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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사법살인’ 인정… 죽산 반세기만에 ‘복권’

    법원 ‘사법살인’ 인정… 죽산 반세기만에 ‘복권’

    사법부가 반세기 만에 ‘사법살인’을 인정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시환)는 20일 간첩으로 몰려 사형당한 죽산(竹山) 조봉암(1898~1959)에 대한 재심에서 국가변란과 간첩 혐의에 대해 전원일치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진보당을 창당한 조봉암은 사형 집행 52년 만에 간첩 누명을 벗게 됐다. 재판부는 국가변란 혐의에 대해 “진보당은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거나 국가변란을 목적으로 결성됐다고 볼 수 없다.”며 “진보당의 평화통일론이 북한의 위장평화통일론을 따르는 것이라고 볼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간첩 혐의에 대해서는 “유일한 직접 증거인 육군특무부대 증인이 상급 법원에서 진술을 번복하는 등 신빙성이 없고, 증인의 진술은 일반인에 대한 수사권이 없는 육군특무부대가 증인을 영장 없이 연행해 수사하는 등 불법으로 확보해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진보당을 창당한 죽산의 사형은 당시 이승만의 정적 제거 차원이라고 해석한 셈이다. 대법원이 죽산 조봉암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것은 1959년 당시의 사형 선고와 집행이 사실상 ‘사법살인’이었음을 고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이용훈 대법원장 취임 이후 ‘어두운 과거’를 바로잡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사법부의 과거청산 결정판이라고 해석하는 견해가 많다. 한편 재판부는 조봉암의 또 다른 혐의인 불법무기 소지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지만, “재심에서 공소사실 대부분이 무죄로 밝혀졌으므로 뒤늦게나마 그 잘못을 바로잡고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직접적으로 ‘사과’란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반세기 만의 무언의 사과’라는 분석이다. 독립운동가로 제헌의원과 국회부의장, 초대 농림부 장관 등을 지낸 조봉암은 진보당을 창당하고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대항마로 부상했지만, 1958년 간첩죄 등으로 기소됐다. ▲북한의 주장과 같은 평화통일을 정강정책으로 하고 대한민국을 변란할 목적으로 진보당을 결성했다는 것(국가보안법 위반) ▲육군 특무부대 공작요원 양이섭을 통해 자금 원조 등의 북한 지령을 받았다는 것(간첩죄) ▲허가 없이 권총 1정과 실탄 50발을 소지한 것(군정법령 5호 위반) 등이 그가 받은 혐의다. 1심에서는 징역 5년이 선고됐지만 2심과 3심에서 각각 사형이 선고됐다. 1959년 7월 30일 재심 청구는 기각됐고, 다음날 사형이 집행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7년 죽산의 사형 집행을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비인도적, 반인권적 행위이자 정치탄압”이라고 규정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황희석 변호사는 “반세기 만에 진실을 밝혔지만 만시지탄(晩時之歎)의 느낌”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지역플러스] 보성 군정발전 아이디어 공모

    전남 보성군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오는 6월 말까지 2011년 군정 발전 아이디어를 공모한다. 분야는 보성을 위한 창의적 정책방안을 비롯해 군민생활의 편익 증진을 위한 각종 제도 개선사항, 체험·체류형 문화관광 및 녹차산업 활성화 등 각종 지역 발전 방안 등이다. 30장 안팎의 논문을 작성해 온라인 또는 우편을 통해 응모하면 된다. 시상은 최우수작 1편에 500만원, 우수 2편 각 300만원, 장려 3편 각 200만원과 노력상 5편에 각 100만원 등 총상금 2200만원이 걸려 있다. 문의는 보성군 기획예산실(061-850-5021)로 하면 된다.
  • [글로벌 시대] 베이징에서 바라보는 한반도 위기/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글로벌 시대] 베이징에서 바라보는 한반도 위기/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지난 한해 한반도는 긴장의 악순환을 겪었다. 남북 경제공동체를 향해 순항하는 듯 보였던 한반도가 왜 긴장과 위기 속에 빠져들게 됐을까. 남북한 및 주변 주요국가들의 돌출 행동을 순화시키고 제약할 수 있었던 6자회담 같은 다자 틀이 사라진 탓도 있을 것이다. 2008년 말 6자회담이 표류하자 북한은 선군정치로 더 매진하면서 핵 개발을 가속화했다. 한반도 문제가 미국 외교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미국이 이를 방치한 탓도 있다. 전임 정부와 달라진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과 이에 대한 북한의 모험적인 대응이 상황을 더 나쁘게 했다. 남북한의 정책과 실제 행동의 상호작용은 한반도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원동력이다. 한반도가 불안정해지고, 갈등이 깊어지면 가장 피해를 보는 당사자는 남북한이다. 한반도가 긴장되면 어김없이 외세의 개입 강화가 따라온다. 미국의 개입이 심화되고, 일본도 이에 호응하면서 입지 강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국은 이래저래 미국에 더 기대게 된다. 이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기존 세력 구도에 변화를 가져온다. 그렇게 되면 중국도 새로운 전략 조합과 변화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 한반도에서 전략적인 균형 변화를 중국은 바라지 않는다. 한반도에서 새로운 적대적 대치 관계 형성은 남북한이나 중국 모두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한반도가 불안정해지면 중국도 남북한 못지않은 피해자가 된다. 한반도 상황 악화로 손해는 누가 보고, 이득은 누가 챙겼을까. 한반도의 긴장은 미국에는 득이다. 동북아에서 전략적 존재와 패권적 지위를 더 공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긴장을 통해 실제로 미국은 한·미, 미·일 군사동맹이라는 미국의 ‘동북아 패권의 발판’을 더 굳건하게 할 수 있었다. 미국의 군사적 힘과 결의를 과시하고 강화할 수도 있었다. 한반도 불안정은 중국을 견제하고 누르는 유용한 구실로 이용된다. 한반도의 불안정은 중국의 지속 발전에 필요한 평화로운 외부 환경을 훼방 놓는다. 중국에 심리적, 군사적, 외교적인 부담이다. 중국의 발전과 영향력 확대를 도전으로 여기는 미국은 긴장과 갈등을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놓고 한반도 상황을 쥐락펴락하려 한다. 미국의 국익에 따라, 정책적 목적을 위해 상황을 주도하려고 한다. 이달 초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한·중·일 동북아 3개국 순방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6자회담이 표류하고 북한 비핵화과정이 중단되자,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중국에 “책임을 다하라.”고 압박했고, “왜 북한을 굴복시키지 않느냐.”며 중국의 대북 경협과 지원을 비난했다. 중국은 2002년 시작된 2차 북핵 위기 과정에서 미국과 북한, 남북한 사이에서 중재·조정 역할을 시도했지만 그 어느 편에 서서 특정 입장을 옹호하지 않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참여했지만 북한에 대한 채찍과 당근(유인책 및 인도적 지원)의 병행과 균형을 주장해왔다. 안정이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서 최우선 순위를 차지한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이런 선택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북한의 모험주의 행동을 겪으면서 한국 정부는 새로운 장애를 만났다. 화해정책에 대한 반감과 격앙된 여론은 대북 화해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한반도 상황은 긴장과 대결에서 협상 국면으로 옮겨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평화적인 문제 해결을 주장하면서 공을 한국과 미국 측으로 던졌다. 그동안의 과정과 배경이 어떠했는지에 관계없이, 북한의 평화 공세는 국제무대에서 정치적 호소력과 영향력을 갖는다. 한국 정부가 이를 한 차원 높은 고차원 외교로 다뤄야 할 이유다. 이명박 대통령은 새해 신년사에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지구촌 선진·중심국가로 발돋움하는 한국이 ‘북한 리스크’에 발목을 잡혀서야 되겠나. 한국 정부가 2011년을 동북아 평화 국가의 명실상부한 이미지를 선점하고, 북한 리스크를 국가 도약의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계기로 삼기를 기대한다.
  • 국방부·합참 정책결정직 3군 동일 비율 추진

    국방부와 합참의 주요 정책 결정 직위자들의 육·해·공군 비율을 동등하게 바꾸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방부는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가 지난해 12월 6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국방개혁 과제 중 국방부와 합참의 주요 정책 결정 직위의 육·해·공군 비율을 1:1:1로 편성하는 방안을 단기과제에 포함했다. 이번 3군 동일 편성안은 당초 중장기 과제에 포함됐으나 해·공군의 반발로 단기 과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앞서 지난해 12월 선진화추진위의 합동성 강화 방안 가운데 합참의 3군 균형 보임안을 뺀 채 군정권까지 추가된 막강한 합동군사령관의 신설을 단기 과제로 설정한 2011년도 업무보고를 하자, 해·공군이 육군 편중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현재 국방부에는 실·국장급 22명 중 육군이 현역 장성 5명, 예비역 장성 7명인 반면 해·공군은 서경조 국방운영개혁관 1명뿐이다. 또 합참은 장성 33명 가운데 육군이 19명, 해·공군이 7명씩이며 합참의장과 작전본부장, 군사지원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 고위직과 주요 보직은 대부분 육군이 차지하고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옥천, 군정배심원제 3월 도입

    충북 옥천군이 군정에 주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도내 기초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오는 3월부터 군정 배심원제를 도입한다. 배심원단은 각계 전문가와 시민 대표, 종교인 등 30여명으로 구성되며 사안 발생 시 10명 정도의 배심원이 모여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군은 이달 말까지 배심원을 공개 모집한 뒤 내달 초에 배심원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심의 대상은 주민 피해나 집단 민원이 우려되는 인·허가나 장기간 해결되지 않는 고질적인 민원 등이다. 군은 배심원단의 결정이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기 때문에 이해 당사자가 수용을 거부하는 등 새로운 갈등이 야기되지 않도록 토론과 소통을 통해 객관적인 의사 도출을 해 나갈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배심원제가 정착되면 갈등으로 인한 행정·재정적 낭비를 줄이고 시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옥천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北 30년만에 당규약 개정 ‘세습 굳히기’

    북한이 지난해 9월 말 개최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규약을 30년 만에 개정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을 공고화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손질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5년 주기인 당 대회 개최 규정을 삭제, 당 중앙위원회가 당대회를 소집하며 소집날짜는 6개월 전 발표하도록 했다. 또 임시 당 대회 성격인 당 대표자회에도 최고기관 선거 및 규약 개정 권한을 부여, 대표자회만으로도 후계자가 당권을 장악할 수 있도록 했으며, 당 총비서가 중앙군사위원장을 겸하도록 했다. 이는 뇌졸중 후유증을 앓고 있는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에 대비하면서 후계체제 속도에 따라 언제라도 당 대회를 열어 세습을 완성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또 김 위원장이 맡고 있는 총비서직을 김정은이 승계하는 것만으로도 당과 군을 장악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이와 함께 김정은이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당 중앙군사위가 군사·국방사업을 지도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 김정은이 국방위원회를 쉽게 장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선군정치로 막강한 군에 대해서도 ‘각 부대에 파견된 정치위원들은 당의 대표로서 부대의 전반사업을 책임지며 장악·지도한다.’라고 명시, 군에 대한 당의 통제를 강화했다. 후계구축 과정에서 있을지도 모르는 군부의 반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북한의 신년공동사설과 대북정책/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북한의 신년공동사설과 대북정책/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북한은 2011년 새해를 맞아 “올해에 다시 한번 경공업에 박차를 가하여 인민생활 향상과 강성대국 건설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키자.”라는 제목의 공동 사설을 발표하였다.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경제를 최우선 정책과제로 설정하고, 경공업 발전을 통해 인민생활을 향상시켜 2012년 강성대국으로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식 사회주의’와 핵무기를 통해 정치사상 강국과 군사 강국은 달성하였지만, 저조한 경제적 성과가 강성대국으로 진입하는 데 장애로 보고 2011년을 경제강국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결정적 전환의 해로 규정하고 있다. 북한은 김일성 탄생 100주년이 되는 2012년을 강성대국 건설의 해로 정하여 지상 최대의 명절로 정하고 이를 성대하게 치르기 위해 올해 인민들에 대한 선전, 선동 및 강도 높은 사상 학습과 동원이 예상된다. 특히, 2011년에 후계체제 완성과 함께 강성대국을 열기 위해 후계체제 공고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따라서 김정일이 김정은과 함께 현장지도를 빈번하게 실시하고 경공업 발전을 통한 경제강국 건설의 업적을 권력세습 정당화의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재원 마련의 필요성 때문에 대외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공동사설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하여 “북남 사이의 대결상태를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면서 조선반도에 조성된 전쟁의 위험이 가시고 평화를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의 대남정책의 전술적 변화는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남북관계 개선 등을 통해 대내외적 환경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그러나 우리의 대북 정책은 북한의 평화공세와 무력 도발 모두에 대비해야 한다. 2011년 북한 후계체제 구도 완성을 위해 김정은 업적 전시용으로 선군정치를 앞세워 3차 핵실험 및 각종 유형의 대남 무력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로 이어지는 권력 계승 작업 과정에서 내부의 불만을 억제하기 위해 남한을 외부의 적으로 삼아 체제 생존의 위협을 조장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북한 주민의 결속력 강화와 군부의 충성심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와 협력은 북한의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함과 동시에 국제적 고립국면을 벗어나 외부로부터의 제재 감소 및 경제적 지원 확보를 위한 위장 평화공세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북한의 대남정책 기조는 당분간 유화적인 태도를 견지하면서 남북공동선언 실천을 강조하는, 대화와 경제협력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이러한 전술이 남한에 통하지 않을 경우 무력도발 등의 총공세로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신년사설에서 남한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대화를 강조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 말보다는 행동에 초점을 둔 변화를 요구하였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적 위협에도 남북 대화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북한이 진지한 태도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올 경우 경제적 지원을 획기적으로 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의지를 재천명하였다. 그러나 북한의 근본적 태도 변화에 대한 전망은 매우 어둡다. 비핵화에 대한 입장 변화는 없고 전군에 대해 실전과 같은 훈련을 요구하는 등 대남 강온 양면정책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진정성 없는 북의 태도에 여전히 우리 정부도 회의적이고, 따라서 단기적으로 남북한 관계는 경색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를 기회로 장기적이면서 근본적 변화를 추구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통일부의 2011년 업무보고를 보면 바른 남북관계를 위한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 유도라는 기본 목표는 늦었지만 바람직한 목표라고 판단된다. 북한의 유화적 제스처에 따른 남북대화와 협력이 요구되는 시기에 주도면밀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고, 국방에 대한 투자에 앞서 철저한 개혁을 통해 국가 안보 기반을 마련해야 하겠다.
  • “독자노선 러 잡아라” 남·북 외교전 본격화

    “독자노선 러 잡아라” 남·북 외교전 본격화

    “러시아를 잡아라.”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연평도 포격 도발 등으로 야기된 한반도 긴장국면에서 러시아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남북한 간의 대(對)러시아 외교전이 본격화됐다. 러시아는 한국, 미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연평도 도발을 규탄하면서도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협의를 지지하는 등 독자적 노선을 취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실추된 동북아에서의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15일 위성락 본부장, 연평도·북핵문제 협의 이와 관련해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러시아를 방문, 한반도 사태를 협의할 계획이다. 외교통상부는 10일 “위 본부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의 결과를 설명하고 북한의 연평도 도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등에 대한 내용을 협의할 것”이라며 “오는 15일 러시아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부 차관과의 면담 일정이 정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협조할지는 상황을 봐야 하지만 우리 정부로서는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러시아와의 협조를 다져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위 본부장은 러시아 방문에서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우려를 표명하고 6자회담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러시아에서 귀국한 뒤 16일 중국을 들러 방한하는 성김 미국 6자회담 특사와도 회동할 예정이다. ●12~15일 박의춘 외무상 “핵 억지력 강화 고수” 북한의 박 외무상은 위 본부장에 앞서 12일부터 15일까지 러시아를 방문,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0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한국이 적대적이고 대립을 일삼는 정책을 멈출 때까지 한반도에서 결코 긴장이 제거될 수 없다.”면서 “우리는 핵 억지력 강화를 중심으로 국방력을 강화하는 선군정책을 택한 것이 옳았다는 데 대해 다시 한번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에 대해 “양자 관계와 가장 중요한 국제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은 연평도 사태 등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대응 과정에서 중간자적 입장을 지키고 있는 러시아의 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서울 김상연기자 stinger@seoul.co.kr
  • “北, 미얀마 핵시설 건설 지원”

    북한이 비밀리에 미얀마의 핵 개발을 지원해 왔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미국 외교전문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로부터 입수해 9일(현지시간) 공개한 외교전문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정보원이 미얀마가 평화적 목적의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북한의 협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과 미얀마의 핵 협력 의혹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제기됐으나 미 정부가 관련 증언을 확보해 수년째 양국의 핵 협력 차단에 주력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는 처음이다. 2004년 1월 20일자 외교전문은 해외에 거주하는 한 사업가의 말을 인용, 미얀마 마궤 지역에서 원자로 1기가 건설 중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 사업가는 공장 건설에 쓰이는 커다란 강철봉을 실은 화물선박이 거의 매주 도착한다는 말을 현지 주민으로부터 들었으며, 강철봉의 크기로 미뤄 볼 때 일반 공장 건설 용도는 아니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정보원은 미얀마 주재 호주 대사에게 미얀마 핵 개발에서 러시아가 소프트웨어를 맡고 북한은 하드웨어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얀마 육군참모총장인 투라 슈웨 만 장군이 2008년 11월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면서 국제사회의 제재 상황에서 미얀마는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덧붙였다. 2004년 8월의 외교전문에는 북한 기술자들이 양곤 북서쪽에서 약 480㎞ 떨어진 밀림의 산기슭 작은 언덕 지하에 핵 시설을 건설하는 미얀마 군정을 돕고 있다는 정보도 보고됐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美 막판 압박에도 中 방해작전 계속

    美 막판 압박에도 中 방해작전 계속

    미국 하원 의회가 노벨평화상 시상식을 이틀 앞둔 8일(현지시각)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의 석방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에 나섰다. 결의안에는 중국 민주화를 요구한 류샤오보의 행동을 높이 평가하고 중국 정부에 류샤오보의 석방과 그의 부인 류샤(劉霞)의 가택연금 해제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 정부가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이 퍼지지 못하도록 언론 매체와 인터넷을 검열하고 있는 행위를 중단하고 류샤오보 비방 운동도 멈추라고 촉구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7일 이 결의안을 지지하는 연설에서 “중국 정부는 류샤오보를 즉각적이고 조건 없이 풀어줘야 한다.”며 압박했다. 민주·공화 양당 하원 지도자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공화당의 프랭크 울프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은 감옥에 수감된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시상식 참석을 막음으로써 나치 독일과 구소련, 미얀마 군정과 같은 대열에 선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일리나 로스-레티넨 의원은 나치 독일이 1935년에 카를 폰 오시츠키의 노벨평화상 시상식 참석을 막았고, 구소련은 1975년 안드레이 사하로프를, 미얀마 군정은 1991년 아웅산 수치 여사를 시상식에 못 가게 막았다며 울프 의원을 거들었다. 결의안을 작성한 공화당의 크라이스 스미스 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1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하면 중국 내 정치·종교적 자유 확대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짐 맥거번 의원도 “류샤오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화려한 메달이나 상금이 아니라 자신의 목표와 열망을 지지하는 미국의 지속적인 의지”라고 말했다. 한편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은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에서 류샤오보의 석방을 촉구하며 미국과 중국의 대화에서 인권은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2011년 ‘이달의 독립운동가’ 12명 선정

    국가보훈처는 내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독립유공자 12명을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대한독립애국단을 결성하고 단장으로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지원한 신현구 선생(1월), 일제 헌병보조원으로 재직 당시 투옥된 의병을 탈옥시키고 이후 의병대장으로 활동한 강기동 선생(2월), 민족대표 33인으로 활동한 이종훈 선생(3월)이 포함됐다.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조완구 선생(4월), 여성 독립운동가 어윤희 여사(5월), 서간도에서 대한독립단을 조직해 활동하고 내몽골에서 독립운동 기지인 한인촌을 건설한 조병준 선생(6월)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됐다. 또 미주지역에서 신한민보 주필로 활동한 홍언 선생(7월), 경술국치에 항거해 자결 순국한 대한제국의 러시아 공사 이범진 선생(8월), 한국독립당 한국청년단 단장·한국광복군으로 활동한 나태섭 선생(9월),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북로군정서 대대장 김규식 선생(10월), 최초의 의병장 문석봉 선생(11월), 재만 조선무정부주의자 대표로 활동한 김종진 선생(12월)도 뽑혔다. 보훈처는 “훈격과 운동계열, 활동내용 등을 고려해 해당 월과 관계가 깊은 분으로 선정했다.”면서 “1992년부터 선정하기 시작한 ‘이달의 독립운동가’는 모두 241명이 됐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국방개혁 구호보다 내실이 더 중요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대통령직속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로부터 69개 항목의 국방개혁 과제를 건의 받았다. 육군 기준으로 18개월까지 단축하기로 한 사병의 군 복무기간을 과거 수준인 24개월로 환원하는 방안과 지난 1999년 위헌결정을 받고 폐지된 군 복무 가산점제도를 다시 도입하는 방안이 들어 있다. 위원회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조성된 안보위기 상황을 타개하려면 군 복무기간 환원과 군 가산점제 재도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반대 여론이 만만찮은 만큼 이 대통령의 최종 수용 여부가 주목된다. 이번에 보고된 내용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합동군사령부의 창설이다. 육·해·공군 3군 체제로 운영되는 군의 합동성을 강화하려고 합참의장이 가진 군령권을 합동군사령관에게 이관한다는 것이다. 합참의장은 자문역할을 맡게 되며 합동군사령관이 군령권과 군정권을 쥐고 3군 사령부와 사령관을 지휘토록 한다는 내용이다. 육·해·공 3군 사관학교의 기본교육과정을 없애고 합쳐 2학년까지는 공통과정을 이수하고 3학년 때 군종을 선택하게 하는 등 기존에 제시된 합동군 체계 강화 방안을 훌쩍 뛰어넘는 획기적 안이라고 할 수 있다. 제시된 대로 합동군사령부가 창설되면 제 밥그릇 챙기기에 바쁜 3군 간 기득권 다툼의 소지를 과감하게 없앨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군 고위직 인사시스템을 개편하고 무기획득체계에 민간 전문가가 참여해 검증하는 무기소요검증위원회를 설립하겠다는 방안도 의미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내놓은 국방개혁과는 수준과 차원이 다르다. 국방개혁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군 내부의 지지가 뒷받침될 때 이뤄진다. 김관진 신임 국방장관도 이번 국방개혁안을 긍정적으로 수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무적인 현상이다. 군인의 사기는 공정한 인사와 진급에서 나온다. 야전을 중심으로 한 군사 전문성, 인사청탁 배제, 정상적인 인사 등 김 장관이 지적한 인사 3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국방부와 합참, 각군 본부 등 정책부서에서 진급에만 매달리는 ‘행정군인’의 득세는 사라져야 한다. 군인다운 군인에 의한 군대다운 군대를 만들려면 ‘야전군인’이 우대받아야 한다. 요란한 구호가 아니라 흔들림 없이 내실을 다지는 국방개혁을 기대한다.
  • [7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 30분) 과테말라에서 살았던 헬렌 부부는 3년 전 온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왔다. 익숙지 않은 한국 생활. 힘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부부는 그중에서도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초등학생 남매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교육을 위해서는 아빠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 하지만 아빠 역시 일이 바빠 남매에게 신경 쓰기 쉽지 않다. ●1대100(KBS2 오후 8시 50분) 가수 하하, 예심 고득점자 고원일이 각각 1인으로 도전한다. 연예인 퀴즈군단, 한국수력원자력, 서울대 석사모임, 단신 모델들, 행정고시 51회· 52회 합격자들, 평균 나이 65세의 실버합창단, 고대 아이스하키 동아리 ‘티그리스’, 삼성서울병원 핵의학과 의국 사람들 그리고 60명의 예심 통과자들이 100인으로 도전한다. ●주홍글씨(MBC 오전 7시 50분) 이제 정말 끝내자고 혜란에게 말하는 재용. 재용은 경서를 협박하겠다는 혜란의 말에도 동요하지 않는다. 경서는 재용의 병원을 찾아가 하니를 돌봐달라고 부탁하려 하지만, 기자들이 몰려와 전하지 못한다. 영림은 혜란 몰래 재용에게 경서의 범행을 입증할 녹음기가 자신에게 있다며, 작품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말을 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6살 규민. 유치원 가는 것이 무조건 싫다며 이핑계 저핑계 댄다. 말은 또 청산유수다.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살벌한 말대꾸. 일장연설로 요리조리 꼼수 쓰기 대장. 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충격적인 사연. 아이에겐 이유가 있었다. 과연 유치원을 거부하는 규민이는 달라질 수 있을까. ●세계 테마 기행(EBS 오후 8시 50분) 여성들이 목에 긴 링을 끼고 살아가는 ‘카렌족’은 미얀마의 소수민족이다. 미얀마가 영국에서 독립한 이듬해인 1949년, 카렌족은 미얀마 정부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면서 군정의 핍박을 받아왔고, 이를 못 이겨 태국으로 와서 정착한 이들이다. 희망적인 내일을 꿈꾸며 사는 카렌족 소녀를 만나본다. ●멜로다큐 가족<눈 먼 할미꽃과 쌍둥이 형제>(OBS 오후 11시 5분) 앞을 볼 수 없는 정기복(77) 할머니는 최근 들어 귀도 잘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할머니는 자신보다 12살 쌍둥이 손자들 걱정이 앞선다. 쌍둥이 형제 주희, 권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를 치는데…. 65세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친구 같은 할머니와 손자들의 아웅다웅 사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 형평성 논란·입법저항 우려… 靑·국방부 ‘24개월 환원’ 난색

    형평성 논란·입법저항 우려… 靑·국방부 ‘24개월 환원’ 난색

    6일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위원장 이상우)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71개의 개혁과제를 건의했다. 지난 11개월간의 연구결과로, 가장 민감한 사안인 ‘군 복무기간 24개월 환원’, ‘군가산점 부활’도 들어 있다. 천안함 사태에 이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으로 포함 여부가 관심을 끌었지만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내용은 건의안에서 빠졌다고 청와대와 위원회의 복수 관계자가 확인했다. ☞[포토]긴장 속 고요에 싸인 연평도 김관진 국방장관은 “전문가들의 유용한 연구 산물로 생각한다.”면서 “국방개혁의 주체는 국방부인 만큼 이번 연구결과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도 “어디까지나 민간위원이 낸 아이디어”라면서 “(건의과제는)우선순위를 정하고, 일부는 현실화되고 아닌 것은 폐기되거나 계속 검토과제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인들의 건의인 만큼 정책에 참고는 하겠지만, 반드시 반영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추진위는 현재 2014년 7월까지를 목표로 현역병의 군 복무기간을 18개월(육군 기준)로 계속 줄여가고 있는 것과 관련, 과거 수준인 24개월로 환원하겠다고 건의했다. 하지만 2006년부터 시행된 복무기간 단축프로그램이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24개월 환원 방안이 확정될 경우 형평성 논란과 함께 입법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병무청에 따르면 6일을 기준으로 육군에 입대하는 현역병은 현행 복무기간 단축프로그램에 따라 21개월 4일을 복무하고 2012년 9월 10일 제대하게 된다. 하지만 24개월로 환원될 경우 2개월 26일(86일)을 더 복무해야 한다. 이상우 위원장은 “위원회에서 군병력 수요를 감안해 지금까지 검토했던 연장선상에서 24개월안을 대통령께 건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원회의 이 같은 건의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군 관계자는 “군 복무기간 단축 문제가 대선 등 주요 선거 때마다 이슈가 돼 왔는데, 이미 주어졌던 혜택을 환원해 복무기간을 다시 늘리는 방안이 확정될 수 있겠느냐.”면서 “국무회의 의결로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가산점 부활 방안에 대한 논란도 다시 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군 가산점제는 1999년 위헌 결정을 받고 폐지됐던 전력이 있다. 부활론자들은 “당시 헌재 결정은 과잉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가산 범위를 줄이면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군 가산점제 부활이 여성 등 병역 미필자에 게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반론도 여전히 높다. 위원회가 건의한 서해5도사령부와 합동군사령부 창설 방안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군령권과 군정권의 소재가 복잡해지고 일사불란한 지휘체계가 절실한 군에 혼돈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도 국방부와 합참, 육·해·공군에 각각 나뉘어진 군령권과 군정권 문제를 두고 분란의 소지가 많은 상황에서 또 다른 지휘체계로 세분화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면서 “더구나 합동군사령부 역할을 위해 만들어 놓은 합참을 자문기구화하고 합동군사령부를 만든다고 하지만 또 다른 합참을 만드는 것 외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성수·홍성규기자 sskim@seoul.co.kr
  • ‘북한=主敵’ 부활 검토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국방백서에 ‘북한=주적(主敵)’ 개념이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발간되는 국방백서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사건의 의미와 배경 등이 상세히 서술될 예정이다. 28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는 당초 이달 말 ‘2010년 국방백서’를 발간할 예정이었지만 북한의 기습적 연평도 포격으로 군인과 민간인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을 당해 국민들의 대북 감정이 극도로 악화됐고, 주적 개념 명문화로 군의 정신무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백서의 내용을 수정·보완하고 있다. 주적 개념은 1994년 제8차 실무 남북접촉에서 북한 측 박영수 대표의 ‘서울 불바다’ 발언이 나오면서 1995년 국방백서에서 처음 사용됐다가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국방백서 이후 ‘직접적 군사위협’,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등으로 대체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2010년 국방백서에 ‘북한=주적’ 개념 부활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천안함 출구전략’ 등이 논의되면서 명기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중장기적으로 남북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대신 지난 9월 배포한 육군판 국방백서인 2010년 육군정책보고서에 ‘북한은 우리의 주적’이라는 표현을 한 바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軍, 대북심리전 재개

    군이 대북심리전을 재개했다.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체제 비난 선전물을 이용한 심리전이다. 군은 북한이 해안포와 방사포로 서해 연평도를 무차별적으로 포격한 지난 23일 밤 11시 대북 심리전용 전단지 40여만장을 비밀리에 북한지역으로 날려 보냈다. 경기도의 김포와 연천 적거리, 강원도의 철원과 봉송 대마리 등 4곳에서 10여만장씩 기구에 달아 북으로 보낸 것이다. 전단지는 김일성·정일·정은 3대 세습을 비롯한 체제 비난과 선군정치가 경제파탄의 원인이라는 등 모두 9가지의 북한에 대한 비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또 북한의 무모한 도발이 계속될 경우 대형 확성기를 통한 방송 심리전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군은 천안함 사건 이후 6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던 대북심리전을 FM라디오를 통한 ‘자유의 소리’방송으로만 실시해 왔다. 앞서 우리 군은 천안함 사건 후속조치로 대북심리전 재개를 발표하고도 라디오 방송 외에는 한반도 안팎의 상황을 고려해 재개를 미뤄 왔었다. 하지만 북한의 비이성적인 도발이 이어지자 즉각적으로 전단 살포 방식의 심리전을 실시한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우리 군의 심리전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 왔다. 독재 체제에서 체제를 비난하는 전단은 체제 붕괴를 위한 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천안함 사건 이후 우리 군이 대북심리전을 재개하려 하자 심리전 재개시 무력보복을 통해 대응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 왔다. 전방 11개 지역에 설치된 심리전용 확성기를 이용하면 군사분계선(MDL) 북측 지역에서 야간에는 약 24㎞, 주간에는 약 10㎞까지 방송 내용을 들을 수 있다. 새벽에 이뤄지는 방송을 통해 MDL 근처 북한군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체제에 대한 신뢰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앞서 군은 지난 5월 천안함 사건 후속조치 일환으로 천안함 침몰 사건의 조사결과와 함께 국제정세 등을 담은 대북전단을 살포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또 남한의 경제생활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아 북한군과 주민들을 동요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독재체제를 유지하면서 모든 정보를 통제해 오던 북한의 수뇌부 입장에서 우리 정부의 심리전은 체제 붕괴를 가속화시키는 치명적인 위협이기 때문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北 연평도 공격] “對美·對南 압박 의도… 사실상 전쟁 발발 다름없다”

    [北 연평도 공격] “對美·對南 압박 의도… 사실상 전쟁 발발 다름없다”

    북한이 민간인이 거주하는 연평도 육지 일대에 100여발의 해안포를 발사, 민간인을 공격한 것을 놓고 북한 전문가들은 “전쟁이 발발한 것과 다름없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북한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공격 시기 ▲공격 장소 ▲공격 대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미국 내 최고 핵 과학자로 손꼽히는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초청해 북한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남북 간 군사 분쟁지역인 연평도에서 과거와 달리 해상이 아닌 남한 영토 내에 100여발의 해안포를 발사, 남한 병사와 민간인에게 피해를 입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점을 들어 북한의 도발이 의도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민간인 공격 사상 초유의 사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23일 북한의 도발에 대해 “과거 북한이 연평도 서해상에서의 해안포 도발을 일삼아 왔던 것과는 달리 민간인을 대상으로 영토에 100여발의 해안포를 발사했다는 점에서 사상 초유의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북한의 도발 의도에 대해 “북한이 최근 헤커 박사를 초청해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며 미국을 압박했는데 되레 한·미·일 3국이 공조해 북한의 의도를 무시하고 나오자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무리한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공격 지역을 연평도로 결정한 건, 북한 입장에선 연평도가 분쟁지역이란 점에서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자신들이 원하는 정전협정, 평화협정 체결을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태우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북한의 공격을 “남한과 미국을 동시에 압박하기 위한 의도된 도발”로 규정한 뒤 “북한이 남한에 금강산 관광 재개 및 식량지원을 요구했고, 미국에 대해선 천안함 국면 전환을 위해 6자회담 재개를 촉구했지만 한·미 양국이 이를 들어주지 않자 압박하기 위해 과거 해상 도발과는 달리 육지 공격이라는 상당히 충격적인 방법을 동원, 최후의 도발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장사진] “온동네가 불바다” 연평도에 北 포탄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도발이 김정은 후계 체제 과정에서 외부와의 긴장 조성을 통한 내부 결속 차원에서 이뤄진 선택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북한이 100여발의 해안포를 쐈다는 것은 단순히 서해지구 사령부에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국방위원회 등 상층부의 판단, 즉 김정일 국방위원장 또는 후계자 김정은의 결정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현재 우리 군의 호국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군의 도발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호국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도 “북한의 이번 공격은 민간인을 상대로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위협적이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단순한 실수에 의한 공격이라기보다는 군사적 긴장 및 모험을 감수하며 3대 세습의 주인공인 김정은의 북한 군에 대한 통제력 강화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윤 교수는 이어 “천안함 사건이 수면 아래에서 은밀히 이뤄졌다면 이번 사건은 수면 위에서 공개적으로 이뤄졌다.”면서 “그러나 이 두 사건 모두 김정은 후계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유사성을 갖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北 사과땐 대화 물꼬 틀 수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로 경색된 남북관계가 거의 사망단계에 이르렀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사과 및 유감 표명 시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의 도발이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이번 사건은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파문 등으로 한반도 내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나온 실질적인 군사 행동이란 점에서 남북관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북한은 선군정치를 한다는 점에서 남측에 선(先) 사과를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김태우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명백한 북한의 도발이란 점에서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 또한 굉장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반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기본으로 이번 사건이 남북관계를 더욱 경색시킬 수밖에 없지만 미국 등 주변국들도 남북관계 경색 장기화에 부담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북한의 선(先) 사과가 이행될 경우 대화의 물꼬를 트는 흐름을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미얀마 수치 가택연금 해제 이후] “민중의 분노 정점… 향후5년 민주화 고비”

    [미얀마 수치 가택연금 해제 이후] “민중의 분노 정점… 향후5년 민주화 고비”

    “민주주의는 군부를 향한 민중의 분노가 탄압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설 때 돌아옵니다. 수치 여사의 귀환으로 그때가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65)의 석방 소식이 들려온 지난 13일 미얀마 출신 내툰나잉(41)은 경기도 부천의 사무실에서 맘껏 울었다.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장을 맡고 있는 그에게 이보다 좋은 ‘희망가’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치 여사의 석방으로 버마 민주화세력이 다시 구심점을 얻었다.”면서 “수치 여사가 칠순을 맞기 전인 앞으로 5년이 버마 민주화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수치에게 ‘여사’라는 호칭을 붙였고, 미얀마보다 ‘버마’라는 옛 국명을 자주 썼다. 내툰나잉은 “수치 여사가 얼어붙은 정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안다.”면서 “그러나 그런 관측은 버마 내 그의 절대적 입지를 이해하지 못해 비롯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민주화의 캐스팅보트는 100여개 소수민족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슬 퍼런 군부에 맞서려면 민족을 뛰어넘어 폭넓은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이 조건을 충족하는 지도자는 수치뿐이라고 했다. ●수치 첫 행보는 정치보다 민심 그는 수치가 14일 대중연설에서 ‘소통’을 첫 화두로 던진 데 대해 “의미심장하다.”고 평가했다. 부정선거 의혹 조사 등 쟁점을 중심으로 정치적 행보를 넓혀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세부적인 현안은 모두 실무자에 맡긴 채 ‘시민 끌어안기’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국내 소식통 가운데 군부세력의 3분의 2가 이미 수치 여사를 지지하기로 마음을 돌렸다고 얘기도 나오고 있다.”면서 “분열된 힘을 잘 엮을 수 있다면 생각보다 쉽게 일이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얀마 경제상황의 악화로 민심 이탈이 심화하고 있는 것도 민주화세력에게는 큰 기회다. 하루 두 끼 식사를 챙겨 먹으면 살림살이가 나은 편이고 서민 대부분은 한 끼로 허기를 간신히 달래는 수준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군정의 무능에 서방국가의 경제 제재가 겹쳐 생긴 참혹한 결과다. 그는 “처벌이 무서워 말을 하고 있지 못할 뿐 민주주의를 향한 갈망은 국민 가슴 한편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치가 미얀마 국민에게 신뢰를 잃지 않는 이유로 ‘나라를 위한 진정성’을 꼽았다. 1999년 남편인 영국인 마이클 아리스가 임종 직전 수치와의 만남을 원했으나 재입국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걱정이 앞서 미얀마를 떠나지 않았던 것이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미얀마 국민 하루 한끼로 달래 그는 “대통령이 직접 수치의 석방을 환영한다고 밝힌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와 달리 미얀마에 대기업이 다수 진출해있는 한국은 외교통상부 명의의 짧은 논평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고 서운함을 드러낸 뒤 “군부독재를 벗어나 선진국 문턱에 다가선 ‘선배국가’로서 버마 국민에게 큰 영감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졸업 직후인 1994년 정치탄압을 피하기 위해 미얀마를 떠났던 그는 16년을 한국땅에서 살고 있다. 주물 공장 등을 돌며 월 100만원이 채 안 되는 월급을 받아가면서도 한국 내 미얀마인들끼리 매월 100여만원을 모아 미얀마 민주화인사들에게 보내왔다.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인들은 200명가량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미얀마 수치 가택연금 해제 이후] 수치 “군부와 대화할 용의있다”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65)가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지 사흘째인 15일 자신이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 당사에서 야당 총재 업무를 재개했다. NLD소식통에 따르면 총재 업무에 복귀한 수치는 정당 등록을 거부해 법적으로 해산된 NLD의 법적 지위를 되찾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독일 dpa통신이 보도했다. NLD는 지난 7일 20년 만에 실시된 총선을 불공정 선거로 규정하고 불참을 선언하면서 정당 등록을 거부해 법적 지위를 잃은 상태다. NLD는 지난 1990년 실시된 총선에서 수치 가 구금된 상태에서도 압승을 거뒀으나 미얀마 군부는 정권 이양을 거부했다. 니얀 윈 NLD 대변인은 “당의 법적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18일쯤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수치는 14일 영국 B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민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군정을 이끄는 탄 슈웨 장군과 만나 얘기할 준비가 됐다.”면서 “우리는 서로 다른 점을 가려내고 어떻게 하면 차이를 없애 나갈 수 있을지 논의하는 등 할 얘기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수치는 군부의 재구금 가능성에 대해 “연금 상태에서는 많은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다시 갇히고 싶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재구금을 우려해 해야 할 일을 미루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얀마 군사정권이 지난 7일 20년 만에 실시한 총선과 관련, “내가 들은 바로는 총선의 공정성에 많은 의문점이 있다.”면서 “총선 불참은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NLD의 결정을 지지했다. 수치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나는 단지 나 자신을 민주주의를 위한 한명의 일꾼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7년만의 외출’ 아웅산 수치 가택연금 해제

    ‘7년만의 외출’ 아웅산 수치 가택연금 해제

    미얀마 민주화투쟁의 상징 아웅산 수치(65) 여사가 대중 곁으로 돌아왔다. 2003년 5월 세 번째로 가택연금을 당한 지 7년여 만이다. 그는 “이제 침묵해서는 안 될 때”라며 적극적인 행보를 선언했다. 그러나 군사정부의 철권통치가 여전한 미얀마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수치 여사는 14일 오후 자신이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 양곤 당사를 방문해 에워싼 수천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첫 연설을 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근간은 표현의 자유”라면서 “국민이 정부를 감독할 때 민주주의가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모든 민주주의 세력과 함께 일하고 싶다.”면서 “우선 국민의 목소리를 들은 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치 여사는 “나를 구금한 사람들에 대한 적대감은 없다.”면서 “정부 보안관계자들이 나를 잘 대해 줬고, 그런 만큼 그들이 국민들도 잘 대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구금돼 있는 동안 하루 6시간씩 언론 보도에 귀 기울여 왔다.”고도 했다. 앞서 미얀마 군정은 13일 수치 여사에게 석방 사실을 알렸다. 수치 여사의 석방을 기다리며 옛 수도 양곤으로 오전부터 몰려든 지지자들은 땅거미가 깔린 오후 6시쯤 자택 주변 바리케이드와 철조망이 철거되자 환호성을 질렀다. 전통 의상을 입고 자택 밖으로 나온 수치 여사는 “침묵해야 할 때가 있고 말해야 할 때가 있다. 국민 모두가 화합해야 우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입을 뗐다. 눈엣가시와도 같은 그를 군정이 순순히 풀어준 데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권탄압 등 정치적 이유 때문에 미국을 포함한 서방사회의 경제제재를 받는 미얀마 정부가 ‘20년 만의 총선 실시’와 ‘수치 여사 석방’이라는 두 장의 카드로 고립무원의 상황을 벗어나고자 한다는 분석이다. 뉴욕 ‘휴먼라이츠 워치’의 아시아 담당 부국장 엘레인 피어슨은 “불법선거로 지탄받고 있는 군사정부가 국제사회의 이목을 돌리려고 (수치 여사 석방이라는) 잔꾀를 부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치 여사가 차갑게 식어 버린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미얀마 전문가 벤저민 자와키는 “군부가 2002년 수치를 석방할 때도 이번처럼 조건없이 풀어 줬으나 1년 만에 수치를 다시 가택연금했다.”면서 65세 민주화투사의 활동폭이 그다지 넓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비타협 노선이 미얀마 정계의 교착상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군부 지원을 받는 여당이 의회를 지배한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 등 실질적 사회 변화를 이끌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국민의 절대적 신망을 받는 수치 여사가 부정선거 논란을 계기로 분열된 야권을 끌어모으면 엄청난 정치적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14일 NLD 당사에서 수치의 연설을 들은 한 지지자는 “미얀마 국민을 폭압적 군사정권에서 자유롭게 해줄 사람은 아웅산 수치뿐”이라며 그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나타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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