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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독도에 ‘초정밀 카메라 드론’

    [단독] 독도에 ‘초정밀 카메라 드론’

    정부가 다음달 독도에 초정밀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을 띄운다. 접근이 어렵고 출입이 제한적이어서 어려움을 겪었던 독도 생태계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다음달 16일부터 초정밀 카메라인 ‘라이다’를 드론에 장착한 ‘무인 항공 드론 라이다 시스템’을 활용해 국내 명승지 촬영을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군사용 비행기 등에 장착해 사용했던 정밀 카메라인 라이다는 레이저를 사용해 360도 입체 촬영을 할 수 있다. 이번에 수입하는 제품은 독일 리글 제품으로, 드론을 포함한 전체 가격이 3억 5000만원에 이른다. 1회 촬영 범위가 250m에 이르며, 최대 오차가 15㎜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도가 높다. 연구소 측은 독도를 시작으로 전국 11개 천연보호구역은 물론 전국 명승 113곳 등 대단위 면적 문화재를 라이다로 촬영해 연구할 예정이다. 라이다 촬영은 국가 기관 가운데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첫 대상을 독도로 선정한 데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최종덕 연구소장은 “일본이 독도 정밀 연구에 관해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개의치 않고 정기적으로 독도를 촬영해 제대로 된 보존 방안을 만드는 데 활용할 것”이라며 “이번 촬영으로 독도 연구 수준도 한 차원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문화재 촬영 때에는 일반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을 사용해 대부분 위에서 바라본 각도의 지도 자료 정도만 얻을 수 있었다. 라이다를 장착한 드론을 띄워 조사하면 입체 촬영으로 지형·생태 정보가 훨씬 세밀해진다. 레이저를 이용해 360도 스캔하며 촬영하기 때문에 입체 영상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단독] 독도에 3억 5000만원짜리 ‘초정밀 카메라 드론’ 띄운다

    [단독] 독도에 3억 5000만원짜리 ‘초정밀 카메라 드론’ 띄운다

    360도 입체 영상으로 생태계 연구 박차 “日 이의 개의치 않고 보존안 마련에 활용”정부가 다음달 독도에 초정밀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을 띄운다. 접근이 어렵고 출입이 제한적이어서 어려움을 겪었던 독도 생태계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다음달 16일부터 초정밀 카메라인 ‘라이다’를 드론에 장착한 ‘무인 항공 드론 라이다 시스템’을 활용해 국내 명승지 촬영을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군사용 비행기 등에 장착해 사용했던 정밀 카메라인 라이다는 레이저를 사용해 360도 입체 촬영을 할 수 있다. 이번에 수입하는 제품은 독일 리글 제품으로, 드론을 포함한 전체 가격이 3억 5000만원에 이른다. 1회 촬영 범위가 250m에 이르며, 최대 오차가 15㎜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도가 높다.연구소 측은 독도를 시작으로 전국 11개 천연보호구역은 물론 전국 명승 113곳 등 대단위 면적 문화재를 라이다로 촬영해 연구할 예정이다. 라이다 촬영은 국가 기관 가운데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첫 대상을 독도로 선정한 데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최종덕 연구소장은 “일본이 독도 정밀 연구에 관해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개의치 않고 정기적으로 독도를 촬영해 제대로 된 보존 방안을 만드는 데 활용할 것”이라며 “이번 촬영으로 독도 연구 수준도 한 차원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문화재 촬영 때에는 일반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을 사용해 대부분 위에서 바라본 각도의 지도 자료 정도만 얻을 수 있었다. 라이다를 장착한 드론을 띄워 조사하면 입체 촬영으로 지형·생태 정보가 훨씬 세밀해진다. 레이저를 이용해 360도 스캔하며 촬영하기 때문에 입체 영상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이원호 연구소 학예사는 “무인 항공기를 사용해 촬영할 때에는 나뭇잎 등이 가려졌으면 밑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사례가 많다. 라이다를 사용하면 바닥 부분까지 촬영할 수 있어 입체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서 “라이다 촬영을 통해 생태계 연구 자료는 물론 조금씩 침식이 진행되는 독도의 서도 쪽 보존 방안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단독]독도에 3억 5천만원짜리 초정밀 드론 띄운다

    [단독]독도에 3억 5천만원짜리 초정밀 드론 띄운다

    정부가 다음 달 독도에 초정밀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사진)을 띄운다. 접근이 어렵고 출입이 제한적이어서 어려움을 겪었던 독도 생태계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다음 달 16일부터 초정밀 카메라인 ‘라이다’(LiDAR)를 드론에 장착한 ‘무인 항공 드론 라이다 시스템’을 활용해 국내 명승지 촬영을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군사용 비행기 등에 장착해 사용했던 정밀 카메라인 라이다는 레이저를 사용해 360도 입체 촬영을 할 수 있다. 이번에 수입하는 하는 제품은 독일 리글(RIEGL) 제품으로, 드론을 포함한 전체 가격이 3억 5000만원에 이른다. 1회 촬영 범위가 250m에 이르며, 최대 오차가 15㎜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도가 높다. 연구소 측은 독도를 시작으로 전국 11개 천연보호구역은 물론, 전국 명승 113곳 등 대단위 면적 문화재를 라이다로 촬영해 연구할 예정이다. 라이다 촬영은 국가 기관 가운데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첫 대상을 독도로 정한 데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최종덕 연구소장은 “일본이 독도 정밀 연구에 관해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개의치 않고 정기적으로 독도를 촬영해 제대로 된 보존 방안을 만드는 데 활용할 것”이라며 “이번 촬영으로 독도 연구 수준도 한 차원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지금까지 문화재 촬영 때에는 일반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을 사용해 대부분 위에서 바라본 각도의 지도 자료 정도만 얻을 수 있었다. 라이다를 장착한 드론을 띄워 조사하면 입체 촬영으로 지형·생태 정보가 훨씬 세밀해진다. 레이저를 이용해 360도 스캔하며 촬영하기 때문에 입체 영상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이원호 연구소 학예사는 “무인 항공기를 사용해 촬영할 때에는 나뭇잎 등이 가려졌으면 밑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사례가 많다. 라이다를 사용하면 바닥 부분까지 촬영할 수 있어 입체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서 “라이다 촬영을 통해 생태계 연구 자료는 물론, 조금씩 침식이 진행되는 독도의 서도 쪽 보존 방안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北인공기 나부낀 함박도…해안포는 안 보여, 軍 “레이더, 군사적 효용없는 中어선 단속용”

    北인공기 나부낀 함박도…해안포는 안 보여, 軍 “레이더, 군사적 효용없는 中어선 단속용”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쪽으로 700m 떨어져 있지만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말도리 산97’이라는 남한 행정 주소가 부여돼 있어 남북의 관할권 논란에 시끄러운 함박도는 정작 고요했다. 24일 취재진이 함박도로부터 9㎞ 정도 떨어진 말도에서 망원경으로 바라본 함박도에는 북한군의 감시시설이 설치돼 있었다. 동행한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함박도의 북측 군사시설은 언덕 위에 서 있는 큰 철탑과 그 옆에 있는 2층 건물로 구분됐다. 건물은 감시시설이고, 레이더는 높을수록 멀리 볼 수 있기 때문에 산 정상에 철탑을 세운 것 같다고 했다. 이와 별도로 언덕 아래쪽에 북한군의 생활관과 농산물을 재배하는 온실이 있었다. ●“울퉁불퉁한 지형… 해안포 배치 불가능” 그는 함박도에 설치된 북한군 레이더가 인천공항까지 관제할 수 있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공중까지 측정이 가능한 3차원 레이더와 달리 표면만 훑는 2차원 레이더여서 사실상 군사적 효용은 없다는 것이다. 이어 국방부 합동정보분석과장은 “레이더는 군사용 레이더가 아니라 일반 상선이나 어선에 달려 있는 항해용 레이더”라고 설명했다. 군은 함박도에 있는 레이더에 대해 북측이 중국 어선 단속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도균 민관 합동검증팀장은 “군사용도의 레이더라면 저렇게 노출해서 세우진 않을 것”이라며 “북측은 2015년부터 NLL 북쪽 지역 무인도서들을 감시기지화 작업을 해왔는데 함박도도 이와 연계선상”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군 생활관은 30여명 정도가 주거할 수 있는 규모로 보였다. 인근에 태양열 전지판을 설치해 자체적으로 발전기를 운용하고 있었다. 다만 이날 북한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또 앞서 일각에서는 북측이 함박도에 해안포를 설치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현장에서 해안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해안포는 지형이 평탄해야 설치에 유리한데, 함박도의 지형은 울퉁불퉁하고 거칠어 해안포의 배치는 불가능하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말도 주민 “북한군 거주만으로도 불안감” 다만, 군사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수단은 없지만 남한 주민 거주지 인근에 북한군이 거주하는 것 자체가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말도에 거주하는 홍근기(58) 이장은 “함박도에 북한군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정부에서 (함박도의 북한군 주둔에 대해) 설명한 뒤로 나는 불안할 게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6·25 전쟁을 겪은 나이가 많은 주민들은 불안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공동취재단·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말빛 발견] 사열/이경우 어문부장

    “대통령이 공항에 도착해 사열을 받고 있다.” 대통령이 공항에서 검열을 받고 있다고? 누구도 이렇게 받아들이지 않겠지만 그대로 풀면 이런 뜻이 된다. ‘사열’(査閱)은 적절치 않게 쓰일 때가 흔하다. 오랫동안 지적돼도 크게 변하지 않는다. 그만큼 의미가 선명하게 다가가지 않는 말이다. 본래 가진 뜻은 ‘조사하거나 검열하기 위해 하나씩 쭉 살펴봄’이다. 이런 일은 군대에서 많이 벌어진다. 군사용어가 됐다. 군대에서 ‘사열’은 부대의 사기나 교육 정도, 장비 따위를 검열하는 일이다. 사열을 위해 ‘열병’도 하고 ‘분열’도 한다. 군대를 정렬시켜 놓고 병사들의 훈련 상태를 검열하고, 군부대가 행진하면서 지휘부에 예를 표하는 의식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때 사열하는 주체는 지휘관이고 사열받는 대상은 병사들이 된다. 사열은 다시 군부대를 넘는다. 대통령은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 으레 사열을 한다. 군 의장대가 사열의 대상이다. 의장대는 대통령에게 경례를 하고 제식동작을 보인다. ‘조사, 검열’이 아니라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준다. ‘대통령이 사열을 받고 있다’는 문장이 툭툭 나온다. 사열의 공간, 모습이 달라지며 뜻이 흐트러진다.
  • “9년의 꿈 ‘용산시대’ 눈앞… 남산·한강 녹지축은 마지막 퍼즐”

    “9년의 꿈 ‘용산시대’ 눈앞… 남산·한강 녹지축은 마지막 퍼즐”

    사통팔달 입지를 자랑하는 서울의 중심인 용산구는 지난 수년간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유명하다. 용산 전체의 70%가 재건축·재개발 중으로 미군이 나간 자리에 도심 최대 크기의 용산공원이 들어서기로 한 데다 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시작하기 위한 물밑작업도 이어지면서 지역발전 기대가 크다. 4선인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스카이라인이 화려한 용산의 물리적 개발에 힘쓰면서도 지역의 역사·문화 정체성을 확립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한 걸음만 걸어가면 역사현장이고 문화유적인 지역 역사를 제대로 보존해 역사가 흐르는 미래 도시로 힘차게 뻗어나간다는 지론이다. 2015년 유관순 열사 추모비를 세운 이태원부군당역사공원에서 28일 그를 만났다. -용산 부동산값이 많이 올랐는데. “용산은 한남뉴타운부터 용산공원, 국제업무지구에 이르기까지 전체 면적의 70%가량이 재건축·재개발 중이다. 기타 기반시설(SOC)도 새로 정비되고 있다. 서울역에서 영등포로 가는 국철 지하화 작업이 꼭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국제업무단지 조성 이득금으로 원효대교에서 동작대교까지 강변북로를 모두 지하화하도록 하겠다. 이 같은 개발이 모두 이뤄지면 용산은 남산에서 걸어서 한강까지 오갈 수 있는 녹지축이 마련된다. 말 그대로 ‘세계의 중심, 이제는 용산시대’가 완성된다.” -미군이 옮겨간 자리에 용산공원이 들어서는데. “그동안 용산공원 조성 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용산구가 역할을 했다. 당장 제대로 조성되도록 국토교통부 대신 총리실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달라고 건의해 관철했고, 미군 잔류시설인 호텔은 공원부지에서 외부로 나가도록 했다. 용산 수도여고 앞으로 옮기기로 했던 대사관직원숙소는 건설사 부영이 한강로에 짓는 아파트에 마련하기로 협의도 이끌어냈다. 나머지 부지 내 산재된 헬기방호부대 등 미군시설은 한곳으로 모아 정리하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 -국제업무지구 개발은 땅주인 코레일이 소유권을 돌려받은 지 1년이 넘도록 사업이 재개되지 않고 있는데. “오리가 물위에 고요히 떠 있다고 발이 가만히 쉬고 있지 않다. 최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만나 관련 문제에 대해 교감하는 등 사업이 시작되도록 협의하고 있다. 국제업무단지 내 우편집중국을 포함한 모든 건물을 없앴고 오염토양도 정화하고 있다. 맨 처음 계획과 달리 서부이촌동이 빠진 코레일부지만 단독으로 개발하는 것인 데다 관련 소송전도 모두 마무리된 만큼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지역 역사박물관 조성 등 지역 역사 정체성 확립에 공을 들이는데. “용산은 근현대 역사 100년의 아픔을 오롯이 간직한 땅이다. 유적과 유물이 도처에 있다. 용산에서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남겨 후대에 전하려고 한다. 지난 5~6년 전부터 추진위를 구성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코레일 소유 구 철도병원은 등록문화재여서 함부로 헐 수 없는 만큼 리모델링 후 기부채납받아 2021년 박물관을 연다. 대신 코레일은 국제업무단지 개발 시 병원 부지로 7000평을 받아 병원을 짓는다. 일제강점기 경성부(서울) 휘장이 있는 수로 덮개, 삼각지 파출소 개소식 기념 동상, 순종 국장 사진첩 등 8월 현재 896점의 유물을 모았다.”-지난 9년간 추진한 대표 역사사업은. “이곳 이태원부군당역사공원에 유관순 열사 추모비를 세운 게 가장 뿌듯하다. 1919년 만세운동을 주도한 유관순 열사가 이듬해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한 뒤 용산구 이태원동에 묻혔다는 기록은 있는데, 시신을 찾을 길이 없어 그의 묘지를 조망할 수 있는 이태원부군당역사공원에 추모비를 세웠다. 이 외에 일왕에게 폭탄을 던진 거사를 시도한 독립투사 이봉창 의사의 생가터가 효창4구역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60㎡ 내외의 이봉창 기념관도 내년 5월 준공을 목표로 짓고 있다. 앞서 2016년 효창공원에 방치된 독립운동가 7인의 묘를 관리해 제사를 모셔 왔고, 이와 관련해 효창공원 둘레길 조성사업을 위한 예산 확보 과정에서 서울시와 협의해 공원조성사업 계획도 도출해 냈다. 공원에는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과 백범김구기념관, 독립운동기념관 등이 들어선다.” -용산이 역사박물관특구가 된다는데. “용산에는 박물관이 등록된 것만 11개, 등록되지 않은 것까지 합하면 20개도 넘게 있다는 점에 착안해 박물관특구 지정 절차를 밟고 있다. 연내 의향서를 제출해 내년 상반기 통과를 목표로 한다. 지역 내 문화유산도 재정비 중이다. 내년까지 근현대 역사문화명소 100곳을 선정해 안내판을 세우고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탐방 코스도 개발한다.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할 것이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 감독에 앞서 베트남 정부에서 주는 민간 최고 우호 훈장을 받는 등 지자체 외교의 새 지평을 열었는데. “베트남 꾸이년은 자외선이 강해 시각장애인이 많다. 용산구가 백방으로 뛴 끝에 용산에 본사를 둔 아모레퍼시픽의 도움으로 순천향대학병원의 이성진 박사 등이 꾸이년 백내장 환자 4000여명을 수술했다. 48㏊ 땅을 50년간 무상으로 기증받았는데 812억원을 투입해 태양광 발전소를 건립해 주고 있다. 어학당도 건립해 연 300명씩 한국어 가능자를 배출하고 있다. 만나서 사진만 찍고 돌아오는 자매도시 결연과는 차원이 다르다.” -내년 총선 공천 때 현역 구청장에게 감점을 많이 줘 사실상 출마를 못 하게 하려는 당의 방침에 대한 견해는. “당원으로서 당의 방침에 따라야 한다. 다만 앞으로 그런 제한을 두지 말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열심히 차려놓은 밥상에 갑자기 전략공천으로 오는 사람이 낙하산처럼 와서 숟가락을 얹으려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진행 주현진 부장 jhj@seoul.co.kr정리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보수텃밭 사로잡은 민주당 출신 4선…구유지 환수 등 곳간 불리는 ‘살림꾼’ 보수색이 강한 서울 용산에서 소선거구제 도입 후 국회의원과 구청장 선거 때 민주당 출신으로 이긴 유일한 구청장이다. 근성과 배짱이 있다. 38세 늦깎이로 대학에 들어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을 주제로 국내 1호 소파 박사 논문까지 썼다. 초선 구청장 시절 미군이 군사용으로 받은 땅을 한국인 대상 임대사업에 사용하는 게 부당하며 아리랑택시 부지(현 용산구청 터)를 소파 의제로 끌어올려 협상을 시작한 끝에 돌려받는 계기를 마련한 일화는 ‘당랑거철’에 비유됐다. 민선 5기 재임 때부터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던 구유지를 찾아내 구 재산으로 환수했고, 이 수입을 모아 제주도에 전국 처음 지자체 휴양지를 건립했다. 1955년 전남 순천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웅변으로 고교 장학금을 받을 만큼 언변 실력을 타고났다. 중학교 때인 1971년 당시 신민당 대통령 후보로 나온 김대중 전 대통령 후보 유세에 매료돼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정치인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고교 졸업과 제대 뒤 빈손으로 상경해 막노동부터 시작해 안 해 본 일이 없다. 특기를 살려 보광동에 웅변학원을 열면서 용산과 인연을 맺었다. 1978년 민주당에 가입해 순천 지역 국회의원 선거를 도우면서 정치권에 첫발을 들였다. 꿈은 쉽게 이뤄지는 듯했다. 1991년 36세 때 용산 최연소 구의원으로 당선된 데 이어 최다 득표로 또다시 구의원을 역임했다. 1998년 43세에 민선 2기 최연소 구청장에 당선됐으나 선거 약 한 달 전 종교단체 모임에서 후원회장 자격으로 식사비 44만원을 결제한 게 문제 돼 취임 2년 만에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했다. 이후 국회의원 선거 두 번, 구청장 선거에서 한 번 고배를 마시며 10년간 야인생활을 하다가 2010년 6월 민선 5기 용산구청장으로 돌아온 뒤 3선 가도를 달리고 있다. 용산 첫 4선 구청장이다. 실패의 순간마다 세게 단련한다는 마음으로 견딘 게 오늘의 성취를 가져왔다며 “포기하지 마라”는 말을 많이 한다. ■ 성장현 용산구청장 ▲1955년 전남 순천 출생 ▲순천 매산고, 안양대 행정학과, 단국대 행정대학원(행정학 박사) ▲웅변학원(1979~1997) 운영 ▲전국웅변인협회 사무총장(1988) ▲제1~2대(1991~1998) 용산구의원 ▲민선 2기(1998) 용산구청장 ▲민주당 용산지역위원장(2005~2010) ▲서울시 구청장협의회 회장,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 ▲민선 5·6·7기(2010~2019 현재) 용산구청장. 부인 김성희씨와 2남.
  • 식품·목재 뺀 전품목, 수출 규제 적용

    “국내 기업, 전략물자 품목 수입할 경우 日정부 인증한 ICP기업 여부 확인해야” 일본이 28일 예정대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제도 시행을 강행했다. 이에 따라 식품과 목재 등을 빼고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 기존보다 강화된 규제가 적용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략물자관리원 등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 통제를 할 수 있는 품목은 1194개나 된다. 이 가운데 기존에도 규제를 받았던 263개 군사용 민감물자를 제외하고 857개 전략물자 중 비민감품목과 비전략물자이지만 무기로 전용될 우려가 있는 품목의 대(對)한국 수출 방식이 일반포괄수출허가에서 개별허가 또는 특별일반포괄허가로 바뀌었다. 전략물자 중 비민감품목은 첨단소재, 재료가공, 전자, 컴퓨터 등이 속한다. 여기에 비전략물자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식품과 목재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 새로운 규제가 적용된다. 비전략물자도 대량살상무기나 재래식무기 용도로 사용이 우려되는 경우에 모든 품목을 규제할 수 있는 ‘상황허가’(캐치올) 통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가운데 이미 개별허가가 적용되거나 대체 수입으로 배제 영향이 크지 않은 품목을 뺀 159개 품목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별일반포괄허가의 경우 허가 자격이 있는 기업이 일본 모든 기업에서 일본 정부가 인증한 자율준수(ICP) 기업으로 바뀐다는 점만 빼면 기존 일반포괄허가와 사실상 같다. 그러나 개별허가에선 3년간 인정해 주는 허가 유효기간이 6개월로 바뀌고 신청 방법도 전자신청에서 우편, 방문신청 등으로 제한된다. 국내 기업은 일본에서 수입하려는 품목이 전략물자일 경우 수출자가 ICP 기업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전략물자관리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ICP 기업 명단과 개별허가 때 필요한 신청 서류 및 기재 요령 등을 안내하고 있다. 전략물자관리원은 “일반적으로 비전략물자 수출에 캐치올 통제가 적용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면서 “수입 품목이 전략물자가 아니라면 캐치올 통제 대상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일본 정부가 해당 품목의 사용 용도 등 정보를 요구할 때 적극 제공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日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D-1…정부, 시나리오별 점검

    日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D-1…정부, 시나리오별 점검

    일본이 28일부터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개별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가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시행을 하루 앞둔 27일 여러 상황을 염두에 둔 시나리오별 대책을 짜놓고 점검에 들어갔다. 특히 일본이 어떤 품목을 규제할지 모니터링하면서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한 자금을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에 신속히 지원하는 등 국내 산업의 타격이 크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전략물자 1194개를 비롯해 군사용으로 전용할 수 있는 품목의 경우 한국으로 수출 시 일본 정부의 개별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전략물자 중 상대적으로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159개를 집중관리 품목으로 지정했다. 업종별로는 화학 40여개, 반도체와 기계 각 20여개, 금속 10여개 등이 포함됐다. 민관 소재부품 수급 대응 지원센터는 백색국가 제외 시행에 대비해 해당 품목을 수입하는 국내 기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했다. 또 일본의 조치로 인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일대일 밀착지원을 할 방침이다. 28일에는 백색국가 제외 발효에 따른 당정청 회의를 열어 관계부처 합동 대책을 재점검하고, 소재·부품 연구개발(R&D) 투자전략 등 대책 추진상황을 논의한다.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을 지정해 규제했던 지난달과 달리 백색국가 제외에 따른 영향은 그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 일본 내에서도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한 데 맞서 추가 보복을 감행할 수 있다는 의견과 일본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산업연구원은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운 품목은 전체 대 일본 수입액의 약 8%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일본) 기업의 신뢰성 상실로 거래처 다변화가 이뤄지고, 일본 기업의 독과점 체제가 붕괴하면 오히려 수출규제가 자국(일본) 산업의 기반을 약화하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일본의 수출 규제를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혁신형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주며 인수·합병(M&A) 자금 지원, 수입 다변화 전략 등 가능한 대응 카드를 모두 동원하고, 총 45조원에 이르는 예산·금융을 투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일본을 한국의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다음 달 2일까지 의견수렴을 하고, 다음 달 중순쯤 시행할 예정이다. 또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행 시점은 여러 정황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선택할 예정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일본, 28일 이후 수출통제 더 늘릴 수 있어…홍남기, “규제 불확실성이 더 큰 문제”

    일본, 28일 이후 수출통제 더 늘릴 수 있어…홍남기, “규제 불확실성이 더 큰 문제”

    화학 기계 플라스틱 등 규제 추가 가능성무기전용 의심 자의적 수출통제 이뤄질수도농수식품 비관세 장벽 높일 개연성도 우리 정부의 지난 22일 일본과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일본 측이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 지 관심이 쏠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3일 “(한국이) 신뢰관계를 해치는 대응이 계속되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등 소재 수출규제와 백색국가 배제에 이어 ‘3차 보복’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이 시행되는 28일 이후 반도체 소재 외에 규제 품목을 추가로 지정하거나 실제 운용 과정에서 자의적으로 수출을 통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농수식품 등 우리 수출품에 대한 비관세장벽을 추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음달 초에는 우리 정부 역시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의 시행에 들어가면서 양국간의 긴장 관계는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이날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일본은 수출규제 조치 이후 반도체 제조용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두 차례 허가했지만 다른 핵심 소재인 고순도 불화수소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 대해서는 허가를 내지 않았다. 지난 7일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공포하면서 3개 이외에 개별허가 의무화 품목을 늘리지 않았지만 28일 이후에는 품목을 추가 지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일본은 당장 우리 산업계에 실질적인 피해를 주기 위한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는 화학과 플라스틱, 고무, 가죽, 기계 분야에서 절대 열위에 놓여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 분야에 대한 일본의 공격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본 의존도가 높은 공작기계와 다층막 헤테로적층기판, 폴리이미드 제조품 등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1120개 전략물자 중 기존에도 개별허가를 받아야 했던 군사용 민감물자 263개를 제외한 857개 비민감물자는 28일 이후에 일반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전환된다. 일본 정부의 ‘자율준수프로그램’(CP) 인증을 받은 일본 기업의 경우 한국에 수출할 때 기존처럼 3년 단위의 포괄 허가를 받고 수출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외의 경우 일본 측은 보복조치로 수출허가 절차를 까다롭게 진행할 여지가 있고, 이는 우리 기업들에게 직격탄이 된다. 전략물자는 아니지만 무기전용 우려가 있는 경우 이뤄지는 상황허가(캐치올) 규제도 새로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무기 제작·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의심을 사는 경우 자의적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설 수 있다.우리 정부 역시 이러한 불확실성의 증대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책·민간 연구기관장과 만나 “일본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언제라도 수출규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의 상존이 더 큰 문제”라며 “앞으로의 상황 전개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핵심 반도체 소재에 대해 3개월 이상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돼 단기적 생산 차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통관 관련 허가 심사가 장기화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향후 두 업체의 반도체 소재 구매 활동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비관세장벽을 높일 개연성도 있다. 비관세장벽은 안전 등의 이유로 자국 법으로도 시행이 가능하다. 대상으로는 농수식품이 손꼽힌다. 일본은 우리나라 농식품과 수산물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지난해 파프리카 수출액 가운데 일본 비중은 99%, 김 수출은 22.5%에 달한다. 서울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미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 돌입

    한미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 돌입

    ‘워게임’ 형태… 전작권 전환 대비 검증 北 “새벽잠 자기 글러” 추가 도발 시사한미 연합훈련이 11일부터 20일까지 특별한 명칭 없이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훈련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비한 (한국군의) 기본운용능력(IOC)을 검증하고 확고한 군사 대비 태세를 제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는 지난 5~8일 이번 하반기 훈련의 사전훈련 성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을 실시했다. 한반도 전시상황 등을 가정해 11~14일 1부 방어연습이 진행되고 17~20일 2부 반격연습이 시행된다. 병력·장비를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지휘소연습(CPX)으로 진행하는 이른바 ‘워게임’ 형태로 이뤄진다. 이번 훈련에서는 한미 연합훈련 사상 처음으로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 미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는 점도 눈에 띈다. 한국군이 전작권 전 과정을 행사하고 그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상부 지휘구조 편제를 따른 것이다. 군 당국은 올해 한국군의 IOC 검증을 시작으로 2020년 완전운용능력 검증, 2021년 완전임무수행능력 검증을 거쳐 2022년까지 전작권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훈련 명칭으로 워게임을 뜻하는 군사용어인 ‘지휘소훈련’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과 관련, 북미 비핵화 대화 재개를 앞두고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한미 군 당국은 주요 연합훈련에 ‘키리졸브’, ‘독수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 ‘19-1 동맹’ 등의 독자적 명칭을 붙였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담화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재차 비난하며 추가 무력시위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0일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신형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발사했다. 군은 북한의 추가적인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대북 경계·감시 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일제가 남긴 ‘알뜨르’ 軍시설·상처 입은 오름… 기억하겠습니다

    일제가 남긴 ‘알뜨르’ 軍시설·상처 입은 오름… 기억하겠습니다

    조선을 강제 합병한 일제는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키고 1937년 중일전쟁을 도발한다. 뒤이어 국가총동원법을 만들어 한반도를 군수기지화해 무자비한 수탈을 감행한다. 조선 청년 40만명이 징병으로, 72만명은 징용으로 끌려가 이역만리에서 죽거나 죽을 고생을 했다. 특히 제주도는 육지가 당한 수탈에 더해 중국 침략의 전초기지로, 일본 본토 방어의 최전선으로 이중 삼중의 피해를 입게 됐다.●육중한 콘크리트 구조물에 띠 입혀 위장한 비행기 격납고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넓은 감자밭에 수십 개의 풀무덤들이 작은 오름과 같이 펼쳐져 있다. 자세히 보면 육중한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띠를 입혀 위장한 비행기 격납고들이다. 그 옆에 마련된 넓은 벌판은 과거 활주로의 흔적이다. ‘아래 펼쳐진 벌판’이라는 뜻의 ‘알뜨르’ 비행장은 1937년 당시 중국의 수도 난징을 폭격하기 위한 징검다리였다. 난징 폭격은 일본 나가사키현에 기지를 둔 오무라항공대가 담당했다. 나가사키에서 이륙한 항공대는 난징을 폭격하고 알뜨르에 착륙, 연료와 폭탄을 보충해 이튿날 다시 난징을 폭격한 후 나가사키로 귀환했다. 총 36회 출격, 300여t의 폭탄을 투하해 난징의 도시 시설 89%를 파괴했다. 폭격에 뒤이어 진주한 일본 육군은 30만명의 민간인을 학살하고 8만명의 여성들을 강간했다. 아직도 중일 간에 해결이 안 된 ‘난징대학살’이다. 1941년 일제는 하와이 진주만 공습으로 태평양전쟁을 도발했다. 초기에는 우세했지만 곧 미드웨이 해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반격에 밀리게 된다. 1944년 4월, 80일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미군은 오키나와를 함락했다. 오키나와 전투에서 미군 1만 5000명, 일본군 6만 5000명이 전사하고 섬 주민 20만여명 중 12만명이 사망했다. 그해 11월부터 대대적인 일본 본토 공습이 시작됐다. 미군의 이른바 ‘몰락작전’의 시작이었다. 이 작전은 공습으로 일제를 무력화한 후 일본 규슈와 혼슈를 차례로 점령한다는 계획이었다.이에 대응해 일제는 전원 죽음으로 본토를 수호한다는 ‘결○호작전’을 펼친다. 일본 본토를 1호부터 6호까지 나누어 방어하고 7호는 제주도가 맡는다는 내용이다. 일제는 미군이 곧 제주도에 상륙하리라 예상했고, 제주도를 본토 방어의 최전선으로 삼았다. 제주도는 이른바 ‘결7호작전’의 작전지가 돼 군사시설을 건설하는 대대적인 노역에 시달린다. 알뜨르 외에도 여러 곳에 군사비행장을 만들고 훈련장과 포대, 대피소, 특공대 기지 등을 섬 전체에 건설했다. 대부분의 군사시설은 지하로 파들어 간 진지동굴이었는데, 제주도 내 총 360여개의 오름 중 160여개에 지하 진지를 구축했다. 58군 사령부 예하에 5개 사단, 보병 5만 8000명, 포병과 기갑부대 1만 6000명이 주둔했다. 이는 한반도 전체에 주둔한 군대보다 많은 숫자이며 10만명이 주둔했던 오키나와에 육박하는 규모였다.●모슬포 마을 주민 5000여명 강제 동원해 격납고 38개 지어 알뜨르비행장이 있는 모슬포 일대는 결7호작전의 핵심지역이었다. 비행장은 1944년부터 활주로를 늘리는 등 대대적으로 확장했고 이때 지은 격납고 38개 중 20개가 잔존하고 있다. 매일 주민 5000여명을 강제 노역에 동원한 결과였다. 격납고는 폭 10m, 길이 20m, 높이 4m의 반원통형 구조로, 전투기에 꽉 끼는 옷과 같은 최소한의 크기이다. 30~80㎝ 두께의 매우 견고한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서, 공중 관측을 피하기 위해 지붕에 풀을 덮어 위장했다. 여기에 숨긴 전투기는 일본의 주력인 제로센이었다. 제로센은 기체의 무게를 과감하게 줄여서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었고 개전 초기에 우수한 전과를 거두었다.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저출력 경량엔진을 장착하고 보호용 장갑판을 제거했다. 그래서 민첩함은 얻었으나 속도가 느려 쉽게 노출되고 적기의 공격에 취약한 문제가 있었다. 전쟁 말기에는 급기야 자살특공대인 가미카제의 운송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알뜨르의 격납고들은 모두 가미카제 특공대를 위한 위장 보호시설이었다.격납고 인근에 지하 벙커가 남아 있다. 터널같이 긴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고 그 위에 3~5m 두께의 잡석들을 쌓아 인공 둔덕을 만들었다. 풀을 심은 둔덕은 얼핏 동산같이 보이지만 벙커 내부는 수십 명이 너끈히 들어가 작전을 펼 수 있다. 환기용 굴뚝과 배수로, 별도의 설비관로까지 설치한 모습으로 보아 아마도 중요한 통신시설로 쓰인 듯하다. 활주로 반대 송악산 쪽으로 3개의 작은 오름이 연달아 있는데 이를 통틀어 셋알오름이라 부른다. 이 오름 정상부에는 고사포진지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땅을 파고 지름 6m의 원통형 콘크리트 진지를 구축했다. 원통의 중심부에 고사포를 설치해 360도 회전하며 적기를 공격할 수 있었다. 현재 포좌는 없어지고 원통부만 남아 하늘에서 보면 마치 숲속에 뚫린 원형탈모 상흔과 같다. 모두 5기를 배치했는데 하나는 미완성이며 2기는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인근 송악산의 원래 이름은 ‘절울이오름’으로 ‘물결이 우는 소리를 듣는 오름’이란 뜻이었다. 바다 위에 솟은 대단한 절경이지만 60여기의 일제 동굴진지가 여기저기 뚫린 상처 입은 오름이다. 화순포구 쪽에서 보면 인공적으로 뚫은 해안동굴들이 절경을 훼손하고 있다. 총 15기의 해안동굴에는 1인용 모터보트들을 주둔시켰는데, 선두에 250㎏의 폭약을 싣고 적함에 돌진해 자폭하는 특공함이었다. 합판으로 선체를 만들고 자동차 엔진을 달았다니 애초부터 돌아오지 못하는 1회용 자살함정이었다. 하늘에 가미카제가 있었다면, 바다에는 인간어뢰라고 불린 가이텐 특공대가 있었다. 모두 나 죽고 너 죽자 식의 무모한 전술이며 최후 발악의 광기였다.●“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다시 반복된다”… 다시 봐야 할 이유 전쟁은 건축을 파괴하지만, 그래도 군사용 시설은 건설된다. 1940년대 제주에 남겨진 알뜨르비행장의 격납고나 지하 벙커, 고사포진지, 해안동굴 진지들은 여러 감상을 불러온다. ‘이 땅과 민족을 희생시켜 일본의 영토를 지킨다?’ 일제에 분노가 치밀지만 이 지경까지 당하게 된 역사적 수치심이 앞선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다시 반복된다.” 이 수치 유산들을 둘러보고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왜 이 땅에 이런 것들이 세워졌으며 어쩌다 그러한 역사에 처하게 됐는가. 어두운 체험과 불쾌한 사유의 여정을 일컬어 다크 투어리즘이라 한다. 수백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제주의 일제군사시설은 거의 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인장력(당기는 힘)에 강한 철근과 압축력(누르는 힘)에 강한 콘크리트를 합쳐 천하무적이 된 건축 재료다. 20세기 초 발명한 이 재료는 강하기는 강철 같지만 밀가루 반죽과 같이 어떤 형태든지 만들 수 있다. 알뜨르의 격납고는 공중폭격에 가장 강한 반원통 구조로 지어졌다. 지하 벙커는 수m 두께의 토압을 견디고 내부 통행이 가능하도록 아치형 터널로 만들었다. 철저하게 기능적이며, 단순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건축은 죄가 없다. 하지만 이를 만들고 사용한 인간들의 탐욕과 광기는 용서 못 할 죄악이다. 식민지근대화론도 그렇다. 일제는 이 땅에 항만, 철도, 공장 등 근대적 시설을 지었다. 해방 후 근대화는 그 혜택의 연장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 목적은 무엇이고, 이익은 누가 차지했는지 손익 계산을 해야 한다. 그러면 식민지근대화는 허구이며 식민지수탈이 있을 뿐이다. 2차대전 직전에 프랑스 국방장관 앙드레 마지노는 350㎞ 길이의 초대형 철근콘크리트 지하 진지를 완성했다. 참호전으로 점철했던 1차대전의 교훈에서 얻은 방어선이었다. 그러나 개전과 동시에 독일군은 탱크를 앞세운 기동력으로 마지노선을 돌파, 이를 무력화했다. 마지노선 건설은 지상 최대의 삽질로 비웃음거리가 됐다. 일제의 전략은 무모하고 시설은 어리석다. 전원 옥쇄란 사무라이 싸움에서나 있을 법한 전략이다. 총길이 15㎞에 달하는 제주 내 동굴 진지들도 자학적이다. 내부에 아무 지원시설 없어 단 며칠도 버티기 어려운 동굴에서 미군의 첨단 전투력을 어찌 대항하나. 가미카제나 가이텐 특공대의 성공 확률은 얼마나 높을까. 통계에 따르면 특공대 1명의 자폭으로 미군 1명을 사살했을 정도라 한다. 전쟁의 실체를 모르는 시대착오적 전술은 얼마나 허망한가. 해방 74년, 일제가 남긴 알뜨르의 군사건축이 던지는 역설적 교훈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일제가 남긴 ‘알뜨르’ 軍시설·상처 입은 오름… 기억하겠습니다

    일제가 남긴 ‘알뜨르’ 軍시설·상처 입은 오름… 기억하겠습니다

    조선을 강제 합병한 일제는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키고 1937년 중일전쟁을 도발한다. 뒤이어 국가총동원법을 만들어 한반도를 군수기지화해 무자비한 수탈을 감행한다. 조선 청년 40만명이 징병으로, 72만명은 징용으로 끌려가 이역만리에서 죽거나 죽을 고생을 했다. 특히 제주도는 육지가 당한 수탈에 더해 중국 침략의 전초기지로, 일본 본토 방어의 최전선으로 이중 삼중의 피해를 입게 됐다.●육중한 콘크리트 구조물에 띠 입혀 위장한 비행기 격납고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넓은 감자밭에 수십 개의 풀무덤들이 작은 오름과 같이 펼쳐져 있다. 자세히 보면 육중한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띠를 입혀 위장한 비행기 격납고들이다. 그 옆에 마련된 넓은 벌판은 과거 활주로의 흔적이다. ‘아래 펼쳐진 벌판’이라는 뜻의 ‘알뜨르’ 비행장은 1937년 당시 중국의 수도 난징을 폭격하기 위한 징검다리였다. 난징 폭격은 일본 나가사키현에 기지를 둔 오무라항공대가 담당했다. 나가사키에서 이륙한 항공대는 난징을 폭격하고 알뜨르에 착륙, 연료와 폭탄을 보충해 이튿날 다시 난징을 폭격한 후 나가사키로 귀환했다. 총 36회 출격, 300여t의 폭탄을 투하해 난징의 도시 시설 89%를 파괴했다. 폭격에 뒤이어 진주한 일본 육군은 30만명의 민간인을 학살하고 8만명의 여성들을 강간했다. 아직도 중일 간에 해결이 안 된 ‘난징대학살’이다. 1941년 일제는 하와이 진주만 공습으로 태평양전쟁을 도발했다. 초기에는 우세했지만 곧 미드웨이 해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반격에 밀리게 된다. 1944년 4월, 80일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미군은 오키나와를 함락했다. 오키나와 전투에서 미군 1만 5000명, 일본군 6만 5000명이 전사하고 섬 주민 20만여명 중 12만명이 사망했다. 그해 11월부터 대대적인 일본 본토 공습이 시작됐다. 미군의 이른바 ‘몰락작전’의 시작이었다. 이 작전은 공습으로 일제를 무력화한 후 일본 규슈와 혼슈를 차례로 점령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대응해 일제는 전원 죽음으로 본토를 수호한다는 ‘결○호작전’을 펼친다. 일본 본토를 1호부터 6호까지 나누어 방어하고 7호는 제주도가 맡는다는 내용이다. 일제는 미군이 곧 제주도에 상륙하리라 예상했고, 제주도를 본토 방어의 최전선으로 삼았다. 제주도는 이른바 ‘결7호작전’의 작전지가 돼 군사시설을 건설하는 대대적인 노역에 시달린다. 알뜨르 외에도 여러 곳에 군사비행장을 만들고 훈련장과 포대, 대피소, 특공대 기지 등을 섬 전체에 건설했다. 대부분의 군사시설은 지하로 파들어 간 진지동굴이었는데, 제주도 내 총 360여개의 오름 중 160여개에 지하 진지를 구축했다. 58군 사령부 예하에 5개 사단, 보병 5만 8000명, 포병과 기갑부대 1만 6000명이 주둔했다. 이는 한반도 전체에 주둔한 군대보다 많은 숫자이며 10만명이 주둔했던 오키나와에 육박하는 규모였다.●모슬포 마을 주민 5000여명 강제 동원해 격납고 38개 지어 알뜨르비행장이 있는 모슬포 일대는 결7호작전의 핵심지역이었다. 비행장은 1944년부터 활주로를 늘리는 등 대대적으로 확장했고 이때 지은 격납고 38개 중 20개가 잔존하고 있다. 매일 주민 5000여명을 강제 노역에 동원한 결과였다. 격납고는 폭 10m, 길이 20m, 높이 4m의 반원통형 구조로, 전투기에 꽉 끼는 옷과 같은 최소한의 크기이다. 30~80㎝ 두께의 매우 견고한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서, 공중 관측을 피하기 위해 지붕에 풀을 덮어 위장했다. 여기에 숨긴 전투기는 일본의 주력인 제로센이었다. 제로센은 기체의 무게를 과감하게 줄여서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었고 개전 초기에 우수한 전과를 거두었다.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저출력 경량엔진을 장착하고 보호용 장갑판을 제거했다. 그래서 민첩함은 얻었으나 속도가 느려 쉽게 노출되고 적기의 공격에 취약한 문제가 있었다. 전쟁 말기에는 급기야 자살특공대인 가미카제의 운송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알뜨르의 격납고들은 모두 가미카제 특공대를 위한 위장 보호시설이었다.격납고 인근에 지하 벙커가 남아 있다. 터널같이 긴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고 그 위에 3~5m 두께의 잡석들을 쌓아 인공 둔덕을 만들었다. 풀을 심은 둔덕은 얼핏 동산같이 보이지만 벙커 내부는 수십 명이 너끈히 들어가 작전을 펼 수 있다. 환기용 굴뚝과 배수로, 별도의 설비관로까지 설치한 모습으로 보아 아마도 중요한 통신시설로 쓰인 듯하다. 활주로 반대 송악산 쪽으로 3개의 작은 오름이 연달아 있는데 이를 통틀어 셋알오름이라 부른다. 이 오름 정상부에는 고사포진지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땅을 파고 지름 6m의 원통형 콘크리트 진지를 구축했다. 원통의 중심부에 고사포를 설치해 360도 회전하며 적기를 공격할 수 있었다. 현재 포좌는 없어지고 원통부만 남아 하늘에서 보면 마치 숲속에 뚫린 원형탈모 상흔과 같다. 모두 5기를 배치했는데 하나는 미완성이며 2기는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인근 송악산의 원래 이름은 ‘절울이오름’으로 ‘물결이 우는 소리를 듣는 오름’이란 뜻이었다. 바다 위에 솟은 대단한 절경이지만 60여기의 일제 동굴진지가 여기저기 뚫린 상처 입은 오름이다. 화순포구 쪽에서 보면 인공적으로 뚫은 해안동굴들이 절경을 훼손하고 있다. 총 15기의 해안동굴에는 1인용 모터보트들을 주둔시켰는데, 선두에 250㎏의 폭약을 싣고 적함에 돌진해 자폭하는 특공함이었다. 합판으로 선체를 만들고 자동차 엔진을 달았다니 애초부터 돌아오지 못하는 1회용 자살함정이었다. 하늘에 가미카제가 있었다면, 바다에는 인간어뢰라고 불린 가이텐 특공대가 있었다. 모두 나 죽고 너 죽자 식의 무모한 전술이며 최후 발악의 광기였다.●“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다시 반복된다”… 다시 봐야 할 이유 전쟁은 건축을 파괴하지만, 그래도 군사용 시설은 건설된다. 1940년대 제주에 남겨진 알뜨르비행장의 격납고나 지하 벙커, 고사포진지, 해안동굴 진지들은 여러 감상을 불러온다. ‘이 땅과 민족을 희생시켜 일본의 영토를 지킨다?’ 일제에 분노가 치밀지만 이 지경까지 당하게 된 역사적 수치심이 앞선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다시 반복된다.” 이 수치 유산들을 둘러보고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왜 이 땅에 이런 것들이 세워졌으며 어쩌다 그러한 역사에 처하게 됐는가. 어두운 체험과 불쾌한 사유의 여정을 일컬어 다크 투어리즘이라 한다. 수백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제주의 일제군사시설은 거의 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인장력(당기는 힘)에 강한 철근과 압축력(누르는 힘)에 강한 콘크리트를 합쳐 천하무적이 된 건축 재료다. 20세기 초 발명한 이 재료는 강하기는 강철 같지만 밀가루 반죽과 같이 어떤 형태든지 만들 수 있다. 알뜨르의 격납고는 공중폭격에 가장 강한 반원통 구조로 지어졌다. 지하 벙커는 수m 두께의 토압을 견디고 내부 통행이 가능하도록 아치형 터널로 만들었다. 철저하게 기능적이며, 단순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건축은 죄가 없다. 하지만 이를 만들고 사용한 인간들의 탐욕과 광기는 용서 못 할 죄악이다. 식민지근대화론도 그렇다. 일제는 이 땅에 항만, 철도, 공장 등 근대적 시설을 지었다. 해방 후 근대화는 그 혜택의 연장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 목적은 무엇이고, 이익은 누가 차지했는지 손익 계산을 해야 한다. 그러면 식민지근대화는 허구이며 식민지수탈이 있을 뿐이다. 2차대전 직전에 프랑스 국방장관 앙드레 마지노는 350㎞ 길이의 초대형 철근콘크리트 지하 진지를 완성했다. 참호전으로 점철했던 1차대전의 교훈에서 얻은 방어선이었다. 그러나 개전과 동시에 독일군은 탱크를 앞세운 기동력으로 마지노선을 돌파, 이를 무력화했다. 마지노선 건설은 지상 최대의 삽질로 비웃음거리가 됐다. 일제의 전략은 무모하고 시설은 어리석다. 전원 옥쇄란 사무라이 싸움에서나 있을 법한 전략이다. 총길이 15㎞에 달하는 제주 내 동굴 진지들도 자학적이다. 내부에 아무 지원시설 없어 단 며칠도 버티기 어려운 동굴에서 미군의 첨단 전투력을 어찌 대항하나. 가미카제나 가이텐 특공대의 성공 확률은 얼마나 높을까. 통계에 따르면 특공대 1명의 자폭으로 미군 1명을 사살했을 정도라 한다. 전쟁의 실체를 모르는 시대착오적 전술은 얼마나 허망한가. 해방 74년, 일제가 남긴 알뜨르의 군사건축이 던지는 역설적 교훈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김상조, 5대 그룹 만난다…정부 “1200품목은 오보·과장”

    김상조, 5대 그룹 만난다…정부 “1200품목은 오보·과장”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5일 기자들을 만나 “조만간 5대 그룹 기업인들을 만날 것”이라며 “날짜는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5대 그룹은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다. 김 실장은 각 그룹의 부회장급 인사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날짜는 8일이 유력한 상황이다. 김 실장은 다만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을 뿐 5대 그룹 부회장들과 이미 다 만났고 전화도 수시로 한다”며 “기업과 상시적으로 소통 채널을 열고 협의를 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에서는 5대 그룹 측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이 2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며 정부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점 등을 미리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일본의 조치와 별개로 시장과 기업에 과도한 불안감이 확산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1200개(품목)의 수도꼭지가 한꺼번에 잠길 수 있다고 (보도하는 것은) 명백한 오보다. 너무 과장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언론에 당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설명에 따르면 일본의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전략물자 품목의 수는 1194개다. 산업부는 이 가운데 1120개를 전략물자로, 74개를 캐치올(상황허가)에 해당하는 비(非)전략물자로 분류했다. 전략물자 1120개 중 백색국가 제외와 무관하게 현재도 ‘건별 허가제’를 적용받는 군사용 민감물자는 263개이며, 이를 제외하면 857개 품목이 나는다. 이것은 다시 495개 품목으로 통합이 가능하며 이 가운데서도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거나 일본에서 생산하지 않는 등 수출통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품목과 국내 사용량이 소량인 품목, 수입 대체가 가능한 품목 등을 제외하면 159개가 남는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이 품목들에 대해서는 ‘일반포괄허가’ 대상에서 ‘특별포괄허가’ 대상으로 바뀌기 때문에 통관을 위한 서류가 더 필요해지거나 일본 경제산업성의 현장 점검이 강화될 수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양국이 입을 피해는 얼마든 달라질 수 있으며 우리뿐 아니라 일본 기업에도 피해가 발생한다”며 “피해를 과장하는 보도는 불안감만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日도쿄신문 “아베 내각 결정, 잘한 일이라고 할 수 없어”

    日도쿄신문 “아베 내각 결정, 잘한 일이라고 할 수 없어”

    일본의 주요 신문들은 자국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 대상) 국가에서 제외한 사실을 2일 석간에서 대부분 1면 톱기사로 보도했다. 일부 신문들은 한일 관계가 한층 더 악화일로로 치닫게 됐다며 자국 정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도쿄신문은 ‘경제·안보 광범위한 영향’이라는 1면 해설기사에서 “한일 대립이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가 될 것이 분명하다”며 “북한 관련 안보 협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아베 내각의 결정은 잘한 일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일 양국 사이에 중재자 역할을 해온 미국도 일본의 대응에 실망감을 품을 우려가 있다면서 경제, 안보 등 어느 쪽도 이런 상태로는 좋지 않은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로 징용 배상 문제를 놓고 심화된 한일 간 대립이 한층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한국 정부는 이번 규제 강화가 징용공 문제에 대한 보복 조치로 자유무역 촉진에 반한다는 이유를 들어 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 제외 결정’이란 제목의 1면 톱 기사사에서 아베 내각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 소식을 전하면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기자회견 등 한국의 반발 움직임을 자세히 소개했다. 아사히는 “반도체가 주력 수출품인 한국이 화이트 국가에서도 빠지면서 산업계가 받는 영향이 한층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수출우대 한국 제외’라는 제목의 1면 기사에서 “한국이 화이트 국가에서 빠지면서 ‘캐치올 규제’를 받게 돼 자동차 부품인 나사를 수출할 때에도 군사용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으면 해당 일본 기업이 수출 전에 허가신청을 해야 한다”고 바뀌는 제도를 상세히 소개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눈앞서 펼쳐지는 진주검무… 내 손으로 만드는 나전칠기

    눈앞서 펼쳐지는 진주검무… 내 손으로 만드는 나전칠기

    논개가 왜장과 함께 몸 던진 의암부터 촉석루·진주오광대놀이 등 문화 힐링 통영에서는 ‘통제영 12공방’ 체험행사 조선 대표적인 목조물 세병관서 열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전통문화와 상설문화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각 지역 특유의 문화 콘텐츠를 여행에 접목시킨 프로그램이다. 이 가운데 진주검무 등 무형문화재 토요상설공연을 여는 경남 진주와 ‘통제영 12공방’ 체험 행사를 여는 통영을 다녀왔다. 이번 휴가철엔 전통이 깃든 문화여행을 떠나는 건 어떨까. 옛것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기록이 전하는 진주검무의 역사는 조선시대 후반으로 거슬러 오른다. 당시 교방의 기녀들이 익히고 공연했던 이른바 ‘교방검무’는 궁중무용의 하나였다. 궁궐 안팎의 각종 연회 때 주요한 자리를 차지했던 검무를 한층 세련되게 다듬은 이들은 선상기(選上妓)였다. 선상기는 지방관아의 향기 중에 뽑혀서 상경한 기생들을 일컫는 말이다. 일정 기간 궁궐에 머물던 선상기들은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가 각 지역의 특색을 담은 검무로 발전시켰는데, 현재의 진주검무가 그중 하나다. 진주검무의 명맥이 끊어질 위기도 있었다. 물론 일제강점기 때다. 현 진주검무 예능보유자인 유영희(72)씨는 “당시 일제는 ‘권번’이라는 기생조합을 만들어 기녀들을 예기(藝妓)가 아닌 창기(娼妓)로 격하시키고 진주검무 공연도 일절 금지시켰다”며 “일제 때 각인된 창기 이미지가 후대에 이어지면서 한때 학교에서조차 기생들의 춤이라며 검무를 배우려 들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식 연회에 오르지 못하던 진주검무는 ‘의암별제’ 등의 행사 때 암암리에 공연되며 명맥을 이어 왔다. 이런 지난한 과정을 거치면서도 진주검무는 춤의 연출 형식이나 춤의 가락, 칼 쓰는 법 등을 옛 궁중 형식 그대로 이어 왔고, 마침내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됐다.진주검무는 여느 검무와 달리 칼의 목부분이 접히지 않는다. 오로지 손목의 힘으로만 검무를 운용해야 한다. 칼을 배꼽 아래로 내리는 법도 없다. 유씨는 이에 대해 “조상님의 칼을 들고 배꼽 밑에서 움직이게 할 수 없다. 정신이 살아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진주검무가 남성적인 건 이 때문이다. 유씨의 표현대로 “기깔나게 추는 여성의 춤”과는 결이 다르다. 무뚝뚝하면서도 힘차다. 진주검무는 8명이 한 팀이 돼 공연을 펼친다. 2~4명이 추는 여느 검무와 다르다. 아울러 보통의 검무들이 타령조의 장단을 주로 쓰는 데 견줘 진주검무는 도드리 장단으로 시작해 타령곡 등 다양한 곡들이 쓰인다. 무형문화재 토요상설공연은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3시 30분 진주성 일대, 남강야외무대 등에서 열린다. 혹서기인 31일까지는 촉석루에서 진행된다. 공연은 모두 6개 단체가 번갈아 3주에 한 번씩 연다. 무대에 오르는 국가지정문화재는 진주검무와 삼천포농악, 도지정문화재는 한량무, 진주포구락무, 신관용류가야금산조, 진주오광대놀이 등이다.진주검무 공연이 펼쳐지는 진주성과 촉석루는 자체가 문화재이자 볼거리다. 진주성은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진주대첩이 펼쳐진 곳이다. 1592년 1차 진주대첩 때는 대승을 거뒀지만 이듬해 6월 2차 공격 때는 진주성을 내주고 만다. 이때 등장하는 이름이 의기(義妓) 논개다. 당시 관기 신분이었다고 전해지는 논개는 진주성이 함락되자 왜장을 껴안고 촉석루 아래 남강에 몸을 던졌다. 논개의 영정을 모신 의기사(義妓祠), 왜장과 함께 몸을 던진 의암(義岩) 등이 촉석루 주변에 있다. 촉석루는 평양 부벽루, 밀양 영남루와 함께 국내 3대 누각으로 꼽힌다. 창건 연대는 고려 1365년까지 거슬러 오르지만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1960년쯤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통영에서는 ‘통제영 12공방’ 체험행사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19 지역문화브랜드’ 가운데 대상으로 꼽힌 프로그램이다. ‘통제영 12공방’은 1604년 통영에 자리잡은 삼도수군통제영이 군수품 수급을 위해 전국의 장인들을 불러들여 만든 공방에서 유래했다. 충무공 이순신의 한산진영에서 비롯된 통제영은 각종 군사용 기물은 물론 임금에게 올리는 진상품과 일반 생활용품까지 만들었다. 통제영 12공방의 체계적인 관리 아래 제작된 통영산 공예품들은 하나같이 수준이 높기로 유명했다. 그 가운데 익히 알려진 것이 이른바 ‘통영 갓’과 나전칠기다. 나전칠기의 경우 12공방 중 상하칠방에서 생산됐는데, 이후로 통영은 400년 전통을 이어 온 나전칠기의 고장으로 명성을 얻게 됐다. 통영시의 체험 프로그램은 다양한 국가무형문화재 기능을 보유한 전통공예 장인 중심으로 운영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4호 갓일, 제10호 나전장 등의 기능보유자들이 작품 제작 시연과 해설을 곁들인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체험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시~5시 30분 통제영 12공방과 백화당 등에서 열린다. 참가 인원은 20명 안팎이고, 통영시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는다.체험 프로그램이 열리는 삼도수군통제영의 핵심 건물은 세병관(국보 305호)이다. 당시 객사로 쓰였던 건물로, 전남 여수 진남관(국보 304호)과 더불어 대표적인 조선시대 목조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애초 1603년(선조 36)에 충무공 이순신의 전공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가 이후 통제영 건물로 사용됐다. 세병관은 여느 국보들과 달리 자유롭게 안쪽까지 들어갈 수 있다. 웅장한 건물의 그늘 아래 다리쉼을 하는 맛이 각별하다.미륵도 일대는 통영 여정의 필수 방문 코스다. 박경리 기념관, 전혁림 미술관, 달아공원, 루지 체험 등 통영의 명소들이 줄줄이 매달려 있다. 미륵산 정상을 오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케이블카를 타면 단숨에 정상 언저리까지 오를 수 있다. 글 사진 진주·통영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韓 “원상회복”…日 “추가 보복”… 수출규제 강대강 대치 장기화

    韓 “원상회복”…日 “추가 보복”… 수출규제 강대강 대치 장기화

    정부는 19일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일본측에 원상 회복과 한일 당국자간 협의를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일본은 이날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하고 추가 보복을 예고해 한일간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 되는 양상이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일본 수출규제 강화 조치는 그 영향력이 한 나라의 수출관리 운용 수준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규제가 아니라는 일본 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앞서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성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강화에 대해 “수출관리를 적절히 시행하기 위한 국내 운용의 재검토”라고 밝힌 것에 반박한 것이다. 정부는 일본측에 분명히 이번 조치의 원상회복을 요구했다는 입장이다. 이는 일본 수출규제 조치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리는 것으로 철회보다 강력한 요구에 해당한다. ●“일본이 사실과 다른 주장 반복” 이 정책관은 “지난 양자협의에서 우리 대표단이 이번 조치의 부당성과 철회를 원한다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전달하려고 했다”면서 “일본 측은 설명을 듣고 이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정책관은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양자협의 당시 기록을 공개할 수 없냐는 질문에 “기록했던 사실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하겠다”고 답변했다 일본측이 한국의 수출통제 인력과 조직 규모 등을 들어 수출 통제 관리 실태가 미흡하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한국의 제도 운영현황을 잘 알지 못해 생긴 오해”라고 반박했다. 일본의 전략물자 통제 권한은 경제산업성에 귀속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통제 품목의 특성과 기관 전문성을 고려해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의 캐치올 규제 미비를 주장하고 있으나 이것도 사실과 다르다”면서 “2015년 바세나르에서 비전략물자의 군사용도 차단을 위한 한국의 캐치올 제도 운용을 일본 측에 공식적으로 답변한 바 있다”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장급 전략물자 수출통제 협의체 개최를 다시 한번 촉구했다. 일본 측은 최근 3년간 한일 수출통제당국 간 양자협의가 없었다고 주장해오고 있다. 이 정책관은 “한일 수출통제협의회는 양측 일정상 문제로 최근 개최하지 못했지만 이는 양국이 충분히 인지해왔다”며 “올해 3월 이후에 수출통제협의회를 개최하기로 지난해 12월 합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본과 깊이 있는 논의를 희망하며 일본 정부에 국장급 협의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日 “한국측 제안 못받아”…ICJ 제소까지 염두에 둔 日, 보복 절차 실행할 듯 하지만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같은 시간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불러 “한국이 제3국 중재위원회 개최에 응하지 않아 매우 유감”이라며 “한국이 국제법 위반 상태를 방치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고노 외상은 양국 기업의 출자를 통해 배상 문제를 해결하자는 우리 정부 제안에 대해 “이미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라 밝혔으며, 이를 다시 제의하는 것은 무례하다”면서 “한국이 하고 있는 일은 2차 세계대전 후의 국제질서를 근본적으로 뒤집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노 외무상은 “한국측에 의해 야기된 엄중한 현황을 감안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와 무역규제 강화 등의 형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중재위 구성에 의미를 두는 부여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한국이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추가 보복 조치를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 쌓기용으로 보인다. 아사히 신문은 이날 경제산업성의 한 간부가 “문재인 정권이 계속되는 이상 규제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단 일본은 우리 정부가 제 3국 중재위 구성 요청을 거부함에 따라 이미 예고했던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법적실무적 절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21일 참의원 선거를 치른 뒤 24일 관련 공청회를 열 예정이며, 26~30일 중 내각에서 제외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관세 인상이나 송금 정지, 한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강화 조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日의 ‘적반하장’…대북제재품 北에 넘겨 수차례 안보리 지적받아

    日의 ‘적반하장’…대북제재품 北에 넘겨 수차례 안보리 지적받아

    벤츠 등 고급승용차·담배·컴퓨터 포함 최종인수자 허위 기재한 뒤 자금세탁 친북단체·재일동포 활용해 감시 회피 하태경, 산케이신문 인용 밀반입 제기 “국제 핵 암시장 거쳐 北 넘어갔을 듯”일본이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의 명분으로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들고 나왔지만,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오히려 일본에서 대북제재 대상 품목이 북한에 수출된 사례를 여러 차례 지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이 2010년부터 올해까지 제출한 10건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에서 대북제재 대상 품목, 특히 상업용은 물론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 제품이 북한에 넘어간 사례가 확인됐다. 2016년 보고서에는 북한 노동신문이 2015년 2월 7일 전함에 탑재된 대함 미사일 발사 시험 사진을 공개했는데 전함의 레이더가 일본 제조업체의 제품으로 확인됐다고 명시했다. 이 제조업체는 2009년 6월 12일 이후 북한에 제품을 판매한 기록이 없다고 했으나, 패널은 전함에 설치된 레이더가 상업용으로 널리 쓰이는 규격품이고 일련번호가 없어 추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2014년 3월 백령도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의 카메라와 RC 수신기도 일본 제품인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2006년 10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는 ‘유엔 재래식 무기 등록 제도상 목적으로 정의된 모든 탱크, 장갑전투차량, 대구경 대포, 군용항공기, 공격용 헬기, 전함, 미사일 또는 미사일 시스템, 이와 관련된 부속품을 포함한 물자’를 북한에 직접 또는 간접적 공급, 판매, 이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사치품을 집중 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는 북한 지도부를 직접 제재하기 위한 일환으로 원산지와 관계없이 사치품을 북한에 공급, 판매, 이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일본은 2008년 10~12월 피아노 34대와 메르세데스벤츠 4대, 화장품을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 12월 담배 1만 개비와 사케 12병, 2008년 11월부터 2009년 6월까지 노트북 698대를 포함해 총 7196대의 컴퓨터 등을 수출했다. 패널이 이 컴퓨터의 최종 사용자로 지목한 평양정보센터는 북한의 대량파괴무기 개발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기관으로 대북제재 목록에 올라 있다. 2010년 2월 14일과 4월 18일에는 화장품을 비롯한 2억 4400만엔(약 26억 5000만원) 상당의 사치품이 일본 오사카에서 중국 다롄을 거쳐 북한으로 불법 수출되기도 했다. 패널은 2017년 4월 개설된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미니소’의 평양지점이 대북 사치품 수출 및 합작기업 설립 금지 제재를 위반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일본 대북 불법 수출에는 과거 북한과 거래한 일본 기업이나 재일동포가 연루됐으며, 일본에서 수출한 화물의 최종 인수자를 허위로 기재하고 중국에 있는 중개자를 내세운 뒤 자금 세탁을 통해 추적을 회피하는 수법 등이 활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적시된 일본의 대북 불법 수출 사례는 대부분 일본 정부가 보고한 것이라 적발되지 않은 사례를 합하면 일본의 대북 수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날 2009년 3월 21일 일본 산케이신문 기사를 인용, “일본 제품들이 국제 핵 암시장을 통해 북한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 핵 암시장은 파키스탄을 의미한다고 하 의원은 설명했다. 2009년 신문은 일본 경찰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일본 기업이 특수자석이나 전자현미경 등 핵 개발이나 연구에 필요한 물자를 대량으로 수출하고 있었던 것이 판명됐다”며 “적발된 부정 수출 사건은 빙산의 일각으로 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하 의원은 “북한을 포함한 친북 국가의 핵 개발 문제와 관련해 일본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한일 경제에 있어서 북핵의 책임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日, 전함 레이더 등 대북제재품 北 수출” 안보리 수차례 지적

    “日, 전함 레이더 등 대북제재품 北 수출” 안보리 수차례 지적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의 명분으로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들고 나왔지만,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오히려 일본에서 대북제재 대상 품목이 북한에 수출된 사례를 여러 차례 지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日, 상업·군사 이중 용도 제품 北에 넘겨 1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이 2010년부터 올해까지 제출한 10건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에서 대북제재 대상 품목, 특히 상업용은 물론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 제품이 북한에 넘어간 사례가 확인됐다. 2016년 보고서에는 북한 노동신문이 2015년 2월 7일 전함에 탑재된 대함 미사일 발사 시험 사진을 공개했는데 전함의 레이더가 일본 제조업체의 제품으로 확인됐다고 명시했다. 이 제조업체는 2009년 6월 12일 이후 북한에 제품을 판매한 기록이 없다고 했으나, 패널은 전함에 설치된 레이더가 상업용으로 널리 쓰이는 규격품이고 일련번호가 없어 추적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2006년 10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는 ‘유엔 재래식 무기 등록 제도상 목적으로 정의된 모든 탱크, 장갑전투차량, 대구경 대포, 군용항공기, 공격용 헬기, 전함, 미사일 또는 미사일 시스템, 이와 관련된 부속품을 포함한 물자’를 북한에 직접 또는 간접적 공급, 판매, 이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태경 “국제암시장 거쳐 北 넘어갔을 듯” 아울러 같은 해 보고서에서는 2014년 3월 백령도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의 카메라와 RC 수신기가 일본 제품인 것으로 판명됐다. 당시 한국 정부는 무인기와 그 부품의 공급, 판매, 이전이 모든 무기 관련 물자 수출을 금지하는 안보리 결의 1874호 위반일 수 있다고 패널에 통보했다. 패널도 이런 가능성을 인정하고 무인기와 관련 기술을 고려한 수출 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날 2009년 3월 21일 일본 산케이신문의 기사를 인용, “일본 제품들이 국제 핵 암시장을 통해 북한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日, 전함 레이더 등 대북제재품 北 수출” 안보리 수차례 지적

    “日, 전함 레이더 등 대북제재품 北 수출” 안보리 수차례 지적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의 명분으로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들고 나왔지만,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오히려 일본에서 대북제재 대상 품목이 북한에 수출된 사례를 여러 차례 지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日, 상업·군사 이중 용도 제품 北에 넘겨 1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이 2010년부터 올해까지 제출한 10건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에서 대북제재 대상 품목, 특히 상업용은 물론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 제품이 북한에 넘어간 사례가 확인됐다. 2016년 보고서에는 북한 노동신문이 2015년 2월 7일 전함에 탑재된 대함 미사일 발사 시험 사진을 공개했는데 전함의 레이더가 일본 제조업체의 제품으로 확인됐다고 명시했다. 이 제조업체는 2009년 6월 12일 이후 북한에 제품을 판매한 기록이 없다고 했으나, 패널은 전함에 설치된 레이더가 상업용으로 널리 쓰이는 규격품이고 일련번호가 없어 추적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2006년 10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는 ‘유엔 재래식 무기 등록 제도상 목적으로 정의된 모든 탱크, 장갑전투차량, 대구경 대포, 군용항공기, 공격용 헬기, 전함, 미사일 또는 미사일 시스템, 이와 관련된 부속품을 포함한 물자’를 북한에 직접 또는 간접적 공급, 판매, 이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태경 “국제암시장 거쳐 北 넘어갔을 듯” 아울러 같은 해 보고서에서는 2014년 3월 백령도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의 카메라와 RC 수신기가 일본 제품인 것으로 판명됐다. 당시 한국 정부는 무인기와 그 부품의 공급, 판매, 이전이 모든 무기 관련 물자 수출을 금지하는 안보리 결의 1874호 위반일 수 있다고 패널에 통보했다. 패널도 이런 가능성을 인정하고 무인기와 관련 기술을 고려한 수출 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날 2009년 3월 21일 일본 산케이신문의 기사를 인용, “일본 제품들이 국제 핵 암시장을 통해 북한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총기 난사 참극 겪은 뉴질랜드 국민들, 총기 반납하고 보상 받고

    총기 난사 참극 겪은 뉴질랜드 국민들, 총기 반납하고 보상 받고

    지난 3월 크라이스트처치 총기 난사 참극을 겪은 뉴질랜드인들이 총기를 반납하면 보상하는 프로그램에 적극 호응하기 시작했다고 영국 BBC가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뉴질랜드 전역에서 250군데 무기 반납의 장이 마련됐는데 역시 두 군데 모스크에 침입한 괴한의 총부리에 51명의 소중한 목숨을 잃은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첫 발을 뗐다. 이곳에서만 169명의 총기 소유자가 224정의 총기류를 넘기고 보상금으로 43만 3600 뉴질랜드달러(약 3억4105만원)를 받았다. 회수된 무기들은 모두 폐기됐다. 캔터베리 카운티 경찰인 마크 존슨은 “법을 잘 지키는 총기 커뮤니티에 커다란 변화가 있음을 느낀다. 사람들이 자신을 위한 프로세스가 잘 굴러가고 있음을 알게 돼 정말 긍정적인 피드백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 카운티에서만 900명 이상이 1415정의 총기류를 반납하겠다고 등록했다. 익명을 요구한 총기 소유자는 반자동 사냥용 소총을 반납하고 1만 3000 뉴질랜드달러(약 1220만원)를 챙긴 뒤 무척 기뻐한 뒤 일간 뉴질랜드 헤럴드에 “이렇게 깔끔하게 공정하게 일이 처리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물론 그래서 내가 특별히 기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좋다. 그들이 일을 잘 처리했다”고 털어놓았다. 모두가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 크라이스트처치의 총기 소유주 빈센트 샌더스는 TV 뉴질랜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100년 된 할아버지의 총을 150 뉴질랜드달러 밖에 보상해주지 않는다며 계속 총기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투덜댔다. 그는 “정부는 모든 과정을 서두르고 있다. 이틀 밖에 서류 제출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고 어떤 관심도 기울이지 않고 그저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총기를 보상하는 데 동원하는 예산은 2억 800만 뉴질랜드달러(약 1636억원)나 된다. 참극 한달 뒤에 119-1로 압도적으로 가결된 총기 개혁법안은 군사용 반자동 총기의 소유를 금하고 이들 총기를 회수하고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당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감동적인 의회 연설을 통해 “이들 무기는 사람을 죽이기 위해 디자인된 것”이라며 총기 회수가 “지금보다 더 필요한 상황을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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