이고, 연구 결과가 가장 많이 인용되며, 이에 따라 영향력이 가장 큰 싱크탱크로 손꼽힌다. 학문적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중도좌파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분류된다. 브루킹스의 역사는 1916년 개혁주의자들에 의해 세워진 정부연구소(Institute for Government Research)로부터 시작한다. 이 연구소의 탄생을 지원했던 세인트루이스 출신의 사업가 로버트 브루킹스는 1922년과 1924년에 경제연구소(Institute of Economics)와 브루킹스대학원을 추가로 설립한 뒤 1927년 세 기관을 모두 합쳐 브루킹스연구소로 재탄생시켰다. 브루킹스는 특정 분야를 심층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대내외 정책의 전반을 연구하는 종합 연구소이다. 그 가운데서도 연구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미국의 대외정책, 경제, 정부와 통치, 국제경제와 개발, 메트로폴리탄 정책이다. 브루킹스는 연구소 내에 교육 정책, 아동과 가정, 동북아정책연구, 사회 및 경제 변동, 미국과 유럽, 중동정책을 연구하는 별도의 연구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보수적 성향의 미국기업연구소(AEI)와 공동으로 각종 행정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시하기 위한 연구도 수행 중이며, 어번연구소와는 세금 정책을 함께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국제경제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싱크탱크의 영향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구 결과가 가장 많이 언론에 인용된 연구소는 브루킹스였다.2000년과 2002년에 이뤄졌던 비슷한 조사에서도 브루킹스는 1위를 차지했었다. 브루킹스의 국내외적인 영향력은 다양한 부류의 거액 기부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50만달러(약 5억원) 이상 기부자 가운데는 뉴욕의 카네기 사와 영국의 국제개발부, 카타르 대사관, 미 상공회의소가 포함돼 있고 25만달러 이상 기부자에는 보스턴 칼리지와 포드 재단, 도쿄 클럽 재단,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부가 들어 있다. dawn@seoul.co.kr ■ “독립된 정책적 시각·목소리 그대로 반영” “특정 정치인 도울땐 떠나야… 복귀땐 환영”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브루킹스의 론 네센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소장과 한반도 전문가인 리처드 부시 선임연구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구소의 경쟁력 유지 방안과 연구 수행 방식 등을 설명했다. ▶브루킹스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 네센= 오랜 역사와 통찰력 있는 연구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최근 들어서는 초당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는 점이 중요하다고 본다. 워싱턴은 양극화된 이념의 싸움장이다. 그런 곳에서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평가를 받는다고 본다. 워싱턴에는 다양한 종류의 싱크탱크가 존재한다. 어떤 싱크탱크는 특정한 ‘어젠다’를 옹호하기 위해 결과를 정해놓고 연구를 시작한다. 브루킹스는 다르다. 순수하게 연구를 통해 결과를 도출한다. ▶보수측에서는 브루킹스가 ‘리버럴’하다는 평가를 한다. 부시= 우리 연구소에 특정한 ‘이름표’를 붙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브루킹스에는 중도좌파적인 연구원과 중도우파적인 연구원이 공존한다. 연구원마다 각자의 주관이 있다. 헤리티지처럼 연구원들이 연구소의 ‘지침’에 따라 연구를 수행하는 곳도 있지만 우리는 다르다. 예를 들어 북한 문제의 경우 어떤 연구원은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다른 연구원은 보다 유연한 정책을 지지한다. ▶정부나, 기업이나 최근에는 ‘같은 모습, 같은 목소리(One Look,One Voice)’라는 통합되고 일관된 메시지를 중요시한다. 연구소의 연구결과도 그런 점이 필요한 것 아닌가. 부시= 그것은 기구의 철학과 관련된 것이다. 브루킹스는 연구원들의 독립된 정책적 시각을 존중해온 전통을 갖고 있다. 네센= 우리 연구소의 분위기는 대학과 비슷하다. 브루킹스는 국내 정책이나 대외 문제에 대해 연구소 차원의 견해를 밝히지 않는다. 연구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그대로 살려준다. ▶다양한 목소리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부시= 예를 들어 북한 문제에 대해 토론회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우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면 토론이 활성화된다. 더 중요한 것은 그 토론을 보고 있는 일반인들이 문제의 여러 측면을 알게되고 보다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연구소들은 하나의 목소리를 내면서 사람들에게 특정한 독트린을 주입하려 한다. 그러나 우리 연구소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사고해야 하는가를 제시해준다. ▶선거 때 특정한 후보를 지지한 적이 없는가. 부시= 만일 브루킹스의 연구원이 특정한 정치인을 돕고 싶다면, 개인 시간에 할 수가 있다. 만일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연구소를 떠나야 한다.2004년에 동료 연구원 2명이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외교 정책 공약을 돕기 위해 몇 달간 휴가를 냈다. 그리고 선거에서 케리가 패배하자 동료들은 연구소로 돌아왔다. ▶그들이 연구소로 돌아오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나. 네센=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그들이 돌아와 기뻤다. 브루킹스는 학문적 연구를 바탕으로 직접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인사들을 선호한다. 그것은 매우 중요한 경험이다. ▶연구원들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면 연구의 질과 객관성은 어떻게 유지하나. 부시= 검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연구원이 정책 보고서 초안을 완성하면 이를 소장에게 제출할 때 그 분야의 전문가 6명의 이름도 함께 줘야 한다. 소장은 그 가운데 3명에게 초안을 보여주고 의견을 듣는다. ▶브루킹스 같은 연구소를 갖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부시= 미국의 경우 정부가 각종 재단이나 기구에 대한 기부금을 세금에서 공제해준 것이 싱크탱크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것이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독립된 연구기관을 만드는 토대가 됐다. dawn@seoul.co.kr ■ 브루킹스와 한국관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브루킹스의 대표적인 한국 전문가는 리처드 부시 선임연구원이다. 부시 연구원은 중국과 타이완 문제 전문가였으나 한반도까지 연구의 폭을 넓혔다. 부시 연구원은 스스로를 대북 강경론자라고 말하지만 보수적인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들에 비해 중도적이고 온건한 정책 제안들을 제시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정치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은 부시 연구원은 미 국가정보위원회에서 아시아 정책을 분석·조정하는 업무를 담당했으며,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다. 부시 연구원은 브루킹스 동북아정책연구센터의 소장을 맡고 있다. 이 센터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 타이완, 홍콩 등에서 선발된 정부 관리나 연구원, 언론인 등이 관심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박형중 통일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방문연구원으로 파견돼 동북아 정세 속에서의 한국 외교 정책 방향을 연구 중이다. 박 연구위원 직전에 파견됐던 임원혁 한국개발원(KDI) 연구원은 워싱턴에서 열린 각종 한반도 토론회에서 ‘외롭게’ 대북 포용정책의 불가피성을 설파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브루킹스의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도 안보분야에서 손꼽히는 한반도 전문가다. 프린스턴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모두 받은 오핸런 연구원은 군사전략과 군사기술, 군축 분야 등에 일가견을 갖고 있어 이라크전 등 주요한 안보 현안이 터질 때마다 미국 미디어에 단골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오핸런 연구원은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행정부로 옮겨 대외정책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오핸런 연구원의 현재 연구 과제 가운데는 이라크와 북한 정책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의회에서 그의 정책 보고서가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잭 프리처드 전 대북협상 특사는 최근까지 브루킹스에서 한반도 현안을 다루다 한국경제연구소(KEI)의 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브루킹스는 지난 5월에는 세종연구소와 함께 ‘서울-워싱턴 포럼’을 출범시켰다. 두 연구소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매년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한반도 관련 현안들에 대해 토론하는 모임이다.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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