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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몇 년새 영아 300명 숨진 ‘미스터리 섬’ 조사

    196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무려 300명에 가까운 신생아가 죽어간 미스터리 섬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1960년대에 지중해 남부에 있는 섬인 키프로스에서 수 백명에 이르는 영아가 사망한 것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키프로스 섬은 당시 영국의 직할 식민지로 다수의 군인과 가족이 주둔해 있었다. 1960년대 초반 신생아들이 태어나자마자 사망하거나 태어나기도 전에 사산되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1964년 11월에는 적어도 10명의 영아가 이유를 알 수 없는 증상으로 사망했고, 1965년 12월에도 같은 이유로 8명이 사망했다. 1964년 어느 날에는 하룻동안 영아 56명이 사망하기도 했는데 이중에는 태어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아이도 있었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는 1961년부터 1963년까지 이곳에 주둔했던 군인인 마이크 피처(71)의 요구로 이루어졌다. 그는 영국 아동인권운동가인 에스더 란젠과 함께 이 같은 사건을 세상에 알리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당시 그의 아내는 키프로스 섬에서 딸을 사산했지만 섬을 벗어난 뒤로 3명의 자녀를 건강하게 출산했다. 그는 “키프로스 섬 내의 병원 위생상태는 매우 좋지 않았다. 예방접종과 관련한 질병이 존재했을수도 있다.”면서 “이밖에도 군사용으로 사용된 방사능 기기나 약물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짐작했다. 이어 “영국군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사망원인을 발표하지 않은 채 은폐하려고만 한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영국 자유민주당의 보건담당인 노먼 램 의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당시 현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자세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벽장의 도둑 꼼짝마

    벽장의 도둑 꼼짝마

    앞으로 상가 건물 등에 침입한 도둑이 가구나 벽 등에 숨어도 군사용 레이더 기술을 활용한 동작감지센서로 감지할 수 있게 됐다. 보안기업 에스원은 군사용 초광대역(UWB·Ultra Wide Band) 레이더 기술을 이용한 감지센서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UWB는 광대역 주파수를 기반으로 하는 군사용 레이더 기술의 일종이다. 미국과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실내 고속통신과 땅속 지뢰탐사, 군사용 실외 침입자 감지 센서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하지만 넓은 감지 범위와 벽 등을 통과하는 강한 투과력으로 일반 보안상품에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의 잠수함 능력/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일본의 잠수함 능력/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 교수

    일본은 1976년부터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잠수함 16척 체제를 유지해 왔다. 16척 체제지만 매년 1척씩 퇴역시키고 1척을 새로이 건조해 왔기 때문에 가능한 한 모든 첨단 기술을 적용하며 아시아 최강의 잠수함 국가로 발전했다. 한국이 보유한 잠수함 중 가장 큰 것은 1800t인데 일본은 4100t이다. 잠수함의 형태를 눈물방울형에서 담배모양의 형태로 바꾸면서 상대방의 음향추적을 피하기 위한 음향흡수장치를 외관에 붙여 ‘음향스텔스 잠수함’으로 무장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은 북한의 천안함 공격을 계기로 16척 체제에서 18척 체제로 군사전략을 수정하려 한다. 이번에도 북한이 일본의 군사력 증강을 돕고 있는 것이다. 통한의 식민지배를 당한 지 100년이 되는 해에 북한은 일본이 군사력을 증강할 수 있도록 빌미를 주고 있는 것이다. 1998년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실험을 구실 삼아 일본은 미사일방어체제(MD)를 미국과 마련했고 첩보위성 4기 체제로 인공위성을 군사용으로 사용하는 길을 마련했다. 자위대와 군사력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 헌법 제 9조 때문에 엄두도 못 낼 일들이었다. 일본이 18척이라고 하지만 퇴역한 잠수함을 연습함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는 계상하기 쉽지 않다. 일본의 잠수함 전력을 아시아 최강이라고 평가하는 또 하나의 근거는 오래된 풍부한 경험이다.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도 잠수함 운용 경험이 많은 일본은 미국과 함께 동북아 해저에서 활동하는 상대방 잠수함의 음문(音紋)을 거의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음문이란 사람의 지문(指紋)처럼 잠수함마다 제각기 내는 소리의 특성이 있는데 이 데이터를 오랜 역사를 통해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 잠수함에 상대방 잠수함이 발각되면 어느 국가의 어떤 종류의 잠수함이라는 것을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섬나라인 일본은 오래 전부터 바다 밑 방어를 위해 해군력을 착실하게 증강시켜 왔다. 그러기에 상대방 잠수함 식별 능력뿐 아니라 대한해협, 동북아 해역, 동지나해, 남지나해까지 해군 능력을 키워 왔다. 연전에 중국 잠수함이 일본 영해에 들어가려다 발각된 것도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그리고 일본 자체의 대잠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 공작선이 일본 영해에 침투하려다 발각되는 것도 일본의 해양감시 그리고 그들의 해상교통로를 지키기 위한 수단들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잠수함 킬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대잠초계기 P3-C를 한국은 10여기 갖고 있는데 일본은 100여기를 보유하고 있다. 때로는 대잠 초계기가 잠수함 추적을 완벽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심되는 지역에 여러 대를 한꺼번에 투입하여 탐색에 나서는데 세계에서 작전 영역에 비해 가장 많은 대잠 초계기를 갖고 있는 이유를 알 만하다. 잠수함 전력은 군사전력 중에서 최후의 군사력이라 불린다. 그 이유는 은밀하기 때문이다. 수심 100m가 주 활동 무대이지만 해저 400m 아래로도 내려갈 수 있는 잠수함이기 때문에 바다 밑 어디에 배치되어 있는지 쉽게 알 수 없어 상대방에 몰래 접근해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래서 가장 두려운 공포의 군사전력이 잠수함 전력이다. 천안함 사태가 잠수함 공격의 공포스러움을 실감하게 했다. 북한보다 한참 뒤진 한국의 잠수함 전력은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유비무환의 대비태세를 갖추지 않으면 언제 또다시 불행을 자초할지 모른다. 그동안 우리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다 밑 방어에 대해 소홀했던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3월26일 천안함에서 46인의 아까운 희생이 있었던 것을 계기로 방어태세에 대한 장비의 도입과 작전개발 등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가장 걱정스러웠던 점은 국민의 안보불감증이었는데 천안함 사태로 안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만큼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한·일 강제병합 100년에 돌아보는 한국의 안보는 여전히 불안하다. 국력을 높이는 일에 온 국민이 노력할 때 역사의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
  • [이것이 相生이다] 하이닉스-팍스디스크

    [이것이 相生이다] 하이닉스-팍스디스크

    후텁지근한 10일 오후 서울 성수동의 한 아파트형 공장. 90㎡ 남짓한 연구실 한쪽에서 이대희 팍스디스크 사장이 모니터를 보며 최근 수주한 군사용 ‘솔리드 스테이트 디스크(SSD)’의 회로 디자인 설계를 살피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옆에서는 이준식 기술연구소 팀장이 최근 개발했다는 SSD 샘플 제품의 성능 테스트를 하고 있다. 다른 연구원들도 밤을 지새운 듯 수염이 거뭇거뭇한 얼굴로 각자 그래픽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이 팀장은 “오늘도 시간이 없어서 다들 자장면으로 점심을 때웠다.”며 웃었다. ●SSD 특허기술 확보하고도 출원 못해 연구원이 7명뿐인 이 회사는 미국의 ‘샌디스크’ 등 세계 몇몇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SSD 원천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공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SSD 기술을 국내 하이닉스 반도체에 제공함으로써 하이닉스가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을 양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회로 설계 작업을 잠시 중단한 이 사장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SSD의 가능성을 설명했다. “30, 40대 컴퓨터 사용자들은 잘 아시겠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컴퓨터를 부팅하려면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FDD)가 필요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잖아요. 마찬가지로 HDD도 시간이 지나면 크기가 더 작지만 속도가 빠른 SSD로 모두 대체될 겁니다. 그만큼 수요가 무한하다는 뜻이죠.” 이준식 팀장도 자신들이 개발한 제품 샘플들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며 “애플의 아이폰에도 이 기술이 들어가 있다.”며 SSD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하이닉스의 협력업체로 시작한 팍스디스크는 2004년 독자적인 연구 끝에 SSD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다량의 특허급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대기업이라면 곧바로 특허를 출원하는 등 지적재산권 보호에 나섰겠지만, 연 매출이 수십억원에 불과한 중소기업이 매출액보다 많은 돈을 들여 전 세계를 상대로 특허를 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한국 등 5개국서 특허출원 10여건 추진 특허기술을 갖고도 출원을 못해 전전긍긍하던 협력업체의 사정을 알게 된 하이닉스는 2007년 팍스디스크에 상생 협력을 제안했다. 하이닉스가 인력과 비용을 부담해 공동 출원하자는 것이었다. 현재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없어서 못 파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는 SSD 기술이 필수적이다. SSD 관련 특허를 많이 보유할수록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반도체 특허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게 하이닉스의 판단이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팍스디스크는 기술을 개발하고도 업무 역량이 부족해 출원 중이던 특허마저 거절될 위기에 놓여 있었다.”면서 “하이닉스 특허팀 담당자와 국내외 변리사들이 힘을 모아 팍스디스크 기술을 하나씩 검토하며 특허 출원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2008년 3월 시작된 팍스디스크의 특허 출원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타이완 등 5개국에서 10여건이 추진되고 있다. 또 세계 2위 반도체 업체인 하이닉스는 팍스디스크와 협력해 ‘반도체 특허전쟁’에 대비한 지적재산권을 다수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향후 다른 반도체 업체들이 이 기술을 이용하게 되면 로열티의 50%도 챙길 수 있다. 덕분에 외국계 기업들의 ‘잔칫상’이던 국내 군사용 SSD 시장에서도 거래계약 수주에 성공하며 성과를 거뒀다. 5년 안에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는 게 이 사장의 목표다. 이 사장은 “하이닉스가 우리를 돕지 않았다면 지금쯤 ‘특허 괴물(제품 생산보다 특허권 소송으로 매출을 거두는 기업들)’들과 줄소송에 시달리다 도산했을지도 모른다.”면서 “전량 외국제품뿐이던 군사용 SSD 시장에서 달러 유출을 막는 것도 큰 보람”이라고 전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월드컵보도 심층분석·재미 돋보여”

    “월드컵보도 심층분석·재미 돋보여”

    30일 본사 6층 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 제37차 회의에서는 남아공월드컵 관련 기사에 대한 분석·평가가 주를 이뤘다. 다문화 가정과 관련된 기획기사와 문화 캠페인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스포츠와 문화’를 주제로 열린 회의에는 위원장인 김형준 명지대 교수를 비롯해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이청수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김형진 변호사, 이영신 이화여대 학생 등이 참석했다. 서울신문에서는 이동화 사장, 이목희 편집국장, 황진선 문화홍보국장, 서동철 편집국 부국장, 김영중 체육부장, 이경숙 편집2부 차장 등이 함께했다. ●‘울지마, 4년 뒤 더 행복할’에 가슴 찡 이문형 위원은 “스포츠는 액티브하기 때문에 신문의 한계가 분명하다.”면서도 “월드컵 기록실을 마련해 전체 일정을 알아보기 쉬웠고, 심층적인 분석기사가 돋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어떻게 돈을 벌어서 분배하는지 등 흥미유발 기사도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이영신 위원은 “1면에 월드컵 록밴드인 트랜스픽션 인터뷰를 실은 것이나 큰 사진과 함께 파격적으로 편집했던 부분이 참신했다.”면서 “칼럼이나 ‘월드컵 비타민’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해 준 노력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제목에 과도하게 희망을 불어넣은 것이나, 애국심을 너무 강조했던 점, 군사용어가 많았던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청수 위원은 “박지성의 사진과 ‘울지마, 4년 뒤 더 행복할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이 1면에 나왔는데, 가슴이 찡했다.”면서 “2010년 월드컵의 사회학은 2002년과의 차이를 다뤘다. 국민의식 성숙도와 관계된 건데 서울신문이 잘 정리했다.”고 말했다. 김형진 위원은 “월드컵과 관련해 1면 톱기사 큰 제목으로 뽑은 게 5~6회 되는데 단일 스포츠로 굉장히 파격적인 대접이다.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내용을 기사로 충실하게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김형준 위원장은 “2002년 4강 전력과 이번 전력을 체계적으로 비교분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2002년 월드컵을 통해 젊은 세대들이 정치적 효능감을 가졌다. 사회학자, 심리학자, 정치학자, 스포츠 전문가 등이 모여서 월드컵 좌담회를 하는 건 어떨까.” 제안했다. ●“문화사각지대 해소 캠페인 주도하길” 김형준 위원장은 “문화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기업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빈곤층에 좌석을 할당하는 캠페인을 서울신문이 주도하는 것은 어떨까.”라면서 “서울신문의 특성을 살려 66개 기초단체장별로 문화의 질을 조사해 지역별 문화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형진 위원은 “월요일마다 연재되는 ‘고전 다시읽기’는 필자에 따라 초점과 동떨어진 얘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인문학과 고전을 소개한다는 기본 취지에 맞게 진지하고 소박한 글쓰기를 주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청수 위원은 “방송계 결산이 적절했다. 일정한 기간을 두고 자주 정리해 주면 좋겠다. 또 방학이 시작되는 만큼 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볼 수 있는 공연이나 전시안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에 더 관심을”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형준 위원장이 “다문화 가정은 사회통합에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동화 사장도 “다문화 가정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차별이 누적되면 결국 폭발할 텐데, 다른 신문과 차별화해 보도할 방침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목희 편집국장은 “월드컵 보도방향은 ‘젊게, 감동적으로 가라. 다소 과장해도 된다.’는 거였다. 덕분에 광고카피 같은 멋진 제목이 나왔다.”면서 “우리 신문이 딱딱한 느낌이 있어서 튀어 보려는 일환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화 사장은 “월드컵은 본질적으로는 스포츠지만, 정치적·사회적 이벤트인 만큼 충분히 지면을 할애했다.”면서 “위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잘 정리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회의를 마무리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알프스 고봉밑에 특별한 금고 있다

    알프스 고봉밑에 특별한 금고 있다

    ‘홍수,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는 물론 핵폭탄, 화생방 공격에도 안전한 시설.’ 알프스의 고봉 융프라우(4158m) 아래의 깊은 땅속에 첩보영화에나 나올 법한 엄청난 규모의 지하금고가 있고 그곳에 수많은 귀중품과 디지털 자료가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당신은 아시는지. ●핵폭탄에도 안전·철통같은 경비 스위스 언론인 ‘스위스 뉴스 월드와이드’는 29일 융프라우가 자리 잡은 스위스 중부 산악지방 베르너 오버란트의 깊숙한 곳에 있는 옛 군사용 지하 벙커 2곳이 전세계 부자 고객들의 귀중품을 보관하는 지하금고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금고의 이름은 ‘스위스 포트녹스’(그림)로 미국 금괴 보관소(USBP)가 위치한 미 켄터키주의 군사기지 포트녹스에서 따왔다. 스위스 휴양지인 사넨과 츠바이짐멘 등 2곳에 있는 이들 지하벙커는 단단한 암반으로 둘러싸인 환경과 철통 같은 경비 속에 어떤 물건이든 안전한 보관을 자랑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 전문 프라이빗뱅크인 SIAG는 군사시설이던 두 곳을 개조해 1996년 사넨에 스위스 포트녹스-Ⅰ을 개설했고, 몇 년 뒤엔 약 10㎞ 떨어진 츠바이짐멘에 스위스 포트녹스-Ⅱ를 열었다. ●각종 디지털 문서 등 보관… 매년 11억~22억원 지불 현재 이곳에는 세계 30여개국의 대기업과 부자들이 중요한 계약서를 비롯한 각종 디지털 문서와 사진 등을 보관하면서 매년 100만~200만스위스프랑(약 11억~22억원)을 지불하고 있다. 금고 측은 “한 달에 9스위스프랑을 내고 노트북 자료를 저장하는 싱가포르 대학생도 있다.”고 전했다. 이 금고는 자체 항공기 활주로와 세관도 마련돼 있다. 또 디지털 자료에 대한 외부의 해킹을 막기 위해 모든 자료에 복잡한 448비트 암호키를 제공하고 있다. 통상 은행의 온라인 거래에 사용되는 128비트 암호키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의 방호벽을 구축한 것이다. 금고 입구와 주변에는 24시간 무인 감시 시스템이 설치돼 있으며 곳곳에 감시 인력이 배치돼 있다. 금고 내부에 들어가더라도 5중 보안문을 통과해야 정보 저장 서버에 접근할 수 있다. SIAG의 크리스토프 오츠발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자료를 수십억달러의 가치가 있는 물건처럼 취급하는 가장 안전하고 튼튼한 은행이 돼야 한다.”면서 “보관하는 물건이 금괴가 아닌 기술적인 저장장치이므로 안전성에 도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바로 이 점이 스위스 포트녹스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에 유럽의 과학자들은 지난달 미래 세대에 남기기 위한 디지털 게놈을 이곳에 저장했다. 세계의 부자들은 디지털 자료 외에도 금을 포함한 귀중품을 보관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로 이곳을 선호하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길섶에서] 전화위복/구본영 논설위원

    지난 주말 시골 나들이 길. 자정 가까운 시간에 따분한 고속도로 대신 국도를 타본 게 화근이었을까. 운전 중 연료 게이지에 불이 들어왔다. 다행히 내비게이션이 꼬불꼬불한 산길에서 용케 주유소를 제대로 찾아 줬다. 길눈이 어두운 편인 필자는 내비게이션의 요긴함을 새삼 실감했다. 자동차 길안내에 응용되는 범지구위치결정시스템(GPS)은 본래 군사용으로 개발됐다. 그러다가 1983년 항로 이탈로 사할린 상공에서 피격된 KAL기 사건을 계기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이 민수용으로 허가했다. 요즘 자동차 운전자들이 불운했던 희생자들의 덕을 보고 있는 셈이다. 라디오로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등이 탄 비행기가 러시아에서 추락,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는 충격적 속보를 들었다. 엄청난 비극이지만, 먼 훗날 폴란드인들에게 예기치 않았던 좋은 일이 생기는 계기가 되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겠다 싶다. 다람쥐가 겨우내 먹을 상수리를 감추는 과정을 통해 온 산에 도토리 나무가 번성하듯이 말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 [씨줄날줄] 어군 탐지기/구본영 논설위원

    백령도의 한 어선이 반토막 난 천안함의 함미를 찾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해병대 출신의 선장 장세광씨가 주인공이다. ‘어군(魚群) 탐지기’가 설치된 6t짜리 작은 어선으로 일생일대의 ‘대어’를 낚은 격이 됐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논란이 뜨겁다. 얼핏 보아 250만원짜리 어군 탐지기가 최첨단 군사장비를 누른 꼴이다. 하지만 “‘첨단 해군’이 한낱 낡은 어선보다 못하냐.”는 식으로 폄하할 일만은 아닐 듯싶다. 민·군 간 협력의 성공사례라고 한다면 모르겠지만. 그래서 “평소 군과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는 백령도 주민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란 선장의 겸손한 말이 와 닿는다. 더군다나 민수용 기술과 군사용 기술의 경계가 날로 모호해지는 상황이 아닌가. 어군 탐지기는 배 밑바닥에서 초음파를 쏘아 반사돼 오는 이미지로 물고기떼 등을 포착하는 기기다. 이런 기본 원리는 당초 민수용 빙산탐지기에 원용됐으나, 제2차 세계대전에서 잠수함 탐지 등 군사기술로 발전했다가 전후 어업용 어군탐지기로 진화한 것이다. 군사기술이 산업용으로 활용된 사례는 이외에도 부지기수다. 자동차 길안내에 사용되는 범지구위치결정시스템(GPS·Global Positioning System)이 대표적이다. 위성에서 수신자에게 정확한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이 시스템은 본래 군사용으로 개발됐다. 이후 1983년 KAL 007기 추락을 계기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이 민간용 항공기의 보조항법장치로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군사용으로 시작된 초음파 영상기술도 건강상 부작용이 많은 방사선(X-ray)을 뛰어넘는 의료용 진단장비로 활용된 지 오래다. 최근엔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이 초음파 센서를 활용해 장애물을 피하는 청소 로봇까지 쏟아내고 있을 정도다. 특히 삼성전자가 개발한 ‘크루보’는 최적의 항로를 결정하는 크루즈 미사일의 순항 원리를 응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의 지난해 국방예산은 무려 28조 6000억원 규모였다. 어차피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분단국이기에 불가피한 지출이다. 그렇다면 민간과 국방 분야의 협력 확대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최선일 듯싶다. 국방과학기술의 민수화 이전(spin off)에 박차를 가한다거나, 그 반대로 민간 첨단기술의 시험대로 군수산업을 적극 활용하는 식으로 말이다. 천안함 참사 수습 과정에서 작은 어선이 큰 공을 세운 사실을 교훈으로 삼으면 불행 중 다행일 것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입는 컴퓨터·3D TV 현실화…휴대용 태양전지로 즉석 충전

    입는 컴퓨터·3D TV 현실화…휴대용 태양전지로 즉석 충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10년 뒤 우리 생활의 변화를 주도할 ‘10대 미래 유망기술’을 선정해 17일 발표했다. 1000여명의 과학기술 전문가에게 설문 방식으로 아이디어 조사를 하고 전문가 202명으로부터 380개의 제품·기술·서비스 기능을 제안받아 47개를 선택한 뒤 시민패널과 전문가 평가를 거쳤다. 이렇게 선정된 10대 기술에는 입는 컴퓨터, 3차원(3D) 디스플레이, 간병 도우미 로봇, 다목적 백신, 유전자 치료, 홈 헬스케어 시스템, 고효율 휴대용 태양전지, 스마트(SMART) 원자로, 무선 전력 송수신 기술, 에코 에너지 제로 건축 등이 들어갔다. 주로 건강과 환경 관련 기술들이다. 원래는 군사용으로 개발됐던 ‘입는 컴퓨터’는 머리·손목·손가락 착용형부터 티셔츠·바지 형태 등 다양한 상품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영화 아바타의 성공으로 주목받고 있는 ‘3D TV’는 10대 기술 가운데 가장 먼저 현실화될 전망이다. ‘간병 도우미 로봇’은 사람의 행동과 표정을 인식해 주인의 의도와 상태를 파악하고 주인의 몸을 부축하는 기능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목적 백신’은 병원균을 표적으로 삼는 방식에서 나아가 병원균들의 공통적인 DNA를 타깃으로 삼는 개념이다. 화석 연료가 고갈될 것에 대비한 친환경 기술도 각광받을 전망이다. ‘고효율 휴대용 태양전지’는 개인 휴대전자 장치부터 자동차 등에 응용해 활용할 수 있는데, 2020년까지 1000억달러 이상의 세계 시장이 형성된다고 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정윤수의 종횡무진]군사용어 추방하자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 중에 ‘일제 잔재’이거나 ‘군사 용어’라서 듣기에 거북스러운 단어들이 있다. 공사 현장에서는 일제 강점기의 용어가 아니면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고 법률도 당시 조형된 한자어가 위력을 갖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선착순’이나 ‘얼차려’, ‘복창 소리’, ‘담배 일발’ 같은 병영의 언어도 우리네 일상에서 자주 쓰인다. 축구라면 어떨까. 흔히 축구는 ‘전쟁’이라고도 한다. 월드컵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실제로 이 공놀이 때문에 전쟁이 벌어진 일도 있고(1969년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 승패가 확연해진 전쟁이 축구로 인하여 뜨거운 감정 표출로 이어진 일도 있다(1982년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전쟁). 20세기가 ‘제국 대 식민’이라는 구도로 오랫동안 유지되었기 때문에 축구가 이러한 민족 감정의 대리전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축구와 관련된 용어 중에는 군사전략적인 용어가 많이 쓰인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한 세대에 걸쳐 군사정권의 역사를 살았기 때문에 ‘출격’이나 ‘16강 고지 탈환’ 같은 말이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군사 용어가 축구라는 다양한 세계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다른 나라의 축구 역사와 환경에 대해 군사 용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것 또한 문제다. 다른 나라 축구팀에 ‘군단’이나 ‘사단’ 같은 용어를 갖다 붙이는 게 대표적인 예이다. 흔히 브라질을 ‘삼바 군단’라고 부르고 인접해 있는 아르헨티나도 ‘탱고 군단’ 식으로 부른다. 그런데 정작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팬들은 군단이나 사단은 물론이고 ‘삼바’나 ‘탱고’ 같은 말을 쓰지 않는다. 브라질 팬들은 대표팀이라는 뜻의 포르투갈어 ‘셀레상’이나 작은 카나리아 새를 뜻하는 ‘카나링야’를 외쳐 부른다. 셀레상이나 카나링야 끝에 군단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아르헨티나 역시 ‘알비 셀레스테’를 연호한다. ‘허정무 사단의 태극전사들이 16강 고지 탈환을 위해 전지 훈련을 떠났다’. 이것이 어제오늘 사이에 여러 매체들이 두루 쓴 표현이다. 군사 용어라는 점도 있지만 상투적고 식상하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다. 염기훈 선수에 대해서는 ‘왼발의 달인’이라는 표현이 또 등장했는데 이 역시 진부하다. 그러니까 문제는 일제 잔재나 군사용어라는 측면보다 축구라는 다양한 세계를 진부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를 상투적으로 표현하는 기존의 관습에 있는 것이다. 축구는 그처럼 진부한 그릇에 담기에는 너무나 크고 다양한 세계다. 스포츠 평론가 prague@naver.com
  • 보잉의 꿈 ‘드림라이너’ 6년만에 날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주 에버렛의 페인필드 비행장에 날렵하고 매끈한 여객기 한 대가 등장했다. 푸른색 옷을 입은 보잉 787 ‘드림라이너’였다. 기온이 2도로 떨어지고 잔뜩 흐린 데다 비까지 내리자 보잉사 직원들은 가슴을 졸였다. 마침내 드림라이너가 활주로를 박차고 이륙에 성공하자 2만 5000여명의 ‘갤러리’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보잉이 6년간 품어온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사가 개발한 최신 여객기 787 드림라이너가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기상 악화로 예정보다 1시간 적은 3시간의 비행을 마친 여객기는 시애틀 보잉필드 비행장에 무사히 착륙했다.드림라이너는 세계 항공업계의 지형을 바꿀 만큼 혁신적인 여객기로 평가받고 있다. 군사용 비행기 제작에 쓰이는 탄소섬유 등 복합 플라스틱 소재를 절반가량 사용해 동체와 날개를 만들었다. 알루미늄과 티타늄 등으로 구성된 기존 여객기보다 가벼워 최대 20%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방음효과가 뛰어나 기내가 조용해졌고 승객들은 안락한 비행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보잉의 부사장 짐 올버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연료비 절감 효과로 승객들이 내는 항공권 가격도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잉은 드림라이너 개발에 지난 6년간 100억달러(약 11조 6000억원)를 투자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전했다.그러나 드림라이너는 시험 비행이 2년 동안 5번 지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부품에 크고 작은 결함이 발견되고 기체와 날개의 결합 부위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시애틀 공장 노동자들이 8주 동안 파업을 벌여 부품생산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보잉은 결국 지난 10월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 제2의 부품공장을 지었다.드림라이너는 개발되기도 전에 55개 업체로부터 840대를 주문받아 단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 여객기가 됐다. 보잉은 드림라이너로 에어버스에 빼앗긴 업계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드림라이너가 ‘하늘을 나는 호텔’이라는 별명을 가진 에어버스의 고급기종 A350의 유일한 맞수라는 것이다. 업계 1위인 유럽의 에어버스는 지난달 기준 32개 항공사로부터 505대의 A350을 주문받았다. 우선 생산된 드림라이너 6대는 앞으로 9개월 동안 브레이크 시험과 극한 기온, 엔진 1개로 운행하기 등 혹독한 테스트를 거친 뒤 상용화에 들어간다. 보잉은 내년 말 일본의 전일본공수(ANA)항공에 첫 드림라이너를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이란 “두번째 우라늄 농축시설 건설”

    25일(현지시간) 드러난 이란의 두 번째 우라늄 농축 시설 보유 사실이 새달 1일 열리는 주요 6개국과의 핵협상에서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수년간 비밀리에 핵연료 시설을 구축한 이란 정부를 규탄하고, 즉각 건설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회담 당사국인 프랑스, 영국, 독일 정상들도 “더 엄격한 추가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며 일제히 비난에 가세해 새달 협상에서 강력한 추가 제재 가능성이 짙어졌다.이란은 지난 21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기존 나탄즈의 핵시설 외에 두 번째 우라늄 농축 시설을 건설 중이라고 전했다고 IAEA 마크 비드리케어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제2의 핵시설 위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서방국들은 새 시설이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160㎞ 떨어진 시아 무슬림들의 성지 콤에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미 피츠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영국, 프랑스는 어제 IAEA에 이란이 지난 몇 년간 콤 인근에서 비밀 농축시설을 건설하고 있음을 밝히는 증거를 제시했다.”며 “이는 이란이 유엔 안보리 결의와 IAEA 조항을 따를 의지가 없다는 걸 보여 준다.”고 비난했다. 백악관의 한 관리는 미국 정부가 이 시설의 존재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AFP는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 3000여개의 원심분리기를 포함한 새 핵시설은 ‘군사용 소형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기에 적합한 규모라고 보도했다.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란 정부에 “오는 12월까지 국제법을 이행하지 않으면 새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엄포를 놨다. 정상들은 또 새 핵시설을 IAEA 조사단에 전면 공개, 시찰을 받으라고 요구했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北 핵 은닉시설 8~13곳 포착

    김태영 국방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핵을 은닉한 구체적 장소를 확인해 알고 있다고 답변해 북측의 핵 의심시설이 어디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이 포착한 핵 주요시설은 8~13곳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김 후보자의 발언은 대북정찰용 KH-12 키홀 첩보위성과 U-2 정찰기, 고도 10㎞ 상공에서 촬영한 북한 영상을 전송하는 전술정찰기 금강 등이 연중 가동되고 있어 북핵 의심시설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군 당국은 현재 매달 200여장의 북한 위성 사진을 미국으로부터 제공받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의 핵 의심 시설과 미사일 시설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24시간 감시 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지난 2006년 10월과 지난 5월 1, 2차 핵실험을 했던 장소는 함북 풍계리이다. 또 지난 1997년 이후 70여차례에 걸쳐 고폭 실험이 이뤄진 평북 구성시 일대의 미확인 지하갱도 1곳과 영변 일대의 지하갱도 2곳도 의심 시설이다. 이밖에 자강도 하갑·공인리·화평, 평남 용덕동, 평북 서위리·금창리, 양강도 사동·포태산 등은 앞으로 북측의 3차 핵실험 장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중 평북 금창리가 정보당국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1998년 8월 북한이 대규모 지하시설을 구축하는 공사가 포착된 뒤 요주의 시설로 떠올랐다. 북한의 핵 의심시설 대부분이 과거 대규모 갱도 굴착 작업이 이뤄진 곳이다. 국방부 등에 따르면 북한 전역에 산재한 군사 및 비군사용 지하시설물은 8200여곳에 이른다. 김 후보자가 이날 ‘북한이 핵을 사용하기 전 타격이 가능하냐.’는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의 질문에 대해 “한·미연합 능력으로 충분하다.”고 말한 것도 북한의 핵 은닉 시설을 이미 파악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 국방부가 북한의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폭탄인 벙커버스터(GBU-28) 수십기를 내년에 조기 도입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인 것으로 풀이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뛰노는 고라니·버드나무 군락… 한강하구 생태계의 寶庫

    뛰노는 고라니·버드나무 군락… 한강하구 생태계의 寶庫

    자유로를 지나 고양시 장항IC 부근에 이르면 가로지른 철책선 너머 강변에 울창한 버드나무 숲이 보인다. 이곳이 장항습지다. 개발붐이 거세게 일고 있는 수도권 한강하구에 위치하면서도 군부대 작전지역으로 묶여 습지보전이 잘돼 있다. 환경부는 2006년 4월 이곳을 한강하구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보호구역은 김포대교 아래에 있는 신곡수중보부터 서해로 나가는 길목인 인천 강화군 숭뢰리까지 60.7㎢(약 1835만평)에 이른다. 지난 15일 장항습지 탐방을 위해 군부대에 협조를 구한 뒤, 철책 안으로 들어갔다. 탐방길에는 한강유역환경청 직원도 동행했다. 장항습지 지역은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사전 군부대 협조를 구해야 출입이 가능하다. 자유로변과 습지쪽 두 곳에는 길게 철책이 쳐져 있다. 철책과 철책 사이 3~5m 공간은 군사용 작전도로다. 내년 4월쯤 고양시 행주대교~일산대교에 이르는 12.9㎞ 구간의 철책은 제거될 것이라고 한다. 철책은 무장공비 침투를 막기 위해 1970년대 설치됐지만 지역 주민들은 생활의 불편을 들어 철거를 강력히 요구해 왔다. 철책과 군부대가 이전하면 장항습지는 온전히 수도권 시민들 품에 돌아오게 되는 셈이다. 장항(獐項)이란 지명은 ‘노루목’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쉽게 고라니를 볼 수 있다. 숲이 우거진 곳에서는 어김없이 고라니가 나타났다. 습지내에 넓게 펼쳐져 있는 버드나무 군락으로 들어섰다. 마침 물이빠진 터라 버드나무 밑둥까지 훤히 속살을 드러냈다. 자세히 보니 버드나무 뿌리 주변에는 수많은 구멍이 나 있다. 말똥게 한 마리가 낯선 방문객의 출현에 재빨리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긴다. 말똥 모양으로 생겼다 해서 이름 붙여진 말똥게는 굴을 파고 유기물을 섭취하면서 버드나무 생육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해 준다고 한다. 대신 버드나무는 새들이 말똥게 사냥을 못 하도록 서식처를 제공함으로써 서로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버드나무 군락은 백로와 황로의 여름철 번식지로 곳곳에서 이들을 관찰할 수 있다. 한강하구는 4대강 중 유일하게 하구둑이 없어 강물과 바닷물이 소통하는 기수(汽水) 지역이다. 따라서 넓은 하구 갯벌과 갈대습지는 재두루미, 저어새, 댕기물떼새를 비롯,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쇠기러기 등 국제적 보호조류를 포함한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가 됐다. 황복, 뱀장어, 참게는 물론 다양한 어종이 발견된다. 무엇보다 넓게 펼쳐진 갈대·버드나무숲과 개펄이 어우러진 자연경관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로 손색이 없다. 장항습지에는 저어새, 검독수리, 재두루미, 큰기러기 등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총 32종의 보호가치가 높은 희귀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거나 도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장항습지 내에는 총 40명의 어민과 10여명의 농민들이 통행 허가를 받아 어로작업과 농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어민들이 사용하는 어구와 뱀장어를 잡기 위해 곳곳을 파헤쳐 놓은 물골 등은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무분별한 어로행위와 농약사용 제한 등 습지 생태계 보전을 위한 관리강화 필요성이 절실하게 와 닿았다. 집중 호우로 밀려든 쓰레기들도 나뭇가지 곳곳에 걸려 있다. 한강청 윤명현 환경관리국장은 “습지 보호를 위해 기본 철책선을 남겨 두는 것에 대해 이미 해당 지자체와 의견 조율이 됐다.”면서 “다만 군사도로 활용 문제는 의견이 달라 추후 협의를 통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습지생태관과 관망대 추가 설치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방안을 연구 중이며, 늦어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윤 국장은 “내년 봄 한강하구 철책 철거작업이 완료되면 총 54억원을 투입해 생태관광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된다.”면서 “장항IC 부근 철책선 사이 2.2㎞ 군사도로에는 생태 탐방로와 방문자 센터, 전망대 등이 들어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습지 관리·보전을 위해 고양시, 김포시, 파주시, 강화군 등 인접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와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보전관리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의견도 수렴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습지를 빠져나올 즈음 강 한가운데 모래톱 위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철새 한 쌍이 낙조와 함께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했다. 글 사진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전자기 펄스 폭탄 국내 개발

    전자기 펄스 폭탄 국내 개발

    강력한 전자기 펄스를 방출해 적의 전자 시스템 등을 무력화시키는 전자기 펄스(EMP:Electromagnetic Pulse) 폭탄이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현재 EMP 폭탄 제조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일부에 불과하다. 군의 한 관계자는 7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최근 폭발 반경 100m 이내의 전자기기 및 장비를 무력화하는 초보 단계 EMP탄의 성능 실험에 성공했다.”며 “2014년을 목표로 피해 반경을 1㎞로 확장하는 EMP탄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EMP탄은 인명피해 없이도 지하 수십미터 깊이의 핵시설 기폭 장치나 미사일 유도장치 등 전자기기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항공기 탑재가 가능하고 유도탄이나 순항미사일의 탄두부에 장착할 수 있다. 공중에서 폭발하는 순간 강력한 전자기 펄스가 방사되면서 컴퓨터나 통신장비의 전자회로를 파괴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할 최첨단 전력으로 꼽고 있다. 미국도 2010년을 목표로 피해 반경이 6.8㎞에 이르는 EMP탄을 개발하고 있다. ADD는 지난 1999년부터 9년 동안 응용연구를 끝내고 지난해 9월부터 시험개발에 착수했다. 2011년까지 사업비 62억 6000만원을 편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ADD 관계자는 “전자기파 방출을 방지하는 시설을 갖춘 지하에서 EMP탄을 실험하자 지상 건물의 컴퓨터가 작동 불능에 빠졌다.”며 “그러나 피해 반경 100m는 군사용으로는 부적합해 성능 개선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EMP탄은 통상 핵(Nuclear) EMP와 비핵(Non-Nuclear) EMP로 구분된다. ADD가 개발 중인 EMP탄은 비핵 EMP 폭탄이다. 이는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핵물질을 넣지 않고도 핵폭발과 유사한 수준의 전자기 충격파를 방출할 수 있다. 핵 EMP탄은 핵폭발을 통해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원리지만 폭발 통제가 어렵고 가격이 비싸다. 동해 40~60㎞ 상공에서 20kt급(1kt=TNT 1000t 위력) 핵무기가 폭발하면 반경 100㎞ 이내 전자장비가 손상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ADD는 ‘E-폭탄’으로 불리는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HPM)탄도 개발 중이다. HMP탄은 20억W의 전자파를 발생시켜 300여m 이내의 모든 전자제품을 파괴할 수 있다. EMP탄 제조 기술은 핵탄두 개발 기술과 유사해 북한의 연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북한과 이란 등이 EMP를 개발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삼성전자 고효율 열전 신소재 개발

    화석연료나 전기에너지가 소모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고 남은 폐열(廢熱)을 전기로 바꿔 주는 고효율 열전(熱電·열을 이용한 발전) 신소재가 국내에서 개발됐다.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17일 폐열을 전기 에너지로 바꿀 때 변환 효율을 기존 7%에서 12%로 향상시킨 신소재인 인듐셀레나이드(In4Se3-x)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듐셀레나이드를 이용한 열전 분야는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폐열을 활용한 발전은 자동차 산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 자동차는 60% 이상의 에너지가 열로 방출되는데 이는 고스란히 공기중으로 사라진다. 미국 GM과 독일 BMW 등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머플러에 열전재료를 입혀 폐열을 전기로 바꿔 다시 엔진의 보조 전력으로 사용하거나 차량 시트 냉난방 등에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미국은 폐열 발전 기술이 향상되면 2014년께 차량의 연료 경제성이 10%가량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온천 열로 전기를 만들기나 전자제품이 작동하면서 생기는 열을 모아 전기로 바꿔 전원을 끈 뒤에 전자제품의 열을 식히는 데 사용하거나 대기전력으로 사용하는 것도 상용화 단계다. 또 소각로·전기로 발전, 항공우주용 핵발전, 체내 의료용 전원, 군사용 독립 전원기기 등 열이 발생하는 모든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얇은 막이나 나노와이어로 돼 있어 열전을 위한 온도차 유지가 어려웠던 기존 고효율 열소재에 비해 인듐셀레나이드는 열을 전기로 변화시키는 능력인 열기전력이 크고 열전도는 낮아 발열부와 냉각부의 온도 차를 크게 할 수 있어 열전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나 일본 기술보다 앞서는 고효율 신소재인 셈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Nature)지 18일자 본판과 온라인에 게재됐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北 우라늄 카드 통할까] 지하갱도로 숨는 北核 의심시설

    북한이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무기화 등 핵무장을 천명한 가운데 한·미 정보당국의 감시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보당국이 들여다봐야 하는 북한 내 의혹 시설은 급증하고 있지만 해당 지역을 모두 탐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15일 정보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의 핵 의심시설은 현재 8~13곳이나 된다. 지난 1997년 이후 70여차례에 걸쳐 고폭 실험이 이뤄진 평북 구성시 일대의 미확인 지하갱도 1곳과 영변 일대의 지하갱도 2곳, 평남 평성시 일대의 대규모 지하갱도 1곳 등이 포함돼 있다. 북한의 핵 의심시설 대부분이 과거 대규모 갱도 굴착 작업이 진행된 곳이다. ●용도 미확인 갱도만 8000여개 핵 의심시설뿐 아니라 북한 전역에 산재한 군사 및 비군사용 지하시설물도 8200여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중 180여개가 지하 군수공장으로 확인됐지만 미확인 용도의 갱도는 8000여개나 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시 계획에 따라 군사시설물을 수평갱도 방식으로 구축하고 있으며 적외선 감지센서 등을 갖춘 첩보위성도 관측이 불가능한 50~100m 깊이로 지하화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수평갱도 방식은 특수 장비가 없이도 시공이 가능하다. 수직갱도보다 굴착 비용도 덜 든다. 핵실험에 있어서는 갱도 내에 방사선 계측기, 가속도계 등 측정 장비를 설치하기가 쉽고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북한내 핵 의심 시설 대부분이 수평갱도 방식으로 굴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의 고민은 핵실험에 대한 위력 및 폭발시기, 폭발 뒤까지 사전·사후 탐지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실제로 한·미 양국은 지난달 25일 이뤄진 북한 2차 핵실험의 방사능 물질인 제논과 크립톤의 검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하 핵실험장인 함북 길주군 풍계리 수평갱도의 밀봉 상태가 예상보다 견고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지난 13일 새로 꺼낸 우라늄 농축 방식의 핵무장은 소규모 시설과 장비로 가능하기 때문에 플루토늄 추출 방식에 비해 포착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美위성·정찰기 감시 2배 늘어 군 당국은 매달 200여장의 북한 영상 사진을 미국으로부터 무료로 제공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북정보감시태세가 ‘워치콘 2’로 격상된 후 영상 분석량이 대폭 늘어났다. 미 첩보 위성인 KH-12(키홀)와 U-2 정찰기의 감시 빈도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군의 감시 자산은 고도 10㎞ 상공에서 촬영한 북한 영상을 전송하는 전술정찰기 금강 4대와 레이더 신호를 분석하고 통신 감청이 가능한 백두 4대가 있다. 그러나 금강의 경우 영상정보는 1일 5시간으로 제한적으로 운용되는 등 기상악화 등에 따른 비행 불가시간을 고려하면 연간 1개월 이상의 감시 공백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 전역이 아닌 한·미 양국이 정한 우선순위에 따른 전략적 감시가 이뤄지고 있다.”며 “양국의 영상 및 감청 정보를 분석하면 특이 징후는 사전에 포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시론] 북핵에 대한 대응은 미래지향적으로/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 교수

    [시론] 북핵에 대한 대응은 미래지향적으로/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 교수

    미국의 군사연구기관 글로벌 시큐리티는 6월4일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을 보여 주는 동창리의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 기지는 언제든지 ‘발사가능’ 상태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돼 있다는 현실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의 2차 핵실험과 연이은 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그동안 은밀히 추구해온, ‘핵폭탄을 미사일에 올려 상대국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숙원이 코 앞에 이르렀다는 사실도 확인시켜 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는 미국의 핵우산 보호 아래 북한의 핵위협을 견제할 수 밖에 없다. 핵무기의 세계에서 통용되는 전략은 핵무기로 상대방의 핵위협을 억제한다는 것인데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한국은 동맹국인 미국에 그 역할을 맡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한국도 핵무기를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주장도 있을 수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핵무기의 세계는 불평등의 구도가 이미 정해졌기 때문에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는 움직임이 드러나기라도 한다면 그 순간부터 국제사회의 고립을 자초하게 되는 게 현실이다. 핵무기 제조능력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는 일본도 미국의 핵우산 전략 하에 있다. 두 번째는 핵무기는 아니더라도 북한만큼 미사일 능력은 키워야 되지 않는가라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한국의 미사일 개발상황은 사거리 300㎞ 범위 내에서 개발할 수 있는 형편이고 이마저도 180㎞에서 늘어난 상태다. 북한의 위협으로 볼 때 사거리가 늘어나야 함은 당연한데 이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개정될 수 있는 사안이다. 미사일 사거리 연장문제도 국제적으로 미사일 확산을 방지하겠다는 협약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드러내 놓고 주장하면 오히려 문제를 풀기보다는 망칠 수가 있기 때문에 조용하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 한국은 7월 말쯤 역사상 최초로 한국형 우주발사체 KSLV-1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하게 돼 있다. 비록 1단 추진체가 러시아제이긴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국력을 쏟아 부으면 2020년 경 독자의 액체연료 로켓을 보유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평화적 목적의 우주개발이지만 안보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군사용 미사일 사거리를 과도하게 주장하다가 자칫 평화적 목적의 우주개발도 견제를 받으면 곤란하다. 세 번째는 핵주권·미사일 주권이라는 말이 회자되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핵주권·미사일 주권이란 말의 이면에는 군사용 목적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은 하지 않겠지만 핵물질의 평화적 사용, 평화적인 우주개발은 독자적으로 해야 한다는 바람이 들어 있다는 현실을 살펴 봐야 하는 것이다. 그런 국민들의 바람을 정부는 직시해야 한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경제적 능력은 과거와 판이하게 다르고 국민의 자긍심도 굉장히 높아져 있다는 현실을 간과해선 큰 코를 다치게 된다. 예를 들면 미국은 일본의 우주개발을 도왔는데 그 이유는 중국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개발하자 일본의 핵무장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막으면서 일본도 그에 대응할 수 있는 과학적 능력은 키워 줌으로써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적 계산 하에 이뤄진 것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속수무책의 대응을 벗어나 미래지향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 교수
  • [北 2차핵실험 이후] 日 핵·생화학 무기 기술 감시 강화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정부가 대량살상무기 개발 등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우려가 있는 기술 및 정보의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책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대학이나 기업·연구기관에 기술·정보 관리부서의 설치를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최근 일부 기업이 편법으로 수출한 물품이 북한 등지에서 군사용으로 쓰인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은 상황에서 대학·연구기관 등을 한데 묶어 첨단 기술·정보 등의 불법 유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다. 정부가 안보 차원에서 과학 분야에 대해 정보규제를 단행하기는 처음이다. 경제산업성은 올해 개정된 외환 및 외국무역법에 근거, 기술 정보의 유출 방치 기준을 마련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 때문에 경제산업성은 특정 분야의 정보유출을 감시하는 관리 부문의 설치를 성령을 통해 의무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감시대상으로 핵과 생화학 무기의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원료나 장치, 미사일이나 무인 비행기의 개발에 필요한 항법·추진장치 등 모두 15개 분야를 정했다. 이밖에 안보와 관련된 것으로 판단될 경우, 대상을 추가하기로 했다. 현행법에서는 일본에 단기 체류하는 외국인이 기술이나 정보를 USB메모리나 전자메일로 빼내거나, 귀국한 외국인이 제3자에게 정보를 건네는 행위를 규제할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정부는 관련 정보의 유출을 확인하고도 방치했을 때 6개월 이상의 징역 또는 50만엔(약 65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일본인이나 외국인 구분 없이 적용한다. 연구기관이나 대학 측에서는 새 규제가 시행되면 유학생이나 외국인 연구자가 안보와 관련된 정보 등에 접근할 기회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다. 나아가 대학 등의 기술·정보 관리부서에서 직원이나 연구자의 전자메일을 열람할 경우, 개인정보의 보호의무 위반과 함께 연구원 간 정보교환 내용의 유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hkpark@seoul.co.kr
  • [책꽂이]

    ●러셀, 북경에 가다(버트런드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천지인 펴냄) 20세기 지성으로 꼽히는 버트런드 러셀이 1920년부터 1년 동안 베이징대학 철학과 초빙교수를 맡으며 얻은 중국에서의 경험과 철학적인 고민을 담았다. 동양의 지혜를 배우지 않고 멸시하면 서양 문명은 종말로 치달을 것이라는 내용. 1만 5000원. ●세계인문지리사전(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 지음· 펴냄) 신문과 방송에 자주 등장하는 2만여곳의 지명이 표제어로 올라 있다. 최근 외래어 표기법 반영. 로마자·한자·원어가 병기돼 있고, 인구·면적·산업·기후 등 지리와 지역의 역사 등 인문적 내용이 담겨있다. 19만 7000원. ●쿠빌라이 칸의 일본 원정과 충렬왕(이승한 지음, 푸른역사 펴냄) ‘고려무인 이야기’ 등을 통해 고려사를 꾸준히 탐색해온 저자가 1,2차 여·몽연합군의 실패한 일본원정을 통해 몽골과 고려의 관계를 분석했다. 1만 7500원. ●굴러가는 통나무의 아픔과 행복(안호범 글·그림, 이종문화사 펴냄) 서양화가 안호범 미술관 개관 2주년을 기념해 원로화가의 글과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지면 갤러리. 1만 8000원. ●실러 스트리트의 하숙인 셰익스피어(찰스 니콜 지음, 안기순 옮김, 고즈윈 펴냄) 런던의 뒷골목 모퉁이 집에서 하숙생활을 한 40대의 셰익스피어. 고문서를 통해 작가이자 배우, 극장 운영자로서 평범한 생활인의 모습을 재현. 1만 5800원. ●세계사를 뒤흔든 전쟁의 재발견(김도균 지음, 추수밭 펴냄) 일상생활을 구성하는 어느 분야도 전쟁의 유산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입증. 순대는 몽골 군대의 전투식량이었고, 인터넷도 군사용이었다. 1만 3000원. ●미네르바의 촛불 (조정환 지음, 갈무리 펴냄) 진보적 관점에서 촛불집회 1주년을 조명했다. ‘촛불은 광기다.’라는 말에는 현존 권력질서가 통제할 수 없는 괴물적 힘에 대한 강렬한 인정이 들어 있고, 촛불이야말로 파시즘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고 반박한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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