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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88서울과 08베이징/임병선 체육부 차장

    [데스크시각] 88서울과 08베이징/임병선 체육부 차장

    베이징 평원에서 쏘아올려진 불꽃들이 28개의 거대한 발자국을 밤하늘에 찍으며 주경기장인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으로 향하는 것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보면서 기자는 20년 전 서울로 돌아가고 있었다. 컴퓨터그래픽으로 꾸민 것이란 걸 나중에 알았지만 그 장면에 압도됐던 게 사실이다. 군사정권의 정당성을 안팎에 웅변하기 위해 ‘기획된’ 서울올림픽과 인권 탄압, 압축성장의 후유증인 양극화, 티베트·신장(新疆) 등 소수민족 문제, 수단 다르푸르 참극의 방관 등을 가리고 화려하게 개회한 베이징올림픽은 여러 모로 닮아 보인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엇비슷한 국가주도 스포츠의 공과(功過)에 생각이 미쳤다. 20여년 전 서울올림픽 유치를 군사작전하듯 밀어붙이고 금메달 획득을 독전(督戰)한 것처럼 중국 역시 안마당에서 미국을 밀어내고 세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해 ‘다걸기’에 나섰다. 체조 등에서 중국과 종합 1위를 다투는 미국 언론이 이런 메달 드라이브에 삐딱한 시선을 들이대는 것도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미국 역시 ‘국가’ 대신 프로 계약과 상업광고 출연 등 자본의 지원이 들어섰을 따름이란 점에서 이런 비판이 온당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한국 선수단이 12일 오후 9시10분까지 금메달 5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개로 204개 참가국 가운데 3위를 차지한 것도 중국의 메달 드라이브와 그리 멀어 보이진 않는다. 그런 의심을 부추긴 것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20여년 전 올림픽 유치에 깊숙이 관여했던 이연택 대한체육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의 ‘컴백’이다. 수장의 공백이 길어져 ‘10(금메달)-10(종합순위)’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를 불식시킨 것이 선수나 지도자의 노력 덕인지, 드라이브 덕인지는 좀더 차분하고 깊이있게 분석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서울올림픽 이후 부쩍 높아진 민도(民度) 때문에 우리가 민주화의 심도를 깊이한 것처럼 중국도 올림픽 이후 개방과 민주주의의 내실을 다질 것인지를 둘러싸고는 낙관과 비관이 교차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국이 올림픽 이후 안팎으로부터 숱한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점이다. 올림픽을 준비해온 지난 7년보다 훨씬 강렬하고 외면할 수 없는 압력 말이다. 다만 20년이란 간단치 않은 세월은 서울올림픽의 문제점을 단순히 베이징에 옮겨 놓지만은 않았다.56개 소수민족을 아우르려는 다짐이 개회식 문화공연에 녹아든 것이 한 예가 될 수 있다. 때때옷 한복을 차려입은 조선족 여인들이 부채춤을 추는 장면을 지켜본 서구인들이 우리 부채춤이 중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오해할까 지레 걱정하는 이도 있었다. 특히 성화 점화자로 체조 영웅 리닝을 낙점한 배경에 중국 스포츠 정책의 향후 비전이 담겨있다는 분석을 접하고는 솔직히 부럽고 놀라웠다. 뚱뚱한 리닝이 궈자티위창 관중석 상단에 펼쳐진 두루마리 위를 한바퀴 돌아 성화를 댕긴 장면은 처음엔 솔직히 ‘의욕 과잉’으로 보였다. 하지만 리닝의 이름을 내건 스포츠용품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각인시킨다는 중국 지도부의 야심이 작용했다는 지적을 전해 듣고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20년 전 정권 정당성을 인정받는 장으로만 쓰고 올림픽을 국가전략으로 활용하는 데 소홀하지 않았는가 돌아보아야 한다. 한국이 ‘10-10’ 목표를 초과 달성하더라도 이번 대회를 통해 건져냈어야 할 국가 전체의 목표가 무엇이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선수와 지도자, 체육계, 정부가 무엇을 해냈어야 했는가를 돌아보면 더욱 그렇다. 단지 메달 순위 1위를 차지한다는 이유만으로 중국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임병선 체육부 차장 bsnim@seoul.co.kr
  • 러 ‘그루지야 5일전쟁’ 완승

    베이징올림픽이 개막한 지난 8일 발발한 ‘그루지야 전쟁’이 러시아의 완승으로 끝나가고 있다. 반면 미국은 그동안 공들여 왔던 동유럽의 카프카스지역에서 영향력을 크게 상실하게 됐다. ●“러·그루지야 군대 모두 철수” 12일 그루지야 사태 중재차 러시아를 방문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 그루지야 군대가 남오세티야에서 모두 철수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평화유지군은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지역에 그대로 남을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에 앞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그루지야에서의 군사 작전 종료를 명령했다. 이로써 5일째 계속된 러시아와 그루지야 간의 무력 충돌이 사실상 끝났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목적이 모두 달성됐기 때문에 그루지야 전역에 평화를 이루기 위한 군사 작전 종료를 결정했다.”면서 “하지만 그루지야가 적대 행위를 재개할 경우 바로 대응할 것을 명령했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 대변인도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정책 대표가 메드베데프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전화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사령관도 그루지야 내 군사작전 중단 명령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그루지야 군대는 남오세티야에서 나가라.”고 요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사카슈빌리와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카슈빌리 “CIS 탈퇴할 것” 정전이 성립되면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이 정치적 희생양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의 관측이 현실화하는 분위기이다. 사카슈빌리는 12일 그루지야가 독립국가연합(CIS)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해 러시아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의향을 분명히 했다. 전쟁 이후 러시아와 서방이 냉전과 열전의 기로에 봉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가 코소보 독립선언,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 방어기지 배치 계획 등으로 서방에 불만이 높아진 가운데 이번 전쟁에 임했다는 것이다. 앞서 러시아는 이날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북서쪽으로 65㎞ 떨어진 고리를 공격한 데 이어 트빌리시로 진격할 것이라는 설까지 나돌았다. ●“美·나토 사태해결 지렛대 없다” 그럼에도 그루지야 사태의 해결을 위해 서방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으며,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방책도 제한적이라고 미국의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전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도 “미국이나 나토는 러시아에 구사할 군사적·외교적·경제적 지렛대가 없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날 “무엇보다 나토가 그루지야의 나토 회원국 가입 계획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는 등 이번 전쟁으로 흑해동부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정연주 해임제청안 의결] 정사장 “이사 6명은 역사 앞에 죄인”

    [정연주 해임제청안 의결] 정사장 “이사 6명은 역사 앞에 죄인”

    정연주 KBS 사장은 8일 이사회가 자신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유재천 이사장을 포함한 6명의 이사들은 이제 역사 앞에 죄인이 됐으며, 공영방송 KBS를 유린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사회는 거짓과 왜곡투성이의 감사원 감사보고서에 대한 진지한 검토없이 해임제청안을 통과시켰다.”며 “공영방송의 독립을 KBS 이사회가 스스로 파괴한 행위를 역사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공권력 투입과 관련,“경찰이 사원들을 폭압적으로 끌어냈을 뿐 아니라, 사장실 등이 있는 본관 6층까지 진출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면서 “KBS 역사뿐 아니라 군사독재시대 계엄령 아래서도 볼 수 없었던 폭거”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이사회가 해임 제청권도 없는 데다 이사회 개최와 관련된 규정까지 어겼기에 오늘 이사회 의결은 인정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사회 규정 제9조 3항에는 ‘이사회 소집 일시·장소·부의안건을 별지 제2호 서식에 의해 각 이사, 사장, 감사에게 통보해야 한다.’고 돼 있다. 정 사장 변호인단은 “정 사장은 안건 공식통보를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의견진술의 기회도 부여받지 못했고 참석·발언 요청도 거절됐다.”고 설명했다. 또 “신태섭 전 이사가 아직 이사 지위를 상실했다고 볼 수 없는 상태이므로, 이번 결의에 찬성한 강성철 보궐이사의 이사 자격은 부인되는 것이 합당하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 변호인단은 “이사회 결의는 절차에 있어서 여러가지 결정적인 하자가 있으며, 나아가 실체적으로도 사장의 해임을 요구할 정도의 현저한 비위를 드러내지 못해 내용적으로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8시 해임제청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정 사장은 지난 7일에도 서울행정법원에 감사원을 상대로 해임요구 처분 무효확인 청구소송과 효력집행정지신청을 한 바 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中 쓰촨성 대지진]中 “외국 구조대 도움 받겠다”

    쓰촨성 대지진이 발생한 지 72시간을 넘긴 15일. 생존자 구출을 위한 ‘시간과의 싸움’이 촉박해지자 중국 정부는 그동안 꺼렸던 외국 구조팀의 도움을 받아들였다. 일본은 이날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소방·경찰·해상보안청·국제협력기구(JICA) 등의 요원으로 구성된 긴급 구조대 60명 가운데 31명을 현지에 1차로 파견했다. 나머지 2차 구조대원들은 16일 출발할 예정이다. 중국이 해외의 구조팀을 받아들이기는 처음이다. 중국은 교통이 어렵다는 이유로 그동안 외국의 구호 인력 지원 제안을 거절했었다.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대대적인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장비 부족 같은 현실적인 어려움은 더 커지고 있다. 중국 정보산업국은 이날 이례적으로 웹사이트에 망치와 삽, 폭파 장치, 고무 보트 등의 각종 구호 장비를 요청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쓰촨성 두장옌으로 향하는 도로에는 구호물자를 실은 버스와 트럭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생수통과 비스킷, 컵라면 등으로 가득 찬 관광버스도 목격됐다. 구호 병력과 장비를 실은 군용 트럭과 공병대도 주요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고 신화통신 등은 전했다. 지진 발생 이후 지금까지 중국 정부에 접수된 구호물자와 기금은 8억 7700만위안에 달한다. 미 프로농구(NBA) 스타 야오밍이 200만위안을 기탁한 것을 비롯해 도움의 손길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이번 참사로 인한 재산 피해는 약 200억달러로 추정된다고 손해사정 전문기업 AIR 월드와이드가 14일 밝혔다. 하지만 쓰촨성에서 1933년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하고 45일이 지난 뒤 댐이 붕괴한 사례를 들어 정확한 피해 규모를 산출하려면 몇주일이 더 지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쓰촨성에 고립됐던 외국인 관광객 682명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화통신은 쓰촨성의 명승지 주자이거우 등지에 국내외 관광객 2517명이 잔류하고 있으며 이들 모두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고 국가관광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국인 관광객 22명도 항공기 탑승을 기다리며 호텔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中 쓰촨성 대지진] 원촨현 주민 7만 생사 오리무중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서울 최종찬기자|쓰촨성 대지진의 진앙지인 원촨(汶川)현과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 개통이 임박하고, 베이촨(北川)현과 양(綿綿)시를 잇는 고속도로가 개통되는 등 끊긴 도로들이 속속 복구되고 있다. 차이나텔레콤은 15일 오후부터 원촨현과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통신망이 완전 복구됐다고 밝혀 앞으로 생존자 구조작업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하지만 원촨현 주민 7만명의 생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티베트 고원 끝자리에 위치한 산악지대에서 농사를 지으며 평화롭게 살던 주민 10만 6000여명 가운데 66%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지난 13일 밤에 중국 군병력과 무장경찰 일부가 걸어서 혹은 낙하산 등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방법으로 원촨현 진입에 성공해 구조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무장경찰 선발대가 확인한 것은 소도시 전체가 폐허로 변한 것이었다. 중심가에서 500명의 사망자를 발견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인근 잉슈와 룽시 마을의 피해는 참혹 그 자체였다. 잉슈는 주민 1만여명 가운데 80%가 목숨을 잃었고 생존한 2300명 가운데 1000명은 심한 부상을 입었다. 도로와 교량 등 기반시설도 70%가 파손됐다. 원촨현의 길은 외길이 대부분이고 이마저 낙석과 흙더미로 덮인 상황이다. 도로 주변 산의 추가붕괴 가능성이 높아 중국군은 현재 원찬현 피해지점에서 수㎞ 떨어진 곳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한 원촨현 피해 지역에 폭우까지 내리고 있어 낙하산 부대의 진입도 여의치 않다. 게다가 강한 여진이 계속되면서 추가 피해도 우려돼 구조 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차량 통행재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근 민강 상류의 투룽댐이 지진의 영향으로 붕괴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 댐이 붕괴될 경우 원촨현 일대가 수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대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에서는 시간이 생명인데 모든 상황이 원촨현 주민들에게는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siinjc@seoul.co.kr
  • [中 쓰촨성 대지진] 원촨 6만명 연락두절 피해클듯

    [中 쓰촨성 대지진] 원촨 6만명 연락두절 피해클듯

    중국 당국은 13일 지진의 진앙지인 원촨(汶川)현으로 진입하기 위한 도로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다. 원촨현 인구 10만 5000명 가운데 6만여명의 소재가 불명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규모 희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쓰촨성 성도인 청두(成都)에서 92㎞ 떨어진 원촨현은 산사태로 주변 도로가 모두 막혀 외부와 고립된 상태였다가 이날 오후 늦게 구조대원들이 조금씩 진입하기 시작했다. 원촨현 인시우에선 9000명 인구중 생존자가 2300명에 불과했으며, 또 다른 마을에선 가옥의 80%가 무너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국영TV가 보도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이날 오전 두장옌(都江堰)에서 긴급 회의를 갖고 “두절된 도로를 복구해 교통로를 확보하는 것이 재난 구조의 관건”이라면서 “가능한 한 빨리 원촨현에 접근하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허비아오 쓰촨성 아바현 티베트자치주 정부 부비서장은 이날 신화통신과의 위성전화 통화에서 “잉슈(映秀), 싼장(三江), 쉬안커우(璇口), 우룽(臥龍)마을에 거주하는 주민 6만명이 연락두절”이라면서 “이들의 안위가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으로 수십개 학교가 붕괴되면서 수업 중이던 교사와 학생들의 집단 희생이 이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베이촨(北川)현의 베이촨 중고등학교 6층 건물이 무너져 교사와 학생 1000여명이 사망했거나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베이촨현은 산사태 등으로 도시 전체가 매몰돼 건물 80%가 무너지고,50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최대 피해지역으로 꼽힌다. 두장옌시에선 상허초등학교 건물이 붕괴돼 전교생 420명 중 320명이 사망했다.900명이 매몰된 주위안 중학교에서는 이날 오전까지 시신 50구가 인양됐다. 부실한 건물 공사와 과밀 학급이 학생들의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충칭과 쓰촨성 더양에서도 각각 2곳,5곳의 학교가 붕괴돼 수많은 학생들이 사망하거나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쓰촨성 쉬팡시에서도 화학 공장이 무너져 600명이 숨지고,2300명이 매몰됐다. 또 간쑤성 후이현 바오청 철로에서 청두로 가던 화물열차가 탈선하면서 화재가 발생, 인근 주민 9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군 병력과 무장경찰을 동원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대대적인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화통신은 군사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공군병력 3만 4000여명이 지상과 하늘을 통해 재난 지역으로 진격하고 있으며, 청두군구 병력 2800여명은 철로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각국 지도자와 국제기구 대표들도 애도를 표하고,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구호와 재건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도움의 뜻을 전달했다. 타이완은 구호팀을 급파했다. 타이완 중앙통신은 이날 내무부와 대륙위원회의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타이완 국립수색구호팀이 중국행 비행기에 오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친 중국 성향의 마잉주 차기 총통이 현 정부에 파견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도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 국민이 강진의 피해와 충격을 하루빨리 극복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팔 평화협상 재개될 듯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이 다음주 중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5일 AP통신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지도자들을 이틀째 접촉해 양측으로부터 협상에 다시 임하겠다는 확약을 받았다고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예루살렘에서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주 중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중동평화 로드맵의 감독관으로 임명한 윌리엄 프레이저 중장과 회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팔레스타인 내 협상파인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도 이날 협상 재개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먼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공격이 중단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지난달 27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로켓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125명이 사망했다. 팔레스타인은 지난 2일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지난해부터 진행된 평화협상 동결을 선언했었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로켓공격이 계속되는 한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작전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라이스 장관의 중재활동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평화협상이 가시밭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터키군 1만명 이라크 진격

    터키군 1만명이 쿠르드노동자당(PKK) 게릴라 소탕을 위해 21일(이하 현지시간) 국경을 넘어 이라크 북부 지역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첫 대규모 월경 군사 작전이다. 터키·쿠르드간 무력 충돌이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AP통신은 22일 터키군 당국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터키 군 참모는 웹사이트를 통한 성명에서 “터키 군은 이라크 영토의 안정을 보존한다는 조건 하에 월경 작전을 시작했으며 목적을 달성한 뒤 가능한 한 단시간 내에 귀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군은 이날 저녁 7시쯤 쿠르드 반군 거점에 대한 전투기 공습과 지상군 포격을 시작으로 국경을 넘었으며 전투기 엄호 아래 작전을 수행했다. 터키 민영 NTV는 터키군이 이라크 영토 10㎞ 지점까지 진격했다고 전했다. 군사작전은 이라크 접경인 쿠쿠르카 남쪽의 PKK 근거지인 하쿠르크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영 아나톨리아 통신은 터키 남동부 디야르바크르의 공군 기지에서 전투기 이륙과 헬기의 국경지역 정찰 비행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도 이날 터키군의 진격 사실을 확인했다. 그레고리 스미스 미군 대변인은 “터키군의 이라크 북부 진격은 이 지역의 PKK 테러리스트들을 타깃으로 한 제한적인 작전”이라고 말했다. 한편 PKK 대변인 아흐메드 다나스는 “터키군의 국경 침입으로 인한 충돌에서 터키군 2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터키군은 즉각 언급하지 않았다.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공습 직후 터키 측에 이라크의 주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레젭 타입 에르도간 터키 총리는 TV회견을 통해 “터키군의 작전은 대상과 목표, 규모가 제한적”이라면서 “터키군은 목표를 달성하는 즉시 가능한 한 빨리 철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압둘라 귤 터키 대통령은 잘랄 탈랄바니 이라크 대통령에게 이번 작전의 목표에 관해 설명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터키의 이번 작전은 봄철에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PKK 게릴라들의 테러 활동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터키는 PKK가 북부 이라크에 은신하면서 지난 수개월 간 영토에 침입해 터키군 수십명을 사살한 것을 비난해 왔다. 터키군은 PKK를 공격할 수 있는 국제법상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는 PKK 게릴라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고집 중이다. 터키군은 지난 90년대에도 PKK 소탕을 위해 수차례 이라크 국경을 넘었다. 지난해 10월엔 의회로부터 이라크 월경 작전을 승인받은 후 PKK 근거지를 수차례 공습하는 지상 작전을 감행했다. 그러나 1만명이라는 대규모 병력을 파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용어클릭 ●PKK(Partia Karkaren Kurdistan) 쿠르드족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무장단체로 1984년 창설된 뒤 터키 내에 거주하는 1600만명의 자치 확대를 위한 무력투쟁을 벌여 왔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3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 피랍 한국인 구출 전담부대 추진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과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면 한국인을 구출할 군사작전 전담 부대를 국방부가 운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김장수 장관의 특별 지시로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재외국민 피랍사태 때 군사적 대응을 위한 연구과제를 수행 중이다. KIDA는 우선적으로 다수의 한국인이 해외 테러집단에 억류됐을 때 국회의 사전동의 없이 적절한 규모의 군사작전 부대를 파병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헌법 제60조 2항은 국군을 해외에 파병할 경우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명시하고 있다. 국방부는 “2007년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 때 외교적 채널에만 의존해 사태를 해결하려는 데 비판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면서 연구의 배경을 설명하고 “연구결과가 나오면 유관부처와 협의를 거쳐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은 아프간 피랍사태 당시 억류됐던 한국인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적 차원의 구상에 대비, 대테러 전문부대 정예요원 여러명을 카불에 파견한 바 있다.KIDA는 재외국민 피랍 시 범정부 및 국방부 합참 차원의 대응조직 보강 방안 등도 연구 중이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阿 에이즈 고아돕기 오토바이 여행

    영국의 윌리엄(사진 왼쪽) 왕자와 해리(오른쪽) 왕자가 아프리카 지역 1000마일(약 1610㎞)을 오토바이로 달리는 자선 캠페인을 준비 중이라고 영국 일요신문 메일 온 선데이가 17일 전했다. 에이즈에 걸린 아프리카 레소토의 고아들을 돕기 위한 행사다. 군복무 중인 두 왕자는 동시에 휴가를 얻을 수 있는 6월쯤 여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노선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해리의 여자친구 첼시의 집이 있는 레소토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왕자의 한 친구는 “아프리카 상황에 밝은 첼시가 두 사람의 여행을 조언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두 왕자는 지난해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해 오토바이로 이 대륙을 종단한 배우 이완 맥그리거와 찰리 부어맨의 ‘롱 웨이 다운’ 여행을 모델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여행은 작전명 ‘ER+퀸’이라는 이름 아래 군사작전처럼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두 왕자가 자선기금을 모으기보다 경호비용으로 국민 세금만 축낼 것이란 비난도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아프리카 오지 여행자들이 자주 납치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왕자는 TV 방송 제작진은 물론 경호원 최소 6명 이상을 대동해 국민 세금 10만파운드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로스쿨 예비인가 확정] 김 부총리,수차례 비서실장 설득

    노무현 대통령은 교육부의 로스쿨 잠정안에 대해 “기본적으로 지역균형 발전 원칙에 훼손된다.”면서 “취지가 잘 반영돼 있지 않다. 문제가 있으니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로스쿨 논의는 김용익 사회정책수석과 이호철 민정수석에게 전권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이번 사안을 국정운영 과제 중에서도 균형발전이라는 차원에서 가장 중차대한 어젠다라는 인식을 갖고 접근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청와대는 또 ‘항명사태’로까지 번진 교육부와의 갈등이 일단 봉합은 됐지만 여전히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가 배정이)다음 정부로 넘어가게 돼 (현 정부 취지대로) 실현될지 의문이 생긴다.”면서 “교육부의 최종안이 균형발전의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는 청와대의 의지를 반영했다고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로스쿨 추가 배정 논의과정에서 청와대 실무라인의 관계자는 지역 연고 등으로 이곳저곳에서 압박을 받느라 마음고생도 심했다는 후문이다. 로스쿨이 배정되지 않은 경남 출신의 청와대 관계자는 지역 인사들의 압력에 상당히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탈락한 대학이 있는 지역에서도 전·현직 청와대 관계자들이 서울로 와 지역문제를 따지며 항의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광대와 관련한 청와대 사전개입설과 관련,“윤승용 전 홍보수석이 오버하는 바람에 정말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교육부는 최종안이 나온 4일 “오늘 하루 일정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고 밝혔다.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이날 오전 7시30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문재인 비서실장과 성경륭 정책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와 만나 막판 의견조율을 했다. 관계장관 회의였지만, 교육부는 법학교육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던 김정기 차관보까지 대동, 청와대측을 설득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김 부총리가 논리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참석 멤버도 아닌 김 차관보를 데리고 온 것 같았다.”면서 “회의는 1시간 정도밖에 안 걸렸다. 고성이 오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조용하게 끝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조찬회동에서도 접점을 찾는 데는 실패했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최종안 발표 일정이 다시 연기되면서 결국 합의가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자 오후 들어서는 김 부총리가 다시 직접 나섰다. 문 비서실장에게 수차례 직접 전화를 걸어 끈질기게 설득했고 결국 청와대의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 구혜영기자 sskim@seoul.co.kr
  • 인수위·청와대 사사건건 ‘마찰음’

    청와대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책 기조를 둘러싼 마찰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권 인수인계 작업을 진행 중인 인수위가 참여정부의 정책기조를 뒤집는 중대발표를 하면 청와대가 이를 반박하고 다시 인수위가 재반박하는 양상이 되풀이되면서 신·구 권력이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 실제로 청와대와 인수위는 정부조직 개편에서부터 교육개혁, 기자실 통폐합, 공무원 감축, 임시투자세액공제에 이어 광역경제권 구상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새 권력이 뜨면 옛 권력은 군말 없이 물러서던 그간의 정권이양기와는 사뭇 다르다.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인수위가 청와대의 업무보고를 생략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양측은 먼저 정부조직 개편안을 놓고 날 선 대립각을 세웠다. 인수위가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를 명분으로 통일·여성·정보통신부 등 지난 10년 정권의 ‘업적’에 해당하는 부처들을 통폐합하려 하자 청와대는 “기계적 부처통폐합” “군사작전”이라고 맹비난했다.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 가능성까지 시사했고, 인수위는 ‘트집잡기’ ‘발목잡기’라고 맞받아쳤다. 공무원 감축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노 대통령이 직접 부딪쳤다. 이 당선인이 지난 22일 공직자에 대해 “이 시대에 약간의 걸림돌이 될 정도의 위험수위에 온 것 같다.”고 언급하자, 노 대통령은 즉각 “공무원 전체를 공공의 적으로 삼아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교육개혁안도 마찰음을 쏟아냈다. 인수위가 참여정부의 수능등급제를 시행 1년만에 사실상 폐지하고 대입 자율화 등의 대책을 발표하자, 청와대는 “(교육계 전반이) 심각한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양측은 또 광역경제권을 놓고도 표절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인수위의 ‘5+2’의 광역경제권 구상에 대해 청와대는 “지난해 9월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보고한 ‘초광역경제권’과 거의 같다.”고 공격했고, 인수위는 “초광역경제권은 뜬구름 잡는 얘기에 불과했고 ‘5+2 광역경제권’은 구체적인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대립은 10년만의 정권교체에 따른 필연적 현상으로 풀이된다. 국정철학에서부터 정책기조와 해법에 이르기까지 인수위와 청와대는 근본적인 인식차를 지니고 있다. 특히 ‘성과’를 중시하는 이 당선인이나 ‘소신’을 굽히지 않는 노 대통령이 제각기 강한 정책리더십을 갖고 있는 터라 ‘강(强) 대 강(强)’의 충돌양상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에서는 양측의 마찰음을 ‘4월 총선 전략용’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새 정부로서는 노무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워 새 정부의 정체성과 노선 등을 분명히 하는 것이 총선에서 안정 의석을 확보하는 필요조건이다. 반면 노 대통령으로서는 새 정부에 맞서 정책적 소신과 노선을 지키는 것만이 총선은 물론 퇴임 이후 정치적 입지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盧의 새정부 개편안 발언으로 불거진 3角 갈등

    盧의 새정부 개편안 발언으로 불거진 3角 갈등

    정부조직 개편을 둘러싸고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가 치열한 3각 공방을 펼치기 시작했다. 노 대통령이 개편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타협하지 말라.”며 한껏 전의를 돋웠다. 이에 손 대표는 이 당선인의 정부조직 개편 강행을 비난하면서도 노 대통령에게 ‘끼어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차별화에 나섰다. 판이한 국정철학을 지닌 현직과 차기 대통령의 갈등에 4·9총선을 겨냥한 여야의 주도권 싸움이 맞물리면서 정부조직 개편이 어디로 향할지 점치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22일 노 대통령이 “철학과 소신이 충돌하는 개편안을 수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하며 ‘장군’을 부르자 23일에는 이명박 당선인이 정면돌파 의지를 천명하며 ‘멍군’으로 응수했다. 이 당선인은 한나라당에 “대통합민주신당 등과 타협하지 말고 원안대로 통과시켜 달라.”고 거듭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원안 통과를 위해 모든 노력과 협조를 구한다는 원칙”이라면서 “필요할 경우 다양한 경로를 통해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지만, 현재 어떤 구체적인 계획은 가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23일 저녁에도 한나라당 원내대표단 및 행자위 소속 의원들과 모처에서 만찬을 갖고 정부조직개편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에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이 당선인은 자신이 직접 통합신당 의원들을 만나 설득할 의사가 있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봇대 뽑듯 일방적으로 강요해서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오만과 독선”이라며 이 당선인을 공격하던 손 대표는 이날 공격의 포문을 노 대통령에게로 돌렸다. 이 당선인과 한창 대립각을 세우며 입지를 넓혀가는 판에 느닷없이 끼어든 노 대통령을 제지하고 나선 것이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는 국회에서 이 문제를 본격 논의하기도 전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재의를 요구할 수 있는 듯한 발언으로 논의의 흐름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 신중한 자세를 요망한다.”며 노 대통령을 작심한 듯 비판했다. 취임 이후 “참여정부의 잘된 정책은 계승하겠다.”고 말하는 등 노 대통령과 분명한 각 세우기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기도 했던 그는 그러나 이날만큼은 ‘노무현 프레임’에서 확실히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노 대통령의 발언이 이 당선인 외에도 통합신당을 겨냥했다는 점도 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앞으로라도 조직 개편 문제가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지려면 해당 상임위에서 관련된 40여개의 법안을 다 검토해야 한다.”면서 “이를 행자위에서 일괄해서 처리하려 하는 것은 국정운영의 원칙에 맞지 않고 그 절차가 졸속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합신당은 한나라당과 개편안을 행자위에서 처리하는 것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당내에서도 ‘노-이’ 대결 구도 재현을 경계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우상호 대변인은 “한나라당과 심의해서 충분히 우리 의견을 반영할 텐데 대통령이 굳이 왈가왈부해서 사안의 성격을 왜곡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인수위와 신당측으로부터 협공을 당하자 비판 수위를 더욱 높였다. 먼저 인수위와 한나라당이 ‘권력 남용’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군사작전같이 개편안을 처리하려고 하면서 무조건 도장 찍으라는 것이야말로 시작되지도 않은 권력을 남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특히 손 대표에 대해서는 “인수위측의 정부조직 개편 내용을 알고 하는 발언인지 철학이 의심스럽다.”고 정면으로 공격했다. 심지어 “(손 대표의 발언은)일부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의 논조를 무작정 따라가는 태도로서, 매우 실망스럽고 정치지도자로서 자질이 매우 의심스럽다.”고까지 비난했다. 구혜영 나길회 김지훈기자 kkirina@seoul.co.kr
  • 총기탈취 軍형법 적용

    강화 총기 탈취 용의자 조모씨는 일반 법정이 아닌 군사법정에 서게 된다. 군·경 합동수사본부는 13일 “조씨가 비록 민간인 신분이지만 군사작전 중인 초병을 살해하고 소총과 수류탄 등 군용물을 빼앗아 달아났기 때문에 특별법인 군 형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합동수사본부의 설명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것이다. 조씨가 군 형법의 적용을 받게 되지만 초병살해 및 초병상해 혐의는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등법원 한 판사는 “초병이 근무를 마치고 이동하거나 근무를 위해 이동하는 도중에 살해했다면 군 형법이 아닌 일반 살해·상해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초병 근무중에 살해했다면 군 형법, 이동 중에 살해했다면 일반 형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조씨가 군사법정에 서는 까닭은 군용물 탈취 혐의 때문이다. 헌법 27조는 일반 국민은 군사재판을 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면서 법률로 정하면 민간인도 군사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군형법은 총포·탄약·폭발물 절도 강도 등의 죄를 범한 내외국민에게는 군인에 준하여 군형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한다. 군 형법은 초병 습격 살해 및 군용물 탈취를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조씨는 여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고성과 동해안 총기탈취범에게는 징역 5년이 선고됐고, 초병을 살해한 수방사 총기 탈취범에게는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美8군사령관이 폭격 지시 확인

    한국전쟁 당시 미군에 의한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의 진실이 처음으로 규명됐다.‘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2일 한국전쟁 시기 미군의 폭격으로 최소 51명이 사망한 ‘예천 산성동 미군폭격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고, 배상을 위한 미국과의 협상을 정부에 권고했다. ‘예천 산성동 미군폭격 사건’은 한국전쟁 당시인 1951년 1월19일 미국 제5공군 소속 6147 전술통제비행편대의 정찰기와 전폭기가 세 차례 폭격으로 경북 예천군 보문면 주민 51명을 희생시킨 사건이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은 예천지역에 대한 미187 공수연대의 폭격요청에 따라 미5공군 사령관이 미8군 사령관의 동의를 얻어 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실화해위는 “피신의 기회마저 갖지 못한 민간인들을 폭격한 미군의 군사작전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미국이 합동조사와 배·보상 및 국가책임 해제수단 등을 이행 토록 적극 협상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이도운특파원 워싱턴 저널] ‘백악관의 입’이 말하는 역대 대통령들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재단에서 얼마전 전직 백악관 대변인 4명을 한꺼번에 초청해 토론하는 자리가 있었다. 조지프 포웰(지미 카터)·말린 피츠워터(로널드 레이건 및 조지 H.W. 부시)·조 록하트(빌 클린턴)·토니 스노(조지 부시) 등 전직 백악관 대변인들이 연사로 참석했다. 과거 ‘명대변인’ 소리를 들었던 네 사람은 ‘위기관리법’ 등을 비롯해 기자 상대 방법, 대통령의 인기 등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전했다. 포웰 전 대변인은 국내 위기와 대외적 위기의 심각성을 구분했다. 그는 “국내 정책은 실패하더라도 그 대가를 감당할 수 있지만, 대외정책은 한번 실패하면 치러야 할 대가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그는 카터 전 대통령 재임 중 가장 큰 위기였던 이란 대사관 인질 사태 당시 테헤란을 폭격했을 수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주변 지역의 세력 균형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노 전 대변인은 백악관 참모들이 부시 대통령과 토론하다가 “대통령님, 그 문제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만약 ‘예스맨’을 원한다면 백악관을 나가겠습니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고 전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대통령이 정직하면 참모들은 충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록하트 전 대변인은 결정된 대외정책이 흔들릴 때 대통령의 일관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했다.그는 미국이 코소보에 참전했을 때 처음 한 두 주일은 국민과 언론 반응이 좋았었지만 희생자가 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회고했다. 군 장성들까지도 미국의 전략에 의문을 표시했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만이 코소보 정책을 밀고나갔다고 전했다. 피츠워터 전 대변인은 전쟁을 수행하면서 국민의 알 권리도 충족시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토로했다.그는 미군의 생명이 걸려 있는 군사작전이 미리 알려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고, 언론에 거짓말을 하기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취임 첫날부터 “군사 작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말했다. 군사 문제는 펜타곤에 맡겼다는 것이다.dawn@seoul.co.kr
  • 터키, 쿠르드반군 압박 강화

    터키군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이라크 국경을 넘어 쿠르드족 반군을 공습한 데 이어 쿠르드족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갔다. 터키 국가안보회의(MGK)는 이날 이라크 북부 국경지대 쿠르드 반군을 지원하는 단체에 대해 경제 제재조치를 취할 것을 터키 정부에 촉구했다고 A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MGK는 성명에서 “내각에 이라크 북부 국경지대의 분리주의 테러 조직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단체를 상대로 경제제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터키 최고 권력기구인 MGK의 이번 요구는 터키의 군사공격을 피하기 위해 쿠르드 자치정부가 반군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성명에서는 제재의 종류, 대상 단체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쿠르드 반군 퇴치를 위해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를 겨냥한 성명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다음달 1일 터키를 방문, 쿠르드 반군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라이스 미 국무부장관이 다음달 2∼3일 압둘라 굴 터키 대통령과 레젠 타입 에르도안 총리를 만나 쿠르드 반군 문제 관련 회담을 가질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라크 국경 지대를 거점으로 삼고 있는 쿠르드 반군에 대한 군사작전은 이라크와 터키간의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터키와 이라크가 협력을 통해 쿠르드 반군의 위협을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는 25일 터키와 이란이 쿠르드족 반군 문제의 평화적인 해법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그는 “EU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은 이라크 국경지대가 불안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터키가 이라크 국경을 침입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수단을 찾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내 쿠르드 자치정부 지도자 무수드 바르자니도 “쿠르드족 거주지역을 포함한 이라크땅이 이웃나라의 안전을 위협하는 근거지가 돼서는 안 된다.”며 무력충돌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한편 터키-이라크간 국경지대에서는 이날도 군 병력 움직임이 목격되며 긴장이 고조됐다. 국경 인근 지즈레 지역에서는 수송용 헬리콥터 10여대가 목격됐고, 지즈레 동쪽 30㎞ 지점에서는 터키 기갑부대의 군사훈련이 실시되기도 했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터키 전격 월경작전 왜?

    터키와 이라크 국경이 ‘세계의 화약고’로 급격히 떠오르고 있다. 분리주의자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반군에 대한 공격을 이유로 이라크 월경(越境) 공격을 경고해 온 터키군이 전격 월경 공격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라크전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정부는 또 한가지의 고민을 떠안게 됐다. 터키와 이라크 국경지대의 분쟁은 석유의 공급선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불안한 상태인 국제유가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터키의 강경 기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특사를 파견하는 등 노력하던 부시 대통령은 24일에는 압둘라 굴 터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PKK 반군 소탕작전에 대한 터키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표명했다. 이 즈음 터키의 월경공격이 단행됐다. 터키와 미국 정부간 사전교감이 있었음이 감지되고 있다. 터키 사태의 발단은 PKK의 도발이다. 독립을 추구하며 터키 정부군과 무력충돌 및 휴전을 반복하던 PKK는 여름부터 공세를 강화했다.9월에는 터키 민간인 12명을 납치, 살해하기도 했다. 터키의 민심이 들끓었다. 그래도 터키는 PKK에 대한 군사작전을 자제해 왔다. 이 지역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미국이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군 13명이 PKK와의 교전 끝에 사망하고 민간인까지 피해를 입자, 터키는 강경 대처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미국이 PKK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은 점도 지적된다. 특히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아르메니아 학살 결의안’을 10일 통과시키면서 터키는 급격히 강경해졌다.1914년 이후 옛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150만명 살해를 대량학살로 규정한 결의안을 채택해 본회의에 회부했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터키의 전신인 오스만투르크에 의한 아르메니아 학살 사건을 20세기 첫 집단학살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터키는 내전 도중 일어난 일에 불과하며 조직적 학살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사망자도 30만명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미국 의회가 구속력은 없다지만 결의안을 통과시키자 터키가 발끈했다. 유럽연합(EU)에 가입하기 위해 수년째 노력하고 있는 터키에는 심대한 타격이다.EU는 아르메니아 대량학살을 내세워 터키의 비원인 EU 가입을 꺼린다. 결국 결의한 채택이 터키인의 빈미감정에 불을 지폈다. 주미 대사도 소환됐고, 월경공격으로 이어졌다. 이같은 터키의 강수는 미 하원 본회의가 아르메니아 학살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승부수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그렇지만 터키의 협박성 강수가 통하지 않아 결의안이 미국 상·하 양원 본회의를 통과하면 사태는 더욱 복잡해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결의안 채택을 막기 위해 부심 중이며, 동시에 터키를 달랠 묘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를 침공할 때 터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터키 남부의 인시를릭 공군기지를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로 향하는 군수품의 보급기지로 사용하고 있다. 이라크로 가는 군수물자의 70%가 이곳을 통과하고 있다. 다급해진 미 백악관은 터키 전투기들이 월경해 쿠르드 반군을 공습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터키와 이라크 양측 모두의 자제를 촉구했다. 의회 설득도 강화했다. 이에 따라 미 결의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주목된다.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터키, 쿠르드 휴전 제안 거부

    이라크 쿠르드족 반군의 휴전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한 알리 바바칸 터키 외무장관은 23일 쿠르드족의 어떠한 휴전 제안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또 레젭 타입 에르도간 터키 총리는 이날 “터키는 언제든 북부 이라크에 대한 군사작전을 결행할 수 있다.”며 기존의 강경 입장을 재확인했다. 에르도간 총리는 이날 런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터키는 이라크에 대한 어떤 영토적 야심도 없으며 군사작전은 오로지 분리주의자인 쿠르드노동자당(PK K)만을 공격 목표로 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바칸 터키 외무장관도 이날 “휴전은 국가와 정규군 사이에서 가능한 것”이라면서 “지금 문제는 테러 조직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라며 테러조직인 PKK와 휴전 협상의 가능성을 차단했다. 이에 따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양측 관계는 평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은 쿠르드족 반군들이 22일 중에 PKK 명의로 일방적인 휴전을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PKK는 지난 6월에도 일방적으로 터키 정부에 휴전을 제안했지만 양측간 무력충돌이 끝나지 않고 있다.PKK는 터키 정부의 군사적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터키군 8명을 포로로 잡고 있다고 밝혀 이들을 볼모로 조건부 휴전 제의를 할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터키 정부는 자국군이 포로로 잡혔다는 PKK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최근 양국 관계는 터키 의회가 쿠르드 반군 소탕을 위한 월경 작전을 승인하고 이어 4일 만인 지난 21일 터키·이라크 국경지대에서 쿠르드족의 습격과 터키군의 반격이 이어지면서 수십명이 사망했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터키, 이라크 공격 방아쇠 당기나

    터키가 이라크에 쳐들어가 방아쇠를 당길까. 일촉즉발의 전운(戰雲)이 감도는 터키와 이라크 북부 쿠르드 반군 간의 대립이 전면전으로 번질 위기를 맞았다. 터키 의회는 17일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반군을 공격할 수 있는 정부안을 승인했다. 찬성은 507표, 반대는 19표에 그쳤다. 이로써 터키군은 앞으로 1년간 이라크 국경을 넘어 군사작전을 벌일 수 있게 됐다.쿠르드족은 1984년 이후 터키를 상대로 자치 확보를 위한 무력 투쟁을 벌여왔다. 지금껏 양측의 충돌로 3만명 이상이 숨졌다. 최근 몇 주 사이에는 쿠르드반군의 공격으로 터키군 13명을 포함해 30명 이상의 터키인이 숨지면서 터키내 여론이 악화됐고 정부도 ‘보복’을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터키가 대규모 군병력을 움직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미국은 물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까지 나서 터키측에 섣부른 군사행동을 자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쿠르드족만 노린다고는 하지만, 이라크 월경(越境)에 이은 군사작전으로 전선이 확산되면 이란 등 주변 국가까지 자극할 수 있다. 때문에 군사전문가들은 터키가 병력을 움직이더라도 특정 목표만 노리는 ‘초정밀작전’을 수행하거나, 소규모 군사작전에 먼저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터키 군사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터키내 정치적인 분위기가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을 점점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이란과 접경지역이며 쿠르드노동자당(PKK) 게릴라의 거점인 칸딜 산악지대에 공습을 감행하는 것이다. 터키는 이 지역에 3500명의 쿠르드족 게릴라들이 숨어있다고 주장한다. 공습에 이어 상황을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이라크 국경지대 안으로 특공대를 투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터키의 한 군사전문가는 “터키의 목표는 이라크를 침공하는 것이 아닌 만큼 터키군이 인구가 밀집한 지역으로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군사작전은 특정목표만 노리는 ‘외과적 수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밀 시섹 터키 부총리도 의회연설에서 “터키병력이 이라크 국경을 넘더라도 쿠르드 게릴라들만을 타깃으로 할 것”이라며 이런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으로부터 ‘테러지원국’이라고 비난받는 시리아가 터키의 이라크 월경계획을 찬성하고 나서 주목된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테러에 맞서려는 터키 정부의 결정은 적법한 권리이며,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리아의 이런 입장은 자국내 쿠르드족의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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