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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스쿨 시대] 비고시생·직장인“나도 한번” 밀물

    로스쿨법 통과 이후 직장인과 대학생을 중심으로 로스쿨 준비 열풍이 불고 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불과 이틀밖에 안됐지만 관련 인터넷 카페 회원 수가 하루 수백명씩 늘고 고시학원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5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최대 로스쿨 준비 관련 카페인 ‘로스쿨진학준비위원회’에 따르면 평소 5명 수준이던 회원수가 로스쿨 법 통과 이후 최고 70배나 늘었다. 운영자 박종필(33)씨는 “3년 전 카페를 만들었는데 로스쿨법 통과 다음날인 4일 가입자 수가 350명이나 됐다.”면서 “5일에도 오후 2시 현재 70명 정도 가입하는 등 관심이 무척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방문자수도 4일 1500명,5일 1300여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평소 가입자가 5∼6명이었던 카페 ‘로스쿨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지난 3일 280명이나 새로 가입해 5일 현재 회원이 1300여명에 이른다. 카페에는 자신의 진학 가능성을 상담하거나 나름대로의 정보를 공유하는 글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공대생’이라고 밝힌 한 카페 회원은 “영어성적은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지만 언어 능력이 부족하다.”면서 “논리력·논증력 등을 기를 수 있는 기초적인 책을 소개해 달라.”고 주문했다. 일부 게시판에는 ‘로스쿨 가능성 높은 대학 명단’이라는 출처없는 글이 떠도는가 하면 “비법대생들에게 불리하다.”“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좋다.”는 등의 근거없는 정보성 글이 올라오고 있다. 고시학원가에는 ‘비고시생’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조대일 한림법학원 부원장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문의를 해 5일 오전에만 30통 넘는 전화 상담을 했다.”면서 “일과 로스쿨 준비를 병행하려는 직장인들도 많다.”고 말했다. 유완기 베리타스 원장은 “과거 고시를 준비하다가 떨어진 사람들이 법조인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인원 등 유동적인 것이 많아 구체적인 상담보다는 좀 기다려 보라는 쪽으로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컨설팅회사에 다니며 로스쿨을 준비 중인 홍성환(32)씨는 “금융쪽에 밝아 변호사가 되면 금융관련 법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로스쿨을 지원하려 한다.”면서 “로스쿨을 기다리며 몇년째 영어학원까지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입학 정원이나 입시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김문현 법대 학장은 “현재 사시 정원을 고려해 로스쿨 정원을 정한다면 과거 사시와 같이 로스쿨 입학이 ‘또다른 고시’가 될 수 있다.”면서 “법학 적성시험과 학점, 면접, 영어 등이 기준이 될 텐데 학점이 대학마다 다르기 때문에 현 대학입시 내신반영률보다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정종섭 법대 교무부학장은 “정부 계획대로라면 당장 10월까지 인가 신청을 하고 입시안을 만들어야 하지만 필수 반영요소인 법학 적성시험의 개념조차 불투명하다.”면서 “대학의 학원화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비용 문제도 핵심이다. 회사원 양모(31)씨는 “로스쿨을 졸업하려면 수천만원이 든다고 하니 소수계층의 전유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지금도 일부 변호사들은 먹고살기조차 힘들다는데 고비용을 감당하며 로스쿨에 들어갔다가 본전도 못찾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양씨는 그러나 “그래도 법조인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서재희 이재훈 이경주 이경원기자 s123@seoul.co.kr ■ 법조인 준비 어떻게 3일 국회를 통과한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로스쿨을 입학하기 위해서는 학부 성적, 법학적성시험(LEET), 외국어 능력 등 세가지를 갖추어야 한다. 그렇지만 로스쿨법이 시행되더라도 로스쿨에서 졸업생이 처음 배출되는 2012년까지는 현행 사법시험제도가 유지된다. 또 로스쿨 졸업생이 나오더라도 1∼2년간은 정원을 줄인 상태에서 사법시험제도가 유지된다. 따라서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해서 모두 로스쿨 진학을 할 것이 아니라 나이와 전공 등에 따라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호사가 되고 싶은 고등학생 A군 현재 중·고생은 대학졸업 후 로스쿨을 가야 변호사 자격증을 딸 수 있다. 로스쿨 입학생 중 비법학과 및 타교출신자가 각각 3분의1 이상 되도록 의무화했지만 앞으로 로스쿨이 설치되는 대학에는 법학 대학이 폐지된다. 다만 교양수준의 법학과목 이수를 요구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향후 시행령에서 정한다. 현재 사법시험에서는 법학과목 35학점을 요구하고 있다. 로스쿨 입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LEET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어능력은 현행 사법시험처럼 토익이나 텝스 등 공인영어시험의 일정 점수 이상을 갖추는 것으로 대신한다. 학부 성적은 학교간 성적차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변별력이 크지 않다. 그외 학교에 따라 사회활동 및 봉사활동 경력을 입학전형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비법학과 출신의 30대 직장인 B씨 LEET는 나이가 많은 수험생에게 유리한 시험은 아니기 때문에 노장생은 로스쿨보다는 현행 사법시험을 치르는 것이 유리하다.LEET는 법학과목없이 언어이해, 추리논증, 논술 등 세과목으로 치러진다.LEET는 현재 공무원임용시험에 사용되는 PSAT(공직적격성평가)와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도입 5년째를 맞은 PSAT의 선례에 비춰볼 때 노장생이 LEET에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법학과목에 강점이 있는 노장생이라면 로스쿨행을 피하고 사법시험에 매진하는 것이 좋다. ●비법학과 3학년 여대생 C씨 사법시험을 염두에 두고 2년 정도 공부를 해왔거나 법학과목 35학점을 이수했다면 현재 사법시험에 도전하는 것이 유리하다. 로스쿨 첫 졸업생이 나오는 2012년까지는 현행대로 사법시험 1000명 수준은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후 사법시험 합격자 인원을 줄이다가 2014년쯤 사법시험은 없어진다. 군입대를 미룬 채 사법시험에 매달려온 수험생들은 일단 내년 8월에 처음 치러지는 LEET를 보고 사법시험을 계속할지 로스쿨로 바꿔 탈지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법학적성시험 LEET는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의뢰해 로스쿨 입학시험인 LEET(Legal Education Eligibility Test)를 연구, 개발했다. 교육부는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수정, 검토를 거친 후 늦어도 내년 5월 전까지 확정안을 만들 계획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LEET는 모두 3과목으로, 이 가운데 논술도 포함된다.LEET는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자질에 관한 적성을 측정하기 위한 검사 성격의 시험으로 법학전문대학원의 기본 수학능력과 법조인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적 자질과 적성을 평가하게 된다. 출제는 문제은행식으로 출제될 예정이다. 과목은 언어이해, 추리논증으로 40문항씩이며 시험시간은 각각 90∼120분 동안 진행된다. 별도로 논술이 치러질 예정이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언어이해 과목은 장문의 텍스트를 지문으로 제시하고 그에 대한 이해를 묻는다. 내용은 인문, 사회과학, 과학기술, 문학예술 등에서 골고루 출제된다. 추리논증은 문항별로 간단한 지문을 제시하거나 별도의 지문없이 문제해결에 필요한 정보를 문제에 포함시키는 형태로 출제된다. 미국의 로스쿨 입학시험인 LSAT는 총 175분 동안 5개 영역의 객관식 문제와 30분간의 작문시험으로 진행된다. 시험과목은 논리력(35분), 분석력(35분), 독해력(35분), 정보처리능력(35분), 작문(30분)이다. 일본의 법학적성시험은 대학입시센터(DNC)에서 실시하는 것과 일본 변호사연합회(일변련)에서 실시하는 것 두 가지가 있다.DNC의 시험은 추리 분석력(90분), 독해표현력(90분)이고 일변련이 주관하는 시험은 논리적판단력(40분), 분석력(40분)장문독해력(40분) 외에 표현력을 묻는 논술시험(40분)이 추가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로스쿨 정원 적정규모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설치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입학 정원의 적정 규모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교육부가 당초 마련한 시행령에는 대학당 정원을 150명선으로 정했었지만 법원행정처와 법무부는 경제규모, 소송 사건 추이 및 변호사별 평균 수임건수 등 법률수요, 외국의 운영실태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9월말쯤까지 시행령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법원행정처 등은 공식 입장을 마련하면서 문화가 비슷하고 최근 로스쿨을 도입한 일본을 비교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02년을 기준으로 할때 국내총생산(GDP) 1억달러당 법조인 수가 한국의 경우 1.66명인데 반해 GDP규모에서 우리보다 8배 이상인 일본은 0.61명에 불과했다. 또 법조인 1인당 국민 수는 한국이 5783명인데 반해 일본은 5247명으로 비슷하지만, 판사 1인당 상대 국민은 한국이 2만 6350명, 일본이 5만 5033명으로 한국이 우위다. 검사 기준으로도 한국이 3만 5107명인데 비해 일본은 5만 5033명이나 됐다. 다만 변호사 기준에선 우리나라가 1인당 9391명인 반면 일본은 6752명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정부가 일본을 참고한다면 판·검사보다는 변호사 수를 늘리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대학이나 로스쿨 지원자들이 원하는 만큼 변호사 직역이 확대될 수 있을진 미지수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대한민국의 아들 정체성 찾아”

    해외영주권을 지닌 형제가 처음으로 군에 동반입대했다. 지난달 28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박희성(20)·종성(19) 형제. 박씨 형제는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중이던 지난 1998년 가족과 함께 브라질로 이민을 떠난 뒤 9년 동안 현지에서 살아왔다. 올해초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들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인내심, 도전정신을 기르기 위해 군입대를 결심하고 지난달 조국행 비행기에 나란히 몸을 실었다. 입대후 1주일간 언어, 역사, 관습, 군대예절 등을 배우는 ‘초기 적응 프로그램’도 무사히 마쳤다. 희성씨는 “군생활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아버지와 친척들로부터 들어 알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형제가 함께 있는 한 어떤 고통과 어려움도 다 이겨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이들과 함께 훈련소에 입소한 해외영주권자는 22명. 이 가운데는 지난해 결혼해 아내와 5개월된 딸을 미국에 남겨두고 온 김신영(29) 훈련병도 있다. 이들 영주권자 훈련병은 다음달 13일 신병교육을 수료한 뒤 자대로 배치돼 20개월간 국방의무를 수행하게 된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68년 피랍선원 “어머니, 꿈만 같아요”

    “아들아,39년만이구나.” “이렇게 다시 보다니 꿈만 같아요, 어머니.” 11개월만에 재개된 제15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9일 오후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금강산에서 열렸다. 남측 1회차 상봉단 99가족 148명은 이날 낮 육로를 통해 금강산에 도착, 금강산호텔에 마련된 상봉장에서 먼저 와 기다리고 있던 북측 가족 229명과 감동적인 만남을 가졌다. 수십년의 세월이 지나 빛바랜 결혼사진, 돌사진 등을 꺼내놓은 채 기억을 되살리던 이산가족들이 서로를 껴안고 흐느끼자 상봉장은 이내 울음바다로 변했다. 이동덕(88·인천시 부평동) 할머니는 1968년 주문진 선적 대성호에 승선, 조업 중 피랍된 아들 김홍균(62)씨를 39년만에 만났다. 김씨는 노모를 껴안으며 “어머니를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다.”며 흐느꼈다. 이 할머니 가족 외에 한국전쟁 중 피랍됐거나 군입대 후 전사처리된 특수 이산가족 3쌍도 북측 친인척들을 만났다. 남측 최고령자로 언동이 자유롭지 못한 고면철(98·경북 영천시) 할아버지는 아들 고명설(71)·명훈(61)씨와 딸 정화(65)씨를 만났지만,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자 탁자를 치며 통곡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장남 명설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줄 알고 몇해 전부터 제사를 지냈는데 이렇게 만나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자신이 친정집에 간 사이 남편이 일가족을 데리고 월북해 이산가족이 된 김진영(87·서울 노원구) 할머니는 유일하게 생존한 둘째딸 이지숙(64)씨가 내민 가족사진을 보고 오열했다. 그러나 뿌리를 찾은 반가움도 전쟁이 남긴 이별의 상처는 덮지 못했다. 국군포로·납북자 등 특수 이산가족들은 ‘납북이냐 월북이냐.’를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을 내세우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1951년 북으로 간 형님의 아들 2명을 만난 정혁진(72)씨는 조카들의 주장에 당황했다. 정씨는 형 정용진(74)씨가 백골전투에서 인민군에 끌려갔다고 했지만 조카 철민(43)·철성(39)씨는 “아버지가 생전에 혼자 올라왔다고 했다.”고 주장하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단체상봉에 이어 북측 조선적십자사가 마련한 환영만찬에서 이산가족들은 뜨거운 정을 이어갔다. 이들은 10일 해금강호텔에서 개별상봉을 하고, 오후에는 삼일포를 구경한 뒤 11일 작별상봉을 끝으로 2박3일 일정을 마무리한다.12일부터는 북측에서 신청한 이산가족 100명이 남측 가족 442명을 만날 예정이다.금강산 공동취재단·김미경기자chaplin7@seoul.co.kr
  • 군인 휴대전화 이용정지시 요금↓

    정보통신부는 4월부터 군 현역병이 복무기간에 휴대전화 서비스를 해지하지 않고 이용정지 서비스를 신청하면, 업체별 기본요금에서 매월 540∼780원을 면제받는다고 27일 밝혔다. 관련 법규인 전파법의 시행령 및 시행규칙은 4월1일자로 개정돼 시행된다. 기본 요금은 SK텔레콤·KTF가 3850원,LG텔레콤은 4400원이며,SKT는 매월 780원을,KTF·LG텔레콤은 540원을 할인받는다. 감면 대상은 육·해·공군의 현역병과 전·의경, 경비교도대원, 의무소방원이다. 경찰대 졸업예정자로서 전환복무자 추천을 받거나 군부대에 입소하지 않은 대체복무자는 제외된다. 이미 군입대해 이용정지 서비스를 신청한 현역병은 자동 감면 혜택을 받는다. 감면 혜택을 받으려면 병무청(홈페이지 등)에서 입영확인서 또는 병적증명서를 발급받은 뒤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이용정지 서비스를 신청할 때 제출하면 된다. 대리인이 신청하면 주민등록(호적)등본 및 대리인 신분증이 추가로 필요하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생각나눔] ‘군입대 세아이 아빠’ 구제방법 없나

    [생각나눔] ‘군입대 세아이 아빠’ 구제방법 없나

    오는 12일 논산훈련소에 입소하는 신대광(30)씨는 자녀가 셋이다. 어린 아이들을 돌보느라 직장에 나갈 수 없는 아내까지 부양가족 4명을 둔 가장이다. 대학 졸업, 다른 대학 학사편입, 대학원 재수와 입학 등을 거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아이를 ‘바쁘게’ 낳은 것은 여섯살 연상인 아내를 위해서다. 늦어지면 출산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아지기 때문이다. 자신 말고는 네 식구를 마땅히 부양해줄 사람이 없는 신씨는 각계에 선처를 호소했다. 병무청, 국가인권위, 청와대 신문고, 국민고충처리위 등등. 그러나 각 민원은 결국 병무청 담당자에게 패스됐고,‘병역법상 구제해줄 수 없다.’란 대답만 돌아왔다. 신씨는 훈련 뒤 가족 거주지 인근 부대에라도 배치해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군 복무 중에라도 조금이나마 가족을 돌보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사정을 봐줄 수 없다.’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저출산·고령화대책 연석회의(공동의장 한명숙·강신호 등)는 다자녀 가장에 대한 병역 관련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나서 주목된다. 연석회의는 우리 군이 자녀를 둔 기혼 입대 예정자들과 사병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에 귀 기울이고 있다. 현행 병역법상 장남인 신씨의 경우 미혼인 3명의 동생·누나들 때문에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군 입대자를 빼고 남은 가족 중 부양의무자 대비 피부양자의 비율이 1대3을 초과해야만 면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미혼으로 법적 분가가 안 된 형제 자매들은 신씨 자녀들의 법적 부양 의무자가 되어 있다. 연석회의 지원단 관계자는 6일 “군복무기간 단축 혜택 부여, 상근예비역 또는 공익근무요원 복무, 가족 주거지 인근부대 배치, 자녀 출산·양육시 휴가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연석회의 지원단은 최근 국방부에 신씨의 사례를 들어 다자녀를 가진 입대 예정자의 병역 혜택 방안을 공식 문의했다. 하지만 병역 혜택은 물론 주거지 인근 부대 배치 인센티브도 주기 어렵다는 입장만 전달받았다. 극소수의 병역 혜택을 위한 병역법 개정은 어렵다는 이유다. 그러면서도 국방 인력자원 부족현상이 해소되는 2011년 이후엔 논의가 가능하다고 언급,‘미래의 과제’로 넘기려는 태도다. 특히 거주지 인근 배치 거부에 대해 연석회의 관계자는 “명백한 차별”이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8월 육군은 ‘군인·군무원의 인사관리 제도’를 개선, 하사관 이상의 군인 및 군무원이 셋째 자녀를 출산했을 경우 본인이 희망하는 지역으로 보직을 옮길 수 있는 인센티브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현재 우리 군내 기혼 사병이 몇 명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혼사병 수가 얼마나 되는지, 이들이 몇 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한 적이 없으며, 자료도 없다.”고 밝혔다. 연석회의 지원단 관계자는 “기혼자라고 무조건 병역혜택을 주자는 게 아니라, 가족간 부양과 생계 문제 등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군 인력자원 관리에 지장이 없는 한 복무중인 기혼사병에 대해서도 다양한 배려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순박한 네팔 아이들 꿈 키워주고 싶어요”

    “순박한 네팔 아이들 꿈 키워주고 싶어요”

    “쓸모없는 삶이라고 생각했는데 네팔에서 1년 동안 저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때묻지 않은 사람들과 보낸 1년이 ‘비행 청소년(?)’의 삶을 바꿔놓았다. 지난달 31일 국제청소년연합(IYF) 해외봉사단 일원으로 네팔에서 1년 동안 머물다 귀국한 최상훈(25)씨가 주인공이다. 그는 대학 1학년 때까지 울산 모 폭력조직 조직원으로 활동했다. 경찰에 적발된 적은 없지만 “싸움이 벌어졌다는 전화만 오면 뛰어나갈 정도였어요.”라고 할 만큼 밤거리에서 시간을 보냈다.2001년말 군입대를 하면서 가까스로 손을 씻었지만 여전히 인생의 나침반은 흔들렸다. 대학에서 경찰행정학을 전공했지만 공부와는 담을 쌓았고, 졸업 후 파트타임으로 소일을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국제청소년연합 해외봉사단의 팸플릿을 본 것이 인생을 바꿔놓았다. 막연한 호기심과 기대로 설명회장을 찾았던 그는 꽉 막힌 인생의 탈출구로 네팔행을 선택했다. 다른 두 명의 봉사단원과 함께 네팔의 소도시 틸슐리를 처음 찾았을 땐 어떻게 1년을 머물지 막막했다. 전기가 안 들어올 뿐더러 군불을 때 난방을 하는 등 60∼70년대 한국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곳이었다. “나마스테(안녕하세요).”란 한마디밖에 할 줄 모르던 그였지만 순박한 네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시나브로 말이 늘었고, 웃음을 되찾았다. 폭력조직 생활을 시작한 이후 단 한 번도 마음 편한 적이 없던 그가 비로소 안식을 발견한 셈. 틸슐리에서 지역 학생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네팔 국가대표 태권도팀 훈련을 돕게 됐다. 대표팀을 맡고 있던 한국인 권혁중 감독의 통역을 겸해 품세나 겨루기 자세를 취하는 도우미로 나선 것. 네팔은 지난해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63㎏급에서 마니타 사이 선수가 동메달을 따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이달 말 예정된 귀국발표회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봉사단으로 활동했던 사람들과 함께 1년간 느꼈던 그 나라의 문화를 알리고, 그동안의 경험으로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를 댄스 공연 등으로 풀어내는 형식이다. 그는 “(경찰행정학과를 나오긴 했지만)경찰이 되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데 난 공부랑 담을 쌓고 살았기 때문에 못 할 것 같다.”면서 “기회가 닿는다면 네팔에 다시 한 번 가서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그들의 꿈을 키워주고 싶다.”고 소박한 희망을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8월 ‘사상계’ 복간하는 장준하 선생 아들 호권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8월 ‘사상계’ 복간하는 장준하 선생 아들 호권씨

    ● 1953년 4월1일 서울 종로구 청진동 백조다방 4층.‘사상계’ 창간호 3000부 발행. ● 1970년 5월 ‘사상계’ 폐간조치.232쪽에 게재된 김지하 시인의 ‘오적’을 이유로.‘∼서울이라 장안 한복판에 다섯 도둑이 모여 살았겄다/∼/저 솟고 싶은 대로 솟구쳐 올라 삐까번쩍 으리으리 꽃궁궐에/밤낮으로 풍악이 질펀 떡치는 소리 쿵떡/예가 바로 재벌(1), 국회의원(국獪의猿·2), 고급공무원(고급功無猿·3), 장성(長猩·4), 장차관(暲차관·5)이라 이름하는/간뗑이 부어 남산하고 목질기기가 동탁배꼽 같은 천하흉포 오적(五賊)의 소굴이렷다∼’. ● 1975년 8월17일 경기도 포천군 소재 약사봉에서 장준하 선생 의문의 추락사. ● 2007년 1월25일 한국관광공사 대강당.‘사상계’ 복간 발기인대회 개최. 복간추진위원장 박정훈 전 국회의원을 비롯, 김근태 열린우리당의장, 함세웅 민주화추진협의회 이사장, 김상현 민주협 공동의장,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장영달·권영길 의원 등 300여 명 참석. 지난 2005년 8월 ‘교수신문’은 광복 60주년을 맞아 분야별 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광복 이후 60년간 학문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사상계’를 1순위로 꼽았고 이어 ‘자본론’과 ‘전환시대의 논리’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랬다. 독립 운동가이며 민주투사인 장준하 선생의 주도로 창간된 ‘사상계’는 민족과 분단문제, 민주주의, 경제발전 등 당시 지식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졌던 문제를 가장 선도적으로 다뤘다.1960∼70년대 춥고 배고팠던 시절에 따뜻한 인문(人文)의 샘으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함석헌 선생의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와 장준하의 ‘백지(白紙)권두언’ 등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가슴 뭉클 기억에 남는다고 당시 지식인들은 입을 모은다. 하기야 1961년 4·19때에는 발행부수가 8만부에 달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당시의 관심도가 어느정도인지 충분히 짐작된다. ●부친만큼이나 많은 恨 가슴에 안고 살아 이제 그 ‘사상계’가 오는 8월호로 37년 만에 복간된다. 발행인은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58)씨가 맡는다. 그의 현 직함은 ㈜장준하 思想界 대표.2005년 11월 온라인을 통한 ‘e-사상계’(www.esasang ge.com)를 창간, 운영해오고 있다. 그는 부친이 사망하자 테러를 당하는 등 국내에 머물 수 없어 오랫동안 해외 도피생활을 해와 부친만큼이나 많은 한을 가슴에 안고 살아왔다. 복간호 준비에 여념이 없는 장 대표를 지난 주 서울 종로구 내수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때마침 박정훈 전 의원과 함께 복간호 견본 표지를 살피고 있었다.“7월말쯤 발간하고 기념식은 장준하 선생의 기일(8월17일)에 맞춰 실시할 예정이다.”고 하면서 발행인은 자신이 맡되 CEO역할만 할 뿐 편집권은 철저히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편집주간은 언론인 출신이자 청와대 통치사료비서관을 지낸 윤무한 강원대교수가 정해졌고 편집위원 6명이 곧 짜여진다고 밝혔다. 아울러 광화문 주변에 사무실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복간준비 과정과 관련,“주변에서 오늘날의 어려운 잡지현실을 예로 들면서 ‘돈벌이가 되겠느냐.’는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하지만 장준하 선생이 손수레를 끌면서 사상계를 운영했던 옛날과 비교하면 지금은 훨씬 나은 편”이라고 했다. 아울러 사상계 복간을 갈망하는 사람들도 이 같은 경제적 어려움을 공감하면서,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보자는 뜻도 있어 복간준비에 많은 힘을 얻고 있다. 편집 방향에 대해서는 “중도가 아닌 중용이다.”고 전제한 뒤,“이념이나 방향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으면 나중에는 그쪽으로 중독되고 만다.”면서 “장준하 선생의 철학처럼 진취적인 보수와 따뜻한 진보의 성향을 추구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따라서 좌·우이념과 통일문제, 기득과 비기득층 등을 아우르는 국민적 통합차원의 논조를 지향하면서 진정한 언론의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예를 들어 이 나라의 진정한 지도자는 어떠해야 하며 또 국민들 스스로가 차기 지도자감에 대해 잘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근혜 전대표 대선 출마해선 안돼” 대통령 후보로 꼽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만날 수 있느냐고 불쑥 물었다.“광복군 출신의 아버지는 박정희 독재에 항거하다 사망했다. 나 역시 오랜 외국 도피생활로 집안꼴이 뭐가 됐겠느냐. 박정희 집안과는 한이 맺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근혜 전 대표는 어쨌거나 군사독재의 상징이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서는 안 된다. 만약 출마하려면 정수장학회, 육영재단, 부산일보 등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시킴과 동시에 정말로 바를 ‘정(正)자’의 정치를 하겠다는 진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따라서 박 전 대표와 만나는 문제는 그때가서야 다시 생각해 볼 일이라고 했다. 화제를 바꿔 한많은 세월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장준하 선생이 사망하던 이듬해 1976년 4월19일이었다. 장 대표는 이날 낮 백범사상연구소에 들렀다가 저녁에 운동권 학생들과 만나 술을 몇잔했다. 밤이 되어 이들과 헤어져 서울 상봉동 집골목으로 막 들어서는데 갑자기 청년 3명이 다가와 다짜고짜 얼굴을 가격하더라는 것. 잃었던 정신을 차려보니 경희의료원 응급실. 턱뼈가 여덟조각으로 깨졌고 8시간에 걸치는 대수술을 받았다. 이후 3개월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고된 병상생활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한국 주재 주미대사를 역임했던 필립 하비브가 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하는 길에 장준하 선생의 아들을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하지만 이를 미리 안 당국요원들의 저지로 무산됐다. 대신 하비브의 편지를 받게 된다.“조용히 살고 있으면 당신의 아버지 장준하 선생이 바라는 세상이 곧 올 것이다.”는 내용이었다. 하비브의 귀띔대로 퇴원하자마자 그는 평소 장준하 선생을 흠모했던 법조계 인사의 도움으로 여권을 발급받아 도망치듯이 말레이시아로 출국했다. 손에 쥔 것은 미화 20달러가 전부였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장준하 선생한테 신세졌다는 한 건설사 사장의 도움으로 건설현장에서 일을 했다. 그러던 중 10·26으로 박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는 귀국했다. 하지만 몇달 뒤 집 주변에서 낯선 이들에게 눈을 가린 채 납치돼 감금당했다. 일주일만에 극적으로 탈출한 그는 어쩔 수 없이 다시 가족을 남겨두고 혼자 싱가포르로 떠났다. 여기에서는 화교 사업가와 인연을 맺으면서 금융컨설팅 등을 배웠으며 외국 투자회사들을 상대로 한국 외자유치 세일즈 등에 나섰다. ●“현실도피한 것처럼 얘기할 때 마음 아파” “외국생활을 하면서 육체적인 고생이야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었지만 가족을 두고온 처지와 또 아는 분들이 현실 도피한 것처럼 얘기를 자주할 때에는 마음이 정말 아팠습니다.” 아픈 추억은 군 복무 시절에도 있다. 해군 사병으로 있던 그가 1968년 부대 동료 몇명과 함께 베트남 전에 참전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른 파병부대원들과는 달리 자신에게만 주월 사령부에서 보직을 받으라는 것. 사령부로 갔더니 다시 한국에서 타고 온 수송선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하지만 수송선은 사이공에서 나트랑으로 떠나 있었다. 다시 나트랑으로 갔으나 수송선은 없었다. 이후 나트랑 부근의 부대를 전전하다가 최종적으로 십자성부대에서 귀국하게 된다. 이 같은 경우는 매우 드믄 일로 나중에 당시 동료들과 만났을 때 “그건 당국에서 장준하 선생이 베트남 파병을 반대해 아들인 장대표가 실종되도록 방치했을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이처럼 장준하 선생의 아들로 파란만장과 가슴에 커다란 멍을 안고 살아온 장 대표.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의문사 진상규명에 대한 움직임이 활발해지자 비로소 외국생활을 접고 2003년 12월 다시 한국땅을 밟게 된다. 이후 그는 여러 인사들을 만나 사상계 복간의 뜻을 모았고 이에 앞서 ‘e-사상계’를 먼저 창간하기에 이르렀다. 진상규명과 관련,“어떤 실적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해야 가능한 일”이라면서 처음 기대보다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슬하의 딸 둘은 미국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을 마쳤고 큰딸은 현지 변호사로 있다. 장 대표는 서울 일원동 전셋집에서 노모 김희숙(81)여사와 함께 산다. 김 여사는 천주교 ‘열령회’ 등을 통해 봉사활동을 하며 조용히 여생을 보내고 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9년 서울 출생 ▲67년 이대부고 졸업 ▲68년 해군입대, 베트남 파병 ▲76년 테러 뒤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생활 ▲89년∼2000년 싱가포르서 사업 ▲2003년 엠렛테크놀로지 고문 ▲04년 ㈜장준하 사상계 법인설립 ▲06년 3월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졸업 ▲07년 8월 사상계 복간호 발간예정
  • 임요환 공군입대 후 첫 출격

    스타크래프트의 `황제´’로 불리는 프로게이머 임요환이 지난해 10월 공군입대 후 공식 경기에 첫 출전한다.25일 CJ미디어에 따르면 임요환은 27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e스포츠PC 제4회 슈퍼파이트’에 공군팀 소속으로 출전할 예정이다. 임요환은 공군팀 멤버로 출전,11개 프로게임단 선수들과 경기를 펼친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늘어나는 귀화자] “애국가 밤새워 외웠는데 한국인 되기 어렵네요”

    [늘어나는 귀화자] “애국가 밤새워 외웠는데 한국인 되기 어렵네요”

    시험 3분전.“첨성대를 만든 사람이 누구죠?”파키스탄인 돌루 시이드(37)씨의 질문에 기자는 “신라 시대 석공이 아닐까요.”라며 궁색한 대답을 했다.“이것봐. 한국 사람들도 잘 모른다니까….”타박하면서도 시이드씨의 손은 예상 문제지를 뒤적였다. ●“3번밖에 기회 없는데…”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정부과천청사 안내동 지하에는 귀화시험이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귀화신청을 냈다. 한번에 100명을 웃도는 귀화신청자들이 필기시험을 치른 뒤 합격하면 면접시험을 본다. 지난 10일의 시험장에도 80여명이 모여 시험을 봤다. 귀화신청자 대부분은 중국동포 2∼3세대. 부모를 따라 한국 국적을 얻기 위해 시험을 본 것이다. 오전 10시30분. 시험장에 들어가는 자녀들을 배웅하기 위해 부모들은 문앞까지 몰렸다. 자녀들이 시험장 안에서 주관식·객관식 문제(20문항)의 답을 찾는 20분이 부모들에게는 20년처럼 느껴진다. 다들 처음 본 사이지만, 금방 서로를 격려한다. “애국가를 밤새워 외웠는데 잘 쓸 수 있겠죠.”“우리 애는 한국말이 서툴러요. 그래도 세종대왕이랑 이순신은 외웠는데….”“3번밖에 기회가 없으니 이번에 떨어지면 큰일이에요.” 시험장 안에 있는 신청자들은 모두 긴장한다. 우리말로 된 문제를 이해하지 못한 옆 응시자가 손을 번쩍 들고 감독관에게 질문하는 동안에도 신청자들은 시험지에만 집중했다. 책상 오른쪽 위에는 외국인등록증이 놓여 있다. 시험에 합격하면 외국인등록증은 없어지고 주민등록증 수여와 함께 부모의 호적에 오른다. ●“군대 가야 한다면 가겠습니다.” 신청자들의 편의를 위해 30분 동안의 즉석 채점이 끝나고 필기시험 합격자가 발표된다. 이날 합격률은 52%로 60% 정도 되는 평소 합격률보다 낮았다. 탈락자들은 한국말과 중국말을 섞어가며 복받치는 감정을 토해냈다. 부모들이 항의하지만,“애국가는 다 맞았다는데요.”라는 말이 전부다. 오후 1시부터 5시까지의 면접시험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치른다. 한국에서 ‘가족’을 이룰 수 있는지 종합 검토를 하는 절차다. 중국에서 1년 전쯤 입국해 국내 인터넷 바이크 동호회에도 가입한 안용철(23)씨는 면접관 앞으로 가자 시킨 사람도 없는데 쓰고 있던 모자를 얼른 벗었다. 면접관이 “애국가 문제를 많이 틀렸다.”고 지적하자 얼굴이 붉어진다. 20대 남성 귀화 신청자에게 빠지지 않는 질문이 군입대에 관한 것이다. 면접관은 “국내 법령이 바뀌어 귀화자들도 모두 의무적으로 군대에 가게 될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대부분은 “그렇다면 가겠다.”“의무도 중요하다.”고 대답한다.“지금 대답을 기록해 두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라도 하면 부모들도 “국민이 되면 의무를 다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나선다. 중국군으로 5년 동안 복무했던 최광욱(24)씨는 “중국군 경력도 있고 중국이 지금보다 발전할 가능성도 높은데, 중국 국적을 포기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망설임없이 “네.”라고 했다. 사실 귀화 신청자보다 더 긴장하는 사람들은 부모들이다. 한국에서 미용 학원에 다니고 있는 김려화(23·여)씨는 10년 전에 한국인과 결혼한 어머니를 따라 한국에 왔다. 그동안 태어난 동생도 처음 봤다. 면접관이 “90년대 초반에 들어와 지금까지 이렇게 성실하게 사시니 보기 좋습니다.”라고 말을 건네자 “아이를 데려오는데 10년이나 걸렸네요.”라며 아버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김철명(26)씨도 김려화씨와 같은 이유로 어머니와 10년을 떨어져 지냈다. 면접관이 “어린 마음에 원망스럽지는 않았나요.”라고 조심스럽게 묻자 김씨는 “원망할 처지가 못됩니다.”라며 어머니의 손을 꼭 쥐었다.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을 모두 통과한 신청자들은 보름에서 한달이 지나면 최종 통보를 받는다. 면접에서 불합격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다시 한번 면접을 볼 수 있다. 이날 돌루씨 등 시험을 본 파키스탄인 6명은 아쉽게도 모두 필기시험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들은 한국에서 5년 이상 산 외국인들이다. 돌루씨가 마지막까지 궁금해 한 예상문제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첨성대는 신라 선덕여왕 시절에 만들어졌다.”면서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출제되지 않는다.”고 귀띔하며 아쉬워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그냥 노는’ 남자 100만명 첫 돌파

    15세 이상의 비경제활동인구 중 늙지도 않았는데 일할 생각이 없고 취업준비도 하지 않는 진짜 ‘남자 백수’가 사상 처음 100만명을 돌파했다. 일할 능력과 생각은 있으나 일자리를 얻지 못해 구직을 단념한 남성도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대졸 이상 고학력자와 20대의 증가세가 가장 컸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는 평균 1478만 4000명으로 2005년보다 22만 7000명(1.6%)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이다. 비경제활동인구의 유형으로는 ▲가사 526만 5000명 ▲통학 400만 5000명 ▲육아 150만 8000명 ▲연로 150만 2000명 ▲쉬었음 127만 7000명 등이다. 이 가운데 ‘쉬었음’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일자리를 찾지 않는 상태로 군입대나 진학·취업 등의 준비도 하지 않는 진짜 ‘백수’를 뜻한다. 남자 백수는 103만 3000명으로 2005년보다 4만 8000명이 증가했지만 여자 백수는 24만 5000명으로 8000명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를 학력별로 보면 대졸 이상이 226만 6000명으로 8만 5000명 증가했다.2000년과 비교하면 42.3%인 67만 1500명이 늘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유급지원병 2만명 운영

    정부에서 군 복무기간 단축 방안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공개하기로 한 가운데 변형된 모병제나 다름없는 유급 지원병제가 2008년부터 시범 운영될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이 제도를 2011년부터 본격 도입,2020년까지 2만여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군 복무기간 감축은 대선용 선심정책이라며 정치적 의혹을 제기하는 등 정치공방 조짐도 일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4일 “유급지원병제를 2008년 일부 부대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문제점을 보완해 2011년부터 점진적으로 확대해 2020년까지 2만여명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지난 15일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이런 계획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추가 복무기간이나 급여수준 등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유급 지원병제는 전차·헬기 등의 운용 및 정밀장비 등의 정비·수리분야 기술·숙련인력을 확보할 목적으로 이런 분야에서 의무복무를 마친 병사들 가운데 지원자를 대상으로 일정한 급여를 조건으로 일정기간 추가복무하도록 하는 국방개혁법안의 하나다. 사실상의 모병제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내년 중으로 급여 및 복지, 계급 등 유급 지원병 제도 시행과 관련한 세부 내용을 담은 입법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안팎에서는 이와 관련, 유급 지원병들의 추가 복무기간은 1년 정도이며 급여는 대졸 초임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고 있다. 한편 야당 등 정치권 일각에서는 군 복무기간 단축과 유급지원병제에 대해 군입대 적령기의 청년층의 표를 겨냥한 여권의 대선 공약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젊은 층의 표심(票心)을 무시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의식한 듯 감축 반대 등 직접적 대응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박영규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복무기간 단축은 전형적인 대선용 선심정책”이라면서 “청와대가 밀실에서 이 문제를 계속 추진하면 ‘제2의 병풍’을 획책하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며 국회내 관련 특위 구성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노식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군 복무로 인한 청년층의 고충을 줄이려는 군복무 단축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군 감축 방안에 대해 대권주자들도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의장측은 당의 공식논평 외에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고, 정동영 전 의장측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고건 전 총리측은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내 ‘빅 3’인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캠프에서는 즉각적 반응을 자제한 채 여론의 추이를 보는 형국이다. 박현갑 이세영기자 eagleduo@seoul.co.kr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군입대 대신 베이징올림픽 간다”

    남자유도 중량급 간판 김성범(KRA)은 올해 27살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이 현역 시절 마지막 도전일 수 있었다. 그동안 올림픽 메달이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지 못했던 그는 병역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아직 군복무를 하지 않았고, 상무에도 지원하지 않은 탓에 열사의 땅에서 금을 캐지 못하면 입대를 해야 할 처지.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다시 도전하려면 ‘금빛 메치기’가 반드시 필요했다. 6일 치러진 아시안게임 유도 100㎏이상급(무제한급) 1회전에서 그는 자칫 뼈에 사무치는 한을 남길 뻔했다. 김성범은 몽골 선수를 상대로 띠잡아돌리기를 구사, 거의 동시에 매트에 쓰러졌으나 심판은 외려 기술을 건 김성범에게 한판패를 선언했다. 전기영 남자대표팀 코치가 강력하게 항의했고 김성범의 한판승으로 번복됐다. 4강전에서 경기 종료 20초 전 유효를 따내 다시 고비를 넘긴 그는 자신보다 약 40㎏이나 체중이 더 나가는 미란 파샨디(이란)와 결승서 맞닥뜨렸다. 파샨디는 규정에 어긋나는 무릎 보호대를 차고 나와 실격이었다. 하지만 보호대를 떼고 경기가 속행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또 김성범은 종료 10초 전 지도를 받았으나 심판진의 판정 번복으로 연장에 돌입했고, 결국 발뒤축걸기로 유효를 따내 극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김성범은 “그동안 할머니의 기도 만큼 성적을 내지 못해 죄송했는데 오늘 금메달을 따 기쁘다.”면서 “군대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에 더 이를 악물고 열심히 하겠다.”고 울먹였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2006 하이라이트(제9라운드)] 선수활용인 줄 알았는데…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2006 하이라이트(제9라운드)] 선수활용인 줄 알았는데…

    대한민국의 젊은 남자들은 20세가 되면 군입대와 관련해서 고민하기 마련이다. 프로기사들도 마찬가지이다. 20대 초반은 프로기사로서 가장 기량이 무르익어서 성적이 좋을 때이다. 당연히 아쉬움도 크겠지만, 군에 다녀온 뒤에 정신 무장이 돼서 성적이 더 좋아진 경우도 제법 있다. 모두 자신이 하기 나름이다. 박승현 5단은 11월7일 입대했는데 이 바둑은 그 전날인 11월6일에 두어졌다. 낮에는 원익배 2회전 대국을 둬서 승리했고, 이 바둑은 저녁 5시에 두었다. 어차피 입대하면 잔여 대국은 기권처리될 것을 무엇 때문에 열심히 두느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승부사 본연의 자세라고 하겠다. 장면도(103∼107) 실리는 흑이 많지만 중앙 흑돌이 아직 안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곳의 수습이 승부이다. 원성진 7단이 그냥 수습하려 하지 않고 흑103으로 끊어서 하변 백돌을 공격하면서 자연스럽게 수습하려고 한 장면이다. 실전진행(108∼113) 백108로 흑 한점을 따낸 것은 지나는 길의 선수 활용이라고 생각한 것이지만 큰 실수이다. 흑113까지 중앙을 두텁게 지키며 살아버리자 흑의 우세가 확정됐다. (참고도) 백1로 갈라서 중앙 흑돌을 계속 공격하는 것이 정수, 이랬으면 서로 어려웠다. 233수 끝, 흑 불계승 유승엽 withbdk@naver.com
  • 주택 첫구입 연령 만35~39세 2008년 최대

    결혼 후 주택을 처음 구입하는 연령대인 만 35∼39세의 인구가 오는 2008년 사상 최대를 기록한 뒤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분석됐다. 이론적으로 2008년까지 주택에 대한 잠재 수요가 계속 늘어난다는 얘기다. 이같은 향후 인구동향은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 특별추계자료에 따른 것이다. 인구와 주택 관련 통계청의 최신 자료(2004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자가 결혼 후 자기 집을 마련하는 데 평균 10년이 걸린다.30대는 평균 4.6년으로 평균보다 짧았다. 따라서 남자의 초혼 나이가 30.6세인 점을 감안할 때 결혼 후 자기 집을 마련하는 연령대는 만 35∼39세로 볼 수 있는데 이 연령대의 인구는 2008년 최대 수준에 이른다. 통계청 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430만 7100명,2007년 438만 6900명,2008년에는 442만 5800명으로 정점에 오른 뒤 2009년 441만 5500명,2010년 434만 5800명으로 감소한다. 2015년 385만 9300명,2020년 383만 1900명,2025년 306만 3200명 등으로 추세적으로 감소세가 역력하다. 또 중·대형 주택 구입을 처음 시도하는 40∼44세 인구도 2013년 최대를 기록한 뒤 점차 줄어든다. 최연옥 통계청 사회복지통계과장은 “인구추계만 놓고 보면 주택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것을 나타내지만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 이 연령대의 사람들이 실제로 집을 살 수 있느냐는 별개”라고 말했다. 한편 대입 수험생 연령인 만 18세는 2012년부터 줄어들고, 군입대 연령인 만 20세는 2014년부터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돼 이에 따른 교육 및 군병력 확충 방안의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 보인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11개 주요대학 올 순수취업률 高大 82%… 서울대 54%

    서울시내 11개 주요 대학의 2006년도 순수 취업률을 조사한 결과 고려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 한양대, 연세대, 숙명여대, 숭실대,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등이 70∼60%대의 취업률로 뒤를 이었고 서울대는 54%로 비교대상 중 가장 낮았다. 순수 취업률 통계에서 대학원 진학자, 군 입대자, 유학생 등은 제외된다.(표) 고려대는 지난해 8월 졸업자와 올 2월 졸업자를 합친 2006년도 졸업생 순수 취업률이 82.1%로 비교대상 중 1위를 차지했다. 고려대는 전체 졸업생 4326명에서 대학원 진학자와 군입대, 외국 유학생 등을 제외한 3317명 중 2804명이 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성균관대가 81.0%로 뒤를 이었고, 이화여대는 78.2%를 기록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생태농법에 ‘문화농법’까지 곁들여 포도밭 가꾸는 시인 류기봉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생태농법에 ‘문화농법’까지 곁들여 포도밭 가꾸는 시인 류기봉씨

    경기도 남양주시 장현리에서 17년째 포도농사를 짓는 ‘농부시인’ 류기봉씨. 고 김춘수 시인의 애제자이다. 스승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년 9월이면 ‘포도밭 작은 예술제’를 연다. 올해는 포도수확도 좋아 행복한 9월이라며 활짝 웃는다. 오른쪽에 ‘김춘수 나무’ 앞에 생전의 친필시 ‘디딤돌’이 내걸려 있다. 오로지 정직을 흙에 묻어두고 산다. 농부는 아침일찍 포도나무에게 라디오의 시사대담 프로를 들려준다. 밤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할테니까. 해가 떠오르면 클래식 음악을 틀어준다.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C장조를 더욱 좋아한다. 거친 포도는 곧 부드러워지고 달콤해진다. 그래서 포도는 바람이 난다. 낮에는 민들레와, 달뜬 밤에는 달맞이꽃과 뜨겁게 포옹한다. 지난 주말이었다. 경기도 남양주군 진접읍 장현리, 한 농부시인이 17년째 가꾸는 포도밭에는 ‘아주 특별함’이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숙성된 포도냄새가 확 풍겨오더니 시큼한 여운이 어금니를 간지럽힌다. 포도밭을 지키는 하얀 진돗개가 그걸 아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꼬리를 흔들어 반긴다. 포도밭 한가운데서 천진한 아이들 소리가 들려온다. 그 곳으로 귀를 기울이며 다가갔다. 서울에서 왔다는 두 가족의 식구들이 신기한 듯 포도밭을 맨발로 걸어다니고 있었다. 또 아이들은 직접 포도를 따며 마냥 즐거워한다. 농부시인은 손님들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여기는 자연농법만을 사용합니다. 빗물막이용 비닐하우스가 없고 농약을 전혀 쓰지 않지요. 자연상태에서 햇볕을 받고 자라야 단맛과 신맛이 잘 어우러집니다. 발효된 각종 풀과 한약재료를 지렁이한데 주면 지렁이가 배설하고, 포도나무는 그걸 먹고 이렇게 탐스런 열매를 만들어내지요. 또 자기 몸에서 나온 포도즙, 포도순도 먹이고 있습니다.” 이때 누군가가 이 광경을 무비카메라에 열심히 담고 있었다. 관심있게 쳐다보자 “저희는 대학생입니다. 단편영화를 찍고 있거든요.”라고 소개한다. 주제를 물었더니 ‘시가 있는 포도밭’이란다. 맞다. 포도밭, 농부, 시인, 달빛, 술, 시와 그림들만 하더라도 훌륭한 ‘단편영화’는 되겠지. 여기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로 가득채워진다. 우선 포도나무마다 시인들의 이름표가 붙어 있다. 그 옆에는 친필시가 내걸려 있어 발길을 붙잡는다. 포도밭 중앙에 2년 전 작고한 김춘수 선생의 시가 문득 눈에 들어온다.‘天使는 프라하로 가서 시인과 함께 즐거운 식사를 하고/반 고흐는 面刀날로 제 한쪽 귀를 베고 있었다./누가 가만 가만히 디딤돌을 하나하나 밟고 간다.’(디딤돌) 조정권 시인의 ‘포도와 당나귀와’도 걸려 있다.‘당나귀는 여름내내 언덕을 오르내리며 고된 물통을 져다 날랐습니다./포도밭의 포도알들이 알알이 익어가고 그 중에서 제일 크고 잘 익은 송이들은 그분의 몫이지요….’. 서정춘 시인은 ‘그가 포도를 따먹고 있다. 그녀의 젖꼭지를 똑, 따먹은 시늉으로….’라는 시구절이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노향림 문태준 이문재 정진규 박완서 등 내로라하는 문인들의 체취가 포도나무에 걸려 있어 말 그대로 ‘포도밭 시화전’이었다. 이뿐이랴. 포도밭에서는 매년 9월 첫째주 토요일 ‘포도밭 작은 예술제’를 개최해왔다.9년전 김춘수 시인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올해에는 지난 2일 이수익 고두현 이덕규 시인 등 20명의 문인과 독자 150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루었다. 시 낭송도 하고 라이브 공연 등 작은 음악회도 열렸다. 끝무렵에는 포도를 발로 밟아 포도주를 만드는데 이때 빚은 포도주는 다음해 예술제 행사때 쓰인다. 포도밭 주인 류기봉(42)씨. 농부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93년 김춘수 선생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에 등단했다. 까닭에 생전의 김춘수 선생을 각별히 모셔 문단의 훈훈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동안 ‘장현리 포도밭’‘포도눈물’‘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 등의 시집을 연달아 발간,‘포도시인’이란 별칭도 생겼다. 최근에는 산문집 ‘포도밭 편지’를 펴내 ‘글수확’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 ‘사단법인 흙살리기참여연대’에서 제정한 ‘2006년 흙사랑생명사랑 상’을 수상했다. 이날 오후 손님들이 돌아간 후 류 시인과 마주앉았다.9월은 1년 농사의 결실을 맺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스승 김춘수 시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한 계절이다. 그래서 스승 얘기를 먼저 꺼냈다. 류 시인은 생전에 스승의 집을 일주일에 두번씩 꼬박꼬박 찾아 안부를 묻곤 했다.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매달 한번씩 누워 계신 스승의 묘지(경기도 광주)를 찾아 “스승님, 저 류군 왔습니다.”라고 큰 절을 올린 뒤 주위의 잡풀을 뽑고 돌아온다. 또 가끔 가평, 양평, 광주 등 함께 나들이했던 음식점에 가서 혼자 식사를 하며 생전에 스승과 나눴던 대화를 떠올리곤 한다. 프랑스의 한 시골마을 포도밭에 다녀온 얘기며, 돌아가시던 해에 “올해 포도 예술제 행사는 내가 직접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어 흥을 돋우겠어.”라고 했던 모습 등등을 생생하게 떠올린다. “다행히 선생님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눴을 때 녹음을 많이 해두었습니다. 그때도 줄줄이 받아적기만 하면 전부 주옥같은 시가 됐지요. 또 ‘류군 이거 가지고 가’하면서 대학때 깨알같이 적어두었던 메모노트 등 여러 흔적들을 제게 남겨주시고 떠나셨습니다.” 그래서 류 시인의 꿈은 ‘김춘수 문학관’ 설립이다. 이곳에 스승이 남겨준 문학적 유품을 전시할 생각이다. 포도농사를 열심히 짓는 것도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올해 포도농사는 어떻게 됐을까.“포도밭은 3000평되지만 출하용으로는 1000평정도밖에 안된다.”면서 나머지 2000평은 포도밭 분위기를 내는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과 달리 햇볕을 잘 받아서인지 수확량이 약간 늘어 매출액을 5000만원정도로 추산하고 있다.“유기농으로 재배한 지 10년된 나무들 중에서는 약 80%,5년된 나무에서는 50%가량이 튼실한 열매를 만들어내고 있지요. 보통 유기농으로 자리잡히려면 토양 자체가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보통 7∼8년은 걸립니다.” 그가 유기농법으로 바꾼 것은 1994년 어느날이었다. 밭에 제초제를 뿌리는데 풀들이 살려달라는 아우성같은 소리를 들었던 것. 그날로 생각을 바꿔 충북 괴산의 한국자연농업학교에 들어가 유기농법을 배웠다. 하지만 갑작스런 변화로 오히려 나무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열매들이 볼품없어지고 또 껍질이 두꺼워진다는 사실을 체험했다. 유기농법을 사용한 첫 해 수확량은 고작 200만원정도. 나무 10그루 중 겨우 1그루만이 열매를 맺었다. “유기농법으로 바꾼 후 포도농사가 자꾸 실패하자 김춘수 선생님이 하루는 이런 제안을 하셨지요.‘포도밭에다 그림도 걸어 놓고, 음악회도 열고, 시낭송도 하고, 문화상품도 곁들이면 어떻겠는가. 마침 자네도 시를 쓰면서 포도농사를 짓고 있으니 좋은 조건 아닌가.’라고 말입니다.” 스승의 권유대로 지난 98년 처음으로 ‘시인 류기봉 포도밭 시 그림전’을 열었다. 이는 유기농법에 이어 최초의 ‘문화농법’을 접목한 셈이다. 이후 해마다 20여명의 시인과 소설가들이 햇포도가 출하되는 9월초에 만나 작은 행사를 꾸준히 열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도 소문이 나 올 9월에는 매주 200여명씩 찾고 있다. 원래 류 시인은 신학대학에 입학했지만 평소 시인이 되고픈 열망을 버리지 못해 수업만 끝나면 청계천 헌 책방을 자주 찾았다. 결국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시를 쓰는 ‘농부시인의 길’을 걸었다. “시 공부를 해서 시인 자격증(등단)을 땄지만 시는 돈이 안된다. 그렇다고 17년 농사했는데도 역시 돈이 안된다.”고 씁쓰레하게 웃는 농부시인. 하지만 “포도밭에 귀 기울자, 내 삶과 시가 꽃을 피웠다. 포도나무는 그렇게 내 삶의 뿌리이자 시감(詩感)의 원천이 아닌가.”라고 하며 구멍뚫린 밀집모자를 푹 눌러쓰고 다시 포도밭으로 향했다. km@seoul.co.kr 사진 김현호 제공 ■ 그가 걸어온 길 ▲1965년 경기 가평 출생 ▲83년 광동실업고 졸업 ▲85년 군입대 ▲90년 한국성서대학 외국어학과 졸업 ▲93년 고 김춘수 선생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에 등단 ▲98년∼현재 ‘포도밭 작은 예술제’개최 ●주요 작품 장현리 포도밭(2000년, 문학세계사), 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04년, 글나무), 포도눈물(05년, 호미), 포도밭편지(06년, 예담) 등 ●수상경력 2006년 흙사랑생명사랑상 수상(사단법인 흙살리기참여연대 제정)
  • “軍복무 경험이 재범 억제효과”

    “軍복무 경험이 재범 억제효과”

    군 복무 경험이 범죄 전과자들의 재범(再犯)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군대 특유의 규율과 통제가 범죄심리를 완화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형사정책연구원 강은영 연구원은 6일 이화여대 사회학과 박사학위 논문 ‘경력 범죄자의 성인 초기 범죄 지속과 중지에 관한 연구’를 통해 “군대에서의 경험이 범죄 전과자들의 재범 예방에 긍정적인 기능을 하는 것이 실증적으로 증명됐다.”고 밝혔다. 범죄 전과자 중 군대에 갔다 온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다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낮고, 군 복무를 오래한 사람일수록 심각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 연구원은 전국 5개 교도소의 동종 실형 전과 2범 이상 체포경력 5회 이상 30∼35세 남성 상습 범죄자 390명을 대상으로 과거 10년간 범죄를 추적했다. 논문은 군복무·교육·직업·혼인 등 4가지 요인이 재범자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 수치화했다. 개인 범죄율(범죄빈도)의 경우 취업기간 -0.403, 군복무 여부 -0.135, 혼인기간 -0.132, 교육기간 -0.027로 나타났다. 수치가 마이너스(-)로 내려갈수록 범죄의 특성을 약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군복무 경험이 재범 억제에 취업기간 다음으로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의 전문화에서는 군복무 -0.062, 교육기간 0.047, 취업기간 0.132로 나타나 군대가 범죄의 전문화를 떨어뜨리는 데 가장 나은 것으로 밝혀졌다. 범죄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군입대 경험은 -0.042로 긍정적인 영향이 강했다. 강 연구원은 “군 생활이 규율을 준수하고 사회질서를 지키는 태도를 갖게 해 한국 사회에서 군대를 갔다온 사람은 스스로 자신을 억제하고 ‘이러면 안 되지.’하는 식의 자기통제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일부 범죄자에게 교도소 수용 대신 군복무와 똑같은 체험을 하게하는 부트캠프를 실시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범죄를 늦게 시작하고 비폭력적 범죄를 주로 저지르는 저위험군의 상습범을 대상으로 부트캠프와 같은 제도의 도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백차승, 美 시민권 획득

    군입대 기피 의혹과 관련, 소문이 무성했던 시애틀 매리너스의 백차승(25)이 지난해 4월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면서 올 1월10일 ‘국적 상실로 인한 병적 제적’, 즉 병역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 서울대도 ‘취업전쟁’

    서울대도 ‘취업전쟁’

    서울대가 다음달 16일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첫 ‘인턴십 박람회’를 개최한다. 국내외 기업과 글로벌 기업 등 50여개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어서 여느 취업 박람회 못지않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가 이처럼 인턴십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은 입학하자마자 사법시험이나 행정·외무고시, 공인회계사 시험 등에만 매달리던 학생들이 이제는 취업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외 50여개 기업 참여 취업박람회 버금 2004년에서야 뒤늦게 첫 취업 박람회를 개최했던 서울대가 다른 대학들보다 먼저 ‘인턴십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하자 다른 대학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연세대 취업정보실 김준성 부실장은 “연세대가 1999년 처음 취업 박람회를 개최했는데 서울대는 5년 후에야 처음 개최할 정도로 취업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인턴십 박람회’라는 좋은 아이디어가 서울대에서 먼저 나왔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과거 서울대는 재학생 중에 고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워낙 많고 마음만 먹으면 취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취업률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많은 학생들의 관심이 취업으로 옮아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졌다. 졸업 후 군입대나 대학원 진학 등을 제외한 서울대 학생들의 순수 취업률은 2000년 43.8%를 기점으로 조금씩 올랐다.2001년 44.7%,2002년 64.2%,2003년 60.1%,2004년 59.5%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66.7%에 이르고 있다. 학생들의 관심이 취업에 쏠리자 서울대는 2004년 처음으로 취업 박람회를 개최했다. ●“정확한 정보 제공… 피해 방지 효과” 서울대 학생들의 경력관리에 도움을 주고 취업을 지원하는 경력개발센터는 사법시험 제도가 대폭 바뀌는 내년 이후에는 더 많은 학생들이 취업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력개발센터 유현실 전문위원은 “서울대 학생들도 앞으로 ‘커리어 디자인’에 더욱 치중해야 할 것”이라면서 “유명 회사의 인턴은 경력관리를 위한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유 위원은 또 “외국에 나가게 되는 외국계 회사 인턴의 경우 학생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가 어렵고,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면서 “이번 박람회를 통해 인턴 채용 관련 사고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는 ‘인턴십 박람회’에 앞서 오는 6∼7일 제3회 취업 박람회를 개최한다.54개 기업이 참여해 서울대 졸업 예정자와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현장에서 채용도 할 예정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2030년 세계10위 복지국가에

    2030년 세계10위 복지국가에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10위의 복지국가로 도약시킨다는 내용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2030년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만 9000달러로 현재의 1만 6000달러에 비해 3배로 높아지고,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IMD) 기준 국가경쟁력은 29위에서 10위로, 삶의 질은 41위에서 10위로 각각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정부는 이를 실현하려면 2030년까지 모두 1100조원(국채발행시 이자비용 포함 1600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며, 재원 확보 방안은 국민적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장병완 기획예산처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국무위원, 민간 전문가 등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전 2030 보고회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비전 2030-함께 가는 희망한국’이라는 중장기비전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양극화를 해결하지 않고는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복지국가를 실현할 수 없다며 이를 위해 ▲성장동력 확충 ▲인적자원 고도화 ▲사회복지 선진화 ▲사회적 자본 확충 ▲능동적 사회화 등 5대 전략을 내놓았다. 정부는 감소 추세에 있는 노동인구를 늘리기 위해 군입대 연령을 낮추고 여성과 중고령자의 취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또 취학 연령을 낮추고 초·중·고의 방과후 활동 확대로 5년 안에 사교육을 흡수하는 정책방안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공적연금 수급률은 2005년 17%에서 2010년 30%,2020년 47%,2030년 66%로 높여 노인의 3분의 2가 연금혜택을 받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진료비 대비 건강보험 지원비율도 2005년 65%에서 2030년 85%로 대폭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리기 위해 보육시설을 대폭 확충, 육아서비스 수혜율을 현재 47%에서 74%로 높이고 대신 육아비용 부모부담률은 현재의 절반 수준인 37%로 낮출 계획이다. 또 대학의 구조개혁과 질적 향상을 위해 국립대학 통폐합과 함께 입학정원을 현재 8만 3000명에서 2009년 7만 1000명으로 줄이고 서울대·울산국립대·인천시립대 등 5개 안팎 대학의 법인화를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0개 과제를 선정,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마련하고 특히 시급성과 중요도를 감안해 50대 핵심과제를 선정했다. 정부는 이같은 비전을 실현하려면 2006∼2010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0.1%,2011∼2030년에는 GDP의 2.1%에 이르는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2007∼2010년에 필요한 4조원은 증세 없이 세출구조조정, 비과세·감면 축소, 전문 자영업자 세원노출 등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1∼2030년의 1096조원은 증세로 충당할지, 국채발행으로 해결할지, 아니면 국채와 증세를 혼합할지 등에 대한 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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