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군인
    2025-08-06
    검색기록 지우기
  • 고백
    2025-08-06
    검색기록 지우기
  • 빌보드
    2025-08-06
    검색기록 지우기
  • 적재
    2025-08-06
    검색기록 지우기
  • 백지영
    2025-08-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2,571
  • 국정원이 전한 생포 북한군 진술 “전쟁인 줄 몰라…상당수 병력 손실”

    국정원이 전한 생포 북한군 진술 “전쟁인 줄 몰라…상당수 병력 손실”

    국가정보원은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 군인이 전투 중 상당수 병력 손실이 있었다고 증언했다고 12일 밝혔다. 국정원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SBU)과의 실시간 공조를 통해 북한군 생포를 포함한 현지 전장 상황을 파악한 결과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9일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북한군들은 쿠르스크 전선에서 부상을 당한 채 생포됐으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생포된 북한군 가운데 1명이 조사 과정에서 자신은 전쟁이 아닌 훈련을 받기 위해 이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가 러시아에 도착한 뒤에서야 파병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소개했다. 이 북한군은 특히 전투 중 상당수의 병력 손실이 있었고 자신은 낙오돼 4~5일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다가 붙잡힌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북한군 포로와 관련해 SBU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관련 정보를 지속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공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생포된 북한군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돼 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알렸다. 이들의 심문 과정에 국정원 등 한국 정부가 관여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AFP 등 외신들은 생포된 군인들이 현지에 파견된 한국 국정원의 통역 지원으로 SBU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 “왼쪽, 니는 잘했나!” 나훈아에 “웃긴 양반, 오지랖”…야권 반기

    “왼쪽, 니는 잘했나!” 나훈아에 “웃긴 양반, 오지랖”…야권 반기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왼쪽”을 거론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을 비판한 가수 나훈아를 저격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 지사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양비론이 아닌 시대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라는 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문제는 좌가 우가 싸우는 진영논리가 아닌 시대적 과업”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나 또한 나훈아의 팬이지만 그의 탄핵 시국 관련 발언은 아무리 팬이어도 동의하기 어렵다. 아니 심히 우려스럽다”며 “평상시 같으면 좌·우 싸우지 말고 통합정신으로 정치를 잘해야 한다는 말씀이 지당하고 백번 옳다. 그러나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는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하마터면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처럼 모든 것을 통제받는 독재시절로 되돌아갈 뻔했다. 지금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그래서 윤석열이 탄핵심판대에 서게 된 것인데, 단순히 좌와 우가 싸우는 진영논리로 작금의 현실을 이해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좌·우의 문제가 아닌, 국가 기본을 바로잡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대단히 중대한 시대적 과업”이라며 “우도 문제지만 좌보고 ‘니는 잘했나’ 이런 양비론으로 말하면 대한민국 정의는 어디에 가서 찾아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반국가적 행위에 대하여 국가수사기관들이 하루빨리 윤석열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 반드시 시시비비를 가리고 그 책임을 물어 정의를 바로 세울 일이지 양비론으로 물타기 하고 사회 혼란을 부추길 일은 결코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김 지사는 “나훈아 선생은 대중문화 대통령이나 다름없다”면서 “문화가 아닌 비상시국 언급에서는 그 영향력을 생각할 때 좀 더 신중한 발언을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무슨 오지랖이냐”라고 반기를 들었다. 김 의원 역시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나훈아 참 웃긴 양반”이라며 “한평생 그 많은 사랑 받으면서도 세상일에 눈 감고 입 닫고 살았으면 갈 때도 입 닫고 그냥 갈 것이지 무슨 오지랖인지 참 어이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훈아씨 그냥 살던 대로 살아라. 당신 좋아했던 팬들 마음 무너뜨리지 말고”라고 덧붙였다. 앞서 나훈아는 지난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고별 공연에서 자신의 왼팔을 가리키며 “니는 잘했나!”라고 외쳤다. 비상계엄과 탄핵 소추 등 혼란스러운 정치권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두 팔을 들어 보이며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고 했다. 또 “우리 어머니는 형제가 어떤 이유가 있어도 싸우면 안 된다고 했다”며 “하는 꼬락서니가 정말 국가를 위해서 하는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나훈아는 그러면서 “여러분, 지금 우리 머리 위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텔레비전에서 어떤 군인들은 계속 잡혀가고, 어떤 군인은 찔찔 울고 앉았다. 이것들한테 우리 생명을 맡긴다? 웃기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 국정원 “북한군 생포 맞다…전투중 상당수 병력 손실 진술”

    국정원 “북한군 생포 맞다…전투중 상당수 병력 손실 진술”

    국가정보원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9일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 군인이 전투 중 ‘상당한 병력 손실’을 증언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이어 “북한군 포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SBU)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관련 정보를 지속 공유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들은 쿠르스크 전선에서 다친 채 붙잡혔으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국정원이 우크라이나 당국과 관련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힘에 따라 이들의 심문 과정에 한국 정부가 참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또 키이우로 후송된 이들이 보안국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에 따르면 생포된 북한군 중 1명은 지난해 11월 러시아에 도착해 일주일간 러시아 측으로부터 군사훈련을 받은 후 전장으로 이동했다고 진술했다. 해당 군인은 전쟁이 아닌 훈련을 받기 위해 이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러시아 도착 후에야 파병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전투 중 상당수 병력 손실이 있었고 본인은 낙오되어 4∼5일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다가 붙잡혔다고도 털어놨다. 우크라이나군이 여러 차례 시도 끝에 북한군을 생포함에 따라 이들의 신병 처리 문제에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가 생포된 북한군을 러시아군 소속으로 인정한다면 ‘포로의 대우에 관한 제네바협약’에 따라 전쟁포로 지위가 부여되고 러시아 측으로 송환 대상이 된다. 러시아와 북한 모두 자국군 소속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이들은 ‘불법 전투원’ 등으로 간주돼 전쟁포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 “생포 북한군 05년·99년생, 국정원이 통역…훈련인 줄 알았다고” (영상)

    “생포 북한군 05년·99년생, 국정원이 통역…훈련인 줄 알았다고” (영상)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2명은 각각 2005년, 1999년 출생한 저격수와 소총수로 전해졌다. 이들은 각각 머리와 다리를 다친 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후송돼 치료를 받는 한편, 현지에 파견된 한국 국가정보원의 통역 지원 하에 우크라이나 보안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쿠르스크 전장에서 생포한 북한군 신상과 현재 상태를 구체적으로 알렸다. 보안국에 따르면 포로 중 한 명은 2005년생(20세)으로, 소총병으로 2021년 입대했다. 그는 생포 당시 시베리아 남부 투바 공화국 출신의 26세 안톤 아리우킨이라는 러시아 군인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가을 러시아에서 1주일간 러시아군과 협동작전 수행 훈련을 받았을 때 신분증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이 병사는 자신이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이 아닌 훈련을 위해 파견된 것이라고 믿었다고 진술했다. 1999년생으로 26세인 다른 한 명은 2016년에 입대해 저격수로 복무했다고 말했다. 이 병사는 턱을 다쳐 말을 할 수 없는 탓에 종이에 답변을 적는 식으로 심문이 이뤄지고 있다. 현지 의사에 따르면 한 명은 두개안면 부상으로 치과 치료를 받을 예정이며, 다른 병사는 하퇴골 골절 상태다. 보안국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한 명은 턱에, 한 명은 양손에 붕대를 감은 채 병원으로 보이는 시설의 침대에 누워 있었고 빨대로 물을 마시기도 했다. 보안국은 치료 및 심문을 위해 이들을 키이우로 후송했으나 영어나 러시아어, 우크라이나어를 할 줄 몰라 국정원과 협력하는 한국인 통역사를 통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군 포로는) 국제법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적절한 조건에서 구금돼 있다”고 보안국을 밝혔다. 앞서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 84전술그룹과 공수부대가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한 명은 지난 9일에 붙잡혔으며 다른 한명의 생포 시기는 언급되지 않았다. 보안국은 북한군 생포에 대해 “북한이 러시아의 전쟁에 참여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첫 북한 전쟁 포로들이 키이우에 있다”면서 “용병이 아닌 정규 북한군”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 군인을 생포해 신상 내역과 함께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우크라이나 매체가 북한군 생포를 보도했으나 국정원은 지난달 27일 해당 북한군이 부상 악화로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다친 북한군 몇 명을 생포했으나 심각한 부상으로 모두 사망했다고 말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생포된 북한군을 통해 러시아의 군사작전 및 북러 협력과 관련한 중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생포된 포로들은 북한과 러시아 간 협력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러시아 군사작전과 북한군의 상호작용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포된 북한군 2명의 신병처리는 아직 미지수다. 일단 젤렌스키 대통령이나 시비하 외무장관의 발언을 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들을 북한군 전쟁포로로 분류하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생포된 북한군을 러시아군 소속으로 인정한다면 ‘포로의 대우에 관한 제네바협약’에 따라 전쟁포로 지위가 부여되고 러시아 송환 대상이 된다. 러시아와 북한 모두 자국군 소속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이들은 ‘불법 전투원’ 등으로 간주돼 전쟁포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병사들이 한국행을 원할 경우 귀순도 가능할 수 있다는 지적도 하지만 ‘모든 국적의 포로를 전쟁포로로 대우하며 북한군 병력도 우크라이나인과 교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전 발언 등을 감안할 때 간단한 일은 아니다. 북한군은 작년 11월부터 가을부터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됐다. 파병군 규모는 1만 1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 “왼쪽, 니는 잘했나”…나훈아, 은퇴 콘서트서 정치권 작심 비판

    “왼쪽, 니는 잘했나”…나훈아, 은퇴 콘서트서 정치권 작심 비판

    가수 나훈아(78)가 약 58년 가수인생을 정리하는 마지막 콘서트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두고 사분오열한 정치권 전체를 비판했다. 11일 가요계와 참석자 후기 등에 따르면 나훈아는 전날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KSPO)돔에서 열린 전국 투어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LAST CONCERT)’ 서울 공연 첫날 무대에서 정치인들을 겨냥해 “지금 하는 짓거리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냐”고 쓴소리를 했다. 나훈아는 “이제 그만두는 마당에 아무 소리 안 하려고 했는데, 내가 요새 방향 감각이 없다. 오른쪽이 어디고, 왼쪽이 어디고”라며 지휘자를 향해 “내 팔의 왼쪽과 오른쪽이 어디냐”고 물었다. 이어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며 왼쪽 역시 잘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일련의 사태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나훈아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같은 달 7~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윤 대통령을 주로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훈아는 이와 관련 “자기들이(언론들이) 자기네 쪽으로 유리하게만 말하더라. 이번엔 확실히 얘기하겠다. 오른쪽이 어데고(어디고), 왼쪽이 어데고. 니는 잘했나”면서 정치권을 싸잡아 겨냥했다. 특히 어릴 적 자신과 친형이 다툴 때 둘을 어머니가 함께 혼냈다는 얘기를 꺼내며 “형제는 싸우면 안 된다고 하셨다. 느그(너희들) 하고 있는 꼬라지가 정말 국가, 국민을 위한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 국방과 경제 생각을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금 우리 머리 위에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인데, 텔레비전에서 군인들이 계속 잡혀 들어가고 어떤 군인은 울더라. 여기에 우리 생명을 맡긴다니 웃기지 않냐”면서 “중요한 것은 언론들이 그걸 생중계하고 있다는 거다. 저런 건 생방송에 비추면 안 된다. 북쪽 김정은이 얼마나 좋아하겠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나훈아는 10일 공연을 시작으로 12일까지 케이스포돔에서 총 5차례 공연을 열고 약 7만 관객과 만난다. 지난 4월 인천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진행해온 은퇴 콘서트의 종착점이다.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나훈아는 ‘사랑’ ‘영영’ ‘잡초’ 등 직접 쓰고 부른 노래만 1200여곡에 달한다. 지난해 2월 자필 편지로 “박수 칠 때 떠나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한다”며 은퇴를 발표했다.
  • “항명이란 무엇인가”…계엄군과 박정훈의 엇갈린 ‘명령 불복종’ [FM리포트]

    “항명이란 무엇인가”…계엄군과 박정훈의 엇갈린 ‘명령 불복종’ [FM리포트]

    “사건 이첩 보류 권한 없다”…항명죄 무죄의 이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지난 9일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항명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것은 ‘까라면 까’로 대변되는 군대 문화에 새 이정표를 세운 사건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상부의 명령에 따라 군부대가 출동했던 일,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호를 두고 국방부가 경호처의 명령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일 등이 얽히면서 무조건적인 상명하복 문화가 요즘에는 달라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단장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순직 사건에 대한 조사기록의 민간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의 명령이 군사상 의무를 부과하는 명령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러나 해당 지시는 따를 이유가 없는 정당성이 부족한 명령이라고 판단했다. 판결의 이해를 위해서는 2022년 7월 시행된 개정 군사법원법을 살펴봐야 한다. 개정된 법에는 군 사망·성범죄·입대 전 범죄에 대해서는 민간에서 관할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군이 초동조사에서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면 ‘지체 없이’ 사건을 민간에 이첩해야 한다. 군이 사건을 은폐하거나 조작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VIP(대통령) 격노설’과 관련해 재판부가 별다른 판단을 내리지 않았지만 명시적으로 드러난 국방부 장관→해병대사령관→해병대 수사단장으로 내려오는 명령 체계를 따르지 않은 행위가 죄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채 상병 사건이 법에 따라 민간에 이첩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법령의 제정 취지와 목적에 맞도록 해석함이 상당하다”라며 군에 이첩을 신속하게 진행할 의무는 있지만 중단을 지시할 권한은 없다고 봤다. 불법이든 합법이든 군인이라면 상부의 명령에 무조건 따라야 했던 군사정권 시절에는 감히 상상할 수 없던 장면이다. 김용현 “명령 따르지 않으면 항명죄로 처벌한다” 박 전 단장 사례의 반대편에는 지난달 발생한 12·3 비상계엄이 있다. 계엄을 주도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계엄 선포 후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개최·주재해 자신이 전군을 지휘하겠다면서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항명죄로 처벌한다”고 말해 군이 움직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의 명령에 따라 정보사령부, 방첩사령부, 수도방위사령부, 육군특수전사령부 부대원들이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등의 시설을 통제하기 위해 출동했다. 이후 몇몇 지휘관이 국회에 출석해 “부당한 명령이었다”는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당시에 적극적으로 항명하지 않은 것을 두고 비판이 일었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군인복무기본법) 제25조는 ‘군인은 직무를 수행할 때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고 명령에 절대복종하는 문화에 익숙한 군인이 항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계엄 사태가 크게 비판받았고 이로 인해 ‘부당한 일에는 항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으면서 다양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 국회에서도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표발의로 군인복무기본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제25조에 ‘위헌·위법적 명령의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단서를 넣어 12·3 계엄과 같은 사태가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항명죄를 없앨 수는 없지만 기존에는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무조건 처벌을 받도록 된 것을 법리 다툼을 할 수 있게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위법성의 판단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계엄처럼 극단적인 사례라면 공감대가 비교적 명확할 수 있지만 특정 사안에 대해 스스로 부당하다고 느낀다는 이유로 너도나도 항명해버리면 군 기강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 영장집행 앞두고 軍 “병력 투입 안 돼” 항명을 둘러싼 문제는 대통령 관저 경호 문제와도 이어지고 있다. 한남동 관저는 수방사 55경비단이 외곽 경비를 맡고 있는데 국방부가 영장 집행 저지에 군 병력이 투입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55경비단이 경호처의 지시에 따라야 하지만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이 직접 “영장 집행을 저지하는 데 군 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국방부 측은 외곽 경비 본연의 역할을 벗어난 경호처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것은 “항명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호처가 국방부의 요구에도 군 병력을 2차 영장 집행 저지에 투입한다면 김 대행이 직접 해당 부대의 임무를 취소 또는 정지시키는 방식으로 부대를 철수하는 방안도 검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10일 국방부에 대통령 관저 경비를 강화할 것을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체포영장 집행으로) 긴박한 상황에서 대통령과 대통령 관저에 대한 경호와 경비 업무는 그 어느 때보다 강화돼야 한다”며 이런 주장을 펼쳤다. 그는 “대통령 관저를 경비하는 55경비단은 경호처의 지휘를 받아 외부인의 무단침입이나 공격에 대해서 방어하고 보호해야 한다”며 “불법 침입은 군사시설의 보호라는 임무에 의해 제지돼야 함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윤 변호사는 국방부를 향해 “위법하고 부당한 지시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경비 병력 역시 위법하고 부당한 지시를 따를 의무가 없으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게 임해야 한다”고 말해 55경비단에 ‘항명’을 주문했다. 군이 여전히 정치적 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55경비단이 어느 지시에 따라 누구에 항명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FM리포트’는 우리 군이 지켜야 할 규범(Field Manual), 우리 군이 나아갈 미래(Future of Military)에 대해 씁니다. 잘못을 비판하고 나은 대안을 고민하며 정예 선진강군 육성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 “납득 어렵다”…박정훈 ‘무죄’에 임성근 ‘발끈’ 왜?

    “납득 어렵다”…박정훈 ‘무죄’에 임성근 ‘발끈’ 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에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무죄를 선고받은 것을 두고 10일 반발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박정훈 대령이 항명죄를 저질렀는데 이와 달리 판단한 군판사의 조치는 일반 보병인 저로서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날 중앙지역군사법원은 박 전 단장의 항명 혐의에 대해 상부의 이첩 보류 명령이 분명하지 않았고 이첩 중단 명령은 근거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군형법상 항명죄가 성립되려면 정당한 명령에 불응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애초에 정당한 명령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임 전 사단장은 판결문에 박 전 단장이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으로부터 조사 내용의 민간경찰 이첩 보류를 명확히 지시받지 않았다는 취지의 내용이 적혀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법률전문가가 아니기에 법적인 관점에서 판결 내용이 타당한지 판단하는 데 한계가 많다”면서도 “다만 판결문 내용 중 제가 사관생도 시절부터 장군이라는 고위 장교에 이르기까지 그간 배운 바와 경험한 바에 상치되는 점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임 전 사단장은 “국방부 장관의 명시적 명령의 내용을 사령관과 그 참모가 명확히 인식한 상태에서, 또 그 명령의 수명 여부 및 수명 방법에 대해 결론을 맺지 않은 상태에서 참모가 사령관의 승인을 받지 않고 장관의 명시적 명령에 반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을 합법으로 허용하는 나라가 없다. 그런 군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 생각에 김 전 사령관과 박 전 단장이 국방부 장관의 구체적인 명령 내용을 정확하게 인식한 이상, 박 전 단장의 입장에서 김 전 사령관으로부터 ‘장관의 명령에 반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점에 대한 명시적 승인을 받지 않은 이상 항명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판결문을 보면 이첩 보류 지시에 대한 항명과 이첩 중단 지시에 대한 항명을 나눠 다루고 있다”면서 “이첩 보류 지시의 경우 그간 정당한 명령인지 여부가 가장 중대한 이슈였음에도 불구하고 군판사는 그러한 지시 유무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판단을 회피했다”라고 지적했다. 임 전 사단장은 앞서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됐으나 지난해 7월 경북경찰청이 그에게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채 상병의 유족들이 이의신청을 하면서 현재 대구지검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그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도 고발돼 수사받고 있다. 전날 무죄 판결 직후 박 전 단장 측은 국방부에 항소를 포기하라고 요구한 상태지만 군검찰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군인권센터도 이날 “공소권 남용의 주범인 국방부검찰단에 즉시 항소 포기를 요구한다. 한 사람의 양심 있는 군인을 집단 린치했던 군이 국민 앞에 사죄할 길은 항소 포기와 복직뿐”이라며 군검찰의 항소 포기 촉구 서명운동을 개시했다. 군검찰이 항소할 경우 2심 재판은 민간법원에서 진행된다.
  • “북한군, 일렬로 지뢰밭 걷게 해…인간 지뢰탐지기” 우크라 주장 [핫이슈]

    “북한군, 일렬로 지뢰밭 걷게 해…인간 지뢰탐지기” 우크라 주장 [핫이슈]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이 지뢰밭 밟기에 투입돼 사실상 ‘인간 지뢰탐지기’로 쓰이고 있다는 우크라이나군 주장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최근 러시아 쿠르스크주 마흐놉카 마을에서 북한군과 교전한 우크라이나군 제33 독립강습연대 예하 ‘빅캣’ 대대의 한 지휘관의 증언을 보도했다. ‘빅캣’ 대대에서 ‘레오파드’(호출부호)로 불리는 이 지휘관(중령)은 “북한 군인들이 ‘고기분쇄’ 전략 탓에 희생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인들이 지뢰제거차량을 투입하는 곳에, 그들은 그저 사람을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군이 서로 3~4m 떨어져 일렬종대로 지뢰밭을 통과한다”면서 “한 사람이 (지뢰를 밟아) 폭파되면 의무병이 따라가 시신을 수거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차례로 그것을 계속한다”고 설명했다. 레오파드 중령은 또 북한군이 신원 은폐를 위해 러시아군과 한 부대에 섞여 있었다면서 북한군은 소총과 기관총, 유탄발사기, 박격포를 주로 사용하고 드론은 아직 쓰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그는 “드론은 러시아군만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북한 군인들 역시 드론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고 파악한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북한군도 드론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의 대대가 러시아 수색병 한 명을 포로로 잡았지만, 북한군은 생포되는 것을 거부하고 죽을 때까지 싸우거나 도망치려고 했다고도 증언했다. 또 마을에서 밀려난 북한군이 숲에 숨으려고 했지만, 자국군의 열화상카메라가 그들을 쉽게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군 지휘관들이 인명 손실에 전혀 동요하지 않는 듯이 보였다고도 전했다. 그는 자국군의 드론이 북한군에게 수류탄을 투하했다며 “단 15분 만에 북한군 4명이 사망한 것을 봤고, 이틀간 내가 직접 확인한 사망자만 120명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마흐놉카 마을에서는 지난 4일부터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충돌이 이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틀 사이에 북한군 1개 대대가 전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개 대대의 정확한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로이터 통신은 1개 대대에 속한 군인이 수백 명 정도라고 보도했다. 지난 7일 북한군 1개 대대가량이 다시 진격했고 ‘빅캣’ 부대와 제61기계화여단이 이 마을을 차지하기 위한 작전에 나섰다. 레오파드 중령은 “9일 우크라이나군이 적군의 공격을 막아내고 마을 깊숙이 진격했다”면서 “다만 적들이 재집결하고 있다. 평화 협정 테이블에서 가장 좋은 패를 쥐기 위한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밤마다 ‘이것’ 참았더니 17㎏ 감량…박정민, 몰라보게 살 빠진 이유

    밤마다 ‘이것’ 참았더니 17㎏ 감량…박정민, 몰라보게 살 빠진 이유

    배우 박정민(37)이 새 영화 촬영을 위해 3개월 만에 17㎏ 감량에 성공한 비결을 공개했다. 매일 10㎞ 달리기와 저녁 식사 제한이 그의 극적인 변화 비결이었다. 박정민은 최근 유튜브 채널 ‘유인라디오’에 출연해 자신만의 다이어트 방법을 공개했다. 그는 “하루 10㎞ 러닝과 저녁 식사 제한으로 체중을 크게 줄였다”며 “처음엔 힘들었지만 이제는 슬렁슬렁 뛰어도 기분이 좋을 정도”라고 말했다. 진행자 유인나가 “그렇게 뛰고 나면 배가 고프지 않냐”고 묻자 “배가 고파도 저녁은 먹지 않으려 노력한다”며 “결과적으로 10㎏이 넘게 빠졌다”고 답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러닝이 전신 근육을 골고루 자극하는 최고의 유산소 운동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공복 상태에서 하는 운동은 체지방 연소 효과가 더 크다. 운동 시 탄수화물과 지방이 함께 연소되는데, 공복에는 체내 탄수화물이 부족해 지방이 더 많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또한 저녁에는 신진대사가 저하되고 활동량도 줄어 섭취 열량이 지방으로 쉽게 축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오후 6~7시쯤 가벼운 저녁 식사를 하고, 늦어도 취침 3시간 전에는 식사를 마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박정민은 최근 쿠팡플레이 드라마 ‘뉴토피아’ 제작발표회에서도 “배우의 의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휴민트’ 촬영을 위해 17㎏을 감량했다”고 밝혔다. 그는 “컨디션은 좋지 않지만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월 7일 공개되는 ‘뉴토피아’는 좀비가 출몰한 서울 도심을 배경으로, 군인 재윤(박정민)과 곰신 영주(지수)의 이야기를 그린다. 박정민은 부대원들을 이끄는 군인 역을 맡아 강인한 면모를 선보일 예정이다.
  • 젤렌스키 “북한군 4000명 사상…현대전 배워 태평양서 사용 가능성” [핫이슈]

    젤렌스키 “북한군 4000명 사상…현대전 배워 태평양서 사용 가능성” [핫이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사상자가 40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AP·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북한은 국민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오늘까지 4000명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일 미국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북한군이 지금까지 3800명 죽거나 다쳤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가 추정한 북한군 사상자 수가 나흘 만에 200명 더 늘어난 것이다. 다만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북한군 사상자 숫자를 약 1200명으로 추산한다고 AP는 짚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군이 러시아 파병을 통해 현대전을 배우고 있다”면서 북한이 이 경험을 태평양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 목표는 러시아에 평화를 강제할 수단을 최대한 많이 찾는 것이다. 나는 파트너들의 파견대 배치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본다”면서 서방에 지원군도 요청했다. 또 “지난해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파견대를 배치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더 실질적으로 노력하자”면서 “영국을 비롯한 일부 파트너로부터 이를 지지한다는 사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요구하는 외국 군대가 전투 병력인지, 휴전을 전제로 한 평화유지군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AFP는 지적했다. 지난 2일 언론 인터뷰에서는 평화협정 준수를 보장하기 위한 평화유지군 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기에 후자일 가능성이 크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와 모든 유럽을 위해 이 전쟁을 품위 있게 끝내고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러시아의) 북한과 결탁은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나약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정부 당국자는 로이터에 “미군이 아시아에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 대비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작전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장관 “러시아군 사상자 약 70만 명, 전체 병력의 3분의 2 이상”UDCG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 주도로 구성된 나토 산하의 지원국 장관급 협의체다.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앞서 마지막으로 회의를 주재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전쟁 발발 이후 발생한 러시아군 사상자는 현재까지 약 7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군 총병력의 3분의 2를 넘는 수준이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해 11월 러시아는 하루에 약 1500명의 군인을 잃었다”며 “이를 보충하기 위해 러시아는 죄수와 용병들을 모집했고 북한군까지 전쟁에 투입했다. 이는 푸틴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중단하면 더 많은 침략과 혼란, 전쟁을 불러올 것이라며 차기 행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게 되면서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조율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주도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구성된 나토 산하조직 우크라이나 안보지원훈련(NSATU)이 UDCG의 역할을 넘겨받을 가능성이 크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철회하면 EU가 주도할 준비가 됐다고 동의하면서도 미국의 향후 지원에 대해 추측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 ‘계엄의 별들’ 보직해임 절차 돌입…징계는 어떻게?

    ‘계엄의 별들’ 보직해임 절차 돌입…징계는 어떻게?

    국방부가 12·3 비상계엄 사태에 깊이 관여한 지휘관들에 대한 보직해임 및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보직해임은 이르면 설 전에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보직해임 심의 사실을 개별적으로 통보했다”며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10일가량의 시간이 더 필요해 다다음주쯤이면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자는 계엄 사태 때 소속 부대 병력을 국회 등으로 보낸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 문상호 정보사령관 등이다. 앞서 군 당국은 이들과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에 대해 직무정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여 사령관과 문 사령관에 대해선 국방부, 곽 사령관과 이 사령관에 대해선 육군 주관하에 각각 보직해임심의위가 열릴 전망이다. 이들은 현재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 심의를 거쳐 보직해임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속기소된 박 총장의 보직해임에 대해선 추가적인 법률 검토가 진행 중이다. 보직해임 심의위원회는 규정상 심의 대상자보다 선임인 3인 이상의 위원으로 구성돼야 하는데 4성 장군인 박 총장보다 선임은 합동참모의장뿐이라 심의위 구성 자체가 안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보직해임 심의가 가능한지 또는 기소휴직 절차를 밟을지 결론이 나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들 장성에 대한 징계 절차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는 일정은 군검찰 수사 관련 기록과 법령 등을 다 검토해서 결정될 것”이라며 “징계 부분은 (보직해임보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징계 수위로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이상 중징계), 감봉, 근신, 견책(이상 경징계)이 있다. 계엄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볼 때 중징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파면과 해임은 제적, 신분박탈과 함께 각각 5년, 3년간 공직취임 불가 조치가 따른다. 파면 시에는 퇴직급여가 50% 감액된다. 정직 처분을 받으면 1~3개월간 직무종사가 금지되며 보수의 3분의 2가 감액된다. 연금 역시 영향을 받는다. 군인연금법 제38조 제4항은 ‘복무 중의 사유로 내란의 죄, 외환의 죄, 반란의 죄에 규정된 죄를 범하여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는 이미 낸 기여금의 총액에 민법 제379조에 따른 이자를 가산한 금액을 반환하되 급여는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나라에서 주는 연금은 못 받고 군 생활하면서 자기가 낸 기부금만 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중앙지역군사법원은 오는 23일 박 총장, 여 사령관, 이 사령관, 곽 사령관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문 사령관의 경우 공판준비기일이 다음달 4일로 정해졌다.
  • 공무상 재해로 인한 자녀 선천성질환도 공무원 장해등급 적용

    공무상 재해로 인한 자녀 선천성질환도 공무원 장해등급 적용

    앞으로 임신 중인 공무원이 공무수행 중 재해를 당해 출산한 자녀에게 선천성 질환이 발병하면 공무상 재해로 보고 공무원 장해등급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인사혁신처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무원 재해 보상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태아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유해 인자’를 산업재해보상보험 및 군인 재해보상과 유사하게 화학적·약물적·물리적 유해인자 등으로 규정했다. 열거되지 않은 유해인자는 역학조사를 통해 인과관계를 증명해 인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3월 임신 중인 공무원이 업무 중 발생한 재해로 선천성 질환을 가진 자녀(건강손상 자녀)를 출산하면 자녀도 공무원에 준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공무원 재해 보상법을 개정한 바 있다. 개정안에는 공무원이 일하다 다치거나 병을 얻어 재해 보상을 신청하면 소속 기관장이 직접 재해 경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는 공무원 연금 취급 기관에서 재해 경위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게 돼 있어 처리 지연 및 인정 여부 등을 놓고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소속 기관장이 직접 조사·확인 절차를 진행함에 따라 신속한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인사처는 기대했다.
  • [포착]죽여 달라는 적군 앞에 무릎 꿇은 러 병사, 왜?…충격적 뒷이야기 공개

    [포착]죽여 달라는 적군 앞에 무릎 꿇은 러 병사, 왜?…충격적 뒷이야기 공개

    우크라이나 병사가 러시아 병사와 백병전(총, 칼 등을 이용해 적과 직접 몸으로 맞붙어 싸우는 전투)을 벌이다 숨을 거두는 모습을 담은 영상의 충격적인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지난 4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노바아 가제타는 우크라이나 병사와 러시아 병사가 건물을 사이에 두고 총격을 받다가 이후 거리가 가까워지자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병사가 먼저 러시아 병사의 자동소총 총구를 잡았고, 두 사람은 이내 뒤엉켜 싸우면서 단검 등을 이용한 백병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병사는 러시아 병사의 단검에 여러 차례 찔려 큰 부상을 입었다. 우크라이나 병사는 “당신은 세계 최고의 전사”라며 “조용히 죽고 싶으니 싸움을 멈추자”고 말했다. 러시아 병사는 이에 응하며 물러섰고, 우크라이나 병사는 “엄마, 안녕”이라는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남긴 채 수류탄을 꺼내 터뜨렸다. 당시 영상은 우크라이나 군인의 헬멧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이었는데, 최근 당시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무인기(드론) 영상이 추가로 공개됐다. 두 군인은 손에 단검을 든 채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벌이던 중, 심한 부상을 입은 우크라이나 병사가 싸움을 멈추자고 말하자 놀랍게도 러시아 병사는 이에 응하며 죽어가는 적군 옆에 무릎을 꿇었다. 드론 영상에는 부상당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혼자 죽을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청한 뒤 “당신이 나보다 뛰어났다. 고맙다”고 말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를 본 러시아 병사는 칼을 거두고 그의 곁에서 조금 떨어진 뒤 잘 가라는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앞선 보도에서는 목숨을 걸고 전투를 벌인 우크라이나 병사가 러시아 병사와 ‘합의’ 끝에 수류탄을 터뜨려 사망했다고 전해졌지만, 실상은 이와 달랐다. 영상에 등장하는 러시아 병사는 시베리아 출신의 안드레이 그리고리예프는 “수류탄이 폭발하면서 우크라이나 병사는 손목이 잘리는 등 더 큰 부상을 입었지만 목숨은 붙어있었다”면서 “(수류탄 폭발 후에도 살아있었던) 그는 나에게 ‘끝내달라’고 말했고, 나는 그를 총으로 쏴 고통에서 벗어나게 도왔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우리가 백병전을 벌이게 됐을 때, 우리는 서로를 이해했다”면서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라는 것을 그(전사한 우크라이나 병사)도 이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싸움은 잔혹했지만, 놀라울 정도로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이 있었다”면서 “내가 그의 마지막을 알고 놓아줬을 때, 그는 내게 고맙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영상은 지난해 가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州) 트루도베에서 촬영된 뒤 러시아 매체를 통해 뒤늦게 공개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에서 러시아 군의 총사상자 수는 79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보고서를 통해 위 수치를 공개하며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총 42만 9660명의 사상자를 냈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 추정 사상자인 25만 2940명 보다 상당히 증가한 수치다. 우크라이나군 사상자 수도 상당하다. 미국 정보기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우크라이나군 사상자는 총 30만 7000명으로, 이중 전사자는 5만 7000명, 부상자는 25만명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군 전사자가 8만 명에 달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하지만, 우크라이나 당국은 정확한 사상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 유엔 “우크라 전쟁에 민간인 1만2천명 사망…포로 처형 급증”

    유엔 “우크라 전쟁에 민간인 1만2천명 사망…포로 처형 급증”

    3년간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 수가 1만 2000여명에 이르며, 최근에도 무인기(드론)와 장거리 미사일 등으로 인명피해가 크게 늘었다고 유엔이 밝혔다. 전쟁 범죄에 해당하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포로 즉결 처형도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9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에 따르면 나다 알나시프 유엔 인권최고대표 사무소 부대표는 전날 회의에서 약 3년 가까운 기간에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사망자 1만 2300여명이 나왔다고 보고했다. 그는 “이 수치는 확인된 사망자만 포함한 것이어서 실제 희생자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인명피해 규모는 증가세로 전해졌다. 알나시프 부대표는 작년 9∼11월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 수가 574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는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 사용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알나시프 부대표는 “러시아가 작년 11월 한 달간 우크라이나에 사용한 장거리 드론 수는 2000여대에 이른다”고 말했다. 특히 현장 영상을 보면서 조종할 수 있는 소위 ‘일인칭 시점 드론’을 사용한 공격은 사전에 민간인과 군인을 구별할 수 있는데도 민간인 사망자를 유발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유엔은 지적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헤르손 지역에서 작년 9∼11월 일인칭 시점 드론을 사용한 공습으로 사망한 주민이 35명 나왔다고 유엔은 덧붙였다. 러시아군에 붙잡힌 우크라이나군 포로가 즉결처형된 사례가 최근 급증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알나시프 부대표는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즉결처형한 것으로 확인된 것은 68건이며 최근 급증 추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 9∼11월 우크라이나군 포로 62명이 처형됐다는 의혹이 있으며 이 가운데 5건은 검증을 거쳐 사실로 확인됐다고 알나시프 부대표는 언급했다. 민간인의 경우,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에서 전쟁 발발 이후 170명이 처형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는 구금시설 내 수용자도 포함된다. 알나시프 부대표는 “즉결처형은 전쟁범죄로 반드시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며 “러시아는 이런 행위를 중단하고 책임자를 기소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세종로의 아침]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세종로의 아침]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영화보다 현실이 더 영화 같아서 관객이 줄어든 거 아닐까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한밤중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에 만난 한 영화 관계자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의 말마따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이 벌어지고 한 달이 넘었지만, 사태는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 영화는 현실을 기반으로 삼아 시각과 청각을 최대한 자극하기 위해 상상력을 곁들여 만드는 예술이다. 현실을 기반으로란 말은 좀처럼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2시간 안팎 러닝타임을 마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래서 계엄 이후 지금은 마치 한 달 넘는 영화를 보는 느낌마저 든다. 놀랍고, 무섭고, 화나고, 좌절하고, 기대하는 상태가 여태 지속되고 있다. 시각과 청각이 아플 정도로 자극적이다. 계엄 선포 날 ‘뉴스특보 봤어요?’ 카톡 메시지에 TV를 켜고 충격받은 기억이 여전하다. 대통령이 버젓이 계엄을 선포하는 모습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딥페이크 영상인 줄 착각할 정도였다. 이어 국회에 총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진입하는 장면을 생중계로 보고 있으려니 ‘서울의 봄’이 떠올랐다. 다행히 2시간 만에 국회가 계엄 해제를 가결하고, 이어 윤 대통령이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을 때만 해도 이 괴상한 영화의 러닝타임이 다한 줄 알았다. 그러나 곧 황당한 반전이 벌어졌다. 대통령을 심판하기 위해 국회가 헌법재판관 임명을 요구했지만 대통령 대행과 이어진 다음 대행은 마치 ‘왕의 남자’처럼 행동했다. 그러는 사이 대통령의 입을 대신하는 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유튜브에선 계엄이 옳았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일부 국회의원마저 대통령을 두둔한다. 무장한 군인을 국회에 보냈는데도 잘못한 일이 아니며, 법원을 통해 체포영장이 청구됐는데 불법이라 외치는 이들의 모습은 마치 대통령이 조종하는 ‘아바타’처럼 보인다. 그나마 ‘인천상륙작전’을 펼치길 바랐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처참하게 실패하고 아까운 시간만 날려 버렸다. 영화가 현실로 돌아오려면 비정상적인 것들이 정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현재는 진행 중이어서, 미래는 가늠만 할 수 있을 뿐이어서 답을 구하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과거에서 힌트를 얻는다. 얼마 전 별세한 정아은 작가가 낸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을 펼쳐야 할 이유다. 정 작가가 한 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던진 “전두환이 퇴임 후 남은 생을 감옥에서 보냈으면 윤 대통령이 계엄을 했겠느냐”는 질문은 지금 당장 유의미하다. 민주주의의 기반을 만든 시점이 된 ‘1987’ 이후 제대로 된 단죄가 있었는가 돌아본다. 거슬러 박정희·이승만과 같은 독재자, 그리고 조금 더 올라가 일제에 부역한 친일파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역사의 죄인들에게 너무 관대했던 것 아닐까. 이번 정부에서 친일파가 요직을 꿰차며 ‘기생충’처럼 득세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파묘’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그저 무서워서가 아니다.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해 현실을 잘 그려 냈기 때문이다. 이 괴상한 현실 속에서 분투하며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려는 노력도 한 편의 영화나 다름없다. 계엄이 일어나자마자 야광봉을 들고 거리로 나선 시민들, 눈이 내리는 길가에 은박 보온 담요를 두른 키세스단을 보고 있으면 울컥하는 아름다움과 함께하지 못한 죄송함을 동시에 느낀다. 이들의 노력이 과거가 된다면, 역사는 이들을 ‘영웅’이라 부를 것이다. 이 잔혹한 영화의 러닝타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으나, 클라이맥스를 넘어 결말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 후속편이 담아야 할 내용도 명확하다. 이번 내란 사태를 일으킨 이와 동조한 이들, 부추긴 이들에 대한 조사를 ‘피도 눈물도 없이’ 해야 한다. 몇 년 뒤엔 이들에게 온정을 베풀자는 목소리도 반드시 나올 터다. 그럴 땐 기억하자. ‘인정사정 볼 것 없다’. 김기중 문화체육부 차장
  • [지방시대] 충북지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지방시대] 충북지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한 달이 더 지났지만 아직도 12월 3일을 생각하면 섬뜩하다. 무장한 군인 수백명이 민주주의의 심장부인 대한민국 국회를 짓밟은 그날의 충격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는 평화로운 밤에 비상계엄이라니. 이보다 황당하고 무모한 불장난이 또 있을까. 국회가 계엄 선포 두 시간 만에 계엄 해제를 의결했으니 망정이지 군인들이 국회 장악에 성공해 아직도 계엄이 유지되고 있다면 어땠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국민의힘 주장대로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해 탄핵소추안 남발과 예산 삭감으로 국정을 마비시켰다고 하자. 아무리 그래도 대한민국의 모든 것을 흔들 수 있는 파멸의 버튼을 누른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생뚱맞아 보일지 모르지만 국민적 공분이 들불처럼 번지는 와중에 국민의힘 소속인 김영환 충북지사가 걱정됐다. 김 지사의 역주행 경력 때문이다. 그는 2023년 3월 윤석열 정부가 결정한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을 옹호하며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는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거센 비난을 받았다. 친일파 발언은 김 지사 주민소환 추진의 시작점이 되기도 했다. 2023년 7월에는 충북 청주 오송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사고 현장에 너무 늦게 간 것 아니냐’는 기자들 질문을 받자 “제가 거기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김 지사의 부적절한 발언이 국민들 영혼에 상처를 주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김 지사가 내란 사태에 맞서는 용기 있는 발언으로 국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보듬어 준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입을 굳게 닫고 도정에만 매진하기를 기원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대한불교 천태종 총본산인 충북 단양의 구인사 행사에 참석해 “구인사를 너무나 사랑했던 우리 윤석열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계십니다. 위로와 자비의 기도를 보내 주실 것을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 발언이 포함된 2분 51초짜리 축사 동영상을 당당하게 SNS에 올렸다. 황당함이 밀려온다.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구속된 전력이 있는 김 지사가 자신의 젊은 시절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시대착오적 발언을 왜 했을까. 충북지사 취임 후 힘들게 쌓아 온 공든 탑에 큰 흠집을 내는 자살골을 왜 멈추지 않을까. 과학기술부 장관과 4선 의원까지 지낸 관록의 정치인이 ‘때로는 어떤 말을 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왜 알지 못할까. 답답함이 하늘을 찌른다. 김 지사의 노림수가 있다고 해도 국민적 신뢰를 잃는다는 점에서 득보다 실이 큰 위험천만한 전략이다. 김 지사는 음주운전으로 따지면 삼진아웃이다. 그동안의 반국민적 발언들이 차곡차곡 쌓여 김 지사의 꿈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이 만들어질지도 모른다. 자신의 치적을 말로 까먹는 김 지사의 제로섬 게임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으로 어수선한 요즘 도민들은 김 지사까지 걱정하고 있다. 주객이 전도된 세상이다. 김 지사는 지난달 말 도청 간부회의 시간에 이런 말을 남겼다. “스피노자의 사과나무처럼 우리는 충북의 미래를 위해 사과나무 심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혹자가 일갈했다. 사과나무도 좋지만 충북의 미래를 위해 사과부터 하라고. 남인우 전국부 기자
  • 군사법원서 밝히지 못한 ‘VIP격노설’… 결국 국정조사로 가나

    군사법원서 밝히지 못한 ‘VIP격노설’… 결국 국정조사로 가나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재판부가 9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애초에 정당한 명령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군형법상 항명죄가 성립되려면 정당한 명령에 불응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당시 상부의 이첩 보류 명령이 분명하지 않았고 이첩 중단 명령은 근거가 없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군 검사의 제출 증거만으로는 해병대 사령관이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를 것인지에 관해 회의 내지 토의를 한 것을 넘어 피고인에 대해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기록이첩보류 명령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명확한 이첩 보류 명령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박 전 단장이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의 이첩 중단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군사법원의 재판권이 없는 범죄의 경우 수사단은 경찰 등에 지체 없이 사건을 이첩해야 할 의무가 있을 뿐 사령관이 이를 중단하라고 지시할 수는 없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상관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고의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박 전 단장이 사건과 관련해 언론 인터뷰를 진행한 것을 명예훼손이 아닌 적극적인 방어권 행사의 일환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 전 단장의 일관된 발언이 이 전 장관을 비롯한 다른 참고인들의 발언보다는 신빙성이 높다고 보면서 “피고인의 발언 자체만으로는 가치중립적인 표현에 해당한다”고 했다. 다만 이날 재판부는 공판 과정 내내 주목을 받았던 이른바 ‘VIP(대통령) 격노’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이첩 보류 및 중단 명령에 대한 판단만 했을 뿐 그 같은 명령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은 것이다. VIP 격노설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사건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며 격노했다는 의혹이다. 박 전 단장 측은 이 때문에 항명 수사 등이 시작됐다고 주장해 왔다. 공판 과정에서 대통령경호처 전화번호 ‘02-800-7070’으로 이 전 장관 등과 통화한 기록 등이 알려졌지만 실체는 파악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통령실에 이와 관련한 사실조회 요청도 했지만 대통령실은 보안 등을 이유로 구체적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관련 의혹이 향후 국정조사에서 밝혀질지 주목된다. 비상계엄 사태로 순연됐던 채 상병 국정조사는 이날 선고로 동력을 얻게 됐다. 채 상병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의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내란 국정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채 상병 국정조사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그리고 특검을 반드시 관철해 내란 수괴가 어떻게 한 군인의 삶을 파괴했는지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채 상병 국정조사 특위와 관련해 “전혀 (진행되는 것이) 없다”며 “(야당에서)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위주로 협의 요청이 왔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단장 측은 국방부에 항소를 포기하라고 요구했지만 군검찰은 이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군검찰이 항소하면 2심 재판은 민간법원에서 진행된다.
  • 계엄 정보는 그를 통한다…‘여의도 스타’로 떠오른 박선원[주간 여의도 Who?]

    계엄 정보는 그를 통한다…‘여의도 스타’로 떠오른 박선원[주간 여의도 Who?]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첫해부터 계엄을 준비했다”-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국가정보원 제1차장을 지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가장 주목받는 ‘여의도 스타’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가장 먼저 예상한 그에게는 이제 ‘예언가’, ‘폭로자’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박 의원은 계엄 이후 매일같이 마이크를 잡는 ‘바쁜 몸’이 됐다. 그가 내놓는 폭로는 매번 뉴스의 한꼭지를 장식한다. 대부분의 계엄 관련 주요 정보는 그를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박 의원의 계엄 선포 의혹 제기는 한때 ‘뜬구름’처럼 여겨졌지만 이제 재평가를 받고 있다. 윤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계엄에 대한 사전작업이 이뤄졌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지난 9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2022년 말부터 대통령실 내에서 계엄 이야기가 나왔고, 2023년부터 계엄모의가 본격화됐다”고 밝혔다. 특히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행보가 의심스러웠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태효 1차장이 2023년 6월 비밀부대인 HID를 방문해 북한 침투 훈련을 점검한 건 매우 이례적 행보라는 것이다. 박 의원이 계엄 가능성을 처음으로 의심한 건 윤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면서부터다. 박 의원은 10일 통화에서 “원래 문민 정치인은 군에 포위돼 있는 공간에 안 들어가려고 한다”면서 “그런 곳에 스스로 들어갔다는 건 군을 자신의 ‘정치적 통치기반’으로 삼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계엄을 구상한 의혹을 받는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부 사령관이 2023년 봄 돌연 귀국했는데, 이후 조 전 사령관의 계엄 문건대로 국방부의 인적 배치가 달라진 점도 의구심을 가지기에 충분했다고 한다. 계엄 시행을 용이하게 하는 ‘충암파’ 위주의 인적 구조였기 때문이다. 조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도 친밀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총선 전 자신의 피습 사건 당시 수사를 무마하려고 하는 정부의 대응을 보며 계엄이 터질 것 같은 낌새를 느꼈고, 박 의원에게 언질을 줬다고 한다. 정적을 제압할 수단으로 ‘계엄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박 의원이 처음으로 의혹 제기를 한 장소는 지난해 7월 27일 국회 본회의장이었다. 당일 야권에서 추진한 ‘방송4법’의 본회의 처리를 지연시키고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신청한 필리버스터에서 그는 찬성 토론에 나섰다.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의 방송 장악이 박근혜 정부의 계엄 문건과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고성과 야유를 보내며 크게 반발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당일. 국정원 출신답게 박 의원의 ‘촉’은 그날에도 발휘됐다. 첩보를 통해 특전사 등 군부대가 연이틀 비상 대기(훈련을 하지 않고 투입될 준비를 하는 것) 중인 점, 윤 대통령이 담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종합해 윤 대통령이 계엄으로 친위 쿠데타를 일으키려 한다는 조짐을 간파했다. 곧바로 자신과 함께 계엄을 의심했던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을 찾아가 의논했다. 박 의원은 “이미 민주당 의원들 사이엔 여차하면(계엄 가능성이 있으면) 국회로 모이자는 컨센서스가 있었다”면서 “우원식 국회의장께도 지난해 10월 만찬 때 언제든 국회에 올 준비를 해야 한다고 당부 드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계엄 해제 결의를 위한 본회의를 빠르게 개최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셈이다. 실제 계엄 사태 이후 여당 측 인사들의 ‘조소’는 ‘사과’로 바뀌었다. 박 의원은 이후 4성 장군 출신인 같은 당 김병주 의원과 함께 계엄 관련 각종 의혹 제기와 폭로를 주도하고 있다. 주로 당내 기구인 윤석열내란진상조사단 활동을 통해서다. 내란사태 당시 군의 상황일지가 삭제된 정황, 정보사령부 무장 블랙요원들이 사태 이후 미복귀했다는 의혹, 계엄군에게 실탄이 지급되고 저격수도 배치됐다는 주장 등이 그의 ‘입’을 통해 나왔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비상계엄 준비를 위해 진급을 미끼로 군인들을 포섭하고 현금까지 요구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제보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폭로를 이어오다 보니 허위 사실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캐내는 작업을 계속 할 방침이다. 그는 내란혐의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참여해 계엄 관련 진상규명에 나서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위원, 당내 기구인 내란극복·국정안정특별위원회의 공동상황실장 겸 내란제보센터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 의원은 “국가안보실이 외환에 얼마나 관여돼있는지, 계엄 당일 국무총리와 부총리에게 전달된 문건을 누가 작성했는지, 노 전 정보사령관과 윤 대통령이 언제 만났지 등을 파고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남 나주 출신인 박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역임하며 정치권에 입문했다. 청와대 재직 당시에도 꼼꼼한 필기 습관 덕에 ‘메모왕’으로 알려져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엔 주 상하이 대한민국 총영사관 총영사, 서훈 국가정보원장 외교안보특별보좌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등을 두루 역임했고, 2021년엔 국가정보원 제1차장으로 임명됐다. 2023년 12월, 22대 총선을 위한 인재 4호로 민주당에 영입됐고, 인천 부평을에서 당선되면서 금배지를 달았다.
  • “박정훈은 무죄”…재판부가 본 ‘결정적 이유’는

    “박정훈은 무죄”…재판부가 본 ‘결정적 이유’는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재판부가 9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애초에 정당한 명령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군형법상 항명죄가 성립되려면 정당한 명령에 불응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당시 상부의 이첩 보류 명령이 분명하지 않았고 이첩 중단 명령은 근거가 없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군 검사의 제출 증거만으로는 해병대 사령관이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를 것인지에 관해 회의 내지 토의를 한 것을 넘어 피고인에 대해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기록이첩보류 명령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명확한 이첩 보류 명령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박 전 단장이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의 이첩 중단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군사법원의 재판권이 없는 범죄의 경우 수사단은 경찰 등에 지체 없이 사건을 이첩해야 할 의무가 있을 뿐 사령관이 이를 중단하라고 지시할 수는 없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상관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고의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박 전 단장이 사건과 관련해 언론 인터뷰를 진행한 것을 명예훼손이 아닌 적극적인 방어권 행사의 일환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 전 단장의 일관된 발언이 이 전 장관을 비롯한 다른 참고인들의 발언보다는 신빙성이 높다고 보면서 “피고인의 발언 자체만으로는 가치중립적인 표현에 해당한다”고 했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고의를 가지고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데 충분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할 것이 요구되는데 박 전 단장의 발언에는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날 재판부는 공판 과정 내내 주목을 받았던 이른바 ‘VIP(대통령) 격노’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이첩 보류 및 중단 명령에 대한 판단만 했을 뿐 그 같은 명령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은 것이다. VIP 격노설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사건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며 격노했다는 의혹이다. 박 전 단장 측은 이 때문에 항명 수사 등이 시작됐다고 주장해 왔다. 공판 과정에서 대통령경호처 전화번호 ‘02-800-7070’으로 이 전 장관 등과 통화한 기록 등이 알려졌지만 실체는 파악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통령실에 이와 관련한 사실조회 요청도 했지만 대통령실은 보안 등을 이유로 구체적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관련 의혹이 향후 국정조사에서 밝혀질지 주목된다. 비상계엄 사태로 순연됐던 채 상병 국정조사는 이날 선고로 동력을 얻게 됐다. 채 상병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의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내란 국정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채 상병 국정조사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그리고 특검을 반드시 관철해 내란 수괴가 어떻게 한 군인의 삶을 파괴했는지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채 상병 국정조사 특위와 관련해 “전혀 (진행되는 것이) 없다”며 “(야당에서)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위주로 협의 요청이 왔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단장 측은 국방부에 항소를 포기하라고 요구했지만 군검찰은 이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고등군사법원이 2022년 7월 해체됨에 따라 군검찰이 항소하면 2심 재판은 민간법원에서 진행된다.
  • 아들에 달려가 ‘왈칵’…박정훈 母 “뼈가 녹는 심정, 권력보다 정의 앞서야”

    아들에 달려가 ‘왈칵’…박정훈 母 “뼈가 녹는 심정, 권력보다 정의 앞서야”

    “피고인은 무죄.” 약 30분간 판결문을 읽어 내려가던 재판관의 입에서 무죄 선고가 발표되자 재판장을 가득 메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지지자들 사이에선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재판 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앞에서 열린 지지자 발언 행사 때부터 표정 변화가 거의 없던 박 전 단장의 얼굴에도 마침내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그의 어머니 김봉순씨가 아들을 향해 달려가며 눈물을 글썽였고 박 전 단장은 어머니를 안고 다독였다. 박 전 단장은 9일 자신의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무죄 선고에 “정의로운 재판”이라며 “오로지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응원, 성원이 있었기에 이런 결과가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판결 직후 축하 꽃다발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기쁨을 드러냈던 그는 해병대 채 상병을 언급할 때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박 전 단장은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없게 하겠다’는 (채 상병에 대한) 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 멀기도 하고 험하기도 할 것”이라며 “하지만 저는 결코 흔들리거나 좌절하거나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영하 10도에 육박하는 매서운 한파에도 군사법원 일대는 박 전 단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로 뜨거웠다. 해병대 전우회와 종교계·정치권 인사 등 100여명이 그를 응원했고 방청석도 가득 찼다. 법원에 미처 못 들어온 지지자들은 밖에서 “박정훈은 무죄”라고 외치며 한파를 녹였다. 아들의 재판을 지켜본 김씨는 “엄마로서 뼈가 녹는 심정이었는데 (무죄가 나와) 꿈인 줄 알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정의가 바로 서는 무죄가 나왔다”면서 “이제 우리나라가 어떤 일에라도 권력이 앞서는 일은 있어선 안 되고 정의가 앞서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은 김씨 역시 채 상병과 그의 부모를 잊지 않았다. 그는 “○○(채 상병 본명)이 묘에 가서 묘를 닦을 때마다 ‘무죄가 나와야 하늘나라에서 편히 쉴 수 있지’ 생각했다”면서 “이걸 계기로 ○○이도 하늘나라에서 편히 잘 쉬고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군인이 아닌 아들 박정훈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묻자 김씨는 “지금까지 키우면서 한 번도 ‘그렇게 하지 마라’ 해본 일이 없었다”면서 “저는 처음에 이 사건이 나서 ‘이렇게 했다’ 할 때 첫마디로 ‘잘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너무너무 숱하게 고생했지만 오늘의 좋은 결과가 모든 보상을 해주지 않았나”라며 “말을 안 하고 있어도 고통이 얼마나 됐겠나. 침착하게 잘 버텨줬다”고 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은 정의가 살아 있다는 걸 전 세계에 보여 주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아무리 감추려 해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고 결국 승리한다”면서 “민주당은 채 해병의 죽음에 얽힌 내막과 외압의 몸통을 밝혀내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썼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엄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된 적법한 결과라면 어떠한 이견도 없다”고만 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