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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행률 72.2% ‘선방’… 한미동맹 호혜적 관계로 심화·발전은 ‘미흡’

    한국형 3축, WMD 대응체계 이름만 바꿔 “평화무드 반영 못해” “북핵 위협 제거 안돼” 전작권 전환 후퇴… 위안부 재협상 빠져 신남방정책 경제분야·베트남으로 편중돼 문재인 정부의 외교·국방 국정과제 이행률은 72.2%로 남북 관계 과제 이행률(41.6%)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북핵 대응능력 강화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은 지난해부터 전개된 한반도 평화 무드를 반영하지 못하거나 대선 당시 공약보다 후퇴해 수정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북핵 등 비대칭 위협의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독자적 한국형 3축 체계를 조기 구축하고 전략사령부 창설을 검토하는 세부 과제를 세웠다. 이후 이름을 ‘핵·대량살상무기(WMD) 대응 체계’로 바꿨으나 3축 체계의 핵심 내용은 그대로이며, 남북 단계적 군축 합의 등을 반영하지 못한 채 공격적인 무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은 “북한에 핵·미사일 포기를 요구하면서 북한의 총 국내총생산(GDP)을 초과하는 한국의 군비를 그대로 유지하고 연 7.5% 인상하는 것은 값싼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북한 군부의 욕구를 자극해 새로운 안보 딜레마를 야기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는 당초 전작권의 ‘임기 내’ 전환 추진을 공약했으나 국정과제 발표 직전 ‘조기’ 전환 추진으로 수정해 공약을 후퇴시켰으며 여전히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환수를 추진하고 있어 문제라는 평가다. 다만 북핵 위협이 완전히 제거된 게 아닌 만큼 북핵 대응능력을 강화하는 국정과제를 수정하거나 축소·변질 이행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한국형 3축 체계가 흔들리면서 북핵에 대한 초기 필수 대응능력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한미동맹을 호혜적 책임동맹 관계로 심화·발전하겠다는 과제의 이행도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미 양국은 올해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1조 389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인상하고 분담금 협정 유효기간을 5년에서 1년으로 축소했다. 한국의 과도한 비용 부담과 미군의 1조원에 달하는 미집행액 등을 고려했을 때 삭감해야 할 분담금을 미국 요구에 따라 다시 인상한 것은 호혜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일 관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피해자와 국민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데 미흡했고, 한일 간 미래지향적 협력 동반자 관계도 구축하지 못했다는 박한 평가가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재협상하겠다고 공약했으나 국정과제에는 그 내용이 빠졌다. 이를 두고 실망스럽다는 평가단의 지적이 뒤따랐다. 이런 가운데 한일 관계는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 일제 강제징용 피해 배상을 결정하고, 한국 군함과 일본 초계기 간 레이더 조사, 저공 위협 비행 논란이 불거지면서 최악으로 치달았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역사 문제와 외교 현안의 분리가 원활하지 못해 과제 이행이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아세안·인도와의 관계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신남방정책은 이행 중이긴 하나 분야는 경제, 대상은 베트남으로 편중돼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발 원조는 대선 공약보다 후퇴했다는 평가다. 공약에서는 원조 사업 통합체계를 강화하겠다고 했으나 국정과제에서는 부처 간 이견과 실질 통합의 어려움을 이유로 유무상 간 전략적 연계와 무상원조의 통합적 추진으로 변경됐다. 평가단은 “유무상으로 이원화돼 있는 집행 체계를 통합하고 집행기관을 일원화해 체계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대북 제재로 경협·인도 교류 손도 못 대… 결실 못 맺은 ‘최대 치적’

    대북 제재로 경협·인도 교류 손도 못 대… 결실 못 맺은 ‘최대 치적’

    이행률 41.6% 그쳐… 완료된 과제 없지만 대화 통한 北비핵화 협상 재개는 큰 성과 7차례 한미 정상회담으로 북미 개선 견인 GP철수·공동 유해발굴 등 군사긴장 완화 “북미 교착에도 대북 인도적 지원 모색을”문재인 정부가 집권 2년간 남북 관계의 성과를 최대 치적으로 꼽고 있지만, 관련 국정과제 이행률은 40%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세 차례 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 주춧돌을 마련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탓에 남북 경제협력과 교류 활성화, 북한의 인도적 문제 해결 등의 과제는 손도 대지 못했다는 평가다. 서울신문·참여연대의 국정과제이행평가단이 정부의 남북 관계 분야 과제 5개와 세부 과제 24개를 평가한 결과 이행률은 41.6%였다. 완료된 과제는 아직 없었다. 대화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고 북한 비핵화 협상을 재개한 점은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7월 베를린 구상에서 남북 대화를 먼저 제의하고, 이듬해 2~3월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기간에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면서 대화 여건을 조성했다. 그 결과 2017년 핵·미사일 실험을 16차례나 했던 북한은 지난해에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집권 후 7차례의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개최 등 북미 관계 개선을 견인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단절됐던 남북 관계를 재정립하고 남북 회담을 추진한 점도 성과 중 하나다. 정부는 지난해 세 차례 정상회담과 네 차례 고위급회담(장관회담), 군사·체육·적십자·철도·도로·산림·보건의료 등 분야별 실무회담을 개최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소하고 남북 연락채널을 복원해 지난해 남북 접촉이 327회나 이뤄졌다. 특히 2007년 이후 중단된 장성급회담(군사회담)을 지난해 세 차례 개최하고 9·19 정상회담에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체결해 대화를 통한 군사적 신뢰 구축과 긴장 완화를 위한 실질 조치를 마련했다. 남북은 상호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의 시범 철수와 공동경비구역(JSA)의 비무장화를 완료했으며 공동 유해발굴 사업을 진행했다. 다만 군사 분야 합의 사항인 남북군사공동위원회가 구성되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평가단은 지적했다. 이남주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한미군사훈련 중단이라는 돌파구를 마련한 것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면서 “다만 훈련 중단이 군축의 진전으로 이어지려면 남북의 신뢰 증진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과 남북 기본협정 체결 추진 등 남북 관계를 법적으로 제도화하겠다는 과제도 미이행 상태다. 남북 교류는 재개했지만, 경제협력 추진 과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가로막혀 단 한 건도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여건이 조성되면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의 반대 등으로 상황이 복잡하다.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합의 실패 이후 북미 대화와 남북 관계가 교착되면서 남북이 합의한 교류협력 사업은 실행이 더 어려워졌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국은 대북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고, 북한도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 대화에 관심과 신뢰를 두고 있지 않기에 정부가 남북 관계 기조와 정책을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고 했다. ‘북한 인권 개선과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 해결’ 과제 중에서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지난해 3년 만에 이뤄졌지만 대북 인도 지원은 대북 제재로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다. 평가단은 “정부가 나서 인도적 지원 실행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美군함 또 대만해협 통과… 미중 무역협상 앞두고 ‘군사 압박’

    트럼프, 중러 포괄 ‘새 핵군축협정’ 준비 무역협상서 이란산 원유 제재 논의될 듯 30일 미중 무역협상 재개를 앞두고 미 구축함 두 척이 대만해협을 통과해 양국 간 긴장을 고조시켰다.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가 중국의 반발에도 미 해군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 횟수를 늘리는 가운데 윌리엄 P 로런스함(DDG-110)과 스테덤함(DDG-63) 등 구축함 두 척이 전날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미 해군 7함대의 클레이 도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들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에 맞서 이 지역의 통항권을 사수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자국 함정이 대만해협을 지나가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는 중국과 마찰을 빚는 대만을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지지한다는 표시이자 미중 무역협상에서 최대한의 압박 전술을 구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으로 분석된다. 과거 미 함정은 1년에 한 번 정도 대만해협을 통과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통과 횟수가 늘고 있다. 미 함정은 지난해 7~11월 대만해협을 통과했고 올해 들어서도 4차례나 대만해협을 지나갔다. 무역협상에서 대만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중국은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에 극력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2010년 이후 대만에 150억달러(약 17조 4000억원) 규모의 무기를 판매했다. 이런 가운데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 유예 중단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최근 대이란 제재를 강화하면서 이란산 원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021년 만료되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을 대체해 중러를 포괄하는 ‘새 핵군축협정’을 준비 중인 것에 대해서도 중국은 강력히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29일 사평을 통해 “미국의 새로운 군축협정 목적은 중국의 핵역량 발전 전략을 견제하려는 것”이라며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 간 협정인데 여기에 중국을 끌어들인다는 것은 황당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트럼프 美中러 3각 핵군축 협정 추진?...러시아는 회의적

    트럼프 美中러 3각 핵군축 협정 추진?...러시아는 회의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021년 만료되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을 대체해 러시아와 중국을 포괄하는 ‘새 핵군축협정’을 준비하라고 정부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우리 입장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일 일이 아니다”고 회의적인 입장을 밝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평이 우세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복수의 미 관리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중과의 새로운 군축협정을 추진하도록 정부에 명령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 협정들로 제약을 받지 않는 러시아 핵무기를 새 협정을 통해 제한하고, 이후 중국을 설득해 협정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처음으로 중국 핵무기도 제한하고 핵역량을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구상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 이행방법과 관련해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고위관리는 CNN에 “대통령은 핵군축협정에는 러시아, 중국이 모두 참여해야 하고, 모든 무기와 탄두, 미사일이 포함돼야 한다고 분명히 해왔다”면서 “어떤 정부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CNN은 이를 위해 백악관이 2021년에 만료될 뉴스타트를 대체할 옵션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 부처 간 밀도있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타트는 미러가 맺어 2011년 2월 발효된 협정으로, 양국이 배치된 전략 핵탄두 숫자를 1550개 이하로 감축하고 지상·잠수함 기반 미사일과 핵탄두 탑재 가능 폭격기 등 운반 시스템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양측에 매년 전략 핵기지에 대한 10차례 사찰을 허용하도록 요구하는 등 투명성을 담보하는 광범위한 조치를 포함하고 있다. 뉴스타트는 2021년 2월에 종료될 예정이지만 미러 양측이 동의하면 5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뉴스타트를 나쁜 합의라고 주장하며 기한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뉴스타트는 러시아가 손쉽게 준수할 수 있는 부분적인 소형무기만 다룬다는 이유다. 이에 트럼프 정부가 새로운 협정을 추진한다는 것이지만 이는 미측의 일방적 계획일뿐 중러가 참여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특히 미러 양국보다 보유 핵무기 규모가 작은 중국은 이들 국가와 군축협정을 맺는 것을 꺼려왔다. 군축 전문가들은 미국이 국제사회의 약속이었던 이란 핵협정을 탈퇴한 전례와 러시아와 30년간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협정을 트럼프 대통령이 뒤집은 결정에 비춰봤을 때 미국이 주도하는 새 핵군축협정이 체결될 가능성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대릴 킴벌 미 군축협회 소장은 WP 인터뷰에서 “뉴스타트가 만료되기 전에 이렇게 복잡한 새 조약을 협상하기에는 시간도 많지 않고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 부족하다”면서 “통상 이런 협정에는 수년간의 협상과 외교 노력이 필요한데 최근 INF나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한 정부가 하기엔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점에서 미국이 일단 뉴스타트를 연장한 뒤 더 큰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밝했다. 알렉산드라 벨 미 군축비확산센터 연구원은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 군축에 회의적인 중국을 새 협정에 끌어들인 이유는 뉴스타트를 연장할 의도가 없기 때문”이라며 “단지 버락 오바마 전 정부가 합의한 뉴스타트 폐기에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27일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핵군축 구상은 칭찬할 만하다. 전 세계에서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은 이상적이다. 그러나 핵군축협정은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러시아가 그만큼 억제 요소를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해 우리 정부 입장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일 일이 아니라고 본다”고 미국의 의도에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지시를 한 의미와 핵군축협정과 관련한 예비 논의를 할 의사가 있는지 등을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외교부 중화권 전담 ‘동북아시아국’ 이르면 새달 출범

    아시아태평양국 ·아세안국과 함께 아태지역 업무 2개국→3개국 확대 외교부가 이르면 오는 5월에 중화권 업무를 전담하는 ‘동북아시아국’을 출범시킨다. 외교부 관계자는 15일 “중일 및 아세안 등 아태지역 주요 외교업무를 현재 동북아시아국, 남아시아태평양국 등 2개국을 3개국으로 확대, 개편한다”며 “16일부터 입법예고를 하고 5월 초까지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국무회의 등 모든 절차가 완료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5월 중에 실질적인 업무를 시작할 전망이다. 이번 조직개편에 따르면 일본 및 한·중·일 3국 협력 업무를 맡는 ‘아시아태평양국’, 중국 및 몽골 업무를 주관하는 ‘동북아시아국’, 아세안 10개국에 대한 외교업무를 담당하는 ‘아세안국’ 등 3개국이 생긴다. 또 3개국은 3개씩의 과를 거느린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대중(대만, 홍콩 포함) 업무 조직인 동북아시아국은 중국 정무·경제 업무를 담당하는 ‘동북아1과’, 중국 지방정부 및 민간 교류 협력을 맡는 ‘동북아2과’, 중국 현지 사정을 조사하고 몽골 업무 등을 담당하는 ‘동북아협력과’로 구성된다. 또 아세안국은 주요국 중 처음 만든 ‘아세안 10개국 전담 조직’으로 신남방정책을 뒷받침한다. 동남아1과, 동남아2과, 아세안협력과 등으로 구성되며 동티모르 관련 업무도 맡게 된다. 아시아태평양국은 아태1과, 아태2과, 아태지역협력과를 거느린다. 기존에 팀장 조직이던 동북아협력팀을 과장 조직인 아태지역협력과로 확대해 한·중·일 협력 업무를 강화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개편이 마무리되면 미·중·일·러를 모두 별도의 국에서 담당하게 된다. 주변 4국을 상대로 한 외교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에 관련 업무가 급증하면서 국장급 조직인 군축비핵산담당관실 산하 제재수출통제팀을 과장급 조직인 수출통제·제재담당관으로 확대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조직개편으로 총 41명의 실무직원이 늘어난다. 지역국 개편에 15명이 증원되는 등 본부 인원은 27명 늘고, 공관에 15명을 새로 보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급증하는 대북제재 업무에… 외교부, 전담조직 확대 추진

    새달 개편… “美와 공조 강화” 분석도 외교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이행을 담당하는 조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8일 알려졌다. 국장급인 원자력·비확산 외교기획관실 산하 군축비확산담당관실에 속해 있던 ‘제재수출통제팀’을 분리해 별도의 ‘과’로 승격하는 것이다. 개편이 완료되면 원자력외교담당관실, 군축비확산담당관실 등 현재 2개 과에서 제재수출통제과까지 3개 과로 늘어난다. 행정안전부 등 유관부처와의 협의는 끝난 상태로 오는 5월에 조직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확대 개편은 급증하는 대북 제재 관련 업무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제재수출통제팀은 안보리 대북 제재 관련 사항을 국내의 관계 부처에 전파하고 제재 저촉 사항이 포착되면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하는 등의 업무를 한다. 지난해부터 제재수출통제팀의 업무가 증가하기 시작했지만 구성원이 5명도 안 되는 관계로 다른 부서에서 한시적으로 충원을 받아서 업무를 진행해 왔다. 실제 지난해 3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패널보고서에 2017년 10월부터 러시아에서 실린 북한산 석탄이 인천, 포항 등지에서 환적됐다고 적시됐다. 이후 정부는 수사를 통해 지난해 8월 수입업체 관계자를 검찰에 송치했다. 최근에는 안보리에서 금지한 ‘선박 대 선박’ 이전 방식으로 북한 선박에 석유 제품을 옮겨 실은 선박과 북한산 석탄 운반에 관여한 선박이 잇따라 적발됐다. 외국 선적인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코티호·탤런트 에이스호, 한국 선적 P호 등 4척이다. 이외 같은 의혹을 받는 파나마 선박 1척과 토고 선박 1척이 지난 2월 각각 부산, 포항에 입항했고 정부는 조사를 위해 이들 선박의 출항을 보류시킨 상태여서 대북 제재 위반 사례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특히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의 대북 제재 공조 강화 압력이 더욱 거세지면서 정부가 관련 조직을 확대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엄격히 지키겠다는 정부의 입장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반기문 “남북·한미·북미 비핵화 세 톱니바퀴 취약함 드러나”

    반기문 “남북·한미·북미 비핵화 세 톱니바퀴 취약함 드러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최근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에 대해 “비핵화라는 기계는 남북, 한미, 미북의 세 가지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톱니바퀴들 중 어느 것 하나 단단하지 못했고,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지도 못했다”고 평가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삼자 모두 그렇지 않은 척 했지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한 가지 핵심적인 문제 앞에서 이 톱니바퀴들의 취약함이 결정적으로 드러나고 말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 22일 개성공단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한 뒤에 일부 복귀하는 일이 발생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재무부의 추가적인 대북 제재 조치를 철회하라고 지시했다”며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이제 북핵문제와 관련해 한번 호흡을 가다듬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깊이 생각해볼 때”라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비핵화 정의’에 있어 “북한은 미국의 핵우산을 철폐하고 한반도 주변의 비핵지대화를 목표로 미국과 핵군축 협상을 하자는 저의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CVID)와 다르다는 의미다. 또 그는 사실상 북한의 입장은 1991년 김일전 전 주석이 주장하던 비핵화 개념인 ‘북핵 활동의 동결과 미국 핵우산의 제거’와 본질적으로 같다는 주장을 펼쳤다. 반 전 총장은 “한미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의 과거, 현재, 미래 핵능력의 전면 폐기로 이해한다는 것을 북한이 모를 리 없다”며 “하지만 북한이 여기에 합의한 것은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위기를 모면하고 이 모호한 표현을 통해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반 전 총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은 현재 보유한 핵을 포기하지 않고 동결하는 선에서 미국과 타협해 보려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협상 완전 결렬은 실망스러운 결과지만 북 비핵화를 둘러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해와 의도가 분명해졌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실망할 일만은 아니라고 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북한과 독자적으로 무엇을 섣불리 하겠다고 하지 말고 북한 제재를 위한 국제 공조에 더 확고히 참여해야 한다”며 “그래야 한미 톱니바퀴를 튼튼히 할 수 있고, 나아가 남북 톱니바퀴도 제대로 수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 상태에서 본격적인 남북 경협은 불가능하다”며 “우리 정부는 장기적 관점에서 무엇이 진정한 해결책인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외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비핵화’에 대해서는 살라미처럼 너무 얇게 잘랐기 때문에 단계적 접근으로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추후 말을 바꿀 수 없도록 ‘빅 딜’이라는 큰 틀을 씌우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말도 전했다. 그는 북한이 1992년 남북간 비핵화 공동선언과 2005년 북핵 6자회담 9·19 공동선언과 같은 비핵화 약속을 했음에도 결국 핵무기 개발로 나아갔다면서 “외국 속담에 한 번 속으면 속인 사람 잘못이지만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제는 우리가 그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 반 전 총장은 “핵을 가진 북한과 같이 살 수 없다”며 “북한이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폐기해야 한다는 게 대한민국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 이는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이어온 한국의 일관된 정책”이라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폼페이오 “北 검증된 비핵화 먼저… 김정은과 다시 대화할 것”

    폼페이오 “北 검증된 비핵화 먼저… 김정은과 다시 대화할 것”

    北 협상중단 엄포에도 ‘빅딜’ 원칙 재확인 “하노이서 추가 진전 이뤄”… 대화도 강조 美, 北 모든 대량살상무기 포기 거듭 촉구 美의회 “대북제재 더 엄정하게 이행을” 폼페이오·므누신에 공개서한 보내 압박 문정인 “北, 美 움직일 행동 보여줄 차례”미국이 북한의 ‘검증 가능한 선(先)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북미 대화’를 강조하는 ‘강온 전략’을 이어 가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 등 미 상원은 한목소리로 대북 제재 강화를 주문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캔자스주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을 위한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 주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은 진짜”라면서 “북한의 검증된 비핵화가 이뤄지면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밝은 미래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며 ‘선비핵화’ 원칙을 분명히 밝혔다. 일림 포블레티 국무부 군축·검증·이행 담당 차관보도 19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사무국에서 열린 군축회의에서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포기만이 북한이 안전, 번영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북미 협상 중단 검토라는 초강수를 던진 상황에서도 트럼프 정부는 사찰·검증을 전제로 한 ‘빅딜’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 대화의 문이 열려 있음도 분명히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에게는 역사상 가장 강경한 경제적 제재가 있다. 동시에 역사상 가장 유망한 외교적 관여도 이뤄지고 있다”면서 “대화는 분명히 계속된다”며 제재와 대화를 동시에 강조했다. 그는 또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추가 진전을 좀더 이뤄 냈다”면서 “우리는 그와 다시 대화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미 의회는 초당적인 대북 압박에 나섰다. 상원 외교위원회 코리 가드너 동아태소위원장과 에드 마키 간사는 폼페이오 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제재의 엄정한 이행을 주문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풍계리 핵실험장을 언급하며 “북한은 그 모든 것을 정말로 폐기하는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며 “이제 북한이 미국을 움직일 실제 행동을 보여 줄 차례”라고 설명했다. 특히 문 특보는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발사대의 20%를 포함해 서해 미사일 발사장의 30%를 폐기했다고 밝힌 사실을 전하고 “그는 우리에게 보여 준 적이 없다. 여전히 일종의 감시 또는 사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는 정부의 북미 대화 중재 노력에 대해 미국이 요구하는 “전부 대 전부”(all for all) 식의 ‘빅딜’을 추진하되 북한의 ‘단계적 해법’ 주장을 결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한·말레이 정상회담 “올해 말 FTA 타결 노력”

    한·말레이 정상회담 “올해 말 FTA 타결 노력”

    말레이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오후(현지시간)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양국의 교류·협력을 확대하는 방안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력 방안이 주된 의제로 다뤄졌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우선 양 정상은 회담에 앞서 통역만을 대동한 채 약 20분간 사전 환담을 갖고, ‘상생과 포용’의 국정철학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마하티르 총리가 1980년대부터 한국 등과의 전략적 협력에 중점을 두며 추진했던 ‘동방정책’과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조화를 통해 양국 국민이 체감할 협력 성과를 만들어 내자고 제안했다. 마하티르 총리 역시 이에 공감하며 향후 협력을 확대하자고 밝혔다. 두 정상은 교역·투자 확대를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기 위해 한·말레이시아 양자 FTA(자유무역협정)를 추진키로 합의하고, 타당성 공동연구를 거쳐 협상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 말로 예정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협상 타결을 선언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2007년 발효된 한-아세안 FTA로 인해 양국 교역품목의 90%가량이 무관세로 개방돼 있지만, 일부 품목은 여기서 제외돼 있다”며 “양자 FTA가 타결되면 우리 기업의 시장 진출이 한층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동 대응하면서 미래지향적인 동반성장의 토대를 확충하기 위해 미래자동차, ICT, 스마트제조, 의료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이 스마트시티 네트워크 체제에서 첫 번째 협력도시로 선정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를 중심으로, 스마트시티 분야에서도 양국 간 기술과 노하우의 강점을 공유하면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육상·해상항공 등 교통 전 분야에서 화물·여객 수송, 안전·보안, 친환경 교통, 지능형 교통체계(ITS) 등 협력을 증진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한류 소비재 시장·할랄 관련 시장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제3국 할랄시장 공동진출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할랄인증기관 간 교차인증 확대 및 할랄식품 공동연구 등 구체적 협력 사업들을 추진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수교 60주년을 앞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 차원 더 높게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한국 경제 개발의 시초는 포니 자동차를 생산하면서 시작됐다”며 “우리도 자동차 개발을 시작했는데 좀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양국은 두 정상의 임석 하에 4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우선 ‘제조업 4.0 대응을 위한 산업협력 양해각서’를 통해 전기차, 스마트제조, 의료기기 등 첨단산업 분야를 공동으로 연구하며 4차 산업혁명을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또 ‘교통협력 양해각서’를 통해 말레이시아 교통 인프라 건설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지원하기로 했다. ‘스마트시티 협력 양해각서’ 및 ‘할랄 산업협력 양해각서’도 체결, 각각의 산업에서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책, 나아가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뒤 공동언론발표에서 “마하티르 총리는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변함없이 지지했고, 북한이 아세안 및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양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 국방과 방산 분야의 협력, 치안과 사이버 보안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한국은 내년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총리님과 말레이시아 정부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전적으로 지지해 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총리님께서 계속해 지혜를 빌려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남북관계가 더욱더 진전되고 북미 간 군축 합의도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이 깃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인도네시아인 여성을 말레이시아 당국이 지난 11일 석방한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북한 매체들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의 확고한 입장”

    북한 매체들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의 확고한 입장”

    지난달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침묵하던 북한 매체들이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한미 양국으로부터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징후가 포착된 상황에서 정세를 악화시키는 행동은 하지 않으면서 미국과의 대화 분위기는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2일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새 세기의 요구에 맞는 (북미)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한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앞으로도 긴밀히 연계해 나가며 하노이 수뇌회담(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문제 해결을 위한 생산적인 대화들을 계속 이어 나가기로 하시었다”면서 ‘결렬’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채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도 외무성 부원 필명으로 같은 내용을 담은 ‘우리의 확고한 입장’ 제목의 글을 실었다. 전날에는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가 2차 북미정상회담을 높이 평가하며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상봉을 약속하시며 작별인사를 나누시었다”고 언급했다.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 매체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확실히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와는 격이 다르지만 선전매체들 역시 보도 내용의 북한 의중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완전한 비핵화’ 언급은 눈길을 끈다. 최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정황이 포착돼 북미 갈등 수위가 북미정상회담 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북미관계를 악화시키지 않고 협상 재개를 모색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통일신보는 전날 ‘옳은 주견과 배짱을 가지고 임하여야 한다’ 제목의 글에서 미국에 제안한 ‘영변 폐기와 일부 제재 해제안’이 “두 나라 사이의 신뢰 조성과 단계적 해결 원칙에 따라 가장 현실적이며 통 큰 보폭의 비핵화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 당국자들은 정치적 반대파들의 부당하고 파렴치한 주장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주견과 배짱을 가지고 조미관계의 새 역사를 개척하며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바라는 인류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미국도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며 수위 조절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안드레아 톰슨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담당 차관은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냐’는 질문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답할 문제라면서도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비핵화 업무 ‘안보실 2차장’ 일원화… 대미소통 강화

    비핵화 업무 ‘안보실 2차장’ 일원화… 대미소통 강화

    신설 평화기획비서관에 최종건 임명 한미 비핵화·상응조치 이견 중재 역할 1차장 산하 안보전략비서관엔 노규덕최근 청와대가 국가안보실(실장 정의용) 조직 및 인사 개편을 단행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시기와 겹쳐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지만, 미 정상회담 결과와는 무관하게 오래전부터 업무 효율을 위해 계획했던 개편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즉 비핵화 관련 업무를 2차장 산하로 일원화하는 게 이번 개편의 골자다. 지난달 28일 ‘미국통’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2차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2차장 산하에 평화기획비서관을 신설하고 기존 1차장 산하 비핵화 업무를 2차장 산하로 이관한 것은 비핵화 업무를 한 데 모아 일사불란하게 대처하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청와대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에 노규덕(56) 외교부 대변인을, 평화기획비서관에 최종건(45) 평화군비통제비서관을 각각 임명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1차장 산하) 안보전략비서관실에서 해오던 비핵화 관련 업무를 2차장 산하에 신설된 평화기획비서관실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게 된다”면서 “안보전략비서관실은 9·19 군사합의 등 (기존 평화군비통제비서관이 하던) 군축 문제를 중심적으로 다루게 될 예정”이라고 했다. 기존 1차장 산하에는 안보전략·국방개혁·평화군비통제·사이버정보 비서관이, 2차장 산하에는 외교정책·통일정책 비서관이 있었다. 이 중 평화군비통제비서관이 맡았던 9·19 군사합의 후속조치 등 군사긴장 완화 업무는 안보전략비서관이 가져간다. 대신 신설된 평화기획비서관은 비핵화와 상응 조치 간 이견을 좁히는 중재안을 모색하고 이를 미국과 소통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날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국가안보실 직제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김 2차장과 최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3·1절 100주년 기념사와 지난 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거듭 강조한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 추진 및 이와 관련한 제재 완화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2차 북미회담 결렬 직전 발표된 인사에서 2차장에 김 차장이 발탁된 것은 남북경협 때문이 아니라 그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 협상 과정 등에서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과 쌓은 인적 네트워크와 저돌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정부 소식통은 전했다. 최 비서관도 지난해 초 북미 대화가 이뤄지기 전부터 한미 1.5트랙(반민반관) 대화에 청와대에서 유일하게 참여했고 9·19 군사합의 과정에서도 미국 측과 소통했다. 관료와 군·국정원 출신이 대다수인 현 정부 안보실(비서관 이상)에서 민간 전문가로는 유일하다. 노 비서관은 주나이지리아 대사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평화외교기획단장 등을 지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靑 안보전략비서관 노규덕…신설 평화기획비서관 최종건

    靑 안보전략비서관 노규덕…신설 평화기획비서관 최종건

    문재인 대통령은 6일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에 노규덕(56) 외교부 대변인을, 평화기획비서관에 최종건(45) 평화군비통제비서관을 각각 임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이날 이런 내용의 비서관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노 비서관은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했다. 주나이지리아 대사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평화외교기획단장 등을 지냈다. 최 비서관도 서울 출신으로, 미 로체스터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연세대와 미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각각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북한대학원대 조교수, 한반도평화교섭본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번 인사는 한반도 비핵화 이슈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안보실 2차장 산하에 비핵화 관련 대미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평화기획비서관을 신설하는 개편과 맞물려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1차장 산하) 안보전략비서관실에서 해오던 비핵화 관련 업무를 2차장 산하에 신설된 평화기획비서관실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보전략비서관실은 9·19 군사합의 등 군축 문제를 중심적으로 다루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비서관은 남북 경제협력 사업 추진을 비롯해 이에 필요한 제재완화 문제를 미국과 논의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최 비서관이 지낸 1차장 산하의 평화군비통제비서관은 폐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평화군비통제비서관의 업무를 조정해 평화기획비서관으로 옮기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전했다. 정부는 전날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안보실 직제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1차장 산하에는 안보전략비서관·국방개혁비서관·사이버정보비서관이, 2차장 산하에는 외교정책비서관·통일정책비서관·평화기획비서관이 자리하게 된다. 김 대변인은 “1차장 산하에 비서관실 네 곳, 2차장 산하에 비서관실 두 곳이 있었는데 3대3으로 균형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특파원 칼럼] 한반도 비핵화, 아직 희망은 있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한반도 비핵화, 아직 희망은 있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피도 눈물도 없는’ 철저한 장사꾼이었다.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노(no) 딜’을 선언하며 오찬과 하노이선언문 서명을 거부한 그는 ‘갑’의 지위를 철저하게 이용할 줄 아는 ‘협상의 달인’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 현지 언론뿐 아니라 야당인 민주당 정치인들도 ‘베드(bad) 딜’보다 ‘노 딜’에 후한 점수를 줬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북미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른바 실리 외교의 전형을 보여 줬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 딜’ 선택은 철저하게 계산된 행동으로 보인다. 28일 오전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칭찬하며 분위기를 한껏 띄웠지만, 이미 속으로 ‘결렬’을 생각했을지 모른다. 이미 예정된 것처럼 회담 결렬 선언과 기자회견, 베트남 출국 등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을 보면 말이다. 당황한 것은 오히려 북한과 한국이었다. 6·12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에 이은 하노이 2차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첫걸음, 즉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행동과 그에 따른 미국의 보상 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리의 ‘희망’이 2차 정상회담 결렬과 함께 무너졌다. 김 위원장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북한의 최고 외교당국자들이 지난 1일 이례적으로 새벽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김 위원장의 당혹감뿐 아니라 실망감이 컸다는 방증으로 외교가는 해석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한의 전형적인 ‘벼랑 끝 전술’이 트럼프 대통령의 노련한 ‘거래의 기술’에 한 방 먹었다”고 평했다. 그렇다고 한반도 비핵화의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노 딜’ 정상회담의 성공 사례도 있다. 1986년 레이캬비크 회담이다.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1986년 10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군축협정을 위해 만났지만 아무 합의도 하지 못하고 돌아섰다. 하지만 이듬해인 1987년 워싱턴에서 열린 미소 정상회담에서 역사적인 중거리핵무기 폐기협정(IRNFT)에 서명했다. 레이캬비크 회담의 실패가 끝이 아니었던 것이다. 국내 한 정치인은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을 결혼에 비유하며 “‘파혼’이 아니다. 혼수품 등 조건이 맞지 않아 결혼식을 미루기로 한 것”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당사자 간 ‘사랑’(비핵화 협상 의지)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그렇다. 정상회담 결렬이라는 심각한 상황에도 북미는 최대한 정제된 문구로 현 상황을 설명하며 추후 협상의 불씨를 살려놨다. 그렇다면 북미가 서로 입장과 요구를 확실히 드러낸 이번 하노이 회담 결렬이 한반도 비핵화 평화시대를 앞당기는 ‘쓴 약’이 될 수도 있다. 조건이 맞지 않아 미뤄진 결혼식 날짜를 다시 잡는 것은 ‘중신아비’의 몫이다. 누가 뭐래도 북미 정상회담의 중신아비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버티는 양쪽을 달래며 서로 다른 눈높이를 맞추게 해야 하는 중신아비 노릇은 고달프고 힘들다. 그렇다고 두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 확실히 드러난 북미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하소연을 듣고 미국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며 양측의 요구와 주장을 서로에게 전달해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추동해 내야 한다. ‘동틀 무렵이 가장 어두운 법’이라고 했다. 북미 간 중신아비의 노력과 땀방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실패를 딛고 3차 정상회담의 성공을 이뤄 내는 분명한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는 우리 모두의 바람이자 희망이기 때문이다. hihi@seoul.co.kr
  • 레이건·고르바초프 핵 군축 회담도 불발 끝 ‘해피엔딩’

    레이건·고르바초프 핵 군축 회담도 불발 끝 ‘해피엔딩’

    “냉전 종식에 큰 역할”… 역사적 재평가 “북미 협상도 완전한 실패라 볼 수 없어”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28일 합의문 없이 마무리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지만 정상회담 결렬 자체가 사상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과거에도 정상회담 과정에서 밀고 당기는 협상 끝에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핵 군축 협상 가운데 1986년 10월 열린 두 번째 회담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총 네 번의 회담을 가진 레이건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1985년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처음 만나 군비경쟁 중단과 축소를 논의했다. 이듬해인 1986년 두 정상은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다시 마주 앉았지만 회담은 빈손으로 종료됐다. 협상에서 발목을 잡은 의제는 전략방위구상(SDI)이었다. SDI는 미국이 대륙간탄도탄과 핵미사일 등을 격추시키는 방법을 연구한 계획으로, 이른바 ‘스타워스’ 계획이라고도 불렸다.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SDI를 실험실 수준으로 제한하라고 요구했지만, 레이건 대통령은 국내 반발과 자신의 정치적 입지 등을 고려해 이를 거부했다. 당시 양측이 얼굴을 붉히고 회담장에서 고성이 오갈 정도로 의견이 충돌했다는 후문이다. 레이캬비크 회담을 두고 ‘실패한 회담’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셌지만 이는 향후 협상을 진전시키는 데 오히려 큰 역할을 했다. 두 정상이 회담이 결렬된 데 대해 반성하고 핵무기의 위험을 인식하는 동시에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후 1987년 워싱턴에서 이뤄진 세 번째 만남에서 레이건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중거리핵무기 폐기협정’(IRNFT)에 서명했다. 사거리 500~5500㎞인 중단거리 탄도 및 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다. 이 조약은 당시 냉전 해제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후 1989년 12월 3일 고르바초프 서기장과 조지 부시 대통령은 몰타에서 만나 냉전 종식을 공식 선언한다. 실패한 줄만 알았던 레이캬비크 회담은 시간이 흘러 역사적으로 재평가를 받게 된다.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 역시 70년 이상 적대 관계를 이어 온 양국 정상이 비핵화와 제재 완화라는 핵심 쟁점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점에서 레이캬비크 회담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후속 회담과 관련해 “빨리 열렸으면 좋겠다”며 협상의 불씨를 남긴 만큼 향후 후속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레이건·고르바초프 핵 군축 회담도 불발 끝 ‘해피엔딩’

    레이건·고르바초프 핵 군축 회담도 불발 끝 ‘해피엔딩’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28일 합의문 없이 마무리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지만 정상회담 결렬 자체가 사상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과거에도 정상회담 과정에서 밀고 당기는 협상 끝에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핵 군축 협상 가운데 1986년 10월 열린 두 번째 회담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총 네 번의 회담을 가진 레이건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1985년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처음 만나 군비경쟁 중단과 축소를 논의했다. 이듬해인 1986년 두 정상은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다시 마주 앉았지만 회담은 빈손으로 종료됐다. 협상에서 발목을 잡은 의제는 전략방위구상(SDI)이었다. SDI는 미국이 대륙간탄도탄과 핵미사일 등을 격추시키는 방법을 연구한 계획으로, 이른바 ‘스타워스’ 계획이라고도 불렸다.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SDI를 실험실 수준으로 제한하라고 요구했지만, 레이건 대통령은 국내 반발과 자신의 정치적 입지 등을 고려해 이를 거부했다. 당시 양측이 얼굴을 붉히고 회담장에서 고성이 오갈 정도로 의견이 충돌했다는 후문이다. 레이캬비크 회담을 두고 ‘실패한 회담’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셌지만 이는 향후 협상을 진전시키는 데 오히려 큰 역할을 했다. 두 정상이 회담이 결렬된 데 대해 반성하고 핵무기의 위험을 인식하는 동시에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후 1987년 워싱턴에서 이뤄진 세 번째 만남에서 레이건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중거리핵무기 폐기협정’(IRNFT)에 서명했다. 사거리 500~5500㎞인 중단거리 탄도 및 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다. 이 조약은 당시 냉전 해제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후 1989년 12월 3일 고르바초프 서기장과 조지 부시 대통령은 몰타에서 만나 냉전 종식을 공식 선언한다. 실패한 줄만 알았던 레이캬비크 회담은 시간이 흘러 역사적으로 재평가를 받게 된다.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 역시 70년 이상 적대 관계를 이어 온 양국 정상이 비핵화와 제재 완화라는 핵심 쟁점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점에서 레이캬비크 회담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후속 회담과 관련해 “빨리 열렸으면 좋겠다”며 협상의 불씨를 남긴 만큼 향후 후속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3·1운동 100년] 이역만리 美 독립성지 필라델피아서도 태극기 들고 “대한독립”

    [3·1운동 100년] 이역만리 美 독립성지 필라델피아서도 태극기 들고 “대한독립”

    100년 전 4월 리틀극장서 1차 한인회의 서재필 등 150명 모여 독립정당성 선포 상원의원 축사… 시장은 평화행진 동참 미국 내 ‘외교 독립운동’ 조직화 계기 작용 친우회 21개 도시·유럽 확산… 韓독립 지원100년 전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신호탄이자 기폭제였던 3·1운동 당시 한반도 전역을 뜨겁게 달궜던 독립운동의 열기는 이역만리 타국인 미국의 한인들을 흔들어 깨웠다. 미국 내 한인 150여명은 3·1운동 한 달 뒤인 1919년 4월 14~16일 미 필라델피아 리틀극장에 모여 ‘제1차 한인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이어 태극기를 앞세우고 미 독립기념관까지 시가행진에 나섰다. 미 언론들은 당시 필라델피아의 거리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한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전했다. 이는 미국 내에서 독립운동이 본격화하는 계기가 됐다. 필라델피아는 미국인들에게 아주 특별한 도시다. 미 독립운동이 처음 일어났던 곳이며, 미 독립선언 당시 울렸던 ‘자유의 종’이 지금도 독립기념관에 보존돼 있다. 미 독립의 역사를 간직한 필라델피아에는 ‘대한민국 독립의 역사’도 곳곳에 묻혀 있었다. ●영문 ‘코리아 리뷰’ 발간… 독립 호소·日고발 1919년 4월 14~16일 ‘제1차 한인회의’가 열렸던 리틀극장을 찾았다. 필라델피아 독립기념관에서 약 3㎞ 떨어진 주택가로 들어서니 19세기 말 빨간 벽돌로 지은 예쁜 소극장이 보였다. 여기가 당시 한인회의가 열렸던 리틀극장이다. 현재는 ‘플레이스 앤드 플레이스’로 이름은 바뀌었지만, 당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건물의 벽면에 한글과 영문으로 ‘1919년 4월 14~16일, 독립지사들이 이곳에 모여 제1차 한국의회를 열어 한국독립의 정당성을 선포했다’는 글귀가 당시 뜨거웠던 독립운동의 현장임을 알려줬다. 1919년 4월 14일 미 전역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150여명이 미 서부와 동부, 남부 등 각지에서 리틀극장으로 모였다. 이날 1차 한인회의 의장은 서재필이었고, 진행은 이승만과 정한경이 맡았다. 제1차 한인회의 개회식에서는 미주리 출신 상원의원 셸던 스펜서가 축사를 했다. 네브래스카 출신 상원의원 조지 노리스도 참석해 격려 연설을 했다. 마지막 날인 4월 16일 제1차 한인회의를 마치고 150여명의 한인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손에 들고 필라델피아 중심가에 있는 독립기념관을 향해 시가행진을 벌였다. 독립과 자유의 상징인 필라델피아 대표로 토머스 스미스 시장이 행진에 직접 참여했을 뿐 아니라 군악대까지 보내주면서 태평양의 작은 나라인 한국의 독립과 자유에 대한 염원을 지지했다. 미 독립기념관에 도착한 이승만은 3·1운동 당시 서울에서 발표됐던 ‘독립선언문’을 낭독했다. 그리고 “대한공화국 만세”를 외치고 또 외쳤다. 당시 서재필은 “한국인이 살아 있는 백성인 것을 알았고, 이런 백성은 반드시 자유독립을 하고 말 것으로 믿는다”며 소감을 밝혔다. 장병기 필라델피아 한인회 회장은 “서재필 박사가 주도했던 제1차 한인대회를 기폭제로 미국 내 독립운동이 조직화되기 시작했다”면서 “중국이 무장 독립운동의 거점이었다면 미국은 외교 독립운동의 중심이었다”고 평가했다.●美의회에 한국독립 문제 논의 단초 제공 제1차 한인회의를 기점으로 대한민국 독립의 정당성을 알리는 외교 독립운동이 본격화됐다. 서재필은 현재 해외홍보원 역할을 하는 대한민국통신부와 미국 내 친한파 모임인 ‘친우회’를 조직했다. 1919년 4월 말 활동을 시작한 대한민국통신부에서는 매월 영문잡지인 ‘코리아 리뷰’를 3000부가량 만들어 배포했다. 또 한국과 관련해 여러 영문 책자를 출판하면서 한국의 독립을 호소하는 한편 일제의 불법 식민통치와 각종 만행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하지만 자신의 사업을 팽개치고 독립운동에 집중하던 서재필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코리아 리뷰는 1922년 7월호를 마지막으로 발간이 중단됐다. 비록 3년여로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3·1운동 이후 미국 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을 했던 단체로 평가 받는다. 미 친우회도 대한민국 독립의 정당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플로이트 톰킨스 목사가 회장을 맡은 필라델피아 친우회가 1919년 5월 16일 첫 결성이라는 성과를 내면서 워싱턴DC와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뉴욕 등 미국 내 21개 도시에 친우회가 만들어졌다. 파란 눈의 독립투사이자 대한민국 독립을 지지하는 든든한 지원 세력을 확보한 것이다. 셸던 스펜서 상원의원은 1919년 6월 3·1운동을 거론하며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는지 미 국무장관이 상원에 보고하라고 요청하는 상원 결의안을 제출했다. 아쉽게도 외교위원회 벽을 넘지는 못했으나 미 의회에서 대한민국 독립 문제를 논의하는 단초가 됐다. 또 톰킨스 목사는 1921년 워싱턴 군축회의 미 대표단 단장에게 보낸 청원서에서 “우리는 미 시민만으로 구성돼 2만 50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단체”라고 소개한 뒤 “우리는 한국인들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라는 기구를 만들고 자신들의 권리인 자유와 정의를 위해 싸우는 것을 지지한다”라고 밝히는 등 미 정치권에 대한민국 독립 지지를 호소했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지역에도 친우회가 만들어지면서 전 세계의 친한 여론을 형성하기도 했다. 장 한인회장은 “당시 미국 내 친우회가 21곳에 만들어지고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까지 친한 여론이 조성되면서 대한민국 독립과 임시정부 수립 등에 큰 역할을 했다”면서 “당시 서재필 박사 등과 같은 외교 독립운동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존재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글 사진 필라델피아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미국 내 북한 전문가가 전망한 북미 정상회담 결과물은

    미국 내 북한 전문가가 전망한 북미 정상회담 결과물은

    미국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물로 미국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비롯해 한국이 추진하는 경제프로그램에 동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위트 수석연구원은 22일 서울 종로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 전망’ 주제 초청 세미나에서 “상당한 비핵화 조치가 합의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진전 시 대북제재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한 것이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위트 수석연구원은 이른바 ‘북한의 진정성’에 대한 질문에 “나는 (김정은이) 비핵화를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현재 진행 중인 비핵화 협상이 미국의 국익 증진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북미 대화가 개시된 뒤에도 북한이 핵 개발 등을 지속하고 있다는 일부 미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는 과거 미국과 소련의 핵 군축 협상을 언급하며 “미국과 소련도 군축을 논의하는 동안 무기 개발을 지속했다”며 “어떤 나라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실적인 기대치’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하며 “우리가 많은 걸 이루지 못해도 그래도 전보다는 많은 걸 이뤘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이른바 ‘스몰딜’과 관련해서도 “(이번 회담에서) 북한으로부터 핵물질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합의 정도만 도출해도 한국과 일본의 국익에도 부합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만으로 (비핵화 협상이) 끝났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십년간 이어진 북미 간 적대관계 등을 고려하면 ‘하룻밤 사이’ 모든 걸 해결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러면서도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프로세스 이행 과정에서 핵시설 해체의 세부 방안 등 ‘디테일’을 조율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외무성 북미국장에 ‘대미 압박 논평’ 권정근… 주북 러대사관 공개

    北외무성 북미국장에 ‘대미 압박 논평’ 권정근… 주북 러대사관 공개

    북한 대미 외교의 실무 책임자 중 한 명인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북미국장)이 권정근인 것으로 드러났다. 권정근은 지난해 11월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됐을 당시 미국의 대북 제재를 비난하며 핵·경제 병진 노선의 부활을 압박하는 논평을 쓴 인물이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 13일 러시아 외교관의 날을 맞아 평양 대동강외교관회관에서 열린 연회 소식을 다음 날인 14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알리면서 북측 참석자 중 한 명으로 권정근 북아메리카국장을 언급했다. 연회에는 대러 외교를 담당하는 임천일 외무성 부상과 문재철 외교단사업총국 부총국장, 김용국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 소장 등도 참석했다. 권정근이 북아메리카국장으로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선희가 지난해 초 북아메리카국장에서 외무성 부상으로 승진한 이후 후임 국장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최강일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이 국장 대행을 하고 있다는 추측만 제기됐다. 다만 권정근은 지난해 11월 2일 외무성 미국연구소 소장 명의로 ‘언제면 어리석은 과욕과 망상에서 깨어나겠는가’라는 제목의 대미 논평을 발표해 북아메리카 국장인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통상 북아메리카국장은 미국연구소장도 겸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 공사도 지난해 11월 블로그에 권정근을 “북한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라고 소개했다. 권정근은 지난해 논평에서 “시간은 쉬임없이 흘러가는데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라는 외마디 말만 되풀이하면서 바위짬에라도 끼운듯 대조선압박의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미국”이라며 “만약 미국이 우리의 거듭되는 요구를 제대로 가려듣지 못하고 그 어떤 태도 변화도 보이지 않은채 오만하게 행동한다면 지난 4월 우리 국가가 채택한 경제건설 총집중 로선에 다른 한가지가 더 추가되여 ‘(핵·경제) 병진’이라는 말이 다시 태여날수도 있으며 이러한 로선의 변화가 심중하게 재고려될 수도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폼페이오 ‘先비핵화’ 대신 “대북제재 완화” 공론화…영변 폐기 넘는 성과 거둘까

    폼페이오 ‘先비핵화’ 대신 “대북제재 완화” 공론화…영변 폐기 넘는 성과 거둘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과제와 관련해 “제재 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목표”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또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정상회담 준비 작업을 위해 이번 주말 미국팀이 다시 아시아에 파견될 것이라고 언급, 실무협상의 재개를 예고했다. 경직된 선(先)비핵화 기조에서 벗어나 제재 완화라는 ‘당근’을 공론화 한 것으로 실무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통 큰 결단’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동유럽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13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진행 한 미 CBS 방송 인터뷰와 14일 미국과 폴란드 공동주최로 열린 ‘중동 평화와 안보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의’에서의 일문일답을 통해 “제재들을 완화하는 데 대한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며 “나는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데 매우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결정을 하는 것은 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면서 “그는 우리에게 (비핵화를) 할 것이라고 말해왔으며, 지금은 그가 이를 이행할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美, 레이건式 ‘신뢰하라 그러나 검증하라’ 기조 확인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대한 검증이 선결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그는 ‘북한이 비핵화를 완수하겠다고 한 약속을 확신하는� ?遮� 질문에 “김 위원장은 우리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우리 역시 ‘신뢰하라 그러나 검증하라’는 말을 해왔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가 그렇게 하는지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뢰하라 그러나 검증하라’는 1980년대 옛 소련과의 군축협상 당시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의 협상 구호로 유명한 문구다. 그는 ‘먼저 완전한 비핵화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검증이 이뤄진 뒤 제재를 해제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즉답은 하지 않은 채 “지난 수년간 미국은 북한과 협상을 해왔지만, 우리가 한 것은 확인도 안 하고 무턱대고 물건을 사는 일이었다”라고 비유하며 “우리는 우리가 뭔가를 할 것이라고 얘기하고 나서 그들에게 아주 많은 양의 뭉칫돈을 건네거나, 경수로 건설에 합의해줬다. 그리고 북한은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전임 정권들의 대북 협상 실패 사례를 언급했다. ●“김정은 약속 검증해야... 금주말 회담준비팀 아시아에 파견” 폼페이오 장관은 2차 정상회담에서 “가능한 한 멀리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번 회담에서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비핵화 조항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긴장 완화 및 군사적 리스크를 줄이고 제거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분명히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검증 가능한 방식의 최종적이고 완전한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우리의 목표에 대해 명백하게 해왔다”며 2차 정상회담을 통해 “진짜 진전을 이뤄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무엇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한 4가지 주요 조항 각각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들을 이뤄내기를 희망한다”며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 비핵화,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밝은 미래 창출 노력 등을 꼽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두 팀에 의해 이러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여러분도 보고 있는데, 한 팀이 정상회담 준비를 계속해 나가기 위해 이번 주말에 다시 아시아로 떠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부 대미 특별대표 간 지난 6∼8일 ‘평양 담판’에 이은 추가 실무협상이 내주 아시아에서 다시 열릴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트럼프 ‘복심’이 “제재 완화에 전향적으로 나설 수 있다” 시사 폼페이오 장관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10여일 앞둔 시점에서 조건부로 나마 협상 결과에 따른 제재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추가 실무회담에 앞서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실행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이 충분한 실행조치에 나선다면 제재 완화에 전향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발언은 미국이 수 개월간의 교착상태 끝에 재개된 북미 대화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한층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동시적·병행적 기조’를 공개적으로 천명하며‘ 단계적 비핵화’로의 선회를 사실상 공식화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의 지난달 31일 스탠퍼드 대학 강연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비건 특별대표는 당시 강연에서 “우리는 ‘당신(북한)이 모든 걸 다 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그것은 우리의 정책이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라고 못 박은 바 있다. 미국 측이 비핵화가 완료될 때까지는 어떠한 제재 완화도 없다는 식의 초기 경직된 선(先) 비핵화 기조를 일정 부분 거둬들인 정황은 그동안 곳곳에서 감지돼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 폼페이오 장관이 본격적인 의제조율을 바로 앞두고 보다 명확한 표현으로 이를 공론화한 것은 북한이 다른 무엇보다 제재 완화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고리로 최대치를 끌어내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이 때문에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와 맞물린 일부 제재 완화 카드가 다시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1일 방미 중 비건 특별대표와 면담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북한이 제일 원하는 우선순위로는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를 반드시 실현하려고 할 것 같다”면서 이 같은 조치와 함께 제재 완화를 꼽은 바 있다. ●영변 핵시설 폐기+α 놓고 방정식 풀기가 회담 성패 좌우 물론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거꾸로 뒤집으면 북한으로부터 ‘좋은 결과’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제재 완화를 해줄 수 없다는 의미여서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을 향한 압박 성격도 있다. 북한과 미국이 영변 핵시설 폐기문제를 놓고는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기에 더해질 ‘플러스 알파’(+α)에 대한 극대치를 얻어내기 위한 미국의 포석인 셈이다. 그동안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상응 조치로 제재 완화를 일순위로 요구했지만 미국은 제재 완화를 위해선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안 되고 ‘의미 있는 +α’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미국이 구상하는 북한 비핵화의 흐름은 ‘영변 핵시설 폐기→핵무기 및 영변 외 시설 등에 대한 포괄적 핵신고→완전한 핵폐기’의 수순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큰 틀의 흐름 속에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또는 해외반출, ‘포괄적 핵신고’의 시한 설정, 사찰과 검증의 구체적 범위 및 일정 마련, 영변을 넘어서는 플루토늄 및 우라늄 시설 폐기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올려질 수 있는 ‘+α’ 카드들로 꼽힌다. 결국 북한과 미국이 ‘영변 핵시설 폐기+α’에 대한 방정식 풀기에 성공할지 여부가 내주 의제조율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패와도 직결돼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네덜란드 투자사도 5월 방북 추진

    미·유럽 대북 경제교류 선제대응 움직임 미국과 유럽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경제개방 움직임에 대비해 이익을 선점하려는 모습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다음달 방북하기로 한 데 이어 네덜란드의 투자자문회사도 오는 5월 북한의 경제 시설 등의 참관을 위해 방북을 추진한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네덜란드 투자자문회사 GPI컨설턴시의 폴 치아 대표는 소식지를 통해 “오는 5월 20~28일 방북할 기자단을 모집한다”며 “기자단은 북한의 정치·경제·안보·사회 등을 직접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다만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북한의 핵시설 폐기 등이 있을 경우 일정이 바뀔 수 있다”며 “일정은 잠정적”이라고 했다. 방북 일정에는 북한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와 인민군, 그리고 아직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대규모 사업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삼지연 문화도시 등과 함께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곳으로, 원산지구개발공사는 2015~2016년 안내 책자를 제작해 150만 달러 규모의 잠재적 사업을 투자자들에게 홍보한 바 있다. 치아 대표는 “기자단은 방북을 통해 최근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따른 국제 정치 상황의 변화를 북한에서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북한 경제에 미치고 있는 영향은 무엇인지, 북한에서 어떤 사업 기회가 있을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볼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GPI컨설턴시는 지난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전후로 대북 투자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자 4월과 9월, 11월 세 차례 유럽 기자단을 이끌고 방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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