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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째 철거 멈춘 철책… 내년엔 걷힐까

    3년째 철거 멈춘 철책… 내년엔 걷힐까

    해묵은 지역 숙원 사업들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 고양·김포의 ‘한강하구 군부대 철책 제거’ 사업과 서울 강서구의 ‘김포국제공항 주변지역 고도제한 완화’ 문제가 대표적이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4일 한강하구 군사용 철책 제거 방안 검토 소위원회를 열고 40여년 전 북한의 간첩 침투를 막기 위해 설치된 한강하구 철책의 처리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자연경관을 훼손한다는 점이 철책을 제거하는 첫 번째 이유다. 철책 제거 작업은 2012년 4월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김포 쪽 철책이 제거된 자리에 들어선 무인 감시 장비가 군으로부터 성능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제거 작업은 3년 넘게 중단됐다. 감시 장비 사업자인 삼성 SDS는 군의 심사 기준이 잘못됐다며 민사소송을 냈다. 현재 철책은 고양과 김포 양쪽 구간 각 1㎞씩 정도만 제거된 상태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우선 일산대교와 전류리(용화사) 사이 약 4.8㎞ 구간에 출입문을 만들어 주민들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소위 관계자는 “나머지 김포 구간은 내년 10월쯤 합동참모본부의 ‘철책 대체 경계방안’ 연구 용역이 완료된 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청원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김포국제공항 주변 지역 고도제한 완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청원’은 국민이 국가기관에 문서를 통해 진정 또는 민원을 할 수 있는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이며, 입법의 전 단계로 볼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김포공항 주변 반경 4㎞ 이내 건축물이 해발 57.86m 미만으로 높이 제한을 받고 있어 지역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제한 고도를 119m까지 높여도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용역결과도 있다”며 고도 제한 완화를 주장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아직 항공 운항의 안정성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군사적인 문제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깊이 있게 살펴볼 문제”라며 입법에 반대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청원은 일단 ‘계류’하기로 결정했지만 정부도 강하게 난색을 표하고 있어 입법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타 다른 6건의 청원도 이날 모두 계류 혹은 부결됐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대테러 군사로봇 기술, 어디까지 왔니?

    [송혜민의 월드why] 대테러 군사로봇 기술, 어디까지 왔니?

    전 세계가 그야말로 테러와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의 심장 파리에서 벌어진 폭탄테러 이후 프랑스와 미국은 “중단이나 휴전은 결코 없다”면서 IS의 주요 거점을 공습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구 어느 편에서는 전쟁이 계속되고 수많은 민간인과 군인이 죽어간다. 값으로 따질 수 없는 피해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필요악’이라고 여긴 인류가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로봇이다. 전쟁터에 나간 군사로봇은 군인 대신 총을 쏘고, 정찰에 나선다. 갈수록 정교해지는 군사로봇, 어디까지 진화했을까. ◆그리스 신화에도 등장한 ‘로봇’…현대에는 전세(戰勢)역전에도 공 세워 군사로봇을 다루기 이전에, 로봇의 정의와 역사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익숙한 탓이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에게 익숙한 로봇(Robot)이라는 용어가 처음 인류와 만난 것은 1920년의 일이다. 당시 체코의 작가 카렐 차페크(1890~1938)는 당시 발표한 희곡에서 ‘강제된 노동’이란 의미를 가진 체코어 ‘로보타’(Robota)를 본 따 ‘로봇’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용어의 역사는 불과 10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그보다 훨씬 앞선 시기에 이미 ‘로봇’이 존재했다. 바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청동거인 ‘탈로스’가 그것이다. 탈로스는 대장장이의 신(神)인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것으로, 크레타 섬을 순찰하며 무단으로 섬에 상륙하려는 사람과 배를 엄청난 힘으로 막아냈다. 어쩌면 인류 기록의 역사상 최초의 로봇일지도 모르는 탈로스는 현재 미군이 개발 중인 차세대 군사로봇인 ‘탈로스’(TALOS) 명칭의 시초가 됐다. 전투용 군사로봇이 실제 전장에 투입된 대표 사례는 2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자폭전차인 ‘골리앗’ 등이 원격조종 형태로 운용됐으며 1997~1999년 보스니아 내전과 코소보 전쟁에서도 지뢰를 탐지하고 제거하는 무인로봇이 투입된 바 있다. 2001년 9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을 당시 군사로봇은 전세를 뒤바꾸는데 공을 세웠다. 이때 사용된 것이 미국 방산업체 아이로봇이 개발한 군사용 정찰로봇 ‘팩봇’(Packnot)이다. 배낭에 짋어지는 형태의 팩봇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사람이나 폭발물을 찾을 수 있으며 교전 발생 시 원거리 및 연속사격이 가능한 산탄총이 장착돼 있어 군사의 희생을 줄이는데 활약했고, 덕분에 미국은 전세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미국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만든 4족 견마로봇 ‘빅독’(Big dog)이 ‘핫’(hot)한 군사로봇으로 떠올랐다. 커다란 휠로 움직이는 팩봇과 달리 다리를 이용해 보행하며, 150㎏의 짐을 짊어지고도 산을 오르내리는 등 군용 물자 수송에 탁월한 능력을 자랑한다. ◆한국의 군사로봇 기술 수준 2000년대에 들어 군사로봇이 승리 전적을 쌓는 공신으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 역시 전투용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2005년에는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이지스 로봇을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에 실전 배치했다. 경계용 로봇인 이지스 로봇은 주야간 목표 식별과 추적 및 K2 소총을 이용한 사격도 가능하다. 2007년에는 지능형 감시경계로봇이 비무장지대에 배치됐고, 2010년에는 한국의 퍼스펙이 개발한 휴대용 다목적 군사로봇 ‘스카봇’(scobot)이 선보여졌다. 최근에는 드론이나 무인수색차량 등의 장비 개발에도 예산이 쏟아지면서 기술수준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2013년 국방기술품질원이 발표한 국방과학기술조사서에 따르면 한국의 군사용 지상로봇 기술 수준은 선진권에 속한다.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미국이 1위(100점)에 올랐고, 뒤를 이어 이스라엘과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이 최선진권(100~91점) 및 선진권(90~81점) 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으며 한국은 81점으로 일본 다음을 차지했다. 군사로봇 기술 발전을 위해 로봇이 전투를 벌이는 ‘초대형 전쟁터’인 국방로봇센터도 국내에 처음 마련될 예정이다. 2년 내에 모습을 드러낼 이곳은 군인들이 부대에서 훈련을 받듯 로봇 역시 실전을 방불케 하는 강도 높은 테스트를 받는 장으로서, 370만㎡(약 112만 평) 규모의 부지에 국방로봇 연구센터 및 26종의 실험‧시험장비가 들어선다. ◆사람 죽이는 군사로봇은 살인자?…‘아이언맨’의 윤리적 문제 이처럼 군사로봇이 정교해질수록 인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윤리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최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처럼 결국 군사로봇은 전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살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군사로봇이 원격 무인조종으로 움직이는데, 그렇다면 사람의 조종을 받아 사람을 죽이는 군사로봇의 행위 역시 살인으로 간주할 수 있을까? 전쟁터에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과 로봇이 사람을 죽이는 것 사이에는 어떤 윤리적 차이점이 존재할까? 설사 아군과 적군 모두 로봇 군사를 내보내 병사의 피해를 줄인다 한들, 조종당하는 로봇끼리의 전쟁을 지금과 같은 전쟁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관점의 차이에서 오는 윤리적 논란을 피하기란 어렵다. 더 나아가 원격 무인조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탑재한 군사로봇이 현실화 되는 가운데, 곧 군사로봇에는 스스로 적을 판단하고 공격할 줄 아는 능력이 탑재될 것이다. 전쟁이라는 참혹한 싸움터에서 ‘자유롭게’ 행동하는 로봇에게 판단 실수나 전시 규칙 위반 등의 책임을 묻기란 쉽지 않다. 영화 ‘아이언맨’에는 이처럼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등장한다. 이 로봇은 그 어떤 인간보다도 똑똑하고 전투능력도 높지만, 때로는 통제 불능에 다다르기도 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아이언맨의 로봇들을 킬러로봇 또는 살상용 로봇이라 부른다. 인류는 이제 고민해야 한다. 킬러로봇이 될지도 모르는 군사로봇을 어디까지 ‘키울’ 것인지,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그리고 과연 전쟁과 살상을 위한 군사로봇이 진정 필요한 것인지를 말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물에도 착륙하는 축구장만한 비행선 곧 ‘배달’ 나선다

    물에도 착륙하는 축구장만한 비행선 곧 ‘배달’ 나선다

    몇 년 안에 축구장만한 거대한 비행선이 화물을 싣고 '배달' 하는 광경을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항공관련 해외매체는 미국의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이 미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화물용 하이브리드 비행선 개발 계획을 승인받아 상업화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보도했다. 마치 거대한 풍선처럼 그 안을 헬륨으로 가득채우고 하늘을 나는 이 비행선의 이름은 LMH1. 과거 헬륨 비행선의 외관을 연상시키는 LMH1는 그러나 속도와 기능, 안전성등 모든 것이 몇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록히드마틴에 따르면 먼저 LMH1의 속도는 자체 엔진 장착으로 '풍선' 치고는 매우 빠른 60노트(시속 111km)로 날아갈 수 있다. 또한 비행선은 약 20톤의 화물을 싣고 무려 2,200km의 범위까지 배달이 가능하다. 대당 가격은 4000만 달러(463억원)으로 싼 편은 아니지만 회사 측이 20년 간 공들여 이 비행선을 개발하는 이유는 있다. 바로 무궁무진한 사업성 때문. LMH1의 가장 큰 장점은 연료비가 매우 저렴하다는 점으로 헬리콥터와 비교하면 7배 이상은 싼 수준. 특히나 수직 이착륙하는 LMH1는 자기 덩치만한 착륙공간만 있으며 강, 사막 등 어디든 착륙해 배달이 가능하다. 곧 화물수송이 여의치않은 지구촌 절반 이상의 지역에 값싸게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길이 열리는 것. 록히드마틴 측은 "북극 등 도로나 기반시설이 없어 장비와 물자를 운송하기 힘든 곳에 LMH1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이라면서 "원유나 자원 채굴 지역, 군사용으로도 가능하며 2018년 경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글로벌 시대] 중국의 꿈, 세계의 바다를 장악하라/민재홍 덕성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글로벌 시대] 중국의 꿈, 세계의 바다를 장악하라/민재홍 덕성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중국은 일찍이 실크로드와 바닷길을 개척해 동서양 문명을 연결하고 활발한 경제·문화 교류에 기여해 왔다. BC 139년 한 무제의 명을 받은 장건(張騫)은 100여명의 수행원을 데리고 시안(西安)을 출발해 미지의 세계 서역으로 떠났다. 무려 13년 동안 생사를 넘는 사투 끝에 중국으로 돌아온 그는 타클라마칸 사막과 파미르 고원을 넘어 중국과 서역을 연결하는 실크로드를 건설했다. 명나라 정화(鄭和)는 1405년부터 1433년까지 중국 함대를 이끌고 해상 대원정을 통해 바닷길을 열었다. 중국 남해와 북인도양의 연안지구, 아랍 반도와 아프리카 동쪽 연안까지 30여개국을 탐험했다. 개빈 멘지스의 저서 ‘1421-중국, 세계를 발견하다’에는 콜럼버스보다 앞서서 아메리카를 발견한 것으로 기술될 정도로 당시 중국의 해상 장악력은 대단했다. 이러한 역사와 기반을 바탕으로 2013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기존의 실크로드와 바닷길을 확대해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인 일대(一帶)와 동남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해상 실크로드인 일로(一路)를 주창하고 나섰다. 중국에서 유럽에 이르는 지역을 육로와 해로로 연결하고, 연결선상의 국가들과 경제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으로 불릴 수 있는 일대일로(One Belt and One Road)는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도 맥을 같이한다. 박 대통령은 유럽과 아시아를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하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한반도 종단철도, 시베리아 횡단철도, 중국 횡단철도 등을 유럽으로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을 제안했다. 따라서 중국의 일대일로와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전략적 목표가 일치한다는 점에서 상호 간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중국은 특히 세계의 바닷길과 해상 영역의 지배를 강화하고 있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라고 했던가. 현재 전 세계 물류의 약 90%가 바다를 통해 이동하고, 주요 해상 거점 기지를 장악하기 위해 세계가 각축을 벌이는 ‘대항해 시대’에 중국은 해상 영토 확보와 전략적 군사기지 구축, 대규모 운하 건설 등을 통해 21세기 중화(中華) 해양 패권을 드러내고 있다. 말레이 반도를 관통해 인도양으로 나갈 수 있는 끄라 운하가 완공되면 중국은 중동과 아프리카 북동부까지 쉽게 진출하게 될 것이고,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니카라과 운하에는 중국 자본을 투입해 100년 동안 운영권을 확보했다. 중국은 또한 남쪽 바다인 남중국해 영토 지배 강화에도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난사군도 일대 암초와 산호초를 매립해 인공섬을 건설하고 활주로 등 군사용 시설을 지어 남태평양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이 강력 견제에 나서자 시진핑은 이번 미국 방문 중에 남중국해 섬들은 중국 영토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면서도 남중국해에 건설된 인공섬들의 군사화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한발 후퇴하긴 했다.앞으로 중국은 이러한 정책이 외국의 우수 기술과 중국의 자본이 융합돼 상호 시너지를 거두게 되고, 세계 글로벌 경제에도 도약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순수한 의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중국이 독주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선상의 국가들이 함께 공생하는 개념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중국의 패권 강화가 아닌 중국이 외교에서 추구하는 가치인 친(親·친선), 성(誠·성실), 혜(惠·혜택), 용(容·포용)의 이념에 맞추어 주변국과 공동 구축하고 성과도 공유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 물로 투명망토 만든다

     국내 연구진이 물을 이용해 투명망토처럼 스텔스기능을 가진 메타물질을 개발했다.  경기도는 7일 차세대융합기술원 박상윤 박사 연구팀이 한양대 이영백 교수팀과 공동연구, 물을 이용한 메타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메타물질(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광학특성을 가진 물질)은 전자기파의 파장보다 작은 크기로 설계된 메타원자로 이뤄진 물질로, 전자파와 음파의 흡수·반사를 임의로 조작할 수 있어 스텔스 기능이 가능하다.  물체는 음파나 빛의 파동, 마이크로파 같은 파동이 표면에서 튕겨 나가면서 감지되며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는 것은 빛이 물체의 표면에서 반사돼 우리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매우 얇은 두께의 구리테이프를 그물망 모양의 PC필름에 붙이거나 실리콘 고무 튜브 구조로 만드는 투명망토 기술이 개발됐다.  그러나 박상윤 박사 연구팀은 기존의 금속 박막 형태의 메타물질과 달리 세계 최초로 물방울을 이용한 메타물질을 개발한 것으로, 물방울을 이용해 전자파를 완전히 흡수하고 형태를 제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연구팀은 물방울이 일정한 크기와 높이, 패턴에서 특정 주파수를 완전히 흡수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 성질을 이용해 특수도료 위에 특정한 패턴의 물방울을 뿌리면 전자기파를 흡수한다. 특히 군사목적의 레이더영역의 전자파를 넓은 주파수 영역에서 완전히 흡수해 군사용 목적의 스텔스 도료나 미래의 산업용 전자기파 차폐물질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상윤 박사는 “금속 등 고체 형태의 메타물질은 형상을 바꾸지 못하고, 형상을 바꾸면 스텔스 기능이 훼손되지만 물을 이용한 메타물질은 자유롭게 모양을 제어할 수 있으며, 스프레이 형태로 뿌릴 수 있어 비용도 절감된다”면서 “군사목적 등 실용화를 위한 과제가 도입되면 3년 이내에 실용화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나는 왜 맨날 당하고 사는 걸까(이사벨 나자레 아가 지음, 정미애 옮김, 북뱅 펴냄) 최근 제자에게 인분을 먹이며 상습적으로 폭행을 가한 혐의로 체포된 일명 ‘인분 교수’와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을 배후에서 조종한 것으로 알려진 무속인 A씨의 파렴치한 행각이 공개되면서 사람들은 분노와 함께 피해자들이 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피해자학을 전공한 심리치료사인 저자에 따르면 이들은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조종하고 이용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심리 조종자’의 극단적인 사례다. 심리 조종자는 겉으론 상냥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지만 실제론 죄책감을 심어 주고 자존감을 망가뜨리는 무서운 존재들이다. 놀랍게도 이들은 가족, 동료, 친구, 심지어 배우자일 수도 있다. 이 책은 심리 조종자의 특징 30가지를 제시해 주변에서 누가 심리 조종자인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한편 심리 조종자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용한 지침들을 소개한다. 368쪽. 1만 5800원. 엉클 텅스텐(올리버 색스 지음, 이은선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지난 8월 30일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올리버 색스가 호기심과 열정이 넘치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직접 써 내려간 첫 자서전이다. ‘의학계의 계관시인’으로 불린 그는 과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답게 왕성한 호기심을 자랑하며 화학자의 꿈을 키웠다. 특히 텅스텐 필라멘트로 백열전구를 생산하던 ‘텅스텐 삼촌’(외삼촌 데이브)은 그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의사 부모님과 발명가 외할아버지도 어린 올리버 색스의 수없이 많은 질문과 위험한 실험을 포용력 있게 받아 줬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의 암울한 시기를 과학에 대한 열정으로 버텨낸 한 어린 소년의 특별한 성장기인 동시에 로버트 보일부터 닐스 보어에 이르기까지 200년 동안의 화학의 역사를 조망한 개인적 회고록이다. 2004년 ‘엉클 텅스텐’으로, 2011년 ‘이상하거나 멍청하거나 천재이거나’로 번역된 데 이어 세 번째 국내 출간이다. 360쪽. 1만 1800원. 드론은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는가(이원영 외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드론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산업 전반과 일상생활 곳곳에서 드론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탑재하고 하늘을 종횡무진 날아다니는 드론은 배달, 홍보, 방범 및 감시, 항공촬영, 서빙, 취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유통, 미디어, 농업, 공공, 서비스, 운송 등 각종 산업에서 드론의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군사용 무인기라는 인식이 줄어듦에 따라 일반인들의 사용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 책은 드론의 기본 구조부터 드론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팁까지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3대 드론 제작사인 중국의 DJI, 미국의 3D로보틱스, 프랑스의 패럿을 비롯해 구글, 페이스북 등 드론 시장을 주도하는 9개 핵심 기업에 대한 소개가 특히 눈길을 끈다. IT 전문가인 저자들은 드론 시대를 맞아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정확한 진단과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256쪽. 1만 5000원. 소로우처럼 살라(박홍순 지음, 한빛비즈 펴냄) 전원 속에서의 검박한 생활을 담은 ‘월든’의 저자 데이비드 소로우는 ‘지금, 여기’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겼다. 개인과 공동체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않았고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삶을 경계했다. 미친 속도로 질주하는 문명에서 벗어나 인간이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관찰하려 했다. 미술, 역사, 철학 등 새로운 분야와 인문학의 접목을 통해 인문학의 대중화를 시도해 온 저자 박홍순은 이 책에서 소로우뿐만 아니라 니어링 부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에드워드 윌슨 등 자연스럽고 가치 있는 삶을 고민해 온 선각자들을 소개한다. 국가나 조직이 개인의 삶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뼈아픈 자각이 늘면서 자기만의 삶에 대한 사유로 회귀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이때 철저한 현실주의자이자 실천적 지식인이었던 소로우의 외침은 모두가 걸어가는 대로의 삶이 아니라 자기만의 오솔길에서 행복을 찾는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의미 있는 이정표를 제시한다. 352쪽. 1만 5000원.
  • 정찰·감시 군사용 → 산업용 무인기 활성화… 2023년 125억달러 규모 시장으로 커진다

    정찰·감시 군사용 → 산업용 무인기 활성화… 2023년 125억달러 규모 시장으로 커진다

    ‘성공 네 번 비행 목요일 오전 모두 21마일 맞바람 평지출발 엔진동력만으로 평균속력 31마일 최장 57초 신문사에 알리기 바람 크리스마스에 귀가 오빌 라이트’ 1903년 12월 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키티호크에서 오빌 라이트는 오하이오에 있는 아버지에게 ‘비행 성공’에 관한 짤막한 전보를 보냈다.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로 자체 동력을 가진 비행 기계를 발명해 하늘을 나는 데 성공한 뒤 통신과 컴퓨터, 항법장치 등 다양한 기술의 발달로 항공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조종사 없이 먼 거리까지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미래 비행기의 개발이다. ●‘드론’만 무인기가 아니다 지난달 200여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중국 텐진항 폭발사고 현장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었던 것은 ‘드론’ 덕분이었다. 무인기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드론을 떠올리는 것은 이렇게 일상의 뉴스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인기의 사전적 정의는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상에서 원격조종이나 사전에 입력된 프로그램 또는 비행체 스스로 주위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해 자율적으로 비행하는 비행체’다. 화물이나 여객 수송 목적이 아닌 전투나 정찰 임무에 사용되는 무인기는 라이트 형제가 비행에 성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910년대부터 개발돼 활용될 정도로 역사가 길다. 무인기는 단순히 항공기라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임무장비, 지상 지원체계, 데이터 전송체계, 지상 통제장비 등 소프트웨어를 포함하는 통합시스템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무인기의 장점은 정찰, 전투, 물류수송, 연구개발 등 임무에 따라 탑재체를 장착하고 원격조종, 반자동, 자동조종 또는 이 세 방식을 적절히 조합해 작동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무인기는 중량, 비행고도, 체공시간, 비행반경에 따라 종류가 다양한데 비행형식에 따라서는 ‘고정익 무인기’, ‘회전익 무인기’, ‘유인기 전환 무인기’ 등 세 종류로 구분한다. 드론은 회전익 무인기로 분류된다. 고정익 무인기는 일반 비행기나 글라이더처럼 날개를 갖고 비행하는 무인기로 비행 체공시간이 길어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찰·감시 등 군사용으로 많이 쓰인다. 드론이나 무인헬기, 틸트로터같이 회전날개를 이용하는 회전익 무인기는 수직 이착륙, 제자리 비행이 가능해 기상관측, 산불감시, 연구개발 등 민간 분야의 활용도가 높다. 유인기 전환 무인기는 기존에 사람이 타고 움직이는 유인비행기를 무인기로 전환시킨 것으로 고정익 전환기와 회전익 전환기로 나뉜다. ●송전탑 감시·고고학 유적지 발굴까지 무인기는 처음 개발됐을 때 정찰과 감시 등 주로 군사용으로 사용됐다. 그렇지만 교통·물류·구조·통신·농업 등 민간 분야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활용분야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국제무인시스템협회(AUVSI)에 따르면 현재 무인기는 전체 항공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지난해 53억 달러(약 6조 3138억원)에서 2023년에는 125억 달러(약 14조 8912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분야에서는 감시 및 정찰, 저고도 비행을 통한 핵심부 타격, 근접전투 지원, 전자전, 물자수송 및 부상병 이송 등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공공분야에서 인력을 투입했을 때 드는 시간이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로 위험 현장에 대한 감시, 수색 및 구조 작업뿐만 아니라 송전탑 감시, 심지어는 고고학 유적지 발굴에도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에서는 무인기가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농업부문에서는 농경지 지형에 따른 작황 예측과 병충해 관리 등 정밀 농업을 위한 디지털 영상자료 및 관측데이터 확보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DHL이나 아마존 같은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무인기를 이용해 배송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페이스북은 ‘아퀼라’라는 무인비행체를 이용해 아프리카나 아마존 밀림 같은 오지에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무인기 시장 선점 위한 국내 연구도 활발 우리나라도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중심으로 무인기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항우연은 지난달 11일 성층권역에서 장기 체공할 수 있는 고고도 장기 체공 전기동력무인기를 개발해 비행에 성공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무인기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항우연이 개발한 ‘틸트로터 TR-60’은 헬리콥터와 일반 비행기의 장점이 수직 이착륙과 고속 비행이 모두 가능한 무인기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개발한 틸트로터 모델이다. 틸트로터는 헬리콥터보다 2배 이상 속도가 빠르고 높은 고도로 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효율적으로 넓은 지역을 수색할 수 있으며 운송, 통신 중계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진 항우연 항공연구본부장은 “무인기 산업은 항공기술과 정보기술(IT)이 융합된 종합산업으로, IT 분야 기술력이 높은 우리나라에 적합한 분야”라며 “원천기술 확보와 상용화 제품 개발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산업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민간시장을 선도할 전략상품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中, 벽 투과 레이더 탑재 ‘대테러 드론’ 공개

    中, 벽 투과 레이더 탑재 ‘대테러 드론’ 공개

    중국 인민해방군이 정찰과 공격 기능을 모두 갖춘 차세대 대형 드론(무인항공기) ‘차이훙 5호’(彩虹)를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했다. 중국 중앙방송(CCTV)은 30일 중국군의 차세대 드론인 차이훙 5호가 간쑤성의 비공개 비행장에서 시험 비행하는 장면을 20분간 방송했다.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中國航天科技集團公司)가 정찰과 공격이 모두 가능하도록 개발한 차이훙 5호는 30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모든 비행 과정을 무인기가 자체적으로 수행했으며 이륙 거리, 착륙 지점, 착륙 후 활주 거리 등에서도 오차가 없었다. 이륙 중량은 3t에 이르고 정찰 거리도 80㎞나 된다. 탑재 능력이 차이훙 4호의 2.5배인 1t에 달하는 차이훙 5호는 미사일 6기를 탑재할 수 있으며 건물 내 목표를 식별해 추적할 수 있는 벽 투과 레이더도 탑재할 수 있다. 차이훙 5호 개발 책임자인 어우중밍은 “벽 투과 레이더 장착으로 대테러 임무에 동원되는 군 드론의 용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며 “특히 이번 드론은 지상의 지원 없이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중국 군사용 드론은 벽 투과 레이더가 없어 지상에서 요원들이 건물 내부의 목표물을 정해 줘야 공격이 가능했다. 특히 차이훙 5호는 통신지휘설비가 탑재돼 다른 무인기를 지휘할 수 있고 보호할 수도 있다. 중국은 차이홍5호의 개발 성공으로 미국의 군사 드론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민간용 무인기 산업은 중국이 가장 발달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2] 함흥냉면과 모리오카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2] 함흥냉면과 모리오카

    햇살이 쨍한 날 시원한 평양냉면을 먹는다면 우중충한 날엔 매콤한 함흥냉면을 찾기 마련이다. 함흥냉면은 흰 감자녹말 국수를 식초, 양파, 마늘, 겨자 등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참가자미 회무침을 고명으로 얹은 냉면이다. 질긴 면발과 계란 반쪽도 빼놓을 수 없는 비빔냉면이자 회 냉면이다.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도 좋다. 평양냉면에는 계란, 식초, 겨자를 넣지 않는 게 본래의 맛이다. 함흥냉면의 원조는 일제강점기 때 함경도 사람들이 즐기던 농마국수이다. 농마는 녹말의 북한 사투리다. 일제는 개마고원 근처에 군사용 목적으로 대규모 감자 농장을 조성했고, 이 감자를 흥남이나 함흥, 원산 등을 통해 일본으로 가져갔다. 북방 식재료인 감자는 그곳 생육 환경에 적합해 크기가 상당히 크고, 품질도 좋았다고 한다. 또 주민들도 값싸게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감자로 만든 국수에다 동해에 흔했던 가자미 회무침을 더했고, 또 주변의 항만 덕분에 남방 식재료인 고추를 구할 수 있었다. 6·25전쟁 이후 함경도 고향을 떠난 실향민들이 남한에서 함흥냉면을 만들었다. 고향의 중독성 강한 매운맛과 새콤한 회무침의 맛을 잊기 어려워 고향 사람들끼리 즐기던 맛이었다. 냉면 등 북한 음식의 전파 경로를 따지면 실향민들의 피란길이 보인다. 함경도 사람들은 1·4후퇴 때 흥남 부두를 떠나 부산에 도착했다. 전쟁이 끝나갈 무렵 고향으로 어서 돌아갈 생각에 속초에 모여들었다. 그러나 고향 길은 막혔고, 생계를 위해 속초에서 흔하던 명태 등 해산물이나 건어물을 서울에서 팔려고 중부시장 근처의 오장동에 모였다. 중부시장은 우리나라 최대의 건어물 시장으로, 억척스런 함경도 상인들이 탄탄한 상권을 형성한 곳이다. 이에 따라 부산 광복로의 ‘W점’은 처음 도착한 부산에서 터를 잡은 함흥냉면 집일 것이다. 고향에서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농마국수를 떠올리다 생계를 위해 남에게 팔기도 했을 것이다. 이제 함흥냉면은 본래 남방 식재료인 고구마 전분으로 국수를 만들고, 귀한 가자미보다 지역 사정에 맞는 홍어, 가오리, 명태 등을 사용한다. 매운맛 때문에 시원한 맛의 오이도 넣는다. W점도 고구마 전분과 가오리를 쓴다. 속초 청초호반로의 ‘H점’은 고명으로 명태를 쓰는 게 특징이다. 명태 회무침은 가자미나 가오리보다 더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어서 초보 식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요즘은 속초항 등에서 명태가 전혀 잡히지 않는 탓에 부득이 러시아산을 쓸 수밖에 없다. 서울 중부시장 근처 마른내로의 ‘H점’은 오장동 함흥냉면 골목의 원조다. H점도 가오리를 고명으로 쓰는데, 오독오독 찝는 맛이 좋다. 함경도 실향민과 함흥냉면의 전파가 부산, 속초, 서울 오장동으로 이어졌다면 평양도 실향민과 평양냉면은 의정부, 춘천, 서울 을지로·장충동 등으로 확산된다. 평양에서 보면 남쪽을 향한 직선 루트다. 아울러 황해도 실향민과 개성의 깔끔한 음식은 경기 파주를 거쳐 서울 은평·광화문 등지에서 인기를 끌게 된다. 몇 년 전 일본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국수 대결’을 펼친 적이 있다. 결승전 후보는 일본의 자랑인 쫄깃쫄깃한 면발의 사누키 우동과 재일교포가 만든 모리오카 냉면이었다. 전문가들은 압도적인 표차로 모리오카 냉면의 손을 들어줬다. 이 모리오카 냉면에도 가고 싶은 고향의 맛이 담겼다. 일본 동북방의 작은 마을인 모리오카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징용된 함경도 사람들이 근처의 철광석 탄광에서 일했다. 힘겨운 생활에도 역시 고향의 맛을 잊지 못했던 그들은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농마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아쉬운 대로 양배추로 담근 김치와 절인 오이, 돼지 편육 또는 쇠고기 수육, 수박 한 조각, 가다랑어포, 일본간장 등이 들어간다. 육수의 양이 함흥냉면보다 많고 평양냉면보다는 적은 듯하다. 맛에 생소한 우리 식객들은 “쫄면에 달짝지근한 육수를 부은 것 같다”며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지만, 지금 일본인들은 그 맛에 열광하고 있다.   <감자> 고려 정치인 정몽주  백옥의 살갗 섬세하여 처음엔 씹기에 좋고  신령한 액은 짙게 끓여 역시 먹을 만하구나  점점 들어가다 아름다운 경치 멀다 알았어도  세상맛을 가져다가 저것에 비교해 보지 말라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해외여행 | Ohana Time in Hawaii 필사적 하와이 가족여행②Marine, Mountain Activities

    해외여행 | Ohana Time in Hawaii 필사적 하와이 가족여행②Marine, Mountain Activities

    ●Ohana Time Marine Activities 와이키키에서 파도를 탄다는 것 와이키키 비치를 온전히 느끼려면 해양 액티비티를 곁들여야 한다. 하와이의 대기는 물기를 머금지 않아 햇살의 순도가 높다. 비치타월 한 장 깔고 순도 높은 햇살을 온몸으로 흡수하는 태닝족 앞으로 펼쳐진 바다 위에서 사람들은 서핑, 스탠드업 패들링, 부기보딩, 스노클링, 카약킹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서핑의 발상지라더니 정말 서퍼들이 많네, 프로급은 파도가 더 높은 노스쇼어 쪽으로 간대, 엄지하고 새끼손가락만 펴서 인사하는 샤카 사인Shaka Sign도 서핑에서 유래했다던데…. 수영을 못하는 아내만 혼자 두기 뭣해 서핑 강습을 포기해서인지 자꾸만 서퍼들로 눈길이 향한다. 초보 서퍼들은 파도를 타는가 싶다가 가뭇없이 하얀 파도거품 속으로 사라지기를 반복하는데도 희한하게 스릴 있다. 서핑 대신 고른 해양 액티비티는 카누 라이드Canoe Ride. 큰 나무 속을 파낸 카누 속에 셋이 들어가 유유자적 와이키키 바다 위를 떠다니려던 의도는 빗나간다. 옆에 균형대까지 달린 대형 카누다. 우리만 타는 게 아니다. 맨 앞 맨 뒤에 길잡이가 앉는다. 멀리까지 나가나 봐, 겁먹은 아내는 수영을 못한다는 핑계로 뒷걸음친다. 하는 수 없이 딸하고만 오른다. 대장 길잡이 지시에 따라 바다를 향해 패들링, 멈췄다가 다시 젓기…. 노를 놓치기라도 할까 걱정이지만 딸도 제법이다. 어느새 바다 한가운데, 카누머리를 해변으로 향한 채 파도를 기다린다. 다가오는 파도 속도에 맞춰 전력을 다해 패들링, 패들링, 패들링…. 노를 거뒀는데도 카누는 쏜살같이 질주한다. 파도를 탄 짜릿함에 ‘우~~~옛’ 절로 탄성이 터진다. 아빠! 나 다음에 오면 꼭 서핑 배울래! 딸도 파도 타는 맛에 빠졌나 보다. 그 맛을 알 리 없는 아내는 공기튜브를 타고 파도에 휘청거리는 것만으로도 자지러진다. 내친 김에 바다 속 탐험에도 나선다.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20여분쯤 나가니 잠수함 아틀란티스호Atlantis Adventures가 보인다. 스르르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 싶더니 금세 창문 옆으로 열대어며 가오리며 거북이가 스친다. 돌고래가 나타났다며 술렁이는데 딸은 보이지 않는다며 안달이다. 물위로 올라오니 와이키키의 끝자락 산 다이아몬드 헤드Diamond Head가 반긴다. 짙푸른 바다와 그 위를 미끄러지는 범선과 요트 그리고 파란 하늘이 와이키키의 스카이라인과 어울려 아름답다. 페이스 서프 스쿨 www.faithsurfschool.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Ohana Time Mountain Activities 짜릿하고 기묘한 오아후의 산 키아나 농장Keana Farms의 클라임 웍스 짚라인Climb Works Zipline은 오아후섬 최초의 두 줄짜리 짚라인이자 규모가 가장 크다. 생긴 지 1년도 채 안 된 신상이다. 7개의 짚라인이 봉우리와 봉우리를 잇고 농장 위를 가로지르며 바다로 미끄러진다. 연습용 짚라인에서 감을 잡으면 곧바로 4WD 지프차를 타고 거친 숲길을 뚫고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선 첫 번째 짚라인으로 향한다. 타 본 적 없는 아내와 딸은 아찔해 한다. 그나마 동반자와 함께 탈 수 있다는 데서 위안을 삼는다. 출발대에서 아내와 딸이 신호를 기다린다. 하나 둘 셋! 함께 외쳤지만 딸만 카운트에 맞춰 뛰어내리고 아내는 머뭇거린다. 꺄~아~아! 딸의 고함소리에 정신이 들었는지 뒤늦은 점프! 또 하나의 비명소리가 더해지더니 곧 아득해진다. 도착점에 못 미쳐 멈춘 딸을 와일드한 매력이 물씬한 여자 리더 줄리가 낚아채 끌어올린다. 몸을 웅크리고 팔을 쭉 펴서 공기저항을 줄여 줬어야지, 아빠가 보여 주마, 호기롭게 활강하지만 결국 딸과 같은 신세로 끌려간다. 맞바람 탓을 해보지만 멋쩍다. 짚라인 투어가 거듭될수록 긴장은 설렘으로 바뀌고 비명은 탄성으로 변한다. 기술도 일취월장. 뒤로 뛰어라, 중간에서 자세를 바꿔라, 거꾸로 매달려 가다가 중간에서 똑바로 서라…. 점점 세지는 리더의 명령을 척척 수행한다. 두려움을 이기고 내디뎠던 첫 걸음 덕에 가능했다고 남자 리더 타일러가 말한다. 3시간 내내 수다쟁이 까불이였던 타일러가 사뭇 진지한 메시지를 던지니 모두 경청한다. 자신감 가득한 표정으로! 기세를 몰아 쿠알로아 목장Kualoa Ranch에서도 4륜 오토바이ATV에 도전하지만 딸이 최소기준 나이 16세를 밑돌아 포기한다. 승마투어와 무비투어Movie Site Tour를 놓고 고민하다 영화를 택한다. <쥬라기 공원Jurassic Park>을 비롯한 여러 영화 촬영지로 워낙 유명해서다. 목장 산을 보더니 딸은 누군가 찌그러뜨려 놓은 것 같단다. 산은 주름진 듯 기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무비투어 트럭은 그 기묘함 속으로 달린다. ATV나 말을 탄 여행자들과 마주칠 때마다 샤카 사인을 주고받으며 웃는다. 트럭은 영화 <진주만>의 촬영지라는 벙커에서 멈춘다. 2차 대전 때는 실제 군사용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벙커 안은 일종의 영화촬영 기록관이다. <고질라>, <첫 키스만 50번째>, <윈드토커>, <배틀쉽>, <소울서퍼>, <로스트> 등 이곳에서 찍은 영화와 드라마 포스터들이 줄을 잇는다. 고질라는 아예 초원에 골프장 벙커 같은 발자국을 쿵쿵쿵 찍으며 무비트럭을 따른다. 압권은 추억의 영화 <쥬라기 공원>이다. 공룡을 피해 주인공들이 숨었던 커다란 통나무는 인기 만점 기념촬영 포인트다. 무비투어 트럭이 그 앞에 멈추자 우르르 몰려나가 경쟁을 벌인다. 후속작품 <쥬라기 월드Jurassic World>가 6월 개봉해서 그런지 딸보다 아내가 더 조바심친다. 클라임 웍스 짚라인 www.climbworks.com/keana_farms 쿠알로아 목장 www.kualoa.com 글·사진 김선주 기자 취재협조 하와이관광청 www.gohawaii.com/kr www.spamjamhawaii.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창조경제혁신센터 현장을 가다] 인체서 전기 생산… 스마트폰 충전 활용

    [창조경제혁신센터 현장을 가다] 인체서 전기 생산… 스마트폰 충전 활용

    ‘인체에서 전기를 생산한다.’ 얼토당토않을 것 같은 이 기술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기업에 의해 개발됐다. 체온과 주변 온도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핵심은 유리섬유로 유연하게 만든 열전소자에 있다. 이전에는 몸에 붙이기 어려울 정도로 딱딱했다. 대전혁신센터 드림벤처스타 기업인 테그웨이가 개발했다. 유네스코는 올해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 그랑프리로 선정했다. 국내 기술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소식을 들은 뒤 “이게 창조경제의 대표 사례”라고 극찬했다. 전기는 스마트폰 배터리 충전 등에 쓸 수 있다. 온도 차가 있으면 전기를 만들 수 있다. 핵잠수함 내부와 바닷물, 자동차 배기관과 외부 등등. 국내외 50여개 업체와 상용화를 협의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지주는 10억원 투자의향서를 보냈다. 씨메스는 산업용 3차원 센서로 제품의 불량 여부를 가려내는 장비를 개발했다. 독일 자동차 부품회사 콘티넨탈의 필리핀 공장에 1억원어치를 수출하는 등 매출이 10억원을 넘는다. SK하이닉스 납품도 추진하고 있다. KAIST 대학원생 등이 창업한 비디오팩토리는 웹사이트에 사진 합성이나 음악 삽입 등을 통해 동영상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일반인이 동영상을 제작하려면 전문 회사에 맡겨 돈이 많이 들고 시간이 걸렸다. 시범 운영하는 무료 사이트 인기가 대단하다. 5억원 투자를 이끌어냈다. 알티스트는 실시간 운영체계를 개발했다. 미사일을 쐈을 때 바람 등 영향으로 방향이 바뀌는 것을 곧바로 바로잡아 목표물을 정확히 맞히게 한다. 군사용에 제격이지만 무인 자동차의 자율 운전에도 알맞은 제품이다. 나노람다코리아는 과일, 채소 등을 훼손하지 않고 당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비파계를 만들었다. 빛을 쏴 측정한다. 이전에는 바늘을 찔러 성분을 분석했다. 5㎜ 소형으로 스마트폰에 장착하면 어떤 수박이 단지 금방 알 수 있다. 마실 물이 깨끗한지도 분석할 수 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단독] “드론은 미래의 먹거리… 생태계 조성 앞장선다”

    [단독] “드론은 미래의 먹거리… 생태계 조성 앞장선다”

    “드론은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고 편리하게 해줄 미래의 먹거리입니다. 드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제도와 지원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드론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선 새누리당 배덕광(67·해운대기장갑) 의원은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드론이 가진 잠재력에 대해 설명하면서 “사물인터넷(IoT)이나 빅데이터 기술과 결합하고 서비스 산업과 연계한다면 이 새로운 기술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들 정도”라며 ‘드론 예찬론’을 폈다. ●구청장 시절 드론으로 방화 소탕 배 의원의 드론에 대한 관심은 일찌감치 해운대 구청장 시절부터 시작됐다. 해운대 인근의 장산에 방화 추정 사건이 자주 발생하면서 고민하던 중 우연히 미국의 드론 관련 기사를 접하게 됐다. 배 의원은 “구청 인력으로는 등산객을 일일이 감시할 수도 없고 고가의 헬리콥터를 구매하고 유지할 예산은 더더욱 없었다”면서 “산불 감시용 드론을 띄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산불예방 예산 2000만원을 긴급 투입,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산불 감시용 드론을 띄웠다. 관련 기사가 나간 뒤 거짓말처럼 방화사건은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 때 국회에 입성한 뒤에는 본격적인 ‘드론 전도사’가 됐다. 지난 6월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해 ‘드론이 미래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정부 측은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지만 관련 업계 등 나머지 패널들은 드론 기술이나 제도 등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내놓았다. 드론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제도나 지원책, 관련 법규 정비가 시급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가칭 ‘드론기술개발증진법’ 준비 토론회 결과를 바탕으로 배 의원은 현재 관련 법규를 하나로 모으는 ‘드론기술개발증진법(가칭)’을 준비 중이다. 가능하면 9월 정기국회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배 의원은 “군사용, 산업용 기술력은 우리나라가 세계 7위지만 소형 드론은 완전히 후진국 수준”이라면서 “항공법이나 전파법의 적용을 받지만 소형 드론을 날리는 것 자체가 불법인 경우가 대다수”라면서 관련 법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제 규모의 드론 대회 유치할 것 드론 관련 법은 현재 미래창조과학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얽혀 있다. 관련 법을 제정하기 위해서는 이들 부처 간의 원만한 협의가 필수적이다. 배 의원은 “부처 간 힘겨루기로 인해 드론 관련 제도가 희생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배 의원은 마지막으로 “현행법으로는 드론 기종별로 수도방위사령부, 국방부, 기무사, 항공청 등에 일일이 신고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는 국제대회 유치가 어렵다”면서 “드론 관련 법 정비를 통해 국제적 규모의 드론 대회 유치를 지원하려고 한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단독] ‘미래 먹거리+안보’ 드론 통합법 뜬다

    [단독] ‘미래 먹거리+안보’ 드론 통합법 뜬다

    새누리당과 정부가 소형 무인항공기를 의미하는 ‘드론’에 대한 지원과 규제 등을 총망라한 통합 법안 제정에 착수했다. 법안에는 드론을 활용해 신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물론 사생활 침해 등의 부작용을 차단하는 내용이 모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이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될지 주목된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은 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드론을 규제하고 있는 항공법과 전파법 등을 하나로 묶은 이른바 ‘드론기술개발증진법’(가칭)을 조만간 발의할 것”이라면서 “미래창조과학부와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배 의원은 또 “법안에는 드론에 대한 규제 외에도 드론산업과 관련한 용어를 표준화하고 정부의 지원 근거를 담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드론은 항공법, 전파법 등 기존 법규의 규제를 받고 있지만 산업계 수요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드론 관련 산업은 산업통상자원부, 운항과 관리 등은 국토교통부, 무선 조종을 위한 주파수 관리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담당하고 있어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드론 붐’과 맞물려 현실에 맞는 통합 법안 제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새로 제정되는 통합 법안에는 민간용 드론 활용과 규제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 ▲관련 법규 통합 근거 마련 ▲관련 부품 조달 체계 개선 ▲비행 허용 구역 신설 ▲비행 안전성 담보 방안 ▲안보 위해 또는 사생활 침해 방지 조항 등을 포괄적으로 규정할 계획이다. 앞서 일본과 프랑스는 각각 2004년과 2012년에 드론 관련 통합 법안을 제정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7위의 드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군사용 또는 산업용 드론에 국한돼 있다. 배 의원은 “드론은 우리나라 미래의 먹거리가 될 것”이라면서 “관련 법 제정과 함께 드론산업의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드론 붐’ 발맞춰… 산업은 키우고 위험은 줄인다

    ‘드론 붐’ 발맞춰… 산업은 키우고 위험은 줄인다

    최근 ‘드론 붐’이 일면서 국내에서도 드론산업을 육성하자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소형 드론 남용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또는 안보 위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럼에도 현행 법 체계는 드론 관련 업계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드론산업 육성과 함께 관련 통합 법안 제정 추진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9일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실에 따르면 전 세계 드론의 90%는 군사용 드론이지만 최근에는 군사 분야를 넘어 재난 구호와 통신망 등 공공 분야부터 방송, 농업, 환경보호, 레저용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소형 드론의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만 드론산업 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지원책은 아직 미미하다. 우선 국내에서 드론을 개발하기 위한 부품 조달과 수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 드론은 미사일기술통제체제(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MTCR)로 관리되며 우리나라를 포함해 34개국이 가입돼 있다. 수출을 위해서는 MTCR의 승인이 필요하다. 반면 중국은 MTCR 가입국이 아니어서 수출이 자유롭다. 부품시장에서도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중국산 부품을 가져와 조립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국내에서 업체가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시연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드론 관련 중소기업들이 몰려 있는 대전 모든 지역과 서울 대부분의 지역이 비행금지구역으로 묶여 있다. 서울에서 비행 허가를 받으려면 수도방위사령부, 항공 촬영을 위해서는 국방부, 일반 지역에서는 국토교통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오승환 경성대 사진학과 교수는 “내수시장을 키우기 위해 산업용 드론을 개발,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새로 제정되는 법안에는 소형 드론 개발에 필요한 부품 조달 방안과 수출 경쟁력 확보 방안, 소형 드론을 개발한 뒤 테스트 또는 시연을 할 수 있는 ‘드론 전용 비행구역’을 확보하는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현재 12㎏ 이상의 상업용 드론 운항자격증을 획득하는 데 비용이 최고 500만원이나 드는 문제점도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 차원의 드론 개발 보조금, 저리 융자 지원, 대기업 진출 지원 등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안보 위협 또는 사생활 침해, 추락 위험성 등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지난해에는 북한이 날린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이 청와대 상공에서 목격돼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사례가 있었고, 경기 파주와 인천 백령도 등지에서는 북한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 잔해가 발견되기도 했다. 최근 드론으로 고층 아파트 주민들을 도둑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사생활 침해 논란도 뜨겁다. 빌딩 또는 날아다니는 새와의 충돌 위험성도 제기된다. 오 교수는 “북한 무인기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공격형 드론으로 진화해 테러에 악용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며 안보 관련 법규 정비를 강조했다. 이에 법안에서는 테러 악용 가능성에 대비해 특정 지역에서 송수신을 차단할 수 있는 근거 마련, 불법 부착물이나 개조 등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생활 침해 논란과 관련해서는 유형별로 관련 벌칙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한 비행 안전성을 위해서는 충돌 회피 장치 의무화, 드론 소유주 식별 장치 입력, 낙하산 또는 애드벌룬 설치 의무화 등을 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SF 액션 웹드라마 ‘멈추지 마’…미래 로봇의 모습은?

    SF 액션 웹드라마 ‘멈추지 마’…미래 로봇의 모습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SF 액션 웹드라마 ‘멈추지 마’(Keep Going)가 30일 자정 베일을 벗었다. 이날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전체 에피소드가 공개된 ‘멈추지 마’는 총 3편으로, 로봇 사냥꾼들에게서 심장이 망가진 소녀 ‘연희’(최배영 분)를 지켜내는 로봇 ‘마고’(이태영 분)의 헌신적인 희생을 그려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졸업을 앞둔 김건 감독의 졸업 작품이기도 한 ‘멈추지 마’는 영화에 버금가는 VFX(영상특수효과)로 만들어낸 실감 나는 장면과 ‘총’, ‘로봇’, ‘성장통’을 키워드로 한 뛰어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한국 영화에서는 쉽게 시도되지 않는 SF라는 장르를 웹 드라마로 시도한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큰 의의가 있지만, 지난 28일 세계적 석학 1,000명이 군사용 ‘킬러 로봇’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선 시점과 맞물려 미래 로봇과 인간의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부분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3월 TV조선과 tvN 공동 제작 다큐드라마 위대한 이야기 ‘김시스터즈’를 통해 얼굴을 알린 배우 최배영의 물오른 연기도 눈길을 끈다. 김건 감독은 “개인적으로 졸업을 의미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멈추지 마’로 제목을 짓게 됐다. 이는 스스로 하는 질책이자 격려이며 각오다. 졸업이라는 문턱을 막 넘어가는 시점에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했다. 사진·영상=웹드라마 멈추지마(KEEP GOING) 예고편/네이버TV캐스트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씨줄날줄] 콩코드 2세/주병철 논설위원

    “여러분, 새 중에서 제일 수다스러운 앵무새는 나는 재주가 아주 서투릅니다. 잘 나는 새는 말하지 않습니다. 내 연설도 이것으로 끝맺습니다.” 1903년 12월 17일 세계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는 시험 비행 성공 기념으로 열린 축하연의 탁상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간이 염원했던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룬 데 대한 성취감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날개를 다는 진화 없이 발달한 손과 두뇌로 기계를 만들어 하늘을 날고 싶어 했다. 직립 보행으로 땅에서 살기 시작한 인간이 하늘을 나는 것을 꿈꾸는 건 본능적 욕망이다. 중국의 저명한 예술가이자 인문학자인 쉬레이가 펴낸 ‘비행, 예술을 꿈꾸다’에는 문학과 사진, 그림, 소설 등 인간이 창조하는 모든 예술 분야와 일생생활에 스며든 인간의 비행 욕구가 잘 드러나 있다. 비행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간다. 기원전 1200년 그리스 신화에는 이카루스와 그의 아버지가 새들의 날개를 밀랍으로 붙여서 거대한 날개를 만들었다고 돼 있다. 이카루스가 태양 쪽으로 너무 가깝게 가는 바람에 날개가 녹아 버렸고, 이카루스는 바다에 빠져 죽었다. 기원전 200년 중국의 장군 한신은 연을 날려 적들과의 거리를 측정했다고 한다. 이후 1783년에는 몽골피에 형제가 가축을 태운 열기구를 띄운 걸 계기로 비행 기술은 과학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1849년 글라이더를 제작한 비행 역사의 개척자 조지 케일리, 바람을 이용한 새의 날개를 관찰하면서 과학적으로 사람이 하늘을 날 수 있다고 생각한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등도 크게 일조했다. 우리나라도 비행기와 관련된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 백과사전쯤 되는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임진왜란 중 경남 사천 인근 지역에서 정모라는 인물이 하늘을 나는 비차(飛車)라는 걸 만들어 진주성에 갇힌 지인을 태우고 날았는데, 비차는 따오기 모양으로 4명이 탈 수 있고 바람을 일으켜 하늘을 날았다고 기록돼 있다. 비행 기술의 진화로 더 많은 종류의 비행기가 설계되고 속도 기록도 경신돼 마하(초음속) 시대를 맞고 있다. 유감스러운 건 비행 기술은 전투기, 무인 항공기, 무인 정찰기 등 군사용도로 발전하고 있다. 민간 여객기 쪽은 그렇지 못하다. 2007년 에어프랑스 소속 콩코드 여객기(마하 2.0·2448㎞/h)가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에서 이륙한 지 2분 만에 추락, 탑승객 113명 전원이 사망하면서 ‘여객기 마하 시대’ 개막은 끝나는 듯했다. 그런데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콩코드 여객기 사고 15년 만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최근 230만 달러를 들여 콩코드를 잇는 초음속 여객기(마하 1.5·1836㎞/h) 프로젝트에 들어간다고 소개했다. 성공하면 한국~미국 왕복이 6시간이면 된다. 지구촌 시대 결정판이 될 만하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열린세상] 기술의 가치를 높이는 일/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열린세상] 기술의 가치를 높이는 일/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국제축구연맹(FIFA)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전 세계 시청자들이 자기 집 안방에 앉아서도 현장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영상 중계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바로 실시간 트래킹 시스템이다. ‘트라캅’이라는 이름의 이 시스템은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16대의 카메라로 선수들의 움직임, 선수가 뛴 거리, 공의 방향과 순간 속도 등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해 준다. 다각도로 촬영한 영상을 통해 관중은 더 세밀하고 정확하게 경기를 분석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을 구동하는 원천 기술이 다름 아닌 우주 항공 분야에서 왔다는 것을 아는가. FIFA가 공식 채택한 트라캅 시스템은 스웨덴의 전투기 야스 그리펜의 미사일 추적 기술을 활용해 만들었다고 한다. 목표물을 놓치지 않고 추적하는 기술이 방송 중계에 도입된 덕분에 시청자들은 실감 나는 경기 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항공 우주, 국방 등 공공 분야에서 연구개발(R&D)의 결과물로 탄생한 기반 기술들이 다른 분야에 접목돼 활용도를 높이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유럽우주국(ESA)이 2004년 3월 혜성 탐사선 로제타를 발사할 때 적용했던 진동 흡수 기술은 나중에 당뇨병 환자를 위한 손목시계에 쓰였다. 이 시계는 환자의 미세한 손 떨림 증상을 감지해 필요할 때 바로 약을 투여할 수 있는 펌프를 작동하게 된다.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인터넷의 원형인 아르파넷을 만들고, 내비게이션에 없어서는 안 될 위성항법장치(GPS)를 개발한 것도 원래 목적은 군사용이었다. 많은 대학과 공공연구소들이 오랫동안 R&D를 해서 만들어 낸 원천 기술과 기반 기술 중에는 이처럼 다른 분야로 이전, 확산돼 활용 가치를 더 키울 수 있는 기술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정부 출연 연구소들이 국가기술은행(www.ntb.kr) 사이트에 R&D 결과물을 제공해 놓는다. 10만여 건에 이르는 기술 정보가 축적돼 있어 민간에서 필요할 때 이전받아 쓸 수 있다. 하지만 수요자인 기업 입장에서는 수많은 공공기술 중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찾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활용도가 높은 공공 특허와 기술을 발굴해 이전받을 기업들을 대상으로 직접 설명해 주는 ‘기술 이전 설명회’를 해마다 개최한다. 기술 이전 설명회는 국가기술은행에 등록돼 있는 기술 중 우수 기술을 선별하고 이를 정보통신, 농식품, 국방, 바이오, 소재부품 등 주요 테마별로 분류해 기술에 관심 있는 기업에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기술 이전 설명회에서는 잠재적인 기술 수요자와 기술 개발에 참여한 연구자가 직접 만난다. 따라서 밀도 있는 기술 상담을 진행할 수 있고 실제 기술 이전 계약 등의 후속 조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난해에는 범부처 협의체인 ‘기술사업화협의체’ 참여 기관들과 함께 공동으로 기술 이전 설명회를 추진하기 시작했는데, 행사 참석 기업 수도 많아지고 기술이전 계약이 성사되는 비율도 높아지는 등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기술사업화협의체는 정부 부처 간, 산업 간의 경계를 허물고 공공 R&D 결과물의 기술사업화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만든 협의체로, 현재 8개 분야 19개 기관이 함께 기술사업화 성공 사례를 도출하고자 노력한다. 창의적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을 개발해 내는 데 기술이 반드시 ‘새것’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이미 개발된 기술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비용과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으면서 혁신적 제품은 충분히 탄생할 수 있다. 예컨대 기존 기술을 조금만 변형하거나 원래 목표로 했던 수요처를 변경함으로써 가려져 있던 소비자 또는 기업의 수요를 채워 주는 일도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술 이전은 창조경제를 빨리 실현할 수 있는 지름길이자 기존 기술의 가치를 높여 주는 의미 있는 일이다. 많은 기업이 수준 높은 공공기술에 관심을 가져 준다면 창조경제 실현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 中·日, 겉으론 비난전 물밑으론 유화책

    중국과 일본이 비난과 성명전 등 상호 견제 수위를 높이면서도 정상회담 개최 등 하반기 외교현안을 위한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두 나라는 지난 21일 일본 방위백서 공개에 이어 중국의 동중국해 가스전 건설을 놓고 상호 비난 성명을 내는 등 신경전을 한 단계 높였다. 일본은 22일 동중국해 양국 중간선 지역에 중국이 새로 건설하는 가스전 관련 12개 시설 사진을 외무성 홈페이지에 전격 공개했다. 그러나 23일 도쿄의 외교소식통들은 두 나라가 올 8월 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아베 담화)와 9월 중·일 정상회담을 둘러싼 물밑 조율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측이 오는 9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을 의식, 일본 측에 역사인식에 대한 요구수준을 누그러뜨리면서 유화정책을 펴고 있다. 일본 역시 중국과의 갈등을 고조시킬 생각은 없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가스전 관련 시설이 군사용도로 쓰일 수 있는 등 중국의 위협을 강조해 견제하면서 집단 자위권 법안의 당위성을 역설하려는 국내 정치용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이 9월 아베 총리가 중국을 방문, 정상회담을 하려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등 3가지 조건을 제시했다는 마이니치신문의 보도 역시 중국도 일본에 대해 유화정책을 쓰는 등 대화를 우선하고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지난 16일 베이징에서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 조건과 함께 ▲국교정상화 당시 중·일공동성명(1972년), 중·일 평화우호조약(1978년) 등 4대 정치문서를 준수 ▲무라야마담화 계승 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시론] 인구센서스 D데이/유경준 통계청장

    [시론] 인구센서스 D데이/유경준 통계청장

    올해 11월 1일이 디데이인 통계청의 인구센서스(인구주택총조사)는 오는 24일이면 D-100일이 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거행 일자를 표기했던 디데이(D-Day)의 어두 D는 그냥 막연한 날짜인 Day의 약자라고 한다. 군사용어였던 디데이가 이제는 일상용어로 자리잡으면서 지금은 중요한 목표일이란 의미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원래 군사용어여서 그런지 디데이라고 하면 약간은 장엄하고 뭔가 중요한 날이라는 느낌이 든다. 학생들은 수학능력시험일을, 군인들은 전역일을 디데이로 설정하고 날짜를 거꾸로 세면서 기다리기도 한다. 따라서 통계청으로서도 인구센서스 D-100일인 24일이 설레는 날로 다가올 것이다. 올해 인구센서스는 우리나라에서 1925년 인구조사를 시작한 이래 90년 만에 처음으로 전수 방문조사 대신 각 행정기관의 주민등록부, 건축물대장 등의 공공정보 데이터를 활용해 조사하는 등록센서스 방식으로 변경돼 실시된다. 모든 가구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는 행정자료로 대체되고 대신 인구와 가구, 주택에 대한 상세한 특성을 묻는 표본조사의 규모는 기존 10%에서 20%로 두 배로 늘렸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정보통신 강국이라는 점과 통계청의 선진 통계작성 역량이 과감하게 선진조사 방식을 도입한 배경이다. 인구 5000만명이 넘는 나라에서 인구조사를 등록센서스 방식으로 실시하는 나라는 독일, 이탈리아 등 일부에 불과하다. 초창기 인구센서스의 조사 방식 변경을 검토할 당시에 학자들이나 일부 공무원도 선례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우리나라에 등록센서스를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통계청은 반드시 해내겠다는 의지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한국의 상황에 맞는 등록센서스 방법을 연구하는 동시에 고품질의 행정자료가 인구조사에 활용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노력해 왔다. 기준과 대상이 서로 다른 행정자료들을 표준화하고 하나의 등록센서스 데이터베이스로 만드는 데만 4년이 넘게 걸렸다. 등록센서스 도입으로 인한 유무형의 효과도 막대하다. 우선 인구센서스에 소요되는 예산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기존 전 국민이 참여하던 현장조사 대신 표본으로 선정된 20%의 국민만 조사에 참여함에 따라 국민의 조사 응답 부담이 크게 경감됐으며 현장방문조사의 비중이 줄어 국가예산도 1400여억원이나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행정자료를 이용하면 인구·주택 데이터의 중복과 누락을 피할 수 있어 더 정확하고 높은 품질의 통계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등록센서스 방식의 장점이다. 또한 행정자료 제공 기관에 등록센서스 결과를 피드백해 행정자료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함으로써 유능한 정부의 실현에도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센서스의 결과는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와 가구 대상 표본조사를 위한 모집단과 표본틀 역할을 한다. 또한 장래 인구 추계 등 2차 가공통계 작성과 대학, 연구기관, 기업체 등의 연구 및 경영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통계청에서는 국가통계포털(KOSIS)을 통해 2014년 기준으로 750여종의 통계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전체 약 1700만건의 이용건수 중 인구센서스를 기반으로 한 통계가 120여만건을 차지해 단일 종으로 가장 많은 이용률을 기록할 만큼 활용도가 높다. 인구센서스에 응답하는 작은 실천이 본인을 포함해 가족과 국민 모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행복정책으로, 국민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믿고 활용할 수 있는 소중한 통계정보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디데이가 가까워질수록 초조함과 설렘이 교차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기쁜 마음으로 디데이를 맞이하려면 철저한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다. 변경된 조사 방식으로 처음 실시되는 올해 인구센서스가 국민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통계청은 오랜 준비 끝에 도입해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될 이번 인구센서스의 성공을 위해 대국민 홍보, 조사원 모집, 홈페이지 개편, 지자체와의 협업 등 모든 분야에서 만반의 준비를 갖춰 가고 있다. 전 국민의 응원과 함께 특히 조사 대상으로 선택된 20% 국민의 자발적인 조사 협조를 기대한다.
  • ’헐크’ 슈트· 액체 방탄복· 유도 탄환...첨단 무장한 ‘슈퍼 솔져’

    ’헐크’ 슈트· 액체 방탄복· 유도 탄환...첨단 무장한 ‘슈퍼 솔져’

    각종 첨단 무기로 무장한 전사가 ‘일당백’의 기세로 적을 궤멸시키는 모습은 미래 전쟁을 다룬 각종 매체에 종종 등장하는 인기 있는 소재다. 먼 미래의 이야기로만 여겼던 SF속 첨단군사장비들 중 우리의 목전에 실제로 다가와 있는 것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6일(현지시간)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군사과학 분석가 저스틴 브롱크의 설명을 인용하며 미래 전사들을 무장시킬 첨단 기술들을 소개했다. ▲부상 줄여주는 스마트 슈트 미국 군수업체 다르파(Darpa)는 ‘워리어 웹’(Warrior Web)이라고 이름붙인 잠수복 스타일의 ‘부드러운 외골격 슈트’를 개발하고 있다. 워리어 웹은 일반 전투복 아래에 착용하는 형태로 컴퓨터로 통제되는 스마트 직물과 전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00W정도의 전력만으로 작동한다. 정형외과 치료용 보조기구의 원리를 차용, 관절과 다리를 보호함으로써 근육 및 힘줄 부상을 줄여준다. 브롱크는 “군의 규모는 줄어들고 훈련은 강화되는 만큼 병사 개개인의 신체를 이전보다 확실히 보호하려는 경향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골격(exoskeletons) 슈트 SF소설, 영화, 게임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외골격 기술 또한 현실에 나타나고 있다. 본래 외골격이란 갑각류나 곤충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몸의 바깥쪽을 둘러싼 채 몸을 지지하거나 보호하는 단단한 신체 조직을 의미한다. 이와 유사하게 외골격 슈트는 몸 바깥에 착용하는 보조 장치로써, 주로 유압을 통해 착용자의 팔다리 움직임을 강화시킨다. 때문에 외골격 슈트를 착용하면 이전보다 가볍게 달리거나 무거운 짐을 쉽게 옮길 수 있다. 군사용 외골격 슈트의 등장은 무려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표적 외골격 슈트는 제너럴 일렉트로닉스 사의 하디맨(Hardiman)이었다. 하디맨을 사용하면 0.5㎏ 질량을 드는데 사용하는 정도의 힘만으로 11㎏의 물체까지 들어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슈트는 작동이 안정적이지 않고 때에 따라 의도치 않은 과격한 움직임을 보였던 까닭에 끝내 활용되지 않았다. 현대의 대표적 군용 외골격 슈트로는 ‘엑소 바이오닉스’(Ekso Bionics)와 록히드 마틴이 공동으로 미 육군을 위해 개발하는 '헐크'(HULC)가 있다. 헐크는 리튬이온 배터리로 움직이는 하체용 외골격 슈트로 착용자의 둔부와 다리에 적용되는 중량을 분담해 착용자가 90㎏가량의 무게를 불편 없이 옮길 수 있도록 한다. 티타늄 프레임으로 구성된 헐크 안에는 센서가 내장돼 있어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그 정보를 헐크의 마이크로컴퓨터에 전송한다. 마이크로컴퓨터는 수집된 정보에 기초해 각 모터의 작동을 제어함으로써 헐크가 사용자의 움직임에 보다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해준다. 헐크는 제식무기, 탄약, 식수, 응급처치키트, 기본공구, 위성전화, GPS, 방탄헬멧, 방탄복 등 나날이 늘어만 가는 개인지급물품의 무게에 대한 미군 지휘관들의 우려를 줄여줄 전망이다. 현재로서 극복해야 하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동력 확보다. 브롱크는 “외골격 슈트가 제 기능을 수행하려면 최소 10㎾의 전력이 필요하다. 그러면서도 작동 지속시간은 최소 10시간 이상이 돼야 한다. 작전 도중 전력이 떨어지면 외골격 슈트는 그 즉시 도움이 아니라 짐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록히드 마틴은 화학전지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등을 연구, 72시간동안 지속적으로 가동 가능한 슈트를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액체 방탄복 현재의 방탄복을 대체할 첨단 기술은 여러 종류가 있다. 그 중에서도 액체 방탄복은 평소엔 착용자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도록 액체 상태를 유지하다가 충격이 가해지는 순간에만 경화하는 첨단 나노기술 장비다. 일례로 폴란드 기업 모라텍스(Moratex)의 과학자들은 전단농화유체(STF: Shear-Thickening Fluid)라고 불리는 액체를 활용해 액체 방탄복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방탄복 내부 액체는 온도에 상관없이 액상을 유지하다가 피격을 받은 순간에만 단단해진다. 이 액체는 고속으로 날아온 탄환 등이 신체를 관통하지 못하도록 막을 뿐만 아니라 발사체가 가하는 충격 에너지를 넓은 범위로 분산시켜주는 역할도 한다. ▲유도 탄환 올해 초 미군은 자체적으로 방향을 바꿔 표적에 적중하는 50구경 탄환 ‘이그젝토’(Exacto)의 발사 실험에 성공했다. 개발사인 다르파는 “저격수에게 있어 빠른 풍속이나 먼지 많은 토양 등 악조건 속에서 표적을 맞추는 것은 현재 기술로서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이그젝토의 혁신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탄환의 궤적은 바람, 강수, 습기 등 무수한 환경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다. 더불어 발사 거리가 멀다면 중력에 의한 총탄낙하까지 감안해야 하는 만큼 원거리 저격은 결코 쉬운 시도가 아니다. 그러나 이그젝토 시스템을 활용하면 정지해 있던 표적이 움직이거나 예상치 못했던 풍향 변화가 일어나더라도 이에 맞춰 비행하는 탄환의 움직임을 도중에 조정할 수 있게 된다. 다르파가 올해 초 공개한 테스트 영상에서는 고의로 빗맞게 발사한 탄환이 공중에서 방향을 바꿔 표적에 적중하는 모습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 ▲가상현실 훈련장치 현재도 각국 공군은 이미 가상현실 비행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오큘러스 리프트 등 개인용 가상현실 장치의 발달에 힘입어 이제 지상군 또한 가상 전투훈련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병사들은 360도 전 방위를 둘러볼 수 있는 현실적인 가상세계 안에서 각종 전투 시나리오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적의 사격이 쏟아지는 상황 속에 부상자를 치료하는 등 현실 훈련에서 묘사하기 힘든 극단적 상황을 경험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경우도 있다. 폴란드군은 가상현실 속에서 병사가 피격될 경우 병사에게 전기 충격을 가해 고통까지 구현함으로써 훈련의 현실성을 보다 강화할 예정이다. 미 국방성 또한 가상현실 훈련에 매우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개별 병사 모두가 자신의 특기 및 단점을 그대로 반영한 가상현실 아바타를 각자 하나씩 만들도록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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