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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로하니, 살벌한 ‘막말 전쟁’

    트럼프 “이란 어떤 공격도 압도적 소멸, 美 2년간 1738조원 투자… 최강 군사력” 로하니 “백악관, 정신지체로 고통받아” 국제사회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상대를 자극하는 발언 수위를 나날이 높여 가고 있다. 전날 로하니 대통령에게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다”는 말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군사력을 내세우며 ‘소멸’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25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올라왔다. 그는 글에서 “미국의 어느 것에 대한 이란의 어떤 공격이라도 엄청나고 압도적인 힘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면서 “어떤 지역에서는 압도적이라는 게 소멸을 의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글 직전에 쓴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이란이 미국인 2000명을 죽이고 IED(급조폭발물)와 EFP(파편폭발성형탄)로 더 많은 사람을 다치게 한 것을 잊지 않고 있다”거나 “미국은 지난 2년 동안에만 1조 5000억 달러(약 1738조원)가 투자된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갖고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등 이란 고위인사들을 겨냥한 제재를 명령하자,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직접 TV에 나와 격분한 채로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하메네이에 대한 제재가 “터무니없고 어리석은 것”이라면서 “백악관은 정신지체로 고통받고 있으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른다”고 연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이에 대한 대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약 이란과의 전쟁이 발발한다면 출구전략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출구전략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란을 겨냥해 “그들은 핵무기로 가는 분명한 길을 가졌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이 일어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지난해 미국을 탈퇴시켰으며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가 남아 애쓰고 있는 이란과의 핵 합의를 두고 “끔찍한 합의였다. 쓸모가 없었다”며 “그것은 매우 짧은 기간에 끝났다”고 깎아내렸다. 이날 트위터에도 당시 합의를 이끌어 낸 지난 정부 인사들을 거론하며 “존 케리와 오바마는 이제 그만(No more)!”이라고 썼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美·이란 사이버전으로 ‘확전’… 트럼프 “오늘 추가 제재할 것”

    ‘드론 격추’ 이란 군사 보복 10분 전 철회때 미사일 발사 통제용 컴퓨터 공격은 강행 “美에너지 기업 겨냥 이란 해킹 시도 포착” 트럼프 “전쟁광 아냐” 군사옵션 배제 안해 이란도 새달 7일 2단계 핵합의 축소 돌입 최근 오만해에서 일어난 유조선 피격에 이어 이란의 미국 정찰용 드론(무인기) 격추로 고조된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사이버전으로 확전하는 모양새다. 이란에 대한 보복공격을 막판 철회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주말에도 대응책 논의를 위해 대통령 별장인 데이비드캠프로 떠나며 “24일 대이란 추가 제재를 단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군사옵션도 배제하지 않아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미군 사이버 사령부가 지난 20일 이란의 정보 단체를 공격했다고 작전을 보고받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날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란의 영공에서 미군의 드론을 대공 미사일로 격추시킨 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드론 격추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의 레이더 기지와 미사일 발사대 등 군사시설 공격을 명령했다가 작전 개시 직전 인명피해를 우려해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이버 공격만은 철회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AP통신은 미 관리 2명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 이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유조선 피격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정보 단체를 비롯해 미사일 발사대를 통제하는 컴퓨터 시스템 등을 겨냥한 대이란 사이버 공격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목표는 일시적으로 이란 정보 단체의 네트워크를 마비시키는 것이었으나 성공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사이버 보안 업계는 지난주부터 이란 정부가 후원한 것으로 의심되는 해킹 시도를 포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미 정부와 석유·가스 등 에너지 관련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다만 해킹 시도 중 성공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러시아·중국·북한 등과 함께 다른 국가들에 사이버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첨단기술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르무즈해협 인근 오만해에서 유조선 2척이 피격된 후 미국이 배후로 이란을 지목해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됐다. 미국이 중동에 추가 파병 등 군사력을 강화하는 와중에 발생한 드론 격추는 일촉즉발의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뻔했다. CNN은 당시 백악관 상황실로 여야 지도부를 긴급 소집한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 사령관으로서 몰입된 모습으로 고뇌했으며 ‘이란 매파’ 참모진에 의해 둘러싸여 거의 만장일치로 보복공격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막바지 보복공격 준비 중인 군 장교에게 예상되는 사상자 규모(150명)에 대해 들은 뒤 공격 10분 전 지시를 전격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모든 사람이 나더러 ‘전쟁광’이라고 했는데 이제 그들은 내가 ‘비둘기파’라고 한다”며 흡족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다음달 7일부터 미국의 핵합의(JCPOA) 탈퇴에 맞서 2단계 핵합의 이행 축소에 들어갈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섀너핸 美국방 대행 가정 흑역사로 사퇴

    섀너핸 美국방 대행 가정 흑역사로 사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지난달 미 국방장관 후보자로 공식 지명된 패트릭 섀너핸(왼쪽) 국방장관 대행이 전처와의 가정폭력 사건으로 구설에 오르면서 18일(현지시간) 돌연 자진사퇴했다. 갑작스러운 섀너핸 대행의 사퇴에 미 국방부의 리더십 부재가 우려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전했다. ●“前부인에 폭행 등 상처 들춰질라” 자진 하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훌륭하게 일해 온 섀너핸 대행이 인준 절차를 밟지 않고 가족에게 더 시간을 쏟기로 했다. 그의 뛰어난 봉사에 감사한다”면서 지명 철회 소식을 전했다. 신임 국방장관 대행에는 ‘중국통’으로 알려진 마크 에스퍼(오른쪽) 육군장관이 임명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동기인 에스퍼 신임 대행은 오랜 기간 중국의 군사력에 관심을 쏟아 온 인물로 알려졌다. ●美·이란 긴장 중에 국방부 리더십 부재 우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이 장관 임명을 앞두고 검증 작업의 일환으로 섀너핸 대행의 9년 전 가정폭력 여부를 조사 중이라는 USA투데이 등의 보도 후 나온 것이다. 섀너핸 대행은 지난해 말 경질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의 대행으로 올 1월부터 일했다. 이란과의 핵갈등, 북한 비핵화 협상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라 갑작스런 지명 철회의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후임에 ‘중국통’ 에스퍼 육군장관 임명 섀너핸 대행은 이날 성명을 내 “장관 인준 절차를 이어 가면 세 아이가 우리 가족사의 아픈 시기를 다시 떠올려야 하고 상처를 다시 들춰 내야 한다. 아이들의 안전과 행복이 내게는 가장 우선”이라며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WP는 섀너핸 대행이 2010년 항공사 보잉의 부사장 시절 전처 킴벌리 조딘슨에게 주먹으로 얼굴을 맞았고, 경찰은 킴벌리를 가정폭력 혐의로 입건했다고 전했다. 이후 두 사람은 이혼했으나 이듬해인 2011년 당시 17세이던 아들 윌리엄 섀너핸이 킴벌리와 거친 말싸움을 벌이다 야구방망이로 그녀의 머리를 가격한 혐의로 입건됐다. 섀너핸 대행은 당시 아들의 행동이 정당방위였다는 주장을 담은 문서를 전 부인 측에 전달하는 등 윌리엄 구명에 힘썼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이란 “10일 내 우라늄 비축 상한선 폐기”… 美 “전쟁 원하지 않지만 군사옵션 고려”

    ‘유조선 피격’ 배후 놓고 중동 긴장 최고조 유조선 피격 사건 배후로 미국과 이란이 서로를 지목하며 긴장감을 높여 가는 가운데, 이란이 2015년 미국 등과 맺은 핵합의 이행 계획 일부를 지키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17일(현지시간) 핵협정으로 정해진 저농축 우라늄 비축 제한을 10일 안에 폐기할 것이며, 농축 우라늄 순도도 핵무기용 순도(90%) 바로 아래 단계인 20%까지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은 이날 아라크 중수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은 이미 저농축 우라늄 생산량을 4배로 늘렸으며, 6월 27일이 되면 핵합의에 따라 지금까지 지킨 저농축(순도 3.67%) 우라늄 저장한도(300㎏)를 넘기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부셰르 경수로 연료로 5% 농축 우라늄과 테헤란 연구용 원자로에 쓸 20%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15년 7월 14일 이란과 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유럽연합(EU)이 합의해 2016년부터 발효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으로 이란은 핵프로그램을 동결·축소하고 국제사회는 관련된 제재를 풀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협상은 난항을 겪고, 급기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8일 JCPOA에서 미국을 탈퇴시켰다. 미국의 JCPOA 탈퇴 1년 뒤인 지난달 8일 이란은 저농축 우라늄과 중수 보유 한도(각각 300㎏, 130t)를 지키지 않겠다는 1차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JCPOA 나머지 구성원들이 합의를 이행할 기한을 60일로 정했다. 하지만 그사이 미국이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영국 외무장관이 이에 동조하면서 이란 측은 유럽을 압박하기 위해 2차 조치 발표를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앞서 16일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력 투입 가능성을 열어 뒀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면서 “우리는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유조선 공격과 관련, “많은 자료와 증거를 갖고 있다”고 이란을 향한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지역에 새로 미군을 파병할 가능성에 대해 묻자 ‘미국의 다음 조치’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논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발 원유 수송의 전략적 요충지인 해협 안전을 위해 외교든 다른 어떤 방식의 조치든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뉴스분석]文 “평화를 지켜주는건 핵무기 아닌 대화”

    [뉴스분석]文 “평화를 지켜주는건 핵무기 아닌 대화”

    ‘체재보장’ 카드로 완전한 핵폐기 의지 입증 촉구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은 핵무기가 아닌 대화”라며 “완전한 핵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북한이 진정으로 노력하면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이며 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북한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서로의 체제는 존중되어야 하고 보장받아야 한다. 그것이 평화를 위한 첫 번째이며 변할 수 없는 전제”라고 천명했다. 지난 2월 ‘하노이 핵담판’ 결렬 이후 대화테이블에서 물러선 북한에 대해 제재 해제보다 근본적인 체제 보장을 내걸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에서 내놓은 카드보다 진전된 비핵화 조치로 ‘신뢰’를 구축할 것을 요구한 셈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고, 문 대통령이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 4차 남북 정상회담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시점에서 북한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스웨덴을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신뢰’라는 제목의 의회 연설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북한과 국제사회가 신뢰라는 ‘프로토콜’을 쌓아가는 과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우발적인 충돌과 핵무장에 대한 세계인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풀기 위해서는 이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양자 대화와 다자대화를 가리지 않고 국제사회와 대화를 계속해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이 합의한 교류협력 사업 이행을 통해 안으로부터의 평화를 만들어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신뢰와 더불어 ▲대화에 대한 신뢰 ▲남과 북 국민 간의 신뢰 또한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화에 대한 신뢰’에 대해 문 대통령은 “평화는 평화로운 방법으로 실현될 수 있으며 그것이 대화”라며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도 핵무기가 아닌 대화”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으로서도 마찬가지”라면서 “남북 간의 평화를 궁극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군사력이 아닌 대화”라고 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비판적인 냉전적 사고에 매몰된 정치권을 비롯한 보수진영 일각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신뢰는 상호적이어야 하며 그것이 대화의 전제”라면서 “한국 국민들도 북한과의 대화를 신뢰해야 하고, 대화를 불신하는 사람들이 평화를 더디게 만든다”는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남북 국민 간의 신뢰’와 관련, 문 대통령은 “대화의 창을 항상 열어두고 소통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오해는 줄이고 이해는 넓힐 수 있다”면서 “평범한 평화가 지속적으로 쌓이면 적대는 사라지고 남과 북 국민들 모두 평화를 지지하게 될 것이며 그것이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 1~3차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군사분계선에서 적대행위 중단, 남북 도로·철도 연결, 서해 어민들의 안전한 어로작업을 예로 들었다. 지난 12일 ‘국민을 위한 평화’를 주제로 한 노르웨이 오슬로 포럼에서 국민 개개인의 일상을 바꾸는 평화로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의 연장선이다. 문 대통령은 이처럼 남북 간 3가지 신뢰를 제안하면서 스웨덴의 비핵화 경험을 거론했다. 2차 대전 이후 1960년대 구소련이 유럽에서 세력을 팽창하면서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절박한 필요성이 있었던 스웨덴은 과학기술 선도국으로서 핵보유국의 기로에 섰다. 찬반양론 속에 여성 외교관 알바 뮈르달(1902~1986) 여사는 핵보유가 득보다 실이 크다는 논리로 조야를 설득했고, 결국 스웨덴은 핵보유를 포기하고 평화국가로 남기로 했다. 문 대통령도 “스웨덴이 어느 국가보다 먼저 핵을 포기할 수 있었던 데는 인류가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신뢰를 가졌기 때문”이라며 “세계가 궁극적으로 평화를 통한 번영을 선택할 것이라는 신뢰였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정확하게 북한을 향해 핵보다는 신뢰를 갖는 게 훨씬 더 평화와 체제 보장에 도움이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한 곳은 옛 하원의사당으로 노벨평화상(1982년)을 받은 뮈르달 여사가 처음으로 전 세계 군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한 역사적인 장소다. 고 김대중 대통령도 지난 2000년 12월 노벨평화상 수상 직후 이곳에서 한반도 평화 비전을 천명하는 연설을 했다. 이날 연설에는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 스웨덴 의회 의원 및 정부 주요인사, 스톡홀름 주재 외교단 등이 참석했다. 스톡홀름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전문]文 “스웨덴과 가장 큰 공통점 평화의지”

    [전문]文 “스웨덴과 가장 큰 공통점 평화의지”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남북 간, 북한과 국제사회 간 ‘신뢰’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스웨덴을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은 핵무기가 아닌 대화”라며 “완전한 핵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북한이 진정으로 노력하면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이며 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북한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로의 체제는 존중되어야 하고 보장받아야 한다. 그것이 평화를 위한 첫 번째이며 변할 수 없는 전제”라고 천명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왕님, 안드레아스 노를리엔 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구 모론! (안녕하십니까) 노벨평화상 수상자 알바 뮈르달 여사는 바로 이 자리에서 전 세계 군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처음으로 선언했습니다.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도 노벨평화상 수상 직후 바로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 비전을 재차 천명했습니다. 그로부터 19년이 흘렀는데, 한반도 평화에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유서 깊은 스웨덴 의사당에서 연설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따뜻하게 반겨주시고 연설의 기회를 주신 스웨덴 국민과 국왕 내외분, 의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스웨덴은 대한민국의 오랜 친구입니다. 한국전쟁 때 야전병원단을 파견해서 2만 5000명의 UN군과 포로를 치료하고, 한국의 국립중앙의료원 설립을 도왔습니다. 민간 의료진들은 전쟁 후에도 부산에 남아 수교도 맺지 않은 나라의 국민을 치료하고 위로했습니다. 스웨덴은 한국인에게 오랫동안 이상적인 나라였습니다. 1968년, 한국이 전쟁의 상처 속에서 민주주의를 꿈꾸던 시절 한국의 시인 신동엽은 스웨덴을 묘사한 시를 썼습니다. 그 시의 일부를 읽어보겠습니다.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탄광 퇴근하는 광부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 묻은 책 하이데거, 럿셀, 헤밍웨이, 장자, 휴가 여행 떠나는 총리는 기차역 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있을 때, 그걸 본 역장은 기쁘겠소라는 인사 한마디만을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 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그 중립국에서는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 이름, 꽃 이름, 지휘자 이름, 극작가 이름은 훤하더란다. 자기네 포도밭은 사람 상처 내는 미사일 기지도 탱크 기지도 들어올 수 없는 나라, 황톳빛 노을 물든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 병을 싣고 삼십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가더란다.” 한국인들은 이 시를 읽으며 수준 높은 민주주의와 평화, 복지를 상상했습니다. 지금도 스웨덴은 한국인이 매우 사랑하는 나라입니다. 한국인들은 한반도 평화를 돕는 스웨덴의 역할을 매우 고맙게 여기고 신뢰합니다. 스웨덴은 서울과 평양, 판문점 총 3개의 공식 대표부를 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입니다. 북한 역시 스웨덴의 중립성과 공정함에 신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지난 70년 동안, 한반도 평화를 위해 변함없는 성의를 보내준 스웨덴 국민과 지도자들께 경의를 표하며, 한국 국민의 뜨거운 우정의 인사를 전합니다. 의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스웨덴과 대한민국은 유라시아 대륙의 반대편에 위치한, 지리적으로 아주 먼 나라이지만 서로 닮은 점이 많습니다.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반도에 위치하여 역사적으로 많은 전쟁을 치렀고, 주권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했습니다. 스웨덴은 18세기부터 100년간 대기근으로, 한국은 20세기 식민지와 전쟁을 거치며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시기도 있었습니다.그러나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다는 점이 특히 닮았습니다. 근면과 불굴의 의지를 가진 양국 국민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가난한 나라를 잘 사는 나라로 일으켰습니다. 잘 교육받은 청년들은 혁신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양국 정부는 이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창업과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문화를 사랑하는 양국 국민이 이룬 예술적 성취 역시 놀랍습니다. 양국의 문화예술은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세계인은 아바(ABBA)와 방탄소년단(BTS)의 음악을 좋아하고, 스웨덴 작가 린드그렌의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과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한국 작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습니다. 무엇보다 두 나라의 가장 큰 공통점은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입니다. 스웨덴 국민의 훌륭함은 단지 자국의 평화를 지키는데 그치지 않고, 다른 나라의 평화에도 관심을 가졌다는 점입니다. 스웨덴은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국제사회의 평화 수호자가 되었습니다. 고통받는 인류를 향해 기꺼이 손을 내밀어 온 스웨덴의 역사는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를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스웨덴의 여름만큼 아름답고 화창한 봄날의 판문점을 세계인들이 주시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남북의 정상은 10년 만에 다시 얼굴을 마주했습니다. ‘다시는 전쟁으로 인한 불행을 겪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간절한 열망이 분단의 상징 판문점을 일순간에 평화의 산실로 되돌렸습니다. 어렵사리 만난 남과 북은 진심을 다해 대화했고, 평화와 번영, 공존의 새로운 길을 열기로 약속했습니다. 남북군사합의서를 체결하여 적대행위 중지, 비행금지구역 설정, DMZ 내 감시초소 철수와 공동 유해 발굴 등에 합의했습니다. 그날의 만남으로 드디어 남북 사이에 오솔길이 열렸습니다. 정전협정 후 65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던 비무장지대의 숲에 11개의 오솔길이 생겼습니다. 이제 곧 남북 국민들이 오가는 수많은 길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올해는 DMZ ‘평화의 길’이 열려 군인이 아니면 갈 수 없었던 비무장지대를 일반인들도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이런 변화가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의 지지와 성원, 국제적 연대 덕분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 평화를 만들 당사국들이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 스웨덴의 역할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스웨덴 국민의 응원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희망을 더욱 크게 키울 수 있었습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부터 역사적인 1·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스웨덴이 했던 큰 역할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스웨덴의 오늘을 만든 힘은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스웨덴 국민은 서로를 신뢰하고 정부와 기업을 신뢰합니다. 1938년 역사적인 쌀트쉐바덴 협약과 같이 노사가 합의를 거쳐 결정을 도출하고, 결정이 내려지면 모두가 받아들이고 실행하는 지혜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스웨덴의 쉰들러라고 불리는 라울 발렌베리와 ‘하얀 버스’로 2차 세계대전 전쟁포로를 구출한 폴케 베나도트의 활약은 개인이 어려움을 겪을 때, 누군가가 나서서 도울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왔습니다. 스웨덴의 국민은 ‘좋은 사회가 되려면 구성원 모두가 기여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구촌의 평화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서도 모든 나라의 기여가 필요합니다. 스웨덴은 개발 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핵무기 보유를 포기했습니다. 새로운 전쟁의 위협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핵으로 무장하기보다 평화적인 군축을 제시하고 실천한 것은 스웨덴다운 선택이었습니다. 스웨덴이 어느 국가보다 먼저 핵을 포기할 수 있었던 데는 인류가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신뢰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세계가 궁극적으로 ‘평화를 통한 번영’을 선택할 것이라는 신뢰였습니다. 핵확산방지 활동, 최고 수준의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통해 스웨덴은 자신의 신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는 스웨덴을 따라 서로에 대한 신뢰를 키우고 있습니다. 인류애와 평화에 앞장서고 있는 스웨덴 국민께 경의를 표합니다. 의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저는 스웨덴의 길을 믿습니다. 한반도 역시 신뢰를 통해 평화를 만들고 평화를 통해 신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남과 북 간에 세 가지 신뢰를 제안합니다. 첫째, 남과 북 국민 간의 신뢰입니다. 평화롭게 잘 살고자 하는 것은 남북이 똑같습니다. 헤어져서 대립했던 70년의 세월을 하루아침에 이어붙일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차이가 크게 느껴질 때도 있고, 답답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남북은 단일 민족 국가로서 반만년에 이르는 공통의 역사가 있습니다. 대화의 창을 항상 열어두고, 소통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오해는 줄이고, 이해는 넓힐 수 있습니다.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대화는 이미 여러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가 중단되었습니다. 남북의 도로와 철도가 연결되고 있습니다. 접경지역의 등대에 다시 불을 밝혀, 어민들이 안전하게 고기잡이에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 작지만 구체적인 평화, 평범한 평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런 평범한 평화가 지속적으로 쌓이면 적대는 사라지고 남과 북의 국민들 모두 평화를 지지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둘째, 대화에 대한 신뢰입니다. 세계는 남과 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기를 원합니다. 어떤 나라도 남북 간의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한반도의 평화가 무너지면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이 무너지고 전 세계에 엄청난 재앙이 될 것입니다. 어떤 전쟁도 평화보다는 비싼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것이 역사를 통해 인류가 터득한 지혜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지지하는 것은 남북은 물론 세계 전체의 이익이 되는 길입니다. 평화는 평화로운 방법으로만 실현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대화입니다.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도 핵무기가 아닌 대화입니다. 이는 한국으로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북 간의 평화를 궁극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입니다. 서로의 체제는 존중되어야 하고 보장받아야 합니다. 그것이 평화를 위한 첫 번째이며 변할 수 없는 전제입니다. 북한이 대화의 길을 걸어간다면, 전 세계 어느 누구도 북한의 체제와 안전을 위협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신뢰하고, 대화 상대방을 신뢰해야 합니다. 신뢰는 상호적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대화의 전제입니다. 한국 국민들도 북한과의 대화를 신뢰해야 합니다. 대화를 불신하는 사람들이 평화를 더디게 만듭니다. 대화만이 평화에 이르는 길임을 남북한 모두 신뢰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국제사회의 신뢰입니다. 반만년 역사에서 남북은 그 어떤 나라도 침략한 적이 없습니다.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눈 슬픈 역사를 가졌을 뿐입니다. 그러나 우발적인 충돌과 핵무장에 대한 세계인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풀기 위해서는 이 우려를 불식시켜야 합니다. 북한은 완전한 핵 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양자 대화와 다자대화를 가리지 않고 국제사회와 대화를 계속해야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이 합의한 교류협력 사업의 이행을 통해 안으로부터의 평화를 만들어 증명해야 합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진정으로 노력하면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입니다. 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북한의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입니다.한국은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북한과 함께 변함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남북 간의 합의를 통해 한국이 한 약속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더욱 굳건하게 할 것입니다. 남북이 함께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면 더 많은 가능성이 눈앞의 현실이 될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제재에서 벗어나 남북이 경제공동체로 거듭나면 한반도는 동북아 평화를 촉진하고, 아시아가 가진 잠재력을 실현하는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남북은 공동으로 번영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는 세계 핵확산방지와 군축의 굳건한 토대가 되고, 국제적·군사적 분쟁을 해결하는 모범사례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남과 북은 한반도의 평화를 넘어서서 세계 평화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왕님, 안드레아스 노를리엔 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냉전시대의 첫 열전’이었던 한국전쟁으로 남북뿐만 아니라 참전국의 장병들까지 수많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쟁 개시 3년 만에 정전이 성립되었지만, 비극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종전이 아닌 정전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북은 냉전에 갇혀 70여 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평화와 공존을 위한 노력은 냉전질서에 압도돼 번번이 좌절되었고 한반도의 겨울은 끝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평화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의 지독한 추위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는 시작되었고 한반도의 봄은 다가오고 있습니다. 스웨덴 국민시인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트란스트뢰메르의 시는 오늘의 우리를 격려하는 듯합니다. “겨울은 힘들었지만 이제 여름이 오고, 땅은 우리가 똑바로 걷기를 원한다“ 트란스트뢰메르가 노래한 것처럼 한반도에 따뜻한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언제나 똑바로 한반도 평화를 향해 걸어갈 것입니다. 지난 70년간 함께 해주신 것처럼 스웨덴 국민께서 함께 걸어주실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탁 소 뮈케(감사합니다.) 스톡홀름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트럼프, 폴란드에 미군 1000명 배치·F35판매… 러 견제 본격화

    러의 中과 연합·동유럽 군사력 확대 차단 獨엔 “러에 가스관땐 주둔군 이전할 수도” 미국이 중국과 대미 연합전선을 펴는 러시아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폴란드에 미군을 추가 배치하고 러시아 천연가스관 프로젝트와 관련된 독일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폴란드와의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 폴란드에 미군 1000명을 추가 배치하겠다며 “폴란드는 1000명의 미군을 지원하기 위한 기지와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폴란드가 미국산 F35 전투기 32대를 구매하겠다고 요청했다며 감사의 뜻도 전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언급은 동유럽 지역에서 러시아의 군사활동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폴란드의 방어 능력을 높이고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한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이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과 함께 유럽 내 군사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의 다음 군사 목표가 될 것을 우려하는 폴란드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동유럽 4개국이 미국과 나토에 보호를 요청해 온 것이다. 미국은 또 독일과 러시아 간 천연가스관 건설 사업인 ‘노드 스트림 2’와 관련해 제재와 미군부대 이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독일을 강하게 압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이 러시아 가스관에 의존하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나쁜 일이 벌어질 경우 독일이 러시아의 인질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나토 회원국인 독일의 방위비 분담금까지 문제 삼으며 독일 주둔 미군 일부를 폴란드로 이전할 수 있다고 독일을 거듭 압박했다. ‘노드 스트림 2’는 러시아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까지 가스를 수송하는 1225㎞의 가스관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완공되면 러시아의 공급량이 현재보다 2배로 늘어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日, 위안부 문제에 무한책임…징용배상 판결 부정도 부적절”

    “日, 위안부 문제에 무한책임…징용배상 판결 부정도 부적절”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무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피해자들이 괜찮다고 할 때까지 항상 사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일본 내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로 알려진 하토야마 유키오(72) 전 일본 총리는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일본은 전쟁으로 상처를 받은 한국과 중국 분들이 더는 사죄를 할 필요 없다고 말할 때까지 항상 사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때 일본에서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상처받은 사람들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발언이었다”면서 “식민지 지배에서 가해자는 피해자 쪽에서 ‘이제 그만하면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2015년 서울 서대문 형무소에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 적이 있다”면서 “일본에서는 왜 일본 총리가 한국에서 무릎을 꿇냐며 분노했는데, 저는 옳은 행동을 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1991년 야나이 지 당시 외무성 조약국장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라는 것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 노역 배상 판결과 관련해서 일본이 부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최근 한국, 중국에 대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강경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베 총리는 방위력과 군사력을 강화해 일본이 강력한 힘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시대착오적인 사고”라면서 “모든 문제는 대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노력해야 한다. 군사력으로는 진정한 평화를 결코 쌓아 나갈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평화를 지키려면 자위대를 강화할 것이 아니라 주변국과 어떻게 우호적 관계를 형성해 나갈지 고민해야 한다”며 “위협을 줄이려면 상대에게 위협의 의도를 없애 주면 된다. 이것이 외교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자신의 저서 ‘탈대일본주의’의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책에서 자신의 지론인 ‘동아시아 공동체론’을 재차 주창하며 “일본 정부가 미국의 비호 아래 군사 대국화를 꿈꾸며 헌법으로 금지돼 있음에도 전쟁에 참가할 수 있는 나라가 돼 미국이 시키는 대로 전쟁에 협력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썼다. 또 “경제 대국의 여세를 몰아 정치대국(그레이트 파워)으로 도약하겠다는 일본인의 희망은 허망한 꿈”이라면서 “팍스 아메리카나, 팍스 차이나 대신 팍스 아시아나”를 지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09년 제93대 일본 총리를 역임했다. 총리 시절 부인과 노모가 한류 팬이라는 사실을 공공연히 밝히는 등 한국에 호의적인 일본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총리 퇴임 후에도 꾸준히 한일 위안부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현재 동아시아공동체 연구소 이사장 및 국제아시아공동체학회 명예고문을 맡고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월드 Zoom in] 美 지지에도 대만과 단교하는 솔로몬 제도

    미국이 ‘국가’라고 언급하는 등 노골적인 지지에도 대만의 고립이 가속화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현재 17개 남은 대만과의 수교국 가운데 하나인 솔로몬제도가 경제적 이유 등으로 중국과의 수교를 고려 중이라고 10일 전했다. 2016년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대만 총통 취임 이후 엘살바도르, 도미니카공화국, 부르키나파소, 파나마, 상투메프린시페 등 5개국이 중국과 수교를 맺고 대만과 단교했다. 미 국방부는 최근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에서 ‘동반자’로 싱가포르, 대만, 뉴질랜드, 몽골을 언급하며 중국의 대미 관계 기반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고 대만을 ‘국가’로 표현했다. 미 의회는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하는 국가를 제재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지만 중국은 경제력을 무기 삼아 대만 수교국과 더 적극적으로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달 새로 취임한 마나세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는 호주 ABC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는 국내 발전, 중국과의 관계 등 대만과의 외교를 재고해야만 할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며 “100일 안에 중국과 수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솔로몬제도의 최대 교역국으로 2017년 무역 규모는 27억 달러(약 3조원)를 기록했지만 대만과는 1억 7400만 달러, 미국과는 1270만 달러에 불과하다. 대만은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솔로몬제도가 단교를 결정하면 중국이 제공하는 경제적 기회 때문에 남은 대만 수교국에도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게다가 미중이 군사력 충돌을 빚는 남중국해 등 남태평양 일대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의 영향력이 강화돼 호주 등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차이 총통은 9일 홍콩에서 최대 규모로 벌어진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하는 100만명 거리시위에 대해 ‘일국양제’(1국가 2체제)는 대만의 선택사항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홍콩 사람들이 자유를 소중히 여겨 ‘중국에 이송하는 악법’으로 여겨지는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며 “홍콩인이 어렵게 추구한 인권보장과 민주법치가 대만에서는 자연스럽게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사설] 한미연합사 평택 이전, 동등한 한미동맹 시대 열어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이 그제 한미연합사 본부 건물을 경기 평택 미군기지로 이전하기로 합의하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행사할 미래연합군사령관에 한국군 대장을 임명하기로 하는 등 전작권 이전을 위한 논의가 빨라지고 있다. 양국 군은 “연합사 본부를 평택으로 이전하면 주한미군과 완전 동일체로 근무하기 때문에 작전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한미 군은 또 오는 8월로 예정된 ‘19-2 동맹’이란 이름의 연합위기관리연습(CPX) 훈련을 한다. 이 연습에서는 한국군의 전작권 행사 능력을 평가하는 최초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이 이뤄진다. 올해 IOC 검증을 순조롭게 마치면 2020~2021년 최종 검증을 거쳐 현 정부 임기 내인 2022년까지 전작권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미연합사 본부의 평택 이전에 대해 ‘인계철선의 남하’ 등을 얘기하는 등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군사력에 의존해 온 오랜 관행과 과거의 이념 대결, 체제 대결의 구태 안에 갇힌 관성 탓이다. 올해 한국의 국방 예산은 46조 7000억원이다. 미국의 군사력 평가 전문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7위의 군사력을 갖고 있다. GFP 지수는 병력 규모와 육·해·공군의 장비 규모, 국방 예산과 전체 인구 등을 반영한다. 한국의 국방력이 충분히 자립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입증된 셈이다. 굳이 군사주권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안보를 주도적으로 책임져야 할 우리가 전작권을 갖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이제는 전작권 전환과 지휘체계 변화에 따른 안보 빈틈이 발생할 소지는 없는지, 철저한 점검과 세밀한 대책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 우리 군은 연합 지휘 능력을 보여 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육·해·공군의 균형적인 발전을 통한 자주국방의 기틀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 美대사관 인질극 악연, 친미 중동국들 과장이 ‘이란 혐오’ 키웠다

    美대사관 인질극 악연, 친미 중동국들 과장이 ‘이란 혐오’ 키웠다

    미국은 이란을 미워하고 두려워한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은 지난 2월 미국인의 82%가 이란을 대체로 싫어하거나(46%), 몹시 싫어한다(36%)고 밝혔다. 또 미국인 93%가 10년 안에 이란이 미국의 실제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미 사회 저변에 이란 혐오와 공포가 깔린 것이다. 왜일까.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했거나, 화학무기로 대량 학살을 저질렀거나, 미국의 국익에 현저한 위협을 가하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다.이란은 미국이 경험해 본 적 없는 수모를 안긴 나라다. 이란은 1979년 2월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를 전복했다. 지미 카터 당시 미 대통령은 미국을 등에 업고 민중을 탄압했던 샤(왕) 무함마드 리자 팔레비의 미 입국을 허용했다. 샤의 송환, 재판 그리고 처형을 요구했던 이란인들은 분노했다. 그리고 그해 11월 강경파 대학생들이 테헤란 주재 미대사관을 점거했다. 대사관 직원 등 52명이 444일간 인질로 붙잡혔다. 미대사관이 점령당하고 미국인이 인질로 잡힌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중동전문가 윌리엄 비먼 미 미네소타대 인류학 교수는 이란인들의 미대사관 점거를 “두 나라 사이에 일어난 가장 파괴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사건 자체가 주는 충격과 이란 혁명에 대한 몰이해가 미국인의 정서 밑바닥에 일종의 이란 혐오를 심었다고 호주 대안언론 더컨버세이션은 분석했다. 더컨버세이션은 “미국인 대다수가 친미 왕정이 폭압적인 정책을 펼친 것을 몰랐다. 미국인들은 그저 성난 군중이 미 외교관을 인질로 잡은 것으로 인식했다”면서 “정신이 나가고, 편협한 사상에 사로잡힌, 미국을 싫어하는 종교적 광신도들이 벌인 일로 평가절하했다”고 설명했다.미국인은 이란이 자국 대사관을 점령한 것은 40년간 기억하면서도, 미국이 이란 민간인 290명을 살해한 사실은 잊었다. 이란과 이라크 전쟁이 막바지였던 1988년 7월 미군 순양함 빈센스호가 이란 영해인 호르무즈해에서 이란 민항기를 격추했다. 탑승자 290명 전원이 사망했다. 미 정부는 민항기를 전투기로 오인해 공격했다고 해명했을 뿐,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았다. 미국인들의 대이란 감정과는 무관하게 양국 관계는 정부의 입장에 따라 가까워지기도, 멀어지기도 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아주 나빴다. 2002년 부시 대통령은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이란이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경제 제재를 강화했다. 버락 오마바 대통령 재임기는 해빙기였다. 특히 2013년 하산 로하니가 이란 대통령으로 집권하면서 이란 핵문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미국과 이란 등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를 체결했다. 2017년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JCPOA에서 탈퇴하고 지난해 11월 이란 경제 제재를 재개했다.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의 JCPOA 탈퇴는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이란에 적대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미 인터넷매체 복스 등은 이란에 적의를 가진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초강경 대이란 정책을 주도한 것으로 봤다. 볼턴 보좌관은 부시 전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당시 국무부 차관으로 대외 강경책에 입김을 미친 ‘슈퍼 매파’다. 볼턴은 백안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되기 약 8개월 전인 2017년 미국으로 망명한 이란인들이 개최한 집회에 참석해 “미국은 테헤란에서 이슬람 학자들의 정권을 전복하는 정책을 선포해야 한다. 이란 정권의 행동과 목표는 변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유일한 해결책은 정권 자체를 바꾸는 것밖에 없다”고 연설했다. 당시 발언과 관련 복스는 “볼턴 보좌관이 어떤 방식으로든 처벌하려 하지 않았던 독재정권은 거의 찾을 수 없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이란은 볼턴 보좌관의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했다. 볼턴 보좌관이 정치적 신념에 따라 움직여 왔다면, 폼페이오 장관은 종교적 믿음대로 결정해 온 것으로 관측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독실한 복음주의 기독교도로 알려져 있다. 더컨버세이션은 “복음주의자들은 근본적으로 신이 이스라엘 땅을 유대인에게 주었다고 믿는다”면서 “타협하지 않는 ‘친이스라엘’적 입장을 취한다”고 설명한다. 이스라엘은 대표적인 이란의 적성국이기도 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3월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이란에 공동 압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닷새 후에는 미국의 거대 유대계 이익단체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행사에 참석해 “이란과 친이란 세력에 역사상 가장 강력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들은 고통을 느끼고 있다”면서 “반(反)시오니즘(유대민족주의 운동)은 반유대주의이며 이란처럼 반시오니즘을 지지하는 모든 국가에 맞서야 한다. 유대 민족의 정당한 조국을 수호해야 한다”며 친이스라엘적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미 시사매체 더네이션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친미 국가에 주목했다. 더네이션은 “네타냐후 총리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서 자신이 벌인 참혹하고 잔혹한 정책에서 눈을 돌리게 할 괴물이 필요하다. 그것이 이란”이라면서 “1980년대 그 괴물은 이라크였다. 미국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을 파기하자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을 이스라엘 우익이 겁내야 할 존재로 만들었다. 이 정책을 미국이 되풀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사우디는 이란이 ‘혁명’을 수출해 자국 체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최고 성직자가 최고지도자를 맡되 그 아래 대통령을 중심으로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를 분리해 ‘이슬람 공화국’이라는 독자적인 정치 체제를 만들었다. 반면 사우디는 1932년 국가를 수립한 이후 지금까지 전제군주제를 고수해 왔다. 사우디 국왕은 왕이자 동시에 이슬람의 수호자로서 입법, 사법, 행정 등 각 방면에 걸쳐서 절대적 권력을 가진다. 이란은 동맹 또는 친이란 세력에 상당한 자율성을 허용하면서 중동에서 세를 급격하게 키워왔다. 미 온라인매체 더인터셉트에 따르면 이란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이라크의 시라아 민병대, 예멘의 반군 후티를 직접 통치하거나 명령하지 않고 독립적인 정치구조를 허용한다. 반면 사우디는 이슬람 근본주의 ‘와하비즘’에 입각해 동맹에도 엄격한 종교적·정치적 기준을 요구한다. 더네이션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정치적인 의도로 이란의 위험성을 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네이션은 “이란의 군사력은 미국, 이스라엘 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없는 수준이다. 이란의 국내총생산(GDP)은 미군 예산의 60%에 불과하다. 군사력으로는 3류 수준”이라면서 “이란의 공포에 떤다는 이스라엘은 80~200개의 핵탄두를 보유했다.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이 역내에서 급격하게 영향력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그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란이 아랍어가 아닌 페르시아어를 쓰는 데다 또한 종파를 중시하는 이슬람에서 비주류인 시아파 국가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20억 무슬림 가운데 시아파는 약 15%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정부와 이란의 긴장 수위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2일(현지시간) 전날 중동 걸프에서 모의 폭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란에 무력시위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군은 이번 훈련에 B52 폭격기, FA18 슈퍼호넷 전투기, MH60 시호크 헬리콥터, E2D 조기경보기를 실은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를 동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우리는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그러려면 이란이 ‘정상국가’로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은 협상 조건이 있다면서 조건 없이 대화하자고 하고, 군사 초강대국으로서 위협해놓고 전쟁을 벌이지 않겠다고 말한다”며 비난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피플인 월드] 1537조원 UAE 국부펀드 좌지우지…‘아랍 최강의 군주’ 빈자이드 왕세제

    [피플인 월드] 1537조원 UAE 국부펀드 좌지우지…‘아랍 최강의 군주’ 빈자이드 왕세제

    “아랍 최강의 군주는 MBS(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아니라 MBZ(무함마드 빈자이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왕세제)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세간에 덜 알려진 빈자이드(58) 왕세제가 “아랍에서 가장 강력한 지도자”라면서 “빈자이드 왕세제는 워싱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는 미국이 중동에서 점점 더 호전적인 정책을 펼치게 한다”고 분석했다. 빈자이드 왕세제의 힘은 막강한 오일 머니와 군사력에서 나온다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그는 1조 3000억 달러(약 1537조 6400억원)에 이르는 UAE 국부펀드를 좌지우지할 힘을 가졌다. 빈자이드 왕세제는 또 2010년까지 4년간 F16 전투기 80대, 아파치 헬리콥터 30대 등을 사들였다. 이는 사우디 등 다른 아랍 5개국 군사력을 합친 것보다 강력하다는 평가다. 빈자이드 왕세제는 특히 적성국 이란과 왕정을 위협하는 이슬람 단체 ‘무슬림형제단’을 가차없이 탄압했다. 그는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을 견제하려고 예멘 내전에 뛰어들어 인도적인 위기를 초래했고, 친무슬림형제단 인사인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한 의혹을 받는 빈살만 왕세자를 지지해 비판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미 정계에서 빈자이드 왕세제의 파급력은 여전하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빈자이드 왕세제를 신뢰하며 특히 카타르, 리비아, 사우디와 관련된 정책을 결정할 때 빈자이드 왕세제의 의견에 따르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전 미국 국무부 관리였던 타마라 코프만 위트스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이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었다”고 논평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무역 이어 국방까지… 미중 ‘남중국해 충돌’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이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연일 신경전을 벌였다. 해마다 신경전을 벌여 왔지만 최근 정점에 달한 미중 무역분쟁으로 양국 국방 당국의 공방에도 불이 붙은 모습이다. 웨이 부장은 2일 ‘중국과 국제안보 협력’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를 비판하는 미국을 향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웨이 부장은 연설에서 “매년 10만척이 넘는 선박이 남중국해를 항행하고 있지만 어떤 선박도 위협을 받지 않았다”며 “도대체 누가 남중국해의 안전과 안정을 위협하고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문제는 최근 몇 해 이 지역 밖에 있는 일부 국가가 ‘항행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힘을 과시하기 위해 남중국해에 들어온 것”이라며 미국을 비판했다. 앞서 섀너핸 장관 대행도 지난 1일 ‘인도·태평양 안보에 대한 미국의 비전’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남중국해는 한 국가가 차지할 수 없다”며 “군사력를 이용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적국을 방치할 수 없다”고 중국을 겨냥했다. 한편 양 장관은 지나친 갈등의 확대를 자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웨이 부장은 “미국과 중국은 양국 간 충돌 또는 전쟁이 양국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섀너핸 장관 대행도 “경쟁이 곧 갈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의 우주 능력/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중국의 우주 능력/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중국의 우주 능력이 하루가 다르게 강해지고 있다. 우주 분야는 미국과 러시아의 각축장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제는 미국이 중국을 경계해야 할 만큼 미중 우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은 2007년 수백㎞ 상공에 떠 있던 자국의 인공위성을 로켓을 쏘아 파괴하는 데 성공했고, 2013년에는 정지궤도인 고도 3만 6000㎞에 떠 있는 인공위성을 파괴하는 실험에 성공해 미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미국은 세 종류의 인공위성을 우주공간에서 운용하고 있다. 수백㎞의 고도에 떠 있는 군사첩보위성, 2만여㎞의 고도에서 움직이는 GPS 위성 시스템, 그리고 고도 3만 6000㎞에서 상대방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조기경계위성 등인데, 이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모두 다 파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달 반대편에 우주탐사선을 착륙시키는 데 성공하고 일본보다 앞서 유인 우주시대를 열어 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2030년 우주강국’을 목표로 100여개가 넘는 민간 회사로 하여금 로켓의 개발과 발사, 인공위성의 제조에 참여시켜 향후 10년 내에 총 1500여기의 인공위성을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국가 주도로 해 왔던 우주 개발에 민간 회사들을 참여시켜 우주 개발의 저변을 확대하고, 우주 개발 비용을 낮추며 해외 수출까지 염두에 둔 우주 정책의 변화라고 볼 수 있겠다. 중국은 2003년 사상 최초의 유인 우주선을 발사했고, 2018년 자체 GPS 시스템인 ‘베이두’(北斗)를 완성해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GPS 시스템을 완성했다. 2020년에는 화성 탐사선을 발사하고 2022년 목표로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을 만들고 있다. 중국의 ‘2030 우주강국’의 목표가 계획대로 완성된다면 명실공히 미국, 러시아와 어깨를 겨누는 우주 3대 강국으로 올라선다는 것이다. 우주 패권을 지향하고자 하는 미국은 로키산맥 내부에 4만명이 넘는 인원으로 구성된 ‘공군우주군단’을 주둔시키면서 우주에서의 미사일 발사를 감시하고 우주와 지상 레이더를 연결해 우주 공간에서 발생하는 모든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고 있는데, 요즈음은 중국의 우주 위협에 가장 민감해하고 있다. 이미 2014년 5월 워싱턴 회의에서 ‘공군우주군단’의 사령관인 존 하이텐 공군 대장은 “우주 공간에서의 전쟁은 원치 않지만, 중국의 위협에 대처해야 한다”며 그 심각성을 토로한 적이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막강해지는 중국의 우주 능력을 보면서 미국은 쓰라린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의 우주 개발은 미국에서 우주기술을 공부한 첸쉐썬(錢學森)을 중국에 돌려보내는 것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첸쒜선은 중국 우주 개발의 아버지로 칭송받고 있다. 첸 박사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 국방과학기술자문위원회의 로켓 부문 장(長)으로 임명될 만큼 로켓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였다. 미국 미사일 개발계획의 중추에 있던 인물인데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1949년 첸 박사는 중국으로 돌아갈 결심을 했다. 미 국방부는 첸 박사를 중국으로 돌려보내면 군 5개 사단의 군사력에 필적하는 사람을 보내게 된다며 극력 반대했지만, 당시 중국 외교부장이던 저우언라이(周恩來)의 끈질긴 외교 설득 끝에 중국에 돌아가게 됐고, 중국은 본격적인 우주 개발에 들어서게 된다. 첸 박사는 미사일과 인공위성뿐만 아니라 핵무기 개발에도 큰 업적을 남겨 중국 우주 개발의 국부로 불린다. 그 업적을 기려 중국은 베이징의 현대사박물관 벽 한 면에 그의 가족사진을 전시했다. 첸 박사의 우주 개발은 중국의 지도자들이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 유인 우주계획총책임자 자리를 리펑 전국인민대회 상무위원장이 맡았었다. 그 후임은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었다. 중국의 우주 개발은 첸 박사라는 천재가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그 많은 예산을 지원해 주고 우주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한 사람들은 중국의 지도자들이었다. 일본도 나카소네 전 총리가 우주 개발의 초석을 다졌기에 자체 GPS를 구축하게 됐다. 한국은 2021년을 목표로 자체 로켓 ‘누리호’를 개발하고 있다. 국가 지도자가 관심을 가져야만 안정적인 우주 개발이 된다는 사실을 주변 국가들의 사례에서 알 수 있고 교훈을 얻게 된다.
  • “김정은, 자유민주사상에 접근”

    “김정은, 자유민주사상에 접근”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이 16일 “김일성(주석)과 김정일(국방위원장)이 주체사상을 갖고 있었다면 김정은(국무위원장)은 자유민주사상에 접근한 상태”라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의 ‘2019년 안보학술세미나’ 기조강연을 통해 “과거 북한은 동구권이 무너질 때 주체사상을 기본으로 자력갱생해야 한다고 했지만 이후 한 세대가 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당시 공산권에 있던 나라들이 서양과 유럽연합(EU)에 들어가서 잘살고 있다는 것을 북한 주민들도 깨닫고 있을 것”이라며 “배급체제는 평양만 유지되고 나머지는 무너졌고 장마당·시장경제체제로 바뀌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송 전 장관은 우리 군과 국민에게서 6·25전쟁의 트라우마를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전 장관은 과거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군수물자를 지원받았지만 “현재 김정은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나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을 찾아가 전쟁할 테니 지원해 달라고 하면 그게 가능하겠느냐. 이제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현재 북한의 핵과 화생방(무기)만 빼면 북한을 겁낼 이유가 없다”며 “(북한 군사력에 대한) 정량분석에 치우치다 보니 북한이 강한 것처럼 느껴지는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송영무 “6·25전 트라우마 걷어내야… 핵 빼면 北 겁낼 이유 없어”

    송영무 “6·25전 트라우마 걷어내야… 핵 빼면 北 겁낼 이유 없어”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이 16일 “김일성(주석)과 김정일(국방위원장)이 주체사상을 갖고 있었다면 김정은(국무위원장)은 자유민주사상에 접근한 상태”라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의 ‘2019년 안보학술세미나’ 기조강연을 통해 “과거 북한은 동구권이 무너질 때 주체사상을 기본으로 자력갱생해야 한다고 했지만 이후 한 세대가 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당시 공산권에 있던 나라들이 서양과 유럽연합(EU)에 들어가서 잘살고 있다는 것을 북한 주민들도 깨닫고 있을 것”이라며 “배급체제는 평양만 유지되고 나머지는 무너졌고 장마당·시장경제체제로 바뀌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송 전 장관은 우리 군과 국민에게서 6·25전쟁의 트라우마를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전 장관은 과거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군수물자를 지원받았지만 “현재 김정은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나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을 찾아가 전쟁할 테니 지원해 달라고 하면 그게 가능하겠느냐. 이제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현재 북한의 핵과 화생방(무기)만 빼면 북한을 겁낼 이유가 없다”며 “(북한 군사력에 대한) 정량분석에 치우치다 보니 북한이 강한 것처럼 느껴지는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美, 이라크 내 자국 공무원 철수령…美·이란 군사 충돌 우려

    트럼프 “12만명 중동 파병설 가짜뉴스 파병한다면 훨씬 더 많은 병력 보낼 것”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을 준비하는 것일까. 미국이 이란의 인접국인 이라크에 주재하는 자국 공무원 철수령을 내렸다. 일촉즉발의 긴장이 감도는 가운데 양측의 군사적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은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안전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필수적이지 않은 업무를 맡은 미 공무원은 이라크를 떠나라고 국무부가 명령했다”고 알렸다. 이어 “되도록 빨리 이라크를 떠나라”고 권고했다. 미 대사관은 경보를 발령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라크의 이란 추종 세력이 미국인 또는 미국 시설, 군기지 등을 공격할 것으로 보고 미국이 공무원을 철수하기로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라크에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직접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가 안보·군사·정치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미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이란이 걱정스러울 정도로 충돌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정부와 적대적인 중동 국가의 갈등은 2003년 이라크 침공 이전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대이란 강경책을 주도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당시에도 국무부 차관으로 이라크 침공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이라크 침공의 명분인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의 존재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것도 최근 이란발 위협의 실체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과 유사하다. 뉴욕타임스(NYT)는 “가장 큰 걱정은 트럼프 정부가 구체적인 레드라인을 설정하지 않은 채 이란에 포괄적인 경고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오해와 오판으로 인한 군사 충돌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서 NYT가 보도한 ‘중동 12만 병력 파견설’에 대해 “NYT는 가짜뉴스다. 우리는 파병을 계획하지 않았다”면서 “만약 파병한다면 그(12만명)보다 훨씬 많은 병력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해명 이후 WP도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주 최고위 참모들이 이란에 대한 군사력 사용과 관련해 다양한 옵션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월드 Zoom in] 스웨덴, 핀란드 전쟁 땐 파병…러 맞서 ‘1차 방어선’ 지킨다

    [월드 Zoom in] 스웨덴, 핀란드 전쟁 땐 파병…러 맞서 ‘1차 방어선’ 지킨다

    러 전투기 잇단 영공 침범 등 위협 군사보복 우려에 나토 가입은 ‘주저’북유럽의 스웨덴이 인접국 핀란드에 전쟁이 발생했을 때 핀란드군을 돕기 위한 지원병력을 파병하기로 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줄곧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해 왔지만 러시아의 안보 위협이 거세지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협력해 사실상 동맹에 준하는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주목된다. 스웨덴 의회 국방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국방계획에 따라 핀란드에 전쟁이나 지역 분쟁이 일어날 경우 핀란드 내에서의 군사작전을 위해 여단급 병력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전했다. 스웨덴 국방부는 국방계획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위기 때는 스웨덴이 핀란드를 군사적으로 돕겠다는 것을 명백히 한다”고 명시했다. 핀란드 국방부도 이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1995년 유럽연합(EU)에 가입했지만 나토에는 회원국으로 가입하지 않아 군사적 중립국으로 분류됐다. 특히 인구 1000만명의 스웨덴은 1814년 노르웨이와의 전쟁 이후 꾸준히 중립 전통을 유지해 왔다. 인구 550만여명의 핀란드가 중립국이 된 사정은 다르다. 서쪽으로 스웨덴, 동쪽으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핀란드는 2차 세계대전 중 두 차례나 옛 소련과 전쟁을 치러 영토의 일부를 빼앗겼다. 핀란드는 이후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미국 주도의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중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가 2014년 우크라이나 내전에 무력개입하고 크림반도를 병합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러시아 전투기들이 핀란드 영공을 자주 침범하는 등 군사력을 과시하자 핀란드로서는 더이상 러시아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나토 및 스웨덴과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꼈다. 스웨덴도 러시아가 2013년부터 자국을 위협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배치하고 러시아 잠수함들이 스톡홀름 인근 해역에서 포착되자 경각심이 높아졌다. 이에 스웨덴과 핀란드는 2016년 미국과 방위협정을 체결하고 스웨덴과 핀란드 영토 안에서 나토군의 군사훈련을 허용하기로 했다. 특히 스웨덴은 2010년 폐지했던 징병제를 지난해 부활시켰다. 다만 양국은 미국의 ‘안보 우산’에 완전히 들어갈 경우 러시아를 자극해 군사 보복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나토 가입에 대해서는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다. 스웨덴에 핀란드는 ‘순망치한’(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린)의 관계로 러시아군이 자국 영토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1차 방어선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트럼프 “北 미사일 신뢰 위반 아니다”

    트럼프 “北 미사일 신뢰 위반 아니다”

    북미 협상 판 안 깨겠다는 의지 재강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연이은 군사 행동에도 “신뢰 위반이 아니다. 전혀 화가 나지 않는다”며 ‘로키’ 대응에 나섰다. 핵합의 파기 후 이란과의 군사적 대치, 베네수엘라 소요 사태, 중국과의 무역전쟁 등 각종 외교 현안에 ‘하이키’로 대응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는 협상의 판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9일 북한의 두 번째 미사일 발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뢰 위반이라고 생각하나, 또 이에 화가 나지 않았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면서 “그것들(북한의 발사체)은 단거리였고 나는 신뢰 위반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매우 일반적인 것(군사훈련)”이라며 “그중 일부는 심지어 미사일도 아니었다”는 언급을 두 번이나 반복했다. ‘탄도미사일’이라는 표현도 쓰지 않았다. 아직 북미 합의 위반이라는 선을 넘지 않았음을 강조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 판을 깨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한의 두 번째 미사일 발사 직후인 지난 9일 “북한의 최근 군사행동은 만족스럽지 않다,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던 것에서 ‘톤’을 한 단계 낮춘 것이다. 이는 북한이 지난 3일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첫 번째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북미 합의는 이뤄질 것”이라며 신중한 기조를 유지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어느 지점에 가서는 신뢰 위반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다”라면서 “어느 지점에서 (신뢰 위반이라고) 그렇게 여기게 되면 알려 주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금은’ 아니지만 북한의 군사행동이 이어진다면 ‘어느 시점에는 신뢰 위반으로 판단하게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경고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베네수엘라, 중국과는 달리 북한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은 그동안 자신의 외교적 성과로 과시해온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 등이 이어지기를 희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두 차례 군사행동에 화가 났음에도 하루 만에 대북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은 자신의 유일한 외교적 치적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면서 “북한도 이런 계산에서 군사행동에 나서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처럼 어느 지점까지 참을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불량국가들을 길들이겠다고 했지만 지금 그들은 도전하고 있다’는 기사에서 북한과 이란, 베네수엘라에 대한 외교 난맥상을 지적했다. NYT는 “이들 3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명민한 협상가가 아니며 그가 주장했던 것처럼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도 되지 않았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면서 “트럼프에게 철저히 다른 도전이 되고 있다”고 평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NYT “트럼프가 길들이겠다는 北·이란·베네수엘라 대들고만 있다”

    NYT “트럼프가 길들이겠다는 北·이란·베네수엘라 대들고만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량국가들을 길들이겠다고 했지만 지금 그들은 대들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과 이란, 베네수엘라에 대한 외교 난맥상을 신랄하게 지적해 눈길을 끈다. 신문은 세 나라가 각기 트럼프 대통령이 명민한 협상가도 아니며, 또 그가 주장했던 것처럼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도 돼 있지 않다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기) 철저히 다른 도전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NYT는 최근 이들 세 나라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전임자들이 상황을 악화시키거나 실패했다고 비판해 온 문제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으로 언급했지만 현실의 해법으로 전환되기 어렵다는 점을 상기시켜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국제적 위기를 다룬 경험이 거의 없고, 외교와 강압 사이의 올바른 균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외교정책을 정의하는 데 늘 일관성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NYT는 세 나라에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는 공통의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속해서 실행할 분명한 계획 없이 공격적이고 과격한 태도를 취하고, 이런 태도는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 근본적인 합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 자신의 견해는 거의 확고히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백악관 관리들은 “이것이 (오히려) 상대가 균형을 잡지 못하도록 하고, 동맹국이나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도 같은 영향을 낳는다”고 평가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이란, 베네수엘라에 대한 정책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실패하면 자신에게 어필을 덜하는 편인 강경파 존 볼턴 국가안보 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책임을 떠넘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북미 협상과 관련, NYT는 두 차례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고 판단한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작했다”면서 “지난주 두 차례에 걸친 북한의 시험(발사)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지 않으면 북한 지도자(김정은 국무위원장)가 과거의 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NYT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원하는 제재 해제를 끌어내지 못했지만 “한 가지 큰 이득을 얻었다”면서 “북한이 (미국과의) 회담 전에 핵·미사일 생산 동결에 동의하지 않아도 됐고 이는 북한이 지난해 무기고를 증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핵 제거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짚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가능할 것 같지 않았던 친밀감이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서로 상대가 조바심을 내 양보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윌리엄 번스는 재임 시절 대북 압박에만 의존한 것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외교적으로 관여한 것은 옳았지만 구조화된 외교가 부족했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조지프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워싱턴과 평양은 각자 공이 상대 코트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른 시일 안에 (북미 간) 움직임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이란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이후 제재를 강화해왔다. 최근에는 미국이 중동에 무력을 증파하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NYT는 “날이 갈수록 긴장이 격화되면서 이란과의 대결이 가장 불안정한 순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해서도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반대 진영으로 군(軍)을 끌어들이려고 미국은 노력했지만 마두로는 여전히 권좌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의 퇴진운동을 주도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원하고 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마련한 베네수엘라 정책이 마두로 정권을 몰아내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역정을 냈다”고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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