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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래, 故 신해철 추모분위기 저격글 “꼴값한다”에 동조댓글 ‘충격’

    강원래, 故 신해철 추모분위기 저격글 “꼴값한다”에 동조댓글 ‘충격’

    ‘신해철’ ‘강원래’ 가수 신해철이 별세한 가운데, 가수 강원래가 신해철 추모 분위기를 저격하는 글에 동조댓글을 달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8일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평상시에 가사고 노래 듣지도 않다가 꼭 누구 죽으면 마치 지인인 마냥 XX들을 해요. 꼴값한다들”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서 주어는 적혀있지 않으나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한 신해철을 추모하는 분위기를 두고 비난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강원래는 해당 게시물에 “공감 100%”라는 댓글을 남겼고, 해당 글과 강원래의 댓글은 캡처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강원래의 글에 대해 대체로 경솔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강원래가 신해철을 비하하거나 애도 분위기 자체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애도행렬에 동참하는 군중심리를 지적하는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편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신해철의 빈소에는 수많은 동료연예인들이 방문해 조문했다. 고 신해철은 27일 오후 8시 19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사망했다. 신해철 관련 강원래의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강원래, 신해철 관련 글에 댓글 무슨 의미야?”, “강원래, 신해철 비하의미는 절대 아닌 듯”, “강원래, 신해철 추모분위기가 어때서..”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서울신문DB(’신해철’’강원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강원래, 故 신해철 추모 디스 “관심도 없다가 꼴값한다”에 동조 댓글 ‘충격’

    강원래, 故 신해철 추모 디스 “관심도 없다가 꼴값한다”에 동조 댓글 ‘충격’

    가수 신해철이 별세한 가운데, 가수 강원래가 신해철 추모 분위기를 비난하는 글에 공감을 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8일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평상시에 가사고 노래 듣지도 않다가 꼭 누구 죽으면 마치 지인인 마냥 XX들을 해요. 꼴값한다들”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서 주어는 적혀있지 않으나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한 신해철을 추모하는 분위기를 두고 비난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강원래는 해당 게시물에 “공감 100%”라는 댓글을 달아 눈길을 끌었다. 네티즌들은 강원래의 댓글에 대체로 경솔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강원래가 신해철을 비하하거나 애도 분위기 자체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애도행렬에 동참하는 군중심리를 지적하는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신해철은 지난 17일 장협착증 수술을 받고 다음날 퇴원했으나 가슴과 복부의 통증을 계속 호소해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22일 새벽 또 한 번 통증을 느낀 신해철은 급하게 응급실을 찾았고 같은 날 오후 1시쯤 갑작스러운 심장정지로 아산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입원 5일 만에 별세했다. 장례는 천주교 식으로 진행되며 가족장으로 조용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발인은 31일 오전 9시에 엄수된다. 네티즌들은 “강원래 왜 그랬나”, “강원래 뜻 이해가긴 해”, “강원래 무슨 의미인지는 알겠지만 그래도 추모하는 분위기가 잘못된 건 아니지 않나”, “관심 없던 사람도 죽음은 슬플 수 있지”, “강원래 경솔한 듯”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서울신문DB(강원래 신해철)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강원래, 고 신해철 추모 분위기 불만?

    강원래, 고 신해철 추모 분위기 불만?

    가수 강원래가 신해철 추모 분위기를 비난하는 글에 공감을 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8일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평상시에 가사고 노래 듣지도 않다가 꼭 누구 죽으면 마치 지인인 마냥 XX들을 해요. 꼴값한다들”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서 주어는 적혀있지 않으나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한 신해철을 추모하는 분위기를 두고 비난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강원래는 해당 게시물에 “공감 100%”라는 댓글을 달아 눈길을 끌었다. 네티즌들은 강원래의 댓글에 대체로 경솔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강원래가 신해철을 비하하거나 애도 분위기 자체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애도행렬에 동참하는 군중심리를 지적하는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강원래, 고 신해철 추모 비난글에 “공감”

    강원래, 고 신해철 추모 비난글에 “공감”

    가수 강원래가 신해철 추모 분위기를 비난하는 글에 공감을 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8일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평상시에 가사고 노래 듣지도 않다가 꼭 누구 죽으면 마치 지인인 마냥 XX들을 해요. 꼴값한다들”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서 주어는 적혀있지 않으나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한 신해철을 추모하는 분위기를 두고 비난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강원래는 해당 게시물에 “공감 100%”라는 댓글을 달아 눈길을 끌었다. 네티즌들은 강원래의 댓글에 대체로 경솔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강원래가 신해철을 비하하거나 애도 분위기 자체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애도행렬에 동참하는 군중심리를 지적하는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윤일병 구타사망 파문] 책임감도 자의식도 없다… 軍은 흉포화된 ‘한국사회 자화상’

    [윤일병 구타사망 파문] 책임감도 자의식도 없다… 軍은 흉포화된 ‘한국사회 자화상’

    요즘 우리 병사들은 왜 이렇게 잔인해졌을까.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례에서 드러나듯 최근 군대 내 가혹행위가 갈수록 잔인성을 더해가고 있다. 과거 구식군대에서도 구타와 얼차려가 횡행하긴 했지만 2000년대 이후 일어난 가혹행위 사례는 특히 성기와 항문을 학대하고 인분을 먹게 하는 등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엽기적 양태를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신문이 5일 전문가들의 견해를 청취한 결과 다양한 원인 진단이 나왔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현재의 20대가 살아온 환경은 물질적 여건은 개선됐지만 우리 사회 폭력의 잠정적 수위는 더 흉포화됐다”며 “인터넷 등 각종 매체의 발달로 해외의 엽기적인 사례가 여과 없이 전파되면서 폭력의 수위가 높아지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학습·모방 효과가 커졌다”고 말했다. 또 “일상의 재미가 없는 군 조직 자체의 폐쇄적인 특성과 특유의 계급구조 속에서 선임병은 후임병을 괴롭히는 데서 쾌감을 느끼고 인간의 본성인 ‘왕따’를 극대화하는 구조”라면서 “가정에서 귀하게 자란 아들들은 군 조직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 점도 있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범죄사회학) 교수는 “군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학교폭력과 가정폭력의 연장선상에서 우리 사회가 그만큼 폭력에 둔감해졌다는 뜻”이라며 “효율성을 강조하는 사회구조 안에서 업무 효율을 올리기 위해 아랫사람을 각성시켜야 한다는 논리와 분위기가 지배적으로 작용한 탓이 크다”고 말했다. 군사전문가인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1980~90년대 군대 내 가혹행위는 치약 뚜껑이나 철모에 머리를 박는 정도로 가래를 핥게 하는 수준은 아니었다”면서 “군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 내 교육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정치인들이 표를 얻는 수단으로 군 복무 기간을 21개월로 단축시킴에 따라 만성적 병력부족 현상이 나타나 예전 같으면 징집 대상에서 제외돼야 할 (질 낮은)인력들이 대거 입대한 측면도 있다”면서 “관심 병사 증가 추세도 결국 병력 부족에서 오는 현상으로 복무기간을 다시 24개월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70년대 후반 군 생활을 했다는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한국사회의 교육과 공공성 부족을 반영한다”면서 “사회에서는 유별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막상 군에 와 보니 히틀러가 유대인을 미워했듯 상식적인 행위 범주를 벗어나는 사람들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심리학자는 “괴롭힘 현상은 대부분 사회문화적 규범이나 책임감, 자의식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인분을 먹이고 가래침을 핥게 하는 극단적인 행동이 나온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은 개인이 아닌 집단의 군중심리 비슷한 자의식이 형성돼 책임감이 분산돼 나타난 현상으로 약자를 스트레스 해소의 대상으로 여기는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 청년들이 폭력에 많이 노출됐고 군 조직이 가진 위계적이고 억압적인 속성과 결합해 나타난 사회병폐로 봐야 하겠으나 이 현상이 일반화된 것인지는 좀 더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길섶에서] 단팥빵과 갱엿/정기홍 논설위원

    중학생 때 기억을 꼽으라면 단연 풀빵을 사먹던 일이다. 학교 근처 시장통의 허름한 가게에서 할머니 홀로 팔았는데, 단팥죽을 얹은 풀빵 맛은 지금도 잊히질 않는다. 책가방을 옆에 낀 채 ‘풀 방구리 쥐 드나들 듯’ 가게에 들러 사먹곤 했다. 지금도 고향에 들를 때면 할머니가 앉았던 자리를 눈여겨보며 지나치곤 한다. 갱엿은 수업을 파하고 통학열차를 기다리는 동안의 맞춤한 군것질거리였다. 고구마 등을 곤 건데, 딱딱하게 굳어서인지 ‘강엿’이라고 불렀다. 주먹만 하게 떼어주던 가게주인 아주머니가 당시엔 그렇게도 부러울 수 없었다. 지금은 만나기 힘든 맛들이다. 요즘 때아닌 단팥빵 열풍이 불고 있다. 한두 달 새 주요 지하철 역사에 단팥빵 가게가 하나둘씩 생기더니 지금은 빵을 사려는 긴 줄이 생기고, 구수한 빵 냄새는 역사를 가득 메운다. 색다른 지하철 정취다. 기존 빵과 달리 천연효모 반죽을 써 인기라고 한다. 군중심리 때문이라고도 한다. 누구는 복고바람이라 했다. 그 맛이 어떤지 궁금하다. 옛 풀빵 단팥 맛을 깨뜨리지는 않을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내가 당했으니 너도…” 학교 폭력의 대물림

    중학생 소년들은 떨리는 손으로 가위바위보를 했다. 진 사람은 그 자리에서 땅을 파고 들어가야 했다. 한 학년 위인 ‘일진’ 선배들의 지시였다. 딱딱하게 굳은 땅이 잘 파지지 않자 A(15)군 등 일진 5명은 물을 부으라고 명령했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B(14)군이 자신이 직접 파낸 구덩이로 들어갔다. 선배들은 B군의 얼굴만 남기고 몸 위에 흙을 덮었다. B군이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얼굴 위에 소변과 물을 뿌리며 낄낄댔다. 공포에 질린 B군의 입에 냄새 나는 은행과 모과, 꽃 등을 마구 집어넣었다. 곧바로 B군을 완전히 파묻기라도 할 듯한 분위기에 운 좋게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B군의 친구들도 극도의 공포감에 떨었다. 나머지 학생 4명은 무릎을 꿇고 선배들의 소변을 손으로 받아냈다. 지난해 겨울, 인적이 드문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공원에서 일어난 일이다. 학교와는 불과 걸어서 5분여의 지척이었다. ●피해 학생 15명… 10여명 입건해 수사 조직폭력배들 사이에서나 벌어질 구타와 폭력, 가혹행위가 지난해 가을부터 연말까지 중학생들에게 이어졌다. 돈을 빼앗기는 것도 일상이었다. 피해·가해 학생들은 동대문구의 한 중학교 선후배 사이였다. 이미 갈취 행위 등이 학교에 적발돼 A군 등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 상태였지만 폭력은 그치지 않았다. 다시 학교로 찾아와 못된 짓을 계속했다. 중랑천에 야구공을 던지고는 건져 오라고 강제로 떠밀거나 담뱃불로 몸을 지지기도 했다. 피해 학생만 15명에 이른다. 서울 동대문경찰서 학교폭력팀은 지난 4월 “학생이 납치된 것 같다. 누가 끌고갔다.”는 신고를 받고 A군 등 10명을 공동폭행, 공갈 등의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또 다른 사실이 드러났다. A군 등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였던 것. 기자와 만난 한 가해 학생은 “우리도 선배들한테 당한 대로 한 건데….”라며 어렵게 입을 뗐다. 폭력이 학교 내에서 ‘대물림’되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들은 “왜 후배들을 괴롭혔느냐.”라는 질문에 “우리도 비슷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대답했다. 이들은 고등학생인 선배들에게 끌려가 똑같이 땅에 묻히고 소변을 받아내는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경찰의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자 갑자기 입을 닫았다. 경찰 관계자는 “보복을 두려워한 학생들이 갑자기 진술하지 않겠다고 태도를 바꿔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설명했다. ●다단계처럼 꼬리에 꼬리… 악순환 심각 긴 설득 끝에 ‘폭력 대물림’ 정황을 파악한 경찰은 A군 등을 폭행한 C(17)군 등 5명을 이달 초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15일 “학교폭력이 다단계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었다.”면서 “대물림된 폭력은 범죄 학습효과와 군중심리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더 심각한 범죄로 발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민경·배경헌기자 white@seoul.co.kr
  • [연극리뷰] ‘니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연극리뷰] ‘니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인터넷 뉴스를 도배하고 있는 학교 폭력 및 왕따, 그리고 피해 학생의 자살 사건. 기사를 읽을 때마다 ‘어머, 어떻게 이런 일이….’라고 걱정하며 가해 학생들을 비난하는 게 보통 사람들의 반응이다. 만약 내 아이가 같은 반 친구를 왕따시키고, 한 아이가 자살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또한 평소 학교 폭력 피해 기사를 접했을 때처럼 가해 학생들을 냉정하게 비판할 수 있을까. 연극 ‘니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강남의 한 중학교에서 2학년 여학생이 왕따를 견디다 못해 자살한 사건에서 출발한다. 자살한 학생은 자살 직전 지인 3명에게 유서 형식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피해 학생이 왕따를 당했던 사실과 가해 학생 5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결국 학교에서 가해 학생의 부모를 소집한다. 상황파악을 한다는 이름으로 대책회의를 가진다. 5명 아이의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를 보호하고자 극도로 이기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편지만 없어지면 우리 아이가 가해자라는 증거는 없지 않으냐며 편지를 불태우기도 하고, 심지어 편지를 잘게 잘라 먹어 없애기까지 한다. 그들이 100분의 공연 시간 내내 나누는 대화는 객석에 앉아 있는 청소년 관객들을 분노하게 했다. 단체관람을 온 학생들은 극에 몰입해 가해자 부모의 비이성적 행동에 ‘어휴’,‘아, 뭐야’ 등 적극적인 야유를 퍼부었다. 특히 배우 박지일과 서이숙의 몰염치한 캐릭터 연기는 무대 위로 뛰어올라가 “비이성적이고 비윤리적인 발언을 해도 되는 것이냐?”고 비난하고 싶을 정도로 얄밉다. 가해 부모들이 ‘어차피 죽은 아이, 바보로 만들고, 살아있는 내 아이에게 피해만 없게 하면 된다.’라는 식의 잘못된 의식을 표출하기 때문이다. 얼굴에 여드름이 많다는 이유로, 그냥 싫다는 이유로, 친구들은 그의 급식 식판을 뒤엎었다. 돈을 빼앗겼고,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친구들에게 원조교제를 강요받았던 피해자는 죽기 전 남긴 3통의 유서에서 ‘아이들이 절 싫어해요. 제가 뭔가 잘못한 거 같아요. 이유를 모르겠어요.’라고 했다. 명확한 왕따의 이유는 없었다는 것이다. 잘못된 군중심리에 휘말리거나, 피해를 보지 않으려는 이기심에서 왕따 문제를 계속 회피하는 것은 아닐까 내내 생각하게 된다.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 4만~6만원.(02)399-1700.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사설] 경찰서장 계급장 떼고 무차별 폭행한 시위대

    박건찬 종로경찰서장이 그제 밤늦게 시위대에 계급장이 떼이고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서울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강행처리 규탄 집회에 참석해 시위대를 이끈 야당 의원들에게 시위 해산을 요청하기 위해 시위대 속에 들어갔다가 봉변을 당한 것이다. 시위대는 그를 조현오 경찰청장으로 오인하고 “매국노다.”라고 외치며 물병을 머리에 투척해 모자가 벗겨지고 안경이 파손됐다고 한다. 주먹으로 얼굴과 뒤통수를 마구 때리는 과정에서 왼쪽 어깨 계급장도 떼였다고 한다. 아무리 성난 시위대의 군중심리가 발동했다고 해도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시위대는 경찰서장인 줄 몰랐다고 하지만 경찰에 폭력을 가한 것 자체가 무법천지가 아니고서야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경찰이나 군인처럼 위계질서가 생명인 집단에서 계급장은 단순히 서열·직급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조직의 자존심과 명예가 걸린 징표다. 그러기에 경찰서장의 계급장까지 뗀 시위대의 과격한 행동은 경찰 조직 전체는 물론 나아가 국가 공권력을 능멸한 처사이다. 박 서장 개인으로서는 공개적으로 존재의 이유와 인격을 유린당한 셈이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평화적 집회 및 시위를 한다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 그러나 한·미 FTA 비준안의 국회 처리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해서 불법 시위와 집회를 열어 공권력을 무너뜨리는 일은 차원이 다른 사안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집회는 분명 미신고 불법집회다. 경찰서장이 불법시위 현장에 출동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불법시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그의 직무이다. 공무수행 중인 경찰서장을 집단 폭행한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훼손하는 일이다. 경찰이 즉각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관련자들을 반드시 검거해 엄중히 처벌하겠다니 다행이다. 이번 기회에 폭행 당사자뿐만 아니라 불법행위 주최 측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만에 하나 이들에게 무기력한 처분이 내려진다면 이 나라에서 법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공권력을 비웃고 비아냥거리는 불법시위자들에 대해서는 경찰은 물론 법원도 법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법치주의다.
  • 주식시장 핵 공매도 논란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를 놓고 논란이 거세다. 개인투자자들은 폭락장에서 공매도를 허용하면 큰 피해를 입는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위해서는 공매도가 ‘필요악’이라는 목소리도 많다.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고 돌아오는 결제일에 주식을 사서 되갚는 공매도는 지난 1996년 도입됐다. 하락장에서 공매도 수법을 쓰면 시세차익을 낼 수 있지만, 지렛대 효과(레버리지)를 일으키기 때문에 주가 폭락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등 ‘뜨거운 감자’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에 대한 반감이 매우 크다. 공매도는 법인에만 허용되는데, 개인이 보유한 종목의 주가가 종종 공매도 때문에 폭락하기 때문이다. 개인은 갑자기 주식 종목 가격이 하락하면 공매도인지 실적에 따른 하락인지 알수 없고, 패닉과 군중심리에 주식을 내던지면 공매도를 했던 법인이 다시 싼값에 주식을 사모으기도 한다. 외국인이 공매도 전체 물량의 80%를 차지하는 것도 반감이 큰 한 원인이다. 공매도 논란은 최근 다시 불붙었다. 지난 8월 9일 금융당국은 유럽발 금융위기로 유가증권 시장에 3개월간 공매도 금지를 내렸고 지난 11월 10일 풀었다. 공매도 해제 첫날 옵션만기 및 유럽발 불안 악재까지 겹치면서 코스피지수는 94.28포인트(4.94%) 내렸다. 시가총액 5조 3000억원이 사라졌다. 이날 공매도 물량은 무려 3807억 8500만원어치에 달했고, 주가 폭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40건에 달하는 항의 글이 올라왔다. 공매도 연장부터 제도 폐지까지 거론됐다. 증시의 재야 고수로 통하는 장모씨는 22일 “최근 하이닉스나 OCI 등에서 공매도로 내국인들이 많은 피해를 봤다.”면서 “공매도는 외국인 투자를 위한 미끼인데 너무 많은 개인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나 대형 법인은 공매도는 투자 수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위험을 헤지하는 수단이라고 말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공매도가 주식시장 전체로는 안전판이 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상승기지만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팔고 하락기에도 주식을 갚기 위해 상승을 예상하고 주식을 사기 때문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공매도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현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 제도와 ‘동전의 양면’으로 봐야 한다.”며 “주식의 수요와 공급 균형을 맞추기 위한 대칭적 제도”라고 밝혔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이제 野神을 아름답게 보내주자

    야구장은 뜨거운 공간이다. 열정과 에너지가 분출한다. 분위기 자체가 사람을 흥분시킨다. 선수들은 구르고 넘어진다. 강력 조명에다 음향 효과도 뒤섞인다. 한국의 독특한 응원문화는 관중을 시종 가만히 두질 않는다. 여기에 술까지 적절히 조합된다. 이러면 사고 날 확률이 높아진다. 어디나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엔 꼭 한둘 문제 만드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그라운드에 뛰어들고 오물을 던진다. 좋다. 어찌 보면 사람 사는 세상에 당연한 일이다. 반대로 보면 그만큼 야구에 대한 열정이 크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한 야구인은 “야구의 인기가 떨어졌을 때는 그런 관중 소요도 없더라. 섭섭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이해해줄 만한 수준이다. 지난 18일 SK 김성근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SK 팬들은 흥분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항의가 거셌다. 경기 내내 오물이 그라운드로 쏟아졌다. 관중 셋이 난입했다. 경기 흐름은 엉망이 됐다. 여기까지도 이해할 수 있다. 팬들이 얼마나 상처받고 마음 아픈지는 짐작 가능하다. 사랑하는 감독이 하루 만에 타의로 팀을 떠났다. 받아들이기 힘들 수밖에 없다. 김 전 감독은 특이한 존재다. 일본에선 ‘조센징’ 소리를 들으며 야구했다. 한국에선 ‘쪽발이’였다. 어디서도 환영 못 받는 이방인의 운명이었다. 실력으로 이겨야 했다. 그래서 혹독하고 철저하게 야구에 모든 걸 걸었다. 양날의 검이었다. 그런 열정은 김 전 감독을 ‘야신’으로 만들었지만 대신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굴곡진 과거사. 가는 팀마다 해고되면서도 끝내 지켜온 원칙. 그리고 SK에서의 극적인 성공. 모든 게 드라마나 다름없었다. 팬들이 좋아할 요소를 다 갖췄다. 사실 김 전 감독이 없는 SK는 아직 상상하기 힘들다. 그래서 이날 관중 소요는 그럴 수 있다고 봤다. 저렇게라도 해야 아픈 마음이 달래진다면 그것도 괜찮다 싶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직후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수백명이 그라운드로 내려왔다. 마운드 위에서 유니폼을 불태웠다. 김 전 감독이 그렇게 신성시했던 그라운드다. 결코 수사학적 의미가 아니다. 그는 그라운드를 말 그대로 신의 영역으로 여겼다. 과연 김 전 감독은 그 장면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후 상황은 통제불능으로 치달았다. 더그아웃에 들어가 장비를 꺼내가고 음료수를 집어 마셨다. 투수교체용 카트를 몰고 다니는 팬도 있었다. 이쯤 되면 항의 수준이 아니다. 처음 의도와 완전히 빗나갔다. 그저 군중심리일 뿐이다. 그러면서 “김 감독을 돌려줄 때까지 항의는 계속될 것”이라고도 했단다. 계속 난장을 벌이겠다는 협박으로밖에 안들린다. 분신 같은 레전드와 사랑하는 감독을 타의로 떠나보내야 했던 건 SK팬만이 아니다. 다른 팀 팬들도 다 그런 상처를 하나둘 안고 여기까지 왔다. 그게 한국 야구팬의 숙명 아닌 숙명이다. 어차피 되돌리진 못한다. 지금은 김 전 감독을 아름답게 보낼 때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英 15세 소년, 13세 소녀에 ‘몹쓸짓’

    英 15세 소년, 13세 소녀에 ‘몹쓸짓’

    일주일 넘게 계속되는 영국 폭동의 현장에서 10대들의 범죄행각이 막장까지 치닫고 있다. 10대 소년이 광란의 폭동 속에서 2살 아래의 소녀를 성폭행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청소년들은 ‘왜 범행을 저질렀느냐.’는 질문에는 정작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폭동이 불붙은 런던 동부 울리치 지역에서는 15세 소년이 폭동 현장에서 13살 된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고 15일 영국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이 용의자는 방화와 절도 등으로 혼란이 가중되는 틈을 타 유리파편으로 소녀를 위협한 뒤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소년은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하며 엄격한 윤리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사인 소년의 어머니는 “결손가정에서 어렵게 자란 것도 아니고 종교적 가치를 배우며 컸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피의자 상당수 평범한 청소년 영국 언론들은 폭동 현장에서 폭력과 절도 등 비행을 저지르는 청소년을 찾는 건 매우 쉬운 일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폭동현장에서 약탈과 방화, 폭력 등의 혐의로 체포된 사람은 2800여명이고 이 가운데 1300명이 기소됐다. 피의자 중 상당수는 청소년이다. 더 큰 문제는 붙잡힌 청소년들이 자신의 범행 이유에 대해 적절히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규율 없는 학교 vs 빈부차… 원인 분분 이에 대해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이 내놓는 해석은 천양지차다. 보수당 소속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무책임과 이기심, 엄격한 규율이 없는 학교, 처벌받지 않는 범죄 등이 폭동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당 등 야권은 저소득층의 경찰에 대한 깊은 불신과 소득 불균형을 사태의 원인으로 꼽는다. 클리포드 스콧 리버풀대 교수는 “다른 폭도들과 함께 있으면 (군중심리 탓에) 이성을 잃게 된다는 식의 해석은 이번 사태의 근원을 밝혀내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SNS의 딜레마] 맹목적 확대재생산… 군중의 ‘영혼 없는 클릭’

    [SNS의 딜레마] 맹목적 확대재생산… 군중의 ‘영혼 없는 클릭’

    인터넷 업체에서 일하는 이수진(27·여)씨. 그녀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슈퍼스타다. 연예인 수준에 버금가는 수만명의 팔로어가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하고 그녀의 사진을 공유하기 바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그녀는 하나가 아니다. 프로야구 LG트윈스 팬들 사이에서 ‘교주’로 통하고, 아이패드(태블릿PC) 마니아들은 그녀의 사용기를 교과서로 여긴다. 이씨는 “갤럭시S2와 블랙베리 등 스마트폰과 아이패드2를 함께 사용하며 가끔 피곤함을 느낄 때도 있지만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숨쉰다는 느낌 때문에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직접 만나 소개를 받아야 했던 사람들조차 SNS상에서는 ‘친구의 친구’라는 이유로 한 번에 친구가 될 수 있다.”면서 “이런 인맥과 수많은 정보가 SNS가 나한테 준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정보를 얻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었던 예전과 달리 SNS에선 곧바로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SNS가 주류이자 대세라는 것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맹목적으로 추종하기에는 생각해 볼 문제가 많습니다.” 김은정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가 만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보의 출처나 사실관계조차 검증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SNS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사람이나 정보의 경우 가짜로 밝혀지거나 사람의 신상 자체가 허위인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30대 초반, 미모의 전문직 여성, 명문대 졸업 등 사회적인 통념상 ‘매력적인 요소’를 모두 갖춘 A씨. SNS에 이런 프로필을 올려놓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그녀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른다. 아무도 그녀의 실명을 궁금해하지 않고 ‘당주’니 ‘교주’니 하며 떠받들기 바쁘다. 그러나 실제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얼굴과 직업을 제외한 모든 것이 허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친구나 팔로어에 대한 세심한 배려, 문화나 사회현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 등은 모두 가공(架空)의 것이라는 얘기다. A씨의 직장 동료는 “사진을 볼 때까지 내가 알고 있는 A씨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면서 “현실 세계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인터넷상에서 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A씨가 인기를 얻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SNS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그대로 보여준다. 남들이 팔로잉하는 인기인은 무조건 자신도 팔로잉해야 하는 군중심리가 A씨의 팔로어와 친구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렸고, A씨가 올리는 글은 이처럼 많은 팔로어를 타고 확대 재생산되면서 ‘정확한 정보’이자 ‘쓸모 있는 정보’로 포장된다. 그야말로 ‘영혼 없는 참여’다.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일상에서 아무 문제가 없던 사람들도 인터넷, 특히 SNS상에서는 별 고민 없이 인터넷 집단을 모방하고 행동에 동조하는 양상을 보인다.”면서 “정체성을 상실한 상태라고 봐야 하며, 이런 행동은 남을 매도하거나 나쁜 소문을 퍼뜨릴 때 특히 심각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SNS에 대한 오해가 기업에까지 퍼져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SNS에 대한 4가지 오해’ 보고서에서 “기업들이 SNS에 대해 쉽게 고객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 양방향 소통이 활발할 것, 의도한 바를 대중이 잘 이해할 것, 임직원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SNS에서는 수많은 팬보다 한 명의 열혈 반대자가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대부분의 직원은 상사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등의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타블로는 결백했다 그래도 안믿는다

    타블로는 결백했다 그래도 안믿는다

    ‘그는 결백했으나, 그들은 믿지 않았다.’ 한 네티즌이 지난해 11월 타블로의 학력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진위 공방이 마침내 일단락됐다. 경찰이 2003년 데뷔한 그룹 ‘에픽하이’의 리더 타블로(30·본명 이선웅)의 스탠퍼드대 졸업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시민증 위조도, 미국 재학 중 국내체류 사실도 없었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 서초경찰서는 8일 “학력위조를 주장한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의 매니저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처벌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매니저로 활동하는 아이디 ‘왓비컴즈(whatbecomes)’가 미국 국적의 김모(57)씨로 드러나면서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친구 박모(57)씨의 주민등록번호로 차명 아이디를 만들어 쓴 것으로 조사됐다. 엄연한 주민등록법 위반에 해당한다. 경찰은 미국에 거주하는 김씨가 출석을 거부함에 따라 인터폴에 수사협조를 의뢰하기로 했다. 또 나머지 피고소인 19명(아이디 중복자 제외)에 대한 조사를 진행,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되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결국 타블로의 스탠퍼드대 졸업은 ‘진짜’로, 그의 학력위조를 주장했던 네티즌의 신원은 ‘가짜’로 드러났다. 그러나 미국 시민권자인 ‘왓비컴즈’를 소환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다. 결국 남은 건 악플러들의 공격에 대인기피증을 앓고 음악활동마저 중단한 ‘패닉’ 상태의 한 개인뿐이다. 네티즌들도 악플러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타진요’와 ‘상식이 진리인 세상’(상진세) 등을 대상으로 정식 사과를 요청하는 서명 운동이 진행 중이다. 트위터도 들끓고 있다. ‘fhtaiji’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시민은 “타진요나 상진세를 구제불능, 민폐, 걸림돌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이런데도 타진요 측은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카페 회원 중 변호사를 찾으며 “소송비용을 내겠다.”는 글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상황이다. “경찰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느냐.”는 조롱 섞인 댓글까지 뜨고 있다. 카페 가입자 수는 이미 18만여명을 넘어섰다. 경찰의 수사 발표에도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네티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사회불신구조와 시기, 학벌 집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타블로의 말처럼 “못 믿는 것이 아니라 안 믿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홍식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천안함 사건과 마찬가지로 국가기관의 발표조차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정부 공신력이 떨어지고 사회 전체에 불신문화가 팽배해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신정아나 일부 유명 연예인의 학력위조 등 과거사건이 학습효과를 준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득권층에 대한 반항과 고학력자에 대한 질투심 등이 어우러진 군중심리라는 분석도 있다. 이 교수는 “시(詩)와 에세이로 스탠퍼드와 하버드 대학에 동시 합격하고, ‘수재 가수’라는 이미지로 성공까지 거두는 등 자신감 있는 모습이 시기와 비호감의 감정을 불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맹목적 믿음이 낳은 사회현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현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18만여명이 다 타블로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네티즌들이 여론을 이끄는 것”이라면서 “이들은 자료를 올리고 자신들의 논리적인 해석을 인정받게 되면 거기에서 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결국 공방 자체를 승리와 패배의 관점으로 보고 공격당하면 상실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결국 휴거나 황우석 사건처럼 끝까지 사실이라고 믿는 소수의 사람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폭스콘 또 투신자살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광둥(廣東)성 선전시의 타이완(臺灣) 전자업체 폭스콘 선전공장에서 26일 밤 직원 한 명이 또다시 투신 자살했다. 그러고 나서 불과 몇 시간 뒤인 27일 새벽에는 또 다른 노동자가 옥상에서 흉기로 손목을 그어 자살을 기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올 들어 같은 공장에서 투신한 사람만 12명째다.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세 번씩이나 고개를 숙인 모기업 훙하이(鴻海)그룹의 창업주 궈타이밍(郭台銘) 회장이 공장을 다녀간 지 몇 시간 만이다. 중국 정부는 자칫 군중심리를 자극해 대형 사회문제로 악화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직접 관리에 나섰다. 왕룽(王榮) 선전시 당서기는 이날 공장을 방문, 현장을 조사했으며 경찰병력 360여명과 심리지도사 30여명을 파견해 추가 자살을 막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앙정법위원회 왕러취안(王樂泉) 부서기가 선전에서 관련 회의를 주재하는 등 중앙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폭스콘 측은 직원들에 대한 심리상담과는 별도로 150만㎡ 공장 경내 기숙사와 작업장, 관리동 등의 4층 이상 모든 창문에 방호망을 설치하고, 옥상에도 철조망을 설치해 직원들의 접근을 막았다. stinger@seoul.co.kr
  • 기업·국가에 변화를 준 그들의 힘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06년 올해의 인물로 ‘당신(You)’을 선정해 화제를 모았다. ‘당신’은 인터넷을 통해 디지털 민주화라는 새로운 사회 현상을 만들고 있는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다. 이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하면서 창조와 혁신을 이뤄내는 ‘집단지성’은 그 후 기업 경영을 변화시키고, 정치적 실체로 드러나는 등 끊임없이 발달해왔다. 영국의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인 데모스의 선임연구원 찰스 리드비터는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이순희 옮김, 21세기북스 펴냄)에서 ‘집단지성’의 뿌리부터 미래의 방향을 다각도로 모색한다. 리드비터는 실제로 집필 과정에 집단지성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했다. 2006년 10월부터 책의 초고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네티즌들의 의견을 반영해 원고를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1년여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반응을 보였다. 출판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거나, 사람들의 아이디어로 책을 펴내 돈을 버는 것이 현명한지에 대한 논란도 생겼다. 그러나 대부분은 발전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아이팟 세대를 위해 콘텐츠를 자유롭게 옮기도록 제작한다거나, 논의를 확대하는 데 필요한 자료와 사례를 제공했다. 1장의 제목인 ‘우리는 공유한다, 고로 존재한다.’도 참여자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들여 자세한 의견을 달아준 덕에 책 내용이 더욱 알차졌다.”고 평가하며 “단순한 친목모임이 아니라 특정 신념을 가지고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집단지성은 기업의 경영, 국가 정책 등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강조한다. 물론 집단지성을 맹신하는 것은 경계한다. 개인의 생각을 멈추고 그룹에 몰입하는 것은 집단지성이 아니라 군중심리일 뿐이라는 것이다. 또 “리더가 권위주의를 버리고 구성원들의 공동 소유권을 인정하며 개방적인 혁신을 받아들일 때 집단지성은 긍정적인 효과를 발한다.”고 저자는 조언했다. 저자는 미국의 네트워크 ‘무브온’, 컴퓨터 운영체계 ‘리눅스’, 컴퓨터게임 ‘월드오브크래프트’ 등 다양한 사례를 들며 집단지성의 가능성을 설명한다. 한국의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노사모’ 등 한국의 사례도 소개됐다. 1만 3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7%대 금리 막차는 타고 실탄 남겨라

    7%대 금리 막차는 타고 실탄 남겨라

    지난해는 ‘게으른 아빠’가 대접받은 시기였다. 반 토막 난 펀드에 눈물짓는 다른 아빠와 비교하면, 그나마 은행만을 믿는 우직한 투자자들은 이자수익이라도 실속있게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금리 시대에 돌입한 2009년은 은행 예금금리만 믿었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할 때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시대에 돌입한 올해의 재테크 방법을 프라이빗 뱅커(PB)들에게 물어봤다. ●저축은행 틈새 시장 ‘유효´ 전문가들은 발품을 팔아 “몇 대 안 남은 막차를 잡아라.”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연 4%대로 하락했지만, 발품을 판다면 그래도 수익을 기대할 금융상품이 남아 있다는 말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다음달 2일까지 한시적으로 고객사랑정기예금(1년제) 을 연 6%(9일 기준)의 금리로 판매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은 기업은행 ‘e-끌림 통장’( 5.2%), 우리은행 ‘투인원 정기예금’(최고 5.1%)이 있다. 저축은행은 여전히 틈새 사장이다. 지난 9일 기준금리 인하 발표 직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과의 금리 격차는 3%포인트 수준으로 벌어졌다. 전국 저축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7.31%(9일 현재), 서울지역은 연 7.53%다. 저축은행은 비교적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이른바 ‘8·8 클럽’(BIS비율 8% 이상,고정이하 여신 8% 이하인 저축은행) 등 자산 건전성이 우수한 은행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올 초 추천 1순위는 ELD 정기예금의 안정성과 펀드의 투자를 혼합한 상품인 주가연계예금(ELD)은 올해 PB들의 추천 1순위다. 주가가 많이 오르면 정기예금보다 8% 이상 많은 수익도 제공한다. 이정걸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팀장은 “원금을 보장받으면서도 주식투자를 하고 싶은 사람은 기초자산(주식, 환율 등)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D가 좋다.”면서 “단 앞으로 1년 이후 경기 회복과 주가 상승을 예상하는 사람들은 대형 우량주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가연계펀드(ELF)도 투자해 볼 만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세(稅)테크도 재테크다. 농·수협과 신협, 새마을금고 등에서 가입할 수 있는 예탁금은 정기예금과 비슷한 상품으로, 올해부터 비과세 한도가 기존 1인당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어났다. 이자에서 농어촌특별세 1.4%만 내면 되는데 연말이면 배당금도 받는다. 정기예금과 마찬가지로 1인당 원리금을 5000만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안전·투자 구분 분산 투자를 우리은행 정병민 테헤란지점 PB팀장은 “군중심리로 투자하던 시기는 끝났다.”면서 “재테크는 도박이 아닌 만큼 안전과 투자를 구분하는 분산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해외 펀드수익률이 좋다고 해서 중국, 인도, 일본 등을 놓고 투자 대상만을 고르던 ‘몰방의 시대’는 지났다는 말이다. 그 때문에 현금, 투자, 보험자산 등 기본에 충실한 자산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 현재 금융시장이 불안하다고 모든 자금을 안전자산과 장기상품 포트폴리오로 몰아 놓지는 말라는 지적도 있다.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도록 적정한 유동자산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100년만의 경제위기는 100년만의 투자기회”

    “세계 채권 시장의 예기치 못한 움직임이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2005년 2월,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한마디가 시장 전체를 흔들었다. 몇달 후 전 미국 재무부장관이던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인도 뭄바이에서 가진 한 강연회에서 미국 국제 수지의 불균형 현상을 두고 ‘이 시대의 아이러니’라고 표현했다. 세계의 경제가 전문가들도 감지하지 못한 불확실하고 기형적인 흐름의 위기에 맞닥뜨렸다.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글로벌 투자회사인 핌코의 공동CEO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새로운 부의 탄생’(손민중 옮김, 한국경제신문 펴냄)에서 눈앞에 닥친 위기의 극복 방안을 넘어서서 새롭게 펼쳐질 경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15년 동안 근무하고, 2004년 ‘포천’지가 선정한 ‘뮤추얼펀드 드림팀’ 8명의 한 사람으로 뽑히기도 한 지은이가 자신의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녹여낸 베스트셀러로 손꼽히고, 세계적인 도서전에서 주목받은 경제서다. 100년만에 찾아왔다는 위기는 100년만에 찾아온 투자의 기회일 수도 있다. 따라서 지금 준비해야 할 것은 이후에 펼쳐질 다른 세상에 대한 안목과 대비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미국의 주도에서 벗어나 신흥 경제국들의 다극체제로 전환한다. 이들 신흥 경제국은 자국의 성장동력을 이제 수출보다는 내수 소비에서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값싼 수입품에 의존해 경상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까지 확대됐던 미국 경제가 균형을 잡게 되고, 이로써 세계 무역의 불균형이 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자본의 배치와 자산의 움직임은 신흥경제국들의 국부펀드에도 영향을 준다. 국부펀드의 주된 투자처였던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정적인 고정수익 투자 상품에서 점차 고위험 상품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방어 효과가 기대되는 상품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새로운 경제 환경에서 지은이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위험 조정 수익률을 포착하고, 절제된 자산배분 방식을 정착시킬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군중심리 경계, 유동적인 자산배분 기간 조절, 적극적인 투자 관리 등에 꾸준히 노력하라는 것이다. 또 국가 정책 결정자에게는 경제 성장을 지속시키고 금융 혼란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융 당국과 금융 시장은 새로운 금융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정치 권력에 의한 국부펀드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적절한 투자기관을 선정하는 투자과정의 합리화도 요구한다. 또한 IMF로 대표되는 다국적 기구는 국제 금융 시장에 대한 분석과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선진국 출신의 인사가 IMF의 주요 직책을 독점하는 관행을 폐지하는 등의 개혁도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이 책에서 찾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중요한 것은 이 책에서 투자자, 기업가, 정부 관료가 지금의 위기와 변화의 속성을 어떻게 지켜보고 이해해야 할지, 이를 극복하고 어떤 길로 가야 할지를 찾는 것이다. 원제 ‘When Markets Collide’, 1만 8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데스크시각] 광장에 촛불을 허(許)하라/박찬구 사회부 차장

    [데스크시각] 광장에 촛불을 허(許)하라/박찬구 사회부 차장

    ‘법(法)’과 ‘치(治)’는 물수(水)변이다. 물이 흘러가듯(去) 상식과 이치에 따라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 ‘법’의 정신이라면, 물이 넘쳐 난리가 나지 않도록 자연의 섭리대로 다스리는 것이 ‘치’라고 할 수 있다.‘법치’는 맑고 투명한 ‘물의 흐름’처럼 무리없이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고, 조율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로 점화된 촛불 민심에 현 정권은 ‘엄정한 법치’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검찰과 경찰이 영장과 색소 물대포로 상징되는 공권력으로 촛불을 발본색원하려 한다. 소비자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네티즌을 끝내 구속하고, 정부의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는 시민을 전경버스로 실어나르고 있다. 5∼6월의 광화문에서 물결치던 촛불이 ‘법치’의 역류에 부딪혀 주춤해진 형국이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삶의 방식과 시대변화를 고려한다면 과거 군사정권 시절처럼 아스팔트의 민심이 절대선이고, 공권력은 타도의 대상이라고 이분화할 수는 없다. 민주주의의 성숙한 이행을 위해서라도 법과 질서가 바로 서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 하지만 법과 질서를 확립하겠다며 민심의 물길을 강압적으로 차단하고 인위적으로 왜곡시키려는 것은,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린 일이다. 시위대 검거에 ‘현상금’을 걸려 하고, 연행한 여성의 속옷탈의를 강제하며, 시위에 참가하지 않은 시민까지 마구잡이로 연행하는 것은 ‘5공(共)식 법치’와 영락없이 닮은 꼴이다. 대통령 부인의 사촌언니나 여당의 고위 인사가 연루된 비리사건은 무엇에 쫓기듯 서둘러 종결시키면서, 촛불 집회 관련 사안은 피해자 고소까지 종용하며 ‘있는 것, 없는 것’ 다 뒤지고 털어내는 것은 공평무사한 공권력이 아니다. 과거 군사정권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무소불위한 공권력의 활동 영역이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과 네티즌으로까지 확산됐다는 점이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작동되어야 할 ‘법치’가 도리어 민심의 물길을 억누르고, 막아서는 이율배반의 현실이다. 그렇다고 현 정권이 촛불 민심을 ‘안티 MB’ 세력의 선동에 이끌린 군중심리 정도로 폄훼하고,‘이젠 해결됐다.’며 안도한다면, 그야말로 오산이고, 불행이다. 지금 단계에서 거리의 촛불이 지속하느냐, 소멸하느냐는 중요한 화두가 아닐지 모른다. 수십만명의 남녀노소가 며칠씩 광화문을 가득 메웠을 때 촛불은 이미 승리하고, 또 진화했다. 문제는 촛불에 대응하는 공권력의 일그러진 얼굴이다. 헌법이 보장한 시민의 기본권 정도는 최고 권력자의 말 한마디에 무시할 수 있다는, 그 무도한 사고방식이다. 그 과정에서 권력을 향한 검·경 수뇌부의 충성 경쟁이 끼어들고,‘공권력은 정권의 시녀’라는 철 지난 섬뜩함이 되살아난다면, 공권력은 스스로 그 권위를 잃게 될 것이다. 물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 흐르지 못하면 정체되고 썩기 마련이다. 공권력이 ‘엄정한 법치’를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두르며 정당한 시민의 권리마저 억누른다면, 훗날 더 큰 봇물에 직면할지 모를 일이다. ‘흐르는 물’과 같은 법치의 본연을 권력은 되새겨야 한다. 촛불집회를 원천봉쇄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도심의 길목 곳곳에 포진한 시위진압부대가 자발적인 민심의 물길까지 막을 수는 없다.100차례가 넘는 집회에서 보듯 촛불은 끊임없이 재생하고 정화하는 생명력과 역동성을 지니고 있다. 누르면 더 튀는 게 민심의 속성이다. 제대로 된 사회라면 광장은 열고 물길은 살리는 게 마땅하다. 공권력은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소한으로 행사되어야 한다. 소통과 대화의 마당조차 거부하는 권력이 어떻게 시민들에게 정당성을 설득하고, 믿음을 줄 수 있겠는가. 박찬구 사회부 차장 ckpark@seoul.co.kr
  • [사설] 또 쇠파이프와 물대포인가

    제헌절인 그제 밤 서울 도심에서 폭력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의 쇠파이프와 경찰 물대포가 또다시 등장한 것이다. 지난달 28일 시위 이후 처음이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참여와 호소로 폭력시위가 수그러드는 듯했다. 우리도 그동안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측과 정부간 대화를 촉구하며 폭력을 자제하길 당부해 왔다. 폭력이 폭력을 낳는 악순환이 계속되기에 그랬다. 따라서 19일만에 양측의 충돌로 부상자가 다수 생긴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오늘 또 대규모 거리집회를 열 계획이라니 걱정된다. 거듭 강조하건대 폭력은 안 된다. 서울 중앙지법은 어제 쇠파이프를 휘둘러 경찰관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씨에게 징역1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혐의 인정은 물론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되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 판결 이유다. 시위현장에선 한두 사람이 폭력을 선동해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바로 군중심리다. 폭력은 의도의 순수성에 상관없이 엄벌해야 마땅하다. 폭력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찰의 과잉진압도 문제이긴 마찬가지다. 촛불시위 과정을 조사해온 국제앰네스티측은 경찰의 과도한 진압을 지적했다. 경찰도 인권단체의 속성이려니 탓하지 말고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물리력은 최대한 사용을 자제하라는 얘기다. 최근 서울신문의 창간특집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1%가 “촛불집회를 그만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계속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29.2%에 불과했다. 촛불집회 강행의견이 갈수록 힘을 잃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판국에 폭력행사는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격이다.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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